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정토감주(淨土紺珠) / 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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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
지난 기묘년己卯年(1879) 여름 도암선실道菴禪室에서 더위를 피할 때에 허주 장로虛舟長老를 참례하고 불법의 대의를 묻자 장로께서 말씀하셨다.
“삼교三敎480)는 원래 두 가지 이치가 없고 단지 심心이라는 한 글자에 달려 있네. ‘오직 정밀하게 살피고 전일하게 지켜야 진실로 중도를 잡을 수 있다.’481)는 것은 성인과 성인이 서로 전한 심법心法이요, ‘깨끗한 지혜는 오묘하고 원융하여 주체(六根)와 객체(六塵)를 멀리 벗어났다.’482)는 것은 부처님과 부처님이 서로 증득한 심인心印이요, ‘칠반구환七返九還하여 대보大寶를 수련한다.’483)는 것은 선인과 선인이 서로 준 심단心丹일세. 비유컨대 해의 광명을 뜬구름이 가리면 어두워지는 것처럼 사람이 망상분별에 의해 몽매해지면 자성을 볼 수 없게 되네. 오르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에 굴러 떨어지면서 여러 세계로 옮겨 들어감이 마칠 기약이 없으니 어찌 심히 애석할 만하지 않겠는가? 만일 지혜의 빛을 돌이켜 비추어 근원을 궁구하여 바닥에 사무친다면 존재하는 모든 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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曩在己巳 [21] 避暑于道菴禪室叅禮虛
011_0866_c_17L舟長老敬叩佛法大意長老喩以三敎
011_0866_c_18L原無二致秪在於心之一字盖惟精惟
011_0866_c_19L允執厥中聖聖相傳之心法也
011_0866_c_20L智妙圓逈脫根塵佛佛相證之心印也
011_0866_c_21L七返九還修煉大寶仙仙相授之心丹
011_0866_c_22L譬如天日光明浮雲蔽暗人爲妄
011_0866_c_23L想分別所昧不能見自性升沈輪墜
011_0866_c_24L轉入諸趣無有了期豈不大可痛惜哉
011_0866_c_25L若能回光返照究源徹底則萬有諸法

011_0867_a_01L이 일심을 벗어나지 않는다네.”
이 말을 듣고 바로 정수리에 침을 한 방 맞은 것과 같았다. 비록 말하자마자 대번에 깨닫지는 못했지만 매번 경계의 연을 따라 움직이거나 부딪칠 때에 일념으로 맹렬하게 살피면 나와 남이 모두 공空해져 가슴속이 시원히 틔워졌으니 이것이 어찌 장로가 가르친 힘이 아니겠는가?
종인宗人 보광 거사가 나에게 장로가 손수 모은 『정토감주』 한 책을 보여 주었는데, 이것은 정토에 관한 경전과 논서 중 수목數目에 속한 것을 취하고 이를 모아서 만든 것이다.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지침이 되고 서원의 바다를 건너는 자비의 배가 될 수 있으니 중생들을 제도하겠다고 서원한 훌륭한 장인의 고심을 더욱 볼 수 있다. 우러르는 마음을 이기지 못해 삼가 전날에 들은 법의 가르침 한 궤칙을 묶어 책의 말미에 쓸 뿐이다.
 경진년庚辰年(1880) 늦봄에 보화 거사寶華居士 대방帶方 유엽劉爗은 삼가 발문을 쓴다.
시주질施主秩
순화궁順和宮 경빈慶嬪 김씨金氏, 수명은 산처럼 높고 복은 바다처럼 넓으소서.
신녀信女 대지명大智明 김씨金氏 기부記付 고考 김학성金鶴聲 비妣 경주慶州 김씨金氏 선형先兄 김지운金志運 수嫂 나주羅州 주씨朱氏 수嫂 순안順安 박씨朴氏.
신녀信女 순진행純眞行 최씨崔氏 기부記付 구舅 한종갑韓宗甲 고姑 양천陽川 허씨許氏 고考 최계흥崔啓興 비妣 하동河東 정씨鄭氏 선가부先家夫 한대식韓大植.
신녀信女 묘혜월妙慧月 홍씨洪氏 기부記付 고考 남양南陽 홍씨洪氏 비妣 법성혜法性慧 김씨金氏.
법혜월法慧月 황씨黃氏 기부記付 고考 창원昌原 황씨黃氏 비妣 신창新昌 맹씨孟氏.
신녀信女 금강심金剛心 양씨梁氏 기부記付 고考 남원南原 양정월梁定月 비妣 법성혜法性慧 김씨金氏 화건化乾 양청주梁淸珠 곤명坤命 양씨梁氏

011_0867_a_01L不外乎此之一心云聞之正如頂門一
011_0867_a_02L雖不能言下頓悟1)每於 [23] 境緣動
011_0867_a_03L觸之際一念猛省則物我俱空胸襟
011_0867_a_04L爽豁此豈非長老熏陶之力乎宗人葆
011_0867_a_05L光居士示余以長老所手輯淨土紺珠
011_0867_a_06L一册此取淨土經論中屬於數目者彙
011_0867_a_07L而可爲返心源之指南渡願海之慈
011_0867_a_08L則尤見其誓度羣品之良匠苦心也
011_0867_a_09L不勝景仰謹掇前日之所承聆法誨一
011_0867_a_10L以書卷尾云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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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庚辰暮春寶華居士帶方劉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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順和宮慶嬪金氏壽山高屹福海汪洋
011_0867_a_15L信女大智明金氏記付考金鶴聲妣慶
011_0867_a_16L州金氏先兄金志運嫂羅州朱氏
011_0867_a_17L順安朴氏

011_0867_a_18L信女純眞行崔氏記付舅韓宗甲姑陽
011_0867_a_19L川許氏考崔啓興妣河東鄭氏先家
011_0867_a_20L夫韓大植

011_0867_a_21L信女妙慧月洪氏記付考南陽洪氏
011_0867_a_22L法性慧金氏

011_0867_a_23L法慧月黃氏記付考昌原黃氏妣新昌
011_0867_a_24L孟氏

011_0867_a_25L信女金剛心梁氏記付考南原梁定月
011_0867_a_26L妣法性慧金氏化乾梁淸珠坤命梁氏

011_0867_b_01L신유생辛酉生 화건化乾 양흥완梁興完 대심화大心華 건명乾命 양윤철梁允喆.
신녀信女 보문행普門行 조씨曺氏 기부記付 고考 창녕昌寧 조유복曺有福.
신녀信女 천진화天眞華 김씨金氏.
상궁尙宮 신사생辛巳生 이씨李氏.
보시의 재물을 모아 이 『정토감주』 1권을 새기니 승연勝緣에 동참하여 각기 선근을 닦아 정업淨業에 회향하고 선령先靈을 섭수하여 청태淸泰에 태어나 널리 적광寂光을 증득하길 원합니다.
신사信士 박법계심朴法界心, 박원각朴圓覺, 정정명丁正明, 고명진高明眞.
선남善男 박종기朴熧基, 박형기朴瑩基, 박봉기朴鳳基, 박의호朴毅鎬, 박상호朴相鎬, 박석기朴碩基, 박오득朴五得, 박상득朴相得, 박대흥朴大興, 최진성崔鎭成, 박윤성朴崙成, 박윤규朴崙圭, 성재명成載鳴, 손항원孫恒源, 고경성高景成, 박명진朴明鎭.
김용환金溶桓 기부記付 고考 김준기金俊基 모母 달성達城 서씨徐氏.
김중진金重璡 기부記付 고考 김영묵金英默 모母 전주晋州 강씨姜氏.
이배근李培根 기부記付 고考 우담화優曇華 비妣 경주慶州 김씨金氏.
최명원崔命源 기부記付 선형先兄 최창원崔彰源.
정정명丁正明 기부記付 고考 정성철丁性哲.
이춘식李春植, 김희영金喜榮.
태영수太永壽 기부記付 고考 태기선太基善 비妣 신천信川 강씨康氏 비妣 평산平山 백씨白氏.
이홍순李弘淳 기부記付 부父 이배근李培根 모母 청주淸州 한씨韓氏 비妣 남원南原 양씨梁氏.
이계홍李啓弘 기부記付 고考 이만석李萬錫 모母 밀양密陽 박씨朴氏.
이승옥李承玉.
최성길崔星吉, 김명균金明均, 이석기李錫基, 김세정金世鼎, 함영관咸永寬,

011_0867_b_01L辛酉生化乾梁興完大心華乾命梁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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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867_b_03L信女普門行曺氏記付考昌寧曺有福
011_0867_b_04L信女天眞華金氏

011_0867_b_05L尙宮辛巳生李氏

011_0867_b_06L紏合施資刻此淨土紺珠一卷同叅勝
011_0867_b_07L各修善根回向淨業攝受先靈
011_0867_b_08L生淸泰普證寂光

011_0867_b_09L信士朴法界心朴圓覺丁正明高明眞
011_0867_b_10L善男朴熧基朴瑩基朴鳳基朴毅鎬
011_0867_b_11L朴相鎬朴碩基朴五得朴相得
011_0867_b_12L大興崔鎭成朴崙成朴崙圭成載鳴
011_0867_b_13L孫恒源高景成朴明鎭

011_0867_b_14L金溶桓記付考金俊基母達城徐氏
011_0867_b_15L金重璡記付考金英默母晋州姜氏
011_0867_b_16L李培根記付考優曇華妣慶州金氏
011_0867_b_17L崔命源記付先兄崔彰源

011_0867_b_18L丁正明記付考丁性哲

011_0867_b_19L李春植金喜榮

011_0867_b_20L太永壽記付考太基善妣信川康氏
011_0867_b_21L妣平山白氏

011_0867_b_22L李弘淳記付父李培根母淸州韓氏
011_0867_b_23L妣南原梁氏

011_0867_b_24L李啓弘記付考李萬錫母密陽朴氏
011_0867_b_25L李承玉

011_0867_b_26L崔星吉金明均李錫基金世鼎咸永

011_0867_c_01L박노수朴魯洙, 박준석林俊錫, 이태진李泰鎭, 방세용方世容, 박희령朴喜翎, 박도환朴道煥, 김한성金漢性.
박선행朴善行 기부記付 조고祖考 박제윤朴悌潤 조비祖妣 김해金海 김씨金氏.
 광서光緖 8년 임오년壬午年(1882) 맹춘孟春 정원사淨願社에서 개간開刊하여 봉은사奉恩寺에 둔다.

011_0867_c_01L朴魯洙林俊錫李泰鎭方世容
011_0867_c_02L朴喜翎朴道煥金漢性

011_0867_c_03L朴善行記付祖考朴悌潤祖妣金海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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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緖八年壬午孟春淨願社開刊留鎭
011_0867_c_06L于奉恩寺

011_0867_c_07L「每於」作「於每」{甲}
  1. 480)삼교三敎 : 동양 사상의 근간이 되는 것으로 오랫동안 상호 간에 사상적 논쟁을 지속해 왔던 유교와 불교와 도교를 가리킨다.
  2. 481)『書經』 「大禹謨」에서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묘하니, 오직 정밀하게 살피고 오직 전일하게 지켜야 진실로 중도를 잡을 수 있다.(人心惟危。道心惟微。惟精惟一。允執厥中。)”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순임금이 우왕에게 제위를 물려주려 하면서 경계한 말로 도통道統을 전수하는 요결要訣로 일컬어진다.
  3. 482)『大慧普覺禪師語錄』(T47, 896b); 『碧巖錄』(T48, 194b).
  4. 483)『周易參同契』에 나오는 말로 도교의 수련법을 집약한 것이다. ‘칠七’의 수리數理는 화火의 성수成數이고, ‘구九’의 수리는 금金의 성수로 모두 양陽에 속한다. ‘반환返還’이란 말은 순수한 양이며 음陰이 없는 자리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음양의 변화에는 결함이 없을 수 없으므로 도를 닦는 법을 배우는데, 금과 화를 단련하여 결함을 다시 온전하게 회복시키는 것을 칠반구환이라고 한다.
  1. 1)「每於」作「於每」{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