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연담대사임하록(蓮潭大師林下錄) / [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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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문跋文
시는 성정에 근본을 두고 마음속의 깨달음을 말로 드러낸 것이기에, 저절로 성률聲律에 합치된다. 그렇기에 서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공부가 뛰어난 고승들은 다 시구로 게송을 지었으니, 이는 모두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표현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화상께서 평생 동안 경전을 강의하는 여가에, 혹 선비나 스님과 주고받은 시와 혹은 온화한 바람과 밝은 달을 보고 느낀 시, 그리고 문文과 부賦 등은 모두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성정에서 나온 것이다. 구구절절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보배가 되니, 참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희귀한 소리라 하겠다. 수양제隋煬帝의 야광주처럼, 곤륜산의 옥돌처럼 빛나니, 어떻게 집안에만 둘 수 있겠는가.
이런 까닭에 이 글을 장인의 손을 빌려 인쇄에 부치니, 이 글이 비단 불가 안에서만 전해 읽을 문장이 아니라 그의 성정을 천년 뒤에까지도 볼 수 있는 귀중한 글이기 때문이다.
가경嘉慶 4년 기미(1799)285) 4월 어느 날에, 문인 영월 계신靈月誡身은 삼가 발문을 쓴다.
손제자孫弟子 완호 윤우玩湖尹祐가 삼가 글씨를 썼다.

010_0252_a_10L[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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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詩本性情心有悟而發於言者自諧聲
010_0252_a_12L律故自西天至東圡絶代高僧咸有句
010_0252_a_13L皆由悟而所發也然則我和尙平生
010_0252_a_14L講經之餘或儒釋唱酬之所應或光風霽
010_0252_a_15L月之所惱詩若文賦亦由悟而發於性情
010_0252_a_16L言言句句愈多而愈珍眞可謂驚世
010_0252_a_17L稀聲隋珠崑玉何置廡下乎是以倩工
010_0252_a_18L入榟非但爲傳家之文采亦貴見性情於
010_0252_a_19L千載之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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嘉慶四年己未四月日門人靈月誡身
010_0252_a_21L謹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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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弟子玩湖尹祐謹書
  1. 285)가경嘉慶 4년 기미(1779) : 정조 23년으로 연담 대사가 입적한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