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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1_c_01L심성후발心性後跋“마음은 거울의 몸체와 같고, 성품은 거울의 빛과 같다.”1)고 하니, 체體와 상相으로 달리 말하지만 그 실제는 하나이다. 그러므로 ‘진심이 곧 성품임을 드러낸 가르침’2)이라고 하였다.
성교性敎를 인증하여 논하는 글에 둘이 있다. 첫 번째는 일심법을 세워 법의 의심을 제거하고, 두 번째는 불성교佛性敎를 이끌어 「심성론」의 뜻을 증명한다. 지금은 첫 번째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텅 비어 오묘히 순수하고 환하여 신령하게 밝으며,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어서 그윽이 과거·현재·미래에 통하며,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어서 온 세상에 철저하게 통하며, 소멸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으니, 어찌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사산四山이 해칠 수 있겠는가. 성性을 떠나 있고 상相을 떠나 있으니, 어찌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의 다섯 색깔(五色)이 가릴 수 있겠는가. 생사의 흐름에 있으면서 여의주처럼 푸른 바다에서 홀로 빛나고, 열반의 언덕에 있으면서 달처럼 푸른 하늘에서 홀로 밝고, 너무나 커서 만법이 이를 의지하여 시작한다. 만법은 허위虛僞이고 인연이 모여 생겨난다. 생겨나는 법은 본래 없고 일체가 오직 식識이다. 식識은 허깨비 꿈과 같아서 다만 이 일심일 뿐이다. 마음은 고요하면서도 아는데 이를 가리켜 원각圓覺이라고 한다. 청정함으로 가득 차 있어 어떠한 다른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덕의 작용은 끝이 없고, 그 작용은 모두가 동일한 성性이다. 성이 일어나 상相이 되면 경계와 지혜는 뚜렷하고, 상이 성과 원융하게 되면 몸과 마음은 확연히 깨닫는다. 성은 해인海印에 견줄 수 있고 저 태허太虛를 넘어 있으니, 너무도 크고 밝아 생각의 한계를 멀리 넘어서 있다.3)이른바 ‘사람 사람마다 현전한 일념’이라는 것이 바로 ‘하나의 법(一法)’이다. 그러므로 “법이라는 것은 중생심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마음은 바로 진여·생멸의 두 문과 체·상·용 삼대의 근원이다. 이 때문에 이 마음의 체성은 텅 비고 깊으며 두루 감싸서 총체적으로 만유를 거두되 부동不動이면서 수연隨緣이다. 그러므로 체體에 즉해 있고 용用에 즉해 있으며, 사람에 즉해 있고 법法에 즉해 있으며, 망妄에 즉해 있고 진眞에 즉해 있으며, 사事에 즉해 있고 이理에 즉해 있으니, -
009_0011_c_01L心性後跋
009_0011_c_02L心如鏡之體。性如鏡之光云云。體
009_0011_c_03L相異稱。其實一也。故云現示眞心
009_0011_c_04L即性敎。印論性敎文二。一。今立一
009_0011_c_05L心法以遣法疑。二。後引佛性敎以
009_0011_c_06L證論義。今初。
009_0011_c_07L心也者。冲虛妙粹。炳煥靈明。無去無
009_0011_c_08L來。冥通三際。非中非外。洞徹十方。不
009_0011_c_09L滅不生。豈四山之可害。離性離相。奚
009_0011_c_10L五色之能盲。處生死流。驪珠獨耀於滄
009_0011_c_11L海。踞湼槃岸。桂輪孤朗於碧天。大矣
009_0011_c_12L哉。萬法資始也。萬法虛僞。緣會而生。
009_0011_c_13L生法本無。一切唯識。識如幻夢。但是
009_0011_c_14L一心。心寂而知。目之圓覺。彌滿淸淨。
009_0011_c_15L中不容他。故德用無邊。皆同一性。性
009_0011_c_16L起爲相。境智歷然。相得性融。身心廓
009_0011_c_17L爾。方之海印。越彼太虛。惔惔焉 [17] 。晃晃
009_0011_c_18L焉。逈出思議之表也。
009_0011_c_19L所言人人現前一念者。即是一法。故云
009_0011_c_20L所言法者。謂衆生心也。是心即是眞如
009_0011_c_21L生滅二門三大之源。是故此心體性。冲
009_0011_c_22L深包愽。摠該萬有。而不動隨緣。故即
009_0011_c_23L體即用。即人即法。即妄即眞。即事即
009_0011_c_24L「任」當作「狂」{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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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2_a_01L뜻은 만 가지로 차이가 난다. 그러나 담연湛然히 항상 고요하며 일체를 완전히 끊어 버렸으므로 성性도 상相도 아니며, 이理도 사事도 아니며, 부처도 중생도 아니니, 앞에서 말한바 “완전히 거두고(全收) 완전히 가리기(全揀)에 자재하여 방해되지 않는다.”고 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큰 불가사의함이 있기 때문에 규봉 종밀이 “사람 사람마다 현전한 일념에 견성하여 성불한다.”고 곧장 가리켰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말한 성性은 바로 일심의 근본 법성이지, 성性과 상相의 상대적인 성性이 아니다. 그러므로 『화엄소』를 지은 청량 징관이 『심요전心要牋』에서 “대도大道는 그 마음에 근본을 두고 심법心法은 머무르지 않음에 근본을 둔다. 머무름 없는 마음의 본체는 신령하게 알아 어둡지 않으므로 성性과 상相이 고요하여 덕의 작용을 포함해 있다.”4)고 하였다.지금 선법禪法을 의심하는 자들이 이러한 좋은 증거를 보고서 의심을 버리고 마음을 닦는 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바이다. 또 영가 진각永嘉眞覺 대사는 “일념이란 바로 바르게 깨달아 신령하게 아는 염念이다.”라고 하였고, 지공誌公(418~514) 화상은 게송에서 “대도大道는 눈앞에 환히 있거늘, 미혹하고 전도된 어리석은 사람들이 요달하지 못하네. 일념의 마음이 바로 이것이거늘, 어찌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5)라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또한 일념을 지목한 것은 선사들이 게송으로 읊은 그 요점이 바로 즉시 해탈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록 중생심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이문二門과 삼대三大의 뜻에 국한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6)두 번째, 불성교佛性敎를 이끌어 「심성론」의 뜻을 증명한다.이 가르침은 설한다. 일체중생은 모두 공적한 진심을 가지고 있으니, 시작 없는 본래부터 성性은 스스로 청정하고 밝고 밝아서 어둡지 않아 분명하게 항상 알고 있으며, 미래의 시간이 다할 때까지 항상 머물러 멸하지 않는 것을 ‘불성’이라고 하며, 또한 ‘여래장’이라고도 하며, ‘심지心地’라고도 한다. 《달마가 전한 것이 바로 이 마음이다.》 시작 없는 때로부터 망상이 이것을 가리고 있어서 스스로 증득하지 못하고 생사에 탐착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가엾게 여기시고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생사 등의 법은 모두 다 공하다’는 것을 설하여 이 마음이 모든 부처님과 완전히 같음을 열어 보이셨다.『화엄경』의 「여래출현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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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2_a_01L理。義勢萬差。而復湛然常寂。勦絕一
009_0012_a_02L切。故非性非相。非理非事。非佛非衆
009_0012_a_03L生等。如前所謂全收全揀。自在無妨是
009_0012_a_04L也。以有如是大不思議。故宗師直指
009_0012_a_05L人人現前一念。見性成佛耳。今言性者
009_0012_a_06L是一心本法性。非性相相對之性。故華
009_0012_a_07L嚴䟽主心要牋云。大道本乎其心。心法
009_0012_a_08L本乎無住。無住心體。靈知不眛。性相。
009_0012_a_09L寂然。包含德用。今疑禪法者。見此良證。
009_0012_a_10L除疑修心。是吾所望也。又永嘉眞覺大
009_0012_a_11L師云。一念者。是正覺靈知之念也。誌
009_0012_a_12L公和尙誦云。大道曉在目前。迷倒愚人
009_0012_a_13L不了。一念之心即是。何須別處尋討。是
009_0012_a_14L也。且指一念者。禪偈撮略。在即時度
009_0012_a_15L脫故也。是知。雖曰衆生心。非局二門
009_0012_a_16L三大之義。明矣。
009_0012_a_17L二。後引佛性敎以證論義。
009_0012_a_18L此敎說。一切衆生。皆有空寂眞心。無始
009_0012_a_19L本來。性自淸淨。明明不昧。了了常知。
009_0012_a_20L盡未來際。常住不滅。名爲佛性。亦名
009_0012_a_21L如來藏。亦名心地。達摩所傳。
是此心也。從無始際。
009_0012_a_22L妄想翳之。不自證得。耽着生死。大覺愍
009_0012_a_23L之。出現於世。爲說生死等法一切皆
009_0012_a_24L空。開示此心全同諸佛。如華嚴經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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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2_b_01L“불자들이여, 한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어 지니지 않은 이가 없다. 다만 망상으로 집착하기 때문에 증득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만일 망상을 떠나면 일체지·자연지·무애지가 곧바로 드러난다. 비유하면, 어떤 대경권大經卷《부처님의 지혜를 비유하였다.》이 있는데, 그 양이 삼천대천세계《지혜의 본체는 끝이 없고 법계에 두루 미친다.》와 같아서 삼천대천세계 안의 일을 모두 남김없이 서술하여 묘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체에 본래부터 갠지스 강의 모래알같이 많은 공덕과 갠지스 강의 모래알같이 많은 묘용이 있음을 비유하였다.》 이 대경권은 비록 그 양이 삼천대천세계와 같지만 지극히 작은 티끌 속에도 온전히 보전되어 있다. 《부처님의 지혜가 온전히 중생의 몸 가운데에 원만하게 구족해 있음을 비유하였다.》 하나의 작은 티끌《하나의 중생을 예로 들었다.》처럼 일체의 작은 티끌도 모두 이와 같이 대경권을 품고 있다. 어느 때에 어떤 사람이 지혜를 밝게 통달하고《세존을 비유하였다.》 청정한 천안을 모두 만족스럽게 성취하고서 이 대경권이 작은 티끌 속에 있지만 천안天眼으로 장애를 걷어 내어 색을 본 것이니, 불안佛眼으로 번뇌를 걷어 내어 부처의 지혜를 본 것을 비유하였다. 모든 중생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것을 보았다. 《미혹하였을 때는 전혀 그 작용을 얻지 못하여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 것 등을 비유하였다.》 이에 곧바로 방편을 일으켜 그 작은 티끌을 깨뜨려《법을 설하여 장애를 깨뜨림을 비유하였다.》 이 대경大經을 드러내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널리 많은 이익을 얻게 하셨다. 여래의 지혜도 또한 이와 같아서 한량없고 장애 없이 널리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삼천대천세계의 일을 서술하여 묘사할 수 있다’고 한 것과 부합한다.》 중생의 몸속에《‘작은 티끌 속에’라고 한 것과 부합한다.》 구족하여 있지만, 다만 모든 어리석은 중생들이 망상으로 집착하여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여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때 여래께서는 장애가 없는 청정한 지혜의 눈으로 두루 법계의 일체 중생을 널리 관찰하시고서, ‘신기하고, 신기하도다. 이 모든 중생들은 어찌하여 여래의 지혜를 갖추어 지니고 있으면서도 어리석고 미혹하여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가. 내가 마땅히 성인의 도를 가르쳐 저들로 하여금 영원히 망상으로 집착하는 것을 벗어나 자신의 몸에 있는 여래의 광대한 지혜가 부처와 다름없다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 -
009_0012_b_01L現品云。佛子。無一衆生而不具有如來
009_0012_b_02L智慧。但以妄想執着。而不證得。若離
009_0012_b_03L妄想。一切智自然智無碍智。即得現前。
009_0012_b_04L譬如有大經卷喩佛
智慧。量等三千大千世界
009_0012_b_05L智體無邊。
廓周法界。書寫三千大千世界中事一切
009_0012_b_06L皆盡喩體上本有恒沙
功德恒沙妙用也。
009_0012_b_07L此大經卷。雖復量等大千世界。而全
009_0012_b_08L住在一微塵中喩佛智全在衆生
身中圓滿具足也。 如一微塵
009_0012_b_09L擧一衆
生爲例。 一切微塵。皆亦如是。時有一
009_0012_b_10L人。智慧明達喩世
尊也。 具足成就淸淨天眼。
009_0012_b_11L見此經卷。在微塵內天眼方隔障見
009_0012_b_12L色。喩佛眼方隔煩惱見佛智也。於諸
009_0012_b_13L衆生。無少利益喩迷時都不得其用。
與無不別云云乃至。 即起
009_0012_b_14L方便。破彼微塵喩說法
破障也。 出此大經。令
009_0012_b_15L諸衆生。普得饒益云
云。 如來智慧。亦復如
009_0012_b_16L是。無量無碍。普能利益。一切衆生合書
寫三
009_0012_b_17L千界
中事。 具足在於衆生身中合微
塵中。 但諸凡愚。
009_0012_b_18L妄想執着。不知不覺。不得利益。爾時。
009_0012_b_19L如來。以無障碍淸淨智眼。普觀法界一
009_0012_b_20L切衆生而作是言。奇哉奇哉。此諸衆
009_0012_b_21L生。云何具有如來智慧。愚癡迷惑。不知
009_0012_b_22L不見。我當敎以聖道。令其永離妄想執
009_0012_b_23L着。自於身中。得見如來廣大智慧。與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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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2_c_01L이에 곧 저 중생들에게 성인의 도《육바라밀과 삼십칠도품》를 닦고 익히게 하여 망상을 벗어나게 하였다. 망상을 벗어나게 한 이후에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를 증득하게 하여 일체중생을 이익되고 안락하게 하였다.”7)8)배휴는 “마땅히 부처님에게서 믿음을 취하여야지, 사람에게서 믿음을 취하지 말아야 하며, 마땅히 근본법에서 증득을 취하여야지, 말단의 습기에서 증득을 취하여서는 안 된다. 아, 뒤에 배우는 사람들은 자세히 살펴보라.”9)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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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012_c_01L無異。即敎彼衆生。修習聖道六波羅密。三
十七道品。
009_0012_c_02L令離妄想。離妄想已。證如來無量智慧。
009_0012_c_03L利益安樂一切衆生。
009_0012_c_04L裵相國云。當取信於佛。無取信於人。
009_0012_c_05L當取證於本法。無取證於末習。嗚呼
009_0012_c_06L後之學者。察而詳之。
009_0012_c_07L
- 1)『선가귀감』(H7, 636a).
- 2)『선원제전집도서』(T48, 402b)에서 말한 ‘교삼종敎三種’ 중에서 세 번째인 ‘현시진심즉성교’이다.
- 3)『원각경소』(T39, 524a).
- 4)『경덕전등록』 권30(T51, 459b) 참조.
- 5)『경덕전등록』 권29(T51, 450c) 참조.
- 6)보조 지눌,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H4, 760c~761a).
- 7)80권 『화엄경』(T10, 272c~273a) 참조.
- 8)『선원제전집도서』(T48, 404bc).
- 9)배휴, 「선원제전집도서서序」(T48, 399a).
- 1)「任」當作「狂」{編}。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이종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