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아암유집(兒庵遺集) / 兒菴遺集卷之一

ABC_BJ_H0243_T_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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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암유집 제1권(兒菴遺集卷之一)

아암 혜장兒庵惠藏 김두재 옮김

총목차總目次
제1권
시詩 26편
산에 살면서 생긴 여러 가지 흥미(山居雜興)
장춘동 잡시長春洞雜詩
견흥遣興
총림행叢林行
잠(睡)
평양 감사 조진명이 찾아와서~(趙平壤枉駕相見 贈余以詩 奉和其韻)
승지 김이도께서 영암에 유배되어~(金承旨謫居靈巖數蒙問存~)
금릉 현감 송응규 공께서 방문하다(金陵知縣 宋公見顧)
영암 군수 조운영 공의 시운을 따서~(次韻奉簡靈巖郡守趙公)
강진 현감 조홍진 공에게 시를 지어~(奉簡康津知縣 趙公)
차운한 시를 동천여사에 보내다(次韻奉呈東泉旅舍)
동천여사에 편지를 보내다(奉簡東泉旅舍)
차운한 시를 유산에게 편지로 보내다(次韻奉簡酉山)
황정 이태승 공에게 편지로 보내다(奉簡黃庭李公)
백련사에서 벽에 걸린 시의 운을 따서(白蓮社次壁上韻)
동천의 곤괘 육효시의 운을 따서~(奉和東泉坤卦六爻韻)
어가오漁家傲
보살만菩薩蠻
장상사長相思
여몽령如夢令
수조가두水調歌頭
낭도사浪陶沙
중봉의 낙은사에 화답하다(和中峰樂隱詞)
무안 현감 서준보 공에게 편지로 부치다(簡寄務安宰徐公)
차운하여 북암에 쓰다(次韻題北菴)
색성과 자홍 두 비구에게 보여 주다(示賾性慈弘兩比丘)
제2권
문文 14편
두륜산 만일암 중건 상량문頭輪山挽日菴重建上樑文
진도 쌍계사 시왕전 중수 상량문珍島雙溪寺十王殿重修上梁文
대둔사 비각 다례 축문大芚寺碑閣茶禮祝文
화악 대사 비명과 서문(華嶽大師碑銘)
현해 선사 탑명과 서문(懸解禪師塔銘)
동천에게 답함(答東泉)
윤윤 공에게 답함(答尹公潤)

010_0690_c_02L兒菴遺集卷之一

010_0690_c_03L

010_0690_c_04L頭輪山人惠藏無盡氏著

010_0690_c_05L1)總目次

010_0690_c_06L
卷一

010_0690_c_07L
二十六篇

010_0690_c_08L
山居雜興二十
長春洞雜詩十二

010_0690_c_09L
叢林行趙平壤…奉和其
010_0690_c_10L
金承旨…以詩金陵知縣宋公
010_0690_c_11L應圭見顧次韻奉簡靈巖郡守趙公運
010_0690_c_12L奉簡康津知縣趙公弘鎭次韻奉
010_0690_c_13L呈東泉旅舍
奉簡東泉旅舍三十

010_0690_c_14L韻奉簡酉山奉簡黃庭李公台升
010_0690_c_15L蓮社次壁上韻奉和東泉坤卦六爻韻
010_0690_c_16L漁家傲菩薩蠻長相思如夢令
010_0690_c_17L水調歌頭浪陶沙和中峰樂隱詞十六

010_0690_c_18L簡寄務安宰徐公次韻題北菴示賾
010_0690_c_19L性慈弘兩比丘

010_0690_c_20L
卷二

010_0690_c_21L
十四篇

010_0690_c_22L
頭輪山挽日菴重建上樑文珍島雙溪
010_0690_c_23L寺十王殿重修上梁文大芚寺碑閣茶
010_0690_c_24L禮祝文華嶽大師碑銘并序懸解禪
010_0690_c_25L師塔銘并序答東泉
答尹公潤

010_0690_c_26L目次編者作成補入

010_0691_a_01L금호에게 답함(答琴湖)
수룡 색성에게 답함(答袖龍賾性)
기어 자홍에게 보냄(與騎魚茲弘)
백운 도인에게 보냄(與白雲道人)
무안 현감 서준보 공에게 올림(上務安宰徐公)
대둔사 여러 승려들을 대신하여~(代大芚諸僧上務安宰徐公)
정언 황기천에게 올림(上黃正言)
제3권
시문략초詩文略鈔 2편
종명록鍾鳴錄
능엄 서언楞嚴緖言
탑명墖銘 1편
아암 혜장 공의 탑명(兒菴藏公墖銘)
부록 3편
동방 제15조 연파 대사 비명東方第十五祖蓮坡大師碑銘
아암 스님을 애도함(輓兒菴)
아암 화상 만사(兒菴和尙輓詞)
연파 노스님 유고집 발문(蓮坡老師遺集跋)
시詩
산에 살면서 생긴 여러 가지 흥미20수(山居雜興二十首)
[1]
月落西峯曉磬鳴      서산에 달 지자 새벽 경쇠 울리니
竹風蕭瑟做新晴      소슬한 죽풍에 새날이 밝는구나.
蓮壇禮訖凭經几      불단에 예불 마치고 책상에 기대니
纔是禪牕一半明      선방의 창문이 어렴풋이 밝아 오네.

[2]
一簾山色靜中鮮      주렴에 산 빛 가득, 고요 속에 신선한데
碧樹舟 [1] 霞滿目妍      푸른 나무 붉은 노을 눈에 가득 곱구나.
叮囑沙彌須煑茗      사미를 시켜서 차를 끓여라 당부하니
枕頭原有地漿泉      머리맡에 원래부터 지장地漿1) 샘이 있다네.

[3]
大藏千凾說一心      일천 상자 대장경은 일심一心을 설한 것이라.
木魚聲裏轉庭陰      목어 소리 울릴 적마다 마당 그늘 옮겨 간다.
天花亂落何年事      천상의 꽃 무수히 떨어짐이 어느 해 일이던가?2)
惟見飛檐兩兩禽      오직 높은 처마 끝 쌍쌍이 나는 새만 보이네.

[4]
瀟灑禪房白日長      쓸쓸한 선방에 하루해가 길기만 한데
敝麻衫子破筠牀      삼베 적삼 해지고 대나무 평상은 부서졌네.
年來不讀伊川易      한 해 내내 이천역전伊川易傳3)은 읽지 않고
思殺慈明與仲翔      자명慈明4)과 중상仲翔5) 생각만 했네.

[5]
何處靑山不寂寥      어느 곳 청산인들 고요하지 않으랴만
原來形跡未能消      원래의 형상과 자취를 없애지 못하네.
迢迢一念西天外      한 생각 아득히 서천 밖에 두고 있으니
那得騰空渡索橋      어찌해야 허공에 올라 외줄다리 건널까?

[6]
永日繩牀枕臂眠      종일토록 승상繩牀에 팔을 베고 누웠으니
成功端合在驢年      성공할 날은 정녕코 나귀 해(驢年)6)란 말인가.
無生未若齊生死      무생無生도 생사가 가지런한 것만 못하므로
起點南華第二篇      남화경 제2편(齊物論)을 다시금 새겨 보네.


010_0691_a_01L答琴湖
答袖賾性與騎魚茲弘
010_0691_a_02L與白雲道人上務安宰徐公代大芚諸
010_0691_a_03L僧上務安宰徐公上黃正言

010_0691_a_04L
卷三

010_0691_a_05L
詩文略鈔二篇

010_0691_a_06L
鍾鳴錄楞嚴緖言

010_0691_a_07L
兒菴藏公墖銘

010_0691_a_08L附錄三篇

010_0691_a_09L
東方第十五祖蓮坡大師碑銘輓兒菴
010_0691_a_10L兒菴和尙輓詞

010_0691_a_11L

010_0691_a_12L

010_0691_a_13L山居雜興二十首

010_0691_a_14L
月落西峯曉磬鳴竹風蕭瑟做新晴

010_0691_a_15L蓮壇禮訖凭經几纔是禪牕一半明(一)

010_0691_a_16L一簾山色靜中鮮碧樹1) [1] 霞滿目妍

010_0691_a_17L叮囑沙彌須煑茗枕頭原有地漿泉(二)

010_0691_a_18L大藏千凾說一心木魚聲裏轉庭陰

010_0691_a_19L天花亂落何年事惟見飛檐兩兩禽(三)

010_0691_a_20L瀟灑禪房白日長敝麻衫子破筠牀

010_0691_a_21L年來不讀伊川易思殺慈明與仲翔(四)

010_0691_a_22L何處靑山不寂寥原來形跡未能消

010_0691_a_23L迢迢一念西天外那得騰空渡索橋(五)

010_0691_a_24L永日繩牀枕臂眠成功端合在驢年

010_0691_a_25L無生未若齊生死起點南華第二篇(六)

010_0691_b_01L[7]
猿啼虎嘯鶴梳翎      원숭이 울음, 범의 휘파람, 학 날개의 빗질
正眼看來摠是經      바른 눈으로 본다면 모두가 경經이로다.
菩薩神通何處在      보살의 신통은 어느 곳에 있는가.
落花飛盡舞蜻蜓      지는 꽃잎 다 날아가고 잠자리만 춤을 추네.

[8]
白墮紅飄祿滿枝      희고 붉은 꽃 떨어지고 푸른 잎만 무성하니
凄凉芍藥與薔蘼      함박꽃과 장미꽃도 처량해 보이는구나.
微香正在窓前竹      은은한 향기가 바로 창가 대나무에 서렸으니
時復臨風誦杜詩      때때로 바람을 쏘이며 두보 시를 읊노라.

[9]
澹靄殘陽照上房      엷은 노을 석양볕이 상방上房을 비추니
半邊紅色半邊黃      반쯤은 붉은빛이요 반쯤은 누런빛이네.
晩盤不用嫌疏荀      늦은 밥상에 나물과 죽순도 싫지 않거늘
羶臭人間盡日忙      누린내 나는 인간들 온종일 바쁘구나.

[10]
金山洞府小如杯      금산 고을은 술잔처럼 작게만 보이고
山色開門海色來      산 빛이 문을 여니 바닷빛이 다가오네.
坐到夕陽猶隱几      석양이 되도록 안석案席에 기대 있는데
一羣幽鳥下香臺      한 떼의 산새들 향대香臺에 내려앉네.

[11]
樓邊碧樹送微凉      누각 주변 푸른 나무 미미한 서늘함을 보내오고
風裏高開十笏房      바람 속에 십홀방十笏房7)의 문이 활짝 열리네.
白醭松醪堪一酌      누룩 곰팡이 뜬 솔잎술 한 잔 들이마시니
玳筵何必醉瓊觴      하필 대연玳筵8)에 옥잔으로 마셔야만 취할까?

[12]
治牆百本種山家      담장 꾸미려고 나무 백 그루 산사에 심었으니
九月應舒滿眼花      구월이 되면 틀림없이 두 눈 가득 꽃이 피겠지.
澆了水瓶還獨立      병에 물 담아 뿌려 주고 홀로 돌아와 섰는데
南風習習灑袈裟      마파람 솔솔 불어와 가사袈裟를 스치네.

[13]
定中見解最高圓      선정에서 얻은 견해 가장 높고 원만하니
硬把乾坤比一拳      하늘 땅 굳게 잡아 한주먹에 비유하네.
七册金文9)開次第      일곱 권 법화경 차례로 펼쳐 보니
這般心事淨如蓮      이 순간에 심사가 연꽃처럼 맑아지네.

[14]
羣山磊落出雲中      뭇 산들 우뚝우뚝 구름 사이로 솟구치고
返照橫時面面紅      석양볕이 기우니 두루두루 붉게 물드네.
漁子時來收釣網      어부들은 때맞추어 낚시 그물 거두는데
刺桐花落有南風      마파람 불자마자 엄나무 꽃잎 떨어지네.

[15]
山人不是讀書人      산사람은 본래 책만 읽는 사람 아니니
莫把長繩繫日輪      긴 밧줄로 둥근 해를 잡아매려 하지 마라.
十載回頭如刹那      십 년 세월도 머리 돌려보면 한순간인걸
緇帷從此謝囂塵      이로부터 치유緇帷10)엔 분잡함을 사양하네.

[16]
落燈時刻是三更      등불을 끈 시각이 곧 삼경인데
臥聽幽泉出筧聲      누운 채 깊은 샘에서 솟는 물소리 듣네.
剛怕東房老首座      동방東房의 늙은 수좌가 걱정하네.
春眠未熟已鍾鳴      봄잠 이루기 전에 종소리 울릴까 봐.

[17]
即看東嶺上朝暾      동쪽 산봉우리에 아침 해 돋는 것을 보자
乳燕翂翂始出門      제비 새끼 천천히 날아 둥지를 벗어나네.
一點慈心那足問      한 점의 자비한 맘 물어보아 무엇하리.
世間無限養兒孫      세간에 자식 기르는 마음 다를 바 있으랴.

[18]
巖角仙花著數重      몇 떨기 선화仙花가 바위틈에 피었는데
土人道是木芙蓉      동네 사람들은 목부용木芙蓉이라 말하네.
一枝斜展空中去      가지 하나가 공중으로 비껴 뻗어 나가
微礙前山玉筍峯      앞산 옥순봉玉筍峯을 살짝 가려 버렸네.

[19]
一塢雲霞只寂然      온 언덕에 구름 안개 적연하기만 한데
十年瓶鉢遠人煙      십 년 동안 물병과 발우로 세상을 멀리했네.

010_0691_b_01L猿啼虎嘯鶴梳翎正眼看來摠是經

010_0691_b_02L菩薩神通何處在落花飛盡舞蜻蜓(七)

010_0691_b_03L白墮紅飄祿 [1] 滿枝凄凉芍藥與薔蘼

010_0691_b_04L微香正在窓前竹時復臨風誦杜詩(八)

010_0691_b_05L澹靄殘陽照上房半邊紅色半邊黃

010_0691_b_06L晩盤不用嫌疏荀羶臭人間盡日忙(九)

010_0691_b_07L金山洞府小如杯山色開門海色來

010_0691_b_08L坐到夕陽猶隱几一羣幽鳥下香臺(十)

010_0691_b_09L樓邊碧樹送微凉風裏高開十笏房

010_0691_b_10L白醭松醪堪一酌玳筵何必醉瓊觴(十一)

010_0691_b_11L治牆百本種山家九月應舒滿眼花

010_0691_b_12L澆了水瓶還獨立南風習習灑袈裟(十二)

010_0691_b_13L定中見解最高圓硬把乾坤比一拳

010_0691_b_14L七册金文開次第這般心事淨如蓮(十三)

010_0691_b_15L羣山磊落出雲中返照橫時面面紅

010_0691_b_16L漁子時來收釣網刺桐花落有南風(十四)

010_0691_b_17L山人不是讀書人莫把長繩繫日輪

010_0691_b_18L十載回頭如刹那緇帷從此謝囂塵(十五)

010_0691_b_19L落燈時刻是三更臥聽幽泉出筧聲

010_0691_b_20L剛怕東房老首座春眠未熟已鍾鳴(十六)

010_0691_b_21L即看東嶺上朝暾乳燕翂翂始出門

010_0691_b_22L一點慈心那足問世間無限養兒孫(十七)

010_0691_b_23L巖角仙花著數重土人道是木芙蓉

010_0691_b_24L一枝斜展空中去微礙前山玉筍峯(十八)

010_0691_b_25L一塢雲霞只寂然十年瓶鉢遠人煙

010_0691_c_01L遙知槐穴千鍾祿      알았노라. 정승(槐穴)11)의 천 되(千鍾) 녹봉도
不博松牕半日眠      소나무 창가에서 한나절 자는 것만 못함을.

[20]
人迷導處自迷多      남들이 미도迷導한 곳 나도 흔히 미혹하니
狂慧尋文亦一魔      광혜狂慧로 문장을 찾는 것도 하나의 마魔로다.
縱道來棲白蓮社      비록 백련사白蓮社에 머문다고 말하지만
不曾一口念彌陀      일찍이 한마디 아미타를 염불하지 못했네.
백련사는 바로 만덕산의 백련사로서 강진군에 있다. (白蓮社即萬德山白蓮寺。 在康津郡。)
장춘동 잡시12수 해남 두륜산 골짜기마다 유다油茶12)가 가득하므로 장춘동이라고 이름한다.(長春洞雜詩十二首海南之頭輪山。 滿谷。 皆油茶。 號曰長春洞。)
[1]
頭輪翠色鬱穹窿      두륜산 푸른 숲이 하늘에 울창한데
九曲橋連五百弓      아홉 구비 다리가 오백 궁弓13)마다 이어졌네.
綠樹濃妍深客逕      푸른 나무 농연濃妍하여 오솔길 깊게 하고
白雲堆疊遶禪宮      하얀 구름 겹겹으로 선궁禪宮을 둘렀구나.
六時鍾磬停幽谷      육시六時14)에 종과 경쇠 소리 깊은 골에 머물고
半夜香燈映碧空      한밤중에는 향과 등불이 푸른 하늘 비추네.
彈指倘令樓閣啓      만약 손가락 튕겨 누각의 문을 열 수 있다면
即看彌勒許同風      곧바로 미륵을 뵈옵고 같은 풍격 인가 받으리.

[2]
山鍾水碓互喧豗      산사의 종과 물레방아 소리 번갈아 울리는데
當日虹橋百尺嵬      당일에 무지개다리 백 자 높이 솟아 있네.
絕壁倒懸涵草木      깎아지른 절벽은 풀과 나무 머금었고
奔泉急鬪動風雷      내닫는 냇물은 급함 다퉈 바람처럼 움직이네.
殘碑剝落蒼螭缺      낡은 비석 부서져서 용두(蒼螭)는 달아났고
舊柱䙰褷白鶴哀      묵은 기둥 까칠한데 백학만 슬피 우네.
未信黃昌能卜世      황창黃昌15)이 세상 일 헤아린 것 믿지 않고
斷溪回首重徘徊      단계斷溪에서 머리 돌리고 거듭거듭 배회하네.

[3]
寶塔豊碑匝數行      보탑寶塔과 풍비豊碑를 몇 바퀴 도노라니
一花五葉摠芬芳      한 송이에 다섯 꽃잎16) 모두가 향기롭네.
香臺每湧栴檀氣      향대香臺에선 늘 전단향 향기가 피어나고
紺殿頻浮舍利光      사찰의 부도에선 사리의 광채 자주 인다.
水遠山長魂往復      물이 멀고 산 높아도 혼령은 오고 가거니
天荒地老夢飛揚      천지가 황로荒老하여 꿈자리만 사납구나.
高僧此日還蕭索      덕 높은 고승조차 오늘은 찾는 이가 없으니
佳節誰能薦茗觴      이 좋은 시절에 뉘라서 찻잔 올릴 수 있으랴.

[4]
搖搖竹檻御輕風      대 난간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는데
縹緲飛樓汎水中      아득히 높은 누각 물속에 떠 있네.
鴻朗怳如凌鵲駕      마치 오작교 위에 와 있는 듯 매우 밝고
駭惶忽似到龍宮      흡사 용궁에 이른 것처럼 놀랍구나.
石林半壁浮嵐濕      돌 숲 절벽 반쯤은 산 아지랑이가 적시고
花雨諸天宿霧蒙      꽃비 내리는 하늘에는 묵은 안개 어려 있네.
爲有溪聲常繞枕      시냇물 소리가 항상 베개를 감싸고 있기에
人間啁哳盡成聾      인간의 다툼 소리 모두 사라져 귀머거리 되었네.

[5]
毗盧畫閣最稱雄      비로화각毗盧畫閣이 제일 웅장하다 칭송하니
壯麗居然冠海東      장엄하고 수려한 자태 해동에서 제일이라.
金色身邊諸品靜      금색신金色身 주변에는 모든 품류 고요하고
玉毫光裏萬緣空      옥호玉毫 광명 속에는 온갖 인연 비었구나.
參差露柱臨回磴      굽이진 섬돌에는 들쭉날쭉 기둥이 서 있고
多少花宮間碧叢      푸른 숲에는 몇 채의 화궁花宮이 솟아 있네.

010_0691_c_01L遙知槐穴千鍾祿不博松牕半日眠(十九)

010_0691_c_02L人迷導處自迷多狂慧尋文亦一魔

010_0691_c_03L縱道來棲白蓮社不曾一口念彌陀


010_0691_c_04L社即萬德山白
蓮寺在康津郡
(二十)

010_0691_c_05L長春洞雜詩十二首海南之頭輪山滿谷
皆油茶號曰長春洞

010_0691_c_06L
頭輪翠色鬱穹窿九曲橋連五百弓

010_0691_c_07L綠樹濃妍深客逕白雲堆疊遶禪宮

010_0691_c_08L六時鍾磬停幽谷半夜香燈映碧空

010_0691_c_09L彈指倘令樓閣啓即看彌勒許同風(一)

010_0691_c_10L山鍾水碓互喧豗當日虹橋百尺嵬

010_0691_c_11L絕壁倒懸涵草木奔泉急鬪動風雷

010_0691_c_12L殘碑剝落蒼螭缺舊柱䙰褷白鶴哀

010_0691_c_13L未信黃昌能卜世斷溪回首重徘徊(二)

010_0691_c_14L寶塔豊碑匝數行一花五葉摠芬芳

010_0691_c_15L香臺每湧栴檀氣紺殿頻浮舍利光

010_0691_c_16L水遠山長魂往復天荒地老夢飛揚

010_0691_c_17L高僧此日還蕭索佳節誰能薦茗觴(三)

010_0691_c_18L搖搖竹檻御輕風縹緲飛樓汎水中

010_0691_c_19L鴻朗怳如凌鵲駕駭惶忽似到龍宮

010_0691_c_20L石林半壁浮嵐濕花雨諸天宿霧蒙

010_0691_c_21L爲有溪聲常繞枕人間啁哳盡成聾(四)

010_0691_c_22L毗盧畫閣最稱雄壯麗居然冠海東

010_0691_c_23L金色身邊諸品靜玉毫光裏萬緣空

010_0691_c_24L參差露柱臨回磴多少花宮間碧叢

010_0691_c_25L「舟」疑「丹」{編}

010_0692_a_01L湖外招提渾不振      호남의 사찰(招提)들이 큰 힘 떨치지 못하지만
茲山猶帶古禪風      이 산만은 그래도 옛 선풍禪風 남아 있구나.

[6]
花木天生摠不凡      하늘이 낸 꽃과 나무는 모두 예사롭지 아니하니
蒙茸滿逕那須芟      잡초가 샛길 덮었다 하여 어찌 베어 버릴 수 있으랴.
渴麕齊赴將軍水      목마른 노루는 일제히 장군수將軍水17)로 달려가고
乳雉交鳴學士巖      어린 꿩은 학사암學士巖에서 번갈아 소리 내어 우네.
藥塢閒攜烏竹杖      작약나무 언덕에서 한가로이 오죽烏竹 지팡이 끌고
松壇徐拂白麻衫      송단松壇18)에서 흰 삼베 적삼을 천천히 턴다.
吾行遂決終焉計      나의 일생을 여기에서 마치리라 결정했으니
未必前程問季咸      계함季咸19)에게 앞길을 물을 필요 없으리라.

[7]
天開一竇在山巓      하늘이 산꼭대기 한 구멍을 열어젖히니
龍漢之前像宛然      용한龍漢20) 이전의 형상임이 완연하구나.
訝許溟濛能有此      침침한 날씨에도 산세 뚜렷함이 이처럼 놀라우니
情知造化浩無邊      마음속으로 조화가 그지없이 넓음을 알았다네.
風回好見孤雲洩      바람 휘몰아칠 때 외로운 구름 흐름을 보다가
日落渾疑片月懸      해가 지자 조각달이 하늘에 달려 있나 의심하네.
巖下遺墟眞可意      바위 밑에 옛터가 참으로 마음에 흡족하니
會須吾作別乾坤      마침내 내가 별천지 만들었음을 알았네.

[8]
上頭蘭若久荒凉      산꼭대기 난야蘭若가 오래 묵어 황량해도
石柱嵯峨內院旁      내원內院 곁에 돌기둥은 우뚝 솟아 있구나.
鶴去空庭花似雪      학이 떠난 텅 빈 마당에 꽃은 눈처럼 하얗고
鵑啼廢礎月如霜      두견 울던 무너진 주춧돌엔 달빛이 서리 같네.
毗藍風裏殘雲捲      비람풍毗藍風21) 세게 부니 잔운殘雲이 걷히고
替戾聲邊逝水長      애잔하게 우는 소리로 흐르는 물이 길구나.
陳迹依然經浩刼      수많은 겁을 지난 묵은 흔적은 의연한데
足令信者歎滄桑      믿는 이로 하여금 세월의 무상함을 탄식케 하네.

[9]
普濟新祠枕水濱      보제普濟(休靜)의 새 사당을 물가에 지었는데
淸高遺像湛無塵      청아하고 고상한 진영 티 없이 맑구나.
玅香山上三衣客      묘향산에서는 세 벌 옷의 나그네였으나
細柳營中八尺身      세류영細柳營22) 안에서는 여덟 자의 몸이었네.
經術已徵油素載      글솜씨(經術)는 이미 서책(油素)에 모여 실렸고
勳庸不負汗靑陳      공훈功勳은 역사책(汗靑)에 어김없이 올랐네.
君王大筆隨恩澤      군왕君王의 대필大筆은 은택을 따라서23)
鳳翥鸞翔降紫宸      봉황과 난새 춤추는 글씨 자신전紫宸殿에서 내렸네.

[10]
金塘小㵎自濚洄      금당金塘의 작은 시내 감돌아 흘러드니
芳草垂楊一洞開      꽃다운 풀과 늘어진 버들 온 골짜기 환하네.
春入雲山長不出      봄은 구름 산에 스며들어 오래 나오지 않고
水流人世定無回      물은 속세로 흘러가 돌아올 기약 없다.
行持硏匣時濡筆      길 떠나도 벼루집 지녀 때때로 붓을 적시고
坐擁茶罏試畫灰      다로茶罏 끼고 앉아 잿더미에 획을 긋곤 했네.
憶與琴湖游岸上      금호강 언덕에서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幾年玄觀賞桃來      어느 해에 현관玄觀24) 복사꽃 보러 오려나.

[11]
肉身菩薩有遺庵      육신보살肉身菩薩(華岳 知濯)이 남긴 암자 있으니
格外禪風儘飽參      격외格外의 선풍禪風을 남김없이 배불리 참구했네.
澹月猶懸新影像      으스름한 달이 오히려 새로운 영상으로 달려 있고
疎燈自照古經凾      희미한 등불은 오래된 경전(經函)을 스스로 비춘다.
空傳碧骨藏靈墖      부질없이 벽골碧骨(사리) 전해 영탑靈墖에 간직하니
無復昭光繞佛龕      다시는 밝은 광명이 불감佛龕에 서리지 않네.

010_0692_a_01L湖外招提渾不振茲山猶帶古禪風(五)

010_0692_a_02L花木天生摠不凡蒙茸滿逕那須芟

010_0692_a_03L渴麕齊赴將軍水乳雉交鳴學士巖

010_0692_a_04L藥塢閒攜烏竹杖松壇徐拂白麻衫

010_0692_a_05L吾行遂決終焉計未必前程問季咸(六)

010_0692_a_06L天開一竇在山巓龍漢之前像宛然

010_0692_a_07L訝許溟濛能有此情知造化浩無邊

010_0692_a_08L風回好見孤雲洩日落渾疑片月懸

010_0692_a_09L巖下遺墟眞可意會須吾作別乾坤(七)

010_0692_a_10L上頭蘭若久荒凉石柱嵯峨內院旁

010_0692_a_11L鶴去空庭花似雪鵑啼廢礎月如霜

010_0692_a_12L毗藍風裏殘雲捲替戾聲邊逝水長

010_0692_a_13L陳迹依然經浩刼足令信者歎滄桑(八)

010_0692_a_14L普濟新祠枕水濱淸高遺像湛無塵

010_0692_a_15L玅香山上三衣客細柳營中八尺身

010_0692_a_16L經術已徵油素載勳庸不負汗靑陳

010_0692_a_17L君王大筆隨恩澤鳳翥鸞翔降紫宸(九)

010_0692_a_18L金塘小㵎自濚洄芳草垂楊一洞開

010_0692_a_19L春入雲山長不出水流人世定無回

010_0692_a_20L行持硏匣時濡筆坐擁茶罏試畫灰

010_0692_a_21L憶與琴湖游岸上幾年玄觀賞桃來(十)

010_0692_a_22L肉身菩薩有遺庵格外禪風儘飽參

010_0692_a_23L澹月猶懸新影像疎燈自照古經凾

010_0692_a_24L空傳碧骨藏靈墖無復昭光繞佛龕

010_0692_b_01L大手名曹今已遠      큰 솜씨와 명성 있는 무리들 지금 이미 멀리 갔으니
混然一味屬前三      혼연混然히 일미一味를 전삼前三25)에 부촉하네.

[12]
麻衣曾不下山扄      승복을 입은 후 산문을 내려간 적 없으나
慚愧如今道未成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도를 이루지 못했구나.
柏樹工夫誰得力      뜰 앞 잣나무 공부로 어느 누가 득력했는가?
蓮花世界但聞名      연화세계라는 이름만 들었다네.
狂歌每向愁中發      미친 노래는 항시 근심 속에서 튀어나오고
淸淚多因醉後零      맑은 눈물은 대부분 술에 취한 뒤 흘리네.
坐罷蒲團還失笑      좌선을 끝내고 나면 도리어 실소失笑하니
莫將吾輩算天氓      우리를 보고 천진한 백성으로 셈하지 마소.
견흥6수遣興六首
[1]
伏羲王天下        복희씨가 천하에 왕으로 있을 때
有龍來呈瑞        용이 와서 상서로운 것을 바쳤네.
其點五十五        그것은 오십오 개의 점만 있을 뿐
本無一文字        본래 한 문자도 없었네.
鴻洞似鹿標        이어진 것이 사슴 무늬와 같은데
皇天降神秘        황천皇天이 내리신 신비라네.
高密旣著數        고밀高密26)이 이미 상수象數를 드러내자
華山始演義        화산華山27)이 비로소 그 뜻을 부연했네.
斯文溯眞源        유가(斯文)에선 진원眞源을 거슬러 올라가
畵圖明指示        화도畵圖로 지시한 내용을 밝혔네.
山牕一夢覺        산문의 창가에서 한바탕 꿈 깨었다 하나
渺茫先天事        선천先天의 도리는 아직도 아득하네.

[2]
天火地水上        천天·화火·지地·수水의 괘卦에서
雷風山澤生        뇌雷·풍風·산山·택澤의 괘가 생겼네.
端直領偏畸        정방正方의 괘가 간방間方의 괘를 거느리니
四正從此名        사정괘四正卦28)라는 이름이 이로 인해 생겨났네.
消長爲十四        사라지고 길어져 십사괘29)가 생겨났나니
大衍互縱衡        대연大衍30)이 서로 종횡으로 일어났네.
神妙推移義        신묘하게도 추이推移하는 그 이치를
千載誰能評        천년 이래 누가 자신 있게 평할 수 있나?
靜軆旣云彖        고요한 괘의 체軆를 이미 단彖이라 말했나니
爻動豈不明        육효六爻의 변동이 어찌 분명하지 않겠는가?
曉夕銘肝肺        아침저녁으로 정성스럽게 마음에 새긴다면
庶達扄奧精        심오하고 정밀한 이치를 통달하게 되리라.

[3]
說卦自昔有        괘卦에 대한 해설31)은 예부터 있었으니
正如八索書        정녕 팔색서八索書32)와 비슷하네.
秦焰旣煙沒        진秦나라 때 불에 타 이미 없어졌으나
老屋得反初        공자의 옛집에서 본래의 것을 얻었네.
物象雖浩汗        사물의 형상은 비록 호한浩汗하지만
縝密頗不疎        진밀縝密하여 자못 빈틈이 없네.
鑿鑿合經文        분명하고 확실히 경전과 부합하여
一象不歸虛        한 개의 괘상卦象도 헛되지 않네.
勿遽疑牴牾        어긋난다고 성급하게 의심하지 말고
兼互乃可攎        서로를 겸하여야 풀릴 것일세.
卓犖虞仲翔        우뚝하여라, 우중상虞仲翔33)이여
眞續九家餘        참으로 구가九家34)의 뒤를 이었네.


010_0692_b_01L大手名曹今已遠混然一味屬前三(十一)

010_0692_b_02L麻衣曾不下山扄慚愧如今道未成

010_0692_b_03L柏樹工夫誰得力蓮花世界但聞名

010_0692_b_04L狂歌每向愁中發淸淚多因醉後零

010_0692_b_05L坐罷蒲團還失笑莫將吾輩算天氓(十二)

010_0692_b_06L遣興六首

010_0692_b_07L
伏羲王天下有龍來呈瑞

010_0692_b_08L其點五十五本無一文字

010_0692_b_09L鴻洞似鹿標皇天降神秘

010_0692_b_10L高密旣著數華山始演義

010_0692_b_11L斯文溯眞源畵圖明指示

010_0692_b_12L山牕一夢覺渺茫先天事(一)

010_0692_b_13L天火地水上雷風山澤生

010_0692_b_14L端直領偏畸四正從此名

010_0692_b_15L消長爲十四大衍互縱衡

010_0692_b_16L神妙推移義千載誰能評

010_0692_b_17L靜軆旣云彖爻動豈不明

010_0692_b_18L曉夕銘肝肺庶達扄奧精(二)

010_0692_b_19L說卦自昔有正如八索書

010_0692_b_20L秦焰旣煙沒老屋得反初

010_0692_b_21L物象雖浩汗縝密頗不疎

010_0692_b_22L鑿鑿合經文一象不歸虛

010_0692_b_23L勿遽疑牴牾兼互乃可攎

010_0692_b_24L卓犖虞仲翔眞續九家餘(三)

010_0692_c_01L[4]
六位漫無界        육효 위치는 이리저리 흩어져 경계 없으니
互體周流行        호체互體35)가 두루 흘러 행하네.
三畵遞成宮        세 개의 획이 번갈아 궁宮을 이루니
四卦次第成        사괘36)가 차례로 이루어지네.
嗟哉納甲術        아! 슬프다. 납갑술納甲術37)이여
立意殊未精        뜻을 정립하긴 했으나 정밀하지 못하네.
敬仲占艮山        경중敬仲38)이 간산艮山을 점占하여
足以破羣盲        어리석은 많은 이들을 깨우쳐 주었네.
靜看泰之需        태괘泰卦가 수괘需卦로 변함을39) 조용히 보면
斯義日星明        그 이치가 태양과 별처럼 분명해지리라.
顚頣旣詳玩        이괘頤卦를 뒤집어40) 이미 자세히 보았듯이
倒象因可評        괘상卦象을 뒤집어야 평론할 수 있다네.

[5]
三百八十四        삼백팔십사 개의 효사爻辭는
本非六位辭        본래 육위六位만의 효사가 아니라네.
分明蔡墨言        분명하게 채묵蔡墨41)으로 말을 해야
法象猶可追        법상法象을 그나마 유추할 수 있네.
龍馬諒無錯        용마龍馬는 진실로 착오가 없으며
牛羊定不移        우양牛羊은 일정하여 옮기지 않네.
漭宕王輔嗣        식견이 넓다는 왕보사王輔嗣42)
何曾一班窺        어찌하여 일찍이 한쪽만 보았던고?
觀雞訝非巽        닭을 보고도 손괘巽卦 아니라 의심하고43)
執雉怪無离        꿩을 잡고도 이괘离卦 없다고 괴이히 여겼네.44)
如今正眼看        만일 지금 바른 눈으로 본다면
誰人泣路歧        누군가가 갈림길에 서서 눈물을 흘리리라.

[6]
蓍策四十九        점칠 때 쓰는 산가지 사십구 개를
信手分偶奇        손 가는 대로 오른손(偶)과 왼손(奇)에 나누어 쥐고
偶者權掛一        오른손 것에서 한 가지를 왼손 소지와 약지에 걸고
揲閱象四時        세어서 열람하나니 사시四時를 상징함이로다.
再扐必取一        중지와 검지(再扐)에 걸 때도 하나만 뽑아야 하나니45)
權正合抽蓍        권도權道와 정도正道가 어우러져야 시책을 뽑느니라.46)
天地若有純        시책을 천지로 양분하지 않는다면
爻動不參差        효爻의 노음老陰과 노양老陽을 점쳐도 변화(參差)가 없다.
諸爻苟亂動        모든 효마다 진실로 어지럽게 움직인다면
卦者當從誰        괘를 뽑는 사람이 장차 어느 것을 따르겠는가?
林林萬數策        수풀처럼 많은 일만 수의 산가지에47)
揲四抽一枝        산가지 하나씩 집어 넷으로 셈한다네.
총림행叢林行
叢林禪子數無央      총림의 선자禪子들 그 수가 무수한데
頭白齒黃走諸方      머리 희고 이가 누렇도록 이리저리 떠도네.
口誦趙州狗子話      입으로는 조주의 무無 자 화두 외우고
高竪竹枝倚繩床      대지팡이 높이 세우고 승상繩床에 기대네.
三藏經文盡拋棄      삼장三藏의 경문은 모두 팽개치고
不識玄津空屭屭      그윽한 도리를 모르고 헛수고만 하는구나.
嚼蠟如蔗希頓悟      밀랍을 사탕수수 씹듯 하며 돈오하기 바라나.
十箇五雙只坐睡      열 사람 중에 다섯 쌍은 앉아서 졸기만 한다.
禪家頂針在我空      선가의 정침頂針은 아공我空에 있건만
空腹高心最儱侗      고픈 배에 교만심만 높으면 도리어 흐려진다네.

010_0692_c_01L六位漫無界互體周流行

010_0692_c_02L三畵遞成宮四卦次第成

010_0692_c_03L嗟哉納甲術立意殊未精

010_0692_c_04L敬仲占艮山足以破羣盲

010_0692_c_05L靜看泰之需斯義日星明

010_0692_c_06L顚頣旣詳玩倒象因可評(四)

010_0692_c_07L三百八十四本非六位辭

010_0692_c_08L分明蔡墨言法象猶可追

010_0692_c_09L龍馬諒無錯牛羊定不移

010_0692_c_10L漭宕王輔嗣何曾一班窺

010_0692_c_11L觀雞訝非巽執雉怪無离

010_0692_c_12L如今正眼看誰人泣路歧(五)

010_0692_c_13L蓍策四十九信手分偶奇

010_0692_c_14L偶者權掛一揲閱象四時

010_0692_c_15L再扐必取一權正合抽蓍

010_0692_c_16L天地若有純爻動不參差

010_0692_c_17L諸爻苟亂動卦者當從誰

010_0692_c_18L林林萬數策揲四抽一枝(六)

010_0692_c_19L叢林行

010_0692_c_20L
叢林禪子數無央頭白齒黃走諸方

010_0692_c_21L口誦趙州狗子話高竪竹枝倚繩床

010_0692_c_22L三藏經文盡拋棄不識玄津空屭屭

010_0692_c_23L嚼蠟如蔗希頓悟十箇五雙只坐睡

010_0692_c_24L禪家頂針在我空空腹高心最儱侗

010_0693_a_01L夜虹夏雪誰得見      밤 무지개와 여름철 눈을 누가 볼 수 있을까?
如今異流亂宗風      오늘날엔 이류異流들이 종풍을 어지럽히네.
少林面壁雖奇絕      소림 면벽이 비록 기이하고 절묘하지만
圭峯箋註那可闕      규봉圭峯의 전주箋註를 어떻게 버릴 수 있나?
自是眞如不二門      모두가 진여의 불이문不二門이니
莫向虛空棒打月      달을 따겠다고 허공에 몽둥이 휘두르지 말라.
잠(睡)
枳成淮北橘成南      회북淮北의 탱자가 회남淮南에선 귤이 되나니
相反何曾似茜藍      서로 뒤바뀜이 어찌 꼭두서니풀과 쪽풀 같은고?
大道傳來元不二      전해 내려오는 대도大道는 본래 둘이 아니건만
聖人間出强分三      성인이 그 사이에 태어나 억지로 셋으로 나누었네.
偏執互爭非達士      한쪽만 고집하며 다툰다면 달사達士가 아니요
兼持并解是奇男      모두 지니고 아울러 이해해야 기이한 남자라네.
一牕風月容吾睡      창가의 바람과 달은 나의 졸음 담아 가고
山鳥林間任自喃      숲 속의 산새들은 제 맘대로 지저귀네.
평양 감사 조진명이 찾아와서 나에게 시를 지어 주기에 그 시운을 따서 화답하다내가 옛날에 진도 쌍계사를 유람하다가 조 공과 만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만났다가 헤어진 지가 지금 이미 십여 년이나 되었다. 그런데 우연히 옛 원고를 보다가 이를 수록해 둔다.(趙平壤鎭明枉駕相見。 贈余以詩。 奉和其韻。昔余遊珍島雙溪寺。 得與趙公。 有此邂逅。 今已十餘年矣。 偶閱舊藁錄之。)
[1]
一徑招提澗底分      초제招提로 가는 골짜기 아래에서 이별했는데
歸時每日暮鍾聞      돌아갈 때 날마다 저녁 종소리를 들었네.
樓銜淸海三秋月      누각은 맑은 바다 머금었고 삼추三秋의 달이 밝은데
林礙挐山萬里雲      숲은 나산挐山을 가리고 만 리에 구름 흘러가네.
履跡縈廻隨葛蔓      발자취는 구불구불 칡넝쿨을 따라서 나 있는데
酒香芳烈繞松根      술 향기는 향기롭게 솔뿌리에 서려 있다.
此中眞趣知多少      이 가운데 참다운 흥취를 약간이나마 안다면
去國閒愁勿復云      고향 떠난 부질없는 시름 다시는 말하지 말게.

[2]
潮聲秋氣一時回      조수 소리 가을 기운 일시에 돌아오니
雲盡寥天霽景開      구름 걷힌 고요한 하늘 맑은 풍경 열렸네.
石井新疏泉有味      돌 틈에 우물 새로 파니 샘물 맛이 좋고
壩田初熟海無災      밭곡식이 여물어 가니 바다 재앙 없어졌네.
微風古木蟬相集      산들바람 부는 고목엔 매미들이 모여 있고
落日空庭鳥自來      해 넘어가자 빈 마당에 새들이 날아든다.
貧道此行眞不偶      빈도의 이 걸음은 참으로 우연이 아니니
菲姿謬許䂊章材      보잘것없는 나를 예장의 재목으로 인정했네.48)
승지 김이도께서 영암에 유배되어 있을 때 여러 번 안부를 물어 주는 호의를 입었는데 풀려나는 경사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별에 임하여 시를 지어 전송하다(金承旨履度謫居靈巖。 數蒙問存。 聞有賜環之喜。 爲之就別 副之以詩。)
聞道綈囊自玉京      석방 알리는 편지가 서울에서 왔단 말 듣고
拂衣顚倒出山扄      옷을 떨쳐입고 허겁지겁 산문(山扄)을 나왔네.
風雲會合昌期近      풍운(君臣)이 회합하니 창성할 시기 가까웠고
天地昭蘇淑氣生      천지가 밝게 개이니 맑은 기운 생겨난다.
蘆嶺雪晴歸馬疾      노령蘆嶺에 눈 그치니 돌아가는 말이 빠르고
錦江波動片帆輕      금강錦江에 파도가 이니 조각배 가벼워라.
荒詞只遣行裝重      거친 시를 보내 떠나가는 행장을 무겁게 하니
應笑湖南有左傖      호남에 촌뜨기(左傖) 있다고 비웃으리.

010_0693_a_01L夜虹夏雪誰得見如今異流亂宗風

010_0693_a_02L少林面壁雖奇絕圭峯箋註那可闕

010_0693_a_03L自是眞如不二門莫向虛空棒打月

010_0693_a_04L

010_0693_a_05L
枳成淮北橘成南相反何曾似茜藍

010_0693_a_06L大道傳來元不二聖人間出强分三

010_0693_a_07L偏執互爭非達士兼持并解是奇男

010_0693_a_08L一牕風月容吾睡山鳥林間任自喃

010_0693_a_09L趙平壤鎭明枉駕相見贈余以詩
010_0693_a_10L和其韻昔余遊珍島雙溪寺得與趙公有此
邂逅今已十餘年矣偶閱舊藁錄之

010_0693_a_11L
一徑招提澗底分歸時每日暮鍾聞

010_0693_a_12L樓銜淸海三秋月林礙挐山萬里雲

010_0693_a_13L履跡縈廻隨葛蔓酒香芳烈繞松根

010_0693_a_14L此中眞趣知多少去國閒愁勿復云(一)

010_0693_a_15L潮聲秋氣一時回雲盡寥天霽景開

010_0693_a_16L石井新疏泉有味壩田初熟海無災

010_0693_a_17L微風古木蟬相集落日空庭鳥自來

010_0693_a_18L貧道此行眞不偶菲姿謬許䂊章材(二)

010_0693_a_19L金承旨履度 謫居靈巖數蒙問存
010_0693_a_20L有賜環之喜爲之就別副之以詩

010_0693_a_21L
聞道綈囊自玉京拂衣顚倒出山扄

010_0693_a_22L風雲會合昌期近天地昭蘇淑氣生

010_0693_a_23L蘆嶺雪晴歸馬疾錦江波動片帆輕

010_0693_a_24L荒詞只遣行裝重應笑湖南有左傖

010_0693_b_01L
금릉 현감 송응규 공께서 방문하다(金陵知縣。 宋公應圭見顧。)
晩春行縣境        늦은 봄 고을 경계를 지나
迤邐入山家        흐느적흐느적 산가山家로 들어왔네.
花發朱樓外        붉은 누각 밖에는 꽃이 피어 있고
筵開碧㵎涯        푸른 냇가에는 술자리가 펼쳐졌네.
石門留五馬        돌문에는 오마五馬가 매여 있고
松榻話三車        소나무 평상에서 삼거三車49)를 이야기하네.
傾盖還如故        수레를 기울이니 친구처럼 여겨지고50)
渾忘白日斜        혼연渾然히 해가 지는 줄도 모르네.
영암 군수 조운영 공의 시운을 따서 지은 시를 편지로 보내다(次韻奉簡靈巖郡守趙公運永)
征鑣昨日駐雲居      지난날 나그네의 말이 구름 낀 거처에 머물렀을 때
寂寞松窓思有餘      적막한 소나무 창가에서 생각이 많았었네.
蕭寺偶然新覿面      쓸쓸한 산사에서 우연히 처음 얼굴을 보았건만
廬山安得更論書      언제 다시 여산廬山51)에서처럼 책을 두고 논할까.
詩情頓減春歸後      시정詩情은 갑자기 줄어들어 봄을 따라 돌아간 뒤
逸興猶增月上初      흥겨움은 오히려 달이 떠오르자 더해지네.
自笑荒詞唯塞責      거친 문장으로 색책塞責52)하매 저절로 웃음이 나니
莫云名下士無虛      명성이 헛되지 않다 말하지 마시게.
강진 현감 조홍진 공에게 시를 지어 편지로 보내다옛 원고 속에서 얻어 여기에 수록한다.(奉簡康津知縣。 趙公弘鎭得於舊藁中錄之)
淸朝掄選仗孤卿      맑은 조정에 발탁되어 고경孤卿53)의 책무를 맡았으니
分竹金陵翊聖明      금릉金陵(강진)에서 분죽分竹54)하여 임금을 돕는다.
東閣閒情吟月色      동쪽 전각에서는 한가한 마음으로 달빛을 노래하고
南樓逸興聽潮聲      남쪽 누각에서는 흥에 겨워 조수 소리를 듣는다.
文章正繼蘇黃跡      문장은 정녕 소동파蘇東坡55)와 황정견黃庭堅56)을 잇고
風化應傳召杜名      풍화風化는 소신신召信臣57)과 두시杜詩58)를 이어받았네.
却恨山僧非惠遠      이 산승은 혜원惠遠(慧遠)만 못하기에
未能蓮杜結幽盟      백련결사 깊은 맹서 맺지 못함을 한하노라.
차운한 시를 동천여사에 보내다2수(次韻奉呈東泉旅舍二首)
[1]
向來論易處        지난날 주역을 토론했던 장소에서
赤手捕長蛇        맨손으로 커다란 뱀을 잡았네.
直透周三聖        주周나라 삼성三聖59)을 바로 통하고
能傳漢九家        한漢나라 구가九家를 전해 받았네.
縱談山雨急        되는 대로 이야기 나누는데 산에 폭우 쏟아지고
淸坐佛燈斜        청아하게 앉았으니 부처님 전 등불이 기우네.
別後成孤陋        이별한 뒤로 편협함이 생겨났으니
何由剔眼花        무엇으로 안화眼花60)를 없앨 수 있으랴.

[2]
洞天微雨霽        동천洞天에 가랑비가 그치니
山日射高樓        산에는 해가 높은 누각을 내리쬐네.
小圃泉聲緊        텃밭에는 샘물 소리 긴박하고
脩林鳥語柔        긴 숲에는 새소리가 부드럽네.
步隨雲自到        구름 따라 걷다 보면 저절로 이르고
棲與鶴同謀        머무는 곳에선 학과 함께 일을 꾸민다.
海上輕霞外        바닷가 엷은 노을 바깥으로
遙遙見野舟        저 멀리 아득히 촌스런 배가 보이네.

010_0693_b_01L金陵知縣宋公應圭見顧

010_0693_b_02L
晩春行縣境迤邐入山家

010_0693_b_03L花發朱樓外筵開碧㵎涯

010_0693_b_04L石門留五馬松榻話三車

010_0693_b_05L傾盖還如故渾忘白日斜

010_0693_b_06L次韻奉簡靈巖郡守趙公運永

010_0693_b_07L
征鑣昨日駐雲居寂寞松窓思有餘

010_0693_b_08L蕭寺偶然新覿面廬山安得更論書

010_0693_b_09L詩情頓減春歸後逸興猶增月上初

010_0693_b_10L自笑荒詞唯塞責莫云名下士無虛

010_0693_b_11L奉簡康津知縣趙公弘鎭得於舊藁
中錄之

010_0693_b_12L
淸朝掄選仗孤卿分竹金陵翊聖明

010_0693_b_13L東閣閒情吟月色南樓逸興聽潮聲

010_0693_b_14L文章正繼蘇黃跡風化應傳召杜名

010_0693_b_15L却恨山僧非惠遠未能蓮杜結幽盟

010_0693_b_16L次韻奉呈東泉旅舍二首

010_0693_b_17L
向來論易處赤手捕長蛇

010_0693_b_18L直透周三聖能傳漢九家

010_0693_b_19L縱談山雨急淸坐佛燈斜

010_0693_b_20L別後成孤陋何由剔眼花(一)

010_0693_b_21L洞天微雨霽山日射高樓

010_0693_b_22L小圃泉聲緊脩林鳥語柔

010_0693_b_23L步隨雲自到捿與鶴同謀

010_0693_b_24L海上輕霞外遙遙見野舟(二)

010_0693_c_01L
동천여사에 편지를 보내다30운(奉簡東泉旅舍三十韻)
袞袞光陰裏        돌고 돌아 흘러가는 세월 속에
萍蹤秪自憐        부평초처럼 떠도는 발자취가 가엾구나.
飄飄超滓澱        미련 없이 속세를 벗어나서
去去入林泉        숲 속 샘가에 찾아들었네.
俗典曾遊刃61)        세속 경전은 일찍이 능통했고
梵書更著鞭        범서梵書는 다시 채찍을 가하네.
祖關難啓籥        조사의 관문은 깨우치기 어려운데
經敎未忘筌        경전 가르침에 아직 통발을 잊지 못했네.
謾擲船無底        부질없이 밑창 없는 배에 몸을 던져
寧彈瑟沒絃        차라리 줄 없는 거문고를 타려 하네.
生涯元局促        생애生涯는 원래 몸을 움츠렸으며
行李亦抑攣        봇짐(行李)도 역시 초라하기만 하네.
好與煙波老        안개 바다와 함께 늙어 감을 좋아하고
甘從歲月遷        세월 따라 나이 먹음을 달갑게 여기네.
旣爲離道帙        이미 도질道帙(경전)을 여의었으니
將欲就詩篇        앞으로는 시편詩篇에 나아가려네.
評點誰能授        평점評點62)은 누가 찍어 주려는지
推敲我自甄        이리저리 고치다 되레 졸작이 되었네.
只須當日樂        다만 오늘만 즐기고자 하는 것일 뿐
安冀後時傳        어찌 후세에 전하기를 바라겠는가?
每願投高士        늘상 고상한 선비들과 사귀기를 바람은
終期免陋禪        결국엔 고루한 선객禪客 면하길 바라서라네.
古人今寂矣        옛사람은 입적하여 지금은 가고 없으니
斯道竟凄然        이 도가 마침내는 쓸쓸해질 것이라네.
削土山何運        흙을 깎은들 산을 어찌 옮길 것이며
含泥海不塡        진흙으로 바다를 메우지는 못하리라.
前程端汨沒        앞길에 진실로 골몰한다 해도
晩歲豈騰騫        늘그막에 어찌 도를 이루겠는가?
浩蕩悲高躅        성인의 옛 자취 막막하여 슬프고
崎嶇謁大賢        대현大賢을 뵙는 일도 험하고 가파르네.
文章傾域內        문장은 세상을 기울게 하고
氣象動天邊        기상은 하늘 끝에 진동한다.
漂泊仍千里        천 리 먼 길 떠돌아다니다가
窮居已五年        궁색하게 산 지 이미 오 년이나 되었네.
應劉宜並駕        응창應瑒63)과 유정劉楨64)은 수레 나란히 타고
沈宋合隨肩        심전기沈佺期65)와 송지문宋之問66)은 어깨 합했네.
屈己收名譽        몸을 굽히면 명예를 거두고
虛心玩理玄        마음을 비우면 깊은 이치를 깨닫네.
那憂馳異轍        어찌 다른 행적 따르는 것을 근심하리.
還喜坐同筵        도리어 한자리에 앉은 걸 기뻐한다네.
禮學勤搜覓        예학禮學은 부지런히 찾아보아야 하고
荒言實棄捐        황당한 말은 진실로 버려야 하리라.
揮毫飛逸翰        붓을 휘둘러 새처럼 날려서
題句滿華牋        시구를 지어 좋은 종이를 채우네.
珠玉聯翩贈        주옥 같은 시구는 남을 주고
榛蕪次第編        거친 것만 차례대로 편집을 한다.

010_0693_c_01L奉簡東泉旅舍三十韻

010_0693_c_02L
袞袞光陰裏萍蹤秪自憐

010_0693_c_03L飄飄超滓澱去去入林泉

010_0693_c_04L俗典曾遊刃梵書更著鞭

010_0693_c_05L祖關難啓籥經敎未忘筌

010_0693_c_06L謾擲船無底寧彈瑟沒絃

010_0693_c_07L生涯元局促行李亦抑攣

010_0693_c_08L好與煙波老甘從歲月遷

010_0693_c_09L旣爲離道帙將欲就詩篇

010_0693_c_10L評點誰能授推敲我自甄

010_0693_c_11L只須當日樂安冀後時傳

010_0693_c_12L每願投高士終期免陋禪

010_0693_c_13L古人今寂矣斯道竟凄然

010_0693_c_14L削土山何運含泥海不塡

010_0693_c_15L前程端汨沒晩歲豈騰騫

010_0693_c_16L浩蕩悲高躅崎嶇謁大賢

010_0693_c_17L文章傾域內氣象動天邊

010_0693_c_18L漂泊仍千里窮居已五年

010_0693_c_19L應劉宜並駕沈宋合隨肩

010_0693_c_20L屈己收名譽虛心玩理玄

010_0693_c_21L那憂馳異轍還喜坐同筵

010_0693_c_22L禮學勤搜覓荒言實棄捐

010_0693_c_23L揮毫飛逸翰題句滿華牋

010_0693_c_24L珠玉聯翩贈榛蕪次第編

010_0694_a_01L殷勤垂妙戒        은근히 미묘한 훈계를 내리고
戰慄改深愆        준엄하게 깊은 허물을 고쳐 준다.
易象開神悟        역상易象은 신비한 깨침을 열어 주고
詞鋒起懶眠        사봉詞鋒은 게으른 잠을 깨워 준다.
世途多險阨        세상의 길은 험난한 고비가 많아
豪傑久迍邅        호걸이 나아가지 못한 지 오래이네.
身在南溟臥        몸은 남쪽 바다에 누워 있고
魂歸北闕懸        혼은 북궐北闕에 돌아가 매달렸네.
春江波渺渺        봄 강에는 파도가 아득히 멀고
秋壑月娟娟        가을 산골짜기엔 달빛이 아름답네.
邂逅愁堪散        만나면 시름이 흩어지고
分離慮每牽        이별하면 늘 생각에 끌려가네.
會須尋野寺        마침 산속의 절을 찾아와
快活問眞詮        시원하게 참다운 진리를 묻네.
차운한 시를 유산에게 편지로 보내다(次韻奉簡酉山)
高標下遠方        고절한 표시를 먼 곳까지 보내 주시니
有如靑霄鶴        마치 푸른 하늘을 나는 두루미 같네.
珍重投瓊琚        안부를 묻고 구슬 같은 시를 보내 주시니
昭光動雲壑        밝은 광명이 구름 낀 골짜기를 흔드네.
儘爲國所寶        모두 나라에서 보배라 할 만한 문장이니
南金詎能博        남금南金67)이 어찌 박博하다 하겠는가?
兩世絢文藻        두 세대의 빛나는 문장가인데
末契欣有託        말계末契68)에 의탁할 곳 있음을 기뻐하네.
端居常愛玩        단정하게 살면서 항상 가까이 두고 즐기니
聊以替談謔        그냥 그대로 담학談謔(잡담)을 대신하네.
幽期又相報        은근히 약속을 하고 또 서로 알렸으니
會須迎杖屩        마침내는 반드시 행차하심을 맞이하리라.
熲熲勞盻望        마음 졸이며 언제 오나 바라보면서
袈裟頻出閣        가사를 입고 자주 전각을 나서네.
願言挹芳姿        서원하는 말은 꽃다운 자태를 가라앉히고
勝如優鉢蕚        수승함이 마치 우담발화 같음일세.
久絕勢榮慕        진작부터 권세와 영화 사모하는 마음 끊고
適意斯爲樂        마음대로 사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네.
預憂河伯辯        하백河伯69)과의 담판을 미리 근심한다면
無緣抵海若        해약海若(북해의 신)과는 겨룰 인연이 없으리.
황정 이태승 공에게 편지로 보내다(奉簡黃庭李公台升)
病後花已謝        병이 나았을 땐 꽃은 이미 다 졌으니
惆悵誤良辰        좋은 시절 그르친 게 슬프기만 하네.
飄蕭計難畵        나부끼는 쑥대 같은 삶 그리기 어렵고
委茶氣不仁        시든 찻잎에선 좋은 맛이 나오지 않네.
只有念醇醲        다만 잘 익은 술 생각은 나지만
囊空未濡脣        주머니 비어 입술도 적시지 못하네.
忽聞伊軋聲        홀연히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고
驚瞿出松筠        놀라서 대나무와 솔숲으로 나갔네.
使君欲春遊        사군使君70)께서 봄놀이를 하려고
竹輿上嶙峋        죽여竹輿를 타고 산비탈을 올라왔네.

010_0694_a_01L殷勤垂妙戒戰慄改深愆

010_0694_a_02L易象開神悟詞鋒起懶眠

010_0694_a_03L世途多險阨豪傑久迍邅

010_0694_a_04L身在南溟臥魂歸北闕懸

010_0694_a_05L春江波渺渺秋壑月娟娟

010_0694_a_06L邂逅愁堪散分離慮每牽

010_0694_a_07L會須尋野寺快活問眞詮

010_0694_a_08L次韻奉簡酉山

010_0694_a_09L
高標下遠方有如靑霄鶴

010_0694_a_10L珍重投瓊琚昭光動雲壑

010_0694_a_11L儘爲國所寶南金詎能博

010_0694_a_12L兩世絢文藻末契欣有託

010_0694_a_13L端居常愛玩聊以替談謔

010_0694_a_14L幽期又相報會須迎杖屩

010_0694_a_15L熲熲勞盻望袈裟頻出閣

010_0694_a_16L願言挹芳姿勝如優鉢蕚

010_0694_a_17L久絕勢榮慕適意斯爲樂

010_0694_a_18L預憂河伯辯無緣抵海若

010_0694_a_19L奉簡黃庭李公台升

010_0694_a_20L
病後花已謝惆悵誤良辰

010_0694_a_21L飄蕭計難畵委茶氣不仁

010_0694_a_22L只有念醇醲囊空未濡脣

010_0694_a_23L忽聞伊軋聲驚瞿出松筠

010_0694_a_24L使君欲春遊竹輿上嶙峋

010_0694_b_01L初筵便傾倒        처음 만나 자리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禮我如道人        나를 도인처럼 예우하였네.
挈壺至兩三        술 단지 날라 오길 두세 번 하였으니
豈惟醉一巡        어찌 오직 한 순배만 취했겠는가?
浩蕩論今古        호탕하게 고금의 일을 논하느라
華燭繼明晨        화촉이 새벽까지 꺼지지 않았네.
嗟哉粥飯僧        아! 슬프다! 죽반승粥飯僧71)
寥落靑海濱        쓸쓸히 푸른 바닷가에 와서는
胡爲無所用        어쩌다가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虛名動搢紳        선비들 사이에 헛된 이름 알려졌는고?
幸茲遇君子        다행스럽게도 군자를 만나서
爛漫即相親        난만爛漫하게 서로 사귀는 것일세.
分別未十日        헤어진 지 아직 열흘도 안 되었건만
倏忽如三春        홀연히 세 봄이나 지난 것 같네.
回首日星山        머리 돌려 일성산日星山을 돌아보니
意緖重繽繽        생각이 쌓여 왕성하게 맴도네.
백련사에서 벽에 걸린 시의 운을 따서(白蓮社次壁上韻)
白蓮金字耀門前      백련白蓮이란 금자金字가 문 앞에 빛나는데
忽憶千秋許飮禪      홀연히 천년 전 허음선許飮禪이 생각난다.
竹裏孤帆遙見海      대숲 사이로 먼 바다에 외로운 배 보이고
石間層筧細分泉      돌 틈 층층 대통으로 샘물이 졸졸 흐르네.
慧公入島無歸日      혜 공慧公은 섬에 들어갔는데 돌아온다는 기약 없고
圓妙修樓不記年      원묘圓妙는 누각 수리했으나 연도를 기록하지 않았네.
高臥碧雲忘世事      푸른 구름에 누워 세상일을 다 잊고
閒蹤要學葛洪仙      한가한 자취 갈홍葛洪 신선의 도를 구하네.
동천의 곤괘 육효시의 운을 따서 시를 지어 화답하다(奉和東泉坤卦六爻韻)
嶮巇人世上        험난하고 험난한 인간 세상에
步步凛如霜        걸음걸음은 늠름하여 서릿발 같네.
置屋成三逕        집을 짓고 세 갈래 오솔길을 만들고72)
安身著一方        몸 편안히 한 귀퉁이에 머물고 있네.
碧窓看古蹟        푸른 창엔 옛 유적이 보이고
幽巷詠新章        그윽한 길에서 새로운 시를 읊는다.
貝葉曾盈篋        불경은 상자를 가득 채웠고
茶芽更貯囊        찻잎은 주머니에 담아 두었네.
煙霞隨杖屢        안개 노을 내 걸음을 뒤따라오고
風月滿衣裳        바람과 달은 옷 속에 가득하구나.
即此爲身計        이것으로 몸 위하는 계책 삼으니
何須羨綺黃        어찌 꼭 누런 비단 부러워하리.
어가오73)비오는 밤에(漁家傲雨夜)
一穗寒燈明不滅      한 줄기 차가운 등 밝게 비추어 꺼지지 않는데
殘書古畫閒披閱      해진 책과 오래된 그림 한가로이 펼쳐 보네.
剝落離奇逾可悅      떨어지고 구겨졌지만 더욱 즐거워할 만하니
猶泉咽晩春        늦은 봄에 솟아나는 샘물 같구나.
疎雨無時絕        뚝뚝 떨어지는 비 끊어지지 않는데
自笑盲龜兼跛鼈      눈먼 거북과 절름발이 자라 같음을 스스로 비웃네.

010_0694_b_01L初筵便傾倒禮我如道人

010_0694_b_02L挈壺至兩三豈惟醉一巡

010_0694_b_03L浩蕩論今古華燭繼明晨

010_0694_b_04L嗟哉粥飯僧寥落靑海濱

010_0694_b_05L胡爲無所用虛名動搢紳

010_0694_b_06L幸茲遇君子爛漫即相親

010_0694_b_07L分別未十日倏忽如三春

010_0694_b_08L回首日星山意緖重繽繽

010_0694_b_09L白蓮社次壁上韻

010_0694_b_10L
白蓮金字耀門前忽憶千秋許飮禪

010_0694_b_11L竹裏孤帆遙見海石間層筧細分泉

010_0694_b_12L慧公入島無歸日圓妙修樓不記年

010_0694_b_13L高臥碧雲忘世事閒蹤要學葛洪仙

010_0694_b_14L奉和東泉坤卦六爻韻

010_0694_b_15L
嶮巇人世上步步凛如霜

010_0694_b_16L置屋成三逕安身著一方

010_0694_b_17L碧窓看古蹟幽巷詠新章

010_0694_b_18L貝葉曾盈篋茶芽更貯囊

010_0694_b_19L煙霞隨杖屨風月滿衣裳

010_0694_b_20L即此爲身計何須羨綺黃

010_0694_b_21L漁家傲雨夜

010_0694_b_22L
一穗寒燈明不滅殘書古畫閒披閱

010_0694_b_23L剝落離奇逾可悅猶泉咽晩春

010_0694_b_24L疎雨無時絕自笑盲龜兼跛鼈

010_0694_c_01L詩情到此一分別      시정詩情이 여기 이르러 한 번 분별을 내니
定眼何嫌風        정안定眼74)이라면 어찌 풍경을 싫어하리.
景烈香臺潔        따가운 햇볕에 향대香臺가 깨끗하고
數株枳樹花如雪      몇 그루 탱자나무 꽃이 눈처럼 희네.
보살만75)기분을 풀다.(菩薩蠻遣興)
叢林格外無生曲      총림叢林에는 격식 벗어난 무생곡無生曲 있으니
沒絃琴裏溪光綠      줄 없는 거문고 속에 시내 빛이 푸르구나.
拈弄祖師禪        조사선을 염롱拈弄하니
永鳴空刼前        공겁空劫76) 전부터 오래도록 울렸다네.
古調如再按        옛 곡조를 다시 탄다면
世界都成幻        세계는 모두 꼭두각시 되리라.
閒憇白雲涯        흰 구름 가에서 한가로이 쉬면서
支頣看落花        턱을 괴고 떨어지는 꽃을 바라본다.
장상사77)동천에게 부치다.(長相思奉寄東泉)
朝夢歸夜夢歸       아침 꿈에 돌아가고 저녁 꿈에도 돌아가니
依然金馬舊朝衣      대궐문(金馬門)의 옛 조의朝衣는 그대로인데
醒去即還非        깨어 보니 도리어 그곳이 아니요
黃鳥飛白鳥飛       황조도 날고 백조도 나네.
春風萬里草萋菲      봄바람 만 리에 풀이 우거지니
迢遞憶山扉        아득히 멀어 산문만 생각나네.
여몽령78)봄잠(如夢令春睡)
簾外玲瓏山翠       주렴 밖에는 푸른 산 빛 영롱하고
林裏一鶯時至       숲 속엔 꾀꼬리가 수시로 찾아드네.
閒臥竹窓邊        죽창竹窓 가에 한가롭게 누워서
到午鐘鳴猶睡       정오 종소리가 울리도록 졸고 있다.
慚愧慚愧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狂走世間名利       세간의 명리 미친 듯 따르는 일이.
수조가두79) 동천에게 부치다.(水調歌頭奉寄東泉)
山尾正蕭洒        산속의 암자 정말로 쓸쓸한데
山雨更支離        산에 내리는 비 더욱 지루하구나.
竹風吹處         대숲 바람 소리 나는 곳에서
一瞥彈指起題詩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에 시를 짓네.
莫向塵途傳去       속세의 길을 향하여 전하지 마라.
恐怕林麕礀鹿       숲 속 노루와 냇가 사슴이 두려워한다.
不與我相隨        나와 함께 서로 따르지 않더라도
但可自怡悅        다만 스스로 즐길 따름이로다.
將贈白雲誰        하얀 구름 누구에게 가져다 줄까나?
好家計煙鎻        살림살이 좋다 해도 안개가 잠그고 있는 것을.
洞水鳴池         골짜기 물은 연못에 울리고
石柳花下         석류꽃은 땅에 떨어지네.
初見紅綻兩三枝      여러 가지에 붉은 꽃망울 터짐을 처음 보았고
樓外一聲淸磬       누각 밖에 외마디 맑은 경쇠 소리 들린다.
松裏一雙啼鳥       솔숲 속에선 한 쌍 새가 지저귀니
摠是惱遐思        이 모두가 괴로운 끝없는 생각이로다.

010_0694_c_01L詩情到此一分別定眼何嫌風

010_0694_c_02L景烈香臺潔數株枳樹花如雪

010_0694_c_03L菩薩蠻遣興

010_0694_c_04L
叢林格外無生曲沒絃琴裏溪光綠

010_0694_c_05L拈弄祖師禪永鳴空刼前

010_0694_c_06L古調如再按世界都成幻

010_0694_c_07L閒憇白雲涯支頣看落花

010_0694_c_08L長相思奉寄東泉

010_0694_c_09L
朝夢歸夜夢歸依然金馬舊朝衣

010_0694_c_10L醒去即還非黃鳥飛白鳥飛

010_0694_c_11L春風萬里草萋菲迢遞憶山扉

010_0694_c_12L如夢令春睡

010_0694_c_13L
簾外玲瓏山翠林裏一鶯時至

010_0694_c_14L閒臥竹窓邊到午鐘鳴猶睡

010_0694_c_15L慚愧慚愧狂走世間名利

010_0694_c_16L水調歌頭奉寄東泉

010_0694_c_17L
山屋正蕭洒山雨更支離

010_0694_c_18L竹風吹處一瞥彈指起題詩

010_0694_c_19L莫向塵途傳去恐怕林麕礀鹿

010_0694_c_20L不與我相隨但可自怡悅

010_0694_c_21L將贈白雲誰好家計煙鎻

010_0694_c_22L洞水鳴池石柳花下

010_0694_c_23L初見紅綻兩三枝樓外一聲淸磬

010_0694_c_24L松裏一雙啼鳥摠是惱遐思

010_0695_a_01L願陪東泉叟        바라건대 동천東泉 노장님 모시고
看此語移時        이들을 보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네.
낭도사80)꾀꼬리 소리를 듣고.(浪陶沙聽鶯)
山日照簾櫳        산에 뜬 해가 주렴과 창살을 비추는데
長臥如聾         오래도록 누워 있으니 귀머거리 같네.
芳林翠壁囀黃公      꽃 우거진 숲과 푸른 절벽에선 꾀꼬리 울고
냉수를 술잔 삼아 오가는 곳에 한 선옹 있네. 細酌白醦徙倚處一箇仙翁
嗟彼世人間        아! 슬프다. 저 세간의 사람들
未得淸閒         아직도 청한淸閒함을 얻지 못함이여.
芬華只是夢邯鄲      영화는 다만 한단邯鄲의 꿈과 같은 것
身外浮名何願       분수 밖의 헛된 명예 왜 바라는가?
也不出孱顏        응당 높은 산을 벗어나지 않으리.
중봉의 낙은사에 화답하다16수(和中峰樂隱詞十六首)
[1]
半世疎慵         반평생을 게으르게 보냈기에
百事癡聾         온갖 일에 멍청하기만 하여
轍天下知己難逢      온 천하 두루 다녔으나 지기를 만나지 못했네.
一杯白酒         백주白酒 한 잔을 마시고
萬里蒼穹         만 리 창궁蒼穹을 바라보면서
任鷃疑鵬         제 맘대로 메추라기가 붕새가 아닌가 의심하고
碔欺玉樗壓松       돌을 옥이라 하고, 잡목이 소나무를 능가한다고 생각하네.

[2]
曙色簾櫳         주렴과 창틀에 새벽 기운 감도니
苾蒭鳴鐘         필추苾蒭(비구)가 아침 종을 울린다.
起擡頭萬象豁胸      머리 들어 보니 온갖 형상이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데
浮雲不盡         뜬구름은 다하지 않고
流水無窮         물은 그지없이 흘러가네.
嗟            아! 슬프다.
空其腹高其心迷其宗    빈속에 마음만 높아 그 종지마저 잃어버렸구나.

[3]
登嶺採茶         산마루 올라가 차를 따고 나서
引水灌花         냇물을 끌어다 꽃에 물을 주네.
忽回首山日已斜      문득 고개 돌려 보면 해는 이미 기울고
幽菴出磬         그윽한 암자엔 풍경이 울리며
古樹有鴉         해묵은 나무엔 까마귀 앉아 있네.
喜如此閒如此樂如此嘉   기쁘다, 이처럼 한가롭고 즐겁고 아름다움이.

[4]
身著袈裟         몸에는 가사를 입고
頂禮婆娑         바사婆娑(석탑)에 머리 조아려 예 올리며
朝飮露夕餐飛霞      아침엔 이슬 마시고 저녁엔 흐르는 노을을 들이킨다.
達摩何物         달마가 누구이며
臨濟誰家         임제는 무얼 하는 사람인가?
會見毫光乘雲氣託蓮華   마침 호광毫光을 보고 구름을 타고 연꽃에 의탁하네.

[5]
問字僧回         글자 묻던 스님은 돌아가고
携酒客來         술을 들고 손님이 찾아왔네.
踞胡床一吸三盃      접의자에 걸터앉아 단숨에 석 잔을 들이켜니
功名夢斷         공명功名의 꿈은 끊어지고
聲色心灰         소리와 형상에 끌리던 마음은 재가 되어
聊註水經看棋譜批觀梅   수경水經81)에 주석 달고 기보棋譜 보고 관매觀梅82)를 평하네.

[6]
石面雲開         넓직한 바위에 구름 걷히고
㵎口泉豗         시내 어귀 샘물 소리 요란하다.
幽人興豈不快哉      속세를 벗어난 이(幽人)의 흥취가 어찌 상쾌하지 않겠는가?
林壑窈窱         숲과 계곡은 그윽하고 깊숙하며

010_0695_a_01L願陪東泉叟看此語移時

010_0695_a_02L浪陶沙聽鶯

010_0695_a_03L
山日照簾櫳長臥如聾芳林翠壁囀黃
010_0695_a_04L細酌白醪徙倚處一箇仙翁嗟彼世
010_0695_a_05L人間未得淸閒芬華只是夢邯鄲
010_0695_a_06L外浮名何願也不出孱顏

010_0695_a_07L和中峰樂隱詞十六首十首

010_0695_a_08L
半世疎慵百事癡聾

010_0695_a_09L轍天下知己難逢一杯白酒萬里蒼穹

010_0695_a_10L任鷃疑鵬碔欺玉樗壓松(一)

010_0695_a_11L曙色簾櫳苾蒭鳴鐘

010_0695_a_12L起擡頭萬象豁胸浮雲不盡

010_0695_a_13L流水無窮空其腹高其心迷其宗(二)

010_0695_a_14L登嶺採茶引水灌花

010_0695_a_15L忽回首山日已斜幽菴出磬

010_0695_a_16L古樹有鴉喜如此閒如此樂如此嘉(三)

010_0695_a_17L身著袈裟頂禮婆娑

010_0695_a_18L朝飮露夕餐飛霞達摩何物

010_0695_a_19L臨濟誰家會見毫光乘雲氣託蓮華(四)

010_0695_a_20L問字僧回携酒客來

010_0695_a_21L踞胡床一吸三盃功名夢斷

010_0695_a_22L聲色心灰聊註水經看棋譜批觀梅(五)

010_0695_a_23L石面雲開㵎口泉豗

010_0695_a_24L幽人興豈不快哉林壑窈窱

010_0695_b_01L院宇崔嵬         원우院宇(사찰)는 우뚝 솟아 있다.
好迎淸飇弄明月步蒼苔   즐거이 맑은 바람 쐬고 밝은 달 희롱하며 푸른 이끼 위를 걷는다.

[7]
騁望十虛         시방 허공을 빙 둘러보니
中有坤輿         그 사이에 대지가 있네.
九萬里非其小歟      구만리라 한들 어찌 작지 않겠는가?
蠻蠋相戰         난폭한 애벌레들은 서로 싸우고
齊楚交譽         제나라와 초나라는 서로 칭찬하니
豈較遠近分內外定後初   어찌 멀고 가까움 비교하고 안팎을 분별하며 나중과 처음을 결정하랴.

[8]
憶昔鶢鶋         옛날에 원거鶢鶋83)
誤入帝居         궁궐에 잘못 들어온 것은84)
失本性儘可嗟歔      본성을 잃은 것이라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이로다.
無求金帛         황금과 비단을 구하지 말고
勿寶璜琚         허리에 찬 옥을 보배로 여기지 말라.
但霞爲佩風爲馬雲爲車   다만 노을을 허리에 차고 바람으로 말을 삼으며 구름으로 수레를 삼는다.

[9]
屏跡梵宮         사찰(梵宮)에 흔적을 감추고
琢句花叢         꽃떨기 속에서 시구를 연마하니
蔬荀氣也自豪雄      풀나물의 기운이 절로 호탕해지누나.
時題詞曲         때때로 사곡詞曲을 지어
聊寄郵筒         그저 우편으로 부치니
有菩薩蠻漁家傲滿江紅   보살만菩薩蠻·어가오漁家傲·만강홍滿江紅85)이라네.

[10]
漸作衰翁         점점 쇠하여 늙어만 가건만
依舊癡童         여전히 어리석은 어린애일 뿐이네.
佛祖意半夜蝦蝀      부처님과 조사님의 뜻 한밤중의 무지개로다.
淸寒家計         맑고 가난한 살림살이요
淡泊宗風         담박한 종풍宗風이로다.
看影即眞凡即佛色即空   환영이 곧 진제眞諦요 범인이 곧 부처며 색이 곧 공이로구나.

[11]
圓頂方袍         머리를 깎고 가사(方袍)를 걸치고서
迥出塵勞         티끌 같은 세상을 멀리 벗어나
攜一鉢捿息林皐      발우 하나 들고 숲 속 언덕 찾아와 살고 있네.
與人津涉         사람들과 함께 나루를 건널 때는
猶是駝驁         낙타나 준마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네.
但窺池魚聽山雀吟風騷   다만 못 속의 고기를 엿보고 산새 소리 들으며 풍소風騷86)를 읊는다.

[12]
多見慧高         본 것이 많으면 지혜가 높아지고
集義氣豪         의로움을 모으면 기개가 호탕해지나니
泡幻物不用貪饕      물거품 같고 허깨비 같은 재물을 탐하지 말라.
溪頭種杏         시냇가에는 살구나무를 심고
牆下移桃         담장 밑에는 복숭아나무를 옮긴다.
也歠薇羹噉筍炙遠雉膏   또 고사리국 마시고 죽순 구워 먹으며 꿩 같은 기름진 음식은 멀리한다.

[13]
閒嘯頭輪         두륜산에서 한가롭게 휘파람 불고
傲視紅塵         속된 세상을 오만하게 보나니
三峯秀九曲粼粼      삼봉三峯은 빼어나고 물은 아홉 구비를 감돌아 흐른다.
油茶慈竹         유다油茶와 자죽慈竹87)
四序長春         사계절 내내 따뜻한 봄처럼 자라나니
似鹿門山仇池穴武陵津   녹문산鹿門山88)과 구지혈仇池穴89)과 무릉나루 같아라. 武陵

[14]
外絕笑嚬         밖으로는 웃고 찡그림을 끊고
內破畦畛         안으로는 경계(畦畛)를 깨뜨리며
大廈上跌宕精神      큰 집 위로 오르니 정신이 질탕하네.
竹風龡袂         대숲 바람 불어오니 옷소매 펄럭이고

010_0695_b_01L院宇崔嵬好迎淸飇弄明月步蒼苔(六)

010_0695_b_02L騁望十虛中有坤輿

010_0695_b_03L九萬里非其小歟蠻蠋相戰

010_0695_b_04L齊楚交譽豈較遠近分內外定後初(七)

010_0695_b_05L憶昔鶢鶋誤入帝居

010_0695_b_06L失本性儘可嗟歔無求金帛

010_0695_b_07L勿寶璜琚但霞爲佩風爲馬雲爲車(八)

010_0695_b_08L屏跡梵宮琢句花叢

010_0695_b_09L蔬荀氣也自豪雄時題詞曲

010_0695_b_10L聊寄郵筒有菩薩蠻漁家傲滿江紅(九)

010_0695_b_11L漸作衰翁依舊癡童

010_0695_b_12L佛祖意半夜蝦蝀淸寒家計

010_0695_b_13L淡泊宗風看影即眞凡即佛色即空(十)

010_0695_b_14L圓頂方袍迥出塵勞

010_0695_b_15L攜一鉢捿息林皐與人津涉

010_0695_b_16L猶是駝驁但窺池魚聽山雀吟風騷(十一)

010_0695_b_17L多見慧高集義氣豪

010_0695_b_18L泡幻物不用貪饕溪頭種杏

010_0695_b_19L牆下移桃也歠薇羹噉筍炙遠雉膏(十二)

010_0695_b_20L閒嘯頭輪傲視紅塵

010_0695_b_21L三峯秀九曲粼粼油茶慈竹

010_0695_b_22L四序長春似鹿門山仇池穴武陵津(十三)

010_0695_b_23L外絕笑嚬內破畦畛

010_0695_b_24L大廈上跌宕精神竹風龡袂

010_0695_c_01L蘿月侵茵         덩굴에 걸린 달 방석에 스며드는데
大棊一局書一架酒一巡   바둑판 하나 책 한 서가 술 한 순배만 있다네.

[15]
天宇崢嶸         하늘은 우뚝 높은데
日月昭明         해와 달이 밝고 분명하니
含亭毒萬物齊平      길러 주는 정 머금었기에 만물이 모두 화평하네.
道無彼此         도에는 피차가 없고
人有輸贏         사람에게는 이기고 지는 것이 있으니
忘爭頭角說是非辨咎禎   두각을 다투거나 시비를 따지거나 길흉(咎禎) 분별을 잊네.

[16]
白雲鎻扃         흰 구름은 빗장을 잠그고
綠樾滿庭         푸른 나무는 마당 가득 그늘을 드리웠는데
集千石揮塵從橫      많은 돌 쌓아 놓고 불자拂子를 종횡으로 휘두르네.
還墮妄情         진실로 진리에 어두우면 苟昧眞理도리어 망정妄情에 빠지게 되니
須去思量離文字見性靈   모름지기 사량을 버리고 문자를 여의며 성령性靈을 보아야 하리.
무안 현감 서준보90) 공에게 편지로 부치다(簡寄務安宰徐公俊輔)
謝家池上鳳毛良      사가謝家의 지상池上에 봉모鳳毛91)가 훌륭하여
佩玉鳴鸞舊擅場      패옥과 수레 방울 소리를 옛날부터 독차지했네.
中歲田廬持苦節      중년에는 시골집에 살면서 절개를 지키기도 하였고
他年饗席賦甘棠      다른 해에는 잔치에서 선정善政을 흠모하는 시를 짓기도 하였네.
春城竹密官居靜      봄 고을에 대나무 빽빽한데 관리의 거처는 조용하고
小縣花深客夢香      작은 마을 꽃이 만발한데 나그네 꿈이 향기롭네.
欲識啞羊禪坐處      아양승啞羊僧92)이 좌선하는 곳을 알고 싶거든
靑山筍蕨是吾鄕      죽순과 고사리가 나는 청산이 내가 사는 마을이라네.
차운하여 북암에 쓰다(次韻題北菴)
閱盡長春洞        장춘동長春洞을 두루 살펴보니
茲其第一庵        이곳이 제일 좋은 암자이다.
谷虛能豁眼        텅 빈 골짜기라 안계眼界가 넓고
泉淨足消痰        맑은 샘물이라 족히 담痰을 녹인다.
遯世愁無四        세상에 숨어 사니 네 가지 근심이 없고
專天樂有三        오로지 하늘 뜻 따르니 즐거움 셋 있다.
說經猶外事        경전 강설은 오히려 바깥일이요
禪悅我當甘        선열禪悅만을 나는 달게 여기네.
색성과 자홍 두 비구에게 보여 주다(示賾性慈弘兩比丘)
釋門何蕭索        석문이 어찌 이리 쓸쓸해졌는고?
今我獨悲傷        지금 나 혼자만 슬퍼서 마음 상하네.
大鵬潜不起        대붕은 숨어서 나타나지 않고
鷦鷯竟翺翔        뱁새들만 다투어 하늘 높이 난다.
巧言引檀越        교묘한 말로 단월檀越(시주)을 꾀어
終日事祈禳        종일토록 복 비는 것만 일삼네.
設利何太成        사리(設利)는 어이 그리 융성한가.
窣堵滿道傍        부도(窣堵)는 길가에 가득하네.
資斧爲衣鉢        자부資斧93)는 의발衣鉢이 되고
傳法儘多方        법을 전함에 온갖 방편을 다하네.
禪林遂寂寞        선림은 마침내 적막해지고
宗風久凄凉        종풍은 오래도록 처량하기만 하네.

010_0695_c_01L蘿月侵茵大棊一局書一架酒一巡(十四)

010_0695_c_02L天宇崢嶸日月昭明

010_0695_c_03L含亭毒萬物齊平道無彼此

010_0695_c_04L人有輸贏忘爭頭角說是非辨咎禎(十五)

010_0695_c_05L白雲鎻局綠樾滿庭

010_0695_c_06L集千石揮塵從橫苟昧眞理

010_0695_c_07L還墮妄情須去思量離文字見性靈(十六)

010_0695_c_08L簡寄務安宰徐公俊輔

010_0695_c_09L
謝家池上鳳毛良佩玉鳴鸞舊擅場

010_0695_c_10L中歲田廬持苦節他年饗席賦甘棠

010_0695_c_11L春城竹密官居靜小縣花深客夢香

010_0695_c_12L欲識啞羊禪坐處靑山筍蕨是吾鄕

010_0695_c_13L次韻題北菴

010_0695_c_14L
閱盡長春洞茲其第一庵

010_0695_c_15L谷虛能豁眼泉淨足消痰

010_0695_c_16L遯世愁無四專天樂有三

010_0695_c_17L說經猶外事禪悅我當甘

010_0695_c_18L示賾性慈弘兩比丘

010_0695_c_19L
釋門何蕭索今我獨悲傷

010_0695_c_20L大鵬潜不起鷦鷯竟翺翔

010_0695_c_21L巧言引檀越終日事祈禳

010_0695_c_22L設利何太成窣堵滿道傍

010_0695_c_23L資斧爲衣鉢傳法儘多方

010_0695_c_24L禪林遂寂寞宗風久凄凉

010_0696_a_01L顧余斗筲器        돌아보면 나는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奚殊拒轍螳        수레에 대드는 사마귀와 무엇이 다르리.
徒消十方施        부질없이 시방의 시주물만 소비하면서
名寺徧徜徉        이름 난 사찰을 두루 돌아다녔네.
叨濫集上流        외람되게 상류上流들을 모아놓고
結交皆老蒼        교분을 맺었건만 모두 다 늙었구나.
虛名滿一隅        헛된 명성이 온 세상에 가득하여
如今出處妨        지금은 가는 곳마다 방해만 되네.
事業未淸秀        일의 업적은 맑고 빼어나지 못했는데
身世反蒼黃        신세는 도리어 여유가 없이 바쁘네.
雜華常爛漫        화엄은 항상 난만하고
苦海正汪洋        고해는 진정 넓기만 하구나.
津梁久已阻        중생 제도는 오래전에 이미 막혔으니
誰能泛慈航        어느 누가 자비의 배를 띄울 수 있으랴.
何當得圓機        어느 때에나 원만한 근기를 얻어서
殘年與頡頏        남은 세월을 함께 서로 겨루어 볼까나.

010_0696_a_01L顧余斗筲器奚殊拒轍螳

010_0696_a_02L徒消十方施名寺徧徜徉

010_0696_a_03L叨濫集上流結交皆老蒼

010_0696_a_04L虛名滿一隅如今出處妨

010_0696_a_05L事業未淸秀身世反蒼黃

010_0696_a_06L雜華常爛漫苦海正汪洋

010_0696_a_07L津梁久已阻誰能泛慈航

010_0696_a_08L何當得圓機殘年與頡頏

010_0696_b_01L
  1. 1)지장地漿 : 해독하는 데 쓰는 물. 황토 땅을 3자쯤 파서 구덩이를 만든 다음 그 구덩이에 깨끗한 물을 부어 휘저어서 황토수를 만들어 황토가 가라앉은 뒤의 물. 『本草綱目』 「地漿」.
  2. 2)『維摩經』에서 이르기를, “유마힐維摩詰의 방에 한 천녀天女가 있었는데, 대인大人들이 설법을 듣는 것을 보고 문득 그 몸을 나투어 보살과 큰 제자들에게 하늘 꽃을 뿌려 공양했다.”라는 데서 나온 말이다.
  3. 3)『伊川易傳』 : 송나라 정이程頤가 찬술한 『주역』의 주석서로 4권으로 되어 있다. 내용은 왕필王弼의 의리역義理易을 계승하고 있다. 다만 현학적인 요소를 배격하고 유학의 이치로 역학易學의 종지를 밝히려고 한 것이 특징이다.
  4. 4)자명慈明 : 순상荀爽의 자字이다. 동한東漢 시대 영천穎川 영음穎陰 사람으로 경학經學에 밝았으며, 특히 『주역』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역주』와 『易言』 등의 저서를 남겼다.
  5. 5)중상仲翔 : 우번虞翻의 자이다. 삼국시대 오吳나라의 모사謀士이고 경학가經學家이며, 회계會稽 여요餘姚 사람이다. 『주역』·『노자』·『논어』·『國語』의 주석서를 지었다 하나 전해지지 않는다.
  6. 6)나귀 해(驢年) : 해를 나타내는 십이지十二支에 속하지 않으므로 기약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7. 7)십홀방十笏房 : 홀은 척尺과 같은 뜻으로, 4방 1장丈의 조그마한 방을 말한다. 이 말은 유마거사의 석실石室이 사방으로 겨우 열 개의 홀을 용납할 정도였다는 데에서 유래한 말이다.
  8. 8)대연玳筵 : 거북 껍데기로 장식한 자리로 궁중을 가리킨다. 여기에서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리라는 뜻으로 쓰인 듯하다.
  9. 9)금문金文 : 불경佛經을 뜻하는 말이다. 7권 금문이란 구마라집이 한역한 『법화경』을 말한다. 이 경이 7권 28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10. 10)치유緇帷 : 강장絳帳과 함께 사석師席이나 학자의 서재를 지칭하는 말이다. 『장자』 「漁父」에서 “공자가 시서詩書를 강학하는 곳의 숲이 무성하게 휘장처럼 드리워 치유림緇帷林이라 하였다.”라고 하였고, 『後漢書』 「馬融傳」에서는 “마융이 붉은 휘장을 드리운 앞에서 생도를 가르쳤다.”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많은 제자를 배출하고, 백가의 서적도 많이 소장하였음을 말한 것이다.
  11. 11)정승(槐穴):주周나라 시대에 조정에다 세 그루의 괴화나무를 심어 삼공三公의 위치를 표시했다. 이로 인해 후세에 삼공을 삼괴三槐라고 칭했다.
  12. 12)유다油茶 : 산다화山茶花의 다른 이름이다. 한 해 동안에 꽃이 세 번 피고 결실을 두 번 맺는데 그 열매로는 기름을 짠다. 『黔江縣志』.
  13. 13)궁弓 : 토지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지금의 약 5자(尺)로서 보步와 같다. 그런 까닭에 백 궁은 약 5백 걸음이다.
  14. 14)육시六時 : 1주야晝夜를 말하는 것으로 불가에서는 이를 육시로 나눈다. 즉 신조晨朝·일중日中·일몰日沒·초야初夜·중야中夜·후야後夜이다.
  15. 15)황창黃昌 : 동한東漢의 여요餘姚 사람으로 자字는 진성眞聖이다. 문장에 달통하였으며 군郡의 결조決曺가 되었다. 자사刺史가 그를 방문하였다가 기특하게 여겨 불러 종사從事를 삼았다. 뒤에 완宛의 현령이 되었는데 정치가 엄격하여 간인奸人들을 내치니 신명하다고 칭송이 자자했다. 나중에 촉군蜀郡 태수가 되었는데 일을 판결함에 정확하였다고 한다. 『後漢書』 107권 참조.
  16. 16)『傳燈錄』에서 달마 대사가 “내가 동토東土에 와서 법을 전함으로 미혹됨을 풀어 주매 마치 한 송이 연꽃에 다섯 송이가 핀 것 같은 결과가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한 말에서 연유한 것으로서 육조 혜능의 법계가 위앙·임제·조동·운문·법안의 다섯 종으로 나뉘어 꽃핀 것을 말한다.
  17. 17)장군수將軍水:대둔사에 있는 샘으로 물이 좋아 약과 차를 끓이는 데 사용하였다. 이 이름은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가 대둔사에는 출중한 스님들이 많이 배출되었다는 연유로 지어졌다.
  18. 18)송단松壇 : 소나무가 서 있는 낮은 언덕.
  19. 19)계함季咸 : 정鄭나라 때의 무인巫人. 길흉화복을 귀신처럼 맞추었다고 한다. 『列子』 「黃帝」에 “제齊에서 온 신무 계함이 인간의 사생死生·존망存亡·화복禍福·수요壽夭 등의 운명을 마치 귀신처럼 잘 알아맞혔다.”라고 하였다.
  20. 20)용한龍漢:도가道家에서 말하는 5겁劫 중의 하나로 맨 처음 겁을 말한다. 『雲笈七籤』에 이르기를, “천지의 운수에 5겁이 있으니 동방에서 일어나 자子로부터 시작하는 것을 용한이라 하는데 이것이 맨 처음 겁이다.”라고 하였다.
  21. 21)비람풍毗藍風 : 겁말劫末과 겁초劫初에 맹렬하게 불어 모든 것을 파괴하는 바람을 말한다.
  22. 22)세류영細柳營 : 한 문제漢文帝 때 주아부周亞夫가 장군이 되어 세류細柳에 군사를 주둔시켜 흉노의 침입을 방비하고 있을 때, 문제가 군사들을 위문하기 위해 영문營門에 이르렀으나 군령軍令이 없다는 이유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사자에게 부절符節을 들려서 들여보내 장군에게 지시한 뒤에야 들어갔다. 문제文帝가 엄숙한 그 군율에 탄복하면서 ‘진짜 장군(眞將軍)’이라고 찬탄했다 한다. 『史記』 「絳侯世家」.
  23. 23)정조正祖가 대흥사에 서산 대사의 사당을 세우게 하면서 ‘표충表忠’이란 편액을 하사한 것을 말한다.
  24. 24)현관玄觀 : 현도관玄都觀을 말한다. 중국 협서성峽西省 장안현長安縣 숭녕방崇寧坊에 있던 수隋·당唐 시대 도관道觀의 이름인데, 당唐나라 문장가 유우석劉禹錫이 즐겨 놀았던 곳이라 한다. 유우석이 그곳에서 간화시看花詩를 읊었다.
  25. 25)전삼前三:전삼삼前三三 후삼삼後三三의 준말. 오대산五臺山에서 무착無着이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문답을 나눌 때에 나온 말이다. 『벽암록』 35칙에 나오는 화두의 하나이다.
  26. 26)고밀高密 : 후한後漢의 정현鄭玄이 고밀 사람이므로 그를 이르는 말이다. 『今文尙書』 28편에 대해서 정현이 일찍이 주해를 해 놓았으나, 당 태종唐太宗 정관貞觀 연간에 공영달孔穎達이 『尙書正義』를 지으면서 동진東晉 원제元帝 때 매색梅賾이 만든 『僞孔傳』만을 오로지 채택하고, 정현의 주해에 대해서는 위작이라고 단정하여 이를 배척했다.
  27. 27)화산華山 : 송宋나라 사람 진단陳摶으로 자字는 도남圖南이다. 그는 세상이 어지러워지자 화산華山에 가 살면서 도道를 닦고 벽곡辟穀의 술을 익혀 몇 백 날이고 계속 잠을 잤으며, 송 태조宋太祖가 등극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제 세상이 안정을 되찾았다고 하면서 웃었다고 한다. 『宋史』 권457.
  28. 28)사정괘四正卦 : 동·서·남·북 사방에 위치한 괘를 말하는데, 여기에 두 가지 설이 있다. 한유漢儒들은 문왕文王의 괘위卦位에 의거하여 감坎(북)·이離(남)·진震(동)·태兌(서)라 하고, 소옹은 복희의 괘위에 의거하여 건乾(남)·곤坤(북)·감坎(서)·이離(동)라고 말한다.
  29. 29)십사괘 : 정다산丁茶山의 『周易四箋』에 의하면, 복復·임臨·태泰·대장大壯·쾌夬·건乾·구垢·둔遯·비否·관觀·박剝·곤坤의 12벽괘辟卦와 중부中孚·소과小過의 재윤지괘再閏之卦를 합한 것을 말한다.
  30. 30)대연大衍 : 50을 가리킨다. 『주역』으로 점을 칠 때 서죽筮竹의 수가 50개이다.
  31. 31)『주역』 십익十翼 중 괘덕卦德·괘상卦象·괘위卦位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32. 32)『팔색서八索書』:8괘에 대하여 논한 책. 공영달孔穎達의 「尙書序」에 이르기를, “8괘에 대한 설명을 8색索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33. 33)우중상虞仲翔 : 삼국시대 오吳나라의 모사謀士이고 경학가經學家이며, 회계會稽 여요餘姚 사람이다. 『주역』·『노자』·『논어』·『國語』의 주석서를 지었다 하나 전해지지 않는다.
  34. 34)구가九家 : 한나라 때 『주역』을 주석했던 아홉 명의 연구가. 경방京房·마융馬融·정현鄭玄·송충宋衷·우번虞翻·육적陸績·요신姚信·적자현翟子玄·순상荀爽.
  35. 35)호체互體 : 괘를 보는 한 방법으로 중효中爻라고도 한다. 이는 중괘重卦가 이미 이루어지면 6체體가 서로 연결이 되니 2효에서 4효에 이르거나 3효에서 5효에 이르기까지를 하나로 묶어 각각 1괘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이 법은 선진先秦 시대부터 있었으나 용어는 한漢나라 경방京房에 의하여 쓰이기 시작했다.
  36. 36)사괘四卦:두 개의 정괘正卦와 두 개의 호괘互卦를 말한다.
  37. 37)납갑술納甲術:십간十干을 8괘에 배치하는 법을 말한다. 즉 건乾은 갑甲과 임壬에, 곤坤은 을乙과 계癸에, 진震은 경庚에, 손巽은 신辛에, 감坎은 무戊에, 이離는 기己에, 간艮은 병丙에, 태兌는 정丁에 배치하여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다. 구설에는 이 법이 경씨京氏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38. 38)경중敬仲:후한後漢의 양송梁竦과 우번虞翻을 이르는 말이다. 양송의 자字 숙경叔敬에서 경敬을 따고, 우번의 자인 중상仲翔에서 중仲을 따서 경중이라 하였다.
  39. 39)지천태地天泰의 육오효六五爻가 변하여 수천수水天需가 된다.
  40. 40)산택이山澤頤는 바로 보나 뒤집어 보나 모두 산택이의 괘가 된다.
  41. 41)채묵蔡墨 : 채蔡는 거북을 말한 것으로, 채묵은 바로 거북점을 칠 적에 거북 껍데기에 먹으로 획을 그은 다음 이를 태워서 길흉을 점치는 것을 말한다.
  42. 42)왕보사王輔嗣 : 왕필王弼(226∼249)을 말한다.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철학자. 보사輔嗣는 왕필의 자이다. 산양山陽 고평高平(지금의 山東省) 금향현金鄕縣 출생. 상서랑尙書郞을 지냈다.
  43. 43)「說卦傳」에서 “손은 닭이다.(巽爲雞)”라고 하였다.
  44. 44)「說卦傳」에서 “이는 꿩이다.(离爲雉)”라고 하였다.
  45. 45)설시揲蓍하는 과정 중에 한 번 변화할 때마다 일괘이륵一掛二扐하는 것을 말한다. 즉 49책策을 양손에 나누어 쥔 뒤에 오른손에서 1책策을 뽑아 왼손 소지와 약지 사이에 거는 것을 괘掛라 하고, 이어서 왼손 산가지를 4로 헤아리고 남은 것을 약지와 중지 사이에 거는 것을 늑扐이라고 한다. 다음은 오른손의 산가지를 4로 헤아리고 남은 것을 중지와 검지 사이에 거는 것을 재륵再扐이라 한다.
  46. 46)산가지 하나를 새끼손가락과 약지에 거는 것을 권도라 하고, 양분한 산가지를 각각 네 개씩 헤아리는 것을 정도라 한다. 여기에서는 손가락에 하나를 건 상태에서 네 개로 헤아려야 옳은 시법蓍法이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47. 47)「說卦傳」에서 “두 편의 책수策數가 12,520이니, 만물의 수에 해당된다.”라고 하였다.
  48. 48)후한後漢 진번陳蕃이 예장 태수豫章太守로 있을 적에 서치徐穉를 위해서 특별히 의자 하나를 만들어 놓고는 그가 올 때에만 내려놓았다가 그가 돌아가면 다시 올려놓았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보통 현사를 예우하는 뜻이나 빈주賓主 간의 돈독한 정의를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後漢書』 「徐穉傳」.
  49. 49)삼거三車 : 『법화경』 「비유품」에서 말한 양거羊車·녹거鹿車·우거牛車. 성문·연각·보살이 받는 교敎에 비유한 것이다.
  50. 50)『史記』 「鄒陽傳」에서 “머리가 세도록 오래 사귀어도 초면과 같기도 하고 잠깐 길거리에서 만난 사이라도 구면과 같다.(白頭如新。 傾盖如故。)”라고 하였다.
  51. 51)여산廬山:중국 강서성江西省에 있는 산. 동진東晉 시대에 혜원慧遠 스님이 여기에 살고 있었는데, 그의 친구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의 방문을 받고 담소를 나누었다고 한다.
  52. 52)색책塞責 : 겉만 그럴듯하게 꾸며 책임을 면하는 것.
  53. 53)고경孤卿 : 종일품 문관인 찬성贊成 벼슬.
  54. 54)분죽分竹 : 분부分符와 같은 의미로 관리가 지방관으로 부임할 때 부절符節을 임금과 하나씩 나누어 가지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지방 관리를 말한다.
  55. 55)소동파蘇東坡 : 동파는 송의 문장가 소식蘇軾의 호.
  56. 56)황정견黃庭堅 : 1045∼1105. 송나라 시인이며 서예가이다. 강서성 분녕分寧 출생.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도인山谷道人·부옹涪翁. 1066년 진사에 급제, 국자감 교수 등을 지낸 뒤 1085년 교서랑校書郞이 되어 『神宗實錄』 편찬에 종사하였다.
  57. 57)소신신召信臣 : 한대漢代의 관리. 자는 옹경翁卿. 여러 곳의 태수를 지내면서 백성의 복지를 위해 헌신하였다.
  58. 58)두시杜詩 : 후한 때 남양 태수南陽太守로서 남양을 잘 다스려 백성들이 그를 어머니와 같다 하여 두모杜母라 호칭하기도 했다. 『後漢書』 권31.
  59. 59)삼성三聖 : 문왕·무왕·주공.
  60. 60)안화眼花 : 눈이 어지러워 꽃이 날리는 것처럼 어른어른하거나 침침한 것을 이른 말이다.
  61. 61)유인游刃 : 능수능란한 솜씨를 의미한다. 『莊子』 「養生主」의 “두께가 없는 칼날을 틈이 있는 소의 뼈마디 속에 집어넣으면 그 공간이 널찍하여 여유작작하게 칼날을 놀릴 수 있다.(刀刃者無厚。 以無厚入有閒。 恢恢乎其於遊刃。 必有餘地矣。)”라는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62. 62)평점評點:시문을 평할 때 절묘한 구절과 안목眼目에 찍는 점.
  63. 63)응창應瑒 : 후한 말기의 문인.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이다.
  64. 64)유정劉楨 : 삼국시대 위魏나라 사람으로 자는 공간公幹이다. 문재가 뛰어나 왕찬王粲·공융孔融 등과 함께 건안칠자로 꼽혔는데, 조조曹操에게서 벼슬하다가 불경죄로 처형당하였다. 『三國志』 魏書 권21 「劉楨傳」.
  65. 65)심전기沈佺期 : 656~714. 당나라의 시인. 자는 운경雲卿. 송지문과 함께 칠언율시의 정형을 창시하였다.
  66. 66)송지문宋之問 : 당나라 초기의 시인. 측천무후則天武后 때에 여러 벼슬을 지내면서 권력에 아첨하여 추악한 짓을 거듭했으나 율시 형식을 완성했다.
  67. 67)남금南金 : 품질이 가장 높은 금을 말한다.
  68. 68)말계末契 : 보통은 나이 많은 자와 어린 자의 교분을 뜻한다.
  69. 69)하백河伯 : 물을 맡은 신의 이름. 빙이氷夷 혹은 풍이馮夷라고도 한다. 어떤 전설에 의하면 그가 강을 건너다가 물에 빠져 죽어 수신이 되었다고 하고, 또는 그가 약을 먹고 물을 만나 신선이 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풍류를 알고 흰 얼굴에 큰 키를 지닌 미남으로 하반신이 물고기의 형태라 한다.
  70. 70)사군使君:군수나 현령 등 지방관을 지칭하는 말이다.
  71. 71)죽반승粥飯僧 : 죽과 밥만 축내며 지내는 중. 많이 먹기만 하고 능력이 없는 중을 이르는데, 전하여 무능한 사람을 흉보는 말로 쓰인다.
  72. 72)한漢나라 장후蔣詡가 왕망王莽의 정권 때 벼슬을 내놓고 향리에 은둔한 뒤, 집안의 대나무 밭 아래에 세 개의 오솔길을 내고는 오직 친구인 구중求仲과 양중羊仲 두 사람하고만 종유從遊했던 고사가 전해 온다. 『蒙求』 상 「蔣詡三逕」 .
  73. 73)어가오漁家傲 : 송나라 여류 시인 이청조李淸照의 사패詞牌의 하나.
  74. 74)정안定眼 : 선정에 든 도인의 눈.
  75. 75)보살만菩薩蠻 : 소악蘇顎이 지은 『杜陽雜編』에 의하면, 당唐나라 선종宣宗 때 여만국女蠻國에서 당나라에 조공을 바치러 온 사자使者가 있었는데 그의 복장과 치장이 머리를 아름답게 늘어트리고 황금빛 모자를 썼고, 모자의 양쪽으로 늘어트린 장식이 발끝까지 내려왔다.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보살의 그림과 비슷하였고, 사자의 일행 중 노래하고 춤추는 무희들이 있었는데 그 노래가 특이하고 아름다운 곡曲이었다고 한다. 개원開元 연간 최영흠崔令欽의 『教坊記』에서 이 곡의 이름이 〈菩薩蠻隊〉라 하였는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타는 심경을 그린 것이 대부분이라 한다.
  76. 76)공겁空劫 : 4겁劫의 하나. 괴겁壞劫 다음의, 세계가 완전히 공무空無하여졌을 때부터 다시 다음 성겁成劫에 이르기까지의 20중겁中劫 동안을 말한다.
  77. 77)장상사長相思 : 악부樂府의 편명인데, 이 곡은 길이 서로 그리워하는 것을 주제로 한 것이다. 36자 또는 100자 또는 103자로 되어 있다. 『詞律』 권2.
  78. 78)여몽령如夢令 : 사곡詞曲의 이름. 당나라 장종莊宗 때 내원內院을 수리하다가 비석을 발견했는데 그 비석에 노래가 실려 있었다. 이에 장종이 악공을 불러 불러보게 하고 이름을 〈여몽령〉이라고 하였다. 〈보살만〉은 44자라야 하고, 〈여몽령〉은 33자라야 한다.
  79. 79)수조가두水調歌頭 : 사패詞牌의 이름이다. 수조는 당나라의 악곡樂曲 이름이고, 가두는 노래의 첫머리라는 말이다. 95자로 되어 있다. 『詞律』 권14.
  80. 80)낭도사浪淘沙 : 악부樂府의 노래 이름. 28자 또는 54자의 쌍조雙調로 되어 있다. 『詞律』 권1.
  81. 81)수경水經 : 한漢나라 상흠桑欽이 지었다는 중국의 강줄기에 관한 책 이름으로, 본디 137조條이던 것을 북위北魏의 역도원酈道元이 1,252조를 보충하였다.
  82. 82)관매觀梅 : 송나라 소강절邵康節이 매화를 보다가 『주역』의 뜻을 깨달아 그 수數를 부연한 것이다. 매화수梅花數·심역心易·매화심역梅花心易이라고도 한다.
  83. 83)원거鶢鶋 : 원거爰居라고도 한다. 해조海鳥이며 크기가 새끼 말만 하다고 한다. 『爾雅』 「釋鳥」 소疏.
  84. 84)『國語』 「魯語」 상에서 “원거鶢鶋가 노魯나라 동문東門 밖에 와서 이틀을 머물자 장문중臧文仲이 이 새에게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라고 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85. 85)만강홍滿江紅 : 사패詞牌 이름. 그 가락이 측운仄韻과 평운平韻 두 종으로 되어 있다. 『詞譜』.
  86. 86)풍소風騷 : 『시경』의 「國風」과 『楚辭』의 「離騷」라는 뜻으로, 시문을 이르는 말이다.
  87. 87)자죽慈竹 : 대나무 이름으로, 의죽義竹·자효죽慈孝竹·자모죽子母竹이라고도 한다. 사계절 내내 죽순이 나오고 새 대와 묵은 대가 빽빽하게 어우러져 노소老少가 서로 의지한 것 같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88. 88)녹문산鹿門山 : 후한後漢 때 은자隱者 방덕 공龐德公이 이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는데, 그는 한 번도 도회지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 유표劉表의 간절한 요청에도 끝내 응하지 않고 거기에서 생을 마쳤다고 한다. 『尙友錄』 권1.
  89. 89)구지혈仇池穴 : 감숙성甘肅省 성현成縣 서쪽에 있는 산 이름인데, 산에 동서의 두 문이 있고, 산 위에 1백 경頃가량의 못이 있어 이 이름이 생겼다.
  90. 90)서준보徐俊輔 : 1770~1856. 조선 후기의 문신. 1809년 무안 현감으로 있으면서 흉년의 실상을 상소하였다. 청나라에 사신으로 두 번 다녀왔다. 내외직을 골고루 지낸 후 판중추부사로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갔다.
  91. 91)봉모鳳毛 : 자식이 아버지의 훌륭한 풍채를 닮았음을 비유한 말이다.
  92. 92)아양승啞羊僧 :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벙어리 양과 같은 사문. 일에 대하여 결단 해답할 능력이 없는 이.
  93. 93)자부資斧 : 재화財貨와 기용器用을 말한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舟」疑「丹」{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