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金色童子因緣經卷第三

ABC_IT_K1483_T_003
041_0181_c_01L금색동자인연경 제3권
041_0181_c_01L金色童子因緣經卷第三


유정 한역
권영대 번역
041_0181_c_02L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卿光梵大師賜紫沙門臣惟淨等奉詔譯


그때에 여러 순찰 관리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여럿이 보다시피 이 동자는 몸가짐이 얌전하니 이런 중한 죄업은 지을 리 없고, 그렇다고 지금 다른 이상도 없으니 우리들은 가는 곳마다 이런 어려운 일만 만나는구나. 지금 그 일을 어떻게 다루어야겠느냐?”
041_0181_c_03L爾時諸巡警官相與議言衆所共觀今此童子儀相調善諒其不能發斯重業又復于今無餘異狀我等隨處遇斯艱苦今者云何理行其事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 사건은 진실로 우리들이 의논할 것이 아니다. 나라에는 법을 맡은 대신이 있으니, 이제 동자는 끌고 여인은 들고 그분에게 가서 상세히 가리자.”
여러 의논이 결정되자 여인을 대가마[竹輿]에 눕히고 동자는 연행하여 함께 법무부[法司]로 갔다.
041_0181_c_07L中一人言此事狀者誠非我等所能參議國有刑司大臣掌法今宜監領童子女人詣彼詳辯衆議定已擧彼女人臥置竹輿執持童子俱詣法司
그때에 대신 용려는 직책이 법을 맡고 있었다. 그는 모든 법관들과 한 곳에 모여 있었는데, 멀리 보니 여러 순경들이 왔다. 차츰 그 앞에 이르자 곧 물었다.
“너희들 모든 순경들은 무엇하러 여기에 왔느냐? 무슨 일이 있느냐?”
041_0181_c_11L爾時勇戾大臣職當掌法與諸法官共會一處遙見彼諸巡警官來漸至其前卽發問言汝等諸官斯來何爲有何事耶
순경들은 대답하였다.
“지금 이 여인이 일조 반수의 별장에서 누군가에 의하여 살해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세 번이나 자세히 조사하였으나 별장 안에서 다만 금색 동자만을 보았을 뿐, 다른 단서[事狀]는 없으므로 즉시 동자에게 심문하였더니 동자의 대답이 ‘여러 관리는 밝히 살피시오. 저는 이 일에 대하여 사건을 보았지만 실로 어떤 사람에게 살해되었는지 모릅니다’라고 하기에 저희들은 그를 연행하여 여기에 왔으니 밝은 판단을 내리소서.”
041_0181_c_15L諸官答言今此女人於日照商主園中不知何人殺害其命等審諦于三伺察於其園內唯見金色童子餘無事狀我等卽時詢童子今此女人誰致殺耶童子答言官明察我於是事雖睹其狀而實不知何人所殺我等今時監領至此賜明辯
이때에 대신은 말했다.
“너희들은 잠깐 기다려서 자세한 처리를 기다려라. 왕께 가서 옳은 판단[理斷]을 구하겠다.”
041_0181_c_22L時大臣言汝等小待須臾俟當審察後詣王所求從理斷
041_0182_a_02L이때에 법무대신[掌法大臣]은 곧 아사세 왕궁으로 가서 문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물었다.
“왕께서는 어디에 계시고, 무엇을 하시느냐?”
문지기는 대답하였다.
“왕께서는 지금 전(殿)에 올라서 모든 궁녀들을 불러 풍악을 잡히고 즐기십니다.”
041_0182_a_02L是時掌法大臣卽詣阿闍世王宮守門者監護王門卽前問言王止何復何所作守門者言王今登殿諸宮女鼓吹歌音方當娛樂
이때에 대신은 대청문에서 상궁[掌執者]을 불러서 그 일을 왕께 아뢰도록 부탁하였다.
“지금 일조 반수의 아들이 자기의 별장에서 기생 가시손나리를 죽였는데, 만약 지금 왕의 명령을 받지 않고서는 저희 신하들로는 재판할 수 없다고 하여라.”
041_0182_a_06L是時臣卽於宮門求掌執者托以其事陳奏于王今有日照商主之子於自園中殺害迦尸孫那利妓女若今不受王者詔命我等諸臣莫能宰判
이때 상궁[掌執宮嬪]은 속히 왕께 나아가서 앞의 일을 자세히 아뢰었다. 왕은 마침 즐기기에 바빠서 자세히 보지도 않고 곧 상궁에게 명하였다.
“너는 가서 대신 용려에게 말하기를 ‘마땅히 자세히 살피고 사실대로 처리하라’고 하여라.”
상궁은 명을 받들고 나가서 왕의 명을 선포하였다.
“대신 용려 등 모든 법관에게 명하노니, 살피어서 그 일을 밝히도록 하라”
041_0182_a_10L是時掌執宮嬪速詣王所具陳上事王正娛樂未睱審詳乃勅宮嬪汝往語彼勇戾大臣宜當審細如實詳察女使受命出宣王勅令勇戾大臣等諸法官審明其事
이때에 대신 용려는 법무부로 돌아와 모든 순경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가서 사형 맡은 사람[膾宰]을 불러서 속히 오도록 하라.”
041_0182_a_15L徧宣示已時勇戾大臣還復法司謂諸巡警官言汝可往召膾宰之人令速至此
그들이 오자 말하였다.
“지금 이 동자는 자기의 별장에서 기생 가시손나리를 죽였다. 너희는 지금 그 사람을 잡아 묶고 북을 쳐서 거리마다 알려서 다들 듣고 알게 하고 남문으로 나아가 시체를 버리는 기시림(棄屍林)에 가서 쇠창으로 목숨을 끊도록 하라. 그런 뒤에 죽은 여자와 함께 섶가리에 올려놓고 불 질러 태워라.”
041_0182_a_17L到已謂言今此童子於自園中殺害迦尸孫那利妓汝今宜往執縛其人擊鼓告令四衢巷陌普使聞知出城南門往詣棄屍林中投以鐵叉使令命絕然後同其死女置於柴積擧火焚之
041_0182_b_02L이때 사형 맡은 사람들은 명령은 들었으나, 금색 동자를 보니 얼굴모양이 아름답기가 흡사 금산과 같았으므로 가슴을 아파하며 서로들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떠냐? 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 지금 이 동자는 인간 중에선 얻기 어렵게 얼굴이 볼품이 있다. 우리가 비록 사형하는 일을 맡았지만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이 있다. 이런 사람을 어찌 차마 죽이겠느냐. 차라리 우리들 스스로가 목숨을 끊는 게 낫지, 결코 사형을 집행할 수는 없다.”
041_0182_a_22L是時宰之人雖聞是命睹其金色童子色相嚴好猶如金山痛切其心互相謂汝等云何斯人可殺今此童子人中難得容止可觀我等雖預膾宰亦有悲心如斯輩人豈忍害耶寧使我等自壞其命終不於斯敢行刑戮
이때 대신 용려는 그들의 논의함을 듣고 다시 성내어 말했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시간을 오래 끌고 빨리 명을 따르지 않느냐?”
041_0182_b_05L是時勇戾大臣聞膾宰人議已復作怒言汝等何故稽延時久而不速疾從其命耶
이때에 사형 맡은 이들은 합장하고 나아가서 애절하게 고하였다.
“대신과 왕께서는 중지하시기를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비록 사형 맡은 사람에 참여는 하였지만 그 일을 감행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동자는 얼굴과 몸매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거늘 어떻게 차마 죽이겠습니까?”
041_0182_b_08L時膾宰人合掌趨前咸哀告言大臣王者願今止息我等雖預膾宰之人而亦不能勇行其事何以故今此童子色相端嚴人所愛念如何今時忍致殺耶
대신은 듣자 더욱 성이 나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이 만약 왕의 명을 쫓지 않는다면 오늘 반드시 너희들의 처자ㆍ권속을 모두 같이 죽이겠다.”
041_0182_b_13L大臣聞已轉復瞋恚告彼人汝等若不從王命者定於今日汝等所有妻子眷屬悉同其死
모든 사형 맡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들 놀래고 무서워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지금 어찌하면 법 맡은 대신이 바른 법에 의하여 이치에 맡게 행하지 않은가? 이 동자는 얼굴이 엄숙하고 아름다워 사람 중에 얻기 어렵거늘 버리고 그의 목숨을 해치라고 명하며, 또한 우리들에게 만약 죽이지 않겠다면 처자와 권속을 다 함께 죽인다고 하는가? 어찌하여 우리들은 이런 힘들고 괴로운 일을 맡았는가?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느냐?”
041_0182_b_15L諸膾宰人聞是言已咸生驚怖復相謂言此何故掌法大臣不依正法如理而此童子者色相嚴好人中難得令棄置使害其命復謂我等若不殺者妻子眷屬悉同其死何故我等受斯艱苦我等今時云何所行
041_0182_c_02L이때 그들은 죽음의 공포가 핍박하여 곧 살 계교를 내었다.
“지금 이 동자는 누구나 사랑하는 이니, 많은 사람들이 모인 네거리에 끌고 가자. 모두들 그것을 보면 이 동자가 발을 돌린 사이에 군중들은 가엾다는 마음을 일으켜서 차마 보지 못하고 반드시 방편을 내서 구호할 것이다.”
041_0182_b_21L是時膾宰人死怖所逼卽生計智今此童子衆所愛念宜應引詣四衢巷陌多人聚處衆觀其事而是童子旋踵之彼多人衆應起悲念不忍觀矚爲設其方計救護
그런 뒤에 모든 사형 맡은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핍박하기가 끊는 것 같고 베는 것 같아서 다들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괴롭다. 우리들은 어떤 죄업을 지었기에 이렇게 우리들로 하여금 의리 아닌 일을 집행하도록 핍박하는가?”
041_0182_c_03L其後諸膾宰人身心逼迫如切如割皆悉涕淚咸作是苦哉我等作何罪業如是逼切使我成辦無義利事
그때에 대신 용려는 극도로 성을 내며 사형 맡은 이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자꾸 지체하느냐?”
모든 사형 맡은 이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눈물을 억지로 억제하고 곧 동자에게 가서 그의 옷을 가지고 두 팔을 묶었다.
그들이 다 묶자 대신 용려는 그 일을 모두 보고, 곧 법무관청[掌法司]을 떠나 기시림으로 향하였다.
041_0182_c_06L爾時勇戾大臣後極增恚謂膾宰言汝等何故加復延久諸膾宰人聞是語已而悉涕泣勉抑而爲乃詣童子執取其衣繫縛雙臂彼繫縛已勇戾大臣具觀其事卽時驅離掌法之司往詣棄屍林中
이때에 모든 관중들은 헤어지는 분함에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아이고[苦哉], 위험이 촉박했구나. 인간 중에 얻기 어려운 이 동자가 얼마 안 있으면 죽다니.”
사형 맡은 사람들은 동자를 감금하고 거리를 두루 다닐 때에 천천히 하여 구원할 것을 생각하였으며, 또한 시장[闤闠]으로 데리고 갔다.
041_0182_c_12L時諸人衆觀者皆生別離忿恚而悉墮淚咸作是言苦哉危逼今此童子人中難得卽期殞謝諸膾宰人監執童子周行巷陌時中容緩慮其可救又復引詣闤闠之所
이때 왕사성의 성 안팎에 사는 남녀노소들과 다른 곳에서 온 무리들은 모두 모여서 금색 동자가 팔이 묶인 것을 보고 쓰리고 슬프고 어리둥절하여 함께 물었다.
“이 사람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묶였습니까?”
041_0182_c_16L是時王舍城中內外所居男女大小及餘方處所來人衆而悉會聚共觀金色童子執縛其臂見已咸生苦切悲念荒惑其心俱發問言此人何故如是執縛
사형 맡은 사람들은 목메어 울면서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이 동자가 가시손나리를 죽였다고 하여 이렇게 붙잡아서 버리려고 합니다. 모든 곳에 사람들이 다 들었듯이 이제 기시림에 버려두며 뒤에 오래지 않아 곧 죽을 것입니다.”
041_0182_c_21L時諸膾宰哽咽悲泣荅衆人言或謂此童子殺害迦尸孫那利故此執持將欲棄置徧一切處衆所共聞今詣棄屍林中而後非久卽當殞謝
041_0183_a_02L무리들은 듣고 모두 서러워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외쳤다.
“아이고, 아이고[苦哉苦哉]. 이다지도[一何] 위험이 급박한가? 이 동자는 얼굴이 단정하고 엄숙하여 누구나 즐겨보고 몸이 원만하고 금색의 광명이 있어서, 눈에 들고 마음에 맞아 누구나 쳐다보았으며 몸가짐이 고르고 조용하며 지혜가 밝고 날카로웠으며 자비로운 마음이 구족하여 중생을 사랑하였고, 항상 법의 욕망을 일으켜 큰 위덕을 갖추었는데 이러한 사람을 어찌 죽이는가? 성현의 밝음은 어찌하여 숨었으며 바른 법은 가려지고 그른 법이 불타는가? 왕께서 나타나 왕위[尊極]에 계시는데, 어찌하여 이런 횡액[橫枉]이 그를 핍박하는가?”
041_0183_a_02L衆人聞已咸生悲苦異口同音唱如是言苦哉苦哉一何危逼此童子色相端嚴衆所樂見身支圓具有金色光悅目適心衆共瞻睹相調寂智慧明利悲心具足愛念衆常起法欲具大威德如是之人豈可殺耶賢聖彰明今何隱沒覆蔽正法非法熾然王者統臨現居尊極何如是枉橫逼人
이때에 사람들은 게송을 말하였다.
041_0183_a_10L是時人衆說伽陀曰

얼굴은 겸손하고 공순하며 또한 귀하고
가장 높고 더욱 수승하게 장엄하여서
우리들 이와 같이 보고 또 보며
유달리 묘하고 귀엽기 일찍이 없었다.
041_0183_a_11L色相謙恭復尊貴
最上增勝所莊嚴
我等如是觀復觀
殊妙愛樂昔未有

우리들 이제
형관에 붙들린 동자를 보니
어찌나 슬픈지
몸과 마음 부서지네.
041_0183_a_13L我等皆見此童子
今爲膾宰所執持
最極悲苦衆咸生
破壞摧毀諸身意

많은 사람의 눈에 들고
많은 사람에게 귀여움 받았는데
어쩌다 이렇듯 고운 몸에
왕의 엄한 형벌 미치는가.
041_0183_a_15L能開多人悅意目
復爲多人所愛樂
云何於此妙身中
王者嚴刑可能及

대중들 평소에 쳐다볼 때에
그는 기쁜 마음 한없었는데
어찌하여 법 맡은 이에게 걸렸는가.
모질도다, 대신은 눈물 없네.
041_0183_a_17L大衆若常觀矚時
彼欣樂心皆無足
云何棄已付法人
苦哉臣輔無悲愍

입으론 늘 법률 말했고
말한 대로 잘 행하였는데
이렇듯 착한 이 자세히 보라.
어떻게 이런 죄 범하겠는가.
041_0183_a_19L口中常說諸法律
隨其所說善能行
審觀如是調善人
何能起發斯罪業

이에 곧 그른 법 행하면
바른 법은 숨거나 사라지나니
만약 지금 공덕을 참작한다면
우리들 괴로움 사라지련만.
041_0183_a_21L此卽乃行於非法
正法隱沒或滅亡
若今運用此功能
我等咸生離散苦
041_0183_b_02L
이때 성안에서 이 동자를 끔찍하게 사랑했던 모든 여인들 중에 어떤 이는 헤어지는 괴로움이 핍박하여 땅에 뒹굴었고, 어떤 여인은 무릎을 치고 슬퍼했으며, 어떤 여인은 정신이 멍청하였다. 그들 모두가 친자식을 여의는 듯이 괴로워하였다.
041_0183_a_23L時諸人衆說伽陀已城中復有諸女人衆於此童子極生愛念是中或有一類女人以別離苦所逼惱故宛轉于地或有女人拊膝傷痛或有女人心識癡迷一一皆如離散親子受大苦惱
이때 왕사성 안팎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동자가 곧 죽기로 되어 있는 까닭으로 다들 이별에 절박한 괴로움을 내어서 서로 불러 그 소리가 요란했으며 떨고 당황하고 구원할 수 없음을 슬퍼하였다.
041_0183_b_06L是時王舍城中內外所有一切人衆以此童子將期命殞咸生別離逼切之苦互相叫唱聲言雜亂戰怖慞惶悲苦無救
이때에 일조 반수에겐 동녀(童女)가 있었는데 마침 거리에 나갔다가 그 일을 듣고 슬피 울면서 빨리 집으로 돌아와서 금색 동자의 어머니에게 가서 도착하자마자 온 몸을 땅에 던졌다. 이때 금색 동자의 어머니는 의아하고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무슨 일이냐? 너는 빨리 말해라.”
041_0183_b_10L時日照商主舍中有一童女因適衢市竊聞其事卽時悲泣速還自舍金色童子母所到已趨前擧身投地是時金色童子之母疑惑迷亂卽發問言汝有何事宜今速說
동녀는 아뢰었다.
“어머니는 아십시오. 금색 동자의 팔이 묶였으며 사형 맡은 사람들이 감시하여 따라가는데, 모두들 말하기를 별장에서 가시손나리를 죽였답니다. 그래서 오래지 않아 곧 기시림에 가서 죽을 거라고 합니다. 네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들 듣고 압니다.”
041_0183_b_15L童女白言尊母當知金色童子執縛其臂膾宰監逐衆皆謂言於自園中殺彼迦尸孫那利女非久卽詣棄屍林中命將殞謝四衢巷陌一切人衆咸悉聞知
이때에 동자의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걱정이 극심해서 기절해 땅에 쓰러졌다. 물을 얼굴에 뿌리니 조금 있다가 깨어났는데 땅에서 일어나 “아이고, 내 아들아. 아이고, 내 아들아.” 하면서 떨고 놀래어 두서를 잃었으며 머리털이 쑥대같이 흐트러져 무릎을 치면서 집에서 뛰어나와 거리마다 돌아다녔다.
041_0183_b_19L時童子母聞是語已憂苦極深悶絕躄地以水灑面良久乃蘇從地而起唱如是言苦哉我子苦哉我子卽時戰怖驚惶失次拊膝軫悲頭髮蓬亂自舍而出奔詣四衢及諸巷陌
041_0183_c_02L아들을 이별하는 근심이 핍박하였으므로 힘이 빠지고 마음은 지친 채 소리 높여 외쳐 만나는 사람마다 다 물었다.
“내 아들 금색 동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이고, 내 아들을 못 보는구나. 여보시오, 당신은 제발 도와주시오. 제발 도와주시오. 나로 하여금 아들을 보게 해주시오.”
이렇게 슬피 울면서 거리마다 두루 돌고 곳곳마다 다녔다.
041_0183_b_24L以子別離憂苦所逼力劣心疲擧聲叫唱凡所見者皆發問言我子金色童子今何所在苦哉今時不見我子汝諸仁者願賜救護願賜救護令我于今得見其子如是悲泣周徧街巷隨處而住
이때 일조의 아내는 금색 동자를 보지 못하여서 극심한 괴로움이 핍박하였으므로 정신없이 다니면서 소리 높여 외쳤으며, 만나는 이마다 합장하고 말하였다.
“빨리 좀 도와주시오. 빨리 좀 도와주시오. 내 아들이 시다림 숲에 이르기 전에 나를 만나게 해주시오. 당신은 불쌍히 생각하시어, 내 아들이 죽기 전에 나를 만나게 해주시오.”
041_0183_c_07L是時日照商主之妻以不見其金色童子最極憂苦所逼切故周行迷亂高聲叫唱凡所見者而悉禮奉合掌告言願速救護願速救護乃至我子未到林所其中容受令我得見又復告言汝應悲念爲令我子未至破壞使我得見
동자의 어머니는 간절한 말로 여러 사람에게 하소연하였으나 아들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또 외쳤다.
“아이고, 어찌하여 내 아들을 못 보는가?”
041_0183_c_14L時童子母發苦切言告諸人已未見子閒又復唱言苦哉云何不見我子
이때에 그는 몸을 들어 땅에 던졌다. 맴돌며 뒤척이고 뛰고 하는 것이 마치 물고기가 물을 벗어나서 마른땅에 있듯이 하였으며, 가만히 있을 여가가 없게 뛰고 돌며 마음은 에이는 듯하여 슬프고 또 서러웠으며, 마치 갓 난 송아지가 어미 소를 잃은 듯이 놀래고 무서워하며 소리 질렀다.
041_0183_c_16L是時擧身自投于地盤桓宛轉地中跳躑如魚出水在枯涸地踧踖周慞不遑安處心如割切悲復增悲猶如新生犢子失其牛母多種驚惶危逼唱言
041_0184_a_02L“아이고 내 아들이여, 아이고 즐거웠으며, 아이고 잘도 참았는데, 아이고 큰 효자였는데, 아이고 많이도 원하여 얻은 아들이었는데, 아이고 잘도 생기어 누구나 좋아했는데, 아이고 몸과 사지가 원만하고 구족하였는데, 아이고 곱게 빛나는 금빛 몸이었는데, 아이고 모두가 기쁜 눈으로 보았는데, 아이고 대중 속에서 온화한 눈을 떴었는데, 아이고 총명하고 영리하고 지혜가 있어서 두려움 없고 즐거운 마음으로 착한 말을 널리 하였다.
041_0183_c_21L苦哉我之子苦哉意所樂苦哉善忍者苦哉大孝人苦哉多願求所獲之愛子苦哉妙相人所樂觀苦哉身支圓滿具足苦哉豔赫金色之身苦哉人衆悅目瞻睹苦哉衆中開熙怡目苦哉聰利有智之者廣出無畏悅意善言
아이고 자비한 마음을 넓게 가졌고 법의 의욕이 구족하여 중생을 아꼈는데, 아이고 가장 환한 가족이었는데, 아이고 우리 가족 중에 밝은 횃불이었는데, 아이고 내 마음에 사랑하고 좋아하였는데, 아이고 내 마음에 큰 보배였는데, 아이고 나의 진실을 모으는 아이였는데, 아이고 나의 묘한 감로 같은 눈이었는데, 아이고 나와 깊은 사랑을 서로 이었는데, 아이고 우리 식구 중에 큰 보배였는데, 아이고 아이고, 어찌하여 세밀하게 조사하지 못하는 이런 법관이 내 아들을 죽게 하느냐?”
041_0184_a_04L苦哉廣有悲愍心者法欲具足愛念衆生苦哉最上煥耀家族苦哉我之族中明炬苦哉我心所愛樂者苦哉我之心中大寶苦哉我之集眞實者苦哉我之妙甘露眼苦哉我之相續深愛苦哉我之族中大寶苦哉苦哉云何如是掌法之官不審伺察而置我子將殞命耶
이때에 동자의 어머니는 거듭 합장하고 다시 모든 사람들에게 슬프게 호소하며 빠진 힘과 지친 마음으로 게송을 말하였다.
041_0184_a_11L是時童子之母重復合掌再陳哀告一切人衆力劣心疲說伽陀曰

괴롭다, 나는 지금 할 말도 없네.
무엇이 나로 하여금 행동케 하나
지금 나는 꿈같고 바보 같네.
내 마음 바싹 조여 이렇듯 헷갈리네.
041_0184_a_13L苦哉我今無告語
云何令我今所行
我今如夢亦如癡
逼切我心大迷亂

자식 위한 근심 걱정 어찌나 절박한지
극심한 슬픔ㆍ마음을 뒤흔드네.
이제 간절히 모든 사람에게 비노니
잦은 물음에 눈물만 주룩주룩.
041_0184_a_15L爲子憂苦深逼迫
最極哀危散亂心
我今懇禱一切人
數數哀聲增涕泣

마음이 거칠면[不調寂] 얼굴이 아닙니다.
내 마음 도무지 즐길 것 없네.
내 아들 장차 시다림에 간답니다.
당신들 제발 구원하소서.
041_0184_a_17L意不調寂非色容
我心都無所愛樂
我子將置棄屍林
汝等今時願救護

당신들 만약 눈물이 있다면
즉시 잘 보호하는 이의 능력 있으리라.
내 마음 참으로 구하는 것은
이제 내 아들 만나는 소원이라오.
041_0184_a_19L汝等若有悲愍心
卽有善護者功能
如我心意實所求
願今得見於我子

내가 좋아함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색의 전단이건 바르는 향이건
내지 온갖 장식을
이 슬픔 구원하려고 다 드리겠나이다.
041_0184_a_21L我今一切無所樂
紫旃檀等妙塗香
乃至多種衆莊嚴
以悲苦救悉捐棄
041_0184_b_02L
팔찌 따위 온갖 장식물은
나로 하여금 장엄할 수 없습니다.
자식을 여의려니 지친 서러움 깊고
얼싸안고 어루만지지 못함이 애석하오.
041_0184_a_23L手釧等諸莊嚴具
令悉非我所嚴身
愛子將離困苦深
不獲抱持親撫惜

이제 다시 세 바퀴 돌지 않겠고
또한 두 발에 받들어 절도 않겠소.
알지 못하겠소. 무슨 인연으로
자식을 시체 버리는 데에 두어야 하는지.
041_0184_b_02L我今不復三旋繞
亦不禮奉於雙足
未曉今時以何緣
置我子於棄屍所

시방세계 살펴보니 모두가 텅 비었고
다만 무너지고 타는 것만이 보일 뿐이오.
내 마음 타는 것 이와 같아서
정신이 멍하여 둘 바가 없습니다.
041_0184_b_04L我觀十方皆空廓
唯睹破壞及焚燒
我心燒爇亦復然
情意癡迷無所措

속히 시다림에 들어가
집행하는 이에게 죽임 당하면
그 뒤엔 큰 괴로움 다시 없으며
아들의 마음속 가장 즐거우리.
041_0184_b_06L速疾置於棄屍林
爲執法者所刑戮
後不復見大苦哉
爲子心中極愛樂

내가 금생에서 지은 죄 아니라
반드시 전생의 남은 재앙 탓이리.
자식에 대한 나의 짙은 괴로움
마치 사나운 불에 마른 풀 타듯.
041_0184_b_08L非我現生所作罪
必以佗生有餘殃
我今爲子憂苦深
猶如猛火燒輕草

다시 내 마음 진실케 되거든
원망 또한 친함처럼 죄업이 없고
내 아들 인연 진실해지거든
이 어려움 벗어날지이다.
041_0184_b_10L若復我心眞實者
怨亦如親無罪業
我子因緣若實時
願今脫免斯危難
金色童子因緣經卷第三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