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동계집(東溪集) / 東溪集後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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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집 후발東溪集後跋
오호, 이것은 나의 스승인 동계공東溪公의 문집이다. 스승이 중생을 버리신 지 이제 17년이 지났다. 스승의 정신은 태허太虛와 함께 노닐었으며, 스승의 도는 후생들에게 크게 남아 있어 진실로 시문을 기다리지 않고서도 전해질 것이다. 그러나 구차스러운 정성이나마 성음과 용모, 손때가 티끌 속에 묻히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대략 유고遺稿를 망라하였는데, 스승은 생전에 저술을 모아 뒷일을 꾀하지 않았으며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는 것도 매우 적다. 이제 얼마간의 시문을 모으고 판목을 모아 새기는 일을 운사韻士에게 부탁하고 힘을 모아 문도를 도왔으니, 늦은 봄에 시작하여 한여름에 완성하여 판각을 방장산 중에 보관하여 스승의 인연이 깊은 곳으로 삼는다. 이 글을 읽어 보는 사람들은 뒷날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아, 스승이 일생 동안 지은 것은 손꼽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인데, 세상에 전하는 것은 백에 하나일 뿐이어서 사람들은 이를 한스럽게 여긴다.

012_0228_c_13L東溪集後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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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此吾先師東溪公集也先師之棄
012_0228_c_15L衆生今已十七年師之神與太虛爲
012_0228_c_16L師之道在後生甚大固知不待詩
012_0228_c_17L文而傳然區區之誠不忍以聲容手澤
012_0228_c_18L埋沒於塵沙畧有所網羅遺稿而先師
012_0228_c_19L於平日不爲收撰詔後之計其在人口
012_0228_c_20L甚菫菫也今而拾得如干以卽駸梓
012_0228_c_21L而刪定之功托之韻士供役之具
012_0228_c_22L之門侶始於暮春成於仲夏因以板刻
012_0228_c_23L藏之方丈山中爲先師宿緣之地覽於
012_0228_c_24L斯文者亦將有感於後矣師之一
012_0228_c_25L生所著殆不可屈指計而所傳於世者
012_0228_c_26L百未存一人或以此憾之然片玉零珠
012_0228_c_27L「徵」疑「微」{編}

012_0229_a_01L그러나 한 조각의 옥과 남은 구슬로도 족히 현포창주玄圃滄洲1)를 감상할 수 있으니 얼마나 신출내기로 하여금 현란한 문채로 눈을 부시게 하는가. 나는 잠깐 몇 가지 자료를 근거로 스승의 대략을 기록한다.
신묘년 단옷날 문인 익상益祥이 손을 씻고 분향한 뒤 삼가 발跋을 쓰다.

012_0229_a_01L足以賞玄圃滄洲豈可令初地人獘眼
012_0229_a_02L於繁文耶吾姑以數卷帒志先師大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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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卯天中日門人益祥盥手焚香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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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현포창주玄圃滄洲 : 곤륜산 정상에 있다는 신선이 사는 곳을 말한다. 여기서는 동계東溪의 시문이 많지 않으나, 그의 시문이 높은 경지에 올라서 있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1. 1)「徵」疑「微」{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