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무경집(無竟集) / 無竟集卷之一

ABC_BJ_H0190_T_002

009_0368_a_01L
무경집無竟集 권1
총목차總目次
권1
오언고시五言古詩-5편
소촌 이 선생께 올림(上素村李先生)
호계 대사에게 부치다(寄虎溪大師)
이별하며 벗에게 주다(贈別友人)
미륵암彌勒庵
눈을 마주하며_배율(對雪排律)
칠언고시七言古詩-4편
길을 가다 풍설을 만나다(途中風雪)
관어대觀魚臺
날 갠 뒤 초당에서 읊조리다(草堂晴吟)
태평가太平歌
잡저雜著-11편
한계 대사에게 부치다_회문체(回文體寄寒溪大師)
함계 대사에게 부치다_옥연환체(玉連環體寄涵溪大師)
옛 경쇠를 읊다_오언팔구 측입격(五言八句仄入格咏古磬)
벗에게 주다_오언 봉요체(五言䗦腰體贈故人)
홍제동음_오언 투춘체虹梯洞吟五言偸春體
춘청음_칠언절구 요구체春晴吟七言絕勾抝勾體
암중음_칠언절구 절현체庵中吟七言絕勾絕絃體
행각하는 문인에게 주다_칠언팔구 진퇴격(七言八句進退格贈門人遊方)
병든 후 고향 사람 만나고 나서 주다_오언팔구 실점체(病餘逢鄕人贈五言八句失粘體)
저녁 구름이 잠시 모였다 흩어짐을 보고 느껴_영략구격(見暮雲暫時合散感影略句格)
남교음_칠언절구 착종구격南郊吟七言絕句錯綜句格
오언절구 근체五言絕句近體-27편
뜰의 파초(庭蕉)
산촌의 저녁 경치(山村暮景)
삭거索居
고향을 그리다(思鄕)
산정의 여름날(山亭夏日)
계산溪山
추월 대사를 애도하다(挽秋月大師)
처민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處敏上人)
기린봉에 올라(登猉獜峯)
저녁에 읊조려 벗에게 보이다(夜吟示故人)
길을 가다가(途中)
봄 제비(春燕)
춘대春臺
행각하는 승려에게 주다(贈行脚僧)

009_0368_a_01L無竟集卷之一

009_0368_a_02L

009_0368_a_03L1)總目次

009_0368_a_04L
卷一

009_0368_a_05L五言古詩五篇

009_0368_a_06L
上素村李先生寄虎溪大師贈別
009_0368_a_07L友人彌勒庵對雪排律

009_0368_a_08L七言古詩四篇

009_0368_a_09L
途中風雪觀魚臺草堂晴吟
009_0368_a_10L平歌

009_0368_a_11L雜著十一篇

009_0368_a_12L回文體寄寒溪大師玉連環體寄涵
009_0368_a_13L溪大師五言八句仄入格咏古磬
009_0368_a_14L言䗦腰體贈故人虹梯洞吟五言偸
009_0368_a_15L春體春晴吟七言絕勾抝勾體
009_0368_a_16L中吟七言絕勾絕絃體七言八句進
009_0368_a_17L退格贈門人遊方病餘逢鄕人贈五
009_0368_a_18L言八句失粘體見暮雲暫時合散感
009_0368_a_19L影略句格南郊吟七言絕句錯綜句
009_0368_a_20L

009_0368_a_21L五言絕句近體二十七篇

009_0368_a_22L庭蕉山村暮景索居思鄕
009_0368_a_23L亭夏日溪山挽秋月大師
009_0368_a_24L別處敏上人登猉獜峯夜吟示故
009_0368_a_25L途中春燕春臺贈行脚

009_0368_b_01L해 질 무렵 높은 곳에 올라(日夕登高)
더위를 피하다(避熱)
벗과 이별하며 주다(贈別故人)
봄날 읊조리다(春吟)
가을밤(秋夜)
마이산馬耳山
봄 길을 가다(春行)
만사(挽)
극열極熱
설옥 상인을 보내며(送雪玉上人)
조원 상인을 보내며(送祖元上人)
무인武人
친구에게 부치다(寄故人)
오언절구 변체五言絕句變體-4편
단구 박 석사에게 올림(上丹丘朴碩士)
길 가다가 맞은 명절(途中佳節)
증별贈別
문인文人
칠언절구 근체七言絕句近體-54편
초당 춘음草堂春吟
홀로 느껴(自感)
높은 곳에 올라(登高)
달밤에 친구를 생각하며(月夜思故人)
종남산 부도암에서 정 석사의 시에 차운하다(終南山浮屠庵次鄭碩士韻)
금성 가는 길에(錦城途中)
상산 가는 길에 성 석사를 만나고 곧 이별하다(商山途中逢成碩士即別)
춘음春吟
산촌에서 자다(宿山村)
구암촌에서 자다(宿九巖村)
감회感懷
설암 대사에게 주다(贈雪巖大師)
봄날 친구를 방문하다(春日訪故人)
용추사에서 홍 정자가 부르는 운에 따라(龍湫寺次洪正字呼韻)
가야산伽倻山
길을 가다가(途中)
옛 산으로 돌아와(還故山)
옛 산을 그리워하다(思故山)
비 내리는 저녁에 느낌 있어(雨夜有感)
산사의 초저녁(山寺初昏)
도솔암兜率庵
연지의 꽃 한 송이(蓮池孤蕚)
백운산白雲山
여행 중에 읊다(旅吟)
완산 별가別駕에게 올림(上察山別駕)
산거山居
강촌에서 자다(宿江村)
달밤(月夜)
김제군에서 사군 최주악에게 올림(金堤郡上崔柱岳使君)
강가의 정자에서 밤에 읊다(江亭夜吟)
강가의 정자(江亭)
감회感懷
금파 대사에게 주다(贈金波大師)
처해 두타에게 이별하며 주다(贈別處海頭陀)
두견杜鵑
김씨의 아들을 애도하다(挽金氏子)
고향에 돌아와(還鄕)
객지 정자에서 어버이를 그리며(旅亭思親)
강가의 정자(江亭)
계산의 봄(溪山春吟)
서강西江
벗을 그리며(思友人)
벗과 헤어지며 주다(贈別友人)
용추龍湫
옛 나루터(古渡)
친구와 이별하며 주다(贈別故人)
도규 두타에게 주다(贈道圭頭陀)
병이 들어(病吟)
금화를 애도하다(悼錦花)
친구 만나자마자 이별하고(逢友人即別)
강추위(苦寒)
용화동龍華洞
강가의 초저녁(江上初夜)
적조암에 돌아와서_2수(還來寂照庵二首)

009_0368_b_01L日夕登高避熱贈別故人
009_0368_b_02L春吟秋夜馬耳山春行
009_0368_b_03L極熱送雪玉上人送祖元上人
009_0368_b_04L武人寄故人

009_0368_b_05L五言絕句變體四篇

009_0368_b_06L上丹丘朴碩士途中佳節贈別
009_0368_b_07L文人

009_0368_b_08L七言絕句近體五十四篇

009_0368_b_09L草堂春吟自感登高月夜思
009_0368_b_10L故人終南山浮屠庵次鄭碩士韻
009_0368_b_11L城途中商山途中逢成碩士即別
009_0368_b_12L宿山村宿九巖村感懷
009_0368_b_13L贈雪巖大師春日訪故人龍湫寺
009_0368_b_14L次洪正字呼韻伽倻山途中
009_0368_b_15L故山思故山雨夜有感山寺
009_0368_b_16L初昏兜率庵蓮池孤蕚白雲
009_0368_b_17L旅吟上完山別駕山居宿
009_0368_b_18L江村月夜金堤郡上崔柱岳使君
009_0368_b_19L江亭夜吟江亭感懷贈金波
009_0368_b_20L大師贈別處海頭陀杜鵑
009_0368_b_21L金氏子還鄕旅亭思親江亭
009_0368_b_22L溪山春吟西江思友人贈別
009_0368_b_23L友人龍湫古渡贈別故人
009_0368_b_24L贈道圭頭陀病吟悼錦花
009_0368_b_25L友人即別苦寒龍華洞江上
009_0368_b_26L初夜還來寂照庵


009_0368_c_01L칠언절구 변체七言絕句變體-14편
금성 가는 길에(錦城途中)
윤 석사에게 올리다(上尹碩士)
산 암자에서 저녁에 읊조림(山庵晩吟)
달밤(月夜)
가을날 회천의 본토를 그리다(秋日思回川本土)
여행 중에 읊다(旅吟)
학도에게 보이다(示學徒)
윤 석사에게 올리다(上尹碩士)
춘음春吟
강가의 누각(江樓)
주일主一
수신守身
호수의 배(湖舟)
조원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祖元上人)
오언율시 근체五言律詩近體-30편
백련암白蓮庵
길을 가다(途中)
나그네의 노래(客吟)
소촌 이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다(謹次素村先生韻)
강가의 정자(江亭)
조 지촌의 모정에서(趙芝村茅亭)
길을 가다(途中)
말 그림(畫馬)
조 지촌께 올리다(上趙芝村)
환선루에 다시 올라(再登喚仙樓)
오 징사徵士의 모정(吳徵士茅亭)
객음客吟
박 석사에게 올리다(上朴碩士)
유별留別
가을의 회포(秋懷)
김 봉사奉事 화축에 쓰다(題金奉事畵軸)
나그네 회포(客懷)
암자의 승려를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고(訪庵僧不見)
선승에게 주다(贈禪僧)
낙안 현령 김정구와 석사 주경팔이~(樂安倅金正龜與周碩士慶八來訪暫話即去走毫奉別)
석장錫杖
산 누각의 여름밤(山樓夏夜)
풍월정風月亭
면학勉學
누각에 올라 고향을 바라보다(登樓望鄕)
높은 곳 올라(登高)
만사(挽)
채환 상인 시축에 차운하다(次彩鐶上人軸中韵)
망종일芒種日
신영 장실에게 주다(贈信頴丈室)
오언율시 변체五言律詩變體-12편
강가의 정자(江亭)
석곡촌에서 자다(宿石谷村)
이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上舍韵)
박 석사에게 부치다(寄朴碩士)
낮 꿈을 꾸고 나서(晝夢後吟)
제자에게 보이다(示門生)
마음 씀(用心)
학인에게 보이다(示學人)
마음의 벗(心友)
풍월암風月庵
계암에서 고산 수령에게 올리다(溪庵上高山倅)
은선암_2수(隱仙庵二首)
칠언율시 근체七言律詩近體-56편
영호루暎湖樓
정토암淨土庵
백운암白雲庵
반룡사 대양루盤龍寺大陽樓

009_0368_c_01L七言絕句變體十四篇

009_0368_c_02L錦城途中上尹碩士山庵晩吟
009_0368_c_03L月夜秋日思回川本土旅吟
009_0368_c_04L學徒上尹碩士春吟江樓
009_0368_c_05L主一守身湖舟贈別祖元上
009_0368_c_06L

009_0368_c_07L五言律詩近體三十篇

009_0368_c_08L白蓮庵途中客吟謹次素村
009_0368_c_09L先生韻江亭趙芝村茅亭
009_0368_c_10L畫馬上趙芝村再登喚仙
009_0368_c_11L吳徵士茅亭客吟上朴碩
009_0368_c_12L留別秋懷題金奉事畵軸
009_0368_c_13L客懷訪庵僧不見贈禪僧
009_0368_c_14L安…奉別錫杖山樓夏夜風月
009_0368_c_15L勉學登樓望鄕登高
009_0368_c_16L次彩鐶上人軸中韵芒種日贈信
009_0368_c_17L頴丈室

009_0368_c_18L五言律詩變體十二篇

009_0368_c_19L江亭宿石谷村次李上舍韵
009_0368_c_20L朴碩士晝夢後吟示門生
009_0368_c_21L示學人心友風月庵
009_0368_c_22L庵上高山倅隱仙庵


009_0368_c_23L七言律詩五十六篇

009_0368_c_24L暎湖樓淨土庵白雲庵盤龍
009_0368_c_25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369_a_01L가을밤 나그네 회포(秋夜客懷)
상사 이구징에게 부치다(寄李上舍龜徵)
오 징사의 별장(吳徵士別墅)
병든 후에 옛 산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며(病餘思歸故山)
명재明宰 유백승께 바치다(奉寄柳明宰白乘)
세심정洗心亭
산촌에서 자다(宿山村)
급우急雨
정자 윤주상이 복과復科하여 조정에 돌아가는~(奉寄尹正字周相復乘歸朝)
장 거사의 초당에서 머물러 읊다(張居士草堂留吟)
박 석사의 강가 정자에서(朴碩士江亭)
수도암修道庵
석탄암石灘庵
산당의 새벽에 읊다(山堂曉吟)
지적암智積庵
찰방 김순형의 별장에서 부르는 운에 차하다(金察訪舜衡別墅次呼韵)
조 석사에게 부치다(寄趙碩士)
쾌심정에서 달밤에 입으로 부르다(快心亭月夜口號)
나그네 마음(旅懷)
이 사마의 모정에서 입으로 부르다(李司馬茅亭口號)
병든 심정(病懷)
오 상사의 강가 정자에서 부르는 운에 따라(吳上舍江亭次呼韵)
침간정枕澗亭
병들어 읊다(病吟)
계정의 달밤에 느낌이 있어(溪亭月夜感懷)
명경루明鏡樓
호계 대사에게 보내다(寄虎溪大師)
용추의 판전(龍湫板殿)
영남으로 돌아가는 신행 사미를 보내며(贈信行沙彌歸嶺南)
백운암白雲庵
백운암에서 찰방 김순형에게 올림(白雲庵上金察訪舜衡)
침허루 시에 차운하다(次枕虛樓韵)
금화를 애도함(悼錦花)
원구촌元丘村
우 장로에게 드림(贈祐長老)
묵우당 시에 차운하다(次默愚堂韵)
유 석사가 보내 준 시에 차운하다_2수(次柳碩士見奇之韵二首)
주 석사에게 바치다(奉寄周碩士)
안락당 주인인 석사 주경철에게 부치다(寄安樂堂主人周碩士慶喆)
이가 빠지다(落齒)
감사 황이장에게 드리다(呈黃監司爾章)
일기一氣
그림 방석(彩畫方席)
윤 석사를 애도함(輓尹碩士)
우암愚庵
성심誠心
낙양 심 석사가 보내 준 시에 차운하다(次洛陽沈碩士見寄之韵)
쌍계암雙溪庵
현도관에서 이 도사에게 올림(玄都舘上李都事)
적조암에서 생운으로 바뀌다(寂照庵替生運)
옛 산에 돌아가서(歸故山)
바라 권선시鈸囉勸善詩
칠언율시 변체七言律詩變體-2편
인덕仁德
민 판서 유배지에 올림(上閔判書謫所)
권2
문文 1-37편
사자산 광수암기獅子山廣修庵記
영취산 봉림사 극락전 중창기靈鷲山鳳林寺極樂殿重剏記

009_0369_a_01L寺大陽樓秋夜客懷寄李上舍
009_0369_a_02L吳徵士別墅病餘思歸故山
009_0369_a_03L寄柳明宰洗心亭宿山村
009_0369_a_04L奉寄尹正字周相復乘歸朝
009_0369_a_05L居士草堂留吟朴碩士江亭修道
009_0369_a_06L石灘庵山堂曉吟智積庵
009_0369_a_07L金察訪舜衡別墅次呼韵寄趙碩士
009_0369_a_08L快心亭月夜口號旅懷李司馬茅
009_0369_a_09L亭口號病懷吳上舍江亭次呼韵
009_0369_a_10L枕澗亭病吟溪亭月夜感懷
009_0369_a_11L鏡樓寄虎溪大師龍湫板殿
009_0369_a_12L信行沙彌歸嶺南白雲庵白雲庵
009_0369_a_13L上金察訪舜衡次枕虛樓韵悼錦
009_0369_a_14L元丘村贈祐長老次默愚
009_0369_a_15L堂韵次柳碩士見奇之韵
奉寄周
009_0369_a_16L碩士寄安樂堂主人周碩士慶喆
009_0369_a_17L呈黃監司爾章一氣彩畫方
009_0369_a_18L輓尹碩士愚庵誠心
009_0369_a_19L洛陽沈碩士見寄之韵雙溪庵
009_0369_a_20L都舘上李都事寂照庵替生運
009_0369_a_21L故山鈸囉勸善詩

009_0369_a_22L七言律詩變體二篇

009_0369_a_23L仁德上閔判書謫所

009_0369_a_24L卷二

009_0369_a_25L文(一) 三十七篇

009_0369_a_26L獅子山廣修庵記靈鷲山鳳林寺極

009_0369_b_01L모악산 은선암기母岳山隱仙庵記
추줄산 숭암사 주종기崷崒山崇巖寺鑄鐘記
모악산 귀신사 팔상전기母岳山歸信寺八相殿記
모악산 비장암 침허루기母岳山臂長庵枕虛樓記
설 징사의 이락정기(薛徵士二樂亭記)
운주산 용장사 사적기雲住山龍藏寺事蹟記
청량산 원암사 명부전기淸凉山圓巖寺冥府殿記
추월산 보리암기秋月山菩提庵記
영취산 상운암기靈鷲山上雲庵記
사묘에서 부모를 제사 지내는 글(祠廟祭父母文)
천장하고 부모에게 제사 올리는 글(遷葬祭父母文)
죽은 제자 금화를 화장하고 제사 지내는 글(焚葬祭亡弟子錦花文)
부도를 세우고 추계 법사를 제사 지내는 글(建浮屠祭秋溪法師文)
도학설道學說
수선설修善說
시비설是非說
성정설性情說
삼교설三敎說
회동시집 서문(會同詩集序)
백곡집 속권 서문(白谷集續卷序)
소촌 선생께 올리는 편지(上素村先生書)
우 석사에게 올리는 편지(上禹碩士書)
유 석사에게 올리는 편지(上柳碩士書)
이 석사에게 올리는 편지(上李碩士書)
홍 감사에게 올리는 글(上洪監司書)
오 상사가 공문에 인연 맺음을 축하한 글(賀吳上舍空門契詞)
조 지촌이 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한 것에~(謝趙芝村許還山表)
선생께 올리는 편지(上先生啓)
이부상서에게 올리는 편지(上吏部尙書啓)
무주 부사에게 감사하는 편지(謝茂朱府使啓)
상국께 올리는 편지(上相國啓)
전주 모악산 귀신사 사적사인全州母岳山歸信寺事蹟詞引
전주 종남산 송광사 사적사서全州終南山松廣寺事蹟詞序
임실 신흥사 사적사인任實新興寺事蹟詞引
금구현 모악산 금산사 사적사인金溝縣母岳山金山寺事蹟詞引
권3
문文 2-51편
왕축초王祝草
영산 별초靈山別草
칠성에 기도하는 글(祈禱七星詞)
고경 스님의 돌아가신 스승을 위하여 대신 지은 복결 별소(代古鏡師亡師闋服別䟽)
회문산 만일사 사적사인回門山萬日寺事蹟詞引
성수산 반룡사 사적사인聖壽山盤龍寺事蹟詞引
추월산 용추사 사적사인秋月山龍湫寺事蹟詞引
덕유산 영각사 사적사인 병서德裕山靈覺寺事蹟詞引并序

009_0369_b_01L樂殿重剏記母岳山隱仙庵記
009_0369_b_02L崒山崇巖寺鑄鐘記母岳山歸信寺
009_0369_b_03L八相殿記母岳山臂長庵枕虛樓記
009_0369_b_04L薛徵士二樂亭記雲住山龍藏寺事
009_0369_b_05L蹟記淸凉山圓巖寺冥府殿記
009_0369_b_06L月山菩提庵記靈鷲山上雲庵記
009_0369_b_07L廟祭父母文遷葬祭父母文焚葬
009_0369_b_08L祭亡弟子錦花文建浮屠祭秋溪法
009_0369_b_09L師文道學說修善說是非說
009_0369_b_10L性情說三敎說會同詩集序
009_0369_b_11L谷集續卷序上素村先生書上禹
009_0369_b_12L碩士書上柳碩士書上李碩士書
009_0369_b_13L上洪監司書賀吳上舍空門契詞
009_0369_b_14L趙芝村許還山表上先生啓上吏
009_0369_b_15L部尙書啓謝茂朱府使啓上相國
009_0369_b_16L全州母岳山歸信寺事蹟詞引
009_0369_b_17L州終南山松廣寺事蹟詞序任實新
009_0369_b_18L興寺事蹟詞引金溝縣母岳山金山
009_0369_b_19L寺事蹟詞引

009_0369_b_20L卷三

009_0369_b_21L文(二) 五十一篇

009_0369_b_22L王祝草靈山別草祈禱七星詞
009_0369_b_23L代古鏡師亡師闋服別䟽回門山萬
009_0369_b_24L日寺事蹟詞引聖壽山盤龍寺事蹟
009_0369_b_25L詞引秋月山龍湫寺事蹟詞引
009_0369_b_26L裕山靈覺寺事蹟詞引并序崷崒山

009_0369_c_01L추줄산 위봉사 사적사 병서崷崒山威鳳寺事蹟詞并序
쌍계암 중창 상량문雙溪庵重創上樑文
종가의 선사에게 협제를 지내는 축문(宗家先師祫祭祝)
고경 스님이 돌아가신 스승의 쇄골에 제사 지내는 글(古鏡師祭亡師碎骨文)
추줄산 쌍계암 사적사인崷崒山雙溪庵事蹟詞引
석교 중수 권선문石橋重修勸善文
십이원불을 조성하는 권선문(造成十二願佛勸善文)
숭암사 개와 모연문崇巖寺盖瓦募緣文
큰북을 조성하는 모연문(造大皷募緣文)
천불의 그림을 그리는 모연문(畫成千佛募緣文)
문수암 화불 권선문文殊庵畫佛勸善文
수보 권선문脩補勸善文
불기 권선문佛器勸善文
불상 수보문佛像修補文
괘불탱 권선문掛佛幀勸善文
권선문勸善文
송광사 연화당 중창 모연문松廣寺蓮花堂重剏募緣文
봉향산실 서奉香山室序
남계에게 보내는 편지(寄南溪書)
한암에게 답하는 편지(答寒巖書)
형계에게 보내는 편지(寄荊溪書)
목암에게 보내는 편지(寄牧庵書)
운수 명장실에게 보내는 편지(寄雲水明丈室)
도 대사에게 보내는 편지(寄道大師)
정자 윤주상께 올림(奉寄尹正字周相)
희경 대사에게 보내는 편지(寄晞景大師)
관천 대사에게 보내는 편지(寄貫天大師)
혜영 대사에게 답하는 편지(答慧英大師)
취기 스님에게 보내는 편지(寄就機師)
영 두타에게 보내는 편지(寄英頭陀)
선갑사 스님에게 보내는 편지(寄仙岬寺僧)
우 대사의 청을 거절함(謝愚大師請)
일 선승에게 보내는 편지(謝日禪子)
인 대사를 대신하여 봉 대사에게 부친 편지(代印大師寄封大師)
자식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에 답한 편지(答人請敎子)
친구에게 보낸 편지(寄故人)
양 대사를 대신하여 종형에게 부친 편지(代陽大師寄從兄)
현도관 도사 이희에게 답한 편지(答玄都觀李都事熹)
경재 이 참봉에게 답한 편지(答慶齋李叅奉)
다시 답함(又答)
고송 형제에게 답한 편지_2편(答古松聯棣二篇)
고경 스님에게 답한 편지_2편(寄答古鏡師二篇)
밀 화상에게 보낸 편지(寄密和尙)
무경당 대사 행장無竟堂大師行狀
발문(跋)
오언고시五言古詩
소촌 이 선생께 올림(上素村李先生)
見說李先生     듣자니 이 선생은
歷落靑雲士     맑고 깨끗한 청운의 선비
結茅白潭村     백담촌白潭村에 초가를 엮고
食德丘園裏     구원丘園8)에서 덕을 먹고 사네

009_0369_c_01L威鳳寺事蹟詞并序雙溪庵重創上
009_0369_c_02L樑文宗家先師祫祭祝古鏡師祭
009_0369_c_03L亡師碎骨文崷崒山雙溪庵事蹟詞
009_0369_c_04L石橋重修勸善文造成十二願
009_0369_c_05L佛勸善文崇巖寺盖瓦募緣文
009_0369_c_06L大皷募緣文畫成千佛募緣文
009_0369_c_07L殊庵畫佛勸善文脩補勸善文
009_0369_c_08L器勸善文佛像修補文掛佛幀勸
009_0369_c_09L善文勸善文松廣寺蓮花堂重剏
009_0369_c_10L募緣文奉香山室序寄南溪書
009_0369_c_11L答寒巖書寄荊溪書寄牧庵書
009_0369_c_12L雲水明丈室寄道大師奉寄尹正
009_0369_c_13L字周相寄晞景大師寄貫天大師
009_0369_c_14L答慧英大師寄就機師寄英頭陀
009_0369_c_15L寄仙岬寺僧謝愚大師請謝日禪
009_0369_c_16L代印大師寄封大師答人請敎
009_0369_c_17L寄故人代陽大師寄從兄
009_0369_c_18L玄都觀李都事熹答慶齋李叅奉
009_0369_c_19L答古松聯棣
寄答古鏡師

009_0369_c_20L寄密和尙

009_0369_c_21L無竟堂大師行狀

009_0369_c_22L

009_0369_c_23L五言古詩 外篇

009_0369_c_24L上素村李先生

009_0369_c_25L
見說李先生歷落靑雲士

009_0369_c_26L結茅白潭村食德丘園裏

009_0370_a_01L詞源浩不渴     학문은 넓고 마르지 않아
如決銀潢水     은하수를 터놓은 듯하네
家聲綽有餘     가문의 명성은 자자하고
道德今夫子     도덕은 오늘날의 스승이라
傳家繼芳躅     집안의 훌륭한 자취를 이었고
翰苑風騷美     문단의 시문은 아름답구나
甲枝騰桂籍     장원으로 과거에 급제하였고
出宰專百里     외직으로 백 리 고을 다스렸네
蘭茁並奇秀     난초가 피어나듯 빼어나고9)
蓮路肩相比     연꽃 길에 어깨를 나란히 했네10)
一代多慶事     한 시대에 경사가 넘쳐 나니
今世誰如此     이 세상 뉘라서 견주리오
令人一對面     한 번 모습을 마주 뵈니
無復吝萌起     다시 속된 마음 일지 않네
호계 대사에게 부치다(寄虎溪大師)
各居殊方遠     서로 멀리 다른 지역 살면서
多見飜歲月     세월의 흐름만 자주 보누나
相思不相見     그리워도 서로 만나지 못해
幾勞莊園蝶     몇 번이나 꿈에서 찾았던가
憶曾雙溪寺     생각하니 옛날 쌍계사에서
同叅慕雲室     함께 모운 스님께 참구했지
契托忘年友     나이를 떠나 친분을 맺었고
喜有倚麻益     의마倚麻11)의 이익 기뻐했네
虛徃實歸時     빈 마음으로 와서 가득 채우고12)
捨我歸母岳     나를 두고 모악母岳으로 돌아갔네
自後紹介絕     그 후로 오가는 이가 없어
末由知消息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네
我今返故山     나 이제 옛 산으로 돌아가니
近矣宜一覿     가까이 그대 한 번 만나리라
心田不善治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여
陰陽大發賊     음양의 해가 크게 일어났네
病深負宿志     병이 깊어 옛 뜻 저버리고
空寄寺一幅     한갓 시 한 폭만을 기탁하네
이별하며 벗에게 주다(贈別友人)
臨溪話別離     시냇가에서 이별 이야기
蒼茫落日時     아득히 해가 지는구나
遠行無所贈     먼 길에 드릴 것 없으니
何以慰相知     무엇으로 벗을 위로할까?
唯有完山月     완산의 밝은 달빛만
月白長相思     길이 그리는 마음 비추리
미륵암彌勒庵
古庵在上方     오랜 암자 상방13)에 있으니
飛甍掛巖角     용마루가 바위 끝에 걸렸네
山高絕攀躋     산 높아 오르는 길도 끊겨
不到人間客     속세의 길손 이르질 못하네

009_0370_a_01L詞源浩不渴如決銀潢水

009_0370_a_02L家聲綽有餘道德今夫子

009_0370_a_03L傳家繼芳躅翰苑風騷美

009_0370_a_04L甲枝騰桂籍出宰專百里

009_0370_a_05L蘭茁並奇秀蓮路肩相比

009_0370_a_06L一代多慶事今世誰如此

009_0370_a_07L令人一對面無復吝萌起

009_0370_a_08L寄虎溪大師

009_0370_a_09L
各居殊方遠多見飜歲月

009_0370_a_10L相思不相見幾勞莊園蝶

009_0370_a_11L憶曾雙溪寺同叅慕雲室

009_0370_a_12L契托忘年友喜有倚麻益

009_0370_a_13L虛徃實歸時捨我歸母岳

009_0370_a_14L自後紹介絕末由知消息

009_0370_a_15L我今返故山近矣宜一覿

009_0370_a_16L心田不善治陰陽大發賊

009_0370_a_17L病深負宿志空寄寺一幅

009_0370_a_18L贈別友人

009_0370_a_19L
臨溪話別離蒼茫落日時

009_0370_a_20L遠行無所贈何以慰相知

009_0370_a_21L唯有完山月月白長相思

009_0370_a_22L彌勒庵

009_0370_a_23L
古庵在上方飛甍掛巖角

009_0370_a_24L山高絕攀躋不到人間客

009_0370_b_01L秋天積雨霽     가을 하늘 오랜 비 개고
凉風生虛閣     서늘한 바람 빈 누각에 부네
飛泉掛巖層     흐르는 샘은 바위에 걸려
雪練三百尺     삼백 척 하얀 비단 되었네
就臥不成眠     누워서도 잠 못 이루는데
滿窓山月白     창 가득 산 달빛만 밝구나
淸曉煑新茶     맑은 새벽 새 찻잎 달이니
靑烟橫一抹     푸른 연기 한 줄기 피어오르누나
快然非人世     상쾌하여 인간 세상 아닌 듯
氣毫如飛越     호연지기 한없이 비상하네
誓今不下山     이제부터는 하산하지 않고
百年長自悅     평생을 기쁨으로 지내리라
눈을 마주하며_배율(對雪排律)
淡雲低薄暮     해 질 녘 엷은 구름 낮게 깔리더니
急雪雜山阿     세찬 눈발 산과 언덕에 어지럽네
着霧飄仍落     안개와 함께 흩날리다 떨어지고
隨風密復斜     바람 따라 펄펄 비껴 내리네
有田皆種玉     온 밭이 다 하얀 옥으로 뒤덮이고
無樹不開花     나무마다 눈꽃이 활짝 피었네
鶴翥令威宅     정령위丁令威14)의 집에는 학이 날고
鵝飜逸少家     왕일소王逸少15)의 뜰엔 거위의 날갯짓
莊生銷蝶夢     장생의 나비 꿈16)도 사라지고
宰子去眠魔     재여의 수마17)도 달아나네
周穆歌申竹     주 목왕은 신죽을 노래하고18)
曹風色比麻     조풍에선 삼베 빛에 비유했네19)
洛妃慚謾妬     낙비洛妃20)는 괜한 질투 부끄러워하고
漢女愧徒誇     한녀漢女21)는 헛된 자랑 수줍어하네
丈袤沴陰德     한 길이 쌓이면 음덕을 해치지만
尺盈呈瑞嘉     한 자 정도면 상서로운 징조라네22)
灑然遙送目     멀리 바라보니 맑고 깨끗하여
天地白紛拏     온 세상이 흰빛으로 눈부시네
칠언고시七言古詩
길을 가다 풍설을 만나다(途中風雪)
行路難行路難    나그네 길의 어려움이여
此日行路良可難   오늘 가는 길은 참으로 어렵구나
長川險逕百餘里   긴 시내 험한 길이 백여 리
薄衣叵耐風雪寒   엷은 옷은 풍설의 차가움 견디질 못하네
風雪紛打大如掌   어지럽게 치는 눈발은 손바닥처럼 커서
丘陵俄幻白頭山   언덕은 어느새 흰 눈 덮인 산이 되었네
膝沒塡坑行脚鈍   무릎은 구렁에 빠져 발걸음 더디고
頭重亂堆頻倒冠   머리엔 무겁게 쌓여 삿갓은 자주 기우뚱
縮項氷鬚訪孤村   어깨 움츠리고 수염 언 채 외딴 마을 찾아
百番呼主方啓關   여러 번 주인 부르자 비로소 문을 열어 주네

009_0370_b_01L秋天積雨霽凉風生虛閣

009_0370_b_02L飛泉掛巖層雪練三百尺

009_0370_b_03L就臥不成眠滿窓山月白

009_0370_b_04L淸曉煑新茶靑烟橫一抹

009_0370_b_05L快然非人世氣毫如飛越

009_0370_b_06L誓今不下山百年長自悅

009_0370_b_07L對雪排律

009_0370_b_08L
淡雲低薄暮急雪雜山阿

009_0370_b_09L着霧飄仍落隨風密復斜

009_0370_b_10L有田皆種玉無樹不開花

009_0370_b_11L鶴翥令威宅鵝飜逸少家

009_0370_b_12L莊生銷蝶夢宰子去眠魔

009_0370_b_13L周穆歌申竹曹風色比麻

009_0370_b_14L洛妃慚謾妬漢女愧徒誇

009_0370_b_15L丈袤沴陰德尺盈呈瑞嘉

009_0370_b_16L灑然遙送目天地白紛拏

009_0370_b_17L

009_0370_b_18L七言古詩

009_0370_b_19L途中風雪

009_0370_b_20L
行路難行路難此日行路良可難

009_0370_b_21L長川險逕百餘里薄衣叵耐風雪寒

009_0370_b_22L風雪紛打大如掌丘陵俄幻白頭山

009_0370_b_23L膝沒塡坑行脚鈍頭重亂堆頻倒冠

009_0370_b_24L縮項氷鬚訪孤村百番呼主方啓關

009_0370_c_01L啓關何敢入室內   문을 열어 준들 어찌 실내로 들어갈쏘냐?
波波冷坐弊簷間   추위에 떨며 낡은 처마 밑에 앉았네
默點歸路尙未半   돌아가는 길 헤아리니 반도 되지 않았는데
何時早得歸家安   언제나 일찍 집에 돌아가 편히 지낼까?
관어대觀魚臺
晴朝直上最高臺   맑은 아침 높은 전망대 오르니
萬里乾坤一眼通   만 리 천지가 한눈에 들어오네
日出若放千佛瑞   해가 뜨니 천불千佛의 서기 놓은 듯
東溟一色琉璃紅   동쪽 바다는 온통 붉은 유리 빛
水底魚龍驚波沸   물속 어룡은 물이 끓을까 놀라고
山間鳥獸訝林㷷   산의 조수는 숲이 불탈까 의심하네
俯瞰人世眇醯雞   속세를 보니 어슴푸레 초파리 같은데
沙界茫茫點靑銅   망망한 세계 청동 빛으로 점철되었네
飜身日月可倒影   몸을 돌리니 일월 위로 솟구쳐서
豪氣快如飛上空   호방한 기운 상쾌하게 허공을 나는 듯
還乘落日下危梯   해 질 녘 높은 사다리 타고 내려오니
便覺身輕御冷風   시원한 바람 타는 듯 몸이 가볍네
날 갠 뒤 초당에서 읊조리다(草堂晴吟)
草堂雨後褰簾鉤   비 갠 뒤에 초당의 발을 걷으니
霧濕露重零如油   안개 속 맺힌 이슬 매끄럽게 떨어지네
放目群卉煉漫晴   많은 꽃들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物色爭熙氣增優   물색도 다투어 빛나 기운도 넘치네
窓前愛看周公草   창 앞에 핀 주공周公23)의 풀을 즐겨 보고
井上好養安石榴   우물가에선 안석의 석류(安石榴)24)를 기르네
芭蕉葉開鳳尾拔   파초 잎은 봉황의 꼬리처럼 올라가고
竹笋苞脫筆頭抽   죽순은 껍질 벗겨져 붓 끝이 솟은 듯
驗觀天機密運處   가만히 운행하는 천기를 징험해 보니
理在萬化彰不幽   진리는 온갖 변화에 또렷이 드러나네
태평가太平歌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太平淵源長又遠   태평의 연원이 길고도 멀어서
聖澤萬古流不窮   성인의 은택이 만고에 흘러 끝없음을
又不見       또 보지 못하였는가?
太平時節古來稀   태평 시절은 예로부터 드물어
秦漢以來未多逢   진한秦漢 이래로 많이 만나지 못함을
朝鮮創業自檀君   조선의 창업은 단군으로부터 시작되나
民物彜則猶夷風   백성과 법도는 여전히 오랑캐 풍습이라
皇風大暢箕封後   기자箕子가 봉해진 후 황풍皇風이 크게 펼쳐져
吾土一變文獻宗   이 땅이 문헌文獻의 으뜸으로 변하였네
降自三分割據初   삼국으로 나뉘어 할거한 후에는
風雨不息波濤汹   풍우가 그치지 않고 파도가 일더니
王朝聖德大如天   왕건王建의 성덕이 하늘처럼 위대하여
統一三韓恩力鴻   삼한을 통일하사 은혜가 크셨네
至乎豊沛龍德興   풍패豊沛25)에 용덕龍德이 흥기함에 이르러
降祥生瑞氣䓗䓗   상서로운 기운이 성대히 내려왔네

009_0370_c_01L啓關何敢入室內波波冷坐弊簷間

009_0370_c_02L默點歸路尙未半何時早得歸家安

009_0370_c_03L觀魚臺

009_0370_c_04L
晴朝直上最高臺萬里乾坤一眼通

009_0370_c_05L日出若放千佛瑞東溟一色琉璃紅

009_0370_c_06L水底魚龍驚波沸山間鳥獸訝林烘

009_0370_c_07L俯瞰人世眇䤈雞沙界茫茫點靑銅

009_0370_c_08L飜身日月可倒影豪氣快如飛上空

009_0370_c_09L還乘落日下危梯便覺身輕御冷風

009_0370_c_10L草堂晴吟

009_0370_c_11L
草堂雨後褰簾鉤霧濕露重零如油

009_0370_c_12L放目群卉煉漫晴物色爭熙氣增優

009_0370_c_13L窓前愛看周公草井上好養安石榴

009_0370_c_14L芭蕉葉開鳳尾拔竹笋苞脫筆頭抽

009_0370_c_15L驗觀天機密運處理在萬化彰不幽

009_0370_c_16L太平歌

009_0370_c_17L
君不見太平淵源長又遠
009_0370_c_18L聖澤萬古流不窮又不見

009_0370_c_19L太平時節古來稀秦漢以來未多逢

009_0370_c_20L朝鮮創業自檀君民物彜則猶夷風

009_0370_c_21L皇風大暢箕封後吾土一變文獻宗

009_0370_c_22L降自三分割據初風雨不息波濤汹

009_0370_c_23L王朝聖德大如天統一三韓恩力鴻

009_0370_c_24L至乎豊沛龍德興降祥生瑞氣䓗䓗

009_0371_a_01L大明天子時並立   대명大明의 천자26)가 시대를 함께하여
天下車書文軌通   천하의 수레와 문자가 통일되었으니27)
不但皇朝恩浩蕩   황조皇朝의 은혜는 클 뿐 아니라
亦使王家化怡融   왕가王家의 교화도 기쁘게 젖어들었네
物色求賢皆麴蘖   현자를 물색하니 모두 국얼麴蘖28)이요
干城卜將盡羆熊   간성의 장수 선발하니 웅비처럼 날랬네
別擢良牧充按節   특별히 어진 이 뽑아 관찰사에 임명하고
特除能政守雷封   다스림 능한 자 가려 뇌봉雷封29)을 지켰네
風調雨順燮炎凉   풍우가 화순하고 계절도 조화로워
景物光浮日月重   만물이 해와 달빛 받아 빛나도다
赫赫東邦三百載   성대하도다! 동방의 삼백 년이여
海波不揚知孰功   파도가 일지 않으니 누구의 공인가
太祖當年應天命   당년에 태조께서 천명에 부응하여
仁義守本基業隆   인의로 근본 지켜 왕업을 높이셨네
感賀陞平歌一曲   그 은혜 느껴 태평가 한 곡 부르고
歌一曲終拜袞龍   곤룡포 우러러보며 절을 올리네
잡저雜著
한계 대사에게 부치다_회문체回文體30)(回文體寄寒溪大師)
程途遠隔地西東   길은 동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杳杳雲山千疊重   아득히 구름 산만 첩첩하구나
晴日風嵐寒鎖嶺   갠 날 바람과 이내는 차갑게 고개를 덮고
暮天春雪亂飄風   해 저물녘 봄눈은 바람에 휘날리네
形銷弊榻幽懷惡   몸은 낡은 침상에 쓰러져 마음도 사납고
病臥高堂小帳空   병들어 고당에 누우니 장막도 텅 비었네
扃掩獨居歸客斷   문 닫고 홀로 지내니 돌아가는 손도 끊겨
平安問札寄誰通   누구에게 부탁하여 안부 편지 전할까
東西地隔遠途程   동서로 멀리 떨어져 갈 길이 먼데
重疊千山雲杳杳   첩첩한 천산에 구름만 아득하네
嶺鎖寒嵐風日晴   고개엔 차가운 안개 덮고 풍광 개었는데
風飄亂雪春天暮   저무는 봄날 바람에 눈이 휘날리네
惡懷幽榻弊銷形   그윽한 침상에 마음 사나워 몸도 야위고
空帳小堂高臥病   빈 장막 작은 당에 병으로 누웠네
斷客歸居獨掩扃   손님 끊고 돌아가 홀로 빗장 닫으니
通誰寄札問安平   누구를 통하여 편지 보내 안부 물을까
함계 대사에게 부치다_옥연환체玉連環體31)(玉連環體寄涵溪大師)
乞法同君計已闌   그대 함께 법을 배우자던 약속 사라지고
東漂西泊謾摧肝   동서로 유랑하며 부질없이 마음 상하네
十年客恨終何盡   십 년 나그네의 한은 어느 때나 다할까
一錫雸懷竟未寬   석장으로 헤매는 심사 끝내 풀리지 않네
見月長思愁掬面   달을 보며 그대 그리움으로 시름 젖으면
回頭遙望雪封巒   고개 돌려 멀리 눈 덮인 산을 바라보네
山川迢遆迷歸路   산천은 아득하니 돌아가는 길 어디인가
各在殊方涙不乾   각기 먼 곳에 떨어져 눈물 마르질 않네
옛 경쇠를 읊다_오언팔구 측입격仄入格32)(五言八句仄入格 咏古磬)
古磬凹而小     옛 경쇠 패이고 작은데
打唇朝夕啼     입술 두드려 조석으로 울리네
掛壁怳蚪目     벽에 거니 올챙이 눈 같고
覆牀驚驥蹄     상을 덮으니 말발굽인 듯
拜佛待成禮     부처님께 예불할 때 치고
[1] 經隨出題     간경을 할 때도 울리네

009_0371_a_01L大明天子時並立天下車書文軌通

009_0371_a_02L不但皇朝恩浩蕩亦使王家化怡融

009_0371_a_03L物色求賢皆麴蘖干城卜將盡羆熊

009_0371_a_04L別摺良牧充按節特除能政守雷封

009_0371_a_05L風調雨順燮炎凉景物光浮日月重

009_0371_a_06L赫赫東邦三百載海波不揚知孰功

009_0371_a_07L太祖當年應天命仁義守本基業隆

009_0371_a_08L感賀陞平歌一曲歌一曲終拜袞龍

009_0371_a_09L

009_0371_a_10L雜著

009_0371_a_11L回文體寄寒溪大師

009_0371_a_12L
程途遠隔地西東杳杳雲山千疊重

009_0371_a_13L晴日風嵐寒銷嶺暮天春雪亂飄風

009_0371_a_14L形銷弊榻幽懷惡病臥高堂小帳空

009_0371_a_15L扃掩獨居歸客斷平安問札寄誰通

009_0371_a_16L玉連環體寄涵溪大師

009_0371_a_17L
乞法同君計已闌東漂西泊謾摧肝

009_0371_a_18L十年客恨終何盡一錫覊懷竟未寬

009_0371_a_19L見月長思愁掬面回頭遙望雪封巒

009_0371_a_20L山川迢遆迷歸路各在殊方涙不乾

009_0371_a_21L五言八句仄入格咏古磬

009_0371_a_22L
古磬凹而小打唇朝夕啼

009_0371_a_23L掛壁怳蚪目覆牀驚驥蹄

009_0371_a_24L拜佛待成禮 [1] 經隨出題

009_0371_b_01L最好擊初罷     가장 좋은 것은 치고 나서
殘淸音後凄     맑은 여운이 처연한 것
벗에게 주다_오언 봉요체蜂腰體33)(五言䗦腰體贈故人)
石逕無人廻     돌길에 돌아오는 이 없어
柴扉晩不開     늦도록 사립문 열지 않았네
忽聞童子報     갑자기 동자의 알리는 소리
有客入門來     손님이 문으로 들어온다네
舊貌愛單衲     가사 한 벌 어여쁜 옛 모습
新茶傾一杯     새 차 한잔 기울여 마시네
乍留還即去     잠시 머물고 바로 떠나가니
別恨更悠㦲     이별의 한만 아득하여라
홍제동음_오언 투춘체偸春體34)(虹梯洞吟五言偷春體)
洞裏雲常積     골짜기 항상 구름에 싸여
林間路欲迷     숲 샛길 찾기 어려워라
溪花幾多樹     시냇가 나무엔 꽃이 피고
處處幽禽啼     곳곳엔 그윽한 새소리
有意登蘭若     일부러 난야蘭若35) 찾았더니
末由訪石梯     돌계단 찾을 길 없어라
忽聞淸磬出     문득 맑은 경쇠 들려오니
知在碧峯西     푸른 산 서쪽임을 알겠네
춘청음_칠언절구 요구체拗勾體36)(春晴吟七言絕勾拗勾體)
雨餘春物滿前發   비 온 뒤 봄빛이 눈앞 가득 펼쳐져
淺戴浮紅爭妬姢   옅고 붉은 빛 띠고 아름다움 다투네
欲說風光說不得   아름다운 풍광에 할 말을 잊었는데
夕陽黃鳥何翩翩   석양의 꾀꼬리만 훨훨 날고 있구나
암중음_칠언절구 절현체絶絃體37)(庵中吟七言絕勾絕絃體)
子期一去千秋後   종자기가 떠나간 지 어느덧 천 년
流水高山欲奏誰   유수와 고산38)을 누구에게 연주할까
月下弄竿今卅載   달 아래 낚싯대 희롱한 지 삼십 년
飜慚釣得錦鱗遲   여태 금린錦鱗39)을 잡지 못해 부끄럽네
행각하는 문인에게 주다_칠언팔구 진퇴격進退格40)(七言八句進退格贈門人遊方)
身仍病後開門少   병든 후엔 문 여는 일 드물었는데
小欲分時忍涙難   잠시 이별하려니 눈물 참기 어렵네
命道嗟吾輕似草   풀처럼 가벼운 내 신세 탄식하고
才名愛爾重於山   산같이 무거운 네 재주 사랑하네
一堂魚水情何厚   한집에 수어水魚의 정情41) 얼마나 도타웠나
各散風雲恨未闌   서로 풍운처럼 흩어지니 한이 끝없네
到底恐沉菹瓮裡   이르는 곳 저옹菹瓮42)에 빠질까 두려우니
好須歸去好須還   부디 잘 갔다가 무사히 돌아오시게
병든 후 고향 사람 만나고 나서 주다_오언팔구 실점체失粘體43)(病餘逢鄕人贈五言八句失粘體)
困甚窓前臥     창 앞에 괴로이 누웠는데
無人問起居     병문안 오는 이 하나 없네

009_0371_b_01L最好擊初罷殘淸音後凄

009_0371_b_02L五言䗦腰體贈故人

009_0371_b_03L
石逕無人廻柴扉晩不開

009_0371_b_04L忽聞童子報有客入門來

009_0371_b_05L舊貌愛單衲新茶傾一杯

009_0371_b_06L乍留還即去別恨更悠㦲

009_0371_b_07L虹梯洞吟五言偷春體

009_0371_b_08L
洞裏雲常積林間路欲迷

009_0371_b_09L溪花幾多樹處處幽禽啼

009_0371_b_10L有意登蘭若末由訪石梯

009_0371_b_11L忽聞淸磬出知在碧峯西

009_0371_b_12L春晴吟七言絕勾拗勾體

009_0371_b_13L
雨餘春物滿前發淺戴浮紅爭妬姢

009_0371_b_14L欲說風光說不得夕陽黃鳥何翩翩

009_0371_b_15L庵中吟七言絕勾絕絃體

009_0371_b_16L
子期一去千秋後流水高山欲奏誰

009_0371_b_17L月下弄竿今卅載飜慚釣得錦鱗遲

009_0371_b_18L七言八句進退格贈門人遊方

009_0371_b_19L
身仍病後開門少人欲分時忍涙難

009_0371_b_20L命道嗟吾輕似草才名愛爾重於山

009_0371_b_21L一堂魚水情何厚各散風雲恨未闌

009_0371_b_22L到底恐沉菹瓮裡好須歸去好須還

009_0371_b_23L病餘逢鄕人贈五言八句失粘體

009_0371_b_24L
困甚窓前臥無人問起居

009_0371_c_01L鄕友忽來到     고향의 벗이 뜻밖에 이르니
百朋莫此如     이만한 선물이 없구나
寒暄未出口     인사말 꺼내기도 전에
涕涙已沾裾     눈물이 옷자락을 적시네
欲說呻吟事     병세를 설명하려 하니
一言十氣噓     말 한마디에 숨만 가쁘네
저녁 구름이 잠시 모였다 흩어짐을 보고 느껴_영략구격影略句格44)(見暮雲暫時合散感影略句格)
行客迷前路     나그네 가는 길 찾지 못하고
歸禽失舊林     돌아가는 새도 옛 숲 잃었네
長風吹拾去     장풍이 불어 구름 흩어지니
忽爾露靑岑     문득 푸른 봉우리 드러나네
남교음_칠언절구 착종구격錯綜句格45)(南郊吟七言絕句錯綜句格)
垂柳飛穿黃鳥葉   드리워진 버들잎으로 꾀꼬리 날아들고
晩江跳出白魚波   저무는 강 물결엔 백어가 뛰어오르네
忘歸物色耽看處   돌아갈 줄 모르고 풍경을 즐겨 보는데
郊日不知酣興斜   들판의 해는 흥을 알지 못한 듯 지네
오언절구 근체 五言絕句近體
뜰의 파초(庭蕉)
蕉葉重重卷     겹겹이 말려 나온 파초 잎
飜飜少院風     작은 뜰의 바람에 펄럭이네
愛看晴夜月     맑은 달밤 사랑스레 보나니
碧鳳舞庭中     푸른 봉황이 춤을 추는 듯
산촌의 저녁 경치(山村暮景)
桃李春風發     복사꽃 봄바람에 피어나니
山中景物多     산속 경치 더욱 아름답네
天公惜殘寺     하늘이 쇠잔한 절 안타까워
莊點梵王家     범왕의 집(梵王家)46)으로 꾸며 주었네
삭거47)索居
吟累防窮鬼     시 노래하면서 가난 견디고
棊兵擊睡魔     바둑으로 수마 물리치네
孤堂無敵手     외로운 집에는 적수가 없으니
消日奈如何     어떻게 날들을 보낼거나
고향을 그리다(思鄕)
孤客山窓夢     산창의 외로운 나그네 꿈
迢迢繞故鄕     머나먼 고향 길을 맴도네
忽驚啼蜀魄     문득 소쩍새 소리에 깨니
白髮丈千長     백발이 천 길이나 자랐네
산정의 여름날(山亭夏日)

009_0371_c_01L鄕友忽來到百朋莫此如

009_0371_c_02L寒暄未出口涕涙已沾裾

009_0371_c_03L欲說呻吟事一言十氣噓

009_0371_c_04L見暮雲暫時合散感影略句格

009_0371_c_05L
行客迷前路歸禽失舊林

009_0371_c_06L長風吹拾去忽爾露靑岑

009_0371_c_07L南郊吟七言絕句錯綜句格

009_0371_c_08L
垂柳飛穿黃鳥葉晩江跳出白魚波

009_0371_c_09L忘歸物色耽看處郊日不知酣興斜

009_0371_c_10L

009_0371_c_11L五言絕句近體

009_0371_c_12L庭蕉

009_0371_c_13L
蕉葉重重卷飜飜少院風

009_0371_c_14L愛看晴夜月碧鳳舞庭中

009_0371_c_15L山村暮景

009_0371_c_16L
桃李春風發山中景物多

009_0371_c_17L天公惜殘寺莊點梵王家

009_0371_c_18L索居

009_0371_c_19L
吟累防窮鬼棊兵擊睡魔

009_0371_c_20L孤堂無敵手消日奈如何

009_0371_c_21L思鄕

009_0371_c_22L
孤客山窓夢迢迢繞故鄕

009_0371_c_23L忽驚啼蜀魄白髮丈千長

009_0371_c_24L山亭夏日

009_0372_a_01L草肥看犢牧     풀 우거진 곳 송아지 방목하고
桑秃覺蠶成     뽕잎 다 지니 누에도 자랐으리
獨坐山亭歇     홀로 산 정자에 앉아 쉬노라니
松風掠髮淸     솔바람이 머리를 맑게 스치네
계산溪山
雨餘花盡發     비 온 뒤 꽃이 활짝 피어나
山色畫難如     산색이 그림보다 어여쁘네
詩興飜成苦     시흥도 도리어 괴로움이니
吟眉縮不舒     읊느라 미간 찌푸리고 펴지 못하네
추월 대사를 애도하다(挽秋月大師)
流水生涯盡     흐르는 물처럼 삶이 다하고
浮雲事業空     뜬구름인 양 사업도 덧없어라
忍將無限涙     마음을 견디지 못하고 한없는 눈물을
灑向紙錢風     바람에 날리는 지전紙錢48)에 뿌리네
처민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處敏上人)
落日離亭暮     이별의 정자에 해도 지니
秋風別恨生     가을바람에 석별의 한만 일어나네
母岳山前路     모악산으로 떠나는 그대
飄然一錫輕     석장이 바람처럼 가볍네
기린봉에 올라(登猉獜峯)
直上猉獜頂     곧바로 기린봉에 오르니
層巖自作臺     층층 바위가 절로 전망대
乾坤一回首     천지간에 한번 돌아보니
滄海少於杯     창해가 술잔보다 작구나
저녁에 읊조려 벗에게 보이다(夜吟示故人)
葉雨寒山夜     한밤 차가운 산 낙엽에
秋窓夢覺時     가을 창문의 꿈이 깨었네
鄕山一片恨     고향 그리는 한 조각 한을
惟有故人知     그대만이 알아주리라
길을 가다가(途中)
骨肉皆分散     골육은 모두 흩어지고
親朋半死生     친구도 반은 세상 떠나
雲從千里外     구름 따라 천 리 먼 길
流落氣難平     헤매는 마음 못 가누네
봄 제비(春燕)
鷰子飛來去     제비가 이리저리 날며
怱怱不暫閑     잠시도 한가롭지 않네
欲知緣底事     어인 일로 저리 바쁜고
巢在屋梁間     들보에 있는 둥지 때문
춘대春臺

009_0372_a_01L
草肥看犢牧桑秃覺蠶成

009_0372_a_02L獨坐山亭歇松風掠髮淸

009_0372_a_03L溪山

009_0372_a_04L
雨餘花盡發山色畫難如

009_0372_a_05L詩興飜成苦吟眉縮不舒

009_0372_a_06L挽秋月大師

009_0372_a_07L
流水生涯盡浮雲事業空

009_0372_a_08L忍將無限涙灑向紙錢風

009_0372_a_09L贈別處敏上人

009_0372_a_10L
落日離亭暮秋風別恨生

009_0372_a_11L母岳山前路飄然一錫輕

009_0372_a_12L登猉獜峯

009_0372_a_13L
直上猉獜頂層巖自作臺

009_0372_a_14L乾坤一回首滄海少於杯

009_0372_a_15L夜吟示故人

009_0372_a_16L
葉雨寒山夜秋窓夢覺時

009_0372_a_17L鄕山一片恨惟有故人知

009_0372_a_18L途中

009_0372_a_19L
骨肉皆分散親朋半死生

009_0372_a_20L雲蹤千里外流落氣難平

009_0372_a_21L春燕

009_0372_a_22L
鷰子飛來去怱怱不暫閑

009_0372_a_23L欲知緣底事巢在屋梁間

009_0372_a_24L春臺

009_0372_b_01L風光三月最     풍광은 삼월이 으뜸이라
桃李爛爭開     복사꽃이 다투어 피었네
幽谷抽身出     깊은 골짜기를 벗어 나와
高臺洗眼廻     높은 대에서 눈 씻고 오네
행각하는 승려에게 주다(贈行脚僧)
飄然一白衲     흰 가사 입고 바람처럼
三山領略皆     삼산三山49)을 두루 돌았네
腐笑孤松子     우습구나! 고송자孤松子50)
鈍如井底蛙     둔하기가 우물 안 개구리
해 질 무렵 높은 곳에 올라(日夕登高)
浮雲白似綿     뜬구름은 하얀 면 같고
落日紅於火     지는 해는 불꽃보다 붉네
乘興放吟眸     흥에 겨워 마음껏 보나니
快如空裡坐     허공에 앉은 듯 상쾌하네
더위를 피하다(避熱)
避熱松棚下     솔 그늘 아래 더위를 피하며
迎風石澗傍     돌 시내 곁에서 바람을 쐰다
不須河朔飮     하삭河朔의 술잔치51) 하지 않아도
猶勝北囱凉     북창보다 오히려 서늘하구나
벗과 이별하며 주다(贈別故人)
客裏逢何幸     객지에서 만나 얼마나 기뻤나
門前送更難     문 앞의 송별이 더욱 어렵네
碧囱秋夜月     푸른 창 비치는 가을밤 달은
留作別來顏     헤어질 때의 그대 얼굴인 듯
봄날 읊조리다(春吟)
野濶烟光細     넓은 들판 아지랑이 가늘고
山晴草色肥     비 갠 산에 풀빛이 짙구나
流鸎最得意     봄 꾀꼬리가 얼마나 즐거운지
啼罷又飜飛     노래 그치고 훨훨 날아가네
가을밤(秋夜)
氣快秋風起     가을바람에 기분 상쾌하고
心澄夜月生     저녁 달빛에 마음도 깨끗해
一般眞活計     이 같은 참된 살림살이를
誰識自淸平     뉘라서 절로 깨끗함을 알까
마이산馬耳山
長起龍身直     용의 몸인 듯 길게 뻗고
雙抽馬耳尖     말의 두 귀처럼 쫑긋하네
峰頭如可上     산머리에 오를 수 있다면
乃得御飛廉     바람을 타고 날아가리라
봄 길을 가다(春行)

009_0372_b_01L
風光三月最桃李爛爭開

009_0372_b_02L幽谷抽身出高臺洗眼廻

009_0372_b_03L贈行脚僧

009_0372_b_04L
飄然一白衲三山領略皆

009_0372_b_05L腐笑孤松子鈍如井底蛙

009_0372_b_06L日夕登高

009_0372_b_07L
浮雲白似綿落日紅於火

009_0372_b_08L乘興放吟眸快如空裡坐

009_0372_b_09L避熱

009_0372_b_10L
避熱松棚下迎風石澗傍

009_0372_b_11L不須河朔飮猶勝北囱凉

009_0372_b_12L贈別故人

009_0372_b_13L
客裏逢何幸門前送更難

009_0372_b_14L碧囱秋夜月留作別來顏

009_0372_b_15L春吟

009_0372_b_16L
野濶烟光細山晴草色肥

009_0372_b_17L流鸎最得意啼罷又飜飛

009_0372_b_18L秋夜

009_0372_b_19L
氣快秋風起心澄夜月生

009_0372_b_20L一般眞活計誰識自淸平

009_0372_b_21L馬耳山

009_0372_b_22L
長起龍身直雙抽馬耳尖

009_0372_b_23L峰頭如可上乃得御飛廉

009_0372_b_24L春行

009_0372_c_01L隨身梅柳幄     매화 버들 우거진 곳 이르니
到底燕鸎歌     곳곳에 제비와 꾀꼬리 노래
氣味醇於酒     기미는 맑은 술보다 좋아서
春心永日和     봄마음은 종일토록 화락하네
만사(挽)
水流元去海     물은 흘러서 바다에 이르고
月落不離天     달은 져도 하늘 여의지 않네
欲識魂歸處     혼이 돌아가는 곳 어디인가?
箕明北斗邊     기성52)이 북두 곁에 반짝이네
극열極熱
世界伊麽熱     세계가 이렇듯 뜨거우니
人生甚苦炎     인생도 고열이 괴롭구나
何當出蒸瓮     어떻게 찌는 더위 벗어나
灑落踏銀蟾     상쾌하게 달빛 밟아 볼까
설옥 상인을 보내며(送雪玉上人)
來時不解迎     올 때에 맞이하지 못했고
去日那知逐     떠날 때도 뒤를 못 따르네
迎逐捴忘中     보내고 맞이함을 잊었거늘
離愁還恠作     괴이하다, 이별의 시름이라니
조원 상인을 보내며(送祖元上人)
數年前面目     수년 전에 모습을 뵙고
三日却相離     사흘 만에 다시 이별하네
離合元來事     만나고 헤어짐은 다반사
後會不須遲     훗날의 만남 늦지 않으리
무인武人
面冒虛空碧     머리엔 푸른 하늘을 이고
瞳回日月明     눈동자는 일월처럼 빛나니
不須提一劒     굳이 검을 잡지 않아도
寰中自太平     천하가 절로 태평하리라
친구에게 부치다(寄故人)
靑春眞面目     젊은 때의 그대 참모습을
白首也難忘     늙어서도 잊기 어려워라
方寸乾坤內     괴이타 천지간 이 마음
離懷却恠長     이별의 시름 한이 없구나
오언절구 변체五言絕句變體
단구 박 석사에게 올림(上丹丘朴碩士)
見面雖今日     오늘 처음 모습 뵙지만
功名已昔時     공명은 예전에 들었네

009_0372_c_01L
隨身梅柳幄到底燕鸎歌

009_0372_c_02L氣味醇於酒春心永日和

009_0372_c_03L

009_0372_c_04L
水流元去海月落不離天

009_0372_c_05L欲識魂歸處箕明北斗邊

009_0372_c_06L極熱

009_0372_c_07L
世界伊麽熱人生甚苦炎

009_0372_c_08L何當出蒸瓮灑落踏銀蟾

009_0372_c_09L送雪玉上人

009_0372_c_10L
來時不解迎去日那知逐

009_0372_c_11L迎逐捴忘中離愁還恠作

009_0372_c_12L送祖元上人

009_0372_c_13L
數年前面目三日却相離

009_0372_c_14L離合元來事後會不須遲

009_0372_c_15L武人

009_0372_c_16L
面冒虛空碧瞳回日月明

009_0372_c_17L不須提一劒寰中自太平

009_0372_c_18L寄故人

009_0372_c_19L
靑春眞面目白首也難忘

009_0372_c_20L方寸乾坤內離懷却恠長

009_0372_c_21L

009_0372_c_22L五言絕句變體

009_0372_c_23L上丹丘朴碩士

009_0372_c_24L
見面雖今日功名已昔時

009_0373_a_01L一屈平生膝     평생 한 번 무릎 굽히나니
文章是我師     그대의 문장은 나의 스승
길 가다가 맞은 명절(途中佳節)
湖路將歸遠     호남으로 멀리 떠나려는데
江雲欲雨時     강가의 구름은 비가 내릴 듯
佳節客中過     명절을 나그네 길에 보내니
鄕情隨處難     가는 곳마다 고향 그리워라
증별贈別
底事頭渾白     어이타 머리가 모두 세었나?
人生足別離     인생에 이별이 많기도 하네
千里關山路     관산關山53)으로 향하는 천 리 길
難堪送爾歸     그대를 떠나보내기 어려워라
문인文人
學貫天人大     학문은 크게 천인54)을 꿰었고
智囊宇宙雄     지혜는 넓게 우주를 담았네
太乙揮春筆     태을太乙55)이 봄의 붓을 휘둘러
街頭滿桂紅     계수의 붉은 빛 거리에 가득
칠언절구 근체七言絕句近體
초당 춘음草堂春吟
茅庵永日耽何物   초가 암자에서 종일 무엇을 즐기나
細柳陰邊杏破蓬   세버들 그늘 가의 쑥대밭 살구나무
特地韶光濃可掬   봄빛은 무르익어 손에 잡힐 듯한데
晴風挾雨弄靑紅   맑은 바람과 비에 청홍이 어울리네
홀로 느껴(自感)
取人須與此心知   사람을 사귈 때는 마음을 알아야지
世態倉黃實可悲   번복하는 세태가 참으로 슬프구나
病臥草堂無一問   초당에 와병 신세 위문 오는 이 없어
枕邊長咏莫相疑   침상에서 막상의莫相疑56)를 길게 읊조릴 뿐
높은 곳에 올라(登高)
一錫登高望海西   석장으로 높은 곳 올라 해서를 바라보니
碧波千頃暮天低   저녁 하늘 아래 넓은 바다 펼쳐졌네
乘閑半日還多興   반나절 한가로이 노닐고도 흥이 넘쳐서
收拾風光入小題   풍광을 작은 시에 거두어들이네
달밤에 친구를 생각하며(月夜思故人)
梨花寂寂掩柴門   배꽃은 적적하고 사립문 닫혔는데
回首南天獨斷魂   남쪽 하늘 바라보며 홀로 애태우네
今夜故人何處宿   오늘밤 벗님은 어디에서 지새우는고?
滿簾明月一高軒   높은 창 주렴 가득 밝은 달빛 비추네

009_0373_a_01L一屈平生膝文章是我師

009_0373_a_02L途中佳節

009_0373_a_03L
湖路將歸遠江雲欲雨時

009_0373_a_04L佳節客中過鄕情隨處難

009_0373_a_05L贈別

009_0373_a_06L
底事頭渾白人生足別離

009_0373_a_07L千里關山路難堪送爾歸

009_0373_a_08L文人

009_0373_a_09L
學貫天人大智囊宇宙雄

009_0373_a_10L太乙揮春筆街頭滿桂紅

009_0373_a_11L

009_0373_a_12L七言絕句近體

009_0373_a_13L草堂春吟

009_0373_a_14L
茅庵永日耽何物細柳陰邊杏破蓬

009_0373_a_15L特地韶光濃可掬晴風挾雨弄靑紅

009_0373_a_16L自感

009_0373_a_17L
取人須與此心知世態蒼黃實可悲

009_0373_a_18L病臥草堂無一問枕邊長咏莫相疑

009_0373_a_19L登高

009_0373_a_20L
一錫登高望海西碧波千頃暮天低

009_0373_a_21L乘閑半日還多興收拾風光入小題

009_0373_a_22L月夜思故人

009_0373_a_23L
梨花寂寂掩柴門回首南天獨斷魂

009_0373_a_24L今夜故人何處宿滿簾明月一高軒

009_0373_b_01L
종남산 부도암에서 정 석사의 시에 차운하다(終南山浮屠庵次鄭碩士韻)
虎溪西畔數間庵   호계虎溪57) 서쪽에 암자 몇 칸
客到松窓盡日談   솔 비낀 창에서 손님과 종일 담소하네
天欲騷人留一宿   하늘도 시인을 만류하는 듯
瞑雲和雨暗終南   저녁 비구름에 종남산이 어둡네
금성 가는 길에(錦城途中)
家山迢遞半千里   고향은 멀리 오백 리 길인데
一錫飄零天一涯   석장으로 하늘가에 유랑하네
却羨忘機雙白鷺   부럽구나! 무심한 한 쌍의 백로
夕陽閑立澗邊沙   석양 모래톱에 한가히 서 있네
상산 가는 길에 성 석사를 만나고 곧 이별하다(商山途中逢成碩士即別)
途中邂逅坐班荊   우연히 만나 싸리나무 자리에 앉아
半日淸談兩眼靑   반나절 정답게 청담을 나누었네
未盡情懷還惜別   정회를 다 풀지 못하고 석별하는데
夕陽啼鳥送春聲   석양의 새소리 가는 봄을 알리네
춘음春吟
風斜岸柳枝枝綠   바람이 언덕 버들 스쳐 가지마다 푸르고
鳥拂庭梅點點香   새가 뜰의 매화 떨치니 잎마다 향기롭네
把筆東林題勝景   붓을 잡고 동림사의 멋진 경치 쓰노라니
不知西嶺倒殘陽   서쪽 고개에 어느덧 석양빛이 지는구나
산촌에서 자다(宿山村)
婦嗔翁怒兼庬吠   아낙과 주인은 성내고 삽살개까지 짖어대
背坐低頭暗自唏   등지고 앉아 머리 숙여 가만히 탄식하네
風雪撲顏寒不寐   풍설이 얼굴에 몰아쳐 추위에 잠 못 들고
弊簷長夜獨支頤   낡은 처마 밑 홀로 턱 괴고 밤을 지새우네
구암촌에서 자다(宿九巖村)
一笻投宿九巖村   지팡이 하나 짚고 구암촌에 투숙하니
塞鴈嗈嗈動客魂   변방의 기러기가 나그네 마음 흔드네
獨倚雞窓愁不寐   새벽 창가에 시름으로 잠 못 이루는데
月中霜葉落紛紛   달빛에 서리 잎만 어지러이 떨어지네
감회感懷
書劒功名計已違   문무의 공명도 이미 어긋났으니
此生於世欲何依   세상 어느 곳에서 삶을 의지할까
風塵失脚知音少   풍진에 길 잃고 지음조차 적으니
海上千峯獨掩扉   바닷가 천 봉우리 홀로 문을 닫네
설암 대사에게 주다(贈雪巖大師)
少年曾有老成名   소년 시절부터 노성하다는 명성 있어
不世高風擧國傾   불세출의 품격을 온 나라가 흠모하네
瓶錫移來南地遠   병석瓶錫58) 지니고 남녘 땅 멀리 옮기시니
北方山岳想應輕   북쪽의 산악은 가볍게 되었으리라59)

009_0373_b_01L終南山浮屠庵次鄭碩士韻

009_0373_b_02L
虎溪西畔數間庵客到松窓盡日談

009_0373_b_03L天欲騷人留一宿瞑雲和雨暗終南

009_0373_b_04L錦城途中

009_0373_b_05L
家山迢遞半千里一錫飄零天一涯

009_0373_b_06L却羨忘機雙白鷺夕陽閑立澗邊沙

009_0373_b_07L商山途中逢成碩士即別

009_0373_b_08L
途中邂逅坐班荊半日淸談兩眼靑

009_0373_b_09L未盡情懷還惜別夕陽啼鳥送春聲

009_0373_b_10L春吟

009_0373_b_11L
風斜岸柳枝枝綠鳥拂庭梅點點香

009_0373_b_12L把筆東林題勝景不知西嶺倒殘陽

009_0373_b_13L宿山村

009_0373_b_14L
婦嗔翁怒兼庬吠背坐低頭暗自唏

009_0373_b_15L風雪撲顏寒不寐弊簷長夜獨支頤

009_0373_b_16L宿九巖村

009_0373_b_17L
一笻投宿九巖村塞鴈嗈嗈動客魂

009_0373_b_18L獨倚雞窓愁不寐月中霜葉落紛紛

009_0373_b_19L感懷

009_0373_b_20L
書劒功名計已違此生於世欲何依

009_0373_b_21L風塵失脚知音少海上千峯獨掩扉

009_0373_b_22L贈雪巖大師

009_0373_b_23L
少年曾有老成名不世高風擧國傾

009_0373_b_24L瓶錫移來南地遠北方山岳想應輕

009_0373_c_01L
봄날 친구를 방문하다(春日訪故人)
雨餘山色一般新   비 온 뒤에 산색이 이처럼 신선한데
乘興東風訪故人   봄바람에 흥이 일어60) 벗을 찾았네
相對梨亭談日夕   배꽃 정자에서 종일 마주하고 담소하니
落花飛雪滿庭春   꽃잎이 눈처럼 날려 뜰에 가득하네
용추사에서 홍 정자가 부르는 운에 따라(龍湫寺次洪正字呼韻)
一代榮華莫如新   일대의 영화가 더 없이 새로워
桂花擎出禁城春   봄 궁궐에 계화꽃 높이 들었네61)
少年致得靑雲路   소년이 청운의 길 이루었으니
爲賀風流第一人   풍류 제일 그대에게 축하드리네
가야산伽倻山
伽倻山色玉層層   가야산은 층층이 옥빛으로 빛나는데
寄賞平生恨未曾   평생에 일찍이 보지 못한 것 한스럽네
孤雲逸躅今何在   고운孤雲62)의 빼어난 자취 어디에 있나?
峰默溪喧問不譍   산은 침묵하고 시내만 세차게 흐를 뿐
길을 가다가(途中)
踈雨霏霏間夕陽   날은 저물고 부슬비는 내리는데
碧空秋冷鴈呼霜   가을 하늘 찬 서리에 기러기 울음
夜來寄宿又何處   오늘 밤은 어느 곳에 기숙할거나
一錫獨歸山路長   석장 짚고 홀로 가는 산길은 멀기만
옛 산으로 돌아와(還故山)
寒溪流細阺荒蕪   차가운 시내 황무지 따라 가늘게 흐르고
故寺林間路欲無   숲 사이 옛 절로 가는 길은 사라져 가네
携錫遠來悲世事   석장 지니고 멀리 와 세상일 슬퍼하는데
南臺楊柳已栖烏   남대의 버드나무에 까마귀가 깃들었네
옛 산을 그리워하다(思故山)
旅窓無睡苦思鄕   여관에 잠 못 들고 고향 그리는데
半夜風川更抑揚   한밤에 시내의 바람 소리 들려와
恰聽故山溪上寺   흡사 옛 산의 시냇가 절에서
雨中淸派落禪床   빗속 선방에서 파도 소리 듣는 듯
비 내리는 저녁에 느낌 있어(雨夜有感)
覊栖何日不思鄕   나그네 생활 언제나 고향 그리워
涙盡江南白髮長   강남 생활 눈물도 마르고 백발만 늘어
夜雨寒床孤燭短   저녁 비 차가운 침상 등불도 약한데
隔窓秋葉攪愁膓   창밖의 가을 잎이 시름을 자아내네
산사의 초저녁(山寺初昏)
古寺張燈欲掩門   옛 절에 등불 켜고 문을 닫으려는데
東峰月上破黃昏   동쪽 봉우리에 달이 떠 황혼을 깨뜨리네
忽聞溪路歸人語   문득 산골길 돌아가는 사람 소리 들려
山後方知別有村   산 너머 또 다른 마을 있는 줄 알겠네

009_0373_c_01L春日訪故人

009_0373_c_02L
雨餘山色一般新乘興東風訪故人

009_0373_c_03L相對梨亭談日夕落花飛雪滿庭春

009_0373_c_04L龍湫寺次洪正字呼韻

009_0373_c_05L
一代榮華莫如新桂花擎出禁城春

009_0373_c_06L少年致得靑雲路爲賀風流第一人

009_0373_c_07L伽倻山

009_0373_c_08L
伽倻山色玉層層寄賞平生恨未曾

009_0373_c_09L孤雲逸躅今何在峰默溪喧問不譍

009_0373_c_10L途中

009_0373_c_11L
踈雨霏霏間夕陽碧空秋冷鴈呼霜

009_0373_c_12L夜來寄宿又何處一錫獨歸山路長

009_0373_c_13L還故山

009_0373_c_14L
寒溪流細阺荒蕪故寺林間路欲無

009_0373_c_15L携錫遠來悲世事南臺楊柳已栖烏

009_0373_c_16L思故山

009_0373_c_17L
旅窓無睡苦思鄕半夜風川更抑揚

009_0373_c_18L恰聽故山溪上寺雨中淸派落禪床

009_0373_c_19L雨夜有感

009_0373_c_20L
覊栖何日不思鄕涙盡江南白髮長

009_0373_c_21L夜雨寒床孤燭短隔窓秋葉攪愁膓

009_0373_c_22L山寺初昏

009_0373_c_23L
古寺張燈欲掩門東峰月上破黃昏

009_0373_c_24L忽聞溪路歸人語山後方知別有村

009_0374_a_01L
도솔암兜率庵
衆峰爭揷玉簪奇   뭇 봉우리 옥비녀 꽂은 듯 기이한데
石戴精藍結構危   암자는 바위 위에 위태롭게 지어졌네
斜日巧當層檻沒   해 질 녘에 층층 난간 교묘히 사라져
半空僧影落寒池   허공의 스님 모습만 찬 연못에 비치네
연지의 꽃 한 송이(蓮池孤蕚)
離披敗葉覆寒池   무성한 낙엽이 차가운 연못을 덮고
孤蕚猶餘暎落暉   한 송이 꽃만 남아 석양빛에 빛나네
恰似楚王垓下夕   흡사 초나라 왕이 해하垓下의 밤중에63)
兵䥐倒盡泣紅衣   군사들 다 패하고 홍의紅衣64)만 우는 듯
백운산白雲山
矗矗奇峰爭拂漢   우뚝 솟은 기이한 봉우리 은하수 닿을 듯
雲光雪色暎西東   구름과 하얀 눈빛이 온 사방을 비추네
月宮仙女粧應罷   월궁의 선녀가 화장을 마치고
拋却瓊簪倒揷空   옥비녀 던져 허공에 거꾸로 세운 듯하네
여행 중에 읊다(旅吟)
悵臥孤堂百病侵   외딴집에 온갖 병으로 슬피 누우니
故人千里斷來尋   천 리 먼 길 벗님도 오는 길 끊겼네
門前獨有長江在   문 앞에는 긴 강물만 흐르는데
況我覊愁孰淺深   물결과 나그네 설움 무엇이 더 깊나?
완산 별가別駕65)에게 올림(上察山別駕)
鈴齋寥落重門閉   영재鈴齋66) 쓸쓸하고 중대문 닫혔는데
滿庭霜葉雨聲中   빗소리에 뜰 가득 단풍만 쌓여
白幘秋風無限思   추풍에 흰 두건 쓰고 한없는 생각
孤帆一鴈去江東   돛배 위 외기러기 강동으로 떠나네67)
산거山居
得計靑山不厭深   푸른 산 깊은 곳 싫지 않으니
肯將榮悴浼吾心   영욕으로 내 마음을 더럽히랴
松門永閉千峯裏   솔문은 천봉 속에 항상 닫혀
塵事初無一點侵   속세의 티끌도 침범치 못하네
강촌에서 자다(宿江村)
芳草萋萋岸東西   언덕 동서로 방초가 무성하니
綠盡平蕪野逕迷   온통 푸른빛 들길 찾기 어렵네
一入江村留夜宿   저녁에 강촌에 들어가 묵으니
月簷新揷水晶梳   처마에 수정 빗 달이 걸렸네
달밤(月夜)
峰頭新月玉鈎簾   산머리 초승달은 주렴의 옥 갈고리
鬪箔金蛇暎半簷   주발을 뚫고 밝게 처마를 비추네68)
淸坐一番詩興足   맑은 밤에 앉아 시흥이 넘치나니
吟眉終夜聳雙尖   시 짓느라 밤새 눈썹을 치켜뜨네

009_0374_a_01L兜率庵

009_0374_a_02L
衆峰爭揷玉簪奇石戴精藍結構危

009_0374_a_03L斜日巧當層檻沒半空僧影落寒池

009_0374_a_04L蓮池孤蕚

009_0374_a_05L
離披敗葉覆寒池孤蕚猶餘暎落暉

009_0374_a_06L恰似楚王垓下夕兵䥐倒盡泣紅衣

009_0374_a_07L白雲山

009_0374_a_08L
矗矗奇峰爭拂漢雲光雪色暎西東

009_0374_a_09L月宮仙女粧應罷拋却瓊簪倒揷空

009_0374_a_10L旅吟

009_0374_a_11L
悵臥孤堂百病侵故人千里斷來尋

009_0374_a_12L門前獨有長江在況我覊愁孰淺深

009_0374_a_13L上完山別駕

009_0374_a_14L
鈴齋寥落重門閉滿庭霜葉雨聲中

009_0374_a_15L白幘秋風無限思孤帆一鴈去江東

009_0374_a_16L山居

009_0374_a_17L
得計靑山不厭深肯將榮悴浼吾心

009_0374_a_18L松門永閉千峯裏塵事初無一點侵

009_0374_a_19L宿江村

009_0374_a_20L
芳草萋萋岸東西綠盡平蕪野逕迷

009_0374_a_21L一入江村留夜宿月簷新揷水晶梳

009_0374_a_22L月夜

009_0374_a_23L
峰頭新月玉鈎簾鬪箔金蛇暎半簷

009_0374_a_24L淸坐一番詩興足吟眉終夜聳雙尖

009_0374_b_01L
김제군에서 사군 최주악에게 올림(金堤郡上崔柱岳使君)
雲蹤初發自秋城   구름 발자취 추성秋城69)에서 처음 출발하여
碧骨西風信杖行   가을바람에 벽골제로 지팡이 따라 가네
一醉官醅成夜宿   관가의 술에 한번 취해 하룻밤 유숙하니
故山歸夢不分明   옛 산을 찾아가는 꿈길도 분명치 않네
부 차운附次韻
病懷寥落臥湖城   병든 마음 쓸쓸히 호성에 누웠는데
癖在雲山夢裏行   운산이 그리워 꿈결에도 찾아가네
賴有詩僧來訪我   다행히 시승께서 나를 찾아 주시어
夜窓留話小燈明   작은 등불 밝히고 밤 창가에서 이야기하네
강가의 정자에서 밤에 읊다(江亭夜吟)
玉檻晴宵露氣淸   맑은 밤 옥난간에 이슬이 깨끗한데
水晶簾畔夢難成   수정렴 아래 꿈을 이루기 어려워라
何處亂山殘月下   어느 곳 어지러운 산 달빛 아래에
子䂓啼盡未歸情   소쩍새 돌아가지 못해 슬피 우는고
강가의 정자(江亭)
西風吹興上高樓   서풍에 흥이 일어 높은 누각 오르니
澤國蒼茫八月秋   물 많은 고장 아득한 팔월의 가을일세
揮眸一片江山好   아름다운 강산 한 조각을 돌아보니
楓葉蘆花暎白洲   단풍잎 갈대꽃이 흰 모래톱을 비추네
감회感懷
天地間生男子身   천지 사이 사내 몸으로 태어나
半生千里走風塵   반평생을 풍진 천리를 떠돌았네
功名已矣將何望   공명도 부질없으니 무얼 바랄까
歲月空催鬂上春   세월만 한갓 귀밑머리 재촉하네
금파 대사에게 주다(贈金波大師)
擇不處仁焉得智   어진 마을 가리지 않는다면 지혜롭다 하랴70)
故將瓶錫駐隣庵   일부러 병석 지니고 이웃 암자 머물렀네
逢塲未盡心中事   만났으나 심중의 말을 다하지 못하였으니
來徃何妨日二三   하루에 두세 번을 왕래해도 무방하리라
처해 두타에게 이별하며 주다(贈別處海頭陀)
歸笻遙指白雲中   돌아가는 길 멀리 흰 구름 향하는데
身世飄然一鉢空   바람 같은 신세 빈 발우 하나뿐
嗟吾失脚風塵裏   아아, 나는 풍진 속에 갈 곳 잃어
送爾名山不爾同   그대만 산으로 보내고 함께 못 가네
두견杜鵑
知是前身未得歸   아마도 전생의 몸 돌아가지 못해서
聲聲呌徹不如歸   소리마다 불여귀不如歸71)를 외치는 게지
爾身非似人無翼   네 몸은 사람과 달리 날개 있으니
飛去何難苦憶歸   가는 것이 어렵다고 그리워하느냐

009_0374_b_01L金堤郡上崔柱岳使君

009_0374_b_02L
雲蹤初發自秋城碧骨西風信杖行

009_0374_b_03L一醉官醅成夜宿故山歸夢不分明

009_0374_b_04L附次韻

009_0374_b_05L
病懷寥落臥湖城癖在雲山夢裏行

009_0374_b_06L賴有詩僧來訪我夜窓留話小燈明

009_0374_b_07L江亭夜吟

009_0374_b_08L
玉檻晴宵露氣淸水晶簾畔夢難成

009_0374_b_09L何處亂山殘月下子䂓啼盡未歸情

009_0374_b_10L江亭

009_0374_b_11L
西風吹興上高樓澤國蒼茫八月秋

009_0374_b_12L揮眸一片江山好楓葉蘆花暎白洲

009_0374_b_13L感懷

009_0374_b_14L
天地間生男子身半生千里走風塵

009_0374_b_15L功名已矣將何望歲月空催鬂上春

009_0374_b_16L贈金波大師

009_0374_b_17L
擇不處仁焉得智故將瓶錫駐隣庵

009_0374_b_18L逢塲未盡心中事來徃何妨日二三

009_0374_b_19L贈別處海頭陀

009_0374_b_20L
歸笻遙指白雲中身世飄然一鉢空

009_0374_b_21L嗟吾失脚風塵裏送爾名山不爾同

009_0374_b_22L杜䳌

009_0374_b_23L
知是前身未得歸聲聲呌徹不如歸

009_0374_b_24L爾身非似人無翼飛去何難苦憶歸

009_0374_c_01L
김씨의 아들을 애도하다(挽金氏子)
此別世間誰不惜   이 이별 세상 누가 안타깝지 않으랴!
人如可贖百其身   대신할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죽으리라72)
雖爲地下修文貴   지하에선 귀한 수문랑修文郞73) 되더라도
何忍高堂白髮新   고당의 백발 부모는 어이하리오!
고향에 돌아와(還鄕)
飛錫秋風返故園   가을바람에 석장 날려 고향 왔는데
盤桓不識某家門   여기저기 누구의 집인 줄 모르겠네
鄕中父老今誰在   고을의 어르신들 누가 남아 계실까?
昔日兒童已見孫   예전의 어린애가 손자를 보았는걸
객지 정자에서 어버이를 그리며(旅亭思親)
靑山白日倚孤亭   푸른 산 밝은 낮에 정자에 기대니
萬事驚心髮欲星   세상만사 마음 놀라 머리만 성성하네
無限客愁無限涙   한없는 나그네 시름에 흐르는 눈물
故園何處訪親庭   언제나 고향의 어버이를 찾아뵐꼬?
강가의 정자(江亭)
登亭快若水晶宮   정자 오르니 상쾌하여 수정궁 같은데
俯瞰長江接海通   굽어보니 긴 강물은 바다와 통하였네
漁笛一聲波更綠   어부의 피리 소리 파도는 더욱 푸르고
片帆來帶夕陽風   조각배는 석양의 바람 타고 오는구나
계산의 봄(溪山春吟)
細雨初晴三月三   이슬비가 막 갠 삼짇날
山花如錦水如藍   산꽃은 비단 같고 시내는 쪽빛
春風洞裏經行好   봄바람 골짜기 경행經行74)하기 좋으니
傴側何妨巷北南   남북의 좁은 길 어찌 방해되리
서강西江
鳥鵲南飛夜月明   오작은 남으로 날고 밤 달 밝은데75)
碧江秋水十分淸   가을의 푸른 강물 참으로 맑구나
西風忽起金波動   갈바람에 문득 금물결 일더니
彩鷁驚飛過洞庭   채익綵鷁76)이 빠르게 동정호를 지나네
벗을 그리며(思友人)
愁人不寐似驚蚕   근심으로 누에처럼 잠 못 이루니
轉展誰知別恨深   누가 뒤척이는 이별의 한을 알까?
唯有碧空晴夜月   밤하늘에 맑은 달빛만 있어
一輪分照兩鄕心   먼 고을의 두 마음을 비추어 주네
벗과 헤어지며 주다(贈別友人)
大丈夫流傷別涙   대장부도 이별의 눈물 흘리나니
臨岐不忍濕行襟   기로에서 참지 못해 옷깃을 적시네
平生合散曾無數   평생에 만나고 헤어짐 수도 없으나
慷慨無如此日心   오늘의 슬픔은 유달리 더하는구나

009_0374_c_01L挽金氏子

009_0374_c_02L
此別世間誰不惜人如可贖百其身

009_0374_c_03L雖爲地下修文貴何忍高堂白髮新

009_0374_c_04L還鄕

009_0374_c_05L
飛錫秋風返故園盤桓不識某家門

009_0374_c_06L鄕中父老今誰在昔日兒童已見孫

009_0374_c_07L旅亭思親

009_0374_c_08L
靑山白日倚孤亭萬事驚心髮欲星

009_0374_c_09L無限客愁無限涙故園何處訪親庭

009_0374_c_10L江亭

009_0374_c_11L
登亭快若水晶宮俯瞰長江接海通

009_0374_c_12L漁笛一聲波更綠片帆來帶夕陽風

009_0374_c_13L溪山春吟

009_0374_c_14L
細雨初晴三月三山花如錦水如藍

009_0374_c_15L春風洞裏經行好傴側何妨巷北南

009_0374_c_16L西江

009_0374_c_17L
鳥鵲南飛夜月明碧江秋水十分淸

009_0374_c_18L西風忽起金波動彩鷁驚飛過洞庭

009_0374_c_19L思友人

009_0374_c_20L
愁人不寐似驚蚕轉展誰知別恨深

009_0374_c_21L唯有碧空晴夜月一輪分照兩鄕心

009_0374_c_22L贈別友人

009_0374_c_23L
大丈夫流傷別涙臨岐不忍濕行襟

009_0374_c_24L平生合散曾無數慷慨無如此日心

009_0375_a_01L
용추龍湫
神湫怒浪吼如雷   용추의 거센 물결 우레처럼 울리니
險似瞿塘灔澦堆   험하기가 구당의 염예퇴77)로구나!
倒瀉龍門三百尺   용문의 높은 물결 거꾸로 쏟아지니
飛流疑自九天來   저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듯
옛 나루터(古渡)
花紅柳綠江南北   강 남북으로 꽃은 붉고 버들 푸르러
古渡風光罨畫開   옛 나루터 풍광이 그림같이 펼쳐지네
沙渚夕陽眠鷺動   석양빛에 모래톱 백로가 놀라서 깨고
海門無數晩帆廻   바다 입구엔 무수한 돛단배 돌아오네
친구와 이별하며 주다(贈別故人)
不忍別離還執手   차마 이별 못해 도로 손잡고
相看脉脉更無言   서로 바라보며 말을 하지 못하네
傷心躑躅門前路   슬픈 마음으로 문 앞길 서성이며
涙灑西風似雨翻   가을바람에 눈물만 펑펑 흘리네
도규 두타에게 주다(贈道圭頭陀)
一杖穿雲入翠微   석장으로 구름 헤치고 산 중턱 들어서
庵中茶罷細烟飛   암자에서 차 마시자 실연기 날리네
客無塵想僧無語   나그네도 무심하고 스님도 말이 없어
半日浮生解息機   덧없는 삶 반나절 동안 마음을 쉬었네
병이 들어(病吟)
柴扉白日掩雲深   한낮의 깊은 구름 사립문을 덮은 채
臥病孤堂劇越吟   외딴집에 와병하니 월음越吟78)이 괴롭네
牢落何人來問疾   쓸쓸하게 문병 오는 이 하나도 없어
一燈無限故園心   등불 아래 고향 생각만 한이 없어라
금화를 애도하다(悼錦花)
爾生我死死何哀   네가 살고 내가 죽으면 무엇이 슬플까
爾死我生生亦哀   네가 죽고 나는 사니 사는 게 슬프구나
涙滴西風怨冥漠   서풍에 눈물 흘리며 하늘을 원망하니
老天斜日有餘哀   하늘에 지는 해도 슬픔만 더하는구나
친구 만나자마자 이별하고(逢友人即別)
長言細語暗論心   정다운 이야기로 마음을 논하였더니
一半悲懽合散心   만남과 헤어짐, 기쁨과 슬픔 교차하네
別在明朝愁夜短   내일 아침 이별에 짧은 밤 시름겨워
曙囱無限去留心   창문에 새벽빛 드니 아쉬움만 한없네
강추위(苦寒)
獰風虐雪打桑樞   사나운 눈보라 작은 집79)에 몰아쳐
歲暮天寒苦更無   세모의 추위가 더 없이 괴로워라
病客擁衾長不起   병든 길손 이불 안고 늘 누웠으니
瓶笙喜奏枕邊爐   화로 곁에서는 병 피리80) 연주하네

009_0375_a_01L龍湫

009_0375_a_02L
神湫怒浪吼如雷險似瞿塘灔澦堆

009_0375_a_03L倒瀉龍門三百尺飛流疑自九天來

009_0375_a_04L古渡

009_0375_a_05L
花紅柳綠江南北古渡風光罨畫開

009_0375_a_06L沙渚夕陽眠鷺動海門無數晩帆廻

009_0375_a_07L贈別故人

009_0375_a_08L
不忍別離還執手相看脉脉更無言

009_0375_a_09L傷心躑躅門前路涙灑西風似雨翻

009_0375_a_10L贈道圭頭陀

009_0375_a_11L
一杖穿雲入翠微庵中茶罷細烟飛

009_0375_a_12L客無塵想僧無語半日浮生解息機

009_0375_a_13L病吟

009_0375_a_14L
柴扉白日掩雲深臥病孤堂劇越吟

009_0375_a_15L牢落何人來問疾一燈無限故園心

009_0375_a_16L悼錦花

009_0375_a_17L
爾生我死死何哀爾死我生生亦哀

009_0375_a_18L涙滴西風怨冥漠老天斜日有餘哀

009_0375_a_19L逢友人即別

009_0375_a_20L
長言細語暗論心一半悲懽合散心

009_0375_a_21L別在明朝愁夜短曙囱無限去留心

009_0375_a_22L苦寒

009_0375_a_23L
獰風虐雪打桑樞歲暮天寒苦更無

009_0375_a_24L病客擁衾長不起瓶笙喜奏枕邊爐

009_0375_b_01L
용화동龍華洞
行行步入龍華洞   쉼 없이 걷고 걸어 용화동에 들어서니
鳥外群峰勢欲崩   나는 새 위로 뭇 봉우리가 무너질 듯
紅葉爛邊吟麗句   화사한 붉은 꽃잎 가에 시를 읊조리니
磬聲飛出白雲層   층층 흰 구름 사이로 울리는 경쇠 소리
강가의 초저녁(江上初夜)
待月臨江江水流   강물 흐름 굽어보며 달을 기다리니
靑天有意出銀鉤   하늘도 뜻이 있어 초승달 떠오르네
晴輝可攬金波動   일렁이는 금물결 맑은 빛 잡힐 듯
怳踏天根俯十洲   천근을 밟아 십주十洲81)를 보는 듯하네
적조암에 돌아와서_2수(還來寂照庵二首)
[1]
五載已前離此地   5년 전에 이곳을 떠날 때는
只因門下布三禪   다만 문하에서 삼선三禪82)을 펼쳤더니
歸來老大無餘事   늙어 돌아와선 별다른 일 없이
潑水成氷大覆天   물 뿌리니 얼음 되어 하늘을 덮네

[2]
歸來穩臥虛玄地   돌아와 현허한 곳에 누우니
捉影追風任外攀   세상의 모든 일 부질없어라
爲物興悲知底樣   중생 위한 자비심 어떠한고?
陣雲橫劒攪龍門   진운陣雲83)에 검을 차고 용문을 휘젓네
칠언절구 변체七言絕句變體-14편
금성 가는 길에(錦城途中)
滿天風雨江南晩   강남의 저녁 하늘 풍우 일더니
春入郊原綠政稠   봄빛이 들에 스며들어 짙은 푸른빛
太平更見山無賊   태평시대라 산에도 도적 없어
日暮牛羊放不收   해 져도 소와 양 거두지 않네
윤 석사에게 올리다(上尹碩士)
涉獵詩家已十年   시를 섭렵한 지 십 년
不曾玆膝屈人前   일찍이 남에게 굽힌 적 없네
月下推敲方決字   달 아래 퇴고推敲84)해 글자 정하니
騷壇果見尹生員   시단에서 윤 생원 알아보았네
산 암자에서 저녁에 읊조림(山庵晩吟)
有庵瀟灑山高處   산 높은 곳에 맑고 깨끗한 암자
返照空庭樹影長   석양빛 빈 뜰엔 긴 나무 그림자
俄驚屋後飛千葉   지붕 뒤 날리는 많은 잎에 놀라
諦視栖禽集晩岡   저녁 산 깃든 새들 자세히 보네
달밤(月夜)

009_0375_b_01L龍華洞

009_0375_b_02L
行行步入龍華洞鳥外群峰勢欲崩

009_0375_b_03L紅葉爛邊吟麗句磬聲飛出白雲層

009_0375_b_04L江上初夜

009_0375_b_05L
待月臨江江水流靑天有意出銀鉤

009_0375_b_06L晴輝可攬金波動怳踏天根俯十洲

009_0375_b_07L還來寂照庵

009_0375_b_08L
五載已前離此地只因門下布三禪

009_0375_b_09L歸來老大無餘事潑水成氷大覆天

009_0375_b_10L其二

009_0375_b_11L
歸來穩臥虛玄地捉影追風任外攀

009_0375_b_12L爲物興悲知底樣陣雲橫劒攪龍門

009_0375_b_13L

009_0375_b_14L七言絕句變體

009_0375_b_15L錦城途中

009_0375_b_16L
滿天風雨江南晩春入郊原綠政稠

009_0375_b_17L太平更見山無賊日暮牛羊放不收

009_0375_b_18L上尹碩士

009_0375_b_19L
涉獵詩家已十年不曾玆膝屈人前

009_0375_b_20L月下推敲方決字騷壇果見尹生員

009_0375_b_21L山庵晩吟

009_0375_b_22L
有庵瀟灑山高處返照空庭樹影長

009_0375_b_23L俄驚屋後飛千葉諦視栖禽集晩岡

009_0375_b_24L月夜

009_0375_c_01L 
霽天空豁逈靑羅   청라 위로 맑은 하늘 공활한데
午夜幽庭月似波   한밤중 깊은 뜰에 일렁이는 달빛
隔墻半出蕉頭重   담 너머 반쯤 나온 파초 잎이 기우뚱
斗覺今霄露氣多   오늘 밤 이슬이 많은 줄 알았노라
가을날 회천의 본토를 그리다(秋日思回川本土)
霜乾草葉接天黃   서리에 시든 잎 하늘에 닿을 듯한데
鴈渡湖南萬里長   기러기는 먼 길 호남으로 날아가네
遙思一片回川地   멀리 회천의 한 조각 땅을 생각하니
秋入園林物色荒   원림에 가을 들어 풍경도 황량하리
여행 중에 읊다(旅吟)
萍蹤萬里幾思鄕   부평초 만 리 길 얼마나 고향 그리웠나!
北水南山入夢長   남쪽 산 북쪽 시내 항상 꿈에 들어오네
朔風零落單殘衲   삭풍에 해진 얇은 가사도 너덜거리는데
濁酒猶甘慰凍膓   달콤한 막걸리가 차가운 속을 달래 주네
학도에게 보이다(示學徒)
男兒早學律其身   사내라면 일찍 수신하는 법을 배워
須取功名兩鬂春   젊었을 때 공명을 취해야 하느니
元來孝養無如爵   원래 효양하는 것은 벼슬이 으뜸
毛子當年屈爲親   모의毛義85)도 어버이 위해 몸을 굽혔네
윤 석사에게 올리다(上尹碩士)
讀盡車書飽錦膓   오거서를 읽고 시문에 배가 불러
風流文雅壓蘇黃   풍류와 문아는 소황蘇黃86)을 압도하네
不啻成家詩律細   섬세한 시율로 일가를 이루었고
山東西氣禀高强   산악의 기운 받아 기개도 높구나
춘음春吟
禪壇一爲惺春睡   선방에 한바탕 봄꿈을 깨고
晩拓雲窓納澗風   창문 열어 시내 바람 쏘이네
夕陽看送前山雨   석양에 앞산의 비 지나가자
露入桃花笑闢紅   붉은 복사꽃에 이슬 젖었네
강가의 누각(江樓)
乘興西風晩倚樓   서풍에 흥이 일어 해 질 녘 누각에 기대니
快如騎鶴上楊州   상쾌함이 학을 타고 양주로 날아오르는 듯87)
驚起夕陽沙渚鷺   석양의 모래톱에 백로가 놀라 일어나고
一聲漁笛碧江秋   가을 푸른 강에 어부의 피리 소리 울리네
주일主一
物在兩間數不窮   천지 사이 만물은 수없이 많은데
流行天理顯于中   그중에 뚜렷이 천리가 유행하니
三十六宮春氣象   삼십육궁三十六宮88)의 화락한 기상을
反求諸己一般濃   돌이켜 자신에게 구하면 넘치리라
수신守身

009_0375_c_01L
霽天空豁逈靑羅午夜幽庭月似波

009_0375_c_02L隔墻半出蕉頭重斗覺今霄露氣多

009_0375_c_03L秋日思回川本土

009_0375_c_04L
霜乾草葉接天黃鴈渡湖南萬里長

009_0375_c_05L遙思一片回川地秋入園林物色荒

009_0375_c_06L旅吟

009_0375_c_07L
萍蹤萬里幾思鄕北水南山入夢長

009_0375_c_08L朔風零落單殘衲濁酒猶甘慰凍膓

009_0375_c_09L示學徒

009_0375_c_10L
男兒早學律其身須取功名兩鬂春

009_0375_c_11L元來孝養無如爵毛子當年屈爲親

009_0375_c_12L上尹碩士

009_0375_c_13L
讀盡車書飽錦膓風流文雅壓蘓黃

009_0375_c_14L不啻成家詩律細山東西氣禀高强

009_0375_c_15L春吟

009_0375_c_16L
禪壇一爲惺春睡晩拓雲窓納澗風

009_0375_c_17L夕陽看送前山雨露入桃花笑闢紅

009_0375_c_18L江樓

009_0375_c_19L
乘興西風晩倚樓快如騎鶴上楊州

009_0375_c_20L驚起夕陽沙渚鷺一聲漁笛碧江秋

009_0375_c_21L主一

009_0375_c_22L
物在兩間數不窮流行天理顯于中

009_0375_c_23L三十六宮春氣象反求諸己一般濃

009_0375_c_24L守身

009_0376_a_01L
天地仁心誠在我   천지의 어진 마음 진실로 내게 있어
主身神德必無疆   몸을 주관하는 신묘한 덕 무궁하네
臂自屈伸手飜覆   팔은 절로 굴신하고 손은 번복하니89)
防微謹獨日加詳   기미 막고 근독謹獨90)하여 날로 힘쓰라
호수의 배(湖舟)
獨放虛舟泛月歸   홀로 빈 배 띄워 달빛 타고 돌아오니
白(鷗)閑拂浪花飛  백구가 한가로이 물결 스치며 나네
一片湖光開寶鏡   한 조각 호수 빛은 맑은 거울 펼친 듯
六宮春色爛熳輝   삼십육궁의 봄빛이 찬란히 밝구나!
조원 상인과 이별하며 주다(贈別祖元上人)
合散已知雲雨態   만나고 헤어짐은 구름과 비 같건만
送君頗恠涙滂沱   괴이타 이별함에 눈물이 쉼 없구나
珠火斯來蚌熢去   주화가 이렇게 오는데 방봉이 떠나니91)
途中孰唱遏雲歌   가는 길에 누가 알운가遏雲歌92)를 부르랴?
오언율시 근체五言律詩近體-30편
백련암白蓮庵
晴囱閑睡足     맑은 창가 한가한 잠이 깊어
白日掩柴門     대낮에도 사립문 닫혀 있네
擁路靑杉密     길을 끼고 삼나무 무성하고
循除白澗喧     섬돌 따라 시냇물 소리 세차네
風吹簷灑霧     바람 불자 처마는 안개 젖고
雲捲隙留曛     구름 걷혀 창틈엔 저녁 햇빛
怳惚秋天暮     어느덧 가을 하늘 저무는데
千林落葉飜     온 숲 속엔 낙엽이 흩날리네
길을 가다(途中)
日暮愁行履     해 저물자 가는 길 근심되어
天涯問去津     하늘 멀리 나루터를 묻는다
江雲濃似默 [1]     강가 구름은 먹빛처럼 짙고
峽雨細如塵     골짜기의 비는 가늘게 내린다
節序重陽後     어느덧 중양절이 지났는데
歸程瘴海濱     돌아가는 길은 여전히 바닷가
前村望又遠     앞마을은 아직도 멀기만 한데
中路托何人     도중에 누구에게 의탁할꼬!
나그네의 노래(客吟)
幾年貧別苦     가난으로 이별한 지 몇 해인가
此日鬂毛衰     이제는 귀밑머리만 세었네
客裏從兒弄     나그넷길 아이들도 놀리고
途中任俗欺     길을 떠도니 속인의 멸시만
半世長避世     반평생 늘 세상을 피하였고
千里獨含悲     천 리 길 홀로 슬픔 머금었네

009_0376_a_01L
天地仁心誠在我主身神德必無疆

009_0376_a_02L臂自屈伸手飜覆防微謹獨日加詳

009_0376_a_03L湖舟

009_0376_a_04L
獨放虛舟泛月歸閑拂浪花飛
009_0376_a_05L一片湖光開寶鏡六宮春色爛熳輝

009_0376_a_06L贈別祖元上人

009_0376_a_07L
合散已知雲雨態送君頗恠涙滂沱

009_0376_a_08L珠火斯來蚌熢去途中孰唱遏雲歌

009_0376_a_09L

009_0376_a_10L五言律詩近體

009_0376_a_11L白蓮庵

009_0376_a_12L
晴囱閑睡足白日掩柴門

009_0376_a_13L擁路靑杉密循除白澗喧

009_0376_a_14L風吹簷灑霧雲捲隙留曛

009_0376_a_15L怳惚秋天暮千林落葉飜

009_0376_a_16L途中

009_0376_a_17L
日暮愁行履天涯問去津

009_0376_a_18L江雲濃似默峽雨細如塵

009_0376_a_19L節序重陽後歸程瘴海濱

009_0376_a_20L前村望又遠中路托何人

009_0376_a_21L客吟

009_0376_a_22L
幾年貧別苦此日鬂毛衰

009_0376_a_23L客裏從兒弄途中任俗欺

009_0376_a_24L半世長避世千里獨含悲

009_0376_b_01L無限凄凉事     한없이 처량한 심사를
天涯說向誰     먼 하늘 끝 누구에게 말할까
소촌 이 선생의 시에 삼가 차운하다(謹次素村先生韻)
朝端謝富貴     조정의 부귀를 마다하고
林下結茅廬     숲 속에 초가집을 엮었네
境靜神猶適     경계 고요해 정신 자적하고
心虛夢亦踈     마음 비우니 꿈도 성글어
子輿身有胖     몸은 자여인 듯 윤택하고93)
顏氏屋無儲     집은 안연처럼 저축 없네94)
幸遂登門願     다행히 선생을 뵙게 되니
詩書問自如     시서를 자연스레 여쭈네
부 원운附元韻
問爾孤松子     그대 고송자께 묻노니
胡爲訪我廬     어찌 내 초려를 찾았나
文章觀不足     문장도 보잘것없고
言語態全踈     언어도 서툴기만 한데
鄕積銷金毁     고을엔 비난만 쌓이고
家無儋石儲     집엔 쌀 한 섬도 없네
世情方衆棄     세상 모든 이 버리는데
如子信眞如     그대만이 참된 벗이로다
강가의 정자(江亭)
畫閣臨無地     누각은 깊은 골 굽어보고
江山表裏重     강산은 안팎으로 첩첩하네
秋天收細雨     가을 하늘에 이슬비 걷히고
遠峀拂殘虹     먼 산엔 무지개가 걸렸네
草膩長堤碧     긴 제방 풀빛 짙게 푸르고
花開大野紅     너른 들에는 온통 붉은 꽃
却愁探勝地     아름다운 경치를 찾았더니
斜日已高舂     어느덧 지는 해가 시름겹네
조 지촌의 모정에서(趙芝村茅亭)
食德丘園裏     고향에서 덕을 펼치며 살아가
圖書屋數間     도서 보관하는 서실 몇 칸뿐
捲簾看複嶂     발 걷으면 첩첩 산이 보이고
欹枕聽飛湍     베개에 기대면 여울 물소리
避世韓康伯     한강백韓康伯95)처럼 세상을 피하고
離群管幼安     관유안管幼安96)같이 홀로 지낸다네
誰知重峽內     누가 알리오! 골짜기 깊은 곳
占得好人寰     좋은 세계 차지하고 살 줄
길을 가다(途中)
發夕登山路     저녁에 출발하여 산길 오르니
難行澁似荊     길 거칠어 다니기 어렵네
天寒皮凍裂     날은 추워 피부는 얼어 터지고
日暮腹飢鳴     해가 저무니 배 속 허기지네

009_0376_b_01L無限凄凉事天涯說向誰

009_0376_b_02L謹次素村先生韻

009_0376_b_03L
朝端謝富貴林下結茅廬

009_0376_b_04L境靜神猶適心虛夢亦踈

009_0376_b_05L子輿身有胖顏氏屋無儲

009_0376_b_06L幸遂登門願詩書問自如

009_0376_b_07L附次韻

009_0376_b_08L
問爾孤松子胡爲訪我廬

009_0376_b_09L文章觀不足言語態全踈

009_0376_b_10L鄕積銷金毁家無儋石儲

009_0376_b_11L世情方衆棄如子信眞如

009_0376_b_12L江亭

009_0376_b_13L
畫閣臨無地江山表裏重

009_0376_b_14L秋天收細雨遠峀拂殘虹

009_0376_b_15L草膩長堤碧花開大野紅

009_0376_b_16L却愁探勝地斜日已高舂

009_0376_b_17L趙芝村茅亭

009_0376_b_18L
食德丘園裏圖書屋數間

009_0376_b_19L捲簾看複嶂欹枕聽飛湍

009_0376_b_20L避世韓康伯離群管幼安

009_0376_b_21L誰知重峽內占得好人寰

009_0376_b_22L途中

009_0376_b_23L
發夕登山路難行澁似荊

009_0376_b_24L天寒皮凍裂日暮腹飢鳴

009_0376_c_01L虛谷無人跡     빈 골짜기엔 인적 없고
深林但鳥聲     깊은 숲엔 새소리만 들리네
望鄕回客首     고개 돌려 고향을 바라보지만
叵耐未歸情     가지 못하는 마음 어이하리
말 그림(畫馬)
此圖誰筆跡     이 그림은 누구의 필적인가
令感客心多     나그네 마음 더욱 애달프네
方目明珠動     네모진 눈은 구슬처럼 밝고
峻蹄白玉磨     높은 발굽은 백옥을 깎은 듯
龍池飛霹靂     벼락 치며 용지에서 날아올라
天骨拓風沙     타고난 기골로 풍사를 헤치네
若固存斯馬     이런 말을 가질 수만 있다면
何須苦憶家     어찌 괴로이 고향을 생각하랴
조 지촌께 올리다(上趙芝村)
日携群子弟     날마다 여러 자제 이끌고
經籍不停披     경서를 쉬지 않고 펼치네
盡室蘭芽秀     자제들 난초처럼 빼어나고
滿傍棣蕚奇     곁엔 정겹고 뛰어난 형제들
荀家龍八侍     순가荀家의 여덟 용97) 곁을 모시고
薛宅鳳三隨     설택薛宅의 세 봉황98) 뒤를 따르네
翰院好風格     한림학사의 훌륭하신 풍격
文名天下知     그 문명은 천하가 아는 것
환선루에 다시 올라(再登喚仙樓)
地憶曾臨見     옛날에 올라와 보던 곳 그대로인데
樓憐更到留     누각 다시 오니 더욱 사랑스러워
草堤黃臥犢     푸른 제방엔 누런 송아지 누웠고
沙岸白飛(鷗)    모래언덕에는 흰 갈매기가 나네
形勝誇三島     형승은 삼도三島99)를 압도한다 자랑하고
奇觀媚十洲     기이한 경치는 십주十洲100)에 으뜸이라
人傳王子晋     사람들은 전하기를 왕자진王子晋101)
笙鶴過雲頭     학 타고 피리 불며 구름을 지난다네
오 징사徵士102)의 모정(吳徵士茅亭)
偶爾經春峽     우연히 봄날의 협곡을 지나다
仍之訪獨惺     홀로 깨어 있는103) 은자를 찾았네
落花飛雪白     낙화는 하얀 눈처럼 휘날리고
垂柳引絲靑     버드나무는 푸른 가지 드리웠네
書帙堆床案     책상 위에는 책들이 쌓여 있고
風光滿戶庭     풍광은 문과 정원에 가득하네
移文誰敢勒     뉘라서 감히 이문을 새기랴104)
長對少微星     항상 소미성少微星105)을 대하는 것을
객음客吟
憶昔在鄕國     예전 고향 생활 회상해 보니
氣酣詩興多     술기운 얼큰해 시흥도 많았네

009_0376_c_01L虛谷無人跡深林但鳥聲

009_0376_c_02L望鄕回客首叵耐未歸情

009_0376_c_03L畫馬

009_0376_c_04L
此圖誰筆跡令感客心多

009_0376_c_05L方目明珠動峻蹄白玉磨

009_0376_c_06L龍池飛霹靂天骨拓風沙

009_0376_c_07L若固存斯馬何須苦憶家

009_0376_c_08L上趙芝村

009_0376_c_09L
日携群子弟經籍不停披

009_0376_c_10L盡室蘭芽秀滿傍棣蕚奇

009_0376_c_11L荀家龍八侍薛宅鳳三隨

009_0376_c_12L翰院好風格文名天下知

009_0376_c_13L再登喚仙樓

009_0376_c_14L
地憶曾臨見樓憐更到留

009_0376_c_15L草堤黃臥犢沙岸白飛

009_0376_c_16L形勝誇三島奇觀媚十洲

009_0376_c_17L人傳王子晋笙鶴過雲頭

009_0376_c_18L吳徵士茅亭

009_0376_c_19L
偶爾經春峽仍之訪獨惺

009_0376_c_20L落花飛雪白垂柳引絲靑

009_0376_c_21L書帙堆床案風光滿戶庭

009_0376_c_22L移文誰敢勒長對少微星

009_0376_c_23L客吟

009_0376_c_24L
憶昔在鄕國氣酣詩興多

009_0377_a_01L艱難愁作客     이제는 괴로운 나그네 신세
衰疾苦憶家     늙어 병드니 고향만 그리워
鏡裏暎頭雪     거울 속 흰머리 비추어 보고
枕邊橫眼波     누워도 눈동자만 멀뚱거리네
寬懷唯白酒     마음 달래는 건 막걸리뿐
無日不須賖     날마다 마시지 않는 때 없네
박 석사에게 올리다(上朴碩士)
妙才風格老     오묘한 재주 풍격도 원숙해
文思湧華泉     문사가 샘처럼 용솟음치네
筆落雲生墨     붓 대자 먹빛 구름 일고
詩成玉滿篇     시 짓자 옥구슬 가득하네
家聲高北斗     가문의 명성 북두처럼 높고
物議動南天     여론은 남쪽 하늘 진동하네
早晏黃金榜     조만간 황금방黃金榜106)에 이름 걸리고
會登白日仙     대낮에 신선 되어 승천하리라107)
유별108)留別
晩年貧別苦     만년의 가난 괴로운 이별
躑躅肺空摧     머뭇거리며 애만 끊어지네
莫恠涙如雨     눈물도 비 오듯 흐르나니
自難心似灰     마음이 재 같기는 어렵네
若知吾獨去     나 홀로 떠날 줄 알았다면
安敢爾同來     어찌 그대와 함께 왔으리요
欲緩離愁搗     헤어지는 시름을 덜고자
且留勸客杯     잠시 머물러 술잔 권하네
가을의 회포(秋懷)
靑春辭嶺北     청춘에 고개 북쪽 떠나와
白髮臥江南     백발로 강 남쪽에 누웠네
玉宇秋風起     옥빛 하늘 가을바람 일고
金莖晩興酣     맑은 기운에 만흥 넘치네
庭梧鳴策策     뜰의 오동 우수수 울리고
簷露落毿毿     처마 이슬 뚝뚝 떨어지네
枕肘方舒膝     팔꿈치 베고 무릎을 펴니
晴窓客睡甘     맑은 창에 길손 꿈 깊네
김 봉사奉事109) 화축에 쓰다(題金奉事畫軸)
畫士今無數     오늘날 무수한 화원 중에
唯君最越班     그대의 솜씨가 가장 으뜸
溟波飜海墨     먹빛 바다에 파도가 일고
蓬島側毫山     붓끝엔 봉래산이 비껴 있네
善虎魏曹覇     호랑이 그림은 위의 조패曹覇110)
能龍梁白鸞     용의 묘사는 양나라 백란白鸞111)
妙材窮造化     묘한 재주 조화를 궁구해
天地一毛端     천지를 터럭 끝에 나투네
나그네 회포(客懷)

009_0377_a_01L艱難愁作客衰疾苦憶家

009_0377_a_02L鏡裏暎頭雪枕邊橫眼波

009_0377_a_03L寬懷唯白酒無日不須賖

009_0377_a_04L上朴碩士

009_0377_a_05L
妙才風格老文思湧華泉

009_0377_a_06L筆落雲生墨詩成玉滿篇

009_0377_a_07L家聲高北斗物議動南天

009_0377_a_08L早晏黃金榜會登白日仙

009_0377_a_09L留別

009_0377_a_10L
晩年貧別苦躑躅肺空摧

009_0377_a_11L莫恠涙如雨自難心似灰

009_0377_a_12L若知吾獨去安敢爾同來

009_0377_a_13L欲緩離愁搗且留勸客杯

009_0377_a_14L秋懷

009_0377_a_15L
靑春辭嶺北白髮臥江南

009_0377_a_16L玉宇秋風起金莖晩興酣

009_0377_a_17L庭梧鳴策策簷露落毿毿

009_0377_a_18L枕肘方舒膝晴窓客睡甘

009_0377_a_19L題金奉事畫軸

009_0377_a_20L
畫士今無數唯君最越班

009_0377_a_21L溟波飜海墨蓬島側毫山

009_0377_a_22L善虎魏曹覇能龍梁白鸞

009_0377_a_23L妙材窮造化天地一毛端

009_0377_a_24L客懷

009_0377_b_01L
流離看世態     유랑 길에 세태를 알았고
衰老覺人心     노쇠해서 인심을 깨달았네
俗賤緣來數     자주 오니 세속이 천대하고
兒頑爲愛深     사랑 깊어 아이들도 완악하다
誰憐貧別苦     누가 이별의 괴로움 가련타 하랴
自費短長吟     나 홀로 외로이 시 읊조리네
乾坤多白眼     온 세상이 백안시112)하는데
何處有知音     어느 곳에 지음이 있는고?
암자의 승려를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고(訪庵僧不見)
灑灑高僧駐     맑고 깨끗한 스님 계시는 곳
烟霞結界幽     안개 노을에 덮여 그윽하기만
危巖松倒出     높은 바위 솔은 거꾸로 걸리고
絕澗水橫流     절벽 사이로 내는 가로질러 흐르네
寶殿齋鍾靜     보전의 재종 소리는 조용하고
香林瑞靄浮     향림엔 상서로운 노을 떠 있네
適因採藤去     마침 등나무 캐러 가셨는지
未得見靑眸     정겨우신 눈동자 뵙지 못했네
선승에게 주다(贈禪僧)
靑山多結夏     푸른 산마다 하안거에 들어
紫陌少經過     오솔길에 지나는 이 적구나
擁界蒼杉括     창창한 삼나무 터를 안았고
開門翠薜蘿     문을 여니 비췻빛 벽라 덩굴
生涯淸似水     생애는 시냇물처럼 맑아서
世味薄於羅     속세의 맛은 비단보다 옅네
數夜懸燈下     밤마다 등불을 걸어 놓고서
談禪去宿痾     선 이야기로 묵은 병 없애네
낙안 현령 김정구와 석사 주경팔이 찾아왔다가 잠시 이야기하고 바로 떠나자 시를 써 이별하다(樂安倅金正龜與周碩士慶八來訪暫話即去走毫奉別)
病廢人間事     병이 들어 세상일을 그만두고
長年卧碧層     여러 해를 푸른 산에 누웠네
何來兩仙客     어디서 오셨나 두 분의 선객
俄去一時興     잠시 머무르니 절로 흥이 솟네
皂盖逢迎始     현령의 수레를 이제 맞이하니
靑襟面目曾     푸른 옷깃 옛 모습 그대로일세
虎溪三笑別     호계에서 셋이 웃고 헤어지니113)
愧負遠公僧     부끄럽게도 혜원 스님 저버렸네
석장錫杖
少來一錫杖     젊어서부터 석장 하나를
不廢手中持     항상 손에 지니고 다녔네
忿疐危輕動     화나면 가볍게 흔들까 저어했고
徑行患失歸     길을 갈 땐 잃을까 근심했네
點天天欲轉     하늘 가리키면 도는 듯했고
卓地地疑欹     땅을 치면 기우는가 싶었네

009_0377_b_01L
流離看世態衰老覺人心

009_0377_b_02L俗賤緣來數兒頑爲愛深

009_0377_b_03L誰憐貧別苦自費短長吟

009_0377_b_04L乾坤多白眼何處有知音

009_0377_b_05L訪庵僧不見

009_0377_b_06L
灑灑高僧駐烟霞結界幽

009_0377_b_07L危巖松倒出絕澗水橫流

009_0377_b_08L寶殿齋鍾靜香林瑞靄浮

009_0377_b_09L適因採藤去未得見靑眸

009_0377_b_10L贈禪僧

009_0377_b_11L
靑山多結夏紫陌少經過

009_0377_b_12L擁界蒼杉括開門翠薜蘿

009_0377_b_13L生涯淸似水世味薄於羅

009_0377_b_14L數夜懸燈下談禪去宿痾

009_0377_b_15L樂安倅金正龜與周碩士慶八來訪
009_0377_b_16L暫話即去走毫奉別

009_0377_b_17L
病廢人間事長年卧碧層

009_0377_b_18L何來兩仙客俄去一時興

009_0377_b_19L皂盖逢迎始靑襟面目曾

009_0377_b_20L虎溪三笑別愧負遠公僧

009_0377_b_21L錫杖

009_0377_b_22L
少來一錫杖不廢手中持

009_0377_b_23L忿疐危輕動徑行患失歸

009_0377_b_24L點天天欲轉卓地地疑欹

009_0377_c_01L老大歸鄕里     늙어 고향으로 돌아와서
相忘富貴時     부귀할 때 서로를 잊었네
산 누각의 여름밤(山樓夏夜)
山樓留一宿     산의 누각에서 하루를 머무니
客意十分澄     길손의 뜻 참으로 깨끗해지네
碧砌苔生滑     푸른 섬돌에 이끼가 미끄럽고
丹楹石作層     붉은 기둥 앞엔 돌층계
風軒宜解醉     바람 부는 창은 술 깨기 좋고
月榻不須燈     달빛 침상은 등불이 필요 없네
始覺人間事     이제야 비로소 인간사 느끼나니
百年半曲肱     일생의 절반은 안빈낙도의 생활114)
풍월정風月亭
洒落天人會     쇄락한 곳 천인天人115)들 모이니
風淸和月明     바람은 맑고 달빛은 밝구나
南陽諸葛舍     남양 땅 제갈공명의 집이요
西蜀子雲亭     서촉 땅 양자운揚子雲116)의 정자라
俗語閑無事     한가로워 속된 말 할 일 없고
我心向不傾     내 마음 예전부터 기울지 않네
試看槃水㝎     쟁반의 고요한 물을 바라보라
消息十分明     소식의 이치 참으로 뚜렷하네
면학勉學
學不須臾廢     학문은 잠시도 그만두면 안 되니
道因時習明     도는 때때로 익혀야 밝혀지는 것
滄溟從滴水     푸른 바다도 한 방울로 시작하고
抱木自初萌     큰 나무도 어린 싹으로 비롯되니
讀可文當訓     독서는 한 글자씩 잘 새겨 읽고
窮須理適平     이치는 고른 마음으로 궁구할 것
行之貴自勉     실천은 스스로 힘쓰는 것 귀하니
取則在囊螢     형설의 공부 본받아 노력할지어다
누각에 올라 고향을 바라보다(登樓望鄕)
作客倚高樓     나그네 신세 높은 누각 기대어
望鄕傷暮秋     고향을 보며 늦가을을 슬퍼한다
落日天猶遠     머나먼 하늘에 태양은 지는데
寒江水自流     차가운 강물은 변함없이 흐르네
風光宜可醉     풍광은 참으로 취하기 좋은데
物色返堪愁     물색은 도리어 시름에 겹구나
極目蒼茫外     저 멀리 아득한 곳을 바라보니
懷鄕忍白頭     고향 그리움에 머리만 세어지네
높은 곳 올라(登高)
日出江光散     아침 해에 물빛 흩어지고
朝霞起赤城     적성에 새벽노을이 비치네
一飡嚥玉液     옥액을 한번 들이키니
五內發金莖     맑은 기운 몸속에 이네

009_0377_c_01L老大歸鄕里相忘富貴時

009_0377_c_02L山樓夏夜

009_0377_c_03L
山樓留一宿客意十分澄

009_0377_c_04L碧砌苔生滑丹楹石作層

009_0377_c_05L風軒宜解醉月榻不須燈

009_0377_c_06L始覺人間事百年半曲肱

009_0377_c_07L風月亭

009_0377_c_08L
洒落天人會風淸和月明

009_0377_c_09L南陽諸葛舍西蜀子雲亭

009_0377_c_10L俗語閑無事我心向不傾

009_0377_c_11L試看槃水㝎消息十分明

009_0377_c_12L勉學

009_0377_c_13L
學不須臾廢道因時習明

009_0377_c_14L滄溟從滴水抱木自初萌

009_0377_c_15L讀可文當訓窮須理適平

009_0377_c_16L行之貴自勉取則在囊螢

009_0377_c_17L登樓望鄕

009_0377_c_18L
作客倚高樓望鄕傷暮秋

009_0377_c_19L落日天猶遠寒江水自流

009_0377_c_20L風光宜可醉物色返堪愁

009_0377_c_21L極目蒼茫外懷鄕忍白頭

009_0377_c_22L登高

009_0377_c_23L
日出江光散朝霞起赤城

009_0377_c_24L一飡嚥玉液五內發金莖

009_0378_a_01L欲帶冷風去     시원한 바람을 타고서
直隨白日行     해를 따라 날아오를 듯
不須騎鶴背     학을 타고 날지 않아도
却恠到天擴     괴이타 하늘에 이르다니
만사(挽)
死生何自若     생사에도 참으로 태연자약하여
歸寄但隨緣     가고 머무름에 인연을 따를 뿐
立德人間足     세상에 덕망을 넉넉히 세우고
修文地下遷     지하에선 수문랑修文郞117)이 되었네
水流元去海     시냇물은 원래 바다로 흐르고
日落不離天     해는 져도 하늘은 여의지 않아
欲識魂飜處     혼백이 가는 곳 알고 싶은가?
秋風霽月邊     가을바람 맑은 달빛 비치는 곳
채환 상인 시축에 차운하다(次彩鐶上人軸中韵)
大行本無駐     도의 운행은 본디 쉼 없어
汗漫任何之     자유로이 흐름에 맡기나니
足踏天根處     발로는 천근을 밟고
手探月窟時     손으론 월굴을 더듬네118)
豈投針芥願     어찌 침개119)의 의기투합 원할까
幸拄箭鋒奇     전봉箭鋒120)의 기특함을 바랄 뿐
最愛才交話     가장 좋은 것은 이야기 나누며
三禪問不疑     삼선의 물음에 의심 없는 것
망종일芒種日
五月當時節     계절은 오월을 맞이하니
明明佛祖儀     불조의 위의 밝게 빛나네
西家刈麥去     서쪽 집은 보리 베러 가고
輟野揷秧歸     들에선 모내고 돌아가네
陰木黃鸎囀     나무 그늘엔 꾀꼬리 울고
碧江白鷺飛     푸른 강물엔 백로가 나네
達摩言不識     달마가 모른다 말했으나121)
未免洩天機     천기누설을 면치 못했네
신영 장실에게 주다(贈信頴丈室)
早發無生信     일찍이 무생의 믿음을 내어
直投不二門     바로 불이문122)에 들어섰네
脫洒知僧貴     깨끗한 스님의 귀함 알았고
慈悲見佛尊     자비로운 부처님을 보았네
妙年風格老     묘년에도 풍격이 원숙하여
匝地物論喧     곳곳에 여론이 떠들썩했네
最喜宗家事     가장 기쁜 건 종가의 일을
當來付托存     장래에 부탁하여 보전한 것
오언율시 변체五言律詩變體

009_0378_a_01L欲帶冷風去直隨白日行

009_0378_a_02L不須騎鶴背却恠到天庭

009_0378_a_03L

009_0378_a_04L
死生何自若歸寄但隨緣

009_0378_a_05L立德人間足修文地下遷

009_0378_a_06L水流元去海日落不離天

009_0378_a_07L欲識魂飜處秋風霽月邊

009_0378_a_08L次彩鐶上人軸中韵

009_0378_a_09L
大行本無駐汗漫任何之

009_0378_a_10L足踏天根處手探月窟時

009_0378_a_11L豈投針芥願幸拄箭鋒奇

009_0378_a_12L最愛才交話三禪問不疑

009_0378_a_13L芒種日

009_0378_a_14L
五月當時節明明佛祖儀

009_0378_a_15L西家刈麥去東野揷秧歸

009_0378_a_16L陰木黃鸎囀碧江白鷺飛

009_0378_a_17L達摩言不識未免洩天機

009_0378_a_18L贈信頴丈室

009_0378_a_19L
早發無生信直投不二門

009_0378_a_20L脫洒知僧貴慈悲見佛尊

009_0378_a_21L妙年風格老匝地物論喧

009_0378_a_22L最喜宗家事當來付托存

009_0378_a_23L

009_0378_a_24L五言律詩變體

009_0378_b_01L
강가의 정자(江亭)
湖天雨初歇     호수의 비 이제 막 그치니
晴景媚春眸     봄의 맑은 풍광 눈에 예쁘네
大醉江山興     강산의 흥에 크게 취해서
恣成爛熳游     마음껏 흐드러지게 노니네
野色呑靑鳥     들 빛은 푸른 새를 삼키고
江光射白鷗     강 빛은 흰 갈매기 비치네
却嗟形勝地     애석타 이처럼 아름다운 곳
落日半竿浮     해가 어느덧 지려고 하는구나
석곡촌에서 자다(宿石谷村)
隻身飛短錫     홀로 짧은 석장을 지니고서
一夜宿殘㽵     하룻밤 쇠잔한 장원에 머무네
風入松梢細     바람은 솔가지에 가늘게 불고
月隨屋角方     달은 지붕 모퉁이를 지나네
對燭驚華髮     촛불 대하니 흰머리 놀랍고
逢秋慞故鄕     가을이라 고향 생각 간절하네
覊懷寫新律     시로 나그네 회포 펴고자 하나
悽愴不成章     시름으로 글을 이루지 못하네
이 상사의 시에 차운하다(次李上舍韵)
上舍平生友     이 상사는 평생의 벗이라
新詩每慰思     시 지어 늘 그리움 달래네
開緘看玉筯     편지 열자 옥저玉筯123) 보이고
落筆滿烏絲     붓 끝엔 오사烏絲124)가 가득하네
物論歸吐鳳     여론은 토봉吐鳳125)을 허여하였고
文柄夢呑龜     문병은 꿈에 거북이를 삼켰네126)
欲和瓊琚句     아름다운 시구 화답하려니
推敲愧管窺     하찮은 솜씨 퇴고가 부끄럽네
박 석사에게 부치다(寄朴碩士)
湖海山重阻     호수와 바다에 산이 중첩한 곳
招提地一隅     땅 한 모퉁이에 초제招提127) 놓였네
紫薇飢可採     배고플 땐 붉은 고사리 캐고
碧澗渴堪㪺     목마르면 푸른 시냇물 마시네
世皆嫌事佛     세상은 다 부처 섬기길 꺼리고
吾獨好從儒     나 홀로 공자의 학문 따르네
擲去燕人石     연나라의 돌128)을 던져 버리고
釣來魏國珠     위나라의 보배 구슬129) 건지리라
낮 꿈을 꾸고 나서(晝夢後吟)
隱几詩心倦     책상 기대니 시심도 권태로워
吟魂到黑甜     시인의 혼은 깊은 잠에 빠졌네
蓬瀛飛䕽杖     신선 세계를 지팡이로 날아가니
鳳鶴捲緗簾     봉과 학이 비단 주렴 걷어 주네
臨風搜細律     바람을 쐬며 섬세한 시율 찾고
對月索奇粘     달빛 받으며 좋은 대구 찾네

009_0378_b_01L江亭

009_0378_b_02L
湖天雨初歇晴景媚春眸

009_0378_b_03L大醉江山興恣成爛熳游

009_0378_b_04L野色呑靑鳥江光射白

009_0378_b_05L却嗟形勝地落日半竿浮

009_0378_b_06L宿石谷村

009_0378_b_07L
隻身飛短錫一夜宿殘㽵

009_0378_b_08L風入松梢細月隨屋角方

009_0378_b_09L對燭驚華髮逢秋憶故鄕

009_0378_b_10L覊懷寫新律悽愴不成章

009_0378_b_11L次李上舍韵

009_0378_b_12L
上舍平生友新詩每慰思

009_0378_b_13L開緘看玉筯落筆滿烏絲

009_0378_b_14L物論歸吐鳳文柄夢呑龜

009_0378_b_15L欲和瓊琚句推敲愧管窺

009_0378_b_16L寄朴碩士

009_0378_b_17L
湖海山重阻招提地一隅

009_0378_b_18L紫薇飢可採碧澗渴堪㪺

009_0378_b_19L世皆嫌事佛吾獨好從儒

009_0378_b_20L擲去燕人石釣來魏國珠

009_0378_b_21L晝夢後吟

009_0378_b_22L
隱几詩心倦吟魂到黑甜

009_0378_b_23L蓬瀛飛䕽杖鳳鶴捲緗簾

009_0378_b_24L臨風搜細律對月索奇粘

009_0378_c_01L俄散莊周蝶     이윽고 장주의 나비 깨어나니
咸池日欲潜     함지咸池130)에 해가 잠기려고 하네
제자에게 보이다(示門生)
遊當邪避路     노닐 땐 사특한 길 피하고
居必正爲隣     거처할 땐 바른 이 이웃해야
萬里從初步     먼 길도 첫 걸음부터 시작하고
高山起一塵     높은 산도 티끌 모아 되는 법
內養持眞靜     참되고 고요하게 마음 지니고
外行率義仁     바깥의 행동은 인의를 따르라
欲修君子道     군자의 도리를 닦고자 한다면
縉此勉加新     이를 명심하여 새롭게 힘쓰라
마음 씀(用心)
吉凶在乎動     길흉은 행실에 있으니
故必察機微     반드시 기미를 살피라
氣不强南北     기는 남북을 강요 말고
口須杜是非     입은 시비를 막을지니라
老戒多言失     노자는 다언 경계했고131)
孔稱欲訥宜     공자는 어눌 가르쳤네132)
用心盤水定     마음은 쟁반의 물처럼
定後勿初欹     안정되면 기울어지게 하지 말라
학인에게 보이다(示學人)
元聖硏幾極     성인은 기미를 극진히 연구하여
出言乃作經     말씀하면 떳떳한 도리가 되었다
天心何洒落     마음은 하늘같이 맑고 깨끗하며
地德甚叮嚀     덕은 땅처럼 참으로 정성스럽다
乾坤先後事     전후로 펼친 일은 천지같이 넓고
日月古今情     마음은 고금에 일월처럼 빛난다
赫赫千齡下     천 년 후에도 혁혁하게 비추시니
緃橫指掌明     진리가 종횡으로 밝게 드러난다
마음의 벗(心友)
平生一心友     평생의 마음 벗 하나
相與出塵寰     함께 속세를 벗어나
脫洒是非外     시비를 벗어던지고
逍遙天地間     천지간에 소요했네
水水何他水     물은 그대로 물이니
山山即我山     산도 내 마음 밖이랴
不曾離日用     일상을 여의지 않으나
頗恠覔還難     찾으면 도리어 어렵네
풍월암風月庵
廓落虛無裏     텅 비어 확연히 트인 곳
誰開屋數楹     누가 몇 칸 집을 열었나?
月當窓底白     달은 창문에 밝게 비치고
風動枕根淸     바람은 베개에 맑게 부네

009_0378_c_01L俄散莊周蝶咸池日欲潜

009_0378_c_02L示門生

009_0378_c_03L
遊當邪避路居必正爲隣

009_0378_c_04L萬里從初步高山起一塵

009_0378_c_05L內養持眞靜外行率義仁

009_0378_c_06L欲修君子道縉此勉加新

009_0378_c_07L用心

009_0378_c_08L
吉凶在乎動故必察機微

009_0378_c_09L氣不强南北口須杜是非

009_0378_c_10L老戒多言失孔稱欲訥宜

009_0378_c_11L用心盤水定定後勿初欹

009_0378_c_12L示學人

009_0378_c_13L
元聖硏幾極出言乃作經

009_0378_c_14L天心何洒落地德甚叮嚀

009_0378_c_15L乾坤先後事日月古今情

009_0378_c_16L赫赫千齡下縱橫指掌明

009_0378_c_17L心友

009_0378_c_18L
平生一心友相與出塵寰

009_0378_c_19L脫洒是非外逍遙天地間

009_0378_c_20L水水何他水山山即我山

009_0378_c_21L不曾離日用頗恠覔還難

009_0378_c_22L風月庵

009_0378_c_23L
廓落虛無裏誰開屋數楹

009_0378_c_24L月當窓底白風動枕根淸

009_0379_a_01L乾坤都豁闢     천지가 모두 활짝 열리니
世界本淸平     세계가 본래 청평하구나
却恠人間事     괴이하다 인간 세상의 일
翻翻幾局更     얼마나 번복을 겪었는고?
계암에서 고산 수령에게 올리다(溪庵上高山倅)
見說仙輿至     신선의 수레 이르렀다 하기에
雲中忽破眠     구름 속의 꿈결에서 깨어났네
才華驚蜀錦     재주는 촉나라 비단에 놀라고133)
聲價動吳錢     성가는 오나라 돈을 움직이네134)
道存傾盖後     도는 경개傾盖 후에 목격했으나135)
心托皷琴前     마음은 고금皷琴 전에 의탁했네136)
他日相思夢     훗날 서로 그리워하는 꿈에서
應懸五尺天     오 척의 하늘137) 멀리 연연해하리
은선암_2수(隱仙庵二首)
[1]
淨居尋特地     청정한 거처를 찾았더니
果見隱仙眞     과연 숨은 신선을 만났네
高閣凌王嶺     높은 누각은 왕령에 있고
長江俯孟津     긴 강은 맹진 굽어보네
老大身何會     늙으며 무엇을 깨달았나
淹留意自新     머무르매 뜻이 새로워라
洛迦山上面     낙가산 위에서 은거하니
朝暮若堪親     조석으로 친애할 만하네

[2]
背若無人境     뒤쪽은 사람의 자취도 없어
淸虛不住天     청허하고 막힘없는 하늘뿐
象王垂鼻伏     상왕象王138)은 코를 드리운 채 눕고
獅子仰頭旋     사자는 머리 들고 배회하네
水帶龍腰曲     시내는 용이 꿈틀거리는 듯
山屏鳳起翩     산들은 봉황이 나래 편 듯
尋眞成掛塔     참 세계 찾아 괘탑掛塔139)하니
瀟洒可安禪     소쇄한 곳 참선하기 좋아라
칠언율시 근체七言律詩近體
영호루暎湖樓
登樓快若躡扶搖   누각 오르자 바람을 탄 듯 상쾌하고
捲箔憑危發興新   발 걷고 높은 곳 기대니 흥이 새롭네
野色蒼茫晴入戶   창망한 들판은 맑게 문으로 들어오고
江光虛暎晩連霄   허공 같은 물빛은 저녁 하늘과 하나
蘆邊鴗步窺魚濶   갈대 가의 물총새는 물고기를 엿보고
柳上鸎歌得葉驕   버드나무 잎사귀엔 꾀꼬리 지저귀네
題罷一詩還欲去   시 한 수 쓰고 나서 떠나려 하는데
風驅漁舶夕陽潮   석양의 조수에 바람이 고깃배를 모네

009_0379_a_01L乾坤都豁闢世界本淸平

009_0379_a_02L却恠人間事翻翻幾局更

009_0379_a_03L溪庵上高山倅

009_0379_a_04L
見說仙輿至雲中忽破眠

009_0379_a_05L才華驚蜀錦聲價動吳錢

009_0379_a_06L道存傾盖後心托皷琴前

009_0379_a_07L他日相思夢應懸五尺天

009_0379_a_08L隱仙庵二首

009_0379_a_09L
淨居尋特地果見隱仙眞

009_0379_a_10L高閣凌王嶺長江俯孟津

009_0379_a_11L老大身何得淹留意自新

009_0379_a_12L洛迦山上面朝暮若堪親

009_0379_a_13L其二近體

009_0379_a_14L
背若無人境淸虛不住天

009_0379_a_15L象王垂鼻伏獅子仰頭旋

009_0379_a_16L水帶龍腰曲山屏鳳趐翩

009_0379_a_17L尋眞成掛塔瀟洒可安禪

009_0379_a_18L

009_0379_a_19L七言律詩近體

009_0379_a_20L暎湖樓

009_0379_a_21L
登樓快若躡扶搖捲箔憑危發興新

009_0379_a_22L野色蒼茫晴入戶江光虛暎晩連霄

009_0379_a_23L蘆邊鴗步窺魚濶柳上鸎歌得葉驕

009_0379_a_24L題罷一詩還欲去風驅漁舶夕陽潮

009_0379_b_01L
정토암淨土庵
來訪仙山登寶界   신선의 산을 찾아 청정 세계에 오르고
夜憑晴榻洗塵懷   밤에 선탑 기대어 티끌 마음 씻네
風泉警寢聲喧枕   바람결 샘물 소리는 잠을 깨우고
月竹嫌埃影掃階   달빛에 비친 대 그림자 티끌 싫어 섬돌을 쓰네
仰對佛尊天下獨   우러러 천하에 높으신 부처님 뵙고
傍看禪誦榻邊皆   선시 읊으며 선탑 주위를 둘러보네
名區歷踏曾無數   명승지를 수도 없이 두루 다녔지만
幻出香城莫此佳   아름다운 향성이 이만한 곳 없구나
백운암白雲庵
遠討高庵仍駐錫   멀리 높은 암자를 찾아 주석하니
洒然風物愜閑情   깨끗한 풍경이 한가한 정에 맞네
秋深最愛霜楓艶   깊은 가을 서리 맞은 단풍 곱고
夜靜偏憐霽月明   고요한 밤 맑은 달빛 아름다워라
窓外嫩斜階竹影   창밖 섬돌엔 여린 대 그림자 비끼고
枕邊淸落石溪聲   침상엔 맑은 시내 소리 들려오네
從今便得安身地   이제 이 몸이 안주할 곳 얻었으니
不下雲岑老此生   구름 산을 내려가지 않고 늙으리라
반룡사 대양루盤龍寺大陽樓
獨上危樓看物色   홀로 높은 누각 올라 물색을 보니
塵襟便覺十分澄   마음의 티끌이 깨끗이 사라지네
門前雪浪銀千片   문 앞엔 은빛 물결 일렁이고
檻外雲山玉萬層   난간 밖 운산은 층층이 옥빛이네
六月風淸何必箑   한여름에도 맑은 바람 부채 필요 없고
三更月白不須燈   삼경에도 달이 밝아 등불 켜질 않네
數聲踈磬來何處   어디선가 간간이 들리는 경쇠 소리
知是香堂禮佛僧   향당의 예불하는 스님이 치는 듯
가을밤 나그네 회포(秋夜客懷)
枕邊寒落塞鴻聲   침상에 들리는 변방 기러기 찬 소리에
孤客天涯意忽驚   하늘가 외로운 길손의 뜻 문득 놀라네
失脚幾摧男子膽   갈 길 잃어 얼마나 대장부 마음 꺾였나
飜身難作聖人氓   몸 돌이켜 성인의 백성 되기도 어렵네
秋牕月白思無極   가을 창 밝은 달빛에 생각은 그지없고
夜榻風淸夢不成   밤 침상 맑은 바람에 꿈을 못 이루네
起向燈前誰與話   등불을 마주하나 누구와 이야기할까
自憐凡百左平生   평생의 뜻이 모두 어긋나 가련하기만
상사 이구징에게 부치다(寄李上舍龜徵)
夫子自從童子日   선생께선 일찍이 어렸을 때부터
儒林已振老成名   유림에서 노성하다는 명성 떨쳤네
百家書閱三冬罷   겨우내 백가의 책 독파하고
五彩毫揮四座驚   오색 붓 휘두르니 모두 놀랐네
栗里煙霞專一壑   율리의 골짜기 연하煙霞 독점하고140)
杏壇風月領雙淸   행단의 바람과 달을 거느렸네141)

009_0379_b_01L淨土庵

009_0379_b_02L
來訪仙山登寶界夜憑晴榻洗塵懷

009_0379_b_03L風泉警寢聲喧枕月竹嫌埃影掃階

009_0379_b_04L仰對佛尊天下獨傍看禪誦榻邊皆

009_0379_b_05L名區歷踏曾無數幻出香城莫此佳

009_0379_b_06L白雲庵

009_0379_b_07L
遠討高庵仍駐錫洒然風物愜閑情

009_0379_b_08L秋深最愛霜楓艶夜靜偏憐霽月明

009_0379_b_09L窓外嫩斜階竹影枕邊淸落石溪聲

009_0379_b_10L從今便得安身地不下雲岑老此生

009_0379_b_11L盤龍寺大陽樓

009_0379_b_12L
獨上危樓看物色塵襟便覺十分澄

009_0379_b_13L門前雪浪銀千片檻外雲山玉萬層

009_0379_b_14L六月風淸何必箑三更月白不須燈

009_0379_b_15L數聲踈磬來何處知是香堂禮佛僧

009_0379_b_16L秋夜客懷

009_0379_b_17L
枕邊寒落塞鴻聲孤客天涯意忽驚

009_0379_b_18L失脚幾摧男子膽飜身難作聖人氓

009_0379_b_19L秋牕月白思無極夜榻風淸夢不成

009_0379_b_20L起向燈前誰與話自憐凡百左平生

009_0379_b_21L寄李上舍龜徵

009_0379_b_22L
夫子自從童子日儒林已振老成名

009_0379_b_23L百家書閱三冬罷五彩毫揮四座驚

009_0379_b_24L栗里煙霞專一壑杏壇風月領雙淸

009_0379_c_01L相思咫尺幽期阻   가까이에서도 만남을 못 이루니
恨負廬山結社情   여산의 결사 저버려 부끄럽네142)
부 차운(附次韵)
造物相憎長臥病   조물주 미움으로 늘 와병하니
自嫌浮世壯元名   속세 장원의 명성 부끄럽네
箇中寒雨關心苦   차가운 빗속에 마음 괴로운데
意外新詩寓目驚   뜻밖의 새 시에 눈이 뜨이네
休徹同工千古唱   혜휴, 영철같이 천고의 노래라
江山助得十分淸   강산을 더욱 맑게 하는구나
擬將明日登高處   내일이면 한번 높은 곳 올라
酒後朗吟一快情   취한 후 낭송하여 정을 풀리라
오 징사의 별장(吳徵士別墅)
淸江白石林亭古   맑은 강 흰 바위 숲 속의 옛 정자
晩夏奇觀又十分   늦여름이면 더욱더 빼어난 경치
鸎作金梭穿柳線   꾀꼬리 금빛 북같이 버들을 뚫고
魚爲玉尺度波紋   물고기는 옥자처럼 물결 건너네
搖風竹韵鳴如雨   바람에 흔들리는 대는 빗소리요
落地梧陰點似雲   땅에 드리운 오동 그림자는 구름인 듯
占得丘園煙景好   구원의 아름다운 풍광 독차지하고
逸遊忘却▣繽紛   즐겁게 놀며 세상 어지러움 잊었네
병든 후에 옛 산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며(病餘思歸故山)
男子事違方寸地   남아의 사업 이 마음과 맞지 않아
滿衣塵土愴前緣   옷 가득한 티끌에 옛 인연 슬프기만
靑春道業期炊玉   청춘의 도업 부귀를 기약하였건만
白髮文章不直錢   늘그막 문장은 한 푼 값어치도 없네
客裏自憐身萬里   만 리 먼 곳 나그네 신세 가련타
病中誰護臥三年   병이 든 지 삼 년 누가 보살펴 주나
殘生不是功名骨   남은 인생 공명을 이룰 길 없으니
歸保餘年故洞天   옛 골짜기 돌아가 여생을 보내리라
명재明宰143) 유백승께 바치다(奉寄柳明宰白乘)
白雲路隔靑雲路   흰 구름 이곳 청운의 길 멀리 떨어져
梅盡東風信使稀   봄바람에 매화 지는데 소식 드물구나
石澗潺湲㳂柳岸   시내는 버들 언덕 따라 잔잔히 흐르고
草堂寥落掩柴扉   사립문 닫힌 초당은 쓸쓸하기만 하네
心髓鳧舃身猶滯   마음은 철새 따라가는데 몸은 이곳
夢到龍門覺却非   꿈엔 용문에 갔는데 깨어 보니 아닐세144)
欲向溪南長悵望   시내 남쪽으로 가서 슬프게 바라보니
亂峯迢遞帶斜楎   멀리 어지러운 산에 석양빛만 비치네
부 차운附次韵
羨君早謝人間路   부럽다! 그대 일찍 인간을 벗어나서
結社幽壇出洞稀   그윽한 결사로 골짜기 나섬 드무네
海鶴巢空靑樹岸   해안 푸른 나무에 학의 둥지 비었고
山禽啼斷白雲扉   흰 구름 사립문에 산새도 조용하네
題詩却慰塵蹤滯   시를 지어 세상에 매인 몸 위로하고
護法專銷俗慮非   불법 지켜 속세의 그른 생각 없애네

009_0379_c_01L相思咫尺幽期阻恨負廬山結社情

009_0379_c_02L附次韵

009_0379_c_03L
造物相憎長臥病自嫌浮世壯元名

009_0379_c_04L箇中寒雨關心苦意外新詩寓目驚

009_0379_c_05L休徹同工千古唱江山助得十分淸

009_0379_c_06L擬將明日登高處酒後朗吟一快情

009_0379_c_07L吳徵士別墅

009_0379_c_08L
淸江白石林亭古晩夏奇觀又十分

009_0379_c_09L鸎作金梭穿柳線魚爲玉尺度波紋

009_0379_c_10L搖風竹韵鳴如雨落地梧陰點似雲

009_0379_c_11L占得丘園煙景好逸遊忘却▣繽紛

009_0379_c_12L病餘思歸故山

009_0379_c_13L
男子事違方寸地滿衣塵土愴前緣

009_0379_c_14L靑春道業期炊玉白髮文章不直錢

009_0379_c_15L客裏自憐身萬里病中誰護臥三年

009_0379_c_16L殘生不是功名骨歸保餘年故洞天

009_0379_c_17L奉寄柳明宰白乘

009_0379_c_18L
白雲路隔靑雲路梅盡東風信使稀

009_0379_c_19L石澗潺湲㳂柳岸草堂寥落掩柴扉

009_0379_c_20L心隨鳬舃身猶滯夢到龍門覺却非

009_0379_c_21L欲向溪南長悵望亂峯迢遞帶斜暉

009_0379_c_22L附次韵

009_0379_c_23L
羨君早謝人間路結社幽壇出洞稀

009_0379_c_24L海鶴巢空靑樹岸山禽啼斷白雲扉

009_0379_c_25L題詩却慰塵蹤滯護法專銷俗慮非

009_0380_a_01L獨對歸僧勞悵望   돌아가는 스님 홀로 슬피 바라보니
不知林末下斜暉   어느덧 숲 끝으로 석양빛이 비치네
세심정洗心亭
偶仍霏吹上高樓   빗속에 우연히 높은 누각 오르니
物色爭奇效筆頭   기이한 물색이 붓 끝에 드러나네
紅樹驚飜靑嶂夕   붉은 잎은 저녁 청산에 휘날리고
白鷗飛割碧江秋   백구는 가을의 푸른 강물 가르네
勝觀若到三巴峽   빼어난 경치는 삼파三巴145)의 협곡이요
逸興如登九曲舟   넘치는 흥은 구곡의 배에 오른 듯
此去蓬山知幾許   여기에서 봉래산은 얼마나 되나
怳聞笙鶴過滄洲   창주 지나는 신선의 피리 소리 들리네
산촌에서 자다(宿山村)
朔吹掀林凍壑泉   북풍이 숲을 흔들고 골짜기 샘 어는데
峽村籬落鎖寒煙   산골 마을 울타리는 찬 안개에 덮였네
幾年漂泊風塵裡   몇 년이나 풍진 세상을 유랑하였는가!
此夕淹留雨雪邊   눈 내리는 오늘 밤 이곳에 머물렀네
數挽短衣難掩膝   짧은 옷 자주 당기나 무릎도 못 덮어
苦吟長夜未成眠   긴 밤 잠 못 이루고 괴로이 신음하네
終霄臥起波羅甚   밤 지새우고 일어나니 추위 심하여(波羅)146)
暎燭鬚氷滿鬂懸   촛불에 비친 수염엔 고드름만 가득하네
급우急雨
杓建鶉咮節欲分   북두칠성 순주鶉咮147) 향해 춘분이 오는데
風雷迭作動乾坤   바람과 우레 번갈아 천지를 진동하네
驟雲潑墨靑山暗   급한 구름 먹물 뿌린 듯 청산이 어둡고
急雨傾盆白日昏   폭우는 동이로 부은 듯 대낮이 캄캄하네
蹴岸怒波龍壯鬪   언덕 때리는 세찬 파도는 용이 싸우는 듯
製簷飛電火輕飜   처마를 둘러싼 번개는 불꽃이 번뜩이네
東天却恐銀河決   동쪽 하늘에 은하수가 터진 것 같으니
念我王田默斷魂   백성들의 경작지 걱정에 애가 끊기는 듯하네
정자 윤주상이 복과復科148)하여 조정에 돌아가는 길에 바치다(奉寄尹正字周相復科歸朝)
復擧歸朝不愛誰   다시 조정에 돌아가 모두 기뻐하니
丈夫行樂莫如斯   대장부의 즐거움 이만한 것 없네
聲高北斗人皆仰   북두성 높은 명성 사람들 우러르고
價重南金世共推   황금보다 무거운 값 세상이 높이네
聖代即今收地望   이제 태평시대에 현인을 거두시니
賢才從古待天時   어진 인재 예로부터 때를 기다리는 법
如儂臥病無由徃   나는 와병한 채 가서 뵙지 못하니
强把荒詞替拜辭   애써 거친 시로 이별을 대신하네
부 차운附次韵
邇來韵釋問爲誰   요즈음 시승은 누구를 손꼽나
不道吾師乃在斯   스님이 계신 줄 생각지 못했네
妙藝堪將懷素比   오묘한 기예 회소懷素 상인149) 견주고
風流䤸獨遠公推   풍류는 혜원 스님처럼 으뜸이라

009_0380_a_01L獨對歸僧勞悵望不知林末下斜暉

009_0380_a_02L洗心亭

009_0380_a_03L
偶仍霏吹上高樓物色爭奇效筆頭

009_0380_a_04L紅樹驚飜靑嶂夕飛割碧江秋
009_0380_a_05L勝觀若到三巴峽逸興如登九曲舟

009_0380_a_06L此去蓬山知幾許怳聞笙鶴過滄洲

009_0380_a_07L宿山村

009_0380_a_08L
朔吹掀林凍壑泉峽村籬落鎖寒煙

009_0380_a_09L幾年漂泊風塵裡此夕淹留雨雪邊

009_0380_a_10L數挽短衣難掩膝苦吟長夜未成眠

009_0380_a_11L終霄臥起波羅甚暎燭鬚氷滿鬂懸

009_0380_a_12L急雨

009_0380_a_13L
杓建鶉咮節欲分風雷迭作動乾坤

009_0380_a_14L驟雲潑墨靑山暗急雨傾盆白日昏

009_0380_a_15L蹴岸怒波龍壯鬪製簷飛電火輕飜

009_0380_a_16L東天却恐銀河決念我王田默斷魂

009_0380_a_17L奉寄尹正字周相復科歸朝

009_0380_a_18L
復擧歸朝不愛誰丈夫行樂莫如斯

009_0380_a_19L聲高北斗人皆仰價重南金世共推

009_0380_a_20L聖代即今收地望賢才從古待天時

009_0380_a_21L如儂臥病無由徃强把荒詞替拜辭

009_0380_a_22L附次韵

009_0380_a_23L
邇來韵釋問爲誰不道吾師乃在斯

009_0380_a_24L妙藝堪將懷素比風流奚獨遠公推

009_0380_b_01L靑林坐定雲歸夕   구름 걷힌 저녁 숲에 좌정하고
碧澗行吟葉落時   낙엽 지는 시냇가에서 시를 읊네
自笑踈慵猶俗狀   우습다 여전히 속된 모습 거칠어
欲酬仙韻愧無辭   신선의 시에 화답할 길 없어라
장 거사의 초당에서 머물러 읊다(張居士草堂留吟)
嗟吾杖錫何來此   지팡이 따라 어찌 여기까지 왔나
碧樹秋風已飄然   어느덧 추풍에 나뭇잎이 휘날리네
深院雨荒階上草   깊은 뜰 비에 섬돌의 풀 황량하고
小池霜倒水中蓮   작은 연못 서리에 연잎 드리웠네
飄零叵耐楊渾肘   떠도는 삶 못 견뎌 병만 생기고
愁苦難堪雪滿顚   시름으로 머리는 온통 눈빛일세
孤榻夜廻寒不寐   침상의 밤 추위로 잠 못 이루는데
懸簷素月向人圓   처마의 하얀 달만 둥글게 비치네
박 석사의 강가 정자에서(朴碩士江亭)
結搆新亭第一區   명승지에 새 정자를 엮어서
重陽時節厠名儒   중양절을 명유와 함께하네
山風暗送煙霞氣   산바람은 안개 노을 보내오고
江雨眞成水墨圖   비 오는 강은 수묵화 되었네
豪興轉隨詩興發   호방한 흥은 시흥 따라 일고
主酣添與客酣俱   주인은 손님과 어울려 취하네
臨分更指重來約   헤어질 때 다시 올 기약하니
桃李花開月滿湖   복사꽃 핀 호수에 달빛 가득
수도암修道庵
蘭若逈臨飛鳥上   멀리 나는 새 위로 놓인 난야
巋然樑棟自新羅   우뚝 솟은 동량은 신라 때부터
倒聽脚底雷霆鬪   발아래엔 우렛소리 들리고
回顧頭邊日月過   돌아보면 가까이 일월이 지나네
古塔亭亭層百尺   옛 탑은 층층이 높이 솟았고
禪宮噲噲會三多   선원은 트여 삼다三多150)가 모였네
元來絕景詩難狀   절경은 시로 표현키 어려우니
八斗文章不奈何   팔두八斗151) 문장도 어쩔 수 없으리
석탄암石灘庵
特䜕金沙作勝遊   아름다운 금사 세계에 노닐고
乾坤揮斥放吟眸   천지를 두루 보며 소요하네
俯看滄海拗堂覆   아래로 창해가 작게 보이고
仰見靑天咫尺浮   위론 푸른 하늘이 지척이네
絕壁臺邊層古塔   절벽 누대 가엔 층층 옛 탑
飛泉落處汲淸流   떨어지는 맑은 샘물 긷네
祗林景物難收盡   기림의 경물 다 담기 어려워
歸路遲遲興更悠   귀로는 더디고 흥은 한없네
산당의 새벽에 읊다(山堂曉吟)
五更風籟夢初驚   오경의 바람 소리에 꿈에서 깨어나니
背壁殘燈猶滅明   벽을 등진 잔등만 여전히 깜박이네

009_0380_b_01L靑林坐定雲歸夕碧澗行吟葉落時

009_0380_b_02L自笑踈慵猶俗狀欲酬仙韻愧無辭

009_0380_b_03L張居士草堂留吟

009_0380_b_04L
嗟吾杖錫何來此碧樹秋風已飄然

009_0380_b_05L深院雨荒階上草小池霜倒水中蓮

009_0380_b_06L飄零叵耐楊渾肘愁苦難堪雪滿顚

009_0380_b_07L孤榻夜廻寒不寐懸簷素月向人圓

009_0380_b_08L朴碩士江亭

009_0380_b_09L
結搆新亭第一區重陽時節厠名儒

009_0380_b_10L山風暗送煙霞氣江雨眞成水墨圖

009_0380_b_11L豪興轉隨詩興發主酣添與客酣俱

009_0380_b_12L臨分更指重來約桃李花開月滿湖

009_0380_b_13L修道庵

009_0380_b_14L
蘭若逈臨飛鳥上巋然樑棟自新羅

009_0380_b_15L倒聽脚底雷霆鬪回顧頭邊日月過

009_0380_b_16L古塔亭亭層百尺禪宮噲噲會三多

009_0380_b_17L元來絕景詩難狀八斗文章不奈何

009_0380_b_18L石灘庵

009_0380_b_19L
特䜕金沙作勝遊乾坤揮斥放吟眸

009_0380_b_20L俯看滄海拗堂覆仰見靑天咫尺浮

009_0380_b_21L絕壁臺邊層古塔飛泉落處汲淸流

009_0380_b_22L祗林景物難收盡歸路遲遲興更悠

009_0380_b_23L山堂曉吟

009_0380_b_24L
五更風籟夢初驚背壁殘燈猶滅明

009_0380_c_01L落枕踈鍾敲曙響   침상으로 간간이 새벽종 소리 들려오고
滿庭徹雨洒秋聲   비 개자 뜰 가득 맑은 가을 소리
誰知竹榻神偏爽   죽탑에 앉으니 정신 더욱 상쾌하고
便覺蘿牎睡自輕   청라 늘어진 창가에 꿈도 가벼워라
仍起捲簾看曉色   일어나 주렴 걷고 새벽빛 바라보니
即今雲散碧空淸   구름 흩어지고 하늘은 맑고 푸르네
지적암智積庵
庵在攅峯千萬重   암자는 첩첩 봉우리 사이에 있어
到來淸興自無窮   이르러 보니 맑은 흥취 그지없네
溪噴玉屑水知石   시냇물 바위 부딪혀 옥가루 뿜고
空亂濤聲松覺風   허공의 파도 소리는 솔바람 소리
庭厭客塵迎雨洒   뜰은 속객의 티끌 싫어 비로 씻고
洞慳仙景繞雲封   골짜기는 선경 아껴 구름 덮었네
祗林寂寂門長閉   항상 문 닫힌 적적한 기림에서
留與高僧話正宗   고승과 함께 불법을 이야기하네
찰방 김순형의 별장에서 부르는 운에 차하다(金察訪舜衡別墅次呼韵)
秋風飛錫訪仙廬   가을바람에 석장으로 신선 집 찾으니
物色依然粟里如   경치는 옛날 그대로 율리와 같구나
宗炳若非招慧遠   종병宗炳152)이 혜원을 부르지 않았다면
太顚那得拜昌黎   태전太顚153)이 어찌 창려昌黎154)를 만났으랴
門前絕澗銀環地   문 앞에는 은빛 시냇물이 둘러 있고
檻外奇峯玉揷虛   난간 밖엔 옥빛 산이 허공에 솟았네
落日興酣忘去路   해가 져도 흥에 겨워 갈 길 잊으니
庵空應被鶴嗔余   아마도 빈 암자의 학이 나를 탓하리
조 석사에게 부치다(寄趙碩士)
高才聞道遂靑年   높은 재주 청년 시절에 도를 들어
多士承風願執鞭   많은 선비 가르침 받들어 따르네
不啻詞章爭蜀錦   시문은 아름다운 비단을 다투고
又令毫價踴吳錢   글씨는 값어치를 치솟게 하누나
若非降自金門吏   금문에서 내려온 관리가 아니라면
政是來從玉府仙   정히 옥부로부터 온 신선이리라
安得虎溪三笑破   어찌하면 호계의 삼소 터뜨릴꼬
謾將詩句寄人傳   괜히 시구만 기탁하여 전하노라
쾌심정에서 달밤에 입으로 부르다(快心亭月夜口號)
危亭新結綠江濵   푸른 강가에 높은 정자 새로 엮으니
華額分明揭照人   화려한 편액이 밝게 사람을 비추네
奇賞即今春去後   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빼어난 경치
淸光依舊夜來新   맑은 빛은 의구히 밤에도 새로워라
靑山讓海遙擡首   청산은 바다 저 멀리서 머리를 들고
白月嫌雲獨走輪   하얀 달은 구름을 벗고 홀로 흐르네
酒盡客歸星斗落   술 다하고 손도 돌아가 별빛 지는데
碧天空豁欲初晨   공활한 푸른 하늘에 새벽이 오려 하네
나그네 마음(旅懷)

009_0380_c_01L落枕踈鍾敲曙響滿庭徹雨洒秋聲

009_0380_c_02L誰知竹榻神偏爽便覺籮牎睡自輕

009_0380_c_03L仍起捲簾看曉色即今雲散碧空淸

009_0380_c_04L智積庵羅蘿

009_0380_c_05L
庵在攅峯千萬重到來淸興自無窮

009_0380_c_06L溪噴玉屑水知石空亂濤聲松覺風

009_0380_c_07L庭厭客塵迎雨洒洞慳仙景繞雲封

009_0380_c_08L祗林寂寂門長閉留與高僧話正宗

009_0380_c_09L金察訪舜衡別墅次呼韵

009_0380_c_10L
秋風飛錫訪仙廬物色依然粟里如

009_0380_c_11L宗炳若非招慧遠太顚那得拜昌黎

009_0380_c_12L門前絕澗銀環地檻外奇峯玉揷虛

009_0380_c_13L落日興酣忘去路庵空應被鶴嗔余

009_0380_c_14L寄趙碩士

009_0380_c_15L
高才聞道遂靑年多士承風願執鞭

009_0380_c_16L不啻詞章爭蜀錦又令毫價踴吳錢

009_0380_c_17L若非降自金門吏政是來從玉府仙

009_0380_c_18L安得虎溪三美破謾將詩句寄人傳

009_0380_c_19L快心亭月夜口號

009_0380_c_20L
危亭新結綠江濵華額分明揭照人

009_0380_c_21L奇賞即今春去後淸光依舊夜來新

009_0380_c_22L靑山讓海遙擡首白月嫌雲獨走輪

009_0380_c_23L酒盡客歸星斗落碧天空豁欲初晨

009_0380_c_24L旅懷

009_0381_a_01L哀我多年別故園   슬프다 여러 해 고향을 이별한 채
轉蓬千里幾消魂   천 리 길 헤매며 얼마나 마음 상했나!
愁深似海形渾瘦   바다 같은 시름에 몸도 다 야위고
毁積如山髮欲髠   산 같은 비난에 머리도 빠지려 하네
世事長空雲漠漠   세상사는 허공의 구름인 양 막막하고
人情秋水浪飜飜   인정은 가을 물결처럼 번복하누나
乾坤孑立徃何處   넓은 천지 사이에 홀로 갈 곳 없어
蹩躠風塵羝觸蕃   풍진 세상 울타리 걸린 숫양 신세155)
이 사마의 모정에서 입으로 부르다(李司馬茅亭口號)
君居水北我山南   그댄 시내 북쪽 나는 산 남쪽에 살아
咫尺相尋日二三   지척에 두고 하루에도 두세 번 오가네
春鼎煮蔬爭勸飽   봄이면 나물 삶아 배불리 먹길 권하고
秋園摘果細分甘   가을엔 뜰의 과일 따서 달콤함 나누네
溪林隨處閑情好   시냇가 숲 곳곳마다 한가한 정 나누고
詩酒逢塲逸興酣   좋은 터를 만나면 시주의 흥에 취하네
四海彌天千載後   천 년 후에도 도안道安 스님과 습착치習鑿齒156) 같은
可朋猶有到雲庵   훌륭한 벗이 있어 구름 암자 찾아오네
병든 심정(病懷)
臥病江南歲一周   강남에 병들어 누운 지 어느덧 한 해
越聲難忍殿屎秋   고향 노래에 신음을 견디기 어려워라
枕邊孤燭燃鄕夢   침상의 외로운 등은 고향 꿈 사르고
月下踈鍾搗客愁   달 아래 성긴 종은 객수를 자아내네
衰疾可堪楊出肘   늙어 쇠잔하니 병을 이기지 못하겠고
浮沉叵耐雪蒙頭   세상에 부침하니 눈이 머리를 덮었네
逍遙自約鵬搏海   붕새처럼 바다에 소요하길 기약했건만
到此誰知願首丘   이젠 병들어 고향에 묻히길 원할 뿐(首丘)157)
오 상사의 강가 정자에서 부르는 운에 따라(吳上舍江亭次呼韵)
聞道新亭風景好   새 정자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소리 듣고서
特携藤杖遠來登   등나무 지팡이로 멀리서 와 올랐네
江光潑白琉璃滑   강은 흰 유리 빛으로 맑게 빛나고
岳色堆紅錦繡層   산은 층층이 붉게 수놓은 비단 빛
盃傾落日覊愁遺   낙일에 술잔 기울이니 객수 사라지고
歌和陽春逸興增   양춘곡158) 화답하니 더욱 흥겨워라
吟哦不覺西山暝   시 읊노라니 어느덧 서산이 저물어
月影徘徊水檻澄   맑은 물 난간에 달그림자 배회하네
침간정枕澗亭
迢遞新亭俯碧波   멀리 새 정자가 푸른 파도 굽어보는데
仲秋風物晩尤多   중추의 풍경은 해 질 무렵이 으뜸일세
金淘澗底黃沙走   모래는 물결에 쓸려 금빛으로 빛나고
玉扣林間綠竹磨   숲의 대는 서로 부딪혀 옥소리 울리네
月下影成三李白   달 아래 태백은 그림자와 함께 노는데159)
水中形散百東波   물속엔 수많은 동파의 그림자 나뉘네160)
一聲欵乃來何處   어부의 노랫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나
知是西江下浪婆   아마도 서강의 물결 따라 내려가는 듯

009_0381_a_01L
哀我多年別故園轉蓬千里幾消魂

009_0381_a_02L愁深似海形渾瘦毁積如山髮欲髠

009_0381_a_03L世事長空雲漠漠人情秋水浪飜飜

009_0381_a_04L乾坤孑立徃何處蹩躠風塵羝觸蕃

009_0381_a_05L李司馬茅亭口號

009_0381_a_06L
君居水北我山南咫尺相尋日二三

009_0381_a_07L春鼎煮蔬爭勸飽秋園摘果細分甘

009_0381_a_08L溪林隨處閑情好詩酒逢塲逸興酣

009_0381_a_09L四海彌天千載後可朋猶有到雲庵

009_0381_a_10L病懷

009_0381_a_11L
臥病江南歲一周越聲難忍殿屎秋

009_0381_a_12L枕邊孤燭燃鄕夢月下踈鍾搗客愁

009_0381_a_13L衰疾可堪楊出肘浮沉叵耐雲蒙頭

009_0381_a_14L逍遙自約鵬搏海到此誰知願首丘

009_0381_a_15L吳上舍江亭次韵

009_0381_a_16L
聞道新亭風景好特携藤杖遠來登

009_0381_a_17L江光潑白琉璃滑岳色堆紅錦繡層

009_0381_a_18L盃傾落日覊愁遺歌和陽春逸興增

009_0381_a_19L吟哦不覺西山暝月影徘徊水檻澄

009_0381_a_20L枕澗亭

009_0381_a_21L
迢遞新亭俯碧波仲秋風物晩尤多

009_0381_a_22L金淘澗底黃沙走玉扣林間綠竹磨

009_0381_a_23L月下影成三李白水中形散百東波

009_0381_a_24L一聲欵乃來何處知是西江下浪婆

009_0381_b_01L
병들어 읊다(病吟)
一病支離半歲餘   지리한 병으로 누운 지 반 년여
文詞夕廢惜居諸   시문도 그만두니 세월만 아쉽네
揮毫紙上盲笻似   종이의 휘호도 맹인의 지팡이요
擲帙牕前醉筭如   창 앞의 책도 취하여 셈하는 듯
側耳不能聞細語   귀 기울여도 가는 소리 못 듣고
瞪眸纔得見麁書   큰 글씨도 눈을 부릅떠야 볼 뿐
何當早得精神快   언제나 일찍 다시 정신 맑아져
讀盡群篇日卷舒   날마다 많은 책 실컷 펼쳐 볼까
계정의 달밤에 느낌이 있어(溪亭月夜感懷)
飛樓迢遞澗之頭   누각이 나는 듯 시내 위에 솟아
月夜韶光不易收   달밤의 풍광 쉽게 거둘 수 없네
紫洞霞飄仙鶴過   골짜기의 노을에 선학이 지나고
碧溪風蕩玉虹流   벽계수는 바람에 옥류가 흐르네
成三影處宜乘興   달과 그림자 함께 흥을 즐기나
少一人邊却起愁   친한 벗 없어 도리어 시름일세
朝日下欗還獨去   아침에 난간 내려와 홀로 떠나니
落花芳草思悠悠   낙화방초에 그리움만 그지없네
명경루明鏡樓
百尺飛樓背水陰   시내 북쪽 등진 백 척 높은 누각
檻前春物碧森森   난간 앞엔 푸른 봄빛이 가득하네
雲收白岳千層玉   구름 걷혀 백악은 층층 옥빛이요
日謝滄波萬頃金   햇살에 창파는 온통 황금빛일세
繞座風烟歸落筆   자리를 감싼 풍연은 붓에 스미고
滿庭花鳥入新吟   뜰 가득 화조는 새 시구에 드네
江天無限晴光好   강과 하늘 한없이 아름다운 풍광
奇賞平生孰似今   평생 오늘 같은 감상 다시없어라
호계 대사에게 보내다(寄虎溪大師)
祗林西望鬱扶輿   기림 서쪽 바라보니 울창한 지세
隱隱鍾聲半碧虛   은은한 종소리 푸른 허공 울리네
霧市殷開龍象會   용상의 법회가 성대하게 열리고
雲牎靜檢聖賢書   구름 창에선 성현의 글 점검하네
鳥歸林外知齋罷   재 파하니 숲 밖에 새 돌아가고
花落天中想講初   설법 시작하니 하늘에 꽃 날리네
朝夕去來相問訊   조석으로 오가며 안부를 묻노니
山蹊何必使人鋤   산길은 풀에 덮인 채 그대로일세
용추의 판전(龍湫板殿)
溪回樹密洞天遙   시내 돌고 나무 무성한 동천에
永晝關門坐寂寥   긴 날 문 닫고 쓸쓸히 앉았네
戶外新凉風後至   문밖에 바람 불어 서늘해지고
榻邊殘熱雨中消   승탑의 남은 더위 비에 씻기네
一年鳳岳居雲寺   한 해를 봉악산 운사에 머물고
六月龍湫渡石橋   유월에 용추의 석교를 건넜네

009_0381_b_01L病吟

009_0381_b_02L
一病支離半歲餘文詞久廢惜居諸

009_0381_b_03L揮毫紙上盲笻似擲帙牕前醉筭如

009_0381_b_04L側耳不能聞細語瞪眸纔得見麁書

009_0381_b_05L何當早得精神快讀盡群篇日卷舒

009_0381_b_06L溪亭月夜感懷

009_0381_b_07L
飛樓迢遞澗之頭月夜韶光不易收

009_0381_b_08L紫洞霞飄仙鶴過碧溪風蕩玉虹流

009_0381_b_09L成三影處宜乘興少一人邊却起愁

009_0381_b_10L朝日下欗還獨去落花芳草思悠悠

009_0381_b_11L明鏡樓

009_0381_b_12L
百尺飛樓背水陰檻前春物碧森森

009_0381_b_13L雲收白岳千層玉日謝滄波萬頃金

009_0381_b_14L繞座風烟歸落筆滿庭花鳥入新吟

009_0381_b_15L江天無限晴光好奇賞平生孰似今

009_0381_b_16L寄虎溪大師

009_0381_b_17L
祗林西望鬱扶輿隱隱鍾聲半碧虛

009_0381_b_18L霧市殷開龍象會雲牎靜檢聖賢書

009_0381_b_19L鳥歸林外知齋罷花落天中想講初

009_0381_b_20L朝夕去來相問訊山蹊何必使人鋤

009_0381_b_21L龍湫板殿

009_0381_b_22L
溪回樹密洞天遙永晝關門坐寂寥

009_0381_b_23L戶外新凉風後至榻邊殘熱雨中消

009_0381_b_24L一年鳳岳居雲寺六月龍湫渡石橋

009_0381_c_01L駐錫以來心自適   주석한 이래로 마음이 자적하니
白頭終不赴他邀   늙도록 다른 곳엔 가지 않으리
영남으로 돌아가는 신행 사미를 보내며(贈信行沙彌歸嶺南)
平生叵耐會而分   평생에 만남과 헤어짐 못 견뎠는데
潦暑那堪遠送君   무더운 장마에 어찌 그댈 송별하랴
別涙休云兒女洒   아녀자의 눈물 뿌린다 이르지 말라
離愁亦斷丈夫魂   이별의 시름은 장부의 애도 끊나니
雨飜急峽雷聲壯   골짜기 쏟아진 비에 우렛소리 크고
雲潑層空日色昏   구름은 하늘을 덮어 햇빛도 어둡네
但願途中善爲去   다만 바라노니 나그넷길 잘 가기를
臨岐脉脉更無言   기로에서 마주 보며 말을 못 잇노라
백운암白雲庵
洞府深深隔世塵   속세의 티끌 없는 깊은 골짜기에
晩晴風物亂撩人   해 질 녘 맑은 풍물 마음 어지럽네
鸎捎蛺蝶花顏美   꾀꼬리가 나비 채니 꽃이 예쁘고
燕掠蜻蜓水面嚬   제비가 잠자리 잡자 수면 일렁이네
㝎裏關心詩久廢   선정에 마음 쓰느라 시 오래 폐했더니
興中揮筆句還新   흥이 일어 휘호하매 구절이 새롭네
奇觀最好春歸後   봄은 다하는데 경치는 더욱 빼어나
岳色溪光富四隣   산색과 시내 빛이 사방에 가득하네
백운암에서 찰방 김순형에게 올림(白雲庵上金察訪舜衡)
靑春鳴珮玉堂仙   푸른 봄날 옥당의 신선이 패옥 울리며
白日乘輿上洞天   한낮에 수레 타고 골짜기를 오르네
筆落海鴻飜戱墨   붓을 대니 바다 기러기가 먹빛 희롱하고
句成崑玉滿新篇   시구 이루니 곤륜산의 옥이 가득하네
深春禁掖曾攀桂   깊은 봄 궁궐에서 일찍 과거에 급제했고
早歲要津已着鞭   젊은 날 요로에서 이미 채찍을 잡았네
道契莫分儒與釋   도리로 맺음은 유불을 구분하지 않으니
百年要托好因緣   백 년 인생에 좋은 인연을 의탁하고자
부 차운附次韵
見說桑門有謫仙   듣자니 스님 가운데에 적선 있어
邇來來駐蔚藍天   요즈음 푸른 하늘 아래 머무른다네
詞垣逸氣生風刃   문단의 뛰어난 기는 바람 칼날이요
覺海神游入電鞭   각해에 노는 마음은 번개 채찍이라
滿目煙霞空色相   눈 가득 안개와 노을은 색공의 모습
揮毫珠玉落詩篇   붓을 휘두르면 주옥이 시편에 지네
慇懃二日山牎話   은근히 이틀을 산창에서 이야기하니
能使塵心去撲緣   속인의 반연하는 마음이 사라지누나
침허루 시에 차운하다(次枕虛樓韵)
獨倚危檻晩晴餘   늦게 갠 뒤 홀로 높은 누각 기대니
滿眼風光爛不齊   눈 가득 난만한 풍광은 다양한 모습
玉樹瓊林初祖窟   옥수가 우거진 숲은 초조初祖의 동굴이요161)
白雲丹壑遠公居   흰 구름 덮인 골짜기는 혜원의 거처

009_0381_c_01L駐錫以來心自適白頭終不赴他邀

009_0381_c_02L贈信行沙彌歸嶺南

009_0381_c_03L
平生叵耐會而分潦暑那堪遠送君

009_0381_c_04L別涙休云兒女洒離愁亦斷丈夫魂

009_0381_c_05L雨飜急峽雷聲壯雲潑層空日色昏

009_0381_c_06L但願途中善爲去臨岐脉脉更無言

009_0381_c_07L白雲庵

009_0381_c_08L
洞府深深隔世塵晩晴風物亂撩人

009_0381_c_09L鸎捎蛺蝶花顏美燕掠蜻蜓水面嚬

009_0381_c_10L㝎裏關心詩久廢興中揮筆句還新

009_0381_c_11L奇觀最好春歸後岳色溪光富四隣

009_0381_c_12L白雲庵上金察訪舜衡

009_0381_c_13L
靑春鳴珮玉堂仙白日乘輿上洞天

009_0381_c_14L筆落海鴻飜戱墨句成崑玉滿新篇

009_0381_c_15L深春禁掖曾攀桂早歲要津已着鞭

009_0381_c_16L道契莫分儒與釋百年要托好因緣

009_0381_c_17L附次韵

009_0381_c_18L
見說桑門有謫仙邇來來駐蔚藍天

009_0381_c_19L詞垣逸氣生風刃覺海神游入電鞭

009_0381_c_20L滿目煙霞空色相揮毫珠玉落詩篇

009_0381_c_21L慇懃二日山牎話能使塵心去撲緣

009_0381_c_22L次枕虛樓韵

009_0381_c_23L
獨倚危檻晩晴餘滿眼風光爛不齊

009_0381_c_24L玉樹瓊林初祖窟白雲丹壑遠公居

009_0382_a_01L高臨北極天疑近   북극성 높게 임하니 하늘이 가깝고
俯瞰西溟地欲低   서해를 굽어보니 땅이 낮게 깔렸네
題罷一詩仍日落   시를 한 수 쓰고 나니 해는 떨어지고
又憐昏月揷虛簷   어여쁜 저녁달이 빈 처마에 걸렸네
금화를 애도함(悼錦花)
人生雖未必期頤   인생 백 년을 반드시 기약하진 못하나
廿八誰知爾有涯   스물여덟에 삶 마칠 줄 어찌 알았으랴
藝苑不成三絕願   예원에선 삼절三絶162)의 바람 못 이루었고
畫場空在一名馳   화원에서는 부질없이 명성만 남았네
喪予叵耐心膓裂   마음이 찢어지는 슬픔 견디지 못하고
哭爾難堪涕涙垂   곡하며 흘러내리는 눈물 감당 못하네
問業當時猶顧戀   학업 묻던 그때가 여전히 어른거리니
九原何處更呼師   구원九原163) 어느 곳에서 스승을 부르나
원구촌元丘村
一錫歸來近海門   석장으로 바닷가 입구에 돌아오니
滄洲怳惚別乾坤   창주에 황홀한 별천지가 있구나!
晴光抹野供新賞   들 가득 맑은 햇빛에 새로운 느낌
物色渾前攪醉魂   물색이 온통 취한 마음 일깨우네
高嶺斷雲呑日下   고개의 끊긴 구름은 해를 가리고
長江細浪帶風飜   장강의 가는 물결 바람에 살랑이네
名區洒落眞繞眼   깨끗한 명승지가 눈앞에 펼쳐져
到此忘心憶故園   이곳에 오니 고향 생각 잊게 하네
우 장로에게 드림(贈祐長老)
短小老僧長曲背   작은 노인이 등을 길게 굽히고
耘荳打麥又培茄   콩을 매고 보리 치며 가지 심네
支離隴上形如漆   지루한 두둑 일로 몸은 검게 타고
槃散田間足欲磨   밭 사이 걸어 다녀 발은 닳을 듯
諺書不目眞書況   한문은커녕 언문도 전혀 모르고
禮佛無心念佛何   예불과 염불에도 마음이 없어라
有底兒孫勒若此   자손이 있어도 이같이 아끼니
一盂鉢飯直猶多   발우 하나 밥값이 비싸기만 하네
묵우당 시에 차운하다(次默愚堂韵)
即看平地在仙人   여기 세상의 신선을 뵈니
洒落風光訝頴濵   깨끗한 풍광은 영수頴水164)인 듯
蒼狗白衣爲益友   흰 구름은 좋은 벗이 되고
碧溪靑嶂是交隣   벽계와 청산은 이웃이로다
閑中放蕩壺翁迹   한가한 곳 호옹壺翁165)이 자유롭고
卷外逍遙漆老身   물외에 칠원漆園의 노인166) 소요하네
蠻觸渾忘蝸角上   속세의 다툼을 모두 잊고서
兀然長樂巷顏貧   누항의 안연처럼 도를 즐기네
유 석사가 보내 준 시에 차운하다_2수(次柳碩士見奇之韵二首)
[1]
有才王佐德無隣   왕좌의 재주에 짝할 이 없는 덕
豈是尋常鄕里友   어찌 심상한 향리의 벗일까

009_0382_a_01L高臨北極天疑近俯瞰西溟地欲低

009_0382_a_02L題罷一詩仍日落又憐昏月揷虛簷

009_0382_a_03L悼錦花

009_0382_a_04L
人生雖未必期頤廿八誰知爾有涯

009_0382_a_05L藝苑不成三絕願畫場空在一名馳

009_0382_a_06L喪予叵耐心膓裂哭爾難堪涕涙垂

009_0382_a_07L問業當時猶顧戀九原何處更呼師

009_0382_a_08L元丘村

009_0382_a_09L
一錫歸來近海門滄洲怳惚別乾坤

009_0382_a_10L晴光抹野供新賞物色渾前攪醉魂

009_0382_a_11L高嶺斷雲呑日下長江細浪帶風飜

009_0382_a_12L名區洒落眞繞眼到此忘心憶故園

009_0382_a_13L贈祐老長

009_0382_a_14L
短小老僧長曲背耘荳打麥又培茄

009_0382_a_15L支離隴上形如漆槃散田間足欲磨

009_0382_a_16L諺書不目眞書況禮佛無心念佛何

009_0382_a_17L有底兒孫勒若此一盂鉢飯直猶多

009_0382_a_18L次默愚堂韵

009_0382_a_19L
即看平地在仙人洒落風光訝頴濵

009_0382_a_20L蒼狗白衣爲益友碧溪靑嶂是交隣

009_0382_a_21L閑中放蕩壺翁迹券外逍遙漆老身

009_0382_a_22L蠻觸渾忘蝸角上兀然長樂巷顏貧

009_0382_a_23L次柳碩士見奇之韵

009_0382_a_24L
有才王佐德無隣豈是尋常鄕里友

009_0382_b_01L原憲居貧不敢憂   원헌原憲의 가난함167) 근심치 않고
子長干祿還堪醜   자장子張의 간록干祿168)을 낮게 여기네
淸高誰勒北山銘   청고하니 누가 북산에 이문 새기랴
厭足曾羞東郭酒   만족하여 동곽의 술 부끄러워하네
不見諸伊古亦存   옛 은자처럼 옛 도를 보존하며
耕巒釣澤某兼某一  산에서 밭 갈고 연못에서 낚시하네

[2]
生同天地又同年   같은 천지 같은 해에 태어나서
耿結平生方寸友   평생 마음의 벗을 굳게 맺었네
須恕報琚獻美踈   그대의 고운 시 화답 어려우니
莫嫌投李呅頻醜   나의 시 거칠다고 탓하지 말라
一氧求來淡似氷   기미를 구하니 물처럼 담담하고
兩心知處濃於酒   마음 서로 맞아 술보다 진하네
若論天下結交深   천하의 깊은 우정을 논한다면
萬古應傳吾某某二  먼 훗날 응당 우리가 전해지리
주 석사에게 바치다(奉寄周碩士)
傾盖當年道已存   처음 만난 그때 도인임을 알아서
兩情飜款恰初婚   두 마음이 혼인 사이인 듯 맞았네
丁東玉樹靑眸子   옥수 같은 모습에 눈이 맑아지고
洒落淸談雪耳根   깨끗한 청담은 귀뿌리 씻어 주네
別去幾時重對面   이별한 후 언제나 다시 마주할까
念來無日不消魂   그리움으로 날마다 마음 태우네
休辤共結蓮花社   부디 함께 백련사의 모임을 맺어
曩有歐翁愛惠勤   구옹과 혜근의 친분169)을 잇고자
안락당 주인인 석사 주경철에게 부치다(寄安樂堂主人周碩士慶喆)
向來聞說草堂扁   초당의 편액을 예전에 들었나니
名實之賔業相全   명실이 온전히 어울린다 하네170)
席地幕天燈日月   천지를 집으로 삼고 일월을 등불 삼아
仁山智水德淵泉   산수를 즐기고 덕은 샘처럼 깊네
聖門禮樂詩三百   시 삼백으로 성문聖門의 예악 갖추고171)
道域徹源語五千   오천 언으로 도의 근원 탐구하네172)
安得躍身瓶內入   어찌하면 한번 신선 세계 들어가
一樽相對細談玄   한 단지 술로 깊은 도를 논할까
이가 빠지다(落齒)
吾生三歲汝從生   나 태어난 지 3년 만에 너도 생겨나
上下齊排卅二勍   위아래 32개가 튼튼하게 배열되었네
臨食苦甘憑角味   먹을 땐 너로 인해 쓴맛, 단맛을 알고
對賔談笑賴專聲   손님과 담소 땐 너를 통해 소릴 냈다
始誇獅子咬人抉   처음엔 사람 무는 사자 이빨 자랑했더니
終作鼯么咀物儜   끝내는 쥐처럼 꼴사납게 먹이를 씹누나
纔學屠龍衰已甚   겨우 도룡屠龍173)을 마치자 노쇠해졌으니
好收身世伴山羚   신세를 잘 거두어 산양하고 짝하리라
감사 황이장에게 드리다(呈黃監司爾章)
聞道全羅巡使道   듣자 하니 전라도 관찰사는
年丁七十氣尤精   칠순에도 기운이 넘친다네

009_0382_b_01L原憲居貧不敢憂子長干祿還堪醜

009_0382_b_02L淸高誰勒北山銘厭足曾羞東郭酒

009_0382_b_03L不見諸侯古亦存耕巒釣澤某兼某(一)

009_0382_b_04L生同天地又同年耿結平生方寸友

009_0382_b_05L須恕報琚獻美踈莫嫌投李頻醜

009_0382_b_06L一氧求來淡似氷兩心知處濃於酒

009_0382_b_07L若論天下結交深萬古應傳吾某某(二)

009_0382_b_08L奉寄周碩士

009_0382_b_09L
傾盖當年道已存兩情飜款恰初婚

009_0382_b_10L丁東玉樹靑眸子洒落淸談雪耳根

009_0382_b_11L別去幾時重對面念來無日不消魂

009_0382_b_12L休辤共結蓮花社曩有歐翁愛惠勤

009_0382_b_13L寄安樂堂主人周碩士慶喆

009_0382_b_14L
向來聞說草堂扁名實之賔業相全

009_0382_b_15L席地幕天燈日月仁山智水德淵泉

009_0382_b_16L聖門禮樂詩三百道域微源語五千

009_0382_b_17L安得躍身瓶內入一樽相對細談玄

009_0382_b_18L落齒

009_0382_b_19L
吾生三歲汝從生上下齊排卅二勍

009_0382_b_20L臨食苦甘憑解味對賔談笑賴專聲

009_0382_b_21L始誇獅子咬人抉終作鼯么咀物儜

009_0382_b_22L纔學屠龍衰已甚好收身世伴山羚

009_0382_b_23L呈黃監司爾章

009_0382_b_24L
聞道全羅巡使道年丁七十氣尤精

009_0382_c_01L長生不獨喬仙壽   왕자교王子喬174)처럼 장생을 누리고
善政應兼召伯淸   선정은 소백召伯175)처럼 맑기만
夜月登樓思北闕   달밤엔 누각에서 북궐을 그리고
秋風按節化南氓   추풍에 부절로 남쪽 백성 교화하네
山僧亦是治中物   산승 또한 나라의 백성이니
拜手雲邊賀太平   멀리 절하며 태평을 축하하네
일기一氣
大氣凝然太極先   태극 이전 응결된 크나큰 원기
神光自若絕圓偏   신광이 자약하여 차별을 끊었네
還驚片點乾坤擧   놀랍게 티끌처럼 천지가 일어나
却恠雙環日月懸   한 쌍 고리인 듯 일월이 걸렸네
陶鑄人生無數數   사람의 삶을 무수하게 빚어내고
權輿物化幾千千   만물의 다양한 변화를 일으키네
飜觀何有鄕那畔   무하유향無何有鄕176) 저쪽을 돌이켜 보니
七鑿元來一色邊   차별 세계(七鑿)177)도 원래는 하나로다
그림 방석(彩畫方席)
此方席結何人手   이 방석은 누구의 솜씨로 만들었나
五彩雲文織不疑   오채의 구름무늬 아름답게 짜였네
軆質分明何出象   오색 바탕은 하도河圖178)처럼 또렷하고
宮裁髣髴洛來龜   궁에서 마름한 듯 낙서洛書179)와 같네
紋交妙處陰陽運   무늬가 오묘한 곳 음양이 움직이고
色雜奇中節氣馳   잡색 기이한 가운데 절기가 달린다
若不聖門通理者   성인의 이치를 통한 이가 아니라면
閑中造作至於斯   한가롭게 이같이 만들진 못하리라
윤 석사를 애도함(輓尹碩士)
浮生已破蘧廬夢   뜬구름 인생 거려蘧廬180)의 꿈에서 깨니
此挽誰知氣却陻   이 만사 누가 알리, 마음만 답답하네
客死夏顏誰達化   객사한 하안夏顏181) 뉘라 조화의 뜻 알며
夭年長吉未終仁   요절한 장길長吉182)도 사랑을 못 마쳤네
縗麻血泣哀孤子   상복 입은 고아 소리 없이 흐느끼고
鶴髮悲呼慘老親   백발의 어버이는 비통하게 부르짖네
早奪北堂天必悔   북당에서 일찍 빼앗음 하늘이 후회하리니
夜臺還侍大夫人   야대夜臺(저승)에서 돌아와 대부인을 섬기리라
우암愚庵
撝謙用晦方專道   겸손으로 감추고 도에 전념하나니
大隱從來隱市中   대은은 예로부터 시중에 숨는 법183)
高不名山由蘊玉   높지 않아도 옥을 품으면 명산
深非勝水在潜龍   물은 용이 숨어 있으면 신령하다네
巷齋不改單瓢樂   누항에서 단표簞瓢의 즐거움184) 고치지 않고
陋室曾修萬世功   누추한 방에서 만세의 공을 닦네
泰卦象陽垂儉德   태괘가 양을 상징해 검덕을 드리우니
元來君子可當從   원래 군자가 마땅히 따라야 할 길
성심誠心

009_0382_c_01L長生不獨喬仙壽善政應兼召伯淸

009_0382_c_02L夜月登樓思北闕秋風按節化南氓

009_0382_c_03L山僧亦是治中物拜手雲邊賀太平

009_0382_c_04L一氣

009_0382_c_05L
大氣凝然太極先神光自若絕圓偏

009_0382_c_06L還驚片點乾坤擧却恠雙環日月懸

009_0382_c_07L陶鑄人生無數數權輿物化幾千千

009_0382_c_08L飜觀何有鄕那畔七鑿元來一色邊

009_0382_c_09L彩畫方席

009_0382_c_10L
此方席結何人手五彩雲文織不疑

009_0382_c_11L軆質分明何出象宮裁髣髴洛來龜

009_0382_c_12L紋交妙處陰陽運色雜奇中節氣馳

009_0382_c_13L若不聖門通理者閑中造作至於斯

009_0382_c_14L輓尹碩士

009_0382_c_15L
浮生已破蘧廬夢此挽誰知氣却陻

009_0382_c_16L客死夏顏誰達化夭年長吉未終仁

009_0382_c_17L纕麻血泣哀孤子鶴髮悲呼慘老親

009_0382_c_18L早奪北堂天必悔夜臺還侍大夫人

009_0382_c_19L愚庵

009_0382_c_20L
撝謙用晦方專道大隱從來隱市中

009_0382_c_21L高不名山由蘊玉深非勝水在潜龍

009_0382_c_22L巷齋不改單瓢樂陋室曾修萬世功

009_0382_c_23L泰卦象陽垂儉德元來君子可當從

009_0382_c_24L誠心

009_0383_a_01L天道無親常與善   천도는 친한 이 없어 늘 선인을 도와주니
戒令心策愼誠加   마음을 일깨워 정성을 다하라 경계하네
綿絲不絕成羅網   한 올의 실들이 이어져 그물을 이루고
卉木不除引斧柯   잡목을 제거하지 않으면 도끼를 부르네
禍福無門唯自我   화복은 문이 없어 모두 자신 때문이요
浮沉在己豈由他   부침도 나에게 있으니 누구 탓이겠는가!
賊憎本主民憎上   도적은 주인 밉고 백성은 위정자 싫으니
欲得其生奈犯科   삶을 누리고자 하면 어찌 죄를 범하랴
낙양 심 석사가 보내 준 시에 차운하다(次洛陽沈碩士見寄之韵)
憶曾蕭寺作同遊   함께 소사에 놀던 일 추억하니
賴得揩靑半日眸   정답게 반나절을 함께했었네
儒雅風流稱屈價   선비의 풍류 굴가屈價에 견주는데185)
緇林麗愧湯休   나의 문채는 탕휴湯休186)에 부끄럽네
不勝感激仁君子   군자의 덕에 감격을 못 이기니
底事殷懃病比丘   어찌 병든 비구에게 은근하나
旣曰空門解空者   이미 불문의 공을 깨쳤다는데
別來頗恠却牢愁   이별 후의 시름이 괴이하구나
쌍계암雙溪庵
巋然梵閣壓雙溪   범각이 쌍계를 압도하며 솟으니
大氣玄通月窟齊   원기가 오묘하게 월굴과 통하네
脚底山川爭拱繞   발아래 산천이 다투어 둘러싸고
眼中烏兎任高低   눈앞엔 일월이 허공에 흐르네
風光不啻仙人處   풍광은 신선 세계보다 빼어나고
爽塏宜令佛者栖   상쾌함은 불자가 살기에 좋구나
壺裏即看天地在   호리병 속에 별천지가 있으니
逍遙何必上丹梯   하필 단제에 올라 소요하리오!
현도관에서 이 도사에게 올림(玄都舘上李都事)
山中棄物驚招急   산중에 버려진 몸을 급히 부르니
强把雲笻下碧峯   애써 석장으로 푸른 산 내려왔네
却喜半年前面目   기쁘구나! 반년 전 모습 그대로
始逢今日更從容   오늘 다시 만나 함께하게 되었네
神交自是心相取   정신적 사귐은 마음을 취하는 것
大契休論道不同   큰 교분은 길이 다르다 묻질 않네
四海彌天千載後   습착치 도안 같은 우리의 친교를
誰知此會振遺風   천년 후 누가 알아 유풍을 떨칠까!
적조암에서 생운으로 바뀌다(寂照庵替生運)
活運方今七十通   활운이 어느덧 칠십에 통하니
泥牛兩得鬪成功   두 진흙 소가 성공을 다투네
幾年徃復雙絃內   몇 해를 쌍현187) 내에서 왕복했나
此日逍遙一炤中   오늘에야 큰 빛 속에서 소요하네
法界海邊閑日月   법계 해변엔 일월이 한가하고
寂關門外任雷風   적관문 내엔 뇌풍이 몰아치네
大休歇地無餘事   대휴헐지에 남은 일이 없으니
散誕何妨異類宮   이류異類의 집에 방달함도 무방하리188)

009_0383_a_01L
天道無親常與善戒令心策愼誠加

009_0383_a_02L綿絲不絕成羅網卉木不除引斧柯

009_0383_a_03L禍福無門唯自我浮沉在己豈由他

009_0383_a_04L賊憎本主民憎上欲得其生奈犯科

009_0383_a_05L次洛陽沈碩士見寄之韵

009_0383_a_06L
憶曾蕭寺作同遊賴得揩靑半日眸

009_0383_a_07L儒雅風流稱屈價緇林麗愧湯休
009_0383_a_08L不勝感激仁君子底事殷懃病比丘

009_0383_a_09L旣曰空門解空者別來頗恠却牢愁

009_0383_a_10L雙溪庵

009_0383_a_11L
巋然梵閣壓雙溪大氣玄通月窟齊

009_0383_a_12L脚底山川爭拱繞眼中烏兎任高低

009_0383_a_13L風光不啻仙人處爽塏宜令佛者栖

009_0383_a_14L壺裏即看天地在逍遙何必上丹梯

009_0383_a_15L玄都舘上李都事

009_0383_a_16L
山中棄物驚招急强把雲笻下碧峯

009_0383_a_17L却喜半年前面目始逢今日更從容

009_0383_a_18L神交自是心相取大契休論道不同

009_0383_a_19L四海彌天千載後誰知此會振遺風

009_0383_a_20L寂照庵替生運

009_0383_a_21L
活運方今七十通泥牛兩得鬪成功

009_0383_a_22L幾年徃復雙絃內此日逍遙一炤中

009_0383_a_23L法界海邊閑日月寂關門外任雷風

009_0383_a_24L大休歇地無餘事散誕何妨異類宮

009_0383_b_01L
옛 산에 돌아가서(歸故山)
老大塵緣始脫空   늙어서야 비로소 속세의 인연 털어 내고
歸山無着位功功   산에 돌아가 무착의 공부에 힘쓰네
雲憐卓立飛山上   우뚝 선 산 위로 나는 구름 아름답고
月愛淸流落澗中   맑은 시냇물에 비친 달 사랑스럽네
懶拈栢樹酬僧話   화두 들어 스님과 응수도 게을러
獨對梅花破瘦容   여윈 모습 깨뜨린 매화 마주하네
不向有無尋活計   유무의 가운데서 활계를 찾지 말라
杖頭春色自無窮   지팡이 끝에 봄빛이 한이 없어라
바라 권선시鈸囉勸善詩
法中音樂無如鈸   불법 음악 중에 바라만한 것이 없으니
上徹天關下地牢   위로는 하늘 문 아래로 지하에 통하네
落落聲中爭掣電   낙락한 소리 가운데 번개가 번쩍이고
飜飜影裏鬪轟雷   흔들리는 그림자 속에 우레가 울린다
三途滯魄深惺夢   삼도三途189)에 갇힌 혼백의 꿈을 일깨우고
四聖慈靈盡降懷   사성四聖190)의 자애로운 신령이 편안해지네
經曰鑄成成佛道   경문에 주조하면 성불한다고 일렀으니
大仁君子盍須裁   대인군자들은 어찌 만들지를 않는고
칠언율시 변체七言律詩變體
인덕仁德
律身須以仁爲德   몸가짐은 모름지기 인으로 덕을 삼고
德欲眞成必去華   참된 덕 이루려면 화려함을 제거해야
龍起草廬興帝至   와룡臥龍191)은 초려에서 일어나 황실 세웠고
馬從麻被佐王家   마원馬援192)은 마의 입고 왕가를 도왔네
自古大賢皆用儉   자고로 큰 현인은 모두 검소하였으니
胡今小子獨紛奢   어찌 오늘의 젊은이들은 사치스럽나
徃來切莫交丁白   절실히 백정과 왕래하지 말 것이니
廣絕元來在琢磨   벗의 교유는 원래 절차탁마에 있노라
민 판서 유배지에 올림(上閔判書謫所)
堪惜前衘天上卿   안타깝구나! 전에는 조정의 고관으로
投荒積歲氣難平   유배된 지 여러 해 기운 편치 못하네
長沙見月傷心色   장사長沙193)의 달빛 보며 마음 상하고
楚峽聞鵑泣血聲   초협의 두견새194) 슬픈 울음 듣네
未伸論道經邦志   도를 논하며 나라 경영하는 뜻 못 펴고
叵耐思家戀闕情   가족과 임금 그리는 정 가누지 못하네
聖代即今收地望   이제는 태평시대 현인을 거둘 것이니
長年何必涙緃橫   어찌 오래도록 눈물만을 흘리겠는가

009_0383_b_01L歸故山

009_0383_b_02L
老大塵緣始脫空歸山無着位功功

009_0383_b_03L雲憐卓立飛山上月愛淸流落澗中

009_0383_b_04L懶拈栢樹酬僧話獨對梅花破瘦容

009_0383_b_05L不向有無尋活計杖頭春色自無窮

009_0383_b_06L鈸囉勸善詩

009_0383_b_07L
法中音樂無如鈸上徹天關下地牢

009_0383_b_08L落落聲中爭掣電飜飜影裏鬪轟雷

009_0383_b_09L三途滯魄深惺夢四聖慈靈盡降懷

009_0383_b_10L經曰鑄成成佛道大仁君子盍須裁

009_0383_b_11L

009_0383_b_12L七言律詩變體

009_0383_b_13L仁德

009_0383_b_14L
律身須以仁爲德德欲眞成必去華

009_0383_b_15L龍起草廬興帝至馬從麻被佐王家

009_0383_b_16L自古大賢皆用儉胡今小子獨紛奢

009_0383_b_17L徃來切莫交丁白廣絕元來在琢磨

009_0383_b_18L上閔判書謫所

009_0383_b_19L
堪惜前衘天上卿投荒積歲氣難平

009_0383_b_20L長沙見月傷心色楚峽聞鵑泣血聲

009_0383_b_21L未伸論道經邦志叵耐思家戀闕情

009_0383_b_22L聖代即今收地望長年何必涙緃橫
  1. 8)구원丘園 : 언덕과 동산. 향촌鄕村. 은거하는 곳. 세상을 피해 숨어 사는 것.
  2. 9)자제들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3. 10)과거 급제자의 방문을 연방蓮榜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소촌의 자제가 나란히 급제한 듯하다.
  4. 11)의마倚麻 : 『순자荀子』 「권학편勸學篇」에 “쑥대가 삼대 가운데 자라면,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 자란다.(蓬生麻中。 不扶而直。)”고 하였다. 그 곁에 있으면 바르게 되는 친구로 훌륭한 벗을 말한다.
  5. 12)빈 마음으로~가득 채우고 :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에 “빈 마음으로 가서 가득 채우고 돌아온다.(虛而往。 實而歸。)”고 하였다. 배움을 마쳤다는 뜻이다.
  6. 13)상방上方 : 위쪽, 앞면. 천상天上. 주지승이 머무는 방. 또는 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7. 14)정령위丁令威 : 한나라 요동 사람으로 도를 배워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천 년 만에 학이 되어 고향에 있는 화표주華表柱(望柱石)에 앉았다가 시를 읊고 다시 하늘로 날아갔다는 고사가 있다. 여기에서는 휘날리는 눈을 학에 빗댄 것이다.
  8. 15)왕일소王逸少 : 중국 동진의 명필 왕희지王羲之. 그는 거위를 좋아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눈을 거위의 흰 깃털에 견준 것이다.
  9. 16)장생의 나비 꿈 : 『장자』 「제물론」에 등장하는 호접지몽胡蝶之夢의 일화. 장자가 나비가 되어서 날아다녔다는 꿈 이야기.
  10. 17)재여의 수마 : 『논어』 「공야장」에 공자가 재여宰予가 낮잠을 자는 것을 보고서는 “썩은 나무는 조각雕刻을 베풀 수 없고, 더러운 흙담은 흙손으로 바를 수 없다. 내가 나무라서 무엇하랴?”고 하였다.
  11. 18)신죽申竹을 노래하고 : 출처 미상. 「목천자전穆天子傳」에 “주나라 목왕이 황대黃台라는 언덕에 올랐는데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고 큰 눈이 내려 백성이 얼어 죽었다. 목왕이 황죽가黃竹歌를 지어 노래하고 슬퍼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가리키는 듯하다.
  12. 19)삼베 빛에 비유했네 : 『시경』 「조풍曹風」 〈부유蜉蝣〉에 “하루살이 껍질인가, 삼베옷이 눈빛이로다.(蜉蝣掘閱。 麻衣如雪。)”라고 하였다.
  13. 20)낙비洛妃 : 전설에 나오는 낙수洛水의 여신인 복비宓妃. 복비는 복희伏犧의 딸로 낙수를 건너다 빠져 죽어 낙수의 여신이 된다. 하백河伯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대해 최고의 예찬과 칭송을 보낸 시인들의 시가 많이 남아 있다. 여기에서는 낙비도 눈의 깨끗함을 보고 질투한다는 뜻이다.
  14. 21)한녀漢女 : 한나라의 궁녀 왕소군王昭君의 이야기와 관련된 듯하다. 한나라 원제元帝는 화공들에게 궁녀를 그리게 한 뒤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불러들였다고 한다. 궁녀들은 모두 화공들에게 뇌물을 주고 아름답게 그려 달라고 했으나,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아 추하게 그려졌다. 원제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왕소군을 흉노의 왕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는데 그녀의 뛰어난 미모를 보고 나서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외국과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어 그녀를 보내고는 화공들을 죽였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한녀도 눈의 아름다운 빛을 보고 자신의 미모를 자랑한 것을 수줍어한다는 뜻이다.
  15. 22)한 길이 쌓이면~상서로운 징조라네 : 남북조시대 송宋나라의 시인 사혜련謝惠連의 〈설부雪賦〉에 “한 자가 차면 풍년의 상서로움을 나타내고, 한 길이 쌓이면 음덕이 어긋남을 드러내는 것이다.(盈尺則呈瑞於豊年。 袤丈則表沴於陰德。)”라고 하였다.
  16. 23)주공周公 : 주돈이周敦頤(1017~1073). 송나라의 유학자. 자 무숙茂叔. 호 염계濂溪. 그는 우주의 근원인 태극太極으로부터 만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태극도太極圖’로 도해圖解하고, 우주 생성의 원리와 인간의 도덕 원리는 본래 하나라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저서에는 『태극도설太極圖說』, 『통서通書』가 있으며, 수필 「애련설愛蓮說」에는 그의 고아한 인품이 표현되어 있다. 주공초周公草는 연꽃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보이나 자세한 사항은 미상이다.
  17. 24)안석의 석류(安石榴) : 석류의 원명原名은 안석류安石榴이다. 사료史料에 의하면 기원전 2세기경 한 무제漢武帝 때 서한西漢에 예속되어 있던 안국安國(현재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Bukhara))과 석국石國(현재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Tashkent))이 석류의 원산지라고 한다. 그래서 안석류安石榴란 이름을 얻었다. 장건張騫이 서역 순방 때에 석류를 가지고 서한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18. 25)풍패豊沛 : 원래 한 고조漢高祖의 고향인데 이후 왕조를 일으킨 제왕의 고향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여기에서는 조선 이 태조의 고향인 전주를 가리킨다.
  19. 26)대명大明의 천자 :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을 말한다.
  20. 27)천하의 수레와 문자가 통일되었으니 : 『중용』에 “이제 천하가 수레는 바퀴가 같으며, 책에는 글이 같으며, 행실에는 윤리가 같다.(今天下。 車同軌。 書同文。 行同倫。)”고 하였다. 각 나라의 문자文字가 같고 수레 만드는 법이 같다는 뜻으로, 천하天下가 통일統一되어 한 임금에게 충성忠誠함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과 조선이 중세적 문화를 공유함을 말한다. 조선의 문화적 수준이 국제화되었음을 말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1. 28)국얼麴蘖 : 술을 만드는 재료인 누룩. 아주 순일한 것. 나라의 보배인 현자의 비유로 쓰였다.
  22. 29)뇌봉雷封 : 현령이 지키는 영역. 현령의 이칭異稱.
  23. 30)회문체回文體 : 순서대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의미가 통하는 형식.
  24. 31)옥연환체玉連環體 : 장두체藏頭體. 구자영口字詠. 매 구의 첫 글자가 매 구의 꼬리에 감춰진 형식. 즉 각 구의 마지막 글자를 파자破字하고 그렇게 쪼개진 글자를 연속되는 다음 구의 첫 자로 삼는 형식.
  25. 32)측입격仄入格 : 각 연의 첫 글자를 모두 측성으로 시작하는 형식.
  26. 33)봉요체蜂腰體 : 오언시에서 두 번째 글자와 다섯 번째 글자가 같은 성조인 형식.
  27. 34)투춘체偸春體 : 수련首聯에서만 대우를 쓰는 율시의 형식. 매화가 봄빛을 훔쳐 먼저 꽃핀 것과 같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
  28. 35)난야蘭若 : 적정처寂靜處의 뜻으로 스님이 수행하는 사찰을 말한다.
  29. 36)요구체拗勾體 : 근체시 가운데 평측 배열이 기본 원칙과 달리 요구拗救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형식. 일정한 평측 형식에 의하지 않은 구를 요구拗句라 하고, 뒤에서 이를 보충하는 것을 구救라 한다. 앞에서 평성을 써야 할 곳에 측성을 썼다면 뒤에서 적당한 위치에 평성 글자 하나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30. 37)절현체絶絃體 : 거문고 줄이 끊어진 것처럼 시어가 단절되었지만 그 뜻이 연이어진 방식.
  31. 38)유수와 고산 : 종자기鍾子期와 백아伯牙는 친구 사이인데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잘 들었다. 백아가 일찍이 거문고를 타면서 높은 산(高山)에 뜻을 두자, 종자기가 그 소리를 듣고 “좋다! 험준함(峩峩)이 마치 태산泰山 같구나.”라고 하였고, 백아가 흐르는 물(流水)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는 또 “좋다! 양양洋洋함이 마치 강하江河와 같구나.”라고 하였다. 종자기가 죽은 뒤에는 백아가 자기 거문고 소리를 알아줄 이가 없다 하여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32. 39)금린錦鱗 : 물고기의 미칭. 비단 물고기. 참고로 금린어錦鱗魚는 쏘가리를 가리키며, 금린서錦鱗書는 먼 곳에서 온 편지를 가리킨다.
  33. 40)진퇴격進退格 : 두 개의 운을 번갈아 쓰는 형식.
  34. 41)수어水魚의 정情 : 『삼국지』 「제갈량전諸葛亮傳」에 실려 있다. 유비와 제갈량과의 사이가 날이 갈수록 친밀하여지는 것을 관우關羽와 장비張飛가 불평하자, 유비가 그들을 불러 “나에게 공명孔明이 있다는 것은 고기가 물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는 불평을 하지 말도록 하게.(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也。 願諸君勿復言。)”라고 타일렀다. 그러고 나서 관우와 장비는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고 한다.
  35. 42)저옹菹瓮 : 미상. 저菹는 절인 채소, 젓갈. 저옹은 김칫독이나 젓갈을 담은 항아리. 온갖 망상이 가득한 세상사를 비유하는 듯하다.
  36. 43)실점체失粘體 : 각 구 간에 평측 배열이 상반되는 경우를 반反, 평측 배열이 같은 경우를 점粘이라 하며, 이러한 원칙을 어긴 경우를 실점체라 한다.
  37. 44)영략구격影略句格 : 대상을 분명하게 묘사하지 않고 대략 묘사하여 묘처妙處를 보여 주는 방식.
  38. 45)착종구격錯綜句格 : 자연스런 방식에 변화를 주어 새롭고 강렬한 효과를 얻고자 하는 방식.
  39. 46)범왕의 집(梵王家) : 부처를 모신 집, 사찰을 말한다. 범왕궁梵王宮이라고도 하는데, 범왕궁은 본래 대범천왕大梵天王의 궁전을 가리킨다.
  40. 47)삭거索居 : 떨어져서 혼자 사는 것.
  41. 48)지전紙錢 : 장례에 망자를 보내는 종이로 만든 노잣돈.
  42. 49)삼산三山 : 바다 가운데 신선이 산다는 봉래蓬萊, 영주瀛洲, 방장方丈의 세 산.
  43. 50)고송자孤松子 : 무경 스님의 자字.
  44. 51)하삭河朔의 술잔치 : 여름철에 피서避暑를 위한 술자리를 말한다. 후한後漢 말에 유송劉松이 원소袁紹의 자제와 하삭河朔에서 삼복三伏 무렵에 술자리를 벌인 고사에서 유래한다. 『초학기初學記』.
  45. 52)기성箕星 : 이십팔수(28개의 별자리) 중 동방 7수 가운데 하나이다.
  46. 53)관산關山 : 변방을 가리킨다.
  47. 54)천인天人 : 우주와 인생의 본원에 통달한 사람. 하늘과 사람. 혹은 신선의 의미가 있다.
  48. 55)태을太乙 : ① 도가에서 말하는 도道로서, 옛날에는 우주 만물의 본원, 본체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② 고대에 천지가 나뉘기 전의 혼돈한 기운을 말한다. ③ 도가의 신선 이름. 이 시에서는 대자연이나 조물주를 비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49. 56)막상의莫相疑 : 두보杜甫의 작품 〈막상의행莫相疑行〉. 막상의莫相疑는 의심하지 말라는 뜻. 두보는 안녹산의 난 뒤 50세경부터 성도에서 살면서 당시 성도의 부윤이었던 엄무嚴武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영태 원년 756년에 엄무가 죽고 30여 세의 곽영예郭英乂가 성도의 부윤이 되자, 두보는 전부터 알고 있었던 곽영예에게 몸을 의지하려 했으나 뜻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두보는 성도의 완화초당을 떠나게 되었고 야박한 세상인심을 개탄하며 이 시를 지었다. 시의 마지막 구에 “내 말하여 알리건대 많고 많은 세상 사람들이여! 좋아하고 싫어함 다투지 않음을 의심하지 말아 주오.(寄謝悠悠世上兒。 不爭好惡莫相疑。)”라는 구가 있다.
  50. 57)호계虎溪 : 진晉나라 고승 혜원慧遠이 동림사東林寺에 거주하면서 호계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을 배웅할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시내를 건넜으므로, 세 사람이 모두 큰 소리로 웃었다는 일화가 있다. 『연사고현전蓮社高賢傳』.
  51. 58)병석瓶錫 : 정병과 석장. 운수행각하는 승려의 차림새를 상징한다.
  52. 59)북쪽의 산악은 가볍게 되었으리라 : 산에 훌륭한 인물이 살아야 유명하고 무게가 있는 법인데, 스님이 떠나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53. 60)흥이 일어(乘興) : 동진東晉의 왕자유王子猷가 산음山陰에 거주하였는데 눈이 내리는 밤에 섬剡 땅에 살고 있는 대안도戴安道가 생각나서 문득 작은 배를 타고서 찾아갔다. 그리고 그의 문 앞에 다다랐지만 들어가지 않고 되돌아왔다. 사람들이 물었더니 왕자유는 “흥이 나서 갔다가 흥이 다하여 돌아온 것이다.(乘興而來。 興盡而返。)”라고 대답하였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임탄任誕」.
  54. 61)계화꽃 높이 들었네 : 과거에 급제했다는 뜻.
  55. 62)고운孤雲 : 신라의 문인 최치원의 호(857~?). 868년(경문왕 8) 12세로 당나라에 유학하고, 874년 과거에 급제했다. 879년 황소黃巢의 난 때는 고변高騈의 종사관從事官으로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초하여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다. 여러 관직을 거치고 은퇴하여 가야산伽倻山 해인사海印寺에서 여생을 마쳤다.
  56. 63)해하垓下의 밤중에 :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의하면 초楚의 항우가 한漢의 유방劉邦 군에 패하고 해하垓下에서 포위되었을 때, 사방을 에워싼 한나라 군사 속에서 초나라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크게 놀라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점령했다는 말인가, 어째서 초나라 사람이 이토록 많은가?” 하고 자기의 애첩인 우미인虞美人과 함께 노래하며 슬퍼하였다 한다.
  57. 64)홍의紅衣 : 붉은 옷의 미인. 우미인虞美人을 가리킨다.
  58. 65)별가別駕 : 조선시대에 승정원에 속한 서리書吏.
  59. 66)영재鈴齋 : 영각鈴閣. 지방 현령의 집무실을 말한다.
  60. 67)돛배 위~강동으로 떠나네 : 이백의 시 〈강동으로 가는 장 사인을 전송하며(送張舍人之江東)〉에 “맑은 하늘에 외기러기 멀리 날고, 넓은 바다에 외로운 배 더디네.(天淸一雁遠 海闊孤帆遲)”라고 하였다.
  61. 68)주발을 뚫고~처마를 비추네 : 원문의 금사金蛇는 원래 번갯불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달빛을 표현한 것이다.
  62. 69)추성秋城 : 오늘날의 담양이다.
  63. 70)어진 마을~지혜롭다 하랴 : 『논어』 「이인」에 “사는 고장은 인후仁厚한 것이 좋다. 인후한 곳을 가려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라고 하였다.
  64. 71)불여귀不如歸 : 두견새의 별칭. 촉蜀나라 망제望帝가 임금 자리를 내주고 도망칠 때에 두견새가 울었다. 그 뒤로 촉 땅 사람들이 두견새가 울면 망제를 생각하면서 비감에 잠기고 “돌아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不如歸去)”라고 우는 것처럼 들었다는 고사가 있다.
  65. 72)대신할 수~백 번이라도 죽으리라 : 『시경』 「진풍秦風」 〈황조黃鳥〉에 “저 푸른 하늘이여 우리 양인良人을 모두 죽였다. 만일 대신할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죽으리라.(彼蒼者天。 殲我良人。 如可贖兮。 人百其身。)” 하였다.
  66. 73)수문랑修文郞 : 진晉나라 소소蘇韶가 죽어서 지하에 가 보니, 공자의 제자인 안연顔淵과 복상卜商이 저승의 문장을 담당하는 수문랑修文郞으로 있더라는 전설이 있다. 『태평광기太平廣記』 권319.
  67. 74)경행經行 : ① 지나감. 통과함. ② 불교어로 일정한 곳을 왔다 갔다 하는 일. 운동을 하거나 좌선 중에 졸음을 막거나 몸을 보양하고 병을 치유하기 위하여 일정한 공간을 이리저리 거니는 일.
  68. 75)오작은 남으로~달 밝은데: 조조曹操의 시 〈단가행短歌行〉에 “달 밝고 별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으로 날아간다.(月明星稀。 烏鵲南飛。)”고 하였다.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에 “객이 말하기를 ‘달 밝고 별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조맹덕曹孟德의 시가 아닌가?(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라고 하였다.
  69. 76)채익綵鷁 : 화려하게 꾸민 배를 말한다. 익鷁은 물새 이름인데, 옛날 뱃머리에 이 새 모양을 새겨 놓았다고 한다.
  70. 77)구당의 염예퇴 : 구당협瞿唐峽의 염예퇴灩澦堆. 물결이 험난하여 배가 다닐 수 없는 곳. 험난하기 이를 데 없는 협곡으로 사천성四川省 양자강揚子江 상류에 있다 .
  71. 78)월음越吟 : 고향을 그리워하는 노래. 전국시대 월越나라 사람 장석莊舃이 초楚나라에서 벼슬하다가 병이 들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월나라 노랫가락을 읊조렸다는 고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기史記』 권70 「진진열전陳軫列傳」
  72. 79)원문의 상추桑樞는 뽕나무로 만든 지도리. 빈한한 집을 가리킨다.
  73. 80)원문의 병생瓶笙은 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를 말한다. 그 소리가 마치 생황 소리와 흡사한 데서 유래하였다.
  74. 81)십주十洲 : 신선들이 산다는 바닷 속의 열 군데 선경仙境을 말한다.
  75. 82)삼선三禪 : 운문 선사雲門禪師가 대중을 교화한 삼자선三字禪으로, 고顧(나를 돌아봄), 감鑑(남을 비춰 봄), 이咦(일체를 초월하여 자적自適함)를 말한다.
  76. 83)진운陣雲 : 중생이 늘어서 있는 사바세계를 비유한다.
  77. 84)퇴고推敲 : 퇴고란 문장을 다듬고 어휘도 적절한가를 살피는 일을 말한다. 당唐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鳥宿池邊樹。 僧推月下門。)”이라는 시구에서 ‘퇴推’ 자를 쓸 것인가 ‘고敲’ 자를 쓸 것인가 생각하다 그만 경조윤京兆尹(首都의 市長) 한유韓愈의 행차 길을 침범하였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그가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고 자가 낫겠다.”고 하여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는 고사故事에서 생겨난 말로 이때부터 퇴고란 말이 쓰이게 되었다. 『당시기사唐詩紀事』.
  78. 85)모의毛義 : 원문의 모자毛子는 동한東漢 여강廬江의 효자 모의毛義. 녹을 받아 어버이를 봉양하기 위해 벼슬하려고 했다는 인물. 부府에서 수령을 삼겠다는 격檄(벼슬을 하라고 부르는 문서)을 보내자 모의는 그 격을 받들고 희색이 만면했지만, 나중에 그의 어머니가 죽자 벼슬을 버리고 공거公車로 불러도 가지 않았다고 한다. 『후한서後漢書』 권39 「유평등전서劉平等傳序」
  79. 86)소황蘇黃 : 송나라의 시인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이다.
  80. 87)학을 타고~날아오르는 듯 : 양주楊州의 학鶴은 인생에서 실현 불가능하지만 기막히게 좋은 일을 말한다. 옛날 여러 사람이 모여 각각 소원을 말했는데, 어떤 이는 양주 자사가 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이는 많은 재물을 원한다고 했으며, 어떤 이는 학을 타고 하늘로 오르고 싶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나서 한 사람이 “나는 허리에 십만 관貫의 돈을 두르고, 학을 타고서 양주로 날아가고 싶다.”고 하였다. 『연감류함淵鑑類函』 조鳥3 학鶴3.
  81. 88)삼십육궁三十六宮 : 송나라 소옹邵雍의 〈관물음觀物吟〉에 “이목 총명한 남자 몸으로 태어났으니, 천지조화의 부여가 빈약하지 않구나. 월굴月窟을 탐구해야만 물物을 알 수 있거니와, 천근天根을 못 오르니 어찌 사람을 알리오. 건乾이 손巽을 만난 때에 월굴을 보게 되고, 지地가 뇌雷를 만난 때에 천근을 볼 수 있으니, 천근 월굴이 한가로이 왕래하는 가운데 삼십육궁이 온통 봄이로구나.(耳目聰明男子身。 洪鈞賦與不爲貧須。 探月窟方知物。 未躡天根豈識人。 乾遇巽時觀月窟。 地逢雷處見天根。 天根月窟閒往來。 三十六宮都是春。)”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월굴은 음陰에 해당하고, 천근은 양陽에 해당하는 것으로, 즉 천지 음양의 이치를 말한 것이다.
  82. 89)팔은 절로~손은 번복하니 : 같은 팔을 굽혔다 펴고, 같은 손을 위아래로 뒤집고 바로 펴듯이 태극의 한 이치가 음양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83. 90)근독謹獨 : 홀로 있을 때를 삼가라는 뜻의 ‘신독愼獨’과 같은 뜻.
  84. 91)주화가 이렇게~방봉이 떠나니 : 미상.
  85. 92)알운가遏雲歌 : 아름다운 노랫소리. 알운遏雲은 노래가 하늘의 구름도 멈추게 한다는 말로, 노랫소리의 아름다움을 형용한 말이다.
  86. 93)몸은 자여인 듯 윤택하고 : 자여子輿는 공자의 제자인 증삼曾參(기원전 505년~435년)의 자이다. 증자曾子. 증자는 공자의 도를 전수받아 공자의 손자인 자사에게 전하고 그 맥을 맹자가 이었다. 그가 저술한 『대학』에서 “마음이 넓으면 몸이 윤택하다.(心廣體胖)”고 하였다.
  87. 94)집은 안연처럼 저축 없네 : 안연顏淵은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의 현인으로, 공자가 가장 신임하였던 제자이며, 공자보다 30세 연소年少이나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학문과 덕이 특히 높아서 공자도 그를 가리켜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칭송하였고, 또 가난한 생활을 이겨 내고 도道를 즐긴 것을 칭찬하였다.
  88. 95)한강백韓康伯 : 후한後漢 때의 은사로 30여 년간 약재를 캐며 생활하였다. 수십 년간 약값이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89. 96)관유안管幼安 : 관녕管寧. 자는 유안, 후한 말의 고사高士이다. 황건적의 난리를 피해 요동 땅으로 건너간 뒤 조정의 거듭된 부름에도 일절 응하지 않은 채 37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청빈하게 살았다.
  90. 97)순가荀家의 여덟 용 : 순숙荀淑(83~149). 동한 영천潁川 영음潁陰 사람으로 자는 계화季和이다. 현량賢良으로 천거되었을 때 일을 명쾌하게 처리하였다. 아들 8형제도 모두 덕업을 성취해서 세상에서 순씨 팔룡荀氏八龍이라 했다.
  91. 98)설택薛宅의 세 봉황 : 출처 미상.
  92. 99)삼도三島 : 신선이 산다고 하는 세 산. 즉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 일반적으로 선경仙境을 지칭한다.
  93. 100)십주十洲 : 도교에서 말하는 열 곳의 경치 좋은 명산. 큰 바다 가운데 있으며 신선이 산다고 한다. 삼도三島와 함께 선경仙境을 지칭한다.
  94. 101)왕자진王子晋 : 주나라 영왕靈王의 태자로서, 피리를 잘 불었다. 구령緱嶺에서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올랐다는 인물이다. 퉁소, 피리, 신선, 학 등의 얘기에서 자주 등장한다. 『열선전列仙傳』
  95. 102)징사徵士 : 조정에서 불러도 출사하지 않는 선비를 말한다. 은사隱士.
  96. 103)홀로 깨어 있는 : 굴원이 〈어부사〉에서 “온 세상이 모두 혼탁하거늘 나 홀로 깨끗하고, 많은 사람이 다 취했거늘 나 홀로 깨어 있는지라. 이런 까닭으로 추방당했다오.(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라고 하였다.
  97. 104)이문을 새기랴 : 이문移文은 관아 사이에 주고받는 공문서. 남북조시대 남조南朝 제齊나라의 문인 공치규孔稚圭가 「북산이문北山移文」을 지어 가짜 은자인 주옹周顒을 비난하였다. 오 징사는 참 은자이기 때문에 비난받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98. 105)소미성少微星 : 처사성處士星을 말한다.
  99. 106)황금방黃金榜 : 황금방黃金牓, 황방黃榜이라고 한다. 과거시험을 치른 후 조정에 거는 과거 급제자의 명단.
  100. 107)승천하리라 : 도교에서는 사람이 수련하고 도를 얻은 후에는 대낮에 천계에 올라 신선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조정의 청요직淸要職에 오른다는 뜻이다.
  101. 108)유별留別 : 떠나는 사람이 남아 있는 이에게 주는 이별시이다.
  102. 109)봉사奉事 : 조선朝鮮 때 관상감觀象監, 군기시軍器寺, 내의원內醫院, 사역원司繹院, 전옥서典獄署, 종묘서宗廟署 따위에 딸린 종팔품從八品 벼슬. 여기서는 도화원의 벼슬인 것으로 보인다.
  103. 110)조패曹覇 : 당나라 때의 화가로 위나라 무제인 조조의 후손이다. 두보와 같은 시대 사람이다.
  104. 111)백란白鸞 : 양나라의 백란. 화가인 듯하나 자세한 행적은 미상.
  105. 112)백안시 : 서진西晉의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완적阮籍은 반가운 사람이 오면 청안靑眼으로 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백안白眼으로 대했다고 한다. 흘겨보는 것.
  106. 113)호계에서 셋이 웃고 헤어지니 :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 주석하던 진晉나라 고승 혜원慧遠이 일생을 앞 시내인 호계虎溪를 건너지 않았는데, 도잠陶潛과 육수정陸修靜을 배웅할 적에는 자신도 모르게 호계를 건넜으므로, 세 사람이 크게 웃으며 헤어졌다는 일화가 있다. 유불도의 경계를 넘어선 교유를 노래할 때 흔히 드는 비유이다.
  107. 114)안빈낙도의 생활 : 『논어』 「술이」에서 공자가 “거친 밥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베고 누웠어도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다.(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고 하였다.
  108. 115)천인天人 : 우주 인생의 근본을 모두 통찰한 사람. 여기선 훌륭한 선비들을 가리킨다.
  109. 116)양자운揚子雲 : 양웅揚雄. 자는 자운. 전한 말의 유학자이자 문학자로 『태현경太玄經』과 『법언法言』 등의 저술이 있다. 『법언』은 도가道家의 말을 빌려서 『논어論語』의 형식으로 유가儒家의 학설을 논한 것이다.
  110. 117)수문랑修文郞 : 저승에서 문장文章을 관장한다는 벼슬. 문인의 죽음을 말한다.
  111. 118)월굴을 더듬네 : 천근天根은 양이 시작되는 복괘復卦이고 월굴月窟은 음이 시작되는 구괘姤卦를 말한다. 천지음양의 이치를 두루 탐구했다는 뜻이다.
  112. 119)침개針芥 : 바늘을 던져 겨자씨를 맞추는 것. 원뜻은 아주 작은 곳 혹은 아주 작은 사물. 인연이 매우 귀하다는 것을 비유할 때 흔히 쓰인다.
  113. 120)전봉箭鋒 : 상대가 발사하여 날아오는 화살촉을 반대편에서 쏘아 올려 허공에서 서로 마주치게 해서 떨어뜨리는 것. 기연이 서로 맞는다는 뜻이다.
  114. 121)달마가 모른다 말했으나 : 중국 선종의 초조인 달마 조사가 인도로부터 중국 양나라로 건너와 양무제를 만났다. 무제가 “불교의 진리(聖諦第一義)가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달마는 “확연하여 진리라는 것은 없다.(廓然無聖)”고 대답했다. 다시 무제가 “제 앞에 있는 분은 누구입니까?”라고 묻자 달마 조사는 “모른다.(不識)”고 대답하였다.
  115. 122)불이문不二門 : 둘이 아닌, 분별이나 대립을 떠난 절대의 경지를 상징한다. 『유마경』에서 유마 거사가 병이 들었을 때, 부처님의 명을 받아 문병을 갔던 문수를 비롯한 많은 보살 및 불제자와 불이법문을 논변하였다.
  116. 123)옥저玉筯 : 서체의 이름. 진나라의 이사李斯가 만든 소전小篆.
  117. 124)오사烏絲 : 훌륭한 글씨.
  118. 125)토봉吐鳳 : 훌륭한 문장을 짓는 것을 뜻한다.
  119. 126)거북이를 삼켰네 : 훌륭한 솜씨. 출처 미상.
  120. 127)초제招提 : 스님이 수행하는 곳 혹은 모든 수행승을 통틀어 일컫는 말.
  121. 128)연나라의 돌 : 송나라의 어리석은 사람이 옥돌과 비슷하면서도 보통의 돌멩이에 불과한 연석燕石을 보옥인 줄 알고 깊이 보관하며 애지중지하다가 주周나라의 어떤 길손에게 비웃음을 당하였다고 한다.
  122. 129)위나라의 보배 구슬 : 전국시대 위나라의 구슬로서 수레 12채를 비추었다고 하여 조승照乘, 조거照車라고도 부른다.
  123. 130)함지咸池 : 해가 지는 곳이다.
  124. 131)다언 경계했고 : 『도덕경』 5장에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하니 마음속에 담아 두는 것만 못하다.(多言數窮。 不如守中。)”고 하였다.
  125. 132)어눌 가르쳤네 : 『논어』 「이인里仁」에 “군자는 말에 어눌하고 행실에는 민첩하고자 한다.(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고 하였다.
  126. 133)재주는 촉나라 비단에 놀라고 : 촉나라 성도는 아름다운 비단의 산지이다. 고산 수령의 문채가 촉나라 비단인 듯하여 놀랍다는 말이다.
  127. 134)성가는 오나라 돈을 움직이네 : 출처 미상. 한나라 때 오나라는 동전의 주산지여서 매우 부유하였다. 생각건대 고산 수령의 성가는 오나라의 돈으로도 값을 치르지 못할 만큼 높다는 뜻인 듯하다.
  128. 135)경개傾盖 후에 목격했으나 : 경개는 만나서 친분을 맺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서로 만나서 수레의 휘장을 기울이고서 잠시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잠깐 동안 서로 이야기한다는 뜻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 「치사致思」에, “공자가 담郯에 가다, 정자程子를 길에서 만나서는 경개하고서 종일 이야기하고 서로 몹시 친해졌다.”고 하였다. 『장자』에 ‘목격도존目擊道存’이란 말이 있는데, 만나자마자 도인임을 알았다는 뜻이다.
  129. 136)고금皷琴 전에 의탁했네 : 고금은 거문고를 연주하는 것. 옛날 백아伯牙가 거문고로 고산高山과 유수流水를 연주했는데, 종자기鍾子期가 그 뜻을 알고 찬탄하였다. 이 두 구절의 뜻은 고산 수령을 뵙고 나서 곧 깨친 분임을 알았지만, 마음은 그 이전부터 의탁하였다는 말이다.
  130. 137)오 척의 하늘 : 다섯 자 길이의 하늘, 곧 얼마 안 되는 거리.
  131. 138)상왕象王 : 코끼리. 코끼리의 왕. 부처님이나 보살을 비유하여 말하는 경우도 있다.
  132. 139)괘탑掛塔 : 괘석掛錫과 같은 말. 석장錫杖을 거는 것. 탑은 탑구搭鉤(물건을 매다는 열쇠)로, 승려가 선당禪堂에 들어가게 되면 우선 정해진 위치에 있는 탑구에 도구를 정리하는 규칙이 있었다. 옛날에는 도구류를 열쇠로 잠그는 것을 말하였는데, 지금은 바뀌어 행각을 그만두고 승당에 들어가 오래 머무르며 수행 생활을 하는 것을 말한다.
  133. 140)율리의 골짜기 연하煙霞 독점하고 : 율리는 동진의 처사 도연명의 고향이고, 연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말한다. 상사 이구징이 도연명처럼 고향에 은거하면서 풍광을 독차지하였다는 뜻이다.
  134. 141)행단의 바람과 달을 거느렸네 : 행단은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친 곳이다. 이구징이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맑은 바람, 달빛과 함께했다는 뜻이다.
  135. 142)여산의 결사 저버려 부끄럽네 : 동진의 스님 혜원慧遠이 여산 동림사에서 도연명, 육수정 등 당대의 명사들과 모임을 맺었다. 무경 스님 자신은 그러지 못해 부끄럽다는 말이다.
  136. 143)명재明宰 : 고을의 수령을 가리키는 말
  137. 144)꿈엔 용문에~보니 아닐세 : 용문龍門은 황하에 있는 협곡 이름이다. 이곳에 삼단 폭포가 있는데 물고기가 이 폭포를 거슬러 오르면 용이 되어 승천한다고 하였다. 전하여 훌륭한 선비가 인재를 맞이하여 격려하고 천거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용문은 유백승을 가리킨다.
  138. 145)삼파三巴 : 양자강의 협곡 이름이다.
  139. 146)추위 심하여(波羅) : 파라波羅는 죄인이 추운 지옥에서 고통을 참으며 내는 소리이다. 『능엄경』에 “죄가 있는 사람은 한빙 지옥에 들어가 추위에 떤다. 주에 이르기를 추위를 참는 소리이다.(有罪者。 入寒氷地獄。 波波吒吒羅羅。 注。 忍寒聲也。)”라고 하였다.
  140. 147)순주鶉咮 : 이십팔수에서 남방의 별자리 중 하나이다.
  141. 148)복과復科 : 과거科擧에 급제한 사람의 성명을 방에서 지우고 낙제시켰다가 다시 합격시키는 것.
  142. 149)회소懷素 상인 : 회소는 당나라 때의 스님으로 명필이었다. 특히 초서에 능했다.
  143. 150)삼다三多 : 부처님께 공양을 많이 하고, 좋은 벗을 많이 섬기며, 많은 부처님 계신 곳에서 법요를 청하여 듣는 것.(多供養佛。 多事善友。 於多佛所請聞法要。)
  144. 151)팔두八斗 : 중국 남북조시대의 송나라 시인 사령운謝靈雲이 말하기를 천하에 학문의 재주가 한 섬이 있는데, 여덟 말은 조조의 아들 조식曺植이 가졌고 내가 한 말을 지녔으며, 나머지 한 말은 천하 사람들이 나누어 가졌다고 하였다.
  145. 152)종병宗炳 : 동진의 은사로 혜원 스님과 친분이 두터웠다.
  146. 153)태전太顚 : 당나라 때의 스님으로 한유와 교유하였다.
  147. 154)창려昌黎 : 한유韓愈(768~824). 자는 퇴지退之이고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송대에 창려백에 추봉되었으므로 한창려라고도 불린다. 중국 당나라의 문학가 겸 사상가. 그는 종래의 변려문에 반대하고 고문 운동을 일으켜 산문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148. 155)숫양 신세 : 『주역』 「대장괘大壯卦」에서 “숫양이 울타리에 뿔이 걸려 물러나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니 이로움이 없다.(羝羊觸藩。 不能退。 不能遂。 无有利。)”고 하였다.
  149. 156)도안道安 스님과 습착치習鑿齒(四海彌天): 동진의 명승 도안이 당대의 학자 습착치를 만나서 자신을 미천 석도안彌天釋道安이라고 소개하자, 습착치는 사해 습착치四海習鑿齒라고 응수하였다고 한다.
  150. 157)고향에 묻히길 원할 뿐(首丘):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병이 들어 죽을 때가 되면 고향의 언덕 쪽으로 머리를 둔다고 하였다.
  151. 158)양춘곡陽春曲 : 중국 고대의 아름다운 곡조 이름이다. 여기에서는 오상사의 시를 가리킨다.
  152. 159)달 아래~함께 노는데 : 이태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 “꽃 사이 한 단지 술을, 친구도 없이 홀로 따르네. 잔을 들어 명월을 맞이하니, 내 그림자 마주하니 셋이 되었구나.(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盃邀明月。 對影成三人。)”라고 하였다.
  153. 160)동파의 그림자 나뉘네 : 소동파의 〈범영시泛穎詩〉에 “홀연히 파도가 일어나니, 나의 수미가 어지러이 흩어지고, 수많은 동파로 나뉘어졌다가 잠깐 사이에 다시 여기 있네.(忽然生鱗甲。 亂我鬚與眉。 散爲百東坡。 頃刻復在玆。)”라고 하였다.
  154. 161)초조初祖의 동굴이요 : 초조는 중국 선종의 시조인 달마 대사로, 숭산 소림사 뒤쪽에 있는 토굴 속에서 9년 동안 면벽참선하였다고 한다.
  155. 162)삼절三絶 : 시詩ㆍ서書ㆍ화畵를 말한다.
  156. 163)구원九原 :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경대부들이 죽어서 묻히는 곳으로 저승을 말한다.
  157. 164)영수頴水 : 영수는 요순시대의 은자인 허유許由와 소보巢父가 은거한 곳이다.
  158. 165)호옹壺翁 : 호옹은 신선 이름이다. 후한시대에 비장방費長房이 어떤 노인을 따라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 신선 세계가 있었다고 한다.
  159. 166)칠원漆園의 노인 : 전국시대 철학자 장주莊周를 가리킨다. 장자가 칠원의 관리를 지낸 적이 있다. 『장자』에 「소요유逍遙遊」가 있다
  160. 167)원헌原憲의 가난함 : 공자의 제자 원헌은 매우 가난했다.
  161. 168)자장子張의 간록干祿 : 공자의 제자 자장은 국가의 녹을 구하는 법을 물었다가 꾸중을 들었다.
  162. 169)구옹과 혜근의 친분 : 송나라의 대학자인 구양수는 혜근 스님과 친분이 두터웠다.
  163. 170)명실이 온전히 어울린다 하네 : 『장자』에 “이름이란 실체의 손님이다.(名者。 實之賓也。)”라고 하였다.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안락당의 주인 주경철은 편액 이름에 걸맞게 안빈낙도의 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164. 171)시 삼백으로~예악 갖추고 : 『시경』은 약 300여 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성문은 공자의 학문을 말한다.
  165. 172)오천 언으로~근원 탐구하네 : 노자의 『도덕경』은 약 5천 자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166. 173)도룡屠龍 : 도룡은 용을 잡아 요리한다는 말로 쓸모없는 학문이나 기예를 말한다.
  167. 174)왕자교王子喬 : 왕자교는 주나라 영왕靈王의 아들로 피리를 잘 불어 봉황 소리를 즐겨 연주하였다고 한다. 후에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날아갔다.
  168. 175)소백召伯 : 소백은 중국 고대 주나라의 재상 소공석召公奭을 말한다. 주공周公과 함께 성왕成王을 보좌하여 태평시대를 이루었다.
  169. 176)무하유향無何有鄕 : 『장자』에 나오는 이상향으로, 절대 진리의 세계이다.
  170. 177)차별 세계(七鑿) : 『장자』 「응제왕應帝王」에 “남해의 제왕은 숙儵이요, 북해의 제왕은 홀忽이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渾沌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이 매우 잘 대접하였다. 숙과 홀이 혼돈의 덕을 갚고자 도모하여 말하기를, ‘사람들은 모두 칠규가 있어서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쉬는데, 혼돈만이 없다.’ 하고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는데, 7일 만에 혼돈이 죽고 말았다.”고 하였다.
  171. 178)하도河圖 : 복희씨가 천하에서 왕 노릇 할 때에 용마龍馬가 황하에서 나오자, 그 무늬를 본받아 팔괘八卦를 지었다고 한다.
  172. 179)낙서洛書 : 우禹 임금이 홍수를 다스릴 적에 등에 무늬가 있는 거북이가 나왔는데, 이것을 연역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규범인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지었다.
  173. 180)거려蘧廬 : 여관이라는 뜻으로 세상이란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라는 뜻.
  174. 181)하안夏顏 : 출처 미상.
  175. 182)장길長吉 : 이하李賀(790~816). 당나라의 시인으로 자는 장길이다. 어려서부터 글을 잘 지어 한유에게 인정을 받았다. 27세에 요절하였다. 사람들은 그를 귀재鬼才라고 일컬었다.
  176. 183)대은은 예로부터~숨는 법 : 진나라 왕강거王康琚의 〈반초은시反招隱詩〉에 “소은은 구릉과 숲에 은거하고, 대은은 조정과 저자에 숨는다.(小隱隱陵藪。 大隱隱朝市。)”고 하였다.
  177. 184)단표簞瓢의 즐거움 : 공자의 제자 안회가 가난한 동네에서 일단사일표음一簞食一瓢飮으로 어렵게 살면서도 도를 즐겼다고 한다.
  178. 185)굴가屈價에 견주는데 : 굴가는 굴원屈原과 가의賈誼를 말한다. 굴원은 전국시대의 초나라 대부로 참소를 받아 쫓겨났는데 〈이소離騷〉와 〈구가九歌〉 등을 지어 자기의 뜻을 나타냈다. 가의는 한漢나라의 대부로서 문학에 뛰어났다. 심 석사의 선비다운 풍류가 두 사람에 필적한다는 뜻이다.
  179. 186)탕휴湯休 : 탕휴는 남북조시대의 시승이다.
  180. 187)쌍현雙絃 : 적적寂寂(定)과 성성惺惺(慧)을 가리킨다.
  181. 188)이류異類의 집에 방달함도 무방하리 : 이류는 인간이 아닌 온갖 중생을 말한다. 남전 보원 선사가 “금시인今時人은 모름지기 이류 가운데를 향하여 행해야 한다.(今時人。 須向異類中行。)”고 하였다.
  182. 189)삼도三途 : 지옥, 아귀, 축생을 말한다.
  183. 190)사성四聖 :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대해중보살. 또는 성문, 연각, 보살, 불.
  184. 191)와룡臥龍 : 제갈량(181~234). 삼국시대의 촉나라 재상. 자는 공명이며 양양의 융중 땅에 거처하다 유비의 삼고초려로 나와서 촉을 건국하였다. 시호는 무후이다. 그의 「출사표」는 유명하다.
  185. 192)마원馬援 : 후한後漢의 장군(B.C. 14~A.D. 49). 광무제를 도와 후한을 건국하는 데 공을 세웠다. 후에 복파장군伏波將軍에 임명되어 교지交趾(북베트남 지방)의 반란을 평정하였다. 「응제왕應帝王」
  186. 193)장사長沙 : 한나라 문제 때의 대부인 가의가 참소를 받아 장사로 유배된 적이 있다.
  187. 194)초협의 두견새 : 중국 고대 촉나라 황제인 망제가 쫓겨나 죽어서 소쩍새가 되었다고 한다. 그 울음소리가 ‘불여귀不如歸’처럼 들렸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