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함허당득통화상어록(涵虛堂得通和尙語錄) / 涵虛堂得通和尙語錄

ABC_BJ_H0119_T_002

007_0226_c_01L
함허당득통화상어록涵虛堂得通和尙語錄
총목차總目次
문文 29편
왕태후의 혼령을 천도하는 세 번째 법화회(薦王太后仙駕法華第三會)
원경 왕태후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元敬王太后仙駕下語)
성녕대군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誠寧大君仚駕下語)
새해 첫날 소경공의 혼령을 위한 법어(正旦爲昭頃公仙駕下語)
혼령을 맞이하는 법어(迎魂下語)
혼령을 배웅하는 법어(送魂下語)
봉녕군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奉寧君仙駕下語)
정랑 이공전이 어머니 하씨의 혼령을 위해~(正郞李恭全……六道普說)
뭇 시주자들이 청한 혼령에 대한 보설(諸檀越請對靈普說)
혼령을 맞아들이는 헌좌의 법어(迎魂獻座下語)
현등사 원당주가 홍섭의 혼령을 위하여~(懸燈寺願堂主爲洪涉仙駕請普說)
옥봉의 혼령을 위해 향을 올리고~(爲玉峰覺靈獻香獻茶獻飯垂語)
또 내린 법어(又下語)
혼령을 보내며 내린 법어(送魂下語)
진산 화상을 천도하는 제문(薦珍山和尙祭文)
진산 화상을 위해 향을 올리고 차를 올리며~(爲珍山和尙獻香獻茶垂語)
석종에 안치하면서 내린 법어(安鍾垂語)
상우 상암 화상을 위한 법어(爲尙愚上菴和尙下語)
석실 탑에 절함(拜石室塔)
죽은 승려를 위해 내린 법어(爲亡僧下語)
혼령을 배웅하며 내린 법어(送魂下語)
감실을 세우며 내린 법어(起龕下語)
장례가 끝난 뒤에 내린 법어(葬畢後下語)
불을 붙임(2편)(下火)
또又
뼈를 뿌리며 내린 법어(散骨下語)
걸대의 혼령을 위해 뼈를 뿌리며 내린 법어(爲傑大靈駕撒骨下語)
비돈의 혼령을 위해 내린 법어(爲匪豚靈駕下語)
대중들에게 보임(示衆)
염불을 권함(勸念)
가찬류歌讃類 11편 외
『대승기신론』의 제목을 해석함(大乘起信論釋題)
『원각경』에 부침(16수)(圓覺經題)
『법화경』에 부침(31수)(法華經題)
법왕의 노래(法王歌)
반야의 노래(般若歌)
종풍의 노래(宗風歌)
닦기를 권하여 읊음(策修吟)
스스로 기뻐하여 읊음(自慶吟)
아미타불에 대한 찬탄(彌陁讃)
극락에 대한 찬탄(安養讃)
『아미타경』에 대한 찬탄(彌陁經讃)
젊은 비구 홍준이 부처님과 가르침과~(小師洪俊……師卽應聲答曰)
『원각경』을 다 읽었는데 때마침~(讀罷圓覺時方雨霽因感佛化)

007_0226_c_01L

007_0226_c_02L1)涵虛堂得通和尙語錄

007_0226_c_03L

007_0226_c_04L2)總目次

007_0226_c_05L
二十九篇
007_0226_c_06L薦王太后仙駕法華第三會爲元敬王
007_0226_c_07L太后仙駕下語爲誠寧大君屳駕下語
007_0226_c_08L正旦爲昭頃公仙駕下語迎魂下語
007_0226_c_09L魂下語爲奉寧君仙駕下語正郞李
007_0226_c_10L恭全…六道普說諸檀越請對靈普說
007_0226_c_11L靈魂獻座下語懸燈寺願堂主爲洪涉
007_0226_c_12L仙駕請普說爲玉峰覺靈獻香獻茶獻
007_0226_c_13L飯垂語又下語送魂下語薦珎
007_0226_c_14L山和尙祭文爲珎山和尙獻香獻茶垂
007_0226_c_15L安鍾垂語爲尙愚丄菴和尙下語
007_0226_c_16L拜石室塔爲亡僧下語送魂下語
007_0226_c_17L起龕下語葬畢後下語下火

007_0226_c_18L散骨下語爲傑大靈駕撒骨下語
007_0226_c_19L匪豚靈駕下語示衆勸念

007_0226_c_20L歌讃類十一篇
007_0226_c_21L大乘起信論釋題并序圓覺經題十六

007_0226_c_22L法華經題三十
一首
法王歌般若歌
007_0226_c_23L風歌策修吟自慶吟彌陀讃
007_0226_c_24L養讃彌陀經讃小師洪俊…答曰

007_0226_c_25L題名前有行狀{甲}{乙}目次編者補入

007_0227_a_01L시詩 91편
준 상인에게 마리산 정수암에 머물기를 권함(勸俊上人住摩利山淨水菴)
목은의 시를 읽고 감로사를 생각하며 운을 따서 지음(因讀牧隱詩憶甘露寺次)
산에서-선비를 대신하여 읊음(山中行代士吟)
서원 허 목천에게 주는 시(與西原許木川詩)
또 허 목천이 불살생계를 받으니 이에 『범망경』으로~(又許木川……爲詩以勉之)
인동 수령에게 답함(2수)(答仁同守)
또又
안 주부에게 줌(與安注簿)
최경손 등에게 보임(示崔敬孫等)
이적 선생의 아름다운 운을 따서~(5수)(奉次李先生逖佳追伸鄙懷)
신륵사에 노닒(2수)(遊神勒)
나옹의 시자 야운 각우에게 줌(贈懶翁侍者覺牛號野雲)
총제 김 공의 운을 따서~(因次惣制金公……美公忘形勸善)
이 정승이 베푼 은혜에 답함(3수)(荅李政承所惠)
또又
또又
부채를 찾아도 쓸데없음(求扇無益)
밤이 고요하니 계곡물 소리가 높음(夜靜溪聲高)
산에 비기어 지음(擬山作)
천보산의 집에서(天寶山居)
희양산의 집에 비김(擬曦陽山居)
돈해 상인에게 줌(與頓海)
관음사를 떠나 속리산으로 가는데~(離觀音寺……因以詩贈之)
관음사의 연화승 해신이~(2수)(觀音寺緣化海信者……以詩贈之)
또又
속리동 수정교 판상의 운을 따서 지음(次俗離洞水晶橋板上韵)
공림사에 노닒(遊空林寺)
용화 노장에게 줌(贈龍華老)
길에서 선재동자를 생각함(途中憶善財)
서원 부흥사에 노닒(遊西原復興寺)
염주를 굴리며 읊음(弄數珠吟)
선·준 두 사미에게 보임(示仙俊二沙彌)
일로 말미암은 감흥(因事有感)
청헌자를 배웅하느라 모르는 새 양계를 건넘(3수)(因別晴軒子不覺過羊溪)
또又
또又
소나무 껍질 밥(2수)(松皮飯)
또又
부채(2수)(扇子)
또又
운을 따다 지어 양근 수령 이李에게 줌(次贈楊根守李)
운을 따다 지어 청헌자에게 줌(次贈晴軒)
또 산속의 아름다운 멋 혼자 누리는 것을~(又山中佳趣獨享爲愧)
또 수박을 줌(又以西瓜贈之)
월강 경과 급암 도 두 존숙은~(月江鏡及菴道二尊宿……因以贈之)
이 상국에게 줌(贈李相國)
안양사에 부침(題安養寺)
한 상국에게 주는 시(贈韓相國詩)
머리 깎을 때의 게송(落髮偈云)
임진강의 배 위에서 읊음(臨津舩上吟)
8월에 부소산에서 노닒(八月遊扶蘇山)
승천포의 배 위에서 읊음(乘天浦舩上吟)
부소산에 올라 송도를 바라봄(登扶蘇望松都)
정륜에게 보임(示正倫)
굴원을 읊음(賦屈原)
오자서를 읊음(賦五子胥)
범려를 읊음(2수)(賦范蠡)
또又
무산을 읊음(賦巫山)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읊음(2수)(詠懷)
또又
선방의 선승들에게 보임(示堂中禪者)
소정·직숙 두 대인이 희양산을 방문하고~(3수)(紹丁直叔兩大人……以發一笑)
또又
또又
소나무 있는 집(松堂)
고향에 돌아감(歸鄕)
소정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함(訪紹丁不遇)
≺소나무 있는 집≻의 운을 땀(2수)(次松堂)
또又

007_0227_a_01L八十八篇
007_0227_a_02L勸俊上人住摩利山淨水菴因讀牧隱
007_0227_a_03L詩憶甘露寺次韻山中行代士吟
007_0227_a_04L西原許木川詩并序 又許木川…詩以
007_0227_a_05L勉之答仁同守
與安注簿壽希
007_0227_a_06L示崔敬孫等奉次李先生逖佳韻追伸
007_0227_a_07L鄙懷
遊神勒
贈懶翁侍者覺牛
007_0227_a_08L號野雲因次惣制…忘形勸善荅李
007_0227_a_09L政承貴㱓所惠
求扇無益夜靜溪
007_0227_a_10L聲高擬山作天寶山居擬曦陽
007_0227_a_11L山居與頓海海上…以詩贈之觀音
007_0227_a_12L寺…以詩贈之
遊空林寺贈龍華
007_0227_a_13L途中憶善財遊西原復興寺
007_0227_a_14L數珠吟示仙俊二沙彌因事有感
007_0227_a_15L因別晴軒子不覺過羊溪
松皮飯

007_0227_a_16L扇子
次韻贈楊根守李從直次韻
007_0227_a_17L贈晴軒又山中佳趣獨亭爲愧又以
007_0227_a_18L西瓜贈之月江鏡…因以贈之贈李
007_0227_a_19L相國貴㱓題安養寺…以攄所懷
007_0227_a_20L韓相國詩并序落髮偈臨津船上吟
007_0227_a_21L八月遊扶蘇山乘天浦船上吟登扶
007_0227_a_22L蘇望松都示正倫賦屈原賦伍
007_0227_a_23L子胥賦范蠡
賦巫山詠懷

007_0227_a_24L示堂中禪者紹丁直叔…以發一笑

007_0227_a_25L松堂歸鄕訪紹丁不遇次松堂

007_0227_b_01L오른쪽 인북루에 부침(2수)(題右人北樓)
또又
현등사에 부침(題懸燈寺)
봄날의 감흥(春日有感)
헤어지며 이적에게 줌(贈別李逖)
맑은 밤에 읊음(淸夜吟)
현등사에 머물면서~(4수)(住懸燈因不煮炙感普照淸風)
또又
또又
또又
이 상공의 연못과 정자에 부침(題李相公池亭)
현등산을 떠나오는 길에 그저 읊음(辭懸燈山途中偶吟)
시대를 탄식함(嘆時)
상국 이적이 금강산에 놀러 갔다 돌아오니~(李相國迹遊金剛山還書此寄贈)
목은의 시를 보고 지음(看牧隱詩有作)
세상 밖의 높은 자취(物外高蹤)
장자와 노자를 찬탄함(莊老賛)
강 위에서(江上)
가을날 마음에 품은 생각을 적음(秋日書懷)
빗속에서(雨中)
길에서 지음(途中作)
우봉 읍재를 찾아감(訪牛峯邑宰)
지 소윤에게 줌(贈池少尹)
관찰사 이적에게 줌(贈李觀察使迹)
죽은 승려를 보냄(送亡僧)
마음이 태연하면 온몸이 명령을 따름(天君泰然百體從令)
산속의 취미(山中趣味)
여산삼소도(廬山三笑圖)
강서사 누각에 있는 운을 따서 지음(次江西寺樓上)
세상에는 두터이 해야 할 것을 박하게 하는 경우가 셋 있음(世有薄所厚者三)
두 공부-익재의 운을 땀(杜工部次益齊)
≺두 공부≻의 운을 따서 지음(次杜工部)
벽곡을 읊음(辟穀吟)
한가한 도인을 찬탄함(賛閑道人)
산속의 맛(山中味)
느낌(有感)
운악산에 노닒(遊雲岳山)
녹사 권연에게 줌(與權錄事然)
『법화경』 뒤에 붙인 발문(法華經後跋)
함허당 득통 화상의 행장(涵虛堂得通和尙行狀)
문文 29편
왕태후의 혼령1)을 천도하는 세 번째 법화회2)(薦王太后仙駕法華第三會)
《자리에 앉아 향을 집어 들고 말하였다.》3)
이 한 줌의 향은 그림자 없는 나무에서 채취하여 싹 나지 않는 가지에서 거두었는데 산승山僧4)이 오늘 원경 왕후元敬王后5)의 혼령을 위하여 손수 집어 향로에서 태우며, 원경 왕후 혼령께서 마야부인처럼 높이 올라 더러움 없는 교주(석가모니)와 같은 경지를 증득하기를 바랍니다.
이 한 줌의 향은 뿌리가 공륜空輪6)까지 뻗었고 잎은 유정천有頂天7)을 덮었는데 산승이 오늘 주상 전하를 위하여

007_0227_b_01L
題右人北樓
春日有感
007_0227_b_02L別李逖淸夜吟住懸燈因不煮炙
007_0227_b_03L感普照淸風
題李相公池亭辭懸
007_0227_b_04L燈山途中偶吟嘆時李相國迹遊金
007_0227_b_05L剛山還書此寄贈看牧隱詩有作
007_0227_b_06L外高蹤莊老賛江上秋日書懷
007_0227_b_07L雨中途中作訪牛峯邑宰贈池
007_0227_b_08L少尹贈李觀察使迹送亡僧
007_0227_b_09L君泰然百體從令山中趣味廬山三
007_0227_b_10L笑圖次江西寺樓上韻世有薄所厚
007_0227_b_11L者三杜工部次益齊韻次杜工部韻
007_0227_b_12L辟穀吟賛閑道人山中味有感
007_0227_b_13L遊雲岳山與權錄事然

007_0227_b_14L法華經后跋

007_0227_b_15L涵虛堂行狀

007_0227_b_16L

007_0227_b_17L1)

007_0227_b_18L薦王太后仙駕法華第三會

007_0227_b_19L
據座拈香云此一2) [3] [2] 採取無影樹
007_0227_b_20L收來不萌枝上山僧今日奉爲元
007_0227_b_21L敬王太后仙駕信手拈來爇向爐中
007_0227_b_22L伏願元敬王太后仙駕位高摩耶之聖
007_0227_b_23L證同無垢之敎主此一*辦香根透
007_0227_b_24L空輪葉覆有頂山僧今日奉爲主上

007_0227_c_01L손수 집어 향로에서 태우며 주상 전하8)께서 길이길이 임금9) 가운데 으뜸이 되시고 오래도록 모든 백성들의 의지처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한 줌의 향은 하늘과 땅이 뿌리로 삼고, 만물이 본체로 삼는데10) 오늘 산승이 주상 전하를 위하여 손수 집어 향로에서 태우며 기원하노니, 주상 전하께서 황금 가지가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무성하고 옥 잎사귀가 억만 번의 봄에 향기롭기를11) 바랍니다.
이 한 줌의 향은 그 뿌리가 깊고 깊어 잴 수가 없고 그 싹은 어둑하여 알기가 어려운데 산승이 오늘 공비恭妃 전하12)를 위하여 손수 집어 향로에서 태우며 공비 전하의 도가 서왕모西王母13)처럼 높아지고 공덕이 묘덕妙德14)과 같아지기를 바랍니다.
이 한 줌의 향은 그 몸체로 말하자면 몸체가 온갖 향을 다 갖추었고, 그 작용으로 말하자면 작용이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세계에 두루 미치는데, 산승이 오늘 분향하는 대신들을 위하여 손수 집어 향로에서 태우며 분향하는 대신들이 재난이 사라지고 업장이 다하며, 복이 가득하고 지혜가 원만하기를 바랍니다.
갠지스 강의 모래알처럼 끝없이 많은 세계가 넓고 넓은 연꽃 나라로 바뀌고, 꿈틀거리며 살아가는 모든 중생들이 다 높고 높은 부처님이 되기를 두루 바랍니다.
《자리에 올라 말없이 한참 있다 한 번 외쳤다.》
산승의 지팡이가 오대산五臺山을 떠나지 않았으나 일찍이 원경 왕태후의 혼령과 한자리에 모인 도인, 세속인들에게 이 일을 이미 다 말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노니,15) 저승길이 까마득한데16) 어찌 꼭 흰 구름 만 리에 뻗은 것일 뿐이겠습니까? 대중들이여, 흩어져 가십시오.
《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007_0227_c_01L殿下信手拈來爇向爐中伏願主上
007_0227_c_02L殿下永爲九五之所宗長作億兆之所
007_0227_c_03L

007_0227_c_04L
此一*辦香天地以之爲根萬物以之
007_0227_c_05L爲躰山僧今日奉爲主上殿下信手
007_0227_c_06L拈來3) [4] 爐中伏願主上殿下金枝
007_0227_c_07L茂於三千界玉葉芳於億萬春此一
007_0227_c_08L*辦香其根也深深不測厥苗也杳杳
007_0227_c_09L難知山僧今日奉爲恭妃殿下信手
007_0227_c_10L拈來爇向爐中伏願恭妃殿下道高
007_0227_c_11L王母功齊妙德

007_0227_c_12L
此一*辦香言其體則體備群芳語其
007_0227_c_13L用則用周沙界山僧今日奉爲焚香閣
007_0227_c_14L信手拈來爇向爐中伏願焚香閣
007_0227_c_15L灾消障盡福足慧圓普願茫茫沙
007_0227_c_16L翻爲蕩蕩蓮華國蠢蠢四生盡作
007_0227_c_17L巍巍調御師陞座良久喝一喝云
007_0227_c_18L僧杖不發臺山早爲元敬王太后仚 [3]
007_0227_c_19L洎一會道俗說破此事了也更敎我說
007_0227_c_20L黃道黑何啻白雲萬里大衆且請散
007_0227_c_21L便下座

007_0227_c_22L「文」補入{編}「辦」作「辨」{乙}次同「香」作
007_0227_c_23L「向」{乙}

007_0228_a_01L
원경 왕태후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元敬王太后仙駕下語)
태어나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죽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뜬구름 자체는 철저하게 공하고, 허깨비 같은 몸이 태어나고 죽는 것 또한 그러한데, 그 속에 영원하고 신령한 한 물건이 있어 겁화刼火를 수없이 겪어도 언제나 담연합니다.17) 그래서 말하기를, “담담하기가 향수의 바다(香水海)18)와 같고, 깊고 깊기가 보달산補怛山19)과 다르지 않다.”라고 하니, 원경元敬 왕태후 혼령과 법계의 뭇 중생들이 모두 높은 곳을 보는 눈을 떠서 부처님 나라 극락에 마음대로 노닐기를 두루 바랍니다.

성녕대군20)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誠寧大君仚駕下語)
《말없이 한참 있다가 한 번 외쳤다.》
성녕대군誠寧大君의 혼령이시여, 깨어 있습니까?21)
《향을 집어 들고서 말하였다.》
이 한 조각 향이 소경공昭頃公(성녕대군)의 티 하나 없는 눈을 뜨게 하소서.
《또 향을 집어 들고서 말하였다.》
이 한 조각 향이 소경공의 삼라만상을 통째로 밝히는 눈을 뜨게 하소서.
《또 향을 집어 들고서 말하였다.》
이 한 조각 향이 소경공의 이理와 양量이 둘 다 사라진 눈22)을 뜨게 하소서.
두루 밝은 세 가지 눈 밖에 다시 눈이 있으니, 대중들이여, 말해 보십시오. 저 하나의 눈을 어떻게 뜨게 하겠습니까? 또 눈은 어디에 있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만일 이를 깨친다면 바른 눈을 뜬 것이고, 무명無明을 부순 것입니다. 성녕대군 혼령께서는 바른 눈을 떴습니까, 무명을 부수었습니까? 만일 바른 눈을 아직 뜨지 못하고, 무명을 부수지 못하였다면, 아미타불의 큰 원력을 이어받아 곧바로 아홉 가지의 연화대23)로 올라가 노니소서.

새해 첫날 소경공의 혼령을 위한 법어(正旦爲昭頃公仙駕下語)
《새해와 지난해가 바뀌는 때를 맞아 소경공昭頃公의 혼령을 위하여 특별히 한 향로의 향을 시설하고 이어 향을 꽂으며 말하였다.》

007_0228_a_01L爲元敬王太后仙駕下語

007_0228_a_02L
生也一片浮雲起死也一片浮雲滅
007_0228_a_03L雲自體澈底空幻身生滅亦如然就中
007_0228_a_04L一箇長靈物幾經刼火常湛然所以道
007_0228_a_05L湛湛有同香水海深深無異補怛山
007_0228_a_06L敬王太后仙駕及法界諸有情普願齊
007_0228_a_07L開向上眼佛刹天堂任遨遊

007_0228_a_08L

007_0228_a_09L爲誠寧大君仚駕下語

007_0228_a_10L
良久喝一喝云誠寧大君仚駕惺惺
007_0228_a_11L拈香云此一片香熏開昭頃公纎毫
007_0228_a_12L不掛之眼又拈香云此一片香熏開昭
007_0228_a_13L頃公萬像頓彰之眼又拈香云此一片
007_0228_a_14L熏開昭頃公理量雙消之眼三眼圓
007_0228_a_15L明外更有一隻眼大衆且道這一隻
007_0228_a_16L作麽生熏開且眼在甚麽處良久
007_0228_a_17L若向這裏會得開得正眼了也破得
007_0228_a_18L無明了也誠寧大君仙駕1) [5] 正眼
007_0228_a_19L破得無明麽若也正眼未開無明未
007_0228_a_20L好承彌陁大願力直向九蓮臺上遊

007_0228_a_21L

007_0228_a_22L正旦爲昭頃公仙駕下語

007_0228_a_23L
奉爲昭頃公仙駕是當新舊之交特設

007_0228_b_01L
어제는 지난해이고, 오늘은 새해인데, 그 가운데 한 말귀(一句子)가 있어 지난해에도 새해에도 포섭되지 않습니다. 소경공의 혼령이시여, 지난해에도 새해에도 포섭되지 않는 한 말귀를 알고 싶으십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지난해에도 새해에도 포섭되지 않는 것을 알고 싶다면, 향 연기가 피어나는 곳을 보십시오.

혼령을 맞이하는 법어(迎魂下語)
날씨는 맑고 주변은 조용하며, 구름은 옅고 바람은 잔잔한데, 번기와 꽃(幡花)은 하늘을 뒤덮고 종소리와 범패 소리는 허공에 울립니다. 혼령을 모시고 단에 올라 효자가 땅에 엎드리니, 산문山門의 사물들이 빛을 더하고, 법당에서는 금빛 얼굴(金容, 부처님 얼굴)이 얼굴빛을 바꾸며, 우의정右議政 춘곡春谷 정 상국鄭相國24)의 혼령이 그 얼굴 그대로 옵니다.
비록 이와 같으나 무엇을 일러 정 상국의 얼굴이라 하겠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본래의 참된 얼굴은 왼쪽이건 오른쪽이건 눈에 보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니 머뭇거리며 의심하지 마십시오. 정 상국 혼령의 얼굴이 모두 드러나니 대중들이 바라를 치며 꽃자리로 맞아들입니다.

혼령을 배웅하는 법어(送魂下語)
날씨는 맑고 따뜻하며 산문山門은 고요한데 수레가 문을 나서고 대중들이 가지런히 서 있으니 정 상국鄭相國의 혼령을 배웅하는 때가 아닙니까? 정 상국의 혼령이 숨을 바꾼 뒤 오늘로 벌써 50일 남짓 되었습니다. 처음 첫 번째 7일부터 마지막 일곱 번째 7일까지 다 지났는데, 그 사이의 갖가지 장엄구와 훌륭한 많은 일들이 모두 상국의 혼령을 위해 왕생하는 길을 천도하여 닦는 것 아님이 없습니다. 천도하여 닦는 일은 없지 않지만, 무엇이 왕생하는 길입니까?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일에 막힘이 없고, 소리·냄새·맛·감촉에서 언제나 삼매에 들어 있습니다.

007_0228_b_01L一爐之香遂揷香云昨日是舊歲
007_0228_b_02L朝是新年中有一句子新舊兩不攝
007_0228_b_03L昭頃公仚駕要識不攝新舊底一句麽
007_0228_b_04L良久云欲識不攝新舊底要2) [6] 向香煙
007_0228_b_05L起處看

007_0228_b_06L

007_0228_b_07L迎魂下語

007_0228_b_08L
晨淸境靜雲淡風微幡花蔽天鍾梵
007_0228_b_09L搖空靈馭登壇孝子伏地山門物像
007_0228_b_10L添光殿裏金容動色右議政春谷鄭相
007_0228_b_11L國仙駕依俙面目髣髴來儀雖然如
007_0228_b_12L喚什麽作鄭相國面目良久云
007_0228_b_13L眞面目左之右之觸目便是不用遲
007_0228_b_14L鄭相國仙駕面目都敗露大衆聲
007_0228_b_15L奉迎花筵

007_0228_b_16L

007_0228_b_17L送魂下語

007_0228_b_18L
天日淸和山門閴寂軒盖出門大衆
007_0228_b_19L齊立莫是鄭相國仙駕奉送底時節麽
007_0228_b_20L鄭相國仙駕轉息已來今已五十餘日
007_0228_b_21L始從初七究竟經於七七其間種種嚴
007_0228_b_22L般般勝作莫不皆爲相國仙駕
007_0228_b_23L修徃生之路薦修則不無怎麽生是往
007_0228_b_24L生之路見聞覺知無障㝵聲香味觸常

007_0228_c_01L이것을 이해한다면, 다시 어디에서 따로 왕생의 길을 논하겠습니까? 정 상국의 혼령이시여, 막힘이 없고 언제나 삼매에 드는 것을 이해하였습니까? 세상을 비추는 무심한 등불은 바람이 불어도 빛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길은 본래 넓고 평탄하나 다만 내딛기가 어려울 뿐인데, 상국의 혼령이시여, 내딛으셨습니까, 아직 아닙니까? 만일 내딛고자 한다면 내 가리키는 바를 따르십시오.
《주장자를 한 번 휘두르고는 말하였다.》
만일 이 길을 밟으면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도 곧바로 깨달음의 길에 오를 것이고, 만일 이 길에서 어긋난다면,
《손으로 무량수불無量壽佛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또한 무량수불의 무량한 광명 속으로 몸을 돌려 나아가십시오.

봉녕군25)의 혼령을 위한 법어(爲奉寧君仙駕下語)
《말없이 한참 있다 한 번 외쳤다.》
금강金剛의 칼 크게 한번 뒤집으니 많은 풍광風光이 이로부터 생겨납니다. 봉녕군의 혼령이시여, 깨어 있습니까? 금강의 몸을 사물마다 원만하게 이루고 있고, 무량수불無量壽佛을 사람마다 다 갖추고 있습니다.
《오른손으로 염주를 들고서 말하였다.》
이는 금강의 몸의 바른 눈입니다.
《또 왼손으로 염주를 들고서 말하였다.》
이는 무량수불의 자비광명(慈光)입니다. 자비광명이 비치는 곳에 오온五蘊26)의 뜬구름 다 녹고, 바른 눈을 뜰 때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비춥니다.
이 일은 우선 제쳐두고, 대중들이여, 말해 보십시오. 어디에서 금강의 몸을 받고 어디에서 무량수불을 얻습니까?
《염주를 한 번 치고서 말하였다.》
이를 깨닫고 보면 금강의 몸은 다른 것에서 얻을 수 없고, 무량수불 또한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비록 이와 같더라도

007_0228_c_01L三昧若向這裏會去更向什處別討
007_0228_c_02L徃生之路鄭相國仙駕還會得無障㝵
007_0228_c_03L常三昧麽照世無心燈風吹光不掉
007_0228_c_04L此路從來廣坦只是下脚也難相國仙
007_0228_c_05L還能下脚也未若要下脚隨我指
007_0228_c_06L以拄杖畵一下云若也踏著此路
007_0228_c_07L不動一步便登覺路若也差過此路
007_0228_c_08L以手指無量壽云且向無量壽無量光
007_0228_c_09L明中轉身去也

007_0228_c_10L

007_0228_c_11L爲奉寧君仙駕下語

007_0228_c_12L
良久喝一喝云金剛釰下飜一擲多少
007_0228_c_13L風光從此生奉寧君仙駕惺惺着
007_0228_c_14L剛身物物圓成無量壽人人具足右手
007_0228_c_15L擧數珠云此是金剛身之正眼又左手
007_0228_c_16L擧數珠云此是無量壽之慈光慈光照
007_0228_c_17L爍破五蘊之浮雲正眼開時照破
007_0228_c_18L三千之世界此則且置大衆且道
007_0228_c_19L甚麽處禀金剛身向甚麽處獲無量
007_0228_c_20L以數珠打托一下云了得這3) [7]
007_0228_c_21L剛身匪從他得無量壽亦非外來然雖
007_0228_c_22L「得」底本多用「淂」今改爲本字「得」以下倣此
007_0228_c_23L不更加註{編}
「須」底本多用「湏」今改爲本字
007_0228_c_24L「須」以下倣此不更加註{編}
「介」作「個」{乙}次
007_0228_c_25L

007_0229_a_01L무엇을 금강의 몸이라 부르고 무엇을 무량수불이라고 부르겠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한 생각 기틀을 돌리면 그 자리가 바로 이것인데, 그림자를 잡으려는 원숭이처럼 미혹되어 스스로 돌아오지를 못하네.
봉녕군의 혼령이시여, 이것을 알았습니까? 한 생각 기틀을 돌렸습니까? 만일 한 생각 기틀을 돌리면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부처의 경지에 곧바로 올라가며, 만일 이를 깨달았다면 무량한 묘한 작용은 구하지 않고도 저절로 얻게 됩니다. 이런 경지에 이르면 어찌 생사가 벗어날 것이고, 어찌 열반이 구할 것이겠습니까? 태어나고 죽는 일에 크게 자재로워서 거꾸로 쓰고 마음대로 취해도 아무런 걸림이 없을 것이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시원하지 않겠습니까?
봉녕군의 혼령이시여, 이런 경계에 이르렀습니까? 아직 아니라면 산승이 다시 곡진하게 방편을 내려 주겠습니다. 봉녕군의 혼령이시여, 이 안에서 편히 쉬십시오.
《이어 향을 집고서 말하였다.》
한 조각 향 연기 향기로운 곳에 다섯 가지 청정법신淸淨法身27) 나투시네.

정랑 이공전이 어머니 하씨의 혼령을 위해 청한 육도보설六道普說28)(正郞李恭全爲母河氏仙駕請六道普說)
《자리에 올라 말하였다.》
하씨河氏의 혼령은 전생에 선근善根을 두루 심어 대갓집에 태어났으며, 본바탕 또한 영민하여 보통 사람과 짝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한 나라의 큰 재상으로 밖으로 훌륭한 덕을 넓혀 공명이 세상을 덮었고, 어머니는 국대부인國大夫人으로 안으로 가업을 돈독히 하고 자손들을 착하고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남편이 총제總制가 되니 하씨 자신은 부인이 되었습니다.
그 덕을 칭송하자면 아름다움을 시샘하는 용렬한 모습이 일찍이 없었고,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강하고 바른 성품을 자못 지녀 가업이 날로 새로워지고 위아래가 화목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을 쌓음에 경사가 넘쳐

007_0229_a_01L如是喚什麽作金剛身喚什麽作無量
007_0229_a_02L良久云一念回機直下便是迷不
007_0229_a_03L自返如猿捉影奉寧君仙駕還了得
007_0229_a_04L這*介麽還一念回機麽若也一念回
007_0229_a_05L不歷階梯徑登佛地若也了得
007_0229_a_06L*介無量妙用不求自得得到這般田
007_0229_a_07L何生死之可脫何涅槃之可求
007_0229_a_08L生入死得大自在倒用橫拈也無罣
007_0229_a_09L豈不快哉豈不暢哉奉寧君仙駕
007_0229_a_10L還得到這般底境界麽其或未然山僧
007_0229_a_11L更爲之曲垂方便去也奉寧君仙駕
007_0229_a_12L從這裏得休歇去遂拈香云一片香
007_0229_a_13L烟芬蕧處熏現五分淨法身

007_0229_a_14L

007_0229_a_15L正郞李恭全爲母河氏仙駕請六道
007_0229_a_16L普說

007_0229_a_17L
陞座云河氏靈駕宿布善根生在大
007_0229_a_18L天資亦敏不與庸人作對先考也
007_0229_a_19L爲一國大相外弘良德功名盖世
007_0229_a_20L妣也爲國大夫人內敦家業善良兒
007_0229_a_21L且先君爲捴制 [4] 躬爲夫人
007_0229_a_22L其德則曾無妬美庸姿頗有起家風骨
007_0229_a_23L致令家業就新上下和睦所以積善餘

007_0229_b_01L자손이 집안에 가득하고 노비도 많았으니29) 당신이 이 세상에 산 것은 천만 가지로 풍족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한스러운 것은 돌아가는 길이 너무 빨라 오래도록 부귀를 누리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이러하지만 무상無常이라는 두 글자는 온 세상 누구도 피하기 어려워서 부처님을 제외하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이들부터 그 밑으로 어느 누구도 무상에 먹히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로 보자면 살아 있거나 죽었다고 어찌 기뻐하고 어찌 슬퍼하겠습니까?
지금 눈앞에 있는 효자孝子 정랑正郞 이공전李恭全 등이 하씨를 위하여 재를 닦고 복을 빈 지 이미 다섯 번째 7일의 저녁이 되었는데, 오늘 저녁에는 특별히 산승에게 법어를 설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산승은 업의 뿌리가 아직도 남아 있고 도안道眼은 아직 뜨지 못하였으니, 이익이 되는 설법을 해 주기 바라는 사람들의 청을 감당할 수 없으나,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우러러 의지하면 효자의 지극한 성의를 겨우 감당할 수 있을까 하여 억지로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이미 지극한 성의를 감당하기로 하였으니 어찌 감히 말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하씨의 혼령과 여러 불자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잘 듣고 깨끗한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이 자리에 모인 대중들에 이르기까지 마땅히 저마다 하나의 경계에 마음을 침잠하고 만 가지 인연을 거두어들여 다른 경계를 따르지 마십시오.
《자리에 앉아 말없이 한참 있다 죽비竹篦를 들고서 말하였다.》
보았습니까?
《죽비를 한 번 치고는 말하였다.》
들었습니까? 한 생각이 아직 싹트지 않아 보고 듣는 작용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때, 이것은 어떤 얼굴입니까? 이미 보고 듣고 난 뒤에는 다시 어떤 얼굴입니까? 이 같은 얼굴을 이해하고 이처럼 수용할 수 있는 이는 고요할 때는 바다나 하늘처럼 맑아서 온통 인연을 따르면서도 적적함에 들어맞고, 움직일 때에는 물결이 솟구치고 바다가 들끓는 듯하지만, 온전한 진체 그대로 운용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를 당해서는 더러움과 깨끗함의 분별이 없으니, 어찌 성인과 범부의 차이가 있겠습니까? 아직 이 같지 못하므로 더러움이 있고 깨끗함이 있고 범부가 있고 성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진여眞如의 깨끗한 법계는 한번에 사라져 존재한 적이 없지만, 더럽고 깨끗한 연을 따라 10법계十法界로 나뉜다고 말합니다. 10법계에는 여섯 가지 범부와 네 가지 성인의 분별이 있으니,

007_0229_b_01L子孫滿堂奴婢如織座下居人世
007_0229_b_02L可謂千足万足所恨皈程大速
007_0229_b_03L能長享富貴耳然雖如是無常二字
007_0229_b_04L擧世難逃除佛一人賢智以下無有
007_0229_b_05L一人1) [8] [5] 避無常呑據此觀之若存若
007_0229_b_06L何欣何戚現前孝子正郞李恭全等
007_0229_b_07L爲之修齋追福已屆五七之夕2) [9] [6]
007_0229_b_08L特請山僧爲說法語山僧業根猶存
007_0229_b_09L道眼未圓不堪當人請益仰仗諸佛威
007_0229_b_10L近荷孝子至誠强登此座旣荷至
007_0229_b_11L安敢無言河氏靈駕洎諸佛子等
007_0229_b_12L至心諦聽淨心聽取洎在會衆等
007_0229_b_13L宜冥心一境收攝万緣不得攀緣異境
007_0229_b_14L據座良久擧竹篦子云見麽打托一
007_0229_b_15L下云聞麽一念未萌見聞未興
007_0229_b_16L*介甚麽面目旣見旣聞更是*介什麽
007_0229_b_17L面目了得如是面目善能如是受用者
007_0229_b_18L靜則海淡空澄擧隨緣而會寂動則波
007_0229_b_19L騰海沸全眞體以運用正當恁麽時
007_0229_b_20L無有染淨之分別焉有聖凡之差殊
007_0229_b_21L能如是所以有染焉有淨焉有凡焉
007_0229_b_22L有聖焉所以道眞如淨法界一泯未
007_0229_b_23L甞存能隨染淨緣遂分十法界十法

007_0229_c_01L아귀, 지옥, 축생, 수라脩羅, 사람, 하늘 중생(人天)을 여섯 가지 범부(六凡)라 하고,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 부처님(佛)을 네 가지 성인(四聖)이라 합니다. 그 더러움을 말하자면 삼독三毒이 있고, 10악十惡이 있으며, 그 깨끗함을 말하자면 삼승三乘이 있고, 일승一乘이 있고, 사성제四聖諦와 인연因緣(諦緣)이 있고, 육도六度가 있습니다. 한 생각 사랑하는 마음이 지옥 종자種子를 훈습熏習하여 일으키고, 한 생각 탐내는 마음이 아귀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고,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축생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고, 한 찰나 성내는 마음이 수라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고, 오계五戒를 굳건하게 지니고 10선十善을 널리 닦으면 사람과 하늘 중생의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니, 이것이 여섯 가지 범부가 생겨난 연유입니다. 사성제와 인연의 가르침을 들어 이승二乘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고, 육도六度를 닦아 보살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고, 일승으로 말미암아 여래如來 종자를 훈습하여 일으키니, 이것이 네 가지 성인이 생겨난 연유입니다. 네 가지 성인과 여섯 가지 범부는 없지 않다 해도, 대중들이여, 우선 말해 보십시오.
《죽비를 들고서 말하였다.》
이 한 자루의 죽비는 지옥입니까, 아귀입니까, 축생입니까, 수라입니까, 사람입니까, 하늘 중생입니까, 성문입니까, 연각입니까, 보살입니까, 부처님입니까? 부처님도 얻을 수 없고, 보살도 얻을 수 없고, 연각도 얻을 수 없고, 성문도 얻을 수 없고, 하늘 중생도 얻을 수 없고, 사람도 얻을 수 없고, 아귀·지옥·축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얻을 수 없으며, 저 얻을 수 없는 자리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이미 이와 같으니 이 한 자루 죽비를 끝내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겠습니까? 그저 네 가지 성인, 여섯 가지 범부의 법계와 같은데, 어디에 두어야 합니까?
《죽비를 한 번 치고는 말하였다.》

007_0229_c_01L界者有六凡四聖之分鬼獄傍生脩羅
007_0229_c_02L人天謂之六凡聲聞緣覺菩薩佛
007_0229_c_03L之四聖言其染則有三毒焉有十惡焉
007_0229_c_04L語其淨則有三乘焉有一乘焉有諦緣
007_0229_c_05L有六度焉一念愛心熏發地獄種
007_0229_c_06L一念貪心熏發餓鬼種子一念癡
007_0229_c_07L熏發畜生種子一念嗔心熏發脩
007_0229_c_08L羅種子堅持五戒廣修十善熏發人
007_0229_c_09L天種子此六凡之所由興也聞諦緣而
007_0229_c_10L熏發二乘種子御六度而熏發菩薩種
007_0229_c_11L因一乘而熏發如來種子此四聖之
007_0229_c_12L所由興也四聖六凡則不無大衆且道
007_0229_c_13L擧竹篦子云只這一條竹篦子是地獄
007_0229_c_14L是餓鬼耶是畜生耶是脩羅耶
007_0229_c_15L人道耶是天道耶是聲聞耶是緣覺
007_0229_c_16L是菩薩耶是佛耶佛也不可得
007_0229_c_17L薩也不可得緣覺也不可得聲聞也不
007_0229_c_18L可得天道也不可得人道也不可得
007_0229_c_19L乃至鬼獄旁生▼((牛+公)/心)不可得和這不可得
007_0229_c_20L亦不可得旣然如是只這一條竹
007_0229_c_21L篦子畢竟喚作甚麽則得只如四聖
007_0229_c_22L六凡法界向甚麽處安着以竹篦子
007_0229_c_23L「不」無有{乙}「霄」作「宵」{乙}

007_0230_a_01L
부처도 없고 가르침도 없습니다. 모래알처럼 많은 대천세계도 바다의 물방울 같고, 모든 성현들은 번개가 번쩍이는 것과 같습니다. 꿈속에서는 분명하게 육취六趣가 있으나 깨고 나면 텅 비어 대천세계大千世界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법계에서 흘러나오지 않은 것도 없고, 이 법계로 돌아가지 않는 것도 없다고 말하니 자중자애하십시오.
《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뭇 시주자들이 청한 혼령에 대한 보설(諸檀越請對靈普說)
《자리에 올라 말하였다.》
이름이 나열된 혼령들과 이 자리에 모인 여러 불자들은 잘 들으십시오, 잘 들으십시오. 법 자리(法筵) 만나기 어렵기는 작은 티끌을 바늘에 던져 맞히는 것(纖芥投針)과 같고,30) 바른 가르침(正法) 듣기 어렵기는 눈먼 거북이 구멍 뚫린 나무를 만나는 것(盲龜遇木)과 같습니다. 그래서 옛사람이 가르침을 중시하고 재물을 가벼이 여겨 금 실어 오기를 시장에 내다 팔듯 하였으며,31) 가르침을 위하여 몸을 버려 눈이 허리까지 쌓이도록 서 있었습니다.32) 그런 까닭은 금은 몸 밖에 떠도는 티끌 같고 목숨은 한순간 모여 있는 물거품 같기 때문입니다. 금이 비록 지극히 귀하다 해도 끝내는 기왓장이나 돌멩이와 같으니 어찌 지극한 가르침과 같으며, 목숨이 비록 아낄 만하지만 순식간에 곧 사라져 버리니 어찌 참된 가르침과 같겠습니까? 단지 지극한 가르침, 참된 가르침이라면 그것으로 생사를 벗어날 수도 있고, 그것으로 범부를 바꾸어 성인이 될 수도 있으니, 옛사람이 가르침을 중시하고 재물을 가벼이 여기며, 가르침을 위하여 몸을 버린 까닭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오늘, 아무개 아무개 씨가 아무개 아무개의 혼령을 위해 지닌 것을 모두 희사하여 지극한 정성으로 천도하고 복을 빌어 몇 번이나 수륙재水陸齋를 시설하여 명복을 닦았고 몇 번이나 대승의 가르침을 굴려 천발薦拔하였으니 정성이 지극한 곳에 이르렀지만 오히려 만족스럽게 여기지 않고, 또 이 산에서 이달 이날을 가려 정해서 함께 수륙법회水陸法會를 열어 왕생의 길을 닦으면서, 다시 산승에게 법요法要를 설해 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청이 있으면 응답이 없을 수 없어 사양하지 못하고 대략 채찍의 그림자나마 보일 것이니 이름이 열거된 혼령들과 뭇 불자들은 잘 들으십시오, 잘 살피십시오.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은 산승의 깊고 깊은 뜻을 이해하였습니까?

007_0230_a_01L打托一下云亦無佛亦無法大千沙界
007_0230_a_02L海中漚一切聖賢如電拂夢裏明明有
007_0230_a_03L六趣覺後空空無大千所以道無不
007_0230_a_04L從此法界流無不還歸此法界珍重
007_0230_a_05L便下座

007_0230_a_06L

007_0230_a_07L諸檀越請對靈普說

007_0230_a_08L
陞座云列名靈駕與在會諸佛子等
007_0230_a_09L諦聽諦聽法筵難遇纎芥投針正法
007_0230_a_10L難聞盲龜遇木所以古人重敎輕財
007_0230_a_11L輸金若市爲法亡𨈬立雪齊腰所以
007_0230_a_12L然者金是身外之浮塵命是一期之聚
007_0230_a_13L金雖至貴而竟同瓦礫豈齊至敎
007_0230_a_14L命雖可愛而須臾便滅曷若眞詮
007_0230_a_15L如至敎眞詮則以之可以超生越死
007_0230_a_16L之可以革凡成聖古人所以重敎輕財
007_0230_a_17L爲法亡𨈬正爲此也今某某氏爲某
007_0230_a_18L某靈駕捨盡所有至誠薦福幾度設
007_0230_a_19L水陸而追修幾度轉大乘而薦拔誠至
007_0230_a_20L之極尙以爲歉然亦於是山擇取是
007_0230_a_21L月是日同設水陸法會用修徃生之路
007_0230_a_22L復請山僧爲說法要有請不可無酧
007_0230_a_23L事不獲已略垂鞭影列名靈駕與諸
007_0230_a_24L佛子衆諦聽諦察良久云諸佛子衆

007_0230_b_01L당시 마갈다국摩竭陀國에서도 이처럼 널리 알렸고,33) 옛날 비야리성毘耶離城에서도 또한 일찍이 누설하였는데,34) 산승이 오늘 이 소식을 잡아 들고 두루 여러 불자들에게 두 손으로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여러 불자들은 짊어진 것이 있습니까? 만일 짊어진 것을 보낼 수 있다면 곧 생사의 바다에서 짧은 것을 긴 것으로 바꾸고, 거친 것을 묘한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줄기 풀(一莖草)을 집어 1장 6척의 부처의 몸(丈六金身)을 만들 수도 있고, 1장 6척의 부처의 몸으로 한 줄기 풀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는 행위대로 자유롭게 가거나 머물지 못할 것이 없으니, 어찌 다시 많은 방편의 문을 써서 몸이 벗어나는 길을 구하겠습니까? 아무개 아무개의 혼령과 여러 불자들이여, 만일 이 문에 어긋난다면 아무개 아무개 시주가 높이 들어 올리려는 정성을 이어받고, 또한 산승이 설한 법요로 말미암아 함께 괴로움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고 함께 깨달음을 증득하기 바랍니다.
그럼 말해 보십시오. 무엇이 괴로움의 수레바퀴를 벗어나는 것이고, 깨달음을 증득하는 자리입니까? 모두 위로 향하는 눈을 뜨고, 범부와 성인이라는 견해에 빠지지 마십시오. 괴로움의 수레바퀴를 벗어나고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은 없지 않겠지만, 무엇을 위로 향하는 눈이라고 부르겠습니까?
《오른손으로 염주를 들고 말하였다.》
이 눈이 뜨일 때 중생과 부처가 다 사라지고 죄와 복은 있을 곳이 없으리라.
《왼손으로 염주를 들고 말하였다.》
이 눈이 뜨일 때 법들이 함께 일어나고 인과因果가 뚜렷하리라.
《두 손으로 염주를 들고 말하였다.》
이 눈이 뜨일 때 밝고 어두움이 교차하고, 검고 하얀 것을 나누기 어려우리라.
다시 한 눈이 있는데, 이 눈이 뜨일 때 무슨 작용처가 있습니까? 다만 위로 향하는 눈과 같을 뿐이니 이것은 세 눈에 포섭됩니까, 한 눈에 포섭됩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셋과 하나가 서로 포섭하지 않으니, 모름지기 위로 향하는 눈을 알아야 하리라.
《염주를 던지고서 바로 자리에서 내려갔다.》

혼령을 맞아들이는 헌좌의 법어(迎魂獻座下語)

007_0230_b_01L還會山僧深深意旨麽摩竭當年有此
007_0230_b_02L榜㨾毗耶昔日亦曾漏洩山僧今日
007_0230_b_03L把着此介消息普與諸佛子兩手分付
007_0230_b_04L去也諸佛子衆還有荷擔者麽若也
007_0230_b_05L荷擔得去便能於生死海中易短爲長
007_0230_b_06L易麁爲妙亦能拈一莖草作丈六金身
007_0230_b_07L以丈六金身作一莖草隨所作爲
007_0230_b_08L不自由去在何更用多方便門以求
007_0230_b_09L出身之路某某靈駕與在會諸佛子衆
007_0230_b_10L若也差過此門願承某某施主薦拔之
007_0230_b_11L亦因山僧所說法要同脫苦輪
007_0230_b_12L1) [10] 菩提且道怎麽生是脫苦輪證菩
007_0230_b_13L提處齊開向上眼不墮凡聖見脫苦
007_0230_b_14L輪證菩提則不無喚什麽作向上眼
007_0230_b_15L右手擧數珠云此眼開時生佛俱沉
007_0230_b_16L罪福無處以左手擧數珠云此眼開時
007_0230_b_17L法法俱興因果歷然以兩手擧數珠云
007_0230_b_18L此眼開時明暗交叅皂白難分更有
007_0230_b_19L一眼此眼開時有甚麽用處只如向
007_0230_b_20L上眼爲是三眼所攝爲是一眼所攝
007_0230_b_21L良久云三一不相攝須知向上眼
007_0230_b_22L數珠便下座

007_0230_b_23L

007_0230_b_24L迎魂獻座下語

007_0230_c_01L
하씨河氏의 혼령은 50여 년 동안 꿈속의 집에 머물러 있다가 지금에야 벗어났으니 통쾌하기가 하늘에 오른 듯합니다. 이미 이러하니 가고 오며 떠나고 돌아오는 데 어찌 걸림이 있겠습니까? 통쾌함은 없지 않겠지만, 오고 가는 소식은 압니까? 만일 아직 알지 못한다면 산승이 가르쳐 주겠습니다.
몸은 옮기지만 발걸음은 옮기지 않고, 발걸음은 옮기지만 몸은 옮기지 않으니, 단지 이 하나의 공한 몸이 오고 가는 데 얽매임이나 갇힘이 없습니다.
이는 우선 제쳐두고 대중들은 먼저 말해 보십시오. 대지가 온통 사문의 외눈(一隻眼)이니35) 지금 하씨의 혼령에게 어디에서 자리를 주어야겠습니까?36) 대중 가운데 말할 수 있는 이가 있습니까? 만일 없다면 산승이 스스로 말하겠습니다.
《부채로 영실靈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 안에 안치하십시오. 이곳은 법이 머무는 곳이고 법의 자리지만 세간의 모습이 상주하고 있는데, 지금 하씨의 혼령이 이미 이 안에 안착하였으니 상주한다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생겨남은 본래 생겨남이 없는데 어떤 생겨남으로 인해 생겨나고, 사라짐은 본래 사라짐이 없는데 어떤 사라짐으로 인해 사라집니까? 생겨나고 사라짐이 본래 비었으나 실상은 상주합니다. 다시 할 말이 있노니, 높이 보십시오.
꽃은 그저 어지러이 떨어지지만, 공한 성품에는 본래 태어남이 없도다.

현등사 원당주가 홍섭37)의 혼령을 위하여 청한 보설(懸燈寺願堂主爲洪涉仙駕請普說)
《자리에 올라 말없이 한참 있다 한 번 외쳤다.》
홍 상국洪相國의 혼령과 여러 불자들은 아십니까? 만일 한 번 외침에 크게 한번 몸을 뒤집어 던지면 어찌 다시 이러니저러니 힘들게 입을 열어 보여 주겠습니까? 혹 아직 그렇지 못한 이들이 있으니 산승이 갈등葛藤 속으로 들어감을 아직 면하지 못하였습니다.
상공이 살아 있을 때에 몸은 부귀 속에 거처하여 힘들게 일하는 수고로움을 거치지 않았고, 지위는 높은 벼슬(三台)38)을 지내며 군왕의 문에 출입하였습니다. 왕의 명을 맡은 신하로서 총망寵望이 그 몸에 돌아갔고, 왕의 팔다리처럼 보좌하는 신하로서 권력이 손바닥 안에 있었으니, 이 세상에 사는 것이

007_0230_c_01L
河氏靈駕五十餘載滯在夢宅如今
007_0230_c_02L脫殼快如騰虛旣然如是去來徃復
007_0230_c_03L焉有罣㝵快則不無還識得去來底消
007_0230_c_04L息麽若未識得山僧指示去也移身
007_0230_c_05L不移步移步不移身只這一空身
007_0230_c_06L來無羈鎻此則且置大衆且道盡大地
007_0230_c_07L是沙門一隻眼即今河氏靈駕向甚麽
007_0230_c_08L處與座衆中還有道得者麽如無
007_0230_c_09L僧自道去也而扇子指靈室云向這裏
007_0230_c_10L是法住法位世間相常住即今河
007_0230_c_11L氏靈駕旣向這裏安着喚作常住得麽
007_0230_c_12L生本無生以何生生滅本無滅以何
007_0230_c_13L滅滅生滅元虛實相常住更有語在
007_0230_c_14L請高着眼任他花亂墜空性本無生

007_0230_c_15L

007_0230_c_16L懸燈寺願堂主爲洪涉仙駕請普說

007_0230_c_17L
陞座良久喝一喝云洪相國仙駕
007_0230_c_18L諸佛子衆會麽若於喝下翻身一擲
007_0230_c_19L何更喃喃苦口開示其或未然山僧未
007_0230_c_20L免打入葛藤去也相公在生之日身居
007_0230_c_21L富貴之中不經般運之勞2) [11] 三台
007_0230_c_22L出入君門爲王之喉舌寵望歸己
007_0230_c_23L王之股肱權衡在掌在人間世上
007_0230_c_24L「訂」與「證」通書{底}「曆」作「歷」{乙}

007_0231_a_01L천만 가지로 풍족하였다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껍데기를 벗어나 손을 놓고 곧바로 생사의 언덕을 지나가는데, 과연 뜻하는 대로 됩니까, 안 됩니까?
옛사람이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住相布施生天福       상相에 머물러 보시하여 하늘 중생으로 태어나는 복을 받아도
猶如仰箭射虛空       하늘 높이 쏘아 올린 화살과 같으니
勢力盡箭還墜        힘이 다하면 화살이 다시 떨어지듯이
招得來生不如意       내생에 태어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네.39)

무릇 보시하는 사람은 사람이나 하늘 중생으로 태어나는 뛰어난 과보를 얻지만, 머무름이 없는 경지가 아직 아니라면 오히려 뜻대로 될 수 없습니다. 하물며 보시의 공이나 머무름이 없는 덕이 전혀 없다면 그 과보가 어떠할지 분명하게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홍 상국의 혼령은 살아 있을 때에 보시하였습니까, 안 하였습니까? 또한 머무름이 없었습니까, 아니었습니까?
깨달으면 업장이 본래 공하지만, 아직 깨닫지 못하였으면 모름지기 전생의 빚을 갚아야만 합니다. 홍 상국의 혼령과 뭇 불자들은 깨달았습니까, 아닙니까? 만일 깨달았다면 생사에 드나드는 데 아무런 걸림이 없을 것이고, 혹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모름지기 산승의 한 자루 부채의 위광을 빌려야 비로소 무명의 껍데기를 부수고 지혜의 빛을 비출 수 있을 것입니다. 홍 상국의 혼령과 불자들은 부채가 설하는 가르침을 잘 들으십시오.
《부채를 들고서 말하였다.》
이 한 자루 부채는 본래 대광명장大光明藏에 머물러 있었으나, 오늘 홍 상국의 혼령과 여러 불자들을 위하여 대비심大悲心을 움직여 광명장光明藏을 나와 미묘한 게송(伽陁)을 설합니다.

諸行無常          모든 것은 무상하니
是生滅法          이것이 나고 죽는 것이다.
生滅滅已          나고 죽음이 다 사라지면
寂滅爲樂          적멸하여 즐겁도다.

대중들은 말해 보십시오. 나고 죽는 것과 적멸한 것이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배를 모는 것은 키잡이에게 달렸으니 물결이 땅에서 일어난다고 누가 말합니까? 키잡이가 보면 반 푼의 값어치도 없습니다.
《부채를 던지고서 바로 자리에서 내려갔다.》

옥봉의 혼령을 위해 향을 올리고 차를 올리고 밥을 올리며 내린 법어(爲玉峰覺靈獻香獻茶獻飯垂語)
我此一爐香         나의 이 한 향로의 향은
生從一片心         한 조각 마음에서 생겨났으니
願此香烟下         바라건대 이 향 연기 아래

007_0231_a_01L謂千足万足如今脫殼撒手便行生
007_0231_a_02L死岸頭果亦如意也未古人道住相
007_0231_a_03L布施生天福猶如仰箭射虛空勢力盡
007_0231_a_04L箭還墜招得來生不如意大凡布施之
007_0231_a_05L得人天勝報然若未能無住尙不
007_0231_a_06L得如意況全無布施之功又無住之德
007_0231_a_07L其爲來報斷可忖矣洪相國仙駕
007_0231_a_08L生之日還能布施也未還亦無住也未
007_0231_a_09L了則業障本來空未了還須償宿債
007_0231_a_10L相國仙駕1) [12] 諸佛子衆還能了也未
007_0231_a_11L若也了得出生入死也無罣㝵其或
007_0231_a_12L未然須借山僧一柄扇子威光方能破
007_0231_a_13L無明殼發智惠光洪相國仙駕及諸
007_0231_a_14L佛子衆諦聽扇子說法擧扇子云
007_0231_a_15L一柄扇子本住大光明藏今爲洪相國
007_0231_a_16L仙駕洎諸佛子衆運大悲心出光明
007_0231_a_17L說微妙伽陁云諸行無常是生滅
007_0231_a_18L生滅滅已寂滅爲樂大衆且道
007_0231_a_19L滅法寂滅法是一是二良久云行船
007_0231_a_20L只在把梢人誰道波濤從地起把梢人
007_0231_a_21L看來不直半文錢擲下扇子便下座

007_0231_a_22L

007_0231_a_23L爲玉峰覺靈獻香獻茶獻飯垂語

007_0231_a_24L
我此一爐香生從一片心願此香烟下

007_0231_b_01L薰發本眞明         본래의 진명眞明을 발하소
托此一碗茶         이 한 사발의 차에 의탁하여서.
露我昔年情         나의 옛적 정을 드러내니
茶含趙老風         차가 품은 조주趙州 노인의 가풍을
勸君甞一甞         그대 한번 맛보기 권합니다.
我此一鉢飯         나의 이 한 그릇의 밥은
不下香積饌         향적불香積佛의 음식보다 못하지 않으니
承我一片試         나의 한 조각 마음을 이어받아 드시고
禪悅飽齁齁         선의 즐거움 배불리 채운 뒤 코 골고 주무십시오.

또 내린 법어(又下語)
《세 번을 부르고서 말하였다.》
나와 사형師兄은 도가 들어맞고 마음이 하나였으므로 오늘 특별히 와서 서로 보는데, 보는 것은 없지 않지만 과거 자모산慈母山에서 당당하던 다섯 자 장부의 몸이 어찌 오늘 금강산金剛山에서는 단지 한 조각 짧은 판자40)뿐입니까? 그저 옥봉玉峰이라는 아름다운 이름만 혼융하여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아름다운 이름에 이미 옛날과 지금이 따로 없는데, 참된 몸에 어찌 가고 옴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열반 회상에서 여래께서 금으로 된 관의 빛을 숨겨 두셨다가 가섭이 뒤에 오자 마침내 두 발을 보이셨는데, 산승의 오늘 자취가 가섭과 같으니 무엇이 여래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입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두 손을 펴서 손뼉을 한 번 친 다음 말하였다.》
사형이 수행을 수없이 많이 해서 산승의 손을 빌려 신통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신통을 드러내는 것은 없지 않지만 무엇이 옥봉 사형의 진면목입니까? 오온(五陰)의 구름 걷혀 하늘의 본체 드러나고, 금강산은 푸른 하늘로 우뚝 솟았네.

혼령을 보내며 내린 법어(送魂下語)
혜봉惠峰의 혼령이여!
60여 년 이 세상에 살면서 몇 번이나 즐거운 자리에 오르고 근심의 바다에 빠졌던가? 오늘 가죽 주머니 벗고, 활개 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밟네.
무릇 죽은 사람으로서 살아 있을 때에 가르침을 급하게 하고 계를 느슨하게 한 이(乘急戒緩者)는 비록 괴로운 부류에 빠지는 것을 아직 면하지 못하였어도 또한 벗어날 기약이 있으며, 계를 급하게 하고 가르침을 느슨하게 한 이(戒急乘緩者)는 잠시 벗어나 올라감은 있어도 궁극의 과보를 아직 얻지 못하며,

007_0231_b_01L薰發本眞明托此一碗茶露我昔年情
007_0231_b_02L茶含趙老風勸君甞一甞我此一鉢飯
007_0231_b_03L不下香積饌承我一片試禪悅飽齁齁

007_0231_b_04L

007_0231_b_05L又下語

007_0231_b_06L
三喚云我與師兄道契心同所以今
007_0231_b_07L日特來相見見則不無乃何昔年慈母
007_0231_b_08L山中堂堂五尺丈2) [13] [7] 此日金剛山
007_0231_b_09L只是一條短板兒唯有玉峰嘉號
007_0231_b_10L渾無古今之異嘉號旣無古今眞身
007_0231_b_11L焉有去來所以涅槃會上如來金棺潜
007_0231_b_12L迦葉後至遂示雙趺山僧此日
007_0231_b_13L同迦葉怎麽生是與如來同調處
007_0231_b_14L展兩手擊掌一下云師兄修行無數
007_0231_b_15L借山僧手段現神通了也現神通則不
007_0231_b_16L怎麽生是玉峰師兄眞面目五陰
007_0231_b_17L雲開天躰露金剛山聳碧虛空

007_0231_b_18L

007_0231_b_19L送魂下語

007_0231_b_20L
惠峰覺靈六十餘載處人間幾登歡場
007_0231_b_21L沒憂海如今脫却皮袋子揚揚踏得還
007_0231_b_22L家路大凡亡人在生之日乘急戒緩
007_0231_b_23L雖未免沈淪苦趣亦有超脫之期
007_0231_b_24L戒急乘緩者暫得超升未得究竟之果

007_0231_c_01L가르침과 계를 모두 급하게 한 이(乘戒俱急者)는 한번에 벗어나 곧바로 여래의 경지에 들어가서 부처님·조사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다니며, 가르침과 계를 모두 느슨하게 한 이(乘戒俱緩者)는 오래도록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혜봉의 혼령이여, 살아 있을 때에 가르침을 급하게 하고 계를 느슨하게 하였습니까, 계를 급하게 하고 가르침을 느슨하게 하였습니까, 가르침과 계를 모두 급하게 하였습니까? 가르침과 계를 모두 느슨하게 하였습니까?
내가 이제 사형이 평소 하던 일을 헤아려 보니 아침저녁으로 대승 경전을 염송하며 회향하기를 발원하였으며, 또한 산승으로 인해 염불향사念佛香社를 맺어 오롯이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오롯이 보배로운 불호(寶號)를 염불하였으니, 계에 대해서는 비록 느슨하였어도 가르침에 대해서는 결정코 급하게 하였습니다. 경전에 담긴 가르침을 기억해 보면, 오역五逆·10악十惡의 죄를 모두 지은 범부라도 임종할 때 열 번 염불하면 오히려 왕생하는데, 오늘 혜봉의 혼령은 스스로는 평소에 염불하고 경전을 독송한 공덕으로 말미암고, 또한 뭇 제자들이 높이 들어 올리려는 힘으로 말미암으며, 다시 산승이 설한 법요法要로 말미암아 비록 상품上品으로 높이 뛰어오르지는 못할지라도, 틀림없이 중품이나 하품으로는 화하여 왕생할 것입니다.
대중들은 말해 보십시오. 혜봉의 혼령이 아홉 종류 연꽃에 화하여 왕생하는 것은 없지 않겠지만, 다만 혼령을 보내는 한마디는 어떻게 말해야 합니까?
와도 한 자루 취모검吹毛釰이요, 가도 한 자루 취모검이라. 한 자루 취모검 혁혁하게 빛나니, 가고 옴과 떠나고 돌아옴에 걸림이 없도다.

진산 화상을 천도하는 제문(薦珎和尙祭文)
정미년 9월 일에 문인 아무개는 특별히 대사형大師兄 진산珍山의 혼령을 위해 향기로운 제수로 천도함으로써 옛적 사귄 정을 채우고, 법희法喜의 맛을 빌려 최후의 공양을 채우고자 하니, 드십시오.
와도 오지 않으니 물에 비친 달에 자취가 없는 것 같고, 가도 가지 않으니

007_0231_c_01L乘戒俱急者一超直入如來地得與佛
007_0231_c_02L把手共行乘戒俱緩者長沉苦海
007_0231_c_03L永無出期惠峰覺靈在生之日還乘
007_0231_c_04L急戒緩麽還戒急乘緩麽還乘戒俱急
007_0231_c_05L還乘戒俱緩麽我今料得師兄平昔
007_0231_c_06L所作朝夕念大乘經發願回向亦因
007_0231_c_07L山僧結念佛香社專想彌陀專念寶
007_0231_c_08L於戒雖然是緩於乘決定是急
007_0231_c_09L得藏乘所載具造五逆十惡凡夫臨終
007_0231_c_10L十念尙得徃生今日惠峰覺靈自因
007_0231_c_11L平昔念佛念經之功亦因諸弟子薦拔
007_0231_c_12L之力復因山僧所說法要雖未得高蹈
007_0231_c_13L上品決定化徃中品下品大衆且道
007_0231_c_14L惠峰覺靈九蓮化徃則不無只如送魂
007_0231_c_15L一句作麽生道來也一柄吹毛釰
007_0231_c_16L也一柄吹毛釰一柄吹毛光赫赫去來
007_0231_c_17L徃返無罣㝵

007_0231_c_18L

007_0231_c_19L薦珎和尙祭文

007_0231_c_20L
維歲次丁未九月日門人某特爲大師
007_0231_c_21L兄珎山覺靈假以香羞之薦以塞交舊
007_0231_c_22L之情托以法喜之味以充㝡後之饋
007_0231_c_23L伏惟尙饗來不來水月之無蹤去不
007_0231_c_24L「洎」作「消」{乙}「天」作「夫」{甲}{乙}

007_0232_a_01L허공에 피어난 아지랑이 같습니다. 그래서 왕궁에 내려와 탄생하셨지만 도솔천兜率天을 떠나신 적 없고, 쌍림雙林에서 열반에 드셨으면서도 곽槨 밖으로 두 발을 내보이셨습니다.
무릇 장작이 다하여도 불은 다함이 없다는 비유에는 연유가 있습니다. 나가는 것을 기뻐하고 들어오는 것을 미워하며41) 편안함만 구하고 위험을 피하는 것은 마음만 꾸밀 뿐 이에 어두운 이가 하는 짓이고, 알맞게 오고 알맞게 가서 때에 맞추어 순리에 따르는 것은 이에 통달하여 나를 잊은 이가 하는 일입니다. 나를 잊은 이는 나고 죽음을 가지런히 하고 가고 옴을 하나로 하여 옳고 그르다거나 취하고 버린다는 견해가 없지만, 마음만 꾸미는 이는 이와 반대입니다.
조사의 게송에서 말하였습니다.

心同虛空界         마음은 허공계와 같고
示等虛空法         내보인 가르침은 허공법과 같으니
證得虛空時         허공을 증득한 때에는
無是無非法         옳고 그른 법이 없다.

『금강경』에서는 “법을 취하지도 말고, 법이 아닌 것을 취하지도 말라.”라고 하였으며, 야보 천冶父川은 말하기를, “금은 금을 넓히지 못하고, 물은 물을 씻지 못한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모두 옳고 그름이 없는 도리를 보여 주어 사람들이 얽매인 것을 풀어 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꿈인지 깬 것인지 둘 다 알지 못하는데, 태어남이 깬 것이 아니고 죽음이 꿈이 아님을 어찌 알겠습니까? 꿈과 깨어남은 모두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나고 죽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진산珍山 대사형께서는 꿈꾸고 있습니까, 깨어 있습니까? 나의 스승이 사형의 스승이신데, 스승께서 사형을 진산이라 부른 것이 어찌 사형이 본디 지닌 것으로 사형의 이름을 삼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하늘과 땅 사이 우주의 안, 그 가운데 하나의 보배가 있어 몸이라는 산에 비장되어 있는데, 오늘 하늘과 땅이 이미 부서지고 몸이라는 산이 이미 무너졌으니 보배는 어디에 있습니까? 이는 차치하고, 단지 하늘과 땅이 아직 부서지지 않고 몸이라는 산이 아직 무너지기 전에 이 보배를 꺼내어서 끝없이 베풀고, 이 보배를 다듬어서 다듬음이 없는 경지에 이르렀습니까?
사형이 세상에 있을 때에 가는 곳마다 납자들이 바람처럼 좇아 폭주하기가 이미 여러 해이니 이 보배를 꺼내어 베풀었음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티끌 있고 티끌 없음, 다듬음과 다듬지 않음은

007_0232_a_01L空裏之發焰所以降誕王宮未離
007_0232_a_02L兜率雙林示滅槨示雙趺夫薪窮而
007_0232_a_03L火不窮喩有由也欣出惡1) [14] [8] 求安避
007_0232_a_04L容心而昧此者之爲也適來適去
007_0232_a_05L安時處順達此而忘我者之爲也忘我
007_0232_a_06L者齊生死一去來而無是非取舍之見
007_0232_a_07L容心者則反於是矣祖有偈云
007_0232_a_08L同虛空界示等虛空法證得虛空時
007_0232_a_09L無是無非法金剛經云不應取法
007_0232_a_10L應取非法冶父川云金不愽金水不
007_0232_a_11L洗水此盖示以沒是非底道理而解人
007_0232_a_12L之繫着者乎人生斯世也夢乎覺乎
007_0232_a_13L不知也安知生而不爲覺死而不爲夢
007_0232_a_14L夢覺在人而不在生死也珎山大師
007_0232_a_15L夢耶覺耶我之師即師之師也
007_0232_a_16L先師以珎山命於師者豈非以師之固
007_0232_a_17L有而爲師之號也歟夫乾坤之內
007_0232_a_18L宙之間中有一寶秘在形山今者乾
007_0232_a_19L坤旣破形山旣倒寶向甚麽安着
007_0232_a_20L則且置只如乾坤未破形山未倒之際
007_0232_a_21L還拈出此寶而施焉無際鍊得此寶而
007_0232_a_22L鍊至無鍊者乎師之在世也隨方而衲
007_0232_a_23L子風趍輻輳者已有年矣盖拈出此寶
007_0232_a_24L而施之者定矣塵無塵鍊不鍊則惟

007_0232_b_01L오직 스스로 알 뿐 나는 아직 모릅니다만, 생각하기에 이러한 경지는 종기를 터뜨리는 것처럼 근심을 없애고, 맑은 바람과 비 갠 뒤의 달처럼 정신을 맑게 하는 것이겠지요? 통쾌하고 통쾌하게 하늘에 오르고 안개 속을 돌아다니면서 세속의 밖에서 노닐고, 마음대로 가고 머묾이 자유로워 거꾸로 매달린 것을 이미 풀어 버린 경지일 것입니다. 경쾌함을 스스로 얻는 것은 없지 않을 것이나, 끝내 어디에서 몸을 편안히 하고 목숨을 세우시렵니까? 금전옥당金殿玉堂에 머물지 않고 꽃핀 둑길로 와서 맑은 바람 속에 거닐겠습니까? 아아, 사형은 참된 경지로 돌아갔건만 나는 여기에 갇혀 있습니다.

去住存亡同調處       가고 머묾과 살고 죽음이 어우러진 자리
春風燕舞與鶯歌       봄바람에 제비는 춤추고 앵무새는 노래하네.
是稽首再拜而爲之告     이제 머리 숙여 두 번 절하며 고합니다.

진산 화상을 위해 향을 올리고 차를 올리며 내린 법어(爲珎山和尙獻香獻茶垂語)
마음이 넓고 모나지 않은 대선사大禪師 진산珍山 대사형大師兄은 듣지 않는 들음으로 나의 설함이 없는 설함을 들으십시오. 산승이 어제 저녁 산 아랫길에 들어서자마자, 단 아래 서지 않고서도, 일찍이 더불어 눈썹을 가지런히 하고 눈을 마주치며, 일찍이 더불어 향을 사르고 차를 올리며, 일찍이 더불어 일을 헤아리고 하는 일을 다 마쳤으니, 오늘 여기에 와서 다시 향을 사르고 차를 올리지 않아도 되고, 다시 이 일을 헤아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지만 비록 이러하여도 일에는 오로지 그러해야 한다는 것도 없고, 이치에는 편벽되이 취함이 없으니, 또한 거듭 새로 예를 올려도 무방할 것이고, 다시 이 일을 헤아려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에 향을 집고서 말하였다.》

一片香從五分香       한 조각 향은 오분향五分香을 따르고
五分香具一片香       오분향은 한 조각 향을 갖추었습니다.
當用一片香一薰       이제 한 조각 향으로 한번 풍기나니
一薰薰發五分身       한번 풍김으로 오분신五分身을 풍겨 일으킵니다.

《바로 향을 꽂고 차를 받들며 말하였다.》

一椀茶出一片心       한 사발 차는 한 조각 마음에서 나왔고
一片心在一椀茶       한 조각 마음은 한 사발 차에 있습니다.
當用一椀茶一甞       이제 한 사발 차를 한번 맛보시게 하나니
一甞應生無量樂       한번 맛보시면 틀림없이 한량없는 즐거움이 생겨날 것입니다.

《바로 올렸다.》


007_0232_b_01L自知而吾未之知也想當此際如決𤴯
007_0232_b_02L潰癕而無其患如光風霽月而朗其神
007_0232_b_03L者乎快乎快乎騰天遊霧而逍遙
007_0232_b_04L於塵垢之外于于乎于于乎去住自由
007_0232_b_05L而已得夫懸解者也慶快自得則不無
007_0232_b_06L畢竟向甚麽處安身立命金殿玉堂留
007_0232_b_07L不住却來花塢步淸風嗚呼嗚呼
007_0232_b_08L已返眞而我拘于此也去住存亡同調
007_0232_b_09L春風燕舞與鶯歌是稽首再拜而爲
007_0232_b_10L之告

007_0232_b_11L

007_0232_b_12L爲珎山和尙獻香獻茶垂語

007_0232_b_13L
心地虛融大禪師珎山大師兄當以不
007_0232_b_14L聞聞聽我無說說山僧昨晩才入山
007_0232_b_15L下路不向壇下立早與齊眉擊目
007_0232_b_16L與燒香設茶早與商量介事了也今日
007_0232_b_17L到來更不用燒香設茶更不用商量介
007_0232_b_18L然雖如是事無一向理無2) [15] [9]
007_0232_b_19L亦不妨重新致禮亦不妨更與商量
007_0232_b_20L拈香云一片香從五分香五分香具一
007_0232_b_21L片香當用一片香一薰一薰薰發五分
007_0232_b_22L便揷奉茶云一椀茶出一片心
007_0232_b_23L片心在一椀茶當用一椀茶一甞一甞
007_0232_b_24L應生無量樂便獻

007_0232_c_01L
석종에 안치하면서 내린 법어(安鍾垂語)
바람은 부드럽고 햇빛은 밝으며 산은 우뚝 솟고 구름은 걷히니 모든 것들이 빛깔을 드러내며 환히 빛납니다. 석종石鍾은 환하게 빛나고 사부대중(四衆)은 엄숙하게 가지런히 섰으니 진산珍山 대사형大師兄의 문인들이 석종에 유골을 안치하는 때가 아닙니까?
진산 대사형은 뼈대가 단단하고 곧으며 모습은 말랐으나 고상하고 옛 풍취가 있었습니다. 가슴에 큰 세상을 품었고 기세는 사방을 압도하였습니다. 일찍이 강월헌江月軒42)께 참예하고, 이어서 무학無學 스님께 배웠습니다. 갈고 닦아 날마다 새로워져서 나이 먹을수록 덕이 높아지니, 명성이 숲과 언덕에 떨쳤고 이름이 대궐까지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회암사檜巖寺에 머물다가 이어서 대자암大慈庵에 머물렀는데, 이것이 인연이 되어 산문의 주인이 되고 많은 납자들이 떠받드는 이가 되었습니다. 외호外護의 인연을 갖추고 어렵거나 어렵지 않은 일들을 겪으면서 행하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였는데, 일이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정미년 가을 7월 어느 날 문득 문인들에게 말하기를, “목숨은 늘릴 수 없으니 아침저녁도 보존하기 힘들다. 나의 못난 자질로 이 어찰御刹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 다른 산으로 옮겨야겠다.” 하였습니다. 이달 하순에 사직하는 상소를 올리고 저곳을 나와 이 산에 와서 머무른 지 채 한 달도 안 되어 가벼운 질환이 생겼다가 그대로 무상함을 보여 주며 곧바로 돌아가는 길을 떠났는데, 일과 말이 호응하고 앞과 뒤가 들어맞는 것이 놀랍고도 기이하니, 사형의 덕이 여기에서 드러나고 문인의 앙망이 이에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사형은 이미 떠났지만 문인 아무개 아무개 등이 다비를 마친 뒤에 다시 유골을 안치하고자 하여 힘을 다해 열심히 물품을 빠짐없이 다 갖추고 공인工人에게 돌을 새기도록 청하니, 오묘하기가 극에 이르렀습니다. 그 연유를 살펴보면 스승에 대해 정성스럽고 간절한 마음으로 그 덕을 갚고자 하나 다른 방도가 없어서 이 석종에 정성을 담아 그 뜻을 채우고자 함이니, 이 시대의 높은 표상이요, 미래의 밝은 거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러하지만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에는

007_0232_c_01L安鍾垂語

007_0232_c_02L
風和景明山聳雲開頭頭動色物物
007_0232_c_03L騰耀石鍾煥焉光曜四衆儼然齊立
007_0232_c_04L莫是珎山大師兄門人安骨安鐘底時
007_0232_c_05L節麽珎山大師兄骨硬徑挺貌瘦高
007_0232_c_06L胷藏河岳氣壓諸方曾叅江月
007_0232_c_07L學無學琢磨日新德隨年隆聲震林
007_0232_c_08L名聞金闕初住檜3) [16] 次住大慈
007_0232_c_09L緣是爲山門之主百衲之宗外護緣偹
007_0232_c_10L涉難無難乃行乃止事無不周歲在
007_0232_c_11L丁未秋七月有日忽謂門人曰命不可
007_0232_c_12L朝夕難保不可以我陋質染此御
007_0232_c_13L當移錫他山是月下旬呈辭出彼
007_0232_c_14L到此山而居焉未盈一月果有微疾
007_0232_c_15L仍示無常即赴歸程事與語應前後
007_0232_c_16L相符可驚可恠師兄之德於是乎4) [17]
007_0232_c_17L門人之望於是乎篤矣兄旣行矣
007_0232_c_18L門人某某等闍維旣訖更欲安骨
007_0232_c_19L勤竭力偹盡什物請工鐫石妙極其
007_0232_c_20L觀其所由向師誠切欲報德而無
007_0232_c_21L托此寄誠以滿厥志可以爲當世
007_0232_c_22L之高5) [18] [10] 後來之明鑑然雖如是人生
007_0232_c_23L「人」作「入」{甲}{乙}「徧」作「偏」{乙}「岩」
007_0232_c_24L作「巖」{乙}
「着」作「著」{乙}「摽」作「標」{乙}

007_0233_a_01L몸뚱이에 얽매이는 것을 면할 수 없다가 이제 몸뚱이를 벗어났으니 통쾌하기가 허공과 같은데, 오늘 돌에 구멍을 파서 안치하고 종을 만들어 덮으니, 들에 나는 학을 새장에 가두고 날듯이 달리는 말을 붙잡아 두는 것은 아닙니까?
도에서 보면 무릇 사람의 유체는 물에 빠뜨려도 좋고 땅에 파묻어도 좋고 보이게 드러내도 좋고 안 보이게 감추어도 좋으니, 드러내건 감추건 빠뜨리건 파묻건 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세속의 입장에서 보면 빠뜨리고 드러내면 정이 박하고, 파묻고 감추면 정이 두터운 것인데, 정이 두터운 것은 효라고 이름 붙이고 정이 박한 것은 불효라고 이름 붙이며, 불효는 재앙을 부르고 효는 경사를 부른다고 하니, 제자들이 이에 매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로 볼 때 사람의 자식 된 이로서 죽은 사람의 유체를 보고 차마 매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매장하는 것은 없지 않겠지만 다시 무엇을 진산의 진면목이라 부르겠습니까? 만일 이 뼈를 진산의 진면목이라 한다면 그 진면목이 어디에 있습니까?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이 뼈는 어디에서 얻은 것입니까? 법신法身은 언제나 존재하여 생겨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지만 색신色身은 무상하여 생겨남도 있고 사라짐도 있다고 말하면서 법신과 색신이 둘이라는 견해를 결코 짓지 말 것이니, 만일 이러한 견해를 짓는다면 허공을 잘라 두 조각으로 만드는 허물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미 이러하니 끝내 어떻게 나누어 보겠습니까? 지금 나의 색신이 바로 언제나 존재하는 몸인 법신이라고 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까? 만일 이것이 언제나 존재하는 몸인 법신이라면 하늘도 이를 덮을 수 없고 땅도 이를 실을 수 없고 겁화刧火도 이를 부술 수 없고 태허太虛도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내가 지금 보니, 돌의 구멍은 한 자도 채 되지 않으며 종은 한 길을 넘지 않으니, 넓고 커서 받아들이기 힘든 법신을 거두어들일 수 있겠습니까? 만일 이 안에 거두어들일 수 없다면 어디에 안착하겠습니까? 알았다고 할 사람이 있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만일 없다면 산승이 스스로 말하겠습니다.
《지팡이로 석감石龕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 안에 안치하십시오.

007_0233_a_01L斯世未免形累脫此形骸快如冲虛
007_0233_a_02L今者1) [19] [11] 石以安之作鐘以覆之無奈
007_0233_a_03L籠野鶴而駐飛馹乎自道觀之凡人之
007_0233_a_04L遺躰沉之可也埋之可也露之可也
007_0233_a_05L藏之可也露也藏也沉也埋也無施不
007_0233_a_06L以世觀之沉之露之其情也薄
007_0233_a_07L之藏之其情也厚情之厚者名爲孝
007_0233_a_08L情之薄者名爲不孝不孝招咎孝也
007_0233_a_09L招慶宜弟子之區區於此也迹此觀之
007_0233_a_10L爲人子者凡於亡人之遺體其可忍視
007_0233_a_11L而不埋藏者乎藏則不無喚什麽作珎
007_0233_a_12L山面目若喚此骨頭作珎山面目面目
007_0233_a_13L安在若道不是此之骨頭從什麽處
007_0233_a_14L得來切忌道法身是常無生無滅
007_0233_a_15L身無常有生有滅而於法身色身
007_0233_a_16L兩般見若作這般見解未免截虛空作
007_0233_a_17L兩片旣然如是畢竟作麽生斷看
007_0233_a_18L見道吾今色身即是常身法身若是
007_0233_a_19L常身法身天不能盖地不能載刧火
007_0233_a_20L不能壞 2) [20] 虛不能容我今觀此頑石
007_0233_a_21L*冗不滿尺餘鐘不過一仭還收得廣
007_0233_a_22L大難容底法身麽若收此中不得向甚
007_0233_a_23L麽處安着還有道得者麽良久云
007_0233_a_24L山僧自道去也以杖指石龕云向這

007_0233_b_01L
《안치가 끝난 뒤 말하였다.》
진산 대사형이 평생에 부리던, 부모가 낳은 한 줌 뼈가 이미 이 안에 안치되었는데, 바로 이러한 때를 맞아 마땅히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刹海毛孔元無㝵       국토의 바다와 털구멍은 본래 걸림이 없으니43)
芥納須彌有甚難       겨자씨가 수미산을 받아들이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는가.
無縫塔㨾今猶在       바느질 없는 탑(無縫塔)44)의 모습 지금도 있으니
不須向外空尋覔       모름지기 밖에서 헛되이 찾지 말라.
一自鐘鎭華山後       석종이 한번 화산에 자리 잡은 뒤에는
山與此鐘作知音       산과 이 종이 가장 잘 아는 사이가 되리니
直饒山倒爲平野       빙 둘러싼 산들이 거꾸로 평야가 되어도
此鐘此名應不泯       이 종과 이 이름은 사라지지 않으리라.
應不泯畢竟承誰恩力     사라지지 않는다면 끝내 누구의 은혜 덕분이겠습니까?

《지팡이로 석종을 세 번 두드렸다.》

상우 상암 화상을 위한 법어(爲尙愚上菴和尙下語)
이제 원적圓寂한 조계대선사曹溪大禪師 상우 상암尙愚上菴의 혼령은 잘 들으시고 잘 들으시며, 잘 살피시고 잘 살피십시오. 노자老子가 말하기를, “내게 큰 우환이 있으니 내 몸이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그가 비록 세속인이지만 말은 이치에 들어맞으니 참으로 창자를 비틀고 배를 뒤집으며 심장을 토하게 하고 쓸개를 토하게 하는 진리의 말입니다.
무릇 사람의 태어남이란 넓은 하늘에서 구름이 일어나거나 거울 속에 영상이 생기는 것이고, 죽음이란 넓은 하늘에서 구름이 흩어지고 거울 속에서 영상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상암의 혼령은 80여 년을 허깨비 바다에서 노닐다가 오늘 아침 바로 손을 털고 고향으로 돌아가니 새가 새장을 벗어나 얽매이지도 묶이지도 않는 것과 같고, 살아갈 계책이 자유로우니 사람이 집을 나와 길도 지나고 네거리도 지나며 가지 못할 곳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상암의 혼령이여, 사대四大가 저마다 떠나가니 영명한 혼식(靈識)만이 홀로 드러남이 없지 않겠지만, 다만 대상에 이끌리는 망령된 마음 또한 깨끗이 다 없앴습니까, 아닙니까? 만일 대상에 이끌리는 망령된 마음을 깨끗이 다 없애서 남김이 없다면, 마음대로 집어 거꾸로 쓴다 해도 못 할 것이 없으니, 가고 오고 떠나고 돌아오는 데 어찌 걸림이 있겠습니까? 이런 경지에 들어가면 옛 성인과 손잡고 함께 갈 것이니 어찌 다른 사람이 길 열어 주기를 바라겠습니까?

007_0233_b_01L裏安安訖云珎山大師兄平生使得
007_0233_b_02L父母所生底一把骨頭旣向這裏安着
007_0233_b_03L正當恁麽時合談甚麽語良久云
007_0233_b_04L海毛孔元無㝵芥納須彌有甚難無縫
007_0233_b_05L3) [21] [12] 今猶在不須向外空尋覔一自
007_0233_b_06L鐘鎭華山後山與此鐘作知音4) [22] [13]
007_0233_b_07L山倒爲平野此鐘此名應不泯應不泯
007_0233_b_08L畢竟承誰恩力以杖擊石三下

007_0233_b_09L

007_0233_b_10L爲尙愚5) [23] [14] 菴和尙下語

007_0233_b_11L
新圓寂曹溪大禪師尙愚*丄菴覺靈
007_0233_b_12L聽諦聽諦審諦審李老聃之言曰
007_0233_b_13L有大患爲吾有身彼雖是俗語合於
007_0233_b_14L可謂傾腸倒腹吐心吐膽誠諦之
007_0233_b_15L語也大凡人之生也雲起長空鏡裏
007_0233_b_16L生痕及其死也雲散長空痕盡鏡中
007_0233_b_17L*丄菴覺靈八十餘載遊於幻海今朝
007_0233_b_18L直得撒手還鄕如鳥出籠無拘無束
007_0233_b_19L活計自由如人出舍通途通衢無徃
007_0233_b_20L不可 *丄菴覺靈四大各離靈識獨露
007_0233_b_21L則不無只如緣慮妄心還亦淨盡也未
007_0233_b_22L若得緣慮妄心淨盡無餘6) [24] [15] 拈倒
007_0233_b_23L無施不可去來徃復焉有罣㝵
007_0233_b_24L到這般分際則與古聖把手共行

007_0233_c_01L만일 혹 그렇지 않다면 산승이 얽힌 덩굴 헤치는 것을 면할 수 없습니다.45)
세상에 빽빽하게 늘어선 모든 것들이 다 반야般若의 빛이어서 본래 미혹되고 깨달은 사람이 없으니, 다만 오늘 이를 깨닫기 바랄 뿐입니다.
우선 말해 보십시오.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압니까? 깨달음은 이를 깨닫는 것이고, 앎은 이를 아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의 크기는 태허太虛와 같고, 빛은 과거·현재·미래에 미치니, 신통하여 잴 수 없고 묘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이에 미혹되면 욕되게 윤회를 받고, 이를 깨달으면 그 자리에서 해탈합니다.
상암의 혼령이여, 깨달았습니까, 아닙니까? 깨달음이야 없지 않겠지만, 영운靈雲46)이 복숭아꽃을 보고 도를 깨달은 것이나 향엄香嚴이 대나무를 맞추고 마음을 밝힌 것47)과 같은 것을 얻었습니까? 저들 옛 성인들이 깨달은 자리를 보면 시작이 없는 습기의 미세한 흐름들이 깨달음에 의해 모두 녹아 버려 다시 없앨 흠집이 없는데, 이렇지 않다면 깨달음이 얕아서 다만 문 안에 들어가기만 했을 뿐 옛 성인들이 크게 쉬는 자리에는 이르지 못한 것입니다. 산승이 오늘 깨달았는지 깨닫지 못하였는지, 밝혔는지 밝히지 못하였는지 묻지도 않고 거듭해서 다시 주석을 달지도 않겠습니다.
존형께서는 명민하기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견식見識이 무리를 벗어나서, 조계종曹溪宗에 자취를 의탁한 뒤로 명성이 승단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다 세상이 무상한 것을 보고 문득 잘못을 깨닫고서 강월헌江月軒(나옹 혜근)을 한 번 뵙고 법의 요체를 들었는데, 마음이 환히 열리고 통달하여 결정적인 뜻을 세우고서 스승 앞에서 큰 서원을 세워 말하기를, “오늘부터 선을 따르고 악을 없애며 오로지 스승의 가르침에 의지하겠습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현세에서 바로 큰 아비지옥에 떨어져 만겁토록 괴로움을 당하면서 벗어날 기약이 없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뒤로 한 선종 사찰(禪刹)에 머물며 정진하는 이들을 따라 잠을 쫓으며 정진하다가 21일이 지나자 마음 씀이 너무 지나쳐서 불행하게도 병이 생겼습니다. 이로부터 화두를 참구하며 공부하는 일이 한 삼태기 흙으로 공이 이지러져 버리니,48)

007_0233_c_01L要它人開介路頭其或未然山僧未免
007_0233_c_02L打葛藤去也森羅與萬像惣是般若光
007_0233_c_03L本無迷悟人只要今日了且道悟介
007_0233_c_04L什麽了介什麽悟也悟這介了也了這
007_0233_c_05L只這介量同*大虗光亘三際神不
007_0233_c_06L可測妙不可言迷之則枉受輪轉
007_0233_c_07L之則當處解脫*上菴覺靈悟也未
007_0233_c_08L則不無得如靈雲見桃花悟道香嚴擊
007_0233_c_09L竹明心者麽看他古聖悟處無始習氣
007_0233_c_10L微細流注依悟併銷更無痕咎可除
007_0233_c_11L不然則是悟淺只得入門而已未到古
007_0233_c_12L聖大休歇之地山僧今者莫問悟與未
007_0233_c_13L明與未明更與重下註7) [25] [16] 尊兄明
007_0233_c_14L敏過人見識超群寄跡曹磎名動緇
007_0233_c_15L觀世無常忽然知非一見江月軒
007_0233_c_16L得聞法要開特達懷立決定志即於
007_0233_c_17L師前發大誓願云而今而後從善去
007_0233_c_18L一依師敎若不爾者現墮阿鼻大
007_0233_c_19L無間萬劫艱辛無出期厥后寓一禪刹
007_0233_c_20L隨精進輩8) [26] [17] 睡魔經三七日用心
007_0233_c_21L*大過不幸疾作自爾叅話做功功虧
007_0233_c_22L「冗」作「穴」{乙}次同「大」作「太」{乙}次同
007_0233_c_23L「㨾」作「樣」{乙}
「饒」作「繞」{乙}「丄」作「上」
007_0233_c_24L{乙}次同
「撗」作「橫」{乙}「却」作「脚」{乙}
007_0233_c_25L「併」作「拼」{乙}

007_0234_a_01L삼보를 모실 절을 짓기도 하고, 불상을 조성하거나 경전을 간행하기도 하면서, 우선 내세에 도를 얻을 수 있는 인연을 심으며 출가할 때의 본래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할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세월을 보낸 지 60여 년이 지나 오늘 병이 생기자 종전에 지은 것들을 돌이켜보며 부끄러워하고 자책하였으나 후회해도 미칠 수가 없었고, 병이 더욱 심해지자 생사를 대적할 도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화엄경』 「현수품」의 “또한 부처님을 뵘이라는 이름의 밝은 빛을 뿜었는데, 이 빛은 죽으려 하는 이를 깨우쳐 여래를 뵙겠다는 생각을 닦게 하여 목숨이 다한 뒤에 그 깨끗한 나라에 태어날 수 있게 해 준다.”라는 말을 듣고서, 한편으로는 경문에 의지하고 또 서역에 태어나는 법49)에 의지하여 눈앞에 불상을 모시고 손으로 깃대를 잡고 입으로는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부처님을 따라 왕생하는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 잠시 뒤 모시는 이가 염불하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서 말하기를, “멈춰라 멈춰라, 염불할 필요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바로 그때 마음 씀이 지극해져서 평소 화두를 참구하던 공에 의지하고 뭇 성인들이 도와주시는 힘에 기대어 자신의 본성인 아미타불을 보고 자기 마음이 바로 정토라는 것을 통달하였던 것 같습니다. 만일 자신의 본성인 아미타불을 보고 마음이 바로 정토라는 것을 통달하였다면, 혼신이 큰 세계에 노닐면서 가거나 머무르는 데 걸림이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비록 이 같은 경계에 아직 이르지 못하였어도 아미타불의 큰 자비와 서원의 힘을 입어 공덕에 따라 아홉 종류 연꽃 속에 왕생하리라는 것은 결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상암의 혼령이시여, 만일 혼신이 큰 세계에 노닐면서 가거나 머무르는 데 걸림이 없다면 다시 이 세상에 와서 서원에 따라 중생들을 구제하시고, 만일 아홉 가지 연꽃 속에 태어났다면 눈앞에서 아미타불을 모시고 묘한 가르침을 몸소 들어 무생법을 크게 깨달은 뒤 부처님의 수기를 받아 다시 사바세계로 돌아와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는 모습 보여 주시고, 큰 가르침의 바퀴를 굴려서 진리를 모르고 욕망에 빠져 있는 중생들을 널리 구제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간절히 바랍니다.
이는 우선 제쳐 두고, 대중들은 말해 보십시오. 상암의 혼령을 배웅하는 한마디를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물은 흘러도 본래 바다에 있고, 달은 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네.


007_0234_a_01L一簣或修營三寶或造像造經且種
007_0234_a_02L來世得道因緣不失出家本懷而已
007_0234_a_03L是消遣日月經及六十餘載今者疾作
007_0234_a_04L返顧從前所作慚愧自責悔無所及
007_0234_a_05L至於疾革無有道力可以敵生死搜得
007_0234_a_06L華嚴經賢首品中所云又放光明名見
007_0234_a_07L此光覺悟將沒者令修憶念見如來
007_0234_a_08L命終得生其淨國云云於是一依經文
007_0234_a_09L亦依西域法當面設像手捉幡脚
007_0234_a_10L稱佛號作隨佛徃生之想俄尒從容聞
007_0234_a_11L侍人念佛之聲云止止不須念佛
007_0234_a_12L當此際用心之極依平昔叅話之功
007_0234_a_13L仗諸聖扶佑之力見自性彌陀達唯心
007_0234_a_14L淨土去也若也見自性彌陁達唯心淨
007_0234_a_15L則神遊大方去留無碍定矣雖未
007_0234_a_16L到如斯境界承彌陁大悲願力九蓮花
007_0234_a_17L隨功徃生決無疑矣*丄菴覺靈
007_0234_a_18L得神遊大方去留無碍則再出頭來
007_0234_a_19L依願度生若得九蓮中受生則面奉彌
007_0234_a_20L親聞妙法大悟無生蒙佛授記
007_0234_a_21L還娑婆示成正覺轉大法輪廣濟迷
007_0234_a_22L切望切望此則且置大衆且道
007_0234_a_23L如*丄菴覺靈送行一句作麽生道
007_0234_a_24L久云水流元在海月落不離天

007_0234_b_01L
석실 탑에 절함(拜石室塔)
산들은 첩첩이 사방을 에워싸고 돌들은 험준하게 산을 덮고 있는데, 그 가운데 석종이 홀로 서서 천 개의 봉우리를 비추며 환하게 빛납니다. 석실의 아름다운 이름을 부르니 사방에서 온 이들의 칭찬이 일어나고, 강월헌江月軒의 종풍宗風을 떨쳤으니 오래도록 전해져 더욱 빛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풍조가 각박하니 와서 공양하는 이가 드물고, 도량은 황폐해지니 적막함을 슬퍼합니다.
산승이 옛적에 간략하게 공양하는 의식을 펼쳤고, 오늘 단 앞에서 다시 붉은 마음을 표합니다. 생각건대 대화상께서는 가슴속에 겁외劫外의 가풍家風을 품고 강월헌 앞에서 독보獨步하였지만, 부소산扶蘇山 아래에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이리저리 소요하며 세월을 보냈으니, 몸 떠난 뒤에 자취를 남겨 두지 않는다면 누가 강월헌의 적자라 믿겠습니까? 산승이 옛적에 다행스럽게도 화장산華藏山에서 만나 한동안 눈을 마주치며 가풍을 남김없이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매번 공양하여 받들고자 하였으나 인연이 어긋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는데, 오늘 산중의 차 한 사발로 평생의 그리움을 다 펴니, 무용 대화상無用大和尙께서는 흠향하소서.

죽은 승려를 위해 내린 법어(爲亡僧下語)
태어난 지 30년도 채 안 되었는데 돌아가는 길이 어찌 이리도 빨라 이처럼 사람들을 탄식하게 하는가? 젊은 나이로 멀리 떠나니 보통 사람의 마음으로는 크게 한숨 쉬며 길이 탄식할 일이지만 태어나고 죽는 것이 큰 꿈이라는 것으로 보면 어찌 나이가 젊고 늙음의 구별이 있겠는가? 비록 늙고 젊음은 나뉘지만 돌아가는 곳은 하나이다.
이 한 가지 일은 불쌍히 여기고 애달파할 만한 일이지만 또한 경하할 만하고 좋게 여길 만한 일이 하나 있으니 살아 있을 때에 참선하고 도를 배웠거나, 계를 지키고 염불을 하였거나, 복을 닦고 선을 행하였으며, 나고 죽는 것이 큰일임을 가슴에 품고 늘 생각하면서 날마다 할 일을 폐하지 않다가 그렇게 목숨을 잘 마쳤다면 이는 경하할 만하고 좋게 여길 만하다. 참선하거나 도를 배우지도 못하고, 계를 지키거나 염불하지 못하고,

007_0234_b_01L拜石室塔

007_0234_b_02L
山疊疊而四圍石巖巖而裝岳中有鐘
007_0234_b_03L兮孑立映千峯而煥赫稱石室之佳號
007_0234_b_04L動四來之稱讃振江月之宗風傳千古
007_0234_b_05L而益光然世風澆漓來餉者稀道場
007_0234_b_06L荒踈堪悲寂寞山僧昔年略陳供儀
007_0234_b_07L今向壇前再表丹忱恭惟大和尙
007_0234_b_08L藏劫外家風獨步江月軒前卜築扶蘇
007_0234_b_09L山下倘佯消遣日月不有身後遺蹤
007_0234_b_10L誰信江月嫡子山僧昔年幸會華藏山
007_0234_b_11L一期擊目見盡家風自爾每欲供
007_0234_b_12L緣差志不得遂今用一椀山茶
007_0234_b_13L盡平生情悰無用大和尙伏惟尙饗

007_0234_b_14L

007_0234_b_15L爲亡僧下語

007_0234_b_16L
生來未盈三十胡乃歸程1) [27] 使人
007_0234_b_17L興嘆如是少年長徃人之常情可以
007_0234_b_18L*大息長嘆至於生死大夢則豈有年
007_0234_b_19L少年老之異乎雖有老少之分其歸一
007_0234_b_20L此有一事可憐可2) [28] 亦有一事
007_0234_b_21L慶可3) [29] [18] 在生之日或能叅禪學道
007_0234_b_22L能持戒念佛或能修福作善常以生死
007_0234_b_23L事大爲懷念玆在玆不廢日課如是善
007_0234_b_24L是爲可慶可*善未能叅禪學道

007_0234_c_01L복을 닦거나 선을 행하지 못한 채 헛되이 믿음으로 베푸는 보시만 받고 헛되이 세월을 보냈다면 이는 불쌍히 여길 만하고 애달파할 만한 일이다.
네가 한 일을 살펴보니 비록 참선하거나 도를 배우지는 못하였지만 분수에 따라 계율을 지키며 염불하였고, 분수에 따라 복을 닦고 선을 행하였으니 이는 경하할 만한 것이지 애달파할 만한 것이 아니다. 또한 몸이 힘든 것을 견디고, 굶주림과 추위를 참으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보시를 권하고 물품을 얻어서 지금 운악산雲岳山에 승당僧堂 한 곳을 지었으니, 뒷날 이 공덕으로 부처님과 조사의 문중에서 틀림없이 높이 올라 활보할 것이다.
이 안에 다시 한 게송이 있는데, 네가 생사를 벗어나고 범부에서 성인으로 바뀌게 할 수 있으니 잘 들으라, 잘 들으라.

諸行無常          모든 것은 무상하니
是生滅法          이것이 생멸生滅하는 법이다.
生滅滅已          생멸이 사라지고 나면
寂滅爲樂          적멸寂滅이 즐겁다.

이것이 바로 생사를 벗어나는 길이요, 범부가 바뀌어 성인이 되게 하는 묘한 약이니, 네가 이 길을 밟고 가서 천만의 성인들과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다니며, 이 약을 먹고 곧바로 법신이 견고하고 혜명이 무궁하기를 바라노라.
이는 우선 제쳐 두고, 오늘 아무개 상좌는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꿈꾸는 중입니까, 깨어 있습니까? 죽이나 밥 기운이 남아 있으면 살았다고 하고, 죽이나 밥 기운이 끊어지면 죽었다고 하는데, 이 생사는 모두 꿈속의 일이라서 깨어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일을 아직 밝히지 못하였다면 비록 기운이 남아 있어도 꿈속에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으니 죽었다고 할 만하며, 이 일을 알았다면 비록 기운이 끊어져도 완전히 잠에서 깬 것과 같으니 살았다고 할 만합니다.
이미 이러하다면 이러한 때를 맞아 무슨 말을 해서 멀리 떠나는 노잣돈으로 주어야 하겠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꿈속에서는 여섯 갈래 윤회의 길이 분명하게 있지만, 깨고 나면 비고 비어서 대천세계大千世界마저도 없네.


007_0234_c_01L能持戒念佛未能修福作善虛沾信施
007_0234_c_02L空度光陰是爲可憐可*怋觀汝所作
007_0234_c_03L雖未能叅禪學道隨分持戒念佛隨分
007_0234_c_04L修福作善是爲可慶不是可*怋又能
007_0234_c_05L勞形苦骨忍飢忍寒隨門逐戶勸化
007_0234_c_06L拾物今於雲岳山上搆得僧堂一所
007_0234_c_07L因是功德後於佛祖門中決定高登闊
007_0234_c_08L步去也這裏更有一伽陁可以令汝
007_0234_c_09L超生脫死革凡成聖去也諦聽諦聽
007_0234_c_10L諸行無常是生滅法生滅滅已寂滅
007_0234_c_11L爲樂此乃超生脫死之路頭革凡成聖
007_0234_c_12L之妙藥望汝踏得此路可與千聖万聖
007_0234_c_13L齊肩並駕服得此藥便得法身堅固
007_0234_c_14L慧命無窮去也此則且置今日某上座
007_0234_c_15L生耶死耶夢耶覺耶大抵粥飯氣在
007_0234_c_16L名之爲生粥飯氣絶名之爲死此之
007_0234_c_17L生死俱是夢中不名爲覺未明此事
007_0234_c_18L則雖然氣在全同在夢可名爲死
007_0234_c_19L得此事則雖然氣絶全同睡覺可以
007_0234_c_20L爲生旣然如是當恁麽時合談怎麽
007_0234_c_21L以爲遠行之贈良久云夢裏明明
007_0234_c_22L有六趣覺後空空無大千

007_0234_c_23L「大」作「太」{乙}次同「怋」作「愍」{乙}次同
007_0234_c_24L「善」作「喜」{乙}次同

007_0235_a_01L
혼령을 배웅하며 내린 법어(送魂下語)
여러 해 동안 소식을 주고받던 훌륭한 군자를 오늘 아침 운악산雲岳山에서 비로소 만났는데, 내가 한마디 해 줄 말이 있어 떠나는 길에 잠시 열어 보이리니 잘 들으시고 잘 들으십시오.

看取昔年行藏處       옛적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난 자리 살펴보니
正同邯鄲上事        한단의 베개 위의 일50)과 똑같네.
六十九年如夢中       69년의 삶이 꿈속 같아서
回照空空無所有       돌이켜 비추어도 비고 비어 아무것도 없네.

아무개의 혼령이시여, 바로 이러한 때를 맞아 꿈꾸십니까, 깨었습니까? 깨었다면 그 자리에서 해탈할 것이고 꿈꾸고 있다면 예전의 흐름에 따라 나고 죽을 것입니다.
꿈꾸거나 깨어 있는 것은 우선 제쳐 두고 무엇이 해탈의 큰 경계입니까?
《손으로 길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面前一路如絃直       눈앞의 한 길은 활줄처럼 곧아
去來徃復無罣碍       가고 오고 떠나고 돌아오는 데 걸림이 없네.
多少達者登此路       통달한 많은 이들이 이 길에 올라
超然物外自在行       세상 밖으로 벗어나 마음대로 다니네.

마음대로 다니면 쾌활하고 쾌활하며 참으로 쾌활하니, 아무개의 혼령이시여, 해탈의 세계에서 노닐고자 하면 모름지기 이 길에 발을 딛으십시오.
대중들은 우선 말해 보십시오. 발 딛는 일은 없지 않겠지만 어떤 것이 발밑의 일입니까?
한 줄기 살 길이 하늘 끝으로 통하고, 한없이 맑은 바람 걸음마다 일어나네.

감실을 세우며 내린 법어(起龕下語)
대지가 하나의 우주인데 어디로 가려 하는가? 법신法身은 가고 옴이 없으니 어찌 꼭 발걸음을 억지로 떼야만 하겠는가? 이미 이러한데 지금 아무개 상좌는 여기에 머물러 있는가, 다른 곳으로 움직였는가? 산승이 한 줄기 길을 열어 아무개 상좌가 나아가는 데 분수가 있게 하리라.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누가 허공에 털 하나인들 걸려 하랴마는, 큰 바다에는 모든 물줄기가 저절로 모여드네.

장례가 끝난 뒤에 내린 법어(葬畢後下語)
아무개의 혼령이여, 이 몸은 깨끗하지 못하여 건어물 가게나 변소 구덩이로도 비유하기에 부족하고,

007_0235_a_01L送魂下語

007_0235_a_02L
多年寄聲好君子今朝雲岳始相逢
007_0235_a_03L有一轉語臨行暫開示諦聽諦聽看取
007_0235_a_04L昔年行藏處正同邯1) [30] 2)𣏞 [31] [19] 上事六十
007_0235_a_05L九年如夢中回照空空無所有某靈駕
007_0235_a_06L正當伊麽時夢耶覺耶覺則當處解脫
007_0235_a_07L夢則依前流浪生死去也夢覺且置
007_0235_a_08L麽生是大解脫境界以手指路云面前
007_0235_a_09L一路如絃直去來徃復無罣碍多少達
007_0235_a_10L者登此路超然物外自在行自在行
007_0235_a_11L快活快活眞快活某靈駕欲遊解脫境
007_0235_a_12L須向此路下脚去也大衆且道
007_0235_a_13L脚則不無怎麽生是脚跟下事一條活
007_0235_a_14L路通天末無限淸風隨步起

007_0235_a_15L

007_0235_a_16L起龕下語

007_0235_a_17L
大地一乾坤擬向何方去法身無去來
007_0235_a_18L何須强擡步旣然如是即今某上座
007_0235_a_19L留得在此得麽動向他方得麽山僧開
007_0235_a_20L介一線道致令某上座進身有分良久
007_0235_a_21L虛空誰肯掛一毫大海自然皈百川

007_0235_a_22L

007_0235_a_23L葬畢後下語

007_0235_a_24L
某靈駕是身不淨鮑肆厠孔未足爲

007_0235_b_01L이 몸은 헛되어 꿈이나 허깨비, 허공의 꽃51)으로도 비유하기에 또한 부족하다. 이미 깨끗하지 못하다면 어찌 꼭 탐착하겠으며, 이미 헛되다면 어찌 실제로 장애가 되겠는가? 그 가운데 하나의 신령한 공성(靈空)이 있어 밝고 영명하며, 하늘과 땅이 덮거나 실을 수 없고 겁화劫火가 태워 부술 수 없다. 이것이 참된 나인데, 취하고자 하여도 취할 수 없고 버리고자 하여도 버릴 수 없다. 너는 마땅히 이에 착안해야 하고, 너는 마땅히 이를 들어 취해야 한다.
내가 또 너에게 묻겠다. 네가 이제 저 현등사懸燈寺 문 밖에서 출발하여 이 안개 낀 골짜기로 들어와 땅 속에 묻혔는데, 어떤 물건이 이처럼 왔는가? 어떤 물건이 이처럼 머무는가?

發彼淸風隨步起       저 맑은 바람이 발걸음마다 일어나고
來此淸風拂面吹       이 맑은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스치네.
淸風一陣鎭相隨       맑은 바람 한 부대가 진압하며 따르니
有何熱惱得相侵       뜨거운 번뇌가 어찌 침범할 수 있으리.

맑은 바람이 진압하며 따라 뜨거운 번뇌가 침범하지 못하니 이처럼 쾌활하고 몹시 자재롭다. 평소 살아간 계책이 이 같기만 하였다면 부처님 나라건 천당이건 마음대로 노닐 것이다.
대중들은 우선 말해 보십시오. 무엇을 천당이라 합니까, 무엇을 부처님 나라라 합니까? 편안하고 한가로운 것이 천당이고 마음이 깨끗한 것이 부처님 나라입니다. 몸이 편안하거나 한가롭지 못한 것은 사대四大가 있기 때문이고,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은 진리의 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대가 저마다 떠났으니 몸은 편안하고 한가해졌고 진리의 물이 마음에 배어드니 마음이 맑고 깨끗해졌습니다. 이러한 경계에 이르면 천당으로 올라가도 좋고, 지옥으로 들어가도 좋습니다. 하늘에 있으면 하늘과 같아지고, 땅에 있으면 땅과 같아져서 모든 곳에 통하니 가지 못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와 같다 해도, 이 일을 끝내 무엇이라 말할 것입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가 말하였다.》
가고 오고 떠나고 돌아오는 것에 얽매임이 없으며, 마음 느긋할 자리 얻으니 또한 마음 느긋하네.

불을 붙임(下火)
《횃불을 잡고서 말하였다.》

八十餘年夢裏身       80여 년 꿈속의 몸
今朝脫殼了無迹       오늘 아침 껍데기 벗고 보니 아무런 자취도 없네.

007_0235_b_01L是身虛假夢幻空花亦不足爲比
007_0235_b_02L旣是不淨何必貪着旣是虛假豈實
007_0235_b_03L爲碍中有一段靈空昭昭靈靈天地
007_0235_b_04L覆載不着劫火燒壞不得此眞是我也
007_0235_b_05L欲取取不得欲捨捨不得汝應向這裏
007_0235_b_06L着眼汝應向這裏薦取我且問伱
007_0235_b_07L今發彼懸燈門外來此煙霞洞裏入地
007_0235_b_08L中藏着什麽物伊麽來什麽物伊麽住
007_0235_b_09L發彼淸風隨步起來此淸風拂面吹
007_0235_b_10L風一陣鎭相隨有何熱惱得相侵淸風
007_0235_b_11L鎭相隨熱惱不得侵快活如是多少
007_0235_b_12L自在平生活計只如是佛刹天堂任遨
007_0235_b_13L大衆且道喚什麽作天堂喚什麽
007_0235_b_14L作佛刹安閑是天堂心淨是佛刹
007_0235_b_15L不得安閑因有四大心不得淸淨
007_0235_b_16L無法水如今四大各離身得安閑
007_0235_b_17L水熏心心得淸淨到伊麽境界上天
007_0235_b_18L堂也亦得入地獄也亦得在天同天
007_0235_b_19L在地同地七通八達無所徃而不可
007_0235_b_20L然雖如是畢竟事怎麽生道良久云
007_0235_b_21L去來徃復無拘繫得寬懷處且寬懷

007_0235_b_22L

007_0235_b_23L下火

007_0235_b_24L
秉炬云八十餘年夢裏身今朝脫殼了

007_0235_c_01L父母遺躰付丙丁       부모가 남기신 몸을 불52)에 맡기니
一段靈光明赫赫       한 덩이 신령한 빛 환하게 빛나네.

또又
《횃불을 잡고서 말하였다.》

慮汝有漏情未除       네가 유루有漏의 정을 다 없애지 못하여
墮在三途滯中有       삼악도에 떨어지거나 중유中有로 머물까 염려된다.
今借丙丁三昧力       오늘 불의 삼매의 힘을 빌려
焇汝億劫無明聚       억겁에 걸친 네 무명無明의 무더기를 모두 태우노라.

뼈를 뿌리며 내린 법어(散骨下語)
《다 뿌리고 나서 말하였다.》
아무개의 혼령은 잘 듣고 잘 들으라. 큰 깨달음의 바다 가운데에서 헛되이 오온(五陰)을 모아 허깨비 같은 몸을 만드니, 넓은 하늘에서 문득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구름이 가건 구름이 오건 하늘에는 가고 오는 모습이 끊어져 없고, 몸이 생겨나건 몸이 사라지건 깨달음에는 생겨나고 사라지는 때가 없다. 생겨나고 사라짐과 가고 옴은 그저 오온에만 있을 뿐이니, 만일 오온이 다한다면 생겨나고 사라짐과 가고 옴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겠는가?
오늘 아무개의 혼령은 다행스럽게도 깨끗한 불의 삼매三昧의 힘을 빌려 색온(色陰)이라는 하나의 인연이 일찍이 남김없이 타 버렸는데, 수상행식受想行識의 네 가지 온 또한 깨끗이 없앴는가, 아닌가? 만일 깨끗이 없애고 텅 비어 잡을 곳이 없는 곳에 이르렀다면 어디나 두루 통하여 끝내 걸림이 없을 것이니 아홉 가지 연화대(九品蓮臺)에도 마음대로 가서 태어날 수 있고53) 온 누리 부처님 나라에 신묘하게 노닐어 자재로울 것이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는가, 어찌 시원하지 않겠는가? 비록 이러하지만 오온을 깨끗이 없애는 것 밖에 따로 길이 하나 있으니, 부처님, 조사들과 함께 노닐고 싶다면 이 길을 따라가라. 아무개의 혼령이여, 이 길을 알겠는가? 만일 안다면 산승이 지시할 일이 없고, 만일 아직 모르겠거든 우선 마지막 한마디를 들으라.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007_0235_c_01L無迹父母遺躰付丙丁一段靈光明赫
007_0235_c_02L

007_0235_c_03L

007_0235_c_04L

007_0235_c_05L
秉炬云慮汝有漏情未除墮在三途滯
007_0235_c_06L中有今借丙丁三昧力焇汝億劫無明
007_0235_c_07L

007_0235_c_08L

007_0235_c_09L散骨下語

007_0235_c_10L
撒了云某靈駕3) [32] [20] 諦*听大覺海中
007_0235_c_11L虛攅五陰幻𨈬大虛空裏忽起一片浮
007_0235_c_12L雲去雲來空絶去來之相𨈬生𨈬
007_0235_c_13L覺無生滅之期生滅去來只緣五
007_0235_c_14L陰而有五陰若盡生滅去來緣何而
007_0235_c_15L今日某靈駕幸借丙丁童三昧之力
007_0235_c_16L色陰一緣早已灰滅無餘受想行識
007_0235_c_17L此之四陰還亦淨盡也未若也淨盡
007_0235_c_18L到空無撈摸處則七通八達了無罣碍
007_0235_c_19L九品蓮臺隨意徃生十方佛刹神遊
007_0235_c_20L自在豈不快哉豈不暢哉雖然如是
007_0235_c_21L五陰淨盡外別有一通路欲與佛祖同
007_0235_c_22L請從此路去也某靈駕還識得路
007_0235_c_23L頭也未若也識得山僧指示無分
007_0235_c_24L未識得且聽末后一句良久云萬里
007_0235_c_25L「鄲」作「鄆」{乙}「𣏞」作「枕」{乙}「听」作
007_0235_c_26L「聽」{乙}次同

007_0236_a_01L
만 리 먼 하늘에 구름은 다 흩어지고, 천마산天磨山이 푸른 하늘에 솟아 있네.

걸대의 혼령을 위해 뼈를 뿌리며 내린 법어(爲傑大靈駕撒骨下語)
걸대傑大의 혼령이시여, 그대 이름의 ‘대大’는 무슨 뜻에 의거한 것입니까? 산과 바다가 큰 것을 본뜬 것입니까, 하늘과 땅이 큰 것을 본받은 것입니까? 실상에 근거해서 보자면 하늘과 땅은 크지 않고 산과 바다 또한 그러합니다. 산과 바다, 하늘과 땅이 이미 크지 않은데 그대는 어떤 큰 것이 있어 ‘대’라고 이름 지었습니까? 어떤 물건이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는데, 형체도 없고 본래 고요합니다. 이를 ‘대’라고 합니다. 법신法身은 형체의 껍데기 속에 숨었고, 참된 지혜는 대상에 이끌리는 마음 안에 숨었으니, 가장 큰 몸으로 가장 작은 몸뚱이를 만들었습니다.
70여 년 동안 오온(五陰)의 영역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려서부터 즐거움의 자리에 오르고 근심의 바다에 빠졌다가 오늘 아침 비로소 오온의 영역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밟으니, 매우 쾌활하고 매우 자재롭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러하지만 살아 있을 때 계를 지킨 공이 없어 맑게 올라갈 길이 없을까 염려스럽지만, 평생 염불한 공덕에 기대어 아홉 가지 연화대에서 마음껏 노니시기 바랍니다.
《뿌리기를 마쳤다. 마침 소나무가 작은 소리를 내며 흔들리니, 가만히 소나무 소리를 듣고 있다가 말하였다.》
걸대의 혼령이시여, 그대도 틀림없이 소나무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이 몸도 저와 같아서 고요한 가운데에서 일어나 고요한 곳으로 사라집니다. 오온이 합하는 것을 생겨난다고 하고 사대四大가 흩어지는 것을 사라진다고 합니다. 살아 있는 때는 꿈속에 있는 것과 같은데 꿈속은 매우 시끄럽습니다. 죽고 나면 잠에서 깬 것과 같은데, 한번 떠나면 모든 일이 그칩니다.
걸대의 혼령이시여, 그대는 지금 수水, 화火, 풍風은 이미 떠나갔고, 지대地大만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찌 지대만 아직 남아 있었겠습니까? 미혹된 마음 또한 다 없애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오늘 깨끗한 불의 삼매의 힘에 기대어 지대도 남김없이 흩어 없앴는데, 미혹된 마음과 망령된 견해는 깨끗이 없앴습니까, 아닙니까?

推眞眞不有         참된 것을 추구해 보아도 참된 것은 있지 않고

007_0236_a_01L長空雲散盡天磨山聳碧虛中

007_0236_a_02L

007_0236_a_03L爲傑大靈駕撒骨下語

007_0236_a_04L
傑大靈駕汝名爲大據何義乎象山
007_0236_a_05L海之大耶法天地之大耶據實而觀
007_0236_a_06L天地未爲大山海亦復然山海天地
007_0236_a_07L旣未爲大汝以何大稱名爲大有物
007_0236_a_08L先天地無形本寂寥是則名爲大
007_0236_a_09L身隱於形殼之中眞智匿於緣慮之內
007_0236_a_10L以㝡大之身成㝡微之𨈬七十餘載
007_0236_a_11L滯在五陰區中少時登歡場沒憂海
007_0236_a_12L者始脫五陰區踏着還家路多少快活
007_0236_a_13L多少自在然雖如是現無持戒之功
007_0236_a_14L慮無淸昇之路庶仗平生念佛功九蓮
007_0236_a_15L臺上任遨遊

007_0236_a_16L
散訖適松籟微搖從容聽松聲而言曰
007_0236_a_17L傑大靈駕汝冝聽松風此身還似他
007_0236_a_18L還從靜中起却向靜中銷五陰合而名
007_0236_a_19L四大散而名滅生時如在夢夢裏
007_0236_a_20L閙浩浩死已同睡悟一去萬事休
007_0236_a_21L大靈駕汝今水火風也已去地之一大
007_0236_a_22L尙存豈唯地大尙存迷情恐亦未盡
007_0236_a_23L今仗丙丁童三昧之力地之一大消散
007_0236_a_24L無餘迷情妄見還亦淨盡也未推眞

007_0236_b_01L窮妄妄元無         망령된 것을 궁구해 보아도 망령된 것은 본래 없네.
眞妄都忘處         참된 것과 망령된 것 모두 잊어버린 자리
畢竟是何物         이는 끝내 무엇인가?

《주장자를 한번 우뚝 세우고서 말하였다.》

直須割開千聖眼       그저 천 명 성인의 눈을 활짝 뜰 뿐
莫於中路起狐疑       중도에 여우 같은 의심 일으키지 말라.

비돈의 혼령을 위해 내린 법어(爲匪豚靈駕下語)
전비돈全匪豚의 혼령이시여, 태어남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고,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어서 태어나건 죽건 오건 가건 늘 그대로입니다. 다만 하나의 물건이 있어 언제나 홀로 드러나 있는데, 담연淡然히 태어남도 죽음도 따르지 않습니다. 비돈의 혼령이시여, 담연한 한 물건을 이해하였습니까?
《말없이 한참 있다 말하였다.》
뜬구름 흩어진 곳에 만 리 먼 하늘 훤하게 열리고, 눈 뜰 때 봄빛 물든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다시 아십시오. 불로 끓이고 바람으로 뒤흔들어 하늘과 땅이 부서져도, 고요하고 고요하게 길이길이 흰 구름 속에 있습니다.

대중들에게 보임(示衆)
여기에 나이도 비슷하고 지혜도 비슷한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게으름 없이 정진하며 하루를 보내고, 한 사람은 게으름 피우며 정진하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고 합시다. 하루가 지난 뒤 두 사람을 서로 비교해 보면 게으름 없이 정진한 사람은 지혜가 더욱 밝아지고, 게으름 피우며 정진하지 않은 사람은 그 마음이 어리석어집니다. 이로 보자면 비록 하루의 노력일지라도 그 공효가 매우 큽니다.

염불을 권함(勸念)
함께 아미타불을 염불하면 다 같이 극락 언덕에 오르고, 함께 선한 원인을 심으면 같이 불도佛道를 이루니, 같이 성불하는 바른 원인을 수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맺기 바랍니다. 왜 그러합니까? 수많은 사람 가운데 어찌 가장 먼저 도를 이루는 이가 없겠습니까? 만약 한 사람이 먼저 도를 이룬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말 한마디에 모두 증득할 것입니다.

007_0236_b_01L眞不有窮妄妄元無眞妄都忘處
007_0236_b_02L竟是何物卓柱杖一下云直須1) [33] [21]
007_0236_b_03L千聖2) [34] 莫於中路起狐疑

007_0236_b_04L

007_0236_b_05L爲匪豚靈駕下語

007_0236_b_06L
全匪豚靈駕生也一片浮雲起死也一
007_0236_b_07L片浮雲滅浮雲自躰本無實生死去來
007_0236_b_08L亦如如獨有一物常獨露淡然不隨於
007_0236_b_09L生死匪豚靈駕還會得淡然地一物麽
007_0236_b_10L良久云浮雲破處豁爾万里靑天
007_0236_b_11L孔開時別有一壺春色更知道火湯
007_0236_b_12L風搖天地壞寥寥長在3) [35] 雲中

007_0236_b_13L

007_0236_b_14L示衆

007_0236_b_15L
此有二人焉年相似也智相若也
007_0236_b_16L精進無怠過了一日一人怠不精進
007_0236_b_17L過了一日一日而後二人相譬精進
007_0236_b_18L無怠者其智愈明怠不精進者其心
007_0236_b_19L暗昧由是觀之一日之功其功大矣

007_0236_b_20L

007_0236_b_21L勸念

007_0236_b_22L
同念彌陁齊登樂岸同種善因共成
007_0236_b_23L佛道願與萬萬千千同結成佛正因
007_0236_b_24L何以故萬萬千千人中豈無一人㝡先
007_0236_b_25L成道一人若先成道萬萬千千盡於

007_0236_c_01L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증득하고 나면 또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을 교화하여 모두 도를 이루게 할 것입니다. 이처럼 해 나가다 보면 두루 법계의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가장 높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함께 이루게 될 것입니다.

가찬류歌讃類
『대승기신론』의 제목을 해석함【서문도 함께 붙임】(大乘起信論釋題【并序】)
49년 동안의 광대한 이야기54)를 한때에 남김없이 다 말하고, 팔장八藏55) 오승五乘56)의 웅장한 글을 한 축에 다 말하여 드러낸 것은 오직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뿐일 것이다. 현묘한 공부가 오래전부터 드러나고, 일찍이 큰일에 공이 있는 이가 아니라면 어찌 간략하면서도 남김없이 다하는 솜씨가 이러한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마명보살馬鳴菩薩은 서천西天 28조二十八祖57) 가운데 한 명으로 당시 네 명의 해 같은 보살(四日之大士)58)로 불렸다. 숙세의 큰 서원을 이어받아 사바세계의 인도59)에 태어나 석가모니의 먼 수기를 받고 야사夜奢60)의 뛰어난 자취를 이었다. 꿈속에서 헤매는 어리석은 무리들로 인해 무연無緣의 큰 자비를 움직여 한 축의 논문을 저술하여 생각하기 어려운 가르침의 바다를 섭수하였다. 열고 합하는 것이 자재롭고 막고 드러내는 것이 걸림이 없어서 열면 한량없고 가없는 뜻을 나타내고, 합하면 오직 일심이문一心二門61)의 법일 뿐이다. 막으면 버리지 않는 상相이 없고, 드러내면 나타내지 않는 법法이 없다. 이문二門의 안에 많은 뜻을 받아들이지만 조리가 분명하고, 일심一心을 열어 가없는 뜻을 삼지만 한맛으로 융통한다. 버리지 않는 상이 없지만 상마다 분명하고, 나타내지 않는 법이 없지만 법마다 자취가 없다. 열어도 번잡하지 않고 합해도 간단하지 않다. 막아도 숨기지 않으며 드러내도 나타내지 않는다.

007_0236_c_01L言下得證萬萬千千旣各得證亦各敎
007_0236_c_02L化萬萬千千悉令成道如是展轉
007_0236_c_03L與盡法界衆生同成無上佛果菩4) [36]

007_0236_c_04L

007_0236_c_05L5)歌頌類 [22]

007_0236_c_06L大乘起信論釋題并序

007_0236_c_07L
四十九年之廣談一期談盡八藏五乘
007_0236_c_08L之雄詮一軸詮顯者其惟大乘起信論
007_0236_c_09L若非玄功宿著大業曾勳者豈其
007_0236_c_10L略盡至於如是哉馬鳴菩薩者西天
007_0236_c_11L四七之一數而時稱四日之大士也
007_0236_c_12L宿世弘願現忍土之五天受牟尼之遠
007_0236_c_13L紹夜奢之勝蹤因處夢之迷徒
007_0236_c_14L無緣之大慈述一軸之論文攝難思之
007_0236_c_15L敎海開合自在遮表無㝵開則現無
007_0236_c_16L量無过 [23] 之義合則唯一心二門之法
007_0236_c_17L則無相不遣表則無法不現容多義於
007_0236_c_18L二門之內而條理分明開一心爲無过
007_0236_c_19L之義而一味融通無相不遣6) [37] [24]
007_0236_c_20L無法不現而法法無蹤開而不繁
007_0236_c_21L合而不簡遮而不隱表而不現所以
007_0236_c_22L「割」作「豁」{乙}「眼」作「根」{乙}「白」作
007_0236_c_23L「自」{乙}
此下有永嘉集十章讃頌并序而此文
007_0236_c_24L旣載永嘉集說誼(本書第七册一七○∼一七一
007_0236_c_25L頁)故編者除之
「歌頌類」補入{編}「相」下
007_0236_c_26L有「相」{乙}

007_0237_a_01L그래서 주고 빼앗는 것이 자재롭고 보존하고 없애는 것이 걸림이 없어 여래의 깊은 뜻을 거울에 비추듯 또렷하게 하고, 삼장의 가르침의 바다를 손바닥을 가리키듯 분명하게 한다. 아직 깨닫지 못한 이가 들으면 구름을 걷어내듯 훤하고, 이미 깨달은 이가 보면 지혜의 길이 더욱 높아져서 삿된 견해는 이로부터 영원히 그치고, 지혜의 명줄이 이로 말미암아 끊이지 않으니, 믿음을 일으키는 이로움을 보자면, 그 이로움이 매우 넓다.
‘대승기신론’이라는 말에서 승乘은 어떤 법을 비유하고, 대大는 무슨 뜻이고, 신信은 어떤 것을 믿는 것이고, 기起는 어떤 마음을 일으키는 것인가?
승乘은 집안에 전해 오는 보배로서 실어 나르는 도구이며, 열어 구제하는 작용이 있다. 승이 승인 까닭은 체體가 원만하지 않음이 없고 상相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고 용用이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아니면 전승을 감당할 수 없고, 그 힘이 아니면 끌 수 없고, 그 지혜가 아니면 이끌 수 없다. 이 승乘이 세세토록 전해지고 또 전해져서 오늘에 이르렀으니, 이것이 집안에 전하는 보배인 까닭이다. 싣지 않는 물건이 없고 멀리까지 이르게 하니, 이것이 실어 나르는 도구인 까닭이다. 그 지닌 것을 널리 베풀어 중생들을 구제함에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열어 구제하는 작용이 있는 까닭이다. 높아서 더 높은 것이 없고, 넓어서 상대할 것이 없으니, 이것이 체體가 원만하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바퀴와 바퀴통, 바퀴통 끝 갑쇠, 비녀장(輪轂輨轄), 나아가 밧줄과 깃발에 이르기까지 갖추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것이 상相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써야 할 때면 싣고 있는 것을 바로 쓰는데,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용用이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오직 적자嫡子인 뒤에야 전할 수 있으니, 이것이 그 사람이 아니면 전승을 감당할 수 없는 까닭이다. 오직 큰 소인 뒤에야 끌 수 있으니, 이것이 그 힘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까닭이다. 길이 뚫리고 막힘을 알고 앞뒤로 나아가고 등질 바를 분명하게 안 뒤에야 이끌 수 있으니, 이것이 그 지혜가 아니면 이끌 수 없는 까닭이다.
비유하자면 이와 같지만 법으로 맞추어 보면

007_0237_a_01L與奪自在存泯無碍使如來之奧義
007_0237_a_02L皎若臨鏡三藏之敎海明如指掌
007_0237_a_03L悟者聞之則豁若雲披已悟者見之
007_0237_a_04L則彌高智路邪見從玆永息慧命由是
007_0237_a_05L不絕起信之利其利愽㦲

007_0237_a_06L
所謂大乘起信論者乘喩何法大以何
007_0237_a_07L信者信何事起者起何心乘是家
007_0237_a_08L傳之寶運載之具而有開濟之用也
007_0237_a_09L乘之所以爲乘也躰無不圓相無不具
007_0237_a_10L用無不周也非其人不堪傳非其力
007_0237_a_11L不能服非其智不能導也其爲乘也
007_0237_a_12L世世相傳轉轉至今此所以爲家傳
007_0237_a_13L之寶也無物不載而能致遠此所以
007_0237_a_14L爲運載之具也以其所有愽施濟衆而
007_0237_a_15L不匱此所以有開濟之用也高焉無上
007_0237_a_16L廣而無對此躰之所以無不圓也輪轂
007_0237_a_17L輨轄乃至繩索旗𣄛無緣不具此相
007_0237_a_18L之所以無不具也以其所載當用即用
007_0237_a_19L用之無竭此用之所以無不周也唯其
007_0237_a_20L嫡子然後能傳此所以非其人而不
007_0237_a_21L堪傳也唯其大牛然後能服此所以
007_0237_a_22L非其力而不能服也知道路之通塞
007_0237_a_23L明前後之向背然後能導此所以非其
007_0237_a_24L而不能導也在喩則如是若以法

007_0237_b_01L이 하나의 큰일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서로 전해 온 법인法印이자 법의 재물을 모두 갖춘 비밀스런 창고로서 세상을 열어 구제하는 작용이 있다. 이 일이 큰 까닭 또한 체가 원만하지 않음이 없고 상이 다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고 용이 두루 미치지 않음이 없음 그것이니, 보살이 아니면 서로 전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고 큰 근기가 아니면 짊어질 수 없고 지혜가 밝게 통달하지 않으면 뜻대로 쓸 수 없다.
이 하나의 큰일은 부처님과 조사들이 서로 전하여 등燈마다 끊이지 않았으니, 이것이 서로 전하는 법인法印인 까닭이다. 갖추지 않은 법이 없으니, 이것이 법의 재물을 모두 갖춘 비밀스런 창고인 까닭이다. 스스로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여 이롭게 하는 작용이 끝없으니, 이것이 열어 구제하는 작용이 있는 까닭이다.
그 체는 커서 밖이 없는 것62)을 감싸고, 가늘어서 틈 없는 것63)에 들어간다. 커서 밖이 없는 것을 감싸므로 성인과 범부가 이에 함께 처하고, 의보依報와 정보正報가 여기에 함께 깃들며, 나아가 하늘과 땅이 그 안에 있고, 해와 달이 그 가운데 있기에 이른다. 가늘어서 틈 없는 것에 들어가므로 티끌마다 서로 포섭하여 있고 있지 않음이 따로 없다. 이것이 체가 원만하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세 가지 덕의 비밀스러운 창고는 갖추지 않은 법이 없어서 세 가지 몸(三身)과 네 가지 지혜(四智)가 본래 다 갖추어져 있고, 여덟 가지 이해(八解)와 여섯 가지 신통(六通) 중에 갖추지 않은 덕이 없다. 이것이 상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모든 맑고 깨끗한 진여와 깨달음과 열반과 바라밀의 교수보살들을 흘려 내보내니, 이것이 작용이 두루하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 이 큰일은 보살인 뒤에야 전할 수 있고, 근기와 힘이 다 갖추어진 뒤에야 짊어질 수 있고, 자비와 지혜를 다 운용한 뒤에야 사용할 수 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전할 수 없다는 것부터 그 지혜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까지 그렇게 말한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믿음(信)’은 위에서 설한 바른 내용을 믿어서 다시 그릇된 외도의 견해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일으킴(起)’은 부처님께서 몸소 증득하신 것 같은 큰마음을 일으켜서 궁극의 지위에 곧바로 나아가기를 기약하는 것이다. ‘론論’이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법에 나아가 논하는 것이고, 한

007_0237_b_01L配之則此一段大事佛祖相傳之法印
007_0237_b_02L具足法財秘藏而有開物濟世之用也
007_0237_b_03L此事之所以爲大也亦躰無不圓相無
007_0237_b_04L不具用無不周也非菩薩而不堪相
007_0237_b_05L非大機而不能荷擔非智慧明達
007_0237_b_06L而不得便用也此一段大事佛祖相傳
007_0237_b_07L而燈燈不絶此所以爲相傳之法印也
007_0237_b_08L無法不偹此所以爲具足法財之秘藏
007_0237_b_09L自利利它利用無窮此所以有開
007_0237_b_10L濟之用也其爲體也大包無外細入
007_0237_b_11L無間大包無外故聖凡於焉同處
007_0237_b_12L正於是同居乃至乾坤在其內日月處
007_0237_b_13L其中也細入無間故塵塵相攝無在
007_0237_b_14L不在此躰之所以無不圓也三德秘藏
007_0237_b_15L無法不具三身四智由來具足八解
007_0237_b_16L六通無德不偹此相之所以無不具也
007_0237_b_17L流出一切淸淨眞如菩提涅槃及波羅蜜
007_0237_b_18L敎授菩薩此用之所以無不周也此之
007_0237_b_19L大事菩薩然後堪傳根力具足然後而
007_0237_b_20L能荷擔悲智俱運然後而能得用此所
007_0237_b_21L以非其人不能傳乃至非其智不能
007_0237_b_22L用也信則信如上所說之正義而更不
007_0237_b_23L染於邪外之見也起則起如佛親 1) [38]
007_0237_b_24L之大心而期直造乎究竟之位也論者

007_0237_c_01L편으로는 사람에 나아가 논하는 것이다. 법의 경우는 참되고 망령된 것이 같고 다름을 변별하고 하나와 여럿이 서로 포섭함을 밝히는 것이고, 사람의 경우는 크고 작은 근기의 알맞은 바를 변별하고 그릇되고 바른 것의 얻고 잃음을 밝히는 것이다. 어두운 거리에 지혜의 해를 비추고 먼 길에 바른 길을 가리켜서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보배가 있는 곳으로 곧바로 향하게 할 수 있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대승기신론’이라는 말은 그 뜻이 이러하다. 게송으로 말한다.

一葉落知天下秋       나뭇잎 하나 떨어지면 세상이 가을임을 알고
一枝花見十方春       한 가지 위에 핀 꽃에서 온 누리의 봄을 본다.
欲於法海恣優游       법의 바다에서 마음대로 느긋하게 노닐고자 하면
當把斯文一破顔       이 글을 집어 들고 크게 한번 웃어야 하리.

『원각경』에 부침(圓覺經題)
甚深妙法妙難宣       매우 깊고 묘한 법 묘하여 펴기 어려운데
擧目分明已現前       눈 들어 보면 이미 앞에 또렷하네
若了一題無一字       하나의 글에 하나의 글자도 없음을 안다면
看經何更逐言詮       경전을 보며 어찌 다시 말이나 좇겠는가
서분序分
光明藏裏融凡聖       명장 삼매 속에 범부와 성인 다 녹이고
平等會中現化儀       평등한 모임 속에 교화하는 모습 나투시네
不下一言聲振地       한마디 안 하셔도 그 소리 땅을 울리고
發言終不露全機       말씀하셔도 끝내 온전한 기틀 드러내지 않으시네
문수장文殊章
欲識如來因地行       여래 인지因地의 행위를 알고자 하면
看取文殊所問章       문수보살이 질문한 장을 보라
了悟法空空亦亡       존재가 공하며 공 또한 없음을 깨달아
從此轉愚成覺皇       이로써 어리석음을 돌려 부처가 되셨네
보현장普賢章
正解已成須起行       바른 이해 이루었다면 행위를 일으켜야 하리
普賢所以問其方       그래서 보현보살이 그 방도를 물었네
離幻拂到無所離       허깨비를 떠남도 떨쳐내고 떠날 것 없음에 이르러서도
不可離者是眞常       떠날 수 없는 그것이 참되고 영원한 것이네
보안장普眼章
欲知離幻㝡先方       허깨비를 떠나는 첫 번째 방법을 알고프면
也應看取普眼章       「보안보살장」을 보아야 하리

007_0237_c_01L一則就法而論焉一則就人而論焉
007_0237_c_02L則辨眞妄之同異明一多而相攝人則
007_0237_c_03L辨大小之機宜明邪正之得失此所以
007_0237_c_04L開智2) [39] 於昬衢指徑路於脩途令不
007_0237_c_05L涉乎他途能直指乎寶所者也所謂大
007_0237_c_06L乘起信論者其意如此頌曰

007_0237_c_07L一葉落知天下秋一枝花見十方春

007_0237_c_08L欲於法海恣優3) [40] 當把斯文一破顏

007_0237_c_09L

007_0237_c_10L圓覺經4) [41]

007_0237_c_11L
甚深妙法妙難宣擧目分明已現前

007_0237_c_12L若了一5) [42] 無一字看經何更逐言詮

007_0237_c_13L序分

007_0237_c_14L
光明藏裏融凡聖平等會中現化儀

007_0237_c_15L不下一言聲振地發言終不露全機

007_0237_c_16L文殊章

007_0237_c_17L
欲識如來因地行看取文殊所問章

007_0237_c_18L了悟法空空亦亡從此轉愚成覺皇

007_0237_c_19L普賢章

007_0237_c_20L
正解已成須起行普賢所以問其方

007_0237_c_21L離幻拂到無所離不可離者是眞常

007_0237_c_22L普眼章

007_0237_c_23L
欲知離幻㝡先方也應看取普眼章

007_0237_c_24L「訂」通用「證」{編}「日」作「曰」{乙}「游」
007_0237_c_25L作「遊」{乙}
「題」作「頌」又左側行間有「經題」
007_0237_c_26L{乙}
「題」作「顯」{乙}

007_0238_a_01L身心幻依正觀滅       몸과 마음의 허깨비 바른 관찰에 의지하여 없애면
淸淨圓明佛境現       맑고 깨끗하며 원만하고 밝은 부처의 경계 나타나네
금강장장金剛藏章
生佛俱疑變不變       중생과 부처 모두 변하는지 변하지 않는지 의심하니
若非大覺孰能辨       크게 깨달은 이 아니면 누가 변별하리
金華一唱夢方醒       금과 허공의 꽃 한번 말하니 비로소 꿈이 깨고
雲散長空月圓現       구름 흩어진 먼 하늘에 둥근 달이 나타나네
미륵장彌勒章
愛根已滅苦芽燖       애욕의 뿌리 이미 없앴고 괴로움의 싹 삶아 버리니
大小同途入聖林       크고 작은 근기의 모든 사람 같은 길로 성스러운 숲에 들어가네
智月悲花三界朗       지혜의 달 자비의 꽃 삼계에 환하니
生靈從此免浮沉       이로부터 모든 중생들 더 이상 부침하지 않네
청정혜장淸淨慧章
淸淨一源已豁然       맑고 깨끗한 하나의 근원 이미 툭 틔었지만
爲明階位請重宣       계위를 밝히고자 거듭 펴시기 청하네
知非漸進功方就       잘못을 알고 점점 나아가 바야흐로 공이 이루어질 때
眞妄都忘日上天       참됨과 망령됨 모두 잊으면 하늘에 해가 떠오르리
위덕자재장威德自在章
一般隨順方無量       수순함은 하나여도 방편은 한량없지만
靜幻禪三是大網       정靜과 환幻과 선禪 이 세 가지가 큰 벼리일세
莫把此三爲異趣       이 세 가지를 다른 길이라 여기지 말지니
千途無路匪歸鄕       천 갈래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네
변음장辨音章
三觀假設修行路       세 가지 관법으로 수행의 길 가설해 보면
單複圓分二十五       홑과 겹과 원만함으로 스물다섯 가지일세
夢裏同憂天未曉       꿈속에서는 날이 밝지 않았다고 함께 걱정하지만
醒來依舊日當午       깨고 보면 그대로 해가 이미 중천일세
정업장淨業章
初因不覺背眞常       애초에 깨닫지 못해서 참되고 영원한 것을 등지고
仍起我人幾斷腸       아상과 인상 일으켜 몇 번이나 애끓는 아픔 겪었는가
四相雲開一眞露       네 가지 상의 구름 걷히니 하나의 참된 것 드러나고
海湛空澄萬像彰       바다는 고요하고 하늘은 맑으니 삼라만상이 그대로 비치네
보각장普覺章
正見求承作他作       바른 견해를 구하고 받들어 스스로도 짓고 남도 짓게 하며
平等怨親無適莫       원수와 친한 이 평등하게 보아 꼭 그럴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네
四心發處眞明露       네 가지 마음 일어나는 곳에 참된 밝음 드러나니
大地群盲同決膜       온 땅 위의 뭇 장님들이 다 함께 눈 뜨네
원각장圓覺章
風停波息已成觀       바람 그치고 물결 가라앉으니 관법 이미 이루었고
限滿隨方躰自安       기한이 가득 차니 방편 따라 몸 절로 편안하네

007_0238_a_01L身心幻依正觀滅淸淨圓明佛境現

007_0238_a_02L金剛藏章

007_0238_a_03L
生佛俱疑變不變若非大覺孰能辨

007_0238_a_04L金華一唱夢方醒雲散長空月圓現

007_0238_a_05L彌勒章

007_0238_a_06L
愛根已滅苦芽燖大小同途入聖林

007_0238_a_07L智月悲花三界朗生靈從此免浮沉

007_0238_a_08L淸淨慧章

007_0238_a_09L
淸淨一源已豁然爲明階位請重宣

007_0238_a_10L知非漸進功方就眞妄都忘日上天

007_0238_a_11L威德自在章

007_0238_a_12L
一般隨順方無量靜幻禪三是大1) [43]

007_0238_a_13L莫把此三爲異趣千途無路匪歸鄕

007_0238_a_14L辨音章

007_0238_a_15L
三觀假設修行路單複圓分二十五

007_0238_a_16L夢裏同憂天未曉醒來依舊日當午

007_0238_a_17L淨業章

007_0238_a_18L
初因不覺背眞常仍起我人幾斷腸

007_0238_a_19L四相雲開一眞露海湛空澄萬像彰

007_0238_a_20L普覺章

007_0238_a_21L
正見求承作他作平等怨親無適莫

007_0238_a_22L四心發處眞明露大地群盲同決膜

007_0238_a_23L圓覺章

007_0238_a_24L
風停波息已成觀限滿隨方躰自安

007_0238_b_01L別徧互修雖異路       따로 또는 두루 닦아 비록 길이 달라도
佛境現時無兩般       부처님 경계 나타날 때에는 두 가지가 없네
현선수장賢善首章
依名奉敎復修行       경전의 이름에 의지하여 가르침을 받들고 다시 수행하며
隨分宣揚刮衆盲       분수에 따라 널리 드날려 뭇 장님들 눈 띄워 주고
熏種多生當證果       종자를 훈습하면 여러 생에 반드시 과보를 증득하리니
天神所以衛爲營       하늘의 신들이 지켜 주리
총송捴頌
了義攝盡無量義       다 밝힌 가르침으로 한량없는 내용 다 거두어 담았으니
故號諸經淸淨眼       뭇 경전의 맑고 깨끗한 눈이라 부르네
照徹迷根并覺圓       미혹의 근원과 완전한 깨달음 꿰뚫어 비추니
終篇擧目無長短       다 읽고 눈 들어 보니 길고 짧은 것 없네
붓을 꺾음(絶筆)
出家初志在弘道       처음 출가할 때는 도를 넓히려는 뜻 세웠지만
不覺年登五十五       어느새 나이가 쉰다섯인데
未有膚功光此道       이 도를 빛낸 작은 공도 없으니
但將荒句報黃老       거친 말귀로나마 부처님께 보답하리
『법화경』에 부침(法華經題)
法無異法是一法       법에는 다른 법이 없어 하나의 법이고
躰色離微妙難思       체는 색을 떠나 미묘하여 생각하기 어렵네
在凡在聖無欠剩       범부에게나 성인에게나 모자라고 남음이 없으니
蓮華之妙合於斯       연꽃의 묘함이 이에 합하네
서품序品
欲暢本懷放一光       본래 마음 펴고자 한 빛 뿜으니
十方同現見皆茫       온 누리 세계 함께 나타나 아득하게 보이네
若非大士相敲唱       보살들이 서로 묻고 답하지 않았다면
時會終難解蒼皇       그때 모인 이들은 어리둥절 끝내 알지 못했으리
방편품方便品
昔爲一乘示多方       예전에는 일승을 위해 여러 방편 보였지만
今不依方直擧揚       지금은 방편에 의하지 않고 곧바로 드날리네
十方三世佛知見       온 누리 모든 시대 부처님의 지견이
向牟尼一口彰        모두 석가모니의 한 입에서 드러나네
비유품譬喩品
放光開口略提綱       빛 뿜고 입 열어 벼리를 대략 드니
四十年藏事已彰       마흔 해 동안 감추었던 일 이미 드러났네
鶖子獨知餘莫測       사리불 홀로 알 뿐 아무도 알지 못하니
更依火宅爲敷揚       다시 불난 집의 비유로 널리 드날리시네
신해품信解品

007_0238_b_01L別徧互修雖異路佛境現時無兩般

007_0238_b_02L賢善首章

007_0238_b_03L
依名奉敎復修行隨分宣揚刮衆盲

007_0238_b_04L熏種多生當證果天神所以衛爲營

007_0238_b_05L捴頌

007_0238_b_06L
了義攝盡無量義故號諸經淸淨眼

007_0238_b_07L照徹迷根并覺圓終篇擧目無長短

007_0238_b_08L絕筆

007_0238_b_09L
出家初志在弘道不覺年登五十五

007_0238_b_10L未有膚功光此道但將荒句報黃老

007_0238_b_11L

007_0238_b_12L法華經2) [44]

007_0238_b_13L
法無異法是一法躰色離微妙3) [45]

007_0238_b_14L在凡在聖無欠剩蓮華之妙合於斯

007_0238_b_15L序品

007_0238_b_16L
欲暢本懷放一光十方同現見皆茫

007_0238_b_17L若非大士相敲唱時會終難解蒼皇

007_0238_b_18L方便品

007_0238_b_19L
昔爲一乘示多方今不依方直擧揚

007_0238_b_20L十方三世佛知見㹅向牟尼一口彰

007_0238_b_21L譬喩品

007_0238_b_22L
放光開口略提綱四十年藏事已彰

007_0238_b_23L鶖子獨知餘莫測更依火宅爲敷揚

007_0238_b_24L信解品

007_0238_c_01L
因指方能見月輪       손가락 덕분에 비로소 달을 볼 수 있고
不求寶藏自然臻       구하지도 않았는데 보배 창고가 저절로 이르네
翻思昔日苦         예전의 외로움과 괴로움 돌이켜 생각하며
悲喜今爲自在身       지금 자재로운 몸 된 것 사무치게 기뻐하네
약초유품藥草喩品
飮光呈解佛稱讃       가섭이 이해한 것 말하니 부처님께서 칭찬하시고
㝠化眞慈更敷演       가만히 교화하는 참된 자비로 다시 펼치시네
到此方知眞滅度       이제서야 비로소 참된 열반을 알게 되니
廻心慚愧昔年見       마음 돌이켜 옛적의 견해 부끄러워하네
수기품授記品
大德聲聞万二千       덕이 큰 성문 1만 2천 명인데
獨呼飮光親授記       오직 가섭만 불러 몸소 수기하셨네
無心求受亦當得       무심으로 받기를 구하면 또한 얻을 텐데
三聖如何强求記       세 성인은 어찌하여 굳이 수기를 구하는가
화성유품化城喩品
可憐昔日途中客       옛적의 길손 불쌍도 하지
願息情深未容與       그만두고픈 마음 깊어 차분하지 못하였네
不因導師善方便       길라잡이의 뛰어난 방편에 의하지 않는다면
爭得無難到寶所       어찌 어려움 없이 보배 있는 곳에 이르겠는가
오백수기품五百授記品
富那記在三聖後       부루나는 세 성인 뒤에 수기받았고
五百無非是福田       5백 아라한은 누구도 복전 아닌 이 없었네
次第記令同歡喜       차례로 수기하여 함께 기뻐하게 하셨으며
衣珠一喩動人天       옷 속의 구슬 비유 사람과 하늘 무리 감동케 하셨네
수학무학인기품授學無學人記品
阿難羅睺名高顯       아난과 라훌라 이름 높이 드러났지만
未免區區亦自陳       구구함 면치 못하고 또한 스스로 여쭈었네
從此二千悉蒙記       이로부터 2천 명 모두 수기를 받으니
當時靈岳想同春       당시의 영취산은 봄 같았으리
법사품法師品
慈悲柔忍坐佛座       자비와 부드러움과 인욕으로 부처님 자리에 앉아
尒乃說經合人師       이처럼 경을 설하면 다른 이의 스승 되기에 합당하네
是佛所使應尊敬       이 사람은 부처님의 일꾼으로 마땅히 존경해야 하리니
不久當成大菩提       머지않아 그는 큰 깨달음 이루리
견보탑품見寶塔品
經義已圓記亦圓       경의 내용 완전하고 수기 또한 완전하니
忽有寶塔踊現前       문득 보배 탑 눈앞에 솟아났네

007_0238_c_01L
因指方能見月輪不求寶藏自然臻

007_0238_c_02L翻思昔日跉𨂲苦悲喜今爲自在身

007_0238_c_03L藥草喩品

007_0238_c_04L
飮光呈解佛稱讃㝠化眞慈更敷演

007_0238_c_05L到此方知眞滅度廻心慚愧昔年見

007_0238_c_06L授記品

007_0238_c_07L
大德聲聞万二千獨呼飮光親授記

007_0238_c_08L無心求受亦當得三聖如何强求記

007_0238_c_09L化城喩品

007_0238_c_10L
可憐昔日途中客願息情深未容與

007_0238_c_11L不因導師善方便爭得無難到寶所

007_0238_c_12L五百授記品

007_0238_c_13L
富那記在三聖後五百無非是福田

007_0238_c_14L次第記令同歡喜衣珠一喩動人天

007_0238_c_15L授學無學人記品

007_0238_c_16L
阿難羅睺名高顯未免區區亦自陳

007_0238_c_17L從此二千悉蒙記當時靈岳想同春

007_0238_c_18L法師品

007_0238_c_19L
慈悲柔忍坐佛座尒乃說經合人師

007_0238_c_20L是佛所使應尊敬不久當成大菩提

007_0238_c_21L見寶塔品

007_0238_c_22L
經義已圓記亦圓忽有寶塔踊現前

007_0238_c_23L「網」作「綱」{乙}「題」作「頌」又左側行間有
007_0238_c_24L「經題」{乙}
「難」無有{乙}

007_0239_a_01L召集分身開寶塔       분신을 불러 모아 보배 탑을 열고
古今同會勸人傳       옛 부처님 지금 부처님 함께 앉아 사람들에게 전하기를 권하셨네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
捨位事仚因妙法       왕의 자리 버리고 선인을 섬긴 것은 묘한 가르침 때문인데
轉女成佛不由它       여자 몸 바꾸어 부처 되는 것도 다른 것 때문이 아니네
弃榮學道誠希有       부귀영화 버리고 도 배우는 일 참으로 드물며
刹那成佛亦非多       찰나에 부처가 되는 일 또한 많지 않네
지품持品
聞記安心衆聲聞       수기 듣고 마음 편해진 뭇 성문들과
轉不退輪諸菩薩       물러나지 않는 가르침의 바퀴 굴리는 뭇 보살들
同時白佛願流布       유포하기를 바라는 뜻 동시에 여쭈니
由是此經傳不絶       이에 이 경이 끊이지 않고 전하게 되었네
안락행품安樂行品
行淨自然人感化       행위가 깨끗하면 사람들 저절로 감화되니
風行草偃化無難       바람이 불면 풀이 눕듯 교화에 어려움 없네
欲知說法利人處       가르침을 설하여 사람들 이롭게 하는 자리 알고자 하면
休咎當於夢裏看       좋고 나쁨 모두 꿈속에 보듯 해야 하리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
人同高德法無二       사람은 똑같이 덕이 높고 법에는 둘이 없으니
胡乃他方不許持       어찌 다른 곳에서 지니지 못하게 하리오
莫謂如來心有異       여래의 마음에 다름이 있다 말하지 말지니
只要顯迹使人知       다만 자취를 드러내어 사람들 알게 하고자 할 뿐일세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伽耶成道現所見       가야에서 도를 이루고 본 바를 나타내어
謂化沙衆却成疑       모래알처럼 많은 중생들 교화했다 말하니 오히려 의심되네
不有大士曾發問       보살이 물어보지 않았다면
久遠成佛有誰知       오래전부터 부처 이루었음을 누가 알았겠는가
분별공덕품分別功德品
聞說壽量解無數       목숨의 양 설하심을 듣고 이해한 것이 셀 수 없이
많은데
佛隨其解各稱揚       부처님께서 그 이해한 것마다 칭찬하여 드날리시네
但聞一品功猶勝       한 품을 들은 공덕만으로도 오히려 뛰어난데
廣持功德其可量       널리 지니는 공덕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수희공덕품隨喜功德品
聞經隨喜至五十       경전을 듣고 따라 기뻐하며 쉰 번째 사람에 이르니
法味滋神想未深       법의 맛 더욱 신묘하지만 생각은 아직 깊지 않네
知佛讃它功亦勝       부처님을 알고 다른 이에게 찬양하는 공 또한 뛰어나니
顯經妙利感人心       경전을 드러내는 묘한 이익 사람 마음 감화시키네
법사공덕품法師功德品
五種功偹堪爲範       다섯 가지 공덕 갖추고 모범이 될 만하니
從玆六千德乃成       이로부터 6천 가지 덕이 이루어지네

007_0239_a_01L召集分身開寶塔古今同會勸人傳

007_0239_a_02L提婆達多品

007_0239_a_03L
捨位事仚因妙法轉女成佛不由4) [46]

007_0239_a_04L弃榮學道誠希有刹那成佛亦非多

007_0239_a_05L持品

007_0239_a_06L
聞記安心衆聲聞轉不退輪諸菩薩

007_0239_a_07L同時白佛願流布由是此經傳不絶

007_0239_a_08L安樂行品

007_0239_a_09L
行淨自然人感化風行草偃化無難

007_0239_a_10L欲知說法利人處休咎當於夢裏看

007_0239_a_11L從地涌出品

007_0239_a_12L
人同高德法無二胡乃他方不許持

007_0239_a_13L莫謂如來心有異只要顯迹使人知

007_0239_a_14L如來壽量品

007_0239_a_15L
伽耶成道現所見謂化沙衆却成疑

007_0239_a_16L不有大士曾發問久遠成佛有誰知

007_0239_a_17L分別功德品

007_0239_a_18L
聞說壽量解無數佛隨其解各稱揚

007_0239_a_19L但聞一品功猶勝廣持功德其可量

007_0239_a_20L隨喜功德品

007_0239_a_21L
聞經隨喜至五十法味滋神想未深

007_0239_a_22L知佛讃*它功亦勝顯經妙利感人心

007_0239_a_23L法師功德品

007_0239_a_24L
五種功偹堪爲範2) [47] 六千德乃成

007_0239_b_01L根境色心俱智影       감각기관과 대상과 육체와 마음 모두 지혜의 그림자인데
智明所以影皆明       지혜가 밝으니 그림자 또한 모두 밝네
상불경품常不輕品
眞經無相相非眞       참된 경전은 상이 없으니 상은 참되지 않으며
妙行無我我非妙       묘한 행위에는 내가 없으니 나는 묘하지 않네
經持無相行無我       경전에서 상 없음을 지니고 내가 없음을 행하며
學彼不輕千載少       저 상불경보살을 배우자면 천년도 오히려 적네
여래신력품如來神力品
舌至梵天身放光       혀는 범천에 이르고 몸에서 빛을 뿜으며
韾欬彈指聞十方       목소리는 순식간에 온 누리에서 들리네
如是讃持讃無極       이처럼 찬양하여 지니며 끝없이 찬양하면
故知經德浩無疆       경전의 덕 가없이 넓은 줄 알 수 있으리
촉루품囑累品
佛三摩頂僧三白       부처님께서 정수리를 세 번 쓰다듬으시고 보살들이 세 번 아뢴 것은
爲令流布示叮嚀       가르침 유포하기 위해 간곡함을 보이신 것이네
如今誰是報恩者       지금 은혜에 보답하려는 이 누구인가
欲報當弘此一經       보답코자 하면 마땅히 이 경전을 널리 퍼뜨려야 하리
약왕본사품藥王本事品
前然一身後然臂       앞서는 한 몸 태우고 뒤에는 팔을 태우니
如是皆因妙蓮經       이러한 것 모두 『묘법연화경』 때문이네
經勝餘經㝡高勝       이 경전은 다른 경전보다 뛰어나 가장 높고 뛰어나니
故知吾佛囑叮嚀       우리 부처님께서 간곡히 부촉하심을 알아야 하리
묘음보살품妙音菩薩品
獻樂奉鉢志在何       음악을 올리고 발우를 바친 뜻은 어디에 있는가
妙音妙行弘妙道       묘음보살의 묘한 행위는 묘한 도를 넓히고자 함이네
今日果能有神力       오늘 과연 신통한 힘이 있어
隨應化物踰洪造       응할 바에 따라 세상을 교화함이 널리 짓는 모습을 넘어서네
관세음보문품觀世音普門品
隨應變化等妙音       응할 바에 따라 변화함은 묘음보살과 같으나
圓應無方踰於彼       두루 응하여 정한 곳이 없음은 저보다 뛰어나네
若非無盡曾發問       무진의보살이 그때 물어보지 않았다면
誰知大士無畏施       누가 보살의 무외시를 알 수 있었으리
다라니품陁羅尼品
行至妙圓已十成       묘하고 원만함에 이르러 행위 이미 이루어졌고
更依弘護亦無傾       다시 널리 지킴에 의지하니 또한 기울어짐 없네
㝡憐說呪弘經士       주문 설하여 경전 널리 펴는 보살이 가장 어여쁘니
神呪神功也不輕       신통한 주문의 신통한 공덕 또한 가볍지 않으리
묘장엄품妙莊嚴品
妙圓轉邪一般化       묘하고 원만하게 삿된 것을 돌려 하나로 교화하니
於中邪着轉尤難       이 가운데 삿된 것에 집착하면 돌리기 더욱 힘드네

007_0239_b_01L根境色心俱智影智明所以影皆明

007_0239_b_02L常不輕品

007_0239_b_03L
眞經無相相非眞妙行無我我非妙

007_0239_b_04L經持無相行無我學彼不輕千載少

007_0239_b_05L如來神力品

007_0239_b_06L
舌至梵天身放光謦欬彈指聞十方

007_0239_b_07L如是讃持讃無極故知經德浩無疆

007_0239_b_08L囑累品

007_0239_b_09L
佛三摩頂僧三白爲令流布示叮嚀

007_0239_b_10L如今誰是報恩者欲報當弘此一經

007_0239_b_11L藥王本事品

007_0239_b_12L
前然一身後然臂如是皆因妙蓮經

007_0239_b_13L經勝餘經㝡高勝故知吾佛囑叮嚀

007_0239_b_14L妙音菩薩品

007_0239_b_15L
獻樂奉鉢志在何妙音妙行弘妙道

007_0239_b_16L今日果能有神力隨應化物踰洪造

007_0239_b_17L觀世音普門品

007_0239_b_18L
隨應變化等妙音圓應無方踰於彼

007_0239_b_19L若非無盡曾發問誰知大士無畏施

007_0239_b_20L陁羅尼品

007_0239_b_21L
行至妙圓已十成更依弘護亦無傾

007_0239_b_22L㝡憐說呪弘經士神呪神功也不輕

007_0239_b_23L妙莊嚴品

007_0239_b_24L
妙圓轉邪一般化於中邪着轉尤難

007_0239_c_01L轉令歸正依弘護       바른 가르침에 돌아가 널리 지킴에 의지하게 하나니
弘護功能向此看       널리 지킴의 공덕 이곳에서 볼 수 있네
보현권발품普賢勸發品
初依妙德令生信       처음 문수보살을 통해 믿음을 내게 하였는데
明至轉邪德已成       밝은 지혜로 삿된 것을 뒤집고 보면 덕은 이미 이루어졌네
坐此猶虧向上道       여기에서 주저앉으면 오히려 더 올라갈 길을 어그러뜨리니
普賢所以示常行       그래서 보현보살이 늘 해야 할 행위를 보여 주네
총송捴頌
不外根塵明妙法       감각기관과 대상을 밖으로 하지 않으면서 묘한 가르침 밝히고
不離生滅示眞常       나고 죽음 떠나지 않으면서 참되고 영원한 것 보여주네
了此可得靈山記       이를 깨달으면 영취산의 수기를 얻을 수 있으리니
何待龍華更擧揚       미륵불이 와서 다시 드날리는 것을 어찌 기다리겠는가
일대교적一代敎迹
曉日初昇照高峯       아침 해 처음 떠올라 높은 봉우리 비추지만
幾多嵓壑尙曚曚       수없이 많은 골짜기 아직 어둑어둑하네
殘山幽谷漸皆朗       나머지 산 깊은 골짜기도 모두 차츰 밝아지니
當年洪纖共晴空       그때는 큰 것 작은 것 모두 맑은 하늘 함께하였으리
법왕의 노래(法王歌)
先天有法中王        천지에 앞서 법왕이 있는데
量大恢恢滿十方       그 크기 크고 커서 온 누리 가득 채우네
無色無聲難可得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어 얻기 어려우며
離名離字豈能量       이름 떠나고 문자 떠나니 어찌 헤아릴 수 있으리
圓明寂照體靈通       완전한 밝음으로 고요히 비추니 그 체는 영묘하게 통하고
應物現形空不空       사물에 응하여 모습 드러내니 공하면서도 공하지 않네
生卽無生當處寂       생겨나지만 생겨남이 없으니 그 자리 고요하고
玄玄不涉有無中       아득하고 아득하여 있음에도 없음에도 들어가지 않네
神莫測急難留        신묘하여 헤아릴 수 없고 급하여 머물게 하기 어려우며
隱現縱橫得自由       숨고 드러남이 이리저리로 자재롭네
石火電光猶是鈍       부싯돌 불꽃이나 번갯불이 오히려 둔하고
神頭鬼面未爲幽       신의 머리 귀신의 얼굴도 은밀하지 않네
放去綿綿用無極       풀어 놓으면 죽 이어져 작용이 끝이 없고
收來密密躰難窺       거두어들이면 촘촘하여 본체를 엿보기 어렵네
毛頭雖細容無地       털끝이 비록 가늘어도 받아들일 자리가 없고
法界雖寬括無遺       법계가 비록 넓어도 남김없이 다 품네
㝡高勝更無尊        가장 높고 뛰어나 다시 더 높은 것 없는데
佛爲傳語相把門       부처님께서 말씀 전하시어 함께 문을 잡으셨네
穆穆曾無半文費       조용하여 일찍이 반절의 글도 쓴 적 없는데
萬國歌謠動乾坤       모든 나라에서 노래 불러 천지를 울리네

007_0239_c_01L轉令歸正依弘護弘護功能向此看

007_0239_c_02L普賢勸發品

007_0239_c_03L
初依妙德令生信明至轉邪德已成

007_0239_c_04L坐此猶虧向上道普賢所以示常行

007_0239_c_05L ▼((牛+公)/心)頌

007_0239_c_06L
不外根塵明妙法不離生滅示眞常

007_0239_c_07L了此可得靈山記何待龍華更擧揚

007_0239_c_08L一代敎迹

007_0239_c_09L
曉日初昇照高峯幾多3) [48] 壑尙4)曚曚 [49]

007_0239_c_10L殘山幽谷漸皆朗當年洪纎共晴空

007_0239_c_11L

007_0239_c_12L法王歌

007_0239_c_13L
先天有法中王量大恢恢滿十方

007_0239_c_14L無色無聲難可得離名離字豈能量

007_0239_c_15L圓明寂照體靈通應物現形空不空

007_0239_c_16L生即無生當處寂玄玄不涉有無中

007_0239_c_17L神莫測急難留隱現縱橫得自由

007_0239_c_18L石火電光猶是鈍神頭鬼面未爲幽

007_0239_c_19L放去綿綿用無極收來密密躰難窺

007_0239_c_20L毛頭雖細容無地法界雖寬括無遺

007_0239_c_21L㝡高勝更無尊佛爲傳語相把門

007_0239_c_22L穆穆曾無半文費萬國歌謠動乾坤

007_0239_c_23L「它」作「他」{乙}次同「玆」作「玄」{乙}「嵓」
007_0239_c_24L作「巖」{乙}
「曚曚」作「矇矇」{乙}

007_0240_a_01L大圓覺是九重宮       크고 완전한 깨달음이 깊은 궁궐이 되고
法界海爲寰宇中       법계의 바다가 그 우주 안에 있네
法報二身爲左右       법신 보신 두 몸이 좌우가 되고
三種化身塞外雄       세 가지 화신은 경계 밖의 영웅이네
慈光照處㝡風流       자비로운 빛 비치는 곳마다 풍류가 으뜸이니
大平風月是頭頭       사물 사물마다 태평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네
正令行時寰區黑       바른 명령 행해질 때 우주가 어두워지고
掃盡凡聖惣不留       범부와 성인 다 쓸어내어 아무것도 남지 않네
從此時淸沙塞靜       이로부터 시절은 맑고 모래바람 부는 변경도 고요해지니
更無魔外敢擡頭       감히 머리 드는 마귀와 외도 다시 없네
鎭常在勿換面        항상됨을 지킴은 얼굴 바꾸지 않음에 있으나
任他歲月常迁轉       저 세월을 따라 언제나 전변하네
幾經劫火焇山海       산과 바다 불태우는 겁화를 몇 번이나 겪었어도
躰自安然恒不變       본체는 본래 안정되어 언제나 변하지 않네
阿呵呵是何容        아아아 이것이 어떤 얼굴인가
依俙似有覔還空       어슴푸레 있는 듯하지만 찾아보면 도리어 비었네
常相對面無人識       늘 마주 보고 있지만 아는 이 없으며
佛眼雖明不見蹤       부처님 눈 밝다 해도 그 자취 보지 못하네
阿呵呵是何物        아아아 이것이 어떤 물건인가
非是衆生非是佛       중생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네
亦非自己亦非他       또한 자기도 아니고 남도 아니며
亦非多種亦非一       또한 여러 가지도 아니고 한 가지도 아니네
阿呵呵何所在        아아아 어디에 있는가
內外中間不在        안팎이나 중간이나 어디에도 없네
盡三際求終不得       과거 현재 미래 다 찾아도 끝내 얻지 못하고
遍十方覔亦無在       온 누리 두루 다 찾아도 있는 곳이 없네
門門依舊放寒光       문마다 옛 모습 그대로 차가운 빛 뿜고
不動今時照四方       지금 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도 사방을 비추네
爲報舟移求釰客       배 지난 뒤 칼 찾는 이에게 알리나니
不須廻首覔忙忙       머리 돌려 아득한 곳에서 찾지 말게
不增不減無得失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얻음도 잃음도 없으며
在聖在凡同一質       성인이건 범부건 다 같은 바탕이네
喜來開臉怒攢眉       기쁘면 낯 펴고 화나면 눈썹 찡그리며
熱至乘凉寒向日       더우면 시원한 바람 쐬고 추우면 해를 향하네
獨坐深深九重宮       깊고 깊은 궁궐에 홀로 앉아 있으면서도
却來遊戱四衢中        오히려 네거리에서 노닐고 있네
明如杲日黑如漆       환한 해처럼 밝고 옻칠처럼 검으며
這邊那过路相通       이곳저곳 어디나 길이 서로 통하네
常應諸門應還空       언제나 온갖 문에 응하지만 응함은 오히려 비었고
用遍一切用還同       모든 것에 두루 작용하지만 작용은 오히려 같네
一道神光長不昧       한 줄기 신통한 빛 오래도록 어둡지 않으니
六般神用用無窮       여섯 가지 신통한 작용은 쓰임이 끝이 없네
幾度出生諸佛身       몇 번이나 여러 부처의 몸으로 태어나고
亦與衆生作主人       또한 중생들에게 주인이 되었던가
如淨摩尼現衆色       깨끗한 마니 구슬이 온갖 빛깔 나타내듯
隨緣成立一切塵       대상에 따라 모든 티끌 세상 이루어 주네
一一塵含一切塵       하나하나의 티끌마다 모든 티끌 품고
一一塵現此一身       하나하나의 티끌마다 이 한 몸 나투네

007_0240_a_01L大圓覺是九重宮法界海爲寰宇中

007_0240_a_02L法報二身爲左右三種化身塞外雄

007_0240_a_03L慈光照處㝡風流大平風月是頭頭

007_0240_a_04L正令行時寰區黑掃盡凡聖惣不留

007_0240_a_05L從此時淸沙塞靜更無魔外敢擡頭

007_0240_a_06L鎭常在勿換面任他歲月常迁轉

007_0240_a_07L幾經劫火焇山海躰自安然恒不變

007_0240_a_08L阿呵呵是何容依俙似有覔還空

007_0240_a_09L常相對面無人識佛眼雖明不見蹤

007_0240_a_10L阿呵呵是何物非是衆生非是佛

007_0240_a_11L亦非自己亦非他亦非多種亦非一

007_0240_a_12L阿呵呵何所在內外中間▼((牛+公)/心)不在

007_0240_a_13L盡三際求終不得遍十方覔亦無在

007_0240_a_14L門門依舊放寒光不動今時照四方

007_0240_a_15L爲報舟移求釰客不須廻首覔忙忙

007_0240_a_16L不增不減無得失在聖在凡同一質

007_0240_a_17L喜來開臉怒攢眉熱至乘凉寒向日

007_0240_a_18L獨坐深深九重宮却來遊戱四衢中

007_0240_a_19L明如杲日黑如漆這邊那过路相通

007_0240_a_20L常應諸門應還空用遍一切用還同

007_0240_a_21L一道神光長不昧六般神用用無窮

007_0240_a_22L幾度出生諸佛身亦與衆生作主人

007_0240_a_23L如淨摩尼現衆色隨緣成立一切塵

007_0240_a_24L一一塵含一切塵一一塵現此一身

007_0240_b_01L天心月落千江水       하늘 꼭대기에 뜬 달 즈믄 강에 내리니
江底影同天上輪       강에 비친 그림자 하늘의 둥그런 달과 같네
帝珠圓冏光相攝       인드라의 구슬 두루 밝아 빛을 서로 품어
一多交羅亦無雜       하나와 여럿 서로 뒤섞여 있어도 뒤엉키지 않네
毛端各能藏刹海       털끝마다 국토의 바다 담을 수 있고
我與諸佛躰相合       나와 모든 부처님 본체가 서로 합하네
相逢古鏡相覿面       옛 거울 만나 얼굴 비추어 보니
我雖非渠非別現       나는 그64)가 아니지만 다른 이가 나타난 것도 아니네
莫謂慈容難得見       자비로운 얼굴 보기 어렵다 말하지 말지니
塵塵無處不相見       티끌 티끌마다 서로 보지 않는 곳이 없네
聖凡依正從此出       성인과 범부의 의보와 정보가 여기에서 나오지만
不知此王從何出       이 왕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네
一二三四五六七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七六五四三二一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반야의 노래(般若歌)
有心求處元無迹       마음 지니고 찾는 곳에 본래 자취 없으나
不擬心時常歷歷       마음에 기대지 않으면 언제나 뚜렷하네
於中坐臥及經行       그 안에서 앉고 눕고 걸어 다니나니
不須擬心要辨的       모름지기 마음에 기대어 변별하려 하지 말아야 하리
閑則閑閑忙則忙       한가로우면 한가로운 대로 바쁘면 바쁜 대로
困來伸脚飯來噇       피곤하면 다리 펴고 밥 오면 먹네
不離日用常無事       일상의 작용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일 없으니
一道寒光無處藏       한 줄기 차가운 빛 감춘 곳 없네
長靈一物在目前       오래도록 신령한 한 물건 눈앞에 있는데
亦能同地亦同天       땅과도 하늘과도 같아질 수 있네
眼見耳聞無聲色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소리나 빛깔 없으니
展去廻來常寂然       나아가도 돌아와도 언제나 고요하네
一身圓含十方空       한 몸으로 온 누리 허공을 다 품고
一念能令十世融       한 찰나에 모든 시간 뭉뚱그릴 수 있네
四聖六凡都在裏       네 가지 성인65) 여섯 가지 범부66) 모두 그 안에 있고
塵沙刼海不離中       티끌처럼 많은 겁의 바다 그 안을 떠나지 않네
甚深十二諸經律       매우 깊은 12부의 모든 경전과 율전
道儒百家諸子述       도가와 유가와 제자백가의 저술
世與出世諸法門       세간과 출세간의 온갖 법문
盡從這裏而演出       모두 이곳에서 펼쳐져 나오네
如彼大虛無不括       저 태허처럼 포괄하지 않는 것이 없고
亦如日月遍塵刹       티끌처럼 많은 나라에 해와 달처럼 두루 미치네
莫問緇素與尊卑       출가자와 재가자 높은 이와 낮은 이를 묻지 말지니
捴向彼中同死活       모두 저 안에서 같이 죽고 사네
無相無名若大虛       모양 없고 이름 없어 마치 태허 같은데
我師權號波羅蜜       우리 스승 임시로 바라밀이라 불렀네
摩訶般若波羅蜜       마하반야바라밀
了了見時無一物       분명하게 볼 때 한 물건도 없네
山河大地等空華       산하대지는 허공의 꽃과 같고
殊相劣形同水月       서로 다르고 모자란 모습은 물에 비친 달과 같네

007_0240_b_01L天心月落千江水江底影同天上輪

007_0240_b_02L帝珠圓1) [50] 光相攝一多交羅亦無雜

007_0240_b_03L毛端各能藏刹海我與諸佛躰相合

007_0240_b_04L相逢古鏡相覿面我雖非渠非別現

007_0240_b_05L莫謂慈容難得見塵塵無處不相見

007_0240_b_06L聖凡依正從此出不知此王從何出

007_0240_b_07L一二三四五六七七六五四三二一

007_0240_b_08L

007_0240_b_09L般若歌

007_0240_b_10L
有心求處元無迹不擬心時常歷歷

007_0240_b_11L於中坐臥及經行不須擬心要辨的

007_0240_b_12L閑則閑閑忙則忙困來伸脚飯來噇

007_0240_b_13L不離日用常無事一道寒光無處藏

007_0240_b_14L長靈一物在目前亦能同地亦同天

007_0240_b_15L眼見耳聞無聲色展去廻來常寂然

007_0240_b_16L一身圓含十方空一念能令十世融

007_0240_b_17L四聖六凡都在裏塵沙刼海不離中

007_0240_b_18L甚深十二諸經律道儒百家諸子述

007_0240_b_19L世與出世諸法門盡從這裏而演出

007_0240_b_20L如彼2)大虛無不括亦如日月遍塵刹

007_0240_b_21L莫問緇素與尊卑▼((牛+公)/心)向彼中同死活

007_0240_b_22L無相無名若*大虛我師權號波羅蜜

007_0240_b_23L摩訶般若波羅蜜了了見時無一物

007_0240_b_24L山河大地等空華殊相劣形同水月

007_0240_c_01L法法無根捴歸空       존재마다 뿌리 없어 모두 공으로 돌아가는데
獨有此空終不滅       오직 이 공만은 끝내 없어지지 않네
今於何處見眞機       지금 어디에서 참된 기틀을 볼 것인가
月落雲生山有衣       달 지고 구름 이니 산이 옷을 입었네
眼辦自肯人何限       눈으로 보고 스스로 긍정하는 이 어찌 끝이 있으랴만
耳咡如聾數難知       귀로 듣고도 귀머거리 같은 이도 세기 어렵네
得之不易守尤難       얻기도 쉽지 않지만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려우니
動靜須敎體常安       움직이고 멈출 때 언제나 그 체를 안정시켜야 하리
虛空誰着一毫許       누가 허공에 털 한 오라기 붙일 수 있을까마는
自有氷輪万古寒       둥근 얼음67)이 본래 있어 영원토록 차갑네
祗因眼翳碍虛明       그저 눈에 꺼풀이 씌어 밝은 빛이 막히니
妄見空花競崢嶸       헛되이 허공의 꽃을 보며 높이를 다투네
但向眼中除幻翳       그저 눈에서 꺼풀만 없애면
空本無花廓爾淸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고 훤하게 맑으리
客夢破猿啼歇        길손의 꿈 깨고 원숭이 소리 그치니
滿目淸風與明月       맑은 바람 밝은 달만 눈에 가득하네
幾人買了還自賣       몇 사람이나 샀다가 다시 팔건
無限風流從玆        한없는 풍류는 여기에서 일어나네
종풍의 노래(宗風歌)
一拈花一笑來        한번 꽃을 들고 한번 웃은 뒤로
東西相付一靈臺       동쪽과 서쪽이 하나의 영대68)에서 서로 부합하네
密傳傳至三三後       은밀히 전하고 전하여 서른세 번69)을 지난 뒤에
一朶花中五葉開       한 가지 꽃에서 다섯 잎사귀 피어났네
卽心佛非心佛        마음이 곧 부처임과 마음이 부처가 아님을
歷傳四家無別物       네 조사70)가 죽 전해 왔을 뿐 다른 물건 없네
或全提或全用        혹은 전체를 들고 혹은 전체를 쓰는 것
傳至侗侗無別用       오래도록 크게 전하였을 뿐 다른 작용 없네
或以機用能縱奪       혹은 기용71)을 써서 마음대로 빼앗으니
棒喝交馳如雷▼(制/心)       몽둥이나 고함 소리 내질러 천둥처럼 놀라게 하네
或以敲唱應隨機       혹은 묻고 답함으로써 응하여 근기를 따르니
雙明單說辨賢哲       둘 다 밝히거나 하나만 말하여 잘나고 못난 이를 가려내네
或以偏正巧施設       혹은 치우친 것과 바른 것을 교묘하게 시설하여
展手通玄獨超絶       두 손 내밀어 현묘함에 통하게도 하고 홀로 뛰어넘기도 하네
或以提掇一字關       혹은 한 글자로 된 관문을 주워 들고
三句一句能擊發       3구와 1구로 격발시키기도 하네
或以唯心啓盲聾       혹은 유심의 도리로 장님 귀머거리 계도하여
致令得妙色聲中       빛깔과 소리 속에 묘함을 얻을 수 있게 하네
莫謂諸家不同轍       여러 집안이 가는 길이 다르다고 말하지 말지니
百千無水不朝東       수많은 물길 동쪽으로 흐르지 않는 것 없네72)

007_0240_c_01L法法無根▼((牛+公)/心)歸空獨有此空終不滅

007_0240_c_02L今於何處見眞機月落雲生山有衣

007_0240_c_03L眼辦自肯人何限3) [51] [25] 如聾數難知

007_0240_c_04L得之不易守尤難動靜須敎體常安

007_0240_c_05L虛空誰着一毫許自有氷輪万古寒

007_0240_c_06L祗因眼翳碍虛明妄見空花競崢嶸

007_0240_c_07L但向眼中除幻翳空本無花廓爾淸

007_0240_c_08L客夢破猿啼歇滿目淸風與明月

007_0240_c_09L幾人買了還自賣無限風流從玆發

007_0240_c_10L

007_0240_c_11L宗風歌

007_0240_c_12L
一拈花一笑來東西相付一靈臺

007_0240_c_13L4) [52] 傳傳至三三後一朶花中五葉開

007_0240_c_14L即心佛非心佛歷傳四家無別物

007_0240_c_15L或全提或全用傳至侗侗無別用

007_0240_c_16L或以機用能縱奪棒喝交馳如雷5)𢛁 [53]
007_0240_c_17L或以敲唱應隨機雙明單說辨賢哲

007_0240_c_18L或以偏正巧施設展手通玄獨超絶

007_0240_c_19L或以提掇一字關三句一句能擊發

007_0240_c_20L或以唯心啓盲聾致令得妙色聲中

007_0240_c_21L莫謂諸家不同轍百千無水不朝東

007_0240_c_22L「冏」作「炯」{乙}「大」作「太」{乙}次同「咡」
007_0240_c_23L作「聽」{乙}
「密」作「蜜」{乙}「𢛁」作「怛」{乙}

007_0241_a_01L
닦기를 권하여 읊음(策修吟)
茫茫宇內          아득히 넓은 우주 안에
蠢蠢其形          그 몸뚱이 꿈틀거리는
物衆其類          많은 부류의 사물들이 있지만
人獨㝡靈          사람만이 가장 영명하네
叅爲三才          하늘 땅과 더불어 삼재가 되고
物外崔嵬          사물 밖에 드높으니
廣大靈通          넓고 크고 영명하게 통하는 것이
孰與人同          누가 사람과 같겠는가
人能革凡          사람이 범부의 상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以磨靈鑑          영명한 거울을 닦아서이고
佛能度迷          부처님이 미혹한 이들을 제도할 수 있는 것은
以悟靈知          영지73)를 깨달았기 때문이네
於戱此身          아아 이 몸을
固宜自珍          스스로 귀하게 여기는 것이 본디 마땅하거늘
豈可放緩          어찌 느즈러진 채
而不自新          스스로 새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刹海滄茫          국토의 바다 아득히 넓고
庶品浩穰          온갖 사물들 많고도 많은데
寓形此骸          이 몸뚱이로 태어나게 된 것
實爲奇侅          참으로 기이한 일이네
千年龜處          천년 만에 눈먼 거북이 있는 곳으로
浮木自來          물에 뜬 나무 저절로 흘러오고
大地瓦礫          기왓장과 자갈 가득한 땅에
金沙一枚          금 알갱이 하나 있는 것과 같네
難得而得          얻기 어려운 것을 얻었으니
何不慶斯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幸矣良快          다행이고 참으로 통쾌하니
何不返思          어찌 돌이켜 생각하지 않겠는가
思之守之          생각하고 지켜
已成徧知          바른 깨달음 이미 갖추고도
不思不守          생각하지 않고 지키지 않아
同禽混獸          짐승과 뒤섞여 하나가 되었네
迷經幾日          미혹된 채 얼마나 많은 날을 보냈는데
不計換骨          뼈대 바꿀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가
久不得醒          오래도록 정신 차리지 못하더니
今猶未省          오늘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네
已徃難謀          이미 지나간 일은 도모하기 어렵지만
來者可修          앞으로 올 일은 닦을 수 있네
吾雖不穀          내 비록 훌륭하지 않지만
自警自覺          스스로 경계하고 스스로 깨달으리
平生舊交          평생 사귄 오랜 벗들
賢愚雜糅          현명하고 어리석은 이 뒤섞여 있는데
如今屈指          지금 손가락으로 꼽아 보면
十喪八九          열에 여덟아홉은 잃었네
唁者才廻          조문한 이 막 돌아갔는데
弔者隨來          조문하려는 이 뒤이어 오네
旦暮浮生          아침저녁 뜬구름 같은 인생
誰能久停          누군들 오래 머무를 수 있을까
苦海無邊          가없는 괴로움의 바다
唯識使然          오직 의식이 그렇게 만들었고
業海無涯          끝없는 업의 바다
唯想普持          오직 생각이 두루 떠받치네
毋學嫪毒          애욕의 독을 배우지 말지니
將沉苦海          고해에 빠지리라
莫縱貪機          멋대로 탐욕을 부리지 말지니
脫業無期          업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으리라
識沉想滅          의식이 가라앉고 생각이 없어지면
唯寂唯知          오직 공적한 영지일 뿐이리니
寂知現前          공적한 영지가 눈앞에 나타나면
卽同金仚          곧 부처님과 같게 되리라
了妄契眞          망령된 것을 다하고 참됨에 계합하는 데에는
必有要津          반드시 요긴한 나루터가 있으리니
心在一緣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두면
於道自前          스스로 도에 나아가리라
道無古今          도에는 옛날과 오늘이 없고
心無異心          마음에는 서로 다른 마음이 없네
正像末世          정법 상법 말법의 시대란
凡小妄計          범부 소인들이 망령되이 헤아린 것일 뿐이네
放手無制          손 놓고 다스리지 않으면

007_0241_a_01L策修吟

007_0241_a_02L
茫茫宇內蠢蠢其形物衆其類

007_0241_a_03L人獨㝡靈叅爲三才物外崔嵬

007_0241_a_04L廣大靈通孰與人同人能革凡

007_0241_a_05L以磨靈鑑佛能度迷以悟靈知

007_0241_a_06L於戱此身固宜自珍豈可放緩

007_0241_a_07L而不自新刹海滄茫庶品浩穰

007_0241_a_08L寓形此骸實爲奇侅千年龜處

007_0241_a_09L浮木自來大地瓦礫金沙一枚

007_0241_a_10L難得而得何不慶斯幸矣良快

007_0241_a_11L何不返思思之守之已成徧知

007_0241_a_12L不思不守同禽混獸迷經幾日

007_0241_a_13L不計換骨久不得醒今猶未省

007_0241_a_14L已徃難謀來者可修吾雖不糓

007_0241_a_15L自警自覺平生舊交賢愚雜糅

007_0241_a_16L如今屈指十喪八九唁者才廻

007_0241_a_17L弔者隨來旦暮浮生誰能久停

007_0241_a_18L苦海無邊唯識使然業海無涯

007_0241_a_19L唯想普持 1) [54] 學嫪毒將沉苦海

007_0241_a_20L莫縱貪機脫業無期識沉想滅

007_0241_a_21L唯寂唯知寂知現前即同金仚

007_0241_a_22L了妄契眞必有要津心在一緣

007_0241_a_23L於道自前道無古今心無異心

007_0241_a_24L正像末世凡小妄計放手無制

007_0241_b_01L正亦末季          정법 시대 또한 말법 시대이고
拳拳進業          부지런히 도 닦는 일을 증진시키면
末亦正法          말법 시대 또한 정법 시대이네
莫關時分          시대의 분별에 상관하지 말고
須觀常運          모름지기 일정한 흐름을 관찰해야 하리니
觀是通程          이를 관찰하여 갈 길에 통달하면
自達覺城          스스로 깨달음의 성에 이르리
正觀不昧          바르게 관찰하여 어둡지 않으면
內無所悔          안으로 후회하는 바가 없으며
安分無求          분수에 만족하며 구하는 것이 없으면
外無所憂          밖으로 근심할 바가 없네
無悔無憂          후회 없고 근심 없으면
物外優游          세상 밖에서 느긋하게 노니나니
身雖在塵          몸은 비록 세속에 있어도
出世高人          세간을 떠난 높은 사람일세
人爲道宗          사람이 도의 주인이니
道假人洪          도는 사람을 빌려 넓혀지네
人若不洪          사람이 넓히지 않는다면
道無由洪          도는 넓혀질 길이 없네
利世弘法          세상을 이롭게 하고 법을 넓히는 것
吾家事業          우리 집안이 할 일이니
吾雖不敏          내 비록 못났지만
以是自黽          이에 스스로 힘쓰리
德不孤立          덕은 홀로 서지 않으니
理宜同攝          함께 거두어들임이 이치에 마땅하리
君乎自忞          그대 스스로 힘써서
遞令相勰          서로 잘 들어맞게 하라
友爲勝因          벗은 뛰어난 원인으로
灸令成人          가까이서 가르쳐 다른 사람 이루어 주나니
自未進道          스스로 아직 도에 나아가지 않았으면
也須親仁          모름지기 어진 이를 가까이해야 하리
川有珠湜          구슬이 있으면 냇물이 맑아지고
蓬緣麻直          쑥도 삼밭에서는 반듯하게 자라듯이
德崇業廣          덕이 높아지고 업이 넓어지는데
功由知識          그 공은 선지식 덕분이네
스스로 기뻐하여 읊음(自慶吟)
無私一句          사사로움 없는 한 말귀
聖凡皆具          성인이나 범부나 다 갖추고 있네
躰絶偏圓          본체는 편벽됨이나 원만함을 떠났고
相離䂓矩          모습은 정해진 틀을 벗어났네
遇物遇緣          사물을 만나고 대상을 만나면
覿面呈露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髣髴依俙          어슴푸레하여 분명하지 않아
尋之罔措          찾아봐도 잡을 수 없네
曾以色身          일찍이 육체의 몸을
爲我眞身          참된 몸으로 여겼는데
今觀此身          오늘 이 몸을 보니
是幻非眞          허깨비일 뿐 참되지 않네
眞身絶相          참된 몸은 모습을 벗어나고
大無限量          한량없이 커서
但云空寂          그저 비었고 고요하다 하는데
寂亦非寂          고요한 것 또한 고요한 것이 아니네
曾以緣心          일찍이 대상을 취하는 마음을
爲我眞心          참된 마음으로 여겼는데
心亦如身          마음 또한 몸과 같아서
是影非眞          그림자일 뿐 참되지 않네
眞心絶慮          참된 마음은 생각을 벗어나고
窮元無處          근원을 궁구하여도 있는 곳이 없어서
但云靈知          그저 영지라고 말할 뿐인데
知亦非知          지 또한 지가 아니네
曾於目前          일찍이 눈앞에
萬狀摐然          온갖 모습 어지러웠는데
今於目前          오늘 눈앞에
一切寂然          모든 것이 고요하네
不二而二          둘이 아니면서도 둘이어서
相相有異          모습마다 다름이 있네

007_0241_b_01L正亦末季拳拳進業末亦正法

007_0241_b_02L莫關時分須觀常運觀是通程

007_0241_b_03L自達覺城正觀不昧內無所悔

007_0241_b_04L安分無求外無所憂無悔無憂

007_0241_b_05L物外優游身雖在塵出世高人

007_0241_b_06L人爲道宗道假人洪人若不洪

007_0241_b_07L道無由洪利世弘法吾家事業

007_0241_b_08L吾雖不敏以是自黽德不孤立

007_0241_b_09L理宜同攝君乎自忞遞令相2) [55]

007_0241_b_10L友爲勝因 3) [56] [26] 令成人自未進道

007_0241_b_11L也須親仁川有珠湜蓬緣麻直

007_0241_b_12L德崇業廣功由知識

007_0241_b_13L

007_0241_b_14L自慶吟

007_0241_b_15L
無私一句聖凡皆具躰絕偏圓

007_0241_b_16L相離䂓矩遇物遇緣覿面呈露

007_0241_b_17L髣髴依俙尋之罔措曾以色身

007_0241_b_18L爲我眞身今觀此身是幻非眞

007_0241_b_19L眞身絶相大無限量但云空寂

007_0241_b_20L寂亦非寂曾以緣心爲我眞心

007_0241_b_21L心亦如身是影非眞眞心絕慮

007_0241_b_22L窮元無處但云靈知知亦非知

007_0241_b_23L曾於目前萬狀摐然今於目前

007_0241_b_24L一切寂然不二而二相相有異

007_0241_c_01L異而還同          다르지만 오히려 같으니
同歸一致          함께 한곳으로 돌아가네
曾謂我身          일찍이 내 몸이
不同佛身          부처님 몸과 다르다 하였는데
今觀我身          지금 내 몸을 보니
亦同佛身          또한 부처님 몸과 같네
自身他身          자기 몸 다른 이의 몸
同是一身          다 같이 한 몸이네
物物齊觀          사물 사물마다 가지런히 살펴보니
中無異身          그 사이에 다른 몸 없네
曾謂佛知          일찍이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지혜 얻으려면
待滿三祗          3아승기겁이 다 차기를 기다려야 한다 했는데
刹那廻機          한 찰나에 기틀을 돌리니
與聖同歸          성인과 같이 돌아가네
處凡自屈          범부의 자리에서 스스로 굽히는 것은
只因逐物          그저 사물만을 쫓기 때문이니
但不生情          정을 일으키지만 않으면
即心是佛          그 마음이 곧 부처일세
曾謂佛地          일찍이 생각하기를 부처님 경지는
信己即是          자신을 믿으면 바로 그것이다 하였는데
八風吹倒          여덟 가지 바람 불어오니
茫然失路          멍하니 길을 잃었네
路正風息          길이 바르게 되고 바람이 그치는 것은
須憑觀力          모름지기 관찰하는 힘에 의지해야 하나니
我依正觀          내 이제 바른 관찰에 의지하여
心得漸安          마음이 차츰 편안하게 되었네
曾謂神用          일찍이 생각하기를 신통한 작용은
悟則便用          깨달으면 곧 쓸 수 있다 하였는데
始知初心          이제야 알겠네 초보의 마음으로는
難呈妙用          묘한 작용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을
負重致遠          무거운 짐 지고 먼 데 이르는 일
非兒堪願          어린아이가 바랄 일이 아니네
頗經歲月          자못 세월이 지나니
任運自健          마음대로 움직이며 스스로 건장하네
緬思已過          지난 잘못 깊이 생각해 보니
幾被佛訶          부처님의 꾸지람 몇 번이나 들었던가
何不廻心          어찌하여 마음 돌리지 않고
流浪至今          오늘까지도 떠돌게 되었는가
幸逢了義          다행히 완전한 가르침 만났으니
以慶以嘖          이로써 기뻐하고 이로써 격려하네
不因此遇          이러한 만남 아니었다면
焉知正路          어찌 바른 길을 알았으리오
卓爾末由          우뚝하여 말미암는 바가 없으니
知不可謳          노래할 수 없음을 아네
爲引痴孩          어리석은 아이 이끌고자
强顔開懷          낯 두껍게도 가슴을 여네
日午幽齋          한낮 그윽한 집에서
自吟自諧          스스로 읊고 스스로 즐거워하네
吟罷廻看          다 읊고 나서 돌아보니
月上蒼崖          푸른 벼랑 위로 달이 떠오르네
아미타불에 대한 찬탄74)(彌陁讃)
제1. 참된 경지로부터 교화를 일으킴(從眞起化)
普明空眞淨界本無身土    두루 밝고 공하며 참되고 깨끗한 세계에는 본래 몸이나 국토가 없지만
爲衆生興悲願方有隱現    중생들을 위해 비원을 일으키니 바야흐로 숨고 나타남이 있게 되었네.
我等衆生長在迷途      우리 중생들은 오래도록 미혹된 길을 가면서
無所依歸          돌아가 의지할 곳이 없었는데
嚴土現形          장엄한 국토 모습을 나타내시니
㝡希有           가장 드문 일이네.
是則名爲幻住莊嚴【再唱】     이를 허깨비처럼 머무는 장엄이라 하나니【두 번 부름】75)
方便接引          방편으로 맞아 이끄시네.


007_0241_c_01L異而還同同歸一致曾謂我身

007_0241_c_02L不同佛身今觀我身亦同佛身

007_0241_c_03L自身他身同是一身物物齊觀

007_0241_c_04L中無異身曾謂佛知待滿三祗

007_0241_c_05L刹那廻機與聖同歸處凡自屈

007_0241_c_06L只因逐物但不生情即心是佛

007_0241_c_07L曾謂佛地信己即是八風吹倒

007_0241_c_08L茫然失路路正風息須憑觀力

007_0241_c_09L我依正觀心得漸安曾謂神用

007_0241_c_10L悟則便用始知初心難呈妙用

007_0241_c_11L負重致遠非兒堪願頗經歲月

007_0241_c_12L任運自健緬思已過幾被佛訶

007_0241_c_13L何不廻心流浪至今幸逢了義

007_0241_c_14L以慶以嘖不因此遇焉知正路

007_0241_c_15L卓爾末由知不可謳爲引痴孩

007_0241_c_16L强顏開懷日午幽齋自吟自諧

007_0241_c_17L吟罷廻看月上蒼崖

007_0241_c_18L

007_0241_c_19L彌陁讃

007_0241_c_20L第一從眞起化

007_0241_c_21L
普明空眞淨界本無身土爲衆生興悲
007_0241_c_22L方有隱現我等衆生長在迷途
007_0241_c_23L所依歸嚴土現形㝡希有是則名爲
007_0241_c_24L「毋」作「母」{乙}「勰」作「協」{乙}「灸」作
007_0241_c_25L「炙」{乙}

007_0242_a_01L
제2. 근기에 따라 모습을 나타냄(隨機現相)
自受用他受用自他受用    자수용신 타수용신 자타수용신
大化身小化身三種化身    큰 화신 작은 화신 세 가지 화신
如是身雲熏現自在      이러한 몸의 구름 훈습하여 나투기 자재롭고
究竟圓滿普應無方      끝내 원만하여 정한 곳 없이 두루 응하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是則名爲大慈悲父      이를 크게 자비로운 아버지라 부르나니【두 번 부름】
隨類攝化          부류에 따라 거두어 교화하시네.

제3. 모습을 보고 믿음을 일으킴(覩相生信)
大悲王大慈父阿彌陁佛    크게 애달파하시는 왕, 크게 따뜻하신 아버지 아미타불
頂上相肉髻相無盡相好    정수리의 훌륭한 모습, 육계의 훌륭한 모습과 다함이 없는 훌륭한 모습
一一相好放無量光      하나하나 훌륭한 모습마다 한량없는 빛을 뿜고
化無量佛開悟衆生      한량없는 부처님을 화현하시어 중생들을 깨닫게 해 주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十華藏海大人相好【再昌】  열 개 꽃 속의 바다에 있는 큰 사람의 훌륭한 모습【두 번 부름】
瞻皆仰慕          모두 우러러보며 흠모하네.

제4. 이름을 듣고 감화됨(聞名感化)
阿彌陁四十八廣大願王    아미타불 마흔여덟 가지 으뜸가는 큰 서원
一一爲度衆生誠感十方    하나하나 중생들 건네주기 위함이니 진실로 온 누리 감화시키시네.
因如是願已成正覺      이러한 서원으로 말미암아 바른 깨달음 이루시고 나서도
現住安養如願度生      지금도 극락에 머무시며 서원대로 중생들 건네주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廣大願力平等饒益【再唱】  넓고 큰 서원의 힘 평등하게 이롭게 하시나니【두 번 부름】
聞皆感化          듣고는 모두 감화되네.

제5. 잠시만 불러도 모두 이익을 얻음(暫稱皆益)
奉十善持五戒猶未免苦    열 가지 선한 일 받들어 행하고 다섯 가지 계율 지켜도 오히려 괴로움 면하지 못하고
犯十惡干五逆應墮無間    열 가지 악한 일 저지르고 다섯 가지 큰 죄 저지르면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지지만
暫稱佛號罪無輕重      잠시라도 아미타부처님 이름 부르면 무겁건 가볍건
皆令遠離永出三界      모든 죄 영원히 떠나고 영원히 삼계를 벗어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阿彌陁佛大悲願力【再昌】  아미타불의 큰 자비와 서원의 힘으로【두 번 부름】
皆得解脫          모두 해탈하네.

제6. 노력은 작으나 이익은 큼(功小益大)
佛光明佛壽命佛功德海    부처님의 밝은 빛, 부처님의 목숨, 부처님의 공덕의 바다는
曆三祇修萬行方始究竟    3아승기겁에 걸쳐 만 가지 행위를 닦아야 비로소 다할 수 있는데
但念佛號隨功淺深      부처님의 이름 생각하기만 하면 공덕의 깊이에 따라

007_0242_a_01L住莊嚴
方便接引

007_0242_a_02L第二隨機現相

007_0242_a_03L
自受用他受用自他受用大化身小化
007_0242_a_04L三種化身如是身雲熏現自在
007_0242_a_05L竟圓滿普應無方亦希有是則名爲
007_0242_a_06L慈悲1) [57] 隨類攝化

007_0242_a_07L第三覩相生信

007_0242_a_08L
大悲王大慈父阿彌陁佛頂上相肉髻
007_0242_a_09L無盡相好一一相好放無量光
007_0242_a_10L無量佛開悟衆生亦希有十華藏海
007_0242_a_11L人相好2)
[58]
瞻皆仰慕

007_0242_a_12L第四聞名感化

007_0242_a_13L
阿彌陁四十八廣大願王一一爲度衆
007_0242_a_14L誠感十方因如是願已成正覺
007_0242_a_15L住安養如願度生亦希有廣大願力
007_0242_a_16L等饒益
聞皆感化

007_0242_a_17L第五暫稱皆益

007_0242_a_18L
奉十善持五戒猶未免苦犯十惡干五
007_0242_a_19L應墮無間暫稱佛號罪無輕重
007_0242_a_20L令遠離永出三界亦希有阿彌陁佛
007_0242_a_21L悲願力
*昌
皆得解脫

007_0242_a_22L第六功小益大

007_0242_a_23L
佛光明佛壽命佛功德海曆三祇修萬
007_0242_a_24L方始究竟但念佛號隨功淺深

007_0242_b_01L悉令超昇授記作佛      모두 삼계를 벗어나게 하고 수기를 주어 부처 되게 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阿彌陁佛大誓願王【再昌】  아미타불 큰 서원의 왕【두 번 부름】
十念超昇          열 번만 염불하면 벗어나 올라가네.

제7. 근기에 따라 두루 맞이함(隨機普接)
彼佛有九蓮臺化現無量    저 부처님께는 아홉 가지 연꽃 피어난 곳이 있어 한량없이 화현하여
念佛人隨高下接向其中    염불하는 사람들 높낮이에 따라 그 안에서 맞이하시네.
如是方便如是接引      이 같은 방편으로 이같이 맞이하여 이끄시어
悉令成佛度生無猒      모두 부처 되게 하시며 중생들 건네주는 일 싫증내지 않으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阿彌陁佛大方便力【再昌】  아미타불 큰 방편의 힘【두 번 부름】
九品超生          아홉 등급으로 벗어나 태어나게 하네.

제8. 온 누리에서 홀로 높음(超方獨尊)
過去佛現在佛無量無过    과거 부처님, 현재 부처님 한량없고 가없으며
四方與上下方佛亦無數    사방과 위아래에 부처님 또한 수없이 많으시네.
於此諸佛特穪彌陁而爲第一  이 모든 부처님들 가운데 특히 아미타불을 으뜸이라 칭하니
如是高勝亦希有       이처럼 높고 뛰어남 또한 드문 일이네.
阿彌陁佛大威德力【再昌】  아미타불 큰 위덕의 힘【두 번 부름】
高勝無比          높고 뛰어나 견줄 이 없네.

제9. 염불하기를 권하는 공덕이 높음(勸念功高)
滿三千施七寶功已無量    삼천대천세계를 일곱 가지 보배로 가득 채워 보시한 공덕 이미 한량없고
更化令訂四果德亦無过    다시 교화하여 네 가지 과보 증득하게 하면 그 공덕 또한 가없네.
勸人念佛功德勝彼      남들에게 염불하도록 권하면 그 공덕 저보다 뛰어남을
佛說分明          부처님께서 또렷이 말씀하셨으니
如是德化亦希有       이러한 덕화 또한 드문 일이네.
勸人自念功行滿足      남들에게도 권하고 자기도 염불하여 공덕 짓는 행위 가득 채우면【두 번 부름】
直登上品          곧바로 상품으로 올라가네.

제10. 높이 벗어나 원만하게 증득함(高超圓證)
大雄猛大勢王阿彌陁佛    크게 용맹하고 큰 세력 가진 왕 아미타불
無量光無量壽無量功德    한량없는 빛, 한량없는 목숨, 한량없는 공덕
細細看來人人分上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마다 다 갖추고 있는데
各自具足佛先圓證      아미타부처님께서 먼저 완전하게 증득하셨으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唯心淨土自性彌陁      마음이 바로 정토이고 자신의 성품이 바로 아미타불이니【두 번 부름】
如佛共證          아미타부처님처럼 함께 증득하세.

극락에 대한 찬탄76)(安養讃)
제1. 저 부처님과 이 부처님께서 함께 교화하심(彼此同化)

007_0242_b_01L3) [59] 授記作佛亦希有阿彌陁佛
007_0242_b_02L大誓願王
*昌
十念*超昇

007_0242_b_03L第七隨機普接

007_0242_b_04L
彼佛有九蓮臺化現無量念佛人隨高
007_0242_b_05L接向其中如是方便如是接引
007_0242_b_06L令成佛度生無猒亦希有阿彌陁佛
007_0242_b_07L方便力
*昌
九品超生

007_0242_b_08L第八超方獨尊

007_0242_b_09L
過去佛現在佛無量無过 [60] 四方與上下
007_0242_b_10L佛亦無數於此諸佛特穪彌陁
007_0242_b_11L爲第一如是高勝亦希有阿彌陁佛
007_0242_b_12L威德力
*昌
高勝無比

007_0242_b_13L第九勸念功高

007_0242_b_14L
滿三千施七寶功已無量更化令 4) [61]
007_0242_b_15L四果德亦無过勸人念佛功德勝彼
007_0242_b_16L佛說分明如是德化亦希有勸人自念
007_0242_b_17L功行滿5) [62] 直登上品

007_0242_b_18L第十高超圓證

007_0242_b_19L
大雄猛大勢王阿彌陁佛無量光無量
007_0242_b_20L無量功德細細看來人人分上
007_0242_b_21L自具足佛先圓證亦希有唯心淨土
007_0242_b_22L自性彌6) [63] 如佛共證

007_0242_b_23L

007_0242_b_24L安養讃

007_0242_b_25L第一彼此同化

007_0242_c_01L
大導師阿彌陁現彼接引    이끄시는 큰 스승 아미타불께서 저곳에서 맞이하는 모습 나투시고
我本師釋迦文勸令徃生    우리 본래의 스승 석가모니께서 권하여 왕생하게 하시네.
彼此如來同以大悲      저곳과 이곳의 여래께서 다 같이 큰 자비로써
各設方便共度迷倫      저마다 방편을 시설하여 미혹된 무리들 함께 건네주시니
㝡希有           가장 드문 일이네.
彼佛此佛大悲大化【再昌】  저 부처님 이 부처님의 큰 자비와 큰 교화【두 번 부름】77)
恩愈父母          그 은혜 어버이보다 크네.

제2. 의보와 정보 모두 뛰어남(依正俱勝)
曰極樂曰安養名彼佛土    극락이나 안양은 저 부처님 나라의 이름이고
無量光無量壽名彼如來    무량광, 무량수는 저 여래 이름이네.
但聞其名其中活計一念便知  그 이름만 들어도 그 안에서 살아갈 계책 한 찰나에 바로 알아
欣彼往生          저곳에 왕생하기를 좋아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佛於彼國現住說法      부처님께서 지금 저 나라에 머물러 설법하시니【두 번 부름】
海會昭然          바다처럼 큰 모임 분명히 보이네.

제3. 즐겁기만 하고 근심이 없음(純樂無憂)
彼佛國無三惡亦無八苦    저 부처님 나라에는 세 가지 악이 없고 여덟 가지 괴로움도 없으며
往生人身金色皆具妙相    왕생한 사람의 몸은 금빛이고 모두 묘하게 훌륭한 모습 갖추며
宮殿隨身衣食自然      궁전이 몸을 따르고 입을 것과 먹을 것 저절로 다 갖춰져서
一切具足常享無極      언제나 끝없이 누리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寶衣寶具香珎羞       보배 옷과 보배 도구 향기로운 음식과 진귀한 음식【두 번 부름】
隨念現前          생각하는 대로 눈앞에 나타나네.

제4. 체의 장엄을 갖춤(備體莊嚴)
七重欄七重網七重行樹    일곱 겹 난간, 일곱 겹 그물, 일곱 겹으로 줄지어 선 나무
七寶池七寶臺七寶樓閣    일곱 가지 보배 연못, 일곱 가지 보배 대, 일곱 가지 보배 누각
一一華麗瑩徹無礙      하나하나 화려하고 맑고 투명하여 막힘이 없어
交影重重淸淨嚴飾      서로서로 겹겹으로 비치며 맑고 깨끗하고 장엄하게 꾸미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寶臺寶閣寶樹寶網      보배 대와 보배 누각, 보배 나무, 보배 그물【두 번 부름】
莊嚴妙好          장엄함이 묘하게 좋네.

제5. 연꽃 연못에 태어남(花池受生)
七寶池八德水充滿其中    일곱 가지 보배 연못에 여덟 가지 공덕의 물이 가득하고
池邊有四階道衆寶合成    못 가에 사방으로 나 있는 계단과 길은 뭇 보배로 이루어졌네.

007_0242_c_01L
大導師阿彌陁現彼接引我本師釋迦
007_0242_c_02L勸令徃生彼此如來同以大悲
007_0242_c_03L設方便共度迷倫㝡希有彼佛此佛
007_0242_c_04L悲大化
*昌
7) [64] 父母

007_0242_c_05L第二依正俱勝

007_0242_c_06L
曰極樂曰安養名彼佛土無量光無量
007_0242_c_07L名彼如來但聞其名其中活計
007_0242_c_08L念便知欣彼徃生亦希有佛於彼國
007_0242_c_09L現住說8) [65] 海會昭然

007_0242_c_10L第三純樂無憂

007_0242_c_11L
彼佛國無三惡亦無八苦徃生人身金
007_0242_c_12L皆具妙相宮殿隨身衣食自然
007_0242_c_13L切具足常享無極亦希有寶衣寶具
007_0242_c_14L9)𦠆 [66] 10) [67] 隨念現前

007_0242_c_15L第四偹體11) [68] [27]

007_0242_c_16L
七重欄七重網七重行樹七寶池七寶
007_0242_c_17L七寶樓閣一一華麗瑩徹無礙
007_0242_c_18L影重重淸淨嚴飾亦希有寶臺寶閣
007_0242_c_19L寶樹寶12) [69] 莊嚴妙好

007_0242_c_20L第五花池受生

007_0242_c_21L
七寶池八德水充滿其中池邊有四階
007_0242_c_22L「父」下有「再唱」{乙}「昌」作「唱」{乙}次同
007_0242_c_23L
「超」作「起」{乙}次同「訂」通用「證」{編}
007_0242_c_24L「足」下有「再唱」{乙}
「陁」下有「再唱」{乙}
007_0242_c_25L「愈」作「踰」{乙}
「法」下有「再唱」{乙}「𦠆」
007_0242_c_26L作「饌」{乙}
「羞」下有「再唱」{乙}「㽵」作
007_0242_c_27L「莊」{乙}次同
「網」下有「再唱」{乙}

007_0243_a_01L池中蓮華大如車輪      연못에는 수레바퀴만 한 연꽃이 물 위를 덮고 있는데
開敷水面於中受生      그 가운데 태어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九品花臺次第碁布      아홉 등급 연꽃 대가 순서대로 바둑판처럼 퍼져 있어【두 번 부름】
隨分受生          분수대로 태어나네.

제6. 온 누리를 돌아다님(十方遊行)
黃金地碧虛空常作天樂    황금의 땅과 푸른 하늘에 언제나 하늘의 음악 연주하고
雨天花香芬馥晝夜六時    아침저녁으로 여섯 번 하늘의 꽃 뿌려 향내 짙은데
其中衆生身乘寶殿賫衆妙花  그곳 중생들 보배 전각 타고 온갖 묘한 꽃을 들고
供養他方          다른 곳에 가서 공양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十方佛土飯食頃行      온 누리 부처님 나라에 밥 먹을 시간 정도면 가고【두 번 부름】
徃返無碍          가서 돌아오는 데 걸림 없네.

제7. 소리를 듣고 수행을 증진시킴(聞音進修)
白鶴與孔雀等出和雅音    흰 학과 공작 등이 잘 어우러진 우아한 소리 내고
微風吹動諸樹出微妙聲    산들바람 불면 뭇 나무들 미묘한 소리 내니
聞是音者自然皆生念佛法心  이 소리 듣는 이들 저절로 부처님 가르침 생각하는 마음 일으켜
增進修行          수행을 증진시키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寶樹寶臺放光說法      보배 나무, 보배 대 빛을 뿜고 법을 설하여【두 번 부름】
宣流法化          법의 교화 널리 펼치네.

제8. 부처님처럼 오래 삶(長壽等佛)
阿彌陁成正覺於今十劫    아미타불 바른 깨달음 이루신 뒤 지금까지 10겁이 지났는데
徃生人無高下與佛齊壽    왕생하는 사람들은 높낮이 없이 모두 부처님과 같은 목숨 누리네.
十念成就承佛願力      열 번 염불하면 부처님 서원의 힘을 타고 저절로 왕생하여
自然徃生永斷生死      나고 죽음을 영원히 끊으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承佛願力          부처님의 서원의 힘을 타고 열 번 염불하여 왕생하니【두 번 부름】
十念徃生【再昌】壽命長遠     목숨 길고도 기네.

제9. 벗을 통해 도에 나아감(因友進道)
觀世音大勢至無量海衆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한량없는 바다처럼 많은 무리
具善根有福德諸上善人    선근을 갖추고 복덕을 지닌 매우 선한 모든 이들
於中坐臥見聞熏習      그 안에서 앉거나 눕거나 보고 듣는 것으로 훈습되어
精進修行同趣菩提      부지런히 수행하여 함께 깨달음으로 나아가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諸上善人以爲法侶      매우 선한 모든 사람들을 진리의 벗으로 삼으니【두 번 부름】
熏習增進          훈습되어 증진하네.

제10. 염불하여 교화를 입음(念佛蒙化)

007_0243_a_01L衆寶合成池中蓮華大如車輪
007_0243_a_02L敷水面於中受生亦希有九品花臺
007_0243_a_03L次第碁1) [70] 隨分受生

007_0243_a_04L第六十方遊行

007_0243_a_05L
黃金地碧虛空常作天樂雨天花香芬
007_0243_a_06L晝夜六時其中衆生身乘寶殿2) [71]
007_0243_a_07L衆妙花供養他方亦希有十方佛土
007_0243_a_08L飯食頃3) [72] 徃返無碍

007_0243_a_09L第七聞音進修

007_0243_a_10L
白鶴與孔雀等出和雅音微風吹動諸
007_0243_a_11L出微妙聲聞是音者自然皆生
007_0243_a_12L佛法心增進修行亦希有寶樹寶臺
007_0243_a_13L放光說4) [73] 宣流法化

007_0243_a_14L第八長壽等佛

007_0243_a_15L
阿彌陁成正覺於今十劫徃生人無高
007_0243_a_16L與佛齊壽十念成就承佛願力
007_0243_a_17L然徃生永斷生死亦希有承佛願力
007_0243_a_18L十念徃生
*昌
壽命長遠

007_0243_a_19L第九因友進道

007_0243_a_20L
觀世音大勢至無量海衆具善根有福
007_0243_a_21L諸上善人於中坐臥見聞熏習
007_0243_a_22L進修行同趣菩提亦希有諸上善人
007_0243_a_23L以爲法5) [74] 熏習增進

007_0243_a_24L第十念佛蒙化

007_0243_b_01L
若一日若二日乃至七日    하루나 이틀이나 나아가 이레에 이르기까지
一心念阿彌陁諸罪消滅    한마음으로 아미타불을 염불하면 온갖 죄가 없어지고
臨命終時蒙佛菩薩放光接引  목숨이 다할 때 부처님과 보살님께서 빛을 뿜으며 맞이하시어
九蓮化徃          아홉 가지 연꽃 속에 왕생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已發今發當發願王      이미 일으켰고 지금 일으키고 앞으로 일으킬 으뜸가는 서원으로【두 번 부름】
皆得徃生          모두 왕생하네.

『아미타경』에 대한 찬탄78)(彌陁經讃)
제1. 지름길을 열어 보임(開示捷徑)
大矣哉大導師釋迦文佛    크도다. 이끄시는 큰 스승 석가모니불께서
應群機開三乘無法不說    뭇 근기에 응하시어 삼승을 여시니 설하지 않은 가르침이 없네.
更於其間別開方便      다시 그 가운데 따로 방편을 열고
演說是經令修淨土      이 경전을 펼쳐 설하여 정토를 닦게 하시니
㝡希有           가장 드문 일이네.
大悲世尊說示此經【再昌】     큰 자비의 세존께서 이 경전을 설하여 보이시니【두 번 부름】79)
如暗得燈          어둠 속에서 등불을 얻은 듯하네.

제2. 미혹한 무리에게 길을 가리키심(指途迷倫)
可憐生可憐愍我等衆生    불쌍하고 불쌍한 우리 중생들
生復死死復生苦無盡期    태어나면 죽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서 괴로움 다할 기약 없네.
惟我世尊善權方便      우리 세존께서 훌륭한 방편을 열어 보이시고
開示勸進令不退墮      나아가기를 권하시어 물러나지 않게 하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惟我本師導生大悲      우리 본래의 스승께서 중생들을 이끄시는 큰 자비로【두 번 부름】
如保赤子          어린아이를 돌보듯 하네.

제3. 나라를 찬탄하여 기뻐하게 함(讃土令忻)
彼佛國名極樂安養淨土    저 부처님 나라의 이름은 극락 안양 정토인데
我本師示人天所以爲樂    우리 본래 스승께서 사람과 하늘 무리에게 좋아할 만한 것을 보이시고
其中嚴種種殊勝       그곳 장엄의 갖가지 빼어나고 뛰어난 모습
滿口稱揚勸令徃生      말마다 가득 칭송하고 드날리시어 왕생하도록 권하시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我大導師無上法王      우리 이끄시는 큰 스승 위없는 진리의 왕께서【두 번 부름】
讃彼淨土          저 정토를 찬탄하시네.

제4. 아미타불을 찬탄하여 염불을 권함(讃佛勸念)
彼佛號無量光亦無量壽    저 부처님 이름은 무량광이고 무량수인데
我本師示人天所以無量    우리 본래 스승께서 사람과 하늘 무리에게 무량인 까닭을 보이시고
不可思議功德之利      불가사의한 공덕의 이익을 말마다 가득 칭송하고 드날리시어
滿口穪揚勸令勤念      착실하게 염불하도록 권하시니

007_0243_b_01L
若一日若二日乃至七日一心念阿彌
007_0243_b_02L諸罪消滅臨命終時蒙佛菩薩
007_0243_b_03L光接引九蓮6) [75] [28] 亦希有已發今發
007_0243_b_04L當發願7) [76] 皆得徃生

007_0243_b_05L

007_0243_b_06L彌陁經讃

007_0243_b_07L第一開示捷徑

007_0243_b_08L
大矣哉大導師釋迦文佛應群機開三
007_0243_b_09L無法不說更於其間別開方便
007_0243_b_10L說是經令修淨土㝡希有大悲世尊
007_0243_b_11L說示此經
*昌
如暗得燈

007_0243_b_12L第二指途迷倫

007_0243_b_13L
可憐生可憐愍我等衆生生復死死
007_0243_b_14L復生苦無盡期惟我世尊善權8) [77] 便
007_0243_b_15L開示勸進令不退墮亦希有惟我本師
007_0243_b_16L導生大9) [78] 如保赤子

007_0243_b_17L第三讃土令忻

007_0243_b_18L
彼佛國名極樂安養淨土我本師示人
007_0243_b_19L所以爲樂其中*㽵嚴種種殊勝滿
007_0243_b_20L口稱揚勸令徃生亦希有我大導師
007_0243_b_21L上法10) [79] 讃彼淨土

007_0243_b_22L第四讃佛勸念

007_0243_b_23L
彼佛號無量光亦無量壽我本師示人
007_0243_b_24L所以無量不可思議功德之利滿口

007_0243_c_01L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我大導師衆聖中尊      우리 이끄시는 큰 스승께서는 뭇 성인들 가운데서도 존귀하신데【두 번 부름】
讃彼彌陁          저 아미타불을 찬탄하시네.

제5. 여섯 방위에서 같이 찬탄함(六方同讃)
東南方西北方上下諸佛    동쪽 남쪽 서쪽 북쪽 위쪽 아래쪽의 모든 부처님들
廣長舌遍大千說誠實言    넓고 긴 혀로 대천세계 두루 다 덮고 진실로 말씀하시기를
汝等衆生當信諸佛所護念經  그대 중생들은 모든 부처님께서 지켜 주시는 경전을 믿으라 하시니
如是同讃          이처럼 함께 찬탄하는 일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佛佛皆以廣長舌相      부처님마다 넓고 긴 혀의 훌륭한 모습으로【두 번 부름】
同讃勸持          같이 찬탄하여 지니기를 권하시네.

제6. 저 부처님과 이 부처님이 서로 맞이함(彼此相接)
如本師釋迦尊讃佛功德    본래 스승 석가모니불께서 아미타불의 공덕을 찬탄하듯이
彼諸佛亦穪讃我佛如來    저 모든 부처님 또한 그렇게 우리 부처님 여래께서
能於五濁成大菩提說難信法  오탁악세에 큰 깨달음 이루시고 믿기 어려운 가르침 설하시는 것을 찬탄하시니
如是相讃          이처럼 서로 찬탄하는 일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彼此如來皆因極樂      저 여래와 이 여래께서 모두 극락으로 말미암아【두 번 부름】
互相稱讃          서로 칭송하고 찬탄하시네.

제7. 사람과 하늘 무리가 함께 따름(人天共遵)
讃淨土讃彌陁說此經已    정토를 찬탄하고 아미타불을 찬탄하여 이 경전을 설하여 마치시니
舍利弗諸比丘八部龍天    사리불과 뭇 비구들과 천룡팔부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
聞佛所說歡喜踊躍      펄쩍펄쩍 뛰고 기뻐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고
信受奉行流通法化      널리 퍼뜨리고 법에 따라 교화하겠다 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聞經受持發願徃生      경전을 듣고 받아 지녀 왕생하겠다는 서원을 일으키는 이【두 번 부름】
其數無量          그 수 한량없네.

제8. 현재와 미래에 모두 이익이 됨(現未俱益)
正像法各千年已成過去    정법 시대, 상법 시대 저마다 천년인데 이미 지나갔고
徃生人不可計皆承經力    왕생한 사람 헤아릴 수 없음은 모두 경전의 힘을 받은 것이네.

007_0243_c_01L穪揚勸令勤念亦希有我大導師衆聖
007_0243_c_02L11) [80] 讃彼彌陁

007_0243_c_03L第五六方同讃

007_0243_c_04L
東南方西北方上下諸佛廣長舌遍大
007_0243_c_05L說誠實言汝等衆生當信諸佛所護
007_0243_c_06L念經如是同讃亦希有佛佛皆以廣長
007_0243_c_07L12) [81] 同讃勸持

007_0243_c_08L第六彼此相接

007_0243_c_09L
如本師釋迦尊讃佛功德彼諸佛亦穪
007_0243_c_10L我佛如來能於五濁成大菩提
007_0243_c_11L難信法如是相讃亦希有彼此如來
007_0243_c_12L因極13) [82] 互相稱讃

007_0243_c_13L第七人天共遵

007_0243_c_14L
讃淨土讃彌陁說此經已舍利弗諸比
007_0243_c_15L八部龍天聞佛所說歡喜踊躍
007_0243_c_16L受奉行流通法化亦希有聞經受持
007_0243_c_17L發願徃14) [83] 其數無量

007_0243_c_18L第八現未俱益

007_0243_c_19L
正像法各千年已成過去徃生人不可
007_0243_c_20L「布」下有「再唱」{乙}「賫」作「賚」{乙}「行」
007_0243_c_21L下有「再唱」{乙}
「法」下有「再唱」{乙}「侶」下
007_0243_c_22L有「再唱」{乙}
「化」作「花」{乙}「王」下有「再
007_0243_c_23L唱」{乙}
「方」作「便」{乙}「悲」下有「再唱」{乙}
007_0243_c_24L
「王」下有「再唱」{乙}「尊」下有「再唱」{乙}
007_0243_c_25L
「相」下有「再唱」{乙}「樂」下有「再唱」{乙}
007_0243_c_26L
「生」下有「再唱」{乙}次同

007_0244_a_01L奇歟此經群經滅後      이 경전은 참으로 기이하여 모든 경전 다 없어진 뒤에도
獨留於世度盡有緣      홀로 세상에 남아 인연이 있는 중생들 다 건네주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凡有見聞皆得徃生      보고 들은 이 모두 왕생하여【두 번 부름】
同登彼岸          저 언덕에 같이 오르네.

제9. 마음의 감응을 쉽게 일으킴(易發機感)
過去與現在世無量諸佛    과거와 현재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莫不爲度衆生出現於世    중생들 건네주고자 세상에 나오셨네.
我等佛子於彼諸佛早當廻機  우리 불자들은 저 모든 부처님께 빨리 얄팍한 마음을 돌려야 하리니
到此知非          이에 이르러 잘못을 아는 것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奇哉妙哉我佛風化      기이하고 묘하네, 우리 부처님의 교화【두 번 부름】.
忽然回頭          문득 머리를 돌리네.

제10. 두루 염불하여 회향함(普念回向)
離生死大方便無敎不說    나고 죽음을 벗어나는 큰 방편을 설하지 않은 가르침 없지만
指徑路度群迷此尤深切    지름길 가리켜 미혹한 무리 건네주심은 이 경전이 더욱 깊고 간절하네.
無始至今長沉愛河      시작이 없던 때부터 지금껏 애욕의 강에 오래 잠겨 벗어날 길 몰랐는데
不知出要因此知歸      이 경전으로 돌아갈 곳을 알게 되니
亦希有           또한 드문 일이네.
廣矣大矣此經威德      넓고 크네, 이 경전의 위덕이여【두 번 부름】.
靡然趨化          쓸리듯 좇아 교화되네.

젊은 비구 홍준洪俊이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려가 보배인 까닭을 여쭈니 스님80)이 곧바로 그 말에 응하여 이렇게 답하셨다(小師洪俊。 問佛法僧所以爲寶。 師即應聲答)
세상에서 보배롭게 여기는 것은 금과 옥이다. 금과 옥은 세상에서 소중하게 여기고 사람마다 바라는 것이다. 승려로서 다섯 가지 덕을 갖추고 여섯 가지 화합을 갖추며 이해와 행위가 보통 사람들을 넘어서고 몸가짐이 빼어나며,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다른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으면 사람 가운데 표준이 되고 모든 이들의 눈과 귀가 되니,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 귀의하고 사람과 하늘 무리가 함께 존중한다. 부처님을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 넓히는 것을 임무로 삼으니 부처님과 가르침과 더불어 보배로 불린다.

『원각경』을 다 읽었는데 때마침 비가 그쳤다. 이에 부처님의 교화에 감복하였다81)(讀罷圓覺。 時方雨霽。 因感佛化)
天猒紅塵滿世間       붉은 티끌 세간에 가득함을 하늘이 싫어하여
塵埃洗盡露淸閑       티끌 먼지 다 씻어내고 맑고 훤한 풍광 드러내네
侵軒爽氣通身冷       집 안에 스며든 상쾌한 기운 몸속까지 차갑게 하고
照岳晴光兩眼寒       산을 비추는 밝은 햇살 두 눈에 차갑네
翻思蒙化當年會       부처님 교화 입은 그때의 법회를 돌이켜 생각하니

007_0244_a_01L皆承經力奇歟此經群經滅後
007_0244_a_02L留於世度盡有緣亦希有凡有見聞
007_0244_a_03L皆得徃*生同登彼岸

007_0244_a_04L第九易發機感

007_0244_a_05L
過去與現在世無量諸佛莫不爲度衆
007_0244_a_06L出現於世我等佛子於彼諸佛
007_0244_a_07L當廻機到此知非亦希有奇哉妙哉
007_0244_a_08L佛風1) [84] 忽然回頭

007_0244_a_09L第十普念回向

007_0244_a_10L
離生死大方便無敎不說指徑路度群
007_0244_a_11L此尤深切無始至今長沉愛河
007_0244_a_12L知出要因此知歸亦希有廣矣大矣
007_0244_a_13L此經威2) [85] 靡然趨化

007_0244_a_14L

007_0244_a_15L小師洪俊問佛法僧所以爲寶
007_0244_a_16L即應聲答曰

007_0244_a_17L
世之所寶金與玉也夫金玉爲世之
007_0244_a_18L所重而人人之所慕者也僧也者具五
007_0244_a_19L偹六和解行超群容儀挺特知人
007_0244_a_20L之所未知能人之所未能人中之標準
007_0244_a_21L諸方眼目道俗同歸人天共尊以佛
007_0244_a_22L爲師弘法爲任得與佛法並稱爲寶
007_0244_a_23L讀罷圓覺時方雨霽因感佛化
007_0244_a_24L猒紅塵滿世間塵埃洗盡露淸閑
007_0244_a_25L軒爽氣通身冷照岳晴光兩眼寒翻思

007_0244_b_01L應似懸燈此日歡       오늘 현등사에서 느끼는 기쁨과 비슷할 듯하네
了義一篇才讀了       한 권의 요의경을 이제 막 다 읽었는데
亂山深處听潺湲       험한 산 깊은 곳에 흐르는 물소리 들리네
시詩 91편
준 상인에게 마리산 정수암에 머물기를 권함(勸俊上人住摩利山淨水菴)
摩利爲山絶海東       마리산은 해동의 절경인데
有菴臨海壓蒼穹       바닷가에 암자가 있어 하늘을 누르고 있네
一軒風月千峰裏       한 집의 풍치가 천 개의 봉우리 속에 있고
千里江山一望中       천 리 강산이 한눈에 보이네
煥目奇觀奚啻八       눈앞에 빛나는 기이한 풍경이 어찌 여덟뿐이리
開懷勝景渺無窮       가슴을 열면 뛰어난 경치 아득히 끝없네
當年廬岳堪爲對       그 당시 여산을 상대할 만하니
請子於焉繼遠公       그대 그곳에서 혜원 스님을 잇기 바라네82)
목은의 시를 읽고 감로사83)를 생각하며 운을 따서 지음(因讀牧隱詩憶甘露寺次韵)
關西江闊向南流       관서의 넓은 강 남쪽으로 흐르는데
上有招提淸且幽       그 위에 절 있어 맑고 그윽하네
牧笛聲交搖掉響       목동의 피리 소리는 노 젓는 소리와 어우러지고
風軌影接聳雲樓       바람에 부푼 돛 그림자는 구름 위로 솟은 누각과 맞닿네
日高崖下煙生閣       해 높이 뜬 벼랑 아래 연기 피어나는 전각 있고
夜靜波頭月滿舟       밤들어 고요한 물결 위로 달은 배에 가득 차네
吾聞西祖曾留迹       서쪽에서 오신 조사 일찍이 머물던 자취 들었으니
他日還應向彼遊       다른 날 마땅히 그쪽으로 떠나리
산에서-선비를 대신하여 읊음(山中行代士吟)
過寺逢僧共一床       절에 들러 스님 만나 찻상을 함께하니
閑忙相會兩相忘       한가로운 이 바쁜 이 서로 만나 둘 다 잊네
凌雲月榻塵還靜       구름 높이 뜬 달 침상에 비치니 세상은 고요하고
浸水風軒暑亦凉       물기 스민 아담한 집은 더위조차 서늘하네
報曉鍾聲醒客夢       새벽을 알리는 종소리는 손님의 꿈을 깨우고
穿林鳥語動征裳       숲을 뚫는 새소리는 길손의 옷자락을 흔드네
從玆更憶廬山路       이에 다시 여산의 길을 생각해 보니
三笑依然在耳傍       세 사람84)의 웃음소리 그대로 귓가에 들리네
서원 허 목천에게 주는 시【서序도 함께 붙임】(與西原許木川詩【幷序】)
보통의 사람 마음은 오직 눈앞의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죽은 뒤를 생각하지 않으니, 백 년 동안 쌓아서 다섯 집안이 쟁탈하는 것이 되고, 한때 버려서 만세의 존귀한 영화를 누리게 된다는 것을 알겠는가? 서원의 허 군자는 몸은 세속에 살고 있지만 뜻은 맑고 빈 것을 좋아하고, 모습은 세속인이지만 마음은 승려와 같은데, 본디 지니고 있는 것을 이어받은 것인가,

007_0244_b_01L蒙化當年會應似懸燈此日歡了義一
007_0244_b_02L篇才讀了亂山深處听 [29] 潺湲

007_0244_b_03L

007_0244_b_04L八十八篇一百十首

007_0244_b_05L勸俊上人住摩利山淨水菴

007_0244_b_06L
摩利爲山絕海東有菴臨海壓蒼穹

007_0244_b_07L一軒風月千峰裏千里江山一望中

007_0244_b_08L煥目奇觀奚啻八開懷勝景渺無窮

007_0244_b_09L當年廬岳堪爲對 3) [86] 子於焉繼遠公

007_0244_b_10L因讀牧隱詩憶甘露寺次韵

007_0244_b_11L
關西江闊向南流上有招提淸且幽

007_0244_b_12L牧笛聲交搖4) [87] [30] 5) [88] [31] 影接聳雲樓

007_0244_b_13L日高崖下煙生閣夜靜波頭月滿舟

007_0244_b_14L吾聞西祖曾留迹他日還應向彼遊

007_0244_b_15L山中行代士吟

007_0244_b_16L
過寺逢僧共一床閑忙相會兩相忘

007_0244_b_17L凌雲月榻塵還靜浸水風軒暑亦凉

007_0244_b_18L報曉鍾聲醒客夢穿林鳥語動征裳

007_0244_b_19L從玆更憶廬山路三笑依然在耳傍

007_0244_b_20L與西原許木川詩并序

007_0244_b_21L
大抵人之常情唯求目前之樂未有
007_0244_b_22L身後之計豈知百年之畜將爲五家
007_0244_b_23L之爭奪一期之捨當享万世之尊榮
007_0244_b_24L西原許君子身居塵世而意翫淸
007_0244_b_25L形是白衣而心同釋子承固有之

007_0244_c_01L보고 들어 훈습된 것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된 것인가? 사물이 변하여 늘 바뀌는 것을 관찰하고, 아침에는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는 시들고 마는 것을 깨달아 밖으로는 어리석은 듯 멍하지만 안으로는 지혜를 품어 가지런하다. 재산을 모두 기울여 대장경 전체를 인쇄하니, 덕은 외롭지 않아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와서 경하하는 이들이 있었다. 진실로 범상하지 않은 훌륭한 재능이며 몹시 드문 성대한 일을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경전을 지니는 이는 여래가 보낸 이이고, 여래의 일을 행하는 이이다. 이는 5백 세가 지난 뒤에 이 가르침을 믿는 훌륭한 이들에게 가르침을 내리고 수기를 드러내 보이는 진실된 말이다.”라고 하셨다. 오늘 공 한 사람만이 이 수기에 합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를 지어 찬미하고 영원토록 뒷사람들에게 보인다.

到處香飄氣自芬       이르는 곳마다 향기 날려 기운 저절로 향기롭고
山粧紅錦野黃雲       산은 붉은 비단 치장하고 들에는 누런 구름 앉았네
秋風千里來何以       가을바람 어찌 천 리를 불어오는가
爲報瞿曇曾使君       부처님께 보답하려 일찍이 그대에게 시켰네
또 허 목천이 불살생계를 받으니 이에 『범망경』으로 시를 지어 격려함(又許木川。 受不殺戒。因以焚網。 爲詩以勉之)
瑛瑛荆玉本無瑕       빛나는 형산의 옥 본래 티 없는데
今遇山僧更琢磨       오늘 이 비구를 만나 다시 갈고 다듬어졌네
若到鍊得無鍊處       닦고 닦아 더 닦을 것 없는 데에 이르면
光通遐邇照山河       밝은 빛 멀고 가까운 곳 모두 꿰뚫어 산하를 비추리
인동 수령에게 답함(答仁同守)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이 떠난 뒤로 사람이 없다 하였는데, 편지를 받고서 도로써 서로 들어맞음을 알게 되니, 대대로 사람이 없지 않음을 참으로 알았습니다. 도가 들어맞으면 하늘과 땅이 같은 곳에 있고, 나아가는 길이 다르면 눈앞의 것도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어집니다. 비록 제가 밝으신 읍재邑宰85)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도로써 서로 들어맞으니 오래도록 사귄 벗처럼 함께 노닐어 보기를 기다립니다. 영남 지방에 와서 머문 지 이미 해가 지났지만 도로써 이야기 나눌 만한 이가 한 명도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당신의 편지를 받으니

007_0244_c_01L天而然歟因見聞之熏而然歟觀物
007_0244_c_02L變而時迁悟朝榮而夕瘁外如愚而
007_0244_c_03L慌慌內懷智而條條盡傾財而印就
007_0244_c_04L全藏德不孤而坐致來賀誠不凡之
007_0244_c_05L良才而行希有之盛事也佛之言曰
007_0244_c_06L持此經者爲如來遣行如來事此爲
007_0244_c_07L後五百歲信此法之良人而垂範懸
007_0244_c_08L記之誠語也今公一人可以當於此
007_0244_c_09L故爲詩以美之以示來者於無窮

007_0244_c_10L
到處香飄氣自芬山粧紅錦野黃雲

007_0244_c_11L秋風千里來何以爲報瞿曇曾使君

007_0244_c_12L又許木川受不殺戒因以焚 [32]
007_0244_c_13L爲詩以勉之

007_0244_c_14L
瑛瑛荆玉本無瑕今遇山僧更琢磨

007_0244_c_15L若到鍊得無鍊處光通遐邇照山河

007_0244_c_16L答仁同守

007_0244_c_17L
蘇黃去後謂爲無人得書知以道相
007_0244_c_18L信知代不乏人也道契則霄壤共
007_0244_c_19L趣異則覿面楚越某與明宰
007_0244_c_20L未甞承顏接論以道相契故一如舊
007_0244_c_21L交遊看待來捿嶺南已逾年矣
007_0244_c_22L有一箇以道通信者今方始得華緘
007_0244_c_23L「化」下有「再唱」{乙}「德」下有「再唱」{乙}
007_0244_c_24L
「請」作「諸」{乙}「掉」作「棹」{乙}「軌」作
007_0244_c_25L「帆」{乙}

007_0245_a_01L참선의 즐거움과 깨달음의 기쁨에 더한 즐거움이 많습니다. 삼가 아름다운 운자를 따서 천 리 밖에서 한번 웃으시게 하고자 합니다.

一封華扎落雲間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 구름에서 떨어져
開坼猶如舊日顔       열어 펼쳐 보니 오랜 벗의 얼굴인 듯하네
時處已能知一貫       때와 장소에 따라 이미 하나로 관통할 줄을 아니
多君無事自安閑       그대 일없이 스스로 편안하고 한가함이 많네
또又
一念五陰會也未       한 생각과 다섯 가지 요소 이해하였는가
甄明更與老僧看       밝게 꿰뚫거든 노승도 보게 해 주시게
忘機契理誠難得       얄팍한 마음 잊고 이치에 계합하기는 참으로 어려우니
一念猶存隔亂山       한 생각이라도 남아 있으면 험한 산에 막힌 것과 같네
안 주부【수희】에게 줌(與安注簿【壽希】)
기유년(1429년, 세종 11) 봄 3월에 화산華山 아래로 안 주부를 찾아갔다. 그는 집에서 조용히 나를 맞이하였는데, 그 집은 빛을 품어 밝게 빛나고 화로의 연기는 안개처럼 옆으로 푸르게 깔렸다. 더불어 이야기하면서 말미암는 바를 보고 편안히 여기는 바를 살피니, 부모를 사모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마음이 또렷하여 잠시도 잊지를 못하였다. 이에 내가 그 깊은 충효의 마음에 감동하고 그 고상한 지조를 아름다이 여겨 그 당호堂號를 ‘청허淸虛’라고 붙이고, 그 자字를 ‘자적自適’이라고 지었으며, 시를 지어 찬미하였다. 시는 다음과 같다.

祖家曾積善         일찍이 조상들이 선을 쌓아
今子致天祥         오늘 그대에게 하늘의 상서로움이 있네
奉聀輸忠外         직책을 받들어 충성스러움을 드러내고도
爐焚祝聖香         임금을 축복하는 향 화로에서 다시 태우네
최경손 등에게 보임(示崔敬孫等)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어들이고 몸으로 범하지 말지니, 이처럼 행하면 곧 눈앞에 도가 나타날 것이다. 우바새86) 최경손, 안수희 등이 전생의 인연을 이어 나를 스승으로 모셨다. 또한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내세에도 형체를 따르는 그림자처럼 내가 있는 곳에 따라와서 서로 책려하고 서로 갈고 닦아 깨닫고자 하는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반야의 지혜가 이로써 언제나 밝아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일찍 이루고 모든 중생들을 널리 건네주기를 바란다.

007_0245_a_01L添得禪悅法喜之樂多矣謹次佳韵
007_0245_a_02L以發千里一笑

007_0245_a_03L
一封華1) [89] [33] 落雲間開坼猶如舊日顏

007_0245_a_04L時處已能知一貫多君無事自安閑

007_0245_a_05L

007_0245_a_06L
一念五陰會也未甄明更與老僧看

007_0245_a_07L忘機契理誠難得一念猶存隔亂山

007_0245_a_08L與安注簿壽希

007_0245_a_09L
己酉春三月訪安注簿於華山下
007_0245_a_10L從容接予於堂上其堂含輝朗耀
007_0245_a_11L烟靄然橫碧與語而觀所由察所
007_0245_a_12L慕親敬上之心耿耿而不能斯
007_0245_a_13L須忘也予於是感其忠孝之深美其
007_0245_a_14L高尙之操而扁其堂曰淸虛稱其字
007_0245_a_15L曰自適爲詩以讃之詩曰

007_0245_a_16L祖家曾積善今子致天祥

007_0245_a_17L2) [90] 輸忠外爐焚祝聖香

007_0245_a_18L示崔敬孫等

007_0245_a_19L
守口攝意身莫犯如是行者疾得道
007_0245_a_20L現前優婆塞崔敬孫安壽希等承宿
007_0245_a_21L良緣禮我爲師亦因此因願於來世
007_0245_a_22L隨我所在如影隨形互相責勵
007_0245_a_23L相琢磨菩提心而不退般若智以恒
007_0245_a_24L早成無上正覺廣度一切有情

007_0245_b_01L또한 이 과보로 받은 몸이 다한 뒤에는 곧바로 극락으로 가서 만 가지 덕을 지니고 자비로우신 존자를 몸소 뵙고, 깨달으리라는 묘한 수기를 몸소 받아 오래지 않아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바라는 대로 중생들을 건네어 벗어나게 해 주기를 바란다.

華山秋日莫         화산의 가을 해가 지는데
更會昔年朋         옛적의 벗들을 다시 만났네
願借二三子         바라노니 그대들을 빌려
再然無盡燈         다함이 없는 등불 다시 피웠으면
이적 선생의 아름다운 운을 따서 보잘것없는 마음을 뒤미처 폄【5수】(奉次李先生逖佳韵追伸鄙懷【五首】)
품격이 용렬한 풍조에서 벗어나 있음(格出庸流)
卓錐無地淨無餘       송곳 꽂을 만한 땅도 없이 남김없이 깨끗하니
道者淸貧誠合如       도 닦는 이의 맑고 가난함은 진실로 이러해야 하리
想得先生貧所樂       선생이 가난 속에 즐기던 것 생각하니
松風江月以爲廬       솔바람과 강에 비친 달로 집을 삼으셨네
천년에 한 번 만남(千載一遇)
玉毫收彩二千餘       옥호87)에서 광채를 거둔 지 2천여 년인데88)
刘遠亡來盖闕        유유민89)과 혜원 스님 떠난 뒤로 사람이 없는 듯하였네90)
何幸白蓮風復古       다행히 백련사의 종풍91)을 옛날처럼 되살리니
今君山下欲營廬       오늘 그대 산 아래 집을 지으려 하네
보는 것에 이것과 저것이 없음(見無彼此)
懷藏智月獨超餘       지혜의 달을 가슴에 품고 홀로 나머지를 벗어나니
是是非非聡不如       옳고 그름 따지는 일 전혀 알지 못하네
堪咲截虛成兩客       허공을 잘라 둘로 만들려는 이들을 비웃나니
爭知天地一渠廬       천지가 하나의 집임을 어찌 알리
문장이 세상을 덮음(文章盖世)
佛足山頭閑日月       불족산 속의 한가한 세월
銀川江上別乾坤       은천강 가의 또 다른 세상
筆端添得好光彩       붓끝에서 훌륭한 광채 더하니
也應千載傳遺文       남긴 글이 천년 넘게 전해지리
정신이 세상 밖으로 벗어남(神拪世表)
眼對江西好風月       눈은 강서의 훌륭한 풍광을 마주하고
襟懷海岸勝山川       가슴은 바닷가의 뛰어난 산천을 품었네
世間滋味淡如水       세간의 기름진 맛 물처럼 싱겁게 여기고
日把金文讀一篇       날마다 불경을 들고 한 편씩 읽네
신륵사에 노닒【2수】(遊神勒【二首】)
[1]
衆山迢遞一江深       뭇 산 멀리 둘러싸고 한 줄기 강물은 깊은데
殿閣崢嶸萬樹林       우거진 숲에 전각이 우뚝하네
江月軒明江月下       강월헌은 강 위에 뜬 달 아래 밝으니
始知江月昔年心       강월92)의 옛적 마음 비로소 알았네

007_0245_b_01L亦願盡此報身直徃淨方親見万德
007_0245_b_02L慈尊親受菩提妙記不久當成正覺
007_0245_b_03L依願度脫衆生

007_0245_b_04L
華山秋日3) [91] [34] 更會昔年朋

007_0245_b_05L願借二三子再然無盡燈

007_0245_b_06L奉次李先生逖佳韵追伸鄙懷五首

007_0245_b_07L格出庸流

007_0245_b_08L
卓錐無地淨無餘道者淸貧誠合如

007_0245_b_09L想得先生貧所樂松風江月以爲廬

007_0245_b_10L千載一遇

007_0245_b_11L
玉毫收彩二千餘 4) [92] [35] 遠亡來盖闕如

007_0245_b_12L何幸白蓮風復古今君山下欲營廬

007_0245_b_13L見無彼此

007_0245_b_14L
懷藏智月獨超餘是是非非5) [93] [36] 不如 [37]

007_0245_b_15L堪咲截虛成兩客爭知天地一渠廬

007_0245_b_16L文章盖世

007_0245_b_17L
佛足山頭閑日月銀川江上別乾坤

007_0245_b_18L筆端添得好光彩也應千載傳遺文

007_0245_b_19L6) [94] 世表

007_0245_b_20L
眼對江西好風月襟懷海岸勝山川

007_0245_b_21L世間滋味淡如水日把金文讀一篇

007_0245_b_22L遊神勒二首

007_0245_b_23L
衆山迢遞一江深殿閣崢嶸萬樹林

007_0245_b_24L江月軒明江月下始知江月昔年心(一)

007_0245_c_01L[2]
山下長江江上軒       산 아래 긴 강 흐르고 강가에 집 있는데
軒中趣味孰能傳       그 집에 담긴 취미93) 누가 전할 수 있으리
徘徊不覺春陽晩       배회하다 어느새 봄날 저무니
雲淨波澄月滿天       구름 깨끗하고 물결 맑은데 달빛 하늘 가득하네
나옹의 시자 야운 각우에게 줌(贈懶翁侍者覺牛號野雲)
江月軒前江月白       강월헌 앞에는 강 위에 뜬 달 하얗고
野雲堂上野雲閑       야운당 위에는 들 덮은 구름 한가하네
雲光月色交輝處       구름 빛 달빛 함께 눈부신 곳에
一室含虛躰自安       허공을 품은 방 안에서 몸 절로 편안하네
총제 김 공의 운을 따서 승려들이 이름을 얻고자 부역함을 탄식하고 공이 몸을 잊고 선을 권함을 아름다이 여김(因次惣制金公韵。 嘆僧爲名赴役。 美公忘形勸善)
福田翻賤屬輿儓       복전이 노비처럼 천민으로 바뀌니
欲復眞風不可回       참된 바람 되살리려 해도 돌이킬 수 없네
幸遇賢明淸信士       다행스럽게도 현명한 청신사를 만나니
可期弘法際還來       법을 넓힐 때가 다시 오리라 기약할 수 있네
이 정승【귀령】이 베푼 은혜에 답함(荅李政承【貴㱓】所惠)
杜門終日絶交游       종일토록 문 닫고 교유를 끊었는데
豈擬恩波向此流       은혜의 물결 이곳으로 흐를 줄 어찌 알았으리
天寶山神猶感德       천보산의 신령도 오히려 덕에 감동하리니
小僧胡不祝千秋       저인들 어찌 오래 사시기를 축원하지 않으리
또又
撒盡塵緣任意游       세속의 인연 다 흩어 없애고 마음대로 노니는데
水天空闊歲華流       물과 하늘 넓게 트이고 세월은 꽃 속에 흐르네
多君料得吾家味       그대는 우리 집안의 맛을 잘 알 터인데
寫出炎天便是秋       불볕더위 쏟아내니 곧 가을이네
또又
一片閑雲萬里游       한 조각 한가한 구름 만 리를 떠가고
英英無水不和流       맑은 물은 어우러져 흐르지 않는 것이 없네
相公去就還如此       상공의 거취가 또한 이러하니
紫陌靑山春復秋       교외의 길 푸른 산에 봄 지나 다시 가을이네
부채를 찾아도 쓸데없음(求扇無益)
愧我痴無智         내 어리석고 지혜 없음을 부끄러워하나니
令人徃返忙         괜히 사람만 왔다 갔다 바쁘게 하네
虛堂曲木上         빈 집 굽은 나무 위에
久坐生微凉         오래도록 앉아 있으니 조금 시원해지네
밤이 고요하니 계곡물 소리가 높음(夜靜溪聲高)

007_0245_c_01L山下長江江上軒軒中趣味孰能傳

007_0245_c_02L徘徊不覺春陽晩雲淨波澄月滿天(二)

007_0245_c_03L贈懶翁侍者覺牛號野雲

007_0245_c_04L
江月軒前江月白野雲堂上野雲閑

007_0245_c_05L雲光月色交輝處一室含虛躰自安

007_0245_c_06L因次惣制金公韵嘆僧爲名赴役

007_0245_c_07L美公忘形勸善

007_0245_c_08L
福田翻賤屬輿儓欲復眞風不可回

007_0245_c_09L幸遇賢明淸信士可期弘法際還來

007_0245_c_10L荅李政7) [95] [38] 貴㱓8) [96]

007_0245_c_11L
杜門終日絕交游豈擬恩波向此流

007_0245_c_12L天寶山神猶感德小僧胡不祝千秋

007_0245_c_13L9) [97]

007_0245_c_14L
撒盡塵緣任意游水天空闊歲華流

007_0245_c_15L多君料得吾家味寫出炎天便是秋

007_0245_c_16L*又

007_0245_c_17L
一片閑雲萬里游英英無水不和流

007_0245_c_18L相公去就還如此紫陌靑山春復秋

007_0245_c_19L求扇無益

007_0245_c_20L
愧我痴無智令人徃返忙

007_0245_c_21L虛堂曲木上久坐生微凉

007_0245_c_22L夜靜溪聲高

007_0245_c_23L「扎」作「札」{乙}「聀」作「職」{乙}「莫」作
007_0245_c_24L「暮」{甲}{乙}
「刘」無有{乙}「聡」作「摠」{乙}
007_0245_c_25L
「拪」作「棲」{乙}「承」作「丞」{乙}「惠」下有
007_0245_c_26L「三首」{乙}
「又」無有{乙}次同

007_0246_a_01L
夜來群動息         밤 되니 온갖 움직임 멈추고
唯水獨潺湲         물만 혼자 졸졸 흐르네
因憶孔夫子         이에 생각하네 공자님께서
示人川上觀         물가에서 본 것 다른 이에게 보여 주시던 일94)
산에 비기어 지음(擬山作)
步月仰看山矗矗       달빛 아래 걷다 우러러보니 산은 우거지고
乘風俯耳水冷冷       바람 쐬며 귀 기울이니 물소리 서늘하네
道人活計只如此       도 닦는 이 살아갈 계책은 이 같을 뿐이니
何用區區順世情       어찌 구구하게 세속의 사정을 따르겠는가
천보산의 집에서(天寶山居)
虛明自照眼惺惺       텅 비고 밝은 빛 스스로 비추니 눈은 초롱초롱하고
人定風聲半夜鳴       사람이 조용하니 깊은 밤에 바람 소리만 들리네
心境翛然塵事寂       마음과 대상 문득 사라져 세속의 일 고요하니
於中滋味說難形       그 속의 맛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네
희양산의 집에 비김(擬曦陽山居)
山深木密合幽居       산 깊고 나무 빽빽하니 깊이 들어앉아 살기 알맞고
境靜人稀興有餘       주위는 고요하고 사람 드무니 흥취가 넉넉하네
飽得箇中淸意味       그 안의 깨끗한 뜻과 맛 배불리 먹으니
頓忘身世自容與       문득 몸과 세상을 잊어 저절로 느긋하네
돈해 상인에게 줌(與頓海)
돈해 상인은 승려 가운데 인물이다. 늙도록 강좌를 맡아 늘 『능엄경』, 『법화경』을 강론하였다. 속리산의 관음사에서 만나 시를 지어 주었다.

講席捿已久         강론하는 자리에 앉은 지 이미 오래고
禪林跡尤多         참선하며 남긴 자취는 더욱 많네
跏趺首楞定         가부좌 틀고 앉아 『수능엄경』의 선정에 들어가고
游戱妙蓮華         『묘법연화경』의 세계에서 노니네
因指曾觀月         손가락을 통해 일찍이 달을 보고는95)
回頭早向家         일찍이 머리 돌려 집으로 향했네96)
相逢盡日話         서로 만나 하루 내내 이야기해 보니
應唱德嶠歌         높은 덕 기리는 노래 마땅히 불러야 하겠네
관음사를 떠나 속리산으로 가는데 삼화 휘선 노장 등이 골짜기의 삼봉 아래에서 송별연을 열어 주었다. 이에 시를 지어 주었다.(離觀音寺。 發向俗離。 三和老暉禪等。 餞我於洞府三峯之下。 因以詩贈之)
一磎行處遶三峯       한 줄기 계곡물 흘러 삼봉을 휘감으니
白立崔嵬聳碧空       하얀 삼봉은 푸른 하늘 높이 우뚝 솟았네
知子於焉來餞我       내 아노니 그대들 이곳에 와서 송별연 베풂은
望予隨水却來東       물 따라 내 다시 동쪽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것이리
관음사의 연화승 해신이 간곡하게 머물기를 청하다가 그럴 수 없게 되자 갈림길에서 울며 배웅하기에 시를 지어 주었다.(觀音寺緣化海信者。 請留款款而不得。 臨歧泣送。 以詩贈之)

007_0246_a_01L
夜來群動息唯水獨潺湲

007_0246_a_02L因憶孔夫子示人川上觀

007_0246_a_03L擬山作

007_0246_a_04L
步月仰看山矗矗乘風俯耳水冷冷

007_0246_a_05L道人活計只如此何用區區順世情

007_0246_a_06L天寶山居

007_0246_a_07L
虛明自照眼惺惺人定風聲半夜鳴

007_0246_a_08L心境翛然塵事寂於中滋味說難形

007_0246_a_09L擬曦陽山居

007_0246_a_10L
山深木密合幽居境靜人稀興有餘

007_0246_a_11L飽得箇中淸意味頓忘身世自容與

007_0246_a_12L與頓海 [39] 海上人僧中之傑也
007_0246_a_13L於座主而常講楞嚴法華邂逅於
007_0246_a_14L俗離山之觀音寺以詩贈之

007_0246_a_15L
講席捿已久禪林跡尤多

007_0246_a_16L跏趺首楞定游戱妙蓮華

007_0246_a_17L因指曾觀月回頭早向家

007_0246_a_18L相逢盡日話應唱德嶠歌

007_0246_a_19L離觀音寺發向俗離三和老暉禪
007_0246_a_20L餞我於洞府三峯之下因以詩
007_0246_a_21L贈之

007_0246_a_22L
一磎行處遶三峯白立崔嵬聳碧空

007_0246_a_23L知子於焉來餞我望予隨水却來東

007_0246_a_24L觀音寺緣化海信者請留款款而

007_0246_b_01L
三峯列處送征顔       삼봉 늘어선 자리에 떠나는 얼굴 보내며
一帶磎流添別淚       한 줄기 계곡물에 이별의 눈물 더하네
寄語山精收此泪       산의 정령에게 이 눈물 다 거두어들이라고 말하더라도
淸心虛液世難際       맑은 마음에서 저절로 흐르는 눈물 이생에는 끝나기 어려우리
또又
臨歧携袖泪潵然       갈림길에서 소매를 붙잡고 눈물 흘리니
爲法何曾滯愛緣       법을 위하는 이라면 어찌 좋아하는 대상에 사로잡히겠는가
莫恨磎流催送我       계곡물이 재촉하여 나를 보내는 것을 한탄하지 말지니
孤雲無物得拘牽       외로운 구름은 누구도 잡아 끌 수 없네
속리동 수정교 판상의 운을 따서 지음(次俗離洞水晶橋板上韵)
三淸洞府九重遙       삼청동 골짜기 깊고 깊어 아득한데
一帶溪流八處橋       휘둘러 흐르는 계곡물에 다리가 여덟이네
橋下水明紅鬪碧       다리 아래 맑은 물엔 붉은 빛깔 푸른 빛깔 다투는데
四山楓葉倚松梢       빙 두른 산의 단풍잎은 소나무 가지에 기대고 있네
공림사에 노닒(遊空林寺)
登山傍水已三秋       산 오르고 물가에 노닐기 벌써 세 해인데
到此逌然記勝遊       이곳에 와서 만족스레 뛰어난 유람 기록하네
磎欲催行山欲止       계곡은 빨리 가라 하고 산은 머물라 하는데
磎流贏得送悠悠       계곡물 넘쳐 유유히 보내네
용화 노장에게 줌(贈龍華老)
虛浮百歲大無端       그저 뜬구름처럼 백 년을 살아도 크게 별일 없는데
何事人無一日閑       무슨 일로 사람들은 하루도 한가한 날 없는가
珎重吾師愛幽獨       귀중하신 우리 스님 그윽한 곳에 홀로 있기 좋아하여
經年終不下靑山       해가 다 가도록 끝내 푸른 산에서 내려오지 않네
길에서 선재동자를 생각함(途中憶善財)
無拘無繫大閑身       매인 곳 없고 얽힌 곳 없어 몹시 한가한 몸
到處溪山新又新       이른 곳마다 계곡과 산은 새롭고 또 새롭네
渾是百城閑日月       이 모두 세상의 한가한 세월인데
但慚人未昔年人       사람은 옛사람만 못하니 그저 부끄럽네
서원 부흥사에 노닒(遊西原復興寺)
江月當年住此山       강월이 그 당시 이 산에 머물렀는데
高蹤今日尙斑桓       높은 발자취 오늘도 여전히 뚜렷하네
無疑空受無疑號       무의는 괜히 무의라는 이름 받아
象駕才臨去不還       코끼리 타고 겨우 임하시더니 가서는 돌아오지 않네
염주를 굴리며 읊음(弄數珠吟)
摩尼淸淨極玲瓏       마니 보배 맑고 깨끗하여 극히 영롱한데
現色隨方絶異同       방향에 따라 빛깔 드러내어 같고 다름을 떠났네
糞掃堆頭收得出       분소의 더미97)에서 얻었는데
穰穰雨寶雨無窮       푸짐하게 보배를 뿌려 끝이 없네

007_0246_b_01L不得臨歧泣送以詩贈1) [98]

007_0246_b_02L
三峯列處送征顏一帶磎流添別淚

007_0246_b_03L寄語山精收此2) [99] 淸心虛液世難際

007_0246_b_04L3) [100]

007_0246_b_05L
臨歧携袖*泪4) [101] [40] 爲法何曾滯愛緣

007_0246_b_06L莫恨磎流催送我孤雲無物得拘牽

007_0246_b_07L次俗離洞水晶橋板上韵

007_0246_b_08L
三淸洞府九重遙一帶溪流八處橋

007_0246_b_09L橋下水明紅鬪碧四山楓葉倚松梢

007_0246_b_10L遊空林寺

007_0246_b_11L
登山傍水已三秋到此5) [102] 然記勝遊

007_0246_b_12L磎欲催行山欲止磎流贏得送悠悠

007_0246_b_13L贈龍華老

007_0246_b_14L
虛浮百歲大無端何事人無一日閑

007_0246_b_15L珎重吾師愛幽獨經年終不下靑山

007_0246_b_16L途中憶善財

007_0246_b_17L
無拘無繫大閑身到處溪山新又新

007_0246_b_18L渾是百城閑日月但慚人未昔年人

007_0246_b_19L遊西原復興寺

007_0246_b_20L
江月當年住此山高蹤今日尙6) [103]

007_0246_b_21L無疑空受無疑號象駕才臨去不還

007_0246_b_22L弄數珠吟

007_0246_b_23L
摩尼淸淨極玲瓏現色隨方絶異同

007_0246_b_24L糞掃堆頭收得出穰穰雨寶雨無窮

007_0246_c_01L
선·준 두 사미에게 보임(示仙俊二沙彌)
師資會合不無緣       스승과 제자로 만났으니 인연이 없지 않다
切莫迍邅快向前       절대 머뭇거리지 말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라
夕愓朝詢決心要       저녁까지 삼가고 아침 일찍 물어 심요를 터득하고
然燈續㷔萬年傳       등불 밝히고 불꽃 이어 만년을 전하라
일로 말미암은 감흥(因事有感)
山可令夷海可塡       산은 평평하게 만들 수 있고 바다는 메울 수 있지만
人心難盡使恬然       사람의 마음은 완전히 욕심 없게 하기 어렵네
任它荆棘桃花態       가시나무나 복숭아꽃이나 생긴 대로 맡겨 두면
未有纖塵在眼前       눈앞에 조그만 티끌도 생기지 않네
청헌자를 배웅하느라 모르는 새 양계를 건넘(因別晴軒子不覺過羊溪1))
君隨流水出山去       그대 흐르는 물 따라 산을 나서고
我逐尋巢莫鳥還       나는 둥지 찾는 저녁 새 좇아 돌아오네
因憶白蓮三笑態       이에 백련사에서 셋이 웃던 모습 생각하고
彷徨自足一身閑       어슬렁거리며 스스로 만족하니 한 몸 한가하네
또又
一聲長笛徘徊處       한 줄기 긴 피리 소리 맴도는 곳
山下溪过送客時       산 아래 계곡 가 손님 배웅할 때
莫謂去留蹤自異       가고 머무는 자취 다르다 말하지 말게
溪山雲月語須知       계곡과 산 구름과 달의 말 모름지기 알아야 하리
또又
世事難將一槩看       세상 일 하나로 쓸어 보기 어려운데
雲能出岫鳥知還       구름은 동굴에서 나오고 새는 돌아올 줄 아네
雖然儒釋元同調       그렇지만 유교와 불교 본디 같은 곡조인데
忙自忙兮閑自閑       바쁜 이는 스스로 바쁘고 한가한 이는 스스로 한가하네
소나무 껍질 밥(松皮飯)
拏雲踞石老靑山       구름 잡고 돌에 서리어 푸른 산에서 늙어 가며
物盡飄零獨耐寒       모든 것들 다 졌어도 홀로 추위를 견디네
知爾碎形和世味       그 몸 부수어 세상의 맛과 어우러질 줄 알아서
使人緣味學淸寒       사람들이 맛보고 맑고 담백함을 배우게 하네
또又
秦時曾得大夫官       진나라 때 일찍이 대부의 관직을 얻어서
翠盖添光映秦山       푸른 잎에 빛을 더해 진나라의 산을 비추었네

007_0246_c_01L示仙俊二沙彌

007_0246_c_02L
師資會合不無緣切莫迍邅快向前

007_0246_c_03L夕愓 [41] 朝詢決心要然燈續熖萬年傳

007_0246_c_04L因事有感

007_0246_c_05L
山可令夷海可塡人心難盡使恬然

007_0246_c_06L7) [104] 荆棘桃花態未有纎塵在眼前

007_0246_c_07L因別晴軒子不覺過羊8) [105]

007_0246_c_08L
君隨流水出山去我逐尋巢莫 [42] 鳥還

007_0246_c_09L因憶白蓮三笑態彷徨自足一身閑

007_0246_c_10L*又

007_0246_c_11L
一聲長笛徘徊處山下溪过 [43] 送客時

007_0246_c_12L莫謂去留蹤自異溪山雲月語須知

007_0246_c_13L*又

007_0246_c_14L
9) [106] 事難將一槩看雲能出岫鳥知還

007_0246_c_15L雖然儒釋元同調忙自忙兮閑自閑

007_0246_c_16L松皮10) [107]

007_0246_c_17L
拏雲踞石老靑山物盡飄零獨耐寒

007_0246_c_18L知爾碎形和世味使人緣味學淸寒

007_0246_c_19L*又

007_0246_c_20L
秦時曾得大夫官翠盖添光映秦山

007_0246_c_21L「之」下有「二首」{乙}「泪」作「淚」{乙}次同
007_0246_c_22L
「又」無有{乙}次同「潵」作「澘」{乙}「逌」
007_0246_c_23L作「由」{乙}
「斑」作「盤」{乙}「它」作「他」{乙}
007_0246_c_24L
「溪」下有「三首」{乙}「世」作「一」{乙}「飯」
007_0246_c_25L下有「二首」{乙}

007_0247_a_01L從此渾忘歲寒志       이로부터 추운 겨울에도 푸르다는 뜻을 모두 잊고
粉身和味落人間       몸을 갈아 세상의 맛과 어우러져 사람 세상에 떨어졌네
부채(扇子)
昔與桓因築鼻孔       예전에는 환인과 함께 콧구멍을 쌓더니
今伴山僧解打空       오늘은 나와 함께 허공 치는 것을 이해하네
打去打來空自噫       가며 치고 오며 치니 허공 절로 탄식하고
一噓噓出滿堂風       한 번 불어 집 안 가득 바람을 일으키네
또又
玉骨烏形水月容       옥같이 하얀 뼈대 검은 겉모습에 물에 비친 달처럼 동그란 얼굴
因人成體體含空       사람 손으로 형체가 만들어졌는데 그 몸에 허공을 품었네
也知元是影中影       본래 그림자 가운데 그림자임을 알지만
且喜能生滿面風       얼굴 가득 바람 일으키니 우선 기뻐하네
운을 따다 지어 양근 수령 이【종직】에게 줌(次韵贈楊根守李【從直】)
雲岳可長保         운악산은 오래 남겠지만
誰能向此微         이 미미한 곳에 누가 올까
泉寒生石眼         차가운 샘물은 돌 파인 곳에서 솟아나고
境靜▼(金+又/貝)苔衣         주위는 고요하여 이끼 옷을 덮었네
夜閣登邀月         밤에는 전각에 올라 달을 맞이하고
晨窓坐對暉         새벽에는 창가에 앉아 새벽빛을 마주하네
時人喚不就         요즘 사람들 불러도 오려 하지 않는데
多子愛忘歸         그대는 이를 몹시 사랑하여 돌아가길 잊었네
운을 따다 지어 청헌자에게 줌(次韵贈晴軒)
葉落知秋至         나뭇잎 지니 가을이 왔음을 알고
貪看空桂輪         허공의 달 탐내어 바라보네
更於今一惠         다시 오늘 한번 은혜를 베푸니
暗香動刹塵         은근한 향내 온 누리에 퍼지네
또 산속의 아름다운 멋 혼자 누리는 것을 부끄러워함(又山中佳趣獨享爲愧)
松風生萬壑         솔바람 모든 골짜기에서 일고
峯戴月孤輪         봉우리 위에는 외로운 달 홀로 떴네
誰味山中趣         누가 산속의 이 멋을 알고서
長辭世上塵         세상 티끌 멀리 떠나겠는가
또 수박을 줌(又以西瓜贈之)
味蜜肌氷雪         맛은 달고 살갗은 얼음이나 눈인 듯
形圓似月輪         생김새는 달처럼 동그랗네
可將消酷熱         이로써 찌는 더위 식힐 수 있으니
聊以寄淸塵         애오라지 이를 주어 세속을 맑게 하리
월강 경과 급암 도 두 존숙은 모두 나의 문중 형들인데 서로 헤어진 지 여러 해가 되었다. 무신년(1428년, 세종 10) 중추 8월에 왕방산 낙도암에서 만나 새벽까지 회포를 풀었다. 이에 이를 준다.(月江鏡及菴道二尊宿。 皆我門兄也。 相別有年矣。 戊申秋八月。 會于王方山樂道庵。 論懷達旦。 因以贈之)

007_0247_a_01L從此渾忘歲寒志粉身和味落人間

007_0247_a_02L1) [108]

007_0247_a_03L
昔與桓因築鼻孔今伴山僧解打空

007_0247_a_04L打去打來空自噫一噓噓出滿堂風

007_0247_a_05L*又

007_0247_a_06L
玉骨烏形水月容因人成體體含空

007_0247_a_07L也知元是影中影且喜能生滿面風

007_0247_a_08L次韵贈場根守李從直

007_0247_a_09L
雲岳可長保誰能向此微

007_0247_a_10L泉寒生石眼境靜2)▼(金+又/貝) [109] 苔衣

007_0247_a_11L夜閣登邀月晨窓坐對暉

007_0247_a_12L時人喚不就多子愛忘歸

007_0247_a_13L次韵贈晴軒

007_0247_a_14L
葉落知秋至貪看空桂輪

007_0247_a_15L更於今一惠暗香動刹塵

007_0247_a_16L又山中佳趣獨享爲愧

007_0247_a_17L
松風生萬壑峯戴月孤輪

007_0247_a_18L誰味山中趣長辭世上塵

007_0247_a_19L又以西瓜贈之

007_0247_a_20L
味蜜肌氷雪形圓似月輪

007_0247_a_21L可將消酷熱聊以寄淸塵

007_0247_a_22L月江鏡及菴道二尊宿皆我門兄
007_0247_a_23L相別有年矣戊中秋八月
007_0247_a_24L于王方山樂道庵論懷達旦因以

007_0247_b_01L
跋渉雲遊八月天       8월의 하늘 아래 구름 속에 노니니
所經徒是好山川       지나온 곳 모두 아름다운 산천이네
王方一室論懷處       왕방산 한 방에서 회포를 푸는 자리
香盡金爐日上巓       무쇠 향로에 향은 다 타고 산머리에 해가 뜨네
이 상국【귀령】에게 줌(贈李相國【貴㱓】)
一惠深知信佛敦       한번 베풂을 받고서 불교를 돈독하게 믿는 줄 알았으니
感君良德動乾坤       그대의 선량한 덕은 천지를 감동시키네
方今更有如公未       바야흐로 오늘날 공 같은 이가 또 있을까
盡世無人可比論       세상을 다해도 견줄 사람 없으리
안양사에 부침(題安養寺)
객지에서 병이 생겨 이 절에 와서 누우니 산의 모습은 내 눈을 씻어 주고 솔바람 소리는 내 귀를 맑게 한다. 침상에 달빛 비치는 아담한 집에서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며 느긋하게 잊고 지냈다. 이에 한 구절을 읊어 마음에 품은 생각을 편다.

山圍谷密天還闊       산들이 에워싸고 골짜기는 깊은데 하늘은 오히려 툭 트였네
地僻人稀物自閑       땅이 외지니 사람은 드물고 사물들 스스로 한가하네
八月凉風催客路       8월의 시원한 바람 길손의 갈 길을 재촉하는데
强將衰質臥楓間       억지로 쇠한 몸을 이끌어 단풍 사이에 누워 있네
한 상국에게 주는 시【서문도 함께 붙임】(贈韓相國詩【并序】)
쌍곡雙谷은 성 동쪽에 있는데 경치가 뛰어나다. 산은 빙 둘러 있고 물은 돌아 흐르며 땅은 기름지고 샘물은 달콤하니 군자가 거처할 만한 땅이다. 대인이 관직을 그만두면서 이곳에 살 곳을 정하고 물러나 늙어 가니 기미를 안다 할 만하다. 그의 일상을 살펴보면 오직 불교 경전 속의 성현들을 모시고 옛날과 오늘을 드나들고 진리의 바다에 여유로이 노니니, 세속의 무리를 벗어난 그의 높은 경지에 감동하여 시를 지어 찬미한다.

滔滔人盡落名韁       넘치고 넘치는 사람들 모두 이름의 고삐에 매여 있는데
卿獨知幾向此藏       경은 홀로 기미를 알고 이곳에 숨었네
寂寞山堂何所有       고요한 산속 집에 무엇이 있을까
一床黃卷一爐香       책상 위의 불경과 향로 속의 향일세
머리 깎을 때의 게송(落髮偈云)
普光殿主曾作夢       보광전의 주인98)이 일찍이 꿈에 빠져
無明草茂幾多年       무명의 풀 우거지기 몇 년이던가
今向金剛鋒下落       오늘 금강 칼날 아래 잘려 나가니
無限光明照大千       한없는 밝은 빛 온 누리를 비추네

007_0247_b_01L贈之

007_0247_b_02L
跋涉雲遊八月天所經徒是好山川

007_0247_b_03L王方一室論懷處香盡金爐日上巓

007_0247_b_04L贈李相國貴㱓

007_0247_b_05L
一惠深知信佛敦感君良德動乾坤

007_0247_b_06L方今更有如公未盡世無人可比論

007_0247_b_07L3)題安養寺 [110] [44]
客裏疾作來臥此寺
007_0247_b_08L山容洗我目松籟淸我耳月榻風
007_0247_b_09L徜徉忘倦於是偶吟一絶
007_0247_b_10L攄所懷

007_0247_b_11L
山圍谷密天還闊地僻人稀物自閑

007_0247_b_12L八月凉風催客路强將衰質臥楓間

007_0247_b_13L贈韓相國詩并序

007_0247_b_14L
雙谷在城東爲勝地山回水轉土肥
007_0247_b_15L泉甘而君子可居之地也大人休官
007_0247_b_16L4) [111] 卜此退老可謂知幾矣觀其
007_0247_b_17L日用獨陪黃卷聖賢出入古今
007_0247_b_18L游法海感其高標絶世超群爲詩
007_0247_b_19L以美之

007_0247_b_20L
滔滔人盡落名韁卿獨知幾向此藏

007_0247_b_21L寂寞山堂何所有一床黃卷一爐香

007_0247_b_22L落髮偈5) [112]

007_0247_b_23L
普光殿主曾作夢無明草茂幾多年

007_0247_b_24L今向金剛鋒下落無限光明照大千

007_0247_c_01L
임진강의 배 위에서 읊음(臨津舩上吟)
錦山黃野碧江秋       비단 같은 산 누런 들판 푸른 강물의 가을
萬頃波頭一葉舟       만 갈래로 이는 물결 위에 떠 있는 외로운 배
無限奇觀同鏡裏       한없이 많은 기이한 경치 거울 속에 비친 것 같아서
孤帆影接水中樓       외로운 돛의 그림자 물에 비친 누각에 닿네
8월에 부소산에서 노닒(八月遊扶蘇山)
行行到嶺忽擡頭       가고 가다 고갯마루에서 문득 고개 들어 보니
滿目秋山錦一區       눈에 가득한 가을 산은 온통 비단을 둘렀네
琴畔若無子期友       금 타는 곁에 종자기 같은 벗99) 없다면
奇觀難使得踟蹰       기이한 경치도 발걸음 망설이게 하기 어려우리
승천포의 배 위에서 읊음(乘天浦舩上吟)
風微海闊水溶溶       산들바람에 바다는 넓어 물결은 잔잔하고
日落西峯月上東       서쪽 봉우리에 해 지니 동쪽에서 달 떠오네
一葉扁舟無限意       외로운 배 위에 감회는 끝없는데
白雲万里滄茫中       흰 구름 만 리 먼 바다 위에 뻗어 있네
부소산에 올라 송도를 바라봄(登扶蘇望松都)
滿目千門與萬戶       눈에 가득한 수많은 집들
家家共有主人公       집집마다 모두 주인이 있네
主人去後家應壞       주인 떠나면 응당 집도 무너지겠지만
依舊靑山聳碧空       푸른 산만 그대로 푸른 하늘에 솟아 있겠지
정륜에게 보임(示正倫)
竪起脊梁是所務       허리를 곧추세우는 것만 힘쓸 일이고
更無餘事可關情       나머지는 마음에 둘 것 없다
行行必有歸鄕日       가고 가다 보면 고향에 돌아갈 날 반드시 있으리니
揩背酧恩効古靈       등 문지르며 은혜 갚던 고령 선사 본받으라100)
굴원을 읊음(賦屈原)
汨羅千載秋風晩       멱라수 천년에 가을바람 불고 날은 저무니
多少騷人有感情       많은 시인들 느끼는 바 있네
不是憐渠當日事       그대의 그때 일을 안쓰러워함이 아니라
祇憐遐趣竟無成       고상한 뜻 끝내 이루지 못함을 안쓰러워할 뿐이네
오자서를 읊음(賦五子胥)
寄語吳江潮上客       오강 물결 위에 떠도는 이에게 말하노니
寬懷何不學長生       마음 넓게 열고 오래 사는 법 왜 배우지 않았는가
幽怨解向東門外       깊은 원한 동문 밖에서 풀렸으니
還使長江浪復平       양자강 물결 다시 잔잔하게 하기를

007_0247_c_01L臨津舩上吟

007_0247_c_02L
錦山黃野碧江秋萬頃波頭一葉舟

007_0247_c_03L無限奇觀同鏡裏孤帆影接水中樓

007_0247_c_04L八月遊扶蘇山

007_0247_c_05L
行行到嶺忽擡頭滿目秋山錦一區

007_0247_c_06L琴畔若無子期友奇觀難使得踟蹰

007_0247_c_07L乘天浦舩上吟

007_0247_c_08L
風微海闊水溶溶日落西峯月上東

007_0247_c_09L一葉扁舟無限意白雲万里滄茫中

007_0247_c_10L登扶蘇望松都

007_0247_c_11L
滿目千門與萬戶家家共有主人公

007_0247_c_12L主人去後家應壞依舊靑山聳碧空

007_0247_c_13L示正倫

007_0247_c_14L
竪起脊梁是所務更無餘事可關情

007_0247_c_15L行行必有歸鄕日揩背酧恩効古靈

007_0247_c_16L賦屈原

007_0247_c_17L
汨羅千載秋風晩多少騷人有感淸

007_0247_c_18L不是憐渠當日事祇憐遐趣竟無成

007_0247_c_19L6) [113] [45] 子胥

007_0247_c_20L
寄語吳江潮上客寬懷何不學長生

007_0247_c_21L幽怨解向東門外還使長江浪復平

007_0247_c_22L「子」下有「二首」{乙}「▼(金+又/貝)」作「鎭」{乙}「題
007_0247_c_23L安養寺」乙本作題目而「客裏…所懷」爲并序
007_0247_c_24L
「聀」作「職」{乙}「云」無有{乙}「五」作「伍」
007_0247_c_25L{乙}

007_0248_a_01L
범려를 읊음(賦范蠡)
樹功輔國世多得       공 세워 나라님 도운 사람 세상에 많지만
知幾難使越將軍       기미를 알기로는 월나라 장군101) 닮기 어렵네
一帆飛去碧天外       한번 돛을 올려 푸른 하늘 밖으로 날래게 사라지니
高名千載動乾坤       높은 이름 천년에 남아 천지에 울리네
또又
孤帆一發碧江秋       가을 푸른 강물에 외로운 돛 한번 올리니
千古高蹤歎未休       천년 동안 높은 자취에 찬탄 그치지 않았네
但得吾家塵外味       그저 우리 집안의 세속 밖의 맛을 알았다면
更有淸風遍寰區       온 누리 두루 부는 맑은 바람 다시 있었을 것을
무산을 읊음(賦巫山)
寄語巫山窈窕女       무산의 요조숙녀에게 말하노니
家家何似楚王宮       집집마다 어찌 초나라 왕궁 같겠는가
爲雲爲雨從三昧       구름 부르고 비 내리는 일 삼매에서 나오니
難奪禪僧十載功       선승의 10년 공력 빼앗기는 어려우리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읊음(詠懷)
千載經行荆棘林       천년 동안 가시나무 숲을 지나며
戰兢日新得無侵       전전긍긍하며 날마다 새로워져 침범당하지 않았네
退來高臥烟霞裏       물러나와 안개 속에 높이 누우면
未有塵緣掛我心       마음에 걸리는 속세의 일 하나도 없으리라
또又
平生眼底多升降       오르락내리락하는 이들 평소 많이 보았는데
幾爲閑名誤一身       어찌 헛된 이름 때문에 한 몸 망치겠는가
天末遙岑應待我       하늘 끝 먼 산봉우리 나를 기다릴 터이니
松風蘿月爽精神       솔바람과 이끼에 비친 달에 정신 맑아지리라
선방의 선승들에게 보임(示堂中禪者)
一堂展鉢盡禪客       한 집에서 발우 펼치는 이 모두 선객인데
尸祿吹竿知幾人       밥만 축내면서 숫자만 채우는 이 몇인 줄 아는가
若使人人呈所得       사람마다 얻은 것 보이라 하면
豈無南郭隱抽身       남곽 처사처럼 몰래 몸을 빼낼 이 어찌 없겠는가
소정·직숙 두 대인이 희양산을 방문하고 불교를 떠받치라는 말씀 더하여 내려 주시니 이에 기뻐하며 시를 올려 한바탕 웃음 짓게 하였다.(紹丁直叔兩大人。 垂訪曦陽。 更賜以扶宗之語。 遂得歡喜。 贈之以詩。 以發一笑)
白雪糢糊絶去來       흰 눈 내려 흐릿하니 오고 감이 끊겼는데
只於檜上見春回       단지 회나무에서 봄이 돌아옴을 보네
於焉更遇懽心友       이에 마음 기쁘게 하는 벗을 다시 만나니
不覺談餘笑臉開       자기도 모르게 말을 하며 얼굴 가득 웃음 이네
또又

007_0248_a_01L賦范1) [114]

007_0248_a_02L
樹功輔國世多得知幾難2)使 [115] [46] 越將軍

007_0248_a_03L一帆飛去碧天外高名千載動乾坤

007_0248_a_04L3) [116]

007_0248_a_05L
孤帆一發碧江秋千古高蹤歎未休

007_0248_a_06L但得吾家塵外味更有淸風遍寰區

007_0248_a_07L賦巫山

007_0248_a_08L
寄語巫山窈窕女家家何似楚王宮

007_0248_a_09L爲雲爲雨從三昧難奪禪僧十載功

007_0248_a_10L4) [117]

007_0248_a_11L
千載經行荆棘林戰兢日新得無侵

007_0248_a_12L退來高臥烟霞裏未有塵緣掛我心

007_0248_a_13L*又

007_0248_a_14L
平生眼底多升降幾爲閑名誤一身

007_0248_a_15L天末遙岑應待我松風蘿月爽精神

007_0248_a_16L示堂中禪者

007_0248_a_17L
一堂展鉢盡禪客尸祿吹竿 [47] 知幾人

007_0248_a_18L若使人人呈所得豈無南郭隱抽身

007_0248_a_19L紹丁直叔兩大人垂訪曦陽更賜
007_0248_a_20L以扶宗之語遂得歡喜贈之以詩
007_0248_a_21L以發一5) [118]

007_0248_a_22L
白雪糢糊絶去來只於檜上見春回

007_0248_a_23L於焉更遇懽心友不覺談餘笑臉開

007_0248_a_24L*又

007_0248_b_01L
六祖當年建寶林       육조 대사 보림사에서 건당하시던 그때
叔良曾作好知音       일찍이 숙량이 마음 잘 아는 벗이 되었네
吾雖未及曹溪老       내 비록 조계 노인에 미치지 못하나
喜子心同昔士心       그대 마음 옛 선비 마음과 같음을 기뻐하네
또又
須達捐金搆精舍       수닷타 장자 금을 내어 절을 지어서
令人千古仰高風       오래도록 높은 풍모 우러르게 하였네
如今祖述當年事       그때의 일을 지금 이야기하듯
後日看今此日同       뒷날 지금을 보면 이날 또한 그 같으리
소나무 있는 집(松堂)
森森獨翠三冬雪       석 달 겨울 눈 속에 홀로 울창하게 푸르니
堂上主人心愈潔       집 안의 주인 마음 더욱 깨끗하네
閴寂淸閑香一爐       고요한 가운데 맑고 느긋한 향내 화로에서 풍기고
耐寒枝上邀明月       추위 견디는 가지 위로 밝은 달을 맞이하네
고향에 돌아감(歸鄕)
三十年來一衲衣       서른 해 동안 승복만 입고 살면서
伴狁隣鶴掩柴扉       원숭이 짝하고 학과 이웃하며 사립문 닫았네
如今却踏家鄕路       지금 고향 집 가는 길 밟으니
慚愧前賢三不歸       옛 현인들이 돌아가지 않았던 일102)에 부끄럽네
소정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함(訪紹丁不遇)
爲驗所叅          참구한 것 징험하려
自遠來玆          멀리서 찾아왔으나
只有四山          빙 둘러 산만 에워싸고
秋色浮空          하늘엔 가을빛만 가득하네
≺소나무 있는 집≻의 운을 땀(次松堂韵)
甘分烟霞不下峯       분수에 맞는 안개 달게 여겨 봉우리 내려가지 않고
爲憐寒磵與靑松       차가운 골짜기 냇물과 푸른 소나무 어여삐 여기네
苦㢤世上貪名客       괴롭구나 세상의 이름 탐내는 길손들
日恐君王莫我容       임금께서 날 받아들이지 않을까 날마다 걱정하네
또又
頗經霜雪秀孤峰       서리와 눈 자못 겪고 외로운 봉우리 위에 우뚝 서며
根結茯苓可號松       뿌리에 복령 얽혀야 소나무라 할 만하네
今此山松無此妙       지금 이 산의 소나무는 이런 묘함 없으니
獻君他日也難灾       뒷날 임금께 바쳐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리
오른쪽 인북루에 부침(題右人北樓)
一錫來遊八月天       지팡이 하나 짚고 찾아온 8월의 어느 날
杖頭風月共蕭然       지팡이에 부는 바람 비치는 달 모두 쓸쓸하였네
紹丁秋夜高樓上       가을밤 소정103)의 누각에서
飜憶吾師樹下禪       나무 아래 참선하시던 스승님 돌이켜 생각하네
또又

007_0248_b_01L
六祖當年建寶林叔良曾作好知音

007_0248_b_02L吾雖未及曹溪老喜子心同昔士心

007_0248_b_03L*又

007_0248_b_04L
須達捐金搆精舍令人千古仰高風

007_0248_b_05L如今祖述當年事後日看今此日同

007_0248_b_06L松堂

007_0248_b_07L
森森獨翠三冬雪堂上主人心愈潔

007_0248_b_08L閴寂淸閑香一爐耐寒枝上邀明月

007_0248_b_09L歸鄕

007_0248_b_10L
三十年來一衲衣伴狁隣鶴掩柴扉

007_0248_b_11L如今却踏家鄕路慚愧前賢三不歸

007_0248_b_12L6) [119] 紹丁不遇

007_0248_b_13L
爲驗所叅自遠來玆

007_0248_b_14L只有四山秋色浮空

007_0248_b_15L7)次松堂韵 [120]

007_0248_b_16L
甘分烟霞不下峯爲憐寒磵與靑松

007_0248_b_17L苦㢤世上貪名客日恐君王莫我容

007_0248_b_18L

007_0248_b_19L
頗經霜雪秀孤峰根結茯苓可號松

007_0248_b_20L今此山松無此妙獻君他日也難8) [121] [48]

007_0248_b_21L題右人北樓

007_0248_b_22L
一錫來遊八月天杖頭風月共蕭然

007_0248_b_23L紹丁秋夜高樓上飜憶吾師樹下禪

007_0248_b_24L

007_0248_c_01L
三春遊到一仙宮       3년 만에 신선이 사는 집에 이르니
接向滿園桃李中       정원 가득한 복숭아 자두 나무 사이에서 맞이하네
中映一葦雙樹間       그 가운데 갈대 하나 두 나무 사이에서 빛나고
進乎符下起淸風       부신104) 아래로 나아가니 맑은 바람 이네
현등사에 부침(題懸燈寺)
懸燈山帶懸燈寺       현등산이 띠고 있는 현등사
落石飛泉上下聲       떨어지는 돌 소리 솟구치는 샘물 소리 위아래에 울리네
出自千尋與万丈       천길만길 깊은 곳에서 나왔으니
滄溟未到不曾停       푸른 바다에 이르기 전에는 멈추지 않으리
봄날의 감흥(春日有感)
安得似春風         어찌하면 봄바람처럼
能令箇箇歡         모두가 기뻐하게 할 수 있을까
若能成此願         이 바람 이룰 수만 있다면
化道不相關         교화의 방법은 상관하지 않겠네
헤어지며 이적에게 줌(贈別李逖)
江涵山影漾秋空       산 그림자 적신 강물 가을 하늘 아래 출렁이는데
君向江西我向東       그대는 강 서쪽으로 나는 동쪽으로 향하네
此境此時無限意       여기 이 순간의 한없는 뜻
相逢相話白雲中       흰 구름 속에서 서로 만나 이야기하세
맑은 밤에 읊음(淸夜吟)
山深水密生虛籟       산 깊고 물 조용하니 빈 골짜기에서 바람 소리 일고
月皎風微夜氣凉       달 밝고 바람 살랑거리니 밤기운 서늘하네
却限時人昬入夢       그저 안타까운 것은 지금 사람들 밤 꿈에 젖어
不知淸夜興何長       맑은 밤의 흥취 얼마나 좋은지 알지 못하는 것이네
현등사에 머물면서 삶거나 굽지 않는 것을 통해 보조의 맑은 가풍을 느낌(住懸燈。 因不煮炙。 感普照淸風。)
穿林激石潺湲嚮       숲 뚫고 돌에 부딪치며 흐르는 물소리
載月撑天㟮屼容       달 싣고 하늘 떠받치며 우뚝 솟은 산의 모습
裏有懸燈千古殺       그 안의 현등사 천년이나 오랜 절
依俙普照昔年蹤       보조 스님 옛 자취 아직도 서려 있네
또又
溪聲岳色兩奇絶       계곡 물소리 산 빛깔 모두 매우 빼어나고
旦暮淸烟染白雲       아침저녁 맑은 연기 흰 구름 물들이네

007_0248_c_01L
三春遊到一仙宮接向滿園桃李中

007_0248_c_02L中映一葦雙樹間進乎符下起淸風

007_0248_c_03L題懸燈寺

007_0248_c_04L
懸燈山帶懸燈寺落石飛泉上下聲

007_0248_c_05L出自千尋與万丈滄溟未到不曾停

007_0248_c_06L春日有感

007_0248_c_07L
安得似9) [1] 能令箇箇歡

007_0248_c_08L若能成此願化道不相關

007_0248_c_09L贈別李逖

007_0248_c_10L
江涵山影漾秋空君向江西我向東

007_0248_c_11L此境此時無限意相逢相話白雲中

007_0248_c_12L淸夜吟

007_0248_c_13L
山深水密生虛籟月皎風微夜氣凉

007_0248_c_14L10) [1] [49] 時人11) [122] 入夢不知淸夜興何長

007_0248_c_15L住懸燈因不煮炙感普照淸12) [123]

007_0248_c_16L
穿林激石潺湲嚮 [50] 載月撑天㟮屼容

007_0248_c_17L裏有懸燈千古殺 [51] 依俙普照昔年蹤

007_0248_c_18L13) [124]

007_0248_c_19L
溪聲岳色兩奇絶旦暮淸烟染白雲
007_0248_c_20L「蠡」下有「二首」{乙}「使」作「似」{乙}「又」
007_0248_c_21L無有{乙}次同
「懷」下有「二首」{乙}「笑」下
007_0248_c_22L
007_0248_c_23L有「三首」{乙}
「訪」作「謗」{乙}「次松…曾停
007_0248_c_24L(下段五行)」百五十五字無有{乙}
「灾」作「容」
007_0248_c_25L{甲}
「春」作「風」{乙}「限」作「恨」{乙}「昬」
007_0248_c_26L作「昏」{乙}
「風」下有「四首」{乙}「又」無有
007_0248_c_27L{乙}次同

007_0249_a_01L普照淸風傳自古       보조 스님 맑은 가풍 예부터 전해 오니
至今厨絶赤鹽焄       아직도 부엌에는 고기나 생선이나 냄새 나는 채소없네105)
또又
塔立亭亭山影裏       산 그림자 속에 우뚝하니 탑 서 있고
鍾搖落落水聲中       물소리 속에 종소리 웅혼하게 울리네
有時散策閑回首       때때로 산책하다 천천히 머리 돌려
頻憶當年普照風       그 당시 보조 스님의 가풍 자주자주 생각하네
또又
靜聽溪流嚮幽谷       깊은 골짜기 울리는 물소리 조용히 듣다가
回看明月掛西峯       돌아보니 밝은 달 서쪽 봉우리에 걸렸네
時中無限好消息       이 가운데 한없이 좋은 소식 있으나
却恨傍無可與通       마음 통할 이 곁에 없음이 한스러울 뿐이네
이 상공의 연못과 정자에 부침(題李相公池亭)
桃紅李白柳靑靑       복사꽃 붉고 오얏꽃 하얗고 버드나무 푸르르고
四面池塘一面程       빙 둘러 연못인데 한쪽으로 길이 났네
中有小原淸可愛       그 안에 작은 언덕 있어 맑고 사랑스러운데
多君卜此養高情       그대 훌륭하게 이곳을 골라 높은 정취 기르네
현등산을 떠나오는 길에 그저 읊음(辭懸燈山途中偶吟)
立馬懸燈山下路       이제 막 현등산 내려오는 길에서
廻頭忘却赴前程       머리 돌려 바라보다 앞길 나아가기를 잊었네
山嗔送客溪流急       산은 사납게 길손 떠나보내고 골짜기 물살은 급하니
始信潘公昔日情       옛적 반공의 마음 이제야 알겠네106)
시대를 탄식함(嘆時)
愡恫人多少         정신 없는 사람 많고
顓蒙數莫窮         어리석은 사람 끝없네
我須成徧智         내 반드시 바른 지혜 이루어
一擧覺群聾         뭇 귀머거리 한꺼번에 깨우쳐 주리
상국 이적이 금강산에 놀러 갔다 돌아오니 이 시를 써서 줌(李相國迹。 遊金剛山還。 書此寄贈。 )
楓嶽嵬嵬經万古       높고 높은 풍악산 오랜 세월 겪었는데
年年觀者幾千千       해마다 보고 간 이 몇 천이나 될까
山靈見子應開臉       산신령은 분명 그대 보고 반드시 웃음 지었으리
萬古寥寥未遇賢       쓸쓸하게도 오래도록 현명한 이 못 만났으니
목은의 시를 보고 지음(看牧隱詩有作)
旣然生宇內         세상에 태어나서
何者合同遊         같이 노닐 만한 것은 무엇인가
易簡法天地         간명하고 쉬운 것은 하늘땅을 본받고
淸和學春秋         맑고 온화한 것은 『춘추』에서 배우네
許由偏洒落         허유는 깔끔한 데로만 치우치고
呂望一優柔         여망은 부드럽기만 했는데
我執二人手         나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從容任去留         마음대로 떠나고 머물고 하리

007_0249_a_01L普照淸風傳自古至今厨絶赤鹽焄

007_0249_a_02L*又

007_0249_a_03L
塔立亭亭山影裏鍾搖落落水聲中

007_0249_a_04L有時散策閑回首頻憶當年普照風

007_0249_a_05L*又

007_0249_a_06L
靜聽溪流嚮幽谷回看明月掛西峯

007_0249_a_07L時中無限好消息却恨傍無可與通

007_0249_a_08L題李相公池亭

007_0249_a_09L
桃紅李白柳靑靑四面池塘一面程

007_0249_a_10L中有小原淸可愛多君卜此養高情

007_0249_a_11L辭懸燈山途中偶吟

007_0249_a_12L
立馬懸燈山下路廻頭忘却赴前程

007_0249_a_13L山嗔送客溪流急始信潘公昔日情

007_0249_a_14L嘆時

007_0249_a_15L
愡恫人多少顓蒙數莫窮

007_0249_a_16L我須成徧智一擧覺群聾

007_0249_a_17L李相國迹遊金剛山還書此寄贈

007_0249_a_18L
楓嶽1)嵬嵬 [125] 經万古年年觀者幾千千

007_0249_a_19L山靈見子應開臉萬古寥寥未遇賢

007_0249_a_20L看牧隱詩有作

007_0249_a_21L
旣然生宇內何者合同遊

007_0249_a_22L易簡法天地淸和學春秋

007_0249_a_23L許由偏洒落呂望一優2) [126]

007_0249_a_24L我執二人手從容任去留

007_0249_b_01L
세상 밖의 높은 자취(物外高蹤)
簞陋巷書生趣        소쿠리 밥 한 바가지 물로 누항에 사는 것은 서생의 취향
糞掃烏藤衲子儀       누더기에 등나무 지팡이는 승려의 몸가짐
更有何緣堪記取       기억하여 취할 만한 것이 이 밖에 또 무엇이 있나
春風秋月但揚眉       봄바람 가을 달로 그저 만족할 뿐
장자와 노자를 찬탄함(莊老賛)
孔枕顔同有樂        공자의 팔베개 안회의 표주박 다 같이 즐거움이 있고
堯傳舜受共傳心       요임금 전하고 순임금 받으니 함께 마음을 전했네
莫言莊老無堪取       장자와 노자를 취할 만하지 않다 말하지 말게
恬湛淸虛盖古今       담담하고 맑고 빈 기풍 예나 지금이나 덮고 있나니
강 위에서(江上)
聲來江上誰家笛       강 위에 소리 들려오니 누가 부는 피리인가
月照波心人絶迹       달빛은 물결 속을 비추고 사람 자취 끊겼네
何幸此身今到此       이 몸 지금 여기 이르니 얼마나 다행인가
倚舩孤坐望虛碧       외로이 배에 기대앉아 빈 하늘만 바라보네
가을날 마음에 품은 생각을 적음(秋日書懷)
天高雲淡氣微凉       하늘 높고 구름 옅고 날씨 조금 서늘한데
月白風淸味自長       달은 하얗고 바람 맑으니 그 맛 절로 뛰어나네
遙憶淵明三逕趣       먼 옛날 도연명의 세 갈래 길107) 취향 생각하며
菊花叢裏臥聞香       활짝 핀 국화 속에 누워 향기를 맡네
빗속에서(雨中)
英英玉葉過山堂       어여쁜 옥 이파리108) 산속 집을 지나가니
樹自鳴條鳥自忙       나무는 절로 가지를 떨고 새는 절로 바쁘네
開眼濛濛橫雨脚       눈 뜨니 쏟아지는 빗줄기 눈앞에 흐릿한데
焚香端坐望蒼蒼       향 피우고 단정히 앉아 하늘만 바라보네
길에서 지음(途中作)
九龍山下一條路       구룡산 아래 한 줄기 뻗은 길
無限春光煥目前       끝없는 봄볕 눈앞에 눈부시네
紅白花開山影裏       붉은 꽃 흰 꽃 산 그림자 속에 피니
行行觀地復觀天       가다가다 땅을 보고 다시 하늘을 보네
우봉 읍재를 찾아감(訪牛峯邑宰)
春風千里訪牛峰       봄바람 속 천 리 길에 우봉을 찾아가니
柳綠花紅映滿空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어 하늘 가득 빛나네
一室明燈投話處       한 방에서 등 밝히고 이야기하는 곳에
邯鄲榮辱古今同       꿈속 같은 영욕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네
지 소윤에게 줌(贈池少尹)
一年三百六十日       한 해 삼백예순 날
日日孜孜莫等閑       게으르지 말고 날마다 부지런히 사시게
滿目春風桃李下       가득한 봄바람 속 복숭아 오얏나무 아래
不知誰解坐如山       산처럼 앉아 있는 일 누가 이해할까

007_0249_b_01L物外高蹤

007_0249_b_02L
3)▼(竹/瓢) [127] 陋巷書生趣糞掃烏藤衲子儀

007_0249_b_03L更有何緣堪記取春風秋月但揚眉

007_0249_b_04L莊老賛

007_0249_b_05L
孔枕顏*▼(竹/瓢)同有樂堯傳舜受共傳心

007_0249_b_06L莫言莊老無堪取恬湛淸虛盖古今

007_0249_b_07L江上

007_0249_b_08L
聲來江上誰家笛月照波心人絶4) [128]

007_0249_b_09L何幸此身今到此倚舩孤坐望虛碧

007_0249_b_10L秋日書懷

007_0249_b_11L
天高雲淡氣微凉月白風淸味自長

007_0249_b_12L遙憶淵明三逕趣菊花叢裏臥聞香

007_0249_b_13L雨中

007_0249_b_14L
英英玉葉過山堂樹自鳴條鳥自忙

007_0249_b_15L開眼濛濛橫雨脚焚香端坐望蒼蒼

007_0249_b_16L途中作

007_0249_b_17L
九龍山下一條路無限春光煥目前

007_0249_b_18L紅白花開山影裏行行觀地復觀天

007_0249_b_19L訪牛峯邑宰

007_0249_b_20L
春風千里訪牛峰柳綠花紅映滿空

007_0249_b_21L一室明燈投話處邯鄲榮辱古今同

007_0249_b_22L贈池少尹

007_0249_b_23L
一年三百六十日日日孜孜莫等閑

007_0249_b_24L滿目春風桃李下不知誰解坐如山

007_0249_c_01L
관찰사 이적에게 줌(贈李觀察使迹)
世間已了都如幻       세간이 모두 허깨비 같음을 이미 알고
卜築高堂大野頭       넓은 들머리 터 잡아 높은 집 지으니
月滿池塘風滿樹       달빛은 연못에 가득하고 바람은 나무에 가득한데
焚香端坐飽淸幽       향 피우고 단정히 앉아 맑고 그윽한 맛 맘껏 누리네
죽은 승려를 보냄(送亡僧)
亡僧已送陟高崗       죽은 스님 보내고 나서 높은 언덕에 올라
四顧寥寥嘆一場       사방을 돌아봐도 허전하여 한바탕 탄식하네
箇箇誰無今日事       사람마다 오늘 같은 일 누군들 없으랴마는
頻頻過目未曾傷       자주자주 눈앞에 벌어져도 아파한 적 없었네
마음이 태연하면 온몸이 명령을 따름(天君泰然。 百躰從令。)
胡僧眼豈從藍碧       인도 스님 눈 색깔이 어찌 쪽물로 푸르며
仚客顔非假酒紅       신선술 닦는 이 얼굴도 술로 벌건 것이 아니네
玉本無瑕光亦好       본래 티 없는 옥은 그 빛도 좋듯이
心田苟淨貌相同       마음의 밭 깨끗하면 모습 또한 같아지네
산속의 취미(山中趣味)
玉輦金輿非是貴       옥 가마 금 가마는 귀한 것이 아니고
三軍八佾未爲榮       삼군109)이나 팔일무110)도 영화롭지 않네
㝡憐岩畔中宵月       바위 옆에 뜬 하늘의 달 가장 어여쁘고
臥聞相籟眼惺惺       누워 솔바람 소리 들으니 두 눈 초롱초롱하네
여산삼소도111)(廬山三笑圖)
廬岳虎溪一徑深       여산 호계 한 줄기 깊게 난 길
黃巾白衲與靑衿       도사와 스님, 유학자가 있네
三人同步渾忘却       세 사람 같이 걸으며 모든 것을 잊었으니
三笑聲高古到今       셋이서 웃는 소리 예부터 지금까지 높이 울리네
강서사 누각에 있는 운을 따서 지음(次江西寺樓上韵)
山下長江江上樓       산 아래에는 긴 강 강가에는 누각 있어
冷含風月蕩人愁       서늘한 바람과 달로 사람의 근심 씻어 주네
一登自有無趣        한번 오르니 끝없는 흥취가 절로 생겨나니
他日應思此日遊       오늘 노닌 일 뒷날 마땅히 생각하리
세상에는 두터이 해야 할 것을 박하게 하는 경우가 셋 있음(世有薄所厚者三)
不顧稟形承異姓       그 몸 주신 부모는 돌보지 않으면서 다른 성씨 떠받들고
不師開解事餘師       열어 깨우쳐 주신 스승은 섬기지 않으면서 다른 스승섬기고
不憐己子愛他子       자기 자식은 아끼지 않으면서 남의 자식을 좋아하니
每遇此三獨解頥       이 세 가지 볼 때마다 혼자 껄껄 웃고 마네
두 공부112)-익재의 운을 땀113)(杜工部次益齊韵)

007_0249_c_01L贈李觀察使*迹

007_0249_c_02L
世間已了都如幻卜築高堂大野頭

007_0249_c_03L月滿池塘風滿樹焚香端坐飽淸幽

007_0249_c_04L送亡僧

007_0249_c_05L
亡僧已送陟高崗四顧寥寥嘆一場

007_0249_c_06L箇箇誰無今日事頻頻過目未曾傷

007_0249_c_07L天君泰然百躰從令

007_0249_c_08L
胡僧眼豈從藍碧仚客顏非假酒紅

007_0249_c_09L玉本無瑕光亦好心田苟淨貌相同

007_0249_c_10L山中趣味

007_0249_c_11L
玉輦金輿非是貴三軍八佾未爲榮

007_0249_c_12L㝡憐5) [129] 畔中6) [130] 臥聞7) [131] [52] 籟眼惺惺

007_0249_c_13L廬山三笑圖

007_0249_c_14L
廬岳虎溪一徑深黃巾白衲與靑衿

007_0249_c_15L三人同步渾忘却三笑聲高古到今

007_0249_c_16L次江西寺樓上韵

007_0249_c_17L
山下長江江上樓冷含風月蕩人愁

007_0249_c_18L一登自有無竆趣他日應思此日遊

007_0249_c_19L世有薄所厚者三

007_0249_c_20L
不顧禀形承異姓不師開解事餘師

007_0249_c_21L不憐己子愛他子每遇此三獨解頥

007_0249_c_22L杜工部次益齊 [53]

007_0249_c_23L「嵬嵬」作「巍巍」{乙}「柔」作「遊」{乙}「▼(竹/瓢)」
007_0249_c_24L作「瓢」{乙}次同
「迹」作「跡」{乙}次同「岩」
007_0249_c_25L作「巖」{乙}
「宵」作「霄」{乙}「相」作「松」{乙}

007_0250_a_01L
手握龍蛇腹滿書       손에는 붓114)을 쥐고 뱃속에는 책이 가득하였으며
身同野鶴不拘居       들판의 학처럼 사는 곳 구속받지 않았네
錦心繡口含風月       비단 같은 마음과 아름다운 말로 바람과 달을 품었고
万水千山載一驢       만 갈래 물줄기 천 봉우리 산 당나귀 한 마리에 다 실었네
≺두 공부≻의 운을 따서 지음(次杜工部韵)
霜重征鴻不付書       서리 무거운데 떠나는 기러기에 편지 맡기지 못하고
夜深途上憶閑居       밤 깊은데 길 위에서 한가로이 지내던 날 생각하네
淸風明月爲知己       맑은 바람 밝은 달만이 나를 알아주니
萬水千山載一驢       만 갈래 물줄기 천 봉우리 산 당나귀 한 마리에 다 실었네
벽곡115)을 읊음(辟穀吟)
已於世味心無着       마음은 이미 세상의 맛에 집착이 없지만
只此身形運無力       그저 이 몸 움직일 힘 없을까 봐 그럴 뿐116)
一任形燋人不顧       몸뚱이 야위는 대로 두어 다른 사람 돌아보지 않으니
㝡憐無事心常覺       가장 좋은 것은 일 없이 늘 마음 깨어 있는 것이네
한가한 도인을 찬탄함(賛閑道人)
心同水月迹同塵       마음은 물에 비친 달과 같고 자취는 세상 사람과 같은데
讃不忻忻毁不嗔       칭찬해도 좋아하지 않고 욕해도 화내지 않네
任性隨緣閑度日       본성에 따르고 인연에 따라 한가로이 날을 보내니
灰頭土面忘天嗔       재 뒤집어쓴 머리 흙칠한 얼굴117)로 본래의 참된 성품 조차 잊네118)
산속의 맛(山中味)
山深谷密無人到       산 깊고 골짜기 깊어 찾아오는 사람 없어
盡日寥寥絶世緣       하루 종일 적막하게 세상의 인연을 끊었네
晝則閑看雲出岫       낮에는 한가로이 동굴에서 구름 나오는 것 바라보고
夜來空見月當天       밤이 되면 그저 하늘에 달 떠오는 것 구경하네
爐間馥郁茶烟氣       화로 곁에는 차 끓이는 연기와 내음 풍기고
堂上氤氳玉篆煙       집 안에는 불교 경전119)의 기운 가득하네
不夢人間喧擾事       사람 세상의 시끄럽고 어지러운 일 꿈도 꾸지 않으며
但將禪悅坐經年       그저 참선의 즐거움만 품은 채 앉아 해를 보내네
느낌(有感)
聞說諸方壞佛廟       곳곳에서 절들 부순다는 소리 들으니
無端兩眼淚潵然       괜히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네
但慚我輩都無德       다만 우리들 모두 덕 없음을 부끄러워하며
合掌傾誠敢告天       손 모으고 마음 기울여 감히 하늘에 알리네
운악산에 노닒(遊雲岳山)
嶺上高開千里目       고개 위로 높이 천 리가 확 트였고
山中贏得一身閑       산속에서는 한 몸의 한가로움 넉넉하게 누리네
投笻處處塵機絶       대지팡이 짚고 가는 곳곳에 세속의 일 끊어지니
擧足行行體自安       발 들어 이리저리 다녀도 몸 절로 편안하네
녹사 권연에게 줌(與權錄事然)
經由入城裏         성 안에 들어가는 길에
忽遇淸心堂         문득 청심당을 만나

007_0250_a_01L
手握龍蛇腹滿書身同野鶴不拘居

007_0250_a_02L錦心繡口含風月万水千山載一驢

007_0250_a_03L次杜工部韵

007_0250_a_04L
霜重征鴻不付書夜深途上憶閑居

007_0250_a_05L淸風明月爲知己萬水千山載一驢

007_0250_a_06L辟穀吟

007_0250_a_07L
已於世味1) [132] 無着只此身形運無力

007_0250_a_08L一任形燋人不顧㝡憐無事心常覺

007_0250_a_09L賛閑道人

007_0250_a_10L
心同水月*迹同塵讃不忻忻毁不嗔

007_0250_a_11L任性隨緣閑度日灰頭土面忘天2) [133] [54]

007_0250_a_12L山中味

007_0250_a_13L
山深谷密無人到盡日寥寥絕世緣

007_0250_a_14L晝則閑看雲出岫夜來空見月當天

007_0250_a_15L爐間馥郁茶烟氣堂上氤氳玉篆煙

007_0250_a_16L不夢人間喧擾事但將禪悅坐經年

007_0250_a_17L有感

007_0250_a_18L
聞說諸方壞佛廟無端兩眼淚3) [134] [55]

007_0250_a_19L但慚我輩都無德合掌傾誠敢告天

007_0250_a_20L遊雲岳山

007_0250_a_21L
嶺上高開千里目山中贏得一身閑

007_0250_a_22L投笻處處塵機絕擧足行行體自安

007_0250_a_23L4)與權錄事然 [135]

007_0250_a_24L
經由入城裏忽遇淸心堂

007_0250_b_01L得宿甞佳茗         묵으며 좋은 차 맛보고
和衣睡破床         옷 입은 채 부서진 침상에서 잠이 드네
身輕三夜月         몸은 한밤중에 높이 뜬 달보다 가벼운데
夢覺一爐香         꿈 깨니 향로에서 향 내음 풍기네
珎重如如子         여여함을 귀하게 여기는 그대는
坐觀閑與忙         한가롭고 바쁜 일 앉아서 꿰뚫어 보리

함허당어록 끝


007_0250_b_01L得宿甞佳茗和衣睡破床

007_0250_b_02L身輕三夜月夢覺一爐香

007_0250_b_03L珎重如如子坐觀閑與忙

007_0250_b_04L涵虗堂語錄5) [136]

007_0250_b_05L
  1. 1)혼령 : 이 책에는 죽은 이를 지칭하는 명칭으로 선가仙駕·영가靈駕·법가法駕·각령覺靈 등이 나오는데, 모두 ‘혼령’으로 번역하였다.
  2. 2)세 번째 법화회 : 『법화경』을 독송하는 세 번째 법회라는 뜻으로 보인다.
  3. 3)법어는 한 말을 기록한 것이지만, 행동을 묘사하는 지문도 있다. 이에 법어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말’이라는 점에서 인용 부호를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지문을 ‘《 》’ 안에 넣어서 구별한다.
  4. 4)산승山僧 : 말하는 사람 자신을 가리킨다.
  5. 5)원경 왕후元敬王后[1365(공민왕 14)~1420(세종 2)] : 조선 제3대 왕 태종의 비妃. 성은 민씨閔氏이고 본관은 여흥驪興이다. 1382년(우왕 8) 이방원李芳遠에게 출가하였으며, 1392년(태조 1)에 정녕옹주靖寧翁主에 봉해졌다. 1400년(정종 2) 2월에 이방원이 왕세자에 책봉되자, 세자빈이 되어 정빈貞嬪에 봉해졌으며, 이해 11월에 이방원이 정종의 뒤를 이어 즉위하자 왕비에 책봉되어 정비靜妃의 칭호를 얻게 되었다. 1418년 세종이 즉위한 뒤에는 후덕왕대비厚德王大妃로 봉해졌다. 자식은 세종과 양녕讓寧·효령孝寧·성녕誠寧의 세 대군과 정순貞順·경정慶貞·경안慶安·정선貞善의 네 공주가 있다. 시호는 창덕소열원경왕후彰德昭烈元敬王后이다. 능호는 헌릉獻陵으로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 산13번지 1호에 있다.
  6. 6)공륜空輪 : 불교의 우주관에서 이 세계의 맨 밑에 있다고 하는 ‘풍륜’이나, 풍륜 밑의 ‘허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7. 7)유정천有頂天 : 불교의 우주관에서 삼계 가운데 무색계의 맨 꼭대기에 있는 하늘로서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이라고도 한다.
  8. 8)주상 전하 : 이때의 임금은 조선의 제4대 왕인 세종(1397~1450, 재위 1418~1450)이다.
  9. 9)임금 : 원문의 ‘九五’는 『주역』 ‘건괘’의 여섯 효 중에서 다섯 번째인 양의 효(陽爻)를 가리키는 말로, 임금의 지위에 해당한다.
  10. 10)이 한~본체로 삼는데 : 이 향이 온 누리 모든 존재의 근원인 도 또는 진리라는 뜻이다.
  11. 11)‘황금 가지’와 ‘옥 잎사귀’는 남녀 자손을 가리키는 말로서, 이 말은 자손이 번성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12. 12)공비恭妃 전하[1395(태조 4)~1446(세종 28)] : 조선 제4대 왕 세종의 비. 성은 심씨沈氏이고 본관은 청송靑松이다. 1408년(태종 8) 충녕군忠寧君 도祹와 가례嘉禮를 올려 빈嬪이 되고, 경숙옹주敬淑翁主에 봉해졌다. 1417년 삼한국대부인三韓國大夫人에 다시 봉해지고, 이듬해 4월 충녕대군이 왕세자에 책봉되자 경빈敬嬪에 봉해졌으며, 같은 해 9월에 내선內禪을 받아 즉위하니 12월에 왕후로 봉하여 공비恭妃라 일컬었다. 그러나 1432년(세종 14)에 중궁中宮에게 미칭美稱을 올리는 것은 옛날에도 없었던 일이라 하여 1432년에 왕비로 다시 봉해졌다. 세상을 떠난 뒤 처음에는 헌릉獻陵에 장사 지냈다가 뒤에 세종의 능인 영릉英陵으로 이장하였다. 시호는 선인제성소헌왕후宣仁齊聖昭憲王后이고, 능호는 영릉으로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에 있다.
  13. 13)서왕모西王母 : 중국 도교 신화에 나오는 불사不死의 여왕으로 서화西華라는 아름다운 땅에 사는 여자 정령들을 관리하였다. 서왕모는 본래 인간과 비슷하지만 표범 꼬리와 호랑이 이빨을 가진 산신령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였다고 하며, 그녀의 서화 정원에는 희귀한 꽃들, 특이한 새들, 불로장생의 복숭아인 반도蟠桃 등이 있다고 한다.
  14. 14)묘덕妙德 : 석가모니의 협시보살인 문수보살을 말한다.
  15. 15)다시 말하노니 : 원문은 ‘更敎我說’인데, ‘敎’ 자의 뜻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가르치다’의 뜻으로 볼 경우에는 ‘다시 나에게 가르쳐 말을 해 달라’, ‘다시 나에게 말을 해 보라’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시키다’의 뜻으로 볼 경우에는 ‘다시 내가 말을 하게 해 달라’, ‘다시 내가 말하겠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이미 다 말하였습니다.”라는 앞의 문장에 비추어 볼 때, 기화가 다시 말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문맥상 알맞다고 생각되어 후자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16. 16)저승길이 까마득한데 : 원문은 ‘黃道黑’인데, 뒤에 이어지는 ‘白雲萬里’에 비추어 ‘황도’는 ‘황천에 이르는 길’ 곧 저승길을 뜻하고, ‘흑黑’은 저승길이 어둑어둑하고 까마득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았다.
  17. 17)법어에는 이처럼 운문의 형식을 띤 글이 포함된 경우가 많이 있는데, 번역 시에 꼭 필요할 경우가 아니면 운문의 형식을 취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18. 18)향수의 바다(香水海) :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가리킨다.
  19. 19)보달산補怛山 : 관세음보살이 머물고 있다고 하는 보타락가산普陀洛伽山을 가리킨다.
  20. 20)성녕대군[1405(태종 5)~1418(태종 18)] : 이름은 이종李種으로 조선 제3대 왕 태종의 넷째 아들이며, 어머니는 원경元敬 왕후 민씨이다. 부인은 창녕昌寧 성씨成氏이다. 처음에는 성녕군誠寧君에 봉해졌다가 1414년(태종 14)에 대군大君으로 진봉進封되었다. 1417년 대광보국숭록대부大匡輔國崇祿大夫의 자리에 올랐으나 이듬해 14살의 나이에 홍역으로 죽었다. 태종은 이를 애통하게 여겨 그의 사저私邸를 원찰願刹로 삼아 명복을 빌도록 하였으나 대언代言 등의 계청에 따라 경기도 고양 북산에 있는 그의 묘소 남쪽에 대자암大慈庵을 세우고 사패지賜牌地를 내려 불공을 올리게 하였다. 그 해에 변한소경공卞韓昭頃公에 추증되었다. 또한 대자암은 선종禪宗에 속하는 원찰로 왕족의 기신제忌晨祭를 시행하는 장소로 자주 이용되었다.
  21. 21)성녕대군의 혼령이시여, 깨어 있습니까 : 이 문장의 원문은 평서문이지만, 혼령을 불러 일깨우는 말이라는 점에서 의문문의 형식으로 바꾸었다. 이하도 마찬가지이다.
  22. 22)이理와 양量이~사라진 눈 : 여리지如理智와 여량지如量智의 분별조차 벗어난 눈을 말한다.
  23. 23)아홉 가지의 연화대 : 극락을 말한다. 극락에는 아홉 가지 연꽃이 있어 상품상생에서 하품하생에 이르는 아홉 가지의 중생들이 부류에 따라 그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24. 24)정 상국鄭相國[1363(공민왕 12)~1423 (세종 5)] : 정탁鄭擢. 본관은 청주淸州이고 자는 여괴汝魁·축은築隱, 호는 춘곡春谷이다. 1382년(우왕 8)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고, 이후 고려조에 춘추관수찬관·사헌규정司憲糾正·좌정언·호조좌랑·병조좌랑·광흥창사廣興倉使 등을 역임하였으며, 조선이 개국한 뒤 이성계의 추대를 제일 먼저 발의한 공로로 개국공신 1등에 책록되었으며, 이후 여러 관직을 거쳐 우의정에 올랐다. 태종의 묘정에 배향되었으며, 시호는 익경翼景이다.
  25. 25)봉녕군奉寧君 : 봉녕부원군奉寧府院君 이복근李福根(?~1421)을 말한다. 진안대군鎭安大君 이방우李芳雨[1354(공민왕 3)~1393(태조 2)]의 아들로서 1차 왕자의 난 때 공을 세워 봉녕부원군에 봉해졌다.
  26. 26)오온五蘊 : 중생을 이루는 다섯 가지 요소인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을 말한다.
  27. 27)다섯 가지 청정법신淸淨法身 : 계戒·정定·혜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의 다섯 가지 공덕으로 표현된 법신을 말한다.
  28. 28)육도보설六道普說 : 육도의 중생들에게 두루 펼치는 설법을 말한다.
  29. 29)노비도 많았으니 : 원문의 ‘如織’은 사물이 번성한 것을 의미한다.
  30. 30)작은 티끌을~것(纖芥投針)과 같고 : 원문의 ‘纖芥投針’의 본래 뜻은 ‘먼지가 바늘에 달라붙듯이 비슷한 것들이 모이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 글의 문맥에서는 ‘눈먼 거북이 구멍 뚫린 나무를 만나는 것’의 비유처럼 몹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뜻으로는 맞지 않는다. 이에 작은 티끌을 바늘에 던져 맞힌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번역하였다.
  31. 31)옛사람이 가르침을~팔듯 하였으며 : 기원정사祇園精舍의 고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32. 32)가르침을 위하여~서 있었습니다 : 선종禪宗 제2조 혜가慧可의 고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33. 33)당시 마갈다국摩竭陀國에서도~널리 알렸고 : 석가모니가 가르침을 널리 편 일을 말한다.
  34. 34)옛날 비야리성毘耶離城에서도~일찍이 누설하였는데 : 『유마경』의 가르침을 말한다.
  35. 35)사문의 외눈(一隻眼)이니 : 원문의 ‘一隻眼’은 한쪽만 있는 외눈이라는 뜻으로, 두 개가 한 쌍인 육체적인 눈이 아니라 진리를 꿰뚫어 본 하나의 바른 눈, 지혜의 눈을 의미한다.
  36. 36)지금 하씨의~자리를 주어야겠습니까 : 이 법문이 ‘자리를 바치면서(獻座)’ 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보인다.
  37. 37)홍섭洪涉[?~1422(세종 4)] : 조선 전기의 무신으로 본관은 남양南陽이다. 판군기감사判軍器監事, 호조참의戶曹參議, 동지총제同知摠制, 내시위일번절제사內侍衛一番節制使, 별운검총제別雲劒摠制, 중군동지총제中軍同知摠制, 좌군총제左軍摠制를 지냈으며, 1422년 경상우도수군도안무처치사慶尙右道水軍都安撫處置使로 파견되었다가 임지에서 죽었다.
  38. 38)높은 벼슬(三台) : 원문의 ‘三台’는 정승을 의미하지만, 홍섭이 실제 정승을 지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높은 벼슬자리를 두루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39. 39)상相에 머물러~되지 않네 : 당나라의 선종 승려 영가 현각永嘉玄覺의 ≺증도가證道歌≻에 나온다.
  40. 40)짧은 판자 : 제사상에 세워 둔 신주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41. 41)나가는 것을~것을 미워하며 : ‘나가는 것’은 세속을 벗어나는 것을, ‘들어오는 것’은 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42. 42)강월헌江月軒 : 고려 말의 선승 나옹 혜근懶翁惠勤(1320~1376)을 말한다.
  43. 43)국토의 바다와~걸림이 없으니 : 온 우주에 가득한 모든 국토가 하나의 털구멍 속에 들어간다는 『화엄경』의 가르침을 들어 말한 것이다.
  44. 44)바느질 없는 탑(無縫塔) : 둥근 탑을 가리킨다.
  45. 45)얽힌 덩굴~수 없습니다 : 얽힌 덩굴을 헤치고 길을 열어 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46. 46)영운靈雲 : 법명은 지근志勤(?~?)으로, 중국 당나라의 선승이다. 위산 영우潙山靈祐의 법을 이었으며, 복숭아꽃을 보고 깨달았다고 한다.
  47. 47)향엄香嚴이 대나무를~밝힌 것 : 향엄香嚴의 법명은 지한智閑(?~898)으로 중국 당나라의 선승이다. 백장 회해百丈懷海에게 출가하고 위산 영우潙山靈祐에게 참학하였다. 남양 혜충南陽慧忠 국사의 도량에서 수행하던 중 뜰을 청소하면서 깨진 기왓장을 대나무에 던지다가, 기왓장이 대나무에 맞는 소리를 듣고서 깨달았는데, 이것이 유명한 향엄격죽香嚴擊竹의 공안이다.
  48. 48)한 삼태기~이지러져 버리니 : 『서경』 「여오旅獒」에 “아홉 길 높이의 산을 만드는데, 한 삼태기의 흙으로 공이 이지러진다.(爲山九仞。 功虧一簣。)”라는 말이 있다.
  49. 49)서역에 태어나는 법 : 서방정토에 왕생하게 하는 아미타 신앙을 말한다.
  50. 50)한단의 베개 위의 일 :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가 한순간의 꿈이었다는 ‘한단침邯鄲枕’ 또는 ‘한단몽邯鄲夢’을 말한다.
  51. 51)허공의 꽃 : 병 걸린 눈에 무엇인가 아른거리며 보이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있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52. 52)불 : 원문의 ‘丙丁’은 십간十干을 오행五行에 배대한 것에 따르면 ‘화火’에 속하기 때문에 ‘화火’를 대신하는 말로 쓰인다.
  53. 53)아홉 가지~수 있고 : 극락에는 아홉 가지의 연꽃이 있는데, 살아 있을 때의 행위에 따라 상상上上에서 하하下下의 아홉 가지로 분류된 중생들이 그에 해당하는 연꽃에 담겨 태어난다고 한다.
  54. 54)49년 동안의 광대한 이야기 : 붓다의 가르침을 말한다.
  55. 55)팔장八藏 : 붓다의 가르침을 태화장胎化藏·중음장中陰藏·마하연방등장摩訶衍方等藏·계율장戒律藏·십주보살장十住菩薩藏·잡장雜藏·금강장金剛藏·불장佛藏의 여덟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56. 56)오승五乘 :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의 삼승에 인승人乘과 천승天乘을 더한 것이다.
  57. 57)서천西天 28조二十八祖 : 선종의 법맥에서 제시한 인도의 28명의 조사를 말한다.
  58. 58)네 명의 해 같은 보살(四日之大士) : 인도 불교의 4대 사상가를 가리키는 말로, 동쪽의 마명馬鳴·남쪽의 제바提婆·서쪽의 용수龍樹·북쪽의 동수童受를 ‘세상을 비추는 네 개의 해(四日照世)’로 불렀다고 한다.
  59. 59)사바세계의 인도 : 원문은 ‘忍土之五天’인데, ‘인토’는 번뇌와 괴로움을 참고 살아가는 사바세계를 말하고, ‘오천’은 인도를 동·서·남·북·중의 다섯 지역으로 나누어 부르는 ‘오천축五天竺’을 말한다.
  60. 60)야사夜奢 : ⓢ Yaśa 혹은 Yaśoda. 바라나시의 장자의 아들로 출가한 뒤 녹야원으로 가서 붓다의 가르침을 받고 여섯 번째 제자가 된 비구이다.
  61. 61)일심이문一心二門 : 하나의 마음을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이라는 두 문으로 설명한 것을 말한다.
  62. 62)밖이 없는 것 : 가장 큰 것을 말한다.
  63. 63)틈 없는 것 : 가장 작은 것을 말한다.
  64. 64)그 :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말한다.
  65. 65)네 가지 성인 :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 부처를 말한다.
  66. 66)여섯 가지 범부(六凡) :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수라修羅·사람·하늘(天上) 중생을 말한다.
  67. 67)둥근 얼음 : 달을 가리킨다.
  68. 68)영대靈臺 : 마음을 가리킨다.
  69. 69)서른세 번 : 이 구절의 원문인 ‘三三’은 보통 ‘3×3’으로 ‘9’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남종선南宗禪이 육조 혜능慧能 이후 다섯 종파가 나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33’으로 보아야 한다. 즉 인도의 28조인 보리달마가 중국에 와서 초조初祖가 되고, 혜능이 그 법맥을 이어 육조가 되었으므로 인도의 법맥에 이어서 따져 보면 33조가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70. 70)네 조사(四家) : 독자적인 선풍禪風을 고취시킨 네 명의 선사를 가리키는 말로, 종파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서는 남악 회양南嶽懷讓 문하의 마조 도일馬祖道一, 백장 회해百丈懷海, 황벽 희운黃檗希運, 임제 의현臨濟義玄을 가리킨다.
  71. 71)기용機用 : 말이나 행동, 또는 그에 나타나는 미묘한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72. 72)수많은 물길~것 없네 : 이 말은 중국의 모든 강물이 동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궁극적으로 모두 같은 곳으로 향한다는 것을 뜻한다.
  73. 73)영지靈知 : 하택종荷澤宗의 ‘공적영지空寂靈知’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지와 불성, 지혜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규봉 종밀圭峰宗密의 저술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74. 74)이 글은 글자 수로 볼 때 ‘6·4·6·4·4·4·4·4·3·4·4·4’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그렇게 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원문의 띄어쓰기는 형식에 맞추었고, 번역은 내용에 맞추었다.
  75. 75)두 번 부름(再唱) : 저본에는 빠진 경우가 많지만, 을본에는 각 시의 마지막 구절 바로 앞의 구절마다 ‘再唱’이라는 글자가 작은 글씨로 붙어 있다. 번역은 이에 따랐다.
  76. 76)이 글은 글자 수로 볼 때 ‘6·4·6·4·4·4·4·4·3·4·4·4’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그렇게 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원문의 띄어쓰기는 형식에 맞추었고, 번역은 내용에 맞추었다.
  77. 77)두 번 부름(再唱) : 위의 주 75 참조.
  78. 78)이 글은 글자 수로 볼 때 ‘6·4·6·4·4·4·4·4·3·4·4·4’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그렇게 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에 원문의 띄어쓰기는 형식에 맞추고, 번역은 내용에 맞추었다.
  79. 79)두 번 부름(再唱): 위의 주 75 참조.
  80. 80)스님 : 함허당 기화를 말한다.
  81. 81)이 부분은 윗글에 이어져 있지만 내용으로 보아 다른 글로 나누어서 보아야 할 듯하다.
  82. 82)혜원慧遠 스님을 잇기 바라네 : 혜원이 머문 동림사東林寺가 여산廬山에 있었다.
  83. 83)감로사甘露寺 : 고려 문종文宗 때 이자연李子淵이 세운 절로, 개성 성 밖에 있었다.
  84. 84)세 사람 :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에 나오는 승려 혜원慧遠, 유학자 도연명陶淵明, 도사 육수정陸修靜을 말한다.
  85. 85)읍재邑宰 :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을 말한다.
  86. 86)우바새 : 남자 불교 신도를 말한다.
  87. 87)옥호玉毫 : 석가모니의 32상三十二相 가운데 하나인 두 눈썹 사이의 하얀 털(白毫)을 말한다.
  88. 88)광채를 거둔 지 2천여 년인데 :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지 2천여 년이 넘었다는 뜻으로, 당시 동아시아 불교계에서 석가모니가 기원전 1027년에 태어나 기원전 947년에 입멸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89. 89)유유민劉遺民 : 거사로서 동림사東林寺에 머물며 혜원慧遠이 주도한 백련사白蓮社에 참여하였다.
  90. 90)사람이 없는 듯하였네 : 조선에 들어서서 억불 정책이 시행되면서 승려와 유학자들의 교유가 소원해졌음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91. 91)백련사의 종풍 : 승려와 거사들이 함께 모여 정토 신앙을 닦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92. 92)강월江月 : 고려 말의 선승 나옹 혜근懶翁惠勤을 가리킨다.
  93. 93)그 집에 담긴 취미 : 나옹 혜근의 경지를 가리킨다.
  94. 94)물가에서 본~주시던 일 : 『논어』 「자한子罕」 편에 “스승께서 물가에서 말씀하셨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가리지 않는구나.(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는 구절이 있다.
  95. 95)손가락을 통해~달을 보고는 : 경전 공부를 통해 진리를 알았다는 뜻이다.
  96. 96)일찍이 머리~집으로 향했네 : 참선 수행에 정진하였다는 뜻이다.
  97. 97)분소의糞掃衣 더미 : 승려의 옷인 분소의를 입은 몸뚱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전체 뜻은 ‘출가하여 승려가 된 뒤에 갖게 되었다’라는 것이 된다.
  98. 98)보광전의 주인 :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인데, 여기에서는 본래 부처인 중생을 뜻한다.
  99. 99)금琴 타는~같은 벗 : 지음知音의 고사를 말한다. 백아伯牙가 금琴을 잘 탔는데, 오직 종자기鍾子期만이 제대로 이해하였고, 그러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더 이상 금을 타지 않았다고 한다.
  100. 100)등 문지르며~선사 본받으라 : 이 구절은 고령 신찬古靈神贊 선사가 스승의 등을 밀어 주면서 선적인 깨달음을 드러내어 스승을 교화한 ‘고령개배古靈揩背’ 공안에서 따온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오등회원五燈會元』 「고령신찬장古靈神贊章」에 실려 있다.
  101. 101)월나라 장군 : 범려范蠡를 말한다.
  102. 102)옛 현인들이~않았던 일 : 원문의 ‘三不歸’는 『관자管子』에 나오는 말로, 즐거움에 빠져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도 닦는 즐거움을 누리며 세속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로 쓰인 듯하다.
  103. 103)소정紹丁 : 『함허당득통화상어록』의 서문을 지은 전여필을 말한다.
  104. 104)부신 : 원문의 ‘符’는 임금이 관리에게 내리는 증표인 ‘부신符信’을 말하는데, 전여필이 관리였기 때문에 이렇게 쓴 것으로 보인다.
  105. 105)아직도 부엌에는~채소 없네 : 원문은 ‘赤鹽焄’인데, 정확하게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현등사가 절이고, 청정한 가풍을 잇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赤’은 붉은색이 도는 고기, ‘鹽’은 소금에 절인 생선, ‘焄’은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았다.
  106. 106)옛적 반공의~이제야 알겠네 : 『정토자량전집淨土資糧全集』에는 “현령 반공이 강이나 호수에서 고기 잡는 것을 금하였는데, 뒤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자 물속에서 크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라는 일화가 실려 있는데, 떠들썩한 산과 물소리를 뒤로하고 현등사를 떠나는 자신의 심정을 여기에 견주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107. 107)세 갈래 길 : 은둔한 사람이 사는 곳을 말하는데, 도연명의 ≺귀거래사≻에는 “세 갈래 길이 황량해졌다.(三逕就荒)”라는 구절이 있다.
  108. 108)옥 이파리 : 빗방울을 말한다.
  109. 109)삼군 : 중군, 좌군, 우군으로 이루어진 한 나라의 모든 군대를 말한다.
  110. 110)팔일무八佾舞 : 오직 중국 천자의 조정에서만 출 수 있었다고 하는 춤을 말한다.
  111. 111)여산삼소도廬山三笑圖 : 중국의 여산廬山 호계虎溪에 있었다고 하는 호계삼소虎溪三笑의 고사를 그린 그림으로,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라고도 한다.
  112. 112)두 공부杜工部 :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를 말하는데, 만년에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이라는 벼슬을 지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113. 113)원문에는 따로 구별이 없지만 일반적인 시의 형식에 맞추어 제목과 소주로 나누었다.
  114. 114)붓 : 원문의 ‘龍蛇’는 서법 또는 그렇게 쓴 글씨를 뜻한다.
  115. 115)벽곡辟穀 : 곡식으로 만든 일반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도교의 수련법 가운데 하나이다.
  116. 116)그저 이~그럴 뿐 : 음식을 먹는 것이 세상의 맛을 즐겨서가 아니라 몸을 움직일 힘을 얻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117. 117)재 뒤집어쓴 머리 흙칠한 얼굴(灰頭土面) : 보살이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나툰 갖가지 모습을 가리킨다.
  118. 118)본래의 참된 성품조차 잊네 : 세속과 함께하여 참되고 거짓됨의 분별을 떠난다는 의미로 보인다.
  119. 119)불교 경전 : 원문의 ‘玉篆’은 전서를 가리키는 말로서, 전서로 쓴 오래된 글이나 책을 뜻하기도 하고, 신선술 같은 초세속적 가르침을 담은 책들을 뜻하기도 한다. 이에 여기에서는 불경으로 보았다.
  1. 1)題名前有行狀{甲}{乙}。
  2. 2)目次。編者補入。
  3. 1)「文」補入{編}。
  4. 2)「辦」作「辨」{乙}次同。
  5. 3)「香」作「向」{乙}。
  6. 1)「得」底本多用「淂」今改爲本字「得」以下倣此不更加註{編}。
  7. 2)「須」底本多用「湏」今改爲本字「須」以下倣此不更加註{編}。
  8. 3)「介」作「個」{乙}次同。
  9. 1)「不」無有{乙}。
  10. 2)「霄」作「宵」{乙}。
  11. 1)「訂」與「證」通書{底}。
  12. 2)「曆」作「歷」{乙}。
  13. 1)「洎」作「消」{乙}。
  14. 2)「天」作「夫」{甲}{乙}。
  15. 1)「人」作「入」{甲}{乙}。
  16. 2)「徧」作「偏」{乙}。
  17. 3)「岩」作「巖」{乙}。
  18. 4)「着」作「著」{乙}。
  19. 5)「摽」作「標」{乙}。
  20. 1)「冗」作「穴」{乙}次同。
  21. 2)「大」作「太」{乙}次同。
  22. 3)「㨾」作「樣」{乙}。
  23. 4)「饒」作「繞」{乙}。
  24. 5)「丄」作「上」{乙}次同。
  25. 6)「撗」作「橫」{乙}。
  26. 7)「却」作「脚」{乙}。
  27. 8)「併」作「拼」{乙}。
  28. 1)「大」作「太」{乙}次同。
  29. 2)「怋」作「愍」{乙}次同。
  30. 3)「善」作「喜」{乙}次同。
  31. 1)「鄲」作「鄆」{乙}。
  32. 2)「𣏞」作「枕」{乙}。
  33. 3)「听」作「聽」{乙}次同。
  34. 1)「割」作「豁」{乙}。
  35. 2)「眼」作「根」{乙}。
  36. 3)「白」作「自」{乙}。
  37. 4)此下有永嘉集十章讃頌并序。而此文旣載。永嘉集說誼(本書第七册一七○∼一七一頁)故編者除之。
  38. 5)「歌頌類」補入{編}。
  39. 6)「相」下有「相」{乙}。
  40. 1)「訂」通用「證」{編}。
  41. 2)「日」作「曰」{乙}。
  42. 3)「游」作「遊」{乙}。
  43. 4)「題」作「頌」又左側行間有「經題」{乙}。
  44. 5)「題」作「顯」{乙}。
  45. 1)「網」作「綱」{乙}。
  46. 2)「題」作「頌」又左側行間有「經題」{乙}。
  47. 3)「難」無有{乙}。
  48. 1)「它」作「他」{乙}次同。
  49. 2)「玆」作「玄」{乙}。
  50. 3)「嵓」作「巖」{乙}。
  51. 4)「曚曚」作「矇矇」{乙}。
  52. 1)「冏」作「炯」{乙}。
  53. 2)「大」作「太」{乙}次同。
  54. 3)「咡」作「聽」{乙}。
  55. 4)「密」作「蜜」{乙}。
  56. 5)「𢛁」作「怛」{乙}。
  57. 1)「毋」作「母」{乙}。
  58. 2)「勰」作「協」{乙}。
  59. 3)「灸」作「炙」{乙}。
  60. 1)「父」下有「再唱」{乙}。
  61. 2)「昌」作「唱」{乙}次同。
  62. 3)「超」作「起」{乙}次同。
  63. 4)「訂」通用「證」{編}。
  64. 5)「足」下有「再唱」{乙}。
  65. 6)「陁」下有「再唱」{乙}。
  66. 7)「愈」作「踰」{乙}。
  67. 8)「法」下有「再唱」{乙}。
  68. 9)「𦠆」作「饌」{乙}。
  69. 10)「羞」下有「再唱」{乙}。
  70. 11)「㽵」作「莊」{乙}次同。
  71. 12)「網」下有「再唱」{乙}。
  72. 1)「布」下有「再唱」{乙}。
  73. 2)「賫」作「賚」{乙}。
  74. 3)「行」下有「再唱」{乙}。
  75. 4)「法」下有「再唱」{乙}。
  76. 5)「侶」下有「再唱」{乙}。
  77. 6)「化」作「花」{乙}。
  78. 7)「王」下有「再唱」{乙}。
  79. 8)「方」作「便」{乙}。
  80. 9)「悲」下有「再唱」{乙}。
  81. 10)「王」下有「再唱」{乙}。
  82. 11)「尊」下有「再唱」{乙}。
  83. 12)「相」下有「再唱」{乙}。
  84. 13)「樂」下有「再唱」{乙}。
  85. 14)「生」下有「再唱」{乙}次同。
  86. 1)「化」下有「再唱」{乙}。
  87. 2)「德」下有「再唱」{乙}。
  88. 3)「請」作「諸」{乙}。
  89. 4)「掉」作「棹」{乙}。
  90. 5)「軌」作「帆」{乙}。
  91. 1)「扎」作「札」{乙}。
  92. 2)「聀」作「職」{乙}。
  93. 3)「莫」作「暮」{甲}{乙}。
  94. 4)「刘」無有{乙}。
  95. 5)「聡」作「摠」{乙}。
  96. 6)「拪」作「棲」{乙}。
  97. 7)「承」作「丞」{乙}。
  98. 8)「惠」下有「三首」{乙}。
  99. 9)「又」無有{乙}次同。
  100. 1)「之」下有「二首」{乙}。
  101. 2)「泪」作「淚」{乙}次同。
  102. 3)「又」無有{乙}次同。
  103. 4)「潵」作「澘」{乙}。
  104. 5)「逌」作「由」{乙}。
  105. 6)「斑」作「盤」{乙}。
  106. 7)「它」作「他」{乙}。
  107. 8)「溪」下有「三首」{乙}。
  108. 9)「世」作「一」{乙}。
  109. 10)「飯」下有「二首」{乙}。
  110. 1)「子」下有「二首」{乙}。
  111. 2)「▼(金+又/貝)」作「鎭」{乙}。
  112. 3)「題安養寺」乙本作題目而「客裏…所懷」爲并序。
  113. 4)「聀」作「職」{乙}。
  114. 5)「云」無有{乙}。
  115. 6)「五」作「伍」{乙}。
  116. 1)「蠡」下有「二首」{乙}。
  117. 2)「使」作「似」{乙}。
  118. 3)「又」無有{乙}次同。
  119. 4)「懷」下有「二首」{乙}。
  120. 5)「笑」下有「三首」{乙}。
  121. 6)「訪」作「謗」{乙}。
  122. 7)「次松…曾停(下段五行)」百五十五字無有{乙}。
  123. 8)「灾」作「容」{甲}。
  124. 9)「春」作「風」{乙}。
  125. 10)「限」作「恨」{乙}。
  126. 11)「昬」作「昏」{乙}。
  127. 12)「風」下有「四首」{乙}。
  128. 13)「又」無有{乙}次同。
  129. 1)「嵬嵬」作「巍巍」{乙}。
  130. 2)「柔」作「遊」{乙}。
  131. 3)「▼(竹/瓢)」作「瓢」{乙}次同。
  132. 4)「迹」作「跡」{乙}次同。
  133. 5)「岩」作「巖」{乙}。
  134. 6)「宵」作「霄」{乙}。
  135. 7)「相」作「松」{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