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寶積經卷第一百二十

ABC_IT_K0022_T_120
006_0943_b_01L대보적경 제120권
006_0943_b_01L大寶積經卷第一百二十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943_b_02L大唐三藏菩提流志奉 詔譯


49. 광박선인회(廣博仙人會)
006_0943_b_03L廣博仙人會第四十九

이렇게 내가 들었다.
006_0943_b_04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무투전성(無鬪戰城)의 항하(恒河) 언덕 위에 계셨다.
그때에 한량없는 비구 대중이 있었으니, 존자 아난(阿難)과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사리불(舍利弗)과 박구라(薄拘羅)와 이바다(離婆多)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이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모든 티끌[塵染]을 여의었으며,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고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으며, 선정과 독경의 수행은 잠시도 쉬거나 게으름이 없었다. 혹은 기러기 떼가 머무는 것처럼 고요했고 혹은 숲 속에 머무르며 항상 선정을 닦았으며, 여래의 광명인 교문(敎門)에 편안히 머물렀고 모든 감관을 조복하여 두려워함이 없음[無所畏]을 얻었다.
그때에 사라계(娑羅鷄) 숲에는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흐드러지고 향기로운 꽃이 온 땅에 널리 있었으며, 구지라새[拘枳羅鳥]와 가릉가새[迦陵伽鳥] 및 거위와 떼벌들이 한데 모여 살면서 가락에 맞추어 지저귀고 중생들의 모든 흐린 생각을 여의게 하였다.
그때 여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서 계율의 위의(威儀)로 자신의 몸을 덮어야 한다.”
006_0943_b_05L一時佛在無鬪戰城恒河岸上時有無量諸比丘衆尊者阿難摩訶迦葉舍利弗薄拘羅離婆多若憍陳如等所作已辦離諸塵染漏已盡不復退轉禪誦經行無蹔懈或如群鴈遊止寂靜或在林閒常處禪定安住如來光明教門調伏諸根得無所畏時娑羅雞林枝葉繁茂香花布地拘枳羅鳥迦陵伽鳥鵝王群蜂棲集和鳴能令衆生離諸昏墮爾時如來告諸比丘汝等應當勤作所作以於戒儀而自蔭覆
이때에 서쪽에서 갑자기 번쩍거리는 것이 마치 햇빛과 같았다. 존자 아난은 아직 욕심을 여의지 못했기 때문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광명은 무슨 조짐입니까?”
006_0943_b_16L是時西方忽然輝耀如日輪光尊者阿難未離欲故白言世尊今此光明是何之相
006_0943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것은 오통 선인(五通仙人)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흑향(黑香)의 제자 광박(廣博)이라는 이가 음식을 적게 먹어서 파리하고 몸에는 광택(光澤)이 없는데 불백(不白) 선인과 천인(天人) 선인과 점파야나(苫波野那) 선인․단도야나(丹荼野那) 선인․가마야나(迦摩野那) 선인․미가나사(迷佉那斯) 선인․의미(疑味) 선인․도라(度羅) 선인 등 5백 명의 동행자와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나에게로 오고 있는 것이다.”
006_0943_b_19L佛言阿難是五通仙最勝上者黑香之子名曰廣博節食羸瘦身無光潤與其同行五百人俱所謂不白仙人天人仙人苫波野那仙人丹荼野那仙人迦摩野那仙人迷佉那斯仙人疑味仙人度羅仙人等後圍遶當來詣我
그때 광박 선인은 멀리서 세존의 몸과 뜻이 고요하고 숲 속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이 모시고 호위하며 있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기이하도다 높고 귀하시며 모든 지혜를 지닌 용모를 모두 갖추셨구나. 많은 신하와 전륜왕의 지위와 6만 명의 채녀들을 버리기를 마치 독이 든 음식을 버리듯이 하시고 숲에서 고행(苦行)을 하며 모든 욕락(欲樂)을 여의었다는 명성이 널리 들리더니 진실로 거짓이 아니었다’라고 하였다.
006_0943_c_04L爾時廣博仙人遙睹世尊身意寂靜處在林藪爲諸比丘之所侍衛卽自思惟奇哉尊貴切智處色相具足捨去群臣轉輪王位六萬綵女如棄毒食苦行山林離諸欲樂名稱普聞誠不虛也
그때에 그 대중 가운데 나자타(那刺陀)라는 한 선인이 멀리서 여래를 보고 환희심을 내면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06_0943_c_09L時彼衆中有一仙人字那剌陁遙瞻如來心生歡喜卽說頌曰

저 푸른 꽃 있는 숲 아래를 보니
마치 황금 더미 같은데 어떤 분이실까?
미루산(彌樓山)의 보배와 같이 흐르는 부처님의 광명은
가을달이 아무 것에도 가려진 것이 없는 것과도 같구나.
006_0943_c_11L瞻彼靑花樹林下
猶紫金聚者何人
彌樓妙寶流焰光
亦如秋月無氛翳

그때 모든 선인들은 모두가 즐거운 생각으로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점차 부처님께 다가왔다.
이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염부주(閻浮洲) 안의 모든 선인들을 자세히 살펴보아라. 쑥대강이같이 머리가 흐트러져서 위로 쏠렸으며 숲 속에서 살면서 진흙을 바르고 숯불을 피우면서 밥알을 먹지 않으며, 혹은 한 달 또는 반 달 동안을 음식을 절제하기 때문에 파리해지고 사슴가죽과 나무 껍질로 옷을 지어 입으며, 머리와 손발톱을 깍지 않고 한데 쭈그리고 앉으며, 혹은 연기나 숯이나 검은 벌처럼 빛깔이 검고 주술(呪術)로 불에 제사지내면서 길상(吉祥)으로 여기고 빈 땅이나 나무 아래를 처소로 삼고 살며 혹은 높은 바위 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깊은 물 속으로 몸을 던지기도 하며 훨훨 타는 불길이나 뙤약볕에 몸을 구우며 신체를 괴롭혀 그의 종성(種姓)이 뛰어남을 자부하여 훌륭한 지혜를 여의고 있느니라.
비구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선인들은 청정하지 못한 것을 보고 모든 존재[有]에 탐착하므로 윤회하는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006_0943_c_13L爾時諸仙皆懷悅豫合掌恭敬漸詣佛所於時世尊告諸比丘汝等觀彼閻浮洲中諸仙人等蓬髮上靡棲止林莽塗灰卻粒或月半月節食羸瘦鹿皮樹皮以充衣服不翦髮爪蹲處露地或如煙炭黑蜂之色呪術祭火以爲吉祥空地樹下隨處而居或墜高巖或投深水炎火赫日炙身苦體恃其種姓離無上智比丘當知此諸仙人見不淸淨耽著諸有輪迴生死不能出離
006_0944_a_02L그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설하는 것을 듣고 모두 소리를 같이하여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여래를 의지하여 부지런히 범행(梵行)을 닦기 때문에 모든 존재에서 영원히 벗어날 것입니다.”
006_0943_c_24L時諸比丘聞佛世尊作是說已同聲白言我等今者由依如來勤修梵行於諸有中永當出離
그때 광박 선인은 그 동행들과 함께 점차 부처님께 오면서 모든 아라한들의 위덕이 높고 엄숙한 것을 보고는 속으로 몹시 두려워하며 몸을 굽히고 눈을 내리깔며, 저마다 흐트러진 머리를 만지고 몸에는 흰 끈을 찼는데 얼굴은 검고 두 눈은 누루거나 푸르렀으며, 머리카락은 바짝 마르고 세 갈래로 된 지팡이를 쥐었으며 몸의 형상은 누추하였으나 허공을 걸어오기도 하고 혹은 세속의 전적[俗典]을 이야기하면서 여래의 앞에 다가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대중의 모임이 기회[時]입니다.”
006_0944_a_03L爾時廣博仙人與其同類漸至佛所睹諸羅漢威德尊嚴內懷傾悚曲躬低視各結散髮身佩白繩顏容黑暗兩目黃綠頭髮枯燥執三拒木身形卑陋或行虛空或談俗典至如來前白言世尊今此衆會願佛知時
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광박이여, 나는 이미 모든 존재[有]의 태어남과 제 성품[自性]을 환히 알았느니라.”
006_0944_a_09L佛言廣博我已了知諸有受生及於自性
그때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분은 어떤 선인(仙人)이기에 대중에게 둘러싸이고 말씨와 지혜가 총명하며 머리카락은 위로 쏠렸습니까?”
006_0944_a_10L時阿難陁白言世尊此何仙人衆所圍遶詞慧通敏頂髮上靡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분이 바로 광박(廣博)이니라. 베다의 경전을 지었고 사갈라교(賖羯羅敎)를 봉행하고 익히면서 모든 갖가지 세속의 문자를 만든 분이니라.”
006_0944_a_12L佛言阿難此是廣博作圍陁典奉持習行賖羯羅教造諸種種世俗文字
그때 모든 아라한들은 서로 함께 말하였다.
“이 선인들은 얻을 것이 무엇이기에 이와 같은 고행을 하며 나고 죽음 가운데서 해탈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를 ‘이 선인들은 지금 부처님께로 와서 무엇을 물려는 것일까? 인연(因緣)에 대하여 물을 것인가. 나 없음[無我]에 대하여 물을 것인가’라고 하였다.
006_0944_a_14L爾時諸羅漢等共相謂言而此仙人有何所得苦行如是於生死中而不解脫復自思惟此仙人衆今來佛所當何所問爲因緣耶爲無我耶
그때 광박 선인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은 출현하시기 어렵고 대중의 모임 역시 쉽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조그마한 의심이 있사오니, 원컨대 가엾이 여기소서.”
006_0944_a_18L爾時廣博仙人合掌向佛白言世尊佛出現難衆會亦難我於今者有少疑問願垂哀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大仙]이여, 그대의 마음대로 물어라. 해설하여 주리라.”
006_0944_a_20L佛言大仙恣汝所問當爲解說
006_0944_b_02L광박 선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보시[施]이고 어느 것이 보시라는 뜻[施義]이며, 어떤 것이 시주(施主)이고 어느 것이 보시라는 뜻이며, 어떤 것이 시주이고 시주란 무슨 뜻입니까? 또 어찌하여 보시하는 이[施者]를 시주라 하지 않고 어찌하여 시주를 보시하는 이라고 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시를 받는 이에게 보시하여 복의 과보를 얻고 어찌하여 보시한 복은 보시한 뒤에 현재의 세상에서 또는 목숨을 마친 뒤에 행을 따라 쌓이고 모이게 됩니까?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열반하신 뒤에 탑묘(塔廟)에 공양하면 누가 공양 받는 이가 되어 복의 과보를 얻게 됩니까?”
006_0944_a_21L廣博仙言云何爲施何者施義云何施主施主何義云何施者不名施主云何施主不名施者云何行施於受施者而獲福報云何施已若現在世若命終後施福隨行爲積爲聚世尊如來滅後供養塔廟誰爲受者獲於福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그대가 지금 묻는 것은 매우 희유하도다. 새로 발심한 이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구려.”
006_0944_b_04L佛言大仙汝今所問甚爲希有爲欲覺悟新發意者
그때에 사리불이 흰 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오른 손으로 눈썹을 쓰다듬으며 돌아보고는 잠시 후에 말하였다.
“저는 일찍이 광박 선인이 세간에서 칭찬 받는 것을 들었는데, 어찌하여 오늘은 물을 줄을 모르는 것이 마치 어린 아이와 같을까? 어찌하여 인연이나 나 없음의 깊고 묘한 이치는 묻지 않고 겨우 보시에 대한 과보를 묻는단 말인가?”
006_0944_b_06L時舍利弗在於衆中髮白面皺以其右手擡眉顧視久而言曰我昔曾聞廣博仙人世所稱讚云何今者不知言問如小童子云何不問因緣無我深妙之義而乃問於施之果報
존자 아난이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선인은 보시에나 탐착하고 있사오니 제가 그에게 보시에 대한 뜻을 해설하게 하여주소서.”
006_0944_b_11L尊者阿難前禮佛足白言世尊彼之仙人於施貪著我願爲彼解說施義
“아난아, 여래에게 물은 것을 성문(聲聞)이 대답하는 것은 여래의 교법(敎法)이 아니다.”
006_0944_b_13L佛言阿難若問如來聲聞答者非如來教
그때에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선인은 여러 의심이 있사온데 제가 해설하겠나이다.”
006_0944_b_14L時舍利弗復白佛言今此仙人有彼彼疑我願解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되느니라. 네가 성문에서 으뜸이기는 하나 만일 내 앞에서 해설하게 된다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악한 세계[惡趣]에 떨어질 것이며 그들은 비방하기를 ‘여래는 결정된 지혜를 지닌 이가 아니다’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말하기를 ‘여래는 성품을 깨달으신 뒤에도 오히려 아만(我慢)이 있다’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006_0944_b_15L佛言不爾汝於聲聞最爲上首若於我前有所解說令諸衆生墮於惡趣謗云如來非決定智或云如來覺性了已猶有我慢
그때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한 것을 듣고 청정하게 믿는 마음을 내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광박 선인의 의문을 끊어 없애 주소서.”
006_0944_b_19L爾時諸比丘聞佛世尊作是說已淨信心白言世尊廣博仙人有所疑願爲除斷
006_0944_c_02L그때 부처님께서 광박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보시의 과보와 업(業)의 차별을 자세히 들어라. 만일 모든 받는 이가 시주로 하여금 과보를 내게 하면 이것은 보시라는 뜻[施義]이며, 만일 어떤 중생이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자기의 재보를 맡아보는 이에게 보시하도록 하면 그 재보의 주인을 시주(施主)라 하고 그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보시하는 이[施者]라 하며, 또 어떤 사람이 자기가 가진 재물을 청정한 마음으로 보시하면 시주이면서 또한 보시하는 이라고 하느니라.
006_0944_b_22L爾時佛告廣博仙言今諦聽施之果報及業差別若諸受者能令施主生於果報是爲施義有衆生發淸淨心以己財寶令執事人隨所施者其財寶主名爲施主執事人名爲施者若復有人自持己物淨心施者得爲施主亦名施者
또 큰 선인이여, 서른두 가지 청정하지 않은[不淨] 보시가 있으니,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뒤바뀐 소견으로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은혜를 갚기 바라며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가엾이 여기지 않으면서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색욕(色欲)을 위해서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만일 불 속에서 보시한다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물 속에 던져 놓고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두려워하며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다섯 집[五家]에 보시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독으로써 보시한다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칼이나 무기를 보시한다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산목숨을 살해하여 보시한다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다른 이를 포섭하기 위하여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칭찬 받기 위하여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창녀(娼女)에게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006_0944_c_05L次大仙三十二種不淨之施汝今諦若復有人倒見施者不名淨施報恩者不名淨施不哀愍者不名淨爲色欲者不名淨施若施火中名淨施擲水中者不名淨施恐怖施不名淨施施五家者不名淨施毒施者不名淨施施刀杖者不名淨殺害施者不名淨施爲攝他故名淨施爲稱譽者不名淨施爲倡伎不名淨施
점장이나 관상쟁이에게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장식하기를 좋아하는 이에게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벗을 사귀기 위하여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잘 사는 집 안에서 날짐승․길짐승들이 와서 먹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기술을 배우면서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병으로 인하여 의약을 베푸는 것은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먼저 때리고 욕설을 퍼부은 뒤에 재물을 베풀어주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만일 의혹을 품으면서 말하기를 ‘내가 이제 보시하는 것을 갚겠느냐, 갚지 않겠느냐’라고 하면서 이렇게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만일 보시하고 나서 속으로 몹시 괴로워하면서 애석히 여기고 후회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만일 받는 이에게 ‘뒤에 나를 위하여 소나 짐승이 되어 주라’고 말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만일 ‘복의 과보는 내가 스스로 받으리라’고 말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006_0944_c_15L因占相者不名淨施飾好者不名淨施結朋友者不名淨於莊宅中鳥獸來喫不歡欣者名淨施學工巧者不名淨施因病施不名淨施先因打罵後施財物名淨施若懷疑惑言我今施爲有報耶爲無報耶如此施者不名淨施捨施已內懷熱惱慳戀悔恨不名淨若言受者後當爲我作牛畜者名淨施若言福報我自受者不名淨
006_0945_a_02L만일 사람이 젊었을 때에 청정하게 믿는 마음이 없다가 뒷날 병고를 만나거나 혹은 죽는 길에 임하여 모진 고통이 몸에 와서 사지가 갈가리 찢기는 듯하고 염라(閻羅)의 사자(使者)가 앞에서 조롱하며 집안 사람과 친한 이들이 마주보면서 슬피 우는 때를 당해서야 비로소 보시하기 시작한 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혹 어떤 이는 생각하기를 ‘그 밖의 성읍(城邑)에서 내가 보시한 것을 알리겠다’라고 한 보시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만일 질투하는 마음을 왕성하게 품고서 한 보시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다른 호족(豪族)을 사모하면서 혼인하기 위하여 모든 금․은과 비단과 의복을 가져다 베풀어주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만일 아들딸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인연을 바라면서 베풀어주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만일 어떤 이가 생각하기를 ‘내가 지금 보시하면 미래 세상에는 그 과보를 받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한 것이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가난한 이를 볼 때 가엾이 여기지 않으면서 도리어 금전과 재물을 가져다 부귀한 사람에게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혹은 꽃이나 과일을 탐내면서 베풀어주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이 서른두 가지 물이 든 보시는 마치 어떤 사람이 종자를 가지고 가서 메마른 밭에 심으나 그 종자는 땅의 요소[界]에 의하고 비를 맞아 틀림없이 싹은 나오게 되지만 꽃과 열매는 조금 밖에 수확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006_0945_a_02L若人少壯無淨信心後遭病苦或臨死路楚毒在身肢節分解閻羅使者調弄於前親屬平生悲泣相視此之時方始施者不名淨施或有念令餘城邑知我施者不名淨施懷嫉妒增上施者不名淨施慕他豪族爲求婚姻持諸金銀繒綵衣服而施與者不名淨施若求男女及餘雜緣而施與者不名淨施若有念言於今施來世受報不名淨施見貧窮者不生哀愍翻持錢財施富貴人名淨施或貪花果而施與者不名淨善男子此三十二愛染之施猶如有人攜持種子於荒穢田隨所種殖然彼種子依大地界遇天雨潤決定生牙至於花實少得收獲
그때 광박 선인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보시하면 계율을 지닌 이거나 깨뜨린 이거나 소멸되거나 파괴되지 않나이까?”
006_0945_a_17L爾時廣博仙人復白佛言如何施與持戒毀戒而不滅壞
006_0945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청정하게 인과(因果)를 믿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면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후회하거나 인색함이 없이 계율을 지닌 이나 계율을 깨뜨린 이를 분별하지 않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여, 다섯 가지 보시가 있으니 큰 보시[大施]라 하느니라. 무엇을 다섯 가지 보시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적당한 시기에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도(道)를 행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병든 사람과 간병(看病)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바른 법을 말하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다른 나라로 나아가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니라.
또 다섯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법시(法施)이고, 둘째는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머물러 사는 곳이고, 넷째는 등불이며, 다섯째는 향과 꽃이니라.”
006_0945_a_19L佛言大仙若復有人淨信因果發歡喜心爲諸衆生無有悔悋亦不分別持戒破戒復次善男子五種施名爲大施何者爲五一者時二者道行之者三者病人及看病四者說正法人五者詣他國者有五種一者法施二者食施三者居四者燈明五者香花
광박이 다시 말하였다.
“어떤 것이 청정한 것이옵니까?”
006_0945_b_03L廣博復言等淸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믿는 마음을 일으켜 모든 중생을 위해 속으로 가엾이 여기며 보리(菩提)에 회향하고 두루 깨끗하게 해탈하면 청정한 것이 되느니라.
또 다섯 가지 훌륭한 보시가 있느니라.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여래께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여러 스님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셋째는 설법하는 이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아버지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어머니에게 보시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가 훌륭한 보시이니라.
또 보시하는 것이 있으니, 큰 보시[大施]라 하느니라. 이른바 왕위를 상실한 국왕에게 보시하면 큰 보시라 하고, 관리에게 핍박을 당하는 사람이나 의지할 데도 없고 병이 들어서 고통을 받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보시하면 큰 보시라 하며, 만일 왕에게서 버림을 받아 형장(刑場)에 있거나 그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이에게 자기의 목숨을 버리면서 그의 목숨을 구제하여 주면 큰 보시라 하느니라. 혹 병이 든 사람에게 의약을 베풀어주면 역시 큰 보시라 하고, 계율을 갖춘 여러 스님에게 때맞추어 보시하면 역시 큰 보시라 하며, 지혜를 구하는 이에게 보시하면 역시 큰 보시라 하고, 축생의 무리나 두꺼비․거머리․까마귀 및 그 밖의 날짐승․길짐승에게 베풀어주면 역시 큰 보시라 하며, 궁핍하고 못난이에게 보시하여 그들을 만족하게 하면 역시 큰 보시라 하고, 또 어떤 사람이 다른 이에게 청정하게 보시할 것을 권하거나 가르침을 듣고 기뻐할 수 있으면 역시 큰 보시라 하느니라.
006_0945_b_04L佛言若發信心爲諸衆生內懷哀愍迴向菩提遍淨解脫得爲淸復有五種無上之施何者爲五者施於如來其施無上二者施於衆僧其施無上三者施說法者其施無四者施父其施無上五者施母施無上復有施者名爲大施所謂失位國王名爲大施若爲縣官之所逼迫無所依怙及爲疾病之所痛惱如此人名爲大施若爲王者所棄刑之時及餘命難捨己之命救於彼名爲大施或於疾病之人施與醫亦名大施或於具戒衆僧以時而亦名大施或施求智慧者亦名大或於傍生之儔蝦蟆蛭烏及餘鳥獸而施與者亦名大施或於乏劣之者施令充足亦名大施若復有人他淨施及餘隨喜亦名大施
006_0945_c_02L큰 선인이여, 그대가 먼저 묻기를 ‘내가 열반한 뒤에 어떻게 심으면 복의 과보를 얻게 됩니까’라고 했는데, 선남자여, 모든 여래는 모두가 법신(法身)이요 육신[色身]이 아니므로 세간에 계시거나 열반에 드시거나 모든 공양하는 복에는 다름이 없느니라. 마치 전륜왕이 그 큰 땅에서 부르짖되 ‘이 나라에서는 어떤 사람도 중생을 살해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느니라’고 할 때에 그 나라 사람들은 비록 왕은 보지 못하고 또 친히 모시지 못하더라도 다만 그 교칙(敎勅)만을 듣고 따라 받들면 왕은 이 사람에 대하여 반드시 기뻐하는 마음을 내고 그 사람은 왕으로 말미암아 살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상에 태어나는 과보를 얻거니와 그 명을 어긴 이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그와 같이 큰 선인이여, 비록 어떤 중생이 나의 육신을 보았다 해도 그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무슨 얻을 것이 있겠는가. 마치 제바달다(提婆達多)가 비록 나를 만났지만 오히려 지옥에 떨어진 것과 같으니라. 또 어떤 사람이 내세에 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는다면 곧 회유한 일이어서 마치 나의 몸을 본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006_0945_b_21L復次大汝先所問於我滅後云何種植獲福報者善男子諸如來者皆是法身非是色身若復在世或復滅後所有供養福無有異如轉輪王於其大地唱如是言我之國界不應有人殺害衆生及於妄語其國之人雖未見王兼親侍衛但聞教勅卽便遵奉王於是人必生歡喜是人由王不殺害故獲生天報其有違者墮於惡趣如是大仙雖有衆生見我色身不護其戒何所得耶如提婆達多雖遇於我猶墮地獄若復有人於來世中勤修我則爲希有如見我身無有異也
또 큰 선인이여, 그대가 물은 것처럼 ‘본덕의 인연이 쌓인다’ 함은 마치 억새나 갈대 속에 불이 나서 타게 되면 불길이 일어나고 이 불길은 ‘쌓인다, 모인다’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시주가 양식[資粮]을 쌓고 모음은 마치 그림자에 형상이 따르는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볼 수 없는 것도 역시 포도나 사탕수수를 아직 짜지 않았을 때에는 그 즙(汁)은 볼 수 없고, 그것의 한 마디나 두 마디 속에 즙이 쌓여 있는 것을 보려고 해도 끝내 보이지 않지만 그 즙은 그것 이외에는 얻을 수 없는 것처럼 복덕의 과보도 또한 그와 같아 시주의 손 안이나 마음속이나 몸 속에 있지 않지만 역시 그것들을 여의지도 않나니, 마치 니구다나무[尼拘陀]의 씨가 아직 성숙되지 못하였을 때는 그 싹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비유하면 장사하는 사람이 적은 재물을 가지고 큰 성(城)으로 나아가 팔았다 샀다 하면서 잘 교환하면 재물의 이익을 크게 얻는 것처럼 복의 과보도 또한 그러하나니, 마치 벌이 꽃을 따면서도 그 빛깔을 손상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구름에는 비가 있되 그 누가 있는 것을 보겠는가만은 거기에서 비가 내리고 반드시 저절로 구실을 하게 되느니라.”
006_0945_c_11L復次大仙如汝所問福德因緣爲積聚者如萩葦中因燒出焰而此光焰不可得言爲積爲聚如是施主積集資糧猶影隨形而無見者亦如蒲萄甘未押之時汁不可見彼於一節二節之中求汁積聚了無見者然於彼汁不從外得福德果報亦復如是在施主手中心中及於身中亦不相亦如尼拘陁子未成熟時牙不可譬於商人持少財物往詣大城所貿易廣獲財利福報亦爾如蜂採花不損其色雲涵雨潤誰見積聚其出生必自成辦
006_0946_a_02L“세존이시여, 보시의 차별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환히 알았나이다. 어찌하여 이 의식[識]이 몸 속에 머무르면서 애착함이 있습니까?”
006_0945_c_24L爾時廣博仙人白言世尊施之差別我已了知云何此識住於身中有所愛著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마치 국왕이 성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른 나라 군사들이 쳐들어올 것을 두려워하여 미리 참호(塹濠)를 파고 양식을 저장하며,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모든 번기를 세우며, 취한 코끼리를 잘 길들이면서 뭇 병사들에게 엄히 경계하며 부르짖되 ‘경비할 때는 갑옷을 입고 오로지 전투한다는 생각으로 날카로운 칼과 무기를 가지고 칼날을 번득이며 서 있어라’고 하지만 왕의 복이 다한 까닭에 다른 나라 군사가 강성하여 끝내 멸망하고 파괴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의식[識]은 몸[身]의 성에 머무르면서 6근(根)이 덧없이 침해하는 것을 보고 믿음[信]의 참호를 파고 바른 기억[正念]의 갑옷을 입으며, 취한 법(法)의 코끼리를 통제하고 뜻[意]의 말(馬)을 잘 길들이면서 6근에게 이르되 ‘이제 무상(無常)이란 위력 있는 군사들이 오면 속히 보시[施]의 갑옷을 입고 지혜[智]의 칼날을 가지며 참괴[慚愧]의 큰 활을 갖추고 계(戒)의 둑을 잘 막도록 하라’고 하지만 이때 무상의 군사들이 6근을 점차 핍박하여 오면, 그때 의식은 마치 복이 다한 왕이 성을 버리고 도망가듯이 다른 성으로 옮아가게 되느니라.”
006_0946_a_04L佛言大仙猶如國王住於城中懼他軍來預作濠塹積聚糧貯教養戰士建諸幡旗調習醉象嚴誡衆兵唱言警備著於衣甲專情鬪戰執利刀仗露刃而住王福盡故他軍强盛遂卽滅壞如是識王住於身城見於六處無常侵害穿信濠塹被正念甲御醉法象調習意馬告六處云今有無常威力軍來宜應速疾被於施甲持於智刃辦慚愧弩安戒隄防時彼六處爲無常軍漸相逼迫爾時彼識如福盡王棄城而走別住城國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이것이 복덕의 성(城)인지 복덕의 성이 아닌지를 분명하게 알아 제가 그것을 버리게 되나이까?”
006_0946_a_15L廣博仙人復白佛言云何了知是福德城非福德城我當捨之
006_0946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마치 어떤 사람이 큰배를 타고 큰 바다를 건너려고 할 때 바람과 파도가 뱃전을 때리고 솟구치고 마구 흔들리며 게다가 자라와 암고래․수고래가 피해를 주는 것과 같다. 이 사람은 그 배로 인하여 드디어 저 언덕에 도착해 이미 두려움이 없어지자 배를 세 번 돌고 공경하면서 제사를 지내며 말하기를 ‘고맙습니다. 나는 이 배로 큰 바다를 건너올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큰 선인이여, 복이 있는 중생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생각하기를 지금 내 몸이 천상으로 잘 오게 된 것은 사람 몸이었을 때에 헛되이 지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몸이 배를 타고 악한 세계의 바다를 무사히 건넌 것이다. 장하구나, 전생의 몸은 참으로 공경할 만하다’라고 하느니라. 또 악한 세계에 떨어진 사람은 마치 바다를 건널 때에 썩은 배를 타고 큰 바다에 나아가 가라앉기도 하고 혹은 떠오르기도 하며, 몹시 흔들리다 그만 뒤집혀 겨우 목숨을 부지해 언덕 위에 닿았지만, 다시 사자․범․이리 등이 우글댔으므로 그는 꾸짖으면서 ‘에끼, 이 썩은 배야, 큰 바다에서 뒤집혀서 나를 두렵게 만들고 그런 고생을 시키다니’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악한 세계에 떨어진 의식도 그와 같아서 그 몸을 헐뜯고 욕하며 ‘나는 한갓 몸만을 기르다가 이런 나쁜 과보를 만났구나. 나는 오래도록 세간에서 더러운 풀을 짊어진 것은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서 제 몸을 감고 들어간 것과도 같다. 어찌하여 나를 이토록 괴로운 지경에 빠뜨렸단 말이냐’라고 하느니라.
006_0946_a_17L佛言大仙猶如有人乘大舟舩欲渡大海時遇風濤鼓涌飄蕩黿鼉鯨鯢互爲嶮害是人因舩遂達彼岸旣得無畏遶舩三帀恭敬祭祀唱言善哉我由此舩得渡大海如是大仙有福衆生命終之後作是思惟我今此身善趣天上所得人身爲不空過乘此身舩渡惡趣海善哉前生甚可恭敬若復有人墮惡趣者猶如渡海乘朽爛舩於大海中或沈或浮搖颺傾覆是人殘命雖至岸上復遇師子虎狼充滿罵言咄哉此朽故舩倒行大海令我怖畏見如此苦墮惡趣識亦復如是毀罵其身我徒養育遭此惡報我久於世擔負穢草如蠶作繭徒自纏縛如何令我沈溺若此
그때 그 의식은 두 번째의 몸으로 옮아가 어머니 태(胎) 속에 있으면서 겨우 7일이 지나 생각하기를 ‘내가 저기에서 없어져 이 곳으로 온 것은 착한 업(業) 때문이다’라고 한다. 그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어머니로 하여금 세 가지 조짐이 있게 하되 이른바 어머니의 얼굴에 기쁨이 넘쳐 예뻐지게 하고 모든 기미나 검은 사마귀가 없어지며, 오른 다리는 땅을 밟을 때 보통 때보다 갑절 더 무겁고 또 그 손으로는 자주자주 오른쪽 겨드랑을 만지게 되며 흰옷을 입으면 더욱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니라.
악한 업[惡業]을 지은 의식도 7일쯤이면 생각하기를 ‘나는 아무 곳에 있으면서 일찍이 아무 죄를 지었다’라고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그 어머니로 하여금 모든 나쁜 조짐이 나타나게 한다. 이른바 몸이 더러워지고 악취가 나며 파리해지고 누렇게 되어 항상 슬픔과 근심을 품고 자주자주 구역질을 하게 하고 온갖 재앙이 집안에 가득 차고 재난이 다가오며, 모든 질병이 많게 되어 장차 해산할 때에는 혹 어머니의 목숨을 상하기도 하고 혹은 제가 죽기도 하느니라.”
006_0946_b_10L爾時彼識於第二身適住母胎纔七日中能作是念我從彼滅而來生此由善業者其心歡喜能令彼母有三種相所謂母面熙怡顏容端妙無諸皯䵴右腳壓地倍重常時復以其手數摩右脅被白色衣增加姝麗造惡業識亦七日中作是憶念我從某城曾作某罪作是念已便生悲惱能令其母現諸惡相所謂身體臭穢羸瘦萎黃常懷悲愁數數變吐禍橫盈門災難逼迫饒諸疾病將產之時或損母命或復自死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의식이 처음 태 안에 들어갈 때에는 어떠한 생각과 지혜를 얻나이까?”
006_0946_b_22L爾時廣博仙人復白佛言世尊彼識初入胎時得何念慧
006_0946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의식이 처음 태 안으로 들어가면 염부주(閻浮洲)에 있는 동산과 숲과 궁전과 못 등이 아주 잘 장식된 것을 보고 친족들이 모여서 정겹게 즐기는 것을 보며 또 하늘의 지혜와 광명으로 생각하는 대로 한량없는 백천 번 동안을 저 여러 곳에서 태어났음을 기억하면서 ‘저 분이 바로 나의 어머니로서 일찍이 5백 생(生) 동안 나를 낳아서 길렀구나’라고 하며, 이런 생각을 한 뒤에는 싫어하고 여의려는 마음을 내면서 부르짖되 ‘아마, 이 세간에서 그리도 많이 나고 죽고 하였구나. 모든 존재[有]에서 한없는 괴로움을 겪었으니, 이제는 영원히 쉬고 싶다’라고 하느니라.”
006_0946_b_23L佛言而此之識亦入胎已見閻浮洲園苑樹林宮殿池沼遍滿莊飾親族聚會情極慕樂復以天慧光明隨念憶知無量百千彼彼生處彼是我母曾五百世生育於我作是念已生厭離心唱言咄哉於此世閒生死足矣劬勞諸有永願休息
그때에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의식은 이미 그토록 싫증을 내거늘 어찌 나고 죽음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합니까?”
006_0946_c_07L時廣博仙人復白佛言世尊彼識旣能如是厭離不出離生死中耶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되느니라. 큰 선인이여, 그 의식에는 벗어나게 되는 모양이 없나니, 해탈할 수 있는 이치가 없느니라. 그 의식의 경계는 나고 죽는 가운데서 비록 그렇게 싫증은 낸다 하더라도 벗어날 수 있는 이면 마땅히 받아 나지[受生] 않아야 되느니라. 만일 그렇지 못하면 혹 어떤 이는 복을 닦기도 하고 죄를 짓기도 하면서 모두가 열반을 향하여 나아가야 하느니라. 그대가 말한 것과 같이 의식의 생각․사유(思惟)란 의식의 강성한 마음[增上心]이요 지혜의 강성한 마음은 아니니라. 그 까닭은 의식은 분별(分別)할 수 있고 지혜는 환히 알 수[了知]만 있기 때문이니, 이 의식과 지혜가 화합하여야 비로소 그대의 말과 같이 되느니라.”
006_0946_c_09L佛言不也大仙識無出離之相能得解脫無有是處而彼識界於生死中雖爾厭離能出離者不應受生若不爾者或有修福及於造罪一切皆應趣向涅槃如汝所言識思惟者是識增上非智增上所以者何識能分別智能了知識智和合乃如汝說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946_c_16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모든 도둑과 번뇌를 쌓는 자를
능히 막을 수 있고
지혜와 지혜가 없음과
지혜와 어리석음이 함께 함을 알면
006_0946_c_17L能防諸怨賊
積集煩惱者
了智與無智
及慧共愚癡

교만함과 무명 등
이와 같은 일체가
조금도 지혜를 여읨이 없음을
식(識)으로 환히 알게 되므로
식과 지혜는 서로 여의지 않고
화합한다고 나는 항상 설하노라.
006_0946_c_19L見慢幷無明
如是等一切
無有少離智
由識能了知
識智不相離
和合我常說

하나의 바퀴로는 수레가 되지 않고
두개의 바퀴로도 역시 되지 않느니라.
또한 그 밖의 것으로도 되지 않고
반드시 사람과 소가 있어야 되며,
006_0946_c_21L一輪不爲車
二輪亦不成
亦不由於餘
要假人與牛

아울러 바큇살과 비녀장을 갖추고
두 바퀴 테가 서로 돕고 구비되어야 하며
끌채와 멍에와 고삐가 있어야
비로소 수레라 이름할 수 있느니라.
006_0946_c_23L幷具於輻轄
二輞相資備
轅軛兼絡繩
爾乃得名車

몸의 수레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요소[界]가 화합하여 생기느니라.
006_0946_c_24L身車亦如是
諸界和合生
006_0947_a_02L
모든 감관을 모두 갖추고
의식으로 말미암아 끌어당기며
팔다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힘줄과 맥이 항상 박동하며
006_0947_a_02L諸根悉備具
由識能牽挽
肢節相綴連
筋脈恒遍滿

가죽과 머리칼이 해골을 덮고
소장․대장․폐장․심장과
비장․간장․위장 등이 모두 화합하여
임시로 몸이 건립되는 것이니라.
006_0947_a_03L髑髏皮髮覆
腸肺幷心脾
肝胃衆和合
建立假爲身

의식의 왕[識王]이 그 가운데 처하여
몸을 다루거나 거느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몸의 성품을 분명히 아는 것을
지혜와 의식이 함께 한다 하느니라.
006_0947_a_04L識王處其中
非身爲調御
了知諸體性
是名智識俱

또 큰 선인이여, 이 의식은 미세해서 빛깔로 볼 수도 없고 모든 감관도 없으면서 역시 서로가 여의지도 않나니, 만일 모든 장부들이 겁을 내거나 두려움을 내거나 거친 생각[尋思]을 낸다면 그것은 모두가 의식이 강성하기[增上] 때문이요 지혜의 작용(作用)은 아니니라.”
006_0947_a_06L復次大仙此識微細不可色見無有諸根亦不相離若諸丈夫有所怯弱或生恐怖或起尋思皆識增上非智作用
그때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온갖 중생이 지옥의 갈래에서 나오는 이와 사람의 세계에서 나오는 이를 관찰합니까? 어떠한 업의 차별로 하늘․사람․축생․아귀 및 지옥에 태어나는 것입니까?”
006_0947_a_10L爾時廣博仙人復白佛言世尊云何觀察一切衆生從地獄趣而來生者乃至人趣而來生者何業差別生於天人傍生餓鬼及於地獄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중생의 본래 성품이 여기에서 죽어 저기 가서 태어남은 바로 부처님의 경계로서 오통 선인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하늘․사람․악마․범천 및 색구경천(色究竟天) 등과 그 밖의 성문들이 깨달아 알 바도 아닙니다.
큰 선인이여, 나의 법에서 세 가지 더러움[三垢]을 여의게 되어 처음의 과위[初果]를 얻을 때 나타나는 경계는 오히려 제석과 나라연천(那羅延天)조차도 알지 못하는데 그대와 같은 모든 선인들이 알 수 있겠습니까?”
006_0947_a_13L佛言大仙衆生本性沒此生彼是佛境界非五通仙之所能知亦非天人魔梵色究竟等幷餘聲聞之所覺了大仙若於我法獲離三垢得初果時所有境界尚非帝釋那羅延天汝諸仙等之所能知
006_0947_b_02L그때 여래께서 이런 말씀을 하자 광박 선인은 곧 생각하기를 ‘이러한 윤회 속에서 성인의 지혜 경계는 일찍이 만나지 못하였다’라고 하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늙고 쇠하여 기억을 잃어서 과위를 얻을 수도 없고 깨달음에 머무르지도 못하나니, 부처님과 교법과 더러움을 여읜[離垢] 비구승에게 귀의하나이다. 저는 오늘부터 모든 제자와 권속들과 함께 불․법․승에 귀의하오니,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시고 이익 되게 하시고 기쁘게 하시며 항상 세간에 머물러 거룩한 지혜의 해[日]로써 번뇌의 가리움을 없애 주옵소서.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연설하여 주소서.”
006_0947_a_19L爾時如來作是說已廣博仙人便自思惟此輪迴中聖智境界未曾會遇禮佛雙足白言世尊我於今者衰朽失念不能獲果無任負荷住持菩提歸依佛法及離垢僧我從今日與諸弟子及於眷屬歸佛法僧唯願世尊示教利喜以聖智日常住世閒除煩惱翳善哉世尊願爲演說一切衆生從天墜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바로 지금이 적절한 때이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견고하게 성취하여 향과 꽃다발을 보시하면 이 사람은 반드시 지만천(持鬘天)에 태어나게 되며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몸에서 묘한 향기가 풍기고 곱고 화려함을 느끼게 되며, 다시 스스로 갖가지 빛깔의 꽃이 그 위에 뿌려짐을 보게 되고, 혹은 누각이나 궁전이 온갖 방울이 달리고 여러 가지 꽃으로 장식되었으며 그 안에는 백천의 천녀(天女)들이 있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목숨을 마친 뒤에 지만천의 부모가 화합(和合)하는 것이 마치 섬부주(贍部洲) 사람들과 같음을 보고 곧 애욕의 바람에 날려 그 태(胎) 안으로 들어가느니라. 그때에 그 천상의 어머니는 아이를 밴 지 7일 만에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서 그 아들을 낳게 된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가슴 앞에 하늘의 만다라꽃[悅意花]이 저절로 꽃다발이 되어 일곱 가지 색깔을 갖추게 되나니, 이른바 백색․흑색․황색․적색․하늘의 감색(紺色)과 붉은 연꽃 색깔 및 불에 녹인 구리의 광명이 번쩍거리는 것과 같은 색깔이며, 향기가 바람에 따라 1유순(由旬)까지 두루하게 되므로 그 하늘의 이름을 지만천이라 하는 것이니라.
006_0947_b_04L佛言諦聽今正是時若有衆生堅固成就施香花鬘此人必當生持鬘天臨終之時身發妙香及感鮮華而復自見種種色華來散其上或有見於樓閣宮殿懸諸鈴雜華嚴飾百千天女而處其中命終之後見持鬘天父母和合如贍部人便爲愛風飄入胎藏時彼天母懷妊七日於右脅下遂誕其子彼適生已於其胸前天悅意花自然爲鬘具七種色所謂白天紺紅蓮及如火銅光明炫耀香氣因風遍一由旬故號彼天謂爲持鬘
006_0947_c_02L그 궁중에는 나무가 있고 그 즙(汁)은 향기롭고 맛이 있어서 마치 감로(甘露)와 같으며 동산에 있는 과일에는 여덟 가지 으뜸가는 맛이 있고 크기는 마치 빈라(頻螺)의 열매와 같으며 그 하늘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가 단 열매요, 그밖에 주먹밥[搏食]이 아니며 무릇 배고픈 생각이 있기만 하면 과일이 저절로 나무에 나타나고 발 딛는 곳에는 모두 가시나무가 없으며 고운 꽃과 부드러운 풀이 온 땅에 깨끗하게 깔려 있느니라. 또 어떤 궁전은 마치 흰 꽃의 무더기 같기도 하고, 혹은 황금으로 집이 되었는데 올빼미의 입술 빛이기도 하며, 그곳에 있는 천녀들은 빛나게 외양을 꾸미고 난간을 멀리 내다보며 서로 재미있게 즐기느니라.
그 곳의 수명은 하늘의 2백 년이며 장차 죽으려 할 때에는 두 가지 조짐이 있게 되나니, 살던 곳에 있는 나무의 잎이 마르면서 가지가 아래로 처지고 그 꽃의 향기는 저절로 없어져 버리며, 붙어 있던 꽃다발은 갑자기 시들어버리고 맑고 시원했던 바람은 변하여 지독히 더워지므로 가장 훌륭했던 하늘의 성(城)을 버리고 떠나게 되느니라.
006_0947_b_16L宮中有樹其汁香美猶如甘露園菀果實有八上味大如頻螺彼天所食皆是甘果非餘摶食凡有飢想果自現樹所履之地無諸荊棘鮮花柔草周布淸淨或有宮殿如白花聚或以黃金爲屋鴟吻彼之天女光容藻飾眺望軒檻相與娛樂其所壽命天二百年將終歿時有二種相所居之樹其葉凋顇枝條垂下其花香氣自然隱沒所著花鬘忽然萎黃淸涼之風變爲毒熱最勝天城棄捨而去
그때에 모든 천녀들은 이 쇠하는 모양을 보고 서로 에워싸고 슬피 울면서 한탄하며 말하였다.
‘아! 어찌하여 저 무상(無常)함은 조금도 자비가 없을까? 지금 우리들을 애지중지하던 이가 그만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잠깐 동안에 우리들을 버리고 마는구나.’
그때에 그 천자(天子)는 점점 열병(熱病)의 핍박을 받아 온몸에 불이 나타나면서 불길이 더해지지만 뜨거워하거나 괴로워함이 없고 오히려 마음에 즐거움을 느끼면서 그 곳에서 죽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인간의 생(生)을 받아 태 안에 있게 되면 그 어머니로 하여금 향과 꽃다발과 모든 과일을 좋아하게 하고, 또 꿈속에서 항상 성읍(城邑)에 늘어선 가게들이 장엄하게 꾸며져서 꽃과 영락이 두루 달려 있는 것을 보며, 또 태어난 뒤에는 용모가 빛나고 흰옷과 꽃다발을 언제나 좋아하게 되며, 친속들과 놀기 좋아하고 욕락(欲樂)에 탐착하며, 여인을 그리워하여 왔다갔다하면서 경솔한 짓을 하고 이름있는 훌륭한 옷과 모든 동산 숲을 탐내어 좋아하지 않음이 없으며, 부귀한 이를 보면 갑절 더 기쁨을 내느니라.
006_0947_c_04L時諸天女見此衰相圍遶悲號歎言咄哉何彼無常無少慈悲今於我等愛重之者制不由己將捨我等在於須臾時彼天子漸爲熱病之所逼迫遍體火現炎焰雖加而無熱惱心猶快樂從彼而沒人閒受生在於胎中能令其母愛香花鬘及諸果實又於夢中常見城邑場肆嚴飾遍垂花瓔亦旣生已形容光潤白服花鬘常所眷愛好遊親屬耽著欲樂情戀女人往來輕躁名衣上服及諸園林靡不貪樂見富貴者倍生喜悅
006_0948_a_02L또 큰 선인이여, 사천왕천(四天王天)에 나아가는 사람이 그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가난한 이를 보면 옷과 밥을 보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는 그에 따라 약을 주며, 혹은 샘과 우물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못을 파서 보시하기도 하면 그 사람은 죽을 때 몸이 여위지도 않고 얼굴빛은 변하지도 않으며, 몸에는 땀이 나지 않고 단지가 깨지듯 소리를 지르지도 않으며, 또한 대변․소변을 저리지도 않고 6진(塵)이 충족하면서 모든 감관에도 손상이 없으며 자기 자신이 천상의 대중들 안에 있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목숨을 마치고 나면 빛깔은 마치 붉은 연꽃과 같고 입에는 묘한 향기가 나며 다시 맑은 바람이 있으면서 묘한 꽃향기를 그 시체 위에다 불어주느니라. 이때 그의 의식은 사천왕천의 세계에서 부모 될 이가 즐겁게 놀면서 정욕(情欲)에 빠진 것을 보게 되느니라. 그때에 그 천상의 아버지는 그의 오른손으로 천상 어머니의 등을 어루만져 주면 곧 어머니의 넓적다리에서 수태(受胎)하게 되며, 칠 일이 지나 드디어 태어나면 하늘의 장식을 두루 다 갖추게 되느니라.
006_0947_c_16L復次大仙四天王天趣向之者若有衆生以憐愍心見貧窮者施於衣食及諸病人隨與醫藥或造井泉或施池沼其人將終形不羸瘦容色無變身無垢汗聲不㽄破亦不遺瀝大小便利六塵充足諸根無損能見自身在天衆中命旣終已色如紅蓮口出妙香復有淸風吹妙花香拂其尸上於是彼識見四天界父母歡遊耽醉情欲時彼天父以其右手摩天母背卽於母䏶而得受胎經七日已遂卽誕生天飾具足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사천왕천들이 살고 있는 땅은 세로와 가로가 8만 8천 유순으로서 황금과 백은에 자황(雌黃)과 웅황(雄黃)이 사이사이 섞여서 장엄되어 있고, 백천의 천녀들이 그 안에 가득 차 있으며, 백천의 꽃과 열매는 마치 사람의 형상과 같아 그 동산 안에서 항상 하늘의 마니주(摩尼珠) 광명을 밝게 받고, 나무숲의 가지와 줄기에는 겁파의(劫波衣)와 아름다운 비단이 늘어져 있으며, 그 나무는 윤택하고 매끄럽게 생겨서 보는 이마다 기뻐하고, 그 감실(龕室)에는 언제나 악기가 달려 있어 퉁소와 피리들이 저절로 소리를 내느니라. 그 하늘의 동자는 밥과 나물 따위의 형체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힘이 생기는데 멥쌀의 빛깔은 마치 붉은 연꽃빛이요 그 맛은 감로(甘露)보다 좋다. 그 먹는 식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금으로 된 그릇이고 다른 하나는 은으로 된 그릇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빛깔과 향기와 맛있는 맛이 모두 그 안에서 나타난다. 또 화주(花酒)라는 하늘의 음료수가 있는데 향기롭고 시원함이 특별하며, 설령 어떤 이는 맡기만 하여도 저절로 취하게 되느니라.
그 천상 사람들에게는 각각 초추(初秋)라는 침전(寢殿)이 있는데 꽃과 가지가 드리워져 있고 금은의 여러 가지 보배가 섞인 수 백천 그루의 사란계나무[娑蘭鷄樹]가 그 위를 덮고 있으며 또 갖가지 방석과 침구가 있느니라. 그리고 6만 명의 천녀들은 얼굴이 예쁘고 곱고 빛나는 옷을 입었으며, 그 소리는 고요하면서도 밝아서 하늘의 음악과 어울려 울려 퍼지고 모든 즐거움을 위해 신(神)이 조화시킨 노래와 춤의 기교는 말하고 웃고 가고 오고 할 때에 보는 이마다 그 즐거움을 더하게 하느니라. 그리고 그 궁전 앞에서 있는 찰주(刹柱)에는 금과 은을 사이사이 섞고 비단으로 장엄한 모든 보배 깃발을 달아 놓았는데 바람을 따라 펄럭이느니라.
006_0948_a_05L大仙當知四天王天所居之地縱廣八萬四千由旬黃金白銀雌黃雄黃閒錯莊飾百千天女充滿其中百千花果如人形像於彼園苑天摩尼光常所明照樹林枝莖垂劫波衣及妙繒綵其樹滑潤見者欣悅於其龕室常懸樂具簫笛之儔自然發聲彼天童子摶食爲力香美秔稻色如紅蓮味逾甘露其所食器具於二種一者金器二者銀器隨意所樂色香美味皆於中現復有天漿名爲花酒香冷殊特設有嗅者亦自然醉彼之天人各有寢殿名曰初秋遍垂花條金銀雜寶娑蘭雞樹數有百千合覆其上復有種種坐臥敷具六萬天女顏容殊妙被服光鮮其聲寥亮韻合天樂爲諸欲神之所造化歌舞倡妓言笑往來能令見者增其染愛其宮殿前樹以剎柱金銀間錯繒綵莊嚴懸諸寶幡隨風搖颺
006_0948_b_02L사천왕이 있으니, 첫째는 지국(持國)이요, 둘째는 증장(增長)이며, 셋째는 광목(廣目)이요, 넷째는 다문(多聞)이라 하느니라. 이 사천왕은 그 하늘의 세계에서 읊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잔치를 열면서 즐겁게 놀며 안락을 모두 갖추느니라.
그때에 그 대중 안의 모든 하늘의 동자(童子)들은 힘과 재주가 뛰어나고 하늘의 예쁜 몸을 갖추었으며, 팔을 드리우고 오갈 때에는 마치 취한 코끼리와 같고 몸의 향기가 진하여 1유순까지 두루 미치며, 그들의 수명은 하늘의 5백 년이요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없으며, 동산의 나무숲은 흐드러져서 빛나고 깨끗하다. 가담바(迦潭婆)꽃으로 장엄되어 모두 향기롭고 더러운 악취가 나지 않으며 사면의 계단 길은 여러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고 수많은 천녀들이 항상 노래하고 춤을 추며 모든 보배 그릇 속에서는 묘한 음성이 나오느니라.
선남자야, 그들 천상 사람들의 수명이 다하려고 할 때에 세 가지 조짐이 있게 되느니라. 첫째는 몸의 광명이 숨어 없어지고, 둘째는 꽃에 향기가 없어지며, 셋째는 천녀들이 아뢰는 모든 음악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라. 언제나 기뻐하며 놀던 동산 숲이나 궁전에서는 새 소리가 화답하며 청아하게 울었으므로 그는 그런 곳을 좋아하였으나, 그때부터는 모두 좋아하지 않게 되느니라. 꽃다발이 시들어 떨어지므로 그 천녀들은 슬피 울게 되고 옷에는 때가 끼며 옛날에 즐기면서 장난하던 기구들을 쳐다보면서 더욱더 절망하게 되고 몸에는 땀이 흐르며 눈은 변하여 바짝 마르는 것이 마치 물에 사는 고기를 여름의 뙤약볕에 둔 것과도 같이 뜨거운 괴로움에 시달리면서 땅에서 구르게 되느니라.
그때에 모든 천녀들은 그 하늘 남자가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모두 와서 에워싸고는 소리를 같이하여 슬피 울며 부르짖기를, ‘괴롭고도 괴롭도다. 우리가 사랑하던 이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으며 좋아하고 기뻐하던 일들은 도리어 근심과 괴로움이 되었구나. 이제 어찌하여 우리들과 놀고 잔치하는 곳을 버리는 것일까’라고 하느니라.
006_0948_a_24L有四天王一曰持國二曰增長三曰威四曰多聞此四天王於彼天界嘯歌舞宴會嬉遊具足安樂時彼衆中諸天童子力藝殊勝具天妙身臂往來猶如醉象身香郁烈遍一由其所壽命天五百年無中夭者苑林樹榮色光潔迦潭婆花而以莊咸悉芬馥無諸臭穢四面階道雜寶所成百千天女常爲歌伎諸寶器中出妙音聲善男子彼等天人壽欲盡時有三種相一者身光隱沒二者花無香氣三者不聞天女奏諸伎樂常所歡遊園林宮苑鳥聲和雅是憙好處皆不愛樂花鬘萎顇天女悲號衣生垢穢瞻視昔來欣翫之具復增悶絕身上汗流眼變枯燥如取水魚置夏日中熱惱所逼宛轉于地時諸女等見彼天男愁苦如此皆來圍繞同聲號哭唱言苦哉苦哉我所愛者奈何如是所好憙事翻爲愁苦今之云何捨我等輩及遊宴處時天女等以偈歎曰
그리고 그때에 천녀들은 게송으로 한탄하느니라.
006_0948_b_23L種種妙莊嚴
仁者所遊宴
最上福德城
四面具樓閣

가지가지로 미묘하게 장엄된
어진 이께서 노닐며 잔치를 연
가장 으뜸가는 복덕의 성(城)은
사면에 누각이 갖추어져 있고
006_0948_c_02L天女恒充滿
園林鎭榮茂
云何捨歡愛
苦哉此無常
006_0948_c_02L
천녀들이 항상 가득 차 있으며
동산 숲은 편안하고 꽃도 무성하거늘
어찌하여 이 기쁨과 사랑을 버리시오
쓰라리도다, 이 무상(無常)함이여.
006_0948_c_03L爾時諸天女等說此偈已相視哽咽各以右手取諸雜花遙散其上復作是言仁者汝具福故當生人間彼是福地應以信心植諸善種爾時彼天見諸女等皆已背捨重增熱惱身心熾然如以蘇滴置炎鐵上欻自銷滅餘微灰燼復爲業風之所吹散如鄰虛塵爲千億分更不可見於是彼識從天降下見受生處父母和合心懷喜悅便入胎藏纔處胎時母卽相現飮食增多不噉血肉樂著緋衣愛聚會處於諸親屬倍加眷念雖懷其子曾無痛惱口無流涎身不沈重亦旣生已人相端嚴其眼紺色如天靑寶衆所樂見聞於上界四天王事自然欣悅常樂捨施愛妙香衣性好數食常憙歌舞園林女色靡不留戀

그때에 모든 천녀들은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서로가 목메어 울며 저마다 오른 손으로 여러 가지 꽃을 가져다 그 위에 뿌리면서 다시 말하기를 ‘어진 이여, 그대는 복을 갖추었기 때문에 인간에 태어나실 것이니, 그 복된 땅에서 믿는 마음으로 모든 착한 종자를 심으셔야 합니다’라고 하느니라.
이때 그 하늘은 모든 천녀들이 모두가 자기를 버리는 것을 보고 거듭 더 몹시 괴로워하면서 몸과 마음이 활활 타는 것은 마치 소(蘇)의 방울을 뜨거운 철판 위에 떨어뜨리면 이내 녹아 없어지면서 조그마한 재가 남는 것이며, 다시 업의 바람[業風]에 불리어 흩어지는 것은 마치 인허진(隣虛塵)이 천억 조각으로 나누어지면서 다시는 볼 수 없는 것과 같이 되느니라.
이때 그 식(識)은 하늘에서 내려와 장차 태어날 곳의 부모가 화합하여 마음에 기쁨을 품는 것을 보고 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니라. 그리하여 태 안에 있게 되면 그 어머니에게 곧 조짐이 나타나게 되나니, 음식을 더욱 많이 먹게 되고 피 묻은 고기는 먹지 않으며, 비단옷을 좋아하고 사람 모인 곳을 좋아하게 되며 모든 친족들에게 갑절 더 다정하게 대하고 비록 그 아이를 배었다 하더라도 고통을 느끼는 일이 없으며, 입에서는 침을 흘리지 않고 몸은 무거워지지도 않느니라. 또한 아이를 낳은 뒤에는 몸매가 단정하고 엄숙하며 그 눈은 감색(紺色)이어서 마치 하늘의 푸른 보배와 같으므로 보는 이마다 좋아하고, 천상 세계의 사천왕에 관한 일을 들으면 저절로 기뻐하고 항상 향기로운 옷을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성품에 자주자주 먹기를 좋아하고, 항상 노래하고 춤추며 동산에서 노니는 것을 좋아하며, 여색(女色)을 그리워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006_0948_c_20L復次大仙若有衆生以淨信心遠離殺害及於偸盜持諸飮食上妙資具衣服財寶而行捨施勤誠散花禮拜佛塔壽命盡時身無疾苦垢膩臭穢念所習業曾不忘失面如金色鼻不陷曲心不驚惱喉不閉塞亦不喘息不爲風刀之所解截聲不㽄破寢膳安寧
006_0949_a_02L또 큰 선인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청정하게 믿는 마음으로 살생과 도둑질을 멀리 여의고 모든 음식과 훌륭한 살림과 의복과 재보를 가지고 보시하며 정성껏 부처님의 탑에 꽃을 뿌리고 예배하면, 그는 수명이 다할 때 몸에 질병이 없고 때가 끼거나 악취가 나지 않으며, 생각하고 익히던 업을 잊거나 상실함이 없고 얼굴은 금빛과 같아지며 코는 비뚤어지지 않고 마음은 놀라거나 괴로워하지 않으며, 목구멍은 막히지 않고 또한 헐떡거리지도 않으며, 바람의 칼[風刀]에 잘리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으며, 잠이나 음식에 편안하여지느니라.
006_0949_a_05L大仙當知如斯之人毒不能害飮食消化折傷夭枉皆所遠離其人命終以天識故見三十三天百千樓金摩竭魚莊飾門柱蛇勝栴檀香水塗灑其地柔潔白逾霜雪淨如頸黃檀香樹天寶燈燭雜錯行列諸男女遊戲園林耽染狂醉旣睹斯已遂生歡樂猶如貫珠爲人將取天母手以爲胎藏時母手掌因卽生持示天父共相慶悅復以兩手摩捼其華子卽誕孕時彼天母告天父我於今日誕一童子增長勝種便會親族以爲歡賀生滿七日天相具憶念前生從某處滅今來生此是我父某是我母曾修某善作是念時聳然歡欣便於諸欲而生癡愛天界中宮苑園林自然了見貪憙愛
큰 선인이여, 큰 선인이여. 이런 사람에게는 독이 해치지 못하고 음식이 잘 소화되며 뼈가 부러져 상처가 나거나 일찍 죽는 일을 모두 멀리 여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치면 천상의 의식으로 되기 때문에 삼십삼천(三十三天)에 있는 백천의 누각에 금으로 된 마갈어(摩竭魚)로 문과 기둥을 장식하고 땅에는 훌륭한 전단향(旃檀香) 물로 뿌리며 그 땅은 부드럽고 흰 것이 마치 흰 눈과 서리보다 더하고 깨끗하기는 목걸이의 구슬과 같으며, 황단향(黃檀香)의 나무에 하늘의 보배 등불이 사이사이 섞이어 줄지어 있고, 하늘의 모든 남녀들이 그 동산 숲에서 재미있게 노닐며 음욕을 즐기며 미치듯 취한 것을 보게 되느니라. 그는 이런 일들을 보고 나서 드디어 기쁨을 내면서 마치 꿰 놓은 구슬을 다른 사람에게 가져다 주듯 하늘 어머니의 손으로 들어가며 태(胎)를 삼느니라. 그때에 그 어머니의 손바닥에서는 이내 꽃이 생기므로 그것을 가져다 하늘의 아버지에게 보이면서 함께 기뻐하게 되며, 다시 두 손으로 그 꽃을 비비면 곧 아들이 태어나게 되느니라.
그때에 그 하늘 어머니는 하늘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저는 오늘 한 사내아이를 낳았으니, 훌륭한 종자가 더욱 자라게 되었습니다’라고 하고, 곧 친족들을 모아 놓고 기뻐하며 축하하느니라. 그리고 그는 낳은 지 7일이 되면 하늘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고 전생 일을 기억하게 되나니 ‘아무 곳에서 죽어서 지금 여기에 태어났고 아무개가 나의 아버지였고 아무개가 나의 어머니였으며 일찍이 그러한 선행을 닦았었구나’라고 하느니라. 이런 생각을 할 때 그의 기쁨이 용솟음쳐 곧 모든 욕심에 대해 어리석은 사랑이 생기게 되며, 그 하늘 세계 안의 궁전과 동산 숲에서 탐내고 기뻐하며 애착하는 것을 저절로 알고 보게 되느니라.
006_0949_a_22L爾時童子垂臂傭長猶如象鼻胸峻實如師子臆腰腹圓細無有垂背脊端平無高下骨兩䏶圓相如芭蕉莖肌肉光潔無諸黧皯無有耏毛及雜臭穢上妙香氣從身流出鬘瓔珞天衣輕密不假外求自然被時宮殿中所有天女無天男者此童子共來圍遶咸作是言善來仁此之宮殿皆是汝有我等諸女先無依怙願相侍從其中或云此輩盛乳如金缾面猶紅蓮此園菀中如是天樹拘毘羅林垂覆榮好六萬天女前後周遍善哉仁者可與我等永以娛樂如雲中電不常而有或有宮殿簫鼓琵琶諸雜天樂自然發聲妙敷具及師子座嚴飾珠瓔垂以繒而諸繒綵非是繭蠶之所作者
006_0949_b_02L그때 동자가 팔을 내리면 매끄럽고 긴 것이 마치 코끼리의 코와 같고 그 가슴은 두둑하게 찬 것이 마치 사자의 가슴과 같으며, 허리와 배는 둥글고 가늘어서 쳐지거나 쭈그러짐이 없고 등골은 편편하여 높고 낮은 뼈가 없으며, 두 넓적다리의 둥근 모양은 마치 파초의 줄기와 같고 살결은 깨끗하여 검은 사마귀나 기미가 없으며, 구레나룻 털과 여러 더러운 냄새도 없고 으뜸가는 향기가 몸에서 흘러나오며, 꽃다발과 영락과 하늘 옷은 가볍고도 촘촘한데 다른 데서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에 입혀지느니라.
그때에 궁전 안에 있던 모든 천녀들로서 하늘의 남자 짝이 없는 이들은 이 동자를 보고 모두 다가와 둘러싸며 함께 말하기를 ‘잘 오셨습니다. 어진 이여, 이 궁전은 모두가 당신의 소유입니다. 우리 여인들은 그 동안에 의지할 데가 없었으니, 지금부터 시중을 들게 하소서’라고 하며, 그 중의 어떤 이는 말하되 ‘이들은 한창의 나이라 유방은 마치 금으로 된 병[金甁]과 같고 얼굴은 마치 붉은 연꽃과 같습니다’라고 하기도 하느니라. 이 동산 안에는 이와 같은 하늘 나무인 구비라(拘毘羅) 숲이 뒤덮이고 무성하여 아주 좋으며 6만의 천녀들이 앞뒤로 가득히 둘러싸 있습니다. ‘장하십니다. 어진 이여, 우리들과 함께 영원히 즐길 수 있는 것은 마치 구름 속의 번개가 항상 있지 않으면서도 있는 것 같이 하셔야 합니다’라고 하느니라. 그리고 어떤 궁전에서는 퉁소와 북과 비파의 모든 하늘의 악기에서 저절로 소리가 나며 깔개와 사자자리[師子座]는 구슬과 영락으로 훌륭하게 장엄되고 비단을 늘어뜨리고 있는데 그 모든 비단들은 명주로 된 것이 아니니라.
006_0949_b_15L彼童子睹斯珍飾如灌頂王昇座而旣昇座已諸所珍玩咸出聲言善業人從閻浮洲修天福故而來生諸人應當來此承事歌舞娛樂此福人歡喜無厭出此聲已園林宮殿六萬綵女捧持天花被服光耀所發香如蒲萄酒蜜酒花酒聞其香者令人昏醉同聲唱言汝積天福時充奉於是童子與群天女遊歡喜林及雜花林黃毯石林極光嚴林宮園苑泉聲園苑音樂園苑叢花園苑遊如是等上妙林苑悅樂淸涼無諸惡風花香芬馥靑摩尼寶以爲燈明諸蜂鳥王出微妙音其鳥毛羽猶如雜寶天吠琉璃以爲其嘴飛翔群嬉遍滿林樹
006_0949_c_02L그때에 그 동자는 이런 진귀한 장식을 보고 나서 마치 관정왕(灌頂王)이 자리에 올라가듯 앉으며, 자리에 올라가자 그 진귀한 데서 다 함께 소리가 나오는데 ‘이 착한 업을 지은 사람은 염부주(閻浮洲)에서 천상의 복을 닦았기 때문에 여기에 태어나신 것이니, 모든 사람들은 여기로 와서 받들어 섬기면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즐겁게 하여 이 복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뻐하면서 싫증이 없게 해야 한다’고 하느니라. 이런 소리가 나오자마자 동산 숲과 궁전에 있는 6만 명의 채녀들은 하늘의 꽃을 가지고 있고 옷은 번쩍거리며,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마치 포도주와 꿀술[蜜酒]과 꽃술[花酒]과 같아 이 향기를 맡으면 사람들을 혼취(昏醉)하게 되는데 그들은 다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말하기를 ‘그대는 하늘의 복을 쌓으셨으니 저희들이 받들게 하소서’라고 하느니라.
이때 동자는 여러 천녀들과 함께 환희림(歡喜林)․잡화림(雜花林)․황담석림(黃毯石林)․극광엄림(極光嚴林)과 일궁 동산[日宮苑]․천성 동산[泉聲苑]․음악 동산[音樂苑]․총화 동산[叢花苑] 등에서 노닐게 된다. 이러한 으뜸가는 숲과 동산에서 노닐므로 즐겁고 맑고 시원하여 모든 나쁜 바람이 없고 꽃과 향기가 가득하여 푸른 마니보(摩尼寶)로 등불을 삼고 모든 벌과 새들의 왕이 미묘한 소리를 내며, 그 새들의 털과 깃은 마치 여러 가지가 섞인 보배와 같고 부리는 하늘의 폐유리(吠琉璃)로 되었으며, 떼지어 날아다니면서 그 숲과 나무에 가득 차 있느니라.
006_0949_c_08L復次大仙彼界有池隨月增減具八功德悅意無垢淸冷澄澈百葉香花開敷其內岸樹行列雜花充遍而彼池中衆多天女遊戲娛樂諸寶器等隨意而現色香妙食名天甘露如拘摩花白逾珂雪甘香具足亦易消化無諸苦澀雜惡等味
또 큰 선인이여, 그 세계에는 못이 있어서 달에 따라 물이 늘기도 하고 줄어지기도 하는데 여덟 가지 공덕을 두루 갖추어서 뜻을 즐겁게 하고 때[垢]가 없으며, 맑고 시원하고 백가지 잎사귀가 달린 향기로운 꽃이 그 속에 피어 있으며, 덕에는 나무가 줄지어 서서 여러 가지 꽃들이 가득 피어있다. 그 못 속에서는 많은 처녀들이 즐기고 있고 모든 보배 그릇이 뜻대로 나타나며, 하늘의 감로(甘露)라 하는 빛깔과 향기가 묘한 음식은 마치 구마(拘摩)꽃과 같아서 희기는 마치 흰 눈보다 더한데 단 맛과 향기를 모두 갖추었고 또한 소화도 잘 되며 모든 쓰거나 떱덜한 나쁜 맛은 아예 없느니라.
006_0949_c_15L復次大仙有諸天人報不純者雖同器食或感赤色或感蒼色乃至黃黑諸雜等色天容無別唯食有異大仙當知彼諸衆生先雖捨施後復悔恨由斯報故獲果如是復有園苑名曰合棔枝條花葉雜糅莊飾百千叢林淸淨柔軟猶如水精花果常茂其林樹間諸寂靜身離欲牟尼是所棲集天之男女常所入者皆不爲於貪愛欲樂
또 큰 선인이여, 모든 천상사람으로서 과보가 순수하지 않는 사람은 비록 같은 그릇으로 식사하더라도 혹 붉은 빛깔을 느끼기도 하고 혹 푸른 빛깔을 느끼기도 하며 누르고 검은 등의 여러 가지 빛깔을 느끼기도 하나니, 하늘의 용모에는 구별이 없으나 오직 음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니라.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그 모든 중생은 전에 비록 보시를 하기는 하였으나 그 뒤에 다시 후회하고 한을 품은 것이니, 이런 과보로 말미암아 그러한 과보를 얻는 것이니라.
또 합혼이라 하는 동산이 있느니라. 나무의 가지․줄기․꽃․잎사귀는 여러 가지로 장식되어 있고 백천의 우거진 숲은 청정하고 부드러워 마치 수정(水精)과 같으며, 꽃과 열매는 항상 무성 하느니라. 그 숲과 나무 사이에는 모든 고요한 몸으로 욕심을 여읜 모니(牟尼)들이 여기에 모여 사는데 하늘의 남녀로서 들어간 이는 모두가 탐애나 욕락을 위해서가 아니니라.
006_0950_a_02L大仙當知我之弟子最上聲聞驕梵鉢提是婆羅門淸淨族子住於禪定慈悲之心以彼等持開敷慈眼入三摩地每經七日方乃一度現出入息彼入定時有隨意風應念而至假使劫火燒於大地成一炎焰於彼禪身無能損害如芥子分而彼支體如彌樓山常所鎭壓難陁龍王及跋難陁有大力勢鼓氣猛烈彌樓山王爲之搖動鼓作呼噏四大海水變爲鹹味驕梵鉢提入定之時彼二龍王盡其威力無能嬈亂我此弟子在合棔林而諸天女雖耽欲愛睹斯尊者發淸淨心以曼陁花及諸蓮花而散其上合掌恭敬三十三天諸童子等亦來圍遶持天甘露資給供養
006_0950_a_02L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나의 수제자 교범발제(驕梵鉢提) 성문(聲聞)은 바로 바라문의 청정한 집안의 아들이니, 선정과 자비의 마음에 머물러 그 등지(等持)로써 인자한 눈을 열고 삼마지(三摩地)에 들어가 7일이 지날 때마다 한 번씩 숨을 들이쉬고 내쉬느니라. 그가 정(定)에 들었을 때는 뜻대로 되는 바람[隨意風]이 생각에 따라 이르게 되는데, 가령 겁화(劫火)가 대지(大地)를 태워 불길이 된다 하여도 선정에 들어있는 그의 몸은 겨자씨만큼도 손상시키지 못한다. 그의 팔다리는 마치 미루산(彌樓山)과 같아 항상 진정시키어 억누르고 있느니라. 난타(難陀) 용왕과 발난타(跋難陀) 용왕은 큰 세력이 있어서 맹렬한 기운을 내면 미루산왕도 흔들려 움직이고, 숨을 북을 치듯 들이쉬고 내쉬면 사대(四大)의 교범발제가 선정에 들었을 때에는 그 두 용왕이 그 위력을 다하여도 요동시킬 수 없느니라. 나의 제자가 합혼림(合棔林)에 있으면 모든 천녀들이 비록 애욕에 빠져 있더라도 이 존자(尊者)를 보기만 하면 청정한 마음을 일으키고 만다(曼陀)꽃과 모든 연꽃을 그의 위에 뿌리며 합장하고 공경하며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모든 동자들도 모두 와서 에워싸고 하늘의 감로(甘露)를 가지고 공양하느니라.
006_0950_a_18L而此尊者常爲諸天於合棔林說修多羅及未曾有無問自說本事本生因緣方廣諷誦論議重頌授記譬喩等經時諸天人聞斯法要莫不慇懃恭敬尊重
이 존자가 항상 모든 하늘들을 위해 이 합혼림에서 수다라(修多羅)․미증유(未曾有)․무문자설(無問自說)․본사(本事)․본생(本生)․인연(因緣)․방광(方廣)․풍송(諷誦)․논의(論議)․중송(重頌)․수기(授記)․비유(譬喩) 등의 경전을 설할 때 모든 천상 사람들은 이 법요(法要)를 듣고 은근히 공경하며 존중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006_0950_a_22L復次大仙三十三天有聚會堂其堂有柱八萬四千皆以金銀跋闍羅寶馬瑙美玉幷栴檀心結搆所成懸鈴垂鐸出微妙聲列諸天衣建諸幡幢簫笛琵琶箜篌琴瑟鞞鐃螺鼓妙聲振發天之男女互相愛敬和顏慈悅恒所聚會於彼堂中以摩尼寶而嚴飾之綠潤琉璃淨滑如鏡塗香末香雜花周遍亦無飄風及諸炎熱毒蛇蚊蝱皆所遠離其所居者無有惛睡懈怠之想微風淸和遍入林觀其諸樓閣㦥網垂覆懸妙寶瓔散諸花香百千天女雖則愛染而無嫉妒及於鬪諍面貌端正猶如滿月花鬘寶珠嚴飾身首妙歌淸淨往來不輟
006_0950_b_02L또 큰 선인이여, 삼십삼천에는 취회당(聚會堂)이 있으며, 그 당에는 8만 4천의 기둥이 있는데 모두가 금․은․발사라 보배[跋闍羅寶]․마노(馬瑙)․아름다운 옥(玉)․전단나무의 고갱이 등으로 만들어졌고, 달아놓은 방울에서는 묘한 소리가 나며 모든 하늘이 천을 벌여 놓았고 모든 번기와 당기를 세웠으며, 통소․피리․비파․공후․거문고․마상북․징․소라 및 북에서는 묘한 소리가 진동했느니라. 하늘의 남녀들은 서로서로 사랑하고 공경하여 온화한 얼굴로 즐거워하면서 항상 이곳에 와서 모였느니라. 그 당(堂) 안은 마니보(摩尼寶)로 장엄되어 있고 푸르면서 윤기 나는 유리(琉璃)는 깨끗하고 미끄럽기가 마치 거울과 같으며 바르는 향․가루향과 여러 가지 꽃들이 두루하고 또한 회오리바람은 없으며, 모든 뜨거운 열과 독사와 모기․등에 등도 모두 다 멀리 떠났느니라. 그곳에 사는 이는 혼혼히 잠이 들거나 게으른 생각이 없고 살살 부는 바람은 맑고 온화하며 숲의 누관[林觀]에 두루 들어간다. 그 모든 누각과 수레에는 휘장과 그물이 드리워 있고 묘한 보배 영락이 달려 있으며, 모든 꽃과 향이 뿌려져 있다. 백천의 천녀들은 비록 애욕에 물들었다 하더라도 질투하거나 다투는 일이 없고 얼굴이 단정하기가 마치 보름달과도 같으며 꽃다발과 보배 구슬로 몸과 머리를 장식하였고 묘한 노래를 청정하게 부르며 오가는 것을 그치지 않느니라.
006_0950_b_14L復次大仙彼天會堂周迴方整長廊寬廣高樹周密猶如陰雲其堂四面復有園苑皆百由旬閒錯種種金蓮雜花出妙歌聲聞者欣悅拘迦那陁波梨野多樹拘毘陁羅樹以爲叢大仙善法會堂資玩之具皆是金銀諸寶玉等積聚琉璃以爲臺榭奇寶物充滿庫藏宮殿百千莊飾園鄰接遠近常聞安樂無諸疾苦及餘禍患彼之天人於諸園林遊戲旣還集此堂受於娛樂
또 큰 선인이여, 그 하늘들이 모이는 당[會堂]은 주위가 네모지고 반듯하며 긴 행랑은 넓디넓고 높은 나무들은 빽빽하여 마치 구름으로 가린 것과 같다. 그 당의 사면에는 다시 동산이 있는데 모두가 백 유순으로서 사이사이에 갖가지 황금 연꽃과 그 밖의 여러 꽃이 피어 있고 묘한 노래 소리가 나와 듣는 이들을 즐겁게 하며 구가나다(拘迦那陀)나무와 파리야다(彼梨耶多)나무와 구비다라(拘毘多羅)나무로 우거진 숲을 이루고 있느니라.
큰 선인이여, 선법회당(善法會堂)의 진귀한 노리개감들은 모두 금․은의 모든 보배 등으로 되었고, 유리(琉璃)를 쌓아서 대(臺) 위의 정자(亭子)를 만들었으며, 진귀한 보물이 창고에 가득 차 있고, 궁전은 백천 가지로 장식되어 있으며 동산은 멀고 가까이에 인접하여 있어 항상 안락하다는 말만이 들리며, 모든 질병이나 그 밖의 우환이 없나니, 그 천상 사람들은 모든 동산 숲에서 재미있게 즐긴 뒤에 다시 이 당으로 모여와서 즐기느니라.
또 큰 선인이여, 삼십삼천에는 다시 별전(別殿)이 있으니 이름은 선견(善見)이니라. 희기는 마치 흰 해와 같고 깨끗하기는 마치 밝은 거울 같으며 사면의 둘레에는 모두 꽃으로 된 면류관의 앞드림을 달아서 장엄하였다. 천 명의 천녀들이 예쁘게 꾸민 여러 가지 꽃과 번쩍거리는 진주방울과 금빛과 푸른빛의 그물과 끈으로 관을 장식하고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왔다갔다할 때 황금 먼지가 날려 곳곳마다 누런 빛깔이 되느니라. 그리고 그 선견전에는 6만 개의 기둥이 있고 두공은 겹겹으로 포개져 서로서로 빛을 내며, 진기한 보배가 사이사이 섞이고 단청(丹靑)을 하였으며, 전단향․침수향․소합향(蘇合香)의 강렬한 향으로 그 땅을 발랐느니라. 석제환인(釋提桓因)은 금강저(金剛杵)를 가지고 백천 명의 천녀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이 보전(寶殿)에 올라가 재미있게 즐기느니라.
006_0950_c_02L復次大仙三十三天復有別殿名曰善見皎如白日淨猶明鏡四面周帀皆以花𥿰懸布莊嚴有千天女藻綴雜花輝耀珠鐸金翠網旒以爲冠飾馬車乘踐踏往來飛颺金塵處處黃而於彼殿有六萬柱櫨栱重疊遞相輝映間錯奇珍繪以丹彩栴檀沈水及蘇合香氛氳郁烈用塗其地提桓因持金剛杵與百千女前後圍來昇寶殿娛翫歡樂大仙當知十三天中有天王名因陁羅其力勇健敵九千象垂臂纖如天象鼻如淨金筋肉堅密骨脈不露臆如師肚不凸垂其腰束細金線貫瓔以爲頭飾珠璫晃耀天服脩委天之聲明久已通達撰造書論飮食甘露來常乘伊跋羅象
006_0950_c_02L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삼십삼천에는 인다라(因陀羅)라 하는 천왕이 있느니라. 힘이 세고 용감하고 씩씩하여 구천 마리의 코끼리를 대적할 수 있으며, 팔을 드리우면 매끈하고 좋아서 마치 하늘 코끼리의 코와 같고, 몸은 마치 깨끗한 금과 같아 힘줄과 살은 단단하면서 촘촘하고 뼈와 맥은 드러나지 않으며, 가슴은 마치 사자와 같아 배가 불룩하지도 않고 쳐지지도 않으며, 그 허리는 늘씬하고 금실로 영락을 꿰어 머리를 장식하였으며, 구슬로 된 귀걸이는 번쩍거리고 하늘옷은 길면서도 너울거렸는데, 그는 하늘의 성명(聲明)을 오래 전에 이미 통달하였고 서론(書論)을 지었으며 감로(甘露)를 음식으로 삼고 오고 갈 때에는 항상 이발라 코끼리[伊跋羅象]를 타고 다니느니라.
006_0950_c_19L復次大仙彼之天帝然其色身非諸骨肉純花所成喉聲淸美身香殊特假令狂象聞其香氣皆自調善形貌端嚴猶如佛身其所輝豔映諸金聚奪其精光皆令黑闇
또 큰 선인이여, 그 하늘 임금[天帝]의 육신(色身)은 뼈와 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순수한 꽃으로 되었으며, 목소리는 맑고 아름답고, 몸에서 나는 향기는 특수하여 만일 미친 코끼리가 그 향기를 맡으면 모두 저절로 잘 조복하느니라. 모습이 단정하고 엄숙한 것은 마치 부처님의 몸과 같아 그 곱고 빛남이 모든 금 무더기에 비치면 그 정광(精光)을 빼앗아 모두 캄캄하게 하느니라.”
006_0950_c_24L廣博仙言如來今者讚美天帝甚爲希有
광박 선인이 말하였다.
“여래께서 지금 하늘의 제석[天帝]을 찬미하심이 매우 희유하나이다.”
006_0951_a_02L爾時世尊告廣博曰彼天帝者是無常身下劣之身如脆草器如假翦花亦如畫師圖飾彩繪亦如工人刻木形像又如結花不久散滅何足稱歎復次大仙我之弟子有神通者名阿那律但以父母所生之身節節支體一分之力猶過帝釋
006_0951_a_02L그때 세존께서 광박에게 말하였다.
“그 하늘의 제석도 이는 무상(無常)한 몸이요 하천하고 비열한 몸이니, 마치 무른 풀로 만든 그릇과 같고, 임시로 꺾어 심은 꽃과 같으며, 그림 그리는 이가 그린 채색화(彩色畫)와 같고, 조각가가 나무로 새겨 만든 형상과 같으며, 또 꽃을 서로 맺어 한데 이은 것 같아서 오래지 않아 흩어지고 없어지게 되거늘 어찌 족히 칭찬 거리가 되겠는가.
또 큰 선인이여, 제자 가운데 신통이 있는 아나율(阿那律)이 있나니, 그는 부모에게서 낳은 몸이지마는 마디마디나 팔다리 일부분의 힘은 오히려 제석보다 뛰어나느니라.”
006_0951_a_09L時阿那律在於座中聞於如來說如是言便作是念今者世尊覺悟於我卽入三昧身光赫奕如天新金戴殊勝冠珠光輝映其面潤澤過於醍醐其眼紺靑如吠琉璃摩尼馬瑙及日光珠以爲臂飾身光香熏普遍輝耀
그때에 아나율이 자리 안에 있다가 여래께서 이렇게 설하시는 것을 듣고 곧 생각하기를 ‘지금 세존께서 나를 깨우치시는구나’라고 하였다. 그리고 곧 삼매(三昧)에 들었는데, 그 몸의 광명이 번쩍번쩍한 것이 마치 하늘의 새 금덩이 같았고, 머리에 쓴 관(冠)의 구슬 빛은 훤히 빛났으며, 그 얼굴은 윤택하여 제호(醍醐)보다 뛰어났고, 그 눈은 감청색(紺靑色)으로서 마치 폐유리(吠琉璃) 같았으며, 마니(摩尼)와 마노(馬瑙)와 일광주(日光珠)로 팔을 장식하였고, 몸의 빛과 향기는 두루두루 빛났다.
006_0951_a_15L時廣博仙旣睹斯相心大驚愕卽從坐起合掌瞻仰生希有心高聲唱言奇哉善哉我得人身爲不唐捐今遇世尊發揮聚會昔所未睹今乃得見
이때 광박 선인은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바라보며 희유한 마음을 내어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기이하도다. 거룩하도다. 내가 사람 몸이 된 것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았구나. 이제 세존께서 나타낸 이 모임을 만났으니 옛날에 보지 못했던 바를 이제야 비로소 보게 되었도다.”
006_0951_a_19L爾時世尊告廣博言彼帝釋身與阿那律誰爲勝劣
그때 세존께서 광박에게 말씀하셨다.
“저 제석의 몸과 이 아나율의 몸 중에 누가 더 낫고 못한가.”
006_0951_a_21L廣博仙言彼帝釋身比阿那律假使百分不及其一乃至千分亦不及一
광박 선인이 말하였다.
“저 제석의 몸을 아나율에 비교한다면 백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이러한 몸은 희유할 거리가 되지 못하느니라. 복덕을 얻는 이는 그가 원하는 대로 모습을 성취하느니라.”
006_0951_a_23L佛言大仙於如是身不足希有獲福德者隨其所願身相成就
006_0951_b_02L그때 모임에 있던 대중들은 기뻐하며 다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다시 저희들을 위하여 하늘 세계[天趣]를 말씀하여 주소서.”
006_0951_b_02L爾時衆會生歡喜心咸白佛言唯願世尊更爲我等說於天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삼십삼천의 저 하늘 제석의 첫째 대부인(大夫人)은 이름을 사지(舍支)라 하는데, 환희원(歡喜園)에 머무르며 하늘의 채녀 백천 명에게 에워싸여 있다. 용모가 아주 예뻐서 마치 꽃이 핀 것과 같고, 뺨은 마치 붉은 연꽃과 같으며, 얼굴은 마치 금빛과 같고, 산뜻하고 부드러운 옷을 입고 동산에서 즐겁게 노닌다. 또한 하늘의 묘한 보배 꽃으로 머리를 장식했고, 구슬과 영락과 패옥은 움직일 때 묘한 소리를 내며, 이마는 넓고 편편한데 금으로 된 면류관 끈을 드리웠으며, 그 눈은 가늘고 길어 마치 꽃이 장차 피려는 것 같다. 하늘 제석에게 지극한 정성을 기울여 일찍이 성을 내거나 다투거나 찡그리거나 질투하는 일이 없으며, 또한 아이를 배는 우환도 없느니라.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그 부인은 애욕에 탐착하는 때[垢]가 무거워 그 밖의 천녀들보다 갑절이나 더하고, 뜻이 교만함은 마치 미루산(彌樓山)과 만타산(漫陀山)이 깊고 깊어서 우러러보기 어려운 것 같다. 살찌지도 않고 파리하지도 않으며, 키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체질이 향기롭고 깨끗하여 모든 더러움이 없고 바람이 묘한 꽃을 보내어 일산을 만들어 주느니라. 그러나 이 부인은 항상 여래의 종성[如來種姓]을 발휘하느니라.
006_0951_b_04L佛言三十三天彼之天帝最大夫人名曰舍支住歡喜園天之綵女百千圍遶容色姝妙猶花開敷頰如紅蓮面如金色著諸鮮明細軟衣服嬉遊園苑天妙寶花以爲首飾珠瓔環珮動出妙聲額廣平正垂金旒鎖其眼纖長如花將開堅誠傾注在於天帝曾無瞋恚鬪諍嚬妒亦復離諸懷胎之患大仙當知彼之夫人耽愛垢重倍餘天女志意驕倨猶於彌樓及漫陁山幽邃難仰不肥不瘦不長不短體質香潔無諸穢惡風送妙花結而成蓋而此夫人常能發揮如來種性
006_0951_c_02L또 큰 선인이여, 삼십삼천에는 여러 가지 우환이 없고 항상 누각과 궁전에서 즐길 뿐이며, 그 곳의 수명은 하늘의 천 살[歲]이요, 수명을 마치려 할 때는 다섯 가지 나쁜 조짐[惡相]이 있게 되느니라. 첫째는 맑고 시원한 못은 깨끗하기가 마치 파지(頗胝)와 같아 닿기만 하여도 사람을 기쁘게 하며, 살살 부는 바람에 가벼이 흔들려 여러 가지 꽃이 비치는데 이러한 못 속에서 목욕을 하려 하면 그만 변하여 기름으로 되어버리니라. 이때 하늘사람[天人]이 이와 같은 모양을 보고 마음에 두려움을 내면서 물에서 뛰어나와 숲 속으로 도망치느니라. 그때에 여러 천녀(天女)들은 그가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빨리 뒤따라가 한 나무 아래 서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목이 메인 소리로 함께 말하기를, ‘어진 이여, 어찌하여 그렇게 빨리 우리를 버리고 이와 같이 외로이 있습니까’라고 하느니라. 그때에 그 하늘 남자는 소리가 점차 애처로워지며 말하기를 ‘나는 옛날에는 이런 더러운 때가 몸에 낀 일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이런 말을 마치자 그의 두 겨드랑이 아래서 갑자기 땀이 흘렀으며, 그 모든 천녀들은 이렇게 쇠하는 모양[衰相]을 보고 모두 멀리 떠나버렸다. 이때 그 하늘은 여인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고 근심하고 괴로워하여 숨을 헐떡거리면서 속으로 더욱 애타하자 머리 위의 꽃다발이 단번에 시들어 떨어졌고, 입고 있던 하늘 옷에도 홀연히 때가 끼었으며, 하늘의 평상과 깔개와 진기한 물건들을 모두 좋아하지 않게 되었느니라.
006_0951_b_17L復次大仙三十三天無雜患累而恒遊戲樓閣宮殿其所壽命天一千歲壽將終時有五惡相一者淸冷池沼淨如頗胝有所觸者令人欣悅微風輕搖雜花暉映如此池中將欲洗沐變成脂膩時彼天人見此相已心生怖懼從水跳出奔走林中時諸天女見彼惶遽亦疾隨從止一樹下心生憂惱喉中哽噎同聲告言仁者如何速捨我等孤居若此時彼天男聲漸哀切作如是言我從昔來未曾有此垢膩現身作是言已其兩腋下忽然流汗彼諸天女見此衰相皆卽遠離於是彼天見諸女去憂惱喘息內增熱毒頭上花鬘颯便萎顇所著天衣忽復垢膩天之牀敷雜玩等物皆不愛樂
006_0952_a_02L그의 모든 천녀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자 죽을 것이 틀림없음을 알고 더러운 냄새를 맡는 것을 싫어하여 다만 멀리서 서로 보면서 소리내어 울며 몹시 괴로워 하다가 한탄하며 말하기를 ‘괴롭도다. 이 가늘고 부드러운 몸은 옛날 우리들과 함께 놀러 다니고 잔치 자리에서 즐거워하였으니, 천지(天地) 가운데서는 마치 원앙새와 같았고 선법당(善法堂)에서는 마치 거위 왕과 같았으며 환희원(歡喜園) 안에서는 마치 가란조(迦蘭鳥)와 같았고 만타하(漫陀河)에서 놀 때는 향상(香象)과 같았으며, 파야원(波耶園)과 구라원(拘羅園)에 있을 때는 마치 벌 왕과 같았고 잡수림(雜樹林)에 머무를 때는 마치 하늘의 꽃 관[天化冠]과 같았는데, 지금은 어찌하여 다섯 가지 쇠하는 모양의 침해를 받아 우리들을 버리고 장차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고 하느니라.
이때 그 하늘사람은 이러한 슬픈 탄식을 듣고 더욱 성내고 괴로워하며 크게 두려워하다가 이내 열병(熱病)에 걸리게 되어 온몸이 바짝 마르고 눈에 두려움을 띠는 것이 마치 장사꾼이 그의 동료들을 잃은 것과 같고 바다를 건너는 배가 파괴되는 것과 같으며 또한 어떤 사람이 여의주(如意珠)를 잃어버린 것과 같이 허둥거리느니라.
또한 높은 산봉우리의 썩은 나무에 세찬 바람이 불어 요동하는 것과 같고, 또 용의 새끼가 금시조(金翅鳥)에게 물려 가는 것과도 같이 버둥거리며 벌벌 떨다가 합장하고 그 여러 천녀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은 이리 오시오. 손으로 나를 어루만져 주어서 조금이라도 편안히 쉬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한다. 이런 말을 하지만 그 여인들은 단지 멀리서 슬피 울 뿐 나오려는 이가 없으며, 저마다 나뭇가지를 가지고 그의 가슴 위를 향해 멀리서 던지며 말하기를 ‘그대는 하늘의 복이 다하였으니, 속히 저 염부제에서 태어나야 합니다’라고 하느니라.
006_0951_c_11L彼諸天女睹如是相知必定死惡聞穢氣但遙相視發聲戀泣哽噎酸楚歎言苦哉此細軟身昔與我等遊行宴樂於天池中猶如鴛鴦於善法堂猶如鵝王歡喜園中如迦蘭鳥遊漫陁河同於香象在波耶園及拘羅園猶如蜂王處雜樹林如天花冠今者云何爲五衰相之所加害捨離我等將何處去時彼天人聞是悲歎復增恚惱生大怖畏便爲熱病之所纏攝擧身枯悴眼目慞惶猶如商人失其徒侶猶如涉海舟舩破壞亦如有人失如意珠又如危峯朽壞之樹爲彼猛風搖動吹擊復如龍子爲金翅鳥之所銜啄迴惶戰懼合掌告彼諸綵女言汝等進來願能以手摩觸於我令少蘇息雖作是語而諸女等但遙悲泣無有進者各執樹枝遙擲心上作如是言汝天福盡當速生彼閻浮提中
이때 그 하늘은 이런 말을 듣자 그들에게 버림 받은 것을 알고 소리내어 원망하며, ‘어찌 그리도 심할꼬. 나는 이곳의 갖가지 살림 도구와 동산과 궁전에서 그대 천녀들과 함께 권속이 되어 얽매어 있었다. 이제 목숨이 다하여 죽음의 길로 가려하자, 그렇게 멀리 서서 다만 나에게 염부제에 가서 태어나야 한다고 합니까’라고 하느니라.
006_0952_a_08L於是彼天聞是言已知被棄捨發聲怨唱奇哉奈何我於此中種種資具園苑宮殿與諸女等眷屬纏縛今時命終將行死路乃何遙立但謂我言當於閻浮而受生耶
006_0952_b_02L그때 그 하늘은 이런 말을 한뒤, 다시 평상시에 놀았던 곳을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슬피 탄식하다가 큰 소리를 내어 말하였느니라.
‘아, 선법당(善法堂)이여 아, 환희원(歡喜園)이여 아, 잡수원(雜樹園)이여 아, 황담석원(黃毯石園)이여 아, 파로사원(波露沙園)이여 아 광승원(光勝園) 등이여 아, 만타(縵陀)의 큰 강물과 모든 궁전과 당(堂)과 실(室)과 누각이여 나는 이제 어쩔 수 없이 그대들을 버리고 여기에서 떠나가게 되었도다.’
이렇게 근심과 탄식을 마치기도 전에 다시 모든 여인들이 놀라고 두려워하며 오가면서 손으로 눈물을 닦고 느껴 울며 탄식하여 얼굴에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는 더욱 마음 아파하며 원망하기를 ‘아, 사랑하는 이들이여. 아, 친한 이들이여. 어째서 죽어가는 나를 보고도 말도 하지 않으려 하오. 나는 이제 나고 죽는 먼 길에 임하여 있는데 이 이별을 막지 아니하오. 나와 그대들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제 복업이 다한 까닭에 살던 곳을 보아도 캄캄하여 나혼자 내동댕이쳐진 것 같구려. 아, 하늘의 음악은 왜 울리지 않을까? 어째서 나는 지금 적막하여 들리는 것이 없을까?
006_0952_a_13L爾時彼天作是語已復睹常時所遊之處念念思惟恌擧哀歎發大聲言嗚呼善法堂呼歡喜園嗚呼雜樹園嗚呼黃毯石嗚呼波露沙園嗚呼波梨耶園呼光勝園等嗚呼縵陁大河及諸宮殿堂室樓閣我於今時制不由己相捨離從此墜落憂歎未終復見諸女驚惶去來以手拭淚歔欷咨嗟容顏怖懼復傷怨言嗚呼愛者嗚呼親如何見我將行死路曾不與語今臨茲生死長路不垂執別我與汝曹不復見矣嗚呼我今福業盡故此住居謂如黑暗颯然空曠嗚呼天樂爲不奏耶如何我今寂無所聞
아, 하늘 중에서 가장 즐겁고 모든 하늘과 건달바 등이 모시고 호위하던 곳과 묘한 빛깔이 견고해져서 금강(金剛)을 가진 이를 아, 나는 이제 다시금 볼 수 있을까? 천안(千眼)을 지닌 분은 대중 가운데 계시는 것일까? 아, 파리야꽃[波利耶花]과 구비라꽃[拘毘羅花]은 나의 머리 위에 있다가 무엇 때문에 시들어빠지느냐’라고 하느니라. 그때에 모든 하늘들은 이 하늘사람이 이렇게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모두 다 근심하고 한탄하느니라.
006_0952_b_04L呼天中最爲悅樂一切諸天及乾闥婆所侍衛處妙色堅固持金剛者呼我今豈復得見千眼之相在衆中嗚呼波利耶花拘毘羅花在我頭上何故萎顇時諸天衆睹斯天人悲惱如是悉皆憂歎
그때 묘한 귀걸이를 한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백천의 모든 하늘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아울러 사지(舍支) 부인과 그 밖의 채녀들과 건달바 등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을 울리면서 놀러 나가지만, 그 하늘이 다섯 가지 쇠하는 모양에 핍박을 받아 장차 죽음의 길로 나아가려는 것을 보고 모두가 불쌍히 여기면서 소리를 같이하여 한탄하기를 ‘아, 괴이하도다. 저 무상(無常)함을 조금도 가엾이 여기는 기색이 없이 포악하고도 잔인하구나’라고 한다. 석제환인은 범음성(梵音聲)으로 그 하늘들에게 말하느니라.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천자들아, 우리들도 모두가 장차 이 길로 돌아가야 하리니, 연착(戀箚)을 내어 나쁜 갈래[惡趣]에 떨어지지 않게 하라.’
006_0952_b_10L爾時妙耳璫者釋提桓因與諸天衆百千圍遶幷舍支夫人諸餘綵女及乾闥婆等奏美音樂隨從遊行見於彼天爲五衰相之所逼害將趣死路皆生哀憐同聲歎言嗚呼奇哉彼之無常無少悲愍暴惡毒害釋提桓因以梵音聲告彼天言止止天子我等皆當同歸斯路勿生戀著墮於惡趣
006_0952_c_02L그때에 모든 하늘들은 다 같이 말하기를 ‘어진 이여, 모든 선(善)을 갖추려면 일체 중생의 복업을 닦는 땅인 인간세상에 가서 태어나야 합니다’라고 하느니라. 이때 그 하늘은 이 말을 듣고 곧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틀림없이 떨어지는구나’라 하고 합장하고 그 여러 하늘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 여러분은 천상 안에 머무르면서 나와 함께 기뻐하였었는데 나는 이제 아래로 추락할 때가 다가왔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길게 탄식하며 쳐다볼 때 다시 두 가지 모양이 나타나느니라. 첫째는 눈이 마치 빨간 연꽃과 같아지고, 둘째는 몸을 장식했던 꾸미개들이 갑자기 다 없어져 버리느니라.
006_0952_b_18L時諸天衆亦同告言仁者應當具作諸善往生人閒一切衆生修福業地於是彼天聞如是言便自思惟我於今時決定墜落合掌向彼諸來天言汝等諸人住天中者與我歡喜而我於今墜落時至作是言已長歎瞻視復現二相一者眼如赤蓮花二者身莊嚴具忽皆隱沒
그 밖의 모든 하늘들은 그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저마다 하늘꽃을 가지고 와 그의 위에 뿌리며, 하늘의 음악을 울리느니라.
그때에 죽음에 임한 이는 다른 하늘들이 음악을 울리면서 번기와 꽃을 그에게 보내주고 가기를 권하는 것을 보고, 곧 염부제에 태어날 것을 좋아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다가 그만 목숨이 끊어지느니라여기서부터 뒤로는 비야사문경(毘耶娑問經)의 끝부분을 덧붙인 것이다. 목숨이 다하여 죽고 나면 가아나풍(迦阿那風)이 그가 죽을 하늘에 불어오고 그 바람은 좋은 향기를 그에게 불어주면서 흩어지게 한다. 이와 같이 흩어지면 곧 삼십삼천을 멀리 떠나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처소도 없고 다른 데에 태어날 수도 없는데 생각이 있는 듯도 하고 앎이 있는 듯도 하면서 그 곳을 물러난 뒤에 인간으로 와서 태 속에 들게 되느니라. 그 어머니에게는 웃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마음에는 음욕을 즐기며, 항상 기뻐하고 꽃과 열매있는 나무 숲을 좋아하며, 갖가지 빛깔이 섞인 옷을 입기 좋아하고 먹고 마시기를 언제나 즐기며, 비록 태 속에 있다 하더라도 어머니의 겨드랑이는 괴롭지 않고, 삿된 음행을 좋아하지 않아 좋은 향과 꽃다발로 장엄하는 것을 좋아하며, 누우면 좋은 꿈을 꾸게 되므로 생각이 뒤바뀌지 않느니라.
006_0952_c_03L其餘諸天見此之各持天花而散其上及奏天樂臨死者見餘天衆鼓樂幡花以爲贈送幷相勸往卽便樂生閻浮提中淚哀感自此而絕自此已後是『毘耶娑問經』下文命盡死已伽阿那風吹彼死天彼風善香吹之令散如是散已卽時遠離三十三天不知所在無有處所不能生他若想若知彼旣退已生於人閒在胎藏中母則相現喜笑歌舞心喜染欲心常歡喜喜樂華果樹林之處樂著種種雜色衣服常喜飮食雖住藏內母脅不苦不樂邪欲心喜善香華鬘莊嚴臥則善夢非顚倒見
006_0953_a_02L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삼십삼천에서 물러나 여기에 태어날 때 어머니 태 속에 머무르는 동안 이와 같은 조짐이 있게 되느니라.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그 어머니는 그때 모든 장부(藏腑)를 지나 허물을 멀리 여읜 뒤에 곧 낳게 되느니라.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그때 동자가 태어난 뒤에는 몸은 치우친 데 없이 바르고, 손바닥의 무늬는 잘 생기고 기뻐할 만큼 부드러우며, 허리는 가늘고 이는 촘촘하며, 신체는 유연하고 그 마음은 훌륭한 공덕을 좋아하며, 성품됨이 색욕을 잊기 때문에 마음에 섬세한 옷을 사랑하고 숲과 노는 곳을 좋아하며, 몸에서는 독특한 향기를 풍기고 크게 재물이 풍부하여 돈과 보배를 구족하게 되며, 큰 성(姓)의 종족으로서 항상 보시와 계율을 행하게 되느니라. 욕심이 많은 이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만 마음으로는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몸은 검지도 않고 희지도 않으며, 손발이 가지런히 생기고 보는 사람마다 모두 다 사랑하고 공경하게 된다. 성품됨은 논의(論義)를 좋아하지만 그 마음은 부드러워 성내는 일이 적으며, 다른 부인에게 가는 것을 좋아하면서 자신의 아내는 좋아하지 않고, 모든 친구나 형제나 권속에 대해서는 사랑하거나 생각하지 않느니라.
큰 선인이여, 알아야 하느니라. 삼십삼천에서 물러나 인간에 태어나는 본래 성품[本性]이 이와 같으니라.”
006_0952_c_16L大仙當知三十三天退生此時住母藏中有如是相大仙當知其母爾時一切藏過皆悉遠離後則出生大仙當知彼時童子旣出生已身分平正掌文成就可喜柔耎腰細齒密身體柔耎其心愛樂勝功德欲性愛欲事心愛細衣樂林戲處身有勝香大富豐財金寶具足大姓種族——常行施戒欲心多者則生貧家——心喜布施不黑不白手足齊平一切見者皆悉愛敬性愛論議其心柔耎少於瞋心樂行他妻於自妻妾不生愛樂於諸親舊兄弟眷屬心不愛戀大仙當知三十三天退生人中本性如是
세존께서 말씀하여 마치시니, 비야사 선인(毘耶舍仙)곧 신경(新經)의 광박(廣博)선인이다. 당(唐)․범(梵)의 두 음(音)과 방언(方言)이 다를 뿐이다과 온갖 선인들이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거룩하시옵니다’라고 찬탄하였다.
전일에 이 경을 펼쳐 읽다가 여기가 빠져있음을 보았고 삼장(三藏) 니원(泥洹)이 물었으나 그 의혹을 풀지 못하다가 옛 장경(藏經)을 검열하던 중에 그 안에서 비야사경(毘耶娑經)을 얻게 되었다. 살펴보니, 이것은 범본(梵本)과 앞뒤의 번역만 다를 뿐 두 경문(經文)을 대조한즉 내용이 똑 같았으므로 옛 경문을 여기의 궐문(闕文) 뒤에 덧붙여 기록하니, 뒷날 찾아보는 사람은 의혹이 없기를 바란다.
728년 당(唐)나라 개원(開元) 무진(戊辰) 서경(西京) 숭복사(崇福寺) 사문(沙門) 지승(智昇)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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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0953_a_07L世尊說已毘耶娑仙卽新經中廣博仙也唐梵二音方言異耳切仙衆心生歡喜歎言善哉比因披讀睹斯文闕三藏泥洹詢疑無所遂撿舊藏經內獲得『毘耶娑經』與此梵本是同先後譯異兩文對勘二理無殊故以舊文續斯新後尋覽者幸無惑焉開元戊辰歲西京崇福寺沙門智昇述記
大寶積經卷第一百二十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