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통록촬요(通錄撮要) / 通錄撮要卷之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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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록촬요 제4권通錄撮要 卷之第四
◯ 진주 임제 의현 선사황벽을 계승하였다.
조주曹州 남화南華의 형邢씨이다. 어려서부터 세간을 벗어날 뜻을 품었고, 머리를 깎고 구족계를 받게 되자 곧바로 선종禪宗을 흠모하였다. 처음 황벽黃蘗의 회하에 있을 때 제일좌가 말하였다.
“왜 가서 ‘무엇이 불법의 적확한 큰 뜻입니까?’ 하고 화상에게 묻지 않는가?”
스님이 가르침을 받아 곧바로 찾아가 물었다.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황벽이 때렸다. 스님이 바로 내려오자 제일좌가 물었다.
“질문한 일은 어떻게 되었는가?”
스님이 말하였다.
“말도 채 끝나기 전에 바로 얻어맞았는데, 의현은 모르겠습니다.”
제일좌가 말하였다.
“너는 그저 다시 거사 스님께 여쭤봐라.”
이렇게 세 차례 질문을 꺼냈다가 세 차례 얻어맞고는 결국 이별을 고하였다.
“앞서 질문을 권하시는 격려를 받들었습니다만 화상으로부터 몽둥이만 맞았습니다. 저의 우둔함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이제 행각을 떠나겠습니다.”
제일좌가 말하였다.
“네가 가겠다면 반드시 화상께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만 한다.”
그러고는 제일좌가 화상께 찾아가서 말하였다.
“질문했던 승려가 비록 후배지만 매우 법답습니다. 이제 제방諸方으로 떠나겠다고 합니다. 인사를 드리러 찾아오면 화상께서 방편으로 그를 잘 이끌어 주십시오.”
황벽이 말하였다.
“나 역시 알고 있다. 훗날 한 그루 큰 나무가 되어 천하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어 줄 날이 있으리라.”
스님이 다음 날 찾아가 인사를 드리자 황벽이 말하였다.
“네가 꼭 가겠다면 대우大愚를 찾아뵈어라.”
스님이 가르침을 받고 곧바로 찾아가자 대우가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황벽산에서 왔습니다.”
“그가 요즘은 어떤 말로 가르치는가?”
“의현이 불법의 적확한 큰 뜻을 세 차례 물었다가 세 차례 얻어맞았습니다.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우가 말하였다.
“황벽이 그렇게 노파심老婆心으로 너를 위해 곤욕을 치렀는데, 다시 여기를 찾아와 허물이 있는지 허물이 없는지를 묻는구나.”
스님이 말끝에 깨달은 바가 있어 자기도 모르게 고함이 터졌다.
“원래 황벽의 불법이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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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796_a_02L通錄撮要卷之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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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796_a_04L鎭州臨濟義玄禪師嗣黃
曹州南華那 [29]
007_0796_a_05L幼負出塵之志及落髮進具之後便慕
007_0796_a_06L禪宗初在黃檗會下時1) [38] 一座曰
007_0796_a_07L不去問和尙如何是佛法的的大意
007_0796_a_08L蒙敎便徃問問聲未絕黃檗便打
007_0796_a_09L却下座問問話作麽生師曰問聲未絶
007_0796_a_10L便被打義玄不會座曰汝2) [39] 更去問
007_0796_a_11L如是三度發問三度遭打遂告辭曰
007_0796_a_12L早來承激勸問話唯蒙和尙賜棒所恨
007_0796_a_13L愚魯且行脚去也座曰汝若去須是
007_0796_a_14L辭和尙始得座却徃告和尙曰問話
007_0796_a_15L底僧雖是後生甚是如法今要去諸
007_0796_a_16L若來辭時和尙須方便接取伊
007_0796_a_17L曰吾亦自知已後作一株大樹與天下
007_0796_a_18L人爲陰涼去在師來日徃辭蘗曰汝須
007_0796_a_19L去叅大愚師蒙指便徃大愚問什麽
007_0796_a_20L處來答蘗來愚曰彼近日有何言敎
007_0796_a_21L答義玄三度問佛法的的大意三度被
007_0796_a_22L未審有什麽過愚曰蘗恁麽老婆
007_0796_a_23L爲汝得徹困更來遮裏問有過無過
007_0796_a_24L師言下有省不覺失聲呌喚元來黃蘗

007_0796_b_01L간단한 것이었구나.”
대우가 움켜쥐고 말하였다.
“이 오줌싸개가 아까는 찾아와 허물이 있는지 허물이 없는지를 묻더니, 지금은 도리어 황벽의 불법이 간단하다고 말하는구나. 네가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냐?”
스님이 대우의 갈비뼈 아래를 세 주먹 갈기자, 대우가 확 밀치면서 말하였다.
“네 스승은 황벽이니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스님이 다시 돌아오자 황벽이 보자마자 물었다.
“저놈이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니 언제 마칠 날이 있으랴.”
“그저 노파심이 간절하시군요.”
곧바로 예배하고 일어났다. 모시고 서 있는데 황벽이 물었다.
“너는 어디를 갔다 왔느냐?”
“어제 화상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입고 대우 화상 처소에 갔다 왔습니다.”
“그가 뭐라고 말하더냐?”
“의현이 앞서 화상께 질문했던 인연을 말씀드리고 무슨 잘못이 있었는지 그분께 여쭈었더니, 그분이 ‘황벽이 그렇게 노파심으로 너를 위해 곤욕을 치렀는데, 다시 여기를 찾아와 무슨 잘못이 있는지를 묻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의현이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황벽이 말하였다.
“어떻게 해야 말 많은 늙은이 대우를 오게 할 수 있을까?”
“그분을 오라 해서 어떻게 하려고요?”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호되게 한 방 갈겨야지.”
스님이 말하였다.
“그가 오기를 기다리겠다는 소리는 뭣 하러 합니까? 지금 당장 갈겨야지요.”
그러고는 바로 한 대 갈기자 황벽이 말하였다.
“이 미친놈이 도리어 이곳에 와서 호랑이 수염을 뽑는구나.”
스님이 바로 할을 하자 황벽이 시자를 불렀다.
“저 미친놈을 승당으로 끌고 가라.”
스님이 내려와 승당에 참여하였다. 어느 날 스님이 황벽과 함께 소나무를 심다가 스님이 물었다.
“깊은 산속에 뭣 하러 이렇게 많은 나무를 심습니까?”
황벽이 말하였다.
“첫째는 산문과 어울리는 경치를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뒷사람들에게 표방이 되려는 것이다.”
스님이 바로 땅을 파자 황벽이 말하였다.
“그렇다 해도 이미 30방 맞았다.”
스님이 길게 ‘허’ 하는 소리를 내자 황벽이 말하였다.
“나의 종지가 그대에게 이르러 세상에 크게 흥성하리라.”
위산潙山이 이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앙산仰山에게 물었다.
“애초에 황벽이 임제 한 사람에게만 부촉한 것인가, 따로 또 있는가?”
앙산이 말하였다.
“있기는 있습니다만

007_0796_b_01L佛法無多字愚把住曰遮尿牀子
007_0796_b_02L來問有過無過而今却道黃蘗佛法無
007_0796_b_03L多字汝見箇什麽道理便恁麽道
007_0796_b_04L於大愚脇下築三拳愚拓開曰汝師
007_0796_b_05L黃蘖非干吾事師却廻黃蘗見便問
007_0796_b_06L遮漢來來去去有甚了期師曰秖爲老
007_0796_b_07L婆心切便禮拜起侍立次蘖問汝去
007_0796_b_08L什麽處來師曰昨日蒙和尙慈旨徃大
007_0796_b_09L愚處來蘖曰彼有什麽言句師曰義玄
007_0796_b_10L遂擧前來問和尙因緣問伊有什麽過
007_0796_b_11L他曰黃蘗恁麽老婆爲汝得徹困更來
007_0796_b_12L遮裏問有什麽過義玄於此有省
007_0796_b_13L曰作麽生是得大愚多口老漢來師曰
007_0796_b_14L要伊來作什麽蘗曰待伊來痛與一頓
007_0796_b_15L師曰說什麽待伊來即今便與便打一
007_0796_b_16L蘗曰遮風漢却來遮裏捋虎鬚
007_0796_b_17L便喝蘗召侍者引遮風漢叅堂去
007_0796_b_18L下叅堂一日師同蘗種松次師問深山
007_0796_b_19L裏種如許多樹子作什麽蘗曰一與山
007_0796_b_20L門作境致二與後人作標牓師便钁地
007_0796_b_21L蘗曰雖然如是已喫三十棒了也師長
007_0796_b_22L噓一聲蘗曰吾宗到汝大興於世
007_0796_b_23L山擧此語問仰山當初黃蘖秖囑付
007_0796_b_24L臨濟一人別更有在山曰有即有

007_0796_c_01L연대가 너무 멀어 화상께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위산이 말하였다.
“그렇다 해도 나 역시 알고 싶구나.”
앙산이 말하였다.
“한 사람의 지남指南이 오월吳越에서 영을 행하다가 큰바람을 만나면 곧 그칠 것입니다.”
스님이 이별을 고하자 황벽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는가?”
“하남河南이 아니면 하북河北이겠지요.”
황벽이 바로 때리자 스님이 몽둥이를 움켜잡고는 바로 손으로 한 대 때렸다. 황벽이 크게 웃으며 시자를 불렀다.
“백장 선사先師의 선판禪版과 궤안机案을 가져와 이 스님에게 주거라.”
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시자야, 불(火)도 가지고 오너라.”
황벽이 말하였다.
“그렇기는 하지만 너는 일단 가지고 가거라. 이후에 천하 사람의 입방아를 물리치게 되리라.”
위산이 앙산에게 물었다.
“황벽이 당초에 선판과 궤안을 분부했는데, 임제가 그를 등진 것은 아닌가?”
앙산이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대는 또 어떻게 생각하는가?”
“은혜를 알아야 비로소 은혜를 갚을 줄도 아는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 가운데도 이와 비슷한 분이 있었는가?”
“있기는 있지만 다만 연대가 너무 멀어 화상께 말씀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 역시 알고 싶어서 그러니, 그대는 일단 이야기해 보게.”
앙산이 말하였다.
“능엄회상楞嚴會上에서 아난阿難이 ‘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먼지처럼 수없는 세계를 받들 것이니, 이것을 곧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라 합니다.’라고 말하였으니, 어찌 이것이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위산이 말하였다.
“그렇지, 그렇지.”
스님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붉은 살덩이 위에 무위진인無位眞人이 있어 항상 여러분의 면문面門으로 출입한다. 아직 증득하지 못했다면 당장 살펴보라.”
이때 어떤 승려가 대중 가운데서 나오자마자 스님이 선상에서 내려와 꽉 붙들고 말하였다.
“말해라, 말해.”
그 승려가 이리저리 궁리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무위진인이 무슨 똥 막대기냐?”
탁 밀치고는 곧바로 방장으로 돌아갔다.
스님이 임종할 무렵 상당하여 말하였다.
“내가 죽은 후 나의 정법안장을 없애서는 안 된다.”

007_0796_c_01L是年代深遠不欲擧似和尙潙山曰
007_0796_c_02L雖然如是吾亦要知山曰有一人指南
007_0796_c_03L吳越令行遇大風即止師辭黃蘖
007_0796_c_04L什麽處去師曰不是河南便是河北
007_0796_c_05L蘗便打師約住棒便打一掌蘖大笑
007_0796_c_06L喚侍者將百丈先師禪版机案來與遮
007_0796_c_07L師曰侍者將火來蘗曰雖然如此
007_0796_c_08L汝但將去已後坐却天下人舌頭去在
007_0796_c_09L潙山問仰山蘖當初分付禪版机案
007_0796_c_10L濟莫辜負他也無山曰不然潙山曰子
007_0796_c_11L又作麽生山曰知恩方解報恩潙山曰
007_0796_c_12L從上古人還有相似者也無山曰有即
007_0796_c_13L秖是年代深遠不欲擧似和尙
007_0796_c_14L山曰雖然如此吾亦要知子但擧看
007_0796_c_15L山曰楞嚴會上阿難曰將此深心奉塵
007_0796_c_16L是則名爲報佛恩豈不是報恩之事
007_0796_c_17L潙山曰如是如是師上堂曰赤肉團
007_0796_c_18L有無位眞人常在諸人面門出入
007_0796_c_19L未證據着看時僧纔出衆師下禪牀把
007_0796_c_20L住曰道道僧擬擬師曰無位眞人是
007_0796_c_21L什麽乾屎橛拓開便歸方丈師臨終
007_0796_c_22L上堂曰吾滅後不得滅吾正法眼
007_0796_c_23L「苐」通用 「第」{編}「但」底本多用「但」今改
007_0796_c_24L爲本字「但」以下倣此不更加註{編}

007_0797_a_01L그때 삼성三聖이 원주로 있었는데 이렇게 말하였다.
“어찌 감히 화상의 정법안장을 없애겠습니까?”
“훗날 너에게 묻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뭐라고 말하겠느냐?”
원주가 바로 할을 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나의 정법안장이 저 눈먼 나귀에게서 없어질 줄 누가 알았으랴?”
말씀을 마치고 앉아서 입멸하셨으니, 때는 당나라 함통咸通 7년(866) 병술년 4월 10일이었다. 시호는 혜조선사慧照禪師이고, 탑명은 징령澄靈이다.
◯ 균주 동산 양개 선사운암을 계승하였다.
어린 나이에 스승을 따라 『반야심경般若心經』을 배우다가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는 구절에 이르러, 스님이 스승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다시 손으로 자기 얼굴을 더듬으면서 말하였다.
“제가 보기에는 스님과 저의 얼굴에 모두 육근六根이 있는데, 무슨 까닭에 도리어 없다고 하십니까?”
그의 스승이 기이함에 놀라며 말하였다.
“나는 너의 스승이 아니다.”
그리하여 영묵靈默에게서 뜻을 일으키고, 또 남전南泉을 만났다. 마조 대사의 기일에 공양을 준비하다가 남전이 대중에게 물었다.
“내일 대사께 공양을 올리는데, 대사께서도 오실까?”
대중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도반이 있으면 오실 겁니다.”
남전이 말하였다.
“자네가 후배이기는 하지만 꽤 다듬을 만하구나.”
스님이 말하였다.
“화상께서는 양민을 억압해 천민으로 만들지 마십시오.”
스님이 운암雲巖에게 물었다.
“돌아가신 뒤에 ‘스님의 참모습을 그릴 수 있겠냐?’고 갑자기 묻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운암이 말하였다.
“그저 그에게 ‘이게 그거.’라고 말하라.”
스님이 한참을 잠자코 있자 운암이 말하였다.
“이 일을 수긍하려면 매우 세밀하게 살펴야만 한다.”
하지만 마음에 여전히 의심이 남았다. 스님은 나중에 물을 건너다가 문득 물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는 크게 깨닫고 게송을 읊었다.

切忌從他覔     절대로 남에게서 찾지 말라
迢迢與我踈     아득히 나와 멀어지리라
我今獨自徃     내 이제 홀로 가노니
處處得逢渠     곳곳에서 그를 만나네
渠今正是我     그가 지금 바로 나이지만
我今不是渠     나는 지금 그가 아니니
應須恁麽會     반드시 이렇게 알아야만
方得契如如     비로소 여여에 계합하리라

누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남전을 뵙고 자취를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왜 운암에게 제사를 지내십니까?”

007_0797_a_01L其時三聖爲院主乃曰爭敢滅和
007_0797_a_02L尙正法眼藏師曰已後有人問汝向伊
007_0797_a_03L道什麽主便喝師曰誰知吾正法眼藏
007_0797_a_04L向遮瞎驢邊滅言訖坐滅時唐咸通七
007_0797_a_05L年丙戌四月十日謚慧照禪師塔曰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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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797_a_07L筠州洞山良价禪師嗣雲
幼歲從師
007_0797_a_08L授心經至無眼耳鼻舌身意處師乃仰
007_0797_a_09L視本師面却以手捫摸自面遂曰某甲
007_0797_a_10L見師面與吾面俱有六根因何却道無
007_0797_a_11L其師駭其異乃曰吾非汝師發旨靈默
007_0797_a_12L又値南泉爲馬大師諱日修齋次泉垂
007_0797_a_13L來日爲大師設齋大師還來否
007_0797_a_14L皆無對師曰待有伴即來泉曰子雖是
007_0797_a_15L後生亦堪彫琢師曰和尙莫壓良爲賤
007_0797_a_16L師問巖百年後忽有人問還邈得師眞
007_0797_a_17L如何秖對巖曰但向伊道即這箇是
007_0797_a_18L師良久巖云承當這事大須審細心猶
007_0797_a_19L涉疑師後因過水忽覩影大悟偈曰

007_0797_a_20L切忌從他覔迢迢與我踈

007_0797_a_21L我今獨自徃處處得逢渠

007_0797_a_22L渠今正是我我今不是渠

007_0797_a_23L應須恁麽會方得契如如

007_0797_a_24L
因問和尙見南泉發迹爲什麽却與雲

007_0797_b_01L스님이 말하였다.
“나는 선사의 도덕을 중시하지도 않고, 선사의 불법을 중시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분이 나에게 설명해 주지 않은 것을 중시할 뿐이다.”
물었다.
“화상께서 선사께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선사를 긍정한다는 겁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반은 긍정하고, 반은 긍정하지 않는다.”
“어째서 완전히 긍정하지 않습니까?”
“완전히 긍정하면 선사를 저버리는 것이다.”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동산의 물이 거슬러 흐르면 그대에게 말해 주겠다.”
물었다.
“화상께서 백길百吉에 머무실 때가 어찌 동산洞山에 머무시는 때만 하겠습니까?”
“한 냥의 모시와 세 척의 베다.”
물었다.
“무엇이 비로자나의 스승이고, 법신의 주인입니까?”
“나락 줄기와 조 이삭이다.”
물었다.
“삼신三身 가운데 어느 몸이 어떤 법수法數에도 떨어지지 않습니까?”
“나도 항상 이 문제에 간절했다.”
물었다.
“죽은 승려는 천화하여 어느 곳으로 갔습니까?”
“불길이 지나간 후에 한 줄기 삘기다.”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행입니까?”
“머리는 길어 세 척이고, 목은 짧아 두 촌이다.”
오위송五位頌에서 말하였다.

正中徧       바름 가운데 치우침이여
三更初夜月明前   삼경 이른 밤에 달이 밝기 전이로다
莫怪相逢不相識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함을 괴이하다 하지 말라
隱隱猶懷昔日嫌   남몰래 옛날의 미움을 여전히 품고 있으니

偏中正       치우침 가운데 바름이여
失曉老婆逢古鏡   눈멀었던 노파가 옛 거울을 만났구나
分明覿面更無眞   분명하게 얼굴을 비춰 보면 다시 참이랄 것도 없으니
休更迷頭猶認影   다시는 그림자를 머리로 오인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正中來       바름 가운데서 옴이여
無中有路隔塵埃   없음 가운데 먼지와 티끌을 벗어날 길이 있었구나
但能不觸當今諱   그저 현재 임금님 성함을 입에 담지 않을 수만 있다면
也勝前朝斷舌根   지난 왕조에 말 잘하다가 혀가 잘린 자보다 훨씬 낫지

偏中至       치우침 가운데서 이름이여
兩刃交鋒不須避   두 칼날이 맞부딪치는 일 피할 필요 없지
好手還同火裡蓮   좋은 솜씨는 또한 불속의 연꽃과 같아
宛然自有衝天意   완연히 스스로 하늘을 찌르는 의기가 있다

兼中到       겸하는 가운데 도달함이여
不落有無誰敢和   유무에 떨어지지 않는데 누가 감히 화답할까
人人盡欲出常流   사람마다 다들 보통 부류에서 벗어나려 하다가도
折合還歸炭裏坐   집어치우고 되돌아가 숯 구덩이 속에 앉는구나

스님이 입적할 무렵에 대중에게 말하였다.
“나는 부질없는 이름을 세상에 남겼다. 누가 나를 위해 없애 주겠는가?”
대중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어떤 사미가 대중 가운데서 나와 말했다.

007_0797_b_01L巖設齋師曰我不重先師道德亦不重
007_0797_b_02L先師佛法秖重他不爲我說破問和尙
007_0797_b_03L爲先師設齋還肯先師也無師曰半肯
007_0797_b_04L半不肯僧曰爲什麽不全肯師曰若全
007_0797_b_05L即辜負先師也問如何是祖師西來
007_0797_b_06L師曰待洞水逆流即向汝道問和尙
007_0797_b_07L住百吉何似住洞山師曰一兩苧麻三
007_0797_b_08L尺布問如何是毗盧師法身主師曰禾
007_0797_b_09L莖粟稈問三身中那身不墮諸數師曰
007_0797_b_10L吾常於此切問亡僧遷化向什麽處去
007_0797_b_11L師曰火過後一莖茆問如何是沙門
007_0797_b_12L師曰頭長三尺頸短二寸五位頌曰

007_0797_b_13L正中徧三更初夜月明前

007_0797_b_14L莫怪相逢不相識隱隱猶懷昔日1) [40]

007_0797_b_15L偏中正失曉老婆逢古鏡

007_0797_b_16L分明覿面更無2) [41] 休更迷頭猶認影

007_0797_b_17L正中來無中有路3) [42] 塵埃

007_0797_b_18L*但能不觸當今諱也勝4) [43] 朝斷舌5) [44]

007_0797_b_19L6)偏中至 [45] 兩刃交鋒7)不須避 [46]

007_0797_b_20L好手還同火裡蓮宛然自有衝天8) [47]

007_0797_b_21L兼中到不落有無誰敢和

007_0797_b_22L人人盡欲出常流折合9) [48] 歸炭裏坐

007_0797_b_23L
師將圓寂謂衆曰吾有閑名在世
007_0797_b_24L誰爲吾除得衆皆無對有沙彌出衆曰

007_0797_c_01L“화상의 법호를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이 말하였다.
“나의 부질없는 이름이 이미 없어졌구나.”
종을 치게 하고 엄숙히 앉아 천화하셨는데 대중이 날이 저물도록 스님을 부르며 통곡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홀연히 눈을 뜨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출가한 사람은 바깥 사물에 마음을 두지 않아야 하니, 이것이 참된 수행이다. 삶은 고단하고 죽음은 휴식인데 슬퍼할 게 뭐가 있느냐?”
그러고는 일을 주관하는 승려를 불러 우치재愚癡齋를 한 차례 지내게 하였으니, 그 그리워하는 정을 꾸짖으려는 것이었다. 대중이 그래도 연모하기를 그치지 않자 7일을 더 연장하게 되었고, 음식이 준비되자 스님 역시 따라서 공양을 마치고는 말하였다.
“승가에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체로 떠날 때가 되면 이렇게들 소란을 떠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
8일째 되는 날 목욕을 마치고 단정히 앉아 영원히 가셨으니, 수명은 63세이고 법랍은 42세이다. 시호는 오본대사悟本大師이고, 탑명은 혜각慧覺이다.
◯ 무주 조산 본적 선사동산을 계승하였다.
동산이 한번 보고는 물었다.
“사리闍梨는 이름이 무엇인가?”
“탐장耽章입니다.”
“뭐가 그거냐?”
“이름을 붙이지 못합니다.”
탐장이 이에 수년을 머물다가 어느 날 이별을 고하자 동산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는가?”
“변하지 않는 곳으로 갑니다.”
“변하지 않는다면 어찌 간다는 것이 있겠는가?”
“가더라도 변하지 않습니다.”
동산이 말하였다.
“잘해 봐라.”
스님이 바로 예배하였다.
스님이 말하였다.
“세간의 번뇌가 가득한 일들에서 그저 ‘있음’을 알기만 하면 되지 면할 필요가 없으니, 면하면 곧 변하는 것과 같다.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고 보리니 열반이니 하는 것들이 재앙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007_0797_c_01L請和尙法號師曰吾閑名已謝令擊鍾
007_0797_c_02L儼然坐化大衆號慟移晷師忽開目而
007_0797_c_03L乃曰夫出家之人心不附物是眞
007_0797_c_04L修行勞生息死於悲何有乃召主事
007_0797_c_05L令辨愚癡齋一中盖責其戀情也
007_0797_c_06L衆猶戀慕不已延至七日食具方偹
007_0797_c_07L師亦隨齋畢曰僧家勿事大率臨行之
007_0797_c_08L喧動如斯是不可也至八日浴訖
007_0797_c_09L端坐長徃壽六十有三臘四十二
007_0797_c_10L謚悟本大師塔曰慧覺

007_0797_c_11L撫州曹山本寂禪師嗣洞
洞山一見乃問
007_0797_c_12L闍梨名什麽曰耽章山曰那箇聻
007_0797_c_13L不名耽章於是盤桓數載一日乃辭
007_0797_c_14L山問什麽處去曰不變異處去山曰不
007_0797_c_15L變異豈有去耶曰去亦不變異山曰
007_0797_c_16L善爲師便禮拜師云世間塵重之事
007_0797_c_17L但知有便得不要免免即同變易去
007_0797_c_18L成佛成祖菩提涅槃此等殃禍爲
007_0797_c_19L底本欄外註曰「嫌」他本作「妍」{編}底本欄
007_0797_c_20L外註曰「眞」他本作「他」{編}
底本欄外註曰
007_0797_c_21L「隔」他本作「出」{編}
底本欄外註曰「前」他本
007_0797_c_22L作「知」{編}
底本欄外註曰「根」他本作「才」{編}
007_0797_c_23L
底本欄外註曰「偏中至」他本作「兼中至」{編}
007_0797_c_24L
底本欄外註曰「不須避」他本作「要廻避」{編}
007_0797_c_25L
底本欄外註曰「意」他本作「氣」{編}底本欄
007_0797_c_26L外註曰「還」他本作「終」{編}

007_0798_a_01L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까? 그저 변하기 때문이다. 만약 변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부딪치는 자리마다 자유로워야만 비로소 된다.”
어떤 스님이 향엄香嚴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입니까?”
그러자 지한智閑이 말하였다.
“말라 죽은 나무 속 용의 노래다.”
또 물었다.
“무엇이 그 길 가운데 있는 사람입니까?”
그러자 지한이 대답하였다.
“해골 속의 눈동자다.”
그 스님이 깨닫지 못해 다시 석상 경저石霜慶諸 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말라 죽은 나무 속 용의 노래입니까?”
경저가 말하였다.
“기뻐하는 기색이 여전하구나.”
“무엇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분별하는 기색이 여전하구나.”
또 탐장에게 물었다.
“무엇이 말라 죽은 나무 속 용의 노래입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혈맥이 끊어지지 않았구나.”
“무엇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덜 말랐군.”
물었다.
“들을 수 있는 자가 있습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온 대지에 듣지 못한 자가 한 사람도 없다.”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그게 어떤 문장입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그게 어떤 문장인지는 모르겠으나 들은 자는 모조리 죽는다.”
그러고는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枯木龍吟眞見道   마른나무 속의 용의 노래라야 진실로 도를 본 것
髑髏無識眼初明   해골에 식이 없어야 눈이 비로소 밝아지네
喜識盡時消息盡   기쁨과 인식이 다할 때 소식마저 다하는데
當人那辨濁中淸   그런 사람이 어찌 탁함 속의 맑음을 변론하랴

종이로 옷을 만들어 입었기에 지의도자紙衣道者로 불리는 스님이 있었다. 그가 동산에서 찾아오자 탐장이 물었다.
“무엇이 종이옷 속의 일인가?”
그 스님이 말하였다.
“외투 하나 몸에 걸쳤다 하면 만법이 모두 여여합니다.”
또 물었다.
“무엇이 종이옷 속의 작용인가?”
그 스님이 앞으로 나와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허락하신다면 바로 벗어 버리겠습니다.”
탐장이 웃으며 말하였다.
“그대는 그저 이렇게 떠날 줄만 알고, 이렇게 올 줄은 모르는구나.”
그러자 그 스님이 갑자기 눈을 뜨고 말하였다.
“하나의 신령하고 참된 성품이 태를 빌리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아직은 오묘한 게 아니지.”
“무엇이 오묘한 것입니까?”
“빌리지 않으면서 빌려야지.”
그 스님은 물러나 승당에 앉아 천화하였다. 탐장이 게송을 지었다.

覺性圓明無相身   원만하고 밝은 깨달음의 성품은 모습 없는 몸이니
莫將知見妄踈親   지견으로 망령되게 가까이하거나 멀리하지 말라
念異便於玄體昧   한 생각 어긋나면 곧바로 현묘한 본체를 미혹하고
心差不與道爲鄰   마음이 어긋나면 도와 이웃이 되지 못한다

007_0798_a_01L不小因什麽如此只爲變易若不變
007_0798_a_02L直須觸處自由始得香嚴因僧問
007_0798_a_03L如何是道閑曰枯木裏龍吟又問如何
007_0798_a_04L是道中人閑曰觸髏裏眼睛其僧不領
007_0798_a_05L又問石霜諸禪師曰如何是枯木裏龍
007_0798_a_06L諸曰猶帶喜在又問如何是髑髏裏
007_0798_a_07L眼睛諸曰猶帶識在又問章曰如何
007_0798_a_08L是枯木裏龍吟章曰血脉不斷問如何
007_0798_a_09L是髑髏裡眼睛曰乾不盡問有得聞者
007_0798_a_10L章曰盡大地未有一人不聞問未審
007_0798_a_11L是何章句章曰不知是何章句聞者皆
007_0798_a_12L乃作偈曰
007_0798_a_13L枯木龍吟眞見道髑髏無識眼初明

007_0798_a_14L喜識盡時消息盡當人那辨濁中淸

007_0798_a_15L
有僧以紙爲衣號爲紙衣道者自洞山
007_0798_a_16L章問如何是紙衣下事僧曰一裘纔
007_0798_a_17L挂體萬事悉皆如又問如何是紙衣下
007_0798_a_18L其僧前而拱立曰應諾即脫去
007_0798_a_19L笑曰汝但解恁麽去不解恁麽來
007_0798_a_20L忽開眼曰一靈眞性不假胞胎時如何
007_0798_a_21L章曰未是妙僧曰如何是妙章曰不借
007_0798_a_22L其僧退坐於堂中而化章作偈曰

007_0798_a_23L覺性圓明無相身莫將知見妄踈親

007_0798_a_24L念異便於玄體昧心差不與道爲鄰

007_0798_b_01L情分萬法沉前境   망정으로 만법을 분별하여 목전의 경계에 침몰하고
識鑑多端喪本眞   의식의 거울에 옳은 것도 많아 본래의 진실을 상실하네
若向句中專曉會   만약 이 구절 속에서 오로지 참구해 깨닫는다면
了然無事昔時人   완전히 끝내 할 일이 없는 옛날 그 사람이리라

어떤 스님이 오위군신五位君臣의 요지를 묻자 탐장이 말하였다.
“정위正位는 곧 공空의 세계이니,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것이다. 편위偏位는 곧 색色의 세계이니, 만 가지 형상이 있는 것이다. 편중지偏中至는 현상(事)을 버리고 이치(理)로 들어가는 것이다. 정중래正中來는 이치를 등지고 현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겸대兼帶는 온갖 인연에 마땅히 응하면서도 모든 유를 따르는 것이니, 더러움도 아니고 깨끗함도 아니며 정위도 아니고 편위도 아니다. 따라서 ‘텅 비고 아득한 대도, 집착 없는 참된 종지’라 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선대의 대덕들께서 이 하나의 지위를 가장 오묘하고 가장 아득하다며 받들었으니, 반드시 자세히 살펴 분명히 판별해야만 한다. 임금(君)은 정위이고, 신하(臣)는 편위이며, 신하가 임금에게 향하는 것은 편중정이고, 임금이 신하를 살피는 것은 정중편이며, 임금과 신하의 도가 합하는 것이 겸대라는 것이다.”
물었다.
“무엇이 임금입니까?”
“오묘한 덕이 우주에서 존귀하고, 높고 밝음이 태허를 비춘다.”
“무엇이 신하입니까?”
“신령한 기틀로 성인의 도를 넓히고, 참된 지혜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한다.”
“무엇이 신하가 임금에게 향하는 것입니까?”
“여러 가지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마음을 모아 성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이 임금이 신하를 살피는 것입니까?”
“오묘한 모습이 비록 움직이지 않지만 그 빛이 두루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무엇이 임금과 신하의 도가 합하는 것입니까?”
“완전히 뒤섞여 안팎이 없고, 하나로 융화하여 위아래가 공평한 것이다.”
또 말하였다.
“임금과 신하, 편위와 정위로써 말한 까닭은 중도를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신하가 임금을 칭할 때는 감히 손가락질하며 부르지 않는 게 옳다. 이것이 내 가르침의 종요宗要이다.”
그리고 게송을 지었다.

學者先須識自宗   학인은 무엇보다 자기 근원을 알아야 하니
莫將眞際雜完空   참된 세계를 무딘 허공과 뒤섞지 말라
妙明體盡知傷觸   오묘하고 밝은 본체에서 애태우던 알음알이 없애고
力在逢緣不借中   만나는 인연에 힘써야지 중도를 빌릴 것 없네
出語直敎燒不著   말을 하면 도저히 만질 수 없는 불길이 되게 하고
潜行須與古人同   반드시 옛사람들처럼 남몰래 행해야만 하네
無身有事超歧路   몸은 없고 일은 있으면 갈림길을 벗어나지만
無事無身落始終   일도 없고 몸도 없으면 시종에 떨어지리라

또 말하였다.
“범부의 망정과 성인의 견해가 바로 황금의 사슬이자 현묘한 길이니, 반드시 서로 바꾸어야 한다…….”

007_0798_b_01L情分萬法沉前境識鑑多端喪本眞

007_0798_b_02L若向句中專曉會了然無事昔時人

007_0798_b_03L
僧問五位君臣旨訣章曰正位即空界
007_0798_b_04L本來無物偏位即色界有萬形像
007_0798_b_05L中至者捨事入理正中來者背理就
007_0798_b_06L兼帶者冝應衆緣不隨諸有非染
007_0798_b_07L非淨非正非偏故曰虗玄大道無著
007_0798_b_08L眞宗從上先德推此一位最妙最玄
007_0798_b_09L要當審詳辨明君爲正位臣是偏位
007_0798_b_10L臣向君是偏中正君視臣是正中偏
007_0798_b_11L君臣道合是兼帶語問如何是君
007_0798_b_12L妙德尊寰宇高明朗太虗問如何是臣
007_0798_b_13L曰靈機▼(宀/尤)聖道眞智利群生問如何是
007_0798_b_14L臣向君曰不墮諸異趣凝情望聖容
007_0798_b_15L問如何是君視臣曰妙容雖不動光燭
007_0798_b_16L不無徧問如何是君臣道合曰混然無
007_0798_b_17L內外和融上下平又曰以君臣偏正言
007_0798_b_18L不欲犯中故臣稱君不敢斥言
007_0798_b_19L此吾法之宗要作偈曰

007_0798_b_20L學者先須識自宗莫將眞際雜完 [30]

007_0798_b_21L妙明體盡知傷觸力在逢緣不借中

007_0798_b_22L出語直敎燒不著潜行須與古人同

007_0798_b_23L無身有事超歧路無事無身落始終

007_0798_b_24L
又曰凡情聖見是金鎻玄路直須回互

007_0798_c_01L스님은 천복天復 신유년(901) 6월 15일에 향을 사르고 고요히 앉아 천화하였다. 수명은 62세이고, 법랍은 37세였다. 시호는 원증대사元證大師이고, 탑명은 복원福圓이다.
◯ 항주 조과 도림 선사달마 11세 도흠 화상을 계승하였다.
본군本郡 부양富陽의 반潘씨이다. 어머니 주朱씨가 햇빛이 입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임신하였고, 태어날 때는 기이한 향기가 방에 가득하였다. 그래서 이름을 향광香光이라 하였다. 9세에 출가하였고, 나중에 복례復禮 법사를 찾아가 『화엄경』과 『기신론起信論』을 배웠다. 복례가 진망송眞妄頌을 보여 주면서 선나禪那를 닦게 하자 스님이 물었다.
“처음에 어떻게 관찰하고,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복례가 한참을 말이 없자 스님이 세 번 절하고 물러갔다. 나중에 경산 도흠徑山道欽 선사를 찾아뵙고 드디어 정법을 얻었다. 그 후 고산孤山 영복사永福寺에서 당시의 도속道俗이 함께 법회를 가졌는데, 스님이 석장을 떨치며 들어가자 도광韜光 법사가 물었다.
“지금 법회를 하고 있는데, 왜 소리를 내는가?”
스님이 말하였다.
“소리가 없으면 누가 이 법회를 알겠습니까?”
훗날 진망산秦望山에서 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굽고 틀어진, 모양이 일산 같은 큰 소나무를 보고는 마침내 그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그를 ‘새 둥지에 사는 선사(鳥窠禪師)’라 불렀다. 또 까치가 그 곁에 둥지를 틀고 자연히 길들여졌으므로 사람들이 또 ‘까치 둥지 화상(鵲巢和尙)’이라 불렀다.
회통會通이라는 시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을 고하고 떠나려 하자 스님이 물었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려는가?”
“회통은 법을 위해 출가했습니다. 화상께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내리지 않으시기에 이제 여러 곳으로 불법을 배우러 갑니다.”
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불법을 원한다면 나의 여기에도 조금은 있지.”
회통이 물었다.
“무엇이 화상의 불법입니까?”
스님이 몸에서 실오라기 하나를 집어 들더니 ‘후’ 하고 불었다. 회통이 문득 현묘한 뜻을 깨달았다.
◯ 회통 선사조과를 계승하였다.
그는 본군本郡의 오吳씨이고, 이름은 원경元卿이다. 형상이 단정하고 엄숙하였으며 어려서부터 총명하였다. 당나라 덕종德宗 때에 육궁사六宮使가 되었는데,

007_0798_c_01L云云師天復辛酉六月十五日焚香宴
007_0798_c_02L坐而化閱世六十有二坐三十有七
007_0798_c_03L謚元證大師塔曰福圓

007_0798_c_04L杭州鳥窠道林禪師嗣磨十一世
道欽和尙
本郡富
007_0798_c_05L陽潘氏母朱氏夢日光入口因而有
007_0798_c_06L及誕異香滿室遂名光焉九歲出
007_0798_c_07L後詣復禮法師學華嚴經起信論
007_0798_c_08L復禮示以眞妄頌俾修禪那師問曰
007_0798_c_09L初云 [31] 云何用心禮久而無言師三
007_0798_c_10L拜而退後謁經 [32] 山道欽禪師遂得正法
007_0798_c_11L而後於孤山永福寺時道俗共爲法會
007_0798_c_12L師振錫而入韜光法師問此之法會
007_0798_c_13L何以作聲師曰無聲誰知是會後見秦
007_0798_c_14L望山有長松枝葉繁茂盤屈如盖
007_0798_c_15L捿止其上時人謂之鳥窠禪師復有鵲
007_0798_c_16L巢其側自然馴押人亦謂之鵲巢和尙
007_0798_c_17L有侍者會通忽一日欲辭去師問汝今
007_0798_c_18L何徃對曰會通爲法出家以和尙不垂
007_0798_c_19L慈誨今徃諸方學佛法去師曰若要
007_0798_c_20L佛法吾此間亦有少許通曰如何是和
007_0798_c_21L尙佛法師於身上拈起布毛吹之
007_0798_c_22L便領悟玄旨

007_0798_c_23L會通禪師嗣鳥
本郡吳氏名元卿形相
007_0798_c_24L端嚴幼而聰敏唐德宗時爲六官 [33] 使

007_0799_a_01L왕족들이 모두 그를 좋아하였다. 어느 봄날 소양궁昭陽宮에서 화사하게 핀 꽃들을 보며 한참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공중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허망한 허깨비의 모습이 피고 지기를 멈추지 않아 선근을 파괴하는데, 그대가 어찌 그런 걸 즐겨서야 되겠는가?”
원경이 어려서부터 선善을 숭상했던 일을 깨닫고는 심한 혐오감을 일으켰다. 황제가 어느 날 궁전을 노닐다가 원경에게 물었다.
“즐겁지 않은가?”
대답하였다.
“신臣은 어려서부터 누린내 나는 것을 먹지 않으며 불교를 따르기를 소원하였습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짐朕은 경을 형제처럼 여기고 있다. 부귀가 남보다 뛰어나길 바란다면 경의 뜻대로 해 주겠다. 출가만큼은 안 된다.”
열흘쯤 지나서 황제가 그의 얼굴이 초췌한 것을 보고는 왕빈王賔을 불러 관상을 보게 하자 이렇게 아뢰었다.
“이 사람은 삼보를 계승해야 마땅합니다.”
황제가 원경에게 말하였다.
“경의 소원대로 하라. 날짜를 선택해 조만간에 알려 달라.”
스님은 황제의 은혜에 감사를 드렸다. 얼마 후 고향에서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이 왔다. 집으로 돌아가 보살피기를 청하자, 황제는 후하게 재물을 내리고 담당자에게 나루터까지 배웅하라 명하였다. 스님은 집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광韜光 법사를 만났고, 그의 권유로 조과鳥窠를 찾아뵙고는 단월이 되어 암자를 짓고 절을 창건하였다. 그리고 절이 낙성되던 날 말하였다.
“제자는 일곱 살 때부터 채식을 하였고, 열한 살에 오계를 받았으며, 이제 나이 스물둘에 출가하기 위해 관직을 그만두었습니다. 바라건대 화상께서 스님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도림(조과)이 말하였다.
“요즘 스님이 되려는 자들은 정밀하게 고행하려는 자가 드물고, 행실이 대부분 들뜨거나 넘친다.”
대사가 말하였다.
“본래 청정함(本淨)은 탁마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고, 원래의 밝음(元明)은 인연 따라 비추는 것이 아닙니다.”
“청정한 지혜가 오묘하고 원만하며 본체가 스스로 공적하다는 것을 그대가 만약 깨달았다면, 그것이 진정한 출가다. 무엇 하러 외적인 모습을 빌리겠는가. 그대는 사영운謝靈運의 무리처럼 재가 보살이 되어 보시와 지계를 함께 닦아야 마땅하다.”
“그렇습니다. 이치로는 비록 그렇지만 현상적으로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혹 자비를 드리워 거두어 주신다면, 맹세코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청했으나 모두 허락하지 않았다. 이때 도광 법사가 조과에게 강하게 부탁하였다.
“궁사宮使는 장가를 들지도 않았고, 시녀도 두지 않았다. 스님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누가 그를 제도하겠는가?”
조과는 곧 머리를 깎아 주고 구족계를 주었다. 회통은 항상 묘재卯齋를 지키면서

007_0799_a_01L王族咸美之春時見昭陽宮華卉敷榮
007_0799_a_02L翫而久之倐聞空中有聲曰虗幻之相
007_0799_a_03L開謝不停能壞善根仁者安可嗜之
007_0799_a_04L元卿省念稚齒崇善▼(扌+亟)生厭患帝一
007_0799_a_05L日遊宮問卿不樂對曰臣幼不食葷羶
007_0799_a_06L志願從釋帝曰朕視卿若昆仲但富
007_0799_a_07L貴欲出于人表者不違卿唯出家不可
007_0799_a_08L旣浹旬帝覩其容憔顇詔王賔相之
007_0799_a_09L奏曰此人當紹隆三寶帝謂元卿如卿
007_0799_a_10L任選日遠近奏來師荷德致謝尋得
007_0799_a_11L鄕信言母患乞歸寧省帝厚其所賜
007_0799_a_12L敕有司津遣師至家未幾會韜光法師
007_0799_a_13L勉之謁鳥窠爲檀越與結菴創寺寺成
007_0799_a_14L啓曰弟子七歲䔫食十一受五戒
007_0799_a_15L年二十有二爲出家故休官願和尙授
007_0799_a_16L與僧相曰今時爲僧鮮有精苦者
007_0799_a_17L多浮濫曰本淨非琢磨元明不隨照
007_0799_a_18L曰汝若了淨智妙圓體自空寂即眞出
007_0799_a_19L何假外相汝當爲在家菩薩戒施
007_0799_a_20L俱修如謝靈運之儔也曰然理雖如此
007_0799_a_21L於事何益儻垂攝受則誓遵師敎
007_0799_a_22L是三請皆不諾時韜光堅白鳥窠曰
007_0799_a_23L [34] 使未甞娶亦不畜侍女師若不拯接
007_0799_a_24L誰其度之鳥窠即與披剃具戒通常卯

007_0799_b_01L밤낮으로 정진하였고, 대승경전을 외우고 안반삼매安般三昧중국말로 출식입식出息入息를 익혔다. 법을 얻은 일은 조과장鳥窠章에 수록되어 있다.
◯ 복주 설봉산 의존 선사덕산을 계승하였다.
천주泉州의 증曾씨이다. 집안 대대로 불교를 받들었으며, 스님은 나면서부터 마늘과 파 따위를 싫어하였다. 강보襁褓 속에서도 범종 소리를 듣거나 번幡과 꽃과 불상을 시설한 것을 보면 반드시 얼굴빛이 바뀌었다. 12세에 아버지를 따라 옥윤사玉潤寺에 갔다가 경현慶玄 율사를 보자 얼른 예배하고 “저의 스승이십니다.” 하고는, 결국 그곳에 머물며 시봉하였다. 오랫동안 선회禪會를 편력하였으니, 세 차례나 투자投子를 찾아가고 아홉 차례나 동산洞山을 올랐지만 인연이 계합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나중에 덕산德山의 문호로 찾아가 이렇게 물었다.
“윗대의 모든 성현들께서 어떤 법으로 사람을 위하셨습니까?”
덕산이 말하였다.
“우리 종문에는 언구가 없고, 진실로 사람들에게 줄 한 법도 없다.”
스님이 말하였다.
“후대 자손들이 어떻게 전수하겠습니까?”
덕산이 “네가 바로 그럴 사람이라고 생각하려 했는데.” 하고는 바로 일어나 버렸다. 스님이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뒤를 따라서 방장으로 들어가 예배하고 감사드렸다. 이때부터 입실하여 나날이 오묘한 종지를 더하였다.
스님은 민천閩川에 40여 년을 주석하였고, 배우는 이들이 겨울이건 여름이건 천오백 명을 밑돌지 않았다. 민왕閩王이 은교상銀交牀을 스님에게 보시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대왕의 이와 같은 공양을 받았으니 장차 어떻게 보답하시렵니까?”
스님이 손으로 땅을 치면서 말하였다.
“나를 조금만 때리게, 나를 조금만 때려.”
물었다.
“길에서 도를 통달한 사람을 만나면 말이나 침묵으로 상대하지 말라 했는데, 모르겠습니다. 무엇으로 상대해야 합니까?”
“차나 마시게.”
물었다.
“학인이 총림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스님께서 잘 가르쳐 주십시오.”
“차라리 스스로 몸을 부수어 고운 먼지가 될지언정 끝내 감히 한 스님의 눈을 멀게 하지는 않겠다.”
물었다.
“그물을 뛰어넘은 황금 물고기는 무엇을 먹습니까?”
“네가 그물을 뛰어넘고 찾아오면 바로 너에게 말해 주겠다.”
“천오백 명의 선지식이 화두도 모르는군요.”
“노승이 주지 소임 보느라 골치가 아프다.”
스님이 영운靈雲에게 물었다.
“옛사람이 ‘예전에도 삼삼이었고, 이후로도 삼삼일 것이다.’하였는데 그 뜻이 무엇인가?”
영운이 말하였다.
“물속의 물고기와

007_0799_b_01L晝夜精進誦大乘經典而習安般
007_0799_b_02L三昧此云出
息入息
得法之事在鳥窠章也

007_0799_b_03L福州雪峯山義存禪師
泉州曾氏
007_0799_b_04L世奉佛師生惡葷茹於襁褓中聞鍾
007_0799_b_05L梵之聲或見幡華像設必爲之動容
007_0799_b_06L年十二從父遊玉潤寺見慶玄律師
007_0799_b_07L拜曰我師也遂留侍焉久歷禪會
007_0799_b_08L度到投子九度轉上洞山因緣不契
007_0799_b_09L後造德山之門乃問從上諸聖以何法
007_0799_b_10L爲人山曰我宗無語句實無一法與人
007_0799_b_11L師曰後代子孫以何傳授山曰將謂汝
007_0799_b_12L是箇人便起師於此有省隨後入方丈
007_0799_b_13L禮謝自後入室日益奧旨師住閩川四
007_0799_b_14L十餘年學者冬夏不減千五百人閩王
007_0799_b_15L施銀交牀與師僧問受大王如此供養
007_0799_b_16L將何報答師以手托地曰少打我少打
007_0799_b_17L問路逢達道人不將語默對未審
007_0799_b_18L將何秖對師曰喫茶去問學人乍入叢
007_0799_b_19L乞師指示師曰寧自碎身如微塵
007_0799_b_20L終不敢瞎却一僧眼問透網金鱗以何
007_0799_b_21L爲食師曰待汝出得網來即向汝道
007_0799_b_22L僧曰千五百人善知識話頭也不識
007_0799_b_23L曰老僧住持事繁師問靈雲曰古人道
007_0799_b_24L前三三後三三意旨如何雲曰水裡魚

007_0799_c_01L하늘 위의 새입니다.”
“결국 무슨 뜻인가?”
“아무리 높이 날아도 쏘아 맞힐 수 있고, 아무리 깊이 숨어도 낚을 수 있습니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내가 이러쿵저러쿵 말을 하면 너희들은 곧바로 말과 구절을 쫓아 달린다. 내가 만약 영양羚羊처럼 뿔을 건다면 그대들은 또 어디를 더듬겠는가?”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 고정 간 선사덕산을 계승하였다.
강 너머로 덕산德山을 뵙고는 멀리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인사드립니다.”
그러자 덕산이 부채로 그를 불렀다. 스님이 여기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옆 걸음으로 물러나 다시는 돌아보지 않았다.
◯ 현사 종일 대사설봉을 계승하였다.
법명은 사비師備이고, 복주福州의 사謝씨이다. 어려서부터 낚시질을 좋아해 남대강南臺江에다 작은 배 하나를 띄워 놓고 온갖 물고기를 잡던 자였는데, 나이 서른이 되자 홀연히 속진을 벗어나기를 희망해 낚싯배를 버리고 개원사開元寺 도현道玄 율사를 찾아갔다. 구족계를 받고는 베옷에다 짚신을 신고 음식은 겨우 숨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만 먹으면서 항상 종일토록 고요히 좌선했기에 대중이 모두 그를 기이하게 여겼다. 설봉雪峯이 그가 고행을 한다 하여 두타頭陀라 불렀고, 매번 볼 때마다 재래인再來人이라 하였다.
설봉이 물었다.
“왜 두루 참예하러 가지 않는가?”
“달마 대사도 동토東土에 오지 않았고, 제2조도 서천西天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설봉이 말하였다.
“그렇다.”
스님이 현사산玄沙山에 주석하자 풍모를 우러르며 모여든 대중이 800여 명이었다.
스님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萬里神光頂後相   만 리에 뻗친 신령한 광명은 정수리의 뒷모습
沒頂之時何處望   정수리가 사라졌을 때는 어디를 봐야 할까
事已成就意亦休   해야 할 일 이미 성취하자 뜻 역시 사라지니
此箇來蹤觸處周   이것은 걸어온 자취에 걸음마다 가득했구나
智者撩著便提取   지혜로운 자여, 알았거든 얼른 집어 가라
莫待須臾失却頭   잠깐 사이에 머리를 잃어버리길 기다리지 말라

또 말하였다.

玄沙遊逕別     현사가 노니는 특별한 오솔길
時人切須知     요즘 사람들 꼭 알아야만 하네
三冬陽氣盛     한겨울이면 더위가 왕성하고
六月降霜時     오뉴월이 서리가 내리는 계절
有語非關舌     말이 있지만 혀와는 상관없으니
無言切莫詞     말이 없음을 절대로 표현하지 말라
會我最後句     나의 마지막 구절을 알겠는가
出世少人知     세상에 출현해도 아는 이가 적구나


007_0799_c_01L天上烏問畢竟如何雲曰高可射兮深
007_0799_c_02L可釣上堂曰我若東道西說汝便尋
007_0799_c_03L逐言句我若似羚羊挂角汝又向什麽
007_0799_c_04L處捫摹便下1) [49]

007_0799_c_05L高亭簡禪師
隔江見德山遙遙合掌
007_0799_c_06L不審德山以扇子招之師於此有
007_0799_c_07L乃橫趨而去更不廻顧

007_0799_c_08L玄沙宗一大師嗣雪
法名師備福州謝
007_0799_c_09L幼好垂釣泛一小舟於南臺江
007_0799_c_10L諸漁者年甫三十忽慕出塵乃棄釣
007_0799_c_11L徃開元寺道玄律師受具布衲芒屨
007_0799_c_12L食纔接氣常終日宴坐衆皆異之
007_0799_c_13L以其苦行呼爲頭陁每見之曰再來
007_0799_c_14L人也何不徧叅去對曰達磨不來東土
007_0799_c_15L二祖不徃西天峯曰然師住玄沙山
007_0799_c_16L望風來集八百餘師有偈曰

007_0799_c_17L萬里神光頂後相沒頂之時何處望

007_0799_c_18L事已成就意亦休此箇來蹤觸處周

007_0799_c_19L智者撩著便提取莫待須臾失却頭

007_0799_c_20L
又曰玄沙遊逕別時人切須知

007_0799_c_21L三冬陽氣盛六月降霜時

007_0799_c_22L有語非關舌無言切莫詞

007_0799_c_23L會我最後句出世少人知

007_0799_c_24L「痤」與「座」通用耶{編}

007_0800_a_01L
또 말하였다.

奇哉一靈叟     기이하구나, 영특한 한 늙은이
那頓許吺吺 音兜   어떻게 단박에 말문이 트였을까‘吺’의 음은 두兜
風起引箜篌     바람이 불어 공후 소리가 나니
迷子爭頭湊     어리석은 아이들 앞다퉈 모이네
設使緫不是     설사 모든 것을 부정한다 해도
何蟇大張口     두꺼비처럼 크게 입을 벌리는 것
開口不開口     입을 열건 입을 열지 않건
終是犯靈叟     결국 영특한 늙은이를 범하는 것
欲識箇中意     그의 속뜻을 알고 싶은가
南星直北斗     남두성이 진짜 북두성이다

스님이 가르침을 내렸다.
“제방의 노숙들이 다들 ‘만물을 이끌어 중생을 이롭게 한다’고들 하는데, 그대들에게 한번 물어보자. 맹인이나 귀머거리나 벙어리, 이런 세 가지 병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이끌겠는가? 그대가 그들에게 망치를 들거나 불자를 세워 보인다 해도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그에게 이야기해 주어도 귀로도 듣지 못하며, 게다가 입으로 말하지도 못한다. 만일 이끌지 못한다면 불법이 영험이 없는 것이다.”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세 가지 병을 가진 사람에 대해 학인이 헤아리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그대에게 허락한다.”
그 스님이 인사를 드리고 바로 나가 버리자 스님이 말하였다.
“아니야, 아냐.”
계침桂琛이 말하였다.
“눈과 귀와 입이 멀쩡한 자를 보았을 때는 화상께서 어떻게 이끄십니까?”
중탑中塔이 말하였다.
“세 가지 병을 가진 자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어떤 스님이 말하였다.
“남을 속일 뿐 아니라 자신까지 속이는군요.”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무리는 ‘밝고도 밝으며 신령하고도 신령하다. 신령하고도 신령한 지혜의 성품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어서 오온의 몸속에서 주재자가 된다.’고 말하면서 선지식 노릇을 하는데, 큰 사기꾼이다. 알겠는가? 내가 이제 그대들에게 묻겠다. 그대들이 만약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함을 그대들의 진실이라 인정한다면, 왜 잠잘 때는 또 밝고 밝음과 신령하고 신령함이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이것은 단지 육근 앞의 육진을 인연하여 분별이 나타난 것일 뿐이다. 이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한 것을 너의 진실이라고 바로 인정한다면, 이것은 도둑을 자식으로 오인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생사의 근본이다. 만약 육근 앞의 육진이 없다면 그대들의 이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한 것도 거북이의 털이나 토끼의 뿔과 같을 것이니, 그대들의 진실이 어느 곳에 있겠는가?
그대들이 이제 저 오온의 몸을 벗어나 주인 노릇을 하고 싶다면, 그저 그대들의 비밀스러운 금강의 몸(金剛體)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007_0800_a_01L
又云奇哉一靈叟那頓許吺吺


007_0800_a_02L風起引箜篌迷子爭頭湊

007_0800_a_03L設使緫不是 [35] 蟇大張口

007_0800_a_04L開口不開口終是犯靈叟

007_0800_a_05L欲識箇中意南星直北斗

007_0800_a_06L
師垂示曰諸方老宿盡道接物利生
007_0800_a_07L且問汝秖如盲聾瘂三種病人作麽生
007_0800_a_08L汝拈槌竪拂向他眼且不見共他話
007_0800_a_09L耳又不聞口復瘂若接不得佛法無靈
007_0800_a_10L時僧問三種病人還許學人啇量
007_0800_a_11L也無師曰許汝其僧珎重便出去
007_0800_a_12L曰不是不是桂琛曰見有眼耳口
007_0800_a_13L尙作麽生接中塔曰三種病人即今
007_0800_a_14L在什麽處有僧曰非唯謾他亦自謾
007_0800_a_15L示衆曰有一般之軰便說昭昭靈靈
007_0800_a_16L靈靈智性能見能聞向五蘊身裡
007_0800_a_17L作主宰爲善知識大賺人知麽我今問
007_0800_a_18L汝若認昭昭靈靈是汝眞實爲什
007_0800_a_19L麽瞌睡時又不成昭昭靈靈此只因前
007_0800_a_20L六塵而有分別便認此昭昭靈靈是汝
007_0800_a_21L眞實此是認賊爲子正是生死根本
007_0800_a_22L若無前塵汝此昭昭靈靈同於龜毛兎
007_0800_a_23L仁者眞實在什麽處汝今欲得出他
007_0800_a_24L五蘊身田主宰但識取汝秘密金剛體

007_0800_b_01L그것은 원만하고 완성되어 있으며 바르고 보편하여 두루 온 항하사 세계에 가득하니, 비유하자면 태양과 같다. 세간의 갖가지 흥성과 경영, 갖가지 마음 작용과 작업이 저 태양으로부터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본체인 저 태양에 그런 여러 가지와 마음 작용들이 있고, 두루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가? 이 금강의 몸체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산과 강과 대지, 색色과 공空, 밝음과 어두움, 그대들의 몸과 마음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대들의 원만하고 완성된 위엄스러운 광명의 나타남이 아닌 것이 없다. 그대들에게 이미 이와 같은 기특하고 태양과 같은 출신처出身處가 있는데, 왜 빛을 드러내지 못하고서 문득 그런 자들을 따라 오온의 몸속으로 향하여 귀신의 굴속에서 살 궁리를 하는가…….”
◯ 소주 운문산 문언 선사설봉을 계승하였다.
설봉雪峯을 찾아갔는데, 설봉이 마침 언덕 치자나무에 앉아 대중에게 설법하고 있었다. 문언文偃이 감히 대중들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와 한참을 응시하다가 말하였다.
“정수리 위의 300근이나 나가는 무쇠 칼을 왜 벗어던지지 않으십니까?”
설봉이 말하였다.
“어쩌다 저 지경이 되었을까?”
문언이 손으로 자기 눈을 비비고 달아나자, 설봉이 마음속으로 기이하게 여겼다. 다음 날 법좌에 올라 말하였다.
“남산에 자라코뱀(鼈鼻蛇)이 있다. 모두들 출입하면서 잘 살펴라.”
문언이 주장자를 휙 집어던지더니, 또 스스로 무서움에 떨었다. 이때부터 무리들이 그를 달리 보았다.
또 건봉乾峯을 방문하였는데, 건봉이 대중들에게 이렇게 법문하였다.
“법신法身에 세 가지 병통과 두 가지 빛이 있으니, 반드시 이것을 낱낱이 꿰뚫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비춤과 작용이 동시인 위로 향하는 하나의 구멍(向上一竅)이 있게 된다.”
문언이 이에 대중 가운데서 나와 물었다.
“암자 안에 있는 사람은 무엇 때문에 암자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지 못합니까?”
이에 건봉이 크게 웃자 스님이 말하였다.
“학인은 여전히 그게 의심스럽습니다.”
“자네 무슨 꿍꿍이로 이러나?”
“그래도 화상께서 자세히 밝혀 주십시오.”
건봉이 말하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비로소 편안히 앉을 수 있다.”
문언이 “네, 네.” 하고 대답하였다.
스님이 조산 탐장 스님을 찾아가 물었다.
“무엇이 사문의 행동입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상주하는 모와 이삭을 먹는 자이다.”
“당장 그렇게 하고 있을 때는 어떻습니까?”
“너도 기를 수 있겠느냐?”
“학인도 기를 수 있습니다.”
“너는 어떻게 기르겠느냐?”
“옷 입고 밥 먹는 게

007_0800_b_01L圓成正遍遍周沙界譬如日輪世間
007_0800_b_02L種種興營種種心行作業莫非承他日
007_0800_b_03L光成立只如日體還有多般及心行麽
007_0800_b_04L還有不周遍處麽此金剛體亦如是
007_0800_b_05L如今山河大地色空明暗及汝身心
007_0800_b_06L非盡承汝圓成威光所現汝旣有如是
007_0800_b_07L奇特當陽出身處何不發明取便隨他
007_0800_b_08L向五薀身田中鬼趣裡作話計云云

007_0800_b_09L韶州雲門山文偃禪師嗣雪
謁雪峯
007_0800_b_10L方堆桅坐爲衆說法偃犯衆出熟視曰
007_0800_b_11L頂上三百斤鐵枷何不脫却峯曰因甚
007_0800_b_12L到與麽偃以手自拭其目趍去峯心異
007_0800_b_13L明日陞座曰南山有鼈鼻▼(虫+㐌)諸人
007_0800_b_14L出入好看偃以桂杖▼(扌+鼠)出又自驚慄
007_0800_b_15L自是軰流改觀又訪乾峯峯示衆曰
007_0800_b_16L法身有三種病二種光須是一一透得
007_0800_b_17L更有照用同時向上一竅偃乃出衆曰
007_0800_b_18L庵內人爲什麽不見庵外事於是峯大
007_0800_b_19L曰猶是學人疑處在峯曰子是什麽
007_0800_b_20L心行曰也要和尙相委峯曰直須恁麽
007_0800_b_21L始得穩坐偃應喏喏又訪曺山章公
007_0800_b_22L如何是沙門行章曰喫常住苗稼者
007_0800_b_23L曰便與麽去時如何章曰汝還畜得麽
007_0800_b_24L曰學人畜得章曰汝作麽畜曰著衣喫

007_0800_c_01L뭐가 어렵겠습니까?”
탐장이 말하였다.
“털을 뒤집어쓰고 뿔을 달겠다고 왜 말하지 않는가?”
문언은 바로 예배하고 물러났다.
또 소산 광인踈山匡仁을 방문하자 광인이 물었다.
“힘을 얻었을 때 했던 말을 한마디 해 보게.”
“큰 소리로 물어 주십시오.”
광인이 곧 큰 소리로 묻자 문언이 웃으며 말하였다.
“오늘 아침에 죽은 드셨습니까?”
“먹었다.”
“어지럽게 울부짖는 건 왜지요?”
광인 스님이 깜짝 놀랐다.
상당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운문의 한 곡조입니까?”
“섣달 스무닷새로다.”
“노래하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좀 천천히 부르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태양 아래에서 산을 보거라.”
물었다.
“무엇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장마가 개지를 않는구나.”
“장마가 개지를 않는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바짝 말려라.”
“무엇이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
“천태 스님은 운력을 하고, 남악 스님은 산을 유람했다.”
물었다.
“무엇이 위로 향하는 하나의 길입니까?”
“구구는 팔십일이다.”
말하였다.
“그대들은 또 살펴보라. 저 덕산德山 화상은 문으로 들어서는 승려를 보면 바로 때렸고, 목주睦州 화상은 승려만 보면 곧바로 ‘현재 이대로가 완성된 공안公案이다. 그대에게 30방을 때리리라.’ 하였다. 참구하라.”
게송으로 말하였다.

불러서 돌아보지 않아도
곧 서로 어긋나는데
이리저리 궁리한다면
어느 겁에 깨달으리오

스님은 건화乾和 연중에 단정히 앉아 서거하였다. 전신을 탑에 안치한 후, 허공에서 “내가 탑에서 지낸 시간이 오래되었으니, 탑에서 꺼내야 마땅하리라.”라고 부탁하는 소리가 들렸다. 탑을 열어 보니, 과연 진신이 옛날 그대로였고 검푸른 머리카락이 자라 있었다. 탑기塔記에서 70년을 사셨고, 스님으로부터 배출되어 한 지방의 스승이 된 자가 79명이라 하였다. 시호는 대자운광진홍명대사大慈雲匡眞弘明大師이다.
◯ 풍혈 연소 선사혜옹11 화상을 계승하였다.
여항餘杭의 유劉씨이다. 어려서부터 풍채가 장대하고 영웅의 기상이 있었으며, 책이라면 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강석을 노닐면서 『법화현의法華玄義』를 완미하고 지관止觀과 정혜定慧를 닦다가, 화엄華嚴에게 의지하여 지내고 있었다. 이때 수곽守廓이라는 스님이 혜옹 화상의 처소에서 찾아왔다. 화엄이 법좌에 올라 말하였다.

007_0800_c_01L有什麽難章曰何不道披毛戴角
007_0800_c_02L偃即禮謝又訪踈山仁仁問得力處道
007_0800_c_03L將一句來曰請高聲問仁即高聲問
007_0800_c_04L偃笑曰今早喫粥麽仁曰喫曰亂呌
007_0800_c_05L喚作麽仁公駭之上堂僧問如何是
007_0800_c_06L雲門一曲師曰臘月二十五僧曰唱者
007_0800_c_07L如何師曰且緩緩問如何是祖師西來
007_0800_c_08L師曰日裡看山問如何是和尙家風
007_0800_c_09L師曰久雨不晴僧曰如何是久雨不晴
007_0800_c_10L師曰曬却著問如何是不帶朕師曰天
007_0800_c_11L台普請南嶽遊山問如何是向上一路
007_0800_c_12L師曰九九八十一汝且看他德山和尙
007_0800_c_13L見僧入門便打睦州和尙見僧便云
007_0800_c_14L現成公按 [36] 放汝三十棒頌曰擧不顧
007_0800_c_15L即差互擬思量何劫悟師乾和中
007_0800_c_16L坐長逝全身入塔後空請吾在塔時多
007_0800_c_17L冝令出塔開塔果見眞軀如昔紺髮猶
007_0800_c_18L生出塔記云七十年矣從師各爲一
007_0800_c_19L方師者七十九人諡號大慈雲匡眞弘
007_0800_c_20L明大師

007_0800_c_21L風穴延沼禪師嗣惠顒
和尙
餘抗 [37] 劉氏小魁
007_0800_c_22L壘有英氣於書無所不觀遊講肆
007_0800_c_23L法華玄義脩止觀定慧寓止華嚴
007_0800_c_24L僧守廓者自顒公所來華嚴陞座曰

007_0801_a_01L“만약 임제臨濟ㆍ덕산德山ㆍ고정高亭ㆍ대우大愚ㆍ조과鳥窠ㆍ선자船子의 자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무엇과 같으냐고 묻지 않는다. 당장 칼 한 자루만 들고 바로 쳐들어와라.”
수곽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갑자기 할을 하자 화엄 역시 할을 하였다. 수곽이 또 할을 하자 화엄 역시 할을 하였다. 그러자 수곽이 예배하고 일어나 손가락질하면서 대중을 돌아보고 말하였다.
“저 늙은이가 한바탕 패배해 박살났다.”
그러고는 크게 한 번 할을 하고 대중으로 돌아갔다. 풍혈風穴이 마음속으로 그를 기이하게 여겼고, 이로 인해 벗이 되었다. 드디어 삼현三玄의 요지를 남몰래 깨닫고는 이렇게 감탄하였다.
“임제의 용처가 이와 같았단 말인가?”
그래서 수곽이 바로 남원을 찾아뵙게 하였다.
풍혈이 혜옹에게 물었다.
“입문하려면 반드시 주인(主)를 알아봐야 합니다. 스님께서 확실하게 분별해 주십시오.”
혜옹이 왼손으로 무릎을 한 번 문지르자, 풍혈이 바로 할을 하였다. 혜옹이 다시 오른손으로 무릎을 한 번 문지르자, 풍혈이 또 할을 하였다.
혜옹이 왼손을 들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일단 접어 두자.”
또 오른손을 들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또 어떻게 하겠는가?”
풍혈이 말하였다.
“눈이 멀었군.”
혜옹이 주장자를 집어 들자 풍혈이 말하였다.
“뭐 하시려고요? 주장자를 빼앗아 노화상을 때릴 것이니, 말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혜옹이 주장자를 던지며 말하였다.
“오늘 얼굴이 누런 절강성 놈에게 한바탕 바보 취급을 당했군.”
풍혈이 말하였다.
“화상은 발우도 들지 못하면서 배고프지 않다고 거짓말하는 꼴이군요.”
“자네 이곳에 온 적 있었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좋게 좋게 물어보는 거다.”
“그래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예배하자 혜옹이 기뻐하면서 앉을 자리를 내주고 물었다.
“어떤 사람과 함께 노닐었는가?”
“수곽 시자와 함께 여름을 보냈습니다.”
혜옹이 말하였다.
“작가作家를 직접 만났었구나.”
풍혈이 여기에서 자기를 굽히고 제자의 무리로 들어가 조용히 가르침을 받들고, 나날이 지혜로운 깨우침을 들었다.
혜옹이 말하였다.
“너는 원력을 타고 장래에 큰 법을 짊어질 것이니,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물었다.
“너는 임제 대사께서 임종할 무렵에 하셨던 말씀을 들어 보았는가?”
“들었습니다.”
“임제 대사께서 ‘나의 정법안장이 저런 눈먼 나귀에게서 사라질 줄 누가 알았으랴.’ 하셨다. 그분은 평생 사자처럼 사람을 보자마자 죽였는데, 돌아가실 무렵에 이르러서는 왜 이렇게 무릎을 꿇고 꼬리를 내렸을까?”

007_0801_a_01L若是臨濟德山高亭大愚鳥窠船子下
007_0801_a_02L兒孫不用如何若何便請單刀直入
007_0801_a_03L廓出衆便喝嚴亦喝廓又喝嚴亦喝
007_0801_a_04L廓禮拜起指以顧衆曰者老漢一場敗
007_0801_a_05L喝一喝歸衆風穴心奇之因結爲
007_0801_a_06L遂默悟三玄旨要嘆曰臨濟用處如
007_0801_a_07L是耶廓使更見南院問曰入門須辨主
007_0801_a_08L端的請師分顒左手拊膝一下穴便
007_0801_a_09L顒以右手拊膝一下穴又喝顒擧
007_0801_a_10L左手曰遮箇即且置又擧右手曰
007_0801_a_11L箇又作麽生穴曰瞎顒拈柱杖穴曰
007_0801_a_12L作什麽奪却柱杖打著老和尙莫言不
007_0801_a_13L顆擲下柱杖曰今日被黃面浙子
007_0801_a_14L鈍置一場穴曰和尙大似持鉢不得許 [38]
007_0801_a_15L道不飢顒曰子曾到此間也無穴曰是
007_0801_a_16L何言歟顒曰好好借問穴曰也不得放
007_0801_a_17L便禮拜顒喜賜之坐問所與游者
007_0801_a_18L何人對曰與廓侍者過夏顒曰親見作
007_0801_a_19L家來穴於是俯就弟子之列從容承
007_0801_a_20L日聞智證顒曰汝乘願力來荷大
007_0801_a_21L非偶然也問曰汝聞臨濟將終時語
007_0801_a_22L曰聞之顒曰臨濟曰誰知吾正法
007_0801_a_23L眼藏向者瞎驢邊滅却渠平生如師子
007_0801_a_24L見即殺人及其將死何故屈膝妥尾如

007_0801_b_01L“비밀한 부촉이 끝나면 완전했던 주인은 그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또 물었다.
“삼성三聖은 왜 또 아무 말을 하지 않았을까?”
“직접 계승하여 입실한 진짜 아들은 문밖에서 떠도는 사람들과 다릅니다.”
혜옹의 명령을 받은 뒤로 스님의 법석은 천하에서 제일이라 학자들이 멀리에서 찾아왔다.
법좌에 올라 말씀하셨다.
“돌아가신 스승께서는 말씀하시길 ‘친절함을 얻고 싶다면 질문을 가지고 찾아와 묻지 말라.’고 하셨다. 알겠는가? 질문은 대답에 있고, 대답은 질문에 있다. 비록 이렇기는 하지만 때로는 질문이 대답에 있지 않고 대답이 질문에 있지 않다. 너희들이 만약 이리저리 궁리한다면 노승이 너희들의 발바닥 아래에 있는 꼴이다.
무릇 참학하는 이들의 안목은 모름지기 기연에 임하여 위대한 작용을 그 자리에서 드러내는 것이니, 작은 절개에 스스로를 구속하지 말라. 설사 말하기 전에 깨달았다 해도 여전히 이는 미혹에 갇혀 껍질 속에 머무는 것이고, 비록 언구 아래에서 정밀하게 통했다 해도 가는 길마다 미친 견해를 면치 못한다. 응당 이것은 이전에 남을 의지해 이해했던 것이니, 밝음과 어둠의 두 갈래 길을 그대들과 더불어 일시에 쓸어 버리리라. 그리하여 당장 낱낱의 사람마다 대지를 호령하는 사자가 되게 하리라. 대중들을 상대해 증거로 큰 소리로 한 번 포효를 하고 천 길 벼랑 위에 설 것이니, 누가 감히 눈을 똑바로 뜨고 노려볼 수 있겠는가? 노려본다면 당장에 그의 눈을 멀게 하리라.”
물었다.
“옛 곡조는 음률이 없는데 어떻게 합창해야 화음이 맞겠습니까?”
“나무 닭이 한밤중에 울고, 풀로 엮은 개가 대낮에 짖는 것이다.”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무엇이 부처가 아닌가?”
“현묘한 말씀을 깨닫지 못하겠으니, 스님께서 바로 가리켜 주십시오.”
“집이 해문주海門洲에 있으니, 동쪽에서 돋은 해가 가장 먼저 비춘다.”
스님이 송나라 개보開寶 6년(973)에 법상에 올라 게송을 읊었다.

道在乘時須濟物   도가 때를 만났으니 모름지기 만물을 제도해야지
遠方來慕自騰騰   먼 곳에서 찾아오고 사모하니 저절로 기세등등
他年有叟情相似   이후에도 비슷한 심정을 품은 늙은이가 있어
日日香烟夜夜燈   날마다 향 연기에 밤바다 등불을 밝히리라

그러고는 가부좌를 한 채로 천화하셨다.
◯ 여주 보응 성념 화상풍혈을 계승하였다.
그는 내주萊州의 적狄씨이다. 어린 시절에 집을 버리고 남선사南禪寺에서 출가하였다. 사람 됨됨이가 간결하고 엄중하며 정밀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으며,

007_0801_b_01L對曰密付將終全主即滅又問三
007_0801_b_02L聖如何亦無語乎對曰親承入室之眞
007_0801_b_03L不同門外之遊人顒領之後師法
007_0801_b_04L冠天下學者自遠而至1) [50]
007_0801_b_05L先師曰欲得親切莫將問來問會麽
007_0801_b_06L問在答處答在問處雖然如是有時
007_0801_b_07L問不在答處答不在問處汝若擬議
007_0801_b_08L老僧在汝脚服底大凡叅學眼目直須
007_0801_b_09L臨機大用現前莫自拘於小節設使言
007_0801_b_10L前薦得猶是滯殼迷封縱然句下精通
007_0801_b_11L未免觸途狂見應是從前依他作解
007_0801_b_12L昧兩歧與汝一時掃却直敎箇箇如師
007_0801_b_13L子兒吒呀地對衆證據唬吼一聲
007_0801_b_14L立千仭誰敢正眼覷著覻著即瞎却
007_0801_b_15L渠眼問古曲無音韻如何和得齊
007_0801_b_16L曰木雞啼子夜芻狗吠天明問如何是
007_0801_b_17L師曰如何不是佛曰未曉玄言
007_0801_b_18L師直指師曰家住海門洲扶桑最先照
007_0801_b_19L師宋開寶六年登座偈曰

007_0801_b_20L道在乘時須濟物遠方來慕自騰騰

007_0801_b_21L他年有叟情相似日日香烟夜夜燈

007_0801_b_22L
加趺而化

007_0801_b_23L汝州寶應省念和尙嗣風
萊州狄氏
007_0801_b_24L時弃家得度於南禪寺爲人簡重有精

007_0801_c_01L오로지 두타행을 닦으면서 『법화경法華經』을 독송하였기에 총림에서 그를 경외하여 염법화念法華라 칭하였다.
풍혈에게 찾아갔을 때, 풍혈은 앙산仰山 대사가 ‘임제종이라는 한 종파가 풍혈에 이르러 멈출 것이다.’라고 예언했던 것을 늘 생각하며, 그런 일이 닥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눈여겨보며 법좌의 제자들 가운데 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자로 성념省念만 한 사람이 없다고 여겼다. 어느 날 법좌에 올라 말하였다.
“세존께서 푸른 연꽃 같은 눈으로 가섭을 돌아보셨다. 바로 이럴 때, 무엇을 말씀하신 것일까? 만약 ‘설하지 않고 설하셨다’고 말한다 해도 또한 옛 성인을 매몰시키는 짓이다.”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성념이 곧바로 내려와 가 버렸다.
시자가 다가가 물었다.
“염법화가 아무 말도 없이 가 버린 건 왜일까요?”
풍혈이 말하였다.
“그는 알았다.”
다음 날 성념과 진眞 상좌가 함께 방장으로 찾아가자, 풍혈이 진 상좌에게 물었다.
“무엇이 세존께서 설하지 않고 설하신 것인가?”
“비둘기와 자고가 나무 꼭대기에서 우는군요.”
풍혈이 말하였다.
“너는 어리석은 복덕이나 허다하게 지어서 어디다 쓰려는가?”
그러고는 성념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너는 어떠냐?”
“움직이는 모습에서 옛길을 드날리지, 고요한 틀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풍혈이 진 상좌에게 말하였다.
“저런 말을 왜 살펴보지 않는가?”
또 어느 날 법좌에 올라 대중을 응시하자, 성념이 곧바로 내려와 가 버렸다. 그러자 풍혈도 곧 방장으로 돌아갔다. 이때부터 명성이 제방에 자자하였다.
어떤 스님이 밤에 방으로 들어오자 성념이 말하였다.
“누구냐?”
그 스님이 대꾸하지 않자 성념이 말하였다.
“너인 줄 알았다.”
그 스님이 웃자 성념이 말하였다.
“다시는 다른 사람이라 하지 말라.”
그리고 이 일로 게송을 지었다.

輕輕蹋地恐人知   살금살금 땅을 밟으며 사람들이 알까 겁내지만
語笑分明更莫疑   말과 웃음에 분명하니 다시는 의심하지 말라
知者只今猛提取   똑똑한 자야, 지금 당장 얼른 집어 가라
莫待天明失却雞   날 밝고 닭을 잃어버리길 기다리지 말라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초나라 왕성 곁에 여수汝水가 동쪽으로 흐르느니라.”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바람이 불고 햇살은 뜨겁구나.”
상당하여 말하였다.
“제1구에서 깨달으면 부처와 조사의 스승이 되는 일을 감당하고, 제2구에서 깨달으면 인간과 하늘의 스승이 되는 일을 감당하고,

007_0801_c_01L專脩頭陁行誦法華經䕺林畏敬
007_0801_c_02L目以爲念法華至風穴時穴每念
007_0801_c_03L大仰有讖臨濟一宗至風而止懼當
007_0801_c_04L熟視座下堪任法道無如念者
007_0801_c_05L日陞座曰世尊以靑蓮目顧迦葉正當
007_0801_c_06L是時且道箇什麽若言不說而說
007_0801_c_07L成埋沒先聖語未卒念便下去侍者
007_0801_c_08L進曰念法華無所言而去何也穴曰渠
007_0801_c_09L會也明日念與眞上座俱詣方丈
007_0801_c_10L問眞曰如何是世尊不說而說對曰鵓
007_0801_c_11L鴣樹頭鳴穴曰汝作許多癡福何用
007_0801_c_12L顧念曰如何對曰動容揚古路不墮
007_0801_c_13L悄然機穴謂眞曰何不看渠語又一
007_0801_c_14L日陞座顧視大衆念便下去穴即歸
007_0801_c_15L方丈自是聲名重諸方因僧夜入室
007_0801_c_16L念曰誰僧不對念曰識得汝也僧笑
007_0801_c_17L念曰更莫是別人麽因作偈曰

007_0801_c_18L輕輕蹋地恐人知語笑分明更莫疑

007_0801_c_19L知者只今猛提取莫待天明失却雞

007_0801_c_20L
問如何是佛法大意師曰楚王城畔
007_0801_c_21L水東流問如何是祖師西來意師曰風
007_0801_c_22L吹日灸上堂曰2) [51] 一句薦得堪與祖
007_0801_c_23L佛爲師苐二句薦得堪與人天爲師
007_0801_c_24L「痤」與「座」通用耶{編}「苐」通用「第」{編}次
007_0801_c_25L

007_0802_a_01L제3구에서 깨달으면 자기도 제대로 구제하지 못한다.”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화상께서는 몇 번째 구절에서 깨달으셨습니까?”
“달 떨어진 삼경에 시장을 뚫고 지났다.”
스님은 순화淳化 3년(992) 12월 4일에 남아 있는 스님들과 한 해를 보내며 이런 게송을 지었다.

吾今年邁六十七   내 나이 올해 예순일곱
老病相依且過日   늙고 병든 이들 서로 의지해 또 하루 보낸다
今年記取明年事   금년에 내년 일을 예언하나니
明年記著今年日   내년에는 금년의 오늘을 기억하리라

다음 해 12월 4일이 되자 법좌에 올라 대중과 이별하며 말하였다.

諸子謾波波     여러 자식들의 거짓말의 물결
過却幾恒河     항하 몇 개보다 더하네
觀音指彌勒     관음이 미륵을 손가락질하니
文殊不奈何     문수도 어찌할 수 없구나

한참을 침묵하다 말하였다.

白銀世界金色身   새하얀 은세계에 황금빛 몸이라
情與無情共一眞   유정이건 무정이건 모두 하나의 진여로다
明暗盡時都不照   밝음과 어둠이 다 사라지면 무엇도 비추지 않나니
日輪午後示全身   태양이 정오에 이른 뒤 완전한 몸 보여 주리라

오후가 되자 담담히 천화하였고, 다비를 하여 오색 사리를 얻어서는 탑을 세웠다.
◯ 분주 태자원 선소 화상성념을 계승하였다.
태원太原의 유兪씨이고, 그릇과 식견이 심오하였다. 겉치레가 적고 큰 지혜를 가졌으며, 모든 문자를 스승의 가르침 없이 자연스럽게 통달하였다. 열네 살 때 부모가 연이어 돌아가시자 외롭고 힘들며 세상사가 싫어져 머리를 깎았다. 구족계를 받고는 지팡이를 짚고 여러 지방을 노닐었는데, 이르는 곳마다 잠시만 머물고 관람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간혹 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꾸짖으면 선소善昭는 탄식하며 말하였다.
“그 무슨 못난 소리인가? 옛날부터 선배 대덕들께서 행각했던 것은 바로 성인의 마음을 통달하지 못한 걸 달려가 해결했던 것이지, 산수에 마음을 두었던 것이 아니었다.”
선소가 제방을 역참하며 만나 뵌 노숙은 71명이었고, 그들 모두에게서 가풍을 오묘하게 증득하였다. 특히 조동종의 석문 철石門徹 선사와 논하기를 좋아하였는데, 그는 그 파에서 으뜸가는 기이한 자였다. 선소가 오위게五位偈를 지어 그에게 보여 주었다.


007_0802_a_01L苐三句薦得自救不了時僧問未審
007_0802_a_02L和尙苐幾句薦得曰月落三更穿市過
007_0802_a_03L師淳化三年十二月初四日留僧過歲
007_0802_a_04L作偈曰

007_0802_a_05L吾今年邁六十七老病相依且過日

007_0802_a_06L今年記取明年事明年記著今年日

007_0802_a_07L
至明年十二月初四日陞座辭衆曰

007_0802_a_08L諸子謾波波過却幾恒河

007_0802_a_09L觀音指彌勒文殊不奈何

007_0802_a_10L
良久曰

007_0802_a_11L白銀世界金色身情與無情共一眞

007_0802_a_12L明暗盡時都不照日輪午後示全身

007_0802_a_13L
至午後泊然而化闍維得五色舍利建
007_0802_a_14L

007_0802_a_15L汾州太子院善昭和尙嗣省
太原兪氏
007_0802_a_16L器識沈邃少緣飾有大智於一切文字
007_0802_a_17L不由師訓自然通曉年十四父母相
007_0802_a_18L繼而亡孤苦猒世相剃髮受具杖策
007_0802_a_19L遊方所至少留不喜觀覽或譏其不韻
007_0802_a_20L昭嘆之曰是何言之陋哉從上先德行
007_0802_a_21L正以聖心未通驅馳決擇耳不緣
007_0802_a_22L山水也昭歷諸方見老宿者七十有
007_0802_a_23L一人皆妙得其家風尤喜論曺洞石門
007_0802_a_24L徹禪師者盖其派之魁奇者昭作五位

007_0802_b_01L
五位叅尋切要知   오위를 참구하여 반드시 알아야만 하니
纎毫纔動即差違   털끝만큼 움직이자마자 곧바로 어긋나네
金剛透匣誰能曉   금강이 상자를 꿰뚫는 것 누가 깨달을까
唯有那吒苐一機   오직 나타 같은 자라야 제일가는 근기
擧目便令三界靜   눈을 들어 곧바로 삼계를 고요하게 하고
振鈴還使九天歸   방울을 흔들어 다시 구천을 귀의하게 하네
正中妙挾通回互   바름 가운데서 묘하게 끼고 서로 뒤바뀌며 통하니
擬議鋒鋩失却威   이리저리 궁리하면 시퍼런 서슬이 위엄을 잃으리라

철 선사는 손뼉을 치면서 훌륭하다고 칭찬하였다. 하지만 선소는 임제의 자손들은 기이한 구석이 따로 있는지 끝내 의심스러워 마지막으로 수산首山을 찾아가 물었다.
“백장이 돗자리를 말았던 뜻이 무엇입니까?”
“용이 소매를 털고 열자 온몸이 드러났다.”
“스님의 뜻은 무엇입니까?”
“코끼리 왕이 가는 곳에는 여우의 자취가 사라진다.”
선소가 여기에서 크게 깨달았다. 그가 예배하고 일어나서 말하였다.
“푸른 연못에 비친 만고의 변함없는 허공계 달님을 두 번 세 번 건져 보고 흔들어 보다가 비로소 확실히 알았습니다.”
이렇게 묻는 자가 있었다.
“어떤 도리를 보았기에 문득 그대 스스로 수긍하였는가?”
“바로 이곳이 내가 몸과 목숨을 놓아 버릴 곳이다.”
그러고는 오랫동안 복종하며 부지런히 모시다가 이별하고 떠났다.
상당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디가 학인이 힘을 쓸 곳입니까?”
“가주嘉州에서는 큰 코끼리를 때린다.”
“어디가 학인이 몸을 바꿀 곳입니까?”
“섬부陝府에서는 무쇠 소를 씻긴다.”
“어디가 학인이 가까이할 곳입니까?”
“서하西河에서는 사자를 희롱한다.”
또 말하였다.
“만약 이 세 구절을 이해한다면 곧 삼현三玄을 분별하게 된다. 이미 삼현을 분별했다 해도 다시 반드시 삼요三要가 있다는 걸 알아야만 한다. 반드시 깨달아야 하는 것이지, 쉽게 여길 것이 아니다. 다시 게송 한 수를 들어 보라.

三玄三要事難分  삼현과 삼요는 분별하기 어려운 일
得旨亡言道易親  뜻을 얻고 말은 잊어야 도가 쉽게 가까워지지
一句分明該萬像  한 구절이 분명하게 만상을 갖추었으니
重陽九日菊華新  구월 구일에 국화가 새롭구나”

◯ 항주 영명사 연수 선사덕소 국사를 계승하였다.
그는 여항餘杭의 왕王씨이다. 어린 나이에 마음으로 불법에 귀의하였고, 20세가 넘어서도 파나 마늘 등 누린내 나는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 『법화경』을 지송하였는데 일곱 줄을 동시에 보아 겨우 60일 만에 그것을 모두 암송하였으며, 감동한 양 떼가 무릎을 꿇고 들었다. 28세에 화정진華亭鎭의 장수가 되었는데,

007_0802_b_01L偈示之曰

007_0802_b_02L五位叅尋切要知纎毫纔動即差違

007_0802_b_03L金剛透匣誰能曉唯有那吒*苐一機

007_0802_b_04L擧目便令三界靜振鈴還使九天歸

007_0802_b_05L正中妙挾通回互擬議鋒鋩失却威

007_0802_b_06L
徹拊手稱善然昭終疑臨濟兒孫別有
007_0802_b_07L奇處最後至首山問百丈卷簟意旨如
007_0802_b_08L山曰龍袖拂開全體現昭曰師意如
007_0802_b_09L曰象王行處絶狐蹤昭於是大悟
007_0802_b_10L拜起而曰萬古碧潭空界月再三撈摝
007_0802_b_11L始應知有問者曰見何道理便爾自
007_0802_b_12L曰正是我放身命處服勤甚久辭去
007_0802_b_13L上堂僧問如何是學人著力處師曰嘉
007_0802_b_14L州打大象曰如何是學人轉身處師曰
007_0802_b_15L [39] 府灌鐵牛曰如何是學人親切處
007_0802_b_16L曰西河弄師子復曰若會得此三句語
007_0802_b_17L即辨三玄旣辨三玄更須知有三要在
007_0802_b_18L切須薦取不是等閑更聽一頌

007_0802_b_19L三玄三要事難分得旨亡言道易親

007_0802_b_20L一句分明該萬像重陽九日菊華新

007_0802_b_21L杭州永明寺延壽覺禪師嗣韶
國師
餘杭王氏
007_0802_b_22L緫角之歲歸心佛乘旣冠不茹葷
007_0802_b_23L唯一食持法華經七行俱下纔六旬
007_0802_b_24L悉能誦之感群羊跪聽年二十八

007_0802_c_01L당시 오월吳越의 문목왕文穆王이 스님이 도를 사모한다는 것을 알고, 그의 뜻을 따라 출가를 허락하였다. 스님은 취암翠巖에게 예배하고 스승으로 모시고는 힘든 일을 도맡아 대중을 공양하면서 몸을 돌보지 않았다. 또한 비단옷을 입지 않고 음식의 맛을 따지지 않으면서 나물과 베옷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천태산天台山 천주봉天柱峰을 찾아가 90일 동안 선정을 익혔는데, 새들과 메추라기가 옷자락 속에다 둥지를 틀었다. 덕소 국사德韶國師께 찾아가자 한 번 보고는 그를 깊이 법기法器라 여겨 현묘한 종지를 비밀스럽게 전수하였다. 그리고 덧붙여 스님에게 일러두었다.
“그대는 원수元帥와 인연이 있으니, 훗날 불사를 크게 일으킬 것이다. 내 눈으로 그걸 볼 수 없어 아쉽구나.”
처음 설두산雪竇山에 주석하자 학자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이곳 설두산은 쏜살같은 폭포가 천 심尋이라 좁쌀 하나 머물지 못하고, 기이한 절벽이 만 인仭이라 그대가 발 디딜 곳이 없다. 여러분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겠는가?”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설두의 외길은 어떻게 걸어야 합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성에가 엉기고, 한 마디 한 마디마다 바닥까지 얼어붙는다.”
설두산에서 지었다.

孤猿呌落中巖月 외로운 원숭이 울음에 떨어지는 중암의 달
野客吟殘半夜燈 산야의 나그네 신음에 잦아드는 한밤의 등불
此景此時誰得意 이런 풍경 이런 시간을 누가 마음에 들어 할까
白雲深處坐禪僧 흰 구름 깊은 곳에서 좌선하는 승려지

또 영명사永明寺로 이주하자 대중이 2천 명이나 되었다.
상당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영명永明의 뜻입니까?”
“향을 더 피워라.”
“스님께서 지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고받은 게 없어 무엇보다 기쁘구나.”
그 스님이 예배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산승의 게송 한 수를 들어 보게.

欲識永明旨   영명의 뜻을 알고 싶은가
門前一湖水   문 앞에 있는 하나의 호수라네
日照光明生   해가 비추면 광명이 생기고
風來波浪起   바람이 불면 물결이 일어나지”

그리고 스님은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물었다.
“학인은 영명의 가풍을 모르겠습니다.”
“알지 못하는 곳을 알도록 하라.”
“알지 못하는 곳을 어떻게 압니까?”
“소의 자궁에서 코끼리 새끼가 태어나고, 푸른 바다에서 붉은 먼지가 일어난다.”
물었다.
“일체 모든 법이 다 이 경에서 나왔다는데,

007_0802_c_01L華亭鎭將時吳越文穆王知師慕道
007_0802_c_02L乃從其志放令出家禮翠巖爲師
007_0802_c_03L勞供衆都忘身宰衣不繒纊食不中
007_0802_c_04L野蔬布襦以遣朝夕尋徃天台山
007_0802_c_05L天柱峯九旬習定有鳥類尺鷃巢于
007_0802_c_06L衣襵中曁韶國師一見而深器之
007_0802_c_07L授玄旨仍謂師曰汝與元師 [40] 有緣
007_0802_c_08L日大興佛事惜吾不及見耳初住雪竇
007_0802_c_09L學侶臻湊上堂曰雪竇遮裡迅瀑
007_0802_c_10L千尋不停纖粟奇巖萬仭無汝立足
007_0802_c_11L汝等諸人向什麽處進步時有僧
007_0802_c_12L雪竇一徑如何履踐師曰步步寒華
007_0802_c_13L言言徹底永山中作孤猿呌落中巖
007_0802_c_14L野客吟殘半夜燈此景此時誰得意
007_0802_c_15L白雲深處坐禪僧又移住永明寺衆盈
007_0802_c_16L二千上堂僧問如何是永明旨師曰
007_0802_c_17L更添香著僧曰謝師指示去也師曰且
007_0802_c_18L喜無交涉僧禮拜師曰聽山僧一頌

007_0802_c_19L欲識永明旨門前一湖水

007_0802_c_20L日照光明生風來波浪起

007_0802_c_21L
師便下1) [52] 問學人不會永明家風
007_0802_c_22L不會處會取問不會如何會師曰牛胎
007_0802_c_23L生象子碧海起紅塵問一切諸法
007_0802_c_24L「痤」與「座」通用耶{編}

007_0803_a_01L어떤 것이 이 경입니까?”
“긴 시간 독송하며 멈추지 않았더니 뜻도 엉터리이고 곡조도 엉터리구나.”
“어떻게 수지합니까?”
“만약 수지하고 싶다면 반드시 눈으로 들어야만 한다.”
“최후의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스님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化人問幻士   허깨비 사람이 허깨비 술사에게 묻고
谷響答泉聲   골짜기 메아리가 샘물 소리에게 답하네
欲達吾宗旨   나의 종지를 통달하고 싶은가
泥牛水上行   진흙 소가 물 위를 걷느니라

스님이 제도한 제자가 1,700명이었고, 또 천태산에 들어가 계戒를 준 사람이 대략 1만여 명이었다. 항상 칠중七衆에게 보살계를 주었으며, 밤이면 귀신에게 음식을 보시하고 아침이면 여러 생명체들을 방생하였는데, 그 숫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하루에 여섯 차례씩 꽃을 흩뿌리며 행도行道하였고, 힘이 남으면 『법화경』을 염송하였는데 그 횟수가 1만 3천 번에 달하였다. 『종경록宗鏡錄』 100권과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6권을 지었고, 또 시ㆍ게송ㆍ부賦ㆍ영詠 등이 무려 천만 단어였으며, 해외까지 전파되었다. 고려高麗의 국왕이 스님의 가르침을 열람하고는 편지를 보내 제자의 예를 올리고, 스님께서 수용하시는 물품 일체를 올렸다. 아울러 승려 36명이 직접 스님의 인가를 받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본국으로 돌아가 각각 한 지방을 교화하였다.
스님은 개보開寶 8년(975)에 향을 사르고 가부좌로 앉아 천화하였다. 수명은 72세이고, 42회의 하안거를 나셨다. 태종太宗 황제가 수녕원壽寧院이라는 편액을 하사하였다.
◯ 지봉 대사덕소 국사를 계승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누린내와 비린내를 싫어하고 피부가 맑고 향기로웠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삼학三學을 꿰뚫어 통하고, 성품(性)과 모양(相)을 완전히 통달하였다. 꿈에 수미산須彌山에 올라가 세 부처님이 나란히 앉아 계신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첫 번째 분은 석가이고 다음 분은 미륵이어서 그분들 발아래 모두 예배하였으나 세 번째 부처님은 알 수 없어서 그저 우러러보기만 하였다. 이때 석가모니께서 그를 가리키면서 “이분이 미륵의 보처존補處尊이신 사자월불師子月佛이시다.”라고 하였다. 스님은 그때서야 예배하였다. 꿈을 깬 뒤에 대장경을 뒤져 보니 꿈에서 본 것과 부합되었다.
국사를 찾아뵙고 손님과 주인의 뜻이 서로 계합해서 현묘한 기틀을 단박에 발현하였다. 어느 날 보현전普賢殿에 들어가 좌선하는데, 갑자기 어떤 신인神人이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었다.

007_0803_a_01L從此經出如何是此經師曰長時轉不
007_0803_a_02L非義亦非聲曰如何受持師曰若
007_0803_a_03L欲受持者應須用眼聽曰願乞最後一
007_0803_a_04L師曰化人問幻士谷響答泉聲
007_0803_a_05L達吾宗旨泥牛水上行師度弟子一千
007_0803_a_06L七百人又入天台山度戒約萬餘人
007_0803_a_07L常與七衆受菩薩戒夜施鬼神食
007_0803_a_08L放諸生類不可稱筭六時散花行道
007_0803_a_09L餘力念法華經一萬三千部著宗鏡錄
007_0803_a_10L一百卷萬善同歸集百 [41] 又詩偈賦詠
007_0803_a_11L [42] 萬言播于海外高麗國王覽師言
007_0803_a_12L投書叙門弟子之禮奉一切受用之
007_0803_a_13L并僧三十六人親承印記前後歸
007_0803_a_14L本國各化一方師開寶八年焚香加
007_0803_a_15L趺而化閱世七十有二坐四十二夏
007_0803_a_16L太宗皇帝賜額曰壽寧院

007_0803_a_17L志逢大師嗣韶
國師
生惡葷血膚體香潔
007_0803_a_18L歲出家通貫三學了達性相甞夢陞
007_0803_a_19L須彌山覩三佛列坐初釋迦次彌勒
007_0803_a_20L皆禮其足唯不識1) [53] 三佛但仰視而
007_0803_a_21L時釋迦示之曰此是彌勒補處師子
007_0803_a_22L月佛師方禮拜覺後因看大藏經
007_0803_a_23L符所夢叅國師賔主相契頓發玄機
007_0803_a_24L一日入普賢殿中晏坐倐有神人跪膝

007_0803_b_01L스님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호계신護戒神입니다.”
“저에게 미처 없애지 못한 지난날의 허물이 있을까 걱정입니다. 당신은 아십니까?”
“스님께서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오직 한 가지 허물이 있을 뿐입니다.”
“무엇입니까?”
“발우를 씻은 물도 시주물인데 스님은 항상 쏟아 버리셨으니, 바람직한 바가 아닙니다.”
말을 마치고는 사라졌다. 스님은 이때부터 발우 씻은 물을 모두 마셨다.무릇 음식 찌꺼기를 버리거나 침ㆍ콧물ㆍ똥ㆍ오줌을 버릴 때에는 모두 손가락을 튀기면서 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보시하는 마음을 일으킨 뒤에 그것을 버려야 한다. 오월吳越의 국왕이 대사의 도풍을 흠모해 초대하여 자의紫衣를 하사하고, 보각대사普覺大師라는 호를 내렸다.
상당하여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하였다.
“살펴보고, 살펴보라.”
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상당하여 말하였다.
“옛날의 대덕들은 법을 위해 행각하면서 노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설봉雪峰 화상 같은 분은 세 차례나 투자投子를 찾아가고 아홉 차례나 동산洞山을 오르면서 왔다 갔다 맴을 돌고도 들어갈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요즘 참학參學하는 그대들을 보면,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이 노승더러 이끌어 주고 지시해 주기를 요구하면서 선禪을 말하고 도道를 말한다. 그대들이 아득한 궁극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이렇게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 게다가 이 일이란 것이 또한 스스로 시절인연이 있는 법인데, 조급하게 구한다고 어찌 얻어지겠는가? 깨달을 시절을 그대들이 알고 싶은가? 지금 각자 내려가 승당에 조용히 앉아 있어라. 앙가봉仰家峰이 고개를 끄덕이면 그때 노승이 그대들에게 말해 주겠다.”
이때 어떤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말하였다.
“앙가봉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스님이 그를 부르며 말하였다.
“대중이여, 말해 봐라. 이 스님이 노승의 말을 알아들었는가, 노승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는가?”
그 스님이 예배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오늘은 우연히 거울을 잃었다.”
◯ 월주 천의 의회 선사설두를 계승하였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숲 사이 푸른 대나무와 길거리의 노란 국화가 주인과 동반자가 되어 서로 참구하고 함께 이 일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남방으로 여러 선지식을 순례하거나 동쪽으로 문수를 뵈러 갈 필요가 없다. 한순간에 눈앞에서 찾아내 취하면 행각하던 일이 끝난다.”
또 말하였다.
“기러기가 긴 하늘을 날아가면 그림자가 차가운 강물에 잠기지만 강물은 그림자를 담아 둘 마음이 없고 기러기도 자취를 남길 뜻이 없다.

007_0803_b_01L于前師問汝其誰乎曰護戒神也
007_0803_b_02L曰吾患有宿愆來 [43] 汝知之乎曰師有
007_0803_b_03L何罪唯一過耳師曰何也曰凡折鉢
007_0803_b_04L水亦施主物師每常傾棄非所宜也
007_0803_b_05L言訖而隱師自此洗鉢水盡喫之凡折退
飮食及

007_0803_b_06L㖒唾便利並冝鳴指默
念呪發施心而傾弃之
吳越國王嚮其道風
007_0803_b_07L召賜紫號普覺大師上堂良久曰看看
007_0803_b_08L便下座上堂
古德爲法行脚不憚勤勞
007_0803_b_09L如靈 [44] 峯和尙三度到投子九度上洞山
007_0803_b_10L盤桓徃返尙求箇入路不得看汝近世
007_0803_b_11L叅學人纔跨門來便要老僧接引指示
007_0803_b_12L說禪說道且汝欲造玄極之道豈同等
007_0803_b_13L而況此事亦自有時節躁求焉得
007_0803_b_14L汝等要知悟時麽如今各自下去僧堂
007_0803_b_15L中靜坐直待仰家峯點頭老僧即爲汝
007_0803_b_16L分說時有僧出衆曰仰家峯點頭也
007_0803_b_17L師說師召曰大衆且道此僧會老僧
007_0803_b_18L不會老僧語僧禮拜師曰今日偶
007_0803_b_19L然失鑒

007_0803_b_20L越州天衣義懷禪師嗣雪
上堂云林間
007_0803_b_21L翠竹陌上黃花主伴交叅共談斯事
007_0803_b_22L不用南詢諸友東見文殊一時向目前
007_0803_b_23L叅取行脚事畢又云鴈過長空影沉
007_0803_b_24L寒水水無沉影之心鴈無遺蹤之意

007_0803_c_01L만약 이와 같을 수 있다면 비로소 이류異類 가운데로 가서 행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 신라국 본여 선사회양 화상을 계승하였다.
◯ 신라국 혜철ㆍ홍직 두 대사건주 서당 지장 선사를 계승하였다.
◯ 무염 선사마곡산 보철 선사를 계승하였다.
◯ 각체ㆍ현욱 두 대사장경의 백암 회휘 선사를 계승하였다.
◯ 도균남전 보원 선사를 계승하였다.
◯ 품일항주 제안 선사를 계승하였다.
◯ 가지ㆍ충훼 두 대사대매산 법상을 계승하였다.
◯ 대모 화상여산 법상을 계승하였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스승을 알고 싶다면 무명의 마음속에서 알아차려라. 상주하며 시들지 않는 성품을 알고 싶다면 온갖 나무들이 변화하는 곳에서 알아차려라.”혜철惠徹 선사부터 여기까지는 모두 달마의 9세손이다.
◯ 언충항주 천룡을 계승하였다.
◯ 오관산 순지 화상앙산을 계승하였다.
◯ 지리산 화상임제를 계승하였다.
◯ 흠충ㆍ청허ㆍ행적ㆍ낭 등 네 분석상산 경저를 계승하였다.
◯ 금장 선사동산 양개를 계승하였다.
◯ 청원구봉 도건을 계승하였다.
◯ 정주 파초산 혜정남탑 광용을 계승하였다.
◯ 와룡 화상담주 운개산 지원을 계승하였다.
◯ 서암ㆍ대령ㆍ박암 등 세 분담주 곡산 장을 계승하였다.
◯ 대무위 선사문언 광진을 계승하였다.
◯ 경유ㆍ혜ㆍ주 세 분홍주 운거 도응을 계승하였다.

007_0803_c_01L若能如是方解向異類中行

007_0803_c_02L新羅國本如禪師嗣讓
和尙

007_0803_c_03L新羅國慧徹洪直兩師嗣虔州西堂
智藏禪師

007_0803_c_04L無染禪師嗣麻谷山
寶徹禪師

007_0803_c_05L覺體玄昱兩師嗣章敬百巖
懷輝禪師

007_0803_c_06L道均嗣南泉
普願

007_0803_c_07L品日嗣杭州
齊安

007_0803_c_08L迦智忠卉兩師嗣大梅
山法常

007_0803_c_09L大芧 [45] 和尙嗣盧 [46]
法常
上堂欲識諸佛師
007_0803_c_10L無明心內識取欲識常住不凋性向萬
007_0803_c_11L木遷變處識取自惠徹至此
達磨九歲孫也


007_0803_c_12L彥忠嗣杭州
天龍

007_0803_c_13L五觀山順支和尙嗣仰

007_0803_c_14L智異山和尙嗣臨

007_0803_c_15L欽忠淸虛行寂朗師等四公嗣石霜
山慶諸

007_0803_c_16L金藏禪師嗣洞山
良价

007_0803_c_17L淸院嗣九峯
道虔

007_0803_c_18L郢洲芭蕉山慧情嗣南塔
光湧

007_0803_c_19L臥龍和尙嗣潭州雲
蓋山志元

007_0803_c_20L瑞巖大嶺泊巖等三公嗣潭州
谷山藏

007_0803_c_21L大無爲禪師嗣文偃
匡眞

007_0803_c_22L慶猷慧住三公嗣洪州雲
居道應
[47]

007_0803_c_23L「苐」通用「第」{編}次同

007_0804_a_01L
◯ 혜운백조산 지원 현교 대사를 계승하였다.
◯ 설악 영광달마 14세 항주 천룡 중기 선사를 계승하였다.
◯ 영감 선사와 도봉산 혜거 국사법안을 계승하였다.
국사가 비로소 청정한 지혜의 방에서 기틀을 드러내자 본국의 왕이 사모하여 사신을 파견해 초청하였다. 드디어 고향 땅으로 돌아가자 고려의 국왕이 심결心訣을 배우고 예배하며 극진히 대우하였다. 어느 날 초청을 받아 왕궁으로 들어갔다. 상당하여 스님이 위봉루威鳳樓를 가리키며 대중에게 말하였다.
“위봉루가 여러 상좌들을 위해 다 거양하였다. 알겠는가? 혹시 알았다면 또 어떻게 알았으며, 만약 모르겠다고 말한다면 위봉루를 무엇 때문에 모르는가? 진중하라.”
신라국 본여 선사부터 이 혜거까지는 모두 신라국 사람이다. 또 연수장延壽章에 의거하면 신라국 사람으로서 조사의 지위를 계승한 자가 역시 많았음을 알 수 있다.
◯ 왕사 보제 존자평산을 계승하였다.
스님의 휘는 혜근惠勤이고, 호는 나옹懶翁이며, 출가 전 이름은 원혜元惠이고, 거처하는 방을 강월헌江月軒이라 하였다. 영해寧海의 아牙씨이다. 어머니 정鄭씨가 황금색 매가 날아와 그 머리를 쪼다가 떨어뜨린 알이 품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는 임신하였다. 연우延祐 경신년(1320) 정월 15일에 태어났는데 골상이 기이하여 남달랐고, 자라서는 머리가 매우 영특해 곧바로 출가하기를 청하였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았다. 20세에 이웃의 친구가 죽는 것을 보고서 부모님에게 “죽으면 어디로 갑니까?” 하고 물었지만 다들 “그곳이 어딘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마음속으로 아파하고 슬퍼하다가 결국 공덕산功德山 묘적암妙寂庵의 요연了然 선사께 찾아가 귀의하고 머리를 깎았다.
요연 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무엇을 위해 머리를 깎았는가?”
“삼계를 벗어나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자네가 지금 여기까지 왔는데, 이것이 어떤 물건인가?”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이것이 여기까지 왔을 뿐인데,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형체가 없고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있는 물건이 없습니다.

007_0804_a_01L惠雲嗣白兆山志
員顯敎大師

007_0804_a_02L雪嶽令光嗣達磨十四世杭
州天龍重機禪師

007_0804_a_03L靈鑑禪師又道峯山惠炬國師嗣法

007_0804_a_04L師始發機於淨慧之室本國主思慕
007_0804_a_05L使來請遂廻故地國主受心訣禮待
007_0804_a_06L彌厚一日請入王府上堂師指威鳳
007_0804_a_07L示衆曰威鳳樓爲諸尙座擧揚了
007_0804_a_08L還會麽儻若會得且作麽生會
007_0804_a_09L道不會威鳳樓作麽生不會珎重
007_0804_a_10L新羅國本如禪師至此惠炬皆是新羅
007_0804_a_11L國人也又據延壽章羅國人紹祖位
007_0804_a_12L亦多可知矣

007_0804_a_13L王師普濟尊者嗣平
師諱惠勤號懶翁
007_0804_a_14L舊名元惠所居室曰江月軒寧海牙氏
007_0804_a_15L母鄭氏夢見金色隼飛來啄其頭墜卵
007_0804_a_16L入懷中因而有娠 [48] 祐庚申正月十五
007_0804_a_17L日生骨相異常旣長機神英邁即求
007_0804_a_18L出家父母不許年至二十見隣友亡
007_0804_a_19L問諸父老曰死何之皆曰所不知也
007_0804_a_20L中心痛悼遂投功德山妙寂庵了然禪
007_0804_a_21L師所祝髮然師問汝爲何事剃髮曰超
007_0804_a_22L出三界利益衆生請師開示師曰汝
007_0804_a_23L今來此是何物耶曰此能言能聽者能
007_0804_a_24L來耳欲見無體可見欲覔無物可覔

007_0804_b_01L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닦아 나가야 합니까?”
요연 스님이 말하였다.
“나 역시 너처럼 아직도 그것을 모르겠다. 다른 스승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인사하고 물러나 여러 산을 두루 다니다가 지정至正 4년(1344) 갑신에 회암사檜巖寺에 이르러 구석진 곳의 한 방에서 밤낮으로 앉아서 좌선하였다. 그때 일본의 석옹 화상石翁和尙이 어느 날 승당으로 내려와 선상을 치면서 말하였다.
“대중들이여, 들리는가?”
대중은 말이 없었다. 스님이 그에게 게송을 올렸다.

選佛場中坐   선불장에 가운데 앉아
惺惺著眼看   또렷또렷 눈여겨 살펴보니
見聞非他物   보고 듣는 것이 다른 물건 아니라
元是舊主人   원래 이것이 옛 주인이었구나

그곳에서 4년을 부지런히 수행하다가 어느 날 아침에 홀연히 깨달음이 열렸다. 중국으로 가서 스승을 찾아보고 도를 물으려고 정해년(1347) 11월에 북쪽을 향해 출발하여 무자년(1348) 3월 3일에 대도大都 법원사法源寺에 당도하였고, 처음으로 서천의 지공 화상指空和尙을 뵙게 되었다.
지공이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고려에서 왔습니다.”
“배로 왔는가, 신통으로 왔는가?”
“신통으로 왔습니다.”
“신통을 나타내 보거라.”
스님이 앞으로 다가가 합장하고 섰다.
지공이 또 물었다.
“그대가 고려에서 왔다면 동해 저쪽을 다 보고 왔는가?”
“보지 않았다면 어찌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집 열두 채를 가져왔는가?”
“가지고 왔습니다.”
“누가 너에게 여기로 가 보라고 하던가?”
“저 스스로 왔습니다.”
“무슨 일로 왔는가?”
“뒷사람들을 위해 왔습니다.”
지공이 허락하고 대중과 함께 지내게 하였다.
어느 날 스님이 게송을 지어 올렸다.

山河大地眼前花 산하대지는 눈앞의 허공 꽃
萬像森羅亦復然 삼라만상도 역시 그렇지
自性方知元淸淨 자성이 원래 청정하단 걸 비로소 알고 보니
塵塵刹刹法王身 모든 티끌 모든 세계가 법왕의 몸이로다

지공이 말하였다.
“서천의 20명 등등의 사람과 동토의 72명 등등의 사람, 그런 걸출한 사람들이 지공의 여기에는 전혀 없다. 앞에는 사람이 없고, 뒤에는 장군이 없다. 지공이 세상에 나왔는데, 법왕은 또 어디 있는가?”
스님이 대답하였다.


007_0804_b_01L未審如何修進師曰吾亦如汝猶未之
007_0804_b_02L可徃求之有餘師於是辭退遊歷
007_0804_b_03L諸山至正十 [49] 四年甲申到檜巖寺
007_0804_b_04L處一室晝夜長坐時本石翁和尙
007_0804_b_05L日下僧堂擊禪牀云大衆還聞麽
007_0804_b_06L無語師呈偈曰

007_0804_b_07L選佛場中坐惺惺著眼看

007_0804_b_08L見聞非他物元是舊主人

007_0804_b_09L
勤修四載一旦忽開悟欲徃中國
007_0804_b_10L師訪道丁亥十一月發足向北戊子
007_0804_b_11L三月三日行到大都法源寺初叅西天
007_0804_b_12L指空和尙空云汝從甚處來曰高麗來
007_0804_b_13L空云船來耶神來耶曰神通來空云
007_0804_b_14L現神通看師近前叉手而立空又問
007_0804_b_15L汝從高麗來東海那邊都見來也未
007_0804_b_16L若不見爭得到這裡空云十二箇房子
007_0804_b_17L將來否曰將得來空云誰敎伱來
007_0804_b_18L某甲自來空云爲何事來曰爲後人來
007_0804_b_19L空然之乃令隨衆師一日作偈呈似

007_0804_b_20L山河大地眼前花萬像森羅亦復然

007_0804_b_21L自性方知元淸淨塵塵刹刹法王身

007_0804_b_22L
空云西天二十等人東土七十二等人
007_0804_b_23L這一等人指空這裡都無前無人後無
007_0804_b_24L指空出世法王也再那裡有師答云

007_0804_c_01L
法王身法王身  법왕의 몸이여, 법왕의 몸이여
三天爲主利群民 세 하늘의 주인이 되어 만백성을 이롭게 하네
千劔單提斬佛祖 천 개의 검을 홀로 들고서 부처와 조사를 베어 버리니
百陽普遍照諸天 백양지공의 방장 이름(空方丈名)이 모든 하늘을 두루 비춘다
吾今識得這消息 내가 지금 이 소식을 알아차린 것도
猶是儂家弄精魂 오히려 저분께서 정혼精婚을 희롱한 것
也大奇也大奇  정말 신기하구나, 정말 신기해
扶桑日月照西天 부상의 해와 달이 서천을 비추다니

지공이 말하였다.
“아버지도 개고, 어머니도 개고, 너 역시 개구나.”
스님이 곧 예배하고 물러갔다.
또 평산 처림平山處林 선사를 찾아뵈었는데, 평산은 마침 승당에 있었다. 스님은 곧장 승당 안으로 들어가 동쪽 서쪽으로 내키는 대로 걸었다.
그러자 평산이 물었다.
“대덕은 어디서 왔는가?”
“대도에서 왔습니다.”
“누구를 만나고 왔는가?”
“지공 화상을 뵙고 왔습니다.”
“지공 화상은 날마다 무슨 일을 하던가?”
“지공 화상께서는 날마다 천 개의 검을 쓰십니다.”
“지공 화상의 천 개의 검은 그만두고, 그대의 검 하나를 가져오라.”
스님이 좌구로 평산을 때리자 평산이 선상에 거꾸러지면서 크게 외쳤다.
“이 도적놈이 나를 죽인다.”
스님이 곧바로 부축해 일으키면서 말하였다.
“제 칼은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살릴 수도 있습니다.”
평산이 깔깔대며 크게 웃고는 곧 손을 잡고 방장으로 돌아가 차를 권하였다. 그곳에서 몇 달을 머물렀는데, 어느 날 평산이 손수 글을 적어 부촉하였다.
“삼한三韓의 혜근 수좌가 이 노승을 찾아왔는데, 그가 하는 말이나 토하는 기운을 살펴보니 바로 부처님이나 조사와 서로 합치하였다. 종안이 명백하고 견처가 고준하며, 말 속에 메아리가 있고 글귀마다 칼날을 감추었다. 그래서 설암雪菴께서 전하신 급암及菴 스승님의 법의 한 벌과 불자 하나를 부촉해 믿음을 표시한다.”
그리고 게송을 지어 주었다.

拂子法衣令付囑 불자와 법의를 부촉하노니
石中取出無瑕玉 돌 속에서 꺼낸 티 없는 옥
戒根永淨得菩提 계율의 근이 영원히 깨끗해 보리를 얻고
禪定惠光皆具足 선정과 지혜의 광명을 모두 갖추었네

11년(1351) 신묘 2월 2일에 이별을 고하고 물러나, 또 고목 영枯木榮 화상을 찾아갔다. 마주 앉아 한참을 침묵하다가 고목이 물었다.
“수좌는 좌선할 때 어떻게 마음을 쓰는지 모르겠군.”
“쓸 마음이 없습니다.”
“쓸 마음이 없다면

007_0804_c_01L法王身法王身三天爲主利群民千劒
007_0804_c_02L單提斬佛祖百陽空方
丈名
普遍照諸天
007_0804_c_03L今識得這消息猶是儂家弄精魂也大
007_0804_c_04L奇也大奇扶桑日月照西天空云爺也
007_0804_c_05L是狗娘也是狗你亦是狗師即禮拜
007_0804_c_06L而退又叅平山處林禪師山適在僧堂
007_0804_c_07L師直入堂內東西信步山云大德從何
007_0804_c_08L方來師云大都來山云曾見甚麽人來
007_0804_c_09L答見指空來山云指空日用何事答指
007_0804_c_10L空日用千釰山云指空千釰且置將汝
007_0804_c_11L一釰來師以座具打山山倒在禪床
007_0804_c_12L大叫云這賊殺我師便扶起云吾釰
007_0804_c_13L能殺人亦能活人山呵呵大笑即把
007_0804_c_14L手歸方丈請茶留數月一日手書囑云
007_0804_c_15L三韓慧首座來見老僧看其出言吐氣
007_0804_c_16L便與佛祖相合宗眼明白見處高峻
007_0804_c_17L言中有響句句藏鋒玆以雪菴所傳及
007_0804_c_18L菴先師法衣一領拂子一枝付囑表信
007_0804_c_19L作偈曰

007_0804_c_20L拂子法衣令付囑石中取出無瑕玉

007_0804_c_21L戒根永淨得菩提禪定惠光皆具足

007_0804_c_22L
十一年辛卯二月初二日辭退又見枯
007_0804_c_23L木榮和尙對座良久木問首座坐禪不
007_0804_c_24L知如何用心師云無心可用木曰旣無

007_0805_a_01L하루 종일 누가 이것을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가?”
스님이 눈을 치켜뜨고 그를 바라보니 고목이 말하였다.
“그것은 부모에게서 생겨난 눈이다.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는 무엇으로 보았는가?”
스님이 크게 할을 한 번 하고는 말하였다.
“무슨 태어난 후와 태어나기 전을 말합니까?”
고목이 문득 손을 잡고 말하였다.
“고려가 바다 건너 있다고 누가 말했던가?”
스님은 소매를 털고 바로 나와 버렸다.
또 천암 장千巖長 화상을 찾아갔는데, 그날이 마침 천여 명의 강호 제현들을 모아 시험을 통해 입실할 사람을 뽑는 날이었다. 스님이 게송을 올렸다.

擊擊雷音振   두드리고 두드려 우렛소리 진동하니
群聾盡豁開   온갖 귀머거리들 모두 귀가 열리네
豈限靈山會   어찌 영산의 법회뿐이겠는가
瞿曇無去來   구담은 가신 일도 오신 일도 없다네

천암이 물었다.
“대덕은 어느 곳에서 왔는가?”
“정자사淨慈寺에서 왔습니다.”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어느 곳에 있다가 왔는가?”
“오늘은임신壬申 4월 2일입니다.”
천암이 말하였다.
“눈 밝은 사람은 속이기 어렵군.”
다시 돌아가 지공을 찾아뵙자, 지공이 환영하여 방장으로 들게 하고 차를 권하였다. 드디어 법의 한 벌과 불자 하나와 범어로 쓴 편지 한 통을 주면서 부촉하였다.

百陽喫茶正安果 백양에서 차 마시고 정안지공의 방장 이름(空方丈名)에서는 과자
年年不昧一通藥 해마다 어둡지 않은 한결같은 약이네
東西看見南北然 동서를 살펴보고 또 남북까지 살핀
明宗法王給千釰 명안종사 법왕에게 천 개의 검을 주노라

스님이 답하였다.

奉喫師茶了   스승께서 주신 차 받들어 마시고
起來即禮三   일어나 바로 세 번 절을 올리네
只這眞消息   그저 이럴 뿐인 참다운 소식은
從古至于今   옛날부터 지금까지 늘 이렇지

그곳에서 한 달을 머물다가 이별을 고하고 물러나 여러 해 동안 연대燕代의 산천을 두루 돌아보았다. 그 도행이 황제에게까지 알려져 을미년(1355) 가을에 성지를 받고 대도大都의 광제선사廣濟禪寺에 주석하였으며, 병신년(1356) 10월 15일에 개당법회를 열었다. 황제가 원사院使 야선첩목아也先帖木兒를 파견해 금란가사와 폐백을 내렸고, 황태자 역시 금란가사와 상아 불자를 내렸다. 그날 모든 관리와 신료 및 선비와 서민들, 여러 산의 장로와 강호의 납자들이 모두 모였다. 스님은

007_0805_a_01L心可用十二時中誰將這箇去來
007_0805_a_02L擧目視之木曰這箇是父母所生底眼
007_0805_a_03L父母未生前將甚麽看師喝一喝云
007_0805_a_04L說什麽生與未生木便把手云誰道高
007_0805_a_05L麗隔海師拂袖便出又叅千巖長和尙
007_0805_a_06L是日適集江湖千餘人試選入室師偈
007_0805_a_07L呈曰

007_0805_a_08L擊擊雷音振群聾盡豁開

007_0805_a_09L豈限靈山會瞿曇無去來

007_0805_a_10L
嵓問大德從甚處來曰淨慈來巖云父
007_0805_a_11L母未生前從甚處來曰今朝
四月
007_0805_a_12L初二日巖云明眼人難瞞還叅指空
007_0805_a_13L空迎入方丈請茶遂以法衣一領拂子
007_0805_a_14L一枝并梵草信書一紙付囑云百陽喫
007_0805_a_15L茶正安空方
丈名
年年不昧一通藥東西
007_0805_a_16L看見南北然明宗法王結千釰師答云
007_0805_a_17L奉喫師茶了起來即禮三只這眞消息
007_0805_a_18L從古至于今因留一月辭退遊歷燕代
007_0805_a_19L山川數載道行聞于帝乙未秋奉聖
007_0805_a_20L住大都廣濟禪寺丙申十月十五日
007_0805_a_21L設開堂法會帝遣院使也先帖木兒
007_0805_a_22L賜金襴袈裟并敞 [50] 皇太子亦以金欄
007_0805_a_23L袈裟象牙拂子賜之是日千官僚佐及
007_0805_a_24L與士庶諸山長老江湖衲子俱會

007_0805_b_01L가사를 받아 들고 중사中使에게 물었다.
“산하대지와 초목총림이 모조리 하나의 법왕의 몸입니다. 모르겠군요. 이것을 어디다 입혀야 합니까?”
중사가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자기 어깨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여기다 입히면 됩니다.”
또 대중에게 물었다.
“맑고 공적하여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찬란한 이것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대중이 대답이 없자 스님이 말하였다.
“구중궁궐의 금구에서 나왔습니다.”
드디어 가사를 입고 향을 들어 황제를 위해 축원한 뒤에 다시 향을 들고 말하였다.
“이 한 조각 향을 서천 제108조 지공 대화상과 평산 화상께 받들어 올림으로써 법의 젖으로 길러 주신 은혜에 보답합니다.”어록을 보라.
17년(1357) 정유년에 다시 지공을 뵙고 물었다.
“제자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지공이 말하였다.
“그대는 본국으로 돌아가라. ‘삼산양수三山兩水’ 사이를 택해 살면 불법이 저절로 흥성할 것이다.”
무술년(1358) 3월에 지공에게 이별의 절을 올리고 요양遼陽으로 돌아와 평양平壤과 동해東海 등지에서 근기를 따라 설법하였다. 경자년(1360) 가을에 오대산에 들어가 상두암象頭菴에서 지냈다. 신축년(1361) 겨울에 임금의 초대로 궁궐로 들어갔고, 심요心要를 설해 달라 청하자 스님이 자세히 설법한 뒤 게송 두 수를 지어 올렸다.어록을 보라. 임금이 감탄하며 “이름을 듣는 것이 직접 보는 것만 못하다.” 하고는 만수가사滿繡袈裟와 수정불자水精拂子를 하사하였고, 공주 역시 마노불자瑪瑙拂子를 보시하였다. 태후가 직접 보시를 하사하면서 신광사神光寺에 머물기를 청하였다.
또 임금이 신해년(1371) 8월에 불러 금란가사와 안팎의 법복과 발우를 하사하고 왕사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근수본지 중흥조풍 복국우세 보제존자王師大曹溪宗師禪敎都摠攝勤修本智重興祖風福國祐世普濟尊者로 봉하였고, 태후 역시 금란가사를 올렸다. 그리고 송광사松廣寺가 동방의 제일가는 도량이라 생각해 그곳에 거처하도록 명령하여 재차 그 절로 가게 되었다. 스님은 다시 회암사로 돌아와 병진년(1376) 봄에 공사를 마치고 4월에 크게 낙성법회를 열었다. 임금은 구관具官 유지린柳之璘을 파견해

007_0805_b_01L受袈裟拈起問中使云山河大地草木
007_0805_b_02L叢林盡是一箇法王身未審這箇向甚
007_0805_b_03L麽處被中使云不會師指肩云向這
007_0805_b_04L裡披又問大衆湛然空寂本無一物
007_0805_b_05L璨兮爛兮從何而出大衆無對師云
007_0805_b_06L九重宮金口中乃披拈香祝聖罷又拈
007_0805_b_07L香云此一辦香奉爲西天一百八祖
007_0805_b_08L指空大和尙平山和尙用酬法乳之恩
007_0805_b_09L陞座普說見語
十七年丁酉還見指空
007_0805_b_10L弟子當徃何處空云汝還本國
007_0805_b_11L三山兩水間居之則佛法自然興矣
007_0805_b_12L [51] 三月禮辭指空還於遼陽平壤東海
007_0805_b_13L1) [54] 隨機說法至庚子秋入臺山象
007_0805_b_14L頭菴居辛丑年冬上召入內請說心
007_0805_b_15L師普說作二頌進呈見語
上嘆曰
007_0805_b_16L名不如見面賜滿繡袈裟水精拂子
007_0805_b_17L主亦以瑪瑙拂子施之太后親賜布施
007_0805_b_18L請住神光又上召辛亥八月日賜金襴
007_0805_b_19L袈裟內外法服鉢盂封爲王師大曺
007_0805_b_20L溪宗師禪敎都捴攝勤修本智重興祖風
007_0805_b_21L福國祐世普濟尊者太后亦獻金襴袈
007_0805_b_22L謂松廣寺爲東方苐一道塲乃命居
007_0805_b_23L再到此寺師還到檜巖丙辰春
007_0805_b_24L營已畢四月大設落成會上遣具官柳

007_0805_c_01L행향사行香使로 삼았으며, 서울과 지방의 사부대중이 구름과 바퀴살처럼 몰려들어 그 숫자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회암사는 서울과 너무 가까워 사부대중의 왕래가 밤낮으로 끊이지 않으므로 혹 생업에 폐해를 줄 수도 있다.’는 대평臺評을 당하였다. 그리하여 영원사營原寺로 이주하라는 임금의 명이 내려왔고, 출발을 재촉하였다. 스님은 마침 병이 있어 가마를 타고 삼문三門을 나왔는데, 남쪽에 있는 못가에 이르러 스스로 가마꾼을 시켜 돌아갔다가 열반문으로 나왔다. 대중이 모두 의심하면서 목 놓아 울부짖었다. 그러자 스님이 대중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나 때문에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내 걸음은 여흥驪興에서 멈출 것이다.”
5월 2일에 한강漢江에 이르러 호송관護送官 탁첨卓詹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병이 극심합니다. 배를 타고 가기를 소원합니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 7일 만에 여흥에 도착하자 탁첨에게 말하였다.
“내 병이 더욱 심해져 이곳을 지날 수 없으니, 신륵사에서 묵었다 갑시다.”
5월 15일에 탁첨이 다시 급히 출발하라고 독려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그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는 아주 떠날 것입니다.”
이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바로 이럴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님은 주먹을 세웠다.
또 물었다.
“사대가 각각 흩어지면 어디로 가십니까?”
스님은 주먹을 맞대어 가슴에 대고 말하였다.
“여기에 있을 뿐이다.”
“거기에 있을 때는 어떻습니까?”
“따로 특별한 것이 없다.”
“무엇이 특별한 것이 없다는 그 도리입니까?”
스님이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나와 네가 서로 바라볼 때 무슨 대단한 것이 있더냐?”
그러고는 대중에게 말하였다.
“너희들 모두 각자 자세히 살펴야 한다. 노승이 오늘 그대들을 위해 열반불사湼槃佛事를 마치리라.”
진시辰時가 되자 고요히 서거하였다. 그 고을 사람들이 멀리서 오색구름이 산꼭대기를 덮는 것을 보았고, 또 스님이 타던 백마가 3일 전부터 풀을 먹으면서 머리를 숙이고 슬피 울었다. 화장을 마치자 머리뼈 다섯 조각과 치아 마흔 개가

007_0805_c_01L之璘爲行香使京外四衆雲臻輻湊
007_0805_c_02L莫知其數會臺評以謂檜嵓密邇京邑
007_0805_c_03L四衆徃還晝夜絡繹或至癈業於是
007_0805_c_04L有旨移住營原寺逼迫上道師適疾
007_0805_c_05L作輿出三門至南池邊自導輿者
007_0805_c_06L從涅槃門出大衆咸疑失聲號哭
007_0805_c_07L顧謂衆曰努力努力無以予故中輟也
007_0805_c_08L吾行當止驪興耳五月初二日到漢江
007_0805_c_09L謂護送官卓詹曰吾今病劇願欲舟行
007_0805_c_10L [52] 流七日方到驪興語卓曰吾疾益
007_0805_c_11L不可過此寓神勒寺五月十五日
007_0805_c_12L卓又督行急師曰是不難吾當逝矣
007_0805_c_13L有僧問正當伊麽時如何師竪起拳頭
007_0805_c_14L又問四大各離向什麽處去師交拳當
007_0805_c_15L心云只在這裡問在這裡時如何
007_0805_c_16L云別無奇特問如何是无奇特底道理
007_0805_c_17L師瞪目視之曰吾與你相見時有甚麽
007_0805_c_18L奇特乃告衆云汝等諸人各冝諦看
007_0805_c_19L老僧今日爲汝等作涅槃佛事畢矣
007_0805_c_20L辰時寂然而逝郡人望見五彩雲盖山
007_0805_c_21L又師所騎白馬預前三日不喫草
007_0805_c_22L垂首悲泣茶毗已訖頭骨五片牙齒四
007_0805_c_23L此右側欄外有文如下「松廣讃水勢重重包山
007_0805_c_24L容疊疊藏三韓元不隻一國更無雙」{底}

007_0806_a_01L모두 타지 않아 그것을 향수로 씻었다. 그때 구름도 없이 그 지역에 비가 내리자 그 사리가 부지기수로 나왔고, 사부대중이 재와 잔불을 헤치고 얻은 것 역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당시 그 고을 사람들이 모두 산 위에서 신비한 빛이 환하게 빛나는 것을 보았고, 승려 달여達如는 꿈에 신룡神龍이 다비대를 빙빙 둘러싸고 있다가 다시 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 모습이 말과 같았다. 문인들이 영골사리를 모시고 배로 회암사로 돌아가려 하였으나 오랜 가뭄으로 물이 얕은 것이 걱정이었다. 그러자 홀연히 비도 없이 물이 불어 오랫동안 묶여 있던 배들이 한꺼번에 물을 따라 내려갔으니, 신룡의 도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탑을 세웠으니, 수명은 57세이고 법랍은 37세였다. 시호는 선각禪覺이다.
『치성광명경熾盛光明經』에서 세존께서 가섭 존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 나중의 오백 년에 나의 법이 신라新羅에서 시행될 것이며, 다섯 종류의 외도가 세상에 성행하며 감히 나의 법을 파괴할 것이다. 경신에 한 비구가 태어나 대사문이 되고 대불사를 일으켜 모든 외도를 타파할 것이니, 그 이름은 보제 나옹普濟懶翁이고 그 모임은 공부선工夫選이니라. 가섭아, 마땅히 알라.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그렇게 그 후로도 두세 차례 거듭 시행한 후에 나의 법이 영원히 멸할 것이니, 말겁末劫도 이미 끝나 사람의 수명이 10세가 될 때까지이니라. 다섯 종류의 외도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을 마음으로 아는 외도이고, 두 번째는 무심한 자연을 도라 여기는 외도이고, 세 번째는 생각이 없는 하늘나라를 궁극으로 여기는 외도이고, 네 번째는 천마외도天魔外道이고, 다섯 번째는 마귀를 따르는 외도이다. 이와 같은 외도가 깨처럼 좁쌀처럼 많아 감히 나의 법을 파괴하면, 여래가 두 번 세 번 다시 찾아올 것이다.”
또 『변정경辨正經』에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알라. 정법正法이 유지되는 천 년 동안에는 선정이 견고하리라. 상법像法이 유지되는 천 년 동안에는 탑과 사찰이 견고하리라. 말법이 유지되는 만 년 동안에는 투쟁이 견고하고, 외도가 치성하리라. 음마외도婬魔外道는 입으로 음욕이나 희롱하고 교학은 전하지 않을 것이며,

007_0806_a_01L皆不燒以香水洗之時無雲雨其
007_0806_a_02L其舍利不知其數四衆撥灰燼而得
007_0806_a_03L之者亦不可勝數也時郡人咸見山上
007_0806_a_04L神光瑩徹僧達如夢見神龍蟠繞焚
007_0806_a_05L還入于江其狀如馬門人陪靈骨
007_0806_a_06L舍利將舟還檜嵓患旱久水淺忽無
007_0806_a_07L雨而水漲與久滯衆舡一時順流而下
007_0806_a_08L則神龍之助可知也因建塔壽五十七
007_0806_a_09L臘三十七謚曰禪覺熾盛光明經云
007_0806_a_10L世尊告迦葉尊者曰我滅度後後五百
007_0806_a_11L吾法乃行新羅五種外1) [55] 行於
007_0806_a_12L敢壞我法庚申之間有一比丘
007_0806_a_13L大沙門作大佛事破諸外道號曰普
007_0806_a_14L濟懶翁其會曰工夫選迦葉當知
007_0806_a_15L身是也以玆其後二三度重行而後
007_0806_a_16L我法永滅末劫已盡人壽十歲爲限也
007_0806_a_17L五種外道者2) [56] 一見聞覺知識心外道
007_0806_a_18L苐二無心自然外道苐三無想天外道
007_0806_a_19L苐四天魔外道苐五順魔外道如是外
007_0806_a_20L如麻似粟敢壞我法如來再三重
007_0806_a_21L來也又辨正經云佛告阿難汝於當
007_0806_a_22L正法千歲禪定堅固像法千歲塔寺
007_0806_a_23L堅固末法一萬年鬪諍堅固外道熾盛
007_0806_a_24L婬魔外道口弄婬欲不傳敎學憂愁

007_0806_b_01L속인의 복장을 하고 처자를 거느리며 생선과 고기를 먹을 것이며, 설법할 때는 슬프게 호소하면서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무심외도無心外道는 항상 지각을 설하며 참된 승려들을 비방할 것이다. 무상외도無想外道는 발우를 펴지 않고 항상 그릇과 식탁을 사용할 것이다. 천마외도는 선각자들에게 예배하지 않고 계승한 바도 없이 설법하면서 아만만 높고 크리라. 순마외도順魔外道는 신령한 산의 혈맥과 기운과 유정과 돌을 훼손할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서 큰 마귀를 공경하는 가장 못난 외도들이 깨처럼 좁쌀처럼 많아 온 천하가 크게 혼란스럽고, 음양이 조화롭지 못하며, 가뭄이 극심할 것이다. 마귀가 강성하고 법이 약해지며, 선한 사람은 적고 악한 사람은 많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적고 어리석은 자는 많으며, 삿된 마귀와 외도의 지식을 가까이한 탓에 무간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을 것이다.’
또 말씀하셨다.
‘가섭아, 마땅히 알라. 나중의 오백 년에 마귀와 외도를 파멸시킬 것이니, 그가 바로 나이다. 두 번 세 번 거듭 찾아와 대비구가 되고 대불사를 지을 것이다. 부처의 말은 허망하지 않으니, 진실로 알고 의심하지 말라. 이 경을 으뜸으로 삼고, 이 게송을 우러르며, 이 경을 옮겨 적고 독송하는 비구는 삿된 도에 떨어지지 않고 속히 불도를 성취하리라.’
아난과 대중이 모두 크게 환희하면서 믿고 받아들여 받들어 행하였고,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였다.”
제4 산성품6칙
散聖品 苐四六則
散聖慈悲來世上   산성散聖3들 자비로 세상에 찾아와
語言流落滿人間   흘리신 말씀 인간세계에 가득하구나.

散聖慈悲來世上。 語言流落滿人間。
◯ 유마 회상의 32보살
각자 불이법문不二法門을 이야기하고 문수文殊 차례가 되자 “저는 일체 법에 대해 할 말도 없고 할 설명도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문수가 드디어 유마維摩에게 묻자, 유마가 침묵하였다. 그러자 문수가 찬탄하였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진실로 불이법문에 들어가셨군요.”『통요』 1권에 나온다.

維摩會上三十二菩薩。 各談不二法門至文殊云。 我於一切法。 無言無說。 文殊乃問維摩。 維摩默然。 文殊讃言。 善哉善哉。 眞入不二法門。出統要一卷。
◯ 명주 포대 화상
항상 사통팔달의 거리에 서 있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화상은 여기서 뭘 하십니까?”
스님이 말하였다.
“누가 온다기에.”
“왔습니다.”

007_0806_b_01L戱魔俗服妻子食噉魚肉說時悲泣
007_0806_b_02L誑惑人間無心外道常說知覺誹訪
007_0806_b_03L眞僧無想外道不展盂鉢常用盤床
007_0806_b_04L天魔外道不禮先覺無嗣說法我慢
007_0806_b_05L高大順魔外道常毁靈山脉氣情石
007_0806_b_06L如是世中恭敬大魔最下外道如麻
007_0806_b_07L似粟天下大亂陰陽不調旱氣甚重
007_0806_b_08L魔强法弱善人者少惡人者多智人
007_0806_b_09L者少愚痴者多親近邪魔外道知識
007_0806_b_10L墮無間獄永無出期迦葉當知後五
007_0806_b_11L百歲破魔外道我身是也再三重來
007_0806_b_12L作大比丘作大佛事佛說非虗實知
007_0806_b_13L無疑此經爲宗此偈爲仰此經書寫
007_0806_b_14L讀誦比丘不墮邪道速成佛道阿難
007_0806_b_15L大衆皆大歡喜信受奉行作禮佛足

007_0806_b_16L

007_0806_b_17L散聖品苐四

007_0806_b_18L
散聖慈悲來世上語言流落滿人間

007_0806_b_19L維摩會上三十二菩薩
各談不二法門
007_0806_b_20L至文殊云我於一切法無言無說
007_0806_b_21L殊乃問維摩維摩默然文殊讃言
007_0806_b_22L哉善哉眞入不二法門出統要
一卷

007_0806_b_23L明州布袋和尙
常在通衢而立僧問和
007_0806_b_24L尙在這裡作什麽師云等个人來曰來

007_0806_c_01L스님이 드디어 품 안에서 귤 하나를 꺼내 건네주었다. 그 스님이 받으려 하자 스님이 손을 움츠리며 말하였다.
“너는 그 사람이 아니다.”
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스님이 베자루를 내려놓고는 합장하고 섰다.
그 스님이 말하였다.
“이것뿐입니까, 다시 다른 것이 있습니까?”
스님이 베자루를 집어 어깨에 걸치고 가 버렸다.
◯ 한산
대중 스님들이 연근을 구워 먹고 있는데, 한산寒山이 연근 다발로 한 스님의 등짝을 한 대 내리쳤다. 그 스님이 고개를 돌리자 한산이 연근 다발을 들어 올리면서 말하였다.
“이게 뭡니까?”
그 스님이 “이런 미친놈.” 하자, 한산이 곁에 있는 스님에게 말하였다.
“저 스님이 간장을 많이 쓴다고 당신이 말했잖아.”
◯ 습득
마당을 쓸고 있는데 주지가 물었다.
“너는 풍간豊干이 너를 주워 와 마당이나 쓸게 했기 때문에 이름이 습득拾得이 되었다. 너의 진짜 성과 이름은 무엇인가?”
습득이 빗자루를 내려놓고 합장하고 섰다. 주지가 재차 묻자, 습득이 빗자루를 집어 들더니 마당을 쓸면서 가 버렸다.
◯ 무착 화상
오대산을 찾아가자 문수가 환영하며 물었다.
“대덕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남방에서 왔습니다.”
“남방에서는 불법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습니까?”
“말법시대 비구들이라 계율을 지키는 자가 적습니다.”
문수가 말하였다.
“대중은 얼마나 됩니까?”
“300 혹은 500명씩 모여 삽니다.”
무착無着이 도리어 물었다.
“화상께서 계신 이곳은 불법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습니까?”
“범부와 성인이 함께 살고, 용과 뱀이 뒤섞여 지냅니다.”
“대중은 얼마나 됩니까?”
문수가 말하였다.
“예전에도 삼삼이었고, 이후로도 삼삼일 겁니다.”
무착이 이별을 고하고 물러나자 균제 동자均提童子가 전송을 나왔다.
무착이 물었다.
“조금 전에 화상께서 ‘예전에도 삼삼이었고 앞으로도 삼삼일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겁니까?”
그러자 동자가 “대덕이시여!” 하고 불렀다.
무착이 고개를 돌리자 동자가 말하였다.
“이것은 얼마나 됩니까?”동산이 말하였다. “그 아비를 알고 싶다면 먼저 그 자식을 보라.”

007_0806_c_01L師遂於懷中取一橘子度與僧擬
007_0806_c_02L師縮手云汝不是這个人又僧問
007_0806_c_03L如何是西來意師放布袋叉手而立
007_0806_c_04L僧云只此別更有在師拈布袋上肩而
007_0806_c_05L

007_0806_c_06L寒山
因衆僧灸茄次山將茄丳向僧背
007_0806_c_07L打一下僧廻首山呈起茄丳云
007_0806_c_08L什麽僧云這風顚漢山向傍僧云
007_0806_c_09L道這僧費却多少鹽醬

007_0806_c_10L拾得
掃地次寺主問汝因豊干拾得
007_0806_c_11L汝掃地名爲拾得汝畢竟姓名什麽
007_0806_c_12L拾得放下掃箒叉手而立主再問拾得
007_0806_c_13L拈起掃箒掃地而去

007_0806_c_14L無着和尙
徃臺山文殊迎問大德何方
007_0806_c_15L而來云南方文殊云南方佛法如何
007_0806_c_16L住持云末法比丘少奉戒律殊云多
007_0806_c_17L少衆云或三百或五百著却問和尙
007_0806_c_18L此間如何住持殊云凡聖同居龍蛇混
007_0806_c_19L着云多少衆殊云前三三後三三
007_0806_c_20L無着辭退均提童子送出著云適來和
007_0806_c_21L尙道前三三後三三子召云大德
007_0806_c_22L廻首子云是多少洞山云欲觀其
父先觀其子

007_0806_c_23L「道盛」二字底本磨滅編者依天理大學所藏
007_0806_c_24L本補入
「苐」通用「第」{編}

007_0807_a_01L
◯ 무주 부대사
양나라 무제武帝가 경전 강의를 청하였다. 대사는 법좌에 오르자마자 자로 한 차례 내려치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무제가 경악하자 지공誌公이 물었다.
“폐하, 아시겠습니까?”
“모르겠습니다.”
“대사의 강의가 끝났습니다.”이상은 『통요』 제2권에 나온다.
제5 유통품2칙
流通品 苐五二則
若不傳法度衆生   만약 법을 전해 중생을 제도하지 않는다면
畢竟無能報恩者   끝내 은혜에 보답하는 자라 할 수 없으리라.

若不傳法度衆生。 畢竟無能報恩者。
◯ 『종경록』에서 거론한 게송

假使頂戴塵沙劫   고운 모래처럼 수없는 세월을 정수리로 받들고
身爲牀座徧三千   온 삼천대천세계에서 자신이 평상과 좌구가 된다 해도
若不傳法度衆生   만약 법을 전해 중생을 제도하지 않는다면
決定無能報恩者   단정컨대 그는 은혜에 보답하는 자라 할 수 없다.

宗鏡擧頌云。
假使頂戴塵沙劫。 身爲牀座徧三千。
若不傳法度衆生。 決定無能報恩者。
◯ 또 『성실론』을 거론하였다.
“부처님께서 안과 밖과 중간의 말씀을 설하고 나서는 곧 선정에 들어가셨다. 이때 오백 아라한이 각자 이 말씀을 해석하고는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나온 후에 함께 물었다.
‘세존이시여, 누가 부처님 뜻에 합당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나의 뜻이 아니다.’
또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이미 부처님 뜻에 합당하지 않다면 죄가 되지는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나의 뜻은 아니지만 각자 바른 이치를 생각한 것이므로 성스러운 가르침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통록촬요』 제4권 끝

007_0807_a_01L㜈州傅大士
因梁武帝請講經大士纔
007_0807_a_02L陞座以尺拊按一下便下座帝愕然
007_0807_a_03L誌公乃問陛下會麽云不會公曰大
007_0807_a_04L士講經竟以上出統
要*苐二卷

007_0807_a_05L

007_0807_a_06L流通品苐五二則

007_0807_a_07L
若不傳法度衆生畢竟無能報恩者

007_0807_a_08L
宗鏡擧頌云

007_0807_a_09L假使頂戴塵沙劫身爲牀座徧三千

007_0807_a_10L若不傳法度衆生決定無能報恩者

007_0807_a_11L
又擧成實論云佛說內外中間之言
007_0807_a_12L即入定時有五百羅漢各釋此言
007_0807_a_13L出定後同問世尊誰當佛意佛言並
007_0807_a_14L非我意又白佛言旣不當佛意將得
007_0807_a_15L無罪佛言雖非我意各意 [53] 正理堪爲
007_0807_a_16L聖敎

007_0807_a_17L
1)通錄撮要第四卷終 [57]
    1. 1)「苐」通用 「第」{編}。
    2. 2)「但」底本多用「但」今改爲本字「但」以下倣此不更加註{編}。
    3. 1)底本欄外註曰「嫌」他本作「妍」{編}。
    4. 2)底本欄外註曰「眞」他本作「他」{編}。
    5. 3)底本欄外註曰「隔」他本作「出」{編}。
    6. 4)底本欄外註曰「前」他本作「知」{編}。
    7. 5)底本欄外註曰「根」他本作「才」{編}。
    8. 6)底本欄外註曰「偏中至」他本作「兼中至」{編}。
    9. 7)底本欄外註曰「不須避」他本作「要廻避」{編}。
    10. 8)底本欄外註曰「意」他本作「氣」{編}。
    11. 9)底本欄外註曰「還」他本作「終」{編}。
    12. 1)「痤」與「座」通用耶{編}。
    13. 1)「痤」與「座」通用耶{編}。
    14. 2)「苐」通用「第」{編}次同。
    15. 1)「痤」與「座」通用耶{編}。
    16. 1)「苐」通用「第」{編}次同。
    17. 1)此右側欄外有文如下「松廣讃。水勢重重包山容疊疊藏。三韓元不隻。一國更無雙」{底}。
    18. 1)「道盛」二字底本磨滅。編者依天理大學所藏本補入。
    19. 2)「苐」通用「第」{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