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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790_b_24L용암집 발龍巖集跋우리 종문 홍파 장로洪波長老가 세상을 떠난 스승(先師)의 문집인 『용암집龍岩集』을 가지고 장차 판에 새기려 하여 -
009_0790_b_24L龍巖集跋
009_0790_b_25L吾宗洪波長老。以先師龍岩集。將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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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790_c_01L나에게 교정과 선택을 부탁하였다. 이에 시문 약간 편을 얻으니 이는 곧 선사先師의 방할棒喝이요, 단순한 글이 아니로다. 선사는 평소에 금강과 설악 사이에 높이 누워 도덕道德에서 여유 있게 노닐었을 뿐이니, 어찌 일찍이 글을 지음에 수고를 다하였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지시하고 일을 적는 즈음에, 구름은 저절로 떠가고 물은 저절로 흘러가는 것을 세상의 썩은 붓으로 글 짓는 이들에게 보여 주려 한 것이니, 이것은 진정 글이 아니요 참된 방할이로다.장로가 구구하게 새겨서 후세에 전하려는 것은 또한 도를 위함이지 글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풍부하고 많은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대개 문장은 도道에서 나온 한 갈래 가지인데도 오늘날 우리 무리 가운데 사람들은 대부분 도에 힘쓰지 않고 다만 문장에만 힘을 쓰고자 하니 어찌 된 일인가? 비록 교도郊島73)의 맑고 아름다운(淸寒) 글이나, 반마班馬74)의 웅장하고 깊이 있는 글이라 하더라도 우리 불도佛道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선사가 글이라 생각하지 않았어도 문장이 되고, 전하기를 기약하지 않았어도 전해지는 것과 장로가 스승을 위하는 정성이 정말로 가상할 따름이다.임인년(玄虎年, 1782) 가을 9월 병오일에 십둔자十遯子가 발문을 쓰다.
숭정崇禎후 임인년 가을 8월 충주 백운산白雲山에서 간행하여 덕주사德周寺 영각影閣에 이전하여 안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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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790_c_01L梓。命余校選。得詩文若干篇。此乃先
009_0790_c_02L師之棒喝也。非文也。先師平日。高
009_0790_c_03L臥金剛雪岳間。優游乎道德而已。何
009_0790_c_04L嘗攻苦爲文。故其示人紀事之際。雲
009_0790_c_05L自浮而水自流。視世之腐毫敲推者。此
009_0790_c_06L非文也。眞棒喝也。而長老之區區欲
009_0790_c_07L不朽斯者。亦爲道不爲文也。故不以
009_0790_c_08L富且多爲貴也。盖文章。道之一技。而
009_0790_c_09L今吾軰中人。多不務於道。而徒欲其
009_0790_c_10L文。何㦲。雖郊島之淸寒。班馬之雄
009_0790_c_11L深。於道何益。若先師之不以文而文。
009_0790_c_12L不期傳而傳。與長老。爲師之誠。是
009_0790_c_13L可尙也已。
009_0790_c_14L時玄虎秋九月丙午十遯子跋。
- 73)교도郊島 : 당나라 시인 맹교孟郊와 가도賈島의 병칭.
- 74)반마班馬 : 한나라의 반고班固와 사마천司馬遷 혹은 반고와 사마상여司馬相如 혹은 반고와 마융馬融을 가리킨다.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김종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