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三

ABC_IT_K0893_T_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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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제3권
022_0608_b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三


의정 한역
022_0608_b_02L三藏法師義淨奉 制譯


제1문 자섭송②
022_0608_b_03L火生長者之餘攝頌在前

그때 미생원이 화생 장자의 집에 들어갔다가 좋은 보주(寶珠)를 보고 드디어 몰래 훔쳐서 수종한 사람에게 주었다. 그리고 본집에 돌아와서 수종에게 말하였다.
“아까 네게 준 보주를 가져오라.”
종자가 주먹을 펴 보니 빈손이었다.
“보주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나이다.”
태자가 성이 나서 때리니 화생이 말하였다.
“수종이 무엇을 잘못하였기에 그렇게 화를 내어 때리십니까?”
“나는 좀도둑이지만 이 놈은 큰 도둑놈이다. 내가 그대의 집에서 몰래 보주를 훔쳤는데 지금 이 소인이 그것을 다시 훔친 것이다.”
022_0608_b_04L爾時未生怨入火生長者宅見好寶遂便竊取與其從人至本宅已報從者曰向付珠寶汝可將來從者開拳唯見空手報言不知寶珠何去遂瞋打火生曰從者何辜輒見瞋打答曰我是小賊此是大賊我於汝舍竊得寶珠今此小人轉更行盜
화생이 말하였다.
“태자님이 훔친 것도 아니요, 이 사람이 훔친 것도 아닙니다. 태자님이 취하신 뒤에 곧 그것은 제자리로 돌아간 것입니다.”
또 말하였다.
“태자님, 제 집에 있는 것은 태자님의 것이오니, 필요에 따라서 마음대로 가져가십시오. 무엇 때문에 가만히 취하십니까.”
태자가 말이 없이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마땅히 모두 취하리라.’
022_0608_b_11L火生報曰非太子盜亦非此偸太子取後尋還本處白言太子我宅中財是太子物隨所須者任情將去因何竊取太子默然便作是念我父歿後當摠取之
022_0608_c_01L그 뒤 미생원이 제바달다라는 나쁜 벗의 꾐 때문에, 그 아버지인 밝으신 왕에게 드디어 역해(逆害)를 가하고 곧 관정대왕(灌頂大王)이라고 자칭하면서 마갈타의 국왕이 되어서 화생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내 아우이니 재산을 함께 나누는 것이 좋으니라.”
화생이 생각하였다.
‘그 아버지이신 밝으신 왕을 살해하고 스스로 섰으니 어찌 내게 능히 용납하여 참겠느냐. 이제 이 악한 왕이 내 집을 빼앗으려 하니 먼저 주어서 허락하리라.’
그리고는 말하였다.
“대왕님이시여, 내가 먼저 뜻을 두었던 것입니다. 집과 및 모든 재보를 다 바치겠사오니 다시 무엇을 나누오리까. 원컨대 대왕님께서 제 집으로 오시고 제가 왕궁으로 가게 허락하시어 주소서.”
왕이 말하였다.
“착하다, 좋을 대로 하라.”
022_0608_b_16L未生怨由提婆達多惡友教其父明王遂加逆害便自稱爲灌頂大王作摩揭陁國主告火生曰是我弟可共分財火生念曰其父明王殺而自立豈於我所能容忍乎此惡王欲奪我宅先與爲允念已告大王我先有意宅及財寶悉以持更何所分唯願大王來我宅內向王宮幸當聽許王言善哉隨意所
왕이 곧 옮겨가고, 화생이 궁으로 들어오니 집에 있던 좋은 것들이 모두 궁내로 옮겨졌다.
이렇게 오고 가기를 일곱 번이나 하였으나, 좋은 것은 화생을 쫓아가고 나쁜 것은 왕의 뒤를 따르니, 그때 미생원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능히 화생의 보배를 얻을 수 없으니, 다시 다른 방법으로 취하리라.’
그리고는 잘 훔치는 자에게 말하였다.
“네가 이제 화생의 집에 가서 보주를 훔쳐 오라.”
그 사람이 듣고 곧 쇠갈고리를 만들어서 담장에 올라가 들어가려 하였다.
마침 안에서 사람이 보고는 곧 높은 소리로 외쳤다.
“도둑이 들어온다. 도둑이 들어온다.”
022_0608_c_03L王便移去火生入宮宅中相好悉移宮內如是來去經于七返好逐火惡隨王後時未生怨作如是念今不能得火生寶更爲餘術方便取告竊偸者曰汝今宜往火生舍內偸取寶珠其人聞語便作鐵鉤昇牆欲入內人見已遂卽高聲唱言賊入賊入
화생이 듣고는 ‘못 가게 하리라’ 생각하고, 드디어 분부하였다.
“너희가 그 도둑을 머무르게 해서 곧 그 담장 위에 교착(膠着)시켜 내려서지 못하게 하라.”
마침내 새벽이 되니, 사람들이 모두 보고 그 도둑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나.”
도둑이 대답하였다.
“왕이 나를 보내어서 화생의 보배를 훔쳐 오라 하였소.”
사람들이 모두 노하였다.
“이는 참 나쁜 사람이다. 먼저는 임금님에게 허물이 없는 데도 살육하더니, 이제 또 도둑을 시켜서 남의 재물을 빼앗으니 이 허물이 더욱 깊은지라 어떻게 가히 용서하랴.”
022_0608_c_10L火生聞已意不令去遂云汝住其賊卽便膠著牆頭不能向下比至天曉人皆共觀問彼賊曰何故至斯答曰王遣我來偸火生寶衆人皆怒此是惡人法王無辜撗加殺戮今復令賊枉奪人財此過尤深如何可恕
왕이 이것을 듣고는 드디어 사자(使者)를 화생에게 보내어서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놓아 주고 고해(苦害)를 더하지 말라.”
이때 화생이 놓아 보내리라 뜻하고, “도둑은 가라”고 하니, 드디어 벗어남을 얻었다.
화생이 생각하였다.
‘능히 아버지도 죽였거늘, 나를 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어찌 재보를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죽이랴. 그렇다면 세존께서 예전에 내게 수기 하시기를,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 수행하여서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를 얻으라≻고 하셨으니, 내가 이제 마땅히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리라.’
그리고는 그 집에 있는 재보를 모두 다 고독한 이와 걸인과 가난한 이에게 나눠 주어서 다 풍족하게 하였다.
022_0608_c_15L王聞是已遂令使者詣火生處作如是語宜當放捨勿加苦害是時火生意欲放去唱言賊去遂便得脫火生念曰尚能殺父不害我者無有是處豈爲財寶自殞命耶然則我奉世尊昔所授記於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我今宜可捨俗出於其宅中所有財寶悉皆分給孤獨乞人貧乏之類咸令豐足
022_0609_a_01L그때 화생장자가 모든 친척과 벗과 아는 사람들에게 작별하고는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부처님 두 발에 절하였다. 그리고 한 쪽에 물러앉아 합장(合掌) 공경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잘 설하신 법과 율에 출가하게 하소서. 아울러 구족계[近圓]를 받고 비구의 성품을 이루어 청정히 범행[梵行]을 닦으면서 받들어 세존님을 섬기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보시고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야, 범행을 닦을 만하구나.”
이 말씀을 듣고 나니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져서 마치 7일쯤 전에 깎은 것과 같았으며, 법의가 몸에 입혀졌고 병과 바루가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위의가 정숙함이 마치 백 세 비구와 같았다.
이 게송으로 말하리라.
022_0609_a_01L火生長者遂與諸親朋友知識共辭別已往詣佛所禮佛雙足退坐一面合掌恭敬白言世尊唯願許我於善說法律而爲出家幷受近圓成苾芻性修梵行奉事世尊佛旣見已告言來苾芻可修梵行聞是語已鬚髮自如曾翦剃已經七日法衣著身鉢在手威儀整肅如百歲苾芻頌曰

세존께서 잘 왔다고 하시니
터럭이 없어지고 법복이 입혀졌네.
곧 모든 근(根)의 고요함을 얻고
부처님의 뜻을 따라 모두 이뤘네.
022_0609_a_09L世尊命善來
髮除衣著體
卽得諸根寂
隨佛意皆成

그때 세존께서 근기를 따라서 가르치시니, 그가 곧 책려(策勵)하여 방편으로 부지런히 닦아서 5취(趣)에는 생사윤회의 동요가 쉬지 않음을 알았다. 함이 있는 모든 것은 다 모두 무너지는, 가히 싫어해야 할 악법인지라 항상 손해만 되어서 즐거움은 있더라도 잠시 뿐이요, 고통을 받음은 오랜 세월이어서 비록 천상의 과보가 있어도 마침내 산멸(散滅)로 돌아간다는 것을 깊이 살펴서 알고는 문득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와 3명(明)ㆍ6통(通)을 얻고, 8해탈을 갖추었으며, 여실지(如實知)를 얻어서 나[我]와 태어남[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섰으며, 짓는 바가 이미 끝나서 후유(後有)를 받지 않았다.
마음의 걸림 없음이 손을 허공에 흔드는 것과 같고, 칼로 베거나 향으로 바르되 사랑함과 미워함이 일어나지 않았고, 금을 보되 흙을 봄과 같아서 다를 것이 없었으며, 모든 명예나 잇속을 버리지 않음이 없으니 제석과 범천의 모든 하늘이 다 모두 공경하였다.
022_0609_a_11L爾時世尊隨機教授彼便策勵方便勤修觀知五趣生死輪迴動搖不息有爲諸行皆悉敗壞可厭惡法常爲他損樂在暫時受苦長夜雖有天報終歸散滅深察知已便斷諸惑得阿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得如實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受後有心無障礙如手撝空刀割香塗愛憎不起觀金與土等無有異諸名利無不棄捨釋梵諸天悉皆恭
022_0609_b_01L그때 모든 비구들이 모두 의심을 일으켰다.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의심의 그물을 제거하여 주시니, 우리가 이제 함께 여쭈어 보자.’
곧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화생 장자는 먼저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그 업의 과보로 큰 부호의 집에 태어나서 모자람이 없이 지내었나이까? 또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어머니와 함께 일시에 불 속에 들었었나이까? 또 무슨 업으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도 하늘의 묘한 상을 받았사오며, 또 무슨 업으로 불법 가운데에 출가 수행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이 되었나이까?”
022_0609_a_22L諸苾芻咸起疑念唯佛世尊能除疑網我今共問卽詣佛所白言火生長者先作何業彼業之報生大富家受用無乏復作何業與母一時同燒火聚復由何業生在人中受天妙相復由何業於佛法中出家修斷諸煩惱證阿羅漢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다 잘 들어라. 화생 동자가 먼저 지은 업으로 위에 말한 바와 같이 그 과보를 도로 제가 받은 것이다.
너희들은 들어라. 과거세 91겁 전에 세상에 출현하신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은 비발시(毘鉢尸) 여래ㆍ응공ㆍ정등각으로서 10호를 갖추셨나니라.
큰 비구 대중 6만 2천 명과 함께 차례로 다니시다가 점차로 한 성에 이르니, 그 성의 이름은 친혜(親慧)였고 왕의 이름은 유친(有親)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친혜림(親慧林)이 있어, 부처님과 비구들은 그곳에 머무르셨다.
그 왕에게 큰 복덕이 있어서 나라가 편안하고 인민이 치성하였으며 모든 다툼이 없으니 큰 법왕(法王)이 되었었다.”
자세한 것은 위에 말한 것과 같다.
022_0609_b_05L世尊告曰等苾芻皆當善聽火生童子先所造還須自受廣如上說汝等應聽去世時九十一劫有佛出世號毘鉢尸如來正等覺十號具足與大苾芻衆六萬二千人次第遊行漸至一名曰親慧王名有親去斯不遠有親慧林佛及苾芻於此而住其王有大福德國界安寧人民熾盛無諸鬪爲大法王廣如上說
“이 성중에 한 장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천분(天分)이라 하였다. 크게 부하여 재물이 많아 지내는 것이 풍족하였으니 그 부하고 성함이 비사문왕(毗沙門王)과 견줄 만하였다. 이 장자가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자주자주 비발시 부처님과 모든 대중들을 청하여서 좋은 음식을 대접하긴 하였으나 아직 석 달 안거에 4사공양(事供養)을 못하였으니, 내가 이제 부처님과 스승들을 청하여서 석 달 동안 모든 생활에 필요한 것을 바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앉아 있었다.
부처님께서 방편으로써 법요(法要)를 설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니, 설법이 끝나자 잠잠히 있었다.
022_0609_b_14L於此城中有一長者名曰天分大富多財受用豐與毘沙門王比其富盛長者念曰我雖數數請毘鉢尸佛及諸聖衆設羙飮食然未曾爲三月安居四事供我今宜可請佛及僧於三月中一切資生盡捨供給作是念已卽往佛頂禮雙足退坐一面佛以方便爲說法要示教利喜旣說法已默然而是時長者卽從坐起合掌向佛白世尊唯願慈悲哀愍受我三月中請飮食衣服臥具醫藥佛見請已默然爲受彼長者見佛受已禮足而
022_0609_c_01L이때 장자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자비로 가엾이 여겨 석 달 동안 제가 올리는 음식ㆍ의복ㆍ와구ㆍ의약을 받으소서.”
부처님께서는 간청함을 보시고 잠잠히 받아들이셨다.
저 장자가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심을 보고는 발에 절하고 물러갔다.
그때 국왕 유친이 비발시여래께서 모든 대중들과 그 나라에 오셔서 숲 가운데 계신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자주자주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집에서 식사를 대접하긴 하였으나 석 달 동안의 4사공양을 못하였으니, 이제 부처님과 스님을 청하여서 석 달 동안 공양하리라.’
곧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었다.
022_0609_c_04L國王有親聞毘鉢尸如來與諸大衆來至其國住在林中便自念曰我雖頻頻請佛及僧就舍而食然未三月四事供養我今欲請佛僧三月供養卽往佛所禮雙足已退坐一面
그때 부처님께서 왕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고는 잠잠히 계셨다.
왕이 일어나서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자주 부처님과 스승들을 청하여서 집에서 식사를 대접하긴 하였사오나, 아직 석 달 동안의 4사공양을 못하였나이다. 원컨대 부처님과 모든 대중께옵서 가엾이 여겨 보시와 석 달 동안 공양을 받으소서. 네 가지 것을 빠짐없이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내가 이미 천분 장자의 석 달간의 청을 받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만약 천분 장자의 청을 받으셔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천분과 서로 의논하겠나이다. 천분이 반드시 양보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만일 허락한다면 내가 마땅히 받으리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발에 절하고 갔다.
022_0609_c_08L佛爲王說微妙法示教利喜默然而住王起合掌致敬白佛我雖頻頻請佛僧衆就舍而食然未三月四事供養唯願世尊及諸大衆哀愍見受三月供養四事無闕佛言大王我已受彼天分長者三月中請王言佛若爲受天分不見許者我共籌議彼必相許佛言彼若許者我當爲受王聞佛語禮足而去
궁중에 이르러 곧 사자를 시켜서 천분 장자를 불렀다.
장자가 이르니 왕이 말하였다.
“장자여, 그대는 아는가. 내가 먼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서 공양을 올리고자 하니, 그대는 다음에 해도 늦지 않으리라.”
장자가 대답하였다.
“대왕님이시여, 내가 이미 맨 먼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였나이다. 이미 이 생각을 두었던 것이오니, 원컨대 어긋남이 없도록 하여지이다.”
022_0609_c_17L至宮中已卽令使者往命天分長者至已王言長者汝今知不我欲先請佛僧以申供養汝次後設事亦非遲答言大王我已最先請佛僧訖旣有此念伏願無違
022_0610_a_01L“장자여, 비록 그렇기는 하나 그대는 이 나라의 백성이니, 이치로 짐작하여도 내가 마땅히 먼저 하여야 하리라.”
“대왕님이시여, 비록 임금님이시오나 이치는 먼저 청한 데로 돌아가야 하나이다. 만약 임금이 억지로 누른다면 의리에 어긋남이 있나이다.”
“장자여, 감정과 욕심을 내지 않아야 곧 마음을 이루게 된다. 그러면 내가 그대와 더불어 격일로 공양을 베풀도록 하여서 만약 음식이 좋으면 좋은 편에 그 청을 따르도록 하자.”
“그렇게 하겠나이다.”
022_0609_c_21L王言長者雖復如此然汝是我國內之人理斟量我當先設白言大王雖是王人理盡先請若王苦抑於義有違長者不由情欲卽得遂心然我與汝隔日設供若食好者卽隨其請長者
그때 저 장자가 곧 그 밤에 갖가지 진기하고 훌륭한 음식을 갖추어 장만하고, 날이 밝자 음식을 차린 곳에 큰 독에다 청정한 물을 많이 저장하여 놓았다.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어서 아뢰었다.
“음식 준비가 끝났사오니 부처님께서는 때가 되었음을 아시옵소서.”
그때 비발시부처님께서 그날 아침에 의발을 가지시고, 스님들이 따르면서 천분 장자의 집 음식 차려 놓은 곳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장자가 이미 부처님과 스님들이 앉으신 것을 보고는 곧 자신이 손으로 모든 공양을 가져다가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렸다. 이와 같이 정성껏 하여 대중이 배부르고 만족해 함을 알았다.
양치하고 세수하고 발우 두는 것도 다 마치고는 법을 듣기 위하여 부처님 앞에 작은 자리를 취하여 앉았다.
022_0610_a_04L彼長者卽於其夜備辦種種上妙珍奇殊勝飮食旣至天明於設食處以大瓮器多貯淨水遣使往白飮食已辦願佛知時毘鉢尸佛於日初分執持衣鉢僧衆隨從至天分長者家設食之處就座而坐長者旣見佛僧坐已卽便自手持諸供養奉施佛僧如是慇懃知衆飽足嚼齒木澡漱訖安置鉢已爲聽法故取小座席於佛前坐
그때 세존께서 저 장자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어 근기에 맞는 법을 말씀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셨다.
다음은 저 국왕이 공양을 베풀 차례인지라, 곧 갖가지 공양을 차린 것과 내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신 것이 앞에 말한 것과 같았다.
이와 같이 차례를 바꿔가면서 공양을 베풀었는데 그것이 필경 낫고 못함이 없었다.
국왕이 이 사실을 보고는 손으로 볼을 괴고 우울한 표정으로 있었다.
022_0610_a_13L爾時世尊爲彼長者微妙法示教利喜稱機法已從座而彼國王次當設供便卽營辦種種供養廣如前說乃至從座而去是更番設妙供養竟無優劣彼國王見是事已以手支頰懷憂而住
022_0610_b_01L 그때 대신이 왕의 근심하는 빛을 보고 아뢰었다.
“대왕님이시여, 어찌 기색이 우울해 보이시나이까?”
왕이 대답하였다.
“이제 내가 어찌 근심이 안 되겠는가. 내 나라에 사는 백성들이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올리는 일을 이길 수가 없으므로 근심하노라.”
대신이 아뢰었다.
“천분 장자의 집 안에 땔나무가 없어 사서 밥을 짓는 형편이오니, 나무를 파는 사람들에게 모두 팔지 말도록 하면 나무가 떨어져서 밥을 지을 수가 없을 것이옵니다.”
왕이 곧 영을 내렸다.
“우리나라 사람은 땔나무를 팔지 말라. 만약 범하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우리나라에서 나가야 하리라.”
022_0610_a_18L諸大臣見王憂色白言提婆何故憂答言今我寧得不憂於我國內寄住之客設供佛僧我不能勝故懷憂大臣白言天分長者家內無樵買而作食販柴人等皆勿聽賣蒸薪旣乏辦食無緣王便宣令我國中人勿賣柴草若有犯者當出我國
그때 저 장자가 공양을 차릴 날이 되었으나 나무를 구할 수가 없으므로 곧 집 안의 전단향목으로 땔감을 삼고 또 향유를 첩포(氎希)에 발라서 떡을 가지고 밥을 짓는 데 썼다.
이 때문에 향기가 성중에 두루 퍼지니, 왕이 괴이하여 물었다.
“어찌하여 오늘은 향기가 가득한 것이 평상시와 다르니, 이것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
사람들이 사실을 왕에게 말하니, 왕이 말하였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할 수 없노라.”
022_0610_b_02L彼長者至設食日求柴不得便用家內栴檀香木以將炊爨復以香油塗其疊用煮餠食由是香氣遍滿城中怪問曰何故今日香氣氛氳異於常從何而至諸人以事具白於王我今可無此事
대신이 간하였다.
“대왕님께옵서 왜 이런 일을 하시나이까. 장자의 집에는 자식이 없어 죽은 뒤에는 그 재물이 관청으로 들어가니까, 이와 같이 감정에 따른 비용도 내게 되는 것입니다. 대왕님께서는 이제 다시 나무를 팔게 하옵소서.”
이리하여 곧 나무 파는 것을 허락하니, 장자가 왕이 나무를 팔 것을 허락함을 듣고 분노심이 생겨서 욕설을 하였다.
“내 집에 향나무를 있는 대로 다하여서 왕과 그 어머니를 한 곳에다 태우리라.”
다음 날에도 왕은 우울하였다. 신하들이 또 물으니, 왕은 먼저와 같은 대답을 하였다.
신하가 말하였다.
“걱정하지 마옵소서. 우리가 방편을 써서 저 장자로 하여금 공양을 차리는 것이 대왕님만 못하게 하겠나이다.”
022_0610_b_08L大臣諫曰王今何故作如斯事長者家中更無子息死之後物竝入官得作如斯隨情費王今宜可還令賣薪卽便許賣者聞王許賣薪草生忿怒心出惡語隨我家中現有香木令王幷母一處焚燒次於他日王故懷憂諸臣重王同前答臣曰願勿懷憂我作方便令彼設供不及大王
왕이 공양을 차리는 날, 모든 신하들이 곧 그 성안에 기왓장과 자갈을 제거하고 거리를 쓸고 향수를 뿌리고 향을 피워서 널리 향기롭게 하고, 당기ㆍ번기와 비단 일산을 곳곳에 달아 놓고 좋은 꽃을 흩어서 가득히 펴니 그 장엄의 훌륭함이 환희원과 같았다.
다음은 식당을 만든 것이 굉장하고 화려하였으며, 다시 식탁과 자리를 놓되 여러 가지 보배로 꾸미고 그 자리 위에 비단을 덮었으며 바르는 향과 가루향을 처처에 바르고 흩었다.
그리고 가늘고 연한 상찬(上饌)은 천상의 감로와 같아서 갖가지 자양(滋養)이 있고 맛난 것이 세상에 없는 진수였다.
공경하여 부처님과 스님을 받들기에 성심을 다하여 공양을 장만하였다.
022_0610_b_16L王設供日臣卽便於其城內除去瓦礫掃拭街遍灑香湯燒香普馥幢幡繒蓋處處皆懸散以名花無不充布莊嚴可愛如歡喜園次造食堂宏壯雅麗安食座衆寶嚴儀於其座上覆以繒塗香末香在處塗拭上饌細軟如天甘露種種滋味超世珍羞敬奉佛僧盡心供養
022_0610_c_01L 이때 대신들이 함께 왕에게 아뢰었다.
“저희가 힘을 다하여 함께 이와 같이 하였나이다. 성황(城隍)을 장엄하게 꾸미고 성찬을 장만하였사오니, 대왕님께옵서 이제는 마땅히 기쁜 마음을 발하소서.”
왕이 친히 보고 아주 희한해 하면서 사자를 부처님께 보내어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때를 알려 드렸다.
부처님과 대중이 각기 의발을 가지고 왕궁에 이르러 음식을 차려 놓은 곳에 나아가서 자리에 앉으시니, 그 왕이 드디어 관정(灌頂)한 큰 코끼리로 하여금 백 개의 일산[傘]을 가지고 부처님을 덮어 드리고, 나머지 코끼리들은 각각 일산 하나씩을 가지고 비구들을 덮도록 하였으며, 나라의 대부인(大夫人)들이 친히 보배 부채를 가지고 부처님께 서늘한 바람을 보내 드리고, 나머지 나인[內人]들은 비구들에게 부채질을 하였으며, 왕과 대신들은 친히 공양을 부처님바라문과 스님들께 받들었다. 자세한 말은 위와 같다.
022_0610_c_01L諸大臣共白王曰等隨力共作如是嚴飾城隍辦其盛王今宜可發起歡心王自親觀極生希有卽命使者詣世尊處白言願佛知時佛及大衆各持衣鉢彼王宮詣設食處就座而坐其王遂令灌頂大象持百支傘蓋佛世尊餘諸象各持一蓋以蓋苾芻國大夫人親持寶扇爲佛招涼自餘內人扇苾芻衆王及大臣親持供養奉佛及僧廣如上說
그때 천분 장자가 드디어 가인(家人)에게 분부하였다.
“네가 이제 왕이 공양을 차린 곳에 가서 가만히 그 음식의 차림새가 어떤가를 보아라.”
심부름 간 자가 벌써 가서는 그 성찬을 보고 드디어 돌아올 것을 잊었다. 제2ㆍ제3의 사자도 모두 돌아오지 않으니, 이때 장자가 친히 가서 그 성대한 설비를 보고 깊이 희유함을 찬탄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모든 묘한 공양은 힘써서 하면 될 수 있으나, 코끼리와 궁인들이야 내가 어떻게 얻을 수 있느냐.’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네가 만약 어떤 걸인이라도 오는 것을 보거든 구하는 대로 주고 들여보내지 말라.”
022_0610_c_11L天分長者遂告家人汝今可詣王設供處竊觀飮食麤細如何使者旣至觀其盛饌遂乃忘第二第三使皆不返是時長者親自往觀見彼盛設深歎希有便作是此諸妙供力辦可成象及宮人我何能得作是念已便還本居告守門人曰汝若見有乞人來至須者皆與勿令輒入
022_0611_a_01L장자가 방에 들어와서 걱정하고 있을 때, 하늘의 제석이 항상 천안(天眼)으로써 세간을 관찰하다가 천분 장자가 방 안에서 걱정하는 것을 보고 그의 마음을 살피고는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간의 복밭은 부처님이 제일이신데, 큰 시주를 짓는 데 천분이 먼저 하였으니 내가 이제 마땅히 저와 함께 하여 서로 도우리라.’
곧 바라문의 모양으로 화하여 장자의 문에 이르러서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장자한테 가서 아뢰어라. ‘어느 교시가종(憍尸迦種)의 큰 바라문이 지금 문밖에 와서 서로 보고자 한다’고 하라.”
022_0610_c_19L長者入室懷憂而住帝釋常以天眼觀察世閒見天分長者室內懷憂察知彼心便作是念閒福田佛爲第一作大施主天分爲我今宜應共彼相助卽自化作婆羅門像至長者門告守門人曰汝今宜往白大長者有憍尸迦種大婆羅今在門外須欲相見
문지기가 말하였다.
“장자님께서 내게 문을 단단히 지키라고 하시고, 걸인을 보거든 구하는 대로 다 주고 들여보내지 말라고 하셨으니,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뜻대로 가져갈 수 있는데 어찌 수고롭게 장자의 몸을 볼 필요가 있겠나.”
그가 말하였다.
“나는 구하는 바가 없다. 그러나 요긴한 인연이 있어서 장자를 보려는 것이로다.”
문지기가 드디어 들어가서 말하였다.
“밖에 교시가종의 대바라문이 와서 구하는 것은 없다면서 장자님을 보자고 합니다.”
022_0611_a_03L門人告曰者令我禁守其門見有乞人須者皆與勿令輒入必有須者隨意將去勞要見長者之身彼人報曰我無所然有要緣須見長者使者遂入白外有憍尸迦種大婆羅門云無所求須見長者
장자가 말하였다.
“저 사람에게 만약 구하는 것이 있으면 뜻대로 가져갈 수 있는데 왜 구태어 나를 보고자 하느냐고 말하라.”
“주인님, 시키신 대로 제가 이미 말했사오나 저 사람이 요긴한 인연이 있다면서 장자님을 뵙겠다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들여보내라.”
문지기가 데리고 들어오니, 그때 바라문이 장자가 근심하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장자여, 어찌하여 손으로 볼을 괴고 근심하는 빛을 띤 것 같이 합니까?”
장자가 듣고는 게송을 설하였다.
022_0611_a_09L長者報曰可語彼人≺若有所求隨意將去何須强欲見我身≻白言大家如所教言我已報訖≺我有要緣須見長者告門人曰如是者可使入來門人引入時婆羅門旣見長者懷憂而住問言長者緣以手支頰似帶憂容長者聞已說伽他曰

만약 누가 내 근심을 풀어 준다면
이 사람과 함께 말할 만도 하지만
이 근심이 풀리지 않을 바에야
함께 말하여서 무엇을 하리.
022_0611_a_16L若人能解憂
斯人可共語
如其憂不解
共語欲何爲

그때 제석천이 물었다.
“장자여, 무슨 걱정이 있는가. 내게 방편이 있으니 능히 풀어 주리다.”
장자가 곧 앞의 일을 자세히 말하니, 그때 제석이 곧 본 모양을 회복하고 말하였다.
“장자여, 내가 상교묘천(上巧妙天)으로 하여금 와서 서로 도움을 빌리게 하겠소.”
그리고는 형체를 숨기고 갔다.
022_0611_a_18L天帝釋問言長者有何憂事我有方便能爲解除長者卽便具說前事天帝釋卽復本形告言長者我令上巧妙天來相借助作是語已隱形而去
022_0611_b_01L제석천이 천궁에 이르러서 교묘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섬부주에 가서 천분 장자를 도와주도록 하라.”
그때 교묘천이 좋다고 대답하고 곧 그 다음날 저 성중에 이르러서 뜻대로 변화하여 거리를 장엄하니, 기교초절(奇巧超絶)한 갖가지 장식이 저 왕보다 배나 나았으며 식당의 좌구 따위도 교묘한 천상의 것으로 되었고, 음식도 모두 천상에서 요리한 것이었다.
큰 상왕(象王)으로 하여금 백 개의 일산을 가지고 비발시불을 덮어 드리게 하고, 그 나머지 코끼리들은 일산을 가지고 비구들을 덮게 하였으며, 사지 천녀(舍之天女)는 금부채를 잡고 부처님을 위하여 서늘하게 하였고, 나머지 천녀들은 비구들에게 부채질을 하였다.
022_0611_a_23L天帝釋旣至天宮告巧妙天汝今可往贍部洲中與天分長者共相借助答曰善哉巧妙天卽於明日至彼城中隨情變化莊嚴衢路奇巧超絕種種莊飾倍勝於王食堂坐具妙成天巧所有飮食竝是天廚令大象王持百支傘蓋毘鉢尸佛餘諸象持蓋苾芻舍之天女手執金扇爲佛招涼自餘天女扇苾芻衆
그때 저 국왕이 한 사자를 보내어서 가만히 가서 장자의 공양하는 그 상황이 어떤가를 살펴보게 하였다.
그 사자가 가서 그 기이함을 보고 드디어 돌아갈 것을 잊었다. 다시 대신을 보내었더니 먼저 간 사람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태자를 보냈는데 또 오지 않았다.
왕이 이상하게 여기고 곧 자신이 저 장자의 문에 이르니, 그때 세존께서 멀리 왕을 보시고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국왕이야말로 이미 진리[眞諦]를 본 이다. 그대는 저에게 추악한 말을 하였는데 이제 문밖에 있으니 가서 그대는 사과하라.”
022_0611_b_08L彼國王遣一使者竊往觀察看長者供養其狀如何其使往觀見其奇異遂便忘返復遣大臣還同前住後令太子亦復不來王怪其事卽便自往至彼門所爾時世尊遙見王已告長者曰此是國王已見眞諦汝於彼所出麤惡言今在門外汝往求謝
장자가 드디어 나가서 왕에게 사례하여 아뢰었다.
“대왕님이시여, 이제 잠깐 들어오소서. 제가 손수 공양을 올리겠나이다.”
왕이 곧 들어가서 기묘한 하늘요리를 보니, 아주 희유한 생각이 나서 장자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부터는 날마다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라. 나는 바라지 않겠노라.”
그때 장자가 이와 같은 기묘한 성찬을 지어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고는 부처님 발에 절하고 나서 원을 발하였다.
“제가 이제 최상의 복밭에 공양하였사오니, 원컨대 이 수승한 인연으로 제가 내세에는 항상 크게 부귀한 집에 태어나서 진재(珍財)가 풍족하옵고, 하늘의 묘한 상을 받으며, 수승한 법을 얻어서 덮임을 벗어나고, 이와 같으신 큰 스승님을 제가 마땅히 받들어 섬기되 마음에 싫증남이 없어지이다.”
022_0611_b_15L長者遂出求謝於王白言大王今請暫入自手供養王卽入見上妙天廚極生希有告長者曰仁今宜可於日日中供佛僧衆非我所望彼長者旣作如是奇妙盛饌供佛僧已頂禮佛足而發願言我今供養最上福田願此勝因我於來世常得生在大富貴家珍財豐足受天妙相獲殊勝法出離蓋纏如是大師我當承事心無有厭
022_0611_c_01L“너희들 비구는 다른 생각을 내지 말라, 과거시의 천분 장자가 곧 이 화생이니라.
저 왕에게 전단나무 불로 모자(母子)를 같이 태운다는 추악한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업력으로 5백 생 동안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태움을 입어서 이번까지 한 곳에 같이 타게 된 것이니라.
그리고 비발시부처님께 높은 공양을 올리고 또 원을 발한 그 업력으로 항상 큰 부귀한 집에 태어나서 재보가 풍성하고 하늘의 모든 묘한 상이 저절로 나왔으며 나의 법 가운데에 출가 수행하여서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의 과보를 얻었느니라.
비구들아, 나와 비발시부처님의 신통과 도력이 모두 다 평등한 것이니, 만약 내게 공양하여 섬기고 공경심을 내면 반드시 수승한 과보를 얻음이 이와 같으니라.
마땅히 알라. 만약 순전히 검은 업이었으면 순전히 검은 과보를 받았으리니, 널리 위에 말한 것과 같으니라.”
그때 비구들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022_0611_c_01L汝等苾芻勿生異念往時天分長者卽火生是由於彼王出麤惡語以栴檀火母子同燒由彼業力於五百生中與母同處被火所燒乃至今時同燒一處由於毘鉢尸佛作上供養又復發願由彼業力常得生在大富貴財寶豐盈天諸妙相自然而出我法中出家修行斷盡諸惑得阿羅漢果汝等苾芻我與毘鉢尸佛神通道力悉皆平等若於我所供養承事生殷重心必獲勝果如是應知若純黑業得純黑報等廣如上說諸苾芻聞佛所說信受奉行

제1문 자섭송③
022_0611_c_14L第一門第三子攝頌曰

발우를 때우는 도구와
작은 칼과 바늘과 바늘통과
아울러 3가지의 옷걸이를
바로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
022_0611_c_15L綴鉢畜資具
刀子及鍼筒
幷衣楨有三
是大仙開許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실 때이다.
어느 비구가 그 발우에 구멍이 나니 곧 가지고 땜장이[鍛師]에게 가서 말하였다.
“현자여, 내 발우에 구멍이 났는데 좀 때워 주기 바랍니다.”
저 땜장이가 생각하였다.
‘모든 석가의 제자들은 다 모두 일없는 사람들이라 값을 주지 않고 공짜로 시키는데, 내가 만약 해 주면 다른 자도 계속하여 올 것이다. 이런 일이 자주 있게 되면 내가 생업을 폐하여도 끝이 없을 터이니, 내가 이제 마땅히 시일을 자꾸 미루리라.’
그리고는 말하였다.
“성자여, 내가 아직 틈이 없으니 내일 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022_0611_c_17L佛在室羅伐城有苾芻其鉢有穴卽便持去詣鍛師所報言賢者我鉢有穴幸能爲綴彼作是念諸釋迦子皆是閑人不與價直虛相驅使我若爲作餘者續來頻頻料理廢我生務未有竟期我今宜可且延時節報言聖者我未有暇明當可來
022_0612_a_01L다음날 가면 또 다음날로, 혹은 아침으로, 혹은 저녁으로 미뤄서 날마다 이와 같이 거짓으로 시일을 늦추므로 비구도 지쳤다.
어느 아는 비구가 보고 물었다.
“구수가 날마다 보면 늘 저 집으로 향하는데, 혹시 그대의 문도(門徒)거나 친히 아는 이인가?”
“대덕이여, 이 집은 나의 문도도 아니요, 또한 친히 아는 이도 아닙니다. 내게 깨진 발우가 있는데 저로 하여금 고치게 하였더니, 저 사람이 나를 속이므로 늘 오는 것입니다.”
“구수여, 그대는 공장[巧師]이란 교묘하여서 참말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못 들었는가. 그런데 내가 할 줄을 아니 부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내가 그대를 위하여 때워 주리라.”
022_0612_a_01L明日便至報云後日或早或晩日日如是矯誑延時苾芻勞倦有知識苾芻見而問具壽日日常見來向此家豈可是汝門徒親識耶報言大德此家非我門徒亦非親識我有破鉢令其料理彼調誑我爲此常來答言具壽汝可不聞工師巧兒難得實語然我解作若佛許者我爲汝綴
이 인연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로서 그런 것을 할 줄 아는 자가 있거든 마땅히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서 그 발우를 때울 것이며, 설혹 보는 자가 있더라도 비방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해라.”
저 비구가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곧 저 공교한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대덕이여, 세존께서 스스로 발우 때울 것을 허락하셨으니 마땅히 나를 위하여서 해 주오.”
“구수여, 어떻게 내 손가락을 가지고 발우를 때우겠오. 작업하는 도구를 얻어야 때울 수 있는 것이오.”
이 일을 또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로 말미암아 내가 이제 승가에게 철의 작업도구를 준비하여 둘 것을 허락하노니, 만약 필요가 있는 자는 빌어다가 쓰고 일이 끝나면 돌려보내라.”
022_0612_a_09L以緣白佛佛言若有苾芻解巧作者應在屛處而綴其鉢設有見者譏醜不生彼苾芻旣聞佛許卽便往彼巧苾芻處報言大德世尊開許得自綴鉢當爲我作彼言具壽豈用我指而綴於鉢須得作具方可爲綴以緣白佛佛言由是我今開許僧伽畜鐵作具若有須者可借取用事了送還
실라벌성에서의 일이다.
그때 비구들이 3의(依)를 마르고자 하여 손으로 찢으니 옷감이 허실되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손으로 찢지 말고 칼로 마르라.”
세존께서 이와 같이 허락하시니, 그때 어느 비구가 옷을 마르고자 하여, 속인에게 가서 말하였다.
“거사여, 내게 칼을 좀 빌려 주오. 옷을 마르고자 합니다.”
“가져가시오.”
옷을 마르고는 저 사람에게 돌려보내니, 거사가 말하였다.
“이것은 그냥 보시하겠습니다.”
“세존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022_0612_a_17L緣在室羅伐城諸苾芻欲裁三衣便以手裂衣財損壞以緣白佛佛言不應手裂可刀子裁世尊許已時有苾芻欲割裁衣往俗人處告言居士我須刀子欲割截衣答曰將去旣裁衣已送還彼人居士報曰此卽相施答言世尊不許
022_0612_b_01L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비구에게 칼을 받아 두는 것을 허락하노라.”
부처님께서 허락하심을 보고는, 이때 여섯 비구들이 금ㆍ은ㆍ유리ㆍ파리 등 모든 보배와 여러 가지 빛깔의 기이하고 진귀한 것으로 그 칼집을 장식하였다.
그때 모든 속인들이 보고서 물었다.
“성자여, 이것이 무엇입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칼을 지니는 것을 허락하셨소.”
“당신들도 오히려 욕심스런 것이 마음에 얽혀 있습니까?”
022_0612_b_01L以緣白佛佛言我許苾芻受畜刀子見佛許已諸六衆便以金銀琉璃頗梨諸寶幷餘雜色種種奇珍莊飾其弝諸俗旅見而問曰聖者此是何物答言世尊聽畜刀子彼言仁等尚有欲事纏繞心耶
그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금ㆍ은ㆍ유리ㆍ파리 모든 보배와 여러 빛깔 갖가지 진기한 것으로 칼집을 장식하지 말라. 만약 칼이 필요하면 순전히 철로만 만들라.”
그 사람이 또 크고 길게 만들므로 속인이 또 물었다.
“이것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칼인데 세존께서 허락하셨소.”
“성자여, 이것은 큰 칼이지 칼이 아닙니다.”
022_0612_b_06L諸苾芻以緣白佛佛言苾芻不應畜用金銀琉璃頗梨諸寶幷餘雜色種種奇珍莊飾刀弝若須刀子純用鐵作彼便大長俗人復問此是何物答言此是刀子世尊聽畜彼言聖者此是大刀不是刀子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긴 칼을 지니면 안 된다.”
그 뒤로 저들은 아주 작게 만들어서 물건을 밸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비구가 지닐 수 있는 3종류의 칼이 있으니, 이를테면 대ㆍ중ㆍ소이다. 큰 것은 길이를 손가락 여섯 만큼, 작은 것은 넷 만큼, 중간 것은 이 두 가지의 중간으로 하라. 그리고 그 모양도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까마귀의 깃 모양으로 굽게 하는 것이며 하나는 닭의 깃처럼 하는 것이니, 뾰족하고 곧게 하지 말지니라.”
022_0612_b_12L以緣白佛佛言苾芻不畜長刀彼極小作不堪割物佛言汝等應知有三種刀子謂大中大者可長六指小者四指二內名其狀有二一如烏羽曲二似雞翎不應尖直
실라벌성에서의 일이다.
그때 비구들이 3의를 꿰매는데 대꼬챙이나 혹은 새의 깃을 사용하니 옷이 많이 상하였다.
부처님께서 바늘을 사용하라고 하시니, 이때 여섯 비구가 곧 금ㆍ은ㆍ유리ㆍ파리 따위로 바늘을 만들었다. 속인이 보고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부처님께서 바늘을 지니라고 하셨소.”
속인이 듣고는 말하였다.
“사문인 석가의 제자도 욕심이 마음에 얽혔군.”
022_0612_b_17L緣在室羅伐城諸苾芻刺三衣時便以竹籤或用鳥翮衣遂損壞佛言應可用鍼是時六衆便以金銀琉璃頗梨諸寶而作其鍼俗人見問此是何物答曰佛許畜鍼彼言沙門釋子欲事纏心
022_0612_c_01L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금 등으로 바늘을 만들지 말라. 그러나 네 가지 바늘을 지닐 수 있으니, 구리ㆍ철ㆍ유석ㆍ적동으로 된 것이다.”
비구들이 바늘을 아무데다 놔두니 곧 녹이 슬었다. 부처님께서 침통(針筒)을 사용하라고 하셨으나, 비구들이 어떻게 만들어야 좋을지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침통이 있으니 하나는 추관(抽管)이요, 하나는 죽통(竹筩)이다. 이 대롱을 사용하는데, 저 작은 칼도 녹슬 염려가 있으면 역시 이 대롱에 간직해도 좋으니라.”
022_0612_b_23L以緣白佛佛言苾芻不應以金等物而作其鍼然鍼有四種鍮石及以赤銅苾芻畜鍼隨處安遂便生澀佛言應用鍼筒苾芻不解如何作筒佛言有二種鍼筒一是抽管二以竹筒此許用管彼二刀子恐生鐵垢著此管中亦得
실라벌성에서의 일이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승가지(僧伽胝)를 만드는 것을 허락하셨다. 그때 비구들이 땅 위에 그 천을 펴놓으니 많이 벌레가 먹고 먼지와 때로 더러워졌다.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땅에 놓지 말고 옷걸이[衣楨]을 만들라.”
022_0612_c_06L緣在室羅伐城佛許苾芻作僧伽胝諸苾芻便於地上敷置其疊多被蟲食有塵垢污以緣白佛佛言不應安地可作衣楨
비구가 몰라서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로 할 것이니, 혹은 나무로 하고 혹은 대로 할지니라.”
그런데 옷을 그 위에서 끌어가고 끌어오고 하니 대나무에 옷이 상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구멍을 뚫고, 다음은 끈으로 꿰어서 서로 붙여서 위에서 찌르라.”
부처님 말씀대로 하면 3종류의 옷이 있으니 이를테면 상ㆍ중ㆍ하인데, 상의는 마땅히 윗 옷걸이에 두되, 중ㆍ하 두 가지 옷은 맞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세 가지 옷걸이를 만들되 크게 하고 작게 하는 것은 옷에 따라서 할지니라.”
022_0612_c_10L苾芻不解以緣白佛佛言有二種楨或木或竹布衣於上牽挽來去被竹損衣佛言先須鑽孔次可以線繚令相著就上刺之如佛所說有三種衣謂上上衣宜安上楨中下二衣卽不相稱佛言應作三楨大小隨衣

제1문 자섭송④
022_0612_c_16L第一門第四子攝頌曰

거울을 보거나 물에 비쳐 보지 말고
마땅히 빗이나 솔질을 하지 말며
정수리에 장발을 두지 말라는 것과
욕실에 대한 것과 율고비(栗姑毗)의 이야기다.
022_0612_c_17L照鏡幷鑑水
不應用梳刷
頂上留長髮
浴室栗㚲毘
022_0613_a_01L
실라벌성에서의 일이다.
그때 여섯 비구의 무리가 그날 아침에 의발을 가지고 성에 들어가서 걸식할 때, 속인들이 상자 속에서 모든 장신구(裝身具)를 여니 여섯 비구들이 보고는 문득 저 거울을 가져다가 제 얼굴을 비춰 보았다. 난타와 우파난타는 서로 말하였다.
“우리가 아주 단정하구나.”
속인들이 보고 이와 같이 비웃었다.
“성자여, 두상에는 머리털이 없고 겨드랑 밑에는 털이 길었는데, 어디 용의가 단정함이 있는가.”
저들이 잠잠하였다.
022_0612_c_19L緣在室羅伐城六衆苾芻於日初執持衣鉢入城乞食諸俗人於箱篋中開諸莊具六衆見已便持彼鏡照面觀形難陁鄔波難陁互相告我甚端正俗旅見譏作如是語頭上無髮腋下毛長何處得有容儀端正彼便默然
이 일을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거울을 비춰 보지 말라. 만약 얼굴을 비추는 자는 법 어기는 죄를 얻느니라.”
부처님 말씀대로 거울을 비추지 못하므로, 물에 비췄더니 또 먼저와 같이 비웃음을 샀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마땅히 물에 가서도 얼굴을 비춰 보지 말지니라.”
비구가 벌레가 있는 물을 살필 때 저절로 그 낯이 보였는데, 거기에 뉘우치는 마음을 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을 살피다가 낯을 본 것은 범한 것이 아니니 의심하지 말라. 그리고 만약 종기 난 것을 보거나, 옛날과 비교하여 늙고 젊음을 엿보는 것이라면 거울을 봐도 허물 될 것이 없느니라.”
022_0613_a_03L苾芻白佛佛言芻不應照鏡若照面者得越法罪佛所說不應照鏡卽便照水同前譏佛言亦復不應臨水照面苾芻觀蟲水時自見其面便生悔心佛言水見面此非是犯勿起疑心若爲觀或窺昔時老少形狀者覽鏡無咎
같은 곳이었다.
여섯 비구가 걸식하다가 저 속가에서 장식구(莊飾具)가 있는 것을 보고 거기서 빗을 꺼내어 머리를 빗으면서 서로 “좋은가, 어떤가” 하고 말하였다.
속인이 이것을 보고 먼저와 같이 비웃으니, 그들은 말을 못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머리에 빗질을 하지 말라. 만약 한다면 법을 어기는 죄를 얻느니라.”
비구가 다시 솔을 사용하니 도리어 먼저와 같은 과실이 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솔을 사용해도 법을 어기는 죄를 얻는다.”
비구가 빗과 솔을 동시에 함께 사용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를 얻음이 먼저와 같으니라.”
022_0613_a_09L緣處同前六衆乞食見他俗家有莊飾具便用彼梳整理頭髮相語好不俗人見時同前譏笑彼便默然以緣白佛佛言苾芻不應梳頭若作得越法罪苾芻復更用刷還同前過佛言用得越法罪苾芻梳刷一時俱用得罪同前
같은 곳이었다.
그때 급고독장자가 황금을 펴서 서다림(逝多林)1)을 사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고는 이발사[削髮人]로 하여금 사중(寺中)에 들어가서 대중의 머리를 깎게 하였다. 그 사람이 이르니 여섯 비구가 물었다.
“그대가 능히 정수리의 머리털을 남기고 깎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나의 전문입니다.”
곧 그에게 깎으라고 시키면서 길게 하라고 하였다.
그대로 깎고 나니 또 말하였다.
“다시 일부를 더 깎아라.”
022_0613_a_16L緣處同前給孤獨長者側布黃金買逝多林奉佛僧已令剃髮人往入寺中爲衆剃髮其人旣至六衆問曰汝能翦剃留頂髮不答曰是我工巧卽令翦剃語言大作又云更除一分
022_0613_b_01L이렇게 하여서 2ㆍ3ㆍ4ㆍ5부 내지 8부까지 깎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원래 할 줄을 모르는구나. 모두 말끔히 깎아라. 그래야만 집으로 돌려보내리라.”
그리하여 날이 저무니 돌아가라고 하였다. 장자가 보고 물었다.
“그대가 머리를 몇 사람이나 깎고 왔는가.”
“많이 깎을 틈이 없었습니다.”
우파난타가 정수리에 상투를 만들라고 하였고 날이 저물어서야 돌아가라고 하였다는 말을 자세히 하니, 장자가 듣고는 비방과 혐오의 감정을 일으켰다.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정수리에 상투를 두지 말지니라. 만약 두면 법 어기는 죄를 얻느니라.”
022_0613_a_21L如是更除二三四五乃至八分報云癡人汝元不解可摠淨剃放汝歸家日暮言歸長者見問汝剃幾人髮來報言無暇多剃鄔波難陁令作頂髻廣說乃至日暮言歸長者聞已情起譏嫌苾芻白佛佛言苾芻不應頂上持髻若有持者得越法罪
같은 곳에서였다.
그때 구수 우와(牛臥)가 교섬비국(憍閃毘國)에서 수림산(水林山) 출광왕원(出光王園) 안의 저감굴(猪坎窟) 속에 있었다.
그 후 다른 때에 출광왕원에서 봄철에 숲이 모두 무성하였고, 거위ㆍ기러기ㆍ원앙ㆍ앵무ㆍ사리ㆍ공작 따위 모든 새들이 어디에서나 지저귀었으므로 동산에 가득했다.
022_0613_b_05L緣處同前具壽牛臥在憍閃毘國住水林山出光王園內猪坎窟中於異時其出光王於春陽月林木皆鵝鴈鴛鴦鸚鵡舍利孔雀諸鳥在處哀鳴遍諸林苑
그때 출광왕이 동산지기[掌園人]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이제 물이나 숲이나 동산을 모두 다스리되, 기왓장이나 자갈 따위를 말끔히 치우고, 깨끗한 물을 많이 준비하고 수위인(守衛人)을 두어라. 내가 잠시 동산에 가서 놀고자 한다.”
저 사람이 공손히 대답하고 왕의 명령대로 동산을 닦아 놓고는 왕에게 아뢰었다.
“교칙하신 바와 같이 닦아 놓았나이다. 때를 알아 하시옵소서.”
왕이 곧 모든 내궁(內宮)들을 거느려 시종을 삼고 저 동산으로 가서 놀다가 피곤하니 누워서 잤다.
022_0613_b_10L出光王命掌園人曰汝今可於水林山處周遍芳園皆可修治除衆瓦礫多安淨水置守衛人我欲暫往園中遊戲彼人敬諾一依王教旣修營已還白王知如所教勅我皆營訖唯願知時彼王卽便將諸內宮以爲侍從往詣芳園遊戲旣疲偃臥而睡
그때 저 나인[內人]이 화과(花果)를 사랑하는 성질이어서 동산 속을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그때 우와 비구가 수염과 머리털이 모두 길었고, 웃옷은 찢어지고 밑에 옷은 때가 찌들어 더러웠다. 마침 한 나무 밑에서 가부좌로 앉아 있더니 궁인이 멀리서 보고 모두 놀라서 외쳤다.
“대왕님, 귀신이 있습니다. 귀신이 있습니다.”
그러자 비구는 곧 굴속으로 들어갔다.
022_0613_b_17L彼內人性愛花果於芳園裏隨處追求牛臥苾芻鬚髮皆長上衣破碎下裙垢惡於一樹下跏趺而坐宮人遙見各竝驚惶大王有鬼有鬼苾芻卽往入坎窟
022_0613_c_02L왕이 소리를 듣고는 곧 잠이 깨어서 칼을 빼어들고 달려가서 궁인에게 물었다.
“귀신이 어디 있느냐?”
“저 저감굴 속으로 들어갔나이다.”
왕이 듣고는 굴로 가서 칼을 들고 물었다.
“네가 무엇이냐?”
“대왕님, 저는 사문이옵니다.”
“무슨 사문이냐?”
“석가모니의 제자이옵니다.”
“그러면 네가 아라한과를 얻었느냐?”
“못 얻었사옵니다.”
“불환(不還)ㆍ일래(一來)ㆍ예류(預流)의 과는 얻었느냐.”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면 이것은 그만두고, 네가 초정(初定)이나 4정(定)까지는 얻었느냐?”
“모두 못 얻었습니다.”
022_0613_b_22L王聞聲已卽便睡覺拔劍走趁宮人曰鬼在何處答曰走入猪坎窟時王聞已行至窟所執劍而問是何物答言大王我是沙門王曰何沙門答曰釋迦子問言汝得阿羅漢果耶答言不得汝得不還一來流果耶答言不得且置斯事汝得初定乃至四定竝不得
왕이 듣고는 더욱 성내고 노하여 대신에게 일렀다.
“이 놈은 범속한 놈으로서 나의 궁녀를 침범하였으니, 큰 개미떼를 가져다가 굴속에 채워서 저 놈을 쏘게 하여라.”
그때 전부터 이 굴 가까이에 머물고 있던 천신(天神)이 이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선량한 사문이 와서 내게 의지하고 있는데 실로 범한 바가 없고 욕심이 없이 스스로 있거늘 비법(非法)한 나쁜 왕이 함부로 상해를 가하려고 하니, 내가 이제 마땅히 구제하는 인연을 지으리라.’
022_0613_c_06L王聞是已轉更瞋怒告大臣曰此是凡人犯我宮可將大蟻塡滿窟中蜇螫其身有舊住天神近窟邊者聞斯語已便作是念此善沙門來依附我實無所犯少欲自居非法惡王撗加傷害今宜可作救濟緣
곧 한 마리의 큰 돼지로 변신하여 굴에서 뛰어나가니 왕이 돼지를 보고는 대신에게 일렀다.
“어서 말과 활을 가져오라.”
신하가 갖다 주니, 그 돼지는 드디어 급히 달아나 화원(花園)으로 나아갔다. 왕이 그 뒤를 따라서 쫓아가니, 이때 궁녀가 비구에게 고하였다.
“성자여, 어서 가시오, 왕이 아주 포악해서 혹 해할지도 모릅니다.”
비구가 급히 의발을 가지고 빨리 가서 겨우 실라벌성에 이르니, 그때 거기 있던 비구들이 보고 말하였다.
“잘 오시오. 구수여, 오래 서로 못 보았구려. 어디서 오는 길이오?”
“교섬비에서 옵니다.”
“그래 그 동안 거기서 편안히 지내셨소.”
“편안히가 무엇입니까. 하마터면 국왕에게 죽을 뻔하였소.”
“무슨 까닭이오?”
022_0613_c_12L卽自變身爲一大從窟走出王見猪已告大臣曰將馬來幷持弓箭臣卽授與其猪遂走急出花園王隨後逐彼宮女告苾芻曰聖者可去王極暴惡或容相彼苾芻急持衣鉢疾行而去漸至室羅伐城彼苾芻見已告言具壽久不相見從何處來答曰憍閃毘比所住止得安樂不答曰何安樂幾被國王斷我形命問言
022_0614_a_01L곧 그 동안의 경위를 자세히 말하니,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한 비구에게 분부하셨다.
“네가 이제 우와 비구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 전하여라.”
그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우와에게 가서 성지(聖旨)를 전하니, 우와가 듣고는 곧 부처님께 가서 평상시와 같이 예경을 드리고 한 쪽에 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네가 어찌 이와 같이 옳지 않은 추악한 꼴을 하였느냐.”
“실로 그러하오이다. 세존이시여.”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저 굴에 탐심이 늘어붙어서 깊이 애착하였구나.”
그러시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머리털을 길게 하면 이와 같은 과실이 있으니, 이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머리털을 길게 하지 말라. 짐짓 깎지 않는 자는 법 어기는 죄를 얻느니라.”
022_0613_c_22L卽具說其事時諸苾芻以緣白佛佛告一苾芻汝今可往牛臥苾芻所作如是言世尊喚汝旣受佛教至牛臥所敬宣聖旨彼聞教已卽詣佛所如常致敬在一面立世尊告言苾芻汝豈作如是非法惡形狀耶實爾汝是癡人於彼窟所貪心戀著深生愛樂佛告諸苾芻曰留長髮者有如是過是故汝等不應長髮故不剃者得越法罪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비구는 마땅히 장발을 두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난야(蘭若)2)에 비구로서 머리를 깎지 않는 자가 있어 드디어 그의 침구 따위 소지품을 들어내니, 그는 취락 근처에 가서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아시고 짐짓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어찌하여 난야에 있던 비구가 제가 있던 데서 버림을 당하여 취락 가까이에 있게 되었느냐?”
아난타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금제하신 바와 같이 비구는 마땅히 머리를 길게 하지 않아야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열어 허락하노라. 난야에 비구의 두발의 길이가 아주 긴 것은 두 손가락 넓이만 한 것까지 허락하니, 취락에 가 있는 사람의 숫자도 줄게 하여라.”
022_0614_a_08L如佛所教苾芻不應留長髮者蘭若苾芻無剃髮者遂卽棄彼臥具等物來近聚落而爲住止知故問阿難陁曰何故蘭若苾芻棄彼住處來近聚落而爲居止阿難陁白佛言如佛所制苾芻髮不應長我今開許蘭若苾芻頭髮極長可齊二指居聚落人量應減此
같은 곳이었다.
그때 비구가 몸에 병이 있어서 의사에게 가서 말하였다.
“현자여, 내게 병이 있으니 처방을 하여 주기 바랍니다.”
의사가 말하였다.
“성자여, 마땅히 욕실(浴室)을 짓고 목욕을 하면 가히 평상대로 회복될 것입니다.”
“현자여, 내가 어떻게 속인과 같이 욕락(欲樂)을 받겠습니까.”
“성자여, 오직 그것만이 약입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낫지 않습니다.”
022_0614_a_15L緣處同前有苾芻身嬰疾病行詣醫所告言賢首我身有疾幸爲處方報言聖者應作浴室澡浴身形可得平復報言賢首我豈同俗受欲樂耶報言聖者唯此是藥餘不能蠲
022_0614_b_01L그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의사가 말하기를, ‘욕실을 써야 그 병이 낫고 다른 약이 없다’고 하였다면 이제 욕실에 들어갈 것을 허락하노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욕실을 지을 터인데, 비구가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병을 제거할 욕실은 어떠한 모양으로 합니까?”
“내가 일찍이 윤왕의방(輪王醫方)을 읽었는데, 거기에 말하기를, ‘욕실이 그 병을 제거할 수 있다’고만 하였으니, 그 욕실을 어떠한 모양으로 한다는 것은 모릅니다. 그런데 당신의 스승님께서 일체 지혜를 갖추셨으니, 당신이 가서 여쭈면 잘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
022_0614_a_20L苾芻以緣白佛佛言若是醫人云浴室能除其病非餘藥是故我今聽入浴室如佛所言作浴室者苾芻還往告醫人曰浴室除病其狀如何醫人報曰我曾讀誦輪王醫方彼說浴室能除其病然我不識其狀云何答曰然汝大師具一切智仁可就問彼當教作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실을 지으라.”
그가 곧 안은 좁게 밖은 넓게 하여 욕실을 지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말라. 욕실을 짓는 법은 안은 넓게 하고 밖은 좁게 하여 외[瓜]나 병[甁]처럼 하라.”
그 안이 어둡고 연기가 빠지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창문을 내어서 연기가 밖으로 빠지게 하라.”
그가 아래에다 창문을 내니 연기가 그대로 빠지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밑에다 하지 말라.”
그가 곧 높게 내니 채광이 잘 안 되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무 높지도 않고 너무 낮지도 않게 중간쯤에 내라.”
022_0614_b_05L苾芻白佛佛言應作浴室彼便內迮外寬作其浴室佛言不應如是浴室之法內寬外迮形如瓜甁於中黑闇煙不能出佛言應可作窗令煙出外彼近下作煙猶不出佛言不應在下彼便高作尚少光明佛言不應太高太下應處中作
까마귀ㆍ새ㆍ비둘기가 안으로 날아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격자(格子) 영창을 만들라.”
“비바람이 칠 때 물이 창틈으로 흘러드는 것은 덧문을 닫고, 바람이 불어서 열리면 마땅히 자물쇠를 두며, 만약 잘 열리고 닫히지 않으면 양갑장(羊甲杖)을 만들어서 열고 닫을지니라.”
욕실에 덧문이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덧문과 자물쇠와 문고리를 달아라.”
욕실 안에 물 항아리를 땅에 놓으니, 식어서 쓸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실내에 두되 양 가에 받침을 놓고 항아리를 그 위에 올려놓아라. 높이는 너무 높게도 말고 너무 낮게도 말고 무릎 닿을 정도로 하라.”
땅에는 불을 피우니 땅이 탔다.
022_0614_b_11L烏鳥鳩鴿便入室中佛言應作隔子窗櫺風雨來時水渧傍入可安門扇風吹開者當須置扂若難開閉作羊甲杖而開閉之室無門扇佛言著扇幷撗扂鐶鈕於浴室中瓨水置地冷不堪用佛言應在室內兩邊安垛瓨置於上不應太高不應太下應與膝齊在地然火燒損於地
022_0614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벽돌을 땅에 깔지니라.”
불이 한창 치성하게 타는데 비구가 들어갔다가 드디어 답답하여 기절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불이 만약 맹렬하게 타거든 들어가지 말고 연기와 불꽃이 꺼지는 것을 기다려서 마음대로 들어갈지니라.”
그가 불을 흩어 놓으니 곧 꺼져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군데다 모을지니라.”
무엇으로 불을 모을지 모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철삽으로 할지니라. 그리고 혹 비구가 화기에 중독되어 기절하였을 땐 마땅히 약간의 순무씨[蔓菁子] 기름과 보릿가루를 조합하여 불 속에 넣으면 깨어나게 되리라.”
022_0614_b_19L佛言不應在地應以甎石籍地火正炎熾苾芻入時遂便悶絕佛言火若焰猛不應卽入待煙焰消隨意當入彼散著火遂便速滅佛言應聚一處不知以何物聚火應用鐵杴苾芻中火悶絕之時以少許蔓菁子油和麨置於火中令醒悟
문득 고약한 냄새가 있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향을 피울지니라.”
눈에서 눈물이 나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단(麨團)으로써 씻을지니라.”
눈물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으니, 말씀하셨다.
“마땅히 암마락가의 가루를 반죽하여 작은 덩어리로 만들어서 그 눈물을 덮으라.”
욕실에 깔고 앉을 판자가 없으니 가지고 오다가 기름으로 더러워지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풀로 대신할지니라.”
발로 바닥을 밟을 제 흙먼지로 더러워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풀을 펼지니라.”
그가 마른 풀로 하니 곧 불에 타버리게 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푸른 풀을 펼지니라.”
022_0614_c_03L便有惡氣佛言應可燒香中淚出佛言用麨團拭淚猶未除以餘甘子屑溲作小團用掩其淚無板坐彼自持來被油污損佛言將草替足蹈地時被塵土污佛言可布草彼用乾草便被火燒佛言敷靑者
푸른 풀을 구하기 어려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 적시어서 할지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이 기름을 온몸에 발라 문지르니 모두 가려웠다. 그래서 벽돌장ㆍ돌ㆍ손톱으로 문지르니 가죽이 벗겨졌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이 가려워도 손톱으로 긁지 말고 마땅히 뜨는 돌[浮石]을 쓸지니라.”
그가 날카로운 모서리로 문지르니 허물이 먼저와 마찬가지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날카로운 데는 갈아서 없앤 연후에 사용할지니라.”
그들이 쓰고 나서 아무데나 내버리니, 이 때문에 잃어버리고 없어지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노끈으로 묶어서 상아말뚝에 걸어 두라.”
뜨는 돌에 기름때를 자주 물로 씻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무 자주 물로 씻지 말고 불에 넣어 둘지니라.”
022_0614_c_09L靑者難求佛言應將水濕諸苾芻以油塗摩遍身皆癢用甎爪揩便皮破佛言身癢不應爪搔用浮石彼便利作招過同前佛言卻利處然後方用彼旣用了隨處棄擲因此失落佛言不應隨處棄失以繩繫挂象牙杙上浮石油膩數數水洗佛言不應數數水洗可置火中
많은 사람이 드나드니 욕실이 쉽게 식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들어갈 때 닫아야 하고 나갈 때도 역시 그렇게 할 것이며, 마땅히 비구로 하여금 문을 지키게 하라.”
그때 비구들이 욕실 안에서 쓸데없는 말을 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쓸데없는 말을 말라. 그러나 씻고 목욕할 때 두 가지 의식(儀式)이 있으니, 한 가지는 법다운 말을 하는 것이며 한 가지는 성스럽게 침묵을 지키는 것이니라.”
그런데 이 욕실에서 비구들이 씻고 목욕하니 진흙탕이 되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방에서 물로 씻지 말고 마땅히 딴 방을 만들어서 거기 가 씻어라.”
022_0614_c_16L多人出入其室遂冷佛言入時應閉出者亦然應令苾芻防守門戶苾芻於浴室內漫爲言話佛言不應漫話然洗浴時有二儀式一者法語二聖默然於此室中苾芻洗浴遂便泥濕佛言不應於此室內以水洗浴應作別室於中洗浴
022_0615_a_01L이렇게 해도 진흙이 있게 되니이것은 서방의 욕실제도이다. 벽돌로 거듭 쌓아서 이룬 것으로 형태가 마치 곡식을 쌓은 것과 같다. 위는 좁고 아래는 넓으며 중간에 높이는 1장(丈)이며 아래의 넓이는 68척(尺) 1반(畔)이다. 여는 문이 있는데 문은 문짝으로 가려져 있으며 회색 진흙으로 표면과 안쪽이 새지 않도록 하였다. 뒤쪽 면에는 작은 감실이 하나 있는데, 감실에는 석상이나 동상을 안치하였다. 먼저 상을 목욕시키고 나서 삼가 다른 곳으로 향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뒤로 들어와 마음으로 공양 발원을 항상 하였다. 경비는 많지 않으나 무궁한 복을 획득하였다. 중앙의 땅에 노(爐)를 안치하였는데 깊이가 1척이었다.
목욕할 때에는 여기에 석탄을 태우거나 땔나무를 태울 수 있으며, 시절에 맞게 냉난을 조절하였다. 실내는 등을 달아 밝게 하였고, 연기가 나가도록 창을 내었다.
서방의 목욕법은 모두 식전에 하는 것이며, 이 지방에서는 배고플 때 목욕하고 배부를 때 목욕하는 것으로 같지 않다.
목욕하고자 할 때에는 목욕옷을 입으며, 욕실에 들어가서는 한 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다. 시간이 조금 지나 땀이 두루 나면 기름으로 몸을 바르고 사람으로 하여금 씻게 하였다. 드디어 고질적인 냉병ㆍ중병ㆍ심병ㆍ피로함 등 여러 병들이 모두 제거되며, 다른 약이 필요치 않다.
어찌 뜨거운 탕에서 때를 씻어 제거할 뿐인 것과 같겠는가.
그런 연후에 다른 방을 향하여 이동한다. 그때를 기다려 지나서 약탕으로써 몸을 목욕한다. 이것은 제석욕법(帝釋浴法)이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다른 알지 못하는 일을 가르쳤다. 보기를 두려워하는 자는 원인이 흘러나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만약에 병이 없이 오로지 성찰하는 자는 자유로이 때에 따라 일을 헤아린다. 그러나 중인도의 뜨거운 땅에서는 또한 드물고, 북방의 추운 나라에서는 곳곳에 모두 가지고 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섬돌을 놓을지니라.”
비구가 무엇으로써 섬돌을 할지 모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벽돌로 하거나, 혹은 모래를 펼지니라.”
물이 넘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멍을 뚫어서 물을 밖으로 빠지게 할지니라.”
또 물을 댈 때에 물 대는 사람이 밑에 있고 목욕하는 사람이 위에 있으니, 옷이 젖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말고 목욕하는 사람을 밑에 있게 하고 물을 대는 사람이 위에 있게 하라.”
022_0614_c_23L此還有泥此是西方浴室制度以複甎壘成形如穀積上狹下寬中高一丈許下闊七八尺一畔開門門須扇掩泥表裏勿令薄漏可於後面安一小龕龕置石像或是銅像先浴像已擎向餘處餘人後入要心供養發願常爲所費不多獲無窮福中安地鑪深一尺許至洗浴時於此燒炭或可然柴看其冷煖以適時節室內明燈通窗煙出西方浴法皆食前不同此方飢沐飽浴若欲洗時著洗裙入室已可在一邊踞祐而坐時遍汗以油塗身令人揩拭遂得沈痾冷痹風癊煩勞衆病皆除不須餘藥同湯洗去垢而已然後移向別室過候其時以藥湯浴身此是帝釋浴法佛教苾芻事異未知恐覽者不悟聊因注出若無病逐省者任隨時量事然中天熱地作者亦稀北方寒國在處皆有佛言應以物砌苾芻不知以何物砌佛言應用甎砌或可布水便漫溢佛言作竇決水令出澆水時澆人居下浴人在上令水污佛言不應如是可令浴人在下人在上
목욕할 때에 치목(齒木)과 조두(澡豆)와 우분(牛糞)과 토설(土屑)을 다른 곳에서 가져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실에 미리 이러한 것을 비치하여 두고, 멀리서 가져오지 말지니라.”
목욕을 하고 나서 몸이 허하여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조금은 먹어도 된다.”
그런데 손에 기름때가 끼어서 쉽게 닦아지지 않았다. 만약 다시 늦추면 닦을 때가 지날 염려가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숟가락으로 먹을지니라. 혹 뜨거운 죽을 얻을지라도 역시 숟가락을 쓸지니라.”
먹을 때 소금이 필요한데도 잎이 없어서 받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승염반자(承鹽盤子)를 준비하여 둘지니라.”
022_0615_a_14L洗浴之時須用齒木及澡豆牛糞土屑向餘處取佛言於浴室處豫置此物勿令遠取旣洗浴已身體虛羸佛言任飡小食手有油膩難卒洗除若更延停洗時恐過佛言應用匙食或得熱粥亦可用匙食時須鹽無葉請受佛言應畜承鹽盤子
022_0615_b_01L부처님께서 욕실을 지으라고 하셨으나, 누구를 시켜서 지어야 할지 몰랐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제자 문인(門人)들을 시켜서 함께 지으라. 만약 시주가 있으면 또한 의지하여 구할지니라.”
씻을 때 몸을 서로서로 문지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들어갈 때 마땅히 제자를 데리고 들어가서 몸을 문질러 닦게 할지니라.”
승염반자는 서방의 식법(食法)이다. 먼저 소금을 뿌리고 아울러 생강 조각을 놓는다. 이것은 성인의 가르침[聖敎]과 이 지방의 방법과는 같지 않다. 반자(盤子)는 본래 소금을 안치하거나 혹은 물을 관찰할 때 쓰이는 것으로 원래 중생식(衆生食)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율(律)에 이르기를, “먹기를 마치면 승려의 개인적인 것과 상관없이 모름지기 한 숟갈 음식을 떠서 중생들에게 보시함으로써 바야흐로 굶주림을 구제하는 이익이 있다” 하였다. 이것과 함께 대개 전해지는 것은 오류이다.
022_0615_a_20L佛令作浴室不知遣何人作佛言應使弟子門人共作若有施主亦可憑求浴之時揩摩身體更互而作佛言時應將弟子令揩摩身承鹽盤子者西方食法須行鹽下薑片此是聖教與此方不同盤子本擬安鹽或將觀水元不欲著衆生食律云食了無問僧私須留一大抄許以施衆生方有齊飢之益此竝蓋是傳者之謬矣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雜事卷第三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Jetavana를 말하는 것으로 기원정사이다.
  2. 2)아란야(araṇya)를 말한다. 비구가 거주하며 수행하는 데 적당한 마을에서 떨어진 조용한 장소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