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自在王菩薩經卷下

ABC_IT_K0075_T_002
007_1169_c_01L
자재왕보살경 하권
007_1169_c_01L自在王菩薩經卷下


요진 삼장 구마라집 한역
이진영 번역
007_1169_c_02L姚秦三藏鳩摩羅什譯



“자재왕아,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진실을 아는 지혜[諦智]라 하는가? 성문을 구하는 자는 진실한 법을 구하여 성문의 해탈을 증득하지만 보살은 이 진실한 법을 얻어도 해탈을 증득하지는 않는데 이것을 자재라 한다. 벽지불을 구하는 자는 진실한 법으로 벽지불의 해탈을 구하지만 보살은 이 진실한 법을 얻어도 해탈을 증득하지는 않는데 이것을 자재라 한다. 진실을 아는 지혜란, 괴롭다[苦]는 진실을 아는 것으로서 괴로움이 허망하다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이다.
007_1169_c_03L自在王何謂菩薩摩訶薩諦智求聲聞者以諦法#證聲聞解脫菩薩得此諦而不證解脫是名自在求辟支佛以諦法證辟支佛解脫菩薩得此諦而不證解脫是名自在諦智者諦虛妄知見
무엇을 괴로움을 보고 안다 하는가? 허망하여 실재하지 않으나 때에 따라 경험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되며, 거꾸로 알기 때문에 있는 것이다. 괴로움은 나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살이 안다면 이것을 괴롭다는 진실한 도리를 보고 안다고 한다.
007_1169_c_09L云何知見苦虛妄不實得時故爲苦以倒故有若菩薩知苦無生無起是名知見苦諦
무엇을 괴로움의 원인[集]을 끊는다 하는가? 괴로움의 원인에 따라서 모든 법을 끊는다. 무엇이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가? 원인에 차별이 없기 때문에 끊는 것도 그러하다. 괴로움의 원인을 어디서부터 온 곳도 없고 어디로 갈 곳도 없기 때문에 끊는 것이니, 이것을 모든 법의 성품이라 한다. 여기에는 실재하는 법이 없어서 생겨나자마자 이미 끊어지게 되는데 애욕의 번뇌를 따르기 때문에 괴로움의 원인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애욕의 번뇌를 끊는다면 괴로움의 원인을 끊는다고 한다.
007_1169_c_11L云何斷集法隨集斷云何爲集集平等故斷亦如無所從來故集無所去故斷是名諸法性是中無有實法生已當斷所愛使故有集若斷愛使是名斷集
무엇을 괴로움이 멸(滅)한 진실한 가르침이라 하는가? 필경에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이 소멸하나 아무 법도 파괴될 것이 없기 때문에 이것을 괴로움이 소멸했다고 한다. 모든 인연의 모양이 멸하기 때문에 일체 법도 이와 같이 멸하는 모양이니 이 가운데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 것을 괴로움이 멸한 진실한 가르침이라 한다.
007_1169_c_15L云何苦滅諦畢竟滅苦集而無法可壞故是名苦滅一切諸緣相滅故切法如是滅相於此中不生不滅名爲滅諦
007_1170_a_02L무엇을 괴로움을 끊는 방법[道]에 대한 진실한 가르침이라 하는가? 착한 법ㆍ착하지 못한 법ㆍ번뇌 있는 법ㆍ번뇌 없는 법ㆍ작위 있는 법ㆍ작위 없는 법 등 그 어떤 법으로든 일체법을 구할래야 구할 수 없으니 이것을 도의 진실한 가르침이라 한다. 이 도는 평등하여 어떤 법도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 도는 적멸하여 모든 번뇌의 뜨거움을 떠났기 때문이며, 이 도는 안락하여 모든 근심과 번뇌를 떠났기 때문이며, 이 도는 번뇌를 다 소멸해 아무 번뇌도 없기 때문이다. 얻은 바가 있는 자는 이 도를 행할 수 없고 바르게 선정을 행하는 자라야 쉽게 닦고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도는 모든 부처님께서 버리지 않으시며, 이 도는 모든 모양을 끊어 아무 모양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도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곳에 떨어지지 않으니 이것을 도의 진실한 가르침이라 한다.
007_1169_c_19L云何道諦隨以何道求一切法不得若善若不善若有漏若無漏若有爲若無爲是名道諦是道平等分別一切法故是道寂滅離諸結熱是道安樂離一切憂惱故是道無一切漏盡故是道一切有所得者所不能行正行禪定者易修行故道諸佛所不捨是道無相斷一切相以如是道不墮於二是名道諦
보살이 이런 법문을 통해 네 가지 진실한 가르침을 안다면 그는 진실을 아는 지혜를 얻은 이라 한다. 만일 보살이 먼저 4제(諦)로 성문ㆍ벽지불을 구하는 자를 위해서 이 승(乘)을 설하는 가운데 아무것도 탐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아는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007_1170_a_07L菩薩以如是門知四諦者是名諦智菩薩先以四諦爲求聲聞辟支佛者於此乘中亦無所貪是名諦智自
그리고 자재왕아, 보살이 성문승을 알면서도 거기에 머물지 않으며, 벽지불승을 알면서도 거기에 머물지 않으며, 불승을 알면서도 거기에 머물지 않으면 이것을 진실을 아는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007_1170_a_11L又自在王菩薩知聲聞乘不於中知辟支佛乘不於中住知佛乘不於中住是名諦智自在
또한 자재왕아, 하나의 마음으로 일체 중생의 마음을 알며, 하나의 심성으로 일체중생의 심성을 알고 마음과 지혜에 두 가지 행을 짓지 않는다면 이것을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지혜의 자재란 또한 이런 것이다. 과거의 세상이 걸림이 없음을 보고 알아 마음이 과거 세상에 이르지 않으며, 미래의 세상이 걸림이 없음을 보고 알아 마음이 미래의 세상에 이르지 않으며, 현재의 세상이 걸림이 없음을 보고 알아 마음이 현재의 세상에 이르지 않아서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세상에 희론을 내지 않는 것이다.
지혜의 자재란 또한 이런 것이다. 함이 있는 법은 다 멸하는 줄을 알지만 모든 선근(善根)을 다하지는 않으며, 법은 생겨나는 일이 없음을 알지만 생함 없는 그것으로 법을 포섭하며 괴로움의 원인과 중생을 포섭하니 이것을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또한 일체 법이 필경 멸한 모양임을 타인을 통해 아는 것이 아니며, 이 지혜의 힘으로 스스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멸하지 않으니 이것을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007_1170_a_13L又自在王以一心知一切衆生心以一心性知一切心性而於心智不作二行是名智自在又有智自在知見過去世無心不至過去世知見未來世無㝵心不至未來世知見現在世無㝵心不至現在世不於過去未來現在世而生戲論又有智自在知一切有爲法盡滅而不盡諸善根知法無生而以攝法攝集衆生是名智自在又不從他知一切法畢竟滅相以是智力而自不滅教化衆生是名智自在
자재왕아, 보살이 여기에서 지혜의 자재한 힘을 얻어 자재하고자 한다면 지혜의 행동[智行]을 따라야지 의식적인 행동[意行]을 따라서는 안 된다.
007_1170_a_24L自在王菩薩於若欲得智自在力而自在者應隨智行不隨意行
007_1170_b_02L무엇을 의식적인 행동이라 하는가? 의(意)에서 나온 업은 모두 의식적인 행동이며, 식(識)에서 나온 업은 모두 의식적인 행동이며, 마음[心]에서 나온 업은 모두 의식적인 행동이며, 마음을 집착하여 갖가지 선근을 일으키는 것은 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견해에 떨어져 보시를 하거나 모양에 떨어져 계를 지니거나, 나를 의지하여 인욕을 하면 모두 의식적인 행동이다. ‘나는 보살이다’ 하면 의식적인 행동이며, ‘나는 깨닫겠다는 마음을 냈다’ 하면 또한 의식적인 행동이며, ‘나는 부처의 종자를 끊지 않았으며, 법의 종자를 끊지 않았으며, 승려의 종자를 끊지 않았다’ 하면 또한 의식적인 행동이며, ‘나는 중생을 이롭게 하려고 발심했다’ 하면 또한 의식적인 행동이다.
007_1170_b_02L云何意行所有意業皆是意行所有識業皆是意行所有心業皆是意行所有著心起諸善根皆是意行墮見行施墮相持戒依我行忍皆是意行我是菩薩則是意行我發菩提亦是意行我不斷佛種斷法種不斷僧種亦是意行我爲利衆生故發心亦是意行
‘나는 제도 받지 못한 자를 제도하며, 해탈하지 못한 자를 해탈케 하며, 편안치 못한 자를 편안케 하며, 멸도에 들지 못한 자를 멸도에 들게 해야 된다’고 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며, ‘나는 보시하는 주인이며, 나는 계를 지니며, 나는 인욕을 행하며, 나는 정진을 행하며, 나는 선정을 행하며, 나는 지혜를 행한다’ 하면 다 의식인 행동이다.
‘나는 사랑을 행하는 자며, 불쌍히 여김을 행하는 자며, 기쁨을 행하는 자며, 버림을 행하는 자’라 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며, ‘나는 욕심을 줄여 만족할 줄 알며, 여읨을 행하는 자며, 잡되지 않음을 행하는 자며, 두타를 행하는 자며, 고요한 자며, 미세한 행을 닦는 자’라는 식으로 분별하면 다 의식인 행동이다.
007_1170_b_10L我當度未度解未解者安未安者滅未滅者是意行我是施主我是持戒我是行我是行進我是行定我是行智是意行我是行慈者行悲者行喜者行捨者皆是意行我是少欲知足離行者不雜行者頭陁行者阿蘭若者細行者如是分別皆是意行
‘나는 공(空)을 행하는 자며, 나는 모양 없음을 행하는 자며, 나는 조작 없음을 행하는 자’라는 식으로 분별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나는 진리를 말하는 자며, 사실을 말하는 자며, 말과 같이 행동하는 자’라 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나는 모든 마군의 업을 능가하고, 네 가지 마군을 여의었으며, 나는 일체의 견해를 끊고 확실한 앎을 얻었다’는 식으로 분별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 설법을 하고 중생을 제도하며 남음이 없는 열반에 당하여 완전한 열반에 들 것이다’라는 식으로 분별하면 다 의식적인 행동이다.
007_1170_b_17L我是空行者我是無相行者我是無作行者如是分別皆是意行我是諦語者語者如說行者皆是意行我是過諸魔業離四魔者我斷一切見得忍是分別皆是意行我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轉法輪度衆生當於無餘涅槃而般涅槃如是分別皆是意
007_1170_c_02L자재왕아, 무엇을 보살의 지혜 업[智業]이라 하는가? 심의식(心意識) 없이 그대로 행하는 것을 지혜의 업이라 하니, 보살은 항상 지혜의 업을 짓고 의식적인 업을 일으키지 않는다.
무엇을 보살의 지혜 업이라 하는가? 보살의 지혜 업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무엇이 둘인가? 첫째는 중생을 성취해주는 것이고, 둘째는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다.
무엇을 중생을 성취시킨다 하는가? 보살이 아는 대로 중생을 성취시키는 것이다.
007_1170_b_25L自在王云何菩薩智業隨無心意識行處是名智業菩薩常作智業不起意業云何菩薩智業菩薩智業有二種何等二一者成衆生二者受持正法云何成衆生菩薩隨以所知能成衆生
무엇을 바른 법을 받아 지닌다 하는가? 어떤 법도 받지 않으면 이것을 바른 법을 받아 지닌다고 한다. 만일 색(色)을 받아 지니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받아 지니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감관[入]이나 모든 성품을 받아 지니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다. 착한 법과 착하지 않은 법을 받으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며, 죄와 죄아님과 유루와 무루, 유위와 무위, 세간 법과 세간을 벗어난 법을 받으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다. 보시하는 모양을 받으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며, 계ㆍ인욕ㆍ정진ㆍ성정ㆍ지혜를 받으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연(緣)을 취하는 것은 다 법이 아니며, 착함이 아니며,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 얻으신 이 법은 모양도 없고 걸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이라는 모양을 취한다면 바른 법을 받아 지니는 것이 아니게 된다. 이와 같이 보살의 업 속에 지혜를 ‘지혜 업’이라 한다. 이와 같은 지혜로 지혜의 업을 짓지만 지혜를 다하지 않는 이것을 지혜가 자재하다[智自在]고 한다.
007_1170_c_07L云何受持正法若不受一切是名受持正法若受持色非受持正法受持受想行識非受持正法受諸入諸性非受持正法若受善不善法非受持正法若受罪不罪有漏無漏有爲無爲世法出世法非受持正法若受施相非受持正法若受戒忍進定智非受持正法何以故所可取緣皆是非法非善非受持正法以故如來所得法是法無相無㝵取緣相非受持正法如是菩薩業中是名智業以如是智而作智業盡於智是名智自在
자재왕아, 무엇을 보살의 혜(慧)가 자재하다 하는가? 혜자재를 얻은 보살은 모든 법을 알아서 문장과 글귀를 해석하며, 뜻에 걸림 없는 지혜ㆍ법에 걸림 없는 지혜ㆍ말에 걸림 없는 지혜ㆍ즐겨 설하는 데 걸림 없는 지혜, 이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의 힘을 얻기 때문에 자재하다고 한다.
무엇을 뜻에 걸림 없는 지혜라 하는가? 보살이 모든 말 가운데서 말에 의지하지 않고 뜻에 의지하는 것이다. 뜻이란 모든 법을 아는 바른 지혜다.
007_1170_c_19L自在王何謂菩薩摩訶薩慧自在薩得慧自在能知諸法解釋章句四無㝵智力故謂義無㝵智法無㝵辭無㝵智樂說無㝵智云何義無㝵智若菩薩於諸語中依義不依語義者於一切法正智
007_1171_a_02L무엇을 바른 지혜라 하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뜻을 말한다. 그러나 이 뜻은 말속에 있는 것이지 소리와 무관하게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본래부터 모든 모양을 떠났기 때문이니 이것을 뜻[義]이라 한다. 그러므로 말을 떠나지 않고 뜻에 의지해야 하니 말 가운데 평등한 성품이 바로 뜻이다. 이와 같이 알면 뜻에 걸림 없는 지혜라 한다. 또한 일체 법의 뜻에 통달한다면 그것도 뜻에 걸림 없는 지혜라 한다.
007_1170_c_25L云何正智謂不可說義是此義在語中更無異聲本已來離諸相故是名爲義不應離語依於義語中等相卽是義能如是名義無㝵智又達一切法義亦名義無㝵智
무엇을 법에 걸림 없는 지혜라고 하는가? 보살이 법에 의지하고 법 아닌 것에 의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법에 의지하는 자는 법 아닌 것을 보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법은 모양을 떠났으나 이름뿐인 줄 알기 때문이다. 법에 걸림이 없게 된 이는 3승(乘)을 설할지라도 법의 성품을 파괴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법의 성품이란 하나의 성품, 즉 모양이 없는 성품이기 때문이다. 보살은 말을 사용해서 법을 설할 때 말이 메아리 같은 모양인 줄 즉시 알며, 설한 법을 믿고 이해하는 것이 법의 성품과 동일하여 지혜에든 말에든 걸리는 바가 없다. 이것을 법에 걸림이 없는 지혜라 한다.
007_1171_a_07L云何法無㝵智菩薩依於法不依非法依於法者不見非法以故知一切法離相但有名故又法無㝵者雖說三乘不壞法性何以故法性是一性謂無相是菩薩以語說卽知語同響相有所說法信解皆同法性於智於語而無所礙是名法無㝵智
무엇을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라 하는가? 모든 하늘의 말[言辭]을 알며, 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하면서 사람이 아닌 것들의 말을 알며, 제석ㆍ범천ㆍ세상을 보호하는 자의 말을 아는 것이다. 한 말ㆍ두 말ㆍ많은 말ㆍ간략한 말ㆍ넓은 말ㆍ남자의 말ㆍ여자의 말ㆍ남자 아닌 말ㆍ여자 아닌 말ㆍ과거의 말ㆍ미래의 말ㆍ현재의 말을 알고, 그때그때 방편으로 말을 써서 듣는 자가 이해하게 하며, 자기는 깨끗하고 미묘한 말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멸하거나 훼방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법에는 말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007_1171_a_14L云何辭無㝵智知諸天言辭知龍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那羅摩睺羅伽人非人言辭知帝釋梵天王護世者言辭知一言二言多略言廣言男言女言非男言非女過去言未來言現在言隨以方便言辭令其得解自以淨妙言辭亦不輕毀他語何以故知一切法無有言
007_1171_b_02L보살은 이와 같이 생각한다.
‘말을 사용해서 법을 설하여 듣는 사람이 이해하게끔 하나 이 법은 말에서 얻어질 수 없고 말 역시 법에서 얻어질 수 없다. 애초부터 말이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말이라는 것이 있다면 착한 말로 착하지 않은 법을 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말에는 선과 악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말에 걸림이 없다는 것은 중생의 말을 사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법을 행하게 한다는 뜻이다. 왜냐 하면 법이 법을 행할 수는 없으므로 이런 식으로 모든 법을 행하기 때문이다. 말을 가지고 이 행을 설하여 저들이 이해하게끔 하는 것을 말에 걸림 없는 지혜라 한다.
007_1171_a_22L菩薩作是念以言辭說法令其得是法於言辭中不可得言辭於法中亦不可得從本已來無有言辭有言辭不應以善言辭說不善法故當知言辭能示善惡又辭無㝵者卽以衆生言辭而使行法何以故不行法能如是行一切法以言辭說此行使彼得解是名辭無㝵智
무엇을 즐겨 설하는 데 걸림 없는 지혜라 하는가? 보살이 모든 문자를 설하기를 즐기며, 모든 음성도 설하기를 즐기며, 모든 명자(名字) 또한 설하기를 즐긴다면 이것을 즐겨 설한다고 한다.
007_1171_b_06L云何樂說無㝵智若菩薩於一切文字皆能樂說於一切音聲亦能樂說一切名字亦能樂說是名樂說
무엇을 즐긴다 하는가? 보살이 법을 설할 때 법을 즐기고, 실제를 즐기고, 진실을 즐기는 것이다. 수다라(修多羅:經)를 믿고 즐기는 자에게는 그를 위해 수다라를 설하며, 기야(岐夜:重頌)ㆍ가타(伽他:孤起頌)ㆍ폐가란나(弊迦蘭奈:授記)ㆍ구타나(謳陁那:無問自說)ㆍ이타나(禰陀那:因緣)ㆍ아파타나(阿波陀那:譬喩)ㆍ이제욱다가(伊提郁多伽:本事)ㆍ사타가(闍陀伽:本生)ㆍ배불약(裵佛略:方等)ㆍ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未曾有)15)를 믿고 즐기는 자에게는 다 그것들을 설하며, 과거를 믿고 즐기는 자에게는 본생담[本事]을 설한다.
007_1171_b_09L云何爲樂菩薩若說法時樂法樂實樂諦若信樂修多羅者爲說修多羅信樂岐夜伽陁弊迦蘭奈謳陁那禰陁那阿波陁那伊提郁多伽闍陁伽裵佛略浮陁達摩者皆爲說之信樂過去者爲說本事
모든 중생이 무슨 근(根)을 즐기느냐에 따라 법을 설한다. 즉 믿는 근기[信根]를 즐기는 자에게는 믿는 근을 가지고 법을 설하며, 정진하는 근기[進根]를 즐기는 자에게는 정진하는 근기를 가지고 법을 설하며, 집중의 근기[念根]를 즐기는 자에게는 집중의 근기를 가지고 법을 설하며, 선정의 근기[定根]를 즐기는 자에게는 선정의 근기를 가지고 법을 설하며, 지혜의 근기[慧根]를 즐기는 자에게는 지혜의 근기를 가지고 법을 설한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을 근기에 따라서 설한다.
007_1171_b_15L一切衆生所樂諸根皆隨所樂而爲說法樂信根者因信根爲說法樂進根者因進根爲說法樂念根者因念根爲說法樂定根者因定根爲說法樂慧根者因慧根爲說法如是諸根皆因而爲說法
007_1171_c_02L음욕(婬欲)이 많은 자는 2만 천 가지로 나뉘는데 부처님께서는 8만 4천의 근기가 있음을 아신다. 여래께서는 이 모든 근기마다 있는 대로 다 설하기를 즐기며, 보살은 다음으로 설하기를 즐긴다. 성냄[瞋恚]이 많은 자는 2만 천 가지로 나뉘는데 부처님께서는 8만 4천의 근기가 있음을 아신다. 여래께서는 이 모든 근기마다 있는 대로 다 즐겨 설하시고, 보살은 그 다음으로 즐겨 설한다. 어리석음[愚癡]이 많은 자는 2만 천 가지로 나뉘는데 부처님께서는 8만 4천의 근기가 있음을 아신다. 여래께서는 이 모든 근기마다 있는 대로 다 즐겨 설하시고, 보살은 다음으로 즐겨 설한다.
잡되게 분별하는 자는 2만 천 가지로 나뉘는데 부처님께서는 8만 4천의 근기를 아신다. 여래께서는 이 모든 근기마다 있는 대로 다 즐겨 설하시며, 보살은 그 다음으로 즐겨 설한다. 자재왕아, 이것을 즐겨 설하는 데 걸림 없는 지혜라고 한다.
007_1171_b_20L婬欲多者分別有二萬一千佛知有八萬四千如來因此諸根皆能樂說菩薩次能樂說瞋恚多者分別有二萬一千佛知有八萬四千根如來因此諸根皆能樂說菩薩次能樂說愚癡多者分別有二萬一千佛知有八萬四千如來因此諸根皆能樂說菩薩次能樂說雜分者分別有二萬一千知有八萬四千根如來因此諸根皆能樂說菩薩次能樂說自在王是名樂說無㝵智
뜻에 걸림이 없고, 법에 걸림이 없고, 말에 걸림이 없고, 즐겨 설하는 데 걸림이 없는 네 가지는 다 지혜가 근본이 되며, 지혜가 그것들이 머무는 처소가 되며, 지혜에 포섭된다. 보살은 지혜의 힘으로 네 가지 자재와 나머지 자재를 써서 다 자재를 얻게 한다.”
007_1171_c_08L於此義無閡法無㝵無㝵樂說無㝵皆以慧爲本慧所住慧之所攝菩薩以慧力故用四自在及餘自在皆得自在
“세존이시여, 지혜는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지혜는 많이 듣는 것을 근본으로 하며, 많이 듣는 곳에 머물며, 많이 듣는 데 포섭된다.”
007_1171_c_11L世尊慧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自在王以多聞爲本住多聞處多聞所攝
“세존이시여, 많이 들음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많이 들음은 선지식을 근본으로 하며, 선지식의 처소에 머물며, 선지식에 포섭된다.”
007_1171_c_13L多聞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自在王多聞以善知識爲本住善知識處善知識所攝
“세존이시여, 선지식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선지식은 공경하는 마음을 근본으로 하며, 공경하는 마음에 머물며, 공경하는 마음에 포섭된다.”
007_1171_c_16L世尊善知識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 自在王善知識以敬心爲本住於敬心敬心所攝
“세존이시여, 공경하는 마음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공경하는 마음은 깊은 마음을 근본으로 하며, 깊은 마음에 머물며, 깊은 마음에 포섭된다.”
007_1171_c_19L世尊敬心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自在王敬心以深心爲本住於深心深心所攝
“세존이시여, 깊은 마음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깊은 마음은 곧음을 근본으로 하며, 곧음에 머물며, 곧음에 포섭된다.”
007_1171_c_21L世尊深心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自在王心以質直爲本住於質直質直所攝
“세존이시여, 곧음은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자재왕아, 곧음은 큰 자비을 근본으로 하며, 큰 자비에 머물며, 큰 자비에 포섭된다.”
007_1171_c_23L世尊質直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自在王質直以大悲爲本住於大悲大悲所攝
007_1172_a_02L“세존이시여, 큰 자비는 무엇을 근본으로 하며, 어느 처소에 머물며, 어느 처소에 포섭됩니까?”
007_1172_a_02L世尊大悲以何爲本爲住何處何處所攝
“자재왕아, 큰 자비는 중생을 근본으로 하며, 중생에 머물며, 중생에 포섭된다. 왜냐 하면 자재왕아, 보살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큰 자비심을 내며, 모든 지혜의 마음을 내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살의 지혜가 자재하다고 한다.
또한 혜자재를 성취한 보살은 지혜가 자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법문을 가지고도 1겁(劫) 동안, 혹은 1겁이 감하는 동안 갖가지 다른 말로 모든 법을 널리 설하지만 실상에 있어서는 어기거나 잃는 바가 없다.
보살은 자기 몸을 나타내지 않고 중생을 위해여 법을 설하기도 하고, 혹은 몸의 털구멍마다에서 법음을 내기도 하며, 중생의 행태에 따라서 법을 설하기도 한다.
보살이 자기 몸을 나타내어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면 모든 외도논사(外道論師)들은 그 뜻을 끝까지 다하지 못한다.
007_1172_a_04L自在王大悲以衆生爲本住於衆生衆生所攝何以自在王菩薩爲度一切衆生生大悲心生一切智心是名菩薩慧自在又慧自在菩薩以慧自在故因一法若一劫若減一劫種種異辭廣說諸法於實相中無所違失菩薩或欲不現其身爲衆生說法或從身毛孔演出法音隨衆生所行而爲說法薩或欲現其身爲衆生說法一切外道論師不能窮盡
또한 외도선인(外道仙人)이 지은 만다라주술경(曼多邏呪術經)ㆍ위타야어론(韋陀若語論:베다)ㆍ발추(鉢追)ㆍ모든 신통ㆍ모든 지혜의 문ㆍ일월오성경(日月五星經)ㆍ몽경(夢境)ㆍ지동경(地動經)ㆍ타마타주술(陀魔陀呪術)ㆍ 오어경(烏語經)ㆍ조수경(鳥獸經)ㆍ용건달바야차입신경(龍乾闥婆夜叉入身經)ㆍ왕상경(王相經)ㆍ풍락기근상경(豊樂飢饉相經)ㆍ제황유희경(諸遑遊戱經) 등 세계의 경서와 지혜와 기예와 문장과 산수와 색상과 음악과 가무와 피리를, 소리와 곡조가 꺾어질 때 보살이 몸을 굴리기만 하면 자연히 마음 속에 통달한다. 지혜의 힘을 쓰기 때문에 다 알며, 다 나타내 보이며, 다 통달한다. 보살이 비록 이와 같은 방법을 안다 해도 중생을 번뇌롭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것으로 깨끗하고 묘한 도를 삼지도 않는다.
007_1172_a_14L又外道仙人所作若曼哆邏呪術經韋陁若語論若鉢若諸神通若諸智門若日月五星若夢經若地動經若陁魔陁呪術若烏語經若鳥獸經若龍乾闥婆夜叉入身經若王相經若豐樂飢饉相若諸遑遊戲經如是世界經書智伎藝文章筭數色相音樂歌儛箏笛如音曲折菩薩轉身自然在心皆能通了以慧力故皆能得知能示現皆能達知菩薩雖知如是方不惱衆生亦不以是爲淨妙道
007_1172_b_02L자재왕아, 지혜가 자재한 보살은 백천만이나 되는 모든 범왕과 함께 머물고 함께 앉으며, 스스로 그 몸을 나타내어 함께 말을 나누지만 범왕의 빛나는 덕상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범왕이 보살을 맞이하고 전송하면서 존경심을 낸다.
이와 같이 모든 천궁에서 자재한 힘을 나타내지만 집착하지 않고 다만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라는 생각을 내어 남이 없는 법[無生法]을 의지하여 일체 중생의 마음을 제도한다. 자재왕아, 이것을 보살의 지혜가 자재하다 한다.
007_1172_a_25L在王慧自在菩薩與百千萬諸梵王共住共坐自現其身與共語論亦不著梵王光明德相而諸梵王迎送菩薩生尊敬心如是皆於一切天宮自在力而亦不著但生無常苦空無我想依無生法依度一切衆生之心自在王是名菩薩慧自在
또한 자재왕아, 지혜가 자재한 보살은 저 마군의 천궁 보다 더 좋은 궁을 나타내고 자기 몸도 마군보다 백천만 배나 좋게 나타내어 모든 마군 무리들로 하여금 목마르게 사랑하는 마음을 내게 하며, 탐착하는 마음을 내게 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꾸며서 마군의 교만한 마음을 파괴하여 그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의지하게 한 뒤에 법을 설한다.
007_1172_b_09L又自在王慧自在菩薩如魔所有天宮復令殊自現其身勝魔所有百千萬倍諸魔等生渴愛心生貪著心以此自嚴破魔慢心令住阿耨多羅三藐三菩提然後說法
자재왕아, 지혜는 보살이 행하는 공통되는 법이다. 보시를 하거나 받거나 보시로써 회향하려면 이곳에서 반드시 지혜를 써야 하며, 스스로 계율을 지니고 다른 사람에게도 계율을 지닐 것을 가르쳐 계율 지님으로써 회향하려면 이곳에서도 지혜를 써야 하며, 인욕행을 닦고 다른 사람에게도 인욕을 가르쳐 인욕으로써 회향할 경우 이곳에서도 지혜를 써야 한다.
자신이 정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정진을 가르쳐 정진으로써 회향할 경우 이곳에서도 지혜를 써야 하며, 자신이 선정을 행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선정을 가르쳐 선정으로써 회향할 경우 이곳에서도 지혜를 써야 한다.
모든 경을 읽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법을 설하거나 들은 대로 행할 때 지혜로써 생각을 바로 하고,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모든 몸가짐과 일체에 마음을 버리는 경우에도 다 지혜의 힘을 써야 한다.
007_1172_b_14L自在王慧是菩薩遍行法若施若受若以施迴向而於此處必應用慧若自持戒教他持戒持戒迴向而於此處亦應用慧若修行忍若教他忍以忍迴向而於此處亦應用慧若自行進教他行進以進迴向而於此處亦應用慧若自行禪若教他禪以禪迴向而於此處亦應用慧若讀諸經若爲他說法若如所聞以慧正念一切行立坐臥一切儀一切捨心皆應用慧
007_1172_c_02L지혜의 힘을 성취한 보살은 모든 착한 법의 힘으로 지혜를 증장하는 보살이니, 일체 법에 있어서 자재함을 증장하며, 지혜가 자재한 보살은 일체 법에 마음대로 행한다.
지혜의 힘을 잡은 보살은 부처님께서 마군을 무찌르는 줄 알며, 지혜가 있는 보살은 마음대로 모든 법을 따라 행하지만 힘은 쓰지 않는다. 마치 위로 활을 쏘면 그 화살이 돌아올 때는 활의 힘이 필요치 않는 것과 같다. 보살도 이와 같이 지혜의 힘을 쓰기 때문에 자재한 지혜를 버리고 모든 착한 법에 들어간다. 도량에 앉을 때 이 지혜의 힘을 얻어 이 힘을 쓰기 때문에 오른 손으로 시방세계를 움직이며 큰 마군을 무찌르고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얻는다. 이 열 가지 힘 때문에 모든 천상 인간 중에 당할 자가 없다.
007_1172_b_24L慧力菩薩則是一切善法力者慧增上菩薩於一切法得增上自在慧自在菩薩於一切法能自在行執慧力菩薩知佛能拒魔軍有慧菩薩自在隨行諸法而不用力如人仰射其箭還時不須弓菩薩亦如是以慧力故遣自在智入諸善法坐道場時得是智力以是力故以右手動十方世界破大魔軍得佛十力以是十力一切天人無能伏者
자재왕아, 이것이 계자재(戒自在)ㆍ신통자재(神通自在)ㆍ지자재(智自在)ㆍ혜자재(慧自在)이다. 누구라도 선근을 심지 않고는 이런 경전을 들을 수 없다. 자재왕아,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기쁜 마음을 낸다면, 이 사람은 네 가지 자재를 얻어 이 자재함으로 자재한 힘을 나타내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왜냐 하면 자재왕아, 이 모든 자재는 그 어떤 성문이나 벽지불에게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007_1172_c_11L自在王是戒自在神通自在自在慧自在若人不種善根不能得聞如斯經典自在王若人得聞是經心歡悅者當知是人得四自在以是自在現自在力何以故自在王是諸自在一切聲聞辟支佛之所無有
이때 자재왕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서 합장하고 공경히 예를 올리고 높으신 얼굴을 우러러 보면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지금 이 네 가지 자재한 힘을 쓰시기 때문에 일체 중생도 이 네 가지 자재한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신력으로 자재왕보살로 하여금 갖가지 좋은 빛깔의 향과 꽃을 그 옷자락에 가득 채워 부처님과 모든 보살에게 흩뿌리게 하면 뿌려진 꽃을 받은 자는 다 금색이 되고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그 몸을 장엄하게 됩니다.”
007_1172_c_16L時自在王菩薩聞佛所說心大喜悅合掌禮敬瞻仰尊顏目不暫捨作如是言世尊佛今以是四自在力一切衆生亦當得是四自在力佛以神力使自在王菩薩以種種好色香華滿其衣裓以散佛上及諸菩薩蒙華散者皆成金色三十二相以嚴其身
007_1173_a_02L공중에서 백천만억이나 되는 모든 하늘들이 이구동성으로 찬탄하였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자재한 힘을 받아 믿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낸 중생은 모두 부처님의 장엄으로써 자신을 장엄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 네 가지 자재는 다 일체법을 아는 지혜의 마음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께서 본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지 않았다면 이 모든 중생에게 어떻게 이렇게 불가사의한 자재를 설하는 경을 듣게 하겠습니까.”
007_1172_c_23L中百千萬億諸天同聲嘆言若有衆生信受如是四自在力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是諸衆生以佛莊嚴而以自嚴何以故是四自在皆隨一切智心世尊若佛本不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是諸衆生云何得聞如是不可思議諸自在經
모든 천자가 찬탄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자재왕보살에게 말씀하였다.
“내가 과거 세상을 생각해 보니 연등부처님 이전에 보정광왕여래(普淨光王如來)라는 70번째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분도 이 네 가지 자재한 법을 자세히 설하셨다. 그때 지행족(智行足)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역시 이 법을 부처님께 질문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설했을 때 8천 보살이 이 네 가지 자재를 얻고 생함이 없는 이치를 확실히 알았으며, 3만 2천 사람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냈었다.
007_1173_a_07L諸天子嘆已佛告自在王菩薩我念過世於燃燈佛前第七十佛號普淨光王如來亦廣說此四自在法時有菩薩名智行足亦以此法問佛佛說此法八千菩薩得此四自在及無生法三萬二千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자재왕아, 내가 그때 처음으로 이 네 가지 자재함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는 받아 지니고 연등부처님 때가 되어서야 네 가지 자재를 완성했다. 만일 지금 세상에 내가 멸도한 후에 어떤 사람이 한마음으로 불도를 구하여 이 경을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빠른 시간 안에 무생법인을 얻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 자재왕경을 설한 때 3만 2천의 천상과 인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냈으며, 모든 천자가 부처님을 공양하려고 백천 가지 음악을 울리고 하늘나라의 꽃을 뿌렸다. 부처님께서는 신통한 힘으로 뭇 음악을 따라 이와 같은 소리를 내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자재왕경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닌다면, 이 사람은 모든 근(根)이 밝고 영리하여 부처님법을 즐기고, 그 지혜가 넓고 넓어 선지식에게 보호받으며, 선근을 깊이 심어 모든 중생에게 큰 자비의 길을 행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007_1173_a_14L自在王我於爾時初聞此四自在聞已受持至燃燈佛時乃得具是故自在王若於今世若我滅後有人一心求佛道者受持是經當知是人疾得無生法忍說此自在王經三萬二千天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諸天子供奉佛故作百千伎樂雨於天華以佛神力從衆伎樂出如是音若有衆生聞此自在王經信解受持當知是人諸根明利樂於佛法其智廣博爲善知識所護深種善根於諸衆生行大悲道
007_1173_b_02L이때 자재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에게는 열 가지 힘[十力], 네 가지 두려울 바 없음[四無所畏],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十八不共法]이 있습니다만 보살에게도 열 가지 힘, 네 가지 두려울 바 없음,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이 있습니까?”
007_1173_a_25L爾時自在王菩薩白佛言世尊佛有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菩薩亦有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不
부처님께서 자재왕에게 말씀하셨다.
“아비발치(阿鞞跋致:不退轉)보살이 있는데, 이들은 이미 오랫동안 익히고 행하여 생겨남이 없다는 이치를 확실히 알고 제8지(地)에 머물며 제9지에 들어가고자 하여 반야바라밀방편의 보호를 받는다. 이런 보살은 보살의 열 가지 힘, 네 가지 두려울 바 없음,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을 빠짐없이 성취하였다.
007_1173_b_05L告自在王有阿鞞跋致菩薩已久習行得無生法忍住第八地欲入九地爲般若波羅蜜方便所護如是菩薩則能具成菩薩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
자재왕아, 무엇을 보살의 열 가지 힘이라 하는가?
살바야(薩婆若:一切智)를 얻으려 하기 때문에 깊고 견고한 마음을 내는 힘, 사랑하는 마음을 갖추기 때문에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는 힘, 물질적인 이익과 봉양을 전혀 구하지 않기 때문에, 일체 세계를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버리고자 하기 때문에 크게 불쌍히 여김을 갖추는 힘, 일체 부처님 법을 믿기 때문에, 이 법을 이루기 때문에, 물러나는 마음을 갖지 않기 때문에 큰 정진을 갖추는 힘, 집중을 행하면서 지혜에 머물고자 하기 때문에, 몸가짐 하는 법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머무는 힘, 상대적인 견해를 떠나기 때문에, 인연으로 나는 법을 따르기 때문에, 일체 견해를 끊고 희론을 분별하지 않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갖추는 힘.
007_1173_b_10L自在王云何菩薩十力爲薩婆若故發深堅心力具慈心故不捨一切衆生力不求一切利養故捨一切世界飾好故具大悲力信一切佛法故能成是法故心不退沒故具大進力行念安慧故不壞儀法故住不動定力離二邊故順緣生法故斷一切見不別戲論故具般若波羅蜜力
중생을 성취시키기 때문에, 한량없는 생사를 받기 때문에, 착한 덕을 익히는 데 싫증을 내지 않기 때문에, 유위법은 꿈과 같음을 이해하고 믿기 때문에 나고 죽는 가운데서 피로하거나 권태로움이 없는 힘, 모든 법의 특성을 관찰하기 때문에,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기 때문에, 나지도 않고 일어나지는 않는 법을 이해하고 믿기 때문에, 생겨남이 없는 법에 대한 논의를 즐기고 믿기 때문에 생겨남이 없는 법을 확실히 아는 힘, 비어 모양 없고 지음 없는 법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해탈문을 관찰하기 때문에, 성문과 벽지불승의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기 때문에 해탈 문을 얻는 힘, 깊은 법 가운데서 다른 지혜를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일체 중생의 마음이 행하는 바를 관찰하기 때문에 걸림 없는 지혜를 갖추는 힘, 이것들을 보살의 열 가지 힘이라 한다.
007_1173_b_17L成衆生故受無量生死故習善德無厭足故信解有爲法如夢故於生死中無疲倦力觀諸法相故無我無人無衆生故信解不生不起法故信樂無生法論故無生法忍力入空無相無作法故觀諸脫門故得聲聞辟支佛乘解知見故得脫門力於深法中不隨他智故觀一切衆生心所行故具無㝵智力自在王是名菩薩十力
007_1173_c_02L자재왕아, 무엇을 보살의 네 가지 두려울 바 없음이라 하는가? 다라니(陀羅尼)를 얻기 때문에, 들은 것을 다 간직하기 때문에, 항상 잃어버리지 않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법을 설할 때 두려울 바가 없음을 성취한다. 병에 따라 약을 주듯이 일체 중생이 믿고 이해하는 수준에 맞게 법을 설하며, 일체 중생의 모든 근기를 보고 알아서 그에 따라 법을 설하기 때문에 대중 가운데서 두려울 바 없음을 성취한다. 이 보살은 대중 가운데서 법을 설할 때 의심이나 어려움이 없으며, 동서남북 어디에서 질문이 와도 답변하지 못할 경우가 없으며, 내지는 숨기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이 없으며, 중생의 질문과 힐난에 주저없이 대답하기 때문에 질문에 따라 답변하는 데 두려울 바 없음을 성취한다. 의심을 잘 끊을 수 있기 때문에 대중 가운데서 법을 설하는 데 두려울 바 없음을 성취한다. 자재왕아, 이것을 보살의 네 가지 두려울 바 없음이라 한다.
007_1173_c_02L自在王何謂菩薩四無所畏得陁羅尼故一切所聞能持故常不忘念故於大衆中說法無所畏隨一切衆生所信解而爲說法如隨病合藥知見一切衆生諸根隨應說法於大衆中而無所畏是菩薩衆中說法無所疑無有東方南方西方北方有來問我我不能答乃至無有微畏之相於衆生之所問難隨問爲答而無所善能斷疑故於大衆中說法而無所畏自在王是名菩薩四無所畏
자재왕아, 무엇을 보살의 열여덟 가지 함께 하지 않는 법이라 하는가? 보살은 태어난 이래 ‘너는 보시를 행하여 희사하는 마음 행하기를 즐겨야 한다’는 가르침이 없어도 스스로 보시를 행하며, 만일 마군이 부처님의 모습을 하고 와서 ‘네가 보시를 한다면 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하여도 아끼거나 후회하는 마음을 내는 일이 없다. 일체를 즐겨 희사하여 나눠주면서 보시를 행하는 것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위해서이지 과보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며 중생을 이익케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살의 첫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3_c_14L在王何謂菩薩十八不共法菩薩從生已來自能行施無有教言汝當行施樂行捨心若魔作佛形來語之言行於施當墮地獄菩薩若生慳悔之心無有是處樂捨一切分布施與是行施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求果報利益衆生故是爲菩薩初不共法
007_1174_a_02L자재왕아, 보살은 가르쳐주는 자가 없어도 스스로 계행을 지닌다. 부처님을 만나지 못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서 계율을 받지 않으며 모든 계율을 잘 지니고 보호하여 항상 계율 지니기를 즐긴다. 즉 속가에 있을지라도 계에서 설하는 내용을 받들어 지니며, 출가해서는 굳이 가르치고 인도하지 않더라도 계를 설한 경의 내용을 다 실천하며, 내지는 수명이나 모든 반연을 위하여 계율을 버리지 않고, 지닌 계율을 다 보리에 순종하게 하니 중생이 계법 파괴하는 것을 끊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살의 둘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3_c_22L自在王菩薩自能持戒無有教雖不値佛而亦不從他人受戒能護持一切諸戒常樂持戒謂雖在家如戒所說盡能奉持若其出家戒經所說不須教導皆能履行乃至不爲壽命諸緣而捨於戒所持諸戒皆順菩提爲斷衆生破戒法故是爲菩薩二不共法
자재왕아, 가난하고 천한 자나 전다라(旃陁羅)16)나 기술자 등이 성을 내어 사납고 괴로운 말로 욕을 하며 마디마디 사지를 찢는다해도 보살은 이때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이 중생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널리 윤택하게 하며, 힘이 있으면 보답할지언정 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다만 법에 의지하여 ‘나는 불법의 인연으로 이 고통을 참고 받는다’ 하며, 또한 ‘이 사람의 마음이 착하고 깨끗함을 얻어 큰 장엄을 발하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원하니, 이것이 보살의 셋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a_06L自在王若貧窮下賤及陁羅工巧之人瞋恚加惡苦言罵節節支解菩薩爾時其心不動此衆生慈心普潤有力能報而不加但依於法我以佛法緣故忍受此亦願是人心得善淨發大莊嚴爲菩薩三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다 할지라도 변함 없이 나아가며,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쉬지도 않으며 마침내 물러날 마음을 내지 않는다. 성문이 열반에 드는 것을 보더라도 보살은 세상의 고뇌를 보고 성문이 멸도하는 법을 탐착하거나 즐기지 않는다. 벽지불이 멸도 하는 것을 보더라도 보살은 태어나고 죽는 고뇌를 보고 벽지불이 열반하는 법을 탐착하거나 즐기지 않는다. 모든 부처님께서 이미 큰 이익을 성취하시고 불법을 구족하여 열반에 드심을 보고, 보살은 스스로 그 자신을 6바라밀과 모든 불법이 아직 구족하지 못했음을 본다. 그리하여 이 법에 대해서 퇴굴심을 내지 않고 부지런히 정진을 하여 ‘내가 이 대승열반에서 멸도를 취할 것이다’ 하니, 이것이 보살의 넷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a_12L自在王菩薩雖遭急難猶故進行不懈不息而終不生退沒之心若見聲聞入於涅槃見世苦惱而於聲聞滅度法中心不貪樂若見辟支佛滅度又見生死苦惱辟支佛涅槃法中心不貪樂若見諸佛已成大利佛法具足入於涅槃見其身未得具足六波羅蜜及諸佛於此法中心亦不沒而勤行進當於此大乘涅槃而取滅度是爲菩薩四不共法
007_1174_b_02L자재왕아, 보살은 전륜왕이 되거나, 제석천왕이 되거나, 마군의 왕이 되어 시종하는 여인 백천 명이 하늘나라의 기악을 연주하여 욕락을 빠짐없이 누린다 할지라도, 선정과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四無量心]17)이 항상 앞에 나타나 있다. 시끄러운 곳을 버리기를 항상 즐겨하여 태어나고 죽는 일을 크게 두려워하며, 5욕에 대해 매우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5음(陰)을 원수같이 생각하며, 4대(大)를 독사같이 생각하며, 모든 감관[入]에 대해 빈 것이 모였다는 생각을 내며, 자기의 권속을 원수나 도적같이 생각하며, 궁전이나 집의 시종하는 여인들 속에서는 죽은 시체 가운데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법을 행하고자 하며, 다만 부처님을 뵙고자 하며, 일체 중생을 제도할 생각뿐이다.
음악 소리에 대해서는 선정 법의 소리를 내는데, 혹시 마군이 그 소리를 장애하면 과거에 심은 선근의 힘 때문에 허공 속에서 부처님의 음성ㆍ법의 음성ㆍ스님의 음성을 듣는다. 이 음성을 듣고는 세계의 자재한 즐거움을 버리고 출가하여 숲 속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보살의 다섯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a_22L自在王菩薩若作轉輪若作帝釋若作魔王百千侍女作天伎樂具受欲樂而於禪定及無量皆現在前常樂捨離憒鬧之處生死中生大恐畏想於五欲中生大不淨想於五陰中生怨讎想於四大中生毒蛇想於諸入中生空聚想己眷屬生怨賊想於宮宅侍女中如在死尸閒想但求行法但求見佛念欲度一切衆生於伎樂之聲出禪定法音或時魔障其聲先世善根力而於空中得聞佛音法音僧音此音已棄捨世界自在之樂出家入是爲菩薩五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세간의 선정에 대해 견고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혜로 분별하여 모든 견해를 떠나 법에 의지하고 뜻에 의지한다. 이 함께 하지 않는 법이……(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꿈속에서도 나라는 견해를 내지 않으며, 법이라는 견해를 내지 않는다. 보살은 모든 번뇌와 견해의 속박에 지배되지 않고 모든 의심이나 후회를 떠나며……(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악마가 장애하고 가리워도 그로 하여금 의심하고 후회하여 바른 법을 여의게 하지 못한다. 보살은 중생을 성취시키고자 혹은 위의를 파괴하는 일이 있으나 그 가운데서 의심과 후회가 없다. 자재왕아, 이것이 보살의 여섯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b_11L自在王菩薩於世禪定之中不生堅想以智分別離於諸見依法依義此不共法乃至夢中不生我見不生法見菩薩不爲諸結見纏所使離諸疑悔乃至惡魔不能障蔽令其疑悔離於正法菩薩爲成衆生故或破儀法而於其中無有疑悔自在王是爲菩薩六不共法
007_1174_c_02L자재왕아, 보살은 태어난 이래로 스스로 몸의 깨끗함을 얻어 산목숨 죽이는 것을 떠났으므로 손수 칼ㆍ지팡이ㆍ기와ㆍ돌을 잡고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고 항상 칼ㆍ지팡이를 버리고 산목숨을 도와 풍족하게 하여 부족함이 없게 한다. 한 움큼의 풀도 주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으며, 진기한 보배가 땅에 가득할지라도 탐내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굶주리고 가난하고 피곤하고 죽을 지경이 되더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연명하지 않는다. 항상 범행을 닦아 마음의 작용에 이르기까지[至於心想] 5욕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욕심과 번뇌를 여의며, 5욕의 인연 때문에 법아닌 것을 행하지 않으며, 지혜로 으뜸을 삼아 훌륭한 신업(身業)을 성취한다. 이것이 보살의 일곱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b_18L自在王菩薩從生已來自得身淨於殺生不以手足刀杖瓦石有所惱常捨刀杖資生豐足無所乏少把之草不與不取珍寶滿地不生貪飢窮死困不以邪命而自活也修梵行至於心想不念五欲離諸欲不以五欲之緣而行非法以智爲首成善身業是爲菩薩七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구업(口業)을 깨끗이 하여 진실을 말하고 실제를 말하여 말과 행실이 일치하여 자신을 속이지 않고 모든 부처님ㆍ모든 하늘ㆍ용ㆍ신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사람인 듯 하면서 사람이 아닌 것들을 속이지 않는다.
보살은 이간질을 하지 않고, 권속과 친한 이와 사랑하는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떠나지 않는다. 보살은 욕을 하지 않고 항상 사랑스런 말ㆍ부드러운 말ㆍ 온화하고 부드러운 말ㆍ헐뜯지 않는 말ㆍ거칠지 않은 말ㆍ조리 있는 말ㆍ편안하고 즐거운 말ㆍ남의 뜻을 먼저 짐작하고 하는 말ㆍ화기로워 기뻐할 말을 한다. 욕설이나 거친 말, 침범하는 말, 능멸하는 말, 괴롭히는 말 등 사람들이 듣고 기뻐하지 않을 말, 스스로를 괴롭히고 남도 괴롭히는 모든 말을 보살은 결코 입밖에 내지 않는다. 보살은 뜻이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있으면 있다 하고, 없으면 없다 한다. 깊은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에 구업(口業)이 다 깨끗하다.
007_1174_c_04L在王菩薩淨於口業眞語實語言行相應不自欺身不誑諸佛諸天龍神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菩薩不行兩舌眷屬親愛終始不離菩薩不行惡口常行愛語軟語和柔語不惡語不麤有理語安樂語先意語和悅語薩於諸惡口麤言侵剋苦語人不喜自惱惱他如是諸語終不出口薩不爲無義語有則言有無則言無深心淨故口業皆淨
자재왕아, 보살은 이 함께 하지 않는 법을 얻었기 때문에 세세생생에 이와 같이 법에 맞는 말을 하는 입을 얻는다. 이 말로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깨끗함을 얻게 하며, 이미 깨끗해진 사람은 예로써 공경히 공양하고 받드는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이 깊은 마음의 함께 하지 않는 법을 쓰기 때문에 진실을 말하는 입을 얻어 말하는 족족 진실하여 허망함이 없으니 이것이 보살의 여덟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c_15L自在王菩薩得此不共法故世世所生常得如是隨法語口能以是語不淨之人令其得已淨人者令起禮敬供奉之心是深心不共法故得實語口諸有所說皆實無虛是爲菩薩八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이미 마음이 자재하여 자재한 행을 얻었으므로 다른 사람의 물질을 탐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화를 내지 않고 중생을 괴롭히지 않으며, 바른 견해를 행한다. 보살의 마음에는 등급 없이 평등한 마음을 결코 잃지 않는다. 보살은 항상 아첨이나 왜곡된 마음, 곧지 않은 마음을 여의고 밤낮으로 항상 착하고 깨끗하며 자비로운 마음을 행하니, 이것이 보살의 아홉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c_20L在王菩薩己心自在得自在行不貪他物不恚惱衆生行於正見於菩薩心無等等心終不忘失菩薩常離一切諂曲不直之心晝夜常行善淨慈是爲菩薩九不共法
007_1175_a_02L자재왕아, 보살은 태어나는 곳마다 모든 경서(經書), 주술(呪術), 의방(醫方), 산수(算數)에 가장 능하여 스승의 가르침 없이도 자연히 알아 끝까지 통달한다. 또한 세간 법이든 세간을 벗어난 법이든 남의 지혜를 따라서 얻지 않으며, 남의 말을 듣기를 바라거나 남의 말을 채택하지 않는다. 항상 모든 하늘이나 인간에게 존경을 받아서, 말을 했다하면 그들이 다 따라서 배우니 이것이 보살의 열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4_c_25L自在王菩薩所生之處一切經書呪術醫方筭數爲最爲上不須師教自能知之皆悉了達亦於世法出世法中得不隨他又不承望聽採他語常爲諸天世人之所瞻仰有所言說皆悉隨學爲菩薩十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혹 중생을 위하여 모든 병을 치료하지만 물질적인 이익과 봉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큰 자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병을 치료할 때 이렇게 발심하고 원을 세운다.
‘중생들이 세간 법을 벗어나 모든 고뇌를 멸하고 열반에 이르게 해 주십시오.’
이것이 보살의 열한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a_07L自在王菩薩或爲衆生療治諸病不求利養以大悲爲療治病時發心願言當令衆生得出世法滅諸苦惱令至涅槃是爲菩薩十一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전륜왕의 지위ㆍ제석ㆍ범천왕의 처소를 구하지도 않으며 원하지도 않지만 자연히 그것을 얻는다. 왜냐 하면 보살은 색신을 장엄하기 위해 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세계ㆍ권속ㆍ영화로운 지위ㆍ명예ㆍ칭찬을 위해 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복은 구하지 않아도 얻어지니 이것이 보살의 열두 번째 함께 하지 않은 법이다.
007_1175_a_11L自在王菩薩不求不願轉輪王位釋梵天王之處而自得何以故菩薩不爲身色端嚴故行不爲世界眷屬榮位名聞稱讚故行道如是之福不求而得是爲菩薩十二不共法
자재왕아, 존귀한 처소에 머무는 보살에게는, 부처님을 뵌 적이 있는 장수천(長壽天) 신들이 항상 와서 옹호하며 이런 행을 하라고 권한다.
‘이 업을 행하는 자는 보리에 이를 것이다. 이것은 물러나는 법이며, 이것은 진보하는 법이다. 이와 같이 실천하는 자는 모든 근(根)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따른다.’
이 모든 하늘 신들이 항상 이와 같이 수시로 마음을 내라고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어기거나 잃지 않게 한다. 이것이 보살의 열세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a_16L自在王菩薩住尊貴處長壽諸天曾見佛者常來擁護如是勸發應作是行行是業者能至菩提是則退法是則進法如是行者諸根隨順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諸天神常以如是隨宜勸發令不違失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爲菩薩十三不共法
007_1175_b_02L자재왕아, 흉악하고 포악하고 화를 잘 내는 악인도 이 보살이 몸이나 말이나 마음으로 짓는 업을 본다면 나쁜 짓을 가하지 못하고 마음이 착하고 깨끗해진다. 어떤 사람이 이 보살을 괴롭히더라도 참고 받아들여 보복하지 않으며, 그의 마음을 정화하여 법에 머물게 한다. 어떤 중생이 보살을 침해하고 해칠지라도 이것 때문에 그를 악한 길에 떨어지게 하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보살은 처음부터 자신만이 갖는[不共] 착하고 깨끗한 원을 구족했기 때문이다. 어떤 중생이 몸과 말과 마음으로 침해하여 나를 괴롭힐지라도 이 때문에 악한 길에 떨어지지는 않게 하는 것은, 보살이 깨끗하게 계율을 지녔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다 얻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열네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a_23L自在王若有凶暴瞋恚惡人見此菩薩身口心業不能加惡心得善淨若或有人惱此菩薩忍受不報令其心淨得住於法若有衆生侵害菩薩不令以此墮於惡道何以故薩本來已得具足不共善淨之願有衆生以身口意侵害惱我令不以此墮於惡道菩薩淨持戒故隨願皆是爲菩薩十四不共法
자재왕아, 어떤 중생들은 인색하고 탐욕스럽고 믿음이 없으며, 업의 행을 보지 않고 과보를 무시하며, 불법승을 알지 못하고 모든 사문과 바라문을 대할 때 마음이 깨끗하거나 착하지 않아서 공경히 예를 올리지 않으며, 그의 말을 들어도 마음으로 존중하지 않으며 희유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중생들이 이 보살의 몸과 말과 마음으로 하는 행, 몸가짐 하는 법, 말하는 논리를 보면 마음이 바로 깨끗해져서 공경히 예를 올리고 따르며 존중심과 희유하다는 마음을 낸다. 왜냐 하면 보살은 불공법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살의 열다섯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b_08L自在王有衆生慳貪不信不見業行不依果不識佛法僧於諸沙門婆羅門不善淨不能敬禮聽受其語心不尊不生希有之想是諸衆生見此菩薩身口意行儀法語論心卽得淨敬隨順便生尊重希有之心何以故菩薩得不共法故是爲菩薩十五不共法
자재왕아, 모든 하늘ㆍ용ㆍ신ㆍ야차ㆍ건달바ㆍ모든 신선ㆍ큰 사람ㆍ바라문 등 세상의 큰 스승들이라 할지라도 이 보살을 보고는 스스로 존대하는 생각을 내니, 이 모든 이들에게 이 보살의 명예가 가장 높다. 또한 모든 하늘ㆍ용ㆍ신ㆍ야차ㆍ건달바ㆍ신선ㆍ바라문 등 세상의 스승들이 이 보살에게 가서 몸을 굽혀 공경히 예를 올리고 필요한 것을 공양하며, 모든 스승의 제자들도 공경히 예를 올리고 존중히 맞이하고 전송하면서 그의 앎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여 신심을 낸다. 이것이 보살의 열여섯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b_16L自在王若一切諸天龍神夜叉乾闥婆諸仙大人婆羅門等世之大見此菩薩生師尊想於此諸人名稱最勝又諸天龍神夜叉乾闥婆婆羅門等世界之師詣此菩薩躬禮敬供給使令諸師弟子亦皆禮敬尊重迎送心念知勝得是信心爲菩薩十六不共法
007_1175_c_02L자재왕아, 보살이 사는 나라의 국경이나 부락이나 성읍에서는 착한 법을 닦고 착하지 못한 법을 여의며 중생을 교화하고 바른 법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그 속에 태어나면 바른 견해를 얻어 부모가 탄생한 곳에서 항상 스승과 어른을 위해 공경히 예를 올리며 존중한다. 이런 나라 안에 사는 중생들은 생명이 끝나도 악한 길에 떨어지는 일이 없다. 왜냐 하면 보살이 착한 법으로 중생을 거두어 복을 누리게 하였기 때문에 생명이 다한 후에도 다 인간이나 하늘에 태어나게 된다. 이것이 보살의 열일곱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007_1175_b_23L自在王菩薩所在國界聚落城邑能修善法離不善能化衆生護正法者而生其中得正見父母所生之處常爲師長禮敬尊重國界之中衆生命終無墮惡道何以故菩薩以善法攝衆生令行福命終之後皆生人天是爲菩薩十七不共法
자재왕아, 보살은 도를 얻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법을 따르므로 갖가지 지혜와 신통을 다 갖추었기 때문에 어떤 마군도 틈을 엿보지 못한다. 이것이 보살의 열여덟 번째 함께 하지 않는 법이다.
자재왕아, 무엇 때문에 함께 하지 않는 법이라 하는가. 보살은 일체 부처님 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 법은 모든 성문ㆍ벽지불ㆍ처음 뜻을 낸 자에게는 없다. 더구나 범부에게 이 법이 있겠는가.”
007_1175_c_07L自在王菩薩隨順一切助道之法諸明神通皆具足故一切諸魔不能得便是爲菩薩十八不共法自在王何故名爲不共法菩薩隨順一切佛法故諸聲聞辟支佛初發意者之所無有而況凡夫
이때 자재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지금 모든 보살에게 큰 지혜의 법을 주시어 한량없는 법의 광명을 밝히십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한 대로라면, 어떤 보살이 이 경을 듣는다면 다른 경을 즐기지 않을 것이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수지(受持)18)하여 독송한다면 이미 모든 부처님 법을 수지한 것이며,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수지하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한다면 부처님의 바른 법으로 중생을 성취시킨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올바로 이 경을 익힌다면 모든 부처님 법을 바르게 익힌 것이며, 어떤 사람이 이 경 속에서 확실한 인식을 얻는다면 순인(順忍)19)을 얻었다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경에서 설한대로 실천한다면 일체 법을 수순하여 행하는 것이 됩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이 경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이미 모든 지혜와 신통을 얻어 그곳을 도량 삼아 앉은 줄 알겠나이다.”
007_1175_c_12L爾時自在王菩薩白佛言希有世尊世尊今者與諸菩薩大智法明無量法光如我解佛所說義若有菩薩得聞此經不樂餘經若人聞此經受持讀誦已爲受持一切佛法若人受持此經已爲他人說則爲能以佛之正法以成衆生若人正習此經則爲正習一切佛法若人於此經中得忍名爲順忍若人於此經中如所說行則爲隨順一切法行世尊若有菩薩不離此經當知是人已得諸明神通爲坐道場
007_1176_a_02L부처님께서 자재왕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대로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이미 모든 지혜와 신통을 얻어 그곳을 도량삼아 앉은 줄 알아야 한다.
007_1175_c_24L佛告自在王如汝所說人不離此經當知是人得諸明神通爲坐道場
자재왕아, 과거 연등부처님 전에는 위덕불(威德佛)ㆍ제사불(提沙佛)ㆍ불사불(佛沙佛)이 계셨고, 광명불(光明佛) 이전에는 천왕(天王) 여래(如來)ㆍ응(應)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는 부처님께서 계셨다. 그 부처님의 세계는 장엄하고 깨끗하며 풍성하고 안락하여 하늘과 인간들로 가득찼으며, 그 토지는 평탄하고 반듯하여 땅이 유리로 되어 있었으며, 염부단금(閻浮檀金)20)으로 된 연꽃이 그 땅을 온통 덮어 부드럽고 연하며, 하늘 나라의 옷만큼이나 섬세하고 매끄러웠다.
007_1176_a_04L自在王過去然燈佛前德佛提沙佛弗沙佛光明佛前有佛號天王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其佛世界嚴淨豐樂天人充滿其土平正琉璃爲地閻浮檀金以爲蓮華遍覆其土柔軟細滑譬如天衣
이 시대에는 세상사람들의 외모나 수명이나 살림살이, 그들이 소유한 동산, 수풀, 연못, 집이 다 도솔천상과 같았다. 필요한 음식은 생각만 하면 바로 이르는 것이 하늘나라나 다름이 없고 오직 이름만 다를 뿐이었다. 그 삼천세계에 부처님이 법왕(法王)이 되었다. 그러므로 그 부처님의 명호를 천왕(天王)이라 하였는데, 마치 전륜왕이 옥좌에 앉아 법으로 백성을 교화하면 모두가 받들어 순종하듯이 천왕여래도 설법하는 사자좌에 앉아서 모든 천상 인간을 위해 법을 연설하셨다. 대중이 앉은 처소는 동쪽 서쪽이 8만 4천 유순(由旬)이고, 남쪽 북쪽도 8만 4천 유순이었다.
007_1176_a_10L是時世人身色長短資生所有園林池觀皆如兜率天上所須飮食應念卽至與天無異唯有名別其三千世界佛爲法王是故其佛號爲天王轉輪王坐於正座以法化民無不承天王如來亦復如是坐師子法座爲一切天人演說於法大衆坐處西八萬四千由旬南北亦爾八萬四千由旬
천왕여래께서 법을 설하실 때 음성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였으며, 그 모든 하늘과 인간은 지극한 존경과 찬탄을 바치며 더없는 법을 실천하여 그것으로 법공양을 하였다. 그 국토의 중생들 중에는 하열한 법을 즐기는 자가 없고 오직 부처님 법만 즐겼다. 성문이나 벽지불이라는 이름도 없었는데 더구나 처음 마음을 발하여 행하는 자가 있었겠는가. 권속이라고는 오직 보살뿐이었다. 여인도 없었고 또한 음욕이라는 이름조차 듣지 못했으며, 모두 연화대에서 가부좌를 맺은 채 자연히 화생하여 오직 세 가지 법만을 즐겼다.
007_1176_a_19L天王如來說法之時音聲遍滿三千大千世界其諸天人盡敬尊重讚嘆行無上法以爲法供其土衆生——無有樂下法者唯樂佛法無有聲聞辟支佛名況發心行者唯有菩薩以爲眷屬無有女人亦不聞有婬欲之名——皆於蓮華結加趺坐自然化生唯樂三法
007_1176_b_02L어떤 것이 세 가지 법인가? 첫째는 부처님 뵙기를 즐거워하는 것이고, 둘째는 법 듣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며, 셋째는 법 관찰하기를 즐거워하여, 떠나는 행을 기뻐하고 좋아하는 것이다.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경전의 법을 닦고 익혀 태만하지 않아서 복과 지혜가 구족하여 수명이 한량없는 아승기겁이나 되며, 생명이 다하면 하늘나라에 태어나는데, 즉 다른 부처님께서 계신 국토에 가는 것이다.
007_1176_b_02L何等爲三一者樂憙見佛二者樂憙聞法三者樂觀於法好喜離行其諸人衆修習經法常不放逸福慧具足壽命無量阿僧祇劫命終生天謂到他佛土
어떤 보살이 생명이 끝나려할 때 허공으로 다라수(多羅樹)21) 일곱 그루만큼 올라가 큰 소리로 외친다.
‘내가 지금 이 국토에서 물러나 없어지리라.’
그러면 그때 앉아 있는 보살들이 이 소리를 듣고는 다 함께 모여 그가 법을 확실히 알았는지를 시험하고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이 법이 물러나는 것이며, 무엇이 법이 생겨나는 것인가?’
그때 이 보살이 대중들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가운데는 물러나거나 생겨나는 법이란 없다.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 일체 법은 물러남도 생겨남도 없음을 아셨다. 왜냐 하면 색은 물러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으며 수ㆍ상ㆍ행ㆍ식은 물러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으며, 필연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가정할만한 별다른 법도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물러나거나 생겨나거나 하는 나 중생 수명 등의 법이 없다는 것이다.
007_1176_b_07L若有菩薩命欲終上昇於空高七多羅樹唱大音言我於此土今當退沒時衆坐菩薩聞此聲已皆共集會試其法忍作如是何等法退何等法生是菩薩於大衆中而作是言此中無法若退若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知一切法無退無生何以故色不退不生受想行識不退不生更無異法必定可得若我若衆生若壽命退者生者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 모든 법이 다 공하여 자기만의 특성이 없고 공하여 특성이 없는 법은 물러나지도 생겨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아셨다. 모든 법은 경계[際]를 떠났으며 경계를 짓지 않으며 경계를 일으키지 않으며 경계를 내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으로써 증득하신다.
이런 모든 경계 역시 물러나지도 않으며 생겨나지도 않는다. 물러남이란 모든 인연이 떠나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생겨남이란 모든 인연이 화합하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인연 또한 물러나지도 않으며 생겨나지도 않는다.’
이 보살이 대중 가운데서 이 법을 다 설하고서는 바로 물러나니 그 몸이 멸하여 재도 없고 연기도 없이 바로 타방의 현재 부처님 앞에 태어났다.
007_1176_b_17L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知一切法皆空無相空無相法不退不生諸法離際不作際不起際生際佛以爲證如是諸際亦不退不退名衆緣離生名衆緣合而是諸緣亦不退不生是菩薩於大衆中說是法已然後乃退其身滅已無灰無卽生他方現在佛前
007_1176_c_02L이 천왕불과 모든 보살들은 가사를 입지 않고 모두 저절로 생겨난 깨끗하고 미묘한 하늘옷을 입었으며, 번뇌나 미혹함이 없었다. 세상 사람들도 순조롭게 따라서 다 생겨남이 없는 법을 확실하게 알았다. 중생을 위해 모든 법을 자세히 설하지 않아도 모든 중생들은 근(根)이 밝고 영리하여 조금만 틔워주어도 바로 깨달았다. 천왕불이 모든 보살을 위해 법을 설할 때면 그 모든 하늘들은 널리 다 알아들었다. 그들 중 혹은 법에 대한 확실한 깨달음을 얻거나, 다라니를 얻거나, 즐겨 법을 설하는 데 장애없음을 얻거나, 혹은 모든 삼매를 얻었다.
007_1176_b_24L是天王佛及諸菩薩不著袈裟皆著自生淨妙天亦無結惑世人調順皆得無生法不爲衆生廣說諸法而諸衆生其根明利小發卽悟若天王佛爲諸菩薩演說法時其諸天人普皆能知得法忍或得陁羅尼或得樂說無㝵或得諸三昧
자재왕아, 이 천왕불이 그 큰 명성을 시방세계에 널리 퍼뜨리며 모든 천상과 인간에게 이 네 가지 자재왕경을 널리 설하시자 7만 2천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는 수기를 받았다.
007_1176_c_08L自在王是天王佛其大名聞普流十方於一切天人之中說此四自在經七萬二千菩薩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그때 정광(淨光)이라는 보살이 있었는데 수기를 얻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수기를 얻은 모든 보살은 계율ㆍ의식ㆍ도를 행함ㆍ지혜ㆍ방편ㆍ신통력ㆍ다라니ㆍ삼매 등에서 나보다 못한데 어째서 수기를 얻었으며, 나는 얻지를 못했을까?’
그때 천왕불이 그의 속마음을 아시고 정광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미래 세상에 연등이라는 부처님께서 출현하실텐데, 그 부처님이 너에게 수기를 주실 것이다.’
007_1176_c_11L時有菩薩名曰淨光不得受記作如是念今諸菩薩得受記者持戒儀式行道念慧方便神力陁羅尼三昧不勝於我何緣故今得受記而我不得時天王知其心念告淨光言善男子於未來世當有佛出號曰然燈彼佛當與汝受記
정광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매우 기뻐하며 허공에 올라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연등불이 갠지스강 모래만큼이나 많은 겁을 지난 후에 출연하시더라도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것을 알겠다.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의 말씀은 다 거짓이 없고, 모든 부처님께서는 다 진실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007_1176_c_18L時淨光菩薩聞佛語已心大喜悅上昇於空作如是言若然燈佛過恒沙劫而後乃出當知我已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何以故佛所言皆無虛妄諸佛皆是眞實語
007_1177_a_02L자재왕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때의 정광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바로 내 자신이다. 내가 이로부터 광명불을 만나 뵙고 그 부처님께 이 법을 들었으며, 듣고는 받아 지녀 광인삼매(光人三昧)를 얻었다. 그 후로 다시 비사불(弗沙佛)을 만나 뵙고 그 부처님께 이 법을 들었으며, 듣고는 수지하여 중명삼매(衆明三昧)를 얻었다. 그 후로 다시 제사불(提沙佛)을 만나 뵙고 이 법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는 수지하여 조명삼매(照明三昧)를 얻었다. 그 후로 다시 위덕불(威德佛)을 만나 뵙고 그 부처님께 이 법을 들었으며, 듣고 나서 수지하여 순법인(順法忍)을 얻었다. 그 후로 다시 연등불을 만나 뵙고 그 부처님에게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계에 자재함(戒自在)ㆍ신통이 자재함(神通自在)ㆍ지가 자재함(智自在)ㆍ혜가 자재함(慧自在) 이 네 가지 자재를 증득했다.
007_1176_c_23L自在王於意云何彼時淨光菩薩豈異人乎則我身是我從是來得値光明佛我從彼佛得聞是法聞已受持得光印三昧從是已後復値弗沙佛我從彼佛得聞是法聞已受持得衆明三昧從是已後復値提沙佛聞是法聞已受持得照明三昧從是已後復値威德佛我從彼佛得聞是聞已受持得順法忍從是已後復値然燈佛我從彼佛得無生法忍此四自在謂戒自在神通自在智自慧自在
자재왕아, 이 인연 때문에 만일 현재 세상이나 내가 멸도한 이후에 보살승을 구하는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듣고 나서 수지한다면, 이들은 모두 깨달음에서 나오는 참다운 지혜를 속히 얻을 것이며, 이 네 가지 자재함을 얻어 법바퀴를 굴려 부처님의 위없는 바른 법 가운데서 지혜의 광명을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7_1177_a_11L自在王以是緣故若於今若我滅後善男子善女人求菩薩乘者得聞是經聞已受持當知是等皆疾得爲菩提眞智得此四自在轉法輪於佛無上正法之中當得慧
이 경을 설하실 때 만 6천 보살이 무생법인을 얻었으며, 만 2천 사람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마음을 냈다.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류로 진동하였으며, 백천만의 모든 하늘이 기뻐서 큰 소리로 외쳤다.
007_1177_a_16L說是經時萬六千菩薩得無生法萬二千人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三千大千世界六種震動千萬諸天喜而唱言

이 경이 설해지는 곳곳마다
거기에 부처가 계신 줄 알겠네.
이 경을 듣는 중생 있다면
그 사람 심은 선근 깊은 줄 알겠네.
007_1177_a_19L在在處處有說是經
當知此中則爲是佛
若有衆生得聞此經
當知此人善根深厚

이때 지혜의 명[慧命]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하며, 어떻게 받아 지녀야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네 가지 자재한 신력(四自在神力)이라 이름하고 받들어 지녀야 할 것이다.”
007_1177_a_21L爾時慧命阿難白佛言世尊當何名此經云何受持佛告阿難此經名爲四自在神力當奉持之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시자 자재왕보살과 아난과 모든 하늘과 인간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아 지녔다.
007_1177_a_24L佛說此已自在王菩薩及阿難一切天人聞佛所說喜受持
自在王菩薩經卷下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5)경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이상 열한 가지에 우파제사(優波提舍:論)를 더해서 12부경이라 함.
  2. 16)고대 인도의 사성계급 중 제일 낮은 수타라(首陀羅)에도 끼지 못하는 최하위 천민. 주로 도살업에 종사하며, 대개 수타라 계급과 다른 계급 사이의 혼혈이라고 함.
  3. 17)한량없는 중생에 대해 일으키는 네 가지 마음. ① 한량없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慈]. ② 한량없는 중생의 괴로움을 덜어주려는 마음[悲]. ③ 한량없는 중생이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으면 기뻐하려는 마음[喜]. ④ 한량없는 중생을 평등하게 대하려는 마음[捨].
  4. 18)기억하여 마음 속에 새기는 일.
  5. 19)진리에 순응하고 안주하는 보살의 수행단계.
  6. 20)염부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강에서 나는 사금(砂金)으로, 적황색에 자줏빛의 윤이 난다고 함.
  7. 21)종려나무과에 속하는 활엽수. 인도에서는 1다라수를 49척으로 하여 길이를 재는 단위로 썼는데, 대략 지금의 20m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