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方便佛報恩經卷第三

ABC_IT_K0402_T_003
013_0184_b_01L대방편불보은경 제3권
013_0184_b_01L大方便佛報恩經卷第三

실역인명
김달진 번역
013_0184_b_02L失譯人名在後漢錄

5. 서로 의논하는 품[論議品]
013_0184_b_03L論議品第五

그때 여래께서는 어머니 마야 부인과 여러 하늘들을 위하여 90일 동안 법을 말씀하셨는데, 염부제 안에서는 역시 90일 동안 여래께서 계신 데를 몰랐으므로 신통력이 첫째인 대목건련(大目揵連)이 그의 신력(神力)을 다하여 시방을 찾았지만 역시 몰랐고, 하늘눈[天眼]이 첫째인 아나율타(阿那律陀)가 두루 시방 삼천대천세계를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역시 보지 못하였으며, 5백의 큰 제자들에 이르기까지 여래를 보지 못하였는지라 마음으로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다.
우전대왕(優塡大王)은 여래를 그리워하여 마음에 몹시 근심하다가 곧 우두전단(牛頭旃檀)으로 여래의 온몸을 본떠 만들어 예배하고 섬기면서 공양하기를 마치 부처님 계실 때와 같이 다름없이 하였다.
013_0184_b_04L爾時如來爲母摩耶夫人幷諸天衆說法九十日閻浮提中亦九十日不知如來所在大目揵連神力第一其神力於十方推求亦復不知阿那律陁天眼第一遍觀十方三千大千世界亦復不見乃至五百大弟子見如來心懷憂惱優塡大王戀慕如心懷愁毒卽以牛頭栴檀摽像如來所有色身禮事供養如佛在時有異也
그때 대왕이 여러 6사(師)들을 불러서 여래가 어디에 계신지 점치며 묻자, 6사들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구담사문이야말로 바로 요술로써 변화하여 만들어진 것일 뿐입니다. 요술로 변화하는 법이란 것은 바탕에 진실함이 없습니다.
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우리들의 경서인 4베다[圍陀]경전에 말씀하시기를, ‘천년에서 2천 년 사이에 한 명의 요술하는 사람이 세상에 나오리라’고 하셨는데, 구담사문이야말로 바로 그 사람입니다.”
013_0184_b_14L爾時大王召諸六師卜問如來爲何所在爾時六師卽作是言大王當知瞿曇沙門正是幻術所化作耳幻化之法體無眞實大王當知我等經書四圍陁典說言千年二千年當有一幻人出世瞿曇沙門正是其人
013_0184_c_01L그때 아나율타가 대왕의 처소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여래께서는 요새 도리천에 계시는데, 지금부터 7일 후면 염부제에 돌아오실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널리 국토에 명령하여 쓸고 물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번기와 일산을 달고 다투어 함께 모이게 하고 뭇 공양과 여러 가지 음식이며, 꽃과 향과 풍악을 마련하게 하였다.
013_0184_b_20L爾時阿那律陁往詣大王所白言當知如來近在忉利天卻後七日當還閻浮提王聞是語心生歡喜令國土掃灑燒香懸繒幡蓋競共集設衆供養種種餚膳花香伎樂
그때 6사는 뭇 사람들이 모이고 여러 공양과 갖가지 음식들을 마련한 것을 보고 물었다.
“그대들 여러 사람은 이 공양을 마련하여 국왕을 청하려하오, 왕자를 청하려 하오?”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신을 청하는 것이오, 바라문과 거사를 청하는 것이오, 만약 그렇지도 않다면 친족들의 모임이오?”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부처님을 청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6사가 물었다.
“부처님이 누구요?”
대답하였다.
“일체지(一切智)를 지닌 분이시요.”
다시 말하였다.
“일체지를 지닌 분이란 누구시요?”
013_0184_c_03L爾時六師見衆人集聚設諸供養種餚膳六師問言汝等諸人設是供欲請國王耶王子耶答言非也不爾者爲請大臣耶婆羅門居士耶若不爾者親族會耶答言非也欲請於佛六師問言佛者是誰答言一切智人復言一切智人爲是誰
대답하였다.
“큰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을 지닌 아버지이십니다. 당신들은 모르십니까? 백정왕(白淨王)의 성바지[種]는 뛰어나고 높아서 첫째이신데, 겁의 처음부터 적자로부터 적자에게로 서로 계승하며 전륜성왕이었으며, 근래 두 대에 와서 만이 전륜왕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전륜왕이 되지 않았다하더라도 염부제의 왕이셨는데, 형제가 세 사람으로 그 가장 윗분의 이름이 정반왕(淨飯王)이요, 그 다음 아우 된 분의 이름이 곡반왕(斛飯王)이요, 가장 어린 분의 이름이 감로반왕(甘露飯王)이십니다.
정반왕이 두 아들을 낳았는데 맏아들의 이름이 실달(悉達)이요 작은 아들의 이름이 난타(難陀)며, 곡반왕도 두 아들을 낳았는데 맏아들이 제바달(提婆達)이요 작은 아들의 이름이 아난(阿難)이며, 감로반왕은 하나의 딸을 낳았으니 이름이 감로미녀(甘露味女) 입니다.
013_0184_c_10L答言慈悲父汝不知耶白淨王種豪尊第從劫初已來嫡嫡相承作轉輪王近來二世不作轉輪王雖不作轉輪而作閻浮提王兄弟三人其最長者號曰淨飯王其次弟名曰斛飯王其最小者名曰甘露飯王淨飯王生二子長者名悉達小者名難陁斛飯王復生二子長者名提婆達小者名阿難甘露飯王生一女名甘露味女
013_0185_a_01L그때 큰 형인 실달태자가 성을 나가서 구경하다가 늙고 병들고 죽는 환난을 보고는 근심하고 먹지도 않으면서 슬퍼하며 생각하기를 ‘인생이란 당연히 이런 환난이 있어서 귀함도 없고 천함도 없이 형체가 있는 무리라면 이를 면할 수가 없구나’ 하고는, 곧 밤에 궁성을 넘어서 나와 보리수 아래에서 6년 동안 고행을 한 연후에 일체지를 이루시게 되었으므로, 일체지를 지닌 분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혼자 깨쳐서 부처님을 이루셨고,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 내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갖추셨으며, 그가 태어나신 지 7일 만에 어머니께서 목숨을 마치시고 도리천에 나셨으므로 부처님은 어머니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셔서 90일 동안이 지났거니와, 지금부터 7일 후면 염부제로 돌아오십니다.”
013_0184_c_19L爾時大兄悉達太子出城觀看見老病死患憂思不食悲念人生當有此無貴無賤有形之類無免此者夜踰出宮城菩提樹下苦行六年後得成一切智故號一切智人獨悟成佛具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乃至一切種智其生七日母命便終生忉利天佛爲母說法經九十日後一七當還閻浮提
그때 6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에 시새우고 근심하고 성을 내며 괴로워하다가, 즉시 6사는 그들의 무리들을 모아 놓고 함께 의논하였다.
“구담사문이 만약 염부제로 돌아오면, 일체 인민들은 모두가 우리들을 버리고 구담을 공양할 것이므로 우리들은 외롭고 궁해져서 아마 살지도 못할 것이다.”
013_0185_a_05L爾時六師聞是語已心生嫉妒憂恚苦惱卽時六師徒衆集聚共論議言瞿曇沙門若還閻浮提者一切人民皆當捨我供養瞿曇我等孤窮恐當不濟
그러고 나서 6사는 다시 생각하기를, ‘우리는 이제 급히 많은 사람들 가운데로 가서 이렇게 부르짖어야하겠다’라고 하였다.
“여러분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오.
구담사문은 진실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 어린아이로서 근자에 석씨(釋氏)의 궁전을 나와 보리수 아래서 자신이 일체 종지를 얻었다고 말하나, 이것은 곧 거짓말인 줄 알아야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아기달왕(阿耆達王)이 와서 구담을 청하되 베풀 바의 공양이 바로 말이 먹는 보리였을 뿐이었는데도 구담은 나쁜 것인 줄도 모르고서 곧 청을 받았으니, 일체지가 아닌 줄 아십시오.
013_0185_a_09L爾時六師復作是念我等今當速往多人衆中唱如是言諸人當知瞿曇沙門實無所知黃口小兒近出釋氏菩提樹下自言得一切種智當知此則虛妄之言所以然者阿耆達王來請瞿曇所施供養唯是馬麥瞿曇不知爲惡而便受請當知非一切智
다시 다음으로 아난에게 묻기를 ‘안거(安居)가 며칠이나 남았느냐’라고 하자, 아난이 말하기를, ‘7일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다음에 또 아난에게 묻기를, ‘제타숲 안에는 왜 까마귀와 새들의 울음소리가 많은 것이냐’라고 하자, 아난이 말하기를, ‘뭇 새들이 먹이를 다투고 있습니다. 마침 태어난 지 7일 만에 그들의 어미가 죽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일 때문이니,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는 박복한 사람이요, 또한 이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태어난 뒤에 그 어머니를 잃었기 때문이며, 또한 사랑하지 않고 효도하지 않으며 공양하지도 않아서, 눈앞에서 아침저녁으로 필요로 하는 물건을 대주었는데도 도리어 버리고서 깊은 산으로 들어갔으니, 이는 은혜도 없는 사람입니다.
013_0185_a_17L復次問於阿難安居餘有幾日在阿難言餘有七日在復次問於阿難祇桓中何以多烏鳥聲阿難言衆鳥諍食適生一七其母命終以是事故當知是薄相人亦是極惡之人所以然者生已喪其母故又復非慈孝供養目下朝夜供給而反捐棄入於深山亦是無恩分人
013_0185_b_01L아버지 왕이 그를 위하여 구이(瞿夷)에게 장가들였는데도 마침내 부인에 대한 예를 행하지 아니하여 교담미(憍曇彌)가 큰 괴로움을 받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은혜도 모르고 은혜도 생각하지 않은 이인 줄 알아야 합니다.
구담사문의 무리들에게는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5백 제자들이 저마다 제일이라 하고, 스승에게 이미 법이 없으므로 제자들도 수행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릇이나 챙길 줄 아는 사람 타표(陀驃) 비구까지도 제일이라 일컫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사리불도 그 안에 들어갔으며, 어눌하고 무딘 반특(槃特) 비구 또한 그 안에 들어갔으며, 욕심 적은 사람 야수다라 비구니 또한 그 안에 들어갔으며, 사위성 안에서 음란하고 착하지 못한 연화색(蓮華色) 또한 그 안에 들어갔으며, 어리고 지혜 없는 균제(均提)라는 아이 또한 그 안에 들어갔으며, 아주 늙은 수발타라(須跋陀羅)가 나이 120살이면서 또한 그 안에 들어갔으며, 뛰어나고 높은 여러 석가 성바지들에 이르기까지 또한 그 안에 들어갔고, 극히 천하여 왕사성 안에서 똥과 쓰레기를 메던 사람도 그 안에 들어갔습니다.
013_0185_b_01L父王爲納娶瞿竟不行婦人之禮令憍曇彌受大苦惱是故當知不知恩不念恩瞿曇沙門徒衆無尊卑五百弟子各稱第師旣無法弟子亦無修行之業至知數其人陁驃比丘亦稱第一明智慧舍利弗亦入其中訥鈍槃特比丘亦入其中乃至少欲之人耶輸陁羅比丘尼亦入其中舍衛城中婬亂不善蓮花色女亦入其中乃至稚小無智均提小兒亦入其中乃至極老須跋陁羅年百二十亦入其中至豪尊諸釋種亦入其中極下賤王舍城中擔糞穢人亦入其中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구담의 법 안에는 뒤섞여 다투어 함께 그 안에 들어갔으므로, 모두 높고 낮음이 없어서 공경할 수 없는 것이 마치 큰 바람에 여러 나뭇잎이 불려서 한군데로 모여 있는 것과 같이 구담의 불법도 역시 그러합니다.
이를테면 뭇 새들이 세간 사람들이 내다버린 의복과 음식을 따르듯이 구담의 무리들도 따르며 먹고 있습니다.
그대들 여러 사람은 오늘 어찌하여 구담을 청하려합니까?”
여러 사람들은 듣고 나서도 마치 대지가 이지러지거나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대중들은 여래를 간절히 우러렀으며, 비록 6사들이 하는 이런 말을 들었다 하더라도 마음은 마치 금강이 늘어나거나 줄어듦이 없는 것과 같아서 여래를 간절히 우러르는 것이 마치 목마를 적에 물을 바라듯이 하였다.
013_0185_b_14L是故知瞿曇法中猥雜競共入中皆無尊不可恭敬譬如大風吹諸樹葉在一處瞿曇佛法亦復如是譬如衆隨逐世閒人所遺棄衣服飮食曇徒衆隨取食之汝等諸人今日云何欲請瞿曇衆人聞已譬如大地不可虧動大衆渴仰如來雖聞六師作如是說心如金剛無有增減渴仰如如渴須飮
013_0185_c_01L그 후 7일 만에 여래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염부제에 이르자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들이 여래를 따라 큰 광명을 놓고, 신력(神力)에 감동하여 하늘의 풍악이 백천만 가지로 잡혔으며, 내지 온 하늘과 모든 용ㆍ귀신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인 듯 아닌 듯한 따위며 일체 대중들이 모두 구름같이 모여 와서 예배하고 공양하였는데, 그때에 우전대왕은 대중에게 에워싸여 멀리서 여래를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린 뒤 물러나 한 쪽에 서 있었다.
013_0185_b_23L卻後一七如來從天來下至閻浮提無量百千諸天隨從如放大光明神力感動作天伎樂百千萬種乃至一切天一切龍鬼神闥婆緊那羅摩睺羅伽非人等切大衆皆悉雲集禮拜供養爾時優塡大王大衆圍遶遠迎如來頭面禮卻住一面
그때 6사의 무리들이 모여서 다시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이제 쇠망과 재앙이 이르게 되었다. 여러 사람들 가운데서 이런 말을 부르짖었으나 믿어주지 않으니, 이제 다시 하늘 대중 가운데로 가서 이와 같이 널리 말해야겠다. 청렴하고 결백함을 알게 되리라’ 하고, 6사는 이런 생각을 한 뒤에 그 무리들 8천 명과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대중에게 나아가서, 도착한 뒤에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013_0185_c_07L爾時六師徒衆集聚復作是念我等今者衰禍將至雖復衆人之中唱說此言而不信受今當復往天人大衆之中宣令如是可知淸白爾時六師作是念已與其徒衆八千人俱前後圍遶往詣大衆到已卻坐一面
그때 또 달바마라(闥婆摩羅)라는 한 건달바가 7보로 된 거문고를 타면서 여래의 처소로 와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서 악기를 치고 타고 노래하여 미묘한 음을 내었는데, 그 음성이 온화하고 고아서 대중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으므로, 성문과 벽지불 등도 모르는 결에 몸을 움직이며 일어나 춤추었고 수미산도 솟았다 잠겼다 하며 끄덕거렸다.
013_0185_c_13L爾時復有一乾闥婆子名曰闥婆摩彈七寶琴往詣如來所頭面禮足卻住一面鼓樂絃歌出微妙音——其音和雅悅可衆心聲聞辟支佛等不覺動身起舞須彌山王涌沒低昂
013_0186_a_01L그때 여래께서는 곧 유상(有相)삼매에 드셔서 삼매의 힘으로 그 거문고 소리가 삼천대천세계에 멀리까지 들리게 하여 그 소리에 괴롭고[苦]ㆍ공(空)하고ㆍ무상하고ㆍ깨끗하지 못하고ㆍ나가 없다는 것을 완전히 갖추어서 널리 말하였으므로, 멋대로 놀던 중생들도 이 미묘한 음에서 여래는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았으며 오랜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부모를 효도로써 봉양하였다 함을 두루 갖추어 널리 말하는 것을 듣고서, 일체 중생들은 모두가 소리를 따라서 염부제에 이르러 부처님 처소에 와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013_0185_c_18L爾時如來卽入有相三昧以三昧力令其琴聲遠聞三千大千世界——其音具足演說苦無常不淨無我放逸衆生聞此妙音具足演說如來知恩報恩久於無量阿僧祇劫孝養父母一切衆生皆隨聲至閻浮提往到佛頭面禮足卻坐一面
그때 대중들은 여래를 우러러 쳐다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는데, 여래께서는 그때에 삼매를 즐기며 잠잠하셨으므로 일체 대중들 역시 모두가 잠잠하던 차에 대중 가운데서 어떤 칠보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와 허공에 머물러 있으면서 수없는 당기ㆍ번기가 그 위에 걸렸고 백천의 보배 방울이 흔들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어 솔솔 부는 바람에도 움직여 미묘한 음성을 냈다.
013_0186_a_02L爾時大衆瞻仰如來目不蹔捨如來爾時三昧宴默一切大衆亦皆默然於大衆中有七寶塔從地踊出住在空中無數幢幡而懸其上百千寶鈴不鼓自鳴微風吹動出微妙音
대중들은 이 보배 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옴을 보고 마음에 의심 내어, ‘무슨 인연으로 이 보배 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을까’라고 하였고, 여러 성문들과 사리불 등도 생각을 다하여 헤아려도 역시 몰랐으며, 옛날부터 살았던 사바세계의 보살마하살과 미륵보살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몰랐다.
013_0186_a_07L爾時大衆見此寶塔從地踊出心生疑網以何因緣有此寶塔從地踊出諸聲聞衆舍利弗等盡思度量亦復不知舊住娑婆世界菩薩摩訶薩至彌勒菩薩亦復不知
그때 6사들은 생각하기를, ‘또 어떤 인연으로 이 보배탑이 있는 것일까? 만약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에게 묻는다면 우리도 모른다고 해야 할 것이니, 만약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일체를 알고 보는 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또 생각하기를, ‘구담은 왜 빨리 대중들을 위하여 이 일을 펼쳐 말하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013_0186_a_12L爾時六師作是念復何因緣有此寶若有人來問我者而我不知若不知者云何復名一切知見復作是念瞿曇何不速爲大衆敷演斯事
그때에 여래께서 삼매에서 나오시자, 도리천의 왕인 석제환인이 곧 하늘의 옷을 사자자리에 펴니, 여래께서는 곧 이 자리로 오르시어 가부하고 앉음에 마치 수미산이 큰 바다에 있는 것 같았다.
013_0186_a_16L爾時如來出于三昧釋提桓因忉利天王卽以天衣敷師子座爾時如來卽昇此座結加趺坐如須彌山王處于大海
미륵보살이 중생들의 마음을 자세히 살폈더니 모두에게 다 의심이 있었고 자신 또한 아직 모르겠으므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 보배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온 것입니까?”
013_0186_a_20L爾時彌勒菩薩觀察衆心咸皆有疑自亦未了卽從座起往到佛前頭面禮足合掌向佛而作是言世尊以何因緣有此寶塔從地踊出
013_0186_b_01L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나간 세상의 헤아릴 수도 없는 아승기겁 전에 어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으니, 명호는 비바시(毘婆尸)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었으며, 세상에 나오셔서 한량없는 백천 만억 아승기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두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견고하게 하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상법 동안에 바라나(波羅奈)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바라나대왕은 총명하고 어질며 언제나 바른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려 인민들에게 잘못이 없었고, 왕은 60의 작은 나라와 8백의 마을을 관장하였느니라.
왕에게는 끝내 아들이 없었으므로, 왕이 몸소 산신(山神)과 수신(樹神)이며 모든 천신과 지기에 이르기까지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면서 12년 동안을 게으르지도 않고 쉬지도 않으며 아들 있기를 바랐더니, 첫 번째 부인이 문득 임신하여 열 달이 다 차서 한 남자 아기를 낳았느니라.
013_0186_b_01L佛告彌勒菩薩乃往過去不可思議阿僧祇劫有佛出世號毘婆尸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出現於世教化無量百千萬億阿僧祇衆皆令堅固阿耨多羅三藐三菩提其佛滅後於像法中有國名波羅柰其波羅柰大王聰睿仁賢常以正法治國不枉人民王主六十小國八百聚落王了無子王自供養奉事山神樹神一切神祇經十二年不懈不息求索有子第一夫人便覺有娠十月足滿生一男兒
그 아들은 단정하여 상호를 완전히 갖추었으므로, 낳은 뒤에 여러 대신과 작은 나라 왕들을 부르고 청하여 상호의 길흉을 점쳐서 이름을 지었으니, 이 태자는 착하고 성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을 인욕(忍辱)이라 하였느니라.
인욕태자는 자라고 크면서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총명하고 인자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똑같이 인자한 마음을 내었느니라.
대왕에게는 여섯 명의 대신이 있었는데 그 성질이 포악하고 간사하고 아첨하며 제멋대로 굴어서 법도가 없었으므로 인민들이 꺼리고 근심하였으며, 여섯 명의 대신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위반함이 있는 줄 알았는지라 언제나 시새우면서 태자를 미워하였느니라.
013_0186_b_14L其子端正人相具足生已召諸大臣諸小國王占相吉凶卽爲立字以其太子性善不瞋名曰忍辱忍辱太子其年長大好喜布施聰明慈仁於諸衆生等生慈心爾時大王有六大臣其性暴惡奸詭佞諂枉橫無道人民厭患時六大臣自知於行有違常懷嫉妒憎惡太子
013_0186_c_01L그때에 대왕은 몸이 약하고 병이 무거워서 괴로워하였고 파리하여졌으며, 목숨은 곧 죽을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인욕태자가 가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아버지 왕께서 몹시 고생하시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겠읍니까’라고 하자, 여러 신하들이 듣고는 성을 내면서 태자에게 말하기를, ‘왕의 목숨은 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미묘한 약을 구하려 하여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머지않아 돌아가실 것으로 아셔야 합니다’라고 하므로, 태자는 듣고서 마음으로 괴로워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느니라.
013_0186_b_21L爾時大王身嬰重病苦惱顦顇命在旦夕忍辱太子往告諸臣父王困篤今當柰何諸臣聞已心生瞋恚報太子言王命不久何以故欲求妙藥可得故是以當知命去不遠太子聞心生苦惱悶絕躄地
여섯 대신들이 곧 고요한 방에 들어가 함께 모의하기를, ‘인욕 태자를 없애버리지 않으면 우리들은 마침내 안온할 수 없으리라’고 하자, 첫 번째 대신이 말하기를, ‘인욕 태자를 없앨 수 있는 방도는 없습니다’라고 하였는데, 한 대신이 다시 말하기를, ‘나에게는 방편이 있으므로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곧 태자의 처소로 가서 태자에게 말하기를, ‘신(臣)은 이전부터 밖에 있으면서 60의 작은 나라와 8백의 마을 안에서 약을 구하고 찾았지마는 끝내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하였다.
태자가 묻기를, ‘구하는 바의 약초는 어떠한 물건입니까’라고 하였더니, 대신이 대답하기를, ‘태자는 마땅히 아셔야합니다. 구한다는 약초는 바로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성을 내지 않은 사람의 눈동자와 그 사람의 골수입니다. 만약 이 약만 얻게 되면 왕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겠지만, 만약 얻지 못한다면 생명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국토에도 이런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6_c_04L時六大臣卽入靜室共謀議言忍辱太子不除去者我等終不得安隱也作是念已第一大臣言忍辱太子無事可除一臣復言我有方便能除去卽往太子所報太子言臣向在外於六十小國八百聚落中求覓藥草了不能得太子問言所求藥草爲是何物大臣報言太子當知求藥草者正是從生至終不瞋人眼睛及其人若得此藥得全王命若不得者在不久於諸國土無有此人
태자가 듣고 나서 마음으로 근심 걱정하다가 곧 대신에게 말하기를, ‘이제 나의 몸이면 바로 그런 사람일 듯도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나는 나서부터 아직까지 성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대신이 말하기를, ‘태자께서 혹시 그런 사람이라 하여도 이 일 또한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천하에 자기 몸보다 소중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므로, 태자가 말하기를, ‘여러 신하들이 말한 것과 같지 않습니다. 다만 아버지 왕의 병만 낫게 할 수 있다면 설령 백천 번 몸을 버린다 하여도 또한 어려운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오늘날 이 더러운 몸이겠습니까’라고 하자, 대신이 대답하기를, ‘그와 같은 일이라면 태자의 뜻에 따르십시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6_c_15L太子聞心生憂惱卽報大臣今我身者似是其人何以故我從生已來未曾有大臣言太子若是其人者此事亦何以故天下所重莫若己身太子不如諸臣所言也但使父王病得損者假使捨百千身亦不爲難況我今日此穢身也大臣報言如此之事隨太子意
013_0187_a_01L그때 인욕 태자는 마음에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만약 이 약으로 아버지 왕의 병만 낫게 할 수 있다면 빨리 이 일을 해야 하겠구나’ 하고, 바로 궁중으로 들어가서 그 어머니 처소에 이르러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이제 이 몸으로 부왕을 위하여 병을 다스리는 약이 되려고 하니, 아마 그 몸과 목숨은 살아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와 이별하는 것이니, 원컨대 어머니는 근심하고 괴로워하거나 아들을 그리워하지 마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어머니는 이 말을 듣자 마음이 아찔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니, 마치 사람이 목이 메어서 삼킬 수 없는 것을 삼키라고 권할 수도 없고 뱉을 수 없는 것을 뱉으라고 할 수도 없는 것과 같았으므로, 곧 나아가 그 태자를 얼싸안고 기절하여 버렸는데 찬물을 얼굴에 뿌리자 한참만에야 비로소 깨어났느니라.
그때 태자가 그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아버지 왕의 생명이 잠깐 동안이므로 오래 머무를 수 없습니다. 급히 마련해서 왕이 잡숫도록 해야겠습니다’라고 하고, 대신과 여러 작은 나라 왕들을 부르고 대중 가운데서 이런 말을 선포하였으니, ‘나의 몸은 이제 대중과 이별하노라’라고 하자, 대신은 즉시 전타라를 불러서 뼈를 끊어 골수를 내고 그의 두 눈을 오려 냈느니라.
013_0186_c_23L爾時忍辱太子心生歡喜而作是念若使此藥能除父王病者宜應速辦此事忍辱太子卽入宮中到其母所頭面禮足合掌向母而作是言今者此身欲爲父王作治病藥恐其身命不得存立是故與母共別願母莫憂戀慕其子其母聞是語已心生悶忘失四方譬如人噎又不得咽能勸進又不得吐不能勸止卽前抱其太子悶絕以冷水灑面良久乃蘇爾時太子白其母言父王身命須臾之閒不得久停宜時速辦令王服之爾時太子卽呼大臣諸小國王於大衆中卽宣此言我身今者與大衆別爾時大臣卽呼旃陁羅斷骨出髓其兩目
대신이 곧 이 약을 찧어서 대왕에게 받들어 올렸는데, 대왕은 곧 먹고서 병이 나았으므로 병이 나은 뒤에 여러 대신들에게 묻기를, ‘그대들은 어디에서 이런 미묘한 약을 얻어 내 병환의 고통을 없애고 생명을 보전할 수 있게 하였는가’라고 하자, 대신이 왕에게 아뢰기를, ‘지금 이 약은 인욕태자가 마련한 것입니다. 여러 신하들의 힘으로는 마련할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하였다.
013_0187_a_16L爾時大臣卽擣此藥奉上大王王卽服之病得除差病旣差已問諸大臣汝等於何得此妙藥除我患苦得全身命大臣白王今此藥者忍辱太子之所辦耳非諸臣力所堪辦也
013_0187_b_01L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놀라며 털이 곤두서는지라 조그마한 소리로 신하들에게 묻기를, ‘인욕태자는 지금 어디에 있소’라고 하자, 대신들이 대답하기를, ‘태자는 지금 밖에 있습니다만 몸이 상한지라 목숨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소리 내어 크게 통곡하면서 ‘괴이하도다, 괴이하도다’ 하고는 스스로를 땅에 던지자 먼지가 몸에 들썼는데, ‘내가 이제 실로 무정하였구나. 어떻게 이 아들의 약을 먹을 수 있었을까’라 하고 아들의 처소로 가니 그 목숨은 이미 죽어있었느니라,
왕과 부인과 여러 신하들이며 한량없는 대중들이 앞뒤에서 에워싸고 있는데, 그 어머니는 괴로워하면서 죽은 시체에 몸을 던지고서, ‘내가 전생에 여러 허물과 악행이 있었기에 이제 아들에게 이런 고통을 받게 하는구나. 이제 나의 몸이 어째서 가루가 되어 티끌처럼 되지 못하고 내 아들의 생명을 잃게 하는가’라고 하였느니라.
그때에 아버지 왕과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은 곧 우두전단(牛頭栴檀)의 향나무를 쌓아 가리를 만들어서 태자를 화장하고 온몸의 뼈를 다시 칠보로써 탑을 일으켜 공양하였느니라.”
013_0187_a_21L王聞是語心驚毛豎微聲問諸臣言忍辱太子今在何所大臣答言太子今者在外身體傷損命不云遠王聞是語擧聲大哭怪哉怪哉自投於地塵土坌身如我今者實自無情云何乃能服此子藥往到子所其命已終王及夫人及諸臣民無量大衆前後圍遶其母懊惱投身死尸以我宿世有諸過惡今令子身受是苦也今我身者何不碎末如塵乃令我子喪失身命爾時父王及諸小王卽以牛頭栴檀香木積以成 ((艸/積)) 闍維太子所有身骨復以七寶起塔供養
그때 세존은 미륵보살과 선남자들이며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아라.
그때의 바라나대왕은 바로 지금의 나의 아버지 열두단(悅頭檀)이요, 그때의 어머니는 바로 지금의 나의 어머니 마야이며, 인욕태자는 바로 지금의 나이니라.
보살은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부모를 효도로써 공양하고 옷과 음식과 방사와 침구며 몸의 살ㆍ뼈ㆍ골수에 이르기까지 그 일이 이와 같으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스스로 부처가 되었나니, 이제 이 보배탑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온 것은 곧 이는 내가 그 부모님을 위하여 이 골수와 생명을 버렸으므로 이곳에서 탑을 일으키고 공양하였는지라 내가 이제 부처가 되자 실제로 그 앞에 솟아 나온 것이니라.”
013_0187_b_11L爾時世尊告彌勒菩薩善男子等大當知爾時波羅柰大王者今現我父悅頭檀是爾時母者今現我母摩耶是忍辱太子者今我身是菩薩於無量阿僧祇劫孝養父母衣被飮食房舍臥具乃至身肉骨髓其事如是以此因緣自致成佛今此寶塔從地踊出者卽是我爲其父母捨此骨髓及其身命卽於此處起塔供養我今成佛卽踊現其前
013_0187_c_01L그때 대중 가운데 한량없는 사람ㆍ하늘과 여러 용이며 귀신들이 이 말을 듣고서 슬픔과 기쁨에 엇섞여 울먹이면서 소리를 같이하여 여래의 백천 공덕을 찬탄하였고 곧바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냈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이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냈으며, 또 한량없는 사람들이 수다원의 과위와 내지 아라한의 도를 얻었으며, 또 한량없는 백천 만억 보살마하살들이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었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여래는 이제 참으로 부모에게 효도로써 봉양하였느니라.
013_0187_b_21L爾時大衆中無量人諸龍鬼神是語已悲喜交集淚下滿目異口同音讚歎如來百千功德尋時發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復有無量百千衆生發聲聞辟支佛心復有無量人得須陁洹果乃至阿羅漢道復有無量百千萬億菩薩摩訶薩不久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當知如來今者眞是孝養父母
또 보살은 본래 어머니의 덕을 알았으니, 그 본래의 서원으로 이렇게 여래의 몸을 낳으셨으며, 여래를 낳음으로써 본래의 서원은 원만하여졌지만 그 예배는 받아 낼만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돌아가셨느니라.”
그때 대중들은 소리를 같이하여 마야를 찬탄하였다.
“장하십니다, 마야여.
여래를 낳으실 수 있었으므로 하늘과 사람의 세간에서 비교할 이가 없으십니다.”
013_0187_c_07L復次菩薩本知母人之德以其本願如是生如來身以生如來滿本願故不堪受其禮故因其將終爾時大衆異口同音讚歎摩耶善哉摩耶得生如來天人世閒無與等者
그때 달바마라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길이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야부인은 어떠한 공덕을 닦았고, 무슨 인연 때문에 여래를 낳을 수 있었나이까?”
013_0187_c_12L爾時闥婆摩羅卽從座起偏袒右肩胡跪合掌而白佛言世尊摩耶夫人修何功德以何因緣得生如來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분별(分別)하고 해설하리라.”
013_0187_c_15L佛言善聽吾當爲汝分別解說
013_0188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랜 과거의 헤아릴 수 없는 겁 전에 어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명호는 비바시(毘婆尸)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었느니라.
세상에 출현하시고 내지 정법과 상법이 없어지고 나서 그때에 바라나(波羅奈)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성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성소유거(聖所遊居)라는 산이 있었느니라.
백천의 벽지불이 이 산중에서 살았기 때문이요, 한량없는 5통(通)의 신선들이 역시 그 안에 살았으므로, 많은 신선과 성인이 그 안에 살았다고 하여 성유거산이라 불렀느니라.
그 산에는 한 신선이 남쪽 굴에 살았고, 또 한 신선이 북쪽 굴에 살았었는데, 두 분이 있는 산 중간에 한 샘물이 있었으며, 그 샘물의 곁에 하나의 편편한 돌이 있었느니라.
013_0187_c_16L佛言乃往過去久遠不可計劫有佛出世號毘婆尸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世尊出現於世乃至正法像法滅已爾時有國號波羅柰去城不遠有山名曰聖所遊居以有百千辟支佛住此山中故無量五通神仙亦住其中以多仙聖止住其中故號聖遊居山其山有一仙人住在南窟復有一仙住在北窟二山中閒有一泉水其泉水邊有一平石
그때 남쪽 굴의 신선이 이 돌 위에서 옷을 빨고 발을 씻은 뒤 있던 곳으로 돌아갔는데, 떠나간 뒤에 얼마 되지 않아 한 마리의 암사슴이 와서 샘물을 마시고, 다음에는 옷을 빤 곳에 이르러 곧 이 돌 위에 옷을 빤 땟물을 마시고, 이 옷의 땟물을 마신 뒤에는 머리를 돌려 자기의 소변보는 곳을 핥았느니라.
013_0188_a_04L爾時南窟仙人在此石上浣衣洗足便還所止去後未久有一雌鹿來飮泉水次第到浣衣處卽飮是石上浣垢衣汁飮此衣垢汁已迴頭反顧自舐小便處
암사슴은 곧 임신하여 달이 차서 해산하게 되었는지라, 사슴이 해산할 적에는 반드시 본래 임신하게 되었던 곳으로 돌아오는 법이었으므로, 곧 샘물 가로 돌아와 본래의 돌 위에 서서 슬피 울고 뒹굴다가 한 계집아이를 낳았는데, 그때에 신선이 이 사슴이 슬피 울며 크게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느니라.
그때 남쪽 굴의 신선은 이 사슴이 크게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며 곧 나가 보았더니, 이 암사슴이 한 계집아이를 낳았는데, 어미사슴은 누워서 핥다가 신선이 오는 것을 보고는 문득 버리고 떠나갔느니라.
013_0188_a_09L爾時雌鹿尋便懷妊月滿產生鹿產生法要還向本得胎處卽還水邊本石上悲鳴夗轉產生一女爾時仙人聞此鹿悲鳴大喚爾時南窟仙人聞是鹿大悲鳴聲心生憐愍卽出往見此雌鹿產生一女爾時鹿母夗轉舐之見仙人往便捨而去
신선이 이 계집아이를 보니 형상이 단정하고 사람으로서의 상호가 완전히 갖추어졌으므로, 이 일을 보고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 곧 풀 옷으로 싸고 닦아서 데리고 돌아가 뭇 묘한 열매를 따 주며 철을 따라 보호하여 기르니, 점점 자라고 커서 나이 열네 살이 되었느니라.
그 아버지는 사랑하고 생각하여 언제나 재에 파묻어 놓은 불을 꺼지지 않게 시켰는데, 갑자기 하루는 마음에 조심함이 없어서 불을 꺼지게 하였으므로 그 아버지가 심하게 몇 번 꾸짖고 나서 그 딸에게 말하기를 ‘내가 너를 기른 이래로 이 불을 꺼지게 한 일이 없었는데, 너는 오늘 어쩌다가 꺼지게 하였느냐. 북쪽의 굴에 불이 있을 터이니 네가 가서 가져오너라’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8_a_16L爾時仙人見此女兒形相端正人相具足見是事已心生憐愍卽以草衣裹拭將還採衆妙果隨時將養漸漸長大至年十四其父愛念常使宿火令不斷絕忽於一日心不謹愼便使火滅其父苦責數已語其女言我長身已來未曾使此火滅汝今日云何令滅北窟有火汝可往取
013_0188_b_01L녹녀(鹿女)는 곧 아버지의 분부대로 북쪽의 굴로 나아갔는데, 걸으면서 발을 들어 올릴 적마다 모두 연꽃이 났으므로 그 발자국을 따라 줄을 지어 차례로 되어 마치 길거리와 같이 되었느니라.
북쪽의 굴에 가서 그 신선에게 조그마한 불을 빌었더니, 그때에 신선은 이 여인의 복덕이 이와 같아서 발아래 연꽃이 나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불을 얻으려면 너는 오른편으로 나의 굴을 돌되, 일곱 번을 채워야 한다’라고 하였더니, 줄을 지어 차례대로 똑똑하고 분명하게 그가 발을 드는 대로 모두 연꽃이 났으므로 일곱 바퀴를 돌린 뒤에 그 여인에게 말하기를 ‘불을 얻으려면 다시 이 오른편에서 되돌아갔다 와야 너에게 불을 주리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8_b_01L爾時鹿女卽隨父教往詣北窟步步擧足皆生蓮花隨其蹤迹行伍次第似街陌往至北窟從彼仙人乞求少爾時仙人見此女人福德如是足下生於蓮花報言欲得火者汝當右遶我窟滿足七帀行伍次第了了分隨其擧足皆生蓮花遶七帀已其女言欲得火者復當在此右邊還歸去者當與汝火
녹녀는 불을 얻기 위하여 분부대로 하고서 떠나갔는데, 그 여인이 떠난 뒤에 얼마 되지 않아서 바라나왕이 여러 대신과 백천만의 대중을 거느리고 앞뒤로 둘러싸여 천 대의 수레와 만 마리 말로써 산에 들어와 사냥을 하였느니라.
달아나는 사슴 떼를 쫓다가 바라나왕은 혼자 이름 있는 코끼리를 타고 북쪽 굴의 신선의 처소에 가 닿았는데, 그 연꽃이 굴의 둘레에 줄을 지어 있는 것을 보았느니라.
대왕은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찬탄하기를 ‘장하고 장하십니다. 대덕 신선이시여, 위대한 신선의 길잡이시여. 복덕이 높고 뛰어나셔서 그 일이 이와 같으십니다’라고 하였다.
013_0188_b_10L爾時鹿女爲得火故隨教而去其女去後未久之閒波羅柰王將諸大臣百千萬衆前後圍遶千乘萬騎入山遊獵馳逐群鹿波羅柰王獨乘名象往到北窟仙人所見其蓮花遶窟行爾時大王心生歡喜歎言善哉大德神仙大仙導師福德巍巍事如是
013_0188_c_01L신선이 왕에게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이 연꽃은 내가 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더니, 왕이 말하기를, ‘큰 스승께서 아니하셨으면 바로 누가 한 일입니까’라고 하므로, 대왕에게 대답하기를, ‘바로 남쪽 굴 신선이 기르는 외동딸이니, 맵시가 단정하고 상호를 두루 갖춘 것이 세간에는 있기 어려운데, 그 딸이 다닐 때에는 그의 발을 따라 아래서 모두 연꽃이 피어납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이 이 말을 듣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곧 남쪽의 굴로 가서 그 신선을 뵙고 땅에 엎드려 발에 예를 올리자, 신선이 곧 나와서 문안하여, ‘대왕이시여, 먼 길을 오시느라 피곤하지는 않으셨습니까’라고 하므로, 대왕이 신선에게 말하기를 ‘당신에게 딸이 있다고 들었는데, 혼인하고 싶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8_b_18L爾時仙人卽白王言大王當知此蓮花者非我所能王言非大師者是誰所爲報言大王是南窟仙人生育一姿容端正人相具足世閒難有女行時隨其足下皆生蓮花王聞是心生歡喜卽往南窟見彼仙人面禮足爾時仙人卽出問訊大王涉途路得無疲極爾時大王報仙人聞君有女欲求婚姻
신선이 대왕에게 대답하기를, ‘저에게 이 외동딸이 있기는 하지만 어리고 슬기가 없어서 아는 바가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이 깊은 산에 살았으므로 아직 인간의 일을 익히지 못했고 풀과 열매만 먹었습니다. 왕은 이제 어떻게 사랑하여 취하고자 하십니까? 또 이 아이는 짐승에게서 낳았습니다’라고 하고, 이전의 일을 왕에게 자세히 말하였으나 왕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더라도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그 아버지에게 묻기를, ‘녹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하므로, 대왕에게 대답하기를, ‘이 풀의 굴에 있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대왕이 곧 굴 안으로 들어가서 그 녹녀를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며 즉시 향의 탕에 목욕시키고 훌륭한 옷과 백 가지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큰 이름 있는 코끼리에 태우고 백천 명이 인도하고 따르며 풍악을 잡히면서 본국으로 돌아가니, 그때에 녹녀는 태어난 이후로 이러한 대중을 본 일이 없었으므로, 마음에 놀라고 두려워하였느니라.
013_0188_c_04L爾時仙人報大王言貧身有此一女稚小無知未有所識少小已來住此深山未閑人事服草食果王今云何乃欲顧錄又此女者畜生所生卽以上事向王具說王言雖爾無苦問其父言鹿女者今在何許報言大王此草窟爾時大王卽入窟中見其鹿心生歡喜卽以沐浴香湯名衣上百寶瓔珞莊嚴其身乘大名象千導從作倡伎樂還歸本國爾時鹿女從生已來未曾見如此大衆心驚怖懼
그때에 그의 아버지는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멀리 딸을 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으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멀리서 나의 딸을 살펴보다가 멀리 떠나가서 나타나지 않으면 본래의 처소로 돌아가리라’ 하다가, 슬피 부르짖으며 괴로워하다가 울먹이면서, ‘나는 이 딸을 기르면서 나와 멀리 이별할 줄 몰랐었다’ 하고 또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여기 서서 딴 데로 가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만약 나의 딸이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다가 내가 보이지 않으면 딸이 근심하고 괴로워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고서 한참 동안을 우두커니 섰었더니, 딸은 떠나가고 나타나지 않았으며, 마침내 되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013_0188_c_16L爾時其父上高山頂遙看其女目不暫捨而作是念我今遙觀我女遠去不現當還本處悲號懊惱流淚滿目我生育此女未有所知與我遠別作是念我今住此不應餘轉何以故若我女反顧後望不見我者令女憂佇立良久女去不現竟不迴顧
013_0189_a_01L그러자 그 아버지는 괘씸하게 여기어 말하기를 ‘짐승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을 잊을 수가 없구나. 내가 어릴 적부터 길러서 이제 어른이 되었는데, 왕을 생각하고서 배반하여 버리다니’라고 하고, 곧 굴속으로 들어가서 주문을 외우며 그 딸을 저주하기를, ‘왕이 만약 너를 만나서 박대하면 그대로 말할 것 없거니와, 만약 왕이 예로써 너를 대접한다 해도 당연히 퇴짜를 맞아서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되어라’라고 하였느니라.
013_0188_c_23L爾時其父心生恚恨而作是言畜生所生故不妄也我小長養今得成人爲王所念而反孤棄卽入窟中誦持呪術而呪其女王若遇汝薄者皎然不論若王以禮待接汝者當令退沒不果所願
그때 바라나왕은 궁전에 이른 뒤에 혼례를 올려 첫 번째로 삼았으니, 녹녀부인(鹿女夫人)이라 하였는데, 여러 작은 나라의 왕과 온 벼슬아치며 신하들이 모두 와서 축하하므로 왕은 이를 보고서 마음이 기뻤느니라.
오래지 않아 수일 만에 임신을 하였으므로, 왕은 몸소 부인에게 공양하며 평상ㆍ침구ㆍ음식을 모두 가늘고 부드럽게 하면서, 열 달이 차면 그가 아들을 낳아서 나라의 왕위를 계승하기를 바랐는데, 달이 차서 해산을 하되 한 송이 연꽃을 낳으니, 신선의 주문 힘으로 왕을 성내게 하였으므로 말하기를, ‘짐승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을 잊을 수가 없구나’라고 하면서 왕은 즉시 그 부인을 직위에서 물리치고 그 연꽃은 사람을 시켜서 버리게 하였느니라.
013_0189_a_06L爾時波羅柰王到宮殿已拜爲第一名曰鹿母夫人諸小國王百官群臣皆來朝賀王見此已心生歡喜未久數日便覺有娠王自供養夫人牀臥飮食皆令細軟至滿十月望其生男紹係國位月滿產生生一蓮花仙人呪力令王瞋恚而作是言畜生所生故不妄也王卽退其夫人職其蓮花者使人遺棄
그 후 여러 날 만에 바라나왕이 여러 신하들을 데리고 후원 안에 들어가 재미있게 놀며 구경하고 풍악을 잡히는데, 그 코끼리와 말이며 여러 역사(力士)들이 싸움을 하다가 그 중에 첫째가는 큰 역사가 비틀거리다 넘어지면서 발로 땅을 차니 땅이 모두 진동하며 연꽃의 못까지 움직였느니라.
그 꽃못[華池]의 가에는 큰 산호(珊瑚)가 있었고, 산호 아래에 한 송이 연꽃이 물 가운데서 솟아 나왔는데, 그 꽃에 붉고 미묘한 광명이 있었으므로 왕이 이 꽃을 보고 마음이 기뻐서 여러 신하들에게 묻기를, ‘이 꽃은 전에 없었던 것이다’ 하고, 곧 심부름꾼을 시켜서 못에 들어가 가져오게 하였느니라.
013_0189_a_15L其後數日波羅柰王將諸群臣入後園中遊戲觀看作倡伎鬪其象馬幷諸力士中有第一大力士踉䠙顚蹶以足蹴地地皆震動動蓮花池其花池邊有大珊瑚於珊瑚下有一蓮花逬墮水中其花紅赤有妙光明王見此花心生歡喜問群臣言如此花者未曾有也卽使使者入池取之
013_0189_b_01L그 꽃에는 두루 갖추어서 5백의 잎사귀가 있었고, 하나의 잎사귀 아래에는 어린아이가 하나씩 있었는데 얼굴과 머리가 단정하여 형상이 아름답고 고왔으므로, 그때에 심부름꾼이 나아가 왕에게 아뢰기를, ‘이 꽃은 전에는 없었습니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그 연꽃에는 5백의 잎사귀가 갖추어져 있고 하나의 잎사귀 아래에는 한 명의 하늘 어린아이가 있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놀라고 털이 곤두서는지라 감탄하며 그 까닭을 심부름꾼에게 묻기를, ‘그것이 사실이냐. 이것은 바로 나의 녹모부인이 낳은 꽃이 아니더냐’ 하고는, 곧 하인[靑衣]에게 묻기를, ‘녹모부인이 낳았던 꽃은 어디다 버렸느냐’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대왕이시여, 이 못가 큰 산호 아래 묻었나이다’라고 하므로, 왕은 그 일이 진실인 것을 살피어 녹모부인에게서 낳은 것인 줄 알았느니라.
013_0189_a_23L其花具足有五百葉於一葉下有一童男面首端正形狀妙好爾時使者卽前白王此蓮花者未曾有也大王當知其蓮花者具五百葉於一葉下有一天童男王聞此語驚毛豎慨歎所以問使者言審實爾此非是我鹿母夫人所生花也問靑衣鹿母夫人所生花者遺棄何答言大王埋此池邊大珊瑚下審實其事知鹿母夫人所生
왕은 몸소 궁중에 들어가 녹모부인을 향하여 자신을 꾸짖고 허물을 뉘우치면서, ‘내가 진실로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어진 이를 모르고 함부로 미워하고 천히 여겼으며 부인을 배반하였습니다’라고 하고, 참회하고 빈 뒤에 도로 본래의 직위에 회복시켰느니라.
왕은 크게 기뻐하여 여러 신하와 작은 나라의 왕이며 바라문들이며 상(相)을 보는 이들을 불러서 모두가 모이자, 5백의 태자들을 안고 여러 관상 보는 이들에게 길흉을 점치게 하였더니, 괘(卦)에 이르기를, ‘도덕이 귀의할 바이므로 나라가 그 복을 입겠으며, 만약 집에 있으면 4해(海)가 공경하고 귀신이 보호하겠고, 만약 집을 떠나면 반드시 나고 죽음을 끊고 욕심의 흐름을 뛰어넘어 나고 죽음의 바다를 건너서 3명(明)과 6통(通)을 얻고 네 가지 도의 과위를 갖출 것입니다’라고 하므로, 왕은 이 말을 듣고 더욱더 기뻐하면서 곧 국토에 널리 선포하여 5백 명의 유모(乳母)를 고르게 하였느니라.
013_0189_b_09L王自入向鹿母夫人自責悔過而作是言我實愚癡無智不識賢良橫生惡賤違逆夫人懺謝訖已還復本位王大歡喜召諸群臣諸小國王幷諸婆羅門相師一切集會抱五百太子使諸相師占相吉凶卦曰道德所歸國蒙其福若在家者四海顒顒鬼神保之若出家者必斷生死超度欲流越生死海獲得三明六通具四道果王聞是語遂增歡喜卽遍宣令國土選取五百乳母
013_0189_c_01L그때 녹모부인이 대왕에게 말하기를, ‘왕께서는 국토를 요란하게 하면서 유모들을 부르시지 마십시오. 왕은 궁중에 자신의 5백 명의 부인이 있으십니다. 여러 부인들이 제가 아들 낳는 것을 시새웠으니, 왕은 이제 태자 하나씩을 하나의 부인에게 주어서 그의 젖을 먹게 하면 그의 아들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자, 왕이 부인에게 대답하기를, ‘5백 명의 부인들은 언제나 시새움을 품고 녹모를 괴롭히며 해쳤으므로, 녹모가 이제 나에게 매를 때려 내쫓고 그들의 생명을 빼앗으라 하여도 부인을 거스르지 못하겠거늘, 부인은 이제 어째서 원망하고 싫어하는 그들 가운데 주라고 하는 것이오. 이 일은 매우 하기 어렵소’라고 하였지만, 또 다시 하늘과 땅의 은혜를 열어서 그 태자들을 그 부인들에게 주었느니라.
013_0189_b_20L爾時鹿母夫人白大王言王莫耗擾國土召諸乳母王宮中自有五百夫諸夫人者妒我生男王今可以一太子與一夫人令其乳哺非其子耶王報夫人五百夫人常懷嫉妒惱害鹿母鹿母今者欲令我鞭打杖策出驅遣奪其命者不逆夫人夫人今者云何於怨嫌中放捨此事甚難及又復能開天地之恩以其太子與諸夫人
그때 5백 명의 부인들은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녹모부인이 우리에게 안온과 쾌락을 베풀고, 또 어떻게 태자까지 우리에게 주실까’ 하고, 기뻐함이 한량없었으며, 한량없는 백천의 대중들도 이 일을 듣고서 마음에 기뻐하며 모두가 도(道)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013_0189_c_07L爾時五百夫人心大歡喜鹿母夫人施我安隱快樂云何復能以太子與歡喜無量爾時無量百千大衆聞是事已心生歡喜皆發道心
013_0190_a_01L대왕이 부인에게 말하기를, ‘일찍이 없었던 일이오. 나는 당신에게 미칠 수 없습니다’라고 하자, 부인이 말하기를, ‘탐내고 성을 내는 것은 모두가 시샘 탓입니다. 나쁜 마음으로 헐뜯으면 참아주고 화가 나서 헐뜯으면 따라줌으로써 저는 나서부터 일찍이 온갖 물건들과 더불어 다투어 본 일이 없습니다. 여러 부인들이 스스로 괴로워하고 해치는 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밤에 가다가 나무 등걸을 보고 문득 도둑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거나 혹은 악한 귀신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기도 하여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도망하다가 혹은 높은 바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물과 불에 들어가기도 하며 가시덤불과 우거진 숲에서 몸을 다치고 깨뜨리기도 하는데 망령된 생각으로 인하여 이와 같은 재앙과 해를 받는 것처럼 일체 중생도 역시 그러합니다. 스스로 살다가 스스로 죽는 것은 마치 누에가 고치를 치는 것 같고 부나방이 등불에 날아드는 것과 같아서 몰아대는 이가 없는데도 온갖 악행을 망령된 생각에서 일으키니, 여러 부인들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저는 이제 그 여러 어리석은 이들과 다툼을 일으키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하였느니라.
5백 명의 부인들은 곧 나아가 녹모부인에게 예배하고 자신들의 허물을 빌고 뉘우치면서 녹모부인을 받들어 섬기되 마치 성현의 은혜를 받은 것같이 여기고 어머니와 누이인 듯 여겼으며, 기르는 태자는 낳은 아들과 다름없이 여겼느니라.
013_0189_c_11L爾時大王報夫人言未曾有也吾不及汝夫人言貪恚所生皆由嫉妒惡以忍諫怒以順我從生已來未曾與物共諍諸夫人者自生惱害譬如有人夜行見杌便起賊想或起惡鬼之想尋時驚怖四散馳走或投高巖或覆水火荊棘叢林傷壞身體因妄想故禍害如是一切衆生亦復如是自生自死如蠶處繭如蛾赴燈無驅馳者一切衆惡從妄想起諸夫人者亦復如是我今不應與彼群愚起諸諍訟五百夫人卽前禮鹿母夫人謝悔過奉事鹿母如蒙賢聖如母姊所養太子如所生不異
5백 태자가 점점 나이 들고 커지니 하나하나 태자의 힘이 천 명을 대적할 만하였는데 이웃 나라가 반역하여 복종하지 않으면 몸소 가서 정벌하되 네 가지 병사들을 일으키지 않았으므로 국토가 편안하고 고요하여 천신들도 기뻐하였으며, 바람과 비는 때에 알맞아 풍년이 들고 인민들은 왕성하였느니라.
때에 5백의 태자들은 큰 이름 있는 코끼리를 타고 숲과 들을 유람하며 재미있게 놀면서 마음대로 쾌락을 누림이 이루 헤아리기 어려웠으며, 부모가 사랑하고 생각함이 마치 눈을 보호하듯 하였느니라.
013_0190_a_02L時五百太子年漸長大一一太子力敵一千國反叛不賓屬者自往伐之不起四國土安隱天神歡喜風雨以時民豐壤熾盛時五百太子乘大名象林野觀看遊戲自恣快樂難量父母愛念如護眼目
5백의 태자가 점점 나이 들고 커서 훗날 어느 한 때에 한군데 모여 연꽃의 못가에 앉아 그 모습이 물 밑에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 때에 여러 태자들이 함께 서로가 말하기를, ‘온갖 법은 마치 눈속임 같고 허깨비 같고 꿈에서 본 것과 같고 물속의 형상과 같아서 진실이 없는 것처럼 우리들도 이제 역시 그와 같구나. 비록 또 뛰어나고 높으며 깊은 궁중에 살면서 다섯 가지 욕심을 제멋대로 한다하더라도 한창인 나이와 아름다운 빛깔은 오래 보존할 수 없느니라. 물건이란 이루어졌다가 무너짐이 있고 사람이란 났다가 죽음이 있으므로, 젊음도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늙음이 있게 되고, 음식도 조절하지 않으면 반드시 병이 나게 되며, 백 년의 수명도 반드시 죽게 되리라’고 하였다.
013_0190_a_08L爾時五百太子年漸長大於後一時集一處坐蓮花池邊見其形容水底影現時諸太子共相謂言一切諸法如幻如化如夢所見如水中形體無眞實我等今者亦復如是雖復豪尊處在深宮五欲自恣壯年美色不可久保物成有敗人生有死少壯不久會當有老飯食不節會得有病百年壽命會當有死
여러 태자들은 근심하고 언짢아하면서 음식도 먹지 않고 곧 궁전에 돌아와 부모에게 아뢰기를, ‘세계는 모두가 고통이어서 즐거울 만한 것이 없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제 저희들이 출가를 허락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므로, 왕이 태자에게 대답하기를,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일체에 똑같이 있거늘, 너희들은 어째서 혼자 근심하느냐’라고 하자, 부왕에게 아뢰기를, ‘다시 죽으면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날 수 없으므로 저희들의 정신을 수고롭게 해서 다섯 갈래를 두루 돌 것입니다’라고 하는지라, 왕은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곧 허락하였느니라.
어머니가 아들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이 출가하되, 나를 버리고 멀리는 가지 말라. 뒷동산은 그 안이 깨끗하여 숲과 나무가 무성하니, 네 가지 공양을 모자라게 하거나 적게 하지 않으리라’고 하였다.
013_0190_a_16L諸太子卽愁憂不樂不能飮食卽還宮殿白父母言世界皆苦無可樂者父母今者聽我等出家王報太子生老病一切共有汝何以獨愁白父王言不能復以死受生勞我精神周遍五王不忍拒卽便聽許母報子言出家者莫捨我遠去可於後園中淸淨林木茂盛四事供養不令乏
013_0190_b_01L태자들은 곧 출가하되 그의 어머니의 청을 받아 뒷동산 안에 머물렀으며, 하나하나의 태자가 모두 벽지불의 도를 얻었느니라.
이렇게 차례로 499 명의 태자가 모두 도의 과위를 얻고서 궁중으로 나와 부모님 앞에 이르러 아뢰기를, ‘출가의 이익을 이제 이미 얻었습니다’라고 하고, 여러 비구들은 몸이 허공에 오르더니 동쪽에서 솟았다가 서쪽으로 가라앉고 서쪽에서 솟았다가 동쪽으로 없어지며, 남쪽에서 솟았다가 북쪽으로 가라앉고 북쪽에서 솟았다가 남쪽으로 없어졌으며, 혹은 큰 몸이 되어 허공에 가득 차기도 하고 다시 한 몸이 한량없는 몸이 되기도 하였으며, 혹은 몸 위에서 물을 내고 몸 아래서 불을 내기도 하며, 몸 아래서 물을 내고 몸 위에서 불을 내기도 하면서 그의 부모를 위하여 갖가지로 신통 변화를 지은 뒤에 곧 몸을 태우며 열반하였느니라.
녹모부인은 몸의 뼈를 거두어 가져다 뒷동산에 499개의 탑을 일으켜서 공양하였는데, 맨 끝의 태자도 90일이 지난 뒤에 역시 벽지불의 도를 얻고서 부모를 위하여 큰 신통 변화를 나타내고, 신통변화를 나타낸 뒤에는 곧 열반하였으니, 그 어머니는 몸의 뼈를 거두어 가져다 탑을 일으켜 공양하였느니라.
013_0190_b_02L時諸太子卽便出家受其母請後園中一一太子皆得辟支佛道是次第四百九十九太子皆得道果往詣宮中至父母前報言父母出家利益今已獲得時諸比丘身昇虛空東踊西沒西踊東沒南踊北沒北踊南沒或作大身滿虛空中復以一身作無量身或身上出水身下出火身下出水身上出火爲其父母作種種神變卽便燒身取般泥洹時鹿母夫人收取身骨於後園中卽起四百九十九塔供養最小太子過九十日已亦得辟支佛道亦爲父母現大神變現神變已卽取泥洹爾時其母收取身骨起塔供養
013_0190_c_01L그때에 녹모부인은 뭇 이름 있는 향들을 사르고 미묘한 풍악을 잡히며 날마다 뒷동산에 들어가서 이 5백의 벽지불 탑에 공양하였는데, 그 탑의 앞에서 근심하고 언짢아하면서 말하기를, ‘내가 비록 이 5백의 태자를 낳았고, 또 출가를 시켰다 하더라도 보리 마음을 낸 사람은 하나도 없도다’라고 하고, 곧 서원을 세우되 ‘저는 이 5백의 벽지불을 공양하고 5백의 탑을 일으켜서 사리를 공양한 공덕을 모두 회향(廻向)하여 널리 일체 중생들에게 미치리니, 제가 장차 오는 세상에서는 보리의 마음을 낼 수 없는 많은 아들은 낳지 말고 다만 한 아들일망정 도의 마음을 낼 수 있는 이를 낳아서 그 세상에서 출가하여 일체지(一切智)를 얻게 하소서’라고 하였느니라.”
013_0190_b_15L爾時鹿母夫人燒衆名香作妙伎樂日日入後園中供養是五百辟支佛於其塔前愁憂不樂而作是言雖生是五百太子雖復出家而無一人能發菩提之心卽立誓願我供養是五百辟支佛幷起五百塔供養舍利功德悉以迴向普及一切衆生我來世不用多生諸子而不能發菩提之心但生一子能發道心現世出得一切智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녹모부인이 바로 지금의 마야부인이니, 마야부인이 5백의 벽지불을 공양하고 한량없는 선한 업을 닦았기 때문에 이제 여래의 몸을 낳게 되었느니라.”
013_0190_c_02L佛告阿難爾時鹿母夫人者今摩耶夫人是摩耶夫人供養五百辟支佛及修無量善業是故今者得生如來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백천의 사람과 하늘들이 첫 번째 도의 과위에서 베 번째 과위까지 얻었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013_0190_c_06L佛說此法時有無量百千人天初道果乃至四果有無量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야부인은 지나간 세상에 무슨 업행(業行)을 지었기에 짐승에게서 사슴의 딸로 태어난 것입니까?”
013_0190_c_08L爾時阿難白佛言世尊摩耶夫人過去世時造何業行生畜生中爲鹿女
013_0191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내가 너를 위하여 마야부인의 전생의 행업 인연을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오랜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그때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명호는 비바시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 세존이었느니라.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시고, 열반하신 뒤의 상법 동안에, 그때 바라나라는 나라가 있었고 그 나라에 한 바라문이 있어서 오직 딸 하나만을 낳았는데, 그의 아버지가 죽자 바라문의 부인은 이 딸을 양육하여 해가 갈수록 자라고 컸으며, 그 집에는 오직 하나의 과수원만이 있었는지라 그 어머니는 딸에게 과수원을 지키도록 하면서 자기는 가서 음식을 구하여 자기가 먹은 뒤에 그 딸에게 밥을 가져다주었느니라.
날마다 이와 같이 하다가 그 어머니는 어느 날 일이 밀리어 늦어져서 때가 지나도록 가져다주지 못하였는데 그 딸은 늦음을 걱정하다가 몹시 배고프고 목이 마르는지라 곧 성을 내며 말하기를, ‘우리 어머니는 오늘 무슨 일 때문에 나에게 밥을 주지 않고 와서 보지도 않는 걸까’ 하고는 번민하며 한탄을 두 번 세 번 하다가, 이윽고 다시 성을 내어 말하기를, ‘우리 어머니는 이제 짐승보다 못하다. 내가 보건대, 짐승인 들판의 사슴도 새끼의 굶주리는 때를 마음에서 버리지 못하더라’고 하였느니라.
013_0190_c_11L佛告阿難善聽吾當爲汝分別解說摩耶夫人宿世行業因緣乃往過去無量阿僧祇劫爾時有佛出世毘婆尸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在世教化滅度之後於像法爾時有國號波羅柰其國有一婆羅門唯生一女其父命終婆羅門婦養育此女年轉長大其家唯有一果其母以女守園自往求食旣自食後爲其女而送食分日日如是母一日而便稽遲過時不與其女悒飢渴所逼而便恚心言我母今日何因緣故不與我食不來見看乃至煩惋再三尋復恚言我母今者不如畜生我見畜獸野鹿子飢渴時心不捨離
이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머니가 밥을 가지고 왔는지라 바로 먹으려 하는데, 어느 한 벽지불 사문이 남쪽으로부터 공중을 날아서 북쪽으로 지나가므로, 그때에 그 딸이 이 비구를 보고서 마음으로 기뻐하며 곧 일어나서 합장하고 땅에 엎드려 예를 올리어 청하면서, 그를 위하여 깨끗한 자리를 깔고 좋고 아름다운 꽃을 가져다가, 자기 몫의 밥을 줄여 비구에게 받들어 보시하였더니, 비구는 먹은 뒤에 그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하며 보여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그 딸은 곧 원을 세우되, ‘원컨대 저는 오는 세상에 성현을 만나 예배하여 섬기고 공양해서, 제 얼굴이 단정하고 지위가 높고 영화롭고 뛰어나고 귀하게 하시고, 만약 거닐어 다닐 때면 연꽃이 발을 받들게 하소서’라고 하였느니라.”
013_0191_a_04L如是未久母持食至正欲飮食有一辟支佛沙門從南方來飛空北爾時其女見此比丘心生歡喜起合掌頭面作禮卽便請之爲敷淨取好妙花減其食分奉施比丘丘食已爲說妙法示教利喜爾時其女卽發願言願我來世遭遇賢聖事供養使我面首端正尊榮豪貴經行時蓮花承足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딸이 바로 지금의 녹모부인인데, 그 한 가지 음식을 깨끗한 꽃으로 위를 덮어서 벽지불에게 보시하였는지라 5백 세상 동안에 높고 영화롭고 뛰어나서 옷과 밥이 저절로 있었고 연꽃이 발을 받들었으며, 서원한 힘의 인연으로 이제 5백의 벽지불을 만나서 예배하고 섬기며 공양하였거니와, 그때에 한 번 나쁜 말을 하여 그 은혜를 모르고서 어머니를 헐뜯고 짐승같다고 말을 하였으므로, 이 욕설한 인연으로 5백의 몸을 사슴의 배 속에서 나게 되었느니라.”
013_0191_a_12L佛告阿難爾時女者鹿母夫人是其一食淨花覆上施辟支佛五百世中尊榮豪貴衣食自然蓮花承足力因緣今得値五百辟支佛禮事供爾時以一惡言不知其恩毀罵其喩如畜生以是惡口因緣五百身中生鹿腹中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인간의 세상에서 재앙과 불화는 입으로부터 생기니, 입을 지키기를 사나운 불보다 더하여야 하느니라.
사나운 불은 훨훨 타서 한 세상만을 태울 수 있으나 나쁜 말은 훨훨 타서 수없는 세상을 태우며, 사나운 불은 훨훨 타서 세간의 재물만 태우지만 나쁜 말은 훨훨 타서 일곱 가지 거룩한 재보[七聖財]를 태우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일체 중생의 재앙과 불화는 입으로부터 나오므로, 입과 혀는 몸을 패는 도끼요 몸을 없애는 재앙이니라.”
013_0191_a_19L佛告阿難人生世閒從口生當護於口甚於猛火猛火熾然能燒一世惡口熾然燒無數世火熾然燒世閒財惡口熾然燒七聖是故阿難一切衆生禍從口出舌者鑿身之斧滅身之禍
013_0191_b_01L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실 때에, 천의 우바새와 우바이가 입의 허물을 조심하고 지켜서 곧 첫 번째 과위를 얻었고, 또 한량없는 비구와 비구니가 첫 번째 도의 과위에서 네 번째 과위까지 얻었으며,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들이 모두 아뇩다라샴먁삼보리의 마음과 내지 벽지불의 마음을 내었고, 일체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고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013_0191_b_01L佛說此經有千優婆塞優婆夷愼護口過得初果復有無量比丘比丘尼得初道果乃至四果無量人天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乃至辟支佛心一切大衆聞佛說法歡喜奉行作禮而去
그때에 세존께서 아난과 함께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신 뒤에 도로 성을 나오시는데, 성문 밖에 크고 깊은 구덩이가 있었으므로 왕사성 사람들은 대변과 소변을 등에 메고 가져다 이 구덩이 안에 버렸으며, 비로 인한 나쁜 물까지도 역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이 넓은 물 안에 한 마리 벌레가 있었는데, 그 형상은 사람과 비슷하였으나 손발이 여러 개였다. 멀리서 여래를 보고는 머리를 들고 물에서 나오더니 여래를 보면서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으므로, 여래께서 보시고는 가엾이 여기시어 슬픈 듯 언짢아하시며, 곧 기사굴산으로 돌아오셨다.
013_0191_b_07L爾時世尊與阿難入王舍城乞食已還出城於城門外有大深坑時王舍城人擔持大小便利棄是坑中天雨惡水亦入其中爾時此洸水中有一其形似人衆多手足遙見如來頭出水視於如來流淚滿目如來見愍而哀傷慘然不悅卽還耆闍崛
그때 아난이 니사단(尼師檀)1)을 깔자 여래께서 그 위에 가부하고 앉으시니, 아난이 대중들의 마음을 자세히 살피며 여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아까 보셨던 넓은 물속의 벌레는 전생에 무슨 업행을 지었기에 이 물 속에 산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또 어느 때에야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013_0191_b_15L爾時阿難敷尼師檀如來坐上加趺坐爾時阿難觀察衆心問如來世尊向所見洸屎中虫者先世造何業行生此水中爲幾時耶復於何時當得解脫
013_0191_c_01L부처님께서 아난과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말하리라.
아난아, 오랜 과거 한량없는 천 겁 전에 그때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어 교화하신 뒤에 열반하셨는데 열반하신 뒤의 상법 동안에 어느 한 바라문이 절을 만들어서 뭇 승가를 공양하였느니라.
어떤 단월이 소유(酥油)2)를 많이 보냈는데 때에 객 비구들이 와 있었으므로 일을 맡은 유나(維那)가 마음으로 성을 내며 객승이 많이 오는 것을 싫어하여 소유를 숨겨 두고 가져다주지 않는지라 객승들이 말하기를, ‘왜 소유와 꿀은 주지 않습니까’라고 하자, 유나가 대답하기를, ‘그대들은 객이요, 나는 옛날부터 있던 사람입니다’라고 하므로, 객 비구들이 말하기를, ‘이는 바로 단월이 현재 있는 승가들에게 보시한 것이오’라고 하였더니, 유나가 흉악하고 두려워할만하게 되어 욕을 하되 ‘너희들은 어째서 똥과 오줌이나 먹지 않고 어떻게 나에게서 소유를 찾는 게냐’라고 하였느니라.
이 나쁜 말 때문에 이로부터 90억 겁 동안 언제나 이 넓은 물속에 태어났으니, 그때의 유나가 바로 지금 이 넓은 물속에 벌레이니라. 이는 과거 세상에 한 번 나쁜 말로 뭇 승가를 꾸짖고 욕을 한 탓으로 한량없는 천 년 동안 이 똥 안에 머무르게 된 것이니라.”
013_0191_b_19L佛告阿難及諸大衆等善聽當爲汝說阿難乃往過去無量千劫爾時有佛出興于世教化已遷神涅槃滅度之後於像法中有一婆羅門造立僧房供養衆僧時有檀越多送酥油時有客比丘來爾時知事維那心生瞋恚嫌客僧來多匿酥油停持不與客衆僧言何不付酥油蜜耶維那答言汝客我舊客比丘言此是檀越施現前僧爾時維那兇惡可畏卽便罵詈汝何不噉屎尿云何從我乃索酥油以此惡言是已來九十億劫常生於是洸水之爾時維那者今此洸水中虫是由過去世發一惡言訶罵衆僧無量千世住此屎中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입을 지켜야 하나니, 입의 허물은 사나운 불보다 더 심하니라.
부모와 뭇 승가를 부드러운 말로써 찬탄해야 하고 언제나 그 은혜를 생각할 것이니, 뭇 승가는 삼계(三界)를 벗어나는 복밭[福田]이요, 부모는 삼계 안에서 가장 훌륭한 복 밭이니라.
왜 그러냐 하면, 뭇 승가 안에는 4쌍(雙) 8배(輩)의 열두 가지 어진 선비가 있으므로 그를 공양하면 복을 얻어서 나아가 도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요, 부모는 열 달 동안 배 안에 품었고 마른 데로 밀어서 진자리 갈아 주며 젖을 먹여 자라게 하고 키우면서 재주를 가르치고 때를 따라 보호하여 기르며, 그러다가 출가하면 닦아서 해탈을 얻고 생사의 바다를 건너서 자기도 이롭고 겸하여 일체 중생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니라.”
013_0191_c_11L佛告諸弟子當護於口口之過患甚於猛火父母衆僧宜應讚歎軟語常念其恩衆僧者出三界之福田父母者三界內最勝福田以故衆僧之中有四雙八輩十二賢供之得福進可成道父母者十月懷抱推乾去濕乳哺長大教誨技藝隨時將養及其出家修得解脫生死海自利兼利一切衆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모와 뭇 승가는 바로 일체 중생들이 두 가지 복을 심는 밭이니, 이른바 사람과 하늘은 열반과 해탈의 미묘한 과보를 이로 말미암아 이루게 되느니라.”
013_0191_c_19L佛告阿父母衆僧是一切衆生種二福田所謂人天泥洹解脫妙果因之得成
013_0192_a_01L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과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이 혹은 첫 번째 과위에서 네 번째 과위까지 얻기도 하였고, 혹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기도 하였으며, 혹은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내기도 하였으니, 저 마다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서 오른편으로 돈 뒤에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013_0191_c_21L佛說此經時無量百千衆生人及非或得初果乃至四果或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或發聲聞辟支佛各各合掌禮佛右遶歡喜而去
다음으로 또 바라나국에 어떤 한 재상인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 집은 크게 부자라 재물과 보배가 많고 넉넉하였으며, 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과 밭이며 종들이 곳곳마다 충분히 있었다.
나이 여든이 지나서야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아름다운 빛깔에 단정하고 상호를 완전히 갖추었으므로, 부모는 기뻐하며 여러 관상쟁이를 불러 상의 길흉을 점치고서 그 이름을 짓되 균제(均提)라고 하였다.
나이 일곱 살이 되자, 부모는 사랑하고 생각하여 놓아서 출가 시키려고 찰제리인제라산(刹提利因提羅山)에 나아가 여래의 처소에 이르렀다.
013_0192_a_02L復次波羅柰國有一輔相婆羅門家大富多饒財寶金銀琉璃珊瑚虎象馬牛羊田業僮僕在所充足過八十生一男兒妙色端正人相具父母歡喜召諸相師占相吉凶其立字號曰均提年始七歲父母愛放令出家往詣剎提利因提羅山至如來所
그때에 여래께서는 사부(四部)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여러 하늘과 용이며 귀신들을 위하여 널리 세상의 말씀과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말씀하고 계셨다.
때에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거의 늙은 나이에 이 아이를 낳아 길렀사온데, 세존께서는 크게 사랑하시어 일체를 널리 덮으시니, 이제 이 아이를 부처님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
013_0192_a_10L爾時如來四衆圍遶爲諸天龍鬼神大衆廣說世論及出世閒之法時婆羅門白佛言世尊垂老之年生育此兒世尊大慈普覆一切以此兒爲佛弟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야.”
이 말을 마치자마자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니, 곧 도의 과위를 얻고 3명(明)과 6통(通)이며 여덟 가지 해탈을 갖추었다.
013_0192_a_14L佛言善來比丘髮自落袈裟著身佛爲說法示教利卽得道果三明六通具八解脫
그때 아난이 대중의 마음을 자세히 살폈더니 모두가 의심이 있었으므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균제사미는 지나간 세상에 무슨 공덕을 지었고 어떠한 행업을 닦았기에 세존을 만나서 도의 과위를 얻음이 그렇게 빠른 것입니까?”
013_0192_a_16L爾時阿難觀察衆心咸皆有疑卽從坐起整衣服偏袒右肩叉手合掌佛言世尊均提沙彌過去世時作何功德修何行業値遇世尊獲得道果何以速疾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균제사미는 마침 지금만 그런 것이 아니니라. 과거 세상에 부모와 뭇 승가를 공양하고 미묘한 공덕을 닦았으며 선지식을 만났기에 지금 도의 과위를 얻은 것이니라.”
013_0192_a_21L佛告阿難均提沙彌非適今也過去世時供養父母衆僧修妙功德遇善知識今得道果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여 주옵소서.”
013_0192_b_01L阿難白佛言願佛說
013_0192_b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오랜 과거 한량없는 천년 전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명호는 비바시여래였느니라.
세상에 계시면서 교화하여 하늘과 사람을 이롭게 하시다가 교화의 인연이 다하시자 열반에 드셨는데, 열반하신 뒤 정법(正法)이 남아 있는 동안에 한 나이 젊은 비구가 있었으니 3장(臧)인 아비담장(阿毘曇藏)과 비니장(毘尼藏)과 수다라장(修多羅藏)을 통달하였으며 얼굴이 단정하고 상호가 완전히 갖추어졌으며 말솜씨와 설법에 미묘한 음성을 지녔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며 찰제리와 바라문들에게 공양을 받았느니라.
때에 어느 한 비구는 형체가 누추하고 상호가 넉넉하지 못했을 뿐더러 음성까지 무디고 무거웠으나 언제나 삼보를 찬탄하기 좋아하였는데, 그때에 삼장인 나이 젊은 비구가 그의 음성이 나쁜 것을 보고는 곧 헐뜯고 꾸짖기를, ‘이와 같은 음성은 개가 짖는 것보다 못하구나’라고 하였느니라.
013_0192_b_02L佛告阿難善聽乃往過去無量千有佛出世號毘婆尸在世教化益天人化緣已周遷神涅槃滅度之於正法中有一年少比丘通達三藏——所謂阿毘曇藏毘尼藏修多羅藏——面首端正人相具足辯才說法有妙音聲多人所識剎利婆羅門之所供時有一比丘形體麤醜人相不豐加復音聲鈍重常好讚歎三寶爾時三藏年少比丘見其聲惡卽便毀罵而作是言如是音聲不如狗吠
그러자 늙은 비구가 말하기를, ‘그대는 어째서 헐뜯고 욕을 하는가, 그대는 나를 알지 못하는가’라고 하므로, 삼장 소년이 말하기를, ‘나는 그대를 압니다. 그대는 바로 비바시부처님의 정법 동안에 마하라(摩訶羅)라는 늙은 비구입니다. 어째서 모르겠습니까’라고 하자, 마하라가 말하기를, ‘나는 할 일을 다 마치고 맑은 행을 이미 이룩하였으며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느니라’라고 하므로, 삼장 비구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놀라서 털이 곤두섰느니라.
그때 마하라가 곧 오른 손을 들고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을 널리 비추었으므로, 삼장은 곧 나아가 땅에 엎드려 얼굴을 발에 대어 예배 공경하고 가엾이 여길 것을 구하며 참회하면서 ‘제가 어리석어서 성현을 몰라보고 이런 나쁜 업을 지었나이다. 제가 오는 세상에는 착한 벗을 가까이 할 수 있고 거룩한 스승을 만나게 하시어 번뇌가 다하고 맺음이 풀리는 것이 마치 대덕과 같게 하옵소서’라고 하였느니라.”
013_0192_b_12L時老比丘言汝何以見毀罵也汝不識我三藏年少言我識汝汝是毘婆尸佛正法中摩訶羅老比丘何以不識摩訶羅言我所作已辦梵行已立受後有三藏比丘聞是語已心驚毛爾時摩訶羅卽擧右手放大光明普照十方爾時三藏卽前頭面接足禮求哀懺悔而我愚癡不識賢聖是惡業令我來世得近善友値遇聖漏盡結解亦如大德
013_0192_c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삼장 비구는 한 마디 나쁜 말로 상좌(上座)를 꾸짖었기 때문에 5백의 몸 동안 언제나 개의 몸이 되었느니라.”
일체의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 모두가 놀라고 두려워 떨면서 함께 소리 내기를, ‘괴이하고 괴이하도다. 세간의 독한 재앙은 입보다 더한 것이 없겠구나’라고 하였다.
013_0192_b_22L佛告阿難三藏比丘以一惡言訶罵上座百身中常作狗身一切大衆聞佛說皆驚戰悚俱發聲言怪哉怪哉閒毒禍莫先於口
그때 한량없는 백천의 사람들이 모두가 서원을 세우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192_c_03L爾時無量百千人皆立誓願而說偈言

설령 뜨거운 쇠 수레바퀴가
나의 이마 위에서 돌아간다 하더라도
마침내 이러한 고통 때문에
나쁜 말을 내지 아니하리라
013_0192_c_04L假使熱鐵輪
在我頂上旋
終不爲此苦
而發於惡言

설령 뜨거운 쇠 수레바퀴가
나의 이마 위에서 돌고 있다 하더라도
마침내 이러한 고통 때문에
성인과 착한 사람을 헐뜯지 않으리라
013_0192_c_06L 假使熱鐵輪
在我頂上旋
終不爲此苦
毀聖及善人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은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착한 벗이 되어 주었나니, 밤과 낮의 여섯 때에 언제나 도의 눈으로 다섯 갈래 중생들을 자세히 살피다가 제도해야 할 이는 곧 가서 제도하였느니라.
013_0192_c_07L佛告阿難舍利弗者於諸衆生爲善知識晝夜六時常以道眼觀五道衆所應度者尋往度之
그때 마가다[摩竭提]의 두 나라 중간에서 5백 명의 장사하는 이들이 험한 길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장사꾼들의 우두머리가 한 마리 흰 개를 데리고 있었느니라.
따라가던 이가 초저녁에 고기를 삶아 음식을 만들어 놓은 것을 새벽녘에 개가 몰래 훔쳐 먹었는데, 다음 날 따라가던 이가 일찍 먹으려고 찾았지마는 없는지라 매우 굶주려서 속으로 성을 내어 손수 칼을 가지고 개의 네 발을 끊어 몸은 구덩이 속에 던져 버리고 떠나갔느니라.
그 개는 뒹굴며 큰 고통을 받았는데, 때에 사리불이 초저녁에 도의 눈으로 멀리서 보았다가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옷을 입고 바루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한 뒤에 험한 길로 나아가 그 개가 있는 곳에 이르러 가지고 간 밥을 주고, 그대로 그를 위하여 법을 말하며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였으므로 개는 법을 듣고 나서 부끄러워 언짢아하다가 그로부터 7일 만에 죄를 마치고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느니라.”
013_0192_c_10L爾時摩竭提二國中閒有五百賈客經過嶮路時估客主將一白狗爾時伴主初夜煮肉作食於後夜時狗偸食之明日伴主欲早飮食求之不得飢渴所逼瞋恚內發手自持刀斷狗四足投身坑中捨之而去其狗宛轉受大苦惱時舍利弗於初夜時道眼遙見過夜至旦著衣持鉢入城乞食往詣嶮路至彼狗所持食與之爲說法示教利喜狗聞法已慚愧不卻後一七罪畢得出生於人中
013_0193_a_01L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흰 개가 바로 지금의 균제사미이니, 지난 세상에서 성현을 헐뜯고 꾸짖은 탓으로 악취(惡趣)에 떨어진 것이며, 곧 고쳐서 부끄러워하고 참회하며 서원을 세웠기 때문에 착한 벗을 만날 수 있었고, 착한 벗을 만났기 때문에 죄가 다하여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며, 부처님 세존을 만나고서 번뇌가 다하여졌느니라.”
013_0192_c_21L佛告阿難爾時白狗者今均提沙彌由過去世毀罵賢聖墮在惡道尋能改慚愧懺悔發誓願故得遇善遇善友故罪畢得出生於人中佛世尊卽得漏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모와 착한 벗의 은혜를 생각해야 하나니, 그러므로 은혜를 알고 언제나 은혜를 갚아야 하느니라.
착한 벗이란 바로 큰 인연이니라.”
013_0193_a_03L佛告阿難當念父母及善知識恩是故知恩常當報恩善知識者是大因緣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실 때에, 한량없는 백천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과 내지 성문ㆍ벽지불의 마음을 내었다.
일체 대중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을 듣고는 기뻐 뛰놀며 예배하고 떠나갔다.
013_0193_a_05L佛說此法時量百千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乃至聲聞辟支佛心一切大衆聞佛說法歡喜踊躍作禮而去
大方便佛報恩經卷第三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좌구(坐具)ㆍ부구(敷具)로 번역 된다. 비구가 앉거나 누울때 땅에 펴서 몸을 보호하며, 와구(臥具) 위에 펴서 와구를 보호하는 네모난 깔개이다.
  2. 2)우유로 만든 기름으로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