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영해대사시집초(影海大師詩集抄) / 影海大師詩集抄卷單

ABC_BJ_H0195_T_002

009_0477_c_01L
영해대사시집초 단권影海大師詩集抄卷單
약탄若坦
성재헌 (역)
총목차總目次
시 100편(詩一百篇)
영해(自題影海)
경성 조 생원의 운을 따라(次京城趙生員韵)
조 찰방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趙察訪來韵)
양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生員韵二首)
양 진사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進士韵二首)
동서취죽이란 시의 운을 따라다음 시도 차운하여(次東西翠竹韵如次)
남쪽 교외 목동의 피리(題南郊牧笛)
북악의 나무꾼 노래(北嶽樵歌)
우봉의 낙조(牛峯落照)
앞 강의 고기잡이 불빛(前江漁火)
큰길을 가는 사람(大路行人)
용산의 저녁풍경(龍山晩景)
게를 풀어주며 운자를 부르다(放蠏呼韵)
경신년 오월 매우 가물어 모내기하지 못해 지었다(庚辰五月甚旱未移秧故有作)
국화를 노래하며 운자를 부르다(詠菊呼韵)
길에서 양 진사의 운을 따라(道上次梁進士韵)
윤 스님에게 주다(贈胤觀師)
봄날 우연히 읊다(春日偶吟)
애석한 꽃(惜花)
향산으로 가는 연 수좌를 보내며(送璉首座之香山)
오죽 우거진 곳에 핀 영산화(咏烏竹叢裏映山花)
달밤에 듣는 두견새 소리(咏月夜聞杜䳌)
척 장로에게(寄陟長老)
산중춘음이란 시의 운을 따라두 수(次山中春吟二首)
삼가 무용 대화상의 시 조계수석정의 운을 따라(謹次無用大和尙曹溪水石亭韵)
선 생원의 시 연죽의 운을 따라(次宣生員煙竹韵)
옥천사 방장실에서 보내온 운을 따라(次玉泉丈室來韵)
계봉사에 머무는 인헌 스님과 이별하며(留別印軒師住鷄峰寺)
송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宋生員韵二首)
산을 노니는 여러 선비에게 주다(贈遊山諸士)
만경암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萬景庵韵)
박 생원의 운을 따라(次朴生員韵)
태영 스님에게 주다(贈泰榮師)
지곡으로 가는 훈 장로를 보내며(送熏長老之智谷)
현 스님의 운을 따라(次玄師韵)
양 진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두 수(次梁進士來韵二首)
김 정자의 운을 따라(次金正字韵)
이 도사께 올립니다(呈李都事)
안생께 올립니다(次呈安生)
불대사(題佛臺寺)
감 스님 시축의 운을 따라(次鑑師軸韵)
삼가 수석정의 운을 따라(謹次水石亭韵)
풍곡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楓谷來韵)
신덕암(題神德庵)

009_0477_c_01L

009_0477_c_02L影海大師詩集抄卷單

009_0477_c_03L

009_0477_c_04L1)目次 [1]

009_0477_c_05L
一百篇

009_0477_c_06L
自題影海次京城趙生員韵次趙
009_0477_c_07L察訪來韵次梁生員韵
次梁進
009_0477_c_08L士韵
次東西翠竹韵如次

009_0477_c_09L南郊牧笛北嶽樵歌牛峯落照
009_0477_c_10L前江漁火大路行人龍山晩景
009_0477_c_11L放蠏呼韵庚辰五月甚旱未移秧故
009_0477_c_12L有作詠菊呼韵道上次梁進士韵
009_0477_c_13L贈胤觀師春日偶吟惜花
009_0477_c_14L璉首座之香山咏烏竹叢裏映山花
009_0477_c_15L咏月夜聞杜鵑寄陟長老次山中
009_0477_c_16L春吟
謹次無用大和尙曹溪水石
009_0477_c_17L亭韵次宣生員煙竹韵次玉泉丈
009_0477_c_18L室來韵留別印軒師住鷄峯寺

009_0477_c_19L宋生員韵
贈遊山諸士次萬景
009_0477_c_20L庵韵次朴生員韵贈泰榮師
009_0477_c_21L熏長老之智谷次玄師韵次梁進
009_0477_c_22L士來韵
次金正字韵呈李都事
009_0477_c_23L次呈安生題佛臺寺次鑑師軸韵
009_0477_c_24L謹次水石亭韵次楓谷來韵題神
009_0477_c_25L目次編者作成補入

009_0478_a_01L동천의 이 상사를 방문하다세 수(訪東川李上舍三首)
금탑사(題金塔寺)
산으로 돌아가는 성 장로를 보내며(送性長老之歸山)
율시 한 수를 서툴게 읊어 찾아온 유익한 도우에게 보이다(拙吟一律示益道友來訪)
김 사간께 올립니다(上金司諫)
양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生員韵二首)
오이 심은 데 오이 난다(種瓜得瓜)
연암(題蓮庵)
팔영산에 올라 운을 따라 짓다(次韵登八影山)
비 갠 봄날(春晴)
박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朴生員韵二首)
천관산으로 가는 변 상인을 보내며 운을 따라 짓다(次韵送辯上人之天冠山)
팔영산에 노닌다는 시의 운을 따라(次遊八影山韵)
사미당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四美堂韵)
광한루에 올라 부르는 운에 맞춰 짓다(登廣寒樓呼韵作)
옥련 환체가 지은 부도암이란 시를 모방하여(效玉連環体題浮屠庵)
칠우당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七友堂韵)
구룡정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九龍亭韵)
박 생원의 운을 따라(次朴生員韵)
이 생원에게 보냅니다(寄李生員)
삼가 낙안 수령의 운을 따라(謹次樂安倅韵)
상 대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次相大士來韵)
정 생원이 읊은 신월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鄭生員咏新月韵)
양 진사께 공경히 올립니다두 수(敬呈梁進士二首)
보림사 벽에 쓰다(題寶林寺壁)
태안사(題泰安寺)
공경히 봉서암의 운을 따라(敬次鳳瑞庵韵)
해 대사의 운을 따라(次海大師韵)
산에 살며 흥을 버리다라는 운을 따라(次山居遣興)
체정스님에게 주며 겸하여 환성스님께 문안드립니다(贈體淨師兼訊喚醒)
정 대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次淨大師來韵)
휴목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朽木來韵)
일암의 운을 따라(次一庵韵)
운을 따라 조 찰방 조 선달께서 행차하시는 헌 아래에 올립니다(次韵呈趙察訪趙先達行軒下)
현 상인 시축의 운을 따라(次賢上人軸韵)
운을 따라 적우 사미에게 주다(次贈的宇沙彌)
운을 따라 매우 총명한 어린 스님에게 권하다(次勸太聦小師)
삼가 안 생원의 운을 따라(謹次安生韵)
청옥 상인을 보내며(送淸玉上人)
척 장로 시축의 운을 따라(次陟長老軸韵)
김 정자께 올립니다다섯 수(呈金正字五首)
미타전(題彌陁殿)
정국당이 지은 강정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鄭菊堂江亭韵)
삼가 이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謹次李生員韵二首)
이 도사께 올립니다(呈李都事)
이 어사께 올립니다(呈李御使)
대척 스님에게 주다(贈大陟師)
운을 따라 엄 참의께 올립니다두 수(次呈嚴叅議二首)
유 흥양에게 올립니다(呈柳興陽)
안 생원에게 주다(贈安生員)
이 안렴께 올립니다(呈李按廉)
옛 산으로 돌아간 앙 장로를 보내고 나서(送後仰長老歸故山)
삼가 능주목사의 운을 따라(謹次綾州牧使韵)
용택 장로의 운을 따라(次龍澤長老韵)
승평 사도께 올립니다두 수(上昇平使道二首)
소악옹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小嶽翁來韵)

009_0478_a_01L德庵訪東川李上舍
題金塔寺
009_0478_a_02L
送性長老之歸山拙吟一律示
009_0478_a_03L益道友來訪上金司諫次梁生員
009_0478_a_04L
種瓜得瓜題蓮庵次韵登八
009_0478_a_05L影山春晴次朴生員韵
次韵
009_0478_a_06L送辯上人之天冠山次遊八影山韵
009_0478_a_07L次四美堂韵登廣寒樓呼韵作
009_0478_a_08L玉連環體題浮屠庵次七友堂韵
009_0478_a_09L九龍亭韵次朴生員韵寄李生員
009_0478_a_10L謹次樂安倅韵次相大士來韵
009_0478_a_11L鄭生員咏新月韵敬呈梁進士

009_0478_a_12L寶林寺壁題泰安寺敬次鳳瑞庵
009_0478_a_13L次海大師韵次山居遣興
009_0478_a_14L體淨師兼訊喚醒次淨大師來韵
009_0478_a_15L朽木來韵次一庵韵次韵呈趙察
009_0478_a_16L訪趙先達行軒下次賢上人軸韵
009_0478_a_17L贈的宇沙彌次勸太聦小師謹次
009_0478_a_18L安生韵送淸玉上人次陟長老軸
009_0478_a_19L呈金正字
題彌陁殿次鄭
009_0478_a_20L菊堂江亭韵謹次李生員韵

009_0478_a_21L李都事呈李御使贈大陟師

009_0478_a_22L呈嚴叅議
呈柳興陽贈安生員
009_0478_a_23L呈李按康送後仰長老歸故山
009_0478_a_24L次綾州牧使韵次龍澤長老韵
009_0478_a_25L昇平使道
次小嶽翁來韵

009_0478_b_01L영해 대사 행장影海大師行狀
풍암 화상 행장楓巖和尙行狀
시詩
영해(自題影海)
須彌橫出海     수미산이 멋대로 솟아오르는 바다
空色影重重     공과 색의 그림자 겹겹이로다.
倘會如斯理     혹 이와 같은 이치 알아차린다면
可知影海翁     늙은이 영해를 알 수 있으리라.
경성 조 생원의 운을 따라(次京城趙生員韵)
月影庭前竹     달그림자는 뜰 앞 대나무에
風聲檻外松     바람 소리는 난간 밖 소나무에
禪窓無箇事     선방 창가엔 그런 일 없으니
閑數上房鍾     한가롭게 방으로 오르는 종소리.
조 찰방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趙察訪來韵)
古調誰下指     옛 곡조 누가 썼을까
吟來牙頰淸     읊자 어금니와 뺨 맑아지네.
倚樓才絕世     의루6)와 같은 절세의 재주
知是最高情     이것이 최고의 정임을 알겠네.
양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生員韵二首)
我后多取士     우리 임금님 선비들 취함 많아
年年乃拔尤     해마다 빼어난 이들 뽑으니
倘君知所止     혹시 그대가 머물 곳을 안다면
其位近三孤    그 지위 삼고7)에 가까우리라.하나

文換史遷骨     문장은 사마천의 뼈와 바꾸겠고
詩傳李伯宗     시는 이백의 뜻을 전하니
漢唐千載後     한나라 당나라 천년 후
雄傑獨無雙    견줄 자 없는 웅걸이로다.
양 진사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進士韵二首)
昔聞顏子有     안회8)가 있다고 예전에 들었는데
今對鄙吝無     지금 마주하니 비루함이 전혀 없구려
十日相從話     열흘간 서로 이야기 나눴으니
豈云陶惠殊    어찌 도혜9)와 다르다 말하리오.하나

鍊道吾方外     도를 닦는 나는 세상 밖에
能文爾世中     문장에 능한 그대는 세상 가운데
何日得雲雨     언제쯤 구름과 비를 만나
所求各自成    원하는 것 각자 이룰 수 있을까요.
동서취죽이란 시의 운을 따라다음 시도 차운하여(次東西翠竹韵如次)

009_0478_b_01L
影海大師行狀

009_0478_b_02L
楓巖和尙行狀

009_0478_b_03L

009_0478_b_04L1) [2]

009_0478_b_05L自題影海

009_0478_b_06L
須彌橫出海空色影重重

009_0478_b_07L倘會如斯理可知影海翁

009_0478_b_08L次京城趙生員韵

009_0478_b_09L
月影庭前竹風聲檻外松

009_0478_b_10L禪窓無箇事閑數上房鍾

009_0478_b_11L次趙察訪來韵

009_0478_b_12L
古調誰下指吟來牙頰淸

009_0478_b_13L倚樓才絕世知是最高情

009_0478_b_14L次梁生員韵二首

009_0478_b_15L
我后多取士年年乃拔尤

009_0478_b_16L倘君知所止其位近三孤(一)

009_0478_b_17L文換史遷骨詩傳李伯宗

009_0478_b_18L漢唐千載後雄傑獨無雙(二)

009_0478_b_19L次梁進士韵二首

009_0478_b_20L
昔聞顏子有今對鄙吝無

009_0478_b_21L十日相從話豈云陶惠殊(一)

009_0478_b_22L鍊道吾方外能文爾世中

009_0478_b_23L何日得雲雨所求各自成(二)

009_0478_b_24L次東西翠竹韵如次

009_0478_c_01L直可扶衰世     곧음은 쇠락한 세상 부지할만하고
貞堪摺衆林     절개는 온갖 숲을 꺾을만하네.
雪霜終不易     눈과 서리에도 끝내 변치 않으니
能得伯夷心    백이의 마음을 얻겠구나.하나

冷響來何自     시원한 음향 어디서 오는 걸까
西原十八公     서쪽 들판 십팔공10)이었네.
四時長獨翠     사철 늘 홀로 푸르니
造化亦無功    조화옹도 어쩔 수 없네.
남쪽 교외 목동의 피리(題南郊牧笛)
天外雲歸夕     하늘 밖 구름 돌아오는 저녁
南郊日暮初     남쪽 교외 해질 무렵
牧童橫笛處     목동이 피리 부는 곳
山雨亂疎疎     산비가 어지럽게 흩날린다.
북악의 나무꾼 노래(北嶽樵歌)
北嶽樵歌發     북악에서 나무꾼 노래 시작되면
春天夕照廻     봄 하늘에 석양빛 돌아오니
風飄山外響     산 밖엔 바람 나부끼며 메아리치고
時入草堂來     때때로 초당으로 들어오는구나.
우봉의 낙조(牛峯落照)
碧識牛峯出     푸름을 알아차리자 우봉이 솟고
紅看落照低     붉음이 보이자 낙조가 내려온다
蒼煙歸暮壑     파르스름한 연기 돌아오는 저녁 골짜기에
倦翮自投捿     게으른 날갯짓 알아서들 둥지에 깃든다.
앞 강의 고기잡이 불빛(前江漁火)
借問前江水     앞 강의 물에게 한번 물어보자
何年遇客星     어느 해에 객성11)을 만났는지
濯纓歌罷處     갓끈 씻고 노래 끝난 곳에
漁火滿洲汀     고기잡이 불빛 물가에 가득하네.
큰길을 가는 사람(大路行人)
大路門前直     큰 길이 문 앞에 곧으니
行人數徃來     행인들 자주 왕래하네
步趍皆讓長     큰 걸음 종종걸음 모두 어른께 양보하니
風俗自無猜     풍속 저절로 시기함이 없어지네.
용산의 저녁풍경(龍山晩景)
蜃歇龍山夕     이무기가 쉬는 용산의 저녁
風光面面粧     풍광이 구석구석 곱기도 해
箇中無限興     그 가운데 끝없는 흥취 있어
來供此高堂     이 고당 찾아와 공경하네.
게를 풀어주며 운자를 부르다(放蠏呼韵)
湯帝當年活命先   탕 임금님 그해에 목숨 살리길 우선했으니
仁垂竹帛德如天   그 어짊이 죽백12)에 드리우고 덕은 하늘 같았네

009_0478_c_01L
直可扶衰世貞堪摺衆林

009_0478_c_02L雪霜終不易能得伯夷心(一)

009_0478_c_03L冷響來何自西原十八公

009_0478_c_04L四時長獨翠造化亦無功(二)

009_0478_c_05L題南郊牧笛

009_0478_c_06L
天外雲歸夕南郊日暮初

009_0478_c_07L牧童橫笛處山雨亂疎疎

009_0478_c_08L北嶽樵歌

009_0478_c_09L
北嶽樵歌發春天夕照廻

009_0478_c_10L風飄山外響時入草堂來

009_0478_c_11L牛峯落照

009_0478_c_12L
碧識牛峯出紅看落照低

009_0478_c_13L蒼煙歸暮壑倦翮自投捿

009_0478_c_14L前江漁火

009_0478_c_15L
借問前江水何年遇客星

009_0478_c_16L濯纓歌罷處漁火滿洲汀

009_0478_c_17L大路行人

009_0478_c_18L
大路門前直行人數徃來

009_0478_c_19L步趍皆讓長風俗自無猜

009_0478_c_20L龍山晩景

009_0478_c_21L
蜃歇龍山夕風光面面粧

009_0478_c_22L箇中無限興來供此高堂

009_0478_c_23L放蠏呼韵

009_0478_c_24L
湯帝當年活命先仁垂竹帛德如天

009_0478_c_25L「詩」一字編者補入

009_0479_a_01L善人君子誠攸則   훌륭한 사람 군자들 그 모범을 공경해
捨此微生種福田   이 미물 놓아주며 복 밭에 씨 뿌리네.
경신년 오월 매우 가물어 모내기하지 못해 지었다(庚辰五月甚旱未移秧故有作)
聖時不下殷湯世   성군의 시대라 은탕의 시대13) 못지않은데
域內何無雨數千   영토에 왜 수천 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까
田野未秧皆赤地   밭과 들이 모를 심지 못해 모두 벌건 땅이니
民生終失食爲天   백성들 이러다 하늘로 삼는 식량14) 잃겠네.
국화를 노래하며 운자를 부르다(詠菊呼韵)
節序駸駸倠日車   절기의 순서 빨리빨리 해님 마차 재촉해
酣霜老菊爛逶蛇   서리에 취한 늙은 국화 구불구불 문드러지네
千載淵明歸去後   천 년 전 고향으로 돌아간 도연명 이후
誰能泛酒對金波   술잔에 띄워 금빛 물결15) 마주할 자 누가 있을까.
길에서 양 진사의 운을 따라(道上次梁進士韵)
背郭誰家掩竹門   성곽을 등진 누구 집일까, 대나무 문이 닫혔네
蔣生雅操我曾聞   장생16)의 고아한 지조라고 내 들은 적 있었지
陽春古曲何高唱   양춘17)의 옛 곡조를 어찌 저리 고상하게 노래할까
格調淸新絕俗紛   격조가 맑고 새로우며 속세의 어지러움 끊었네.
윤 스님에게 주다(贈胤觀師)
銅鈴饒舌說玄宗   구리 요령에 딸랑거리는 혀 현묘한 종지 설하는데
白日何心度碧空   대낮에 무슨 마음으로 푸른 허공을 건너는가
於此倘能深會得   여기에서 혹 깊이 알아차릴 수 있다면
不須三日耳根䏊   삼일 동안 귀 먹을 필요도 없으리.18)
봄날에 우연히 읊다(春日偶吟)
春入山川景自嘉   봄이 산천에 들어와 풍경이 절로 아름다우니
花能獻笑鳥能歌   꽃은 미소를 바치고 새는 노래를 부르는데
趙州何事指庭栢   조주는 무슨 일로 뜰 앞의 잣나무19) 가리켜
謾使兒孫帶累瑕   법손들을 기만하고 곳곳에 흠집을 냈을까.
애석한 꽃(惜花)
天帝栽成五月花   천제께서 가꾸신 오월의 꽃
狂風其奈擊紛拏   광풍이여 어찌 그리 마구잡이로 흔드는가
天何不制狂風力   하늘은 왜 광풍의 힘 단속하지 않고
忍使紅葩亂委沙   차마 붉은 꽃잎 모래밭에 어지럽게 하실까.
향산으로 가는 연 수좌를 보내며(送璉首座之香山)
杖錫乘春作遠遊   주장자 봄바람 타고 먼 길을 떠나니
贈行深愧沒嘉猷   깊은 부끄러움을 써주며 기쁜 생각 전혀 없네
衆香應謁曇無竭   중향성20)에 가거든 담무갈보살 알현하고
爲告平生願不休   뵙고 싶은 소원 평생 쉬지 않았다고 전해주게.
오죽 우거진 곳에 핀 영산화(咏烏竹叢裏映山花)
昭質繽紛占晩春   밝은 자질 무성히 늦봄을 골라
綠筠叢裏露全身   푸른 대나무 우거진 곳에 온몸을 드러냈네

009_0479_a_01L善人君子誠攸則捨此微生種福田

009_0479_a_02L庚辰五月甚旱未移秧故有作

009_0479_a_03L
聖時不下殷湯世域內何無雨數千

009_0479_a_04L田野未秧皆赤地民生終失食爲天

009_0479_a_05L詠菊呼韵

009_0479_a_06L
節序駸駸1)倠日車酣霜老菊爛逶蛇

009_0479_a_07L千載淵明歸去後誰能泛酒對金波

009_0479_a_08L道上次梁進士韵

009_0479_a_09L
背郭誰家掩竹門蔣生雅操我曾聞

009_0479_a_10L陽春古曲何高唱格調淸新絕俗紛

009_0479_a_11L贈胤觀師

009_0479_a_12L
銅鈴饒舌說玄宗白日何心度碧空

009_0479_a_13L於此倘能深會得不須三日耳根䏊

009_0479_a_14L春日偶吟

009_0479_a_15L
春入山川景自嘉花能獻笑鳥能歌

009_0479_a_16L趙州何事指庭栢謾使兒孫帶累瑕

009_0479_a_17L惜花

009_0479_a_18L
天帝栽成五月花狂風其奈擊紛拏

009_0479_a_19L天何不制狂風力忍使紅葩亂委沙

009_0479_a_20L送璉首座之香山

009_0479_a_21L
杖錫乘春作遠遊贈行深愧沒嘉猷

009_0479_a_22L衆香應謁曇無竭爲告平生願不休

009_0479_a_23L咏烏竹叢裏映山花

009_0479_a_24L
昭質繽紛占晩春綠筠叢裏露全身

009_0479_b_01L向人休說元無語   자기는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아무런 말없이
時勸山僧送目頻   자꾸 산승에게 권하며 눈길을 보내네.
달밤에 듣는 두견새 소리(咏月夜聞杜䳌)
眼外一輪靑嶂月   눈밖엔 한 바퀴 푸른 봉우리 달
耳邊千囀杜䳌聲   귓가엔 천 가락 두견새 소리
淸吟散步逍遙地   맑은 시로 정처 없이 걸으며 소요하는 이곳
塵世何人會此情   티끌세상 어느 누가 이 정을 알까.
척 장로에게(寄陟長老)
曹溪南畔五峰東   조계의 남쪽 둔덕 오봉 동쪽에
郡有浮槎寺有桐   군이 있으니 부사21)요 절은 동사
駐錫其間消歲月   그사이에 주석하며 세월 보내니
知君忘却粉溪翁   알겠소, 그대는 분계옹22) 잊었구려.
산중춘음이란 시의 운을 따라두 수(次山中春吟二首)
老年依舊少年心   늙은 나이에도 여전한 소년의 마음
把筆詩成倩鳥吟   붓을 잡고 시를 지으니 예쁜 새 노래하네
昨夜江南微雨過   지난밤 강남에 가랑비 지나더니
無情桃柳已成陰  무정한 복숭아와 버들에 이미 녹음이 짙구나하나

和風舒日十分暄   온화한 바람 퍼지는 햇살에 완연한 따스함
鳥曳春聲過洞門   새가 끄는 봄의 소리 동구를 지나는데
滿院花飛無一事   사원 가득 꽃잎 날리며 한 가지 일도 없어
山家猶帶泰階痕  산속 집은 여전히 커다란 섬돌의 흔적만 둘렀다
삼가 무용23) 대화상의 시 조계수석정의 운을 따라(謹次無用大和尙曹溪水石亭韵)
山水淸妍詩未狀   산수의 맑고 고움 시로 표현하지 못하고
鳥聲長短畵難能   새소리 길고 짧음 그림으로 그리기 어렵네
欲知和尙偏憐此   화상께서 유독 이를 아낀 뜻 알고 싶다면
疑效當年六葉僧   그해 수학한 여섯 제자 본받아야 할걸.
선 생원의 시 연죽의 운을 따라(次宣生員煙竹韵)
穴學針筒曲學羔   혈학과 침통24)에 왜곡된 학문 배우는 어린 양
長腰如帶口如桃   긴 허리는 대를 두른 듯하고 입은 복숭아 같네.
銅頭縱作蚩尤霧   구리 머리에 마음대로 치우25)의 안개를 일으키니
肯向磻溪講六鞱   어찌 육도26)를 강의하는 반계27)로 향할까.
옥천사 방장실에서 보내온 운을 따라(次玉泉丈室來韵)
誰將妙指動悲絲   누가 오묘한 글솜씨로 슬픔의 눈물 쏟게 하시나
對此難堪意益思   이를 대하니 감당하기 어렵고 생각은 더욱 간절해지네
何時更得連床會   언제쯤이나 상을 붙이고 모일 수 있을까요
折脚同烹苦口師   눌러 앉아 함께 쓴 소리 하시던 스승 삶아봅시다.
계봉사에 머무는 인헌 스님과 이별하며(留別印軒師住鷄峰寺)
臨分且莫意惘然   헤어짐에 또 이렇게 마음이 망연해선 안 되니
佛法何曾滯愛緣   불법이 어찌 사랑스런 인연에 막힌 적 있던가
若會自他無二道   나와 남 둘이 없다는 도리 이해한다면
去留甚物得拘牽  떠나고 머묾에 어떤 물건이 구애되겠는가하나


009_0479_b_01L向人休說元無語時勸山僧送目頻

009_0479_b_02L咏月夜聞杜䳌

009_0479_b_03L
眼外一輪靑嶂月耳邊千囀杜䳌聲

009_0479_b_04L淸吟散步逍遙地塵世何人會此情

009_0479_b_05L寄陟長老

009_0479_b_06L
曹溪南畔五峰東郡有浮槎寺有桐

009_0479_b_07L駐錫其間消歲月知君忘却粉溪翁

009_0479_b_08L次山中春吟二首

009_0479_b_09L
老年依舊少年心把筆詩成倩鳥吟

009_0479_b_10L昨夜江南微雨過無情桃柳已成陰(一)

009_0479_b_11L和風舒日十分暄鳥曳春聲過洞門

009_0479_b_12L滿院花飛無一事山家猶帶泰階痕(二)

009_0479_b_13L謹次無用大和尙曹溪水石亭韵

009_0479_b_14L
山水淸妍詩未狀鳥聲長短畵難能

009_0479_b_15L欲知和尙偏憐此疑效當年六葉僧

009_0479_b_16L次宣生員煙竹韵

009_0479_b_17L
穴學針筒曲學羔長腰如帶口如桃

009_0479_b_18L銅頭縱作蚩尤霧肯向磻溪講六鞱

009_0479_b_19L次玉泉丈室來韵

009_0479_b_20L
誰將妙指動悲絲對此難堪意益思

009_0479_b_21L何時更得連床會折脚同烹苦口師

009_0479_b_22L留別印軒師住鷄峰寺

009_0479_b_23L
臨分且莫意惘然佛法何曾滯愛緣

009_0479_b_24L若會自他無二道去留甚物得拘牽(一)

009_0479_c_01L鷄峰高揷遠人寰   계봉 높이 솟고 인간 세계 멀어
中有招提境自閑   그 가운데 초제28)의 경계 스스로 한가하네
無限魚龍頭角露   한량없는 물고기와 용들 두각을 나타내니
請君於此把長竿  그대는 여기에서 긴 낚싯대 잡으소서
송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宋生員韵二首)
年前惜別海山秋   지난해 바다와 산이 가을일 때 이별이 아쉽더니
君有淸詩慰我愁   그대는 맑은 시로 나의 슬픔을 위로하네
時向禪餘吟一過   간간히 선정의 여가에 한 차례 읊어보면
依然當日對雙眸  마치 그날의 두 눈동자 마주하는 듯하네.하나

早春乘興訪僊臺   이른 봄 흥을 타고 신선 누대 방문해
對榻從容問刼灰   마주한 자리에서 조용히 겁회29)의 일 물었더니
欲識禪坊靈勝景   선방의 신령하고 빼어난 경치 알고 싶은가
群峰矗矗水千迴  뭇 봉우리 뾰족뾰족 물은 천 구비라네.
산을 노니는 여러 선비에게 주다(贈遊山諸士)
晩寺群仙到     저무는 절에 여러 신선들 오셨네
冠童六七朋     관을 쓴 동자 예닐곱 친구들.
瓌儒推杜甫     크신 선비님 두보라 추천하겠지만
老釋愧啚澄     늙은 석자는 불도징30)께 부끄럽습니다.
逐雷三千駿     천둥을 좇아 삼천리를 달리는 준마
搏風九萬鵬     바람을 박차고 구만리에 오르는 붕새
雲房留一宿     구름 방에서 하룻밤 묵어가시니
相識郄猶曾     잠깐 서로 알았는데 예전부터 알았던 듯하네.
만경암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萬景庵韵)
碧螺高揷處     푸른 소라 높이 치솟은 곳
飛閣逈嵬然     나르는 전각 아득히 높으니
不滅香燈火     꺼지지 않을 향과 등의 불빛이요
長流福慧泉     길이 흐를 복과 지혜의 샘.
白鋪寒野水     하얗게 펼쳐진 차가운 들판의 강
靑染暮村煙     푸르게 물들이는 저물녘 마을의 연기
腋下涼風起     겨드랑이 아래 시원한 바람 일어나니
秋生六月天     가을이 시작되는 유월의 하늘.
박 생원의 운을 따라(次朴生員韵)
朙月何投暗     밝은 달이 왜 어둠을 찾아 왔을까
怳如對玉山     옥산을 대하는 듯 정신이 없어
萬花粧絕壑     온갖 꽃으로 깊은 골짜기를 단장하고
列岬護松關     늘어선 산허리로 소나무 관문 호위합니다.
瓊韵難酬酢     옥 같은 시는 화답하기 어렵고
銀鈎豈等閑     은 갈퀴 같은 글씨31) 어찌 등한히 하오리까
感君殷懃意     그대의 은근한 마음에 감복하여
木李且相還     모과32)나마 이렇게 돌려드립니다.
태영 스님에게 주다(贈泰榮師)
嶷嶷詩城壯     높고 높은 시의 성 장대하니
短兵難可鏖     조무래기 병사로는 공격할 수 없네

009_0479_c_01L鷄峰高揷遠人寰中有招提境自閑

009_0479_c_02L無限魚龍頭角露請君於此把長竿(二)

009_0479_c_03L次宋生員韵二首

009_0479_c_04L
年前惜別海山秋君有淸詩慰我愁

009_0479_c_05L時向禪餘吟一過依然當日對雙眸(一)

009_0479_c_06L早春乘興訪僊臺對榻從容問刼灰

009_0479_c_07L欲識禪坊靈勝景群峰矗矗水千迴(二)

009_0479_c_08L贈遊山諸士

009_0479_c_09L
晩寺群仙到冠童六七朋

009_0479_c_10L瓌儒推杜甫老釋愧啚澄

009_0479_c_11L逐雷三千駿搏風九萬鵬

009_0479_c_12L雲房留一宿相識郄猶曾

009_0479_c_13L次萬景庵韵

009_0479_c_14L
碧螺高揷處飛閣逈嵬然

009_0479_c_15L不滅香燈火長流福慧泉

009_0479_c_16L白鋪寒野水靑染暮村煙

009_0479_c_17L腋下涼風起秋生六月天

009_0479_c_18L次朴生員韵

009_0479_c_19L
朙月何投暗怳如對玉山

009_0479_c_20L萬花粧絕壑列峀護松關

009_0479_c_21L瓊韵難酬酢銀鈎豈等閑

009_0479_c_22L感君殷懃意木李且相還

009_0479_c_23L贈泰榮師

009_0479_c_24L
嶷嶷詩城壯短兵難可鏖

009_0479_c_25L「倠」疑「催」{編}

009_0480_a_01L爾能朙律令     그대야 능히 율령33)에도 밝지만
我豈辨刀刁     내 어찌 도와 조34)나 판별하겠나.
道德推安遠     도덕은 도안과 혜원35)에 추대하겠고
文章蔑謝曺     문장은 사영운과 조식36)을 멸시하겠지만
誰知蓮花社     누가 연화사37)를 알까
共臥聽蒲牢     함께 누워 포뢰 소리38) 듣는다.
지곡으로 가는 훈 장로를 보내며(送熏長老之智谷)
智谷曾遊處     일찍이 노닐던 곳 지곡
歸心水必東     물이 꼭 동으로 흐르듯39) 되돌아가는 마음
錫催䔉嶺雨     주장자로 산령의 비를 재촉하고
衣拂鴨江風     옷으로 압강의 바람을 터는구려.
道本無南北     도는 본래 남과 북이 없는데
禪何有異同     선에 어찌 같고 다름이 있겠소
送君多少意     그대를 보내는 이런저런 심정
唯附赤心悰     오직 그대의 붉은 마음에 맡깁니다.
현 스님의 운을 따라(次玄師韵)
如來正法眼     여래의 바른 법안
燈以又燈傳     등에서 또 등으로 전해졌으니
誰得機前妙     누가 기미 이전의 오묘함 얻었을까
子眞火裏蓮     그대가 진정 불꽃 속의 연꽃이구려.
添瓶分澗月     병을 채우며 개울의 달을 나누고
拂錫斷林煙     주장자 떨쳐 숲 안개 헤치며
雪曲輸高唱     설곡40)의 가락 고상하게 노래하니
淸如灑玉泉     맑기가 깨끗한 옥빛 샘물이네.
양 진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두 수(次梁進士來韵二首)
傳詩情更重     시를 전하시니 정이 더욱 무겁고
仍審體便輕     읽어보니 몸이 곧 가벼워집니다
雪曲誰能和     설곡에 누가 화답할 수 있을까요
瑤琴謾自橫     요금41)을 멋대로 퉁겨봅니다.
志將霜竹茂     의지는 서리 내린 대밭처럼 무성하고
心與玉壺淸     마음은 옥 호리병처럼 맑으신 분
自古神交在     예로부터 정신의 교류42) 있었으니
韓顚不以聲     한유와 대전43)은 말로 하지 않았습니다.
또(又)
古調誰不愛     옛 곡조 누가 사랑하지 않을까
新歌白雪輕     새로운 가락 흰 눈처럼 가볍네
誠心唯費隱     정성스런 마음 넓고도 은미하며44)
筆力亂縱橫     필력은 어지럽게 종횡합니다.
李杜詞林富     이백과 두보45)처럼 가사가 풍부하고
蘇黃律格淸     소식과 황정견46)처럼 율격이 청아해
吟來牙頰爽     읊어보면 어금니와 뺨이 상쾌하며
擲地有金聲     땅에 던지니 쇳소리가 납니다.47)
김 정자의 운을 따라(次金正字韵)

009_0480_a_01L爾能朙律令我豈辨刀刁

009_0480_a_02L道德推安遠文章蔑謝曺

009_0480_a_03L誰知蓮花社共臥聽蒲牢

009_0480_a_04L送熏長老之智谷

009_0480_a_05L
智谷曾遊處歸心水必東

009_0480_a_06L錫催䔉嶺雨衣拂鴨江風

009_0480_a_07L道本無南北禪何有異同

009_0480_a_08L送君多少意唯附赤心悰

009_0480_a_09L次玄師韵

009_0480_a_10L
如來正法眼燈以又燈傳

009_0480_a_11L誰得機前妙子眞火裏蓮

009_0480_a_12L添瓶分澗月拂錫斷林煙

009_0480_a_13L雪曲輸高唱淸如灑玉泉

009_0480_a_14L次梁進士來韵二首

009_0480_a_15L
傳詩情更重仍審體便輕

009_0480_a_16L雪曲誰能和瑤琴謾自橫

009_0480_a_17L志將霜竹茂心與玉壺淸

009_0480_a_18L自古神交在韓顚不以聲

009_0480_a_19L

009_0480_a_20L
古調誰不愛新歌白雪輕

009_0480_a_21L誠心唯費隱筆力亂縱橫

009_0480_a_22L李杜詞林富蘇黃律格淸

009_0480_a_23L吟來牙頰爽擲地有金聲

009_0480_a_24L次金正字韵

009_0480_b_01L彌天初結社     미천48)이 처음 결사할 때
四海入靑山     사해49)께서 청산에 들어와
却喜三春夕     무르익은 봄밤을 기뻐하며
相逢一解顏     만나서 크게 한번 웃었죠.
文章齊李杜     문장가께선 이백과 두보50)와 같으시나
道德愧澄安     도덕을 닦는 이는 불도징과 도안51)께 부끄러운데
別後如相憶     이별 후 이렇게 서로 기억하며
尺書數徃還     편지를 여러 차례 주고받게 되는군요.
이 도사께 올립니다(呈李都事)
繡衣漢北使     비단옷 입은 한수 북쪽 관리를
忽遇寺東林     홀연히 절의 동림52)에서 만났으니
像外幽盟結     만상 밖에서 맺은 굳은 약속으로
雲邊暮景尋     구름 가 저녁풍경 찾아주신 것.
石川流碧玉     돌 개울엔 푸른 옥이 흐르고
巖菊散黃金     바위의 국화 황금을 뿌리는데
相對怡然處     서로 마주하고 기뻐하는 곳에서
不覺契已深     모르는 사이 맹세는 이미 깊었죠.
안생께 올립니다(次呈安生)
洛北靑衿客     낙수 북쪽 푸른 옷깃53)의 나그네
閑尋竹院僧     한가히 죽림원의 승려 찾아주시니
禹門驚透鯉     우문54)을 놀랍게 뛰어오른 잉어요
莊海怒飛鵬     장자의 바다를 힘껏 차고 나른 붕새시네.
雅操霜筠茂     고아한 지조는 서리 내린 대숲처럼 무성하고
虛襟水鏡澄     허허로운 흉금 물거울처럼 맑은데
相逢即相送     만나자마자 바로 송별하니
難禁別懷增     짙어지는 이별의 정 금할 수 없습니다.
불대사(題佛臺寺)
昔聞曹溪勝     예전부터 조계의 승경이란 소문 듣고
懸磴劈雲尋     비탈길에 매달려 구름 가르고 찾았더니
寺古巖容老     절은 오래되고 바위의 자태도 늙어
僧殘梵響沈     승려들 사라지고 범종소리도 잠겼네.
瑞香飄檻外     상서로운 향기는 난간 밖에 흐트러지고
桂子落庭心     계수나무 씨앗은 마당 가운데 떨어지지만
國老遺蹤在     국사의 유적만이 여전히 남아 있어
龜碑爲一吟     거북 비석을 한차례에 읊조려 본다.
감 스님 시축의 운을 따라(次鑑師軸韵)
昔年聞盛德     성대하신 덕 옛날에 들었는데
今日對蒼顏     오늘에야 연로한 얼굴 마주합니다
有友人人契     벗이 있어 사람사람 사귀시니
無家處處安     집이 없어도 곳곳이 편안하군요.
嶺湖三事衲     영호에서 세 가지 일 받드는 납자55)
天地一閑身     천지에 홀로 한가로운 몸이
雖有相從約     서로 함께하자고 약속은 하지만
其如鬂已斑     이걸 어쩌나 귀밑머리가 이미 얼룩덜룩.

009_0480_b_01L
彌天初結社四海入靑山

009_0480_b_02L却喜三春夕相逢一解顏

009_0480_b_03L文章齊李杜道德愧澄安

009_0480_b_04L別後如相憶尺書數徃還

009_0480_b_05L呈李都事

009_0480_b_06L
繡衣漢北使忽遇寺東林

009_0480_b_07L像外幽盟結雲邊暮景尋

009_0480_b_08L石川流碧玉巖菊散黃金

009_0480_b_09L相對怡然處不覺契已深

009_0480_b_10L次呈安生

009_0480_b_11L
洛北靑衿客閑尋竹院僧

009_0480_b_12L禹門驚透鯉莊海怒飛鵬

009_0480_b_13L雅操霜筠茂虛襟水鏡澄

009_0480_b_14L相逢即相送難禁別懷增

009_0480_b_15L題佛臺寺

009_0480_b_16L
昔聞曹溪勝懸磴劈雲尋

009_0480_b_17L寺古巖容老僧殘梵響沈

009_0480_b_18L瑞香飄檻外桂子落庭心

009_0480_b_19L國老遺蹤在龜碑爲一吟

009_0480_b_20L次鑑師軸韵

009_0480_b_21L
昔年聞盛德今日對蒼顏

009_0480_b_22L有友人人契無家處處安

009_0480_b_23L嶺湖三事衲天地一閑身

009_0480_b_24L雖有相從約其如鬂已斑

009_0480_c_01L
삼가 수석정의 운을 따라(謹次水石亭韵)
逈臨飛閣上     아득히 나르는 누각에 오르니
疑是武陵僊     마치 무릉의 신선인 듯
洞裏花心嬾     동구 안에는 꽃술이 늘어지고
庭際屐齒穿     마당가엔 나막신 이빨 빠졌네.56)
淸歡雖共客     청아한 기쁨이야 나그네들과 함께 하지만
眞樂獨全天     참된 즐거움은 홀로 하늘에 완전하니
抱朴無餘事     소박함 품고 별다른 일 없이
忘機坐兀然     기미마저 잊고 올연히 앉는다.
풍곡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楓谷來韵)
相距由旬地     서로 유순57)이나 되는 곳에 떨어져
早爲南北人     일찌감치 남과 북의 사람이 되었으니
忽來離善友     홀연히 왔다 떠난 선한 벗이여
無路接芳隣     향기로운 이웃 만날 길이 없구려.
拔筆愁何極     붓을 드니 이 슬픔 어디가 끝일까
題詩歎未垠     시를 쓰자니 다 표현하지 못해 한스럽네
傷心曾邑悒     상심한 승려 근심하고 근심하니
那得對寅申     어떻게 인년이나 신년에는 만날 수 있을까.
신덕암(題神德庵)
神德庵高豁     신덕암 높고 탁 트여
登臨眺望通     올라 보니 조망이 통하네
不燈唯白月     등불 켜지 않아도 오직 밝은 달
無扇自淸風     부채 없어도 저절로 맑은 바람.
聳嶂磨天岌     솟아오른 봉우리 하늘을 문지르듯 높고
流川動地雄     흐르는 시내 땅을 움직이듯 기운차네
忘機終夕坐     기미마저 잊고 저녁 내내 앉았더니
境寂又心空     경계 고요하고 또 마음도 공하네.
동천의 이 상사를 방문하다세 수(訪東川李上舍三首)
竹笻穿樹過     대지팡이로 숲을 뚫고 지나서
懸磴劈雲尋     비탈길에 매달리며 구름 헤치고 찾아가니
敏速追工部     민첩함은 공부58)를 따라잡고
淸新擬翰林     맑고 신선함은 한림59)인 듯.
神交從古在     정신의 교류 옛날부터 있어
拙句爲君吟     서툰 구절이나마 그대에게 읊고
要結三生約     삼생의 약속60) 맺었으면 하오니
莫違求友心    청하는 벗의 마음 거절하지 마소서.하나

傾盖宜若舊     수레덮개 기울이고도 옛 친구 같고
髮白肯如新     머리가 희도록 사귀고도 처음 본 사람 같다지요61)
班馬當時學     반고와 사마천62) 당시의 학문이라
何陰再世身     왜 다시 세상에 몸을 드리우셨나요.
高風眞有度     높은 풍모 참으로 절도가 있고
妙句豈無神     오묘한 구절 어찌 신묘함 없으리오
莫恠來投刺     찾아와 명함 내미는 것 의심치 마소서
只要結勝緣    그저 수승한 인연 맺고 싶을 따름.


009_0480_c_01L謹次水石亭韵

009_0480_c_02L
逈臨飛閣上疑是武陵僊

009_0480_c_03L洞裏花心嬾庭際屐齒穿

009_0480_c_04L淸歡雖共客眞樂獨全天

009_0480_c_05L抱朴無餘事忘機坐兀然

009_0480_c_06L次楓谷來韵

009_0480_c_07L
相距由旬地早爲南北人

009_0480_c_08L忽來離善友無路接芳隣

009_0480_c_09L拔筆愁何極題詩歎未垠

009_0480_c_10L傷心曾邑悒那得對寅申

009_0480_c_11L題神德庵

009_0480_c_12L
神德庵高▼(害+欠)登臨眺望通

009_0480_c_13L不燈唯白月無扇自淸風

009_0480_c_14L聳嶂磨天岌流川動地雄

009_0480_c_15L忘機終夕坐境寂又心空

009_0480_c_16L訪東川李上舍三首

009_0480_c_17L
竹笻穿樹過懸磴劈雲尋

009_0480_c_18L敏速追工部淸新擬翰林

009_0480_c_19L神交從古在拙句爲君吟

009_0480_c_20L要結三生約莫違求友心(一)

009_0480_c_21L傾盖宜若舊髮白肯如新

009_0480_c_22L班馬當時學何陰再世身

009_0480_c_23L高風眞有度妙句豈無神

009_0480_c_24L莫恠來投刺只要結勝緣(二)

009_0481_a_01L未復風流會     다시 올 수 없는 풍류의 모임에
先題所賦詩     먼저 지으신 부와 시
交深忘貴賤     사귐 깊어짐에 귀하고 천함을 잊고
道大喜相隨     도가 커짐에 서로 따름을 기뻐합니다.
舊事君休說     옛날 일일랑 그대 말하지 마소서
當時我已知     그때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開春飛一錫     다가오는 봄에는 주장자 하나 날아가
相對慰幽期    서로 마주하고 그윽한 약속 달래리다.
금탑사(題金塔寺)
晩登金塔寺     저녁에 금탑사에 올라
携友一徘徊     벗을 끌고 한 바퀴 배회하자니
上界煙霞靜     상계에는 안개와 노을 고요하고
中天日月開     중천에는 해와 달이 환하구나.
峰巒元自妙     봉우리 능선 원래 스스로 묘하고
風景浩難裁     풍경은 호방해 재단하기 어려우니
不是蘇黃軰     소식과 황정견63)의 부류가 아니라면
於斯閣筆迴     이 누각에선 붓을 거둬야겠네.
또(又)
携笻入洞府     지팡이 끌고 동부64)에 들어오니
樓閣架嵌巖     누각의 시렁 바위를 깎아 끼웠네
戶外層峰秀     문밖엔 층층 봉우리 빼어나고
階前巨壑㴠     계단 앞에 커다란 골짜기 깊구나.
東臨山馬北     동쪽에 마주한 산은 마북산
西望寺牛南     서쪽에 보이는 절은 우남사
縱目胷襟豁     마음대로 둘러보다 흉금이 트여
飄如馬脫銜     아득히 날아간다, 재갈 벗은 말처럼.
산으로 돌아가는 성 장로를 보내며(送性長老之歸山)
忙忙終日閙     경황없이 종일 시끄러워도
那事甚無妨     저쪽 일65)에는 전혀 방해됨 없으니
不願兜率界     도솔천 세계 바라지 말고
寧求極樂方     차라리 극락에 갈 방도 구하시게.
生死本無輸     생사로 본래 옮겨온 적 없는데
解脫又何望     해탈은 또 무엇 하러 바랄까
欲識師歟路     스님이 갈 길 알고 싶은가
毘盧頂上行     비로자나 머리 꼭대기로 가시게.66)
율시 한 수를 서툴게 읊어 찾아온 유익한 도우에게 보이다(拙吟一律示益道友來訪)
一別曹溪寺     조계사에서 한번 헤어지고는
三年斷尺書     삼 년 동안 편지 한 장 없었는데
海山得相見     바다와 산에서 서로 만나게 되니
錫鉢問何居     묻습니다, 주장자와 발우 어디 머무셨습니까.
湖外秋容冷     호수 바깥은 가을의 자태 쌀쌀하고
途中雨脚疎     오는 길엔 빗발도 흩뿌렸겠지요
生平飛動意     평생 요동치는 마음만 날아가다
對爾攄無餘     그대 마주하고 남김없이 털어놓습니다.

009_0481_a_01L未復風流會先題所賦詩

009_0481_a_02L交深忘貴賤道大喜相隨

009_0481_a_03L舊事君休說當時我已知

009_0481_a_04L開春飛一錫相對慰幽期(三)

009_0481_a_05L題金塔寺

009_0481_a_06L
晩登金塔寺携友一徘徊

009_0481_a_07L上界煙霞靜中天日月開

009_0481_a_08L峰巒元自妙風景浩難裁

009_0481_a_09L不是蘇黃軰於斯閣筆迴

009_0481_a_10L

009_0481_a_11L
携笻入洞府樓閣架嵌巖

009_0481_a_12L戶外層峰秀階前巨壑㴠

009_0481_a_13L東臨山馬北西望寺牛南

009_0481_a_14L縱目胷襟▼(害+欠)飄如馬脫銜

009_0481_a_15L送性長老之歸山

009_0481_a_16L
忙忙終日閙那事甚無妨

009_0481_a_17L不願兜率界寧求極樂方

009_0481_a_18L生死本無輸解脫又何望

009_0481_a_19L欲識師歟路毘盧頂上行

009_0481_a_20L拙吟一律示益道友來訪

009_0481_a_21L
一別曹溪寺三年斷尺書

009_0481_a_22L海山得相見錫鉢問何居

009_0481_a_23L湖外秋容冷途中雨脚疎

009_0481_a_24L生平飛動意對爾攄無餘

009_0481_b_01L
김 사간께 올립니다(上金司諫)
盛德聞雖久     성대한 덕 오래 전에 듣고도
孤笻尙未尋     외로운 지팡이 찾아뵙질 못했는데
辱知曾乏素     욕되게도 이 승려의 못난 자질 알아주시니
神契已先深     신비한 사귐 이미 전생에 깊었겠죠.
定慧隣蓮社     정혜사 인근 백련사요
長沙近竹林     긴 모래밭 가까이 죽림이라 하시니
聊吟五字句     그저 이 다섯 자 구절 읊조리며
用破識荊心     이것으로 식형67)의 마음 달래봅니다.
양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次梁生員韵二首)
百年誰識我     백 년에 누가 나를 알아줄까
情契已非輕     정이 합한 것 이미 가볍지 않습니다
此日知心眷     오늘날 그리워하는 마음 아셨으니
幾時對眼橫     어느 때 눈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粉川新句拙     분천68)이야 새로운 구절 서툴지만
梧叟古文淸     오수69)께선 고문이 청아하고
海犀通寥廓     해서70)로 넓고 큰 하늘을 통하시는데
何須寄遠聲    무엇하러 멀리서 소식을 전하셨습니까.하나

雪曲何高唱     설곡을 어찌 이리 고상하게 노래할까
吟來意不輕     읊어보니 뜻이 가볍지 않습니다
一輪明月好     하나의 바퀴 밝은 달처럼 아름답고
三尺古琴橫     석 자 옛 거문고를 타는 듯
夢鳥文章大     새를 꿈꾸면 문장이 커지고
知人智鑑淸     사람을 알면 지혜의 거울 맑다 하시니
雅詞何以比     고아한 가사 무엇에 비할까요
玉振又金聲    옥이 딸랑거리고 또 쇳소리.
오이 심은 데 오이 난다나이 스물둘 기사년 봄 처음 무용대사께 참학할 때 내려주신 제목으로 지었다(種瓜得瓜年二十二己巳春 初叅無用大土時 應題作也)
種瓜數畝發黃花   여러 이랑 오이를 심어 노란 꽃이 피어나네
先發將衰後發嘉   먼저 핀 꽃 시들라치면 뒤에 핀 꽃 아름다워
露濕叢中靑葉茂   이슬 적셔 덤불에는 푸른 잎이 무성하고
雨饒培上綠枝加   비가 내려 무럭무럭 초록 가지가 뻗어가네.
蔓莖尺許長兼短   덩굴 마디는 한 자 남짓에 길고 또 짧고
結果寸餘竪復斜   맺힌 열매 한 촌 남짓에 바르고 또 끼우뚱
形似龍蹄色似錦   형상은 용의 발톱, 빛깔은 비단
令兒採得供親家   아이 시켜 따다가 부모님께 올린다.
연암(題蓮庵)
爲將瓶錫遠相尋   물병과 주장자 들고 멀리서 찾아오게 하려고
樹密巖回路轉深   빽빽한 나무 바위 돌아 길이 갈수록 깊구나
碧澗映天開玉鏡   푸른 개울엔 하늘 비춰 옥거울을 열고
黃金布地起禪林   황금을 땅에 깔아71) 선림을 세웠네.
山橫野外雲來去   산들 가로누운 들판 밖에는 구름이 오고 가고
松老巖邊月古今   소나무 늙는 바위 곁엔 달이 예나 지금이나
隔斷塵喧長不到   속세의 소란함 멀리 떨어져 늘 오지 않으니
是非那擾定中心   시비가 어찌 선정의 마음 어지럽힐까.


009_0481_b_01L上金司諫

009_0481_b_02L
盛德聞雖久孤笻尙未尋

009_0481_b_03L辱知曾乏素神契已先深

009_0481_b_04L定慧隣蓮社長沙近竹林

009_0481_b_05L聊吟五字句用破識荊心

009_0481_b_06L次梁生員韵二首

009_0481_b_07L
百年誰識我情契已非輕

009_0481_b_08L此日知心眷幾時對眼橫

009_0481_b_09L粉川新句拙梧叟古文淸

009_0481_b_10L海犀通寥廓何須寄遠聲(一)

009_0481_b_11L雪曲何高唱吟來意不輕

009_0481_b_12L一輪明月好三尺古琴橫

009_0481_b_13L夢鳥文章大知人智鑑淸

009_0481_b_14L雅詞何以比玉振又金聲(二)

009_0481_b_15L種瓜得瓜年二十二己巳春初叅
無用大土時應題作也

009_0481_b_16L
種瓜數畝發黃花先發將衰後發嘉

009_0481_b_17L露濕叢中靑葉茂雨饒培上綠枝加

009_0481_b_18L蔓莖尺許長兼短結果寸餘竪復斜

009_0481_b_19L形似龍蹄色似錦令兒採得供親家

009_0481_b_20L題蓮庵

009_0481_b_21L
爲將瓶錫遠相尋樹密巖回路轉深

009_0481_b_22L碧澗映天開玉鏡黃金布地起禪林

009_0481_b_23L山橫野外雲來去松老巖邊月古今

009_0481_b_24L隔斷塵喧長不到是非那擾定中心

009_0481_c_01L
팔영산에 올라 운을 따라 짓다(次韵登八影山)
披雲轉錫謾登來   구름 헤치고 주장자 옮겨 느릿느릿 올라가니
削▼(竹/玉)層峰海上嵬 깎아지른 층층 봉우리 바다 위로 우뚝하다
列島茫茫侔小屋   늘어선 섬 망망해 작은 집 같고
孤舟遠遠似浮盃   외로운 배 아득해 띄워놓은 술잔 같네.
松林茂密多神鳥   솔숲 빽빽이 우거져 신비한 새들 많고
地界淸高隔世埃   땅의 세계 맑고 높아 세속 티끌 막혔네
瞻望襟胷如許豁   바로보고 있노라니 흉금이 탁 트여
三千刹海眼中開   삼천 세계72)가 눈 속에 펼쳐진다.
비 갠 봄날(春晴)
煙斜谷口越羅輕   골짜기 입구에 비낀 안개는 월나라 비단처럼 가볍고
海岳雲收屬晩晴   바다와 산에 구름 걷히며 저물녘 들어 맑아지네
松逕雨餘蒼蘚滑   솔숲 길에 비 그치자 푸른 이끼가 매끄럽고
柳林風暖綠陰生   버들나무 바람 따뜻해 녹음이 짙어지는구나.
汀蘭岸芷看看長   물가엔 난초 언덕엔 지초 볼 때마다 자라고
野杏山桃處處明   개살구 산복숭아 곳곳마다 환하네
萬物欣欣自私地   만물이 기뻐하는 것 다 자기 몫이 있으니
而余得得亦閑行   그래서 나도 부랴부랴 한가롭게 나서본다.
박 생원의 운을 따라 두 수. 각각 사촌 형제에게 주다(次朴生員韵二 各贈四寸昆弟)
爲愛名區作勝遊   명승지에서 멋들어지게 노는 것 사랑했기에
逢迎談笑片時留   담소하며 잠시 머무는 일 받아들였네
松窓日永禪心靜   소나무 창엔 해가 길어 선심이 고요하고
石室香殘俗事休   석실엔 향불도 잦아 세속의 일 그쳤다.
山月盈虧仍晦朔   산에 달 차고 기울면 더불어 그믐과 초하루
巖花開落自春秋   바위에 꽃 피고 지면 절로 봄과 가을이라 하니
錦壺滿貯淸詩句   비단 주머니에 가득 쌓인 맑은 시구
七步雄才子建優   일곱 걸음에 짓는 뛰어난 재주73) 그대는 넉넉하구려.
또(又)
溪山今夕共淸遊   개울과 산에서 오늘 저녁을 같이 맑게 노니니
却勝金山玉帶留   도리어 금산에서 옥대 맡긴 일74)보다 낫네
蠟履已能齊謝石   밀랍을 칠한 신발75) 이미 사석과 맞먹고
佳篇安可擬湯休   아름다운 시편 탕휴76)에 비기기에 충분하다.
半天浮碧唯雲樹   하늘 가운데 뜬 푸르름은 그저 구름 나무요
大野輕黃已麥秋   큰 들판에 가벼운 황금 벌써 보릿가을이니
濟濟士林誰可敵   아름다운 선비 누가 대적할 수 있을까
詩才墨妙兩俱優   시 짓는 재주 뛰어난 필체 모두 넉넉하구려.
천관산으로 가는 변 상인을 보내며 운을 따라 짓다(次韵送辯上人之天冠山)
新詩寫出玉屑紛   새로운 시 써내니 옥가루인 듯
七步雄材孰敢羣   일곱 걸음에 짓는 뛰어난 재주 누가 감히 짝할까
楚璧曾敎良匠琢   초나라 보옥77)이 일찌감치 훌륭한 장인에게 다듬어져
郢歌今向上人聞   영나라 노래를 이제 상인에게서 듣습니다.
手中唯有六環杖   손에는 오직 육환장만 있지만
腹裡能藏千卷文   뱃속에는 천 권의 문장 담을 수 있어

009_0481_c_01L次韵登八影山

009_0481_c_02L
披雲轉錫謾登來削▼(竹/玉)層峰海上嵬

009_0481_c_03L列島茫茫侔小屋孤舟遠遠似浮盃

009_0481_c_04L松林茂密多神鳥地界淸高隔世埃

009_0481_c_05L瞻望襟胷如許▼(害+欠)三千刹海眼中開

009_0481_c_06L春晴

009_0481_c_07L
煙斜谷口越羅輕海岳雲收屬晩晴

009_0481_c_08L松逕雨餘蒼蘚滑柳林風暖綠陰生

009_0481_c_09L汀蘭岸芷看看長野杏山桃處處明

009_0481_c_10L萬物欣欣自私地而余得得亦閑行

009_0481_c_11L次朴生員韵各贈四寸昆弟

009_0481_c_12L
爲愛名區作勝遊逢迎談笑片時留

009_0481_c_13L松窓日永禪心靜石室香殘俗事休

009_0481_c_14L山月盈虧仍晦朔巖花開落自春秋

009_0481_c_15L錦壺滿貯淸詩句七步雄才子建優

009_0481_c_16L

009_0481_c_17L
溪山今夕共淸遊却勝金山玉帶留

009_0481_c_18L蠟履已能齊謝石佳篇安可擬湯休

009_0481_c_19L半天浮碧唯雲樹大野輕黃已麥秋

009_0481_c_20L濟濟士林誰可敵詩才墨妙兩俱優

009_0481_c_21L次韵送辯上人之天冠山

009_0481_c_22L
新詩寫出玉屑紛七步雄材孰敢羣

009_0481_c_23L楚璧曾敎良匠琢郢歌今向上人聞

009_0481_c_24L手中唯有六環杖腹裡能藏千卷文

009_0482_a_01L此日送君山外路   오늘 산 밖의 길로 그대를 보내니
那堪獨自倚松門   나 홀로 소나무 문에 기대는 일 어찌 감당할까.
팔영산에 노닌다는 시의 운을 따라(次遊八影山韵)
芙蓉一朶柱南斗   연꽃 한 송이가 남두육성을 지탱하니
島嶼橫看小似鵝   섬들도 가로로 보니 작기가 거위만 하네
巖溜落石疑玉碎   바윗물 돌에 떨어지니 옥가루인 듯싶고
林蘿碍日得凉多   숲 덩굴 해를 가리니 참 시원하구나.
晴峰雲脚風中斷   맑은 봉우리 구름의 다리 바람이 중간을 끊고
暮峽烟光雨外羅   저녁 골짜기 안개빛이 구름밖에 펼쳐지는데
乘興逈臨飛鳥上   흥을 타고 멀리멀리 새 위로 날아가
俯看塵世若蜂窠   티끌 세계 굽어보니 벌집 같구나.
사미당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四美堂韵)
露菊疎松一逕種   이슬 맺힌 국화 성근 소나무 한 길에 심고
又將梅柳間其中   또 매화와 버들을 가져다 그사이에 두었네
春堤日煖高低綠   봄 제방에 햇살 따시면 위아래로 푸르고
秋塢霜深次第紅   가을 둑에 서리 짙으면 차례차례 붉어진다.
雪裡寒香依藥砌   작약 심은 계단을 밟으니 눈 속 차가운 향기
風前翠盖近簾櫳   발 내려진 창을 지나니 바람 앞 비취색 일산
四時淸景此偏足   사철 맑은 경치 요것들만으로 충분하니
肯羨三山竹萬叢   대나무 빽빽한 삼산78)을 어찌 부러워할까.
광한루에 올라 부르는 운에 맞춰 짓다(登廣寒樓呼韵作)
爲訪名區路此由   명승지 돌아보자고 이렇게 나선 길
廣寒樓上片時留   광한루 위에서 잠시 쉬어 간다
前塘露冷芙蕖淺   앞 연못엔 이슬 차고 연꽃들 얕게 피어
後嶂烟深洞壑幽   뒤 봉우리 안개 깊고 골짜기도 그윽하네
磨空遠嶽靑螺點   허공을 문지르는 먼 산은 푸른 소라들의 점
裂地寒江碧玉流   땅을 가르는 차가운 강은 푸른 옥의 물결
南國炎天九十日   남쪽 나라 뜨거운 하늘 구십 일 동안
筭來無日不凉秋   세어보니 서늘한 가을이 아니었던 날 없네.
옥련 환체가 지은 부도암이란 시를 모방하여(效玉連環体題浮屠庵)
月去年來捴不知   달이 가는지 해가 오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口吟禪頌手傾危   선의 게송 읊조리며 손으로 넘기느라 바쁘다
巴山日暮猿聲苦   파산79)에 해지자 원숭이 소리 쓰라리고
古寺鍾殘月影移   옛 절의 종소리 잦아드니 달그림자 옮겨가네.
多與道朋游法海   수많은 도반과 법의 바다 노닐고
每看庭栢息心機   뜰 앞의 잣나무80) 늘 살펴 심기를 쉬며
幾千萬刼虛生死   몇천만 겁이나 헛되게 태어났다 죽었던가
匕劒全提冀出期   날카로운 칼 꽉 잡고 벗어날 날 기약했지.
칠우당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七友堂韵)
大雅本期老草萊   대아大雅81)께서 본래 잡초 사이에서 늙길 기약하더니
數楹新屋占山隈   여러 기둥 새로운 집 산모퉁이에 터를 잡았네
浙瀝寒聲松偃壑   쏴아- 시원한 소리, 소나무가 골짜기에 드리우고
玲瓏翠色竹圍臺   영롱한 비취빛, 대나무가 누대를 에워쌌네.

009_0482_a_01L此日送君山外路那堪獨自倚松門

009_0482_a_02L次遊八影山韵

009_0482_a_03L
芙蓉一朶柱南斗島嶼橫看小似鵝

009_0482_a_04L巖溜落石疑玉碎林蘿碍日得凉多

009_0482_a_05L晴峰雲脚風中斷暮峽烟光雨外羅

009_0482_a_06L乘興逈臨飛鳥上俯看塵世若蜂窠

009_0482_a_07L次四美堂韵

009_0482_a_08L
露菊疎松一逕種又將梅柳間其中

009_0482_a_09L春堤日煖高低綠秋塢霜深次第紅

009_0482_a_10L雪裡寒香依藥砌風前翠盖近簾櫳

009_0482_a_11L四時淸景此偏足肯羨三山竹萬叢

009_0482_a_12L登廣寒樓呼韵作

009_0482_a_13L
爲訪名區路此由廣寒樓上片時留

009_0482_a_14L前塘露冷芙蕖淺後嶂烟深洞壑幽

009_0482_a_15L磨空遠嶽靑螺點裂地寒江碧玉流

009_0482_a_16L南國炎天九十日筭來無日不凉秋

009_0482_a_17L效玉連環体題浮屠庵

009_0482_a_18L
月去年來捴不知口吟禪頌手傾危

009_0482_a_19L巴山日暮猿聲苦古寺鍾殘月影移

009_0482_a_20L多與道朋游法海每看庭栢息心機

009_0482_a_21L幾千萬刼虛生死匕劒全提冀出期

009_0482_a_22L次七友堂韵

009_0482_a_23L
大雅本期老草萊數楹新屋占山隈

009_0482_a_24L浙瀝寒聲松偃壑玲瓏翠色竹圍臺

009_0482_b_01L霜前藥架先生菊   서리 내리기 전 약 시렁엔 선생의 국화
雪後林園處士梅   눈 내린 후 숲과 동산엔 처사의 매화
淸風白月無餘事   맑은 바람 밝은 달밤 달리 일 없어
數卷詩篇自卷開   여러 권 시편만 홀로 폈다 말았다.
구룡정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九龍亭韵)
九龍仙閣枕潭淸   구룡의 신선 누각에서 맑은 못 베고 누우니
更有江山不世情   속세의 정 벗어난 강산 다시 있게 되었네
水淥方塘開一鑑   물받이 네모난 연못은 거울 하나를 열고
山圍大野列萬屏   산이 에워싼 넓은 들은 만폭의 병풍을 친 듯.
徵君碧柳初垂地   징군82)인 푸른 버들 처음 가지를 드리우고
處士寒梅亦滿庭   처사83)인 겨울의 매화 역시 뜰에 가득하네
除却鏡湖風味外   거울 같은 호수에 부는 바람의 맛 제외하면
世間無處勝斯高   세간에 이곳보다 뛰어난 곳 없으리라.
박 생원의 운을 따라(次朴生員韵)
塵中別有酒中僊   티끌 세계에 취중의 신선 따로 있었네
翰墨淸才李杜前   문장과 글씨 청아한 재주 이백과 두보84)의 앞이로다
撼戶溪聲雷動地   문을 흔드는 개울 소리는 땅을 흔드는 우레
臨軒嶽色翠浮天   추녀 앞의 산색은 하늘에 떠도는 비취빛.
誰人更問桂香句   계수나무 향기 밴85) 구절을 누가 다시 묻나
有客曾叅栢子禪   일찍이 잣나무 선86) 참구한 나그네가 있었네
物景最宜三月暮   만물의 경치로 최고는 의당 삼월 해질녘
如何興在百花先   왜 온갖 꽃보다 앞서 흥이 일었겠나.
이 생원에게 보냅니다(寄李生員)
波庵一揖阻從容   파암의 한차례 읍이 조용함을 막아버리네
日幾西沈水幾東   해는 몇 번이나 서로 지고 물은 동으로 몇 번이냐고
拔筆而今題漠漠   붓을 들어 이제 씁니다, 막막합니다
挑燈何日說空空   등잔불 돋우며 언제 공공87)을 이야기할까요.
風回亂竹笙篁爽   돌개바람 어지러운 대밭에 생황소리 상쾌하고
霜染羣林錦繡紅   서리 배인 우거진 숲에 비단이 강을 이루는데
蔣逕可思不可到   장후의 오솔길88) 생각할 순 있지만 도달할 순 없어
石樓凉月意無窮   돌 누각에 서늘한 달은 뜻이 끝없습니다.
삼가 낙안 수령의 운을 따라(謹次樂安倅韵)
百里雄州甲我南   백리의 웅대한 고을, 우리 남도의 으뜸에
晩春花雨落𩬖𩬖   늦은 봄 꽃비가 어지럽게 나립니다
閑呼玉局爭雙六   한가하면 옥 말판 가져다 쌍륙놀이89) 하고
醉把朱絃弄十三   취하면 주현을90) 잡고 열세 줄을 희롱하시네.91)
高下亂峰圍大野   높고 낮은 어지러운 봉우리 큰 들판 에워싸고
去來雙鳥透踈簾   오가는 짝지은 새 성근 발을 뚫는데
此時此樂誰偏愛   이런 시절 이런 즐거움 누가 유독 사랑할까
唯有浮槎太守甘   달게 여기는 이는 오직 부사의 태수뿐.
상 대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次相大士來韵)
閑消日月唯三白   한가히 세월 보내며 오직 삼백92)
虛送坤乾亦四師   헛되게 보낸 건곤에 또 네 가지를 스승으로

009_0482_b_01L霜前藥架先生菊雪後林園處士梅

009_0482_b_02L淸風白月無餘事數卷詩篇自卷開

009_0482_b_03L次九龍亭韵

009_0482_b_04L
九龍仙閣枕潭淸更有江山不世情

009_0482_b_05L水淥方塘開一鑑山圍大野列萬屏

009_0482_b_06L徵君碧柳初垂地處士寒梅亦滿庭

009_0482_b_07L除却鏡湖風味外世間無處勝斯高

009_0482_b_08L次朴生員韵

009_0482_b_09L
塵中別有酒中僊翰墨淸才李杜前

009_0482_b_10L撼戶溪聲雷動地臨軒嶽色翠浮天

009_0482_b_11L誰人更問桂香句有客曾叅栢子禪

009_0482_b_12L物景最宜三月暮如何興在百花先

009_0482_b_13L寄李生員

009_0482_b_14L
波庵一揖阻從容日幾西沈水幾東

009_0482_b_15L拔筆而今題漠漠挑燈何日說空空

009_0482_b_16L風回亂竹笙篁爽霜染羣林錦繡紅

009_0482_b_17L蔣逕可思不可到石樓凉月意無窮

009_0482_b_18L謹次樂安倅韵

009_0482_b_19L
百里雄州甲我南晩春花雨落𩬖𩬖

009_0482_b_20L閑呼玉局爭雙六醉把朱絃弄十三

009_0482_b_21L高下亂峰圍大野去來雙鳥透踈簾

009_0482_b_22L此時此樂誰偏愛唯有浮槎太守甘

009_0482_b_23L次相大士來韵

009_0482_b_24L
閑消日月唯三白虛送坤乾亦四師

009_0482_c_01L才見春花紅爛熳   붉은빛 난만한 봄꽃을 보았는가 싶으면
忽看霜葉錦逶蛇   어느새 흐느적거리는 비단 서리 내린 잎들
秋深海岳猿聲苦   가을이 깊은 바다와 산에 원숭이 소리는 쓰라리고
雲盡長空鴈影遲   구름 걷힌 긴 하늘에 기러기 그림자는 느릿느릿
賴得庚兄禪偈贈   다행히 경형께서 주신 선의 게송 덕분에
有時吟處却忘機   때때로 읊조리며 심기를 잊게 됩니다.
정 생원이 읊은 신월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鄭生員咏新月韵)
欲翫蟾蜍步石田   섬여93)를 완상하고 싶어 돌밭을 걸었는데
正是秋扇未圓全   이게 바로 가을 부채94)구나 온전히 둥글질 않네
初疑玉玦分千水   처음엔 옥결이 천 개의 강에 뿌려진 것 아닌가 싶더니
還似金梳掛九天   다시 금 빗이 구천에 걸린 듯.
魑魅失權潛樹下   도깨비들 권세 잃고 나무 아래 숨어 있다
笙歌得意聚樓前   생황 가락에 기운 차리고 누각 앞에 모여들어
憑軒愛此仍無寐   헌에 기대고 이를 사랑해 잠들지 못하다가
散步淸吟稱少年   거닐고 맑게 읊조리며 소년이라 하네.
양 진사께 공경히 올립니다두 수(敬呈梁進士二首)
大雅處流孰敢羣   대아95)께서 모임에 참석하니 누가 감히 짝하리오
文章家世世皆聞   문장과 가세는 온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
道無偏儻唯中正   치우침 없는 도에 오직 중용과 정대함
詞帶淸新是外孫   맑고 새로운 문장이니 이것이 외손96).
敏速舊傳三步柳   세 걸음 앞에서 버들잎 쏘듯 민첩하다고 들어왔는데97)
淸新今見八吟温   맑고 새로움 지금 보니 여덟 가지 곡조 익히셨군요
誰知栗里秋霜晩   누가 알았겠습니까, 율리 서리 가득한 늦가을에
暫對眉軒細吐論  잠시 눈썹 마주한 헌에서 줄줄이 논설을 풀어놓을 줄.하나

高才誰識病文園   높은 재주 누가 알까 병든 문원98)
此日相逢有數存   오늘 서로 만난 것도 다 운수 덕분
塵世百年無契托   티끌세상 백 년에 의탁할 곳 없었는데
淸談一夕得風斥   맑은 담론한 저녁에 말끔히 털어주는 바람.
詩如楚岬盤空勢   시는 초나라 산맥처럼 하늘을 떠받치는 기세
筆似湘江動浪痕   글씨는 상강처럼 물결이 요동치는 필체
文章自是東坡老   그대의 문장은 진정 동파 노인99)이신데
禪學深慙佛印元  저의 선학은 불인 원100)께 심히 부끄럽습니다.
보림사 벽에 쓰다(題寶林寺壁)
疊巚中藏古寺樓   첩첩 봉우리 가운데 감춰진 옛 절의 누각
僊區不必訪羅浮   신선의 땅 꼭 나부101)를 방문할 필요는 없네
誰知錦葉山前路   누가 알까 단풍 덮인 산 앞의 길에서
便入寶林洞裏幽   곧장 들어가면 보림이고 골짜기 그윽하단 걸.
賞翫莫言芳草節   완상이라면 방초 우거지는 계절이라고 말하지 말라
登臨最好晩霜秋   오르기 제일 좋은 때는 서리 가득한 늦가을
千年勝地傾心久   천년의 명승지 마음 둔지 오래였으니
此日乘便汗漫遊   오늘 이렇게 오른 김에 땀이 흠뻑 하도록 노닌다.
태안사題泰安寺
淡雲堆裏數峯靑   옅은 구름 쌓인 곳 여러 봉우리 푸르고
中有樓臺日月明   그 가운데 누대 있어 해와 달이 밝다

009_0482_c_01L才見春花紅爛熳忽看霜葉錦逶蛇

009_0482_c_02L秋深海岳猿聲苦雲盡長空鴈影遲

009_0482_c_03L賴得庚兄禪偈贈有時吟處却忘機

009_0482_c_04L次鄭生員咏新月韵

009_0482_c_05L
欲翫蟾蜍步石田正是秋扇未圓全

009_0482_c_06L初疑玉玦分千水還似金梳掛九天

009_0482_c_07L魑魅失權潛樹下笙歌得意聚樓前

009_0482_c_08L憑軒愛此仍無寐散步淸吟稱少年

009_0482_c_09L敬呈梁進士二首

009_0482_c_10L
大雅風流孰敢羣文章家世世皆聞

009_0482_c_11L道無偏儻唯中正詞帶淸新是外孫

009_0482_c_12L敏速舊傳三步柳淸新今見八吟温

009_0482_c_13L誰知栗里秋霜晩暫對眉軒細吐論(一)

009_0482_c_14L高才誰識病文園此日相逢有數存

009_0482_c_15L塵世百年無契托淸談一夕得風斥

009_0482_c_16L詩如楚峀盤空勢筆似湘江動浪痕

009_0482_c_17L文章自是東坡老禪學深慙佛印元(二)

009_0482_c_18L題寶林寺壁

009_0482_c_19L
疊巚中藏古寺樓僊區不必訪羅浮

009_0482_c_20L誰知錦葉山前路便入寶林洞裏幽

009_0482_c_21L賞翫莫言芳草節登臨最好晩霜秋

009_0482_c_22L千年勝地傾心久此日乘便汗漫遊

009_0482_c_23L題泰安寺

009_0482_c_24L
淡雲堆裏數峯靑中有樓臺日月明

009_0483_a_01L嶽送孱顏當檻列   산악은 쇠잔한 얼굴 보내며 난간 밖에 늘어서고
溪將廣舌隔林鳴   개울은 광장설102)로 숲 너머에서 노래한다.
煙籠翠竹層崖直   안개에 갇힌 푸른 대나무 층층 절벽이 곧고
苔蝕荒碑古路橫   이끼 먹어 거칠어진 비석 옛길에 누웠는데
寂寞禪窓淸不寐   적막한 선창 너무 맑아 잠들지 못하고
隨風疎雨灑寒更   바람 따라온 성근 비 뿌리니 한기만 더하네.
공경히 봉서암의 운을 따라(敬次鳳瑞庵韵)
梵宮高出斗牛墟   두우의 빈터103)에 범천의 궁궐 높이 솟으니
深喜今朝復舊初   애초의 모습 복구해 너무도 기쁜 오늘 아침
忽見雕甍連螮蝀   화려한 용마루에 무지개 이어지는 것 보게 보니
始知時數有盈虛   시운엔 차고 빔이 있다는 걸 비로소 알겠다.
一輪松月閑來去   한 수레바퀴 솔밭의 달은 한가로이 오고 가고
數片嶺雲自卷舒   여러 조각 잿마루 구름 스스로 오므렸다 폈다
賢公起廢佳聲在   현공께서 폐사를 일으킨 아름다운 음성 머무니
之功之德又誰如   이 공과 이 덕 또 누가 이와 같을까.
해 대사의 운을 따라(次海大師韵)
三衣重訪夙留筵   옛날에 머물던 자리로 삼의104)께서 다시 오시어
學得吾家沒字禪   우리 집안 글자 없는 선을 배우게 되었으니
出俗高風齊惠遠   속세를 벗어난 높은 풍모는 혜원과 같고
驚人佳句邁平田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 평전105)을 뛰어넘습니다.
常看海底泥牛吼   항상 바다 밑 진흙소의 울음 살피고
每說巖前石虎眠   늘 바위 앞 돌호랑이의 눈빛으로 말씀하시니
千載峨洋誰下指   천년의 높고 넓음 누가 표현할까
淸新佳句湧如泉   맑고 새로운 아름다운 구절 샘처럼 솟습니다.
산에 살며 흥을 버리다라는 운을 따라(次山居遣興)
獨占壺中別有天   호리병 속 별천지106)를 독점하고
禪窓終日意悠然   선방 창가에 종일 마음이 한가하다
都將禍福歸身外   화와 복 모조리 몸 밖으로 귀양 보냈는데
那帶是非到耳邊   어찌 시비가 귓가에 닿는 일 있겠나.
白日已沈芳樹裏   대낮에 벌써 침침한 향기로운 숲속
仙禽飛過畫樓前   신선 새 날아가네, 채색된 누각 앞으로
居山寂寂無餘事   산에 살며 적적하고 별다른 일 없으니
客至淸談客去眠   객이 오면 맑은 담론하고 객이 떠나면 잠잔다네.
체정스님에게 주며 겸하여 환성스님107)께 문안드립니다(贈體淨師兼訊喚醒)
雅襟湛湛玉壺淸   고아한 흉금 담담하기 옥 호리병처럼 맑고
有德依然作典刑   의연한 덕이 있어 전형108)이 되시는군요.
愧我別來頭半白   부끄러운 저는 이별 후 머리가 반백인데
憐君相對眼終靑   사랑스런 그대 대하고 보니 눈이 여전히 푸르구려.
今看筆浪千尋湧   이제 붓의 물결 천 심109)이나 솟구친 걸 보고
且喜功山九仞成   공들여 쌓은 산 아홉 길이 된 걸 기뻐하오니110)
此去禪床趨拜日   여기를 떠나 선상에 종종걸음으로 예배하는 날
爲余致得不忘聲   저를 위해 잊지 못할 말씀 들려주소서.
정 대사가 보내온 운을 따라(次淨大師來韵)

009_0483_a_01L嶽送孱顏當檻列溪將廣舌隔林鳴

009_0483_a_02L煙籠翠竹層崖直苔蝕荒碑古路橫

009_0483_a_03L寂寞禪窓淸不寐隨風疎雨灑寒更

009_0483_a_04L敬次鳳瑞庵韵

009_0483_a_05L
梵宮高出斗牛墟深喜今朝復舊初

009_0483_a_06L忽見雕甍連螮蝀始知時數有盈虛

009_0483_a_07L一輪松月閑來去數片嶺雲自卷舒

009_0483_a_08L賢公起廢佳聲在之功之德又誰如

009_0483_a_09L次海大師韵

009_0483_a_10L
三衣重訪夙留筵學得吾家沒字禪

009_0483_a_11L出俗高風齊惠遠驚人佳句邁平田

009_0483_a_12L常看海底泥牛吼每說巖前石虎眠

009_0483_a_13L千載峨洋誰下指淸新佳句湧如泉

009_0483_a_14L次山居遣興

009_0483_a_15L
獨占壺中別有天禪窓終日意悠然

009_0483_a_16L都將禍福歸身外那帶是非到耳邊

009_0483_a_17L白日已沈芳樹裏仙禽飛過畫樓前

009_0483_a_18L居山寂寂無餘事客至淸談客去眠

009_0483_a_19L贈體淨師兼訊喚醒

009_0483_a_20L
雅襟湛湛玉壺淸有德依然作典刑

009_0483_a_21L愧我別來頭半白憐君相對眼終靑

009_0483_a_22L今看筆浪千尋湧且喜功山九仞成

009_0483_a_23L此去禪床趨拜日爲余致得不忘聲

009_0483_a_24L次淨大師來韵

009_0483_b_01L超倫志操孰能當   무리를 뛰어넘는 지조 누가 당할까
松檜芝蘭莫可方   솔 노송 지초 난초 무엇도 비할 수 없네
氣勢便從山勢聳   기세는 갑자기 산세처럼 솟고
筆鋒還與劒鋒芒   붓끝이 칼끝처럼 휘는군요.
禪心不讓中秋月   선심111)은 중추의 달에게도 양보 않겠고
道德應高萬仞岡   도덕은 진정 만 길 절벽처럼 높으니
後學倘收詩史入   후학들 혹시 시사112)에 받아들인다면
淸新格律擅詞塲   맑고 신선한 격률 문장의 장에 떨치리라.
휴목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朽木來韵)
鼻祖當年同一派   비조113)께서 당년에 동일한 파였으니
耳孫今喜不相忘   이손114)들 지금 기뻐하며 서로 잊지 않는군요
身如雲鶴元無輸   몸은 구름의 학과 같아 원래 옮김이 없고
德比蘭蓀自有香   난초와 창포에 견줄 덕 저절로 향기가 풍깁니다.
虛寂禪心氷玉潔   비고 고요한 선심 얼음과 옥처럼 청결하고
淸新詩格鬼神驚   맑고 신선한 시의 격률 귀신도 놀라니
抽毫欲和瓊琚句   붓 빼들고 경거115)의 구절로 화답하고 싶지만
愧把蟬鳴擬鳳鳴   매미소리로 봉황의 노래 흉내 내는 것 부끄럽습니다.
일암의 운을 따라(次一庵韵)
淸虛爲法振吾東   청허116)의 법이 우리 동방을 진동시켰고
嗣席而今鼻祖同   그 자리 계승해 지금에 이르렀으니 비조는 같습니다
敎海禪源人莫測   교의 바다와 선의 근원은 사람이 측량할 수 없으며
智垣神宇鬼難窮   지혜의 담장과 정신의 집은 귀신도 알기 어렵습니다.
三錢求婦追巖老   삼전117)을 구하는 아낙네 바위의 노숙을 좇았더니
兩拂臨機繼火風   두 손 털어 기연에 임하고 불과 바람 계승하시니
莫歎支離之一病   지리118)의 한 가지 병 원망하지 마소서119)
淨名示疾在經中   정명120)이 병을 보인 일이 경에도 있습니다.
운을 따라 조 찰방 조 선달께서 행차하시는 헌 아래에 올립니다(次韵呈趙察訪趙先達行軒下)
龍虎榜頭共盛名   용호방121)에 함께 이름을 빛냈고
江南今作彩衣行   강남에 이제 채의행122) 나서시니
當年魏闕天恩重   올해 궁궐에는 하늘의 은혜 무겁고
此夜仙樓月色明   오늘 밤 신선의 누각엔 달빛이 밝습니다.
落石驚湍寒玉碎   바위에 떨어지는 세찬 물살에 차가운 옥 부서지고
磨空遠嶽亂簮靑   허공을 쓰다듬는 먼 산에 헝클어진 봉우리들 푸른데
誰知淸淨金沙界   누가 알까 맑고 정결한 금 모래밭 세계를
把筆題詩半日評   붓을 잡고 시를 지으니 반나절만 평하소서.
현 상인 시축의 운을 따라(次賢上人軸韵)
松社昔年接緖餘   송사123) 지난날 실오라기들을 엮었으니
豈期今日結禪廬   오늘 이런 선려124)가 될 줄 기약이나 했을까
吟風步月消塵慮   바람에 읊고 달빛 거닐며 시름을 녹이고
話舊論心送日居   옛일 이야기하고 마음 논하며 나날을 보낸다.
滄海水澄龍隱夕   푸른 바닷물 맑아 용이 숨은 저녁
碧空雲斷鴈來初   푸른 하늘에 구름 사라지고 기러기 날아올 무렵
阿師日用無他事   우리 스님 일용에 다른 일 없어
閑誦人世不見書   인간 세계에선 보지 못할 책을 한가롭게 외우네.

009_0483_b_01L
超倫志操孰能當松檜芝蘭莫可方

009_0483_b_02L氣勢便從山勢聳筆鋒還與劒鋒芒

009_0483_b_03L禪心不讓中秋月道德應高萬仞岡

009_0483_b_04L後學倘收詩史入淸新格律擅詞塲

009_0483_b_05L次朽木來韵

009_0483_b_06L
鼻祖當年同一派耳孫今喜不相忘

009_0483_b_07L身如雲鶴元無輸德比蘭蓀自有香

009_0483_b_08L虛寂禪心氷玉潔淸新詩格鬼神驚

009_0483_b_09L抽毫欲和瓊琚句愧把蟬鳴擬鳳鳴

009_0483_b_10L次一庵韵

009_0483_b_11L
淸虛爲法振吾東嗣席而今鼻祖同

009_0483_b_12L敎海禪源人莫測智垣神宇鬼難窮

009_0483_b_13L三錢求婦追巖老兩拂臨機繼火風

009_0483_b_14L莫歎支離之一病淨名示疾在經中

009_0483_b_15L次韵呈趙察訪趙先達行軒下

009_0483_b_16L
龍虎榜頭共盛名江南今作彩衣行

009_0483_b_17L當年魏闕天恩重此夜仙樓月色明

009_0483_b_18L落石驚湍寒玉碎磨空遠嶽亂簮靑

009_0483_b_19L誰知淸淨金沙界把筆題詩半日評

009_0483_b_20L次賢上人軸韵

009_0483_b_21L
松社昔年接緖餘豈期今日結禪廬

009_0483_b_22L吟風步月消塵慮話舊論心送日居

009_0483_b_23L滄海水澄龍隱夕碧空雲斷鴈來初

009_0483_b_24L阿師日用無他事閑誦人世不見書

009_0483_c_01L
운을 따라 적우 사미에게 주다(次贈的宇沙彌)
像外誰爭法鼓先   만상 밖에서 누가 법고를 먼저 치려고 다투나
妙齡爾許道心專   묘령125)의 그대는 도에만 전념하라
早圖神鳳拪衙閣   일찌감치 신령한 붕새를 도모해 큰 집에 깃들어야지
肯學䤈鷄守瓮天   어찌 초파리 짓을 배워 항아리 속 하늘만 지키는가.
滄海月明珠有涙   창해에 달 밝으면 구슬에 눈물 맺히고126)
藍田日暖玉生煙   남전에 햇살이 따스하면 옥에서 연기 피어나니
百年雲樹頭陀外   백년을 구름과 숲에서 두타127)를 실천하는 것 외에
萬事人間捴者焉   만 가지 인간사는 잡다할 뿐이니라.
운을 따라 매우 총명한 어린 스님에게 권하다(次勸太聦小師)
玉爲丰㒵水爲魂   옥이 예뻐지려면 물의 혼이 깃들어야 하는데
旣感善根盍自勤   이미 선근을 감득하고도 왜 스스로 노력하지 않나
有限人生如沫聚   유한한 인생은 거품 무더기와 같고
無情日月若波奔   무정한 세월은 달리는 물결과 같다.
倘非佛法留胷次   불법을 가슴속에 품지 않는다면
安得是非絕見聞   시비 끊어진 견문을 어찌 얻으리오
知汝不孤先聖語   너는 외롭지 않음을 알라128) 이전의 성현도 말씀하셨으니
于今末葉典刑存   말세인 지금까지 전형은 여전하니라.
삼가 안 생원의 운을 따라(謹次安生韵)
天界陰雲釀雪時   천계에 드리운 구름 눈을 빚을 때
上房分榻語遲遲   윗방에 자리 나누고 느긋느긋 나누는 이야기
鐘王筆力淸愈健   종요와 왕희지129)의 필력보다 맑고 더 씩씩하며
斑馬詞華老益奇   반고와 사마천130)의 화려한 문장보다 노련하고 더 기이해.
浩澣眞源誰可測   호방한 글의 참 근원 누가 측량 하오리까
高明神宇鬼難窺   높고 밝은 정신의 집 귀신도 알기 어렵겠네
强君莫著絕交論   부디 그대여 그만 사귀자는 글131) 쓰지 마소서
我獨長吟求友詩   나 홀로 길이 읊으며 벗의 시를 구하노니.
청옥 상인을 보내며(送淸玉上人)
當世相稱有幾人   당세에서 서로 칭하길 이런 사람 몇이나 될까 하지만
沙彌年少美名新   사미는 나이도 적고 아름다운 이름도 새롭네
顏如崑玉神如水   얼굴은 곤옥 같고 정신은 물 같고
志是霜筠氣是春   뜻은 서리 내린 대나무, 기상은 바로 봄이라.
門外高低南北路   문밖에는 높고 낮은 남북으로 난 길
夢中離合去留身   꿈속에서 헤어지고 만나는 떠나고 머무는 몸
臨分欲贈叮嚀語   이별을 맞아 정성스러운 말 전해주고 싶지만
其奈終無好受辛   이걸 어쩌나 끝내 좋은 수신132)이 없네.
척 장로 시축의 운을 따라(次陟長老軸韵)
翛然高躅托林巓   휙 하니 높이 올라 숲 꼭대기에서
一服神丹病已痊   신단133) 한 알 복용하고 병이 다 나았네
雅操淸新珠有涙   고아한 지조 맑고 신선해 구슬에 눈물 맺히고
和容朗閠玉生煙   온화한 용모 밝고 빛나 옥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身心俱淨知無累   몸과 마음 모두 청정하니 묶임 없음을 알겠고
針芥相投信有緣   바늘과 개자가 투합하니 진실로 인연이로다

009_0483_c_01L次贈的宇沙彌

009_0483_c_02L
像外誰爭法鼓先妙齡爾許道心專

009_0483_c_03L早啚示鳳拪衙閣肯學䤈鷄守瓮天

009_0483_c_04L滄海月明珠有涙藍田日暖玉生煙

009_0483_c_05L百年雲樹頭陀外萬事人間捴者焉

009_0483_c_06L次勸太聦小師

009_0483_c_07L
玉爲丰㒵水爲魂旣感善根盍自勤

009_0483_c_08L有限人生如沫聚無情日月若波奔

009_0483_c_09L倘非佛法留胷次安得是非絕見聞

009_0483_c_10L知汝不孤先聖語于今末葉典刑存

009_0483_c_11L謹次安生韵

009_0483_c_12L
天界陰雲釀雪時上房分榻語遲遲

009_0483_c_13L鐘王筆力淸愈健斑馬詞華老益奇

009_0483_c_14L浩澣眞源誰可測高明神宇鬼難窺

009_0483_c_15L强君莫著絕交論我獨長吟求友詩

009_0483_c_16L送淸玉上人

009_0483_c_17L
當世相稱有幾人沙彌年少美名新

009_0483_c_18L顏如崑玉神如水志是霜筠氣是春

009_0483_c_19L門外高低南北路夢中離合去留身

009_0483_c_20L臨分欲贈叮嚀語其奈終無好受辛

009_0483_c_21L次陟長老軸韵

009_0483_c_22L
翛然高躅托林巓一服神丹病已痊

009_0483_c_23L雅操淸新珠有涙和容朗閠玉生煙

009_0483_c_24L身心俱淨知無累針芥相投信有緣

009_0484_a_01L請向菩提高樹下   청컨대 보리134)의 높은 나무 아래로 가
千魔降盡凱歌旋   온갖 마귀 다 무찌르고 승전가 부르며 돌아오라.
김 정자께 올립니다다섯 수(呈金正字五首)
蓮榜相隨龍榜會   연방135)에서 어울리고 용방136)에 모이더니
儒林終作桂林榮   유림이 결국엔 계림137)의 꽃이 되셨네
早聞筆海千波壯   거센 파도처럼 웅장한 필체라고 들은 지 오랜데
今見功山九仞成   지금 보니 공들여 쌓은 산 아홉 길이 되었군요.
自是交遊有支許   이로부터 교류할 부분이 있게 되었으니
豈唯仁智學周程   어찌 오직 인과 지에 유학138)만 배우리까
明朝送罷橋頭後   내일 아침 송별연 파하고 다리에서 헤어진 후
夜夜雙眸入夢靑  밤마다 두 눈동자 꿈에 들어와 푸르리라.하나

兎窟誰攀玉桂繁   토끼 굴에서 누가 무성한 옥 계수나무 올랐나139)
郄郞年少氣軒軒   바로 그대 나이도 젊고 기세도 헌헌장부
北堂衣錦雙親喜   북당140)에선 비단옷 입고 양친이 기뻐하시고
南郡誇榮衆口喧   남군141)에선 크게 자랑하며 모든 사람 떠드네.
再世靑衫聯甲榜   다음번에 청삼142)이 갑방143)으로 이어져
一時文獻會高門   한 시대의 문헌을 높은 문에 모우소서
請君兼濟蒼生苦   아울러 창생의 고통 구제하길 그대에게 청하니
是則名爲報國恩  그것을 나라의 은혜에 보답함이라 합니다.

早年龍榜繼前賢   이른 나이에 용방에 올라 전대의 현명함 계승하니
赫赫高名絕比肩   혁혁히 높은 이름 견줄 자가 없네
魚透三層燒赤尾   세 계단 뚫은 물고기 붉은 꼬리 태워버리고144)
鵬搏萬里負靑天   만 리를 차고 오른 붕새 푸른 하늘 등졌네.
欲酬像外幽盟結   만상 밖에서 맺은 약속 지키고 싶어
且作雲邊古古眠   또 이렇게 구름 가에서 오래도록 잠잤더니
白衲綸巾譚笑夜   백납과 윤건145)이 담소 나누는 밤에
上房華燭自鮮妍  윗방에 화사한 등불 저절로 예쁩니다.

傾盖由來契已深   수레 덮개 기울인 까닭 이미 오래 사귀었기 때문이니
牙絃今日得知音   아현146)이 오늘에야 지음을 만났네
早聞釋道從儒道   석가의 도는 유가의 도를 따른다고 일찍이 들었으니
却喜緇林接士林   승려들의 숲이 선비들의 숲에 접하게 되어 기쁩니다.
拔筆吟成七字句   붓을 뽑아 일곱 자 구절 읊조려
爲君用破百年心   한평생 품은 마음 그대에게 털어놓았으니
臨溪折柳相分後   개울가에서 버들가지 꺾고147) 헤어진 후에
應有栩栩蝴蝶尋  펄펄 나는 나비 되어 찾으실 날 꼭 있겠지요.

飽耳高名歲已深   귀가 멍멍한 높은 명성 세상에 이미 쟁쟁한데
那言今夕聽玄音   오늘 저녁 현묘한 음성 들었다 어찌 말하리까
未追惠遠招彭澤   추종하지 않는데도 혜원은 팽택148)을 초청했으니
多謝韋翁訪竹林   너그러우신 분 죽림을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149)
物外閑情知我趣   만물을 벗어난 한가로운 정이 나의 취향인 줄 알았고
人間榮業見君心   인간 세계 영화로운 업이 그대의 마음임을 보았지만
神交自古韓顚在   정신의 교류 그 옛날 한유와 태전부터 있었으니
莫惜他年更一尋  다음 해에 다시 찾아주시는 것 아끼지 마소서.다섯
미타전(題彌陁殿)
長者何年梵刹開   장자150)께서 어느 해 범찰151)을 세우셨나
金沙布地淨塵埃   금가루 땅에 깔고 먼지 깨끗이 씻었네

009_0484_a_01L請向菩提高樹下千魔降盡凱歌旋

009_0484_a_02L呈金正字五首

009_0484_a_03L
蓮榜相隨龍榜會儒林終作桂林榮

009_0484_a_04L早聞筆海千波壯今見功山九仞成

009_0484_a_05L自是交遊有支許豈唯仁智學周程

009_0484_a_06L明朝送罷橋頭後夜夜雙眸入夢靑(一)

009_0484_a_07L兎窟誰攀玉桂敏郄郞年少氣軒軒

009_0484_a_08L北堂衣錦雙親喜南郡誇榮衆口喧

009_0484_a_09L再世靑衫聯甲榜一時文獻會高門

009_0484_a_10L請君兼濟蒼生苦是則名爲報國恩(二)

009_0484_a_11L早年龍榜繼前賢赫赫高名絕比肩

009_0484_a_12L魚透三層燒赤尾鵬搏萬里負靑天

009_0484_a_13L欲酬像外幽盟結且作雲邊古古眠

009_0484_a_14L白衲綸巾譚笑夜上房華燭自鮮妍(三)

009_0484_a_15L傾盖由來恝已深牙絃今日得知音

009_0484_a_16L早聞釋道從儒道却喜緇林接士林

009_0484_a_17L拔筆吟成七字句爲君用破百年心

009_0484_a_18L臨溪折柳相分後應有栩栩蝴蝶尋(四)

009_0484_a_19L飽耳高名歲已深那言今夕聽玄音

009_0484_a_20L未追惠遠招彭澤多謝韋翁訪竹林

009_0484_a_21L物外閑情知我趣人間榮業見君心

009_0484_a_22L神交自古故顚在莫惜他年更一尋(五)

009_0484_a_23L題彌陁殿

009_0484_a_24L
長者何年梵刹開金沙布地淨塵埃

009_0484_b_01L風光怳若三淸界   풍광은 황홀하기 삼청계152)와 같고
形勝翻疑九品臺   훌륭한 형상 번뜩번뜩 구품의 연화대153)인가.
天際聳靑山北峙   하늘 끝에 솟은 청산은 북에 우뚝하고
雲間流碧水南迴   구름 사이 흐르는 벽수는 남으로 돌아드는데
庵中景槩何須問   암자 안 풍경이야 물을 필요 있나
霽後羣峯入戶來   비 그친 후 뭇 봉우리 문으로 들어온다.
정국당이 지은 강정이란 시의 운을 따라(次鄭菊堂江亭韵)
三公難換此江山   삼공154)도 바꾸기 힘든 이 강산
呂望幾年渭水間   여망155)은 몇 년을 위수에서 보냈던가
松老巖邊玄鶴舞   소나무 늙는 바위 곁에서 검은 학156) 춤추고
溪橫野外白𩿨閑   시내 가로지르는 들 밖에는 흰 올빼미 한가롭다.
孤輪海月時圓缺   외로운 바퀴 바다의 달은 때맞춰 둥글었다 찌그러졌다
一片嶺雲自徃還   한 조각 잿마루 구름 제 홀로 갔다 왔다
要識主人眞樂趣   정자 주인의 진정한 즐거움 알고 싶은가
濯纓歌罷獨怡顏   갓끈 씻고 노래 파하면 홀로 흐뭇한 얼굴.
삼가 이 생원의 운을 따라두 수(謹次李生員韵二首)
嶷嶷詞樓聳九層   까마득한 문장의 누각 구층이나 솟고
門墻高遠孰堪登   문과 담장 높고 먼데 누가 감히 오를까
風流最許靑蓮老   풍류는 청련화 눈매의 노인157)도 최고를 허락하고
道德深慙碧眼僧   도덕은 벽안의 호승158)도 깊이 부끄러워하겠네.
虛寂心源秋水淨   비고 적적한 마음의 근원은 가을 강처럼 맑고
澄圓智鑑玉輪昇   맑고 원만한 지혜의 거울은 옥륜159)이 솟은 듯
夜光何意勤投暗   야광주가 무슨 뜻으로 부지런히 어둠에 다가설까
字字吟來爽似氷  한 자 한 자 읊어보니 얼음처럼 시원하네.하나

䓗籠山色蔚層層   울창한 산색 층층이 우거지고
中有樓𡋛客可登   그 가운데 나그네 오를만한 누대가 있어
蓮社舊緣邀逸士   연사160)의 옛 인연이 은일사를 부르니
桂香新句問胡僧   계수나무 향기 풍기는 새로운 구절을 호승에게 묻는다.
林崖日暮煙猶織   숲과 절벽에 해가 져도 안개는 여전히 베를 짜고
板閣鐘殘月欲昇   판각의 종소리 잦아들자 달이 뜨려 하는데
況復隋珠留案上   하물며 거기에 더해 수주161)가 책상 위에 있어
解敎昏眼冷於氷  혼미한 안목 이해시켜 주며 차갑기 얼음 같네.
이 도사께 올립니다(呈李都事)
高軒誰料過匡巓   높은 수레162) 험한 고개로 오실 줄 누가 생각했을까
快對雙眸病欲痊   쾌활한 두 눈빛에 병이 다 나을 듯
信口吟詩驚鬼魅   진실한 말씀으로 읊조리는 시에 귀신과 도깨비 놀라고
揮毫落地起雲煙   휘두른 붓 땅에 떨어지자 구름과 연기 피어오르네.
靑山紫陌雖云遠   청산과 자맥163) 누가 멀다고 합니까
白衲綸巾亦有緣   백납과 윤건164) 역시 인연이 있었습니다
敢問虎溪從此別   감히 여쭈오니 호계165)에서 이렇게 이별하고 나면
幾時岩壑更盤旋   언제쯤이나 바위 골짜기를 다시 둘러보실까요.
이 어사께 올립니다(呈李御使)
繡衣玉節按南方   비단옷에 옥 부절166)로 남방을 살피시니
驛路威飛六月霜   지나는 길에 드날리는 위엄 유월에 내리는 서리

009_0484_b_01L風光怳若三淸界形勝翻疑九品臺

009_0484_b_02L天際聳靑山北峙雲間流碧水南迴

009_0484_b_03L庵中景槩何須問霽後羣峯入戶來

009_0484_b_04L次鄭菊堂江亭韵

009_0484_b_05L
三公難換此江山呂望幾年渭水間

009_0484_b_06L松老巖邊玄鶴舞溪橫野外白𩿨閑

009_0484_b_07L孤輪海月時圓缺一片嶺雲自徃還

009_0484_b_08L要識主人眞樂趣濯纓歌罷獨怡顏

009_0484_b_09L謹次李生員韵二首

009_0484_b_10L
嶷嶷詞樓聳九層門墻高遠孰堪登

009_0484_b_11L風流最許靑蓮老道德深慙碧眼僧

009_0484_b_12L虛寂心源秋水淨澄圓智鑑玉輪昇

009_0484_b_13L夜光何意勤投暗字字吟來爽似氷(一)

009_0484_b_14L䓗籠山色蔚層層中有樓𡋛客可登

009_0484_b_15L蓮社舊緣邀逸士桂香新句問胡僧

009_0484_b_16L林崖日暮煙猶織板閣鐘殘月欲昇

009_0484_b_17L況復隋珠留案上解敎昏眼冷於氷(二)

009_0484_b_18L呈李都事

009_0484_b_19L
高軒誰料過匡巓快對雙眸病欲痊

009_0484_b_20L信口吟詩驚鬼魅揮毫落地起雲煙

009_0484_b_21L靑山紫陌雖云遠白衲綸巾亦有緣

009_0484_b_22L敢問虎溪從此別幾時岩壑更盤旋

009_0484_b_23L呈李御使

009_0484_b_24L
繡衣玉節按南方驛路威飛六月霜

009_0484_c_01L抗疏應同唐李勉   꿋꿋하게 표명하는 소는 당의 이면167)과 같고
埋輪那讓漢張綱   수레바퀴를 묻은 것 어찌 한의 장강168)에게 양보하리오.
鵬搏碧海心方擊   붕새가 푸른 바다를 박차면 마음이 바야흐로 격해지고
鷹到金風氣自揚   매가 가을이 되면 기상이 절로 드날리니
攬轡已淸湖左色   고삐를 쥐자마자 이미 맑아진 호좌169)의 모습에
佇看平步上巖廊   우두커니 보다 천천히 걸어 암랑170)에 오르시네.
대척 스님에게 주다(贈大陟師)
彌盧高出玉芙蓉   큰 집 높이 솟으니 옥 연꽃인 듯
勢壓羣峯獨擅雄   뭇 봉우리 제압하는 기세 홀로 웅장함 떨친다
四色成根橫入海   네 가지 색171) 뿌리 이루어 바다로 뻗어 들고
一莖爲體直撑空   한 줄기172)가 본체 되어 곧게 하늘을 떠받치네.
穹隆本自堪輿得   높고 드넓음 본래 감여173)라야 가능하니
厚重那將培塿同   도탑고 진중함 어찌 배루174)와 같겠는가
這裏吾師禪定力   그 속에서 우리 스님 선정의 힘으로
不拘南北與西東  남북과 동서에 구애되지 않네.하나

浮休心法得芙蓉   부휴175)는 심법을 부용176)에게서 얻었으니
俊氣英風萬古雄   빼어난 기상 아름다운 풍모 만고의 영웅이라
道出人天三界峻   인간과 하늘 벗어난 도 삼계에 우뚝하고
禪驅華夏大唐空   중국까지 몰아친 선 큰 당나라가 텅 비었지.
到今嗣席耳孫在   지금까지 법석을 이은 이손 있으니
承古開禪鼻祖同   옛날을 계승해 펼치는 선이 비조와 같구나
我佛典刑猶有汝   우리 불법의 전형 그래도 남아있는 그대여
更敎吾道振吾東  다시 우리의 도를 동방에 떨쳐라.
운을 따라 엄 참의께 올립니다두 수(次呈嚴叅議二首)
但願平生一識韓   평생에 한번 한형주177) 뵙기만 소원했는데
那知今夕遇賢官   오늘 저녁 현명하신 관리 만날 줄 어떻게 알았으랴
尊前寶唾難酬酢   존귀하신 분의 보배로운 말씀 화답하기 어렵고
筆下銀鉤豈等閑   붓 아래 은 갈퀴 같은 글씨 어찌 등한히 하리오.
綠錦帳中良士集   녹색 비단 휘장 가운덴 훌륭한 선비 모였고
靑蛇匣裏紫龍蟠   청사검178) 칼집 속엔 붉은 용이 서렸다
何時縛致渠魁首   언제쯤 저 괴수179) 꽁꽁 묶어
滿路凱歌奏泰安  길에 가득한 개선가로 태평을 노래할까하나

昔聞漢將有彭韓   옛날에 한나라 장수 팽월과 한신180)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今遇紅蓮幕下官   지금 홍련의 군막181) 아래 관리를 만났네
令肅轅門山嶽震   엄숙한 원문182)으로 산악을 진동시키고
威驅海盜士兵閑   위세로 해적들 몰아내 사병들 한가하게 하소서.
登樓作賦推王粲   누각에 올라 부를 지으니 왕찬183)이라 추대하겠고
好古通經說李蟠   옛것 좋아해 경을 통하니 이반184)이라 하겠네
況復胷中藏萬甲   게다가 또 가슴 속에 만 명의 병사185) 감췄으니
干戈不血四邊安  방패와 창으로 피 흘리지 않고도 사방을 안정시키겠네.
유 흥양께 올립니다(呈柳興陽)
東山强起宰湖濆   동산186)에서 억지로 일어나 호분187)의 재상이 되셨으니
千里承宣聖主恩   성주의 은혜 받들어 천리에 널리 펴소서
童竹皆智迎郭汲   아이들도 죽마 타고서 다들 곽급188)을 환영할 줄 알고
叟錢猶恐送劉昆   노약자들은 그저 유곤189)을 보낼까 걱정입니다.

009_0484_c_01L抗疏應同唐李勉埋輪那讓漢張綱

009_0484_c_02L鵬搏碧海心方擊鷹到金風氣自揚

009_0484_c_03L攬轡已淸湖左色佇看平步上巖廊

009_0484_c_04L贈大陟師

009_0484_c_05L
彌盧高出玉芙蓉勢壓羣峯獨擅雄

009_0484_c_06L四色成根橫入海一莖爲體直撑空

009_0484_c_07L穹隆本自堪輿得厚重那將培塿同

009_0484_c_08L這裏吾師禪定力不拘南北與西東(一)

009_0484_c_09L浮休心法得芙蓉俊氣英風萬古雄

009_0484_c_10L道出人天三界峻禪驅華夏大唐空

009_0484_c_11L到今嗣席耳孫在承古開禪鼻祖同

009_0484_c_12L我佛典刑猶有汝更敎吾道振吾東(二)

009_0484_c_13L次呈嚴叅議二首

009_0484_c_14L
但願平生一識韓那知今夕遇賢官

009_0484_c_15L尊前寶唾難酬酢筆下銀鉤豈等閑

009_0484_c_16L綠錦帳中良士集靑蛇匣裏紫龍蟠

009_0484_c_17L何時縛致渠魁首滿路凱歌奏泰安(一)

009_0484_c_18L昔聞漢將有彭韓今遇紅蓮幕下官

009_0484_c_19L令肅轅門山嶽震威驅海盜士兵閑

009_0484_c_20L登樓作賦推王粲好古通經說李蟠

009_0484_c_21L況復胷中藏萬甲干戈不血四邊安(二)

009_0484_c_22L呈柳興陽

009_0484_c_23L
東山强起宰湖濆千里承宣聖主恩

009_0484_c_24L童竹皆知迎郭汲叟錢猶恐送劉昆

009_0485_a_01L愛賢每下南州榻   현인들 사랑해 매번 남주의 평상으로 내려오시고
留客頻傾北海樽   객들 붙잡고 자주자주 북해의 술통 기울이시며
自是仁風無內外   이런 어진 풍모 안팎이 없으신 까닭에
撫民餘澤及山門   백성들 위로한 나머지 은택 산문까지 미치시는군요.
안 생원에게 주다(贈安生員)
傾盖元來契已深   수레덮개 기울인 것은 원래 사귐이 깊었던 까닭
百年今夕托知音   백 년 만에 오늘 저녁 지음을 의지하게 되는군요
若非像外幽盟結   만상 밖에서 맺은 굳은 약속 아니었다면
安得雲邊古寺尋   구름 가 옛 절을 어떻게 찾으실 수 있었을까.
落石驚湍寒玉碎   돌에 떨어지는 세찬 물살에 차가운 옥이 부서지고
排空亂樹晩煙沈   허공을 떠미는 어지러운 나무에 저녁연기 가라앉는데
誰期極海楞伽寺   누가 기약했으리요, 바다 끝 능가사190)에서
半日閑論一寸心   반나절 한가로이 한 치의 마음 논할 줄.
이 안렴께 올립니다(呈李按廉)
香林一別倐經年   향림에서 이별하고 홀연 세월이 흘러
北望雲端意黯然   구름 끝 북쪽을 보며 마음이 암담했죠
同是甲庚殊貴賤   동갑이긴 하지만 귀천이 다르고
更將形影隔山川   게다가 형체와 그림자 산천이 막혔네요.
文章最愛稱長吉   그대의 문장 너무도 아름다워 장길191)이라 칭하겠는데
道德深慚號太顚   저의 도덕 태전192)이라 불리기에 너무 부끄럽습니다
拔筆於今題漠漠   붓을 든 지금 글짓기가 막막하니
挑燈何日對床眠   등잔불 돋우며 언제나 침상 마주해 잠들까요.
옛 산으로 돌아간 앙 장로를 보내고 나서(送後仰長老歸故山)
馬閑元不瑞獜遊   상서로운 기린 원래 마구간에서 놀지 않으니
鷄傑何曾紫鳳留   붉은 봉황이 언제 횃대에 머문 적 있나
浮世幾年重握手   덧없는 세상 어느 해 다시 손잡을 수 있을까
暮雲千里數回頭   저녁 구름 천리에 자꾸만 고개 돌린다.
靑溪炎雨傷分夕   푸른 개울 여름비에 이별을 아파하는 저녁
碧樹新凉話別秋   푸른 나무 청량함에 이별을 이야기하는 가을
天北天南相憶處   하늘 북쪽 하늘 남쪽 서로를 추억한 곳에서
半輪殘月正悠悠   반쯤 찌그러진 달만 그저 유유하구나.
삼가 능주목사의 운을 따라(謹次綾州牧使韵)
龍門昔拜已居然   용문에서 절했던 예전에 이미 늠름하셨는데
水石今逢却話前   수석에서 만난 지금 도리어 옛이야기
倚席縱聞蓮貝敎   자리에 참석하여 연패교를 맘껏 듣고
昇堂那得鉢衣傳   당에야 올랐어도 어찌 의발을 전해 받았겠습니까.
少來云酒何妨道   젊으신데 술을 말한들 어찌 도에 방해되리까
老去知詩不合禪   늙어가며 시만 아는 게 선에 합당치 않지요
數日陪遊聆舊事   여러 날 맘껏 노닐며 들려준 옛이야기
漼漼苦涙落遺篇   주룩주룩 쓰라린 눈물 남기신 글에 떨어집니다.
용택 장로의 운을 따라(次龍澤長老韵)
文章詩句皆餘事   문장과 시구는 모두 여가의 일
好作空門釋氏宗   석씨의 종지인 공문 닦길 좋아하라

009_0485_a_01L愛賢每下南州榻留客頻傾北海樽

009_0485_a_02L自是仁風無內外撫民餘澤及山門

009_0485_a_03L贈安生員

009_0485_a_04L
傾盖元來契已深百年今夕托知音

009_0485_a_05L若非像外幽盟結安得雲邊古寺尋

009_0485_a_06L落石驚湍寒玉碎排空亂樹晩煙沈

009_0485_a_07L誰期極海楞伽寺半日閑論一寸心

009_0485_a_08L呈李按廉

009_0485_a_09L
香林一別倐經年北望雲端意黯然

009_0485_a_10L同是甲庚殊貴賤更將形影隔山川

009_0485_a_11L文章最愛稱長吉道德深慚號太顚

009_0485_a_12L拔筆於今題漠漠挑燈何日對床眠

009_0485_a_13L送後仰長老歸故山

009_0485_a_14L
馬閑元不瑞獜遊鷄傑何曾紫鳳留

009_0485_a_15L浮世幾年重握手暮雲千里數回頭

009_0485_a_16L靑溪炎雨傷分夕碧樹新凉話別秋

009_0485_a_17L天北天南相憶處半輪殘月正悠悠

009_0485_a_18L謹次綾州牧使韵

009_0485_a_19L
龍門昔拜已居然水石今逢却話前

009_0485_a_20L倚席縱聞蓮貝敎昇堂那得鉢衣傳

009_0485_a_21L少來云酒何妨道老去知詩不合禪

009_0485_a_22L數日陪遊聆舊事漼漼苦涙落遺篇

009_0485_a_23L次龍澤長老韵

009_0485_a_24L
文章詩句皆餘事好作空門釋氏宗

009_0485_b_01L板閣月高宜呪水   판각에 달 높으면 물 떠놓고 주력하고
野壇春早可栽松   야단에 봄이 이르면 소나무를 심어야 한다.
偉㦲趙老稱眞佛   훌륭하셔라 조주 노인, 참 부처라 칭하겠지만
怪矣葉公好似龍   괴이하여라 섭공193)이여, 용 비슷한 것만 좋아하네
或恐爲僧盲未豁   혹 승려가 되고도 어둔 눈 뜨지 못할까 걱정이니
爲僧盲豁豁羣盲   어둔 눈 뜬 승려 되어 온갖 맹인들 눈을 뜨여라.
승평 사도께 올립니다두 수(上昇平使道二首)
曹溪從古擅佳聲   조계194)에 예로부터 아름다운 가락 떨쳤으니
十六禪翁況有名   열여섯 선옹195)은 더욱 유명합니다
鳬舃行春今二月   오리 신196) 행차하신 봄 지금이 이월인데
䳌花迎客舊三淸   진달래꽃 손님을 맞으니 옛날의 삼청세계.
淙淙一水呑天碧   졸졸 흐르는 한 시내 하늘의 푸름 삼켜버리고
矗矗千峯拔地靑   뾰족뾰족 천 봉우리 땅의 푸름 빼앗는데
別有深恩難報處   달리 보답하기 힘든 깊은 은혜 있으니
大鵬能識鷽鳩情  커다란 붕새가 학구197)의 마음 알아주시는 것.하나

九重德意軫蒼生   구중198)의 덕스러운 뜻 창생을 불쌍히 여겨
選用賢良佐太平   현명하고 어진 이 뽑아 태평을 돕게 하시니
五馬爭嘶靑草雨   다섯 필 말199) 다투어 울자 푸른 풀에 비 내리고
雙魚猶惹翠蘭馨   두 마리 물고기200) 당기기만 해도 푸른 난초 향기롭네.
深居山寺徒忘世   깊은 산사에 살며 그저 세상을 잊었는데
幸値衙軒細話情   행운으로 아헌201)을 만나 도란도란 나눈 정담
昨夜郞星臨寶界   지난밤 낭성이 보배 세계에 나타나더니
果然今▣獲逢迎  과연 오늘 이렇게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소악옹이 보내온 운을 따라(次小嶽翁來韵)
皂盖乘秋尋古寺   검은 수레덮개202) 가을 타고 옛 절을 찾아와
醉吟豪興世爭云   취하고 읊조린 호방한 흥 세상 사람들 다투어 말하네
深慚契活三椽少   서까래 셋 초라한 집에 사는 것 너무도 부끄럽지만
最愛詩聲四海聞   사해에 자자한 시재의 명성 가장 사랑합니다.
敏速高才超古老   민첩하고 신속한 뛰어난 재주 옛 노숙들 능가하고
新淸佳曲遏秋雲   새롭고 맑은 아름다운 곡조 가을 구름도 멈추게 하니
莫言別後山河隔   이별 후 산과 강이 막혔다 말하지 마소서
一夢應尋月下門   같은 꿈속에서 분명 달빛 아래 문을 찾아가리니.
영해 대사 행장影海大師行狀
스님은 고흥高興 분천粉川 사람으로 휘는 약탄若坦이고, 자는 수눌守吶이며, 영해影海는 그 호다. 광산光山 김씨金氏이고, 아버지는 통정대부通政大夫 휘違 중생中生이며, 어머니는 서씨徐氏다. 아버지가 범승梵僧의 꿈을 꾸고 임신하게 되었고, 강희康熙 7년 현종顯宗 9년(1668) 무신戊申 10월 1일 자시에 탄생하셨는데 몸에 붙은 포태가 가사袈裟와 같은 형상이었다.
어릴 적엔 호방하고

009_0485_b_01L板閣月高宜呪水野壇春早可栽松

009_0485_b_02L偉㦲趙老稱眞佛怪矣葉公好似龍

009_0485_b_03L或恐爲僧盲未豁爲僧盲豁豁羣盲

009_0485_b_04L上昇平使道二首

009_0485_b_05L
曹溪從古擅佳聲十六禪翁況有名

009_0485_b_06L鳬舃行春今二月䳌花迎客舊三淸

009_0485_b_07L淙淙一水呑天碧矗矗千峯拔地靑

009_0485_b_08L別有深恩難報處大鵬能識鷽鳩情(一)

009_0485_b_09L九重德意軫蒼生選用賢良佐太平

009_0485_b_10L五馬爭嘶靑草雨雙魚猶惹翠蘭馨

009_0485_b_11L深居山寺徒忘世幸値衙軒細話情

009_0485_b_12L昨夜郞星臨寶界1)果然今獲逢迎(二)

009_0485_b_13L次小嶽翁來韵

009_0485_b_14L
皂盖乘秋尋古寺醉吟豪興世爭云

009_0485_b_15L深慚契活三椽少最愛詩聲四海聞

009_0485_b_16L敏速高才超古老新淸佳曲遏秋雲
009_0485_b_17L莫言別後山河隔一夢應尋月下門

009_0485_b_18L

009_0485_b_19L影海大師行狀

009_0485_b_20L
師高興粉川人也諱若坦字守吶
009_0485_b_21L海其號也光山金氏父通政大夫
009_0485_b_22L中生母徐氏父夢梵僧因有娠
009_0485_b_23L熙七年顯宗九年戊申十月初一日子時
009_0485_b_24L誕生身着胞胎狀如袈裟兒時豪

009_0485_c_01L자유로워 얽매이지 않았으며, 8세에 입학하였는데 두세 번 읽으면 곧 암송하였다. 10세에 능가사楞伽寺에서 출가하여 득우得牛 장로를 은사恩師로 삼았고, 17세에 처음으로 무용無用 화상을 뵙고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하니, 그 아름다운 말씀과 훌륭한 행을 듣지 못할까 염려했을 뿐이다. 18세에는 삭발하고 계를 받았고, 22세에는 경전을 읽는 법을 배웠다. 이때부터 진실한 마음자리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공부를 해 동료들은 따라올 수 없었다. 28세 이후로는 만법유심萬法唯心의 이치에 대한 믿음을 더해 때로는 잠자는 것마저 잊고 참구하기에 이르렀으니, 학자들이 마음으로 귀의하였다. 37세가 되는 갑신년(1704)에 봉산鳳山의 요청을 수락해 처음으로 자수암慈受庵에 입실入室하고 가득한 덕을 지니고서 세상에 응하시자 소문이 널리 퍼져 초청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찾아온 대중이 거의 수백 명을 헤아렸다. 이것은 스님께서 수립樹立하신 것이다.
16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28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스님께서는 모두 슬픔을 다해 상을 치루고 예를 다해 상喪을 마무리 지으셨다. 52세 기해년(1719)에 이르러 송사松寺에서 무용 대사無用大師를 위해 화엄대회華嚴大會를 열자 팔방에서 나루터를 찾는 자들의 수가 천 명을 헤아렸으며, 문밖의 신발들도 다투어 자리를 채웠다. 거기에 더해 재친齋嚫203)이 구름처럼 쌓였으니, 모두 보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해 하안거를 마치고 화상께서 입적하시자 스님께서는 직접 화장하고 부도를 세우며 끝까지 성심으로 상을 치루셨다. 이것은 스님께서 대절大節을 본받으신 것이다.
55세에 화공에게 명해 53불204)을 그리게 하여 계묘년(1723)에 보조 스님의 부도浮屠로 옮겼으며, 다음 해엔 무용 대사의 문집을 간포하였다. 81세에 이르러 능가사사적비楞伽寺事蹟碑를 세우게 하였으며, 또 지축을 돌리고 도랑을 뚫어 물길을 돌렸다. 이것은 스님께서 세간의 임무를 주간하신 것이다.
61세 무신년(1728)에 학인 수백 명을 데리고 방장산方丈山 벽송암碧松庵205)에 주석하셨는데, 담장206) 안에 난이 일어나 백성들이 편안히 거주하질 못하자

009_0485_c_01L逸不覊八歲入學二三讀輒誦之
009_0485_c_02L歲出家於楞伽寺以得牛長老爲恩師
009_0485_c_03L十七歲初見無用和尙不覺涕泣
009_0485_c_04L言善行唯恐不聞十八剃髮受戒
009_0485_c_05L十二受讀經法自此眞實心地刻苦
009_0485_c_06L工夫類軰莫及二十八以後益信
009_0485_c_07L萬法唯心之旨或至癈寢叅究學者
009_0485_c_08L歸心焉三十七甲申受鳳山之請
009_0485_c_09L入室於慈受庵持滿應世聲香遠播
009_0485_c_10L衆不召而自至者動以數百計此師
009_0485_c_11L之所樹立也十六父亡二十八母沒
009_0485_c_12L師皆盡哀居喪盡禮終憂至五十二
009_0485_c_13L己亥春在松寺爲無用大師設華
009_0485_c_14L嚴大會八表問津者數盈千指
009_0485_c_15L外之屨爭滿矣加之齋嚫雲堆咸起
009_0485_c_16L難遭想其年夏滿和尙因以入寂
009_0485_c_17L自火浴層塚竟以誠行喪此師之效
009_0485_c_18L大節也五十五命工畫五十三佛
009_0485_c_19L卯移入普照之浮屠次年刊布無用之
009_0485_c_20L文集至八十一敎立楞伽寺事蹟碑
009_0485_c_21L又回地軸而穿渠環水此師之榦世務
009_0485_c_22L六十一戊申將學數百人掛錫
009_0485_c_23L於方丈山碧松庵亂起蕭墻民不安
009_0485_c_24L此句中疑有脫字{編}

009_0486_a_01L대사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시길, “임금의 땅에서 자라는 풀을 먹으면서 이런 변란을 만났으니, 진실로 나라를 도울 힘이 있다면 내 어찌 계책을 아끼겠는가.”라고 하셨다. 그러나 그 세력을 몰아낼 수 없어 대중들은 옛 땅으로 돌아가 은거하였고, 결국은 승리해서 돌아오는 걸 보게 되었다. 이것은 스님께서 나라의 근심을 함께 걱정하신 것이었다.
일암 쇄연日庵洒然으로 이택207)의 벗을 삼고, 제자가 수십이었으나 오직 풍암楓岩에게만 발우를 전하고 적자로 삼으셨다. 이것은 스님께서 영재英才를 길러내신 것이다.
경오년(1750) 82세 때 문인 풍암의 청을 수락하여 잡화장雜華場에서 천명의 수장이 되셨으니, 무용 화상이 대사의 청에 응해 화엄대회의 회주가 되셨던 것과 같았다. 이것은 스님께서 끝까지 중생을 구제하신 것이다.
87세 갑술년(1754) 정월 초이틀에 잠깐 가벼운 병을 보이셨고, 삼일 자시에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는 대중에게 하실 말씀을 마치고 낭랑히 게송 한 수를 읊으셨다.

凝圓一相誰能嗄   응연한 일원상 누가 목이 쉬도록 부르고
濶步乾坤露裸裸   건곤을 활보하며 온몸을 드러낼까
踏着自家不壞珍   내 집에 도착하니 파괴되지 않는 보배
獨尊獨貴唯稱我   홀로 높고 홀로 존귀해 오직 나라고 칭한다.
阿呵呵是什摩    하하하 이것이 뭘까
淨洒灑沒可把    씻은 듯 깨끗해 잡을 수가 없구나.

그리곤 단정이 앉아 떠나가셨다. 향로봉香爐峰 아래에서 사유闍維208)하자 열 차례나 방광을 하고 한 조각 초골超骨209)이 나왔으니, 원근에서 보고 들고는 더욱 공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탑은 능가사와 송사松社 두 곳에 세웠다. 이것은 스님께서 원적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스님께서는 일찍이 서부사의암西不思議庵에서 기한을 정하고 기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꿈에 관음보살이 주먹만 한 천도天桃 세 개를 주어 하나는 당신이 잡수고 두 개는 어머님께 드리고 싶어 품에 넣었다고 한다. 이것이 어찌 거의 구십에 이르는 세수를 누린 증험이 아니겠는가. 그 해박함을 말하자면 내외의 모든 서적을 꿰뚫지 못한 것이 없었으며, 심지어 음양陰陽과 수학數學까지도 통달하셨다. 그 수행의 절조를 말하자면 종소리를 들으면 반드시 일어났고 병이 나도 바꾸지 않았으며, 법복을 몸에 걸쳤고 아무리 피곤해도 어기지 않으셨다.

009_0486_a_01L大師告衆曰食君土之毛而逢
009_0486_a_02L此世變苟有力於扶國吾何愛於籌
009_0486_a_03L勢不可散衆歸隱於古土終見
009_0486_a_04L凱還此師之憂國憂也以日庵洒然
009_0486_a_05L爲麗澤之友弟子數十獨以楓岩爲
009_0486_a_06L傳鉢之嫡子此師之育英也庚午八
009_0486_a_07L十二受門人楓岩之請作雜華塲中
009_0486_a_08L千人之長猶如無用應大師之請
009_0486_a_09L大會之主此師之終濟衆也八十七
009_0486_a_10L歲甲戌正月初二日暫得微恙至三
009_0486_a_11L日子時沐浴更衣告衆畢朗吟一偈
009_0486_a_12L凝圓一相誰能嗄濶步乾坤露裸
009_0486_a_13L踏着自家不壞珍獨尊獨貴唯稱
009_0486_a_14L阿呵呵是什摩淨洒灑沒可把端
009_0486_a_15L坐以逝闍維於香爐峰下十道放光
009_0486_a_16L一片超骨遠近見聞莫不加敬
009_0486_a_17L于二處楞伽及松社此師之歸圓寂也
009_0486_a_18L師甞於西不思議庵立限祈禱夢觀
009_0486_a_19L音菩薩授天桃大如拳者三枚一顆
009_0486_a_20L自噉二顆欲奉慈親藏諸懷中
009_0486_a_21L豈非壽幾九十之明驗歟言其該愽
009_0486_a_22L內外諸書無不貫串陰陽數學
009_0486_a_23L亦兼通也言其操修則聞鐘必起
009_0486_a_24L病不易法服加身雖困不靠也

009_0486_b_01L부처님께 공양할 때는 온 정성을 다해 공경하였고, 대중에 임할 때는 간단히 말하고 침묵하며 장중하셨다.
예법禮法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도덕道德으로 사람들을 다스리셨으므로 신명神明210)에게 기도하면 팔부八部211)가 빽빽이 늘어섰고, 주력呪力을 염하면 오부五部212)가 밝게 나타났다. 삼밀三密213)의 비밀스런 인(祕印)214)을 열고 오교五敎215)의 현결顯訣을 천명하셨으니, 대사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나는 듣지 못했다.
도량(氣宇)이 웅대하고 깊었으며, 발톱과 어금니가 예리해 사방에서 책상을 지고 찾아온 자들은 스님의 한마디 질문에 산이 무너지고 뿔이 뽑히는 것 같았으며, 한 가지 뜻만 답해줘서 둑이 터진 강처럼 흘렀으니, 진실로 법해法海의 영수領袖요 선문禪門의 안목眼目이셨다. 공경公卿으로서 외호한 자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며, 특히 풍원군豊原君 조상국趙相國은 만년까지 형식을 잊고 교류하였다. 문집은 세 권이었으나 초고를 판각하지 못하였다.
아, 최눌最吶216)은 일찍이 풍암 법사께 들은 것이 있었고, 또 최후에 수건과 물병을 들며 모실 수 있었다. 즉 담장만큼의 높이로서 비록 그 심오한 뜻은 다하지 못했지만 법의 젖을 빨고 흐름을 따라 근원을 추궁하였으며, 때맞춘 비처럼 적셔주시는 교화를 우러르며 봄바람처럼 훈훈한 방에 앉을 수 있었다. 그 한두 가지 실마리에 의탁해 눈물을 훔치며 삼가 기록한다.
 법손 묵암 최눌默庵最吶 삼가 짓다.

009_0486_b_01L
풍암 화상 행장楓巖和尙行狀
스님의 휘는 세찰世察이고, 호는 풍암楓巖이다.밀양密陽 박씨朴氏 순천順天 출신이다 어머니가 달이 품에 들어오는 꿈을 꾸고 임신해 강희康熙 27년 무신년(1688) 12월 16일에 태어나셨는데, 큰 코에 봉황의 눈으로 위의와 모습이 남달리 빼어났다.
동화사桐華寺에서 동진 출가하여 철웅哲雄 장로에게 승려가 되었으나 무용無用 스님과 영해影海 스님의 가문에서 수업하였다. 따라서 무용 화상의 상에 스님께서 상복을 입고 싶어 하자 영해 화상께서 추천하며

009_0486_b_01L佛則虔恭精切也臨衆則簡默莊重也
009_0486_b_02L以禮法自持也以道德御物也故感
009_0486_b_03L神明則八部森羅也念呪力則五部昭
009_0486_b_04L彰也開三密之祕印闡五敎之顯訣
009_0486_b_05L大師之前吾未聞有此也氣宇雄懿
009_0486_b_06L爪牙猛利四來負笈者被師一問
009_0486_b_07L崩厥角凡答一義如決河流眞法
009_0486_b_08L海之領袖禪門之眼目也公卿外護
009_0486_b_09L者不一而豊原君趙相國爲晩節忘
009_0486_b_10L形交文集三卷草未入刻最吶
009_0486_b_11L早有聞於楓岩法師亦得侍於最後巾
009_0486_b_12L則墻仞之高雖未盡其蕰奧
009_0486_b_13L飮法乳沿流討源仰沾時雨之化
009_0486_b_14L坐春風之室拓其一二緖餘抆涙謹
009_0486_b_15L

009_0486_b_16L
法孫默庵最吶謹識

009_0486_b_17L

009_0486_b_18L楓巖和尙行狀

009_0486_b_19L
師諱世察號楓巖密陽朴氏
順天人也
母夢月入
009_0486_b_20L懷中因有娠而生于康熙二十七年
009_0486_b_21L戊辰十二月十六日隆準鳳目儀狀
009_0486_b_22L魁偉童眞出家於桐華寺爲僧於哲
009_0486_b_23L雄長老受業於無用影海之家故無
009_0486_b_24L用和尙之喪師欲服喪影海和尙

009_0486_c_01L지휘하게 하고 마음대로 하게 하실 따름이었다. 스님은 결국 무딘 도끼(鈯斧子)217)를 영해의 가문에서 얻어 의발을 전수한 제자가 되었다.
그 이후로 날개 없이도 덕이 날고 부르지 않아도 대중들이 찾아와 무딘 도끼를 쓰는 가문의 법을 대중에게 널리 선양하였으니, 그 이익을 얻은 자들이 많아 조계曹溪의 법수法水가 멀리 바닷가 골짜기까지 적시게 되었다. 어리석은 세속의 시비에는 귀를 막고 대도大道의 빛나는 종지를 떨치셨으며, 가깝고 먼일을 접하며 옳다 그르다 하는 일이 없고 논論ㆍ경經ㆍ전傳을 강하며 싫증내지도 게으름피우지도 않으셨으니, 인재를 도야하고 양성함에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교화되었다. 앞을 바라보고 뒤를 돌아봐도 홀로 우뚝해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으니, 그분은 세상에 드문 진인眞人이셨다.
나이 72세 기묘년(1759) 봄에 대회를 여셨고, 이를 기인해 무딘 도끼와 신표인 의발을 묵암 대사默庵大師 가문에게 전하셨다. 즉 이른바 손이 트지 않는 약을 나그네에게 팔지 않고 늘 집안에서 사용해 대대로 봉토를 하사받은 것이니, 누가 그 쓰임새의 차이를 말하겠는가?218) 나이 80세 정해년(1767) 7월 8일에 보조암普照庵에서 세상과 이별하고 입적하셨다. 가치동加峙洞에서 사유해 맹렬한 불꽃 속에서 타지 않는 한 물건을 얻었다. 사람들이 백옥대白玉臺라 칭한 그것은 두 개의 밝은 구슬을 품고 있었는데, 그 색이 마치 부처님 미간의 털과 같았고 모양은 꼭 두 눈이 빛나는 것 같았다.
아, 우리 조상께서는 평생을 일상생활에서 항상 준제삼매準提三昧219)에 들어가셨기에 40세 때 방장실 안에서 호랑이의 액난을 면하셨고, 맹렬한 불꽃 가운데서도 타지 않는 물건을 얻은 것이니, 가히 모양 없는 광명 가운데서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 방해되지 않고 무위법 가운데서 분명한 효험을 얻으신 것이라 하겠다. 동각東閣에 그 진영을 걸고 북쪽 기슭에 탑을 세웠다.
아, 못난 교평敎萍220)이 뒷세상에 태어나 옷자락을 걷지 못했고,221) 전대의 인연들을 안경을 쓰고 살폈으나 진실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떨어진 꽃들이나마 주워 대략 기술한다.가경嘉慶 6년(1801) 신유辛酉 6월 하간下澣에 보잘것없는 후손 와월 교평臥月敎泙이 삼가 짓다.

009_0486_c_01L而揮之肆已矣師終得鈯斧子於影
009_0486_c_02L海之家爲傳衣之子自玆已徃
009_0486_c_03L飛無翼衆至不招鈯斧家法對衆
009_0486_c_04L宣揚獲益者多矣曹溪法水遐沾
009_0486_c_05L海峽聾愚俗之是非振大道之耿宗
009_0486_c_06L接遇親疎無可不可講論經傳不厭
009_0486_c_07L不懈陶養人材不言而自化瞻前
009_0486_c_08L顧後特立而不倚其稀世之眞人㦲
009_0486_c_09L年至七十二己卯春大會因以鈯斧信
009_0486_c_10L傳賜於默庵大師之家即所謂不
009_0486_c_11L龜之藥不鬻於客常用於家世世
009_0486_c_12L以封誰謂所用之異耶年當八十丁
009_0486_c_13L亥之七月初八辭世入寂于普照庵
009_0486_c_14L維于加峙洞猛火聚中得不燒底一
009_0486_c_15L人稱謂白玉臺含兩箇明珠
009_0486_c_16L若佛眉毫狀如兩眼耀云爾
009_0486_c_17L先祖平生日用恒入準提三昧故
009_0486_c_18L十歲時方丈室內免山君之厄
009_0486_c_19L火聚中得不燒之物可謂無相光中
009_0486_c_20L不妨現相無爲法中大得明效也
009_0486_c_21L掛影東閣樹塔北麓嗚呼不肖敎
009_0486_c_22L萍生晩乾坤不曾摳衣靉靆前因
009_0486_c_23L人告眞採摭遺花畧槩而記

009_0486_c_24L
嘉慶六年辛酉六月下澣小孫臥月

009_0487_a_02L
발문222)
아, 우리 선조 영해 노인의 문집은 3권이었으나 여러 세대를 전해오며 두 권은 이미 잃어버렸고 시 한 권 역시 요약하여 간포하게 되었으니, 이른바 천 가지 백 가지 가운데 하나나 열만 남은 것이라 하겠다. 책을 만지작거리며 길게 탄식하고 갑자기 시든 귀밑머리를 슬퍼하게 된다. 누가 말하길 문집을 간포하는 건 다 부질없는 짓인데 그런 일에 종사해서야 되겠냐고 하기에, “아, 읊은 시 가운데서 기운차게 소리를 터트린 그자가 누구인가? 선조께서 참선하고 강의하던 당시 자기로 미루어 남들까지 생각해 울타리가 되어 법을 보호하고, 이치를 궁달하고 정을 끝까지 다하고 나서 억지로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시를 읊은 세찬 기상은 분명 이치에서 일어난 것이고, 만물의 기미인 마음을 두드린 것 역시 정情에서 생긴 것이니, 곧 이것이 간포하고 서사하려는 뜻이다.” 어찌 이치와 정에서 나온 것을 헛된 일이라고 말하는 자가 아니겠는가. 그저 선조의 자취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성상께서 즉위하신 지 2년 신유辛酉(1801) 하간下澣에 보잘것없는 후손 와월 교평臥月敎萍이 발문을 쓴다.
문하의 제자門弟子
운봉 징안雲峯澄眼ㆍ화월 현간華月玄侃ㆍ응암 낭윤應菴朗允ㆍ백화 입정白華入晶ㆍ해운상린海雲尙獜ㆍ송파 여심松坡呂諶ㆍ유악 책현維嶽策賢ㆍ벽담 행인碧潭幸仁ㆍ선담 신상禪潭信祥ㆍ오봉 은현五峯隱玄ㆍ묵암 최눌默庵最吶ㆍ청파 성우靑坡性宇ㆍ경암 돈화景巖頓和

009_0487_a_01L敎泙謹識

009_0487_a_02L
009_0487_a_03L
1)我先祖影海老之文集三卷
009_0487_a_04L于數世兩卷已失但詩一卷中
009_0487_a_05L畧刊布所謂存十一於千百撫卷長
009_0487_a_06L愁鬢遽凋或曰文集刊布徒是虛
009_0487_a_07L何當從事曰噫吟咏間怒出聲者
009_0487_a_08L其誰耶先祖禪講當時推己餘
009_0487_a_09L侮護法窮理盡情强以應則吟咏之
009_0487_a_10L怒氣必自理起物機之扣心亦從情
009_0487_a_11L即此刊布書寫之志豈非理情中
009_0487_a_12L發而言其虛事者乎只要先祖跡不泯
009_0487_a_13L於世耳

009_0487_a_14L
聖上即位二年辛酉六月下澣小孫
009_0487_a_15L臥月敎萍書跋

009_0487_a_16L

009_0487_a_17L門弟子

009_0487_a_18L
雲峯澄眼華月玄侃應菴朗允
009_0487_a_19L華入晶海雲尙獜松坡呂諶維嶽
009_0487_a_20L策賢碧潭幸仁松潭信祥五峯隱
009_0487_a_21L霽雲海澄襌岳侃惠靜庵思仁
009_0487_a_22L默庵最吶靑坡性宇景巖頓和

009_0487_a_23L此跋文底本在影海大師行狀之前編者移置
009_0487_a_24L於此
  1. 6)의루倚樓 : 당나라 시인 조하趙嘏를 말한다. 그의 시 「조추早秋」에 “몇 점 남은 별빛 속에 기러기는 변방을 가로지르고, 한가락 피리 소리에 사람들 누대에 기댄다(殘星幾點雁橫塞 長笛一聲人倚樓)”라는 구절이 있는데, 두목杜牧이 이 표현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그를 조의루趙倚樓라고 불렀다는 고사가 전한다. 『唐摭言 知己』 시를 보내온 자의 성씨가 조씨趙氏이기 때문에 그의 시재詩才를 조의루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2. 7)삼고三孤 : 삼공三公 다음 직위인 소사少師ㆍ소부少傅ㆍ소보少保로서 삼소三少라고도 하는데, 흔히 삼정승과 육경六卿 등 고관대작들을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3. 8)안자顏子 :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말한다. “궁하게 살면서도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는다”라고 한 안자에 빗대어 상대를 칭찬한 것이다.
  4. 9)도혜陶惠 : “惠”는 “慧”와 통용된다. 도는 도연명陶淵明을, 혜는 혜원慧遠을 말한다. 유학자와 승려로서 각기 따르는 바가 달랐으나 방외의 벗이 되어 진실한 교류를 나눴던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후대에 유학자와 승려들의 교류를 도연명과 혜원의 사귐에 빗대어 표현한 구절이 많다.
  5. 10)십팔공十八公 : 송松자를 파자破字한 것이다.
  6. 11)객성客星 : 늘 나타나지는 않고 혹 가다가 보인다는 별이다. 동한東漢의 은자隱者인 엄광嚴光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며, 은자를 뜻하기도 한다. 엄광은 한나라 광무제光武帝와 동학同學한 사이였는데, 광무제가 황제가 된 뒤 엄광을 불러 함께 잠을 자던 중에 엄광이 광무제의 배에 다리를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다음 날 태사太史가 아뢰기를 “객성이 어좌御座를 범하였습니다”라고 하자 광무제는 웃으면서 “짐이 옛 친구인 엄자릉嚴子陵과 함께 잤을 뿐이다”고 하였다. 『後漢書』 권83, 「逸民列傳 嚴光」.
  7. 12)죽백竹帛 : 역사책을 말한다. 고대 종이가 생기기 전에 죽간竹簡과 비단에 역사를 기록했던 것에 기인한다.
  8. 13)은탕殷湯 : 은殷의 성탕成湯을 말한다. 7년간의 혹심한 가뭄이 있었지만, 어진 정치로 극복하고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9. 14)식위천食爲天 : 『史記』 「酈食其傳」에서 “왕은 백성으로서 하늘을 삼고, 백성은 식량으로써 하늘을 삼는다.(王者以民人爲天 而民人以食爲天)”라고 하였다.
  10. 15)금파金波 : 달빛의 이칭異稱이다. 『漢書』「禮樂志」에 "달빛은 금파처럼 어른거리고 햇빛은 환히 비친다.(月穆穆以金波 日華耀以宣明)"라고 하였다. 달빛이 물에 비치면 황금빛의 물결이 일기 때문에 '금파'라 한 것이다.
  11. 16)장생蔣生 : “蔣生”은 “莊生”의 오자로 추측된다. 『史記』「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에 범여가 몸을 숨기고 도주공陶朱公으로 불리며 살 때 초나라에서 살인을 한 둘째 아들을 구명하기 위해 도움을 청했던 초나라의 은자를 말한다. 도주공의 장남이 장생을 찾아갔을 때 “장생莊生의 집은 성을 등지고 있었으며 여곽藜藿을 헤치고서야 문에 도달했다.”고 하였다.
  12. 17)양춘陽春 : 전국 시대 초楚 나라의 가곡 이름인데, 이를 제대로 창화唱和하는 이가 수십 인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매우 고상하고 뛰어난 문장이나 재주를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된다.
  13. 18)삼일이근롱三日耳根䏊 : 마조馬祖스님이 백장스님에게 물었다. “그대가 뒷날 설법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대중을 위하겠느냐?” 백장스님이 마조스님 곁에 있던 불자를 집어 세우자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을 통해서(卽) 작용하느냐, 그것을 떠나(離) 작용하느냐?” 백장스님이 불자를 제자리에 걸자 마조스님께서 크게 할을 하셨다. 그 소리에 백장百丈스님은 삼일 동안 귀가 먹었다고 한다.
  14. 19)정백庭栢 :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어떤 스님이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입니까?” 하고 묻자 “뜰 앞의 잣나무다(庭前柏樹子).”고 답하였다. 『無門關』 권37.
  15. 20)중향衆香 : 『대반야바라밀경』ㆍ『마하반야바라밀경』ㆍ『화엄경』등에 나오는 성의 이름으로 중향성衆香城이다. 구묘향성具妙香城이라고도 한다. 법용보살法涌菩薩 즉 담무갈보살曇無竭菩薩이 상주하며 마하반야바라밀을 항상 설한다고 한다. 향산香山이라는 산 이름과 연계하여 하신 말씀이다.
  16. 21)부사浮槎 : 지명이다. 지금의 장흥 부근에 해당한다.
  17. 22)분계옹粉溪翁 : 분천粉川 출신인 영해당 스님의 자칭이다.
  18. 23)무용無用 : 조선시대 승려 무용 수연無用秀演(1651~1719)이다. 13세에 조계曺溪(송광사)에 갔다가 혜관惠寬을 만나 출가하였다. 22세에 침굉 현변枕肱懸辯을 뵈었고, 그의 부촉으로 조계 은적암의 백암 성총栢庵性聰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영해 약탄의 스승이다.
  19. 24)혈학침통穴學針筒 : 풍수와 의학을 말한다.
  20. 25)치우蚩尤 : 고대古代 황제黃帝 때에 이마(額)가 구리(銅)인 치우蚩尤가 있었는데, 그는 자욱한 안개를 마음대로 일으킬 수 있었다고 한다. 『사기史記』「오제기五帝紀」에 “치우가 난을 일으켜 황제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 이에 황제가 제후들에게서 군사를 징발하여 치우와 더불어 탁록涿鹿의 들판에서 싸워 드디어 치우를 사로잡아 죽였다”고 하였다.
  21. 26)육도六鞱 : 주周나라 태공망太公望이 지었다는 병법서로서 문도文鞱ㆍ무도武鞱ㆍ용도龍鞱ㆍ호도虎鞱ㆍ표도豹鞱ㆍ견도犬鞱의 6권 60편으로 되어있다.
  22. 27)반계磻溪 : 강태공姜太公이 낚시질하며 은거하던 것이다.
  23. 28)초제招提 : cāturdiśa의 음역인 척투제사拓鬪提奢의 준말로서 본래는 척제拓提라 했는데 후대로 전해지며 언제부턴가 척拓이 초招로 읽혀지게 되었다. 의역하면 사방四方이고, 곧 승원을 의미한다. 사방에서 모여드는 사람, 즉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수행자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마련한 시설인 사방승방四方僧坊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후한 때에 지은 낙양의 백마사白馬寺가 본래는 초제사招提寺였다고 한다.
  24. 29)겁회刼灰 : 아득히 세월이 흐른 뒤 모든 만상이 파괴되어 재가 된다는 공겁空劫과 같은 의미이다. 무상하게 변천하는 현상의 종말 또는 궁극을 의미한다.
  25. 30)도징啚澄 : 불도징佛圖澄(232~348)을 말한다. 불도등佛圖磴이라고도 한다. 서역 구자국 사람이며, 310년(영가 4)에 중국 낙양에 들어왔다. 여러 가지 신이神異를 보여 많은 사람이 귀의하였으며, 후조後趙의 석륵石勒은 그를 남달리 존경해 아들을 절에 보내 교육시켰다. 석륵이 죽은 뒤 석호石虎가 임금이 되어서도 역시 스승으로 섬겼으며, 대전에 올라 정사에 참여케 하였다고 한다.
  26. 31)은구銀鉤 : 진晋나라 색정索靖이 초서草書를 잘 썼는데 사람들이 그 글씨를 “은 갈퀴(銀鉤) 전갈의 꼬리(蠆尾)”라 칭하였다. 필체가 훌륭한 글씨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27. 32)목리木李 : 좋은 시詩를 주었는데 변변치 못한 시로 화답한다는 의미이다. 『시경』「위풍衛風 모과(木瓜)」에 “나에게 모과를 던져주면 아름다운 옥으로 보답하리라.(投我以木李 報之以瓊琚)”라고 하였다.
  28. 33)율령律令 : 율律과 영令으로 법령을 말한다. 대강大綱이 율, 조분條分된 것이 영이다. 여기에서는 시작詩作의 규칙에 능함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29. 34)도조刀刁 : 도刀자와 조刁는 비슷해 보이나 엄연히 다른 글자이다. 자신은 기본도 부실하다고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30. 35)안원安遠 : 안安은 도안道安을 원遠은 혜원慧遠을 말한다. 두 분 모두 전진前秦과 동진東晉 시대의 고승으로 혜원은 도안의 제자이다.
  31. 36)사조謝曺 : 사謝는 사영운謝靈運을 조曺는 조식曹植 즉 조자건曹子建을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시문詩文으로 명성을 날렸던 사람이다. 사영운謝靈運이 “천하의 재주가 모두 한 섬인데, 조자건이 혼자서 여덟 말을 차지하고 내가 한 말을 가졌으며, 나머지 한 말은 천하가 공동 소유하였다”라고 한 말이 있다.
  32. 37)연화사蓮花社 : 혜원이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규합했던 백련사白蓮社를 말한다. 당시 동진의 명사들이 대거 참여하였고, 유가와 도가의 사람들까지도 교류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33. 38)포뢰蒲牢 : 종소리를 의미한다. 포뢰는 바다에 사는 짐승 이름으로서 고래를 무서워해 고래가 그를 때리면 큰 소리로 버럭버럭 운다고 한다. 따라서 소리가 큰 종소리을 그 짐승의 소리에 빗대어 범종을 포뢰라 한다. 『後漢書』「班固傳」.
  34. 39)수필동水必東 : 일정한 자연의 법칙을 표현하는 말 중 하나이다.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중국에서는 황하와 양자강 모두 동으로 흐른다.
  35. 40)설곡雪曲 : 초나라의 가곡인 백설곡白雪曲을 말하다. 양춘곡陽春曲과 함께 따라 부르기 힘든 고아高雅한 가곡을 말한다.
  36. 41)요금瑤琴 : 구슬과 보배로 장식한 값진 금슬琴瑟이란 뜻으로 음색이 구슬처럼 아름다운 거문고를 말한다.
  37. 42)신교神交 : 정신적으로 사귀는 것.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신 따위로 교분을 맺는 것을 말한다.
  38. 43)한전韓顚 : 대전大顚은 태전太顚이라고도 한다. 석두희천石頭希遷의 제자로 조주潮州 영산靈山에 주석하였다. 한유韓愈는 원화 14년819에 논불골표論佛骨表를 상소하는 등 대표적 배불론자였으나 조주에 유적된 뒤 대전선사와 깊은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39. 44)비은費隱 : 『中庸』 12장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의 도는 비하면서도 은하다.(君子之道費而隱)”고 하였는데, 비는 도道의 쓰임이 넓다는 뜻이며, 은은 도의 체體가 은미하다는 뜻이다.
  40. 45)이두李杜 : 당대唐代의 문장가인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병칭한 말이다.
  41. 46)소황蘇黃 : 송대宋代의 문장가인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을 병칭한 말이다.
  42. 47)진晉 나라 손작孫綽이 「천태산부天台山賦」를 짓었는데 그 글이 매우 빼어났고, 그의 벗 범영기范榮期에게 보이며 “시험 삼아 땅에 던져 보게. 금석 소리가 날것이네”라고 말했다 한다.
  43. 48)미천彌天 : 스스로를 도안道安스님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도안道安스님이 양양養陽에 있을 때 재사才士 습착치가 찾아와 자신을 소개하며 “사해 습착치四海習鑿齒입니다” 하자 도안이 “미천 석도안彌天釋道安입니다”며 응수했다 한다.
  44. 49)사해四海 : 상대를 희대의 재사였던 습착치習鑿齒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45. 50)이두李杜 : 당대唐代의 문장가인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병칭한 말이다.
  46. 51)징안澄安 : 후조後趙의 명승 불도징佛圖澄과 도안道安을 병칭한 말이다.
  47. 52)동림東林 : 백련결사를 주도한 혜원의 동림사에 빗댄 표현이다.
  48. 53)청금靑衿 : 유생儒生을 일컫는 말이다. 『시경』「정풍鄭風 자금편子衿篇」 “靑靑子衿”에서 나온 말이다.
  49. 54)우문禹門 : 중국 황하黃河가 산간지대에서 평야지대로 나오는 곳인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협곡이다. 수세가 매우 험하기로 유명하며, 예전 대홍수시대 때 우禹 임금이 도끼로 쪼개 물을 통하게 만들었다고 전한다. 또한 용문龍門이라고 하는데, 잉어(鯉魚)가 그곳을 거슬러 오르면 용이 된다고 한다.
  50. 55)삼사납三事衲 : 삼사三事는 하늘을 섬기고, 땅을 섬기고, 사람을 다스리는 일을 하는 신하를 말한다. 즉 당시 벼슬을 제수받았던 스님으로 추정된다.
  51. 56)치천齒穿 : 산천을 유람하길 누구보다 좋아했던 사영운은 등산할 때 항상 나막신(木屐)을 착용했는데 산에 올라갈 때는 나막신 전치前齒가 뽑히고 하산할 때는 후치後齒가 뽑혔다고 한다. 『宋書』 권67 「謝靈運列傳」.
  52. 57)유순由旬 : 유사나踰闍那ㆍ유선나踰繕那ㆍ유연由延이라고도 한다. 인도에서 사용하던 이수里數의 단위이다.
  53. 58)공부工部 : 검교 공부 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지낸 두보杜甫의 별칭이다.
  54. 59)한림翰林 : 한림학사翰林學士를 지낸 이백李白을 가리킨다.
  55. 60)삼생약三生約 : 당唐나라 간의대부諫議大夫 이원李源이 낙양 혜림사惠林寺의 승려 원택圓澤과 깊은 우정을 나눴는데, 함께 촉蜀의 아미산峨嵋山을 유람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원이 먼저 죽었고 남포南浦를 지나던 원택은 어린아이로 환생한 이원을 다시 만났으며, 그 아이 역시 12년 뒤 가을 달 밝은 밤에 항주杭州 천축사天竺寺 밖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는 죽었다. 12년 뒤 약속을 지키기 낙양에서 오吳로 찾아간 원택은 과연 갈홍천葛洪川가에서 소뿔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는 목동을 만났다고 한다. 그 목동의 노래는 다음과 같다. “삼생석 위 옛 정혼이여 달을 감상하고 바람 즐기는 일 논하려 하지 말라. 부끄럽게도 정든 사람 멀리서 찾아오니 이 몸은 비록 다르나 성품은 늘 존재했네.(三生石上舊精魂 賞月臨風莫要論 慚愧情人遠相訪 此身雖異性長存)” 『祖庭事苑』 권3.
  56. 61)공자가 당시의 현인인 자화자子華子를 만났을 때의 고사로서 길을 가다 서로 만나 수레를 멈추고는 너무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느라 수레의 덮개가 기울어지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처음 교제하는 사람끼리 뜻이 맞아 단번에 옛 친구의 사이와 같이 되는 것을 경개傾蓋라 한다. 『사기史記』 권82 「추양전鄒陽傳」에 “속담에 ‘흰머리가 되도록 사귀어도 새사람 같고, 경개傾蓋를 하고도 옛 친구 같다.(白頭如新 傾蓋如故)’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서로를 알고 모르는 차이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57. 62)반마班馬 : 『사기史記』를 지은 사마천司馬遷과 『한서漢書』를 지은 반고班固를 병칭한 것이다.
  58. 63)소황蘇黃 : 송대宋代의 문장가인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을 병칭한 말이다.
  59. 64)동부洞府 : 도교道敎의 용어로 신선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60. 65)나사那事 : 나반사那畔事ㆍ나변사那邊事라고도 한다. 차안此岸ㆍ차변此邊에 상대되는 의미로 해탈의 세계, 진여의 세계, 본성 자리를 의미한다.
  61. 66)당나라 숙종황제가 혜충국사에게 “무엇이 무쟁삼매無諍三昧입니까?” 하고 묻자 “단월께서 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가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景德傳燈錄』 권5.
  62. 67)식형識荊 : 형荊은 형주장사荊州長史 한조종韓朝宗을 말한다. 이백李白이 한조종韓朝宗에게 쓴 편지에서 “살면서 만호후萬戶侯에 봉해지는 것은 필요 없고 다만 한형주를 한번 면식하기만 바란다.(生不用封萬戶侯 但願一識韓荊州)”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평소 흠모하던 사람을 처음 만나는 걸 식형이라 한다.
  63. 68)분천粉川 : 영해스님의 자칭이다.
  64. 69)오수梧叟 : 양 생원의 호로 추측된다.
  65. 70)해서海犀 : 바다를 비추는 물소의 뿔이라는 뜻이다. 진晉나라의 온교溫嶠가 여행을 하다가 무창武昌의 저기渚磯에 당도하였는데, 물이 아주 깊고 사람들 모두가 물속에 괴물이 산다고 하였다. 이에 온교가 서각에 불을 붙여서 물속을 비추자 잠시 뒤 물속에 있던 기이한 모습의 물고기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晉書』권67 「溫嶠列傳」.
  66. 71)황금포지黃金布地 : 신심 가득한 이가 재물을 아끼지 않고 보시해 정사를 건립함을 말한다. 수달자 장자가 기원정사를 지을 땅을 사기 위해 황금을 땅에 깔았던 고사에 근거한 것이다.
  67. 72)삼천찰해三千刹海 : 삼천三千은 삼천대천三千大天의 준말이고, 찰刹은 국토라는 뜻이며, 해海는 그 수량의 광대함을 비유한 말이다. 즉 바다처럼 넓고 광대한 세계인 우주를 표현하는 말이다.
  68. 73)칠보웅재七步雄才 : 뛰어난 문재文才를 표현하는 말이다. 삼국 시대 위魏의 조식曹植을 시기한 형 조비曹丕가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벌을 주려고 했는데 조식이 일곱 걸음에 연두시燃豆詩를 지었던 고사가 있다.
  69. 74)금산옥대유金山玉帶留 : 소동파蘇東坡와 불인 요원佛印了元 선사의 고사가 있다. 소동파가 불인 선사를 처음 만났을 때 “선사의 사대四大를 빌려 상床을 삼아도 되겠습니까” 하자 불인佛印이 말하였다. “제가 하는 한 마디에 답하지 못하면 띠고 계신 옥대玉帶를 내시겠습니까” 하였다. 소동파가 허락하자 불인 선사가 말하였다. “사대四大가 본래 없는데 어디에 앉으시렵니까?” 이에 소동파가 답을 못하자 불인이 시자侍者를 불러 “이 옥대를 받아서 절에 보관하라”고 하였다.
  70. 75)납리蠟履 : 산천을 유람하는 일을 말한다. 남조 송의 문장가인 사령운謝靈運이 산수를 좋아해 회계會稽에 있을 때 늘 나막신을 신고서 산에 올랐다 한다. 『宋書』「謝靈運傳」
  71. 76)탕휴湯休 : 남조 송의 승려 혜휴惠休를 말한다. 시문에 능하여 세조世祖로부터 환속의 명을 받고 탕湯의 성을 하사받았다.
  72. 77)초벽楚璧 : 변화卞和가 초왕楚王에게 바쳤다는 보옥寶玉이다.
  73. 78)삼산三山 : 동해東海에 있다는 삼신산三神山으로 봉래蓬萊ㆍ영주瀛洲ㆍ방장方丈을 말한다.
  74. 79)파산巴山 : 파촉은 중국 서쪽에 위치하므로 서쪽을 의미한다.
  75. 80)정백庭栢 : 『無門關』에 나오는 정전백수庭前栢樹의 화두이다. 한 승려가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에게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如何是祖師西來意)”라고 묻자 조주가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라고 했다.
  76. 81)대아大雅 : 고명한 유자에 대한 존칭.
  77. 82)징군徵君 : 학문學問과 덕행德行이 있음을 알고 나라에서 먼저 부른 선비를 일컫는 존칭이다. 징사徵士라고도 한다.
  78. 83)처사處士 : 지조를 지키며 산림에 은거하는 선비들을 한매寒梅에 비유한다.
  79. 84)이두李杜 : 이백과 두보.
  80. 85)계향桂香 : 게수나무 향기라는 뜻으로 과거 급제를 비유하는 말이다.
  81. 86)백자선栢子禪 : 조주의 화두인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를 참구하는 선이라는 뜻.
  82. 87)공공空空 : 공역부공空亦復空의 준말이다. 모든 것은 공하다고 하는 그것마저 공하다는 의미이다.
  83. 88)장경蔣逕 : 은자隱者가 거니는 곳을 말한다. 한漢나라의 은자 장후蔣詡가 정원에 세 개의 좁은 길을 내고 소나무, 대나무, 국화를 심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84. 89)쌍륙雙六 : 쌍륙雙陸을 말한다. 말판인 쌍륙판雙六板과 서른 개의 말 그리고 두 개의 주사위를 가지고 승부를 겨루는 놀이이다.
  85. 90)주현朱絃 : 비파나 거문고 등의 악기를 말한다. 『예기禮記』「악기樂記」에 “종묘의 제사에 청묘의 시가 연주될 때 그 악기의 현은 붉은색이요 바닥에 실 구멍이 있어 기氣를 서로 통하게 한다.(淸廟之瑟 朱絃而疏越)”는 말이 나온다.
  86. 91)이 두 시구 “閑呼玉局爭雙六 醉把朱絃弄十三” 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권6에 있는 “전이지全履之와 문 장로文長老가 찾아와서 쓴 나의 강남집江南集 중의 시운을 차하다”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87. 92)삼백三白 : 소금ㆍ무김치ㆍ밥으로서 가난한 살림살이를 표현한 말이다.
  88. 93)섬여蟾蜍 : 섬여는 두꺼비를 말하는데 달의 별칭이다.
  89. 94)추선秋扇 : 쌀쌀한 가을이면 부채가 필요 없어지듯이 쓸모없는 물건, 또는 일이 허사가 되는 걸 말한다.
  90. 95)대아大雅 : 고명한 유자에 대한 존칭.
  91. 96)외손外孫 : 외손은 곧 딸(女)의 자식(子)이니 합하면 호好자가 된다. 좋다, 훌륭하다는 뜻이다. 후한後漢 말 조조曹操가 양수楊修와 함께 길을 가다가 비석 뒷면에 “황견유부외손제구黃絹幼婦外孫虀臼”란 8자의 은어隱語가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양수는 그 말뜻을 바로 깨달았고 조조는 30리를 더 가서야 깨달았다는 고사故事가 있다. 황견黃絹은 색실(色絲)이니 절絶 자이고, 유부幼婦는 소녀少女이니 묘妙 자며, 외손外孫은 딸의 자식(女子)이니 호好 자이고, 제구齏臼는 매운 양념을 찧는 절구이니 수신受辛의 뜻으로 합치면 사辭 자가 된다. 즉 “절묘호사絶妙好辭”라는 말이었다. 『世說捷悟』.
  92. 97)능수능란함을 표현한 말이다. 춘추 시대 초楚나라의 양유기養由基는 활을 잘 쏘기로 이름났다는데 100보 바깥에서 버들잎을 쏘아도 백발백중이었고, 일곱 겹의 갑옷미늘도 뚫었다고 한다. 『戰國策 西周策』
  93. 98)병문원病文園 : 한漢나라의 문장가 사마상여司馬相如를 가리킨다. 문원文園은 일찍이 효문원 영孝文園令을 지냈는데, 소갈병消渴病으로 일생 시달렸다고 한다. 『史記』 권117 「司馬相如列傳」
  94. 99)동파노東坡老 : 동파東坡는 송나라 문장가 소식蘇軾의 호다. 자는 자첨子瞻이다.
  95. 100)불인 원佛印元 : 중국 송나라 스님으로 법명은 요원了元(1032~1098), 자는 각로覺老이다. 40년 동안 운거산雲居山에 주석했고, 뒤에 여산廬山에서 황주로 귀양 온 소동파와 교류한 것으로 유명하다.
  96. 101)나부羅浮 : 진晉 나라 갈홍葛洪이 신선의 도를 닦았다는 곳으로, 도교道敎에서 ‘제칠동천第七洞天’으로 부르는 산 이름이다. 광동廣東 증성현增城縣에 있으며 매화가 많다고 한다.
  97. 102)광설廣舌 : 광장설廣長舌은 부처님 32상 중 하나이다. 혀가 넓고 길어 내밀면 얼굴을 덮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후에 유창한 언변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98. 103)두우허斗牛墟 : 두성과 우성에 서기를 비출 만큼 신령한 터라는 의미이다. 옛날 하늘의 두우斗牛 사이에 자기紫氣가 비춰 그 빛을 뿜는 곳을 파보니 용천龍泉과 태아太阿의 보검이 땅에 묻혀있었다고 한다. 『晉書』「張華傳」
  99. 104)삼의三衣 : 비구가 입는 세 가지 의복인 승가리僧伽梨 ㆍ 울다라승鬱多羅僧 ㆍ 안타회安陀會를 삼의라 한다. 여기에서는 삼의만 소유할 뿐 다른 것은 가지 않은 청빈한 사문이란 의미로 쓰였다.
  100. 105)평전平田 : 천태산 평전 보안平田普岸선사를 말한다. 백장百丈선사 문하에서 종지를 얻고 천태산에 은거하였는데 저절로 명성이 알려져 학인들이 운집하였다. 평전선원平田禪院을 창건하였다. “신령스런 광명이 어둡지 않아 만고에 빛나니 이 문으로 들어오거든 지해를 두지 말라.(神光不昧萬古徽猷 入此門來莫存知解)”는 법문으로 유명하다.
  101. 106)호중별유천壺中別有天 : 후한後漢 때 선인仙人 호공壺公이 시장에서 약을 팔다가 장이 파하면 문득 병 속으로 들어가곤 했다고 한다. 이를 본 비장방費長房이 한번은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가 보니, 거기에 엄연한 별천지別天地가 있었다는 고사가 있다. 『後漢書』 권82.
  102. 107)환성喚惺 : 조선시대 스님이며 법명은 지안志安(1664~1729)이다. 호는 환성喚醒 또는 환성喚惺이라 하였다. 15세에 미지산 용문사에서 출가하여 상봉 정원霜峰淨源에게 구족계를 받고, 17세에 월담 설제月潭雪霽의 법을 이었다. 27세에 직지사로 모운慕雲을 찾아가 강석을 물려받았고, 이때부터 크게 명성을 떨쳤다. 1725년 금산사에서 화엄대법회를 열자 모여든 학인이 14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1729년 법회에서 음모를 꾸몄다는 모함을 받아 지리산에서 체포되어 호남의 옥에 갇혔다가 제주도로 귀양을 간지 7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103. 108)전형典刑 : 법도法度 또는 모범模範이란 뜻이다. 『시경詩經』에 “비록 노성한 사람은 없으나 오히려 전형은 남아있다.(雖無老成人 尙有典刑)”고 한 구절이 있다.
  104. 109)심尋 : 척도의 단위. 여덟 자를 1심이라 한다.
  105. 110)공산구인성功山九仞成 : 마지막까지 잘 처리해 빛나는 공을 완성했다는 말이다. 옛말에 “아홉 길의 산을 다 쌓고도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으로 마무리를 못하여 그 산이 무너지게 된다”고 한 말이 있다.
  106. 111)선심禪心 : 선정에 든 마음 또는 선을 닦아 고요해진 마음을 의미한다.
  107. 112)시사詩史 : 옛사람의 시작詩作, 또는 옛사람들의 시작을 섭렵하는 일 등을 말한다.
  108. 113)비조鼻祖 : 시조始祖라는 뜻이다.
  109. 114)이손耳孫 : 후손後孫이라는 뜻이다.
  110. 115)경거瓊琚 : 아름다운 옥이다. 상대의 호의에 후하게 보답하는 걸 말한다. 『시경詩經』「위풍衛風 모과木瓜」에 “내게 모과를 던져주면 경거로 보답하리다(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고 하였다.
  111. 116)청허淸虛 : 조선스님으로 법명은 휴정休靜(1520~1604), 자는 현응玄應이다. 묘향산에 오래 주석하였으므로 서산대사西山大師라고도 한다. 21세에 영관靈觀에게 인가印可를 받고, 30세에 선과禪科에 급제하여 양종판사兩宗判事가 되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이 되어 의승병義僧兵을 이끌었다.
  112. 117)삼전三錢 : 작은 금액, 흔한 것이라는 뜻이다. 당 태종唐太宗 때에 쌀이 워낙 풍부해서 한 말 값이 삼전이었다고 한다. 상대에게 조금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했다는 의미이다.
  113. 118)지리支離 : 『장자莊子』「인간세人間世」에 등장하는 꼽추 지리소支離疏를 말한다. 지리소支離疏는 불구인 꼽추로 세상사에서 제외된 인물이다.
  114. 119)세상에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라고 자조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115. 120)정명淨名 : Vimalakīryi의 의역으로서 무구칭無垢稱이라고도 하며, 유마維摩ㆍ유마힐維摩詰ㆍ비마라힐毘摩羅詰로 음역하기도 한다. 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유마경維摩經』은 병든 유마거사와 부처님의 명으로 그를 병문안한 제자들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116. 121)용호방龍虎榜 : 회시會試에 급제하는 것을 뜻한다. 당나라 정원貞元 8년에 구양첨歐陽詹ㆍ한유韓愈ㆍ이강李絳 등 23인이 육지陸贄의 방榜에 합격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뛰어난 인재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용호방이라고 칭하였다. 『新唐書』「文藝傳 歐陽詹」
  117. 122)채의행彩衣行 : 어버이를 위한 수연壽宴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춘추 시대 초楚 나라의 은사隱士인 노래자老萊子가 70의 나이에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하여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떨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初學記』 권17 「孝子傳」
  118. 123)송사松社 : 송광산松廣山에서 결성한 모임(社)이란 뜻이다. 공산公山 거조사居祖寺에서 정혜사定惠社를 결성한 보조국사 지눌은, 고려 신종 3년(1200)에 무주암無住庵에서 송광산 길상사吉祥社로 이주하여 결사를 이어갔다. 이후 곳곳에서 승려와 신자들이 집결하여 불사를 진행하였고, 희종 1년(1205) 10월 1일에 가람을 형성해 경찬회慶讚會를 열었다. 이때 조정에서 조계산曹溪山 수선사修禪社라고 사액하였다.
  119. 124)선려禪廬 : 선을 닦는 거처, 즉 선사禪寺ㆍ선방禪房이란 뜻이다.
  120. 125)묘령妙齡 : 스물 안쪽의 꽃다운 나이를 말한다.
  121. 126)바다 속 인어(鮫人)가 울면 눈물이 구슬이 된다고 한다. “滄海月明珠有淚”은 이상은李商隱의 시에서 차용한 것이다.
  122. 127)두타頭陀 : dhūta의 음역으로 두다杜多ㆍ두다杜茶ㆍ두타杜陀라고도 하며, 두수抖擻ㆍ수치修治ㆍ세완洗浣ㆍ기제棄除ㆍ도태淘汰로 의역하기도 한다. 의ㆍ식ㆍ주에 탐착하지 않기 위해 버려진 옷들로 옷을 만들어 입고, 걸식으로 연명하며, 방사에 거처하지 않고 숲에서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123. 128)여불고汝不孤 : 진나라 때 은사 죽림 7현의 한 사람인 혜강嵇康이 아들 혜소嵇紹에게 한 말이다. 혜강이 상수尙秀와 연단鍊鍛하고 있을 때 종회鍾會가 찾아왔는데, 혜강이 무정하게 대하자 이에 유감을 품고 종회가 문제文帝에게 모함을 한 결과 해를 당하고 말았다. 형장刑場에서 혜강은 아들 혜소에게 “거원이 있으니 너는 외롭지 않다.(巨源在 汝不孤矣)”라고 하였다. 거원巨源은 7현 중 한사람인 산도山濤의 자이다. 그 뒤에 과연 혜소를 천거하여 비서승祕書丞으로 삼았다. 『晉書』「嵇康傳」.
  124. 129)종왕鐘王 : 명필가인 종요鐘繇와 왕희지王羲之를 병칭한 것이다.
  125. 130)반마斑馬 :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를 병칭한 것이다.
  126. 131)절교론絕交論 : 혜강嵇康이 산도山濤에게 보낸 여산거원절교서與山巨源絶交書가 『문선文選』에 수록되어 있다.
  127. 132)수신受辛 : 말ㆍ글(辭)이라는 뜻이다. 수受와 신辛을 합치면 ‘사辤’ 즉 ‘사辭’ 자가 된다.
  128. 133)신단神丹 : 신선이 된다는 영약靈藥이다. 『남사南史』「은일도홍경전隱逸陶弘景傳」에 “홍경이 신부神符의 비결祕訣을 얻어 신단을 만들 수 있었으나 약물藥物이 없음을 고심하였다. 그러던 차에 임금이 황금黃金ㆍ주사朱砂ㆍ증청曾靑ㆍ웅황雄黃 등의 재료를 내려주었으므로 마침내 비단飛丹, 신단을 만들었는데, 빛깔이 눈처럼 희고 그것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졌다.”라고 하였다.
  129. 134)보리菩提 : Bodhi의 음역이고, 도道ㆍ지智ㆍ각覺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깨달음이란 뜻이다.
  130. 135)여방蓮榜 : 조선시대에 사마시司馬試인 생원과生員科와 진사과進士科에 합격한 사람의 이름을 게시하던 방榜이다.
  131. 136)용방龍榜 : 용호방龍虎榜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정원貞元 8년에 구양첨歐陽詹ㆍ한유韓愈ㆍ이강李絳 등 23인이 육지陸贄의 방榜에 합격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뛰어난 인재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용호방이라고 칭하였다. 『新唐書』「文藝傳 歐陽詹」.
  132. 137)계림桂林 : 글 잘하는 선비, 또는 시인을 말한다. 무제武帝가 극선郤詵에게 “경卿은 스스로 자신을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하고 묻자 “신이 현량대책賢良對策에서 천하제일이 되었지만 계림의 한 가지(桂林一枝)이고 곤산의 한 조각 옥(崑山片玉)일 뿐입니다.”고 대답했다. 『진서晉書』「극선전郤詵傳」.
  133. 138)주정周程 : 주돈이周敦頤와 정호程顥를 병칭한 것이다. 이들은 각각 태극설太極說과 이기설理氣說로 송대 유학의 실마리를 열었다. 성리학을 정주학程朱學ㆍ도학道學이라고도 하고, 주돈이周敦頤ㆍ정호程顥ㆍ정이程頤 ㆍ장재張載ㆍ주희朱熹를 병칭해 주정장주周程張朱의 학이라고도 한다.
  134. 139)반옥계번攀玉桂繁 :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계수나무에 기어 오른다(攀桂)”고 표현한다. 옥계화玉桂花는 달 속에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에서 즉 달을 가리킨 것으로, 초승달이 진 것을 의미한다.
  135. 140)북당北堂 : 『시경詩經』에 북당北堂이란 말이 있는데, 부인이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후세에는 어머니를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였다.
  136. 141)남군南郡 : 도성에서 보았을 때 남쪽에 있는 군이라는 말이다.
  137. 142)청삼靑衫 : 푸른색 천으로 만든 적삼으로 관직이 낮은 사람이 입었다. 낮은 관직을 의미한다.
  138. 143)갑방甲榜 : 과거에서 상위 세 명 안에 뽑히는 것을 말한다. 첫째를 장원壯元, 둘째를 방안榜眼, 셋째를 탐화랑探花郞이라고 하였다. 이 셋을 총칭 급제라 한다.
  139. 144)소적미燒赤尾 : 중국 산서성 하진현河津縣과 섬서성 한성현韓城縣 사이에 세 계단의 급류가 흐르는 용문龍門이 있다. 잉어가 여기를 거슬러 오르면 용이 된다고 한다.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면 반드시 환영 연회를 베푸는데, 이것을 소미연燒尾宴이라 한다. 물고기가 용이 되면 반드시 꼬리를 태워버린다는 의미이다.
  140. 145)백납륜건白衲綸巾 : 백납白衲은 승려들이 입는 옷이고 윤건綸巾은 선비가 쓰는 모자이다. 진晉 나라 도연명陶淵明이 흰 윤건을 쓰고 지냈다고 한다.
  141. 146)아현牙絃 : 백아伯牙가 탔던 거문고이다. 백아가 높은 산을 생각하고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鍾子期가 듣고서 “좋구나, 높고 높기가 태산泰山과 같구나” 하고, 흐르는 물을 생각고 연주하면 “좋구나, 양양洋洋하기가 강하江河와 같구나”라고 하였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가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湯問」.
  142. 147)절류折柳 : 고대의 악부의 하나인 절양류곡折楊柳曲 즉 절류곡折柳曲은 버들가지를 꺾으면서 이별하는 아쉬운 정을 노래한 것이다.
  143. 148)팽택彭澤 : 동진東晉 때의 고사高士 도잠陶潛을 가리킨다. 도연명은 팽택영彭澤令을 지냈다. 자신을 혜원에 빗대고, 양 진사를 도연명에 빗댄 것이다.
  144. 149)죽림竹林 : 자신이 거주한 사찰을 동진시대 은자들이 깃들었던 죽림竹林에 비유하였다. 그중 명사인 완적阮籍ㆍ혜강嵇康ㆍ산도山濤ㆍ향수向秀ㆍ유령劉伶ㆍ왕융王戎ㆍ완함阮咸 일곱 사람을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 한다.
  145. 150)장자長者 : 수달다須達多 장자를 말한다. 수달다 장자는 황금을 숲에 깔아 원림을 팔지 않으려는 기타 태자祇陀太子에게서 땅을 사서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었다. 수달다는 가난한 이들을 돕길 좋아해 급고독給孤獨 장자로 불렸다.
  146. 151)범찰梵刹 : 정찰淨刹ㆍ보찰寶刹ㆍ성찰盛刹이라고도 한다. 범은 깨끗하단 뜻이고, 찰은 번간旛杆이란 뜻이다. 곧 부처님을 모신 절을 일컫는 말이다.
  147. 152)삼청계三淸界 : 도교道敎에서 말하는 천상 세계이다. 삼동三洞의 교주敎主가 사는 최고의 선경仙境인 옥청경玉淸境ㆍ상청경上淸境ㆍ태청경太淸境의 세 선경을 말한다.
  148. 153)구품대九品臺 : 극락세계를 말한다. 극락세계에는 왕생하는 사람들은 연꽃에서 태어나는데 그 선근의 차이에 따라 연화대에도 아홉 종류의 차이가 있다.
  149. 154)삼공三公 : 태사太師ㆍ태부太傅ㆍ태보太保를 삼공이라 하는데 고관대작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150. 155)여망呂望 :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을 말한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을 만나기 전 태공은 위수渭水에서 낚시질하며 세월을 보냈다.
  151. 156)현학玄鶴 : 진晉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조수鳥獸」에 “학은 천년을 묵으면 푸른색이 되고, 2천 년을 묵으면 검은색이 되니 이를 현학玄鶴이라 한다”고 하였다.
  152. 157)청련노靑蓮老 : 석가모니부처님을 지칭한다. “푸른 연꽃 같은 눈”이 그 상호 중 하나이다.
  153. 158)벽안승碧眼僧 : 달마대사를 지칭한다.
  154. 159)옥륜玉輪 : 달을 표현한 말이다.
  155. 160)연사蓮社 : 동진東晉의 혜원과 명사들이 결성했던 백련사白蓮社를 말한다.
  156. 161)수주隋珠 : 수주는 옛날 수후隋侯가 얻었다는 매우 귀한 명월주明月珠이다.
  157. 162)고헌高軒 : 존귀한 자는 수레의 높이가 높다. 존귀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158. 163)청산자맥靑山紫陌 : 청산靑山은 깊은 산중으로서 승려들의 거처이고, 자맥紫陌은 도성 근교의 큰길로서 고관들이 거니는 곳이다.
  159. 164)백납륜건白衲綸巾 : 여기서 백납白衲은 승려를 윤건綸巾은 유자를 상징한다. 혜원과 도연명의 만남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160. 165)호계虎溪 :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로 들어가는 길목에 다리가 있었는데 혜원慧遠은 일찍이 그 다리를 건너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방문했던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이 돌아가는 날 이야기를 나누며 이들을 전송하다 자기도 모르게 호계의 다리를 지나쳤다고 한다. 이 일을 두 벗에게 말하며 세 사람은 손뼉을 치고 크게 웃었다고 전한다. 이를 호계삼소虎溪三笑라 한다.
  161. 166)옥절玉節 ; 옥으로 만든 부절符節이다. 주로 왕의 사신使臣이 지녔다.
  162. 167)이면李勉 : 당唐 숙종肅宗 때 사람이다. 광주자사 겸 영남절도관찰사廣州刺史兼嶺南節度觀察使를 지내며 반적叛賊 풍숭도馮崇道를 토벌하였다.
  163. 168)한장강漢張綱 : 후한 순제順帝가 주州 군郡의 풍속을 살피고 탐관오리를 징벌하라고 장강을 지방으로 파견하자 장강은 낙양洛陽의 도정都亭(군현의 역소役所가 있는 곳)에 수레바퀴를 묻고는 “시랑豺狼 같은 자들이 조정 요로에 가득한데 주군州郡의 호리狐狸 따위를 어찌 묻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장강은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양기梁冀를 탄핵하였다. 『後漢書』 권56 「張綱傳」.
  164. 169)호좌湖左 : 전라도를 말한다.
  165. 170)암랑巖廊 : 궁전의 높고 큰 낭무廊廡라는 뜻으로 조정朝廷을 가리킨다.
  166. 171)사색四色 : 연꽃의 네 가지 색인 청ㆍ황ㆍ적ㆍ백을 말한다. 또 사대 지ㆍ수ㆍ화ㆍ풍의 사대四大를 비유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167. 172)일경一莖 : 연꽃의 줄기를 말한다. 또 근본 마음자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남전 보원南泉普願선사에게 제1좌가 물었다. “화상께선 백 년 후 어디에 가 계십니까?” “산 아래 한 마리 물소가 될꺼다.” “저도 화상을 따르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남전스님이 말씀하셨다. “네가 나를 따라오려거든 꼭 한 가닥 풀(一莖草)을 물고 오너라”고 하였다. 『景德傳燈錄』 권8.
  168. 173)감여堪輿 : 하늘과 땅이라는 뜻이다.
  169. 174)배루培塿 : 흙으로 만든 작은 구릉을 뜻한다.
  170. 175)부휴浮休 : 조선시대 승려로 법명은 선수善修(1543~1615)이다. 17세에 지리산 신명信明에게 출가하여 부용 영관芙蓉靈觀의 법을 이었다.
  171. 176)부용芙蓉 : 조선시대 승려로 법명은 영관靈觀(1485~1571)이며, 호는 부용芙蓉 또는 은암隱庵이다. 혹 연선 도인蓮船道人이라고도 한다. 13세에 덕이산德異山에서 고행苦行 선사를 의지해 3년 동안 공부하다가 출가하였다. 벽송 지엄碧松智儼을 찾아가 20년 동안 가졌던 의심을 풀고, 3년 동안 모셨다.
  172. 177)한韓 : 한형주. 당唐나라 때 형주자사荊州刺史였던 한조종韓朝宗을 가리킨다. 이백李白이 한조종에게 보낸 편지 『여한형주서與韓荊州書』에서 “생전에 만호후에 봉해지는 것은 필요 없고 오직 한번 한 형주를 만나는 것이 소원입니다(生不用封萬戶侯 但願一識韓荊州)”라고 하였다. 만나길 청할 때 정중한 표현으로 “식형識荊”이라 한다.
  173. 178)청사靑蛇 : 청사靑蛇는 명검 이름이다. 뛰어난 자질을 갖춘 사람을 비유한다.
  174. 179)괴수魁首 : 1728년에 일어났던 무신난戊申亂의 주도자 이인좌李麟佐를 가리킨다.
  175. 180)팽한彭韓 : 유방을 도와 한나라 세운 명장인 팽월彭越과 한신韓信을 병칭한 것이다.
  176. 181)홍련막紅蓮幕 : 막부幕府의 미칭이다. 남북조 때 왕검王儉이 유경행庾景行을 위장군衛將軍으로 삼자 사람들이 유경행을 “푸른 물에 부용芙蓉이니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하였다. 당시 왕검의 막부를 연화지蓮花池라 하고, 군막軍幕에 들어가는 것을 연화막蓮花幕이라 하였다. 『남사南史』 권49 「유고지전庾杲之傳」.
  177. 182)원문轅門 : 수레를 벌려 진陣을 만들고 수레 끌채를 마주 세워 만든 문이다. 곧 군문軍門, 진영鎭營의 문을 말한다.
  178. 183)왕찬王粲 : 한漢 나라 말기 사람이며, 악양루岳陽樓에 올라서 지은 등루부登樓賦가 있다.
  179. 184)이반李蟠 : 노자의 후예라는 뜻으로 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노자老子의 후손을 자처한 당唐나라 왕실에서 자손의 번창함을 표현하는 말로 ‘선리반근仙李蟠根’이라는 말을 썼다. 두보杜甫의 시에 “선리의 서린 뿌리 크기만 하여, 걸출한 후손들 대대로 빛났어라(仙李蟠根大 猗蘭奕葉光)”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권2 「冬日洛城北謁玄元皇帝廟」.
  180. 185)만갑萬甲 : 가슴 속에 만 명의 갑병甲兵이 들어 있는 것처럼 훌륭한 지략이 있다는 뜻이다.
  181. 186)동사東山 : 은거하던 곳을 말한다. 진晉 나라 사안謝安이 이른 나이에 관직을 사퇴하고 회계會稽 땅 동산東山에 은거하다가 뒤에 조정에 들어와서 벼슬이 재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 은거하다 다시 나온 사람을 동산재기東山再起라 칭한다. 『晉書』「謝安傳」.
  182. 187)호분湖濆 : 전라도지방을 일컫는 말로 추측된다.
  183. 188)곽급郭汲 : “郭汲”은 “郭伋”의 오기이다. 후한後漢 때 왕망王莽이 나라를 세웠을 때 곽급郭伋이란 사람이 병주목幷州牧으로 있으며 선정을 베풀었다. 광무光武 때 재차 그가 병주목으로 부임하자 옛날에 은혜를 입었던 고을의 노약자들이 앞다투어 길에 나와 영접하였고, 경내를 순행할 때에는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마를 타고 환영하며 절을 했다고 한다. 『後漢書』 권31 「郭伋列傳」.
  184. 189)유곤劉昆 : 한漢 나라 때에 유곤劉昆이 홍농태수弘農太守로 부임했다. 그 지역엔 예전부터 호랑이가 많았는데 유곤이 선정을 베풀자 3년째 되던 해 호랑이들이 새끼를 업고 강을 건너 도망갔다고 한다. 『後漢書』 권79 「劉昆列傳」.
  185. 190)능가사楞伽寺 : 현재 전라남도 고흥군 점암면에 있는 사찰이다.
  186. 191)장길長吉 : 당唐나라 시인 이하李賀의 자이다. 탁월한 시재를 가졌으나 27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187. 192)태전太顚 : 대전大顚이라고도 한다. 석두희천石頭希遷의 제자로 조주潮州 영산靈山에 주석하였다. 한유韓愈는 원화 14년(819)에 논불골표論佛骨表를 상소하는 등 대표적 배불론자였으나 조주에 유적된 뒤 대전선사와 깊은 교류를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188. 193)표면으로는 어떤 사물을 좋아하는 것처럼 하면서도 실제로는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춘추 시대 초楚 나라의 섭공 자고葉公子高가 주변에 있는 여러 기물器物에 용을 그려 놓을 정도로 용을 몹시 좋아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실제로 용을 만나자 크게 놀라 달아나서 정신을 잃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新書 雜事5』.
  189. 194)조계曹溪 : 조계산 송광사를 말한다.
  190. 195)십육선옹十六禪翁 : 열여섯 선옹은 십육국사를 말한다.
  191. 196)부석鳧舃 : 현령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후한後漢 때 하동河東 사람 왕교王喬가 섭현葉縣의 수령으로 있으면서 자주 도성都城에 드나들었는데, 돌아올 때 수레나 말은 보이지 않고 오직 두 마리 집오리만 날아왔다. 이를 이상하게 여겨 그물로 잡고 보니 예전에 상서(尙書)의 관속으로 있을 적에 받았던 신발 한 짝만 있었다고 한다. 『後漢書』「王喬傳」.
  192. 197)학구鷽鳩 : 산비둘기. 소인을 비유한다.
  193. 198)구중九重 : 천자가 거처하는 곳은 도성의 문이 아홉 겹이므로 대궐을 구중이라 한다.
  194. 199)오마五馬 : 태수太守의 별칭. 원책元策 형제 다섯 사람이 나란히 태수가 되자 당시 사람들이 “유씨 문 앞에 말 다섯 필이 죽 늘어섰다”고 하였다. 『남사南史』「유원책전柳元策傳」.
  195. 200)쌍어雙魚 : 편지글을 말한다. 『古樂府』에 “먼 곳에서 오신 손님 나에게 잉어 두 마리를 주었네. 동자童子 시켜 잉어를 삶으니, 뱃속에서 편지(尺書)가 나왔네”라고 하였다.
  196. 201)아헌衙軒 : 관아의 헌을 말하나 여기에선 수령 즉 승평사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였다.
  197. 202)조개皂盖 : 지방 관원들은 행차할 때 수레 위에 검정 비단을 쳤다고 한다. 곧 지방관원을 말한다.
  198. 203)재친齋嚫 : 재식齋食과 시물施物을 말한다.
  199. 204)오십삼불五十三佛 :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에 의거한 것이다. 53불의 이름을 부르면 태어나는 곳마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을 만날 수 있고,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면 4중四重ㆍ5역죄五逆罪가 없어진다고 한다. 금강사 유점사에 53불상을 봉안했다는 기록이 있다.
  200. 205)벽송암碧松庵 : 경상남도 함양에 있던 절이다. 조선 중종 15(1520) 벽송 지엄智嚴碧松(1464~1534) 스님이 은거하며 초암草菴을 지었고, 뒤에 증축하여 큰 가람을 이루었으나 6ㆍ25 동란 때 불탔다.
  201. 206)소장蕭墻 : 담장이란 뜻으로 외란이 아닌 내란이 일어났음을 말한다. 『논어論語』 「계씨편季氏篇」에 “계씨의 화가 전유顓臾에 있지 않고 담장(蕭墻)의 안에 있다”고 하였다. 당시 이인좌李麟佐의 난이 일어났었다.
  202. 207)이택麗澤 : 서로 붙어 있는 두 개의 연못이라는 뜻으로 붕우 간에 서로 도움을 주며 학문을 토론하고 덕을 닦아 나가는 것을 말한다. 『주역』「태괘(兌卦) 상(象)」.
  203. 208)사유闍維 : jhāpita의 음역으로서 다비茶毘ㆍ사비闍毘ㆍ사비다闍鼻多라고도 하며, 분소焚燒ㆍ연소燃燒로 의역하기도 한다. 시체를 화장하는 것을 말한다.
  204. 209)초골超骨 : 신골身骨ㆍ유신遺身ㆍ영골靈骨이라고도 한다. 즉 화장 후에도 타지 않고 남아 보석처럼 빛나는 사리舍利를 말한다.
  205. 210)신명神明 : 원래 천신天神ㆍ지기地祇를 뜻하는 말인데, 불교에서는 여러 호법천신護法天神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다.
  206. 211)팔부八部 :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장(神將)으로, 흔히 팔부중(八部衆)이라 하는데, 즉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건달바(乾闥婆)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의 팔신을 가리킨다.
  207. 212)오부五部 : 진언 밀교의 금강계만다라는 불부佛部ㆍ금강부金剛部ㆍ보부寶部ㆍ연화부蓮華部ㆍ갈마부羯磨部의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부처님세계 전체를 의미한다.
  208. 213)삼밀三密 : 밀교에서 행하는 신身ㆍ구口ㆍ의意의 3업행三業行 즉 신밀身密ㆍ어밀語密ㆍ의밀意密이다.
  209. 214)밀인密印 : 인印은 인계印契와 같다. 부처님과 보살에게는 각기 본원本願이 있고, 그 본원을 표시하기 위해 두 손의 열 손가락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짓는다. 이것이 본원의 인상印象이며 인계印契이므로 인印이라 하고, 그 이치는 비밀하고 아주 깊은 것이므로 밀密이라 한다.
  210. 215)오교五敎 : 불교의 모든 종파를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류하였는지는 분명치 않다.
  211. 216)최눌最訥(1717~1790) : 조선시대 승려로 호는 묵암黙庵, 자는 이식耳食이다. 14세 징광사에서 출가하여 만리萬里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19세에 조계의 풍암楓巖에게서 경을 배우고 호암虎巖ㆍ회암晦庵ㆍ용담龍潭ㆍ상월霜月을 참방했으며, 명진明眞에게서 선지禪旨를 얻었다.
  212. 217)돌부자鈯斧子 : 청원 행사靑原行思와 석두 희천石頭希遷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써 일심一心ㆍ진여眞如ㆍ본체本體를 뜻한다. 무딘 도끼를 전한다는 것은 곧 법을 전한다는 의미이다. 청원이 석두를 시켜 남악회향에게 편지를 전하게 하며 말하였다. “이 글을 전하고는 속히 돌아오라. 나에게 무딘 도끼(鈯斧)가 하나 있는데, 너에게 주어 산에 머물게 하리라.” 남악을 찾아갔다 돌아온 석두가 “떠날 때 화상께서 무딘 도끼를 주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주십시오”라고 하자 청원스님께서 발 하나를 쭉 뻗었다고 한다.
  213. 218)『莊子』「逍遙遊」에 나오는 고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옛날 송나라에 손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빨래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는데 그 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이 찾아와 백금을 주며 그 기술을 팔라고 하였다. 송나라 사람은 온 집안사람을 모아 놓고 상의한 끝에 그 기술을 나그네에게 팔았고, 그 나그네는 그 기술로 오나라의 장수가 되어 겨울철 월나라와의 전쟁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이를 두고 장자는 “똑같이 손이 트지 않는 약으로 한 사람은 봉토를 하사받고 한 사람은 빨래하는 일을 면치 못했으니, 그 쓰임새가 달랐던 까닭이다”고 하였다.
  214. 219)준제삼매準提三昧 : 칠구지불모준제다라니七俱胝佛母準提陀羅尼를 염하는 삼매에 들었다는 의미이다. 『칠구지불모준제경七俱胝佛母準提經』에 자세한 관상법觀想法이 나와 있다.
  215. 220)교평敎萍 : 묵암 최눌黙庵最訥의 법을 이은 봉암 낙현鳳巖樂賢의 제자로 호는 와월臥月이다.
  216. 221)“옷자락을 걷지 못했다(不曾摳衣)”는 것은 강석講席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스승 앞에 나아가 강론을 듣는 것을 구의摳衣라 한다. 『예기禮記』「곡례曲禮」에 “어른의 신발도 밟지 말고 자리도 넘어가지 말며, 구의摳衣하여 모퉁이로 다닌다”고 하였다.
  217. 222)저본에는 이 발문이 영해대사 행장 앞에 있다. 한국불교전서 편찬자가 뒤로 옮겨놓았다.
  1. 1)目次。編者作成補入。
  2. 1)「詩」一字。編者補入。
  3. 1)「倠」疑「催」{編}。
  4. 1)此句中疑有脫字{編}。
  5. 1)此跋文。底本在影海大師行狀之前。編者移置於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