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응운공여대사유망록(應雲空如大師遺忘錄) / 應雲空如大師遺忘錄

ABC_BJ_H0245_T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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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운공여대사유망록應雲空如大師遺忘錄
응운공여대사유망록應雲空如大師遺忘錄
응운 공여應雲空如
총목차總目次
문文-89편
사행강목 서문(事行綱目序)
삼교양진보감 서문(三敎養眞寶鑑序)
삼교사적론三敎事迹論
삼교성명설三敎性命說
예 대아께 보낸 편지(與芮大雅書)
인과 차별에 대한 설(因果差別說)
수미산과 곤륜산에 대한 설(須彌崑崙兩山說)
풍수지리에 대한 설(地理說)
복서에 관한 설(卜筮說)
영안 부원군께 올리는 편지(上永安府院君書)
이천 영원암 문방에 쓰다(題利川靈源庵門榜)
김 참의에게 보내는 답서(答金叅議書)
김 승지에게 올리는 글(上金承旨書)
보림 대사의 보살계 첩(寶林大師菩薩戒牒)
금강산 마하연 중창 상량문金剛山摩訶衍重創上樑文
영천암 영각 기문(靈泉庵影閣記)
향로암 중수기香爐庵重修記
몽유시에 대한 화답시와 서문(和夢遊詩序)
기암 노옹의 사십구재 소(奇巖老四十九日疏)
김 참판에게 올리는 글(上金叅判書)
밀양 수령 이 공의 관음점 축사(密陽倅李公觀音占祝詞)
영안 부원군의 관음점 축사(永安府院君觀音占祝詞)
비비정에서 한가히 거닐며(飛飛亭閒遊辭)
장 처사에게 보내는 글(與張處士書)
영안 부원군께 보내는 답서(答永安府院君書)
또 『염송』의 대의에 대해 문답함(又答問拈頌大義)
또 세 경전의 큰 뜻에 대해 문답함(又答問三經大旨)
장소와 형체에 대한 논변(方體辯)
나한전 불량 서문羅漢殿佛粮序文
시왕전 불량계 서문十王殿佛糧稧序文
소금과 장과 등촉을 위한 계 서문(鹽醬燈燭稧序)
관음전 불량계 서문觀音殿佛粮稧序文
대웅전 불량 서문大雄殿佛粮序文
지장보살 탄생일의 계 서문(地藏誕日禊序文)
보시 물품을 함부로 사용함을 경계하는 글(誡施物橫用文)
칠성전 불량계 서문七星殿佛粮禊序文
금강산 마하연 기문金剛山摩訶衍記文
칠불암 기문(七佛庵記)
석천암 기문(石泉庵記)
화엄전 응향각 기문(華嚴殿凝香閣記)
장 처사가 금자로 「행원품」과 『법화경』을 필사하는 것에 대한 상축과 서문(張處士寫金字行願品與金字法華經上祝并序)
수충사 권선문酬忠祠勸善文
적천사 옥련암 수리 권선문(磧川寺玉蓮庵修葺勸善文)
등촉 권선문燈燭勸善文
염장 권선문鹽醬勸善文

010_0719_a_01L應雲空如大師遺忘錄

010_0719_a_02L1)應雲空如大師遺忘錄

010_0719_a_03L

010_0719_a_04L2)總目次

010_0719_a_05L
文八十九篇

010_0719_a_06L
事行網目序三敎養眞寶鑑序三敎
010_0719_a_07L事迹論三敎性命說與芮大雅書
010_0719_a_08L因果差別說須彌崑崙兩山說地理
010_0719_a_09L卜筮說上永安府院君書題利
010_0719_a_10L川靈源庵門榜答金叅議書上金承
010_0719_a_11L旨書寶林大師菩薩戒牒金剛山摩
010_0719_a_12L訶衍重創上樑文靈泉庵影閣記
010_0719_a_13L爐庵重修記和夢遊詩序奇巖老四
010_0719_a_14L十九日疏上金叅判書密陽倅李公
010_0719_a_15L觀音占祝詞永安府院君觀音占祝詞
010_0719_a_16L飛飛亭閒遊辭與張處士書答永安
010_0719_a_17L府院君書又答問拈頌大義又答問
010_0719_a_18L三經大旨方體辯羅漢殿佛粮序文
010_0719_a_19L十王殿佛糧稧序文鹽醬燈燭稧序
010_0719_a_20L音殿佛粮稧序文大雄殿佛粮序文
010_0719_a_21L藏誕日禊序文誡施物橫用文七星
010_0719_a_22L殿佛粮禊序文金剛山摩訶衍記文
010_0719_a_23L佛庵記石泉庵記華嚴殿凝香閣記
010_0719_a_24L張處士寫金字行願品與金字法華經上祝
010_0719_a_25L并序酬忠祠勸善文磧川寺玉蓮庵
010_0719_a_26L修葺勸善文燈燭勸善文鹽醬勸善文

010_0719_b_01L불량 권선문佛粮勸善文
불기 권선문佛器勸善文
밥솥 권선문(食鼎勸善文)
산신각 권선문山神閣勸善文
칠성각 권선문七星閣勸善文
기와 권선문(盖瓦勸善文)
개금 권선문改金勸善文
시왕 도분 권선문十王塗粉勸善文
나한 도분 권선문羅漢塗粉勸善文
가사 권선문袈裟勸善文
법당 중수 권선문法堂重修勸善文
다리 만들기 권선문(作橋勸善文)
돌 쌓기 권선문(石築勸善文)
나한전 중수 권선문羅漢殿重修勸善文
종 만들기 권선문(鑄鍾勸善文)
바라 권선문(鈸羅勸善文)
영천암 영각 유진기 서문(靈泉庵影閣留鎭記序)
윤성 대사 제문(祭潤成大師文)
법제 봉민 제문(祭法弟奉旻文)
영안 부원군 풍고 김 선생 제문(祭永安府院君楓臯金先生文)
『화엄경』 필사본 발문(書華嚴經跋)
오계를 오상에 배치한 설(五戒配五常說)
제월헌에 쓰다(題霽月軒序)
용암전龍岩傳
마음을 가다듬는 글(攝心文)
마음을 비워 도에 합치하는 글(虛心合道文)
배우는 이를 훈계하는 글(誡學人文)
팔도 총론八道總論
평안도平安道
함경도咸鏡道
황해도黃海道
강원도江原道
경기도京畿道
충청도忠淸道
경상도慶尙道
전라도全羅道
해산기海山記
통도사 기문(通度寺記)
해인사 기문(海印寺記)
송광사 기문(松廣寺記)
혼령을 천도하는 수륙재 권선문(度魂水陸勸善文)
사찰 건립의 권선문(新建寺刹勸善文)
예수함합별문預修緘合別文
덕사 불량 서문德寺佛粮序文
문文
사행강목 서문(事行綱目序)
우리 부처님 구담씨瞿曇氏1)는 현겁賢劫2)의 아홉 번째에 14,279만 3천 년이 감한 후에 출현하셨고, 우리 스승은 부처 이후 2,760년 후에 나셨다. 시기가 또 거듭 늦어지매, 사람의 마음은 예전과 달라 변화의 길에서 마음껏 뛰놀며,3) 선림禪林에 묵형墨刑을 가하고 교법(敎網)에 의형劓刑을 가한다.4) 삿된 말과 못된 행위만 옳다고 하여 한 사람도 근본에 돌아오는 자가 없다.

010_0719_b_01L佛粮勸善文佛器勸善文食鼎勸善
010_0719_b_02L山神閣勸善文七星閣勸善文
010_0719_b_03L盖瓦勸善文改金勸善文十王塗粉
010_0719_b_04L勸善文羅漢塗粉勸善文袈裟勸善
010_0719_b_05L法堂重修勸善文作橋勸善文
010_0719_b_06L石築勸善文羅漢殿重修勸善文
010_0719_b_07L鍾勸善文鈸羅勸善文靈泉庵影閣
010_0719_b_08L留鎭記序祭潤成大師文祭法弟奉旻
010_0719_b_09L祭永安府院君楓臯金先生文
010_0719_b_10L華嚴經跋五戒配五常說題霽月軒
010_0719_b_11L龍岩傳攝心文虛心合道文
010_0719_b_12L誡學人文八道總論平安道咸鏡
010_0719_b_13L黃海道江原道京畿道
010_0719_b_14L淸道慶尙道全羅道海山記
010_0719_b_15L度寺記海印寺記松廣寺記度魂
010_0719_b_16L水陸勸善文新建寺刹勸善文預修
010_0719_b_17L緘合別文德寺佛粮序文

010_0719_b_18L

010_0719_b_19L3)

010_0719_b_20L事行綱目序

010_0719_b_21L
我佛瞿曇氏出現于賢刼第九減一萬
010_0719_b_22L四千二百七十九萬三千年之後我師
010_0719_b_23L又生于佛去後二千七百六十餘年之後
010_0719_b_24L時又再晩人心與古不同遙蕩恣睢乎
010_0719_b_25L轉徙之塗黥其禪林劓其敎網邪言
010_0719_b_26L魔行惟也是爲無一人返本還源者

010_0719_c_01L
우리 스승은 신체를 무너뜨려5) 총명을 물리치고 형체를 떠나 지혜를 버려6) 만물을 버무려 은택이 만세에 미치게 하려고,7) 조사들의 마음과 부처의 말을 청허淸虛 대사의 후예인 율봉栗峰8) 문인에게서 얻어 양종兩宗을 북에서, 남에서 병행하였다. 의사의 문에 환자가 많은 법이니, 동서로 포복하여 슬피 법을 구걸하는 자가 억만을 헤아릴 뿐 아니다. 영취산 부처님의 가피에 대해 봉서산鳳栖山 국모國母의 현몽과 무악산에 상서로운 빛이 나타남, 오대산의 경함經凾이 저절로 열림, 조계산 승려들의 난리에 들어가지 않음, 봉래산에서 금빛 연꽃이 핌, 백운산에서 용을 타고 하늘에 오름, 기림秖林에서 꿈에 일궁日宮에 들어감, 묘향산에서 혼백을 지체하고 죄수를 풀어 줌, 불명산佛明山9)에서 관음이 자취를 드러냄 등의 일은, 모두 우리 스승이 숙세의 원력으로 중생을 제도하고 부처를 섬기는 마음이 넓고 커서 영취산에서 부처의 부탁을 받아 염부주閻浮洲10) 남쪽 2,760여 년 후에 여래의 사자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길에서 마음대로 뛰노는 이들을 선림의 교법으로 잡아 흔들었으니, 부처 은혜에 보답하고 태어난 은택에 감사함이 또한 지대하지 않은가.
나(仁全)는 화상의 법석에 참여한 지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23년이 되었다. 그런데 화상께서 북쪽으로 가시게 되었다. 그래서 『화엄경』과 『반야경』, 『원각경』을 강의하고 나서 틈을 내어 화상의 40여 년의 일들을 가려 엮어서 ‘연보사행강목年譜事行綱目’이라고 이름 붙인다. 이것이 어찌 타인에게 자랑하려는 것이겠는가. 우리 스승의 문하에 혹 새로 발심한 이가 남겨진 소문을 다 습득하지 못할까 하여 상자 안에 보관한다. 우리 스승의 아득한 제자들이 이렇게 남겨진 말들을 보고 스승의 사업에 감동하여 부처님을 받들고 중생을 교화하기를

010_0719_c_01L我師墮枝體黜聦明離形去知欲䪠
010_0719_c_02L萬物澤及萬世得祖之心傳佛之言
010_0719_c_03L于淸虛後栗峰門人兩宗并行於北於
010_0719_c_04L醫門多疾東西匍匐哀龥乞法者
010_0719_c_05L不啻億萬其於靈鷲之佛之加被鳳栖
010_0719_c_06L之國母見夢母岳之放光現瑞五臺之
010_0719_c_07L經凾自開曹溪之僧亂不入蓬萊之山
010_0719_c_08L化金蓮白雲之乘龍登天秖林之夢入
010_0719_c_09L日宮妙香之滯魄解囚佛明之觀音現
010_0719_c_10L皆是我師宿世願力度生奉佛之心
010_0719_c_11L廣矣大矣而受佛付囑於靈山作如來
010_0719_c_12L使於閻浮之南二千七百六十餘年之後
010_0719_c_13L於此轉徙之塗撈摝遙蕩恣睢之人
010_0719_c_14L於禪林敎網之中報佛之恩化生之澤
010_0719_c_15L不亦多乎仁專 [1] 叅和尙法席及今二十
010_0719_c_16L有三年於此矣而和尙北行於是乃乘
010_0719_c_17L隙伺間於華嚴般若圓覺三講之餘
010_0719_c_18L集和尙之四十餘年事行名之曰年譜
010_0719_c_19L事行綱目豈其欲售之于他人哉
010_0719_c_20L吾師之門其或有新發人不盡捃摭於
010_0719_c_21L遺聞藏之于塵匣爲吾師之雲仍者
010_0719_c_22L見此之遺語感師之事行奉佛其行
010_0719_c_23L{底}刊年未詳筆寫本(東國大學校所藏)
010_0719_c_24L編者作成補入
「文」一字編者補入

010_0720_a_01L천백 가지 중에 열이나 하나라도 본뜬다면, 어찌 이 글이 올빼미 눈이 효용이 있고, 계옹雞雍이 황제가 됨11)과 같음을 알지 않겠는가. 아아, 우리 스승의 문하에 있는 자로서 따르든 따르지 않든, 힘쓰든 힘쓰지 않든12) 여기에 애쓸지어다.
삼교양진보감 서문(三敎養眞寶鑑序)
삼황三皇13) 이후로 오룡五龍14) 9,273,600년과 육기六紀15) 1,289세를 지나 뱀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하고 주형珠衡과 일각日角의 모습을 한 성황聖皇16)이 나타났다. 팔괘를 그리고 8순純을 거듭하였으며,17) 운관雲官을 설치하고 조기鳥紀를 펼쳤으며, 문자를 만들고 예악을 재정하였다. 그리고 성현을 도와서 도를 전하는 군주와 어질고 고명한 임금들이 백곡을 심어 농사를 권하고 오교五敎를 펼쳐 사물의 질서를 잡았다. 진실로 공경하고 극히 겸양하였으며 여러 공적을 모두 빛내서18) 만방에 화애하고 백성들을 공평하게 다스리고, 율려律呂를 조율하여 팔풍八風을 펼치고,19) 선기璇璣를 관찰하여 칠정七政을 다스린다.20) 그래서 혁혁하게 융성한 주周에 이르러 가지런한 많은 인물들21)이, ‘관저關雎’와 ‘인지麟趾’의 덕과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의 교화22)로 오행五行과 육정六政23) 법식을 열거하고, 구전九田과 사정四井24) 법도를 펼쳐 복식의 예를 진설하고 수레의 격식을 널리 하여 세상에 모범이 되고 제작制作의 전형이 되었다. 그러한 도道를 인간들이 받아서 이건利建25)하고, 사물들이 그 바탕으로 생기게 되며, 나라는 그에 힘입어 끝이 없고(無地), 군신君臣은 그로써 정치를 이룬다. 덕으로 천하를 가르쳐 수비 역할이 사방 오랑캐에 있으며,26) 교화가 초목에까지 끼치고 은혜가 금수에까지 미쳤다. 공을 세우고 일을 세움이 크고 오래가서 시의時義(때에 마땅한 의)가 갖추어지고, 세용世用(세상의 쓰임)이 충족되었다. 이러한 때에 어찌 삼교의 일어남이 있겠는가.
세속이 말세가 되고 인심이 크게 변하여 각자 자기 마음으로 마음을 삼으니, 이에 삼교의 성인이 나오셨다.

010_0720_a_01L化主其事倣十一於千百庸詎知此文
010_0720_a_02L不爲鴟目之有用雞壅 [2] 之爲帝也嗚乎
010_0720_a_03L爲吾師之門人者惠不惠懋不懋
010_0720_a_04L此其勉旃

010_0720_a_05L

010_0720_a_06L三敎養眞寶鑑序

010_0720_a_07L
自三皇以後歷五龍九百二十七萬三
010_0720_a_08L千六百年六紀一千二百八十九世
010_0720_a_09L𨈬牛首之聖珠衡日角之皇出焉畫八
010_0720_a_10L卦重八純設雲官陳鳥紀造文字裁禮
010_0720_a_11L曁乎翌聖傳道之君仁賢高明之后
010_0720_a_12L種百穀以勸農敷五敎以軌物允恭克
010_0720_a_13L庶績咸熙恊和萬邦平章百姓調
010_0720_a_14L律呂以暢八風察璇璣以齊七政爰至
010_0720_a_15L奕奕隆周濟濟多士以關雎獜趾之德
010_0720_a_16L周南召南之風列五行六政之儀布九
010_0720_a_17L田四井之法陳服飾之禮廣革車之節
010_0720_a_18L爲世楷範作物典謩其爲道也人倫
010_0720_a_19L禀以利建庶物資以有生邦國賴以無
010_0720_a_20L君臣藉以致治德敎天下守在四
010_0720_a_21L化被草木恩及禽獸立功立事
010_0720_a_22L大可久時義備矣世用足矣當此時
010_0720_a_23L何有三敎之興世降俗末人心
010_0720_a_24L大變各自以其心爲心於是乎三敎

010_0720_b_01L하나는 불생불멸로 하늘과 사람을 흔들고, 하나는 무위무사로 보진保眞 태화太和27)하고, 하나는 인의예지로 수신 치국하였다. 가르침은 비록 셋이나 이치는 동일하다. 유교에서는 ‘하나의 태극’이라 하고, 도교에서는 ‘천하의 어미’라 하고, 불교에서는 ‘일심’이라 하니, 그 어찌 다른 것이겠는가. 오룡 육기五龍六紀가 행함이 없으나 교화하고, 사성 삼성四姓三姓28)이 말이 없으나 미더웁고, 오제 삼왕五帝三王29)이 화를 내지 않아도 위엄 있었던 것은 오직 이 참된 일심을 수양했기 때문이다. 삼교를 베푼 것이 어찌 이것 외에 따로 있겠는가.
삼교의 성현들은 각기 성명性命을 말하여 인심을 교화하였다. 도를 배워 진眞을 기르는 자는 삼교에서 진眞을 기르는 것에 절실한 것 중에 깊은 이치를 찾아 탐색하여 위태로운 인심을 잘라 제거하고 은미한 도심道心을 보존하고 기르면 천지가 자리 잡고 만물이 길러지리니, 천하에 어찌 본성 밖의 사물이 있으며, 내 마음이 이理라는 것 속에 통합되지 않겠는가? 이理의 있는 바와 선善의 행하는 바와 진眞의 기르는 바에 이 마음이 한계 없어 불통함이 없고, 틈 없는 곳이라도 섬세하게 들어가 관통하지 않음이 없다. 하늘과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음이 없고, 불교와 도교와 유교로써 꿰뚫어 깨우치지 않음이 없다. 만법을 통솔하여 일리一理로 귀결하고, 전후로 만고에 걸쳐 자재하지 않음이 없다. 이러한 참을 기른 자는 불생불멸의 이치를 투철하게 깨우치고, 무극 태극 가운데 천하의 어미를 맡아 지니게 된다. 삼교의 성현들이 잘한 일은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다.
삼교사적론三敎事迹論
혹자가 공여자空如子에게 물었다.
“그대가 지은 『삼교양진보감』을 논하자면, 그 이理로 진眞을 기르고

010_0720_b_01L聖人出一則以不生不滅撈摝人天
010_0720_b_02L一則以無爲無事保眞太和一則以仁
010_0720_b_03L義禮智修身治國敎雖三也理則一
010_0720_b_04L儒曰一太極老曰天下母佛曰一
010_0720_b_05L豈其異也哉五龍六紀之無爲而化
010_0720_b_06L四姓三姓之不言而信五帝三王之不
010_0720_b_07L怒而威惟養此一心之眞而已三敎之
010_0720_b_08L豈外乎此也三敎聖賢各言性命
010_0720_b_09L以化人心學道養眞者鈎深探賾于三
010_0720_b_10L敎之切於養眞者惟危之人心折而去
010_0720_b_11L惟微之道心存而養之天地位焉
010_0720_b_12L萬物育矣天下豈有性外之物而不統
010_0720_b_13L於吾心是理之中哉理之所在善之所
010_0720_b_14L眞之所養此心無際而無不通
010_0720_b_15L入於無間而無不貫能天能人而無不
010_0720_b_16L乃佛乃老乃儒而無不徹悟統萬法
010_0720_b_17L歸一理前後乎萬古而無不自在
010_0720_b_18L得此眞者透徹了不生不滅之理保任
010_0720_b_19L天下之母於無極太極之中三敎聖賢
010_0720_b_20L之能事不在於彼而在於此

010_0720_b_21L

010_0720_b_22L三敎事迹論

010_0720_b_23L
或問空如子曰以子之所著三敎養眞
010_0720_b_24L寶鑑論之但言其理以養其眞三敎

010_0720_c_01L삼교 성인의 마음이 동일하다고 말하였을 뿐, 달리 피차 우열의 구분이 없다. 사적事迹으로 말하자면, 사직社稷을 바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충성을 간직함보다 나은 게 없고,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효를 다함보다 나은 게 없고, 천지를 경영하는 것은 문文을 닦는 것보다 나은 게 없고, 난리를 평정하는 것은 무예를 익히는 것보다 나은 게 없고, 상하를 안정시키는 것은 예의를 넓히는 것보다 나은 게 없고, 풍속을 변화시키는 것은 음악을 익히는 것보다 나은 게 없다. 이것이 진정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핵심적인 가르침이고, 다스리는 도의 큰 방법이다. 교화가 초목에까지 끼치고 이득이 만방에 미치니, 요堯·순舜·주공周公30)·공자孔子의 도가 이와 같이 위대함이 있으니, 이것은 천만 세世 바뀌지 않는 가르침이다. 이로李老31)의 신선 방법 같은 것에 이르면 뜻이 우화등선羽化登仙에 있고, 석가모니의 범어로 쓴 책은 열반에 들어가기를 기약한다. 우화등선과 열반이 치국평천하의 도에 무슨 관계가 있나? 하나는 몸을 단련하여 죽지 않음을 귀하게 여기고, 하나는 적조寂照32)하여 무생無生을 구하니, 이 모두는 급히 세상을 구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찌 삼교 성인의 마음으로 그 사이에 동일하게 말하는 것인가?”
답변하였다.
“이는 그렇지 않다. 어버이를 섬기고 군주를 위해 죽는 것은 충효가 처음이 되고, 해로움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하는 것은 도덕이 시초가 되며, 중생을 이롭게 하고 고통을 구하는 것은 자비가 근원이 된다. 효로 봉양하고 충을 품으면 나라를 온전히 할 수 있고, 도를 행하고 덕을 세우면 이름을 전파할 수 있으며, 자비를 일으켜 움직이면 중생을 구제할 수 있다. 중생을 구제하면 은혜가 육취六趣33)에 고르게 되고, 이름을 전파하면 영광이 가문에 끼치고, 나라를 온전히 하면 공적이 구합九合을 포괄한다. 이러하므로 충효는 세속을 가르치는 가르침이 되고, 도덕은 몸을 유지하는 방법이 되고, 자비는 만물을 기르는 행위가 되니, 천지에 세 빛이 있음과 같고, 구정九鼎34)에 세 발이 있음과 같다. 각기 그 덕을 일컫고 함께 그 공을 드러내니, 따라서 받들면 좋은 복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이와 같더라도 삼교의 대의를 논하자면,

010_0720_c_01L聖人之心一而已矣別無彼此優劣之
010_0720_c_02L以其事迹言之能匡社稷者莫過
010_0720_c_03L於懷忠奉養父母者莫過於盡孝
010_0720_c_04L天地者莫過於修文定禍亂者莫過
010_0720_c_05L於講武安上下者莫過於弘禮移風
010_0720_c_06L俗者莫過於習樂此固皇王之要訓
010_0720_c_07L治道之大方化被草木賴及萬方
010_0720_c_08L舜周孔之道有如此之大焉此爲千萬
010_0720_c_09L世不易之敎至如李老仙方意存羽化
010_0720_c_10L釋迦梵本期入涅槃羽化涅槃何預
010_0720_c_11L於治國平天下之道哉一則貴鍊形以
010_0720_c_12L不死一則求寂照於無生此皆未爲濟
010_0720_c_13L世之急豈以三敎聖人之心乃爲一同
010_0720_c_14L言之于其間哉答曰此是不然若事親
010_0720_c_15L殉主則以忠孝爲初遠害全身則以
010_0720_c_16L道德居始利生救苦則以慈悲統源
010_0720_c_17L奉孝懷忠可以全家國行道立德
010_0720_c_18L以播身名興慈運悲可以濟群品
010_0720_c_19L群品恩均六趣播身名榮被一門
010_0720_c_20L家國功包九合是以忠孝爲訓俗之
010_0720_c_21L道德爲持身之術慈悲爲育物之行
010_0720_c_22L猶天地之有三光如九鼎之有三足
010_0720_c_23L穪其德并著其功遵而奉之可以致
010_0720_c_24L嘉祐也然雖如是而論三敎爲大義

010_0721_a_01L유학의 가르침은 윗자리에 있어서는 교만하지 않고 아래에 있어서는 어지럽히지 않으며, 신하와 아들은 충효를 다하고, 하인과 첩妾은 정성을 다한다. 크게는 하늘에 짝하여 하느님께 제사하고 어버이를 존경하며 조상께 제사지내서, 천지가 자리잡고 만물이 길러지게 하며, 재해가 일어나지 않고 난리가 발생하지 않게 한다. 작게는 몸을 삼가고 집안을 다스려 가정에서 정치를 펴 육친六親35)에 은혜를 베풀어, 모두 일을 받들고 각자 마땅함을 얻어, 백성들을 공평히 다스려 모든 일이 함께 빛나게 할 따름이다.
도교의 가르침은 만물이 생겨남이 반드시 무형에서 생겨나고, 지극한 공의 이룸이 반드시 무명無名에서 생기나니, 무형과 무명으로 만물의 으뜸을 삼는다. 도에 대해 시작과 어미를 말하고,36) 가르침에 순환(徼)과 오묘함이 있어서37) 그윽함을 밟아 밝게 하고, 하나를 포용하여 바르게 되고,38) 무위의 교화와 불언不言의 가르침으로 황정黃庭과 자부紫府의 글을 펼쳐 금판金版에 은끈(銀繩)으로 묶은 기록을 주니, 현상강설玄霜絳雪(검은 서리와 진홍 눈)의 오묘함과 옥액운영玉液雲英39)의 기이함, 구운명경九雲明鏡의 화려함, 여덟 번 제련한 신단神丹의 빛깔로 나이를 돌이키고 늙음을 물리친다. 신선이 되어 학을 타고 장수하여 낭원閬苑에서 노닐어 돌아감을 잊고, 함지咸池에서 목욕하며 돌아오지 않고, 하늘 문에서 베옷 입고,40) 봉래산에서 학을 타서 천지와 더불어 장수하지만, 이는 다만 자신이 이로울 뿐이다. 천지의 조화를 도둑질하여 그 도를 얻은 것이니 적합한 자가 아니면 백에 한둘도 이룬 자가 없다.
불교의 가르침이란 참된 근원에 몸을 응하여 이문理門과 사문事門이 하나와 다수를 서로 꿰뚫어 지혜의 경계가 원적圓寂하니 무슨 법인들 두루하지 않겠나? 다만 그릇에 차이가 있고 격식이 각기 달라 시종과 점돈漸頓이 근기에 따라 다르고, 법을 펼침과 응당 마땅함이 대소에 따라 온전하고 구별되며, 시간과 인과因果의 느리고 빠름이 같지 않고, 화신불化身佛과 법신불法身佛과 보신불報身佛의 베푼 설명이 각기 다르며, 국토의 정결과 오염은 증감이 동일하지 않고, 지위의 인과에 스스로 투분投分이 있다.41) 이와 같이 이치가 심원하여

010_0721_a_01L儒之爲敎也在上不驕爲下不亂
010_0721_a_02L子盡其忠孝僕妾竭其誠悃大則配天
010_0721_a_03L享帝尊親祀祖欲使天地位矣萬物
010_0721_a_04L育焉灾害不興禍亂不作小則謹身
010_0721_a_05L齊家施政閨門之內流恩六親之間
010_0721_a_06L咸奉其事各得其宜平章百姓庶績
010_0721_a_07L咸熙而已道之爲敎也萬物之所生
010_0721_a_08L必生乎無形至功之所成必成乎無名
010_0721_a_09L以無形無名爲萬物之宗談道言始言
010_0721_a_10L說敎有徼有妙履幽以明抱一以
010_0721_a_11L以無爲之化不言之敎布黃庭紫
010_0721_a_12L府之文授金版銀繩之錄玄霜絳雪之
010_0721_a_13L玉液雲英之奇九雲明鏡之華
010_0721_a_14L鍊神丹之彩乃以還年却老其爲羽駕
010_0721_a_15L長生遊於閬苑而忘歸沐於咸池而不
010_0721_a_16L被褐閶闔控鶴蓬萊與天地遐久
010_0721_a_17L此但自利而已盜天地之造化而得其
010_0721_a_18L道者非其人百無一二佛之爲敎也
010_0721_a_19L軆應眞源理事二門一多相徹智境
010_0721_a_20L圓寂何法不周只爲器有差殊軌儀
010_0721_a_21L各異始終漸頓隨根不同設法應宜
010_0721_a_22L大小全別時分因果延促不同化佛
010_0721_a_23L法報施詮各殊國土淨稽增減不一
010_0721_a_24L地位果因自有投分如是則理趣深遠

010_0721_b_01L방편(筌蹄)을 빌린 후에야 깨달으며, 가르침이 공교로워 사우師友를 의지한 후에야 통한다. 그 가르침을 통합하면 8만 4천 장藏이요, 그 도를 헤아리면 이제십지二諦十地42)의 기반이다. 기원祗園43)과 녹원鹿苑44)의 대화와 해전용궁海殿龍宮의 뜻과 옥첩금서玉牒金書의 문자와 칠처구회七處九會45)의 말씀으로 모든 왕들에게 지극한 도를 내리고, 만고에 현풍玄風을 드날리지 않음이 없다. 가까이는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을 이롭게 하며, 멀리는 범인을 뛰어넘어 성인이 되게 한다. 이것이 세계의 복전福田이 되니 중생들이 돌아갈 곳이다. 이에 말씀을 공경하는 승려들은 일곱 별이 북극성을 둘러 있는 것과 같고, 교화를 받는 무리들은 온갖 하천이 큰 바다로 쏟아지는 것과 같다. 그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공업을 무엇이라 이름 지어 칭송할 수 없을 지경이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와 같이 거대하다. 그리고 부처님이 인간을 교화하는 교법敎法에 일곱 가지가 있으니 깊이가 다르다. 하나는 인천교人天敎로서, 천당과 지옥을 말하여 선을 권하고 악을 징벌한다. 둘은 소승교小乘敎로서, 사제四諦와 십이인연을 말하여 사과四果46)의 업을 닦게 한다. 셋은 대승 상교大乘相敎로서, 대심大心 범부를 위해 기꺼이 불과佛果를 구함을 말한다. 넷은 대승 공교大乘空敎로서, 상相에 집착하는 보살을 위해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을 말한다. 다섯은 대승 종교大乘終敎로서, 공空도 아니고 있지도 않다고 하는 보살을 위해 진공묘유眞空妙有를 말한다. 여섯은 일승 돈교一乘頓敎로서, 격식을 초탈한 진인眞人을 위해 닦아야 할 선도 없고 끊어야 할 악도 없음을 말한다. 일곱은 일승 원교一乘圓敎로서, 대심大心 보살을 위해 십불경계十佛境界를 말한다. 즉 십무진법문十無盡法門, 십지十智, 십신十身, 십안十眼, 십비十鼻, 십변十辯, 십보산왕十寶山王, 십세계十世界, 십찰진十刹塵, 십해十海이다. 하나하나 각기 열 가지 말로 할 수 없는 경계가 있으니, 구비하지 않은 법이 없고 이루지 않은 일이 없다.
유교와 도교, 구류九流와 칠략七略47)이 모두 불법佛法의 교해敎海에 들어와서 각기 근원을 얻지 않음이 없다. 어찌 유교와 도교, 즉 있음을 말하고 없음을 말하는 가르침으로서

010_0721_b_01L假筌蹄而後悟敎門善巧憑師友而
010_0721_b_02L方通統其敎也八萬四千之藏稽其
010_0721_b_03L道也二諦十地之基祗園鹿苑之談
010_0721_b_04L海殿龍宮之旨玉牒金書之字七處九
010_0721_b_05L會之言莫不垂至道於百王扇玄風於
010_0721_b_06L萬古近也則安國利民遠也則超凡入
010_0721_b_07L是爲世界福田乃作蒼生歸處
010_0721_b_08L是敬說之侶猶七耀之環北辰受化之
010_0721_b_09L如萬川之投巨海其自利利他之功
010_0721_b_10L名無得而稱焉佛之敎有如是之大
010_0721_b_11L而佛之化人敎法有七種深淺不同
010_0721_b_12L一人天敎說天堂地獄勸善懲惡
010_0721_b_13L小乘敎說四諦十二緣修四果之業
010_0721_b_14L三大乘相敎爲大心凡夫說忻求佛果
010_0721_b_15L四大乘空敎爲著相菩薩說空無相無
010_0721_b_16L五大乘終敎爲不空不有菩薩
010_0721_b_17L眞空妙有六一乘頓敎爲脫格眞人
010_0721_b_18L說無善可修無惡可斷七一乘圓敎
010_0721_b_19L爲大心菩薩說十佛境界十無盡法門
010_0721_b_20L十智十身十眼十鼻十辯十寶山王
010_0721_b_21L十世界十刹塵十海一一各有十不可
010_0721_b_22L說境界無法不具無事不成儒老二
010_0721_b_23L九流七略皆入佛法敎海各得其
010_0721_b_24L豈以儒老二敎一有一無之敎

010_0721_c_01L불성의 바다에 만법을 포함하는 이치를 의심할 수 있겠나? 삼교의 사적은 이와 같다.”
삼교성명설三敎性命說
혹자가 물었다.
“그대가 지은 『삼교양진보감』에서 말하길, ‘도를 배우는 처음에는 먼저 성명性命 두 글자를 이해해야만 한다. 성은 성의 근원이 있으니 심지心地가 그것이다. 명에는 명의 꽃받침(命蔕)이 있으니 참된 숨(眞息)이 그것이다. 명의 꽃받침은 굳세야 하고, 성의 근원은 맑아야 한다’라고 하니, 삼교에서 말한 바가 모두 이와 같은가?”
“이는 도교에서 나온 말이지, 유교와 불교에서 하는 말은 아니다. 처음 배울 때 입덕入德·참선·양진養眞하는 것으로 말하면, 섭생이 중요하기 때문에 도교에서 말한 것을 끌어다 화회和會48)하여 언급한 것이다. 삼교의 성명에 대한 말은 각기 같지 않은 점이 있다. 이제 좁은 소견으로 꿰뚫어 하나하나 말하겠다.
삼교의 주된 가르침을 논하면, 유학은 생생生生, 도교는 섭생, 불교는 무생無生이라 한다. 유교는 생생하여 끊이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는 까닭에 다섯 형벌에 속한 3천 가지 죄 중에 불효가 가장 크다49)고 하였고, 또 불효에 세 가지가 있는데 후손이 없음이 중대하다50) 하였다. 양생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토지가 있으면 이에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이에 쓰임이 있다51)고 하였다. 또 다섯 묘畝의 대지에 뽕나무를 심고, 백 묘의 밭은 그 농번기를 빼앗지 말며, 상서庠序(학교)의 교육을 삼가 시행하고 효도와 우애로 거듭하면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다52)고 하였다. 또 태극이 움직여 양을 낳고 고요하여 음을 낳으며, 고요함이 극에 달하면 다시 움직이는데,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고요하여 서로 근원이 되고, 나뉘어 음이 되고, 나뉘어 양이 되어 음양 양의兩儀가 설립된다.53) 그러한즉 생생生生이라는 것은 명命이다. 생生이 있는 것은 성性이다. 태극은 본래 그러한 오묘함이다. 이것이 생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이룬다고 하는 것은 성性이다.

010_0721_c_01L議擬佛性海萬法包含之理乎三敎之
010_0721_c_02L爲事爲迹其爲若此也

010_0721_c_03L

010_0721_c_04L三敎性命說

010_0721_c_05L
或問曰子所著三敎養眞寶鑑云學道
010_0721_c_06L入門先須理會性命二字性有性源
010_0721_c_07L心地是也命有命蔕眞息是也
010_0721_c_08L蔕要固性源要淸三敎之所言皆如
010_0721_c_09L是乎曰此仙學中做出來非儒佛中所
010_0721_c_10L以初學入德叅禪養眞言之則攝生
010_0721_c_11L爲要故引仙學中所言和會說及
010_0721_c_12L敎之談性命各有不同今通管見
010_0721_c_13L一言之若尅論三家之主敎儒曰生生
010_0721_c_14L仙曰攝生佛曰無生儒以生生不絕爲
010_0721_c_15L故曰五刑之屬三千而罪莫大於不
010_0721_c_16L又曰不孝有三無後爲大以養生
010_0721_c_17L爲之主故曰有土此有財有財此有用
010_0721_c_18L又曰五畝之宅樹之以桑百畝之田
010_0721_c_19L勿奪其時謹庠序之敎申之以孝悌
010_0721_c_20L黎民不飢不寒又曰太極動而生陽
010_0721_c_21L而生陰靜極復動一動一靜互爲其
010_0721_c_22L分陰分陽兩儀立焉然則生生者
010_0721_c_23L命也有生者性也太極者本然之妙
010_0721_c_24L是爲有生者也而所謂成之者

010_0722_a_01L움직임과 고요함은 편승하는 기회다. 이렇게 생생生生하게 된다. 이른바 계승한다는 것은 선善이다. 만물이 의뢰하는 바이다. 처음에는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고요하여 서로 근본이 되니, 이것이 명命이 유행流行하여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교는 장생을 근본으로 한다. 그래서 말하기를, 형상 없음을 기르므로 형상이 늘 존재하고,54) 형체 없음을 지키므로 형체가 온전하고 참되며, 온전하고 참됨으로 구제하면 오래갈 수 있다.55) 또한 하늘보다 먼저 생겼으니 생겨도 모양이 없고, 하늘 이후에도 존재하니 존재해도 형체가 없으며, 고요하면 성품이 되니 마음이 그 가운데 있고, 움직이면 마음이 되니 성품이 그 가운데 있다56)고 한다. 또한 태胎는 복기伏氣57)하는 가운데 맺어지고, 기氣는 태가 있는 가운데 숨 쉬니, 기가 몸에 들어오면 살게 되고 신神이 형체를 떠나면 죽게 되므로 신과 기를 알면 장생할 수 있으며, 허무를 굳게 지켜 신과 기를 지키라58)고 한다. 이것이 섭생하는 방법이다. 이른바 형상 없고 형체 없고 모양 없음이란 성품이다. 신神이 오면 살게 된다는 것이 이것이다. 기식氣息은 명命이다. 하선고何仙姑59)가 이른바 숨에 한 터럭만큼이라도 미정未定함이 있으면 명命은 자기 것이 아니라60)고 한 것이 이것이다.
불교는 무생을 근본으로 한다. 그래서 나도 없고 남도 없으며 수명도 없고 자성은 공허하고 작자作者도 없고 받는 이도 없으니, 그러하면 공해탈문空解脫門이 현전現前함을 얻을 수 있고, 모든 있음(有支)을 보면 모두 자성이 소멸하고 필경 해탈하여 작은 법이라도 생겨남이 없다61)고 한다. 또한 제법諸法은 스스로 생기지 않고 다른 것에서도 생기지 않으며, 그 둘에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원인이 없는 것도 아니니, 그래서 무생이라 말한다62)고 했다. 또한 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불성佛性이라63) 한다. 또한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64)고 하니, 이것이 이른바 성품이다. 또한 마음을 잡는 것을 계율로 삼고 계율에서 정定이 생기고 정으로 지혜를 발한다65) 하니 이것이 업이니, 이른바 명命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본성 닦음을 참되게 하면 업이 선하고 본성 닦음을 망령되이 하면 업이 선하지 않다.

010_0722_a_01L動靜者所乘之機也是爲生生者也
010_0722_a_02L而所謂繼之者萬物之所資以始
010_0722_a_03L一動一靜互爲其根此所以命之
010_0722_a_04L流行不已也仙以長生爲本故曰養其
010_0722_a_05L無象 [3] )象故常存守其無體 [4] 體故全
010_0722_a_06L全眞相濟可以長久又曰先天而生
010_0722_a_07L生而無形後天而存存而無體靜爲
010_0722_a_08L之性心在其中矣動爲之心性在其
010_0722_a_09L中矣又曰胎從伏氣中結飛從有胎中
010_0722_a_10L氣入神 [5] 爲之生神去離形爲之
010_0722_a_11L知神氣可以長生固守虛無以養
010_0722_a_12L神氣此所以攝生其所謂無象無體無
010_0722_a_13L形者性也神來爲之生者是也
010_0722_a_14L命也何仙姑所謂息有一毫之未定
010_0722_a_15L命非已有者是也佛以無生爲本
010_0722_a_16L曰知無我無人無壽命自性空無作
010_0722_a_17L者無受者即得空解脫門現前觀諸有
010_0722_a_18L皆自性滅畢竟解脫無有少法相生
010_0722_a_19L又曰諸法不自生亦不從他生不共不
010_0722_a_20L無因是故說無生又曰無明實性即佛
010_0722_a_21L又曰心佛及衆生是三無差別
010_0722_a_22L所謂性也又曰攝心爲戒因戒生定
010_0722_a_23L因定發慧此是業所謂命者是也修性
010_0722_a_24L其爲眞則業善修性其爲妄則業不善

010_0722_b_01L융생融生을 위주로 하는 까닭에 번뇌와 보리가 원래 자성自性이 없고, 생사와 열반이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처럼 하나로 통한다.66) 항상 참마음이 상주하고 본성이 깨끗하고 맑은 것인데 어떻게 제법이 생겨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양생養生하는 자는 반드시 삶을 두텁게 하고, 섭생하는 자는 반드시 삶을 얇게 하고, 융생融生하는 자는 반드시 삶을 가볍게 한다. 그러므로 삼교를 세상에 마련함에 기름(養) 아님이 없다. 다만 두텁고 얇음이 같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성명性命에 대해서는 진실과 허망의 차이가 있다. 참된 성과 참된 명은 하나이니, 부처이다. 허망한 성과 허망한 명은 다섯이니, 보살과 이승二乘,67) 천도天道, 선도仙道, 인도人道이다. 법신法身은 모든 곳에 편만하고, 모든 법들은 불법이 아님이 없다. 이것을 이른바 참된 성이라 한다. 보신報身은 하나하나의 상호相好가 무량무변하다. 화신化身은 인연을 따라 감응하니 두루 하지 않음이 없다. 이것을 이른바 참된 명이라 한다. 보살은 근본에 돌아가지만 묘각妙覺에 이르지 못하고, 의혹을 끊었지만 무명無明을 다하지 않았다. 이승二乘은 마음을 고요히 하고(灰心) 지혜를 없애 공적空寂에 들어가 사과四果68)에 머물며 대승大乘을 향하지 않는다. 천도天道는 괴로움을 끊고 즐거움도 끊어 행하는 바가 같지 않으며, 수명이 늘고 줄어 각각 동일하지 않다. 선도仙道는 정각正覺을 닦지 않고 따로 삶의 이치를 얻어 수명이 비록 장구하지만 응보가 다하면 타락한다. 인도人道는 95가지가 있어서 각기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서로 시비를 다투니, 이 모두는 허망한 성과 허망한 명을 닦는 자들이다. 그래서 형체와 정신이 함께 오묘하게 되기를 바라면 불교의 참된 성과 참된 명보다 귀함이 없고, 참된 성과 참된 명을 수증修證하려면 명심견성明心見性하는 것보다 급한 게 없다. 그 다음에는 성에 맞게 닦음이 막대하다. 명심 견성하여 닦는 자들은 부처와 조사의 도를 행하니, 이와 같은 선善이 있다.
도교에서 말하는 성명性命은 식신識神을 성性이라 하고,

010_0722_b_01L以融生爲之主故煩惱菩提元無自性
010_0722_b_02L生死涅槃夷齊一貫常住眞心性淨
010_0722_b_03L明體何有諸法可生是故養生者
010_0722_b_04L厚其生攝生者必薄其生融生者
010_0722_b_05L輕其生故三敎之施設於人間也不能
010_0722_b_06L無養惟厚薄之不同耳然性命之說
010_0722_b_07L有眞妄不同眞性眞命是一佛也
010_0722_b_08L性妄命是五菩薩二乘天道仙道
010_0722_b_09L人道也法身遍一切處一切諸法
010_0722_b_10L非佛法此所謂眞性報身一一相好
010_0722_b_11L無量無邊化身隨緣赴感靡不周
010_0722_b_12L所謂眞命菩薩以其還源未臻於妙
010_0722_b_13L斷惑未盡乎無明二乘灰心滅智
010_0722_b_14L入于空寂住於四果不向大乘天道
010_0722_b_15L斷苦斷樂所行不同壽量增減各各
010_0722_b_16L不一仙道不修正覺別得生理壽雖
010_0722_b_17L長久報盡墮落人道九十五種各執
010_0722_b_18L己見互相是非此皆妄性妄命修之
010_0722_b_19L者也故知欲冀形神俱妙者莫貴乎佛
010_0722_b_20L之眞性眞命欲證眞性眞命莫先乎明
010_0722_b_21L心見性其次莫大乎稱性而修以明心
010_0722_b_22L見性修之者行佛祖之道有如此之善
010_0722_b_23L以稱性而修之者行堯舜之道有如
010_0722_b_24L此之善焉仙家之言性命者不過以識

010_0722_c_01L정기精氣를 명이라 하는 데 불과하다. 그들이 이른바 참된 정精과 참된 기라는 것은, 정을 단련하여 기를 변화시키고, 기를 단련하여 신神을 변화시키며, 신을 단련하여 태허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에 천지를 화로로 삼고, 해와 달을 물과 불로 삼고, 음양을 변화의 기틀로 삼아 후천의 감남리녀坎男离女를 취하여 서로 교접하여 선천의 건곤 부모로 돌이키는 것이다. 이 주장도 현묘하지 못하다. 분명하게 건곤 음양을 여의지 않고 신식識神을 단련하는 데 불과하며, 망상을 견고하게 하여 생멸하는 망상을 인因으로 삼는 것이다. 성명을 닦는 자는 또한 허망하지 않은가. 명심견성으로 닦지 않고 장생불사하는 것으로 조화의 기틀을 훔쳐서 성에 맞게 닦지 않고, 형체를 견고히 하고 정신을 단련하여 역용逆用으로 삼으니, 그 활용하는 바는 공교로워 처음 배우는 입덕入德의 문門에는 절실하지만 유교와 불교에서 닦는 성명性命의 공부에 대해서는 또한 거리가 먼 것이다.”
예 대아芮大雅69)께 보낸 편지이름은 시時. 노청櫓淸 도인(與芮大雅書名時。 櫓淸道人。)
무릇 법에는 같지 않음이 있지만 도는 하나의 이치입니다. 이런 까닭에 유교에서는 하나의 태극이라 하고, 불교에서는 하나의 법계라 하며, 도교에서는 천하의 어미라 합니다. 사물마다 각기 하나의 태극을 구비한즉 군자는 이것으로 천명을 삼가 힘쓰고, 소리개 날고 물고기 펄떡거리는 경지에서 모두 하나의 덕을 갖게 됩니다. 개개의 것들이 하나의 법계를 원만히 이루므로 부처와 조사들이 이것으로 광명장光明藏70)에 들어가 해인삼매海印三昧71)의 문에 만덕을 풍부히 지니게 됩니다. 현묘하고 현묘하여 천하의 어미가 되니, 장자와 노자는 이것으로 무하향無何鄕72)에 앉아 제물론齊物論73)의 영역에서 양생하고 본성을 다스립니다.
지금 대아께서 제게 질문하신 것은 하나의 태극이요 하나의 법계요 천하의 어미입니다. 집에 돌아가서 점검해 보시지요. 이 도는 잠시도 떨어질 수 없으니 떨어질 수 있으면

010_0722_c_01L神爲性以精氣爲命其所謂眞精眞氣
010_0722_c_02L鍊精化氣鍊氣化神鍊神還虛
010_0722_c_03L以天地爲鼎爐日月爲水火陰陽爲化
010_0722_c_04L取後天坎男离女互相交遘復還先
010_0722_c_05L天乾坤父母此說亦未玄妙的然未離
010_0722_c_06L乾坤陰陽不過煆鍊識神堅固妄想
010_0722_c_07L以生滅妄想爲因修性命者不亦妄乎
010_0722_c_08L不以明心見性修之以長生久視盜造
010_0722_c_09L化之機不以稱性修之以固形鍊神
010_0722_c_10L乃爲逆用其所用工雖切於初學入德
010_0722_c_11L之門其於儒佛所修性命之學亦以遠
010_0722_c_12L

010_0722_c_13L

010_0722_c_14L與芮大雅書 名時櫓淸道人

010_0722_c_15L
夫法有不同道則一理是故儒謂之一
010_0722_c_16L太極佛謂之一法界老謂之天下母
010_0722_c_17L物物各具一太極則君子以是而恪懃
010_0722_c_18L天命咸有一德於鳶飛魚躍之境箇箇
010_0722_c_19L圓成一法界則佛祖以是而入光明藏
010_0722_c_20L富有萬德於海印三昧之門玄玄其爲
010_0722_c_21L天下母則莊老以是而坐無何鄕養生
010_0722_c_22L繕性於齊一物論之域今大雅之問余
010_0722_c_23L是一太極是一法界是天下母
010_0722_c_24L歸堂點檢看此道不可須臾離可離

010_0723_a_01L도가 아닙니다. 만고 예전보다 앞에 있고, 만세 이후보다 뒤에 있으니, 누가 이 도를 말미암지 않고 행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일용 사물의 당연한 이치에 결코 말미암지 않을 수 없는 것, 이것을 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뭇 사람들이 함께 입덕入德하는 길이며, 보살 수행의 입문하는 계단이며, 성현이 서로 전하는 영역이니, 반드시 이 도를 행하고 마음에 얻음이 있은 연후라야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줄기의 이러한 도리는 사람마다 진정 가지고 있지만 성인이 아니면 어떻게 광명 성대함을 얻겠습니까. 저 도리는 항상 사람들이 움직이고 활용하는 가운데 있어서 위로 하늘을 지탱하고 아래로 땅을 지탱하여 하늘에 능하며 사람에 능하고, 부처에 능하며 조사에 능하고, 삼계三界에 능하고 구류九流에 능하며, 만법을 통솔하여 하나의 태극에 귀결하여 천하의 어미가 됩니다. 하루 사이라도 유지하지 않으면 거꾸러지게 되니 경계하지 않겠습니까. 이 허령虛靈한 마음은 한량이 없어서 육합시방六合十方 밖이라도 생각하면 도달하고, 지난 천백 년 이전과 미래 천만 년 이후라도 모두 눈앞에 있게 하거늘, 사람마다 이익과 욕심에 막혀 이 이치를 보지 못하니 삼가지 않겠습니까.
아아! 지극히 큰 적은 십악十惡74)보다 지나친 게 없고, 지극히 바른 도는 십선十善75)에 미칠 게 없습니다. 십선으로 십악을 대치對治하여 닭과 개를 잃어버린 후라도 흐트러진 마음을 수습하고, 산길과 계곡의 나머지에 막힌 마음을 열고, 천하의 지극히 바르고 지극히 오묘한 진리를 들어 반 이랑과 작은 못(半畝方塘)76) 사이로 돌아가면 이로 말미암아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함이 한결같이 이치를 따르고, 가고 머물고 앉고 눕고 하는 것이 천명을 어기지 않으니 이것이 큰 근본이고, 이것이 통달한 도입니다. 큰 근본이 서면 천지가 자리잡고, 통달한 도가 행해지면 만물이 길러집니다. 이것이 대아大雅 학문의 지극한 공功이며 성현이 전한 능사能事이니

010_0723_a_01L非道也萬古在前萬世在後誰能不
010_0723_a_02L由此道而行凡日用事物當然之理
010_0723_a_03L决不可不由者是之謂道也乃衆人公
010_0723_a_04L共入德之路是菩薩修行入門之階
010_0723_a_05L聖賢相傳之域必須能行此道而有得
010_0723_a_06L於吾心然後可謂之德也這一絡索此
010_0723_a_07L道理雖人人所固有若非聖人如何
010_0723_a_08L得此光明盛大這介道理常在諸人動
010_0723_a_09L用中上柱天下柱地能天能人能佛
010_0723_a_10L能祖能三界能九流統萬法歸一太
010_0723_a_11L爲天下母至於一日間無人維持
010_0723_a_12L便顚倒可不戒㢤此心之虛靈無有
010_0723_a_13L限量如六合十方之外思之則至
010_0723_a_14L乎千百歲之已徃後乎千萬歲之未來
010_0723_a_15L皆在目前人人也爲利欲所遏未見此
010_0723_a_16L可不愼歟嗚乎敵之至大者莫過
010_0723_a_17L於十惡道之至正者莫及乎十善
010_0723_a_18L十善對治十惡而收吾放心於雞犬
010_0723_a_19L旣失之後開吾芧塞於山徑蹊磵之餘
010_0723_a_20L擧天下至正至妙之眞理復歸半畝方
010_0723_a_21L塘之間則由此而視聽言動一循於理
010_0723_a_22L行住坐臥不違於天此是大本此是
010_0723_a_23L達道大本立而天地位焉達道行而萬
010_0723_a_24L物育焉此大雅學問之極功聖賢相傳

010_0723_b_01L어찌 나의 한 마음 밖에 있겠습니까. 그러한즉 『화엄경』에서 말한 바, 사람들이 삼세 일체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 법계의 본성을 관찰해서 모두 마음이 지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으니, 어찌 이것이 아니겠습니까.
힘쓰시길 바랍니다.
인과因果 차별에 대한 설(因果差別說)
공여空如야, 너는 인과因果를 아느냐?77)
일체 중생들은 업業에 매이고 업에 의지하여 자기 업을 따라 전전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상중하 차별이 있어 같지 않다. 열 가지 업이 있어 중생들에게 단명短命의 과보를 얻게 할 수 있다. 살생을 자행하며, 타인에게 살생을 권하며, 죽이는 법을 찬탄하며, 살생을 보고 따라 기뻐하며, 미워하는 대상에 대해 없어지기를 바라며, 원수가 없어짐을 보고 기뻐하며, 태장胎臟을 파괴하며, 타인에게 파괴하도록 가르치며, 천사天祠를 건립하여 중생을 도살하며, 타인에게 싸워서 서로 해치게 하는 것이니,78) 이러한 열 가지 업으로 단명의 과보를 얻는다.
자신이 살생을 하지 않으며, 타인에게 살생을 하지 않도록 권하며, 살생하지 않음을 찬탄하며,……중간 생략……위급한 이를 보면 큰 자비심을 일으키며, 음식들을 중생에게 베푸는 것이니, 이러한 열 가지 업으로 장수의 과보를 얻는다.
또 열 가지 업이 중생들에게 병이 많은 과보를 얻게 하나니, 때리기를 좋아하며,……중간 생략……⑧ 원수가 병이 나음을 보고 좋지 않은 마음이 생기며, ⑨ 원수의 병에 대해 치료되지 않는 약을 주며, ⑩ 전에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았는데 다시 마시고 먹음이니, 이러한 열 가지 업으로 병이 많은 과보를 얻는다.
또 열 가지 업이 있어 중생들에게 병이 적은 과보를 얻게 하나니, ① 일체 중생을 때리기를 좋아하지 않으며,……중간 생략……⑤ 부모와 병자들을 공양하며, ⑥ 성현이 병듦을 보고는 돌보고 공양하며, ⑦ 원수가 병 나음을 보고 기뻐하며,

010_0723_b_01L之能事豈有外於吾之一心㢤然則華
010_0723_b_02L嚴所謂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應觀
010_0723_b_03L法界性一切惟心造云者豈非此也耶
010_0723_b_04L望須勉旃

010_0723_b_05L

010_0723_b_06L因果差別說

010_0723_b_07L
空如爾知因果耶一切众生係屬於業
010_0723_b_08L依止於業隨自業轉以是因緣有上
010_0723_b_09L中下差別不同其有十種業能令衆生
010_0723_b_10L得短命報自行殺生勸令他殺讃歎
010_0723_b_11L殺法見殺隨喜於惡憎所欲令喪滅
010_0723_b_12L見怨滅已心生歡喜壞他胎臟敎人
010_0723_b_13L毁壞建立天祠屠殺衆生敎人戰鬪
010_0723_b_14L互相殘害以是十業得短命報自不
010_0723_b_15L殺生勸他不殺讃歎不殺乃至見諸
010_0723_b_16L急難之人起大悲心以諸飮食施惠
010_0723_b_17L衆生以是十業得長命報復有十業
010_0723_b_18L能令衆生得多病報好喜打拍乃至
010_0723_b_19L八者見怨病愈心生不樂九於怨病
010_0723_b_20L與非治藥十宿食不消而復更飮
010_0723_b_21L以十是業 [6] 得多病報復有十業
010_0723_b_22L令衆生得少病報一不喜打拍一切衆
010_0723_b_23L乃至五供養父母及諸病人六見
010_0723_b_24L賢聖病瞻視供養七見怨病愈心生

010_0723_c_01L⑧ 병으로 고생하는 이를 보고 좋은 약을 주며, ⑨ 병으로 고생하는 이를 보고 자비심을 일으키며, ⑩ 일체 음식에 대해 스스로 양을 조절하는 것이니, 이러한 열 가지 업으로 병이 적은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분노를 행하기 좋아하며, 혐오와 한탄하기를 좋아하며, 타인을 속이며, 부모에 대해 경애하는 마음이 없으며, 성현에 대해 친근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성현이 살아가는 전업田業을 침탈하며, 불탑과 사당에 대해 등불을 꺼 버리며, 누추한 사람을 보고는 헐뜯고 멸시하니, 이와 같은 악행들로 누추한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분노하지 않으며, 가난한 자를 보고는 옷을 주며, 승방과 불탑을 청소하며, 부모와 스승과 승려 삼보三寶를 경애하니, 이와 같은 선업으로 단정한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질투심을 일으키며, 타인의 이익을 보고는 괴로워하며, 타인의 불리함을 보고는 기뻐하며, 타인의 명예에 대해 질투심을 일으키고, 위덕威德이 적은 사람을 멸시하니, 이와 같은 불선업不善業으로 위덕이 적은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부처 형상을 만들고 보개寶盖79)를 받들어 위덕이 큰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부모와 어르신과 사문沙門을 공경하지 않으며, 스승에 대해 맞이하여 공양하지 않아서 낮은 집안의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부모에 대해 공경히 가르침을 받으며, 성현에 대해 존경하고 가르침을 받으며, 낮은 집안을 경멸하지 않으니, 이러한 업으로 높은 집안의 과보를 얻는다.
또 중생들이 도둑질을 행하며, 부모에 대해 생업을 감소시키며,

010_0723_c_01L歡喜八見病苦之人施與良藥九於
010_0723_c_02L病苦之人起慈悶心十一切飮食
010_0723_c_03L自節量以是十業得少病報復有衆
010_0723_c_04L好行忿怒好懷嫌恨誑惑他人
010_0723_c_05L父母所無愛敬之心於賢聖所不起
010_0723_c_06L親近之心侵奪賢聖資生之田業於佛
010_0723_c_07L之塔廟斷滅燈明見醜陋之人毁呰
010_0723_c_08L輕賤以如是等諸惡行得醜陋報者
010_0723_c_09L復有衆生於一切人不嗔不怒見貧
010_0723_c_10L寒者而施衣洒掃僧堂佛塔愛敬父母
010_0723_c_11L師僧三寶以如是等善業得端正報者
010_0723_c_12L復有衆生於一切人起嫉妬心見他
010_0723_c_13L人之得利心生惱熱見他人之失利
010_0723_c_14L心生歡喜於他人名譽起嫉惡之心
010_0723_c_15L見少威德之人心生輕賤以如是等不
010_0723_c_16L善業得少威德報復有衆生於一切
010_0723_c_17L不起嫉妬之心造佛形像奉施寶
010_0723_c_18L而得大威勢報復有衆生不敬父
010_0723_c_19L母尊長沙門於諸師長不奉迎供養
010_0723_c_20L而得下族姓報復有衆生於父母所
010_0723_c_21L敬受敎1) [1] 於賢聖所尊敬受敎不輕
010_0723_c_22L下族以如是業得上族姓報復有衆
010_0723_c_23L自行偸盜於父母所減撤生業
010_0723_c_24L「悔」疑「誨」{編}

010_0724_a_01L타인이 보시를 행할 때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이 없으며, 세상의 기근에 대해 연민하는 마음이 없이 기뻐하니, 이와 같은 업으로 재산이 적은 과보를 얻는다.
또 도둑질하지 않으며, 베풀기를 좋아하니, 재산이 많은 과보를 얻는다.
또 물어보지 않으며, 바른 법을 받아 지니지 않으며, 법에 인색해서 말하지 않으며, 사특한 지혜를 친근히 하니, 사특한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
또 잘 물어보며, 선한 법을 드러내 말하며, 바른 법을 들어 지니며, 바른 지혜를 친근히 하며, 많이 들음(多聞)을 부지런히 닦고, 사특한 견해를 멀리하니, 바른 지혜의 과보를 얻는다.80)
또 중생을 괴롭히고 해치며, 부정한 물건을 주며, 사특함과 음탕함을 행하니, 축생의 과보를 얻는다.
또 탐욕이 많고 질투하며, 재물에 애착심을 가지며, 굶주림 때문에 죽고, 목이 말라 죽으니,81) 이와 같은 업으로 아귀의 과보를 얻는다.
또 칠만七慢82)을 하기 좋아하니, 아수라阿修羅83)의 과보를 얻는다.
또 십선十善을 하기 좋아하니, 인취人趣84)의 과보를 얻는다.
또 증상십선增上十善을 갖추어 수행하니, 욕천欲天85)의 과보를 얻는다.
또 유루有漏86)의 십선十善을 수행하여 선정에 상응하니, 색천色天의 과보를 얻는다.
또 일체 물질의 생각(色想)을 넘어 대상이 있다는 생각(有對想) 등을 없애 공처정空處定에 들어가고, 일체 공처정을 넘어 식처정識處定에 들어가고, 일체 식처정을 넘어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에 들어가고, 무소유처정을 넘어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에 들어가고, 이러한 네 가지 업으로 무색천無色天의 과보를 얻는다.
또 불佛·법法·승僧과 계율을 지니는 사람에게 증상심增上心87)으로 보시하여 이러한 선업으로 발원하고 회향廻向하여 즉시 왕생하니, 이것을 결정업決定業이라 하며, 이와 같은 업으로 결정의 과보를 얻는다.
또 업에 대해 증상심을 일으키지 않고, 또 발원과 회향을 하지 않으면 이것을 부정업不定業이라 하며, 이와 같은 업으로 부정의 과보를 얻는다.

010_0724_a_01L他人行施無隨喜之心見世飢饉
010_0724_a_02L不憐愍而生歡喜以如是等業得少資
010_0724_a_03L生報復有不偸好施而得多資生報者
010_0724_a_04L復有不能諮問不能受持正法恡法不
010_0724_a_05L親近邪智而得邪智之報復有善
010_0724_a_06L能諮問顯說善法聞持正法親近正
010_0724_a_07L勤修多聞遠離邪見而得正智之
010_0724_a_08L復有惱害衆生施不淨物行邪淫
010_0724_a_09L而得畜生之報復有多貪嫉妬愛着資
010_0724_a_10L因飢而亡枯渴而死以如是之業
010_0724_a_11L得餓鬼之報復有好行七慢而得阿修
010_0724_a_12L羅之報復有好行十善而得人趣之報
010_0724_a_13L復有具足修行增上十善而得欲天之
010_0724_a_14L復有修行有漏十善與定相應
010_0724_a_15L得色天之報復有過一切色想滅有對
010_0724_a_16L想等入空處定過一切空處定入識
010_0724_a_17L處定過一切識處定入無所有處定
010_0724_a_18L過無所有處定入非想非非想定以是
010_0724_a_19L四業得無色天之報復有於佛法僧及
010_0724_a_20L持戒人所以增上心施以此善業
010_0724_a_21L願廻向即得往生是名決定業以如
010_0724_a_22L是之業得決定之報復有人若業非
010_0724_a_23L增上心作更不修習又不發願廻向
010_0724_a_24L是名不定之業以如是之業得不定之

010_0724_b_01L
또 불·법·승과 정결하게 계율을 지니는 사람과 대중에 대해 증상심으로 보시하지 않고, 이러한 인연으로 변두리에 태어나 정결하거나 정결하지 않은 과보를 얻는다.
또 불·법·승과 청정하게 계율을 행하는 사람과 대중에 대해 증상심으로 성대하게 보시하는 마음을 일으켜 이러한 선한 인연으로 반드시 발원하여 중국에 태어나기를 구하여 부처를 만나 법을 들어서 최상의 청정한 과보를 받는다.
또 중생이 불탑과 사당에 참배한 인연으로 좋은 상호相好를 얻으며, 소리를 내게 되면 사람들이 모두 믿어 복종하며, 중생에게 두려움이 없으며, 천인天人이 애호하며, 위세가 충분하며, 일체 중생이 모두 친근하며, 불·보살을 보게 되고, 큰 복과 덕을 갖추고, 명이 다하면 하늘에 태어나며, 속히 열반을 증득하니, 이와 같은 과보를 얻는다.
또 보개寶盖를 보시하니, 항상 전륜성왕轉輪聖王88)이 되는 과보를 얻는다.
또 증번繒幡89)을 보시하니, 큰 재물을 갖추고 선한 이름이 멀리 유포되는 과보를 얻는다.
또 종과 방울을 보시하니, 범음의 소리를 얻고, 항상 좋은 영락纓絡90)으로 복장을 꾸미는 과보를 얻는다.
또 의복을 보시하니, 얼굴이 단정하고 피부가 윤택하며 세세생생에 최고의 의복을 갖추리니, 보는 이들이 경애하며, 큰 재물의 과보를 갖춘다.
또 그릇을 보시하니, 나쁜 친구들을 멀리하고, 큰 복덕을 갖추고 하늘의 오묘한 보배 그릇의 과보를 얻는다.
또 음식을 보시하니, 명命·색色·역力과 무애변無碍辯91)과 무소외無所畏를 얻으며 게으름이 없으며, 중생의 우러름이 되며, 큰 복덕의 과보를 갖춘다.
또 신발을 보시하니, 발이 평안함을 얻으며, 발뒤꿈치가 부드럽고, 멀리 가도 경쾌하고, 몸에 피로함이 없으며, 가는 곳에 가시나 돌멩이로 발이 손상되지 않으며, 등등 신통의 과보를 얻는다.
또 향과 꽃을 보시하니,

010_0724_b_01L復有於佛法僧淨持戒人及大衆所
010_0724_b_02L不增上心施以此之緣生邊地受淨不
010_0724_b_03L淨之報復有於佛法僧淸淨戒行人及
010_0724_b_04L大衆所起於增上殷重布施以是善緣
010_0724_b_05L決定發願求生中國値佛聞法而受
010_0724_b_06L上妙淸淨之果報復有衆生以禮佛塔
010_0724_b_07L廟之緣得妙相好聲有所發 [7] 人皆信
010_0724_b_08L處衆無畏天人愛護威勢具足
010_0724_b_09L切衆生皆來親付得見佛菩薩具大
010_0724_b_10L福德命終生天速證涅槃而得如是
010_0724_b_11L之報復有奉施寶盖而得恒作轉輪聖
010_0724_b_12L王之報復有奉施繒幡而得具大財寶
010_0724_b_13L善名流布於遠方之報復有奉施鍾鈴
010_0724_b_14L而得梵音之聲常以妙纓絡爲服飾之
010_0724_b_15L復有奉施衣服而得面目端正
010_0724_b_16L膚細滑世世生生具足上妙衣服
010_0724_b_17L者愛敬而具大財寶之報復有奉施器
010_0724_b_18L而得遠離惡友具大福德得天妙寶
010_0724_b_19L器之報復有奉施飮食而得命色力無
010_0724_b_20L碍辯無所畏無諸懈怡爲衆敬仰
010_0724_b_21L大福德之報復有奉施靴履而得足下
010_0724_b_22L安平足趺柔軟遠涉輕健身無疲極
010_0724_b_23L所行之處不爲荊棘瓦礫損壞其足也
010_0724_b_24L而乃至得神通之報復有奉施香花

010_0724_c_01L몸에 냄새가 없게 되며, 태어나는 곳을 따라 코가 상하지 않으며, 바른 법을 받아 지녀 독송하기를 좋아하는 과보를 얻는다.
또 등촉을 보시하니, 태어나는 곳을 따라 육안肉眼이 상하지 않고 천안天眼을 얻으며, 선악의 법에 대해 선한 지혜를 얻으며, 세간에 유전流轉할 때 항상 어두운 곳에 있지 않게 된다.
또 불탑과 사당에 대해 공경히 합장하니, 높은 집안에 태어나 수승하게 오묘한 색과 소리와 오묘한 말솜씨와 오묘한 믿음과 오묘한 계율과 오묘한 학식(多聞)과 오묘한 지혜를 얻게 된다.
이와 같은 업으로 이와 같은 갖가지 공덕을 얻게 되니, 선악의 업보業報는 내 마음의 선善·불선不善에 있는 것이다. 이 모두는 빛나는 입의 성스런 말씀(金口聖言)이니, 공여야, 너는 힘쓸지어다.
수미산과 곤륜산에 대한 설(須彌崑崙兩山說)
수미산에 대한 설은 경전과 논설에 많이 실려 있다. 대저 ‘소미로蘇迷盧’는 중국 말로는 ‘묘고妙高’라고 한다. 옛날에는 ‘수미須彌’라 했고, 또 ‘수미루須彌婁’라 했으니, 모두 범어(Sumeru)가 잘못 생략된 것을 번역한 것이다.
수미산은 사보四寶92)의 합성으로 방향에 따라 달라서 동쪽은 푸르고 남쪽은 붉고 서쪽은 희고 북쪽은 검으니, 하나의 사물이 방향에 따라 변한다. 큰 바다 가운데 금륜金輪 위에 있어 해와 달이 비추고, 제천諸天이 노닐며 쉬는 곳이다. 일곱 산과 일곱 바다가 빙 둘러 솟아 있고, 빙 둘러 나열해 있으니, 산 사이로 바닷물이 있는데,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물이다. 일곱 금산金山 바깥은 짠 바다다. 큰 바다 가운데 사람이 거할 만한 곳은 사주四洲다. 산의 동쪽은 비제하주毗提河洲(Videha), 남쪽은 섬부주贍部洲(Jambu-dvīpa), 서쪽은 구다니주瞿陁尼洲(Apara-godānīya), 북쪽은 구로주拘盧洲(Uttara-kuru)이다.93) 산의 가운데에 언덕(中埵)이 넷 있는데, 사천왕이 머무는 곳이다. 높이는 각기 4만 2천 유순由旬94)이다. 동쪽 성은 현상賢上이니 제두뢰타왕提頭賴吒王(持國天王, Dhṛtarāṣṭra)이 머물고, 남쪽 성은 선견善見이니

010_0724_c_01L得身無臭穢隨所生處鼻根不壞
010_0724_c_02L持正法愛樂讀誦之報復有奉施燈明
010_0724_c_03L而隨所生處得肉眼不壞又得天
010_0724_c_04L於善惡法得善智慧流轉世間
010_0724_c_05L不在於黑暗處復有於佛塔廟恭敬合
010_0724_c_06L而生於上族得勝妙色聲妙辯妙信
010_0724_c_07L妙戒妙多聞妙智以如是之業得如是
010_0724_c_08L之種種功德其善惡業報在於吾心之
010_0724_c_09L善不善此皆金口聖言空如爾其勉
010_0724_c_10L

010_0724_c_11L

010_0724_c_12L須彌崑崙兩山說

010_0724_c_13L
須彌之說諸經論多有而大抵蘇迷盧
010_0724_c_14L唐言妙高舊曰須彌又曰須彌婁
010_0724_c_15L譯梵語之訛畧也山是四寶合成隨方
010_0724_c_16L各異而東靑南赤西白北黑一物隨
010_0724_c_17L方各變在大海中據金輪上日月之
010_0724_c_18L所廻照諸天之所遊舍七山七海
010_0724_c_19L峙環列山間海水具八功德水七金
010_0724_c_20L其外乃醎海也大海中人之可居者
010_0724_c_21L山之東毗提河洲南贍部洲西瞿
010_0724_c_22L陁尼洲北拘盧洲山之中埵是四
010_0724_c_23L天三之所居其高各四萬二千由旬
010_0724_c_24L上賢 [8] 提頭賴吒王居之南城善見

010_0725_a_01L비루륵왕毗婁勒王(增長天王, Virudhaka)이 머물고, 서쪽 성은 주라周羅이니 비루박차왕毗婁博叉王(廣目天王, Virupaksa)이 머물고, 북쪽 성은 셋이니, 가외可畏·천경天敬·중귀衆歸라 하며, 비사문왕毗沙門王(多聞天王, Vaisramana)이 머문다. 산의 정상에는 제석궁帝釋宮이 있으니 도리천忉利天(Trāyastriṃśa)이라 한다. 왕의 이름은 석제환인釋提桓因(Śakra-devānāṃ indra)이니, 양梁나라 말로 ‘능작천왕能作天王’95)이라는 뜻이다. 신장은 1유순이고, 거처하는 성은 가로세로가 8만 유순이다. 『누탄경樓炭經』에서 이른바 너비가 320만 리라고 하였으니,96) 또한 이와 같다고 한다. 그 성은 일곱 겹인데 999개 문이 있고, 문에는 푸른 옷 입은 야차 60명이 지키고 있다. 문 높이는 60유순이고, 문과의 거리는 5백 유순이다. 하나의 문이 있으니 금성金城의 은문銀門이요, 은성銀城의 금문金門이다. 이와 같이 칠보로 서로 성과 문이 되며, 누각과 대관臺觀이 두루 에워싸 있다. 원림園林과 욕지浴池에 보배 꽃들이 섞여 있고, 보배 나무들이 줄지어 있으며, 꽃과 과일이 무성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사방에서 일어나 마음을 기쁘게 한다.97)
곤륜산이라는 것은, 이 섬부주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때 두 부분을 이 지역으로 한다. 지역은 넓고 사람은 드물어 오랑캐(獯狁)가 거처하는데, 도무道務를 맡은 이가 없다. 한 부분은 남쪽으로 세 바다에 이르는데, 사람들이 대개 면밀하고 시원하며(精爽) 성인의 교화를 받은 까닭에 도에 대해 수승하고, 큰 성인이 도읍으로 삼았다. 『성광자成光子』에서 이르길, 중천축국中天竺國이 동쪽으로 진단국震旦國98)에 이르니 5만 8천 리요, 남쪽으로 금지국金地國에 이르니 5만 8천 리요, 서쪽으로 아구차국阿拘遮國에 이르니 5만 8천 리요, 북쪽으로 소향산小香山 아뇩달지阿耨達池에 이르니 5만 8천 리99)라고 했다.
지금 이른바 곤륜산이라는 것은 소향산 북쪽의 대향산大香山을 말한다. 물의 근원으로 징험해 보면, 사해四海를 계곡으로 하여 물이 달려가 끝나는 곳이다. 섬부주에 대향산이 있으니, 즉 곤륜산의 별명이다. 이 산은 섬부주에서 홀로 높아서

010_0725_a_01L毗婁勒王居之西城周羅毗婁博叉王
010_0725_a_02L居之北城三也一曰可畏二曰天敬
010_0725_a_03L三曰衆歸毗沙門王居之山之頂有帝
010_0725_a_04L釋宮其名曰忉利天王名釋提桓因
010_0725_a_05L梁言能作天王身長一由旬其所居城
010_0725_a_06L縱廣八萬由旬樓炭經所謂廣長三百
010_0725_a_07L二十萬里亦如是云也其重七千 [9] 九百
010_0725_a_08L九十九門門有六十靑衣夜叉守之
010_0725_a_09L高六十由旬相去五百由旬有一門
010_0725_a_10L金城銀門銀城金門如是七寶互爲
010_0725_a_11L城門樓閣臺觀周匝圍繞園林浴池
010_0725_a_12L寶花間雜寶樹行列花果茂盛香風
010_0725_a_13L四起悅可人心

010_0725_a_14L
崐崙者此贍部一洲大分三量二分
010_0725_a_15L以此土土曠人稀獯狁所居無任道
010_0725_a_16L一分以南盡于三海人多精爽
010_0725_a_17L受聖化故約道之勝大聖都焉故成
010_0725_a_18L光子云中天竺國東至震旦國五萬八
010_0725_a_19L千里南至金地國五萬八千里西至阿
010_0725_a_20L拘遮國五萬八千里北至小香山阿耨
010_0725_a_21L達池五萬八千里今所謂崐崙者小香
010_0725_a_22L山北大香山是也以水源徵之竊以四
010_0725_a_23L海爲壑水趣所極也贍部洲中有大
010_0725_a_24L香山即崐崙之別名也此山獨高洲中

010_0725_b_01L가장 극대하다. 『수경水經』에서 이르길, 무열구無熱丘라는 것은, 즉 곤륜산이라 했다. 『부남전扶南傳』에서 이르길, 아뇩달산阿耨達山은 곤륜산이라 했다. 『산해경山海經』에서 이르길, 남으로 사빈沙濱으로 흐르는데, 적수赤水의 뒤 흑수黑水의 앞에 큰 산이 있으니, 곤륜구崑崙丘라 한다고 했다. 또 이르길, 종산鍾山 서쪽 6백 리에 곤륜산이 있어 오수五水가 나온다고 했다. 『십주기十洲記』에서 이르길, 곤륜릉崑崙陵이 즉 곤륜산이라고 했다. 북해 해지亥地(西北偏北方)에 있다. 언덕과 거리가 13만 리이다. 이는 대략 불경에서 이른바 미로迷盧100)를 가리켜 한 말이다.101)
또 이르길, 서왕모西王母가 주 목왕周穆王에게 고하길, 이 산에서 함양咸陽까지는 36만 리요 평지보다 높은 게 3만 6천 리라 했다. 『신이경神異經』에서 이르길, 곤륜산에 구리 기둥이 있으니 높아서 하늘로 들어가고 둘레는 3천 리라고 했다. 『회남자淮南子』에서 이르길, 높이는 1만 1천 리 14보步 2척尺 6촌寸이라 했다. 『도경조립천지기道經造立天地記』에서 이르길, 곤륜산은 높이가 4천 8백 리라 했다. 『전형제고경轉形濟苦經』에서 이르길, 높이는 1만 9천 리라 했다. 그리고 곤산崐山 남쪽 30리에 차례로 1천 곤산이 있어 소천세계小千世界라 한다고 했다. 『화호경化胡經』에서 이르길, 곤산은 높이가 아홉 겹이요 서로 거리가 9천 리라 했다. 이러한 유학의 두 가지 설은 모양과 부피가 차이 나지만 향산香山과 설산雪山을 벗어나지 않는다.102)
「흥기행경103) 서興起行經序」에서 이르길, 이른바 곤륜산이란 즉 염부주의 중심인데, 산이 모두 보석으로 둘려 있고, 5백 굴窟이 있는데 굴은 황금이요, 항상 5백 나한羅漢이 거처한다고 했다.
『석가씨보釋迦氏譜』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104) 산 남쪽에 연못이 있는데 아뇩달阿耨達이라 하니, 이 말은 번뇌 열기가 없다는 뜻이며, 팔공덕을 갖추었다. 대룡大龍이 머무는 곳이니 수부水府라 한다. 이 땅의 황하黃河는 근원이 저기서 나온다. 그래서 『이아爾雅』에서 이르길, 황하는 곤륜 지역에서 나오는데 색이 하얗다고 했다. 곽박郭璞105)의 〈도찬圖賛〉에서 이르길, 곤륜 3층을 천주天柱라 한다고 했다. 〈하도河圖〉에서 이르길,

010_0725_b_01L最極最大水經云無熱丘者即崑崙山
010_0725_b_02L扶南傳云阿耨達山即崑崙山山海
010_0725_b_03L經云南流沙濱赤水後黑水前有大山
010_0725_b_04L名崑崙丘又云鍾山西六百里有崑崙
010_0725_b_05L出五水十洲記云崑崙陵即崑崙
010_0725_b_06L山也在北海亥地去岸十三萬里
010_0725_b_07L約指 [10] 經中所謂迷盧而言也又云西王
010_0725_b_08L母告周穆王山去咸陽三十六萬里
010_0725_b_09L高於平地三萬六千里神異經云崑崙
010_0725_b_10L有銅柱其高入天圍三千里淮南子云
010_0725_b_11L高萬一千一百里十四步二尺六寸
010_0725_b_12L經造立天地記云崑崙山高四千八百
010_0725_b_13L轉形濟若 [11] 經云高萬九千里又云
010_0725_b_14L崐山南三十里次第有千崐山名小千
010_0725_b_15L世界化胡經云崐山高九重相去各
010_0725_b_16L九千里此儒道兩說其雖形量差異
010_0725_b_17L不出於香山雪山之中也興起行經序
010_0725_b_18L所謂崐崙山者即閻浮地之中心也
010_0725_b_19L山皆寶石周匝有五百窟窟皆黃金
010_0725_b_20L常五百羅漢居之釋迦譜 [12] 山南有池
010_0725_b_21L名阿耨達此名無熱惱也具八功德
010_0725_b_22L大龍所居名爲水府此土黃河源出
010_0725_b_23L於彼故爾雅云河出崐崙墟色白
010_0725_b_24L璞圖賛云崐崙三層號曰天柱河圖

010_0725_c_01L곤륜산의 동남방 5천 리를 신주神州라고 하며, 또한 적현赤縣이라고도 하고, 곤륜을 천주天柱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곤륜산이라는 명칭은 수미산과 거리가 멀다. 수미산은 사주四洲의 중심에 있고, 곤륜산은 사주의 남쪽이요 남주南洲의 정중앙에 있거늘, 혹자가 수미산을 곤륜산이라 지목하니, 진실로 슬프도다.
풍수지리에 대한 설(地理說)
공여자空如子가 귀일장歸一場에 들어가 사물을 따르지 않고 속세를 돌보지 않고 초연히 옳고 그름의 바깥에서 홀로 서서 화장찰토華藏刹土106)를 본분本分의 집으로 삼고, 비로자나로 법신法身을 본사本師로 삼아 일진一眞의 법계에 한가히 누워 있는데, 어떤 속된 유자가 와서 내게 물었다.
“지리地理에 대한 설은 어느 때 시작되었소? 주공周公이 간수澗水의 동쪽이요 전수瀍水의 서쪽에 자리 잡고,107) 위 문공衛文公이 내려와 뽕나무를 살펴보고 점을 쳐 길하다 하였으니,108) 이러한 성현의 말이 이와 같소. 『예禮』에 이른바, 장지를 점친다 한 것은 아마도 현재 세속에서 술사術士들이 하는 풍수설은 아닐 것이오.
하나하나 믿을 만하다고 여긴다면, 홍泓 선사109)와 곽경순郭景純110) 등은 모두 인천人天의 안목을 지닌 것일 테니, 마땅히 조부를 위해 길지를 잘 택했을 것이거늘 그 자손 중에 현달한 자가 있다고 들어보지 못했소. 혹 명을 피하지 못하고 대낮에 화禍에 걸리기도 했으니, 이러한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소.
하나하나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동북쪽의 구덩이111)와 팔 부러진 공公112)이 있고, 충방种放113)의 묘에 대대로 명장名將이 있고, 한신韓信의 묘에 후손이 멸족당할 것을 아니, 부절에 부합한 듯한 징험이 이와 같으니, 이것을 어찌 믿지 않겠소.
3대에 걸쳐 화장을 해도 큰 벼슬을 여전히 얻고, 지리를 따르지 않아도 대대로 관각舘閣(弘文館과 藝文館)이 되며, 혹 햇볕 받는 곳만 취한 현인도 있고, 혹은 선조의 묘소를 여러 번 옮긴 군자도 있으니,

010_0725_c_01L崐崙山東南方五千里號曰神州
010_0725_c_02L亦穪赤縣崐崙名爲天柱然則崐崙之
010_0725_c_03L與須彌隔遠須彌在四洲之中
010_0725_c_04L崙在四洲之南南洲之正中或有以須
010_0725_c_05L指爲崐崙者諒可悲夫

010_0725_c_06L

010_0725_c_07L地理說

010_0725_c_08L
空如子入歸一場物不隨俗不顧
010_0725_c_09L然獨立於是非之外以華藏刹土爲本
010_0725_c_10L分家鄕以毘盧遮那爲法身本師
010_0725_c_11L臥一眞法界有一俗儒來問余曰
010_0725_c_12L理之說始於何代周公卜澗水東瀍水
010_0725_c_13L西衛文公降觀于桑卜云其吉此聖
010_0725_c_14L賢之說如是禮所謂卜葬地云云者
010_0725_c_15L [13] 今世俗術士之風水歟若以爲介介
010_0725_c_16L可信則泓禪師郭景純等皆有人天之
010_0725_c_17L眼目宜爲其祖父極擇吉地而其子
010_0725_c_18L未聞有顯者或不逃命在日中之禍
010_0725_c_19L此何以其信若以爲介介不可信則東
010_0725_c_20L北之坎臂折之公种放之墓有代代
010_0725_c_21L名將韓信之墓知後赤族其如合符
010_0725_c_22L節之驗如是此何以其不信三世火葬
010_0725_c_23L大官猶得不法地理世爲舘閣或有
010_0725_c_24L只取其向陽之賢或有屢遷其先墓之

010_0726_a_01L이는 왜 그런 것이오? 중국에는 대대로 천수天壽를 쓰고 우리 동방은 각기 능의 자리를 달리하는데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나는 이 뜻을 모르겠으니 그대가 나를 위해 말씀해 주시오. 믿을 만하오, 믿을 만하지 못하오?”114)
나는 웃으며 말했다.
“마음을 얻은 데에는 있고, 마음을 얻지 못한 데에는 없습니다. 마음을 얻으면 꽃을 집고(拈華微笑), 면벽面壁을 하고(面壁九年), 석 달 동안 입맛을 잃고,115) 종일토록 바보 같으며,116) 기沂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쐬는 것,117) 이 모든 것이 교외별전敎外別傳이요, 삼승三乘 십이분교十二分敎118)와 백가이도百家異道의 설說과 구류칠략九流七畧의 이야기, 내지는 세간의 거친 말과 세세한 말들이 모두 향상일규向上一竅119)가 됩니다. 같이 화엄華嚴의 성해性海120)에서 발을 들어 걸음을 움직이매 보현보살121)의 행문行門 아님이 없고, 머리 위 하늘과 발아래 땅이 문수보살의 지혜 경계 아님이 없습니다. 이 문을 들어서면 지리 또한 어찌 거리끼겠습니까? 소강절邵康節122) 선생이 이러했습니다. 주공周公과 위 문공衛文公, 정자程子와 주자朱子 두 현인이 왜 이러한 설을 그 사이에 두겠습니까?
마음을 얻지 못하면 주공의 〈금등金縢〉123)이 왕망王莽124)의 손에 들어가서 사설邪說이 되리니, 하물며 떳떳하지 못한 풍수설이겠습니까? 세상 정으로 보자면, 사방으로 통하는 마을과 큰 도읍에는 반드시 형세가 있고, 아름다운 산과 강에는 반드시 인걸이 나오지만, 민둥산과 끊어진 산기슭은 길지가 되지 못하고, 메마른 땅과 자갈밭에서는 아름다운 풀이 나오지 않으니, 장지葬地를 선택함에 전연 이치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도를 따르면 길하고 거스르게 되면 흉하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경書經』(「大禹謨」)에 분명한 훈계가 있고, ‘가득하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받는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역周易』에서 밝은 가르침을 드리웠습니다.125) 화복禍福은 일정한 문이 없으니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입니다. 하늘의 도움은 반드시 선을 쌓은 집안에 있으니, 지리가 또 무슨 관계이겠습니까. 하늘의 재앙은 반드시 악을 쌓은 집안에 있으니 지리가 어찌 어길 수 있겠습니까. 주공이 동쪽 지역을 크게 살핀 것126)은 낙도洛都의 길흉을 점쳤을 따름이요, 문공文公이 내려와

010_0726_a_01L君子此何以然也中朝之世用天壽
010_0726_a_02L我東方之各陵異阡何取何捨余不知
010_0726_a_03L此義子爲余而言其可信乎其不可
010_0726_a_04L信乎余笑曰在於得其心不在於不得
010_0726_a_05L其心得其心則拈花與面壁三月之忘
010_0726_a_06L終日之如愚浴乎沂舞乎雩 [14] 皆是
010_0726_a_07L敎外別傳三乘十二分敎百家異道之
010_0726_a_08L九流七畧之談乃至世間麁言細語
010_0726_a_09L揔爲向上一竅同在華嚴性海擧足動
010_0726_a_10L無非普賢行門頭天脚地無非文
010_0726_a_11L殊智境入此門來則地理亦何碍
010_0726_a_12L節邵先生是也何以周公衛文程朱兩
010_0726_a_13L存此說於其間乎不得其心則周
010_0726_a_14L公之金縢入于王莽之手而其爲邪說
010_0726_a_15L況不經之風水云乎哉以世情觀之
010_0726_a_16L邑大都必有形勢明山麗水必出人傑
010_0726_a_17L而童山斷麓不爲吉地土磽石淺
010_0726_a_18L生嘉卉則卜地卜葬不可謂全然無理
010_0726_a_19L也矣然其於惠迪則吉而從逆則凶
010_0726_a_20L書有明戒滿則招損而謙則受益易垂
010_0726_a_21L昭訓禍福無門惟人所召天之所祐
010_0726_a_22L必在積善之家則地亦何有天之所殃
010_0726_a_23L必在積惡之家則地焉能違周公之大
010_0726_a_24L相東土卜洛都之吉凶而已文公之降

010_0726_b_01L뽕나무를 살핀 것은 초구楚丘127)의 형세를 점쳤을 따름입니다. 창록蒼籙128)이 길이 이어짐은 성왕成王과 주공이 같이 아름답고 곧았기 때문이지 낙도의 길흉을 점쳤기 때문이 아닙니다. 위나라 사직이 중흥한 것은 문공의 마음이 성실했기 때문129)이지 초구가 좋음을 점쳤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러한즉 사람의 마음이 근본이고, 지리는 말단입니다.
이후로부터 세상이 쇠퇴하고 도가 희미해져서 청오자靑烏子가 방술로 전국시대에 이름을 날리었으니, 이 사람이 지리를 논하는 자의 비조입니다.130) 곽박郭璞은 동진東晋 원제元帝 시대에 명성을 날렸으나 왕돈王敦에게 죽임을 면하지 못하였습니다.131) 일행一行은 명황明皇 시기에 명성을 날렸으나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그치지 못했습니다.132) 이로써 보건대 사람의 길흉과 화복은 ‘자신에게서 나와 자신에게 돌아가고’,133) 모두 자기 마음의 선과 불선에 있는 것입니다. 지리가 무슨 관계입니까?
아아, 동북쪽 구덩이를 봐서 부귀가 한 세대에 그침을 알고, 양호羊祜의 무덤을 보고서 팔 부러진 공公이 태사台司에 오를 것을 알았다고 하니, 비록 기묘하다고는 하겠지만, 지리가 사람을 귀하게 하고, 사람이 화를 피할 수 있겠습니까. 홍 공泓公의 신이함으로 어이하여 길한 땅을 배설하고도 큰 구덩이가 뚫림을 금할 수 없었으며, 장열張說의 두 아들이 마침내 나라를 팔아 적에게 항복하였으나 부귀가 오래가지 못한 것은 왜 그러합니까. 양호가 말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고 왕에게 충성을 다하여 지위가 신하로서 최고에 이른 것은, 모두 이전 시대에 선과 불선을 지은 까닭이지, 지리가 어떻게 사람을 귀하게 하고, 사람이 어찌 화를 피하겠습니까.
진박陳搏134)은 충방种放의 묘를 보고는 조금 밑에 있음을 안타까워했지만 명일明逸(충방의 자)에게 흉한 자리를 옮기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술자術者들이 회음淮陰의 묘를 보고는 멸족당할 것을 알았지만 한신韓信135)에게 높이 쌓도록 하지 못했으니, 하늘이 정한 것이요, 운수가 그러한 것입니다. 어찌 사람이 한 것이요, 지리가 관계하겠습니까? 정자程子는 다만 장풍藏風136)과 햇볕 받음을 말했고, 위재韋齋137)는 여러 번 묘소를 옮겼으니,

010_0726_b_01L觀于桑卜楚丘之形勢而已蒼錄 [15] 之綿
010_0726_b_02L在於成王周公之匹休共貞而不在
010_0726_b_03L於卜洛之吉衛社之中興在於文公之
010_0726_b_04L秉心塞淵而不在於卜楚之善也然則
010_0726_b_05L人心本也地理末也自此以後世衰
010_0726_b_06L道微靑烏子以其術鳴於戰國則玆
010_0726_b_07L乃論地者之鼻祖也郭璞鳴於晋元之
010_0726_b_08L而不能免王敦之誅一行鳴於明皇
010_0726_b_09L之時而不能止祿山之亂由此觀之
010_0726_b_10L人之吉凶禍福出乎爾而反乎爾皆在
010_0726_b_11L我心之善不善矣地何有焉嗚乎
010_0726_b_12L東北之坎而知富貴之止於一世見羊
010_0726_b_13L祜之墓而知折臂公登於台司雖云其
010_0726_b_14L地能貴人人能免禍以泓公之神
010_0726_b_15L其何以設吉土不能禁其穿大坎耶
010_0726_b_16L說之二子終能賣國降賊富其不長
010_0726_b_17L其何然也羊祜之墜馬折臂也盡忠帝
010_0726_b_18L位極人臣皆由從前世來作善不
010_0726_b_19L地何貴人人何免禍陳搏見种放
010_0726_b_20L之墓而恨其稍下不能使明逸移其㐫
010_0726_b_21L術者見淮陰之墓而知其赤族
010_0726_b_22L能使韓信封其高燥天其定也數其
010_0726_b_23L然也豈人之所爲豈地之所關程子
010_0726_b_24L之只言藏風向陽韋齋之屢遷其墓

010_0726_c_01L두 현인의 행사는 하나가 옳으면 하나는 잘못입니다. 정자의 말은 만고에 바뀌지 않는 정론입니다. 위재의 일은 모르겠습니다만, 혹 오해五害138)가 미칠까 걱정하고, 혹 묘도墓道가 불안해서 그런 것이라면 지극한 성심이요 지극한 효심이니, 화복길흉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 마음을 보면 두 현인은 동일합니다.
경중원京仲遠139)은 3대를 화장火葬하고도 태현台鉉(三公)에 올랐으니, 길한 묘소가 무슨 관계입니까? 양성재楊誠齋140)는 방술方術을 믿지 않고도 대대로 관각舘閣에 거하였으니 풍수를 믿겠습니까? 대대로 천수산天壽山141)을 사용하는 것은 중국의 좋은 제도이고, 각기 능의 자리를 달리하는 것은 우리의 피폐한 제도입니다. 하물며 분봉이 집 모양 같고 도끼 모양 같으니, 공자가 말하되, ‘나는 도끼 모양을 따르겠다’142)라고 하였습니다. 나라의 경기京畿가 천 리임에도 이와 같고, 성인이 선조의 봉분을 이와 같이 하거늘, 경기가 백 리밖에 안 되는 해외의 궁벽한 지역 사람으로서 이전 성인들을 따르지 않는 것입니까? 옛날 장례에는 무덤 지역이 일정함이 있었으니, 서울의 북쪽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낙읍洛邑 사람들은 모두 북망산北邙山143)에 장사지냈고, 진晋의 대부들은 다 구원九原144)에 장사지냈습니다. 천수산天壽山의 법은 만세토록 바뀌지 않았거늘, 근세 술사術士들은 모두 이미 사용한 추구芻狗145) 같은 근거 없는 말들을 하니 마음에 합당하지 않으며, 『홍낭경紅囊經』·『금낭경錦囊經』146)의 묘결과 천괘天卦·지괘地卦147)의 의론과 용을 잡고 불을 다스리는(鉗龍撥火) 기이함과 등사 현무螣蛇玄武148)의 괴이함, 24록祿의 그림, 38149)과 오행의 수 등이 나올수록 새롭고 기교를 다투어 물을 내보내고 구멍을 재단하며, 온전함을 추구하고 이지러짐을 피하여 조그마한 진퇴進退로 그 사이에서 재앙을 피하려고 하니, 제대로 생각하지 못함이 어이 그리 심합니까.
전傳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도가 장차 행해짐도 명命이요, 도가 장차 폐해짐도 명이라고.150) 사람의 부귀와 빈천, 장수와 단명은 한결같이 명일 뿐이니 이 마음을 변치 말고

010_0726_c_01L賢之行事一是一非而程子之言
010_0726_c_02L古不易之論也韋齋之事不可知也
010_0726_c_03L其或慮五害之所及其或爲墓道之不
010_0726_c_04L則至極其誠至於孝心不爲禍福
010_0726_c_05L吉凶而然也其心則兩賢一也京仲遠
010_0726_c_06L火葬三世尙登台鉉吉山何有焉
010_0726_c_07L誠齋不信方術世居舘閣風水其信
010_0726_c_08L世用天壽中朝之良制也各陵異
010_0726_c_09L吾東之弊典也況封之若堂若斧
010_0726_c_10L然而孔子曰吾從若斧邦畿千里
010_0726_c_11L尙如此而聖人之封其先墓也如是
010_0726_c_12L服百里而僻在海外人不如前聖者乎
010_0726_c_13L古之葬者兆域有常處其於國都之北
010_0726_c_14L則洛邑之人皆葬於北邙晋之大夫
010_0726_c_15L皆葬於九原天壽一山之法萬世其不
010_0726_c_16L可易近世術士皆以已陳之芻狗無稽
010_0726_c_17L之言不合於心紅裳 [16] 錦囊之訣天卦
010_0726_c_18L地卦之論鉗龍撥火之異螣蛇玄武之
010_0726_c_19L二十四錄 [17] 之圖三十六 [18] 五行之數
010_0726_c_20L愈出愈新爭奇競巧放水裁穴趍全
010_0726_c_21L避闕欲以尺寸之進退免禍孽于其
010_0726_c_22L其何不思之甚也傳不云乎道之
010_0726_c_23L將行也道之將廢也人之富貴
010_0726_c_24L貧賊長短壽夭一於命而不貳此心

010_0727_a_01L천명을 삼가 그 바름을 따라 지키며, 삶을 편히 여기고 죽음도 편히 여기며, 복을 구하지 않고 화도 피하지 않으며, 길흉을 마음에 두지 않으면 지리가 어찌 사람에 관여하겠습니까. 길흉화복은 내 마음에 있을 뿐 지리에 있지 않습니다. 어찌 속물俗物의 시비是非를 마음에 두겠습니까. 화장찰토華藏刹土가 내 본분의 고향인즉 어떤 산과 물이 길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전傳에 이른바 명命과 부처님이 이르신 법계法界이니, 그대는 명을 편안히 여기십시오. 나는 법계에 편히 눕겠습니다.”
복서卜筮151)에 관한 설(卜筮說)
내 마음의 가는 바는 옳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그렇다고 하면 그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그렇지 않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며, 더럽거나 깨끗하거나 만법이 이 마음에 없지 않다. 그러므로 성인은 오직 마음에 만물을 갖추어 바깥에서 구하지 않는데, 어찌 점을 치겠는가?
혹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불경佛經은 내가 모르지만, 「홍범洪範」(『書經』의 편명)에서는 ‘3인이 점을 치면 2인의 말을 따른다’라고 하였고, 위대한 순舜임금의 훈계(『서경』 「大禹謨」)에서, ‘복卜은 거듭 길吉하지 않다’ 하였고, 무왕의 맹세(『서경』 「泰誓」)에, ‘나의 꿈은 나의 복卜과 일치한다’ 하였고, 주공周公의 고誥(『서경』 「洛誥」)에서는, ‘간수澗水의 동쪽이요 전수瀍水의 서쪽을 점친다’ 하였습니다. 공자가 배에 발 없음을 점쳤고,152) 강절康節(邵雍)은 술수術數로 송나라 때 유명했습니다. 군평君平은 성도成都에서 점쳤고,153) 일행一行은 스님인데 대연大衍의 수를 미루어 계산하였으니,154) 그 신이함은 부절처럼 맞았습니다. 성현 군자가 어찌 복서를 일삼지 않았겠습니까? 복사卜師가 거북점의 네 조짐을 살펴봄155)을 관장하였고, 태복太卜이 세 조짐의 법을 관장하였으니,156) 이는 모두 『주례周禮』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물며 『주역』에 384가지 효爻가 있고, 49가지157) 조짐을 살펴 가르침을 베풀고(觀象設敎), 11,555가지 신을 궁구하고 조화를 안다(窮神知化)158)고 함에랴.”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치가 존재하고 기氣가 응하매

010_0727_a_01L恪懃天命順守其正而生也安死也安
010_0727_a_02L福不求禍不避吉凶無罣於此心
010_0727_a_03L地其何關人也吉凶禍福在我心也
010_0727_a_04L而不在地也何以俗物是非介於其間
010_0727_a_05L華藏刹土爲吾本分家鄕則何山
010_0727_a_06L何水其不爲吉地傳之所謂命佛之
010_0727_a_07L所謂法界君安命吾臥法界

010_0727_a_08L

010_0727_a_09L卜筮說

010_0727_a_10L
吾心之所去無不是然然於然則然
010_0727_a_11L不然於不然則不然能大能小而染淨
010_0727_a_12L萬法無不是諸惟心是故聖人備萬
010_0727_a_13L物於惟心不外求也豈用卜筮爲
010_0727_a_14L曰然則佛書吾不知矣洪範謂三人占
010_0727_a_15L則從二人之言大舜之訓云卜不習吉
010_0727_a_16L武王之誓云朕夢恊朕卜周公之誥云
010_0727_a_17L卜澗水東瀍水西孔子占舟無足康節
010_0727_a_18L以術數鳴於宋君平卜於成都一行
010_0727_a_19L釋也推大衍之數而其神如合符節
010_0727_a_20L聖賢君子豈不事卜筮卜師掌開龜之
010_0727_a_21L太卜掌三兆之法是皆周禮之所記
010_0727_a_22L而況易之三百八十四爻四十有九之觀
010_0727_a_23L象設敎一萬一千五百五十有五窮神
010_0727_a_24L知化者耶曰理之所在氣之所應

010_0727_b_01L사물이 앞서지 않음이 없습니다. 하늘이 비를 내리고자 하면 주춧돌이 먼저 윤택해지고, 날이 개려고 하면 종鐘이 먼저 맑아집니다. 벌레가 움츠러듦은 추워지기 이전이요, 개미가 이동함은 장마가 지기 이전이니, 사물이 이러하거늘 하물며 성인이 마음에 만법을 통솔하는 것이겠습니까. 성인이 『주역』을 읽을 때에 오묘한 것들의 거듭 현묘함을 찾고,159) 은미한 것들의 큰 바탕(太素)160)을 모아서 변화를 이루고 귀신을 행하며, 음양을 관찰하고 천지에 기대어 마음에 옳지 않음이 없습니다. 방方·공功·의義·궁弓과 옥玉·와瓦·원原161) 조짐은 모두 내 마음이 발현한 것이요, 국청사國淸寺162)에서 오묘한 법(妙典, 불경)을 배워 얻음도 모두 내 마음이 발현한 것이요, 성도成都 시장에서 효를 말하고 충을 말하며 점을 판 것도 모두 내 마음이 발현한 것이요, 사賜163)가 밖에 나갔을 때 (공자가) 정괘鼎卦를 얻었는데 혹자는 온다고 하고, 혹자는 오지 않는다고 한 것도 모두 내 마음이 발현한 것이요, 쇠는 짧고 나무는 길다(金短木長)는 설說164)과 여자는 솥의 발 부러짐(折足)을 경계해야 한다165)는 것, 동파東坡를 대하여 선대先代의 말을 논한 것, 천진교天津橋를 거닐다 남쪽 사람을 등용하리라고 탄식했다166)는 등의 말들도 모두 내 마음이 발현한 것이니, 어찌 이 마음을 떠나 밖에서 찾겠습니까. 주공周公이 간수澗水와 전수瀍水 근처를 수도로 점친 것은, 낙읍洛邑을 먹어 들어갔기 때문이니167) 먹는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은 없고, 무왕武王이 주紂를 정벌할 때 여러 의론이 같음을 좇았으니 협동한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은 없으며, 기자箕子가 황극皇極을 펼쳐 말할 때 거북점을 따르고 점대(筮)를 따랐을 뿐이니 따른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은 없고, 위대한 순舜의 훈계에 이르더라도 길하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은 없습니다. 모두 내 마음의 길함을 따른 것인즉 거북 껍질을 닦아내고 시초蓍草를 펼치는 따위를 어찌 번거로이 하겠습니까? 성인이 백성들의 화합을 살피기 위함이요, 지극히 공명한 도를 내 마음에서 추측하고서야 점을 쳐 의심을 돌아보는 것이니, 후세의 괴이하기가 이렇듯 심한 것과는 같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후세 사람들은 마음에서 찾지 않고 헌 상자와 썩은 그루터기로

010_0727_b_01L莫不能先也天欲雨則礎先其潤日欲
010_0727_b_02L霽則鍾其先淸蟄閉在其先寒蟻徙在
010_0727_b_03L其先潦而如是況聖人之統萬法於吾
010_0727_b_04L心乎聖人之讀易也索衆妙之重玄
010_0727_b_05L纂群微之太素成變化而行鬼神也
010_0727_b_06L陰陽而倚天地也無不是諸吾心方功
010_0727_b_07L義弓玉瓦之 [19] 皆吾心之發見也國淸
010_0727_b_08L寺學得妙典皆吾心之發見也成都市
010_0727_b_09L言孝言忠而賣卜皆吾心之發見也
010_0727_b_10L賜之徃外占之遇鼎而或言來也
010_0727_b_11L言不來也皆吾心之發見也金短木長
010_0727_b_12L之說女子折足之誡對東坡而論其先
010_0727_b_13L世之語步天津而歎用南人之憂等說
010_0727_b_14L皆是吾心之發見也豈以離此心而
010_0727_b_15L求之於外哉周公之卜澗瀍惟洛食而
010_0727_b_16L一食之外無他語武王之伐紂也
010_0727_b_17L從衆謀僉同而一叶之外無他語
010_0727_b_18L子之陳皇極也但龜從筮從而已矣
010_0727_b_19L一從之外無他語至於大舜之訓
010_0727_b_20L吉之外無他語矣而皆從吾心之吉
010_0727_b_21L拂龜布蓍豈其煩爲盖聖人之所以視
010_0727_b_22L民和而推至公至明之道於吾心之中
010_0727_b_23L乃占稽疑也非若後世恠恠若此之甚
010_0727_b_24L秦何後之人不求之於心而以敗匣

010_0727_c_01L은밀하고 괴이함을 찾아 삼명三命168)이라 말함에 이르니, 현재 운명을 말하는 자들은 모두 별을 운수로 여겨 말을 많이 하고 책을 번거롭게 하여 사람의 수명과 복록이 모두 태어난 달과 날, 시간의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아아! ‘탄생을 말하자면 모양도 없고 형체도 없으며, 소멸을 말하자면 고금이 항상 영혼일 뿐이다’169)라는 의론으로 논하자면, 머리 자른 잿빛 형체도 탄생을 손상함이 없고, 금단 옥액金丹玉液170)이라도 양생養生할 수 없으니, 참다운 탄생은 소멸하지 않고 참다운 소멸은 나지 않습니다. 항상 탄생하고 항상 소멸하여 천지의 이치를 받아 성性이라 하고, 천지의 기를 받아 형形이라 하니, 부귀·빈천·선악의 과보가 모두 내 마음에서 발현한 것입니다. 어찌 번거로이 복서卜筮를 쓰겠습니까? 지금 사람들은 이렇게 하지 않고 다만 거북 껍질을 사르고 점대를 세며 마음 밖에서 망령되이 구하며 마음으로는 더욱 의심하며 그 해설은 더욱 천착하게 되니, 허탄하고 증험 없는 말들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고사瞽史(경을 읽는 소경)의 습속을 섞고, 무당의 망령됨을 전하며, 게다가 촉물觸物 투와投瓦 등의 말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자들이겠습니까? 여재呂才171)가 이른바 ‘장평長平에서 구덩이에 묻힌 군졸들172)이라도 삼형三刑173)을 함께 범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고, 남양南陽의 귀한 선비라도 어찌 반드시 육합六合174)에 모두 합당하리오’라 하였으니, 이는 고금에 바뀌지 않을 확실한 의론입니다.”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175)께 올리는 편지(上永安府院君書)
지난 초여름에 대감께서 현암玄巖176)으로 행차하셔서 소승小僧을 불러 말씀하시길, “내가 불교 이치를 독실하게 믿어 비록 고인에게 미치지는 못하나 정토에 인연을 맺고 싶어서 영원사靈源寺177)를 지었는데, 주지 할 사람을 얻지 못하였소. 내 암자의 여러 개사開士178)들이 모두 이르길, 대사의 사람됨이 학식이 크고 심오한 뜻을 찾으며 현묘한 도에 독실하게 뜻을 두었다고 하니, 대사께서 이 암자를 맡아서 나의 정토를 바라는 마음에 부합해 주시구려.”라고 하셨습니다.

010_0727_c_01L朽株求之於隱恠至有三命之說
010_0727_c_02L今之談命者皆以星爲數而多其說
010_0727_c_03L其書謂人之壽夭福祿皆係生月日時
010_0727_c_04L之如何耳嗟夫以若言其生無狀無
010_0727_c_05L若言其滅今古常靈之論論之
010_0727_c_06L首灰形其無以損生金丹玉液其無
010_0727_c_07L以養生眞生不滅眞滅不生常生常
010_0727_c_08L而受天地之理以爲性禀天地之氣
010_0727_c_09L以爲形而富貴貧賤善惡果報皆從吾
010_0727_c_10L心而發見也何煩用卜筮爲也今之人
010_0727_c_11L不此之爲但用灼揲妄求之於心外
010_0727_c_12L而心愈其疑說愈其鑿誕謾無驗之說
010_0727_c_13L其可信㢤況雜之以瞽史之習傳之以
010_0727_c_14L巫覡之妄而又加之以觸物投瓦等語
010_0727_c_15L惑世誣民者乎呂才所謂長平坑卒
010_0727_c_16L聞共犯三刑南陽貴士何必俱當六合
010_0727_c_17L此古今不易之礭論也

010_0727_c_18L

010_0727_c_19L上永安府院君書

010_0727_c_20L
徃在夏初大監作玄巖之行招小僧謂
010_0727_c_21L之曰余篤信佛理雖不及古人欲結
010_0727_c_22L緣淨土造靈源一寺主者不得其人
010_0727_c_23L吾庵衆開士咸云師之爲人碩學銘深
010_0727_c_24L篤志玄道師主此庵以副余之心期淨

010_0728_a_01L
빈도貧道179)는 용렬한 무리로서 다만 종이 위의 찌꺼기들을 음미할 뿐, 스승에게 배울 것 없는 타고난(無師自然) 지혜가 없으니, 어떻게 이와 같은 회포에 감히 부합하겠습니까? 대감의 현묘한 도에 대한 이해는 세상을 뒤덮고, 경건한 믿음은 무리에서 뛰어납니다. 옛날 유명한 사람들과 더불어 공교한 사유가 신통하니 진인眞人을 어찌 얻지 못하며, 정토를 어찌 가지 못하겠습니까?
옛날 진晋나라 태복경太僕卿 왕순王珣180)은 사적인 뜻을 이기고 천수를 누리며 석간사石澗寺를 지었고, 예장 태수䂊章太守 범녕范寗은 단사檀捨(보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서선사棲禪寺를 지었으며, 심양 자사尋陽刺史 환이桓伊는 자기를 잊고 사물을 구제하며 동림사東林寺를 지었고, 보국 대장군輔國大將軍 하무기何無忌는 믿음이 두터워 끝맺음을 잘하며 지원사枳園寺를 지었습니다. 진陳나라 상서尙書 좌복야左僕射 원헌袁憲은 정림사定林寺에서 불상 10구軀를 만들었고, 상서 우복야 강총江揔은 광산사匡山寺에서 80척 크기의 미륵 불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모두 사생四生에 복이 되고 삼세三世에 경사가 되어, 진실로 인자하고 용서함이 아들과 손자에까지 미치니, 능히 행하는 덕이 이르지 않음이 없습니다.181)
이제 대감의 신심信心과 원력願力이 또한 이와 같이 지극하고, 한편 가문 전체가 모두 일대의 위대한 유자儒者이니, 이는 사해에 이름난 혈통입니다. 아울러 나라를 경영하는 방안을 온축하고 군자의 집안이라고 칭해지니, 사직社稷이 이로 말미암아 편안해지고 상하 모두 이로써 바야흐로 화목해지고 있습니다. 어이하여 우둔한 천승賤僧에게 이 암자를 맡아서 정토의 업을 닦게 하십니까.
요즘 강승講僧이 배우는 것은 그저 종이 위의 말들뿐입니다. 무애無碍를 즐거이 이야기하여 대답은 예상을 뛰어넘고 질문은 학자의 기를 꺾으며 스승에게 배울 것 없는 타고난 지혜를 얻은 이는 한 사람도 없으니, 총림叢林182)의 적막함이 이와 같이 심하게 되었습니다. 한 숟가락의 식사를 더하고서 큰 소가 되는 징험(一匙加飱。 因作大牛之驗。)을 홀로 면했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소승의 생각은 발우 하나 가지고서 산수간山水間을 구름처럼 떠도는 것이니, 엎드려 바라건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010_0728_a_01L域之望貧道庸類但味紙上之糟粕
010_0728_a_02L無無師自然之智何敢副如是之懷
010_0728_a_03L監解玄盖世敬信絕倫與古之聞人
010_0728_a_04L巧思通神眞人何以不得淨土何以不
010_0728_a_05L昔晋太僕卿王珣尅意令終造石
010_0728_a_06L澗寺䂊章太守范寗檀捨不倦造棲
010_0728_a_07L禪寺尋陽刺史桓伊忘己濟物造東
010_0728_a_08L林寺輔國大將軍何無忌崇信克終
010_0728_a_09L造枳園寺陳尙書左僕射袁憲於定林
010_0728_a_10L造佛像十𨈬尙書右僕射江揔
010_0728_a_11L匡山寺造彌勒像八十尺此皆福祐於
010_0728_a_12L四生慶資於三世允仁允恕及子及
010_0728_a_13L其能行之德無不至也今大監之
010_0728_a_14L信心願力亦至如是而抑又通家
010_0728_a_15L一代之大儒寔四海之名胄并蘊經國
010_0728_a_16L之略俱稱君子之門社稷由此乃安
010_0728_a_17L上下賴其方穆何以愚魯賤僧主於此
010_0728_a_18L乃修淨土之業近來講僧所學
010_0728_a_19L是紙上語耳其樂說無碍之辯答則出
010_0728_a_20L人意表問則學者喪氣無師自然之智
010_0728_a_21L得之者無一人叢林之寂寞爲若此之
010_0728_a_22L一匙加飱因作大牛之驗其誰曰
010_0728_a_23L獨免小僧之念以一鉢行裝雲遊山
010_0728_a_24L水間伏惟諒察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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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利川 영원암靈源庵 문방門榜183)에 쓰다(題利川靈源庵門榜)
천하가 모두 봄인데 북방에만 따뜻함을 꺾는 율령이 열리고, 대낮에 해가 고루 비추는데 남포南浦에 볕을 따르는 새들이 다 모였구나. 화평한 시대 풍년 들어 백성들 편안하고 나라 태평하다. 온갖 영혼들이 그윽이 돕고, 온갖 사물들이 번성하도다.
이 암자의 큰 시주 우리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김씨는 벼슬하여 조정에 올라 영운靈運(천명)에 힘입어 나라를 안정시키고, 관직에 나아가 정치를 하매 일을 경영하여 백성들을 교화시켰도다. 충효의 마음이 밝았고, 군신의 도리가 합해졌도다.
기타祗陁184)의 사원에 금전金田이 큰 이익을 내며, 문선文宣(공자)의 사당에 옥엽玉葉(후손)이 길이 봄(春)이로다. 사위성舍衛城 옆에는 삿된 칼이 모조리 쓰러지고, 견고림堅固林185)에 마른 구덩이가 거꾸러져 있네.186) 법류法流를 열어 때를 맑게 하고, 지혜 횃불을 펼쳐 혼미함을 비추네.187) 인의仁義의 마당에 치달리고, 예악의 정원에 노닐도다.
사적인 뜻을 이기고 천수를 누리매 왕순王珣이 석간사石澗寺 지음을 사모하고, 정심으로 날마다 독실하매 범녕范寗의 서선사棲禪寺 창건을 생각하네. 자기를 잊고 만물을 구제함은 환이桓伊의 동림사東林寺요, 불상을 모시로 만들어 혼령을 천도함은 안도安道188)의 초은사招隱寺라.
이에 새로 영원사靈源寺를 창건하여 원적圓寂189)의 옛터를 열었도다.
크고 넓음을 더하니 일곱 겹으로 두루 미치고, 규모를 넓게 마련하니 온갖 두공이 함께 지탱하네. 감실龕室190)은 높이 솟아 황금 받침이 구름 속의 길로 통하고, 건물은 넓게 뻗어 보배 풍경이 천상의 바람에 흔들리네.191) 길조吉鳥가 날아 울고 독충毒虫이 엎어져 숨도다. 화불化佛을 원만한 영상으로 머물게 하고, 정토를 신이한 광명으로 비추도다.192)
이러한 인연과 선근善根의 공덕으로 엎드려 바라옵건대, 우리 주상 전하께서 사찰에 신이하게 유람하실 때 태양으로 나아가는 영혼을 내리시고, 하늘과 사람 구제하길 뜻하시매 구름을 바라보는 경사를 내리소서.193) 의를 펼치고 인을 드러내니 온갖 신령들이 모두 질서 있고, 도를 귀히 하고 덕을 높이니 온갖 제후들이 공물을 바치리라.
왕비 전하194)께서는 규방에서 장수하시어 높이 요극瑤極의 자선紫仙을 바라보시고, 빛나는 호칭을 높이시어 옥청玉淸195)의 단적丹籍(신선 목록)에 으뜸이 되소서.

010_0728_b_01L題利川靈源庵門榜

010_0728_b_02L
天下皆春而北方獨開折暄之律日中
010_0728_b_03L并照而南浦盡得隨陽之禽歲和時豊
010_0728_b_04L民安國泰萬靈幽賛百物阜昌此庵
010_0728_b_05L大施主我永安府院君金氏入仕登朝
010_0728_b_06L資靈運而安國蒞官從政以經業而化
010_0728_b_07L忠孝之心旣明君臣之道乃合祗陁
010_0728_b_08L之院金田厚利文宣之廟玉葉長春
010_0728_b_09L舍衛城側大偃邪鋒堅固林中傾倒
010_0728_b_10L枯穴開法流以澄垢發慧炬以照迷
010_0728_b_11L馳騁仁義之場遨遊禮樂之囿尅意令
010_0728_b_12L慕王珣之造石澗精心日篤思范
010_0728_b_13L寗之創棲禪忘己濟物是桓伊之東林
010_0728_b_14L紵像薦魂惟安道之招隱於是乎創靈
010_0728_b_15L源之新寺開圓寂之古基備加輪奐
010_0728_b_16L七重亘周廣拓觀摹百拱相持龕室
010_0728_b_17L高疎金盤通雲中之路欄宇延袤
010_0728_b_18L鐸搖天上之風吉鳥翔鳴毒虫隱伏
010_0728_b_19L留化佛於圓影照淨土於神光以此因
010_0728_b_20L緣善根功德伏願我主上殿下神遊佛
010_0728_b_21L降就日之靈志濟天人垂望雲之
010_0728_b_22L布義顯仁百神咸秩貴道尙德
010_0728_b_23L牧來貢王妃殿下重圍介壽聳瞻瑤
010_0728_b_24L極之紫仙顯號推崇卓冠玉淸之丹籍

010_0728_c_01L밝음(离)은 삼명三明(日月星)보다 아름답듯 덕은 선조들께 부합하며, 땅이 만물을 싣듯 경사스러움이 문손文孫196)을 돈독하게 하시도다.
세자 저하197)께서는 하나를 행하여 세 가지 선을 얻으시매 쌓은 덕이 능히 성숙하시고(克岐),198) 육수六修199)를 아뢰어 구기九旗200)를 세우시매 예의 바른 모습이 혁혁하시도다. 초사楚詞의 구변九辯201)을 받으셨으니, 청하여 기도하건대 동황東皇(봄의 신)의 수명을 누리시고, 한전漢殿의 팔능八能202)에 합당하시니 북궐北闕(임금)의 취지에 부합하시길 바랍니다.
첫째 아들은 자하紫荷 신선이 이끌어 주는 곳에 그 빛이 만옥萬玉의 무늬를 흔들고, 홍약紅藥이 날릴 때에 그 바람이 오화五花의 판判203)을 흔들고, 몸이 봉황지鳳凰池204)에 도달하니 기쁘게 10년의 노래를 적고, 이름이 기린각麒麟閣에 전하니 경사스럽게 만세萬歲의 공적을 유지하시리라.
둘째 아들은 도道가 융성한 광택에 운당雲堂에 옥을 모으시고, 업적을 빛내 종묘를 제사하매 반드시 일관日觀에 도금塗金하시도다. 추로鄒魯205) 옛 나라가 모두 이주二周206)의 교화로 화목해지고, 임치臨淄207)의 남은 습속이 일변하는 풍속을 모두 칭송하도다.208)
셋째 아들은 부절을 받아 움직이매(鳴履) 매번 중요 직임을 맡고 변방의 질서를 잡아 팔다리에 해당하는 지역을 길이 다스리시리라. 인후仁厚하여 사람들을 구제하매 어두운 밤거리에서 지혜의 등불을 켜고, 세속과 다른 돈아敦雅로 불난 집(火宅) 아침에 법의 비를 적시도다. 삼유三有209)의 육도六途210) 중생에 대한 사은四恩211)에 미쳐서는 오음五陰(五蘊)을 망라하여 생사의 망령된 어둠을 타파하고, 삼계를 석권하여 열반의 참 세계에 오르소서.
김 참의에게 보내는 답서(答金叅議書)
옛날 구양歐陽 문충공文忠公212)이 낙양洛陽에서 벼슬할 때 하루는 숭산嵩山에 유람을 갔습니다. 하인배들을 물리치고 도보로 갔는데 어느 산사에 이르러 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긴 대나무들이 집에 가득하고 서리는 맑고 새들이 지저귀니 풍물이 선명했습니다. 문충공이 섬돌 옆에서 쉬는데 어떤 노승이 태연히 불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말을 걸어도 돌아보지도 않고 심드렁하게 대답했습니다. 문충공이 기이하게 여겨 물었습니다.
“어떤 경전을 보시오?”
“『법화경』입니다.”
“옛날 고승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임할 때 대개

010_0728_c_01L离麗三明德諧列祖坤載萬物慶篤
010_0728_c_02L文孫世子邸下行一物而得三善
010_0728_c_03L德克岐奏六修而建九旗禮容有奕
010_0728_c_04L襲九辯於楚詞請祝東皇之壽合入能
010_0728_c_05L於漢殿願陪北闕之趨第一子紫荷
010_0728_c_06L挈處光搖萬玉之斑紅藥飜時風動
010_0728_c_07L五花之判身到鳳凰池喜題十年之詠
010_0728_c_08L名傳猉獜閣慶扶萬歲之功第二子
010_0728_c_09L道隆光澤乃輯玉於雲堂績劭禋宗
010_0728_c_10L必塗金於日觀鄒魯舊邦俱穆二周之
010_0728_c_11L臨淄遺俗咸稱一變之風第三子
010_0728_c_12L得符鳴履每倚喉舌之司均秩偃藩
010_0728_c_13L永鎭股肱之郡仁厚濟人燭慧燈於昏
010_0728_c_14L衢之夜敦雅絕俗潤法雨於火宅之朝
010_0728_c_15L洎及四恩三有六途衆生囊括五陰
010_0728_c_16L生死之妄陰席卷三界登涅槃之眞界

010_0728_c_17L

010_0728_c_18L答金叅議書

010_0728_c_19L
昔歐陽文忠公官洛中一日遊嵩山
010_0728_c_20L僕吏徒步而徃至一山寺入門脩竹滿
010_0728_c_21L霜淸鳥啼風物鮮明文忠休於殿
010_0728_c_22L陛傍有老僧閱經自若與語不甚顧
010_0728_c_23L文忠異之問曰誦何經對曰法華
010_0728_c_24L文忠曰古之高僧臨生死之際

010_0729_a_01L담소하며 벗어났으니, 어떻게 한 것이오?”
“선정과 지혜의 힘일 따름이지요.”
“요즘은 적막하게 그런 분들이 없으니 무엇 때문이오?”
노승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찰나찰나마다 선정과 지혜에 머물러 죽을 때에도 혼란하지 않았거늘, 요즘 사람들은 찰나찰나마다 산란함에 있어 죽을 때에도 평정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문충공은 크게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 이야기로 보자면, 옛날 사람들은 찰나찰나마다 선정에 있어서 진실한 승려가 된 분들이 많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찰나찰나마다 산란함에 있어 진실한 승려가 되는 분들이 적습니다. 게다가 명리名利와 물욕으로 이 마음을 해치느라 이치대로 마음을 닦는 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태고太古213)의 도가 소요逍遙214)와 진묵震默215)에 이르고는 더 이상 전함이 없다는 것이 바로 이를 말합니다.
김 승지에게 올리는 글(上金承旨書)
빈도貧道는 풀옷을 입고 지내는 야객野客이며 목초를 먹는 산인山人으로서 구부러진 침과 비슷하고 썩은 지푸라기와 똑같습니다. 당세에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고 종신토록 입을 다물고 있기 좋아하고, 홀로 깊은 산 궁벽한 골짜기에 머물러 다만 참선과 염불, 경전 보기와 진언 외우기만을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간혹 공경 대인公卿大人들께서 가까운 절에서 부르더라도 매번 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근세 이래로 총림이 적막하여 선禪을 배우지 못하고 이치를 보아도 미진하여 애써 과감히 행하매 의기意氣에 부린 바 되어 명리名利와 물욕으로 자기 이익만 꾀하는 화를 양성하고, 그렇게 해서 사특한 구덩이로 스스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표연히 홀로 떠나 경산京山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이제 상공相公께 편지를 드리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러한 까닭이 있어서입니다. 상공께서 인연을 따라 우리 조선에 태어나시매 도道로는 나면서부터 아는 지혜에 부합하고, 덕으로는 하늘이 허락한 성현입니다. 온아溫雅하심을 일찍부터 들었고, 규장珪璋216)은 일찍 드러났습니다. 예악의 정원에 노닐고, 인의의 지역에 치달려 제자백가를 다 배우고, 구류九流의 문장을 통괄하였습니다.

010_0729_a_01L皆談笑脫去何道致之耶曰定慧力耳
010_0729_a_02L又問今則寂寥無有何哉老僧笑曰
010_0729_a_03L之人念念在定慧臨終不亂今之人
010_0729_a_04L念在散亂臨終不定文忠大驚不覺
010_0729_a_05L屈膝由是而觀之古之人念念在定
010_0729_a_06L作眞僧者多今之人念念在散作眞
010_0729_a_07L僧者少又以名利物欲賊害此心
010_0729_a_08L一人循理修心者太古之道至於逍遙
010_0729_a_09L震默無傳正謂此也

010_0729_a_10L

010_0729_a_11L上金承旨書

010_0729_a_12L
貧道草衣野客木食山人尤類曲針
010_0729_a_13L誠同腐芥當世不欲聞知終身好爲緘
010_0729_a_14L獨棲深山窮谷但以叅禪念佛看經
010_0729_a_15L持呪惟也是心或有公卿大人招以
010_0729_a_16L近寺每不應命惟恐挽近以來叢林
010_0729_a_17L寂寞學禪不能見理未盡勉强果行
010_0729_a_18L爲意氣所使以名利物欲釀成利己之
010_0729_a_19L隨轉自入邪外之坑飄飄然獨去
010_0729_a_20L不入京山爲若此也今致書于相公
010_0729_a_21L無他故有所以然者相公之隨緣
010_0729_a_22L誕吾鮮也道契生知德光天縱溫雅
010_0729_a_23L夙聞珪璋早著遨遊禮樂之園馳騁
010_0729_a_24L仁儀之域學窮百氏文統九流明堂

010_0729_b_01L명당明堂과 곡대曲臺217)의 법, 좌구명左丘明·자하子夏·한유韓愈·맹교孟郊218)의 책, 엄중淹中과 직하稷下219)의 학문, 황제黃帝·노자老子·장자莊子·묵자墨子의 책, 삼청 삼통三淸三洞220)의 글, 구부 구선九府九仙221)의 책 상자, 진인이 되는 은밀한 비결, 영보 도명靈寶度命222) 의식,223) 용궁 바다에 감춰 둔 보물,224) 영취산靈鷲山 화수華水의 문건들을 모두 머릿속에 담으셨습니다. 그리고 눈앞의 일들을 헤아려 이치를 탐구함에 투철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러한즉 문원文苑의 한림翰林225)으로 해동에서 홀로 으뜸으로 도는 세상 규범이 되고, 덕은 당대 영웅들을 압도합니다. 진인眞人의 상서로움에 응하며 황상黃裳226)의 길함을 품부받았습니다. 정을 따름(緣情)을 잘하고 사물을 본받는 데 더욱 정교하여 타인의 기량을 아는 것이 산도山濤227)보다 훨씬 뛰어나고, 선비를 대하는 마음이 조무趙武228)에 비견됩니다. 풍채가 산뜻하고 학식이 넓어 영사靈蛇의 구슬을 쥐고, 형산荊山의 옥玉을 찼습니다.229) 게다가 오래도록 중관中觀230) 과 십이인연231)을 익히고, 어려서 『기신론起信論』과 『백론百論』232)을 공부하여233) 그 학식과 저술이 마명馬鳴과 용수龍樹234)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습니다. 승려가 된 이로서 어찌 한번 나아가 뵙고 싶지 않겠습니까. 빈도貧道가 상공과 소원한 것은 앞선 인연이 뒤섞여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난 4월에 빈도는 서너 명 학반學伴(학우)들과 『화엄론華嚴論』235)을 인출印出하기 위하여 가야산에 들어갔는데, 가야산의 이판理判·사판事判 석덕碩德들이 모두 하나 더 인출해서 상공께 드리고 싶다고 하였으나, 재력이 부족해서 상공의 바람에 부합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들 모두 상공과 소원해지지 않기를 바라나 물욕物欲에 이끌린 바 되어 지난 은혜와 대의大義를 잊어버림이 이와 같습니다. 빈도는 비록 상공과 이전에 썩 친했던 인연은 없지만 상공께서 묘법을 존중함에 감탄하고 복된 가문을 공경하여 한번 뵈어 담화하고 높은 안식과 훌륭한 솜씨를 빌려 『화엄론』의 제목을 쓰기를 원하여, 은혜로이 허락하시기를 특별히 바라옵고 청하는 바를 가벼이 나열합니다.
옛날 융주隆州 파서 현령巴西縣令 호원궤狐元軌가 사경한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글 잘 쓰는 주관州官이 혼잡스럽게 식사하며 급하게 하느라

010_0729_b_01L曲臺之典左夏韓孟之書淹中稷下之
010_0729_b_02L黃老莊墨之篇三淸三洞之文
010_0729_b_03L府九仙之籙登眞隱訣之秘靈寶度命
010_0729_b_04L之儀龍宮海藏之寶就山華水之卷
010_0729_b_05L呑盡腦中現量目前莫不窮理透徹
010_0729_b_06L然則文苑翰林獨甲海東道爲世範
010_0729_b_07L德盖時英應眞人之祥禀黃裳之吉
010_0729_b_08L旣善緣情尤工體物知人之器遠邁
010_0729_b_09L山濤接士之心還方趙武風恣 [20] 爽明
010_0729_b_10L識度含弘乃握靈蛇之珠爰佩荊山之
010_0729_b_11L加以舊習中觀十二少蘊起信百論
010_0729_b_12L其聞持著述雖馬鳴龍樹無過於此
010_0729_b_13L爲釋子者豈不欲一晋拜謁貧道之疏
010_0729_b_14L於相公者無乃前緣駮雜之所致歟
010_0729_b_15L四月貧道與數三學伴乃爲印出華嚴
010_0729_b_16L入于伽倻伽倻事理判諸碩德僉欲
010_0729_b_17L加印一件呈之于相公以財不足
010_0729_b_18L副相公之所願此皆願不疏相公其爲
010_0729_b_19L物欲之所惹忘宿恩大義之爲若斯也
010_0729_b_20L貧道雖不與相公有前日親親之緣
010_0729_b_21L相公之尊重妙法欽敬福門一爲拜話
010_0729_b_22L借高眼善手欲書華嚴論題目特希恩
010_0729_b_23L輕陳所請昔隆州巴西縣令狐元軌
010_0729_b_24L所寫金剛般若能書州官雜食行急

010_0729_c_01L정결히 하지 못하고 곧바로 제목을 썼더니, 그 경전이 불 속에 들어갔을 때 경전은 불에 타지 않고 제목 글자만 그을렸다고 합니다.236) 하물며 이 논서는 위후位後 대성인이 지은 것으로, 상공께서는 정교한 사고가 신神에 통하고, 지극한 바람이 서로 부합하며, 현묘함을 해석함이 세상에 으뜸임에랴. 불법의 빛이 드러남을 적합한 사람에게 맡김이니, 엎드려 바라건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보림 대사寶林大師 보살계 첩牒(寶林大師菩薩戒牒)
무릇 보살계菩薩戒란 온갖 선善을 세우는 기반이요 온갖 행실을 닦는 영역이다. 그래서 십계十界237)가 덕을 흠모하고 팔부八部238)가 귀의한다. 마군이 진열하매 십군十軍도 한마디 말에 부서지고, 범왕梵王이 와서 삼륜三輪239)으로 온갖 의혹을 꺾어 버린다. 마음을 가다듬으매(攝心) 망념을 평정하고, 많이 들으매 실제 지혜가 생겨난다. 묘법妙法의 창고가 되어 보시함이 새와 곤충에게도 미치고, 출세出世의 재물을 만들어 내어 은혜가 용과 귀신에게까지 미치노라. 이를 듣는 이들이 깨달음의 길에 멀리 올라 명언名言 바깥에서 자취를 감추고, 행하는 이들이 지혜의 문을 넓혀 색상色相의 단서를 이치로 끊어 버리노라.
이제 보살계를 받는 제자 보림寶林은 통적通籍240)으로는 한양 동쪽의 양주楊州요, 지역(分土)으로는 호남의 완부完府(전주)로다. 모친은 김해가 본관이고, 부친 성함은 진현鎭玄이다. 눈물을 흘리며 산을 오르매 적량공狄梁公241)이 북쪽으로 바라보았던 구름에 절하지 못하고, 그림자도 막혀 모친을 모시매 대애도大愛道242)가 서쪽으로 나간 길을 매번 목 빼어 바라보았다. 이에 출발하여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마음으로 사랑을 끊고, 속세를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켜 천마산天摩山 견성암見性庵에 들어가 취잠就岑 선사에게 머리털 자르고 의발을 얻어 낙양성洛陽城 한경부漢京府를 떠나 보단寶壇에 올라 송암松岩 선지식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동쪽으로 유람하여 선정을 하매 진허 인일震虛仁一의 탑상榻床에서 심등心燈을 전해 받았다. 남쪽으로 공부하여 강경講經에 참여하매 응운 인전應雲仁全의 문하에서 의수意樹243)를 윤택하게 하였다. 용암龍岩244) 화상이

010_0729_c_01L不獲潔淨直爾立題題目入于火中而
010_0729_c_02L不從火化題字焦黑況此論位後大聖
010_0729_c_03L所著相公巧思通神至願㝠符解玄
010_0729_c_04L盖世乎佛法光顯寔寄其人伏惟垂
010_0729_c_05L察焉

010_0729_c_06L

010_0729_c_07L寶林大師菩薩戒牒

010_0729_c_08L
夫菩薩戒者建萬善之基修百行之域
010_0729_c_09L十界欽德八部歸心魔天列陳十軍
010_0729_c_10L碎於一言梵王來儀三輪摧其萬惑
010_0729_c_11L妄念能定多聞實智乃生爲妙法
010_0729_c_12L施冾鳥虫作出世財恩沾龍鬼
010_0729_c_13L之者覺路遙登迹晦名言之表行之
010_0729_c_14L慧門廣闢理絕色相之端今受菩
010_0729_c_15L薩戒弟子寶林通籍則地是漢東之楊
010_0729_c_16L分土則李係湖南之完府母氏金海
010_0729_c_17L父名鎭玄泣淚陟屹不得拜狄梁公北
010_0729_c_18L望之雲阻影侍萱每延頸大愛道西出
010_0729_c_19L之路乃以發足超方之意爰起割愛辭
010_0729_c_20L俗之心入天摩山見性庵剃綠髮而得
010_0729_c_21L衣鉢於就岑禪師辭洛陽城漢京府
010_0729_c_22L寶壇而受具戒於松岩知識東遊則受
010_0729_c_23L傳心燈於震虛仁一之榻南學則
010_0729_c_24L叅講潤意樹於應雲仁全之門龍岩和

010_0730_a_01L화산花山에서 큰 계戒를 여니, 사해四海의 석종釋種(승려)들이 법의 파도에 같이 젖었고, 제월霽月 선사가 불명산佛明山에서 사리闍黎245)를 지을 때 오악五岳의 인재들이 같이 지혜의 햇빛을 나투었다. 굴窟에 상왕象王이 나타나 천천히 코끼리 걸음을 걷고, 사자가 자리에 올라 사자 소리를 높이 드날리도다. 작로鵲爐246)에 연기 날리던 밤에 서쪽 땅에서 빛을 발산하고, 고래 절구공이(鯨杵)로 우렛소리 울리던 때에 동쪽 하늘에서 길조 나타났도다.247) 이로부터 세 성인의 승경勝境이 또 삼변정토三變淨土248)를 만들고, 팔구八區249)의 작은 나라가 도리어 팔인 팔지八忍八智250)의 문이 되었도다. 성인의 자비가 미치매 업은 선善이 이르지 않음이 없고, 오묘한 교화가 펼쳐지매 인연은 악을 잘라내지 않음이 없도다. 이러한 인연과 선근 공덕善根功德으로 돌이켜 법계法界의 옴지락거리는 함령含靈(중생)들에게 보시하도다.
엎드려 바라건대, 주상 전하께서는 군유群有(중생)를 도탄에서 구하시고, 삼장三藏의 비밀스런 경전을 여시옵소서. 부모 두 분께서는 법망法網의 강기綱紀를 열어 육도六度의 바른 가르침을 넓히소서. 사은 삼유四恩三有의 일체 중생들은 사특한 마음을 팔고八苦251)에서 씻겨 내고, 구류 칠략九流七畧의 온갖 착한 사람들은 정견正見을 십공十空에서 받으소서.
송頌은 다음과 같다.

衆生受佛戒    중생이 부처 계율을 받으매
即入諸佛位    즉시 부처 지위로 들어가네
位同大覺已    계위가 대각과 같으니
眞是諸佛子    진정 부처의 제자로다

금강산 마하연摩訶衍252) 중창 상량문金剛山摩訶衍重創上樑文
무릇 초연한 산 금강이라 어느 것도 하자가 없고, 아득한 암자 마하연이라 만인이 우러러보노라. 지세는 절승하고, 사람은 선나禪那253)를 지키도다. 문은 가파른 봉우리에 기대고, 처마는 푸른 시내에 가깝도다. 눕는 자리가 탑상과 비슷하여 오래도록 숲 아래 가로놓여 있고, 나는 듯한 샘물은 비처럼 매번 창 앞을 씻겨 주도다. 이름 내걸어 지역 내에 비할 바 없으니, 오른쪽의 내원內院과 뒤쪽의 백학봉白鶴峰과 앞쪽의 칠불七佛254)이 있지만 홀로 이것이 셋을 압도하며 천하제일이라 칭하니,

010_0730_a_01L闡大戒於花山四海釋種同沾法
010_0730_a_02L霽月禪師作闍黎於佛明五岳英
010_0730_a_03L共輝慧日窟現象王緩擧象王之
010_0730_a_04L座昇獅子高揚獅子之音鵲爐飛
010_0730_a_05L靄之夜西地放光鯨杵騰雷之時
010_0730_a_06L天現瑞自是三聖勝境又作三變淨土
010_0730_a_07L八區小邦還爲八忍智門聖慈攸及
010_0730_a_08L業無善而不臻妙化所宣緣無惡而不
010_0730_a_09L以此因緣善根功德回施法界蠢
010_0730_a_10L動含靈伏願主上三殿下拯群有之塗
010_0730_a_11L啓三藏之秘經父母兩位尊開法
010_0730_a_12L網之綱紀弘六度之正敎四恩三有一
010_0730_a_13L切衆生滌邪心於八苦九流七畧萬善
010_0730_a_14L諸人納正見於十空頌曰衆生受佛
010_0730_a_15L即入諸佛位位同大覺已眞是諸
010_0730_a_16L佛子

010_0730_a_17L

010_0730_a_18L金剛山摩訶衍重創上樑文

010_0730_a_19L
述夫超然矣山是金剛無一物之疵
010_0730_a_20L邈焉乎庵則摩訶有萬人之仰地居形
010_0730_a_21L人守禪那門枕危峰簷臨碧澗
010_0730_a_22L席似床久橫林下飛泉若雨每洒囱
010_0730_a_23L揭名域內無雙右內院後白鶴前七
010_0730_a_24L獨斯也壓三標號天下第一南智

010_0730_b_01L남쪽 지리산과 북쪽 묘향산과 서쪽 구월산이 이와 더불어 넷이 되도다. 이 때문에 여기 거하는 이들은 보시를 새와 벌레에게까지 하고, 여기 노니는 이들은 은혜가 대와 갈대에 적시도다. 소리들과 색깔들이 반야般若의 오묘한 이야기 아님이 없고, 물들과 산들이 전부 법기法起255)의 큰 활용이로다. 의상義湘이 처음 창건하여 상락常樂의 높은 봉峰에 올랐고, 율봉栗峰이 뒤에 교화하여 애하愛河의 깊은 못을 벗어났도다. 중향봉衆香峰이 에둘러 염부閻浮의 중심에 치솟고, 지각至覺에 기대니 현자들의 천성天性을 펼치도다. 사람은 그로써 덕을 윤택하게 하고, 산은 그로써 빛을 더하도다. 공을 잊지 않음이 없고, 번뇌를 버리지 않음이 없도다. 공을 잊고 번뇌를 버리니 있다고 말할 수 없고, 이치에 비추어 도를 궁구하니 어찌 없다고 말하랴. 지혜의 문이 널리 열려 색상色相의 단서를 이치로 끊고, 참선의 길에 멀리 올라 명언名言의 바깥에 자취를 감추도다.256) 그리하여 색이 아니로되 색이 되니 색에 능하여 색이고, 마음 없음이 마음이니 마음에 능하여 마음이라.257) 빛을 발함이 지극히 깊숙하니 어둔 거리에 부처의 빛을 내걸고, 큰 계획을 환히 천명하니 욕망의 물결에 참선의 파도 넘실대누나.258) 예전에는 이와 같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네. 현명한 이 없어 잡목만 우거지고, 감우紺宇(사찰)는 스러지고 금전金田은 황량하니, 군자들이 애석해하고 승려들이 부끄러워하네. 발우 속의 용이 떠나고, 석장 앞 호랑이 달아났네.259) 원상국元相國이 없으니 옛 향산사香山寺를 누가 창건하며, 김원량金元良이 오지 않으니 새 곡림사鵠林寺를 누가 열 것인가?260)
아아, 원효元曉와 의상義湘과 표훈表訓은 우리 동방에서 무상無上의 법왕法王(佛)을 전심傳心한 분들이며, 청허淸虛와 호암虎岩과 청봉靑峰261)은 저 서방정토에서 유래한 선의 맥을 이은 적통이로다. 우리들 후인들은 재조지은再造之恩262)을 입어 앞선 현인들을 받들어 중흥하도록 하사하심을 받았도다.
이에 단계檀溪의 숙원宿願을 막을까 걱정이요, 내원㮈園의 전공前功263)을 손상하지 않으려고264) 이에 지율진문持律眞門에서 특출한 인룡人龍(인재)을 택하고, 소현정서昭玄精署265)에서 뛰어난 승상僧象(승려)을 뽑았도다.266) 사방에서 재물을 모으니 돕는 이들은 모두 땅에서 개미 됨을 면할 것이요,

010_0730_b_01L異北香山西九月并此而爲四是以居
010_0730_b_02L斯者施冾虫鳥遊此人恩沾竹葦
010_0730_b_03L聲色色無非般若妙談水水山山
010_0730_b_04L是法起大用義湘始創登常樂之高峀
010_0730_b_05L栗峰終化出愛河之深潭衆香圍也
010_0730_b_06L峙閻浮之地心至覺據焉布英賢之天
010_0730_b_07L人以之而潤德山以之而增輝
010_0730_b_08L無不忘累無不遣忘功遣累不可謂
010_0730_b_09L之有照理窮道是豈言其無慧門廣
010_0730_b_10L理絕色相之端禪路遙登迹晦名
010_0730_b_11L言之表故非色爲色而能色斯色無心
010_0730_b_12L即心而能心斯心發輝至賾懸梵景於
010_0730_b_13L昏衢光闡大猷泛禪波於欲浪在昔
010_0730_b_14L若斯渠今不是人無賢哲地有荊榛
010_0730_b_15L紺宇頹破金田荒蕪士君子惜之
010_0730_b_16L弟子耻之鉢裡龍去也錫前虎逃也
010_0730_b_17L元相國無之香山舊寺孰創金元良不
010_0730_b_18L鵠林新刹誰開嗚乎元曉1) [2] 湘表
010_0730_b_19L吾東方無上法王之傳心淸虛虎岩
010_0730_b_20L靑峰彼西土有自禪脉之嫡派吾儕後
010_0730_b_21L蒙再造之恩遵奉前賢荷中興之
010_0730_b_22L乃恐沮檀溪宿願不暇 [21] 傷㮈園前功
010_0730_b_23L於是乎擇人龍於持律眞門擧僧象於
010_0730_b_24L昭玄精署鳩財四方助揚者皆免螻

010_0730_c_01L일시에 울력을 하니 동참하는 이들은 함께 원거鶢鶋267)의 인연을 맺으리라. 날짜를 헤아려서 다투어 오묘한 기술을 드러내고, 별을 점쳐 넓은 규모를 펼치는도다.268) 수倕의 재목과 요獿의 석회는 서리로 향을 버무려 바르고 눈처럼 하얀 사다리를 가파르게 설치하였도다.269) 옥찰玉刹과 금령金鈴은 봉래섬 바다의 달을 걸었고, 솔 사이로 바람을 부딪치도다.270) 바위산 기슭을 깎아 담장을 돋우고, 시냇물 굽어보며 창문이 넓도다. 거친 섬돌은 금테를 두른 계단으로 바꾸고, 낮은 곁채는 무늬 새긴 회랑回廊으로 변화시켰다.271) 화려한 우물 덮개엔 꽃들이 줄지어 새겨져 있고, 조각한 대들보엔 나무들이 서로 꽉 끼어 있네.272)
비록 바닷가에 있으나 홀로 천하에 빼어나네. 아홉 길273) 건물이 완성되고 사람들은 세 번 옮기지 않네. 명칭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하매 어찌 삼교三敎의 사람들이 돌아올 뿐이겠는가. 장소로 인해 마음을 부치니 또한 구산선문九山禪門274)이 들어오는 바로다. 공경히 짧은 노래를 지어 대들보 공사를 돕노라.

阿郞偉拋樑東   어영차,275) 들보 동쪽으로 던져라276)
一抹衆香聳碧空  일말의 여러 향이 푸른 하늘로 솟으니
紅日扶桑千萬里  붉은 해가 동쪽에서 천만리 떠올라
祥光照耀九天中  상서로운 빛을 구천에서 비추는도다


萬瀑入潭影倒涵  만폭동이 연못에 들어와 거꾸로 잠기니
怪雨盲風侵不得  괴이한 비와 바람이 침범하지 못하고
六龍捧日繞花龕  여섯 용이 해를 받들고 감실을 두르네


三角瑞峰落照低  삼각산 봉우리에 낙조가 낮게 비추니
上祝吾王朝又暮  위로 우리 임금님, 아침저녁으로 축원하여
而家而國與天齊  집과 나라가 천하와 함께 다스려지네


七寶臺雲環紫極  칠보대 구름이 임금의 어좌를 두르고
億刼前功更此明  억겁 이전의 공이 또 이렇게 밝으니
深深佛德惟難測  깊고 깊은 부처님 덕 헤아릴 수 없어라


上有高天靑一張  위로 높은 하늘 푸르게 펼쳐져 있고
色色聲聲共一家  형형색색 소리들이 한 집을 이루니
波輪法起人多向  파륜암과 법기암277)을 많이들 향하누나

아래
萬疊煙霞鎻覆瓦  만첩의 안개와 연기에 기와들이 잠겨 있고
岩洞共淸佛地前  바위 계곡 온통 맑아 불지 이전 단계로니
窮精彩雘今蘭若  정묘하고 고운 것이 현재의 사찰이로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대들보 올린 후에 급고독원의 정사(給園精舍)278)가 모두 구역 안으로 들어오고, 패엽貝葉의 영험한 글들이 모두 서고(册府)로 돌아오소서. 삼구三句를 뛰어넘으매(超出) 사자의 튀어 오름(返擲)을 다하고,279) 일승一乘을 연구하매 무소뿔의 생생한 무늬를 다하소서.
영천암靈泉庵 영각影閣280) 기문(靈泉庵影閣記)

010_0730_c_01L蟻在地運力一時同叅人咸入鶢鶋
010_0730_c_02L結緣揆日也而爭呈妙技占星也而廣
010_0730_c_03L拓宏䂓倕才 [22] 與獿堊霜塗黏香雪梯架
010_0730_c_04L玉刹與金鈴蓬溟掛月松間激風
010_0730_c_05L斲岩麓培垣壓溪流敞戶荒階易以釦
010_0730_c_06L卑廡變以彫廊綺井華攅以𩉾 [23]
010_0730_c_07L繡栭枝擁以杈枅 [24] 雖居海邊獨秀天下
010_0730_c_08L功成九仞人不三遷顧名思儀 [25] 豈徒
010_0730_c_09L三敎人攸歸仍境寓懷抑亦九門禪所
010_0730_c_10L恭疏短頌庸助脩樑阿郞偉拋樑
010_0730_c_11L一抹衆香聳碧空紅日扶桑千萬里
010_0730_c_12L祥光照耀九天中萬瀑入潭影倒涵
010_0730_c_13L怪雨盲風侵不得六龍捧日繞花龕西
010_0730_c_14L三角瑞峰落照低上祝吾王朝又暮
010_0730_c_15L家而國與天齊七寶臺雲環紫極
010_0730_c_16L刼前功更此明深深佛德惟難測
010_0730_c_17L有高天靑一張色色聲聲共一家波輪
010_0730_c_18L法起人多向萬疊煙霞鎻覆瓦
010_0730_c_19L洞共淸佛地前窮精彩雘今蘭若伏願
010_0730_c_20L上樑之後給園精舍并入堤封貝葉
010_0730_c_21L靈文咸歸册府超出三句盡獅子之
010_0730_c_22L返擲硏究一乘窮犀角之生紋

010_0730_c_23L

010_0730_c_24L靈泉庵影閣記

010_0730_c_25L「儀」疑「義」{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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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는 진영眞影이 아니면 정성을 바칠 데가 없고, 진영은 누각이 아니면 소목昭穆281)을 나열할 데가 없으며, 누각은 사람이 아니면 건립할 수가 없다. 이런 까닭에 셋은 함께하기 어려우매 육상六相282)이 서로 어긋나니, 참된 승려와 참된 존영과 참된 사람을 누가 능히 알리오. 고금 이래로 유교나 불교나 간에 충효와 덕행의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가옥을 담장과 지붕을 수리하고 봄가을에 제사를 지내니, 그것은 이 때문이로다.
기허 선사騎虛禪師283)는 선조 때의 참된 승려로서 나라를 위해 살신하여 충성을 다하였고, 무경 선사無竟禪師284)는 숙종 때의 참된 승려로서 타인을 교화하고 사물을 궁구하며 덕을 세웠으니, 이 두 법사의 진영으로 사당을 세워서 향화香火(제사)를 받드니, 누가 옳지 않다고 하겠는가. 조용한 사당은 국가에서 은덕 갚음의 은혜가 막대하되 우리 승려들은 참여함이 없고, 석불石佛의 교화는 송광사松廣寺에서 탑을 세운 행위가 미칠 수 없되 진영을 봉안할 곳이 없으니, 참된 사람이 없어서 그러한 것인가.
도광道光285) 15년 을미(1835) 여름 5월에 낙봉 선사樂峰禪師가 힘을 다해 영천암 남서쪽에 누각을 세우고서 봄가을에 제사를 드리고, 두 법사의 진영을 봉안하고, 또 그 문하 제자의 진영을 안치하여 소목의 위치를 나열하고자 한다. 참된 승려와 참된 진영은 150년 전에 나왔고, 진영을 봉안하는 참된 사람은 150년 후에 났도다. 오호, 옛적에 말한 바 일은 속히 이루어지지 않고 사람은 억지로 나아가게 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이런 것이로다.
지금 이후로는 어떤 덕이라도 펼쳐지지 않음이 없고, 어떤 선이라도 일컬어지지 않음이 없으리니, 훗날 이 일을 말하는 자들은 이 글을 가지고 계옹雞雍이 황제가 되고, 올빼미 눈이 쓰임이 있음을 생각하리라.
향로암 중수기香爐庵重修記
호남의 뛰어난 산수 중에 승평昇平(순천)이 으뜸이다. 승평에 있는 10여 사찰 가운데

010_0731_a_01L
僧非影不可以獻誠悃影非閣不可
010_0731_a_02L以列昭穆閣非人不可以能建立
010_0731_a_03L故三者相離 [26] 六相相乖眞僧眞影眞人
010_0731_a_04L其孰能知之古今以來儒釋間有忠孝
010_0731_a_05L德行之人必葺墻屋春秋享祀其以
010_0731_a_06L是哉騎虛禪師以宣廟朝眞僧爲國
010_0731_a_07L殺身盡忠無竟禪師以肅宗時眞僧
010_0731_a_08L化人格物立德此兩法師眞影立祠
010_0731_a_09L奉香火其誰曰不可從容之祠國家
010_0731_a_10L之報德恩莫大矣吾僧無預石佛之
010_0731_a_11L松廣之樹塔行莫及矣影無奉安
010_0731_a_12L之處其無眞人而然耶道光十五年乙
010_0731_a_13L未夏五月樂峰禪師宣力建閣于靈泉
010_0731_a_14L之坤乃欲春秋享祀奉安兩法師眞影
010_0731_a_15L又安其門弟子眞影列昭穆之位眞僧
010_0731_a_16L眞影出乎一百五十年之前奉影之眞
010_0731_a_17L生乎一百五十年之後嗚乎古所
010_0731_a_18L謂事不可速成人不可强就者此也
010_0731_a_19L以後無一德不暢無一善不擧後之
010_0731_a_20L言此事者以此文應以爲雞壅壅 [27] 之爲帝
010_0731_a_21L鴟目之有用

010_0731_a_22L

010_0731_a_23L香爐庵重修記

010_0731_a_24L
湖南山水之勝昇平首焉昇平十餘寺

010_0731_b_01L관람하고 유람하기 좋은 것 중에 선암사가 으뜸이다. 선암사의 20여 방장方丈286) 중에 걸출하고 가장 영묘한 것은 향로암이로다.
향로암은 선지암船之岩 만 길 아래에 있다. 동쪽으로 푸른 바다 천만여 리를 대하고, 서쪽으로 수선사修禪寺287) 18영령의 땅을 마주하였다. 가파른 바위와 돌길에 생쥐들이 달리고, 여기저기 핀 꽃과 나무에 새(木客)들이 날아든다. 여기에 거하는 이는 세상 사람을 보지 않고서 참선할 수 있고, 여기 들어오는 이는 홍진을 밟지 않고 염불할 수 있다. 참선을 하지 않고 염불을 하지 않으면 이 암자에 머물지 않는 것이 옳다. 참선을 하고 염불을 하고자 하면 이 암자를 두고 어디에 머물 것인가.
지난 병丙·정丁 두 해에 산승 재윤再允과 보일普一과 섭탄攝坦 세 사람이 이 암자에 머물다가 이 암자가 쇠퇴함을 안타까이 여겨 사방에서 일꾼을 모으고 손발이 트도록 재물을 모아 일을 꾸려서 암자가 완성되었다.
염불하는 사람과 참선하는 사람들이 편안히 머물게 되었다. 이 암자에 머무는 이들은 마음의 향으로 무화無火의 향로를 가열하여 자성自性의 아미타불에 예를 올리고 법성法性의 땅에 들어가면 구품 연대九品蓮臺288)가 멀리 있지 않고 여기에 있게 되리니, 호남의 뛰어난 산수와 승평에 있는 10여 사찰 가운데 관람하고 유람하기 좋은 것이 어찌 여기에 끼겠는가. 옛날 향로로 이름난 것이 여기에 있는 것인가. 나는 이 뜻을 알지 못하니 누가 나와 함께 후인을 기다릴 텐가.
몽유시에 대한 화답시와 서문(和夢遊詩序)
내가 향산香山289)의 시를 읽는 것은 무슨 마음인가.
상서尙書 백낙천白樂天290)은 불교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 망령됨을 자세히 파악하고 잘못을 두루 알아서 하남河南 원집허元集虛와 범양范陽 장윤중張允中과 남양南陽 장심지張深之와 동림東林·서림西林의 장로長老 주湊·낭朗·지만智滿·회晦·견堅 등 무릇 22인과 더불어 광려匡廬(廬山)에서 결사結社하였다.291) 원미지元微之292)는 강릉江陵에 있어서

010_0731_b_01L觀遊之勝仙岩首焉仙岩二十餘方丈
010_0731_b_02L傑出最靈者其惟香爐庵庵在船之岩
010_0731_b_03L萬丈下東對滄溟千萬餘里西接修禪
010_0731_b_04L十八靈地巉嵓磴路走者鼷鼯叅差
010_0731_b_05L花樹飛者木客居斯者不見世人
010_0731_b_06L以叅禪入此者不踏紅塵可以念佛
010_0731_b_07L其不也叅禪其不也念佛其不住此庵
010_0731_b_08L可也若是也叅禪若是也念佛捨此
010_0731_b_09L庵奚居去丙丁兩年間山之僧再允普
010_0731_b_10L一攝坦三人居此庵而慨此庵之傾頹
010_0731_b_11L鳩工四方財由皸瘃經始營也庵又
010_0731_b_12L念佛人叅禪人可安其居居此庵
010_0731_b_13L可以心香熱無火之爐禮自性彌
010_0731_b_14L入法性土則九品蓮臺不遠在玆
010_0731_b_15L湖南山水之勝昇平十餘寺觀遊之勝
010_0731_b_16L何預於此也古以香爐名者其在此耶
010_0731_b_17L余不知此儀其誰與我以待後人

010_0731_b_18L

010_0731_b_19L和夢遊詩序

010_0731_b_20L
余讀香山詩何心白尙書樂天盖好
010_0731_b_21L佛者也曲盡其妄周知其非與河南
010_0731_b_22L元集虛范陽張允中南陽張深之
010_0731_b_23L西二林長老湊朗如 [28] 滿晦堅等凡二十有
010_0731_b_24L二人結社匡廬而元微之在江陵

010_0731_c_01L〈몽유춘夢遊春〉 시詩 70운韻을 부쳤다. 백낙천은 이에 100운으로 화답하였고, 서문에 말하길, “이것을 안타까워하면 마땅히 그것을 알겠지. 그것을 돌이켜 망령됨을 알면 마땅히 참됨에 돌아가리.”라 했다.
몽유夢遊 중에 의혹이 심한 것은 어려서부터 늙을 때까지 만들고 행한 것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과거에 속하는가? 과거는 있지 않으니 이것은 꿈이다. 현재에 속하는가? 현재는 있지 않으니 사라져 가는 것의 그림자(落謝緣影)가 모두 거북 털이요 토끼의 뿔이니 꿈이다. 미래에 속하는가?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꿈이다. 삼세를 모두 얻을 수 없으니 어찌 몽유夢遊라 하지 않겠는가. 삼세의 제불諸佛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꿈이요, 원미지의 〈몽유춘〉도 꿈이요, 백 상서가 불교를 좋아하는 것도 꿈이요, 인전仁全이 『향산집香山集』을 읽는 것도 꿈이다. 하물며 40년의 일이겠는가.
원미지가 70운을 백거이에게 부치고, 백거이가 30운을 더하여 화답하였으니, 나는 10운을 더하여 화답하노라.

暗看人間事    가만히 인간 일 보노라니
羊腸是九曲    구절양장九折羊腸처럼 굴곡 많도다
三毒及八邪    삼독과 팔사293)에다
四蛇兼五欲    사대와 오욕294) 있으니
誰登圓覺山    누가 원각295)의 산을 오르랴
皆入愚公谷    모두 우공296)의 골로 들어가네
百事分已定    온갖 일의 분수 정해졌는데
其何不知足    어이하여 족함을 모르나
無始輪廻業    시초를 알 수 없는 윤회의 업으로
黃草復生蓐    누런 풀은 다시 자욱이 피네
生來出世間    태어나 세간 벗어남을
何人放敎熟    누가 익숙하게 만들고
如何逢眞人    어떻게 진인을 만나
共登涅槃屋    함께 열반의 집에 오를까
佛去三千年    부처 열반 후 3천 년
暮影踏寒躅    저문 때 찬 걸음 걷네
外魔盡得便    외부 마귀가 온통 편리함 얻으니
難作龜藏六    거북처럼 몸 감추기 어려워라
今看四果中    이제 사과297)를 보니
敎理如朝旭    교리가 아침 햇살 같아라
嗚乎火宅裡    오호라, 불난 집에서
不知三車逐    세 수레로 피할 줄 몰랐네298)
今日華嚴場    오늘 화엄의 마당에서
聞法洗塵腹    법을 들어 먼지를 씻고
幸得四難遇    다행히 사난299)을 만나
念念可收束    찰나마다 수렴 단속했네
養來瓶裡雀    병 속의 참새300)를 기르려면
誰不穿此殼    누군들 이 껍질을 뚫지 않으랴
可憐地獄人    가련하다, 지옥의 인간들
刼刼愁顰蹙    영겁 세월에 근심으로 찡그리네
余讀地藏經    나는 『지장경』301)을 읽노라니
立心如綠竹    마음이 푸른 대처럼 서서
尙不愧屋漏    방구석에서도 부끄럽지 않으니

010_0731_c_01L夢遊春詩七十韵寄之樂天和之以一
010_0731_c_02L百韻序云悔於此則宜悟於彼矣
010_0731_c_03L於彼而悟於妄則宜歸於眞也其所以
010_0731_c_04L夢遊中甚惑者自幼及耄所作所爲
010_0731_c_05L今其何在屬過去耶過去不在是夢
010_0731_c_06L屬現在耶現在不在落謝緣影皆爲
010_0731_c_07L龜毛兔角是夢屬未來耶未來不來
010_0731_c_08L是夢三世俱不可得其何不爲夢遊也
010_0731_c_09L三世諸佛出現於世亦是夢元微之夢
010_0731_c_10L遊春亦是夢白尙書好佛也亦是夢
010_0731_c_11L仁全讀香山集亦是夢況四十年事乎
010_0731_c_12L元微之以七十韵寄白居易白居易增
010_0731_c_13L三十韵和之余增十韵以和之

010_0731_c_14L
暗看人間事羊腸是九曲三毒及八邪

010_0731_c_15L四蛇兼五欲誰登圓覺山皆入愚公谷

010_0731_c_16L百事分已定其何不知足無始輪廻業

010_0731_c_17L黃草復生蓐生來出世間何人放敎熟

010_0731_c_18L如何逢眞人共登涅槃屋佛去三千年

010_0731_c_19L暮影踏寒躅外魔盡得便難作龜藏六

010_0731_c_20L今看四果中敎理如朝旭嗚乎火宅裡

010_0731_c_21L不知三車逐今日華嚴場聞法洗塵腹

010_0731_c_22L幸得四難遇念念可收束養來瓶裡雀

010_0731_c_23L誰不穿此縠 [29] )可憐地獄人刼刼愁顰蹙

010_0731_c_24L余讀地藏經立心如綠竹尙不愧屋漏

010_0732_a_01L豈嫌十目矚    열 개 눈이 본다 해도 어찌 꺼리랴
平生我遊處    평생에 내 노닐던 곳은
雲白又水綠    구름처럼 하얗고 물처럼 푸르러
是非看遊絲    시비를 아지랑이처럼 보고
榮華付散襆    영화는 헤진 두건으로 여기며
世事已無心    세상일 이미 마음 없으니
淸淸但溪掬    맑고 맑게 다만 냇물 떠 먹고
糞衣與綴鉢    더러운 옷과 땜질한 발우로
不念華文褥    화려한 이불 생각지 않고
每嫌虎出林    호랑이 나올까 늘 꺼리는데
那隨蝶燈撲    어찌 불나방을 따르랴
執取爾何事    너를 붙잡는 것은 무엇인가
貪愛仍相續    탐욕과 애욕이 계속 이어지네
不識得此身    이 몸을 알지 못하니
難於龜遇木    거북이 나무 만남보다 어려워302)
七十二往復    일흔두 번 왕복하니
輪轉何頻黷    윤회가 어찌 그리 빈번한가
蘧廬天地也    천지를 오두막으로 삼아
出沒幾生宿    출몰하여 몇 번이나 묵었나
其險也如此    험난함이 이와 같으니
人無眞元復    진원을 회복한 이 없어라
杌鬼繩上蛇    그루터기 귀신과 줄 위의 뱀은303)
都是桑林卜    모두 상림304)의 점이라
悟妄歸入眞    망령됨 깨닫고 진리로 돌아가니
誰不謂賢淑    누가 현숙하다 하지 않으랴
余自在家日    나는 집에 있던 날부터
不事俴暢轂    병거兵車를 일삼지 않고
芳年十四五    꽃다운 나이 열네댓 살 때에
口盡書香馥    입으로 책의 향기를 다했는데
含淚讀蓼莪    눈물 머금고 〈육아〉305) 읊으니
難見家事睦    집안의 화목 보기 어렵고
弟兄又不在    형제 또 남아 있지 않구나
知我無福祿    나의 복 없음을 알고는
漂泊八區時    사방팔방 떠돌아다닐 때
何嫌水兼陸    물이고 땅이고 뭘 꺼리랴
癸酉冬十月    계유년(1813) 겨울 10월에
海印從僧俶    해인사에서 비로소 승려 되어
遁世月千峰    세상 피해 달 뜬 봉우리들에 머물며
滌塵水百斛    먼지 씻느라 물이 백 곡이나 들었지
次年春正月    다음 해 봄 정월에
西明松燭煜    서명사에서 솔 등잔을 밝히고
拜佛每焚香    예불할 때마다 향을 사르며
誦經不飮麴    경전 외우고 술은 끊었네
三南何太荒    삼남은 황폐함이 어이 그리 심한지
向北冒炎酷    북녘 향해 폭염을 무릅썼네
乞村聞雞犬    마을에서 걸식하며 닭과 개 소리 듣고
渡江傍鴝鵒    강을 건너며 구관조와 함께했네
海西又關東    해서로 갔다가 관동으로 가며
二千里笻速    2천 리를 지팡이로 걸었네
平康白蓮庵    평강군306) 백련암에서
夜燎三冬燭    밤에 삼동의 촛불을 밝혔고
東入金剛山    동쪽으로 금강산에 들어가
寂寂世心秃    적적하게 세상 마음 없앴지
水勢渡蒼龍    푸른 용 같은 물을 건너고
岩形登白鵠    흰 고니 같은 바위에 올랐네
楡岾香爐殿    유점사 향로전에는
無煙可逢燠    따스한 연기조차 없었고
五臺太白頭    오대산과 태백산 꼭대기에서는
一笻萬里錄    지팡이 하나로 만 리 기록했네
偶過故園路    우연히 고향 길을 지나니
宅廢無姻族    집은 무너지고 친족은 없어
荒村歲已後    황폐한 마을에 세월 흐른 뒤
啾啾新鬼哭    구슬피 새 귀신들이 울고
花院隨舞蝶    화원에선 나비들이 춤추고
水田逢浴鵞    논에선 거위가 목욕하네
轉笻入曹溪    지팡이 돌려 조계산 들어가
東庵又看菊    동암에서 또 국화를 보며
雲榻忘世坐    구름 평상에 세상 잊고 앉으니
松風奏琴筑    솔바람이 악기를 연주하네
南登妙寂墟    남쪽으로 묘적암 터에 오르니
草間走蝙蝠    풀 사이로 살무사가 달아나고
此處無胡僧    이곳에 호승이 없으니

010_0732_a_01L豈嫌十目矚平生我遊處雲白又水綠

010_0732_a_02L是非看遊絲榮華付散襆世事已無心

010_0732_a_03L淸淸但溪掬糞衣與綴鉢不念華文褥

010_0732_a_04L每嫌虎出林那隨蝶燈樸 [30] 執取爾何事

010_0732_a_05L貪愛仍相續不識得此身難於龜遇木

010_0732_a_06L七十二往復輪轉何頻黷蘧廬天地也

010_0732_a_07L出沒幾生宿其險也如此人無眞元復

010_0732_a_08L杌鬼繩上蛇都是桑林卜悟妄歸入眞

010_0732_a_09L誰不謂賢淑余自在家日不事俴暢轂

010_0732_a_10L芳年十四五口盡書香馥含淚讀蓼莪

010_0732_a_11L難見家事睦弟兄又不在知我無福祿

010_0732_a_12L漂泊八區時何嫌水兼陸癸酉冬十月

010_0732_a_13L海印從僧俶遁世月千峰滌塵水百斛

010_0732_a_14L次年春正月西明松燭煜拜佛每焚香

010_0732_a_15L誦經不飮麴三南何太荒向北冒炎酷

010_0732_a_16L乞村聞雞犬渡江傍鴝鵒海西又關東

010_0732_a_17L二千里笻速平康白蓮庵夜燎三冬燭

010_0732_a_18L東入金剛山寂寂世心秃水勢渡蒼龍

010_0732_a_19L岩形登白鵠楡岾香爐殿無煙可逢燠

010_0732_a_20L五臺太白頭一笻萬里錄偶過故園路

010_0732_a_21L宅廢無姻族荒村歲已後啾啾新鬼哭

010_0732_a_22L花院隨舞蝶水田逢浴▼(牧/鳥) 轉笻入曹溪

010_0732_a_23L東庵又看菊雲榻忘世坐松風奏琴筑

010_0732_a_24L南登妙寂墟草間走蝙蝠此處無胡僧

010_0732_b_01L誰識陶侃僕    누가 도간의 종을 알랴307)
丙子丁丑間    병자년(1816)과 정축년(1817) 사이에
無依欲咿噢    의지할 데 없어 한숨 쉬며
湖南五十州    호남의 50개 마을에
旋踵幾蹜蹜    발길 돌이켜 얼마나 걸었나
得友念家人    친구 얻어 가족을 그리나
失時恨小畜    때 잃어 소축308)을 한탄하네
無人逢若己    누구도 나 같은 이 만남 없으니
相拄箭鋒簇    서로 버팀이 화살과 칼 모은 듯
崙山遇共命    곤륜산에서 공명309)을 만났는데
中條失比目    중조산310)에서 비목311)을 잃었지
每誦華嚴經    『화엄경』을 외울 때마다
豈慚假佛服    어찌 부처님 옷 빌린 것 부끄러워하랴
欲飽叅知識    선지식을 참배하고 흠뻑 들으려
風邊踏霜肅    바람결에 찬 서리 밟았네
栖身諸講肆    강원에 몸을 깃들여
獨當萬人牘    만인의 문서 감당했지
如是多年來    이처럼 여러 해 동안
世事一不觸    세상일 전혀 관여 않았네
新意兒逢吳    새로운 뜻의 아이로 오 땅을 만나고
舊緣僧別蜀    옛 인연의 승려로 촉 땅을 떠났지
經俱百僧口    경전은 많은 승려들 함께 읽고
詩共千人軸    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였네
伐木期斷金    〈벌목〉에 단금을 기약하고312)
義醬不求玉    의장으로 옥을 구하지 않았네313)
爲善無近名    선을 행함에 명성을 가까이 않으니
何處起怨讟    어디에서 원망이 일어나랴
宋龜靈刳腸    송나라 거북은 영험하나 창자 갈라지고314)
塞馬禍爲福    변방 말은 화가 복이 되었으니315)
心若無偏儻    마음에 편당이 없으면
豈憚遊地獄    지옥에 들어갈까 어찌 꺼리랴
嗚乎今世人    오호라, 현세의 사람들은
心心皆已俗    마음마다 모두 세속되도다
丙戌三月念    병술년(1826) 3월 20일에
東見原江牧    동쪽 강원도 관찰사를 보고
秋謁永安公    가을에 영안공(김조순)을 뵈니
道心眞質朴    도의 마음이 진실로 질박했지
丁亥夏五月    정해년(1827) 여름 5월에
北登路無鞠    인사도 없이 북쪽 길에 나서
閑上樂民樓    한가로이 낙민루316)에 올라
南看白鷗浴    남쪽으로 갈매기 목욕함을 보았네
關西四十州    관서 지방 40개 마을에서
每食逢黍粟    끼니마다 기장과 조밥만 먹었지
妙香普賢寺    묘향산 보현사에 가니
滿山皆棫樸    산이 온통 모두 두릅나무라네317)
秋入九月山    가을에 구월산에 들어가니
四顧無骨肉    사방을 보아도 골육이 없어
仍向漢城府    한성부로 향하니
文物喜彬彧    문물은 찬란하거늘
僧風獨無禮    승려 풍속만은 예의가 없어
於此不勝恧    이에 부끄러움 가누지 못했네
物寄莊園蝶    장자의 나비318)에 기대고
賦詠賈生鵩    가의의 〈복조부〉를 읊었나니319)
凡事其如是    모든 일이 이와 같거늘
那念華山毒    어찌 화산의 독을 생각하랴
東南踰鳥嶺    동남으로 조령을 넘으니
笻頭山簇簇    지팡이 끝의 즐비한 산봉우리들
招我密陽倅    밀양 수령이 부르시니
是知多緣夙    전생에 인연 많음 알았네
藥山華嚴會    약산의 화엄 법회에
懇禱慧日勗    지혜의 해 밝기를 기도했네
同番去五十人   같이 참석한 50인이
念佛又經讀    염불하고 독경하니
法界一切衆    법계의 일체 중생이
揔爲同眷屬    모두 같이 권속이 되고
三十餘年事    30여 년의 일이
依然一夢倏    그대로 돌연 꿈이더라
亡羊是與非    시비 속에 양을 잃으니
擧世盡臧穀    온 세상이 장과 곡이라320)
惟此萬法王    오직 이 만법의 왕만이
如樹好堅獨    호견321) 나무처럼 홀로
不滅又不生    멸하지도 나지도 않으니

010_0732_b_01L誰識陶侃僕丙子丁丑間無依欲咿噢

010_0732_b_02L湖南五十州旋踵幾蹜蹜得友念家人

010_0732_b_03L失時恨小畜無人逢若已相柱箭鋒簇

010_0732_b_04L崙山遇共命中條失比目每誦華嚴經

010_0732_b_05L豈慚假佛服欲飽叅知識風邊踏霜肅

010_0732_b_06L栖身諸講肆獨當萬人牘如是多年來

010_0732_b_07L世事一不觸新意兒逢吳舊緣僧別蜀

010_0732_b_08L經俱百僧口詩共千人軸伐木期斷金

010_0732_b_09L義醬不求玉爲善無近名何處起怨讟

010_0732_b_10L宋龜靈刳腸塞馬禍爲福心若無偏儻

010_0732_b_11L豈憚遊地獄嗚乎今世人心心皆已俗

010_0732_b_12L丙戌三月念東見原江牧秋諹 [31] 永安公

010_0732_b_13L道心眞質朴丁亥夏五月北登路無鞠

010_0732_b_14L閑上樂民樓南看白𩿨浴關西四十州

010_0732_b_15L每食逢黍粟妙香普賢寺滿山皆棫樸

010_0732_b_16L秋入九月山四顧無骨肉仍向漢城府

010_0732_b_17L文物喜彬彧僧風獨無禮於此不勝恧

010_0732_b_18L物寄莊園蝶賦詠賈生鵩凡事其如是

010_0732_b_19L那念華山毒東南踰鳥嶺笻頭山簇簇

010_0732_b_20L招我密陽倅是知多緣夙藥山華嚴會

010_0732_b_21L懇禱慧日勗同𤳖五十人念佛又經讀

010_0732_b_22L法界一切衆揔爲同眷屬三十餘年事

010_0732_b_23L依然一夢倏亡羊是與非擧世盡藏穀

010_0732_b_24L惟此萬法王如樹好堅獨不滅又不生

010_0732_c_01L何以隨榮辱    어찌 영욕을 따르랴
獨立天地外    홀로 천지 밖에 우뚝 서니
魔從巾兔伏    마귀가 건토322)따라 복종하네
十界無廣長    십계에 광장323)의 말이 없고
三世絶延促    삼세에 연촉겁지延促劫智 끊겼는데
奈何舍利弗    어떻게 사리불324)처럼
感得娑婆局    사바세계의 국면을 느낄 수 있나325)
可哀火宅子    가련하다, 불난 집의 아들들이여
門外忘羊鹿    문 밖의 양 수레와 사슴 수레 잊었나
若不逢崔曇    최담326)을 만나지 못했다면
何入靈山麓    어떻게 영산 기슭으로 들어갔을까
我生佛去後    나는 부처님 이후에 태어나
未免輪廻輻    윤회의 바퀴를 벗어나지 못하고
廓然圓覺中    확 트인 원각 안에서
妄生空嗜慾    망령되어 헛된 욕심을 내었네
嗟汝主人公    아, 너 주인공아
五蘊魔當戮    오온327)은 마귀라 없애야 하고
四智難返源    사지328)는 근본으로 돌아가기 어렵거늘
六賊易爲衂    육근329)은 피 흘리기 쉽나니
誦來準提呪    준제 진언330)을 외우면서
時時聞瞻蔔    수시로 첨복331)의 향을 맡고
至念觀音聖    지극히 관음보살을 염하며
莫求仙人偓    신선 악전332)을 구하지 않노라
已覺世無常    세상의 무상함을 깨달았으니
是何苦皸瘃    어찌 추위에 고생하리오
熟看無一可    하나도 좋은 것 없음을 익히 보니
空令自身渥    헛되이 몸만 윤나게 하랴
可笑籛彭祖    가소롭다, 전팽조333)
虛老東方朔    헛되이 늙은 동방삭
三千大千界    삼천대천세계에서
如曉一雞喔    새벽에 닭 하나가 우는 듯
只在刹那間    다만 찰나 사이의
纖塵是五嶽    작은 티끌이 오악이요
一貴又一富    한번 귀하고 또 부유함은
陽下氷山矗    햇볕 아래 빙산이 서 있음이로다
不知如此理    이러한 이치를 모르고
名利爭蝸角    명리를 달팽이 뿔 위에 다투네334)
深廣妙智海    깊고 넓은 오묘한 지혜의 바다는
本來無舒縮    본래 넓고 좁음이 없어
四聖任自在    사성335)은 임의로 자재하거늘
六凡空彳亍    육범336)은 공연히 뒤뚱거리네

기암 노옹의 사십구재 소(奇巖老四十九日疏)
간절히 생각하건대, 창제唱題337)할 때 지옥은 모두 빌 것이니 태평성대를 기록함이 분명하고, 종이를 살 때에 천당이 벌써 교화되었을 테니 큰 도움을 기록함이 뚜렷합니다. 여항산餘杭山 아래 업의 몸을 벗어난 우족羽族(새)이 있고,338) 오흥현吳興縣에 나이를 2기紀(24년) 늘린 비추芘蒭(승려)가 있습니다.339) 승려를 맞아 금자金字로 쓰게 하니 신인神人이 도리천忉利天에 벌써 안치하고,340) 부처를 연모하여 상의床衣를 물리치니 동자가 보승寶繩 길을 청소할 것입니다.341) 옛적에 이와 같은 일이 있어서 선근善根을 심고 오묘한 과보에 감응함이 적지 않았거늘, 지금은 이와 같은 일이 없어서 좋은 인연을 맺고 청정한 인因을 닦음이 많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우리 대사께서는 목숨을 이 세상에 부치시어

010_0732_c_01L何以隨榮辱獨立天地外魔從巾兔伏

010_0732_c_02L十界無廣長三世絕延促奈何舍利弗

010_0732_c_03L感得娑婆局可哀火宅子門外忘羊鹿

010_0732_c_04L若不逢崔曇何入靈山麓我生佛去後

010_0732_c_05L未免輪廻輻廓然圓覺中妄生空嗜慾

010_0732_c_06L嗟汝主人公五蘊魔當戮四智難返源

010_0732_c_07L六賊易爲衂誦來準提呪時時聞瞻蔔

010_0732_c_08L至念觀音聖莫求仙人偓已覺世無常

010_0732_c_09L是何苦皸瘃熟看無一可空令自身渥

010_0732_c_10L可笑籛彭祖虛老東方朔三千大千界

010_0732_c_11L如曉一雞喔只在刹那間纖塵是五嶽

010_0732_c_12L一貴又一富陽下氷山矗不知如此理

010_0732_c_13L名利爭蝸角深廣妙智海本來無舒縮

010_0732_c_14L四聖任自在六凡空彳亍

010_0732_c_15L

010_0732_c_16L奇巖老四十九日疏

010_0732_c_17L
切以唱題之頃地獄皆空也錄太平而
010_0732_c_18L昭然買紙之時天堂已化焉書弘賛
010_0732_c_19L而的歷餘杭山下有便脫業軀之羽族
010_0732_c_20L吳興縣中有延齡二紀之芘蒭迎僧寫
010_0732_c_21L金字神人已安其忉利天戀佛却床衣
010_0732_c_22L童子將拂其寶繩道古有如是而種善
010_0732_c_23L感妙果不少今無若斯而結好緣
010_0732_c_24L修淨因其多伏念我師命寄斯世也

010_0733_a_01L팔난八難342) 가운데 2난을 얻으셨고, 피안에 인연을 맺어 1난에서 8난을 면하였습니다. 선도 짓지 않고 악도 짓지 않아 그저 재약산載藥山343)에서 늙고, 영화도 마음 없고 욕됨도 마음 없어 다만 응천凝川(밀양)에 머물렀습니다. 북쪽 묘향산과 남쪽 지리산에서 허공의 날조된 꽃을 붙였고, 서쪽 구월산과 동쪽 금강산에서 물 위에 뜬 나무를 알았습니다.344) 삼구三句345)를 참구參究하지 않았고, 오교 팔장五敎八藏346)의 묘법을 외우지 않았으며, 1백 성城을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1천7백 공안347)을 들었겠습니까. 어느새 티끌세상은 무상하여 홀연히 몸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은혜를 저버린 상좌上佐들 중에 누가 영원靈源348)의 믿음에 이르겠습니까. 같이 배우는 동료들은 누구에게 행견行堅349)의 참선 등을 묻겠습니까. 이치로 보면 법마다 비로자나불의 전신全身이니 따로 오염과 청정으로 나눌 게 없고, 일로 말하자면 부府마다 시왕十王이 각기 판별하니 선악을 들 수 있습니다.
이제 사면 산들의 호랑이와 사자 같은 석인碩人들이 도량에 운집하여 지장地藏의 성대한 모임을 열고, 팔방의 용과 코끼리 같은 선백禪伯들이 먼지를 씻고 넝쿨을 없애 천계天界의 좋은 인연을 심었습니다. 일월日月이 머물지 않아 재신齋晨(잿날)이 지나니, 그저 더함이 없음을 애통해하면서 오직 올바름을 닦을 뿐입니다(薦修其是然). 그리하여 재물을 쏟아 위로 불천佛天에 바치고, 오묘한 법을 청하여 아래로 음계陰界를 구제하고자 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우리 대사께서는 부처의 원력願力에 의지하고 법의 가지加持350)를 받아 천 생生의 정업定業351)을 멸하고 7축軸의 『연경蓮經』(『묘법연화경』)을 받으셔서 그 제목을 부르면 지옥이 모두 비리니, 산룡山龍의 덕이 갇힌 귀신들에게 베풀어짐과 같고,352) 경전을 펼칠 것을 생각만 해도 천당이 교화되리니, 현령玄玲의 은혜가 마을 노파에게 미치는 것과 같습니다.353) 구절마다 보현普賢의 골수骨髓요354) 글자마다 등명燈明355)의 안목眼目입니다. 이로부터 불지견佛知見356)이 열리리니 천당과 지옥에서 임의로 쾌활하게 되고, 불지견에 들어가니 극락과 사바세계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게 됩니다.
또한 바라건대, 이 천도의 인연 선근因緣善根과

010_0733_a_01L得二難於八難之中緣結彼岸也免八
010_0733_a_02L難於一難之上善不造惡不造而空老
010_0733_a_03L於載藥榮無心辱無心而但家於凝川
010_0733_a_04L北香山南智異寄空中之捏花西九月
010_0733_a_05L東金剛知水上之浮木三句也莫叅
010_0733_a_06L而未誦五敎八藏之妙法百城也不去
010_0733_a_07L而何聞一千七百之公案奄然塵世無
010_0733_a_08L倏爾色身有棄負恩上佐誰可及
010_0733_a_09L靈源之信同學伴侶疇咨如行堅之禪
010_0733_a_10L以理觀之則法法毘盧全身別無染淨
010_0733_a_11L之可分以事言之則府府十王各判
010_0733_a_12L其有善惡之可擧今乃四山虎獅碩人
010_0733_a_13L雲集道場開地藏之勝會八表龍象禪
010_0733_a_14L塵滌蔓拏種天界之善緣日月不
010_0733_a_15L齋晨已過徒哀痛其無益惟薦修
010_0733_a_16L其是然肆以傾珎財而上供佛天請妙
010_0733_a_17L法而下濟陰界伏願我師仗佛願力
010_0733_a_18L承法加持滅定業其千生受蓮經其七
010_0733_a_19L仍唱題目而地獄皆空如山龍之
010_0733_a_20L德施囚鬼由念展經而天堂已化
010_0733_a_21L玄玲之恩及村嫗句句普賢骨髓字字
010_0733_a_22L燈明眼目由是而開佛知見天堂地獄
010_0733_a_23L任運快活入佛知見極樂沙波自在
010_0733_a_24L逍遙抑願以此薦度因緣善根以此發

010_0733_b_01L이 발원의 여의 공덕如意功德이, 동참한 대중들에게 미쳐 앞서 돌아가신 백부와 숙부, 형제들, 구현칠조九玄七祖357) 그리고 이 세계 다른 지역의 주인이 있거나 없는 혼백들, 태생·난생·습생·화생, 육도 십류六途十類 등 각각의 열위列位와 열명列名의 영가靈駕(영혼)들이 백겁 천 생의 죄 뿌리를 뽑아 버리고 곧장 팔수八水358)와 구품 연대九品蓮臺로 들어가소서.
김 참판에게 올리는 글(上金叅判書)
일전에 현암玄巖에 싣고 돌아온 『석문문자선石門文字禪』은 덕홍 각범德洪覺範359) 선사가 지은 책입니다. 이 문자의 성대하고 거침 없음은 사마천司馬遷과 같고, 표현이 난삽하여 헤아리기 어려움은 반고班固와 같습니다.360) 그리고 순수한 기운과 깊숙한 모양은 칠원漆園 노인장361)의 10만여 말을 따라서 지은 것입니다.
산승山僧의 생각으로 말하자면, 염불하고 참선하는 것 외에 문자는 가당치 않습니다만 매번 손에서 이 글을 놓지 못하는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닙니다. 이 사람은 비록 문장으로 송나라 때 유명했고, 이 글은 비록 문장으로 우리 동방에 나왔으나, ‘문자선’이라고 하니, 이는 문자이면서 문자를 여읜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가리킵니까? 말이 있음으로부터 말 없음에 이르는 것이 가르침이요, 말 없음으로부터 말 없음에 이르는 것이 선禪입니다. 사람들이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이로되 억지로 이름하여 ‘선’이라 한 것입니다. 이 글은 말 있음으로부터 말 없음에 이르렀으니, 곧 있음이고 곧 없음이며, 있음을 여의고 없음을 여읜 것입니다. 산승이 읽는다고 또한 어찌 거리끼겠습니까. 임시(假)로부터 공空에 들어가 참됨과 속됨에 놓이지 않으며, 곧 있음이고 곧 없음이니, 합하께서 읽더라도 어찌 거리끼겠습니까.
산과 들은 길이 달라 성 안으로 들어가 이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갈등으로 슬픔이 이러한 상태에서 편지를 올리니 어떠하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헤아려 주시겠지요.

010_0733_b_01L願如意功德洎及同叅大衆上世先亡
010_0733_b_02L叔伯弟兄九玄七祖此界他方有主
010_0733_b_03L無主胎卵濕化六途十類各各列位
010_0733_b_04L列名靈駕頓拔百刼千生之罪根直徃
010_0733_b_05L八水九品之蓮臺

010_0733_b_06L

010_0733_b_07L上金叅判書

010_0733_b_08L
日於玄巖所載還石門文字禪乃德洪
010_0733_b_09L覺範禪師所著書也此文字之磅礴無
010_0733_b_10L與遷同佶伉 [32] 難窺與固同又純粹
010_0733_b_11L之氣奫泫之相從漆園老叟十萬餘言
010_0733_b_12L而做出來也以山僧本懷言之則念佛
010_0733_b_13L叅禪外文字不可當每手不釋此文
010_0733_b_14L非他故也盖此人雖以文章鳴於聖宋
010_0733_b_15L此文雖以文章出於吾東其曰文字禪
010_0733_b_16L此是即文字而離文字也此何以稱焉
010_0733_b_17L自有言至於無言敎也自無言至於無
010_0733_b_18L禪也人莫得而名焉强名曰禪
010_0733_b_19L文從有言而至於無言即有即無而離
010_0733_b_20L有離無者也山僧讀之亦何碍自從
010_0733_b_21L假入空不在眞俗而即有即無則閤
010_0733_b_22L下讀之亦何碍山野其爲路殊則不
010_0733_b_23L得入城攄此懷而以葛藤忉怛如許而
010_0733_b_24L呈似其爲如何哉伏惟諒察焉俟後

010_0733_c_01L뒷날 성城으로 나오는 날을 기다려 이 마음을 펴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엎드려 바라옵니다.
밀양 수령 이 공李公의 관음점觀音占 축사(密陽倅李公觀音占祝詞)
엎드려 생각건대, 들음에 능함(能聞)에서 시작하여 듣는 바 없음에 능하고, 들음 없음으로 인하여 듣지 않음이 없음에 능하니, 듣지 않음이 없음에 능하면 몸이 천억 개라도 괜찮고, 듣는 바 없음에 능하면 비록 몸이 하나도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비록 몸이 하나도 없더라도 중생이 정성스레 간청하는 생각마다 구함이 있으면 모두 따르니, 1천 강에 비친 가을 달과 같습니다. 몸이 천억 개라서 중생이 슬피 부르짖는 소리마다 바람을 이루어 주지 않음이 없으니 온갖 꽃에 봄바람이 부는 것과 같습니다. 넓디넓은 신이한 공으로 정병(甁)의 푸른 버들을 잡고, 높디높은 신성한 덕으로 인간세계 훌륭한 의사가 되었습니다. 위의 있고 영험하여 경외스럽고, 바르고 곧아서 속일 수 없습니다. 비록 모습을 보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드러나게 감응합니다. 그래서 귀의하는 이들은 복이 강가 모래처럼 모이고, 정성을 바치는 이들은 죄가 먼지처럼 사라집니다.
이제 본부本府의 토주 사군土主使君(수령) 이화연李化淵은 사려가 깊고 온화하고 정직하며, 하나의 기둥으로 황하가 터지는 것을 막고 두 손으로 흰 해의 빛을 씻어 냅니다. 팔방에서 재난을 고하면 일심으로 다독거려 주니, 사방에서 공물을 보내 주는데 온갖 돈을 받지 않습니다. 비 온 후에 사람들이 푸른 들에서 일하고, 달밤 꽃핀 마을에 개 짖는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산승이 이에 관작이 1품 더해지기를 축원하노니, 나라 사람들은 크게 쓰이셔야 하는데 늦어짐을 한탄합니다. 이번에 저 전유展有362)는 사군使君의 맑은 덕이 이와 같음에 감동하여 이처럼 밝은 지혜의 대성大聖(관음불)께 기도합니다. 일신의 길흉과 만민의 화복에 대해 엎드려 빌건대 오행을 점치니(扐揲)363) 한 말씀을 밝히 보이소서.
영안 부원군의 관음점 축사(永安府院君觀音占祝詞)
엎드려 사뢰건대, 십구응신十九應身으로 시현하여 중생을 인도함은 관음 대성大聖이요,

010_0733_c_01L出城日以叙此懷伏望伏望

010_0733_c_02L

010_0733_c_03L密陽倅李公觀音占祝詞

010_0733_c_04L
伏念始於能聞而能無所聞仍於無聞
010_0733_c_05L而能無不聞能無不聞則其千億身亦
010_0733_c_06L能無所聞則雖無一身乃可雖無
010_0733_c_07L一身而應衆生之念念誠懇有求皆從
010_0733_c_08L若千江之秋月其千億身而救衆生之
010_0733_c_09L聲聲哀號無願不遂同萬卉之春風
010_0733_c_10L神功浩浩執瓶上之綠楊聖德嵬嵬
010_0733_c_11L作人間之良醫威靈可畏正直難欺
010_0733_c_12L雖不示其形容必昭彰其感應是以歸
010_0733_c_13L依者福聚河沙獻誠者罪消塵墨
010_0733_c_14L本府土主李使君化淵密穆論思雍容
010_0733_c_15L諒直一柱障黃河之決兩手洗白日之
010_0733_c_16L八面告灾一心撫慈四境送供
010_0733_c_17L錢不受雨後有人▼(耒+田)綠野月中無犬吠
010_0733_c_18L花村山僧祝以一品之加益國人恨其
010_0733_c_19L大用之猶遲今展有感使君之淸德如
010_0733_c_20L祈大聖之明智若彼一身之吉凶
010_0733_c_21L萬民之休咎伏乞扐揲五行昭示一言

010_0733_c_22L

010_0733_c_23L永安府院君觀音占祝詞

010_0733_c_24L
伏白十九示現導衆生觀音之大聖

010_0734_a_01L삼십이응신으로 칠취七趣364)를 제도함은 자재自在365)의 대자大慈입니다.366) 8만 4천 청정한 보배 눈과 8만 4천 모다라母陁羅367) 팔과 오안 육통五眼六通368)으로 마음이 바라는 대로 하니 빈 골짜기에 소리가 전해지는 것과 같고, 삼명 팔해三明八解369)로 원하는 바를 이루니 맑은 못에 달이 비침과 같습니다. 이로써 진정으로 들어가는 자는 팔난八難에서도 재해가 변하여 재해가 되지 않고, 마음으로 귀의한 자는 십선十善에서 복이 돌이켜 복이 됩니다.
이제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김씨金氏는 함유咸有(만물)에 일덕一德을 밝히시고,370) 중화中和371)에 천명을 따르시도다. 일에 있어서 인을 근본으로 하시고 예에 있어서 효를 먼저 하시며, 인으로 중생을 건지는 정성을 추진하시고, 효로 어버이를 존경하는 술잔을 드시도다. 「하범夏範」의 ‘치우치지 않음’을 얻으시고, 『주시周詩』(『시경』)의 ‘다함이 없음’을 따르시도다.372) 어버이를 존경하고 중생을 제도하시니 땅을 살피고 산을 개간하시는 정성이 깊고, 치우치지 않고 다함이 없으시니 별을 점치고 날을 헤아리는 마음이 넓으시도다.
엎드려 대성大聖 앞에 빌건대, 본디 서원을 어기지 마시고 품은 뜻을 따르시어 오행五行에 명감冥感을 내리시고, 일사一事에 길흉을 가름하소서.
비비정에서 한가히 거닐며(飛飛亭閒遊辭)
비비정 한 칸 가옥이 홀로 구름길(雲程)에 세워져 있으니, 푸른 시내 사이요 흰 바위 위로다. 솔바람과 넝쿨 사이의 달이요, 대나무의 봉황과 매의 학이로다. 천지간에 솔개 날고 물고기 뛰놂은 어떤 이의 본분에 해당하는 일인가. 개개 사물들이요 꽃들이요 풀들이로다. 봄의 붉은 꽃과 가을의 흰 달, 여름의 구름과 겨울의 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나 홀로 차지하니, 등불처럼 밝은 지혜의 본체요 보현보살의 행문行門이로다. 산인山人의 이러한 행색을 야인野人들에게 말하지 마라.
도반道伴아, 아는가? 선善한 대형大兄373)아!
일곱 자 포단이요 발우 하나의 송엽차로다. 새벽에 준제準提 진언 한없이 외우고 낮에 『화엄경』을 한 권 한 권 보노라. 청운교靑雲橋와 홍진로紅塵路374)의 부귀영화는

010_0734_a_01L十二應度七趣自在之大慈八萬四千
010_0734_a_02L淸淨之寶目八萬四千母陁羅臂五眼
010_0734_a_03L六通從心所欲如空谷之傳聲三明
010_0734_a_04L八解無願不遂若澄潭之印月是以誠
010_0734_a_05L入者灾變不灾於八難之上心歸者
010_0734_a_06L還是福於十善之間今永安府院君金
010_0734_a_07L明一德於咸有率天命於中和
010_0734_a_08L以仁爲本禮以孝爲先仁以推濟衆之
010_0734_a_09L孝以擧尊親之奠得無偏於夏範
010_0734_a_10L遵不軌 [33] 於周詩尊親濟衆卜地開山之
010_0734_a_11L誠深無偏不軌占星揆日之心廣
010_0734_a_12L祝大聖之前不違本誓乃從雅懷
010_0734_a_13L冥感於五行判休咎於一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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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734_a_15L飛飛亭閒遊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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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飛亭一間屋獨搆於雲程碧溪中白
010_0734_a_17L岩上松風蘿月竹鳳梅鶴天地間鳶
010_0734_a_18L飛魚躍是誰樣子本分底家事頭頭物
010_0734_a_19L花花草草春之紅秋之白夏之雲
010_0734_a_20L冬之雪不用一錢買我獨得擅也
010_0734_a_21L明智體普賢行門山人此行色莫說
010_0734_a_22L野人及同伴知耶善大兄七尺蒲團
010_0734_a_23L一鉢松葉晨誦準提呪千千篇晝看華
010_0734_a_24L嚴經一一卷靑雲橋紅塵路富貴榮華

010_0734_b_01L내가 알 바 아니로다. 고운 물과 아름다운 장소인 이 산에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이 마음이로다. 꽃의 붉은 그림자가 뜰에 가득하니 빼어난 흥취요 달의 흰빛이 발에 흩어지니 가슴 시리네. 호탕한 흥취는 녹차에 일고, 한가한 정은 경전 탁상에 일도다. 24절기가 왕래하여 우리 집의 손님이 되니 보내고 맞음에 어떠한가. 또한 종이 있고 경쇠가 있도다. 머리를 마주하매 비로자나불의 구멍 없는 피리요, 귀를 접하니 문수와 보현보살의 줄 없는 거문고로다.375) 도道로 처신하니 천자가 나를 불러도 영화롭게 여기지 않고, 법으로 응대하니 조물주도 나를 이름지어 시기하지 못하네. 앙산仰山의 밥(飯)376)과 운문雲門의 떡(餅),377) 진주鎭州의 무(蘿葍)378)와 조주趙州의 차(淸茶)379)가 우리 부처의 광대한 은혜 아님이 없네.
아, 우습도다. 경성京城 길에서 명리를 추구하는 승려들은 무슨 일들을 하고 있나. 나는 뜻이 없어 〈증도가證道歌〉380)를 낭송하며 한가로이 삼일화三一話를 보고, 흥이 나서 태영汰影에 올라 돌로 양치질하고 시내를 베고 누우니,381) 한산寒山과 습득拾得382)이 또 무엇인가. 세상일을 남가南柯383)에 부치니, 천석고황泉石膏肓이요 연하고질烟霞痼疾이로다.384)남산 북쪽과 북계北溪의 남쪽에 봄에는 토란(蹲鴟)을 심고 가을에는 도토리와 밤을 줍도다. 천시天時를 훔쳐 시기하지 않음에 거처하니, 목마르면 마시고 배고프면 먹는다. 때때로 마음에 삼관三觀385)을 함께하고, 때때로 아미타불을 염하노라.
동자야! 문밖에 풀이 절로 푸르니, 우두커니 일없이 앉았거라. 맑은 향을 석양 누각에 살라 금선金仙(부처)을 예배하노니, 구오駈烏386)야, 문 닫아라. 비비정 위로 달빛이 새롭도다.
장 처사에게 보내는 글(與張處士書)
오호라. 마음과 부처,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되, 진여眞如를 지키지 않아 무명無明을 발생시킵니다. 원명圓明하고 묘한 지혜가 형체 안에 숨어서 드러나지 않으니, 다만 하나의 나(我)가 아상我相과 아견我見의 큰 환난 때문에 성인의 문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말하기를, 나는 문장을 잘한다,

010_0734_b_01L非我所知麗水佳處是山安貧樂道
010_0734_b_02L此心花紅影滿庭逸趣月白簾散輪
010_0734_b_03L胸襟豪興茗餑閒情几經二十四氣
010_0734_b_04L相徃相來爲我家賓送迎維何亦鍾
010_0734_b_05L亦磬交頭毘盧遮那無孔笛接耳
010_0734_b_06L殊普賢無絃琴以道處己天子不能以
010_0734_b_07L榮召我以法應人造物不能以名猜余
010_0734_b_08L仰山飯雲門餅鎭州蘿葍趙州淸茶
010_0734_b_09L莫非我佛廣大恩吁嗟笑矣京城路名
010_0734_b_10L利僧緣何事哉吾無志朗誦證道歌
010_0734_b_11L閒看三一話乘興上汰影漱石又枕溪
010_0734_b_12L寒山拾得又何有世事付南柯泉石膏
010_0734_b_13L [34] 烟霞痼疾南山北北溪南春種蹲
010_0734_b_14L秋拾橡栗盜天時處地不猜
010_0734_b_15L則飮飢則食有時而心共三觀有時
010_0734_b_16L而念一彌陁童子門外草自靑
010_0734_b_17L然無事坐淸香夕陽樓禮金仙駈烏
010_0734_b_18L閉門飛飛亭上月色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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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734_b_20L與張處士書

010_0734_b_21L
嗚乎心佛及衆生是三無差別眞如
010_0734_b_22L不守動生無明圓明妙智隱於形殼
010_0734_b_23L之中而不現者只一我爲我相我見之
010_0734_b_24L大患不得入聖門曰我能文章也

010_0734_c_01L나는 글을 잘 쓴다, 나는 중생 구제를 잘한다, 나는 보시를 잘한다, 나는 인因을 잘 닦는다,387) 나는 과보 얻기를 잘한다, 나는 설법을 잘한다, 나는 수기受記388)를 잘한다, 나는 불국토를 잘 장엄한다, 나는 항하사같이 많은 제불諸佛을 잘 공양한다, 나는 몸과 목숨을 잘 희사한다, 나는 지계持戒를 잘한다, 나는 인욕忍辱을 잘한다, 나는 선법善法을 잘 행한다, 나는 예불과 참선과 경전 낭송과 진언 외우기를 잘한다, 나는 복과 덕을 잘 모은다고 하니, 이렇게 하나하나 나를 모두 잊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아집我執과 법집法執과 비법집非法執389)에 탐착하며, 정보正報 집착에 탐착하고 의보依報390) 집착에 탐착하며 공덕을 자랑하고 능함을 다투며, 선을 자랑하고 노고를 과시하며, 복과 이익을 희구하여 타인이 천하게 여기고 견고하게 다투게 되나니, 이것이 이른바 머물지 않을 것에 머물고 반야에 머물지 않는 것이며, 이것이 이른바 번뇌에 항복하고 번뇌를 항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나라는 한 글자가 견고한 성 같고 원망스런 적 같아서 천 생 만겁萬刼토록 견고하게 둘러싸 있으며, 어둠 속에 들어간 것처럼 하나도 보이는 게 없습니다.
만약 보리의 큰 마음을 발현함이 있어서 육진六塵에 머물지 않게 마음을 내고,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 일체 유위의 법에 대해 무위의 마음으로 행하면, 의보依報와 정보正報가 하나의 진여로 모두 모여 즉시 유위법이 무위법으로 될 것이고, 가설의 내가 진상眞常의 나를 볼 것이고, 견고한 성이 산산이 부서지고 원망스런 적이 창을 거꾸로 잡을 것입니다. 마음마다 곧 부처이고, 생각마다 참됨이니, 이로써 지인至人의 사특함 없음과 신인神人의 공적 두지 않음과 성인聖人의 이름 없음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금강경金剛經』에서 이르길, 무아無我의 법에 통달한 자를 여래께서 진정한 보살이라 부른다 했고, 『논어論語』에서는 공자孔子가 네 가지 끊음(絶四)을 기록하였는데 무아無我를 마지막으로 삼았다고 했습니다.391)
영안 부원군께 보내는 답서(答永安府院君書)

010_0734_c_01L能書寫也我能度生也我能布施也
010_0734_c_02L我能修因也我能得果也我能說法也
010_0734_c_03L我能受記也我能莊嚴佛土也我能供
010_0734_c_04L養河沙諸佛也我能捨身命也我能持
010_0734_c_05L戒也我能忍辱也我能行善法也
010_0734_c_06L能禮佛叅禪誦經持呪也我能集福德
010_0734_c_07L此點點我皆未忘由此貪着我執法
010_0734_c_08L執非法執貪着正報執貪着依報執
010_0734_c_09L功爭能伐善施勞希求福利爲人輕
010_0734_c_10L鬪爭堅固此所謂住於非住而不住
010_0734_c_11L於般若也此所謂煩惱伏降而不能降
010_0734_c_12L伏煩惱也我之一字如堅城如怨敵
010_0734_c_13L千生萬刼圍合堅牢如人入暗一無
010_0734_c_14L所見矣若有能發菩提之大心不住六
010_0734_c_15L塵而生心應無所住而生心於一切有
010_0734_c_16L爲之法以無爲之心行之依正統滙
010_0734_c_17L一眞如即有爲法而成無爲法即假
010_0734_c_18L設我而見眞常我堅城粉碎怨敵倒
010_0734_c_19L心心即佛念念即眞是爲至人無
010_0734_c_20L神人無功聖人無名故金剛經曰
010_0734_c_21L通達無我法者如來說名眞是菩薩
010_0734_c_22L孔子記絕四而以無我終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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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734_c_24L答永安府院君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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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감께서 불초한 산인山人을 ‘공여空如’ 두 자로 불러 주시는 것은 무슨 까닭이 있어서 그런 것입니까. 모든 법은 공허하므로 부르기를 ‘여如’라 한 것입니까. 산인의 행색이 본시 그러하므로(如然) 부르기를 ‘공空’이다, ‘여如’다 하십니까. 옛사람들은 이와 같되, 금일에 이르러서 천하고 천하며 용렬한 제가 어찌 여기에 미치겠습니까.
옛사람들은 금강왕의 보배로운 깨달음(金剛王寶覺)392)의 비춤을 얻어 여여부동如如不動을 본체로 하고, 남김없이 중생을 제도하고 마음을 항복받음을 활용으로 하며, 육진六塵에 머물지 않고 일체에 머물지 않는 마음으로 허공과 같이 헤아릴 수 없는 복덕으로 삼고, 일체 법무아法無我393)를 아는 것으로 인욕을 완성하는 것으로 삼고, 이 법은 평등하여 고하가 없음으로써 일체 선법을 닦아 장엄莊嚴하고, 무상無相394)과 무견無見395)으로 증득證得을 삼고, 육여六如396)를 관지觀智397)로 삼아 가장 앞서 증입證入398)하여 전체 성품에서 수행을 일으키고(全性起修), 여환금강삼매如幻金剛三昧399)와 금강도후이숙식공金剛道後異熟識空400)으로 자기의 본분 일로 삼았습니다. 빈도貧道는 말마다 공을 말하면서 마음은 항상 있음에 집착하니 어떻게 육여를 관지로 삼아 여환삼매如幻三昧401)에 증입證入하고 성품대로 수행하겠습니까.
대저 이 공여空如 두 글자는 『금강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금강경』의 대의로 말하자면, 한 경전 중에 범부상견凡夫相見이 있고, 이승상견二乘相見이 있으며, 상사보살상견相似菩薩相見이 있습니다. 범부상견은 견사혹見思惑이고, 이승상견은 진사혹塵沙惑, 상사보살상견은 무명혹無明惑입니다.402) 상견相見의 혹惑은 분별을 따라 일어나는 것이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일어나는 것이 있습니다. 분별을 따라 일어나는 이장二障403)은 크고 맹렬하여 끊기 쉬워서 초지初地에서 사라지고, 태어나면서부터(俱生) 일어나는 이장은 몸에 얽혀 잠들어 있어서 끊기 어렵고 단계마다 제거해야 합니다. 일체 마음을 공하게 하고 일체 지혜와 같게 하여 금강도金剛道에 이른 후에 일체 일이 필경 견고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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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監不肖山人以空如兩字呼之者
010_0735_a_02L有何所以而然也以一切法空呼之而
010_0735_a_03L如耶以山人行色本是如然呼之而
010_0735_a_04L曰空曰如古之人如是至於今日也
010_0735_a_05L賤賤僻傭何以及此古之人得金剛
010_0735_a_06L王寶覺之照以如如不動爲體以無餘
010_0735_a_07L度生降伏其心爲用以不住六塵無住
010_0735_a_08L一切心爲同虛空不可思量福德以知
010_0735_a_09L一切法無我爲得成於忍以是法平等
010_0735_a_10L無有高下修一切善法爲莊嚴以無相
010_0735_a_11L無見爲證得以六如爲觀智而最先證
010_0735_a_12L全性起修以如幻金剛三昧金剛道
010_0735_a_13L後異熟識空爲自家本分底事貧道口
010_0735_a_14L口談空心心着有其何以六如爲觀智
010_0735_a_15L證入如幻三昧稱性而修大抵此空如
010_0735_a_16L二字從金剛經中做出來以金剛之
010_0735_a_17L大義言之一經之中有凡夫相見
010_0735_a_18L二乘相見有相似菩薩相見凡夫相見
010_0735_a_19L見思惑也二乘相見塵沙惑也相似
010_0735_a_20L菩薩相見無明惑也相見之惑有從
010_0735_a_21L分別發起有從俱生發起分別二障
010_0735_a_22L麁猛易斷初地無之俱生二障纒眠
010_0735_a_23L難斷地地除也空一切心如一切智
010_0735_a_24L至金剛道後一切事畢竟堅固貧道凡

010_0735_b_01L빈도는 범부상견을 제거하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이승상견과 상사보살상견이겠습니까.
대감의 이 말씀은 수면의 갈대처럼 눌러도 안정되지 않고, 구슬이 쟁반을 구르듯 하며, 날카로운 칼을 휘둘러 내키는 대로 살생하여 감히 맞설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 마음을 말없이 추스를 따름이지, 이렇게 말씀하신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또 『염송拈頌』의 대의에 대해 문답함(又答問拈頌大義)
병술년(1826) 봄에 원적산圓寂山 영원암靈源庵에 있는데, 노야老爺(노옹)께서 현암玄巖에 행차하시다가 사찰에 올라오셔서 제게 물으셨다.
“내가 『염송』을 읽었는데 선문禪門의 어구들을 모르니 대사께서 일전어一轉語404)를 내려서 내게 보여 주는 게 좋겠소. 『선문염송禪門拈頌』405)의 뜻은 무엇이오?”
나는 재배하고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선’이라는 한 글자에 대해서 서로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만 지금 『선문염송』의 ‘선’ 자는 세 가지 선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나는 조사선祖師禪이요, 둘은 여래선如來禪이요, 셋은 의리선義理禪입니다. 선가禪家에서 제접提接406)하는 방식은 신훈新熏과 본분本分 두 가지로 말합니다. 의리라는 것은 신훈에 해당할 뿐 본분은 모르니, 즉 제3구 돈오점수의 방법에 뜻의 길(義路)이 있고 이치의 길(理路)이 있으며, 재미가 있고 두각頭角이 있으니, 범부가 덕에 들어가 행위를 이루는(入德成行) 초기부터 성인이 되는 의리를 깨달아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그것을 일러 ‘의리선’이라 합니다. 여래선과 조사선은 선가에서 공통으로 ‘격외선格外禪’이라 합니다. 격외라는 것은 신훈의 임시방편을 여의고 본분의 실제를 바로 밝히는 것입니다. 본분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본래 스스로 구족한 것으로 하나하나 원성圓成하여 보문법계普門法界로 여래장신삼매如來藏身三昧의 경계를 두루 보아서 인타라망因陁羅網407)으로 장엄한 법문과 세계해선世界海旋408)의 중중무진하는 오묘한 지혜를 일시에 같이 얻습니다. 한 번의 증득이 일체의 증득이 되고, 한 번 끊음이 일체의 끊음이 되어 자신 안에

010_0735_b_01L夫相見未除況二乘與相似乎大監之
010_0735_b_02L此語如水面葫蘆按捺不定如明珠
010_0735_b_03L走盤如揮運利刃縱奪殺活莫敢攖
010_0735_b_04L但默領此心而已不知此言之所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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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735_b_06L又答問拈頌大義

010_0735_b_07L
丙戌春余在圓寂山靈源庵老爺作
010_0735_b_08L玄巖之行上寺問余曰余讀拈頌
010_0735_b_09L知禪門語句請師乃下一轉語示余爲
010_0735_b_10L禪門拈頌之義其猶云何余再拜
010_0735_b_11L而對曰禪之一字互有多說然今禪
010_0735_b_12L門拈頌之禪字不出三禪一祖師禪
010_0735_b_13L二如來禪三義理禪禪家接人之事
010_0735_b_14L道得了新熏本分兩說義理者但着新
010_0735_b_15L不知本分也即第三句頓悟漸修之
010_0735_b_16L有義路有理路有滋味有頭角
010_0735_b_17L自凡夫入德成行之初悟修作聖之義
010_0735_b_18L其爲當然故謂之曰義理禪如來
010_0735_b_19L禪祖師禪者禪家通謂之格外禪格外
010_0735_b_20L離於新熏權門直明本分之實
010_0735_b_21L分者人人本自具足介介圓成即以
010_0735_b_22L普門法界普見如來藏身三昧境因陁
010_0735_b_23L羅莊嚴法門世界海旋重重妙智一時
010_0735_b_24L同得爲一證一切證一斷一切斷

010_0735_c_01L시방제불의 장엄한 바다와 육지가 있고, 부처 몸의 문이 곧 자신의 경계가 되어 중중무진으로 시방세계가 은은히 드러납니다. 법이 이와 같음은 여러 냇물들이 큰 바다로 모이는 것과 같으니, 비록 바다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적시는 성질에는 차별이 없고, 큰 바다에 들어가면 모두 짠맛으로 같아집니다. 일체 중생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미혹은 깨달음에 대해 비록 차이가 있지만 본래 부처의 바다에 이理와 사事가 나란하므로 어떤 법이든 펼쳐지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러한즉 마음이 곧 부처라는 것을 왜 깨달아 닦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는 뜻 없는 길(沒義路)이요 이치 없는 길(沒理路)이라서 수행도 없고 증득도 없으니 어찌 가리킬 만한 두각이 있고, 말할 만한 재미가 있겠습니까. 의리의 표격表格(양식)을 멀리 벗어났기 때문에 격외선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격외 가운데 여래선이라는 것은 제2구로서 임시방편에 나아가 실제를 밝혀 진금포眞金鋪409)와 살인도殺人刀로 마음을 전하기 때문에 여래선이라 합니다. 이는 중간 근기를 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언구言句가 물에 도장을 찍는 것(印水) 같아서 지금 본래의 의리의 자취와 비슷합니다. 임시방편에 나아가 실제를 밝혀서 분변할 수 없기 때문에 부처가 치고 조사가 치며 이렇게 해도 얻지 못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얻지 못하니,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닙니다. 법마다 온전히 진실되니, 이것이 비록 조사 문중의 일이지만 여래께서 말씀하신 ‘만법일심’의 말과 완전히 같기 때문에 폄하하여 여래선이라 합니다.
이른바 조사선이라는 것은 제1구 사조용四照用410)으로서 잡화포와 활인검으로 전심傳心하므로 조사선이라 합니다. 이는 상근기上根機를 대상으로 하므로 하나하나의 언구가 허공에 도장을 찍는 것(印空) 같아서 영양이 뿔을 걸어 놓은 듯 흔적이 없고 의리가 없습니다. 뿌리를 뽑아 버리고 근거(巴鼻)411)를 없애 지금 본래의 두각을 영원히 벗어나기 때문에 부처가 편안하고 조사가 편안하여 이렇게 해도 얻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얻으니,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니 법마다 안립하게 됩니다.

010_0735_c_01L身之內有十方諸佛刹海莊嚴佛身之
010_0735_c_02L即自身之境重重隱現十方世界
010_0735_c_03L法合如斯猶如衆流歸於大海雖未
010_0735_c_04L入海潤性無差若入大海皆同醎味
010_0735_c_05L一切衆生亦復如是迷之與悟雖然有
010_0735_c_06L本來佛海理事齊亘無法不暢
010_0735_c_07L則即心是佛何須悟修此是沒義路沒
010_0735_c_08L理路無修無證何有頭角可指何有
010_0735_c_09L滋味可說逈出義理表格之外故名格
010_0735_c_10L外禪也此格外中所謂如來禪者
010_0735_c_11L第二句即權明實爲眞金鋪殺人刀傳
010_0735_c_12L故名如來禪此是對中根故一一
010_0735_c_13L言句如印印水似有今本義理之朕迹
010_0735_c_14L而即權明實了不可卞故佛也打
010_0735_c_15L也打恁麽也不得不恁麽也不得
010_0735_c_16L非山水非水法法全眞此是雖爲祖
010_0735_c_17L門事完同如來所說萬法一心之言
010_0735_c_18L貶之云如來禪所謂祖師禪者即第一
010_0735_c_19L句四照用爲雜化鋪活人劒傳心故名
010_0735_c_20L祖師禪此是對上根故一一言句
010_0735_c_21L印印空如羚羊掛角沒朕迹沒義路
010_0735_c_22L和根拔去了沒巴鼻永脫今本之頭角
010_0735_c_23L佛也安祖也安恁麽也得不恁麽
010_0735_c_24L也得山是山水是水法法安立此獨

010_0736_a_01L이것은 홀로 조문祖門에서 소유하는 언구이므로 조사선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선은 모두 본분을 깨우쳐 제3구 신훈新熏으로 깨달아 닦음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부처와 조사의 수용受用이 임제삼구臨濟三句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임제삼구로 세 가지 선에 배당합니다. 제1구로 ‘삼요三要의 도장을 찍었다 떼니 붉은 점이 선명하니(三要印開朱點窄)’라는 것은 대기원응大機圓應이요, ‘생각할 겨를 없이 주인과 손님이 구분된다(未容擬議主賓分)’라는 것은 대용직절大用直截이니, 합하여 대기와 대용을 같이 보여 줌이 되므로 삼요三要라고 합니다. 이것이 조사선이 됩니다. 제2구로 ‘묘희가 어찌 무착의 물음을 용납하리오(妙喜豈容無着問)’라는 것은 임시방편의 1구句요, ‘방편412)이라도 어찌 번뇌 물결을 끊는 근기를 저버리겠는가(漚和爭負絶流機)’라는 것은 실제의 3구이니,413) 이를 삼현三玄414)이라 합니다. 이것이 여래선이 됩니다. 제3구로 ‘무대에서 노는 꼭두각시를 보아라(看取棚頭弄傀儡)’라는 것은 신훈 3구요, ‘당기고 끎이 모두 (무대) 속에 있는 사람 힘이다(抽牽全借裡頭人)’라는 것은 3구를 간섭하지 않는 본분 1구입니다. 이것이 의리선이 됩니다.
이제 염송하는 이의 1천7백 항목의 공안公案은 역대 조사들이 집어 뽑거나 칭송하거나 대신하거나 구별한 것으로,415) 여래의 삼처전심三處傳心416)과 조사의 삼종선三種禪과 임제삼구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성喚惺417) 대사가 이르길, “임제의 삼구와 삼현三玄으로부터 팔방八棒418)에 이르기까지 다만 임제의 가풍일 뿐만 아니라, 위로 제불諸佛로부터 아래로 중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분수의 일이다. 이 설법을 여의면 모두 망령된 말이 된다.”419)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종五宗420)의 스승들과 내지 천하의 선지식들에 이르기까지 남긴 언구들이 이 삼구를 여의지 않습니다. 이 외에 또 운문삼구雲門三句421)와 파릉삼구巴陵三句,422) 분양삼구汾陽三句423)가 있는데, 모두 세 가지 선을 나름대로 드러내어 교외별전으로 삼은 것입니다. 『선문염송』의 뜻은 이와 같습니다.
또 세 경전의 큰 뜻에 대해 문답함(又答問三經大旨)

010_0736_a_01L祖門中所有言句故謂之祖師禪此二
010_0736_a_02L皆悟本分超出於第三句新熏悟修
010_0736_a_03L故也盖佛祖受用不出臨濟三句
010_0736_a_04L以臨濟三句配於三禪第一句三要
010_0736_a_05L印開朱點窄大機圓應未容擬議主賓
010_0736_a_06L大用直截合爲機用齊示故名三
010_0736_a_07L此爲祖師禪第二句妙喜豈容無
010_0736_a_08L着問即權之一句漚和爭負絕流機
010_0736_a_09L即實之三句名三玄此爲如來禪
010_0736_a_10L三句看取棚頭弄傀儡新熏三句
010_0736_a_11L牽全借裡頭人不干三句之本分一句
010_0736_a_12L此爲義理禪今拈頌家一千七百則公
010_0736_a_13L歷代祖師或拈或頌或代或別
010_0736_a_14L出如來三處傳心祖師三種禪臨濟三
010_0736_a_15L句故喚惺大師云臨濟三句三玄
010_0736_a_16L至八棒等非特臨濟家風上自諸佛
010_0736_a_17L下至衆生皆分上事若離此說法
010_0736_a_18L是妄說故知五宗諸師乃至天下善知
010_0736_a_19L識所留言句不離此三句此外又有雲
010_0736_a_20L門三句巴陵三句汾陽三句皆弄現
010_0736_a_21L三禪爲敎外別傳禪門拈頌之義
010_0736_a_22L若此也

010_0736_a_23L

010_0736_a_24L又答問三經大旨

010_0736_b_01L
병술년(1826) 가을이 끝나는 날에 나는 영안 부원군 풍고楓臯424) 노야老爺를 흔연관昕涓舘에서 뵈었다. 노야께서 평소에 마음을 부처님께 두시어, 매번 일단의 대사大事로 여러 곳의 납자衲子를 방문하였으나 가슴속 의혹을 해결하지 못하시다가, 이날 나에게 다음과 같이 물으셨다.
“내가 새로 배우고 있는데, 격외格外의 현묘한 뜻을 어떻게 들여다 볼 수 있소? 나랏일을 하다가 때때로 짬이 나면 가르침 속에서 금구성언金口聖言425)을 찾는데 의심나는 곳이 없지 않으니 무슨 까닭이오? 『법화경』에서 말하길, 8세 용녀가 구슬을 바치고 성불하였다 하고, 『열반경』에 이르길, 이마 넓은 백정(廣額屠兒)이 도살하던 칼을 내려놓고는 말하길 ‘나는 천불 가운데 하나다’라고 했고, 『화엄경』에서 선재보살이 10세 동자로서 일생에 광겁廣劫의 과보를 원만하게 하였소. 세 사람의 행사와 보인 자취가 다르지 않은 점이 없는데, 세 경전의 가르침이 역시 같은 것이오?”
나(仁專)는 재배하고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이것은 대감께서 혼자 의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산에 들어가 전심으로 성언聖言을 공부하는 승려들(諸髠)도 의심하는 것인데, 어떤 이도 이와 같이 말하며 묻는 이가 없습니다. 노야께서 이제 말씀을 하시니, 청컨대 제 좁은 소견을 펼쳐 책임을 다할까 합니다.
세 경전은 모두 대승의 궁극적인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보인 자취로 논하자면 세 경전의 깊이에 같지 않음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세 사람이 몸을 바꾸어(轉身) 성불함과 거처하는 국토와 참석하는 대중의 발심과 모범됨이 각기 같지 않음이 있습니다. 이제 하나하나 말하겠습니다.
대저 『법화경』과 『열반경』의 두 가르침은 대의를 구분함에 모두 삼승三乘이 임시방편을 버리고 실제로 들어가(捨權入實) 법계의 온전한 실제 참다운 법문(一實眞門)을 성취함이요, 『화엄경』은 온전한 실제 참다운 법문을 본래 스스로 구족하고 있어서 실제로 들어가 방편을 버린다는(入實捨權) 말이 없습니다. 『법화경』은 권교權敎426)로서 삼근三根427)의 견해가 미진한 이를 대하여 믿음의 씨를 이루려는 것이요, 또한 3아승기겁(僧祗時劫)428)의 집착을 파하여

010_0736_b_01L
丙戌秋盡日余謁永安府院君楓臯老
010_0736_b_02L爺于昕涓舘老爺生平所心在於佛
010_0736_b_03L每以一叚大事訪于諸方衲子未嘗解
010_0736_b_04L胷中疑滯是日問余曰余新學格外
010_0736_b_05L玄旨何其窺奧也有時乘隙國事之餘
010_0736_b_06L搜金口聖言于敎中則不無疑焉處
010_0736_b_07L以故也法華云八歲龍女獻珠成佛
010_0736_b_08L涅槃云廣額屠兒放下屠刀即云我
010_0736_b_09L是千佛一數華嚴善財菩薩以十歲
010_0736_b_10L童子一生能圓廣劫之果三人之行事
010_0736_b_11L示迹無有不異三經之敎亦是同乎
010_0736_b_12L仁專再拜而對曰此事非大監之獨自
010_0736_b_13L疑焉入山專心學得聖言之諸髠不無
010_0736_b_14L疑焉而無有一人發言如是而問老爺
010_0736_b_15L今且發言請陳管見以塞來責三經
010_0736_b_16L俱是大乘終極之敎然以三人示迹論
010_0736_b_17L三經淺深乃有不同何也三人轉
010_0736_b_18L身成佛所居國土叅會大衆發心
010_0736_b_19L友軌範各有不同今乃一一言之
010_0736_b_20L抵法華涅槃二敎勢分大義皆爲三乘
010_0736_b_21L捨權入實成就法界一實眞門華嚴經
010_0736_b_22L一實眞門本自具足無有入實捨權之
010_0736_b_23L盖法華則對權敎三根之見未盡者
010_0736_b_24L欲成信種又欲破三僧祗時劫之執使

010_0736_c_01L용녀로 하여금 찰나 순간에 여자로 몸을 바꾸고 남방의 무구無垢 세계에서 구슬을 바쳐 성불하게 한 것입니다. 『열반경』은 삼승의 견망見網429)을 찢으며 보살의 초가집 암자를 폐하여 찰나 사이에 삼세의 본성이 없음을 증거하여 이마 넓은 백정이 도살하던 칼을 내려놓고 스스로 말하길, 천불千佛 가운데 하나라고 하였습니다.
두 경전의 대의는 오직 이와 같은데 『화엄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과 불신佛身의 구별이 없고, 자기 지혜와 부처 지혜가 차등이 없으며, 마귀들과 외도外道들도 전체 법계의 큰 활용이 아님이 없으니, 선재동자와 53선지식이 같은 날에 성불하여 찰나찰나에 진리를 증득합니다. 이러한 모임에서 어찌 스스로 근기 때문에 막혀서 실법實法을 잃어버리는 삼승이 있겠습니까. 선재동자의 성불이 이와 같고 『화엄경』의 대의가 이와 같은데 또 ‘남방의 무구無垢’를 말하는 것은, 남방은 명정明正을 위주로 하고 무구無垢는 정순正順으로 본래 깨달아 마음이 응진應眞430)을 얻음을 대의로 하는 까닭입니다. 이에 방편 근기(權根)를 끌어 믿음을 내서 불승佛乘으로 옮겨 나아가게 하고자 따로 남방을 가리키며 유독 국토를 든 것입니다.
『화엄경』은 법계의 본체를 문득 인가하여 자타가 서로 통하며 하나하나 미세한 티끌 안에 큰 법륜을 굴려 곳곳마다 명정明正하고 티끌마다 불국토를 이루니, 어찌 따로 남방에서 자타와 피차를 구별하는 견해에 머물겠습니까. 다만 『법화경』과 『열반경』 두 경전의 가르침과 같은 것은 화불化佛431)이 행하는 바로서, 모두 저 이승二乘과 인천人天 종류로 하여금 일승의 법을 성취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용녀가 성불할 때 사바세계의 3천 중생들은 불퇴지不退地432)에 머물고, 3천 중생들이 보리심菩提心433)을 내며, 이마 넓은 백정이 성불할 때에 불성을 지견知見하는 보살이, 천제闡提434)는 불성이 없다는 견해를 타파함을 여전히 명료하게 알지 못하니, 두 가르침은 모두 이와 같은 견해를 타파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처로는 화불化佛이고 근기로는 삼승입니다.

010_0736_c_01L龍女刹那之際即轉女身於南方無
010_0736_c_02L垢世界獻珠成佛涅槃經乃欲裂三
010_0736_c_03L乘之見網撤菩薩之草庵其於刹那之
010_0736_c_04L證無三世之性使廣額屠兒放下
010_0736_c_05L屠刀自云千佛一數兩經之大義
010_0736_c_06L惟如是華嚴則不然自身與佛身無
010_0736_c_07L自智與佛智無差諸魔外道無非
010_0736_c_08L全法界之大用則善財與五十三善知
010_0736_c_09L同日成佛念念證眞於此會中
010_0736_c_10L有自將根隔自迷實法之三乘善財之
010_0736_c_11L成佛爲若此華嚴之大義爲若此也
010_0736_c_12L又言南方無垢者南方以明正爲主
010_0736_c_13L垢以正順本覺心得應眞爲義故乃欲
010_0736_c_14L引權根生信遷就佛乘別指南方
010_0736_c_15L擧國土華嚴則頓印法界之體自他相
010_0736_c_16L一一微塵之內轉大法輪處處明
010_0736_c_17L塵塵佛土何有別住南方自他彼此
010_0736_c_18L之見只如法華涅槃兩部之敎乃化佛
010_0736_c_19L所爲皆欲令彼二乘及人天種類成就
010_0736_c_20L一乘之法龍女成佛時娑婆世界三千
010_0736_c_21L衆生住不退地三千衆生發菩提心
010_0736_c_22L廣額成佛時尙不了了知見佛性之菩
010_0736_c_23L自破闡提無佛性之見兩敎皆爲破
010_0736_c_24L如是之見而佛則化佛機則三乘

010_0737_a_01L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毘盧遮那435)가 교주敎主가 되고, 십신十身436)의 장애 없는 몸(無障碍身)으로 화장세계華藏世界에 거하시어 삼세의 제불이 같이 한순간(一際)이 되고, 십세의 고금古今이 찰나를 여의지 않습니다. 중중무진의 법문으로 큰 근기를 대번에 전수하니, 화엄 회상에서 한 사람도 삼승의 견해를 집착하는 이가 없습니다. 하나하나의 세계가 본래 장소를 옮기지 않고도 법계에 충만하고, 하나하나의 신체(身相)가 모공을 옮기지 않고도 연화장蓮花藏 미진수微塵數의 대인상大人相437)을 포용합니다. 이로써 선재동자가 성불할 때에 일신이 법계로 양을 삼아 불신佛身과 서로 통하여 들어가고, 갖가지 중생들과 서로 장애가 없으며, 몸을 바꾸어 성불하는 일과 도살하던 칼을 놓는 자취가 없습니다. 즉시 내려놓으매 즉시 법으로 마음을 밝히며, 다시 중생을 여의지 않고 부처를 보나니, 아홉 번 모임438)의 중생과 53선지식들이 세 성인과 더불어 고하가 없고, 온전한 실제 참다운 법문(一實眞門)이 본래 스스로 구족되어 삼승의 실제에 들어가고 방편을 버리는(入實捨權) 이야기가 없습니다.
『화엄경』은 본분의 태평한 시절이요, 두 가르침은 신훈新熏의 청평淸平한 세계이니, 세 경전의 큰 뜻은 이와 같습니다.
장소와 형체에 대한 논변(方體辯)
근래 엉터리 강사는 자신 눈도 밝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선요禪要』439)를 읽으라고만 한다. 도는 장소(方)가 없고 형체(體)는 모양이 없는데 이와 같이 보면 도는 무슨 도이고 형체는 무슨 형체인가? 도 외에 형체가 있고 형체 외에 도가 있는가? 이 뜻은 두 가지 말뚝으로 나뉘고 이 글은 찢겨 옮겨질 것이다. 글자 같은 것을 늘어놓으니, 어이 그리 생각이 없으며, 고인이 글을 짓던 것과 합치되지 않는 것인가. 이제 하나하나 검증하겠다.

010_0737_a_01L毘盧遮那是爲敎主而以十身無
010_0737_a_02L障碍身居華藏世界三世諸佛同爲
010_0737_a_03L一際十世古今不離當念以重重無
010_0737_a_04L盡法門頓授大根華嚴會上無有一
010_0737_a_05L人執三乘之見一一世界不移本處
010_0737_a_06L而充滿法界一一身相不移毛孔而含
010_0737_a_07L容蓮花藏微塵數大人相是以善財之
010_0737_a_08L成佛也一身即以法界爲量與佛身
010_0737_a_09L互相徹入與雜類衆生互相無碍
010_0737_a_10L轉身成佛之事放下屠刀之迹即下即
010_0737_a_11L法以明心不復離衆生而觀佛九會之
010_0737_a_12L衆五十三之知識與三聖無有高下
010_0737_a_13L一實眞門本自具足無有三乘入實捨
010_0737_a_14L權之談華嚴是本分太平之時節兩敎
010_0737_a_15L是新熏淸平之世界三經之大旨其爲
010_0737_a_16L如此也

010_0737_a_17L

010_0737_a_18L方體辯

010_0737_a_19L
近來杜撰講師自眼不思只管敎人
010_0737_a_20L讀得禪要去道無方體無形如是而
010_0737_a_21L看得則道是何道體是何體道外有
010_0737_a_22L體外有道乎此義分作兩橛此文
010_0737_a_23L絕裂移去似字屬下其何不思之甚也
010_0737_a_24L又不合古人成文之勢今一一證之

010_0737_b_01L
『역본의易本義』440)에서 “지극히 신이한 오묘함은 장소가 없다. 역易의 변화는 형체가 없다.”라고 했다. 주자朱子가 이르길, “신이함은 장소가 없고 역은 형체가 없다. 신神은 음지에 있다가 홀연 양지에 있으며, 양지에 있는가 하면 문득 음지에 있다. 역이란 양이 되기도 하고 음이 되기도 하니, 이는 봄이 되었다가 다시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었다가 다시 겨울이 되는 것과 같이 교착하고 바뀌어 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441)라고 했다.
남헌 장씨南軒張氏442)는 “천지의 변화는 음양의 기운이요, 만물은 음양의 형체이며, 밤낮은 음양의 이치다. 이 세 가지는 음양을 벗어나지 않는다. 오직 역易만이 음도 되고 양도 된다. 그래서 형체가 없다. 신은 음양을 헤아릴 수 없으므로 장소가 없다.”라고 했다.
구산 양씨龜山楊氏443)는 “신神이란 오묘한 만물로 말을 하는 것이다. 역이란 낳고 낳음을 말한다. 하늘은 높고 땅은 낮아서 반드시 장소가 있으나, 신은 장소가 없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져서 반드시 형체가 있으나 역은 형체가 없다. 일정한 처소가 없으나 부재한 곳이 없으며, 행함이 없으나 하지 않는 바가 없다.”라고 했다.
이로 말미암아 말하자면 이 도의 행하는 바는 장소가 없고 형체가 없으며, 모양이 없고 유사함이 없다. 장소가 없으나 장소가 없는 바가 없고, 형체가 없으나 형체 없는 것이 없으며, 모양이 없으나 모양 없는 것이 없고, 비슷함이 없으나 비슷하지 않은 바가 없다. 이 도의 본연의 이치는 이와 같다.
지금 공부하는 이들이 이 뜻을 모르고 나뉘어 읽어 버리니, 왕기륭王起隆444)이 말한 바 “지금 눈이 어둔 선승과 허망한 의론을 일삼는 강사가 금강金剛을 등지고 훼방하니 악도惡途에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나한전 불량 서문羅漢殿佛粮序文
사찰은 불명산佛明山 서쪽 기슭에 있고, 암자는 쌍계사雙溪寺445) 동쪽에 있는데, ‘나한’이라 부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16성중聖衆께서 이 암자의 후룡後龍446)에 봉안되어

010_0737_b_01L本義云至神之妙無有方所易之變
010_0737_b_02L無有形體朱子曰神無方而易無
010_0737_b_03L神便是在陰底又忽然在陽在陽
010_0737_b_04L又或然在陰易便是或爲陽或爲陰
010_0737_b_05L如爲春又爲夏爲秋又爲冬交錯代換
010_0737_b_06L而不可以形體物也南軒張氏曰天地
010_0737_b_07L之化陰陽之氣也萬物陰陽之形也
010_0737_b_08L晝夜陰陽之理也此三者不外乎陰陽
010_0737_b_09L惟易則能陰能陽故無體神則陰陽不
010_0737_b_10L故無方龜山楊氏曰神者妙萬物
010_0737_b_11L而爲言易者生生之謂天高地下
010_0737_b_12L有方矣神則無方天圓地方必有體矣
010_0737_b_13L易則無體無在而無乎不在無爲而無
010_0737_b_14L所不爲由是而言之則此道之所行
010_0737_b_15L無方無體無形無似無方而無所不方
010_0737_b_16L無體而無所不體無形而無所不形
010_0737_b_17L似而無所不似此道本然之理如是
010_0737_b_18L之學人不知此義分裂讀去王起隆
010_0737_b_19L所謂今之拍盲禪侶戱論講師背毁金
010_0737_b_20L墮落惡途必矣者此也

010_0737_b_21L

010_0737_b_22L羅漢殿佛粮序文

010_0737_b_23L
寺在佛明山西麓庵在雙溪寺東頭
010_0737_b_24L羅漢爲號何也奉安十六聖衆於此庵

010_0737_c_01L호서湖西의 남쪽 맥이 끝나는 곳을 진압하고 사람들에게 복이 되게 하니, 나한전이라 이름을 내건 것은 이러한 까닭입니다. 16성중께서 복을 주는 것은 봄에 꽃과 나무가 피는 것과 같아서 베풀어 주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리고 볕을 향한 나무가 먼저 봄기운을 얻는 것처럼, 복을 얻고 화를 면하도록 슬피 하소연하면 먼저 이루어짐이 뜻과 같이 되리니, 응공應供447)께 불량佛粮을 바쳐 살적殺賊448)에게 큰 인연을 맺음은 바로 우리들의 성대한 일입니다.
지금 믿음 있는 단월檀越449) 여러분들께서 돈이나 쌀로 성중聖衆께 공양을 올리면 성중께서 각기 마음을 생각하시어 그 바라는 바를 뜻대로 성취하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 믿음 있는 분들께서는 삼가 천명에 근면하시고 타인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밝은 덕을 밝히시어 위로 성중의 큰 자비에 부합하고, 아래로 우리들의 정성에 부합하소서. 몸에 행할 수 없는 것들은 성중이 알도록 고할 수 없습니다.
시왕전 불량계 서문十王殿佛糧稧序文
사람들이 관음과 나한, 산신 등 성중 앞에서 현재의 복을 많이 비는데, 시왕전에 기도하는 이가 없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저 관음과 산신 성중들은 현세에서 감응함이 많은데, 시왕은 저승(冥府)에서 판단을 담당하는 음사陰司인 까닭에 사람들이, 즉시 눈이 알려 주는 것만을 알고, 순생順生과 순후順後의 과보450)가 증가하거나 감소함이 또한 시왕의 감응(冥感)에서 나옴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만약 하루하루 시왕께 정성을 바치면, 시왕께서 남염부제南閻浮提에서 슬피 하소연하는 중생들에게 어찌 복을 내리지 않겠습니까.
이제 쌍계사를 관리하는 여러분들은 믿는 마음으로 돈과 쌀을 아끼지 말고 시왕께 큰 인연을 맺어 감응이 있어 반드시 통하기를 바라노니, 시왕의 감응 또한 소원을 따르지 않음이 없을 것이고, 우리 부모 되는 이들은

010_0737_c_01L之後龍鎭湖西之南脉盡處爲人作福
010_0737_c_02L以羅漢殿標號以此也十六聖衆之歸
010_0737_c_03L福所願如春行花木無所不布又如
010_0737_c_04L向陽之樹先得春氣哀龥得福免禍者
010_0737_c_05L先遂如意獻佛粮于應供結大緣于殺
010_0737_c_06L乃吾人之盛事今有信檀越僉員君
010_0737_c_07L或以錢或以米獻供于聖衆聖衆其
010_0737_c_08L念及各心以其所願成就如意吾儕
010_0737_c_09L之有信君子恪懃天命明明德於人所
010_0737_c_10L不見地而上付聖衆之大慈下合吾心
010_0737_c_11L之誠懇不可以行諸身者不可以告聖
010_0737_c_12L衆知

010_0737_c_13L

010_0737_c_14L十王殿佛粮稧序文

010_0737_c_15L
人之於觀音羅漢山神諸聖前多祈現
010_0737_c_16L十王前無有祈之者何也彼觀音
010_0737_c_17L山神諸聖於現世多有感應十王於冥
010_0737_c_18L掌判陰司故人知即目之交報
010_0737_c_19L知順生順後之果報或增或減亦由十
010_0737_c_20L王之㝠感也人若日日獻誠十王十王
010_0737_c_21L何不降福于南閻浮提哀龥去訖之衆生
010_0737_c_22L今雙溪寺所管僉員信心不惜錢米
010_0737_c_23L結大緣于十王欲以有感必通十王之
010_0737_c_24L㝠感亦以無願不從爲吾父母之人

010_0738_a_01L부지불식간에 그 마음을 배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금과 장과 등촉을 위한 계 서문(鹽醬燈燭稧序)
옛날에 ‘의로운 장(義醬)’과 ‘꺼지지 않는 등불’ 이야기가 있으니, 소금과 장을 보시하고 등촉을 보시하는 공덕은 이에 작지 않은 것이 됩니다. 저 보시가 작지 않으니, 이 받음이 또한 작지 않습니다. 받는 이는 장차 무엇으로 저 보시를 보답할 것입니까. 저 보시의 복 받음은 저 믿는 마음에 달려 있으니, 또한 어찌 받는 것에서 말미암겠습니까. 받는 이는 저것이 온 곳을 헤아리고 자기의 덕행을 살펴야 자기를 잃지 않고, 또한 타인을 잃지 않으면 저 보시하는 이의 복 받음이 또한 크나니, 삼륜의 공적으로 둘 다 잊으면, 지금 소금과 장을 보시함이 ‘의로운 장’의 조사祖師가 되고, 지금 등촉을 보시함이 ‘꺼지지 않는 등불’의 노파가 되지 않을지 어찌 알겠습니까.
아, 우리 믿음 있는 군자와 각각 단월과 이렇게 믿음 있는 보시를 받는 이들은 둘 다 잊음으로써 구문九門에서 서로 잊음이 옳을 것입니다.
관음전 불량계 서문觀音殿佛粮稧序文
우리들은 고통에 들어가 어리석게도 있음(有)에 집착하여 고해苦海를 떠도는 자들이요, 소승小乘은 고통을 두려워하여 어리석게도 공空에 탐착하여 자기만 고해에서 벗어나길 구할 뿐 타인을 구하여 같이 고해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있음에 집착하니 있음에 걸려 자재롭지 못하고, 공에 탐착하여 공에 걸리니 또한 자재롭지 못합니다. 홀연 지혜가 없이 만겁 천 생에 분단생사分段生死451)의 고통에 떨어지고, 변역생사變易生死452)의 고통에 떨어지며, 계내界內와 계외界外의 삼고三苦·오고五苦·팔고八苦·진사塵沙·나곡羅穀453) 등의 거칠거나 미세한 고통들에 떨어져서 고해에서 나오지 못하니, 우리 관음대성의 자비력이 아니면 안 됩니다.

010_0738_a_01L不識不知無貳爾心

010_0738_a_02L

010_0738_a_03L鹽醬燈燭稧序

010_0738_a_04L
古有義醬與一燈不滅之論施鹽醬施
010_0738_a_05L燈燭功德乃爲不少也旣彼施不少
010_0738_a_06L此受也亦不少受之者將何以報彼施
010_0738_a_07L彼施之受福在彼之信心亦何由
010_0738_a_08L於受之者受之者量彼來處忖己德
010_0738_a_09L不失之於己亦不失之於人彼施
010_0738_a_10L之者受福亦大亦以三輪空寂兩忘
010_0738_a_11L安知今之施鹽醬者不作義醬之祖師
010_0738_a_12L今之施燈燭者不作一燈不滅之老嫗
010_0738_a_13L咨吾有信君子各各檀越與此受信施
010_0738_a_14L諸人以兩忘相忘於九門之中爲可

010_0738_a_15L

010_0738_a_16L觀音殿佛粮稧序文

010_0738_a_17L
吾儕也入苦愚痴而執有流浪苦海者
010_0738_a_18L小乘怖苦愚癡而耽空但自求出苦
010_0738_a_19L不肯度人同出苦海者也執有碍
010_0738_a_20L不得自在耽空碍空亦不自在
010_0738_a_21L無智慧萬劫千生墮分段生死苦
010_0738_a_22L變易生死苦墮界門界外三苦五苦八
010_0738_a_23L苦塵沙羅穀粗細諸苦不得出於苦海
010_0738_a_24L非我觀音大聖慈悲之力不也具耳根

010_0738_b_01L
이근耳根이 원만히 통하고 원만히 비추는 삼매를 갖추고, 또 고통을 구제하고 소리를 살피는 삼매를 갖추어서 관자재觀自在라고 이름을 붙였으니, 곧 관음입니다. 스스로 존재하고 스스로 보니 지혜가 범부와 같지 않고, 깊은 반야를 행하니(行深般若) 알음알이(行解)가 이승二乘보다 훨씬 높습니다. 위로 제불諸佛과 자비의 힘이 같고, 아래로 중생과 자비의 우러름이 같으니, 오온五蘊의 고해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세간의 번뇌로 돌아 들어가서 중생을 구제하여 고해를 같이 벗어나며, ‘오온이 모두 공하다’라는 것으로 소리를 찾고 고통을 구원하는 경계에서 일체 고통과 재앙을 구제하니, 고통과 재앙의 중생들이 이에 관자재보살의 깊고 깊은 반야를 수행함을 배워서 재물로 공양하고 마음을 염원하여 고해에서 관음의 오묘한 힘을 받아서 원래 고해가 없음을 간파하여 올라갈(升躋) 것을 생각하면 곧 피안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웅전 불량 서문大雄殿佛粮序文
우리 대웅씨大雄氏(佛)가 삼계에서 왕이 됨은 십유十喩454)와 육여六如로 일체 오온을 관찰하며, 하나의 아들로 일체 중생들을 보고 자비를 일으키며, 문훈聞薰과 문수聞修로 일체 제법에서 일심삼관一心三觀455)을 닦고, 인공人空과 법공法空으로 여환삼매如幻三昧에서 사지四智456)의 보리를 증득하여 어떠한 법도 심정에 대응하지(當情) 않고, 어떠한 법도 장애됨이 없어서 종횡으로 크게 활용해도 작은 티끌도 움직이지 않는다. 천마天魔와 외도外道가 함께 한 집안의 법권法眷457)이 된즉, 그 큰 자애와 큰 자비와 큰 성스러움과 큰 지혜와 큰 바람과 큰 지혜와 큰 실행과 큰 위엄과 큰 방정함과 큰 활용이 삼계에서 크게 으뜸(大雄)이 된다. 우리들 작은 기량의 중생들이 이러한 큰 으뜸의 문에 들어가니 어찌 공양하지 않으랴.
아, 너희 소자小子들은 부처의 명을 삼가 힘써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010_0738_b_01L圓通圓照三昧又具救苦尋聲三昧
010_0738_b_02L觀自在得名者乃觀音也自在自觀
010_0738_b_03L則智慧不同凡夫行深般若則行解逈
010_0738_b_04L殊二乘上與諸佛同一慈力下與衆生
010_0738_b_05L同一悲仰則不但其能自出五蘊苦海
010_0738_b_06L又能廻入塵惱救度衆生同出苦海
010_0738_b_07L以五蘊皆空度一切苦厄於尋聲救苦
010_0738_b_08L之境則苦厄衆生乃學觀自在菩薩修
010_0738_b_09L行甚深般若供之以財念之以心
010_0738_b_10L苦海中而得蒙觀音之妙力看破原無
010_0738_b_11L苦海當念升躋乃可到彼岸

010_0738_b_12L

010_0738_b_13L大雄殿佛粮序文

010_0738_b_14L
我大雄氏之王於三界也以十喩六如
010_0738_b_15L觀一切五蘊以一子地視興慈悲於一
010_0738_b_16L切衆生以聞薰聞修修一心三觀於一
010_0738_b_17L切諸法以人空法空證四智菩提於如
010_0738_b_18L幻三昧無一法當情無一法違碍
010_0738_b_19L橫大用不動微塵天魔外道同作一
010_0738_b_20L家之法眷則其大慈大悲大聖大慧大
010_0738_b_21L願大智大行大威大方大用大雄於三
010_0738_b_22L吾儕小器衆生入此大雄之門而何
010_0738_b_23L不奉供咨爾小子恪懃佛命無或忽
010_0738_b_24L

010_0738_c_01L
지장보살 탄생일의 계 서문(地藏誕日禊序文)
지장 대성地藏大聖은 남염부제南閻浮提의 화주化主458)로서 옷을 벗고 지하에 들어가 지옥문에서 눈물을 거두지도 않으신다. 무릇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을 갖추어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이 보살의 명호를 듣고 신심信心을 거역하지 않고 공양하고 예배하면 그 복이 무량하다.
7월 30일은 지장 대성의 탄신일이다. 이날을 당하여 신심으로 예배하고 공양하지 않으면 불제자가 아니요 사람의 마음이 없는 것이며, 이전에 먼저 돌아가신 이들의 고통을 지옥문에서 구제할 수 없다. 사람 마음을 가진 이들은 힘쓸지어다.
보시 물품을 함부로 사용함을 경계하는 글(誡施物橫用文)
예전에 어떤 탐욕스런 사람이 영니永尼와 함께 『화엄론華嚴論』을 필사하는 데 쓸 보시 물품을 다른 곳에 함부로 사용하여 마음 씀이 바르지 않았고, 『화엄론』은 필사할 수 없다고 『화엄경』을 인간(印)하여 자기 물건으로 삼으려고 했다. 시주의 모든 재용財用을 하나도 내려보내지 않고서 장張459)에게 해를 끼치고자 하니, 자기만 이롭게 하는 화를 양성함이 적지 않다. 그리고 설법을 하는 둥 예경禮敬을 하는 둥하여 시주施主를 유혹하니, 이를 무엇이라 칭하리오? 이는 주공周公의 〈금등金縢〉이 왕망王莾의 손에 들어가서 삿된 말로 변한 것이 아니겠는가. 마음먹은 바는 『화엄론』을 필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니, 이는 송나라 여승 지통智通과 다름이 없다.
송나라 서울에 있는 간정사簡靜寺의 승려 지통은 얼굴이 예쁘고 나이 젊은데 도를 믿음이 독실하지 않았다. 원가元嘉 9년(432)에 스승이 죽자 파계하고 결혼하여 위군魏郡 양군보梁群甫의 처가 되었다. 아들 하나를 낳아 그 아이가 6, 7세가 되었는데 집안이 매우 가난하여 옷을 입힐 게 없었다. 지통은 당시 가지고 있던 『무량수경』과 『법화경』 등을 모두 풀어서 아이의 옷으로 해 입혔다.

010_0738_c_01L地藏誕日禊序文

010_0738_c_02L
地藏大聖南閻浮提化主脫衣入地
010_0738_c_03L而地獄門淚又不收凡具眼耳鼻舌身
010_0738_c_04L得號爲人者聞是菩薩名號信心
010_0738_c_05L不逆供養禮拜其福無量七月三十
010_0738_c_06L乃地藏大聖誕日當此日也而無
010_0738_c_07L信心禮拜供養非佛弟子無人之心矣
010_0738_c_08L不得度上世先亡之苦於地獄之門
010_0738_c_09L人之心者其或勉旃

010_0738_c_10L

010_0738_c_11L誡施物橫用文

010_0738_c_12L
昔有一貪婪人與永尼寫華嚴論施
010_0738_c_13L橫用他處用心不正乃欲華嚴不得
010_0738_c_14L書寫印華嚴經爲自家之物有施主
010_0738_c_15L之凡百財用一不下送欲歸害于張也
010_0738_c_16L其釀成利己之禍不少又以似或說法
010_0738_c_17L似或禮敬誑惑者施此何以稱焉
010_0738_c_18L豈非周公之金縢入于王莾之手而變
010_0738_c_19L成邪說者乎所心華嚴論不欲書寫
010_0738_c_20L與宋尼智通無異宋京師簡靜寺尼智
010_0738_c_21L年貌姝少信道不篤元嘉九年師
010_0738_c_22L罷道嫁爲魏郡梁群甫妻生一男
010_0738_c_23L年六七歲其家甚貧無以爲衣通爲
010_0738_c_24L尼時所持無量壽法華等經悉練▼(扌+䙚) [35]

010_0739_a_01L아이가 1년이 지나서 병이 들었는데 온몸이 문드러져 화상을 입은 듯하였고, 작고 하얀 벌레가 날마다 1되 정도 나왔다. 그 나머지는 말랐는데460) 그 고통이 독보다 심하였다. 밤낮으로 부르짖었다. 항상 공중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경전을 풀어헤쳐 옷을 만들어서 이렇게 심한 과보를 받는 것이다.”
아이는 10여 일 있다가 죽었다.
무지한 마음으로 경전을 헤쳐 옷을 만들어도 이렇게 되었는데, 하물며 불법을 이용하여 시주를 유혹하여 자기만 이롭게 하는 화를 양성하고, 타인에게 해를 돌리고, 『화엄론』을 필사하지 않으려는 자는 어떻겠는가.
한 숟가락의 식사를 더하고서 큰 소가 되는 징험을 받기도 하고, 작은 도끼로 큰 도끼를 바꾸었다가 큰 구렁이가 되는 응보를 받기도 하였으니, 인과의 분명함이 없지 않다.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은 모든 보시 물품을 다른 곳에 함부로 사용하지 말고 마음을 바르게 써서 타인에게 해를 돌리지 말아야 한다.
칠성전 불량계 서문七星殿佛粮禊序文
둔법遁法이 말하길, “하늘은 영험하고 땅도 영험하다. 왼손으로 북두를 가리키고 오른손으로 칠성을 가리킨다. 하늘 위 28수는 내 소관이니 머리로 북두칠성을 이고 발로 아홉 구비 황하를 밟는다. 나는 상계上界에서 혈인자血刃子를 받드니 나는 하계에서 난을 피하는 사람이다.”라고 한다.
이러한 말들을 나는 믿을 수 없지만 일체 사람들의 길흉화복은 모두 칠성이 관리한다. 칠성의 무량한 자비는 육도六途에 드리워지고 인간세상을 둘러 단속하니, 그 모습을 나타냄은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 복을 구하고 재앙을 면하려는 사람이 칠성에 기도하지 않으면 달리 어디에서 구할 것인가. 우리 믿음 강한 계원들은 『칠성경七星經』을 구해 읽고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금강산 마하연 기문金剛山摩訶衍記文

010_0739_a_01L以衣其兒居一年而得病竟體剝爛
010_0739_a_02L狀若火瘡有細白虫日去 [36] 一升其餘
010_0739_a_03L燥痛煩毒晝夜號呌常聞空中有語云
010_0739_a_04L壞經爲衣得此劇報旬餘而死以無
010_0739_a_05L知之心破經作衣如是況付佛法
010_0739_a_06L惑諸施釀成利己之禍而歸害于他人
010_0739_a_07L不欲書寫華嚴論者乎一匙加飱因作
010_0739_a_08L大牛之驗以小斧換用大斧而因作大
010_0739_a_09L蠎之報不無因果之昭然凡諸修行之
010_0739_a_10L凡諸施物不得妄用於他處用心
010_0739_a_11L爲正不得歸害于他人

010_0739_a_12L

010_0739_a_13L七星殿佛粮禊序文

010_0739_a_14L
遁法云天則靈地則靈左手指北斗
010_0739_a_15L右手指七星天上二十八宿是吾所管
010_0739_a_16L頭戴北斗七星脚踏九曲黃河吾奉上
010_0739_a_17L界血刃子吾是下界避難人此等說
010_0739_a_18L不敢其信一切人吉凶福禍皆管於七
010_0739_a_19L七星之慈悲無量垂形六途環檢
010_0739_a_20L人間其現形也無所不至求福免灾
010_0739_a_21L之人不祈之於七星而其於他何求
010_0739_a_22L吾信心稧員求七星經讀之無敢忽諸

010_0739_a_23L

010_0739_a_24L金剛山摩訶衍記文

010_0739_b_01L
금강산의 수려함은 해동의 산들 중에 으뜸이다. 금강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비로봉이고, 비로봉의 남쪽에 백운대가 있다. 백운대의 서쪽에 있는 절이 마하암摩訶庵이다. 봉우리와 사찰 사이의 경치가 매우 뛰어나서 금강산 중에 으뜸이다. 암자가 무너진 지 오래되었기에 건물들이 기울고 무너져 승려들이 노출되므로 사군자들이 애석해하고 불제자들이 부끄러워했다.
도광道光 12년(1832) 가을에 율봉栗峰의 문인 월송 선사月松禪師가 암자가 이렇게 무너진 것을 보고는 이에 조카 용암 선사龍岩禪師와 함께 일을 주관하여 다시 수리하였다. 무너진 것을 지탱하고 터진 것을 보충하며 허물어진 것을 쌓고 새는 곳을 덮으니, 나무들이 얽히고설킨 기이함과 꽃무늬를 즐비하게 새긴 오묘함이 정밀했다.461) 기둥을 세우고 흙손질한 공력이 훌륭하고 붉은색과 흰색으로 채색해 놓아 앞서 창건할 때보다 더 나았다. 이로부터 감실龕室의 불상은 습기에 젖어 무너질 위험이 없었고, 암자의 승려는 경행經行462)하고 참선하기에 편안해졌으며, 유람하는 이들은 쉴 수 있었고, 관람하는 이들은 눈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칠보봉七寶峰의 경치와 사자봉獅子峰의 샘물과 바위, 혈망봉穴望峰463)의 바람과 달, 법기봉法起峰의 안개 낀 솔, 만회봉萬灰峰의 이끼 낀 오솔길, 불지봉佛地峰의 달콤한 이슬이 일시에 새롭게 되니, 사군자와 불제자들이 시원하게 아쉬움을 풀고 부끄러움을 떨어 버린 것 같았다.
월송 선사는 나에게 방조傍祖 되시고, 용암 선사는 나의 법부法父이시다. 그간에 신심信心과 원력願力을 모조리 알고 왕래하면서 감동하였다. 율봉 화상은 여기에서 40여 년 머물다가 여기에서 입적하셨다. 그 문하 제자들의 보은과 힘씀이 이처럼 크니, 어찌 알겠는가, 훗날 법부法父와 문하 제자들 그리고 인연을 맺어 동참한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후생의 인연을 맺지 않을지. 위대하도다, 이 암자와 백씨白氏464)의 인연 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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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剛之奇秀甲於海東諸山山之上峰
010_0739_b_02L曰毘盧峰之南臺曰白雲臺西寺曰摩
010_0739_b_03L峰寺間其境絕勝又甲金剛庵之
010_0739_b_04L壞久矣臺榭蹇崩佛僧暴露士君子
010_0739_b_05L惜之佛弟子耻之道光十二年秋
010_0739_b_06L峰門人月松禪師見庵壞之若斯然
010_0739_b_07L是乎與其侄龍岩禪師謹幹將事復爲
010_0739_b_08L治之凡支壞補缺壘隤覆漏其技 [37]
010_0739_b_09L杈枅 [38] 之奇華櫕 [39] 𩉾 [40] 鞢之妙乃精櫨槾之
010_0739_b_10L功自良赭堊之飾勝於前之所創也
010_0739_b_11L由是而龕像無澡濕陊▼(阝+切)之危庵僧有
010_0739_b_12L經行宴坐之安遊者得之息肩觀者得
010_0739_b_13L之寓目七寶之景狀獅子之泉石
010_0739_b_14L望之風月法起之烟松萬灰之笞 [41]
010_0739_b_15L佛地之甘露一時而新而士君子佛弟
010_0739_b_16L豁然如釋憾刷耻之爲者也月松余
010_0739_b_17L之傍祖也龍岩余之法父也其間信心
010_0739_b_18L願力盡得知之而感徃念來栗峰和尙
010_0739_b_19L居此地四十餘年仍而入寂於此其門
010_0739_b_20L弟子之報恩宣力若此之大矣安知他
010_0739_b_21L不與其法父與其門下人及結緣
010_0739_b_22L同叅一切諸人結後生緣於玆土乎
010_0739_b_23L此庵與白氏其有緣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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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암 기문(七佛庵記)
동남쪽의 산수로는 지리산이 최고다. 지리산의 경물 중에는 쌍계사가 더욱 좋다. 쌍계사의 경치 중에서는 칠불암이 으뜸이다.
암자는 사찰에서 북쪽 30리에 있다. 참선을 배우는 이들이 머무는 곳이다. 그곳은 두루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사물이 형체를 숨기지 않는다. 봄 대낮에 나는 풀들이 향기롭고(薰薰) 나무들이 기뻐하여(欣欣) 조화를 이끌어내고 순수함을 받아들여(導和納粹) 사람의 혈기를 화락하게 함을 좋아한다. 여름 밤에 나는 샘이 가득하고 바람이 시원하여 번뇌를 없애고 각성하게 하여 사람의 심정을 일으킴을 좋아한다. 개개의 물건마다 비상한 경계가 되니, 사람 또한 비상한 선사禪師가 된다. 어느덧 신라 말 이래로 산골짜기가 열리고 골짜기 암자가 개창되어 천하 제일의 선원이 되었다. 비상한 사람이 여기에 출입하고 머물며 참선하여 득도한 이들이 많다.
경인년(1830) 겨울 10월에 필방畢方465)이 재앙을 고하였다. 암자의 주인 금담金潭 선사가 수제자(上足) 대은大隱과 함께 죽을 힘을 다하여 사방에서 재물을 모으니, 3년 사이에 암자가 다시 완성되었고, 5년 사이에 불사가 마무리되었다. 정전正殿 몇 간과 승당僧堂 몇 간, 선당禪堂 몇 간, 정문루正門樓 몇 간이 번듯해지니 화성化城466) 같았다. 바위 골짜기가 함께 맑아지고 안개와 노을이 같이 빛났다. 이렇게 불법이 쇠퇴해진 시기에 암자를 중건하게 되니, 사람들이 모두 말하길, “이전 창건한 것보다 낫다.”라고 한다.
일이 또한 비상하고, 비상한 사람이 비상한 땅에서 비상한 일을 하였으니, 여기에 머무는 이들은 비상한 참된 경지에 들어가서 ‘일체가 모두 공하다’라는 진리를 보게 되면 암자를 칠불암이라고 한 것이 헛되지 않으리라.
석천암 기문(石泉庵記)

010_0739_c_01L七佛庵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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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南山水智異山爲最智異山景物
010_0739_c_03L雙溪寺爲尤雙溪寺明勝七佛庵爲甲
010_0739_c_04L庵在寺北三十里爲叅禪學者栖息之
010_0739_c_05L地搜勝槩物無遁形春之日吾愛
010_0739_c_06L其草薰薰木欣欣可以導和納粹暢人
010_0739_c_07L血氣夏之夜吾愛其泉渟渟風冷冷
010_0739_c_08L以蠲煩析醒起人心情頭頭物物
010_0739_c_09L爲非常之境則人亦非常之禪居焉
010_0739_c_10L自羅季以來因山洞開因洞庵剏
010_0739_c_11L天下第一禪院非常之人出入居此
010_0739_c_12L叅禪得道者多矣庚寅冬十月畢方告
010_0739_c_13L庵之主人金潭禪師與其上足大隱
010_0739_c_14L出萬死一生之力鳩財四方三年之間
010_0739_c_15L庵乃更成五年之間佛事盡立正殿
010_0739_c_16L若干間僧堂若干間禪堂若干間
010_0739_c_17L門樓若干間儼若化城巖洞共淸
010_0739_c_18L霞相煥當此佛法衰癈之時重建之庵
010_0739_c_19L人皆云勝於前之所創事亦非常
010_0739_c_20L非常之人居非常之地爲非常之事
010_0739_c_21L居此者入非常之眞境照見一切皆空
010_0739_c_22L庵得七佛之名其不虛矣

010_0739_c_23L

010_0739_c_24L石泉庵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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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는 대둔산 북쪽 기슭에 있다. 천 층 석벽石壁이 문병門屏467)이 되고, 석벽 아래에 평평한 곳이 있는데 너비는 열 길이다. 그 가운데 평평한 대臺가 평평한 곳을 반분하고 있다. 대의 동남쪽에 바위틈으로 시내가 흘러 구층대九層臺와 장경암藏經巖을 돌아 대승大乘 앞 시내로 들어가서는 서쪽으로 바다까지 이른다.
선가仙家와 도사道士의 가르침에 전서篆書로 된 말이 있는데 술법이 가장 신이하다. 그 법은 오로지 비석에만 쓰여 있어서 재물을 소비하지 않는다. 입을 다물어 발설하지 않고 덕을 행하고 정성을 들여 노력하여 공력을 드리면 성공함을 징험할 수 있으니, 어떠한 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인가.
돌이라는 것은 흙의 뼈에 해당한다. 작은 뼈든 큰 척추든 돌이 아님이 없으니, ‘흙의 정백精魄468)의 영靈’이라는 것은 이를 가리켜 말함이다. 이러므로 성인이 신과 인간의 경계를 구분하고, 사람은 돌로 성곽을 만들거나 돌로 문호를 만들거나 돌로 대臺와 다리를 만들거나 돌로 묘(墓依)를 만들거나 돌로 비명碑銘을 만든다. 신神은 돌로 단壇과 탑을 만들거나 돌로 골격을 만들거나 돌로 전殿과 상像을 만들거나 돌로 솥을 만들거나 돌로 표를 세운다.469) 병법에 이르면, 제갈공명諸葛孔明은 돌을 모아 판을 짜서 팔진도八陣圖를 만들었으니, 그 영묘함을 취하여 그러한 것이다. 한편 돌은 팔괘에서 간艮이라. 간艮은 산이 되니 이는 소남小男의 위치다. 그러므로 봉우리의 모양과 형세가 바위를 짊어지고 돌을 이고 서 있는 경우에 기도하면 응답이 있다. 비옥한 토지라도 돌이 없이 완만하면 제사 드려도 영험이 없다.
옛날 반야국般若國 사람이 그 임금에게 고하길, 돌 만여 개를 쌓아서 24부분으로 나누면 선구旋具470) 향제享帝의 법이 되니, 바람이 고르고 비가 순조로워 20년 동안 풍년이 되어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할 텐데, 뜻하지 않게 아첨하는 신하와 요상한 무리들이 노래와 술로 흥청거리는 무리들에서 일어나 상소하고 극간하여 쌓은 돌을 무너뜨리고 끊어 버리니, 이에 홍수와 가뭄, 바람과 서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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菴在大芚山北麓以千層石壁爲門屏
010_0740_a_02L石壁下有平地廣輪十丈中有平臺
010_0740_a_03L半平地臺東南有石澗環九層臺藏經
010_0740_a_04L入于大乘前溪而去西入于海
010_0740_a_05L家道士之敎有篆之語術爲最神
010_0740_a_06L法專以碣石施焉不費財貨緘口勿泄
010_0740_a_07L爲德致誠勞力爲功成功可驗何道
010_0740_a_08L不成盖石之爲物也是土之骨小骸
010_0740_a_09L巨髓莫非是石則土中精魄之靈
010_0740_a_10L此而言也是以聖人畫封神人之界
010_0740_a_11L界人或以石爲城郭以石爲門戶以石
010_0740_a_12L爲臺橋以石爲墓依以石爲碑銘
010_0740_a_13L則以石爲壇塔以石爲骨格以石爲
010_0740_a_14L殿像以石爲釜鼎以石爲建標
010_0740_a_15L於兵法孔明聚石作局爲入陣圖
010_0740_a_16L取其靈而然也且石者於八卦爲艮
010_0740_a_17L艮爲山是小男之位也故峰巒之體
010_0740_a_18L負巖戴石而立者禱之有應肥土
010_0740_a_19L無石而緩者祀之無靈昔般若國人
010_0740_a_20L告其君聚石萬餘包而分積二十四
010_0740_a_21L爲旋具享帝之法風調雨順
010_0740_a_22L豊二十年國泰民安匪意佞臣妖孼
010_0740_a_23L之徒起自詩酒豪放之群上疏極諫
010_0740_a_24L以毁積石而絕止於是水旱風霜敗豊

010_0740_b_01L흉년의 변괴와 천둥과 벼락, 안개와 싸락눈과 벌레들의 변괴가 해마다 끊이질 않아 굶어죽은 이들이 골짜기를 메우고 문인과 무인들이 일을 그치니 백성들이 모두 제자리를 잃고 온 나라가 크게 굶주렸다고 하였다. 돌들의 정령과 변화의 신통을 여기에서 가히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골육으로 나누어 논의하면, 흙은 땅의 육질이요, 돌은 땅의 골격이며, 나무는 땅의 터럭이고, 쇠는 땅의 발톱이요, 불은 땅의 비상飛上이요, 물은 땅의 정혈精血이다. 돌은 본래 소리가 없는데, 물은 여울을 만나면 소리를 낸다. 여울은 돌 때문에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사물이 불평하면 소리를 낸다’라고 하는 것이다. 물은 돌이 아니면 여울이 위험이 되지 않고, 여울은 돌이 아니면 물이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울의 돌은 실로 물의 원수가 된다. 육정六丁471)은 신이 고달파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丁은 음의 불이라서 밤에 귀하게 되는데 임壬과 덕이 합치된다. 임壬은 물의 양陽이다. 음의 불과 양의 물이 짝하여 부부가 된다. 돌은 간艮의 소남小男에 속한다. 그러므로 산에 있지 않고 여울에 들어가면 순리를 거슬러 소리가 난다. 이것은 부모가 편안하지 않으면 그 혈육이 어지러이 곡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지서地書에도 이르길, 여울이 울어 곡을 하는 것은 정丁이 고달파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개 음양 이기陰陽理氣의 형세가 진실로 그러함을 밝게 볼 수 있다. 선지식의 높은 눈이 아니면 그 미묘한 원인을 거슬러 알 수 없으니, 애석하기만 하다.
무릇 큰 바위는 영물靈物이 아님이 없다. 바위에 기대 문(戶)을 정하면 자손의 복이 길지 않고, 바위에 기대 집을 지으면 재난이 많다. 바위에 기대 길을 열면 마을에 병과 우환이 많고, 바위에 기대 측간이나 마구간을 지으면 주인집에 화가 있다. 바위에 기대 살생을 하면 난리가 일어나고, 바위에 기대 나무를 베면 수명을 깎아 먹고, 바위에 기대 음탕한 짓을 하면 스스로 지은 재앙을 면할 수 없다. 바위에 기대 사당을 세우면 세상을 누리는 복이

010_0740_b_01L之灾雷霆霧霰旱虫之變連歲不絕
010_0740_b_02L餓𩛞塡壑文武癈業民皆失所而一
010_0740_b_03L邦大飢其群石之精靈變化之神通
010_0740_b_04L於此可想又以骨肉之分論之土者
010_0740_b_05L地之肉也石者地之骨也木者地之
010_0740_b_06L毛也金者地之爪也火者地之氣也
010_0740_b_07L水者地之精血也石本無聲而水遇
010_0740_b_08L灘者鳴之灘者緣石而聲焉是所謂
010_0740_b_09L物不平而鳴也水非石則灘不爲險
010_0740_b_10L非石則水不爲鳴故灘上之石實爲水
010_0740_b_11L之怨仇也六丁神之所苦也何則
010_0740_b_12L丁以陰火爲貴於夜而與壬合其德
010_0740_b_13L水之陽也陰火陽水配爲夫婦
010_0740_b_14L屬艮之小男也故不在於山設入於灘
010_0740_b_15L逆其順理而鳴之是猶使父母不得安
010_0740_b_16L其血肉亂哭者也故地書亦云灘鳴爲
010_0740_b_17L哭丁之所苦盖昭然可觀於陰陽理氣
010_0740_b_18L之勢所固然若非善識之高眼無以溯
010_0740_b_19L其微妙之源也可勝惜哉大抵巨岩
010_0740_b_20L莫非靈物依岩定戶子孫福不長
010_0740_b_21L岩建室多灾亂依岩開路洞里多病
010_0740_b_22L依岩作厠厩主家有禍依岩殺生
010_0740_b_23L賊禍變起依岩伐木歎損壽依岩行
010_0740_b_24L自作之孽不免依岩立祠享世之

010_0740_c_01L선남자에게 미치지 못하고, 바위에 기대 마당을 열면 주인 없는 무덤이 시장 사람보다 많아진다. 바위에 기대 배를 매면 풍파의 재앙을 볼 수 있고, 바위에 기대 밭을 일구면 소와 말 등 가축이 성대해질 것이다. 바위에 기대 창고를 세우면 관청의 덕이 흥성하여 기댈 수 있고, 바위에 기대 나무를 심으면 산신령이 반드시 도와 복을 내릴 것이다. 바위에 기대 기도하면 하늘이 내리는 경사가 바라는 뜻대로 이어질 것이다. 바위에 기대 술을 빚으면 신선이 내려오는 바람을 타고 득도하는 데에 이를 것이요, 바위에 기대 경을 외우면 사특함을 물리치는 이치가 꿈을 통해 얻어질 것이다. 바위에 기대 샘을 뚫으면 반드시 쌍둥이를 낳을 것이요, 바위에 기대 풀무를 설치하면 도깨비 환난이 생길 것이다. 바위에 기대 계산을 하면 꿈으로 도를 이룰 것이요, 바위에 기대 벌을 기르면 정丁이 벌꿀을 화기和氣롭게 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박식한 군자가 마땅히 기록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할 법이다.
또 도서道書를 살펴보니, 바위에 기대 불상을 안치하는 것은 최고로 길吉한 일이라고 했다. 바위에 기대 불상을 안치함이 최고로 길한 일이라면, 불자佛子들은 이 암자에 들어가 도를 닦음에 무슨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그리고 샘이 바위 사이에서 나오니, 땅의 정혈이라. 오행이 상합하여 일맥이 연결되니, 이는 도를 배우는 사람의 도를 돕는 것이다. 여기에 머무는 이들은 삼가 소홀하지 말지라.
화엄전 응향각 기문(華嚴殿凝香閣記)
옛날 당나라 초기에 융주隆州 파서현巴西縣의 영호 원궤令狐元軌라는 이가 불법을 믿어 공경해서 항抗 선사에게 『금강경』과 『반야경』, 『열반경』 등을 필사하게 하였다. 노자의 『오천문五千文』(『도덕경』)과 한 곳에 두어 보관하였다. 경전을 보관한 누각이 풀로 덮여 있었는데 홀연 바깥에서 불이 번져 일시에 다 타 버렸다. 그래서 재를 뒤져 보라고 했더니, 『도덕경』은 불에 다 타 버렸으나 경전들은 완연히 예전처럼 표지 색깔도 변하지 않았다.472)
옛날에 이러한 징험이 있었는데 오늘 또한 그러하다.

010_0740_c_01L不及於善男依岩開場無主之塚
010_0740_c_02L陪於市人依岩係船風波之厄可見
010_0740_c_03L依岩起耕牛馬之畜見盛於時依岩
010_0740_c_04L建倉官德之興必賴依岩植木山靈
010_0740_c_05L必祐而降福依岩祀禱天賜之慶
010_0740_c_06L于向意依岩釀酒降仙之風達于得
010_0740_c_07L依岩誦經斥邪之理因夢而得
010_0740_c_08L岩掘泉必産雙童依岩設冶魑魅之
010_0740_c_09L患乃出依岩做筭仍夢成道依岩養
010_0740_c_10L丁必和氣於蜜此皆愽物君子之所
010_0740_c_11L當記而乃敎人之法者也又按道書
010_0740_c_12L依岩坐佛爲第一吉事也旣以依岩坐
010_0740_c_13L爲第一吉事則爲佛子者入此庵
010_0740_c_14L修道何事不成又泉自石間而出
010_0740_c_15L地之精血五行相合一脉相連是爲
010_0740_c_16L學道人助道之所居此者愼無忽哉

010_0740_c_17L

010_0740_c_18L華嚴殿凝香閣記

010_0740_c_19L
昔在唐初隆州巴西縣令狐元軌者
010_0740_c_20L敬佛法使抗禪師寫金剛般若涅槃等
010_0740_c_21L老子五千文同在一處而藏之藏經
010_0740_c_22L閣是草覆忽爲外火延燒一時灰蕩
010_0740_c_23L仍命撥灰老子便從火化諸經完然如
010_0740_c_24L而黃 [42] 色不改古有如是之驗而今

010_0741_a_01L갑오년(1834) 3월 17일에 산불이 홀연 일어나서 영각사靈覺寺 3백여 간의 큰 사찰이 모두 불에 타 버렸다. 그런데 오직 화엄전만은 불 속에서도 타지 않았다. 화엄전이 타지 않고 우리 동방의 만세 보물이 되도록 불천佛天이 바란 것이 아니겠는가.
이에 용암龍岩 화상이 청부靑蚨(돈) 50꾸러미를 내고 명암明庵 선사에게, 대웅전 불량佛粮 계원들에게 재원을 모아 삼가 일을 주관하라고 하였다. 4월에 건물이 완성되자, 명암은 나 전유展有에게 기記를 작성하라 하였다. 나(展有)는 이에 서명사西明寺의 사주寺主473) 신찰神察과 목험目驗이 이야기한474) 원궤元軌 일을 인용하여 여기에 짝을 이루게 하니, 후에 경전을 인간하는 이들에게 불법을 믿어 공경하고 영호 원궤보다 독실하게 함이라.
장 처사가 금자金字로 「행원품行願品」과 『법화경』을 필사하는 것에 대한 상축上祝과 서문(張處士寫金字行願品與金字法華經上祝并序)
옛날 진陳나라 상서복야尙書僕射 강총江揔은 정情을 표현함이 뛰어나 앞 시대에 드러나서475) 광산사匡山寺에서 일체경一切經(대장경) 1장藏 3,752권을 필사하였고, 이부상서 모가毛嘉는 절개가 높고 인후하며 글씨는 두 왕씨王氏476)를 움직이고 학문은 삼가三賈477)와 비슷한데, 몸소 붓을 움직여 『유마경』을 필사하였다. 제齊나라 숙종肅宗 효소황제孝昭皇帝는 지극한 가르침을 숭봉하여 뜻을 현묘한 법문에 부치고 선조 황제를 위하여 일체경 12장을 필사하였으니, 도합 38,047권이었다. 푸른색 머리의 자주색 끈(靑首紫縚)과 금실·은실로 장정하고, 연꽃 무늬 표지로 덮어서 사자獅子의 자리478)로 받들었다. 주나라 효선황제孝宣皇帝는 불일佛日을 거듭 융성하게 하여 뒤를 비추고 앞을 뛰어넘었는데, 『반야경』 3천여 부部를 필사하였고, 육재六齋를 폐하지 않고 팔계八戒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나라 고조高祖 문황제文皇帝는 현묘한 덕이

010_0741_a_01L且如然甲午三月十七日山火忽起
010_0741_a_02L靈覺寺三百餘間巨刹皆從火化惟華
010_0741_a_03L嚴殿入于火中不燒佛天豈不欲使華
010_0741_a_04L嚴之板爲吾東萬歲之寶耶於是乎龍
010_0741_a_05L岩和尙出靑蚨五十䋋使明庵禪師
010_0741_a_06L鳩財於大雄殿佛粮稧員勤幹將事
010_0741_a_07L四月閣成明庵使展有爲之記展有
010_0741_a_08L乃引西明寺主神察目驗說之之元軌事
010_0741_a_09L配合于此而使後後印經之人信敬佛
010_0741_a_10L篤於令狐元範也

010_0741_a_11L

010_0741_a_12L張處士寫金字行願品與金字法華
010_0741_a_13L經上祝并序

010_0741_a_14L
昔者陳尙書僕射江揔緣情頴拔形于
010_0741_a_15L前代於匡山寺寫一切經一藏三千七
010_0741_a_16L百五十二卷吏部尙書毛嘉志節高俊
010_0741_a_17L仁厚兼隆書運二王學侔三賈而躬
010_0741_a_18L自運筆寫維摩經齊肅宗孝昭皇帝
010_0741_a_19L奉崇至敎情寄玄門奉爲先皇帝
010_0741_a_20L寫一切經一十二藏合三萬八千四十七
010_0741_a_21L靑首紫縚銀繩金縷覆以蓮花之帳
010_0741_a_22L擎以獅子之座周孝宣皇帝重隆佛日
010_0741_a_23L [43] 後超前寫般若經三千餘部而六齋
010_0741_a_24L不替八戒靡渝隋高祖文皇帝玄德

010_0741_b_01L신명에 통하고 지극한 공은 조화를 품었는데, 개황開皇479) 초기(581)부터 인수仁壽480) 말년(604)에 이르기까지 경전과 논서를 필사한 것이 모두 46장 132,086권이었고, 오래된 경전을 손질한 것이 3,853부였다. 수 양제隋煬帝는 바깥으로 구류九流에 통하고, 안으로 삼장三藏을 궁구하여 진陳을 평정한 후에 양주揚州481)에서 오래된 경전을 보수하고 새로운 책으로 필사한 것이 모두 612장 29,173부 903,580권이었다.482) 이들 모두 억조창생들에게 빛을 뿌리고 일반 백성들에게 교화가 미치게 한 것이다. 이러한 때에 신심信心과 원력願力 있는 이들이 피를 내어 글을 쓰는 것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거늘 금과 은으로 글자를 쓰는 것쯤이랴.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물건을 보시하는 이가 없고, 글씨를 잘 쓰는 이는 천 명 백 명 가운데 하나도 보기 어렵다. 그런데 장 처사의 서법은 참으로 오묘(眞眞妙妙)하고 매우 기괴(奇奇恠恠)하여 「행원품行願品」483) 세 건과 『법화경』 1부 일곱 권, 「정행품淨行品」484) 1권을 금자金字로 필사하였다. 그 가벼움은 한 손바닥에 둘 만하였고, 그 글씨들은 꿈틀꿈틀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데, 자세히 보면 비스듬히 기울고 곧고 거듭 교차하고 다시 옆으로 눕는 등 오묘함이 곡진하니 벽과擘窠485) 대자大字와 같을 뿐만이 아니다. 보는 이들이 문을 메우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공여 전유空如展有가 옆에 있다가 말하길, “예로부터 지금까지 글씨를 잘 쓰는 이들은 많으나 장 공張公처럼 신심이 있는 이는 없습니다. 신심이 장 공과 같은 이가 있더라도 장 공처럼 글씨를 잘 쓰는 이는 없습니다. 장 공은 두 가지를 겸하여 지니고 불법이 인멸하여 전하지 않는 시대에 능히 행하니, 이는 여래의 사신으로서 옛날 불법이 전성하던 자리에 참여하였다가 다시 이 시대에 출현하여 불사를 돕고 휘날리는 이가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이러한 인연과 선근善根의 공덕으로 봉축하노니, 예성인자睿聖仁慈하고 문무돈후文武敦厚하신486) 우리 주상 전하

010_0741_b_01L通於神明至功包於造化自開皇之初
010_0741_b_02L終於仁壽之末而凡寫經論四十六藏
010_0741_b_03L十三萬二千八十六卷修治故經三千
010_0741_b_04L八百五十三部煬帝外洞九流內窮三
010_0741_b_05L平陳之後於楊州㽵補故經并寫
010_0741_b_06L新本合六百一十二藏二萬九千一百七
010_0741_b_07L十三部九十萬三千五百八十卷此皆
010_0741_b_08L光被億兆化洽黎元當此時也有信
010_0741_b_09L心願力者刺血爲書不爲此難況金
010_0741_b_10L銀其字乎今則不然施物者無之
010_0741_b_11L書者不得見千百中十一而張也之書
010_0741_b_12L眞眞妙妙奇奇恠恠寫出金字行
010_0741_b_13L願品三件金字法華經一部七卷金字淨
010_0741_b_14L行品一卷其輕妙可以置之於一掌
010_0741_b_15L其字畫蠕蠕如行蟻而1) [3] 視之其橫斜
010_0741_b_16L曲直重交反側曲盡其妙不啻如擘
010_0741_b_17L窠大書觀者闐門莫不歡悅空如展
010_0741_b_18L有在傍謂之曰自古今及能書者多有
010_0741_b_19L信心如張公者無信心如張公者有之
010_0741_b_20L能書如張公者無張公兩者兼有能行
010_0741_b_21L之於佛法湮滅無傳之時無乃乃以如
010_0741_b_22L來使同叅昔日佛法全盛之席而更
010_0741_b_23L出於此時助揚佛事者乎以此因緣善
010_0741_b_24L根功德奉祝睿聖仁慈文武敦厚我主

010_0741_c_01L정해생丁亥生(1827) 이씨李氏(헌종)는 옥체 안녕하고 만세를 누리시며, 금륜성왕金輪聖王487)과 복이 같아 팔짱을 늘어뜨리고 세상(八荒)을 다스리시며,488) 덕이 백성(黔黎)들에게 미치매 만국萬國이 옷깃을 여미고 조회를 올 것이니, 오제五帝가 여섯이 되고 삼황三皇이 넷이 될 것입니다.489)
대왕대비 전하 기유생(1789) 김씨490)는 진실로 한漢나라 빛이 거듭 세상을 비추고 주나라가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491) 은혜가 썩은 뼈에 더해지매 석실石室에 패엽梖葉492)의 글이 돌아가고, 은택이 곤충에 미치매 금궤金匱에 범설梵說의 게송이 흐르나니, 덕은 태임太妊493)을 겸비하고, 도는 선인宣仁494)보다 높습니다.
왕대비 전하 무진생(1808) 조씨趙氏495)는 옥호玉毫496)로 하강한 자질이며 금륜金輪497)으로 하늘을 다스리시도다. 삼천세계를 넓히시고 백억 일월을 가리시며 장추長秋498)와 장신長信499)의 제도를 기록하시며 사미사제思媚思齊500)의 시를 읊으시도다.
문안무정헌경성효文安武靖憲敬成孝 순종대왕純宗大王501)께서는 위로 하늘의 마음에 응하시고 아래로 백성의 바람에 일치하시어 아뇩지阿耨池502) 가에서 연꽃 물을 마시며 유희하고 극락세계에서 나뭇가지에 이는 바람(柯風) 들으며 소요하시리라.
돈문현무인의효명敦文顯武仁懿孝明 익종대왕翼宗大王503)께서는 지극한 뜻이 명통冥通504)하시고, 성신聖神하여 멀리 감동시키사 피안으로 해탈하는 길을 여시고 궁극적인 무위無爲의 터를 펼치시도다. 팔역八域에 다시 노니시매 견해見海 밖으로 중생을 빼내시고, 한번 삼문三門505)에 들어가매 제자諸子를 화택火宅에서 건지시리라.
수충사 권선문酬忠祠勸善文
원래 성스런 자애가 미치매 선업은 이르지 않음이 없고, 오묘한 교화가 베풀어지매 악연이 잘리지 않음이 없습니다. 기강의 법망을 여니 사해四海 안에 충효의 선비가 나고, 도탄에 빠진 중생들을 건지니 팔주八州(팔방)에서 성현의 사당을 세웁니다. 이런 까닭에 나라의 빛을 보고506) 사람들의 예를 보았으며, 왕촉王蠋507)의 묘를 봉하고 수양睢陽에 비를 세웠습니다.508)
불교(僧門)의 충렬忠烈은

010_0741_c_01L上殿下丁亥生李氏玉體安寧聖壽萬
010_0741_c_02L福等金輪垂拱而治八荒德被黔
010_0741_c_03L歛衽而朝萬國六玆五帝四彼三
010_0741_c_04L大王大妃殿下己酉金氏固以漢光
010_0741_c_05L重世周卜永年恩加朽骨石室歸於相 [44]
010_0741_c_06L葉之文澤及昆虫金匱流乎梵說之偈
010_0741_c_07L德兼太妊道高宣仁王大妃殿下戊辰
010_0741_c_08L生趙氏玉毫降質金輪御天廓三千
010_0741_c_09L之世寰掩百億之日月紀長秋長信之
010_0741_c_10L誦思媚思齊之詩文安武靖憲敬成
010_0741_c_11L孝純宗大王上應乾心下叶黎願
010_0741_c_12L耨池邊飮蓮水而遊戱極樂界中
010_0741_c_13L柯風而逍遙敦文顯武仁▼(壹+咨)孝明翼
010_0741_c_14L宗大王至意冥通聖神遐感啓解脫
010_0741_c_15L彼岸之津開究竟無爲之府再遊八域
010_0741_c_16L拔群生於見海之外一入三門救諸子
010_0741_c_17L於火宅之中

010_0741_c_18L

010_0741_c_19L酬忠祠勸善文

010_0741_c_20L
原夫聖慈所及業無善而不臻妙化所
010_0741_c_21L緣無惡而不剪開綱紀之法網
010_0741_c_22L海出忠孝之士拯塗炭之群有八州立
010_0741_c_23L聖賢之祠是以觀國之光勸人之禮
010_0741_c_24L墓封王蠋碑立睢陽僧門忠烈人莫
010_0741_c_25L「孰」疑「熟」{編}

010_0742_a_01L기허 영규騎虛靈圭의 마음에 미칠 만한 이가 없고, 국운이 좋지 않음(丕屯)509)은 임진년에 섬나라 오랑캐의 난리만 한 때가 없습니다. 극렬한 왜구들이 날뛰어 침범하매 대가大駕(임금)가 파천하니, 하늘이 돌아 북극성 원칙이 이지러지고, 땅이 무너져 살쾡이 구멍을 메웠습니다.
이러한 때를 당하여 조헌趙憲은 남제운南霽雲510)이 오랑캐에게 죽은 절개를 사용하고, 영규는 요광효姚廣孝511)가 나라를 도운 마음을 허락하였습니다. 지혜와 계획이 크게 같고, 의로운 기운이 현저히 부합하여 의병들을 모아 어지러운 칼을 막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옷을 찢어(裂裳)512) 천 리에서 응하여 오고, 좌단左袒513)하여 한번 소리치매 모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 서원西原(청주)에 주둔하매 계책은 낭심狼瞫514)이 나라를 위함과 같고, 후에 금주錦朱(금산)에 도착하매 사적이 주려柱厲515)가 군주의 어려움에 목숨을 바친 것과 같습니다. 천병天兵(명나라 군사)이 끊어지매 수비가 소홀해지자 더욱 굳세게 하였고, 오랑캐 기병이 급하게 몰아치나 잠자코 나아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기술은 구공九攻516)에 다하고, 뜻은 삼판三板517)에서 더욱 곤궁해졌습니다. 생각을 멈추고 양을 몲(牽羊)518)에 정나라 군사가 크게 옴이 부끄럽고, 달갑게 자식을 바꾸니519) 송나라 신하들의 병고를 비루하게 여깁니다. 군사들이 돌아보지만 구하지 못하고, 나라 운명이 끊어지매 돌아갈 곳이 없었습니다. 다함이 있는 피로한 사람이 끊임없는 강한 왜구를 상대하여 맨손으로 오른쪽을 치매 붉은 수레가 왼쪽에 성대하니, 장순과 허원도 감당하기 어려울 터인데 산승山僧이 어찌 보존하겠습니까. 열사烈士의 항거하는 소리가 장홍臧洪520)과 같은 날에 통렬했고, 바른 신하의 분노는 채공蔡恭521)의 몇 십 일을 애석해했습니다.522)
위대하도다, 대사의 마음이여. 믿음으로 붕우를 허락하고 강함으로 뜻을 견고하게 하며, 곧음으로 기운을 진작하고 인자함으로 몸을 해쳤으며, 충성으로 적군을 꺾고 매서움으로 나라 일에 죽었도다. 문을 나선 것은 지혜에 합당하고, 밖에서 행한 것은 정성으로 일관되도다.
나라의 표창을 받아 중봉重峰(趙憲의 호)의 사당에 배향을 받았지만, 승려들의 권장을 만나지 못해 표충사表忠寺523)에 들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진악산進樂山524)의 영천靈泉에 사당(祠于)을 세워 유빈蕤賓(5월)의 하한下瀚(하순)에 영정을 안치합니다. 시냇물 굽어보며 창문이 넓고, 바위 기슭을 깎아 담장을 쳤습니다. 그러나 비록 이와 같으나

010_0742_a_01L及騎虛靈圭之心國運丕屯時不如壬
010_0742_a_02L辰島夷之變劇冦憑凌大駕播遷
010_0742_a_03L虧斗極之元地圮積狐狸之穴
010_0742_a_04L此時也趙用南霽雲厄 [45] 虜之節圭許姚
010_0742_a_05L廣孝輔國之心智謀大同義氣懸合
010_0742_a_06L誓鳩武旅以遏亂鋒裂裳以千里來應
010_0742_a_07L左袒以一呼皆至初據西原謀叶狼瞫
010_0742_a_08L之爲國後到錦朱事同柱厲之死難
010_0742_a_09L天兵已絕守疏勒而彌堅虜騎急强
010_0742_a_10L頓延然而不進技難窮於九攻志益困
010_0742_a_11L於三板息意牽羊羞鄭師之大臨
010_0742_a_12L心易子鄙宋臣之病苦諸軍環顧而莫
010_0742_a_13L國命阻絕而無歸以有盡之疲人
010_0742_a_14L敵無己之强冦赤手右突朱輪左殷
010_0742_a_15L張許難堪山僧何保烈士抗詞痛臧
010_0742_a_16L洪之同日直臣致憤惜蔡恭於累旬
010_0742_a_17L師之心也信以許其友朋强以固
010_0742_a_18L其篤志貞也以振其氣仁也以殘其肌
010_0742_a_19L忠以摧其敵軍烈以死其國事出乎門
010_0742_a_20L者合於智行乎外者貫於誠雖蒙國家
010_0742_a_21L褒揚得配重峰之廟享未逢僧人勸奘
010_0742_a_22L不入山寺之表忠於是乎建祠于進樂
010_0742_a_23L之靈泉安影于蕤賓之下瀚壓溪流而
010_0742_a_24L敞戶斲岩麓而培垣然雖如是易荒

010_0742_b_01L거친 섬돌을 금테 두른 섬돌로 바꾸기는 가장 어렵습니다. 낮은 집을 아로새긴 행랑으로 바꾸는 것도 험난합니다. 청부靑蚨(돈)가 오지 않으면 색칠을 하는 데에 정밀함을 다할 날이 없고, 붉고 선명함(紅鮮)이 다하였으니 바위 골짜기의 맑은 기운이 언제 나오겠습니까.525)
이러한 연유로 단월檀越(시주)들께 널리 고하나니, 유루有漏의 먼지 물건을 아끼지 말고 가없는 선한 인연을 맺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대가 화기롭고 풍년들어 백성들 편안하고 나라 태평하길 봉축하나이다. 옥촉玉燭526)이 균일하매 음양이 조화로워 만물이 제자리를 얻고, 선기璇璣527)가 움직이매 천지가 절도 있고 사시四時가 이루어지이다.
적천사 옥련암 수리 권선문(磧川寺玉蓮庵修葺勸善文)
무릇 선善이란 사람이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니, 선을 하는 사람도 많고 선을 권하는 사람도 많고 선을 하지 않는 사람도 또한 많습니다. 하고 권하는 것은 내 마음에 외면할 수 없음을 알고 그러한 것입니다. 하지 못하고 권하지 못하는 것은 내 마음에 외면할 수 없음을 몰라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 외면해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라면 「유행儒行」528)에서 어찌하여 “나누어 흩어 주는 것이 인자함의 베풂이다.”라고 하였겠습니까. 「곡례曲禮」에서는 어찌하여 “모으고 흩어 줄 수 있다.”라고 하였겠습니까. 「계사係辭」529)에서는 어찌하여 “선을 쌓으면 온갖 상서로움을 내려 준다.”라고 하였겠습니까. 「탕고湯誥」에서는 어찌하여 “천도는 선한 이에게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 화를 준다.”라고 하였겠습니까. 채씨蔡氏는 어찌하여 “작은 선이라고 그만두지는 말 것이며, 만방의 경사는 작은 것에서 쌓인다.”530)라고 하였겠습니까. 여씨呂氏는 어찌하여 “선을 지극히 쌓으면 지극한 다스림의 향기가 난다.”531)라고 하였겠습니까. 이 모두는 군자가 권하여 말한 것입니다. 하물며 해백삼奚百三이 한 냥(錢)을 보시하고 턱의 혹이 절로 떨어졌고,532) 풍탁오馮啄吾는 옷 하나를 보시하고 귀한 자식을 낳았음에랴. 매리昧離가 담요를 보시하고 금재金財가 두 냥을 보시하고,533) 악생惡生이 세 냥을 보시하고,534) 금천金天이 병의 물을 보시하고,535) 보천寶天이 흰 돌을 보시하고,536) 내녀㮈女가 절을 짓고,537) 기타祗陁가 정원을 보시하고,

010_0742_b_01L階以釦砌最爲極難變卑廡以彫廊
010_0742_b_02L亦是艱險靑蚨不來彩雘窮精無日
010_0742_b_03L紅鮮已盡岩洞共淸何時以此緣由
010_0742_b_04L普告檀越莫惜有漏之塵物願結無邊
010_0742_b_05L之善緣仍玆奉祝時和歲豊民安國泰
010_0742_b_06L玉燭均調陰陽和而萬物得璇璣密運
010_0742_b_07L天地節而四時成

010_0742_b_08L

010_0742_b_09L磧川寺玉蓮庵修葺勸善文

010_0742_b_10L
夫善者人之所不能外也而作善者多
010_0742_b_11L勸善者多不作善者亦其多也盖作之
010_0742_b_12L也勸之也知不能外吾心而然也不能
010_0742_b_13L作也不能勸也不知不外於吾心而不
010_0742_b_14L然也若其外於吾心而不然儒行
010_0742_b_15L以謂分散者仁之施也曲禮何以謂
010_0742_b_16L積以 [46] 能散係辭何以謂積善降之百祥
010_0742_b_17L湯誥何以謂天道福善禍淫蔡氏
010_0742_b_18L以謂勿以小善而不爲萬邦之慶積於
010_0742_b_19L呂氏何以謂積善至極則至治馨香
010_0742_b_20L此皆君子之所勸所謂而況奚百三施
010_0742_b_21L一錢而頣贅自落馮啄吾施一衣而生
010_0742_b_22L貴子乎昧離之施一氊金財之施兩錢
010_0742_b_23L惡生之施三錢金天之施瓶水寶天之
010_0742_b_24L施白石㮈女之作寺祗陁之施園

010_0742_c_01L무우왕無憂王538)이 무수한 탑과 절을 건립하고, 양 무제梁武帝가 동태사同泰寺539)를 창건하고, 측천황후則天皇后가 천여 칸을 지어서 제도를 지극히 하고, 경문대왕景文大王이 숭복사崇福寺를 지어 바위 골짜기와 함께 청명하고,540) 왕순王珣이 집을 희사하여 호구사虎丘寺로 삼고,541) 백거이白居易가 원씨元氏와 사문謝文의 폐백으로 향산사香山寺를 중수하고, 왕형공王荊公은 장산蔣山의 고택故宅으로 반산사半山寺를 지었습니다.542) 이 모두 내 마음에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니, 선을 하고 선을 권함이 어찌 위대하지 않습니까.
이제 본 사찰의 옥련암玉蓮庵이 무너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잇닿은 행랑은 기울고 무너졌으며, 불전佛殿은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사군자士君子가 애석해하고 불제자佛弟子가 부끄러워하는데, 어찌 여기에 거하는 이의 눈이 슬프지 않으며 마음이 개탄스럽지 않겠습니까. 이에 수리하고자 단문檀門에 널리 알리노니, 엎드려 바라건대 믿음 있는 군자들께서는 내 마음의 선을 외면할 수 없음을 아시고 비록 한 터럭의 자잘한 선일지라도 남보다 앞서 짓고 남보다 앞서 권하여 억겁의 선한 인연을 같이 맺어서 ‘복 있는 삶에 기반이 있다(福生有基)’543)라는 가르침에 부합하시길, 천만 축수祝手544)합니다.
이것으로 봉축하노니, 요임금의 바람이 영원히 불어오고 부처님의 해가 빛을 더할 것이며, 신이한 교화가 백성들(黎元)에게 두루 미치고, 지극한 덕이 억조창생들에게 널리 더해질 것입니다.
등촉 권선문燈燭勸善文
경전에 이르길, “등촉을 받들어 보시하면 태어나는 곳에 따라 육안肉眼이 훼손되지 않고 천안天眼을 얻으며, 선법과 악법에 대해 일체 지혜를 얻어 세간에 유전流轉할 때 항상 어두운 곳에 처하지 않는다.”545)라고 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군자들께서는 이러한 부처님 말씀에 감동하시어 광명한 인연으로 동참하여 선업을 지으시기를 천만 축수합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제도帝道(왕도)가 공고해지고 불일佛日이 널리 창성하여 반목蟠木546)과 유사流沙(사막)의 땅에서 바다를 건너 보물을 날라 오고, 바람을 점치고

010_0742_c_01L憂王之建無數塔寺梁武帝之刱同泰
010_0742_c_02L則天皇后之作千餘間極其制度
010_0742_c_03L文大王之作崇福岩洞共淸王珣之捨
010_0742_c_04L宅爲虎丘寺白居易以元氏謝文之贄
010_0742_c_05L重修香山寺王荊公以蔣山故宅作半
010_0742_c_06L山寺皆所不能外於吾心作其善也勸
010_0742_c_07L其善也豈不偉矣今本寺玉蓮庵之壞
010_0742_c_08L久矣連廊蹇崩佛殿壘隤士君子惜
010_0742_c_09L佛弟子耻之怎乃居斯者不哀其
010_0742_c_10L而不慨其心乎肆以修葺次普告
010_0742_c_11L檀門伏願有信君子知吾心之善其所
010_0742_c_12L不能外也雖一毫些些小善之間其先
010_0742_c_13L人作也其先人勸也同結億劫之善緣
010_0742_c_14L以副福生有基之訓萬千祝手以此奉
010_0742_c_15L堯風永扇佛日增輝神化覃洽於
010_0742_c_16L黎元至德光被於億兆

010_0742_c_17L

010_0742_c_18L燈燭勸善文

010_0742_c_19L
經云奉施燈明也而隨所生處肉眼不
010_0742_c_20L得天眼乃於善惡法得一切智
010_0742_c_21L轉世間常不在於黑暗之處伏願僉君
010_0742_c_22L感此佛語以光明之緣同叅作善
010_0742_c_23L萬千祝手仍玆奉祝帝道鞏固佛日遐
010_0742_c_24L蟠木流沙之地泛海輸賝占風候

010_0743_a_01L비를 기다리는 땅에서 가파른 산을 넘어 청삭請朔547)하게 될 것입니다.
염장 권선문鹽醬勸善文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금세에 사람의 몸을 얻어 단정한 모습을 갖추고 이르는 곳마다 타인이 모두 좋아하고 만사가 뜻대로 성취되는 것은, 전생에 소금과 장을 보시하여 복을 받은 것이라 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군자들께서는 이 글을 보시고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무루無漏의 수승한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우러러 바라옵니다.
그리고 봉축하노니, 현묘한 덕이 신명에 통하고 지극한 공이 조화를 포함하여 읍양揖讓의 날에 군복을 움직이지 않고548) 즐거이 추대하는 때에 여러 치적이 모두 빛나실 것입니다.
불량 권선문佛粮勸善文
마麻와 보리를 먹는다는 말로 6년 굶주리는 과보를 얻었고,549) 나한에게 음식을 보시한 것으로 일생에 크게 부유한 과보를 얻었으니, 이러한 까닭에 현재 크게 부귀하고 복덕을 구족한 이들은 모두 전생에 불량을 받들어 보시한 사람들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여러분들은 이러한 수승한 인연으로 세세토록 크게 부유하고 복덕을 누릴 인연을 심으시길 천만 축수합니다.
이러한 인연과 선근의 공덕으로 받들어 축원하노니, 우리 주상 세 전하께서는 선기璇璣를 잡으시어 천문을 운행하시고, 문창성文昌星550)을 밟아 북두성에 나란하시어 성대한 인仁과 밝은 성聖의 자태가 일월과 함께 빛나시고, 경천위지經天緯地551)할 업적이 자미성紫微星552)처럼 육중하게 빛나실 것입니다.
불기 권선문佛器勸善文
불기佛器는 보시 물품 가운데 가장 큰 것입니다. 이것은 도둑이 짊어지고 갈 수 없고, 대장장이가 녹여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금선대金仙臺553) 불상이

010_0743_a_01L雨之鄕梯山請朔

010_0743_a_02L

010_0743_a_03L鹽醬勸善文

010_0743_a_04L
佛言今世得人身具足端正相好而到
010_0743_a_05L處人皆悅之萬事如意成就前世施
010_0743_a_06L鹽醬得福者伏望僉君子覽此文
010_0743_a_07L惜塵財結無漏勝緣萬千企仰仍爲
010_0743_a_08L奉祝玄德通於神明至功包於造化
010_0743_a_09L讓之日未動戎衣樂推之辰咸熙庶
010_0743_a_10L

010_0743_a_11L

010_0743_a_12L佛粮勸善文

010_0743_a_13L
以食麻麥之言得六年飢餓之報以施
010_0743_a_14L食羅漢之報得一生大富之果是故今
010_0743_a_15L之大富貴福德具足之人皆前世奉佛
010_0743_a_16L粮之人伏望諸人以此勝緣種世世
010_0743_a_17L大富福德之因千萬祝手以此因緣善
010_0743_a_18L根功德奉祝我主上三殿下握璇璣而
010_0743_a_19L運乾象履文昌而齊斗極仁盛聖明之
010_0743_a_20L聯華日月經天緯地之業重光紫微

010_0743_a_21L

010_0743_a_22L佛器勸善文

010_0743_a_23L
佛器施物之莫大及於此者盜者不能
010_0743_a_24L負去冶者不能鑄銷是故金仙臺佛之

010_0743_b_01L대장장이 손에 들어가서는 색이 더욱 선명해지고 모양이 더욱 잘 드러났고, 용문산龍門山 윤필암尹弼庵554)의 불기는 도둑이 짊어지고 가지 못하고 다시 본래 암자에 들여놓았습니다. 불전佛前의 그릇이 어찌 중대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선한 일을 군자들께 권하노니, 유루有漏의 티끌 재산으로 무루無漏의 수승한 인연을 맺으시길 엎드려 바라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우리 주상 세 전하의 지극한 덕이 사람과 귀신에게 두루 입히고, 신이한 교화가 음양에 합당하여 위엄이 구위九圍555)를 진동하고, 은택이 사해를 적실 것입니다.
밥솥 권선문(食鼎勸善文)
『주역』에서 이르길, “정鼎(솥)은 원형리정元亨利貞이라. 누런 귀와 금 고리라.”556) 하니, 삶아 익히는 그릇입니다. 음의 귀와 양의 고리로 상제께 제사 드리고 성현께 제사 드리니, 솥을 보시하는 복이 어찌 그 광대하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단신檀信들께서는 이러한 좋은 인연으로 위없는(無上) 큰 과보를 심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우리 오황於皇557)한 성군께서는 천년의 운수를 품으시고 백왕百王의 기틀을 세워서 오제五帝의 아름다움을 잇고, 삼황三皇의 성대함을 계승하실 것입니다.
산신각 권선문山神閣勸善文
산신은 보살이 큰 권한으로 불사佛事를 도와 교화하다가 중생을 위해 자비를 일으켜 자취가 신위神位에 거하게 된 것이니, 그런 까닭에 중생들이 복을 구하면 주고, 재물을 구하면 주고, 자식을 구하면 주고, 빈곤을 구제하면 부유함으로 구제합니다. 더구나 누각을 세워 봉안하면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산신각을 새로 건립하는 일로 단문檀門께 두루 고하노니, 선한 인연을 같이 맺기를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사대문이 진실로 화목하고 온갖 법도가 시절에 맞아 위에서 아름다운 보물이 내리고, 아래에서 상서로움에 화합할 것입니다.

010_0743_b_01L入於冶手而色轉鮮明佛形聳出
010_0743_b_02L龍門山尹弼庵佛之器盜者不能負去
010_0743_b_03L而更入於本庵佛前之器皿豈不重且
010_0743_b_04L大乎以此善事勸諸君子以有漏之
010_0743_b_05L塵財結無漏之勝緣伏望伏望仍玆
010_0743_b_06L奉祝我主上三殿至德被於人鬼神化
010_0743_b_07L合於陰陽威振九圍澤霑四海

010_0743_b_08L

010_0743_b_09L食鼎勸善文

010_0743_b_10L
易云元亨利貞黃耳金鉉烹飪之
010_0743_b_11L陰耳陽鉉以享上帝大享聖賢
010_0743_b_12L鼎之福豈不其廣大乎伏願檀信
010_0743_b_13L此良緣種無上之大果萬千祝手
010_0743_b_14L玆奉祝我於皇聖君膺千齡之運 [47]
010_0743_b_15L王之基繤五帝之徽紹三皇之懋

010_0743_b_16L

010_0743_b_17L山神閣勸善文

010_0743_b_18L
山神菩薩以大權助化佛事爲物興
010_0743_b_19L悲而迹居神位故衆生求福則與之
010_0743_b_20L財則與之求子則與之度貧則以富度
010_0743_b_21L況建閣奉安不亦善乎以山神閣
010_0743_b_22L新建次普告檀門同結善緣萬千祝
010_0743_b_23L仍玆奉祝四門允穆百揆時序
010_0743_b_24L降休寶下叶禎祥

010_0743_c_01L
칠성각 권선문七星閣勸善文
칠성七星이 중생을 구제하는 대비를 말하면, 칠여래七如來558)의 원력願力이 넓고 깊은 까닭에 옛날 당나라 초기에 일곱 돼지가 되어 노파를 살인의 재앙에서 구하였습니다.559) 중생을 위해 자비를 냄이 또한 위대하지 않습니까.
이제 칠성각을 새로 건립하는 일로 단문檀門께 두루 고하노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군자들께서는 칠성 여래께 큰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이러한 공덕으로 봉축하노니, 주상 전하의 가문에 구족九族560)이 친밀하고, 밖으로 사대문이 화목하여 금경金鏡561)을 잡아 존위에 거하시고, 옥형玉衡562)을 가지런히 하여 극極을 세우실 것입니다.
기와 권선문(盖瓦勸善文)
옛날에 어떤 이가 새 잡는 막(望鳥幕)을 쳤는데, 도인이 여기서 비를 피했습니다. 이러한 선한 인연으로 막을 쳤던 사람이 뒤에 공민왕이 되었고, 도인은 나옹 대사懶翁大師563)가 되었습니다. 저 새 잡는 막처럼 무능한 것의 보시가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불전佛殿의 기와는 어떠하겠습니까.
본 암자의 불전이 비바람이 스며드는 속에 거의 들어갔기 때문에 기와를 바꾸는 일로 단문에게 두루 고하노니, 엎드려 바라건대 믿음 있는 군자들께서는 이러한 큰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꽃다운 숲 정원 안에 다시 꽃일산(花盖)의 가사가 일어나고, 낙읍洛邑(서울)의 성 옆에 옥새 문서의 송축이 감돌며, 몇 층의 특별한 누대樓臺로 가람伽藍(절)을 세우고, 벽옥과 주기珠璣로 물품들이 모두 갖추어질 것입니다.564)
개금改金565) 권선문改金勸善文
옛날에 가섭迦葉은 금 하나를 부처님께 보시하여 세세토록 천왕天王이 되어 무한한 쾌락을 받았고,566) 최후에는 부처님의 수제자가 되어 몸이 자마금紫磨金567) 색깔을 띠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작은 인연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개금改金을 하는 큰 인연은 어떠하겠습니까.

010_0743_c_01L七星閣勸善文

010_0743_c_02L
七星之度衆生大悲是七如來願力
010_0743_c_03L遠深廣故昔在唐初作七豕救老婆
010_0743_c_04L于殺人之禍其爲物興悲不亦大乎
010_0743_c_05L今以七星閣新建次普告檀門伏願僉
010_0743_c_06L君子結大緣於七星如來萬千祝手
010_0743_c_07L以此功德奉祝主上殿下門親九族
010_0743_c_08L穆四門握金鏡以居尊齊玉衡以建極

010_0743_c_09L

010_0743_c_10L盖瓦勸善文

010_0743_c_11L
昔人結望鳥幕道人避雨以此善緣
010_0743_c_12L結幕之人後爲恭愍王道人作懶翁大
010_0743_c_13L彼鳥幕無能之施如是況以瓦盖佛
010_0743_c_14L殿者乎本庵佛殿幾入於雨風滲漏之
010_0743_c_15L中故以飜瓦次普告檀門伏望有信
010_0743_c_16L君子結此大緣萬千祝手仍玆奉祝
010_0743_c_17L芳林園內更興花盖之詞洛邑城傍
010_0743_c_18L還紆璽書之頌層臺別觀并樹伽藍
010_0743_c_19L璧玉珠璣咸充供具

010_0743_c_20L

010_0743_c_21L改金勸善文

010_0743_c_22L
昔者迦葉以一金施佛也而世世作天
010_0743_c_23L受無限快樂最後爲佛之上足弟子
010_0743_c_24L身被紫磨金色一小之緣如是況改金

010_0744_a_01L
이러한 선한 인연으로 단문들께 두루 고하노니, 이러한 좋은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태양에 나아가는 영령을 내리시고, 구름을 바라는568) 경사를 내리시며, 온갖 신들이 모두 질서 있고, 구목九牧569)이 공물을 바칠 것입니다.570)
시왕 도분 권선문十王塗粉勸善文
시왕十王은 부처님을 바깥에서 수호하는 큰 권한을 가진 보살입니다. 한 구절의 법문을 듣고 팔지八地571)의 지위에 올라 위로 불지佛地572)를 잇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하여 앉아서 인간 세상의 선악을 끊어 남염부제南閻浮提(인간 세상)에서 공덕이 있고, 다음에 지장보살의 아래에서 삼목귀왕三目鬼王을 권하여 8만 경전을 간행하게 하니, 이는 만겁토록 썩지 않는 선업입니다. 섬부주贍部洲(인간 세상)의 사람으로서 누가 시왕에게 이름이 걸리지 않겠습니까.
우리들의 삼보三報573)와 네 번째 부정업不定業574)을 소멸하고, 시왕의 석달 동안의 공덕을 보답하고자 하여 도분塗粉(분을 바름)하는 일로 단문檀門께 두루 고하노니, 먼지 같은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명감冥感(드러나지 않은 감응)의 수승한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엎드려 바라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덕을 세우시고 인을 세우시며 문예와 무예가 뛰어나시며 항상 믿음과 희사喜捨를 행하시며 자비를 베푸실 것입니다.575)
나한 도분 권선문羅漢塗粉勸善文
옛날에 동파 거사東坡居士 소자첨蘇子瞻576)이 나한각羅漢閣을 세우고 기記577)를 지어 후세에 전하였으며, 또 〈십팔나한찬十八羅漢讃〉578)을 지어 복업을 짓고 선업을 지음이 후생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하물며 우리들처럼 동파東坡만 못한 이들이야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나한은 삼천세계에서 빗방울의 숫자도 아시는데 우리들이 일념으로 선업을 지으면 어찌 모르겠습니까.
이제 나한 도분塗粉의 일로 단문들께 두루 고하노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믿음 있는 군자들께서는 감응하면 반드시 통하는 부문(有感必通)에 큰 인연을 맺으시길579)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010_0744_a_01L之大緣乎以此善緣普告檀門結此
010_0744_a_02L良緣萬千祝手仍玆奉祝降就日之靈
010_0744_a_03L垂望雲之慶百神咸秩九牧來貢

010_0744_a_04L

010_0744_a_05L十王塗粉勸善文

010_0744_a_06L
十王佛之外護大權菩薩以聞一句法
010_0744_a_07L登八地之位上階佛地下化群生
010_0744_a_08L坐斷人間之善惡其有功於南閻浮提
010_0744_a_09L次于地藏之下而勸三目鬼王刊成八
010_0744_a_10L萬經大緣是爲萬劫不朽之善爲贍部
010_0744_a_11L之人而孰不係名於十王者有之乎
010_0744_a_12L銷吾儕三報四不定之業願報十王三
010_0744_a_13L月之功以塗粉次普告檀門莫惜塵
010_0744_a_14L結冥感之勝緣萬千伏望仍玆奉
010_0744_a_15L立德立仁允文允武常行信捨
010_0744_a_16L運慈悲

010_0744_a_17L

010_0744_a_18L羅漢塗粉勸善文

010_0744_a_19L
昔東坡居士蘇子瞻建羅漢閣作記而
010_0744_a_20L傳後又作十八羅漢讃其作福作善
010_0744_a_21L爲後生之模楷況吾儕之不如東坡者
010_0744_a_22L羅漢知三千世界雨滴之數吾人一
010_0744_a_23L念作善豈不知之今以羅漢塗粉次
010_0744_a_24L1) [4] 普告檀門伏願有信君子結大緣
010_0744_a_25L於有感必通之門萬千祝手仍玆奉祝

010_0744_b_01L하나를 얻어 정貞에 거하시고, 둘을 본받아 극極을 이웃하시며, 삼승三乘을 아울러 달리시고, 사구四衢에 임하여 한가로이 거니시리로다.580)
가사 권선문袈裟勸善文
용이 한 가닥을 걸치고도 금시조의 화를 면하였고,581) 여인이 세 구멍을 깁고서도 상천왕上天王의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한 가닥과 세 구멍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상품과 중품, 하품의 인연 맺은 자는 어떠하겠습니까.
이제 가사를 만드는 일로 단문檀門께 두루 고하노니,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말고 무루無漏의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만유萬有(만물)에 도道를 끼치시고 백령百靈에 자비를 베푸시니 하늘을 도와 삼상三象582)을 곱게 하고, 땅을 묶어 오악五嶽583)을 편히 하시리라.584)
법당 중수 권선문法堂重修勸善文
이 사찰의 대웅전 법당을 창건한 지가 지금은 세월이 오래되어서 비가 새고 바람이 들어오며 가시나무가 주위에 자라고 불상이 햇빛을 받으니, 사군자들이 애석해하고 불제자들이 부끄러워합니다. 이와 같이 되었는데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겠습니까? 선을 쌓은 집안에는 남은 경사가 반드시 있다고 『주역』에 밝혀 있습니다. 인인仁人 군자가 되어서 선을 쌓지 않겠습니까? 선은 분야가 많고 보시엔 종류가 많은데, 위 없는 법왕에게 선을 쌓고 보시를 하면 무량한 복을 얻게 됩니다.
이제 대웅전 법당을 중수하는 일로 단문檀門께 우러러 고하노니, 유루有漏의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말고 무루無漏의 수승한 인연을 맺기를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제 봉축하노니, 생민生民(백성)들이 재조再造의 은혜를 만나고 석문釋門(승려)이 중흥의 은덕을 받아 무위無爲의 교화를 행하고 순박한 풍속으로 돌이키시리라.585)
다리 만들기 권선문(作橋勸善文)

010_0744_b_01L得一居貞體二隣極揔三乘以馳騁
010_0744_b_02L臨四衢以閑步

010_0744_b_03L

010_0744_b_04L袈裟勸善文

010_0744_b_05L
龍被一縷免金𦑡鳥禍女針三孔
010_0744_b_06L上天王樂一縷三孔如是況上品中品
010_0744_b_07L下品結緣者乎今袈裟成造次普告檀
010_0744_b_08L莫惜塵財結無漏緣萬千祝手
010_0744_b_09L玆奉祝道資萬有慈被百靈補天以
010_0744_b_10L麗三象紐地以安五嶽

010_0744_b_11L

010_0744_b_12L法堂重修勸善文

010_0744_b_13L
此寺大雄殿法堂刱建今也歲久年深
010_0744_b_14L雨滲風漏入于荊棘佛面受日士君子
010_0744_b_15L惜之佛弟子耻之其爲如此而無介
010_0744_b_16L念於心中乎積善之家必有餘慶
010_0744_b_17L之所明爲仁人君子而其不積善乎
010_0744_b_18L善有多般施有多種積善爲施於無上
010_0744_b_19L法王得福無量今以大雄殿法堂重修
010_0744_b_20L仰告檀門莫惜有漏之塵財以結
010_0744_b_21L無漏之勝緣萬千祝手仍玆奉祝生民
010_0744_b_22L逢再造之恩釋門荷中興之賜行無爲
010_0744_b_23L之化返淳朴之風

010_0744_b_24L

010_0744_b_25L作橋勸善文

010_0744_c_01L
옛날에 덕진德津이 1홉의 쌀로 밥을 지어 모든 사람들에게 보시하였더니 그 음덕이 명사冥司(저승사자)를 감응시켜 재물이 양계陽界에 거대하게 되었습니다. 영암靈岩586) 덕진德津의 다리가 천만 년 썩지 않는 아름다운 이름에 큰 인연을 맺었으니, 그 다리를 만든 공이 어찌 크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부처님께서 녹왕鹿王의 몸으로 짐승들을 제도하시고 십호十號587)가 구족具足한 존위를 짓게 되었으니, 우리들은 비록 이와 같은 어려운 행위와 고달픈 행위는 못하더라도 분수에 따라, 능력에 따라 이 다리에 큰 인연을 맺으면 덕진과 같이 명계冥界에서 음공陰功을 입지 않을지 어찌 알겠습니까.
이러한 연유로 단문檀門께 두루 고하노니, 엎드려 바라건대 모든 군자들께서는 같이 선한 인연을 맺으시길 천만 축수하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천뢰洊雷588)의 소리를 내시어 잠겼던 문들을 모두 열고, 명리明離589)의 광채를 펼치시어 어둔 거리를 모두 비추시며, 나루터와 다리를 염두에 두시고 담장과 구덩이를 마음에 두실 것입니다.
돌 쌓기 권선문(石築勸善文)
여와씨女媧氏가 돌을 다듬어 하늘을 보완하고590) 하후씨夏后氏가 물을 터서 육지를 이루게 하였으니,591) 이는 모두 백성들의 부모로서 만세의 생민生民을 위하여 큰 공적을 억만 겁 지나도록 썩지 않게 세운 것입니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부지런히 정성 다함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부처님 제자가 되어 불전의 섬돌이 허물어진 것을 보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 암자 불전의 섬돌은 허물어져 부지가 좁고 열린 뜰이 협소하여 발을 붙일 곳도 없고, 지붕과 담장은 낮아서 사람을 접대할 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석재를 쌓아 보완하는 일로 모든 이들에게 우러러 고하노니, 각자 선한 인연을 맺어 만세에 썩지 않을 공을 세우시기를 머리 들어 바라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우리 주상 전하께서는

010_0744_c_01L
昔德津以一合米作飯施一切人而其
010_0744_c_02L陰德感應冥司財巨陽界靈岩德津
010_0744_c_03L之橋結大緣於千萬歲不朽之芳名
010_0744_c_04L其作橋之功豈不大哉況佛以鹿王身
010_0744_c_05L渡群獸而作十號具足之尊則吾儕也
010_0744_c_06L雖不行如此之難行苦行隨分隨力
010_0744_c_07L結大緣於此橋則安知不與德津同被
010_0744_c_08L陰功於冥界乎以此緣由普告檀門
010_0744_c_09L伏望僉員君子同結善緣萬千祝手
010_0744_c_10L仍玆奉祝發洊 [48] 雷之響而蟄戶俱開
010_0744_c_11L明离 [49] 之暉而幽衢并鏡津梁在念
010_0744_c_12L [50] 爲心

010_0744_c_13L

010_0744_c_14L石築勸善文

010_0744_c_15L
女媧氏鍊石補天夏后氏決水成陸
010_0744_c_16L皆以民父母爲萬世生民而立大功於
010_0744_c_17L億萬刼不朽者也爲民父母而勤勤懇
010_0744_c_18L懇如是況爲佛之子而見佛之殿陛頹
010_0744_c_19L乃不動心乎今此庵之殿陛地急
010_0744_c_20L於隳毁之餘開庭處窄無注足之地
010_0744_c_21L結屋墻低無接人之門故以築石補缺
010_0744_c_22L仰告僉員各結善緣立萬世不朽
010_0744_c_23L之功矯首伏望仍玆奉祝我主上殿下
010_0744_c_24L「普」疑衍字{編}

010_0745_a_01L하늘 문의 여닫힘을 정하시어 다시 보위를 새롭게 하시고, 만물의 둔비屯否592)에 통하시어 백성들(黔黎)을 다시 기르시며, 이로李老의 무위無爲 가르침을 펼쳐 인민人民들이 스스로 교화되며,593) 요임금과 순임금의 사랑하고 공경하는 예를 집행하여 나라가 이에 편안해지리이다.
나한전 중수 권선문羅漢殿重修勸善文
좌씨左氏594)가 말하기를, “선은 잃어서는 안 되고 악은 키워서는 안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선을 잃을 수 있습니까? 선을 잃을 수 있다면 1전錢을 보시한 해백삼奚百三의 턱에 붙은 혹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악을 키울 수 있습니까? 악을 키울 수 있다면 1속粟을 훔친 앵무鸚鵡가 가축으로 태어나는 과보에 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1전과 1속 사이에 선악이 분명하고 보응이 명확하니, 이런 까닭에 군자는 날로 새롭고 또 날로 새로워지며 날마다 사용하고 마땅히 행해야 하는 길(日用當行之路)595)에서 삼가 홀로 곡진히 이루며 오직 선만을 행합니다. 이로써 천지 귀신이 옆에서 질정質正하고 위에 임하니,596) 위로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래로 타인을 허물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한 찰나 사이에 삼천세계에 내리는 빗방울의 수를 아는 위대한 아라한은 어떻겠습니까?
아라한은 응당 공양을 받아야 할 복전(應供福田)이 되니,597) 선에 대해서 복을 주고, 악에 대해서 화를 주는 것이 밝은 거울이 누대에 있어서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를 드러내고, 한족漢族이 오면 한족을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598) 오직 이렇게 선을 하는 자만이 이 나한 앞에서 선을 짓지 않으니 어찌합니까?
이제 나한전을 중수하는 일로 단문檀門들께 두루 고하노니, 원컨대 군자들께서는 유루有漏의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말고 무루無漏의 선한 인연을 널리 맺으시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천지에 화합하여 팔풍八風을 통하시고, 음양을 헤아리어 사계절을 순조롭게 하시며 비구름을 내려 생육하시고 해와 달을 열어 비춰 임하소서.
종 만들기 권선문(鑄鍾勸善文)

010_0745_a_01L定天門之開闔更新寶位通萬物之屯
010_0745_a_02L [51] 再育黔黎布李老無爲之風而人
010_0745_a_03L民自化執堯舜愛敬之禮而邦國乃安

010_0745_a_04L

010_0745_a_05L羅漢殿重修勸善文

010_0745_a_06L
左氏云善不可失惡不可長善可失乎
010_0745_a_07L善若可失施一錢之百三頣贅不落
010_0745_a_08L惡可長乎惡如可長盜一粟之鸚鵡
010_0745_a_09L不墮畜報一錢一粟之間善惡昭然
010_0745_a_10L報應的歷是故君子日新又日新
010_0745_a_11L日用當行之路愼獨致曲惟善爲之
010_0745_a_12L乃天地鬼神質之在傍臨之在上
010_0745_a_13L不畏天下不尤人況一念之間知三
010_0745_a_14L千世界雨滴數之大阿羅漢乎羅漢爲
010_0745_a_15L應供福田於善福之於淫禍之如明
010_0745_a_16L鏡當臺胡來則胡現漢來則漢現
010_0745_a_17L此爲善者於此羅漢前不作善而奈何
010_0745_a_18L今以羅漢殿重修次普告檀門願諸君
010_0745_a_19L莫惜有漏之塵財廣結無漏之善緣
010_0745_a_20L萬千幸甚仍玆奉祝叶天地而通八風
010_0745_a_21L測陰陽而調四序降雲雨而生育開日
010_0745_a_22L月而照臨

010_0745_a_23L

010_0745_a_24L鑄鍾勸善文

010_0745_b_01L
종이라는 물건은 황제 시대에 나온 것으로 부씨鳧氏599)가 만들어서 천만 대에 전한 것입니다. 불교(佛氏)에서 쓰는 것이 비록 부씨가 의도한 것은 아니더라도 보배로 삼는 것은 성속聖俗이 동일합니다. 그 공덕을 일컬을 수 없고,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게송에서 이르길, “종소리를 들으면 번뇌가 끊어지고 지혜가 자라고 보리가 생기며 지옥에서 나와 삼계를 벗어나 성불하기를 원하고 중생을 제도한다.”600)라고 하였으니, 선을 짓는 군자의 일대사一大事 인연에 성불을 원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일이 있겠습니까?
이제 종을 주조하는 일로 단문檀門들께 두루 고하노니, 원하건대 군자들께서는 종을 주조하는 선한 인연에 동참하시어 여래 대원大願의 바다에 들어가시고 만세에 썩지 않을 일을 지으시길 천만 바라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불법에 정을 두고 현문玄門에 뜻을 두어 위태로움을 부지하고 세상을 구제할 덕으로 탕湯·무武601)를 넘어서 홀로 높으시고 오랑캐의 난을 평정하는 공으로 한漢·위魏602)를 넘어서 홀로 빛나실 것입니다.
바라 권선문(鈸羅勸善文)
바라는 공화불사空花佛事,603) 수월도량水月道場, 가지작법加持作法604) 할 때에 위의를 세우는 좋은 물건입니다. 이 바라를 울리면 삼세 제불三世諸佛이 강림하시고, 이 바라를 들으면 시방 제천十方諸天이 모이며, 이 바라로 인해 십이류十二類의 중생605)이 해탈을 얻으니, 바라라는 물건의 공이 크고 덕이 넓습니다. 이 바라를 보시하여 선인의 공덕을 짓게 됨을 누가 헤아리겠습니까.
이러한 선한 인연으로 단문檀門들께 두루 고하노니, 원하건대 군자들께서는 선근善根을 같이 심으시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그리고 이에 봉축하노니, 용정봉혈龍庭鳳穴606)에서 기운을 살펴 보배를 나르고, 일역린주日域麟洲607)에서 바람을 살펴 변방을 위무하시니, 샘과 이슬은 진귀한 맛을 바치고 초목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리이다.608)

010_0745_b_01L
鍾之爲物也出於黃帝時而鳧氏爲之
010_0745_b_02L傳于千萬代佛氏之所用雖非鳧爲
010_0745_b_03L所寶所眞眞俗一也其功德不可稱
010_0745_b_04L不可量又頌云聞鍾聲煩惱斷智慧
010_0745_b_05L菩提生離地獄出三界願成佛度衆
010_0745_b_06L作善君子一大事因緣願成佛度
010_0745_b_07L衆生外又有他事乎今以鑄鍾次
010_0745_b_08L告檀門願僉君子同叅鑄鍾之善因善
010_0745_b_09L入如來大願之海作萬世不朽之事
010_0745_b_10L萬千伏望仍玆奉祝留情佛法降意玄
010_0745_b_11L扶危濟世之德越湯武而獨高
010_0745_b_12L兇撥亂之功逾漢魏而孤顯

010_0745_b_13L

010_0745_b_14L鈸羅勸善文

010_0745_b_15L
鈸羅空花佛事水月道場加持作法時
010_0745_b_16L建立威儀之一段好物也鳴此鈸而三
010_0745_b_17L世諸佛降臨聞此鈸而十方諸天集會
010_0745_b_18L仍此鈸而十二類生度脫鈸之爲物也
010_0745_b_19L其功大矣其德廣也施此鈸而作善人
010_0745_b_20L功德其誰知之以此善緣普告檀門
010_0745_b_21L願諸君子同種善根萬千幸甚仍玆
010_0745_b_22L奉祝龍庭鳳穴候氣輸賝日域獜 [52]
010_0745_b_23L占風欵塞泉露呈其珍味草木變其嘉
010_0745_b_24L

010_0745_c_01L
영천암 영각 유진기留鎭記 서문(靈泉庵影閣留鎭記序)
낙봉樂峰 화상은 일체 선에 대해 즐거워하지 않음이 없다. 충을 생각하고 효를 생각하는 절실함이 수미산이 향해香海 가운데서 우뚝 서 있는 것과 같다.
작년 10월에 내가 이 산을 지나는데, 화상께서 기허 선사騎虛禪師의 『분충록奮忠錄』과 무경 선사無竟禪師의 영각影閣 일을 내게 보이며 말하였다.
“임진년 섬나라 오랑캐의 변란에 기허 선사께서는 조중봉趙重峰609)·고제봉高霽峰610)과 같은 날 죽어서 국가의 표창을 받으니, 종용사從容祠611)를 세워 혈식血食612)을 받게 하였는데, 우리들이 공덕을 잊고 돌아보지 않으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무경 선사는 도덕과 문장이 해동에 으뜸이라, 운잉雲仍613)들이 향화香火를 받든 지 지금 백 년이 넘습니다. 근래에 우리 선사의 문인들이 남북으로 흩어져 그 책임이 불곡不穀614)에게 맡겨졌습니다만, 불곡이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합니까? 이에 사당을 세워 향화를 받들고자 하니 괜찮겠습니까, 괜찮지 않겠습니까?”
“두 법사님의 도덕과 행실은 어느 절에서 그 향화를 받들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그 성심을 바치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들은 이것을 하지 않고 화상께서 홀로 이것을 하시니, 그 충과 효는 늠름하게 두 법사님에 대해 2백여 년 뒤에서도 쇠멸하지 않습니다.”
금년 여름 5월에 영각이 완성되어 두 법사님의 영정을 옮겨 안장하고, 봄가을에 제사 올리는 예로 영각 유진기留鎭記를 지어 만세토록 사라지지 않을 일을 여기에 기록하니, 여기에 들어오는 문인들은 소홀히 하지 말지어다.
윤성 대사 제문(祭潤成大師文)
도광道光 6년(1826) 병술년 6월 21일에 공여 귀일자 응운 인전空如歸一子應雲仁全은 중조산中條山615) 쌍봉사雙峰寺

010_0745_c_01L靈泉庵影閣留鎭記序

010_0745_c_02L
樂峰和尙於一切善無所不樂惟忠
010_0745_c_03L惟孝之切若須彌挺立於香海之中
010_0745_c_04L年十月余過此山和尙以騎虛禪師奮
010_0745_c_05L忠錄無竟禪師影閣事示余曰壬辰島
010_0745_c_06L夷之變騎虛禪師與趙重峰高霽峰
010_0745_c_07L同日死之得蒙國家褒賟立祠血食於
010_0745_c_08L從容吾儕忘功不不顧於心未安
010_0745_c_09L竟禪師道德文章甲於海東爲雲仍
010_0745_c_10L奉香火于今百有餘年挽近以來
010_0745_c_11L吾師之門人各散南北責在不穀
010_0745_c_12L穀不天奈何乃欲立祠奉香火可乎
010_0745_c_13L不乎曰兩法師道與行何寺不欲奉其
010_0745_c_14L香火何人不欲呈其誠心吾儕之間
010_0745_c_15L不此之爲而和尙獨此爲之其忠與
010_0745_c_16L凛凛不衰於兩法師二百餘年之下
010_0745_c_17L今年夏五月閣成移安兩法師影幀
010_0745_c_18L以春秋享祀之例作影閣留鎭記萬歲
010_0745_c_19L不朽之事錄之於此入此門人其不
010_0745_c_20L忽諸

010_0745_c_21L

010_0745_c_22L祭潤成大師文

010_0745_c_23L
道光六年丙戌六月二十一日空如歸
010_0745_c_24L一子應雲仁全敬祭于中條山雙峰寺

010_0746_a_01L윤성 대사潤成大師의 영령께 공경히 제례를 올립니다.
아아, 나는 올해 33이요 너는 금년에 21세라. 너의 죽음이 나보다 먼저 있고, 나의 삶이 너보다 뒤에 있을지 어찌 알았으리오.
나와 너는 불문佛門에 같이 선근善根을 심었으니 지금까지 상종相從한 지 5년이 된다. 너의 스승과 너의 형이 너를 내게 부탁하며 말하기를, “이 아이의 재능과 품성이 이와 같고, 이 아이의 기질이 이와 같으니, 이 아이의 사람됨이 이루어지고 이루어지지 않고는 그대에게 달렸지 내가 아니오.”라고 하였다.
나는 이때부터 너를 가르치길 게을리 하지 않았다. 네 기운의 온화함이 이와 같기를 바랐고, 너의 자질의 훌륭함이 이와 같기를 바랐고, 너의 도량의 넓음이 이와 같기를 바랐고, 너의 말의 간명함이 이와 같기를 바랐고, 너의 모습의 중후함이 이와 같기를 바랐는데, 모습의 중후함은 사람이 하늘로부터 명을 받아 부모에게서 형체를 받은 것이라서 내 마음이 바라는 대로 네 모습이 이보다 중후하게 바랄 수는 없으니 장수하기를 바랐다. 너의 기운의 온화함과 너의 자질의 훌륭함과 너의 도량의 넓음과 너의 말의 간명함이 비록 고인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요즘 사람보다는 뛰어나니, 나는 이것으로 네 스승과 형에게 고하고, 네 부친과 모친에게 고하여 여기서 장수를 얻기를 바랐다.
그런데 호남에서 온 사람이 너의 죽음을 내게 전하니, 이 말이 허망한 것인가, 나의 바람이 진실이 아니었던가? 이 말이 진실이라면 나의 바람이 허망한 것이요, 나의 바람이 허망하지 않다면 네 죽음은 횡액인가?
네가 나를 호남에서 따라다니던 날에 타인이 다투어도 뭐라 하지 않고 내가 책망해도 변명하지 않으며, 일을 행하매 오직 선善하였고, 말을 하매 오직 간명하였다. 나는 이에 대해 그런 사람은 얻기 어렵다고 하여 네 마음을 버리지 않아 돌 마음처럼 견고한데 조물주가 시기하여 나의 행차는 관동關東에 있고, 너는 일이 호남에 매여

010_0746_a_01L潤成大師之靈嗚乎余今年三十有三
010_0746_a_02L爾今年二十有一那知汝之死也在吾
010_0746_a_03L之前余之生也在爾之後也吾與汝
010_0746_a_04L同種善根于佛門相從於今五年爾之
010_0746_a_05L師也爾之兄也付託爾於余曰此兒
010_0746_a_06L之才禀如是此兒之氣質如是此兒之
010_0746_a_07L爲人成不成在子非吾余由是而敎誨
010_0746_a_08L爾不倦欲汝氣之溫和也如此欲汝質
010_0746_a_09L之慈良也如此欲汝量之寛弘也如此
010_0746_a_10L欲汝言之簡默也如此欲汝貌之厚重
010_0746_a_11L也如此而貌之厚重人之禀命於天
010_0746_a_12L而受形于父母不可以吾心之所欲
010_0746_a_13L汝貌之厚重於此得其壽也汝氣之溫
010_0746_a_14L汝質之慈良汝量之寛弘汝言之
010_0746_a_15L簡默雖不及於古人超出於今人
010_0746_a_16L吾以此告爾之師與兄告爾之父與母
010_0746_a_17L而望之於得壽于此有人來自湖南
010_0746_a_18L傳汝之死于余此說是妄耶余之望是
010_0746_a_19L非眞耶此說是眞余之望是妄也
010_0746_a_20L之望是不妄爾之死也是橫耶汝之隨
010_0746_a_21L吾於湖南之日人之爭不擧余之責不
010_0746_a_22L事之行惟善言之施惟簡余之於
010_0746_a_23L難得其人不捨汝心石心乃固
010_0746_a_24L物爲猜余之行在於關東爾之事縶於

010_0746_b_01L서로 나뉜 지 1년이 되었다. 어느 날 어느 밤인들 내 마음이 중조산에 들어가서 네 마음과 하는 일이 애타게 내 가슴속에 왕래하지 않았겠는가? 다시 보지 못하고 나는 천 리 밖에 있고, 다시 만나지 못하고 길이 황천의 객이 되었으니, 너와 나의 이전 인연이 벌써 다한 것인가? 하늘이 왜 너를 이처럼 빨리 앗아가는가?
아아, 윤성 대사여, 너의 영령은 오늘 어디로 가는가? 광상廣桑에 가고자 한들 한황韓滉을 만나지 못하고,616) 청성靑城으로 가고자 한들 왕후王詡를 만나지 못하는구나. 네가 이 세상에 몸을 의탁하고는 하나의 선善도 하지 않음이 없고 하나의 악도 끊지 않음이 없었으니, 영지궁靈芝宮에서 왕평보王平甫를 따르지 않으면617) 응당 부용성芙蓉城에서 석만경石曼卿을 따라 노니리라.618) 그러나 영지궁과 부용성은 네 갈 곳이 아니다. 선근善根을 심고 선연善緣을 맺었으니 극락도사極樂導師 아미타불阿彌陁佛이 네 스승이니, 여기 나를 유념하지 말고 좋게 좋게 갈지어다.
아아, 윤성 대사여, 말은 여기서 끝나고, 엎드려 바라노니 흠향하소서(尙饗619)).
법제 봉민 제문(祭法弟奉旻文)
도광道光 15년(1835) 을미년 2월 30일에 응운 공여자 귀일 인전應雲空如子歸一仁全은 법제法弟 봉민奉旻의 영령께 공경히 제례를 올립니다.
아아, 봉민이여, 아는가 모르는가? 안다면 생사가 다르더라도 지하의 영혼이 내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리라.
아아, 너의 부모가 진천鎭川에 없지 않고, 너의 은사가 지금 통도에 있으며, 너의 사형과 사제가 동쪽에 서쪽에 없지 않으며, 네가 평소에 귀히 여기고 좋아하던 신심信心의 단월檀越(시주)들이 북쪽에 남쪽에 없지 않으며, 너의 상좌가 지금 멀리

010_0746_b_01L湖南相分一年何日何夜余之心不
010_0746_b_02L入於中條而爾之所心所事憧憧徃來
010_0746_b_03L于余之腔子之中復不得見而余在千
010_0746_b_04L里之外更未相逢而永作黃泉之客
010_0746_b_05L爾與余前緣已盡乎天何奪汝若斯之
010_0746_b_06L速也嗚乎成師爾之靈今歸何處
010_0746_b_07L雖欲入於廣桑韓滉不逢雖欲歸於
010_0746_b_08L靑城王詡不遇汝之托身於此世也
010_0746_b_09L無一善不爲無一惡不斷若不從王平
010_0746_b_10L甫於靈芝宮應從遊石曼卿於芙蓉城
010_0746_b_11L靈芝宮芙蓉城非汝之所歸而樹之而
010_0746_b_12L善根結之以善緣則極樂導師阿彌陁
010_0746_b_13L惟汝之師不念余於此好好而歸
010_0746_b_14L嗚乎成師言盡於此伏惟尙饗

010_0746_b_15L

010_0746_b_16L祭法弟奉旻文

010_0746_b_17L
道光十五年乙未二月三十日應雲空
010_0746_b_18L如子歸一仁全敬祭于法弟奉旻之靈
010_0746_b_19L嗚乎奉旻知耶不知耶若知耶
010_0746_b_20L幽明雖殊以地下之靈不負信於余也
010_0746_b_21L嗚乎汝之父母不無於鎭川汝之恩
010_0746_b_22L今在於通度汝之師兄師弟不無
010_0746_b_23L於於東於西汝之平生所貴好信心檀
010_0746_b_24L不無於於北於南汝之上佐今遠

010_0746_c_01L4백 리 바깥에 있는데, 너의 죽음은 홀로 여기에 있어 불을 따라 내 손에서 변화하는구나.
너의 성심은 위를 받드는 도리에 돈독해서 큰스님을 동서남북의 길에서 따라 한번 발을 들고 한번 입을 열고 한번 생각을 할 때도 위를 섬기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효양孝養으로 맛있는 음식을 받들어 좌우에서 인심을 얻은 지 지금까지 여기서 10여 년이 되는데, 지난해 겨울에 무슨 마음으로 큰스님을 따라 취서산鷲栖山으로 가지 않고 홀로 여기서 노닐다가 이 같은 지경에 이르렀는가? 이 사찰의 사운寺運은 이미 다했다. 여래의 사자로 동토東土에서 교화를 행하매 법력을 구족한 큰스님도 쓰러진 나무에서 돋아난 새싹처럼620) 다시 회춘할 수 없는데, 네가 홀로 외로이 지탱할 수 있겠는가? 사람의 생사는 운명이다. 기운을 받은 깊이에 따라 수명의 장단이 있나니, 선가仙家의 퇴음부退陰符·진양화進陽火621)와 하거운전법河車運轉法622)을 얻어서 장생불사하는 방법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를 탓하리오? 너의 죽음은 타향에서 멀리 부모를 버리고, 은혜가 막대한 사부와 정이 막급한 상좌를 한번 다시 만나지 못함이 이 같은 지경에 이르렀으니, 구원九原(저승)의 한이 응당 빈산에 지는 달 속에 없지 않으리라.
지난겨울 10월에 이 산에서 너를 보았고, 11월 보름께에 대승大乘의 행行을 하였고, 12월 22일에 내가 쌍계사로 들어갔다가 네가 죽었다는 부음을 보게 되었으니, 네가 죽은 날은 13일 이전이요, 11일 이후라. 서로 헤어짐이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생사의 길이 달라지니 무슨 세상에 무상함이 이렇게 심하단 말인가. 정월에 전염병이 크게 발병하여 도로 통행이 금지되었으니, 나 또한 온 나라가 같이 받는 환난을 받아 풍로風路에 오르지 못하였다가 이제 늦게야 너의 자취를,

010_0746_c_01L在於四百里之外而汝之死獨在於此
010_0746_c_02L從火化于余之手也汝之誠心惟篤於
010_0746_c_03L奉上之道從大和尙於東西南北之路
010_0746_c_04L一擧足一開口一動念不敢忘事上之
010_0746_c_05L以孝養奉供甘旨得人心於左右
010_0746_c_06L及今十有餘年於此而去年冬以何心
010_0746_c_07L不從大和尙於鷲栖獨遊於此至於如
010_0746_c_08L是之境此寺寺運已退以如來使
010_0746_c_09L人東土具足法力之大和尙顚木由
010_0746_c_10L [53] 更未回春汝以㷀獨寒影其可支
010_0746_c_11L人之生死乃命也遂以禀氣之淺
010_0746_c_12L爲壽命之脩短則不得仙家退陰符
010_0746_c_13L進陽火行河車運轉之法得入於長生
010_0746_c_14L久視之術而何咎何怨爾之死也
010_0746_c_15L弃父母於他鄕恩莫大之師父情莫及
010_0746_c_16L之上佐一不更逢至於如是之境
010_0746_c_17L原之恨應不無於空山落月之中去年
010_0746_c_18L冬十月得見汝於此山十一月望間
010_0746_c_19L作大乘之行十二月二十二日余入雙
010_0746_c_20L見汝死之訃汝死之日在於十三
010_0746_c_21L之前十一之後其爲相分遽未一朔
010_0746_c_22L幽明路殊其何世爲無常若此之甚也
010_0746_c_23L正月染病大發道路不通余亦入一國
010_0746_c_24L同受之患而未登風路今晩訪爾之迹

010_0747_a_01L네가 죽은 지 석 달이 지난 후에야 방문하였구나. 온갖 생활용품들은 풍비박산되었고, 같이 하자고 연전에 너와 약속하던 장소가 이제 어디에 있는지. 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더라도 너의 형체 변화됨을 내 손으로 하였으니, 네가 앎이 있다면 삼생三生에 다시 만나는 자리에서 나를 저버리지 않으리라.
아아, 봉민이여, 모든 형체 있는 것들은 모두 허망한 것이요, 제법諸法은 본래 항상 스스로 적멸이로다. 네가 이 뜻을 잘 알아 삼계에서 구품 연대九品蓮臺에 집착하지 말고 좋이 돌아갈지어다.
아아, 봉민이여, 흠향하소서(尙饗).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풍고楓臯 김 선생 제문(祭永安府院君楓臯金先生文)623)
도광道光 11년(1831) 임진년624) 5월 13일에 가야산 산인山人 인전仁全은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풍고楓臯 김 선생의 영령께 공경히 제를 올립니다.
선생의 집안은 선한 경사를 쌓아 천종天鍾625)이 순수하고 온화하며, 아도雅度626)가 맑고 간명하며, 기국器局(기량)이 온건하고 온화하였습니다. 태어나서는 나라의 기둥이 되고 출신하여서는 인서人瑞627)가 되어서 행동과 지략, 문장과 정치 네 부문에서 온전한 재주가 당시 독보적이었습니다. 풍모와 명성이 동토東土에 수립되었을 뿐, 공적과 이익이 중국과 주변국에 두루 미치지 못하였는데, 아, 이는 백성들이 크게 불우한 것일 뿐 선생께 어찌 부족함이 있어서 이러하겠습니까?
선생의 금세 인연이 홀로 여기에 있어 더욱 불교 이치를 잘 아시고 마음으로 정결한 영역을 기약하셨습니다. 또 어찌 알겠습니까, 선생의 덕화德化가 사해에 미치지 않을지. 『시경』에서 “선량한 군자시여, 어찌 만세를 누리지 않으리오.(淑人君子。 胡不萬歲。)”628)라 하였고, 또 “대속할 수만 있다면, 사람마다 백 번이라도 하리라.(如可贖兮。 人百其身。)”629) 하였으니, 이는 옛사람들이 현인을 애석해하는 구절들입니다. 저 인전은 선생께 정리情理의 애통함이 이보다 더하니, 울적한 이 마음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병술년(1826) 봄에 처음으로 교분을 맺고서 가고 머물며 통하고 막힘이 같지 않음이 없었고,

010_0747_a_01L于汝死去三月之後凡百所用風飛雹
010_0747_a_02L年前與汝同場所約今在何處
010_0747_a_03L事雖爲不成汝之形體火化以吾手爲
010_0747_a_04L汝若有知不負余於三生更逢之席
010_0747_a_05L嗚呼奉旻凡所有相皆是虛妄諸法
010_0747_a_06L本來常自寂滅汝悉此意三界不着
010_0747_a_07L九品蓮臺好然而歸嗚乎奉旻尙饗

010_0747_a_08L

010_0747_a_09L祭永安府院君楓臯金先生文

010_0747_a_10L
道光十一年壬辰五月十三日伽耶山
010_0747_a_11L人仁全敬祭于永安府院君楓臯金先
010_0747_a_12L生之靈惟先生家積善慶天鍾粹和
010_0747_a_13L雅度淸簡器局溫和生爲國植 [54] )出爲
010_0747_a_14L人瑞而行業志畧文章政術四科全才
010_0747_a_15L一時獨步風聲但樹於東土功利不周
010_0747_a_16L於夷夏此蒼生之大不遇也在於
010_0747_a_17L先生豈有所不足而如是耶先生今世
010_0747_a_18L之緣獨在於此而尤善佛理心期淨
010_0747_a_19L又安知先生之德化不沾於四海
010_0747_a_20L詩之淑人君子胡不萬歲又云如可續 [55]
010_0747_a_21L人百其身此古人愛惜賢良之辭也
010_0747_a_22L而仁全之於先生情理痛過於此也
010_0747_a_23L欝陶此心安可勝言哉去丙戌之春
010_0747_a_24L始定交分行止通塞靡所不同金石

010_0747_b_01L금석처럼 교합交合하는 마음이 더욱 굳고 더욱 견고하여 생사 결활契活630)이 이제 6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시문으로 창화唱和하고 도道로 마음에 화합한 것을 여기서 어떻게 말로 논하겠습니까? 가장 애통한 것은 선생께서 불초한 사람이 도를 안다고 하여 매번 가까운 사찰에 머물길 원하고, 서로 따르는 마음이 없는 날이 없었으되, 경산京山은 염불하는 이가 머무를 곳이 아니라 하여 주살을 피하듯 멀리 간 것입니다.
선생께서 입적하신 것이 올해에 있은즉, 다시 모시고 담화를 나눌 인연이 영원히 끊어졌습니다. 동토의 백성들은 누구를 의지하여 목숨을 보존하고, 나라는 누구를 의지하여 정치를 베풀겠습니까? 경전에 이르길, “모든 업의 결과는 원인이 모인 것 아님이 없다.”라고 하였으니, 선생과 인연으로 만난 것이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다생多生 이래로 몇 번이나 헤어지고 만났겠습니까? 이제 이별을 하였으니 어찌 뒷날 기약이 없겠습니까? 선생께서 인전을 아끼신 정분은 이제 여기서 다합니다.
엎드려 바라노니 흠향하소서(尙饗).
『화엄경』 필사본 발문(書華嚴經跋)
장 공張公의 서법書法은 유공권柳公權631)의 울타리로부터 나왔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처럼 훌륭하게 쓸 수 있겠는가?
백장산百丈山632) 제2대 법정 선사法正禪師는 대지大智의 고제高弟로서 항상 『열반경』을 낭송했는데, 성명을 말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열반화상涅槃和尙’이라고 불렀다. 법석法席을 완성시킨 것은 법정法正의 공적이 가장 크다. 중생들에게 마음 밭을 개간하게 하매 대의大義를 설명한 것은 법정이니,633) 황벽黃蘗·고령古靈634) 대사大師들이 모두 높이 받들었다. 당나라 문인 무익황武翊黃635)이 비문을 찬술하고, 유공권이 글씨를 썼는데 고금에 절묘하다. 지금 이후로 사경寫經으로 절묘한 이들은 유공권의 서법이 아니면 안 된다.
유공권이 『열반경』을 필사한 행적이 이처럼 절묘하고, 장 공이 『화엄경』을 필사한 것이 이처럼 절승하여

010_0747_b_01L交合之心彌固彌堅死生契活於今
010_0747_b_02L六年其間詩文唱和以道叶心何可
010_0747_b_03L言論於此而最所痛恨者先生以不肖
010_0747_b_04L之人乃爲知道每欲住近寺相從之
010_0747_b_05L無日無之京山非念佛人所居
010_0747_b_06L矰繳遠去先生之入寂在于今年
010_0747_b_07L更陪叅話之緣永斷東民依誰而保命
010_0747_b_08L國家憑何而施政經云凡有業結無非
010_0747_b_09L因集與先生緣會豈是偶然多生以
010_0747_b_10L幾離幾合旣有今別寧無後期
010_0747_b_11L生愛惜仁全之情分今盡於此伏惟尙
010_0747_b_12L

010_0747_b_13L

010_0747_b_14L書華嚴經跋

010_0747_b_15L
張公書法自權公樊笯中做出來不然
010_0747_b_16L其何得妙之好若斯百丈山第二代法
010_0747_b_17L正禪師大智之高弟常誦涅槃經
010_0747_b_18L言姓名人呼之謂涅槃和尙住成法席
010_0747_b_19L正之功最多使衆開田方說大儀 [56]
010_0747_b_20L乃正也黃蘗古靈諸大師皆推尊之
010_0747_b_21L唐文人武翊黃撰其碑權公書之
010_0747_b_22L妙絕古今而自今以後寫經絕妙者
010_0747_b_23L非公權書法不也公權書涅槃行迹
010_0747_b_24L若斯之絕妙張公書華嚴經若斯之絕

010_0747_c_01L그 기기묘묘함이 고금에 동일하니, 나는 장 공이 유공권과 솜씨가 동일하다 생각한다.
오계五戒를 오상五常에 배치한 설(五戒配五常說)
태천 현감泰川縣監 이윤성李潤性 공의 문장은 해동에서 제일이다. 급제하기 이전에 용산에서 함께 지냈는데 하루는 내게 물었다.636)
“불교는 허무와 적멸을 위주로 하여 뜻(銓旨)과 참선의 이야기들과 주술과 전기傳記의 전적들이 스스로 집안에서 자기를 독려하는 방책이 되지만, 오상五常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가르침은 없으니, 유교에서 오상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하는 도에 미치겠소? 이 오상이란 성인들이 전한 법으로 아무리 급한 때라도 훼손할 수 없고 잠깐이라도 떠날 수 없으니, 임금은 이것을 실천하여 나라를 다스리고, 군자는 이것을 받들어 몸을 세운다오. 사용함에 잠시도 대체할 수 없어 사람마다 날마다 사용하고, 마땅히 행할 길에 있기 때문에 ‘상常’이라 하는 것이라오. 이른바 오상이란 하늘에 있어서는 오위五緯637)요, 땅에 있어서는 오악五嶽이며, 장소에 있어서는 오방五方이며, 사람에 있어서는 오장五臟이요, 사물에 있어서는 오행五行이니, 널리 말하자면 통괄하지 않음이 없소. 불법은 여기에 더함이 있소?”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교의 오상은 불교의 오계에 해당합니다. 오계라는 것은 방편의 임기응변적 가르침으로서 불타는 집의 중생을 생사의 바다에서 구원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도를 이루고 나서 가까이 아래 범인들을 접하시고는 작은 가르침을 펼치셨고, 말가末伽638)로 인해 오계를 말씀하셨으니, 하나는 살생하지 말라는 것이요, 둘은 도둑질하지 말라는 것이요, 셋은 음탕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요, 넷은 망령된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요, 다섯은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살생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하늘을 짊어지고 땅을 살금살금 걷는 부류와 머리는 둥글고 발은 네모난 무리들, 물과 육지와 산과 공중의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 등

010_0747_c_01L其妙妙奇奇今古同符余以張公
010_0747_c_02L與柳公權同一手段

010_0747_c_03L

010_0747_c_04L五戒配五常說

010_0747_c_05L
泰川縣監李公潤性氏文章甲於海東
010_0747_c_06L未登第時相從於龍山一日問余曰
010_0747_c_07L佛敎以虛無寂滅爲主其銓旨禪戒之
010_0747_c_08L呪術傳記之典自是一家勵己之謩
010_0747_c_09L未爲五常經國之訓何及於儒之以五
010_0747_c_10L治國平天下之道乎此五常者
010_0747_c_11L人相傳之法不可造次而虧不可須臾
010_0747_c_12L而離王者履之以治國君子奉之以立
010_0747_c_13L用無蹔替而在於人人日用當行之
010_0747_c_14L故云常也其所謂五常者在天爲
010_0747_c_15L五緯在地爲五嶽在處爲五方在人
010_0747_c_16L爲五臟在物爲五行廣而言之無所
010_0747_c_17L不統佛之法其爲加於此者有之乎
010_0747_c_18L余曰儒之五常佛之五戒五戒也者
010_0747_c_19L以方便之權敎救火宅之衆生於生死
010_0747_c_20L海中者也佛初成道近接下凡爰開
010_0747_c_21L小敎因末伽而說五戒一曰不殺
010_0747_c_22L曰不盜三曰不邪淫四曰不妄語
010_0747_c_23L曰不飮酒言不殺者如負天蹐地之屬
010_0747_c_24L圓首方足之儔水陸山空胎卵濕化

010_0748_a_01L그 형상이 같지 않습니다. 귀천이 다르더라도 나약하게 죽음을 두려워하고 급급하게 삶을 탐하며 괴로움을 피하고 몸을 즐겁게 하고 편안함을 구하고 목숨을 부지하려 하거늘, 게다가 어찌 충정忠貞한 이를 억울하게 해치고 순박한 이를 함부로 살해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어진 선비가 섬멸되매 귀신이 머리를 헤쳤고, 조동趙同이 죽으매 대려大厲가 가슴을 쳤습니다.639) 장평長平640)에 원혼의 슬픔이 쌓였고, 신안新安641)에서 무고한 이들에게 혹독함이 자행되었습니다. 승주乘舟의 노래642)와 황조黃鳥의 읊음643)을 누가 슬프지 않다 하겠습니까? 패천㶚川을 줄지어 포위하고, 몽택夢澤644)에 그물을 펼쳐 다른 목숨을 아끼지 않았으니, 이는 대자大慈의 본래 뜻을 상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성至聖께서 살생하지 말라고 금한 것이니, 물고기를 먹여 기르는 장자長者는 자다가 하늘 꽃에 감동했고,645) 개미를 구한 사미沙彌는 명부에서 목숨을 늘여 주어 금강金剛의 몸을 이루었고, 마침내 장수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646) 이것은 이전 혐의(宿嫌)를 영원히 끊은 것으로, 그 인仁 됨이 이와 같습니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도둑이라는 행위는 온 세상에서 용납하지 않는 것이니, 도둑의 근심을 누가 꺼리지 않겠습니까? 탑 속에서 꽃을 훔쳤다가 악창이 갑자기 났고,647) 경전을 손상하여 아이의 옷으로 입혔다가 온몸이 문드러지게 되었으며,648) 양가楊家에서는 검은 무늬의 송아지가 나왔고,649) 이신李信은 사람 말을 하는 말에 절을 했습니다.650) 다섯 되의 쌀과 5백 전錢을 무엇을 위해 도둑질했습니까? 나귀 모양을 보응 받고, 돼지 몸으로 갚게 되었습니다.651) 풀 한 포기, 나뭇잎 하나라도 주지 않았는데 취하는 것은 모두 이처럼 보응을 받습니다. 그래서 대성大聖께서 불쌍히 여겨 도둑질하지 말도록 금한 것이니, 그 의義의 큼이 이와 같습니다.
음탕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패덕敗德이 몸을 해치매 음탕한 허물이 심합니다. 말희妺喜가 하夏나라를 망하게 하였고,652) 달기妲己가 은殷나라를 무너뜨렸고,653) 포사褒姒가 주周나라를 전복시켰고,654) 여희孋姬가 진晋나라를 기울게 한 것이며,655) 일각선一角仙이 여인을 목에 태운 욕됨과656) 술파가術婆伽가 몸을 태운 재앙들이 있었으니,657) 이는 여러 죄의 근원이며 큰 재앙의 근본입니다. 그래서 대성大聖께서 음탕한 짓을 하지 말라고 금하신 것이니, 그 예禮 됨이 이와 같습니다.
술 마시지 말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술은 난리의 근본이라, 또한 미치게 하는 약이라 칭합니다.

010_0748_a_01L形狀不等貴賤雖殊至於顒顒怖死
010_0748_a_02L汲汲貪生避苦而樂其身求安而養其
010_0748_a_03L則又何以有枉害忠貞濫誅淳善
010_0748_a_04L所以良士殱其神被髮趙同死大厲
010_0748_a_05L搏膺長平 [57] 積寃魂之悲新安肆無辜之
010_0748_a_06L乘舟之歌黃鳥之詠其誰曰不哀
010_0748_a_07L至如列圍㶚川張羅夢澤他命無惜
010_0748_a_08L此乃傷大慈之本意故至聖以不殺
010_0748_a_09L之焉所以飼魚長者睡感天花救蟻
010_0748_a_10L沙彌冥延促筭爰致金剛之體終爲
010_0748_a_11L長壽之因此則宿嫌永斷其爲仁如是
010_0748_a_12L言不盜者盜跖之行擧世不容梁上
010_0748_a_13L之患人孰不嫌塔中盜花惡瘡遽發
010_0748_a_14L壞經衣兒竟體剝爛楊家出黑文之犢
010_0748_a_15L李信拜人語之馬五升之米五百之錢
010_0748_a_16L何爲而盜以驢形報之以猪身償賽
010_0748_a_17L凡一草一葉不與而取者皆如是而還
010_0748_a_18L是以大聖愍之禁之以不盜其義
010_0748_a_19L之大若此言不邪淫者敗德滅身
010_0748_a_20L辜爲甚所以妹喜亡夏妲己喪殷
010_0748_a_21L姒之仆隆周孋姬之傾皇晋一角仙騎
010_0748_a_22L頸之辱術婆伽焚𨈬之災是衆罪之根
010_0748_a_23L大殃之本故大聖禁之以不淫其爲禮
010_0748_a_24L如此言不飮酒者酒爲亂本亦稱狂

010_0748_b_01L은나라 왕이 소처럼 마시다가 나라를 잃었고,658) 초楚나라 공자公子는 호랑이처럼 술을 즐기다가 덕을 잃었습니다. 성도成都는 여러 달 취함에 묶였고, 중산中山은 천 일의 수면睡眠에 곤란했으며,659) 35가지 과실의 근심이 같이 일어났고,660) 8만 4천 가지 번뇌가 함께 생깁니다. 현재 지혜의 업을 차단하고 장래 어리석음의 과보를 얻게 되므로 대성大聖께서 술 마시지 말도록 금하신 것이니, 그 지智의 넒음이 이와 같습니다.
망령된 말을 하지 말라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입은 재앙의 매개체요, 혀는 싸움의 근본이니, 능히 몸을 망치는 도끼요, 여러 악이 들어오는 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공富公이 양이 되었고, 울타리를 넘어서는 소로 변하였으며, 나복羅卜(目犍連)의 모친이 지옥에 들어갔고,661) 우다優多의 모친이 아귀餓鬼 지옥에 떨어졌으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찬바람을 말하면 푸른 가지의 잎사귀를 떨어뜨릴 수 있고, 꽃피는 계절을 말하면 고목에서 꽃이 피게 할 수 있습니다. 칭찬과 비난은 말 한마디로 말미암고, 삶과 죽음은 세 치 혀에서 나옵니다. 붕우는 그것으로 인해 물과 불처럼 어긋나게 되고, 가정은 이것으로 이별하게 됩니다. 큰 해로는 친족을 멸하고 나라를 기울이며, 작은 허물로는 몸을 위태롭게 하고 목숨을 잃게 하는 것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대성께서 망령된 말을 하지 말도록 금하신 것이니, 그 신信 됨이 이와 같습니다.
대저 인仁이라는 것은 간肝·목木을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춘양春陽의 때에 만물이 모두 생겨서 정월과 2월에 소양少陽이 용사用事합니다. 만물을 양육하여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니, 죽임은 인仁이 없음이니, 죽이지 않음을 인仁에 배당합니다.
의義라는 것은 폐肺·금金을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7월과 8월에 소음小陰이 용사用事하여 바깥으로 질투와 몸을 위협하는 해로움을 막아내고, 안으로 정기와 목숨 보존의 견고함을 간직합니다. 사특함을 금하여 음란하지 않게 하니, 음란함이란 의義가 없는 것이므로 음란하지 않음을 의에 배당합니다.
예禮라는 것은 심心·화火를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4월과 5월에 태양이 용사하여 천하가 크게 뜨거워지고 만물이 발광합니다. 입은 망령되이 말하고, 몸은 위망危亡을 이룹니다. 술을 금하여 발광하는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술이라는 것은 예가 없음이니, 음주하지 않음을 예에 배당합니다.
지智라는 것은 신腎·수水를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010_0748_b_01L殷王牛飮而亡國楚子虎酣而敗德
010_0748_b_02L成都縈累月之醉中山困千日之眠
010_0748_b_03L十五失過患并生八萬四千塵惱俱起
010_0748_b_04L現在遮智慧之業將來獲愚痴之報
010_0748_b_05L大聖禁之以不飮其智之廣若此言不
010_0748_b_06L妄語者口是禍媒舌爲鬪本能作伐
010_0748_b_07L身之斧乃入衆惡之門所以富公作羊
010_0748_b_08L離越變牛羅卜母之入地獄優多母之
010_0748_b_09L墮餓鬼豈不可畏乎語寒風足使翠
010_0748_b_10L柯零葉談芳節能令枯木開花褒貶由
010_0748_b_11L其一言生死出其三寸朋友因之而成
010_0748_b_12L水火室家以此而相乖離大害則滅族
010_0748_b_13L傾邦小諐則危身喪命由此而大聖禁
010_0748_b_14L之以不妄其爲信如是大抵仁者
010_0748_b_15L肝木之位春陽之時萬物盡生正月
010_0748_b_16L二月少陽用事養育群品好生惡殺
010_0748_b_17L殺者無仁以不殺配之於仁 1) [5]
010_0748_b_18L肺金之位七月八月小陰用事外防
010_0748_b_19L嫉妬危身之害內存精氣保命之固
010_0748_b_20L邪以不淫淫者無*儀故以不淫配之
010_0748_b_21L於*儀禮者主心火之位四月五月
010_0748_b_22L陽用事天下大熱萬物發狂口以妄語
010_0748_b_23L身致危亡禁之以酒定其狂心酒者無
010_0748_b_24L以不飮酒配之以禮智者主腎水

010_0748_c_01L10월과 11월에 태음太陰이 용사하여 만물을 거두어 보관합니다. 도둑질이란 타인의 재물을 도둑질하여 숨겨서 몸을 위태롭게 하는 재앙을 이루니, 그래서 도둑질하지 말도록 금합니다. 도둑질이란 지혜가 없음이니, 도둑질하지 않음을 지에 배당합니다.
신信이라는 것은 비脾·토土를 주관하는 자리입니다. 3월과 6월, 9월, 12월에 중앙에서 용사하여 사방을 제어합니다. 망령된 말이라는 것은 신의가 없는 것이므로, 망령된 말을 하지 않음을 신에 배당합니다.
이것이 당나라 법림 대사法琳大師662)가 배당한 말입니다. 혹 도둑질하지 않음으로 의義에 배당하고, 음란하지 않음으로 예禮에 배당하며, 술 마시지 않음을 지智에 배당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설명 역시 친절합니다만 앞서 배당한 것을 따르니, 혹 말함이 이와 같습니다. 그러니 부처님이 오계를 제정하신 것이 유학의 오상 아니겠습니까? 그러한즉 유학의 오상은 곧 불문佛門에서 초학初學 입덕入德하는 이가 행해야 할 인천人天의 가르침입니다.”
제월헌에 쓰다(題霽月軒序)
제월霽月은 나의 법제法弟 전유사典卣師가 거처하는 곳의 당호堂號이다. 제월이라는 명칭은 왜 붙인 것인가. 마음 씀이 정밀하고 순백하여 버들에 햇살 좋은 바람이 부는 듯하고(楊柳光風),663) 오동에 비 개인 달이 비치는 듯하니(梧桐霽月),664) 이로 말미암아 이 이름을 얻은 것인가. 나는 까닭을 알지 못한다.
대사는 한양 사람이다. 속성은 박이요 밀양 출신이다. 천성이 인자하고 뜻이 청결을 좋아하여 술·고기와 냄새나는 매운 채소들은 자연히 싫어한다. 용모는 빼어나서 범인과 다름이 있으니, 의연하게 볕이 내리쪼이는데 산이 우뚝 서 있는 듯하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외로이 의지할 데가 없었다. 그 스승 선한善閒이 데리고 삼남三南을 떠돌다가 벽송碧松665)으로부터 조계산으로 와 우리 스승의 법석法席에 참여하였다. 인재人才가 애석하다고 말을 하니, 화상께서 불쌍히 여겨 제도해 주셨다. 어려서 배앓이를 하여 심하게 야위었는데,

010_0748_c_01L之位十月十一月太陰用事萬物收
010_0748_c_02L盜者盜他人之財藏之而致危身
010_0748_c_03L之禍故禁之以不盜盜者無智故
010_0748_c_04L不盜配之於智信者主脾土之位
010_0748_c_05L月六月九月十二月中央用事制御四
010_0748_c_06L妄語者無信故以不妄語配之於
010_0748_c_07L此唐法琳大師所配之言或以不盜
010_0748_c_08L配*儀以不淫配禮不酒配智此說亦
010_0748_c_09L爲親切而前之所配其從或說如此
010_0748_c_10L盖佛之制五戒豈非儒之五常乎然則
010_0748_c_11L儒之五常乃佛門初學入德之人天敎
010_0748_c_12L

010_0748_c_13L

010_0748_c_14L題霽月軒序

010_0748_c_15L
霽月吾法弟典卣師所居堂號也霽月
010_0748_c_16L之稱其所以何也其用心精白如楊
010_0748_c_17L柳光風梧桐霽月由斯而得此之稱乎
010_0748_c_18L吾不知所以師漢陽人俗姓朴係出
010_0748_c_19L密陽天性仁慈志樂淸潔酒肉蓮辛
010_0748_c_20L自然厭離儀相挺秀有異凡人依依
010_0748_c_21L然如陽照山立早失父母煢獨無依
010_0748_c_22L其師善閒携而漂泊三南自碧松
010_0748_c_23L叅我師法席於曹溪以人才可惜爲言
010_0748_c_24L和尙憐而度之少幼以腹病瘠癯玆甚
010_0748_c_25L「儀」疑「義」{編}次同

010_0749_a_01L우리 화상의 슬하를 떠나지 않고 이것저것 시중 들며 받들어 섬기니 경희慶喜(Ananda, 阿難陀)가 부처님 시중을 든 것과 같았다. 그 근면하고 간절함이 이와 같더니, 이후부터는 배앓이를 하지 않고 몸이 건강해졌다. 화상께서는 매번, “네 배앓이가 나은 것은 정성스런 마음과 삼가는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 때문에 모두들, “섬기는 도리가 이와 같으니 복을 얻음이 또한 이와 같구나.”라고 하였다.
타인의 선함을 천거함에 있어서는 미치지 못할까 걱정하였고, 타인의 악함을 멀리함에 있어서는 원수를 피하듯 하였다. 말투는 간략하고 과묵하였으며, 도량은 넓었다. 평소 행동에 있어서 타인에게 실수하지 않고 자신을 경시하지 않았다. 사물과 마음이 화평하고, 행위와 모양이 화합하였으니, 그가 거처한 곳의 당호를 ‘제월霽月’이라 칭한 것이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용암전龍岩傳
대사의 휘諱는 혜언慧彦이요, 성은 조씨趙氏다. 나주 사람 조성국趙聖國의 아들이다. 모친은 여산礪山 송씨宋氏 진사 일성日成의 따님이다. 꿈에 청룡이 품으로 날아들더니, 이때부터 태기가 있었고, 달이 차서 대사를 낳았으니, 때는 건륭乾隆 44년 계묘(1783)666) 8월 5일이다.
열네 살에 큰아버지를 따라 모악산母岳山에 들어가 따라서 공부를 하였다. 글방(黌海)에서 힘씀이 혼자서 열을 감당할 정도요,667) 행동거지가 일반인의 예상을 벗어날 정도였으니, 모두들 법기法器라 칭찬하였다.
대사가 속세를 벗어날 뜻이 있어서 17세에 용천사龍泉寺로 들어갔다. 무인 장로茂仁長老에게서 머리를 깎았다. 장로는 그의 기량이 크게 이루어질 줄을 모르고, 풀베기와 쌀 찧기, 땔감 하기로 업을 삼게 해서 승려 주변의 일이나 윤회(轉生)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이에 세간의 무상함에 대해 생각하고 신유년(1801) 정월에 용진산龍珎山으로 달아났다.

010_0749_a_01L不離我和尙膝下左之右之侍奉承事
010_0749_a_02L如慶喜之作佛侍者而其勤勤懇懇
010_0749_a_03L若此也自此以後腹病遠離色力康
010_0749_a_04L和尙每曰汝之腹疾之瘳矣出於
010_0749_a_05L誠心恪懃由是人皆云奉上之道如是
010_0749_a_06L而得福又如此人之善擧之也惟恐不
010_0749_a_07L人之惡遠之也如避仇讐其言也
010_0749_a_08L簡默其量也寛弘生平所爲不失之
010_0749_a_09L於人不輕之於己事與心和行與貌
010_0749_a_10L其所居堂號以霽月稱之者豈不
010_0749_a_11L美之㢤

010_0749_a_12L

010_0749_a_13L龍岩傳

010_0749_a_14L
師諱慧彥姓趙氏羅州人趙聖國之
010_0749_a_15L子也母礪山宋氏進士日成之女
010_0749_a_16L有一靑龍飛入懷中自此有身月滿
010_0749_a_17L誕師時乾隆四十四年癸卯八月初五
010_0749_a_18L日也年十四隨伯父入母岳山隨業
010_0749_a_19L黌海功用一敵十夫行動擧措出人
010_0749_a_20L意表人皆以法器稱之師有出俗超方
010_0749_a_21L之志年十七入龍泉寺於茂仁長老處
010_0749_a_22L薙髮長老不知器成大也以芸草舂米
010_0749_a_23L破柴爲業佛僧邊事轉生未熟於是
010_0749_a_24L念世間之無常歲在辛酉之正月逃入

010_0749_b_01L
책을 읽다가 홀로 금성錦城(나주)으로 가서 사방으로 다니며 입에 풀칠하고자 했으나 지팡이 하나 의지할 게 없었다. 이에 거적을 엮어 들고서 쌀을 구걸했다. 이집 저집 다니며 걸식을 하였지만 마음은 상쾌하였다. 임금의 지위가 없지만 타인의 죽음을 구제하고, 모아놓은 재물이 없지만 타인의 배를 부르게 하니, 사생 구류四生九類668)가 이 때문에 형제가 되고, 삼계를 다투지 않는 곳에 마음을 두고, 속임수와 괴이한 명성으로 불이不二의 문하에 소문이 남을 바라지 않은 것이 이와 같기 때문이다.
계해년(1803) 2월에 모후산母后山669) 유마사維摩寺에 도착하여 재를 올리고 혼자 생각하기를, 사람이 덕행으로 교화함 없이 그저 옛사람들이 남긴 찌꺼기만 읽으며 자리自利와 이타利他가 원성圓成한 행위가 없이 이승에서 덧없이 살다가 허무하게 죽으면 또한 슬프지 않은가 하였다. 그리고는 산을 내려가 곡식을 빌려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여름 4월에 원응 선사圓應禪師를 따라 조계산 선암사仙巖寺에 이르러 정해定海와 사생死生의 교분을 맺었다.
가을 9월에 팔영산八影山670) 서불사西佛寺에 도착하여 열흘 동안 재를 올렸다.
갑자년(1804) 10월에 칠불사七佛寺671)에 들어가 금허 화상錦虛和尙672)의 법석法席에서 수선受禪하였다.
을축년(1805) 6월에 천축산天竺山에 도착하여 율봉 화상栗峰和尙을 뵈었다.
가을 8월에 율봉 화상을 따라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들어가 백 일 동안 불공을 드렸다. 처신하기를 인의仁義에 맞게 하고 불도에 들어간 마음이 깊으며 불도에 합당한 행위가 견실하여 아침에 세 번 저녁에 세 번 삼가 부처님 명호를 외고 경전을 외며 다라니를 외고 염불하며 참선을 하여 끊기는 법이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였으니, 불천佛天이 어찌 돌아보아 보호하지 않겠는가.
겨울 11월 어느 밤에 내금강, 외금강이 황금빛 연꽃으로 변하는 꿈을 꾸었더니, 율봉 화상께서 사자좌獅子座를 안경眼鏡과 함께 주셨다.
병인년(1806) 봄에 금허 화상錦虛和尙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백운산白雲山673)에서 건당建幢674)하였다. 상백운암上白雲庵에 주석駐錫하면서 저녁마다 남쪽을 향하여 ‘지장보살’을 백팔 번 염송하였다. 어느 밤에는 꿈에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고,

010_0749_b_01L龍珎山讀書獨出錦城其欲糊口於
010_0749_b_02L四方而無一笻可憑乃編苫乞米
010_0749_b_03L食於千門萬戶心若快然無君人之位
010_0749_b_04L以濟人之死無聚祿而以望人之腹
010_0749_b_05L生九類爲此兄弟其有心於不䦧三界
010_0749_b_06L之場其不蘄以諔詭幻恠之名聞於不
010_0749_b_07L二之門爲若此也癸亥二月到母后山
010_0749_b_08L維摩致齋自念人無德化而徒讀古人
010_0749_b_09L之糟粕無二利圓成之行虛生浪死於
010_0749_b_10L此世不亦悲乎於是下山乞粮仍而
010_0749_b_11L供養諸佛夏四月從圓應禪師至曹
010_0749_b_12L溪山仙巖與定海結死生交秋九月
010_0749_b_13L至八影山西佛寺十日致齋甲子十月
010_0749_b_14L入七佛受禪於錦虛和尙法席乙丑六
010_0749_b_15L到天竺山得陪栗峰和尙秋八月
010_0749_b_16L從栗峰和尙入金剛山楡岾寺以百日
010_0749_b_17L供佛行事處己於中正仁*儀入佛之
010_0749_b_18L心深合佛之行固朝三夜三恪懃佛命
010_0749_b_19L誦經持呪念佛叅禪無所間斷人皆悅
010_0749_b_20L佛天豈不顧護冬十一月一夕夢
010_0749_b_21L金剛內外山化爲金蓮栗峰和尙
010_0749_b_22L獅子座與眼鏡授之丙寅春從錦虛和
010_0749_b_23L南下白雲山建幢憇錫上白雲
010_0749_b_24L暮向南方念地藏菩薩百八一夕夢登

010_0749_c_01L또 어느 밤에는 어떤 사람이 세 채의 황금 수레(金輦)를 주었는데, 황금 수레 안에 각각 『화엄경』 함이 있었는데, ‘해인삼매海印三昧’라 쓰여 있었다. 함을 열어 보니, 80권이 갖춰져 있었다. 대사는 그래서 한 부部를 읽고는 깨달아서 정신이 상쾌해져 청량산淸凉散675)을 먹은 것 같았다.
이해 겨울에 율봉 화상을 따라 취서산鷲栖山676) 통도사通度寺에 들어가 화엄예참華嚴禮懺677)을 행하였다. 꿈에 법당에 들어갔더니 탁자 위 세 명의 승려가 「비로자나품毘盧遮那品」 1책을 주며 말했다.
“이것은 우리 본사本師678)께서 수인修因679)하실 때에 온갖 행行을 원만히 성취하신 법문이다. 너는 이에 의거하여 행하라.”
정묘년(1807) 봄에 하백운암下白雲庵에 들어가 화엄예참을 이어 보완하였다.
경오년(1810) 여름에 강릉 오대산으로 들어가 『화엄경』을 강독하였다. 이 산에 전부터 『화엄경』이 있었지만 자물쇠를 깊이 밀봉해 두고 열어 보는 이가 한 사람도 없었는데 전하는 말에, 이 함을 밀봉한 자가 열 수 있다고 하였다. 대사가 함을 열자 모두 기이하게 여겼다.
신미년(1811) 가을에 서방산西方山680) 봉서사鳳栖寺에 들어가 선교禪敎 법려法侶 백여 명과 함께 설법하고 중생을 교화하였다. 그 당시 순종대왕純宗大王께서 편찮으셔서 신민臣民들이 슬퍼하였고, 가순궁嘉順宮 박씨朴氏681)께서 국모國母로서 상중喪中에 있었는데, 꿈에 흰 옷 입은 노인이 와서 말하길,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봉자사鳳字寺에 도인이 있으니 거기에 가서 백 일 동안 칠성각에 기도하면 임금의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날 전교傳敎하니, 대사께서 전교를 받들어 공순하게 나라를 위해 마음을 기울였더니, 하늘이 감응하고 부처님께서 보호하사 임금의 병이 즉시 효험을 보았다.
임신년(1812) 봄에 모악산에 들어가 『화엄경』을 강독하는데 하늘이 상서로움을 나타내고 부처님께서도 빛을 발하시어 음으로 양으로 더하였다. 호우湖右682)의 사람들이 기약하지도 않았는데 모여드니 억만을 헤아릴 뿐이 아니었다. 일곱 칸 정문이 무너질 지경이었다. 대사께서 상당上堂하여 말하길, “달이 금산錦山683)에 걸려 만민이 우러르고, 봄이 화현花縣에 오니 온갖 꽃이 향기롭구나. @

010_0749_c_01L龍上天又一夕夢人以三金輦授之
010_0749_c_02L輦內各有華嚴櫃題之曰海印三昧
010_0749_c_03L凾視之八十卷經完然師仍讀一部
010_0749_c_04L乃覺精神爽然如一服淸凉散是年
010_0749_c_05L從栗峰和尙入鷲栖山通度行華
010_0749_c_06L嚴禮懺夢入法堂卓上有三僧以毘
010_0749_c_07L盧遮那品一册授之曰此我本師修因
010_0749_c_08L時萬行圓成之法門汝依而行之丁卯
010_0749_c_09L入下白雲續補華嚴禮櫼庚午夏
010_0749_c_10L入江陵五臺山講華巖經此山曾有華
010_0749_c_11L嚴經深密封鑰無有一人開之者
010_0749_c_12L相傳云封此凾者能開師開之人皆
010_0749_c_13L異之辛未秋入西方山鳳栖與禪敎
010_0749_c_14L法侶百有餘人說法化生當此時也
010_0749_c_15L純宗大王不䂊臣民怵惆嘉順宮朴氏
010_0749_c_16L以國母居憂夢有白衣老人來謂曰
010_0749_c_17L此去南方鳳字寺有道人就於彼
010_0749_c_18L日七星祈禱上病有愈明日傳敎
010_0749_c_19L奉敎克順克恭爲國之心天其感之
010_0749_c_20L佛是護之上病即效壬申春入母岳
010_0749_c_21L講華嚴天以瑞之佛亦放光冥顯多加
010_0749_c_22L湖有水陸諸人不期而會者不啻億萬
010_0749_c_23L七間正門至於傾頹師上堂云月掛
010_0749_c_24L錦山萬民瞻仰春來花縣衆卉芬芳

010_0750_a_01L이는 우리 비로자나께서 수인修因하신 결과인데 부처님께서 홀로 차지하지 않으심이라. 사람마다 본래 스스로 원성圓成하고, 개개마다 본래 스스로 구족하니, 온갖 풀 위에 금빛 털의 사자가 출현하여 한 터럭 끝에서 돌연 무위진인無位眞人684)이 출현함이라. 어제 술에 취해 부처님을 매도한 이는 누구인가. 오늘 향을 살라 부처님께 예배하는 이는 누구인가. 무명의 진실한 성품(無明實性)이 곧 불성이니 망령되다고 왜 버릴 것이며 참되다고 왜 구하겠는가.” 하였다.
대사께서 이와 같은 법문으로 교화하심이 불가사의하였다. 대사가 이르는 곳마다 사람들이 많아 숲을 이루었는데, 자기 공부가 혹 전일하지 못한가 생각하여 그들을 피해 두류산의 강은降隱으로 들어갔다. 마魔도 또한 법계法界이니 누군들 좇지 않겠는가. 물리쳐도 가지 않고 따르는 이들이 대사를 좋아하여 권루卷婁685)를 개미가 사모하듯 산에 가득하였다. 비록 방장方丈이 넓다 하나 사람들(物情)은 좁게 여긴다 함은 이와 같기 때문이다.
여름에 남해에 가서 『법화경』을 강독하였다.
가을에 가야산에 들어가 무차대회를 열었다. 당시 소자小子 인전仁全이 조계산에서 와서 법석에 참여하였다. 대사께서 선학禪學을 주셨고, 게偈를 보이셨다.

靑山雲雨氣    청산의 비구름 기운이
廣利大千人    널리 만인을 이롭게 하니
萬物含春色    만물은 봄빛을 머금어
枯槁日又新    마른 초목도 날로 새롭네

갑술년(1814) 봄 정월에 송산松山686)의 청을 받아 은적암隱寂庵687)으로 돌아왔다.
가을 8월에 금강산 수선사修禪寺에 들어갔다.
을해년(1815) 여름 4월에 영동에서 태백산 정암사淨岩寺로 들어가 탑에 예를 올리고 재齋를 지냈다.
5월에 두류산 벽송사碧松寺688)로 들어가 『범망경梵網經』689)을 용악 계정龍嶽啓定에게 전했다.
8월에 송산 은적암으로 들어가서 보안 법문普眼法門을 펼치니, 선종과 교종 양쪽의 학도들이 모여 법을 듣는 이들이 백여 명에 이르렀다. 그중에 걸출한 이는 성암惺庵·구봉九峰·혁암奕岩·송암松岩·성능性能 등 11명이었다. 그들이 영향影響으로서 법석法席에 참여하여 심론心論을 칭양稱揚하고 전제筌蹄690)를 놓아 버리며

010_0750_a_01L此是我毘盧遮那修因結果而非佛獨
010_0750_a_02L人人也本自圓成介介也本自具
010_0750_a_03L百草頭上現出金毛獅子一毫毛
010_0750_a_04L突出無位眞人昨日也醉酒罵佛
010_0750_a_05L者何人今日也焚香禮佛者何人
010_0750_a_06L明實性即是佛性妄也何除眞也何
010_0750_a_07L師以如是法門化人不可思議
010_0750_a_08L之所到處也人多成林慮其自己工夫
010_0750_a_09L或不專一避之而入頭流之降隱魔亦
010_0750_a_10L法界何人不從麾之不去而從之者
010_0750_a_11L悅師之卷婁蟻慕者彌山雖云方丈之
010_0750_a_12L物情之隘其爲如此也夏入南海
010_0750_a_13L講法華秋入伽倻開無遮會時小子
010_0750_a_14L仁全自曹溪來叅法席師以禪學授
010_0750_a_15L以偈示之曰靑山雲雨氣廣利大
010_0750_a_16L千人萬物含春色枯槁日又新甲戌
010_0750_a_17L春正月受松山請還隱寂秋八月
010_0750_a_18L金剛修禪乙亥夏四月自嶺東入太
010_0750_a_19L白山淨岩寺禮塔致齋五月入頭流碧
010_0750_a_20L傳梵網經于龍嶽啓定秋八月入松
010_0750_a_21L山隱寂開普眼法門禪敎兩學講徒
010_0750_a_22L會而聽法者至於百有餘人其中惟爲
010_0750_a_23L傑出者惺庵九峰奕岩松岩性能等十
010_0750_a_24L有一人以影響叅法席稱揚心論

010_0750_b_01L보법普法691)을 지혜로 증득하여 몸소 불행佛行을 따르고 말은 변해辯海로 들어가 법륜을 상속하니 법경法慶의 아름다운 집회가 되었다.
병자년(1816) 봄 3월 3일에 석암 화상石岩和尙이 입적하였다. 석암 화상은 대사와 사생死生의 교분을 맺었던 분이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서로 부추기고 서로 도우며 사방을 교화한 지 이제 14년이 되었다. 오교五交692)를 버리고 삼흔三釁693)을 끊어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의 마음으로 기약하였는데, 이제 인연이 다해 돌아간 것이다. 대사는 힘을 다해 상례를 치러 생사 간에 한결같았으니, 섬기는 마음이 옛사람들이 오래되어도 변치 않고 나이를 따지지 않은 것과 같았으니, 좌양左羊694)·유종兪鍾695)의 사귐과 비슷했다. 옛사람이 말하길, “예로부터 인의로 천지를 포용했으니, 다만 조그마한 마음 안에 있도다.(古來仁義包天地。 只在人心方寸間。)”696)라고 한 것이 이로써 증험이 되었다.
정축년(1817) 3월에 영평永平697) 백운산으로 들어가 하안거夏安居698)를 결제結制699)했다.
가을 7월에 금강산에 들어가 가을을 보냈다.
겨울 10월에 송산으로 내려가서 화엄대회를 은적암에서 개최했다.
무인년(1818) 봄 3월에 인전仁全과 선유善宥 등을 방출하여 두류산에서 교학을 익히게 했다.
기묘년(1819) 봄 2월에 남계南溪·용하龍河 등과 모악산에 들어가 선禪을 닦았다. 이보다 앞서 송산松山의 요사한 승려 어감語鑑이 왕성王城(한양)으로 달려가 말을 퍼뜨리길, 승려와 속인 수천 명이 난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조정에서는 믿지 않으면서도 요사스런 말을 의심하여 사람을 보내 탐지하게 하였고, 승평昇平700) 수령에게 모임을 막아 난을 방지하라고 명하였다. 당시 대사를 따르는 무리들이 백여 명 되어서, 승평 수령이 과연 의심하고는 군병과 장교 40여 인을 보내 탐문하였더니, 한 사람도 은적암을 지키는 자가 없었다. 3월 21일에 어감語鑑을 병영에서 참수하였다.701)
경진년(1820) 겨울에 화엄대회를 덕유산德裕山 백련사白蓮社에서 개최했다. 팔도에서 선종과 교종을 막론하고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따르는 이가 3백여 명이었다.
신사년(1821) 겨울에 두류산 심적암深寂庵에 들어가 선禪을 익혔다.
임오년(1822) 봄에 구천동九千洞에 들어가

010_0750_b_01L喪筌蹄智證普法身隨佛行語入辯
010_0750_b_02L相續法輪其爲法慶之嘉會也
010_0750_b_03L子春三月初三日石岩和尙入寂石岩
010_0750_b_04L和尙與師同結死生交一時不相捨離
010_0750_b_05L相揚相助行化四方於今十四年去其
010_0750_b_06L五交絕其三釁以寒山拾得之心相期
010_0750_b_07L至是緣盡歸化師極力治喪生死間如
010_0750_b_08L奉之之心與古人之耐久忘年左羊
010_0750_b_09L兪鍾之交相似古人所謂古來仁義包
010_0750_b_10L天地只在人心方寸間者驗此之云矣
010_0750_b_11L丁丑春三月入永平白雲結夏安居
010_0750_b_12L秋七月入金剛山過秋冬十月南下松
010_0750_b_13L設華嚴大會于隱寂戊寅春三月
010_0750_b_14L放仁全善宥等習敎于頭流己卯春二
010_0750_b_15L與南溪龍河等入母岳修禪先是
010_0750_b_16L松山妖僧語鑑走王城宣言僧俗數
010_0750_b_17L千作亂朝廷不信疑其妖言遣人庶
010_0750_b_18L又命昇平倅禁遏聚會作亂者
010_0750_b_19L師之衆至於百餘人昇平倅果疑之
010_0750_b_20L遣牙兵將校四十餘人探之無一人守
010_0750_b_21L隱寂者三月二十一日斬語鑑於兵營
010_0750_b_22L庚辰冬設華嚴會于德裕山白蓮社
010_0750_b_23L道禪敎間影響相從者三百餘人辛巳
010_0750_b_24L入頭流深寂習禪壬午春入九千

010_0750_c_01L무너진 곳을 보수하였다.
겨울 11월에 화엄대회를 은신암隱身庵에서 개최하였는데 관음觀音의 성스런 가피를 입어 우활宇活의 죽을 뻔한 목숨을 구했다. 대사는 항상 다음과 같이 한탄하였다.
“명성이 널리 퍼지면 모습을 숨겨 엎드리기 어렵고, 현묘함에 깃들어 후덕後德을 맹세하매 한가로이 얽매임이 없다 하고는, 이에 한숨 쉬며 탄식하기를, 하늘을 돌이키고 해를 쓰러뜨릴 힘이 하루아침에 말라 버리고 대산岱山(태산)의 너럭바위 같은 견고함이 지금은 없으니, 세상은 무상하고 뜬 인생은 거짓이로다. 올해 꽃을 같이 보던 동료들이 지난해 사람들보다 줄어들었으니, 아침 이슬 같은 이 삶에 머무름이 얼마나 될런가. 옛사람이 말한 바, 새가 나무에 모이듯 무리들이 모이더라도 너는 마땅히 멀리해야 한다(眷屬集樹。 汝宜遠之。)702)고 한 것이 또한 좋지 않은가. 나의 바람은 형체를 고목처럼 하고 생각을 죽은 재처럼 하여 이러한 근심을 항복시켜 허적虛寂을 구함이라. 진실로 바위 속에 자취를 거두고 세상 밖에 마음을 유지하고 남은 목숨 부지하며 지혜의 업을 독실하게 닦는 것이 본래 뜻이었다. 수십 년 중생들에게 장애되어 졸렬함을 자랑하고 공교함을 부러워하며 활용이 항상 있지는 않은 지경에서 높을 때는 펴고 낮을 때는 움츠리니703) 또한 슬프지 않은가.”704)
이에 중생들을 버리고 몸을 빼어 홀로 떠나 북으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갑신년(1824) 겨울 10월에 구천동에 다시 들어가 결사結社하였다.
을유년(1825) 봄에 강월江月의 청을 받아 금강산 불지암佛地庵에 들어가 삼동三冬에 동안거를 지냈다.
병술년(1826) 여름 4월에 천불암千佛庵에 들어가 선정을 닦았다.
가을 8월에 천불암에서 검산령劒山嶺705)을 넘어 향산香山(묘향산)에 들어가 법안장法眼藏706)을 열어 무수한 체백滯魄707)을 천도하였다.
정해년(1827) 여름 5월에 구월산九月山708) 월출암月出庵에 들어가 『화엄경』을 강독하였다.
겨울 10월에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의 명으로 원적산圓寂山709) 영원암靈源庵에 들어가 선정을 닦았다.
무자년(1828) 여름 4월에 조계산에 들어가 하안거를 결제結制했다.
가을 7월에 북으로 불명산佛明山에 들어가니, 이 산은 관음보살이 상주하시는 곳이다. 대사께서 이 산에 들어간 날 밤에 의상대義湘臺에 등이 걸리고 빛을 발하는 상서로움이 있었다.

010_0750_c_01L支壞補缺冬十一月設華嚴大會
010_0750_c_02L于隱身得蒙觀音聖加救宇活入死之
010_0750_c_03L師常恨以稱謂廣流藏影 [58] 難伏
010_0750_c_04L當栖玄後德閑放無累乃喟然歎曰
010_0750_c_05L廻天倒日之力一朝早凋岱山磐石之
010_0750_c_06L今也則無世上無常浮生虛僞
010_0750_c_07L年看花之伴已少去年之人則朝露此
010_0750_c_08L其停幾何古人所謂眷屬集樹
010_0750_c_09L宜遠之者不亦善乎余之所願誓欲
010_0750_c_10L枯木其形死灰其慮降此患累以求
010_0750_c_11L虛寂誠得收迹岩中攝心塵外支養
010_0750_c_12L殘命敦修慧業此本志也數十年爲
010_0750_c_13L衆所碍洿 [59] 拙羨巧而隆舒汙卷於其用
010_0750_c_14L不恒之地不亦悲乎於是捨其衆
010_0750_c_15L身獨去北入金剛山甲申冬十月
010_0750_c_16L入九千洞結社乙酉春受江月請入金
010_0750_c_17L剛山佛地三冬安居丙戌夏四月
010_0750_c_18L千佛庵修禪秋八月自千佛踰劒山嶺
010_0750_c_19L入香山開法眼藏度無數滯魄丁亥
010_0750_c_20L夏五月入九月山月出講華嚴冬十
010_0750_c_21L以永安府院君命入圓寂山靈源庵
010_0750_c_22L修禪戊子夏四月入曹溪結夏秋七月
010_0750_c_23L北入佛明此山是觀音菩薩常住處
010_0750_c_24L入此山之夜義湘臺有縣燈放光之瑞

010_0751_a_01L이것은 암자 주인인 인파仁波가 보고서 말해 준 것이다.
기축년(1829) 여름 4월에 남쪽으로 두륜산頭崙山으로 들어가 선정을 익혔다.
겨울 11월에 익종대왕翼宗大王의 명을 받아 북한산에 들어가 크게 불사를 이루었다. 다음 해 정월에 남쪽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당시 익종대왕이 잠저潜邸710)로서 새로 정사에 임하여 오묘한 도에 마음을 돌이키고 현묘한 종지宗旨에 뜻을 합치하여 크게 불사를 일으키고, 또한 가람을 널리 수립하고자 하여 대사를 만류하여 북한산에 머물게 하고 말했다.
“옛날 진 혜제晋惠帝가 흥성사興聖寺를 지어 백 명의 승려를 공양했고, 송 무제宋武帝는 영근사靈根寺와 법왕사法王寺 두 사찰을 지어 성현을 부르고 천 명의 승려를 공부하게 했으며, 진 무제陳武帝는 동안사東安寺와 흥황사興皇寺, 천거사天居寺 등을 지어 승려 3천 명을 제도하였고, 진晋나라 제왕齊王 대유大猷711)와 진왕秦王 홍도弘度와 안평왕安平王의 지절志節과 의양왕義陽王의 이사입신理思入神과 하비왕下丕王의 독지경술篤志經術과 송宋나라 임천왕臨川王 의경義慶712)과 팽성왕彭城王 의강義康713)과 남초왕南譙王 의선義宣714)과 건안왕建安王 휴인休仁715) 등은 글재주를 품고서 크게 불경佛經을 익혔소. 양梁나라 소명 태자昭明太子와 진안 전하晋安殿下는 도에 부합하는 타고난 지혜(道契生知)와 덕으로 빛나는 타고난 인재(德光天縱)로서 묘법妙法을 존중하고 복문福門을 공경하여 명승名僧들과 짝을 맺었는데,716) 하물며 바다에 뜬 지푸라기처럼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한 내가 불교에 의지하지 않고 어찌하겠소? 내가 석문釋門을 높이 받들어 묘리妙理를 정밀히 연구하고 경전을 쓰고 불상을 만들며 계를 받고 계율을 지키리니, 대사는 가까운 곳에 머물러 나와 같이하는 게 좋겠소.”
그래서 대사는 정월부터 5월까지 북한산에 머물렀다.
봄 3월에 익묘翼廟께서 ‘法幢山 慧定寺(법당산 혜정사)’ 여섯 자와 ‘不環717)法雲(불환법운)’ 네 자를 써서 주며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를 받드는 마음이 비록 옛사람에게 미치지는 못하나 대사가 불사를 중흥하는 공업이 크니, 내가 무엇으로 보답하리오? 대사가 거하는 산에 대해 듣자니 산 좋고 물 맑다 하니, 내가 복을 기원하는 원당願堂718)으로 삼고 싶소. 이에 산 이름과 절 이름을 바꾸노니, 대사의 마음에 어떠하오?”

010_0751_a_01L庵主仁波見之而說及己丑夏四月
010_0751_a_02L南入頭崙習禪冬十一月承我翼宗大
010_0751_a_03L王命入北漢大成佛事明年春正月
010_0751_a_04L乃欲南下時翼宗大王潜邸新爲𦴷政
010_0751_a_05L乃歸心妙道契意玄宗大弘佛事
010_0751_a_06L欲廣樹伽藍挽師住北漢曰昔晋惠帝
010_0751_a_07L造興聖寺供養百僧宋武帝造靈根
010_0751_a_08L法王二寺供招賢聖徧學千僧陳武帝
010_0751_a_09L造東安興皇天居等寺度僧尼三千人
010_0751_a_10L晋齊王大猷秦王弘度安平王志節
010_0751_a_11L義陽王理思入神下丕王篤志經術
010_0751_a_12L臨川王義慶彭城王義康南譙王義宣
010_0751_a_13L建安王休仁等并懷文藻大習佛經
010_0751_a_14L梁昭明太子晋安殿下道契生知
010_0751_a_15L光天縱尊重妙法欽敬福門結侶名
010_0751_a_16L況浮芥海鄕不天之余不依佛敎
010_0751_a_17L而何余欲崇奉釋門硏精妙理書經
010_0751_a_18L造像受戒持齋師住近地與余同事
010_0751_a_19L爲可師自正月至五月住北漢春三
010_0751_a_20L翼廟寫法幢山慧定寺六字不环法
010_0751_a_21L雲四字授之曰余奉佛之心雖不及昔
010_0751_a_22L師之重興佛事功大余將何物報及
010_0751_a_23L聞師居之山山明水麗余欲爲願堂祈
010_0751_a_24L福之所肆以革其山名寺號師心其爲

010_0751_b_01L
대사는 그래서 불명산에 숨었다.
신묘년(1831) 여름에 왕대비의 명으로 금강산 유점사에 가서 불사를 행했다. 이보다 앞서 익묘께서 사자관寫字官을 명하여 『화엄경합론華嚴經合論』 120권과 『법원주림法苑珠林』 100권과 『능엄정관소楞嚴正觀疏』 10권과 『능엄정해楞嚴正解』 10권을 써서 대사에게 주고자 하였으나, 끝맺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이에 왕대비께서 책을 만들어 보내셨다.
임진년(1832) 봄 2월에 덕유산에 들어가 영각사靈覺寺를 중수하였다.
계사년(1833) 여름 4월에 팔공산에 들어가 안흥사安興寺719)에서 결사結社하였다.
가을 7월에 통도사에 들어갔다.
겨울 12월에 금강계단金剛戒壇720) 아래에서 결계結戒721)했다.
갑오년(1834) 겨울 12월에 금강계단에서 재齋를 올려 대행大行722) 순종대왕純宗大王을 추천追薦723)하였다.
을미년(1835) 봄 정월 1일에 두 마리 큰 뱀이 꿈틀거리며 적광전寂光殿 뜰로 기어 왔다. 3일에는 계곡 물이 끊어졌다. 대사가 크게 두려워했다. 이에 15일에 천여 명의 승려와 함께 정성을 들여 재를 올렸다.
여름 4월에 문인 인전仁全을 보내 가야산에 들어가 『화엄론華嚴論』을 간행하게 했다.
5월에 금강산에 들어가 마하연摩訶衍에 머물며 선정을 닦았다. 때는 도광道光 15년(1835), 우리 성상聖上(헌종)께서 즉위하신 원년이었다.
마음을 가다듬는 글(攝心文)724)
사람이 도를 배움은 원래 빠르고 늦음이 없다.
『연수서延壽書』725)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사람의 수명은 본래 43,200여 일이다. 원양元陽의 진기眞氣는 본래 무게가 384수銖이다. 안으로 건乾에 응하는데, 건은 순양純陽의 괘다.726) 사람은 밤낮으로 움직이고 시설施泄(배설)하므로 원기를 잃어 천수를 채우지 못한다. 여섯 양(六陽)이 모두 소진되면 전음全陰 인간이 되어 쉽게 죽는다. 나이가 64세에 이르면 괘卦의 수가 극에 이르러 수은은 줄어들고 납은 비어727)

010_0751_b_01L如何哉師仍藏之于佛明辛卯夏
010_0751_b_02L王大妃命赴金剛山楡岾寺佛事先是
010_0751_b_03L翼廟命寫字官書華嚴經合論一百二
010_0751_b_04L十卷法苑珠林一百卷楞嚴正觀疏十
010_0751_b_05L楞嚴正解十卷欲與師未終而薨
010_0751_b_06L至是王大妃粧潢下送壬辰春二月
010_0751_b_07L德裕重修靈覺癸巳夏四月入八公
010_0751_b_08L山安興結社秋七月入通度冬十二月
010_0751_b_09L結戒于金剛戒壇下甲午冬十二月
010_0751_b_10L齋于金剛戒壇追薦我大行純宗大王
010_0751_b_11L乙未春正月初一日有兩大蛇蜿蜒腹
010_0751_b_12L行于寂光殿庭初三日洞水斷流師大
010_0751_b_13L乃於十五日與千有餘僧致誠設
010_0751_b_14L夏四月遣門人仁全入伽倻山
010_0751_b_15L華嚴論五月入金剛山住摩訶衍修禪
010_0751_b_16L時道光十五年我聖上即位之元年也

010_0751_b_17L

010_0751_b_18L攝心文

010_0751_b_19L
人之學道元無早晩延壽書曰人壽
010_0751_b_20L本四萬三千二百餘日元陽眞氣本重
010_0751_b_21L三百八十四銖內應乎乾乾者純陽
010_0751_b_22L之卦也人晝夜動作施泄故失元氣
010_0751_b_23L不滿天壽至六陽俱盡即是全陰之人
010_0751_b_24L易死也年到八八卦數已極汞少鉛

010_0751_c_01L진원眞元을 회복하고자 하나 또한 늦지 않은가. 아, 박괘剝卦가 다하지 않으면 복괘復卦가 돌아오지 않고,728) 음이 다하지 않으면 양이 생기지 않는다. 밝은 스승이 묘결을 지시하심을 만나 신심으로 구하면 120세라도 건괘로 돌이킬 수 있으리니, 비유하면 늙은 나무에 어린 가지를 다시 붙여서 비로소 활력을 얻는 것과 같다. 사람이 늙었더라도 진기로 다시 보충하면 늙음을 돌이켜 아이가 될 수 있다. 옛날에 마자연馬自然이 64세에 이르러서는 늙어 죽을까 두려워 서둘러 도를 구하다가 유해섬劉海蟾729)을 만나 장생의 묘결을 전해 받고는 무궁한 수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그와 같이 하면 그가 되는 것이니,730) 단지 한번 깨달음에 있을 뿐이다.
「오진편悟眞篇」 주석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여순양呂純陽731)은 64세에 정양 진인正陽眞人을 만났고, 갈선옹葛仙翁732)은 64세에 정 진인鄭眞人을 만났고, 마자연은 64세에 유해섬을 만났으니, 모두 금단金丹의 도를 닦아서 신선을 이루었다. 세 신선 모두 만년에 도를 닦아 이루었다. 장년 시기에 도를 좋아하여 계율을 지키고 마음을 가다듬어 진전眞傳을 얻었으니 그렇게 하는 데 뭐가 어렵겠는가. 아아, 요즘 사람들은 욕망을 좋아하여 정을 잃고 생각에 빠져 신神을 손상하며 피로하여 기氣를 소모시켜 진양眞陽을 잃어버리니, 64세 이전에 대도大道를 듣는다 해도 또한 성공하기 어렵도다. 혹시 이른 나이에 욕심을 끊고 장년 나이에 도를 구하여 색신色身이 무너지지 않고 정기精氣가 소모되지 않으며733) 마음 일체를 가다듬어 공부에 착수하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도는 마음을 활용으로 삼으니, 운용할 줄 아는 이는 도로써 마음을 관찰하니 마음이 곧 도이다. 마음으로 도를 꿰면 도가 곧 마음이다. 이 마음은 인심의 마음이 아니요 천심天心의 마음이다.734) 사람은 물욕으로 마음을 삼고 하늘은 무위無爲로 마음을 삼는다. 사람이 도를 구하매 사람의 욕심을 막고 하늘의 이치를 보존하여 마음을 무위의 지경에 가다듬고

010_0751_c_01L欲眞元之復不亦晩乎剝不窮
010_0751_c_02L則復不返陰不極則陽不生若遇明師
010_0751_c_03L指訣信心求之則雖一百二十歲
010_0751_c_04L可還乾譬如樹老用嫩枝再接方始
010_0751_c_05L得活人雖老矣用眞氣還補即返老
010_0751_c_06L還童昔馬自然到六十四歲怕老怕
010_0751_c_07L汲汲求道遇劉海蟾傳以長生之
010_0751_c_08L遂得壽於無窮彼何人哉晞之則
010_0751_c_09L特在一覺頓悟眞篇注云呂純陽六
010_0751_c_10L十四歲遇正陽眞人葛仙翁六十四歲
010_0751_c_11L遇鄭眞人馬自然六十四歲遇劉海蟾
010_0751_c_12L皆方修金丹之道而成仙三仙皆於晩
010_0751_c_13L修道而成盖是壯年慕道持戒攝
010_0751_c_14L而方得眞傳何難之其爲嗚乎
010_0751_c_15L世之人嗜欲喪情思慮損神疲勞耗
010_0751_c_16L眞陽散失雖聞大道於六十四歲之
010_0751_c_17L亦難成功倘能絕欲於早年求道
010_0751_c_18L於壯歲及色身未壞精氣未耗攝心
010_0751_c_19L一切下手工夫未有不成之理道以
010_0751_c_20L心爲用能知運用者以道觀心心即
010_0751_c_21L道也以心貫道道即心也是心也
010_0751_c_22L人心之心乃天 [60] 之心也人以物欲爲心
010_0751_c_23L天以無爲爲心人之於求道也遏人之
010_0751_c_24L存天之理攝心於無爲之境擧足

010_0752_a_01L몸가짐과 행동을 대도大道에 합치하지 않음이 없어야 한다.
마음을 비워 도에 합치하는 글(虛心合道文)735)
사람이 마음이 없으면 도와 합치되고 마음이 있으면 도와 어긋난다. 오직 ‘없음(無)’ 한 글자만이 제유諸有(만물)를 포함하되 있지 않고, 만물을 낳되 고갈되지 않는다. 천지가 비록 크지만 유형有形을 부릴 뿐 무형은 부리지 못하며, 음양이 비록 오묘하지만 유기有氣를 부릴 뿐 무기無氣를 부리진 못하며, 오행이 지극히 정묘하지만 유수有數를 부릴 뿐 무수無數를 부리진 못하며, 온갖 생각이 분분히 일어나 유식有識을 부릴 뿐 무식無識을 부리진 못하며, 온갖 행위가 모두 일어나도 유위有爲를 부릴 뿐 무위無爲를 부리진 못하며, 천마千魔가 요동해도 유심有心을 부릴 뿐 무심無心을 부리진 못하며, 지옥을 마련해도 유욕有欲을 부릴 뿐 무욕無欲을 부리진 못하며, 천당을 열어도 유상有相을 부릴 뿐 무상無相을 부리진 못하며, 온갖 일이 눈앞에 닥쳐도 유념有念을 부릴 뿐 무념無念을 부리진 못한다.
오직 ‘없음(無)’ 한 글자가 여러 오묘함의 출입구요 도를 이루는 기본이다.736) 그래서 송제구宋齊丘737)가 말하길, “형체를 잊고 기氣를 기르며, 기를 잊고 신神을 기르며, 신을 잊고 허虛를 기른다.”라고 했으니, 단지 이 ‘잊는다(忘)’라는 한 글자가 바로 ‘무물(無物)’이다. 육조六祖(慧能)가 말한 바,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 어디서 티끌을 일으키리오.”라고 한 것이 어찌 이것이 아니겠는가.
배우는 이를 훈계하는 글(誡學人文)
지금 배우는 이들이 책을 가지고 스승을 따르매 배움의 성취는 당사자가 근면히 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 마음 씀이 각기 같지 않으니, 용맹이 있지만 꾀가 없는 이, 꾀가 있지만 용맹이 없는 이,

010_0752_a_01L動步無不合之於大道之中

010_0752_a_02L

010_0752_a_03L虛心合道文

010_0752_a_04L
人無心則與道合有心則與道違惟無
010_0752_a_05L之一字包諸有而無有生萬物而不竭
010_0752_a_06L天地雖大能役有形而不能役無形
010_0752_a_07L陰陽雖妙能役有氣而不能役無氣
010_0752_a_08L五行至精能役有數而不能役無數
010_0752_a_09L百念紛起能役有識而不能役無識
010_0752_a_10L萬行俱起能役有爲而不能役無爲
010_0752_a_11L千魔搖動能役有心而不能役無心
010_0752_a_12L地獄雖設能役有欲而不能役無欲
010_0752_a_13L天堂雖開能役有相而不能役無相
010_0752_a_14L百事當前能役有念而不能役無念
010_0752_a_15L惟無之一字是衆妙之門成道之基
010_0752_a_16L是古宋齊丘曰忘形而養氣忘氣而養
010_0752_a_17L忘神而養虛只此忘之一字是無物
010_0752_a_18L六祖所謂本來無一物何處惹塵埃
010_0752_a_19L豈非此也耶

010_0752_a_20L

010_0752_a_21L誡學人文

010_0752_a_22L
今學人之負笈從師也學之成就在於
010_0752_a_23L當人之勤爲其爲用心各有不同
010_0752_a_24L有勇而無謀者有謀而無勇者有性

010_0752_b_01L성급하여서 포용력이 없는 이, 느긋하지만 일 처리가 과단성이 없는 이, 청렴하지만 베풀지 않는 이, 탐욕스럽고 신의가 없는 이, 고집불통인데 일을 겁내는 이, 말은 강한데 마음은 약한 이, 말은 약한데 마음은 강한 이, 자기 능력을 믿고 타인을 기대하지 않는 이, 밖은 온순하나 안은 거만한 이, 자기를 귀히 여기고 비천한 이를 싫어하는 이, 오만하여 하문下問738)을 꺼리는 이, 자기의 장점을 자랑하고 타인의 덕을 가리는 이, 자기의 허물을 숨기고 타인의 잘못을 떠벌리는 이 등이 있다. 이러한 여러 단점이 있으면 반드시 대중과 화합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실수하여 가는 곳마다 용납되지 못한다. 이러한 여러 단점들을 자기에게서 멀리하고 자비로 마음을 가다듬어 매사에 무위無爲로 대해야 한다.
팔도 총론八道總論
곤륜산崑崙山 한 줄기가 대막大漠(사막) 남쪽으로 뻗어 동쪽으로 의무려산醫巫閭山739)이 되었고, 이로부터 크게 끊어져 요동 들판이 되었다. 들판을 건너면 일어나 백두산이 되었으니, 즉 『산해경』에서 말하는 불함산不咸山이다. 그 정기가 북으로 천 리를 달려가 두 강을 끼고 아래로 향하여 영고탑靈固塔이 되었고, 배후로 한 맥을 뽑아 조선 산맥의 으뜸이 되었다. 팔도가 있으니, 평안도는 심양瀋陽과 가깝고, 함경도는 여진女眞740)과 가깝고, 다음 강원도는 함경도를 이었고, 황해도는 평안도를 이었고, 경기도는 강원도와 황해도 남쪽에 있고, 경기도 남쪽에 충청도와 전라도가 있다. 전라도 동쪽이 경상도이다.
경상도는 옛 변한卞韓과 진한辰韓의 땅이다. 경기도와 충청도, 전라도는 옛 마한馬韓인 백제의 땅이다. 함경도와 평안도, 황해도는 고조선과 고구려의 땅이다.

010_0752_b_01L急而不容衆者有性寛緩而臨事無果
010_0752_b_02L斷者有性廉潔而不施惠者有性貪愛
010_0752_b_03L而無信義者有拘執不變通而㤼於事
010_0752_b_04L有辭强而心弱者有辭弱而心强者
010_0752_b_05L有恃己之能而不待人者有外溫恭而
010_0752_b_06L內慢易者有矜貴己而惡卑賤者有性
010_0752_b_07L憍傲而耻下問者有揚己之長而掩人
010_0752_b_08L之德者有藏己之過而揚人之非者
010_0752_b_09L有此數患必與大衆不和失之於人而
010_0752_b_10L處處不容凡此數患遠離於己以慈
010_0752_b_11L悲攝心凡事以無爲爲也

010_0752_b_12L

010_0752_b_13L八道總論

010_0752_b_14L
崑崙一枝行大漠之南東爲醫巫閭山
010_0752_b_15L自此大斷爲遼東之野渡野起爲白頭
010_0752_b_16L即山海經所謂不咸山也精氣北走
010_0752_b_17L千里挾二江向南爲靈固塔背後抽
010_0752_b_18L一脉爲朝鮮山脈之首有八道曰平
010_0752_b_19L安隣瀋陽曰咸鏡隣女眞次曰江原承
010_0752_b_20L咸鏡曰黃海承平安曰京畿在江原黃
010_0752_b_21L海之南京圻之南曰忠淸及全羅全羅
010_0752_b_22L之東即慶尙也慶尙即古卞韓辰韓之
010_0752_b_23L京圻忠淸全羅即古馬韓百濟之地
010_0752_b_24L咸鏡平安黃海古朝鮮高句麗之地

010_0752_c_01L강원도는 따로 예맥穢陌741)의 땅이었는데, 그 흥망은 자세하지 않다. 당나라 말에 왕 태조가 나와 삼한을 통합하여 고려를 세우고 우리 조선이 국운을 이었다.
동쪽과 남서쪽은 모두 바다요, 오직 북쪽만 여진·요동·심양과 통하여 산이 많고 들판이 적다. 사람들이 대개 산골을 따라 거하며 밭일에 힘쓰는 이는 적어서 혼자 살아가기는 부족하다. 그래서 풍속이 음식을 절약하고 궁실을 수리하기 좋아한다. 남방은 백성들이 유순하고 근면하며 인재가 많이 나온다. 남북의 길이는 3천 리인데 동서는 천 리도 되지 않는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남쪽으로 가면 절강浙江과 오회吳會742) 사이를 만나게 된다. 평안도 북쪽으로는 의주가 경계가 되니 청주靑州의 동쪽이 된다. 함경도 북쪽으로는 온성穩城이 북쪽이 되니 읍루挹婁의 남쪽이다. 읍루는 옛 숙신씨肅愼氏의 나라다. 부여 동쪽 천여 리에 있는데 동쪽으로 큰 바다를 접하고 남쪽으로는 북옥저北沃沮와 접하는데 북쪽으로는 끝이 어디인지 모른다. 험한 산이 많은 지형이고, 사람들 모습은 부여와 비슷한데 언어는 다르다. 기후는 매우 추워 항상 굴속에서 살며 깊은 것을 좋아한다.
대저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있다. 옛날 요堯임금 때 어떤 신인神人이 평안도 영변부寧邊府 묘향산 오동나무(檀木) 아래 석굴에서 화생化生하여 ‘단군檀君’이라 하였고, 구이九夷의 군장君長이 되었다.
평안도平安道
평안도는 압록강 남쪽, 대동강 북쪽에 있다. 옛 낙랑현樂浪縣으로서 낙양洛陽 동북쪽으로 5천 리에 있으니 기자箕子가 책봉된 곳이다. 옛 경계는 압록강에서 청석령靑石嶺에 이른다.
당나라 역사서에서 칭한바 안시성安市城과 백암성白岩城이 그 사이에 있다. 고려 초부터 거란에게 잃어버려 압록강에 국한되었다.
평양은 고조선 현縣으로서

010_0752_c_01L原別爲穢陌之地也其興滅未詳唐末
010_0752_c_02L王太祖出而統合三韓爲高麗而我朝
010_0752_c_03L繼運東南西皆海獨北一路通女眞
010_0752_c_04L遼東瀋陽多山少野人多隨山谷居之
010_0752_c_05L少田業力作不足以自資故其俗節於
010_0752_c_06L飮食而好修宮室南方其民柔謹
010_0752_c_07L才多出南北長亘三千里東西不滿千
010_0752_c_08L際海而南者可値浙江吳會之間
010_0752_c_09L平安之北義州爲界是靑州之東
010_0752_c_10L慶之北穩城爲界是挹婁之南挹婁
010_0752_c_11L古肅愼氏之國也在扶餘東千餘里
010_0752_c_12L東濱大海南與北沃沮接不知其北所
010_0752_c_13L地多山險人形似扶餘而言語各
010_0752_c_14L土氣極寒常爲穴居以深爲貴
010_0752_c_15L抵我國在日本中國之間古堯時
010_0752_c_16L神人化生於平安道寧邊府妙香山檀
010_0752_c_17L木下石窟中名曰檀君遂爲九夷君長

010_0752_c_18L

010_0752_c_19L平安道

010_0752_c_20L
平安道在鴨綠之南大同之北古樂
010_0752_c_21L浪縣在洛陽東北五千里是箕子所封
010_0752_c_22L之地也舊界自鴨綠至靑石嶺唐史
010_0752_c_23L所稱安市白岩在其間自高麗初
010_0752_c_24L失於契丹以鴨綠爲限平壤古朝鮮縣

010_0753_a_01L지금은 감사가 다스리는 곳이다. 대동강 위에 있다. 옛날 기씨箕氏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먼저 기씨를 열고 천위씨千衛氏743)와 고씨高氏를 합쳐 모두 8백여 년이 되며, 지금까지 일국의 긴요한 곳이 된 지 또한 천여 년이 된다.
지금 풍속에 대동강을 ‘패수浿水’라 하는 것은 잘못이다. 왜 그러한가. 진秦과 한漢은 모두 패수를 조선의 북쪽 경계로 삼았고, 『동국지리지東國地理志』의 주석에서는 패수가 서쪽으로 증지增地744)에 이르러 바다로 들어간다745)고 했으니, 대동강이 아님이 분명하다. 그리고 마자수馬訾水가 서쪽 개마盖馬에서 나와 서쪽 안평安平746)으로 들어가니 이는 압록강이 되어야 하고, 청천강이 압록강과 대동강 사이에 있으니, 청천강이 패강이 된다. 『당서唐書』에서 평양 남쪽 언덕이 패강浿江이라고 한 것은 이것이 아니니, 수나라와 당나라 사이에 조선군 현이 폐한 지 벌써 오래되었다. 읍호와 지명은 모두 잘못 전해진 것이다. 대개 진실을 잃었고, 『한서漢書』는 바르다.
함경도咸鏡道
평안도 동쪽에 백두산 큰 맥이 남쪽으로 내려가 하늘을 이고 산봉우리가 되니, 산봉우리 동쪽이 곧 함경도요, 옛 옥저沃沮의 땅이다. 남쪽으로 철령鐵嶺이 한계이고, 동북으로는 두만강이 한계이다. 길이는 2천 리가 넘고 바다와 접하는데, 동서로는 겨우 백 리밖에 안 된다.
예전에는 숙신씨에 속했는데 한나라 때 현토玄菟에 속하였고, 후에 주씨朱氏(주몽)가 웅거하였다. 주씨가 망하자 여진이 웅거하였고, 고려 때는 함흥 남쪽 정평定平으로 경계를 삼았다. 중엽에는 윤관尹灌에게 군사를 이끌고 여진을 쫓으라 하여 두만강을 백여 리 지나 선춘령先春嶺에 이르러 경계로 삼았다가 후에 다시 금나라에 귀속되어 함흥으로 경계를 삼았다. 우리 조선 장헌대왕莊憲大王(세종) 때에 김종서金宗瑞가

010_0753_a_01L今爲監司所治在大同之上昔爲箕氏
010_0753_a_02L之所都而先開箕氏千衛氏及高氏
010_0753_a_03L都八百餘年至今爲一國重領者又千
010_0753_a_04L有餘年矣今俗以大同江稱爲浿水者
010_0753_a_05L誤矣其爲何也秦漢皆以浿水爲朝
010_0753_a_06L鮮北界東國地理志注云浿水西至增
010_0753_a_07L入海其非大同江明矣又馬訾水
010_0753_a_08L出西盖馬入西安平則此當爲鴨綠江
010_0753_a_09L而淸川江在鴨綠大同之間淸川是爲
010_0753_a_10L浿江唐書以爲平壤南崖浿江者非是
010_0753_a_11L盖隋唐之間朝鮮郡縣廢之已久
010_0753_a_12L號地名皆懸聞錯傳多失眞則漢書爲
010_0753_a_13L

010_0753_a_14L

010_0753_a_15L咸鏡道

010_0753_a_16L
平安之東白頭大脈南下截天爲嶺
010_0753_a_17L嶺東即咸鏡道是古沃沮之地也南限
010_0753_a_18L鐵嶺東北限豆滿江長過二千里
010_0753_a_19L而東西纔爲百里之地舊屬肅愼
010_0753_a_20L至漢屬玄菟後爲朱氏所據及亡爲女
010_0753_a_21L眞所據高麗則以咸興南定平爲界
010_0753_a_22L中葉使尹灌將兵逐女眞過豆滿江百
010_0753_a_23L至先春嶺爲界後復歸地于金
010_0753_a_24L咸興爲界至我朝莊憲大王時金宗瑞

010_0753_b_01L북으로 천여 리를 개척하여 두만강에 이르러 육진六鎭과 병영을 강변에 설치하니, 백두산 동남쪽에 있던 여진의 굴혈窟穴이 모두 판도에 들어왔다.
황해도黃海道
황해도는 경기도와 평안도 사이에 있다. 백두산 남쪽 맥이 함흥부 서북쪽에 이르러 모여서 검산령劒山嶺이 되었고, 또 남쪽으로 내려가 노인치老人峙가 되었다. 이로부터 두 맥이 나뉘어 하나는 남쪽으로 가서 삼방치三方峙로 말미암아 조금 끊겼다가 곧 일어나 철령이 되었고, 하나는 서남쪽으로 가서 곡산谷山으로 말미암아 학령鶴嶺이 되었다. 학령은 다시 세 줄기로 갈라져 하나는 토산兔山과 금천金川을 따라 오관산五冠山과 송악松嶽이 되었으니, 즉 고려 옛 수도이다. 하나는 신계新溪를 따라 평산平山과 금악錦岳이 되었으니, 이것이 황해도 전체의 근본이 된다. 서쪽으로 해주산海州山·창금산昌金山·수양산首陽山 등이 있고, 또 들판을 내려가 평강平崗이 되었고, 북쪽으로 바꿔 신천信川과 추산錐山이 되었고, 또 북쪽을 향하여 문화文化 구월산九月山에 이르렀으니, 즉 단씨檀氏(단군)의 고도古都 지역이다. 하나는 곡산谷山과 수안遂安을 따라 태산준령이 크게 이어져 끊이지 않아 자비령慈悲嶺이 되었고, 절령岊嶺이 되었다. 서쪽으로 황주黃州 극성棘城에 이른다. 황주는 절령의 북쪽에 있어 평안도 중화부中和府와 만났다. 황주에는 병마절도사를 두었다.
강원도江原道
강원도는 함경도와 경상도 사이에 있다. 서북쪽으로 황해도 곡산현谷山縣·토산현兔山縣과 만나고, 서남쪽으로 경기도·충청도와 상접한다. 철령 남쪽으로부터 태백산에 이르기까지 동쪽에 아홉 개 군이 있으니,

010_0753_b_01L北拓地千餘里至豆滿江設六鎭及兵
010_0753_b_02L營於江邊而女眞窟穴之在白頭東南
010_0753_b_03L擧入版圖矣

010_0753_b_04L

010_0753_b_05L黃海道

010_0753_b_06L
黃海道在京圻平安之間盖白頭南脈
010_0753_b_07L至咸興府西北攛爲劒山嶺又南下爲
010_0753_b_08L老人峙自此分二脈一南行由三方
010_0753_b_09L少斷即起爲鐵嶺一西南行由谷
010_0753_b_10L爲鶴嶺鶴嶺又分三枝一從兔山
010_0753_b_11L金川爲五冠松嶽即高麗古都一從
010_0753_b_12L新溪爲平山錦岳玆爲黃海一道之祖
010_0753_b_13L而西爲海州昌金首陽等山又下野
010_0753_b_14L平崗而北轉爲信川錐山又北向而至
010_0753_b_15L於文化九月山即檀氏古都之地一從
010_0753_b_16L谷山遂安太山峻嶺桓亘不斷爲慈
010_0753_b_17L悲嶺爲𡉷嶺西至黃州棘城黃州在𡉷
010_0753_b_18L嶺之北與平安道中和府接界州置兵
010_0753_b_19L馬節度

010_0753_b_20L

010_0753_b_21L江原道

010_0753_b_22L
江原道在咸鏡慶尙之間西北隣黃海
010_0753_b_23L道谷山兔山縣等西南與京圻忠淸相
010_0753_b_24L自鐵嶺南至太白山東有九郡

010_0753_c_01L염곡歛谷은 함경도 안변安邊과 만나고, 통천通川과 고성, 양양, 강릉, 삼척, 울진, 평해가 있는데, 평해 남쪽은 경상도 영해寧海와 만난다. 아홉 군이 모두 동해 가에 있다. 남북의 거리는 천 리에 이르고, 동서는 겨우 2백 리뿐이다. 봉우리 등뼈가 서북쪽을 가로막고 동남쪽으로 바다를 아우르고 있다. 아홉 군의 서쪽은 금강산과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 태백산이 된다. 산과 바다 사이에 경관이 수려하고 깊은 계곡과 맑은 개울이 많다.
금강산은 법기보살法起菩薩이 상주하면서 설법하는 곳이요, 설악산은 동봉東峰 김시습金時習이 도를 배우던 곳이요, 오대산은 만문수萬文殊747)가 상주하는 곳이다. 대관령 남쪽으로 쌍계령雙溪嶺과 백봉령白鳳嶺을 지나면 두타산이 된다. 산 위에는 고인이 석성石城을 쌓았던 게 있고, 아래에는 중봉사重峰寺가 있다. 사찰 북쪽은 강릉 임계역臨溪驛이다. 고려 때 이승휴李承休748)가 여기에 은거하였다. 근래 고인이 된 찰방察訪 이자유李玆由가 벼슬하지 않고 거기에 집을 지었었다. 산속에 조금 널찍한 곳이 있고, 논이 있으며, 시내와 암석 경치가 뛰어나니, 농사지으면서 편안하고 고기 낚으면서 즐길 만하다. 이것이 하나의 동천洞天749)이다.
춘천부春川府 북쪽에 청평산이 있다. 산중에 사찰이 있고, 사찰 옆에 고려 처사 이자현李資玄의 곡란암鵠卵庵 옛터가 있다. 산 남쪽으로 10여 리 가면 소양강에 이르니 맥국貊國 천년의 고도故都이다. 국외局外에 우두대촌牛頭大村이 있으니, 한 무제漢武帝가 팽오彭吳를 시켜 우두주牛頭州를 통하게 했으니, 곧 이곳이다. 산중에 널따랗게 평야가 있고, 두 강이 그 사이에 물을 부어 주며 바람 기운이 밀도 있고 강산이 맑고 밝으며 토지가 비옥하여 대대로 사대부가 많이 거처한다.
강릉부江陵府 20리에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고향이 있으니, 현재 송담서원松潭書院750)이 있는 곳이다.

010_0753_c_01L歛谷與咸鏡道安邊接界曰通川
010_0753_c_02L高城曰襄陽曰江陵曰三陟曰蔚津
010_0753_c_03L曰平海平海南與慶尙道寧海接界
010_0753_c_04L郡皆在東海上南北相距至於千里
010_0753_c_05L西纔爲二百里之地嶺脊旣阻西北
010_0753_c_06L東南并海九郡之西則爲金剛雪嶽五
010_0753_c_07L臺頭陁太白等山山海之間多奇勝處
010_0753_c_08L洞府幽深水石淸潔金剛法起菩薩
010_0753_c_09L常住說法之處雪嶽金東峰學道
010_0753_c_10L萬文殊常住大關嶺之南歷雙溪
010_0753_c_11L白鳳兩嶺爲頭陁山山上有古人石城
010_0753_c_12L之所築下有重峰寺寺北即江陵臨溪
010_0753_c_13L高麗時李承休隱此而近者故察
010_0753_c_14L訪李玆由不仕而築室其中山中少開
010_0753_c_15L平原有水田且溪澗岩石絕勝宜耕
010_0753_c_16L而且安宜漁而且樂是則一洞天也
010_0753_c_17L春川府北有淸平山山中有寺寺傍
010_0753_c_18L有高麗處士李資玄鵠卵庵故基山南
010_0753_c_19L十餘里臨昭陽江爲貊國千年故都
010_0753_c_20L局外有牛頭大村漢武使彭吳通牛頭
010_0753_c_21L即此地也山中濶展平野二江灌
010_0753_c_22L注於中風氣固密而江山淸曠土地饒
010_0753_c_23L多世居士大夫江陵府二十里
010_0753_c_24L栗谷李珥之鄕今松潭書院是也

010_0754_a_01L
경기도京畿道
경기도는 3도의 가운데 있다. 동북쪽으로 강원도와 만나고 서쪽으로 황해도와 만나고 남쪽으로 충청도와 만난다. 송악松岳은 왕씨王氏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삼각산三角山은 우리 조선이 운명을 연 곳이다.
한강으로 허리띠를 삼으니, 한강의 근원은 하나는 태백산에서 나오고, 하나는 오대산에서 나온다. 강릉 서쪽이 대관령이고, 대관령 북쪽이 오대산이다. 우통于筒의 물이 여기서 나와 한강의 근원이 되고, 영월에 이르러 합류한다. 서남쪽으로 양근楊根751)과 양주楊州 사이에 이르러 용진龍津과 합하여 한강 목구멍에 해당하는 곳이 된다.
천마산 아래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752)의 옛터가 있다. 강화도는 동북쪽으로 강을 두르고 서남쪽으로 바다를 두른 큰 섬이다. 한양 수구水口의 나성羅星이니,753) 한강이 통진通津 서남쪽에 오면 터져서 갑곶甲串 나루가 되고, 또 남쪽으로 마니산 뒤쪽 붕홍崩洪754) 장소에 이르러 석맥石脈이 수중으로 가로 뻗어 대문처럼 되어 있다. 그 중앙에 조금 들어간 곳이 손돌목(孫石項)755)이다. 남쪽으로는 서해 큰 바다가 되고, 북쪽으로는 풍덕豊德(개풍) 승천포昇天浦가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강기슭이 모두 석벽石壁이고, 벽 아래는 진흙 밭이다. 동쪽으로 갑곶에서 남쪽으로 손돌목에 이르기까지 오직 갑곶에서만 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른 기슭과 북쪽 기슭은 모두 진흙 밭이라서 난리를 피할 수 있다. 그래서 고려 고종이 몽고 병사들을 피해 10년간 도읍으로 삼았으니, 육지는 문드러졌어도 끝내 이곳을 범하지는 못했다.
충청도忠淸道
충청도는 전라도와 경기도 사이에 있다. 서쪽으로 바다와 접하고 동쪽으로 경상도와 접하며, 동북쪽 모서리 충주 등의 읍은 강원도 남쪽으로 불쑥 들어갔다. 남쪽 절반은 차령車嶺 남쪽에 있어 전라도와 가깝다.

010_0754_a_01L京畿道

010_0754_a_02L
京圻在三道之中東北與江原接界西
010_0754_a_03L與黃海接界南與忠淸接界松岳是王
010_0754_a_04L氏之所都三角是我朝啓運以漢江爲
010_0754_a_05L腰帶漢江之原一出於太白山一出
010_0754_a_06L於五臺山江陵西爲大關嶺嶺北爲五
010_0754_a_07L于箇 [61] 之水於是乎出爲漢江之原
010_0754_a_08L至寧越合流西南至楊根楊州之間
010_0754_a_09L龍津合爲漢江咽喉之地也天摩山下
010_0754_a_10L有靜庵趙光祖之古基江華東北環江
010_0754_a_11L西南環海爲大島爲漢陽水口之羅星
010_0754_a_12L漢水至通津西南圻而爲甲串渡又南
010_0754_a_13L至摩尼後崩洪處石脈橫亘水中如門
010_0754_a_14L其中央稍凹是爲孫石項南則是爲西
010_0754_a_15L海之大洋北則豊德昇天浦隔江江岸
010_0754_a_16L皆石壁壁下即泥濘東自甲串南至
010_0754_a_17L孫項惟甲串可用船餘岸北岸皆泥濘
010_0754_a_18L可以避亂是以高麗高宗避蒙兵
010_0754_a_19L移都十年雖陸地糜爛終不可犯

010_0754_a_20L

010_0754_a_21L忠淸道

010_0754_a_22L
忠淸道在全羅京圻之間西與海接
010_0754_a_23L與慶尙接東北角忠州等邑斗入江原
010_0754_a_24L之南南一半在車嶺之南近全羅

010_0754_b_01L북쪽 절반은 차령 북쪽에 있어 경기도와 가깝다. 물산의 풍부함은 호남·영남에 미치지 못하지만 산천이 평평하고 예쁘며, 나라의 남쪽에 가까운 곳에 있어서 선비들의 고장이 되었다. 학사學士 남수문南秀文756)과 우암尤庵 송시열宋時列,757) 동춘同春 송준길宋俊吉758) 등이 회덕懷德 출신이고,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759)은 연산連山 출신이다. 기허당騎虛堂 영규靈圭는 공주 출신이다.
공주의 서북쪽에 무성산茂盛山이 있는데 토산土山으로서 구불구불 도는 형세다. 안에 마곡사摩谷寺와 유구역維鳩驛이 있다. 계곡에는 시냇물이 많고 논이 비옥하며, 목화와 기장, 벼에 적합하다. 사대부와 평민이 한번 여기에 살면 풍년인지 흉년인지 구별 없이 넉넉한 부富를 보유하게 되는 이가 많고, 떠돌아 옮기는 근심이 적다. 남사고南師古760)의 『십승기十勝記』에 이르기를, “유구역과 마곡사 두 물길 사이가 병화를 피할 곳이다.”라고 했다.
청풍의 동쪽과 단양의 북쪽과 영춘永春, 이 세 읍은 모두 시냇물 골짜기로 가파르고 험하여 너른 들이 적다.
충주 동북쪽이 제천이다. 이 읍은 사면이 높은 산으로 ‘산 위에 맺은 형국(山上結局)’761)이다. 안에는 들을 개척하고 산이 낮아 환하고 밝으며, 또한 사대부가 많다. 그러나 지세가 높고 바람이 차며 땅은 척박하고 면綿이 없어 부자는 적고 가난한 이가 많다.
부여는 백제 시조 온조溫祚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나라를 전한 지 30세世 되던 의자왕義慈王에 이르러 황음무도荒淫無度하니 당 고종唐高宗이 소정방蘇定方을 보내 공격하여 멸했다. 좌평佐平 성충成忠762)은 간언하다가 대왕포大王浦에서 죽으니, 현재 백마강白馬江이 그곳이다. 궁녀들이 난리 때 강에 뛰어들어 죽으니, 현재 낙화암이 그곳이다.
홍주洪州 노은동魯隱洞에는 성삼문成三問763)의 옛 거처가 있다.
한산韓山에는 목은牧隱764)과 가정稼亭765)의 옛 거처가 있다.
청주淸州에는 남南·이李 사당이 있다. 무신년(1728)에 적이 침입하였을 때 영장營將 남연년南延年766)이 칼로 베임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죽었다. 병사兵使 이봉상李鳳祥767)도 굴하지 않고 죽었다.
속리산의 운장대雲莊臺와 보령의 영보정永保亭과

010_0754_b_01L一半在車嶺之北隣京圻物産之多
010_0754_b_02L不及二南然山川平嫩居國之近南
010_0754_b_03L玆爲衣冠淵藪南學士秀文宋尤庵時
010_0754_b_04L宋同春俊吉皆出懷德金沙溪長
010_0754_b_05L出連山騎虛堂靈圭出公州公州
010_0754_b_06L西北有茂盛山土山盤回內有摩谷
010_0754_b_07L寺維鳩驛洞壑多澗水而水田饒沃
010_0754_b_08L宜木綿黍粟士大夫與平民一居於此
010_0754_b_09L不知年歲豊凶多保全厚富而少流移
010_0754_b_10L遷徙之患南師古十勝記云以維摩兩
010_0754_b_11L水間爲避兵地淸風之東丹陽之北
010_0754_b_12L永春此三邑皆是溪洞巉險少開野
010_0754_b_13L忠州東北爲提川此一邑四面高
010_0754_b_14L山上結局內則野拓山低晃然明
010_0754_b_15L亦多士大夫然地高風寒土瘠無
010_0754_b_16L綿少富多貧扶餘即百濟始祖溫祚所
010_0754_b_17L傳國三十世至義慈王荒淫無度
010_0754_b_18L唐高宗遣蘇定方攻滅之佐平成忠諫
010_0754_b_19L死於大王浦今白馬江是也宮人臨亂
010_0754_b_20L投江而死今落花岩是也洪州魯隱洞
010_0754_b_21L有成三問舊居韓山有牧隱稼亭之舊
010_0754_b_22L淸州有南李之祠戊申賊入營將
010_0754_b_23L南延年披斫而不屈死兵使李鳳祥
010_0754_b_24L亦不屈死俗離之雲莊臺保寧之永保

010_0754_c_01L청주淸州의 화양동華陽洞은 모두 절경絶景으로 일컬어진다.
산과 물이 수려하고 의관문물衣冠文物의 성대함이 이와 같다.
경상도慶尙道
경상도는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강원도 남쪽에 있다. 서쪽으로는 충청도·전라도와 만난다. 고려 때부터 우리 조선에 이르기까지 상하 수천 년 간 경상도 내에서 장수와 재상, 공경대부公卿大夫와 문장·덕행의 인물과 공훈을 세우고 절개를 세운 이들과 불교·도교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인재 창고’라 부른다.
예안禮安과 안동安東, 순흥順興, 예천醴泉 등의 읍들은 태백산과 소백산 남쪽에 있어 신령스런 복된 땅(神臯福地)이다. 태백산 아래 산은 평평하고 너른 들판이 수려하고 맑으며, 흰 모래와 굳센 땅의 기색이 완연하여 한양 같다. 예안은 퇴계退溪 이황李晃의 고향이다. 안동은 서애西崖 유성룡柳成龍의 고향이다. 이 다섯 읍에 사대부가 가장 많은데 모두 퇴계와 서애의 문인 자제들이다. 윤리를 밝히고 도학을 중시하니, 비록 외딴 자그만 마을이라도 독서하는 소리가 들리고, 가난한 집의 선비라도 도덕과 성명性命을 담론한다.
경주慶州에는 회재晦齋 이언적李彦廸768)의 고향이 있다.
밀양密陽에는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769)의 고향이 있다.
현풍玄風에는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770)의 고향이 있다.
인동仁同에는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771)의 고향이 있다.
금산金山에는 참판 최선문崔善門772)의 고향이 있다.
선산善山에는 야은野隱 길재吉再의 고향이 있다.
성주星州에는 동강東岡 김우옹金宇顒773)과 한강寒岡 정구鄭逑774)의 고향이 있다
삼가三嘉에는 남명南溟 조식曹植775)과 왕사王師 무학無學의 고향이 있다.
안음安陰에는 동계桐溪 정온鄭蘊776)의 고향이 있다.
하동河東에는 일두一蠧 정여창鄭汝昌777)의 고향이 있다.
영해寧海에는 왕사王師 혜근惠勤778)의 고향이 있다.

010_0754_c_01L淸州之華陽洞俱以絕勝稱山水
010_0754_c_02L秀麗其衣冠文物之盛爲若此也

010_0754_c_03L

010_0754_c_04L慶尙道

010_0754_c_05L
慶尙道地理最佳在江原之南西與
010_0754_c_06L忠淸全羅接界自高麗至我朝上下
010_0754_c_07L數千年間一道之內多出將相公卿文
010_0754_c_08L章德行之士與夫立勳樹節之人仙釋
010_0754_c_09L道流號爲人才府庫禮安安東順興醴
010_0754_c_10L泉等邑在太白小白之南玆爲神臯福
010_0754_c_11L而太白之下平山廣野明秀淸朗
010_0754_c_12L白沙堅土氣色完然如漢陽禮安即
010_0754_c_13L退溪李晃之鄕安東即西崖柳成龍之
010_0754_c_14L玆五邑最多士大夫而皆退溪
010_0754_c_15L西崖之門人子弟也明倫義重道學
010_0754_c_16L孤村殘里輒有讀書之聲鶉衣瓮牖
010_0754_c_17L亦皆談道德性命矣慶州有晦齋李彦
010_0754_c_18L廸之鄕密陽有佔𠌫 [62] 齋金宗直之鄕
010_0754_c_19L風有寒暄堂金宏弼之鄕仁同有旅軒
010_0754_c_20L張顯光之鄕金山有崔判書善門之鄕
010_0754_c_21L善山有野隱吉再之鄕星州有東岡金
010_0754_c_22L宇顒寒岡鄭逑之鄕三嘉有南溟曹植
010_0754_c_23L王師無學之鄕安陰有桐溪鄭蘊之鄕
010_0754_c_24L河東有一蠧鄭汝昌之鄕寧海有王師

010_0755_a_01L
상주尙州도 이름난 유학자와 현달한 관리, 진정한 승려와 도인들이 많은데,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779)와 창석蒼石 이준李埈780)도 모두 노인奴人으로 현달한 이들이다.
그 산천과 토지가 청명하고 수려한 고로 세속에서는 “조선의 인재들 절반이 영남에 있다.”고들 한다.
전라도全羅道
전라도는 동쪽으로 경상도와 만나고 북쪽으로 충청도와 만나며 토지가 비옥하다. 서남쪽은 바다가 있어 들판이 많고 산이 적다. 풍속이 성색聲色을 숭상하며, 경박한 이들이 많다. 공교로움에 치중하여 문학을 중시하지 않으니, 이 때문에 과거시험으로 현달한 이가 경상도보다 못하다. 그러나 인걸은 영험한 땅에서 나오므로 이름나고 통달한 선비와 충의忠義 장수와 문장 도덕과 선교仙敎·불교의 고인高人이 또한 자연히 적지 않다.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781)은 광주 사람이고, 일재一齋 이항李恒782)은 부안扶安 사람이며,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783)는 장성長城 사람이며, 눌재訥齋 박상朴詳784)은 광산光山 사람인데, 이들은 도학道學으로 칭송된다.
제봉霽峰 고경명高敬命785)과 건재健齋 김천일金千鎰786)과 참의叅議 전구생全俱生은 다 광주 사람인데, 모두 절의節義로 칭송된다.
장군 정지鄭地787)와 금남錦南 정충신鄭忠信788)도 광주 사람인데, 장수로 칭송된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789)는 해남海南 사람이고, 묵재默齋 이상형李尙馨790)은 남원南原 사람이며, 태천泰川 이윤성李潤成은 영광靈光 사람인데, 모두 문학으로 칭송된다.
찬성賛成 오겸吳謙791)은 광주 사람이고, 의정議政 이상진李尙眞792)은 전주全州 사람인데, 모두 재상으로 현달하였다.
문필로는 고부古阜의 옥봉玉峰 백광훈白光勳793)과 영암靈岩의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794)이다. 내가 직접 본 것으로 말하자면, 전주全州의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795)이 중국 남경南京 사람 오도삼吳道三과 명성이 천하에 가득했다.
임시 머문 것으로 보자면, 부윤府尹 신말단申末丹796)

010_0755_a_01L惠勤爲鄕尙州亦是多名儒顯官眞僧
010_0755_a_02L道人而鄭愚伏經世李蒼石峻 [63] 皆以
010_0755_a_03L奴人顯達者也其山川土地淸明頴秀
010_0755_a_04L故諺曰朝鮮人才半在嶺南

010_0755_a_05L

010_0755_a_06L全羅道

010_0755_a_07L
全羅道東與慶尙接界北與忠淸接界
010_0755_a_08L地饒沃西南濱海多野小山俗尙聲
010_0755_a_09L人多儇薄傾巧而不重文學以此
010_0755_a_10L科第顯達遜於慶尙然人傑出自地
010_0755_a_11L名顯達士忠義將帥文章道德
010_0755_a_12L釋高人亦自不少奇高峰大升光州
010_0755_a_13L李一齋恒扶安人金河西獜厚
010_0755_a_14L城人訥齋朴詳光山人并以道學稱
010_0755_a_15L高霽峰敬命金健齊 [64] 千鎰全叅議俱生
010_0755_a_16L并光州人皆以節義稱鄭將軍地
010_0755_a_17L錦南忠信并光州人亦以將帥稱
010_0755_a_18L孤山善道海南人李默齋尙馨南原
010_0755_a_19L李泰川潤成靈光人并以文學稱
010_0755_a_20L吳賛成謙光州人李議政尙眞全州
010_0755_a_21L皆以宰相顯達文翰則古阜白玉峰
010_0755_a_22L光勳靈岩崔孤竹慶昌以余之所親見
010_0755_a_23L者言之全州李蒼巖三晩與中國南京
010_0755_a_24L人吳道三名滿天下寓居則中府尹末

010_0755_b_01L이상二相 이계맹李繼孟797)이 김제金提에 머물렀고, 판서 이후백李後白798)이 해남에 머물렀고, 판서 임담林墰799)이 무안務安에 머물렀다.
단학丹學으로는 도사 남궁두南宮斗800)가 함열咸悅 사람이고, 청하靑霞 권극중權克中801)이 고부 사람인데, 모두 수련과 방술方術로 유명하다.
선학禪學으로는 설파雪坡802)와 연담蓮潭803)이 강사講師로 칭송되고, 율봉栗峰과 용암龍岩이 법사法師로 칭송되어 조선에서 유명하다.
이들 모두 활달하고 웅준雄俊하여 고금에 명성을 날렸다.
또한 안우산安牛山804)이나 정송강鄭松江,805) 김학성金鶴城806) 같은 부류는 즐비하게 많아 이루 기록하지 못한다.
해산기海山記
무릇 바다의 산에는 또한 기이한 것이 많다. 제주 한라산 이것이 영주瀛洲807)다. 산 위에 큰 못이 있는데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면 구름과 안개가 크게 발생한다. 꼭대기에 네모진 바위가 있는데 사람이 깎아 놓은 듯하다. 그 아래 잔디밭으로 오솔길이 나 있다. 향기로운 바람이 온 산에 가득하고 때때로 피리 소리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모른다. 사람들이 전하길, 신선들이 노니는 곳이라 한다.
산 북쪽은 제주 읍치邑治808)로서 옛날 탐라국耽羅國인데 신라 때부터 복속되었다. 원元나라 때 방성房星809) 분야라고 하여 준마 암수를 산에 풀어 놓고 목장으로 삼았다. 좋은 말을 낳으면 세공歲貢810)으로 바쳤다.
제주 읍치 동서쪽에 족의현族義縣과 대정현大靜縣이 있는데 제주와 크기가 같다. 목사와 두 고을 수령이 예로부터 왕래하였으나 표류하는 근심은 없다. 또 조정 관리들이 많이들 이곳으로 유배 오는데 또한 표류하는 근심이 없으니 왕령王靈811)이 멀리 미치고 백령百靈이 순종함을 볼 수 있다.
완도는 전라도 강진 바다에 있는데 육지와 거리가 10리요, 신라 때 청해진淸海津으로 장보고張保臯가 머물던 곳이다. 안에는 좋은 샘과 돌이 많다.

010_0755_b_01L李二相繼孟居金提李判書後白
010_0755_b_02L居海南林判書墰居務安丹學則南宮
010_0755_b_03L道士斗咸悅人權靑霞克中古阜人
010_0755_b_04L皆以修鍊方術著名禪學則雪坡蓮潭
010_0755_b_05L以講師稱栗峰龍岩以法師稱名滿
010_0755_b_06L朝鮮此皆磊落雄俊揚聲於今古
010_0755_b_07L如安牛山鄭松江金鶴城之類比比
010_0755_b_08L有之而不可勝記

010_0755_b_09L

010_0755_b_10L海山記

010_0755_b_11L
夫海山中亦多奇異濟州漢拏山
010_0755_b_12L爲瀛洲山上有大池每人語喧閙
010_0755_b_13L輒雲霧大作絕頂有方岩如人鑿成
010_0755_b_14L其下莎草成蹊香風滿山時出笙簫聲
010_0755_b_15L不知自何來諺傳神仙恒遊之處山北
010_0755_b_16L則濟州邑治古耽羅國也自新羅來附
010_0755_b_17L元以爲房星分野縱駿馬牝牡於山
010_0755_b_18L爲牧場至産良馬歲貢濟州邑治東
010_0755_b_19L西有族義大靜二縣與濟州大同
010_0755_b_20L牧使與二邑守令自古徃來無漂溺之
010_0755_b_21L又朝廷搢紳多竄謫於此而亦無
010_0755_b_22L漂溺可見王靈之遠曁而百靈奉順也
010_0755_b_23L莞島在全羅康津海中距陸十里即新
010_0755_b_24L羅淸海津張保臯所居地而內多好泉

010_0755_c_01L지금은 첨사진僉使鎭812)을 두었다.
군산群山은 전라도 만경萬頃 바다에 있고, 역시 첨사僉使를 두었다. 전체가 돌산으로 여러 봉우리가 뒤를 막고 좌우를 에워싸서 가운데는 샘물 모양의 항구가 되어 선박을 보관할 수 있다. 앞에는 어량漁梁(어장)이라, 매년 봄여름 고기 잡을 때가 되면 각읍 상선들이 운무처럼 모여들어 해상에서 판매를 한다. 거주민들이 이 때문에 부를 얻고, 마침내 의식주가 풍족하여 사치함이 육지 백성보다 더 심하다.
덕적德積은 충청도 서산 바다에 있으니 당나라 소정방蘇定方이 백제를 칠 때 병사를 머물게 하던 곳이다. 삼석봉三石峰이 뒤에서 하늘로 솟아 있는데 갈라진 기슭이 둘러싸고 있고, 안에는 샘물 모양의 항구가 되어 물이 얕고 모래가 하얗고, 배를 정박시킬 수 있다. 샘물이 높은 데서 날아 밑으로 떨어지고 구불구불 평평하게 흐르며, 층암과 너럭바위가 굽이굽이 맑고 기이하다. 매년 봄여름에 두견杜鵑(진달래)과 철쭉이 온 산에 가득 피어난다. 골짜기와 계곡 사이에 흐드러져 수놓은 비단 같다. 바닷가는 모두 하얀 모래사장인데 왕왕 해당화가 모래를 뚫고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바다 섬이지만 정말 신선 경치다. 거주민들은 모두 고기잡이로서 부유한 이가 많다. 그러나 다른 섬들은 샘물이 풍토병을 일으키는데, 덕적과 군산만 그렇지 않다.
금산錦山은 남해 섬 가운데 있다. 영남의 절경으로서 세존대世尊臺와 음성굴音聲窟이 모두 경치를 찾아 완상하는 곳이다.
울릉도는 강원도 삼척 바다에 있다. 6일 걸리는 거리다. 길이는 백여 리, 너비는 60여 리이며, 사면에 석각石角(돌 모서리)들이 아스라이 서 있다. 사찰 옛터가 많다. 대나무는 서까래처럼 굵고, 쥐는 고양이처럼 크다. 옛날 우산국于山國이다. 신라 지증왕智證王 때 이사부異斯夫가 나무 사자를 배에 싣고 가서 속이기를, “복종하지 않으면 이 짐승을 풀어서 밟아 죽이도록 하겠다.” 하니, 사람들이 두려워서 항복하였다. 그 나라에는 윗사람에게 거역하고 의롭지 않은 이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그곳을 비워 버렸다. 고려 최우崔瑀813)가 백성들을 이주시켜 채우고자 했으나

010_0755_c_01L今置僉使鎭群山在全羅萬頃海中
010_0755_c_02L亦置僉使而全身爲石山群峰障後
010_0755_c_03L左右環擁中爲泌港可藏船舶而前
010_0755_c_04L爲漁梁每春夏漁採時各邑商船
010_0755_c_05L擁霧簇販賣於海上居民以此致富
010_0755_c_06L竟治衣食室屋其豪侈甚於陸民
010_0755_c_07L積在忠淸瑞山海中即唐蘇定方伐百
010_0755_c_08L濟時駐兵之所也三石峰在後揷天
010_0755_c_09L而支麓環衛內爲泌港水淺沙白
010_0755_c_10L泊舟船飛泉自高瀉下逶迤平川
010_0755_c_11L巖盤石曲曲淸奇每春夏杜鵑躑躅
010_0755_c_12L滿山遍開洞壑之間爛若錦繡海邊
010_0755_c_13L皆白沙汀而徃徃海棠透沙爛開雖海
010_0755_c_14L眞仙境也居民皆以漁採多富厚
010_0755_c_15L然諸島皆是瘴泉獨德積群山無
010_0755_c_16L錦山在南海島中是爲嶺南絕勝
010_0755_c_17L世尊臺音聲窟皆爲探景遊賞之處
010_0755_c_18L陵島在江原三陟海中是爲六日程地
010_0755_c_19L長百餘里廣六十里四面石角嵯峨
010_0755_c_20L多寺刹古址竹大如椽鼠大如猫
010_0755_c_21L于山國新羅智證王時異斯夫以木
010_0755_c_22L▼(犭+斯)子載舟誑之曰不服則放此獸
010_0755_c_23L殺之國人懼乃降其國人多有逆上
010_0755_c_24L不義者仍空其地高麗崔瑀欲移民

010_0756_a_01L바람과 파도가 험하고 나빠서 실행하지 못했다.
이외에 명산승지名山勝地가 많은데 다 기록하지 못한다.
통도사 기문(通度寺記)
당나라 정관貞觀 12년(638)에 자장 율사慈藏律師가 종남산終南山 운제사雲際寺에 들어가 문수보살상 앞에서 밤낮으로 열심히 참회하였다. 하루는 문수보살이 인도 승려로 변하여 와서는 범어梵語를 주었는데, 율사는 해석하지 못했다. 다음날 승려가 다시 와서는 그 게송을 번역하여 주었다.
“일체법에 자성이 없는 줄 알라. 이처럼 법성을 알면 곧 노사나불盧舍那佛814)을 보리라.”
말을 마치고는 비라금점 가사緋羅金點袈裟815) 한 벌과 전신사리 백 매, 불두골佛頭骨, 불지절佛指節, 주패금엽경珠貝金葉經 등을 주면서 말했다.
“너희 나라 남쪽 취서산鷲栖山 아래에 독룡毒龍의 못이 있으니 거기에 이것을 안치하면 불법이 오래 머물 것이다.”
율사가 본국에 돌아와 선덕여왕과 바람을 같이하여 자취를 찾아 취서산 아래에 이르러 용을 위해 설법을 하고, 이 못을 메워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짓고 사리와 가사를 안치하기를 청하였다. 절을 짓고는 ‘통도사通度寺’라 하였다.
그 터의 사방 주위는 4만 7천 보步이고, 동쪽에는 흑석봉黑石峰이 있고, 남쪽에는 사천沙川과 포천봉布川峰이 있으며, 북쪽에는 동을산冬乙山이 있다.
자장 이후로 지금까지 1,200여 년간에 이름난 승려들이 출입하고 상주하여 나라의 빛이 되고 중생을 교화한 일을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사리의 영험함과 가사의 희귀함은 본래 그러한 것이고, 산의 영험함을 나 또한 보았으니, 어찌 평범하게 알고 말 것인가.
을미년(1835) 정월 1일에 두 마리 큰 뱀이 굼틀거리며 기어서 마당으로 오고 계곡물이 3일부터 6일까지 끊어졌다.

010_0756_a_01L以實之風濤險惡未果此外多有名
010_0756_a_02L山勝地俱不盡記

010_0756_a_03L

010_0756_a_04L通度寺記

010_0756_a_05L
唐貞觀十二年慈藏律師入終南山雲
010_0756_a_06L際寺於文殊像前日夜勤求懺悔
010_0756_a_07L日文殊化作梵僧來授梵語師未解
010_0756_a_08L明日僧復來譯其偈云了知一切法
010_0756_a_09L自性無所有如是解法性即見盧舍那
010_0756_a_10L言訖即以緋羅金點袈裟一領全身舍
010_0756_a_11L利百枚佛頭骨佛指節珠貝金葉經
010_0756_a_12L授之而謂曰汝國境南鷲栖山下
010_0756_a_13L有毒龍池於此安此佛法久住師還
010_0756_a_14L本國與善德大王同願尋蹤到鷲栖
010_0756_a_15L山下爲龍說法請此池塡之而築金剛
010_0756_a_16L戒壇安舍利袈裟創寺因名通度
010_0756_a_17L基地四方周四萬七千步東有黑石峰
010_0756_a_18L南有沙川布川峰北有冬乙山自慈藏
010_0756_a_19L以後至今一千二百餘年之間名僧巨
010_0756_a_20L出入常住爲國之光化生之事
010_0756_a_21L可勝記舍利之靈異袈裟之稀奇
010_0756_a_22L是常然山之靈驗余亦及見其何凡
010_0756_a_23L然知之也乙未正月初一日有兩大蛇
010_0756_a_24L蜿蜒腹行于殿庭洞水斷流自三日

010_0756_b_01L이 무슨 변괴인가. 사찰 사람들이 모두 말하길, “이 사찰에 재앙이 있으면 이에 앞서 또한 물이 끊기는 변이가 있었거니와 뱀이 옴이 그 때가 아니니, 이것은 재앙을 미리 알려주는 징험이 아니겠는가.” 했다. 일이 괴이해서 우리 용암 화상龍岩和尙께서 산사의 무리 천여 명과 함께 간절히 부처님께 기도하여 재앙을 피하기를 구하니, 재앙이 이에 미치지 않았다. 화복은 일정한 문이 없어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이라는 것을 여기서 알 수 있다.
사찰의 영험한 자취가 이와 같고, 문수보살이 이르길, 삼재三災가 이르지 않는다고 하니, 해동 제일의 명승지가 이 사찰을 놔두고 어디서 구해지리오. 사찰은 양산군梁山郡 서남쪽 40리에 있으며 영남의 복지福地가 된다. 승려 무리가 되어서 물외物外에 노닐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한번 이 절을 방문하여 금강계단에서 인연 맺음이 좋을 것이다.
해인사 기문(海印寺記)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哀莊王816) 때 순응順應 대사와 이정利貞 대사가 창건하였고, 희랑 조사希浪祖師가 중창하였다. 최고운崔孤雲(최치원)이 처자를 데리고 들어가 신선이 되었고, 삼목귀왕三目鬼王이 팔만대장경을 간행하여 유진留鎭하게 하였다. 산의 절경과 진묘眞妙함은 자세히 말할 수 없다.
야로冶爐에서 시내 옆으로 20리 가면 홍류동紅流洞에 이르고, 여기서 절까지 10리 떨어져 있다. 두 산이 마주해 있는데 모두 층암절벽이고 봉우리가 돌고 길이 에둘러 다만 물소리만 들린다. 언덕 틈으로 보면, 좌우 석각石角들이 포개져 있거나 깎은 듯, 팔을 뽑는 듯 깃발을 세운 듯하다. 다음에 샘물이 보이는데 첩첩 산봉우리와 굽은 길과 흰 바위와 층층 바위를 따라 북쪽에서 오는데 쏟아지는 듯 흩뿌리는 듯 비단을 걸쳐놓은 듯 선이 끊어진 듯 보인다. 물굽이 바위에 조정 관리들의 이름이 많이 새겨져 있는데,

010_0756_b_01L至六日此何等變恠寺之人僉曰
010_0756_b_02L寺若有灾殃前此亦有斷水之異蛇行
010_0756_b_03L不爲其時此豈非灾禍先告之驗事是
010_0756_b_04L爲恠然我師龍岩和尙與山之衆千有
010_0756_b_05L餘人懇禱佛前以求免禍禍此不及
010_0756_b_06L禍福無門惟人所召者驗此之云矣
010_0756_b_07L寺之靈迹如是文殊云三災不到
010_0756_b_08L東第一名勝捨此寺奚求寺在梁山郡
010_0756_b_09L西四十里爲嶺南福地墮在僧數
010_0756_b_10L有遊心物外之人一訪此寺結緣金剛
010_0756_b_11L戒壇爲好

010_0756_b_12L

010_0756_b_13L海印寺記

010_0756_b_14L
海印寺新羅哀莊王時順應利貞兩大
010_0756_b_15L師所剏希浪祖師重剏崔孤雲率妻子
010_0756_b_16L入化爲仙三目鬼王刊八萬藏經留鎭
010_0756_b_17L山之絕勝眞妙不可覼𧢃而言之自冶
010_0756_b_18L傍溪行二十里至紅流洞自此入
010_0756_b_19L已隔十里兩山相對皆是層岩絕
010_0756_b_20L峯回路轉但聞水聲而已入缺岸
010_0756_b_21L初見左右石角或疊或削如引臂
010_0756_b_22L竪幢次見泉澗隨疊峰曲路白石層岩
010_0756_b_23L而北來如㵼如酒如懸練如絕線
010_0756_b_24L於石之面水之角多題于朝廷搢紳之

010_0756_c_01L우러러보고 굽어 살펴도 인적은 전혀 없다. 한가로이 최 선생의 “미친 듯 층층 바위를 달린다”817)라는 구절을 읊조리며 시내를 밟고 들어가면 물과 바위가 서로 부딪쳐 반짝반짝 반들반들 구슬을 튀기고 옥을 흩뿌리니 이목을 놀라게 한다. 봉우리가 천 개요, 계곡도 만 개나 되는데, 가운데는 평지라서 둘레가 10여 리나 된다. 여기에 터를 잡아 절을 지으니 나라의 비보裨補818)가 되었다.
이러한 뛰어난 경치가 천지간에 얼마나 되겠는가. 오직 사방의 이목과 지팡이, 신발이 미칠 수 있는 것은, 봄에는 수놓은 비단처럼 계곡에 꽃이 피고 여름에는 석문石門 개울에 구름 끼고 가을에는 온 산에 단풍 들고 겨울에는 바위에 점찍는 푸른 솔 있어 그야말로 별천지가 되고, 다시 영남의 금강산이 된다.
보안각普眼閣819)의 기이함은 예로부터 그러하거니와, 내가 본 걸로 말하자면, 병자년(1816) 2월 1일에 불이 절 전체를 태웠지만 장경藏經은 태우지 못했으니, 불천佛天이 호위하매 이와 같은 좋은 일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 절을 법보法寶라고 하는 것이 어찌 이 때문이 아니겠는가.
송광사 기문(松廣寺記)
천관산天冠山에서 북쪽으로 향하다가 승평昇平 서쪽 80리 큰 맥에 이르러 나뉘어 둘로 되니, 동쪽은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820)인데 대각 국사大覺國師821)가 선암사仙岩寺를 창건하였고, 서쪽은 풍취라대형風吹羅帶形822)인데 보조 국사普照國師823)가 송광사松廣寺를 창건하였다.
송광사의 지형은 골짜기가 깊고 봉우리가 험하여 모후산母后山과 맞서고 있다. 넓은 길이 서쪽으로 통하여 개울을 따라 10리를 들어가면 좌우에 고송古松과 삼나무가 있는데, 크기는 겨우 18아름(圍)이요 높이는 몇 십 척이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긴 가지가 구름을 건드리고 낮은 가지는 못을 스치는데, 기를 세운 듯하고 덮개를 펼친 듯하며 용과 뱀이 솔 아래를 내달리는 듯하다. 가지가 무성하게 뻗고 잎과 넝쿨이 빽빽해서 해와 달을 가려

010_0756_c_01L仰看俯察絕無人迹閑吟崔先生
010_0756_c_02L狂奔疊石之詠踏溪而入水石相薄
010_0756_c_03L磷磷鑿鑿跳珠濺玉動驚耳目峰是
010_0756_c_04L千矣壑亦萬矣而中有平地周回可
010_0756_c_05L十餘里於此乃開基造寺爲國裨補
010_0756_c_06L斯境絕勝天地間其有幾何惟四方耳
010_0756_c_07L目杖屨可及者春有錦繡谷花夏有石
010_0756_c_08L門澗雲秋有滿山丹楓冬有點石靑松
010_0756_c_09L別爲壺中天地而更作嶺南之金剛
010_0756_c_10L眼閣希奇自古然矣以余及見言之
010_0756_c_11L丙子二月初一日天火焚渾寺藏經未
010_0756_c_12L佛天衛護有若斯之善矣人以此
010_0756_c_13L寺爲法寶云者豈非此也耶

010_0756_c_14L

010_0756_c_15L松廣寺記

010_0756_c_16L
山自天冠而北向至昇平西八十里之
010_0756_c_17L大脉分爲二焉東則將軍大坐形
010_0756_c_18L覺國師創仙岩寺西則風吹羅帶形
010_0756_c_19L照國師創松廣寺松廣之爲局也洞壑
010_0756_c_20L深邃峰巒巉嶮與母后山相對洞路
010_0756_c_21L西通綠溪入十餘里左右有古松老杉
010_0756_c_22L大僅十八圍高不知幾十尺脩柯戞雲
010_0756_c_23L低枝拂潭如幢竪如盖張如龍蛇之
010_0756_c_24L走松下多棫樸𣘨橠葉蔓騈織承翳

010_0757_a_01L빛이 땅에 이르지 못한다. 무더운 여름에도 바람 기운이 7, 8월 같고, 또 층암절벽이 성처럼(垤堄) 공중에 우뚝하고 잡목과 풀들이 그 위를 덮고 있다. 녹음이 짙고 붉은 과일이 주렁주렁한데 이름은 알지 못한다. 사계절이 동일하다.
사찰의 동쪽에 석간石澗824)이 있는데, 그 위 누각을 에둘러서 서쪽으로 운로雲路를 뚫고 낙강洛江으로 들어간다. 사찰 서북쪽 벼랑의 오른쪽 터에는 대를 쪼개 허공에 시렁을 설치하여 벼랑 위 물줄기를 끌어 석정石井에 떨어지게 하였다. 나뉘어 떨어지는 물줄기는 처마에서 섬돌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방울방울이 구슬을 엮어 놓은 듯하고 부옇게 이슬비 같기도 하다.
사찰 앞에는 시내를 누르는 모양으로 우화각羽化閣825)을 지어 돌기둥으로 받쳐 놓았다.
사찰 왼쪽에는 수석정水石亭을 쌓아 층암層岩으로 지탱해 놓았다.
나머지 삼일三日 용각龍角과 삼청三淸 홍교虹橋와 천자天子의 늙은 계수(老桂)와 앞 시냇가의 고향수枯香樹826)와 북대北臺 아래 청옥천淸玉泉과 진악珎樂 위의 보리수와 16국사國師827)의 옥정축玉幀軸(족자)과 대웅전大雄殿의 능견난사能見難思828) 등 이 모든 것들이 사찰의 희기한 고적古迹이다.
그리고 인재 배출이 16국사 이후로부터 대대로 끊이지 않으니, 사람들이 조계산을 승보僧寶라 부른다는 것이 정말 거짓이 아니로다.
혼령을 천도하는 수륙재 권선문(度魂水陸勸善文)
옛날 아난 존자阿難尊者는 항하恒河(갠지스 강) 모래 수만큼의 무량한 아귀餓鬼들을 천도하였고, 유수 장자流水長者829)는 말라 죽게 된 수많은 물고기들을 구원하였습니다. 혼령을 천도하고 물고기를 구한 것 모두 성불한 원인이요 조사祖師가 된 기틀입니다. 옛날도 이러한데 지금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이 육지에 지체된 혼백이 어둔 곳에서 슬피 울어 대고, 저 물에서는 노니는 물고기들이 연못에서 활발히 움직여 댑니다. 이제 아난의 자비와 유수의 인仁으로 혼령을 천도하고 물고기를 구하려고 선문善門들께 우러러 고합니다.

010_0757_a_01L日月光不到地至於盛夏風氣如七
010_0757_a_02L八月時又層崖積石巋空垤堄雜木
010_0757_a_03L異草盖覆其上綠陰濛濛朱實離離
010_0757_a_04L不知其名四時一色寺之東有石澗
010_0757_a_05L繞枕溪樓而西穿雲路入于洛江
010_0757_a_06L之西北崖右址以剖竹架空引崖上泉
010_0757_a_07L注于石井分綫瀝懸自簷注砌
010_0757_a_08L累如貫珠霏霏如雨露寺之前壓溪
010_0757_a_09L結羽化閣以石柱承焉寺之左築水
010_0757_a_10L石亭以層岩撑焉其餘三日之龍角
010_0757_a_11L三淸之虹橋天子之老桂前溪傍枯香
010_0757_a_12L北臺下淸玉泉珎樂上菩提樹
010_0757_a_13L六國師玉幀軸大雄殿能見難思此皆
010_0757_a_14L寺之希奇古迹又人才之出自十六師
010_0757_a_15L以後無世無之人以曹溪爲僧寶云
010_0757_a_16L信不誣矣

010_0757_a_17L

010_0757_a_18L度魂水陸勸善文

010_0757_a_19L
昔阿難尊者度恒河沙數無量餓鬼
010_0757_a_20L水長者救十千數入死涸魚度魂救魚
010_0757_a_21L皆是成佛之因作祖之基古旣如是
010_0757_a_22L今何不然惟我此陸滯魄哭啾啾於天
010_0757_a_23L惟彼水府游魚活潑潑於淵藪
010_0757_a_24L以阿難之慈流水之仁度魂救魚次

010_0757_b_01L
엎드려 바라건대 유루有漏의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가없는 선한 인연을 맺으소서.
그리고 이에 봉축奉祝하노니, 엎드려 바라건대 우리 주상 세 전하께서는 삼천세계를 포괄하여 사방 경계로 삼으시고 5백 년을 1년으로 삼으소서.
동참하여 인연 맺는 모든 시주들께는 구횡九橫830)이 침범하지 못하고 오복五福831)이 갖춰질 것입니다.
이 수륙재를 힘입어 모든 중생들은 팔난八難을 넘어 십지十地의 세계로 들어가고 일생 동안 광겁廣劫의 과실이 원만할 것입니다.
사찰 건립의 권선문(新建寺刹勸善文)
옛날에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사찰을 세워 육화六和832) 승려를 편히 거하게 했고, 한 사람은 교량을 지어 만인을 건널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보시한 마음은 동일한데 복을 받음은 같지 않습니다. 복을 받게 됨에 동일하게 국왕이 되었는데, 한 사람은 문을 열어 나라를 다스리니 그 마음이 호호탕탕 걸림이 없었고, 한 사람은 문을 닫고 나라를 다스리니 그 마음이 살얼음 밟듯 했습니다. 호호탕탕 걸림이 없는 이는 사찰을 보시한 사람이고, 살얼음 밟듯 한 이는 교량을 보시한 사람입니다. 보시는 동일하건만 보응은 같지 않으니 사찰을 보시한 공이 어찌 크지 않겠습니까.
이제 사찰을 세우는 일로 단문檀門들께 우러러 고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군자들께서는 한계가 있는 티끌 재물로 무루無漏의 선한 인연을 심으소서.
그리고 이에 엎드려 축원하노니, 주상 세 전하께서는 삼황오제三皇五帝를 계승하여 단계檀溪의 숙원宿願을 완성하고 내원㮏園의 전공前功을 성취하소서.
예수함합별문預修緘合別文833)
삼가 생각건대 머리로 하늘을 이고 발로 땅을 밟고 있는 중생의 십사十使834) 번뇌는 끝이 없고, 음陰에 거하여 양陽을 판단하는 명왕冥王의 1층 업경業鏡835)은 비춤이 있는데, 항하 물가에서

010_0757_b_01L仰告善門伏願莫惜有漏之塵財仍結
010_0757_b_02L無邊善緣仍玆奉祝伏願我主上三殿
010_0757_b_03L罩三千界爲四境籌五百歲爲一春
010_0757_b_04L同叅結緣諸大施主九橫不侵五福具
010_0757_b_05L蒙此水陸諸多衆生八難超十地之
010_0757_b_06L一生圓廣劫之果

010_0757_b_07L

010_0757_b_08L新建寺刹勸善文

010_0757_b_09L
昔有文 [65] 一以建寺刹安居六和之僧
010_0757_b_10L一以作橋梁能通萬人之濟施心一也
010_0757_b_11L而受福不同當其受福也同作國王
010_0757_b_12L而一以開門而治國其心蕩蕩無碍
010_0757_b_13L以閉門而治國其心如履薄氷蕩蕩無
010_0757_b_14L碍者施寺刹之人也如履薄氷者
010_0757_b_15L橋樑之人也施旣一同而福報不同
010_0757_b_16L施寺刹之功豈不大乎今以建寺刹次
010_0757_b_17L仰告檀門伏願僉君子以有限之塵財
010_0757_b_18L種無漏之善因仍玆伏祝主上三殿下
010_0757_b_19L四彼三皇六玆五帝成檀溪之宿願
010_0757_b_20L就㮏園之前功

010_0757_b_21L

010_0757_b_22L預修緘合別文

010_0757_b_23L
切以頭天脚地衆生之十使煩惱無邊
010_0757_b_24L居陰判陽冥王之一層業鏡有照恒河

010_0757_c_01L아난阿難의 큰 지혜를 만나지 못하고 동태사同泰寺836)에서 양 무제梁武帝의 깊은 마음을 얻기 어렵도다. 사덕四德837)과 삼심三心838)은 듣기 어렵고, 팔개八盖와 오욕五欲은 점점 더해 가네.
부처님을 받드는 제자 아무개는 삶의 악업을 제거하고 무루無漏의 선한 인연을 맺고자 시왕 열문十王列門에 성의를 바치고 사직사자四直使者839)께 정성을 돌립니다.
판관判官 귀왕鬼王은 악을 끊는 날에 이 몸을 보호하고, 주동注童 녹사錄事(아전)는 선을 닦는 때에 이 목숨을 돌보소서. 한 구절 묘법妙法을 들을 수 있으면 지옥이 변하여 연못이 되고, 시부왕정十府王庭에 참여하면 철성鐵城840)이 변하여 선계仙界가 됩니다.
삼가 바치노니 빈번蘋蘩841) 공물을 깨끗이 하고, 덕을 닦아서(聿修)842) 쭉정이라는 비난을 없애리다. 이렇게 하여 존귀한 영령을 항상 즐거운 마을에 받들고 여러 중생을 크게 혼란한 곳에서 건지리다.
삼가 올립니다.
덕사 불량 서문德寺佛粮序文
산 50여 사찰에 모두 불량佛粮이 없는데 유독 이 흥국사興國寺만 불량으로 큰 인연을 맺으니, 이 산이 나라의 기둥이 되고, 보시하는 이의 부처께 드리는 정성이 넓고 크며 깊고 깊도다.
도광道光 신축년(1841) 흑백이 상응하여 청부靑蚨(돈)와 홍방紅䰷으로 불량의 계를 맺고 무연자비無緣慈悲843)를 베풀었도다. 윗자리에 있어 감응하는 대로 반드시 통하고, 큰 바람을 맺으니 일마다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으니, 제齊의 보덕사報德寺844)와 수隋의 흥국사興國寺845)가 앞 시대에서 홀로 아름다움을 독차지하지 못하네. 금전金田의 두터운 이익과 옥엽玉葉의 오랜 세월은 보시하고 받은 것이 크니, 우리 동참하는 이들이 삼륜三輪846) 공적空寂으로 부처님의 행동에 부합하고 부처님의 덕에 보답하면, 티끌 국토에 부처님을 따라 인연대로 태어나 보현普賢과 공양하는 행해行海가 그 위대함을 같이 이루리라.

010_0757_c_01L水邊未逢阿難之大智同泰寺裡
010_0757_c_02L得梁皇之深心四德三心難聞八盖五
010_0757_c_03L欲轉益奉佛弟子云云欲除有生之惡
010_0757_c_04L願結無漏之善緣獻誠懇于十王列
010_0757_c_05L歸悃愊于四直使者判官鬼王護念
010_0757_c_06L此身於斷惡之日注童錄事扶顧斯
010_0757_c_07L命於修善之時得聞一句妙法地獄變
010_0757_c_08L成蓮池奉叅十府王庭鐵城化爲仙
010_0757_c_09L克供而潔蘋蘩之薦聿修而芟秕稗
010_0757_c_10L之譏是以奉尊靈於常樂之鄕濟群品
010_0757_c_11L於大迷之域謹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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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757_c_13L德寺佛粮序文

010_0757_c_14L
□山五十餘刹皆無佛粮獨此興國
010_0757_c_15L以佛粮結大緣此山之爲國楨幹施人
010_0757_c_16L之入佛悃愊廣且大矣冞且深矣
010_0757_c_17L光辛丑白黑相應以靑蚨紅䰷結佛
010_0757_c_18L粮之契焉施無緣之慈焉居上位而有
010_0757_c_19L感必通結大願而無事不成齊之報德
010_0757_c_20L隋之興國不獨全美於前昔金田之
010_0757_c_21L厚利玉葉之長春得施者受者大焉
010_0757_c_22L惟我同叅諸人以三輪空寂合佛之行
010_0757_c_23L報佛之德塵墨國土從佛之隨緣降誕
010_0757_c_24L與普賢供養之行海同成其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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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聖上(헌종) 즉위 8년 임인년(1842) 7월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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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上即位八年壬寅七月日序
  1. 1)구담씨瞿曇氏 : ⓢ Gautama, Gotama. 석가 종족의 성씨이고, 주로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2. 2)현겁賢劫 : ⓢ bhadra-kalpa. 발타겁跋陀劫·파타겁波陀劫이라 음역. 현시분賢時分·선시분善時分이라 번역. 삼겁三劫의 하나. 세계는 인수人壽 8만 4천 세 때부터 백 년을 지낼 때마다 1세씩 줄어들어 인수 10세에 이르고, 여기서 다시 백 년마다 1세씩 늘어나서 인수 8만 4천 세에 이르며, 이렇게 1증增 1감減하는 것을 20회 되풀이하는 동안, 곧 20증감增減하는 동안에 세계가 성립되고(成), 다음 20증감하는 동안에 머물러(住) 있고, 다음 20증감하는 동안에 무너지고(壞), 다음 20증감하는 동안은 텅 비어(空) 있다. 이렇게 세계는 성成·주住·괴壞·공空을 되풀이하니, 이것을 대겁大劫이라 한다. 과거의 대겁을 장엄겁莊嚴劫, 현재의 대겁을 현겁賢劫, 미래의 대겁을 성수겁星宿劫이라 한다. 현겁의 주겁住劫 때에는 구류손불拘留孫佛·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가섭불迦葉佛·석가모니불 등의 1천 부처님이 출현하여 세상 중생을 구제하는데 이렇게 많은 부처님이 출현하는 시기이므로 현겁이라 이른다.
  3. 3)변화의 길에서 마음껏 뛰놀며 : 『 莊子』 「大宗師」의 구절. 본래는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塗乎”라고 하여 ‘遙蕩恣睢’도 ‘塗’를 수식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서술어로 변화시켰다.
  4. 4)선림禪林에 묵형墨刑을~의형劓刑을 가한다 : 불교를 방해한다는 뜻이다. 묵형은 죄인의 이마나 팔뚝 따위에 먹줄로 죄명을 써넣던 형벌이고, 의형은 코를 베던 형벌이다. 『장자』 「대종사」에 허유許由가 의이자意而子에게 “요임금이 이미 너에게 인의로써 묵형을 가하고 시비로써 의형을 내렸다.(夫堯旣已黥汝以仁義。 而劓汝以是非矣。)”라고 말하는 구절이 있다.
  5. 5)신체를 무너뜨려 : 출가를 가리킨다.
  6. 6)총명을 물리치고~지혜를 버려 : 『장자』 「대종사」에서 ‘좌망坐忘’을 설명하는 구절이다.
  7. 7)만물을 버무려~미치게 하려고 : 『장자』 「대종사」에 “우리 스승이여, 우리 스승이여, 만물을 버무리지만 의라 하지 않고, 은택이 만세에 미치지만 인이라 하지 않는다.(吾師乎。 吾師乎。 䪣萬物而不爲義。 澤及萬世而不爲仁。)”라는 구절이 있다.
  8. 8)율봉栗峰 : 청고靑杲(1738~1823). 율봉은 호. 자는 염화拈花. 속성은 백씨. 순천順天 사람. 19세 때 대준大俊에게 출가하였다. 운월 숙민雲月淑敏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청봉 거안靑峰巨岸에게 법을 받았다. 금강산 마하연에서 『금강경』을 연구하여 많은 학도를 지도하였으며, 가르침을 받은 자가 수천 명에 이르렀다. 화악 지탁華嶽知濯(1750~1839)이 화양사華陽寺에 있을 때 어떤 승려가, 보개산寶蓋山 석대암石臺庵에서 율봉 청고栗峯靑杲 대사께서 설법하여 법중法衆이 운집하니 거기 가는 게 좋겠다고 권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三峯集』 「행장」 참고.
  9. 9)불명산佛明山 : 여러 곳에 동명의 산이 있으나, 뒤에 쌍계사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논산에 있는 산을 가리키는 듯하다.
  10. 10)염부주閻浮洲 : ⓢ jambu-dvīpa의 음사. jambu는 나무 이름, dvīpa는 주洲. 수미산 남쪽에 있다는 대륙. 여기에 잠부 나무가 많으며, 우리 인간들이 사는 곳이라 한다.
  11. 11)올빼미 눈이~황제가 됨 : 『장자』 「徐武鬼」에서 “약이란 것은 사실 오두, 길경, 계옹, 시령 등인데, 이것들이 때에 따라 주제가 될 뿐 어찌 다 말하겠는가.(藥也。 其實。 菫也。 桔梗也。 鷄廱也。 豕零也。 是時爲帝者也。 何可勝言。)”라고 했고, 이어서 “올빼미의 눈은 적합한 바가 있고, 학의 다리는 길다는 장점이 있다.(鴟目有所適。 鶴脛有所節。)”라고 했다.
  12. 12)따르든 따르지~힘쓰지 않든 : 『書經』 「康誥」에서 인용한 말.
  13. 13)삼황三皇 : 문헌에 따라 다른데, 『십팔사략』과 『帝王世紀』 등에 따르면, 복희伏羲, 신농神農, 황제黃帝를 가리킨다.
  14. 14)오룡五龍 : 형제 다섯이 나눠 정치하던 시기. 인황人皇 이후로 인류가 시작되어 황제黄帝가 나오기까지를 십기十紀로 구분하는데 이것의 두 번째 단계. 형제의 이름은 황백皇伯, 황중皇仲, 황숙皇叔, 황계皇季, 황소皇少. 십기는 ① 구두기九頭紀 : 인황人皇 시기 형제 9인이 집권. ② 오룡기五龍紀. ③ 섭제기攝提紀 : 59성姓이 다스리던 시기. ④ 합락기合雒紀 : 3성姓이 다스리고, 골짜기에 거주하던 시기. ⑤ 연통기連通紀 : 6성姓이 다스리던 시기. ⑥ 서명기敘命紀 : 4성姓이 다스리던 시기. ⑦ 순비기循蜚紀. ⑧ 인제기因提紀. ⑨ 선통기禪通紀 : 염제炎帝 신농씨神農氏에서 마감함. ⑩ 소흘기疏仡紀 :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에서 시작함. 당唐 사마정司馬貞의 『補史記』 「三皇本紀」에서 『春秋緯』 인용.
  15. 15)육기六紀 : 당唐 공영달孔穎達의 「禮記正義序」에서 이르길, “『六藝論』에서 ‘수황遂皇 후에 육기六紀를 지나 91대代 복희伏犧에 이르러 비로소 열두 마디 말의 가르침을 지었다’라고 했다. 방숙기方叔機는 주석에서 ‘육기’라는 것은 구두기九頭紀, 오룡기五龍紀, 섭제기攝提紀, 합락기合洛紀, 연통기連通紀, 서명기序命紀를 말한다.”라고 했다.
  16. 16)뱀의 몸에~한 성황聖皇 : 복희伏羲를 가리킨다. 주형은 눈과 눈썹 사이인 형衡의 골상骨相이 마치 옥玉을 연결한 것같이 되어 있는 것, 일각은 이마 중간이 도톰하고 튀어나와 해처럼 보이는 모양. 『春秋緯』에서는 복희의 모습을 용신龍身, 우수牛首, 거견渠肩, 대액大腋, 산준山准, 일각日角, 대목大目, 주형珠衡, 준호駿毫, 옹렵翁鬣, 용순龍脣, 구치龜齒라 하였다.
  17. 17)팔괘를 그리고 8순純을 거듭하였으며 : 팔순괘八純卦는 건乾·감坎·간艮·진震·손巽·이離·곤坤·태兌의 중괘重卦로 된 팔괘八卦를 가리킨다.
  18. 18)진실로 공경하고~모두 빛내서 : 書經』 「堯典」에서 인용한 말. “允恭克讓。 庶績咸熙。”
  19. 19)율려律呂를 조율하여 팔풍八風을 펼치고 : 팔풍에 대해 『국어國語』 「주어周語」의 주에서 이르기를, “정서正西를 태兌라 하여 금金이 되고 여합풍閭闔風이 되며, 서북을 건乾이라 하여 석石이 되고 부주풍不周風이 되며, 정북正北을 감坎이라 하여 혁革이 되고 광풍廣風이 되며, 동북을 간艮이라 하여 포匏가 되고 융풍融風이 되며, 정동正東을 진震이라 하여 죽竹이 되고 명풍明風이 되며, 동남을 손巽이라 하여 목木이 되고 청풍淸風이 되며, 정남正南을 이离라 하여 사絲가 되고 경풍景風이 되며, 서남을 곤坤이라 하여 와瓦가 되고 양풍凉風이 된다.”라고 하였다. 『性理大全』에서는 옛날에 성왕이 음악을 만들어 팔풍의 기운을 펼쳤다는 말이 있다.
  20. 20)선기璇璣를 관찰하여 칠정七政을 다스린다 : 당나라 석법림釋法琳이 찬술한 『辯正論』에서 인용한 말. 칠정은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별이다. 『서경』 「舜典」에서 “천문을 관측하는 선기와 옥형으로 칠정의 운행을 질서 있게 파악한다.(在璿璣玉衡以齊七政)”라고 하였다.
  21. 21)혁혁하게 융성한~많은 인물들 : ‘혁혁하게 융성한 주周(奕奕隆周)’는 『시경』 「小雅」 〈正月〉의 ‘奕奕宗周’와 유사하다. ‘가지런한 많은 인물들(濟濟多士)’은 『시경』 「周頌」 〈淸廟〉 등에 나온다.
  22. 22)‘관저關雎’와 ‘인지麟趾’의~〈소남召南〉의 교화 : ‘관저’와 ‘인지’는 『시경』 〈周南〉에 있는 노래. 〈주남〉과 〈소남〉은 『시경』 「國風」에 있는 편명.
  23. 23)육정六政 : 도道, 덕德, 인仁, 성聖, 예禮, 의義. 『大戴禮記』 「盛德」의 “천지와 사람과 사물을 다스리는 데 육정이 있다.(御天地與人與事者亦有六政)”라는 구절의 주석 참조.
  24. 24)구전九田과 사정四井 : “아홉 농부가 1정을 운영하고 네 정을 1읍으로 삼는다.(九夫爲井。 四井爲邑。)”라는 구절이 『周禮』 「地官」 〈小司徒〉에 나온다. ‘정井’은 9백 묘畝, ‘부夫’는 농부가 아니라 1백 묘를 뜻하는 단위로 해석하기도 한다.
  25. 25)이건利建 : 제후를 세움을 가리킨다. 『周易』 「屯卦」 “원형리정하니 가는 바를 두지 말라. 제후를 세움이 이롭다.(元亨利貞。 勿用有攸往。 利建侯。)”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26. 26)덕으로 천하를~오랑캐에 있으며 : 『春秋左氏傳』 「昭公」 23년 조에 “옛날 밝은 천자의 시절에는 지키는 책임이 사방의 이적에게 있었는데, 천자의 위엄이 쇠해지자 지키는 책임이 제후에게 있게 되었다.(古者天子。 守在四夷。 天子卑。 守在諸侯。)”라는 말이 나온다.
  27. 27)보진保眞 태화太和 : 보진은 『淮南子』의 ‘全性保眞’에서 나온 말이다. 타고난 본원을 잘 지킨다는 뜻이다. 태화는 음양이 화평함 또는 태음太陰, 태양太陽, 중화中和의 기운이 하나로 합쳐진 것을 말한다. 『太平經』.
  28. 28)사성 삼성四姓三姓 : 십기十紀 가운데 합락기合雒紀를 다스리던 삼성과 서명기敘命紀를 다스리던 사성.
  29. 29)오제 삼왕五帝三王 : 삼황오제. 삼황은 일반적으로 복희씨伏羲氏, 신농씨神農氏, 여와씨女媧氏를 말한다. 오제에 대해서 사마천이 든 것은 황제 헌원黃帝軒轅, 전욱 고양顓頊高陽, 제곡 고신帝嚳高辛, 제요 방훈帝堯放勳(陶唐氏), 제순 중화帝舜重華(有虞氏)이며, 별도로 소호少昊 등을 드는 경우도 있다.
  30. 30)주공周公 : 성은 희姬, 이름은 단旦. 주周를 창건한 무왕武王의 동생으로 나이 어린 성왕이 제위에 오르자 섭정하게 되었는데, 당시 주왕紂王의 아들 무경武庚과 주공의 동생 관숙管叔·채숙蔡叔 등이 대반란을 일으켰다. 주공은 소공召公과 협력하여 이 난을 진압하고 낙양洛陽 부근 낙읍洛邑(成周)에 진鎭을 설치하였다. 예악禮樂과 법도를 제정하여 주 왕실 특유의 제도 문물을 창시하였다.
  31. 31)이로李老 : 노자老子. 노자의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담聃이다.
  32. 32)적조寂照 : 적寂은 적정寂靜, 조照는 조감照鑒의 뜻이다. 지혜의 본체는 공적空寂하여 관조觀照의 작용이 있으니, 곧 좌선의 당체當體인 지관止觀이다.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혜로써 모든 현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응시한다는 뜻이다.
  33. 33)육취六趣 : 육도六道. 인간이 윤회하는 지옥·아귀·축생·아수라阿修羅·인간·천상.
  34. 34)구정九鼎 : 하나라 우 임금이 아홉 주州의 제후들이 바친 청동을 모아 만든 솥.
  35. 35)육친六親 : 부父, 모母, 형兄, 제弟, 처妻, 자子.
  36. 36)시작과 어미를 말하고 : 『老子』에서 “무無는 천지의 시작을 말하고, 유有는 만물의 어미를 말한다.(無。 名天地之始。 有。 名萬物之母。)”라고 했다.
  37. 37)순환(徼)과 오묘함이 있어서 : 『노자』에서 “그러므로 항상 욕심이 없음으로써 그 오묘함을 관찰하고, 욕심이 있음으로써 그 순환을 관찰한다.(故常無欲。 以觀其妙。 常有欲。 以觀其徼。)”라고 했다.
  38. 38)하나를 포용하여 바르게 되고 : 정精을 오롯이 고수하여 도를 잃지 않음. 하나는 도를 가리킨다. 한漢나라 가의賈誼의 『新書』 「道術」에서 “언행에 하나를 안으면 바르고, 바름에 반하면 거짓이 된다.(言行抱一謂之貞。 反貞爲僞。)”라고 했다.
  39. 39)옥액운영玉液雲英 : 옥액은 옥에서 나오는 즙. 마시면 오래 산다 하여 선약仙藥으로 친다. 운영은 『神農本草經』에 따르면 사기邪氣를 제거하고 오장五臟을 안정시키는 광물질이다. 운모雲母, 운화雲華 등으로 불린다.
  40. 40)하늘 문에서 베옷 입고 : 원문 ‘被褐閶闔’은 진晉나라 좌사左思가 지은 〈詠史詩〉 8수 가운데 제5수 “베옷을 입고 도성 나와서 당당한 걸음으로 허유 뒤따라 천 길 높은 산봉에 옷 먼지 털고, 만리 강물에 발을 씻노라.(被褐出閶闔。 高步追許由。 振衣千仞岡。 濯足萬里流。)”에서 나온 말이다. 『文選』 권21.
  41. 41)참된 근원에~투분投分이 있다 : 여래如來의 성도成道에 대한 것으로 『華嚴論節要』에서 나온 말이다.
  42. 42)이제십지二諦十地 : 이제는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가리키는 말. 제諦는 변치 않는 진리. 십지는 보살의 열 가지 수행 단계. 『화엄경』에서 천명한 52위 중 제41에서 제50까지의 십지와 천태종天台宗의 통교通敎 십지가 있다.
  43. 43)기원祗園 : 기원정사祗園精舍의 준말. 옛날 중인도 마가다 사위성舍衛城 남쪽에 있던 절. 석가모니의 수도와 설법을 위해 수달 장자須達長者가 세웠다.
  44. 44)녹원鹿苑 : 녹야원鹿野苑. 사르나트(Sarnath). 석가모니가 성도成道한 지 21일 뒤에 처음으로 법륜法輪을 굴려 교진여憍陳如 등 다섯 비구를 제도한 곳. 인도 북부 우타르푸라데시주州의 남동쪽에 있는 바라나시市 북쪽에 있다.
  45. 45)칠처구회七處九會 : 80권본 『화엄경』에서 1부 39품을 일곱 곳의 아홉 회상에서 말하였다고 하는 것. 제1회 6품은 보리도량菩提道場, 제2회 6품은 보광명전普光明殿, 제3회 6품은 도리천忉利天, 제4회 4품은 야마천夜摩天, 제5회 3품은 도솔천兜率天, 제6회 1품은 타화천他化天, 제7회 11품은 보광명전, 제8회 1품은 보광명전, 제9회 1품은 중각강당重閣講堂이다. 이에 비해 60권본 『화엄경』에서는 34품을 7처 8회에서 말하였다고 한다.
  46. 46)사과四果 : 소승에서 깨달음의 결과로 설정한 단계들.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과.
  47. 47)구류九流와 칠략七略 : 구류는 한漢나라 때의 아홉 학파. 유가儒家, 도가道家, 음양가陰陽家, 법가法家, 명가名家, 묵가墨家, 종횡가縱橫家, 잡가雜歌, 농가農歌 등. 칠략은 전한前漢 때의 서적 분류 목록. 유향劉向의 별록別錄에 입각하여 그의 아들 흠歆이 지은 것이다. 책 목록의 시조로서 집략輯略, 육예략六藝略, 제자략諸子略, 시부략時賦略, 병서략兵書略, 술수략術數略, 방기략方技略으로 분류했다.
  48. 48)화회和會 : 경이나 논의論議의 해석에 있어서 서로 다른 말과 뜻의 일치점을 찾는 일.
  49. 49)다섯 형벌에~가장 크다 : 이 구절은 『孝經』 「五刑章」에 나온다.
  50. 50)불효에 세~없음이 중대하다 : 이 구절은 『孟子』 「離婁」에 나온다.
  51. 51)토지가 있으면~쓰임이 있다 : 이 구절은 『大學』에 나온다.
  52. 52)다섯 묘畝의~춥지 않다 : 다섯 묘의 대지는 주周나라 때 정전井田 제도에 따라 성년 남자 한 사람에게 주어진 주택지이다. 1묘는 100보步, 1보는 사방 6척尺이었다고 한다. 정전제井田制에서 한 농가가 배정받은 전지田地를 말한다. 900묘를 1정井으로 하고, 이를 9등분하여 중앙의 100묘는 공전公田으로 삼아 공동 경작하여 그 수확을 조세로 국가에 바치고, 그 주위의 각 100묘는 사전私田으로 여덟 개 가호家戶에서 나누어 경작하였다. 여기 인용한 구절은 『맹자』 「梁惠王」 편에 보인다.
  53. 53)태극이 움직여~양의兩儀가 설립된다 : 이 구절은 『近思錄』 등에 나온다.
  54. 54)형상 없음을~늘 존재하고 : 이 구절은 『大通經』에 나온다.
  55. 55)형체 없음을~수 있다 : 이 구절은 『洞古經』에 나온다.
  56. 56)하늘보다 먼저~가운데 있다 : 이 구절은 『大通經』에 나온다.
  57. 57)복기伏氣 : 기를 몸 안에 갈무리한다는 뜻이다.
  58. 58)태胎는 복기伏氣하는~기를 지키라 : 이 구절은 『胎息經』에 나온다.
  59. 59)하선고何仙姑 : 팔선八仙 중의 한 명. 북송 인종 때 영주永州의 여자(당나라 측천무후 무렵의 광주 증성현의 여자라고도 한다.)로, 길흉을 예언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60. 60)하선고何仙姑가 이른바~것이 아니라 : 이 말은 『脈訣彙辨』에는 ‘구장춘丘長春’, 『도덕경』 주석에는 ‘구조邱祖’가 한 말이라고 되어 있다.
  61. 61)나도 없고~생겨남이 없다 : 이 구절은 80권본 『화엄경』에 나온다.
  62. 62)제법諸法은 스스로~무생이라 말한다 : 이 구절은 『中論』에 나온다. 다만 『중론』에는 ‘是故說無生’이 ‘是故知無生’으로 되어 있다.
  63. 63)무명실성無明實性이 곧 불성佛性이라 : 이 구절은 영가永嘉 선사의 〈證道歌〉에 나온다.
  64. 64)마음과 부처와~차별이 없다 : 이 구절은 80권본 『화엄경』에 나온다.
  65. 65)마음을 잡는~지혜를 발한다 : 이 구절은 『능엄경』에 나온다.
  66. 66)백이와 숙제는 고죽군孤竹君의 두 아들이다. 아버지가 숙제를 후계자로 삼고 싶어 했고,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백이에게 양보했는데, 백이는 아버지의 명이라며 자리를 피했다. 숙제도 자리를 피했다. 백이와 숙제는 서백 창西伯昌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갔는데 무왕이 지위를 계승하여 주紂를 정벌하매, 이를 비판하고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 죽었다. 『史記』 「伯夷列傳」.
  67. 67)이승二乘 :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
  68. 68)사과四果 : 소승불교小乘佛敎의 성문聲聞들이 탐貪·진瞋·치癡를 끊고 성도成道에 들어가 부처가 되는 네 단계의 증과證果. 과果는 무루지無漏智가 생기는 지위. 수다원과須陀洹果, 사다함과斯陀含果, 아나함과阿那含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통틀어 일컫는다.
  69. 69)대아大雅 : 평교간平交間이나 문인文人에 대하여 편지 겉봉 이름 밑에 쓰는 말.
  70. 70)광명장光明藏 : 광명의 창고. 『思益經』에서 여래의 몸은 한량없는 광명장이라고 하였다.
  71. 71)해인삼매海印三昧 : 부처가 『화엄경』을 설명하면서 도달한 삼매의 경지. 바다에 풍랑이 쉬면 삼라만상 모든 것이 도장 찍히듯 그대로 바닷물에 비쳐 보인다는 뜻으로 모든 번뇌가 사라진 부처의 마음속에는 과거와 현재·미래의 모든 업이 똑똑하게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72. 72)무하향無何鄕 :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아무것도 없는 허무한 고장이라는 뜻인데, 흔히 이상향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장자莊子가 혜자惠子와 더불어 논변하면서 말하기를, “현재 당신은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 데가 없다고 걱정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그 나무를 아무것도 없는 고장, 광막한 들판(無何有之鄕。 廣莫之野。)에다가 심어 놓고서 하는 일 없이 그 곁을 왔다 갔다 하거나 그 아래에서 노닐다가 드러누워 낮잠을 자지 않는가?”라고 하였다. 『莊子』 「逍遙遊」.
  73. 73)제물론齊物論 : 세상 모든 종류의 진위 시비를 가리는 논쟁을 모두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잡론雜論을 한결같이 하나로 귀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74. 74)십악十惡 : 몸·입·뜻으로 짓는 십악을 말한다.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婬·망어妄語·양설兩舌·악구惡口·기어綺語·탐욕貪欲·진에瞋恚·사견邪見.
  75. 75)십선十善 : 몸·입·뜻으로 십악을 범하지 않는 것.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婬·불망어不妄語·불양설不兩舌·불악구不惡口·불기어不綺語·불탐욕不貪欲·부진에不瞋恚·불사견不邪見.
  76. 76)반 이랑과 작은 못(半畝方塘) : 사람의 마음을 비유하는 뜻으로 쓰인다. 주자朱子의 시 〈觀書有感〉 제1수 “반 묘의 네모난 연못이 거울처럼 열리니,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하네. 묻노니 저 어찌 이렇게 맑은가? 근원의 샘물이 콸콸 흘러들기 때문이라네.(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에서 유래한다.
  77. 77)이 이하는 『業報差別經』을 초략하여 조금 수정한 것이다.
  78. 78)타인에게 싸워서~하는 것이니 : 『業報差別經』에는 “타인에게 싸워서 서로 해치게 하는 것이니(敎人戰鬪。 互相殘害。)”가 “싸움을 자신이 일으켜 사람들이 서로 해치게 한다(戰鬪自作。 敎人互相殘害。)”로 되어 있다.
  79. 79)보개寶盖 : 보관寶冠. 불상을 보호하고 장식하기 위하여 머리 위에 설치하는 것. 『업보차별경』에 보개에 관한 말은 없다.
  80. 80)『업보차별경』에는 이 다음에 지옥의 과보를 얻는 내용이 있는데 생략되었다.
  81. 81)굶주림 때문에~말라 죽으니 : 『업보차별경』에는 “⑨ 먹지 못해서 죽으며, ⑩ 괴로움에 쪼들려 죽는다.(九者因飢而亡。 十者枯渴而死。)”라고 했다.
  82. 82)칠만七慢 : ① 만慢 : 자기보다 못한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② 과만過慢 : 자격이 같은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③ 만과만慢過慢 : 자기보다 나은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④ 아만我慢 : 자기의 능력을 믿고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 것. ⑤ 증상만增上慢 : 자기를 가치 이상으로 보는 것. ⑥ 비열만卑劣慢 : 겸손하면서도 일종의 자만심을 가지는 것. ⑦ 사만邪慢 : 덕 없는 이가 스스로 덕 있는 줄로 잘못 알고 삼보三寶를 경만하며 높은 체하는 것. 『업보차별경』에는 ④ 교만憍慢, ⑤ 아만我慢, ⑥ 증상만增上慢, ⑦ 대만大慢, ⑧ 사만邪慢, ⑨ 만만慢慢으로 되어 있는데, 저자가 칠만으로 요약한 것이다.
  83. 83)아수라阿修羅 : ⓢ asura. 육도六道의 하나. 십계十界의 하나.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 『리그베다』에서는 가장 우승한 성령性靈이란 뜻으로 사용된다. 중고 이후에는 무서운 귀신으로 인식되었다.
  84. 84)인취人趣 : 미혹한 중생들이 생사를 반복하며 돌아다니는 일곱 갈래의 하나. 나머지는 지옥취地獄趣·아귀취餓鬼趣·축생취畜生趣·신선취神仙趣·천취天趣·아수라취阿修羅趣이다.
  85. 85)욕천欲天 : 삼계 중 욕계에 딸린 여섯 종류의 하늘. 이 하늘 사람들은 모두 욕락이 있으므로 욕천이라 한다. ① 사왕천四王天 : 수미산 제4층의 네 면에 있는 지국천(동)·증장천(남)·광목천(서)·다문천(북)의 사왕과 그에 딸린 천중들이다. ② 도리천忉利天 : 삼십삼천이라 번역. 수미산 꼭대기에 제석천을 중심으로 하고 사방에 8천씩이 있다. ③ 야마천夜摩天 : 선시천善時天·시분천時分天이라 번역. 때를 따라 쾌락을 받으므로 이렇게 이른다. ④ 도솔천兜率天 : 지족知足이라 번역. 자기가 받는 오욕락에 만족한 마음을 내므로 이렇게 이른다. ⑤ 화락천化樂天 : 또는 낙변화천樂變化天. 오욕의 경계를 스스로 변화하여 즐긴다. ⑥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 다른 이로 하여금 자재하게 오욕의 경계를 변화하게 한다. 육천 중 사왕천은 수미산 허리에 있고, 도리천은 수미산 꼭대기에 있으므로 지거천地居天, 야마천 이상은 공중에 있으므로 공거천空居天이라 한다.
  86. 86)유루有漏 : ⓢ sâsrava. 번뇌가 있음을 뜻하는 말. 번뇌가 없는 무루無漏에 상대되는 말이다.
  87. 87)증상심增上心 : 강성한 마음.
  88. 88)전륜성왕轉輪聖王 : ⓢ cakravarti-rāja. 칠보七寶를 갖추고 정법正法으로 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대륙을 다스리는 왕으로, 하늘로부터 받은 윤보輪寶를 굴려 모든 장애를 물리친다고 한다.
  89. 89)증번繒幡 : 보상개. 당번幢幡. 당幢은 중생을 지휘하고 모든 마군들을 굴복시키는 표시라는 뜻도 있다. 번幡은 정定과 혜慧의 손을 본뜬 것이라 하며, 사바라밀(常·樂·我·淨)의 발을 본뜬 것이라고도 한다. 이는 일종의 깃발로, 불보살의 덕을 기리고 도량 장엄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번幡의 종류는 정번庭幡, 관정번灌頂幡, 평번平幡, 사번絲幡, 옥번玉幡이 있다.
  90. 90)영락纓絡 : 구슬을 꿰어서 만든 목걸이.
  91. 91)무애변無碍辯 : 사무애지四無礙智·사무애해四無礙解라고도 한다. 마음의 방면으로는 지智 또는 해解라 하고, 입의 방면으로는 변辯이라 한다. ① 법무애法無礙 : 온갖 교법에 통달한 것. ② 의무애義無礙 : 온갖 교법의 요의要義를 아는 것. ③ 사무애辭無礙 : 여러 가지 말을 알아 통달치 못함이 없는 것. ④ 요설무애樂說無礙 : 온갖 교법을 알아 중생이 듣기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데 자재한 것.
  92. 92)사보四寶 : 금·은·유리·파리玻璃(수정).
  93. 93)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네 개의 대주大洲 이름은 문헌에 따라 조금 다르다. ① 남섬부주 : 구역舊譯은 남염부제南閻浮提이니, 수풀과 과일로써 이름을 지었다. ② 동비제하주 : 승신주勝身洲(Pūrva-videha)라 하고, 구역은 동불바제東弗婆提이니, 몸의 형상이 수승하므로 승신勝身이라 한다. ③ 서구다니주 : 우화주牛貨洲라 하니, 소를 화폐로 사용하므로 우화牛貨라 한다. ④ 북구로주 : 구역은 북울단월北鬱單越이며, 승처勝處라 번역하니, 4주 중에서 국토가 가장 수승하므로 승처라 한다.
  94. 94)유순由旬 : 인도 이수里數의 단위. 성왕聖王이 하루 동안 가는 거리. 40리(혹 30리)에 해당한다. 또 대유순은 80리, 중유순은 60리, 소유순은 40리라고 한다. 1리도 시대를 따라 그 장단이 같지 않다. 1리를 360보步, 1,800척이라 하면, 1유순은 6마일의 22분의 3에 해당한다.
  95. 95)능작천왕能作天王 : 대개 능천주能天主라고 번역된다. ‘양梁나라’를 언급한 것은 위 대목의 원 출처인 『經律異相』이 양나라 사문 승민僧旻과 보창寶唱 등이 엮었기 때문이다. 명나라 본에는 ‘梁’이 ‘此’로 되어 있다.
  96. 96)『大樓炭經』 권4 「忉利天品」에 따르면 도리천의 너비가 사방 320만 리이고, 석제환인의 성 너비는 240만 리로 되어 있다.
  97. 97)도리천에 관한 부분은 『경률이상』 권 1 「忉利天」에서 인용한 것이다.
  98. 98)진단국震旦國 : 『釋迦方志』에는 ‘振旦’으로 되어 있으며, ‘神州’의 칭호라는 주석이 있다.
  99. 99)크게 세~8천 리 : 이 단락은 『석가방지』 「中邊篇」의 ‘二言里者’에 나온다.
  100. 100)미로迷盧 : 『석가방지』에는 ‘蘇迷山’으로 되어 있다.
  101. 101)이 단락은 『석가방지』 「中邊篇」의 ‘四言水者’에 나온다.
  102. 102)여기까지는 『석가방지』 「중변편」의 ‘四言水者’ 이후에 나온다.
  103. 103)『흥기행경興起行經』 : 후한後漢의 경맹상康孟詳이 번역한 책. 『十緣經』, 『嚴誠宿緣經』이라고도 한다. 석가불의 열 가지 본생담을 서술하였다.
  104. 104)이 단락의 내용은 모두 『석가씨보』에서 인용한 것이다.
  105. 105)곽박郭璞 : 유곤劉琨과 더불어 서진西晋 말기부터 동진東晋에 걸친 시풍詩風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에는 노장老莊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으며, 〈遊仙詩〉 14수가 특히 유명하다. 부賦에서는 〈江賦〉가 널리 알려져 있다. 『爾雅』, 『山海經』, 『方言』, 『楚辭』 등에 주註를 달았다.
  106. 106)화장찰토華藏刹土 : 연화장장엄세계해蓮華藏莊嚴世界海. ⓢ padmagarbhalokadhātu. 비로자나불이 있는 공덕무량功德無量·광대장엄廣大莊嚴의 세계를 말한다. 이 세계는 큰 연화로 되고, 그 가운데 일체국一切國·일체물一切物을 모두 간직하였으므로 연화장세계라 한다. 찰토刹土는 ⓢ kṣetra의 음사인 찰刹에, 그 번역인 토土를 붙인 말로 국토를 뜻한다.
  107. 107)주공周公이 간수澗水의~자리 잡고 : 주周나라의 도읍지였던 낙읍洛邑을 선택한 일은 『書經』 「洛誥」에 보인다.
  108. 108)내려와 뽕나무를~길하다 하였으니 : 원문 ‘降觀于桑。 卜云其吉。’은 위 문공을 칭송한 『시경』 「鄘風」 〈定之方中〉의 구절이다.
  109. 109)홍泓 선사 : 당나라 승려. 중종 신룡神龍 연간(705~706)에 경사京師에서 활동하였다. 매장하는 법에 정심하여 산과 들을 볼 때마다 그림을 그렸고, 또 관상을 봄에 착오가 없었다고 한다.
  110. 110)곽경순郭景純 : 경순은 동진東晋 곽박郭璞의 자. 그는 풍수지리에 관해서 『靑烏經』을 부연하여 『葬經』을 저술하였다. 『장경』은 귀해서 비단 주머니에 보관해야 한다고 해서 ‘금낭경錦囊經’으로도 불린다.
  111. 111)동북쪽의 구덩이 : 『睡隱集』의 「地理之說」에 병기되어 있는 질문을 보면, “동북쪽에 큰 구덩이가 있어서 장열張說의 부귀가 과연 한 세대에 그쳤다.(則東北有大坎。 而張說之富貴。 果止一世。)”라고 되어 있다. 장열(667~730)은 당나라 문학가이자 정치가이다.
  112. 112)팔 부러진 공公 : 『睡隱集』의 「地理之說」에 병기되어 있는 질문을 보면, “응당 팔 부러진 공公을 낸다 하더니, 양호羊祜가 말에서 떨어지고 과연 삼공三公을 얻었다.(應出折臂公。 而羊祜之墜馬。 果得三公。)”라고 하였다. 송宋 유의경劉義慶의 『世說新語』 「術解」를 보면, “어떤 이가 양호 부친의 묘를 보고는 후에 응당 명을 받은 임금을 낼 것이라 했다. 양호가 그 말이 싫어서 묘소를 파헤쳐 형세를 훼손했다. 관상쟁이가 보고는, 그래도 팔 부러진 삼공은 내겠다고 했다. 그 후 양호는 말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졌는데 지위가 과연 공公에 이르렀다.”라는 구절이 있다.
  113. 113)충방种放 : 955~1015. 북송北宋 낙양洛陽 사람. 자는 명일名逸, 자호는 운계취후雲溪醉侯. 역학易學에 정심하고 과거를 보지 않고 종남산終南山에 은거하며 제자를 길렀다. 『郡齋讀書志』에는 자가 명일明逸로 되어 있고, 『宋史』 본전本傳에는 명일名逸로 되어 있다.
  114. 114)이 물음은 과거 대책對策의 질문을 가져온 것이다. 강항姜沆(1567~1618)의 『수은집』의 「지리지설」에 병기되어 있는 질문과 비교할 때 약간의 가감이 있을 뿐이다. 강항은 전라도 영광 출신으로 1582년 16세에 대책으로 향시에 합격하였고, 1587년에 향시 삼장三場에 합격, 1588년 진사시에 합격, 1593년 정시庭試에 병과丙科로 합격하였다. 성혼成渾의 문인이라는 이유로 탄핵을 받았고, 제자 윤순거尹舜擧가 문집을 간행하였다. 답변의 내용도 대부분 「지리지설」의 것을 가져왔다.
  115. 115)석 달~입맛을 잃고 : 『論語』 「述而」에서 “공자가 제나라에서 소 음악을 듣고서는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알지 못하고, 말하기를 음악의 지극함이 이런 정도인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라고 했다.
  116. 116)종일토록 바보 같으며 : 『논어』 「爲政」에서 “공자가 말하길, 내가 안회와 종일 이야기했는데 어긋나는 의견이 없어 바보 같더니 물러나 사생활을 살펴보니 또한 잘 실행하고 있으므로 안회는 바보가 아니라고 했다.(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라고 했다.
  117. 117)기沂에서 목욕하고~쐬는 것 : 『논어』 「先進」에서 공자가 제자들에게 자기를 알아준다면 무엇을 하겠냐 묻자, 정치를 하겠다는 다른 제자들과 달리 증석曾晳이 답변한 말이다. 제자들의 발언에 공자는 증석과 함께하겠다고 하였다.
  118. 118)삼승三乘 십이분교十二分敎 : 삼승은 성문, 연각, 보살. 십이분교는 부처님의 일대 교설敎說을 그 경문의 성질과 형식으로 구분하여 열두 가지로 나눈 것. ① 수다라修多羅(ⓢ sūtra) : 계경契經·법본法本이라 번역, 산문체의 경전. ② 기야祇夜(ⓢ geya) : 중송重頌·응송應頌이라 번역, 산문체 경문의 뒤에 그 내용을 운문으로 노래한 것. ③ 수기授記(ⓢ vyākaraṇa) : 경 중에 말한 뜻을 문답 해석하고, 또는 제자의 다음 세상에 날 곳을 예언한 것. ④ 가타伽陀(ⓢ gāthā) : 풍송諷頌·고기송孤起頌이라 번역, 사언四言·오언五言 또는 칠언七言의 운문. ⑤ 우타나優陀那(ⓢ udāna) : 무문자설無問自說이라 번역, 남이 묻지 않는데 부처님이 스스로 말씀하신 경.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⑥ 니타나尼陀那(ⓢ nidāna) : 연기緣起·인연因緣이라 번역, 경 중에서 부처님을 만나 법을 들은 인연 등을 말한 것. ⑦ 아파타나阿波陀那(ⓢ avadāna) : 비유라 번역, 경전 중에서 비유로써 은밀한 교리를 명백하게 한 곳. ⑧ 이제왈다가伊帝曰多伽(ⓢ itivṛttaka) : 본사本事라 번역, 부처님이나 제자들의 지난 세상 인연을 말한 곳. 사타가는 제함. ⑨ 사타가闍陀伽(ⓢ jātaka) : 본생本生이라 번역, 부처님 자신의 지난 세상에서 행하던 보살행을 말한 곳. ⑩ 비불략毘佛略(ⓢ vaipulya) : 방광方廣·방등方等이라 번역, 방정方正 광대한 진리를 말한 곳. ⑪ 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 adbhuta-dharma) : 미증유법未曾有法·희유법希有法이라 번역, 부처님이 여러 가지 신통력부사의神通力不思議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 것. ⑫ 우바제사優波提舍(ⓢ upadeśa) : 논의論議라 번역, 교법의 의리를 논의 문답한 것을 말한다.
  119. 119)향상일규向上一竅 : 위를 향하는 하나의 구멍.
  120. 120)성해性海 : 변하지 않는 진리나 청정한 본성을 바다에 비유한 말. 진리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
  121. 121)보현보살 : ⓢ Samantabhahra. 변길遍吉이라 번역. 문수사리보살과 함께 석가여래의 협사脇士로 유명한 보살. 문수보살이 여래의 왼편에서 모시고 여러 부처님들의 지덕智德·체덕體德을 맡음에 대하여 이 보살은 오른쪽에서 모시고 이덕理德·정덕定德·행덕行德을 맡았다. 또 문수보살과 같이 일체 보살의 으뜸이 되어 언제나 여래의 중생 제도하는 일을 돕고 드날린다.
  122. 122)소강절邵康節 : 소옹邵雍(1011~1077). 강절은 시호. 송宋나라 학자, 시인.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유교의 『易』을 발전시켜 특이한 수리철학數理哲學을 만들었다.
  123. 123)〈금등金縢〉 : 『書經』 「周書」의 편명. 주나라 무왕武王의 병이 위독해지자 그 아우인 주공周公이 병의 쾌유를 비는 책서策書, 곧 〈금등지서金縢之書〉’를 지어 태왕太王·왕계王季·문왕文王을 위한 세 개의 제단에 자신을 대신 죽게 해 달라고 하는 내용을 올려 마침내 무왕이 회복되었으며, 이후 무왕이 죽은 뒤 조카인 성왕成王을 보좌하던 주공이 아우인 관숙管叔 등에 의해 모함을 받고 동쪽으로 물러가게 되었는데, 관숙 등이 잡혀 죽은 후 성왕이 〈금등지서〉를 읽어 보고 주공의 진심을 알게 되어 더욱 존경하게 되자 재변인 벼락과 바람이 그치고, 다시 풍년이 들게 되었다. 그러므로 〈금등〉은 곧 위태로운 주나라 왕실을 지키고자 한 주공의 노력과 마음이 나타나 있는 편으로서, 신하 된 자가 임금의 병환의 회복을 빌거나 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냄을 비유한다.
  124. 124)왕망王莽 : B.C. 45~A.D. 23. 전한前漢 말의 정치가이며 ‘신新’ 왕조(8~24)의 건국자. 갖가지 권모술수를 써서 최초로 선양혁명禪讓革命에 의하여 전한의 황제 권력을 찬탈하였다.
  125. 125)가득하면 손해를~가르침을 드리웠습니다 : “가득하면 손해를~이익을 받는다(滿則招損。 而謙則受益。)”는 『서경』 「大禹謨」에 나오는 표현이다. 『주역』의 「地山謙卦」에서 “천도는 가득함을 덜고 겸손함을 더한다.(天道虧盈而益謙)”라고 한 부분이 관련된다.
  126. 126)동쪽 지역을 크게 살핀 것 : 『서경』 「洛誥」에 나오는 말.
  127. 127)초구楚丘 : 춘추전국시대 위나라는 제 환공의 도움을 받아 초구를 수도로 삼아 재건되었다.
  128. 128)창록蒼籙 : 창신蒼神의 부록符籙이니, 주周나라가 일어날 때의 길상吉祥을 말한 것이다. 창신은 고대 동방 칠수七宿의 총칭. 『春秋元命包』에서 “은나라 때 오성이 방에 모였다. 방이란 창신의 정精이니, 주나라가 이것에 의지하여 흥했다.(殷時五星聚於房。 房者蒼神之精。 周據而興。)”라고 했다.
  129. 129)마음이 성실했기 때문 : 위 문공을 찬양한 『시경』 〈定之方中〉에 나오는 표현이다.
  130. 130)후한後漢 때 청오자靑烏子가 풍수지리의 원전 격인 『靑烏經』을 저술하였다. 내용은 음양이법陰陽理法과 생기生氣와 산의 형상을 살펴 묘 터를 잘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31. 131)왕돈王敦은 진晉나라 왕도王導의 종형從兄으로 무제武帝의 딸 양성 공주襄城公主와 결혼했다. 원제元帝 때 강동江東을 진압하여 정남대장군征南大將軍이 되어 권력을 전횡하다가 드디어 무창武昌의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하였다. 난을 일으키기 전에 곽박에게 점을 치게 했더니, 곽박은 모반을 하면 큰 화를 당할 것이라 했고, 화가 난 왕돈이 곽박 자신의 수명에 대해 점 쳐보라 했더니, 오늘 대낮에 죽을 것이라 했다. 결국 왕돈은 부하를 시켜 곽박을 사살했다.
  132. 132)일행 선사一行禪師(673~727)의 속명은 장수張遂. 당나라 현종이 자문을 구하던 승려였다. 가물 때 비를 내리게도 하였는데, 현종이 사직의 운명에 대해 묻자 “임금 수레가 만 리 행차할 것(鑾輿有萬里之行)”이라 하였다. 현종은 이것이 길하다고 여겼으나 결국 안녹산安祿山의 난리 때 사천四川으로 피신하면서 이 구절의 의미를 깨달았다. 명황明皇은 현종의 별호.
  133. 133)자신에게서 나와 자신에게 돌아가고 : 증자曾子의 말로서, 『孟子』 「梁惠王」에 나온다.
  134. 134)진박陳搏 : 『宋史』에서는 진단陳摶이라고도 하였다. 872~989. 자는 도남圖南, 자호는 부요자扶搖子. 화산華山에 은거하였다. 송 태종이 희이 선생希夷先生이라는 칭호를 내려 주었다. 그의 선천도설先天圖說은 송나라 이학理學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무극도無極圖에 의거하여 주돈이周敦頤가 태극도太極圖를 만들었다.
  135. 135)한신韓信 : 한나라 초기 무장. 회음淮陰(江蘇省) 출생. 항량項梁과 항우項羽를 따랐지만 중용되지 못하고, 한왕漢王 유방劉邦에게 망명하여 한나라를 세우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다. 그러나 모반을 꾀한다는 고발에 초왕楚王에서 회음후淮陰侯로 강등되었고, 끝내 살해당했다.
  136. 136)장풍藏風 : 혈 주변의 산세가 혈을 중심으로 잘 감싸 주어 외부로부터 바람을 막아 혈의 기운을 잘 보호하는 것.
  137. 137)위재韋齋 : 주희朱熹의 부친 주송朱松의 호.
  138. 138)오해五害 : 장사지내지 않는 다섯 가지 산. 민둥산, 무너진 산, 돌산, 생기가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산(過山), 홑 산(獨山). 『錦囊經』.
  139. 139)경중원京仲遠 : 송나라 사람. 양만리楊萬里와 교류하였다.
  140. 140)양성재楊誠齋 : 양만리楊萬里(1127~1206). 자는 정수廷秀, 호는 성재誠齋. 시詩에 있어서 처음에는 강서파江西派를 배웠다가 후에 왕안석王安石과 만당晚唐의 시를 배워 신선한 ‘양성재 시체詩體’를 개발했다. 『誠齋集』이 있다.
  141. 141)천수산天壽山 : 북경 북쪽으로 30km 창평현昌平縣 북쪽에 있다. 명나라 황제 13능이 여기에 있다.
  142. 142)나는 도끼 모양을 따르겠다 : 『예기』 「檀弓」에 나오는 말. 도끼 모양은 ‘말갈기 같은 봉분(馬鬣封)’을 가리킨다고 『예기』에 기술되어 있는데, 유종원은 이 구절을 인용하면서 “도끼 모양은 옆은 좁고 칼날처럼 위로 길다.(斧形旁殺刃上而長)”라고 주를 달았다.
  143. 143)북망산北邙山 : 하남성河南省 낙양洛陽 북쪽에 있는 산. 후한後漢의 여러 능과 당송唐宋 때 명신名臣의 묘가 많다.
  144. 144)구원九原 : 현재 산서성山西省 운성시運城市 신강현新絳縣 북쪽에 있다.
  145. 145)추구芻狗 : 짚으로 만든 개. 제사에서 정중하게 쓰는데 제사가 끝나면 버리므로 ‘필요할 때 찾고 쓸 일이 없으면 버림, 가치 없이 된 물건’이라는 뜻으로 쓴다.
  146. 146)『홍낭경紅囊經』·『금낭경錦囊經』 : 『금낭경』은 곽박이 쓴 『장경』의 이칭. 『홍낭경』은 명나라 이삼소李三素가 쓴 『天機貫旨紅囊經』을 말한다. 이삼소는 강희강서의풍지리풍수종사康熙江西宜豐地理風水宗師. 이 책에 이정李禎(1376~1452)의 발문이 있다. 이정의 자는 창기昌祺로, 『永樂大典』을 찬수하는 데 참여하였다.
  147. 147)천괘天卦·지괘地卦 : 『象村稿』 「先天窺管」에 따르면, 북송 때 소옹邵雍의 『皇極經世書』의 이른바 천괘·지괘란 건곤을 나눈 것으로, 「夬卦」에서 「復卦」까지는 천괘, 「姤卦」에서 「복괘」까지는 지괘가 된다(經世書之所謂天卦地卦。 中分乾坤。 自夬至復爲天卦。 自姤至復爲地卦。)고 하였다.
  148. 148)등사 현무螣蛇玄武 : 등사는 하늘을 나는 뱀으로 중앙을 지키고, 현무는 북쪽을 지킨다. 둘 다 육신六神에 속하는데, 육신은 사주팔자의 길흉화복을 간명看命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행의 음양을 세분한 것이다.
  149. 149)38 : 묘지를 택하는 방법에 관한, 당나라 일행一行 선사가 쓴 38장將의 법.
  150. 150)도가 장차~폐해짐도 명이라고 : 이 구절은 『史記』 「仲尼弟子列傳」에 나온다.
  151. 151)복서卜筮 : 점. 거북 껍질이나 소뼈를 불에 태워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길흉을 헤아리는 것을 복, 서죽筮竹과 산가지(算木)를 이용하여 얻은 수로 헤아리는 것을 서라고 한다. 복은 은나라 때, 서는 주나라 때 유행했다.
  152. 152)공자가 배에~없음을 점쳤고 : 공자 제자 자공子貢이 밖으로 공부하러 간 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 않자 공자가 점을 쳤다. 정괘鼎卦를 얻었는데, 발이 없는 정鼎이었다. 제자들은 발이 없으니 자공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안회顔回는 미소를 지었다. 공자는 안회가 웃는 것은 자공이 돌아올 것이라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제자들이 안회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안회는 발이 없으니 배를 타고 올 것이라 했다. 남조南朝 양梁나라 예운殷芸의 『殷芸小說』.
  153. 153)군평君平은 성도成都에서 점쳤고 : 서한西漢의 엄준嚴遵(자는 君平)은 성도成都 시장에서 점을 쳐서 생계를 꾸렸는데, 매일 백 냥을 얻으면 생활하기에 충분하다며 문을 닫고 책을 읽으며 구차히 얻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漢書』 「王貢兩龔鮑傳序」.
  154. 154)일행一行은 스님인데~미루어 계산하였으니 : 일행 선사는 724년에 역법曆法 개편 작업을 시작하여 역법에 『易』의 형이상학을 결부시킨 『大衍曆』(52권)을 완성시켰다. 이 역법에 의하여 계산된 태음력은 그의 사후인 729년부터 전국에 배포되었다.
  155. 155)복사卜師가 거북점의~조짐을 살펴봄 : 『周禮』 「春官宗伯」의 구절 ‘卜師掌開龜之四兆’에서 ‘開’는 ‘점서를 꺼내 본다(開出其占書也)’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한漢나라 때 정현鄭玄이 주注를 달고, 당唐 가공언賈公彥이 소疏를 단 『周禮注疏』 참고.
  156. 156)태복太卜이 세~법을 관장하였으니 : 『주례』 「春官宗伯」의 구절. 네 조짐은 방조方兆, 공조功兆, 의조義兆, 궁조弓兆, 세 조짐은 옥조玉兆, 와조瓦兆, 원조原兆이다.
  157. 157)49가지 : 『주역』에서 산가지가 50개인데 먼저 그중에 하나를 빼어 태극이라 하여 구별하고, 나머지 49개를 두 손에 나눠 잡고 점을 친다.
  158. 158)신을 궁구하고 조화를 안다(窮神知化) : 『周易』 「繫辭」에 나오는 말.
  159. 159)오묘한 것들의~현묘함을 찾고 : 『道德經』 1장에서 “현묘한 중에서도 더욱 현묘하니 오묘한 것들의 문이다.(玄之又玄。 衆妙之門。)”라고 하였다.
  160. 160)큰 바탕(太素) : 『列子』 「天瑞」에서 “태소란 바탕의 시작이다.(太素者。 質之始。)”라고 하였다.
  161. 161)방方·공功·의義·궁弓과 옥玉·와瓦·원原 : 이들은 앞서 나온 거북점의 조짐 이름이다. 『周禮注疏』에 따르면, 방·공·의·궁의 뜻은 알 수 없고, 옥·와·원은 거북 껍질의 갈라지는 모양이 옥·기와·들밭(原田)과 같음을 표시한 것이다. 두자춘杜子春은 옥조玉兆는 전욱顓頊의 조짐이고, 와조瓦兆는 요堯의 조짐이고, 원조原兆는 주나라의 조짐이라고 했다.
  162. 162)국청사國淸寺 : 절강성浙江省 태주시台州市 천태현天台縣 불하령佛霞岺의 동북쪽에 있는, 천태종의 본산이라 일컬어지는 사찰. 개성에 있는 동일 명의 사찰은 의천義天이 이곳에서 천태교학 강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이다.
  163. 163)사賜 : 공자 제자 자공子貢의 이름이 단목사端木賜이다.
  164. 164)쇠는 짧고~길다(金短木長)는 설說 : 겨울철에 소옹邵雍(자는 康節)이 유시酉時에 화로를 끼고 앉아 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 한 번 낮은 소리가 나고, 이어서 다섯 번 낮은 소리가 나더니, 물건을 빌려 달라고 하였다. 강절은 아들에게 무엇을 빌리러 온 것인지 추측해 보라고 했다. 처음의 한 소리는 건乾에 속하여 상괘上卦가 되고, 뒤의 다섯 소리는 손巽에 속하여 하괘下卦가 된다. 유시酉時는 10으로 동효動爻이니 ‘(1+5+10)÷6’은 2와 나머지 4가 된다. 그래서 대성괘大成卦는 천풍구天風垢가 된다. 구사효九四爻가 움직이매 손괘巽卦는 목木이 되고, 호괘互卦(卦象만으로 설명이 부족할 때 내효괘, 즉 2효부터 4효까지와, 외효괘, 즉 3효부터 5효까지의 象을 취하여 보충하는 것) 중건重乾을 보고, 괘를 써서 또 건乾이 된다. 괘상卦象에서 세 개 건괘乾卦는 금金에 속하고, 두 개 손괘巽卦는 목에 속한다. 그러므로 빌리러 온 물건은 금속 목기木器일 것이다. 그리고 괘의 이치에 있어서 금속물金屬物은 일반적으로 짧고, 목제물木制物은 일반적으로 길다. 강절의 아들은 그러므로 빌리러 온 물건은 호미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강절은 호미가 아니라 도끼가 틀림없다고 했다. 괘상으로 추론하면 도끼든 호미든 타당하지만 괘의 이치로 추측해 보면 겨울철 밤에 호미가 무슨 소용인가, 당연히 땔감을 쪼개는 데 쓰는 도끼가 합당하다는 것이다.
  165. 165)여자는 솥의~경계해야 한다 : 솥의 발이 부러지면 솥에 있던 내용물이 쏟아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주역』 「鼎卦」 구사효九四爻의 “솥의 다리가 부러져서 수라상의 음식이 쏟아지니, 부끄러워 얼굴에 땀이 흥건하다. 나쁜 결과가 올 것이다.(鼎折足。 覆公餗。 其形渥。 凶。)”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166. 166)천진교天津橋를 거닐다~등용하리라고 탄식했다 : 소옹邵雍이 밤중에 낙양洛陽의 천진교를 거닐다 때 아닌 두견새 울음을 듣고, 봄기운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법인데 두견새가 우는 것으로 보아 남방 태생인 왕안석王安石이 득세하여 천하가 혼란할 것이라 예언했다 한다.
  167. 167)낙읍洛邑을 먹어 들어갔기 때문이니 : ‘낙읍을 먹어 들어간다(惟洛食)’라는 구절은 『서경』 「洛誥」에 나오는 말. 윤휴尹鑴의 『白湖全書』 「雜著」 〈讀尙書〉의 “하수河水를 앞으로 하고 제수濟水를 뒤로 하여 진유溱洧를 먹는다.”라는 말과 같으며, 낙읍에 가깝다는 뜻이라고 했다.
  168. 168)삼명三命 : 세 가지 운명. 곧 명대로 복을 누림과 착한 일을 해도 해害를 입음, 그리고 선악 간에 마땅한 갚음을 받는 것의 세 가지.
  169. 169)이 구절과 아래 인용 구절은 『寶藏論』에 나온다.
  170. 170)금단 옥액金丹玉液 : 금단은 도사道士가 정련한 황금의 정精으로 만든 환약. 먹으면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신선이 된다고 하는 영약靈藥. 옥액은 옥에서 나는 즙. 마시면 오래 산다고 하여 도가에서는 선약으로 친다.
  171. 171)여재呂才 : 606~665. 당나라 철학가. 본문의 말은 『舊唐書』 「呂才傳」에 나온다.
  172. 172)장평長平에서 구덩이에 묻힌 군졸들 : 장평은 산서성山西省 고평시高平市 서북西北에 있는 마을. 『史記』 「白起王翦列傳」에 따르면, 조趙나라 장수 조괄趙括이 진秦나라 무안군武安君 백기白起에게 패하였는데, 백기는 항복한 조나라 군졸 40만 명을 모두 구덩이에 파묻어 죽였다고 한다.
  173. 173)삼형三刑 : 십이지十二支를 사방에 세 개씩 배치하여 형살刑殺을 따지는 것. 사巳·유酉·축丑은 서방에, 인寅·오午·술戌은 남방에, 해亥·묘卯·미未는 동방에, 신申·자子·진辰은 북방에 형이 있다고 한다.
  174. 174)육합六合 : 월건月建과 일신日辰의 지지地支가 상합하는 길일. 자子는 축丑과 합하고, 인寅은 해亥와 합하고, 묘卯는 술戌과 합하고, 진辰은 유酉와 합하고, 사巳는 신申과 합하고, 오午는 미未와 합하니, 이를 육합이라 한다.
  175. 175)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 김조순金祖淳(1765~1832). 본관은 안동, 초명은 낙순洛淳, 자는 사원士源, 호는 풍고楓皐. 순조의 장인으로 영의정 창집昌集의 4대손이며 아버지는 부사 이중履中이다. 딸이 순조의 비 순원왕후純元王后로 봉해지자 영돈녕부사領敦寧府事로 영안 부원군에 봉해졌다. 어릴 때부터 기량과 식견이 뛰어났으며 성격이 곧고 밝아서 정조의 사랑을 받고 왕세자의 보도輔導를 맡았고, 국구國舅가 된 뒤로는 왕을 보필하여 군덕君德을 함양시키는 일에 진력하였다. 문장이 뛰어나 초계문신이 되었고 많은 저술을 남겼으며, 죽화竹畫도 잘 그렸다. 저서로 『楓皐集』이 있다.
  176. 176)현암玄巖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현방리. 이곳에 1833년에 지방 유림의 건의로 김조순을 기리는 서원을 세웠고, ‘현암’이라 사액賜額되었다.
  177. 177)영원사靈源寺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송말리 원적산圓寂山에 있는 사찰. 신라 선덕여왕 7년(638)에 창건되었다. 이후 몇 차례 중창되었으며 한때 폐허가 되었던 것을 1825년(순조 25) 치감致鑑이 김조순의 시주를 받아 중창하면서 절 이름을 현재의 영원사로 바꿨다.
  178. 178)개사開士 : 보살 또는 고승을 달리 이르는 말. 법을 열어 중생을 성불成佛할 수 있는 길로 인도하는 사부라는 뜻이다.
  179. 179)빈도貧道 : 자신의 도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승려가 스스로를 일컫는 겸사.
  180. 180)왕순王珣 : 349~400. 자字는 원림元琳, 어릴 때 소자小字는 법호法護. 동진東晉의 저명한 서법가書法家 왕도王導의 손자이자 왕희지王羲之의 조카.
  181. 181)진晋나라 태복경太僕卿~않음이 없습니다 : 당唐의 법림法琳이 지은 『辯正論』 권3에서 발췌한 것이다.
  182. 182)총림叢林 :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 여기서는 불교계 전반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183. 183)문방門榜 : 도량을 세우고 방을 걸어 제시하는 글인 ‘도량방’ 가운데 신어神馭(신주, 위판)를 맞이하는 내용을 말한다. 이유원李裕元(1814~1888)의 『林下筆記』 참조.
  184. 184)기타祗陁 : 기타祇陀. ⓢ Jeta, Jeṭr. 인도 사위성 바사닉왕의 태자 이름. 자기 소유의 수풀, 기타림祇陀林을 석존에게 바친 일로 유명하다.
  185. 185)견고림堅固林 : 사라림娑羅林. 사라(ⓢ slavṛkṣa)는 겨울철에도 시들지 않아서 ‘견고’라 한다. 『翻譯名義集』 참고. 부처님이 구이성拘夷城 역사생지力士生地 희련하熙連河 옆의 견고림 한 쌍의 나무들 사이에서 열반하셨다고 한다.
  186. 186)사위성舍衛城 옆에는~거꾸러져 있네 : 이 문장은 「集古今佛道論衡序」에 나온다.
  187. 187)법류法流를 열어~혼미함을 비추네 : 이 문장은 『辨正論』 권2에 나오는데 ‘開法流’가 ‘鏡法流’로 되어 있다.
  188. 188)안도安道 : 대규戴逵(326~396)의 자字. 동진東晉의 저명한 미술가이자 음악가.
  189. 189)원적圓寂 : 원만圓滿 구족한 적멸寂滅. 모든 번뇌를 완전히 소멸한 열반의 상태. 승려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190. 190)감실龕室 : 불상을 모시는 방이 있는 탑.
  191. 191)크고 넓음을~바람에 흔들리네 : 이 문장은 『변정론』 권 3에 나오는데 순서와 표현이 조금 다르다. “乃開拓規摹。 備加輪煥。 七重周亘。 百栱相持。 龕室高竦。 欄宇連袤。 金盤捧雲表之露。 寶鐸搖天上之風。”
  192. 192)길조吉鳥가 날아~광명으로 비추도다 : 이 문장도 『변정론』 권3에 나오는데 순서와 표현이 조금 다르다. “照淨土於神光。 開化佛於圓影。”
  193. 193)우리 주상~경사를 내리소서 : 태양으로 나아가고 구름을 바라본다는 것은 임금을 사모함을 가리킨다. 『史記』 「五帝本紀」에 “제요帝堯는 방훈放勳인데, 인자함이 하늘 같고 지혜가 신 같아 나아가매 태양 같고, 바라보매 구름 같다.(帝堯者放勳。 其仁如天。 其知如神。 就之如日。 望之如雲。)”라고 하였다.
  194. 194)왕비 전하 : 순원왕후純元王后(1789~1857)를 가리킨다. 김조순의 딸.
  195. 195)옥청玉淸 : 신선이 사는 세 궁전인 삼청三淸의 하나. 나머지는 태청太淸과 상청上淸.
  196. 196)문손文孫 : 임금의 자손. 『書經』 「立政」의 ‘文子文孫’에서 나온 말이다.
  197. 197)세자 저하 : 효명세자孝明世子(1809~1830)를 가리킨다. 1812년에 왕세자에 책봉되었고, 1827년에 대리청정代理聽政을 하여 치적에 힘썼으나 4년 만에 죽었다.
  198. 198)능히 성숙하시고(克岐) : 『시경』 「大雅」 〈生民〉 “태어나 기어다니매 능히 성숙하시니(誕實匍匐。 克岐克嶷。)”에서 나온 말이다.
  199. 199)육수六修 : 육예六藝 닦음을 가리키는 듯하다. 육예는 군자가 익혀야 할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이다.
  200. 200)구기九旗 : 휘호徽號나 등급의 다름을 표시하기 위한 아홉 종류의 깃발로, 상常, 기旂, 전旜, 물物, 기旗, 여旟, 조旐, 수旞, 정旌 등을 말한다.
  201. 201)구변九辯 : 춘추시대 초나라 왕족 출신인 굴원屈原의 제자로서 초나라의 궁정 시인인 송옥宋玉은 스승 굴원에 대한 동정심과 왕에 대한 억울한 마음을 『楚辭』에 수록된 「九辯」에 나타냈다. 여기서는 충성심을 나타내는 뜻을 쓴 듯하다. 또는 보살들이 특별히 지니는 아홉 가지 변재辯才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무차변無差辯, 무진변無盡辯, 상속변相續辯, 부단변不斷辯, 불겁약변不怯弱辯, 불경포변不驚怖辯, 불공여변不共餘辯, 무변제변無邊際辯, 일체천인소애중변一切天人所愛重辯이다.
  202. 202)팔능八能 : 음양과 율력과 오음五音 등을 잘 조화시키는 능력. 『後漢書』 「儀禮志」에서 “팔능을 잘하는 여덟 명에게 황종黃鍾의 율간우律間竽를 불거나 황종黃鍾의 종을 치거나 음양을 가늠(度晷景)하게 하였다.”라고 했고, 『樂府詩集』 「郊廟歌辭」 〈高明樂〉에서 “인물은 팔능을 갖추고, 음악은 팔변八變에 부합하다.”라고 했다.
  203. 203)오화五花의 판判 : 오화는 중서사인中書舍人의 별칭. 당唐나라 때 최고 정치 기관인 중서성中書省에 중대사가 있으면, 중서사인들이 각각 소견을 적어서 제출하였는데, 그것을 오화판사五花判事라 하였다. 『職林』.
  204. 204)봉황지鳳凰池 : 중서성中書省의 별칭. 옥당玉堂, 봉지鳳池.
  205. 205)추로鄒魯 : 추鄒는 맹자孟子의 출생지, 노魯는 공자孔子의 출생지.
  206. 206)이주二周 : 동주東周와 서주西周. 기원전 770년에 주 평왕周平王이 동쪽으로 옮긴 후 낙양洛陽으로 천도한 것을 동주라 하고, 그 이전 풍호豐鎬를 도읍으로 했던 시기를 서주라 한다. 그런데 주 평왕이 낙양으로 옮긴 후 주 고왕周考王 때까지를 약소한 동주 가운데 서주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207. 207)임치臨淄 : 산동성山東省 광요현廣饒縣 남부에 있던 도시. 서주西周 시대에 제 헌공齊獻公이 기원전 859년 박고薄姑로부터 이곳으로 천도遷都한 뒤 기원전 3세기 말 제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도읍으로 번영하였다.
  208. 208)도道가 융성한~모두 칭송하도다 : 이 문장은 「낙빈왕이 제주 부로들을 위해 봉선에 참석하는 것을 청한 글(駱賓王爲齊州父老請陪封禪文)」에 나오는데 표현이 조금 다르다. “是知道隆光澤。 既輯玉於雲台。 業紹禋宗。 必塗金於日觀……然而鄒金魯舊邦。 臨淄遺俗。 俱沐二周之化。 咸稱一變之封。” 낙빈왕은 당나라 초기의 시인이다.
  209. 209)삼유三有 : 중생의 세 가지 생존 상태. 욕유欲有는 탐욕이 들끓는 욕계의 생존. 색유色有는 탐욕에서는 벗어났으나 아직 형상에 얽매여 있는 색계의 생존. 무색유無色有는 형상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무색계의 생존이다.
  210. 210)육도六途 : 지옥, 아귀, 축생, 수라, 하늘, 인간 세상.
  211. 211)사은四恩 : 국왕, 부모, 중생, 삼보三寶의 은혜.
  212. 212)구양歐陽 문충공文忠公 : 구양수歐陽修(1007~1072). 문충공은 시호. 송나라의 정치가 겸 문인. 한림원 학사翰林院學士 등의 관직을 거쳐 태자 소사太子少師가 되었다. 송나라 초기의 미문조美文調 시문인 서곤체西崑體를 개혁하였고, 당나라의 한유를 모범으로 하는 시문을 지었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었으며,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213. 213)태고太古 : 1301∼1382. 고려 말기의 승려. 본관은 충청도 홍주洪州, 속성은 홍씨洪氏. 첫 법명은 보허普虛, 태고는 호. 법명은 보우普愚이다.
  214. 214)소요逍遙 : 1562∼1649. 조선 중기의 승려. 성은 오씨吳氏. 소요는 호. 법명은 태능太能. 전라남도 담양 출신. 서산 대사 휴정休靜의 전법 제자傳法弟子.
  215. 215)진묵震默 : 1562∼1633. 조선 중기의 승려. 진묵은 호. 법명은 일옥一玉. 출생지는 전라도 만경현 불거촌이다.
  216. 216)규장珪璋 : 옥으로 만든 귀중한 그릇 또는 예식 때 장식으로 쓰는 구슬이라는 뜻으로, 훌륭한 인품을 이른다.
  217. 217)명당明堂과 곡대曲臺 : 명당은 천자가 제후를 조회하는 당이다. 명당에서 조회하는 서열 및 제사에 사용되는 기물, 음악 등을 기록한 것이 『예기』 「明堂位」 편이다. 곡대는 한나라 천자의 사궁射宮인데, 후창后蒼이 거기에서 『禮經』을 편찬, 교정하였다.
  218. 218)좌구명左丘明·자하子夏·한유韓愈·맹교孟郊 : 좌구명은 춘추시대 노나라 학자로서 『춘추좌씨전』과 『國語』의 지은이로 알려졌다. 자하는 공자의 제자로서 시와 예에 통하였으며, 공자의 『춘추』를 전하여 『公羊傳』과 『穀梁傳』의 원류를 이루었다. 한유는 당나라 문학가로서 문체 개혁을 선도하였다. 맹교는 당나라 시인인데 한유의 주장에 동조하여 외면적인 고풍古風 속에 예리하고 창의적인 감정과 사상을 담아냈다.
  219. 219)엄중淹中과 직하稷下 : 엄중은 노나라 마을 이름으로, 일례逸禮 39편이 출토되었다. 일례는 『儀禮』 17편 이외에 고문古文의 『禮經』을 말한다. 직하는 전국시대 제나라 도읍인 임치臨淄의 직문稷門 아래에 있었던 학궁學宮을 가리킨다. 제자백가들이 모여들어 학문의 꽃을 피웠다.
  220. 220)삼청 삼통三淸三洞 : 삼청이란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을 말한다. 이 셋은 도교의 36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원시천존元始天尊이 옥청, 영보천존靈寶天尊이 상청, 도덕천존道德天尊이 태청을 주관한다. 삼통이란 통진洞眞, 통현洞玄, 통신洞神이라 하여 불교의 경율론 삼장처럼 도장경道藏經을 분류하고 이를 합칭한 것이다. 현묘함을 통달함에 셋이 있음을 말한다. 『雲笈七簽』 참조.
  221. 221)구부 구선九府九仙 : 삼청에 해당하는 태청太淸의 세계에 구선九仙이 있고, 상청上淸의 세계에 구진九眞이 있으며, 옥청玉淸의 세계에 구성九聖이 있어 모두 27위位라 한다.
  222. 222)영보 도명靈寶度命 : 『太上洞玄靈寶轉神度命經』 이외 비슷한 제명의 책들이 있다. 조선시대 도류道流를 뽑기 위한 시험과목 중 ‘독讀’은 『영보경』으로 했다고 『경국대전』에 전한다.
  223. 223)삼청 삼통三淸三洞의~영보 도명靈寶度命 의식 : 「辯正論序」에서 가져온 표현이다.
  224. 224)용궁 바다에~둔 보물 : 현세의 불법이 유행하지 않게 될 때에는 용왕이 용궁에서 경전을 수호한다고 한다.
  225. 225)문원文苑의 한림翰林 : 문원은 예문관의 별칭이고, 한림은 예문관藝文館 검열檢閱의 별칭이다.
  226. 226)황상黃裳 : 『주역』 「坤卦」 육오六五에 “그 덕이 황색 치마와 같으니, 크게 선하여 길하다.(黃裳元吉)”라는 말이 나온다. 노란색은 왕을 가리키나 치마이므로 왕 다음의 실권자를 가리킨다.
  227. 227)산도山濤 : 진晉나라 사람으로서 이부 상서吏部尙書가 되어 좋은 인물을 많이 등용하였다.
  228. 228)조무趙武 : 진晉 헌문자獻文子 조무의 새집이 준공되자 대부들이 가서 축하하였다. 그 자리에서 장로가 말하기를, “규모가 크고 화려하여 아름답도다. 여기에서 노래하고 여기에서 곡읍을 하고, 여기에서 국빈과 종족을 모아 즐기리로다.(美哉輪焉。 美哉奐焉。 歌於斯。 哭於斯。 聚國族於斯。)”라고 하니, 헌문자가 장로의 말을 되풀이하면서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자, 군자들이 축사와 답사를 모두 잘했다고 칭찬하였다. 『예기』 「檀弓」.
  229. 229)영사靈蛇의 구슬을~옥玉을 찼습니다 : 이 구절은 삼국시대 위魏나라 조식曹植의 「양덕조에게 보낸 편지(與楊德祖書)」 중 “사람마다 말하길 영사의 구슬을 갖고 있다 하고, 집집마다 형산의 옥을 지니고 있다 말합니다.(人人自謂握靈蛇之珠。 家家自謂抱荊山之玉。)”라는 구절을 차용한 것이다. 영사의 구슬이란, 『淮南子』 「覽冥訓」에서 “수후隋侯가 창자 끊긴 뱀을 보고 약을 발라 주었더니, 뒷날 이 뱀이 강 속에서 큰 주옥을 물고 나와서 은혜를 갚았다.”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좀처럼 얻기 어려운 보물로, 문인에게는 훌륭한 문장을 뜻한다. 형산은 보배 옥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며, 화씨벽和氏璧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형산의 옥 역시 진귀한 것을 뜻한다.
  230. 230)중관中觀 : 유가유식瑜伽唯識과 함께 인도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2대 사상으로 불린다. 2세기에서 3세기에 걸쳐 활약했던 용수龍樹가 『中論頌』과 기타 저작을 내어 원시불교의 근본사상인 연기설緣起說을 공空의 입장에서 심화시켜 철학적 기초를 세웠다.
  231. 231)십이인연 : 생로병사라는 사고四苦로 표현되는 우리들 존재는 무명無明에서 시작해서 노사老死로 끝나는 다음과 같은 열두 종류의 계기에 의해서 성립한다고 보는 인과 법칙이다. 무명無明→행行→식識→명색名色→육처六處→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生→노사老死.
  232. 232)『기신론起信論』과 『백론百論』 : 『기신론』은 마명馬鳴(ⓢ Aśvaghoṣa)이 저술했다고 하거나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내용은 인간의 마음(衆生心)이란 공간적으로는 전 세계를 인식의 내용으로 하고, 시간적으로는 영원한 과거로부터의 역사를 포함하면서 무한한 미래를 개척하며, 망상妄想과 깨달음의 두 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으니, 이 마음의 위대성을 대승大乘이라고 하는데, 이 마음을 수행함으로써 망상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론』은 용수龍樹(ⓢ Nagarjuna)의 제자인 제바提婆(ⓢ deva)가 지은 책이다. 외도의 좋지 못함을 말하고,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옳은 것을 설파했다.
  233. 233)오래도록 중관中觀과~『백론百論』을 공부하여 : 이 구절은 「辯正論序」의 “加以舊習中觀。 少蘊法華。”를 변용한 것이다.
  234. 234)마명馬鳴과 용수龍樹 : 마명은 중인도 마가다 사람으로 불멸 후 6백 년경에 출세한 대승의 논사論師이다. 본래 외도의 집에 나서 논의를 잘하며 불법을 헐뜯었으나 협존자脇尊者(일설에는 富那奢)와 토론을 벌여 설복당하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북쪽의 월지국으로 들어가 임금의 보호를 받으며 대승불교를 선전하였다 하여 그를 대승불교의 시조라고 한다. 용수는 마명의 뒤에 출세하여 대승법문을 성대히 선양하니, 대승불교가 그로부터 발흥하였으므로 후세에는 그를 제2의 석가, 8종宗의 조사 등으로 일컫는다.
  235. 235)『화엄론華嚴論』 : 당나라 때 이통현李通玄이 쓴 『新華嚴經論』.
  236. 236)옛날 융주隆州~그을렸다고 합니다 : 이 이야기는 『法苑珠林』 등에 나온다.
  237. 237)십계十界 : 불계佛界·보살계菩薩界·연각계緣覺界·성문계聲聞界(이상은 깨달은 세계), 천상계天上界·인간계人間界·수라계修羅界·축생계畜生界·아귀계餓鬼界·지옥계地獄界(이상은 미혹한 세계) 등이다.
  238. 238)팔부八部 : 불법을 수호하는 천天, 용龍, 아수라阿修羅, 야차夜叉 등 여덟 종류의 신장神將.
  239. 239)삼륜三輪 : 중생을 위해 몸과 뜻과 말로 행하는 세 가지 활동. 윤輪은 전륜성왕이 윤보輪寶를 굴려 모든 장애를 부수듯 중생의 번뇌를 부순다는 뜻이다.
  240. 240)통적通籍 : 문적門籍이나 명패名牌에 성명과 연령 등을 적어 궁문宮門의 출입을 허가해 주던 일. 관적官籍에 오름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본적本籍의 의미로 쓴 듯하다.
  241. 241)적량공狄梁公 : 당나라의 명재상인 적인걸狄仁傑. 적인걸이 사후에 양국공梁国公에 봉해졌기 때문에 얻게 된 칭호. 적인걸이 하양河陽에 어버이를 남겨 두고 병주幷州로 벼슬살이를 나가다가 태항산太行山에 올라 흰 구름이 외롭게 나는 것을 바라보고 고향에 계신 부모를 그리워한 일이 있다. 『舊唐書』 권89 「狄仁傑列傳」.
  242. 242)대애도大愛道 : ⓢ mahāprajāpatī. 싯다르타의 어머니 마야(māyā)의 여동생. 마야가 싯다르타를 낳은 지 7일 만에 세상을 떠나자 그를 양육하였다.
  243. 243)의수意樹 : 사람의 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나무에 따라 좋은 열매가 열리기도 하고 나쁜 열매가 열리기도 하듯이, 사람의 마음에 따라 좋은 인과응보를 얻기도 하고 나쁜 인과응보를 받기도 한다는 뜻이다.
  244. 244)용암龍岩 : 1783~1841. 율봉 청고栗峰靑杲의 법손法孫. 저자인 공여 대사의 스승.
  245. 245)사리闍黎 : 제자의 품행을 규정糾正하는 일을 하거나 일반 승려들에게 덕행을 가르치는 승려를 높여 부르는 말. 본래 ⓢ Ācārya로서, ‘아사리阿闍梨’라고 음역하였는데, ‘사려闍黎, 사리闍利, 사리闍梨’로 줄여서 표기하기도 하며, ‘궤범軌範’ 또는 ‘정행正行’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246. 246)작로鵲爐 : 작미로鵲尾爐. 자루가 긴 향로를 말한다. 남조南朝의 제齊나라 왕염王琰의 『冥祥記』에, 비숭선費崇先이 경전을 들을 때마다 작미鵲尾 향로를 무릎 앞에 놓았다는 말이 있다.
  247. 247)굴窟에 상왕象王이~길조 나타났도다 : 최치원崔致遠의 「新羅迦耶山海印寺善安住院壁記」를 인용한 것이다. 최치원의 글은 다음과 같다. “觀其鯨杵騰雷。 鵲爐飛靄。 仰三尊而有裕。 顧四衆以無譁。 窟現象王。 緩擧象王之步。 座升師子。 高揚師子之音。”
  248. 248)삼변정토三變淨土 : 시방의 분신分身 제불諸佛을 모으기 위하여 부처님께서 세 번 국토를 청정히 하는 의식으로 나타난 것. 『법화경』 「見寶塔品」 제11.
  249. 249)팔구八區 : 팔방의 구역. 곧 온 천하.
  250. 250)팔인 팔지八忍八智 : 견도見道에 들어가 사성제四聖諦를 관하여 이룬 무루의 법인 법진法忍法智. 이것을 16심心이라 한다. 유식종에서는 16심을 모두 견도라 하고, 구사종에서는 앞의 15심은 견도, 뒤의 1심을 수도修道라 한다. 고법인苦法忍·고법지苦法智·고류인苦類忍·고류지苦類智·집법인集法忍·집법지集法智·집류인集類忍·집류지集類智·멸법인滅法忍·멸법지滅法智·멸류인滅類忍·멸류지滅類智·도법인道法忍·도법지道法智·도류인道類忍·도류지道類智.
  251. 251)팔고八苦 : 중생들이 받는 여덟 가지 괴로움. 곧 생고生苦·노고老苦·병고病苦·사고死苦·애별리고愛別離苦·원증회고怨憎會苦·구부득고求不得苦·오음성고五陰盛苦를 가리킨다.
  252. 252)마하연摩訶衍 : 여기서는 암자 이름인데, 본래 ⓢ mahā-yāna의 음사로 뜻은 대승大乘이다.
  253. 253)선나禪那 : ⓢ dhyāna의 음사. 정定·정려靜慮·사유수思惟修라 번역.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은 상태.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254. 254)칠불七佛 : 과거에 나타난 일곱 부처. 비바시불毘婆尸佛, 시기불尸棄佛, 비사부불毘舍浮佛, 구류손불拘留孫佛, 구나함불拘那含佛, 가섭불迦葉佛,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255. 255)법기法起 : ⓢ Dharmogata. 담무갈曇無竭. 금강산에 상주하며 설법을 한다는 보살. 『화엄경』 「菩薩住處品」.
  256. 256)지혜의 문이~자취를 감추도다 : 이 문장은 당唐 경주 자사慶州刺史 위정魏靜이 찬술한 「禪宗永嘉集序」에서 발췌한 것이다.
  257. 257)색이 아니로되~능하여 마음이라 : 이 문장은 「辯正論序」에서 발췌한 것이다.
  258. 258)빛을 발함이~파도 넘실대누나 : 이 문장은 「선종영가집서」에서 발췌한 것이다.
  259. 259)발우 속의 호랑이 달아났네 : 세존世尊께서 우루빈라優樓頻螺 가섭迦葉의 석실石室에 들어가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자 그곳에 있는 독룡毒龍이 견디지 못하고 발우로 피신하였다. 『大藏一覽』 「度生品」. 제齊나라 승려 혜조慧稠가 회주懷州 왕옥산王屋山에 있을 때 호랑이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는 석장으로 말렸다고 한다. 석장해호錫杖解虎. 『續高僧傳』.
  260. 260)김원량金元良이 오지~열 것인가? : 김원량은 신라 원성왕元聖王의 모친인 소문왕후昭文王后의 큰 외숙이요 원성왕의 왕비 숙정왕후肅貞王后의 외조外祖로서 파진찬을 지낸 인물. 김원량이 건물을 희사하였는데 주변 경관 중에 고니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사원의 이름을 곡사鵠寺라 하였다는 기록이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竝序」에 보인다.
  261. 261)호암虎岩과 청봉靑峰 : 호암은 호암 체정虎巖體淨(1687~1748)으로 청허 휴정 대사(1520~1604)의 5세, 청봉은 그 제자인 청봉 거안靑峰巨岸이다.
  262. 262)재조지은再造之恩 : 죄를 지어 형벌에 처해질 사람의 죄를 사면하여 구원한 은혜.
  263. 263)내원㮈園의 전공前功 : 신라시대 김원량金元良이 예전에 저택을 희사하여 곡사鵠寺를 세운 공덕을 말한다. 내원은 내녀㮈女의 동산이라는 말인데, ⓢ āmra의 의역으로, 암몰라원菴沒羅園으로 음역된다. 내수㮈樹에서 출생했기 때문에 내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하는데, 뒤에 마갈다국摩竭陀國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왕비가 되었으며, 양의良醫 기바耆婆를 낳았다고 한다. 그 동산은 중인도 폐사리吠舍釐(Vaiśālī) 성 부근에 있었으며, 내녀가 불타에게 바치자 불타가 이곳에서 『유마경』을 설했다고 한다. 김원량이 신라 왕실의 외척이기 때문에 고운이 왕비인 내녀의 고사를 인용하여 이렇게 비유한 것이다. 『出曜經』 권3, 『四分律』 권39.
  264. 264)단계檀溪의 숙원宿願을~손상하지 않으려고 : 이 문장은 최치원의 「대숭복사비명병서」에 보인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협주가 달려 있다. 단계의 숙원에 대하여는 “양 무제가 나무를 베어 단계에 가라앉혀 두고 띠를 언덕처럼 쌓고서는 발원하기를, 일이 이루어지면 이 재목으로 가람을 짓겠다고 하여 마침내 뜻대로 되었다.(梁武帝伐竹木沈檀溪。 積茅如岡阜。 立願云。 事若成。 則當以此材建立伽藍。 竟得如意。)”라고 하였고, 내원의 전공에 대하여는 “서역에 가운데가 빈 내수가 있는데 여자가 가운데서 나왔기에 왕이 취하여 왕비로 삼고, 그 땅에 사찰을 세워 내원이라 하였다.(西域有中虛㮏樹。 女子從中而出。 王取而爲后。 建寺於其地。 號㮏苑。)”라고 하였다.
  265. 265)소현정서昭玄精署 : 북위北魏 소현사昭玄寺. 불교 사무를 관리하는 기구로 대통大統과 통統을 장관으로 하였다.
  266. 266)지율진문持律眞門에서 특출한~승상僧象을 뽑았도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를 변용한 것이다. “이에 건례 선문建禮仙門에서 특출한 인재들을 발탁했고, 소현정서에서 출중한 승려들을 뽑았다.(爰用擇人龍於建禮仙門。 擧僧象於昭玄精署。)” 협주에서 “마급馬岌이 송섬을 ‘인중지룡人中之龍’이라 했다.”라고 했고, 건례는 마힐摩詰의 시에 나오는데, 예조禮曹의 문을 가리킨다 했고, 소현정서는 지율원持律院이라 했다. 건례 선문을 여기서는 불교적 명칭으로 바꾸었다.
  267. 267)원거鶢鶋 : ‘원거爰居’라고도 한다. 봉황과 비슷한 바다 새 이름. “바다 새 원거가 노나라 동문 밖에 3일 동안 머무르자 장문중이 사람들에게 제사 지내게 하였으니, 새인 줄 모르고 신이라 여겼던 것이다.(海鳥爰居。 止魯東門外三日。 臧文仲使國人祭之。 不知其鳥。 以爲神也。)”라는 기록이 『左傳』에 있다.
  268. 268)날짜를 헤아려서~규모를 펼치는도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에 있는 “그러고는 별을 점치고 날을 헤아려 웅장한 규모의 공사를 널리 시행하면서 진흙을 이기고 쇳물을 부으며 다투어 묘한 솜씨를 보여 주었다.(於是占星揆日。 廣拓宏規。 合土範金。 爭呈妙技。)”라는 문장을 변용한 것이다. ‘날짜를 헤아려’ 구절에 “『시경』 〈정지방중〉에 ‘날짜를 헤아리네’라 하였으니, 초나라 궁전을 짓는 일이다.(詩云。 定之方中。 揆之以日。 乃作楚宮之事也。)”라고 하였다.
  269. 269)수倕의 재목과~가파르게 설치하였도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에 있는 “눈처럼 하얀 사닥다리는 수倕가 재목을 아슬아슬하게 설치한 것 같고, 서리처럼 하얀 흙벽은 노獿가 백악白堊(흰 흙)에 향을 버무려서 바른 것 같다.(雪梯而倕材架險。 霜塗而▼(獿-犭+忄)堊黏香。)”를 변용한 것이다. 협주에서 “나무를 깎아 사다리를 만드니 눈처럼 하얗다.(削木爲梯。 其白如雪。)”, “수倕는 황제黃帝 때의 훌륭한 장인 이름(黃帝時巧匠名)”이라 했다. 노▼(獿-犭+忄)는 ‘뇨獿’ 또는 ‘노獶’라고도 하는데, 원주에서 “옛날 토공土工”이라 했다.
  270. 270)옥찰玉刹과 금령金鈴은~바람을 부딪치도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에 있는 “옥으로 된 찰간刹竿에는 봉래도蓬萊島를 비추는 달이 걸려서 두 송이 서리 머금은 연꽃이 피어나고, 금으로 된 풍경風磬에는 솔 우거진 시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부딪쳐서 사시사철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였다.(玉刹掛蓬溟之月。 兩朶霜蓮。 金鈴激松澗之風。 四時天樂。)”라는 문장을 변용한 것이다. ‘찰간’의 협주에서 “법당 위의 좌우에 흰 장대가 있다.(法堂上左右白竿)”라고 했다.
  271. 271)바위산 기슭을~회랑回廊으로 변화시켰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에 있는 “바위산의 기슭을 깎아 내어 담장을 돋우고, 시냇물을 굽어보며 문 앞이 트이게 하였다. 거친 섬돌은 금 장식 계단으로 바꾸었고, 낮은 곁채는 아로새긴 회랑으로 달라지게 하였다.(斸嵒麓而培垣。 壓溪流而敞戶。 易荒階以釦砌。 變卑廡以琱廊。)”라는 문장을 변용한 것이다.
  272. 272)화려한 우물~끼어 있네 : 이 문장은 「대숭복사비명병서」에 있는 “綺井華攢而鞞鞢。 繡栭枝擁而杈枒。”를 변용한 것이다. 그 협주에서 ‘기정綺井’은 마름이나 연꽃 등 수초를 그려서 덮은 것으로 불을 피하기 위하여 우물 위 덮개를 만든 것이라 했고, ‘鞞鞢’은 발음이 ‘압잡’이며 꽃이 늘어선 모양이라 했다. ‘杈枒’는 발음이 ‘차아’로서 두공과 평고대가 이빨처럼 서로 맞물린 상태라 했다.
  273. 273)아홉 길 : 원래는 높은 산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높은 건물을 뜻한다. 『書經』 「旅獒篇」에 “아홉 길의 산을 만드는 데에 완성 단계에서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도 일을 다 이루지 못한다.(爲山九仞之功。 虧一簣。)”라고 한 데에서 나온 말이다.
  274. 274)구산선문九山禪門 : 선종 일반을 가리킨다. 본래는 8세기경 통일신라 시대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달마의 선법禪法을 배워 와서 구산九山을 각기 개창한 아홉 조사를 말한다.
  275. 275)어영차 : 상량할 때 일꾼들이 내는 소리.
  276. 276) 들보 동쪽으로 던져라 :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길일을 택하여 상량식을 하는데, 이때 떡이나 기타 잡물雜物을 싸 가지고 와서 축하하면서 이것을 장인匠人들에게 먹인다. 그러면 장인의 우두머리가 떡을 대들보에 던지면서 상량문을 읽고 축복을 한다. 『文體明辯』 부록 권13 상량문.
  277. 277)파륜암과 법기암 : 금강산에는 법기보살과 파륜波崙보살의 화신으로 알려진 법기암과 파륜암으로 불리는 바위들이 있다. 파륜보살은 ⓢ Sadaprarudita, 살타파륜薩陀波倫이라 하고, 의역하여 상제常啼보살이라 한다. 보자普慈보살·상비常悲보살이라고도 한다. 말법 세상에 태어나 중생에 이익을 주기 위해 불도를 추구하고 텅 빈 숲 속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운다고 한다.
  278. 278)급고독원의 정사(給園精舍) :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있는 기원정사祇園精舍. 중인도 사위성에서 남쪽으로 1마일 지점에 있다. 부처님이 설법한 유적지이다.
  279. 279)삼구三句를 뛰어넘으매~오름(返擲)을 다하고 : 영주郢州 대양산大陽山 경현 선사警玄禪師가 상당上堂하여 선덕禪德들은 평상무생구平常無生句와 묘현무사구妙玄無私句와 체명무진구體明無盡句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제일구第一句는 일로一路에 통하고, 제이구는 빈주賓主가 없고, 제삼구는 겸하여 간다(兼帶去). 1구를 말하면 사자가 으르렁대고(嚬呻), 2구를 말하면 사자가 튀어 오르고(返擲), 3구를 말하면 사자가 땅에 웅크린다(踞地). 놓으면 시방을 두루 하고, 잡으면 일시에 좌단坐斷한다고 했다. 『五燈會元』 권14.
  280. 280)영각影閣 : 한 사찰을 창건 또는 중건하였거나 그 사찰에 머물면서 수행한 고승들의 영정이나 위패를 모신 사찰의 건물.
  281. 281)소목昭穆 : 사당祠堂에서 신주神主를 모시는 차례로 왼쪽 줄의 소昭, 오른쪽 줄의 목穆을 통틀어 일컫는 말. 『주례』에 의하면 제1세를 중앙에 모시는데 천자는 소에 2·4·6세, 목에 3·5·7세를 각각 봉안하여 삼소삼목三昭三穆의 칠묘七廟가 되고, 제후는 소에 2·4세, 목에 3·5세를 각각 봉안하여 이소이목二昭二穆의 오묘五廟가 되며, 대부大夫는 일소일목의 삼묘三廟가 된다.
  282. 282)육상六相 : 화엄종에서 만유의 모든 법에 낱낱이 여섯 종류의 모양이 있음을 말하였다. ① 총상總相 : 만유의 모든 법을 한 체軆로 잡아 관찰하는 평등적 부문. 마치 가옥의 전체를 보아 한 집이라고 함과 같은 따위. ② 별상別相 : 부분적으로 관찰하는 차별적 부문. 마치 가옥을 조성한 기둥·기와·돌 등을 낱낱이 떼어서 보는 것과 같은 것. ③ 동상同相 : 낱낱 차별이 동일한 목적에 향하여 서로서로 협력 조화하는 통일적인 부문. 마치 기둥·들보 등의 부분이 협력 조화하여 한 집을 이룸과 같은 것. ④ 이상異相 : 낱낱이 제각기 본위本位를 지켜 피차의 고유한 상태를 잃지 않고, 서로 다른 점이 있는 것. 마치 기둥은 수竪로, 들보는 횡橫으로 제각기 본분을 지키어 서로 다름과 같은 것. ⑤ 성상成相 : 낱낱이 서로 의지하여 동일체同一體의 관계를 이룬 것. 마치 기둥과 들보가 서로 의지하여 한 집을 이룸과 같은 것. ⑥ 괴상壞相 : 낱낱이 어떤 일체一體인 관계를 가졌으나 오히려 각자의 본위本位를 잃지 않는 것. 마치 기둥과 들보가 서로 의지하여 한 집을 이루면서도 각자의 모양을 지켜 그 본분을 잃지 아니함과 같은 것.
  283. 283)기허 선사騎虛禪師 : 조선 선조 때의 승려. 의병장 영규靈圭의 호. 밀양 박씨, 공주 출신. 계룡산 갑사에서 출가하여 휴정의 문하에서 법을 깨쳐 그 제자가 되었다. 임진왜란 때 승병 수백 명을 규합하여 의병을 일으켜 청주성을 수복하는 데 공을 세웠다. 의병장 조헌이 전라도로 향하는 왜군을 공격하려 할 때 그는 관군과 연합작전을 전개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늦추자고 주장했다. 조헌이 듣지 않고 작전을 강행하자 영규도 이에 참가하여 1592년 8월 18일 금산에서 왜군과 혈전을 벌였으나 중과부적으로 끝까지 싸우다 전사했다. 영규의 봉기는 승려로서는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으로 이후 승병 궐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284. 284)무경 선사無竟禪師 : 조선 숙종 때의 승려 자수子秀(1664~1737)의 호. 속성은 홍씨洪氏, 자는 고수孤秀. 12세에 문식文式에게 출가하였고, 16세에 징파澄波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이어 운문사雲門寺의 추계 유문秋溪有門을 찾아가 공부한 후에 그의 법맥을 이어받았다. 백련사白蓮寺에서 개당開堂하고 내원암內院庵에서 강의하여 명성을 얻었다. 이후 여러 곳을 다니며 강의하였다. 서산 대사西山大師의 맥락을 이었으며, 유교·불교·도교의 이치가 하나라는 삼교설三敎說을 주장하였다. 선시禪詩에도 뛰어났다. 저서로 『佛祖禪格』, 『自己三宮寶鏡三昧』, 『無竟集』, 『無竟室中語錄』 등이 있다.
  285. 285)도광道光 : 청나라 선종宣宗의 연호.
  286. 286)방장方丈 : 본래는 유마거사의 거처 크기를 말하는데 후에 사원寺院의 정침正寢을 가리키게 되었다. 『釋氏要覽』에, 당나라 현경顯慶 연간에 왕현책王玄策이 서역에 갔다가 비야리성毘耶黎城에 도착하여 유마거사의 거처를 발견하고 수판手板으로 가로와 세로를 재보니 10홀笏이어서 ‘방장’이라 했다고 한다.
  287. 287)수선사修禪寺 : 신라 말 혜림慧林이 세운 절. 1208년에 왕명으로 송광사松廣寺라 개칭하였다.
  288. 288)구품 연대九品蓮臺 : 정토에 왕생하는 이가 앉는 아홉 종류의 연화대. 정토의 행자行者는 임종할 때에 성중聖衆의 마중을 받아 그들이 가지고 온 연대에 타고 정토에 가는데, 그 행자의 품위品位에 상품상생上品上生에서 하품하생下品下生까지 9품이 있으므로 연대에도 또한 9품이 있다. 상상품은 금강대金剛臺, 상중품은 자금대紫金臺, 상하품은 금련대金蓮臺. 중상품은 연화대蓮花臺, 중중품은 칠보연화七寶蓮華, 중하품은 경에 밝혀 있지 않고, 하상품은 보련화寶蓮華, 하중품은 연화, 하하품은 금련화유여일륜金蓮華猶如日輪에 앉아 왕생한다.
  289. 289)향산香山 :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772~846)의 호. 자는 낙천樂天.
  290. 290)상서尙書 백낙천白樂天 : 백낙천은 29세에 진사과에 최연소 급제하였고, 31세 되던 해에 관리임용고시 서판발췌과書判拔萃科에 합격하여 교서랑校書郞에 임명되었다. 그 후 상서주객랑중尙書主客郞中, 지제고知制誥, 항주 자사杭州刺使, 태자빈객太子賓客, 하남윤河南尹, 태자소부太子少傅 등을 두루 역임하였고, 71세에 형부 상서刑部尙書의 직함으로 공직에서 은퇴하였다.
  291. 291)하남河南 원집허元集虛와~광려匡廬에서 결사結社하였다 : 816년에 여럿이 초당을 짓고 다과를 베풀어 즐겼다는 기록이 『白氏長慶集』의 「廬山草堂記」에 있는데 이 글을 발췌한 것이다.
  292. 292)원미지元微之 : 원진元稹(779~831). 미지는 자. 당나라 낙양洛陽 사람. 백거이와 함께 신악부新樂府를 제창하였고, 사람들이 항상 백거이와 함께 ‘원백元白’이라 병칭하였다.
  293. 293)삼독과 팔사 : 삼독三毒은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癡의 세 번뇌. 독이라 한 것은 『大乘義章』에서 “삼독이 모두 삼계의 온갖 번뇌를 포섭하고, 온갖 번뇌가 중생을 해치는 것이 마치 독사나 독룡毒龍과 같다.”라고 하였다. 팔사八邪는 팔미八迷·팔계八計·팔류八謬·팔사八事, 또는 팔사행八邪行·팔사지八邪支라고도 한다. 즉 사견邪見·사지邪志(邪思惟)·사어邪語·사업邪業·사명邪命·사방편邪方便(邪正進)·사념邪念·사정邪定이다.
  294. 294)사대와 오욕 : 사대(四蛇)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지地·수水·화火·풍風. 이들이 부족하거나 많으면 병을 일으켜 괴로움을 준다. 오욕五欲은 오묘욕五妙欲·묘오욕妙五欲·오묘색五妙色·오묘五妙라고도 한다. 오근五根의 대상이 되어 가의可意·가애可愛·가락可樂의 것으로 모든 욕망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곧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의 오경五境이다. 이 다섯 가지가 모든 욕망을 일으키므로 오욕이라 한다. 또는 재욕·색욕色欲(성욕)·음식욕·명예욕·수면욕睡眠欲이다.
  295. 295)원각 : 석가여래의 각성覺性. 원만圓滿 주비周備하여 조금도 결함이 없는 깨침.
  296. 296)우공 : 『列子』 「湯問篇」에 나오는 인물. 어리석은 이의 대명사로 사용된다.
  297. 297)사과 : 소승불교의 성문聲聞들이 탐貪·진瞋·치癡를 끊고 성도成道에 들어가 부처가 되는 네 단계의 증과證果. 과果는 무루지無漏智가 생기는 지위. 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를 통틀어 일컫는다.
  298. 298)불난 집에서~줄 몰랐네 : 『법화경』 「비유품」의 화택 비유를 말한다. 불난 집에서 아이들이 놀이에 몰두하여 집에서 나오려 하지 않자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던 양거羊車·녹거鹿車·우거牛車를 주겠다고 하자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299. 299)사난 : 만나기 어려운 네 가지. 부처를 만나기 어려운 치불난値佛難, 부처의 설법을 대하기 어려운 설법난說法難, 설법을 이해하기 어려운 문법난聞法難, 가르침을 믿기 어려운 신수난信受難을 이른다.
  300. 300)병 속의 참새 : 의식을 가리킨다. 소식蘇軾의 시 〈三朵花〉에 “두 손으로 병 속의 참새를 막고자 하는데, 네 가닥 우물 속의 뱀이 무서워라.(兩手欲遮瓶裏雀。 四條深怕井中蛇。)”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왕문고王文誥는 불경佛經에서 사람 몸이 병이고, 신식神識이 참새와 같다고 한다. 두 손으로 막으려는 것은 신식이 날아가 버리는 것인데 되지 않는다. 어떤 이가 죽음을 피하고자 우물에 들어갔는데 네 마리 뱀을 만나 내려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네 마리 뱀은 사시四時를 비유한다고 했다.
  301. 301)『지장경』 : 본이름은 『地藏菩薩本願經』. 2권. 당唐의 실차난타實叉難陀 번역. 지장보살이 지옥에서 온갖 고통을 받고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세운 큰 서원을 설한 경이다.
  302. 302)거북이 나무 만남보다 어려워 : 『열반경』 권20 「高贵德王菩萨品」에 “사람의 몸 얻기 어려운 것이 우담발화와 같은데 내가 지금 이미 얻었고, 여래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 우담발화보다 더한데 내가 지금 이미 만났으며, 청정한 법보를 보고 듣는 것이 어려운데 내가 지금 이미 들었으니, 비유컨대 눈먼 거북이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의 구멍을 만난 것과 같다.(人身難得如優曇花。 我今已得。 如來難值過優曇花。 我今已值。 清淨法寶難得見聞。 我今已聞。 猶如盲龜值浮木孔。)”라는 말이 나온다.
  303. 303)그루터기 귀신과~위의 뱀은 : 그루터기를 귀신으로, 밧줄을 뱀으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전도된 마음의 허망한 경계(倒心妄境)를 비유한 것이다. 『圓覺經大疏釋義鈔』 등.
  304. 304)상림 : 상商나라 탕임금이 기우제를 지냈던 곳. 『十八史略』 권1.
  305. 305)〈육아〉 : 『시경』 「小雅」의 편명. 부모가 돌아가신 후 그 은혜를 기리며 효도를 다하지 못했음을 슬퍼하는 내용이다.
  306. 306)평강군 : 강원도 북서쪽에 있는 지명.
  307. 307)이곳에 호승이~종을 알랴 : 두보의 율시 〈요노 아단에게 보여 주다(示獠奴阿段)〉에 “도간의 호노가 기이함을 놀랬었지.(曾惊陶侃胡奴异)”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에 대한 『補注杜詩』의 주석에 “도간이 호노를 얻었는데, 대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항상 말없이 앉아 있었다. 도간이 하루는 교외에 나갈 때 호노가 따라갔는데 호승이 보고는 놀라 예의를 표하고 말하길, 이는 북해산北海山 사자使者인데 적강한 것이라 했다. 도간이 기이하게 여겼는데 밤이 되자 간 곳을 알 수 없었다.”라고 한다. 『세설신어』를 보면, 호노는 도간의 열 번째 아들 도범陶範의 소자小字인데, 종으로 오인한 것이다.
  308. 308)소축 : 괘 이름. 풍천소축風天小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미가 있음.
  309. 309)공명 : 기바기바耆婆耆婆(ⓢ jībvajīvaka, jīvaṃjīvaka). 명명조命命鳥·공명조共命鳥라 번역. 자고새와 같은 새. 여기서는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를 차용한 듯하다.
  310. 310)중조산 : 산서성山西省 서남부에 있는 산. 전남 화순에도 있다.
  311. 311)비목 : 비목어比目魚. 즉 넙치는 두 눈이 한쪽에 붙어 있어 짝을 짓지 않으면 가지 않는다(不比不行)는 고사에서 유래하여, 형체와 그림자처럼 떨어질 수 없는 친구나 부부 관계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爾雅』 「釋地」.
  312. 312)〈벌목〉에 단금을 기약하고 : 〈벌목伐木〉은 『시경』 「小雅」의 편명. 친구 간에 우의가 돈독함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단금斷金은 예리해서 쇠도 끊는다는 말의 줄임말로서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거나 정의가 두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주역』 「계사 상전」.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도 끊는다.(二人同心。 其利斷金。)”
  313. 313)의장으로 옥을 구하지 않았네 : 낙양雒陽의 양옹백楊雍伯이 의장義醬(음료수)을 만들어서 목마른 행인에게 주곤 하였더니, 어떤 사람이 돌을 주면서, “이 돌을 심어 두면 반드시 아름다운 옥을 얻게 될 것이다.” 하였다. 그 후에 양옹백이 서씨徐氏 여인에게 혼인하기를 구하니, 서씨는 “흰 구슬 한 쌍을 받아야 혼인을 허락하겠다.” 하였다. 그가 밭에 심어 둔 돌을 캐어 보니 옥이 한 쌍 있어서 결혼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곳을 옥전현玉田縣이라 했다고 한다. 『搜神記』.
  314. 314)송나라 거북은~창자 갈라지고 : 『장자』 「外物」에 나오는 이야기. 송원군宋元君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머리를 풀어헤친 사람이 나타나 재로宰路 연못에서 하백河伯의 처소로 가던 중에 어부 여차余且에게 잡혔다고 하였다. 꿈을 깨어 점을 쳐 보니 신령한 거북이라 해서, 어부 여차를 불러 거북을 바치라 해서 점을 쳐 보니 거북을 죽여 점을 치는 것이 좋다고 하여 거북을 갈라 72번 점을 쳤는데 틀림이 없었다고 한다.
  315. 315)변방 말은~복이 되었으니 : 새옹지마塞翁之馬 고사를 말한다.
  316. 316)낙민루 : 함흥에 있는 누각.
  317. 317)산이 온통 모두 두릅나무라네 : 두릅나무(棫樸)는 『시경』 「大雅」의 편명이기도 하다. 이 시는 주나라 문왕文王의 교화를 노래한 것인데, 어진 이가 나라에 많이 기용이 되어 나라가 잘 다스려졌음을 무성한 두릅나무에 비교하였다. 따라서 어진 인재가 많은 것을 뜻하는 말이다.
  318. 318)장자의 나비 :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았다는 고사. 사물과 자기와의 구별을 잊음을 뜻한다. 『장자』 「齊物論」.
  319. 319)가의의 〈복조부〉를 읊었나니 : 한나라 문인 가의賈誼가 약관의 나이에 황제의 측근에 있으면서 최연소 박사가 되었으나 대신들의 시기와 모함으로 인해 좌천되어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가 되어서는 〈鵩鳥賦〉를 지었으니, 그 내용은 삶과 죽음을 동일시하고, 인생의 성패를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320. 320)시비 속에~장과 곡이라 : 『장자』 「騈拇」 편에 장臧이란 사람과 곡穀이라는 사람이 양을 치는데 모두 양을 잃어서 그 까닭을 물으니, 장은 글을 읽다가, 곡은 바둑 두다가 잃었다고 한다.
  321. 321)호견 : 나무 이름. 『大智度論』에, 이 나무는 땅속에서 10년 있다가 가지와 잎이 완성되고 하루에 출생하여 백 길 높이로 자라니, 부처도 이와 같다고 하였다.
  322. 322)건토巾兔 : 두건 토끼. 허공의 꽃과 마찬가지로 환영을 가리킨다. 『答四十八問』에 공화空華와 건토巾兔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323. 323)광장廣長 : 광장설상廣長舌相(ⓢ prabhūtatanujihva) 또는 대설상大舌相. 삼십이상三十二相의 하나. 넓고 길고 얇고 보드라운 부처님의 혀 모양. 이는 허망하지 아니한 것을 나타내는 상相이다.
  324. 324)사리불 : ⓢ śāriputra. 십대제자의 하나. 마가다국(magadha國)의 바라문 출신으로, 지혜가 뛰어나 지혜 제일智慧第一이라 일컫는다. 이웃의 목건련과 함께 외도 사연沙然을 스승으로 섬기다가 뒤에 마승 비구로 인하여 석존에게 귀의하였다.
  325. 325)어떻게 사리불은~수 있나 : 『維摩經』에서 사리불이 부처님께 사바세계의 부정함에 대해 물어본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326. 326)최담 : 구담瞿曇(ⓢ Gotama)인 듯하다. 사라드바트(Śaradvat)라고도 하는 옛적 선인仙人의 이름으로 석가족의 조상, 또는 교답마의 후예이다. 곧 석가 종족의 성으로 사용되며 특히 석존을 가리키는 말이다.
  327. 327)오온 : ⓢ pañca-skandha. 온蘊은 모아 쌓은 것. 곧 화합하여 모인 것. 무릇 생멸하고 변화하는 것을 종류대로 모아서 다섯 종류로 구별한 것이다. ① 색온色蘊 : 스스로 변화하고 또 다른 것을 장애하는 물체. ② 수온受蘊 : 고苦·낙樂·불고불락不苦不樂을 느끼는 마음의 작용. ③ 상온想蘊 : 바깥 사물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상상하여 보는 마음의 작용. ④ 행온行蘊 : 인연으로 생겨나서 시간적으로 변천한다. ⑤ 식온識蘊 : 의식하고 분별하는 것.
  328. 328)사지 : 번뇌에 오염된 팔식八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네 가지 청정한 지혜. ① 대원경지大圓鏡智 : 오염된 아뢰야식阿賴耶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마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내는 크고 맑은 거울처럼, 아뢰야식에서 오염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이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② 평등성지平等性智 : 오염된 말나식末那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자아에 대한 집착을 떠나 자타自他의 평등을 깨달아 대자비심을 일으키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③ 묘관찰지妙觀察智 : 오염된 제육식第六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모든 현상을 잘 관찰하여 자유자재로 가르침을 설하고 중생의 의심을 끊어 주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④ 성소작지成所作智 : 오염된 전오식前五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을 모두 성취하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329. 329)육근 : 육식六識의 소의所衣가 되어 육식을 일으켜 대경對境을 인식케 하는 근원. 안근眼根·이근耳根·비근鼻根·설근舌根·신근身根·의근意根.
  330. 330)준제 진언 : 온갖 마장이 다 소멸되고 다라니의 공덕이 빨리 성취된다는 진언. 『千手經』에 나온다. “나무 사다남 삼먁 삼못다 구치남 다냐타 옴 자례주례 준제 사바하.(南無 颯哆喃 三藐三勃陀 俱胝南 怛姪他 唵 折隸 主隸 準提 娑婆訶)”
  331. 331)첨복 : ⓢ Campaka. 나무 이름. 황화수黃花樹·금색화수金色花樹라 번역. 나무가 높고 크며, 꽃향기는 바람 따라 멀리 퍼지고, 금시조가 오면 그 위에 앉는다고 한다.
  332. 332)악전 : 당요唐堯 때 괴산槐山에서 약을 캐먹고 살았다는 신선 이름이다. 『列仙傳』.
  333. 333)전팽조 : 800년을 살았다고 하는 전설적 인물. 성姓은 전籛, 씨氏는 팽彭, 이름은 전翦이라 하고, 또 전견籛鏗으로도 불린다.
  334. 334)명리를 달팽이~위에 다투네 : 달팽이의 두 뿔 위에서 만蠻과 촉觸의 두 나라가 있어 서로 다툰다는 이야기가 『장자』 「則陽」에 나온다.
  335. 335)사성 : 성문·연각·보살·불. 또는 성문 증과證果의 4위位. 즉 예류과預流果·일래과一來果·불환과不還果·아라한과阿羅漢果.
  336. 336)육범 : 육도六道를 윤회하는 중생. 육도는 천天·아수라·인간·축생·아귀·지옥.
  337. 337)창제唱題 : 경전의 제목을 부르다. 경전의 제목은 그 경전의 교설과 내용의 전체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경전의 제목을 스스로 부르거나 다른 사람이 부르는 것을 들으면 큰 이익이 있다고 한다.
  338. 338)여항산餘杭山 아래~우족羽族이 있고 : 동진東晋 때의 유명한 승려 담익曇翼의 이야기다. 여항산의 사문 법지法志가 항상 『법화경』을 외웠는데 암자 옆에 있던 둥지의 꿩이 법사 곁에서 경을 듣더니 7년이 지나서는 초췌해졌다. 법지가 말하길, 네가 경전을 들었으니 사람으로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꿩이 죽자 묻어 주었더니, 그날 밤 꿈에 동자가 절을 하며, 경전을 들어 날짐승에서 벗어나 산 앞에 있는 왕씨 집에 태어났다고 하였다. 법지가 그 집에 가서 보니, 아이가, 우리 스님이 왔다고 하였고, 법지가 아이를 쓰다듬어 주고 옆구리를 보니 꿩 날개 흔적이 있었다. 16세에 머리를 깎았는데 옆구리 깃털 때문에 이름을 익翼이라 하였다. 『佛祖統紀』 권26.
  339. 339)오흥현吳興縣에 나이를~비추芘蒭가 있습니다 : 오흥 사람 석혜도釋慧度가 『법화경』과 『금강반야바라밀경』 등을 열심히 염송했는데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가 5일 만에 살아나서는 사후 경험한 일을 얘기했다. 염라왕을 보았는데 지금의 왕과 같은 복장이고 시위하는 이들 모습도 비슷했다. 온아한 모습으로 판결을 하더니 문득 크게 화를 내며 혜도에게 묻기를 무엇을 했느냐고 했다. 『법화경』을 염송했다고 하니, 왕이 또 묻기를 다른 경전은 무엇을 염송했냐고 묻기에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염송했다고 하니 염라왕이 예의를 갖추고 금상金床을 꺼내 혜도에게 앉도록 하고 경전을 염송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이 공덕이 불가사의하고 법사의 수명이 다하지 않았으므로 2기紀를 늘려 준다고 했다. 뒤에 과연 24년을 살았다. 진 문제陳文帝 원가元嘉 때에 죽으니 춘추가 70이 넘었다. 『弘贊法華傳』 권6.
  340. 340)승려를 맞아~벌써 안치하고 : 고려 22대 강종대왕康宗大王의 서녀庶女인 택주宅主는 권신權臣 진강공晉康公의 아내이다. 권세가 빙산처럼 오래가지 못함을 알고 인생이 불난 집처럼 편안하지 못함을 탄식하다가 원묘圓妙가 백련사白蓮社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동참해서 외호外護가 되었다. 그리고 무량수여래상을 만들어 주전主殿에 안치하고, 또 금자金字 『蓮經』을 만들고 싶어 모든 것들을 빠짐이 없게 갖추어 원묘에게 바쳤다. 원묘는 산인山人을 청해 금자로 쓰도록 했다. 이후에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금자 『법화경』이 벌써 도리천 제2 액리장額梨藏에 안치되었다고 알려 왔다. 『海東傳弘錄』, 『法華靈驗傳』.
  341. 341)부처를 연모하여~청소할 것입니다 : 후위後魏의 승려 발징跋澄이 『법화경』을 염송하며 서방에 가기를 원했다. 80세에 이르러 꿈에 붉은 옷을 입고 무관武冠을 쓴 사람이 손에 청소請疏를 들고 보여 주며, 천주제석天主帝釋께서 받들어 청하신다고 하였다. 발징은 대답하기를, 자신은 서방에 가고 싶고 도리천은 좋은 곳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고 했다. 이에 그 사람은 즉시 사라지고 꿈이 깼다. 다음날 다시 꿈을 꾸었는데, 7층 부도 속에서 발징은 5층에서 서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보승寶繩 계도階道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두 금강역사가 방망이를 들고 양쪽에 있었으며, 청의동자青衣童子 몇 명이 백불白拂을 들고 청소하고 있었다. 동자들에게 묻기를, 여기가 어디냐고 했더니, 대답하기를 여기는 서방으로 가는 보승 계도이며 법사를 모시러 왔다고 했다. 법사가 잠에서 깨어 제자들에게 말하고는 재를 지내도록 했다. 재가 끝나자 단정히 앉아 입적하였다. 『홍찬법화전』 권6. “상의床衣를 물리치니”는 위 문장과 대구를 이루기 위한 표현인데, 고사에 비추어 볼 때 오류가 있다.
  342. 342)팔난八難 : 부처님을 보고 법을 듣는 것을 방해하는 여덟 가지 장애. 재지옥난在地獄難·재축생난在畜生難·재아귀난在餓鬼難.(이 세 곳은 고통이 심해서 불법을 듣지 못한다.) 재장수천난在長壽天難·재울단월난在鬱單越難.(이 두 곳은 즐거움이 너무 많아서 불법을 듣지 않는다.)·농맹음아난聾盲瘖瘂難·세지변총世智辯聰·불전불후난佛前佛後難.
  343. 343)재약산載藥山 : 밀양 표충사가 있는 산. 재약은 부처의 이칭이다.
  344. 344)물 위에~나무를 알았습니다 :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난다(盲龜浮木)는 고사를 가리킨다. 만나기 어려운 행운을 뜻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그렇게 만나기 힘든 불법을 깨쳤다는 의미로 사용한 듯하다.
  345. 345)삼구三句 : 당나라 승려 임제 의현臨濟義玄의 일화에서 유래한 화두이다. 한 승려가 임제에게 어떤 것이 진불眞佛이고, 어떤 것이 진법眞法이며, 어떤 것이 진도眞道냐고 물었다. 이에 임제가 말하기를, “부처란 마음의 청정함이고, 법이란 마음의 광명이며, 참된 도란 온누리에 걸림이 없이 비추는 청정한 광명의 작용이다. 이 셋은 이름만 다를 뿐 하나이다. 진정한 도인은 잠깐 동안도 마음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또 덧붙여 말하기를 “제1구에서 깨달으면 불조사佛祖師가 될 것이고, 제2구에서 깨달으면 인천사人天師가 될 것이며, 제3구에서 깨달으면 제 몸도 구제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승려가 제1구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임제는 “삼요三要의 인印을 찍고 떼니 빨간 점이 나타난다. 말을 하려고 머뭇거리기도 전에 이미 주인과 손님이 명백하게 나뉜다.”라고 대답하였다. 제2구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근본지根本智인 문수보살이 무착無著의 물음을 어찌 용납하겠는가? 그러나 방편의 후득지後得智가 일체를 끊는 근본지와 모순이 있겠느냐?”라고 대답하였다. 또 제3구는 무엇이냐고 묻자, “무대 위의 꼭두각시놀음을 잘 보아라. 줄을 당겨서 움직이는 것은 모두 무대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같은 삼구 체제는 보통 선의 근본 가르침을 간명하게 나타내는데, 임제 이외에 분양 선소汾陽善昭와 파릉 호감巴陵顥鑑, 운문 문언雲門文偃, 현사 사비玄沙師備 등이 삼구를 말하였다.
  346. 346)오교 팔장五敎八藏 : 오교는 석가의 일대一代 교설을 다섯 종류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시대에 따른, 또 사람에 따른 여러 분류 방법이 있다. 당나라의 법장法藏은 소승교小乘敎(阿含經)·대승시교大乘始敎(『解深密經』)·종교終敎(『楞伽經』·『勝鬘經』)·돈교頓敎(『維摩經』)·원교圓敎(『華嚴經』)로 구별했다. 팔장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문을 여덟 종류로 나눈 것. 『菩薩處胎經』에서는, ① 태화장胎化藏 : 부처님이 태 안에서 화현化現하신 등의 일을 말한 『處胎經』. ② 중음장中陰藏 : 죽은 뒤에 새로 태어나지 못한 중유中有 때의 일을 말한 『中陰經』 등. ③ 마하연방등장摩訶衍方等藏 : 『화엄경』·『법화경』·『열반경』 등의 대승 경전. ④ 계율장戒律藏 : 부처님이 제정하신 재가在家·출가出家·대승·소승 등의 여러 가지 계품戒品. 곧 『五分律』 등. ⑤ 십주보살장十住菩薩藏 : 십지 보살의 인행因行을 닦아 과를 증득하는 법문을 말한 여러 대승경. ⑥ 잡장雜藏 : 2승·3승·인천人天 등의 인행을 닦아 과를 증득하는 것을 섞어 말한 것. ⑦ 금강장金剛藏 : 등각 보살의 금강유정金剛喩定의 모양을 말한 것. ⑧ 불장佛藏 : 일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문과 신통력으로 변화하여 중생들을 제도하신 등의 일을 말한 것.
  347. 347)1천7백 공안 : 『경덕전등록』에 등장하는 1,701분의 선사禪師들이 보여 준 기연機緣과 언행에서 유래한 것이다.
  348. 348)영원靈源 : 조선 중기의 승려. 15세에 발심수도發心修道하여 생사를 초탈할 뜻을 세웠으나 재물에 욕심이 많은 스승이 허락하지 않자 홀로 금강산 영원동靈源洞으로 들어가서 정진하여 도를 깨달았다. 30세 때 선정禪定에 들었다가 탐욕으로 재물에 집착했던 스승이 구렁이가 된 것을 알고는 범어사로 돌아왔다. 그는 스승이 들어가 있는 재물 창고 앞에 가서 스승의 옛 이름을 세 번 불렀다. 구렁이가 나오자, 그런 업신業身을 얻은 것은 전생에 탐하는 마음으로 재물을 모은 까닭이니, 몸과 마음의 집착을 버리라고 설법하였다. 이에 구렁이는 스스로 땅에 머리를 세 번 곤두박고 죽었다. 그 뒤 옛 스승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영원의 제자가 되어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의 법명은 우운雨雲이었다 한다. 영원은 다시 영원동으로 가서 불법을 닦다가 만년에 지리산으로 들어가 영원사靈源寺를 창건하였다.
  349. 349)행견行堅 : 수나라 승려. 항상 선관禪觀을 닦고 절조節操가 엄정했다고 한다. 『宋高僧傳』 권24.
  350. 350)가지加持 : ⓢ adhiṣṭhāna. 가加는 가피加被, 지持는 섭지攝持의 뜻이다. ① 부처님의 큰 자비가 중생에게 베풀어지고, 중생의 신심信心이 부처님의 마음에 감명되어 서로 어울림. ② 부처님 삼밀三密의 연緣에 의하여 중생의 삼업三業을 밝히는 것. ③ 부처님의 가피력을 입어 병·재난·부정·불길 등을 없애기 위하여 수행하는 기도법.
  351. 351)정업定業 : 전생으로부터 정해진 이승에서 받는 업보. 결정업決定業.
  352. 352)그 제목을~베풀어짐과 같고 : 당나라 무덕武德 연간에 좌감문교위左監門校尉를 지낸 청신사清信士 이산룡李山龍이 갑자기 죽었는데, 심장 쪽에 손바닥만큼 온기가 남아 있어서 집안사람들이 차마 빈렴殯斂하지 못하고 기다렸더니 7일이 되자 소생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죽어서 어떤 저승의 관청에 갔더니 건물이 크고 마당이 넓은데 죄수 수천 명이 수갑이나 차꼬를 차고 서 있었다. 관리가 나를 데리고 청사 앞에 이르자 왕이 높은 상에 앉아서는 나에게 평소에 무슨 복업을 지었냐고 물었다. 나는, 재강齊講이 있을 때마다 보시를 하였다고 하였다. 왕은 다시, 몸으로는 무슨 선업을 지었냐고 물었다. 나는 『법화경』을 염송했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은 나를 올라오게 하여서 『법화경』을 염송하게 했다. 그래서 『법화경』을 염송하자 뜰에 있던 죄수들이 다 사라졌다. 왕이 말하길, 경전을 외운 복은 자신만 이로운 게 아니라서 뜰에 있던 죄수들도 그 소리를 듣고 다 면죄된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나를 회생하게 하였다. 『홍찬법화전』 권8.
  353. 353)경전을 펼칠~것과 같습니다 : 당나라 662년에 낙양 사람 하현령何玄玲이 죽어서 저승의 주부主簿가 되었다. 인덕麟德 연간(664~665)에 하현령의 고향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서 현령을 만났다. 하현령은 고향 사람이 잘못 온 것이라며 돌려보냈다. 고향 사람이 돌아가다가 마을 할머니를 보았다. 할머니는 내가 지옥에서 고생하니 돌아가면 남편에게 『법화경』을 한 부 만들어서 이 고통을 벗어나게 해 주라고 전해 달라 했다. 고향 사람이 소생하여 그 남편에게 전하자 남편은 급히 종이를 사서 사경寫經하게 했다. 고향 사람이 약속한 날 물가로 가니, 할머니는 남편이 종이를 산 날에 벌써 하늘로 왕생했다고 하였다. 『홍찬법화전』 권10, 『法華靈驗傳』.
  354. 354)보현普賢의 골수骨髓요 : 『법화경』은 문수사리보살로 시작해서 보현보살로 끝을 맺는다.
  355. 355)등명燈明 : ⓢ dipā. 불·보살의 앞에 받드는 등불. 이것은 불·보살의 지혜가 밝은 것을 표시한다.
  356. 356)불지견佛知見 : 제법 실상의 이치를 깨닫고, 비춰 보는 부처님 지혜.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시는 까닭은 중생으로 하여금 이 불지견을 얻게 하기 위한 것. 이것을 얻게 함에는 개開·시示·오悟·입入의 차례가 있다. 처음 십주十住 위位에서 1분分의 무명無明을 끊고 조그만 지견을 얻는 것을 개불지견開佛知見, 내지 십지十地의 마지막 위에서 무명을 완전히 끊고 지견이 원명圓明한 것을 입불지견入佛知見이라 한다.
  357. 357)구현칠조九玄七祖 : 9대까지의 자손과 7대까지의 조상.
  358. 358)팔수八水 : 팔공덕수. 여덟 가지의 공덕이 갖춰진 물. 여덟 가지의 공덕은 맑으며, 차며, 달며, 보드라우며, 흡족하며, 편안하며, 먹을 때 배고픔과 목마름과 일체의 근심 걱정이 다 없으며, 먹은 뒤에 몸이 충실함 등이다.
  359. 359)덕홍 각범德洪覺範 : 1071~1128. 주로 송 휘종徽宗 때 활약한 승려. 혜홍慧洪이라고도 한다. 각범은 자字, 자호는 적음寂音. 균주筠州 신창新昌(현재 宜豐縣) 사람. 보봉 극문寶峰克文 선사의 법사法嗣. 임제종臨濟宗 황룡계黃龍系. 시인과 학자로도 명성이 났다. 시문집 『석문문자선』 24권, 『寂音自序』 등의 저서가 있다.
  360. 360)전한前漢의 사마천은 『史記』를 저술하였고, 후한後漢의 반고는 『漢書』를 저술하였다.
  361. 361)칠원漆園 노인장 : 장자莊子가 칠원의 관리로 일한 적이 있어서 장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362. 362)전유展有 : 공여空如 대사의 호.
  363. 363)점치니(扐揲) : 늑설扐揲은 주역 점을 치는 방법. 서죽筮竹 50개 중에서 한 개를 뽑아 놓으니 태극이다. 49개를 둘로 갈라 좌우로 나누니 하늘과 땅이다. 왼쪽에 있는 서죽을 쥐고 오른쪽 서죽 중에서 한 개를 뽑으니 사람이다. 이를 왼손 새끼손가락에 끼우니 괘掛라 한다. 그 다음에는 왼손에 쥐고 있는 서죽을 오른손으로 네 개씩 나누니 봄·여름·가을·겨울이요, 설揲이라 한다. 넷씩 나누고 남는 것을 왼손 무명지 사이에 끼우니 늑扐이라 한다. 이것이 『주역』 「계사 상전」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49를) 둘로 나누어 양의 도를 표현하고, 하나를 걸어 셋(天地人)을 표현하고, 넷씩 헤아려 세니 이는 사계절을 표현하고, 남는 것은 손가락 사이에 끼우니 이것은 윤달을 표현한다.(分而爲二以象兩。 掛一以象三。 揲之以四以象四時。 歸奇于扐以象閏。)”
  364. 364)칠취七趣 : 중생들이 미혹함으로써 윤회하는 일곱 세계. 지옥취地獄趣, 아귀취餓鬼趣, 축생취畜生趣, 아수라취阿修羅趣, 인취人趣, 신선취神仙趣, 천취天趣이다.
  365. 365)자재自在 : 관음보살을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이라고도 한다.
  366. 366)십구응신十九應身으로 시현示現하여~자재自在의 대자大慈입니다 : 『법화경』 「보문품」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십구응신이 설해지고 있고, 『능엄경』에서는 이것을 삼십이응신으로 부연했다.
  367. 367)모다라母陁羅 : 인印을 뜻한다. 인수印手는 삼십이상三十二相의 하나. 『首楞嚴經義海』.
  368. 368)오안 육통五眼六通 : 육안肉眼·천안天眼·혜안慧眼·법안法眼·불안佛眼의 다섯 가지 안목과 천안통天眼通·천이통天耳通·타심통他心通·숙명통宿命通·신족통神足通·누진통漏盡通의 여섯 가지 신통력.
  369. 369)삼명 팔해三明八解 : 삼명은 부처나 아라한이 갖추고 있는 세 가지 자유자재한 지혜. 숙명지증명宿命智證明은 나와 남의 전생을 환히 아는 지혜. 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은 중생의 미래의 생사와 과보를 환히 아는 지혜. 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은 번뇌를 모두 끊어 내세에 미혹한 생존을 받지 않음을 아는 지혜. 팔해는 팔해탈·팔배사八背捨라고도 한다. 여덟 종류의 관념. 이 관념에 의하여 오욕五欲의 경계를 등지고, 그 탐하여 고집하는 마음을 버리므로 배사라 하고, 또 이것으로 말미암아 삼계의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은 안으로 색욕을 탐하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 탐심을 없애기 위하여 밖의 부정不淨한 퍼렇게 어혈 든 빛 등을 관하여 탐심을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내무색상관외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은 안으로 색욕을 탐내는 생각은 이미 없어졌으나, 이것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하여 밖의 부정한 퍼렇게 어혈 든 빛 등을 관하여 탐심을 다시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 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는 깨끗한 색을 관하여 탐심을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정해탈淨解脫을 몸 안에 완전하고 원만하게 증득하여 정定에 들어 있음.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 이 넷은 각각 능히 그 아랫자리의 탐심을 버리므로 해탈이라 한다. 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는 멸진정滅盡定이니, 멸진정은 수受·상想 등의 마음을 싫어하여 길이 무심無心에 머무르므로 해탈이라 한다.
  370. 370)함유咸有에 일덕一德을 밝히시고 : 『서경』의 ‘함유일덕咸有一德’을 빌린 표현이다.
  371. 371)중화中和 :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발현되어 모두 절도에 맞음을 화和라고 한다. 『中庸』.
  372. 372)일에 있어서~없음을 따르시도다 : 이 구절은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竝序」를 원용한 것이다. 비명의 해당 구절은 다음과 같다. “신은 듣자오니, 왕王의 기틀은 선조의 덕으로 후손의 도모함을 높이는 것이라 하니, 정치는 인으로써 근본을 삼고 예법은 효도로써 으뜸을 삼는 것입니다. 인으로는 대중을 구제하는 정성을 다하고 효로는 어버이 높이는 법도를 세우는 것입니다. 하범夏範에서 그 치우침이 없는 것을 본받지 않음이 없고, 『시경』에서 효자는 다함이 없다는 것을 따라야 하나니…….(臣聞。 王者之基。 祖德而峻孫謀也。 政以仁爲本。 禮以孝爲先。 仁以推濟衆之誠。 孝以擧尊親之典。 莫不體無偏於夏範。 遵不匱於周詩……。)” 하범은 『서경』의 「洪範」을 가리킨다. 거기에서 “치우침이 없고 편당이 없으면 왕도가 넓도다.(無偏無黨。 王道蕩蕩。)”라고 하였다. 『시경』 「대아」 〈旣醉〉에서는 “효자는 다함이 없으니 영원히 동류를 주리로다.(孝子不匱。 永錫爾類。)”라고 하였다.
  373. 373)대형大兄 : 친구 간에 높여 이르는 말.
  374. 374)청운교靑雲橋와 홍진로紅塵路 : 청운은 벼슬을 뜻하고, 홍진은 번화한 거리를 뜻한다.
  375. 375)머리를 마주하매~없는 거문고로다 : 머리를 맞대고(交頭) 귀를 접한다(接耳)는 것은 두 사람이 가까이 앉아 대화함을 말한다. 구멍 없는 피리와 줄 없는 거문고는 깨달음의 경지를 뜻하는 선종禪宗의 표현이다.
  376. 376)앙산仰山의 밥(飯) : 당나라 앙산 혜적仰山慧寂이 스승인 위산 영우潙山靈祐에게 누군가 스승의 법도에 대해 물으면 무엇이라 대답해야 하는지 물으니, 위산 영우는 ‘죽 한 그릇과 밥 한 그릇(一粥一飯)’이라 했다. 아침에 죽 먹고 낮에 밥 먹는 일상생활이 수행이지 다른 무엇이 아니라는 뜻이다.
  377. 377)운문雲門의 떡(餅) : 당나라 운문 문언雲門文偃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무엇이 부처와 조사를 뛰어넘는 말씀이냐고 물으니, 호떡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378. 378)진주鎭州의 무(蘿葍) : 당나라 조주趙州에게 어떤 납자가, “소문을 들으니 화상께서는 남전 보원南泉普願 화상을 친히 모시고 배우며 그 법을 이은 제자라는데 과연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조주는 엉뚱하게 “진주鎭州에서는 꽤 큰 무가 난다지.”라고 대답하였다. 『벽암록』 30칙.
  379. 379)조주趙州의 차(淸茶) : 조주 스님이 자신을 찾아오는 학인을 보고 물었다. “그대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처음입니다.” “차나 한잔 하게나.” 조주 스님은 또 다른 학인을 보고 물었다. “그대는 이곳을 와 본 적이 있는가?” “예, 전에 왔었습니다.” “차나 한잔 하게나.” 이때 원주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째서 이곳에 왔던 사람이나, 처음 온 사람에게도 차나 한잔 들라고 하십니까?” 그러자 이렇게 답했다. “원주, 자네도 차 한잔 하게나.”
  380. 380)〈증도가證道歌〉 : 당나라 때의 승려 영가 현각永嘉玄覺(665∼713)의 시편. 천태天台를 공부하였으며, 남종선의 시조인 육조 혜능慧能에게서 선요禪要를 듣고 하룻밤에 깨달음을 얻은 저자가 그 대오의 심경에서 증도의 요지를 247구 814자의 고시체로 읊은 시이다.
  381. 381)돌로 양치질하고~베고 누우니 : 진晉나라 손초孫楚가 장차 숨어 살려고 하면서, “돌을 베개 삼고 흐르는 물에 양치질하련다.(枕石漱流)”라고 말해야 할 것을 “물을 베고 돌로 양치질하련다.(枕流漱石)”라고 잘못 말했는데, 왕제王濟가 그 말을 듣고서 잘못을 지적하자 손초가 “물을 베는 것은 속진에 찌든 귀를 씻어 내기 위함이요, 돌로 양치질하는 것은 연화煙火에 물든 치아의 때를 갈아서 없애려 함이다.”라고 대답했던 고사가 전한다. 『世說新語』 「排調」.
  382. 382)한산寒山과 습득拾得 : 당나라의 두 선승禪僧. 저서로 『삼은시집』(일명 『寒山詩集』)이 전해진다. 행각승行脚僧인 풍간豊干과 세 사람이 천태산 국청사國淸寺에 드나들며 남루한 모습으로 주방에 들어가 승려들의 남은 밥을 먹곤 하였다 하며, 이 세 사람을 삼은三隱 또는 삼성三聖이라고 부른다. 『삼은시집』은 한산의 시 314수를 중심으로 이들 세 사람의 시를 모은 것인데, 작품 중에는 민중을 대상으로 한 교훈적인 시라든가 선禪의 게偈를 닮은 것이 많으며, 그중에는 한산에 얽힌 전설을 노래한 것도 있다. 작품은 모두 오언고시五言古詩이다.
  383. 383)남가南柯 : 남가일몽南柯一夢. 남쪽으로 난 나뭇가지 아래에서 꾼 꿈, 즉 덧없는 꿈이나 부귀영화를 일컫는다.
  384. 384)천석고황泉石膏肓이요 연하고질烟霞痼疾이로다 : 당나라 은사隱士 전유암田游巖의 이야기. 당 고종이 숭산嵩山에 행차하였다가 그가 사는 곳에 들러 편안한지 안부를 물었다. 전유암은 “신은 샘과 돌이 고황에 걸린 것처럼, 자연을 즐기는 것이 고질병처럼 되었습니다.(臣所謂泉石膏肓。 煙霞痼疾者。)”라고 대답하였다. 『唐書』 「隱逸傳」.
  385. 385)삼관三觀 : 관법觀法의 내용을 세 종류로 나누는 것. 천태종에서 세우는 공관·가관·중관을 천태삼관天台三觀이라 하고, 화엄종에서 세우는 진공관·이사무애관·주변함용관을 법계삼관이라 하고, 율종에서 세우는 성공관·상공관·유식관을 남산삼관이라 하고, 『종경록』에 있는 별상삼관·통상삼관·일심삼관을 삼종삼관이라 하고, 법상종의 자은慈恩이 세운 유관·공관·중관을 자은삼관慈恩三觀이라고 한다.
  386. 386)구오駈烏 : 절에서 먹는 음식을 보고 날아드는 까마귀를 쫓고, 또 파리 따위를 날리는 사미라는 뜻으로 일곱 살에서 열세 살까지를 구오 사미라 한다.
  387. 387)인因을 잘 닦는다 :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원인이 되는 보살행을 잘 닦는다는 뜻이다.
  388. 388)수기受記 : 부처로부터 내생에 부처가 되리라고 하는 예언을 받는 것.
  389. 389)아집我執과 법집法執과 비법집非法執 : 아집은 나(我)를 실재한 줄로 집착하는 소견, 법집은 현상을 실재한 것인 줄로 잘못 알고 고집하는 것이다. 대개 아집과 법집을 이집二執이라고 한다. 법과 비법의 구분은 반야부에서 무위법과 유위법으로 나누는데, 『금강경』의 다음과 같은 구절이 해당된다. “만일 보살마하살들에게 법(無爲法과 般若)이라는 생각이 전개된다면 자아에 대한 집착, 유정有情에 대한 집착, 영혼에 대한 집착, 개인에 대한 집착도 있게 될 것이다. 또 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전개된다면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자아에 대한 집착, 유정에 대한 집착, 영혼에 대한 집착, 개인에 대한 집착이 있게 될 것이다. 왜 그러한가 하면 보살마하살은 법(無爲法과 般若)과 법 아닌 것(有爲法, 想, sanjna)에 집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이에 대해 말하기를, ‘뗏목으로 비유되는 법문을 알고 있는 사람은 법조차 버려야 한다. 하물며 법 아닌 것이랴’라고 이미 말하였다.”
  390. 390)전세前世의 업에 따라 두 가지 과보를 얻게 되는데, 정보는 오온五蘊이 화합하여 이룬 신체를 말하고, 의보는 신체가 의거하는 산하대지와 의복이나 음식 등을 말한다.
  391. 391)공자孔子가 네~삼았다고 했습니다 : 『논어』 「子罕」. “공자는 네 가지를 끊어 없앴으니, 사사로운 뜻이 없고, 기필함이 없고, 집착함이 없고, 아집이 없다.(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
  392. 392)금강왕의 보배로운 깨달음(金剛王寶覺) : 『수릉엄경』의 ‘시방十方 박가범薄伽梵의 오직 한 길, 열반에 이르는 문’을 표현하는 말이다.
  393. 393)법무아法無我 : 일체의 존재는 모두 인연에 따라 존재하는 것으로서 그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인무아人無我 ·인공人空에 대칭되는 말로서 법공法空이라고도 한다.
  394. 394)무상無相 : 형상에 구애됨 없이 집착을 떠났다는 의미로서 진정한 해탈의 경지에 이름.
  395. 395)무견無見 : 만유는 무상한 것이어서 실재하지 않는 것과 같이, 사람도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서 공무空無에 돌아간다고 고집하는 그릇된 소견.
  396. 396)육여六如 : 육유六喻라고도 한다. 『금강경』에서 “일체 유위법은 꿈, 환영, 거품,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또한 번개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보아야 한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라고 했다. 세간의 일체법이 무상함을 말하는 것이다.
  397. 397)관지觀智 : 진리를 살펴보는 바른 지혜.
  398. 398)증입證入 : 깨달음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
  399. 399)여환금강삼매如幻金剛三昧 : 『首楞嚴經直指』에 따르면, “일체법이 환영 같음에 통달하므로 연緣을 그치고 근본에 돌아갈 수 있다. 문사수聞思修로 말미암아 금강삼매를 성취하는데, 또한 여환삼매如幻三昧라고도 한다. 이 여환금강삼매는 십지 이후에 증득하는 것인데, 바르고 진실한 각혜覺慧를 벗어나지 않는다. 비유하면 금강과 같으니 파괴할 수 없으며 일체 번뇌를 파괴할 수 있다.(達一切法如幻。 故能息緣反根。 由聞思修。 成就金剛三昧。 亦云如幻三昧。 此如幻金剛三昧。 十地以後所證。 不出正真覺慧。 喻如金剛。 不可破壞。 而能破壞一切煩惱。)”라고 했다.
  400. 400)금강도후이숙식공金剛道後異熟識空 : 『八識規矩直解』에 따르면, 성불하기 이전의 일향유루一向有漏는 금강도후이숙식공을 기다려야 대원경지大圓鏡智에 상응하는 암마라식菴摩羅識을 이룬다 하였다.
  401. 401)여환삼매如幻三昧 : 모든 차별 현상은 실체가 없어 허깨비와 같다고 주시하는 삼매.
  402. 402)견사혹見思惑·진사혹塵沙惑·무명혹無明惑을 삼혹三惑 또는 삼장三障이라고 한다. 견사혹은 견도見道와 수도修道에서 끊는 견혹見惑·수혹修惑이다. 견혹은 우주의 진리를 알지 못하여서 일어나는 번뇌이고, 수혹은 낱낱 사물의 진상을 알지 못하여서 일어나는 번뇌이다. 진사혹의 진사는 많음을 비유한 것으로, 보살이 중생을 교화할 때에 마음이 어두컴컴하여 무량무수한 법문을 알아 자유자재하게 구제하지 못하는 것을 말함이니, 다만 혹체惑體가 많다는 뜻만이 아니고, 알지 못하는 법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명혹은 미혹의 근본을 이루어 지혜의 밝음이 없는 번뇌이다.
  403. 403)이장二障 : 혹장惑障을 두 가지로 나눈 것. 『俱舍論』에는 번뇌장煩惱障과 해탈장解脫障, 『唯識論』에는 번뇌장과 소지장所知障, 『圓覺經』에는 이장理障과 사장事障, 『金剛般若波羅密經論』에는 번뇌장과 삼매장三昧障으로 구분하였다.
  404. 404)일전어一轉語 : 미혹한 마음을 싹 바꿔 깨달음에 들게 하는 간단명료한 한마디 말.
  405. 405)『선문염송禪門拈頌』 : 고려의 승려 혜심慧諶(1178∼1234)이 1226년(고종 13)에 수선사修禪寺에 있으면서 불조佛祖들의 염송 등을 모은 것을 후에 엮어 낸 책. 목판본. 30권 10책.
  406. 406)제접提接 : 스승이 문답을 통해 제자를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
  407. 407)인타라망因陁羅網 : 제망帝網. 제석천에 있는 보배 그물. 낱낱의 그물코마다 보배 구슬을 달았고, 그 보배 구슬의 한 개 한 개마다 각각 다른 낱낱의 보배 구슬의 영상을 나타내고, 그 한 보배 구슬의 안에 나타나는 일체 보배 구슬의 영상마다 또 다른 일체 보배 구슬의 영상이 나타나서 중중무진重重無盡하게 되었다고 한다.
  408. 408)세계해선世界海旋 : 회오리 치는 세계 바다. 회오리는 중중무진을 형용하는 표현이다.
  409. 409)진금포眞金鋪 : 순금을 파는 가게. 석두 희천石頭希遷이 자신을 그렇게 표방하였다. 이에 대해 마조 도일馬祖道一은 잡화포雜貨鋪라고 하였다. 진금포는 순일하고 고고한 선풍을 가리킨다.
  410. 410)사조용四照用 : 임제종臨濟宗에서 수행자를 지도하는 방편으로 세운 네 가지 방법. 조照는 상대방의 속을 비추어 들여다보는 것이고, 용用은 수행자의 역량과 태도에 맞추어 지도하는 것이다. 선조후용先照後用은 먼저 비추어 보고 뒤에 쓰는 것으로, 사람이 있는 것이다. 선용후조先用後照는 먼저 쓰고 뒤에 비추어 보는 것으로, 법이 있는 것이다. 조용동시照用同時는 비춤과 쓰임이 동시에 있는 것으로, 밭을 가는 농부의 소를 빼앗고 주린 사람의 밥을 빼앗는 것이다. 조용부동시照用不同時는 물음과 대답이 다 같이 있는 것이다.
  411. 411)근거(巴鼻) : ‘파병把柄’에서 나온 말이다.
  412. 412)방편 : 원문의 구화漚和는 ⓢ upāya의 음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그 소질에 따라 임시로 행하는 편의적인 수단과 방법을 말한다.
  413. 413)묘희는 문수보살. 무착이 문수보살을 찾아 오대산에 갔다가 그곳에서 만난 노옹에게 이곳의 대중 숫자가 얼마나 되냐고 물었을 때, 문수보살의 화신인 노옹은 전삼삼 후삼삼前三三後三三이라고 답변하였다.
  414. 414)삼현三玄 : 임제가 “선의 종지宗旨를 제창함에 있어서 일구一句 가운데 모름지기 삼현문三玄門을 갖추고, 일현一玄 가운데 모름지기 삼요三要를 갖춘다.”라고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삼현의 첫째는 체중현體中玄으로서 삼세일념三世一念 등이고, 둘째는 구중현句中玄으로서 모든 생각과 이론을 초월한 화두인 경절어구徑截語句 등이며, 셋째는 현중현玄中玄으로서 선상禪床에 올라가서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 있거나 상대방을 주장자로 치거나 할喝을 하는 것 등이라고 하였다.
  415. 415)집어 뽑거나~구별한 것으로 : 염고拈古(산문체 해설), 송고頌古(운문체 설명), 대어代語(대신 말함), 별어別語(별도로 말함) 등을 가리킨다. 이외에 평창評唱(산문체의 염송 해설), 착어着語(짧은 촌평) 등이 있다. 책명으로는 분양 선소汾陽善昭의 ‘송고백측頌古百則’과 ‘공안대별백측公案代別百則’ 그리고 설두 중현의 ‘설두송고백측’ 등이 있다.
  416. 416)삼처전심三處傳心 : 석가가 가섭迦葉에게 세 곳에서 불교의 진수를 전했다는 말이다. 다자탑전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 영산회상거념화靈山會上擧拈花, 사라쌍수곽시쌍부沙羅雙樹槨示雙趺가 그것이다. 다자탑은 중인도 비사리성毘舍離城 북서쪽에 있다. 석가가 그곳에서 설법하고 있을 때 가섭이 누더기를 입고 뒤늦게 오자 여러 제자들이 그를 얕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석가는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 절반을 가섭에게 양보하여 거기 함께 앉도록 하였다. 두 번째로 석가가 중인도 왕사성王舍城 북동쪽 10리 지점에 있는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을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석가가 그 꽃송이 하나를 들어 보이자, 제자들이 모두 무슨 뜻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해하는데 가섭만은 빙그레 웃었다. 이에 석가는 “바른 법, 열반의 묘한 마음을 가섭에게 전한다.”라고 선포하였다. 다음으로 석가가 북인도 쿠시나가라성(拘尸羅城) 북서쪽의 사라수沙羅樹 여덟 그루가 둘씩 마주 서 있는 사이에 침대를 놓게 하고 열반하자, 그 숲이 하얗게 변하였다. 가섭이 스승의 관 주위를 세 번 돌고 세 번 절하자, 관 속으로부터 두 발을 밖으로 내밀어 보였다는 것이다. 선종에서는 이를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유일한 근거라고 하여 매우 중요시한다.
  417. 417)환성喚惺 : 1664~1729. 조선 후기의 승려. 강원도 춘천 출신. 속성은 정씨鄭氏, 법명은 지안志安, 호는 환성喚惺, 자는 삼낙三諾.
  418. 418)팔방八棒 : 종사들의 방망이질 종류. 조사의 영을 내려서 깊은 이치로 돌아가게 하는 방망이질, 헛된 생각을 닥치는 대로 없애 올바른 이치를 따르게 하는 방망이질, 깊은 이치라도 내치고 올바른 이치라도 깎아내리는 방망이질, 모질게 질책하는 방망이질, 이 네 가지는 모두 벌을 주는 방망이질이니 ‘벌방罰棒’이다. 종지에 어긋남이 없으므로 상으로 때려 주는 방망이질은 ‘상방賞棒’이고, 헛된 것과 참된 것이 뒤섞여 있으니 이것을 가려 주는 방망이질은 ‘변방辨棒’이며, 눈먼 도리깨처럼 함부로 휘두르는 방망이질은 사리에 어두워서 눈이 먼 ‘할방瞎棒’이며, 범부이든 성인이든 모든 지견을 몽땅 쓸어내는 방망이질이야말로 올바른 이치를 드러내는 ‘정방正棒’이다.
  419. 419)임제의 삼구와~말이 된다 : 이 구절은 환성 지안의 저술인 『禪門五宗綱要』 등에 나온다.
  420. 420)오종五宗 : 선문의 다섯 종파. 임제종臨濟宗, 조동종曹洞宗, 운문종雲門宗, 위앙종潙仰宗, 법안종法眼宗.
  421. 421)운문삼구雲門三句 : 오대五代 시대에 운문 문언雲門文偃의 제자 덕산 연밀德山緣密이 운문종에서 수행자를 지도하는 방법을 세 구절로 정리한 것. 제1구 함개건곤函蓋乾坤은 하늘과 땅을 덮어 포용한다, 곧 진리는 모든 현상에 널리 퍼져 있다는 뜻이다. 제2구 절단중류截斷衆流는 모든 흐름을 끊어 버린다, 곧 수행자의 번뇌·망상을 명쾌하게 끊어 버린다는 뜻이다. 제3구 수파축랑隨波逐浪은 파도를 따라 흐름을 같이한다, 곧 수행자의 소질이나 능력에 따라 자유자재로 지도한다는 뜻이다.
  422. 422)파릉삼구巴陵三句 : 파릉은 운문 선사의 제자. 어떤 스님이 파릉에게 무엇이 제바종提婆宗인가 묻자, 은쟁반에 쌓인 눈(銀盌裏盛雪)이라 대답하고, 무엇이 취모검吹毛劍인가 물으니, 산호 가지마다 매달린 달(珊瑚枝枝撐著月)이라 하고, 조사의 뜻과 교의教意가 같은가 다른가라는 물음에는 닭이 추워서 나무에 오르고 오리가 추워서 물로 내려간다(雞寒上樹。 鴨寒下水。)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운문 선사는 매우 기뻐하며, 훗날 자신의 제삿날에 다만 이 세 마디 법문(三轉語)을 일러 주면 된다고 하였다. 『五家宗旨纂要』 참고.
  423. 423)분양삼구汾陽三句 : 분양은 분양 선소汾陽善昭(947~1024). 오대五代와 송宋나라 때 승려. 학인學人이 힘써야 할 구절에 대해 묻자, 가주에서 대상을 친다(嘉州打大像)고 하였고, 학인이 전신轉身할 구절에 대해, 섬주에서 쇠로 된 소에 물을 준다(陝舟灌鐵牛)고 하였고, 학인에게 절실한 구절에 대해, 서하에서 사자를 희롱한다(西河弄獅子)고 하였다.
  424. 424)풍고楓臯 : 김조순金祖淳의 호.
  425. 425)금구성언金口聖言 :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
  426. 426)권교權敎 : 부처님이 대승의 진정한 가르침으로 대중을 인도하기 위해 사용한 방편으로서의 가르침.
  427. 427)삼근三根 : 중생의 소질을 세 가지로 나눈 상근上根·중근·하근.
  428. 428)아승기겁(僧祗時劫) : 보살이 불위佛位에 이르기까지 수행하는 햇수. 3기祇라고도 한다. 십주·십행·십회향의 3위位를 수행하여 마치는 데 1아승기겁을 지내며, 그동안에 7만 5천 부처님께 공양하고, 십지 중의 초지로부터 제7지에 이르기까지 수행을 마치는 데 제2 아승기겁을 지내며, 7만 6천 부처님께 공양하고, 제8지로부터 제10지의 수행을 마치는 데 제3 아승기겁을 지내며, 7만 7천 부처님께 공양한다고 한다.
  429. 429)견망見網 : 몸을 얽어매는 갖가지 삿된 견해.
  430. 430)응진應眞 : 공양 받음이 마땅한 진실한 사람. 아라한阿羅漢을 번역한 말.
  431. 431)화불化佛 : 중생의 근기와 소질에 따라 갖가지로 형상을 변하여 나타내는 불신佛身.
  432. 432)불퇴지不退地 : 반드시 성불이 결정되고 동시에 보살위에서 타락하지 않을 위치.
  433. 433)보리심菩提心 : ⓢ bodhi-citta. 깨달음을 구하려는 마음.
  434. 434)천제闡提 : ⓢ icchantika. 성불할 성품이 없는 이를 뜻한다.
  435. 435)비로자나毘盧遮那 : ⓢ vairocana. 부처님의 진신眞身을 나타내는 칭호. 부처님의 신광身光·지광智光이 이사무애理事無礙의 법계에 두루 비추어 원명圓明한 것을 의미한다.
  436. 436)십신十身 : 불·보살의 몸을 그 공덕에 의하여 열 종류로 나눈 것. 보리신菩提身·원신願身·화신化身·역지신力持身·상호장엄신相好莊嚴身·위세신威勢身·의생신意生身·복덕신福德身·법신法身·지신智身 등으로 구별한다.
  437. 437)연화장蓮花藏 미진수微塵數의 대인상大人相 : 연화장은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비로자나불의 정토. 이 부처는 천 개의 잎을 가진 연화좌蓮華座에 앉아 있는데, 그 잎 낱낱은 낱낱의 세계를 상징하며, 그 낱낱의 세계에 백억 국토가 있고, 그 국토에 보신불報身佛이 출현한다고 한다. 미진수는 미세한 티끌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 대인상은 삼십이상三十二相을 말한다. 대인大人은 전륜왕이나 불·보살, 삼십이상은 대인의 상호相好이므로 대인상이라 한다.
  438. 438)아홉 번 모임 : 80권본 『화엄경』에서 1부 39품을 일곱 곳의 아홉 번 모임에서 말하였다고 하는 것. 제1회 6품은 보리도량菩提道場, 제2회 6품은 보광명전普光明殿, 제3회 6품은 도리천忉利天, 제4회 4품은 야마천夜摩天, 제5회 3품은 도솔천兜率天, 제6회 1품은 타화천他化天, 제7회 11품은 보광명전, 제8회 1품은 보광명전, 제9회 1품은 중각강당重閣講堂.
  439. 439)『선요禪要』 : 원元나라 고승 고봉高峰(1238~1295)의 법문을 엮은 책. 선禪의 요령을 간추려 엮은 책으로, 고봉의 시자 지정持正이 기록하고 거사 홍교조洪喬祖가 엮었다.
  440. 440)『역본의易本義』 : 송나라 주희朱熹가 상수역象數易과 의리역義理易을 절충하여 『주역』을 해석한 책.
  441. 441)신이함은 장소가~없는 것이다 : 출전은 『朱子語類』이다.
  442. 442)남헌 장씨南軒張氏 : 장식張栻(1133~1180). 남송 때 학자. 이름난 재상 장준張浚의 아들. 남헌은 호.
  443. 443)구산 양씨龜山楊氏 : 양시楊時(1053~1135). 북송 때 학자. 구산은 호.
  444. 444)왕기륭王起隆 : 명나라 사람. 『金剛經新異錄』 등의 저술이 있다.
  445. 445)쌍계사雙溪寺 : 여러 곳에 동명의 사찰이 있으나 여기서는 논산시 양촌면에 있는 사찰을 가리킨다.
  446. 446)후룡後龍 : 뒤쪽으로 바로 내려온 주된 산줄기.
  447. 447)응공應供 : 나한의 이칭.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하다는 뜻이다.
  448. 448)살적殺賊 : 나한의 이칭. 번뇌라는 적을 죽였다는 뜻이다.
  449. 449)단월檀越 : ⓢ dāna-pati의 음사. 시주施主.
  450. 450)순생順生과 순후順後의 과보 : 순생보는 현세에 지은 선악에 따라 내생에 받는 그 과보, 순후보는 받기는 받되 언제 받게 될지가 일정하지 않은 과보를 말한다.
  451. 451)분단생사分段生死 : 삼계에서 각기 업인業因에 따라 몸과 목숨 따위의 길고 짧음이 있는 범부의 생사生死.
  452. 452)변역생사變易生死 : 삼계에서 나고 죽고 하는 몸을 떠난 뒤 성불成佛하기까지 성자聖者가 받는 삼계 밖의 생사.
  453. 453)계내界內와 계외界外의~진사塵沙·나곡羅穀 : 계내는 삼계, 계외는 삼계 밖의 경계, 삼고는 고고苦苦·괴고壞苦·행고行苦로서 고고는 몸이 고苦의 연緣에서 생겨 온갖 고통을 받는 것이고, 괴고는 자기 뜻에 애착을 느끼던 것이 괴멸하는 때에 받는 고통이고, 행고는 세간 모든 현상의 변화가 끝이 없는 것이다. 오고는 인간계에 대한 다섯 종류의 괴로움이니, 즉 생고生苦·노고老苦·병고病苦·사고死苦·애별리고愛別離苦, 팔고는 생고生苦·노고老苦·병고病苦·사고死苦·애별리고愛別離苦·원증회고怨憎會苦·구부득고求不得苦·오음성고五陰盛苦이다. 진사는 티끌과 모래와 같이 수량을 알 수 없는 번뇌를 말한다. 나곡은 비단인데, 여기서는 비단실처럼 미세한 번뇌를 가리키는 듯하다.
  454. 454)십유十喩 : 우주의 물物·심心 현상은 모두 공무空無하다는 이치를 표시한 열 가지 비유. 환幻·염焰·수중월水中月·허공화虛空華·향響·건달바성乾闥婆城·몽夢·영影·경중상鏡中像·화化.
  455. 455)일심삼관一心三觀 : 천태종에서 행하는 관상觀想 방법의 하나. 일심을 대상으로 하여 그 가운데 공관空觀, 가관假觀, 중관中觀의 삼관을 동시에 실현하는 관법이다.
  456. 456)사지四智 : 번뇌에 오염된 팔식八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네 가지 청정한 지혜. 대원경지大圓鏡智는 오염된 아뢰야식阿賴耶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마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 내는 크고 맑은 거울처럼 아뢰야식에서 오염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이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평등성지平等性智는 오염된 말나식末那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자아에 대한 집착을 떠나 자타自他의 평등을 깨달아 대자비심을 일으키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묘관찰지妙觀察智는 오염된 제육식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모든 현상을 잘 관찰하여 자유자재로 가르침을 설하고 중생의 의심을 끊어 주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성소작지成所作智는 오염된 전오식前五識을 질적으로 변혁하여 얻은 청정한 지혜. 이 지혜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을 모두 성취하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457. 457)법권法眷 : 같은 법문法門에서 수행하는 동료.
  458. 458)화주化主 : 중생을 교화하는 부처.
  459. 459)장張 : 당시 글을 잘 쓰던 인물인 듯하다. 「장 처사가 금자金字로 「행원품行願品」과 『법화경』을 필사하는 것에 대한 상축上祝과 서문」에 ‘張公’으로 나온다.
  460. 460)날마다 1되~나머지는 말랐는데 : 『釋門自鏡錄』에는 이 부분이 “날마다 1되 남짓 나왔는데 참혹한 고통이 독보다 더하였다.(日出升餘。 慘痛煩毒。) ”로 되어 있다.
  461. 461)나무들이 얽히고설킨~오묘함이 정밀했다 : 이 구절은 최치원의 「대숭복사비명병서」 가운데 “綺井華攢而鞞鞢。 繡栭枝擁而杈枒。”를 차용한 것이다.
  462. 462)경행經行 : 좌선하다가 졸음을 방지하거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가볍게 걸으면서 닦는 수행법.
  463. 463)혈망봉穴望峰 : 봉우리 상부에 큰 구멍이 뚫려 하늘을 마주 대하는 듯한 형상의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464. 464)백씨白氏 : 용암 선사의 고족高足 백암白岩을 가리키는 듯하다. 용암 선사와 백암이 진언을 모아 3권 3책으로 간행한 『眞言集』이 전한다.
  465. 465)필방畢方 : 전설상의 새 이름. 생김새는 학과 비슷하며 다리는 하나이고 푸른 바탕에 붉은 무늬, 흰 부리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이 새가 출현하면 화재와 같은 재앙이 발생한다고 한다.
  466. 466)화성化城 : 신통력으로 만든 성.
  467. 467)문병門屏 : 밖에서 집안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대문이나 중문 안쪽에 가로막아 놓은 담이나 널빤지.
  468. 468)정백精魄 : 정령精靈. 만물의 근원을 이룬다는 신령스러운 기운.
  469. 469)돌로 표를 세운다 : 『文選』에 있는, 동진東晋 시대 손작孫綽의 〈遊天台山賦〉에서 “적성에는 노을이 일어 표지를 세운다.(赤城霞擧而建標)”라고 한 구절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470. 470)선구旋具 : 선旋은 ‘신이한 기략을 주선함(周旋神機)’, 구具는 ‘항상 만법을 갖춤(備常萬法)’을 뜻한다. 『乘門衍會辨』 참고.
  471. 471)육정六丁 : 도교의 신명으로 화신火神을 가리킨다. 육갑六甲 중의 정신丁神, 곧 정축丁丑·정묘丁卯·정사丁巳·정미丁未·정유丁酉·정해丁亥의 여섯 신이 여기에 해당한다.
  472. 472)경전들은 완연히~변하지 않았다 : 이 대목은 『법원주림』 등에 나온다.
  473. 473)사주寺主 : 사찰을 관리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474. 474)서명사西明寺의 사주寺主~목험目驗이 이야기한 : 이 표현은 『법원주림』 등에 나온다.
  475. 475)진陳나라 상서복야尙書僕射~시대에 드러나서 : 강총江揔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문재文才가 있었다. 진 후주陳後主가 즉위하자 상서령尙書令이 되었는데 정무는 돌보지 않고 후주와 함께 후원에서 연회에만 골몰하면서 염정시를 써내 압객狎客으로 불렸다. 문집 30권이 있었지만 없어졌고, 명나라 때 만들어진 『江令君集』이 전한다. 100여 편의 시가 남아 있다.
  476. 476)두 왕씨王氏 : 동진東晋 시대 서예가 왕희지王羲之와 그의 일곱째 아들 왕헌지王獻之를 가리킨다.
  477. 477)삼가三賈 : 전한前漢 시대 최고의 천재 학자로 알려진 가의賈誼, 후한 때 약관의 나이에 오경五經 본문과 『좌씨전』을 암송한 가규賈逵, 당나라 때 예학禮學에 정통한 가공언賈公彦을 지칭하는 듯하다.
  478. 478)사자獅子의 자리 : ‘자리(座)’가 『변정론』에는 ‘臺’로 되어 있다.
  479. 479)개황開皇 : 수 문제隋文帝의 연호. 581~600.
  480. 480)인수仁壽 : 수 문제隋文帝의 연호. 601~604.
  481. 481)양주揚州 : 양자강 하류에 있는 도시. 수 양제가 대운하를 건설한 곳이고,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482. 482)진陳나라 상서복야尙書僕射~29,173부 903,580권이었다 : 이 부분은 『辯正論』 권3에서 인용한 것이다.
  483. 483)「행원품行願品」 : 『화엄경』의 편명. 원제는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부처의 공덕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열 가지 광대한 행원行願을 닦아야 한다고 설한 내용이다.
  484. 484)「정행품淨行品」 : 『화엄경』의 편명. 문수보살이 청정한 믿음의 실천을 설하는 내용이다.
  485. 485)벽과擘窠 : 글자 크기가 고르고 격식이 분명한 모양.
  486. 486)예성인자睿聖仁慈하고 문무돈후文武敦厚하신 : 지혜롭고 인자하며 문무를 겸비하였다는 뜻이다.
  487. 487)금륜성왕金輪聖王 : 수미산須彌山의 사주四洲를 통치한다는 제왕이다.
  488. 488)팔짱을 늘어뜨리고 세상(八荒)을 다스리시며 : 성군聖君이 옷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 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무위지치無爲之治를 뜻한다. 『서경』 「武成」.
  489. 489)오제五帝가 여섯이~될 것입니다 : 삼황오제三皇五帝는 신화상의 제왕들로 사료에 따라 차이가 난다. 사마천司馬遷의 『史記』에서는 삼황을 천황天皇, 지황地皇, 태황泰皇, 또는 인황人皇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風俗通義』에서는 삼황을 복희伏羲, 신농神農, 여와女媧로 구분하고 있다. 오제五帝에 대해서는, 『사기』에서는 황제黃帝, 전욱顓頊, 제곡帝嚳, 당요唐堯, 우순虞舜으로, 「尙書序」에서는 황제 대신 소호少昊를 오제 자리에 넣고 있다.
  490. 490)대왕대비 전하 기유생 김씨 : 순조의 비. 영안 부원군永安府院君 김조순金祖淳의 딸인 순원왕후純元王后.
  491. 491)진실로 한漢나라~수 있도록 : 이 구절은 당나라 제법사濟法寺의 사문 법림法琳이 『破邪論』을 써서 올린 계啓에서 인용한 것이다.
  492. 492)패엽梖葉 : 패엽貝葉, 패다라엽貝多羅葉. ⓢ Pattra. 인도에서 종이 대신으로 글자를 쓰는 데 사용하는 나뭇잎. 옛적부터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나뭇잎에 글자를 새겼으며, 삼장三藏의 경전을 이 잎에 썼다.
  493. 493)태임太妊 : 주 문왕의 모친.
  494. 494)선인宣仁 : 송나라 영종英宗의 비妃이며, 철종哲宗의 모후母后인 선인태후宣仁太后를 말한다. 성性은 고씨高氏. 철종이 어릴 때 수렴청정하면서 왕안석王安石을 물리치고 사마광司馬光 등 많은 유현儒賢을 등용하였다. 이 시기를 원우元祐의 치治라 하며, 세상 사람들이 여자 중의 요순堯舜이라고 칭송하였다.
  495. 495)왕대비 전하 무진생 조씨趙氏 : 익종의 비. 풍은 부원군豊恩府院君 조만영趙萬永의 딸인 조대비趙大妃.
  496. 496)옥호玉毫 : 부처님 미간에 있는 흰 털. 거기에서 큰 광명을 발산하여 시방세계를 비춘다고 한다.
  497. 497)금륜金輪 : 바퀴 모양의 무기武器로 칠보七寶의 하나인데, 이것이 향하는 곳마다 모두 귀복歸伏한다고 한다.
  498. 498)장추長秋 : 한나라 때 태후가 거처하던 궁전.
  499. 499)장신長信 : 한나라 때 태황태후太皇太后가 거처하던 궁전.
  500. 500)사미사제思媚思齊 : 『시경』 「大雅」 〈思齊〉, “거룩하신 태임이 문왕의 어머니이시니, 시어머니 태강께 효도하시며 왕실의 주부 노릇 하셨네.(思齊太任。 文王之母。 思媚周姜。 京室之婦。)”라고 하였다.
  501. 501)문안무정헌경성효文安武靖憲敬成孝 순종대왕純宗大王 : 문안무정헌경성효는 순조의 시호로서 문文으로 편안케 하고 무武로 안정시켰으며 공경과 효성을 다했다는 뜻이다. 순종대왕은 묘호廟號이다.
  502. 502)아뇩지阿耨池 : 서천西天에 있는 연못.
  503. 503)돈문현무인의효명敦文顯武仁懿孝明 익종대왕翼宗大王 : 돈문현무인의효명은 익종의 시호로서 문을 돈독히 하고 무를 드날렸으며 인자하고 효성스러웠다는 뜻이다. 익종대왕은 묘호이다. 익종은 순조의 세자. 1812년 왕세자에 책봉되었으며, 조만영의 딸을 맞아 혼인을 하고 헌종을 낳았다.
  504. 504)명통冥通 : 모든 현상을 떠나 어디에도 걸림 없이 자유자재하다는 뜻이다.
  505. 505)삼문三門 : 몇 가지 용례가 있는데, ① 법공法空·열반涅槃으로 들어가는 세 가지 해탈문解脫門, 즉 공문空門·무상문無相門·무작문無作門, ② 교敎와 율律과 선禪의 세 문, ③ 지혜·자비·방편의 세 문, ④ 문혜聞慧·사혜思慧·수혜修慧인 삼혜三慧의 문을 말한다. 또 삼문이라 하면 사찰의 누문樓門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는 ①과 같은 내용으로 사찰의 본당을 열반이라 비유하고, 삼문은 거기에 이르는 세 단계의 해탈문을 비유한 말이다. 이때의 삼문은 산문山門이라고도 한다.
  506. 506)나라의 빛을 보고 : 「觀卦」 육사六四의 “나라의 빛을 봄이니 왕의 손이 됨이 이롭다.(觀國之光。 利用賓于王。)”에서 나온 말이다.
  507. 507)왕촉王蠋 : 전국시대 제齊나라 사람. 연燕나라의 침입을 받았을 적에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 하고 자살하였다.
  508. 508)수양睢陽에 비를 세웠습니다 : 당나라 현종 때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이 반란을 일으켜 수양성이 반란군에 포위되었다. 성안에 양식이 고갈되자 사람들은 모두 성을 버리고 도주하자고 하였으나 장순張巡과 허원許遠은 “수양은 강회江淮의 보장保障이다. 만약 이 성을 버리고 떠나면 적이 반드시 승세를 타고 깊이 쳐들어올 것이니, 그렇게 되면 강회는 없게 될 것이다.” 하고 끝까지 수양을 지키다 전사하였다. 후에 당나라 한유韓愈가 조주 자사潮州刺史로 내려갔을 때 〈張中丞傳後敘〉를 써서 장순과 허원의 사적을 표창하였고, 그래서 그곳 사람들이 쌍충사묘雙忠祠廟를 지어 신으로 받들었다고 한다.
  509. 509)좋지 않음(丕屯) : 비괘丕卦와 둔괘屯卦. 비괘는 건괘乾卦와 곤괘坤卦가 거듭된 것으로, 하늘과 땅이 서로 사귀지 못함을 상징하고, 둔괘는 감괘坎卦와 진괘震卦가 겹친 것인데, 비와 우레가 구름 밑에 있어서 아직 진동할 만한 상태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510. 510)남제운南霽雲 : 당나라 현종 때 수양성에서 장순張巡과 함께 절개를 지켜 죽은 장수. 「張中丞傳後敘」 참고.
  511. 511)요광효姚廣孝 : 명나라 성조成祖 때의 승려. 원래 이름은 도연道衍으로 14세 때에 불문佛門에 들어갔다가 태조의 넷째 아들인 연왕燕王, 즉 성조를 도와 태조의 황태손으로 제위에 오른 혜제惠帝를 축출하고 정난靖難 일등공신에 책봉되었으며, 이때 광효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明史』 권145.
  512. 512)옷을 찢어(裂裳) : 옷을 찢어 발을 감싼다는 ‘열상과족裂裳裹足’의 준말. 급히 서둘러 간다는 뜻이다. 공수반公輸般이 초楚를 위해 운제雲梯를 설치하고 송나라를 공격하려 하자, 묵자墨子가 이를 듣고는 “노魯나라에서 가야 하니, 옷을 찢어 발을 싸매고 밤낮으로 쉬지 않아야겠다.” 하고는 10일 밤낮을 걸어 영郢에 도착하여 초왕楚王을 설득하였다는 이야기가 『戰國策』 「宋衛策」에 나온다.
  513. 513)좌단左袒 : 웃옷의 왼쪽 어깨를 벗는다는 뜻으로, 남에게 편들어 동의함을 이르는 말이다.
  514. 514)낭심狼瞫 : 전국시대 진晉나라 장수. 진秦나라 군사와 팽아彭衙에서 싸울 때 몸을 바쳐 분전하고 죽으니, 진晉나라 군사가 뒤따라가 싸워 크게 이겼다. 『춘추좌씨전』 「文公」 2년.
  515. 515)주려柱厲 : 주려숙柱厲叔. 춘추시대 거莒나라 오공敖公을 섬기다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자 그를 떠나 해변에서 살았는데, 오공이 환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급히 달려가 목숨을 바치면서 “신하를 몰라주는 후세의 임금들을 부끄럽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列子』 「說符」에 나온다.
  516. 516)구공九攻 : 아홉 번 공격. 묵자墨子가 성을 지킬 때 기묘한 술책으로 공수반公輸般이 아홉 번 공격하는 것을 모두 잘 방어하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517. 517)삼판三板 : 세 번 판자를 묶어 쌓은 정도의 높이밖에 안 되는 낮은 성이란 의미로 방비와 시설이 매우 열악한 곳을 이른다.
  518. 518)양을 몲(牽羊) : 육단견양肉袒牽羊에서 나온 말이다. 춘추시대 초나라 임금이 정鄭나라를 침략하여 항복시키자 정백鄭伯이 웃옷을 벗어 몸을 드러낸 채 양을 몰고 초나라 임금을 맞이하였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는 말로, 상대방에게 항복함을 뜻한다. 여기서 양을 몰고 간 행위는 항복하는 마당에 양을 손수 잡아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을 표하는 것이다.
  519. 519)자식을 바꾸니 : 춘추전국시대 때에 초인楚人이 송宋나라를 포위하였으나, 송인宋人들이 자식을 바꾸어 먹고(易子而食) 뼈를 갈라서 땔감으로 사용하며(析骸而爨) 항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춘추좌씨전』 「哀公」 8년.
  520. 520)장홍臧洪 : 한나라 동군 태수東郡太守. 194년에 장초張超가 장막張邈과 함께 조조曹操를 반대하고 여포呂布를 맞았다가 조조에게 옹구雍丘에서 포위를 당하게 되자, 장홍은 원소袁紹에게 구출할 것을 청하였는데 원소가 따르지 않아 장초는 죽고 말았다. 이 때문에 장홍이 원소를 원망하고 말을 듣지 않자 원소가 장홍을 포위하여 공격하였다. 성안에 식량이 다 떨어져서 결국 사로잡혔는데도 장홍은 굴복하지 않았고, 그래서 처형되었다. 이날 장홍의 마을 사람 진용陳容이 원소에게 말하길, “장군이 천하를 위해 포악함을 제거한다고 하고서 의로운 이를 죽이니 어찌 하늘 뜻에 부합하겠는가?”라고 했다. 이에 원소가 장홍의 무리라 살려두지 않겠다고 하니, 진용은 “장홍과 같은 날 죽는 게 낫지 장군과 살지는 않겠다.”라고 하며 죽음을 맞았다. 본문 이 구절의 앞에 나오는 열사는 ‘진용’을 말한다.
  521. 521)채공蔡恭 : 남조 송나라 무관 채도공蔡道恭을 가리킨다. 504년에 북위北魏가 사주司州를 포위하였는데, 성안에는 5천 명 정도밖에 없었고, 식량도 반 년 정도 지탱할 것밖에는 없었다. 위나라 군대가 공격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했으나, 사주 자사司州刺史 채도공이 군사들을 독려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싸워 백여 일을 맞섰다. 성을 함락시키지 못하자 북위는 퇴각하려 했는데 채도공이 병들어 죽음을 알고는 공격을 가해 함락시켰다. 송나라 조정에서는 영주 자사郢州刺史 조경종曹景宗을 보내 구원하게 했는데, 착현鑿峴에 이르러서 군사를 주둔시키고 더 이상 진전하지 않아 결국 성이 함락되었다. 이에 어사중승御史中丞 임방任昉이 조경종을 탄핵하는 글을 올렸는데, “도공이 죽음이여, 성을 몇 십 일 지켰도다. 경종의 삶이여, 하루아침에 갑옷을 버렸도다. 산 조경종과 죽은 채도공의 우열이 이와 같도다.(道恭云逝。 城守累旬。 景宗之存。 一朝棄甲。 生曹死蔡。 優劣若是。)”라는 문구가 있다. 앞 구절의 ‘바른 신하’는 임방을 가리킨다.
  522. 522)열사烈士의 항거하는~일을 애석해했습니다 : 이 문장은 당나라 유종원柳宗元의 문집 『柳河東集』의 「唐故特進贈開府儀同三司揚州大都督南府君睢陽廟碑」에 나온다.
  523. 523)표충사表忠寺 :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재약산載藥山에 있는 절. 원래 표충사는 밀양시 영취산에 있던 백하암白霞庵 자리에 있었으며, 사명 대사의 제사를 모시기 위하여 나라에서 사원祠院을 세우고 봄가을로 제사를 지냈다. 그 뒤 병자호란이 일어나 승려들이 흩어지고 폐허가 되었던 것을 1714년(숙종 40)에 밀양 군수 김창석金昌錫이 사당을 다시 세울 것을 계획하고, 관찰사 조태억趙泰億에게 보고하여 조정에 계啓를 올려 나라에서 제수祭需를 내릴 것을 청하였다. 그리하여 사당을 다시 세워 사명 대사와 그의 스승인 서산 대사西山大師, 임진왜란 때 금산 싸움에서 전사한 기허당騎虛堂의 영정을 모셨다. 그 뒤 남붕南鵬이 크게 중창하고자 1738년(영조 14)에 사명 대사의 행적을 임금에게 올리니, 임금이 교지를 내려 경상도 관찰사에게 중수하도록 명하였다. 이때 사명 대사의 영정을 중앙에 모시고 동쪽에 서산 대사, 서쪽에 기허당을 각각 모셨다. 1839년에 영정사靈井寺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524. 524)진악산進樂山 : 충남 금산에 있는 산.
  525. 525)색칠을 하는~언제 나오겠습니까 : ‘색칠을 하는 데에 정밀함을 다함(彩雘窮精)’과 ‘바위 골짜기의 맑은 기운(岩洞共淸)’은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並序」에서 인용한 것이다.
  526. 526)옥촉玉燭 : 사시四時의 기운이 화창한 것. 『이아』 「釋天」에서 “사시의 기운이 화창한 것을 일러 옥촉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527. 527)선기璇璣 : 선기옥형璇璣玉衡.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여 천문시계의 구실을 하였던 기구. 『서경』에서 “순舜이 선기옥형이란 천문天文 기계를 만들어서 일월 오성日月五星을 다스렸다.”라고 하였다. 북두칠성을 가리키기도 한다.
  528. 528)「유행儒行」 : 『禮記』의 편명. 이하 「曲禮」도 『예기』의 편명이다.
  529. 529)「계사係辭」 : 미상. ‘積善降之百祥’과 유사한 ‘作善降之百祥’이란 구절은 『서경』 「伊訓」에 나온다. 이하 본문에 나오는 「湯誥」도 『서경』의 편명이다.
  530. 530)작은 선이라고~것에서 쌓인다 : 『書經大全』 권4 「伊訓」의 주석에 있다.
  531. 531)선을 지극히~향기가 난다 : 『서경대전』 권6 「泰誓中」의 주석에 있다. 『서경대전』에는 ‘積善’이 ‘爲善’으로 되어 있다.
  532. 532)해백삼奚百三이 한~절로 떨어졌고 : 해백삼은 가난한 사람인데 우연히 어떤 도인이 가게 앞에서 화연化緣하는데 가게에서 보시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주머니에 있던 1문전文錢을 도인에게 보시하였더니, 그날 밤 꿈에 도인이 나타나 해백삼의 혹을 제거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太上感應篇』에 나온다.
  533. 533)금재金財가 두 냥을 보시하고 : 금재 비구는 부처님 제자. 그가 예배할 때면 매번 두 냥이 생기곤 해서 제자들이 부처님께 그 이유를 물으니, 금재 비구가 전생에 가난한 나무꾼으로서 나무를 하여 번 돈 두 냥을 보시한 일이 있어서 그 이후 계속 재물을 마음대로 쓰게 되었다고 하였다. 『賢愚經』 「金財因緣品」.
  534. 534)악생惡生이 세 냥을 보시하고 : 구류사 나라의 악생왕이 공원에 나아갔다가 황금 고양이 한 마리가 가는 것을 보고는 땅을 파서 금전이 가득한 구리 단지를 여러 개 얻었다. 그 연유가 이상해서 존자 가전연迦栴延의 처소에 나아가 물었더니, 과거 91겁 이전에 비바시불毘婆尸佛이 열반에 들고 유법遺法이 남아 있을 때 여러 비구들이 시주를 청하고 있었는데, 어떤 가난한 사람이 땔감을 팔아서 얻은 돈 3문文을 시주하였고, 그 가난한 사람이 지금 왕으로 태어난 것이라 하였다. 『雜寶藏經』 권9.
  535. 535)금천金天이 병의 물을 보시하고 : 금천 부부는 부처님 당시 사위국舍衛國의 부유한 사람. 비바시불이 열반에 들고 유법遺法이 남아 있을 때 승려들의 행차에 시주할 게 없어 괴로워하던 가난한 부부가 창고를 뒤져서 동전 한 냥과 거울 하나를 얻었다. 그래서 새 병 하나에 깨끗한 물을 담아서 동전을 물에 넣고 거울을 위에 붙여 승려들에게 시주하였더니 승려들이 그 물로 발우를 씻고 마시니 부부가 기뻐하였고, 이 인연으로 부유하게 태어난 것이라 하였다. 『현우경』 「金天品」.
  536. 536)보천寶天이 흰 돌을 보시하고 : 비바시불이 중생을 제도하실 때에 거사들이 승려들에게 갖가지로 공양하였는데 어떤 가난한 사람은 공양할 게 없더니 보석처럼 보이는 하얀 돌이 있어서 그것을 승려들에게 주면서 큰 서원을 발했고, 그 인연으로 보천 비구가 되었다고 한다. 『현우경』 「寶天因緣品」.
  537. 537)내녀㮈女가 절을 짓고 : 주 263 참조.
  538. 538)무우왕無憂王 : ⓢ Aśoka. 찬드라굽타(Candragupta)가 마가다국(Magadha國) 난다(Nanda) 왕조를 무너뜨리고 세운 마우리야(Maurya) 왕조의 제3대 왕. 인도 남단부를 제외한 전 인도를 통일하였다. 재위 B.C. 270~B.C. 230년경. 즉위 8년에 동부 해안에 있던 칼링가국(Kaliṅgā國)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살육의 참상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무력 정복을 포기하고 비폭력과 정의에 기초한 다르마(dharma)에 의한 통일을 시도하였다. 불교에 귀의하여 수많은 탑과 사원을 세웠고, 수많은 사절들을 인도 전역에 파견하여 불교를 전파하였다. 특히 자신의 아들 마힌다(Mahinda)와 딸 상가밋타(Saṅghamittā)를 스리랑카에 파견하여 그곳에 불교를 전하였다. 왕의 주선으로 도읍지인 화씨성華氏城의 아육승가람阿育僧伽藍에서 천여 명의 비구들이 제3차 결집을 행하여 삼장三藏을 정리하였다.
  539. 539)동태사同泰寺 : 양 무제가 수도인 건강建康(현재 南京)에 세운 사찰. 521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527년에 완성하였다.
  540. 540)경문대왕景文大王이 숭복사崇福寺를~함께 청명하고 : 숭복사는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면 말방리 토함산 기슭에 있던 절이다. 신라 선덕왕 이전에 파진찬波珍飡 김원량金元良이 창건하여 ‘곡사鵠寺’라 하였는데, 원성왕이 죽자 이곳에 능을 만들고 지금의 위치로 절을 옮겼다. 그 뒤 경문왕이 즉위하여 꿈에 원성왕을 보고 이 절을 증축한 뒤 능원 수호와 명복을 빌게 하였다. 헌강왕 때 이 절의 이름을 ‘대숭복사’로 하였다고 한다.
  541. 541)왕순王珣이 집을~호구사虎丘寺로 삼고 : 춘추 말기에 오왕吳王 합려闔閭를 이곳에 장사하였더니 후에 호랑이가 그 위에 걸터앉아서 호구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일설에는 언덕 모양이 호랑이가 앉아 있는 것 같다고도 한다. 동진東晉 시대에 사도司徒 왕순王珣과 동생 왕민王瑉이 호구산에 집을 지었다가 후에 집을 희사하여 절로 삼았다고 한다.
  542. 542)왕형공王荊公은 장산蔣山의~반산사半山寺를 지었습니다 : 북송 때 왕안석王安石(1021~1086)이 만년에 불교를 신봉하여 강녕江寧으로 물러나 종산鍾山에서 살았는데, 오래된 거처가 있어서 반산원半山園이라 하였다. 희녕熙寧 9년(1076)에 다시 재상직에서 물러나 여기서 은거하였고, 원풍元豐 7년(1081)에 큰 병이 들자 신종神宗이 의원을 보내 치료하게 했다. 왕안석은 집을 사찰로 만들어 줄 것을 주청하였고, 신종은 ‘보녕報寧’이라는 사액寺額을 하사했는데 왕안석은 ‘반산半山’이라 불렀다. 그래서 보녕선사報寧禪寺를 속칭 반산사半山寺라고 한다.
  543. 543)복 있는~기반이 있다 : 임제 의현臨濟義玄이 한 말이다. 『宗門拈古彚集』 권20.
  544. 544)축수祝手 : 손을 비비며 빈다는 뜻이다.
  545. 545)등촉을 받들어~처하지 않는다 : 일치하는 경전은 찾기 어렵고 『佛爲首迦長者說業報差別經』에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 “중생이 등명燈明을 보시함이 있으면 열 가지 공덕을 얻으니, 하나는 세상을 등불처럼 비춤이요, 둘은 태어나는 곳에 따라 육안이 훼손되지 않음이요, 셋은 천안을 얻음이요, 넷은 선법과 악법에 대해 선한 지혜를 얻음이요, 다섯은 큰 어둠을 없앰이요, 여섯은 지혜의 밝음을 얻음이요, 일곱은 세간에 유전하매 항상 어둔 곳에 처하지 않음이요, 여덟은 큰 복의 보답을 갖춤이요, 아홉은 명이 다하매 하늘에 태어남이요, 열은 속히 열반을 증득함이니, 이를 ‘등명을 받들어 보시하여 얻는 열 가지 공덕’이라 한다.(若有衆生奉施燈明。 得十種功德。 一者。 照世如燈。 二者隨所生處。 肉眼不壞。 三者。 得於天眼。 四者。 於善惡法。 得善智慧。 五者。 除滅大闇。 六者。 得智慧明。 七者。 流轉世間。 常不在於黑闇之處。 八者。 具大福報。 九者。 命終生天。 十者。 速證涅槃。 是名奉施燈明得十種功德。)” 『勸發菩提心集』 권하 「施燈十功德門」에도 같은 내용이 축약되어 실려 있다.
  546. 546)반목蟠木 : 전설의 산 이름. 부상扶桑이라고도 한다. 『大戴禮記』 「五帝德」에서 “전욱이 용을 타고 사해에 이르니, 북으로 유릉에 이르고 남으로 교지에 이르고 서로 유사에 이르고 동으로 반목에 이르렀다.(顓頊乘龍而至四海。 北至於幽陵。 南至於交趾。 西濟於流沙。 東至於蟠木。)”라고 하였다. 공광삼孔廣森은 보주補注에 이르길, “『海外經』에 이르길, ‘동해에 산이 있으니 도색度索이라 하는데, 그 위에 큰 복숭아 나무가 있어서 3천 리에 걸쳐 서려 있다. 배인裴駰이 말한 반목蟠木이 이것이다’라고 했다.”라고 했다.
  547. 547)청삭請朔 : 부용附庸(종속국)이 종주국의 정삭正朔을 봉행할 것을 청하는 것. 번속藩屬(변방 속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삭朔은 정삭正朔을 가리키니, 개국開國한 제왕이 새로이 반포한 역법曆法이다.
  548. 548)읍양揖讓의 날에~움직이지 않고 : 왕유王維의 시 가운데 “오제 삼왕은 예로부터 천자라 불리는데, 창칼로 겨루거나 읍양(예로 사양함)하였으니, 필경 누가 옳은가.(五帝與三王。 古來稱天子。 幹戈將揖讓。 畢竟何者是。)”라고 하였듯이 읍양이나 군복은 제왕의 자리를 교체하는 대비되는 방식을 가리킨다.
  549. 549)마麻와 보리를~과보를 얻었고 : 석가모니가 출가하여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6년간 고행하며 하루에 한 번 마麻나 보리를 먹었다고 한다.
  550. 550)문창성文昌星 : 학문을 맡아 다스린다고 하는 북두칠성의 여섯째 별.
  551. 551)경천위지經天緯地 : 천지를 경영한다는 뜻이다.
  552. 552)자미성紫微星 : 북두칠성의 동북쪽에 열다섯 개로 벌여 있는 별. 자미성은 천제天帝에 비유된다.
  553. 553)금선대金仙臺 : 금선은 부처님을 지칭한다. 금선대는 묘향산과 운달산 등에 남아 있다.
  554. 554)윤필암尹弼庵 : 윤필암潤筆庵을 말하는 듯하다. 윤필은 붓으로 글을 다 쓴 후에 붓에 남아 있는 먹물을 씻어 낸다는 말이다. “이색이 왕의 명으로 나옹懶翁의 부도명浮屠銘을 지었는데, 그 무리들이 윤필물潤筆物(원고료)을 바쳤다. 이색은 받지 않고 폐한 절을 수리하게 하였기 때문에 암자 이름으로 삼았다.”라는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 제8권 경기 지평현砥平縣 항목에 나오고, 「지평현 미지산彌智山의 윤필암潤筆菴에 대한 기문」이 『목은문고』 제4권에 있다.
  555. 555)구위九圍 : 구주九州. 천하. 중국 고대에 전국을 아홉 개의 주로 나눈 것에서 유래한다.
  556. 556)정鼎은 원형리정元亨利貞이라~금 고리라 : 『주역』 「鼎卦」에서는 “정은 크고 상서롭고 형통하다.……육오는 솥의 누런 귀와 황금 고리이니 정고貞固한 것이 이롭다.(鼎。 元吉亨。 ……六五。 鼎黃耳金鉉。 利貞。)”라고 하였다.
  557. 557)오황於皇 : 아름다움을 감탄하는 말. 오於는 탄사歎詞이고, 황皇은 미美의 뜻이다. 『시경』 「周頌」 〈臣工〉에 나온다.
  558. 558)칠여래七如來 : 북두칠성 여래. 망자의 영혼들에게 극락왕생의 길을 열어 준다고 한다. 명호는 나무다보여래南無多寶如來, 나무다보승여래南無多寶乘如來, 나무묘색신여래南無妙色身如來, 나무광박신여래南無廣博身如來, 나무이포외여래南無離怖畏如來, 나무아미타여래南無阿彌陀如來이다.
  559. 559)일곱 돼지가~재앙에서 구하였습니다 : 당나라 현종 때 일행 대혜一行大慧 선사의 이야기. 평소 일행 선사를 공양하던 노파가 자식이 형벌에 걸려 처형당하게 되자 일행 선사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일행이 불쌍히 여겨 제자에게 생물을 잡아오게 했더니 꿩과 돼지 일곱 마리를 가져왔다. 일행은 하나씩 항아리에 넣고 범어로 주문을 외웠다. 그렇게 7일이 되자 북두칠성이 사라졌고, 조정에서도 놀랐는데 황제가 일행에게 물으니, 일행은 대답하기를, 이는 다른 게 아니라 요마妖魔인데 무릇 진노하는 마음은 일체 선을 무너뜨리고, 자비의 마음은 일체 요마를 항복시키니, 사면령을 내리면 요마가 활동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황제가 그렇게 여겨 사면령을 내렸고, 노파의 아들이 이로써 구출되었다. 일행이 날마다 돼지 한 마리를 꺼내니 별이 하나씩 나타나서 7일이 되자 북두칠성이 예전과 같아졌다. 『歷代編年釋氏通鑑』 권9.
  560. 560)구족九族 : 구족의 범위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고조로부터 증조, 할아버지, 아버지, 자기, 아들, 손자, 증손, 현손까지의 직계친을 중심으로 하여 방계친으로 고조의 4대손 되는 형제, 종형제, 재종형제, 삼종형제를 포함하는 동종同宗의 친족을 가리킨다. 이 설을 고문가설古文家說이라고 하며, 이에 따른 구족을 구속九屬이라고도 한다. 다른 하나는 동성인 부계 친족뿐 아니라 이성異姓인 모계 친족과 처계 친족을 포함시키는 설로서, 이 경우의 구족은 부족父族 넷, 모족母族 셋, 처족妻族 둘을 일컫는다. 이 설을 금문가설今文家說이라고 한다.
  561. 561)금경金鏡 : 당나라 현종玄宗의 생일 때에 신하들이 모두 거울(寶鏡)을 올렸는데, 장구령張九齡이 “거울로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시고 인물로는 길흉을 비추어 보소서.” 하면서, 전대前代의 흥폐興廢 원인을 기술하여 『千秋金鏡錄』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올렸다. 천추는, 황제의 생일을 천추절이라 한 데에서 나온 말이다. 이후로 거울삼을 만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기록하여 군주를 풍자적 수법으로 깨우쳐 주는 문장이나 서적을 가리킬 때에 금경록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였다.
  562. 562)옥형玉衡 : 선기옥형璿璣玉衡의 약칭. 혼천의渾天儀라고도 한다. 해, 달, 별의 천상天象을 그려서 천체의 운행과 위치를 관측하던 기계이다. 『서경』 「舜典」에서 “선기와 옥형을 살펴서 칠정을 고르게 했다.(在璿璣玉衡。 以齊七政)” 하였는데, 칠정은 일월日月과 수水, 화火, 금金, 목木, 토土 오성五星이다. 옛날에는 일월성신의 운행이 세상의 치란治亂과 관련된다고 여겼다.
  563. 563)나옹 대사懶翁大師 : 1320∼1376. 법명은 혜근惠勤, 또는 혜근彗勤. 나옹은 호, 강월헌江月軒이라고도 한다. 중국의 지공指空, 평산 처림平山處林에게 인가를 받고 무학無學에게 법을 전하여 조선시대 불교의 초석을 세웠다.
  564. 564)꽃다운 숲~갖추어질 것입니다 : 이 구절은 『변정론』 권3에서 인용한 것이다.
  565. 565)개금改金 : 불상에 다시 금칠을 입히는 것.
  566. 566)옛날에 가섭迦葉은~쾌락을 받았고 : 옛날 비바시불이 열반에 든 후 사부四部 제자들이 칠보탑을 세웠는데, 탑에 있는 불상의 금색이 조금 모자란 데가 있었다. 당시 어떤 가난한 여인이 구걸을 하다가 금주金珠 하나를 얻고는 불상의 모자란 부분을 보태고 싶어 했다. 가섭은 당시 단금사鍛金師였기에 여인은 가섭에게 가서 자기 뜻을 전했다. 가섭은 기뻐하며 같이 서원을 세워 항상 부부가 되어 몸은 금색이고 항상 수승한 즐거움을 받자고 하였다. 이때부터 91겁 동안 몸은 금색이고 천인天人 중에 태어나 쾌락이 다함이 없었다. 후에 마갈국摩竭國의 바라문 니구율타尼俱律陀의 자식으로 태어나 역시 몸이 금색인 여인을 만나서 같이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法苑珠林』 권33 등.
  567. 567)자마금紫磨金 : 수미산 남쪽의 염부제閻浮提(ⓢ jambu-dvīpa)의 큰 강바닥에서 나는 사금. 붉은빛과 누른빛에 보라 불빛을 띠었다 한다.
  568. 568) 태양에 나아가는~구름을 바라는 : 요堯 임금의 인자함이 하늘과 같고 그 지혜가 신神 같았으므로 신하들이 태양을 향하듯, 구름을 바라보듯(就之如日。 望之如雲。) 숭앙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史記』 「五帝本紀」.
  569. 569)구목九牧 : 구주九州의 장관.
  570. 570)태양에 나아가는~바칠 것입니다 : 이 구절은 『변정론』 권3에서 인용한 것이다.
  571. 571)팔지八地 : 수행 단계인 십지十地 가운데 보살에 해당하는 경지.
  572. 572)불지佛地 : 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어 열반을 성취한 부처의 경지.
  573. 573)삼보三報 : 과보를 받는 시기에 따라 셋으로 구분한 것. 순현보順現報는 이 몸을 가지고 지은 업을 이 몸으로 있을 때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고, 순생보順生報는 금생에 지어 다음 생에 받는 것이고, 순후보順後報는 금생에 지어 3생 후에 받는 것을 말한다.
  574. 574)부정업不定業 : 과보를 받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것을 정업定業이라 하고,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을 부정업不定業 또는 순부정수업順不定受業이라 한다. 정업에 세 가지가 있으니, 앞에 있는 삼보三報가 그것이다.
  575. 575)덕을 세우시고~베푸실 것입니다 : 이하의 말들은 『변정론』 권3에서 인용한 것이다.
  576. 576)소자첨蘇子瞻 : 소식蘇軾(1037~1101). 자첨은 자. 동파 거사東坡居士는 호.
  577. 577)기記 : 「廣州東莞縣資福禪寺羅漢閣記」. 『蘇軾集』 권38에 있다.
  578. 578)〈십팔나한찬十八羅漢讃〉 : 〈十八大阿羅漢頌〉. 『소식집』 권20에 있다.
  579. 579)감응하면 반드시~인연을 맺으시길 : 이 구절은 최치원의 「대숭복사비명병서」의 구절을 변용한 것이다. “結大緣者。 金元良。 有感必通。”
  580. 580)하나를 얻어~한가로이 거니시리로다 : 이 구절은 『변정론』 권3에서 인용한 것이다.
  581. 581)용이 한~화를 면하였고 : 『佛說海龍王經』 「金翅鳥品」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용왕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바다에 무수한 용들이 있는데, 금시조가 있어서 용들을 잡아먹어 두려워하고 있으니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세존은 입고 있던 조의皂衣를 벗어 용왕에게 주며 이 옷의 한 가닥만 보더라도 금시조가 범하지 못할 것이니 용왕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였다. 용왕들이, 조의가 작은데 어떻게 용왕들에게 모두 나누어 줄까 의심을 하니, 세존께서 말씀하시길,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인민들이 각각 여래의 조의를 나누어 갖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582. 582)삼상三象 : 해, 달, 별.
  583. 583)오악五嶽 : 산악에 대한 신앙으로 전국시대 이후 오행사상五行思想에 의하여 오악의 개념이 생겼다. 우리의 경우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 삼각산을 말한다.
  584. 584)만유萬有에 도道를~편히 하시리라 : 이 구절은 『唐護法沙門法琳別傳』 권상에서 인용한 것이다.
  585. 585)생민生民(백성)들이 재조再造의~풍속으로 돌이키시리라 : 이 구절은 『당호법사문법림별전』 권상에서 인용한 것이다.
  586. 586)영암靈岩 : 전라남도 지명. 덕진면은 영암 군청 위쪽에 있고, 덕진면과 영암 군청 사이를 흐르는 영암천에 덕진교가 있다.
  587. 587)십호十號 :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열 가지 이름. 곧 여래, 응공應供, 정변지正遍知,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
  588. 588)천뢰洊雷 : 『주역』 「震卦」의 상사象辭에 있는 말. “천뢰洊雷가 진震이니 군자가 본받아서 두려워하며 반성한다.(洊雷。 震。 君子以。 恐懼修省。)” 하였다. 이에 대해 정자程子가 풀이하길, “천洊은 거듭함이다. 천둥이 거듭하여 이어지면 위엄이 더욱 크니 군자가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자신을 닦아 발우고 허물을 살펴서 고치려고 생각한다.” 하였다. 「彖傳」에서 “나가서 종묘사직을 지켜 제주祭主가 될 수 있다.(出。 可以守宗廟社稷。 以爲祭主也。)”라고 하여 장자가 지위 계승하는 것을 뜻한다.
  589. 589)명리明離 : 『주역』 「離卦」의 상사象辭에 있는 ‘명량작리明兩作離’의 준말. 이 괘의 괘상인 이상이하离上离下, 곧 두 개의 밝음(明)이 합쳐져서 이괘를 이룬다는 뜻. ‘명량작리’ 뒤에 “대인은 이 괘로써 밝음을 이어 사방에 빛나게 한다.(大人以繼明照于四方)”라는 말이 있어, 대개 세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590. 590)여와씨女媧氏가 돌을~하늘을 보완하고 : 여와씨는 복희씨伏羲氏의 여동생. 여와씨가 하늘이 뚫린 것을 보고 오색의 돌을 불려서 하늘을 메웠다는 신화가 있다.
  591. 591)하후씨夏后氏가 물을~이루게 하였으니 : 하후씨는 하夏 왕조의 시조인 우왕禹王. 요堯의 치세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섭정인 순舜이 그에게 치수治水를 명하자 천하를 직접 다니며 실정을 고찰하여 물을 다스렸다고 한다.
  592. 592)둔비屯否 : 둔괘屯掛와 비괘否卦.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 둔은 초목의 싹이 처음 힘들게 땅을 뚫고 나오면서 충분히 신장되지 못하고 구부러진 모습을 그린 문자이다. 여기에서 ‘어렵다(難)’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비괘는 하늘 아래에 땅이 있는 형상으로, 가벼운 천기는 위로 올라가고 무거운 지기는 아래로 내려와 두 기운이 교합, 소통되지 못하여 막혀 있는 것을 상징한다.
  593. 593)하늘 문의~스스로 교화되며 : 이 구절은 『破邪論』 권상에서 인용한 것이다. 『파사론』의 구절은 “공구의 사랑하고 공경하는 예를 집행하여 천하가 효와 자애를 행하리이다.(執孔丘愛敬之禮而天下孝慈)”라고 하여 차이를 보인다.
  594. 594)좌씨左氏 : 좌구명左丘明. 춘추시대 노魯나라 학자. 『좌씨전』, 『國語』의 저자로 일컬어진다. 인용된 구절은 『좌씨전』 「隱公」 6년에 나온다.
  595. 595)날마다 사용하고~하는 길 : 주희가 『禮記集說』 등에서 도道를 설명한 구절, 즉 “주자가 말하길, 도라는 것은 날마다 사용하는 사물과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이치이다.(朱子曰。 道者。 日用事物當行之理。)”에서 나온 표현이다.
  596. 596)천지 귀신이~위에 임하니 : 한유韓愈의 「맹간 상서에게 보내는 편지(與孟簡尙書書)」 등에서 인용한 표현이다.
  597. 597)아라한은 응당~복전(應供福田)이 되니 : 아라한(arhan)은 응공應供이라 번역된다.
  598. 598)오랑캐가 오면~것과 같습니다 : 오랑캐와 한족 구절은 『楞伽阿跋多羅寶經卷第一義疏上』에서 인용한 표현이다.
  599. 599)부씨鳧氏 : 종을 만드는 일을 담당했던 관직. 『周禮』 「考工記」에 나온다.
  600. 600)종소리를 들으면~중생을 제도한다 : 게송은 『沙門日用』이나 『增修教苑清規』 등에 보이는데, ‘出三界’가 ‘出火坑’으로 되어 있는 등 표현이 조금 다르다. “聞鐘聲。 罪業輕。 智慧長。 菩提生。 離地獄。 出火坑。 願成佛。 度衆生。”
  601. 601)탕湯·무武 : 탕湯은 탕왕湯王, 무武는 무왕武王을 말한다. 탕왕은, 하夏의 걸왕傑王이 포악하여 제후들이 덕망이 있는 탕을 섬기게 되자, 드디어 군사를 이끌고 명조鳴條에서 격파하여 패사시키고 박亳에 도읍하여 국호를 상商이라 정하여 제도와 전례를 정비하고 13년간 재위하였다. 무왕은 아버지 문왕文王의 뜻을 이어받은 은殷나라 서부 제후의 맹주로서 은나라 토벌의 전쟁을 일으켜 하남성河南省 목야牧野에서 주왕紂王의 대군을 격파하여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지금의 서안西安 부근인 당시의 호경鎬京에 서울을 정하여 주나라를 창건하였다.
  602. 602)한漢·위魏 : 한漢은 한 무제漢武帝를, 위魏는 위 무제魏武帝(曹操)를 가리킨다. 한 무제는 기원전 141년에 즉위하여 흉노에 대한 굴욕적인 화친 정책을 버리고 강력한 흉노 정벌 정책을 채택하였고, 위 무제는 후한 말에 황건의 난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움으로써 두각을 나타내고 동탁이 죽은 뒤 헌제를 옹립하여 실권을 장악하였다.
  603. 603)공화불사空花佛事 :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 하늘에서 꽃이 비처럼 내리던 현상.
  604. 604)가지작법加持作法 : 가지(adhiṣṭhāna)는 부처의 가피력으로 병이나 재난을 면하기 위해 행하는 의식. 작법은 재齋를 올릴 때 추는 모든 춤.
  605. 605)십이류十二類의 중생 : 『능엄경』에서 중생을 분류한 것. 난생卵生, 태생胎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유색有色, 무색無色, 유상有想, 무상無想, 약비유색若非有色, 약비무색若非無色, 약비유상若非有想, 약비무상若非無想. 유색은 형색形色이 있는 것으로 휴구정명休咎精明의 무리이니, 별 중에 길한 것은 휴休, 흉한 것은 구咎, 반딧불과 진주 등은 정명精明에 해당한다. 무색은 형색이 없는 것으로 흩어져 소멸하는 것이니, 무색계의 외도外道가 해당한다. 유상은 회상으로 발생하는 것이니, 신귀神鬼와 정령精靈의 무리이다. 무상은 상심想心이 혼미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으로 정신이 토목土木과 금석金石으로 변한 것이니, 황두 외도黃頭外道가 돌로 변한 것이 해당한다. 비유색은 형색은 있으나 임시로 성립한 것이니, 수모水母(해파리)가 새우로 눈을 삼은 것이 해당한다. 비무색은 소리내어 불러서 형체가 성립한 것이니, 주문으로 생겨난 것이다. 비유상은 다른 몸을 빌려 성립한 것이니, 포로蒲盧 등이 다른 바탕으로 이룬 것이 해당한다. 비무상은 친하면서 원망하고 해를 끼치는 것이니, 파경조破鏡鳥가 독수과毒樹果를 포옹하여 자식을 만든 다음에 부모가 그 먹이가 되는 것이 해당한다.
  606. 606)용정봉혈龍庭鳳穴 : 용과 봉황의 거처. 훌륭한 인물들이 있는 곳을 비유한다.
  607. 607)일역린주日域麟洲 : 일역은 해 뜨는 곳, 린주는 봉린주鳳麟洲로서 바다에 신선이 사는 10주洲의 하나. 10주는 봉린주 외에 조주祖洲·영주瀛洲·현주玄洲·염주炎洲·장주長洲·원주元洲·유주流洲·생주生洲·취굴주聚屈洲이다. 동방삭東方朔의 『십주기十洲記』.
  608. 608)용정봉혈龍庭鳳穴에서 기운을~모습으로 변하리이다 : 이 구절은 『변정론』 권1에서 인용한 것이다.
  609. 609)조중봉趙重峰 : 중봉 조헌趙憲(1544~1592). 본관은 배천(白川), 자는 여식汝式, 호는 중봉重峯·도원陶原·후율後栗.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켜 영규 등 승병과 합세해 청주를 탈환하였다. 이어 전라도로 향하는 왜군을 막기 위해 금산전투에서 분전하다가 의병들과 함께 모두 전사하였다.
  610. 610)고제봉高霽峰 : 제봉 고경명(1533~1592). 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霽峰·태헌苔軒. 금산 싸움에서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611. 611)종용사從容祠 : 충남 금산군 금산읍 금성면에 있는 사당. 1647년(인조 25)에 건립되었다.
  612. 612)혈식血食 : 산 짐승을 잡아 제사를 지낸 데서, 나라의 의식으로 제사 지냄을 말한다.
  613. 613)운잉雲仍 : 운손雲孫과 잉손仍孫이라는 뜻으로, 먼 후손을 이르는 말이다.
  614. 614)불곡不穀 : 본래는 임금이나 제후의 자칭自稱으로서, 곡식은 사람을 기르는 물건인데 임금이나 제후는 백성을 잘 기르지 못하니 곡식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저 자기를 겸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615. 615)중조산中條山 : 전라남도 화순군의 남동부 이양면 증리와 보성군 복내면 계산리 경계에 있는 산이다. 계당산桂棠山이라고도 한다.
  616. 616)광상廣桑에 가고자~만나지 못하고 : 한황韓滉은 당나라 재상으로 자못 강한強悍하다 자부하였다. 하루는 상인 이순李順이 경구京口 언덕 아래 배를 대 놓았는데 밤 깊어 줄이 끊어져 배가 표류하였다. 아침에 어느 산 아래 이르러 기슭에 올라가 한참 길을 가니 옛날 복장을 한 어떤 이가 맞이하여 화려한 궁궐로 들어갔다. 그곳에 들어가니 어떤 사람이, 금릉金陵의 한 공韓公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순은 이곳이 어디고 어떻게 한 공에게 편지를 전하냐고 물었더니, 이곳은 동해 광상산廣桑山이고, 부탁한 이는 노나라 선부宣父 중니仲尼인데 득도하여 진관眞官이 되어서 이곳을 다스리고 있고, 한 공은 중유仲由인데 성격이 강인하므로 부자께서 그가 형벌에 걸릴까 봐 걱정되어 편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순이 돌아와서 한 공에게 편지를 주었는데, 편지가 옛날 글자로 되어 있어서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순이 꾸며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옛날 복색을 한 이가 와서는 그 글을 읽어 주었고, 한 공은 묵묵히 한참을 있다가 광상산의 일을 기억해 내고 이순에게 사례하였고, 이때부터 공손한 태도를 지녀 몸을 보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오대五代 촉蜀나라의 두광정杜光庭이 지은 『神仙感遇傳』에 나온다.
  617. 617)영지궁靈芝宮에서 왕평보王平甫를 따르지 않으면 : 왕평보가 영희永熈(북위 효무제) 계축년(533)에 숭문관崇文館에서 숙직하다가 꿈을 꾸었는데, 어떤 이가 데리고 바다로 갔다. 바다에 궁전이 성대하고 음악이 크게 울리는데 이름이 영지궁이라 하였다. 왕평보가 들어가려 하자 아직 때가 아니라면서 훗날 다시 오게 될 것이라 했다. 잠이 깨어서 시를 지어 기록하였다는 이야기가, 남송南宋의 석혜홍釋惠洪이 지은 『冷齋夜話』에 나온다.
  618. 618)응당 부용성芙蓉城에서~따라 노니리라 : 송나라 석만경石曼卿은 어려서 시와 술로 호방하게 지냈는데 죽어서는 친구의 꿈에 나타나 자신이 신선이 되어 부용성 주인으로 있는데 친구를 불러 노닐고 싶으나 그러지 못한다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事實類苑』 등에 나온다.
  619. 619)상향尙饗 : 제물을 받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제문 끝에 쓰는 말이다.
  620. 620)쓰러진 나무에서 돋아난 새싹처럼 : 『서경』 「盤庚上」의 “若顚木之由蘖”을 인용한 것이다.
  621. 621)퇴음부退陰符·진양화進陽火 : 단전의 기를 독맥을 통해 위로 끌어올리는 것을 진양화라 하고, 니환궁에서 임맥을 거쳐 기를 내려보내는 것을 퇴음부라 한다.
  622. 622)하거운전법河車運轉法 : 혀로 윗잇몸을 문질러서 생기는 침을 세 번에 나눠 삼키는 법. 하거河車는 혀를 뜻한다.
  623. 623)이 글은 『全唐文』 권681에 실린 백거이白居易의 「미지 제문(祭微之文)」의 표현을 차용한 것이다.
  624. 624)임진년 : 신묘년의 오류.
  625. 625)천종天鍾 : 하늘이 부여한 성품.
  626. 626)아도雅度 : 고상한 도량. 상대방을 높이는 표현.
  627. 627)인서人瑞 : 사람의 상서. 덕망 있고 장수함을 가리킨다.
  628. 628)선량한 군자시여~누리지 않으리오 : 『시경』 「曹風」 〈鳲鳩〉의 구절.
  629. 629)대속할 수만~번이라도 하리라 : 『시경』 「秦風」 〈黃鳥〉의 구절.
  630. 630)결활契活 : 결활契闊. 멀어서 소식이 막힌다는 뜻이다.
  631. 631)유공권柳公權 : 778~865. 당나라 서예가. 왕희지, 구양순, 안진경과 함께 ‘서법사대가’로 불린다. ‘안근유골顔筋柳骨(안진경의 글씨는 힘줄 같고, 유공권의 글씨는 뼈처럼 굳세다)’이라 칭해진다.
  632. 632)백장산百丈山 : 강서성江西省 봉신현奉新縣에 있는 산.
  633. 633)법석法席을 완성시킨~것은 법정이니 : 이 표현은 『五燈會元』 권4 ‘백장산열반화상百丈山涅槃和尚’ 등의 것을 차용하였다.
  634. 634)황벽黃蘗·고령古靈 : 황벽은 황벽 희운黃檗希運, 고령은 고령 신찬古靈神贊 선사를 가리킨다. 백장 회해百丈懷海 선사(720~814)의 법사法嗣이다.
  635. 635)무익황武翊黃 : 당나라 사람. 자字는 곤여坤輿. 헌종憲宗 원화元和 원년(806)에 병술과丙戌科 진사에 급제. 해서楷書를 잘 썼는데, 821년에 백거이白居易가 찬술한 장의張禕의 비가 곧 그의 글씨다. 『全唐詩』에 그의 시 1수가 전한다.
  636. 636)이하의 내용은 『변정론』 권1 「三教治道篇」에서 차용한 것이다.
  637. 637)오위五緯 : 금金·목木·수水·화火·토土 다섯 개의 별. 이십팔수二十八宿는 왼쪽으로 돌기 때문에 경經이라 하고, 오성五星은 오른쪽으로 돌기 때문에 위緯라고 구분하였음.
  638. 638)말가末伽 : 말가리구사리末伽梨瞿舍利(설 Makkhali-Gosāla). 그릇된 생활 방법을 취하는 사명 외도邪命外道. 그는 인간이 번뇌에 오염되거나 청정해지는 과정과, 인간의 고락과 선악에는 아무런 원인이나 조건이 작용하지 않고, 오직 자연의 정해진 이치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639. 639)어진 선비가~가슴을 쳤습니다 : 진 경공晉景公의 총애를 받던 사구司寇 도안가屠岸賈가 조씨 가문을 무고하여 조동趙同과 조삭趙朔 등을 섬멸하였고, 후에 이 일로 진 경공은 꿈에 대려大厲(귀신)가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나타나 가슴을 치고 뛰며, 자기 손자를 죽인 것은 의롭지 않다고 하였다. 이 일로 진 경공은 병을 얻어 죽게 된다. 『좌전』 「成公」 10년.
  640. 640)장평長平 : 성 이름. 전국시대 진秦나라 백기白起가 조趙나라 조괄趙括의 군사를 대파하고, 항졸降卒 40여 만 명을 땅에 파묻어 죽였다. 『史記』 권43 「趙世家」.
  641. 641)신안新安 : 지명. 진나라의 군사들이 항우에게 투항하고, 항우는 장한章邯의 군대를 합한 45만의 대군과 함께 진나라의 수도 함양으로 가는데 도중에 진나라 군사들이 반란을 도모한다는 소문을 듣자, 항우는 투항한 진나라 병사 20만 명을 모두 구덩이에 몰아넣어 살해했다.
  642. 642)승주乘舟의 노래 : 『시경』 「邶風」 〈二子乘舟〉를 말한다. 전국시대 위 선공衛宣公의 두 아들 급伋과 수壽가 계모의 흉계에 의하여 피살된 일을 읊었다. 『左傳』 「桓公」 16년.
  643. 643)황조黃鳥의 읊음 : 『시경』 「秦風」 〈黃鳥〉를 말한다. 진 목공秦穆公이 죽었을 때, 자거씨子車氏의 세 아들인 엄식奄息·중행仲行·침호鍼虎로 순장殉葬을 하자, 이들은 진秦나라의 현신賢臣이었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그들을 애석하게 여겨 노래한 것이다.
  644. 644)몽택夢澤 : 지명. 초나라 왕이 여기서 사냥을 했다고, 한漢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子虛賦〉에 나온다. 앞의 패천㶚川은 〈上林賦〉에 나오는 상림上林을 지나가는 패수灞水인 듯하다. 패수는 위수渭水의 지류이고, 〈자허부〉는 초나라와 제나라 제왕의 정원과 수렵의 모습을, 〈상림부〉는 천자가 장안 서쪽의 상림원上林苑에서 사냥하는 것을 풍간한 것이다.
  645. 645)물고기를 먹여~꽃에 감동했고 : 『변정론』에는 『金光明經』에 보인다는 협주가 있다.
  646. 646)개미를 구한~원인이 되었습니다 : 『변정론』에는 『賢愚經』에 보인다는 협주가 있으나, 『雜寶藏經』에 보인다. 어떤 나한 도인羅漢道人이 사미를 데리고 있었는데 이 사미가 7일 후에는 목숨이 다하리라는 것을 알고 집에 갔다가 7일째 돌아오라고 했다. 사미가 스승을 떠나 집으로 가다가 개미들이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는 자비심이 생겨 가사를 벗고 흙을 담아 물을 막고는 개미들을 마른 곳에 옮겨 살게 했다. 7일이 되어서 스승에게 돌아가니, 스승이 괴이히 여겨 입정入定 상태로 천안天眼으로 보니 개미를 구한 인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647. 647)탑 속에서~갑자기 났고 : 구루손불拘樓孫佛 때에 어떤 장자가 어떤 음녀婬女를 보고는 탐착심이 생겼는데 줄 것이 없어서 탑에 가서는 꽃을 훔쳐 여자에게 주고는 동침을 하였다. 다음날 새벽에 보니 몸에 악창惡瘡이 나서 너무 아팠다. 의사를 불러 치료하게 하니, 우두전단牛頭旃檀을 발라야 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장자는 향을 사서 몸에 바르고는 생각하기를, 내 병은 마음의 병이라 하고는 우두전단을 가루로 만들어서 탑에 가서 발원하기를, 여래께서 고행을 닦으시어 중생을 제도하시리라 서원하셨으니, 그 자비로 제 병을 없애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향을 탑에 발라 꽃값을 배상하고 참회하니 악창이 나았고, 천인天人 중에 태어나 무상無常을 깨우쳐 벽지불辟支佛이 되었다고 한다. 『百緣經』 「授記辟支佛品」.
  648. 648)경전을 손상하여~문드러지게 되었으며 : 송나라 승려 지통智通은 서울 정간사簡靜寺의 비구니다. 원가元嘉 9년(432)에 스승이 죽자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았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었는데 집이 가난하여 옷이 없었다. 지통은 승려였을 때 지니고 있던 『무량수경』과 『법화경』 등을 훼손하여 찧어 옷을 만들어 아이를 입혔다. 1년이 되자 병이 나서 놀라 살펴보니 온몸이 문드러져 불에 덴 듯했고, 작은 벌레들이 수없이 많아서 통증으로 아이는 밤낮을 부르짖었다. 허공에서 소리가 나기를, 경전을 훼손하여 옷을 만들었으니 이러한 응보를 받는 것이라 하였다. 아이는 10여 일이 되어 죽었다. 이 이야기는 『冥祥記』 출전으로 『법원주림』 18에 실려 있다.
  649. 649)양가楊家에서는 검은~송아지가 나왔고 : 수나라 양주楊州에 사는 변사유卞士瑜라는 이가 말하길, 자기 아버지가 인색하여서 인부에게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고는, 만약 내가 거짓을 행했다면 죽어서 네 소가 되겠다고 하였다. 얼마 있다가 그의 아버지는 죽었고, 그 해 소가 누런 송아지를 낳았는데 허리에 검은 무늬가 있어서 마치 사람의 허리띠 같았다. 그리고 오른쪽 사타구니에 흰 무늬가 있어서 상홀象笏 같았다. 소 주인이 말하길, 변 공卞公은 왜 나를 배반했냐고 물으니, 송아지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고 한다. 『법원주림』 57.
  650. 650)이신李信은 사람~절을 했습니다 : 당나라 거사 이신李信이 삭주朔州로 가는 중에 눈보라가 심해서 수십 리 가다가 말이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이신이 채찍을 여러 번 치자, 말이 사람처럼 말을 하길, “나는 네 어미다. 생전에 죄를 지어 이런 보응을 받았다. 그런데 너는 왜 그리 고통스럽게 하느냐?”라고 하니, 이신은 놀라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였다. 그리고 말하길, 만약 어머니라면 집으로 가 보라고 하고는 고삐를 놓았더니 말이 알아서 집을 찾아갔다. 그리하여 형제들이 애통해하며 따로 말 거처를 마련하고 모친 봉양하듯 하고, 불도에 전념하였다. 이 이야기는 『冥報拾遺』 출전으로 『법원주림』 52에 실려 있다.
  651. 651)돼지 몸으로 갚게 되었습니다 : 수나라 때 의주성宜州城의 황보씨皇甫氏 집안에 네 형제가 있었는데 둘째가 나쁜 친구들과 사귀었다. 모친이 시장에 가려고 탁자에 60전錢을 두고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둘째가 가져가 버렸다. 모친이 그것을 모르고 집안사람들을 매질해 대니 모두 원망하였다. 후에 둘째가 죽어서는 돼지로 태어났다. 2년이 지나서 돼지를 팔았는데, 돼지가 끌려가기 전에 부인 꿈에 나타나 내가 남편인데 모친의 돈을 훔쳤다가 이런 고초를 받고 있으니 살려 달라고 했다. 모친의 꿈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돼지를 산 사람에게 간청하여 겨우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법원주림』 74.
  652. 652)말희妺喜가 하夏나라를 망하게 하였고 : 하夏나라 걸桀의 비妃 말희(妹喜라고도 함)가 매우 미색이 뛰어나서 걸이 밤낮으로 그와 함께 질탕하게 음주나 하고 정사政事를 돌보지 않으므로 은 탕왕殷湯王이 마침내 역산歷山에서 걸을 대파大破하여 남소南巢의 산으로 내쫓아 죽게 하였다.
  653. 653)달기妲己가 은殷나라를 무너뜨렸고 : 은殷나라 주紂의 비妃 달기는 미색이 뛰어나서 주가 술과 음악을 좋아하고 달기를 몹시 사랑한 나머지 정사는 돌보지 않고 달기와 함께 날마다 황음荒淫을 일삼자, 주 무왕周武王이 마침내 주를 쳐서 주의 목을 베고 달기를 죽였다.
  654. 654)포사褒姒가 주周나라를 전복시켰고 : 주周나라 유왕幽王이 비妃 포사를 웃게 하고자 하여 일이 없는데도 봉화烽火를 들어 제후를 모이게 하였다. 포사가 웃자, 이렇게 하기를 세 번이나 하였다. 그 뒤에 신후申侯가 견융犬戎을 데리고 주나라를 공격하니, 유왕이 봉화를 들었으나 제후들은 장난이라 여겨 이르지 않았고, 결국 주나라가 멸망하게 되었다.
  655. 655)여희孋姬가 진晋나라를~한 것이며 : 춘추시대 진晉나라 헌공獻公의 후처 여희는 참소를 하여 헌공의 아들 중이重耳를 죽이게 하였다.
  656. 656)일각선一角仙이 여인을~태운 욕됨과 : 세존의 전신인 일각선이 발이 불편한 차에 산에 오르다가 발을 다쳐 화가 나서 비가 내리지 못하게 하였다. 가뭄이 들까 걱정이 된 왕은 선인의 신통력을 없애면 큰 상을 내리겠다고 하였고, 이에 음녀 선타扇陀가 자신이 신통력을 없애고 신선의 목을 타고 오겠다고 했다. 음녀는 맛있는 음식과 미녀들을 데리고 선인에게 가서 선인을 봉양하였다. 음식과 미녀들의 환락에 빠진 선인은 음식이 떨어지자 음식을 구할 수 없냐고 물었고, 음녀는 음식 있는 곳에 함께 가자고 했다. 둘이 동행하면서 음녀는 다리가 아프다고 하니 선인은 여인을 목에 올라타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선인은 신통력을 잃었고 비가 다시 내렸다. 이후 선인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다시 산으로 돌아와 정진하여 신통력을 회복하였다. 『법원주림』 71.
  657. 657)술파가術婆伽가 몸을~재앙들이 있었으니 : 어떤 국왕에게 구모두拘牟頭라는 딸이 있었는데 어부 술파가가 길에서 멀리 누각 위에 있는 공주를 보고는 연모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 음식을 먹지 못하였다. 그 까닭을 안 모친은 좋은 물고기 등을 공주에게 바치면서 돈을 받지 않았다. 그 이유를 공주가 묻고 술파가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 술파가를 동정한 공주는 갑천사甲天祠 천상天像 뒤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약속한 날이 되어 그곳에 갔는데, 천신天神이 이러한 소인에게 공주를 욕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술파가를 잠들게 하였다. 공주는 그를 흔들어 보았지만 깨지 않아서 자신이 온 표시로 영락瓔珞을 남긴 채 돌아왔다. 후에 잠에서 깬 술파가는 공주가 왔었다는 것을 알고는 음화婬火가 발發하여 스스로를 태우고 죽었다. 『大智度論』, 『법원주림』 21.
  658. 658)소처럼 마시다가 나라를 잃었고 : 소처럼 마신다는 것은 몸을 숙여 마시는 게 소와 같음을 말한다. 『韓詩外傳』 권4에서 “배를 띄울 정도로 넓게 걸왕이 술못을 만들었는데 술지게미 쌓인 게 족히 10리가 되었고, 한 번 북을 울리면 소처럼 마시는 이가 3천 명이었다.(桀爲酒池。 可以運舟。 糟丘足以望十裏。 一鼓而牛飲者三千人。)”라고 했다.
  659. 659)중산中山은 천~수면睡眠에 곤란했으며 : 진晉나라 장화張華의 『博物志』 권10에 나오는 이야기. 중산 사람 적희狄希가 천일주千日酒를 빚을 줄 알았으니, 그 술을 먹으면 천 일 동안 취하게 된다. 유현석劉玄石이란 이가 술을 좋아하여 천일주를 구해서 먹고는 취해 쓰러졌는데 죽은 것 같았다. 그래서 집안사람들이 매장했는데 천 일이 지나 깨어났고, 아직 남아 있던 술기운 때문에 무덤을 연 사람들이 3개월 동안 취해 쓰러졌다고 한다.
  660. 660)35가지 과실의~같이 일어났고 : 『대지도론』 권13에서 술에는 35가지 과실이 있다고 하였다. ① 현세의 재물을 허비함. ② 질병의 원인. ③ 싸움의 이유. ④ 벌거벗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음(裸露無恥). ⑤ 더러운 명성. ⑥ 지혜를 무너뜨림. ⑦ 얻어야 할 것을 얻지 못하고 얻은 것도 잃어버림. ⑧ 숨긴 것들을 타인에게 발설함. ⑨ 사업들을 철폐하고 하지 않음. ⑩ 근심의 근본. ⑪ 체력이 약해짐. ⑫ 몸이 망가짐. ⑬ 부친을 공경하지 않음. ⑭ 모친을 공경하지 않음. ⑮ 사문을 공경하지 않음. ⑯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음. ⑰ 삼촌과 어른들을 공경하지 않음. ⑱ 부처를 공경하지 않음. ⑲ 법을 공경하지 않음. ⑳ 승려를 공경하지 않음. ㉑ 악인과 어울림. ㉒ 현인을 멀리함. ㉓ 계율을 지키지 않음. ㉔ 부끄러움이 없음. ㉕ 육정六情(六根)을 지키지 않음. ㉖ 여색에 방탕함. ㉗ 타인이 미워함. ㉘ 귀중한 친척과 아는 이들이 주는 것을 물리침. ㉙ 불선법不善法을 행함. ㉚ 선법善法을 버림. ㉛ 현명한 이들이 신용하지 않음. ㉜ 열반에서 멀어짐. ㉝ 어리석음의 인연을 심음. ㉞ 죽어서 악도惡道 니리泥梨(ⓢ niraya, 지옥)에 떨어짐. ㉟ 사람으로 환생하더라도 어리석게 됨.
  661. 661)나복羅卜의 모친이 지옥에 들어갔고 : 목건련目犍連의 어릴 때 이름이 나복이다. 부친 부상傅相을 여읜 나복이 금지국金地國으로 장사하러 떠난 사이 모친 청제 부인靑提夫人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그 업보로 급사한다. 모친의 시묘侍墓를 마치고 출가하여 목련 존자目連尊者가 된 나복은 모친을 찾아 여러 지옥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아비지옥에서 모자가 상봉한다. 목련이 부처의 법력을 빌어 모친을 인간으로 환생시키고, 모친으로 하여금 도리천궁悼利天宮에 나아가 화락을 누리게 한다. 『佛說大目連經』.
  662. 662)법림 대사法琳大師 : 572~640. 수말隋末 당초唐初 시기의 고승. 도교와 논쟁하여 불교를 잘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변정론』을 지었고, 위 내용이 권1에 담겨 있다.
  663. 663)버들에 햇살~부는 듯하고(楊柳光風) : 이 구절은 송나라 시인 범성대范成大의 시 〈鷓鴣天〉에서 사용된 바 있다. “버들은 맑은 바람에 가벼이 찡그리네.(楊柳光風淺淺顰)”
  664. 664)오동에 비~비치는 듯하니(梧桐霽月) : 앞 구의 버들은 도연명陶淵明, 뒤 구의 오동은 소옹邵雍의 풍모를 가리킬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訒齋先生文集』의 「두곡 선생 제문(祭杜谷先生文)」에서는 “도강절이 창 앞에 무릎을 용납할 정도의 작은 집에서 산 것처럼 오류의 맑은 바람 같은 신세요, 소강절이 움집에서 편안히 지낸 것처럼 오동의 비 개인 달 같은 마음이었다.(陶靖節容膝窓前。 五柳淸風之身世。 邵康節安樂窩中。 梧桐霽月之胷次。)”라고 했다. 인재는 최현崔晛(1563~1640)의 호다.
  665. 665)벽송碧松 : 벽송사를 가리키는 듯하다. 벽송사는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 있는데, 서산 대사 휴정休靜의 스승인 벽송당 지엄碧松堂智儼의 영정이 안치되어 있다.
  666. 666)건륭乾隆 44년 계묘(1783) : 건륭 44년은 기해년(1783)이다. 48년이 계묘년인데, 계묘년에 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67. 667)글방(黌海)에서 힘씀이~감당할 정도요 : ‘횡해黌海’라는 표현은 용례를 찾기 어렵다. 최치원의 「眞監和尙碑銘並序」에 “글방으로 돌아와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았으니(復歸黌海。 聞一知十。)”라는 표현이 있으니, 여기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668. 668)사생 구류四生九類 : 사생四生은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구류九類(九類生)는 사생에 유색有色, 무색無色, 유상有想, 무상無想, 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을 더한 것이다.
  669. 669)모후산母后山 : 전남 화순군 동복면에 있는 산.
  670. 670)팔영산八影山 : 전남 고흥에 있는 산.
  671. 671)칠불사七佛寺 : 지리산 서남쪽에 있던 사찰. 『속동문선』의 「遊智異山錄」 참고.
  672. 672)금허 화상錦虛和尙 : 금허 법첨錦虛法沾(1824~1894). 본관은 천안, 성은 전씨全氏, 이름은 세원世元. 금허는 법호이다. 전라남도 나주 출생. 전라남도 해남 대둔사大芚寺에서 하의 정지荷衣正持를 은사로 출가하였다.
  673. 673)백운산白雲山 : 경상남도 함양군과 전라북도 장수군 사이에 있는 산인 듯하다.
  674. 674)건당建幢 : 불법佛法의 깃발을 세운다는 뜻이다. 비구계를 받은 후 오랜 기간 수행하여 남을 가르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승려가 스승의 법맥을 이어받고 법호法號를 받는 일을 말한다.
  675. 675)청량산淸凉散 :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약.
  676. 676)취서산鷲栖山 :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과 원동면에 걸쳐 있는 산. 영취산靈鷲山, 영축산, 축서산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677. 677)화엄예참華嚴禮懺 : 『화엄경』을 위주로 하는 예참. 예참은 삼보三寶에 예배하고 그 경을 찬탄하는 것.
  678. 678)본사本師 : 근본이 되는 스승. 석가모니불.
  679. 679)수인修因 : 불과佛果를 얻게 되는 원인인 보살행을 닦는 것.
  680. 680)서방산西方山 :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에 있는 산.
  681. 681)가순궁嘉順宮 박씨朴氏 : 1770(영조 46)~1822(순조 22).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후궁. 본관은 반남潘南. 좌찬성 준원準源의 딸이며, 어머니는 원주 원씨原州元氏이다. 가순嘉順은 호, 시호는 현목顯穆.
  682. 682)호우湖右 : 대개 충북 지역을 가리키는데, 모악산과는 맞지 않으니 오류가 있는 듯하다.
  683. 683)금산錦山 :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에 있는 사찰.
  684. 684)무위진인無位眞人 : 진리를 깨달아 차별이 없는 자리에 있는 사람.
  685. 685)권루卷婁 : 팔다리가 굽은 사람. 『莊子』 「徐无鬼」에서 “권루는 순임금과 같은 이들이다. 양고기는 개미를 사모하지 않지만 개미는 양고기를 사모한다. 양고기는 냄새가 난다. 순임금은 냄새나는 행동을 하여 백성들이 좋아했다. 그래서 세 번 옮겼으나 모두 도읍을 이루었고 등에 이르자 10여 만 가옥이 모였다.(卷婁者。 舜也。 羊肉不慕蟻。 蟻慕羊肉。 羊肉羶也。 舜有羶行。 百姓悅之。 故三徙成都。 至鄧之虛而十有萬家。)”라고 했다.
  686. 686)송산松山 : 송광사가 있는 조계산을 가리킨다.
  687. 687)은적암隱寂庵 : 송광사의 말사. 여수 돌산읍에 있는데, 고려 때 보조 국사 지눌이 창건했다고 한다.
  688. 688)벽송사碧松寺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 있다. 조선 중종 시대인 1520년 벽송 지엄壁松智嚴이 창건하였다.
  689. 689)『범망경梵網經』 : 대승계大乘戒에 관한 경전으로, 우리나라 불교 계율의 기초를 이룬다.
  690. 690)전제筌蹄 : 전筌은 대나무로 만든 물고기 잡는 통발, 제蹄는 토끼 잡는 창애로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공구를 말한다. 『장자』 「外物篇」.
  691. 691)보법普法 : 차별이 없고 원만하여 모든 중생에게 두루 통하는 가르침.
  692. 692)오교五交 : 올바르지 않은 다섯 가지 사귐. 즉 세력 때문에 사귀는 세교勢交, 뇌물 때문에 사귀는 회교賄交, 말을 꾸며 사귀는 담교談交, 궁박할 때 사귀다가 변하는 궁교窮交, 저울질해서 사귀는 양교量交를 말한다.
  693. 693)삼흔三釁 : 오교五交 때문에 발생하는 세 가지 틈. 즉 덕과 의를 손상하여 금수와 같아지는 게 하나요, 쉽게 헤어져 소송이 많아지는 게 둘이요, 탐욕에 빠져 수치스럽게 됨이 셋이다. 『文選』에 수록된 유효표劉孝標의 「廣絶交論」에 나온다.
  694. 694)좌양左羊 : 춘추시대 연나라 사람인 양각애羊角哀와 좌백도左伯桃를 가리킨다. 둘이서 초나라 왕이 인재를 대우해 준다는 말을 듣고 초나라로 가다가 양식은 떨어지고 추위를 만났다. 둘이 같이 살 수는 없음을 짐작하고 좌백도는 자기 옷과 음식을 양각애에게 주고 자기는 숲으로 가서 죽었다. 양각애는 초나라로 가서 이름을 날리고 후에 좌백도의 시체를 찾아 매장해 주었다. 한漢 유향劉向의 『列士傳』.
  695. 695)유종兪鍾 : 춘추시대 초나라 유백아兪伯牙와 종자기鍾子期를 가리킨다. 유백아의 거문고 음악을 종자기가 알아주었는데 종자기가 죽고 나자 유백아는 그만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696. 696)예로부터 인의로~안에 있도다 : 양각애와 좌백도의 우정을 읊은 칠언절구 중의 1, 2구.
  697. 697)영평永平 : 경기도 포천.
  698. 698)하안거夏安居 : 승려가 여름 장마 때 밖에 나가지 아니하고 한 방에 모여서 수행하는 일.
  699. 699)결제結制 : 안거安居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700. 700)승평昇平 : 전남 순천.
  701. 701)송산松山의 요사한~병영에서 참수하였다 : 이 사실은 『순조실록』에 기재되어 있다. 실록에 따르면 순조 19년(1819)에 송광사의 죄승 어감을 본도로 압송하여 효수하였으니, 흉악한 말을 조작하여 고을 사람들을 무고하였기 때문이라 하였다.
  702. 702)새가 나무에~멀리해야 한다 : 송나라 자운慈雲 법사(963~1063)의 〈書紳〉의 구절. 『佛祖統紀』 권50.
  703. 703)졸렬함을 자랑하고~때는 움츠리니 : 이 문장은 표현을 바꾸어서 의미가 모호해졌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졸렬함을 자랑하고 공교함을 부러워하니 그 덕이 크지 않고, 이름은 두터우나 행실이 얇으니 그 높음이 속히 붕괴되고, 높을 때 펴고 낮을 때 움츠리니 그 쓰임이 항상하지는 않는다.(誇拙羨巧其德不弘。 名厚行薄其高速崩。 隆舒污卷其用不恒。)”
  704. 704)명성이 널리~슬프지 않은가 : 이 부분은 『속고승전』 권7의 「周渭濱沙門釋亡名傳」에서 부분적으로 차용한 것이다.
  705. 705)검산령劒山嶺 : 평안남도 영원군 대흥면과 함경남도 정평군 고산면 사이에 있는 고개.
  706. 706)법안장法眼藏 : 일체법을 분명하게 비춰 보는 눈인 법안을 간직한다는 뜻으로 석존이 깨달은 정법正法을 가리킨다.
  707. 707)체백滯魄 : 사람이 죽은 후 사정이 있어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혼백.
  708. 708)구월산九月山 : 황해도 신천군 용진면과 은율군 남부면, 일도면에 걸쳐 있는 산.
  709. 709)원적산圓寂山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과 광주시 실촌면, 여주군 흥천면에 걸쳐 있는 산.
  710. 710)잠저潜邸 : 잠룡潛龍의 거처. 즉 왕위에 오르기 이전의 시절을 말한다.
  711. 711)진晋나라 제왕齊王 대유大猷 : 사마유司馬攸(248~283). 대유는 그의 자字. 사마소司馬昭의 차자次子, 제왕齊王에 봉해졌다. 서진西晉이 건립될 때 활약하여 인심을 얻었고, 무제를 계승할 것으로 일컬어졌으나 참언 때문에 한을 품고 병이 들어 죽었다. 문집 2권이 있다.
  712. 712)송宋나라 임천왕臨川王 의경義慶 : 남조 송의 초대 황제인 무제武帝(363~422)의 동생 장사경왕長沙景王의 차남. ?~444.
  713. 713)팽성왕彭城王 의강義康 : 남조 송 무제의 아들. 409~451.
  714. 714)남초왕南譙王 의선義宣 : 남조 송 무제의 아들. 413~452.
  715. 715)건안왕建安王 휴인休仁 : 남조 송 문제의 열두 번째 아들. 452년에 건안왕이 되었다.
  716. 716)진 혜제晋惠帝가~짝을 맺었는데 : 이상의 내용은 『辯正論』 권3 「十代奉佛上篇」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그런데 “안평왕安平王의 지절志節과 의양왕義陽王의 이사입신理思入神과 하비왕下丕王의 독지경술篤志經術”은 잘못 인용한 것이다. 『변정론』을 보면 안평왕은 “절개가 있고 행동이 엄하다.(志節峻擧)” 하였고, 의양왕은 “이치를 생각함이 신의 경지에 들었다.(理思入神)” 하였으며, 하비왕은 “경술에 독실하게 마음을 기울였다.(篤志經術)”라고 협주를 달아 설명한 것인데, 그것을 ‘진왕 홍도’의 경우처럼 이름으로 기술한 것이다. 아울러 송나라 왕들을 거론한 후에 “글재주를 품고서 크게 불경을 익혔소.”라는 언급은 송나라 왕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진나라 왕들에 대해서는 “이들 왕들은 훈업勳業을 돕고 불교를 널리 숭상하여 좌우 부락部落들에게 모두 육재六齋를 하도록 하고 오계를 받도록 했다.(此等諸王。 莫不翼佐勳業。 廣崇佛教。 左右部落。 咸使六齋。 合第尊卑。 皆受五戒。)”라고 하였다.
  717. 717) 불환不環 : 불환不還. 번뇌가 사라져 다시 윤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718. 718)원당願堂 : 죽은 사람의 진영眞影과 위패位牌를 모시고 원주願主의 명복을 기원하던 법당.
  719. 719)안흥사安興寺 : 기기암寄寄庵 또는 안덕사安德寺라고도 한다.
  720. 720)금강계단金剛戒壇 : 불사리佛舍利를 모시고 수계 의식授戒儀式을 집행하는 단.
  721. 721)결계結戒 : 계율을 결성하여 지키다.
  722. 722)대행大行 : 임금이나 왕비가 죽은 뒤 시호諡號를 아직 올리기 전의 칭호.
  723. 723)추천追薦 : 죽은 사람을 위하여 공덕을 베풀고 그 명복을 빌다.
  724. 724)이 글은 『동의보감』 가운데 「도를 배움에 빠르고 늦음이 없다(學道無早晩)」와 「인심이 천기에 부합하다(人心合天機)」 일부를 초록한 것이다.
  725. 725)『연수서延壽書』 : 『三元參贊延壽書』. 송말宋末 원초元初 이붕비李鵬飛가 1291년에 찬집한 양생학養生學 관련 저술이다.
  726. 726)건은 순양純陽의 괘다 : 건괘는 아래위 여섯 효가 모두 양으로 되어 있다.
  727. 727)수은은 줄어들고 납은 비어 : 수은과 납은 음양의 성질로서, 단약丹藥의 재료로 일컬어진다.
  728. 728)박괘剝卦가 다하지~돌아오지 않고 : 산지박괘山地剝卦(䷖)는 상구上九 한 효만 양이다. 전부 음이 되면 곤괘坤卦, 첫째 효가 양이 되면 지뢰복괘가 된다. 『주역』에서는 박괘 다음에 복괘가 배치되어 있다.
  729. 729)유해섬劉海蟾 : 오대五代 때의 인물. 종남산終南山에서 수도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730. 730)그와 같이~되는 것이니 : ‘晞之則是’의 용례는 송나라 조맹견趙孟堅의 오언시 〈범문정공 사당에 절하다(拜范文正公祠)〉에 보인다.
  731. 731)여순양呂純陽 : 이름은 암嵓(혹은 巖), 자는 동빈洞賓. 순양純陽은 그의 호이다. 그의 기록을 모아 엮은 『呂祖全書』가 있다.
  732. 732)갈선옹葛仙翁 : 갈홍葛洪. 삼국시대 오吳나라 단양丹陽 사람. 『抱朴子』를 지었다.
  733. 733)이 이하의 표현은 『동의보감』과 다르다. 저자가 불교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734. 734)도는 마음을~천심天心의 마음이다 : 이 단락의 여기까지는 『동의보감』 「인심이 천기에 부합하다(人心合天機)」 부분에 해당한다.
  735. 735)이 글은 『동의보감』 「도를 배움에 빠르고 늦음이 없다(學道無早晩)」 앞에 있는 글이다. 처음 시작은 “白玉蟾曰”로 시작한다. 백옥섬(1194~1229)의 「玄關顯秘論」에서 초록한 것이다.
  736. 736)온갖 행위가~이루는 기본이다 : 이 문장 다음부터 ‘송제구’ 이전까지는 『동의보감』에는 “형체를 단련하고, 정신을 모으고, 기를 모으고 단전을 이루어야 한다.”라는 도교적 내용이 있는데, 이것을 빼고 위 내용을 저자가 보입補入한 것이다.
  737. 737) 송제구宋齊丘 : 887~959. 자字는 자숭子嵩. 아버지 성誠은 종전鍾傳과 기병起兵하였고, 고병高駢이 홍주 절도사洪州節度使로 있을 때 부관이 되고 그곳에서 죽었다. 송제구는 글을 잘 지었고, 종횡장단縱橫長短의 설을 좋아하였다.
  738. 738)하문下問 :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묻다.
  739. 739)의무려산醫巫閭山 : 요녕성遼寧省 북진北鎭에 있는 산.
  740. 740)여진女眞 : 만주 동부에 살던 퉁구스 계통의 민족. 여기서는 그쪽 지역을 가리킨다.
  741. 741)예맥穢陌 : 예맥濊貉. 맥貊 또는 예薉라고도 약칭하였다.
  742. 742)오회吳會 : 오의 서울. 오나라 땅이 형주荊州와 양주揚州의 교차 지점에 있어 오회 또는 오도吳都라 했다.
  743. 743)천위씨千衛氏 : 위만衛滿을 가리키는 듯하다.
  744. 744)증지增地 : 지금의 평안남도 증산군甑山郡.
  745. 745)패수가 서쪽으로~바다로 들어간다 : 이 기록은 『漢書』 「지리지」의 기록이다.
  746. 746)안평安平 : 하북성河北省 형수衡水에 있는 현縣.
  747. 747)만문수萬文殊 : ⓢ Mañjuśrī. 문수보살은 만수시리滿殊尸利 또는 만수실리曼殊室利라고도 한다.
  748. 748)이승휴李承休 : 1224~1300. 자는 휴휴休休, 자호自號는 동안 거사動安居士. 『帝王韻紀』를 지었다.
  749. 749)동천洞天 : 신선이 사는 경치 좋은 곳.
  750. 750)송담서원松潭書院 : 강릉시 구정면 언별리에 있는, 율곡 이이의 위패를 모신 서원.
  751. 751)양근楊根 : 경기도 양평의 옛 지명.
  752. 752)조광조趙光祖 : 1482~1519. 본관은 한양, 자는 효직孝直, 호는 정암靜菴. 중종반정 후 조정에 출사, 유교적 이상 정치를 구현하려는 다양한 개혁을 시도하였다.
  753. 753)수구水口의 나성羅星이니 : 수구는 물이 나가는 곳, 나성은 수구로 새어 나가는 기운을 막아 주는 섬을 가리키는 풍수 용어이다.
  754. 754)붕홍崩洪 : 기운이 강하여 물을 건너 석맥石脈으로 이어지는 현상.
  755. 755)손돌목(孫石項) : 지명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고려시대 왕이 바닷길로 강화도에 갈 때 뱃사공 손돌(孫石)이 배를 저어 갔다. 가던 중 어떤 험한 구석으로 가자 왕이 그의 행위를 의심하기 시작했으며 몹시 노했다. 그래서 명령을 내려 그의 목을 베어 죽였는데, 잠시 후에 위험에서 벗어난 일이 있었다. 손돌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10월 20일에 그의 원한이 남아 강풍이 불고 추위를 준다고 한다.
  756. 756)남수문南秀文 : 1408~1442. 본관은 고성固城, 자는 경질景質·경소景素, 호는 경재敬齋.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였으며, 집현전 직제학直提學을 지냈고, 『고려사절요』 초고를 썼다.
  757. 757)송시열宋時列 : 1607~1689. 본관은 은진恩津, 아명은 성뢰聖賚, 자는 영보英甫, 호는 우암尤菴 또는 우재尤齋. 주자학의 대가로서 이이의 학통을 계승하여 기호학파의 주류를 이루었다.
  758. 758)송준길宋俊吉 : 1606~1672. 본관은 은진恩津, 자는 명보明甫, 호는 동춘당同春堂. 송시열과 같은 경향의 성리학자로서 특히 예학에 밝았다.
  759. 759)김장생金長生 : 1548~1631.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희원希元, 호는 사계沙溪. 예학 사상가.
  760. 760)남사고南師古 : 1509~1571. 조선 명종 때의 철인으로 울진 사람이다. 그는 『주역』을 깊이 연구하여 천문, 지리에 통달해서 예언이 적중했다고 한다. 호는 격암格庵 또는 경암敬庵이다.
  761. 761)산 위에 맺은 형국(山上結局) : 바깥은 험하고 안은 평탄한 지형을 가리키는 풍수 용어.
  762. 762)성충成忠 : 정충淨忠이라고도 한다. 벼슬이 좌평佐平에 이르렀다. 656년(의자왕 16) 왕이 주색酒色에 빠져 정사가 어지러워지자 이를 극간極諫하다 죽음을 당했다.
  763. 763)성삼문成三問 : 1418~1456. 자는 근보謹甫, 호는 매죽헌梅竹軒, 시호는 문충文忠. 집현전 학사 출신으로 목숨을 바쳐 신하의 의리를 지킨 사육신死六臣 중의 한 사람이다.
  764. 764)목은牧隱 : 이색李穡(1328~1396)의 호. 자는 영숙穎叔. 고려 말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다.
  765. 765)가정稼亭 : 이곡李穀(1298~1351)의 호.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중보仲父. 원나라 제과制科에 급제한 후 원제元帝에게 건의하여 고려에서의 처녀 징발을 중지시켰다.
  766. 766)남연년南延年 : 1653~1728. 본관은 의령宜寧, 자는 수백壽伯. 1728년 이인좌李麟佐의 난 때 청주영장 겸 토포사로 있다가 역도들에게 살해되었다. 난이 평정된 후에 좌찬성으로 증직되었고, 청주 표충사에 위패가 봉안되었다.
  767. 767)이봉상李鳳祥 : 1676~1728.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의숙儀叔. 1702년 무과에 급제하여 훈련대장 등을 지냈고, 이인좌의 난 때 충주에서 난군에게 살해되었다.
  768. 768)이언적李彦廸 : 1491~1553. 본관은 여주驪州, 자는 복고復古, 호는 회재晦齋·자계옹紫溪翁. 기氣보다 이理를 중시하는 주리적 성리설을 주장했고, 이것이 이황에게 계승되어 영남학파의 중요한 성리설이 되었다.
  769. 769)김종직金宗直 : 1431~1492. 본관은 선산善山, 자는 효관孝盥·계온季昷, 호는 점필재佔畢齋. 영남학파의 종조이며, 그가 지은 「弔義帝文」이 그가 죽은 후인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가 일어나는 원인이 되었다.
  770. 770)김굉필金宏弼 : 1454~1504. 본관은 서흥瑞興, 자는 대유大猷, 호는 사옹蓑翁·한훤당寒喧堂. 김종직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웠고,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평안도 희천에 유배되었는데, 그곳에서 조광조趙光祖를 만나 학문을 전수하였다.
  771. 771)장현광張顯光 : 1554~1637. 본관은 인동仁同, 자는 덕회德晦, 호는 여헌旅軒. 당대 산림의 한 사람으로 왕과 대신들에게 도덕정치의 구현을 강조했고, 인조반정 직후에는 공신들의 횡포를 비판하였다.
  772. 772)최선문崔善門 : ?~1455. 본관은 화순和順, 자는 경부慶夫, 호는 동대東臺. 지평·공조판서 등을 역임하다가 세조가 계유정난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자 벼슬을 그만두고 향리로 내려갔다. 성리학에 조예가 깊고 뜻이 고결하여 사림의 존경을 받았다.
  773. 773)김우옹金宇顒 : 1540~1603. 본관은 의성義城, 자는 숙부肅夫, 호는 동강東岡·직봉포의直峰布衣. 1573년(선조 6) 홍문관 정자를 시작으로 여러 관직을 역임하고 임진왜란 때 임금을 호종하였다. 「天君傳」의 작자.
  774. 774)정구鄭逑 : 1543~1620.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도가道可, 호는 한강寒岡.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통천 군수通川郡守로 재직하면서 의병을 일으켜 활약하였다. 만년에 정치적으로 남인으로 처신하지만 서경덕徐敬德·조식 문인들과 관계를 끊지 않았기 때문에 영남 남인과 다른 점들이 많았으며, 뒤에 근기남인 실학파에 영향을 주었다.
  775. 775)조식曹植 : 1501~1572.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건중楗仲(또는 健中), 호는 남명南冥, 시호는 문정文貞. 김우옹金宇顒과 곽재우郭再祐는 그의 문인이자 외손녀 사위이다. 그와 그의 제자들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이황의 경상좌도 학맥과 더불어 영남 유학의 두 봉우리를 이루었다.
  776. 776)정온鄭蘊 : 1569~1641. 본관은 초계草溪, 자는 휘원輝遠, 호는 동계桐溪·고고자鼓鼓子. 남명 조식의 학맥을 이었으며, 병자호란 때에는 이조참판으로서 화의를 적극 반대하고, 강화도가 함락되자 관직을 단념하고 덕유산에 들어가 죽었다. 절개와 충절이 높아 숙종 때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777. 777)정여창鄭汝昌 : 1450~1504. 본관은 하동河東, 자는 백욱伯勗, 호는 일두一蠹·수옹睡翁. 1504년 죽은 뒤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부관참시剖棺斬屍되었다. 성리학의 대가로서 특히 체용體用의 학문을 연구하여 수행을 중히 여겼다.
  778. 778)혜근惠勤 : 1320~1376. 속명은 아원혜牙元惠, 호는 나옹懶翁 또는 강월헌江月軒. 혜근惠勤(또는 彗勤)은 법명. 원나라 연경燕京 법원사法源寺에서 인도 승려 지공指空의 지도를 받고, 자선사慈禪寺의 평산 처림平山處林을 참견參見하여 그의 법을 이은 후, 무학無學에게 법을 전하여 조선시대 불교의 초석을 세웠다.
  779. 779)정경세鄭經世 : 1563~1633.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경임景任, 호는 우복愚伏.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공을 세우고 경상도 관찰사까지 역임했다. 예론에 밝아서 김장생 등과 함께 예학파로 불렸다. 시문과 서예에도 뛰어났다.
  780. 780)이준李埈 : 1560~1635. 본관은 흥양興陽(고흥의 옛 지명), 자는 숙평叔平, 호는 창석蒼石. 선조 대에서 인조 대에 이르는 복잡한 현실 속에서 국방과 외교를 비롯한 국정에 대해 많은 시무책時務策을 제시했으며, 정경세와 더불어 유성룡의 학통을 이어받아 학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정치적으로는 남인 세력을 결집하고 그 여론을 주도하는 중요한 소임을 하였다.
  781. 781)기대승奇大升 : 1527~1572. 전라남도 나주 출신. 본관은 행주幸州, 자는 명언明彦, 호는 고봉高峯·존재存齋. 이황李滉의 문인으로, 이황과 서신 교환을 통하여 조선 유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칠논변四七論辨을 전개하였다.
  782. 782)이항李恒 : 1499~1576. 본관은 성주星州, 자는 항지恒之, 호는 일재一齋. 1566년(명종 21) 명경행수明經行修하는 선비를 뽑을 때 첫 번째로 추천된 바 있다.
  783. 783)김인후金麟厚 : 1510~1560. 장성 출신. 본관은 울산蔚山, 자는 후지厚之, 호는 하서河西·담재湛齋. 을사년 이후 관직에 전혀 나아가지 않고 학문과 후학 양성에 전념하였으며, 소쇄원 등에서 문사들과 교유하는 등 호남 시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784. 784)박상朴詳 : 1474~1530. 본관은 충주忠州, 자는 창세昌世, 호는 눌재訥齋. 청백리淸白吏에 녹선錄選되었으며, 성현成俔·신광한申光漢·황정욱黃廷彧 등과 함께 서거정徐居正 이후 사가四家로 칭송된다.
  785. 785)고경명高敬命 : 1533~1592. 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霽峰·태헌苔軒. 광주 압보촌鴨保村 출생.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금산 싸움에서 왜군과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786. 786)김천일金千鎰 : 1537~1593. 본관은 언양彦陽, 자는 사중士重, 호는 건재健齋. 나주 출신. 임진왜란 때 나주에서 의병을 일으켰고, 왜적의 전라도 침입을 막기 위해 격전을 벌이다 진주성이 함락되자 자결했다.
  787. 787)정지鄭地 : 1347~1391. 고려 후기의 무신. 본관은 나주, 초명은 준제准提. 1383년에 진도에서 화포를 사용하여 왜구 선단을 물리쳤다.
  788. 788)정충신鄭忠信 : 1576~1636. 본관은 하동, 자는 가행可行, 호는 만운晩雲. 아버지는 금천군錦川君 윤綸. 임진왜란 때 광주 목사光州牧使 권율權慄의 휘하에서 종군하여 이후 무장의 길을 걸었다. 저서로 『만운집』·『錦南集』·『白沙北遷日錄』 등이 있다.
  789. 789)윤선도尹善道 : 1587~1671. 본관은 해남海南, 자는 약이約而, 호는 고산孤山·해옹海翁, 시호는 충헌忠憲. 치열한 당쟁으로 일생을 거의 유배지에서 보냈으나 경사經史에 해박하였고, 특히 시조時調에 더욱 뛰어났다.
  790. 790)이상형李尙馨 : 1585~1645. 본관은 전주, 자는 덕선德善, 호는 천묵재天默齋, 시호는 충경忠景. 김장생金長生의 문인. 인조 때 성균관 학록成均館學錄이 되었다가 시강원 설서侍講院說書, 홍문관 부수찬 등을 역임하였다. 경서經書에 정통하였고, 음양陰陽, 지리에도 밝았으며, 특히 역학易學에 뛰어났다. 이조판서에 추증되었고, 남원南原의 요계서원蓼溪書院에 제향되었으며, 저서로는 『天默齋遺稿』가 있다.
  791. 791)오겸吳謙 : 1496~1582. 본관은 나주, 자는 경부敬夫, 호는 지족암知足庵·국재菊齋. 명종 때 호조참판, 예조판서, 의금부판사 등을 지냈고, 춘추관지사가 되어 『명종실록』 편찬에 참여하였고, 우의정에 이르렀다.
  792. 792)이상진李尙眞 : 1614~1690. 본관은 전의全義, 자는 천득天得, 호는 만암晩庵. 현종 때 이조참판, 대사간, 대사헌을 역임하였다. 숙종 때 이조판서, 우의정, 중추부판사를 지냈고, 기사환국으로 유배된 후 죽었다. 청백리에 녹선되었다.
  793. 793)백광훈白光勳 : 1537~1582년. 본관은 해미海美, 자는 창경彰卿, 호는 옥봉玉峯. 최경창崔慶昌·이달李達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고 불렸다.
  794. 794)최경창崔慶昌 : 1539~1583.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가운嘉運, 호는 고죽孤竹. 전라도 영암 출생.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렸고, 문장에도 뛰어나 이이·송익필 등과 함께 팔문장八文章으로 일컬어졌다.
  795. 795)이삼만李三晩 : 1770~1847. 본관은 전주, 자는 윤원允遠, 호는 창암蒼巖. 전라북도 정읍 출생. 어린 시절에 당대의 명필이었던 이광사李匡師의 글씨를 배웠고, 글씨에만 몰두하여 가산을 탕진하기까지 하였다.
  796. 796)신말단申末丹 : 신숙주申叔舟의 동생.
  797. 797)이계맹李繼孟 : 1458~1523. 본관은 전의全義, 자는 희순希醇, 호는 묵곡墨谷 또는 묵암墨巖. 1506년(중종 1) 중종반정이 일어나자 대사헌으로 승진했으나 이듬해 박경朴耕의 옥사로 진도에 유배되었다. 곧 억울하게 연루되었음이 밝혀져 풀려나 동지중추부사가 되었다. 전주의 서산사西山祠, 여산의 향사鄕祠, 김제의 용암서원龍巖書院에 배향되었다.
  798. 798)이후백李後白 : 1520~1578. 본관은 연안延安, 자는 계진季眞, 호는 청련靑蓮. 청백리에 녹선되었고, 종계변무宗系辨誣의 공으로 광국공신光國功臣 2등으로 연양군延陽君에 추봉되었다. 문장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아 사림의 추앙을 받았다.
  799. 799)임담林墰 : 1616~1652. 본관은 나주, 자는 재숙載叔, 호는 청구淸臞, 시호는 충익忠翼. 병자호란에 지평持平으로 임금을 남한산성에 모시고 총융사로 남격대南格臺를 지켜 적을 격파하였다. 그 뒤 호남 지방의 민란을 평정한 공으로 가의대부嘉義大夫·평안 감사가 되었고, 뒤에 형조·예조·병조 참판, 대사간·도승지를 거쳐 이조판서를 역임하였다.
  800. 800)남궁두南宮斗 : 1526~1620. 전라북도 함열 출신. 1555년(명종 10)에 진사과에 급제하였다. 이수광李睟光의 『芝峯類說』에 따르면 그의 나이가 90살이 되었어도 거의 늙지를 않았고, 언제나 명산대천을 떠돌아다녀 사람들은 그를 지선地仙이라 하였다고 한다.
  801. 801)권극중權克中 : 1585~1659.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정지正之, 호는 청하靑霞. 전라도 고부古阜에서 태어났다. 그가 55세(1639) 때 쓴 『참동계주해』(필사본)는 내단內丹 사상의 기본 경전인 『周易參同契』를 주석한 것으로서 조선 도교사상을 대표할 만한 저서이다. 그는 『참동계주해』에서 유가와 도가를 회통하려는 『주역참동계』의 입장을 받아들이면서 선불교의 사상도 적극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802. 802)설파雪坡 : 1707~1791. 설파는 법호. 법명은 상언尙彦, 속성은 전주 이씨. 연담과 함께 서산西山 대사 휴정休靜의 4대 법손으로서 영조 1년(1725)에 김제 금산사에서 화엄 대법회를 열어 대성황을 이루었던 환성 지안喚惺志安(1664~1729) 대사의 법손이다. 『화엄경』의 여러 판본들이 서로 다른 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해인사에 있는 모든 판본들을 교합하여 80권본의 정본을 만들어서 낙안樂安의 징광사澄光寺에 봉납한 바 있다.
  803. 803)연담蓮潭 : 1720~1799. 연담은 법호. 법명은 유일有一, 속성은 천씨千氏, 자는 무이無二. 서산의 의발衣鉢을 전수함으로써 선교禪敎의 총본산인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12대종사大宗師 중 한 사람이 되었다. 31세 때 강석講席을 연 뒤 30여 년 동안 강의하면서 사집·사교 및 『華嚴玄談』·『拈頌』에 대한 사기私記를 저술하되, 기존 사기를 면밀히 검토하여 후학들의 현혹됨이 없게 하였다.
  804. 804)안우산安牛山 : 안방준安邦俊(1573~1654). 본관은 죽산竹山, 자는 사언士彦, 호는 은봉隱峰·우산牛山·빙호氷壺. 80평생을 주로 초야에서 보내면서 시종 성리학에 침잠했으나 학문적 경향과 처세, 처신에 있어서 상기尙氣(기를 숭상함)의 경향이 있었다. 일찍이 정철·조헌·성혼 등 서인계 인사를 추종한 데서 정치적 성향은 서인 편에 섰다.
  805. 805)정송강鄭松江 : 정철鄭澈(1536~1593). 본관은 연일延日, 자는 계함季涵, 시호는 문청文淸. 송강은 호. 가사문학의 대가.
  806. 806)김학성金鶴城 : 김성일金誠一(1538~1593). 본관은 의성, 자는 사순士純, 호는 학봉鶴峯. 임진왜란 때 경상도 관찰사로서 의병 활동을 지원하였다.
  807. 807)영주瀛洲 : 동해의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
  808. 808)읍치邑治 : 관아가 있는, 고을의 중심 공간.
  809. 809)방성房星 : 말을 상징하는 별자리. 고려 때 원 세조가 탐라를 방성 분야라 하여 말을 놓아 기르게 했다는 기록이 『五洲衍文長箋散稿』 「御馬辨證說」 등에 보인다.
  810. 810)세공歲貢 : 해마다 바치던 공물貢物.
  811. 811)왕령王靈 : 왕의 위엄.
  812. 812)첨사진僉使鎭 : 첨사가 머무는 진영. 첨사는 종삼품 무관. 첨절제사僉節制使의 약칭.
  813. 813)최우崔瑀 : ?∼1249(고종 36). 뒤에 이怡로 개명. 시호는 광렬匡烈, 본관은 우봉牛峰. 충헌忠獻의 아들. 1219년(고종 6) 충헌이 죽자 추밀원부사樞密院副使로 뒤를 이어 집권했다.
  814. 814)노사나불盧舍那佛 : 부처님의 진신眞身을 나타내는 보신불報身佛.
  815. 815)비라금점 가사緋羅金點袈裟 : 붉은 비단에 황금빛 점이 찍힌 가사라는 뜻.
  816. 816)애장왕哀莊王 : 788(원성왕 4)~809(애장왕 10), 재위 800~809. 성은 김씨, 이름은 청명淸明. 뒤에 중희重熙라 개명하였다. 태종무열왕과 문무왕의 묘당廟堂을 세웠고, 해인사를 창건하였으며, 일본과 우호를 증진하였다. 숙부 김언승의 반란 때 살해되었다.
  817. 817)미친 듯 층층 바위를 달린다 : 『孤雲集』 권1 〈가야산 독서당에 쓰다(題伽倻山讀書堂)〉의 구절.
  818. 818)비보裨補 : 풍수지리적으로 허虛한 것을 보충하고 도와주는 각종 형상.
  819. 819)보안각普眼閣 : 현재 해인사에는 보안문普眼門을 들어서면 두 채의 건물이 남북으로 길게 배치되어 있는데, 남쪽 건물은 수다라장修多羅藏, 북쪽 건물은 법보전法寶殿이라고 한다.
  820. 820)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 : 장군이 우뚝 앉아 있는 모습이라는 뜻의 풍수 용어.
  821. 821)대각 국사大覺國師 : 1055~1101. 고려 중기의 승려. 속명은 왕후王煦, 호는 우세祐世, 법명은 의천. 경기도 개성 출신. 아버지는 고려 제11대 왕인 문종이며, 어머니는 인예왕후仁睿王后 이씨李氏이다. 천태종天台宗을 개창하였다.
  822. 822)풍취라대형風吹羅帶形 : 귀인이 입은 관복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라는 뜻의 풍수 용어. 마을을 감싸는 좌우 산 능선이 흔들리는 모습.
  823. 823)보조 국사普照國師 : 1158~1210년. 고려 중기의 승려. 성은 정씨鄭氏, 자호는 목우자牧牛子, 법명은 지눌. 황해도 서흥瑞興 출신.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조직해 불교의 개혁을 추진했으며, 돈오점수頓悟漸修와 정혜쌍수定慧雙修를 주장하며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추구했다.
  824. 824)석간石澗 : 산골짜기 돌 많은 곳에 흐르는 시내.
  825. 825)우화각羽化閣 : 송광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통로인 다리(삼청교) 위에 지은 건물.
  826. 826)고향수枯香樹 : 보조 국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더니 나무가 되어 자랐는데 국사가 입적하던 날 나무도 시들어 죽었다고 한다. 지금은 앙상한 기둥만 남아 있다.
  827. 827)16국사國師 : 고려시대 수선사修禪社의 사주社主로서 국사의 칭호를 받았던 15인과 조선 초기에 송광사를 중창하였던 고봉高峰을 합쳐서 16국사라고 칭한다. 현재 송광사의 국사전國師殿에는 16국사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1세 보조普照, 2세 진각眞覺, 3세 청진淸眞, 4세 진명眞明, 5세 원오圓悟, 6세 원감圓鑑, 7세 자정慈靜, 8세 자각慈覺, 9세 담당湛堂, 10세 혜감慧鑑, 11세 자원慈圓, 12세 혜각慧覺, 13세 각진覺眞, 14세 정혜淨慧, 15세 홍진弘眞, 16세 고봉高峰의 순서로 되어 있다.
  828. 828)능견난사能見難思 : 눈으로 볼 수는 있지만 만들기는 어렵다는 뜻. 음식을 담는 데 사용하던 그릇의 이름. 송광사 제6대 원감 국사가 원나라에 다녀오면서 가져왔다고 전해지며, 만든 기법이 특이하여 위로 포개도 맞고 아래로 포개도 맞게 되어 있다.
  829. 829)유수 장자流水長者 : 석가모니의 전신前身. 이 이야기는 『金光明經』 「流水長者子品」에 나온다.
  830. 830)구횡九橫 : 구뇌九惱·구죄보九罪報라고도 한다. ① 음녀婬女 손타리孫陀利로부터 비방 받음. ② 바라문인 전차旃遮란 여자로부터 비방 받음. ③ 제바달다提婆達多 때문에 넘어져 엄지발가락을 상함. ④ 걸식하다가 나무에 다리를 찔림. ⑤ 비루리왕毘樓璃王 때문에 두통을 앓음. ⑥ 아기달다阿耆達多 바라문에게서 말이나 먹는 곡식을 받음. ⑦ 찬바람으로 인하여 등통背痛을 앓음. ⑧ 성도成道 전의 6년 고행. ⑨ 바라문의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빌었으나 얻지 못한 것이다.
  831. 831)오복五福 :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 『書經』 「洪範篇」.
  832. 832)육화六和 : 불교에서 교단의 화합을 위하여 설정한 여섯 가지 계율. ① 신화경身和敬 : 함께 예배하여 신업身業을 닦는 것. ② 구화경口和敬 : 함께 찬영讚詠하여 구업口業을 닦는 것. ③ 의화경意和敬 : 같은 신심으로 의업意業을 밝혀 가는 것. ④ 계화경戒和敬 : 모두 계율을 지켜서 불법을 함께 따르는 것. ⑤ 견화경見和敬 : 모든 법의 공空한 이치를 바로 보고 함께 실천하는 것. ⑥ 이화경利和敬 : 의식을 함께하여 이익을 고루 나누는 것이다.
  833. 833)예수함합별문預修緘合別文 : 예수는 ‘예수시왕생칠재預修十王生七齋’의 줄임말이다. 예수預修란 미리 닦는다는 말로서 천도재가 죽은 이를 위해 사십구재를 지내는 것에 반해 예수재는 산 사람을 위한 재로, 살아 있을 때 사십구재를 미리 지내는 것이다. 함합은 별문을 함께 봉합한다는 뜻이다.
  834. 834)십사十使 : 오리사五利使와 오둔사五鈍使. 이는 그 성품이 예리하고, 우둔함에 의하여 항상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번뇌를 말한다. 곧 신견身見·변견邊見·사견邪見·계취戒取·견취見取·탐貪·진嗔·치癡·만慢·의疑. 오리사五利使는 오견五見과 같다.
  835. 835)업경業鏡 : 염마왕閻魔王이 가지고 있다는 거울. 죄인의 업을 비춰 나타낸다고 한다.
  836. 836)동태사同泰寺 : 양 무제가 수도인 건강建康(현 南京)에 세운 사찰. 521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527년에 완성하였다.
  837. 837)사덕四德 : 열반에 갖추어져 있는 네 가지 성질·특성. ① 상常 : 영원히 변하지 않음. ② 낙樂 : 괴로움이 없고 평온함. ③ 아我 : 대아大我·진아眞我의 경지로, 집착을 떠나 자유자재하여 걸림이 없음. ④ 정淨 : 번뇌의 더러움이 없음.
  838. 838)삼심三心 : 정토淨土에 왕생하기 위해 닦아야 하는 세 종류의 마음. 『관무량수경』에서 지성심至誠心·심심深心·회향발원심廻向發願心의 삼심을 갖춘 자는 반드시 왕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839. 839)사직사자四直使者 : 사람이 태어난 해, 월, 일, 시를 각각 다스리는 네 명의 사자.
  840. 840)철성鐵城 : 대초열지옥大焦熱地獄의 성. 맹렬하게 불타는 철성의 철실鐵室과 철루鐵樓 속에 들어가 가죽과 살이 타는 고통이 극심하며, 죄가 소멸되기까지는 죽지도 못한다고 한다.
  841. 841)빈번蘋蘩 : 개구리밥과 산흰쑥이라는 뜻으로, 변변하지 못한 제수祭需를 비유한 것이다.
  842. 842)덕을 닦아서(聿修) : 『시경』 〈文王〉의 “너의 조상을 생각하지 않느냐? 그 덕을 닦을지어다. 길이 천명에 짝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길이니라.(無念爾祖。 聿修厥德。 永言配命。 自求多福。)”에서 나온 말이다.
  843. 843)무연자비無緣慈悲 : 부처가 모든 중생에게 차별 없이 베푸는 절대 평등의 자비.
  844. 844)보덕사報德寺 : 북제北齊 세조世祖가 지은 사찰. 『洛陽伽藍記』.
  845. 845)흥국사興國寺 : 수 양제隋煬帝가 장안長安에 세운 사찰. 『釋氏稽古略』 권2.
  846. 846)삼륜三輪 : 보시하는 데 있어서 보시하는 사람, 보시 받는 사람, 보시하는 물건을 말한다.
  1. 1){底}刊年未詳筆寫本(東國大學校所藏)。
  2. 2)目次。編者作成補入。
  3. 3)「文」一字。編者補入。
  4. 1)「悔」疑「誨」{編}。
  5. 1)「儀」疑「義」{編}。
  6. 1)「孰」疑「熟」{編}。
  7. 1)「普」疑衍字{編}。
  8. 1)「儀」疑「義」{編}次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