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寶積經卷第一百一十八

ABC_IT_K0022_T_118
006_0923_a_01L대보적경 제118권
006_0923_a_01L大寶積經卷第一百一十八


서진 삼장 축법호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923_a_02L西晉三藏竺法護 譯


47. 보계보살회 ②
006_0923_a_03L寶髻菩薩會第四十七之二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보살의 다섯 가지 뿌리[根]의 청정한 행이라 하는가.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도의 이치를 닦는 것이 믿음의 뿌리[信根]요, 저 언덕[彼岸]을 건너기 원하면서 남을 부리지 않는 것이 정진의 뿌리[精進根]이며, 도의 뜻을 버리지 않고 모든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뜻의 뿌리[意根]요, 크게 가엾이 여겨서 위험이나 어려움을 구제하려 하는 것이 선정의 뿌리[定根]이며 모든 법을 받들어 받으면서 고요함[寂寞]을 닦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智慧根]이니라.
006_0923_a_04L佛告族姓子何謂菩薩五根淨行受諸法而修道義是爲信根願度彼岸不須御人爲精進根不捨道意爲一切故是爲意根執御大哀欲濟危是爲定根若能奉受一切諸法而修寂寞是智慧根
또 족성자야, 모든 부처님 법을 독실히 믿어서 도의 자취[道跡]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믿음의 뿌리요, 모든 부처님의 법을 받들어 게으름이 없는 것이 정진의 뿌리이며, 모든 부처님의 법을 생각하고 거룩한 이치[聖義]를 마음에 두어서 잊거나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이 뜻의 뿌리요, 부처님의 선정을 닦아 익히면서 처음부터 게으르거나 그만두지 않는 것이 선정의 뿌리이며, 온갖 중생의 의심의 번뇌를 없애면서 생각하거나 원하는 바가 없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이니라.
006_0923_a_10L又族姓子篤信一切諸佛之法順從道迹是爲信根諸佛法未曾懈倦是精進根念諸佛法聖義存心未曾忘捨是爲意根習佛定初不懈廢是爲定根能除一切衆生疑結無所念願是爲慧根
006_0923_b_02L또 부처님의 도를 사모하면서 망설이지 않는 것이 믿음의 뿌리요, 그 성품이 유순하고 정진을 닦으면서 물러남이 없는 것이 정진의 뿌리이며, 덕의 근본을 돕고 자라게 하면서 손상함이 없는 것이 뜻의 뿌리요, 평등하게 광명을 펴서 중생을 비추어서 마음의 산란함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선정의 뿌리이며, 모든 사람의 근원을 분별해서 그를 위해 설법을 하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이니라. 온갖 모든 거리낌을 초월하고 집착함이 없는 것이 믿음의 뿌리요, 중생의 번뇌를 없애주고 모든 속박이 없게 하는 것이 정진의 뿌리이며, 뜻하여 받들어 행하는 것에 집착이 없고 홀로 삼계(三界)를 거닐면서 우뚝하여 남과 다른 것이 뜻의 뿌리요, 모든 거리낌은 인연(因緣)으로 말미암는 것임을 아는 것이 선정의 뿌리이며, 모든 집착과 의뢰를 환히 아는 지혜를 통달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이니라. 또 좇는 것으로 하여금 미혹됨이 없게 하는 것이 믿음의 뿌리요, 사람을 교화하되 미혹되지 않고 때 아닐 때[非時]에 버리면서 항상 즐거움을 품는 것이 정진의 뿌리이며, 좇는 법을 항상 청정하게 행하고 미묘한 법을 여러 가지 더러움으로 헷갈리지 않으며 도의 이치를 잊지 않고 날마다 더욱더 닦는 것이 뜻의 뿌리요, 그 마음이 깨끗해서 평등함을 받들어 행하고 바르게 받아들임[正受]과 거룩한 지혜가 고르고 나란하여서 제도되는 것이 선정의 뿌리이며, 만일 법계(法界)에 걸릴 것이 없음을 환히 알아서 모든 때아닌[非時] 것을 버리고 분명히 아는 법에 머무르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이니라. 모든 선이 아닌[非善] 근본을 없애고 뭇 덕을 수행하는 것이 믿음의 뿌리요, 모든 선의 근본[善本]을 좇아서 경전(經典)에 순종하는 것이 정진의 뿌리이며 뭇 선(善)을 쌓아서 법을 잃거나 어기지 않는 것이 뜻의 뿌리요, 선정의 뜻으로 기뻐하면서 안락을 탐하지 않고 중생의 모든 덕의 근본을 분별하는 것이 선정의 뿌리이며, 뭇 선을 받들어 행하고 그 방편을 따르면서 평등하게 도법을 닦는 것이 바로 지혜의 뿌리이니라.
006_0923_a_15L慕佛道不懷猶豫是爲信根其性調柔順修精進無有退還是精進根助德本長而無損是爲意根等演光明照於衆生救脫憒亂是爲定根別一切人之原本而爲說法是爲慧超越一切諸所罣㝵而無所著爲信根解衆生結令無諸縛是精進志所奉行而無所著獨步三界卓然有異是爲意根知諸罣㝵因緣所是爲定根了諸著猗智靡不達爲慧根又使所遵而無所惑是爲信化人不惑捨於非時常懷悅豫精進根所從法教常行淸澄微妙之法不迷衆穢不忘道義日日增修爲意根其心淸淨奉行平等而以正受聖慧均平而得度矣是爲定根於法界了無所㝵去諸非時住解明是智慧根滅除一切諸非善本修行衆德是爲信根遵諸善本順從經是精進根積累衆善不違失法爲意根定意歡悅不貪樂安分別衆生諸德之本是爲定根奉行衆善從其方便等修道法是爲慧根
또 믿고 부지런히 닦아서 모든 게으름을 버리며 뜻에 구하는 것이 없고 있거나 잃는 것도 없으며 선정의 뜻을 보호하면서 미혹되지 않게 하고 지혜를 받들면서 어리석은 이들을 교화하느니라. 또 믿음을 행하는 이는 삿된 법을 버리고, 정진을 행하는 이는 나를 놓아버리며 그 마음을 오로지 한 곳에만 쓰면서 탐내는 몸을 제도하고 선정을 잘 행함으로써 예순두 가지 소견[六十二見]의 그물을 찢어 무너뜨리며, 저 지혜 있는 이는 온갖 기대고 집착하는 은혜와 사랑을 없애버리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보살이 닦을 다섯 가지 뿌리의 깨끗한 행이니라.”
006_0923_b_17L又信勤修捨諸懈廢意無所求無所忘失護定意令不迷惑奉行智慧開化愚又行信者棄捐邪法行精進者放捨吾我其心專一度於貪身以能行裂壞諸網六十二見其慧智者除一切猗著恩愛是族姓子菩薩所修五根淨行
006_0923_c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이 보살이 행하는 다섯 가지 힘[五力]의 깨끗함인가 하면, 만일 이것을 헤아리면서 다섯 가지 뿌리를 잘 세워 받들어 행하고 버리지 않으면 네 악마를 항복 받고 성문승과 연각승을 좇지 않으며 대승을 따르면서 물러나는 일이 없고 뭇 애욕과 번뇌의 더러움을 녹이며 그 서원은 견고하고 마음에 자재함을 얻으며 뜻함이 용맹스럽고 그 몸은 강건해져서 세력이 있으며 모든 감관은 담박(澹泊)해지고 독실한 믿음이 파괴되지 않나니, 족성자야, 이것을 믿음의 힘[信力]이라 하느니라.
하지 않아야 할 것은 하지 않고 그 성품을 제어(制御)하면서 고르게 하는 것이 정진의 힘[精進力]이요, 닦아야 할 것은 모두 수행해서 그 뜻의 세력이 강한 것이 뜻의 힘[意力]이며, 지을 도업(道業)을 잊거나 잃지 않고 온갖 것을 제도하는 것이 선정의 힘[定力]이요,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닿임[細滑]과 뭇 생각의 위험한 것을 받지 않고 온갖 망설이는 모든 번뇌를 벗어나서 그것을 뜻에 머무르는 것이 바로 지혜의 힘[慧力]이니라.
006_0923_b_24L佛告族姓子何謂菩薩行五力淨計於此能立五根奉行不捨降棄四不從聲聞緣覺之乘從於大乘未曾退還消衆愛欲塵勞之穢其願堅固心得自在志存勇猛其身康寧强而有勢諸根澹泊不壞篤信是族姓名曰信力所不當作而不爲之御其性而令均調是精進力所當修者而皆行之其意勢强是爲意力造道業未曾忘失以度一切是爲定不爲色聲香味細滑衆念所危度一切猶豫衆結意之所住是爲慧
006_0924_a_02L또 믿음의 힘이란 다른 이의 가르침을 좇지 않으면서 받는 바가 있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붙잡아 가져야 할 것을 잊거나 버리지 않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총지(總持)를 체득하면서 도의 뜻을 잃지 않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설법이 평등하여 한쪽 무리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모든 의심을 결단하고 번뇌의 그물에 묶인 중생들을 풀어주는 것이니라.
또 믿음의 힘이란 진실로 믿는 힘을 두루 갖춘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해탈이 굳고 강하여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를 제도하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반야바라밀[慧度]과 지견(知見)의 힘을 알아서 모두 갖추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궁극에 깨달으려는 뜻과 성품[志性]의 힘을 두루 갖추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온갖 행(行)의 근원을 두루 갖추는 것이니라.
또 믿음의 힘이란 아끼고 탐내는 허물과 더러운 일들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온갖 가진 물건을 모두 놓아 버리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나타난 덕의 근본으로 도의 마음을 권하고 돕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평등한 마음으로 행을 따르며 모든 구할 바를 버리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모든 수행할 수 있는 일에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니라.
006_0923_c_14L又信力者不從他教而有所受進力者所當執持而不忘捨其意力逮得摠持不共道意其定力者法平等不從偏黨其慧力者決諸狐疑解散衆生結網之縛又信力者能具足誠信之勢精進力者解脫堅强度未度者其意力者具足解慧度知見力其定力者具足究竟志性之其慧力者具足一切衆行之原信力者能制慳貪垢穢之難精進力皆能放捨一切所有其意力者顯德本勸助道心其定力者等心遵行捨諸所求其慧力者諸可修行未曾望報
또 믿음의 힘이란 온갖 계율을 깨뜨리는 무더기를 풀어 없애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은근하게 계율을 닦아서 일찍이 어기거나 잃는 일이 없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도의 마음을 두루 갖추어서 모자라지 않게 하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문득 어질고 온화한 자리에 나아가 돌아가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모든 행한 바에서 모두 나고 죽음을 끊는 것이니라.
또 믿음의 힘이란 다툼과 성을 내는 근본을 여의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행할 바를 바르게 생각하고 인욕을 좇아 닦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도의 행[道行]을 두루 갖추고 또한 법을 헐뜯지도 않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먼저 자기의 마음을 제어해서 방일하지 않게 하고 온갖 중생의 무리를 옹호하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나를 헤아리지 않고 또한 사람이란 생각도 없는 것이니라.
또 믿음의 힘이란 게으름의 더러운 때[塵垢]를 버리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모두 온갖 인연(因緣)을 초월하게 되어서 나쁜 일에 미혹을 당하지 않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도를 수행해서 온전히 갖추게 하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몸에 휴식을 얻어서 악마를 고루 항복 받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모든 지어야 할 일을 짓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라.
006_0924_a_04L又信力者釋除一切毀戒之精進力者慇懃修禁未曾違失意力者具足道心令不闕漏其定力輒得歸趣仁和之地其慧力者諸所行皆斷生死又信力者離於諍瞋恚之本精進力者正念所行遵修忍辱其意力者具足道行亦不毀其定力者先自制心令不放逸護一切衆生之類其慧力者不計吾我亦無人想又信力者棄捐懈怠衆穢塵垢精進力者皆得超度一切因不爲惡事之所見迷其意力者行於道而令具足其定力者身得休息能諧降魔其慧力者於諸所作無不作
006_0924_b_02L또 믿음의 힘이란 모든 때[垢]와 뭇 삿된 행을 녹여 없애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중생을 모으고 합쳐서 그들을 교화하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항상 그의 뜻을 한결같이 하면서 권하고 돕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항상 고요함을 수행하면서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모든 사람들이 행하는 법을 환히 깨달아 아는 것이니라.
또 믿음의 힘이란 모든 소견으로 아는 때[垢]를 버리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항상 부지런히 수행해서 해박한 견문(見聞)을 구하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생각함이 엄숙하고 깨끗해서 하는 일이 알맞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마음에 생기는 것이 없어야 비로소 체득할 수 있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부지런히 배우고 감당해 내면서 성취되게 하는 것이니라.
006_0924_a_18L又信力者消化諸垢衆邪之行精進力者合會衆生而開化之其意力者常一其志而勸助之其定力者常行靜寂未曾憒亂其慧力者曉了諸人所行之法又信力者棄於諸見所識衆垢精進力者常勤修行求於博聞其意力者嚴淨思念所行如應其定力者心無所生乃能逮得其慧力者精學堪任令致成就
또 믿음의 힘이란 항상 지성스럽게 불도에 이르는 일곱 가지 성스런 재물[七財]을 얻는 것이요, 정진의 힘이란 깨달아 알고 분별해서 7각의(覺意)에 이르는 것이며, 뜻의 힘이란 마음이 항상 정연(整然)하여 일찍이 산란함이 없는 것이요, 선정의 힘이란 일곱 가지 심식이 머무르기 좋아하는 것[七識住]을 초월하게 되는 것이며, 지혜의 힘이란 여덟 가지 삿된 견해를 벗어나서 집착이 없는 것이니라.
파괴할 수 있는 이도 없고 마음이 항상 깨끗한 것이 바로 믿음의 힘이요, 깨끗함을 받들어 행하여 물러나지 않으면서 깨끗하거나 깨끗하지 않는 것도 없고 응(應)하거나 응하지 않는 것도 없는 것이 바로 정진의 힘이며, 그 뜻을 깨끗하게 하여 뭇 도품(道品)의 법을 합쳐 모아서 뜻함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이 바로 뜻의 힘이요, 그 마음으로 정진하면서 고요함을 닦아야 비로소 바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선정의 힘이며, 만일 깨끗하여 모든 소견에 미혹되지 않고 모든 덕의 근본을 받들게 되면 그것이 바로 지혜의 힘이니라.
족성자야, 이것을 보살이 행할 다섯 가지 힘의 청정함이라 하느니라.”
006_0924_b_03L又信力者常得至誠七財之貨精進力者曉了分別致七覺意其意力者心常整齊未曾憒亂其定力者則致超度七識之住其慧力者過於八邪而無著也無能破壞心常淸淨是爲信力奉行淸淨而不退還無淨不淨無應不應是精進力淸淨其意合集群類道品之法無意無念是爲意力其心精進修於寂寞乃爲正受是爲定力若能淸淨不爲諸見之所迷惑奉諸德本是爲慧力是族姓子菩薩所行五力淸淨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보살의 7각품(覺品)의 청정함이라 하는가 하면, 보살은 이것으로 일으키고, 드러내 보이느니라. 의각품(意覺品)이라 함은 자유자재하면서 도와 지혜를 잃지 않는 것이요, 법각품(法覺品)이라 함은 행할 바를 관찰하여 때에 따라 응하면서 집착함이 없는 것이며, 정진각품(精進覺品)이라 함은 힘써 수행할 것에 걸림이 없게 하는 것이요, 환열각품(歡悅覺品)이라 함은 마음에 좋아할 것이 없음을 성취하는 것이며, 신각품(信覺品)이라 함은 몸과 뜻이 쉬면서 궁극[究竟]에 이르게 되는 것이요, 선정각품(禪定覺品)이라 함은 뜻의 맛을 여의면서 지극함을 통달하게 되는 것이며, 관찰각품(觀察覺品)이라 함은 지을 수 있는 업(業)을 모두 다 이루어 마치는 것이니라.
006_0924_b_15L佛告族姓子何謂菩薩七覺品淨以發顯意覺品者而得自在不共道法覺品者觀察所行則隨應時而無所著精進覺品所勤修行至無罣歡悅覺品者心成無所樂信覺品身意休息得至究竟定覺品者於志味而得達至觀覺品者所可造業而悉成辦
006_0924_c_02L또 도의 마음을 구하되 얻는 것도 없고 잃는 것도 없는 것을 의각품이라 하고, 만일 법을 보호하려고 정진하여 날마다 새로우면 이것을 법각품이라 하며, 중생을 교화하면서 싫증을 내거나 게으르지 않으면 이것을 정진각품이라 하고, 즐거운 법락(法樂)을 베풀면서 은근하게 생각하고 의논하면 이것을 환열각품이라 하며, 만일 대중들을 교화하면서 번뇌를 없애고 도(道)를 건립하면 이것을 신각품이라 하고, 만일 평등한 뜻에 머무르면서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면 이것을 선정각품이라 하며, 만일 성현의 지혜를 살피고 행하면서 뭇 사람을 이룩하여 세우면 이것을 관찰각품이라 하느니라.
근심이 없고 생각하지 않음이 마치 사자와 같아서 성문이나 연각의 승(乘)을 뛰어넘으면 이것이 의각품이요, 온갖 모든 법은 모두 다 청정하므로 이것을 환히 깨달아 알면 이것이 법각품이며, 그 행이 깨끗하여 몸과 입과 뜻을 보호해서 범하는 것이 없으면 이것이 정진각품이요, 깨끗하여 집착할 것이 없고 위험을 여의면 이것이 환열각품이며, 해야 할 바를 엄숙하게 닦고 해야 할 바를 모두 다 이루어 마치면 이것이 믿음의 각품이요, 세간을 따르면서 티끌[塵]에 어울리는 일이 없이 빛깔이나 모습[色像]에 평등하면 이것이 선정각품이며, 두 가지 치우친 행에 머무르는 일이 없고 표류(漂流)를 여의며 항상 중생을 보살피고 구하면 이것이 관찰각품이니라.”
006_0924_b_23L又求道心亦無所得亦無所失是意覺品若將護法精進日是法覺品開化衆生不以厭倦精進覺品設樂法樂慇懃思議是悅覺品若化人民滅除塵勞建立於道是信覺品若住等意心不懷亂是定覺品若能察行聖賢之慧建立衆人是觀覺品無憂不念若如師子過於聲聞緣覺之乘是意覺品一切諸法皆悉淸淨曉了此者是法覺品其行淸淨護身口意而無所犯是精進覺淨無所著離於危害是悅覺品修所行所當爲者而悉成辦是信覺未曾順從世之同塵平等色像定覺品未曾住於二法之行離於漂常見將護救於衆生是觀覺品
006_0925_a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각품(覺品)이라 하는가 하면 모든 법을 똑똑히 깨달아 알아서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고 분별하고 헤아려서 의식이 나아갈 바를 알며 그 위의와 예절의 돌아가는 곳을 이해하면서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니라.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자기 몸을 부지런히 닦고 도의 이치를 널리 행하며 번뇌의 속박과 모든 구애되는 일을 제거하면 이것이 의각품(意覺品)이니라. 이는 곧 성현(聖賢)이 하는 행이요 어리석은 범부가 닦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성현의 행을 말하는 것이요 악마가 행할 것이 아니며 이것은 젠체하고 뽐내면서 행할 것이 아니니라.
성현의 행[聖賢行]이란 이는 곧 외도(外道)나 배우는 바가 다른 이들[異學]이 미칠 바가 아니요, 성현이 행하는 것은 빛깔․소리․냄새․맛․접촉의 법을 행하지 않으며, 성현의 행이란 뭇 생각으로 인연(因緣)에 대한 집착이 없고, 성현의 행이란 처소와 방면을 선택하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없으며, 성현의 행이란 마음[心]․뜻[意]․의식[識]으로 생각하거나 말하는 행이 없고, 성현의 행이란 보고 듣고 생각하고 아는 법을 여의며, 성현의 행이란 열반이나 생각으로 지음도 없느니라.
온갖 법에서 행하는 것이 없는 것이 성현의 행이요, 경전(經典)을 닦아서 모두 응(應)함과 응하지 않음이나 기억함과 기억하지 않음도 없고 또한 다른 생각도 없는 것이 성현의 행이며, 온갖 법에서 모두 머무르는 것도 없고 높은 처소를 사모하지도 않는 것이 성현의 행이요, 온갖 법에서 착각하여 어지럽지 않고 바른 이치를 따라 행하면서 저마다 그 처소를 얻게 하는 것이 성현의 행이며, 온갖 법에서 다투는 일이 없이 같이 어울리면서 머무르는 것이 성현의 행이요, 모든 법을 받들어 행하면서도 모든 법이라는 생각이 없고 도의 뜻을 잃지 않는 것이 성현의 행이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일곱 가지 각품을 닦는 성현의 깨끗한 행이니라.”
006_0924_c_15L佛告族姓子所以名曰覺品者何了曉諸法靡所不達分別稱量識知所趣解其威儀禮節所歸開化衆生彼所住處己身勤修廣行道義除去結縛諸所拘綴是意覺品斯則爲是賢聖之行非是愚夫所修說其聖行非魔所行非是貢高自大所行聖賢行者此則非是外道異學之所及逮賢聖所行不行色聲香味細滑之法賢聖行者則無衆想因緣之著賢聖行者便無選擇處所方面有所忘失賢聖行者無心意識念言之行賢聖行者離於見聞念知識法賢聖行者無有泥洹造念思想於一切法無所行者是賢聖行修於經典一切無有應與不應念與不念亦無他想是賢聖行於一切法悉無所住不慕尊處是賢者行於一切法而不錯亂行正義各令得所是賢聖行於一切法未曾諍訟和同止住是賢聖行行諸法無諸法想不失道意是賢聖此族姓子修七覺品聖賢淨之行
006_0925_b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말하여 보살이 여덟 가지 도법[八法]을 닦는 청정한 행이라 하는가 하면 이른바 여덟 가지 도법의 행이란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니라.
무엇을 바른 소견이라 하는가 하면 만일 온갖 모든 법을 받들어 행하면 나[我]와 나 아님에 대하여 공하다는 관[空觀]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라. 그 까닭은 몸과 나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평등하여 차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또한 다시 몸과 사람과 공을 관찰하는 데에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몸과 사람과 공도 역시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또한 다시 사람의 수명과 공이 다르다고 관찰하는 데에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사람의 수명과 공을 마음에서 관찰하면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또한 다시 모든 나고 죽음[生死]도 관찰하지 않고 마지막과 처음[終始]도 공하여 없다는 이치를 여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모든 나고 죽음과 마지막과 처음에 대한 근심[憂患]과 공이라고 보는 것도 역시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공하여 아주 없다[斷滅]거나 항상 있다[有常]고 하는 소견이나 나가 있다고 관찰하는 데에도 머무르지 않는다. 왜냐 하면 아주 없다거나 항상 있다거나 하는 소견 역시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또한 몸과 관(觀)한 바의 공도 헤아리지 않고 또한 이것에 머무르지도 않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몸과 나와 공도 역시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또한 다시 불(佛)․법(法)․승가[衆]를 보거나 공을 관찰하는 행에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불․법․승을 보는 것과 관하는 공도 역시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006_0925_a_14L佛告族姓子何謂菩薩修八道法淸淨之行所謂八道行者一曰正見謂正見若能奉行一切諸法於我不我不住空觀所以者何察身吾我等無差特亦復不住觀身人空所以者身人及空亦復等耳亦復不住觀人壽命與空別也所以者何人壽命觀心平等亦復不觀所有生死於終始空無之義所以者何所有生死及終始患所見空者悉亦等耳住觀空斷滅常見有吾有我所以者斷滅常見悉亦等矣亦不計身及所觀空亦不住此所以者何身吾我空悉亦等耳亦復不住見佛法衆觀空之行所以者何見佛法衆及所觀空悉亦等矣
족성자야, 이것이 이런 견해와 저런 견해가 있으면서 멸도(滅度)에 이른다고 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른 소견으로 불․법․승을 보는 것이니, 그것이 삿된 소견[邪見]이면 뒤바뀜을 여의지 못하느니라.
만일 모든 소견에서 생각하는 바가 없이 으뜸가고 묘하고 중간(中間:中道)이면 이것을 바른 소견이라 하느니라. 왜냐 하면 그것들과 같이 관찰한다면 곧 삿됨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소견을 삼는가 하면 그가 보는 것에서는 마땅히 평등하게 보아야 하느니라.
범부의 법은 비천하다 여기고 배워야 할 법은 높다고 여기면서 이와 같이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요, 범부의 법은 더러운 행이 아직 사라지지 못하였고 보살의 법은 번뇌가 없다고 여기면서 이와 같이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며, 범부의 법은 유루(有漏)라고 여기고, 배울 것이 없는 법은 무루(無漏)라고 여기면서 이와 같이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요, 범부의 법에서는 옷과 밥을 구함이 있고 연각의 법에서는 공양을 바라지 않는다고 이와 같이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 되느니라. 또 소인(小人)들의 뜻에는 바라는 것이 있거니와 보살의 뜻에는 바라는 것이 없다고 여기면서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요, 범부의 법에서는 방일하다 여기고 보살의 법에서는 욕심이 없다고 여기면서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며, 범부의 법은 모두가 유위(有爲)의 일이고 부처님의 바른 법은 바로 무위(無爲)의 도(道)라고 여기면서 보게 되면 곧 삿된 소견이 되는 것이니라.”
006_0925_b_07L是族姓子有彼此見觀至滅度是爲正見見佛法衆其邪見者不離顚倒也若於諸見無所想念上妙中閒是謂正見所以者何如彼等觀則亦無邪以何爲見其見者當觀平等見凡夫法以爲卑賤所學法者以爲尊高如是觀者則爲邪觀凡夫法穢行未消菩薩法者無有塵如是觀者則爲邪見見凡夫法以爲是漏無所學法以爲無漏如是觀者則爲邪見見凡夫法有求衣食覺之法不望供養如是觀者則爲邪見有小意有所悕望菩薩之意無所悕望如是觀者則爲邪見見凡夫法以爲放逸菩薩之法以爲無欲是觀者則爲邪見見凡夫法悉有爲佛之正法是無爲道如是觀者則爲邪見
006_0925_c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이가 범부의 법을 관찰하면서 ‘온갖 법은 모두 본래부터 깨끗하고 그 배우는 법[學法]도 역시 본래부터 깨끗하다’라고 하여 모든 법은 모두가 스스로 그러하다[自然]고 관찰해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범부의 법이나 배우는 법도 역시 공하므로 배우는 법이 공임을 분명히 알아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범부의 법은 인연(因緣)에 있어서 평등하다 여기고 이와 같은 연각(緣覺)의 법도 역시 인연에 있어서 평등하다고 깨달아 알아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범부의 법은 고요하면서 잠잠하고 보살의 법도 역시 욕심이 없으면서 깨끗하다고 알아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범부의 법은 성취된 바가 없고 모든 부처님의 법도 역시 마지막[究竟]이 없다고 알아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006_0925_b_24L佛告族姓子有能察凡夫法一切法皆本淨其學法亦本淨觀諸法悉自乃爲正見也凡夫法所學法亦空了學法空乃爲正見凡夫法者等於因緣曉了如此緣覺之法因緣亦等乃爲正見凡夫法者則爲靜默菩薩之法亦爲澹泊乃爲正見凡夫之法無所成就諸佛之法亦無究竟乃爲正見
그 바른 소견이란 마음에 둘을 받아들이지 않고 둘이라고 보지도 않으며 사람 또한 둘이 없고 나도 보지 않으면 곧 바른 소견이니라. 약간(若干)의 보는 것도 없고 약간 다르게도 보지 않으면 평등하게 관찰하는 것이므로 곧 온갖 모든 법에 상․중․하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온갖 법에 대하여 생각할 것도 없다고 보게 되나니, 이 때에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그 바른 소견이란 약간의 보는 것도 없고 볼 것도 없으며 또한 보게 되는 이도 없어야 비로소 바른 소견이 되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온갖 법을 관찰하면서 이와 같이 깨달아 아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법과 계율을 차례대로 펴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5백의 비구들이 번뇌가 다하면서 뜻이 풀렸다.
006_0925_c_10L其正見者心不入二不見二者人亦無二不見吾我則爲正見無若干見不以若干爲異見者爲平等觀則不想念一切諸法有上中下於一切法無所想見乃爲正見其正見者無若干見亦無所見無所見者乃爲正見所可察者無有形色以見諸法無形色者乃爲正見是族姓子觀一切法曉如是者斯乃名曰班宣法律說是語時五百比丘漏盡意解
006_0926_a_02L부처님께서 보계(寶髻)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바른 생각[正念]이라 함은, 모든 생각과 생각하지 않음을 다 함께 없애고 한군데로 모아 고요히 하여 지혜와 덕을 관찰하여 담박(澹泊)한 법에 이르게 하며 관찰하는 바를 분명히 알면서 모든 법을 보는 것이니라. 생각할 바를 믿는 이는 ‘무엇을 법이라 하고 무엇을 법이 아니라고 할까’ 하여 모든 법은 각각 다르고 차이가 있음을 알면서 서로 친근하지도 않나니, 이렇게 분명히 알게 되면 평등함조차도 생각하지 않거든 하물며 삿되고 아직 있지도 않은 것을 믿겠느냐. 온갖 생각에서 생각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것도 없고 다시 생각할 것도 없으며 응(應)하거나 응하지 않음도 없으면 이것을 바른 생각이라 하느니라.”
006_0925_c_19L佛告寶髻菩薩所謂正念蠲除諸念與不念俱合集寂然而觀智德至澹泊法曉了所觀見於諸法所念信者何謂爲法何謂非法解知諸法各各別異不相親近以曉了是不念平等況于信邪未之有也於一切念無念不念無所復思無應不應是爲正念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바른 말[正言]이라 하는가 하면 그가 말한 말에서 자기 자신을 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도 보지 않으면서 나와 남에 집착하지 않으며 자기 몸을 위태롭게 하지도 않고 다른 이도 위태롭게 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말이라 하느니라. 또 바른 말이라 함은, 모든 법을 평등하게 알고, 온갖 법은 없어져 다한 것임을 알며, 온갖 법은 성현의 법과 해탈에 귀착한다 함을 알면서 하는 말이니 이것을 바른 말이라 하나니, 인자한 마음을 받들어 행하고 거듭 더 가엾이 여기며 친한 이나 원수에 구별이 없고 바른 말도 역시 공하므로 모든 법을 평등하게 연설하며 모양도 없고 원하지도 않으면서 모두 지을 바가 없으며 생기지도 않고 일으키지도 않으며 모든 법의 말은 평등하고 모든 법은 덧없고 괴롭고 공하고 몸이 아니라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니라. 그 바른 말이라 함은, 온갖 모든 법에는 사람도 수명도 없으므로 모든 법을 평등하게 연설하고 뜻의 연[意緣]으로부터 일어남은 마치 그 심은 종자대로 그 열매를 얻는 것과 같은 지라 보살은 중생에게 평등하게 보이면서 그 경법(經法)을 연설하여 부처님 도를 행하게 하는 것이니, 그 바른 말이 깨끗하면 모든 시방의 부처님이 옹호를 받게 되느니라. 이것을 바른 말이라 하느니라.”
006_0926_a_03L佛告族姓子所謂正言其所說者不自見身不見他人不著彼我不危己身亦不危他是謂正言又正言者解諸法知一切法至於滅盡知一切法歸賢聖法及與解脫是謂正言行慈心重加愍哀親仇無別正言亦空等演諸法無相不願悉無所作不生不起諸法言等一切諸法無常苦空非身之教其正言者一切諸法無人壽命等說諸法從意緣起如其所種各得其實菩薩等示衆生宣其經法令行佛道其正言淨則爲一切十方諸佛之所擁護是爲正言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바른 행위[正業]라 함은 모든 지을 행위를 녹여 없애고 다시는 그 원인이 될 근원을 짓지 않으며, 닦는 행위로는 뭇 고뇌를 없애고 모든 통상 하는 일도 모두 헛된 일로 알게 하며 삿된 행위를 일으키지 않고 번뇌를 여의어 더럽고 흐림이 없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행위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이 행위와 모든 법을 분명히 알면서 모든 선의 근본[善本]에서도 짓는 바가 없이 덕행을 닦으면 이것을 말하여 짓는 바 없이 곧 행을 지음이라 하며 허망하고 긴요함도 없는 공허(空虛)한 집[宅]을 짓는 것이다. 이것을 말하여 보살은 으뜸가고 높은 도를 행하는 바른 행위라 하느니라.”
006_0926_a_16L佛告族姓子所謂正業消化一切諸所造業未曾復作諸所原基所修業者滅衆苦惱諸可常業悉令立虛興邪業離於塵勞無有穢濁是謂正若有菩薩曉了此業及與諸法諸善本而無所造以修德行是謂無作則爲造行爲虛無要空虛之宅謂菩薩行上尊道爲正業也
006_0926_b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바른 생활[正命]이라 함은, 나가 있다고 헤아리지 않고 남이 있다고도 헤아리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생활이라 하느니라. 그 바른 생활이라 함은 역시 온갖 번뇌를 쌓지도 않느니라. 보살의 바른 생활은 곧 중생이 부처 되려는 뜻과 성품[志性]을 깨끗하게 닦으며 이미 그 뜻과 성품이 깨끗해지면 스스로 몸을 헤아리지도 않고 또한 수명 등도 없으며 그와 나와 그리고 법을 위하기 때문에 깨끗한 이치를 수행하니, 이것을 바른 생활이라 하느니라.”
006_0926_a_24L佛告族姓子所謂正命不計有我不計有人是謂正命其正命者亦不積聚一切塵勞菩薩正命則能淨修衆生志性已淨志性不自計身亦無壽命等爲彼我及與法故行淸淨義謂正命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바른 방편[正便]이라 함은, 해서는 안되고 법이 아닌 일에 대하여는 마음에 덕(德)을 버리지 않고 지을 방편에 편안하면서 겁을 내지 않으며 바른 행을 맑고 깨끗이 닦으면서 거기에 가까이 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방편이라 하느니라. 그 바른 방편이라 함은, 삿된 방편을 쓰지 않고 지을 방편에서도 그 말대로 하며 모든 법의 같음과 같지 않음을 헤아리지 않고 짓거나 짓지 않는 것도 없으며 모든 법이 머무르는 그대로 그 행할 바를 따르면서 방편을 베푸는 것이니라. 그리고 마치 이 법에서와 같이 모두 부처님의 법을 헤아림도 역시 그와 같나니, 저 고요한[寂然] 그대로의 일을 방편으로 삼으면 모든 법은 평등하여 차이가 없고 행할 바도 역시 평등할 것이므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삿된 방편을 제거하면서 모든 신통과 지혜를 돕고 권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행해야 할 바른 방편이니라.”
006_0926_b_07L佛告族姓子所謂正便於此不爲非法之事心不捨德所作方便安無怯弱修於正行淳淑近之是謂正便其正便者不爲邪便所作方便如其所言不計諸法等與不等無作不作如諸法住順其所行而設方便計如此法諸佛之法亦復如是如其寂然因爲方便諸法平等無有差特所行亦等爲諸衆生除其邪便則以勸助於諸通慧是爲菩薩所行正便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바른 뜻[正意]이라 함은 부처님 도를 기억하면서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 자(慈)․비(悲)․희(喜)․호(護)를 생각하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뜻이라 하느니라. 생각할 때는 은근하게 하면서 온갖 번뇌[塵勞]의 더러움을 듣지 않고 악마의 틈[便]을 따르지 않나니, 그 생각할 삿된 것은 마음을 기울여 내되 삿된 소견[邪見]에 떨어지지 않고 그 뜻을 잘 부려서 그 생각할 바를 다스림은 마치 문을 지키는 이가 닫고 여는 일을 아는 것같이 하며 온갖 착하지 않은 생각을 없애버리고 생각하는 것도 없으며 삿된 생각을 허락하지도 않나니, 이것을 바른 뜻이라 하느니라. 보살은 이미 이 바른 뜻에 있으면서 이 안의 번뇌가 고요히 사라진 도[寂滅道]의 성품에서 깨달음의 과위를 증득하여 취하지 않나니, 이것이 보살의 바른 뜻에서의 깨끗한 행이니라.”
006_0926_b_16L佛告族姓子所謂正意謂憶佛道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慈悲喜是謂正意念於慇懃不聽一切塵勞之穢不從魔便其所念者在所向生不墮邪見工御其意制其所念監門者知閉開時除去一切諸不善念所思想不聽邪念是謂正意菩薩已處於此正意不於此中寂滅道性而取果證是爲菩薩正意淨行
006_0926_c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의 바른 선정[正定]이라 함은 성현의 행을 따르면서 괴로움의 진리[苦諦]를 알고,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진리[集諦]의 종자를 끊으며, 사라짐의 진리[滅諦]의 종자를 증득하고, 도의 진리[道諦]의 종자를 받드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선정이라 하느니라.
그가 만일 바르게 받아들이면[正受] 자기 몸을 평등하게 여기면서 모든 법도 또한 평등히 하며 자기 몸이 깨끗해지면서 모든 법도 역시 깨끗해지며 자기 몸이 공하니 모든 법도 역시 공하여지나니, 선정의 뜻으로 바르게 받아들여 곧 평등한 데로 들어가서 대하여 없어짐[滅盡]에 떨어지지 않느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바른 선정에서의 청정한 행이니라.
또 발심(發心)할 때 행하는 바가 평등하여 지혜와 온갖 거룩한 복을 두루 갖추면서 모든 법을 깨달아 환히 아나니, 이것이 보살로서 바른 선정에서의 깨끗한 행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바른 선정의 깨달음을 말씀하실 때에 천 6백의 하늘과 사람으로서 소승(小乘)을 좋아하여 이미 그 법에 들어가 행하고 있던 제자들이 그 법을 바꾸어서 최고의 바르고 참된 도의 뜻[無上正眞道意]을 내었다.
006_0926_c_02L佛告族姓子所謂菩薩正定隨賢聖知於苦諦斷集諦種證盡諦種道諦種是爲正定彼若正受等於己身亦等諸法己身淸淨諸法亦淨身則空諸法亦空定意正受能如是則入平等不墮滅盡是爲菩薩正定淨行發心之頃所行平等具足智慧一切聖福覺了諸法是爲菩薩正定淨行佛說是正定覺時千六百天與人弟子行者好樂小乘已入其法改發無上正眞道意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말하여 보살이 깨달음의 뜻[覺意]을 보호한다 하는가 하면 그 마음을 돕고 기르면서 일어나지 않게 하며 탐냄․성냄․어리석음을 제거해서 물질[色]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느낌[痛]․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에서도 그 세 곳[三處]에 있으면서 집착함이 없으며, 삼계(三界)를 홀로 걸으면서 3해탈문(解脫門)을 지나가고 3달(達)의 지혜에 이르러 과거․미래․현재를 보되 거리낌이 없으며 중생을 교화하여 모든 더러운 때를 없앰이 마치 햇빛이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이 하고 착한 방편과 지혜로 때를 따라서 다투어 보이며 3세에 노닐되 마치 물 속의 연꽃과 같이 하고 모두를 교화하여 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나니, 이것을 보살이 도를 깨닫는 뜻을 보호하는 깨끗한 행이라 하느니라.”
006_0926_c_13L佛告族姓子何謂菩薩護覺意將養其心令不起生除婬怒癡去於色著痛想行識在於三處而無所著獨步三界過三脫門至三達智睹去來今無所罣㝵開度衆生除諸穢垢猶如日明無所不曜善權智慧隨時示現遊於三世如水蓮花開化一切使發道意是爲菩薩護覺道意淸淨之行
006_0927_a_02L부처님께서 보계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보살이 성취한 신통(神通)의 깨끗한 행이라 하며, 또 다섯 가지 일로써 두루 갖추어 꿰뚫어 본다고 하는가 하면 다섯 가지 일이란 곧 광명을 체득하므로 천안(天眼)이라 하고 또 시방을 두루 비추어 어둠을 녹이면서 빛나게 하지 않음이 없고 모든 부처님이 교화하는 것과 많이 제도하시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에 천안이라 하며 또 멀리서 중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아가는 것을 보고 그 뜻을 장엄하므로 천안이라 하느니라.
또 시방의 온갖 틀과 빛깔[形色]과 모습[像貌]과 종류(種類)와 고움과 미움[好醜], 길고 짧음[長短]을 모두 보나니 그 천안은 걸리는 것이 없고 뜻과 생각이 고요히 사라지며 그 모양은 함[爲]이 없고 모든 하늘․용․신․건달바와 성문․연각보다 뛰어나게 그 처음과 끝[本末]을 보되 통달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이와 같은 종류로 5신통에 이르게 되며 이 천안을 얻으면 바로 보살의 눈이 되나니, 이것이 보살이 지닌 천안의 깨끗함이니라.”
006_0926_c_21L佛告寶髻何謂菩薩成就神通爲淸淨行又以五事具備徹視何謂爲五逮得光明名曰天眼普照十方消盡窈冥靡不睹燿見一切佛所可開化多所度脫故曰天眼遙睹衆生終始所趣莊嚴其志名曰天眼皆見十方一切形色像貌種類好醜長短其天眼者無所罣㝵意念寂滅其相無爲過諸天龍神及揵沓和聲聞緣覺其本末靡所不達是族姓子如是比類致五神通逮此天眼爲菩薩眼爲菩薩天眼之淨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다섯 가지 일로써 그것을 꿰뚫어 듣되 듣지 못하는 것이 없느니라. 무엇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하면 사람의 음성을 듣고 또한 사람 아닌 이[非人]의 음성을 꿰뚫어 들으며 또한 지옥․아귀․축생들의 몹시 고통 받는 소리를 듣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설법도 또한 모두 들으며 시방의 모든 언어와 음성으로서 모두가 같지 않고 저마다 다른 억만 가지의 음성도 모두 환히 듣나니, 이것이 다섯 가지 일로서 보살이 신통으로 꿰뚫어 듣는 깨끗함이니라.”
006_0927_a_10L佛告族姓子復以五事成其徹聽靡所不聞何謂爲五聞於人聲亦復徹聞非人之聲亦聞地獄餓鬼畜生辛苦之音一切十方諸佛說法悉亦聞一切十方諸有言語音辭不同各別異億萬種音皆能聽了是爲五事菩薩神通徹聽淸淨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또 다섯 가지 일로써 사람의 마음속의 생각을 알게 되느니라. 무엇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하면 모든 하늘․사람․지옥․아귀․축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계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선악과 장차 오는 세상에 다시 받을 몸을 모두 다 알고 과거․미래․현재에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나아간 바로써 결정코 오는 세상에서는 삿된 행위를 하게 되리라는 것도 알며 중생들이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하게 되는 선악 등을 모두 다 환히 아느니라. 그리고 그의 마음과 뜻을 살피면서 혹 탐냄․성냄․어리석음을 품고 있는 이면 그 본래의 행에 따라 알맞게 설법하여 주나니, 이것이 보살로서 모든 이의 마음속의 생각을 아는 깨끗한 행이니라.”
006_0927_a_17L佛告族姓子復以五事知人心念謂爲五悉能逮知諸天人民地獄餓鬼畜生之類本末所因心念善惡當來世若更受身知去來今心念所趣決定來處歸於邪業衆生心念善惡所行皆了知之察其心意或懷貪婬瞋恚愚癡隨其本行如應說法是爲菩薩知諸心念淸淨之行
006_0927_b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엇을 보살이 과거 세상을 아는 신통의 깨끗함이라 하는가 하면 다섯 가지 일로써 과거 세상을 환히 알게 되느니라. 그 어떤 탐냄․성냄․어리석음을 받는 이는 모두 저절로 성숙되지 못한 생각을 받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이르게 되었음을 환히 알며 또 자기 몸이 헤아릴 수 없는 세상 동안에 오로지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 사랑․가엾이 여김․함께 기뻐함과 보살핌만 생각하였고 그 선정의 뜻으로 말미암아 이런 일을 체득하였으니 역시 자신이 한 일에 따라 그것을 받는다 함을 알게 되느니라. 또 내가 생각한 마음의 인연과 모든 모양을 관찰하는 그 모양의 인연도 역시 자신이 한 일에 따라 저절로 받는다 함을 알고 또 생각했던 그 마음과 자기 자신이 관찰한 그 뜻으로 그런 어리석은 문으로 들어가서 역시 저절로 받는다 함을 알며, 또 이런 일을 기억하여 안 뒤에는 그 빛깔과 모습[色像]이나 권속․세력․명칭․호귀․빈천․고락 등이 따르는 것도 역시 자기 자신이 한 것이라 모두가 저절로 되어서 이런 어려움을 받고 있다 함도 아는 것이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과거 세상의 마음과 생각을 아는 깨끗한 신통이니라.”
006_0927_b_02L佛告族姓子何謂菩薩知過去神通淸淨謂以五事了知古世其有受於婬怒癡者悉自然受不熟思惟致此事耳復解己身無央數世便更專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慈悲喜護緣其定意而逮得此亦從已致其受吾我念心因緣諸相之觀其相因緣亦從已爲而自然受思惟其心自觀其志其入癡門亦自然受念識此已隨其色像眷屬勢力名稱豪貴貧賤苦樂亦己身爲皆自然行而受此患是爲菩薩知往心念淸淨神通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어떻게 보살이 신족(神足)을 갖춘다고 하는가 하면 다섯 가지 일로써 신족을 체득한 것이니라. 무엇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하면 육신을 나타내 보이면서 신통이 자유자재하고 소리[音聲]를 신령하게 알면서 신통스런 발로써 모든 곳에 다 이르며 마음과 뜻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신족으로 두루 다 마치고 온갖 중생이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신족으로 모두 구별하며 볼 바를 친근히 하면서 신족으로 어느 곳이든지 이르느니라.
그리고 앉아서 시방의 수없는 국토를 보고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두루 미치며 그 익힌 바를 따라 그 몸의 모습을 나타내고 몸은 온갖 시방의 중생에 두루하며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면서 깨우쳐 주며 큰 도의 뜻을 일으키게 하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보살이 행하는 신족의 깨끗함이니라.”
006_0927_b_14L佛告族姓子何謂菩薩具備神足以五事而逮神足何謂爲五示現色身神通自在神識音響神足悉達意所行神足普周一切衆生心所娛樂神足皆別親近所見神足咸至見十方無數國土周遍一切諸佛境隨其習俗現其形體身遍一切十方衆生爲其說法令得開解發大道是族姓子菩薩所行神足淸淨
006_0927_c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지혜의 눈으로 천안(天眼)의 깨끗함을 갖추느니라. 그 천안으로는 신령한 앎에 머무르면서도 역시 집착함이 없으면 천이(天耳)로 본말(本末)이 청정함에 이르러 걸림이 없어서 중생이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을 알아서 통달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그리하여 과거와 미래의 처소를 알면서 모두 잘 증명하고 행할 바 없는 데에 머무르며 모든 번뇌와 나고 죽는 행을 모두 마치고 곧 청정한 신족으로 환히 통하며 사무치나니, 이른바 신통이며, 곧 모든 번뇌가 다한[漏盡] 거룩한 지혜의 문이니라. 보살은 그것에 있어서 이 다섯 가지 신통으로 스스로 재미있게 즐기며 그 마음은 모든 번뇌가 다한 지혜에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006_0927_b_23L佛告族姓子菩薩慧眼具天眼淨天眼者住於神識亦無所著則致天耳本末淸淨住無罣㝵尋卽知衆生心念靡不通達悉知過去當來處所悉能證明住無所行皆盡諸漏生死之行便淨神足諸通明徹所謂神通則諸漏盡聖慧之門菩薩於彼以此五通而自娛樂其心不住盡諸漏慧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이 사는 읍(邑)에서 백천 유순(由旬)의 아주 먼 길을 지나가면 한 큰 나라의 성(城)이 있는데 그 길을 가는 데는 위험하여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이 있고 길은 험하고 좁고 울퉁불퉁한데다 도둑이 나와 재물을 빼앗으며 사자와 범과 이리가 있어서 마구 잡아먹느니라. 그러나 이 길을 벗어나 그 나라에 도달하여 큰 성에 들어가게만 되면 모든 근심걱정을 다 벗어나고 안온함이 한량없느니라.
그때에 어느 한 사람이 그 나라 성의 은덕과 공훈과 즐거움이 많음을 듣고 그가 애지중지하며 언제나 잊지 못하는 외아들을 버려 두고 자기 혼자만 그 나라를 향하여 떠나갔느니라. 그리하여 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가면서 모든 고난과 위험한 일들을 참고 밤낮 게으르지 않고 나아가다가 그늘지고 서늘한 데를 만나게 되었다. 몸에 갖춘 여섯 가지 재주와 다섯 가지 병기를 붙잡고서 그 곳을 뛰어넘어 그 성문(城門)에 도달하게 되었고 그는 그 성문 위에 멈추게 되었느니라. 그리하여 그는 다시 점차로 나아가다가 두 번째 문에 이르게 되었으며 그 성문을 열고 혼자 서면서 갑자기 생각하기를 ‘외아들을 남겨두고 나 혼자 와 있을 수는 없다’라고 하며 아들의 정에 끌리어 그 큰 성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만 도로 되돌아와서 그 아들을 데리고 함께 그 즐거운 나라로 다시 도달하는 것과 같으니라.”
006_0927_c_08L佛告族姓子譬如去於居邑百千兪旬玄迥之路有大國城其路艱險衆難難計阻邃曲隘寇賊抄掠師子虎狼還相食噉若出此路能到彼國大城者悉脫衆患安隱無量時有一人聞彼國城恩德功勳快樂遠著人生年唯有一子甚愛重念視之無聞彼國名捨子而往盡力勤行忍諸艱苦衆難之患晝夜不懈得値陰六藝備體執持五兵便得越度其城門住門梱上稍復進前至第二開其城門而獨住立卽便憶念生一子獨不得來以子恩情不入大尋更還反將其子來共至樂國
006_0928_a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이와 같이 끝없는 갑옷을 입고 큰 정진과 견고한 뜻과 성품으로 정성스럽게 이루어 큰 도[大道]를 드러내 보이며 마음의 업과 순숙(淳淑)한 행을 청정하게 다스리고 모든 번뇌를 다하면서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키며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지혜로 생사를 끊고서 번뇌가 다한 궁극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그러나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그들을 구제하고 보살피기 위하여 다시 되돌아와서 범부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이니라.”
006_0927_c_22L告族姓子菩薩如是被無極鎧以大精進堅固志性精誠所致顯發大道淨治心業淳淑之行諸漏得盡興大哀心開化衆生爲其說法慧斷生死得至無漏究竟成就哀愍衆生欲救護故則復來還現凡夫地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성(城)’이란 거룩한 지혜가 높고 훌륭해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한 데에 비유한 것이요 ‘어려움을 겪으면서 멀리 백천 유순의 아주 먼 길을 가는 것’은 곧 한량없이 나고 죽는 모든 재난에 노닐면서 중생을 구제하되 장애로 여기지 않는 것이며, ‘도둑과 범과 이리’는 바로 뭇 악마와 삿된 소견과 그릇된 법의 재난을 말하는 것이니라. ‘서로 잡아먹는다’는 것은 삼계(三界)의 어둡고 쇠약한 환난을 말하고 ‘그늘지고 서늘한 데를 만났다’는 것은 평등한 행을 말하는 것이며 여섯 가지 재주와 다섯 가지 병기’는 여섯 도무극(度無極:波羅蜜)과 다섯 신통을 말하고 ‘그 사람’이란 보살이며 ‘그 성에 도달하여 성문 위에 서 있다가 바깥문으로부터 점차로 나아가 가운데 문에 이르러서 더 나아가지 않고 서 있었다’는 것은 바로 보살이 유위(有爲)로부터 무위(無爲)로 이르러서 모든 번뇌가 다하고 그 마음이 밝게 사무친 뒤에는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않고 시방을 제도하려 한 것이 마치 외아들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니라. ‘성으로 들어가지 않고 되돌아왔다’는 것은 보살이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마치 외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와 같으며 생사와 모든 번뇌의 재난을 없애고 뛰어넘어 법의 꼭대기에 있어서 비록 생사를 벗어났다 하더라도 모든 번뇌를 다하지 않고 도로 다시 돌아와 다섯 갈래[五趣]에 있으면서 중생을 교화한다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보살이 좋은 권방편을 쓰는 대비(大悲)의 행이니라.”
006_0928_a_05L佛告族姓其城者喩聖慧巍巍諸漏已盡難遠行百千兪旬玄迥路者謂遊無量生死諸難救脫衆生不以爲拘賊虎狼者謂衆魔邪見非法之難食噉者謂三界中陰衰之患値陰涼謂平等行六藝五兵謂六度無極五神通也其人者菩薩也到其城住門梱上從外門稍復進至中門住不前者謂菩薩而從有爲至於無爲漏已盡其心明徹不捨本願欲度十如念一子也不入城還反者菩薩愍傷一切衆生中心念之如一子父除生死諸漏之難超住法頂雖出生不盡諸漏尋復來還在於五趣開化衆生是爲菩薩善權方便大哀之行
그때 보계 보살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전에 없던 일이옵니다.천중천(天中天)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마음에 대비를 품고 해탈을 좋아하지 않으며 중생을 마치 자기의 손바닥 보듯 제도하려 하며 다시 생사로 돌아와 싫증을 내지 않나이다.”
이어서 다시 부처님께 물었다.
“보살은 어떤 법을 좇고 닦으면서 생사를 싫어하지 않나이까?”
006_0928_a_20L爾時寶髻菩薩前白佛言至未曾有天中天菩薩大士志懷大哀不樂解脫欲度衆生如觀己掌反還生死而不惡厭復問佛言菩薩遵修何法不厭生死
006_0928_b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데에 스무 가지 일이 있느니라. 무엇을 스무 가지의 일이라 하는가 하면 덕의 근본을 받들어 행하면서 끝없는 인자함[慈]에 이르고 큰사랑을 지니면서 큰 위험을 거두어 주며, 크게 가엾이 여기면서 작은 근심도 거두어 주고, 중생을 교화하면서 모두를 제도 해탈시키며 항상 정진으로써 모든 겁내고 못난이들을 거두어 주고, 조화된 성품으로써 모든 번뇌 있는 이들을 거두어 주며, 권도 방편으로써 조절할 줄 모르는 이를 거두어 주고, 지혜로써 모든 어리석은 이를 거두어 주고, 신통으로써 통달하지 않은 이를 거두어 주느니라.
또 거룩한 광명으로써 모든 어두운 이를 거두어 주고, 때에 맞추어 모든 의(義)가 없는 사람을 거두어 주며, 뜻을 한 곳으로 쏟으면서 모든 번거로운 것을 거두어 주고, 도의 마음을 좇고 받들면서 모든 배우지 않는 사람들을 거두어 주며, 네 가지 은혜[四恩]를 행하면서 모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거두어 주고, 보시로써 가난한 이를 거두어 주며, 계율을 공경함으로써 예절 없는 사람을 거두어주고 넓은 견문(見聞)으로써 지혜가 적은 이를 거두어주며, 총지(總持)로써 잘 잊어버리는 이를 거두어 주고, 변재로써 고집부리거나 더듬거리는 이를 거두어 주며, 으뜸가는 덕(德)으로써 복이 적은 이를 거두어 주나니, 이 때문에 큰 지혜를 이루게 되느니라.
족성자야, 이것이 보살이 행하는 스무 가지 일로서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라.”
006_0928_b_02L佛告族姓子菩薩有二十事不厭生死何謂二十事奉行德本至無極慈執持大慈以攝大危懷抱大哀攝不弘愍開化衆生度脫一切常以精進攝諸怯劣以和調性攝諸懷結以㩲方便攝不知節則以智慧諸愚冥而以一心攝諸放逸能以神通攝諸不暢能以聖明攝諸闇塞能以隨時攝諸無義其意專惟攝諸煩憒遵奉道心攝諸不學而行四恩攝諸無護以布施攝貧窮以敬戒攝無禮以博聞攝少智以摠持攝喜忘以辯才攝頑訥以上德攝少福由是之故乃成大慧是族姓子菩薩所行二十事不厭生死也
보계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을 보살이 생사를 잘 좇고 수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더욱 이익 되게 하는 것이라고 하나이까?”
006_0928_b_16L寶髻菩薩復問佛言何謂菩薩宜於生死爲無數人而有加益
006_0928_c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로 하여금 공덕으로 장엄하면 생사에 잘 좇게 되고, 복으로는 가난한 이와 재액있는 이를 윤택하게 하며, 넓은 견문으로 장엄하면 생사를 잘 좇게 되고, 변재로는 이익 되게 함이 많으며, 그 뜻을 잘 붙잡아 갑자기 잊지 않게 하여 총지(總持)를 체득하면 생사를 잘 좇게 되고, 온갖 사람들로 하여금 저마다 지혜를 듣게 하며 보배의 손바닥을 얻어서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스스로 장엄하여 재물이 줄어들지 않게 하면서 이 재보로써 이익 되게 함이 많게 하느니라.
또 방일하지 않으면서 생사를 잘 좇고 법을 강설하되 게으르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함이 많으며, 또 모든 모양을 평등하게 쌓으면서 생사를 잘 좇고, 지혜를 닦으면서 모든 중생을 장엄하며 말과 행동이 상응하면서 생사를 잘 좇고, 적당한 때에 함으로써 시절을 잃지 않으면서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함이 많으며, 여러 가지 많은 물건을 보시하되 인색하지 않으면서 생사를 잘 좇고, 때를 따라 교화하면서 저마다 그 처소를 얻게 하느니라.
또 보시 도무극(度無極)으로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함이 많고 깨끗한 계율을 받들면서 생사를 잘 좇으면, 장엄하게 계율을 지니면서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함이 많고, 인욕․정진․선정․지혜로써 생사를 잘 좇으며, 여섯 가지 도무극으로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함이 많느니라.”
006_0928_b_18L佛告族姓子若使菩薩以德莊嚴宜於生死以福潤澤窮乏危厄聞莊嚴宜於生死則以辯才多所饒能執其意而不忽忘逮得摠持宜於生死令一切人各各聞慧逮得寶掌以好布施而自莊嚴財不耗減此財寶多所饒益又不放逸宜於生講法不倦多所饒益於一切人等集諸相宜於生死修慧莊嚴於諸衆生言行相應宜於生死所爲應時不失其節多所饒益於諸衆生一切所有施而不悋宜於生死隨時開化各得其所施度無極多所饒益於諸衆生奉淸淨戒宜於生死莊嚴持戒多所饒益於諸衆生忍辱精進一心智慧宜於生死六度無極多所饒益於諸衆生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옛날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는 오랜 겁 그때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보괴세(普壞世)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부처님 세존이었고 그 세계의 이름은 천관(天觀)이며 겁의 이름은 흔예(欣豫:기쁘고 즐거움)였느니라. 무엇 때문에 그 겁의 이름을 흔예라 했는가 하면 그 겁 동안에 6만의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셨으므로 그때 정거천(淨居天)은 수없는 음성으로 그 부처님들의 덕을 연설하는 것을 들었고, 또 그 겁 동안 6만의 부처님이 계실 때에 천상과 세간 사람들은 다 함께 노래하고 찬송하는, 그 찬탄하는 소리를 듣고 모두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착한 마음이 생겼으므로 이 때문에 겁의 이름을 흔예(欣豫)라고 지은 것이니라.”
006_0928_c_11L佛告族姓子乃去往古無央數劫長遠無量爾時有佛名普壞世如來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世界名曰天觀劫名欣豫何故其劫名曰欣豫於彼劫中六萬佛興時淨居天聞無數音班宣佛德於是劫中有六萬佛時天世人皆共歌頌此咨嗟聲其有聞之靡不歡喜善心生焉以是之故劫名欣豫
006_0929_a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의 세계는 안온하고 쾌락하였으며 그 덕은 높고 뛰어나서 하늘[天]과 사람들이 그 세계를 보면서[觀] 싫어할 줄 몰랐기 때문에 이 세계의 이름을 천관이라 한 것이며, 그 국토는 미묘하고 지성(至誠)으로 장엄하였으며 여러 가지 향으로써 그 땅이 되었는데 단단하여 일천 개의 세계를 받칠 수 있었느니라. 또 그 부처님 국토에서 풍기는 향기는 시방의 한량없고 수많은 국토에 두루 미쳤고, 전단(旃檀)의 연기는 그 온 땅을 다 덮었으며, 저절로 끝없이 광명요(光明曜)라고 하는 연꽃이 피었고 그 연꽃의 광명은 항상 그 세계를 온통 비추고 있었느니라. 모든 인민들은 누구나 신족(神足)이 있었고 전생에 지은 덕으로 누관(樓觀)과 강당(講堂)과 정사(精舍)며 처마․문․창․평상․깔개 등은 모두 향(香)으로 되어 있어서 미묘하기 그지없었으며 그 부처님의 국토에는 또한 나라나 읍이나 군(郡)․현(縣)․촌락 등이 없었느니라.
또 그 대중들은 모두가 신통이 있어서 허공을 걸어다녔고 누각과 강당 역시 공중에 있었으므로 그 누각과 강당에 앉아서 오로지 도(道)에 힘쓰면서 읽고 외우고 강론(講論)하였으며, 그 곳에는 여인도 없었고, 역시 아이를 배는 일도 없었으며, 사람들 모두는 변화로 태어나고[化生] 여인이란 이름은 듣지도 못하며 또한 3도(塗)라는 악한 세계[惡趣]의 이름조차도 없었느니라.
또 뭇 괴로움과 우환이 없고, 많은 사람들은 선정의 즐거움으로 음식을 삼았으며, 독실한 믿음이 미묘하여 대승을 뜻하였고, 그 곳에는 다른 승(乘)인 성문이나 연각의 이름도 없었으며, 그 국토나 연각의 이름도 없었으며, 그 국토 인민들은 모두가 관을 쓰고 훌륭한 의복을 입었으며, 얼굴빛은 마치 천상의 사람들과 같았고 설령 집을 나와 배운다 하여도 번뇌와 애욕을 이내 모두 버리면서 걱정 근심이 없었느니라.
006_0928_c_21L佛告族姓子其佛世界安隱快樂其德巍巍諸天人民觀之無厭以故世界名曰天觀其土微妙至誠莊嚴以雜種香而成其地任執本於千世界又其佛土所出香則能周遍十方無量無數之國檀煙陰於其土地自然生起無極蓮花名光明曜其蓮花光常以大暉照彼世界人民大小皆有神足宿德所居香爲樓觀講堂精舍軒戶窗牖牀榻茵蓐微妙綩綖其佛之土亦無國邑郡縣村落又彼人民悉得神通經行虛空樓閣講堂亦處于空坐斯樓堂專精念道諷誦講論彼無女人亦無胞胎人皆化生不聞女名亦無三塗惡趣之名又無衆惱勤苦之患切衆人禪定歡悅以爲飮食篤信微妙志求大乘彼無異乘聲聞緣覺之名也其土人民皆著冠幘衣服顏色猶如天人假使出學塵勞愛欲尋皆捨離無有憂累
006_0929_b_02L또 그 여래는 모든 보살들에게도 법복(法服)을 입으라고 시키지 않았나니, 그 까닭은 그 사람들은 흐린 마음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리고 그 여래의 모습과 거룩한 얼굴은 마치 범천과 같았고, 모든 보살들도 몸가짐과 예절을 갖추지 않음이 없었으며 앉고 일어나는 데에 차분하였고 경도(經道)를 강설하였느니라.
가령 시방의 모든 부처님 국토에 있는 신통 변화가 끝없는 보살들이 이 천관 세계로 나올 때에는 모든 나라를 통과하면서 여래를 뵈옵고 머리 조아려 귀의한 뒤에 경전의 해설을 듣게 되며 이 부처님 국토의 짝할 데 없고 그 덕이 빼어나 높고 뛰어남이 한량없음을 보고는 모두가 ‘기이하게 여기며 전에 없는 일이옵니다’라고 소리 높여 찬탄하고서야 이 곳을 떠나갔느니라.”
006_0929_a_18L又彼如來亦不勅告諸菩薩等使被法服所以者何其人不生穢濁心故而彼如來形體威顏現如梵天諸菩薩衆威儀禮節靡不備坐起安詳講說經道設使十方諸佛之土有無極變神通菩薩詣天觀世界者通過諸國來覲如來稽首歸命聽說經典見彼佛土無有倫匹德超殊巍巍無量怪未曾有擧聲嗟歎爾乃捨去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그 여래께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도를 펴시면서 교화하실 적에는 땅에서 예순 여섯 길이나 되는 허공으로 솟아올라 미묘하고 청정하게 장엄된 사자자리[師子座]에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으뜸가는 법의 가르침을 논하되 대강 그 요점만 말씀하시고 그 속의 이치는 자세히 분별하지 않으셨으니, 마치 내가 여기서 은근히 설하는 것이 많은 것과 같으니라. 그 까닭은 이 모든 정사(正士)는 모두가 거룩한 지혜에 들어서 한 마디 구절로써도 곧 백천의 이치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니라. 이 때문에 여래는 간략하게 경의 가르침을 펴시면서 많은 말씀을 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네 가지 깨끗한 행을 말씀하셨나니, 도무극(度無極)의 깨끗함이요 도품법(道品法)의 깨끗함이며 신통행(神通行)의 깨끗함이요 중생을 교화함[化衆生]의 깨끗함이니라. 이것이 네 가지 깨끗한 행이니라.”
006_0929_b_04L佛告族姓子若彼如來爲諸菩薩班宣道化踊昇虛空去地六十六丈坐於微妙淸淨莊嚴師子之座爲諸菩薩論上法教粗擧其要不廣分別屢練中義如吾於此多說慇懃所以者何斯諸正士悉入聖慧以一章句輒能解入百千之義是故如來約宣經教不以多言其佛爲說四淸淨行度無極淨道品法淨神通行淨化衆生淨是爲四也
부처님께서 보계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그 부처님 국토에 진보(珍寶)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그는 곧 보괴세 여래께 여쭈었느니라.
‘무엇을 말하여 보살이 생사(生死)를 잘 좇아 있으며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함이 많나이까?’
그러자 여래께서는 곧 그 보살을 위하여 이 두 구절의 이치를 자세히 말씀하시되 ‘이 큰 지혜에 대하여는 다 말할 수 있는 이가 없나니, 보살이 행할 것은 항상 생사에 있는 것이며, 지혜의 빛[慧曜]을 체득하면 이롭게 하는 것이 많으니라’고 하셨으며,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자마자 6만의 보살이 유순인(柔順忍)을 얻었느니라.”
006_0929_b_13L佛告寶髻時彼佛土有一菩薩名曰珍寶卽自啓問壞世如來何謂菩薩宜在生死多所饒益於諸衆生於時如來便爲菩薩廣分別說此兩句義於斯大慧道莫能當菩薩所行恒在生死逮得慧曜多所潤益佛適說是六萬菩薩得柔順忍
부처님께서 보계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진보 보살이 다시 물었느니라.
‘무엇을 말하여 보살이 도량(道場)을 맑고 깨끗하게 장엄하고 보리수[佛樹] 아래에 앉는다 하나이까?’
그러자 여래는 진보 보살에게 말씀하시되 ‘방일함이 없음[無放逸]으로써 도량을 맑고 깨끗하게 장엄하고 보리수 아래에 앉게 되느니라.’
‘무엇을 말하여 방일함이 없다고 하나이까?’
그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느니라.
‘경전을 받들며 행하느니라.’
‘무엇을 말하여 경전을 받들며 행한다 하나이까?’
006_0929_b_20L佛告寶髻珍寶菩薩復問何謂菩薩嚴淨道場坐於佛樹壞世如來告珍寶曰以無放逸嚴淨道場坐於佛樹於彼何謂無放逸者其佛告曰奉行經典又問何謂奉行經典
006_0929_c_02L그러자 말씀하셨느니라.
‘말과 행동이 상응하면 바로 방일함이 없는 것이니라. 또 방일함이 없으면서 스스로 부산하게 내닫지 않으며 한량없는 큰 덕[無量大德]의 갑옷을 닦으면서 5음(陰)과 더불어 합하지도 않고 5음을 초월하느니라.
보시가 한량없음[無量]은 다할 수 없기 때문이요, 지계가 한량없음은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을 위하기 때문이며, 인욕이 한량없음은 모든 고통을 참아내기 때문이요, 정진이 한량없음은 정사(正士)로서의 할 일이기 때문이며, 선정이 한량없음은 물러나거나 타락함이 없기 때문이요, 지혜가 한량없음은 걸림이 없기 때문이니라.
인자한 마음이 한량없음은 중생을 교화하되 끝[限]이 없기 때문이요, 가엾이 여김이 한량없음은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모자라는 이를 구제하기 때문이며, 기쁘게 함[喜]이 한량없음은 법으로써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때문이요, 보호함[護]이 한량없음은 중생들을 구제하면서 돕고 기르기 때문이니라.
006_0929_c_02L告曰言行相應是無放逸又無放逸不自馳騁修於無量大德之鎧不與陰合越於五陰布施無量不可盡故持戒無量爲未學故忍辱無量堪衆苦故精進無量正士業故禪定無量無退落故智慧無量無罣㝵故慈心無量開化衆生不可限故悲哀無量愍傷衆生濟匱乏故行喜無量以法歡悅衆生之故行護無量救濟將養群生之故
나고 죽음[生死]이 한량없음은 온갖 부처님의 도법(道法)을 길이 기르기 때문이요, 사람을 교화함이 한량없음은 그와 나를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며 바른 법이 한량없음은 때를 따라 돕고 순종하면서 정진이 견고하기 때문이요, 덕과 지혜가 한량없음은 권방편을 붙잡고 평등하게 때를 맞추기 때문이며, 부처님을 받들음이 한량없음은 지혜를 두루 갖추기 때문이니라.
견문을 구함이 한량없음은 지혜가 우뚝해지기 때문이요, 마음의 받아들임이 한량없음은 중생의 뜻함과 성품과 행실을 보기 때문이며, 절개와 덕이 한량없음은 뜻을 한적한 데 두면서 한정(限定)이 있기 때문이요, 한적한 데 삶이 한량없음은 마음을 돕고 따르기 때문이며, 고요하고 잠잠함이 한량없음은 살피는 바가 넓고 두루 하면서 빨리 모든 통혜(通慧)를 갖추기 때문이니라.’
006_0929_c_11L生死無量長育一切佛道法故化無量人安彼我故正法無量將順隨時堅精進故德慧無量執權方便等應時故奉無量佛具足慧故求無量聞智卓然故心入無量睹見衆生志性行故節德無量志存閑靜有限之故閑居無量將順心故寂默無量所察廣普速疾具成諸通慧故
006_0930_a_02L그 부처님께서 이어 진보보살에게 말씀셨다.
‘이것이 방일함이 없는 데에서 마땅히 준수해야 할 법이니, 보살이 이 방일함이 없음을 수행하면 도량을 깨끗하게 장엄하고 보리수 아래에 앉게 된다는 그 이치니라.
또 족성자야, 이 방일함이 없음을 모든 도품의 법[道品法]에서 세운 근본은 방일함이 없는 거룩한 지혜의 근원에 이르고, 견고하고 중요한 법을 체득하여 방일함이 없음으로써 덕의 근본을 쌓되, 방일하지 않게 하며, 옛날 오래도록 들었던 법을 잊는 일이 없고, 두루 온갖 경전을 품어 가지며 티끌세상[塵勞]의 한량없는 번뇌[陰蓋]를 소멸시키고, 모든 도의 이치에 걸림이 없는 것이니라.
방일함이 없는 이는 너른 들판에 쌓인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태워 없애고, 온갖 경법(經法)을 모두 보호할 수 있으며, 모든 모양을 없애고, 모든 감관을 억제하는 것이요, 방일함이 없는 이는 삿된 길을 버리고 뭇 선(善)을 받들어 행하며, 세력이 뛰어나서 열 가지 힘[十力]을 두루 갖추고, 힘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견줄 이가 없느니라.
방일함이 없는 이는 두려워할 것이 없고 온갖 부처님 법을 구족하고 성취하여 그 정상에 도달할 것이며, 방일함이 없는 이는 곧 부처님의 모든 신통과 지혜를 획득하게 되느니라.’”
006_0929_c_19L佛告珍寶是無放逸所當遵法菩薩行此無放逸者嚴淨道場坐於佛樹則其義也又族姓子其無放逸諸道品法所立之本致無放逸聖慧之原逮堅要法以無放逸積累德本能不放逸未曾忘失往古夂遠所聽聞法普能執懷一切經典消化塵勞無量陰蓋於諸道義無所罣㝵無放逸者則能燒盡曠野積聚愚癡之冥悉能將護一切經法滅除衆相抑制諸根無放逸者退捨邪徑奉行衆善力勢超殊具足十力力如虛空而無等雙無放逸者得無所畏具足成就一切佛法歸其原頂無放逸者便能獲致佛諸通慧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께서 이 방일함이 없음을 말씀하실 때에 만 2천 명의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체득하였느니라.
족성자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진보 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 까닭은 바로 지금의 네 몸이기 때문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마땅히 ‘보살로 하여금 방일함이 없게 하여야 도량을 깨끗하게 장엄하고 보리수나무 아래에 앉아 여래의 도에 들어감이 한량없다’고 하는 이런 관(觀)을 지어야 하느니라.”
006_0930_a_11L佛告族姓子彼佛說此無放逸時萬二千菩薩逮得無所從生法忍於族姓子所憶云何時珍寶菩薩豈異人乎莫作是觀所以者何汝身是由斯緣故當作此觀若使菩薩無放逸者乃爲應宜嚴淨道場坐佛樹下入如來道不可限量
006_0930_b_02L부처님께서 다시 보계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면서 보살행이 깨끗한 이면 중생의 행과 마음에 품은 선악을 보고 곧 한량없고, 한이 없고, 불가사의한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저마다 끝없는 법을 받들어 행하게 할 수 있느니라.
그 보살은 뜻하는 성품이 부드럽고 자상(仔詳)한 데에 들어가서 자유자재하게 어느 정도의 인민들을 교화할 때에 그 족성자들은 사람의 근성(根性)이 같지 않고 소견도 저마다 다르리니, 그러므로 보살은 때에 따라 나타내고 보이면서 그들을 유도하고 나아가게 하느니라.
혹 어떤 사람에게는 굳고 바른 계율이라야 교화할 수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계율을 깨뜨림으로써 교화를 받게 되기도 하며, 또 어떤 이에게는 옷과 재물로 왔다갔다하면서 교제함으로써 그것이 인연이 되어 교화를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부드럽게 함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거칠게 함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독한 마음을 품게 함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두렵게 함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괴롭게 함으로써, 또 어떤 이에게는 안온하게 함으로써 교화되도록 하느니라.
또 어떤 이에게는 말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 더 훌륭하게 됨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인연이 생김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뜻하는 성품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괴롭게 굶주림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뜻에 순종하여 줌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가진 물건으로 인하여, 어떤 이에게는 아무 것도 없음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는 흥성하게 하여 줌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도록 하느니라.
혹 어떤 이에게는 받는 것이 있음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받는 것이 없음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재물로 살림을 하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고요하면서 바꾸거나 취함이 없음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예쁜 얼굴을 탐하고 사모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나쁜 얼굴 빛깔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빛깔․소리․냄새․맛․접촉의 법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게 되도록 하느니라.
006_0930_a_17L佛復告寶髻菩薩所謂菩薩開化衆若菩薩行淸淨者見衆生行心懷善惡便能開化無量難限不可思議衆生之類各使奉行無極之法其菩薩者志性調柔入於審詳自在開化幾何人民彼族姓子人根不同所見各異是故菩薩隨時示現而誘進之或能有人堅正禁戒乃成開化或從毀戒因得受教或以衣物往來交接緣受道化或以柔耎或以麤獷或懷毒心或以恐怖或以苦惱或以安隱而受開化或在言語或從得勝或從因生或從志性或從逼惱或從順意或從所有或從無所有或從興盛從所受或無所受或從財業治生從靜然無所易取或從貪慕求妙顏或從惡色或從色聲香味細滑之法而致開化
또 어떤 이에게는 성을 내고 나쁜 기색을 하고, 거칠게 다루는 법으로 인하여 교화할 수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함께 살고 묵음으로써 교화를 받기도 하며, 또 어떤 이에게는 자주 자주 서로 오고 가고 하면서 만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부처님과 교법과 성인 대중을 듣게 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기쁘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근심하고 걱정하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나[我]가 없게 함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게 하기도 하느니라.
또 어떤 이에게는 고요한 음성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음성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중생의 유위(有爲)의 괴로움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천상과 세간에서 만나게 될 안온함을 듣게 함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기도 하며, 또 어떤 이에게는 성문승에서 말하는 가르침을 듣고, 혹은 연각승의 가르침을 듣고, 혹은 대승을 듣고서 교화를 받게 되기도 하느니라.
또 어떤 이에게는 언제나 기뻐하면서 괴로워하지 않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근심하면서 기쁘게 하지 않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재물의 이익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지나친 사랑과 공경을 받지 않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이익을 얻게 함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손해를 보게 함으로 인하여 혹 또 어떤 사람에게는 네 가지 은혜로 인하여 교화되도록 하느니라.
006_0930_b_12L或從瞋罵臭氣惡味麤堅穢法而得開解或從共居宿止受化或從往來數數相見或從聞佛法聖或從歡喜或從憂慼或從無我從寂音或從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之音而受開化或從衆生有爲之惱或從聽聞天上世閒所遭安隱而受開化或聽聲聞所說乘教或緣覺乘或聞大乘而受開化或從常喜不以憂惱或從愁慼不因欣豫從貨利或從踊躍不見愛敬或從得或因衰耗或復有人而從四恩因而開化
006_0930_c_02L또 어떤 이에게는 안의 업[內業]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바깥 업[外業]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눈․귀․코․혀․몸과 손발로 인하여 교화를 받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재미있게 즐기고 노래하고 놀게 함으로써, 또 어떤 이에게는 꽃과 향으로써 교화를 받기도 하며, 또 어떤 이에게는 그의 몸에 괴로움과 우환만 만나게 함으로써 또 어떤 이에게는 항상 즐겁게만 함으로써 교화를 받기도 하느니라.
또 어떤 이에게는 그의 마음에 고요한 방편을 얻게 함으로써, 또 어떤 이에게는 변화로 된 비구의 형상으로 인하여, 또 어떤 이에게는 변화로 된 비구니․우바새․우바이의 향상으로 인하여 교화를 받게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부처님의 향상과 용모가 나타나게 함으로 인하여 그를 교화하게 하기도 하며, 또 어떤 이에게는 제석․범왕․전륜성왕의 형상과 같게 함으로 인하여 교화되게 하기도 하느니라.”
006_0930_b_24L或從內業或從外業或從眼耳鼻口身體手足而受開化或以娛樂歌戲或以花香而受開化或從其身專遭苦患或從常樂而受開化從其心得靜方便或從化作比丘形或復變現比丘尼優婆塞優婆夷像而受開化或復現作佛像容貌而開化之或如釋梵轉輪聖王像貌而開化之
부처님께서 이어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여러 가지의 변화를 나타내지 않고 그의 성행(性行)과 그의 마음 속의 생각만을 보면서 교화하게 한다면 그를 제도하지 못하게도 되나니, 마땅히 중생의 성품과 행동을 분명히 알면서 병에 따라 약을 주어야 제도되는 이가 많게 되느니라. 설령 보살이 도무극(度無極)을 행한다 하여도 부처님의 도품법(道品法)을 잘 받들어 받고, 또한 신통의 지혜를 분명히 안 뒤에야 고요히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니라.
006_0930_c_09L佛告族姓子若使不現若干種變觀其性行行其心念而開化者不能度之當曉了知衆生性行應病與藥所度乃廣設令菩薩行度無極則能奉受佛道品法亦能明了神通之然後寂然開化衆生
006_0931_a_02L보살에게는 중생을 교화하는 데에 네 가지 법이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하면 첫째는 처음부터 끝까지의 우환을 싫어하지 않으면서 아직 미치지 못한 이를 인도하고 교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자기의 안락은 탐하지 않으면서 모두의 안락을 원하는 것이며, 셋째는 언제나 때에 알맞게 도의 가르침을 펴 보이는 것이요, 넷째는 중생들의 심성과 행할 바를 분별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법이니라.
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말이 부드럽고 언사가 공경 받을 만하며, 둘째는 계율을 깨끗하게 받듦이 마치 해와 달과 같으며, 셋째는 얼굴에 항상 기쁜 빛을 띄면서 원한을 품는 일이 없으며, 넷째는 항상 인자한 마음을 품는 것이니라.
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해치려는 마음을 품지 않고, 둘째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뜻을 지니며, 셋째는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넷째는 항상 그 마음을 조복하는 것이니라.
또 네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성질과 행실이 깨끗하고, 둘째는 아첨함이 없으며, 셋째는 정진함이 굳세고 강하며, 넷째는 괴로움과 즐거움[苦樂]과 선악(善惡)을 참아내는 것이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중생을 교화하는 데 있어 네 가지 법이니, 마땅히 ‘이렇게 하여야 비로소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다’라고 하는 관(觀)을 지어야 하느니라.”
006_0930_c_14L菩薩有四事開化衆生何謂爲四一曰不厭終始之患導示未及二曰不貪安己願安一切三曰常以時宜宣示道教曰分別衆類心性所行是爲四復有一曰所說柔和言辭可敬二曰奉戒淸淨猶如日明三曰顏色常悅未曾懷恨四曰常懷慈心復有四一曰心不懷害二曰志於大哀三曰意多愍傷四曰常調其心復有四一曰性行淸淨二曰無有諛諂三曰精進堅四曰忍於苦樂善惡是爲菩薩四法開化衆生當作此觀乃能堪任救濟一切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과거 세상의 헤아릴 수 없고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오랜 겁 전, 그때 부처님이 계셨으니, 명호는 이구광(離垢光)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부처님․세존이었고 세계 이름은 적연(寂然)이었으며 겁의 이름은 애경(愛敬)이었느니라.
적연 세계는 풍요하고 안락하였으며, 오곡이 남아돌고 즐거움이 한량없었으며, 천상과 인간이 번성하였느니라. 그리고 이구광 부처님의 성문 대중은 96억이었고, 보살은 8만 4천이었으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33만 6천세였느니라.
006_0931_a_04L佛告族姓子往昔過去無央數劫遠無量不可思議爾時有佛名離垢光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世尊世界曰寂然劫名愛敬寂然世界豐樂安隱五穀平賤快樂難量人孳盛離垢光佛其聲聞衆九十六菩薩八萬四千其佛壽三十三萬六千歲
006_0931_b_02L그때 어떤 범지(梵志)가 큰 국왕이었고 그 국왕에게는 업수(業首)라 하는 태자가 있었으며, 단정하고 잘생겨서 보는 이마다 싫어함이 없었느니라. 그의 나이 열여섯이 되었는데 얼굴에 미혹하고 호귀(豪貴)함을 믿으면서 거칠고 문란하며 젠체하면서 이구광 부처님께 나아가려 하지도 않고 공경하거나 머리 조아려 예배하는 일도 없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시기를 ‘태자 업수는 어째서 갑자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과 덕의 근본을 돕는 일을 잃었단 말이냐. 전생에 지은 근본을 알지 못하여 나를 헤아리고 용모와 재보와 호귀함에 미혹되어 젠체하고 뽐내면서 자주 나에게 나오지도 않으며, 여기에 나온다 해도 귀의하려 하지 않고 예절을 어기고 있으니, 만일 그를 위하여 은밀히 그의 본행(本行)을 말하여 주면 반드시 전생 일을 알게 되어 자주 여래에게 나와 머리 조아리며 가르침을 받게 되리라’고 하셨느니라.
그때 이구광 여래는 8만 4천의 보살을 모두 다 한군데에 모아 놓고 제비를 뽑아 누구든지 태자 업소에게로 가서 8만 4천 년 동안 교화하고 설법하면서 온갖 괴로움과 핍박을 당한다 하여도 싫증내거나 괴롭다고 여기지 않을 적임자를 선출하게 하였느니라. 그리하여 가서 그를 교화하려 하면 접대하지도 않고 한 자리에서 말도 하지 않으면서 다만 꾸짖고 욕설을 퍼붓고 비방만 할 뿐이었느니라.”
006_0931_a_13L時有梵志爲大國王王有太子名曰業首端正姝好見者無厭厥年十六惑於顏貌迷於豪貴荒亂自大不肯往詣離垢光佛不修恭敬稽首爲禮佛心念言太子業首云何忽失無上正眞道意勸助德本不識宿本而計吾我荒迷容色財業豪貴及懷自大不數詣佛旣來至此不肯歸命違失禮節設爲慇懃宣其本行者識宿命數詣如來稽首受教於時離垢光如來皆悉請會八萬四千菩薩使行法籌誰能堪任詣太子業首所八萬四千歲教化說法者而不患厭一切苦惱所見逼迫雖往教彼不見接待座席言談但得罵詈毀辱誹謗
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이렇게 제비를 뽑아 보내려 하였는데도 그 8만 4천의 모든 보살 중에서는 한 보살도 그 제비에 응하려 하지 않았는데, 마침 그 모임 안에 있던 극묘정진(極妙精進)이라는 한 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 길게 무릎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느니라.
‘제가 8만 4천 년 동안 태자 업수에게로 가서 자주자주 만나면서 온갖 안락을 버리고 뭇 고통을 참겠사오며 비록 여러 고난을 만난다 하더라도 괴롭다고 여기지 않겠나이다.’
극묘정진이 이런 말을 하여 마치자마자 삼천대천세계가 때맞추어 여섯 갈래로 진동하였고 백천의 천상사람들이 허공에 있으면서 소리 높여 찬탄하되‘장하고 장하십니다. 끝이 없는 정진으로 큰 서원의 갑옷을 입으셨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이때 극묘정진 보살은 업수 태자에게로 나아가 문 앞으로 가서 서 있었느니라. 태자는 막 그를 보자마자 꾸짖고 욕을 퍼붓고 성을 내면서 비방하는 말이 한이 없었으며 흙을 집어서 던지고 기왓조각과 돌로 때렸으며 칼과 몽둥이로 마구 해쳤느니라.
006_0931_b_05L佛告族姓子時雖行此籌八萬四千諸菩薩中無一菩薩肯受法籌彼會中有一菩薩名極妙精進卽從坐起偏露右肩長跪叉手前白佛言我能堪任八萬四千歲往來太子業首數數相見捨一切安皆忍衆苦遭諸厄不以爲患極妙精進適發此三千大千世界應時六反震動千天人住於虛空擧聲歎曰善哉善無極精進被弘誓鎧於時極妙精進菩薩往詣業首太子門前而住子方見罵詈毀辱瞋恚誹謗言語衝口無有其限撮土坋之瓦石打之杖加之
그때 보살은 이러한 곤욕을 당하면서도 성을 내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으면서 또한 후회하거나 되돌아오지도 않고 기어이 그 마음을 굳게 먹고 정진의 갑옷을 입고는 지혜의 힘을 더욱 더하면서 그를 가엾이 여기며 나아갔느니라.
이렇게 하면서 천 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첫 번째 문에 가 닿을 수 있었고 그로부터 받는 곤욕과 비방과 깔보는 재난도 마다하지 않고 다시 더 차츰차츰 나아가 이번에는 1만 년이 되어서야 왕궁의 첫 번째 마당까지 이르렀으며 다시 2만 년을 지난 뒤에야 대궐 안의 두 번째 마당에 가 닿았느니라.
006_0931_b_18L於時菩薩被辱如是不懷瞋不以爲恨亦不悔還遂堅其心被精進鎧智力益增興發大哀而愍傷如是千歲乃得自前入第一門所苦困輕毀之難不以患厭至于萬轉復進至王宮第一之庭又二萬歲至第二庭
006_0931_c_02L이렇게 차례로 나아가면서 8만 4천 년 만에 일곱 번째 되는 마당에 가 닿아서 이레 낮 이레 밤을 지났었느니라. 태자 업수는 그때 다시 그를 보면서 곧 묻기를 ‘비구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왔고 무엇을 구하는 것이오’라고 하자 보살은 대답하기를 ‘태자의 명성과 공훈을 칭찬하려고 일부러 왔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태자는 생각하기를 ‘기이하고 전에 없던 일이다. 지금 이 비구는 계율의 덕이 한량없어서 미칠 이가 없다. 그 많은 곤욕을 당하면서도 일찍이 그만두거나 부끄럽게 여기는 일이 없었으니 말이다’라고 하였느니라.
극묘정진 보살은 기뻐하면서 업수에게 곧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6_0931_b_24L如是之比八萬四千歲至第七庭七日七夜太子業首時復見之尋便質問比丘何來詣此所求菩薩答曰故來相詣相稱名勳於時太子心自念言怪未曾有今此比丘戒德難量無能逮者被諸毀辱未曾懈恥極妙精進歡悅業首尋說頌曰

태자여, 나는 지금 구하는 것이 없으며
음식도 의복도 소용없습니다
두려운 맘이 없습니다
나는 법 때문에 일부러 여기에 왔습니다.
006_0931_c_07L太子吾今無所求
不用飮食及衣服
宜當顯發無怖心
吾以法來故至此

인간 중에서 높으신 이구광(離垢光)이라는
큰 성인이 계시면서 많은 이익 주시며
경법(經法)을 강설하여 고통 근심 없애시니
어떤 사람도 들으면 감로(甘露)를 얻습니다.
006_0931_c_09L人中尊號離垢光
大聖現世多所益
講說經法除苦患
若有人聞逮甘露

모든 부처님은 매우 만나기 어려워서
셀 수 없는 천 겁에도 만나기 어려운데
사람들에게 명하여 법을 받게 하시니
곧 세간의 밝은 횃불이십니다.
006_0931_c_11L諸佛興出甚難値
無數千劫難可遇
執御衆人令受法
則爲世閒之炬曜

그런데 욕심으로 방일하고 있고
재색(財色)을 탐하면서 즐기고 있으며
호귀(豪貴)와 왕위에 미혹되어서
법왕(法王)을 뵈러 가려 하지 않는구려.
006_0931_c_13L反以欲得而放逸
貪於財色自娛樂
迷荒豪貴及王位
不肯往詣見法王

재물은 덧없고 목숨은 잠깐이라
부처님은 ‘사람 목숨은 마치 아침의 이슬과 같다’ 하셨습니다
태자 스스로도 역시 그렇다고 여기면서
어떻게 부처님 말씀을 듣고서도 다시 방일하려 합니까?
006_0931_c_15L財業無常命難保
佛說人壽如朝露
太子自察亦常然
云何聞佛復放逸

어진 이는 일찍이 불도에 뜻을 두어
중생을 불러다 제도하려 하였는데
지금은 무슨 일로 욕심에 부림을 받아
방일하고 있으니 어찌 중생을 제도할 수 있겠소.
006_0931_c_17L仁者以曾志佛道
召請衆生欲度脫
於今何因爲欲使
放逸安可度衆生

나는 우선 부처님[最勝]께 돌아가려 하는데
마음을 조복하여 번뇌를 없애야겠습니다.
어진 이도 정진하며 모두를 가엾이 여기면서
장차 뒷날 한(恨)이나 근심이 없게 하십시오.
006_0931_c_19L吾且欲還詣最勝
當降伏心滅塵欲
仁興精進愍一切
將無後恨懷憂惱

때에 왕자는 이 게송을 듣고
곧 뜻을 낮추어 공경심을 일으켜
극묘정진의 발에 머리 조아리면서
저는 이제 보살에게 지은 죄를 참회합니다.
006_0931_c_21L時國王子聞斯頌
卽自下意發恭敬
禮極精進稽首足
吾今自悔辱仁罪

저는 마땅히 온갖 일을 다 버리고
호귀(豪貴)나 국토를 탐하지 않겠으며
이제는 편안히 머물 데로 나아가서
잘못을 버리고 이로움을 구해야겠습니다.
006_0931_c_23L我當棄捨一切士
不慕豪貴貪國土
吾當往至安住所
棄捐瑕穢求見益
006_0932_a_02L
그리고는 곧 1억 8만 인과 함께
저마다 여러 꽃과 향을 가지고
다 같이 부처님이 계신 데로 나아가
사람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이구광을 뵈었다.
006_0932_a_02L卽與一億八萬人
各執衆花擎諸香
俱往詣於最勝所
見離垢光人中上

이미 모든 부처님이 계신 데로 나아가
머리 조아리고 공양한 뒤에
한 쪽으로 물러나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그때 태자는 이런 말을 하였다.
006_0932_a_04L已皆悉到安住所
前稽首足而供養
退在一面住佛邊
於時太子說此言

극묘정진 보살은 바로 저의 스승이옵니다
싫증 내지 않고 온화한 얼굴로 권고한
그 은덕은 참으로 더할 데 없사오니
이러한 공양으로 족히 보답 못하옵니다.
006_0932_a_06L極妙精進是我師
心不患厭和顏勸
此之恩德無以加
如是供養不足報

법왕(法王)의 교명(敎命)을 잃고 어긴 것을
참회하나이다. 세간을 구제하고 보호하는 이여
저는 지금 정성껏 귀명하오니
부처님은 저의 자수(自首)하는 뜻을 받아들이옵소서.
006_0932_a_08L歸悔首過救護世
違失法王之教命
我今都悉自歸誠
願佛納受所首情

이제는 발심하여 모든 부처님 따르면서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기며
다시는 삿되거나 방일하지 않으리니
이제 저는 덕을 세워 불도 이루리이다.
006_0932_a_10L於是發意悉求佛
用一切故興愍傷
不復造邪爲放逸
今我立德成佛道

그때 태자는 영광스런 자리[榮位]를 버리고
1억 8만의 사람들과 함께
부처님에게서 사문(沙門)이 되고
뜻을 내어 부처님의 도를 구하였다.
006_0932_a_12L爾時太子棄榮位
與人一億八萬四
於最勝所作沙門
發意志求於佛道

그때에 부처님은 그의 소원을 아시고
그들을 위해 최고의 불도를 말씀하셨으며
모두 청정한 법을 듣고 유순인(柔順忍)을 얻었고
모든 높은 선비[高士]는 나 없는 법[無我法]에 머물렀다.
006_0932_a_14L時佛知其所志願
爲說最上佛道業
諸聞淨法逮柔順
諸高士住無我法

부처님께서 보계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극묘정진 보살을 알고 싶으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며 그 태자 업수는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이니라.
족성자야, 과거에 보살은 중생을 교화하기에 게으르지 않았고 위덕이 높고 뛰어나서 한량없기가 이와 같았으며 배운 것도 날로 깊었으며 정진에도 짝할 사람이 없었나니, 그러므로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면 마치 저 과거 세상의 극묘정진 보살의 덕을 생각하면서 닦고 배워야 하느니라.”
006_0932_a_16L佛告寶髻菩薩欲知爾時極妙精進我身是太子業首彌勒是族姓子去菩薩開化衆生不以懈倦威德巍巍無量如此所學日深精進無侶故菩薩欲度衆生當念修學如彼往世極妙精進菩薩之德
006_0932_b_02L부처님께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자재함을 얻는 데에 네 가지 업이 있나니, 이 네 가지 업으로써 모든 부처님 도법을 섭취(攝取)하게 되느니라. 무엇을 네 가지 업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모든 악마를 초월하면 귀순하여 항복하지 않음이 없고, 둘째는 청정한 불국토를 생각하면서 청정한 가르침을 닦게 하며, 셋째는 몸과 입과 뜻을 엄숙히 하면서 개사(開士)의 근본을 순종하고, 넷째는 모든 부처님의 도품(道品)을 합하고 모으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 법의 자재한 업이라 하느니라.
다시 보살 업(業)이 되는 네 가지 일이 있느니라.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그 지혜로 뜻하는 성품[志性]을 깨달아 알고, 둘째는 중생의 근원이 귀착하는 것을 널리 보며, 셋째는 온갖 모든 갈래[趣]에 좇는 바를 분별하면서 병에 따라 약을 주고, 넷째는 가야할 모든 길을 분명히 알면서 고요함을 얻어 성을 내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로서 행할 자재한 도업으로서의 네 가지 일이니라.”
006_0932_a_22L佛告族姓子菩薩有四業而得自在以此四業攝取諸佛道法何謂爲四一曰超越諸魔靡不歸伏二曰念淨佛土令修淨教三曰嚴身口意順開士本四曰合集一切諸佛道品是爲四法自在之業復有四事爲菩薩業何謂爲四一曰其慧曉了所入志性二曰普見衆生根原所歸三曰分別一切諸趣所由應病與藥四曰明識一切徑路所行令得寂寞不懷瞋恚是爲四事菩薩所行自在道業
이때 보계 보살은 수없는 겁 동안 헤아리기 어려운 백천의 덕의 근본을 심었었기 때문에 그 값어치가 삼천대천세계와 맞먹는 상투 속의 명월주(明月珠)를 꺼내어 여래께 받들어 올리면서 말하였다.
“이 정수리 위의 보배를 여래께 바치옵니다. 이 덕의 근본으로 인하여 그 정수리 몸매[頂相]를 볼 수 있는 이가 없게 하시옵고 모든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거룩한 지혜의 정수리를 이루게 하옵소서.”
006_0932_b_10L於是寶髻菩薩從無數劫殖於難限百千德本髻中明月珠其價當此三千佛以奉如來口宣此言以頂上寶貢獻如來因是德本致無能睹其頂相逮成諸佛不可思議聖慧之頂
바로 그때 부처님께서 웃으셨다. 그러자 5색의 광명이 그 입으로부터 나와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 국토를 비추고는 곧 도로 되돌아와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홀연히 정수리 위에서 없어졌다.
그러자 이 모임 안에 있던 첩변(捷辯)이라 하는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세존을 찬탄하며 게송으로 물었다.
006_0932_b_15L卽時笑五色光明從其口出照無央數諸佛國土尋卽來還繞佛三帀沒頂上於是會中有菩薩名曰捷辯從坐而起偏露右肩長跪叉手讚歎世尊以頌問曰

가장 높으셔서 견줄 이 없으시고
세속(世俗)을 뛰어나서 으뜸이시며
때[垢]가 없고 더러움을 여의셨으므로
삼계에서 그 덕(德)을 칭송하나이다.
006_0932_b_20L最尊無等倫
超世俗之上
無垢以離穢
三界稱其德

그 자비는 짝할 이 없어서
수미산보다 뛰어났사오니
지금 무엇 때문에 웃으셨나이까
지혜로써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006_0932_b_22L其慈無儔匹
超越須彌山
今者何欣笑
願慧爲我說

진리와 계율로 조복하고 안정되어
성품을 깨달은 이라 말씀을 공경하노니
저로 하여금 뜻함이 편안한 데로 나아가
쉽게 고요함을 잘 닦게 하소서.
006_0932_b_23L眞諦戒調定
執性人敬言
令我志趣安
善修快寂然
006_0932_c_02L
여기 계신 천상 인간에서 높으신 이는
그 뜻이 아주 견고하고 묘하신데
어떤 요구에 응하시어
가엾이 여기면서 지금 웃으셨나이까.
006_0932_b_24L天人尊在此
其志甚堅妙
爲以何感應
哀愍而今笑

시방에서 온통 세력이 강하시고
광명과 복이 빛나고 뛰어나며
용맹한 사자(師子)께서는 어둠을 파괴하고
대중에 노니시되 두려워할 바 없나이다.
006_0932_c_03L十方摠勢强
光明福曜威
勇師子壞冥
遊衆無所畏

삼계에서는 짝할 이 없나니
어찌 보다 특수한 이 있을 수 있으리까
법 집[法宅]에서 저를 위하여 해설하소서
무엇 때문에 기쁜 듯이 웃으셨나이까.
006_0932_c_04L三界無有侶
何能有殊者
法宅爲解說
何故而欣笑

때[垢]를 여읜 성품이 편안한 데 노니시고
얼굴빛은 항상 온화하고 기뻐하며
이름과 덕은 허공을 통하면서
빨리 내달음은 한정할 수 없나이다.
006_0932_c_05L離垢性遊安
顏色常和悅
名德通虛空
馳逸不可限

모든 어두움을 녹여 없애고
광명은 비추지 않음이 없으며
편안히 머무르며 다 아시니
무엇 때문에 기쁜 듯이 웃으셨나이까.
006_0932_c_07L消除諸窈冥
光明靡不照
安住唯爲解
何故而欣笑

덕을 닦으신 마음은 청정하고
서원은 마치 금보산(金寶山)과 같으며
항상 미치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쳐 주시나니
세간 사람이 두루 공양하나이다.
006_0932_c_08L修德心淸淨
願如金寶山
常訓誨不及
世人普供養

곧 으뜸가고 좋은 밭이 되시고
복이 많은[衆祐] 성인이라 세간을 초월하였으며
석사자(釋師子)는 법요(法要)를 나타내시어
연설하신 것이 마치 허공과 같나이다.
006_0932_c_09L則爲最良田
衆祐聖超世
釋師子現要
所演如虛空

모든 하늘과 대중들로서는
묘하거나 같을 이가 없사오며
평등한 마음은 매우 굳고 강하며
부끄러움과 자상함이 풍성하나이다.
006_0932_c_11L諸天及人民
無與妙等者
等心甚堅强
慚愧祥豐盛

높고 뛰어나신 덕은 백천 가지며
몸매는 마치 꽃이 만발하듯 하며
가장 수승한 능인(能仁)께서 웃으셨으니
원컨대 저희들을 위하여 밝혀 주소서.
006_0932_c_12L巍巍德百千
相如花茂盛
最勝能仁笑
願爲發遣之

그 지혜는 걸림이 없고
3세(世)에 널리 퍼져 있으며
약간의 몸과 뜻에 처하실 때도
그 마음은 집착함이 없사옵니다.
006_0932_c_13L其慧無罣㝵
流布於三世
處若干身意
其心無所著

일시에 모두 환히 아시고
따르며 행하고 교화하시는데
어진 사자께서는 웃으셨으니
그 뜻은 무엇이옵니까?
006_0932_c_15L一時悉曉了
如應當行化
仁師子屬笑
其義爲何義

모든 하늘은 공중에 서 있으면서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있으며
땅 위의 모든 대중들도
합장하고는 귀의하고 있나이다.
006_0932_c_16L諸天住空中
意內懷悅豫
地上諸人民
叉手而自歸

능인(能仁)께서 훌륭하고 독특한
오직 감로(甘露)의 말씀을 해주시면
모든 하늘과 신(神)과 사람들이 듣고
번뇌의 어두움이 사라지리이다.
006_0932_c_17L能仁勝唯說
殊特甘露味
諸天神人聞
消滅塵勞冥

부처님께서 첩변(捷辯)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 보계 보살을 보지 못했느냐. 이 상투 속의 보배구슬을 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면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원하면서 곧 부처님의 근원이 되는 지혜에 공양한 것이니라.”
006_0932_c_19L佛告捷辯菩薩汝爲豈見寶髻不乎以此寶髻珠奉上如來志願無上正眞道意則爲供養佛之原慧
보살이 대답하였다.
“예, 이미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006_0932_c_22L對曰然已見世尊
006_0933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족성자 보계 보살은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겁 동안 항하의 모래만큼의 여래․지진(至眞)을 공양하면서 언제나 범행(梵行)을 닦았고 수없는 중생들을 교화하면서 3승(乘)을 세웠으므로 10아승기겁을 지난 뒤에 장차 부처님이 되리니, 그 명호는 보성(寶成) 여래․지진(至眞)․등정각․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道法御)․천인사․부처님 세존이시니라.
006_0932_c_23L佛言是族姓子寶髻菩於恒河沙劫供養恒沙如來至眞常修梵行開化無數衆生之類立於三乘過十阿僧祇劫當得作佛號曰寶成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世尊
세계의 이름은 이구광(離垢光)이요 겁의 이름은 무구(無垢)이며 그 이구광 세계는 7보(寶)가 합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두 광명이 나면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를 비추어 주고 그 광명은 자금(紫金) 빛인데 만일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나는 이면 온갖 번뇌[塵勞]가 모두 사라지게 되며 그 국토는 풍요하고 안락하며 모든 보살들은 집착함이 없고 다른 배움[異學]으로써 서로 다투는 이도 없으며 도의 보배를 널리 닦나니, 이 때문에 여래의 명호를 보성(寶成)이라 하느니라.
006_0933_a_06L世界名離垢光劫曰無垢離垢光世界七寶合成咸出光明照於十方無量佛土其光紫金假使衆生値此光者一切塵勞悉蒙消滅其土豐樂皆諸菩薩悉無所著無有異學相發起者普修道寶以故如來名曰寶成
이 모든 보살들은 모두가 신통을 얻고 다 함께 변재가 있을 것이며 그 국토의 모든 하늘과 인민들은 모두가 순박하고 맑으면서 평등한 깨달음을 따르므로 미치지 못했다거나 지혜가 없는 이라는 이름도 없으며 그 국토에는 또한 군주(君主)도 없고 오직 세존으로 위없는 법왕을 삼으며 모든 하늘과 인민들은 저절로 변화로 태어나고[化生] 여인도 없으며 애욕이라는 이름도 없을 것이요, 그 국토의 인민들은 모두가 덕의 근본을 심은지라 복이 없는 이도 없고 모든 감관이 모두 갖추어지며 모두가 상호(相好)로써 그 몸을 장엄할 것이니라.
006_0933_a_12L此諸菩薩皆得神通咸有辯才其土諸天人民悉當淳淑遵平等覺無有不及無智之名其土亦無君主唯以世尊爲無上法王諸天人民自然化生無有女人無愛欲名其土人民皆殖德本無無福者諸根悉具以相好莊嚴其身
006_0933_b_02L그때 여래의 모든 보살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부처님의 수명은 14겁 동안이며 처음부터 다른 말은 없고 말하는 것은 오직 보살의 지혜와 모든 도무극(度無極)과 변재와 크게 가엾이 여기는 순숙한 한 가지의 교법을 널리 펼 뿐이며 이 모든 보살들은 모두가 일찍이 가르침을 입었기 때문에 모든 감관이 분명하게 통달하여 한 구절로써 모든 부처님의 도에 널리 통할 것이요 여래는 그들을 위하여 총지(總持)의 말씀과 가르침을 펴시면서 인자한 마음이 마치 땅과 같을 것이니라.
무엇을 총지의 말씀과 가르침이라 하는가 하면 하나의 절구(絶句)로써 모든 문장에 널리 통한다는 것이요, 무엇을 하나의 절구라 하는가. 묘하고 거룩한 구절로써 도품(道品)의 법을 다 궁구할 수 없다는 것이며, 무엇을 다함이 없는 구절[無盡句]이라 하는가. 부처님의 도를 궁구하되 다할 수 없다는 것이요, 무엇을 다함이 없다[無盡]고 하는가 하면 없음[無]을 논하는 것을 다함이 없는 구절이라 하나니, 이미 없음에 잘 들어갔기 때문에 문자(文字)에 널리 들어갔으며 이것이 한 구절이요 온갖 문자이면서 다할 수 없는 것이니라.
또 두 글자[二字]가 있다면 본래 듣지도 못한 것이요, 또한 아직 행하지도 못한 것이며, 널리 말을 하되 한 글자에서 나오는 것이요, 이 한 글자는 두 글자와 더불어 세력이 같지 않으며, 이는 한 글자로써 가르치는 것이니라. 만일 이 가르침을 널리 펴는 이면 생각함이나 생각하지 않음도 없고 응(應)함이나 응하지 않음이 없다. 이 구절은 생각도 없고 생각하지 않음도 없기 때문에 생각이 없는 구절로써 교화하게 되느니라. 이것이 족성자가 총지의 가르침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보성 여래는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총지의 언구(言句)를 말씀할 때에 그것에서 배워 이 한 구절[一句]에 들어가면 곧 모든 부처님의 뜻에 널리 들어가게 되나니, 나는 1겁 동안 또 1겁을 더 지나면서 이구광 세계의 공덕에 대한 칭찬을 분별하고 감탄한다 하여도 그 맨 끝을 궁구하여 다 얻을 수가 없느니라. 보성 여래가 강설하는 경전과 도와 공덕에 대한 칭찬의 지혜는 불가사의하여 또한 줄 수도 없으며 그 부처님의 큰 덕과 국토의 깨끗함은 높고 뛰어나서 이를 수도 없느니라.
006_0933_a_18L爾時如來諸菩薩衆不可稱數佛壽十四劫初無異談所說唯宣菩薩之慧諸度無極辯才大哀淳一品教是諸菩薩皆曾被訓諸根明達能以一句普入一切諸佛之道如來爲說摠持言教慈心如地何謂摠持言教以一絕句普入諸章何謂一句謂妙聖句不可究盡道品之法何謂無盡句謂於佛道不可窮何謂無盡論於無者謂無盡句能入無普入文字是爲一句一切文字而不可盡復有二字本所未聞亦未行也而宣說言出於一字其一字不與二字而同勢也是以一字而宣訓誨設使宣布斯訓誨者無念不無應不應此句無念亦無不念無念句而成開化是爲族姓子入摠持教寶成如來爲諸菩薩說摠持言句於彼學入此一句者便得普入一切佛意我於一劫若復過劫分別咨嗟離垢光世界功德之稱不能究盡得其邊際寶成如來講說經道德稱之慧不可思議亦不可賜其佛大德國土淸淨巍巍超絕上不可及
보계 보살은 이 부처님의 수기[授決:授記]를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006_0933_b_18L寶髻菩薩聞佛授決歡喜踊躍以頌讚佛

널리 아시고 모두 다 보시며
모든 법을 제도하여도 끝이 없나니
여래는 온갖 모든 흠과 더러움을
모두 다 초월하셨나이다.
006_0933_b_19L普知悉能見
度諸法無極
如來皆超越
一切諸瑕穢

큰 지혜는 일찍이 없었던 것으로
저의 옛날 일을 모두 다 아시며
모든 부처님을 공양한 수(數)조차도
부처님은 모두 갖추어 말씀하셨나이다.
006_0933_b_21L大慧未曾有
皆知我往古
供養諸佛數
佛悉具說之

그리고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본말(本末)도 그렇게 환히 아시며
또 비루한 말세(末世)와
모든 사람들을 환히 아시옵니다.
006_0933_b_22L去來今現在
本末爲如是
復知鄙末世
及與一切人

저는 부처님의 수기[授決]를 받고
다시는 더 의심이 없사오니
세간 모든 근기의
본말을 교화하고 제도하겠나이다.
006_0933_b_23L爲佛所授決
不復懷狐疑
開化度世閒
諸根之本末
006_0933_c_02L
이 모든 땅에
해와 달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어도
부처님 입으로 말씀하신 것은
끝내 바뀌거나 변함이 없나이다.
006_0933_c_02L於是一切地
日月尚可墮
佛口所可宣
終不有改變

부처님의 정성스럽게
연설하신 말씀은 거짓이 없나니
훌륭한 깨달음의 도(道)로써 부처를 이루어
사람 가운데서 으뜸[人中上]이 된다고 수기하셨나이다.
006_0933_c_03L佛出至誠言
所演無有虛
授以尊覺道
成佛人中上

제가 뜻하고 원하는 것과 같아서
부처님 국토를 청정하게 장엄하고
말씀 또한 그와 같사오니
저의 마음을 모두 아시옵니다.
006_0933_c_04L如我志所願
嚴淨於佛土
所言亦如是
悉知我心念

저희는 이 가르침을 듣고 나서
기뻐하는 얼굴로 망설임이 없사오며
닦을 행도 훌륭하게 되리니
중생을 제도하려는 까닭이옵니다.
006_0933_c_06L彼聞此教已
悅顏無猶豫
所修行爲尊
欲度衆生故

제가 행할 것을
다시 더욱 한량없이 하여야겠사오며
그 본제(本際)를 엄히 다스리면서
저의 몸은 청정한 행을 받드리이다.
006_0933_c_07L如我之所行
當復增無量
嚴治其本際
我身奉淨行

행을 일으켜서 부처가 되어
모든 법을 제도하되 끝이 없겠사오며
부지런히 힘쓰고 겁을 냄이 없으면서
그로부터 정진함이 지극하리이다.
006_0933_c_08L興發行得佛
度諸法無極
勤力無怯弱
由從精進至

보시도 거뜬히 맡아서
저의 도의(道意)로써 받겠사오며
일찍이 정진을 버리는 일이 없이
크게 가엾이 여기는 여래에 이르겠나이다.
006_0933_c_10L堪任所布施
皆知我往古
未曾捨精進
至大哀如來

그럼으로써 모든 중생을 위하여
본말(本末)을 그렇게 하겠사오며
저는 마땅히 모두를 교화하면서
부처가 되어 달리 배우는 이들을 제도하겠나이다.
006_0933_c_11L爲以諸衆生
本末爲如是
吾當悉開化
得佛度異學

보계 보살이 이 게송을 말할 때에 7만 2천 인이 모두 가장 훌륭하고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모두가 그 이구광 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면서 동시에 소리를 내어 함께 말하였다.
“보성 여래께서 불도를 이루실 때에는 두루 저희들로 하여금 그 불국토에 가 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는 모두 그들이 그 국토에 가 날 것을 수기하셨다.
006_0933_c_12L寶髻菩薩說此偈時七萬二千人皆發無上正眞道意悉願生彼離垢光世界同時發聲俱說是言寶成如來得佛道時普令吾等生彼佛土佛皆記說當生其國
006_0934_a_02L그때 세존께서 어진 이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읊고 외우고 말하면서 널리 사람들에게 그 뜻을 베풀어 전하고 은밀하게 이 경전의 법요(法要)를 권하고 도우면 천상과 세간의 모두가 돌아와 항복하면서 함께 공양하게 되리라. 왜냐 하면 그가 이 경을 들으면 나는 모두 수기할 것이요 믿지 않는 이는 본래 지은 덕이 적기 때문이며 그가 이 경을 받으면 그 덕의 근본은 보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을 듣고자 나아가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부처님을 만나게 되겠거든 하물며 듣고 지니면서 받들어 행하고 해설함이겠느냐. 그 공훈은 한이 없느니라.
어떤 족성자와 족성녀(族姓女)가 만일 일곱 가지 보배로써 이 삼천대천세계를 가득히 채우고는 때에 따라 보시하면서 이렇게 똑같이 하기를 백천 년 동안 한다 하여도 그가 이 경을 듣고 기뻐하면서 믿고 지니는 이 공덕이 저 공덕보다 더 뛰어나느니라.”
006_0933_c_17L爾時世尊告賢者阿難受是經典持諷誦說廣爲衆人宣傳其旨慇懃勸助是經典要天上世閒之所歸伏而共供養所以者何其聞此經我悉授決其不信者本宿德薄其受是經德本非凡趣聞此經世世値佛何況聞持而奉行說功勳無限族姓子族姓女若以七寶滿此三千大千世界隨時布施如是比類於百千歲其聞此經歡喜信持功德踰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006_0934_a_04L阿難白佛此經名何云何奉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보살정행보계소문경(菩薩淨行寶髻所問經)이라 하나니, 이렇게 받들어 지닐지니라.”
006_0934_a_05L佛言名曰『菩薩淨行寶髻所問』當奉持之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보계 보살과 시방에서 모인 모든 보살과 어진 이 아난과 하늘․용․귀신․건달바․아수라와 세간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006_0934_a_06L佛說如是寶髻及十方諸會菩薩賢者阿難揵沓和阿須倫世人聞佛所說不歡喜
大寶積經卷第一百一十八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