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풍계집(楓溪集) / 楓溪集卷之上

ABC_BJ_H0182_T_002

009_0122_c_01L
풍계집 상권(楓溪集 卷之上 )
총목차總目次
풍계집 상권 楓溪集 卷之上
수차류酬次類-92편
울진 정필달이 지은 시의 시운을 따서 영가 고을~(次鄭蔚珎寄永嘉使君韻)
이 도사가 지은 ≺가야산에 노닐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李都事遊耶山韻)
정 생원의 철쭉꽃에 제하다(題鄭生員躑躅花)
김 진사가 지은 ≺풍악산으로 가는 영철 사미~(次金進士贈靈哲沙彌之楓岳韻)
이 선비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生韻)
매촌 설 생원이 지은 ≺수뢰암≻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梅村薛生員題搜瀬岩韻)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涵碧樓韻)
이 별좌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別座韻)
남 진사가 지은 ≺연정≻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南進士蓮亭韻)
고성 군수가 지은 ≺설경≻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陳高城雪景韻)
화산 신 사군이 지은 ≺꿈에 소백산 선동에~(次花山愼使君夢遊小伯仙洞韻)
최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崔進士韻)
부안 정 군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扶安韻)
합천 홍 군수가 지은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洪陜川涵碧樓韻)
송 진사가 지은 ≺욕불일에 제함≻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題浴佛日)
송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
원접사 신 참판이 지은 ≺관서에 가다≻라는~(次遠接使申叅判行關西韻)
성산 군수가 휴 상인에게 준 시의 운을 따서(次星山倅贈休上人韻)
수암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遂庵韻)
정 처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處士韻)
강양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太守)
홍주 윤 군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尹洪州)
조 원장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曺院長)
신암의 시축에서 시운을 따서(次信菴軸)
이 순상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巡相韻)
이 지평이 지은 ≺가야산에 노닐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李持平遊伽倻山)
덕산 거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德山居士)
남 진사 장두시의 운을 따서(次南進士藏頭詩)
정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進士)
성산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星山太守)
강양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太守)
삼가 개성 유수 신 상공이 지은 ≺박연폭포≻~(謹次開城留守申相公朴淵韻)
≺백제회고≻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百濟懷古)
≺독송재≻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獨松齋)
이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進士)
박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朴進士)
수재 이경숙이 지은 시운을 따서【회문시】(次李秀才【敬肅】【回文】)

009_0122_c_01L

009_0122_c_02L楓溪集卷之上

009_0122_c_03L

009_0122_c_04L1)總目次

009_0122_c_05L
卷上

009_0122_c_06L
酬次類九十一篇

009_0122_c_07L
次鄭蔚珎寄永嘉使君韻次李都事遊
009_0122_c_08L耶山韻題鄭生員躑躅花次金進
009_0122_c_09L士贈靈哲沙彌之楓岳韻次李生韻
009_0122_c_10L次梅村薛生員題搜瀬岩韻次涵碧
009_0122_c_11L樓韻次李別座韻次南進士蓮亭
009_0122_c_12L次陳高城雪景韻次花山愼使
009_0122_c_13L君夢遊小伯仙洞韻次崔進士韻
009_0122_c_14L鄭扶安韻次洪陜川涵碧樓韻次宋
009_0122_c_15L進士題浴佛日次宋進士次遠接使
009_0122_c_16L申叅判行關西韻次星山倅贈休上人
009_0122_c_17L次遂庵韻次鄭處士韻次江
009_0122_c_18L陽太守次尹洪州次曺院長
009_0122_c_19L信菴軸次李巡相韻次李持平遊
009_0122_c_20L伽耶山次德山居士次南進士藏
009_0122_c_21L頭詩次鄭進士次星山太守
009_0122_c_22L江陽太守謹次開城留守申相公朴淵
009_0122_c_23L次百濟懷古次獨松齋次李
009_0122_c_24L進士
次朴進士次李秀才敬肅
009_0122_c_25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123_a_01L삼인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장두시】(次三印師【藏頭】)
선덕 징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장두시】(次澄禪德【藏頭】)
≺남쪽으로 돌아가는 문 상인을 전송하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送文上人南歸)
탁균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琢均韻)
묘경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妙瓊)
기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機師)
밀성 원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密城倅)
거창 침류정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居昌枕流亭板上韻)
운권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雲捲師)
조 상사의 시운을 따서(次趙上舍)
이 생원의 시운을 따서(次李生員)
매곡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梅谷師)
황 수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黃秀才)
지곡 관물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止谷觀物先生)
송 진사가 지은 ≺입춘일에 제하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題立春日)
풍악산으로 가는 영지 도인을 전송하며(送靈芝道人之楓嶽)
상봉 대사를 따라 속리산 유람길에 나서는~(送慧遠沙彌從霜峰大師遊俗離山)
풍악산으로 가는 영안 스님을 전송하며(送靈眼師之楓岳)
관동으로 가는 총섭 규 스님을 송별하며(別圭摠攝之關東)
영동으로 가는 문 상인을 전송하며(送文上人之嶺東)
운 상인을 전송하며(送雲上人)
중주 태수 권적을 송별하며(別中州太守【權迪】)
북원 군수 강회를 전송하며(送北原倅【康澮】)
지곡 경암 관물 선생의 죽음을 애도함(止谷敬庵觀物先生挽)
문 진사가 지은 ≺우뚝 솟은 외로운 소나무≻라는~(次文進士秀孤松)
권 진사 희익의 시운을 따서 次權進士【希益】
송 진사 자첨의 시운을 따서 次宋進士【子瞻】
김 한림이 지은 ≺가야산을 유람하며≻라는~(次金翰林遊耶山)
개원사에서 총리사 최 상국의 행차 중에~(開元寺奉別摠理使崔相國行中)
시운을 따서 지은 시를 경련 스님에게 줌(次贈敬蓮師)
문 처사가 보내온 시의 운을 따서(次文處士來韻)
좌의정의 ≺그림의 매화가 섣달 매화를 대하다≻~(謹次左相國咏墨梅對臈梅韻)
좌의정 목 상국이 파초선을~(謹次左議政睦相國賜蕉葉扇仍寫小詩于扇中)
좌상이 봉흥암에 놀러와 시를 주기에 그 시운을 따서(謹次左相遊鳳興庵賜詩)
최 처사의 시운을 따서(次崔處士)
이 생원이 지은 ≺분재의 국화에 제함≻이라는~(次李生員題盆菊韻)
보안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普眼師)
함벽루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涵碧樓板上韻)
강양 군수가 지은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倅涵碧樓)
성산 명부(수령)의 시운을 따서(次星山明府)
도곡 조 원장의 시운을 따서(次陶谷曹院長)
≺가야산에 제하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題伽耶山)
삼가 여주 목사가 광주 부윤에게 보낸 시의 운을 따서(謹次驪牧寄廣尹韻)
지곡 관물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止谷觀物先生)
한 선전관의 시운을 따서(次韓宣傳)
단구 김 생원의 시운을 따서(次丹丘金生員)
과거를 보기 위해 떠나는 진사 허구를 송별하며 送許進士【球】(赴擧)
척촉장을 짚은 강양 원을 송별하며(送躑躅杖江陽倅)
임종게(臨終偈)
현기호로지체(玄機葫蘆之體)
옛날 직금구문시체를 모방하여(擬古織錦龜紋詩體)
수세문(水勢文)
화염문(火焰文)
금전화지(錦錢花枝)
우암 선생의 ≺백수≻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尤庵百愁詩)

009_0123_a_01L回文次三印師藏頭
次澄禪德藏頭
009_0123_a_02L次送文上人南歸次琢均韻次妙
009_0123_a_03L次機師次密城倅次居昌枕
009_0123_a_04L流亭板上韻次雲捲師次趙上舍
009_0123_a_05L次李生員次梅谷師次黃秀才
009_0123_a_06L止谷觀物先生次宋進士題立春日
009_0123_a_07L送靈芝道人之楓嶽送慧遠沙彌從霜
009_0123_a_08L峰大師遊俗離山送靈眼師之楓岳
009_0123_a_09L別圭摠攝之關東送文上人之嶺東
009_0123_a_10L送雲上人別中州太守
送北
009_0123_a_11L原倅
止谷敬庵觀物先生挽
009_0123_a_12L文進士秀孤松次權進士

009_0123_a_13L宋進士
次金翰林遊耶山
009_0123_a_14L元寺奉別摠理使崔相國行中次贈
009_0123_a_15L敬蓮師次文處士來韻
謹次左相
009_0123_a_16L國咏墨梅對臈梅韻謹次…扇中
009_0123_a_17L次左相遊鳳興庵賜詩次崔處士
009_0123_a_18L李生員題盆菊韻次普眼師次涵
009_0123_a_19L碧樓板上韻次江陽倅涵碧樓

009_0123_a_20L星山明府次陶谷曹院長次題伽
009_0123_a_21L耶山謹次驪牧寄廣君韻
次止
009_0123_a_22L谷觀物先生
次韓宣傳
次丹丘
009_0123_a_23L金生員
送許進士球赴擧
送躑
009_0123_a_24L躅杖江陽倅 臨終偈玄機葫蘆之
009_0123_a_25L擬古織錦龜紋詩體水勢文
009_0123_a_26L焰文錦錢花枝次尤庵百愁詩

009_0123_b_01L풍계집 중권(楓溪集 卷之中)
두회유완록시의 서문(蠧會游翫錄詩序)
유완총록遊翫揔錄
제1 관동록 一關東錄-44편
치악산雉嶽山
상원암上院庵
오대산五臺山
비로봉毘盧峯
중대中臺
상원사上院寺
신성 팔경神聖八景
북대北臺
서대西臺
남대南臺
월정사月精寺
설악산雪嶽山
봉정암鳳頂庵
한계사寒溪寺
신흥사新興寺
계조굴繼祖窟
대승암大乘庵
금강산金剛山
초입의 백천교 初入百川橋
원통사圓通寺
유점사楡店寺
만경대에 올라 登萬景臺
칠보대七寶臺
마하연摩訶衍
구정봉九井峰
구룡연九龍淵
비로봉毘盧峯
중백운암中白雲菴
보덕굴報德窟
선암舩菴
표훈사表訓寺
정양사正陽寺
백화사白花寺
명연鳴淵
장안사長安寺
영원동靈源洞
백탑동百塔洞
단발령斷髮嶺
관동 팔경關東八景
경운산慶雲山
다시 놀러 온 청평사 重遊淸平寺
청평사 선동淸平寺仙洞
덕고산德高山
삼가 인평대군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 謹次獜平大君韻
제2 호서록第二湖西錄-19편
계족산雞足山
월악산月嶽山
속리산俗離山
대법주사大法住寺
수정봉水晶峰
문장대文藏臺
미륵봉彌勒峰
천왕봉天王峰
관음봉觀音峰
복천사福泉寺
대암사大岩寺
중사자中獅子
본속리사本俗離寺
계룡산雞龍山
동학사洞鶴寺
갑사岬寺
대둔산大芚山
고운사孤雲寺
안심사安心寺

009_0123_b_01L
卷中

009_0123_b_02L
遊翫揔錄

009_0123_b_03L
第一關東錄五十五篇

009_0123_b_04L
雉嶽山上院庵五臺山毘盧峯
009_0123_b_05L中臺上院寺神聖八景東林晴月
009_0123_b_06L山饒翠色秋潭翫魚煙溪踈雨
009_0123_b_07L前複澗後圃香蔬層峯倒松
009_0123_b_08L階名花北臺西臺南臺
009_0123_b_09L精寺雪嶽山鳳頂庵寒溪寺
009_0123_b_10L興寺繼祖窟大乘庵金剛山初
009_0123_b_11L入百川橋圓通寺楡店寺登萬
009_0123_b_12L景臺七寶臺摩訶衍九井峰
009_0123_b_13L九龍淵毘盧峯中白雲菴報德
009_0123_b_14L舩菴 表訓寺正陽寺
009_0123_b_15L花寺鳴淵長安寺靈源洞
009_0123_b_16L塔洞斷髮嶺關東八景月松亭
009_0123_b_17L栖樓鏡浦臺梨花亭淸澗亭
009_0123_b_18L仙遊潭懸鐘岩叢石臺慶雲山
009_0123_b_19L重遊淸平寺淸平寺仙洞德高山
009_0123_b_20L謹次獜平大君韻

009_0123_b_21L
第二湖西錄十九篇

009_0123_b_22L
雞足山月嶽山俗離山大法住
009_0123_b_23L水晶峰文藏臺彌勒峰
009_0123_b_24L王峰觀音峯福泉寺大岩寺
009_0123_b_25L中獅子本俗離寺雞龍山洞鶴
009_0123_b_26L岬寺大芚山孤雲寺

009_0123_c_01L제3 기내록第三畿內錄-72편
천마산 영통사天磨山靈通寺
대흥사大興寺
관음사觀音寺
환적암幻寂庵
청량봉淸凉峰
만경대萬景臺
적조암寂照庵
정광암定光庵
천마봉天摩峰
운흥사雲興寺
박연폭포朴淵瀑布
일출암日出庵
차일봉遮日峰
북성거北聖居
개성암開聖庵
대흥동 산수가大興洞山水歌
미륵봉에 올라 登彌勒峯
화장사華藏寺
미타사彌陁寺
감로사甘露寺
절 앞의 누각 판상의 시운을 따서 次寺前樓板上韻
송도松都
강도江都
마니산摩尼山
단군대檀君臺
정수사淨水寺
정족산鼎足山
문수사文殊寺
관악산冠嶽山
청계산靑溪山
남한성南漢城
응암鷹岩
서장대西將臺
회고懷古
봉암蜂岩
천주사天柱寺
한흥사漢興寺
삼각산三角山
북한성北漢城
백운봉白雲峰
만경대萬景臺
인수봉仁壽峰
중흥사重興寺
승가사僧伽寺
비봉碑峰
조계사曺溪寺
비홍교飛虹橋
청담천 바위에서 놀다 遊淸潭川石
도봉산道峰山
도담서원동道潭書院洞
망월사望月寺
회룡사廻龍寺
의상암義湘庵
묘봉암妙峰庵
내원암 옛터 內院菴遺基
수락산水落山
덕사德寺
성전암聖殿庵
불암산佛岩山
백운산白雲山
용문산龍門山
회적암晦跡庵
북대암北臺庵
자비암慈悲庵
묘운암妙雲庵
상원사上院寺
윤필암潤筆菴
죽장암竹杖庵
설암雪庵
사나사舍那寺
신륵사神勒寺
장흥사長興寺
풍계집 하권 楓溪集 卷之下
사륙전문四六箋文-25편
봉복사 정속전 상량문奉福寺正續殿上樑文
봉암사 시왕전 상량문鳳岩寺十王殿上樑文
가야산 백련암 광풍루 상량문伽耶山白蓮庵光風樓上樑文

009_0123_c_01L心寺

009_0123_c_02L
第三畿內錄七十二篇

009_0123_c_03L
天磨山靈通寺大興寺觀音寺
009_0123_c_04L寂庵淸凉峰萬景臺寂照庵
009_0123_c_05L定光庵天摩峰雲興寺朴淵
009_0123_c_06L瀑布
日出庵遮日峰北聖居
009_0123_c_07L開聖庵大興洞山水歌登彌勒峯
009_0123_c_08L華藏寺彌陁寺甘露寺次寺前
009_0123_c_09L樓板上韻
松都江都摩尼山
009_0123_c_10L檀君臺淨水寺鼎足山文殊
009_0123_c_11L冠嶽山靑溪山
南漢城
009_0123_c_12L西將臺懷古蜂岩天柱
009_0123_c_13L漢興寺
三角山北漢城
009_0123_c_14L雲峰萬景臺仁壽峰重興寺
009_0123_c_15L僧伽寺碑峰 曺溪寺飛虹橋
009_0123_c_16L遊淸潭川石道峰山道潭書院洞
009_0123_c_17L望月寺廻龍寺義湘庵妙峰庵
009_0123_c_18L內院菴遺基水落山德寺聖殿
009_0123_c_19L佛岩山白雲山龍門山
009_0123_c_20L跡庵北臺庵慈悲庵妙雲庵
009_0123_c_21L上院寺潤筆菴竹杖庵雪庵
009_0123_c_22L舍那寺神勒寺長興寺

009_0123_c_23L
卷下

009_0123_c_24L
四六箋文二十五篇

009_0123_c_25L
奉福寺正續殿上樑文鳳岩寺十王殿
009_0123_c_26L上樑文伽耶山白蓮庵光風樓上樑文

009_0124_a_01L가야산 보문암을 수리하고 장엄한 기록문(伽耶山普門庵修莊記)
단성 율곡사 괘불탱화기(丹城栗谷寺掛佛幀記)
여산 오정사 대웅전기(廬山烏井寺大雄殿記)
안음현 덕유산 장수사 대웅전을 중수하고~(安陰縣德裕山長水寺大雄殿重營記)
석가산기(石假山記)
쌍계사 능인암기(雙溪寺能仁庵記)
모악산 양성암기(母岳山養性庵記)
석음설(惜陰說)
동계집 서문(東溪集序)
고령산 보광사 명경당을 중수하고 낙성을~(古靈山普光寺明鏡堂重修落成祝詞)
영공을 천도하는 소상재의 소(薦令公小祥䟽)
광주 부윤에게 올린 시와 서문(上廣尹詩序)
남쪽으로 돌아가는 문 상인을 전송하는 시와 서문(送文上人南歸詩序)
가야산 보문암에서 수륙재를 창건하기~(伽耶山普門庵創建水陸募緣文)
덕고산 백화암의 기와불사를 위한 권선명(德高山白華庵盖瓦勸善銘)
가야산 해인사에서 대장경을 인출하는 글(伽耶山海印寺大藏經印出文)
환적당의 소상제사에 올리는 제문(祭幻寂堂小祥文)
홍류동 사담에서 비를 비는 제사를 올리는 제문(紅流洞沙潭祈雨祭文)
독성께 기도를 올리는 글(祈禱獨聖文)
산신제를 지내는 제문(祭山神文)
환적당 대사의 행장(幻寂堂大師行狀)
환적당의 부도를 세우기 위한 권선문(幻寂堂浮屠勸文)
보제 등계 대사의 행장(普濟登階大師行狀)
수차류酬次類
울진 정필달1)이 지은 시의 시운을 따서 영가 고을 사군에게 부침(次鄭蔚珎寄永嘉使君韻)
詞林重望冠南州  사림들의 두터운 명망을 얻은 남주의 제일인데
恨不曾叅歲屢遒  여러 해가 바뀌도록 일찍이 참례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구나
霜菊碧松饒契活  서리 속 국화와 푸른 솔에 평안한 마음 풍성하고
瑤琴皓月任春秋  옥으로 장식한 거문고와 밝은 달을 봄가을에 맡기네
縑箱寶訣閑中詠  비단 상자 보결을 한가로운 속에 읊고
蓬島仙區夢裏留  봉도의 신선세계에서 꿈속에 머무네
欲和瓊琚成短律  경거2)로 화답하려 단율3)을 지으려 하나
盤空硬語杳難酬  경어4)가 허공에 서리니 아득하여 수답하기 어렵구나
울진 군수 정필달의 원운을 붙임(附原韻 鄭蔚珎必達)
永嘉山水說南州  영가의 산수는 남쪽 고을을 설하고
靈運文章世更遵  사영운謝靈運의 문장은 온 세상이 다 따랐네
人事旋生明甫縣  사람의 일 돌아가며 생기는 명보5)의 고을이요
歸心況値季鷹秋  돌아갈 마음을 내니 계응6)의 가을을 만났네
龍迎旗盖千年寺  용은 천년 사찰에서 기개 맞이하고
鶴與琴書此日留  학은 금서와 함께 오늘 여기 머무네
衰白豈知勞問訊  늙은이가 어찌 수고롭게 안부를 물을 줄 알았으랴
强排幽抱待淸酬  억지로 유억을 물리치고 맑은 수답 기다리네
다음에 안동 군수 신경윤7)의 원운을 붙임(附次 愼安東景尹)
白首寧堪久作州  하얀 머리로 어찌 오래 고을 다스리는 일 감당하랴
南來不覺一年遒  남쪽으로 온 지도 어느새 1년 세월이 다 지났네

009_0124_a_01L伽耶山普門庵修莊記丹城栗谷寺掛
009_0124_a_02L佛幀記廬山烏井寺大雄殿記
009_0124_a_03L陰縣德裕山長水寺人雄殿重營記
009_0124_a_04L假山記雙溪寺能仁庵記母岳山
009_0124_a_05L養性庵記惜陰說東溪集序
009_0124_a_06L靈山普光寺明鏡堂重修落成祝詞
009_0124_a_07L令公小祥䟽上廣尹詩序送文上
009_0124_a_08L人南歸詩序伽耶山普門庵創建水陸
009_0124_a_09L募緣文德高山白華庵盖瓦勸善銘
009_0124_a_10L伽耶山海印寺大藏經印出文祭幻寂
009_0124_a_11L堂小祥文紅流洞沙潭祈雨祭文
009_0124_a_12L禱獨聖文祭山神文幻寂堂大師
009_0124_a_13L行狀幻寂堂浮屠勸文

009_0124_a_14L
普濟登階大師行狀

009_0124_a_15L

009_0124_a_16L酬次類

009_0124_a_17L次鄭蔚珍寄永嘉使君韻

009_0124_a_18L
詞林重望冠南州恨不曾叅歲屢遒

009_0124_a_19L霜菊碧松饒契活瑤琴皓月任春秋

009_0124_a_20L縑箱寶訣閑中詠蓬島仙區夢裏留

009_0124_a_21L欲和瓊琚成短律盤空硬語杳難酬

009_0124_a_22L附原韻鄭蔚珍必達

009_0124_a_23L
永嘉山水說南州靈運文章世更遒

009_0124_a_24L人事旋生明甫縣歸心況値季廈秋

009_0124_a_25L龍迎旗盖千年寺鶴與琴書此日留

009_0124_a_26L衰白豈知勞問訊强排幽抱待淸酬

009_0124_a_27L附次愼安東景尹

009_0124_a_28L
白首寧堪久作州南來不覺一年遒

009_0124_b_01L纔經政閣三庚熱  정각에 삼복 뜨거운 열기 겨우 지나자
高卧禪樓七月秋  가을 7월에 선승의 누각에 높이 누웠네
行旆又隨公事去  깃발을 펄럭이며 다시 공사를 따라 가니
騷人不道此間留  소인은 여기에 더 머물라 말리지 못하네
仙庄咫尺違顏範  선장이 지척이건만 고상한 얼굴 떠나니
詩裏論襟許唱酬  시 속에 회포를 논하여 시로 수답함을 허락하소
이 도사가 지은 ≺가야산에 노닐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李都事遊耶山韻)
玉屏嵐影遶柯亭  옥 병풍에 이내 그림자 가정을 두르고
鐵篴聲中使相行  무쇠 피리 소리 속에 사상8)이 행차하네
大節可能扶世道  큰 부절로 세상의 도를 부호扶護할 수 있나니
淸文何但讀羲經  맑은 글이 어찌 희경(『주역』)만 읽는 것이랴
古壇花發增詩價  고단에 꽃이 피어 시의 가치 더해 주니
簫寺溪鳴惹客情  정숙한 절에 냇물 소리가 나그네 심정을 흔드네
靜裏團欒眞邂逅  조용한 속에 빙 둘러앉아 참다운 만남을 가져
談玄終日已忘形  종일토록 깊은 이치 담론에 형상을 잊었다네
嶺南都事李重章  영남 도사 이중장의 원운을 붙임 原韻
奇岩峭壁聳亭亭  기이한 바위 깎아지른 절벽이 우뚝 높이 솟아 있고
夾水仙飈媵客行  계곡의 물과 신선의 바람 나그네 행차 전송한다
寶界春深雲護塔  보배 세계 봄 깊으니 구름이 탑을 보호하고
空山夜靜石聽經  텅 빈 산에 밤이 고요하니 돌이 경문을 듣네
梁僧鉢故千年跡  양나라 승려의 오래된 발우 천년의 자취요
學士齋壇萬古情  학사의 재단은 만고의 마음이라
幸有香茶留釋子  다행히 향기로운 차가 있어 스님을 붙들고
劇談玄理蹔開形  현묘한 이치 통쾌한 이야기에 잠시 형상을 연다
정 생원의 철쭉꽃에 제하다(題鄭生員躑躅花)
躑躅花開艶四隣  철쭉꽃 병풍처럼 빙 둘러져 사방에 요염하게
武陵春暖發佳唇  무릉9)의 봄날에 아름다운 입술 열었네
若敎解笑應傾國  너로 하여금 웃음 웃게 하면 나라가 뒤집히고10)
又使能言也動神  또 그를 시켜 말하게 하면 정신이 흔들릴 것이네11)
香逐好風來撲鼻  좋은 바람에 향기 좇아와서 코를 때리고
影和明月入閑人  그림자 밝은 달과 어우러져 한인12)에게 찾아드네
仙家賴汝名尤重  선가에선 네 힘을 입어 그 이름 더욱 중해지고
詞客吟時句法新  문장 높은 나그네들 시 읊을 때 구법13)이 새롭구나
김 진사가 지은 ≺풍악산으로 가는 영철 사미에게 주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金進士贈靈哲沙彌之楓岳韻)
我曾蠒足四名山  내 일찍 발이 부르트도록 사방 명산을 다녔건만
楓岳眞形冠世寰  풍악산의 참다운 형상이 세간에 으뜸이로세
瑞霧逐風來邃谷  서기 어린 안개 바람을 좇아 깊은 골짝까지 오고
彩雲和月入層巒  채색 구름 달빛과 어우러져 층층 봉우리에 드네
鶴鳴鳳囀聲相似  학의 소리와 봉황의 울음 그 소리가 비슷하고
琪樹瓊花色一般  기수14)와 경화15)는 그 색이 똑같구나
君去試看壺裏境  그대 한번 가서 신선세계16)를 보시게
仙翁時復同天還  신선이 때맞춰 함께 다시 하늘에서 돌아오리
이 선비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生韻)
早入雲林度歲華  일찍이 구름 덮인 숲속에 들어와 세월을 보내며
淸虛其奈㝎中何  맑고 텅 빈 곳에서 선정禪定에 드는 것이 어떠하리

009_0124_b_01L纔經政閣三庚熱高卧禪樓七月秋

009_0124_b_02L行旆又隨公事去騷人不道此間留

009_0124_b_03L仙庄咫尺違顏範詩裏論襟許唱酬

009_0124_b_04L次李都事遊耶山韻

009_0124_b_05L
玉屏嵐影遶柯亭鐵篴聲中使相行

009_0124_b_06L大節可能扶世道淸文何但讀羲經

009_0124_b_07L古壇花發增詩價簫寺溪鳴惹客情

009_0124_b_08L靜裏團欒眞邂逅談玄終日已忘形

009_0124_b_09L原韻嶺南都事李重章

009_0124_b_10L
奇岩峭壁聳亭亭夾水仙颷媵客行

009_0124_b_11L寶界春深雲護塔空山夜靜石聽經

009_0124_b_12L梁僧鉢故千年跡學士齋壇萬古情

009_0124_b_13L幸有香茶留釋子劇談玄理蹔開形

009_0124_b_14L題鄭生員躑躅花

009_0124_b_15L
躑躅花開艶四隣武陵春暖發佳唇

009_0124_b_16L若敎解笑應傾國又使能言也動神

009_0124_b_17L香逐好風來撲鼻影和明月入閑人

009_0124_b_18L仙家賴汝名尤重詞客吟時句法新

009_0124_b_19L次金進士贈靈哲沙彌之楓岳韻

009_0124_b_20L
我曾蠒足四名山楓岳眞形冠世寰

009_0124_b_21L瑞霧逐風來邃谷彩雲和月入層巒

009_0124_b_22L鶴鳴鳳囀聲相似琪樹瓊花色一般

009_0124_b_23L君去試看壺裏境仙翁時復洞天還

009_0124_b_24L次李生韻

009_0124_b_25L
早入雲林度歲華淸虛其奈㝎中何

009_0124_c_01L更深玉宇星河轉  삼경 깊은 밤 옥우에는 은하수가 옮겨가고
香滿金鳬篆影多  금 오리 향로에 향 가득 피우니 전서 그림자 많구나
淑氣遠連千嶂曉  맑은 기운은 새벽 천 봉우리에 멀리 이어지고
寒聲偏自亂風柯  싸늘한 소리가 치우쳐서 바람줄기 어지럽힌다
儂今欲倣探幽興  나는 이제 유흥 찾는 일을 본뜨려고 하나니
仙夢臺前月鋪沙  선몽대 앞에는 백사장에 달빛만 깔려 있네
매촌 설 생원이 지은 ≺수뢰암≻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梅村薛生員題搜瀬岩韻)
名花移種小墻頭  작은 담장 머리 이름난 꽃을 옮겨 심고
連鑿池塘引白𩿨  연달아 못을 파서 흰 갈매기 끌어온다
逸興偶從晴月出  일흥은 우연히 밝은 달을 따라 나오고
詩情還被霽雲留  시정은 돌아와 갠 뒤 구름에 덮여 머무네
縈林曲澗纎霞晩  얽혀 있는 숲 굽은 시내에 저녁노을 얇게 깔리고
瀨石寒泉細草幽  돌에 부딪치는 찬 샘물에 작은 풀 그윽하다
剩得平生淸意味  평생에 마음 맑아지는 맛을 넉넉히 얻었거니
綠蘋紅蓼倚扁舟  푸른 마름 붉은 여뀌는 작은 배에 기대 있다
설창호의 원운을 붙임(原韻 薛昌豪)
棲築耶溪斷岸頭  야계17) 깎아지른 언덕가에 작은 집 짓고
綠萍身世伴沙𩿨  부평초 같은 신세 모래밭 갈매기와 짝을 하네
忘機散步烟邊釣  기미 잊고 산보하고 노을 진 언덕에 낚시질을 하며
探勝沉吟句裏留  명승지 찾아 시 읊으니 글귀 속에 머무르네
岩帶白雲臺級沒  바위는 흰 구름을 띠니 누대 층계도 묻히고
石砯寒玉瀬聲幽  돌에 한옥이 부딪치듯 여울 소리 그윽하네
塵間蟻垤公候夢  인간 세상 개미집 같고, 공후도 꿈같은데
不到蘆花一葉舟  갈대 꽃밭에 일엽편주 이르지 않네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涵碧樓韻)
勝地曾聞聳玉樓  명승지에 우뚝한 옥루18)가 있단 말 예전에 들었는데
湖山奇景鎭名區  호남 산자락 기이한 절경이 명구19)를 압도했네
星河耿耿臨玄圃  깜박이는 은하수 밝은 빛은 현포20)에 다다르고
雲霧濛濛沒白𩿨  구름 안개 자욱이 끼어 흰 갈매기 감추었네
驟雨大聲豗地轉  소낙비 내리는 큰 소리가 대지를 뒤흔들고
暴風高浪蹵天浮  폭풍에 이는 높은 파도 떠올라 하늘을 차네
吾將拔跡尋眞趣  내 장차 이 자리를 뛰쳐나가 참다운 자취를 찾아
飫翫烟波載月舟  실컷 구경한 노을 파도를 달 배에 가득 싣고 돌아오리
이 별좌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別座韻)
竹床偃臥腹便便  대나무 평상에 누우니 뱃살만 통통하여
笑抱瑤琴下指絃  요금 줄 손가락으로 누르듯 가소롭구나
村味甘時饒玉飡  촌스런 맛 달 때에 옥찬으로 배 불리고
菊香深處敵金錢  국화 향기 깊은 곳에 금전으로 맞선다
閑中日月排碁局  한가한 속에 해와 달은 장기 국판 벌이고
壺裏乾坤就枕眠  병 속의 건곤에서 베개 베고 잠을 자네
不識世間眞富貴  세간에 참다운 부귀를 알지 못했더니
如今叅見老神仙  지금에야 늙은 신선을 참견하네
남 진사가 지은 ≺연정≻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南進士蓮亭韻)

009_0124_c_01L更深玉宇星河轉香滿金鳬篆影多

009_0124_c_02L淑氣遠連千嶂曉寒聲偏自亂風柯

009_0124_c_03L儂今欲倣探幽興仙夢臺前月鋪沙

009_0124_c_04L次梅村薛生員題搜瀨岩韻

009_0124_c_05L
名花移種小墻頭連鑿池塘引白𩿨

009_0124_c_06L逸興偶從晴月出詩情還被霽雲留

009_0124_c_07L縈林曲澗纎霞晩瀨石寒泉細草幽

009_0124_c_08L剩得平生淸意味綠蘋紅蓼倚扁舟

009_0124_c_09L原韻薛昌豪

009_0124_c_10L
棲築耶溪斷岸頭綠萍身世伴沙𩿨

009_0124_c_11L忘機散步烟邊釣探勝沉吟句裏留

009_0124_c_12L岩帶白雲臺級沒石砯寒玉瀬聲幽

009_0124_c_13L塵間蟻垤公候夢不到蘆花一葉舟

009_0124_c_14L次㴠碧樓韻

009_0124_c_15L
勝地曾聞聳玉樓湖山奇景鎭名區

009_0124_c_16L星河耿耿臨玄圃雲霧濛濛沒白𩿨

009_0124_c_17L驟雨大聲豗地轉暴風高浪蹵天浮

009_0124_c_18L吾將拔跡尋眞趣飫翫烟波載月舟

009_0124_c_19L次李別座韻

009_0124_c_20L
竹床偃臥腹便便笑抱瑤琴下指絃

009_0124_c_21L村味甘時饒玉飡菊香深處敵金錢

009_0124_c_22L閑中日月排碁局壺裏乾坤就枕眠

009_0124_c_23L不識世間眞富貴如今叅見老神仙

009_0124_c_24L次南進士蓮亭韻

009_0125_a_01L
蓮塘揮鑿築新亭  연당 가를 닦아서 새로운 정자를 지으니
倕範淸暉射遠汀  공수21)의 맑은 빛을 본받아 먼 물가를 쏘네
曲檻尙邀蓬島月  구부러진 난간은 오히려 봉도의 달을 맞이하고
雕軒猶對老人星  아로새긴 난간은 아직도 노인성22)을 마주하네
天垂錦帳圍床榻  하늘은 비단 장막 드리워 상탑을 두르고
地聳雲屏繞戶庭  땅은 구름 병풍 솟구쳐 호정을 에워쌌네
最好倚欄看後圃  가장 좋은 건 난간에 기대 뒷들을 보는 것이니
葱籠松影四時靑  총롱한 소나무 그림자 사계절 내내 푸르다네
고성 군수가 지은 ≺설경≻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陳高城雪景韻)
昨夜層陰亘碧空  어젯밤에 층계 구름이 푸른 하늘에 뻗치더니
玄冥正氣自天中  현명23)의 정기가 하늘로부터 내리네
能藏嶰谷猗猗綠  해곡24)의 아름답고 푸른 대나무를 감추고
解葆芳林艶艶紅  향기로운 숲의 예쁘고 붉은 새 움을 돋게 한다
淸興尙留騎鶴叟  맑은 흥취에 학을 탄 늙은이 아직도 머물고
惺心猶在釣魚翁  마음 깨달으니 고기 낚는 할아비 아직도 있다
我看玉帝雕瓊屑  내가 옥황상제께서 아로새긴 구슬 가루를 보니
昭應元從造化工  선명하게 드러난 감응 원래 조물주의 솜씨에서 왔네
화산 신 사군이 지은 ≺꿈에 소백산 선동에 노닐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花山愼使君夢遊小伯仙洞韻)
聞說丹山奇勝地  단산25)에 기이한 절경이 있단 말 들었는데
夢隨蝴蝶訪仙家  꿈속에서 호랑나비 따라 신선 집을 찾아왔네
赤城洞煖靈芝秀  적성26) 마을 따뜻하니 신령한 지초 수려하고
白石峰危彩霧斜  오뚝한 백석봉에 채색 안개 비껴 있네
琪樹古壇鋪桂萼  아름다운 나무 옛 단에 계수나무 꽃을 피우고
玉溪春水泛桃花  옥처럼 맑은 시내 봄물에 복사꽃을 띄워 본다
名區我欲從鸞駕  명승지에서 내 욕심은 난가27)를 따라서
終老同遊羽客槎  늙을 때까지 우객28)들과 함께 놀리라
최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崔進士韻)
詩仙雲衲喜相傾  시선과 운수납자 서로 기뻐하며 밤을 새우니
半是黃庭半釋經  반은 『황정경』29) 이야기요 반은 불경 이야기네
香閣夜闌僧入㝎  향각에 밤이 깊으니 스님은 선정에 들고
竹床更盡夢初醒  대나무 평상에 밤이 다하니 꿈이 처음 깨는구나
龍門洞僻烟霞晩  후미진 용문동에 저녁노을이 지고
彌智山高雪月明  높다란 미지산30)에 하얀 달이 밝구나
已覺風雲眞淨界  이미 풍운의 속세에서 청정한 세계를 깨달으니
淸聲偏自亂溪生  맑은 소리 유독 시끄러운 시내에서 나오네
부안 정 군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扶安韻)
蟾宮饒濕桂陰濃  섬궁31)에 기름지니 축축해 계수나무 그늘 짙고
露滴鮫牋玉點容  교전32)에 이슬 떨어지니 옥 점을 찍어 놓은 모습
展也淸標凌雪月  깨끗한 기품을 펼치니 눈도 능멸하는 달이요
凛然豪氣傲霜松  늠름한 호기는 서리도 업신여기는 소나무라
鄒賢妙躅曾經眼  추현(맹자)의 미묘한 자취 일찍이 보아 왔고
獜聖微言已滿胷  인성(공자)의 미묘한 말씀 이미 가슴에 가득하네
會待廬山眞淨界  여산33)의 참으로 깨끗한 경계에서 만날 때를 기다리며
虎溪岩畔卓藜笻  호계의 바위 가에 명아주 지팡이를 세워 두었네34)

009_0125_a_01L
蓮塘揮鑿築新亭倕範淸暉射遠汀

009_0125_a_02L曲檻尙邀蓬島月雕軒猶對老人星

009_0125_a_03L天垂錦帳圍床榻地聳雲屏繞戶庭

009_0125_a_04L最好倚欄看後圃葱籠松影四時靑

009_0125_a_05L次陳高城雪景韻

009_0125_a_06L
昨夜層陰亘碧空玄冥正氣自天中

009_0125_a_07L能藏嶰谷猗猗綠解葆芳林艶艶紅

009_0125_a_08L淸興尙留騎鶴叟惺心猶在釣魚翁

009_0125_a_09L我看玉帝雕瓊屑昭應元從造化工

009_0125_a_10L次花山愼使君夢遊小伯仙洞韻

009_0125_a_11L
聞說丹山奇勝地夢隨蝴蝶訪仙家

009_0125_a_12L赤城洞煖靈芝秀白石峰危彩霧斜

009_0125_a_13L琪樹古壇鋪桂萼玉溪春水泛桃花

009_0125_a_14L名區我欲從鸞駕終老同遊羽客槎

009_0125_a_15L次崔進士韻

009_0125_a_16L
詩仙雲衲喜相傾半是黃庭半釋經

009_0125_a_17L香閣夜闌僧入㝎竹床更盡夢初醒

009_0125_a_18L龍門洞僻烟霞晩彌智山高雪月明

009_0125_a_19L已覺風雲眞淨界淸聲偏自亂溪生

009_0125_a_20L次鄭扶安韻

009_0125_a_21L
蟾宮饒濕桂陰濃露滴鮫牋玉點容

009_0125_a_22L展也淸標凌雪月凛然豪氣傲霜松

009_0125_a_23L鄒賢妙躅曾經眼獜聖微言已滿胷

009_0125_a_24L會待廬山眞淨界虎溪岩畔卓藜笻

009_0125_b_01L
정증의 원운(原韻 鄭增)
日午茅齋睡正濃  대낮에 초막집에서 낮잠이 한창 무르익었는데
叩門何幸接仙容  문을 두드렸더니 다행히 신선 얼굴을 접했네
超塵逸趣雲間鶴  속세를 벗어난 은사의 흥취 구름 속에 학이요
拔俗貞姿雪裏松  속티를 초월한 바른 자세 눈 속에 소나무라
吾道在書曾慣眼  책에 있는 우리 도를 일찍이 읽어 다 익혔고
禪家有力已藏胷  선가에 있는 힘을 이미 가슴에 간직했네
岹嶢竺領應留滯  우뚝 높은 축령에 당연히 머무를 터이니
早晩相尋試瘦笻  조만간에 찾아가서 마른 지팡이 시험하리
합천 홍 군수가 지은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洪陜川涵碧樓韻)
鳳篴鸞簫盡閣東  봉황의 피리 난새의 퉁소가 전각 동쪽에 다하고
煙湖佳氣欝瓏𤦏  물안개 낀 호수의 아름다운 기운 옥이 어린 듯하네
香添飛蝶蕙蘭上  혜초와 난초 위에 향기 덮인 나비가 날아들고
夢斷眠鳬芳草中  꿈을 깨고 보니 방초 속에 물오리가 졸고 있네
石面雲收饒淑氣  돌 얼굴에 구름 걷히니 맑은 기운 넉넉하고
江心霧卷富淸風  강 복판에 안개 걷히니 맑은 바람 풍부하다
綠尊半醉凭雕檻  푸른 술통에 반쯤 취해 아롱진 난간에 기대고
桂萼鬅髿暎水紅  계수나무 꽃 수술 흐드러져 물에 비쳐 벌겋구나
합천 군수 홍주진35)의 원운을 붙임(原韻 陜川倅洪柱震)
皷篴喧囂出郡東  북 치고 피리 불며 떠들썩하게 고을 동쪽으로 나가니
山光水色翠瓏𤦏  산빛과 물 색깔이 비취처럼 영롱하게 어리었네
三間彩搆危崕上  3간의 채색 누각 깎아지른 절벽 위에 지었는데
一道淸流平野中  한 줄기 맑은 시내는 평야 가운데로 흘러가네
樂處宜追釣濠興  즐길 만한 곳에선 강에 낚시질의 흥취를 따르고
歸時可挹浴沂風  돌아올 때엔 기수沂水에 목욕하고 바람을 쏘인다36)
不知白傅抗州日  알지 못하여라, 백부37)가 항주에 있을 때에
亦有新攀柱殿紅  법당의 붉은 기둥을 잡아당긴 일 있는 줄을 모르겠네38)
송 진사가 지은 ≺욕불일에 제함≻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題浴佛日)
修倫洞裏宋居士  수륜동39) 안에 사는 송 거사가
積德馨聲有自來  덕을 쌓아 향기로운 명성이 저절로 들려온다
錦繡篇中瀼玉露  비단 같은 시편 속에 옥 이슬 가득하고
龍蛇筆下起晴雷  용사처럼 휘두르는 붓 아래 맑은 날 우레 이네
待人仁厚能傳福  사람을 어질고 후하게 대접하여 능히 복을 전하고
賦性醇眞可轉灾  타고난 성품은 순박하고 진실하여 재앙을 복으로 바꾸네
何日妍詞堆案畔  어느 날에나 아름다운 시를 책상 위에 쌓아 두고
討論相對兩眉開  서로 만나 토론하며 함박웃음 지어 볼까
송세망40)의 원운(原韻 宋世望)
四月正當初八日  4월에 바로 초파일을 당면하면
人言此夕浴如來  사람들은 이날 저녁 여래를 목욕시킨다 말하네
懸燈覺樹光如晝  각수(보리수)에 등을 다니 광명이 대낮 같고
說法靈壇唄似雷  영단에 불법을 설하니 부처 찬양 우레 같네
八萬大藏傳妙偈  8만의 대장경에 묘한 게송 전하여
三千世界免殃灾  삼천세계에 재앙을 면하게 하네
從知儒釋元無異  이를 좇아 유석이 원래 다르지 않음을 알았으니
須借金鎞刮眼開  반드시 금 칼을 가져다가 눈을 긁어 뜨게 하리라

009_0125_b_01L原韻鄭增

009_0125_b_02L
日午茅齋睡正濃叩門何幸接仙容

009_0125_b_03L超塵逸趣雲間鶴拔俗貞姿雪裏松

009_0125_b_04L吾道在書曾慣眼禪家有敎已藏胷

009_0125_b_05L岹嶢竺領應留滯早晩相尋試瘦笻

009_0125_b_06L次洪陜川㴠碧樓韻

009_0125_b_07L
鳳篴鸞簫盡閣東煙湖佳氣欝瓏璁

009_0125_b_08L香添飛蝶蕙蘭上夢斷眠鳬芳草中

009_0125_b_09L石面雲收饒淑氣江心霧卷富淸風

009_0125_b_10L綠尊半醉凭雕檻桂萼鬅髿暎水紅

009_0125_b_11L原韻陜川倅洪柱震

009_0125_b_12L
皷篴喧囂出郡東山光水色翠瓏璁

009_0125_b_13L三間彩搆危崕上一道淸流平野中

009_0125_b_14L樂處宜追釣濠興歸時可挹浴沂風

009_0125_b_15L不知白傳抗州日亦有新攀桂殿紅

009_0125_b_16L次宋進士題浴佛日

009_0125_b_17L
修倫洞裏宋居士積德馨聲有自來

009_0125_b_18L錦繡篇中瀼玉露龍蛇筆下起晴雷

009_0125_b_19L待人仁厚能傳福賦性醇眞可轉灾

009_0125_b_20L何日妍詞堆案畔討論相對兩眉開

009_0125_b_21L原韻宋世望

009_0125_b_22L
四月正當初八日人言此夕浴如來

009_0125_b_23L懸燈覺樹光如晝說法靈壇唄似雷

009_0125_b_24L八萬大藏傳妙偈三千世界免殃灾

009_0125_b_25L從知儒釋元無異須借金鎞刮眼開

009_0125_c_01L
송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
昔日瞿曇出世人  옛날에 구담41)은 세간을 해탈한 사람
靈山會裏雨花頻  영산회42)에 꽃비가 자주 내렸지
騰蘭妙偈傳先漢  등란43)은 미묘한 게송 선한에 전하고
羅什翻經在後秦  나집44)은 후진에서 경전을 번역했네
巧設三車輸震旦  교묘한 법 세 수레나 진단45)에 실어 오고
神威五衆懾波旬  다섯 대중 신비한 위엄 파순46)을 떨게 했다
敎化曲成誰辨拆  곡진하게 이룩한 교화 어느 누가 분명하게 해석하여
須彌四角共嶙峋  수미산 네 모퉁이에서 가파르고 깊숙함을 함께하랴
원접사 신 참판이 지은 ≺관서에 가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遠接使申叅判行關西韻)
卷盡晴嵐斗杓廻  맑은 이내 다 걷히니 북두 자루 돌아가고
異鄕春晩艶陽開  타향의 늦은 봄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네
呑胡壯氣成千古  오랑캐 삼킨 씩씩한 기개 천고에 이룩했고
殫劒悲歌酹一杯  칼에 쓰러진 슬픈 노래 술 한잔으로 보답한다
獵罷旋旗沙際過  사냥을 끝내고 깃발을 돌려 모래밭을 지날 적에
月明簫鼓戍邊來  달 밝은데 퉁소와 북소리가 수루 가에 들려온다
昇平家國今猶賴  태평한 가국은 지금도 그 힘을 입고 있으니
知是箕王拔萃才  저 기자箕子 왕이 뛰어난 인재였음을 알겠노라
규 옹의 원운(原韻 葵翁)
龍灣祗役伴春廻  용만의 상관의 명령으로 봄과 함께 돌아와
一上高樓四望開  높은 누각에 한번 올라 탁 트인 사방을 바라본다
薩水逶迤當彩檻  굽이굽이 흐르는 살수는 채색 난간에 닿고
藥山迢遆暎金杯  아득하게 멀리 있는 약산이 금 술잔에 비추네
淸時猶賴關坊在  맑은 시절에는 그래도 관방이 있어 힘을 입었는데
毁堞曾經戰伐來  성첩城堞이 무너지니 일찍이 전쟁 겪은 줄 알겠구나
屈指千秋無限感  손꼽아 천추를 헤아리니 감회가 무한하고
乙支元是出郡才  을지문덕은 원래 고을에서 뛰어난 인재였지
성산 군수가 휴 상인에게 준 시의 운을 따서(次星山倅贈休上人韻)
伽耶形勝冠吾東  가야산 뛰어난 형세 우리 동방에 으뜸인데
況有禪房對遠公  더구나 선방이 있어 멀리서 온 공을 마주함이랴
白石香林饒逸趣  하얀 돌 향긋한 숲은 일취47)를 풍요롭게 하고
碧山明月老英雄  푸른 산 밝은 달은 영웅을 늙게 하네
胷蟠法海經千卷  가슴엔 법의 바다 서리서리 천 권 경전 간직하고
手把干將伏大虫  손에는 창을 든 장수 호랑이도 맥 못 춘다
銀燭影深論說罷  하얀 촛불 그림자 깊도록 논담을 마치고
梵鐘聲逈彩嵐中  범종 소리 멀리 채색 구름 속에 퍼져 가네
규 옹의 원운(原韻 葵翁)
踏遍伽耶路轉東  가야산을 두루 구경하고 동쪽으로 길을 돌려
禪窓終夕對休公  선창에서 아침저녁으로 휴 상인을 마주하네
松杉帶雪山容瘦  소나무와 삼나무는 눈꽃 피어 산의 얼굴 여위었고
殿閣凌雲佛力雄  구름 뚫고 높이 솟은 법당 부처님의 힘 웅대하네
染指功名眞嚼蠟  옳지 않게 취한48) 공명 참으로 밀랍을 씹는 격이요
苦心文字亦雕虫  고심해서 익힌 문자도 하찮은 일49)이로다
何當謝却塵間累  어떡해야 티끌세계의 더러움을 떨쳐 버릴 수 있을까
一笑重逢活畵中  한번 웃으며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다시 만났네

009_0125_c_01L次宋進士

009_0125_c_02L
昔日瞿曇出世人靈山會裏雨花頻

009_0125_c_03L騰蘭妙偈傳先漢羅什翻經在後秦

009_0125_c_04L巧設三車輸震旦神威五衆懾波旬

009_0125_c_05L敎化曲成誰辨拆須彌四角共嶙峋

009_0125_c_06L次遠接使申叅判行關西韻

009_0125_c_07L
卷盡晴嵐斗杓廻異鄕春晩艶陽開

009_0125_c_08L呑胡壯氣成千古殫劒悲歌酹一杯

009_0125_c_09L獵罷旋旗沙際過月明簫鼓戍邊來

009_0125_c_10L昇平家國今猶賴知是箕王拔萃才

009_0125_c_11L原韻葵翁

009_0125_c_12L
龍灣祗役伴春廻一上高樓四望開

009_0125_c_13L薩水逶迤當彩檻藥山迦遆暎金杯

009_0125_c_14L淸時猶賴關坊在毁堞曾經戰伐來

009_0125_c_15L屈指千秋無限感乙支元是出郡才

009_0125_c_16L次星山倅贈休上人韻

009_0125_c_17L
伽耶形勝冠吾東況有禪房對遠公

009_0125_c_18L白石香林饒逸趣碧山明月老英雄

009_0125_c_19L胷蟠法海經千卷手把干將伏大虫

009_0125_c_20L銀燭影深論說罷梵鐘聲逈彩嵐中

009_0125_c_21L原韻葵翁

009_0125_c_22L
踏遍伽耶路轉東禪窓終夕對休公

009_0125_c_23L松杉帶雪山容瘦殿閣凌雲佛力雄

009_0125_c_24L染指功名眞嚼蠟苦心文字亦雕虫

009_0125_c_25L何當謝却塵間累一笑重逢活畵中

009_0126_a_01L
수암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遂庵韻)
砌下長江衮衮流  섬돌 아래로 긴 강물 세차게 흘러내리고
傍崕軒戶儘淸幽  언덕 위 대청마루 맑고 그윽함이 그지없네
盡輸奇景藏深院  기이한 경치 다 담아다 깊은 절에 감추고
閑把仙經坐小樓  한가롭게 선경 잡고 작은 누각에 앉아 있네
遠壑松風吹靜榻  깊은 골짜기 솔바람이 고요한 책상에 불어오고
平沙煙月載孤舟  평평한 모래사장 노을은 외로운 배에 실려 있다
遙知淨几燒香夜  깨끗한 의자 향 사른 밤에 우복50) 신인이
羽服神人辦勝遊  좋은 놀이 주선함을 멀리서도 알 수 있으리
정 처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處士韻)
叅見仙翁是素期  선옹을 참견하는 것이 본래의 바람인데
況逢佳節看新奇  더구나 좋은 계절 만나 새롭고 기이함을 봄이겠는가
碧山當檻雲收夜  난간 앞에 당면한 푸른 산에 구름이 걷힌 밤이요
淸景撩人雨歇時  좋은 경치가 사람을 자극하는 비 갠 때로구나
禪搨瑞薰香撲鼻  선탑에 향 사르니 향기가 코를 찌르고
空門昭影月侵扉  공문 맑은 그림자 달이 사립문에 스며든다
這間更有增詩價  저 사이에 다시 시의 가치 더함이 있나니
綠柳黃鸎喚友隨  푸른 버들 누런 꾀꼬리 벗을 불러 따라간다
강양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太守)
石堂誰與送殘年  석당에서 뉘랑 같이 남은 인생 보낼까나
聊把禪經說淨緣  선경이나 들고 깨끗한 인연법이나 설하려네
雪色分明晴入戶  날 개니 눈 색깔 분명하게 창문으로 들어오고
山光虛白夜連天  텅 빈 골짜기에 산빛은 밤하늘에 잇닿았네
仙翁夢斷靑蘿月  신선 늙은이 푸른 담쟁이 비친 달빛에 꿈을 깨고
詞客寒尋玉洞煙  시인은 추위에도 옥동 노을을 찾아오네
寶界團欒眞邂逅  보배세계에 우리 한데 모여 빙 둘러앉아
欲凭佳句句難全  아름다운 시구에 기대려 하나 완전한 글 어렵네
홍주 윤 군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尹洪州)
落葉紅流石棧橫  낙엽 붉은 냇물에 징검다리 가로놓이고
七仙臺畔四仙行  칠선대51) 가를 네 신선 걸어가네
鐘殘古寺千峰靜  종소리 스러지는 고사에 천 봉우리 고요하고
月透輕嵐萬壑明  달빛이 얇은 이내를 뚫으니 만 골짜기 밝구나
奔走百年猶夢幻  분주하게 산 백 년이 환몽과 같고
團欒一話足平生  빙 둘러앉아 나누는 이야기면 평생 족하지
相逢却恨旋離別  서로 만나 금방 이별함이 한스럽거늘
誰道山僧沒世情  누가 산승더러 세간 정이 없다 말하는가
조 원장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曺院長)
千尋耶岳玉峰前  천 길 가야산 옥봉 앞에는
中有名藍萬古傳  그 중간에 이름난 사찰 만고에 전해 오네
碧砌瑤壇依古寺  푸른 돌계단과 요단은 고사가 의지했고
淸遊逸士足今年  청아하게 노니는 일사들 금년에도 많구나
鸎歌柳上聲聲滑  버드나무 위에 꾀꼬리 노랫소리마다 매끄럽고
花落溪邊色色憐  꽃잎 떨어진 시냇가엔 색색이 어여쁘네

009_0126_a_01L次遂庵韻

009_0126_a_02L
砌下長江衮衮流傍崕軒戶儘淸幽

009_0126_a_03L盡輸奇景藏深院閑把仙經坐小樓

009_0126_a_04L遠壑松風吹靜榻平沙煙月載孤舟

009_0126_a_05L遙知淨几燒香夜羽服神人辦勝遊

009_0126_a_06L次鄭處士韻

009_0126_a_07L
叅見仙翁是素期況逢佳節看新奇

009_0126_a_08L碧山當檻雲收夜淸景撩人雨歇時

009_0126_a_09L禪搨瑞薰香撲鼻空門昭影月侵扉

009_0126_a_10L這間更有增詩價綠柳黃鸎喚友隨

009_0126_a_11L次江陽太守

009_0126_a_12L
石堂誰與送殘年聊把禪經說淨緣

009_0126_a_13L雪色分明晴入戶山光虛白夜連天

009_0126_a_14L仙翁夢斷靑蘿月詞客寒尋玉洞煙

009_0126_a_15L寶界團欒眞邂逅欲凭佳句句難全

009_0126_a_16L次尹洪州

009_0126_a_17L
落葉紅流石棧橫七仙臺畔四仙行

009_0126_a_18L鐘殘古寺千峰靜月透輕嵐萬壑明

009_0126_a_19L奔走百年猶夢幻團欒一話足平生

009_0126_a_20L相逢却恨旋離別誰道山僧沒世情

009_0126_a_21L次曹院長

009_0126_a_22L
千尋耶岳玉峰前中有名藍萬古傳

009_0126_a_23L碧砌瑤壇依古寺淸遊逸士足今年

009_0126_a_24L鸎歌柳上聲聲滑花落溪邊色色憐

009_0126_b_01L最好佳山無限景  아름다운 산 무한한 광경 제일 좋고
不妨隨處興悠然  가는 곳마다 유연한 흥취 해롭지 않네
신암의 시축에서 시운을 따서(次信菴軸)
秋山蘭若任彷徨  가을 산 난야52)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니
蘿月寒輝撩靜房  나월53) 청초한 빛이 고요한 방 뒤흔드네
鬚髮易從佳節白  수염과 머리털 아름다운 계절 따라 희어지는데
菊花猶似去年黃  국화는 오히려 지난해 노란색과 다름이 없네
磵芝秀氣通幽壑  돌 틈에 지초 수려한 기운 깊은 골짜기에 사무치고
岩桂餘香射遠岡  바위 위 계수나무 남긴 향기 먼 산까지 쏘아 댄다
寂寞禪囱排玉軸  적막한 선창에 옥축54)을 밀쳐 두고
數篇華偈共誰唱  두어 편 화엄경 게송을 누구랑 읊조릴까
이 순상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巡相韻)
薝蔔林中有寶亭  담복나무 숲속에 보배 같은 정자 있어
登臨坐對翠雲屏  정자에 올라 마주 앉으니 푸른 구름이 두르네
塵間利欲人皆醉  티끌세계 사람들 이욕에 다 취했는데
物外生涯我獨醒  세속을 초월한 곳에 사는 나는 홀로 깨어 있네
後圃岩巒千仞峻  뒷마당 텃밭 바위산은 험준하기 천 길이나 되고
前庭松栢四時靑  앞마당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계절 푸르구나
山齋莫戀悾愡事  산속 사찰에 경황없는 일을 그리워하지 말게
南岳移文到北靈  남악에서 글을 옮겨 북령에 이르네
이 지평이 지은 ≺가야산에 노닐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李持平遊伽耶山)
伽耶形勝勝終南  가야산의 절경은 종남에 으뜸인데
磨矗霜峰出碧嵐  우뚝 솟은 상봉은 푸른 이내 벗어났네
瑞彩遠連金翅窟  상서로운 채색은 멀리 금시굴에 잇닿았고
豗聲長在火龍潭  떠들썩한 소리 길게 화룡담에서 나는구나
簷臨霄漢聞天樂  처마가 은하수에 다다르니 하늘 음악 들려오고
門對蓬壺見鶴驂  문이 봉호를 마주하니 학이 끄는 수레 보이네
梵閣六銖香裊裊  법당에는 구불구불 6수 향이 피어오르고
曼陁花雨拜瞿曇  만다라 꽃비 내리는데 구담께 절을 하네
덕산 거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德山居士)
玉洞朝眞駕鶴歸  옥동의 아침에 진인은 학을 타고 돌아오고
蘭臯夕露逕微微  난고의 저녁 이슬 그윽하고 고요한 오솔길을 적시네
蒼蛟舞處江雲黑  푸른 도롱뇽이 춤추는 곳에 강 구름이 어둡고
丹鳳廻時夜月輝  붉은 봉황이 돌아올 땐 휘영청 달이 밝다
淑氣遠連千疊嶂  맑은 기운은 멀리 천 겹 산봉우리에 이어지고
淸標猶在一芰衣  깨끗한 기품은 오히려 하나의 기의에 있네
華牋寶汁題詩賦  좋은 종이에 보배 먹으로 시부를 짓고
且有明歌錦瑟徽  또한 맑은 노래에 금슬시가 아름답네
남 진사 장두시55)의 운을 따서(次南進士藏頭詩)
少時離世學維摩  어릴 때 세속을 떠나 유마경을 배웠고
手握昆吾幾鍊磨  손에는 곤오56)를 잡고 얼마나 연마했던가
石榻雲開緇幌朗  석탑에 구름 걷히니 절집 휘장이 밝고
月簷風入磬聲和  달빛 처마에 바람이 들어오니 경쇠 소리 화답하네

009_0126_b_01L最好佳山無限景不妨隨處興悠然

009_0126_b_02L次信菴軸

009_0126_b_03L
秋山蘭若任彷徨蘿月寒輝撩靜房

009_0126_b_04L鬚髮易從佳節白菊花猶似去年黃

009_0126_b_05L磵芝秀氣通幽壑岩桂餘香射遠岡

009_0126_b_06L寂寞禪囱排玉軸數篇華偈共誰唱

009_0126_b_07L次李巡相韻

009_0126_b_08L
薝蔔林中有寶亭登臨坐對翠雲屏

009_0126_b_09L塵間利欲人皆醉物外生涯我獨醒

009_0126_b_10L後圃岩巒千仞峻前庭松栢四時靑

009_0126_b_11L山齋莫戀悾愡事南岳移文到北靈

009_0126_b_12L次李持平遊伽耶山

009_0126_b_13L
伽耶形勝勝終南磨矗霜峰出碧嵐

009_0126_b_14L瑞彩遠連金翅窟豗聲長在火龍潭

009_0126_b_15L簷臨霄漢聞天樂門對蓬壺見鶴驂

009_0126_b_16L梵閣六銖香裊裊曼陁花雨拜瞿曇

009_0126_b_17L次德山居士

009_0126_b_18L
玉洞朝眞駕鶴歸蘭臯夕露逕微微

009_0126_b_19L蒼蛟舞處江雲黑丹鳳廻時夜月輝

009_0126_b_20L淑氣遠連千疊嶂淸標猶在一芰衣

009_0126_b_21L華牋寶汁題詩賦且有明歌錦瑟徽

009_0126_b_22L次南進士藏頭詩

009_0126_b_23L
少時離世學維摩手握昆吾幾鍊磨

009_0126_b_24L石榻雲開緇幌朗月簷風入磬聲和

009_0126_c_01L口吟詩句禪中慮  입으로 시구를 읊으니 선정 중에 생각이요
心染塵寰水上波  마음에 세속의 물이 드니 물 위의 파도로다
皮骨癯仙逢此地  피골이 마른 신선을 이곳에서 만나
也應談笑意恒沙  담소로 응하려니 뜻은 항하의 모래일세
원운元韻
少年才氣拔天摩  어린 나이에 재기가 뛰어나 하늘을 만지고
手把龍泉幾歲磨  용천검을 손에 잡고 몇 년이나 연마했던가
石上梧桐將發響  돌 위에 오동나무 장차 소리를 내려 하니
音中律呂有時和  음률 속에 율려가 때때로 화답한다
口傳三代詩書敎  3대를 입으로 전해 온 시서의 가르침이요
文起千秋道德波  천추에 문장을 일으킨 도덕의 물결이라
皮弊已成賢士價  피폐로 이미 현사의 가치를 이룩했고57)
賈宜何必謫長沙  가의賈誼는 하필 장사에 귀양을 갔는가58)
정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鄭進士)
一物胚胎太素年  어떤 물건이 배태한 태소의 해에
滓爲重濁上爲玄  찌꺼기는 무겁고 탁하며 위는 현玄함이 되네
金烏隱現分明暗  금오(해)가 숨고 나타남에 명암이 나뉘고
玉兎昇沉辦缺圓  옥토(달)가 오르고 잠김에 결원이 분별되네
尼岳脠1)生天下聖  니악(니구산)에선 천하의 성인이 탄생하였고59)
鷲岑孕出法中仙  취잠(영취산)에선 법 가운데 신선을 잉출했네60)
千蹤萬轍歸同道  천 종적 만 자취가 같은 도로 돌아가건만
强別支離是劇顚  억지로 분별하고 갈라짐이 너무도 심하구나
성산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星山太守)
峰巒削立釼鋒危  깎아 세운 듯한 산봉우리에 검봉이 우뚝하고
老鶴聯翩振彩儀  늙은 학은 잇따라 너풀너풀 채의를 떨치네
人遇淸才方得價  사람은 맑은 인재 만나면 비로소 가치를 얻고
山仍明月剩添奇  산은 밝은 달로 인하여 더욱 기이함을 더한다
蓬壺羽客留連處  봉호에 우객이 이어서 머무는 곳이요
蘭島煙霞去住時  난도의 연하가 가고 멈추는 때라네
春日使君逢別地  봄날 사군과 만나고 이별하던 자리가
至今長作夢中思  지금은 길게 꿈 가운데 그리움만 짓는다
강양 태수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太守)
殘氓僥倖得安生  살아 남은 백성들 요행히도 편안한 삶을 얻었으니
熟1)不傾忻五馬行  어느 누가 오마61)의 행차를 흠모하지 않겠는가
北岳雨晴雲歛卷  북쪽 산악에 비 개고 구름이 걷히며
南湖風靜水澄淸  남쪽 호수에 바람 자니 물이 맑고 깨끗하네
功登竹簡流名望  공을 죽간62)에 올려 명망이 전해지고
刑用蒲鞭感德情  형벌에 부들 채찍63)을 쓰니 덕망에 감복하네
吾郡獨仍年有稔  우리 군만 홀로 농사가 풍년이 들었으니
歌聲喧聒滿街程  노랫소리가 떠들썩하게 거리마다 가득하네
조경망64)의 원운(原韻 趙景望)
役役風塵愧此生  풍진 속에서 고달프게 살아온 삶이 부끄럽고
飄飄缾錫任閑行  물병과 지팡이로 정처 없이 떠도는 한가한 행적이라

009_0126_c_01L口吟詩句禪中慮心染塵寰水上波

009_0126_c_02L皮骨癯仙逢此地也應談笑意恒沙

009_0126_c_03L元韻

009_0126_c_04L
少年才氣拔天摩手把龍泉幾歲磨

009_0126_c_05L石上梧桐將發響音中律呂有時和

009_0126_c_06L口傳三代詩書敎文起千秋道德波

009_0126_c_07L皮弊已成賢士價賈宜何必謫長沙

009_0126_c_08L次鄭進士

009_0126_c_09L
一物胚胎太素年滓爲重濁上爲玄

009_0126_c_10L金烏隱現分明暗玉兎昇沉辦缺圓

009_0126_c_11L尼岳1) [2] 生天下聖鷲岑孕出法中仙

009_0126_c_12L千蹤萬轍歸同道强別支離是劇顚

009_0126_c_13L次星山太守

009_0126_c_14L
峰巒削立釼鋒危老鶴聯翩振彩儀

009_0126_c_15L人遇淸才方得價山仍明月剩添奇

009_0126_c_16L蓬壺羽客留連處蘭島煙霞去住時

009_0126_c_17L春日使君逢別地至今長作夢中思

009_0126_c_18L次江陽太守

009_0126_c_19L
殘氓僥倖得安生 [2] 不傾忻五馬行

009_0126_c_20L北岳雨晴雲歛卷南湖風靜水澄淸

009_0126_c_21L功登竹簡流名望刑用蒲鞭感德情

009_0126_c_22L吾郡獨仍年有稔歌聲喧聒滿街程

009_0126_c_23L原韻趙景望

009_0126_c_24L
役役風塵愧此生飄飄缾錫任閑行

009_0126_c_25L「脠」恐是「誕」字之誤{編}

009_0127_a_01L口談山水心魂爽  입으로 산수나 읊다 보니 심혼은 상쾌하고
句帶煙霞齒頰淸  글귀에 연하를 띠었으니 이와 뺨이 시원하네
出峀孤雲難繫影  산마루에 나온 외로운 구름 그림자 잡아 매기 어렵고
落花芳草摠關情  지는 꽃과 아름다운 풀이 모두 내 마음을 가둬 두네
淹留欲作今宵穩  머물러 있으면서 오늘 밤을 평안하게 지내려 하나
奈此江南數十程  이 강남의 수십 리 노정路程을 어이할꼬
삼가 개성 유수 신 상공이 지은 ≺박연폭포≻라는 시의 운을 따서(謹次開城留守申相公朴淵韻)
矗峀嶙峋勢最雄  우뚝 솟고 겹겹이 쌓인 산봉우리 그 형세가 가장 웅장하고
層崕削列衆豗中  층층 절벽은 온갖 시끄러운 속에 깎아서 벌려 놓은 듯하네
狂奔玉馬雲根裂  옥마65)가 미친 듯이 달려가니 구름 뿌리 찢어지고
倒㵼銀河月窟通  거꾸로 쏟아지는 은하수는 월굴66)로 통한다
禹穴煙垂疑亘練  우혈67)에 드리운 물안개는 널어놓은 비단인가 의심되고
螭宮日射幻長虹  이궁68)에 햇볕을 쏘니 환幻 같은 무지개 길구나
幾時廬岳浮來此  어느 때에 여악에서 이곳까지 떠왔던가
解道三千是孰翁  삼천 자의 은하수를 이해한 늙은이가 그 누구인고69)
규 옹의 원운(原韻 葵翁)
分流衆壑若爭雄  온갖 골짜기의 여러 갈래 물은 자웅을 다투는 듯하고
北會蒼崕劈斷中  북쪽에 모여 있는 푸른 절벽 도끼로 쪼개 놓은 듯하네
噴薄初疑坤軸裂  내뿜는 기세 처음엔 지축이 찢어지나 의심하나
朝宗終與海門通  조종 삼아 가는 곳은 끝내 바다의 문과 통하네
從風忽作無雲雨  바람 좇아 홀연히 비구름이 없어지고
映日俄成不霽虹  햇살 비추니 잠시간에 비 갠 뒤 무지개 일지 않네
勝地廬山堪伯仲  명승지인 여산과 백중을 다투는데
退才還媿謫仙翁  물러난 인재는 도리어 귀양 온 선옹이 부끄럽네
≺백제회고≻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百濟懷古)
蘇將昔日渡龍河  옛날 소정방蘇定方70)이 용을 낚던 강물에
濟國君臣意若何  백제 나라 군신들은 마음이 어땠을까
宮樹有霜秋葉落  궁궐의 나무는 서리 맞아 낙엽이 지고
荒城無堞野人過  성가퀴 없는 허물어진 성엔 사람들이 넘나드네
可憐螭陛成山麓  가련하다, 궁궐 계단은 산자락을 이루고
只見花岩撼水波  다만 낙화암만이 물결에 흔들림을 본다
此地繁華誰敢說  누가 감히 이 땅을 번화했던 곳이라 말하리
即今唯聽牧樵歌  지금은 오직 나무꾼의 노래만 들릴 뿐이네
≺독송재≻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獨松齋)
聞說春州有武陵  듣자 하니 춘주에 무릉도원이 있다던데
生平我欲一攀登  평생에 내 소원 한번 거기에 오르는 것일세
赤城洞暖芝三秀  적성 마을 따뜻하니 세 포기 지초가 수려하고
靑嶂雲披石幾層  푸른 산에 구름 걷히니 돌은 몇 층이나 되는가
風掠碧松寒韻澈  바람이 벽송을 흔들어 한운이 사무치고
月臨淸澗白光凝  달이 맑은 내에 다다르니 하얀 빛이 어리었네
幽居鍊業知何事  한가한 곳에 살며 업을 달련하니 무슨 일을 알리요
正字忘心是戰兢  정자로 쓴 망심은 바로 조심하는 것이라네
원운原韻
蕭然草閣背丘陵  쓸쓸한 초각이 구릉을 등지고 있는데
杖屨逍遙日夜登  지팡이 짚고 짚신 신고 소요하며 밤낮으로 오른다

009_0127_a_01L口談山水心魂爽句帶煙霞齒頰淸

009_0127_a_02L出峀孤雲難繫影落花芳草摠關情

009_0127_a_03L淹留欲作今宵穩奈此江南數十程

009_0127_a_04L謹次開城留守申相公朴淵韻

009_0127_a_05L
矗峀嶙峋勢最雄層崖削列衆豗中

009_0127_a_06L狂奔玉馬雲根裂倒㵼銀河月窟通

009_0127_a_07L禹穴煙垂疑亘練螭宮日射幻長虹

009_0127_a_08L幾時廬岳浮來此解道三千是孰翁

009_0127_a_09L原韻葵翁

009_0127_a_10L
分流衆壑若爭雄北會蒼崕劈斷中

009_0127_a_11L噴薄初疑坤軸裂朝宗終與海門通

009_0127_a_12L從風忽作無雲雨映日俄成不霽虹

009_0127_a_13L勝地廬山堪伯仲退才還媿謫仙翁

009_0127_a_14L次百濟懷古

009_0127_a_15L
蘇將昔日渡龍河濟國君臣意若何

009_0127_a_16L宮樹有霜秋葉落荒城無堞野人過

009_0127_a_17L可憐螭陛成山麓只見花岩撼水波

009_0127_a_18L此地繁華誰敢說即今唯聽牧樵歌

009_0127_a_19L次獨松齋

009_0127_a_20L
聞說春州有武陵生平我欲一攀登

009_0127_a_21L赤城洞暖芝三秀靑嶂雲披石幾層

009_0127_a_22L風掠碧松寒韻澈月臨淸澗白光凝

009_0127_a_23L幽居鍊業知何事正字忘心是戰兢

009_0127_a_24L原韻

009_0127_a_25L
蕭然草閣背丘陵杖屨逍遙日夜登

009_0127_b_01L一帶長川流浩浩  한 줄기 냇물은 호호히 세차게 흘러가고
數尋峭壁聳層層  여러 길 높은 절벽은 층층이 높이 솟아 있네
蒼松倚石千年屹  돌에 기댄 소나무는 천년 동안 우뚝하고
翠草生庭一氣凝  마당에 난 푸른 풀은 온 기운이 엉기었네
借問主人何所業  묻노니 주인이시여, 그대는 무슨 일을 하기에
置身幽獨是兢兢  그윽한데 몸 붙이고 홀로 조심하고 삼가는가
이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李進士)
[1]
商山東畔李居士  상산 동쪽 경계에 사는 이 거사는
積德名門姓字香  덕을 쌓은 명문이라 이름도 향기롭다
壠上煙霞爲伴侶  언덕 위의 안개와 노을로 반려를 삼고
壺中風月度星霜  병 속의 바람과 달로 세월만 보낸다
逢人喜說幽栖穩  사람을 만나면 그윽한 곳의 편안함을 즐겨 말하고
岸幘嫌看衆醉狂  언덕에 망건 걸고 술 취한 미치광이를 보면 혐오하네
課誦黃庭爲事業  황정경 과송하는 걸로 사업을 삼고
一生淸福勝南陽  일생 동안 맑은 복 남양보다 낫구나71)

[2]
岩樹承凉戰晩風  바위 위의 나무는 서늘함 받아 저녁 바람에 떠는데
松稍楓葉間靑紅  푸른 소나무 가지와 붉은 단풍잎이 섞여 있구나
秋陰屯處仍成雨  언덕진 곳 가을 구름으로 인하여 비가 내리고
夕照沉時變作虹  저녁 햇볕 잠길 때엔 변하여 무지개가 되네
斷鴈有情呼失侶  외기러기 정이 있어 잃은 짝을 부르고
殘花無計艶寒叢  지다 남은 꽃 계책 없어 예쁜 떨기 싸늘하네
平生不識別離字  평생에 별리라는 글자를 몰랐었는데
此日難堪涙滿瞳  오늘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함을 견디지 못하겠네
박 진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朴進士)
聞說壺仙在島中  들리는 말에 병 속 신선이 섬에 살고 있다 하니
豈料當世出吾東  어찌 당세에 우리 동방에서 나올 줄 알았으랴
瑤絃錦瑟彈成曲  요현과 금슬을 타서 곡조를 이루고
玉符玄經講得通  옥부와 현경을 강독하여 도를 통하였네
聊與赤松留決策  적송자72)와 더불어 결책을 남겼으니
금궐에 충성하는 마음을 본받은 줄 알겠네 𥨱知金闕效情忠蘭窓披閱羲書了  난초 핀 창가에서 희서(『주역』)를 읽어 마치니
山月依依映畫堂  산꼭대기 희미한 달빛이 화당73)을 비추네
수재 이경숙이 지은 시운을 따서【회문시】74)(次李秀才【敬肅】 【回文】)
輕挑杖舃下飄飄  지팡이 짚고 짚신을 신고 표표하게 내려가니
脉脉情隨眼送遙  맥맥75)한 정을 따라 눈빛을 멀리 보낸다
淸色遠連雲杳杳  맑은 풍경 멀리 이어지고 구름은 짙게 끼었는데
暮光寒挾路迢迢  석양빛에 찬 기운 안고 가는 길이 아득하구나
靑煙冷影山前寺  산 앞의 절에 푸른 안개 끼고 싸늘한 그림자 지니
白雪殘聲水上橋  물 위의 다리엔 녹다 남은 눈 밟는 소리만 나네
明月落時歸夢夜  밝은 달이 떨어지고 난 깜깜한 밤에 돌아오니
傾心向處篆香消  마음 기울여 향하는 곳에 전서 향기 사라진다
삼인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장두시】76)(次三印師【藏頭】)
[1]
思君何日暫想忘  그대 그리워함을 어느 날인들 잠시나마 잊겠는가
緖婆娑鬢欲霜   세월만 돌고 돌아 귀밑머리 희어졌네

009_0127_b_01L一帶長川流浩浩數尋峭壁聳層層

009_0127_b_02L蒼松倚石千年屹翠草生庭一氣凝

009_0127_b_03L借問主人何所業置身幽獨是兢兢

009_0127_b_04L次李進士

009_0127_b_05L
商山東畔李居士積德名門姓字香

009_0127_b_06L壠上煙霞爲伴侶壺中風月度星霜

009_0127_b_07L逢人喜說幽栖穩岸幘嫌看衆醉狂

009_0127_b_08L課誦黃庭爲事業一生淸福勝南陽(一)

009_0127_b_09L岩樹承凉戰晩風松稍楓葉間靑紅

009_0127_b_10L秋陰屯處仍成雨夕照沉時變作虹

009_0127_b_11L斷鴈有情呼失侶殘花無計艶寒叢

009_0127_b_12L平生不識別離字此日難堪涙滿瞳(二)

009_0127_b_13L次朴進士

009_0127_b_14L
聞說壺仙在島中豈料當世出吾東

009_0127_b_15L瑤絃錦瑟彈成曲玉符玄經講得通

009_0127_b_16L聊與赤松留決策𥨱知金闕效情忠

009_0127_b_17L蘭窓披閱羲書了山月依依映畫堂

009_0127_b_18L次李秀才敬肅回文

009_0127_b_19L
輕挑杖舃下飄飄脉脉情隨眼送遙

009_0127_b_20L淸色遠連雲杳杳暮光寒挾路迢迢

009_0127_b_21L靑煙冷影山前寺白雪殘聲水上橋

009_0127_b_22L明月落時歸夢夜傾心向處篆香消

009_0127_b_23L次三印師 藏頭

009_0127_b_24L
思君何日暫相忘緖婆娑鬢欲霜

009_0127_c_01L雪連空天錯莫   허공에 눈이 이어지니 하늘이 흐릿하고
簷虛閣夜蒼唐   빈 누각 처마엔 밤만 깊어지네
吟玉樹添昏眼   옥수를 읊으니 눈은 더 어두워지고
覩停雲倍斷膓   멎은 구름을 보니 애끓음만 더해지네
入沙汀千里路   천 리의 모래사장 길에 접어드니
將歸夢在他鄕   돌아가려는 꿈 타향에 있네

[2]
客居其奈寂寥何  나그네 사는 곳 고요하고 쓸쓸함을 어이할꼬
日日唯聞野鳥歌  날마다 오직 들새들의 노랫소리만 들리네
雨氣微微連曲澗  연이어진 굽은 시내에 비 기운 미미하고
山光滴滴入層阿  층층 언덕에 드니 산 풍경이 적적77)하네
晴窓月冷蛩依壁  맑은 창가 냉랭한 달빛에 귀뚜라미 벽에 붙어 있고
霽嶠風寒葉脫柯  비 갠 산 찬바람에 나뭇가지의 낙엽이 진다
蕭洒草菴無與晤  쓸쓸한 초암에 마주 대할 사람마저 없으니
不堪長夜夢思多  긴긴 밤 꿈속에서 그리움 많음을 견딜 길 없네
선덕 징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장두시】(次澄禪德【藏頭】)
機歲穿雲採蕨薇  몇 해 동안이나 구름 뚫고 다니며 고사리를 캐었던가凉暗襲薜蘿幃   서늘한 기운 벽라 휘장 사이로 암습하네
單靜對空花落   홑겹 휘장을 고요히 마주하니 공화가 떨어지고
屋晴看細篆飛   지붕 개니 가느다란 아지랑이 피어오르네
榻入禪觀的歷   책상 앞에 든 선정 관觀 하는 법 분명하고
澄還覺色依希   맑음을 지나 다시 깨달으니 색이 어렴풋하네
夷妙訣難言地   희이78) 선생의 미묘한 비결 말하기 어려운 경지에서
向浮生早息2)   그곳을 향한 부생이 일찍이 ▣▣를 쉬네
≺남쪽으로 돌아가는 문 상인을 전송하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送文上人南歸)
春風拂袖賦淸遊  봄바람이 소매를 떨치니 풍취 있는 놀이에 시를 짓고
踏遍山河似有求  산과 강을 두루 돌아다니니 마치 구하는 게 있는 것 같네客裏幽懷雲共遠  객지에서의 깊은 생각 구름과 함께 멀어지고
途中光景水同流  도중에 광경은 물과 함께 흘러간다
江梅帶雨香初坼  강가 매화는 비를 맞아 처음 향기를 터뜨리고
野草知時綠半抽  들의 풀은 때를 알아 푸른 싹 뾰족이 내민다
別後莫忘聯榻計  이별한 뒤 탑상에 마주 앉자는 약속 잊지 마시게
浮生誰是百年留  부생이 어느 누군들 백 년을 넘기겠나
탁균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琢均韻)
寂寞誰憐獨我淹  적막한 곳에 나 홀로 머무는 걸 누가 가여워하나
一林啼鳥玩幽潜  온 숲에 새가 우니 그윽한 경치에 빠져 구경하네
靑山近戶雲生榻  푸른 산은 창에 다가오고 구름은 책상에서 일며
碧樹當窓月入簷  파란 나무는 창문에 맞닿고 달은 처마로 들어온다
霽嶠風泉歸夢共  비 갠 산, 바람 부는 샘과 함께 꿈으로 돌아가고
松簾竹檻雨聲兼  소나무 어린 발, 대나무 난간에 빗소리 곁들이네
何時會對禪床下  어느 때나 선상 아래 마주 앉을 수 있으려나
披閱金文政不嫌  금문(불경)을 펼쳐 읽으니 그리 싫지가 않네
묘경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妙瓊)
靈源一別日將淹  영원79)에서 이별한 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僻洞幽菴我獨潜  외딴 골짜기 깊은 암자에 나 홀로 잠겨 있네
紅樹晩風披短褐  붉은 나무 저녁 바람에 짧은 베옷을 헤치고
靑山微雨卷踈簾  푸른 산 가랑비는 성긴 발을 거둔다

009_0127_c_01L雪連空天錯莫簷虛閣夜蒼唐

009_0127_c_02L吟玉樹添昏眼覩停雲倍斷膓

009_0127_c_03L入沙汀千里路將歸夢在他鄕(一)

009_0127_c_04L客居其奈寂寥何日日唯聞野鳥歌

009_0127_c_05L雨氣微微連曲澗山光滴滴入層阿

009_0127_c_06L晴窓月冷蛩依壁霽嶠風寒葉脫柯

009_0127_c_07L蕭洒草菴無與晤不堪長夜夢思多(二)

009_0127_c_08L次澄禪德 藏頭

009_0127_c_09L
[3] 歲穿雲採蕨薇凉暗襲薜蘿幃

009_0127_c_10L單靜對空花落屋晴看細篆飛

009_0127_c_11L榻入禪觀的歷澄還覺色依希

009_0127_c_12L夷妙訣難言地向浮生早息 [4]

009_0127_c_13L次送文上人南歸

009_0127_c_14L
春風拂袖賦淸遊踏遍山河似有求

009_0127_c_15L客裏幽懷雲共遠途中光景水同流

009_0127_c_16L江梅帶雨香初坼野草知時綠半抽

009_0127_c_17L別後莫忘聯榻計浮生誰是百年留

009_0127_c_18L次琢均韻

009_0127_c_19L
寂寞誰憐獨我淹一林啼鳥玩幽潜

009_0127_c_20L靑山近戶雲生榻碧樹當窓月入簷

009_0127_c_21L霽嶠風泉歸夢共松簾竹檻雨聲兼

009_0127_c_22L何時會對禪床下披閱金文政不嫌

009_0127_c_23L次妙瓊

009_0127_c_24L
靈源一別日將淹僻洞幽菴我獨潜

009_0127_c_25L紅樹晩風披短褐靑山微雨卷踈簾

009_0128_a_01L牢落道心貧不屈  뇌락한 도의 마음 덮어도 굴하지 않고
寂寥身世病相兼  적요한 신세는 병마저 찾아드네
誰人到此同襟席  어느 누구든 여기 와서 이 자리에 마주 앉아
共點茗茶也未嫌  같이 차를 달여 마시면 또한 싫지 않을 텐데
기 스님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機師)
龍門奇境恨曾聱  용문의 기이한 경계 일찍 듣지 못한 게 한스러워
今始登臨冠海郊  이제 처음으로 올라보니 해교에 으뜸이로다
瑞霧逐風來曲門  서무는 바람에 쫓겨 곡문에 이르고
祥雲和月入層崤  상운은 달과 어울려 층층 산으로 들어간다
岩邊鵠樹交縈絡  바윗가에 곡수80)는 엇갈리게 얽혀 있고
石隙靑鼠喚弄嘲  돌 틈에 청설모는 서로 부르며 조롱한다
自嘆不能詩與賦  스스로 한탄하는 건 시부를 잘하지 못함이니
此生那得和相饒  이생에서 어찌 서로 화답함이 풍족할 수 있으랴
밀성 원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密城倅)
尋眞騷客用工夫  참을 찾는 소객81)은 공부를 하나
石室禪房夢寐孤  석실 선방은 꿈속에서조차 외롭네
山雨有情留玉節  산간 비는 정이 있어 옥절82)을 머물라 하고
洞雲無賴覆仙區  마을 구름은 무뢰하게 신선 구역 덮는구나
天晴始見凌霄頂  날이 개니 비로소 산마루가 하늘에 닿은 것 보이고
足履方知近日嵎  발로 걸어 해 뜨는 봉우리 가까이 온 줄 알았네
欲識耶山眞面目  가야산의 참다운 모습 알고 싶거든
請君鳧舃住斯須  그대의 발걸음83) 이곳에 잠시 멈추어 보소
홍수주84)의 원운을 붙임 原韻 洪受疇刺使官榮亦丈夫  영광스러운 관직에 있는 자사는 역시 장부이니
追陪蓮幕興非孤  연막85)에 따라 모시는 사람 있어 외롭지 않네
雲隨仙子歸何處  구름은 선자를 따라 어느 곳으로 돌아가는고
天遣吾儕到別區  하늘이 우리 무리를 보내 특별한 명승지에 이르렀네
地憶洞賔遊北海  땅은 여동빈86)이 북해에 놀던 것을 기억케 하고
山疑大禹略東嵎  산은 대우87)가 동우에서 세운 책략을 의심한다
他年再訪師應在  다른 해에 다시 찾으면 대사는 당연히 있겠지
臨別留衣更不須  이별에 임하여 정표를 남기며 다시 기약하지 못하네
거창 침류정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居昌枕流亭板上韻)
高樓朱檻俯淸流  높은 누각 붉은 난간에서 맑은 물을 굽어보고
策杖登臨興轉幽  지팡이 짚고 높은 곳에 오르니 시흥 더욱 그윽하네
紅蓼暗香飛白鷺  붉은 여뀌 은은한 향기에 백로가 날고
綠蘋殘霧映銀鉤  푸른 마름 잔무는 은구를 비추네
奇雲巧作千人面  기이한 구름 교묘한 작품 천 사람의 얼굴이요
玉峀端爲萬佛頭  옥 같은 산 단정한 모습 만 부처의 머리 같다
幸遇聖朝無事日  다행히 거룩한 조정을 만나 아무 일이 없는 날
不妨隨處任消愁  곳을 따라 마음대로 시름 녹임도 해롭지 않으리
운권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雲捲師)
谷邃林深澗水明  깊은 골짜기 우거진 숲 냇물은 맑은데
登臨蕭寺雨初晴  적막한 절에 오르자 날씨가 갰네

009_0128_a_01L牢落道心貧不屈寂寥身世病相兼

009_0128_a_02L誰人到此同襟席共點茗茶也未嫌

009_0128_a_03L次機師

009_0128_a_04L
龍門奇境恨曾聱今始登臨冠海郊

009_0128_a_05L瑞霧逐風來曲門祥雲和月入層崤

009_0128_a_06L岩邊鵠樹交縈絡石隙靑鼠喚弄嘲

009_0128_a_07L自嘆不能詩與賦此生那得和相饒

009_0128_a_08L次密城倅

009_0128_a_09L
尋眞騷客用工夫石室禪房夢寐孤

009_0128_a_10L山雨有情留玉節洞雲無賴覆仙區

009_0128_a_11L天晴始見凌霄頂足履方知近日嵎

009_0128_a_12L欲識耶山眞面目請君鳬舃住斯須

009_0128_a_13L原韻洪受疇

009_0128_a_14L
刺使官榮亦丈夫追陪蓮幕興非孤

009_0128_a_15L雲隨仙子歸何處天遣吾儕到別區

009_0128_a_16L地憶洞賔遊北海山疑大禹略東嵎

009_0128_a_17L他年再訪師應在臨別留衣更不須

009_0128_a_18L次居昌枕流亭板上韻

009_0128_a_19L
高樓朱檻俯淸流策杖登臨興轉幽

009_0128_a_20L紅蓼暗香飛白鷺綠蘋殘霧映銀鉤

009_0128_a_21L奇雲巧作千人面玉峀端爲萬佛頭

009_0128_a_22L幸遇聖朝無事日不妨隨處任消愁

009_0128_a_23L次雲捲師

009_0128_a_24L
谷邃林深澗水明登臨蕭寺雨初晴

009_0128_b_01L看經德士熏眞業  덕 있는 선비 경 읽으며 참된 업을 익히고
拜佛高僧奉至誠  고승은 부처님께 예배하며 지성으로 섬기네
玉峀雲開山自艶  옥 같은 산봉우리 구름 걷히니 산 절로 어여쁘고
縹囊才乏句難成  표낭88)은 재주 없어 글귀조차 이루기 어려워라
幸逢此際知心友  다행히 이 절에서 마음 알아주는 벗을 만나
終夜論談百十城  밤새도록 담론하며 일백열 성 이루었네
조 상사의 시운을 따서(次趙上舍)
漢寺留連舊歲殘  한사에 계속 묵어 한 해를 다 보내고
客懷時復暮凭闌  나그네 회포 돌이킬 때마다 저녁 난간에 기댄다
城樓畵角天邊逈  성루의 뿔피리 소리는 하늘에 퍼지고
禪院靑燈夢裏寒  선원의 푸른 등촉은 꿈속에 싸늘하다
蓬島烟霞曾有契  봉도의 안개와 노을은 일찍이 어우러지고
梅花消息忽無端  매화의 소식은 홀연히 단서가 없네
生涯政似風車子  생애는 정녕 풍차자와 같은데
誰道山僧世外閑  산승은 세속을 벗어나 한가하다 누가 말하는가
신재의 원운(原韻 愼齋)
讀罷禪窓書燭殘  경 읽어 마친 선창에는 촛불만 가물거리고
長河漫漫漏將闌  넓고도 아득한 긴 강은 흘러 시간이 늦으려 하네
風吹積雪松聲逈  쌓인 눈에 바람이 부니 솔 소리는 멀어지고
月入虛岩樹影寒  빈 바위에 달이 드니 나무 그림자 싸늘하다
障壁踈鐘鳴夜半  장벽에 가끔 울리는 종소리 밤중에 들리고
近人星斗宿薝端  사람 가까이에 북두성은 처마 끝에 잠이 든다
幸逢老釋慇懃話  다행히 노장 스님을 만나 은근한 이야기 나누니
萬事無如出世閑  온갖 일들이 세속을 벗어나 한가함만 못하네
이 생원의 시운을 따서(次李生員)
有美書生自洛還  이름 있는 서생이 서울에서 돌아오니
雪晴山路閉松關  눈 갠 산길에 소나무 문 닫혀 있네
閻浮界裏探仙佛  염부세계에서 신선 부처를 찾고
錦繡編中學孔顔  비단 자리 펴놓고 공자 안자 배우네
淸眼忽開塵世外  맑은 눈 홀연히 트이니 티끌세상 벗어나고
白頭相對夢魂間  하얀 머리 서로 대하니 살아온 날 꿈같구나
轉蓬人事何牢㝎  어지러운89) 인간의 일 언제나 단단해질꼬
別後難忘此日閑  이별한 뒤 이렇게 한가했던 일 잊기 어려우리
이의의 원운 原韻 李義
杖錫翩翩雪後還  지팡이 짚고 편편히 눈 온 뒤에 돌아오니
自言昨發南漢關  스스로 어제 남한 관문을 떠나왔다 말하네
高名宿昔徒傳耳  높은 명성 저 옛날에 부질없이 귀로만 전했는데
別界歸來幸識顏  신선세계 돌아오니 다행히 아는 얼굴 만났네
妙旨窮探心性外  미묘한 진리 끝까지 탐구하니 심성을 벗어나고
奇才逈出晋唐間  기이한 재주 진나라와 당나라를 훌쩍 뛰어넘네
雖然與語非吾道  비록 그러나 함께 이야기해 보니 우리 도는 아니었고
只許談山半日閑  다만 산수 이야기나 나누기를 허락하니 반나절 한가했네
매곡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梅谷師)
曾說仙區號待彌  일찍이 말하기를 대미라 하는 신선의 구역이 있는데
山深洞僻日光遲  산은 깊고 골짜기가 외져서 햇볕조차 늦게 이른다 하네

009_0128_b_01L看經德士熏眞業拜佛高僧奉至誠

009_0128_b_02L玉峀雲開山自艶縹囊才乏句難成

009_0128_b_03L幸逢此際知心友終夜論談百十城

009_0128_b_04L次趙上舍

009_0128_b_05L
漢寺留連舊歲殘客懷時復暮凭闌

009_0128_b_06L城樓畵角天邊逈禪院靑燈夢裏寒

009_0128_b_07L蓬島烟霞曾有契梅花消息忽無端

009_0128_b_08L生涯政似風車子誰道山僧世外閑

009_0128_b_09L原韻愼齋

009_0128_b_10L
讀罷禪窓書燭殘長河漫漫漏將闌

009_0128_b_11L風吹積雪松聲逈月入虛岩樹影寒

009_0128_b_12L障壁踈鐘鳴夜半近人星斗宿薝端

009_0128_b_13L幸逢老釋慇懃話萬事無如出世閑

009_0128_b_14L次李生員

009_0128_b_15L
有美書生自洛還雪晴山路閉松關

009_0128_b_16L閻浮界裏探仙佛錦繡編中學孔顏

009_0128_b_17L淸眼忽開塵世外白頭相對夢魂間

009_0128_b_18L轉蓬人事何牢㝎別後難忘此日閑

009_0128_b_19L原韻李義

009_0128_b_20L
杖錫翩翩雪後還自言昨發南漢關

009_0128_b_21L高名宿昔徒傳耳別界歸來幸識顏

009_0128_b_22L妙旨窮探心性外奇才逈出晋唐間

009_0128_b_23L雖然與語非吾道只許談山半日閑

009_0128_b_24L次梅谷師

009_0128_b_25L
曾說仙區號待彌山深洞僻日光遲

009_0128_c_01L鸎逢柳幕歌聲滑  꾀꼬리는 버드나무 장막을 만나 노랫소리 매끄럽고
蝶在花房物色宜  나비는 화방을 만나 물색이 적절하다
帶月庭松微有影  마당의 소나무는 달빛을 띠어 그림자 희미하고
侵雲岩樹半無枝  구름에 잠긴 바위 위의 나무는 가지가 반쯤 없다
聞來拔跡探幽趣  소문 듣고 찾아와 남보다 먼저 그윽한 맛 더듬으니
此興誰傳異與奇  특이하고 기이한 이 흥취를 누구에게 전할까나
황 수재가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黃秀才)
樹老仙壇鳥倦飛  선단의 늙은 나무에 지친 새가 날아들고
荷衣掛榻閉松扉  걸상에 하의90)를 걸어 놓고 솔문을 닫는다
更深斗轉星文換  삼경三更 깊어지니 북두성 돌아 별의 무늬 바뀌었고
雲歛螢和電影歸  구름 걷히니 반딧불 어울려 전영으로 돌아간다
萬古興亡山不語  만고의 흥망을 산은 말하지 않고
一天風月我將依  온 하늘의 풍월은 내가 장차 의지한다
風雲儘入吾儕手  바람과 구름이 다 우리네 솜씨로 들어와
朗咏詩傳百代稀  시전을 낭랑하게 읊으니 백대에 드물다
지곡 관물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止谷觀物先生)
幾年遠慕承明誨  몇 년 동안이나 멀리서 밝은 가르침 받기를 사모했던가
白首論交從此始  머리가 하얗도록 논교함이 이로부터 시작됐네
百鍊工程匪可階  백 번 단련한 공정도 오를 수 있음이 아니요
一生藻鑑猶難跂  일생 동안 조감91)도 오히려 발돋움하기 어렵다
靈源正理孰能知  영원의 바른 이치를 누가 잘 알 수 있을까
妙化玄功人莫揣  묘화의 현묘한 공을 사람들은 헤아리지 못하리
雖在身貧道不貧  비록 몸은 가난하거니와 도는 가난하지 않나니
樞機政合鴻濛裏  추기92)가 정녕 홍몽93) 속에 합하리라
원운原韻
不意今承多少誨  생각지도 않았는데 지금 많은 가르침을 받고 보니
一言深淺有終始  깊고 얕은 말 한 마디마다 처음과 끝이 분명했네
無窮萬品知歸着  그지없는 온갖 품류品類 귀착할 곳을 알고
太極微端杳望跂  태극의 은미한 단서를 바라보며 나아가기 아득하네
默會中宵誠莫測  한밤중에 남몰래 깨달아 보려 하나 진실로 예측할 수 없고
潜心盡日實難揣  온종일 마음 가라앉혀 생각해도 실로 헤아리기 어렵구나
忘神何處竟虛養  신을 잊고 어느 곳에서 마침내 허양한단 말인가
霽月光風無表裏  비 갠 뒤의 바람과 달은 겉과 속이 따로 없네
송 진사가 지은 ≺입춘일에 제하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宋進士題立春日)
天機軋軋四時催  하늘 기틀이 알알94)하여 사계절을 재촉하니
寒暑陰陽互去來  한서와 음양이 서로 오고 가는구나
盈尺臈前三白雪  납일 전에 세 자가 넘는 눈이 세 번이나 내리고95)
千門半夜一聲雷  천문의 한밤중에 우렛소리 한 차례 울리네
椒盤獻頌迎新福  초반96)에 송을 드려 새해의 복을 맞이하고
桃板題詩禳舊灾  도판97)에 시를 써서 묵은 재앙 물리치네
遙向玉墀勤稽首  멀리서 궁전 뜰을 향해 삼가 머리를 조아리고
太平文物萬年開  태평한 세계에 문물이 만년토록 열리기 바라네
풍악산으로 가는 영지 도인을 전송하며(送靈芝道人之楓嶽)
水重山疊路回遲  물과 산이 중첩되어 굽이굽이 돌아 난 길 더디고
携伴烏藤任自歸  오등 지팡이 벗 삼아 맘 내키는 대로 돌아가네

009_0128_c_01L鸎逢柳幕歌聲滑蝶在花房物色宜

009_0128_c_02L帶月庭松微有影侵雲岩樹半無枝

009_0128_c_03L聞來拔跡探幽趣此興誰傳異與奇

009_0128_c_04L次黃秀才

009_0128_c_05L
樹老仙壇鳥倦飛荷衣掛榻閉松扉

009_0128_c_06L更深斗轉星文換雲歛螢和電影歸

009_0128_c_07L萬古興亡山不語一天風月我將依

009_0128_c_08L風雲儘入吾儕手朗咏詩傳百代稀

009_0128_c_09L次止谷觀物先生

009_0128_c_10L
幾年遠慕承明誨白首論交從此始

009_0128_c_11L百鍊工程匪可階一生藻鑑猶難跂

009_0128_c_12L靈源正理孰能知妙化玄功人莫揣

009_0128_c_13L雖在身貧道不貧樞機政合鴻濛裏

009_0128_c_14L原韻

009_0128_c_15L
不意今承多少誨一言深淺有終始

009_0128_c_16L無窮萬品知歸着太極微端杳望跂

009_0128_c_17L默會中宵誠莫測潜心盡日實難揣

009_0128_c_18L忘神何處竟虛養霽月光風無表裏

009_0128_c_19L次宋進士題立春日

009_0128_c_20L
天機軋軋四時催寒暑陰陽互去來

009_0128_c_21L盈尺臈前三白雪千門半夜一聲雷

009_0128_c_22L椒盤獻頌迎新福桃板題詩禳舊灾

009_0128_c_23L遙向玉墀勤稽首太平文物萬年開

009_0128_c_24L送靈芝道人之楓嶽

009_0128_c_25L
水重山疊路回遲携伴烏藤任自歸

009_0129_a_01L廬岳幾年曾悟道  여악은 어느 해에 일찍 도를 깨달았고
少林今日已忘機  소림98)은 오늘날 이미 기미를 잊었다네
獨行岩逕雲隨屩  혼자서 바윗길을 걸으니 구름이 신을 따르고
閑倚松壇月滿衣  한가하게 송단에 기대니 달이 옷에 가득하네
堪笑病生猶落魄  가소롭다, 병든 인생 넋이 나간 사람처럼
寂寥空掩石間扉  쓸쓸히 석간의 사립문만 부질없이 닫네
상봉 대사를 따라 속리산 유람길에 나서는 혜원 사미를 전송하며(送慧遠沙彌從霜峰大師遊俗離山)
臘盡春回遠客悲  섣달이 지나고 봄이 돌아오니 멀리 있는 나그네 슬픈데
寂寥何忍送人歸  고요하고 쓸쓸하니 어찌 돌아가는 사람 전송을 견디리
鶴冲雲漢終難狎  학은 운한을 찌르니 끝내 친하기는 어렵고
𩿨戱烟波豈易鞿  갈매기는 노을 파도를 희롱하니 어찌 쉽게 얽어매리
岩逕暝傳栖鳥少  돌길에 어두움이 깔리니 둥지로 날아드는 새 적고
峽門風起征鴻稀  골짜기 문에 바람이 일어나니 날아가는 기러기 드무네
誰怜石榻蒙頭衲  그 누가 석탑의 머리 덮은 중을 가여워하랴
永夜寒霜夢屢飛  긴 밤에 찬 서리가 자주 잠자리로 날아드네
풍악산으로 가는 영안 스님을 전송하며(送靈眼師之楓岳)
千里溪山世外寬  천 리의 시내와 산 세상 밖은 넓고
人間隨處有狂瀾  인간은 간 곳마다 광란의 파도가 있네
寂寥南國孤蹤惙  쓸쓸한 남쪽 나라 외로운 발자취에 수심이 가득
怊悵東亭別意難  동쪽 정자 섭섭한 마음 이별의 뜻 말하기 어려워라
魂夢豈能知路遠  꿈속에서야 먼 길인 줄 어찌 알랴만
梅花元不㥘春寒  매화는 원래 봄추위를 두려워 않는다네
我將楓嶽從君計  나도 장차 그대의 계획처럼 풍악에 갈 테니
翠栢明霞任共餐  푸른 솔 해맑은 노을 함께 먹으며 놀아 보세
관동으로 가는 총섭 규 스님을 송별하며(別圭摠攝之關東)
無方攝化憶逢場  정한 장소 없이 거두어 교화함 만난 곳 생각해 보니
竿木隨身任自遑  간짓대 끝에 몸을 맡겨 마음대로 노니는구나99)
沙際白𩿨天錯莫  백사장에 흰 갈매기 하늘에 아득하고
漁燈水國夜蒼唐  물나라에 어부 등불 밤이 되자 쓸쓸하네
春坡玉帳𦼕花晩  봄 언덕의 옥 장막100)엔 해당화 늦게 피고
落日屯雲海氣凉  해 떨어지자 구름 짙으니 바다 기운 서늘하다
景物儘知隨處好  계절 따라 바뀌는 경치 가는 곳마다 좋은 줄 알고
逐風和月早還鄕  바람 따라 달과 함께 일찍이 고향에 돌아가네
영동으로 가는 문 상인을 전송하며(送文上人之嶺東)
歸程杳杳意茫茫  돌아갈 길이 멀고 아득하니 마음도 가물가물
離恨悠悠欲斷膓  이별의 한 너무 많아 창자가 끊어지려 하네
寒波蹵地驚波壯  한파가 땅을 차니 파장에 놀라고
霽色浮空海色凉  제색이 하늘에 떠오르니 바다색도 서늘하네
雪消溪澗春將暮  눈 녹은 시냇가엔 봄이 장차 저물려 하고
天接沙坪路正長  하늘에 닿은 모래벌판 길이 정녕 멀기만 하네
別後毋忘來此際  이별한 뒤 이곳에 다시 오는 것 잊지 마시게
共携終老臥雲堂  함께 손을 잡고 늙도록 구름집에 누워 보세
운 상인을 전송하며(送雲上人)

009_0129_a_01L廬岳幾年曾悟道少林今日已忘機

009_0129_a_02L獨行岩逕雲隨屩閑倚松壇月滿衣

009_0129_a_03L堪笑病生猶落魄寂寥空掩石間扉

009_0129_a_04L送慧遠沙彌從霜峰大師遊俗離山

009_0129_a_05L
臘盡春回遠客悲寂寥何忍送人歸

009_0129_a_06L鶴冲雲漢終難狎 𩿨戱烟波豈易鞿

009_0129_a_07L岩逕暝傳栖鳥少峽門風起征鴻稀

009_0129_a_08L誰怜石榻蒙頭衲永夜寒霜夢屢飛

009_0129_a_09L送靈眼師之楓岳

009_0129_a_10L
千里溪山世外寬人間隨處有狂瀾

009_0129_a_11L寂寥南國孤蹤惙怊悵東亭別意難

009_0129_a_12L魂夢豈能知路遠梅花元不㥘春寒

009_0129_a_13L我將楓嶽從君計翠栢明霞任共餐

009_0129_a_14L別圭摠攝之關東

009_0129_a_15L
無方攝化憶逢場午木隨身任自遑

009_0129_a_16L沙際白𩿨天錯莫漁燈水國夜蒼唐

009_0129_a_17L春坡玉帳𦼕 [5] 花晩落日屯雲海氣凉

009_0129_a_18L景物儘知隨處好逐風和月早還鄕

009_0129_a_19L送文上人之嶺東

009_0129_a_20L
歸程杳杳意茫茫離恨悠悠欲斷膓

009_0129_a_21L寒波蹵地驚波壯霽色浮空海色凉

009_0129_a_22L雪消溪澗春將暮天接沙坪路正長

009_0129_a_23L別後毋忘來此際共携終老臥雲堂

009_0129_a_24L送雲上人

009_0129_b_01L
人生於世別離足  이 세상에 인생이란 이별이 많은 법
聚散關心𩯭欲斑  만나고 헤어짐에 마음 두다 귀밑머리 희어지네
海岸鳴沙千里路  바닷가 명사는 천 리 머나먼 길이요
天涯歸路萬重山  하늘 끝 돌아가는 길은 만 겹의 산이어라
波翻碕上豗聲壯  파도 번뜩이는 굽은 물가 부딪치는 소리 굉장하고
風掠溪邊暮色寒  바람 스쳐 지나는 냇가는 석양빛이 싸늘하다
惆悵樹雲相望處  나무에 드리운 추창한 구름 바라보이는 곳에
㝎應無使報平安  평안함을 알릴 길이 없음을 마땅히 아시오소서
중주 태수 권적을 송별하며(別中州太守【權迪】)
頻來仙府聽高談  자주 선부101)를 찾아와 고상한 이야기 들었는데
半是黃庭半老聃  반은 『황정경』이요 반은 노담의 이야기였네
一片野雲猶滯北  한 조각의 구름은 아직도 북쪽을 막고 있고
九霄風起已圖南  구소(하늘)에 바람 이니 남으로 갈 생각 하네
自誇事業時中合  스스로 하는 사업 때에 적절타 자랑하니
誰識行裝格外叅  누가 행장이 격외선禪인 줄 알리오
別後相思在何處  이별 후 서로 그리며 어느 곳에 있을꼬
隔峯千疊夢先探  천 겹으로 막힌 산 꿈속에서 먼저 찾으리
북원 군수 강회를 전송하며(送北原倅【康澮】)
鄕園將欲種三槐  고향 동산에 장차 세 그루 괴화나무102)를 심으려 한다고
獻賦金門歸去來  금문으로 돌아가는 군수에게 시를 지어 올리네
厨下日高羹綠芋  주방 아래 해 높으니 초록빛 토란국을 끓이고
檻前風靜坐靑苔  난간 앞에 바람 자니 푸른 이끼를 깔고 앉네
蒼生自失調元手  창생들은 스스로 조원의 솜씨103)를 잃었으니
聖主寧踈濟世才  성주가 어찌 제세의 인재를 소홀히 하랴
遙想考盤無與語  멀리서 생각하니 고반104)을 이야기할 사람 없고
菊花香裏獨徘佪  국화 향기 속에서 혼자서 배회하네
지곡 경암 관물 선생의 죽음을 애도함(止谷敬庵觀物先生挽)
衰年偶托神交契  늘그막에 우연히 의탁하여 정신을 서로 합하였더니
逐日相隨鑚仰間  세월을 보내며 찬앙의 사이에서 서로 따랐지
流落飢寒添老醜  배고프고 추움에 유락하니 늙고 추함만 더해지고
死生離別足悲酸  죽고 삶으로 서로 이별하니 너무 슬프고 마음 시리네
舊遊入夢徒能說  옛날에 놀던 곳 꿈속에 들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遺札盈箱未忍看  상자에 가득하게 남긴 편지 차마 볼 수가 없네
從此敬庵斷來徃  이로부터 경암이 오고 감은 끊어졌으니
綠陰春盡鎻前欄  봄이 다 가니 녹음만 앞 난간을 가리네
문 진사가 지은 ≺우뚝 솟은 외로운 소나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文進士秀孤松)
萬壑雪霜濃    온 골짜기에 눈서리 짙어지니
寒峰獨秀松    싸늘한 봉우리에 소나무만 우뚝하네
枝翻驚睡鶴    가지 흔들리자 잠든 학이 놀라고
根擁近盤龍    엉긴 뿌리는 용이 서린 것 같네
影落空壇月    그림자 떨어진 빈 단에 달 비치고
聲搖遠寺鐘    먼 절에서 치는 종소리만 들려오네
朔風吼且怨    삭풍은 원망하듯 소리 내어 불건만
唯汝保貞容    오직 너만은 절개 곧은 모습 지키네

009_0129_b_01L
人生於世別離足聚散關心鬢欲斑

009_0129_b_02L海岸鳴沙千里路天涯歸路萬重山

009_0129_b_03L波翻碕上豗聲壯風掠溪邊暮色寒

009_0129_b_04L惆悵樹雲相望虎㝎應無使報平安

009_0129_b_05L別中州太守權迪

009_0129_b_06L
頻來仙府聽高談半是黃庭半老聃

009_0129_b_07L一片野雲猶滯北九霄風起已圖南

009_0129_b_08L自誇事業時中合誰識行裝格外叅

009_0129_b_09L別後相思在何處隔峰千疊夢先探

009_0129_b_10L送北原倅康澮

009_0129_b_11L
鄕園將欲種三槐獻賦金門歸去來

009_0129_b_12L厨下日高羹綠芋檻前風靜坐靑苔

009_0129_b_13L蒼生自失調元手聖主寧踈濟世才

009_0129_b_14L遙想考盤無與語菊花香裏獨徘佪

009_0129_b_15L止谷敬庵觀物先生挽

009_0129_b_16L
衰年偶托神交契逐日相隨鑚仰間

009_0129_b_17L流落飢寒添老醜死生離別足悲酸

009_0129_b_18L舊遊入夢徒能說遺札盈箱未忍看

009_0129_b_19L從此敬庵斷來徃綠陰春盡鎻前欄

009_0129_b_20L次文進士秀孤松

009_0129_b_21L
萬壑雪霜濃寒峰獨秀松

009_0129_b_22L枝翻驚睡鶴根擁近盤龍

009_0129_b_23L影落空壇月聲搖遠寺鐘

009_0129_b_24L朔風吼且怨唯汝保貞容

009_0129_c_01L
권 진사 희익의 시운을 따서(次權進士【希益】)
正字關心念    정 자에 마음 생각을 걸어 잠가
誠中不惹塵    성실한 가운데 때 묻지 않았네
威儀時整整    어느 때나 행동거지 가지런하고
學問日新新    학문은 날마다 새로워지네
行必遵賢軰    행동은 반드시 어진 이를 따르고
言須擬哲人    말은 언제나 철인에 비길 만하네
世間名與利    세간의 명예와 이익에
莫遣撩精神    정신이 흔들리지 마시게
송 진사 자첨의 시운을 따서(次宋進士【子瞻】)
雨罷豗聲壯    비 그치자 구렁이 우는 소리 웅장하고
春和秀色齊    봄날이 따스하니 뛰어난 경치 나란하네
岩花誇艶艶    바위틈에 핀 꽃 아름다움 자랑하고
溪草欲萋萋    시냇가 풀은 한창 우거지려 하네
山峻隣蟾窟    험준한 산 섬굴(달)과 이웃하고
峰危近鶴棲    오뚝한 봉우리 학 깃든 곳 가깝구나
幸逢騷客話    다행히도 시인을 만나 이야기하다가
旋別意愈悽    곧바로 이별하니 마음 더욱 슬프네
원운原韻
屹立伽耶峀    우뚝 선 가야산 산봉우리
高高天與齊    높고도 높아 하늘과 나란하네
雨後花光爛    비가 온 뒤 꽃빛은 찬란하고
風前草色萋    바람 앞에 풀 색깔 무성하다
洞邃神鱗宅    깊숙한 골짜기는 신린(날개 달린 용)의 집이요
林深彩羽棲    짙은 숲은 채우(봉황)의 서식처라
邂逅廬山客    헤어졌다 다시 만난 여산의 나그넨데
臨分意轉悽    다시 이별할 즈음 마음 더욱 슬프구나
김 한림이 지은 ≺가야산을 유람하며≻라는 시의 운을 따서【이때 영남 어사로 있었음.】(次金翰林遊耶山【時嶺南御使】)
耶山秋已晩    가야산엔 어느새 가을이 저무는데
岩樹戰商風    암벽에 선 나무 상풍105)에 떨고 있네
隱現雲中月    구름 속의 달은 숨었다간 나타나고
靑紅澗上楓    시냇가 단풍 붉기도 하고 푸르기도 하구나
簷高倕技壯    높은 처마는 수106)의 기술로 웅장하고
峽峻化才雄    험준한 골짜기는 조물주의 재주로 웅대하다
㝎裏觀塵世    선정 속에서 티끌세상 관해 보면
繽紛似轉蓬    어지럽기 흡사 바람에 날려 다니는 쑥대 같네
김창협의 원운元韻 金昌恊
偶作招提宿    우연히 초제(사찰)에서 잠을 잤는데
長懷學士風    학사의 기풍을 길이 품었네
籠山萬壑水    온 골짜기 물은 산을 에워싸고 있고
背日九秋楓    구추의 단풍은 해를 지고 있네
玉柱懸琴逈    옥주에 달린 거문고는 우뚝하고
金輪樹塔雄    금륜에 세운 탑은 웅장하구나
遐情兼勝矚    원대한 뜻으로 나는 좋은 풍경 구경했으니
明發欲飄蓬    내일 아침엔 날리는 쑥대처럼 떠나려 하네

009_0129_c_01L次權進士希益

009_0129_c_02L
正字關心念誠中不惹塵

009_0129_c_03L威儀時整整學問日新新

009_0129_c_04L行必遵賢軰言須擬哲人

009_0129_c_05L世間名與利莫遣撩精神

009_0129_c_06L次宋進士子瞻

009_0129_c_07L
雨罷豗聲壯春和秀色齊

009_0129_c_08L岩花誇艶艶溪草欲萋萋

009_0129_c_09L山峻隣蟾窟峰危近鶴棲

009_0129_c_10L幸逢騷客話旋別意愈悽

009_0129_c_11L原韻

009_0129_c_12L
屹立伽耶峀高高天與齊

009_0129_c_13L雨後花光爛風前草色萋

009_0129_c_14L洞邃神鱗宅林深彩羽棲

009_0129_c_15L邂逅廬山客臨分意轉悽

009_0129_c_16L次金翰林遊耶山時嶺南御使

009_0129_c_17L
耶山秋已晩岩樹戰商風

009_0129_c_18L隱現雲中月靑紅澗上楓

009_0129_c_19L簷高倕技壯峽峻化才雄

009_0129_c_20L㝎裏觀塵世繽紛似轉蓬

009_0129_c_21L元韻金昌恊

009_0129_c_22L
偶作招提宿長懷學士風

009_0129_c_23L籠山萬壑水背日九秋楓

009_0129_c_24L玉柱懸琴逈金輪樹塔雄

009_0129_c_25L遐情兼勝矚明發欲飄蓬

009_0130_a_01L
개원사에서 총리사 최 상국의 행차 중에 송별하며(開元寺奉別摠理使崔相國行中)
開元精舍月    개원정사의 달빛 아래
邂逅陪襜帷    만나자 휘장 안으로 모셨네
蹔輟翻經筆    잠시 경전 번역하던 붓을 거두고
還題送洛詩    서울로 가는 이에게 전송의 시 지었네
浮生知幾日    뜬 인생 얼마나 더 살지 알겠는가
衰鬢見新絲    센 귀밑머리 하얀 새실 같구려
縱欲重逢話    비록 다시 만나 이야기하고 싶으나
閑忙會亦遲    한가하고 바쁜 사이라 만남이 더딜 테지요
원운을 붙임(附次)
王程初返旆    왕정107)에서 처음으로 깃발을 돌려
佛寺蹔停帷    불사에 잠시간 행차를 멈추었네
厭聽三聲角    삼성의 호각소리 듣기 싫어하고
欣逢四韻詩    사운시로 만나는 건 기뻐하네
洞雲晴似帽    골짝 구름 갬은 모자를 벗은 듯
城柳嫰如絲    성곽에 어린 버드나무 실과 같네
訪我磻溪上    반계 위에 나를 찾아와서
談經也未遲    경전 이야기에 또한 지루하지 않네
시운을 따서 지은 시를 경련 스님에게 줌(次贈敬蓮師)
昔在蓬壺上    옛날엔 봉호의 경지에 있었는데
今從雪寺居    지금은 여기 설사에서 살고 있네
山容仍不改    산의 용태는 그대로 바뀌지 않았는데
塵思獨漣如    번뇌 생각만 홀로 끊이지 않는구나
莫謂重尋款    다시 찾아 문 두드린다 말하지 마시게
能令舊病除    능히 옛 병을 제거하게 하려는 것일세
岩花還入興    바위틈 꽃에서 다시 시흥詩興에 들었으니
難挽薜蘿裾    벽라의 옷소매를 잡아당기기 어려우리
문 처사가 보내온 시의 운을 따서(次文處士來韻)
[1]
塵世繁華夢裏驚  번화한 티끌세상 꿈속에서 놀라고
起來山月到窓明  산 위에 달이 떠오르니 창문이 밝구나
匡廬一會憑誰說  광려108)에서 한 번 만남 누구 말에 근거했나
唯見寒枝睡鵲呈  오직 싸늘한 가지에 졸고 있는 까치만 보이네

[2]
德淵齋裏玉詞佳  덕연의 재실 속에 옥 같은 문장이 아름답고
白雪陽春絕韻歌  흰 눈 내리는 양춘 계절에 절운을 읊네
一奏九成誰會得  구성109)을 한 차례 연주하니 누가 알아주랴
煙蘿深處老頭陁  연라110) 깊은 곳에 늙은 두타만 있네

[3]
石室淸虛洒玉塵  맑고 텅 빈 석실에서 옥진111)을 씻고
鳬煙篆處契申申  오리 향로 전서 연기 피어나는 곳에서 거듭 서원한다
千峰影接三更月  천 봉우리 그림자는 삼경의 달을 접대하는데
獨有晴窓夢裏人  홀로 맑게 갠 창가에서 꿈속을 헤매는 사람이라

[4]
疊巘重雲欲雪天  포개진 산 두터운 구름 하늘에선 눈 내리려 하고
曉窓風動夢難全  바람 불어 밝은 창을 흔드니 온전한 꿈 어렵네
爲言喚鶴看仙榻  학을 불러 말하기를 신선의 책상을 보라
來與山人做一篇  여기 와서 산에 사는 사람과 시 한 편 지어 보세

009_0130_a_01L開元寺奉別摠理使崔相國行中

009_0130_a_02L
開元精舍月邂逅陪襜帷

009_0130_a_03L蹔輟翻經筆還題送洛詩

009_0130_a_04L浮生知幾日衰鬢見新絲

009_0130_a_05L縱欲重逢話閑忙會亦遲

009_0130_a_06L附次

009_0130_a_07L
王程初返斾佛寺蹔停帷

009_0130_a_08L厭聽三聲角欣逢四韻詩

009_0130_a_09L洞雲晴似帽城柳嫰如絲

009_0130_a_10L訪我磻溪上談經也未遲

009_0130_a_11L次贈敬蓮師

009_0130_a_12L
昔在蓬壺上今從雪寺居

009_0130_a_13L山容仍不改塵思獨漣如

009_0130_a_14L莫謂重尋款能令舊病除

009_0130_a_15L岩花還入興難挽薜蘿裾

009_0130_a_16L次文處士來韻

009_0130_a_17L
塵世繁華夢裏驚起來山月到窓明

009_0130_a_18L匡廬一會憑誰說唯見寒枝睡鵲呈(一)

009_0130_a_19L德淵齋裏玉詞佳白雪陽春絕韻歌

009_0130_a_20L一奏九成誰會得煙蘿深處老頭陁(二)

009_0130_a_21L石室淸虛洒玉塵鳬煙篆處契申申

009_0130_a_22L千峰影接三更月獨有晴窓夢裏人(三)

009_0130_a_23L疊巘重雲欲雪天曉窓風動夢難全

009_0130_a_24L爲言喚鶴看仙榻來與山人做一篇(四)

009_0130_b_01L
문동도의 원운(元韻 文東道)
[1]
剩敎滄海鬼群驚  넓은 바다로 하여금 귀신 무리 놀라게 하고
搜得鮫珠箇箇明  교주112)를 찾아 얻으니 낱낱이 밝기만 하네
紉了祗園無善價  기원113)의 값없는 보배 이어 깨달으니
襲莊遙向世中呈  장엄을 세습하여 멀리 세상을 향해 드리네

[2]
淸詩早步九僧佳  맑은 시에 일찍이 구승의 아름다움을 밟았고
眞偈仍傳六祖歌  참다운 게송 육조의 노래를 그대로 전하네
野鶴靑雲爲伴侶  들판의 학과 푸른 하늘의 구름으로 벗을 삼고
蓮花高隱寶頭陁  연꽃 속에 고상하게 은거하며 두타행을 보배로 삼네

[3]
大都流軰汨風塵  큰 도시의 풍류배風流軰들 풍진에 빠져 있어
謾艶金門走卯申  부질없이 금문이 부러워서 묘신114)에 분주하네
何地可能開口眼  어느 자리가 입과 눈을 열 수 있는 곳일까
紅流洞壑夢歸人  홍류동 골짜기를 꿈속에서 돌아가는 사람이네

[4]
工夫不可井觀天  공부는 우물 속에서 하늘을 보아서는 안 되나니
鞭駕風霆歷覽全  바람과 우레로 수레를 몰아 완전하게 역람하라
月窟天根親手足  하늘 끝 월굴에서 직접 다니고 생활하면서
逍遙時咏大鵬篇  소요하며 때때로 대붕편115)을 읊었네
좌의정의 ≺그림의 매화가 섣달 매화를 대하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謹次左相國咏墨梅對臈梅韻)
雪梅花對墨梅花  눈 속에 핀 매화가 먹으로 그린 매화와 마주하니
粉艶香薰有等差  채색의 아름다움과 짙은 향기의 차이가 있네
騷客莫論眞與假  소객들아, 참이니 거짓이니 따지지 마소
摠輸春色入詩家  모두 봄 색깔 가져다가 시인에게 주었잖소
수 옹의 원운(元韻 睡翁)
墨梅花似臈梅花  먹으로 그린 매화가 흡사 섣달에 핀 매화 같아
造化神工也不差  신공의 조화와 또한 차이가 나지 않네
詞客能無來訪意  사객들은 날 찾아올 생각이 없으신가
一團春氣在吾家  한 덩어리 봄기운이 우리 집에 있다네
좌의정 목 상국이 파초선을 주었는데 그 부채 안에 있는 작은 시의 운을 따서(謹次左議政睦相國賜蕉葉扇仍寫小詩于扇中)
湘竹和風養翠峰  상죽116)은 온화한 바람에 푸른 봉우리 키우더니
削成蕉扇滌煩胷  다듬어 만든 파초선으로 더운 가슴 식히네
他年夏日揮禪榻  다른 해 여름날 선탑에 오시게 되면
戀得今時寵賜儂  오늘 이 사랑으로 베푸신 부채 기억하겠소
수 옹의 원운(元韻 睡翁)
聽盡金剛萬二峰  금강산 일만 이천 봉우리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病翁殊覺豁心胷  병든 늙은이는 가슴이 활짝 열림을 느꼈다오
歸期托此芭蕉扇  돌아갈 약속과 함께 이 파초선을 부치니
須趂中秋幸候儂  반드시 중추에 가서 그대를 본다면 다행이겠소
운을 따온 숭계의 원운을 붙임(附次 嵩溪)
飛錫來尋自道峰  도봉산으로부터 지팡이를 날려 찾아와
蹔時談屑洗塵胷  잠시 좋은 이야기를 나누니 가슴에 때를 씻은 듯하네
中秋明月相思處  중추의 밝은 달 아래 서로 그리워하는 곳에서
倘把瓊篇也寄儂  혹 구슬 같은 시편을 움켜다가 그대에게 부치네

009_0130_b_01L元韻文東道

009_0130_b_02L
剩敎滄海鬼群驚搜得鮫珠箇箇明

009_0130_b_03L紉了祗園無善價襲莊遙向世中呈(一)

009_0130_b_04L淸詩早步九僧佳眞偈仍傳六祖歌

009_0130_b_05L野鶴靑雲爲伴侶蓮花高隱寶頭陁(二)

009_0130_b_06L大都流軰汨風塵謾艶金門走卯申

009_0130_b_07L何地可能開口眼紅流洞壑夢歸人(三)

009_0130_b_08L工夫不可井觀天鞭駕風霆歷覽全

009_0130_b_09L月窟天根親手足逍遙時咏大鵬篇(四)

009_0130_b_10L謹次左相國咏墨梅對臈梅韻

009_0130_b_11L
雪梅花對墨梅花粉艶香薰有等差

009_0130_b_12L騷客莫論眞與假摠輸春色入詩家

009_0130_b_13L元韻睡翁

009_0130_b_14L
墨梅花似臈梅花造化神工也不差

009_0130_b_15L詞客能無來訪意一團春氣在吾家

009_0130_b_16L謹次左議政睦相國賜蕉葉扇仍寫
009_0130_b_17L小詩于扇中

009_0130_b_18L
湘竹和風養翠峰削成蕉扇滌煩胷

009_0130_b_19L他年夏日揮禪榻戀得今時寵賜儂

009_0130_b_20L元韻睡翁

009_0130_b_21L
聽盡金剛萬二峰病翁殊覺豁心胷

009_0130_b_22L歸期托此芭蕉扇須趨中秋幸候儂

009_0130_b_23L附次嵩溪

009_0130_b_24L
飛錫來尋自道峰蹔時談屑洗塵胷

009_0130_b_25L中秋明月相思處倘把瓊篇也寄儂

009_0130_c_01L
운을 따온 조정언의 원운을 붙임(附次 趙正言)
扶顚賴有三台峰  엎어지려는 것을 부축함을 입어 삼대의 봉우리 있나니
憂國曾焦一斗胷  나라를 근심하느라 한 말들에 가슴이 일찍이 다 타 버렸네
謝事他年應綠野  일을 사직하고 다른 해에 초록빛 들판에서
太平歌頌問愚儂  태평가송을 어리석은 나에게 묻네
좌상이 봉흥암에 놀러와 시를 주기에 그 시운을 따서(謹次左相遊鳳興庵賜詩)
儒釋相携上翠樓  유생과 중이 서로 손잡고 푸른 누각에 오르니
松稍楓葉欲粧秋  소나무 가지 단풍잎이 가을을 장식하려 하네
瑤琴玉笛聲相和  요금117)과 옥적118) 소리 서로 어울리는데
更賦新篇記此留  다시 새로운 시부를 지어 이곳에 남겨 둔다
원운元韻
幸蒙恩暇卧山樓  다행히 은혜 입어 휴가를 받아 산속 누각에 누웠으니
錦石黃花欲盡秋  비단 같은 돌과 누런 꽃에 가을이 다하려고 하네
多謝老僧將進酒  노승은 매우 고마워하며 술을 가져오려고 하고
更敎琴笛勸遲留  다시 거문고 타고 피리를 불어 오래 머물라 권하네
최 처사의 시운을 따서(次崔處士)
世人於道或醒酣  세상 사람들은 도에 혹은 깨기도 하고 취하기도 하나니
皎若蟾輪印碧潭  섬륜(달)같이 하얀 것으로 푸른 못에 도장 찍네
不識異中無別異  다른 것 가운데 특별히 다른 게 없음을 알지 못해
震崇尼父竺瞿曇  동쪽에선 공자를 숭상하고 천축에선 부처를 섬긴다
원운原韻
石室淸幽午睡酣  깨끗하고 그윽한 석실에서 낮잠이 한창인데
夢爲漁父下江潭  꿈속에 어부 되어 강담으로 내려가네
游魚未盡心先覺  노는 고기 다하지 않았는데 마음이 먼저 깨달으니
依舊靑山對瞿曇  예전 그대로인 푸른 산이 구담을 마주 대하네
이 생원이 지은 ≺분재의 국화에 제함≻이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李生員題盆菊韻)
秋盡江山下雪霜  가을 끝난 강과 산에 눈서리 내려
玉盆金蘂獨芬芳  옥 화분에 금빛 꽃술만이 향기롭구나
花前酌酒吟詩地  꽃 앞에서 술 따르고 시를 읊는 자리에
酒味詩情賴汝香  술맛 좋고 시정 이니 네 향기 덕분이로다
이경만의 원운(原韻 李慶晩)
寒天草木摠無芳  싸늘한 날씨에 풀과 나무는 꽃다움이 없어지고
獨有盆花傲雪霜  유독 화분의 꽃만이 눈서리를 이기고 피었구나
菊伴閑人人伴菊  국화는 한인과 친구하고 사람도 국화와 짝하니
偏怜晩節抱幽香  늦은 가을에 더욱 그윽한 향기를 지나치게 예뻐한다
최집의 원운을 붙임(附次 崔鏶)
秋天百卉盡凋芳  가을 날씨라 싱싱하던 온갖 화초 다 시들고
唯有盆花獨傲霜  오직 화분에 꽃만 홀로 서리를 견디고 피어 있네
與君相對此良夜  그대와 더불어 마주 대하고 있는 이 좋은 밤에
蕭洒風襟襲晩香  스산한 바람이 옷깃에 부니 늦은 향기가 배네
보안 스님의 시운을 따서(次普眼師)
別來誰與送殘年  이별하고 돌아가면 누구랑 남은 해를 보내나
長對西囱落月懸  서쪽 창문만 오래 바라보니 지는 달이 걸려 있네

009_0130_c_01L附次趙正言

009_0130_c_02L
扶顚賴有三台峰憂國曾焦一斗胷

009_0130_c_03L謝事他年應綠野太平歌頌問愚儂

009_0130_c_04L謹次左相遊鳳興庵賜詩

009_0130_c_05L
儒釋相携上翠樓松稍楓葉欲粧秋

009_0130_c_06L瑤琴玉笛聲相和更賦新篇記此留

009_0130_c_07L元韻

009_0130_c_08L
幸蒙恩暇卧山樓錦石黃花欲盡秋

009_0130_c_09L多謝老僧將進酒更敎琴笛勸遲留

009_0130_c_10L次崔處士

009_0130_c_11L
世人於道或醒酣皎若蟾輪印碧潭

009_0130_c_12L不識異中無別異震崇尼父竺瞿曇

009_0130_c_13L原韻

009_0130_c_14L
石室淸幽午睡酣夢爲漁父下江潭

009_0130_c_15L游魚未盡心先覺依舊靑山對瞿曇

009_0130_c_16L次李生員題盆菊韻

009_0130_c_17L
秋盡江山下雪霜玉盆金蘂獨芬芳

009_0130_c_18L花前酌酒吟詩地酒味詩情賴汝香

009_0130_c_19L原韻李慶晩

009_0130_c_20L
寒天草木摠無芳獨有盆花傲雪霜

009_0130_c_21L菊伴閑人人伴菊偏怜晩節抱幽香

009_0130_c_22L附次崔鏶

009_0130_c_23L
秋天百卉盡凋芳唯有盆花獨傲霜

009_0130_c_24L與君相對此良夜蕭洒風襟襲晩香

009_0130_c_25L次普眼師

009_0130_c_26L
別來誰與送殘年長對西囱落月懸

009_0131_a_01L驀面今朝情未洽  오늘 아침 갑자기 만난 사이라 정 아직 미흡한데
促裝歸路恨悠然  행장 챙겨 돌아가는 길 아득함이 한스럽다
함벽루 판상의 시운을 따서(次涵碧樓板上韻)
登樓岸幘倚欄邊  언덕 꼭대기 누각에 올라 난간에 기대니
飛▼(牧/鳥)齊霞水共天  나는 기러기 노을과 나란하고 물과 하늘 색 똑같구나119)
塵土客窓千里夢  티끌세상 나그네 창가에서 천 리의 꿈을 꾸고
滿江秋月釣魚舩  달빛 가득한 강에는 고기 잡는 배가 떠가네
강양 군수가 지은 ≺함벽루≻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江陽倅涵碧樓)
[1]
千疊危巒覆曲灣  천 겹의 우뚝한 산봉우리 굽은 개울 덮었고
蒼蒼㴠影水中山  창창한 그림자 물에 잠기니 물속에 산이 있네
雲收雨歇平沙岸  구름 걷히고 비 그치니 모래 언덕 평평하고
紅蓼花香白鷺還  붉은 여뀌 꽃향기에 백로가 돌아온다

[2]
錦峀雲屏亞菊秋  비단 같은 봉우리에 구름 병풍은 가을 국화를 누르고
鴈拖寒影向南州  기러기는 찬 그림자를 당기며 남주120)로 날아간다
行裝政似風車子  행장은 정녕 풍차자와 흡사한데
隨處何妨任去留  곳을 따라 마음대로 가고 머무름에 무엇이 해로우랴
성산 명부(수령)의 시운을 따서(次星山明府)
鮫魚之寶見何曾  교어의 보배를 어느 옛날에 보았던가
欲和新篇愧未能  새로 지은 시편에 화답하려 하나 재주 없어 부끄럽네
追玩石門題鳳處  석문을 좇아가 구경하고 제봉121)한 곳에
彩雲深鎻玉屏層  채색 구름이 층층으로 이루어진 옥 병풍을 잠갔네
도곡 조 원장의 시운을 따서(次陶谷曹院長)
獜聖猶爲萬古師  공자 성인은 오히려 만고의 스승이 되셨으니
欲叅玄妙路愈崎  현묘한 진리 참구하려 하나 길이 더욱 험난하네
韙㦲赫赫尼山影  올바르구나, 혁혁한 니산122)의 그림자여
分艶陶溪月白時  달 밝을 때 도계에서 어여쁨을 나누었네
≺가야산에 제하다≻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題伽耶山)
曾勞鬼斧削危巒  옛날에 귀신의 도끼로 수고롭게 깎아 놓은 듯 우뚝한 산
玉峀嶙峋彩霧間  높고 험한 옥 같은 산봉우리 채색 안개 사이에 있네
應是化工慳寶界  이는 마땅히 화공이 보배세계를 아까워한 듯
鑄成戈戟鎭名山  과극을 주조하여 만들어서 명산을 진압했네
최고운의 원운(原韻 崔孤雲)
狂奔疊石吼重巒  미친 듯이 포개진 돌에 달려 겹겹의 산을 진동하니
人語難分咫尺間  지척에서 나누는 말도 분간하기 어려워라
常恐是非聲到耳  항상 세상의 시비가 귀에 들릴까 두려워
故敎流水盡籠山  일부러 흐르는 물을 시켜 산을 다 감쌌나 보네
삼가 여주 목사가 광주 부윤에게 보낸 시의 운을 따서(謹次驪牧寄廣尹韻)
[1]
山雨霏霏向晩晴  부슬부슬 내리던 산비 저물녘에 개고
夕陽風卷落霞輕  석양에 바람 자니 노을이 사뿐히 내리네
夜來月出東峰上  밤이 되자 동쪽 봉우리에 달이 떠오르니
喜着麻衣按箔迎  기꺼이 삼베옷 걸치고 발 걷어 맞이한다


009_0131_a_01L驀面今朝情未洽促裝歸路恨悠然

009_0131_a_02L次㴠碧樓板上韻

009_0131_a_03L
登樓岸幘倚欄邊飛鶩齊霞水共天

009_0131_a_04L塵土客窓千里夢滿江秋月釣魚舩

009_0131_a_05L次江陽倅㴠碧樓

009_0131_a_06L
千疊危巒覆曲灣蒼蒼㴠影水中山

009_0131_a_07L雲收雨歇平沙岸紅蓼花香白鷺還(一)

009_0131_a_08L錦峀雲屏亞菊秋鴈拖寒影向南州 [6]

009_0131_a_09L行裝政似風車子隨處何妨任去留(二)

009_0131_a_10L次星山明府

009_0131_a_11L
鮫魚之寶見何曾欲和新篇愧未能

009_0131_a_12L追玩石門題鳳處彩雲深鎻玉屏層

009_0131_a_13L次陶谷曹院長

009_0131_a_14L
獜聖猶爲萬古師欲叅玄妙路愈崎

009_0131_a_15L韙㦲赫赫尼山影分艶陶溪月白時

009_0131_a_16L次題伽耶山

009_0131_a_17L
曾勞鬼斧削危巒玉峀嶙峋彩霧間

009_0131_a_18L應是化工慳寶界鑄成戈戟鎭名山

009_0131_a_19L原韻崔孤雲

009_0131_a_20L
狂奔疊石吼重巒人語難分咫尺間

009_0131_a_21L常恐是非聲到耳故敎流水盡籠山

009_0131_a_22L謹次驪牧寄廣尹韻

009_0131_a_23L
山雨霏霏向晩晴夕陽風卷落霞輕

009_0131_a_24L夜來月出東峰上喜着麻衣按箔迎(一)

009_0131_b_01L[2]
雉堞嵯峨片月明  높고 험한 치첩123)에 조각달이 밝으니
客中多少古今情  수많은 나그네들 고금의 정을 그린다
驪江漢水遙連接  여강과 한수는 저 멀리 이어지는데
莫向煙波闕寄聲  물안개 파도를 향해 안부 전하는 일 잊지 마소

[3]
別久難堪客裏情  이별한 지 오래라 객리의 정 견디기 어려워
寂寥山寺廢逢迎  고요한 산사에서 만나고 맞이함을 그만두었네
想應神勒臺前月  그리움이 신륵사 누대 앞 달에 응하여
歸櫓翩然向洛城  경쾌하게 돌아가는 배 노 저어 낙성을 향한다
여흥 군수 조형기124)의 원운(原韻 驪興倅趙亨期)
[1]
江雨霏霏入晩晴  부슬부슬 내리던 강가의 비 저물녘에 개고
江風颯颯送帆輕  쏴쏴 불어오는 강바람 돛을 가벼이 날려 보낸다
官居遙指白雲外  관청에 있으면서 멀리 백운 밖을 가리키나
那淂吾人一笑迎  어찌 우리 그 사람 한번 웃으며 맞이할 수 있으랴

[2]
雲裏峨峨粉堞明  구름 속에 높고 높은 분첩(석회로 바른 성가퀴)이 분명한데
瞥然歸棹此時情  잠깐 사이에 돌아가는 배 이때의 감정이로다
無緣一把尊前臂  인연 없던 높으신 분 팔을 한번 잡음으로
爲借山僧却寄聲  산승을 위해 문득 소식을 전한다오

[3]
南漢歸雲入指點  남한산성 돌아가는 구름 손끝에 들고
驪江駛棹失逢迎  여강의 군수님 배 만나고 맞이함을 잃었네
慇懃爲向故人問  은근히 옛 친구를 향하여 안부를 묻노니
何日行旋入帝城  어느 날 걸음을 돌려 제성에 갈 건가요
광주 부윤 박태순125)의 원운을 부침(附次 廣尹朴泰淳)
[1]
神勒寺前苦雨晴  신륵사 앞에 내리던 궂은비가 개고
廣陵江上片帆輕  광릉의 강가에 그대 돛폭이 경쾌하네
津村童子應相識  나루 마을 어린아이는 서로 아는 척하며
幾隊爭隨竹馬迎  몇몇 무리 앞다퉈 죽마 따라 맞이하네

[2]
詩律驚看照眼明  시율을 놀라 보니 눈이 밝게 뜨이고
別來珎重故人情  안녕 인사하고 이별하니 친구의 정이 그립네
還慚筆硯淵源涸  필연의 연원이 마르니 도리어 부끄러워
難和鏗然擲地聲  갱연히 땅에 던지는 소리에 화답하기 어렵네

[3]
谿霧峰嵐鎻太淸  시내의 안개 산봉우리 이내가 태청을 잠그고
官居寥落少相迎  관청에 있어 황폐하고 쓸쓸하여 서로 맞는 일 적네
臨風却羡驪江棹  바람 앞에 있으니 여강의 노가 문득 부러운데
一夕飄然指鳳城  어느 날 저녁 표연히 봉성을 가리키네
지곡 관물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止谷觀物先生)
[1]
吾家素有鏌鎁劍  우리 가문에 본래 막야검126)이 있었는데
匣裏藏光光不焰  칼집 안에 빛 감추어 광명이 빛나지 않네
時時鍊得露鋒鋩  때때로 연마하여 칼날을 드러내니
掃蕩醒塵無一點  티끌을 소탕하여 한 점도 없게 하리

[2]
作別悠悠過二旬  작별한 지 어느덧 20일이 지나고 나니
客窓風緊夢難陳  객창에 바람 급해 꿈을 펼치기 어렵네
歸來幸奉金莖露  돌아오는 길에 다행히 금경127)의 이슬을 받들고
多謝仙翁句味新  선옹의 시구 새로운 맛에 많은 감사 드렸네
원운原韻
無鋒無柄無形劍  칼날도 없고 자루도 없는 형태 없는 검이
霜鍔韜光不自焰  서릿발 같은 칼날 빛 감추어 스스로 빛나지 않네
逢時異日須人用  때를 만나는 다른 날에 틀림없이 누군가 쓸 것이니
魔賊紅爐雪一點  악마 도적이 마치 이글대는 화로에 한 점 눈과 같으리

009_0131_b_01L雉堞嵯峨片月明客中多少古今情

009_0131_b_02L驪江漢水遙連接莫向煙波闕寄聲(二)

009_0131_b_03L別久難堪客裏情寂寥山寺廢逢迎

009_0131_b_04L想應神勒臺前月歸櫓翩然向洛城(三)

009_0131_b_05L原韻驪興倅趙亨期

009_0131_b_06L
江雨霏霏入晩晴江風颯颯送帆輕

009_0131_b_07L官居遙指白雲外那淂吾人一笑迎(一)

009_0131_b_08L雲裏峨峨粉堞明瞥然歸棹此時情

009_0131_b_09L無緣一把尊前臂爲借山僧却寄聲(二)

009_0131_b_10L南漢歸雲入指點驪江駛棹失逢迎

009_0131_b_11L慇懃爲向故人問何日行旋入帝城(三)

009_0131_b_12L附次廣尹朴泰淳

009_0131_b_13L
神勒寺前苦雨晴廣陵江上片帆輕

009_0131_b_14L津村童子應相識幾隊爭隨竹馬迎(一)

009_0131_b_15L詩律驚看照眼明別來珍重故人情

009_0131_b_16L還慚筆硯淵源涸難和鏗然擲地聲(二)

009_0131_b_17L谿霧峰嵐鎻太淸官居寥落少相迎

009_0131_b_18L臨風却羡驪江棹一夕飄然指鳳城(三)

009_0131_b_19L次止谷觀物先生

009_0131_b_20L
吾家素有鏌鎁劍匣裏藏光光不焰

009_0131_b_21L時時鍊得露鋒鋩掃蕩醒塵無一點(一)

009_0131_b_22L作別悠悠過二旬客窓風緊夢難陳

009_0131_b_23L歸來幸奉金莖露多謝仙翁句味新(二)

009_0131_b_24L原韻

009_0131_b_25L
無鋒無柄無形劍霜鍔韜光不自焰

009_0131_b_26L逢時異日須人用魔賊紅爐雪一點

009_0131_c_01L
한 선전관의 시운을 따서(次韓宣傳)
[1]
艶艶春山好月來  윤기 도는 아름다운 봄 산에 좋은 달이 떠오르니
客懷無處向人開  나그네 마음 어느 곳에서나 사람을 향해 열린다
知音賴有騷壇伯  지음은 소단에서는 으뜸가는 분이기에
共賞風光孰敢猜  함께 풍광을 감상하나 누가 감히 시기하랴

[2]
靑凉山色亘長空  청량산 푸른 빛 하늘에 뻗치고
天上銀河入夢中  천상의 은하수 꿈속에 들어오네
四五年來爲客地  마흔다섯 해를 객지로 떠돌아다니다가
春風今見老仙翁  봄바람에 이제야 늙은 신선 만났구나
원운原韻
【정월에 나의 책상 위에서 ≺병 속에 두견화≻라는 시를 보고 지은 것이다.(正月見余床上壺中杜鵑花作。)】

[1]
壺裏乾坤春早來  병 속의 건곤(천지)에는 봄이 일찍 돌아와
杜鵑花帶雪霜開  두견화가 눈과 서리를 띠고 피었구나
天敎萬品皆隨節  하늘은 온갖 품류로 하여금 모두 시절을 따르게 했거늘
却恐非時造化猜  아마도 때 아닌 때 핀 것은 조물주의 시기인 듯하네

[2]
離俗年來世慮空  세속을 떠나 오늘날까지 세속 생각 비웠으니
佳山美水一笻中  좋은 산 아름다운 물 지팡이 하나로 유람하네
琅玕芝草春應長  낭간128)과 지초는 봄에 응당 자라리니
採掇須分此病翁  열매를 따거든 반드시 이 병든 늙은이에게 나눠 주시게
단구 김 생원의 시운을 따서(次丹丘金生員)
[1]
雪晴山寺故人來  눈 그친 산사에 옛 친구 찾아오니
門外千峰月色堆  문밖의 일천 봉우리엔 달빛만 쌓이네
若遣世間論此景  만약 세속을 벗어난 이 경치를 논할진댄
工詩巧畵莫能裁  솜씨 좋은 시인과 화가도 다 그리기 힘드네

[2]
曉夜鐘聲出上方  이른 새벽 종소리 상방129)에서 나오고
晴嵐月影鋪仙場  아지랑이 달그림자 신선 도량에 퍼지네
騷人爲我吟佳句  시인은 나를 위해 아름다운 시 읊어 주기에
三復吟來齒自香  세 번 되풀이 읊고 나니 입에서 향기 난다
원운原韻
[1]
師從山水窟中來  산수 좋은 토굴에서 대사가 찾아와서
問道龍門雪月堆  용문의 하얀 달빛 쌓인 곳에 길을 묻네
回首仙區心已醉  고개 돌려 보니 신선의 구역에 마음 이미 취했는데
欲題詩句意難裁  시구를 써 보려고 하나 뜻이 다듬어 주지 못하네

[2]
龍門自古擅東方  용문은 예부터 동방에서 경치 좋은 곳
聖祖慇懃闢道塲  성조께서 은근히 도량을 여셨네
箇裏禪翁持有賜  저 속에는 선옹이 지팡이 꽂아 놓았고
山蔬異味口生香  산나물의 특이한 맛 입에서 향기가 나네
운을 따온 구 생원의 원운을 붙임(附次 具生員)
仙房不許俗人來  신선 방에는 속인이 오는 걸 허락하지 않는데
春早溪山雪半堆  이른 봄 시내와 산자락엔 눈이 반쯤 쌓였구나
童子迎言師採藥  동자가 영접하며 스승은 약을 캐러 갔다 말하고
謾將佳景句中裁  부질없이 아름다운 경치 가져다 시구만 다듬는다
운을 따온 박재춘의 원운을 붙임(附次 朴再春)
夢踏溪山半夜來  꿈에 시내 건너고 산을 넘어 밤중에 찾아오니
醒魂猶記雪峰堆  깨어난 혼이 오히려 눈 쌓인 봉우리를 기억한다
欲言風景言無盡  풍경을 말하려 하나 말로는 다할 수가 없으니
願借龍眠任意裁  용이 잠든 틈을 타서 마음대로 시구를 다듬는다

009_0131_c_01L次韓宣傳

009_0131_c_02L
艶艶春山好月來客懷無處向人開

009_0131_c_03L知音賴有騷壇伯共賞風光孰敢猜(一)

009_0131_c_04L靑凉山色亘長空天上銀河入夢中

009_0131_c_05L四五年來爲客地春風今見老仙翁(二)

009_0131_c_06L原韻正月見余床上
壺中杜鵑花作

009_0131_c_07L
壺裏乾坤春早來杜鵑花帶雪霜開

009_0131_c_08L天敎萬品皆隨節却恐非時造化猜(一)

009_0131_c_09L離俗年來世慮空佳山美水一笻中

009_0131_c_10L琅玕芝草春應長採掇須分此病翁(二)

009_0131_c_11L次丹丘金生員

009_0131_c_12L
雪晴山寺故人來門外千峰月色堆

009_0131_c_13L若遣世間論此景工詩巧畵莫能裁(一)
009_0131_c_14L曉夜鐘聲出上方晴嵐月影鋪仙場

009_0131_c_15L騷人爲我吟佳句三復吟來齒自香(二)

009_0131_c_16L原韻

009_0131_c_17L
師從山水窟中來問道龍門雪月堆

009_0131_c_18L回首仙區心已醉欲題詩句意難裁(一)

009_0131_c_19L龍門自古擅東方聖祖慇懃闢道塲

009_0131_c_20L箇裏禪翁持有賜山蔬異味口生香(二)

009_0131_c_21L附次具生員

009_0131_c_22L
仙房不許俗人來春早溪山雪半堆

009_0131_c_23L童子迎言師採藥謾將佳景句中裁

009_0131_c_24L附次朴再春

009_0131_c_25L
夢踏溪山半夜來醒魂猶記雪峰堆

009_0131_c_26L欲言風景言無盡願借龍眠任意裁

009_0132_a_01L
과거를 보기 위해 떠나는 진사 허구를 송별하며(送許進士【球】赴擧)
[1]
金鞭可鎭赤眉戎  황금 채찍으로 눈썹 붉은 오랑캐를 진압하니
濟世雄才冠海東  세상을 건진 영웅의 재주 해동에 으뜸이라
此日相逢凭一語  오늘 서로 만나서 그의 한마디 말을 의지하니
醉携香朶拜闈中  취하여 향 묶음을 들고 대궐에 절을 하네

[2]
顚韓契托非常事  태전과 한퇴지가 계탁한 일 범상한 일 아니니130)
不在留衣只在心  의복에 뜻을 두지 않고 다만 마음에 뜻을 두었기 때문이네
須向廬山蓮舍月  모쪼록 여산 연사의 달을 향하여
共携丹策臥雲林  함께 단책을 들고 구름 덮인 숲속에 눕는다

[3]
別後相思夢愈多  이별한 뒤 서로 그리워하니 꿈만 더욱 많아지고
相思不見恨如何  서로 그리워하나 만나지 못하니 그 한을 어이할꼬
風寒永夜相思苦  찬바람 부는 긴 밤에 서로 그리워함이 괴로우니
此日相思若海河  이날 서로 그리는 마음 마치 바다와 하수 같아라
척촉장을 짚은 강양 원을 송별하며(送躑躅杖江陽倅)
孤根幻作怒龍身  외로운 뿌리가 환생하여 성난 용의 몸이 되었으니
頭角依然似有神  두각은 의연하여 마치 정신이 깃든 듯하네
採獻江陽明府下  뿌리 캐다가 강양 명부의 군수께 바치니
倘携庭畔憶山人  마당가에 끌어다 놓아두면 산인을 생각할라나
임종게(臨終偈)
幻海浮沉度幾春  물거품 같은 세상 흘러 흘러 몇 봄을 지났는가
棚頭又作弄傀人  허깨비가 또 다른 허수아비를 희롱했구나
如今脫殼超塵累  지금 만약 껍질 벗어던지고 티끌세계 벗어 버리면
淨界蓮花發艶新  연꽃 핀 정토세계에 어여쁘게 새로 태어나리라
현기호로지체(玄機葫蘆之體)
海下何人朗咏深  바다 밑에 어느 누가 낭랑하게 시를 읊으면
海山風景報秋遠  바다 위 산 풍경이 멀어져 가는 가을을 알리네
方見斗星我江湖  지금 나의 강호에 북두칠성이 보이는데
不聞鐘鼓君漁釣  그대의 낚시터엔 종소리 북소리 들리지 않네
已息與君仙下象  이미 그대와 함께 쉬니 신선이 내려온 형상이요
能成時好入煙霞  좋은 시절에 안개와 노을 속에 들어감을 이룰 수 있네131)

【밖으로부터 들어와 종자가 되고 안으로부터 나아가 껍질이 되기 때문에 호로라고 말한다.(自外而入爲種。 自內而出爲皮。 故云葫蘆。)】

009_0132_a_01L送許進士赴擧

009_0132_a_02L
金鞭可鎭赤眉戎濟世雄才冠海東

009_0132_a_03L此日相逢凭一語醉携香朶拜闈中(一)

009_0132_a_04L顚韓契托非常事不在留衣只在心

009_0132_a_05L須向廬山蓮舍月共携丹策臥雲林(二)

009_0132_a_06L別後相思夢愈多相思不見恨如何

009_0132_a_07L風寒永夜相思苦此日相思若海河(三)

009_0132_a_08L送躑躅杖江陽倅

009_0132_a_09L
孤根幻作怒龍身頭角依然似有神

009_0132_a_10L採獻江陽明府下倘携庭畔憶山人

009_0132_a_11L臨終偈

009_0132_a_12L
幻海浮沉度幾春棚頭又作弄傀人

009_0132_a_13L如今脫殼超塵累淨界蓮花發艶新

009_0132_a_14L玄機葫蘆之體

009_0132_a_15L

009_0132_a_16L山風景報秋遠不聞鐘鼓
009_0132_a_17L君漁釣能成時好入煙霞
009_0132_a_18L [7] 下何人朗咏深方見斗星
009_0132_a_19L我江湖已息與群仙下象
009_0132_a_20L期詩便移趣機洞棋
009_0132_a_21L
009_0132_a_22L
009_0132_a_23L
009_0132_a_24L

009_0132_a_25L
自外而入爲種自內而出爲皮故云葫蘆

009_0132_b_01L
옛날 직금구문시체를 모방하여(擬古織錦龜紋詩體)
閑中披閱白也詩  한가한 속에서 이백의 시를 펼쳐 읽어 보니
有曰人苦不自足  사람들은 정말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 했네
豊思▼(穴/㠯)海浮沉客  벼슬 바다에 부침하는 나그네들 생각해 보면
桂玉之情恒滿足  계옥의 정132)으로 항상 만족하게 여기네
東流之水流不盡  동쪽으로 흐르는 물 흘러가도 다하지 않는데
若比於斯猶不足  여기에 비유해도 오히려 충분하지 못하네
燎原之大貪不厭  무서운 기세로 타는 불은 탐하여 만족하지 않나니 喩之世人亦未足  세상 사람들 여기에 비유해도 충분하지 못하네
郭索蚯蚓不須較  게133)와 지렁이를 반드시 비교하지 마라
多事何如無一足  많고 많은 일 속에 어찌 하나도 만족함이 없겠는가
爲夔爲蚿各天然  외발 짐승과 노래기도 각각 천연이거니
勿以有餘怜不足  다리가 많다 하여 다리 없음을 불쌍히 여기지 말게
雄呑二周幷六國  두 주나라를 삼키고 여섯 나라를 병합했으나
萬世寧稱祖龍足  만대에 어찌 조룡134)이라 칭송하지 않는가
假使得隴又望其  가령 언덕을 얻었어도 또 멀리 바라볼 터이니135)
必未蜀人乃知足  반드시 촉나라 사람이 아니더라도 만족할 줄 알아

009_0132_b_01L
009_0132_b_02L

009_0132_b_03L擬古織錦龜紋詩體

009_0132_b_04L

009_0132_b_05L龜詩
009_0132_b_06L情恒滿足客桂玉之
009_0132_b_07L [8] 海浮沉自足豊思
009_0132_b_08L曰人苦不白也詩有
009_0132_b_09L [9] 中披閱節鳥 [10] 藤爲
009_0132_b_10L單▼(竹+瓢)分神東流之水
009_0132_b_11L龍足假使得隴又望
009_0132_b_12L早年離世老林泉破
009_0132_b_13L孤高比雲月不學趑
009_0132_b_14L四海間九君足外
009_0132_b_15L流水盡若世寧稱祖
009_0132_b_16L蜀未必其門三刖足
009_0132_b_17L屋數間亦濯足不願
009_0132_b_18L趄將進足平生浪迹
009_0132_b_19L衲默饒足平生浪迹
009_0132_b_20L并六國萬人乃知足
009_0132_b_21L人曾是楚云足聖代
009_0132_b_22L向滄浪歌云足聖代
009_0132_b_23L來萬事足云足聖代
009_0132_b_24L不足燎原雄呑二周

009_0132_c_01L簞瓢屢空陋巷中  더러운 거리에서 단표가 여러 번 비었던 일을
人不堪憂回也足  사람들은 견디지 못해 근심하나 안회는 만족했네136)
古今得失也如此  고금에 이득과 손실이 또한 이와 같으니
何恨人間恒不足  어찌 인간이 항상 부족함을 한하랴
足與不足都在我  만족하고 만족하지 않음이 전부 내게 달렸으니
我若不足長不足  내가 만일 만족하지 못하면 길이 만족하지 못한다
顧我人中最弃人  돌아보건대 나는 사람 가운데 가장 버려야 할 사람이니
曾是楚門三刖足  일찍이 초나라 문전에서 세 번 발꿈치를 베었네137)
早年離世老林泉  이른 나이에 세속을 떠나 임천에서 늙었으니
破屋數間亦云足  부서진 집 몇 간이면 역시 충분하다 말하리라
聖代如今大平時  성대가 지금처럼 태평한 때에
佳山夌水優遊足  아름다운 산수에서 여유롭게 유람하면 족하다네
遊行東國四名山  동쪽 나라 4대 명산을 유행할 적에
策杖何須因蹄足  지팡이를 짚고 어찌 꼭 다 밟아야만 만족하리
朅來霜雪已滿頭  오가는 동안 하얀 상설이 머리에 가득하거니
公器途中安措足  공기의 길 가운데 어찌 발을 들여 놓으리오
只合歸臥舊得泉  다만 돌아가 눕고 예전처럼 샘을 얻음이 합당하고
好向滄浪歌濯足  창랑을 향해 발 씻는 노래 부름이 좋으리라
不願孤高比雲月  외롭고 고상함을 구름과 달에 비유함 원치 않나니
不學趑趄將進足  머뭇거림을 배우지 않고 장차 발을 내디디리라
彼以富貴吾以閑  저들은 부귀를 원하나 나는 한가함을 바라니
不知何者能爲足  어느 것이 만족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구나
是非毁譽摠不關  옳고 그름과 헐뜯고 칭찬함이 다 나와 상관없나니
山蔬野蔬生涯足  산나물과 밭에 심은 나물이면 살아감에 충분하네
世間無物掛于懷  세간에 아무 물건도 내 마음에 걸어 놓은 게 없나니
七尺形骸一巢足  일곱 자 몸뚱이는 집 한 채만 있으면 만족한다네
床前小兒能學書  책상 앞에 어린아이들아, 글을 잘 배워야 한다
一身輕來萬事足  한 몸뚱이 가벼이 왔어도 만사가 만족하네
平生浪迹四海間  평생 동안 사해 사이의 물결 같은 자취
九節鳥藤爲神足  아홉 마디 오등 지팡이면 신족이 되리
百年身世暫須臾  백년 동안의 신세가 순식간에 지나가나니
一衲簞瓢分外足  한 납승은 단표면 분수 넘치게 만족하네
但令四體奉天君  다만 사지 한 몸으로 마음 받들게 하여
黙坐觀心道饒足  묵묵히 앉아 마음 관하면 진리 넉넉하고 만족하리

009_0132_c_01L單▼(竹+瓢)屢空人中最弃
009_0132_c_02L如今大平舊得泉好
009_0132_c_03L吾以閑不書一身輕
009_0132_c_04L一坐道百之大 [11] 貪不
009_0132_c_05L餘怜不足陋巷中人
009_0132_c_06L不足顧我時佳山夌
009_0132_c_07L只合歸臥知何者能
009_0132_c_08L小兒能學奉詩但
009_0132_c_09L厭喩之世然勿以有
009_0132_c_10L不堪憂回若不足長
009_0132_c_11L水優遊足中安措足
009_0132_c_12L爲足是非巢足床前
009_0132_c_13L臾觀心年人亦未足
009_0132_c_14L爲蚊各天也足古今
009_0132_c_15L都在我我遊行東國
009_0132_c_16L頭公器途毁譽捴不
009_0132_c_17L尺形骸一體四令
009_0132_c_18L郭索蚯蚓一足爲夔
009_0132_c_19L得失也如足與不足
009_0132_c_20L四名山策霜雪已滿
009_0132_c_21L關山蔬野掛于懷七
009_0132_c_22L須暫世身不須較多
009_0132_c_23L事何如無此何恨人間恒不足
009_0132_c_24L杖何須因蹄足朅來蔬生涯足世間無物

009_0133_a_01L
수세문138)水勢文
人人於世與人同  사람마다 이 세상에서 타인과 모습이 같으나
世道隨人異始終  세상 도리는 사람 따라 시작과 마침이 다르다네
榮辱惱人由不足  영화와 치욕이 괴롭히는 건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요
盈虛關數自無窮  차고 기욺은 운수소관이라 자연히 그지없다네
孤身漂泊靑雲隔  떠돌이 외로운 몸은 청운(벼슬)과 격조하나
兩鬢簫條白髮公  귀밑머리 쓸쓸히 흰 머리카락은 공평하다네
人欲淨來天理見  사람의 욕심 깨끗해지면 하늘 이치 보이니
人間便有作人功  인간 세상에 사람 되는 공적이 있다네
화염문火焰文
雲1)舒雲卷任雲爲  구름이 퍼졌다 걷혔다 구름 마음대로 하나니
雲去雲來雲自知  구름이 가고 오는 것 구름 자신은 알리라
雲衲帶雲雲繞錫  운납은 구름을 띠고 구름은 지팡이를 둘러싸며
雲山雲水與隨雲  구름 덮인 산과 구름 덮인 냇물이 함께 구름 따르네

009_0133_a_01L水勢文

009_0133_a_02L

009_0133_a_03L人由自無
009_0133_a_04L人異惱不數窮
009_0133_a_05L人同隨始辱足關孤
009_0133_a_06L [12] 世與世道終榮盈虛身
009_0133_a_07L人於功有便天來條簫 [13]
009_0133_a_08L人作間理淨白鬢泊
009_0133_a_09L人見欲髮兩靑
009_0133_a_10L人公隔雲

009_0133_a_11L
009_0133_a_12L

009_0133_a_13L火焰文

009_0133_a_14L

009_0133_a_15L
009_0133_a_16L隨與
009_0133_a_17L山雲水
009_0133_a_18L雲錫繞雲
009_0133_a_19L知雲衲帶雲
009_0133_a_20L自雲來雲去雲
009_0133_a_21L [14] 舒雲卷任雲爲
009_0133_a_22L
009_0133_a_23L
009_0133_a_24L
009_0133_a_25L
009_0133_a_26L
009_0133_a_27L

009_0133_b_01L
금전화지錦錢花枝
洞1)庭春滿酌無巡  동정호에 봄 가득하니 술잔이 쉼 없고
逸興新詩情不盡  빼어난 흥취의 시로도 정이 다하지 않네
우암 선생의 ≺백수≻라는 시의 운을 따서(次尤庵百愁詩)
閑中記得古今愁  한가한 가운데 고금의 시름을 기록해 터득하니
貴賤賢愚皆有愁  귀하건 천하건 어질건 어리석건 모두 시름이 있네
莫問世間多少愁  세간의 시름이 얼마나 많은지 묻지 마시게
愁裏愁生無限愁  시름 속에 시름 생기나니 시름은 한정이 없다네
綱常不振聖人愁  삼강오상이 떨치지 못하면 성인이 시름하고
禮樂不行賢者愁  예악이 시행되지 못하면 현자가 시름하네
九年淫雨帝堯愁  9년 동안 장맛비가 내리자 요임금이 시름했고
七歲旱蝗殷王愁  7년 동안 가뭄과 누리에 은나라 임금이 시름했네
鳴條走死致何愁  명조139)에서 죽음으로 내달릴 때 무슨 시름 하였던가
肉山糟丘滋甚愁  육산140)과 조구141)로 극심한 시름만 불어났네
囚湯夏臺不足愁  하대142)에 탕임금이 갇혔으나 족히 시름할 일이 아니요
殺諫龍逢誠可愁  충간하는 관용방143)을 죽인 일 진실로 시름할 일이로다
炮烙之刑且爲愁  불로 지지고 굽고 하는 형벌도 시름할 만한 일이지만
剖而觀心眞是愁  시체를 갈라 심장을 보는 것은 정말로 시름할 일이로다
沙丘廣室是小愁  사구에 넓은 집을 지은 것도 작은 시름이 되거니와
妲己有寵難盡愁  달기144)가 총애를 받는 일은 시름을 다하기 어렵다네
自焚牧野敢言愁  목야에서 스스로 분신한 일도 감히 시름이라 말하겠으나145)
兩候并脯眞可愁  주가 귀후와 악후146)를 포 뜬 것 정말 시름할 일이로다
囚昌姜里散宜愁  유리147) 옥에 창(문왕)을 가두니 시름함이 당연하고
麥秀歌聲殷民愁  ≺맥수가≻148) 소리에 은나라 백성들이 시름했네
一時無君武王愁  무왕은 한 시대에 군왕이 없음을 시름했고
萬世無君夷齊愁  백이와 숙제는 만대에 군왕 없음을 시름했네
政敎陵夷獜聖愁  정치와 교화가 무너지는 것을 인성(공자)이 시름했고
揚墨塞路鄒賢愁  양주와 묵적이 길 막음을 추현(맹자)이 시름했네
民口難防厲王愁  백성들의 입을 막기 어려움에 여왕이 시름했고
龍漦化黿幽王愁  용의 침이 변하여 자라가 되니149) 유왕이 시름했네
會稽棲處越王愁  회계산에 머물 때 월왕이 시름했고150)
姑蘇臺下夫差愁  고소대 밑에서는 부차가 시름했네151)

009_0133_b_01L錦錢花枝

009_0133_b_02L

009_0133_b_03L詩新興
009_0133_b_04L [15] 盡不情
009_0133_b_05L滿春庭
009_0133_b_06L逸巡無酌
009_0133_b_07L錦錢
009_0133_b_08L花枝
009_0133_b_09L靡子

009_0133_b_10L次尤庵百愁詩

009_0133_b_11L
閑中記得古今愁貴賤賢愚皆有愁

009_0133_b_12L莫問世間多少愁愁裏愁生無限愁

009_0133_b_13L綱常不振聖人愁禮樂不行賢者愁

009_0133_b_14L九年淫雨帝堯愁七歲旱蝗殷王愁

009_0133_b_15L鳴條走死致何愁肉山糟丘滋甚愁

009_0133_b_16L囚湯夏臺不足愁殺諫龍逢誠可愁

009_0133_b_17L炮烙之刑且爲愁剖而觀心眞是愁

009_0133_b_18L沙丘廣室是小愁妲己有寵難盡愁

009_0133_b_19L自焚牧野敢言愁兩候并脯眞可愁

009_0133_b_20L囚昌姜 [16] 里散宜愁麥秀歌聲殷民愁

009_0133_b_21L一時無君武王愁萬世無君夷齊愁

009_0133_b_22L政敎陵夷獜聖愁揚墨塞路鄒賢愁

009_0133_b_23L民口難防厲王愁龍漦化黿幽王愁

009_0133_b_24L會稽棲處越王愁姑蘇臺下夫差愁

009_0133_c_01L松栢林中建王愁  송백림 속에서는 건왕이 시름했고
章臺宮裏懷王愁  장대궁152) 안에서는 초회왕이 시름했다
汨羅澤畔屈原愁  멱라 못가에서는 굴원이 시름했고
白馬潮頭胥君愁  백마조153) 머리에선 오자서가 시름했다
甞餒曹國重耳愁  일찍이 조국에 주릴 때는 중이(관중)가 시름했고
綿山燒盡介子愁  면산이 불에 탈 때엔 개자추154)가 시름했다
三卿爲候烈公愁  삼경이 제후 되니 열공(위열왕)이 시름했고
三子專權夷吾愁  세 아들이 권세를 전단하자 관이오155)가 시름했다
齊政垂衰晏子愁  제나라 정사가 쇠퇴하자 안자156)가 시름했고
田和受命康公愁  전화가 명을 받으니 제나라 강공이 시름했다
新垣帝秦魯連愁  신원연이 진을 황제로 칭하자 노중련157)이 시름했고
秦幷六國延王愁  진나라가 6국을 통일하자 연왕이 시름했다
長平霧黑趙括愁  장평에 안개가 어둡게 끼자 조괄이 시름했고158)
易水波寒荊卿愁  역수에 파도가 싸늘하니 형경(형가)이 시름했다159)
燕軍入淄湣王愁  연나라 군대가 임치에 들어가자 민왕이 시름했고
馬陵道陜龎涓愁  마릉에 길이 좁으니 방연이 시름했다160)
趙孤難立杵臼愁  조씨 고아를 옹립하기 어려워지자 공손저구公孫杵臼가 시름했고161)
三家圍灌無恤愁  삼가가 에워싸고 성안에 물을 대자 무휼이 시름했다
智伯之沒豫襄愁  지백이 죽자 예양이 시름했고
杜郵賜劍秦將愁  (백기白起가) 두우에서 검을 받아 (자결하니) 진나라 장수들이 시름했다.
築城萬里幾人愁  만 리의 성을 쌓을 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름을 하였던가
焚坑儒術扶蘇愁  선비를 땅에 묻고 서책을 불태우니 부소162)가 시름했네
上蔡門外李斯愁  상채문163) 밖에서는 이사가 시름했고
望夷宮中胡亥愁  망이궁164) 속에서는 호해가 시름했다
軹道繫頸子嬰愁  지도165)에서 목을 매니 자영이 시름했고
出師巨鹿秦民愁  군사를 내었다가 크게 망하니 진나라 백성들이 시름했네
玉斗如雪范增愁  옥두166)가 눈처럼 희니 범증이 시름했고
掘冡收貨秦人愁  무덤을 파고 재물을 거두니 진나라 사람들이 시름했다
烏江月黑項王愁  캄캄한 밤 오강에서는 항왕(항우)이 시름했고
椘帳香殘虞姬愁  초나라 군막에 향기가 스러지니 우희가 시름했다
白登圍急漢王愁  백등167)의 포위가 급박하자 한왕이 시름했고
雲夢僞遊韓信愁  운몽에서 거짓으로 노니 한신168)이 시름했다
漢夷三族李陵愁  한나라가 삼족을 멸하니 이릉169)이 시름했고
北海看羊蘇武愁  바닷가에 살면서 양을 보고는 소무170)가 시름했네
馬嵬坡下貴妃愁  마외의 언덕 밑에서는 양귀비가 시름했고171)
胡王宮裏昭君愁  호왕의 궁중에서는 왕소군172)이 시름했네
公山草變符堅愁  공산에 풀이 변하니 부견173)이 시름했고
雪擁南關昌藜愁  남관에서 눈에 둘러싸이자 창려(한유)가 시름했네174)
漢家疲弊臥龍愁  후한이 피폐해지자 와룡(제갈량)이 시름했고
一陷阿蒙雲長愁  아몽이 함락되자 관운장(관우)이 시름했네
睢陽鏖戰萬人愁  수양의 오전으로 온 백성이 시름했고175)
出師未捷宗留愁  군사 내기를 민첩하게 못하니 종류가 시름했네
萬古綱常陸秀愁  만고의 삼강오상으로 육수부176)가 시름했고
與國偕亡文祥愁  나라와 더불어 다 함께 망하자 문상이 시름했다
悲風颯颯壯士愁  슬픔의 바람 거세게 불자 장사가 시름했고
苦月凄凄英雄愁  고월이 쓸쓸하니 영웅이 시름했다
長安片月宋玉愁  장안의 조각달에 송옥177)이 시름했고
玉關孤夢潘岳愁  옥관의 고단한 꿈에 반악178)이 시름했다

009_0133_c_01L松栢林中建王愁章臺宮裏懷王愁

009_0133_c_02L汨羅澤畔屈原愁白馬潮頭胥君愁

009_0133_c_03L甞餒曹國重耳愁綿山燒盡介子愁

009_0133_c_04L三卿爲候烈公愁三子專權夷吾愁

009_0133_c_05L齊政垂衰晏子愁田和受命康公愁

009_0133_c_06L新垣帝秦魯連愁秦幷六國延王愁

009_0133_c_07L長平霧黑趙括愁易水波寒荊卿愁

009_0133_c_08L燕軍入淄湣王愁馬陵道陜龎涓愁

009_0133_c_09L趙孤難立杵臼愁三家圍灌無恤愁

009_0133_c_10L智伯之沒豫襄愁杜郵賜劍秦將愁

009_0133_c_11L築城萬里幾人愁焚坑儒術扶蘇愁

009_0133_c_12L上蔡門外李斯愁望夷宮中胡亥愁

009_0133_c_13L軹道繫頸子嬰愁出師巨鹿秦民愁

009_0133_c_14L玉斗如雪范增愁掘冡收貨秦人愁

009_0133_c_15L烏江月黑項王愁椘帳香殘虞姬愁

009_0133_c_16L白登圍急漢王愁雲夢僞遊韓信愁

009_0133_c_17L漢夷三族李陵愁比海看羊蘇武愁

009_0133_c_18L馬嵬坡下貴妃愁胡王宮裏昭君愁

009_0133_c_19L公山草變符堅愁雪擁南關昌藜愁

009_0133_c_20L漢家疲弊臥龍愁一陷阿蒙雲長愁

009_0133_c_21L睢陽鏖戰萬人愁出師未捷宗留愁

009_0133_c_22L萬古綱常陸秀愁與國偕亡文祥愁

009_0133_c_23L悲風颯颯壯士愁苦月凄凄英雄愁

009_0133_c_24L長安片月宋玉愁玉關孤夢潘岳愁

009_0134_a_01L空搔白髮子美愁  부질없이 백발을 긁으면서 두자미(두보)가 시름했고
楓葉荻花司馬愁  단풍잎과 갈대꽃에 사마(백락천)179)가 시름했네
霜風瑟瑟椘蘭愁  가을바람이 슬슬하니 초란180)을 시름했고
斑竹蕭蕭湘妃愁  반죽이 소소하니 상비181)가 시름했네
生離死別盡成愁  살아 이별하고 죽어 이별함에 다 시름을 이루고
見覺聞知皆以愁  보고 느끼고 듣고 깨달음에 모두 시름이 있다
有山不碍萬重愁  산이 있어도 장애하지 못하니 만 겹의 시름이요
有水不洗千古愁  물이 있어도 씻어내지 못하니 천고의 시름이라
凉生井梧絡緯愁  우물가 오동나무에 서늘한 바람 이니 베짱이가 시름하고
露滴叢篁螽斯愁  떨기 진 대숲에 이슬방울 떨어지니 메뚜기가 시름한다
秋風月冷戴勝愁  가을바람에 달이 싸늘하니 대승182)이 시름했고
塞外霜寒歸鴈愁  변방에 찬 서리 내리니 돌아가는 기러기 시름한다
愁而不知所以愁  시름하면서도 이유를 모르니 그 때문에 시름하고
節物使然能有愁  시절이 사물들을 그렇게 되도록 만들매 시름이 있다
浮沉榮辱盡有愁  영화와 치욕에 부침함을 다 시름하나니
胡乃山人無一愁  산에 사는 사람인들 어찌 한 시름도 없을쏘냐
有鳥于林本無愁  새들은 숲에서 살고 있어 본래 아무 시름도 없나니
有魚于淵寧有愁  고기도 물속에 살고 있거늘 어찌 시름이 있겠는가
有花開落不知愁  꽃은 피고지고 하지만 시름을 알지 못하고
有草榮枯無箇愁  풀은 번성했다 시들곤 하지만 한낱 시름도 없네
左右前後物無愁  좌우와 전후의 사물들은 시름이 없나니
身在其中焉用愁  이 몸도 그 속에 있거니 어찌 시름이 있겠는가
從此都忘樂與愁  이로부터 즐거움도 시름도 모두 다 잊어버리고
天遊隨處何有愁  좋은 곳을 따라 자유롭게 놀면 무슨 시름 있겠는가
『풍계집』 상권을 마침

009_0134_a_01L空搔白髮子美愁楓葉荻花司馬愁

009_0134_a_02L霜風瑟瑟椘蘭愁斑竹蕭蕭湘妃愁

009_0134_a_03L生離死別盡成愁見覺聞知皆以愁

009_0134_a_04L有山不碍萬重愁有水不洗千古愁

009_0134_a_05L凉生井梧絡緯愁露滴叢篁螽斯愁

009_0134_a_06L秋風月冷戴勝愁塞外霜寒歸鴈愁

009_0134_a_07L愁而不知所以愁節物使然能有愁

009_0134_a_08L浮沉榮辱盡有愁胡乃山人無一愁

009_0134_a_09L有鳥于林本無愁有魚于淵寧有愁

009_0134_a_10L有花開落不知愁有草榮枯無箇愁

009_0134_a_11L左右前後物無愁身在其中焉用愁

009_0134_a_12L從此都忘樂與愁天遊隨處何有愁

009_0134_a_13L
楓溪集卷之上終
  1. 1)정필달鄭必達(1611~1693) : 조선 후기 문신. 예조 좌랑으로 등용되어 현종 때 단양 군수·사예를 거쳐 1691년 중추부 첨지사를 지냈다. 문집으로 『八松集』이 있다.
  2. 2)경거瓊琚 :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보답하는 좋은 물건을 비유한 말이다. 『詩經』 「衛風」 ≺木瓜≻에 “내게 모과를 던져 주면, 나는 경거로 보답하리다.(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라고 하였다.
  3. 3)단율短律 : 한시의 체. 5언 또는 7언으로 4구를 짓는 것을 말한다.
  4. 4)경어硬語 : 어려운 시어詩語를 뜻한다. 한유韓愈의 ≺薦士≻에 “허공을 가로지르듯 경어를 구사하나니, 그 어려운 글자를 온당하게 놓는 힘은 오奡를 밀어낼 정도일세.(橫空盤硬語。 妥帖力排奡。)”라고 하였다. 오는 고대의 장사로 육지에서 배를 끌고 다닐 정도로 힘이 셌다고 한다.
  5. 5)명보明甫 : 이덕형李德馨의 자字이다. 호는 한음漢陰으로 의정까지 되었으며 53세에 죽었다.
  6. 6)계응季鷹 : 진晉나라 때 장한張翰의 자이다. 장한이 일찍이 낙양에 들어가 대사마동조연大司馬東曹掾을 지내다가, 가을바람이 일어나자 자기 고향 오중吳中의 고채菰菜와 농어(鱸魚)를 생각하면서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귀중한데, 어찌 수천 리 밖에서 벼슬에 얽매일 수 있겠느냐.”라고 하고는, 즉시 고향으로 돌아갔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권92.
  7. 7)신경윤愼景尹(1624~?) : 조선 후기의 문신. 김해 부사·제주 목사·부윤·동지중추부사 등을 지냈다. 본관은 거창居昌, 자는 중임仲任이다.
  8. 8)사상使相 : 감사監司의 별칭인데, 여기에서는 도사都事를 말한 듯하다.
  9. 9)무릉武陵: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무릉계곡은 호암소로부터 시작하여 약 4km 상류 용추폭포가 있는 곳까지를 말한다. 넓은 바위 바닥과 바위 사이를 흘러서 모인 넓은 연못이 볼만한 무릉계곡은 수백 명이 앉을 만한 무릉 반석을 시작으로 계곡미가 두드러지며 삼화사·학소대·옥류동·선녀탕 등을 지나 쌍폭·용추폭포에 이르기까지 숨 막히게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일명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이곳은 고려 시대에 동안거사 이승휴가 살면서 『帝王韻紀』를 저술하였고, 조선 선조 때 삼척 부사 김효원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절경을 이루고 있어 마치 선경에 도달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 전기 4대 명필가의 한 분인 봉래 양사언의 석각과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하여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시가 1,500여 평의 무릉 반석에 새겨 있다.
  10. 10)너로 하여금~나라가 뒤집히고 : 이백李白의 ≺淸平詞≻라는 시에 “고운 꽃과 절세미인 둘 다 즐거워하노니 언제나 웃음 띤 임금의 사랑을 받는구나. 봄바람의 무한한 한을 풀어 버리고서는 침향정 북쪽에서 난간에 기대어 섰구나.(名花傾國兩相歡。 常得君王帶笑看。 解惜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欄干。)”라는 시가 있는데 양귀비楊貴妃를 꽃에 비유하여 읊은 시이다.
  11. 11)또 그를~흔들릴 것이네 : 이 구절은 당唐나라 현종玄宗이 양귀비를 지적하여 “말을 알아듣는 꽃(解語花)”이라고 한 데에서 원용援用한 것이다.
  12. 12)한인閑人:물외한인物外閑人의 준말. 세속의 번거로움을 피하여 한가롭게 지내는 사람.
  13. 13)구법句法:시가詩歌나 문장文章의 글귀를 만드는 법.
  14. 14)기수琪樹:① 옥玉처럼 아름다운 나무, ② 눈이 많이 쌓인 나무의 모양.
  15. 15)경화瓊花:옥처럼 아름다운 꽃.
  16. 16)신선세계(壺裏境):호중천지壺中天地. 병 안에 세상世上이 다 있다는 뜻으로, 별천지別天地·별세계別世界를 뜻함.
  17. 17)야계耶溪 : 약야계若耶溪를 말한다. 절강성浙江省 소흥사紹興寺 남쪽에 있는 시내.
  18. 18)옥루玉樓 : 백옥루白玉樓의 준말. 옥으로 꾸며 화려한 누각.
  19. 19)명구名區 : 산수山水가 좋아 널리 이름난 지역.
  20. 20)현포玄圃 : 곤륜산에 선인仙人이 거처하는 곳. 곤륜산의 일부 지역인 괴강산槐江山이라는 곳에는 황제의 꽃밭이자 옥이 지천으로 굴러다닌다는 현포가 있다고 하였다.
  21. 21)공수工倕 : 순舜임금 때의 매우 솜씨가 뛰어난 목수이다.
  22. 22)노인성老人星 : 남극성南極星의 이명異名. 병방丙方에서 떠올라 정방丁方으로 진다.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별이어서 수성壽星이라고도 한다.
  23. 23)현명玄冥 : 북방에 있으면서 이 세상의 추위를 관장한다는 신神이다.
  24. 24)해곡嶰谷 : 곤륜산崑崙山 북쪽에 있는 골짜기 이름으로, 옛날에 황제黃帝가 영륜伶倫을 시켜서 이곳에서 자라는 대나무를 잘라 황종黃鍾의 관管을 만들게 하였다고 한다. 『風俗通』 「聲音序」.
  25. 25)단산丹山 : 지금의 단양丹陽.
  26. 26)적성赤城 : 충청북도 단양군 단양읍에 있는 삼국 시대의 성곽.
  27. 27)난가鸞駕 : 임금이 거둥할 때 타고 다니던 가마. 옥개屋蓋에 붉은 칠을 하고 황금으로 장식하였으며, 둥근기둥 4개로 작은 집을 지어 올려놓고 사방에 붉은 난간을 달았다.
  28. 28)우객羽客 : 날개가 달린 사람. 곧 신선.
  29. 29)『황정경黃庭經』 : 도가의 양생법養生法을 기술한 책이다. 황黃의 뜻은 중앙의 색이고 정庭의 뜻은 방의 중中이니 외적으로 지사指事하면 바로 천중天中·인중人中·지중地中이고 내적으로 지사하면 바로 뇌중腦中·심중心中이기 때문에 황정이라고 하였다 한다. 내內란 것은 심心이고 경景이란 상象이니, 외상外象에는 즉 일월성진운하日月星辰雲霞의 상이 있고 내상內象에는 혈육근골장부血肉筋骨臟腑의 상이 있다. 그런데 심心은 신身의 안에 있어 일체의 색중을 보기 때문에 내경內景이라고 하였다 한다. 이리하여 『黃庭內景』이라 붙인 것이라 한다. 황정의 내경경內景經은 동화東華의 소비所秘인데 양구자梁邱子가 주석을 달았고, 외경경外景經은 노자老子의 소작所作으로 무성자務成子가 주석을 하였는데, 원문은 모두 7언구에 맞추어 서술하였다.
  30. 30)미지산彌智山 : 경기도 양평군楊平郡 용문면龍門面에 있는 산.
  31. 31)섬궁蟾宮 : 달 속에 있다고 하는 궁궐을 가리킨다.
  32. 32)교전鮫牋 : 남해南海에 살고 있다는 인어人魚가 짠다는 비단을 교초鮫綃라고 하는데, 인어가 늘 쉬지 않고 이 비단을 짜며 울면 눈물이 진주眞珠로 변하여 나온다고 한다. 이 비단은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하니, 이 천에다 쓴 편지를 신선의 편지에 비유한 것인 듯하다. 『述異記』.
  33. 33)여산廬山 : 진령秦嶺 북쪽 산줄기의 한 갈래이다. 서안西安에서 30km 떨어진 임동구臨潼區에 위치하고 수령繡嶺이라고도 한다. 정상 해발은 1,302m로 나무가 무성하고 소나무가 울창해 경치가 아름답다.
  34. 34)여산의 참으로~세워 두었네 : 다음에서 인용한 시구이다. 혜원 대사는 여산廬山에 있으면서 어떤 귀한 손님이 왔다가 가더라도 산문 밖에 있는 호계虎溪까지밖에 전송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은 도연명과 사영운謝靈運이 왔다 가는데, 그들을 전송하며 이야기하다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 시내를 건너 얼마를 더 갔다. 그제야 깨닫고 세 사람이 모두 크게 웃었다 한다. 그래서 그것을 호계삼소虎溪三笑라 한다.
  35. 35)홍주진洪柱震(1634~1705)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서 1654년과 1690년의 과거에 합격하여 사헌부司憲府 장령掌令과 승지承旨·정언正言 등을 거쳐 안변 부사를 역임하였다.
  36. 36)돌아올 때엔~바람을 쏘인다 : ‘욕기풍무우浴沂風舞雩’에서 인용한 말로 기수沂水에 가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쏘인다는 뜻이다. 공자孔子가 몇몇 제자들에게 각기 취향을 말하도록 물었을 때 그의 제자 증점曾點이 대답한 내용의 일부이다. 『論語』 「先進」.
  37. 37)백부白傅 :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를 지냈던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별칭이다.
  38. 38)알지 못케라~줄을 모르겠네 : 이 2구句는 백거이가 항주杭州 자사로 있을 때 항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도림 선사道林禪師라는 고승이 살고 있었는데 그와 교분을 나눈 일을 연상한 시구인 듯하다.
  39. 39)수륜동修倫洞:지금의 성주군星州郡 수륜면修倫面을 말한다.
  40. 40)송세망宋世望(1636~?) : 본관은 여산驪山, 자는 자첨子瞻이다. 성주星州에서 출생하였으며, 아버지는 송민구宋敏求다. 숙종肅宗 16년(1690) 경오庚午에 식년시式年試 진사 3등에 합격하였다.
  41. 41)구담瞿曇 : 도를 닦아 이루기 전의 석가釋迦를 이르는 말.
  42. 42)영산회靈山會 : 석가모니부처님이 영취산이라는 곳에서 많은 제자들을 모아 놓고 가르침을 베풀던 모임이다.
  43. 43)등란騰蘭 : 월지국月支國의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을 말한다.
  44. 44)나집羅什 : 구마라습鳩摩羅什을 말한다.
  45. 45)진단震旦 : 인도印度가 고대 중국古代中國을 이르던 말. 『翻譯名義集』.
  46. 46)파순波旬 : ⓢ Papiya의 음역. 파순유波旬喩·파비播裨·파비야波卑夜·악자惡者·악물惡物·악애惡愛·살자殺者라 번역하며, 욕계欲界의 제6천天을 주재하는 왕. 불보살, 또는 불제자佛弟子의 마음을 교란시키고 악으로 유혹하는 마왕魔王.
  47. 47)일취逸趣 : 세속에 물들지 않는 뛰어난 취미.
  48. 48)옳지 않게 취한(染指) : 『左傳』에 “고기 국물 속에 손가락을 넣어 맛보면서 침을 흘린다.(染指垂涎)”라는 말이 나오는데, 정鄭나라 자공子公이 평일에 진기한 음식을 얻어먹게 되면 반드시 식지食指가 동하였다. 하루는 자공이 영공靈公을 보러 들어가는데, 식지가 동하므로 같이 가던 자가子家도 함께 들어가니 과연 자라(鼇)를 잡아서 국을 끓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보고 웃으니 영공이 물었다. 자가가 이야기를 하였더니, 영공이 자공에게는 국을 주지 않았다. 자공은 국솥에 손가락을 넣어서 찍어서 맛을 보고 나왔다. 『春秋左傳』, 선공宣公 4년.
  49. 49)하찮은 일(雕虫) : 조충소기雕虫小技의 준말로, 벌레 모양이나 전서篆書를 조각하듯이 미사여구美詞麗句로 문장을 꾸미는 조그마한 기교라는 뜻인데, 즉 자기의 문장이 하찮다는 겸사이다.
  50. 50)우복羽服 : 새의 깃털로 만든 옷. 도사道士 또는 신선神仙을 이르는 말이다.
  51. 51)칠선대七仙臺 : 지리산 달궁達宮 계곡에 있는 일곱 신선이 노닐었다는 곳.
  52. 52)난야蘭若 : 아란야阿蘭若의 준말. 공한처空閒處를 말한다. 한가롭고 고요하여 비구들이 수행하기에 적당한 곳.
  53. 53)나월蘿月 : 덩굴 사이로 비치는 달빛.
  54. 54)옥축玉軸 : 왕이 공신에게 내린 두루마리 글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좋은 시문집 등을 말함.
  55. 55)장두시藏頭詩 : 시의 머리 부분의 글자를 숨겨 놓고 지은 시. 매 구句의 머리글자를 모두 매 구의 끝 글자에 감추어 놓는 것이다.
  56. 56)곤오昆吾 : 곤오검昆吾劍의 준말로 곤오산의 광석을 제련하여 만든 명검 이름이다.
  57. 57)피폐로 이미~가치를 이룩했고 : 주나라 태왕太王 고공단보가 빈곡에 살고 있을 때에, 적인狄人의 침범이 잦으므로 피폐皮弊와 견마犬馬, 주옥珠玉 등을 주어 달랬으나, 이에 응하지 않으므로 칠수漆水와 저수沮水 두 강을 건너 기산 밑에 가서 살자, 빈곡 사람들이 따르는 자가 많아 시장과 같았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58. 58)가의賈誼는 하필~귀양을 갔는가 : 가의는 한漢나라 때의 낙양 사람으로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의 현신賢臣이다. 불과 스무 살의 어린 나이로 태중대부太中大夫로 발탁되어 복색服色·제도制度·관명官名 등의 대대적인 개혁을 주장하다가 당시 대신들의 미움을 받아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로 좌천되어 서른셋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59. 59)니악尼岳(니구산尼丘山)에선 천하의 성인이 탄생하였고 : 니악은 산동성山東省 곡부현曲阜縣 동남쪽에 있는 산인데, 공자孔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이 어머니 안씨顔氏와 함께 니구산에 기도하여 공자를 얻었으므로 이름을 구丘라 하고, 자를 중니仲尼라 했다.
  60. 60)취잠(영취산靈鷲山)에선 법~신선을 잉출했네 : 취산鷲山은 중인도 마갈다국 왕사성 부근에 있는 영취산을 말하는데, 부처님이 그 산에서 법회法會를 열고 『法華經』을 설법하신 것으로 유명하다.
  61. 61)오마五馬 : 한漢나라 때에 태수太守가 타는 마차는 다섯 마리의 말이 끌었으므로, 태수가 타는 마차 또는 태수를 뜻한다.
  62. 62)죽간竹簡 : 사책史策을 가리킨다. 옛날 종이가 없어 대쪽에 글을 쓸 때, 먼저 대를 불에 지져 대의 기름과 파란 빛을 빼어 글씨도 쓰기 좋고 또 오래가도록 하였다. 이것을 죽간竹簡 또는 한청汗靑이라 하였는데 후세에는 사책의 별명으로 통용되었다.
  63. 63)부들 채찍(蒲鞭) : 포편은 부들로 만든 채찍으로, 너그러운 형벌을 말한 것이다. 후한後漢 때 유관劉寬이 남양 태수南陽太守가 되었을 때, 그는 본성이 온화하고 인자한 관계로 혹 아전들이 과실을 범했을 적에는 부들 채찍으로 때려서 모욕만 줄 뿐이었고, 끝내 아프게 때리지 않았던 데서 온 말이다. 『後漢書』 「劉寬傳」.
  64. 64)조경망趙景望(1629~1694) : 조선 후기의 노론계 성리학자이다.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노론 일파가 몰락하자,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 내려가 학문에 힘썼고, 글씨에도 뛰어나 이름이 높았다.
  65. 65)옥마玉馬 : 현신賢臣을 말한다. 『論語比考讖』에 “은殷나라가 달기妲己에 현혹되자 옥마가 도망쳤다.”라고 하였다.
  66. 66)월굴月窟 : 전설에 달이 나오고 들어가고 한다는 굴로 서쪽에 있다고 한다. 극서極西 지역을 가리킨다.
  67. 67)우혈禹穴 : 우禹임금이 서책을 보관해 두었다는 곳으로, 회계산會稽山에 있다고 한다.
  68. 68)이궁離宮 : 정전正殿 외에 임금이 출유出遊할 때 거하는 별궁別宮이다. 태자궁太子宮 또는 세자궁世子宮의 총칭이기도 하다. 한漢나라 반고班固의 「西都賦」에 “이궁 별관이 서른여섯 군데나 있었다.(離宮別館。 三十六所。)”라는 말이 나온다.
  69. 69)어느 때에~그 누구인고 : 이백李白의 ≺望廬山瀑布≻라는 시에 “날아 솟았다 바로 떨어진 물줄기 삼천 척 혹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아닐까?(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라는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여산폭포를 이곳 박연폭포로 옮겨다 놓은 것이라는 의미이다.
  70. 70)소정방蘇定方(592~667) : 중국 당唐나라의 무장. 이름은 열烈, 자字는 정방定方이며, 하북河北 출생이다.
  71. 71)일생 동안~남양南陽보다 낫구나 : 주 63 참조.
  72. 72)적송자赤松子 : 상고 시대의 신선 이름으로, 여러 서책에 나오는 사적事蹟이 서로 다르다. 적자여赤子輿라고도 한다. 『史記』 「留侯世家」에 “장량張良이 ‘이제 세 치의 혀로써 제왕의 스승이 되어 만호萬戶를 봉작 받고 지위가 열후에 올랐으니, 이는 포의布衣의 영광이 극에 이르렀다. 나는 이에 만족할 뿐이고, 다만 원하는 바는 인간의 일을 버리고 적송자를 따라 노는 것이다.’라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있다.
  73. 73)화당畫堂 : 단청한 큰 집.
  74. 74)회문시 : 여기서 회문廻文은 직금회문織錦廻文의 준말. 시체詩體의 하나로서 시중詩中의 자구字句가 서로 회환廻環하여 뜻이 통하게 된 것이다. 즉 뒤에서 거꾸로 읽어 가도 말이 되는 시이다. 이 시체는 진晉나라 두도竇滔의 처妻 소씨蘇氏로부터 시작되었다. 소씨는 속문屬文에 능하여 그 남편 두도가 진주 자사秦州刺使에서 유사流沙로 귀양을 가자 840자로 된 ≺廻文旋圖詩≻를 지어 보냈는데, 그 내용이 무척 처절하였다 한다. 『晉書』 「竇氏妻蘇氏傳」.
  75. 75)맥맥脉脉 : 말없이 은근한 정을 나타내는 모양.
  76. 76)장두시藏頭詩 : 주 55 참조.
  77. 77)적적滴滴 : 윤이 나고 아름다운 모양.
  78. 78)희이希夷 : 송宋의 진박陳博을 말함. 진박이 오대五代 시절에 화산華山에 숨어 살면서 도를 닦고 벽곡辟穀을 하여 한번 잠이 들면 1백여 일을 깨지 않고 계속 잤는데, 후에 송의 태조太祖가 등극하자 그제야 웃으면서 이제야 세상이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태종太宗은 그에게 희이선생希夷先生이라는 호를 내렸다. 『宋史』 권457.
  79. 79)영원靈源 : 영원은 신비한 약수가 샘솟는다는 영원산을 말한다.
  80. 80)곡수鵠樹 : 최치원崔致遠의 『桂苑筆耕』에 의하면 “부처님께서 입멸하시자 사라쌍수의 색깔이 변하여 하얗게 된 것이 마치 고니의 색깔과 같아졌다. 그런 까닭에 곡수라고 일컫게 되었다.(佛入滅。 娑羅樹色變。 白如鵠。 故謂鵠樹也。)”라는 말이 있다.
  81. 81)소객騷客 : 원래는 시인 또는 문인을 일컫는 말이다.
  82. 82)옥절玉節 : 옥으로 만든 부신. 옛날 관직官職을 받을 때에 증서證書로 받았음. 여기서는 관직에 있는 벼슬아치를 말한다.
  83. 83)발걸음(鳧舃) : 고을 수령의 출타를 말한다. 동한 때 왕교王喬가 섭현葉縣 현령으로 있을 때 현에서 서울까지 오는 동안 사람들이 거기車騎의 이동을 볼 수가 없고 다만 두 마리 오리(鳧)가 공중을 나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는데, 그것은 왕교가 신는 신발이었다.
  84. 84)홍수주洪受疇(1642~1704) : 조선 중기의 선비화가. 1696년 동부승지로 원접사가 되어 능숙한 문장과 글씨로 청나라 사신의 격찬을 받았으며 서화에도 능했다.
  85. 85)연막蓮幕 : 막부幕府의 미칭美稱. 남제南齊 때 왕검王儉의 막부를 연화지蓮花池라고 일컬은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南史』 권49 「庾杲之傳」.
  86. 86)여동빈呂洞賔 : 도석화道釋畵와 화제畫題에 자주 등장. 중국 당대의 도사. 이름은 엄嚴(암嵓이라고도 씀), 자는 동빈洞賓, 호는 순양자純陽子. 8신선 중 한 명이고 가장 인기가 있으며, 전기傳記는 많은 신비에 싸여 있다.
  87. 87)대우大禹 : 하夏나라의 시조. 9년의 홍수를 다스릴 때 손발에 군살이 배기고 얼굴에 검버섯이 피었다 한다.
  88. 88)표낭縹囊 : 원래는 청백색의 주머니라는 뜻이나 여기에서는 당唐의 문장 이하李賀의 시詩주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89. 89)어지러운(轉蓬) : 쑥이 뿌리째 뽑혀 바람에 굴러다님을 말하는데, 세상살이의 어리석음을 비유한 말이다.
  90. 90)하의荷衣 : 마름과 연꽃잎으로 만든 옷으로, 조촐하게 사는 은자隱者를 뜻한다. 『楚辭』 「離騷」에 “연꽃 잎새로 웃옷 해 입고, 부용으로 아랫바지 만들어 입네.(製芰荷以爲衣兮。 集芙蓉以爲裳。)”라고 하였다.
  91. 91)조감藻鑑 : 품조品藻. 감별한다는 뜻으로, 조경藻鏡과 같은 말이다. 즉 선비를 뽑는 데 명찰明察함을 이르는 것으로 사람을 잘 알아보는 안목을 말한다.
  92. 92)추기樞機 : 언행言行을 이름. 『周易』 「繫辭」에, “말과 행동은 군자의 추기이다.(言行。 君子之樞機。)”라고 하였다.
  93. 93)홍몽鴻濛 :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있어 온 천지의 원기, 혹은 그와 같은 혼돈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나 하늘을 뜻하기도 한다.
  94. 94)알알軋軋 : 만물이 모여서 생겨나는 모양.
  95. 95)납일 전에~번이나 내리고(臘前三白) : 납일臘日 전 세 번 희다는 뜻으로, 납일 전에 세 번 이상 눈이 내리면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들 징조라는 풍속風俗.
  96. 96)초반椒盤 : 상고 때 정월 초하루에 손님을 접대할 때는 소반에다 산초山椒를 차려 가지고 와서 술에 산초를 넣어 마셨는데, 진晉나라 유진劉蓁의 아내가 설날에 ≺椒花頌≻을 지었다고 함. 『杜工部草堂詩箋』 권2 ≺杜位宅守歲≻에 “아융의 집에 와서 새해를 맞으니 산초 담은 소반에 하마꽃을 노래하네.(守歲阿戎家。 椒盤巳頌花。)”라고 하였다.
  97. 97)도판桃板 : 중국에서 원단元旦(설날 아침)에 악귀를 쫓기 위하여 문짝에 붙이는 조그마한 나뭇조각. 복숭아나무로 만들어 길상吉祥의 문자를 적음. 도부桃符라고도 함.
  98. 98)소림少林 :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절 이름인데, 옛날 달마 대사達磨大師가 이곳에서 9년 동안 면벽面壁하여 참선을 하였으므로 이른 말이다. 여기에서는 달마 대사를 일컫는 말이다.
  99. 99)간짓대 끝에~마음대로 노니는구나 : 당나라 사람들이 연극하는 데 쓰던 길이 3자쯤 되는 막대기를 간목竿木이라 한다. 꼭두각시를 놀리는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막대기. 『禪門拈頌』 제7권 208칙則 ‘원상圓相’이라는 조항에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어 말하였다. ‘가히 간짓대 하나를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넓은 마당을 만나면 연극을 시작한다 하리라.’(智海逸。 上堂擧此話云。 可謂竿木隨身。 逢場作戱。)”라고 한 대목이 있다.
  100. 100)옥 장막(玉帳) : 옥같이 견고한 장막이란 뜻으로, 장수가 거처하는 장막을 가리킨다.
  101. 101)선부仙府 : 신선이 사는 곳.
  102. 102)세 그루 괴화나무 : 송宋나라 왕우王祐는 음덕陰德이 많았는데, 손수 세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고는 “내 자손 중에 반드시 삼공三公이 될 자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는 스스로 삼괴당三槐堂이라 지었다. 그 후 과연 그의 아들 왕단王旦이 정승에 올랐다. 『宋史』 「王旦傳」.
  103. 103)조원의 솜씨(調元手) : 음양陰陽의 원기元氣를 조화시키는 솜씨, 즉 국가의 대정大政을 주관하는 정승의 경륜을 말한다.
  104. 104)고반考盤 : 『詩經』의 편명인데, 산수 사이에 서성이면서 즐기는 것을 읊은 시이다.
  105. 105)상풍商風 : 상商은 오행五行으로 볼 때 금金에 소속되고 가을도 역시 금金의 계절이라, 상풍은 가을바람을 말한다.
  106. 106)수倕 : 황제黃帝 때 명성이 높았던 솜씨 좋은 목수 공수工倕를 말한다.
  107. 107)왕정王程 : 왕사王事를 위해 분주한 여정旅程을 말한다.
  108. 108)광려匡廬 : 강서江西에 있는 산으로, 은殷과 주周의 교체기에 광속匡俗의 형제 7인이 이곳에 초막을 짓고 선도仙道를 닦았다는 고사가 있다. 『後漢書』 「郡國志」 권4 ‘盧江郡引廬山記略’.
  109. 109)구성九成 : 악樂의 구장九章을 다 마침. 음악 아홉 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음악 한 곡이 끝나는 것을 일성一成이라고 하는데, 한 곡이 끝날 적마다 반드시 소리를 바꾸어서 연주하며, 구성이 되면 음악이 완전히 끝난다.
  110. 110)연라煙蘿 : 얽힌 등 넝쿨, 안개와 송라 등을 말한다.
  111. 111)옥진玉塵 : 아름다운 먼지라는 뜻으로 눈을 가리킨다.
  112. 112)교주鮫珠 : 부처님 32상호相好의 하나인 육계肉髻인 듯하다.
  113. 113)기원祇園 :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준말이다. 기타 태자의 동산이라는 뜻. 기수는 절이 서 있는 숲의 주인이었던 기타 태자의 이름을 딴 것이며, 급고독이라는 말은 재물을 내어서 이 절을 세운 급고독 장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14. 114)묘신卯申 : 출근하고 퇴근하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 관리들이 묘시卯時에 출근하고 신시申時에 퇴근하였다.
  115. 115)대붕편大鵬篇 : 『莊子』 「逍遙遊」 편을 이르는 말이다.
  116. 116)상죽湘竹 : 소상반죽瀟湘斑竹의 준말. 중국 소상강 근처에서 자라는 눈물 자국 모양의 무늬가 박혀 있는 대나무.
  117. 117)요금瑤琴 : 옥으로 만든 거문고.
  118. 118)옥적玉笛 : 옥으로 대금 비슷하게 만든 피리. 여기에서는 은유적으로 스님과 유생이 잘 어울리는 모습을 요금 옥적에 비유한 것인 듯하다.
  119. 119)나는 기러기~색 똑같구나 : 왕발王勃의 「滕王閣序」에 “내려앉는 노을은 외로운 기러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물은 긴 하늘색과 한 가지 색이다.(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라고 한 데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120. 120)남주南州 : 원문 ‘南州’는 혹 남쪽 물가라는 뜻의 남주南洲의 오기誤記가 아닌가 생각된다.
  121. 121)제봉題鳳 : ‘봉鳳’ 자를 파자破字하면 범조凡鳥가 되므로 사람을 우롱하는 말이다. 진晉나라 때 혜강嵇康과 여안呂安이 서로 매우 친하게 지냈는데, 한번은 여안이 혜강의 집을 방문하니, 혜강은 없고 그의 형 혜희嵇喜가 나와서 그를 맞이하자, 여안은 들어가지 않고서 혜희를 우롱하는 뜻으로 문 위에다 봉 자를 써놓고 갔던 데서 온 말이다. 그러므로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122. 122)니산尼山 : 공자를 이르는 말이다. 공자를 니구산尼丘山에 기도하여 낳았기 때문이다.
  123. 123)치첩雉堞 : 치첩은 성城 위에 쌓은 성가퀴로 여장女墻이라고도 하는데, 지금도 동대문에 남아 있다. 활 쏘는 구멍을 뚫어 놓은 그것이다.
  124. 124)조형기趙亨期(1641~1699) :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임천林川, 자는 장경長卿, 호는 신재新齋·졸수재拙修齋. 마전 군수 시형時馨의 아들이다. 1662년(현종 3) 사마시에 합격, 도사를 지냈다. 1680년(숙종 6) 별시문과에 장원으로 급제, 지평·장령을 거쳐 1687년 경상도 관찰사가 되었다.
  125. 125)박태순朴泰淳(1653~1704) : 본관은 반남, 자는 여후汝厚, 호는 동계東溪이다. 홍문관·우부승지·경주 부윤·광주 부윤·대사간·형조 판서·전라도 관찰사·장단 부사·경상도 관찰사 등을 지냈다.
  126. 126)막야검鏌鎁劍 : 춘추시대 오왕吳王 합려闔廬가 주조하게 했다는 보검 이름이다.
  127. 127)금경金莖 : 이슬을 받는 쟁반 모양의 구리그릇(承露盤)에 세우는 구리 기둥.
  128. 128)낭간琅玕 : 대나무를 말한다. “낭간은 구슬 나무로서 봉황鳳凰이 그 열매를 먹는다.”라는 말이 옛글에 있으므로, 봉황이 죽실竹實(瓊實)을 먹는다는 옛글과 연결시켜 대나무를 낭간이라 한 것이다.
  129. 129)상방上方 : 선종禪宗에서 ‘주지’를 일컫는 말. 본래 산상의 절을 일컫던 말인데, 주지가 거처하는 곳이 그 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므로 이렇게 뜻이 바뀌었음. 방장方丈.
  130. 130)태전太顚과 한퇴지가~일 아니니 : 원문의 ‘顚韓’은 태전 스님과 한유韓愈를 말하는데 한유가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있을 적에 서로 왕래하며 태전 스님과 교분이 깊었다.
  131. 131)이 시는 호로격葫蘆格 또는 호로운葫蘆韻이라 하는 시격詩格의 하나인데 앞에는 둘, 뒤에는 넷(先二後四)이라 하여 앞의 2구와 뒤의 4구에 운韻이 유사類似한 것을 써서 마치 호로박(조롱박)이 위는 작고 아래는 큰 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시격이다. 이 시에서 앞에는 둘, 뒤에는 넷은 맞으나 운자韻字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132. 132)계옥의 정(桂玉之情) : 식량 구하기가 계수나무 구하듯이 어렵고, 땔감을 구하기가 옥을 구하기만큼 어려움을 말한다.
  133. 133)게(郭索) : 게가 옆으로 걷는 모양을 말한다.
  134. 134)조룡祖龍 : 진시황秦始皇을 이른 말로,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천하의 병기兵器들을 모두 함양咸陽으로 거두어들여 이를 가지고 금인 12구를 주조해서 궁중宮中에 세워 두었던 데서 온 말이다. 『史記』 「秦始皇紀」.
  135. 135)언덕을 얻었어도~바라볼 터이니(得隴望其) : 사람의 욕심은 채우면 채울수록 더해진다는 뜻으로 “농 땅을 얻고도 다시 촉 땅을 바란다.(得隴復望蜀)”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 의거해서 한 말이다. 『後漢書』 「岑彭傳」.
  136. 136)더러운 거리에서~안회는 만족했네 : 이 두 구句는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말한다. 『論語』 「雍也」에 “훌륭하다, 안회여, 일단사一簞食와 일표음一瓢飮으로 누항陋巷에 살면서도 그 낙樂을 변치 않으니.”라는 말이 있다.
  137. 137)일찍이 초나라~발꿈치를 베었네 : 참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해를 당하는 것을 뜻한다. 춘추시대에 초나라 변화卞和가 산속에서 옥돌을 얻어 여왕厲王에게 바쳤다가 왼쪽 발을 잘리고, 무왕武王에게 바쳤다가 다시 오른쪽 발을 잘린(刖) 뒤, 세 번째로 문왕文王에게 바쳐 진가眞價를 인정받았던 고사가 전한다. 『韓非子』 「和氏」.
  138. 138)저본을 보면, 마치 보탑문寶塔文 체제의 시처럼 보이지만, 시가 시작되는 ‘人’의 오른쪽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어 시의 시작을 알리고 있고, 도형 역시 이어지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재구성한 결과 이 시가 칠언율시임을 알 수 있다.
  139. 139)명조鳴條 : 탕湯이 걸桀을 친 곳. 지금의 산서성山西省 안읍安邑을 말한다.
  140. 140)육산肉山 : 주지육림酒池肉林을 이르는 말. 술로 못(池)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지극히 호사스럽고 방탕한 술잔치(酒宴)를 이르는 말.
  141. 141)조구糟丘 : 술지게미가 산처럼 쌓인 것을 말한 것으로, 하夏나라 걸왕桀王이 무도하여 음주飮酒에 탐닉했던 것을 가리킨 말이다.
  142. 142)하대夏臺 : 하나라의 감옥 이름인데, 하나라 걸왕이 탕湯임금을 이 감옥에 가두었다. 『史記』 「夏紀」.
  143. 143)관용방關龍逄 : 하나라 걸왕桀王 때의 충신으로 임금께 간諫하다가 피살被殺된 사람이다.
  144. 144)달기妲己 : 은殷나라 주紂의 비. 그녀는 주를 도와 포학과 음란을 자행하다가 무왕武王이 주를 정벌할 적에 참수斬首되었다.
  145. 145)목야牧野에서 스스로~시름이라 말하겠으나 : 상商나라 주왕紂王의 폭정暴政이 심해져서 민심民心이 떠나자 주周 무왕武王이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군사를 일으켜 동진東進하여 목야에서 주왕과 전쟁을 벌였는데 주왕은 주 무왕에게 대패하여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녹대鹿臺에서 스스로 불을 질러 타죽었다.
  146. 146)악후鄂侯 : 악후는 은殷나라 주紂 때의 제후諸侯였는데 주의 비행을 간하자, 주가 노하여 악후를 포脯 떠 버렸다. 『史記』 「殷紀」.
  147. 147)유리羑里 : 지명地名. 은殷의 주紂가 이곳에 있는 감옥에 주周 문왕文王을 가두었다.
  148. 148)≺맥수가麥秀歌≻ : 은나라가 망한 뒤에 기자가 옛날 은나라 터를 지나다가 궁실이 모두 무너지고 무성하게 보리 이삭이 팬 것을 보고는 가슴이 아팠는데 곡을 하자니 안 될 일이고 울자니 부녀자와 비슷하게 될 듯하여 이에 ≺麥秀歌≻를 지어서 노래하였다 한다. 일명 상은조傷殷操라고도 부른다. 『史記』 「宋微子世家」.
  149. 149)용의 침이~자라가 되니 : 『史記』 「周本紀」에 “하夏나라가 망할 무렵에 두 신룡神龍이 대궐의 뜰에 내려와 있다가 용은 죽고 그 침만 남아 있으므로 그것을 독櫝에다 수장해 두었다. 그 후 하나라가 망하자 그 독이 주나라로 넘어왔으나 감히 누구도 열어 보지 못하였고, 여왕厲王 때에 이르러서 비로소 열어 보니 그 침이 뜰에 흘러내려 현원玄黿이 되었는데 후궁後宮의 동첩童妾이 지나다가 그것을 보고 난 뒤에 임신하여 포사褒姒를 낳았다.”라고 하였다. 뒤에 포사는 주周 유왕幽王의 총희寵姬가 되었는데 결국 그로 인하여 주나라는 망하고 말았다.
  150. 150)회계산會稽山에 머물~월왕이 시름했고 : 춘추시대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오왕吳王 부차夫差의 공격을 받고 부초夫椒에서 패하여 남은 군대를 이끌고 회계산으로 올라가 주둔했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151. 151)고소대 밑에서는 부차가 시름했네 : 춘추시대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에게 회계산에서 크게 패한 후 쓸개를 씹으며(嘗膽) 복수할 것을 꾀하다가 저라산苧蘿山에서 얻은 미인 서시西施를 부차에게 바치니, 부차는 그의 미모에 혹하여 고소대를 크게 짓고는 날마다 유희遊嬉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으며 이것을 간하다가 충신 오자서伍子胥를 죽였다. 이 때문에 결국 오나라는 월나라에게 멸망을 당했다. 『史記』 「周越王句踐世家」.
  152. 152)장대궁章臺宮 : 진秦나라 함양咸陽에 있던 궁전 이름이다.
  153. 153)백마조白馬潮 : 오자서가 죽은 뒤에 전당강錢塘江의 도신濤神이 된 고사로, 파도가 거세게 치는 것을 말한다.
  154. 154)개자추介子推 : 중국 춘추시대의 충신. 진晉 문공文公이 망명 다닐 때 19년 동안 충성을 다했는데, 문공이 즉위하여 공로를 잊자, 개자추는 그것을 부끄럽게 여겨 어머니를 모시고 면산綿山에 들어가 숨었다. 뒤에 뉘우친 문공이 개자추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자 산에 불을 질러 나오게 하려 했다. 그러나 개자추는 나오지 않고 불에 타죽었다 한다.
  155. 155)관이오管夷吾 : 춘추시대 제齊 환공桓公의 재상. 그의 공로로 환공은 패후覇侯가 될 수 있었다. 자가 중仲이라서 흔히 관중管仲이라 부른다.
  156. 156)안자晏子 : 제齊 경공景公 때의 현상賢相인 안영晏嬰을 높여 이른 말이다.
  157. 157)노중련魯仲連을 가리킴. 노중련은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웅변가이며, 용기와 높은 절개로 유명하다. 일찍이 조趙나라에 머물러 있을 적에 위魏의 신원연新垣衍이 조나라로 가서, 진秦나라 왕을 황제皇帝로 추대하여 군대를 철수시키게 하려고 하자, 노중련은 진나라가 무도한 나라임을 역설하면서, 진나라가 칭제稱帝한다면 자신은 동해東海에 빠져 죽을 것이라고 하여 중지시켰다. 또 제나라의 전단田單이 연燕나라의 요성聊城을 오래도록 공격하였으나 함락시키지 못하자, 노중련이 글을 써서 화살에 묶어 성 안으로 쏘아 보내 내분이 일어나게 해서 성을 함락시켰다. 『史記』 권83 「魯仲連列傳」.
  158. 158)장평長平에 안개가~조괄趙括이 시름했고 : 장평은 성 이름이고 조괄은 조趙나라 장수이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백기白起가 조나라 조괄의 군사를 대파하고 항졸降卒 40여 만 명을 땅에 파묻어 죽였다. 『史記』 「趙世家」.
  159. 159)역수에 파도가~형경(형가荊軻)이 시름했다 : 전국시대의 협사俠士 형가가 연燕나라 태자 단丹의 의기에 감동되어 진시황을 죽이기 위해 비분강개한 어조로 역수한풍易水寒風의 시를 읊고 자객으로 떠날 때, 하늘도 감동하여 흰 무지개가 해 주위에 가로 비껴 걸려 있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권83 「鄒陽列傳」 주註.
  160. 160)마릉馬陵에 길이~방연龐涓이 시름했다 : 전국시대 제齊나라 손빈孫臏이 위魏나라 방연과 싸울 적에 손빈이 방연을 마릉의 좁은 길로 유도한 다음 그곳에 복병伏兵을 설치하고서 큰 나무의 껍질을 하얗게 깎아 내고 거기에 쓰기를, “방연이 이 나무 밑에서 죽을 것이다.(龐涓死于此樹之下)”라고 하였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던 고사에서 온 말이다. 『史記』 권65.
  161. 161)조씨 고아趙氏孤兒를~공손저구公孫杵臼가 시름했고 : 춘추시대 진晉 경공景公 3년에 도안가屠岸賈가 조삭趙朔을 죽이고 멸족시켰을 때, 조삭의 친구인 정영과 조삭의 객인客人 공손저구가 조삭의 유복자를 살릴 모의를 하였다. 그리하여 다른 아이를 조삭의 아이로 속여 공손저구가 함께 죽는 길을 택하고, 정영은 유복자와 산중에 숨어 살았는데, 경공 15년 한궐韓厥의 주선으로 그 아이를 조씨趙氏의 후계자로 삼으니 바로 조무趙武이다.
  162. 162)부소扶蘇 : 진시황의 장자로 성품이 인자했으나, 시황의 노여움을 사, 북쪽으로 보내어 장군 몽염蒙恬의 군사를 감시하게 되었는데, 뒤에 이사李斯와 조고趙高에 의하여 거짓 조칙詔勅으로 사사賜死되고 말았다. 차자인 호해胡亥가 즉위하니 이가 바로 이세二世였는데, 이사·조고 등의 폭정暴政으로 말미암아 진나라는 곧 멸망하고 말았다. 『史記』 「秦始皇本紀」.
  163. 163)상채문上蔡門 : 진秦나라 이사가 사형장으로 끌려 나가 사형을 받기 직전에 이사가 그의 아들을 돌아보며 “사냥개와 매를 몰고 상채上蔡의 동문을 나가 토끼 사냥을 하고 싶어도 이제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史記』 「李斯傳」.
  164. 164)망이궁望夷宮 : 중국 섬서성陝西省 경양현涇陽縣 동남에 있음. 조고趙高가 진秦 이세황제二世皇帝를 죽인 곳.
  165. 165)지도軹道 : 장안長安의 동쪽 30리 되는 곳에 있는 정자 이름으로, 진왕 자영子嬰이 패공沛公 유방劉邦에게 항복한 곳이다. 『史記』 제6권 「秦始皇本紀」에, “이세二世 3년에 패공이 패상覇上에 이르러서 사람을 시켜서 자영에게 항복하게 하니, 자영이 즉시 목에 새끼줄을 걸고 백마에 소거素車를 타고 천자의 새부璽符를 받들고서 지도 곁으로 나와서 항복하였다.”라고 하였다.
  166. 166)옥두玉斗 : 옥으로 만든 술을 뜨는 국자이다.
  167. 167)백등白登 : 흉노가 백등에서 한漢 고조高祖를 7일 동안이나 포위하였으나, 고조가 진평陳平의 비계祕計를 써서 포위를 풀고 무사히 빠져나오게 되었다. 『漢書』 「匈奴傳」.
  168. 168)한신韓信 : 한신은 한漢의 명장으로 유방劉邦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다음 그 공로로 초왕楚王에 봉해졌으나 뒤에 회음후淮陰侯로 강봉되었다. 국사는 온 나라가 추앙하는 선비란 뜻인데, 소하蕭何는 일찍이 한신을 칭찬하여 둘도 없는 국사라 하였다. 『史記』 「淮陰侯傳」.
  169. 169)이릉李陵(?~B.C.74) : 중국 전한前漢의 무장. 자는 소경少卿. 무제 때 흉노와 싸우다가 항복한 뒤에 흉노의 선우單于의 딸을 아내로 맞아 우교왕右校王으로 봉해졌다. 선우의 고문으로 활약하다 병사하였다.
  170. 170)소무蘇武 : 전한 무제武帝(B.C.100) 때 중랑장中郞將 소무는 포로 교환차 사절단을 이끌고 흉노匈奴의 땅에 들어갔다가 그들의 내란에 말려 잡히고 말았다. 흉노의 우두머리인 선우單于는 한사코 항복을 거부하는 소무를 “숫양이 새끼를 낳으면 귀국을 허락하겠다.”라고 하며 북해北海 변으로 추방했다.
  171. 171)마외馬嵬의 언덕~양귀비楊貴妃가 시름했고 : 안사安史의 난에 당唐 현종玄宗이 촉蜀 땅으로 피난 갈 때, 군사들의 원성怨聲에 어쩔 수 없이 양귀비를 마외에서 죽게 하고는 거기에 묻어 주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新唐書』 권76 「楊貴妃傳」.
  172. 172)왕소군王昭君 : 전한前漢 효孝 원제元帝의 궁녀로 이름은 장嬙, 소군은 그의 자이다. 명비明妃라고도 한다. 그는 황제의 칙명勅命으로, 흉노匈奴 호한선우呼韓單于에게 시집갔다.
  173. 173)부견符堅 : 전진前秦의 3대 임금. 이름은 문옥文玉, 자는 영고永固, 시호諡號는 세조世祖. 저족氐族 출신. 2대 임금을 시해하고 즉위한 후 농경農耕을 장려하고 법제法制를 정비·확립하는 등 내치內治에 힘씀. 376년 화북華北 황하 중·하류 지방을 평정하고 전진의 최성기最盛期를 이루었음. 국력이 신장되자 천하 통일의 야망을 품고 383년 동진을 쳤으나 비수의 싸움에서 대패함. 나라가 분열된 가운데 38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음.
  174. 174)한유韓愈의 시에 “한 통의 상소문을 구중 천자께 올리고 나왔더니 저녁 되어 천자의 미움을 받아 강남 조주로 유배되니 길이 8천 리더라. 성명하신 폐하를 위하여 나라의 해가 되는 잡사를 제거하려 하였으니 어찌 늙고 썩어질 몸 무슨 더 살날을 아끼리요. 구름은 진령에 걸렸는데 장안의 내 집은 어디 있는지. 눈은 남관에 말이 더 나아갈 수 없게 쌓였구나. 너, 손상아! 네가 여기까지 나를 따라와 준 것은 응당 뜻이 있을 것이니, 좋다! 나 죽거든 내 뼈를 저 강남의 독한 강변에서 거두어 달라.(一封朝奏九重天。 夕貶潮州路八千。 欲爲聖明除弊事。 豈將衰朽惜殘年。 雲橫秦嶺家何在。 雪擁南關馬弗前。 知汝還來應有意。 好收我骨障江邊。)”라고 하였다.
  175. 175)수양의 오전으로~백성이 시름했고 : 안녹산安祿山이 반란을 일으키자 이를 평정하기 위하여 수양성睢陽城을 사수하던 중 성이 함락되었는데, 적이 투항하라고 위협하였다.
  176. 176)육수부陸秀夫(1236~1279) : 중국 남송이 멸망할 때 재상을 지냈던 인물.
  177. 177)송옥宋玉 :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시인으로, 그의 스승 굴원屈原의 신세를 애달프게 여겨 ≺九辯≻과 ≺招魂≻을 지었으며, 이 밖에 ≺風賦≻·≺高唐賦≻·≺神女賦≻·≺登徒子好色賦≻ 등을 지었다.
  178. 178)반악潘岳 : 진晉나라 중모中牟 사람으로 아름다운 자태와 용모를 지녔으므로, 낙양洛陽 거리를 거닐면 부녀자들이 과일을 던지면서 유혹하였다 한다. 『晉書』 권55.
  179. 179)사마司馬 : 백거이白居易를 말한다. 그가 일찍이 강주 사마江州司馬로 폄직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琵琶行≻에 “단풍잎과 갈대꽃에 가을바람 쓸쓸하구나.(楓葉荻花秋瑟瑟。)”라는 대목이 있다.
  180. 180)초란椘蘭 : 초나라 굴원屈原의 『楚辭』에 많이 나오는 말로, 곧 초나라 굴원이 조정에서 쫓겨난 뒤 택반澤畔을 방황하면서 난초를 캐어 허리에 찼다는 데서 온 말이다.
  181. 181)상비湘妃 : 순舜의 2비妃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순임금이 남순南巡하다가 창오산蒼梧山에서 죽자, 소상강瀟湘江을 건너지 못하고 슬피 울다가 마침내 이 물에 빠져 죽어 상수湘水의 신神이 되었다는 전설에 의한 것으로 상군湘君이라고도 한다. 그때 그들이 흘린 피눈물이 대나무에 떨어져 반죽斑竹이 생겼다 한다. 『述異記』.
  182. 182)대승戴勝 : 설거주薛居州를 왕의 사부로 삼았던 사람인데 당앙唐鞅에게 축출당해 제齊로 망명하였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脠」恐是「誕」字之誤{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