한국불교전서

경암집(鏡巖集) / 鏡巖集卷之上

ABC_BJ_H0232_T_003

010_0425_b_02L
경암집 상권(鏡巖集 卷之上)
경암 응윤鏡巖應允
총목차總目次
경암집 상권(鏡巖集 卷之上)
오언절구五言絶句
차운하여 고향 사람에게 답하다(次答鄕人)
쌍계사 선실에서(雙溪室中)
승안사를 회고하다(承安寺懷古)
천왕봉에 쓰다(題天王峰)
인 두타를 보내며(送印頭陀)
어떤 선비가 나의 ≺천왕봉≻ 시를 읊고 방문하자 구두로 차운하여 수답하다(有士人誦余天王峯詩來訪口次酬之)
인 스님과 이별하며(贈別仁師)
관찰사 김 공의 상산시를 삼가 차운하다(奉次巡相金公上山韵)
선명 스님이 말을 구한 것에 대해 답하다(賽善明師求語)
진허 스님에게 주다(贈振虛師)
청려장을 관에 바치고(藜杖納官)
근심과 즐거움으로, 단풍을 알리자는 시를 삼가 차운하다(憂樂奉次丹楓報狀韵)
환응 스님의 면례에 주다팔괘체(贈幻應緬禮八卦體)
산에 올라 풍경을 보고(登山即景)
바위틈 나무로 만든 주장자(磊木柱杖)
박 심은 밭(匏圃)
기 스님을 이별하며(別玘師)
서봉 제자를 송별하며(送瑞鳳弟子)
진 스님을 이별하며(別珍師)
오언 사운五言四韻
천광암에서 선비와 함께 운을 잡아(天光共儒士拈韵)
박고촌 집에 묵다(宿朴孤村)
병든 거처에(病居)
음식을 보내 준 영산의 네 분 스님에게 보내다(送靈山四師送餽)
은신암 그윽한 거처에서(隱身幽居)
일 스님을 보내며(送馹師)
급 스님과 이별하며(別及師)
은신암에서 눈을 읊다(隱身庵咏雪)
북해 형의 시를 차운하다(次北海兄)
또 백련실을 차운하다(又次白蓮室)
토굴 잡영土堀雜咏
칠언절구七言絶句
은신암의 엽 스님을 이별하며(隱身庵留別曄師)
계연 스님을 보내며(送戒淵師)
강동으로 순 스님을 보내며(送淳師之江東)
쾌민 스님의 시축에 차운하다(次快旻師軸中)
은신암 방 안에서(隱身室中)
화문석花紋席
취한 스님(醉僧)
늙은 선달에게 주다(贈老人先達)
병중에 불러, 설악 장실의 내방에 사례하다(病呼謝雪岳丈室來訪)
인 총섭스님에게 차운하여 부치다(次寄忍捴攝)
퇴암 선백께 부치고 아울러 세 시자에게 보이다(寄退庵禪伯兼示三侍者)
병든 뒤 저녁에 앉아(病後夜坐)
산중에 홀로 돌아가다, 죽은 어린 제자를 생각하며(山中獨歸憶亡少神足)
죽은 친구의 영가를 마주하여(亡友對靈)
북해 형의 ≺꽃밭 김매기≻ 시를 차운하다(次北海兄鋤花)

010_0425_b_02L鏡巖集卷之上

010_0425_b_03L

010_0425_b_04L1)總目次 [2]

010_0425_b_05L
卷上

010_0425_b_06L
五言絕句十九篇

010_0425_b_07L
次答鄕人雙溪室中承安寺懷古
010_0425_b_08L題天王峰送印頭陀有士人誦余天
010_0425_b_09L王峯詩來訪口次酧之贈別仁師
010_0425_b_10L次巡相金公上山韵賽善明師求語
010_0425_b_11L振虛師藜杖納官憂樂奉次丹楓報
010_0425_b_12L狀韵贈幻應緬禮登山即景磊木
010_0425_b_13L柱杖匏圃別玘師送瑞鳳弟子
010_0425_b_14L別珍師

010_0425_b_15L
五言四韻十一篇

010_0425_b_16L
天光共儒士拈韵宿朴孤村病居
010_0425_b_17L送靈山四師送餽隱身幽居送馹師
010_0425_b_18L別及師隱身庵咏雪次北海兄
010_0425_b_19L次白蓮室土堀雜咏

010_0425_b_20L
七言絕句二十九篇

010_0425_b_21L
隱身庵留別曄師送戒淵師送淳師
010_0425_b_22L之江東次快旻師軸中隱身室中
010_0425_b_23L花紋席醉僧贈老人先達病呼
010_0425_b_24L謝雪岳丈室來訪次寄忍捴攝寄退
010_0425_b_25L庵禪伯兼示三侍者病後夜坐山中
010_0425_b_26L獨歸憶亡少神足亡友對靈次北海

010_0425_c_01L우연히 ‘마음 심心’ 자를 읊다(偶吟心字)
연월 선제가 북해 형을 잇기를 바라며(推淵月禪弟嗣北海兄)
벗에게 음식을 보내며(送餽友人)
낙서 화주승이 백련암 화엄회에서 와서 장난삼아 주다(樂西化僧自白蓮華嚴會來戱贈)
묵계에 쓰다(題默溪)
본관에게 새해 인사하다(歲賀本官)
법어를 구하는 징 스님에게 답하다(賽澄師求法語)
경파의 수계 제자에게 주다(贈鏡波戒子)
과거 보러 가는 선비를 보내며(送科士)
용화가 병중에 보인 시를 차운하여 답하다(次答龍華病示)
오 일사에게 주다(贈吳逸士)
순천 관아 손님의 시를 차운하다(次順天衙客)
서운 스님에게 부치다(寄瑞雲師)
천축 순 상인의 시축에 차하다(次天竺淳上人軸中)
칠언 사운七言四韵
입춘에 차운하여 최생에게 부치다(立春次寄崔生)
운흥사 준 스님에게 부치다(寄雲興寺俊師)
약명체로 써서 눈병을 앓는 급 스님에게 부치다(藥名體寄及師病眼)
사면 후에 혜암 화상에게 부쳐 드림(赦后寄呈惠庵和尙)
북쪽 손님이 몽허 스님의 제사답 소송을 파함을 듣고 부쳐 주다(聞北客罷夢虛祀畓訟寄贈)
어제 채 상국 문집의 운에 공경히 차하다(伏次御製蔡相國文集韵)
실덕서재에 쓰다(題實德書齋)
하풍의 죽로관 시를 차운하다2수(奉次荷風竹露舘韵二首)
두 절의 스님이 소송을 화해한 것을 축하하며 앞 운을 써서(奉賀兩寺僧和訟押前韵)
병중에 부르다(病呼)
계정 스님에게 주다(贈戒定師)
이생의 시를 차운하다(次李生)
성흔 스님에게 주다(贈性欣師)
차운하여 목서재에 답하다(次答木犀齋)
서봉사로 행각 가는 사순 스님을 보내며(送司順師遊方之棲鳳)
고시古詩
선거에서 탄식함(禪居嘆)
강사행講師行
차운하여 목서재에 답하다(次答木犀齋)
임종게臨終偈경암집 중권(鏡巖集 卷之中)
서書
채 상국 번암공께 올림(上蔡相國樊巖公)
정 진주 표천께 올림(上鄭晉州瓢泉)
신 승지 여암공께 올림(上申承旨旅庵公)
유 익위 풍암공께 올림(上柳翊衛楓巖公)
유백실께 올림(上柳白室)
목 참판 여와공께 올림(上睦叅判餘窩公)
산청군수 이후께 올림(上山淸官李侯)
안의군수 한후께 올림(上安義官韓侯)
함양 자사께 답하여 올림(答上咸陽子舍)
김 천총 수대에게 주다(與金千捴壽大)
역암 화상께 답장하여 올림(答上櫟庵和尙)
화림 장실에게 주다(與花林室)
금대 신실에게 보내는 답장(答金臺新室)
도솔암 법형께 올려 새해를 축하하다(上兠率法兄歲賀)

010_0425_c_01L兄鋤花偶吟心字推淵月禪弟嗣北
010_0425_c_02L海兄送餽友人樂西化僧自白蓮華
010_0425_c_03L嚴會來戱贈題默溪歲賀本官
010_0425_c_04L澄師求法語贈鏡波戒子送科士
010_0425_c_05L次答龍華病示贈吳逸士次順天衙
010_0425_c_06L寄瑞雲師次天竺淳上人軸中

010_0425_c_07L
七言四韵十五篇

010_0425_c_08L
立春次寄崔生寄雲興寺俊師藥名
010_0425_c_09L體寄及師病眼赦后寄呈惠庵和尙
010_0425_c_10L北客罷夢虛祀畓訟寄贈伏次御製蔡
010_0425_c_11L相國文集韵題實德書齋奉次荷風
010_0425_c_12L竹露舘韵
奉賀兩寺僧和訟押前韵
010_0425_c_13L病呼贈戒定師次李生贈性欣師
010_0425_c_14L次答木犀齋送司順師遊方之棲鳳

010_0425_c_15L
古詩四篇

010_0425_c_16L
禪居嘆講師行次答木犀齋臨終
010_0425_c_17L

010_0425_c_18L
卷中

010_0425_c_19L
二十三篇

010_0425_c_20L
上蔡相國樊巖公上鄭晋州瓢泉
010_0425_c_21L申承旨旅庵公上柳翊楓巖公
010_0425_c_22L柳白室上睦叅判餘窩公上山淸官
010_0425_c_23L李侯上安義官韓侯答上咸陽子舍
010_0425_c_24L與金千捴壽大答上櫟庵和尙
010_0425_c_25L花林室答金臺新室上兜率法兄歲
010_0425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10_0426_a_01L구연 형께 보내는 답장(答九淵兄)
징월 장실에게(與澄月丈室)
진 스님에게(與珍師)
정 스님에게(與淨師)
또 별지에(又別紙)
친구 승통에게(與朋僧統)
언 장실에게(與彦丈室)
영파 법제에게 주다(與瑩波法弟)
목 참판께 올림(上睦叅判)경암집 하권(鏡巖集 卷之下)
서序
법화암 비보 상주청 서法華庵裨補常住廳序
계정 승려에게 준 서(贈定師序)
사순 승려에게 준 서(贈順師序)
금강산을 유람하고 온 급 승려와 문답하고 준 서(贈及師遊金剛問答序)
기記
해인사 백련암 중창기海印寺白蓮庵重剏記
옥천사 탐진당 중수기玉泉寺探眞堂重修記
대원암 번와 중수기大源庵燔瓦重修記
옥천사 대법당·명부전 단청 중수 및 삼존상·십육나한·시왕 개금분기(玉泉寺大法堂冥府殿重修丹雘及三尊像十六羅漢十王改金粉記)
대원암기大源庵記
무주암기無住庵記
금대암기金臺庵記
벽송암기碧松庵記
칠불암기七佛庵記
불일암기佛日庵記
화장암기華藏庵記
화엄사기華嚴寺記
오산기鰲山記
조계산 송광사기曺溪山松廣寺記
선암사기仙巖寺記
덕유산 심진동기德裕山尋眞洞記
오대산 서대 중건기五臺山西臺重建記
다솔사 팔상전 중건기多率寺八相殿重建記
소양자기搔癢子記
영원암 설회 사적기靈源庵設會事蹟記
꿈에 풍탁을 듣고 기록하다(夢聽風鐸記)
목탁기木鐸記
지리산기智異山記
거듭 기록하는 쌍계사 사적기(重錄雙溪寺寺蹟記)
두류산 회화기頭流山會話記
잡저雜著
논한자설論韓子說
여의 대사의 변괴설에 대하여 논함(論如意大師卞恠說)
화복이 없다는 윤씨의 설에 대하여 논함(論尹氏無禍福說)
무학 대사의 사적을 논한 설(論無學事蹟說)
오효자전吳孝子傳
박열부전朴烈婦傳
연적전硯滴傳
조제축竈祭祝
화봉 화상 위답록 후華峯和尙位畓錄后
소疏
정사년 6월 일 원자 탄일의 불공소옥천사에서 축원함(丁巳六月日元子誕日佛供疏玉泉寺爲祝)
을미년 6월 불공소(乙未六月佛供疏)
기미년 9월 대전 탄신일 불공소(己未九月大殿誕日佛供疏)

010_0426_a_01L答九淵兄與澄月丈室與珍師
010_0426_a_02L與淨師又別紙與朋僧統與彦
010_0426_a_03L丈室與瑩波法弟上睦叅判

010_0426_a_04L
卷下

010_0426_a_05L
四篇

010_0426_a_06L
法華庵裨補常住廳序贈定師序
010_0426_a_07L順師序贈及師遊金剛問答序

010_0426_a_08L
二十五篇

010_0426_a_09L
海印寺白蓮庵重剏記玉泉寺探眞堂
010_0426_a_10L重修記大源庵燔瓦重修記玉泉寺
010_0426_a_11L…改金粉記大源庵記無住庵記
010_0426_a_12L金臺庵記碧松庵記七佛庵記
010_0426_a_13L日庵記華藏庵記華巖寺記鰲山
010_0426_a_14L曹溪山松廣寺記仙巖寺記
010_0426_a_15L裕山尋眞洞記五臺山西臺重建記
010_0426_a_16L率寺八相殿重建記搔癢子記靈源
010_0426_a_17L庵設會事蹟記夢聽風鐸記木鐸記
010_0426_a_18L智異山記重錄雙溪寺寺蹟記頭流
010_0426_a_19L山會話記

010_0426_a_20L
雜著九篇

010_0426_a_21L
論韓子說論如意大師卞恠說論尹
010_0426_a_22L氏無禍福說論無學事蹟說吳孝子
010_0426_a_23L朴烈婦傳硯滴傳竈祭祝
010_0426_a_24L峯和尙位畓錄后

010_0426_a_25L
五篇

010_0426_a_26L
丁巳六月日元子誕日佛供疏乙未六
010_0426_a_27L月佛供疏己未九月大殿誕日佛供疏

010_0426_b_01L경신년 2월 2일 책봉 때의 불공 경찬소(庚申二月初二日册封佛供慶讃疏)
관음 불공 축을사년(1785) 3월에 칠불산 아래에 도적들을 잡는 관리가 말씀하기를, “승려도 또한 백성이니 마땅히 힘을 합쳐 도적을 잡아야 한다. 너희들은 어찌 부처님의 힘을 빌려 국사를 돕지 아니하느냐?”고 하기에, 곧 대답하고 24일부터 시작하여 약 7일 기한으로 공경히 기도하였다.(觀音佛供祝乙巳三月七佛山下。 妖賊誅捕官敎曰。 僧亦民也。 當同心捕賊。 汝等何不祈佛力。 以助國事。 即唯唯。 自二十四日爲始。 虔禱約七日爲限。)
한화록문답閑話錄問答
칠불암에서 상당하여 당승이 묵언하는 연유를 물은 데 대하여 대답하다(七佛上堂答堂僧嘿言來由)
벽송사에서 정토에 답한 설(碧松社答淨土說)
삼교의 동이를 논하다(論三敎同異)
서운 장실이 법어를 구한 데 대하여 답하다(賽瑞雲丈室求語)
행장行狀
경암 대사 영찬鏡巖大師影贊
경암집 발鏡巖集跋
오언절구五言絶句
차운하여 고향 사람에게 답하다(次答鄕人)
剃髮家亡後        집안이 쓰러진 뒤 출가하여
殘生重辱先        선조를 거듭 욕되게 했네
逢人無所答        고향 사람 만나 다른 대답 않고
强道學神仙        신선을 배운다고 애써 말하네
쌍계사 선실에서(雙溪室中)
宿雨雙溪寺        묵은 비 내리는 쌍계사
燈殘夜欲深        깜박이는 등불에 밤 깊어 가네
無端林外鳥        숲 밖의 새도 괜스레
啼起遠鄕心        지저귀며 향수를 일으키네
승안사를 회고하다(承安寺懷古)
昔日承安寺        옛날의 승안사는
如今鄭氏山        오늘날엔 정씨의 산
滄桑千古事        상전벽해는 천고의 일
巢鶴出松間        솔 사이로 학이 날아오르네
천왕봉에 쓰다(題天王峰)
展脚蟠南國        줄기 뻗어 남녘에 서리고
擡頭入紫虛        머리 들어 허공에 솟았네
白雲藏不得        흰 구름도 감추지 못하여
仙窟半人居        신선 세계에 반은 속세인
인 두타를 보내며(送印頭陀)
一衲單飄外        납의와 표주박 하나로
千山萬水間        천산만학을 소요하누나
夜深香歇後        깊은 밤 향기 스러진 뒤
趺坐佛燈閒        불등 밝히고 가부좌하네
어떤 선비가 나의 ≺천왕봉≻ 시를 읊고 방문하자 구두로 차운하여 수답하다(有士人誦余天王峯詩來訪口次酬之)

010_0426_b_01L庚申二月初二日册封佛供慶讃疏
010_0426_b_02L音佛供祝

010_0426_b_03L
閑話錄問答四篇

010_0426_b_04L
七佛上堂答堂僧嘿言來由碧松社答淨
010_0426_b_05L土說論三敎同異賽瑞雲丈室求語

010_0426_b_06L
行狀

010_0426_b_07L
鏡巖大師影賛

010_0426_b_08L

010_0426_b_09L1) [3] 言絕句

010_0426_b_10L次答鄕人

010_0426_b_11L
剃髮家亡後殘生重辱先

010_0426_b_12L逢人無所答强道學神仙

010_0426_b_13L雙溪室中

010_0426_b_14L
宿雨雙溪寺燈殘夜欲深

010_0426_b_15L無端林外鳥啼起遠鄕心

010_0426_b_16L承安寺懷古

010_0426_b_17L
昔日承安寺如今鄭氏山

010_0426_b_18L滄桑千古事巢鶴出松間

010_0426_b_19L題天王峰

010_0426_b_20L
展脚蟠南國擡頭入紫虛

010_0426_b_21L白雲藏不得仙窟半人居

010_0426_b_22L送印頭陀

010_0426_b_23L
一衲單飄外千山萬水間

010_0426_b_24L夜深香歇後趺坐佛燈閒

010_0426_b_25L有士人誦余天王峯詩來訪口次酧

010_0426_c_01L
月露非眞境        달빛 이슬도 참 경계 아니요
名聲易出虛        명성도 헛된 것에서 나오는 법
敎中多樂地        가르침 가운데 즐거운 곳 많으니
房裡是仙居        선방 안이 신선의 거처라네
인 스님과 이별하며(贈別仁師)
一口西來劒        한 자루의 서쪽에서 온 검이
殺人又活人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구나
佩君衣內去        그대 옷 속에 지니고 가더라도
猶是半途人        여전히 길을 가는 사람이리니
관찰사 김 공의 상산시를 삼가 차운하다(奉次巡相金公上山韵)
頭流萬丈巓        만 길 두류산 꼭대기를
一錫登辛亥        신해년에 석장 하나로 올랐네
雨露洗塵蹤        이슬과 비가 속세 자취 씻어 주니
非干人掃灑        사람이 쓸고 뿌려서가 아니라네
선명 스님이 말을 구한 것에 대해 답하다(賽善明師求語)
老夫無奇語        노부에겐 기특한 말 없으니
惟善願汝持        그대 오직 선을 지니기를
我心元不惡        마음은 본래 악하지 않으니
不惑是明師        미혹되지 않음이 밝은 스승이라
진허1) 스님에게 주다(贈振虛師)
吾家一隻狗        우리 집 한 마리 개2)
獰性沒人追        성질 사나워 따르는 사람 없네
狗死君來遠        개가 죽고 나서 그대 멀리 와
三錢換得皮        서푼 동전으로 가죽만 얻네
청려장을 관에 바치고(藜杖納官)
政堂如佛屋        관사는 부처의 집과 같아
白衲獻靑藜        흰 납의로 청려장을 바치네
理直宜君子        결 곧으니 군자에게 어울리고
幹輕合步虛        몸체 가벼워 허공을 걸으리라
근심과 즐거움으로, 단풍을 알리자는 시를 삼가 차운하다(憂樂奉次丹楓報狀韵)
門前白足忙        문 앞에 스님들3) 바쁘니
霜後丹楓好        서리 후 단풍이 고와서라
太守憂民事        태수는 백성 일 근심하니
無煩風景報        풍경을 알릴 필요 없어라
환응 스님의 면례4)에 주다팔괘체5)(贈幻應緬禮八卦體)
父母乾坤重        부모는 건곤처럼 무거운데
根塵水火催        근진6)은 물불처럼 재촉하네

010_0426_c_01L

010_0426_c_02L
月露非眞境名聲易出虛

010_0426_c_03L敎中多樂地房裡是仙居

010_0426_c_04L贈別仁師

010_0426_c_05L
一口西來劒殺人又活人

010_0426_c_06L佩君衣內去猶是半途人

010_0426_c_07L奉次巡相金公上山韵

010_0426_c_08L
頭流萬丈巓一錫登辛亥

010_0426_c_09L雨露洗塵蹤非干人掃灑

010_0426_c_10L賽善明師求語

010_0426_c_11L
老夫無奇語惟善願汝持

010_0426_c_12L我心元不惡不惑是明師

010_0426_c_13L贈振虛師

010_0426_c_14L
吾家一隻狗獰性沒人追

010_0426_c_15L狗死君來遠三錢換得皮

010_0426_c_16L藜杖納官

010_0426_c_17L
政堂如佛屋白衲獻靑藜

010_0426_c_18L理直宜君子幹輕合步虛

010_0426_c_19L憂樂奉次丹楓報狀韵

010_0426_c_20L
門前白足忙霜後丹楓好

010_0426_c_21L太守憂民事無煩風景報

010_0426_c_22L贈幻應緬禮八卦

010_0426_c_23L
父母乾坤重根塵水火催

010_0426_c_24L「五」上底本有「詩」一字編者除之

010_0427_a_01L欲知山澤吉        산과 못의 길지를 알려면
碁局息風雷        터에 풍뢰가 그쳐야 하나니
산에 올라 풍경을 보고(登山即景)
高起頭先白        높이 솟은 산머리 먼저 하얗더니
騰奔脚轉微        치달리는 줄기는 점차 희미하네
長江平野臥        긴 강은 평야를 흐르는데
新雨百川歸        새 비에 온갖 시내가 흘러드네
바위틈 나무로 만든 주장자(磊木柱杖)
石隙千年養        바위틈에서 천년을 자라나
中空節又勍        속은 비고 마디는 굳세니
其形多似竹        그 모습 대나무와 비슷하여
一日可無卿        하루도 주장자 없지 못하리
박 심은 밭(匏圃)
布葉騰騰遠        잎은 힘차게 멀리 퍼지고
垂跟節節强        드리운 뿌리 마디마디 굳세네
裁培曾不厭        재배하기를 게을리 아니하니
其實大如甖        그 열매가 큰 옹기만 하구나
기 스님을 이별하며(別玘師)
來時知有去        올 때에 떠날 줄 알았거니
去後幾時來        가고 나면 언제 다시 올까
世事還如許        세상일도 또한 저러하니
携茶上月臺        차 들고 달빛 누대 오르네
서봉 제자를 송별하며(送瑞鳳弟子)
鳳非鳳久疑        봉황인지 오랫동안 의심했나니
非鳳鳳安知        봉황 아니면 봉황을 어찌 알리
寂寂千山夢        적적한 천산의 꿈결 속에
翩翩送鳳兒        훨훨 봉추를 떠나보내네
진 스님을 이별하며(別珍師)
信君衣內寶        그대 옷 속의 보배7)를 믿고
休探鏡中頭        거울 속의 머리8) 찾지 말라
別後相思夢        이별 후 그리워하는 꿈에
公山霽月秋        팔공산 맑은 달빛만 비추리
오언 사운五言四韻
천광암에서 선비와 함께 운을 잡아(天光共儒士拈韵)
聖代崇文學        태평 시대에 문학을 높이니
開樽盡謫仙        술잔 드는 이 모두 신선일세
水流松下石        시내는 솔 아래 바위에 흐르고
人坐洞中天        사람은 골짜기 별천지에 앉았네

010_0427_a_01L欲知山澤吉碁局息風雷

010_0427_a_02L登山即景

010_0427_a_03L
高起頭先白騰奔脚轉微

010_0427_a_04L長江平野臥新雨百川歸

010_0427_a_05L磊木柱杖

010_0427_a_06L
石隙千年養中空節又勍

010_0427_a_07L其形多似竹一日可無卿

010_0427_a_08L匏圃

010_0427_a_09L
布葉騰騰遠垂跟節節强

010_0427_a_10L裁培曾不厭其實大如甖

010_0427_a_11L別玘師

010_0427_a_12L
來時知有去去後幾時來

010_0427_a_13L世事還如許携茶上月臺

010_0427_a_14L送瑞鳳弟子

010_0427_a_15L
鳳非鳳久疑非鳳鳳安知

010_0427_a_16L寂寂千山夢翩翩送鳳兒

010_0427_a_17L別珍師

010_0427_a_18L
信君衣內寶休探鏡中頭
010_0427_a_19L別後相思夢公山霽月秋

010_0427_a_20L

010_0427_a_21L1)五言四韻 [4]

010_0427_a_22L天光共儒士拈韵

010_0427_a_23L
聖代崇文學開樽盡謫仙

010_0427_a_24L水流松下石人坐洞中天

010_0427_b_01L聽鳥拈新韵        새소리 들으며 새 운을 들고
敲鍾悟宿緣        종을 울리며 숙연을 깨닫누나
桃源餘後約        무릉도원에 훗날의 기약 있으니
花發又明年        내년에 또 꽃 피는 계절일세
박고촌 집에 묵다(宿朴孤村)
古道孤雲外        외로운 구름 밖 옛길을 따라
溪山處士廬        시내와 산에 처사의 초가 있네
繞階馴鳥雀        섬돌 주위 새들도 순하고
滿壁整圖書        벽 가득 도서가 가지런하네
黍熟因留飯        기장밥 익혀 길손 만류하니
蔬香暗襲裾        채소 향기 가만히 옷에 스미네
不知城市上        알지 못하노니 도시에서는
人事更何如        사람 일 다시 어떠한고
병든 거처에(病居)
病居人罕到        병든 거처에 찾는 이 드물어
春草傍階生        봄풀만이 섬돌 곁에 피었구나
食少衣裾重        먹는 것 적어 옷자락 무겁지만
心空步履輕        마음 비어 발걸음은 가볍구나
豈無床上卷        어찌 책상 위에 서책이 없으랴마는
難發腹中聲        뱃속에서 소리 내기 어렵구나
堪笑維摩老        우습구나, 유마힐 늙은이여
掩關不掩名        문만 닫고 이름은 덮지 못했네
음식을 보내 준 영산의 네 분 스님에게 보내다(送靈山四師送餽)
四友一壺酒        네 분 벗이 한 단지의 술을
窮林餽病僧        깊은 숲 병든 중에게 보냈네
不嫌虧聖戒        부처님의 계율도 아랑곳 않고
無力護禪乘        선승9)을 호지할 힘도 없구나
柳陌鸎初囀        버들 길 꾀꼬리 막 지저귀고
山田麥漸登        산밭에 보리도 점차 익어 가니
大家相盡醉        여러분도 모두 다 취하여
管取道胎增        도태10)를 증장하기 바라오
은신암 그윽한 거처에서(隱身幽居)
有緣携一鉢        인연 있어 발우 하나 지니고
信錫步還迷        지팡이 가는 대로 걷다 헤매네
路入無人處        길은 인적 없는 곳으로 드는데
山高隱者棲        산 높은 곳에 은자의 거처라네
晩風松檜暗        저녁 바람에 솔과 느티나무 어둡고
新月杜鵑啼        초승달 오르자 두견새 우는구나
此處眞安樂        이곳이 참으로 안락한 곳이니
何須更徃西        어찌 다시 서방정토에 가리오
일 스님을 보내며(送馹師)
千里江西馬        천 리 먼 길 강서의 말11)
叅堂半月羈        참당12)하여 반달을 머물렀네

010_0427_b_01L聽鳥拈新韵敲鍾悟宿緣

010_0427_b_02L桃源餘後約花發又明年

010_0427_b_03L宿朴孤村

010_0427_b_04L
古道孤雲外溪山處士廬

010_0427_b_05L繞階馴鳥雀滿壁整圖書

010_0427_b_06L黎熟因留飯蔬香暗襲裾

010_0427_b_07L不知城市上人事更何如

010_0427_b_08L病居

010_0427_b_09L
病居人罕到春草傍階生

010_0427_b_10L食少衣裾重心空步履輕

010_0427_b_11L豈無床上卷難發腹中聲

010_0427_b_12L堪笑維摩老掩關不掩名

010_0427_b_13L送靈山四師送餽

010_0427_b_14L
四友一壺酒窮林餽病僧

010_0427_b_15L不嫌虧聖戒無力護禪乘

010_0427_b_16L柳陌鸎初囀山田麥漸登

010_0427_b_17L大家相盡醉管取道胎增

010_0427_b_18L隱身幽居

010_0427_b_19L
有緣携一鉢信錫步還迷

010_0427_b_20L路入無人處山高隱者棲

010_0427_b_21L晩風松檜暗新月杜鵑啼

010_0427_b_22L此處眞安樂何須更徃西

010_0427_b_23L送馹師

010_0427_b_24L
千里江西馬叅堂半月羈

010_0427_c_01L菽黎不肯食        콩과 수수 즐겨 먹지 아니하니
川原與誰期        넓은 들에 누구와 기약하였나
笳鼓非今日        피리와 북은 오늘이 아니니
玄黃贈古詩        현황13)의 옛 시편을 주네
他年冀北路        훗날 기북14)의 길에서
鞭影始應知        채찍 그림자15) 비로소 알리라
급 스님과 이별하며(別及師)
佛法時惟降        불법이 시절 따라 내려오자
叢林捴是非        총림에 온통 시비가 무성하네
吾將於此隱        나는 여기에서 은거하려는데
君去欲誰依        그대는 떠나 누구를 의지하려나
夏木棲黃鳥        여름 나무에 꾀꼬리 깃들고
晴雲下翠微        맑은 구름 푸른 산기슭 내려오네
人情易逐物        사람의 마음 쉽게 외물을 좇나니
駐杖立斜暉        지팡이로 석양빛에 우두커니 섰네
은신암에서 눈을 읊다(隱身庵咏雪)
禁足銀山下        은빛 산 아래에서 발을 묶고
觀心玉府開        마음을 보니 신선 세계 열렸네
虛窓飛絮舞        빈 창에 흰 솜이 날아 춤추고
斷壑積鹽頹        깎아지른 골짜기에 소금 쌓였네
戴白松應老        솔은 하얗게 덮여 늙어 가고
埋靑竹未胎        대는 푸른빛 묻혀 솟지 않았네
乾坤多造化        건곤의 조화도 무궁할사
枯木放花來        마른 나무에도 꽃이 피었구나
북해 형의 시를 차운하다(次北海兄)
夢幻人間事        몽환 같은 인간 세상의 일
兄今七十年        이제는 형도 70세로세
世情何足問        세상의 정을 어찌 물을 만한가
吾道貴心傳        우리의 도는 마음으로 전하나니
老去言猶壯        늙어 가도 말은 오히려 건장하고
窮來志益堅        곤궁해도 뜻은 더욱 굳건하네
知非當自化        그릇됨 알면 마땅히 변화하리니16)
鄒孟亦三遷        맹자도 또한 세 번 이사했다네17)
또 백련실을 차운하다(又次白蓮室)
憐君違世路        어여쁘다 그대 세상의 길 마다하고
超悟自靑年        청년 시절부터 초연히 깨우쳤네
忍辱寃嫌解        인욕으로 원망과 혐의를 풀고
忘情義理傳        세속의 정 잊고 의리를 전하였네
曉行防露濕        새벽길에 이슬 젖는 것 방비하고18)
霜履慮氷堅        서리 밟으면 얼음 얼 것 헤아리네19)
向背人雖別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慈心我不遷        자애로운 마음만은 변치 않으리

010_0427_c_01L菽黍不肯食川原與誰期

010_0427_c_02L笳鼓非今日玄黃贈古詩

010_0427_c_03L他年冀北路鞭影始應知

010_0427_c_04L別及師

010_0427_c_05L
佛法時惟降叢林捴是非

010_0427_c_06L吾將於此隱君去欲誰依
010_0427_c_07L夏木棲黃鳥晴雲下翠微

010_0427_c_08L人情易逐物駐杖立斜暉

010_0427_c_09L隱身庵咏雪

010_0427_c_10L
禁足銀山下觀心玉府開

010_0427_c_11L虛窓飛絮舞斷壑積鹽頹

010_0427_c_12L戴白松應老埋靑竹未胎

010_0427_c_13L乾坤多造化枯木放花來

010_0427_c_14L次北海兄

010_0427_c_15L
夢幻人間事兄今七十年

010_0427_c_16L世情何足問吾道貴心傳

010_0427_c_17L老去言猶壯窮來志益堅

010_0427_c_18L知非當自化鄒孟亦三遷

010_0427_c_19L又次白蓮室

010_0427_c_20L
憐君違世路超悟自靑年

010_0427_c_21L忍辱寃嫌解忘情義理傳

010_0427_c_22L曉行防露濕霜履慮氷堅

010_0427_c_23L向背人雖別慈心我不遷

010_0427_c_24L「五言四韻」四字編者補入

010_0428_a_01L
토굴 잡영土堀雜咏
小室西來意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을
主公會也麽        주인공은 아느냐
綠苔晴布石        낮에는 푸른 이끼 돌에 퍼지고
黃卷荳笛夜穿沙       저녁에는 황권콩의 싹이 모래를 뚫네
詩槖收風露        시주머니에 바람과 이슬 담고
汞壇採月華        홍단에서 달빛을 채집하네
寥寥孤鶴唳        허공의 외로운 학 울음소리
節節和彌陁        마디마디 아미타를 화답하네
칠언절구七言絶句
은신암의 엽 스님을 이별하며(隱身庵留別曄師)
一番逢處一番別      한 번 만날 때마다 한 번의 이별
五載逢三別亦三      5년간 세 번의 만남과 헤어짐
我與浮雲無定住      나는 구름처럼 머무는 곳 없는데
留君看護古仙庵      그대는 남아 옛 신선 암자 돌보네
계연 스님을 보내며(送戒淵師)
殿角微凉夕照明      전각 모퉁이 서늘하고 석양빛 밝은데
坐聞深樹一鸎鳴      앉아서 깊은 나무 꾀꼬리 소릴 듣네
須彌爲筆東瀛墨      수미산을 붓 삼고 동해를 먹물 삼아도
難寫人間惜別情      인간의 석별의 정 표현하기 어려우리
강동으로 순 스님을 보내며(送淳師之江東)
勿偏於左勿偏右      왼편과 오른편으로 치우치지 말고
正面中間歸去來      바르게 중도를 마주하여 돌아갈지니
欲知佛祖安身處      불조20)의 안신처를 알고자 하는가
霜後黃花滿院開      서리 후에 국화가 뜰 가득 피었네
쾌민 스님의 시축에 차운하다(次快旻師軸中)
心傳不易況言辭      마음으로 전함도 어렵거니 하물며 말이랴
歸矣西橋急早治      돌아갈 서쪽 교량을 서둘러 다스릴지니
借問西歸何所樂      묻노라 서쪽으로 가면 무엇이 즐거운가
阿彌陁佛是吾師      아미타 부처님이 나의 스승이니라
은신암 방 안에서(隱身室中)
不須尋友徃城南      성 남쪽으로 좋은 벗 찾아갈 것 없으니
栢樹環山鎻翠嵐      산을 두른 잣나무 푸른 이내에 덮였네
從此便爲深隱計      이곳에서 깊이 은거할 계획 세우나니
吾師無學有斯庵      나의 스승 무학도 이 암자에 계셨도다
화문석花紋席
綺紋交蕚潔無邪      비단 문채 꽃무늬 깨끗하여 사특함 없고
掛向空樓歲月賖      빈 누각에 걸어 놓으니 세월만 깊어 가네

010_0428_a_01L土堀雜咏

010_0428_a_02L
小室西來意主公會也麽

010_0428_a_03L綠苔晴布石黃卷
夜穿沙

010_0428_a_04L詩槖收風露汞壇採月華

010_0428_a_05L寥寥孤鶴唳節節和彌陁

010_0428_a_06L

010_0428_a_07L七言絕句

010_0428_a_08L隱身庵留別曄師

010_0428_a_09L
一番逢處一番別五載逢三別亦三

010_0428_a_10L我與浮雲無定住留君看護古仙庵

010_0428_a_11L送戒淵師

010_0428_a_12L
殿角微凉夕照明坐聞深樹一鸎鳴

010_0428_a_13L須彌爲筆東瀛墨難寫人間惜別情

010_0428_a_14L送淳師之江東

010_0428_a_15L
勿偏於左勿偏右正面中間歸去來

010_0428_a_16L欲知佛祖安身處霜後黃花滿院開

010_0428_a_17L次快旻師軸中

010_0428_a_18L
心傳不易況言辭歸矣西橋急早治

010_0428_a_19L借問西歸何所樂阿彌陁佛是吾師

010_0428_a_20L隱身室中

010_0428_a_21L
不須尋友徃城南栢樹環山鎻翠嵐

010_0428_a_22L從此便爲深隱計吾師無學有斯庵

010_0428_a_23L花紋席

010_0428_a_24L
綺紋交蕚潔無邪掛向空樓歲月賖

010_0428_b_01L徐稚不來山月靜      서치21)는 오지 않고 산달만 고요하니
自將狗子結趺跏      홀로 무자화두22) 잡고 가부좌 틀었네
취한 스님(醉僧)
纈眼看人素昧間      취한 눈으로 평소 모르는 사람 보며
挽衣痴笑問平安      옷 당겨 어리석게 웃으며 안부 묻네
憮然恠我不相答      멍하니 내가 답하지 않음 괴히 여겨
背道高僧何出山      등 돌리며 고승이 왜 산을 나왔냐 하네
늙은 선달에게 주다(贈老人先達)
南極星暉廣漢春      광한전의 봄 남극성이 빛나니
世間誰是謫仙人      세상의 누가 귀양 온 신선인가
相逢不說桑楡恨      만나 노년의 한을 말하지 않나니
白髮君王白髮臣      백발의 군왕과 백발의 신하라네
병중에 불러, 설악 장실의 내방에 사례하다(病呼謝雪岳丈室來訪)
南城遊士大心存      남성에 노닌 스님23) 마음에 큰 뜻 품고
歷到淸淵九級門      청연의 깊은 곳에 낱낱이 이르렀네
問我禪宗何極則      나에게 선종의 지극함이 무어냐고 묻기에
笑看瓶水與天雲      웃으며 병의 물과 하늘의 구름24)을 보노라
인 총섭스님에게 차운하여 부치다(次寄忍捴攝)
每因經子向南去      매번 경자25)를 인하여 남으로 갈 때마다
尙望吾君擺脫來      여전히 그대 벗어던지고 오길 바랐네
撿點如今還大笑      이제 점검하고 나서 크게 웃노니
自家元是住風埃      내가 원래 풍진에 머물렀구나
퇴암 선백께 부치고 아울러 세 시자에게 보이다(寄退庵禪伯兼示三侍者)
禽中之鳳獸中獜      새 중에 봉황이요 동물 중의 기린이라
超悟奇才獨邁人      초연히 깨친 기재요 홀로 뛰어난 분
三足俱傳三藏學      세 제자에게 삼장26)의 학문 전하고
退歸禪院太平春      선원으로 돌아가 태평의 봄 누리시네
선원은 칠불암이다. 퇴암의 제자는 장학이요, 장학의 제자는 셋으로 초·봉·린이다.(禪院七佛庵也。 退庵之足曰藏學。 藏學之足三。 曰超鳳獜也。)
병든 뒤 저녁에 앉아(病後夜坐)
對食恒飢是素病      음식을 대하고도 배고픈 건 평소의 병
煉沙成藥亦迷情      모래 달여 약을 짓는 것도 미혹된 마음
椀心脫去鐺無脚      주발 속도 빠지고 솥의 발도 없는 채로
獨守殘燈到五更      홀로 깜박이는 등 지키며 날 지새우네
산중에 홀로 돌아가다, 죽은 어린 제자를 생각하며(山中獨歸憶亡少神足)
行導前笻坐攝衣      길을 갈 땐 앞장서고 앉을 땐 옷 수습해
儀容隨處每依依      위의와 용모를 곳곳에서 의지하였지
春來萬物皆生態      봄이 와 만물에 모두 생기가 도는데
汝去何鄕獨不歸      너는 어디로 떠나 홀로 돌아오지 못하나
죽은 친구의 영가를 마주하여(亡友對靈)

010_0428_b_01L徐稚不來山月靜自將狗子結趺跏

010_0428_b_02L醉僧

010_0428_b_03L
纈眼看人素昧間挽衣痴笑問平安

010_0428_b_04L憮然恠我不相答背道高僧何出山

010_0428_b_05L贈老人先達

010_0428_b_06L
南極星暉廣漢春世間誰是謫仙人

010_0428_b_07L相逢不說桑楡恨白髮君王白髮臣

010_0428_b_08L病呼謝雪岳丈室來訪

010_0428_b_09L
南城遊士大心存歷到淸淵九級門

010_0428_b_10L問我禪宗何極則笑看瓶水與天雲

010_0428_b_11L次寄忍捴攝

010_0428_b_12L
每因經子向南去尙望吾君擺脫來

010_0428_b_13L撿點如今還大笑自家元是住風埃

010_0428_b_14L寄退庵禪伯兼示三侍者

010_0428_b_15L
禽中之鳳獸中獜超悟奇才獨邁人

010_0428_b_16L三足俱傳三藏學退歸禪院太平春禪院
七佛
010_0428_b_17L庵也退庵之足曰藏學藏學之足三曰超鳳獜也

010_0428_b_18L病後夜坐

010_0428_b_19L
對食恒飢是素病煉沙成藥亦迷情

010_0428_b_20L椀心脫去鐺無脚獨守殘燈到五更

010_0428_b_21L山中獨歸憶亡少神足

010_0428_b_22L
行導前笻坐攝衣儀容隨處每依依

010_0428_b_23L春來萬物皆生態汝去何鄕獨不歸

010_0428_b_24L亡友對靈

010_0428_c_01L
幻界根塵骨已灰      환계의 근진27) 뼈는 이미 재가 되고
西風凄切使人哀      서풍 처절히 불어와 슬프게 하네
淸魂杳杳金鈴冷      맑은 영혼 아득하고 금방울 찬데
知在蓮花第幾臺      그대는 몇 층 연화대에 있는가
북해 형의 ≺꽃밭 김매기≻ 시를 차운하다(次北海兄鋤花)
物我同生雨露天      만물과 내가 하늘의 비와 이슬 받아 사니
悠悠深夏傍巖邊      깊어 가는 여름 바위 곁에 김을 맸지
于今不負栽培力      이제 재배하는 노력을 저버리지 않아
已見紅黃雜暎前      어느덧 붉고 노란 빛 어울려 비치네
우연히 ‘마음 심心’ 자를 읊다(偶吟心字)
上有閑田思亦妄      위에 밭이 있으면 생각 또한 거짓되고28)
中加一柱必非眞      가운데 기둥 하나 더하면 거짓 필 자 되네29)
三台半月昭昭現      마음과 부처가 밝게 드러나니
是可叅心莫問人      마음을 참구할 것이요 남에게 묻지 말라
연월 선제가 북해 형을 잇기를 바라며(推淵月禪弟嗣北海兄)
飮光禪法阿難經      음광30)의 선법과 아난31)의 경전을
久矣叢林不復行      총림에서 오래토록 행하지 않았네
賴有一枝盲相在      다행히 한 가지 맹인의 도움이 있어
半扶衰弟半扶兄      노쇠한 아우와 형을 반씩 부축하리
벗에게 음식을 보내며(送餽友人)
雲門胡餅趙州茶      운문의 호떡32)과 조주의 차33)
看取王師翫月華      왕 노사의 달빛 감상34)을 간파하라
盡是當年供養物      모두 그 시대의 공양물이지만
今人多不作生涯      요즘 사람은 살림으로 삼지 않누나
낙서 화주승이 백련암 화엄회에서 와서 장난삼아 주다(樂西化僧自白蓮華嚴會來戱贈)
白蓮庵裡樂西僧      백련암의 낙서 승려가
緣募諸山到雪層      여러 산에 모연하며 설산에 이르렀네
遙憶華嚴大法會      멀리 화엄의 대법회를 생각하니
羅籠雜貨入圓乘      잡화를 망라하여 원교에 들었네
묵계에 쓰다(題默溪)
日夜溪聲廣舌長      주야로 흐르는 시내 소리는 광장설인데
云何這裡默爲名      어이하여 여기는 묵계라 이름했나
即聲即默非聲默      소리와 침묵도 소리와 침묵이 아니니
此裡難明故默名      이 이치 밝히기 어려워 묵계라 불렀네
본관에게 새해 인사하다(歲賀本官)
無可奈何歲換去      세월의 바뀜 어찌할 수 없나니
世間霜落幾人頭      세간에 몇 사람이나 머리 세었나
願言採得長生藥      원컨대 불로장생의 약초 캐서
先獻吾王次獻侯      임금님과 사또께 드리고자
법어를 구하는 징 스님에게 답하다(賽澄師求法語)

010_0428_c_01L
幻界根塵骨已灰西風凄切使人哀

010_0428_c_02L淸魂杳杳金鈴冷知在蓮花第幾臺

010_0428_c_03L次北海兄鋤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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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我同生雨露天悠悠深夏傍巖邊

010_0428_c_05L于今不負栽培力已見紅黃雜暎前

010_0428_c_06L偶吟心字

010_0428_c_07L
上有閑田思亦妄中加一柱必非眞

010_0428_c_08L三台半月昭昭現是可叅心莫問人

010_0428_c_09L推淵月禪弟嗣北海兄

010_0428_c_10L
飮光禪法阿難經久矣叢林不復行

010_0428_c_11L賴有一枝盲相在半扶衰弟半扶兄

010_0428_c_12L送餽友人

010_0428_c_13L
雲門胡餅趙州茶看取王師翫月華

010_0428_c_14L盡是當年供養物今人多不作生涯

010_0428_c_15L樂西化僧自白蓮華嚴會來戱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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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蓮庵裡樂西僧緣募諸山到雪層

010_0428_c_17L遙憶華嚴大法會羅籠雜貨 [4] 入圓乘

010_0428_c_18L題默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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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夜溪聲廣舌長云何這裡默爲名

010_0428_c_20L即聲即默非聲默此裡 [5] 難明故默名

010_0428_c_21L歲賀本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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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可奈何歲換去世間霜落幾人頭

010_0428_c_23L願言採得長生藥先獻吾王次獻侯

010_0428_c_24L賽澄師求法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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念佛佛非他面佛      염불할 때의 부처는 다른 부처 아니니
念人人是本來人      염불하는 그 사람이 본래인이라
一朝人佛兩忘了      어느 날 사람과 부처 둘 다 잊으면
爛熳山花極樂春      흐드러진 산꽃이 극락의 봄이 되리라
경파의 수계 제자에게 주다(贈鏡波戒子)
君是鏡翁門下士      그대는 경파의 문하 제자로
鏡翁已沒淚餘痕      경파는 죽었어도 눈물 자국 남았네
如何晩節歸農寺      어이하여 뒤늦게 농사로 돌아가
辜負當年說戒恩      당년에 계율 설한 은혜를 저버렸나
과거 보러 가는 선비를 보내며(送科士)
冀北風騣須待價      기북35)의 준마는 제값을 기다리고
山南霧虎已成文      산남 안개 속 호랑이는 문채 이루었네
令名早決龍頭上      아름다운 이름 일찍 용방 위에 걸어서
莫使尊堂久倚門      어버이가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게나
용화가 병중에 보인 시를 차운하여 답하다(次答龍華病示)
病中不病存乎否      병중에 병들지 않는 자36)가 있느냐
五十宗師更做何      50세의 종사는 다시 무엇을 하는고
古紙元來眞面目      묵은 종이37)가 원래 진면목인데
時人謾作眼中砂      속인은 부질없이 눈의 모래로 여기네
오 일사에게 주다(贈吳逸士)
嚴光平世富春耕      엄광38)은 태평 시대에 부춘에서 경작했고
巢父逢堯强隱名      소보39)는 요임금 때 애써 이름 감추었네
誰識愚溪餘一畝      누가 우계40)의 남은 밭 한 이랑을 알리오
滿栽松菊臥淵明      솔과 국화 가득 심어 도연명처럼 누웠네
순천 관아 손님의 시를 차운하다(次順天衙客)
阿彌陁佛無量壽      아미타 부처님은 수명이 한량없으시어
百福莊嚴是我師      많은 복으로 장엄하니 나의 스승일세
曉夕茗香延聖祚      아침저녁 차와 향으로 임금님 축원하니
一般忠義報君知      이러한 충의를 그대에게 알게 하네
서운 스님에게 부치다(寄瑞雲師)
乾坤噓出白飛飛      건곤의 호흡에서 나와 하얗게 날더니
行雨千峯不復歸      천산에 비를 뿌리곤 돌아오지 않네
草木高低皆發育      높고 낮은 초목들 모두 발육을 하고
又隨淸月鎻仙扉      맑은 달빛 따라 신선의 집 덮는구나
천축 순 상인의 시축에 차하다(次天竺淳上人軸中)
南城遊士少如君      남성에 노닌 학인 그대 같은 이 드문데
詩句今傳惠老門      시구를 이제 혜로의 문41)에 전하네
可惜詩篇無佛法      안타깝구나, 시편에 불법은 없고
但看流水與行雲      다만 흐르는 물과 떠가는 구름뿐

010_0429_a_01L
念佛佛非他面佛念人人是本來人

010_0429_a_02L一朝人佛兩忘了爛熳山花極樂春

010_0429_a_03L贈鏡波戒子

010_0429_a_04L
君是鏡翁門下士鏡翁已沒淚餘痕

010_0429_a_05L如何晩節歸農寺辜負當年說戒恩

010_0429_a_06L送科士

010_0429_a_07L
冀北風騣須待價山南霧虎已成文

010_0429_a_08L令名早決龍頭上莫使尊堂久倚門

010_0429_a_09L次答龍華病示

010_0429_a_10L
病中不病存乎否五十宗師更做何

010_0429_a_11L古紙元來眞面目時人謾作眼中砂

010_0429_a_12L贈吳逸士

010_0429_a_13L
嚴光平世富春耕巢父逢堯强隱名

010_0429_a_14L誰識愚溪餘一畝滿栽松菊臥淵明

010_0429_a_15L次順天衙客

010_0429_a_16L
阿彌陁佛無量壽百福莊嚴是我師

010_0429_a_17L曉夕茗香延聖祚一般忠義報君知

010_0429_a_18L寄瑞雲師

010_0429_a_19L
乾坤噓出白飛飛行雨千峯不復歸

010_0429_a_20L草木高低皆發育又隨淸月鎻仙扉

010_0429_a_21L次天竺淳上人軸中

010_0429_a_22L
南城遊士少如君詩句今傳惠老門

010_0429_a_23L可惜詩篇無佛法但看流水與行雲

010_0429_b_01L
칠언 사운七言四韵
입춘에 차운하여 최생에게 부치다(立春次寄崔生)
王春萬化盡同風      봄을 맞아 만물이 모두 소생하는데
底事於吾獨賦窮      어인 일로 나만 홀로 곤궁한고
積善不知餘慶在      선을 쌓아도 여경42)이 있지 않고
爲家長恨一瓢空      살림은 표주박 하나 궁핍하여 한스럽네
聲聲杜宇孤巖下      두견새 소리 외로운 바위 아래 애절하고
兀兀孤松衆草中      소나무 한 그루 풀 무더기 속에 우뚝하네
聞道吾君猶蹇滯      듣자니 그대는 여전히 어렵고 침체되어
麻衣白屋已衰容      초가에 마의 입고 얼굴조차 쇠하였구려
운흥사 준 스님에게 부치다(寄雲興寺俊師)
憶曾爲客雙明寺      생각하니 일찍이 쌍명사의 나그네 되어
十笏禪房月一樓      작은 선방에 누각의 달빛 비추었지
共會飮光分半座      함께 모이니 음광이 자리 나누어43) 설법하고
久聞徐稚在南州      남쪽 고을에서 서치44)의 명성 오래 들었네
詩篇徃徃經僧軸      시편은 왕왕히 스님의 시축을 경하고
魂夢依依入海頭      몽혼은 그리워하며 바다에 들어갔네
世降斯人那易得      세상에 이 같은 이 어찌 쉽게 만날 수 있나
悠悠火宅欲何求      화택에서 유유히 무엇을 구하리오
약명체45)로 써서 눈병을 앓는 급 스님에게 부치다(藥名體寄及師病眼)
禪道諸方捴五味      선도를 닦는 제방이 오미를 거두어
當歸吾子莫徐徐      그대에게 돌아가리니 느긋하지 말라
殘年遠志知音少      남은 생애 높은 뜻 지음46)이 적은데
幻界寄生覺夢虛      환계에 기탁한 삶 꿈처럼 헛되구나
半夏掩關叅狗話      한여름 빗장 걸고 무자화두 참구하니
南星何處是牛墟      남쪽 성 어느 곳이 견우성의 분야인가
決明眼翳無多術      눈의 티끌 없애 밝힘은 많은 방법 없으니
旋復空花莫問餘      허공의 꽃으로 돌리고 나머진 묻지 말게나
사면 후에 혜암 화상에게 부쳐 드림(赦后寄呈惠庵和尙)
覔道安禪是化城      도 찾고 안선하는 것도 화성이니
歸家須上白牛程      집에 돌아갈 땐 백우를 타야 하네
風濤險域挺身入      바람과 파도 험한 곳도 몸을 세워 들어가고
雨露恩天信步行      비와 이슬 은혜로운 하늘에 발 따라 걷기를
老病已催餘一事      늙음과 병이 재촉하여 한 가지만 남았으니
慈悲倘許濟羣生      자비로 혹여 여러 중생을 제도하길 허락한다면
深心報佛窮塵刹      깊은 마음으로 세상 다하도록 부처님께 보답하리니
時論無端責利名      세상 의론은 무단히 명리만을 추구하는구나
북쪽 손님이 몽허 스님의 제사답 소송을 파함을 듣고 부쳐 주다(聞北客罷夢虛祀畓訟寄贈)
宗門摧落無今日      종문의 쇠락함 오늘 같은 날이 없어
知識南城異昔年      남쪽의 선지식이 옛날과 다름 알겠네
寺寺刹干皆倒着      절마다 찰간을 거꾸로 쓰러뜨리고47)
山山貨鋪是眞傳      산마다 『화엄경』을 제대로 전한다 하네

010_0429_b_01L七言四韵

010_0429_b_02L立春次寄崔生

010_0429_b_03L
王春萬化盡同風底事於吾獨賦窮

010_0429_b_04L積善不知餘慶在爲家長恨一瓢空

010_0429_b_05L聲聲杜宇孤巖下兀兀孤松衆草中

010_0429_b_06L聞道吾君猶蹇滯麻衣白屋已衰容

010_0429_b_07L寄雲興寺俊師

010_0429_b_08L
憶曾爲客雙明寺十笏禪房月一樓

010_0429_b_09L共會飮光分半座久聞徐稚在南州

010_0429_b_10L詩篇徃徃經僧軸魂夢依依入海頭

010_0429_b_11L世降斯人那易得悠悠火宅欲何求

010_0429_b_12L藥名體寄及師病眼

010_0429_b_13L
禪道諸方捴五味當歸吾子莫徐徐

010_0429_b_14L殘年遠志知音少幻界寄生覺夢虛

010_0429_b_15L半夏掩關叅狗話南星何處是牛墟

010_0429_b_16L決明眼翳無多術旋復空花莫問餘

010_0429_b_17L赦后寄呈惠庵和尙

010_0429_b_18L
覔道安禪是化城歸家須上白牛程

010_0429_b_19L風濤險域挺身入雨露恩天信步行

010_0429_b_20L老病已催餘一事慈悲倘許濟羣生

010_0429_b_21L深心報佛窮塵刹時論無端責利名

010_0429_b_22L聞北客罷夢虛祀畓訟寄贈

010_0429_b_23L
宗門摧落無今日知識南城異昔年

010_0429_b_24L寺寺刹干皆倒着山山貨鋪是眞傳

010_0429_c_01L吾師自達三思地      우리 스님은 세 번 생각함을 통달하여
美俗終能兩讓田      아름다운 풍속에 둘 다 밭을 양보했네
可笑浮生如幻夢      우습다 뜬구름 인생이 환몽과 같나니
人亡松碧只寒烟      사람 가고 푸른 솔에 찬 안개만 덮었네
어제 채 상국 문집의 운에 공경히 차하다(伏次御製蔡相國文集韵)
立身仁義寸心勍      인의에 몸을 세우고 마음 굳세어
才德明朝出衆卿      재주와 덕이 태평 조정 경대부의 으뜸
四大柱天爲國寶      사대는 하늘 지탱하여 나라의 보배 되고
孤忠炳日振家聲      충심은 해처럼 빛나 가문의 명성 떨치네
從容䆠路酧臣節      벼슬길에 조용히 신하의 절개 지키고
慷慨詞壇作主盟      문단에 비분강개하여 맹주가 되었네
山衲不知公相貴      산승은 경대부의 귀함을 알지 못하고
等閑詩句報先生      무심하게 시구 지어 선생께 드리네
실덕서재에 쓰다(題實德書齋)
好山好水好藏身      좋은 산 좋은 시내에 몸을 잘 감추니
明世君應第一人      태평 시대에 그대가 제일가는 사람
毁譽無名眞實德      비방과 칭찬에 이름 없고 진실한 덕만 있을 뿐
漁樵有分固窮貧      고기 잡고 땔감 캐며 가난을 굳게 지키네
松亭坐對淸溪月      솔 정자에 앉아 맑은 시내의 달을 마주하고
雲峽行收▼(月+暴)露薪        구름 골짜기에 이슬 젖은 나무 줍네
見說詩篇齊李杜      시편이 이백 두보와 나란하다고 하니
肯將村號比朱陳      마을 이름을 주진48)에 견줄는지
하풍의 죽로관 시를 차운하다2수(奉次荷風竹露舘韵二首)
[1]
好學先賢愧不如      학문이 선현에 못 미침 부끄러워
數椽茅屋卜閑居      수 칸 초가 지어 한가히 거처하네
河邊渡去劉昆虎      강 건너 유곤의 호랑이49) 떠나가고
境外提回墨翟車      고을 밖 묵적의 수레50) 돌아오게 하네
官吏渾忘催賦稅      관리들은 세금 재촉을 모두 잊고
峽民容易語詩書      백성들은 쉽게 시서를 이야기하네
退衙巾角風欄臥      공무 끝나 두건 쓰고 바람 난간 앉으면
月滿池塘露浥蕖      연못엔 달빛 가득 연잎이 이슬에 젖네

[2]
風荷露竹自相陰      바람 연잎에 이슬 대가 그늘져
日永江城草閣深      날은 길어 강성의 초각이 깊네
淸濁滄波皆合道      맑거나 흐리거나 모두 도리에 맞고
行裝鷗鷺與盟心      행장은 백로와 갈매기에 맹세하였네
遙瞻碧戶新亭子      멀리 푸른 문의 새 정자 바라보니
頹臥蒼顔老翰林      희끗한 얼굴 한림학사 취하여 누웠네
未必此賢窮五斗      어진 분 오두미51)에 궁하지 않으리니
當令聲價重雙金      마땅히 성가가 황금보다 무겁게 되리라
두 절의 스님이 소송을 화해한 것을 축하하며 앞 운을 써서(奉賀兩寺僧和訟押前韵)
冬日愛陽暑愛陰      겨울엔 햇빛, 여름엔 그늘 좋아하니
欲令魚聚在淵深      못이 깊어야 고기가 모이는 법
明侯已達生民意      밝은 태수 이미 백성 뜻 이해했고
孝子方知父母心      효자도 이제 부모의 마음 알았네

010_0429_c_01L吾師自達三思地美俗終能兩讓田

010_0429_c_02L可笑浮生如幻夢人亡松碧只寒烟

010_0429_c_03L伏次御製蔡相國文集韵

010_0429_c_04L
立身仁義寸心勍才德明朝出衆卿

010_0429_c_05L四大柱天爲國寶孤忠炳日振家聲

010_0429_c_06L從容䆠路酧臣節慷慨詞壇作主盟
010_0429_c_07L山衲不知公相貴等閑詩句報先生

010_0429_c_08L題實德書齋

010_0429_c_09L
好山好水好藏身明世君應第一人

010_0429_c_10L毁譽無名眞實德漁樵有分固窮貧

010_0429_c_11L松亭坐對淸溪月雲峽行收𦢊露薪

010_0429_c_12L見說詩篇齊李杜肯將村號比朱陳

010_0429_c_13L奉次荷風竹露舘韵二首

010_0429_c_14L
好學先賢愧不如數椽茅屋卜閑居

010_0429_c_15L河邊渡去劉昆虎境外提回墨翟車

010_0429_c_16L官吏渾忘催賦稅峽民容易語詩書

010_0429_c_17L退衙巾角風欄臥月滿池塘露浥蕖(一)

010_0429_c_18L風荷露竹自相陰日永江城草閣深

010_0429_c_19L淸濁滄波皆合道行裝鷗鷺與盟心

010_0429_c_20L遙瞻碧戶新亭子頹臥蒼顏老翰林

010_0429_c_21L未必此賢窮五斗當令聲價重雙金(二)

010_0429_c_22L奉賀兩寺僧和訟押前韵

010_0429_c_23L
冬日愛陽暑愛陰欲令魚聚在淵深

010_0429_c_24L明侯已達生民意孝子方知父母心

010_0430_a_01L將使涸鱗同處海      마른 물의 물고기, 바다에 같이 살게 했고
解來鬪虎各歸林      싸움하는 호랑이, 숲으로 돌려보냈네
山僧欲效俱安策      산승도 다 편안할 계책 드리고자 하나
只恐讜言不直金      다만 곧은 말 알지 못할까 저어하네
병중에 부르다(病呼)
乍嗔寒慓乍嗔熱      춥다고 화내다 금세 덥다고 화내니
頃刻身中具四時      짧은 순간에도 몸은 사시를 갖추었네
絶粒成仙元不遠      곡기 끊어 신선 됨도 원래 멀지 않고
空心爲佛始能知      마음 비우면 부처 된다는 것 이제 알겠네
兒將粥飯頻來勸      아이가 자주 죽과 밥 가져와 권하고
鬼聽悲吟暗誦持      귀신도 슬픈 노래 듣고 암송해 지니네
利刃只堪試盤錯      날카로운 칼날을 난관에 시험할 만하니
急流行舶問伊誰      급류에 배를 움직이는 이 누구인고
계정 스님에게 주다(贈戒定師)
入此門來勿我人      이 문 들어서면 인아를 없앨 것이니
恒河何處可通津      항하의 어느 곳이 나루터인가
禪工未罷三條夢      선객은 삼조52)의 꿈 깨지 않았으니
世態難容七尺身      세태는 7척의 몸 용납하기 어렵네
茅屋簷踈偏照月      초가집 처마 성글어 달빛 비추고
葛藤跟倒又經春      갈등 넝쿨 뿌리 뒤집혀 또 봄을 지나네
憑君載滿家庭寶      그대의 집 뜰에 가득한 보배로
普與羣生好解貧      널리 중생의 가난 잘 풀어 주게나
이생의 시를 차운하다(次李生)
聖言誰是又誰非      성인의 말씀 누가 옳고 누가 그르겠나
孔老瞿曇一理歸      삼교의 가르침은 하나로 귀결되나니
甘苦頭頭皆是味      달고 쓴 것도 모두 좋은 맛이요
溫凉處處各裁衣      따뜻하고 서늘할 때 각기 옷을 만드는 법
擇交宇內居仁智      천하에 교유 가려 인과 지에 거하고
剗欲時中察細微      탐욕 없애 시중의 뜻 자세히 살필지니
莫謂枯僧空寂滅      메마른 중이라고 공과 적멸이라 하지 말라
鳶魚上下識天機      솔개 날고 물고기 뛸 때53) 천기를 아노니
성흔 스님에게 주다(贈性欣師)
擔經從我已多時      경서 지고 나를 따른 지 이미 오래이니
自謂牙絃有子期      스스로 백아의 현을 아는 종자기54)라 하네
天理無形人不識      하늘의 이치 형상 없어 사람들 알지 못하고
我心非石孰能移      내 마음 돌 아니니55) 누가 옮길 수 있으랴
偏憐裴相三生晩      배상의 삼생56)이 늦은 것이 가련하고
可笑莊生一夢遲      장자의 한 꿈57) 더딘 것도 우습구나
別路何須吟月露      이별의 길에 어찌 꼭 달빛 이슬 읊으랴
傳衣他日與言詩      훗날 의발 전하고 시를 이야기하리라
차운하여 목서재에 답하다(次答木犀齋)
信手椒香三兩莖      손 가는 대로 보내는 산초 향 몇 개는
非關苞送世人情      세인의 정을 싸서 보내는 것 아니네

010_0430_a_01L將使涸鱗同處海解來鬪虎各歸林

010_0430_a_02L山僧欲效俱安策只恐讜言不直金

010_0430_a_03L病呼

010_0430_a_04L
乍嗔寒慓乍嗔熱頃刻身中具四時

010_0430_a_05L絕粒成仙元不遠空心爲佛始能知

010_0430_a_06L兒將粥飯頻來勸鬼聽悲吟暗誦持
010_0430_a_07L利刃只堪試盤錯急流行舶問伊誰

010_0430_a_08L贈戒定師

010_0430_a_09L
入此門來勿我人恒河何處可通津

010_0430_a_10L禪工未罷三條夢世態難容七尺身

010_0430_a_11L茅屋簷踈偏照月葛藤跟倒又經春

010_0430_a_12L憑君載滿家庭寶普與羣生好解貧

010_0430_a_13L次李生

010_0430_a_14L
聖言誰是又誰非孔老瞿曇一理歸

010_0430_a_15L甘苦頭頭皆是味溫凉處處各裁衣

010_0430_a_16L擇交宇內居仁智剗欲時中察細微

010_0430_a_17L莫謂枯僧空寂滅鳶魚上下識天機

010_0430_a_18L贈性欣師

010_0430_a_19L
擔經從我已多時自謂牙絃有子期

010_0430_a_20L天理無形人不識我心非石孰能移

010_0430_a_21L偏憐裴相三生晩可笑莊生一夢遲

010_0430_a_22L別路何須吟月露傳衣他日與言詩

010_0430_a_23L次答木犀齋

010_0430_a_24L
信手椒香三兩莖非關苞送世人情

010_0430_b_01L臟神法喜應無厭      장신의 법희는 응당 싫어함 없는데
衲子詩鳴謾不平      납자의 시만 괜히 불평을 나타내네
向後毘尼知進退      이후로는 계율에 진퇴를 알고
從前呪願倍虔誠      종전의 축원도 더욱 성실하게나
誰知學士樓頭月      누가 알리오 학사루의 달빛이
分照松窓八萬經      솔창의 팔만 경문을 비출 줄을
서봉사로 행각 가는 사순 스님을 보내며(送司順師遊方之棲鳳)
送爾千山萬水遊      천산만학에 노니는 그대를 송별하니
梧桐踈雨滴新秋      가을 맞아 오동나무에 가랑비 내리네
子長海岳將飛錫      자장의 해악58)도 석장 날려 찾겠고
博望仙河共泛舟      박망의 선하59)도 함께 배로 건너리
學解盤根宜下手      공부의 난관엔 마땅히 손을 쓸 것이요
利名當道急回頭      명리를 만나면 급히 고개를 돌릴지니
鳳棲知在鴻蒙上      봉황이 깃드는 곳 홍몽60) 위에 있나니
自笑鷦鷯不出邱      우습다 나는 초료61)처럼 언덕 벗지 못하네
고시古詩
선거62)에서 탄식함(禪居嘆)
謹白叅禪士        삼가 참선하는 이에게 말하노니
叅禪莫誤初        참선의 처음에 그르치지 말지니
縱然無揀擇        비록 간택이 없어야 하나
箇中有親踈        그중에도 친소가 있는 법
我聞叢林語        내 총림의 말을 들어 보니
荒唐良可歔        황당하여 참으로 탄식하네
上惡同眞際        “악한 것을 진제63)와 같다 하고
盜殺勿嫌諸        도둑질 살생을 꺼리지 말라 하네
婬房與酒肆        기생집이나 술가게든지 간에
無徃不安居        어디든 편안히 거처하며
慕佛縛於佛        부처를 사모하되 부처에 매이면
學道捴爲虛        도를 배운 것 모두 헛되도다
波離拘小戒        우바리64)는 작은 계율에 구속되어
不能入無餘        무여열반에 들지 못한다.” 하니
信此大乘法        참으로 이 대승의 법은
惟魚乃知魚        아는 사람만이 아는 것
乍入禪門者        이제 막 선문에 들어온 이는
聞之沒分䟽        이를 들고 분간하지 못하니
遂作波旬說        드디어 파순65)의 설을 지어
放達爲眞如        방달함을 진여라 여기는구나
黨援稱師子        붕당을 끌어 사제자라 칭하고
依俙混緇裾        그럴듯이 스님 무리 섞여 있네
若此而禪社        이와 같고도 선찰이라 하나니
安得不爲墟        어찌 폐허가 되지 않겠는가
강사행講師行

010_0430_b_01L臟神法喜應無厭衲子詩鳴謾不平

010_0430_b_02L向後毘尼知進退從前呪願倍虔誠

010_0430_b_03L誰知學士樓頭月分照松窓八萬經

010_0430_b_04L送司順師遊方之棲鳳

010_0430_b_05L
送爾千山萬水遊梧桐踈雨滴新秋

010_0430_b_06L子長海岳將飛錫愽望仙河共泛舟

010_0430_b_07L學解盤根宜下手利名當道急回頭

010_0430_b_08L鳳棲知在鴻蒙上自笑鷦鷯不出邱

010_0430_b_09L

010_0430_b_10L古詩

010_0430_b_11L禪居嘆

010_0430_b_12L
謹白叅禪士叅禪莫誤初

010_0430_b_13L縱然無揀擇箇中有親踈

010_0430_b_14L我聞叢林語荒唐良可歔

010_0430_b_15L上惡同眞際盜殺勿嫌諸

010_0430_b_16L婬房與酒肆無徃不安居

010_0430_b_17L慕佛縛於佛學道捴爲虛

010_0430_b_18L波離拘小戒不能入無餘

010_0430_b_19L信此大乘法惟魚乃知魚

010_0430_b_20L乍入禪門者聞之沒分䟽

010_0430_b_21L送作波旬說放達爲眞如

010_0430_b_22L黨援稱師子依俙混緇裾

010_0430_b_23L若此而禪社安得不爲墟

010_0430_b_24L講師行

010_0430_c_01L
如來四十九年說      여래의 49년 설법도
達觀烘爐一點雪      달관하면 화로 위의 한 점 눈
謾將黃葉止啼兒      괜스레 노란 잎으로 우는 아이 그치고66)
更爲迷人標指月      미혹된 사람 위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네
月在天心標在指      달은 하늘에 있고 가리킴은 손가락에 있는데
定眼指頭徒汨汨      손끝에 눈을 두고 부질없이 골몰하네
䟽鈔百家何枝蔓      많은 주석서들이 가지와 넝쿨처럼 많아
指掌提耳慈悲切      정성으로 가르쳐 자비심 간절했네
此道亡羊不可尋      이 도리는 망양67)과 같아 찾을 길 없고
聽水狐疑誰與決      물소리에 호의68)하니 누가 결단하여 주리
若了自心心是經      만약 자신의 마음이 불경임을 안다면
如來說法何曾別      여래의 설법과 어찌 다르겠는가
차운하여 목서재에 답하다(次答木犀齋)
銅爐茶化香飄屋      청동화로 차의 향기 방에 퍼지는데
靜夜殘燈僧影獨      고요한 밤 가물거리는 등에 중 그림자 외롭구나
浮世功名夢外消      세상의 헛된 공명 꿈 밖으로 사라지는데
宿生緣業心頭熱      숙세의 인연이 마음에 무르익네
十行華翰共新詩      열 줄의 편지에 시를 함께 주시니
慰誨慇勤逾骨肉      위로하고 가르침 골육보다 은근하네
言言豁達捴開心      말씀마다 활달하여 마음을 열고
快如冀驢橫踏蹴      통쾌함은 천리마가 박차고 달리듯
歲寒後凋雪下松      눈 속의 소나무 세한에도 시들지 않고
心空苦節霜前竹      서리 맞은 대나무 마음 비워 청고한 절개 지키네
穿心椀子折脚鐺      구멍 뚫린 사발과 다리 부러진 솥으로
於是而饘於是粥      미음 만들고 죽 쑤어 지내는구나
鼓腹康衢含哺歌      태평 시대 거리에서 배 두드리고 노래하니
自有雲月知心足      절로 구름과 달이 있어 만족함을 아네
維摩大士在海東      유마 거사는 바다 동쪽에 있으니
問疾誰復歸天竺      누가 문병하고 천축으로 돌아갈까
儒也安兮佛也安      유학에도 안주하고 불교에도 편안하니
一酬一唱情緣酷      한번 수창할 때마다 다정한 인연 두텁네
靑黃牋面三七句      청색 황색의 종이 면에 3, 7언의 시구
起余頂禮受持讀      나를 일깨우니 절하고 받아 읽노라
披來眼底淸風拂      펼쳐 보니 눈앞에 맑은 바람 스치고
詠歸牙頰生芬馥      읊조리면 입속에 향기가 감도네
深藏笥篋寶何如      책 상자에 보관하니 무슨 보배 이만 할까
燦燦光明彌合六      밝은 빛이 온 세상에 가득 차는구나
我亦當年章甫裔      나 또한 예전에 사대부의 후예로
爲度塵世被方服      속세를 제도하고자 승복을 입었네
縱無神力鉢降龍      발우로 용을 항복시킬69) 만한 신력은 없지만
亦有慈悲庭入鹿      뜰에 사슴을 받아 줄 자비심은 있다네
局局似花嫌新態      꽃과 같은 새로운 자태를 혐의하고
番番如紙悲薄俗      종잇장 같은 옅은 세속 슬퍼하네
君子爲交淡於水      군자의 교유는 물보다 담박하니
何必禪宗形簡牘      하필 선의 종지를 편지에 드러내랴
此土西天無別人      이 땅과 서천에 기특한 이 없어
論道論詩皆齷齪      도와 시 논하는 것 모두 악착스럽네

010_0430_c_01L
如來四十九年說達觀烘爐一點雪

010_0430_c_02L謾將黃葉止啼兒更爲迷人標指月

010_0430_c_03L月在天心標在指定眼指頭徒汨汨

010_0430_c_04L䟽鈔百家何枝蔓指掌提耳慈悲切

010_0430_c_05L此道亡羊不可尋聽水狐疑誰與決

010_0430_c_06L若了自心心是經如來說法何曾別

010_0430_c_07L次答木犀齋

010_0430_c_08L
銅爐茶化香飄屋靜夜殘燈僧影獨

010_0430_c_09L浮世功名夢外消宿生緣業心頭熟

010_0430_c_10L十行華翰共新詩慰誨慇勤逾骨肉

010_0430_c_11L言言豁達捴開心快如冀驢橫踏蹴

010_0430_c_12L歲寒後凋雪下松心空苦節霜前竹

010_0430_c_13L穿心椀子折脚鐺於是而饘於是粥

010_0430_c_14L鼓腹康衢含哺歌自有雲月知心足

010_0430_c_15L維摩大士在海東問疾誰復歸天竺

010_0430_c_16L儒也安兮佛也安一酬一唱情緣酷

010_0430_c_17L靑黃牋面三七句起余頂禮受持讀

010_0430_c_18L披來眼底淸風拂詠歸牙頰生芬馥

010_0430_c_19L深藏笥篋寶何如燦燦光明彌合六

010_0430_c_20L我亦當年章甫裔爲度塵世被方服

010_0430_c_21L縱無神力鉢降龍亦有慈悲庭入鹿

010_0430_c_22L局局似花嫌新態番番如紙悲薄俗

010_0430_c_23L君子爲交淡於水何必禪宗形簡牘

010_0430_c_24L此土西天無別人論道論詩皆齷齪

010_0431_a_01L精一危微允執中      깨끗하고 전일한 마음으로 중도를 잡고70)
入窓軒豁休三毒      창을 활짝 열고 삼독71)을 쉴지어다
士爲知己而得志      선비가 지기에게 뜻을 얻는 것이
鳥在雲天魚在濮      새는 하늘에, 물고기는 물에 있음과 같구나
願言早歸折桂來      바라건대 일찍 돌아와 계수 가지 꺾을지니72)
明世何人巖穴伏      밝은 세상 누가 암혈에 숨어 지내나
蔬笋不堪補珎篇      승려로서 그대의 시를 도울 수 없으나
情契唯有丹心腹      정으로 통하는 나의 마음이 있다네
임종게臨終偈
擺脫根塵縛        근진의 속박을 벗어던지고
逍遙返太空        소요하며 태공으로 돌아가네
西行今日事        오늘 서쪽으로 떠나가니
明月與淸風        밝은 달 맑은 바람 함께하네

경암집 상권

010_0431_a_01L精一危微允執中入窓軒豁休三毒

010_0431_a_02L士爲知己而得志鳥在雲天魚在濮

010_0431_a_03L願言早歸折桂來明世何人巖穴伏

010_0431_a_04L蔬笋不堪補珎篇情契唯有丹心腹

010_0431_a_05L臨終偈

010_0431_a_06L
擺脫根塵縛逍遙返太空

010_0431_a_07L西行今日事明月與淸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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鏡巖集卷之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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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진허振虛 : 경암의 제자인 팔관八關(?~1782)이다.
  2. 2)한 마리 개(一隻狗) : 자호 이종子湖利蹤 선사는 산문에 팻말을 걸어 놓고 “나에게 개 한 마리가 있어 위로 사람의 머리와 가운데 허리와 아래로 발을 물어뜯으니, 머뭇거리면 목숨을 잃을 것이다.”라고 썼다. 새로운 학인이 와서 선사를 만나면 곧 개를 보라고 외쳤다. 학인이 막 고개를 돌리면 선사는 곧 방장으로 돌아갔다.
  3. 3)스님들(白足) : 백족白足은 스님을 뜻한다. 후진後秦의 구마라습鳩摩羅什의 제자인 담시曇始는 발이 얼굴보다도 더 희었으며, 진흙을 밟아도 발이 더러워지지 않았다고 하는 등 여러 가지 이적異蹟이 많았다. 뒤에는 이를 인하여 세속의 더러움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수도승修道僧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4. 4)면례緬禮 : 이장移葬하는 것을 말한다.
  5. 5)팔괘체八卦體 : 『周易』의 여덟 가지 괘卦(건乾·곤坤·감坎·리離·손巽·진震·태兌·간艮)로 시를 쓴 것.
  6. 6)근진根塵 : 오근五根과 오진五塵. 오근은 안근·이근·비근·설근·신근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고, 오진은 그에 대응하는 색경色境·성경聲境·향경香境·미경味境·촉경觸境의 다섯 가지 대상이다.
  7. 7)옷 속의 보배(衣內寶) : 『法華經』에 나오는 말로, 누구에게나 불성佛性이 있다는 뜻.
  8. 8)거울 속의 머리(鏡中頭) : 『首楞嚴經』 권4에서, 부루나富樓那가 세존께 중생은 왜 망상이 있냐고 묻자, 세존께서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기를, “실라성의 연야달다가 아침에 거울에 얼굴을 비쳐 보고는 거울 속에 얼굴이 보이면 좋아하고,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화를 내고는 도깨비라 여기고 미친 듯이 달려 나갔다고 한다. 왜 그러한가? 이 사람은 무엇 때문에 미친 듯이 달려 나갔을까?(室羅城中演若達多。 忽於晨朝以鏡照面。 愛鏡中頭眉目可見。 瞋責己頭不見面目。 以爲魑魅無狀狂走。 於意雲何。 此人何因無故狂走。)”라고 하였다.
  9. 9)선승禪乘 : 선종禪宗의 종풍.
  10. 10)도태道胎 : 진리의 태아.
  11. 11)강서의 말(江西馬) : 마조馬祖 선사를 가리키는 말로, 뛰어난 선객禪客을 뜻한다.
  12. 12)참당叅堂 : 좌선하기 위해 선방에 들어감.
  13. 13)현황玄黃 : 병이 든 말. 『詩經』 「周南」 〈卷耳〉에 “저 돌산에 오르고 싶어도, 나의 말이 힘이 없네……저 등성이에 오르고 싶어도, 나의 말이 병들었네.(陟彼崔嵬。 我馬虺隤。 ……陟彼高崗。 我馬玄黃。)”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14. 14)기북冀北 : 중국 기주冀州의 북쪽 지방은 예부터 천리마의 산실이다. 학인의 뛰어난 수행과 역량을 비유한 말이다.
  15. 15)채찍 그림자(鞭影) : 천리마는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힘차게 달린다는 뜻으로, 학인의 근기가 뛰어남을 말한다.
  16. 16)그릇됨 알면 마땅히 변화하리니 : 춘추시대의 현인 거백옥蘧伯玉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예전의 그릇됨을 알고 변화하여 더욱 높은 경지에 나아갔다고 한다.
  17. 17)맹자도 또한~번 이사했다네 :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을 이사하였다.
  18. 18)새벽길에 이슬~것 방비하고 : 『詩經』 「召南」 〈行露〉에 “이슬에 흠뻑 젖은 길에, 어찌 조석으로 다니지 않겠는가마는, 길에 이슬이 많도다.(厭浥行露。 豈不夙夜。 謂行多露。)”라 하였으니, 그대에게 가고 싶지만 이슬이 두렵다는 뜻으로 여기에서는 계율을 어기는 것을 잘 막는다는 말이다.
  19. 19)서리 밟으면~것 헤아리네 : 『周易』 「坤卦」 초육初六의 효사爻辭에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른다.(履霜。 堅氷至。)”라는 말이 있으니, 이치를 미루어 안다는 뜻이다.
  20. 20)불조佛祖 : 불교의 개조 석가모니. 부처와 조사를 아울러 이르기도 한다.
  21. 21)서치徐稚 : 후한後漢 때의 선비. 태수 진번陳蕃은 서치가 찾아오면 특별히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우대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마음이 맞는 좋은 벗이라는 뜻이다.
  22. 22)무자화두無字話頭 : 어떤 학인이 조주趙州 선사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왜 없다고 말씀했는지 참구하는 것이다.
  23. 23)남성에 노닌 스님(南城遊士) : 행각하는 스님이라는 뜻. 선재동자가 남쪽의 여러 성으로 선지식을 찾아 유람한 데서 나온 말이다.
  24. 24)병의 물과 하늘의 구름(甁水與天雲) : 당나라 낭주 자사郞州刺史 이고李翶가 약산藥山의 유엄惟儼 선사에게 “무엇이 도입니까?” 하고 물으니, 선사가 손가락으로 위아래를 가리키며 “알겠는가?” 하였다. 이고가 모른다고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에 있도다.” 하니, 이고가 이에 게송을 지어 바치기를 “몸을 수련하여 학과 같은데, 천 그루 솔 아래 두 궤짝의 경서로다. 찾아와 도 물으니 다른 말씀 없고,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도다.(鍊得身形似鶴形。 千株松下兩函經。 我來問道無餘說。 雲在靑天水在甁。)”라고 하였다.
  25. 25)경자經子 : 불교의 교학敎學으로 경전 강회講會를 의미한다.
  26. 26)삼장三藏 : 경장·율장·논장을 말한다.
  27. 27)근진根塵 : 육근六根과 육진六塵을 말한다.
  28. 28)위에 밭이~또한 거짓되고 : ‘마음 심心’ 자 위에 ‘밭 전田’ 자가 있으면 ‘생각 사思’ 자가 된다.
  29. 29)가운데 기둥~자 되네 : ‘마음 심心’ 자에 세로로 ‘일一’ 자를 그으면 ‘필必’ 자와 유사하게 되지만 필 자는 아니다.
  30. 30)음광飮光 :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초대 조사祖師인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31. 31)아난阿難 :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2대 조사이다.
  32. 32)운문의 호떡(雲門胡餠) : 학인이 운문雲門 선사에게 무엇이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말(超佛越祖之談)이냐고 묻자, 운문 선사가 호떡(餬餠)이라고 대답하였다.
  33. 33)조주의 차(趙州茶) : 조주 스님이 학인에게 일찍이 이곳에 온 적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하자 차나 한잔 마시라고 하였다. 두 번째 학인은 온 적이 없다고 대답했는데 똑같이 차나 한잔 마시라고 하였다. 이를 본 원주院主가 온 적이 있건 없건 왜 차를 마시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주가 원주에게도 차나 한잔 마시라고 하였다.
  34. 34)왕 노사의 달빛 감상(王師翫月華) : 남전 보원南泉普願 선사의 속성은 왕씨이다. 마조馬祖 대사가 달을 보다가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오늘 같은 날 무엇을 하겠는가?” 하니, 지장智藏은 공양하기 좋다 하고, 회해는懷海는 수행하기 좋다고 하였다. 남전만 소매를 떨치고 가 버렸다. 마조가 이르기를 “경은 지장에게, 선은 회해에게 돌아가고, 남전은 홀로 물외物外에 초월하리라.”라고 하였다
  35. 35)기북冀北 : 중국 기주冀州의 북쪽은 말의 산지로 유명하다. 주 14 참조.
  36. 36)병중에 병들지 않는 자(病中不病) : 조동종曺洞宗 개조開祖인 동산 양개洞山良价 화상이 몸이 편찮을 때 학인이 “화상께서 병들 때에 병들지 않는 자가 있느냐?”라고 묻자 “있다.”고 대답하였다.
  37. 37)묵은 종이(古紙) : 당나라 때 고승인 복주福州 고령사古靈寺의 신찬神贊 선사는 백장 회해百丈懷海 선사에게 깨우침을 받았는데, 대중사大中寺의 옛 스승이 여전히 경전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차에 하루는 벌이 창문의 종이를 뚫고 나가려 하는 것을 보고 이르기를, “열린 문으로 나가려 않고, 봉창만 두드리니 크게 어리석구나, 백 년을 옛 종이만 뚫어 본들, 어느 날에나 나가길 기대하랴.(空門不肯出。 投窓也大痴。 百年鑽古紙。 何日出頭期。)”라고 하였다.
  38. 38)엄광嚴光 : 후한後漢 때의 처사로 광무제의 친구이다. 광무제가 벼슬을 권유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높은 절개를 지키며 고향 부춘富春에서 농사지으며 살았다.
  39. 39)소보巢父 : 요임금 때의 처사로 나무 위에서 살았다고 한다.
  40. 40)우계愚溪 : 당나라의 문인 유종원柳宗元이 좌천되어 살았던 곳이다.
  41. 41)혜로의 문(惠老門) : 혜로는 육조 혜능慧能인 듯하다.
  42. 42)여경餘慶 : 『周易』에 “선을 쌓으면 경사가 넘치고, 불선을 쌓으면 재앙이 넘친다.(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라는 말이 있다.
  43. 43)음광이 자리 나누어(飮光分半座) : 부처님께서 다자탑多子塔 앞에서 설법하실 때 음광飮光(마하가섭)이 늦게 도착했는데, 자리를 나누어 주고 함께 앉았다.
  44. 44)서치徐稚 : 후한後漢 사람. 자는 유자孺子이며, 남주南州의 고사高士라 일컬어진다. 먼 곳으로 문상問喪하러 갈 때면 솜을 술에 적셔 햇볕에 말린 다음 그것으로 구운 닭을 싸서 휴대하기 간편하도록 만들어 가지고 가서, 솜을 물에 적셔 술을 만들고 닭을 앞에 놓아 제수를 올린 뒤 떠났다고 한다. 『後漢書』 권35 「徐穉傳」.
  45. 45)약명체藥名體 : 약재 이름으로 시를 지은 것이니, 스님이 문자 유희를 한 것이다. 시의 원문 중 오미·당귀·원지·기생·반하·결명 등은 약재 이름이다.
  46. 46)지음知音 :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이르는 말. 백아伯牙는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인으로, 거문고를 연주하면 친구 종자기鍾子期가 듣고 그 뜻을 다 알았다. 후에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더 이상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篇」.
  47. 47)절마다 찰간을 거꾸로 쓰러뜨리고 : 아난존자가 마하가섭에게 묻기를 “세존께서 금란가사金襴袈裟를 전하신 외에 무슨 법을 전하셨습니까?” 하니, 가섭이 아난에게 이르기를 “문 앞의 찰간을 쓰러뜨려라.”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선풍禪風을 펼친다는 말이다.
  48. 48)주진朱陳 : 중국의 서주徐州 고풍현古豐縣에서 주씨朱氏와 진씨陳氏 두 성姓이 서로 혼인하면서 화목하게 살았던 촌락 이름인데, 백거이白居易의 〈朱陳村〉이라는 시로 더욱 유명해졌다.
  49. 49)유곤의 호랑이(劉昆虎) : 후한後漢 때 효민殽黽의 역도驛道에 호랑이가 많아 여행하는 사람들이 그곳으로 다니지 못하였는데, 유곤劉昆이 홍농 태수弘農太守가 되어 다스린 지 3년 만에 인덕仁德의 감화가 크게 행하여지자 호랑이가 새끼를 데리고 하수河水를 건너갔다는 고사를 말한다.
  50. 50)묵적의 수레(墨翟車) : 전국시대의 현인 묵적墨翟이 길을 가던 중 날이 저물었다. 숙박을 하려고 마을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이름이 조가朝歌(아침부터 노래한다는 뜻)였으므로, 묵적이 마을 이름이 싫어서 수레를 돌렸다고 한다.
  51. 51)오두미五斗米 : 다섯 말의 쌀이라는 뜻으로, 적은 봉록을 말한다.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이 41세에 팽택현彭澤縣이라는 작은 고을의 현령이 되었는데 군에서 독우督郵(감찰관)가 감사를 나왔다. 아전이 도연명에게 의관을 갖추고 정중하게 맞아야 한다고 아뢰자 도연명이 말하기를, “내 어찌 오두미 때문에 고을의 어린아이에게 허리를 굽히랴.” 하고, 곧 관직을 그만두고 〈歸去來辭〉를 노래하며 고향으로 돌아갔다.
  52. 52)삼조三條 : 삼조연하三條椽下의 준말. 작은 승방을 말한다. 승방의 앉는 자리는 한 사람마다 길이 6척, 넓이 3척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넓이는 머리 위에 있는 천장의 서까래 세 개의 넓이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53. 53)솔개 날고~뛸 때(鳶魚上下) : 연비어약鳶飛魚躍. 『詩經』에 나오는 말로, 만물이 각각 제자리에 안주하여 본성대로 즐기며 소요함을 말한다.
  54. 54)백아伯牙의 현을 아는 종자기鍾子期 : 주 46 참조.
  55. 55)내 마음 돌 아니니(我心非石) : 『詩經』 「邶風」 〈柏舟〉에 나오는 “내 마음 돌이 아니니 굴릴 수 없도다.(我心匪石。 不可轉也。)”라는 구절로, 변치 않는 마음을 뜻한다.
  56. 56)배상의 삼생(裵相三生) : 배상裵相은 당나라 때 승상을 지낸 배휴裵休를 말한다. 배휴는 황벽 희운黃檗希運 선사의 제자이다. 옛날 월주 땅에 담헌 스님이 있었는데 허순許詢과 친하여 함께 탑을 만들었다. 허순이 죽은 후에 담헌 스님은 120여 세를 살았는데 어느 날 문인에게 말하기를 “허순이 온다.”고 하였다. 이에 제자가 “허순이 죽은 지 30년이 지났는데 어찌 다시 온다고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때 악양왕이 지공 대사의 지시를 받고 고을에 와서 담헌 스님을 만나러 왔는데, 담헌 스님이 문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현도(허순의 자)야, 왜 오는 것이 늦었느냐?”라고 하였다. 이에 악양왕은 “저는 성이 소씨인데 어찌 현도라고 부릅니까?”라고 물었다. 담헌이 손을 잡고 입실하여 삼매력三昧力으로 전생을 보이니 왕이 문득 전생에 탑을 만든 일을 기억하였다. 그때 용흥사 대전이 무너졌는데 무리가 담헌 스님에게 중수하기를 청하였다. 담헌이 말하기를 “다시 200년 뒤에 단월이 있어서 크게 불사를 일으킬 것”이라고 하였다. 때가 되자 배휴가 태수로 부임하여 삼보를 높이고 크게 불전을 이루었다.
  57. 57)장자의 한 꿈(莊生一夢) :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는데, 꿈에서 깨고 나니 버젓이 장자 자신이었다. 장자는 자기가 꿈을 꾸어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을 꾸어 장자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莊子』 「齊物論」.
  58. 58)자장의 해악(子長海岳) : 자장子長은 전한前漢의 역사가로 『史記』를 쓴 사마천司馬遷의 자字. 사마천은 젊은 날 천하의 큰 산과 물을 두루 유람하였는데, 이후 문장이 호방하게 되었다고 한다.
  59. 59)박망의 선하(博望仙河) : 박망博望은 한나라 무제 때의 박망후博望侯 장건張騫을 말한다. 선하는 은하수. 장건은 무제의 사신으로 서역을 여행하였고 황하의 근원을 발견하였다. 전설에 따르면 그는 뗏목을 타고 은하수에 이르렀다고 한다.
  60. 60)홍몽鴻蒙 : 천지자연의 큰 기운이다.
  61. 61)초료鷦鷯 : 작은 새의 이름이다.
  62. 62)선거禪居 : 참선하는 수행승의 거주지.
  63. 63)진제眞際 : 진실의 극치를 말한다.
  64. 64)우바리(波離) : 우바리優波離는 석가모니의 십대 제자 중 하나로, 계율에 정통하여 ‘지율 제일持律第一’이라 불렸다.
  65. 65)파순波旬 : 석가모니와 제자들의 수행을 방해하려 한 마귀.
  66. 66)노‌란 잎으로~아이 그치고 :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하여 낙엽을 돈으로 속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 내용은 『涅槃經』 「嬰兒行品」에 전한다. 황엽지제전黃葉止啼錢이라고 하여 선에서 스승이 제자를 가르칠 때 방편을 쓰는 것을 비유하였다. 이 비유는 마조의 기록(『傳燈錄』)에 등장한다. 어느 승려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어찌하여 ‘마음이 곧 부처(卽心是佛)’라고 설하십니까?” “어린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다.” “울음을 그치면 어떻게 합니까?”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67. 67)망양亡羊 : 『列子』에 나오는 말로, 어느 날 양자楊子의 이웃집 사람이 양을 잃어 모두 찾아 나섰는데 찾지 못하였다. 양자가 그 이유를 묻자, 갈림길이 있고 그 길마다 또 갈림길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68. 68)호의狐疑 : 여우가 얼음이 언 시내를 건너려고 하다가 물소리를 듣고 주저한다는 뜻으로, 용맹정진하지 못함을 비유한 말이다.
  69. 69)발우로 용을 항복시킬(鉢降龍) : 『證道歌』 26에 “용을 항복받은 발우와 호랑이 싸움을 말린 지팡이여.(降龍鉢。 解虎錫。)”라는 대목이 있는데, 육조 혜능慧能의 고사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혜능이 주석했던 소주韶州 보림사寶林寺 용소龍沼의 독룡毒龍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혜능이 발우에 담아 설법하여 교화했다고 한다. 일휴 역주, 『신심명·증도가』, 정우서적, 2011.
  70. 70)중도를 잡고(執中) : 『書經』 「虞書」 〈大禹謨〉에서 순舜이 우禹에게 제위를 넘겨주려고 할 때 “인심은 위태하고 도심은 은미하니 정靜하게 하고 한결같이 하여야 진실로 그 중中을 잡을 것이다.(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闕中。)”라고 한 16글자를 말한다. 주희朱熹 등 송대 유학자들이 이것을 요堯·순·우 세 성인이 서로 도통道統을 주고받은 16자심전十六字心傳이라고 강조한 뒤부터 더욱 중시되었다.
  71. 71)삼독三毒 : 뜻으로 짓는 세 가지 번뇌인 탐貪·진嗔·치癡.
  72. 72)계수 가지 꺾을지니(折桂) : 계수나무 가지는 과거 급제를 뜻하는 말로, 진晉나라 극선郤詵이 과거에 우수한 성적으로 급제하고 나서 ‘계림桂林의 일지一枝’로 비유한 고사가 있다. 『晉書』 「郤詵列傳」.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五」上底本有「詩」一字。編者除之。
  3. 1)「五言四韻」四字。編者補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