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方便佛報恩經卷第二

ABC_IT_K0402_T_002
013_0175_b_01L대방편불보은경 제2권
013_0175_b_01L大方便佛報恩經卷第二

실역인명
김달진 번역
013_0175_b_02L失譯人名在後漢錄

3. 다스리는 품[對治品]
013_0175_b_03L對治品第三

그때 세존께서 대중들과 함께 계셨는데 마치 해의 광명이 밝게 빛나서 뭇 별들을 숨겨 가린 것 같았고, 마치 큰 용이 난초와 참죽나무 둘레에 서려 있어서 산뜻하고 찬란하여 보면 눈이 아찔하고 생각하면 뜻이 어지러운 것과 같으며, 거룩한 빛이 빛나고 빛깔이 견줄 데 없음이 마치 반딧불 빛은 해가 나오면 나타나지 않는 것과 같았다.
해와 달에 비록 백천의 광명이 있다 하더라도 제석의 것에 견주면 마치 먹(墨)을 모아놓은 것과 같고, 제석에게 비록 희고 깨끗하고 미묘한 광명이 있다 하더라도 대범왕이 지닌 광명에 견준다면 마치 기와와 조약돌을 밤에 빛나는 마니보배 구슬에 견주는 것과 같으며, 대범천왕에게 비록 깨끗하고 미묘한 백천의 광명이 있다 하더라도 여래께서 지니신 광명에 견준다면 역시 먹을 모아놓은 것과 같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여래의 일곱 자[尺] 원광(圓光)은 시방세계를 멀리 비출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중생으로서 이 광명을 만나는 이는 소경이면 보게 되고 곱사등이면 펴지며 곰배팔이거나 앉은뱅이 중생이면 손발을 얻고 삿되고 미혹한 중생이면 참된 말을 들어볼 수 있으리니, 요약하여 말하자면 뜻에 맞지 않던 모든 것들을 다 소원대로 얻게 되기 때문이다.
013_0175_b_04L爾時世尊處在大衆猶如日輪光明赫弈隱蔽衆星喩如大龍蟠蘭椿輪蒨練粲爛睹之眼眩思之意亂威光晃曜色無等喩猶螢火光日出不現日月雖有百千光明方於帝釋譬如聚墨帝釋雖有白淨妙光方於大梵王所有光明猶如瓦礫方於夜光摩尼寶珠大梵天王雖有淨妙百千光方於如來所有光明亦如聚墨以故如來圓光七尺乃能遠照十方世界其中衆生遇斯光者盲者得見僂者得伸拘躄衆生卽得手足邪迷衆生得睹眞言——以要言之諸不稱意皆得如願
그때 모임 가운데 70명의 큰 보살마하살들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백천 번을 돌고서 물러나 한 쪽에 서서 소리를 같이하여 백천의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였다.
013_0175_b_18L爾時會中有七十大菩薩摩訶薩卽從座起頭面禮佛遶百千卻住一面異口同音說百千偈讚歎如來
013_0175_c_01L그 이름은 부사의(不思議) 보살ㆍ이각음(離覺音) 보살ㆍ유념안(惟念安) 보살ㆍ이구칭(離垢稱) 보살ㆍ무량음(無量音) 보살ㆍ대명문(大名聞) 보살ㆍ명보계(明寶髻) 보살ㆍ견사자(堅師子) 보살ㆍ독보서(獨步逝) 보살ㆍ사소념(捨所念) 보살ㆍ급지적(及智積) 보살ㆍ의선주(意善住) 보살ㆍ무극상(無極相) 보살ㆍ혜광요(慧光曜) 보살ㆍ소강의(消强意) 보살ㆍ능옹호(能擁護) 보살ㆍ지성영(至誠英) 보살ㆍ연화계(蓮花界) 보살ㆍ중제안(衆諸安) 보살ㆍ성혜업(聖慧業) 보살ㆍ장공훈(將功勳) 보살이며, 무사의(無思議) 보살ㆍ정범시(淨梵施) 보살ㆍ보사업(寶事業) 보살ㆍ처대화(處大花) 보살ㆍ선사유(善思惟) 보살ㆍ무법한(無限法) 보살ㆍ명문의(名聞意) 보살ㆍ이변적(已辯積) 보살ㆍ자재문(自在聞) 보살ㆍ십종력(十種力) 보살ㆍ유십력(有十力) 보살ㆍ대성민(大聖愍) 보살ㆍ무소월(無所越) 보살ㆍ유적연(遊寂然) 보살ㆍ
013_0175_b_21L其名曰不思議菩薩離覺音菩薩念安菩薩離垢稱菩薩無量音菩薩大名聞菩薩明寶髻菩薩堅師子菩獨步逝菩薩捨所念菩薩及智積菩薩意善住菩薩無極相菩薩慧光曜菩薩消强意菩薩能擁護菩薩誠英菩薩蓮花界菩薩衆諸安菩薩聖慧業菩薩將功勳菩薩無思議菩淨梵施菩薩寶事業菩薩處大花菩薩善思惟菩薩無限法菩薩名聞意菩薩已辯積菩薩自在門菩薩種力菩薩有十力菩薩大聖愍菩薩無所越菩薩遊寂然菩薩
재어피(在於彼) 보살ㆍ무수천(無數天) 보살ㆍ수미광(須彌光) 보살이며, 극중장(極重藏) 보살ㆍ인초월(因超越) 보살ㆍ이독보(而獨步) 보살ㆍ위신승(威神勝) 보살ㆍ대부계(大部界) 보살ㆍ이산호(以山護) 보살ㆍ지삼세(持三世) 보살ㆍ유공훈(有功勳) 보살ㆍ선명칭(宣名稱) 보살ㆍ일광명(日光明) 보살ㆍ사자영(獅子英) 보살ㆍ시절왕(時節王) 보살ㆍ사자장(師子藏) 보살ㆍ시현유(示現有) 보살ㆍ광원조(光遠照) 보살ㆍ산사자(山師子) 보살ㆍ유취시(有取施) 보살ㆍ막능승(莫能勝) 보살이며, 위최당(爲最幢) 보살ㆍ희열칭(喜悅稱) 보살ㆍ견정진(堅精進) 보살ㆍ무손감(無損減) 보살ㆍ유명칭(有名稱) 보살ㆍ무공포(無恐怖) 보살ㆍ무착천(無着天) 보살ㆍ대명등(大明燈) 보살ㆍ세광요(世光曜) 보살ㆍ미묘음(微妙音) 보살ㆍ집공훈(執功勳) 보살ㆍ제암명(除闇暝) 보살과 무등륜(無等倫) 보살 등이다.
013_0175_c_12L在於彼菩無數天菩薩須彌光菩薩極重藏菩薩因超越菩薩而獨步菩薩威神勝菩薩大部界菩薩以山護菩薩三世菩薩有功勳菩薩宣名稱菩薩日光明菩薩師子英菩薩時節王菩師子藏菩薩示現有菩薩光遠照菩薩山師子菩薩有取施菩薩莫能勝菩薩爲最幢菩薩喜悅稱菩薩精進菩薩無損減菩薩有名稱菩薩無恐怖菩薩無著天菩薩大明燈菩世光曜菩薩微妙音菩薩執功勳菩薩除闇暝菩薩無等倫菩薩
013_0176_a_01L저마다 부처님의 앞에서 서원을 세웠다.
“저희들은 세존께서 열반하신 후에, 부처님 법을 보호하고 지녀서 시방세계에 널리 유포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은 이제 미래의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미묘한 빛깔의 광명을 보았으며, 광명 가운데서 모두가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부처님의 법을 듣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법을 듣고 나서 마음의 장애를 떠났고, 쌓여있던 번뇌가 영원히 스러져서 몸과 마음이 깨끗해졌으며 빛남은 마치 하늘의 금이 만 가지를 비춤과 같습니다.
저희들은 이와 같은 공덕과 이익을 생각하였기 때문에 여래에게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내고 인자한 아버지라는 생각을 내어 언제나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부처님의 은혜를 갚아야 하겠나이다.
왜냐 하면, 바른 법을 듣게 되었으므로 오래지 않아 도량에 앉아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어 일체 중생들을 제도 해탈해야 하기 때문이니, 모두가 법을 들었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 보리를 얻도록 하겠나이다.”
013_0176_a_01L各於佛前發誓願言我等於世尊滅度之護持佛法於十方界廣令流布使不斷絕何以故我等今者睹如來不思議妙色光明——於光明中皆得聞不思議佛法旣聞法已離於心障累結永消身心淸淨——晃如天金萬品斯照我等思惟如是等功德利故於如來所生大師想生慈父想常念佛恩報佛恩何以故得聞正法不久當坐道場轉正法輪度脫一切衆生皆令以得聞法故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013_0176_b_01L그때 석가여래께서 일체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70의 큰 보살마하살은 오랜 과거의 한량없는 백천 만억 미세한 티끌 수와 같은 아승기겁 동안에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 만억 황하의 모래만큼 많은 세계의 미세한 티끌 수만큼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였고, 그 부처님 처소에서 항상 범행(梵行)을 닦았으며, 그 부처님들을 공양하는데 마음에 고달파하거나 게으르지 아니하였느니라.
자비로 몸을 닦아 부처님 법을 잘 보호하고 큰 동정심을 버리지 아니하여 언제나 시방에서 일체를 이롭게 하였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한 보살의 이름을 듣거나 두 분ㆍ세 분ㆍ네 분 내지 일흔 분에 이르기까지 듣고 이름을 부르며 귀의한다면, 목숨을 마치고 곧 부처님이 계신 국토에 가서 태어나 연꽃에 화하여 나서 음욕을 멀리 여의고 태(胎) 안에 들지 않으며, 모든 더러움을 떠나서 그 몸이 깨끗하여 미묘한 향기가 있어 대중들이 공경하고 사람들에게 사랑스럽게 여김을 받느니라.
013_0176_a_13L爾時釋迦如來告一切大衆言是七十大菩薩摩訶薩久於過去無量百千萬億微塵數阿僧祇劫中已曾供養無量百千萬億恒河沙世界微塵數諸佛於諸佛所常修梵行供養諸心不疲惓以慈修身善護佛法捨大悲常於十方利益一切若有衆生臨命終時若聞一菩薩名若二若四乃至七十稱名歸命者命終卽得往生有佛國土蓮花化生遠離婬不處胞胎離諸臭穢其身淸淨妙香氣衆所恭敬人所愛念
사람들에게 공경과 사랑스럽게 여김을 받기 때문에 그 마음은 기쁘고, 기쁜 마음 때문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냄으로써 일체 중생들에게 큰 자비심을 낼 수 있고, 자비심을 낸 뒤에는 다음으로 또한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내며,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마음을 낸 뒤에는 다시 중생을 버리지 않는 마음과 중생을 이롭게 하는 마음과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마음과 장애를 없애는 마음과 번뇌를 고요히 하는 마음을 낼 수 있고, 착한 벗을 가까이 하여 언제나 공경하는 마음과 뜻을 오로지하여 법을 듣는 마음과 기억하여 잊어버리지 않고 미묘한 뜻을 생각하는 마음과 적게 듣고도 뜻을 많이 알기를 원하는 마음과 많이 듣고도 뜻을 모르는 것은 원하지 않는 마음을 낼 수 있느니라.
다음으로 진여(眞如)를 믿는 마음과 실다운 이치를 믿는 마음을 내고, 실다운 이치 믿는 마음을 낸 뒤에는 다음으로 말씀대로 수행하는 마음을 내며, 말씀대로 수행하는 마음을 낸 뒤에는 다음으로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내고,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낸 뒤에는 모든 중생들에 대하여 동등하게 상대하여 다스리는 마음을 내느니라.
013_0176_b_02L爲人所恭敬愛念故其心歡喜以歡喜心故卽能發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以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能於一切衆生起大慈悲心以發慈悲心次亦生於利益衆生心以能利益衆生心已復能發於不捨衆生心利益衆生心自利利彼心滅除障㝵寂靜煩惱心能親近善友常生恭敬心專意聽法心憶持不忘思惟妙義心願少聞多解義心不願於多聞而不解義心次生信如心信如實義以生如實義心已次生如說修行以生如說修行心已次生不退轉以生不退轉心已於諸衆生卽生等對治心
내가 죽음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삼계의 25유(有)로서 형상이 있는 것과 형상이 없는 것과 네 발 달린 것과 여러 발 달린 것과 개미들에 이르기까지 목숨이 있는 것이면 역시 그와 같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스스로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마침내 다른 것의 생명을 빼앗지는 않는 것이다.
013_0176_b_17L如我不喜死一切三界二十五有形無形四足多足乃至蟻子有命之亦復如是是故菩薩乃至自喪身終不枉奪他命
013_0176_c_01L내가 돈ㆍ곡식ㆍ비단ㆍ옷ㆍ음식ㆍ코끼리ㆍ말ㆍ탈것ㆍ나라ㆍ성ㆍ아내ㆍ아들이며 몸과 손발을 지니어 공양하고 부축하며 보호하는데 다른 사람이 멋대로 와서 침해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스스로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마침내 중생들의 옷과 재물과 음식에 대하여 겁탈하려는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013_0176_b_21L如我有錢穀帛衣被飮食象馬車乘國城妻子身體手足供養擁護不喜他人撗來侵害者一切衆生亦復如是故菩薩乃至自喪身命終不於諸衆生衣財飮食生於劫奪之心
내가 다른 사람에게 속고 업신여겨져서 나의 아름다운 누이와 아내며 첩이 결단나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몸이 없어지고 목숨을 잃을지언정 다른 이의 아름다운 얼굴에 삿된 생각과 음욕의 마음도 내지 않거늘, 하물며 간악한 짓을 하겠느냐.
013_0176_c_03L如我不喜他人欺 ((夌*欠)) 斷我妙色姊妹妻妾者一切衆生亦復如是是故菩乃至喪身失命於他美色不生邪染污之心況行奸惡
내가 눈앞에서 헐뜯기고 이간질하며 욕설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역시 그와 같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끝내 거짓말과 이간질로 피차간에 싸우게 하거나 어지럽히지 않느니라.
013_0176_c_07L如我不喜面毀兩舌惡口一切衆生亦復如是是故菩薩乃至喪失身命終不妄言兩舌鬪亂彼此
내가 몸뚱이를 돌로 맞고 매질하며 고문 받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끝내 몽둥이와 돌로써 혹독하게 중생을 고문하지 않느니라.
013_0176_c_10L如我不喜杖石鞭打搒笞拷掠者切衆生亦復如是是故菩薩乃至喪失身命終不杖石楚毒拷掠衆生
내가 손발에 고랑과 사슬을 차고 갇히며 결박되는 여러 가지 괴로운 것들을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끝내 중생에게 고랑과 사슬을 채우거나 묶어 가두지 않느니라.
013_0176_c_13L如我不喜杻械枷鎖桁械繫閉縛勒諸苦惱者一切衆生亦復如是是故菩薩乃至喪失身命終不枷鎖繫閉杻械衆生
내가 남들에게 업신여겨져서 강제로 협박을 당하며 위엄과 짜증으로 괴롭게 굴고 세력을 믿고 뽐내면서 억누르고 때리고 금하며 면전에서 자기의 정당한 말을 못하게 하고 자기만 깨끗한 체하는 이를 기뻐하지 않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그러므로 보살은 몸과 목숨을 잃을지언정 끝내 도리가 아니면 중생에게 베풀지 않느니라.
013_0176_c_17L如我不喜爲人所 ((夌*欠)) 强力迫愶威恩所逼恃怙形勢壓伏戢遏不令面自炳說自顯淸白者一切衆生亦復如是故菩薩乃至喪失身命終不非理加於衆生
내가 남에게 공양과 존중과 찬탄을 받아서 나를 기쁘게 하는 이처럼 나도 언제나 중생들에게 옷과 음식과 침구며 의약 등 일체의 안락한 도구를 보시하여야 하느니라.
013_0176_c_22L如我爲人之所供養尊重讚歎我歡喜者我亦常當布施衆生衣飮食臥具醫藥一切樂具
013_0177_a_01L내가 큰일을 짓거나 부처님 일ㆍ가르침의 일ㆍ승가의 일이거나 간에 지혜와 힘이 한계가 있어서 그것을 이룩할 수 없는지라 근심 걱정하며 괴로워할 적에 어떤 지혜로운 이가 내가 이렇게 근심하고 짜증내며 괴로워하면서 일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을 보고 곧 나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근심하지 마십시오. 내가 이바지를 마련해서 구하는 바를 뜻에 맞도록 하고 그대가 이를 이루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에 기쁨을 내나니, 그러므로 나도 언제나 중생들을 권하고 교화하며 중생들을 이롭게 해야 하느니라.
013_0177_a_01L若我造作大事若佛事法事僧事智力有限不能令其成辦憂愁苦惱若有智者見我如是憂恚懊惱不能令事得辦便報我言善男子莫憂愁也當供辦稱意所須令汝事辦我聞是心生歡喜是故我亦當常勸化衆生利益衆生
내가 왕과 도둑ㆍ물ㆍ불이며 벼슬아치 등에게 핍박을 받아서 결박되었거나 갇혔거나 하여 마음에 몹시 근심 할 적에 다시 어떤 지혜로운 이가 내가 이렇게 뭇 고통과 재난을 만났음을 보고 곧 나에게로 와서 좋은 말로 위로하며 말하기를,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당신을 위하여 국왕 또는 대신에게 사정을 하거나 혹은 뇌물을 주고 딴 방편을 써서라도 당신이 풀려나게 하여 괴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한다면, 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쁨을 낼 것이다.
013_0177_a_08L如我爲王賊水火縣官所逼若繫若閉心生愁毒復有智者見我如是遇衆苦難便往我所善言誘喩告言莫愁苦也我當爲汝求哀國王若諸大臣若供給財賄若設餘方便令汝解脫使無衰惱我聞是語心生歡喜
013_0177_b_01L그러므로 보살은 늘 부지런히 재주와 많은 솜씨며 음악ㆍ광대ㆍ역수(歷數)ㆍ산술ㆍ주술(呪術)과 선약(仙藥)을 닦으며 코끼리와 말을 타고 투구를 쓰며 창과 화살을 지니고 진지를 드나들면서 큰 무공이 있어야 하니, 나에게 이와 같은 뭇 미묘한 재주가 있다면 일체의 인민들과 왕이며 대신들이 감히 나의 뜻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며, 겸하여 나에게 또 옷과 음식ㆍ구슬ㆍ가락지ㆍ비녀ㆍ팔찌ㆍ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자거ㆍ마노ㆍ진주ㆍ매괴ㆍ마니보주ㆍ코끼리ㆍ말ㆍ수레ㆍ종ㆍ사환ㆍ궁인(宮人)ㆍ미녀와 흐르는 샘이며 목욕하는 못과 칠보의 망루 등 이와 같이 갖가지의 미묘하고 한량없는 백천 가지가 있을 적에, 보살은 비록 이러한 위엄과 무력이 뜻대로요, 재주가 백천 가지며, 보배 창고와 코끼리와 말과 탈것이 한량없고, 미녀와 훌륭하고 묘한 망루며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과 온갖 다섯 가지 욕심의 안락 도구가 있다 손치더라도 마음에 탐착하지 않으며, 언제나 욕심을 적게 하여 만족한 줄 알며, 한가하고 고요함을 즐기며, 산과 숲의 나무 아래서 편안히 선정을 닦아 고요하며 잠잠하니라.
013_0177_a_14L是故菩薩常當勤修技藝多諸工能音樂倡伎曆數算計呪術仙藥服乘象兜矛槊箭出陣入陣有大武功我有如是衆妙技藝一切衆人若王大臣不敢違逆我意兼我復有衣財飮食珠環釵釧金銀琉璃珊瑚虎珀硨璖馬瑙眞珠玫瑰摩尼寶珠象馬輦輿僮僕作使宮人美女流泉浴池七寶臺觀如是種種微妙無量百千菩薩雖有如是威武隨意技藝百千寶藏象馬車乘無量美女勝妙臺觀流泉浴池一切五欲樂具心不貪著而常少欲知足好樂閑靜山林樹下安禪靜默雖處大衆言談語論而心常入對治門中
비록 대중들 가운데 처하여 대화를 하고 논쟁을 하더라도 마음은 언제나 마주 대하여 다스리는 문 안에 들며, 비록 중생들과 함께 하여 빛을 감추고 세속에 섞여 있으면서 재산과 생업에 이자를 주고받더라도 마침내 악하게 하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이롭게 하며, 만약 가난한 이거나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는 이가 와서 보살에게 바라고 구하면 보살은 뜻을 따라 마음에 맞도록 주느니라.
013_0177_b_06L雖與衆生和光塵俗出內財產生業息利終不爲惡利益衆生若有貧窮及諸苦惱來從菩薩求索所須菩薩隨意稱心給與
보살이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법을 좋아하여 와서 친근히 하고 공양하며 섬기고 받들면서 발을 씻고 안마를 하며 빨래하고 말리며 이쑤시개와 세숫물을 주고 평상과 깔개를 털고 닦으며 속옷과 이불과 베개를 개고 초저녁과 새벽녘에 등불과 촛불을 주며 먼저 먹고 뒤에 먹는 달발나식(怛鉢那食)1)ㆍ포사니식(蒲闍尼食)2)ㆍ카타니식(佉陀尼食)3)과 여러 가지 마실 음료인 여리사장(與利師漿)ㆍ복륵사과장(馥勒奢果漿)ㆍ포도장(蒲萄漿)ㆍ사탕과 꿀물 등 이와 같은 것들로 받들어 섬기기를 7일에서 90일 동안까지 이르면서 보살에게 청하여 부처님 법을 들으려 한다면, 보살은 그때에 비록 이 사람의 이와 같은 공급을 받는다 하더라도 마음으로는 기뻐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보살은 오랜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부처님 법을 구하였기 때문이요, 일체 중생을 위해서 마음에 더하거나 덜함이 없기 때문이요, 인자함과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요, 평등한 마음에 머무르기 때문이니라.
013_0177_b_09L菩薩若見有衆生愛樂佛法而來親近供養事奉侍洗足按摩浣濯乾曬揚枝澡拂拭牀敷卷褺被枕初夜後夜供給燈燭前食後食怛鉢那食蒲闍尼佉陁尼食及諸漿飮——所謂與利師漿馥勒奢菓漿蒲萄漿黑石蜜漿是承事乃至一七至九十日爲欲求請菩薩聽聞佛法菩薩爾時雖見是人如是供給心不歡喜何以故菩薩久於無量阿僧祇劫中爲求佛法故我爲一切衆生心無增減故以慈悲心故住平等心故
013_0177_c_01L때에 전륜성왕이 되어 언제나 열 가지 선행으로써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였지마는 자기의 뜻을 위하여 기뻐하고 받들어 행한 것이니,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느니라.
미묘한 다섯 가지 욕심과 쾌락을 받으며 존엄하고 뛰어나고 귀한지라 마음대로 뜻에 맞추어 눕고 일어나고 궁중에 들고 안장 지운 말을 타고 동산에서 재미있게 놀며 풍악으로 스스로 즐기고 기뻐하면서 마시고 먹고 하다가도, 무상함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늙고 병들고 죽으면, 집안의 남녀들이 몹시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소리 내어 크게 울며 손으로 가슴을 치고 혹 때로는 머리칼을 쥐어뜯기도 하며 재와 흙을 먹기도 하고 기절하여 땅에 쓰러지기도 하며 만장(挽章)을 잡고 상여에 태워 통곡하면서 보내며 파묻은 뒤에는 집안 남녀들이 서로가 손을 붙들어 잡고 본가로 돌아와서 몹시 근심하고 기절하여 한참 동안 땅에 쓰러져 있으며, 혹 때로는 병이 나기도 하고 혹 때로는 미치기도 하며 혹 때로는 죽기도 하나니, 살아있는 이에게는 큰 손해요, 죽은 이에게도 이익이 없느니라.
013_0177_b_21L時作轉輪聖王以十善導化一切衆生爲我意故喜奉行命終之後得生人天受微妙五欲快樂尊嚴豪貴隨心適意臥起入宮服乘鞍馬遊戲園苑伎樂自娛歡喜飮食無常卒至老病喪亡家室男女愁毒懊惱擧聲大哭以手搥胸或時拔髮食飮灰土悶絕躄地持幡乘車啼哭送之殯埋旣竟室家男女手相扶持還歸本家愁毒悶絕良久躄或時致病或時狂癡或時致死於生者大損於死者無益
이때 전륜성왕이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며 나라 안을 순찰하다가 중생들이 이런 고통을 받음을 보고 불쌍히 여겨서 말하기를, ‘왕이란 국토를 거느리고 중생들을 거두는 것인데 비록 열 가지 선행으로 인도하고 교화하여 결과적으로 이와 같이 미묘한 다섯 가지 욕심을 얻게 된다하더라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어서 무상하여 없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면하지 못하는구나. 내가 비록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 하더라도 만물에는 이익이 없는 줄 알겠도다. 만약 만물에 이익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대전륜왕이라 하겠으며, 어떻게 또 큰 인자한 아버지라 하겠으며, 어떻게 또 큰 의왕(醫王)이라 하겠으며 어떻게 또 큰 길잡이라 하겠느냐.
큰 길잡이라 하는 것은 바른 길로 인도하여 열반의 길을 보이며 함이 없음[無爲]을 얻어서 언제나 편안하고 즐겁게 하여야 할 것이지만, 나는 지금 이름과 행이 걸맞지 않다.
013_0177_c_09L是時轉輪聖王前後導從案行國界見諸衆生受斯苦惱愍而哀傷而作是言夫爲王者王領國土攝諸衆生雖以十善導化果得如是微妙五欲而不免生老病無常敗壞當知我雖以正法治國無益於物若無益於物云何名爲大轉輪王云何復名爲大慈父云何復名爲大醫王云何復名爲大導師大導師者導以正路示涅槃徑使得無爲常得安樂我等今者名不稱行
013_0178_a_01L마치 어떤 사람이 목이 말라서 거의 죽을 지경이 되어 이리저리 달려 다니며 찬 물을 찾다가 멀리서 빈 우물을 발견하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이제야 나의 몸은 다시 살아나게 되었구나. 왜냐하면, 만약 물을 얻지 못하면 머지않아 죽을 것이지만 이제 좋은 우물을 발견하였으니 반드시 그 바라던 깨끗한 찬 물을 얻게 되어 나의 갈증으로 다급했던 목숨을 살리리라’ 하고는, 마구 달려 나가서 우물가에 이르러 입었던 옷을 벗어 한곳에 올려놓고 우물에 물을 뜨려고 들어갔으나 물은 얻을 수가 없고 오직 독사가 우물을 지키고 있었으며 살모사와 전갈과 지네들의 무리며 기와ㆍ조약돌 가시덤불과 잡초며 쓰레기만을 보았느니라.
013_0177_c_19L譬如有人渴乏垂命東西馳走求索冷水遙見空井心生歡喜而作是念今我此身便爲更生何以故若不得命去不遠今見好井必其望得淨冷水濟我虛渴運急之命作是念馳犇往趣往到井上脫所著衣著一處入井取水而不得水唯見毒守宮蝮蝎百足之屬瓦礫荊棘及諸草穢
그때 목마른 사람은 본래의 바람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미 물을 얻지 못했을 뿐더러 여러 가지 독이 몸을 쏘는지라 곧 우물에서 나오려고 하였는데, 그 우물은 헐어 있었으므로 험한 바위가 굴러 떨어졌느니라.
헐었기 때문에 우물의 깊이가 한 화살 길 정도였지만 사닥다리와 줄이며 나무때기도 없었고 또 몸을 솟구치며 뛰어 올라보기도 하였으나 힘이 그 높이까지 갈 수도 없었거니와 기력이 점차로 없어져서 도리어 우물 밑으로 떨어졌으므로 여러 독사들에게 쪼아 먹혔느니라.
목숨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을 적에 말하기를, ‘내가 만약 먼저 이 우물에 물이 없는 줄 알았더라면 오히려 눈으로 보지도 않았을 터인데 하물며 가서 마시려고 했겠는가. 오늘의 심한 괴로움은 우물을 잘못 보았기 때문이로다’라고 함과 같으니라.
013_0178_a_05L爾時渴人失本願故旣不得水衆毒螫身尋欲出井其井朽故陷墜嶔巖其朽故井深一箭道旣無梯隥繩索杖木雖復踊身上升勢不能高氣力羸惙還墮井底爲諸毒蛇之所唼食命未斷頃而作是言我若先知此井無水尚不眼視而況往取今日苦毒爲井所誤
013_0178_b_01L그때 전륜성왕은 여러 인민들과 집안 남녀가 은혜와 사랑을 여의고서 괴로움을 받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이제 나의 몸은 마치 빈 우물과 같으니 비록 우물이라는 이름은 있지만 물이 없으므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얻는 것은 없고 몸과 목숨을 잃는 고통만이 이와 같구나.
내가 이제 비록 전륜성왕의 지위에 있으면서 칠보를 두루 갖추고 열 가지 선행으로 인도 교화하며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 여러 중생들을 인간과 천상에 나게 하며 그 미묘한 다섯 가지 욕심의 쾌락을 받게 한다하더라도 아직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음과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원수와 만나며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서 서로가 통곡하는 것을 면할 수가 없도다.
그러나 이는 나의 허물이요 중생들의 허물이 아니니, 왜 그러냐 하면, 내가 세간을 벗어나는 법으로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함이 없으므로 비록 나에게 선한 법을 묻고 받아서 안락함을 얻는다하더라도 실제로는 괴로움의 바다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느니라.
013_0178_a_13L爾時轉輪聖王見諸人民室家男女恩愛分離受苦惱時而作是言今我身者喩如空井雖有井名而無有水現有所趣而無所獲喪失身命苦惱如是我今雖處於轉輪聖王之位七寶具足十善導化正法治令諸衆生生人天中受其微妙五欲快樂故未能免生老病死恩愛分怨憎和合憂悲苦惱更相哭泣是我過非衆生咎所以者何以我無有出世閒法利益一切衆生——雖從於諮受善法望獲安樂而實不能越於苦海
그때 전륜성왕이 다시 생각하기를, ‘나의 몸은 이제 마치 지혜가 없고 크게 어리석은 시주(施主)와 같다’라고 하였다.
어느 땐가 한 시주가 큰 가뭄을 만나 7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으므로 나무까지 바짝 말랐는데 세상은 흉년으로 곡식과 쌀이 폭등하여 귀해져서 인민들은 굶주렸는지라 서로가 잡아먹었나니, 피를 마시고 살을 먹으며 서로 해치면서 아무 죄 없는 이를 함부로 죽이고 혹은 아버지가 아들을 잡아먹기도 하고 혹은 아들이 아버지를 잡아먹기도 하여 부모 형제 처자인 남녀 간에 서로 서로 잡아먹었느니라.
013_0178_b_02L爾時轉輪聖王復作是念我身今者喩如無智大癡施主爾時施主値天大旱七年不雨樹木燋乾時世飢饉穀米勇貴人民飢餓互相茹食飮血噉肉更相殘害枉濫無辜或父食子或子食父父母兄弟妻息男女更相食噉
그때 큰 시주가 놀러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여러 중생들이 굶주려서 여위어 벌벌 떨며 기력이 없고 얼굴 모습이 파리하며 머리칼이 흐트러지고 형체가 말라 검은 것을 보았다.
그 어깨 위에서 혹 메고 걸머진 것을 보았는데 순전히 이는 죽은 사람의 머리와 손마디ㆍ팔목ㆍ팔꿈치ㆍ등골뼈ㆍ겨드랑이ㆍ어깨ㆍ종지뼈와 발가락 등이었으며, 혹은 간ㆍ쓸개ㆍ장ㆍ밥통 등이었다.
큰 시주가 조그마한 소리로 묻기를, ‘그대가 걸머진 것은 어떤 물건인가’ 하자, 대답하기를 ‘제가 걸머진 것은 바로 죽은 사람의 머리와 손과 팔 등입니다’ 하므로, 묻기를 ‘그대가 걸머진 죽은 사람의 팔과 팔꿈치며 팔목은 무엇 하려는 것인가’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당신은 모르시오. 날이 가물고 세상에 흉년이 들어서 곡식과 쌀이 폭등하여 귀하므로 인민들이 굶주려서 서로가 잡아먹고 있습니다. 제가 걸머진 것은 바로 저의 음식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8_b_09L爾時大施主遊行觀看見諸衆生飢餓顦顇羸瘦戰掉氣力虛微顏貌顦頭髮蓬亂形體瘦黑於其肩上或見擔揭純是死人所有頭手節腕脊脅肩臂臏膊足指或是肝膽腸大施主微聲問言汝所擔揭者是何物也答言我所擔者是死人頭臂肘節腕也問言汝擔是死人臂肘節腕何所作爲答言汝不知耶時亢旱時世飢饉穀米勇貴人民飢互相食耳我所擔者是我飮食
013_0178_c_01L그때 시주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이 놀라고 털이 곤두서며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는데, 찬 물을 얼굴에 뿌리자 한참 만에 깨어나 다시 묻기를, ‘그것이 바로 그대의 식량이라면 이는 어떤 사람의 고기인가’라고 하자, 굶주린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소리 내어 크게 통곡하며 근심하고 성을 내며 애닮아 하면서 시주에게 말하기를, ‘말 할 수 없습니다. 쓰리고 아프고 괴상망측합니다. 큰 시주여, 내가 이제 사실대로 말하리다. 내가 걸머진 것이 혹은 이가 아버지라 하기도 하고 혹은 이가 어머니라 하기도 하며 혹은 이가 아내요, 아들이라 하기도 하며 혹은 형제요, 종친들의 뼈와 살이기도 합니다.’
그때 여러 굶주린 사람들이 저마다 사실대로 스스로 인연을 말하면서, ‘큰 시주여, 다시 다른 일이란 없습니다. 저희들이 배가 고픈지라 서로가 잡아먹었을 뿐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8_b_20L爾時施主聞是說已心驚毛豎悶絕躄地以冷水灑面良久乃蘇復更問雖是汝食是何人肉爾時餓人聞是語已擧聲大哭憂恚斷絕報施主不可言也痛哉痛哉怪哉怪哉施主我今情實相語我所擔者或言是父或言是母或言妻子或言兄弟宗親骨肉爾時諸飢餓人各各以情實自說因緣大施主更無餘事我等以飢餓因緣故還相噉食耳
그때 큰 시주는 이 말을 듣고서 기가 막혀 탄식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은 이제 다시는 서로가 같이 잡아먹거나 살을 먹지 말라. 만약 필요한 의복ㆍ음식과 여러 가지 탕약이며 필요한 물건들이 있으면 지금으로부터 7일 후에 그대들 대중들은 모두 나의 집으로 모여라. 나는 그대들의 필요한 바에 따라서 옷과 음식이며 아프고 야윈데 쓰는 탕약 등을 뜻에 맞게 주겠노라’고 하자, 여러 사람들이 듣고서 마음으로 기쁨을 내며 찬탄하기를, ‘장하고 장하십니다. 전에 없던 일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8_c_07L爾時大施主聞是語已飮氣歎息衆人言汝等今者更莫共相食噉肉若有所須衣服飮食種種湯藥須之物卻後一七汝等大衆皆集我我當隨汝所須衣被飮食病瘦湯稱意給與衆人聞已心生歡喜善哉善哉未曾有也
시주가 곧 그의 집에 이르러서 그의 부인과 그의 아들들이며 종과 부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두가 다 모이자 여러 사람들 가운데서 온화한 얼굴과 기쁜 빛으로 부드러운 말로써 처자며 여러 부리는 사람들에게 타이르기를, ‘그대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하리라.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날이 가물고 세상에 흉년이 들어서 인민들이 굶주려 죽는 이가 수도 없으나, 우리들의 집에 있는 창고에는 곡식과 쌀이 가득 차서 한량없으니, 같이 알맞은 때에 복밭[福田]을 심어야겠도다’라고 하자, 처자들은 듣고서, ‘장하고도 장하십니다. 한량없이 반갑고 좋은 일이십니다. 저희들의 몸과 목숨까지도 시주를 따를 것인데 하물며 큰 광의 돈과 재물이며 음식이겠습니까’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8_c_14L爾時施主還到其家喚其夫人及其子息僮僕作使一切皆集於衆人中和顏悅色發柔軟言告喩妻子及諸作使汝等應當至心聽我所說汝等知不天時炎旱時世飢儉人民飢餓死者無數我等居家庫藏盈滿穀米無量可共及時種於福田妻子聞已善哉善哉快善無量我等身命亦隨施主況於大藏錢財飮食耶
013_0179_a_01L시주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그대들은 이제 참으로 나의 위없는 도반(道伴)이로다. 장하고 장하구나. 그대들은 응당 저마다 스스로 맡은 곳에서 지어야 할 바를 따르고 해야 할 바를 따르되 지어야 할 것은 곧 짓고 해야 할 것은 속히 행하여 지금부터 7일 뒤에는 반드시 이루어 마쳐야한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8_c_23L爾時施主心生歡喜汝等今者眞是我無上道伴善哉善哉汝等諸人當各各而自處分隨所應作隨所應應作者便作應爲者速爲卻後一七必令成辦
시주는 하나하나 나누어 맡긴 뒤에 곧바로 자신은 밖으로 나가 곳곳을 살피되, ‘어느 곳의 땅이 평편하고 넓어서 보시의 단을 차리기에 적당할까’라고 하면서 즉시 깨끗한 곳에 무사히 도착하여 소금기 있는 모래와 나무줄기와 등걸이며 가시덤불을 없앴더니 그 땅이 깨끗하므로 평상을 놓고 담요를 깔았다.
즉시 대중들이 있을 곳을 마련한 뒤에 5백 마리의 큰 코끼리에게 음식을 실어서 운반하고 단을 마련하였는데, 음식이 산과 같고 젖과 타락은 못과 같았으며 기름과 떡이며 포육 등 갖가지 좋은 음식들이 백 가지 맛을 구족하였느니라.
겸하여 갖가지 의복과 구슬ㆍ가락지ㆍ비녀와 팔찌며 코끼리ㆍ말ㆍ칠보 등 갖가지를 두루 갖추어서 장엄하고 그 후 7일 동안 밝은 모습으로 때를 기다리다 7일째 아침이 되자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며 큰 소라를 불면서 높은 소리로 부르짖기를, ‘일체 대중들은 모두가 와서 큰 시주의 단에 모이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9_a_05L爾時施主一一處分已竟卽自出外處處觀看何處當有平地寬博安施壇施卽時安著淸淨之處除去沙鹵株杌荊棘其地淸淨安施牀敷氍毹毾㲪卽時安施大衆座處已嚴駕五百大象負載飮食運趣施壇飮食如乳酪如池膏油餠脯種種餚膳味具足兼有種種衣服珠環嚴釧七珍種種具足莊嚴已竟卻後一明相擧時亦於七日朝槌鍾鳴鼓吹大蠡貝高聲唱言一切大衆皆來集於大施主壇
그때 여러 사람들이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듣고는 성현의 소리를 들은 것처럼 마음으로 기뻐하였으며, 이 말을 듣고는 소리를 찾아 가서 보시하는 단에 크게 모여 뜻대로 가졌으니, 의복ㆍ음식ㆍ구슬ㆍ가락지ㆍ비녀ㆍ팔찌와 갖가지 탕약이며 코끼리ㆍ말ㆍ칠보 등 좋아하는 바에 따라 마음대로 골라가졌느니라.
시주가 보시한 물건을 여러 사람들이 가지고 가서 이미 다하였는지라 그때에 시주는 마음으로 기뻐한 뒤에 곧 집으로 돌아와 집안의 처자들과 기뻐하며 즐거움을 받았으며 다섯 가지 욕심을 스스로 즐겼느니라.
013_0179_a_17L爾時衆人聞是唱聲心生歡喜如蒙賢聖聞是語已尋聲往趣大會施壇隨意所取衣被飮食珠環釵釧百種湯藥象馬七珍隨所好憙恣意選取爾時施主所施之物衆人持去已盡爾時施主心生歡喜已卽還歸家家妻子歡喜受樂五欲自娛
013_0179_b_01L그 후 7일이 지나 외부인의 말을 들으니, ‘먼저 보시하였던 의복과 음식을 받은 이는 모두 약기가 번져 죽었다 합니다. 혹 아직 죽지 않은 이들은 모두가 말하되, 〈괴상야릇하구나. 이 큰 시주가 비록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으로 필요한 의복과 음식을 주었다하더라도, 또 당시에는 배가 부르고 목마름이 풀리어 몸과 목숨을 구제하였다 하더라도 지난 뒤 며칠 만에 약기가 번져서 목숨을 잃는구나〉라고 한답니다’라고 하였다.
큰 시주는 근심하고 성을 내며 괴로워하면서 그의 처자들에게 묻기를, ‘너희들은 어떻게 음식을 장만하였기에 악한 독약이 음식 안에 떨어졌단 말이냐’라고 하였으나, 처자와 부리는 사람이며 여러 종들이 모두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므로, ‘만약 그렇지 않다면 독이 어디서 온 것이냐’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9_b_01L卻後一聞外人言先所受施衣被飮食皆藥發而死或未死者皆發是言怪哉怪哉是大施主雖有慈悲憐愍供給所須衣被飮食雖復當時充飢解渴得濟身命於後數日藥發喪命時大施主憂恚懊惱問其妻子汝等云何成熟飮食使惡毒藥令墮食中妻子作使諸僮僕等皆言不爾若不爾者毒從何來答曰不審
시주가 거듭 스스로 조사하며 곧 집 안으로 들어가서 차례대로 살피며 다니다가 한 우물에 덮개가 씌워 있는 것을 보고 여러 사람들에게 묻기를, ‘이것이 어떤 우물이냐’라고 하자, 집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바로 시주께서 어린아이일적에 세 마리의 독사를 기르던 곳이니, 이 우물을 하나 파고서 그 안에 넣어 두었습니다. 이 우물은 바로 독사가 사는 곳이므로 물 또한 독이 있어서 마시면 사람이 죽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시주가 보고 나서 부리는 사람들에게 묻기를, ‘너희들이 먼저 밥을 지을 때에 이 우물의 물을 사용하여 밥을 지은 것은 아니냐’라고 하자, 부리는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음식이 너무 많았으므로 당시에 이 물을 길어다가 음식을 만들었습니다’라고 하므로, 큰 시주가 말하기를, ‘괴상야릇하구나. 내가 이제 어리석고 지혜가 없었도다. 어떻게 이런 독사를 길러서 이 독우물을 만들어 놓았더란 말이냐’ 하고, 처자들에게 말하기를, ‘빨리 가서 메워버려라. 그 안의 세 마리 독사는 내가 태워죽이겠다’라고 하니, 이때에 부리는 사람들이 급히 가서 없애버렸느니라.
013_0179_b_10L爾時施主重自撿校卽入家中次第案行見一井水而覆蓋頭問諸人言此是何井家人答言此是施主於小兒時養三毒蛇穿此一井安置其中此井是毒蛇住處水亦是毒飮者殺施主見已問作使言汝等先作食不取此井水用作食也作使答言飮食猥多當時運急汲取此水用作飮食大施主言怪哉怪哉如我今者愚癡無智云何養此毒蛇作此毒井告語妻子速往塡塞中三毒蛇者吾燒殺是時作使速往除滅
013_0179_c_01L시주가 독우물을 없애고 나서 밖으로 나와 살펴보다가 보시들 받은 이들이 약기가 번져 죽는 것을 보았는데, 똑같은 소리로 모두가 말하기를, ‘이 시주가 우리에게 독이 있는 음식을 주었기 때문에 우리들이 일찍 몸과 목숨을 잃는구나. 우리가 만약 먼저 이 음식에 독이 있는 줄 알았더라면 끝내 먹지 않았으리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시주는 이런 말을 듣고서 마음이 괴로워하였으니, 마치 저 전륜성왕이 비록 다시 열 가지 선행으로 인도하고 교화하여 여러 중생들이 인간과 천상에 날 수 있게 하고, 또 이와 같이 미묘한 다섯 가지 욕심과 미묘한 쾌락을 받게 한다하더라도 오히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은 면할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013_0179_b_22L爾時施主滅毒井已出外觀看見受施者藥發而死異口同音皆言坐此施主與我毒食令我早喪身命我若先知此食有毒者終不噉食爾時施主聞是語已心生懊惱如彼轉輪聖雖復十善導化令諸衆生得生人雖受如是微妙五欲微妙快樂未能免生老病死時轉輪聖王尋發願言我今應當求索無上佛法出世閒法令諸衆生讀誦翫習遠離生死得至涅槃
때에 전륜성왕이 이윽고 서원을 세우기를, ‘나는 이제 마땅히 위없는 부처님 법인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구하여 여러 중생들에게 읽고 외우며 익히게 해서 나고 죽음을 멀리 떠나 열반(涅槃)에 이르도록 해야겠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전륜성왕은 부처님 법을 구하기 위하여 염부제의 온 곳에 널리 명을 내리되 ‘누가 부처님의 법을 아느냐. 대전륜왕이 익히고자 하느니라’라고 하며 곳곳에 널리 명을 내렸으나, 모두가 ‘없습니다’라고 말하였다.
한 변두리의 작은 나라에 이르니 어느 한 바라문이 부처님의 법을 알고 있다고 하므로, 그때 사자(使者)가 곧장 그리로 나아가 바라문의 처소에 이르러 묻기를, ‘대덕께서 부처님의 법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압니다’라고 하였다.
013_0179_c_10L爾時轉輪聖王爲求佛法故於閻浮提遍處宣令誰解佛法大轉輪王欲得翫習處處宣令皆云言無到一邊小國中有一婆羅門解知佛法爾時使者逕往詣彼至婆羅門所問言德解佛法耶答言解也
사자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말하기를, ‘큰 스승이시여, 대전륜왕이 간절히 부탁하려 하십니다. 오직 바라건대 큰 스승께서는 거룩한 덕을 굽히시어 오소서’라고 하였다.
그 전륜왕의 처소에 이르니, 때에 전륜왕이 멀리까지 나와 받들어 영접하며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기거(起居)를 문안하되, ‘고생을 무릅쓰고 길을 오시느라 고달프지 않으셨습니까’ 하고는, 곧 청하여 궁중에 들이어 정전(正殿) 위에 왕과 대신들 자리를 펴고 앞으로 큰 스승을 청하여 그 자리에 앉기를 원하자 때에 바라문은 바로 미묘한 자리에 올라서 가부하고 앉았느니라.
013_0179_c_16L爾時使者頭面禮足報言大師大轉輪王欲相顧命惟願大師屈神德至彼轉輪王所時轉輪王遠出奉迎頭面禮足問訊起居冒涉塗路得無疲惓耶卽請入宮於正殿上敷王御前請大師願坐此座時婆羅門卽昇妙座結加趺坐
013_0180_a_01L대왕은 큰 스승이 단정하게 자리에 이미 좌정한 것을 보고 필요한 것을 드려 편안함을 베푼 뒤에 합장하고 바라문에게 아뢰기를, ‘큰 스승이시여, 부처님 법을 아십니까?’라고 하자, 바라문이 대답하기를, ‘나는 부처님의 법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대왕이 말하기를, ‘큰 스승이시여, 저에게 풀어서 말씀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니, 바라문이 말하기를, ‘왕은 크게 어리석습니다. 나는 이 부처님 법을 배우느라 오랜 동안 애쓰고 고행을 하고서야 비로소 이룩할 수 있었거늘, 이제 대왕은 어찌하여 곧바로 듣고자하십니까’라고 하였느니라.
013_0179_c_23L爾時大王見於大師端坐已定供給所須施安已竟合掌向於婆羅門白大師解佛法耶時婆羅門報言解佛法爾時大王報言大師爲我解婆羅門言王大愚也吾學是佛法久受勤苦因乃得成今者大王云何直欲得聞
대왕이 큰 스승에게 아뢰기를, ‘무슨 물건을 필요로 하십니까?’라고 하자 바라문이 말하기를, ‘나에게 공양을 하십시오’라고 하므로, 왕이 말하기를 ‘필요로 하는 공양이란 어떤 물건입니까? 옷입니까, 음식입니까, 금은의 값진 보물입니까?’라고 하였다.
바라문이 말하기를, ‘나는 그와 같은 공양은 바라지 않습니다’라고 하므로, 왕이 말하기를, ‘만약 그와 같은 공양을 바라지 않으신다면 코끼리와 말이며 탈것입니까, 나라와 성과 아내며 아들이십니까, 풍악과 광대입니까?’라고 하였다.
바라문이 말하기를, ‘나는 도무지 그와 같은 공양은 소용이 없습니다. 만약 왕의 몸 위에 나아가 천 개의 상처를 오려서 기름을 가득히 부어 심지를 놓고 불을 켜서 공양한다면 나는 마땅히 당신을 위하여 부처님 법을 해설하겠거니와,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나는 일어나 가겠습니다’라고 하고, 왕이 아직 대답도 하기 전에 곧바로 높은 자리에서 내려왔느니라.
013_0180_a_07L爾時大王白大師言欲須何物婆羅門言與我供養王言所須供養爲是何物衣被飮食耶金銀珍寶耶婆羅門言吾不須如是供養王言若不須如是供養者象馬車乘耶國城妻子音樂倡伎耶婆羅門言吾都不用如是供養也若能就王身上剜作千灌滿膏油安施燈炷燃以供養者吾當爲汝解說佛法若不能者吾欲起去王未答頃尋下高座
대왕이 나아가 붙잡고 말하기를, ‘큰 스승이시여, 잠시만 멈추어주십시오. 지금 저의 지혜가 미천하고 공덕이 보잘 것 없으므로 잠시 동안 스스로 생각하여 받들어 공양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a_17L爾時大王卽前抱持報言大師小復留懷今我智慧微淺功德薄少小頃自思惟當奉供養
013_0180_b_01L그때에 전륜성왕은 스스로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비롯됨이 없는 세계로부터 온 이래로 몸을 잃은 것이 셀 수가 없으나 일찍이 법을 닦지 못하였다. 이제 나의 이 몸도 마땅히 돌아가 무너져 없어질 것이므로 도무지 쓸데가 없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때로구나’ 하고서, 우러러 큰 스승에게 말하기를, ‘바라시는 공양을 급히 마련하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a_20L爾時轉輪聖王卽自思惟而作是念我從無始世界已來喪身無數未曾爲法今我此身當歸壞敗都無所爲今日正是其時仰報大師言所須供養者當速辦之
대왕은 곧 궁중으로 들어가서 여러 부인들에게 알리기를, ‘나는 이제 당신들과 이별하겠소’라고 하니, 그 부인들은 왕의 말을 듣고서 마음에 놀라고 털이 곤두서며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작은 소리로 왕에게 묻기를, ‘왕은 어디로 가려고 하십니까?’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이제 나는 몸을 오려내어 천 개의 등을 만들어서 큰 스승에게 공양하려 하오’라고 하는지라, 부인들은 왕의 말을 듣고 뒹굴어 땅에 쓰러져서 소리 내어 크게 통곡하며 기절하고 토하다가 한참 만에 다시 깨어나서 대왕에게 말하기를, ‘천하에 소중하기로 내 몸만한 것이 없습니다. 공경하고 존중하여 때때로 보호하고 기르며 탈날 것을 두려워해야 하거늘, 이제 어찌하여 헐고 해치며 버리려 하십니까. 왕은 바로 지혜로운 분이시지만 오늘은 마치 미쳤거나 귀신에게 잡힌 것 같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그렇지 않다’고 하니,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런 고통을 지으려하십니까. 이 바라문에게 공양하여 무엇을 하려고 하시는 겁니까?’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b_02L爾時大王卽入宮中報諸夫人而我今者共汝等別時諸夫人聞王語已心驚毛豎莫知所由微聲問王王欲何去王言今者我身欲剜作千燈供養大師時諸夫人聞王語已夗轉躄擧聲大哭悶絕吐逆良久蘇息大王言天下所重莫若己身恭敬尊隨時將養懼畏不適今者云何毀害捐棄王是智人而於今日如似顚鬼魅所著耶王言不也若不爾者何緣如是作此苦惱供養是婆羅門何所爲耶
왕이 부인들에게 말하기를, ‘부처님 법을 구하여 일체 중생들을 위하고자 하오’라고 하니, ‘만약 일체 중생들을 위해서라면 이제 어떻게 저희들을 버리신단 말입니까’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여러 부인들에게 말하기를, ‘천하의 은혜와 사랑도 모두가 이별하여야 하니, 그러므로 나는 이제 몸으로써 공양하여 그대들과 일체 중생들을 위하려 하오. 아주 캄캄한 방에 큰 지혜의 등불을 켜서 그대들의 나고 죽음의 어두운 무명(無明)을 비추어 뭇 번뇌와 나고 죽음의 환난을 끊으며 뭇 재난을 뛰어넘어 건져서 열반에 이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인데, 그대들은 이제 어떻게 나의 마음을 어기고 거스른단 말이오’라고 하였느니라.
여러 부인들이 왕의 말을 듣고서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면서 마음으로 슬퍼하며 흐느끼다가 소리 내어 크게 울면서 손수 머리카락을 뽑고 얼굴과 눈을 할퀴고 긁으며 다시 소리 내어 말하기를, ‘우리들은 박복한 상이라 살아서 남편이 죽는구나’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b_14L王報夫人欲求佛法爲一切衆生若爲一切衆生今日云何便見孤棄王報諸夫人言天下恩愛當別離是故吾今以身供養欲爲汝等及一切衆生於大闇室燃大智燈照汝生死無明黑闇斷衆累結生死之患超度衆難得至涅槃故汝等諸今者云何違逆我心時諸夫人聞王語已默然不對心悲噢噎擧聲大自拔頭髮抓摑面目復發聲言等薄相生亡我所
013_0180_c_01L천왕에게는 5백 명의 태자가 있었는데, 모두가 다 단정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상호가 완전히 갖추어져 있었으므로 그의 아버지가 사랑하고 생각하기를 마치 눈[眼]과 같이 여겼느니라.
013_0180_c_01L天王有五百太子悉皆端正聰明智慧人相具足其父愛念喩如眼目
그때 대왕이 여러 아들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오늘 공양을 베풀고자 하는데, 아마도 몸과 목숨이 살아나지 못하여 너희들과 이별하게 되리라. 국토와 인민이며 온갖 왕의 법들은 나이 많은 이를 좇아서 다스리도록 하여라’라고 하자, 여러 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몸의 뼈마디와 힘줄이며 맥이 빠지고 끊어지듯 함이 마치 사람이 목에 걸린 것을 삼킬 수도 없을뿐더러 다시 뱉을 수도 없는 것과 같으므로 작은 소리로 부왕에게 말하기를, ‘이제 어떻게 영원히 버리고 혼자 돌아가려 하십니까’라고 하였다.
태자들이 나와서 왕의 목을 끌안고 혹은 손발을 붙잡기도 하며 소리 내어 슬피 울면서, ‘괴이하고 괴이하십니다. 오늘 어떻게 영영 아버님을 잃게 하십니까’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c_03L爾時大王語諸子言我於今日欲設供養恐身命不濟與汝等別國土人所有王法從大者治諸太子聞是語已身體肢節筋脈抽切譬如人又不能咽復不得吐微聲問父王今日云何永棄孤背時諸太子前抱王頸或捉手足擧聲悲哭怪哉今日云何永失覆護
대왕이 여러 아들들을 달래고 깨우치며 곧 그들을 위하여 널리 말하기를, ‘천하에 은혜롭고 사랑하는 것에도 모두 이별이 있느니라’라고 하자, 여러 아들들이 대답하기를, ‘비록 부왕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다 하더라도 심정(心情)이 그리워서 버리거나 떠날 수는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오늘 하나의 소원을 들어 주소서. 아들들이 이 몸과 목숨을 가지고 대왕에게 받들어 올려서 왕을 위하여 바라문 스승에게 공양하게 하소서’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말하기를, ‘여러 아들들은 어려서 아직 아는 바도 없고 아직은 이와 같은 공양을 감당해 낼 수도 없다. 내가 이제 멀리서 큰 스승을 청하여 공양할 것을 허락하였으므로 어기거나 그르칠 수 없느니라. 효자라고 한다면 아버지의 뜻을 어기지 말아야하거늘 너희들은 이제 어찌하여 나의 마음을 어기고 거스르는가’라고 하자, 태자들이 이 말을 듣고서 소리 내어 울부짖으므로 천신(天神)과 지기(地祇)가 놀라 감동하였고, 온몸을 땅에 던지니 마치 태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느니라.
013_0180_c_11L爾時大王諫曉諸子卽爲宣說天下恩愛皆有別離諸子答言雖如父王所說心情戀慕不能捨離大王今日當賜一願令諸子等持此身命奉上大王爲王供養婆羅門師王言諸子幼稚未有所識未能堪辦如是供養如我今者遠請大師許相供養不得違錯夫爲孝子不違父意汝今云何違逆我心時諸太子聞是語已擧聲吼喚驚動神祇擧身投地如太山崩
013_0181_a_01L대왕이 다시 여러 작은 나라 왕들과 하직하고 도로 전각 위에 이르러 큰 스승에게 나아가서 몸의 영락과 훌륭한 의복을 벗어 한 쪽에 올려 두고 몸을 단정히 하여 똑바로 앉아서 여러 대신들과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5백의 태자들이며 2만의 부인들에게 말하기를, ‘그대들 가운데 이제 누가 나의 몸을 오려서 천 개의 상처를 낼 수 있소’라고 하자, 부인과 태자들이며 여러 신하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말하기를, ‘저희들은 이제 차라리 날카로운 칼로 자기의 두 눈을 오릴지언정 끝내 손으로 왕의 몸을 오릴 수는 없나이다’라고 하는지라, 대왕은 마음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나는 이제 외톨이로구나. 대중들 가운데서 도와 줄 이가 한 사람도 없구나’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0_c_21L爾時大王復與諸小國王一切辭別還至殿上往大師所脫身瓔珞上妙衣服擧著一面端身正坐告諸大臣諸小國王五百太子二萬夫人汝等今者誰能爲吾剜身千瘡夫人太子及諸群臣皆共同心而作是言我等今者寧以利刀自剜兩目終不能以手剜王身也爾時大王心生憂惱我今者單子孤露大衆之中乃無一人見佐助也
그때 대왕에게는 한 전타라(旃陀羅)가 있었는데 그 성질이 모질고 악독하였는지라 사람들이 두려워하였다. 소리를 찾아 나아가서 여러 태자들에게 말하기를, ‘우선 근심하고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나에게 방편이 있으니 대왕께서 일을 성취할 수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일을 성취하지 못하면 도로 왕은 나라를 다스리어 본래와 같이 다름이 없으시리다’라고 하자, 여러 태자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였다.
전타라가 왕 앞에 나아가서 대왕에게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지금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라고 하니, ‘몸을 오려 천 개의 등으로 큰 스승에게 공양할 것이니라’라고 하므로, 전타라가 말하기를, ‘몸을 오리려고 하신다면 제가 잘 할 수 있겠나이다’라고 하는지라, 왕이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전타라에게 말하기를, ‘너야말로 이제 참으로 나의 위없는 도반이로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1_a_08L爾時大王有一旃陁羅其性弊惡所怖畏尋聲往趣語諸太子且莫憂苦也我有方便能令大王事不得成若不成事還王領國如本不異太子聞是語已心生歡喜旃陁羅往到王前語大王言大王今者何所作爲剜身千燈供養大師時旃陁羅欲剜身者我能爲之王聞是語生歡喜報旃陁羅言汝今眞是我無上道伴
013_0181_b_01L전타라는 즉시 왕 앞에서 입을 다물고 숨을 들이 쉬더니 높은 소리로 부르짖기를,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법에는 머리를 끊고 목을 베며 손발을 끊어 버리면 힘줄이 당기고 맥이 뽑혀져 고통이 이와 같을 것인데, 대왕께서는 이제 견뎌 낼 수 있겠나이까’라고 하자,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기뻐하였다.
전타라는 소의 혀 같이 생긴 칼을 가지고 왕의 몸으로 가서 눈 깜짝할 사이에 온몸을 오려 꼭 천 개의 상처를 만들었으니, 때에 전타라는 왕의 뜻이 물러날 줄 여겼으나 도리어 움직이지 않는지라 칼을 땅에 던지고 달아나버렸느니라.
013_0181_a_18L時旃陁羅卽在王前喊㖑噏高聲唱言大王當知殺人之法頭截頸割斷手足抽筋拔肋苦痛如大王今者能堪是不王聞是語懷歡喜時旃陁羅持牛舌刀就王身於眴速頃遍體剜作數滿千瘡旃陁羅謂王意退而反不移投刀於馳走而去
그때에 대왕이 몸의 여러 상처에 기름을 가득히 붓고 나서 가장 좋고 가는 솜털을 비벼서 심지를 만드니, 바라문인 큰 스승이 대왕의 이런 일을 보고나서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응당 먼저 대왕을 위하여 부처님 법을 널리 말해야겠구나. 왜냐하면, 대왕이 이제 몸의 여러 등에 불을 켜면 아마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니,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다면 누가 법을 들을 것이냐’라고 하였느니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대왕에게 말하기를, ‘정진하기를 이와 같이 한다면 하기 어려운 일도 능히 할 수 있을 것이니, 이런 고행을 닦아야 부처님 법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십시오. 내가 왕을 위하여 부처님 법을 말하겠습니다’라고 하니, 왕은 이 말을 듣고서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는데 마치 효자가 새로 부모를 잃었으므로 그 아들이 몹시 괴로워함이 말할 수조차 없다가 그 부모가 도로 살아나자 그 아들이 기뻐하는 것처럼 왕도 이 말을 듣고서 역시 그와 같았느니라.
바라문이 곧 왕을 위하여 반 구절의 게송으로써 흥하고 쇠멸하는 법을 말하였느니라.
013_0181_b_02L爾時大王於身諸瘡灌滿膏油已上妙細㲲纏以爲炷爾時婆羅門大師見於大王作是事已作是念言今應當先爲大王宣說佛法何以故大王今當燃身諸燈恐命不濟命若不濟誰當聽法思惟是已告大王言精進如是難爲能爲修此苦行爲聞佛法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爲王宣說佛法王聞是語心大歡喜譬如孝子新喪父母其子愁毒苦不可言父母還活其子歡喜王聞是語亦復如是時婆羅門卽便爲王而說半偈謂興衰法

태어나면 어느새 죽나니
이것이 다하면 즐거움이 되리라.
013_0181_b_15L夫生輒死
此滅爲樂
013_0181_c_01L
왕은 법을 듣고서 마음에 기쁨이 생겨나 여러 태자와 대신들에게 말하기를, ‘여러분들 중에서 만약 나를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이가 있다면 마땅히 나를 위해 이 법을 기억하고 지녀서 모든 국토와 곳곳의 마을마다 인민들이 살고 있는 도시나 시골에 왕의 도타운 명령을 널리 말할지니라. 여러분들은 알아야만 한다. 대전륜왕은 모든 인민과 일체 중생들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지고 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중생들에게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몸을 오려내 천 개의 등을 켜서 반 구절의 게송을 구한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제 대왕의 크게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에 감격하여 응당 이 게송을 쓰고 베껴서 읽고 외우며 익혀야 할 것이며, 그 이치를 생각하여 말씀대로 닦고 행할지니라’고 하였느니라.
여러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기뻐하며 소리를 같이하여 대왕을 찬탄하기를, ‘장하고 장하시옵니다. 대왕이시여, 참으로 이는 크게 자비하신 아버지시인지라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런 고행을 닦으셨으니, 저희들은 속히 가서 쓰고 베끼겠으며, 혹은 종이에 혹은 비단에 혹은 돌 위에 혹은 나무ㆍ기와ㆍ조약돌ㆍ풀잎ㆍ좁은 길과 중요한 길이며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에 까지도 모두 쓰고 베낄 것입니다. 그 보고 듣는 이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 것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1_b_16L王聞法已心生歡喜告諸太子及諸大臣而作是言諸人若於我有慈愍心者應爲我憶持是法於諸國土處聚落有人民處城市巷陌宣王優諸人當知大轉輪王見諸人民切衆生沒於苦海未能出惡於諸衆生起大悲心剜身千燈求於半偈人今當感大王大慈悲心應當書寫此偈讀誦翫習思惟其義如說修行諸人聞是語已心生歡喜異口同音讚大王言善哉善哉大王眞是大慈悲爲諸衆生修此苦行我等應當速往書寫或紙或帛或於石上或於樹木瓦礫草葉蹊徑要路多人行處亦皆書寫其見聞者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대왕이 곧 천개의 등을 켜서 스승에게 공양하자, 그 광명은 시방세계에 멀리까지 비쳤고, 그 등의 광명 속에서 또한 음성을 내어 이 반 구절의 게송을 말하였으므로, 그 법을 듣는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였으며, 그 광명이 위로 비추어서 도리천궁(忉利天宮)에까지 이르러 그 등의 광명으로 여러 하늘의 광명을 모두 가리워버렸느니라.
때에 도리천왕은 이 광명이 멀리 천궁(天宮)까지 비추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어떠한 인연으로 이런 광명이 있을까’ 하고, 곧 하늘눈[天眼]으로 세간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이 대전륜왕이 큰 자비로써 그 마음을 닦고 일체 중생들을 위해 몸을 오려 천 개의 등으로 큰 스승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고는, ‘일체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서이구나.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제 세간에 가서 권하고 경계하고 도와서 마음을 기쁘게 하여야겠다’라고 하였느니라.
곧 세간으로 내려와 변화하여 범인이 되어서 왕에게 나아가 대왕에게 묻기를, ‘몸을 오려 천 개의 등으로 이런 고행을 닦으시니, 반 구절의 게송을 구하여 무엇을 하시렵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선남자야, 나는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려는 것이니라’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1_c_09L爾時大王卽燃千燈供養大師其明遠照十方世界其燈光中亦出音聲說此半偈其聞法者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其光上照乃至忉利天宮其燈光明悉能蔽隱諸天光明時忉利天王見此光明遠照天宮作是念以何因緣有此光明卽以天眼觀於世閒見是大轉輪王以大慈悲熏修其心爲一切衆生故剜身千供養大師爲度一切衆生故是故我等今當往於世閒勸戒佐助令心歡喜卽下世閒化作凡人往詣王所問大王言剜身千燈修此苦行爲求半偈何所作爲報言善男子我爲一切衆生故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3_0182_a_01L 그때 변화한 사람이 곧 다시 제석의 몸으로 돌아가 광명이 빛나서 환히 나타났는데, 때에 하늘 제석은 대왕에게 말하기를 ‘이런 공양을 하여 천왕(天王)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마왕(魔王)이나 법왕(法王)이 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하자, 전륜성왕이 하늘 제석에게 대답하기를, ‘나는 또한 사람과 하늘에서 높고 귀하기를 구한 것이 아니요, 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여 일체 중생을 위하려 함입니다. 편안하지 못한 이는 편안하게 하고, 알지 못하는 이는 알게 하고, 아직 제도되지 못한 이는 제도되게 하고, 아직 도를 얻지 못한 이는 도를 얻도록 하려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2_a_02L爾時化人卽復釋身光明威耀曒然炳著時天帝釋報大王言作是供養願求天王耶魔王梵王耶是時轉輪聖王報天帝釋言我亦不求人天尊正欲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一切衆生故不安者安不解者解度者度未得道者欲令得道
하늘 제석이 말하기를, ‘대왕은 이제 어찌 어리석지 않으리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다는 것은 오랜 동안 애쓰고 고생을 해야만 비로소 이룰 수 있거늘 그대는 이제 어떻게 위없는 도를 구한다 하시오’라고 하자, 하늘 제석에게 대답하기를, ‘설령 뜨거운 쇠수레 바퀴를 저의 정수리 위에 놓고 돌아가게 한다 하더라도 끝내 이런 고통 때문에 위없는 도에서 물러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니, ‘그대가 이제 이런 말을 한다하더라도 나는 믿지 못하겠소’라고 하므로, 전륜성왕은 곧 천왕 제석의 앞에서 서원을 세우되 ‘내가 만약 진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 것이 아니고 천왕 제석을 속인 것이라면 나의 천 개의 상처가 끝끝내 나을 때가 없게 하시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피가 당연히 젖이 되고 천 개의 상처가 평소대로 회복하게 하소서’라고 하자, 이 말을 할 때에 즉시 회복되어 예전과 같이 되었느니라.
013_0182_a_09L天帝釋大王今者不乃愚耶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久受勤苦乃可得成汝今云何欲求無上道耶報天帝釋假使熱鐵輪在我頂上旋終不以此苦退於無上道汝今雖發是言不信也時轉輪聖王卽於天王釋前立此誓言我若不眞實求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欺誑天王釋者使我千瘡終無愈時若不爾者血當爲乳千瘡平復說是語時卽復如故
천왕 제석이 말하기를, ‘장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참으로 이것이 바로 크게 가엾게 여김입니다. 크게 가엾이 여김을 닦는 이는 이와 같은 고행을 하니,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삼보리를 얻으셨을 때에는 반드시 저를 먼저 제도하여주십시오’라고 하였느니라.
하늘 제석이 광명을 놓아 왕의 몸을 두루 비추고, 백천의 여러 하늘과 함께 동시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013_0182_a_19L天王釋言善哉大王眞是大悲修大悲者如是苦行不久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得三菩提時要先度我時天帝釋放大光明遍照王身與百千諸天俱時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013_0182_b_01L5백의 태자들은 그 아버지 왕의 몸의 상처가 평상대로 회복됨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곧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 쪽에 서서 함께 말하기를, ‘전에 없던 일이시옵니다. 이제 아버지 왕께서는 참으로 이 큰 자비로 일체를 가엾이 여기셨나이다’라고 하므로, 왕이 태자에게 대답하기를 ‘너희들이 만약 효자라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야 하리라’라고 하자, 이 여러 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아버지 왕의 무거운 은혜에 감동하여 말이 끝나자마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2만의 부인과 백천의 채녀(婇女)들도 역시 그와 같았느니라.”
013_0182_b_01L五百大子見其父王身瘡平復歡喜無量卽前頭面禮足卻住一面合掌向父異口同音俱發聲言未曾有也今者父王眞是大悲愍傷一切王報太子汝等若是孝子者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是諸太子聞是語心生歡喜感於父王重恩分故聲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萬夫人百千婇女亦復如是
그때 대중 가운데 있던 70 항하(恒河)의 모래알 수만큼 많은 중생들이 모두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내었고, 또 한량없는 하늘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와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이를 보고 들은 뒤에 모두 도의 마음을 내고 기뻐하며 떠나갔다.
013_0182_b_10L爾時衆中有七十恒河沙等衆生發聲聞辟支佛心復有無量天人及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非人等見聞是已皆發道心喜而去

4. 보리의 마음을 내는 품[發菩提心品]
013_0182_b_15L大方便佛報恩經發菩提心品第四

그때 모임 가운데 희왕(喜王)이라는 한 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우러러 여래께 아뢰었다.
“보살은 어떻게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습니까?”
013_0182_b_16L爾時會中有一大菩薩摩訶薩名曰喜王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仰白如來而作是言菩薩云何知恩報恩
013_0182_c_01L부처님께서 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보살 마하살로서 은혜를 아는 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야 하며, 은혜를 갚는 이도 또한 일체 중생들을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여야 하느니라.
만약 보리의 마음을 내려면 어떻게 내어야 하며 보살이 어떠한 일로 인하여 낼 수 있느냐 하면,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처음에 삼보리의 마음을 낼 때에 큰 서원을 세우되, ‘만약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면 크게 일체 중생을 의롭게 해야만 하고, 반드시 일체 중생을 큰 열반 가운데 편안히 놓아두어야 하며, 다시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모두가 반야바라밀다(船若波羅密)를 완전히 갖추도록 해야 하리라’라고 하나니, 이것이 곧 자기를 이롭게 하고 또한 남도 이롭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013_0182_b_20L佛告喜王菩薩善男子諦聽菩薩摩訶薩知恩者當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報恩者亦當教一切衆生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若發菩提心云何而發菩薩因何事故所以能發善男子菩薩摩訶薩初發三菩提心時立大誓願如是言若我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當大利益一切衆生要當安置一切衆生大涅槃中復當教化一切衆生悉令具足般若波羅蜜是則名爲自利亦名利他
그러므로 처음 보리의 마음을 내는 이는 곧 보리의 인연ㆍ중생의 인연ㆍ바른 이치[正義]의 인연ㆍ37조도법(助道法)4)의 인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며, 일체 선한 법의 근본을 껴잡았으므로 그 때문에 보살을 크게 선함[大善]이라 하고 또한 일체 중생의 선한 뿌리라고도 하니, 일체 중생들의 몸과 입과 뜻 등의 세 가지 업의 모든 악을 깨뜨릴 수 있느니라.
일체 세간의 모든 서원과 세간을 뛰어넘는 모든 서원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보다 나을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서원(誓願)이야말로 더 이상 수승한 것이 없고 위[上]가 없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처음 삼보리의 마음을 낼 때에 다섯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성(性)이요, 둘째는 행(行)이요, 셋째는 경계(境界)요, 넷째는 공덕(功德)이며, 다섯째는 늘어남[增長]이니라.
보살이 만약 보리의 마음을 낼 수 있다면, 곧 보살마하살이라는 이름을 얻고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대승(大乘)의 행을 닦을 것이다.
그러므로 처음으로 보리의 마음을 내면 곧 온갖 선한 법을 껴잡을 수 있고, 보살마하살이 보리의 마음을 내어 수행하면 점차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만약 마음을 내지 못한다면 끝내 얻을 수 없을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내어야만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근본을 얻을 것이니라.
013_0182_c_08L是故初發菩提心則得名爲菩提因緣衆生因緣義因緣三十七助道法因緣攝取一切善法根本是故菩薩名爲大善名一切衆生善根能破一切衆生身口意等三業諸惡一切世閒所有誓及出世閒所有誓願無有能勝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是誓願無勝無上菩薩摩訶薩初發三菩提心有五事一者二者三者境界四者功德五者增長菩薩若能發菩提心則得名爲菩薩摩訶薩定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修大乘行是故初發菩提心卽能攝取一切善法菩薩摩訶薩發菩提心修行漸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不發心終不能得是故發心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根本
013_0183_a_01L보살마하살은 괴로워하는 중생을 보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인자함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 수 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냄으로 말미암아서 곧 37가지[品]를 익힐 수 있으며, 37가지로 말미암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나니, 그러므로 마음을 내는 것이 근본이 된다고 하는 것이니라.
보리의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보살의 계율[尸羅]을 행하나니, 그러므로 마음을 내는 것을 뿌리라 하고 원인이라 하고 가지라 하고 잎이라 하고 또한 꽃이라 하고 열매라 하고 또한 씨라고 하느니라.
보살이 마음을 내되, 마지막[畢竟]과 마지막 아님[不畢竟]이 있나니, 마지막 이라 함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까지 끝끝내 물러나거나 잃지 않는 것이요, 마지막이 아님이라 함은 물러남이 있고 잃음이 있는 것이니라.
013_0183_a_02L菩薩摩訶薩見苦衆生心生憐愍是故菩薩因慈悲心故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因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卽能習三十七品三十七品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是故發心名爲根本發菩提心故菩薩尸羅是故發心名根名因名枝名葉亦名華名果亦名爲子菩薩發心畢竟不畢竟畢竟者乃至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終不退失不畢竟者有退有失
물러남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마지막에 물러남[畢竟退]과 마지막에도 물러나지 않음[不畢竟退]이니, 마지막에 물러남이란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 수가 없고 그 법을 추구하거나 닦아 익힐 수 없는 것이요, 마지막에도 물러나지 않음이란 보리의 마음을 구하고 그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이니라.
013_0183_a_12L退有二種畢竟退畢竟退畢竟退者終不能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不能推求修習其不畢竟退者求菩提心修習其法
이 보리의 마음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선남자나 선여인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을 보고 듣는 것이니, 그때에 곧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생각하기를, ‘부처님과 보살의 일이란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니, 만약 부처님과 보살의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을 얻을 수 있다면 나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라고 하여, 그 때문에 지극한 마음으로 보리를 생각하여 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013_0183_a_15L是菩提心有四種一者若善男子善女人若見若聞諸佛菩薩不可思議事爾時卽生信敬之心作是念言佛菩薩事不可思議若佛菩薩不可思議事是可得者我亦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至心念於菩提發菩提心
013_0183_b_01L또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비밀한 갈무리[藏]를 들음으로써 들은 뒤에 곧바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믿는 마음을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마하반야를 닦나니, 그러므로 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또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을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법을 듣지도 못하였지마는, 법이 없어지는 때를 보고 다시 생각하기를, ‘위없는 부처님 법은 중생들의 한량없는 괴로움을 없앨 수 있고 큰 이익을 짓게 되며, 오직 부처님과 보살들이라야 부처님 법이 오래 머물러서 없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 나도 이제 또한 보리의 마음을 내어서 모든 중생들이 번뇌를 멀리 떠나게 하여야겠구나. 원컨대 나의 이 몸이 크게 고통스러운 일을 받더라도 부처님 법을 보호하고 지니어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르게 하리라’고 하기 때문에 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니라.
013_0183_a_22L復有不見諸佛菩薩不思議事以聞諸佛菩薩秘密之藏聞已卽生信敬之心得生信心故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及摩訶般若是故發菩提心
또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법이 없어지는 때를 보지 못하고 오직 악한 세상의 중생들이 무거운 번뇌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과, 제 부끄럼이 없고 남 부끄럼이 없어서 인색함과, 시새우고 성내고 어리석어서 괴로워함과, 믿지 않고 삿되게 의심하여 게으른 것 등만이 갖추어져 있음을 보고, 이런 일을 보고 나서 곧 생각하기를, ‘크게 악한 세상에서 중생들은 선행을 닦을 수 없고 이렇게 악할 때에는 오히려 2승(乘)의 마음도 낼 수가 없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이겠느냐. 내가 이제 보리의 마음을 내어야겠다. 보리의 마음을 낸 뒤에야 비로소 일체 중생들을 가르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할 수 있으리라’라고 하는 것이니라.”
013_0183_b_03L復有不見諸佛菩薩不思議事亦不聞法見法滅時復作是念無上佛法能滅衆生無量苦惱作大利益惟諸佛菩薩能令佛法久住不我今亦當發菩提心令諸衆生遠離煩惱願我此身受大苦事護持佛法久住於世故發菩提心復有不見諸佛菩薩法滅時唯見惡世諸衆生具重煩惱貪欲瞋恚愚癡等無慚無愧慳悋等嫉妒恚癡苦惱等不信邪疑懶惰等見是事已卽作此念惡世時衆生不能修善如是惡時不能發二乘之心何況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我今當發菩提心發菩提心已乃當教一切衆生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 희왕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이 은혜를 아는 것은 스스로 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이요 보살이 은혜를 갚는 것은 일체 중생들을 가르쳐서 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이라면, 여래 세존께서는 나고 죽는 동안에 처음 보리의 마음을 내셨던 것은 어떠한 일로 말미암아 내셨습니까?”
013_0183_b_18L爾時喜王菩薩復白佛言世尊菩薩知恩自發菩提心菩薩報恩教一切衆生令發菩提心者如來世尊於生死時初發菩提心因何事發
013_0183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과거의 오랜 헤아릴 수 없는 겁에 나고 죽는 동안, 무거운 번뇌로써 몸과 입과 뜻의 업을 일으켰기 때문에 여덟 가지 큰 지옥에 떨어졌나니, 이른바 아하하(阿訶訶) 지옥ㆍ아바바(阿婆婆) 지옥ㆍ아달다(阿達多) 지옥ㆍ동부(銅釜) 지옥ㆍ대동부(大銅釜) 지옥ㆍ흑석(黑石) 지옥ㆍ대흑석(大黑石) 지옥과 내지 화거(火車) 지옥이니라.
나는 그때에 화거 지옥에 떨어져 있으면서 함께 두 사람이 나란히 불수레를 끌었는데, 우두 아방(牛頭阿傍)5)이 수레 위에 앉아서 입을 다물고 이를 갈며 눈을 부릅뜨고 불을 불면 입ㆍ눈ㆍ귀ㆍ코에서 연기와 불꽃이 함께 일어났으며, 몸은 아주 크고 팔과 다리는 서리서리 얽혀서 그 빛깔은 검붉었으며, 손에는 쇠몽둥이를 잡고 따르면서 때렸느니라.
013_0183_b_22L佛言男子過去久遠不可計劫生死中以重煩惱起身口意業故墮在八大地獄所謂阿訶訶地獄阿婆婆地獄阿達多地獄銅釜大銅釜黑石大黑乃至火車地獄我於爾時墮在火車地獄中共兩人竝挽火車牛頭阿傍在車上坐緘脣切齒張目吹火眼耳鼻煙炎俱起身體殊大臂腳盤其色赤黑手執鐵杖隨而鞭之
나는 때에 괴롭고 아팠지마는 힘을 쓰며 수레를 끌었는지라 힘에 따라 앞으로 나아갔지만 내 곁의 짝은 허약하여 힘도 없었으므로 힘이 빠져 뒤에 처졌는데, 이때에 우두 아방이 쇠작살로 배를 찌르고 쇠몽둥이로 등을 후려치니 피가 나와 목욕하듯이 몸뚱이를 따라 흘렀으므로, 그 사람은 괴롭고 아파서 높은 소리고 크게 부르짖으면서 ‘고통을 참기 어렵도다’라고 하며 혹은 부모님을 부르기도 하고, 혹은 아내야, 아들아를 부르기도 하였지만, 비록 이와 같이 부르짖는다 하더라도 자기에게는 이익이 없었느니라.
나는 때에 이 큰 고통 받음을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었고, 인자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므로, 이 뭇 죄인들을 위하여 우두아방에게 청하기를, ‘이 죄인들은 매우 불쌍합니다. 조금만 더 안타까이 여기셔서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소서’라고 하였더니, 우두 아방은 듣자마자 성을 내면서 곧 쇠 작살로 앞에서 나의 목을 찔렀고, 바로 그때에 목숨이 끝나서 곧 화거 지옥에서의 백 겁 동안의 죄를 벗어날 수 있었느니라.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곧 화거 지옥의 죄에서 벗어났느니라.”
013_0183_c_08L時苦痛努力挽車力勵前進時我徒伴劣弱少力劣弱在後是時牛頭阿傍以鐵叉刺腹鐵杖鞭背血出沐浴隨體而流其人苦痛高聲大喚苦痛難忍或稱父母或稱妻子雖作如是唱喚無益於己我時見是受大苦惱心生哀愍因慈心生故發菩提心此衆罪人故勸請牛頭阿傍此罪人甚可憐愍小復加哀垂慈憐愍頭阿傍聞已心生瞋恚尋以鐵叉前刺我頸尋時命終卽得脫於火車地獄百劫中罪我以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故卽脫火車地獄之罪
013_0184_a_01L부처님께서 희왕에게 말씀하셨다.
“불 수레를 끌었던 이가 바로 지금 나의 몸이니, 보리의 마음을 냄으로 말미암아 빨리 부처를 이룰 수 있었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이 보리의 마음을 내는 데는 그 일이 하나가 아니니, 혹은 인자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성내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보시하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인색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기쁨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번뇌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은혜하고 사랑하는 것과 이별함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원수와 미운 이가 함께 삶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좋은 벗을 친근함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나쁜 벗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부처님을 친견함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고, 혹은 법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내기도 하느니라.
그러므로 알아야만 한다. 일체 중생이 보리의 마음을 내는 것은 저마다 같지 않으니, 희왕이여, 보살마하살이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그 일이 이와 같은 줄 알지니라.”
013_0183_c_21L佛告喜王挽火車者今我身是因發菩提心故疾得成佛是故當知一切衆生發菩提心其事非一或因慈心或因恚心或因施心或因慳心或因歡喜或因煩惱或因恩愛別離或因怨憎和合或因親近善知識或因惡或因見佛或因聞法是故當知切衆生發菩提心各各不同喜王知菩薩摩訶薩知恩報恩其事如是
이 법을 말씀할 때에 만 8천의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일체 대중들 가운데서는 수다원에서 아라한에 이르기까지를 얻었으며, 때에 하늘ㆍ용ㆍ귀신ㆍ사람과 사람 아닌 것 등도 또한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내었으니, 법을 듣고 기뻐하며 땅에 엎드려 예를 올리고 오른 편으로 돈 뒤에 떠나갔다.
013_0184_a_07L說是法時萬八千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一切大衆中有得須陁洹乃至阿羅漢時天龍鬼神人及非亦能發聲聞辟支佛心聞法歡喜頭面作禮右遶而去
大方便佛報恩經卷第二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곡물의 가루나 죽을 먹는 것이다.
  2. 2)다섯 가지 정식(正食)을 말하니, 곡물의 가루[麨]ㆍ밥[飯]ㆍ말린 밥[乾飯]ㆍ생 선[漁]ㆍ고기[肉]이다.
  3. 3)가단니식(珂但尼食)이라고도 쓴다. 작식(嚼食)으로 한역한다. 포사니식이 정식(正食)인데 반해 이것은 부정식이다. 뿌리ㆍ줄기ㆍ꽃ㆍ열매ㆍ잎의 5부정식(不正食)이 있다.
  4. 4)불교의 지고의 목적인 깨달음의 경지를 실현하는 지혜를 얻기 위한 실천도의 종류를 뜻하며,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정도(正道)가 그것이다.
  5. 5)소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지옥의 옥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