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菩薩本緣經卷下

ABC_IT_K0988_T_003
030_0040_a_01L보살본연경 하권
030_0040_a_01L菩薩本緣經卷下

승가사나 지음
오 월지 우바새 지겸 한역
030_0040_a_02L 僧伽斯那撰
吳月支優婆塞支謙字恭明譯

6. 토품(兎品)
030_0040_a_04L兔品第六

보살마하살이
축생에 떨어져도
행하는 바 선한 법을
외도들은 못 미치네.
030_0040_a_05L菩薩摩訶薩
若墮於畜生
所行諸善法
外道不能及

내가 일찍이 들었다.
030_0040_a_07L如我曾聞
보살이 예전에 일찍이 토끼의 몸을 받으니 이전 세상의 남은 업의 인연 때문이었다.
비록 토끼의 몸을 받았으나 사람의 말을 잘 하였고, 또 그 말이 항상 지극히 성실하여서 헛됨과 거짓이 없었다.
지혜가 성취되어서 멀리 성냄을 여읜 것이 인간이나 천상에서 제일이었다.
자비로 익힌 마음은 고르고 화기롭고 부드럽고 착하여서 능히 모든 마군의 인연을 소멸하였고, 말과 행실이 서로 맞아서 진실하고 아첨함이 없었으며, 살해하는 마음은 영원히 다시 있을 수 없고, 편안히 머물러서 동요하지 않음이 수미산과 같았다.
한량없는 토끼들을 데리고 그 우두머리가 되어서 항상 모든 토끼를 위하여서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이 몸뚱이는 가히 걱정거리니라. 대체로 악도라는 것은 지옥ㆍ축생ㆍ아귀ㆍ아수라 따위인데 이러한 것들을 악도라고 하느니라.
너희들은 이제 지극한 마음으로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는 인연에 대해 자세히 들어 보라. 이른바 10악이니,
030_0040_a_08L菩薩往昔,曾爲兔身,以其先世餘業因緣,雖受兔身,善於人語,言常至誠無有虛誑智慧成就遠離瞋恚,於人天中最爲第一慈悲熏心,調和軟善,悉能消滅諸魔因緣言行相副,眞實無諂,殺害之心永無復有,安住不動,如須彌山,與無量兔而爲上首,常爲諸兔,而說是言汝等不知墮惡道耶是身可患夫惡道者,地獄畜生餓鬼阿修羅,如是等名爲惡道,汝等今當至心諦聽,墮惡道因緣,所謂十
030_0040_b_02L 내가 예전에 일찍이 모든 신선으로부터 분별하여 열어 보이는 것을 들었고, 마음으로 또한 생각한 것을 이제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서 간략히 해설하리라.
4법(法)이 근본이 되어 과환(過患)이 많으니, 이른바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ㆍ교만이다. 탐욕심으로 인하여 10악을 행하는 자는 아귀에 떨어지고, 성내는 마음으로 인하여 10악을 행하는 자는 축생에 떨어지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하여 10악을 행하는 자는 지옥에 떨어지며, 교만한 마음으로 인하여 10악을 행하는 자는 아수라로 떨어지나니, 이 4법으로 인하여 가는 곳에서는 항상 그 죄를 받느니라.
030_0040_a_19L我於往昔,曾聞諸仙分別開示,心亦思惟,今當爲汝略解說之四法根本多諸過患,所謂貪欲瞋恚愚癡憍慢因貪欲心行十惡者,墮於餓鬼因瞋恚心行十惡者,墮於畜生因愚癡心行十惡者,墮於地獄因憍慢心行十惡者,墮阿修羅,因此四法所往之處,常受苦惱
너희들은 마땅히 관하여라. 지옥 가운데에는 맹렬한 불이 있어서 활활 타오르고, 날카로운 칼로 저미고 벗기며, 항상 개에게 먹히는 바가 되고, 부리가 쇠로 된 새들이 그 눈을 쪼며, 회하(灰河)에 몸을 부수되 작은 먼지와 같이 하고, 다시 방망이로 쳐부수는 바가 되며, 잘 드는 도끼와 칼로 그 손발을 자르고, 한랭(寒冷)하고 사나운 바람이 불어서 그 몸을 쪼개며, 두 산이 서로 맞부딪치는 가운데 몸이 있게 되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설사 내가 백천 세 동안 살면서 그 수명이 다하도록 지옥 중생의 이와 같은 고통을 해설한다 하더라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030_0040_b_06L汝等當觀地獄中有猛火熾然利刀㓟剝,常爲狗犬之所噉食,鐵嘴諸烏挑啄其目,灰河壞身猶如微塵,復爲諸椎之所打碎,利斧刀劍截其手足,寒冷惡風吹襞其身二山相拍身處其中汝等當知,設我盡壽至百千世,解說如是地獄衆生不能得盡,如是地獄有種種苦
이와 같이 지옥에는 갖가지 고통이 있나니 너희는 이제 다시 아귀계 가운데의 갖가지 고통에 대해 들어 보라. 이른바 기갈(飢渴)에 핍박되어서 몸뚱이가 타 들어가는데, 한량없는 세월을 처음부터 장(漿)과 물의 이름도 듣지 못하고, 나아가 더러운 똥ㆍ오줌도 구할 수 없으며, 머리카락은 길고 날카로운 것이 제 몸뚱이에 감기는데, 그러므로 몸 속의 마디마디에서 불이 일어나서 멀리서 물을 바라보고 달려가 보면 불구덩이며, 기갈을 못 참아서 더러운 똥ㆍ오줌이라도 보고 쫓아가면 다시 거기엔 사나운 귀신이 있어 칼과 몽둥이로 굳게 막는데, 이제 이것을 말하노니 점점 더 내 마음이 놀라고 두렵고 무섭게 되는구나.
030_0040_b_13L汝今復當聽餓鬼中種種諸苦,所謂飢渴所逼,身體乾枯,於無量歲初,不曾聞漿水之名乃至穢糞,求不能得,頭髮長利,纏繞其身,故令身中支節火然,遙望見水至則火坑,飢渴所逼往趣糞穢,復有惡鬼神持刀杖固遮,今說此事,倍令我心驚畏怖懼
030_0040_c_02L아수라는 5욕락을 받는 것이 비록 하늘과 다름이 없지만 교만하게 스스로 높이면서 겸손하게 숙이는 마음이 없으며, 선지식을 멀리하고, 삼보를 믿지 않으며, 또한 착한 벗이 되어 지켜 주려 하지 않는다.
세간 가운데서 뒤바뀐 생각을 일으키고 비록 부처님들을 보더라도 마음에 존경하여 믿음이 없으며, 위에 있는 모든 하늘에 항상 악한 마음을 내고 일부러 모든 하늘의 과실을 캐내는 것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교만으로 뭉치면 잘못이 많고 이익이 없기 때문에 중생이 도과(道果)를 이루지 못한다. 이 교만이 치성하여서 자기가 옳고 남은 그르다고 여겨 헐뜯고 찌르고 꾸짖는 것을 말미암지 않음이 없느니라.
세간의 중생들이 교만하기 때문에 그릇된 소견이 늘고, 그릇된 소견 때문에 삼보를 비방하며, 삼보를 비방하기 때문에 아수라의 과보를 받아서 아수라계 가운데에서 여러 가지 고통을 받나니, 이것을 다 말하려 해도 다 말할 수가 없다.
030_0040_b_20L阿修羅者,雖受五欲與天無別,憍慢自高無謙下心,遠善知識不信三寶,亦復不爲善友所護,於世閒中起顚倒想,雖見諸佛心無敬信,於上諸天常生惡心,繫念伺求,諸天過失汝等當知憍慢之結,多諸過咎無所利益,所以衆生不成道果,無不由此憍慢熾盛,自是非彼譏刺呵責,世閒衆生以憍慢故,增長邪見,邪見因緣誹謗三寶,謗三寶故受阿修羅阿修羅中所受衆苦,若爲故欲盡說不可得盡
어리석은 인연으로 축생 가운데 떨어져서 여러 가지 고통을 많이 받고 갖가지 형체를 받아서 온갖 먹이를 먹고, 온갖 언행으로 가고 머무는 것이 같지 않으며, 발이 없는 것ㆍ발이 넷인 것ㆍ발이 많은 것 등이 어떤 것은 뭍으로 어떤 것은 허공으로 다니는데, 소ㆍ염소ㆍ약대ㆍ나귀ㆍ돼지ㆍ닭ㆍ개ㆍ나는 새ㆍ달리는 짐승 이런 것들이 항상 어리석음으로 덮이고 가려져서 언제나 어둠에 처해서 지혜가 없으며, 각각 서로 살해할 생각을 일으키매 서로서로 원적(怨賊)처럼 무서워한다.
항상 사냥꾼에게 도살되고 사자ㆍ호랑이ㆍ이리ㆍ개 따위의 한량없이 사나운 짐승들의 밥이 되며, 항상 구덩이에 빠지고, 항상 올가미와 그물에 걸리며, 살아서는 무거운 짐을 지고 죽어서는 저미고 벗김을 당하며, 쟁기를 멍에하고 수레를 끌며, 자갈을 물리고 갈고리로 코를 꾀며, 고삐로 당기어 항상 고통스럽고, 굶주리고 목마르고 입이 마르고 혀가 마르며, 비록 필요한 것이 있어도 입으로 능히 말할 수 없다.
어려서 외로이 흩어져서 멀리 부모를 여의고, 물과 풀이 한량없건만 항상 충족하지 못하느니라.
축생의 나쁜 과보가 세간에 나타남이 이와 같으므로 내가 이제 간략히 너희들을 위해 해설하노라.
030_0040_c_08L以愚癡因緣墮畜生中多受衆苦,受種種形種種食種種語言行住不同無足四足多足水陸空行,牛飛鳥走獸,如是等輩,常爲愚癡之所覆蔽常處盲冥無有智慧,各各相於起殺害想,互相怖畏猶如怨賊,常爲獵師屠膾所殺,復爲師子豺犬無量惡獸之所攫食常墮坑索羅網,生則負重,死則㓟剝,駕犂挽車鐵鉤鉤斲,羈靽拘執,常苦飢渴,口乾舌燥,雖有所須口不能宣小孤逬,遠離父母,水草無量,常不充足,畜生惡報,世閒現見,是故我今略爲汝等而解說之
030_0041_a_02L나도 이전의 업의 악한 인연으로 이 토끼의 몸을 받아서 오직 물과 풀만 먹고 항상 두려운 것이 많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선한 법을 닦아서 선한 법 인연으로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도록 하라.
비록 인도(人道) 가운데에 모든 하늘보다 극심한 고뇌가 있으나 오히려 인간 속에 태어날 것을 발원할 것이다. 비유하건대 관청의 법에 범죄자를 위해 지함[土窖]을 만드는데, 대체로 세 가지 층이 있어서 무거운 죄를 범한 사람은 맨 밑에 두고, 중간쯤 되는 죄인은 중간에 두고, 죄가 아주 가벼운 자는 위에 두는 것처럼 악업을 행하는 자도 역시 이와 같아서 아주 중악(重惡)한 자는 지옥에 떨어지고, 중품으로 악한 자는 축생의 몸을 받으며, 가장 하품인 자는 아귀 속에 태어나니, 멀리 이와 같은 3품의 악을 여의고 나면 인간 가운데 태어나게 되느니라.
인간으로 태어나서는 선함과 선하지 않음을 행하는데, 최상의 선을 행하는 자는 열반에 들어가는 것을 자기 집과 같이 하리라.”
030_0040_c_22L如我先業惡因緣故,受是兔身,唯食水草恒多怖畏,是故汝等應修善法,善法因緣生天人雖人道中有諸苦惱劇於諸天,猶當發願,願生人中譬如官法爲犯罪者造作土窖,凡有三重重罪之人置在最下中罪之人置之中閒罪極輕者置于上重行惡業者,亦復如是,極重惡者墮于地獄,中品惡者受畜生身,最下品者生餓鬼中遠離如是三品惡已,得生人中,生人中已,行善不行上善者,入於涅槃如己舍宅時,兔王常爲諸兔宣說如是善妙之
이때 토끼왕이 항상 모든 토끼들을 위해 이와 같은 착하고 미묘한 말을 하였다. 그때 한 바라문이 있어서 세속을 싫어하고 출가하여 신선의 법을 닦아 왔다. 중생을 괴롭히지 않으며, 욕심을 여의고 애정을 버리며, 화평한 얼굴로 말하고 몸에 추악함이 없으며, 물을 마시고 과실과 모든 약초 뿌리를 먹되 욕심을 적게 하고 만족하게 여기면서 적정한 행을 닦는데 머리카락과 손톱을 길게 길러서 범행(梵行)의 모양을 하였다.
030_0041_a_12L爾時,有一婆羅門種,厭世出家修學仙法,不惱衆生離欲去愛和顏而言身無麤穬,飮水食果及諸根藥欲知足修寂靜行,長養髮爪爲梵行
030_0041_b_02L이때 이 선인(仙人)이 문득 토끼왕이 토끼들을 위해 설법하는 것을 멀리서 듣고는 마음으로 뉘우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비록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어리석어 지혜가 없으니 저 토끼만도 못하다. 저 토끼는 비록 토끼로 태어났으나 선한 법을 밝게 아는구나.
마치 저 햇빛이 달빛을 가리는 것처럼 내가 비록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저 축생에게 가리워지는 바가 되었구나.
저것이 비록 축생이더라도 아마 바른 법의 장수일 것이다. 혹시 범왕이나 대자재천일 것이다. 내가 이제 저 토끼의 설하는 법을 들으니 마음이 고르고 부드럽고 화평한 것이, 비유하면 사람이 뜨거운 데서 맑고 시원한 물에 들어간 것과 같구나. 아무리 사자란 놈이 악업을 많이 행하여 짐승의 몸을 받았지만, 어떻게 저런 토끼를 죽일 수 있겠는가? 저러한 토끼는 순수한 선 뿐이어서 형상은 비록 저렇지만 능히 신선과 성현의 법을 행하여서 비록 축생으로 태어났더라도 선과 악에 대해 설법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본래부터 묻고 배우고 존경할 만한 곳이 없었는데 이제 만났으니 이런 좋은 일이 없다.”
030_0041_a_16L是時,仙人忽於一時遙聞兔王爲兔說法,聞已心悔,而作是言我今雖得生於人中,愚癡無智不如是兔,生在兔中曉了善法譬如日光障蔽月光,我亦如是雖生人中爲彼畜生之所障蔽,彼雖畜生或是正法之將或是梵王大自在天,我今聞彼所說之法,心調柔和,譬如人熱入淸冷水怪哉師子多行惡業,受是獸身,云何復當殺如是兔如是兔者,乃是純善,形雖如是乃能修行仙聖之法,雖生畜生,而能宣說善惡之相我從本來無可諮稟尊敬之處,今得遇之甚善無量
이때 선인이 곧 일어나서 합장하고 토끼의 처소로 갔다.
토끼의 처소에 이른 그는 한쪽에 물러앉아서 합장하고 토끼를 향해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바른 법의 몸이니 장차 토끼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지닌 바 필연적이고 결정된 순수하고 선한 법을 부디 나를 위하여서 구족히 설해 주시오. 내가 닦아 배운 바는 머리카락과 수염을 기르고 풀잎으로 옷을 삼고 과실을 먹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실로 이것이 싫증난다.
비유하면 마치 얼음을 깨서 우유를 구하려고 하여도 이것은 실로 얻기 어려운 것처럼 나도 이와 같아서 한평생 머리카락을 기르고, 풀 옷에 과실을 먹으면서 비록 고행를 닦으나 바른 법은 닦기가 어렵다. 내가 이제 비록 인간 가운데 태어나서 사람의 형체를 받았으나 선지식을 멀리하고 악법을 수행하였다.
저 7엽화(七葉華)를 멀리서 바라만 보고 친히 가까이는 못하는 것처럼 나도 이와 같아서 악법을 수행할 때 지혜로운 사람을 보고도 멀리하여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대는 참으로 범왕(梵王)으로서 임시로 토끼의 몸을 받은 것이 아닌가?”
030_0041_b_06L是時仙人,卽起合掌,往至兔所至兔所,已卻坐一面,合掌向兔,而作是言汝是正法之身,將不受兔身,所有必定純善之法,唯願爲我具足說我所修學長養鬚髮草衣食果今實厭之,譬如攢冰求酥是實難得,我亦如是終身長髮草衣食果,雖修苦行正法難得我今雖得生於人中,受人形體,遠善知識,修行惡法,如七葉華正可遠瞻不中親近,我亦如是修行惡法,有智之人,視之遠去終不親近,汝眞梵王假受兔身
토끼가 대답하였다.
“큰 바라문이여, 만약 내가 말한 바가 그대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다면 어찌 반갑지 않으랴. 왜냐 하면 나는 오래전에 이미 탐하고 인색한 번뇌[結]를 여의고 예전에 발심하였으니 곧바로 열반해야 하지만 다만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생사에 머무는 것이로다.”
030_0041_b_17L兔時答言大婆羅門若我所言悅可汝心甚不愛也所以者何我久已離慳悋之結往昔發心,便當涅槃,但爲衆生故,久住生
030_0041_c_02L바라문이 이 말을 듣고는 환희심이 나서 말하였다.
“그대는 과연 대사로서 능히 중생을 위해 오랫동안 이런 데에 있는 것이로다.”
곧 따라다니면서 여러 해 동안을 지내는데 물을 마시고 과실을 먹는 것이 토끼와 다를 것이 없다
이때 세상 사람들이 많이 악법을 행하니 이 인연으로 하늘이 몹시 가물어서 초목과 꽃과 과일이 말라서 나지 않고 못과 우물의 물이 말라붙었다. 그 땅에 있는 나무ㆍ풀뿌리ㆍ마른 쑥까지도 그곳 백성들이 다 거두어 갔다.
030_0041_b_21L時,婆羅門聞是語已,心生歡喜是大士,能爲衆生久處是中卽便隨逐經歷多年,飮水噉果與兔無別是時,世人多行惡法,以是因緣,令天炎旱,草木華果枯乾不出,海池井泉,諸水燋涸,其地所有林木蓬茹蒿草,土地人民收拾去盡
그때 바라문이 몹시 굶주려서 고통스러웠으나 온화한 얼굴로 토끼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가려고 하니 원컨대 책망하지 말라.”.
030_0041_c_04L時,婆羅門飢窮困苦,和顏向兔而作是言我今欲去,願不見責
토끼가 이를 듣고는 생각하였다
‘이제 이 큰 신선이 이곳을 좋아하지 않으므로 떠나고자 하는구나.’
곧 물었다.
“여기에 무슨 허물이 있는가? 무엇이 서로 침범하는 것이라도 있는가?
큰 신선이여, 생각해 보라. 몸에 이러한 풀 옷을 입고도 마음으로 하여금 근심하고 번민하게 한다면 마땅한 바가 아니니, 만약 바라문이 음녀의 집에 들어간다면 가법(家法)이 아니니라.”
030_0041_c_06L兔聞是已,卽生念言今此大仙不樂此處,故欲相捨卽前問言此處何過,有何相犯大仙當觀身服,如是芻草之衣,令心愁惱非所宜也,如婆羅門入婬女舍,甚非家法也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대가 하는 말은 실로 내 마음에 든다. 이곳은 청정하여서 참으로 과환(過患)이 없으며, 모든 토끼들이 스스로 닦으매 서로 침범하지 않으나 다만 내가 복이 엷어서 먹을 것이 없으므로 떠나려고 하는 것이니 허락해 주시오.
그대는 생각하여 보라. 일체 중생이 음식으로 인하여 몸을 지탱해 나가지 않는 것이 없다. 그대가 말한 선하고 미묘한 법요(法要)는 이제 비록 몸은 멀리 여의더라도 마음에 새겨서 잊지 않으리라. 그대는 또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마음에 자비심이 없어서 더러운 것을 먹으므로 서로 버리고 떠나노라.”
030_0041_c_10L羅門言汝之所說實入我心,是處淸淨實無過患,諸兔自修亦不相犯我薄祐困乏飮食,是故俛仰欲相捨汝今當觀一切衆生,無不因食以活此身,汝之所說善妙法要,今雖遠離,要當終身佩之心府不令忘失復當知我心無慈,爲穢食故,而相捨
그때 토끼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걱정하는 바는 대체로 사소한 일인데 어째서 서로 버리고 떠나려 하는가?”
030_0041_c_18L時兔答言汝所爲者,蓋是小事,云何乃欲相捨離去
바라문이 말하였다.
“내가 빈속에 물만 마시기를 이미 여러 날을 하였으니, 목숨을 보전하지 못할까 두려워서 알맞은 곳을 두고 떠나려고 하노라.”
030_0041_c_19L婆羅門言我空飮水,已經多日,恐命不全,是故置宜欲相捨離
030_0042_a_02L토끼가 듣고는 생각하였다.
‘훌륭하다. 이 바라문이 능히 법을 위해 물만 마시기를 여러 날을 하였구나.’
곧바로 말하였다.
“그대가 만약 간다면 내게는 다시 이와 같은 복밭이 없을 것이다. 오직 원컨대 인자(仁者)는 반드시 나의 청을 들어주시오. 비록 보살은 복밭 가운데에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기갈의 극심한 고통을 받은 중생에게 보시하여야 그 복이 가장 클 것이다. 비록 두 눈은 언제나 보호해야 하지만 먼저 아픈 눈을 구원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대는 나의 친한 선지식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바이며 큰 공덕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작은 공양을 베풀고자 하노라.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사람에 네 가지가 있으며, 보시하는 데도 네 가지가 있나니, 이른바 하질[下]인 자와 하중의 하질인 자와 슬기로운 자와 슬기로운 중에서도 슬기로운 자니라. 어떠한 것이 하질인 자인가? 보시할 때에 발심하여 모든 존재[有]에서 구하는 것이며, 하중의 하인 자는 두려움 때문에 보시를 하는 것이며, 슬기로운 자는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시하는 것이며, 슬기로운 중에서도 슬기로운 자는 큰 자비심을 가지고 보시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이 네 가지 보시 가운데 한 가지 보시만을 하겠으니, 오직 원컨대 내일 아침에 꼭 나의 청함을 받으라.”
030_0041_c_21L兔聞是已,念言善哉是婆羅門乃能爲法飮水多日卽便說言若去者,我則更無如是福田,唯願仁者明受我請雖知菩薩,於福田中心無分別,然施極苦飢渴衆生其福最雖知二目是常所護,然當先救苦痛之處汝今是我親善知識,是我所尊,有大功德,是故我今欲設微供汝今當知,人有四種,施亦有四所謂下者下中下者智者智中智者云何下者時發心求於諸有下中下者以畏怖故行於布施智者有恭敬心而行布智中智者有大悲心而行布施今於是四施之中趣行一施,唯願明旦必受我請
그때 바라문이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토끼가 오늘 무엇을 보았을까? 죽은 사슴을 본 것인가, 죽은 토끼일까?’
마음으로 기뻐서 불을 피우면서 주문을 외웠다.
030_0042_a_12L時,婆羅門卽作是念兔今日爲何所見見死鹿耶或死兔心卽歡喜然火誦呪
토끼는 그 밤에 마른 섶을 많이 모아 놓고 토끼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바라문이 이제 나를 버리고 멀리 다른 집으로 간다고 하니 내 마음이 매우 괴로워서 몸이 떨리는구나. 세상 법이 이렇게 덧없어서 이별하게 되니 허황되고 거짓되어서 진실하지 않음이 환영[幻] 같도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은 마치 가을 비와 같아서 유위법(有爲法)이란 이와 같이 한량없는 근심이 있고, 모든 것[行]이 꿈이요, 뜨거운 때에 아지랑이와 같은 것이다.
중생이 목숨이 다하면 가히 돌아올 수 없나니 너희들은 이제 세상의 법이 이와 같아서 능히 떠날 수 없음을 알지니라.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서 3유(有)를 무너뜨릴지니라.”
030_0042_a_14L是兔其夜多集乾薪,告諸兔言汝等當知,是婆羅門,今欲捨我遠去他家,我甚愁惱身體戰慄世法如是無常別離,虛誑不實猶如幻化,合會有離猶如秋雨,有爲之法有如是等無量過患,諸行如夢熱時之炎,衆生命盡無可還者汝等今者,知世法如是而不能離,是故汝等要當精勤壞三有乎
030_0042_b_02L그때 토끼왕이 밤새도록 자지 않고 토끼들을 위해 이와 같은 설법을 하다가 밤이 이미 다하고 맑은 아침이 되자 섶을 쌓아 놓은 데에 불을 붙이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제 그대를 청하여서 작은 공양을 베풀고자 한다고 하였다. 이제 이미 마련되었으니 부디 반드시 먹어야 한다. 왜냐 하면 슬기로운 사람은 재물을 구하여서 보시하고자 하나니, 받는 자는 불쌍하게 여기고 반드시 받아 써야 한다.
만약 평범한 사람들이 많이 쌓아 두었던 재보를 남에게 보시한다면 이것은 어렵지 않으리라. 나는 이제 빈궁하여서 보시하는 것이 어려우니, 오직 원컨대 불쌍히 여기고 반드시 받아 달라. 내가 이제 깊은 마음으로 청정하게 청하는 것이니, 오직 원컨대 인자여, 반드시 받을 것을 의심하지 않노라.”
이렇게 말하고는 또 스스로 위로하고 깨우쳤다.
‘내가 이제 저 사람을 위하여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받도록 하기 때문에 스스로 내 몸을 버리되 탐하고 아끼는 바가 털끝만큼도 없으니, 이와 같은 복보(福報)로 원컨대 모든 중생들이 위없는 지혜를 증득하게 해주십시오.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여 깨우치고는 불 구덩이에 몸을 던지니,
030_0042_a_22L爾時,兔王竟夜不眠,爲諸兔衆說法如是夜旣終已,淸旦地了於薪聚邊卽便吹火,火然之後,語婆羅門言我昨請汝欲設微供,今已具辦,願必食之何以故人集財欲以布施,受者憐愍要必受若有凡人多畜財寶以施於人,此不爲難我今貧窮施乃爲難,唯願哀矜必定受之我今深心淸淨啓請,唯願仁者必受不疑說是語已,復自慰喩我今爲他受安樂故,自捨己身,無所貪惜大如毫釐如是福報,願諸衆生證無上智自慰喩已,投身火坑
그때 바라문이 이것을 보고는 하도 놀라워서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곧바로 불 속에서 끌어냈으나 덧없는 목숨이 바로 끊어졌다.
자세히 보니 마음이 답답하여 끌어안아 무릎 위에 놓고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법을 사랑하는 대사여, 자비로운 큰 신선이여, 잘 다루는 뱃사공이여,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몸뚱이와 목숨을 버렸으니 이제 어디로 갔습니까? 내가 이제 공경히 예배하여 돌아가 의지할 주인을 삼으리다.
내가 이 산에서 머리를 기르고 무거운 짐을 지고 비록 여러 해를 지냈으되 이익되는 바가 없더니, 이제부터는 원컨대 언제나 받들어 모시리다.
원컨대 그대의 공덕이 구족히 성취되어서 나로 하여금 내세에 항상 제자가 되게 해주시오.”
이렇게 말하고는 토끼의 몸을 땅 위에 모셔 놓고 머리를 조아려서 절을 하였다. 그리고는 마치 아기를 안듯이 안고는 곧바로 죽은 토끼와 함께 불 구덩이로 뛰어들고 말았다.
030_0042_b_11L時,婆羅門見是事已,心驚毛豎,卽於火上而挽出之無常之命,卽便斷滅,諦觀心悶抱置膝上,對之嗚唼竝作是言愛法之士慈愍大仙調御船師爲利衆生,捨身壽命,今何所至我今敬禮爲歸依主我處此山長髮重擔,雖經多年無所利益我願從今常相頂戴,願汝功德具足成就令我來世常爲弟子說是語已,還持兔身,置之於地,頭面作禮,復還抱捉猶如赤子,卽共死兔俱投火坑
그때 제석천이 이 일을 알고는 크게 공양을 베풀고 뼈를 거두어서 탑을 세웠다.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시(尸)바라밀을 수행하시되 세상을 속이지 않으시니라.
030_0042_b_22L爾時,釋天知是事已,大設供養,收骨起塔菩薩摩訶薩,修行如是尸波羅蜜,不誑於世

7.녹품(鹿品)
030_0042_b_24L菩薩本緣經鹿品第七
030_0042_c_02L
보살마하살이
큰 바라밀을 행하여서
깊은 원한 속에서도
악한 마음을 끝내 내지 않네.
030_0042_c_02L菩薩摩訶薩
行大波羅蜜
乃至上怨中
終不生惡心

내가 예전에 일찍이 들었다.
030_0042_c_04L我昔曾聞
보살이 지난 세상에 축생에 떨어져서 사슴의 몸이 되었다. 양쪽 겨드랑이는 금빛이고 등은 유리와 같았으며, 나머지 몸도 종류가 달라서 어떻다고 이름할 수 없었다. 발굽은 수레바퀴와 같았고 뿔은 금정(金精)과 같아서 그 몸의 장엄함이 칠보장(七寶藏)과 같았다.
항상 일체 중생에게 이익을 행하여서 모든 선한 법을 구족히 성취하며 몸빛의 빛남이 마치 해가 처음 뜨는 것과 같았다.
모든 하늘이 존경하고 소중히 여겨 이름을 세우니, 명호를 금색록(金色鹿)이라고 하였다.
한량없는 사슴들을 위해 영도자가 되어서 이 사슴왕은 많은 자비를 행하였으며, 정진과 지혜가 구족하여서 줄어듦이 없었다. 큰 용맹이 있고 사람의 말을 잘 알았으며, 중생을 조복하기 위하여서 사슴의 몸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030_0042_c_05L菩薩往世墮在畜生,而爲鹿身兩脅金色脊似琉璃,餘身雜廁種別難名蹄如車璖,角如金精,其身莊嚴如七寶藏常行利益一切衆生,所有善法具足成就身色光炎如日初出,諸天敬重爲立名字號⎯⎯金色鹿爲無量鹿而作將導,而是鹿王多行慈悲,精進智慧具足無減,有大勇猛,善知人語,爲調衆生示受鹿身
그때 사슴의 왕이 설산에 노닐었는데 그 산에는 우거진 숲과 꽃과 과실과 흐르는 샘과 목욕할 못이 많았다.
모든 짐승들이 서로 미워하고 적해(賊害)하는 마음을 내었으나 이 보살의 위엄과 덕의 힘으로 그러한 마음이 다 없어져서 남음이 없었다.
텅 비어 적정한 곳에 있으면서 항상 모든 사슴들을 가르쳐서 멀리 모든 악을 버리고 선한 법을 닦아서 행하게 하였다.
030_0042_c_13L爾時,鹿王遊於雪山,其山多有叢林華果浴池,若諸禽獸共相憎惡,生賊害心,以是菩薩威德力故,悉滅無餘在空寂處常教諸鹿,遠離諸惡,修行善法
030_0043_a_02L모든 사슴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것 가운데에서 마땅히 작은 악을 보더라도 마치 독이 든 음식처럼 여겨서 아무리 작은 악이라도 받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작은 선이라 하더라도 친한 벗을 보는 것처럼 여겨서 항상 친근히 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서 받아 가질지니라.
너희들 모든 사슴이여, 몸ㆍ입ㆍ뜻으로써 모든 악을 행하므로 축생 가운데 떨어졌고, 능히 선한 법을 닦아 행하지 않아서 어리석음으로 덮였으므로 이 축생의 몸을 받아서 한량없는 세상을 지내되 생사 가운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즐거움을 받으려고 할진댄 바른 법으로써 근본을 삼을 것이니, 대개 바른 법이란 능히 중생을 보호하여 나쁜 갈래[惡趣]에 떨어지지 않게 하며, 번뇌와 고해에 빠진 사람을 건지기 위한 교량이 되며, 사람이 험한 곳에 처함에 요긴한 몽둥이와 같으며, 또 횃불을 잡고 모든 기구를 보는 것처럼 바른 법을 행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030_0042_c_17L告諸鹿言汝等當聽諸行之中,當觀小惡猶如毒食,如是小惡,不當受之當觀小善,爲親友想,常應親近,精勤受持汝等諸鹿以身意行諸惡故,墮畜生中不能修行所有善法,愚癡覆故受是畜身,經無量世難得解脫生死之中欲受樂者,要因正法而爲根本,夫正法者,能護衆生不墮惡趣爲度煩惱苦海之人而作橋梁,如人處嶮要因机杖,亦如執炬,睹見諸器行正法者亦復如是,
무릇 바른 법이란 것은 가장 친근해야 할 것이며 파괴할 수 없는 것이며, 능히 중생에게 위없는 큰 도를 보이는 것이니, 이것이 능히 즐거움을 받게 하느니라.
이 법을 듣고 나서 능히 마음을 기쁘게 하여 마음과 마음이 끊어지지 않고 이 법을 행하는 자는 마음에 두려울 바가 없느니라.
이 법은 능히 모든 악을 제거하나니 비유하면 마치 좋은 약이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 것과 같아서 이러한 인연으로 항상 생각해서 잊어버리지 않게 할지니라. 만약 잊어버린다면 이 생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되리라.
세간의 모든 것이 모두 허망한 거짓인데 오직 보시ㆍ인욕ㆍ참괴(慚愧)ㆍ지혜의 법만이 진실한 것이니, 만약 능히 이와 같은 법을 수행하면 이것을 곧 정법을 구족함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모든 새와 짐승들을 위하여 항상 이 법을 설하여서 듣는 자로 하여금 음란함과 탐욕을 여의게 하니, 이때에 마치 현인과 성자가 모든 악을 멀리 여의고 침해하지 않는 것과 같았다.
030_0043_a_05L夫正法者最可親近不可破壞,能示衆生無上大道是能爲受樂者,聞是法已能令喜心,心心不斷行是法者心無所畏,是法能除一切諸惡譬如良藥療治衆病,以是因緣常應憶念不令忘失,若忘失者此生空過,一切世閒皆悉虛誑唯有布忍辱慚愧智慧之法乃是眞實,若能修行如是等法,是則名爲具足正爲諸鳥獸常說是法,令諸聽者心離婬欲當是時也,猶如賢聖遠離諸惡不加侵害
다시 그 뒤에 모든 사슴의 무리들과 더불어 노닐다가 한 강가에 머물렀다. 그 물은 넓고 깊어서 끝과 밑을 알 수 없었으며, 사납게 넘치고 급하게 흘러서 빠지고 떠내려가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산 언덕이 무너지고 큰 나무가 뽑혀 달아나니 온갖 새와 짐승도 감히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때 마침 한 사람이 물에 떠내려가게 되어서 황급하게 허위적거리는데 힘이 점점 빠져서 목숨이 얼마 안 남자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천신과 지기(地祇)시여, 누가 자비를 베풀어서 나를 구제해 줄 수 있겠습니까? 슬프다. 내가 이제 식구들과 이별하고 오늘 이 지경이 되었으니 누구에게 돌아가 의지하랴.
내가 예전에 일찍이 들으니, 세상에 한 마리의 사슴이 있어서 신선의 법을 수학하고 큰 자비를 지녔다는데, 오직 이런 사슴이라면 구제할 수 있을텐데…….”
030_0043_a_16L復於後時,與諸群鹿遊止一河,其水廣大深無崖底,暴漲急疾多所漂沒,壞諸山岸吹拔大樹,一切鳥獸,無敢近者時有一人爲水所漂,恐怖惶懅莫知所至,身力轉微餘命無幾,擧聲大喚天神地祇,誰有慈悲能見救濟苦哉我今與室家別,今日困悴,誰可歸依我昔曾聞,世有一鹿,修學仙法有大慈悲,唯是當能深見濟拔
030_0043_b_02L이때 사슴의 왕이 여러 사슴들의 앞에 있다가 이와 같은 소리를 듣고 곧 놀랐다.
“누가 고액(苦厄)을 받기에 이런 말을 하느냐? 내가 이것을 듣고 나니 마음이 괴롭기가 저 사람이 받는 고통과 다를 것이 없구나.”
곧 모든 사슴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마음대로 각자 흩어져 가라. 나는 평평한 곳을 찾아 보아서 자유롭게 물을 마시며 목마름을 충족히 하리라.”
사슴들이 듣고는 곧 사방으로 흩어졌다.
사슴의 왕이 곧 소리를 따라서 가보니 한 사람이 물에 떠내려가는데 나무와 돌에 부딪쳐서 많은 고통을 받았다.
030_0043_b_02L是時,鹿王在群鹿前聞如是聲,卽便驚視誰受苦厄,發如是言我聞是已,其心苦惱,如彼受苦等無差別尋告諸鹿汝當隨意各自散去,吾欲觀覓平整之處,自恣飮水以充渴乏諸鹿聞已,尋卽四散鹿王卽便尋聲求之,見有一人爲水所漂,復爲木石之所撐觸多受苦惱
사슴의 왕이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물이 저렇게 흐르니 설사 큰 고기라 하더라도 건널 수 없을 터인데, 나는 지금 몸집도 작고 힘도 미약한데 어떻게 이 사람을 능히 건져낼 수 있겠는가? 차라리 내 몸으로 하여금 저 사람과 더불어 함께 죽게 할지언정 실로 저 사람이 홀로 저러한 고통을 받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만약 이 사람이 육지에서 코끼리에게 곤욕을 당한다면 방편을 써서 구호할 수도 있지만 이제 이 빠른 물살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어떻게 구해낼 수 있을까? 설사 내가 물에 들어가더라도 능히 건져내지 못한다면 보고 듣는 모든 사람의 웃음거리만 될 것이니 구제할 수 없음을 스스로 안다면 어떻게 물에 들어가랴.
내가 지금 비록 자비심은 있으나 체력이 미약하니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도다. 그러나 이제 마땅히 배로 노력을 더하여서 멈추지 않고 가서 구해 내리라.’
곧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안심하라. 내가 이제 물에 들어가되 이 몸뚱이를 마치 초목과 같이 하여서 설사 이 몸이 없어지더라도 반드시 구하여 주리라.”
030_0043_b_09L鹿王見已,卽作是念水急駛疾,假使大魚亦不能度,我今身小力亦微末,竟知當能度是人不寧令我身與彼俱死,實不忍見彼獨受苦復作是念若使是人在於陸地爲象所困,可得爲作方便救護,今在此水漂疾急速,我當云何而得救拔我設入水不能濟者,一切聞知當見嗤笑,自知不能何故入我今雖有慈悲之心,身力微末恐不能辦我今要當倍加精進以不休息而往救之卽作是言汝今不應生怖畏心,我今入水猶如草木,假使身滅要當相救
030_0043_c_02L이때 사슴의 왕이 몸을 솟구쳐 물로 뛰어들어서 그 사람에게 이르러 곧 그 등에 타도록 명하니, 빠진 사람이 곧 앉아 편안하여 근심이 없어졌는데 마치 어떤 사람이 평상에 편안히 올라앉은 것과 같았다.
그 강에는 나무 토막과 돌이 엉켜 있어서 서로 부딪치니 몸뚱이가 아프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때 사슴의 왕이 빠진 사람을 업고서 자신은 죽게 되어도 놓지 않고 헤엄쳐서 겨우 저 언덕에 이르렀다.
030_0043_b_22L是時,鹿王踊身投河至彼人所,卽命溺人令坐其背溺人卽坐安隱無慮,猶如有人安坐榻席,其河多有木石之屬,互相撐觸身痛無是時,鹿王擔負溺人至死不放,劣乃得出至于彼岸
이렇게 하여 빠졌던 사람이 구출되자 곧 사슴의 왕에게 말하였다.
“나의 부모님이 길러 주신 몸뚱이는 이미 없어졌고, 지금 이 몸은 실로 그대의 것입니다. 그대가 비록 사슴의 왕이로되 이 신명(身命)을 바치겠으니 시키실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030_0043_c_04L溺人爾時卽得救拔,安隱出已,卽語鹿王我之父母所長養身,爲已滅沒,今之身命實是汝汝雖鹿王,身命相屬,所可勅使唯垂告語
사슴의 왕이 말하였다.
“그대는 들으라. 나는 그대에게 공로의 결과를 구하지 않고 또한 마음에 자만하는 생각도 없노라. 내가 이제 이와 같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은 다만 남을 위하여 이익을 지을 뿐이다.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내가 짐승의 몸을 받고 항상 숲과 들에 처하여 자유롭게 뜻대로 물과 풀을 찾아다니면서, 비록 사람들이 사는 곳을 침범하지 않으나 나는 죄가 많아서 원수와 미워하는 것이 있고, 사자나 호랑이 등의 모든 사나운 짐승과 사냥꾼들을 무서워해야 하는데 의지할 바 없고 지켜 주는 자가 없다.
내 몸이 비록 사슴이지만 여러 가지 빛이 미묘하다. 일체 세간에서 아직 본 사람이 없었는데 구제하는 일 때문에 오직 그대만이 본 것이다.
예전에 내가 만약 고액을 보면 반드시 구제하겠다고 서원하였나니, 사람이 비록 힘이 있으나 고통스러워하는 자를 보고도 구제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사람은 과보가 없는 것이니, 마치 씨를 심지 않으면 과실을 거두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030_0043_c_08L爾時,鹿王告其人言汝今且聽,我於汝所不求功果,亦無有心生貢高想,我今不惜如是身命,但欲爲他而作利益汝今當知,我受獸身常處林野,自在隨意求覓水草,雖不侵犯居民邑落,然是我罪多諸怨憎,兼復怖畏師子虎狼諸惡走獸射獵之徒,無所歸依無守護者我雖鹿身雜色微妙,一切世閒悉無見者,以相救濟唯汝見之,昔我立誓,若見苦厄要令度脫,人雖有力見苦不救,當知是人爲無果報,如不種子不收果實
030_0044_a_02L만약 나를 생각한다면 마땅히 입을 조심하라. 은혜를 알고 은혜를 생각하면 성현께서 칭찬하지만, 은혜를 알지 못하면 현세에 사나운 이름이 밖에 퍼지고 또 지혜로운 자의 꾸짖는 바가 되며, 내세에 많은 악한 과보를 받는다.
은혜를 아는 이는 현세에도 내세에도 편안하여서 보시의 인연이 아니어도 자재함을 얻고, 다문(多聞)을 닦지 않고도 큰 지혜를 갖추며, 비록 물에 목욕하지 않아도 청정하여 때가 없고, 모든 향훈(香熏)을 떠나도 위없는 향을 얻으며, 모든 영락을 떠나서 참된 장엄을 얻고, 멀리 의지할 바를 여의어도 스스로 지킴을 얻으며, 비록 칼이나 몽둥이가 없어도 침범하는 자가 없느니라.
그대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은혜를 아는 사람이 얻는 공덕을 말로 다할 수 없는데, 은혜를 모르는 자가 얻는 환난도 또한 한량없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는 이제부터 마땅히 입을 잘 지키어라.”
030_0043_c_19L若念我者,當善攝口,知恩念恩賢聖所讚不知恩者現世惡名流布於外,復爲智者之所呵責,將來之世多受惡報知恩之人二世安隱,非施因緣而得自在,不修多聞具大智慧,雖無水浴淸淨無垢,離諸香熏得無上香,離諸瓔珞得眞莊嚴,遠離所依而得自護,雖無刀杖人無侵者汝當知之,知恩之人所得功德說不可盡,不知恩者所得過患亦復無量,是故汝今應善護口
그때 물에 빠졌던 사람이 이 말을 듣고는 슬픔과 기쁨이 뒤섞이어 눈물을 흘리면서 곧 사슴의 발에 절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가 항상 법을 설하여서 모든 중생에게 열반의 바른 길을 보이시니 그대는 어진 의사와 같아서 중생들의 마음에 뜨거운 병고를 제거하여 주십니다. 그대는 이 세간에서 제일로 자비하신 아버지시라, 이 어른의 인도를 진실로 간절하게 따라서 조석으로 모시고 품수하여 멀리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잠시만 지나면 반드시 나쁜 짓을 하게 되어 못 견디게 될 터이니, 내가 이제 가면 비록 형체는 서로 멀리 떨어지더라도 마음만을 감히 떠났다는 생각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바로 길로 떠나니 사슴의 왕이 바라보다가 멀리 보이지 않게 되자 본래 처소의 여러 사슴들 속으로 돌아왔다.
030_0044_a_07L爾時,溺人聞是語已,悲喜交集涕淚撗流,卽禮鹿足,而作是言汝常說法示諸衆生涅槃正道,汝如良醫除斷衆生心熱病苦,汝是世閒第一慈父,是尊是導實貪隨侍,朝夕稟受不欲遠離經一念頃,必當爲惡,無所堪任我今設去雖有形體當相遠離,而心未敢生捨離想也說是語已,尋便卽路鹿王望之,遠不見已,卽還本處衆鹿之中
이때 빠졌던 사람은 이미 집으로 돌아가서 은혜를 잊고 의리를 등지며, 법의 횃불을 꺼버리고, 스스로 그 마음을 불태우며, 법의 나무를 쳐버리고 독의 숲을 가꾸며, 마음은 악의 그릇이 되어 여러 가지 원한과 독기를 담았다.
현세의 이익을 위하여 곧 왕의 처소에 가서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제 말씀을 들으소서. 제가 얼마 전에 산에 들어갔다가 한 마리의 사슴을 보았는데, 몸의 빛깔이 미묘하여서 칠보 꾸러미와 같았습니다. 여러 사슴들 가운데에서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마치 별 속에 있는 보름달과 같았습니다. 그 가죽이 여러 가지 빛으로 되어서 안장 위에 덮으면 좋을 것입니다. 제가 그 사슴이 노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030_0044_a_16L是時,溺人旣還家已,忘恩背義,破滅法炬自然其心,破伐法樹乃殖毒林,心爲惡器盛衆怨毒,爲現世利卽至王所而白王言王當知,臣近入山見有一鹿,身色微妙如七寶貫,在衆鹿中而爲上首如滿月處衆星中,其皮雜色任覆御乘,臣知此鹿遊住之處
030_0044_b_02L그때 왕이 듣고는 마음으로 놀랍고 기뻐서 말하였다.
“그대는 내게 그가 있는 곳을 알려라. 내가 직접 가서 잡으리라.”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삼가 분부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왕이 곧 수레를 갖추고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천승(千乘)과 만기(萬騎)가 뒤를 따라서 가니,
030_0044_a_23L時王聞已,心驚喜曰卿示吾處吾自往取溺人白敬奉所勅王卽嚴駕令在前導,千乘萬騎隨後而往
이때 사슴의 왕은 여러 사슴들 가운데서 피로가 심하여 자고 있었다.
그때 허공에 많은 새들이 왕의 군사와 말을 보고 서로 말하였다.
“이 왕이 반드시 금색 사슴 때문에 온 것이다.”
까마귀 한 마리가 사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사슴 왕의 귀를 쪼니 사슴의 왕이 놀라서 깨어 생각하였다.
‘이 까마귀가 무엇 때문에 와서 깨워 주는 것일까? 예전부터 까마귀 무리들은 보고서 빙빙 돌기는 해도 감히 가까이 오는 자가 없었는데 오늘 웬일로 내 몸을 범하여 건드리는 것일까?’
곧 일어나서 멀리 바라보니 왕의 군사가 사방으로 구름처럼 모여서 오는데 이미 가까이 이르러 있었다.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까마귀들은 실로 나무랄 것이 없구나.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존경하는 이가 위험에 빠졌을 때, 손으로 끌어내는 것과 같으니 어찌 이것이 허물이 되랴.’
030_0044_b_03L是時,鹿王在衆鹿中疲極而眠爾時虛空多有衆鳥,見王軍馬各相謂言是王必爲金色鹿時有一烏卽至鹿所啄鹿王耳,鹿王驚悟,心卽念言此烏何緣來見覺之,從昔已來衆烏等類,顧復圍遶無敢近者,今日何故觸犯我身鹿卽起立,遙望王軍,四方雲集已來近至,復作是念如是衆烏,實無過咎,譬如有人所尊陷墜,以手牽拽豈是過耶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모든 중생들은 자비심이 없다. 세간에 있는 사자와 호랑이는 항상 나의 원수였으나 내 설법을 듣고 곧 원한의 마음이 사라졌건만, 이 사람은 의리가 없어서 사람 가운데 태어났어도 은혜를 잊고 마음을 등져서 도리어 내게 독한 마음과 해로움을 내니, 마치 미묘한 향기가 나는 꽃을 시체에다 두면 곧 싫어지고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이 사람도 그러하여서 현세의 얼마 안 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하여 장래의 한량없는 즐거움의 과보를 버리는구나.’
030_0044_b_12L復作是是諸衆生無慈悲心,世閒所有師子虎狼常是我怨,聞我說法怨心卽息人無理,得生人中忘恩背義,反於我所而生毒害,如妙香華置之死屍,卽時可惡人不喜見是人亦爾,爲得現世少許樂分,捨離將來無量樂報
030_0044_c_02L그때 사슴의 왕이 곧 모든 사슴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근심하지 말라. 왕이 이제 여기에 온 까닭은 바로 내 몸 때문이요, 너희들 때문이 아니다. 내가 이제 비록 도망하여 멀리 갈 수 있고, 또한 저 군사들을 부술 수 있지만 마땅히 스스로 왕에게 가서 목숨을 마치리라.
내가 이와 같이 하려는 것은 너희들이 곧 동으로 서로 흩어져 달아나도 목숨을 잃게 될 것이므로 이제 너희들을 위해 왕에게로 가는 것이니 다만 내 뒤를 따르고 공포심을 내지 말라. 마땅히 너희들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환난이 없게 하리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내가 만약 마음을 내어서 열반에 들고자 하면 곧바로 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바로 너희들을 위함이니라.
내가 왕의 처소에 이르러서 설사 목숨을 잃더라도 너희들만 안온하게 하여 완전히 구제된다면 나는 한스럽지 않다.”
이렇게 말하고는 곧 왕의 처소로 가니, 물에 빠졌던 사람이 사슴왕을 보고는 왕에게 가리켜 주면서 말하였다.
“말씀드린 사슴의 왕이란 바로 이것입니다.”
그 사람이 이렇게 말하자 곧 양손이 땅에 떨어졌다.
030_0044_b_18L時,鹿王卽向諸鹿,而作是言汝等莫愁,王今所以來至此者,正爲我身不爲汝也我今雖能逃避遠去,亦能壞碎彼之軍衆,要當畢命自往王所,若我如是,汝等便當東西波逬乃至喪是故我今爲汝等故,當往王所,但隨我後莫生恐怖,當令汝等安隱無汝等當知,我若發心欲入涅槃卽能得之,所以不取,正爲汝等我至王所設使喪命,但令汝等安隱全濟,吾無所恨作是語已,卽至王所,溺人見已尋示王言所言鹿王此卽是也是言已,兩手落地
그때 왕이 이것을 보고는 곧 말에서 내렸다. 마음으로 놀라서 머리카락이 곤두서 말하였다.
“그대의 손이 웬일로 이렇게 떨어져 버리는 것이냐?”
곧 칼과 몽둥이를 버리고 혼자서 사슴에게로 가니 사슴이 왕을 볼 때에 마음이 괴로웠다.
왕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것이 비록 짐승의 몸이지만 실제로는 사슴이 아닐 것이다. 곧 이것은 바른 법이 솟아나는 왕일 것이다.’
030_0044_c_08L時王見已,卽便下馬,心驚毛豎,而作是言汝手云何斷落如是卽捨刀杖獨往鹿所鹿見王時,心中愁惱,王作是念彼雖獸身非實鹿也,卽是正法勇出之王
그때 사슴 왕이 곧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은 어찌하여 칼과 몽둥이를 놓아 버렸습니까? 몸에서 땀을 흘리는 것이 두려워서 그러는 모양인데 만약 나에 대해 공포심을 내는 것이라면, 나는 자비를 닦기 때문에 결코 해치지 않으니 안심하시오. 만약 달에서 불이 났다면, 그럴 리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때 왕이 듣고는 마음이 편안해져서 곧 사슴의 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은 어찌하여 양손이 땅에 떨어졌는가? 아까 말한 대로 능히 우리에게서 무서움을 없애 줄 수 있다면 어찌하여 이 사람이 그대의 몸을 가리키자 곧 이와 같은 과보를 받은 것인가? 그대가 아까 스스로 능히 중생에게서 무서움이 없도록 한다고 말하였는데, 어찌하여 이 사람으로 하여금 이와 같이 되게 하였는가? 만약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온 세상을 마땅히 불로 태우겠구나.”
030_0044_c_12L爾時,鹿王卽白王言大王何緣放捨刀杖,身體流汗狀似恐怖若使於我生恐怖者,我是修慈,終不相害,如月生火無有是時王聞已,心得安隱,卽向鹿王,而作是言是人何緣兩手落地然如向言能施我等無所怖畏云何是人直示汝身得如是報汝向自言能施衆生無所畏怖云何乃令是人如是言不施,一切世閒,卽當火然
이때 사슴의 왕이 다시 왕에게 말하였다.
“비유하건대 마치 어떤 사람이 관의 무거운 죄를 범하거나 다툼이 없는 청정한 비구를 괴롭힌다면 이러한 사람은 크고 무거운 죄를 얻는 것처럼, 은혜를 모르는 자도 역시 이와 같아서 크고 무거운 죄를 얻게 됩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이 사람은 스스로 짓고 스스로 그 갚음을 받는 것이요, 나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닙니다.”
030_0044_c_21L是時,鹿王復白王言譬如有人犯官重罪,觸惱無諍淸淨比丘,如是之人得大重罪,不知恩者,亦復如是得大重罪王今當知,是人自作,自受其報,非我因緣
030_0045_a_02L
왕이 곧 물었다.“오직 원컨대 자세히 설명하라. 내가 기꺼이 듣겠노라.”
사슴의 왕이 대답하였다.
“왕은 저 사람에게 물어보고 내게 말하지 마십시오.”
030_0045_a_02L王卽問言唯願廣說,我樂聞之鹿王答願王問彼,不須我說
왕이 곧 그 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두 손이 땅에 떨어졌는가?”
이때 그 사람이 곧 왕에게 자세히 본래의 인연을 설명하니 왕이 듣고 말하였다.
“그대가 그런 짓을 했으니 어떻게 이런 과보를 받지 않겠느냐? 만약 곤액을 당하였을 때 남에게 한 순간만 의지하였어도 오히려 은혜를 갚아야 마땅하거늘, 하물며 많은 시간 동안 그러한 무거운 은혜를 받고서도 갚기는 커녕 도리어 적이 되어서 해칠 생각을 내었으니 어찌 마땅히 이런 과보를 받지 않으랴.
사람이 뜨거울 때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쉬기만 하여도 이 나무의 잎새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하는 법이니, 은혜를 입었으면 잊지 않는 것이 역시 이러하여야 할 것이다.”
030_0045_a_04L王卽問人今何故二手落地是時溺人,卽爲其王廣說本緣,王旣聞已卿作是事已,云何當得不受報也若有困厄依怙他人,乃至一念,尚應報恩,況復多時,受斯重恩而不能報反生賊害,豈當不受如是報也如人熱時止息涼樹,是人乃至不應侵損是樹一葉,受恩不忘,亦復如是
그때 국왕이 다시 사슴의 왕을 향하여 무릎 꿇고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오늘부터 항상 귀의하겠습니다.”
030_0045_a_12L爾時,國王復向鹿王,長跪叉手而作是言我從今日常相歸依
사슴의 왕이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렇다면 삼가 그 뜻을 받으리다.”
鹿王答曰審能爾者,敬受來意
왕이 또 말하였다.
“그대가 나의 원을 받으셨으니 무엇이든지 구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030_0045_a_14L王復言曰汝今受我,願求何等
030_0045_b_02L사슴의 왕이 대답하였다.
“만약 내게 존경심을 내신다면 마땅히 자세히 들으십시오. 나는 짐승의 몸으로서 오직 물과 풀만 있으면 스스로 살아가니 다른 것은 구하는 바가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 사람이 전에 물에 떠내려가는 곤경에서 구호하는 자가 없어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내가 그때 오히려 구해 주었던 것이니, 왕이 이제 만약 자비심을 가졌거든 마땅히 이 사람을 보되, 어린아이처럼 생각하십시오. 만약 이 사람을 잘 돌봐 준다면 곧 이것이 나를 돌봐 주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어리석어서 아는 것이 없으니 불쌍한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목숨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지옥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세상을 지내면서 여러 가지 고통을 받을 것이므로 응당 이 사람에게 자비와 애민심을 내야 할 것입니다.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많은 자식을 사랑하는데 편벽됨이 없으나 앓는 자식에게는 치우쳐서 가엾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처럼 보살도 이와 같습니다. 악한 중생에게 치우쳐서 가엾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는 것은, 이 중생이 악법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보살은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보리심을 발하는 것입니다.”
030_0045_a_15L鹿王答曰若能於我生尊相者,今當諦聽是獸身,唯賴水草以自存活,餘無所大王當知,是人昔爲水所漂困,無救護者餘命無幾,我於爾時猶能救之王今若有慈悲之心,當視是人如赤子想若視是人卽視於我,是人愚癡無知可愍,命終之後必墮地獄,經無量歲,備受衆苦,是故應當於是人所生慈愍心大王譬如有人,多諸子息愛無偏黨,然於病者心則偏重菩薩亦爾,於惡衆生偏生悲愛,以是衆生懷惡法故是故菩薩爲諸衆生發菩提心
그때 국왕이 다시 용의(容儀)를 바로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참으로 조어대사(調御大士)며, 바른 법을 옹호하고 위급과 액난을 구제하는, 돌아가 의지할 곳이어서 능히 중생들의 모든 무서움을 없애 줄 수 있는 분이십니다.
이 중생들이 나쁜 짓을 많이 했어도 몸이 마땅히 움푹 꺼진 땅에 떨어지지 않는 까닭은 진실로 대사께서 보호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사슴의 무리를 무서움이 없이 즐기도록 해주겠으며, 내가 이제 이 몸 다하도록 제자가 되기를 원하니 만약 그대가 내세에 위없는 도를 이루거든 원컨대 먼저 제도해 주십시오.”
030_0045_b_05L爾時,大王復更斂容,而作是言汝今眞是調御大師,護持正法,救濟危厄,歸依之處,能除衆生一切畏者是諸衆生多行惡法身應陷地,所以不沒,諒由大士護持故也從今以往,施諸鹿群無所畏樂,我今終身,願爲弟子,若汝來世成無上道,願先濟度
이에 국왕이 이 말을 하고는 곧 여러 신하에게 명령해서 온 나라 백성들이 이제부터는 사냥을 하거나 살해하는 것으로 업을 삼지 않도록 하였다.
보살마하살이 시(尸)바라밀을 행할 때 비록 짐승의 몸을 받았으나 저 모든 원수와 미운 자에게 한 생각도 악한 마음을 내지 않았느니라.
030_0045_b_11L於是國王說是語已,卽告群臣擧國人民自今爲始,不得遊獵殺害爲業菩薩摩訶薩行尸波羅蜜時,雖受獸身於諸怨憎,乃至不生一念惡心

8. 용품(龍品)
030_0045_b_15L菩薩本緣經龍品第八

보살마하살은
성낼 때도 오히려 계를 지키니,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나서야
마땅히 굳게 지니지 않겠는가.
030_0045_b_16L菩薩摩訶薩,
處瞋猶持戒,
況生於人中
而當不堅持

내가 일찍이 들었다.
030_0045_b_18L如我曾聞
030_0045_c_02L보살이 예전에 성낸 인연으로써 용 가운데 떨어져서 3독신(毒身)을 받으니 이를테면 기독(氣毒)ㆍ견독(見毒)ㆍ촉독(觸毒)이었다.
그 몸이 여러 가지 빛으로 섞인 것이 7보 덩어리와 같았고, 광명을 스스로 비춰서 해와 달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몸이 장대하고 기운은 풀무바람과 같았으며, 그 눈이 쏘는 빛은 쌍으로 해가 난 것 같았다.
항상 한량없는 용들에게 둘러싸였으며, 스스로 그 몸을 변화하여 사람의 모양으로 되어서 모든 용녀들을 데리고 서로 즐겼다.
비타산(毘陀山) 깊숙한 곳에 있었는데, 여러 가지 많은 숲에 화과(華果)가 무성하여서 매우 사랑하고 즐기었다. 모든 연못에 여덟 가지 맛을 구족한 물이 있어 항상 그 가운데에서 즐겨 놀면서 한량없는 백천만 세를 지냈는데,
030_0045_b_19L菩薩往昔,以恚因緣墮於龍中,受三毒身所謂氣毒見毒觸毒其身雜色如七寶聚,光明自照,不假日月,才貌長大氣如韛風其目照朗如雙日出,常爲無量諸龍所遶,自化其身而爲人像,與諸龍女共相娛樂住毘陁山幽邃之處,多諸林木華果茂盛甚可愛樂有諸池水八味具足,常在其中遊止受樂,經歷無量百千萬歲
그때 금시조(金翅鳥)가 음식을 구하기 위하여 허공을 타고 몸을 오그리고 날아와서 용들을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이것이 올 때에 모든 산이 무너지고 샘과 연못이 말랐다.그때 모든 용과 용녀들이 이것을 보고 들으매 마음이 크게 무서웠고, 입었던 영락과 꽃과 향과 옷의 장식이 모두 풀어지고 떨어지고 찢어져서 땅 위에 흩어졌다.
모든 용의 부인들이 무서워서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이 큰 원수가 벌써 와서 몸을 핍박하는구나. 그 부리는 금강이어서 파괴하는 바가 많을 것이니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용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내 뒤에 의지하라.”
그때 모든 부녀들이 곧 서로 와서 용에게 의탁하였다.
용이 다시 생각하였다.
‘지금 이 부녀들이 모두 무서워하는데 내가 만약 능히 옹호하여 주지 못한다면 이렇게 큰 몸뚱이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제 내 몸이 모든 용의 주인이 되었으니 만약 능히 지킬 수 없다면 왕이 된 것이 무슨 소용이랴.
바른 법을 행하는 자들도 모두 신명을 버려서 남을 옹호하는데, 이 금시조는 새의 왕으로서 큰 위덕이 있어서 그 힘을 감당하기 어려운지라 나 한 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능히 막을 자가 없으니 내가 이제 마땅히 신명을 버려서 모든 용들을 구하리라.’
030_0045_c_04L時,金翅鳥爲飮食故,乘空束身飛來欲取當其來時,,諸山碎壞,泉池枯涸爾時,諸龍及諸龍女,見聞是事,心大恐怖,所服瓔珞華香服飾,尋悉解落裂在其地諸龍夫人恐怖墮淚,而作是言今此大怨,已來逼身,其嘴金剛多所破壞,當如之何龍便答曰卿依我時,諸婦女尋卽相與,來依附龍,龍復念言今此婦女各生恐怖,我若不能作擁護者,何用如是殊大之身我今此身爲諸龍王,若不能護何用王爲行正法者悉捨身命以擁護他,是金翅鳥之王有大威德其力難堪除我一身餘無能禦,我今要當捨其身命以救諸龍
030_0046_a_02L그때 용왕이 금시조에게 말하였다.
“너 금시조야, 조금만 진정하고 내 말을 들으라. 네가 나에게 항상 원한과 해칠 마음을 내지만 나는 네게 도무지 악한 마음이 없노라.
내가 숙세의 업으로 이 큰 몸을 받고 3독을 얻어서 비록 힘이 있으나 일찍이 남에게 악한 마음을 내지 않았노라.
내가 이제 스스로 헤아려서 기력을 살펴보니 충분히 너와 더불어 싸워서 막을 수 있고 또 능히 멀리서도 큰 불을 지르고 마른 초목을 던질 수 있으며, 5곡이 익게 되었을 때 사나운 우박을 퍼부을 수도 있고, 혹 큰 몸으로 변화하여서 해와 달을 가리며, 혹 작은 몸으로 변하여서 연뿌리의 실 같은 구멍에 들어갈 수 있고, 대지를 무너뜨려 강과 바다로 만들 수 있고, 산악을 흔들어 동요하게 하고, 또한 능히 멀리 피하여 달아나서 네가 나를 볼 수 없게도 할 수 있으나, 지금 버리고 가지 않는 것은 많은 용들이 내게 의지하기 때문이며, 너와 더불어 전쟁하지 않는 것은 내가 네게 악함을 내지 않기 때문이니라.”
030_0045_c_19L爾時,龍王語金翅鳥汝金翅鳥,小復留神聽我所說汝於我所常生怨害,然我於汝都無惡心,我以宿業受是大身稟得三毒,雖有是力未曾於他而生惡心我今自忖審其氣力,足能與汝共相抗禦,亦能遠炎大火投乾草木,五穀臨熟遇天惡雹,或變大身遮蔽日月,或變小身入藕絲孔,亦壞大地作於江海,亦震山嶽能令動搖,亦能避走遠去令汝不見今所以不委去者,多有諸龍來依附我,所以不與汝戰諍者,由我於汝不生惡故
금시조가 말하였다.
“나는 너를 원수로 여기는데 어째서 내게 악한 마음을 내지 않느냐?”
030_0046_a_08L金翅鳥言我與汝怨,何故於我不生惡心
용왕이 대답하였다.
“내가 비록 짐승의 몸이지만 업보를 잘 알아서, 작은 악이라도 그 악의 업보가 쫓아와서 그냥 두지 않는 것이 마치 형체에 그림자가 서로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음을 살펴 알기 때문이다.
나나 너나 이제 이렇게 나쁜 것으로 태어난 까닭은 모두 먼저 세상에 악업을 쌓은 때문이라, 나는 언제나 너에게 인자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내느니라. 너는 응당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를 깊이 생각할지니라.
030_0046_a_09L龍王答言我雖獸身善解業報,審知少惡報逐不置,猶如形影不相捨離我今與汝所以俱生如是惡家,悉由先世集惡業故,我今常於汝所生慈愍心,汝應深思如來所說

원망하는 마음으로는
능히 원증(怨憎)을 쉬지 못하네.
오직 인욕해야만
그 다음에 이것이 없어지네.
030_0046_a_14L非以怨心
能息怨憎
唯以忍辱
然後乃滅

비유하건대 큰불에 마른 섶을 던지면 그 불꽃이 더 성해지는 것처럼 성냄으로써 성냄을 갚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030_0046_a_16L譬如大火投之乾薪,其炎轉更倍常增多,以瞋報瞋,亦復如是
그때 금시조가 이 말을 듣고는 원망하는 마음이 곧 풀려 다시 용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에게 항상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는데 너는 내게 자비심을 내었구나.”
030_0046_a_18L時,金翅鳥聞是語已,怨心卽息,復向龍王說如是言我今於汝常生怨心,然汝於我乃生慈心
용왕이 대답하였다.
“내가 예전에 너와 함께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항상 생각하여 마음 속에 품어 왔는데 너는 잊어버려서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이다.”.
030_0046_a_21L龍王答言我先與汝俱受佛語,我常憶持抱在心懷,而汝忘失了不憶念
030_0046_b_02L금시조가 말하였다
“오직 원컨대 인자여, 내 스승이 되어서 나를 위하여 위없는 법을 잘 설하여 달라. 내가 이제부터는 일체에 은혜로 베풀어서 모든 용들이 무서워하지 않도록 하리라.”
용궁을 버리고 다시 자신의 본래 주처로 돌아갔다.
030_0046_a_23L金翅鳥言唯願仁者爲我和上,善爲我說無上之法,我從今始惠施一切#諸龍無畏說是語已,卽捨龍宮,還本住處
그때 용왕이 금시조를 본처로 돌려보내고는 모든 용과 용녀들을 위로하고 깨우쳤다.
“너희는 금시조를 보고서 얼마나 무서웠느냐. 그 나머지 중생들은 너희들을 볼 때 또한 이와 같이 크게 무서워하느니라.
너희 모든 용들이 신명을 아끼는 것처럼 일체 중생도 역시 이와 같나니, 마땅히 제 몸을 생각하여서 남의 몸도 견줄 것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큰 자비의 마음을 내야 할 것이니, 내가 자비심을 닦아서 쌓은 인연 때문에 원증으로 하여금 그의 본처로 돌아가게 한 것이니라.
생사에 유전할 때 믿고 의지할 바는 인자한 마음보다 지나는 것이 없나니, 대체로 인자한 마음이란 것은 무거운 번뇌를 제거하여 주는 미묘한 약이요, 또 이것은 한량없는 생사계의 굶주림에 대한 묘한 음식이니라.
우리가 예전에 자비심을 잃었으므로 금생에 와서 이 축생 가운데 떨어진 것이니, 만약 자비를 닦음으로써 문호(門戶)를 삼을진댄 일체 번뇌가 능히 들어가지 못하며, 천상이나 인간 가운데 태어나서 바른 해탈에 이르기까지 인자함은 좋은 탈것이라, 이보다 좋은 것은 없느니라.”
모든 용과 그 부녀들이 이 말을 듣고는 멀리 성냄과 악독함을 버리고 인자한 마음을 닦았다.
030_0046_b_03L爾時,龍王遣金翅鳥還本處已,慰喩諸龍及諸婦女汝見金翅生怖畏不其餘衆生睹見汝時,亦復如是生大怖畏如汝諸龍愛惜身命,一切衆生,亦復如是當觀自身以喩彼身,是故應生大慈之心,以我修集慈心因緣故,令怨憎還其本處,流轉生死所可恃怙無過慈心慈心者,除重煩惱之妙藥也,慈是無量生死飢餓之妙食也我等往昔以失慈心故,今來墮此畜生之中若以修慈爲門戶者,一切煩惱不能得入,生天人中及正解脫,慈爲良乘更無過者諸龍婦女聞是語已,遠離恚毒,修集慈心
그때 용왕이 같은 무리들이 인자한 마음을 닦는 것을 보고 기뻐서 스스로 경하(慶賀)하였다.
“훌륭하구나, 내가 이제 할 일을 마쳤도다. 내가 비록 업의 원인으로 축생 가운데 났으나 대사의 업을 수행하였도다.”
030_0046_b_17L爾時,龍王自見同輩,悉修慈心歡喜自慶善哉我今所作已辦,我雖業因生畜生中,而得修行大士之
030_0046_c_02L그때 용왕이 다시 모든 용들에게 말하였다.
“이미 너희들을 위하여서 착한 일을 하였고, 너희들에게 바르고 참된 길을 보였으며, 다시 너희들을 위하여 바른 법의 횃불을 불붙였다. 모든 악한 길을 막고 인간과 천상의 길을 열었다.
너희가 이미 한량없는 악독함을 제거하여 버리고 높은 감로(甘露)로써 그곳을 보충하여 두었으니 한 가지 일을 청하고자 하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12월의 전 15일은 염부제 사람들이 8계(戒)의 물로써 그 몸을 씻고 마음으로는 청정한 인천(人天)의 도(道)를 지어서 자량(資糧)을 삼으며, 멀리 교만하고 잘난 체하고 탐욕하고 성내고 어리석음을 여의는데, 나도 역시 이와 같이 저 사람들을 본받아서 8계재법(戒齋法)을 받고자 하노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은 8계를 받아 가지면 비록 미묘한 옷이 없어도 몸을 깨끗이 할 수 있고, 비록 담이나 벽이 없더라도 능히 원적을 막을 수 있으며, 비록 부모가 없어도 귀한 성(姓)이 있고, 모든 영락을 떠나서 몸을 스스로 장엄하며, 비록 진귀한 보배가 없어도 큰 부가 한량이 없고, 비록 수레와 말이 없더라도 대승(大乘)이라 하며, 다리도 나루도 의지하지 않고서 악을 건너나니, 8계를 받는 자의 공덕이 이러하니라.
너희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내가 곳곳에서 항상 이것을 받아 가지리라.”
030_0046_b_20L爾時,龍王復向諸龍,而作是言爲汝等作善事竟,爲已示汝正眞之道,復爲汝等然正法炬閉諸惡道人天路,汝已除棄,無量惡毒以上甘露,補置其處欲請一事汝等當知於十二月前十五日,閻浮提人以八戒水洗浴其身,心作淸淨爲人天道而作資糧,遠離憍慢貢高貪欲瞋恚癡,我亦如是,欲效彼人受八戒齋法汝當知之,若能受持如是八戒,雖無妙服而能得洗浴雖無牆壁能遮怨雖無父母而有貴姓,離諸瓔珞身自莊嚴雖無珍寶巨富無量雖無車馬亦名大乘,不依橋津而度惡道,受八戒者功德如是汝今當知,吾於處處常受持之
모든 용들이 각각 말하였다.
“어떠한 것을 8계재법이라고 합니까?”
030_0046_c_12L諸龍各言云何名爲八戒齋法
용왕이 대답하였다.
“8계재라는 것은 첫째는 죽이지 아니함이요, 둘째는 도적질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음란하지 않음이요, 넷째는 망령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높고 넓은 상 위에 눕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향과 꽃과 영락을 몸에 붙이거나 향으로써 몸에 바르지 않는 것이며, 여덟째는 춤추고 노래하지 않으며, 그런 것을 가서 보고 듣지도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여덟 가지 일로 장엄하고 지나치게 먹지 않으면 이것을 곧 8계재법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니라.”
모든 용들이 물었다.
“우리들은 만약 왕을 떠나게 되면 잠시도 목숨을 보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위없는 바른 법을 더 크게 하고 법등(法燈)을 밝히려고 하실진댄 청컨대 신칙하신 바를 받들겠습니다.
불법의 유익함은 어느 곳에서나 불가함이 없거늘 어찌하여 이 가운데서 받아 가지지 않으십니까?
또 일찍이 들으니 가정에 있는 사람도 착한 법을 닦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가정에 있으면서 착한 법을 행하는 자도 늘어날 수 있다면 어찌 반드시 고요한 곳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까?”
030_0046_c_13L龍王答言八戒齋者一者二者不盜三者不婬四者不妄語五者不飮酒六者不坐臥高廣牀上七者不著香華瓔珞以香塗身八者不作倡伎樂不往觀聽如是八事莊嚴不過中食,是則名爲八戒齋法龍問言我等若當離王少時,命不得存,今欲增長無上正法,熾然法燈請奉所勅佛法之益無處不可,何故不於此中受持亦曾聞有在家之人,得修善法,若在家中行善法者,亦得增長,何必要當求於靜處
030_0047_a_02L용왕이 대답하였다.
“욕심이 모든 욕심에 처하면 마음이 잠시도 머묾이 없나니, 모든 미묘한 색을 보면 과거의 애욕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비유하면 젖은 땅에 내린 비가 쉽게 진흙탕을 이루는 것처럼, 모든 미묘한 색을 볼 때 과거의 욕심이 일어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깊은 산에 있으면 색을 보지 않고, 색을 보지 않으면 욕심이 일어나지 않느니라.”
030_0046_c_24L龍王答言處諸欲心無暫停,見諸妙色則發過去愛欲之心,譬如濕地雨易成泥,見諸妙色發過去欲心,亦復如是若住深山則不見色,若不見色則欲心不
모든 용들이 물었다.
“만약 깊은 산에 거처한다면 곧 바른 법을 더 크게 하는 것이 될진대 마땅히 뜻을 따라서 행하겠습니다.”
030_0047_a_06L諸龍問言若處深山則得增長,是正法者當隨意行
그때 용왕이 곧 모든 용들을 거느리고 적정한 곳에 이르러서 멀리 음욕과 성내는 마음을 여의고 모든 중생에 대해 큰 자비를 더 닦고 인욕을 구족히 하여 스스로 장엄함으로써 보리도를 열고 스스로 8계를 받았다.
청정하게 계재를 가지고 여러 날을 지내는데 음식을 끊어서 몸이 파리하고 기갈이 심한데다가 극도로 피로하여 졸고 있었다.
용왕이 이와 같은 8계를 수행하고 인욕을 구족히 하여 모든 중생에게 마음으로 해치려는 생각이 없었다.
030_0047_a_07L爾時,龍王卽將諸龍至寂靜處,遠離婬欲瞋恚之心,於諸衆生增修大慈,具足忍辱以自莊開菩提道自受八戒,淸淨持齋經歷多日,斷食身羸,甚大飢渴疲極眠龍王修行如是八戒具足忍辱,於諸衆生心無害想
그때 악한 사람들이 용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용이 자다가 인기척이 있음을 듣고 곧 놀라 깨었다.
모든 악인들이 보고는 마음에 놀랍고 기뻐서 서로 말하였다.
“이거 웬 보배 무더기가 땅에서 솟아 나왔느냐?”
030_0047_a_13L時,有惡人至龍住處,龍眠睡中聞有行聲,卽便驚寤時,諸惡人見已,心驚喜,相謂曰是何寶聚從地涌出
용이 그 사람들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가 덕을 닦기 위하여 여기에 온 것인데 이 산 속에도 악하고 거스르는 것이 있어서 덕을 닦는 자를 방해하는구나. 만약 저 사람들에게 내 참모양을 보인다면 당연히 무서워서 죽을 것이니, 저들이 무서워서 죽고 나면 내가 수행하는 바른 법이 무너질 것이다.
내가 예전에 성낸 인연으로써 이 용의 몸을 받아서 3독이 구족하니 기독(氣毒)과 견독(見毒)과 촉독(觸毒)이 이와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이제 여기 왔으니 반드시 내 몸을 탐하여 목숨을 끊어 놓을 것이다.’
030_0047_a_16L龍見諸人心卽生念我爲修德來至此閒,而此山閒復有惡逆破修德者,若令彼人見我眞形則當怖死,怖死之後我則毀壞修行正法於往昔,以瞋因緣受是龍身,三毒具足氣見觸毒如是諸人今來至此,必貪我身斷絕壽命
030_0047_b_02L그때 모든 사람들이 또 서로 말하였다.
“우리가 산에 들어와서 여러 해를 지내면서 재리(財利)를 구하여 찾았으나 일찍이 이런 용의 몸뚱이에 문채(文彩)가 장엄하여 사람의 눈을 기쁘게 하는 것을 못 보았다. 그 가죽을 벗겨서 우리 왕에게 바치면 후한 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악한 사람들이 예리한 칼로써 그 가죽을 벗기려 하였다.
030_0047_a_22L時,諸惡人復相謂曰我等入山經歷多年求覓財利,未曾得見如是龍身,文彩莊嚴,悅可人目,剝取其皮以獻我王者,可得重賞時,諸惡人尋以利刀,剝取其皮
용왕이 그때 마음으로 늘 일체 세간을 이롭고 즐겁게 하였으므로 곧 이 사람들에게도 자비롭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내었으며, 자비를 행하였으므로 3독이 곧 소멸되었다.
다시 스스로 깨우쳐 그 마음을 위로하였다.
‘너는 이제 이 몸뚱이를 아까워하지 말아라. 네가 비록 거듭 여러 해를 옹호하려고 하여도 때가 되면 죽음을 면치 못한다.
이 모든 사람들이 이제 이 몸뚱이로 상(賞)과 재물을 탐하다가 당연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 차라리 내가 스스로 죽어서 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재의 몸으로나 고통을 받지 않게 하리라.’
모든 사람들이 대들어서 칼을 잡고 가죽을 벗기었다.
030_0047_b_03L龍王爾時,心常利樂一切世閒,卽於是人生慈愍想,以行慈故,三毒卽滅復自勸喩慰沃其心汝今不應念惜此身,汝雖復欲多年擁護,而對至時不可得免如是諸人今爲我身貪其賞貨當墮地獄,我寧自死終不令彼現身受苦諸人尋前執刀㓟剝,
용이 또 생각하였다.
‘만약 사람이 죄가 없이 어떤 사람의 4지(肢)를 끊더라도 묵묵히 받아서 갚지 않고 원수를 맺지 않는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대정사(大正士)가 될 것이니, 만약 부모ㆍ형제ㆍ처자에게 묵묵히 참는다면 이는 귀할 것이 없으나, 만약 원수 가운데에서 묵묵히 받아들이는 마음을 낸다면 이것이야말로 귀한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중생을 위해 반드시 묵묵히 참고 받으리라. 만약 내가 저들에게 참고 받는 마음을 낸다면 이는 참 도반(道伴)이며, 나의 선지식(善知識)이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마땅히 이 사람들에게 부모의 생각을 내리라.
내가 예전에 비록 한량없는 세상을 몸과 목숨을 버렸으나 일찍이 한 명의 중생도 위하지 못하였다.
저 사람이 만약 이 가죽을 벗겨서 마땅히 한량없는 진귀한 보배와 귀중한 재물을 얻으려 한다면 원컨대 내가 내세에 이 사람에게 한량없는 법의 재물을 주리라.’
030_0047_b_10L龍復思惟若人無罪,有人支解,嘿受不報不生怨結,當知是人爲大正士若於父母,兄弟,妻子生嘿忍者,此不足貴若於怨中生嘿受心,此乃爲貴是故我今爲衆生故,應當嘿然而忍受之,若我於彼生忍受者,乃爲眞伴我之知識是故我今應於是人生父母想,我於往昔,雖無量世故捨身命,初未曾得爲一衆生彼人若念剝此皮已,當得無量珍寶重貨,願我來世常與是人無量法財
그때 용왕이 이미 다 벗김을 당하고 나니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그 고통을 참기 어려우며 전신이 떨려서 스스로 지탱할 수 없었다.
그때 한량없는 작은 벌레들이 그 피의 향기를 맡고 모두 모여들어서 그 살을 뜯어먹으니 용왕이 또 생각하였다.
‘이제 내 이 몸뚱이를 먹는 이 작은 벌레들에게 원컨대 내세에 마땅히 법의 밥을 주리라.’
030_0047_b_21L爾時,龍王旣被剝已,遍體血出苦痛難忍,擧身戰動不能自持爾時,多有無量小虫,聞其血香悉來集聚唼食其肉,龍王復念今此小虫,食我身者,願於來世當與法食
030_0047_c_02L보살마하살이 시바라밀을 행할 때 나아가 가죽이 벗겨지고 살을 먹혀도 도무지 원한을 내지 않았나니, 하물며 그 나머지 것이겠는가.
030_0047_c_02L菩薩摩訶薩,行尸波羅蜜時,乃至剝皮食肉都不生怨,況復餘處也
菩薩本緣經卷下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