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983_T_003
- 029_1026_c_01L현우경 제3권
- 029_1026_c_01L賢愚經卷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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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위 양주 사문 혜각 등이 고창군에서 한역 - 029_1026_c_02L元魏涼州沙門慧覺等在高昌郡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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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거타신시품(鉅陁身施品) - 029_1026_c_03L鋸陁身施品第十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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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26_c_04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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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기사굴산(祇闍崛山)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몸에 바람병[風患]이 있었다. 의사 기역(祇域)은 부처님을 위해 약소(藥酥)를 만들고 거기에 서른두 가지 약을 타서 부처님께 드려, 하루에 서른두 냥쭝씩 드시게 하였다.
그때 제바달(提婆達)은 항상 질투심을 품고 마음이 교만하여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부처님께서 약소를 드신다는 말을 듣고 마음으로 시기하여 부처님과 같이 먹으려고 생각하고 기역에게 명령하였다.
“나를 위해 그 약을 만들라.”
기역은 그를 위해 약을 만들어 주면서 말하였다.
“하루 네 냥쭝씩 드십시오.”
제바달은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몇 냥쭝씩 드시느냐?”
“하루 서른두 냥쭝씩 드십니다.”
“나도 서른두 냥쭝씩 먹겠다.”
“부처님께서는 당신 몸과 같지 않습니다. 당신은 많이 드시면 반드시 딴 병이 생길 것입니다.”
제바달은 말하였다.
“나도 먹으면 넉넉히 소화할 수 있다. 내 몸이나 부처 몸이나 무슨 차별이 있겠느냐? 내게 먹도록만 하라.” - 029_1026_c_05L一時佛在羅閱祇耆闍崛山中。爾時世尊!身有風患,祇域醫王,爲合藥酥,用三十二種諸藥雜合,令佛日服三十二兩。時提婆達常懷嫉妒,心自高大望與佛齊,聞佛世尊服於藥酥,情中貪慕,欲同佛服,復勅祇域:“當與我合。”爾時祇域,復與合之,因語之言:“日服四兩。”提婆達問:“佛服幾兩?”祇域答言:“日三十二兩。”提婆達言:“我亦當服三十二兩。”祇域答言:“如來身者,不與汝同,汝若多服,必更爲患。”提婆達言:“我若服之,自足能消,我身佛身,有何差別?但與我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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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7_a_01L그는 부처님을 본받아 하루 서른두 냥쭝씩 먹었다. 약이 몸에 들어가 여러 혈맥으로 배어들자 제바달다(提婆達多)는 힘이 약해 소화시키지 못하고 온몸과 사지의 뼈마디가 몹시 아파 신음하고 부르짖으면서 답답해 뒹굴었다.부처님께서는 가엾이 여겨 멀리서 손을 펴 그 머리를 어루만지셨다. 약은 소화되고 고통은 사라지면서 병은 벌써 나았다.
그는 그것이 부처님 손인 것을 알고 말하였다.
“실달(悉達)의 다른 기술은 세상이 써 주지 않으니까, 이제는 의술을 배워 세상에 알리는구나.”
그때 아난은 이 말을 듣고 하도 원통하여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저 제바달다는 은혜를 모릅니다. 부처님께서 가엾이 여겨 병을 고쳐 주셨는데, 그는 그런 나쁜 말을 하였습니다. 무슨 심정으로 그런 마음을 가지는지 항상 부처님에 대해 질투만 하고 있습니다.” - 029_1026_c_17L卽習效佛,日日亦服三十二兩,藥在體中流注諸脈,身力微弱不能消轉,擧身支節,極患苦痛,呻吟喚呼,煩憒夗轉。世尊憐愍,卽遙申手以摩其頭,藥時卽消痛患卽除。病旣得愈,看識佛手,因而言曰:“悉達餘術,世不承用,復學醫道,善能使知。”於時阿難,聞說此語情用悵恨,長跪白佛:“提婆達多,不識恩養,世尊慈矜,爲之除患,方更吐此不善之言,有何情懷?能生此心,長夜思嫉,向佛世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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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제바달다는 오늘만 그런 나쁜 마음으로 나를 중상하려는 것이 아니다. 전생에도 항상 나쁜 마음으로 나를 죽이려 하였느니라.” - 029_1027_a_06L佛告阿難:“提婆達者,不但今日懷不善心欲中傷我,過去世時亦常惡心殺害於我。”
- “전생에 그가 부처님을 해치려던 그 사실을 알고자 합니다.”
- 029_1027_a_08L阿難白佛:“不審過去傷害之事,因緣云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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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으라.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세존이시여, 일심으로 듣겠습니다.” - 029_1027_a_09L佛言:“善聽!當爲汝說。”“唯然世尊!當一心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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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오랜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지 겁에 이 염부제에 큰 성(城)이 있었는데, 이름이 바라내였고, 그때의 국왕 이름은 범마달(梵摩達)이었다. 그는 흉하고 사나워 자비심이 없고, 사치하고 음탕하여 쾌락을 즐기며, 항상 미워하는 마음으로 해치기를 좋아하였다.
어느 때 그는 꿈 속에서 어떤 짐승을 보았다. 온몸의 털은 금빛이요, 털끝마다 금빛 광명을 내어 사방을 비추면 그것도 모두 금빛이었다.
그는 꿈을 깨고 생각하였다.
‘이 세상에는 반드시 내가 꿈에서 본 것과 같은 것이 있으리라. 사냥꾼에게 명령하여 그 가죽을 구하자.’
그는 여러 사냥꾼을 불러 명령하였다.
‘나는 꿈에 어떤 짐승을 보았다. 온몸의 털은 금빛이요, 털끝마다 광명을 내는데, 이상하고 휘황하였다. 이 나라에 반드시 그런 물건이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두루 돌아다니면서 그것을 구해 잡아야 한다. 만일 그 가죽을 구하면 중한 상을 주고 또 너희 자손들 7대(代)에 먹을 것을 줄 것이다. 그러나 애를 써서 그것을 구하지 못하면 너희들을 죽이고 너희들의 족속을 멸하리라.’
사냥꾼들은 왕의 명령을 받고 근심하고 걱정하였으나 방법이 없었다. - 029_1027_a_10L佛告阿難:“過去久遠,不可計數阿僧祇劫,此閻浮提有一大城,名波羅柰。爾時國王,名梵摩達,兇暴無慈,奢婬好樂,每懷惡忌,好爲傷害。爾時其王,欻於夢中,見有一獸,身毛金色,其諸毛端,出金光明,照于左右,皆亦金色。覺已自念:‘如我所夢,世必有此,當勅獵者求覓其皮。’作是念已,召諸獵師,而告之言:‘我夢有獸,身毛金色,毛頭出光,殊妙晃朗。想今國界,必有此物,仰汝等輩廣行求捕。若得其皮,當重賜與,令汝子孫,食用七世;若不用心,求不得者,當俱誅滅汝等族黨。’時諸獵師,得王教已,憂愁憒憒,無復方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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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7_b_01L그들은 한 곳에 모여 의논하였다.
‘왕이 꿈에서 본 짐승을 우리는 일찍이 본 일이 없다. 어디 가서 그것을 구하겠는가. 만일 그것을 얻지 못하면 왕의 법을 어기게 되는 것이니 우리는 아주 살 길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의논하자 번민은 더욱 더하기만 하였다. 또 어떤 이는 말하였다.
‘이 산이나 늪에는 독한 벌레와 모진 짐승이 많아서 아무리 두루 다니면서 구하여도 얻지 못하고, 숲이나 들에서 우리는 차례로 죽고 말 것이다. 우선 가만히 한 사람을 사서 그를 보내어 구하도록 하자.’
여러 사람들은 좋다 하고, 어떤 한 사람을 구해 그에게 권하였다.
‘너는 힘을 다해 두루 다니면서 구해 보라. 만일 네가 얻어 가지고 돌아오면 우리는 힘을 합해 너에게 중한 상을 줄 것이요, 혹 산이나 늪에서 해를 당해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그 재물을 네 처자에게 주리라.’
그는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해 신명을 버리자.’
이렇게 마음먹고 곧 떠나기로 하였다. 그는 곧 갈 길 준비를 하고 험한 길을 떠났다. - 029_1027_b_01L聚會一處,共議此事:‘王所夢獸,生未曾睹,當於何所而求覓此?若今不得,王法難犯,我曹徒類,永無活路。’論此事已,益增悶惱。又復有言:‘此山澤中,毒虫惡獸,亦甚衆多,遠行求覓,必不能得,交當喪身,困死林野,且私募一人,令行求之。’衆人言善,更相簡練,曉勸一人:‘汝可盡力廣行求覓,若汝吉還,我曹合物,當重賞汝;設令山澤遇害不還,亦當以物與汝妻子。’其人聞此,心自念言:‘爲此衆人,分棄身命,內計已定,卽可當行。’辦行道具,涉險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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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돌아다니자 몸은 여위고 힘은 빠졌다. 때는 한여름이라, 뜨거운 사막 길에 이르러서는 입술과 목은 마르고, 찌는 듯 답답하여 죽을 것 같았다. 혹독한 고통을 견디다 못하여 슬피 울면서 부르짖었다.
‘누가 자비스런 마음으로 나를 가엾이 여겨 내 신명을 구제해 줄 것인가.’ - 029_1027_b_13L行已經久,身羸力弊,天時盛暑,到熱沙道,脣乾渴乏,鬱蒸欲死,窮酸苦切,悲悴而言:‘誰有慈悲,矜愍我者?當見拯濟,救我身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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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7_c_01L그때 그 늪에 어떤 들짐승이 있었는데, 이름이 거타(鋸陀)였다. 온몸의 털은 금빛이요, 털끝마다 광명이 있었다. 그것은 멀리서 이 말을 듣고 못내 가엾이 여겨 찬 샘물에 들어갔다가는 그리로 와서 몸으로 그를 싸안았다. 조금 기운을 돌리자 그를 데리고 샘물로 가서 목욕을 시켜 주고, 다니면서 과실을 주워다 그를 먹였다.
그는 몸이 회복되자 생각하였다.
‘이 이상한 짐승은 털빛에 광명이 있다. 이것은 우리 대왕이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죽게 되었을 때에 이것을 힘입어 목숨이 살아났다. 그 은혜를 알고도 갚지 못하면서 어찌 해칠 마음을 내겠는가. 그러나 만일 이것을 잡지 않으면 저 사냥꾼의 종족들이 모두 다 죽게 될 터인데.’
이렇게 생각하자 슬픔을 견딜 수 없었다. 거타는 물었다.
‘왜 슬퍼하십니까?’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 심정을 토로하였다. 거타는 말하였다.
‘그 일은 걱정 마십시오. 내 가죽은 얻기 쉽습니다. 생각하면 나는 전생에 수없이 몸을 버렸지만 일찍이 복을 짓기 위해 목숨을 버린 적은 없었습니다. 이제는 내 몸 가죽으로 저 여러 사람의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만일 나를 잡으려거든 가죽만 벗기고 목숨은 끊지 마십시오. 나는 이미 당신에게 준 몸이라 결코 회한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 사냥꾼은 천천히 그의 가죽을 벗겼다. - 029_1027_b_17L時山澤中,有一野獸,名曰鋸陁,身毛金色,毛頭光明,遙聞其語,甚憐愍之。身入冷泉,來至其所,以身裹抱,小還有力,將至水所,爲其洗浴,行拾菓蓏,來與食之。體旣平復,而自念言:‘睹此奇獸,毛色光明,是我大王所須之者;然我垂死,賴其濟命,感識其恩,未能酬報,何能生心,當害於此?若復不獲,彼諸獵師,宗黨徒類,當被誅戮。’念此事已,悲不自勝。鋸陁問言:‘何以不樂?’垂泣而說心所懷事。鋸陁語言:‘此事莫憂!我皮易得,計我前世,捨身無數,未曾爲福,而能捨壽。今以身皮,濟彼衆命,心懷歡喜,如有所獲。但剝取皮,莫便絕命,我已施汝,終無悔恨。’爾時獵師,卽徐剝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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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거타는 선 채로 서원을 세웠다.
‘지금 나는 내 가죽을 이 사람에게 주어 저 여러 사람들의 소중한 목숨을 구제합니다. 그 공덕을 일체 중생에게 베풂으로써 위없는 바르고 참된 불도를 이루고, 일체 중생을 생사의 고통에서 두루 건져 열반의 안락한 곳에 편히 살게 하소서.’
이렇게 발원하자 3천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래서 제천(諸天)의 궁전이 요동쳐 편하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놀라 그 까닭을 찾다가 보살에게 가죽을 벗겨 보시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곧 하늘에서 내려와 그에게 가서 꽃을 흩어 공양하였는데, 흐르는 눈물이 비와 같았다.
사냥꾼이 가죽을 벗겨 가지고 떠난 뒤에 그의 몸에서 흘러 내리는 피는 차마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또 8만 파리와 개미 떼가 그 몸에 모여들어 그 살을 파먹었다. 그는 어떤 구멍으로라도 들어가고 싶었으나 그들이 상할까 걱정하여 고통을 참고 버티어 서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살을 먹이다가 거기서 그대로 죽고 말았다.
그때 그 파리와 개미 떼들은 보살의 몸을 먹음으로써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나게 되었다. - 029_1027_c_09L爾時鋸陁,卽自立願:‘今我以皮,用施此人,救彼衆人所愛之命,持此功德,施及衆生,用成佛道無上正眞,普度一切生死之苦,安著涅槃永樂之處。’作此願已,三千國土,六反震動,諸天宮殿,動搖不寧,各用驚愕,推尋其相。見於菩薩剝皮布施,卽從天下來到其所,散花供養,涕淚如雨。剝皮去後,身肉赤裸,血出流離,難可看睹,復有八萬蠅蟻之屬,集其身上,同時唼食。時欲趣穴,復恐傷害,忍痛自持,身不動搖,分以身施,死於彼中。時諸蠅蟻,緣食菩薩身者,命終之後,皆得生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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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8_a_01L그때 사냥꾼은 가죽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 그것을 왕에게 바쳤다. 왕은 그것을 받고 처음 보는 물건이라 신기하게 여기고 기뻐하면서 그 곱고 부드러움을 좋다 하여 언제나 깔고 누워 있었다. 그제서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졌느니라.
이와 같이 아난이여, 그때의 그 짐승 거타는 지금의 내 몸이요, 범마달왕은 지금의 저 제바달이며, 8만 벌레들은 바로 내가 처음 부처가 되어 비로소 법륜을 굴릴 때 도를 얻은 8만 하늘 그들이니라.
저 제바달은 그때에도 나를 죽였고 지금에 와서도 착한 마음이 없이 언제나 해치려고만 하고 또 중상하고자 하는 것이다.” - 029_1027_c_22L爾時獵師,擔皮到國,奉上於王。王見歡喜,奇之未有,善其細軟,常用敷臥,心乃安隱,情用快樂。如是阿難!欲知爾時獸鋸陁者,今我身是。彼梵摩達王,今提婆達是。八萬諸虫,我初成佛,始轉法輪,上八萬諸天得道者是。此提婆達,於彼世時傷害於我,乃至今日,猶無善心,長夜思害,欲相中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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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아난과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슬퍼하고 원망하면서 서로서로 격려하여 부지런히 법을 구하였다.
그리하여 수다원을 얻는 이도 있었고, 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을 얻는 이도 있었으며, 벽지불의 인연을 심는 이도 있었고, 위없는 불도에 뜻을 두는 이도 있었으며,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무르는 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모두 기뻐하고 공경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029_1028_a_07L賢者阿難,及諸會者,聞佛所說,悲悵兼懷,各自感勵,懃求法要,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者,有種辟支佛因緣者,有發無上佛道意者,有住不退地者,咸各歡喜,敬戴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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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미묘비구니품(微妙比丘尼品)단본(丹本)에는 이 품이 제4권에 있으며 순번이 19이다 - 029_1028_a_12L微妙比丘尼品第十六丹本此品在第四卷爲第十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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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28_a_13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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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8_b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타정사(祇陁靜舍)에 계셨다.
파사닉왕이 죽은 뒤에 그 태자 유리(流離)가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렸다. 그는 성품이 포악하고 자비심이 없어, 술에 취한 코끼리를 내몰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짓밟아 죽게 하였다.
그때 귀족 부인들은 그것을 보고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세속을 버리고 집을 떠나 비구니가 되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그 여자들이 모두 석가 종족이나 왕족으로서 귀하고 단정하기가 나라에서 제일이면서 온갖 탐욕을 버리고 집을 떠나 도를 닦는 이가 5백 인이나 되는 것을 보고, 모두 칭송하면서 다투어 공양하였다. 그 비구니들은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집을 떠났다고 말하지마는, 아직 법약(法藥)을 먹지 못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없애지 못하였다. 이제 저 투라난타(偸羅難陁) 비구니에게 나아가 경법을 들으면 깨닫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에게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한 뒤에 제각기 하소연하였다.
“우리는 비록 도를 닦는다고 하지마는 아직 감로(甘露)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깨우쳐 주십시오.” - 029_1028_a_14L一時佛在舍衛國祇陁精舍。波斯匿王崩背之後,太子流離,攝政爲王,暴虐無道,驅逐醉象,蹹殺人民,不可稱計。時諸貴姓婦女,見其如是,心中摧悴,不樂於俗,卽共出家,爲比丘尼。國中人民,見諸女人,或是釋種,或是王種,尊貴端正,國中第一,悉捨諸欲,出家爲道,凡五百人,莫不嘆美,競共供養。諸比丘尼,自相謂言:“吾等今者,雖名出家,未服法藥消婬怒癡,寧可共詣偸羅難陁比丘尼所,諮受經法,冀獲所剋。”卽往其所,作禮問訊,各自陳言:“我等雖復爲道,未獲甘露,願見開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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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라난타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들이 받은 계율을 배반하게 하고, 법복과 발우를 버리게 하면 또한 통쾌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다 존귀한 큰 성바지로서 농사와 일곱 가지 보배와 코끼리ㆍ말ㆍ노비들이 모자랄 것이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것들을 버리고 부처님의 계율을 받고 비구니가 되어 그처럼 고생하는가.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부부와 자녀끼리 서로 즐기고, 마음대로 보시하면서 한 세상을 영화롭게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비구니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실망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떠났다. - 029_1028_b_04L時偸羅難陁,心自念言:我今當教令其反戒,吾攝衣鉢,不亦快乎?”卽語之曰:“汝等尊貴大姓,田業七寶,象馬奴婢,所須不乏,何爲捨之?持佛禁戒,作比丘尼,辛苦如是,不如還家,夫妻男女,共相娛樂,恣意布施,可榮一世。”諸比丘尼,聞說是語,心用惘然,卽各涕泣,捨之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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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다시 미묘(微妙)비구니에게로 가서 예배하고 법답게 문안한 뒤에 제각기 아뢰었다.
“우리는 집에 있으면서 세속 일을 익혀온 지 오래인지라, 이제 비록 집을 떠났으나 아직 마음은 들뜨고 정욕은 불꽃 같아 스스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원컨대 가엾이 여기고 우리를 위해 설법하여 이 죄의 뚜껑을 열어 주소서.”
미묘 비구니는 물었다.
“너희들은 삼세(三世)의 일에 있어서 어떤 것을 묻고자 하는가?”
“과거와 미래는 그만두고 현재만 말씀하여 이 의혹을 풀어 주소서.” - 029_1028_b_11L復至微妙比丘尼所,前爲作禮,問訊如法,卽各啓曰:“我等在家,習俗迷久,今雖出家,心意蕩逸,情欲熾燃不能自解,願見憐愍,爲我說法,開釋罪蓋。”爾時微妙,卽告之曰:“汝於三世,欲問何等?”諸比丘尼言:“去來且置,願說現在,解我疑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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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8_c_01L“대개 음욕이란, 마치 성한 불길이 산과 들을 태우는 것과 같아서 그것은 자꾸 번지고 불어나가 갈수록 많은 사람을 해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음욕에 빠져 서로 해치다가 세월이 흐른 뒤에는 마침내 3도(途:세 가지 나쁜 길)에 떨어져 거기서 빠져 나올 기약이 없었다.
대개 집을 즐긴다는 것은 서로 모이고 합하는 것을 탐내는 것이니, 은혜와 사랑, 영화와 즐거움의 인연으로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이별하며, 관청의 벌을 받아 서로 울고 사모하여 5장(腸)이 찢어지고 까무러쳤다가는 다시 깨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집을 생각하는 정은 깊고 굳어, 우리 마음을 얽매는 것은 감옥보다 더한 것이다.
나는 본래 어떤 범지의 집에 태어났다. 우리 아버지는 존귀하기 나라에서 제일이었다. 그때 어떤 범지의 아들이 있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그는 내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중매를 보내어 나를 맞이해 아내로 삼아 한 가정을 이루었다. 나는 그 뒤에 아들을 낳았고, 시댁 부모는 계속해서 죽었다. - 029_1028_b_18L微妙告曰:“夫婬欲者,譬如盛火燒于山澤,蔓莚滋甚,所傷彌廣,人坐婬欲,更相賊害,日月滋長,致墮三途,無有出期。夫樂家者,貪於合會,恩愛榮樂因緣,生老病死離別,縣官之惱,轉相哭戀,傷壞心肝,絕而復蘇,家戀深固,心意纏縛,甚於牢獄。我本生於梵志之家,我父尊貴,國中第一。爾時有梵志子,聰明智慧,聞我端正,卽遣媒禮,娉我爲婦,遂成室家,後生子息。夫家父母,轉復終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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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아이를 배어 남편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습니다. 몸에 더러운 것이 많고 또 달이 차면 혹 위험한 일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친정에 돌아가 봐야 하겠습니다.’
남편은 좋다 하고, 곧 보내 주었다.
친정으로 가는 도중에 몸이 자꾸 아파 어떤 나무 밑에서 쉬었다. 그때 남편은 따로 누워 있었다.
나는 그 날 밤에 아기를 낳고, 부정한 것이 많이 흘러나왔다. 독사가 그 냄새를 맡고 오다가 남편을 물어 죽였다. 나는 그 밤에 몇 번이나 남편을 불렀으나 소리가 없었다. 새벽이 되어 겨우 일어나 남편에게로 가서 그 손을 잡았다가 그가 독사에 물려 몸은 부어 터질 듯하고 사지는 허물어진 것을 비로소 알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까무러쳤다. 그때 큰 아이는 아버지가 죽은 것을 보고 소리 내어 울부짖었다. 나는 그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깨어나, 큰 아이는 등에 업고 갓난아이는 안고 울면서 길을 떠났다. 길은 멀고 험한데 사람은 자취도 없었다. - 029_1028_c_05L我時妊娠,而語夫言:‘今我有娠,穢污不淨,日月向滿,儻有危頓,當還我家見我父母。’夫卽言善。遂便遣歸,至於道半,身體轉痛,止一樹下,時夫別臥,我時夜產,污露大出,毒蛇聞臭,卽來殺夫。我時夜喚數反無聲,天轉向曉,我自力起,往牽夫手,知被蛇毒,身體腫爛,支節解散。我時見此,卽便悶絕。時我大兒,見父身死,失聲號叫。我聞兒聲,卽時還蘇,便取大兒,檐著項上,小兒抱之,涕泣進路,道復曠險,絕無人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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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9_a_01L도중에 큰 강이 있었는데 깊고 또 넓었다. 큰아이는 강가에 두고 먼저 갓난아이를 업고 강을 건너 저쪽 언덕에 두었다. 그리고 큰아이를 데리러 되돌아 올 때에 아이는 멀리서 나를 보고 물로 달려들어 오다가 그만 물에 떠내려갔다. 나는 쫓아갔으나 구하지 못하고, 아이는 떴다 잠겼다 하면서 아주 가고 말았다.
나는 도로 돌아서 갓난아이에게로 갔다. 그러나 갓난아이는 늑대가 먹어 버리고 피만 땅에 질펀하였다. 나는 또 까무러쳤다가 한참 만에야 깨어났다.
나는 또 길을 떠나가다가 길에서 어떤 범지를 만났다. 그는 아버지 친구였다. 그는 곧 내게 물었다.
‘너는 어디서 오기에 그처럼 피로해 보이느냐?’
나는 그 동안에 겪어 온 괴롭고 쓴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그는 나의 괴롭고 외로운 사정을 가엾이 여겨 마주 보고 울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우리 부모와 친척들은 모두 평안하십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너희 집에 얼마 전에 불이 나서 부모와 자녀들이 한꺼번에 다 타 죽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또 까무러쳤다 한참 만에야 깨어났다. 그는 나를 가엾이 여겨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여러 가지를 대어 주어 모자람이 없게 하면서 자식처럼 돌보아 주었다. - 029_1028_c_16L至於中路,有一大河,旣深且廣,卽留大兒,著於河邊,先擔小兒,度著彼岸,還迎大者。兒遙見我,卽來入水水便漂去;我尋追之,力不能救,浮沒而去。我時卽還,欲趣小兒,狼已噉訖,但見其血,流離在地。我復斷絕,良久乃蘇。遂進前路,逢一梵志,是父親友,卽問我言:‘汝從何來,困悴乃爾?’我卽具以所更苦毒之事告之。爾時梵志,憐我孤苦,相對涕哭。我問梵志:‘父母親里,盡平安不?’梵志答言:‘汝家父母大小,近日失火,一時死盡。’我時聞之,卽復悶絕,良久乃蘇。梵志憐我,將我歸家,供給無乏,看視如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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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어떤 다른 범지는 내 얼굴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 내게 아내 되기를 청하였다. 나는 허락하고 그에게 가서 가정을 이루었다. 나는 또 아이를 배어 해산할 때가 가까웠다. 그때 남편은 밖에 나가 다른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날이 저물어서야 돌아왔다.
나는 아기를 낳으려고 혼자서 문을 잠그고 방에 있었다. 아기를 낳는 중에 남편은 문을 두드리면서 소리쳐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나가서 문을 열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화가 잔뜩 나서 문을 부수고 들어와 나를 매질하였다. 나는 그 사정을 말하였다. 그는 더욱 성을 내어 곧 아기를 죽여 타락[酥]에 볶아 나에게 먹으라고 재촉하였다. 나는 하도 기가 막혀 차마 그것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는 다시 매질하였다. 나는 그것을 먹고 나자 가슴이 쓰리고 맺히었다. ‘내가 하도 박복하여 이런 사람을 만났다’ 한탄하고, 곧 그를 버리고 갔다.
나는 그 길로 바라내로 가서 성 밖의 어느 나무 밑에 앉아 쉬고 있었다. - 029_1029_a_07L時餘梵志,見我端正,求我爲婦,卽相許可,適共爲室。我復妊娠,日月已滿。時夫出外,他舍飮酒,日暮來歸,我時欲產,獨閉在內,時產未竟,梵志打門大喚,無人往開,梵志瞋恚,破門來入,卽見撾打,我如事說,梵志遂怒,卽取兒殺。以酥熬煎,逼我使食。我甚愁惱,不忍食之,復見撾打。食兒之後,心中酸結,自惟福盡,乃値斯人,便棄亡去,至波羅柰,在於城外,樹下坐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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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9_b_01L그때 그 나라의 어떤 장자의 아들이 마침 처음 아내를 잃고 성 밖 동산에 묻고 그를 잊지 못하여 날마다 성을 나가 무덤 위에서 울었다. 그는 나를 보자 곧 내게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혼자 길가에 앉아 있는가?’
나는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다시 내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와 함께 저 동산에 들어가 놀고 싶은데 좋겠는가?’
나는 곧 좋다 하고 갔다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 며칠이 지나 그는 병을 얻어, 구하지 못하고 갑자기 죽었다. 그때 그 나라 법에는, 살았을 때에 서로 사랑하였으면 장사하는 날에 무덤 속에 같이 묻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도 묻혔으나 목숨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었다. - 029_1029_a_16L時彼國中,有長者子,適初喪婦,乃於城外園中埋之,戀慕其婦,日往出城,塚上涕哭。彼時見我,卽問我言:‘汝是何人?獨坐道邊。’我如事說,復語我言:‘今欲與汝入彼園觀,寧可爾不?’我便可之,遂爲夫妻。經于數日,時長者子,得病不救,奄忽壽終。時彼國法若其生時,有所愛重,臨葬之日,幷埋塚中。我雖見埋,命故未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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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도적 떼가 와서 그 무덤을 파다가 내 얼굴이 단정한 것을 보고 곧 나를 아내로 삼았다. 수십 일 뒤에 그는 또 나가 도둑질하다가 주인에게 잡혀 목이 잘렸다. 그 부하들이 그 시체를 가지고 돌아와 장사할 때에 그 국법에 따라 나도 같이 묻혔다. 나는 무덤 속에서 사흘을 지났다. 늑대와 여우와 개들이 와서 송장을 먹으려고 무덤을 팔 때에 나는 다시 살아 나오게 되었다.
나는 내 자신을 한탄하면서 나무랐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열흘 동안에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가. 이제는 무엇을 받들어 남은 목숨을 마칠 것인가.’
그래서 생각하였다.
‘나는 일찍이 들었다, 한 석가의 아들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고 부처가 되어 과거와 미래를 모두 안다고. 차라리 거기 가서 몸과 마음으로 귀의하자.’
나는 곧 기원(祇洹)으로 달려가서 나무에 꽃이 활짝 핀 듯, 별 속의 달과 같은 부처님의 모습을 멀리서 뵈었다. - 029_1029_b_02L時有群賊,來開其塚。爾時賊帥,見我端正,卽用爲婦。數旬之中,復出劫盜,爲主所覺,卽斷其頭,賊下徒衆,卽持死屍,而來還我,便共埋之,如國俗法,以我幷埋。時在塚中,經于三日,諸狼狐狗,復來開塚,欲噉死人,我復得出,重自剋責:‘宿有何殃,旬日之閒,遇斯罪苦?死而復生,當何所奉得全餘命?’卽自念言:‘我昔常聞,釋氏之子,棄家學道,道成號佛,達知去來,寧可往詣身心自歸。’卽便逕往,馳趣祇洹,遙見如來,如樹花茂星中之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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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번뇌가 없는[無漏] 3달(達:세 가지 밝은 지혜)로 나를 제도할 수 있음을 살피시고 곧 오셔서 나를 맞이하셨다. 나는 그때에 알몸이라 아무 것도 가릴 것이 없어, 곧 땅에 주저앉아 손으로 유방을 가렸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명령하셨다.
‘너는 옷을 가져다 저 여인에게 입히도록 하라.’
나는 옷을 입고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아래 예배한 뒤에 그 동안에 겪은 죄 많은 사정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원컨대 저를 가엾이 여겨 도 닦기를 허락하소서.’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여자를 데려다 교담미(憍曇彌)에게 맡기고 계법(戒法)을 주게 하라.’
교담미는 곧 내게 계법을 주어 나는 비구니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4제(諦)의 요지와 인생은 괴롭다는 것, 모든 것은 공하고 무상하다는 것을 말씀하셨다. 나는 그 법을 듣고는 결심하고 부지런히 공부하여 아라한이 되어 과거와 미래를 모두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 현세에서 받는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마는 그것은 모두 전생에 지은 업의 갚음으로서 털끝만큼도 어긋나지 않는 것이었다.” - 029_1029_b_14L爾時世尊,以無漏三達,察我應度,而來迎我。我時形露,無用自蔽,卽便坐地,以手覆乳。佛告阿難:‘汝持衣往覆彼女人。’我時得衣,卽便稽首世尊足下,具陳罪厄,願見垂愍,聽我爲道。佛告阿難:‘將此女人,付憍曇彌,令授戒法。’時大愛道,卽便受我,作比丘尼,卽爲我說四諦之要苦空非常。我聞是法,剋心精進,自致應眞,達知去來,今我現世,所更勤苦,難可具陳,如宿所造,毫分不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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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29_c_01L그때 비구니들은 다시 아뢰었다.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기에 그런 재앙을 받았습니까? 설명하여 주십시오.” - 029_1029_c_01L時諸比丘尼,重復啓白:“宿有何咎,而獲斯殃?唯願說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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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는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가만히 들으라. 지나간 세상에 어떤 장자가 있었다. 그는 재물은 많았지마는 아들이 없어 작은 부인을 얻었다. 비록 천한 집 딸이었으나 얼굴이 아름다워 짝할 이가 드물었으므로 장자는 몹시 사랑하였다. 아이를 배고 열 달이 차서 사내를 낳았다. 부부는 애중히 여겨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큰 부인은 생각하였다.
‘나는 비록 귀족 집 딸이지마는 현재에 대를 이을 자식이 없다. 이제 저 아이가 성장하면 이 집을 맡아 전장[田]과 재산을 모두 다 가질 것이다. 나는 아무리 노고하여 재산을 쌓아 두더라도 마음대로 쓸 수 없을 것이다.’
질투심이 치솟아 일찍 죽여 버리는 것만 못하다고 마음으로 결정하고, 바늘을 아이 정수리에 꽂되 보이지 않게 꽂았다.
아이는 자꾸 말라 가다가 열흘 쯤 되어 드디어 죽고 말았다. - 029_1029_c_03L微妙答曰:“汝等靜聽。乃往過世,有一長者,財富無數,無有子息,更取小婦,雖小家女,端正少雙,夫甚愛念,遂便有娠,十月已滿,生一男兒,夫妻敬重,視之無厭。大婦自念:‘我雖貴族,現無子息可以繼嗣;今此小兒,若其長大,當領門戶,田財諸物,盡當攝持。我唐勞苦,積聚財產,不得自在。’妒心卽生,不如早殺,內計已定卽取鐵鍼,刺兒囟上,令沒不現。兒漸痟瘦,旬日之閒,遂便喪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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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인은 너무 애통하여 기절하였다가 다시 살아났다. 이것은 반드시 큰 부인이 시새워 내 아들을 죽인 것이리라 단정하고, 곧 부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무정하게도 내 아들을 시기해 죽인 것이다.’
큰 부인은 곧 맹세하였다.
‘만일 내가 네 아들을 죽였으면 세상마다 내 남편은 독사에 물려 죽고, 거기서 나는 자식은 물에 빠져 죽거나 늑대가 잡아먹을 것이요, 나는 산 채로 묻히거나 제 자식을 잡아먹을 것이요, 내 부모와 형제는 불에 타 죽을 것이다. 왜 나를 원망하느냐, 왜 나를 원망하느냐?’
그때 그 큰 부인은 죄와 복의 갚음이 없다고 생각하고 앞에와 같이 맹세하였지마는 지금 다 그것을 받되 대신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알고 싶은가? 그때의 그 큰 부인은 바로 이 내 몸이니라.” - 029_1029_c_13L小婦懊惱,氣絕復蘇,疑是大婦妒殺我子,卽問大婦:‘汝之無狀,怨殺我子。’大婦卽時,自呪誓曰:‘若殺汝子,使我世世,夫爲毒蛇所殺,有兒子者,水漂狼食,身見生埋,自噉其子,父母大小,失火而死。何爲謗我?何爲謗我?’當於爾時,謂無罪福反報之殃,前所呪誓,今悉受之,無相代者。欲知爾時大婦者,則我身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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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들은 다시 아뢰었다.
“그러면 또 어떤 복을 지었기에 부처님께서 오셔서 맞이하셨고, 도(道)의 집에 들어가 생사를 면하게 되었습니까?” - 029_1029_c_21L諸比丘尼,重復問曰:“復有何慶,得睹如來,就迎之耶?得在道堂免于生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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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0_a_01L미묘는 대답하였다.
“옛날 바라내국에 큰 산이 있었는데, 이름이 선산(仙山)이었다. 그 산에는 언제나 벽지불과 성문(聲聞)들과 외도(外道)들의 신선들이 꽉 차게 살고 있었다. 그때에 어떤 연각(緣覺)은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어떤 장자 부인은 그를 보고 기뻐하여 공양을 올렸다. 연각은 그것을 먹고 허공에 날아올라 몸에서 물과 불을 내며 허공에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였다. 부인은 그것을 보고 서원을 세웠다.
‘나도 뒷세상에 도를 얻어 저렇게 되게 하소서.’
그때의 그 부인은 바로 이 내 몸이다. 그 때문에 나는 부처님을 뵈옵고, 마음이 열려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 지금 나는 아라한이 되었지마는 항상 뜨거운 바늘이 정수리로 들어가 발바닥으로 나오는 듯 밤낮으로 그런 고통을 받아 쉴 때가 없다. 재앙과 복은 이와 같이 썩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라.” - 029_1029_c_23L微妙答曰:“昔波羅柰國,有一大山,名曰仙山,其中恒有辟支佛聲聞、外道神仙,無有空缺。彼時緣覺,入城分衛。有長者婦,見之歡喜,卽供養之。緣覺食已,飛昇虛空,身出水火,坐臥空中。婦時見之,卽發誓言:‘使我後世得道如是。’爾時婦者,則我身是。緣是之故,得見如來,心意開解,成羅漢道。今日我身,雖得羅漢,恒熱鐵鍼,從頂上入,於足下出,晝夜患此,無復竟已。殃福如是,無有朽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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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5백 귀족 비구니들은 이 설법을 듣고 마음이 두려웠다. 그리하여 탐욕의 근본은 타는 불꽃과 같다고 관(觀)하여, 탐욕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다. 또 집에 있는 고통은 감옥보다 더하다고 생각하여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한꺼번에 선정에 들어 아라한의 도를 얻는 이도 있었다.
그리하여 모두 한마음으로 미묘 비구니에게 아뢰었다.
“우리들은 음욕에 얽히고 매여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다가 지금 자비로운 은혜를 입어 생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 029_1030_a_11L爾時五百貴姓比丘尼,聞說是法,心意悚然,觀欲之本,猶如熾火,貪欲之心,永不復生,在家之苦,甚於牢獄,諸垢消盡,一時入定,成阿羅漢道。各共齊心,白微妙曰:“我等纏緜繫著婬欲,不能自拔,今蒙仁恩導,得度生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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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께서는 찬탄하셨다.
“장하다, 미묘여. 대개 도를 닦는 사람은 법으로써 서로 가르치고 경계하여야 부처의 제자라 할 수 있느니라.” - 029_1030_a_16L時佛歎曰:“快哉微妙!夫爲道者,能以法教,轉相教誡,可謂佛子。”
- 대중들은 이 설법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 029_1030_a_18L衆會聞說,莫不歡喜,稽首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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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아수가시토품(阿輸迦施土品)단본에는 이 품이 제4권에 있고 순번이 22이다 - 029_1030_a_19L阿輸迦施土品第十七丹本此品在第四卷爲第二十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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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30_a_20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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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0_b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새벽에 아난과 함께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도중에서 아이들이 소꼽장난하는 것을 보셨다. 아이들은 흙을 모아 집과 창고를 짓고 보물과 곡식을 만들었다.
한 아이가 멀리서 오시는 부처님의 그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마음으로 공경하고 기뻐하여 보시할 마음이 생겼다. 그는 곧 창고에서 곡식이라 이름지은 흙을 한 줌 쥐어 부처님께 보시하려 하였다. 그러나 키가 작아 미쳐 가지 못하여 한 아이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위에 올라가 이 곡식을 부처님께 보시하겠다.”
한 아이는 매우 기뻐하여 좋다고 대답하였다. 그 아이는 곧 다른 아이 어깨에 올라서서 부처님께 흙을 바쳤다. - 029_1030_a_2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晨與阿難,入城乞食。見群小兒於道中戲,各聚地土,用作宮舍,及作倉藏財寶五穀。有一小兒,遙見佛來,見佛光相,敬心內發,歡喜踊躍,生布施心,卽取倉中名爲穀者,卽以手掬,欲用施佛。身小不逮,語一小兒:“我登汝上,以穀布施。”小兒歡喜,報言:“可爾。”卽躡肩上,以土奉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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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발우를 낮추고 머리를 숙여 그것을 받아 아난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내 방바닥을 발라라.”
걸식을 마치고 절에 돌아왔다. 아난은 그 흙으로 부처님 방바닥을 발랐다. 한 귀퉁이를 바르자 흙은 다 되었다. 그는 옷을 바르게 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까 그 아이가 기쁘게 흙을 보시하여 내 방 한 귀퉁이를 발랐다. 그는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내가 열반한 지 백 년 뒤에는 국왕이 되어 이름을 아수가(阿輸伽)라 할 것이요, 그 다음 아이는 대신이 되어 이 염부제의 모든 나라를 함께 맡아 3보(寶)를 드러내고 널리 공양을 베풀며, 사리(舍利)를 펴 염부제를 두루하고, 또 나를 위해 8만 4천의 탑을 세울 것이다.” - 029_1030_b_06L佛卽下鉢,低頭受土,受之已訖授與阿難,語言:“持此塗污我房。”乞食旣得,還詣祇洹,阿難以土,塗佛房地,齊污一邊,其土便盡。污已,整衣服,具以白佛。佛告阿難:“向者小兒,歡喜施土,土足塗污佛房一邊,緣斯功德,我般涅槃百歲之後,當作國王,字阿輸迦。其次小兒,當作大臣,共領閻浮提一切國土,興顯三寶,廣設供養,分布舍利,遍閻浮提,當爲我起八萬四千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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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은 기뻐하여 다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옛날 어떤 공덕을 지었기에 그런 많은 탑의 갚음이 있습니까?” - 029_1030_b_16L阿難歡喜,重白佛言:“如來先昔,造何功德,而乃有此多塔之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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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0_c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마음을 기울여 들으라. 오랜 옛날 아승기겁에 큰 나라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파새기(波塞奇)였다. 그는 이 염부제의 8만 4천 나라를 맡아 있었고, 그때의 부처 이름은 불사(弗沙)였다.
파새기왕은 여러 신민들과 함께 그 부처님과 비구승을 네 가지 물건으로 공양[四事供養]하고 한량없이 공경하며 사모하였다.
그때 왕은 가만히 생각하였다.
‘지금 이 큰 나라 인민들은 항상 부처님을 뵈오며 예배하고 공양한다. 그러나 그 밖의 작은 나라들은 모두 변방에 치우쳐 있어 그 인민들은 복을 닦을 인연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 초상을 그려 여러 나라에 널리 펴 모두 공양하게 하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화공들을 불러 초상을 그리게 하였다. 화공들은 부처님 곁에 와서 부처님 상호(相好)를 보고 그리려 하였다. 그러나 한 곳을 그리고 나면 다른 곳은 잊어버렸다. 그래서 다시 자세히 보고 붓을 들어 한 모습을 그리고 나면 다른 모습은 또 잊어버려 모두를 다 그릴 수가 없었다. - 029_1030_b_18L佛言:“阿難!專心善聽。過去久遠阿僧祇劫,有大國王,名波塞奇,典閻浮提八萬四千國。時世有佛,名曰弗沙。波塞奇王,與諸臣民,供養於佛及比丘僧,四事供養,敬慕無量。爾時其王,心自念言:‘今此大國,人民之類,常得見佛禮拜供養,其餘小國,各處邊僻人民之類,無由修福,就當圖畫佛之形像,布與諸國,咸令供養。’作是念已,卽召畫師,勅使圖畫。時諸畫師,來至佛邊,看佛相好,欲得畫之,適畫一處,忘失餘處;重更觀看,復次下手,忘一畫一,不能使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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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불사부처는 여러 가지 색채를 조화롭게 하여 손수 자기 초상을 그려 본보기로 삼았다.
그제야 화공들은 그것을 본받아 모두 8만 4천 초상을 그리니, 아주 깨끗하고 묘하며 단정하기 그 부처님과 같았다. 그것을 여러 나라에 두루 펴되 한 나라에 한 점씩 주었다. 그리고 영을 내려 인민들로 하여금 꽃과 향을 마련하여 공양하게 하였다.
여러 국왕과 신민들은 부처님 상을 얻어 기뻐하고 공경하여 받들기를 부처님 몸을 뵈온 듯이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아난이여, 그때의 그 파새기왕은 바로 지금의 이 내 몸이니라.
나는 그때에 8만 4천의 부처님 상을 그려 여러 나라에 널리 펴고 사람들로 하여금 공양하게 하였으므로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세상마다 복을 받되, 언제나 천상이나 인간의 제왕이 되었고, 태어나는 곳마다 얼굴이 단정하고 아주 묘하였으며,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을 갖추게 되었고, 또 그 공덕으로 부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열반한 뒤에는 다시 이 8만 4천 탑의 과보를 얻게 되었느니라.” - 029_1030_c_07L時弗沙佛,調和衆彩,手自爲畫,以爲摸法,畫立一像。於是畫師,乃能圖畫,都盡八萬四千之像,極令淨妙,端正如佛,布與諸國,一國與一。又作告下,勅令人民辦具花香以用供養。諸國王臣民,得如來像,歡喜敬奉,如視佛身。如是阿難!波塞奇王,今我身是。緣於彼世畫八萬四千如來之像,布與諸國令人供養,緣是功德,世世受福,天上人中,恒爲帝王,所受生處,端正殊妙,三十二相、八十種好。緣是功德,自致成佛,涅槃之後,當復得此八萬四千諸塔果報。”
- 현자 아난과 여러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 029_1030_c_19L賢者阿難,及諸會者,聞佛所說,歡喜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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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칠병금시품(七甁金施品)단본에는 순번이 23이다 - 029_1030_c_20L七甁金施品第十八丹本爲二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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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30_c_21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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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1_a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비구들은 제각기 다른 나라에서 마음대로 안거하였다. 그들은 90일 동안의 안거를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가 거룩한 가르침을 받았다.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기 때문에 인자한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곧 손바닥에 천 폭 바퀴 무늬가 있는 손을 들어 그들을 위로하시고 뜻을 낮추어 물으셨다.
“너희들은 먼 벽지에 있으면서 음식과 공양에 불편은 없었느냐?”
부처님의 공덕은 세상에 그 짝이 없는데 지금 뜻을 낮추시어 비구들을 보시고 특별히 겸손함을 품고 공경하셨다. 아난은 그것을 보고 매우 괴이하게 여겨 곧 여쭈었다.
“세존께서 세상에 나오심은 가장 특별한 일이고, 또 공덕과 지혜는 세상에 보기 드뭅니다. 그런데 지금 뜻을 낮추시어 비구들을 위로하여 물으시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세존께서 그처럼 겸손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까?” - 029_1030_c_22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諸比丘,各處異國,隨意安居;經九十日,安居已竟,各詣佛所,諮受聖教。爾時世尊,與諸比丘,隔別經久,慈心愍傷,卽擧千輻相輪神手,而慰勞之,下意問訊:“汝等諸人!住在僻遠,飮食供養,得無乏耶?”如來功德,世無儔類,今乃下意,瞻諸比丘,特懷謙敬。阿難見之,甚怪所以,卽白佛言:“世尊出世,最爲殊特,功德智慧,世之希有。今乃下意,慰喩問訊諸比丘衆,何其善耶?不審,世尊!興發如是謙卑之言,爲遠近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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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1_b_01L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뜻을 알고 싶으냐?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아난은 분부대로 잘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수없고 한량없으며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에 이 염부제에 큰 나라가 있었는데, 이름이 바라내였다.
그때 어떤 사람은 집안 살림을 잘 다스렸다. 그러나 금을 특히 좋아하여 힘을 다해 금을 모을 때에 괴로움을 돌보지 않고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부지런히 노동하여 거기서 생긴 돈은 모두 금을 사는 데 썼다. 그래서 한 병을 채워서는 집안에 땅을 파고 감추어 두었다.
이렇게 갖가지로 몸을 괴롭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옷도 변변히 입지 않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쉬지 않고 금을 모아 마침내 일곱 병을 채워 모두 묻어 두었다.
그 뒤에 그는 병에 걸려 목숨을 마치고는, 금에 너무 집착했기 때문에 한 마리 독사가 되어 그 집에 돌아와 그 금병을 지켰다. 여러 해가 지나 그 집이 허물어지고 거기서 사는 사람은 없었으나, 그 독사만은 그 금병을 지키고 있었다. 목숨이 다하여 몸을 버리고도 금을 사랑하는 마음을 쉬지 않아, 다시 본래 몸을 받아 그 몸으로 금병(金甁)들을 감고 있었다. - 029_1031_a_11L世尊告曰:“欲知不乎?明聽善思!當爲汝說。”“奉教善聽。”佛告阿難:“過去久遠,無數無量不可思議阿僧祇劫,此閻浮提,有一大國,名波羅柰。時有一人,好修家業,意偏愛金,勤力積聚,作役其身,四方治生,所得錢財,盡用買金,因得一甁,於其舍內,掘地藏之。如是種種,懃身苦體,經積年歲,終不衣食,聚之不休,乃得七甁,悉取埋之。其人後時,遇疾命終,由其愛金,轉身作一毒蛇之身,還其舍內,守此金甁。經積年歲,其舍摩滅,無人住止,蛇守金甁,壽命年歲,已復向盡,捨其身已,愛心不息,復受本形,自以其身,纏諸金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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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속하여 수만 년을 지내고 최후로 독사 몸을 받았을 때에는 그 몸에 싫증이 생겼다. 그는 그 원인을 생각하였다.
‘이 금 때문에 이런 나쁜 몸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제는 이것을 좋은 복밭에 보시하여 세세생생에 그 복의 갚음을 받으리라.’
이렇게 생각을 결정하고는 길가 풀 속으로 달아나 몸을 숨기고 기다리면서 만일 누가 오면, ‘나는 그에게 이 사정을 말하리라’라고 생각하였다. - 029_1031_b_02L如是展轉,經數萬歲,最後受身,厭心復生,自計由來,爲是金故,而受惡形,無有休已。‘今當用施快福田中,使我世世蒙其福報。’思惟計定,往至道邊,竄身草中,匿身而看,設有人來,我當語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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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에 독사는 어떤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독사는 그를 불렀다. 그는 부르는 소리를 듣고 좌우를 둘러보았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므로 그대로 걸어갔다. 그제야 독사는 몸을 나타내어 부르면서 말하였다.
‘여보십시오, 내게로 가까이 좀 오십시오.’
사람은 대답하였다.
‘네 몸에는 독이 있다. 나를 왜 부르느냐, 내가 너에게 가까이 가면 반드시 해를 입을 텐데.’
독사는 말하였다.
‘내가 진실로 나쁜 마음을 가졌다면 당신이 오지 않더라도 해칠 수 있습니다.’
그는 겁이 나서 독사에게로 갔다.
독사는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여기 금병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당신에게 주어 공양함으로써 복을 지으려 하는데 될 수 있겠습니까?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을 해칠 것입니다.’
그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 029_1031_b_07L爾時毒蛇見有一人順道而過,蛇便呼之。人聞喚聲,左右顧望,不見有人,但聞其聲,復道而行。蛇復現形,喚言:‘咄人!可來近我。’人答蛇言:‘汝身毒惡,喚我用爲?我若近汝,儻爲傷害。’蛇答人言:‘我茍懷惡,設汝不來,亦能作害。’其人恐懼,往至其所。蛇語人言:‘吾今此處,有一甁金,欲用相託供養作福,能爲之不?若不爲者,我當害汝。’其人答蛇:‘我能爲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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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1_c_01L그러자 뱀은 그 사람을 데리고 금 있는 곳으로 가서 금병을 파내어 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이 금을 가지고 스님들에게 공양하되, 음식을 베푸는 날에는 잊지 말고 아수제(阿輸提)를 가지고 와서 나를 메고 그리로 가 주십시오.’
그는 그 금을 가지고 절에 가서 유나승(維那僧)에게 위의 사정을 자세히 말하였다.
‘그 독사는 공양을 베풀고자 합니다. 날을 빨리 정하십시오.’
스님은 그 금을 받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였다. 공양하는 날이 되어 그는 조그마한 아수제를 가지고 뱀 있는 곳으로 갔다. 뱀은 그를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수고에 감사한 뒤에, 곧 아수제 위에 올라가 몸을 도사렸다. 그는 천을 그 위에 덮어 그것을 메고 절로 갔다. - 029_1031_b_17L時蛇將人,共至金所,出金與之,又告之曰:‘卿持此金,供養衆僧,設食之日,好念持一阿輸提來,取我舁去。’其人擔金,至僧伽藍,付僧維那,具以上事,向僧說之,云其毒蛇,欲設供養,剋作食日。僧受其金爲設美膳,作食日至,其人持一小阿輸提,往至蛇所,蛇見其人,心懷歡喜,慰喩問訊,卽盤其身,上阿輸提。於是其人,以疊覆上,擔向佛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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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오십니까, 안녕하십니까?’
그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두 번 세 번 물었으나 그는 한 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메었던 독사는 화를 내어 성한 독을 머금고 그를 죽이려 하다가 도로 성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왜 이처럼 예의를 모르는가. 남은 호의로 정중하게 안부를 세 번이나 묻는데 한 마디 대답도 없으니, 어찌 그리 무심한가.’
이렇게 생각하자 화가 치밀어 올라 또 죽이고 싶어 막 독을 토하려 하다가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를 위해 복을 짓는데 나는 아직 은혜를 갚지 못하였다.’
이렇게 재삼 되풀이하다가 도로 성을 참고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내게 큰 은혜가 있다. 비록 죄를 지었더라도 참는 것이 도리에 마땅하리다.’ - 029_1031_c_03L道逢一人,問擔蛇人:‘汝從何來?體履佳不?’其人默然不答彼問,再三問之不出一言,所持毒蛇,卽便瞋恚,含毒熾盛,欲殺其人,還自遏折。復自思念:‘云何此人?不知時宜,他以好意,問訊進止,鄭重三問,無一言答,何可疾耶?’作是念已,毒心復興,隆猛內發,復欲害之。臨當吐毒,復自思惟:‘此人爲我作福,未有恩報。’如是再三,還自奄伏。‘此人於我,已有大恩,雖復作罪,事宜忍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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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호젓한 곳에 이르러 뱀은 그에게 말하였다.
‘나를 땅에 내려 놓으십시오.’
뱀은 그를 몹시 나무라고 또 법답게 훈계하였다. 그는 그제야 잘못을 뉘우치고 겸허한 마음이 생겨 모든 것을 가엾이 여기었다. 뱀은 거듭 훈계하여 말하였다.
‘다시는 그러지 마십시오.’
그는 뱀을 메고 절에 가서 그것을 스님들 앞에 내려놓았다.
그때에 스님들은 공양 때가 되어 줄을 이어 서 있었다. 뱀은 그를 시켜 그들에게 차례로 향을 피우게 하고, 스스로는 믿는 마음으로 향을 받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그것이 끝나도록 자세히 바라보면서 눈을 떼지 않았다.
스님들이 앞에서 인도하여 탑을 두루 돌았다. 그는 물을 가지고 와서 스님들의 손을 씻어 주었다. 뱀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손 씻는 사람을 보되 조금도 염증을 내지 않았다.
스님들은 공양을 마치고 뱀을 위하여 널리 설법하였다. - 029_1031_c_13L前到空處,蛇語其人:‘下我著地。’窮責極切,囑戒以法,其人於是,便自悔責,生謙下心,垂矜一切。蛇重囑及:‘莫更爾耶!’其人擔蛇,至僧伽藍,著衆僧前。於時衆僧,食時已到,作行而立。蛇令彼人次第賦香,自以信心,視受香者。如是盡底,熟看不移,衆僧引行,遶塔周帀,其人捉水,洗衆僧手,蛇懷敬意,觀洗手人,無有厭心。衆僧食訖,重爲其蛇,廣爲說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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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2_a_01L뱀은 더욱 기뻐하여 다시 보시할 마음이 생겨 유나승을 데리고 금병이 있는 곳으로 가서 나머지 여섯 병을 모두 스님들에게 보시하였다.
이렇게 복을 짓고는 이내 목숨을 마치고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도리천에 났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알고 싶으냐? 그때의 그 뱀을 메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이 내 몸이요, 그 독사는 바로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나는 옛날 뱀을 메고 갈 때에 뱀의 꾸지람을 듣고 부끄러워하면서 서원을 세웠다. 겸허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보리라고.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아직 한 번도 중단한 일이 없었느니라.” - 029_1031_c_22L蛇倍歡喜,更增施心,將僧維那,到本金所,殘金六甁,盡用施僧。作福已訖,便取命終,由其福德,生忉利天。”佛告阿難:“欲知爾時擔蛇人者,豈異人乎?則我身是。時毒蛇者,今舍利弗是。我乃往日擔蛇之時,爲蛇見責,慚愧立誓,生謙下心,等視一切,未曾中退,乃至今日。”
- 그때 여러 비구들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 029_1032_a_06L時諸比丘,阿難之等,聞佛所說,歡喜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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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차마현보품(差摩現報品)단본에는 순번이 24이다 - 029_1032_a_07L差摩現報品第十九丹本爲二十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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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32_a_08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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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열기의 죽림정사에서 수없이 많은 큰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그 나라에 어떤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집이 가난하여 돈도 곡식도 없이 곤궁히 지내었다. 아무리 부지런히 노력해도 가난은 더욱 심하여 어쩔 도리가 없었으며, 입을 것도 먹을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떤 사람에게 물었다.
“지금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면 현세에서 그 복을 받을 수 있는가?”
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너는 모르는가. 지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일체 중생을 복으로 건지고 이롭게 하여 구원을 받지 않는 이가 없다. 또 그 부처님에게는 큰 제자 네 분이 있다. 즉, 마하가섭(摩訶迦葉)ㆍ대목건련(大目犍連)ㆍ사리불(舍利弗)ㆍ아나율(阿那律) 들이다. 이 네 분 현사는 항상 가난한 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고액을 받는 중생들을 복되게 한다. 만일 네가 지금 믿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그분들에게 공양올리면 현세에서 너의 소원을 이룰 것이다.” - 029_1032_a_09L一時佛住羅閱祇竹林精舍,與尊弟子無央數衆。爾時國中,有一婆羅門,居貧窮困,乏於錢穀,勤加不懈,衰禍遂甚,方宜理盡,衣食不供,便行問人:“今此世閒,作何等行,令人現世蒙賴其福?”有人答言:“汝不知耶?今佛出世,福度衆生,祐利一切,無不得度。如來復有四尊弟子,摩訶迦葉、大目犍連、舍利弗、阿那律等斯四賢士,每哀貧乏,常行福利苦厄衆生。汝今若能以信敬心,設食供養此諸賢士,則可現世稱汝所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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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2_b_01L그때 바라문은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나라 안으로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노동하여 재물을 조금 얻었다. 그것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음식을 준비하여 여러 성현을 청하여 하루 공양하였다. 그리고 일심으로 정진하면서 현세의 갚음이 오기를 바랐다.
바라문의 아내 이름은 차마(差摩)진(晉)나라 말로는 안온(安穩)이라는 뜻이다인데, 그는 존자들에게 공양을 올렸다. 여러 큰 제자들은 차마에게 8관재(關齋) 받는 것을 권하여 재(齋)를 받고는 모두 절로 돌아갔다. - 029_1032_a_20L時婆羅門,聞諸人所說如是事已,心懷歡喜,往其國中,遍行自衒,作役其身,得少財物,擔至其家,施設飮食,請諸賢聖,供養一日,剋心精勤,望現世報。婆羅門婦,字曰差摩晉言安隱,飯僧已訖,諸尊弟子,勸請差摩,受八關齋,受齋已訖,各還精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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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병사왕은 숲에서 놀고 성으로 돌아오다가 길에서 어떤 사람이 나라에 중죄를 짓고 나뭇가지 끝에 결박되어 길가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왕을 보고 슬퍼하면서 먹을 것을 조금 청하였다. 왕은 그를 가엾이 여겨 곧 먹을 것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거기서 떠났다. 왕은 해가 저물어 낮의 일을 깜빡 잊었다가 밤이 되어 생각하였다.
‘나는 아까 그 죄인에게 먹을 것을 주기로 약속하였는데 어째서 깜빡 잊었을까?’
곧 사람을 시켜 그에게 밥을 가져다 주려고 하였으나 아무도 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은 밤중인데 길에는 아마 사나운 짐승이나 모진 귀신이나 나찰의 재화가 많을 것입니다.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을지언정 거기는 갈 수 없습니다.” - 029_1032_b_04L時甁沙王,値遊林澤還來向城,道見一人,犯王重罪,縛著摽頭,豎在道邊,見王悲哀,求索少食;王情愍傷,卽可當與,正爾別去。時王竟日,忽忘前事,夜卒自念:“我以先許彼罪人食,云何欻忘?”卽時遣人致食往與,擧宮內外,無欲往者,咸作是說:“今是夜半,道路恐有猛獸惡鬼羅剎,禍難衆多,寧死於此,不能去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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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왕은 그 사람의 고통을 생각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곧 나라에 영을 내렸다.
“누구든지 그에게 밥을 가져다 주면 상금 천 냥을 주리라.”
그러나 나라 안에는 아무도 그 모집에 응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차마는 늘 사람들이 하던 말을 들었다. ‘만일 어떤 사람이 8관재를 받들어 지니면, 어떤 모진 귀신이나 독한 짐승들의 일체 재화도 침해하지 못한다’는.
차마는 이런 말을 들었으므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 집은 빈궁하고 또 나는 재법을 받들어 지닌다. 지금 왕이 모집하는 것은 나를 위하려는 것이다. 나는 지금 가서 거기에 응모하여 값을 받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가서 응모하였다.
그때 왕은 또 차마에게 말하였다.
“나를 위해 그에게 밥을 가져다 주고 무사히 돌아오면 나는 너에게 금 천냥을 주리라.” - 029_1032_b_12L爾時國王,念彼人苦,身心煩惱,極懷憐愍,卽令國中:“誰能致食至彼人所,賞金千兩。”國中人民,無受募者。於時差摩,常聞人說:“若世有人,受持八關齋者,衆邪惡鬼,毒獸之類,一切惡災,無能傷害。”差摩聞之,便興此心:“我家貧窮,加復受齋,今王所募,欲爲我耳,我今當往受其募直。”思惟已定,往應王募。爾時國王,又語差摩:“爲吾擔食,至彼人所,若達來還,吾定當與汝金千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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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2_c_01L차마는 분부를 받아 밥을 가지고 가기로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재법을 가져 조금도 빠뜨림이 없었다. 그래서 길을 따라 떠났다. 성을 벗어나 차츰 멀리 가다가 남바(藍婆)라는 한 나찰 귀신을 만났다. 그때에 그 귀신은 5백명 새끼를 낳았는데 처음으로 몸을 풀고 나서 몹시 주리고 목말라 차마를 보자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러나 차마는 재법을 하나도 빠뜨림 없이 지녔기 때문에 귀신은 도리어 두려워하였다. 굶주림에 시달려 차마가 가지고 있는 음식을 빌면서 말하였다.
“조금만 나를 주시오.”
차마는 거역하지 않고 조금 주었다. 비록 적었으나 귀신의 힘 때문에 그것으로써 배가 불렀다.
그때 나찰은 차마에게 물었다.
“당신 이름은 무엇입니까?”
“내 이름은 차마이다.”
나찰은 기뻐하면서 다시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이를 낳고 안온하게 되었고 당신 때문에 목숨이 살았습니다. 내게 이익됨이 적지 않아 나는 살게 되었고, 또 좋은 이름을 들었습니다. 내가 사는 곳에 금 한 가마[釜]가 있어 그것으로 당신의 은혜를 갚겠습니다. 잊지 말고 돌아갈 때에 가져 가십시오.” - 029_1032_b_22L差摩卽時,如勅擔往,至心持齋,無有缺失,順道而行。出城漸遠,逢一羅剎,名曰藍婆。彼鬼是時,生五百子,初生已竟,極懷飢渴,見差摩來,望以爲食。然彼差摩,持齋無缺,羅剎見之,逆懷怖畏,飢餓所逼,現身從乞所擔之食,持少施我。差摩不逆,以少丐之,所施雖少,鬼神力故,而用飽滿。於時羅剎,問差摩言:“汝字何等?”女人答言:“我字差摩。”羅剎歡喜,語差摩言:“今我分身,而得安隱,由卿活命,益我不少,我旣蒙活,復聞好字,我所住處,有一釜金,持以報卿,來時念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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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은 또 물었다.
“당신은 어디로 가려 하십니까?”
차마는 대답하였다.
“나는 이 음식을 가지고 어느 사람에게 주려고 가는 길이다.”
남바는 또 말하였다.
“내 누이동생이 저 앞에 사는데 이름은 아람바(阿藍婆)입니다. 만일 당신이 만나게 되거든 나를 위해 안부를 묻고, 나는 5백 명 아들을 낳고 몸이 안온하다고 내 사정을 자세히 알려 소식을 전해 주십시오.”
차마는 그 말대로 길을 따라가다가 아람바를 만나 곧 안부를 묻고 남바의 사정을 자세히 말하면서 5백 아들을 낳아 모두 안온하다고 하였다. - 029_1032_c_12L又復問言:“汝欲何至?”差摩答言:“欲持此食往與彼人。”藍婆又言:“我有女妹,在前住止,字阿藍婆,卿若見之,爲吾問訊,云我分身,生五百子,身體安隱,具騰我情,令知消息。”差摩如言,順道而去。見阿藍婆,卽出問訊,說其藍婆,情事委曲,生五百子,皆悉安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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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3_a_01L그때 아람바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차마에게 물었다.
“당신 이름은 무엇입니까?”
“내 이름은 차마이다.”
아람바는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내 언니가 해산하여 안온하고 또 당신 이름이 좋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지금 내가 사는 곳에 금 한 가마가 있어 당신에게 드립니다. 잊지 말고 돌아갈 때에 가져 가십시오.”
그는 또 물었다.
“당신은 어디로 가려 하십니까?”
“나는 왕을 위해 음식을 가지고 어떤 사람에게 간다.”
아람바는 말하였다.
“내 사내 동생 분나기(分那奇)가 저 앞 길에 있습니다. 나를 위해 안부를 묻고 이 누이의 뜻을 전해 주십시오.”
차마는 그를 하직하고 길을 따라 나아갔다. 그 말대로 분나기를 만났다. 그 두 누이를 위해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큰 누이는 아들 5백 명을 낳고 몸이 안온하여 조금도 언짢은 일이 없다’고 전하였다. - 029_1032_c_19L時阿藍婆,聞之歡喜,問婦人曰:“今汝字何?”女人答言:“我字差摩。”羅剎聞之,亦用歡悅。我姊分身,復得安隱,汝字復好,何其善也!今此住處,有一釜金,我用賜卿,來時念取。又問之曰:“汝欲何至?”差摩答言:“爲王檐食,至彼人所。”阿藍婆曰:“我有一弟,字分那奇,住在前路,爲吾問訊,因騰姊意。”卽復共辭,順道而進。到前如意,見分那奇,爲其二姊,具說意狀,云彼大姊,生五百子,身輕安隱,無有不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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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분나기는 두 누이가 편안하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면서 다시 차마에게 물었다.
“당신 이름은 무엇입니까?”
“내 이름은 차마이다.”
“당신 이름은 안온이요, 또 내 누이들이 편안하다는 소식을 전하니 더욱 유쾌합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내가 사는 곳에 금 한 가마가 있어 그것을 당신에게 드립니다. 잊지 말고 돌아갈 때에 가져 가십시오.”
차마는 그를 하직하고 길을 따라가다가 옛날의 그곳을 기억하고 그 사람에게 가서 밥을 주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금 세 가마를 가져다 집에 두고 다시 왕에게 상금 천 냥을 얻어 그 집은 가난을 면하고 곧 부자가 되었다. - 029_1033_a_06L時分那奇,聞其二姊平安消息,心用歡喜、復問差摩:“汝字何等?”婦人答曰:“我字差摩。”其鬼答言:“汝字安隱,復傳我姊平安消息,倍何快耶?”卽語差摩言:“我此住處,有金一釜,以用遺卿,來時念取。”辭別已竟,引路而去。憶識故處,至彼人所,與食已訖,還來本處,取金三釜持至其家,復於王家,得賞金千兩,其家於是,拔貧卽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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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 백성들은 그 집에 재물과 보배가 많은 것을 보고 기꺼이 하인이 되려고 그 집에 몰려와 심부름꾼이 되었다.
왕은 그의 복덕이 그러하다는 말을 듣고 곧 궁으로 불러 대신을 삼았다.
그는 이미 왕의 녹을 먹고 또 부자가 되자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정성스럽고 독실하여 복업을 더욱 널리 늘이기 위해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큰 공양을 베풀었다.
부처님께서는 스님들과 함께 그의 청을 받고 공양이 끝난 뒤에는 그를 위해 설법하셨다. 그는 마음이 열려 수다원이 되었다.
그때 대중들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 029_1033_a_15L國中庶民見其家內財寶饒多各各慕及,樂爲營從,來至其家,承給使令。王聞是人福德如是,卽召至宮,拜爲大臣。旣蒙王祿,其家又富,信心誠篤廣殖福業,請佛及僧,施設大檀。佛與徒衆,悉受其請。飮食已訖,佛爲說法,心意開解,成須陁洹。時諸會者,阿難之等,聞佛所說,歡喜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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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빈녀난타품(貧女難陁品)단본에는 이 품이 제11권에 있으며 순번이 53이다 - 029_1033_a_22L貧女難陁品第二十丹本此品在第十一卷爲五十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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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029_1033_a_23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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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3_b_01L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그 나라에 난타(難陁)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가난하고 고독하여 구걸하면서 살아갔다.
그녀는 국왕과 신민의 노소들이 모두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무슨 죄로 빈천한 집에 태어나, 복밭을 만났건마는 종자가 없을까?’
못내 괴로워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미미한 공양이나마 기약하고, 곧 나가 구걸하기를 늦도록 쉬지 않았으나 겨우 돈 1전을 얻었을 뿐이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가서 기름을 사려 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물었다.
“1전어치 기름을 사봐야, 너무 적어 쓸 데가 없을 텐데 무엇에 쓰려는가?”
난타는 그 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기름집 주인은 그를 가엾이 여겨 기름을 갑절로 주었다. 그는 그것을 얻고 매우 기뻐하여 등불 하나를 만들어 가지고 절로 갔다.
그것을 부처님께 바친 뒤 부처님 앞에 있는 여러 등불 가운데 두었다. 그리고 서원을 세웠다.
‘저는 지금 빈궁하여 이 작은 등불로 부처님께 공양합니다. 이 공덕으로써 저로 하여금 내생에 지혜의 광명을 얻어 일체 중생의 어두움을 없애게 하소서.’
이렇게 서원을 세우고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 029_1033_b_01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爾時國中,有一女人名曰難陁,貧窮孤獨,乞丐自活。見諸國王臣民大小,各各供養佛及衆僧,心自思惟:“我之宿罪,生處貧賤,雖遭福田,無有種子。”酸切感傷,深自咎悔,便行乞丐,以俟微供。竟日不休,唯得一錢,持詣油家,欲用買油。油家問曰:“一錢買油,少無所逮,用作何等?”難陁具以所懷語之。油主憐愍,增倍與油。得已歡喜,足作一燈,擔向精舍,奉上世尊,置於佛前衆燈之中,自立誓願:“我今貧窮,用是小燈,供養於佛。以此功德,令我來世得智慧照,滅除一切衆生垢闇。”作是誓已,禮佛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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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지나 다른 등불은 모두 꺼졌으나 그 등불만은 홀로 켜져 있었다.
그때 목련(目連)은 그 날 당번이 되었다. 날이 밝은 것을 보고 등불을 걷어 치우려다가 그 한 등불만이 홀로 밝게 타면서 심지가 닳지 않은 것이 새로 맨 등불 같은 것을 보았다. 그는 낮에 켜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다고, 그것을 꺼 두었다가 저녁에 다시 켜려고 손으로 끄려 하였다. 그러나 불꽃은 여전하여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옷자락으로 부쳤으나 불꽃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 029_1033_b_15L乃至夜竟,諸燈盡滅,唯此獨燃。是時目連,次當日直,察天已曉,收燈摒擋,見此一燈,獨燃明好,膏炷未損,如新燃燈,心便生念:“白日燃燈,無益時用。欲取滅之,暮規還燃。”卽時擧手,扇滅此燈,燈焰如故,無有虧滅;復以衣扇,燈明不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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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3_c_01L부처님께서는 목련이 그 등불을 끄려고 하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지금 그 등불은 너희 성문들로서는 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네가 4해(海)의 물을 거기에 쏟거나 산바람으로 그것을 불더라도 그것은 끌 수 없다. 왜냐 하면 그것은 일체 중생을 두루 건지려고 큰 마음을 낸 사람이 보시한 물건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난타 여인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와 백 겁 동안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등광(燈光)이라 하고, 10호(號)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이에 난타는 수기를 받고 기뻐하여 꿇어앉아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시어 그는 비구니가 되었다. - 029_1033_b_21L佛見目連欲滅此燈,語目連曰:“今此燈者,非汝聲聞所能傾動,正使汝注四大海水,以用灌之,隨嵐風吹,亦不能滅。所以爾者?此是廣濟,發大心人所施之物。”佛說是已,難陁女人,復來詣佛頭面作禮,於時世尊,卽授其記:“汝於來世二阿僧祇百劫之中,當得作佛,名曰燈光,十號具足。”於是難陁,得記歡喜,長跪白佛,求索出家。”佛卽聽之,作比丘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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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慧命) 아난과 목련은 그 가난한 여자가 고액을 면하고 집을 떠나 수기 받는 것을 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난타 여인은 전생에 무슨 업을 지어 오랫동안 구걸하면서 살아 왔으며, 또 무슨 행으로 말미암아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여 네 무리들이 공경하고 우러르면서 다투어 공양하려 합니까?” - 029_1033_c_08L慧命阿難、目連,見貧女人得免苦厄出家受記,長跪合掌,前白佛言:“難陁女人,宿有何行,經爾許時,貧乞自活?復因何行,値佛出家,四輩欽仰諍求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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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에 가섭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그때에 어떤 거사의 부인은 몸소 나아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어떤 가난한 여자에게 공양받기를 먼저 허락하고 계셨다. 그 여자는 이미 아나함의 도를 얻은 여자였다.
그때 장자의 부인은 자기의 재산이 많은 것을 믿고 그 가난한 여자를 업신여겨, 부처님께 먼저 그 청을 받은 것을 불쾌히 여겨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제 공양을 받지 않고 저 거지의 청을 먼저 받으셨습니까?’
이렇게 나쁜 말로 성인을 업신여겼다. 그 뒤로 5백 년 동안 그는 언제나 빈천한 거지 집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 뒷날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고 공경하며 기뻐하였기 때문에 지금 부처님을 만나 집을 나와 수기를 받았고 온 나라가 공경하고 우러르느니라.” - 029_1033_c_12L佛言阿難:“過去有佛,名曰迦葉。爾時世中,有居士婦,躬往請佛及比丘僧,然佛先已可一貧女,受其供養,此女已得阿那含道。時長者婦,自以財富,輕忽貧者,嫌佛世尊先受其請,便復言曰:‘世尊云何不受我供,乃先應彼乞人請也?’以其惡言,輕忽賢聖,從是以來,五百世中,恒生貧賤乞丐之家。由其彼日供養如來及於衆僧,敬心歡喜,今値佛世,出家受記,合國欽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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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4_a_01L그때 대중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나라 왕과 신민들은 그 가난한 여자가 부처님께 등불 하나를 바침으로써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흠앙하는 마음을 내어 저마다 훌륭한 의복 등 네 가지 물건을 보시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였다.
그리하여 귀천 노소를 막론한 온 나라 남녀들이 향유(香油) 등불을 다투어 준비하여 기원(祇洹)으로 가지고 가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사람은 너무 많고 등불은 기원 수림의 사방에 가득하여 마치 별들이 공중에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날마다 이리하여 일곱 밤을 지났다. - 029_1033_c_22L爾時衆會,聞佛說此已,皆大歡喜。國王臣民,聞此貧女奉上一燈受記作佛,皆發欽仰,竝各施與上妙衣服,四事無乏。合國男女,尊卑大小,競共設作諸香油燈,持詣祇洹,供養於佛。衆人猥多,燈滿祇洹,諸樹林中,四帀彌滿,猶如衆星列在空中,日日如是,經於七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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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난은 매우 기뻐하여 부처님의 여러 가지 덕행을 찬탄하고 아뢰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과거 세상에 어떤 선(善)의 뿌리를 심었기에 이런 한량없는 등불 공양의 과보를 받습니까?” - 029_1034_a_06L爾時阿難,甚用歡喜,嗟歎如來若干德行,前白佛言:“不審,世尊!過去世中,作何善根,致斯無極燈供果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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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먼 옛날 두 아승기겁의 91겁 전에 이 염부제에, 이름이 파새기라는 큰 나라 왕이 있었다. 그는 이 세계 8만 4천 작은 나라를 맡아 있었다. 그가 태자를 낳았는데 몸은 자주 금빛이요,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과 여든 가지 특별한 모양을 갖추었으며, 그 정수리에는 저절로 된 보배가 있어 여러 가지 빛나는 모양이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였다.
왕은 관상쟁이를 불러 그 상의 길흉을 점치게 하고, 이름을 지으라 하였다. 관상쟁이는 그 기묘한 상을 보고 손을 들어 외쳤다.
‘아, 훌륭하고 훌륭하여라. 이제 이 태자는 이 세상의 천상과 인간에서 짝할 이가 없습니다. 만일 집에 있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집을 떠나면 스스로 깨치는 부처가 될 것입니다.’
관상쟁이는 이어 왕에게 물었다.
‘태자가 날 때에 어떤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까?’
왕은 대답하였다.
‘정수리에 빛나는 보배가 저절로 솟아나 있었다.’
그래서 곧 이름을 지어 늑나식기(勒那識祇)―진(晉)나라 말로는 보계(寶髻)라는 뜻이다―라 하였는데, 그는 차츰 장성하여 집을 떠나 도를 배워 부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인민들을 교화하여 많은 사람을 제도하였다. - 029_1034_a_09L佛告阿難:“過去久遠二阿僧祇九十一劫,此閻浮提,有大國王,名波塞奇,主此世界八萬四千諸小國土。王大夫人,生一太子,身紫金色,三十二相、八十種好,當其頂上,有自然寶,衆相晃朗,光曜人目。卽召相師,占相吉凶,因爲作字。相師披看,見其奇妙,擧手唱言:‘善哉善哉!今此太子,於諸世閒天人之中無與等者,若其在家,作轉輪聖王,若其出家,成自然佛。’相師白王:‘太子生時,有何異事?’王答之言:‘頂上明寶,自然隨出。’便爲立字字勒那識祇,晉言寶髻。年漸長大,出家學道,得成爲佛,教化人民,度者甚多。
- 029_1034_b_01L그때 그 부왕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공양하였는데, 거기에는 이름이 아리밀라(阿梨蜜羅)―진(晉)나라 말로는 성우(聖友)라는 뜻이다―라는 비구가 있었다. 이 비구는 등을 만들어 석 달 동안 공양하는 시주를 구하려고 날마다 성으로 들어가 여러 장자와 거사와 인민들에게 가서 소유(蘇油) 등불의 재료를 구하였다.
- 029_1034_a_23L爾時父王,請佛及僧,三月供養。有一比丘,字阿梨蜜羅,晉言聖友,保三月中,作燈擅越,日日入城,詣諸長者居士人民,求索蘇油燈炷之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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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나라 공주 모니(牟尼)는 높은 다락에 올라 그 비구가 날마다 성에 들어와 무엇을 구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공경하고 존중하여 사람을 보내어 물었다.
‘존자는 늘 그처럼 수고하시는데, 무슨 일을 경영하십니까?’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석 달 동안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위해 등불을 켜려고 시주를 구합니다. 그래서 성에 들어가 여러 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소유 등불 재료를 구하고 있습니다.’
사신이 돌아가 보고하자 공주는 기뻐하면서 아리밀라에게 말을 전하였다.
‘지금부터는 다니면서 구걸하지 마십시오. 제가 등을 만들 재료를 공급하겠습니다.’
비구는 그리 하라 하였다. 그 뒤로 왕의 딸은 늘 소유 등불의 재료를 절에 보내었다. - 029_1034_b_04L時王有女,名曰牟尼,登於高樓,見此比丘日行入城,經營所須,心生敬重,遣人往問:‘尊人恒爾勞苦,何所營理?’比丘報言:‘我今三月,與佛及僧,作燈檀越,所以入城詣諸賢者,求索蘇油燈炷之具,使還報命。’王女歡喜,又語聖友:‘自今已往,莫復行乞,我當給汝作燈之具。’比丘可之。從是已後,常送蘇油燈炷之具,詣於精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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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밀라 비구는 날마다 주선하여 등불을 켜 공양하고 일체 중생을 두루 제도할 서원을 세웠는데, 정성이 지극하고 독실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수기를 주셨다.
‘너는 오는 세상 아승기겁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정광(定光)이라 할 것이요, 10호(號)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왕의 딸 모니는 아리밀라 비구가 장차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하였다.
‘부처님께 바치는 등불은 모두 내 소유요, 비구는 그것을 주선만 하였다. 그런데 지금 그 비구는 기별을 받는데 나만 홀로 받지 못하였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모니에게도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 두 아승기의 91겁 뒤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라 할 것이요, 10호를 완전히 갖출 것이다.’
이에 공주 모니는 부처님의 예언을 듣고, 기쁨이 마음 속에서 터져 나오면서 갑자기 남자로 변하였다. 그가 거듭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사문이 되기를 원하자, 부처님께서는 곧 허락하셨다.
그는 용맹스럽게 정진하면서 부지런히 닦기를 쉬지 않았느니라.” - 029_1034_b_12L聖友比丘,日日經營,燃燈供養,發意廣濟誠心款著。佛授其記:‘汝於來世阿僧祇劫,當得作佛,名曰定光,十號具足。’王女牟尼,聞聖友比丘授記作佛,心自念言:‘佛燈之物,悉是我有,比丘經營,今已得記,我獨不得。’作是念已,往詣佛所,自陳所懷。佛復授記,告牟尼曰:‘汝於來世二阿僧祇九十一劫,當得作佛,名釋迦牟尼,十號具足。’於是王女,聞佛授記,歡喜發中,化成男子,重禮佛足,求爲沙門。佛便聽之,精進勇猛,勤修不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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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1034_c_01L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아리밀라 비구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과거의 정광부처님이 바로 그 이요, 공주 모니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내 몸이니라.
나는 옛날에 등불을 보시함으로 해서 그때부터 수없는 겁 동안에 천상과 인간에서 저절로 복을 받았고, 몸은 특별하여 다른 사람보다 뛰어났으며, 지금에 부처가 되었으니 그 등불의 과보를 받은 것이니라.” - 029_1034_c_01L佛告阿難:“爾時比丘阿梨蜜者,豈異人乎?乃往過去定光佛是。王女牟尼,豈異人乎?我身是也。因由昔日燈明布施,從是已來,無數劫中,天上世閒受福自然,身體殊異超絕餘人,至今成佛,故受此諸燈明之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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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대중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초과(初果)에서 4과(果)까지 받은 이도 있고, 연각(緣覺)의 선근을 심은 이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낸 이도 있었다.
혜명(慧命) 아난과 대중들은 모두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2) -
029_1034_c_07L時諸大會聞佛所說,有得初果乃至四果,或種緣覺善根之者,有發無上正眞道意。慧命阿難,及諸衆會,咸共頂戴,踊躍奉行。
賢愚經卷第三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2)대정신수대장경에는 이하에 「대광명왕시발도심연품(大光明王始發道心緣品)」이 보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