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049_T_001
- 006_1323_a_01L 대당신역성교서(大唐新譯聖教序)
- 006_1323_a_01L大唐新譯聖教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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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황어제(皇太皇御製) - 006_1323_a_02L皇太皇御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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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기론, 진공(眞空)은 형상[象]이 없으나 구체적인 형상의 가르침이 아니면, 그 참됨[眞]을 풀어낼 길이 없으며, 실제(實際)는 말[言]이 없으나 분명한 말의 실마리가 아니면 그 실체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용궁(龍宮)의 법경(法鏡)이 원만하게 비추어 삼천대천세계에 두루하고, 취령(鷲嶺)1)의 현문(玄門)2)이 넓고 크게 퍼져서 백억세계에 두루 미친 것이다. 스승 없는 지혜[無師之智]3)를 스승으로 삼으려면 반드시 수다(修多)4)에 의지해야 하고, 배움 없는 종지[無學之宗]를 배우려면 결국 기야(祇夜)5)에 의거해야 한다. 금인(金人)의 감몽(感夢)6)으로부터 보배로운 게송[寶偈]이 사방으로 전해졌는데, 패엽(貝葉)7)의 신령한 문장을 통해 북천축의 가르침이 아득히 먼 곳까지 전파되었고, 관화(貫花)8)의 은미한 뜻은 서진(西秦)의 번역을 통해 더욱 새로워졌다. 이로써 대승(大乘)ㆍ소승(小乘)을 근기에 맞춰 가르침을 펼쳤고, 반자(半字)와 만자(滿字)9)는 권실(權實)을 따라 서로 밝히게 된 것이다. - 006_1323_a_03L朕聞眞空無象,非象教無以譯其眞,實際,無言非言緖無,以筌其實。是以龍宮法鏡圓照帀於三千鷲嶺玄門方廣周於百億師。無師之智,必藉修多學、無學之宗。終資祇夜,自金人感夢寶偈,方傅貝葉靈文。北天之訓,逾遠貫花微旨。西秦之譯,更新大乘小乘,逗根機,而演教,半字滿字,逐㩲實而相曉。
- 당나라가 다스리던 시기는 천하가 창성한 시기라, 대대로 3성(聖)10)이 70년간 이어져서, 순(舜)임금의 교화와 삼매의 물결[定水]이 함께 맑아졌으며, 요(堯)임금의 지혜와 자비의 등불[慈燈]이 나란히 비추었으니, 승복을 걸치고 서쪽으로 간 것이 어찌 법현(法顯)11)의 무리뿐이었겠으며, 백마(白馬)에 경전을 싣고 동쪽으로 온 것이 가섭마등[摩騰]의 무리뿐이었겠는가?12) 이렇듯 석존의 가르침을 널리 펼쳐서 오늘날까지 중생들을 교화하였으니, 이에 짐은 어릴 때부터 마음으로 피안(彼岸)에 귀의하여서, 3명(明)13)의 길을 힘써 넓혔고 8정(正)14)의 문을 숭상하게 되었다.
- 006_1323_a_12L睿唐之御,宇載叶昌期,代傅三聖年將七十,舜河與定水,俱淸堯燭與慈燈,竝照緇衣,西上寧、唯法顯之流,白馬東來,豈直摩騰之輩,大弘釋教,諒屬茲晨。朕爰自幼齡,歸心彼岸,務廣三明之路,思崇八正之門。
- 006_1323_b_02L 지난날엔 일찍이 극심한 재앙을 만나서 갑자기 아버님의 음덕을 저버렸고15), 근래에는 효성이 감응하지 못하여 다시금 어머님을 등지게 되었으니,16) 노초(露草)의 한탄17)은 날로 깊어지고 풍수(風樹)의 슬픔18)은 더욱 애절해졌다. 어느 곳이든 양친[二親]의 숨결이 깃들어 있지만, 특별히 장안과 낙양 두 곳의 옛 거처를 사용하여 역경장을 만들었으니, 사찰(招提)의 법우를 모두 결집하고 다함없는 법의 곳간을 다 채우지 않음이 없는 곳이었다. 이에 경성의 대덕(大德) 스님 10인을 모아서, 중천축국(中天竺國) 삼장법사19)와 함께 서태원사(西太原寺)에서 경론을 번역하게 하였다. 이들 법사들은 그 수행의 업(業)이 초지(初地)20)의 경지에 이르고, 그 도(道)는 하늘까지 걸쳤으니, 불법을 떠받치는 기둥이자 대들보이며, 지혜의 바다를 건너는 배와 노였다.
- 006_1323_a_17L往者,夙遘憫凶遽違,嚴蔭近以孝誠無感,復背慈顏,露草之恨日深,風樹之悲,鎭切凡。是二親之,所蓄用,兩京之所舊居,莫不摠結,招提之宇,咸充無盡之藏,仍集京城大德,凡有十人,共中天竺國三藏法師,於西太原寺,同譯經論,法師等,竝業鄰。初地道架彌天,爲佛法之棟梁,乃慧海之,舟楫。
- 전후로 번역한 것이 모두 10부(部)이며, 때는 수공(垂拱)21) 원년(元年) 을유년(乙酉年) 8월22)이었다. 번역을 완성하고 책으로 엮어[汗靑]23) 비단으로 장식하니, 단 이슬[甘露]과 같은 가르침이 이미 깊어졌고 큰 구름[大雲]과 같은 깨우침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바라건대, 항사겁에 이르도록 영원히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널리 구제하고, 불을 전하듯 분명한 뜻이 절로 밝혀지고, 병의 물을 쏟아내 듯 막힘없는 변론이 더욱 윤택해지소서.
- 006_1323_b_04L前後,翻譯凡有十部,以垂拱元年,歲次大梁月,旅夷則汗靑方就,裝縹畢功,甘露之旨旣深,大雲之喩方遠。庶永垂沙劫,廣濟塵區,傅火之義自明,寫甁之辯逾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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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본래 어둡고 어리석었으나, 선조의 유지[顧託]24)를 공경히 받들어서, 항상 서원하길 ‘삼보(三寶)를 이어받아 융성하게 하여 대보(大寶)25)의 큰 기틀을 편안하게 하며, 8성(聖)26)을 발휘하여 선성(先聖)의 큰 업을 견고하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이로써 4구(句)의 은미한 말씀은 발제하[提河]27)에 깊이 이르러 다했고, 일음(一音)의 오묘한 뜻은 암몰라 동산[菴園]28)에서 그윽한 뜻을 다했다. 대법고(大法鼓)를 치니 그 소리 무간지옥에 울려 퍼지고, 대법라(大法螺)를 부니 그 음률 유정천29)까지 통하였다. 이는 컴컴한 방에 밝은 횃불이요, 어두운 거리에 지혜의 달이니, 보리(菩提)의 명료한 뜻이 여기에 있도다.
부질(部帙)과 조목[條流]은 뒤에 나열한다. - 006_1323_b_08L朕以虛昧欽承顧託,常願紹隆三寶,安大寶之鴻基,發揮八聖固,先聖之丕業。所以四句微言,極提河之深致,一音妙義,盡菴園之奧旨,擊大法鼓,響振於無閒,吹大法螺,聲通於有頂,爲闇室之明炬,實昏衢之慧月,菩提了義,其在茲乎部帙,條流列之於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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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3_b_15L
대승현식경(大乘顯識經) 상권 - 006_1323_b_15L大乘顯識經卷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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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축국(中天竺國)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변각성 번역 - 006_1323_b_16L中天竺國沙門地婆訶羅奉 詔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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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006_1323_b_17L如是我聞:
- 006_1323_c_02L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가란타(迦蘭陀) 죽림(竹林)에 계면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하셨으니, 그 모두 아라한(阿羅漢)이라,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었고, 자재(自在)함을 얻어서 마음도 지혜도 잘 해탈되어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비추어 아는 데에 걸림이 없었나니, 이는 큰 용[那伽]이었다. 부처님의 가르치심과 같이 할 일을 이미 마치고 크고 무거운 짐을 벗어 자기 이익을 얻었으며, 나고 죽는 데에 유전하는 고통을 이미 끊었고, 바른 지혜의 힘으로 중생의 마음이 가는 것을 잘 알았다. 이와 같이 위대한 성문 대중이었는데, 장로 사리불(舍利弗)이 우두머리가 되었다. 또 한량없는 보살마하살 대중이 있어 함께 모임에 참석하였다.
- 006_1323_b_18L一時薄伽梵,在王舍城迦蘭陁竹林,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皆阿羅漢,諸漏已盡,無復煩惱逮得自在,心善解脫、慧善解脫,於去來今照了無㝵,是大那伽;如佛之教,所作已辦棄大重擔,獲於己利,已斷流轉生死有苦,以正智力,善知衆生心之所趣——如是大聲聞衆,長老舍利弗而爲上首;復有無量菩薩摩訶薩衆,俱在會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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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 처소에 있으면서 많이 피곤하고 졸려 몸을 바로잡지 못하였다.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면문(面門)의 빛나는 것이 연꽃 핀 것과 같으셨다. - 006_1323_c_04L爾時諸比丘在世尊所,多有疲睡,失容阿委不能自持。於是世尊,面門暉發如蓮花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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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여러 비구들은 모두 잠이 깨어 제각기 몸을 바로잡고 다음과 같은 생각들을 하였다.
‘지금 부처님 세존께서 얼굴이 환히 빛나고 낯에 광채가 비추어 밝으시니, 무슨 법안(法眼)을 열어 큰 이익을 지으시려나.’ - 006_1323_c_07L時諸比丘,咸悉醒悟各自嚴正,作如是念:‘今佛世尊,顏容暉煥面光照朗,欲開何法眼作大饒益?’
- 그때에 현호승상(賢護勝上) 동진(童眞)은 꾸민 얼굴이 풍만하고 아름답고 부드럽고 빛나고 윤택하여 빛깔과 모양이 구족한데 6만의 상주(商主)가 앞뒤로 에워쌌고, 모시고 받든 이가 우글거리어 소리가 땅이 진동하는 것 같았다.
- 006_1323_c_09L爾時賢護勝上童眞,修容豐美柔和光澤色相具足,六萬商主前後圍遶,侍從轟鬱聲如地震,來詣佛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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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세존의 고요하고 안온하며 뭇 덕의 갈무리로서 거룩하고 혁혁하고 명랑함이 큰 금 나무[金樹]와 같으신 것을 보고, 깊은 마음으로 믿고 존중하며 합장하고 사유(思惟)하여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다.
‘뭇 사람이 칭찬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일체지(一切智)이어서 일체를 널리 보시나니, 이 여래ㆍ아라하(阿羅訶)ㆍ정등각(正等覺)이라≻ 하더니, 참으로 헛되지 않도다.’ 하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자세히 보면서 서 있었다. - 006_1323_c_12L見佛世尊寂靜安隱衆德之藏,巍巍赫朗如大金樹,深心信重合掌思惟,作如是念:‘衆共稱讚,佛一切智普見一切,是如來、阿羅訶、正等覺,誠實不虛。’頂禮佛足,諦視而住。
- 부처님께서는 현호(賢護)를 보시고 온몸에서 광명을 놓아 현호에게 흘려 비추셨다. 현호는 그때에 문득 두려움 없음[無畏]을 얻었다.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 006_1323_c_17L佛見賢護,擧身放光流照賢護,賢護爾時便獲無畏,遶佛三帀,頂禮佛足,而白佛言:
-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가르쳐 주옵소서. 저는 지금 비로소 부처님 처소에서 청정한 신심(信心)을 얻고 마음에 미묘한 법을 희구하여 묻고자 하나이다. 저는 오랫동안 나고 죽는 데에 있어서 번뇌의 괴로움에 빠져 어지러운 생각이 번잡하고 계(戒) 등의 업(業)엔 힘이 될 만한 것이 없나이다. 비록 마음으로 흠모하고 존중하오나, 저는 지금 이 어리석고 미혹하고 의혹한 그물 속에서 어떻게 하면 뛰어넘어 나고 죽는 것을 해탈할 것임을 알지 못하나이다.
- 006_1323_c_19L“唯願世尊,悲愍教授,我今始於佛所得淨信心,心悕妙法欲有所問,而我久處生死,溺煩惱苦亂念紛雜,於戒等業無作冥資,雖心奇重我今不知,於此愚惑疑網之中,如何超出得度生死?
- 006_1324_a_02L 세존께서는 이 일체지(一切智)이시니, 일체를 널리 보시나이다. 부처님께서 출현하심은 매우 어렵거늘, 희유(希有)하게 만났사오니, 여의주(如意珠)로 중생에게 안락을 베풀어 줌과 같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큰 여의주 보배이시니, 일체 중생이 모두 부처님을 의지함으로 말미암아 큰 안락을 얻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큰 부모이시며, 중생의 착한 근본이시니, 부처님인 부모로 인하여 바른 길을 얻어 보나이다. 원하오니 불쌍히 여기시어 의혹과 어두움을 열어 깨우쳐 주옵소서.”
- 006_1323_c_24L世尊是一切智,普見一切,佛出甚難希有逢遇,如如意珠施衆生樂;佛是大如意寶,一切衆生咸由依佛得大安樂;是大父母,衆生善本,因佛父母得見正路。唯願悲愍開曉疑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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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의심된 바 있으면 너의 뜻대로 마음껏 물어라. 내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리라.”
그때에 현호는 부처님께서 허락해 주심을 얻고, 마음은 물을 것에 몰두하여 한쪽에 서 있었다. - 006_1324_a_06L佛告賢護:“汝有所疑,恣汝意問。我當爲汝分別解說。”爾時賢護,蒙佛聽許,心專請問在一面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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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장로 아난은 현호 동진의 자태와 용모가 빛나고 윤택하며 색상이 구족함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이옵니다. 이 현호 동진은, 큰 복덕이 있고 광채와 빛이 풍성하여 모든 왕의 위상(威相)도 모두 가려지고 나타나지 아니할 정도이옵니다.” - 006_1324_a_09L時長老阿難,見賢護童眞姿容暉澤色相具足,白佛言:“世尊!未曾有也!此賢護童眞有大福德光色豐盛,諸王威相咸蔽不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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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현호승상 동진은 복업(福業)을 이룬 바로서 비록 인간에 있으나 하늘의 뛰어난 과보를 받아서 편안하고 안락하며 즐겁게 유희하여 기쁨이 넘치고, 마음대로 함이 마치 제석(祭釋)과 같으니라. 염부제(閻浮提) 내에서 월실(月實) 동진을 제외하고는 다시 짝할 자가 없느니라.” - 006_1324_a_12L佛告阿難:“此賢護勝上童眞,福業所致,雖處人閒受天勝果,安寧適樂歡娛嬉戲,暢悅恣心猶如帝釋。閻浮提中,唯除月實童眞,更無比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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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현호 동진의 과보와 수용함과 옛적에 심은 선근을 원컨대 말씀해 주옵소서.” - 006_1324_a_16L阿難白佛言:“賢護童眞果報資用宿植善根,唯願爲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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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호의 현재 수용하는 즐거움의 과보와 생활필수품 및 옛적에 심은 뛰어난 인연이 광대하나니, 너는 지금 마땅히 들어라. - 006_1324_a_18L佛告阿難:“賢護現受樂報資用廣大,及宿勝因,汝今當聽。
- 아난아, 이 현호 동진을, 6만 상주(商主)가 재산이 풍부하고 금이 가득 찬 것으로 공경히 지시를 받아 따라다니고 받들어 섬기느니라.
- 006_1324_a_19L阿難!此賢護童眞,六萬商主資產豐饒金寶盈積,恭敬受教,隨逐奉事。
- 6만의 평상과 자리와 깔개와 침구와 담요와 이불과 비단과 의자와 베개 등이 잡색으로 빛나고, 미묘하고 곱게 장엄했으며, 구라(俱羅) 장막및 교사야(嘺奢耶:명주 비단)와 화완(火浣) 폐백(幣帛)과 지나안수(支那安輸)로 두루 베풀어 분포하고, 뭇 보배를 사이에 아로새겨 서로 휘황찬란하여 얼기설기함이 그림과 같느니라.
- 006_1324_a_21L六萬牀座敷設臥具,氈褥繒綺幷倚枕等,雜色暉發妙麗莊嚴,俱羅帷幕及憍奢耶,火浣幣帛支那安輸,周帀施布衆寶彫閒,相宣煥爛交錯如畫。
- 006_1324_b_02L 6만 기녀(妓女)는 안수(安輸)를 입었는데, 뭇 색깔이 사이사이 섞이고 금 보배로 주름잡아 꾸미어 곱고 화려하여 광채가 눈이 부시고, 그 감촉은 아주 부드러워 하늘의 가차(迦遮)와 같아서 가볍고 무거워짐이 마음대로 되어 뜻에 알맞으며, 웃는 얼굴로 웃고 말하며, 노래 부르고 서로 즐기며, 한가롭고 곱고 순하며, 엄숙하고 청결하며, 부드럽고 공손하여 주인을 섬기고, 다른 사람에겐 애욕의 마음이 없고, 부끄러워하여 고개를 숙이며, 혹은 머리를 덮고 얼굴을 가리며, 살과 피부는 평만하고 부드럽고 연하고 섬세하고 윤택하며, 손발의 근육과 마디와 복사뼈 등과 뼈와 힘줄은 모두 다 나타나질 아니했으며, 이는 희고 가지런하고 빽빽하며, 털은 검푸르고 오른쪽으로 돌았으며, 밀[蠟]을 깎아 만든 인형과 그림으로 그려진 화상과 같으며, 명문 집 출생으로 명망이 높은, 이와 같은 부인이 시종하였느니라.
- 006_1324_b_02L六萬妓女被服安輸衆色閒雜,金寶瓔飾鮮華袨麗光彩耀目,其觸細軟如天迦遮,輕重隨心適稱情意,戲容笑語歌唱相娛,閑婉嚴潔柔敬事主,於他人所心絕愛欲,慚恥低首或覆頭爲容,肌膚平滿柔軟細滑,手足支節踝等骨脈,咸悉不現,齒白齊密髮紺右旋,如削蠟成如工畫作,氏族華望名譽流遠,如是婦人而爲侍從。
- 또 6만의 음식을 공급하는 부인이 있었는데, 밥과 떡과 모든 음식물이 가지가지로 다른 색깔이며, 향기로운 맛이 조화되고 아름다움이 하늘 음식과 같으며, 음식이 8덕(德)을 갖추어서 보는 이도 마음이 기쁘고 몸이 편안하고 뜻에 맞아서 수고롭지도 뜨겁지도 않게 하는 이 복된 음식이 마음을 따라 이르며,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하고, 모든 병과 나쁜 것들을 제거하느니라.
- 006_1324_b_12L又有六萬供食婦人,飯餠諸物種種異色,香味調美如天餚膳,飮具八德見令心悅,寧身適意不勞而熟,是福之食應心而至,滌淨擁穢去諸病惡。
- 정원과 집과 누대가 구비되었는데, 6만의 마니(摩尼)와 진주(眞珠)와 유리인 모든 보배를 씌우고 깔며 드리우고 꾸몄으며, 뭇 보배로 사이사이 장식하여 줄지은 것이 단정하고 아름다운데 채색 비단으로 씌우며 달고, 방울과 요령을 매달아서 바람을 따라 흔들리면 쟁그랑 하는 소리가 평화롭게 퍼지며, 땅은 유리와 같아서 뭇 그림자 모양이 나타나며, 잡색의 꽃은 여기저기 분포되어 있는데, 시원스럽고 쾌락하게 노닐고 즐기며 서식하여 마음과 뜻이 통창하고 기쁘니라.
- 006_1324_b_16L庭宇臺樓具足六萬,摩尼、眞珠、琉璃諸珍羅布垂飾,衆寶閒鈿行列端美,綺綵蒙懸綴以鈴鐸,隨風颻颺鏗鏘和發,地若琉璃現衆影像,雜花散布淸涼快樂,遨遊棲息暢心適志。
- 006_1324_c_02L 또 허리가 가는 반나(般拏)와 공후(箜篌)와 긴 피리와 동발(銅鈸)과 맑은 노래와 가지가지 음악의 수효가 무릇 6만인데, 아름다운 소리와 곡조가 청아하여 멀리 들리고 요란하게 울려 퍼져서 부근 지역에 진동하나니, 복업으로 이룬 바라 즐겁게 하여 끊어지지 아니하며, 비둘기 등 모든 새들이 날아 모여들어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마음과 귀가 통창하여 기쁘며, 등나무 덩굴과 뭇 꽃은 누대와 집에 얽히고 둘렀으며, 고운 꽃송이는 높이 빼어나서 무성하고 빛나며, 방울과 요령과 악기의 음향은 천궁(天宮)과 같고, 방사와 행랑은 밝아서 수미굴(須彌窟)과 같으며, 신비스런 약이 흘러 비추니라.
- 006_1324_b_21L又有細腰般拏、箜篌、長笛、銅鈸、淸歌,種種音聲數凡六萬,美聲調潤響亮聞遠,喧囂雜作震警方域,福業所致歡樂不絕。鴿等諸鳥飛翔遊集,異聲閒和暢心悅耳,藤蔓衆花縈緣臺閣,鮮葩摽秀蓊鬱暉煥,鈴鐸樂器響若天宮,房廊昭晢如須彌窟神藥流照。
- 6만의 성과 높은 담은 우뚝 솟아 높은 누와 망대[櫓]를 갖추어 시설하였는데, 거리거리마다 분포되고 네거리엔 3면으로 터지고 미려하고 충일하여 여러 곳의 사람이 모여들어 올 수 있으며, 가지가지 의복 차림과 가지가지 언어와 법도가 만 가지로 다르고, 가지각색의 얼굴들이며, 진기한 상품이 상점에 즐비하고 장사꾼은 백천(百千)이어서 사고팔고 하는 소리가 시끄러워 성안에 진동한다. 정원 숲은 울창하고 무성하여 큰 나무와 작은 나무와 등나무 덩굴과 풀과 약초와 뭇 꽃이 다투어 피어서 맑은 물에 내려 비추면 얼기설기 곱고 빛나서 찬란함이 비단을 펼침과 같으며, 코끼리와 말과 수레의 그 무리는 백천인데, 왕래가 끊어지지 않고 성읍(城邑)에 충만하느니라.
- 006_1324_c_04L有六萬城高牆峻峙樓櫓備設,街街布列四衢三達,美麗塡溢諸方湊集,種種服飾種種言語,法制萬差殊容異狀,奇貨列肆商侶百千,交易囂喧聲震城域,園林鬱茂大樹小樹,藤蔓卉藥衆花競發,淸波環映閒錯光鮮粲如舒錦,象馬車乘其衆百千,往還不絕充遍城邑。
- 아난아, 6만 성 안에 명망과 덕이 높은 사람과 모든 부호(富豪) 및 모든 상주(商主)들이 날마다 현호 동진을 칭찬하여 명성과 덕을 전파하며, 공손히 합장하고 예배하여 경의를 표시하나니, 교살라국(憍薩羅國)의 바사닉왕(波斯匿王)의 복력(福力)이 풍부하고 성하여도 현호에게 비하면 마치 가난한 자와 같으니라.
- 006_1324_c_11L阿難!六萬城中名德高人,及諸豪富幷諸商主,日日稱讚賢護童眞,播揚聲德,虔恭合掌禮拜修敬。嬌薩羅國波斯匿王福力富盛,比之賢護狀類貧下。
- 월실(月實) 동진은 한량없는 백천의 기녀와 시종이 모시고 감싸며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사랑하고 기쁘게 하여 유희하매 뭇 낙(樂)이 의지한 바라, 비록 천제석(天帝釋)이라도 백천만 배나 월실을 따르지 못하리라. 현호 동진은 얼굴과 색상이 풍만하고 아름다우며, 호부(豪富)하여 자재하고 안락하고 즐거울지라도, 또한 백천만 배나 월실을 따르지 못하나니, 이는 모두 숙세의 복으로 얻어진 것이요,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니라.
- 006_1324_c_15L月實童眞,無量百千妓從侍繞,恭敬奉事愛悅歡戲衆樂所依,雖天帝釋百千萬倍不及月實。賢護童眞,容色豐美富有自在安寧適樂,亦百千萬倍不及月實;斯皆宿福所感非力致也。
- 아난아, 현호 동진은 또 여의보(如意寶) 수레가 있는데 하늘 보배로 아로새기고 장엄되어 광채가 휘황찬란하며, 하늘 금[天金]과 금강과 빛난 옥[光玉]과, 일애(日愛)인 가지가지 보배로 사이사이마다 꾸미고 장식하여 곱기가 바라보이는 별과 같고, 운행의 빠르기는 바람 같고, 금시조(金翅鳥)의 날아감과 같나니, 이 보배 수레를 타고 보주(寶洲) 등지에 뜻대로 이르며, 몸은 피로하지도 않고, 유희하며 즐기고 돌아오느니라.”
- 006_1324_c_20L阿難!賢護童眞又有如意寶輅,天寶彫嚴光暉赫爛,天金金剛光玉日受,種種諸寶鈿廁閒錯,麗若觀星,運速如風如金翅飛,乘此寶輅,寶洲等所應念而至,身不疲勞戲樂而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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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5_a_02L이때에 아난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현호 동진은 무슨 선근(善根)을 심었으며, 무슨 복업(福業)을 닦았기에 재산과 살림이 광대하여 큰 즐거운 과보를 받으며, 궁실이 미묘하고 화려하며 보배 수레가 기특하나이까?” - 006_1325_a_02L是時阿難,頂禮佛足而白佛言:“賢護童眞種何善根,修何福業,資產廣大,受大樂報,宮室妙麗,寶輅奇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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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현호 동진은 옛적에 불법 가운데에서 복업을 닦고 심었기에 이 광대한 낙보를 받느니라. 과거에 부처님께서 계셨나니, 이름은 낙광(樂光)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시니라. - 006_1325_a_05L佛告阿難:“賢護童眞由先於佛法中修植福業,故今獲此廣大樂報。過去有佛名曰樂光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
- 현호는 그때에 저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나니, 이름은 법계(法髻)였고, 계행을 많이 훼손하였으나, 수다라(修多羅)와 아비달마(阿毘達摩)와 비나야(毘奈耶) 등을 잘 강설하였으며, 3장(藏)의 깊은 교리를 모두 다 밝게 통달하여 항상 중생을 위하여 연설하고 전파하여 법으로 보시함이 끊어지지 않았고, 아름다운 음성은 심원하고 정중하며 정직하고 맑아서 분석하고 밝게 분변하매 듣는 자가 기뻐하여 연설한 법을 듣고 사유(思惟)하며 수행하여 나쁜 갈래[惡趣]를 벗어난 그 수효가 한량이 없느니라.
- 006_1325_a_09L賢護爾時於彼佛法之中出家作比丘,名曰法髻,多虧戒行,然善講說修多羅、阿毘達摩、毘奈耶等,三藏深教咸悉明達,常爲衆生宣暢敷演,法施不絕美音深重,正直高亮剖扸明辯,聽者歡喜,聞所說法,思惟修行,脫惡趣者其數無量。
- 아난아, 법계 비구는 법을 보시한 공덕으로 90겁 동안 천상 인간의 과보를 받았느니라. 또 계를 청정하게 지니는 비구가 몸이 파리하고 수척함을 보고 항상 음식과 신발 등을 보시하였나니, 은근히 존중하여 정성이 사무친 청정한 마음으로 보시하였기에 지금에 이 큰 부귀 안락의 과보와 수승하고 미묘한 궁실과 기특한 보배 수레를 얻었느니라.
- 006_1325_a_16L阿難!法髻比丘以法施功德,於九十劫受天人報。又見淸淨持戒比丘身羸瘦瘠,恒施飮食及屣履等,殷重誠徹淨心布施,故今獲此大富樂報,勝妙宮室,奇特寶輅。
- 또 가섭(迦葉)부처님을 만나 뵈었나니, 부처님께서 지시하고 가르치시고서 일러 말씀하시되, ‘너는 미래 석가모니(釋迦牟尼)부처님 처소에서 마땅히 수기(授記)를 얻으리라’ 하셨나니, 그러므로 지금 나를 볼 것이요, 나는 그들 위하여 설법하여 성취케 하느니라.”
- 006_1325_a_20L又遇迦葉如來示教指誨而告之曰:‘汝於未來釋迦牟尼佛所,當得授記。’故今見我,我爲說法而成熟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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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5_b_02L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현호승상 동진은 이와 같이 재산이 풍부하고 금이 가득 차서 호부하고 자재하며, 겸손하고 낮추어 교만하는 마음이 없으니, 매우 기특하나이다.” - 006_1325_a_23L阿難白佛言:“世尊!賢護勝上童眞,如是財富金寶盈積豪盛自在,謙柔卑下,無憍傲心,甚爲奇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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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큰 지혜 있는 이는 재보(財寶)와 욕락(欲樂)에는 으스대거나 거만하지 않나니, 현호는 오래전부터 선행(善行)의 힘입는 바로서 항상 복의 과보를 받느니라.” - 006_1325_b_03L佛言阿難:“大智不於財寶欲樂而生矜傲,賢護久修善行,善法所資,常食福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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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과 아난이 함께 칭찬함을 받고서 공경하고 합장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두호하시나니, 좀 묻겠나이다. 원컨대 허락하여 주옵소서.” - 006_1325_b_05L賢護蒙佛、阿難共稱歎已,恭敬合掌頂禮佛足,白佛言:“世尊!憐愍攝護一切衆生,欲少請問,願垂聽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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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내 먼저 너에게 허락했나니, 네가 의심된 바 있거든 지금 네 마음껏 물어라. 내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하고 해설하리라.” - 006_1325_b_08L佛告賢護:“我先聽汝,汝有所疑,今恣汝問,我當爲汝分別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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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이 비록 의식(意識)이 있음을 아나 보물이 상자 속에 담겨 있는 것과 같아서 나타내어 보이지 않으면 알지 못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알지 못하는 이 식(識)은 어떤 형상으로 되었나이까? 무슨 까닭으로 식이라 이름하나이까? 중생이 죽을 때엔 손과 발이 어지럽게 움직이고, 눈빛이 변하여 억제하여도 자유롭지 못하고, 모든 감관[根]은 상실되고, 4대(大)는 어그러지며, 식은 몸을 떠나가나니, 어느 곳으로 가나이까? 자성(自性)이 어떠하오며, 어떤 색깔과 모양이 되옵나이까? 어찌하여 이 몸을 버리고 떠나서 다시 다른 몸을 받나이까? 어찌 신분(身分)을 여기에서 버리고, 모든 입(入)에 끌리어 당래의 과보를 얻어 가지가지 몸을 받는 것이 차별되어 같지 않나이까? - 006_1325_b_10L賢護白佛言;“世尊!衆生雖知有識,如寶閉在篋中,不顯不知。世尊!不知此識作何形狀?何故名識?衆生死時,手足亂動,眼色變異制不自由,諸根喪滅,諸大乖離,識遷於身,去至何所?自性如何?作何色相?云何捨離此身更受餘身?云何身分棄之於此,而牽諸入獲當來報,受種種身差別不同?
-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중생이 몸을 떠나고서 다시 모든 갈래에 태어나나이까? 어찌하여 금생에 복업을 쌓아 모으면 내생(來生)에 얻어지고, 지금의 몸이 복을 닦으면 당래에 스스로 받게 되나이까? 어찌하여 식이 능히 몸을 증장하오며, 어찌하여 식의 입(入)이 몸을 따라 변하여 바뀌나이까?”
- 006_1325_b_17L世尊!云何衆生身謝滅已,更生諸入?云何今生積聚福業,來生得之?今身爲福,當來身食?云何識能滋長於身?云何識入,隨身轉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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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현호여. 훌륭하도다, 잘 물었음이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 006_1325_b_21L佛言:“善哉,善哉!賢護!善哉!善問!諦聽!諦聽!善思念之!當爲汝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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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그렇습니다, 가르치심을 받들겠나이다.” - 006_1325_b_23L賢護白佛言:“世尊!唯然奉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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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5_c_02L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식의 운전(運轉)하여 도로 없어지고 왕래하는 것이 마치 풍대(風大)와 같나니, 바람은 빛깔도 형체도 없어서 나타나 보이지 않지만, 능히 만물을 발동시켜 여러 가지로 다른 모양을 보이며, 혹은 숲과 나무를 흔들고 꺾으며 파열하여 큰 소리를 내기도 하며, 혹은 차갑기도 덥기도 하여 중생의 몸에 부딪쳐 괴로움도 즐거움도 짓는다. 바람은 손과 발과 얼굴과 눈과 형용이 없으며, 또 검고, 희고 누렇고, 붉은 모든 색깔이 없느니라. - 006_1325_b_24L佛告賢護:“識之運轉,遷滅往來,猶如風大,無色、無形、不可顯現,而能發動萬物,示衆殊狀,或搖振林木,摧折破裂,出大音聲,或爲冷爲熱觸衆生身,作苦作樂,風無手足面目形容,亦無黑白黃赤諸色。
- 현호여, 식계(識界)도 또한 그러하여 색깔도 형상도 없고 광명도 나타남도 없건만, 인연으로써 가지가지 공용(功用)이 다름을 나타내어 보인다. 마땅히 알라. 감수[受]와 지각[覺]과 법계(法界)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색깔도 형상도 없건만 인연으로써 공용을 나타내느니라.
- 006_1325_c_06L賢護!識界亦爾,無色、無形、無光明顯現,以因緣故,顯示種種功用殊異。當知受覺法界亦復如是,無色、無形,以因緣故顯發功用。
- 현호여, 중생이 여기에서 죽으면 감수와 지각과 법계와 식계(識界)가 모두 몸을 떠난다. 식이 감수와 지각과 법계를 운전하여 다른 몸을 받는 것이, 비유컨대 바람이 뭇 좋은 꽃에 불면 꽃은 여기에 그대로 있으나 향기는 흘러서 먼 곳에 이르는 것과 같다. 바람의 체성(體性)이 좋은 꽃의 향기를 취한 것이 아니요, 향기의 자체와 바람의 자체와 신근(身根)도 함께 형상과 색깔이 없다. 그러나 바람의 힘이 아니면 향기가 멀리 퍼져 가지 못하느니라.
- 006_1325_c_09L賢護!衆生死此,受覺法界識界皆捨離身,識運受覺法界受餘身者,譬如風大吹衆妙花,花住於此香流至遠,風體不取妙花之香,香體、風體及與身根俱無形色,而非風力香不遠至。
- 현호여, 중생의 몸이 죽으면 식이 감수와 지각과 법계를 가지고 다른 생(生)으로 이르러 가는데, 부모의 인연으로 인하여 식이 의탁하고 감수와 지각과 법계도 모두 식을 따름도 또한 다시 이와 같나니, 꽃의 뛰어난 힘으로부터 코에 냄새 맡는 것이 있게 되고, 냄새 맡는 뛰어난 힘으로부터 향기의 경계가 있게 됨과 같으며, 또 바람 자체의 뛰어난 힘으로부터 바람 빛깔의 부딪침이 있게 되고, 바람의 힘으로 인하여 향기가 먼 곳에 이르게 됨과 같다. 이와 같아서 식으로부터 감수(受)가 있고, 감수로부터 지각[覺]이 있고, 지각으로부터 법(法)이 있어서 드디어 선(善)과 선 아닌 것을 분별하여 아느니라.
- 006_1325_c_14L賢護!衆生身死,識持受覺法界以至他生,因父母緣而識託之,受覺法界皆隨於識,亦復如是。如從花勝力而鼻有嗅,從嗅勝力而得香境;又如從風身勝力得風色觸,因風力香得至遠。如是從識有受,從受有覺,從覺有法,遂能了知善與不善。
- 006_1326_a_02L현호여, 또 화공이 벽이나 판자를 요리하여 그릴 수 있는 곳에 제대로 깨끗이 하고서 뜻에 하고 싶은 대로 뭇 형상을 그리는 것과 같나니, 곧 화공의 의식과 지혜는 모두 형상과 빛깔이 없건만 가지가지 기이한 얼굴과 이상한 모양을 만든다. 이와 같이 의식과 지혜는 형상이 없되, 6색(色)을 내나니, 말하자면 눈으로 인하여 색(色)을 보는 안식(眼色)은 형색이 없음이요, 귀로 인하여 소리를 듣는 소리는 형색이 없음이요, 코로 인하여 냄새를 아는 냄새는 형색이 없음이요, 혀로 인하여 맛을 아는 맛은 형색이 없음이요, 몸으로 인하여 감촉을 느끼나 감촉은 형색이 없으며, 법입(法入)의 모든 경계도 모두 형색이 없나니, 식이 형색이 없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 006_1325_c_21L賢護!又如畫工料理壁板,諸所畫處如法端潔,隨意所爲圖繪衆像,則工之識智俱無形色,而爲種種奇容異狀。如是識智無形而生六色,謂因眼見色,眼識無形;因耳聞聲,聲無形色;因鼻知香,香無形色;因舌知味,味無形色;因身知觸,觸無形色;法入諸境,皆悉無形。識無形色,亦復如是。
- 현호여, 식이 이 몸을 버리고 다른 생을 받나니, 중생이 죽을 때엔 식이 업장(業障)에게 얽힌 바가 되거니와, 업보가 다하고 목숨을 마치면 멸정(滅定)에 든 아라한 의식과 같다. 아라한이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과 같나니, 그 아라한의 식은 몸으로부터 변하여 없어진다. 이와 같아서 죽은 자의 식은 몸과 계(界)를 버리고 생각하는 힘을 타고 짓나니, 그는 이와 같아서 그가 평생에 지은바 일과 업(業)들이 죽을 때에 다다라서 모두 나타나고, 기억과 생각이 분명하여 몸과 마음의 두 감수[受]로써 고통이 핍박하는 것이니라.
- 006_1326_a_06L賢護!識棄此身受他生者,衆生死時識爲業障所纏,報盡命終猶如滅定阿羅漢識,如阿羅漢入滅盡定,其阿羅漢識從身滅轉。如是死者之識棄身及界,乘於念力而作是,知彼如是:我某乙。生平所作事業,臨終咸現憶念明了,身之與心二受逼切。
- 현호여, 식은 무슨 뜻이냐. 식이란 종자가 된다고 이름할 것이니, 능히 뭇 종류의 잡보(雜報)인 몸 싹[身牙]을 발생하고 지각과 생각하는 것이 함께 식에 포장되어 괴로움과 즐거움과 싫음과 좋음 및 선악(善惡)의 경계를 아나니, 그러므로 식이 된다 이름하느니라.
- 006_1326_a_13L賢護!識是何義?識名爲種?能生衆類雜報身牙,知覺想念同苞於識,知苦知樂,知惡知善及善惡境,故名爲識。
- 네가 물은바 ‘어찌하여 식이 이 몸을 떠나서 다른 보(報)를 받느냐?’ 함은, 현호여, 식이 몸에서 옮김은 얼굴의 모양이 거울에 나타남과 같고, 도장의 무늬가 진흙에 나타남과 같다.
- 006_1326_a_16L如汝所問:‘云何識離此身而受餘報?’賢護!識之遷身,如面之像現之於鏡,如印之文顯之於泥;
- 비유컨대 해가 뜨면 일광의 비치는 바로써 뭇 어둠이 모두 없어지고, 해가 지고 일광이 사라지면 어둠은 문득 여전하다. 어둠은 형질(形質)이 없고 상(常)ㆍ무상(無常)이 아니건만 능히 그곳을 얻나니, 식도 또한 그와 같아서 형질이 없건만 수(受)와 상(想)으로 인하여 나타난다.
- 006_1326_a_19L譬如日出光之所及衆闇咸除,日沒光謝,闇便如故,闇無形質,非常無常,能得其處;識亦如是,無質無形,因受想顯。
- 006_1326_b_02L 식이 몸에 있는 것이 어둠의 체성과 같아서 보아도 보이지 않고 잡아 볼 수도 없는 것과 같으며, 어머니가 아이를 회임하였는데, 능히 스스로 ‘남자인지 여자인지, 검은지 흰지 누런지, 감관[根]을 구족하였는지, 구족하지 아니하였는지, 손과 발과 귀와 눈이 같은지, 같지 않은지 알지 못하고 음식의 뜨거움이 자극하매 그 아이가 움직이므로 고통스러움을 느끼며 아는 것과 같다. 중생이 왕래하고 굴신(屈伸)하고 보고 깜짝이고 말하고 웃고 이야기하고 무거운 것을 운반하여 모든 사업을 짓는데 식의 모양이 갖추어 나타났건만, 그러나 식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고 다만 몸속에서 그 모양을 알지 못하느니라.
- 006_1326_a_22L識在於身,如闇之體,視不可見,不可執持,如母懷子,不能自知是男是女,黑白黃色,根具不具,手足耳目,類與不類,飮食熱剌,其子便動覺知苦痛,衆生來去屈申視瞬,語笑談說擔運負重,作諸事業,識相具顯,而不能知識之所在,止於身中不知其狀。
- 현호여, 식의 자성이 모든 곳에 두루 들어가나 모든 곳에 물들고 더럽힌 바가 되지 않으며, 6근(根)과 6경(境)과 5번뇌음(煩惱陰)에 식이 두루 있으나 그에 물들지 않나니, 이로 말미암아 식의 작용을 나타내느니라.
- 006_1326_b_06L賢護!識之自性遍入諸處,不爲諸處之所染污,六根、六境、五煩惱陰,識遍止之,不爲其染,由此而顯識之事用。
- 현호여, 나무 기관(機關)을 한 곳에 매어 두고 가지가지 업을 짓되, 혹은 달려가고 날뛰며, 혹은 뛰어 던지고 유희하여 춤추면 뜻에 어떻다 하느냐. 이 기관이 하는 짓은 누구의 힘이냐?”
- 006_1326_b_09L賢護!如木機關繫執一所作種種業,或行走騰躍或跳擲戲舞。於意云何?機關所作是誰之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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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혜가 협소하고 천박한 자는 능히 알지 못할 것이옵니다.” - 006_1326_b_11L賢護白佛言:“智慧狹淺,非能決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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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라. 모두 이 업(業)을 짓는 이의 힘이니, 업을 짓는 것은 형체가 없고 다만 지혜로 운전함이다. 이와 같아서 몸의 기관도 식의 힘으로써 모든 사업을 지은 것이다. 신선[仙]과 건달바(乾闥婆)와 용과 귀신과 사람과 하늘과 아수라(阿修羅)들의 가지가지 업에 취향함이 모두 다 이에 의지한다. 식이 능히 몸을 낸 것이 장인[工]이 기관을 만든 것과 같나니, 식은 형질(形質)이 없으나 널리 법계를 지녀 지혜 힘이 구족했으며, 나아가 능히 숙명(宿命)의 일을 아느니라. - 006_1326_b_12L佛告賢護:“當知皆是作業之力,作業無形,但智運耳!如是身之機關,以識之力作諸事業,仙通、乾闥婆、龍神、人、天、阿修羅等,種種趣業咸悉依之,識能生身,如工作機關,識無形質普持法界智力具足,乃至能知宿命之事。
- 비유컨대 일광이 악업(惡業) 중생과 모든 깨끗지 못한 것과 시체와 냄새나는 것들을 치우침 없이 평등하게 비추나 모든 나쁜 것들에게 더럽혀지거나 물든 바가 되지 않는 것과 같나니, 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비록 돼지와 개의 부정을 먹는 유의 모든 나쁜 갈래의 몸에 있으나 그에게 물들고 더럽힌 바가 도지 않느니라.
- 006_1326_b_18L譬如日光,惡業衆生及諸不淨死屍臭穢,無偏等照,不爲諸惡之所污染;識亦如是,雖處猪狗食不淨類諸惡趣身,而不爲彼之所染污。
- 006_1326_c_02L현호여, 식이 이 몸을 버리고 선악(善惡)의 업을 따라 옮겨 다른 보(報)를 받는 것이 비유컨대 ‘바람이 깊은 산과 깊은 골짜기에서 나와서 담복(薝蔔)의 뭇 향기로운 숲에 들어가면 그 바람은 문득 향기롭고, 더러운 똥이나 죽은 시체의 냄새가 고약스럽고 더러운 곳을 지나면, 그 바람은 문득 냄새나며, 만일 바람이 향기로움과 냄새나는 데에 함께 이르게 되면 바람은 향기로움과 냄새나는 것을 아울러 겸했으되 많은 것이 먼저 나타남과 같다. 바람은 형질이 없고, 향기와 냄새도 형질이 없으나 바람이 향기와 냄새를 가져다가 먼 데에 옮겨 놓는다. 식이 이 몸을 버리고 선악의 업을 가져다가 옮겨 다른 보를 받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저 바람이 물건의 향기와 냄새나는 것을 가져다가 다른 곳에 두는 것과 같다.
- 006_1326_b_22L賢護!識捨此身,隨善惡業遷受餘報。譬如風大出深山邃谷,入於薝蔔衆香之林,其風便香,經於糞穢死屍臭惡穢污之所,其風便臭,若風香臭俱至,風則香臭竝兼,盛者先顯,風無形質香臭無形,然風持香臭遷之於遠;識棄此身,持善惡業遷受餘報,亦復如是,猶彼風大持物香臭致於他所。
- 또 사람이 꿈에 뭇 색상(色像)과 가지가지 사업을 보고도 스스로 편히 누워서 잠자는 것임을 알지 못함과 같나니, 복덕이 있는 사람은 목숨이 다하고 식이 옮겨짐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안온하여 깨닫지 못하고 꿈과 같이 죽어가되 두려워하는 바도 없고, 식의 옮겨 나가는 것도 입과 목구멍과 모든 구멍을 거쳐 나가지 않나니, 어떻게 나가는 줄을 알 수 없고, 나가는 문호도 알지 못하느니라.”
- 006_1326_c_07L又如人夢,見衆色像種種事業,而不自知安眠而臥,福德之人命盡識遷,亦復如是安隱不覺,如夢遷化無所恐懼,識之遷出不由喉口及諸竅穴,莫測所從莫知徑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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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현호승상 동진은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닭과 거위 등의 새끼가 그 알이 성숙되지 않을 적엔 둘레가 치밀한데 식이 어디로부터 들어가오며, 새끼가 알 속에서 죽는다면 알의 껍질이 깨뜨려지지 않으면 틈도 없고 구멍도 없는데 식이 어디로부터 나오나이까?” - 006_1326_c_12L爾時賢護勝上童眞頂禮佛足,白佛言;“世尊!鷄鵝等子其卵未熟,周帀細密識從何入?子死卵中,卵殼不破,無隙無竅,識從何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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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오마(烏麻)와 담복 꽃이 향기롭기에 그의 기름도 향기롭고 아름다워 담복 기름이라 하나니, 보통 삼[麻] 기름과는 좋고 나쁜 것이 엄청나게 다르다. 기름은 애초 향기가 없건만 꽃의 향기가 종자에 훈습하여 기름이 드디어 향기를 이루었나니, 향기는 오마를 깨뜨리고 들어간 것이 아니요, 또 오마를 깨뜨리고 나온 것이 아니며, 또 형질도 없이 기름 안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인연의 힘으로 향기가 기름 안에 옮겨서 기름이 향기롭고 윤택한 것이다. 닭과 거위 새끼의 식이 알에 들어감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담복의 향기가 기름 안에 옮겨짐과 같다. - 006_1326_c_15L佛言:“賢護!譬如烏麻薝蔔花熏,其油香美名薝蔔油,與凡麻油好惡殊隔,油先無香以花熏種,油遂成香,香不破麻而入,亦不破麻而出,復無形質留止油內,但以因緣力故,香遷油內,油成香澤;鷄鵝子識入出於卵,亦復如是。如薝蔔香遷於油內。
- 006_1327_a_02L 식이 옮겨 운동함이 해가 빛을 흘리는 것과 같고, 마니(摩尼)의 비춤과 같고, 나무가 불을 내는 것과 같으며, 또 ‘종자를 땅에 심으면, 그 자체가 땅속에서 변화하여 싹과 줄기와 잎이 골고루 밖으로 나타나서 희고 희지 않은 것과 붉은 등인 잡색 가지가지의 꽃이 피고, 가지가지의 힘과 맛이 성숙되며, 되는 바가 가지가지 차별된다. 동일한 대지(大地)에서 4대(大)가 평등하게 돕는데, 각기 그 종자를 따라서 나는 바가 문득 다른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은 한 식의 법계에서 일체 나고 죽는 몸이 생겨서 혹 검고 혹 희고 혹 누렇고 붉은 등이며, 순회하고 포악하여 가지가지 종류가 다르니라.
- 006_1326_c_22L識之遷運,如日流光,如摩尼照,如木生火。又如種子,種之於地,體化地中,芽苗莖葉備顯於外,生白不白赤等雜色種種之花,種種力味成熟,所爲種種差別,同一大地等資四大,各隨其種所生便異,如是一識法界,生於一切生死之身,或黑或白或黃赤等,淳和瞋暴種種殊品。
- 현호여, 식은 손과 발이 없고 지절(支節)과 언어도 없건만, 법계 가운데에 생각하는 힘이 강대함으로 말미암아 중생이 죽을 때에 식이 이 몸을 버리고 식이 생각하는 힘과 함께 내생의 종자가 된다. 즉 식을 떠나서는 법계를 얻을 수 없고, 법계를 떠나서는 또한 식을 얻을 수 없다. 식은 바람과 미묘한 염계(念界)와 수계(受界)와 법계(法界)와 함께 화합하여 옮기느니라.”
- 006_1327_a_06L賢護!識無手足,無支節言語,由法界中念力强大,衆生死時識棄此身,識與念力爲來生種,卽離於識不得法界,離於法界亦不得識。識與風大微妙念界、受界、法界和合而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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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일 이와 같을진대,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식을 형색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까?” - 006_1327_a_11L賢護白佛言:“若如是者,云何世尊,說識無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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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색(色)이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내(內)요, 둘째는 외(外)다. 내는 안식(眼識)을 말하고, 외는 눈이다. 이와 같이 이식(耳識)은 내가 되고 귀는 외가 되며, 비식(鼻識)은 내가 되고 코는 외가 되며, 설식(舌識)은 내가 되고 혀는 외가 되며, 신식(身識)은 내가 되고 몸은 외가 되느니라. - 006_1327_a_12L佛言:“賢護!色有二種:一、內,二、外。內謂眼識,眼則爲外。如是耳識爲內,耳則爲外;鼻識爲內,鼻則爲外;舌識爲內,舌則爲外;身識爲內,身則爲外。
- 현호여, 만일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 꿈에 아름다운 색깔과 손과 발과 눈과 귀와 용모가 고운 것을 보고 문득 꿈속에서 크게 좋아하고 기뻐하다가 잠을 깨고 나서는 캄캄하여 보는 바가 없고 밤이 다하고 낮이 밝아서 사람들이 모이면 눈먼 자가 드디어 꿈속에 좋아한 들은 바를 말하되, ‘나는 곱고 아름다운 사람의 자태와 용모가 특수하고 동산과 누대가 화려하고 사람들이 백천인데 잘 장엄되고 즐겁게 노닐며, 살결은 빛나고 윤택하고 어깨와 어깻죽지는 풍만하고 팔은 길고 둥근 것이 코끼리 코와 같은 것들을 보고, 나는 꿈속에 큰 쾌락을 얻고, 마음에 맞아서 기뻐하고 탄복했노라’ 한다면, 현호여, 이 날 때부터 눈먼 사람이 일찍이 물건을 보지 못했거니, 어찌하여 꿈속에 능히 색깔을 보았느냐?”
- 006_1327_a_16L賢護!如生盲人夢見美色,手足面目形容姝麗,便於夢中生大愛悅,及睡覺已,冥無所見,夜盡晝明,人衆聚會,盲者遂說夢中樂事,我見麗人姿容殊絕,園觀華茂,人衆百千,嚴飾嬉戲,肌膚光澤,肩髆緊滿,臂長而圓猶如象鼻,我於夢中獲大快樂,適心喜歎。賢護!此生盲人未曾見物,云何夢中而能見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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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니 알려 주시옵소서.” - 006_1327_a_24L賢護白佛言:“唯願開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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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7_b_02L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꿈속에서 본 것은 안의 눈으로 본 바니, 이는 지혜로 분별함이요, 육안(肉眼)으로 본 것이 아니다. 그 안의 눈으로 본 바의 것은 생각하는 힘인 까닭이니, 눈먼 자가 꿈속에서 잠깐 나타났다가 다시 생각하는 힘으로 깨어나서 기억함이니, 식의 내색(內色)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 006_1327_b_02L佛告賢護:“夢中見者名內眼所,是慧分別,非肉眼見,其內眼所,以念力故,盲者夢中須臾而現。復以念力覺而憶之;識之內色亦復如是。
- 다시 현호여, 몸이 죽으면 식이 옮겨지는 것이 마치 종자를 땅속에 버려두고 4대(大)로 섭리하고 부지함이 싹과 줄기와 가지와 잎으로 차츰 옮겨 변화함과 같나니, 식이 염(念)과 수(受)와 선(善)과 불선(不善) 등 4법으로 섭리하고 부지함이 되어 몸을 버리고 옮겨 변화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 006_1327_b_06L復次,賢護!身死識遷,猶如種子棄在地中,四大攝持,苗莖枝葉漸次遷化,識爲念受善不善等四法攝持,棄身遷化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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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선과 불선의 법이 식을 섭리하고 부지하는 것입니까?” - 006_1327_b_10L賢護白佛言:“世尊!云何善不善法攝持於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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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미묘한 파리(頗梨) 보배를 검은 물건이거나 흰 물건을 대하게 하면 보배의 빛이 물건을 따라 희게 되고 검게 되나니, 선(善)과 불선(不善)의 법으로 식을 섭리하고 부지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섭리하고 부지한 바를 따라서 선과 불선을 이루어 옮겨 변화하여 과보를 받느니라.” - 006_1327_b_11L佛言賢護:“譬如妙頗梨寶,隨所處物若黑若白,寶色隨物成白成黑,善不善法攝持於識亦復如是,隨所攝持成善,不善遷化受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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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몸이 어찌하여 식(識)을 받나이까?” - 006_1327_b_15L賢護復白佛言:“此身云何稟受於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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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현호에게 말씀하셨다.
“이 식은 쌓음도 모음도 없고, 또한 생장함도 없나니, 비유컨대 싹이 날 때에 종자가 변치 아니하고 생긴 것이 아니며, 또한 종자가 무너져서 생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싹이 생길 때엔 종자는 곧 변하고 허물어지느니라.
현호여, 뜻에 어떠하느냐? 그 싹이 있는 바는 어느 곳에 그치느냐? 종자냐, 가지냐? 줄기와 가지와 잎이냐?” - 006_1327_b_16L佛言賢護:“此識無積無聚亦無生長,譬如牙生,非種不變而生,亦非種壞而生,然牙生時種則變毀。賢護!於意云何?其牙所在,止於何處?子耶?枝耶?莖柯葉耶?止樹頭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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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싹은 그치는 바 없나이다.” - 006_1327_b_20L賢護白佛言:“不也!世尊!牙無所止。”
- 006_1327_c_02L“이와 같으니라, 현호여. 식이 몸에 있어서 그치는 곳이 없나니, 눈도 아니며, 귀와 혀와 몸 등이 아니다. 종자가 싹이 날 때는 식이 조금 지각함 같으며, 나아가 꽃이 결합할 때에 식의 감수[受]가 함축함과 같으며, 꽃이 필 때와 열매를 맺을 때에 이르러서는 식이 몸이 있는 것 같다. 식이 몸에서 나와서 몸과 사지에 하나 식의 그치는 바를 찾아보면 그 처소를 얻을 수 없고, 만일 식을 제외하고는 몸이 곧 나지 못하리니, 나무에 과일이 익으면 능히 장래 나무의 종자가 되어 익지 않은 것 아님과 같으니라.
- 006_1327_b_21L“如是,賢護!識之在身止無處所,非眼非耳鼻舌身等,種生牙時,如識微覺,乃至花結合時,如識有受,含開花發時至結果,如識有身。識之生身遍身支體,求識所止莫得其所。若除於識身則不生,如樹果熟,堪爲將來樹之種子,非不熟者。
- 이와 같이 과보가 성숙되고 몸이 죽으면 식의 종자가 문득 나타나며, 식으로 인하여 수(受)가 있고, 수로 인하여 애(愛)가 있고, 애에 얽매여 문득 생각을 내며, 식이 생각을 섭취하여 선악의 업을 따르고, 풍대(風大)와 아울러 부모 생각할 줄을 알며, 인연이 합하여 대하매 식이 문득 의탁하나니, 마치 사람의 얼굴 그림자가 거울에 나타남과 같다. 깨끗하지 않고 밝지 않으면 얼굴 모양이 나타나지 않고, 거울이 밝은데 얼굴을 대하면 그림자 모양이 이에 나타나니, 거울 속의 모양은 수(受)도 생각도 없건만, 사람의 몸을 따라 구부리고 펴고 숙이고 우러르며, 입을 열고 농담하며 가고 오고 행동하며, 가지가지로 운동하느니라. 현호여, 그림자 모양은 누구의 힘으로 나타난 것이냐?”
- 006_1327_c_05L如是報熟身死,識種便現,因識有受,因受有愛,繫著於愛便生於念,識攝取念隨善惡業,與風大幷知念父母,因緣合對,識便託之,如人面影現之於鏡,非淨非明面像不現,鏡明面對影像乃現,鏡中之像無受無念,而隨人身屈申俯仰,開口談謔,行來進止,種種運動。賢護!影像現誰之力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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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는 사람의 힘이니, 얼굴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얼굴 그림자가 있으며, 그림자 모양의 형색은 얼굴의 형색과 같고, 감관[根]이 구족하고 구족하지 못함도 모두 다 얼굴과 같나이다.” - 006_1327_c_13L賢護白佛言:“是人之力,由有面故而有面影,影像之色如面之色,根具不具咸悉如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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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얼굴은 그림자의 원인[因]이 되고, 거울은 그림자의 인연[緣]이 되나니, 원인과 인연이 화합하므로 그림자가 나타남이 있다. 식의 원인으로 말미암아 수(受)ㆍ상(想)ㆍ행(行) 및 심소(心所)가 있고, 부모가 인연이 되어 인연이 화합하므로 몸이 나타남 있나니, 저 몸과 거울과 같다. 거울 속의 그림자는 몸이 가면 그림자도 없어지고, 몸이 있으면 그림자 모양이 나타나며, 혹은 달리 물 등의 속에도 나타나니, 식이 이 몸을 버리고 선악(善惡)의 업을 가지고 옮겨서 다른 과보를 받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 006_1327_c_15L佛言:“面爲影因,鏡爲影緣,因緣和合故有影現。由識因故,有受想行及諸心所,父母爲緣,因緣和合而有身現。如彼身鏡,鏡中之影身去影滅,身持影像,或別現於水等、之中;識棄此身,持善惡業遷受餘報,亦復如是。
- 또 니구타오담바(尼瞿陀烏曇婆) 등의 종자가 비록 적으나 능히 큰 나무를 내며, 나무가 다시 종자를 내고, 종자는 옛 나무를 버리고 다시 새나무를 내며, 옛 나무는 오래되면 질과 힘이 쇠약해지고 맛과 진액이 다하여 마르고 썩어지며, 이와 같은 적은 생명인 유들이 그 식이 몸을 버리고는 자기 업으로 인하여 혹은 가지가지 모든 종류의 큰 몸을 받는 것과 같으니라.
- 006_1327_c_21L又如尼瞿陁烏曇婆等,種子雖小能生大樹,樹復生子,子棄故樹,更生新樹,故樹經久,質力衰微,味液銷竭乾枯腐朽。如是諸小生類,其識棄身乘己之業,或受種種諸類大身。
- 006_1328_a_02L 또 큰 보리와 작은 보리[小麥]와 오마(烏麻)와 녹두와 마사(摩沙) 등의 가지가지 종자들이 모두 종자 때문에 싹과 줄기와 꽃과 열매가 생장하고 성숙함과 같다. 이와 같아서 식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생명이 있는 종류로 따라 옮겨서 곧 문득 지각이 있고, 지각으로 말미암아 감수가 있고, 선악의 업을 가지고 가지가지의 몸을 받는다.
- 006_1328_a_03L又如大麥、小麥、烏麻、菉豆及摩沙等,種種子實皆以種故,牙莖花實生長成熟;如是由有識故,隨遷生類卽便有覺,由覺有受,持善惡業受種種身。
- 또 벌이 꽃에 붙어서 좋아하고 그리워하여 꽃의 맛을 빨아먹고 스스로 몸을 기르다가 벌이 이 꽃을 버리고 다시 다른 꽃에 붙으며, 혹은 향기를 버리고 냄새나는 데에 들어가며, 혹은 냄새나는 데를 버리고 향기로운 데에 들어가서 그 있는 바를 따라 스스로 사랑하고 좋아하여 탐착함과 같아서 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복업으로써 하늘 몸을 얻어서 수승한 쾌락의 과보를 받고, 혹은 하늘 몸을 버리고서 악업(惡業) 때문에 지옥의 과보를 얻어 뭇 고통의 과보를 받고 윤회하고 천변(遷變)하여 가지가지 몸이 된다.
- 006_1328_a_07L又如蜂止花愛樂戀著,唼吮花味以自資養,蜂棄此花更處餘花,或棄香入臭,或棄臭入香,隨其所在莫不自愛戀結貪著;識亦如是,以福業故獲諸天身受勝樂果,或棄天身,以惡業故獲地獄報受衆苦果,輪迴遷轉爲種種身。
- 식은, 울금(鬱金)과 홍람(紅藍)과 분타리(芬陀利) 등이 그 종자는 모두 희고 그 종자 속을 깨뜨려 봐도 싹과 꽃이 보이지 않으며 다른 색깔도 보이지 않지만, 땅에다 심고 수분으로 적시면 문득 싹 등이 생기고, 때를 따라 자라나면 꽃과 과일이 열고 맺어 혹 붉기도 하며 혹 희기도 하여 가지가지 색깔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 006_1328_a_13L識如鬱金紅藍芬陁利等,其子皆白,破其子中不見牙花不見異色,種之於地以水潤液,便有牙等,順時滋長花果敷榮,或赤或白種種之色。
- 색깔과 싹 등은 종자 속에 있지 않으나, 그러나 종자를 떠나서는 모두 나올 수 없는 것과 같아서 식(識)도 몸을 버리고서는 육신과 용모와 모든 감관[根]과 모든 입(入)이 식 속에서는 인연으로 화합한 것이 보이지 않으나, 식은 묘하게 보고 묘하게 들으며, 소리와 감촉과 맛과 법 및 생각과 입(入)으로 이미 지은바 선악 등의 업을 알고 몸의 과보를 취하는 것이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 스스로 짓고 스스로 얽어서 그 속에서 죽어가는 것과 같다. 식도 또한 이와 같아서 식이 스스로 몸을 내고 도리어 스스로 묶고 얽어서 스스로 몸을 버리고 가서 다른 업보를 받는다. 종자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색(色)과 냄새와 맛이 있나니, 식의 몸을 버리고 그 옮기는 것을 따라서 모든 감관과 경계와 수(受) 및 법계도 모두 다 따라간다.
- 006_1328_a_17L色與牙等不在子中,然離於子皆不得生。識棄身已,肉身容貌諸根諸入,識中不見因緣和合,識以妙視妙聞、聲觸味法及以念入,知已所造善惡等業以取身報,如蠶作繭,自作自纏,於中遷化;識亦如是,識自生身還自纏裹,自棄捨身更受餘報,由有種故有色香味,識棄捨身隨其所遷,諸根境界受及法界,皆悉隨之。
- 006_1328_b_02L 여의주(如意珠)의 있는 바를 따라서 오락의 물건들이 모두 따라감과 같고, 해의 있는 바를 따라서 광명이 모두 따라감과 같아서 식도 또한 이와 같아 그 옮기는 바를 따라서 수와 각(覺)과 상(想)과 법계 등이 모두 다 따라간다. 식이 몸을 버리고는 일체성(一切性)을 포섭하여 색(色)의 인(因)으로 몸이 되나 뼈와 살이 없는 몸이며, 모든 감관이 있기 때문에 수(受)와 미묘한 생각이 있어서 선악(善惡)을 취할 줄을 아느니라.
- 006_1328_b_02L如如意珠,隨其所在樂具皆隨,如日所在光明皆隨;識亦如是,隨其所遷,受覺與想及法界等皆悉隨之。識棄捨身攝一切性,色因爲身,無骨肉身,有諸根故,有受妙念知取善惡。
- 대추와 석류와 암라암륵(菴羅菴勒)과 비라(鼻螺)와 갈수(渴竪)와 겁필타(劫必他) 등 가지가지 과일이 혹 맵고 혹 쓰고 혹 시고 혹 달고 혹 짜고 혹 떫고 하여 맛의 힘이 각기 다르고 소화시키는 그 공효도 한결같지 않으며, 과일이 부패함에 당해서는 맛의 힘이 종자를 따라 옮겨 변화하여 생기나니, 이와 같은 식의 종자도 그 옮기는 바를 따라 수(受)와 염(念)과 선(善)과 악(惡)이 모두 다 따라가서 이 몸을 버리고 다른 과보의 몸 받을 줄을 알기에 식(識)이 된다고 이름한다. 선악의 업을 알며, 업(業)이 나[我]를 따름을 알며, 나[我]가 업을 가지고 옮겨 변화하여 과보 받음을 알기에 식이 된다고 이름한다. 몸이 하는 바를 모두 다 알기에 식이 된다고 이름한다.
- 006_1328_b_07L如棗、石榴、菴羅、菴勒、鼻螺、渴豎、劫必他等種種之果,或辛或苦或酸或甜或鹹或歰,味力各別,消熟所資,其功不一,及果壞已,味力隨種遷化而生。如是識種隨其所遷,受念善惡咸悉隨之,知棄此身受餘報身,故名爲識;知善惡業知業隨我,知我持業遷化受報,故名爲識;身之所爲咸悉知之。故名爲識。
- 비유컨대 바람의 형체는 취할 수 없고 형질을 잡을 수 없지만 인연으로써 모든 사업을 짓기에 ‘바람이 있어서 차가움과 뜨거움을 지니고 향내와 악취를 옮기고 나무숲을 흔들며, 혹은 치고 불리며 꺾고 타격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아서 식도 형질이 없고, 보고 듣는 것으로 취할 바가 아니나, 인연으로써 식의 모양이 골고루 나타나고, 식으로 말미암아 몸을 부지하고, 몸으로 괴로움과 즐거움을 알며, 광채와 윤기가 충실하고 가고 오고 하며, 말하고 웃고 즐겨 하고 근심하며 사업이 밝게 나타나나니, 식이 있는 것으로 알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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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1328_b_15L譬如風大,無形可取,無質可持,以因緣故作諸事業,表有風大,持冷持熱,運香運臭搖振林木,或鼓扇摧擊;如是識無形質,非視聽所取,以因緣故識相具顯,由識持身,身知苦樂,光色充盛行來進止,言笑歡憂事業昭著,當知有識。”
大乘顯識經卷上
戊戌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1)영취산, 혹은 기사굴산(嗜闍屈山)을 말한다.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의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법화경』을 설하셨다.
- 2)현묘한 법문이란 뜻으로, 불법의 교리가 깊고 묘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 3)스승이 없이 혼자서 얻은 지혜로, 부처님의 지혜를 말한다.
- 4)수다라(修多羅)의 준말로, 12부경의 하나이다. 산문체로 된 대승과 소승의 모든 경전을 말한다.
- 5)십이부경(十二部經)의 하나로, 응송(應頌), 중송(重頌)이라 한역한다. 산문체인 수다라와 구분하여 운문 형태인 게송을 말한다.
- 6)중국 전래의 불교 설화에 따르면, 영평(永平) 10년(기원전 67년)에 한 명제(漢明帝)가 꿈에 금인(金人)을 보고, 불교를 받아들이기 위해 사신을 대월지국에 파견했다. 이때 가마섭등(迦摩葉騰)과 축법란(竺法蘭)이 백마에 불상과 경전을 싣고 낙양에 오게 되었는데, 명제가 칙령을 내려 낙양의 서양문(西陽門) 외곽에 정사(精舍)를 건립하게 하고 그들을 머물게 하였다. 이곳을 백마사(白馬寺)라고 칭했는데, 최초로 중국에 건립된 사원이라고 한다.
- 7)패다라엽(貝多羅葉)의 준말로, 옛날 인도에서 불경을 새겨 넣는 데 사용하였다. 그 잎이 넓고 단단하여 옛날 인도에서 종이 대신으로 글자를 쓰는 데 사용했다. 3장(藏)의 경전을 이 잎에 기록한 데서 불교 경전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 8)화게(花偈)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실 때 천신들이 감동하여 꽃을 흩었기 때문에 생긴 비유이다. 경전의 산문을 산화(散花), 경문의 내용을 꿰뚫어 비유하는 게송을 관화(貫花)라고 한다.
- 9)소승교를 반자교(半字敎), 대승교를 만자교(滿字敎)라 한다. 아버지가 어리석은 아들에게 먼저 반자를 가르치고, 만자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 『열반경』 의 비유에 의한 것이다. 담무참(曇無讖)이 세운 판교(判敎)이다.
- 10)이전의 세 황제인 고조(高祖)ㆍ태종(太宗)ㆍ고종(高宗)을 지칭한다.
- 11)중국 동진 때 승려로, 399년(동진 융안 3)에 혜경ㆍ도정ㆍ혜달 등과 함께 장안을 떠나 서역의 여러 나라를 거쳐 북인도에 갔다. 마갈타국에 3년간 머물면서 『마하승기율』ㆍ『유부율』ㆍ『잡아비담심론』 등을 연구하고, 귀국 후 도장사(道場寺)에서 『마하승기율』ㆍ『방등경』ㆍ『니원경』 등을 번역하였다.
- 12)한(漢)나라 명제(明帝) 때 천축의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이 처음으로 백마(白馬)에 불경(佛經)을 싣고 중국에 왔다. 두 승려가 백마에 불경을 싣고 낙양(洛陽)에 들어오자, 명제가 칙령을 내려 낙양의 서양문(西陽門) 외곽에 중국 최초의 정사(精舍)를 건립하게 하고 백마사(白馬寺)라고 칭했다 한다.
- 13)아라한이 갖추고 있는 불가사의한 작용인 6신통(神通) 중의 숙명통ㆍ천안통ㆍ누진통에 해당하는 숙명명(宿命明)ㆍ천안명(天眼明)ㆍ누진명(漏盡明)을 말한다.
- 14)불교의 근본 교의가 되는 8가지 실천 덕목으로 정견(正見)ㆍ정사유(正思惟)ㆍ정어(正語)ㆍ정업(正業)ㆍ정명(正命)ㆍ정정진(正精進)ㆍ정념(正念)ㆍ정정(正定)의 수행법이다.
- 15)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서 그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 16)최근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뜻이다.
- 17)부모님을 모두 잃어서 홀로 된 자식의 한탄을 말한다.
- 18)부모님이 돌아간 뒤에 효도를 다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말로, 『한시(韓詩)』 외전(外傳)에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樹欲靜而風不止]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子欲養而親不在]”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 19)이 경의 한역자인 지바하라(地婆訶羅)를 말한다.
- 20)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인 52위 가운데 십지(十地)의 첫 단계, 곧 환희지(歡喜地)를 말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행을 이루어서 마음에 기뻐함이 많다 하여 이르는 말이다.
- 21)당(唐) 5대 예종(睿宗, 684~690)의 연호로, 원년 을유(乙酉)년은 684년이다.
- 22)8월을 뜻하는 말로, 량(梁)은 딱딱하다는 뜻이다. 8월에 처음으로 흰 이슬이 내려 만물이 딱딱해지므로 대량이라고 했다.
- 23)옛날 대나무에 기록을 할 때는 먼저 대나무를 불에 구워야 글을 쓰기도 쉽고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청(汗靑)은 저술을 완성한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한간(汗簡)이라고도 한다.
- 24)왕이 죽을 때 주위의 신하들에게 뒷일을 부탁하는 것을 말한다.
- 25)임금의 자리나 옥새(玉璽)를 의미한다.
- 26)수다원향(須陀洹向)·사다함향(斯陀含向)·아나함향(阿那含向)·아라한향(阿羅漢向)의 네 성자와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의 네 성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팔현성(八賢聖)이라고도 한다.
- 27)아시다벌저하(阿恃多伐底河). 중인도 구시나게라국에 있는데, 석존께서 이 강의 서쪽 언덕에서 열반하셨다. 니련선하(尼連禪河)와 더불어 양하(兩河)라고 불리며 무승(無勝)이라고 한역한다. 보통 발제하(跋提河)라고 한다.
- 28)중인도의 비야리국에 있던 동산으로 기생 암몰라녀(菴沒羅女)의 소유였는데, 암몰라녀가 불교에 귀의하여 동산을 승단에 보시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암라수원 정사에 머물면서『유마경』등을 설하셨다.
- 29)색구경천(色究竟天)으로, 색계 4선천의 제9천이다. 유형세계의 가장 위이기 때문에 유정(有頂)이라 한다. 무색계(無色界)의 제4천,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을 말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