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해붕집(海鵬集) / 海鵬集

ABC_BJ_H0298_T_001

012_0233_b_01L
해붕집海鵬集
해붕집海鵬集
총목차總目次
법어法語
해붕 천유 법어海鵬天游法語
경찬敬賛-134편
정명 거사 경찬(敬賛淨名居士)
방 거사 경찬(敬賛龐居士)
선재동자 경찬(敬賛善財童子)
가섭존자 경찬
마명 대사 경찬(敬賛馬鳴大師)
용수 대사 경찬(敬賛龍樹大師)
달마 대사 경찬(敬賛達摩大師)
혜가 대사 경찬(敬賛慧可大師)
육조 대사 경찬(敬賛六祖大師)
백장 화상 경찬(敬賛百丈和尙)
현장 법사 경찬(敬賛玄莊法師)
도안 법사 경찬(敬賛道安法師)
청량 국사 경찬(敬賛淸凉國師)
조백 대사 경찬(敬賛棗栢大師)
구마라집 법사 경찬(敬賛羅什法師)
불도징 경찬(敬賛佛圖澄)
규봉 대사 경찬(敬賛圭峰大士)
장수 선사 경찬(敬賛長水禪師)
지자 대사 경찬(敬賛智者大師)
천연 선사 경찬(敬賛天然禪師)
대혜 대사 경찬(敬賛大慧大士)
고봉 화상 경찬(敬賛高峰和尙)
태전 선사 경찬(敬賛太顚禪師)
선각 선사 경찬(敬賛善覺禪師)
황벽 화상 경찬(敬賛黃蘗和尙)
조주 화상 경찬(敬賛趙州和尙)
혜원 법사 경찬(敬賛惠遠法師)
일행 대사 경찬(敬賛一行大師)
도선 국사 경찬(敬賛道詵國師)
지공 화상 경찬(敬賛指空和尙)
나옹 화상 경찬(敬賛懶翁和尙)
무학 화상 경찬(敬賛無學和尙)
아도 화상 경찬(敬賛阿度和尙)
자장 율사 경찬(敬賛慈藏律師)
원효 대사 경찬(敬賛元曉大師)
의상 대사 경찬(敬賛義相大士)
윤필 대사 경찬(敬賛尹弼大師)
무착 조사 경찬(敬賛無著祖師)
대각 국사 경찬(敬賛大覺國師)
일선 화상 경찬(敬賛一禪和尙)
보조 국사 경찬(敬賛普照國師)
혜철 국사 경찬(敬賛慧澈國師)
함허당 경찬(敬賛涵虛堂)
태고 화상 경찬(敬賛太古和尙)
환암 대사 경찬(敬賛幻庵大師)

012_0233_b_01L[海鵬集]

012_0233_b_02L1)海鵬集 [1]

012_0233_b_03L

012_0233_b_04L2)總目次 [2]

012_0233_b_05L
法語

012_0233_b_06L
海鵬天游法語

012_0233_b_07L
敬賛一百三十一篇

012_0233_b_08L
敬賛淨名居士敬賛龐居士敬賛善
012_0233_b_09L財童子敬賛迦葉尊者敬賛馬鳴
012_0233_b_10L大師敬賛龍樹大師敬賛達摩大師
012_0233_b_11L敬賛慧可大師敬賛六祖大師敬賛
012_0233_b_12L百丈和尙敬賛玄莊法師敬賛道安
012_0233_b_13L法師敬賛淸凉國師敬賛棗栢大師
012_0233_b_14L敬賛羅什法師敬賛佛圖澄敬賛圭
012_0233_b_15L峯大士敬賛長水禪師敬賛智者大
012_0233_b_16L敬賛天然禪師敬賛大慧大師
012_0233_b_17L敬賛高峯和尙敬賛太顚禪師敬賛
012_0233_b_18L善覺禪師敬賛黃蘗和尙敬賛趙州
012_0233_b_19L和尙敬賛惠遠法師敬賛一行大師
012_0233_b_20L敬賛道詵國師敬賛指空和尙敬賛
012_0233_b_21L懶翁和尙敬賛無學和尙敬賛阿度
012_0233_b_22L和尙敬賛慈藏律師敬賛元曉大師
012_0233_b_23L敬賛義相大士敬賛尹弼大師敬賛
012_0233_b_24L無著大師敬賛大覺國師敬賛一禪
012_0233_b_25L和尙敬賛普照國師敬賛慧徹國師
012_0233_b_26L敬賛涵虛堂敬賛太古和尙敬賛幻

012_0233_c_01L구곡당 경찬(敬賛龜谷堂)
등계 선사 경찬(敬賛登階禪師)
벽송당 경찬(敬賛碧松堂)
부용당 경찬(敬賛芙蓉堂)
사명당 경찬(敬賛泗溟堂)
허응당 경찬(敬賛虛應堂)
청매당 경찬(敬賛靑梅堂)
부휴 대사 경찬(敬賛浮休大師)
벽암당 경찬(敬賛碧巖堂)
소요당 경찬(敬賛逍遙堂)
편양당 경찬(敬賛鞭羊堂)
중관당 경찬(敬賛中觀堂)
진묵당 경찬(敬賛震默堂)
취미당 경찬(敬賛翠微堂)
풍담당 경찬(敬賛楓潭堂)
백암당 경찬(敬賛栢巖堂)
선탄 선사 경찬(敬賛禪綻禪師)
백곡당 경찬(敬賛白谷堂)
구피 선사 경찬(敬賛枸皮禪師)
영월당 경찬(敬賛咏月堂)
침굉당 경찬(敬賛枕肱堂)
월저당 경찬(敬賛月渚堂)
월담당 경찬(敬賛月潭堂)
무용당 경찬(敬賛無用堂)
환성당 경찬(敬賛喚惺堂)
설암당 경찬(敬贊雪巖堂)
계음당 경찬(敬贊桂陰堂)
영해당 경찬(敬贊影海堂)
회암당 경찬(敬贊晦庵堂)
호암당 경찬(敬贊虎巖堂)
남악당 경찬(敬賛南嶽堂)
상월당 경찬(敬贊霜月堂)
원참 조사 경찬(敬贊元旵祖師)
상봉당 경찬(敬贊霜峰堂)
설봉당 경찬(敬贊雪峰堂)
명진당 경찬(敬贊明眞堂)
함월당 경찬(敬贊涵月堂)
용담당 경찬(敬贊龍潭堂)
설파당 경찬(敬贊雪坡堂)
남악당 경찬(敬贊南岳堂)
해봉당 경찬(敬贊海峰堂)
용암당 경찬(敬贊龍巖堂)
환암당 경찬(敬贊喚庵堂)
관송당 경찬(敬贊觀松堂)
천봉당 경찬(敬贊天峯堂)
대원당 경찬(敬贊大圓堂)
묵암당 경찬(敬贊默庵堂)
와운당 경찬(敬贊臥雲堂)
연담당 경찬(敬贊蓮潭堂)
허곡당 경찬(敬贊虛谷堂)
응암당 경찬(敬贊應巖堂)
운월당 경찬(敬贊雲月堂)
이악당 경찬(敬贊而嶽堂)
농암당 경찬(敬贊聾庵堂)
혜암당 경찬(敬贊惠庵堂)
완월당 경찬(敬贊玩月堂)
영파당 경찬(敬贊影波堂)
추파당 경찬(敬贊秩波堂)
역암당 경찬(敬贊櫟庵堂)
취암당 경찬(敬贊鷲巖堂)
통연당 경찬(敬贊洞然堂)
나암당 경찬(敬贊懶菴堂)
퇴암당 경찬(敬贊退巖堂)
청파당 경찬(敬贊靑坡堂)
몽암당 경찬(敬贊蒙庵堂)
설송당 경찬(敬贊雪松堂)

012_0233_c_01L庵大師敬賛龜谷堂敬賛登階禪師
012_0233_c_02L敬賛碧松堂敬賛芙蓉堂敬賛泗溟
012_0233_c_03L敬賛虛應堂敬賛靑梅堂敬賛
012_0233_c_04L浮休大師敬賛碧巖堂敬賛逍遙堂
012_0233_c_05L敬賛鞭羊堂敬賛中觀堂敬賛震默
012_0233_c_06L敬賛翠微堂敬賛楓潭堂敬賛
012_0233_c_07L栢巖堂敬賛禪綻禪師敬賛白谷堂
012_0233_c_08L敬賛枸皮禪師敬賛咏月堂敬賛枕
012_0233_c_09L肱堂敬賛月渚堂敬賛月潭堂
012_0233_c_10L賛無用堂敬賛喚惺堂敬賛雪巖堂
012_0233_c_11L敬賛桂陰堂敬賛影海堂敬賛晦庵
012_0233_c_12L敬賛虎巖堂敬賛南嶽堂敬賛
012_0233_c_13L霜月堂敬賛元旵大師敬賛霜峯堂
012_0233_c_14L敬賛雪峰堂敬賛明眞堂敬賛涵月
012_0233_c_15L敬賛龍潭堂敬賛雪坡堂敬賛
012_0233_c_16L南岳堂敬賛海峯堂敬賛龍巖堂
012_0233_c_17L敬賛喚庵堂敬賛觀松堂敬賛天
012_0233_c_18L峯堂敬賛大圓堂敬賛默庵堂
012_0233_c_19L賛臥雲堂敬賛蓮潭堂敬賛虛谷堂
012_0233_c_20L敬賛應巖堂敬賛雲月堂敬賛而嶽
012_0233_c_21L敬賛龍庵堂敬賛惠庵堂敬賛
012_0233_c_22L玩月堂敬賛影波堂敬賛秩波堂
012_0233_c_23L敬賛櫟庵堂敬賛鷲巖堂敬賛洞然
012_0233_c_24L敬賛懶菴堂敬賛退巖堂敬賛
012_0233_c_25L靑坡堂敬賛蒙庵堂敬賛雪松堂
012_0233_c_26L{底}延世大學校所藏筆寫本目次編者作成
012_0233_c_27L補入

012_0234_a_01L사봉당 경찬(敬贊獅峯堂)
혜월당 경찬(敬贊慧月堂)
낙허당 경찬(敬贊樂虛堂)
월성당 경찬(敬贊月城堂)
취암당 경찬(敬贊翠巖堂)
제봉당 경찬(敬贊霽峯堂)
율봉당 경찬(敬贊栗峯堂)
납암당 경찬(敬贊衲庵堂)
일지당 경찬(敬贊一指堂)
화악당 경찬(敬贊華岳堂)
뇌묵당 경찬(敬贊雷默堂)
성곡당 경찬(敬贊聖谷堂)
연파당 경찬(敬贊蓮波堂)
당호堂號는 해붕海鵬이라 하니, 이른바 남쪽으로 날아가기를 도모하는 붕새와 같은 의미다.(堂號曰海鵬。 此所謂圖南鵬者。)
불호佛號를 천유天遊라 하니, 이른바 하늘에 올라 노니는 것을 말한다.(佛號曰天遊。 此所謂上天遊者。)
도호道號를 현허玄虛라 하니, 이른바 현묘하고 텅 빈 도라는 의미다.(道號曰玄虛。 此所謂虛玄道者。)
인악당을 찬하다(讃仁嶽堂)
정암당을 찬하다(讃靜庵堂)
만암당을 찬하다(讃萬巖堂)
의암당을 찬하다(讃義庵堂)
경암당을 찬하다(讃鏡庵堂)
남명당 전령 대사를 찬하다(讃南溟堂殿翎大師)
해명당을 찬하다(讃海溟堂)
시詩-63편
김 상사에게 드리다(呈金上舍)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보배 창고(題人之箇箇寶藏)
선객(題禪客)
봄 풍경(春景)
≺은하수≻ 시의 운자를 따서(次銀河水韻)
≺선암사 서청의 봄≻ 시의 운을 따서(次仙巖書廳春▣韻)
고운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孤雲先生韻)
석천암(題石泉菴)
정암당에게 드리다(贈靜菴堂)
철 스님이 시를 구하기에 수답하여(醻哲師求)
≺단비의 기쁨≻ 시의 운을 따서(次喜雨韻)
≺서쪽 도적을 소탕함≻ 시의 운을 따서(次西賊掃盪韻)
삼가 용루에 걸린 ≺평복≻ 시의 운을 따서(謹次龍樓平復韻)
한 가지 진리가 만 가지로 다르며 만 가지 다른 것도 한 가지 진리(一理萬殊萬殊一理)
장안의 거사에게 드리다(贈長安居士)
초의당 의순에게 드리다(贈草衣堂意洵)
보리암에서(題菩提菴)
중암당의 시운을 따서(次中巖堂韻)
아객의 시운을 따서(次衙客韻)
≺금강암≻ 시의 운을 따서(次金剛菴韻)
도솔암에서(題兜率庵)
바다를 건너며 읊다(越海吟)
용문사(題龍門寺)
금산에서 2운(題錦山二韻)
화방사(題花芳寺)
화림사(題花林寺)
대원사(題大源寺)
다솔사(題多率寺)
촉석루(題矗石樓)
방장산(題方丈山)
삼가 용암당의 시운을 따서(走次聳巖堂韻)
삼각산 보토소 (題三角山補土所)
학송당 묘원 스님에게 드리다(贈鶴松堂竗圓)
금강반야(題金剛般若)
최고의 화가 관허당 설훈(題寬虛堂雪洲畵魁)
남한산성에 올라(登南漢城)
흥림재 벽상의 시운을 따서(次興林齋壁上韻)
순천 이 사군이 부르는 운으로(順天李使君呼韻)
삼가 계음헌의 시운을 따서(謹次桂陰軒韻)
삼가 ≺수석정≻ 시의 운을 따서(謹次水石亭韻)
삼가 ≺보조암≻ 시의 운을 따서(謹次普照菴韻)
삼가 대둔사 현판 위의 시운을 따서(謹次大芚寺板上韻)
성천 강선루에 올라(登成川降仙樓)
삼가 ≺정수암≻ 시의 운을 따서(謹次淨水庵韻)
관해당에서(題觀海堂)
담연정에 올라(登澹然亭)
삼가 ≺죽수와≻ 시운을 따서(走次升水窩韻)
주도에서 온 객의 시운을 따서(次主都客韻)

012_0234_a_01L敬賛獅峯堂敬賛慧月堂敬賛樂虛
012_0234_a_02L敬賛月城堂敬賛翠巖堂敬賛
012_0234_a_03L霽峯堂敬賛栗峯堂敬賛衲庵堂
012_0234_a_04L敬賛一指堂敬賛華岳堂敬賛雷默
012_0234_a_05L敬賛聖谷堂敬賛蓮波堂讃仁
012_0234_a_06L岳堂讃靜庵堂讃萬巖堂讃義庵
012_0234_a_07L讃鏡庵堂賛南冥堂展翎大師
012_0234_a_08L讃海溟堂

012_0234_a_09L
六十三篇

012_0234_a_10L
呈金上舍題人之箇箇寶藏題禪客
012_0234_a_11L春景次銀河水韻次仙巖書廳春韻
012_0234_a_12L次孤雲先生韻題石泉菴贈靜菴堂
012_0234_a_13L醻哲師求次喜雨韻次西賊掃盪韻
012_0234_a_14L謹次龍樓平復韻一理萬殊萬殊一理
012_0234_a_15L贈長安居士贈草衣堂意恂題菩提
012_0234_a_16L次中巖堂韻次衙客韻次金剛
012_0234_a_17L菴韻題兜率庵越海吟題龍門寺
012_0234_a_18L題錦山二韻題花芳寺題花林寺
012_0234_a_19L題大源寺題多率寺題矗石樓
012_0234_a_20L方丈山走次聳巖堂韻題三角山補
012_0234_a_21L土所贈鶴松堂妙圓題金剛般若
012_0234_a_22L題寬虛堂雪洲畵魁登南漢城次興
012_0234_a_23L林齋壁上韻順天李使君呼韻謹次
012_0234_a_24L桂陰軒韻謹次水石亭韻謹次普照
012_0234_a_25L菴韻謹次大芚寺板上韻登成川降
012_0234_a_26L仙樓謹次淨水庵韻題觀海堂
012_0234_a_27L澹然亭走次升水窩韻次主都客韻

012_0234_b_01L윤 생원이 지은 ≺한양≻ 시의 운을 따서(次尹生員吟漢陽韻)
태극정에 올라(登太極亭)
영파당이 지은 ≺영각≻ 시의 운을 따서(次影波堂影閣韻)
입춘음(立春吟)
≺제야음≻ 시의 운을 따서(次除夜吟)
≺한묵장≻ 시의 운을 따서(次翰墨場韻)
삼가 『표충록』의 운을 따서(謹次表忠綠韻)
삼가 충무각에 제하다(謹題忠武閣)
삼가 ≺정종조 인산≻ 시의 운을 따서(謹次正宗朝因山韻)
새로 옛 강학을 열다(新開舊講)
≺차를 달이다≻ 시의 운을 따서(次烹茶韻)
순종 사미에게 주다(贈順宗沙彌)
과객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過客韻)
≺승가사 모임≻ 시의 운을 따서(次僧伽寺會韻)
≺미타회≻ 시의 운을 따서(次彌陀會韻)
[부록附錄]
해붕 대사 시축의 운을 따서 짓다(題海鵬大師詩韻)
법어法語
해붕 천유 법어海鵬天游法語

‘장유대방가壯游大方家’라 제목을 붙이고 쓴 서문1)

불가佛家의 수승殊勝하면서도 광대하며 굉활宏闊하면서도 확여廓如한 논리, 이것은 이른바 끝이 없는 법계法界의 넓고 넓은 데에 천지天地가 감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아! 슬프다. 우리 동쪽 나라(東國)에 부처님의 법이 흔적 없이 사라진 지가 오래되었도다. 근래에 출가하여 승려가 된 사람이 비록 수천, 수만 명이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어느 한 사람도 대도大道를 통달하여 인천人天의 스승이 된 이가 없으니, 무인지경無人之境이라고 말할 만하다. 그러니 어찌 중국의 대도를 체득한 고승들에게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와 같은 사람은 본디 하백河伯2)의 후손으로서 다행히도 주세불主世佛이신 대방사大方師를 만나 내 마음의 눈(心目)을 열고 지금 대방가大方家3)에 나아갔으니, 그렇게 보면 이것은 실로 많고 많은 대천세계大千世界에 하나의 크고 웅장하며 위대하고 뛰어난 일로서 이 세간에 그 어떤 일들이 다시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이 있겠는가? 부처님의 은혜를 만분의 일이나마 갚고자 한다면 있는 힘을 다해서 부처님께서 부처님이 된 까닭에 대하여 찬탄하고, 입 내키는 대로 독송하여 도道를 터득해야 할 것이며, 손 가는 대로 항상 경을 쓰되 천지와 더불어 길이 보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성玄聖(가장 뛰어난 성인)의 현모玄眸(맑은 눈, 깨달은 이의 눈)로 살펴보면 본래 상현천上玄天(하늘)은 넓고 낙락落落4)하며

012_0234_b_01L次尹生員吟漢陽韻登太極亭次影
012_0234_b_02L波堂影閣韻立春吟次除夜吟
012_0234_b_03L翰墨場韻謹次表忠綠韻謹題忠武
012_0234_b_04L謹次正宗祖因山韻新開舊講
012_0234_b_05L次烹茶韻贈順宗沙彌次過客韻
012_0234_b_06L次僧伽寺會韻次彌陀會韻

012_0234_b_07L
附錄

012_0234_b_08L
題海鵬大師詩𨋀韻

012_0234_b_09L

012_0234_b_10L1)法語 [3]

012_0234_b_11L海鵬天游法語

012_0234_b_12L
自題壯游大方家序
012_0234_b_13L佛家之勝大宏濶廓如之論此所謂
012_0234_b_14L藏天地於無極法界廓如者

012_0234_b_15L
嗚呼惟我東國佛法掃地之日久矣
012_0234_b_16L近以來出家爲僧者雖數千萬人
012_0234_b_17L無一人通大道而爲人天大師者則可
012_0234_b_18L謂無人之境豈不愧中國體大道高僧
012_0234_b_19L如我者素是河伯之流幸逢主世
012_0234_b_20L佛之大方師開我心目而今趣大方之
012_0234_b_21L則此實多多大千之一大雄偉勝事
012_0234_b_22L世間何等事復勝於此乎爲報佛恩之
012_0234_b_23L萬一盡力賛歎佛之所以爲佛而信口
012_0234_b_24L道得信手書之與天地并長存者

012_0234_b_25L
玄聖之玄眸看來本來上玄天廓落落

012_0234_c_01L매우 현묘하고 현묘하며(太玄玄) 텅 비고 깊은 이치를 지닌 도(虛玄道)일 것이다. 본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텅 비고 깊은 이치를 지닌 도라는 것은 곧 나 또한 본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텅 비고 깊은 이치를 지닌 도이고, 저 또한 본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텅 비고 깊은 이치를 지닌 도인 것이다.


人間不覺誰先覺   인간이 깨닫지 못하면 누가 먼저 깨달을 것인가
世上無知我自知   세상은 아무도 모르거니와 나 자신만은 아나니
可憐裵相三生晩   가련하다 배 상국,5) 삼공6)의 늦음이여
却笑莊仙一夢遲   도리어 장선7)의 한바탕 꿈이 더딤을 비웃네.

상현천의 본질本質과 본유本有는 오유향烏有鄕8) 이하의 그림자 같은 것으로 원래 공한 것(影子元空)이다.
현령玄靈(신령과 같은 의미)의 현묘한 눈(玄眸)으로 살펴보면, 멀리 사물에서 취하는 것도 그 또한 본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것으로서 그 가운데에는 본래 아무 물건도 없는 것이니, 비유하면 마치 맑은 눈으로 진리를 보면 허공 속에는 본래 꽃이 없는 것과 같으며, 가까이 몸에서 취하는 것도 역시 본래 상현천은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밖에는 본래 몸이 없는 것이니, 이를 비유하면 마치 맑은 눈으로 진실하게 보면 등불 뒤쪽에도 본래 그림자가 없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태현의 성인(太玄聖)은 넓고도 큰 현묘한 경계에 나아간다. 저 현묘한 것(玄)이 곧 사물이니, 그런 까닭에 사물이 곧 현묘한 것이다. 이를 비유해서 말하면 하늘이 바로 별이니 그런 까닭에 별은 곧 하늘이라는 경우와 같다. 그렇다면 최초의 상현천은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한 가운데 오유향이 생기고, 또한 오유향 가운데 한낱 깨달음의 경계가 생겨나며, 또 한낱 깨달음의 경계 가운데 천지와 만물이 생겨나기 때문에 천지와 만물은 본래 공空한 것이다. 이것이 곧 한낱 깨달음의 경계이고, 또한 이 한낱 깨달음의 경계 역시 공한 것이니,

012_0234_c_01L太玄玄之虛玄道者本來上玄天廓落
012_0234_c_02L落太玄玄之虛玄道者則我亦本來上
012_0234_c_03L玄天廓落落太玄玄之虛玄道者彼亦
012_0234_c_04L本來上玄天廓落落太玄玄之虛玄道者

012_0234_c_05L
人間不覺誰先覺世上無知我自知

012_0234_c_06L可憐裵相三生 [1] 却笑莊仙一夢遲
012_0234_c_07L
012_0234_c_08L
012_0234_c_09L
012_0234_c_10L

012_0234_c_11L
上玄天之本質本有者烏有鄕以下
012_0234_c_12L之影子元空者以玄靈之玄眸看來
012_0234_c_13L遠取物亦本來上玄天廓落落太玄
012_0234_c_14L中本無物如淸眼眞見空中本
012_0234_c_15L無華近取身亦本來上玄天廓落落
012_0234_c_16L太玄玄外本無身如淸眼眞見
012_0234_c_17L後本無影者

012_0234_c_18L
太玄聖之造詣於廣大玄妙之境界也
012_0234_c_19L夫玄卽是物故物卽是玄如天卽是星
012_0234_c_20L故星則是天則最初上玄天廓落落太
012_0234_c_21L玄玄中生烏有之鄕又烏有鄕中
012_0234_c_22L一覺境界又一覺境中生天地萬物
012_0234_c_23L天地萬物本空卽是一覺境界又一覺
012_0234_c_24L「法語」二字編者補入

012_0235_a_01L곧 이것이 오유향인 셈이다. 오유향도 역시 빈 것이니 그것은 곧 최초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매우 현묘하고 현묘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마치 세속에서 이른바 태초太初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크게 현묘하고 현묘한 가운데 화장세계華藏世界에 누각이 생기고 또 화장세계의 누각 가운데 하나의 자라장紫羅帳9)이 생기며, 또 하나의 자라장 가운데 한량없이 많은 진주眞珠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량없이 많은 진주도 본래 공한 것이니 그렇다면 이것도 곧 하나의 자라장이요, 또한 하나의 자라장도 공한 것이라면 이는 바로 화장세계의 누각일 것이다. 또 화장세계의 누각 역시 공한 것이라면 이것은 태초의 상현천이 넓고 낙락하며 크게 현묘하고 현묘한 것이다.
대저 불가의 심지법문心地法門이란 곧 마음이 곧 부처이고, 나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으며, 하늘도 덮고 땅도 덮는 대경대법大經大法이다. 그러므로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하고 거울처럼 밝게 비추는 것이니, 큰 도통道統을 전하여 큰 가업家業을 부촉하는 것이다. 낱낱 사람마다의 분수 위에 본래부터 청정하고 적멸寂滅한 것이요, 본래부터 허령虛靈한 지각知覺을 말한다.

근본을 새롭게 해서 부처를 이루는 것은 문질文質10)이 빈빈욱욱彬彬郁郁11)한 주세불主世佛이다. ‘본각은 본래부터 부처를 이루고 있었다(本覺本成佛)’는 입장에서 보면 낱낱의 사람마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부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시각은 처음으로 부처를 이루었다(始覺新成佛)’는 입장에서 보면 낱낱의 사람마다 불각不覺의 범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록 본분本分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새로 훈습(新熏)함이 있은 연후에야 새로 본래의 부처를 이루어서 문질이 빈빈욱욱한 제일의 태평천자太平天子가 되는 것이라는 말이 된다. 삼재三才 중에는 하늘이 최상이 되고, 삼교三敎 중에는 부처가 우두머리가 된다. 유교儒敎는 이치를 궁구하여 천성天性을 다하는 것(窮理盡性)을 가르쳐서 사람들로 하여금 일생에 입신하고 만세에 이름을 남겨 전하게 하며, 노자老子의 도교道敎에서는 참을 닦고 성을 연마함(修眞鍊性)을 가르쳐서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을 맑게 가지고 탐욕을 적게 하며 속골俗骨을 선골仙骨로 바꾸어 신선을 이루게 하며, 불교에서는 마음을 밝히고 자성을 보라고 가르쳐서 사람들로 하여금 가까이는 입신을 기대하고 멀리는 부처 이루기를 기약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부처는 도덕道德으로 성취하기에 도덕을 쌓게 하고 인의仁義로 성취하기에 인의를 쌓게 하나니, 도덕과 인의는 큰 스승이 되는 셈이다.

012_0235_a_01L境亦空卽是烏有之鄕又烏有鄕亦空
012_0235_a_02L卽是最初上玄天廓落落之太玄玄者
012_0235_a_03L譬如世所謂太初上玄天廓落落太玄玄
012_0235_a_04L生華藏樓閣又華藏樓閣中生一
012_0235_a_05L紫羅帳又一紫帳中生無量眞珠
012_0235_a_06L無量眞珠本空則是一紫羅帳又一紫
012_0235_a_07L羅帳亦空則是華藏樓閣又華藏樓閣
012_0235_a_08L亦空則是太初上玄天廓落落太玄玄
012_0235_a_09L大抵佛家之心地法門則卽心卽佛
012_0235_a_10L不生不滅盖天盖地大經大法故以
012_0235_a_11L心傳心如鏡照鏡傳大道統付大家業
012_0235_a_12L箇箇人人分上本來淸淨寂滅者
012_0235_a_13L本來虛靈知覺者

012_0235_a_14L
新本成佛文質彬彬郁郁主世佛也
012_0235_a_15L本覺本成佛看來箇箇人人舊來成佛
012_0235_a_16L然以始覺之新成佛看來箇箇人人
012_0235_a_17L過不覺凡夫則雖有本分必借新熏然
012_0235_a_18L新本成佛文質彬彬郁郁之第一太
012_0235_a_19L平天子者三才天爲上三敎爲首
012_0235_a_20L儒敎敎以窮理盡性令人一生立身
012_0235_a_21L萬世傳名老敎敎以修眞鍊性令人淸
012_0235_a_22L心寡慾換骨成仙佛敎敎以明心見性
012_0235_a_23L令人近期立身遠期成佛此以佛以道
012_0235_a_24L積道德以仁義積仁義之道德仁義

012_0235_b_01L인의의 수역壽域을 소요하고 도덕의 연원淵源을 방랑하여 도덕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색色을 좋아하지 않으며, 인의를 좋아하고 음란한 소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대저 도덕과 인의를 잘 갖추어 실천에 옮긴 연후에야 저 천성天成의 완전한 몸을 완전하게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도덕은 일신一身에서 이룩하고 인의는 만물에 미치게 하는 분이 바로 성인인 능인能仁이시다. 옛날 오吳나라 태재太宰12)가 공자孔子에게 성인에 대하여 질문을 하자 공자가 바로 자세를 바르게 고치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들으니 서쪽 지방에 큰 성인이 계시는데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 차마 살생을 하여 먹지 못하고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을 지녔으므로 마치 하늘의 인자함과 같으시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성인이라야 성인을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이다.

교가敎家에서의 ‘마음은 본래 청정한 것이요, 망妄은 본래 빈 것’이라는 논리로 본다면, 사람마다의 분수分數상에 본래 제1천第一天의 광활하고 낙락하며 크게 공하고 공한(太空空) 것이 부처님인 것이다. 부처님은 본래 공적空寂하시나니, 공空은 곧 색色인 까닭에 일체一切의 색상色相을 나타낼 수가 있으시다. 그런즉 참다운 부처님은 모습이 없으시나, 모습이 없으신 모습으로 대천세계를 모두 품고(包羅) 계신다.
선가禪家에서의 본래 한 물건도 없고 그 없다는 것마저도 없는 것이니, 현묘하고 또 현묘하다는 논리로 살펴보면, 사람마다의 분수상에 본래 상현천上玄天의 넓고 낙락하며 크게 현묘하고 현묘한(太玄玄) 것이 부처님인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공공空空13)을 설하셨고 또 현현玄玄14)을 말씀하셨으니, 그렇다면 다만 광활하고 낙락한 태공공太空空의 부처님일 뿐만이 아니라, 또한 넓고 낙락한 태현현太玄玄의 부처님이시다.

꿈속의 천지는 허황된 경계이고, 꿈속의 천자天子는 허수아비로다. 태극太極의 광명을 높이 초월하고 이의二儀(陰陽)의 밖에까지 멀리 벗어나서 영원히 늙지 않고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이다.
사람 하나하나마다 누구나 다 똑같이 장부丈夫로서 저마다 하늘을 찌를 기개가 있는 부처이다. “우리 도는 하나로써 모든 것을 꿴다.(吾道一以貫之。)”15)라고 하였으니, 대도大道를 하나로써 꿴다는 논리상에서 살펴보면, 낱낱의 사람들은 천진天眞한 본원자성本源自性의 부처님이요, 발꿈치를 모두 땅에 붙이고 콧구멍이 하늘을 찌르는 오랜 옛날부터 이룩된 부처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말하기를 “석가모니께서 이 세상에 나오시기 전부터 이미 49년 동안 설법을 하셨고,

012_0235_b_01L大先生也逍遙於仁義之壽域放浪於
012_0235_b_02L道德之淵源而好道德不好美色
012_0235_b_03L仁義不好淫聲大抵備行道德仁義然
012_0235_b_04L可謂全其天成之全體者道德成於
012_0235_b_05L一身而仁義及於萬物之能仁聖人也
012_0235_b_06L昔吳太宰問聖於孔子孔子有時動容
012_0235_b_07L吾聞西方有大聖人惻隱之心
012_0235_b_08L忍殺食而好生之德如天仁者云云
012_0235_b_09L知聖人能知聖人者

012_0235_b_10L
以敎家之心本淨妄本空看來人人分
012_0235_b_11L本來第一天廓落落太空空佛也
012_0235_b_12L本空寂而空卽是色故能現一切色相
012_0235_b_13L則眞無相而無相之相包羅大千者
012_0235_b_14L以禪家之本來無一物而無亦無玄又
012_0235_b_15L玄看來人人分上本來上玄天廓落落
012_0235_b_16L太玄玄佛也佛說空空又譚玄玄
012_0235_b_17L非但廓落落太空空佛亦乃廓落落太
012_0235_b_18L玄玄者以夢中天地爲幻境以夢中
012_0235_b_19L天子爲幻人底高超太極之光逈出二
012_0235_b_20L儀之表而長成不老長生不死者

012_0235_b_21L
人人箇箇丈夫自有衝天佛也以吾道
012_0235_b_22L一以貫之一貫大道看來箇箇人人
012_0235_b_23L本源自性天眞佛脚跟點地鼻孔撩天
012_0235_b_24L之舊來成佛故云釋迦不出世時果已

012_0235_c_01L달마 대사達摩大師가 서천축西天竺에서 동토東土에 오시기 전부터 이미 소림少林의 미묘한 비결이 있었다.”라고 한 것이다.

넓게 활짝 트인 맑은 천지로서 마음자리가 넓게 활짝 트이고 낙락한 대공불大空佛이시다. 세로로는 삼세三世를 다하였으나 삼세에서 애초부터 간단間斷이 없는 때요, 가로로는 시방十方에 두루 퍼졌으나 시방 모든 곳에 텅 비어 결함이 없는 곳으로서 원만하게 달통한 대도는 비유하면 마치 천하 어디에서나 장안長安으로 통하는 큰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부터 청정하고 공평한 불국佛國세계요, 본래부터 태평한 법왕法王이 길이 편안한 본래부터 자연 그대로인 천연불天然佛이시다. 천지가 갈라지기 전보다 앞이요, 부모가 나를 낳기 전보다 앞이며, 부처님과 조사님이 이 세상에 나오시기 전보다 앞이니, 진眞과 속俗의 중도中道가 제1의第一義16)의 천진한 부처님으로서 본래 자연 그대로 천연天然한 분이시다.

부처님은 단지 인仁을 실천하고 선善을 펴며 널리 베풀어 중생들을 건지시는 한 시대의 크나큰 선인善人일 뿐만 아니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가는 것이니 인의와 도덕의 성인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악惡을 버리면 가정에는 하나의 형벌이 쉬고, 나라에는 만 가지 형벌이 그치며, 한 가지 선을 실천하면 가정에는 하나의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나라에는 만 가지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나나니, 한 가지 선행善行도 오히려 그러하여 자신의 몸에 이롭고 다른 사람까지도 이롭게 하는데, 하물며 오계五戒17)와 십선十善18)을 실천함이겠으며, 사제四諦19)와 십이인연十二因緣20)을 실천함이겠으며, 또 육도만행六度萬行을 실천함이겠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 부처님께서 나라에 복을 주고 세상을 돕는 분으로서 큰 도道를 통하여 사람과 하늘의 큰 스승이신 석가 대사가 된 이유이다. 성리性理의 연원이 깊고도 깊어서 그 끝을 다 알 수가 없으며, 편의를 따라서 크게 교화하심이 크고도 넓어서 무어라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이다. 지혜의 광명이 어느 곳이나 비추어 밝게 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는 마치 가을 달빛이 일천 성을 널리 비추는 것과 같으며, 도덕의 교화가 어느 사물이든 교화하지 않음이 없나니, 이를 비유하면 마치 봄바람이 온 나라에 골고루 불어오는 경우와 같다.

천지도 큰 영대靈臺가 되지 못하고, 유독 부처님 혼자만 드높아서 외외낙락巍巍落落하고 정나라淨躶躶한 부처님이시다. 무릇 위에 통하고 아래까지 사무치는 영대로서 오직 유일하여 짝할 대상이 없으시니,

012_0235_c_01L有四十九年說達摩不西來時果已有
012_0235_c_02L少林妙訣者

012_0235_c_03L
廓淸天地而廓澈心地之廓落大空佛
012_0235_c_04L竪窮三世而三世初無間斷時
012_0235_c_05L遍十方而十方都無空缺處之圓通大
012_0235_c_06L譬如通天下之長安大道者

012_0235_c_07L
本淸平佛國世界本太平法王長安之
012_0235_c_08L本自天然佛也先天地未分以前先父
012_0235_c_09L母未生以前先佛祖未出以前有眞俗
012_0235_c_10L中道第一義天眞佛本自天然者

012_0235_c_11L
非但行仁布善博施濟衆之一大善人
012_0235_c_12L [2] 是以之焉之謂仁義道德聖人也
012_0235_c_13L一惡則一刑息於家萬刑息於國
012_0235_c_14L一善則一慶興於家萬慶興於國
012_0235_c_15L善尙爾利於身利於人况於五戒十善
012_0235_c_16L况於四諦十二因緣乎又况於六度
012_0235_c_17L萬行乎此佛之所以福國佑世者通大
012_0235_c_18L而爲人天大師之釋迦大師也性理
012_0235_c_19L之淵源深深乎不可得而窮焉隨宜
012_0235_c_20L之大化蕩蕩乎不可得而名焉智慧
012_0235_c_21L光明無照不燭同秋月普照千城
012_0235_c_22L德敎化無物不化同春風周行萬國者
012_0235_c_23L天地非爲大靈臺獨自高之巍巍落落
012_0235_c_24L淨躶躶佛也夫通上澈下之靈臺獨一

012_0236_a_01L천지조차 그 높음을 사양해 그 크기를 덮을 수 없으며, 해와 달이 그 밝음을 부끄럽게 여겨 그 광명을 다툴 수 없나니, 그런즉 밝기가 해와 달보다 더한 부처님이요, 덕은 건곤乾坤(천지)보다 더 뛰어난 분이시다.
광명이 밝게 빛나고(光爍爍) 둥글둥글 둥그런(圓陀陀) 대광명大光明의 부처님이시다. 무릇 본각本覺의 큰 지혜의 광명이 법계를 두루 비추는 신통한 큰 광명장光明藏이시니, 귀신도 그 신통에 견줄 수가 없고, 일월日月도 그 밝음을 비교할 수가 없으며, 천지도 그 큼을 비교할 데 없는 분이시다.

아공我空21)과 법공法空22)과 구공俱空23)은 물론 이 삼공三空 외에 또 하나의 매우 넓은 허공(大活虛空)의 부처님이시다. 하늘보다 앞이요, 땅보다 뒤이며, 하늘도 덮어 버리고 땅까지 덮어 버리는 커다란 활물活物이시다. 이는 곧 고금古今에 왕래하고 고금을 꿰뚫어 걸쳐 있는 장생長生의 진리로서, 비유하면 마치 그지없이 광대하여 태허太虛에 가득 펴져 있는 것과 같으니, 이는 곧 오래 가고 멀리까지 미치는 것이 한계가 없는 만고萬古의 넓은 하늘(長空)과 같다.
도덕은 천지간에 으뜸이요, 복덕福德은 티끌 세계를 뛰어넘은 부처님이시다. 도의 높음과 덕의 귀함이 인간 세상이나 천상 세계를 망라한 시방 삼세에 제일로서 짝할 이가 없기 때문에, 삼계三界의 모든 하늘이나 만국의 모든 제왕帝王들이 모두 다 가르침을 믿고 받아 받들어 실천하면서 예를 올리고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천지를 작은 먼지처럼 하찮게 여기시고 생사를 물거품이나 허깨비처럼 여기시며, 삼계의 밖에까지 초출超出하셨도다. 대저 선 자리에서 부처를 이루시고 세상에 계시면서 깨달음의 자리에 오르셨으니, 그러한즉 이 몸을 바꾸지 않으시고 삼계에 머물러 계시지도 않는 분이시다.
중생들과 모든 부처님은 대총상大揔相 모든 자리(都位)의 부처님이시다. 법法은 비록 동일한 맛이기는 하지만 중생들의 이해가 같지 않으며, 상像은 비록 똑같은 몸이지만 만지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중생들과 모든 부처님의 겉모습이 환幻으로 변화한 텅 빈 몸은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고 판단하지만, 중생들과 모든 부처님의 중심이 청정한 법신法身은 북방 사람이나 남방 사람이 일가一家인 것이다.


012_0236_a_01L無伴天地讓其高而不能覆其大
012_0236_a_02L月其慙明而不能爭其光則明愈日月
012_0236_a_03L德勝乾坤者

012_0236_a_04L
光爍爍圓陀陀之大光明佛也夫本覺
012_0236_a_05L大智慧光明遍照法界之神通大光明藏
012_0236_a_06L鬼神不足比其神日月不足比其明
012_0236_a_07L地不足比其大者

012_0236_a_08L
我空法空俱空三空外有一大活虛空
012_0236_a_09L佛也先天後地盖天盖地大活物
012_0236_a_10L是古徃今來亘古亘今之長生理比如
012_0236_a_11L廣大無邊之萬布太虛卽是長遠無限
012_0236_a_12L之萬古長空者

012_0236_a_13L
道德冠天地福德過塵沙佛也道之尊
012_0236_a_14L德之貴爲人間天上十方三世第一無
012_0236_a_15L雙故三界之諸天萬國之諸王悉皆
012_0236_a_16L信受奉行而禮供養盡未來際者

012_0236_a_17L
佛以天地爲微塵以生死爲泡幻而超
012_0236_a_18L出三界之表也大抵立地成佛在世登
012_0236_a_19L則不易此身不居三界者

012_0236_a_20L
衆生諸佛大揔相都位之佛也法雖一
012_0236_a_21L味而衆解不同像雖一身而摩者各別
012_0236_a_22L則衆生諸佛外相之幻化空身霄壤辦
012_0236_a_23L衆生諸佛中心之淸淨法身胡越一
012_0236_a_24L家者

012_0236_b_01L
낱낱 사람마다의 가슴속에 오직 일반공一般空의 제1의공第一義空 부처님이시다. 지혜의 허공(智虛空)과 진리의 허공(理虛空)과 둘을 합한 허공(合虛空)의 일대一大 활허공活虛空 부처님이시다. 온통 허공신虛空身으로서 넓고도 크고 원만하시며, 청정하시고 원만하여 상방上方의 허공과 하방下方의 허공인 시방세계 모든 허공과 함께하시는 분이시다.
한없이 넓고 크며 툭 트이고 커다란(恢弘廓大)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의 삼신불三身佛이시다. 하나가 되실 수도 있고 많음이 되실 수도 있으며, 크게 하실 수도 있고 작게 하실 수도 있어 크게 하려고 하면 너무도 커서 밖을 찾아볼 수 없이 법계를 온통 다 포함할 수 있으시며, 작게 하려고 하면 너무도 작아서 틈이 없이 아주 미세한 먼지 속에도 들어갈 수 있는 천변만화千變萬化를 자유롭게 하는 분이시다.

법신의 이치가 항상 청정하고 반야般若의 지혜가 끊임없이 비추는 부처님이시다. 부처님께서는 그런 까닭에 증득證得한 것을 가지고 교화를 일으키시고 증득한 것과 같이 팔만대장경의 경문을 설하셨으니, 대개 사람마다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낱낱의 원만하게 성취한 도의 이치에 머무른 분이시다. 도는 인정人情에 숨어 있으니 말이 아니면 무엇으로 그 지취旨趣를 헤아려 알 수 없으며, 진리는 형상(像)에 존재하고 있으니 책이 아니면 무엇으로써 그 미묘함을 통달할 수가 없다.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 불가는 마음이 아니면 성취할 수 없나니, 비유하면 마치 집을 짓는데 터(地)가 없으면 집을 완성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마음을 법의 요체(法要)로 삼아 일대교一大敎의 종지宗旨가 되고, 비밀하게 전수함으로써 일대교의 조종祖宗을 삼나니, 그 종지는 곧 성현의 도의 근원이요, 생령들의 미묘한 근본이며, 그 조종은 만세에 계戒와 정定을 배우는 큰 규범이요, 12부部 경전의 참다운 궤칙軌則이다.

부처님의 몸도 바로 텅 빈 것이다. 몸에 나아가 공空을 관찰해 보면 마음도 실상이 아니니, 마음을 관觀하되 환幻과 같다고 여기는 오유 선생烏有先生24)이시다. 일곱 자의 몸은 헛것으로서 실체가 없는 것이며, 방촌方寸만 한 마음 또한 실체가 없는 것이니, 그런 까닭에 형상인 나를 잊어서 나를 잃어버린다면 단지 일곱 자의 몸뚱이인 허깨비 같은 몸도 실체가 없는 나라고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오직 나의 소유도 아니다. 비록 방촌만 한 마음의 법신이 참다운 나라고 말하여도 그 또한 나의 소유는 아니다.
우리 부처님 금선金仙 세존世尊께서 도솔천兜率天으로부터 왕궁에 강림하시어 마야摩耶 부인의 태에 들었다가

012_0236_b_01L
箇箇人人胷中惟有一般空之第一義
012_0236_b_02L空佛也以智虛空理虛空合虛空之一
012_0236_b_03L大活虛空佛渾虛空身廣大圓滿淸淨
012_0236_b_04L圓同上方虛空下方虛空之十方虛空者
012_0236_b_05L恢弘廓大之法報化三身佛也能一能
012_0236_b_06L多能大能少而能大則大而無外大抱
012_0236_b_07L法界能少則少而無間細入微塵
012_0236_b_08L變萬化者

012_0236_b_09L
法身之理恒淸淨般若之智常照了佛
012_0236_b_10L佛所以從證起化如證而說八萬大
012_0236_b_11L藏經文盖留人人本具介介圓成之道
012_0236_b_12L道隱乎情非言無以詮其旨理存
012_0236_b_13L乎像非書無以達其微者

012_0236_b_14L
卽心是佛之佛家非心不成譬如作屋
012_0236_b_15L非地不成也以心法要爲一大敎之宗
012_0236_b_16L以密傳受爲一大敎之祖其宗則聖賢
012_0236_b_17L之道源生靈之妙本其祖則萬世學戒
012_0236_b_18L定之大範十二部經之眞軌者

012_0236_b_19L
佛身是虛哉卽身觀空心非實也
012_0236_b_20L心如幻之烏有先生也七尺身虛假
012_0236_b_21L方寸心亦假故所以忘形我而喪我者
012_0236_b_22L則非但七尺身之幻身假我獨非我有
012_0236_b_23L雖曰方寸心之法身眞我亦非我有者 [3]

012_0236_b_24L
我佛金仙世尊從兜率降王宮入摩耶

012_0236_c_01L오른쪽 옆구리로 탄생하시자마자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시고 또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시면서 천상과 천하에 오직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고 말씀하셨다. 하늘 중에 하늘이시라 빛나고 빛나(赫赫) 마치 뭇별들 가운데 보름달이 유독 짝할 만한 게 없는 것과 같고, 하늘 위의 하늘이시라 높고도 높아(巍巍) 마치 바다 위에 높다란 산봉우리는 그 곁에 아무도 없는 것과 같도다.

도道는 고금古今이 없건만 사람들은 혼미한 사람과 깨달은 이가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여기에 출현하셔서 유정有情들에게 자성自性은 혼미함이 없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고, 중생들에게 본심本心의 근원을 깨닫도록 가르치셨다. 모습 없는 모습을 나타내시고 말이 없는 설법으로 설하시어 근원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로 하여금 활연豁然케 함이 마치 구름을 걷어 낸 것 같으셨고, 진리에 막힌 사람들로 하여금 환연渙然케 함이 흡사 얼음이 녹아내리듯 하셨도다.
적멸한 도량 속에서 부처님께서는 공환空幻의 무리들과 함께 꿈속에서 허깨비 같은 불사佛事를 지으셨다. 맨 먼저 성불하시고 나서 『화엄경』을 완벽하게 설하시었으며, 나아가 49년 동안 설하신 팔만대장경에 이르기까지 말씀하신 것은 곧 의리선義理禪25)이요, 필경에는 세 장소에서 심법心法을 전하셨으니, 그것은 곧 교리를 벗어나 특별히 전하신 일미선一味禪26) 가운데에 일미一味를 간직한 여래선如來禪27)과 일미에 빠진 조사선祖師禪28)이다.

의천義天이 요확寥廓29)하고 법해法海가 왕양汪洋한 부처님이시다. 부처님께서 『화엄경』에서 여실如實하게 증명하여 설하셨도다. 최초에 일진법계一眞法界를 설하여 마친 가운데 본래 이법계理法界30)와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31)와 사법계事法界32) 그리고 겸하여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33)에 대하여 자세하게 말씀하셨다.
공왕불空王佛34) 세계의 최초에는 어떤 말씀이 있으며 공왕불의 처소에도 역시 어떤 심법을 전하신 일이 있었는가? 바람과 구름(風雲, 자연의 소리)으로 법을 보이실 수 있었고 실과 대나무(絲竹, 악기의 소리)로 마음을 전하실 수 있었다. 통달한 사람은 서로 만나면 말을 벗어나 서로 마주 보고 두 사람의 마음이 목격할 즈음에 서로 비추어 안다. 그런 까닭에 세존께서 역시 꽃을 뽑아 들어 대중들에게 보이셨을 뿐이요, 가섭迦葉 또한 그 뽑아 든 꽃을 보고 얼굴에 부드럽고 조용한 미소를 띠었을 뿐이다.

인간 세계의 유도儒道를 벗어났고, 천상 세계의 선도仙道를 벗어났으며, 삼계三界의 범부凡夫를 벗어났고, 삼승三乘의 성현聖賢을 벗어난 제일승第一乘의 불도佛道이다. 부처님께서는 인간 세계와

012_0236_c_01L右脇誕生一手指天一手指地曰
012_0236_c_02L天上天下惟我獨尊也天中天赫赫
012_0236_c_03L星中之滿月獨一無伴天上天巍巍
012_0236_c_04L若海上之高峯旁若無人者

012_0236_c_05L
道無古今而人有迷悟故佛於是焉出
012_0236_c_06L戒有情無迷自性訓衆生悟本心源也
012_0236_c_07L相無相之相說無說之說使迷源者
012_0236_c_08L豁然若雲捲使滯理者渙然若氷釋者
012_0236_c_09L寂滅場中佛與空幻之徒作夢幻佛事
012_0236_c_10L始自初成頓說華嚴經乃至四十九
012_0236_c_11L年說之八萬大藏經則說義理禪而畢
012_0236_c_12L竟三處傳心則敎外別傳一味禪中
012_0236_c_13L一味之如來禪及沉一味之祖師禪者

012_0236_c_14L
義天寥廓法海汪洋佛也佛於華嚴經
012_0236_c_15L如證而說也說盡最初一眞法界中
012_0236_c_16L本具之理法界及理事無碍法界與事
012_0236_c_17L法界兼事事無碍法界者

012_0236_c_18L
空王佛世界初何有言說空王佛所
012_0236_c_19L亦何有傳心之事耶風雲可以示法
012_0236_c_20L竹可以傳心也達者相逢言外相見
012_0236_c_21L而照兩心於目擊之際故世尊亦擧拈
012_0236_c_22L花示衆而已迦葉亦破顏微笑而已者

012_0236_c_23L
人間儒道外天上仙道外三界凡夫外
012_0236_c_24L三乘聖賢外第一乘佛道也佛爲人間

012_0237_a_01L천상 세계와 시방 삼세에 더할 나위 없이 높은 대법왕大法王이시다. 그런 까닭에 말하기를 “부처님의 등불이 지혜 불꽃 전함이여, 어찌 세속의 등불을 빌릴 것이며, 부처님의 지위에서 부처님의 직분을 받았음이여, 어찌 하늘에서 주는 벼슬과 나란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러니 부처님은 법法에서 자재自在하신 만법萬法 가운데 왕이시다. 만법의 살인도殺人刀를 쓸어 없애 버리니, 비유하면 마치 충천대장衝天大將35)의 하늘의 긴 칼로 인하여 시방세계의 정情이 있는 중생들과 정이 없는 중생들이 모두가 손을 모으고 공경스러운 태도로 목숨을 애걸하는 것과 같으며, 만법의 활인검活人劍을 건립하니 비유하면 마치 무진옹無盡翁의 무진장無盡藏에 대하여 시방세계의 정이 있는 중생들과 정이 없는 중생들이 모두 저절로 의기를 토해 내는(吐氣自若) 것과 같다.

장애障碍가 없는 법계에서 크게 해탈하신 경계에 계시는 부처님이시다. 일심一心으로 법계의 대용大用을 온전하게 하여 물들고 깨끗한 십법계十法界를 완전하게 표창表彰하시기 때문에 물들고 깨끗한 십법계가 손을 들거나 손을 내리거나 발을 들거나 발을 내려디딤에 있어서 모두 다 일심의 온전한 법계를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일체의 법(一切法)은 곧 바로 일체의 부처님이다. 대저 일체의 법은 변계遍計36)도 원래 실상이 없는 것이요, 의타依他37)도 다만 이름만 있을 뿐이다. 일체 원성실성圓成實性38)은 법法마다 완전하고 참다운 일진법계一眞法界이다. 그런 까닭에 이르기를 “일체의 법은 생기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으며 오고 감도 없다.”라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일체의 법은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라고 하였으며, 또 이르기를 “일체의 법은 인因도 없는 것이요, 과果도 없는 것이며, 취해 가질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일체의 법은 평등하여 평등함이 없는 평등과 같다.”라고 한 것이다.

황금으로 장식한 전각 위에서 연꽃을 밟고 소요하고, 백옥으로 꾸민 누대 앞에서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유희하는 부처님이시다. 천 리, 만 리, 억만 리의 황금으로 장식된 나라에 천 길, 만 길, 억만 길의 황금 부처님이 가득하시니 천고, 만고, 억만고의 일이로다.
꿈틀거리는 사생四生과 육범六凡이 모두 다 바로 우뚝하게 높은 조어사調御師이시다. 당나귀가 자지무柘枝舞39)를 추고 곰이 몸을 뒤쳐 공중제비를 도니, 제1의第一義40)를 소임으로 생각하는

012_0237_a_01L天上十方三世無上大法王故云佛燈
012_0237_a_02L之傳智熖兮胡假世燈佛位之受佛
012_0237_a_03L職兮寧齊天爵佛於法自在之萬法中
012_0237_a_04L王也掃蕩萬法之殺人刀如衝天大將
012_0237_a_05L倚天長劍盡十方情與無情拱手乞命
012_0237_a_06L建立萬法之活人劍如無盡翁之無盡
012_0237_a_07L盡十方情與無情吐氣自若者
012_0237_a_08L障碍法界之大解脫境界佛也一心全
012_0237_a_09L法界大用全彰於染淨十法界故染淨
012_0237_a_10L十法界之擧手下手及擧足下足皆不
012_0237_a_11L離於一心全法界者

012_0237_a_12L
一切法卽是一切佛也大抵一切法
012_0237_a_13L遍計元無實而依他但有名之一切圓
012_0237_a_14L成實性則法法全眞之一眞法界故云
012_0237_a_15L一切法不生不滅無去無來又云一切
012_0237_a_16L不增不減不垢不淨又云一切法
012_0237_a_17L因無果無取無捨又云一切法平等等
012_0237_a_18L無等等者

012_0237_a_19L
黃金殿上躅蓮花而逍遙白玉樓前
012_0237_a_20L聽柯風而游戱佛也千里萬里億萬里
012_0237_a_21L黃金國千丈萬丈億萬丈黃金佛滿
012_0237_a_22L古萬古億萬古事者

012_0237_a_23L
蠢蠢之四生六凡盡是巍巍之調御師
012_0237_a_24L驢舞柘枝熊飜斤斗爲任第一義

012_0237_b_01L천진불天眞佛로서 모습은 변화하고 몸은 다르지만 정이 생기고 알음알이에 막혔도다. 그렇다면 법신이 껍데기인 형상 속에 숨어 있으며, 진지眞智는 인연의 집 속에 숨어 있다. 그러므로 망령되이 사대四大를 인정하여 자기 몸의 모습이라 여기고, 육진六塵의 인연 그림자(緣影)를 자기 마음의 모습이라고 여긴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 현묘하고 현묘하십니다. 무릇 소승에서는 온 대지의 사람들 가운데 석가부처님 한 사람만이 유독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고, 권교權敎에서는 단지 석가부처님 한 사람만이 홀로 불성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성五性41)의 중생들 중에 보살성菩薩性까지도 역시 불성이 있다고 말하며, 실교實敎에서는 단지 오성의 중생들 가운데에서 보살성만 유독 불성이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일체 유정有情들에게까지도 모두 불성이 있다 하였고, 원교圓敎에서는 단지 일체 유정에게만 모두 불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체 무정無情들까지도 역시 불성이 있다고 말하였으며, 교리 밖에 특별하게 전하는 것이 있는 선가禪家에서는 단지 일체 유심惟心의 일체 부처님뿐만이 아니라, 또한 일체 무심無心의 일체 조사들로서 무無의 경지에 이르러 역시 무無한 데에 들어가 현묘하고도 현묘한 일체 부처를 초월하고 조사를 뛰어넘은 경지까지 다 불성이 있다고 말하였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 선禪인가, 교敎인가. 만약 선이라고 하면 선은 교 밖에 선이 없으니 선이라 말할 수 없고, 만약 교라고 하면 교는 선 밖에 교가 없으니 교라고 말할 수도 없다. 만약 선과 교가 하나라고 말하면 곧 선은 가섭迦葉에게 전하셨고 교는 아난阿難에게 전하셔서 그 일의 체體가 각각 다르니 하나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요, 만약 선과 교가 둘이라고 말하면 곧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요, 교는 바로 부처님의 말씀이어서 이理와 체體가 곧 같으니 둘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선일까? 교일까? 선과 교가 일찍이 맞닿지 않은 것이 아니요, 하나인가? 둘인가? 하나와 둘이 일찍이 거두지 않은 적이 없으니 필경 하나의 문門이어서 그 하나의 문까지도 역시 없어진 연후에야 진실로 한낱 부처가 될 것이다.

저 가운데 사람이 저 가운데 사람과 저 가운데에서 일을 논하는 것이다. 온갖 만유萬有를 다하여 삼공三空42)과 계합契合하고 오탁五濁43)을 여의고 삼매三昧에 들어가기 때문에 돌이켜 들어서 자성自性과 합하여

012_0237_b_01L天眞佛而相變軆殊情生智隔則法
012_0237_b_02L身隱於形慤 [4] 之中眞智匿於緣盧 [5] 之內
012_0237_b_03L故妄認四大爲自身相以六塵緣影爲
012_0237_b_04L自心相者

012_0237_b_05L
佛乎佛乎玄矣玄矣凡小則謂盡大地
012_0237_b_06L人中釋迦佛一人獨有佛性權敎則
012_0237_b_07L謂非但釋迦佛一人獨有佛性五性衆
012_0237_b_08L生中菩薩性1) [4] 亦有佛性實敎則謂
012_0237_b_09L非但五性衆生中菩薩性獨有佛性
012_0237_b_10L切有情皆有佛性圓敎則謂非但一切
012_0237_b_11L有情皆有佛性一切無情亦有佛性
012_0237_b_12L敎外別傳家則謂非但一切惟心之一
012_0237_b_13L切佛亦乃一切無心之一切祖師入至
012_0237_b_14L無亦無玄又玄之一切超佛越祖者

012_0237_b_15L
佛兮佛兮禪乎敎乎若曰禪則禪無敎
012_0237_b_16L外之禪不可謂之禪若曰 [6] 敎無禪外之
012_0237_b_17L不可謂之敎若言一則禪傳迦葉
012_0237_b_18L敎傳阿難而事軆各別不可謂之一
012_0237_b_19L言二則禪是佛心敎是佛語而理軆卽
012_0237_b_20L不可謂之二然則禪也 [7] 敎耶禪敎未
012_0237_b_21L嘗不卽一耶二耶一二未嘗不收畢竟
012_0237_b_22L爲一箇門而一門亦無然後眞箇佛者
012_0237_b_23L箇中人與箇中人論箇中事也罄萬有
012_0237_b_24L而契三空離五濁而入三昧故反聞合

012_0237_c_01L미묘하게 호응함이 마치 달이 못 복판에 떨어진 것 같고, 보는 것을 거두어서 선정에 들어 참다운 기미를 일으키는 것이 흡사 구름이 골짜기 어귀에 가로놓인 것과 같다.
일체 중생들의 7척 몸속과 방촌만 한 마음 가운데 신비하고 밝은 부처님(神明佛)이 살고 있다. 넉넉하고 여유 있으며 조용하고 침착하구나. 그 이치는 크고 그 지혜는 밝아서 하늘을 밝게 비추고 땅을 거울처럼 비추며 옛날에도 빛났고 지금도 빛난다. 그런 까닭에 이 앞으로는 만고의 일보다도 앞서고 이 뒤로는 만고의 일보다 더 뒤이며 밝기가 마치 불을 보듯 분명하도다.

하나하나의 동정動靜에 땅의 신(地祗)이 다 올라오게 하고, 하나하나의 말과 모습에 하늘의 신(天神)이 다 내려오게 하시는 부처님이로다. 한 여래께서 법을 설하심에 시방세계 중생들이 모두 빙 둘러싸나니, 비유하면 마치 달 하나가 하늘에 뜨면 뭇별이 허공에 배열해 있는 것과 같도다.
유심정토惟心淨土의 나라에 자성미타自性彌陀부처님이로다. 남자도 부처님이요, 여자도 부처님이며, 소도 부처님이요, 말도 부처님이며, 온 건곤의 대지가 다 부처님이요, 온 시방 삼세가 다 부처님이며, 온 허공 세계가 다하고 법계에까지 두루하며 제석천帝釋天의 인다라망因多羅網처럼 중중무진重重無盡한 것이 다 부처님이로다.

불대각佛大覺 아래는 원래 커다란 꿈속 경계가 없는, 툭 트인(廓落) 거대한 공문空門이다. 그 공불空佛의 본의本意는 단지 툭 트인 거대한 공문뿐만이 아니요, 나아가 공空함까지도 공하고 무無함마저도 없는 것이며, 현묘하고도 현묘하며 툭 트이고 우뚝 높으며 아주 크게 현묘하고도 매우 현묘한 문門일 따름이다.
텅 빈 허공을 헤아리고 바람을 얽어맬 수는 있을지언정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이루 다 할 수 없도다. 부처님은 평범한 작은 것으로는 그 양을 헤아려 알 수가 없나니, 비유하면 마치 태산을 작은 저울(錙銖) 따위로 달아서는 그 경중을 알 수가 없는 것과 같고, 큰 바다를 말이나 되로 되어서 그 다소를 알 수가 없는 경우와 같으며, 매우 넓은 허공을 자(尺)와 치(寸) 정도로는 재어서 그 장단을 알 수 없는 경우와 같다.

위대하여라, 부처님이시여. 온 법계를 몸으로 삼으시고, 티끌처럼 많은 겁을 수명으로 삼으셨도다. 너무나 커서 밖이 없으며 그 수명도 한량없이 길도다. 도道는 천지보다 더 높고, 덕德은 고금보다 더 무거우니, 이는 곧 한 생에 집대성하신 것이 아니며, 한량없이 많은 겁 가운데

012_0237_c_01L性之竗應如月落潭心收視入定 [8]
012_0237_c_02L如雲橫谷口者

012_0237_c_03L
一切衆生七尺身內方寸心中有神
012_0237_c_04L明佛居焉優優哉閒閒哉其理大其智
012_0237_c_05L輝天鑑地輝古騰今故前乎前萬
012_0237_c_06L古之事後乎後萬古之事明若觀火者
012_0237_c_07L一動一靜地祗皆昇一言一相天神
012_0237_c_08L俱降佛也一如來說法十方圍繞
012_0237_c_09L一月當天衆星排空者

012_0237_c_10L
惟心淨土國自性彌陀佛也男佛女佛
012_0237_c_11L牛佛馬佛盡乾坤大地佛盡十方三世
012_0237_c_12L盡虛空徧法界帝網重重無盡佛者
012_0237_c_13L佛大覺之下元無大夢境界之廓落大
012_0237_c_14L空門也其空佛本意則非但廓落大空
012_0237_c_15L乃至空復空無亦無玄又玄之
012_0237_c_16L落落太玄大玄門者

012_0237_c_17L
虛空可量風可繫無能盡說佛功德也
012_0237_c_18L佛不可以凡小測量如泰山不可以錙
012_0237_c_19L銖知其輕重大海不可以斗升知其多
012_0237_c_20L太虛不可以尺寸知其長短者

012_0237_c_21L
大哉佛也全法界爲身窮塵刼爲壽
012_0237_c_22L其大無外其壽無量而道高天地
012_0237_c_23L重古今則非一生之所集大成是無量
012_0237_c_24L「性」疑衍字{編}

012_0238_a_01L널리 만행萬行을 닦고 집대성하신 것이로다.
중생들의 일상생활 가운데 밝고도 밝으며, 신령하고도 신령스럽도다. 넓고도 넓으며 크고도 위대하며, 넓고도 크게 영통靈通하신 부처님이로다. 백천 가지 삼매의 한량없이 많은 미묘한 이치요, 장엄함이 한량없고 수승함이 한량없으며, 공덕이 한량없고 법문도 한량없어서 풍족하게 갖추지 않은 것이 없도다.

하늘을 움직이고 땅을 진동하며,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게 하며, 비바람을 불러 상서祥瑞로 삼으시는 자유자재自由自在하신 부처님이로다. 사천하四天下를 조화하는 힘을 빼앗고 만 리를 손바닥 안에서 운행하시며, 몸 위에 천 가지 모양을 나타내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재앙을 바꾸어 복이 되게 하시고, 백 살을 돌이켜 다시 태어나게 하시고 하루아침에 죽은 이를 일으켜 세우시도다.
우리 부처님 큰 의왕醫王께서 시방세계에 출현하시어 중생들의 나고 죽고 하는 큰 병을 치료하시었다. 먼저 일심一心을 열고 다음에 진리와 사물을 통하게 하였으며, 부처님 법이 수승하고 절묘함을 찬탄하게 하셨고, 세상에 허물과 환난(過患)을 꾸짖으시고 계율 지키기를 권장하여 닦고 익히게 하시되 방편을 들어 대치對治44)케 하셨도다.

사람마다 분수 위에 천 길 절벽처럼 우뚝 서서 위로는 하늘을 받치고 아래로는 땅을 버티신 부처님이시다. 하늘에 계시면 하늘과 함께하시고, 땅에 계시면 땅과 함께하시며, 사람 속에 계시면 사람과 함께하시어 항상 사람들이 움직이고 생활하는 속에 계시거니와 일상생활을 하는 그 가운데서는 거두어 보려고 해도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분이로다.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두 발을 받치고, 하늘에선 보배 일산日傘이 내려와 온몸을 맞이한 천중천天中天45) 부처님이로다. 최초로 강생하실 때에 특별히 맨 먼저 몸과 입과 뜻의 삼륜三輪의 방편과方便果로써 이미 상중하上中下 세 근기를 널리 접하여 깨닫게 하셨도다. 출가하여 산문에 들어가 도를 깨닫고 부처님이 되신 뒤에는 또 근본법륜根本法輪46)과 지말법륜枝末法輪47)과 회말귀본법륜會末歸本法輪48) 등 삼륜의 법문으로써 돈頓과 점漸 두 근기를 곡진하게 거두어 주신 분이로다.

유씨儒氏(공자)는 ‘천하를 크게 본다(大觀天下)’고 하였고, 불씨佛氏(석가)는 ‘꿈속을 웅장하게 본다(壯觀夢中)’고 하였으니, 천지의 경계를 벗어났고, 큰 꿈(大夢)의 경계를 벗어났으며, 큰 깨달음(大覺)의 경계를 벗어났고, 크게 없음(大無)의 경계를 벗어난 매우 현묘한(太玄) 경계이다. 저 유씨의 대관大觀은 곧 태산에 올라가서 천하를 작게 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012_0238_a_01L刼中廣脩萬行之集所大成者

012_0238_a_02L
衆生之日用中昭昭焉靈靈焉恢恢
012_0238_a_03L焉蕩蕩焉廣大靈通佛也百千三昧
012_0238_a_04L無量竗義無量莊嚴無量殊勝無量
012_0238_a_05L功德無量法門無不備足者

012_0238_a_06L
動天動地興雲興雨呼風雨爲祥爲瑞
012_0238_a_07L自由自在佛也奪造化四天力而運萬
012_0238_a_08L里於掌中現千形於身上令人轉禍爲
012_0238_a_09L於百年回生起死於一朝者

012_0238_a_10L
吾佛大醫王赴十方救衆生之生死大
012_0238_a_11L病也先開一心次通理事賛法勝妙
012_0238_a_12L呵世過患勸戒修習對治方便者

012_0238_a_13L
人人分上壁立千仞上柱天下柱地佛
012_0238_a_14L在天同天在地同地在人同人
012_0238_a_15L常在人人動用中動用中收不得者

012_0238_a_16L
地湧紅蓮雙足侍天垂寶盖一身迎
012_0238_a_17L天中天佛也最初降生特先以身
012_0238_a_18L口意三輪方便果已普接上中下三機
012_0238_a_19L了也出家入山悟道成佛後又以根
012_0238_a_20L本法輪及枝末法輪與會末歸本法輪
012_0238_a_21L等三輪法門曲收頓漸二機者

012_0238_a_22L
儒氏大觀天下佛氏壯觀夢中天地
012_0238_a_23L大夢境外大覺境外大無境外
012_0238_a_24L玄境也夫儒氏之大觀則不過登泰山

012_0238_b_01L불씨의 장관壯觀은 곧 태극옹太極翁이 큰 꿈을 꾸는 건곤乾坤의 베개 위에서의 남가일몽南柯一夢49)과 같은 일인즉 큰 꿈 가운데에서는 천지가 본래 텅 빈 것이로다. 또 장자莊子가 꿈속에서 나비(蝴蝶)가 되었다면 큰 꿈은 본래는 공空한 것이니, 또 단지 나비만 본래 공한 것이 아니라 장자마저도 또한 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크게 깨달은(大覺) 것도 또한 본래는 공한 것이고, 다만 장자인 태극옹만이 공에 돌아간 것은 아니다. 비록 말하기를 “노자 무극옹無極翁도 역시 무無에 돌아가고 말았다.”라고 하더라도 대무大無를 겸했다는 것은 역시 본래 아무것도 없는 본래부터 태현太玄한 경계이다.

천하의 많은 나라들 중에 제일이신 분은 금륜천자金輪天子이니, 그는 천하의 커다란 본가本家를 벗어나 위없는 큰 도에 들어가서 사람과 하늘의 큰 복전福田이 되셨다. 왕의 자리는 삼계三界가 불안한 화택火宅이라는 것을 이미 알았고, 또 만승萬乘의 천자 지위도 오래가지 못할 얼음산과 같다는 것을 알았기에 금륜金輪의 보배 지위를 버리고 진어珍御의 용포龍袍를 벗어 버리고 우리 도道에 열복悅服하여 우리 도에 들어와서 엄연하게 천상천天上天이 되셨으니, 삼계의 모든 하늘이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하기를 그치지 않았으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그지없이 환희하셨다.

부처님은 모든 허공을 체體로 삼으시고, 모든 대지를 좌구座具(방석)로 삼으셨다. 대저 용龍이 숨을 들이마시니 안개가 피어오르고, 호랑이가 숨을 뱉으면 바람이 일어난다. 제석帝釋의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한 법계에 나타나 그 몸이 제석의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한 화장세계를 구름처럼 두루 다니시면서, 제석의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한 화엄법계華嚴法界에 법을 설하였으며, 제석의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하게 모인 바다와 같이 구름처럼 밀려든 많은 중생들을 교화하셨도다.

모습 없는 상相이 법계에 충만하시고, 소리 없는 소리(無聲之聲)가 법계에 두루 가득하신 부처님이로다. 온 법계를 도량으로 삼으시고 미래제未來際가 다하도록 불사佛事를 하셨으니, 그런 까닭에 혹은 화엄華嚴의 칠처구회七處九會를 만억 세계에 펼치기도 하셨고, 때로는 화엄의 칠처구회를 말로는 다 설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처님 찰토刹土인 아주 작은 먼지처럼 많은 대찰大刹 세계에 펼치기도 하셨으며,

012_0238_b_01L而少天下佛氏之壯觀則太極翁大夢
012_0238_b_02L乾坤一枕上如南柯夢事則大夢中
012_0238_b_03L地本空又莊子夢爲蝴蝶則兼大夢者
012_0238_b_04L亦本空又非但蝴蝶本空者莊子亦歸
012_0238_b_05L則大覺者亦本空又非但莊子之
012_0238_b_06L太極翁歸空雖曰老子之無極翁亦歸
012_0238_b_07L則兼大無者亦本無之本來太玄境
012_0238_b_08L

012_0238_b_09L
天下萬國中第一金輪天子出天下之
012_0238_b_10L大本家入無上之大道而爲人天大福
012_0238_b_11L田也王也旣知三界之火宅不安亦知
012_0238_b_12L萬乘之氷山不久捨金輪之寶位脫珍
012_0238_b_13L御之龍袍服吾道而入吾道儼然作天
012_0238_b_14L上之天三界諸天踴躍不已十方諸
012_0238_b_15L佛歡喜無窮者

012_0238_b_16L
佛渾虛空爲體性盡大地爲座具也
012_0238_b_17L抵龍唫霧起虎嘯風生現帝網重重無
012_0238_b_18L盡法界身雲於帝網重重無盡華莊花 [9]
012_0238_b_19L世界而說帝網重重無盡華嚴法界
012_0238_b_20L帝網重重無盡衆海雲集者

012_0238_b_21L
無相之相充滿法界無聲 [10] 徧滿法界佛
012_0238_b_22L周法界而爲道場盡來際而佛事
012_0238_b_23L或羅列華嚴七處九會於萬億世界
012_0238_b_24L羅列華嚴七處九會於不可說佛刹微塵

012_0238_c_01L혹 때로는 화엄의 칠처구회를 십불가설十不可說 부처님 찰토인 아주 작은 먼지 수처럼 많은 세계와 갖가지 하나의 화장세계에 펼치기도 하셨고, 어떤 때는 화엄의 칠처구회를 시방 삼세의 허공이 다하고 법계에 두루하며 제석의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한 화장세계의, 제석천 인다라망처럼 중중무진한 화엄의 칠처구회에 펼치기도 하셨도다.

중생들도 본래부터 불지견佛知見을 갖추고 있나니, 곧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허깨비 같은 몸속이요, 오온五蘊의 꿈같은 의식 가운데 공적空寂하고 영지靈知한 허령지각虛靈知覺50)의 부처님이시다. 눈 속의 매화는 텅 빈 가운데에서 열매(實)를 취하고, 돌 속의 옥玉은 거친 가운데에서 순전한 옥(精)을 취하며, 씨 있는 과일(核) 안의 씨(仁)는 죽음 가운데 생겨남을 취하고, 몸속의 마음은 사람 가운데 부처를 취한다. 그러한즉 사람을 보되 외면만을 보지 말고 속마음(中心)을 꿰뚫어 보아야 하니, 비유하면 마치 대나무를 보되 바깥 껍데기를 보지 말고 텅 빈 속을 꿰뚫어 보아야 하는 것과 같다.

삼업三業51)이 청정하시고 백복百福을 잘 갖추고 계신 부처님이로다.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계율을 다 잘 지키시어 몸으로는 잡된 행동을 하는 일이 없었고, 입으로는 잡담을 하는 일이 없었으며, 마음으로는 잡스러운 생각을 하는 일이 없으셨으며, 몸에는 법복을 걸치셨고 입으로는 신령한 경문을 읽으셨으며 마음으로는 성인의 경계와 인연을 맺으셨기 때문에 몸은 금강당金剛幢의 무너지지 않는 몸을 얻으셨고, 입은 가릉빈가迦陵頻伽라는 새의 음성처럼 아름다운 음성을 얻었으며, 뜻은 유리가 보배 달의 광명을 머금은 듯함을 얻으셨다. 참다운 색상(眞色相)이 바로 텅 빈 색상(空色相)이기 때문에 마음에 황금 형상을 얻으신 부처님으로서 눈앞에 온전한 소가 없도다(目無全牛52)). 대개 유교는 무언無言이라 하였고 불교는 무신無身이라 하였으니, 곧 부처님은 네 가지 요소(四大)와 다섯 가지 쌓임(五蘊)이 다 비워진 커다란 하나의 텅 빈 몸(大一空身)이시다. 세간에 있으면서도 물듦이 없고 집착함이 없으시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이 티끌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고, 연꽃에 물이 묻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비록 중생들의 갖가지 나쁜 모습을 보더라도 마치 허공의 꽃(空華)을 보는 것처럼 하고, 비록 모든 부처님의 갖가지 수승한 모습을 보더라도 역시 허공의 꽃을 보는 것처럼 한다.

온갖 법이 다 모인 것을 법신法身이라 하고, 일체의 지혜를 선양宣揚하는 것을 여래如來라고 한다. 몸은 이의二儀(천지) 안에 붙이고 마음은 육합六合53) 밖까지 끌어안아

012_0238_c_01L數大刹世界或羅列華嚴七處九會於
012_0238_c_02L十不可說佛刹塵數刹種種一華莊世界
012_0238_c_03L或羅列華嚴七處九會於盡十方三世盡
012_0238_c_04L虛空遍法界帝網重重無盡華藏世界之
012_0238_c_05L帝網重重無盡華嚴七處九會者

012_0238_c_06L
衆生本具佛知見則四大幻身內五蘊
012_0238_c_07L夢識中有空寂靈知之虛靈知覺佛也
012_0238_c_08L雪中梅虛中取實石中玉粗中取精
012_0238_c_09L核中仁死中取生身中心人中取佛
012_0238_c_10L則見人不見外面澈見中心如見竹
012_0238_c_11L不見外皮澈見空心者

012_0238_c_12L
三業淸淨百福具集佛也身口意三業
012_0238_c_13L同持身無雜行口無雜譚心無雜想
012_0238_c_14L而身染法服口誦靈文心緣聖境
012_0238_c_15L身獲金剛幢不壞身口獲伽凌嚬伽鳥
012_0238_c_16L意獲琉璃含寶月之光眞色相是
012_0238_c_17L空色相故心得金象佛目無金 [11] 牛也
012_0238_c_18L盖儒無言而佛無身則佛以四大五蘊
012_0238_c_19L俱空之大一空身處世間無染無著
012_0238_c_20L虛空之不染塵如蓮花之不著水故雖
012_0238_c_21L見衆生之種種惡相猶如空華雖見諸
012_0238_c_22L佛之種種勝相亦如空花者

012_0238_c_23L
總萬法之會者曰法身而宣一切之智
012_0238_c_24L者曰如來也身寄於二儀之內而心抱

012_0239_a_01L눈으로는 미세한 겨자씨(芥子)까지도 살피고 지혜로는 수미산須彌山보다 더 큰 것까지 밝게 살피셨도다.
일체 중생들도 다 갖추고 있나니, 번뇌에 속박되어 있는 범부(縛地凡夫)도 곧 번뇌가 없는(無垢) 부처이다. 세간에 당면해 있으면서도 세간에 떨어지지 않고, 나고 죽음(生死)에 당면해서도 나고 죽음에 떨어지지 않으며, 오고 감(去來)에 당면해서도 오고 감에 떨어지지 않고, 보고 들음(見聞)에 당면해서도 보고 들음에 떨어지지 않으며, 소리와 물질(聲色)에 당면해서도 소리와 물질에 떨어지지 않고, 언어에 당면해서도 언어에 떨어지지 않으며, 문자에 당면해서도 문자에 떨어지지 않는다.

흰 소가 끄는 수레를 높이 타고 삼계三界의 화택火宅을 나와 이승二乘의 화성化城을 넘어서 일승一乘의 보소寶所에 들어가신 부처님이로다. 천하의 큰 집(大家)을 나와 설산雪山의 풀 자리에 오르셨으니, 하늘의 궁전도 오히려 모습이 없는 꿈속의 집이거늘 하물며 인간 세계의 왕궁은 꿈속의 집(夢宅)에 불과하니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러니 그것을 어떻게 참답고 항상하고 수승한 궁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왕실의 궁전과 하늘의 궁전이 수승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법성토法性土의 대광명장大光明藏에서 만승萬乘의 지극히 존귀한 자리를 버리고 한낱 비구가 되셨으니, 하늘의 궁전도 오히려 덧없는 허깨비 같은 몸이거늘 하물며 인간 세계의 국왕의 몸은 허깨비 가운데에서도 허깨비 같은 몸이니 두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러니 그것을 어떻게 참답고 항상하고 수승한 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왕실의 몸이나 하늘의 몸이 수승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법성신法性身의 큰 광명당光明幢이로다.

상서로운 광명이 하늘을 통하니 백억의 티끌 세계를 비추어 깨뜨리고, 상서로운 기운이 허공에 서리니 삼천세계三千世界에 드날린 일대 영웅의 부처님이로다. 삼천세계의 규연巋然한 궁전과 백억화신百億化身의 엄연한 모습은 인간 세계나 천상 세계의 그 무엇과도 동등한 것이 없고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오직 하나뿐이요, 홀로 존귀하시어 천지를 진동하고 신명을 감동시켜서 온갖 삿됨이 바른 데로 돌아가고 온갖 중생들이 그 덕을 우러러보도다.
부처님이시여, 위대하십니다. 저 만물 중에 앞선 것(先)으로는 천지의 앞섬보다 더 앞선 것은 없다.

012_0239_a_01L乎六合之1) [5] 目察芥子之細智鑑乎
012_0239_a_02L [12] 彌之大者

012_0239_a_03L
一切衆生之具縛地凡夫卽是是無垢
012_0239_a_04L佛也當世間不落世間當生死不落生
012_0239_a_05L當去來不落去來當見聞不落見聞
012_0239_a_06L當聲色不落聲色當言語不落言語
012_0239_a_07L文字不落文字者

012_0239_a_08L
高駕白牛車出三界之火宅越二乘之
012_0239_a_09L化城入一乘之寶所佛也出天下之大
012_0239_a_10L登雪山之草座天宮猶爲無相之夢
012_0239_a_11L况人間之王宮爲夢中之夢宅耶
012_0239_a_12L何謂眞常之殊勝殿勝於王宮天宮耶
012_0239_a_13L法性土之大光明藏捨萬乘之至尊
012_0239_a_14L箇之比丘天宮猶爲無常之幻身况人
012_0239_a_15L間之王身爲幻中之幻身耶何謂眞常
012_0239_a_16L之殊勝身勝於王身天身耶法性身之
012_0239_a_17L大光明幢者

012_0239_a_18L
祥光洞天照破百億塵刹瑞氣蟠空
012_0239_a_19L輝騰三千世界之一大英雄佛也三千
012_0239_a_20L世界山歸 [13] 然殿百億化身儼然相人間
012_0239_a_21L天上無等無比十方三世獨一獨尊
012_0239_a_22L而動乎天地感乎神明萬邪歸正
012_0239_a_23L靈仰悳者

012_0239_a_24L
佛乎乎大矣矣夫萬物之先者莫先

012_0239_b_01L그러나 또한 천지의 앞섬보다 더 앞서신 분은 오직 크게 깨달으신 부처님뿐이다. 또 만물 중에 크기로는 천지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러나 역시 천지의 큼보다 더 크신 분은 오직 크게 깨달으신 부처님뿐이다. 그런 까닭에 말하기를 “공空은 대각大覺에서 생겨나나니 마치 넓고 맑은 하늘에 한 점의 조각구름이 이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도다.

하늘에 숲처럼 널려 있는 것(天森羅)과 땅에 온갖 형상의 사물(地萬象)이 모두 다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니, 과거부터 본래 크게 깨달으셨던 부처님이로다. 큰 꿈의 건곤乾坤(천지) 하나의 베개에서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꿈속에서 일어나나니, 꿈속의 삼라만상은 원래 여러 가지 상相이 아니요, 본시 크게 깨달은 부처님의 경계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손을 들어 가리키신 바요, 눈을 굴려 관찰하신 바로다. 하늘이란 것도 바로 부처님의 경계요, 땅이란 것도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며, 해와 달 그리고 별까지도 바로 부처님의 경계요, 산과 내와 인물까지도 바로 부처님의 경계이다. 부처님은 곧 일체 만법萬法의 대총상大㧾相 모든 지위의 본위本位에 위치하신 그런 분이다. 본위의 그 사람은 성인의 자리에 계셔도 늘어나지 않고 범부의 자리에 있어도 줄어들지 않으며, 삶의 자리에 있어도 늘어나지 않고 죽음의 자리에 있어도 줄어들지 않으며, 유정有情의 자리에 있어도 늘어나지 않고 무정無情의 자리에 있어도 줄어들지 않나니, 그렇다면 이는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허공장虛空藏이요, 잃어버리지도 않고 새어 나가지도 않는 무진장無盡藏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하늘을 가득 채운 감로甘露의 법문으로써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려서 큰 천지의 사람들 마음마다 꽃을 피우게 하신 분이다. 이를 비유하면 큰 가뭄으로 인하여 천지의 만물이 피어나려고 해도 피어나지 못할 즈음에 사해四海의 신룡神龍이 곧 하늘의 명을 받아 하늘에 변화를 일으켜서 거센 바람과 큰 구름을 하늘에 일제히 모아서 천둥을 치고 우렛소리를 내며 번갯불을 번쩍이면서 천지를 진동케 하고 온 천지에 비를 내리게 한 연후에 구름을 거두고 비를 그치게 하면, 천지는 한결같이 윤택한 색이 되고 만물은 다 함께 봄을 맞은 것과 같다.

삼천불三千佛께서 전하신 도통道統에 으뜸가시는 분으로서 종지宗旨도 통하시고(宗通) 겸하여 설법도 통하신(說通) 부처님이로다. 해인삼매海印三昧의 종지를 통함은

012_0239_b_01L於天地之先而有亦先於天地之先者
012_0239_b_02L其惟大覺佛也又萬物之大者亦莫大
012_0239_b_03L於天地之大而有亦大於天地之大者
012_0239_b_04L其惟大覺佛也故云空生大覺中猶如
012_0239_b_05L片雲點太淸者

012_0239_b_06L
天森羅地萬像都是佛境界也去本
012_0239_b_07L來大覺佛大夢乾坤一枕上森羅萬像
012_0239_b_08L夢中起夢中森羅萬像元非諸相
012_0239_b_09L是大覺佛境界故擧手所指縱目所觀
012_0239_b_10L天也是佛境界地也是佛境界日月
012_0239_b_11L星辰也是佛境界山川人物也是佛
012_0239_b_12L境界者佛是一切萬法大㧾相都位之
012_0239_b_13L本位那人也本位那人也在聖不增
012_0239_b_14L在凡不減在生不增在死不減在有
012_0239_b_15L情不增在無情不減則可謂不增不減
012_0239_b_16L之虛空藏不失不漏之無盡藏者

012_0239_b_17L
佛法門雲行雨施而使大
012_0239_b_18L天地人人心花發明也譬如大旱天地
012_0239_b_19L萬物欲發未發之際四海神龍爰命
012_0239_b_20L于天變化于天使長風大雲齊會于
012_0239_b_21L震之而雷聲揮之以電光皷動天
012_0239_b_22L雨餘天地然後雲收雨霽則天地
012_0239_b_23L一色萬物同春者

012_0239_b_24L
三千佛傳道統之宗說兼通佛也海印

012_0239_c_01L곧 뛰어난 진리로서 진리에 계합契合하며, 하수河水가 쏟아지는 듯한 구변口辯의 설법을 통함은 곧 수승殊勝한 설법으로서 근기에 계합하셨도다. 큰 허공으로써 북(鼓)을 삼으시고 커다란 수미산須彌山으로 북채를 삼아서 가벼이 들어서 치니, 그 소리가 동방東方의 1만 8천 세계를 진동하였도다. 온갖 미혹한 중생들을 크게 경책하실 때에 하늘에 올라가서는 천제天帝의 달 속에 있는 계수나무를 꺾어 가지고 오고, 바다에 들어가서는 용왕의 턱 아래에 있는 여의주如意珠를 탈취하여 왔는데, 마치 손바닥을 뒤집고 손바닥에 있는 작은 조각의 물건을 옮기듯이 하셨으니, 법왕法王의 궁중宮中에서 더할 나위 없이 높은 큰 법보法寶를 취하신 분이로다.

일체一切는 오직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니 마음과 합하면 곧 부처가 되고 마음과 합하지 못하면 부처가 되지 못한다. 나아가서는 부처도 뛰어넘고 조사도 초월한다. 대저 만법이 하나로 돌아간 뒤에 그 하나도 또한 무無로 돌아가고 그 무까지도 없어야만 현묘하고도 현묘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런 까닭에 시詩에 이르기를 “대나무 소소蕭蕭할 때 옛 부처를 보고, 버드나무 휘늘어진 곳에 초선初禪이 활발하다.”라고 하였고, 또 어떤 시에는 이르기를 “교敎를 설하고 선禪을 설함이 모두 환망幻妄이며,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것이 지리支離하게 옮겨 가네.”라고 하였다.

각성覺性을 분명하게 깨달아 보리심菩提心을 낸 뒤에 보살행菩薩行을 닦는 가운데 삼아승기겁三阿僧祇劫 동안 육도六度(육바라밀)의 만행萬行을 닦았고, 또 일백 아승기겁 동안 상호相好가 엄연한 몸을 닦아서 온갖 번뇌를 다 없애신, 일심一心이 원만한 부처님이로다. 부처님 몸은 넓고도 낙락한데 저 큰 허공까지 초월하셨으니, 곧 등수의 차례로 비교(等倫)할 수 없는 지극히 존귀한 부처님이요, 도道가 크게 현묘하고도 현묘하여 인정人情으로는 다가갈 수 없나니, 그러므로 곧 부사의不思議한 지극히 거룩하신 분이로다.

십지十地54)의 인因이 원만하고 삼지三祇의 과果가 원만하신 묘각위竗覺位의 부처님이로다. 온 허공(渾虛空)으로 체성體性을 삼고 온 법계(全法界)로 신상身相을 삼으시어 우뚝하게 높고 낙락하며 당당하고 혁혁하며, 위로는 꼭대기가 없고 아래로는 밑바닥이 없는 중변제中邊際이며, 가로로는 시방세계에 두루하고 세로로는 삼세三世의 끝까지 다하여 그 범위가 하늘이 법계를 포함하고 있는 것과 같도다.

012_0239_c_01L三昧之宗通則理勝而契理懸河口辯
012_0239_c_02L之說通則言勝而契機以太虛空爲故 [14]
012_0239_c_03L以大源 [15] 彌爲椎輕之擧著聲動東方萬
012_0239_c_04L八千世界震警羣迷時上天折取天帝
012_0239_c_05L之月中桂入海奪取龍王之頷心珠
012_0239_c_06L易易 [16] 如反掌手段能遷取法王宮中無
012_0239_c_07L上大法寶者

012_0239_c_08L
一切惟心而卽心卽佛及非心非佛
012_0239_c_09L乃至超佛越祖也大抵萬法歸一而後
012_0239_c_10L一亦歸無而無亦無玄又玄故有詩
012_0239_c_11L竹蕭蕭時看古佛柳依依處活初禪
012_0239_c_12L又有詩云說敎說禪都幻忘 [17] 非心非佛
012_0239_c_13L轉支離者

012_0239_c_14L
了悟覺性發菩薩心而後脩菩薩行中
012_0239_c_15L三阿僧祗刼脩六度萬行又百阿僧祗
012_0239_c_16L脩相好儼身而萬累都盡一心圓
012_0239_c_17L滿佛也佛身之廓落落越彼大虛
012_0239_c_18L無等倫之至尊道之太玄玄不近人
012_0239_c_19L則不思議之至聖者

012_0239_c_20L
十地因圓三祗果滿之竗覺位佛也
012_0239_c_21L虛空爲軆性全法界爲身相嵬嵬落落
012_0239_c_22L [18] 赫赫上無頂下無座 [19] 中邉際橫徧
012_0239_c_23L十方竪窮三世範圍天包含法界
012_0239_c_24L▣疑「外」{編}

012_0240_a_01L넓고도 넓어서 홀로 대지를 쓸어 탁연卓然히 홀로 우뚝하며, 천지보다 앞이요 천지보다 뒤이기 때문이다. 등각等覺의 자리와 보살菩薩의 지위 이하로 십지의 자리에 있는 보살과 삼현三賢55)의 지위에 있는 보살 및 십신十信56)의 지위에 있는 보살과 연각緣覺 그리고 성문聲聞, 나아가 삼계의 모든 하늘과 온 나라의 모든 국왕에 이르기까지 일제히 부처님의 아래 위치에 나열해 있다.

도덕道德의 문에 들어가 도道를 밝히고 덕德을 밝히며, 자비慈悲의 방에 들어가 자애慈愛를 일으키고 비애悲哀를 일으키신 부처님이로다. 도덕은 온갖 법(萬法) 가운데 왕이요, 자비는 온갖 선(萬善) 가운데 왕이시다. 그런 까닭에 황금빛 몸을 지니신 분의 도덕(金身道德)이라고 한다. 도를 성취하고 덕을 세워서 범부를 바꾸어 성인이 되셨으며, 얼굴에는 자비가 가득하여 사랑을 품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머금어서 중생들을 고통에서 구제하시고 즐거움을 주시는 분이로다.

근원에 돌아가면 둘이란 없나니 일(事)과 이치(理)를 다 거두어서 남음이 없으며, 방편에는 문門이 많나니 종宗과 교敎를 통제하여 바깥이 없는 부처님이시다. 실제 진리의 자리는 하나의 티끌도 받지 않는 법이니, 낱낱 사람마다의 분수 위에서 살펴보면 본래 한 물건도 없고 그 없다는 것마저 없으며 현묘하고도 현묘한 것이다. 불사佛事의 문 가운데에서는 하나의 법도 버릴 것이 없는 법이니, 낱낱 사람들의 위치에서 살펴보면 오계五戒57)와 십선十善,58) 그리고 사제四諦59)와 십이인연因緣,60) 그리고 육도六度 만행萬行과 나아가 3천 위의威儀61)와 8만 세행細行에 이르기까지 지키지 않아서는 안 된다.

백 가지 행行을 구비한 이후에야 군자君子라고 말할 만하거니와 그 가운데에는 효행孝行이 제일이 되고, 만 가지 행을 다 갖춘 이후에야 불자佛子라고 말할 만하거니와 그 가운데에는 단행檀行(보시행)이 제일이 된다. 재물을 보시하는 것은 밖으로 몸의 자본이 되나니 색력色力을 증장시켜서 신명身命을 끊어지지 않게 하고, 법을 보시하는 것은 안으로 정신의 자본이 되나니 지력智力을 증장시켜서 혜명慧命을 끊어지지 않게 한다.
고통 바다를 뒤집어서 과果의 바다를 만들고, 심왕心王을 깨달아서 법왕法王이 되었다. 둘이 아닌 법의 문(不二法門)을 활짝 열고 제일의 진리(第一義諦)를 크게 열어서 낱낱의 사람들로 하여금

012_0240_a_01L恢恢焉獨有掃地卓然獨立先天地
012_0240_a_02L後天地故也等覺位菩薩以下十地位
012_0240_a_03L菩薩與三賢位菩薩及十信位菩薩
012_0240_a_04L與緣覺聲聞乃至三界諸天萬國諸王
012_0240_a_05L齊立下風者

012_0240_a_06L
入於道悳之門而明道明德入於慈悲
012_0240_a_07L之室興慈興悲佛也道德萬法中王
012_0240_a_08L而慈悲萬善中王故金身道德道成德
012_0240_a_09L而革凡成聖滿面慈悲懷慈含悲
012_0240_a_10L而拔苦與樂者

012_0240_a_11L
歸元無二攝事理而無遺方便多門
012_0240_a_12L統宗敎而無外佛也以實際理地不受
012_0240_a_13L一塵看來箇箇人人分上本來無一物
012_0240_a_14L而無亦無玄又玄者以佛事門中
012_0240_a_15L舍一法看來箇箇人人不可不持五戒
012_0240_a_16L十善及四諦十二1) [6] 與六度萬行
012_0240_a_17L乃至三千威儀八萬細行者

012_0240_a_18L
百行具備以後可謂君子而孝行爲第
012_0240_a_19L一也萬行悉備以後可謂佛子而檀
012_0240_a_20L行爲第一而財施則外資身而增長色
012_0240_a_21L令身命不絕者法施則內資神
012_0240_a_22L增長智力令慧命不絕者

012_0240_a_23L
飜苦海而作果海悟心王而爲法王也
012_0240_a_24L洞開不二法門大闡第一義諦使箇箇

012_0240_b_01L부사의한 공덕의 숲에 유희하게 하고, 변제邊際가 없는 장엄의 바다에서 함영涵泳케 하였다.

찰나에 일심一心을 단번에 깨닫고 오랜 시간 동안 만행을 수련하여 그 지혜는 비추지 않음이 없고 정情은 극진하지 않음이 없으며, 진리를 나타내지 않음이 없으신 부처님이로다. 부처님은 짧은 순간(造次)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요, 반드시 오래도록 수련을 해서 쌓고 쌓아야 이루어지는 법이지만, 그 오래도록 쌓는 요점은 오직 전일專一하고 부지런해야 하며, 즐기는 것과 좋아하는 것들을 막고 끊어야 하며,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은 연후에 그것을 확충해 나아가야만 마침내 그 현묘함을 다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이르기를 “천지도 오히려 5년에 두 번 윤달이 있어야 마침내 그 공을 이루거늘, 하물며 불도의 현묘함을 어찌 창졸간에 이루어 완성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도와 마음이 통하여 사람의 정수리에 사리舍利가 생기고, 뜻과 정신이 회통會通하여 낱낱의 턱 아래에 여주驪珠가 생긴 부처님이로다. 옥玉62)이 곤륜산崑崙山 만 리 밖으로 나와서 10여 년을 지나서야 번역이 되어 중국에 이르렀으니, 그 옥을 채집해 오기가 멀고도 멀도다. 구슬이 남해南海 천 길 아래에서 생겨 백여 번 죽을 고비를 겪고 나서야 마침내 인간에 이르렀으니, 구슬을 찾아내기가 어렵고도 어렵도다. 저 멀고도 어려움이 있는 유루有漏의 주옥珠玉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채집하고 구하려고 애를 쓰면서도, 이 멀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마음의 구슬은 사람들이 모두 채집하지도 않고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 또 옥은 천 길 낭떠러지 높은 산에 있지만 그 산에 올라가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익이 옥에 있기 때문이요, 구슬이 만 길 깊은 바닷속에 있지만 그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이가 없으니 이익이 구슬에 있기 때문이다. 저 세간의 구슬과 옥은 밖에 있고 먼 곳에 있건만 구하기를 마지않으면서 이 사람들 마음에 있는 구슬은 안에 있고 가까운 데 있는데도 그것을 찾기 위해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런즉 연성지벽連城之璧63)이나 야광지주夜光之珠64) 따위로는 비유할 일이 아닐 것이다.

무릇 인정人情이 덮어 가린 가운데에서 본래 확락廓落한 천성天性을 지니고 있는 부처로다. 낱낱이 시방세계의 허공과 함께하면서 낱낱의 사람들마다 인정이 덮어 가리고 있어서 마치 짙은 구름이 시방세계 허공을 덮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팔만대장경의 경문을 설하시어

012_0240_b_01L人人遊戱於不思議功德林涵泳於無
012_0240_b_02L邉際莊嚴海者

012_0240_b_03L
刹那頓悟一心長時修煉萬行而智無
012_0240_b_04L不照情無不盡理無不現佛也佛非
012_0240_b_05L造次可成須在積累而積累之要惟專
012_0240_b_06L與勤屏絕嗜好行之勿倦然後擴以
012_0240_b_07L充之乃盡其竗故云天地猶五年再閠
012_0240_b_08L乃成其功况佛道之竗豈蒼卒而能成
012_0240_b_09L辦者道與心通人之頂上舍利與意 [20]
012_0240_b_10L神會箇箇頷下驪珠佛也玉出崑崙萬
012_0240_b_11L里外經十餘譯而乃至中國則采玉遠
012_0240_b_12L之遠矣珠生南海千尋下經百餘死
012_0240_b_13L而乃至人間則探珠難且難無彼遠且
012_0240_b_14L難之有漏珠玉則世皆采之探之 [21]
012_0240_b_15L遠非難之無價心珠則人皆不采不探
012_0240_b_16L之之又玉在於千尋高山而無所不上
012_0240_b_17L利在於玉也珠在萬丈深海而無所不
012_0240_b_18L利在於珠也彼世之珠玉則在外
012_0240_b_19L在遠而求之不已此人之心珠則在
012_0240_b_20L內在近而覔之不動云云則蓮 [22] 城之壁 [23]
012_0240_b_21L夜光之珠不可譬者 [24]

012_0240_b_22L
夫人情覆蔽之中本有天性廓落佛也
012_0240_b_23L箇箇同十方虛空而箇箇人人之人情
012_0240_b_24L覆蔽同大雲布覆於十方虛空故 佛說

012_0240_c_01L낱낱 사람들로 하여금 덮어 가리고 있는 인정을 버리고 확락한 천성을 깨닫게 하셨으니, 비유하면 마치 만 리 하늘에 구름이 없으니 만 리가 하늘인 것과 같구나.
격외선格外禪을 들어 조사님의 법령(令)을 수행하는 부처님은 의리선義理禪을 벗어났고 격외선도 벗어났으며, 여래선如來禪도 벗어난 조사선祖師禪이다. 유有를 가지고 유를 깨뜨리고 공空에 있으면서 공을 물리친다. 중도中道도 역시 존재하지 않는, 높이 드는 조사의 법령이니, 비유하면 마치 하늘에 의지하고 있는 긴 칼과 같도다.

회신灰身으로 종지宗旨를 삼고 적멸寂滅로 즐거움을 삼는 부처로다. 그 모습이 적적연寂寂然하여 본래 불로 익힌 음식을 먹지 않는 기미氣味요, 그 말씀은 점점언點點焉65)하여 원래부터 번뇌(塵累)를 벗어난 기상氣像이로다. 허깨비같이 공한 몸뚱이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서 흡사 흙으로 빚고 나무로 조각한 것 같으며, 청정한 법신法身은 광대하고 원만하되 그 원만하기가 마치 시방세계의 허공과 같도다.
중생세계의 도성 가운데 천자天子가 일찍이 꿈으로 변했기 때문에 변방 밖에 있는 장군의 명령도 실행되지 못했고, 모든 부처님의 궁성 안에 천자가 선포한 위엄이 막중하였으므로 변방의 장군 명령도 더욱 엄격하도다. 밤낮으로 시행하는 정사政事에 깨달음의 광명(覺光明)의 대장이 8만 4천 바라밀波羅蜜의 갑병甲兵으로, 불각무명不覺無明한 큰 도적인 8만 4천 번뇌문(塵惱門)의 마군魔軍 무리들을 엄격하게 다스린다.

대저 하늘을 찌르는 대장부의 일대사업一大事業은 곧 대도大道를 통하여 사람과 하늘의 대사大師가 되는 것이다. 하늘을 통하고 땅을 통하는 눈을 활짝 뜨고, 천지 무형無形의 밖까지 도를 통하고 난 뒤에 천지의 호연지기浩然之氣로 태극太極의 일관지도一貫之道를 통하고 건곤乾坤을 손바닥 안에 꽉 움켜쥐고 대천세계大千世界를 방외方外에 던져 버린다.

012_0240_c_01L八萬大藏經文使箇箇人人去其覆蔽
012_0240_c_02L之人情而得其廓落之天性譬如萬里
012_0240_c_03L無雲萬里天者

012_0240_c_04L
擧格外行祖令佛則義理禪外格外禪
012_0240_c_05L如來禪外祖師禪也執有破有
012_0240_c_06L空斥空中道亦不存之高提祖令如倚
012_0240_c_07L天長釰者

012_0240_c_08L
以灰身爲宗以寂滅爲樂佛也其容寂
012_0240_c_09L寂然本非烟火食氣味其言點點焉
012_0240_c_10L元是脫塵累氣像幻化空身之無聲無
012_0240_c_11L恰似泥塑木雕而淸淨法身之廣大
012_0240_c_12L圓滿圓同十方虛空者

012_0240_c_13L
衆生之寰中天子曾成夢故塞外將軍
012_0240_c_14L令不行而諸佛之寰中天子宣威重
012_0240_c_15L塞外將軍令更嚴也日夜政事以覺
012_0240_c_16L光明大將之八萬四千波羅蜜甲兵
012_0240_c_17L治不覺無明大賊之八萬四千塵惱門魔
012_0240_c_18L群者

012_0240_c_19L
大抵衝天大丈夫之一大事業則通大
012_0240_c_20L道而爲人天大師也豁開透地通天眠 [25]
012_0240_c_21L道通天地無形外然後以天地浩然之
012_0240_c_22L行太極一貫之道而握乾坤於掌中
012_0240_c_23L擲大千於方外者

012_0240_c_24L「寅」疑「因」{編}

012_0241_a_01L
더럽고 깨끗함에 걸림이 없는 법계의 진응眞應이요, 걸림 없는 몸 구름(身雲) 같은 부처님이로다. 방편과 실제(權實) 두 가지 지혜로써 본체와 작용(體用)을 확실하게 깨달아 성性과 상相을 둘 다 닦고 적寂과 조照를 둘 다 증득하였다. 그런 까닭에 법상法相을 비추어 깨닫고 나면 곧 희화羲和66)가 온갖 형상 앞에 임한 것 같고, 모든 법이 공空함을 통달하고 나면 곧 시원한 바람이 맑은 허공에 유희하는 것과 같도다.

도덕道德과 인의仁義로써 몸을 삼고, 자비慈悲와 희사喜舍로써 마음을 삼고, 법희法喜와 선열禪悅로써 음식을 삼은 부처님이로다. 화엄법계華嚴法界로써 큰 도량을 삼고 원각중원圓覺衆院으로써 큰 가람을 삼았으며, 적멸寂滅로써 궁전을 삼고 반야般若로써 문호門戶를 삼았으며, 해탈解脫로써 상좌牀座를 삼았도다.
깨닫고 통달한 연후에 성명性命의 이치로써 미루어 보고, 자비의 힘으로써 운행해서 용모를 바로잡아 깨달은 부처로다. 한량없이 많은 겁 동안 온갖 덕의 근본을 심고, 만행萬行으로 장엄하였으며 만선萬善으로 장엄하셨도다. 만복萬福으로 장엄하고 만수萬壽로 장엄하여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남은 훈습薰習에 귀의하여 공경하게 함이, 황홀하기가 마치 마음이 취한 듯하고, 한 마디 말로 가르침을 제창하면 기뻐함이 마치 마음이 취한 듯하다.

위없어라, 부처님이시여. 족함이 있거나 족함이 없거나 하나만 족하거나 많은 걸 족한 가운데에서 복덕(福)의 구족과 지혜(慧)의 구족,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신 존귀한 분께선 곧 법계法界의 공덕이요, 항하강 모래처럼 많은 복덕이기에 모두들 부처님 명호를 말하기를 ‘사람과 하늘 세계의 큰 복밭(大福田)’이라고 한다네.
도덕道德의 대가大家요 인의仁義의 고풍高風에 들어가 나한羅漢을 만나면 나한이 알아들을 만한 법을 설하시고, 아귀餓鬼를 만나면 아귀가 알아들을 만한 법을 설하시는 부처님이로다. 비유하면 마치 큰 종이 종 틀(簴)에 걸려 있는데 크게 치면 큰 소리를 내고 작게 치면 작은 소리를 내는 것과 같고, 또 맑은 거울이 경대에 걸려 있는데 오랑캐가 오면 오랑캐의 모습이 나타나고 한인漢人이 오면 한인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과 같도다.

연화장蓮華藏세계에 천 길이나 되는 노사나盧舍那부처님이로다. 이 부처님은 하루아침 하룻저녁에 일체의 행行이 이런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다. 진실로 시간으로는 만겁萬劫을 경유하였고,

012_0241_a_01L
染淨無碍法界眞應無碍身雲佛也
012_0241_a_02L權實二智頓悟軆用性相雙脩寂照雙
012_0241_a_03L故照了法相則如羲和之臨於萬像
012_0241_a_04L而達諸法空則如淸風之遊於淸虛者

012_0241_a_05L
以道德仁義爲身以慈悲喜舍爲心
012_0241_a_06L法喜禪悅爲食佛也華嚴法界爲大道
012_0241_a_07L圓覺衆院爲大伽藍以寂滅爲宮殿
012_0241_a_08L以般若爲門戶以解脫爲牀座者

012_0241_a_09L
悟得渠澈得渠然後推之以性命之理
012_0241_a_10L運之以慈悲之力而正容悟佛也無量
012_0241_a_11L刼中植衆德本而萬行莊嚴萬善莊
012_0241_a_12L萬福莊嚴萬壽莊嚴令諸衆生歸
012_0241_a_13L揖餘薰恍若心醉一言提誨悅若心
012_0241_a_14L醉者

012_0241_a_15L
無上哉佛乎有足無足一足多足之
012_0241_a_16L福足慧足兩足尊則法界之功德
012_0241_a_17L河沙之福德都去於佛號曰人天大福
012_0241_a_18L田者

012_0241_a_19L
入道德大家仁義高風逢羅漢說羅漢
012_0241_a_20L逢餓鬼說餓鬼佛也譬如洪鍾在1) [7]
012_0241_a_21L大扣大鳴小扣少鳴亦如明鏡當坮
012_0241_a_22L胡來胡現漢來漢現者

012_0241_a_23L
蓮華莊 [26] 世界千丈盧舍那佛也此非一
012_0241_a_24L朝夕一切行之能至此也實由時經萬

012_0241_b_01L공덕으로는 만행萬行을 쌓은 연후에 이러한 경지에 이를 수가 있었던 것이니, 그런 까닭에 만덕萬德으로 장엄함이 마치 연꽃이 물 밖으로 나오는 것과 같고, 백복百福으로 장엄함이 마치 하늘 복판에 보름달이 떠오른 것과 같다.
천지를 통하고 고금을 꿰시고 건곤에 가득히 인仁을 시행하고 선善을 펴시며, 온 우주를 아울러 의리를 흠모하고 사랑을 베푸시는 부처님이로다. 그 우뚝하게 솟고 높고 큰 공功의 산이요, 넓고도 크며 광대하고 충만한 덕의 바다이거늘, 어찌 유독 살아생전의 백 년 동안만 화를 바꾸어 복이 될 것이겠는가? 또한 죽은 뒤에 만겁을 지나도록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을 것이로다.

부처님께서는 선악善惡의 인과因果를 잘 아시는 큰 선지식善知識이다. 그 도道 됨이 천지사방에 가득(彌六合)하고, 그 교화함이 온갖 중생들을 제도(度萬品)하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지근至近하고 지요至要하며 실천하기 쉽고 알기 쉬운 곳에서 악한 종자를 뽑아 버리고 선한 뿌리를 내리게 하시며, 아주 지극히 짧은 순간(造次顚沛)에 선을 닦고 악을 버리도록 하시며, 의지하고 떨어지고 분산分散하는 가운데 처하신 분이로다.
부처는 도를 깨달음이다. 도는 고요한 사이에 보이니 말씀도 없고 설명도 없다. 무릇 말씀은 덕의 글이요, 도의 경전이며, 설명은 이치의 계단이요, 성인의 인도함이다. 만약 배움이 있다면 말씀에 의지하여 도를 깨닫고, 만약 배움이 없어도 곧 이치에 합하고 아무 말씀이 없다.

55위位 중에 유일하신 부처님이로다. 부처님은 곧 55위를 잘 갖추신 분이다. 범부는 보았으면 보았다 말하고 보지 못하였으면 보지 못했다 말하며, 들었으면 들었다 말하고 듣지 못하였으면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보살은 증득했으면 증득했다고 말하고 증득하지 못했으면 증득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얻었으면 얻었다고 말하고 얻지 못했으면 얻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유독 묘각위竗覺位의 부처님께서는 다 보시고 다 얻으신 분이니라.
시각始覺67)의 큰 광명장光明藏으로써 툭 트이고 확 통하신 분이요, 본각本覺68)의 큰 허공장虛空藏으로 넓고도 드높으며 밝으신 부처님이로다. 이는 바로 무구백정식無垢白淨識69)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012_0241_b_01L功積萬行然後能至於此故萬德莊
012_0241_b_02L若出水之蓮花百福莊嚴若當天
012_0241_b_03L之滿月者

012_0241_b_04L
通天地貫古今而行仁布善滿乾坤
012_0241_b_05L宇宙而慕義慈施佛也其巍巍崔崔之
012_0241_b_06L功山浩浩洋洋之悳海豈獨生前轉禍
012_0241_b_07L爲福於百年抑亦死後離苦得樂於萬
012_0241_b_08L刼者

012_0241_b_09L
佛爲善惡因果之大善知識也其爲道
012_0241_b_10L也彌六合其爲化也度萬品使人拔
012_0241_b_11L惡種植善根於至近至要易行易知之地
012_0241_b_12L而修善袪惡於造次顚沛之間依離分
012_0241_b_13L散之中者

012_0241_b_14L
佛之悟道也道看乎寂之間而無言無
012_0241_b_15L說也夫言則德之詮道之經而說則理
012_0241_b_16L之堦聖之導矣 [27] 於有學要憑言而
012_0241_b_17L會道夜於無學乃合理而無言者

012_0241_b_18L
五十五位中惟佛焉佛乃能備擧也
012_0241_b_19L凡夫於見言見於未見言未見於聞言
012_0241_b_20L於未聞言未聞菩薩於證謂證
012_0241_b_21L未證謂未證於得謂得於未得謂未得
012_0241_b_22L唯獨竗覺位佛能盡見盡得者

012_0241_b_23L
以始覺大光明藏廓澈本覺太虛空藏之
012_0241_b_24L廣高明佛也此所謂2) [8] 是無垢白淨識

012_0241_c_01L모름지기 더러움이 없는 백정식白淨識의 자리와 합하면 다만 주리고 배부름이 서로 이어짐과 상관이 없고, 또한 나고 죽음이 번갈아 바뀌는 것과도 아무 상관이 없으신 분이로다.

우리 크게 깨달으신 불세존佛世尊의 도덕과 인의는 세간에 계시면 세존世尊이 되시고, 하늘에 계시면 천존天尊이 되신다. 도道와 덕德을 받을 만하시고 인仁과 의義를 배울 만하며, 일은 은미한 데서부터 드러나는 데에 이르고, 공功은 작은 것을 쌓아서 큰 것을 이룩하신 분이다.
도안道眼으로 살펴보면 도 아닌 게 없고, 불안佛眼으로 살펴보면 부처 아닌 게 없도다. 평생토록 보는 것이 전부 다 부처님의 경계요, 평생토록 듣는 것이 전부 다 부처님의 경계이며, 평생토록 마음 내는 것이 전부 다 곧 보리菩提의 마음이요, 평생토록 일으키는 행위가 전부 다 바로 보살菩薩의 행위이다. 그런 연후에 장차 다가올 미래 세계의 도량에 오실 정각正覺이 되리라.

삿된 것을 버리고 바른 데로 돌아가고 적은 것을 버리고 큰 데에 돌아가며, 방편을 버리고 실제에 들어가고 치우침을 버리고 원만함에 돌아가며, 교리를 버리고 선에 들어가고 선을 버리고 도에 들어가신 부처로다. 49년 동안 몸을 나누어 백억 티끌 수만큼 많은 곳에 나타나시고, 삼천三千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에 골고루 교화를 하셨는데, 맨 처음에는 사람과 하늘 세계의 인과에 대한 가르침을 설하셨고, 그 다음에는 공空 가운데 삼관三觀70) 법문을 설하셨으며, 마지막에는 즉심불卽心佛과 비심불非心佛에 대하여 설하셨으며, 더 나아가 부처님과 조사님을 초월하는 데까지를 설하셨다.

진眞이란 것도 본래 없는 것이요, 망妄이란 것도 또한 공空과 같은 것이다. 본래는 허공의 꽃처럼 아무것도 없는 부처님의 나라에서 49년 동안 동쪽에서 설하시고 서쪽에서 설하셨으며, 마군魔軍의 말을 횡설수설 설하신 부처님이로다. 한편으로는 근기가 영리한 중생들을 위하여 현교現敎의 팔만대장경문八萬大藏經門을 설하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광명장光明藏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게 하셨고, 한편으로는 근기가 둔한 중생들을 위하여 밀교密敎의 백천 다라니문陀羅尼門을 설하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진언궁眞言宮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게 하셨도다.


012_0241_c_01L居處須以無垢白淨識合則段 [28] 不干於
012_0241_c_02L饑飽之相尋亦不干於生死之交遷者

012_0241_c_03L
我大覺佛世尊之道德仁義在世爲世
012_0241_c_04L而在天爲天尊也道與德可受
012_0241_c_05L與義可學而事有從微至著功有積可 [29]
012_0241_c_06L成大者

012_0241_c_07L
道眼看來無非道佛眼看來無非佛也
012_0241_c_08L平生所見都是佛境界平生所聞都是
012_0241_c_09L佛境界平生發心盡是菩提心平生起
012_0241_c_10L行盡是菩薩行然後當來之世道場來
012_0241_c_11L正覺者

012_0241_c_12L
舍邪歸正舍少 [30] 歸大舍權入實捨偏
012_0241_c_13L歸圓捨敎入禪舍禪入道佛也四十
012_0241_c_14L九年中身分百億之塵方化遍三千里 [31]
012_0241_c_15L之沙界而初說人天因果敎次說空中
012_0241_c_16L三觀法門終說卽心佛及非心佛
012_0241_c_17L至超越佛祖者

012_0241_c_18L
眞本無妄如空本無華之佛國四十九
012_0241_c_19L年東說西說橫說竪說之魔譚說法佛
012_0241_c_20L一邊爲利根衆生現說八萬大藏經
012_0241_c_21L令人得入光明藏中一邊爲鈍根衆
012_0241_c_22L密說百千陀羅尼門令人得入眞言
012_0241_c_23L宮中者

012_0241_c_24L「虛」疑「簴」{編}「巨」疑「正」{編}

012_0242_a_01L
일천 꽃이 발을 받치고 일만 덕德으로 몸을 장엄하신, 세상에 보기 드문 세존이로다. 법계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으시고, 만행萬行을 다 갖추는 것으로 수행을 삼으셨으며, 공功은 만겁萬劫에 우뚝하시고 덕은 만품萬品을 다 덮으셨으니, 곧 그 공을 짊어지고 그 덕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으로 기뻐하고 성심으로 복종하여 섬기나니, 공경해 주기를 바라지 않아도 하늘이 공경하고, 섬겨 주기를 구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섬기도다.
대개 우리 부처님의 도술은 사방에서 찾아오는 이를 널리 접견하나니, 구하면 호응해 주시지 않음이 없고 원하면 들어주지 않는 게 없으시다. 마니주摩尼珠를 구하면 마니주를 얻고 삼매를 구하면 삼매를 얻으며, 오래 살기를 구하면 오래 삶을 얻고 복을 구하면 복을 얻으며, 벼슬을 원하면 벼슬자리를 얻고 자식을 원하면 자식을 얻으며, 마음대로 되기를 원하면 마음대로 됨을 얻는다. 수명은 산과 같고 복덕은 바다와 같도다.

나무로 성현의 모습을 조각하니 일천 몸에 일만 얼굴과 일억 머리를 지닌 부처님이로다. 참다운 석가모니부처님의 화신化身이거늘, 하물며 임시방편의 석가모니부처님 화신 가운데 환술로 변화하신 공신空身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치의 시작과 끝이 끊어졌으니 『주역周易』을 만든 자가 언상言象을 본떠서 이치를 드러내고, 부처는 본래 공적空寂하니 세상을 건지는 자가 반드시 색상色相을 빌려서 공空을 밝혔다. 그런 까닭에 이르기를 “현신炫神이 허깨비 같은 경계에 통하지 않으면 진실로 혼미한 나루에서 방편을 열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그런즉 색상을 머물러 두어서 마음을 깨달아 마음에 즉하게 하는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부처님이로다. 대개 우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팔만대장경의 경문은 말씀마다 구절마다 지남指南71) 아닌 것이 없다. 낱낱 사람마다 천진天眞한 자기自己가 있는데, 그것이 천만억 세계에 다함이 없는 지남이라는 것이다. 삼계의 꿈과 같은 허무한 집에서 허깨비처럼 머무는, 장엄한 환신幻身 공신空身의 부처님이라는 것이다. 바람과 구름이 따라 모이는 곳에 사람과 하늘이 유희하고 제석帝釋의 인다라 그물이 중중重重한데, 다함이 없는 주인과 나그네는 허공이 허공과 합치는 것과 같고 물이 물로 돌아가는 것과 같도다.


012_0242_a_01L
千花承足萬德莊身之希有世尊也
012_0242_a_02L法界而爲心備萬行而爲修功高萬刼
012_0242_a_03L德冒萬品則荷其功報其德故心悅
012_0242_a_04L誠服而事之不敬求 [32] 而天敬之不求事
012_0242_a_05L而人事之者

012_0242_a_06L
盖吾佛之道術普接方來無求不應
012_0242_a_07L無願不從也求摩尼得摩尼求三昧得
012_0242_a_08L三昧求壽得壽求福得福願官得官
012_0242_a_09L願子生子求如意願如心壽如山福
012_0242_a_10L如海者

012_0242_a_11L
木雕聖賢相千形萬面億頭1) [9] 佛也
012_0242_a_12L眞釋迦牟尼佛化身况假釋迦化中
012_0242_a_13L之幻化空身耶理絕端倪作易者擬
012_0242_a_14L言象而顯理佛本空寂度世者須假
012_0242_a_15L色相而明空故云非眩神通於幻境
012_0242_a_16L聞方便於迷澤 [33] 則留色而會心卽心而
012_0242_a_17L是佛者

012_0242_a_18L
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也盖吾佛所
012_0242_a_19L說之八萬大藏經文則言言句 [34] 無非指
012_0242_a_20L箇箇人人之 [35] 天眞自己於千萬億世
012_0242_a_21L之無窮指南者三界夢宅中幻住
012_0242_a_22L嚴之幻身空身佛也風雲際會遊戱
012_0242_a_23L人天帝網重重無盡住伴如空合空
012_0242_a_24L如水歸水者

012_0242_b_01L
경찬敬賛-134편
정명 거사72) 경찬(敬賛淨名居士)
십 홀만 한 방장실(十忽方丈)73)에 높고 넓은 사자상獅子牀이라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구나. 5만의 문수文殊가 한 발우의 향적반香積飯이라 주리지도 않고 배부르지도 않네. 진리는 평상적인 정(常情)을 초월하고, 말씀은 범부들이 듣고는 놀라게 하는 부사의不思議한 큰 성인이로다.
방 거사74) 경찬(敬賛龐居士)
속가에 살았던 보살로서 이미 재물과 여색女色을 멀리하였고, 게다가 번뇌(塵累)까지 끊었네. 가슴속을 깨끗이 씻어 내어 한 물건도 없게 한 연후에 패연沛然75)히 맑고 텅 빈 대도大道에 들어가셨네.
선재동자76) 경찬(敬賛善財童子)
삼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전하신 도통道統의 화엄법계華嚴法界를 온몸으로 짊어지고 일생 동안 능사能事를 마치신 화엄보살華嚴菩薩이네. 이를 일러 한번 뛰어넘어 여래의 지위에 곧바로 들어가고 한 생각에 만행을 모두 닦은 이라 말하네.
가섭77)존자 경찬
무명無明의 긴긴 밤 큰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가운데 천지의 만유萬有를 불각不覺과 범부凡夫는 모두 말하기를 “일체는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하고,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은 모두 말하기를 “일체는 다 공한 것이다.”라고 하며, 크게 깨달으신 여래께서는 다 말씀하시기를 “일체는 다 중中이다.”라고 하시고, 격식을 벗어난 조사들은 모두 말하기를 “일체는 다 중中이라 함도 역시 잘못이다.”라고 하였다.
비로자나毘盧遮那의 장해藏海에서 여유롭게 유람하며 함영涵泳하여 여래 큰 지혜의 광명을 다시 세상에 밝히셨네. 삼세의 지혜 등불을 이어서 대천세계에 종지種智를 전하셨네.
마명78) 대사 경찬(敬賛馬鳴大師)
선禪과 교敎의 사체事體가 다르기 때문에 교리의 자취에서 뽑아내어 선가禪家의 가풍을 펴시고,

012_0242_b_01L2)敬賛 [10]

012_0242_b_02L敬賛淨名居士

012_0242_b_03L
十笏方丈高廣獅子牀不寬不窄五萬
012_0242_b_04L文殊一鉢香積飯不飢不飽則理越
012_0242_b_05L常情語驚凡聽之不思議大聖者

012_0242_b_06L敬賛龐居士

012_0242_b_07L
在家菩薩旣遠財色又絕塵累而洗
012_0242_b_08L滌胷中無一物然後沛然入於淸虛之
012_0242_b_09L大道也者

012_0242_b_10L敬賛善財童子

012_0242_b_11L
三世諸佛傳道統之華嚴法界全身荷
012_0242_b_12L而一生能事畢之華嚴菩薩也可謂
012_0242_b_13L一超直入如來地一念齊脩萬行者

012_0242_b_14L敬賛迦葉尊者

012_0242_b_15L
無明長夜不覺大夢中天地萬有
012_0242_b_16L覺凡夫則皆曰一切皆有聲聞緣覺
012_0242_b_17L則皆曰一切皆空大覺3) [11] [36] 如來則皆
012_0242_b_18L曰一切皆中出格祖師則皆曰一切皆
012_0242_b_19L中亦非者

012_0242_b_20L
優遊涵泳於毘盧藏海使如來大智慧
012_0242_b_21L光明復明於世續三世之慧燈而傳
012_0242_b_22L大千之種智者

012_0242_b_23L敬賛馬鳴大師

012_0242_b_24L
禪敎之事體異故拔敎跡而展家風

012_0242_c_01L선과 교의 이체理體는 똑같기 때문에 교리의 이치에 나아가 종지宗旨를 밝히셨네. 백 가지 요의경了義經을 종지로 삼아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지으시어 마음자리 법의 문(心地法門)을 발양發揚하사, 당세當世를 유익하게 하셨고 그 명성은 만대에 전해졌네.
용수79) 대사 경찬(敬賛龍樹大師)
만약 문자에 나아가 도를 구한다면 그것은 자기 집에서 부리는 종을 남편으로 인정함이요, 만약 문자를 떠나서 도를 구한다면 그것은 머리를 베고서 살기를 바라는 것이라 했네. 마땅히 문자에 나아가서 발명發明해야 하지만 문자를 여의고서야 얻는 소식이므로, 용궁에 있는 바다 창고에 들어가 약본略本 『화엄경華嚴經』을 외워 가지고 나와 온 세상에 유포하셨도다.
달마80) 대사 경찬(敬賛達摩大師)
현궁玄宮81)을 건너시어 명굴㝠窟을 밟으셨네. 상승上乘을 참구하고 도추道樞82)를 탐구하셨네. 그러고 나서 격식 밖의 가풍家風을 염롱拈弄하셨도다.
혜가83) 대사 경찬(敬賛慧可大師)
귀의하는 마음(歸懷)이 독실하였고, 무거운 짐을 지고 메고(荷擔) 하셨네. 공력工力을 쌓으심이 이미 깊으시니 대체大體가 이에 드러나셨네. 그런즉 백세에 한 번 나올 인물이시며, 천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분이셨네.
육조84) 대사 경찬(敬賛六祖大師)
현욱玄郁하고 현류玄流한 현모玄眸로써 살펴보면 해解에 대해서는 현묘하고도 현묘하셨고, 행行에 대해서는 물욕物慾을 줄이고 또 줄이셨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물은 덧없는 것인지라, 다 함께 죽음으로 한결같이 돌아가거니와 한 물건만은 우뚝 높게 솟아 천지보다 먼저이며 독보적 존재이다.”라고 하셨고, 육조 스님은 말씀하시기를 “단지 만萬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一도 역시 없고, 그 없다는 것마저도 없어서 현묘하고 또 현묘하도다.”라고 하셨으니 대저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신 분이로다.
백장85) 화상 경찬(敬賛百丈和尙)
마조馬祖86)의 한 마디 할喝에 백장百丈은 대기大機를 터득했고, 황벽黃蘗87)은 대용大用을 터득했네.

012_0242_c_01L敎之理體同故卽敎義而明宗旨 [37]
012_0242_c_02L本了義經造大乘起信發揚心地法門
012_0242_c_03L現益當世流芳萬代者

012_0242_c_04L敬賛龍樹大師

012_0242_c_05L
若卽文字而求道則認奴作郞若離文
012_0242_c_06L字而求道則斬頭覔活也當於卽文字
012_0242_c_07L發明離文字消息故入龍宮海藏
012_0242_c_08L出畧本華嚴流布萬世者

012_0242_c_09L敬賛達摩大師

012_0242_c_10L
涉玄宮躡㝠窟叅上乘探道樞而拈弄
012_0242_c_11L格外家風者

012_0242_c_12L敬賛慧可大師

012_0242_c_13L
歸懷之篤荷擔之重積工旣深大體
012_0242_c_14L斯呈4) [12] 則百世一出千載一遇者

012_0242_c_15L敬賛六祖大師

012_0242_c_16L
以玄郁玄流之玄眸看來於解則玄之
012_0242_c_17L又玄於行則損之又損也佛言萬物無
012_0242_c_18L同歸一死一物巍巍先天地而獨
012_0242_c_19L祖曰非但萬無一亦無無亦無
012_0242_c_20L5)無亦無 [13] 玄又玄大抵超越祖者

012_0242_c_21L敬賛百丈和尙

012_0242_c_22L
馬祖一喝百丈得大機黃蘗得大用也
012_0242_c_23L「頭」疑衍字{編}「敬賛」二字編者補入
012_0242_c_24L「世」下疑脫「尊」{編}
「則」疑衍字{編}「無亦
012_0242_c_25L無」疑衍文{編}

012_0243_a_01L불법佛法이 싹트던 초기에는 특별히 총림叢林이 없었으므로 출가하여 산문에 든 사람들은 풀숲에서 기거하면서 나무 열매를 먹으며 연명하였다. 그러다가 화상이 풀을 맛보고 가람을 지은 뒤로부터 출가하여 산문에 들어온 사람들이 선방에서 기거하면서 음식을 불로 익혀 먹었으니, 그렇다면 이분은 이른바 가택家宅을 조성하여 사람들을 구원하신 분이요, 음식을 베풀어서 사람들을 살린 분이로다.
현장88) 법사 경찬(敬賛玄莊法師)
꿈과 허깨비 같은 몸과 마음으로 그림자 같은 형상의 세계에서 노닐면서, 신이 가호하는 미묘한 경계에서 지혜로 의로운 문을 다 거치셨네. 태양이 떠오르니 육합六合89)이 명랑하고, 큰 바다가 맑으니 만상萬像이 밝게 드러나네.
도안90) 법사 경찬(敬賛道安法師)
미천彌天 석도안釋道安 법사의 학문은 천하에 어느 누구도 대적할 이가 없었네. 무릇 어떤 일에 접촉하면 크고 작은 것을 결단하고 모든 질서를 바로잡았네. 삼대절三大節91)을 올바르게 유통시켰으며, 고명한 판별은 은근히 서역(인도)의 학자들과 부합하니,92) 진실로 고금이 다 함께 따라야 할 분이로다.
청량93) 국사 경찬(敬賛淸凉國師)
도道는 유교와 불교를 다 통달하였고 학문은 장자莊子와 노자老子까지 겸하였네. 도덕과 문장은 진정 법왕法王의 길을 활보했다 말할 만하고, 길이 보리수菩提樹의 긴 가지에 나아가셨네. 대업大業으로는 『화엄경』을 오주사분五周四分94)으로 개연開演하였고, 법계法界의 육상십현六相十玄95)을 선양하셨네. 그러하기에 스님은 곧 불일佛日을 거듭 빛나게 하고 다시 법륜法輪을 굴리신 분이로다.
조백 대사96) 경찬(敬賛棗栢大師)
화엄華嚴에 대하여 칼놀림이 능수능란했으니 보살이 아니면 대사처럼 그리 할 수가 없네. 마음에는 맑은 거울이 있었고 손에는 서릿발 같은 칼날이 있었다네. 넓고도 넓어서 능히 그 미묘한 솜씨를 지어서 법계의 태허에 하늘을 뒤덮는 날개를 펼치고, 해인海印의 대정大定(큰 삼매)에 배를 삼킬 듯한 물고기를 허용하셨으며, 한 시대의 일을 다 마쳐서 만세의 도를 여시었도다.

구마라집97) 법사 경찬(敬賛羅什法師)

012_0243_a_01L佛法權輿之初別無叢林故出家入山
012_0243_a_02L [38] 處而木食矣自和尙草1) [14] 建伽
012_0243_a_03L藍後出家入山者宅處而火食則此
012_0243_a_04L所謂造家宅而救人 [39] 飮食而活人者

012_0243_a_05L敬賛玄莊 [40] 法師

012_0243_a_06L
以夢幻身心遊於影償 [41] 世界而神㝠妙
012_0243_a_07L智歷義門也大陽昇而六合明朗
012_0243_a_08L巨海澄而萬像昭彰者

012_0243_a_09L敬賛道安法師

012_0243_a_10L
彌天釋道安法師學無敵於天下也
012_0243_a_11L於觸事決大少 [42] 而皆有序正流通三大
012_0243_a_12L節之高辦暗符而2) [15] 古今同遵者

012_0243_a_13L敬賛淸凉國師

012_0243_a_14L
道通儒釋學兼莊老道德文章可謂
012_0243_a_15L法王道之濶步長趣菩提樹之長枝
012_0243_a_16L業開演華嚴之五周四分宣揚法界之
012_0243_a_17L六相十玄則重輝佛日再轉法輪者

012_0243_a_18L敬賛棗栢大士

012_0243_a_19L
遊刃華嚴非菩薩則不易大師明鏡
012_0243_a_20L居心霜刃在手恢恢焉能造其竗
012_0243_a_21L展垂天之翼法 [43] 界之太虛容呑舟之魚
012_0243_a_22L於海印之大定盡一代之事而開萬八 [44]
012_0243_a_23L世之道者

012_0243_a_24L敬賛羅什法師

012_0243_b_01L
도덕의 대가요, 문장의 거벽巨擘이로다. 삼승三乘과 일승一乘의 도덕은 마음 밭(心田)에서 쏜살같이 달리고, 천함千函과 만축萬軸의 문장은 입의 바다에서 파도처럼 일어났네. 범서梵書 경전을 당서唐書 경문으로 번역하고, 뜻을 취하고 경에 과목을 매기셨네.
불도징98) 경찬(敬賛佛圖澄)
마음은 거울 같고 지혜는 맑으며 살핌은 마치 거울을 어루만지는 것 같고 밝기는 흡사 불을 보는 것 같았네. 여래장如來藏을 이따금씩 지혜롭게 살핌은 마치 해와 달이 광명을 합하여99) 드날리는 것 같았고, 겨드랑이에 하나의 구멍이 있어 오장五臟을 꺼내 세척하여 다시 넣곤 했는데 마치 솜을 빨듯100)이 하는 능숙한 의사였다.
규봉101) 대사 경찬(敬賛圭峰大士)
대방가大方家의 크고도 너그러운 솜씨로 단지 『원각경圓覺經』을 깨닫고 이 경의 소䟽를 썼으니 이른바 『원각경소』이고, 대광명大光明의 광명으로 장엄함이 그지없이 너그러웠으니, 거의 장엄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네. 또한 『화엄경華嚴經』을 강론까지 하였는데, 이 경을 강론하고 이 경의 소를 강론하니, 대중들은 마치 목마른 사람이 감로를 만난 듯하고 가난한 사람이 보물 창고를 만난 듯하였네. 그런즉 대사는 스승이 없이 스스로 깨달으신 분으로서 거의 대면하지 않고도 먼저 마음으로 법륜을 굴리신 진자眞子에 가깝다고 하겠다.
장수102) 선사 경찬(敬賛長水禪師)
지혜가 진리와 계합契合함이 비유하면 마치 상자와 그 뚜껑이 서로 꼭 맞는 것과 같았네. 그런 연후에 해解와 행行을 함께 실천하고 종宗과 설說을 아울러 달통했네. 기개를 토해 내고(吐氣) 드러내 보여 줌(提看)이 자약自若하였으며, 섬세한 논리는 우리 가풍에 그 현묘함이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은 것이었네.
지자103) 대사 경찬(敬賛智者大師)
본래부터 미묘하고 영특하신 재주였기에 삼시다라니三施陀羅尼를 얻었고, 법화삼매法華三昧에 들어서 『법화경法華經』의 제목을 풀이하여 설하셨으니, 천진天眞하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언어(活語)를 지닌 신출귀몰하신 분이셨네.
천연104) 선사 경찬(敬賛天然禪師)
장부로서 스스로 하늘을 뚫을 듯한 의지가 있었기에 부처와 여래가 간 길이라 해서 무턱대고 따라가지 않았네.

012_0243_b_01L
道德大家文章巨擘三乘一乘之道德
012_0243_b_02L馳驟於心田千函萬軸之文章波騰於
012_0243_b_03L口海譯梵爲唐取義課經者

012_0243_b_04L敬賛佛圖澄

012_0243_b_05L
心鏡智澄候如憮鏡明若觀火 3) [16]
012_0243_b_06L藏往往智鑑如揚合辟 [45] 而腋有一空 [46]
012_0243_b_07L出入五臟而洗滌如洴澼纊者

012_0243_b_08L敬賛圭峰大士

012_0243_b_09L
大方家之大寬手拳非但悟圓覺經如
012_0243_b_10L是䟽可謂著圓覺䟽而使大光明光莊
012_0243_b_11L爲無盡寬所以爲庶幾乎莊也亦能講
012_0243_b_12L華嚴也運如是經運如是䟽渴逢甘
012_0243_b_13L貧遇寶莊則無師自4) [17] 5) [18] 幾乎
012_0243_b_14L不面而先心之轉輪眞子者

012_0243_b_15L敬賛長水禪師

012_0243_b_16L
以智契理猶凾盖之相稱然後解行䨥
012_0243_b_17L宗說兼通吐氣提看自若細論吾
012_0243_b_18L家不傳之妙者

012_0243_b_19L敬賛智者大師

012_0243_b_20L
本以竗悟之才得三施陀羅尼入法華
012_0243_b_21L三昧而說釋法華經題天眞活語
012_0243_b_22L出鬼沒者

012_0243_b_23L敬賛天然禪師

012_0243_b_24L
丈夫自有衝天志不向如來行處行

012_0243_c_01L그런 까닭에 전단栴檀으로 조각한 거짓 불상을 불에 태웠으니, 곧 제일가는 천의天義의 참 부처요, 본래 저절로 천연天然하신 분이었네.
대혜105) 대사 경찬(敬賛大慧大士)
대방大方을 높이 밟고 대도大道에 깊이 들어간 완전한 덕을 간직한 법기法器였네. 가슴속에 쌓은 것은 호한浩澣하여 하해의 연원과 같고, 바깥으로 발산하는 것은 찬란하여 일월의 광명과 같았네. 현묘한 말은 깨달은 분의 말이요, 격조 높은 담론과 활발한 논리는 한 세대에 독보적이었네.
고봉106) 화상 경찬(敬賛高峰和尙)
큰 의지를 빼앗고 현묘한 관문을 통하였네. 철위산鐵圍山을 쪼개고 금강권金剛圈을 뚫었네. 큰 바다의 물을 다 마시고 밤 가시 같은 칼날을 머금었네.
태전107) 선사 경찬(敬賛太顚禪師)
도덕은 성품에 뿌리를 내리고 문장은 학문에 근원을 두었네. 그런 까닭에 도덕과 문장은 수식과 바탕이 어우러져 비단 위에 꽃을 더한 것 같은 분이셨네.
선각108) 선사 경찬(敬賛善覺禪師)
이미 도를 깨닫고 나서 날마다 했던 공부는 관음수월觀音水月의 명호를 염念하는 것이었네. 그로 인해 두 마리 호랑이를 감복시켜 와서 가호加護하고 모시는 보답을 받았으니, 도가 높아 용과 호랑이에게 항복받은 분이었네.
황벽109) 화상 경찬(敬賛黃蘗和尙)
당唐나라에 세 천자天子가 있으니 선禪 가운데 천자는 대사가 바로 그분이시네. 7천의 용과 코끼리가 고상한 걸음을 따르고 만 리 향화香火로 수승殊勝한 인연을 맺었네.
조주110) 화상 경찬(敬賛趙州和尙)
선문禪門의 노장으로서 큰 고추古錐111)셨네. 활인活人에 대소가 없었으니,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이치의 길도 끊어지며 더듬고 만질 수도 없고 자미滋味조차 없는 것 아님이 없어서

012_0243_c_01L以燒却栴檀假像則第一天義眞
012_0243_c_02L本自天然者

012_0243_c_03L敬賛大慧大士

012_0243_c_04L
高躅大方深入大道之全德法器也
012_0243_c_05L於中則浩澣若河海之淵源發於外
012_0243_c_06L則粲爛 [47] 月之光明玄言如悟高譚濶
012_0243_c_07L獨步一世者

012_0243_c_08L敬賛高峰和尙

012_0243_c_09L
奪大志透玄關而劈鐵圍山透金剛
012_0243_c_10L吸大海水呑栗蕀鋒者

012_0243_c_11L敬賛太顚禪師

012_0243_c_12L
道德根於性而文章源於學故其爲道
012_0243_c_13L德文章文質彬斌錦上添花者

012_0243_c_14L敬賛善覺禪師

012_0243_c_15L
旣悟道以後日用工夫觀音水月號
012_0243_c_16L感得二虎來侍之報則道高龍虎伏者

012_0243_c_17L敬賛黃蘗和尙

012_0243_c_18L
唐有三天子禪中天子大師是也
012_0243_c_19L千龍像 [48] 隨高步萬里香火結勝緣者

012_0243_c_20L敬賛趙州和尙

012_0243_c_21L
禪門之老大古錐也活無大小而無非
012_0243_c_22L沒語路沒義路沒摸𢱢沒滋味令人
012_0243_c_23L「味」疑「昧」{編}「城」疑「誠」{編}「知」疑
012_0243_c_24L「如」{編}
「情」疑「悟」{編}「廣」疑「庶」{編}

012_0244_a_01L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그것을 얻을 수 없게 하였네.

혜원112) 법사 경찬(敬賛惠遠法師)
마음자리를 사무쳐 깨달았고 성품의 땅에 깊이 들어갔네. 그런 까닭에 예토穢土가 곧 정토淨土이고 범부의 마음이 원래 진인眞人의 마음이라는 걸 알았으며, 자기 성품의 미타彌陀를 보시었네.
일행113) 대사 경찬(敬賛一行大師)
재주와 술법은 천부적으로 구비하였으므로 인사人師를 빌리지 않으셨네. 그런 까닭에 도량度量 안에 산수山水를 가두었고 마음속에 신비한 기능을 운영하셨네. 산을 바꾸고 물을 옮기는 비밀한 법을 지니셨고, 귀신을 부리는 신비한 기미를 지닌 분이셨네.
도선114) 국사 경찬(敬賛道詵國師)
하늘이 내신 신비한 눈이라 위로는 천문天文을 통하시고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밝게 살피셨네. 그런 까닭에 3천여 곳에 사탑寺塔을 세우시어 우리나라 산천의 악기惡氣를 진압하시고, 삼한三韓을 한 나라로 통일하여 우리 동방에 억만세토록 큰 공을 세우셨네.
지공115) 화상 경찬(敬賛指空和尙)
위로는 천자天子의 신하가 아니었고 아래로는 제후諸侯를 섬기지 않으셨네. 총림叢林을 길러 키우심이 대도大道를 달통하여 인천人天의 큰 스승이 됨과 같았네. 1천 산과 1만 냇물을 빈 것처럼 관하고 도를 즐기셨네. 1만 나라 1천 성에 사물을 이롭게 하고 중생들을 건지셨네.
나옹116) 화상 경찬(敬賛懶翁和尙)
젊어서는 성인의 도를 전하시고 늙어서는 북면北面117)하지 않으셨네. 높은 덕을 지니신 분이라서 신하의 예를 하지 않으셨네. 성왕聖王의 붓놀림은 구름을 타고 승천하는 용의 기상이었고, 천문을 탑에 걸어 놓으니 해와 달의 찬란한 빛도 멈추었네.
무학118) 화상 경찬(敬賛無學和尙)
덕이 두터우니 중생의 아버지였고 도가 높으시니 임금의 스승이었네. 왕륜王綸의 처소를 빌리니 기림을 의탁하여 중금重金119)이 찬란하고, 제석帝釋의 인다라망因陀羅網 모양과 짝하니 광명을 머금어 옥찰玉刹에 융화融和했네.


012_0244_a_01L奈何陀 [49] 不得者

012_0244_a_02L敬賛惠遠法師

012_0244_a_03L
徹悟心地深入性土故穢土則淨土
012_0244_a_04L凡心元眞心得見自性彌陀者

012_0244_a_05L敬賛一行大師

012_0244_a_06L
藝術天備而不假人師故籠山水於度
012_0244_a_07L運神機於心上轉山移水之密法
012_0244_a_08L使思役神神秘機者

012_0244_a_09L敬賛道詵國師

012_0244_a_10L
天生神眼上通天文下察地理故運
012_0244_a_11L寺塔三千餘所鎭我國山川而統三爲
012_0244_a_12L吾東方億萬世大功者

012_0244_a_13L敬賛指空和尙

012_0244_a_14L
上不臣天子 [50] 不事諸王養高 [51]
012_0244_a_15L通大道而爲人天大師也千山萬水
012_0244_a_16L觀空樂道萬國千城利物濟生者

012_0244_a_17L敬賛懶翁和尙

012_0244_a_18L
[52] 聖道老不北面有盛德者無臣禮也
012_0244_a_19L聖札飛毫動雲龍之氣像天文掛塔
012_0244_a_20L駐日月之光輝者

012_0244_a_21L敬賛無學和尙

012_0244_a_22L
德之厚爲父衆生道之尊爲師王者也
012_0244_a_23L假王綸之所托譽重金輝侔帝網之相
012_0244_a_24L含光融玉刹者

012_0244_b_01L
아도120) 화상 경찬(敬賛阿度和尙)
우리 불여래佛如來를 직접 끌어안고 보내온 도덕 높은 고승이었네. 먼저 간비竿妃의 집에 이르러 불교를 전하려 하면서도 말을 꺼내지 못하였더니, 범궁梵宮에 기거할 적에는 방포方袍121) 입은 이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들었으니, 곧 우리 동방의 나라에 시조가 된 화상和尙이시네.
자장122) 율사 경찬(敬賛慈藏律師)
자장 율사慈藏律師는 보현보살님의 후신으로, 법문을 듣고 실천의 수레와 계법을 같이 급하게 해서(乘戒俱急) 단번에 뛰어올라 곧바로 여래의 지위에 들어가 여래와 손을 맞잡고 함께 거닌 분이시네.
원효123) 대사 경찬(敬賛元曉大師)
도는 일관一貫124)을 다하였고 지식은 구류九流125)를 해박하게 아셨네. 세상을 건질 재주를 짊어졌고, 하늘을 이야기할 만한 말126)을 토해 내었네. 현묘하게 통한 논리의 미묘함은 한 세대에 으뜸으로서 짝이 될 사람이 없었네.
의상127) 대사 경찬(敬賛義相大士)
온 마음이 교연皎然하였고 만덕萬德을 갖추시었네. 물에 통달하여 항상 젖어 있었으니 어찌 파도가 일어나고 사라짐을 의심할 것이며, 깨달음의 거울이 항상 밝게 비추니 영상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 않으셨네.
윤필128) 대사 경찬(敬賛尹弼大師)
몸은 세속에 살고 있었으나 마음은 저절로 맑고 텅 비었네. 옷은 세속 옷을 입었으나 마음은 석자釋子와 같으셨네. 대명천하大明天下에 집 없는 나그네요, 태백산 속 머리 기른 승려라고 말할 만하네.
무착129) 조사 경찬(敬賛無著祖師)
지혜롭고 고요하여 말 없는 마음으로, 합하고 있고 없음이 모두 융화하는 도에 계합하셨네. 그런 까닭에 안으로는 공空에 걸리지 않고, 밖으로는 상相에 집착하지 않으셨네.
대각130) 국사 경찬(敬賛大覺國師)
자기 집에 있는 보배 창고를 스스로 깨달으셨고, 자기 마음의 밝은 등을 스스로 비추셨네.


012_0244_b_01L敬賛阿度和尙

012_0244_b_02L
我佛如來親抱送之道德高僧也先倒 [53]
012_0244_b_03L竿妃傳悱之而梵宮處之方袍繼繼
012_0244_b_04L則我東方之鼻和尙者

012_0244_b_05L敬賛慈藏律師

012_0244_b_06L
慈藏律師普賢後身乘戒俱急一超
012_0244_b_07L直入如來地與如來把手共行者

012_0244_b_08L敬賛元曉大師

012_0244_b_09L
道極一貫識該九流而負濟世之才
012_0244_b_10L吐譚天之辯 [54] 竗玄通之論冠一世而
012_0244_b_11L無雙者

012_0244_b_12L敬賛義相 [55] 大士

012_0244_b_13L
一心皎然萬德斯備也達水常濕
012_0244_b_14L疑波濤濤 [56] 起滅悟鏡恒明不恤影像之
012_0244_b_15L有無者

012_0244_b_16L敬賛尹弼大師

012_0244_b_17L
身居塵而心自淸虛衣是白而心同釋
012_0244_b_18L可謂大明天下無家客太白山中有
012_0244_b_19L髮僧者

012_0244_b_20L敬賛無著祖師

012_0244_b_21L
以智寂不言之心契空有雙融之道
012_0244_b_22L內不滯空外不著相者

012_0244_b_23L敬賛大覺國師

012_0244_b_24L
自覺自家之寶莊 [57] 自照自心之明燈者

012_0244_c_01L
일선131) 화상 경찬(敬賛一禪和尙)
한결같은 의지 흩어짐이 없으셨고, 위로 향하는(向上) 관문關門을 통과하셨네. 손을 들어 하늘을 뒤흔들었고 입을 열어 강물을 다 마시니, 귀신도 어찌하지 못하였네.
보조132) 국사 경찬(敬賛普照國師)
부처님의 모습 없는 법을 깨달아 지취旨趣를 얻고 말은 잊으셨네. 이미 언어와 문자 속에서 얻음이 있었고, 다시 그 공功을 추구하여 역시 언어와 문자 밖에서 얻음이 있으셨네.
혜철133) 국사 경찬(敬賛慧澈國師)
마음자리에서 무명초無名草를 베어 내고, 의리의 하늘에서 광명장光明藏을 드날렸네. 유루有漏를 버리고 무루無漏를 취하였으며, 색신色身을 버리고 법신法身을 증득하셨네.
함허당134) 경찬(敬賛涵虛堂)
한량없이 많은 겁을 지내 오는 동안 부처님의 인연을 심었기에, 금생今生에 이르러서는 진계眞界의 구름 속에 기거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보되 마치 등불이 사물을 비추듯 하였네. 백세토록 하어下語135)를 하시어 길 잃은 이들에게 지남指南136)이 되셨으니, 봉황鳳凰이 뭇 새들 중에 천자天子인 것과 같네.
태고137) 화상 경찬(敬賛太古和尙)
중국에 들어가 석실石室 대사 앞에 이르러 문자나 모양으로 표현할 수 없는 도장을 몸에 차고 나와 사람마다의 면전에서 지시하였으니, 우리 동방에 단전單傳138)의 밀지密旨를 열어 주신 비조(始祖)시네.
환암139) 대사 경찬(敬賛幻庵大師)
병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병을 놓아 버리기도 하면서, 부름에는 부름으로 응대하셨네. 한바탕 웃음 가운데 응하여, 곧바로 자기 집의 전지田地를 뒤집고 저쪽에다 뜻을 세우셨네.
구곡당140) 경찬(敬賛龜谷堂)
진리의 토굴에 깊이 나아가 현묘玄妙한 진리를 깊이 깨달았네. 그런 까닭에 현묘한 지견知見으로

012_0244_c_01L敬賛一禪和尙

012_0244_c_02L
一志無散而透向上關也擧手掀天
012_0244_c_03L開口吸江鬼神沒奈何陀者

012_0244_c_04L敬賛普照國師

012_0244_c_05L
悟佛無相得旨忘言旣有得於言語文
012_0244_c_06L字之中故復推其功亦有得於言語文
012_0244_c_07L字之外者

012_0244_c_08L敬賛慧澈 [58] 國師

012_0244_c_09L
伐無明草於心地揚光明藏於義天也
012_0244_c_10L捨有漏而取無漏棄色身而證法身者

012_0244_c_11L敬賛涵虛堂

012_0244_c_12L
自無量刼來種得佛緣至于今生
012_0244_c_13L處塵 [59] 棲雲照見自心如燈照物下語
012_0244_c_14L百歲而爲迷塗之指南者鳳卽爲鳥中
012_0244_c_15L天子者

012_0244_c_16L敬賛太古和尙

012_0244_c_17L
入中國於石室前佩來無文印子指示
012_0244_c_18L人人面前子以開東方單傳密旨之鼻
012_0244_c_19L祖者

012_0244_c_20L敬賛幻庵大師

012_0244_c_21L
提瓶放缻應喚以喚應一咲中直飜
012_0244_c_22L自家田地志立耶 [60] 邊者

012_0244_c_23L敬賛龜谷堂

012_0244_c_24L
深造理窟而玄悟玄理故玄妙之知見

012_0245_a_01L부처님과 조사님의 출신처出身處에 깊이 계합하여 1천7백 칙則의 공안公案을 눈만 대면 풀어내었네. 비유하면, 마치 백정이 푸줏간에서 소를 해부하듯이 하여 그 눈에는 온전한 소가 없으셨네(目無全牛141)).
등계142) 선사 경찬(敬賛登階禪師)
진제眞諦와 속제俗諦 두 진리 가운데에서 자재自在하게 유행遊行하셨고, 의복은 바꾸어 입었으나 심법心法을 전하였으니 진속眞俗을 한집안으로 이룩하신 분이시네.
벽송당143) 경찬(敬賛碧松堂)
속가에 계셨을 때에는 인의를 실천하신 군자였고, 출가하셔서는 도덕을 전하신 불자佛子이셨네.
부용당144) 경찬(敬賛芙蓉堂)
세속 밖의 업業을 일삼으셨으니 마음자리 위에서의 공부였네. 완전하게 깨닫고 종파를 초월하였으며, 마음의 등불을 이어서 비추셨네. 비유하면, 마치 좋은 옥(良玉)이 옥돌(璞) 속에서 나온 경우와 같으시네.
사명당145) 경찬(敬賛泗溟堂)
반야般若 지혜의 칼을 놓아 버리니 건곤乾坤이 빛을 잃고, 거두어들이니 해와 달도 광명이 없어졌네. 산과 강은 이에 힘입어서 존경했고 용과 호랑이는 이를 보고 항복하였으니, 한 세대의 영웅이라고 이를 만하네.
허응당146) 경찬(敬賛虛應堂)
선불장選佛場147)에서 심공급제心空及第148)하셨으니, 이 스님이야말로 용호방龍虎榜 아래에서 문장으로 날실을 삼고 무예로 씨실을 삼은 재주를 지닌 분이었네. 부처님과 조사님의 도량에서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겨 둔 덕을 지닌 분이라 말할 만하네.
청매당149) 경찬(敬賛靑梅堂)
불자佛子의 자리에 기거하면서 불자의 일을 실천하셨네. 마음에는 늘 도를 안고 살았고, 기운은 항상 온화한 기색을 띠었네. 형상은 늘 기쁨을 띠었고, 입으로는 늘 함흡含吸150)하시었네.
부휴151) 대사 경찬(敬賛浮休大師)
도가 한 세대에 높으니 사부대중이 그 도를 공경했네. 덕이 온 나라에 중후하니 팔방八方이 그 덕을 우러렀네.

012_0245_a_01L深契佛祖出身處一千七百則公案
012_0245_a_02L目觸解如庖丁之解牛目無金 [61] 牛者

012_0245_a_03L敬賛登階禪師

012_0245_a_04L
眞俗二諦中自在以行衣變傳心
012_0245_a_05L俗打成一家者

012_0245_a_06L敬賛碧松堂

012_0245_a_07L
在家行仁義之君子出家傳道德之佛
012_0245_a_08L子者

012_0245_a_09L敬賛芙蓉堂

012_0245_a_10L
物外事業心上工夫也頓覺超宗
012_0245_a_11L繼心燈猶如良玉之出璞者

012_0245_a_12L敬賛泗溟堂

012_0245_a_13L
[62] 若慧釰放去也乾坤失色收來也
012_0245_a_14L日月無光山河賴以奠 [63] 龍虎見而伏
012_0245_a_15L可謂一世之英雄者

012_0245_a_16L敬賛虛應堂

012_0245_a_17L
選佛場中心空及第也此可謂龍虎榜
012_0245_a_18L文經武緯之才佛祖場中天從 [64]
012_0245_a_19L [65] 之德者

012_0245_a_20L敬賛靑梅堂

012_0245_a_21L
居佛子之位行佛子之事也心常抱道
012_0245_a_22L氣常帶和形常帶喜口常含吸者

012_0245_a_23L敬賛浮休大師

012_0245_a_24L
道高一世四象 [66] 欽道德重一國八方

012_0245_b_01L동방의 나라에서 상탑牀榻이 부러질 정도로 대중들이 많이 모였던, 격조 높은 법회(折牀高會)라고 하겠네.
벽암당152) 경찬(敬賛碧巖堂)
바른 믿음으로 출가하여 동진童眞으로 도의 문에 들어갔네. 온몸이 도덕이요, 뱃속에는 문장이 가득하였네. 사방에 명성을 떨쳐 대중들 삼백을 접견했네.
소요당153) 경찬(敬賛逍遙堂)
하늘이 낸 작가154)로서 문장은 이미 풍부했고 도 또한 부족하지 않으셨으니, 곧 천지를 소요하신 아주 굉장한 청한淸閒 도인道人이네.
편양당155) 경찬(敬賛鞭羊堂)
교학敎學의 바다에 용상龍象이요, 선의 숲(禪林)에 봉황鳳凰이셨네. 깨달음의 꽃을 교원敎院에 다시 펴시어 부처님의 태양을 다시 밝히셨고, 꽃을 뽑아 들어 선림에 재삼 발양發揚하여 조사의 가풍을 다시 불러 오셨네.
중관당156) 경찬(敬賛中觀堂)
마음을 이미 깨달았으므로 그의 자연스러운 시는 모두 다 산가山家(불가)의 도를 닦는 일상생활에서 뽑아낸 것이었네. 이 어찌 세상의 청황적백靑黃赤白(세속의 일상적인 일)과 더불어 심상尋常한 시격詩格에 뇌동雷同157)한 것이겠는가?
진묵당158) 경찬(敬賛震默堂)
삼계의 온갖 법은 마치 바람이 구름을 걷은 것과 같았고, 확락廓落하여 경계가 없는 유일한 진심眞心에 처하셨네.
취미당159) 경찬(敬賛翠微堂)
백마白馬가 서쪽에서 오고 상교象敎가 동쪽으로 전해지니 우리 스님께서 그 마음을 꺾고 그 현묘한 법을 터득하셨네.
풍담당160) 경찬(敬賛楓潭堂)
선禪과 교敎에 있어서 대기大機요, 대용大用이셨네. 세워져 있는 물건을 옆으로 하거나 거꾸로 해서 자유자재로 활용하였으며, 원융문圓融門161)과 항포문行布門162)을 먼저 열고 뒤에도 연 선호禪虎이시며, 교룡敎龍이시네.


012_0245_b_01L仰德東方之拆 [67] 牀高會者

012_0245_b_02L敬賛碧巖堂

012_0245_b_03L
正信出家童眞入道全身道德滿腹
012_0245_b_04L文章名動四隣衆接三百者

012_0245_b_05L敬賛逍遙堂

012_0245_b_06L
天生作家文旣富而道又不貧則逍遙
012_0245_b_07L天地之一大閒道者

012_0245_b_08L敬賛鞭羊堂

012_0245_b_09L
敎海龍像 [68] 禪林鳳凰覺花重敷於敎院
012_0245_b_10L佛日以重明 [69] 拈花再發於禪林祖風息
012_0245_b_11L而再換者

012_0245_b_12L敬賛中觀堂

012_0245_b_13L
心旣覺悟故其天成之詩皆拈出山家
012_0245_b_14L道用則豈與世上靑黃赤白之乎者也
012_0245_b_15L尋常詩格雷同者

012_0245_b_16L敬賛震默堂

012_0245_b_17L
三界萬法如風捲雲處唯一眞心廓落
012_0245_b_18L無際者

012_0245_b_19L敬賛翠微堂

012_0245_b_20L
白馬西來象敎東傳我師折其裏
012_0245_b_21L得其竗者

012_0245_b_22L敬賛楓潭堂

012_0245_b_23L
於禪於敎大機大用橫拈而倒用
012_0245_b_24L融行布先闡而後開之禪虎敎龍者

012_0245_c_01L
백암당163) 경찬(敬賛栢巖堂)
가슴속은 물처럼 거울처럼 맑아서 중화中華와 천축天竺의 풍월이 함께 밝게 비치었고, 조화의 붓 끝에선 진제眞諦와 속제俗諦의 용사龍蛇164)가 교차하여 치달렸네.
선탄 선사 경찬(敬賛禪綻禪師)
구름을 능멸하는 기개요, 신비한 경지에 들어간 학문이었네. 세속을 끊어 버린 문장이요, 범부를 초월한 작품이었네. 정말로 방외方外의 귀신 같은 재주라 일컬을 만하네.
백곡당165) 경찬(敬賛白谷堂)
높은 학식을 지닌 선비요, 도를 담론하는 작가였네. 산수의 풍경을 수습하여 금낭錦囊166) 속에 담으셨네. 사람들로 하여금 시를 읊게 하면 자못 세속을 초월한 시상詩想을 느끼게 하였네.
구피 선사 경찬(敬賛枸皮禪師)
하늘이 내신 조사로서 소리도 냄새도 없고 탐욕도 없는 한 시대의 위대한 무극옹無極翁이셨네. 규중閨中에서는 또한 황명黃鳴167)의 어짊이 있었고, 몸과 마음은 청정하여 마치 하얀 유리와 같으셨네.
영월당168) 경찬(敬賛咏月堂)
세상이 무상함을 깨달으셨고, 마음의 진상眞常을 깨달으셨으며, 본래의 진심을 잘 지키셨네. 세상만사는 모두가 몸(形骸) 밖의 일이요, 일심一心은 다만 폐부肺腑 사이에 붙었다는 말과 같은 스님이셨네.
침굉당169) 경찬(敬賛枕肱堂)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편해져서 도덕의 광채가 찬란하였고, 아울러 문채가 찬란한 문장을 이루니 그 광채가 빛을 다투었네.
월저당170) 경찬(敬賛月渚堂)
웅대하고 위대하도다, 월저당이여. 거인장자巨人長者의 기상氣像으로 미천彌天171)은 한 시대에 굉장한 호걸豪傑이었네.

월담당172) 경찬(敬賛月潭堂)

012_0245_c_01L敬賛栢巖堂

012_0245_c_02L
水鏡胷中華笁之風月并朗造化筆下
012_0245_c_03L眞俗之龍蛇效 [70] 馳者

012_0245_c_04L敬賛禪綻禪師

012_0245_c_05L
凌雲之氣入神之學絕俗之文超凡
012_0245_c_06L之作可謂方外之鬼神者

012_0245_c_07L敬賛白谷堂

012_0245_c_08L
高識之士譚道之作也收拾山水
012_0245_c_09L於錦囊中令人吟咏頗有出塵之想者

012_0245_c_10L敬賛枸皮祖師

012_0245_c_11L
天生祖師無聲臭無貪慾之一大無極
012_0245_c_12L而閨中又有黃鳴之賢身心之淸淨
012_0245_c_13L猶若白琉璃妹 [71]

012_0245_c_14L敬賛咏 [72] 月堂

012_0245_c_15L
覺世無常悟心眞常而守本眞心也
012_0245_c_16L萬事都付形骸外一心秪寄肺腑間者

012_0245_c_17L敬賛枕肱堂

012_0245_c_18L
心廣體胖之道德光輝與裵 [73] 然成章之
012_0245_c_19L文章光彩爭光者

012_0245_c_20L敬賛月渚堂

012_0245_c_21L
雄偉哉1) [19] 巨人長者之氣像
012_0245_c_22L天一大豪傑者

012_0245_c_23L敬賛月潭堂

012_0245_c_24L「諸」疑「渚」{編}

012_0246_a_01L
뜻은 조화의 진리를 다 연구했고, 학문은 천인天人의 경계를 꿰뚫었네.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널리 교화하였고, 사람들의 안목을 열어 주셨네. 그렇다면 이분이야말로 가히 우담발화를 당시에 다시 피게 하신 분이라 할 만하네.
무용당173) 경찬(敬賛無用堂)
하늘이 내신 대재大才인지라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크고 한결같은 지취旨趣를 잘 탐구하였고, 장차 부처님 조사님과 거의 같은 경지에 이른 스님이셨네.
환성당174) 경찬(敬賛喚惺堂)
영민하고 달관한 재주에다가 독실한 공부까지 겸하여서 대천세계大千世界의 끝까지 크게 달관하셨네. 석가 당년의 7처 9회의 법문을 사바세계 해동의 나라에 다시 천양闡揚하셨네.
설암당175) 경찬(敬贊雪巖堂)
용이 길게 소리를 뽑으니 안개가 일어나고, 호랑이가 울음을 우니 바람이 생기네. 바람이 구름을 몰아오듯 격조 높은 법회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모든 하늘까지 거의 다 유희하였네.
계음당 경찬(敬贊桂陰堂)
인생의 성하고 쇠함이 마치 꽃과 같나니 가련한 일이요, 행락行樂이 엎치락뒤치락함이 흡사 구름과 같으니 가소로운 일이로다. 그렇다면 세상의 만사는 모두 오유향烏有鄕176)으로 돌아가는 것이 강한 바람에 조각구름 같았으니, 그런 까닭에 사물을 보잘것없이 무시하고 세상을 가볍게 보며 도를 닦아 신선 되기를 구하셨네.
영해당177) 경찬(敬贊影海堂)
기이하고 위대한 그릇이었고, 멀리 초월한 뛰어난 재주셨네. 부처님과 조사님의 골수셨고, 사람과 하늘의 안목이셨네.
회암당178) 경찬(敬贊晦庵堂)
청량淸凉 국사179)는 『화엄경』의 소를 쓴 주인(䟽主)이었고, 회암晦庵은 『화엄경』을 강하신 분으로 화엄의 부사의한 진리를 강당에서 평론하고 밝고 분명하게 논하셨네.


012_0246_a_01L
志窮造化之理學貫天人之際而廣化
012_0246_a_02L諸方開人眼目則可謂優曇鉢華時再
012_0246_a_03L現者

012_0246_a_04L敬賛無用堂

012_0246_a_05L
天生大才能探究老莊大一之旨而將
012_0246_a_06L庶幾乎佛祖大同之域者

012_0246_a_07L敬賛喚惺堂

012_0246_a_08L
以敏達之才兼篤實之工而窮大千之
012_0246_a_09L大觀也當年之七處九會重闡於娑婆
012_0246_a_10L之海東者

012_0246_a_11L敬贊雪巖堂

012_0246_a_12L
龍吟霧起虎嘯風生也風雲一高會
012_0246_a_13L遊戱幾諸天者

012_0246_a_14L敬贊桂陰堂

012_0246_a_15L
人生盛衰如花可憐行樂飜復如雲
012_0246_a_16L可咲則世上萬事皆歸於烏有之鄕
012_0246_a_17L不啻長風於片雲故傲物輕世學道求
012_0246_a_18L仙者

012_0246_a_19L敬贊影海堂

012_0246_a_20L
奇偉之器超邁之才佛祖骨髓人天
012_0246_a_21L眼目者

012_0246_a_22L敬贊晦庵堂

012_0246_a_23L
淸凉華巖之䟽主晦庵華巖之講1) [20]
012_0246_a_24L華巖不思議處有堂之評赫赫論者

012_0246_b_01L
호암당180) 경찬(敬贊虎巖堂)
하늘이 도가 깜깜하게 묻힐까 염려하여 호암 스님을 안아 보내셨네. 도가 존재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돌아가는지라, 멀리서 가까이서 구름처럼 모여들어 스님과 속인이 별처럼 줄을 서니 부처님 법이 동쪽 나라에 들어온 이후로 일찍이 없었던 일이었네.
남악당181) 경찬(敬賛南嶽堂)
대세지大勢至보살의 후신이 남악南岳 대사이시네. 대사는 성대하고 드높은(磅礴) 기상을 타고났으며, 보불黼黻182)의 문장을 지니셨네. 혀끝에선 백가百家를 토해 내고, 붓 끝에는 만상萬像을 머금었네.
상월당183) 경찬(敬贊霜月堂)
도덕道德과 인의仁義를 지닌 법 가운데 왕이셨네. 비유하면 기어 다니는 짐승 중에 기린을 온갖 짐승이 따르는 것 같았고, 새 가운데 봉황을 온갖 새들이 따르는 것 같았네.
원참184) 조사 경찬(敬贊元旵祖師)
입으로 대승大乘의 법을 설하기는 쉽지만, 몸으로 소승少乘의 법을 실천하기는 어렵네. 그러므로 이르기를 “소승을 폐하고 대승을 설하라. 그 대승을 아우르면 역시 소승일 것이요, 대승을 깨달아 소승에 사용하라. 저 소승을 아우르면 그 역시 대승이니라.”라고 하였다네.
상봉당185) 경찬(敬贊霜峰堂)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의 큰 종장宗匠이셨네. 기러기와 고니(鴻鵠)는 더러운 못에 모여들지 않고 곤과 고래(鵾鯨)는 웅덩이 물에는 들어가지 않는 법이라면서, 오솔길의 기구한 운명을 부끄럽게 여기고 큰길에서 여유 있게 놀기를 희망하셨네.
설봉당186) 경찬(敬贊雪峰堂)
혜안慧眼으로 비추어 나고 죽음이 없는 자리에 이르셨고, 오래도록 관하여 어둡지 않으셨네. 한 점 마음의 등불이 티끌 세계를 두루 비췄는데, 지금까지 그 등이 사라지지 않았네.
명진당 경찬(敬贊明眞堂)
무명無明의 관려자關棙子187)를 때려 부수고 곧장 현묘한 경지에 이르렀네.

012_0246_b_01L敬贊虎巖堂

012_0246_b_02L
天於道慮其晦抱送虎巖道之所存
012_0246_b_03L人之所歸遐邇雲集緇素星憮佛法
012_0246_b_04L東來後未曾有者

012_0246_b_05L敬賛南嶽堂

012_0246_b_06L
勢至後身南岳大師也師以磅礴氣像
012_0246_b_07L與黼黻之文章也吐百家於舌端含萬
012_0246_b_08L像於筆端者

012_0246_b_09L敬贊霜月堂

012_0246_b_10L
道德仁義之法中王也獸中麒獜百獸
012_0246_b_11L隨之2) [21] 鳳凰百禽3) [22]

012_0246_b_12L敬贊元旵祖師

012_0246_b_13L
[74] 說於大乘易躬行於少乘難故云廢
012_0246_b_14L少譚大并其大而亦4) [23] 悟大用少
012_0246_b_15L其少而亦大者

012_0246_b_16L敬贊霜峰堂

012_0246_b_17L
禪敎兩宗之大宗匠也鴻鵠不集汚池
012_0246_b_18L鵾鯨不入潢流則恥崎嶇於少徑希優
012_0246_b_19L遊於大道者

012_0246_b_20L敬贊雪峰堂

012_0246_b_21L
慧眼照到不生滅地長觀不昧也一點
012_0246_b_22L心燈遍照塵刹而至今不滅者

012_0246_b_23L敬贊明眞堂

012_0246_b_24L
打破無明關棙子直到玄玅之地頭

012_0246_c_01L곧 올바른 지견知見을 얻었고, 마음의 등불에 기름을 부어 환하게 밝히셨네.
함월당188) 경찬(敬贊涵月堂)
학문은 진리의 자리(理地)를 다 터득했고, 지혜는 의리의 하늘(義天)에 이르렀네. 광명을 돌이켜 되돌려 비추셨고, 평상심을 돌려서 도에 합하셨네.
용담당189) 경찬(敬贊龍潭堂)
가슴속에는 도덕을 간직하셨고, 기개는 모든 방편을 압도했네. 선승禪僧으로서 염송拈頌을 뱃속에 간직하셨고, 대기大機와 대용大用을 일시에 베푸신 조계종曹溪宗의 큰스님이셨네.
설파당190) 경찬(敬贊雪坡堂)
상왕象王의 자질을 지니셨고, 사자후獅子吼의 법음을 토하셨네. 교학의 스님으로서 『화엄경』을 뱃속에 간직하셨고, 대기大機와 대용大用을 일시에 베푸신 조계종의 큰스님이셨네.
남악당 경찬(敬贊南岳堂)
하늘이 만들어 낸 그릇이었고, 학문을 심어 날마다 성취하셨네. 마음은 마치 옥처럼 깨끗하였고 얼음처럼 해맑았으며, 강론은 흡사 정제된 쇠붙이와 같았고 아름다운 옥과 같았네.
해봉당191) 경찬(敬贊海峰堂)
사해四海의 재능 높은 학승이요, 삼교三敎를 다 달통한 분이셨네. 웅장한 글 솜씨에 거대한 글씨를 지닌 문장이었네. 비유하면, 마치 낭간琅玕192)과 해주海珠193) 같아 사람의 폐부까지 쏘아 비추었네.
용암당194) 경찬(敬贊龍巖堂)
학문은 유학과 불교의 문장을 겸한 종장이셨으니, 아무리 고승이요, 큰 선사라 하더라도 우리 대사의 원만하고 완전한 것만 같지 못하리라.
환암당195) 경찬(敬贊喚庵堂)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 이미 앎을 터득하였고, 때를 긁어내고 갈아서 빛나게 하셨네. 번뇌는 장차 쉬어지고, 광명은 장차 발하리라.


012_0246_c_01L得正知見而添油於心燈之明之者

012_0246_c_02L敬贊㴠月堂

012_0246_c_03L
學窮理地智到義天廻光返照而返
012_0246_c_04L常合道者

012_0246_c_05L敬贊龍潭堂

012_0246_c_06L
胷藏道德氣壓諸方也禪而拈頌我肚
012_0246_c_07L而大機大用一時齊施之大曺溪宗者

012_0246_c_08L敬贊雪坡堂

012_0246_c_09L
以象王之資吐獅子音也敎而華巖
012_0246_c_10L於肚裡而大機大用一時齊施之大曺
012_0246_c_11L5) [24] 宗者

012_0246_c_12L敬贊南岳堂

012_0246_c_13L
器宇天成學植日就心若玉潔冰淸
012_0246_c_14L講若精金美玉者

012_0246_c_15L敬贊海峰堂

012_0246_c_16L
四海才學三敎通人雄文6) [25] 巨筆之
012_0246_c_17L文章如琅玕海珠射人肺腑者

012_0246_c_18L敬贊龍巖堂

012_0246_c_19L
學兼儒釋之文章宗匠雖古之高僧大
012_0246_c_20L未有如吾師之圓且7) [26]

012_0246_c_21L敬贊喚庵堂

012_0246_c_22L
心鏡旣而知得而刮垢磨光也塵將息
012_0246_c_23L「之」疑「主」{編}「中」上疑脫「禽」{編}「之」
012_0246_c_24L上疑脫「隨」{編}
「非」疑「小」{編}▣疑「溪」
012_0246_c_25L{編}
「章」疑衍字{編}「金」疑「全」{編}

012_0247_a_01L
관송당 경찬(敬贊觀松堂)
마음의 성城을 잘 지키셨고, 계율을 잘 받들었네. 밤낮으로 깊이 사색했고, 아침저녁으로 실천에 옮기셨네.
천봉당196) 경찬(敬贊天峯堂)
대인大人께서는 세간世間을 자세히 관찰하시되 마치 꿈속에서 꿈을 보듯 하였으며, 집착함이 없어서 물결을 타고 흐르는 빈 배처럼 여기셨네. 마음대로 동쪽으로 가고 싶으면 동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고 싶으면 서로 가곤 하셨네.
대원당197) 경찬(敬贊大圓堂)
위대하신 명장名匠으로서 거울처럼 맑은 마음에 때가 끼지 않았네. 계율의 구슬에 광명이 찬란하여 대중들 가운데 존귀한 존재였네. 비유하면, 마치 온갖 꽃들 가운데 지초芝草와 난초蘭草 같으셨네.
묵암당198) 경찬(敬贊默庵堂)
경서와 모든 책에 대하여 천연으로 터득하였고, 강론은 마치 나그네가 돌아갈 곳을 얻은 듯하였네. 설법은 넓은 바다와 같아서 1만 가지 단서와 1천 가지 실마리를 참착叅錯199)하여 거듭 풀어내었으니, 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는 강론이었네.
와운당 경찬(敬贊臥雲堂)
알고 있다 하여 꼭 그것을 다 실천하는 사람도 있지 않고, 자기를 위할 줄 안다고 해서 반드시 남을 위하는 사람도 있지 않으며, 시작을 잘했다고 해서 반드시 마침까지도 잘하는 사람도 있지 않으나, 우리 스님은 알면 실천하고 실천하면 이해하여 서로 자본으로 삼았네. 자신과 남이 다 같이 이익이 되는 일을 하였으며, 시작도 맑았지만 마침까지도 잘하셨네.
연담당200) 경찬(敬贊蓮潭堂)
유학이면 유학 불경이면 불경, 일이면 일 이치면 이치 모두 선禪에 이르셨네. 글과 이치가 모두 수승하여 한 세대의 이목耳目을 용동聳動케 하셨으니, 일찍이 이런 스님은 본 적이 없네.
허곡당 경찬(敬贊虛谷堂)
사람을 사랑하고 사물을 사랑하여 그 은혜가 사해四海에 흘렀네. 옷을 나누어 주고 음식을 나누어 주어 그 덕이 팔방八方에 가득했네. 발우와 옷은 다 돌이 되었으나, 공덕의 숲은 아직까지도 무성하네. 푸른 바다는 다 날아갔어도, 자비의 방은 아직까지 존재하네.


012_0247_a_01L而光將發者

012_0247_a_02L敬贊觀松堂

012_0247_a_03L
守心城奉戒律而日夜思之朝夕行者

012_0247_a_04L敬贊天峯堂

012_0247_a_05L
大人之大觀之世間如夢中夢故無著
012_0247_a_06L於如虛舟駕浪任東任西者

012_0247_a_07L敬贊大圓堂

012_0247_a_08L
大乎名匠心鏡無塵戒珠有光衆中
012_0247_a_09L尊貴如衆卉中芝蘭者

012_0247_a_10L敬贊默庵堂

012_0247_a_11L
於經於書天得之講論如客得歸
012_0247_a_12L說汪洋萬端千緖叅錯而重出未曾
012_0247_a_13L聞者

012_0247_a_14L敬贊臥雲堂

012_0247_a_15L
有解未必有行爲己未必爲他善始未
012_0247_a_16L必善終吾師則解行相資自他兼利
012_0247_a_17L淑始善終者

012_0247_a_18L敬贊蓮潭堂

012_0247_a_19L
儒焉釋焉 [75] 理俱到禪也文理俱勝
012_0247_a_20L聳動一世耳目未曾有者

012_0247_a_21L敬贊虛谷堂

012_0247_a_22L
愛人愛物恩流四海分衣分食德滿
012_0247_a_23L八方鉢衣盡石而功德之林尙茂
012_0247_a_24L海塵 [76] 而慈悲之室猶尊 [77]

012_0247_b_01L
응암당201) 경찬(敬贊應巖堂)
부처님의 법문을 바르게 보고 깨달음을 얻어 이윽고 분명해졌으므로, 말을 하면 역시 명백해질 수 있었네. 말을 하는 것이 바르게 본 것과 일치해서, 올바른 실천 또한 말과 일치하셨네.
운월당 경찬(敬贊雲月堂)
타고난 성품이 맑고 온화하였으며, 타고난 자질이 단정하고 엄숙했네. 마음속에는 공적空寂을 간직했고, 밖으로는 방편을 여시었네.
이악당 경찬(敬贊而嶽堂)
대사님이시여, 대사님이시여. 우뚝 높으시고 우뚝 높으시네. 산악과 같은 기상은 높고 높아 몇만 길이나 되었고, 하해 같은 국량局量은 넓고 넓어 몇만 이랑이나 되었네.
농암당 경찬(敬贊聾庵堂)
바다처럼 넓은 국량 헤아릴 길 없었고, 하늘이 낸 재능 평범하지 않았네. 학업엔 제해提海202)를 번민하지 않았고, 강경은 면강勉强203)을 따르지 않으셨네. 대방가大方家에서 자랐으나, 의발 전하는 일을 허락받으셨네.
혜암당 경찬(敬贊惠庵堂)
가슴속에는 8만 경권經卷을 간직하였고, 입으로는 백천 개의 공안을 전하셨네. 패엽에 쓰인 신령한 경문을 번역하였고, 염화拈花의 미묘한 뜻을 떨치셨네. 강하신 것은 『화엄경華嚴經』이요, 논하신 것은 『선문염송禪門拈頌』이었으니, 선림禪林의 호랑이요, 교해敎海의 용이셨네.
완월당204) 경찬(敬贊玩月堂)
비 갠 날의 달과 맑은 날의 바람(月霽光風)205) 같은 풍류였고, 숱한 별 가운데 보름달과 같은 존재로서 밝게 빛남이 독보적이셨네.
영파당206) 경찬(敬贊影波堂)
넓은 바다가 하늘에 다다른 듯한 큰 법기法器셨고, 선장禪丈이요 교백敎伯이었던 큰 종장이셨네.

012_0247_b_01L敬贊應巖堂

012_0247_b_02L
相佛法門見得旣而分明故說得亦可
012_0247_b_03L明白也說得旣同見得而行得而亦同
012_0247_b_04L說得者

012_0247_b_05L敬贊雲月堂

012_0247_b_06L
賦性淸和天資端嚴中藏空寂外開
012_0247_b_07L方便者

012_0247_b_08L敬贊而嶽堂

012_0247_b_09L
師乎師乎巖矣巖矣山岳之氣像
012_0247_b_10L峩乎幾萬丈河海之局量1) [27] 乎幾
012_0247_b_11L萬頃者

012_0247_b_12L敬贊聾庵堂

012_0247_b_13L
海量不測天才非常學業不煩乎提
012_0247_b_14L講經不因乎勉强長於大方家
012_0247_b_15L以衣鉢之傳者

012_0247_b_16L敬贊惠庵堂

012_0247_b_17L
2) [28] [78] 八萬經卷口傳百千公案飜貝
012_0247_b_18L葉之靈文振拈花之玄旨所講者華巖 [79]
012_0247_b_19L所論者拈頌則禪林之虎敎海之龍者

012_0247_b_20L敬贊玩月堂

012_0247_b_21L
月霽光風之風流如衆星中滿月朗然
012_0247_b_22L獨步者

012_0247_b_23L敬贊影波堂

012_0247_b_24L
天臨海𤄃之大法器禪丈敎伯之大宗

012_0247_c_01L교학의 이치를 강론하면 활기가 넘쳐 만 이랑의 파도와 같으셨고, 선의 지취를 담론하면 지혜가 뛰어나서 천 길 아득한 절벽과 같으셨네.
추파당207) 경찬(敬贊秩波堂)
하늘이 내신 법기시라, 이미 삼장三藏(經律論)으로 배를 불렸고 천기天機를 누설하셨네. 감회를 일으킬 적에는 천진난만한 구석이 있으셨고, 저 모기와 등에가 시끄럽게 앵앵거리고 개구리 떼가 다투어 운다는 말에 대해서는 웃으면서 보아 넘겼네.
역암당 경찬(敬贊櫟庵堂)
외짝 눈에 석 자 부리요, 정상적인 법도(經)로 상도常道를 지켰고, 임기응변의 도리(權)로 사물에 호응하셨네. 지혜로써 자기 처신을 잘하였고, 자비로써 사람들을 맞이하셨네.
취암당 경찬(敬贊鷲巖堂)
의기가 떨쳐 일어나는 자질이었고, 기이하고 위대한 그릇이셨네. 삼교三敎를 융통하셨고, 온갖 경전을 박람하셨네. 선학禪學과 교학敎學을 해박하게 분석하셨으니, 마치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았네.
통연당 경찬(敬贊洞然堂)
우뚝 솟은 법성의 산 드높았으며, 호탕하게 넓은 진여의 바다 드넓었네. 일여一如의 평상 위에 누웠으며, 삼덕三德의 창고 속을 거니셨네.
나암당208) 경찬(敬贊懶菴堂)
평범치 않은 용모와 거동은 마치 순수하고 아름다운 백옥과 같았으며, 범상치 않은 신성한 기개는 흡사 맑게 사무치는 가을 물과 같았네. 경전을 강론하고 그 맛을 완상함은 마치 신비한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듯했네.
퇴암당 경찬(敬贊退巖堂)
살아 있는 중생은 모두 끌어안았고, 말의 기운은 평범함을 벗어났네. 경을 강론하여 돌아갈 길을 가르쳐 주니, 귀머거리가 그 말을 듣는 듯했고 취한 사람들도 깨어난 듯했네.


012_0247_c_01L論敎義則洋洋焉波濤萬頃譚禪旨
012_0247_c_02L則▼(山/凝)▼(山/凝)焉涯岸千尋者

012_0247_c_03L敬贊3) [29] 波堂

012_0247_c_04L
天生法器旣飽三藏漏洩天機故興
012_0247_c_05L懷所天眞爛熳也笑看他蚊蚋之亂啾
012_0247_c_06L蛙部之爭鳴者

012_0247_c_07L敬贊櫟庵堂

012_0247_c_08L
以一隻眼三尺喙經以守常權以應物
012_0247_c_09L智以處己悲以接人者

012_0247_c_10L敬贊鷲巖堂

012_0247_c_11L
軒昂之資奇偉之器融通三敎博覽
012_0247_c_12L衆典剖析禪敎如破升 [80] 節者

012_0247_c_13L敬贊洞然堂

012_0247_c_14L
巍巍乎法性山高而蕩蕩乎眞如海濶
012_0247_c_15L則一如牀上臥而三德藏中行者

012_0247_c_16L敬贊懶菴堂

012_0247_c_17L
容儀之不凡如白玉之粹美神氣之非
012_0247_c_18L如秋水之瀅澈講經玩味若神龍
012_0247_c_19L之弄珠者

012_0247_c_20L敬贊退巖堂

012_0247_c_21L
活盡所抱辭氣脫凡講經指歸如聾
012_0247_c_22L得聞如醉得醒者

012_0247_c_23L「之」疑「洋」{編}「忷」疑「胸」{編}「秩」疑
012_0247_c_24L「秋」{編}

012_0248_a_01L
청파당 경찬(敬贊靑坡堂)
강론하고 남는 시간에는 붓을 들어 글씨를 쓰셨네. 재주가 뛰어났고 학식이 풍부하여, 온갖 사람들의 입에 떠들썩하게 전해졌네. 백 가지 방법으로 논하여 설법을 하니, 서로 베끼려고 다투고 서로 전하려고 다투었네. 그의 운손雲孫209)은 지극히 존귀하게 되었네.
몽암당 경찬(敬贊蒙庵堂)
하늘이 낸 신비한 재주를 지녀서, 삼교三敎와 백가百家에 다 통하지 않은 것이 없는 강사셨네. 늘 수강하는 이를 무마하여 논설을 크게 펴니, 마치 소진蘇秦210)과 장의張儀211)의 웅변과 같았네.
설송당212) 경찬(敬贊雪松堂)
법이 공한 문 아래에서 깨달음을 귀하게 여긴 대사였기에, 공을 관하고 도를 즐기셨네. 불법佛法을 스승과 벗으로 삼았고, 중생 가르침을 자신이 해야 할 임무로 삼으셨네. 법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사방에서 오는 이를 널리 맞이했네.
사봉당 경찬(敬贊獅峯堂)
일신一身은 본래부터 공한 것임을 깨달아 온갖 번뇌를 전부 끊었고, 온갖 법은 모두 공한 것임을 깨달아 일심一心을 원만하게 밝히셨네.
혜월당 경찬(敬贊慧月堂)
이미 맑은 바람 밝은 달이 아니요, 또한 맑은 날의 바람과 비 갠 날의 달도 아니라면, 그것은 곧 공문空門의 밝은 지혜의 달임을 깨달은 것이네.
낙허당 경찬(敬贊樂虛堂)
이 마음은 텅 비고 밝으며 통철洞澈하지만, 고요하지 않으면 얻을 수가 없네. 그런 까닭에 고요할 때라야 반드시 태극太極이 동하기 이전의 소식을 관찰할 수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일어나서 손으로 춤추고 발로 뛴다네.
월성당 경찬(敬贊月城堂)
화풍華風(世俗)에서 몸을 뽑아내어 선로仙露에 마음을 담갔도다. 잠깐 사이(毫忽)에도 힘을 가하고, 짧은 시간(造次)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네. 반드시 한 삼태기에 온 힘을 다 기울여서,

012_0248_a_01L敬贊靑坡堂

012_0248_a_02L
講餘走筆長於才富於學喧傳萬口
012_0248_a_03L論說百端爭寫競傳雲孫至貴者

012_0248_a_04L敬贊蒙庵堂

012_0248_a_05L
天生神才三敎百家無不該通之講師
012_0248_a_06L每憮 [81] 講授大肆其說如蘇能 [82] 1) [30]
012_0248_a_07L

012_0248_a_08L敬贊雪松堂

012_0248_a_09L
法空門下悟貴大師觀空樂道者
012_0248_a_10L佛法爲師友以秋 [83] 生爲己任也洞開法
012_0248_a_11L普接方來者

012_0248_a_12L敬贊獅峯堂

012_0248_a_13L
一身本空之萬累都盡萬法皆空而一
012_0248_a_14L心圓明者

012_0248_a_15L敬贊慧月堂

012_0248_a_16L
旣非淸風明月又非光風霽月則爾得
012_0248_a_17L空門之慧月朗然者

012_0248_a_18L敬贊樂虛堂

012_0248_a_19L
此心之虛明洞澈非靜則不得故靜時
012_0248_a_20L須觀太極未動前消息不覺共起立
012_0248_a_21L手舞足蹈者

012_0248_a_22L敬贊月城堂

012_0248_a_23L
抽身於華風沃心於仙露而毫忽之間
012_0248_a_24L著力造次之中不懈力必竭於一簣

012_0248_b_01L공功이 아홉 길에 무너지지 않게213) 하였네.

취암당214) 경찬(敬贊翠巖堂)
도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나니, 범부와 성인을 일관해서 오직 거룩하고 항상한 도가 엉기게 되었네. 천기天機를 통하고 난 뒤에 유희삼매遊戲三昧에 들어가셨네.
제봉당215) 경찬(敬贊霽峯堂)
호랑이 싸움을 말린 석장(解虎錫)216)을 ▣에게 전하고, 용을 항복 받은 발우(降龍鉢)217)를 원숭이에게 분부하니, 산이 있고 물이 있는 마을에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것도 없었네.
율봉당218) 경찬(敬贊栗峯堂)
율봉 선객께선 뛰어난 기운(間氣)을 받아 태어나시니, 선나禪那에 독보적인 존재셨네. 눈의 광명으로 사천하四天下의 잠들어 혼미한 사람들을 녹여서 깨뜨리셨네.
납암당 경찬(敬贊衲庵堂)
가섭의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신 나그네요, 천금으로 사람을 살리신 만 집의 살아 있던 부처이시네. 비둘기가 날아와서 설법을 들었고, 사나운 호랑이가 스님을 따르기도 했다네.
일지당 경찬(敬贊一指堂)
일심으로 부처님께 귀의하여 온몸을 땅에 던지셨고, 팔을 지지고 손가락을 태우셨네. 몸을 잊고 뼈를 가루로 만들며 수행하고 정진하셨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이, 잘 가는 배에 노를 더 젓듯이 하시었네.
화악당219) 경찬(敬贊華岳堂)
일찍부터 도덕이 원만하더니, 결국에는 문장을 끌어안았네. 대사大師라고 스스로 높이지 않고, 대도大道를 깨달았다고 스스로 뛰어났다 하지 않으셨네.
뇌묵당220) 경찬(敬贊雷默堂)
백옥 촛대와 황금 향로에 아침저녁으로 향 사르고 촛불 켜고서 성수聖壽가 만세토록 이어지기를 기도했네. 삼베옷 입고 풀 자리에 앉아서, 낮에는 교리를 강론하고 밤에는 참선을 일삼으시며 천추千秋토록 법륜을 굴리셨네.

성곡당221) 경찬(敬贊聖谷堂)

012_0248_b_01L功不虧於九仞者

012_0248_b_02L敬贊翠巖堂

012_0248_b_03L
道無不在一貫乎凡聖而惟聖常之道
012_0248_b_04L凝也透得天機以後入於遊戱三味者

012_0248_b_05L敬贊霽峯堂

012_0248_b_06L
解虎錫傳於▣降龍鉢付於猿則有山
012_0248_b_07L有水之鄕無是無非者

012_0248_b_08L敬贊栗峯堂

012_0248_b_09L
栗峯禪客間氣以生獨步禪那也
012_0248_b_10L光爍破四天下昏睡者

012_0248_b_11L敬贊衲庵堂

012_0248_b_12L
以迦葉頭陀行客千金活人之萬家生
012_0248_b_13L佛也飛鳩聽法惡虎相從者

012_0248_b_14L敬贊一指堂

012_0248_b_15L
一心歸佛五體投地也燃臂燒指
012_0248_b_16L身粉骨修行精進走馬加鞭行舡擧
012_0248_b_17L棹者

012_0248_b_18L敬贊華岳堂

012_0248_b_19L
2) [31] 道德果抱文章而不以大師自
012_0248_b_20L能以大道自勝者

012_0248_b_21L敬贊雷默堂

012_0248_b_22L
玉燭金爐朝焚夕點而祝聖壽於萬歲
012_0248_b_23L麻衣艸座晝講夜禪轉法輪於千秋者

012_0248_b_24L敬贊聖谷堂

012_0248_c_01L
천지를 주막으로 삼은 파초 같은 신세는 곧 허깨비로 변화한 공신空身이요, 허망한 들뜬 마음이라 하셨네. 삽시간에 늙어 위태로워지는 몸이요, 경각에 허환虛幻한 목숨이거니, 그런 까닭에 장생불사를 이루고자 도모하셨네.
연파당222) 경찬(敬贊蓮波堂)
본래 곤鯤과 붕새(鵬) 같은 큰 재목이시라. 비교하여 말하면, 바다에 들어갔을 때 북해의 신인 약若은 바다의 대방가大方家이거늘 황하의 신인 백伯이 그를 비웃으며 말하기를 “천하에 나만 한 사람은 없다.”라고 한 것과 같도다.223)
당호堂號는 해붕海鵬224)이라 하니, 이른바 남쪽으로 날아가기를 도모하는 붕새와 같은 의미다.(堂號曰海鵬。 此所謂圖南鵬者。)

하늘이 내신 일대一大로서 그 이름은 새 중의 붕새이니, 천지를 장대하게 노닐었으며 날마다 풍운을 만 리에 일으키신 스님을 두고 한 말이다.

[1]
革凡成聖有其喩   범부를 바꾸어서 성인을 이룬 것을 비유로 말하면
魚變成龍鯤化鵬   물고기가 용으로 변화하고 곤이 붕새로 변화함이라
直上長天九萬里   곧장 구만 리 높은 하늘에 날아 올라가
翺翔寥廓是名鵬   조용하고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것을 ‘붕새’라 한다

[2]
大夢乾坤一枕上   커다란 꿈같은 건곤의 한바탕 잠 속에서
鳥飛魚躍各全能   새는 날고 물고기는 뛰는 자연의 이치를 전부 깨달았네
高風逸翮壯遊者   거센 바람에 날개를 펼쳐 장대하게 유람하는 것이
一發九霄萬里鵬   한 번 날아 만 리 하늘(九霄)을 가는 붕새와 같네

[3]
鳳喚人間衆鳥翩   봉황이 인간 세계의 뭇 새들을 불러
翺翔一樹又甘眼   한 나무 위에 날아 내려서 다시 달게 든 잠
秪慣一千尋大樹   다만 천 길이나 되는 대수大樹225)를 찾으니
不知九萬二長天   구만 리 하늘이 높은 줄을 알지 못하겠네
불호佛號를 천유天遊라 하니, 이른바 하늘에 올라 노니는 것을 말한다.(佛號曰天遊。 此所謂上天遊者。)

곤이 붕새로 변하여 남쪽으로 일만 리의 천지를 도모하네. 둥근 달이 뜬 푸른 하늘에 그 소리가 구천九天을 진동하네.

[1]
方外人之方外遊   세속 밖 사람은 세속 밖에서 노니니
常遊一大事中遊   항상 일대사 가운데에서 노니셨네
何謂一大事中遊   어떤 것을 일대사 가운데에서 노닌다고 하는가?
莊周所謂之天遊   장주226)가 말했던 천유227)가 그것이라네

[2]
龍程碧海東而濶   용이 가는 길 푸른 바다 동쪽이 드넓고
鵬路靑天宇宙恢   붕새가 가는 길 푸른 하늘 우주에 넓구나

012_0248_c_01L
蘧廬天地芭蕉身世則幻化空身
012_0248_c_02L忘浮心須臾老殆之身頃刻虛幻之命
012_0248_c_03L3) [32] 所以圖得長生不死者

012_0248_c_04L敬贊蓮波堂

012_0248_c_05L
本以鯤鵬之大材况入於海海之大
012_0248_c_06L方家而幾好咲於河伯之鳥 [84] 謂莫己若
012_0248_c_07L

012_0248_c_08L堂號曰海鵬此所謂圖南鵬者

012_0248_c_09L
天生一大其名鳥中鵬壯遊天地
012_0248_c_10L風雲起萬者

012_0248_c_11L
革凡成聖有其喩魚變成龍鯤化鵬

012_0248_c_12L直上長天九萬里翺翔寥廓是名鵬(一)

012_0248_c_13L大夢乾坤一枕上鳥飛魚躍各全能

012_0248_c_14L高風逸翮壯遊者一發九霄萬里鵬(二)

012_0248_c_15L鳳喚人間衆鳥翩翺翔一樹又甘眼 [85]

012_0248_c_16L秪慣一千尋大樹不知九萬4) [33] 長天(三)

012_0248_c_17L佛號曰天遊此所謂上天遊者

012_0248_c_18L
鯤化爲鵬鳥圖南萬里天地月*員 [34] 5) [35]

012_0248_c_19L天處其聲動九天 [86] (一)

012_0248_c_20L方外人之方外遊常遊一大事中遊

012_0248_c_21L何謂一大事中遊莊周所謂之天遊(二)

012_0248_c_22L龍程碧海東而濶鵬路靑天宇宙恢

012_0248_c_23L「碓」疑「雄」{編}「員」疑「圓」{編}次同「地」
012_0248_c_24L疑衍字{編}
「二」疑「里」{編}「靑」疑「淸」{編}

012_0249_a_01L逍遙放浪天遊者   소요하며 방랑하는 하늘에서 노니는 자
一去南天更不來   남쪽 하늘로 한번 가더니 다시 오지 않는구나

[3]
蝴蝶翺翔夢裡無   펄펄 날아다니던 호랑나비는 꿈속에서 사라졌고
蜉蝣皷動壺中天   앵앵거리던 하루살이는 병 속을 하늘이라 하네
鯤鯨遊戱千尋海   곤과 고래는 천 길 깊은 바다에서 노닐고
鸞鳳飛騰萬里天   난새와 봉황은 만 리 높은 하늘을 나네
도호道號를 현허玄虛라 하니, 이른바 현묘하고 텅 빈 도라는 의미다.(道號曰玄虛。 此所謂虛玄道者。)
玄聖談玄玄     현성玄聖은 현묘하고도 현묘함을 말하되
人人箇箇玄     사람들 저마다 현묘하다 하셨네
黑牛元黑黑     까만 소는 원래부터 까맣고 까마며
玄烏本玄      검은 제비는 본래부터 검고 검다네
人人箇箇上玄    사람들 하나하나마다 현묘하며
天圓又圓天     하늘은 둥글고 또한 둥근 하늘이라네

현곡玄鵠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게 아니니, 마치 백조가 항상하지 않은 경우와 같다. 묵념默㑫은 본래부터 저절로 현묘한 것이요, 현기玄機는 일상생활 속에 세 가지 현묘한 진리로다. 사람들은 원래부터 현묘한 가운데 현묘하나니 미묘하고도 미묘함이며 현묘하고도 현묘함이며, 하나하나가 본래부터 진리 밖에 있는 게 아니로다.

子雲所制作玄經   자운子雲228)이 지은 현경玄經을
何以謂之曰草玄   무슨 까닭에 초현草玄229)이라 했는가?
玄眸照到太玄境   검은 눈동자가 비춤이 태현太玄까지 이르렀고
滿目花花艸艸玄   눈에 가득한 꽃과 꽃, 풀과 풀이 현묘하도다
인악당230)을 찬하다(讃仁嶽堂)
타고난 자질이 괴걸魁傑하였고, 받은 성품은 심원深遠하였네. 재능과 식견이 고명高明하였고, 학문과 견해가 광박廣博하였네. 내전과 외전을 모두 달통하였고, 진제眞諦와 속제俗諦에 다 원융하셨네.
정암당을 찬하다(讃靜庵堂)
도덕을 지니셨고, 인의를 실천하셨네. 자비한 마음을 품었으며, 선禪과 교敎에 쇄쇄낙락灑灑落落231)한 통쾌한 납승이셨네.
만암당을 찬하다(讃萬巖堂)
보통날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모두 의미가 담겨 있었네. 심지어 저 속에 담겨 있는 소식의 진리를 토설해 내면, 마치 천상 인간이 천상의 일을 듣는 것과 같았네.
의암당을 찬하다(讃義庵堂)
문장과 도덕을 다 완전하게 갖춘 대단한 강사셨네. 다함이 없는 법의 바다(法海)에 법안法眼을 열고 혜명慧命을 이은 분이시네.


012_0249_a_01L逍遙放浪天遊者一去南天更不來(三)

012_0249_a_02L蝴蝶翺翔夢裡無蜉蝣皷動壺中天

012_0249_a_03L鯤鯨遊戱千尋海鸞鳳飛騰萬里天(四)

012_0249_a_04L道號曰玄虛此所謂虛玄道者

012_0249_a_05L
玄聖談玄玄人人箇箇玄

012_0249_a_06L黑牛元黑黑玄烏 [87] 1) [36] [88]

012_0249_a_07L人人箇箇上 [89] 天圓又圓天

012_0249_a_08L玄鵠非一休猶能白烏不常默㑫本自玄
012_0249_a_09L玄機日用2) [37] 三玄理人人元是玄中玄
012_0249_a_10L竗又竗兮玄又玄箇箇本非理3) [38]

012_0249_a_11L子雲所制作玄經何以謂之曰草玄

012_0249_a_12L玄眸照到太玄境滿目花花艸艸玄

012_0249_a_13L讃仁嶽堂

012_0249_a_14L
天資魁傑禀性深遠才識高明學解
012_0249_a_15L廣博內外兼通眞俗俱融者

012_0249_a_16L讃靜庵堂

012_0249_a_17L
抱道德行仁義而服慈悲心禪敎灑
012_0249_a_18L灑落落之痛快衲僧者

012_0249_a_19L讃萬巖堂

012_0249_a_20L
平日說話皆有意味而至於說出箇裏
012_0249_a_21L消息處如聞天上人間天上事者

012_0249_a_22L讃義庵堂

012_0249_a_23L
文章道德兼全之大講師也開法眼續
012_0249_a_24L慧命於無盡法海者

012_0249_b_01L
경암당을 찬하다(讃鏡庵堂)
선禪과 교敎의 종장이었고, 경전을 강론하는 삼매에 빠지셨네. 그때 이후로 교학의 바다에서 노닐었으나, 마음은 항상 본래부터 선의 도량에 두시었네.
남명당 전령 대사를 찬하다(讃南溟堂殿翎大師)
글씨는 조물주의 변화에 참예하였고, 문장은 귀신과 같으셨네. 글도 잘 지으셨고 글씨도 잘 쓰신, 글씨와 글을 겸전兼全했던 큰 역사力士이셨네. 붓만 들었다 하면 훌륭한 글씨를 이루셨고, 입을 열었다 하면 유명한 문장을 토해 내셨네. 웅장한 문장가였고 거대한 명필로서 한 세상에 이름을 떨치셨네.
해명당을 찬하다(讃海溟堂)
세속을 버리고 도를 완상玩賞하신 선비이며, 세상 번뇌(塵累)를 벗어났고 물욕物慾을 초월하셨네. 얼음과 백옥처럼 맑았으니, 곧 정신이 맑고 골격이 신선과 같은 분이셨네.

경찬 내용은 ~則神淸骨若仙者。에서 끝이 난다. 『韓國佛敎全書』에는 이하 시 부분 이전에 19행 정도(無亦無∼入道悳之門而)가 있다. 이는 저본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앞의 「서문」 일부(『韓國佛敎全書』 239c 10행∼240a 6행. 3단락 정도)를 불완전하게 베낀 것이다. 따라서 본서에서는 이 부분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는다.(이용자의 이해를 위해 바로 앞 교감주 내용을 본문내용으로 삽입하였슴)

012_0249_b_01L讃鏡庵堂

012_0249_b_02L
禪敎宗匠講經三昧時後遊可敎海
012_0249_b_03L心常本可詳 [90] 場者

012_0249_b_04L讃南溟堂殿 [91] 翎大師

012_0249_b_05L
筆叅造化文如鬼神之能文能筆兼全
012_0249_b_06L大力士也投筆成字吐口成章之雄文
012_0249_b_07L巨筆大鳴可世者

012_0249_b_08L讃海溟堂

012_0249_b_09L
遺世玩道之士脫塵累超物欲而氷淸
012_0249_b_10L玉壺則神淸骨若仙者

012_0249_b_11L
012_0249_b_12L
4) [39] 亦無玄又玄故有詩云竹蕭蕭時
012_0249_b_13L看古佛▣依依處活▣禪又有詩云
012_0249_b_14L說敎說禪都幻忘非心非佛轉支離者
012_0249_b_15L悟覺性發菩提心而後修菩薩行中
012_0249_b_16L阿僧刼祗修六度萬行又百阿僧祗刼
012_0249_b_17L修相好儼身而萬累都盡一心圓滿
012_0249_b_18L佛也佛身之廓落落越彼太虛則無
012_0249_b_19L等倫之至尊佛道之太玄玄不近人情
012_0249_b_20L則不思議之至聖者

012_0249_b_21L
十地因圓三祗果滿滿竗覺位佛也
012_0249_b_22L渾虛空爲體性全法界爲身相嵬嵬落
012_0249_b_23L5) [40] 赫赫上無頂下無6) [41] 中邊際
012_0249_b_24L橫徧十方竪窮7) [42] 等覺位菩薩

012_0249_c_01L
시詩-63편
김 상사에게 드리다(呈金上舍)
道術幾千國士讓   몇천의 도술, 국사도 양보하였고
名馨億萬長安浮   억만의 꽃다운 명성 장안에 널리 퍼졌네
黃金榜下壯元客   황금방 아래 장원한 나그네요
白玉堂中一品流   백옥당 가운데 일품의 사람일세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보배 창고(題人之箇箇寶藏)
人人眞寶藏     사람마다 참다운 보배 창고요
箇箇圓明珠     낱낱이 원만하게 밝은 구슬이네
佛向身中覔     부처님은 몸속을 향하여 찾아야 하는 법
道非心外求     도를 마음 밖에서 구하면 안 된다네
선객(題禪客)
回光而返照     광명을 돌이켜서 되돌려 비추어 보고
返本而還源     근본을 돌이켜서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네
東國活人佛     동국에 사람을 살리는 부처님이요
南洲濟世船     남주南州에 세상을 건지는 배로구나
봄 풍경(春景)
岸梨叢叢雪     언덕의 배나무 떨기마다 눈송이요
巖花步步春     바위틈의 꽃은 걸음마다 봄이로다
誰能觀衆妙     누가 온갖 미묘함을 잘 관찰하랴
我獨體羣眞     나 홀로 숱한 참다움을 체득한다네

012_0249_c_01L六十地位菩薩世範圍天包含法界
012_0249_c_02L而恢恢焉狸有▣地卓▣狸立先天地
012_0249_c_03L後天地故▣三賢位菩薩及十信位菩
012_0249_c_04L薩緣覺聲聞乃至三界諸天萬國帝諸
012_0249_c_05L王齊立下風者

012_0249_c_06L
入道悳之門 8) [43]

012_0249_c_07L

012_0249_c_08L9) [44]

012_0249_c_09L呈金上舍

012_0249_c_10L
道術幾千國士讓名馨億萬長安浮

012_0249_c_11L黃金榜下壯元客白玉堂中一品流

012_0249_c_12L題人之箇箇寶藏

012_0249_c_13L
人人眞寶藏箇箇圓明珠

012_0249_c_14L佛向身中覔道非心外求

012_0249_c_15L題禪客

012_0249_c_16L
回光而返照返本而還源

012_0249_c_17L東國活人佛南洲濟世船

012_0249_c_18L春景

012_0249_c_19L
岸梨叢叢雪巖花步步春

012_0249_c_20L誰能觀衆妙我獨體羣眞

012_0249_c_21L「玄」下疑脫一字「用」疑衍字{編}「外」
012_0249_c_22L下疑脫「物」{編}
此上底本四行空白{編}「堂」
012_0249_c_23L下疑脫「堂」{編}
▣疑「底」{編}「三」下疑脫
012_0249_c_24L「際」{編}
「而」下疑有脫文{編}「詩」一字
012_0249_c_25L者補入

012_0250_a_01L
≺은하수≻ 시의 운자를 따서(次銀河水韻)
地上不見天上書   지상에서는 천상의 편지를 보지 못하나니
仙居自古接天居   신선 사는 곳에서만 자고로 하늘 사람을 만난다네
烏鵲橋邊廣寒殿   오작교 변두리엔 광한전이요
銀河水底有金魚   은하수 밑에는 황금 물고기 있네
≺선암사 서청의 봄≻ 시의 운을 따서(次仙巖書廳春▣韻)
江山淑氣花方發   강산의 맑은 기운에 꽃은 한창 피어나고
天地精神雨快晴   천지의 정신에 내리던 비 통쾌하게 개었네
詩律題時唐太白   율시 한 수 지을 때는 당나라 이태백이요
酒罇傾處晋淵明   술통 기울이는 곳은 진나라 도연명이로다
고운 선생의 시운을 따서(次孤雲先生韻)
萬層峰起雲峰巒   만 층의 봉우리 일어나니 봉마다 구름이요
仙在其間非世間   그 사이에 신선이 사니 세간이 아니로다
孤雲一去無消息   한번 떠나간 고운 선생은 소식이 없는데
伽倻山勝三神山   가야산이 삼신산보다 더 좋구나
석천암(題石泉菴)
地闢福田同地久   땅은 복밭을 열어 이 땅과 함께 오래되었고
天開德宇共天長   하늘은 덕의 집을 열어 저 하늘과 함께 오래되었네
羣峯揖立應千疊   여러 산봉우리는 천 겹으로 둘러쳐 읍하고 섰고
衆水朝流必萬行   모든 물은 만 번을 굽이돌아 바다로 모여드네
정암당에게 드리다(贈靜菴堂)
靈源自在忘機地   신령한 근원은 스스로 기미를 잊는 데 있고
竗法元存不語時   오묘한 법은 원래 말 없는 때에 있는 법이네
說有說無都幻忘   유를 말하고 무를 말함도 모두 환망이요
觀心觀性轉支雖   마음을 보느니 본성을 보느니 하는 것도 더욱 지리하네
철 스님이 시를 구하기에 수답하여(醻哲師求)
佛子不應師君子  부처의 제자는 군자를 스승으로 하는 데 응하지 않는 법
玄流何必學儒流   현류로서 하필이면 유교의 가르침을 배우겠는가
天眞本是無心得   천진은 본시 마음속에서 얻는 법
世事初非有意求   세상일도 애초부터 생각으로 구하는 게 아니라네
≺단비의 기쁨≻ 시의 운을 따서(次喜雨韻)
雨施千城處處曲   일천 성에 비 내리니 곳곳마다 노랫소리요
雲行萬國家家絃   온 나라에 구름 퍼지니 집집마다 거문고로다
野光白白重重水   많고 많은 물로 들에는 밝디 밝은 빛이요
春色靑靑疊疊田   첩첩한 밭에는 푸르디푸른 봄 색깔이로다
≺서쪽 도적을 소탕함≻ 시의 운을 따서(次西賊掃盪韻)
蚊虻奚敵閩雲將   모기나 등에가 민운장閩雲將232)을 어찌 대적하며
螻螘豈當龍虎兵   개미 따위가 용호龍虎의 군졸을 어찌 감당하랴
軒賊援千斤大釰   도적을 막기 위해 천 근의 칼을 당겨 취하고
防盜築萬里長城   도둑을 막기 위해 만 리의 긴 성을 쌓는다

012_0250_a_01L次銀河水韻

012_0250_a_02L
地上不見天上書仙居自古接天居

012_0250_a_03L烏鵲橋邊廣寒殿銀河水底有金魚

012_0250_a_04L次仙巖書廳春▣韻

012_0250_a_05L
江山淑氣花方發天地精神雨快晴

012_0250_a_06L詩律題時唐太白酒罇傾處晋淵明

012_0250_a_07L次孤雲先生韻

012_0250_a_08L
萬層峰起雲峰巒仙在其間非世間

012_0250_a_09L孤雲一去無消息伽倻山勝三神山

012_0250_a_10L題石泉菴

012_0250_a_11L
地闢福田同地久天開德宇共天長

012_0250_a_12L羣峯揖立應千疊衆水朝流必萬行

012_0250_a_13L贈靜菴堂

012_0250_a_14L
靈源自在忘機地竗法元存不語時

012_0250_a_15L說有說無都幻忘 [92] 觀心觀性轉支1) [45]

012_0250_a_16L醻哲師求

012_0250_a_17L
佛子不應師君子玄流何必學儒流

012_0250_a_18L天眞本是無心得世事初非有意求

012_0250_a_19L次喜雨韻

012_0250_a_20L
雨施千城處處曲雲行萬國家家絃

012_0250_a_21L野光白白重重水春色靑靑疊疊田

012_0250_a_22L次西賊掃盪韻

012_0250_a_23L
蚊虻奚敵閩雲將螻螘豈當龍虎兵

012_0250_a_24L軒賊援千斤大釰防盜築萬里長城

012_0250_b_01L
삼가 용루에 걸린 ≺평복≻ 시의 운을 따서(謹次龍樓平復韻)
大闕再明堯舜月   대궐에는 요순 임금의 달이 다시금 밝아지고
長安重扇漢唐風   장안에는 한나라와 당나라의 풍속이 거듭 일어나네
吾主聖代旣無限   우리 임금 거룩한 시대가 이미 한계가 없으니
我國仙都亦不窮   우리나라 선도仙都도 또한 다함이 없으리라
한 가지 진리가 만 가지로 다르며 만 가지 다른 것도 한 가지 진리(一理萬殊萬殊一理)
一氣本來萬物源   하나의 기운이 본래 만물의 근원이요
萬殊元是一眞元   만 가지 다른 형상도 원래는 참된 근원 하나라네
莫言萬像根源別   만 가지 형상의 근원이 다르다고 말하지 말게
大地山川共一天   대지와 산천이 모두 한 하늘 아래 있는걸
장안의 거사에게 드리다(贈長安居士)
散𧜟歌舞繁華地   번화한 곳에서 흩어진 자손들 노래하며 춤추니
寄傲風流浩蕩天   기오寄傲233)하는 풍류는 하늘처럼 호탕하네
天隱隱於大城市   천은天隱234)은 큰 성 저자에 숨어들고
長安大道橫九天   장안 큰길이 구천九天을 가로질렀네
초의당 의순에게 드리다(贈草衣堂意洵)
草作衣時木作食   풀 뜯어 옷 지어 입고 나무 열매로 배를 채우며
天爲幕處地爲茵   하늘로 천막을 삼고 땅으로 방석을 삼았네
空花佛事入觀者   공화불사空花佛事235)를 할 때는 입관入觀236)하시고
水月道場澈證眞   수월도량水月道場237)에서는 증명 법사로 통하셨네
보리암에서(題菩提菴)
疊疊秦鞭影外石   첩첩한 산성은 진나라 채찍238) 그림자 밖의 돌이요
層層禹斧聲中開   층층한 절벽은 우임금 도끼239) 소리에 열린 것이로세
不是天垂白玉盞   이것은 하늘이 드리운 백옥으로 만든 잔이 아니면
分明地擎黃金㮎   분명코 땅이 황금 잔을 치켜 든 것이리라
중암당의 시운을 따서(次中巖堂韻)
文質斌斌大道心   문채와 바탕이 조화를 이룬 대도의 마음은
人人箇箇平常心   하나하나 사람마다 평상한 마음인 것을
平常心外無餘物   평상한 마음 밖에 다른 물건 없나니
佛祖相傳唯一心   부처님과 조사님이 전하신 유일심이라네
아객의 시운을 따서(次衙客韻)
天地間生億兆人   하늘과 땅 사이에 억조의 사람이 생겨나나니
人之事業事君親   사람의 사업은 임금과 어버이를 섬기는 일이라네
君則忠而親則孝   임금에게는 충성을 다하고 어버이에게는 효도해야 하나니
百行之源自此新   백 가지 행실의 근원이 이로부터 새로워진다네
≺금강암≻ 시의 운을 따서(次金剛菴韻)
[1]
始信壺中別有天   병 속의 별유천지240)를 비로소 믿고서
登臨我亦是神仙   암자에 오르니 나 또한 신선이 된 듯하네
長春不老長生者   장춘동의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사람들이
却笑人間老百年   문득 인간이 백 년 사는 것을 비웃는구나


012_0250_b_01L謹次龍樓平復韻

012_0250_b_02L
大闕再明堯舜月長安重扇漢唐風

012_0250_b_03L吾主聖代旣無限我國仙都亦不窮

012_0250_b_04L一理萬殊萬殊一理

012_0250_b_05L
一氣本來萬物源萬殊元是一眞元

012_0250_b_06L莫言萬像根源別大地山川共一天

012_0250_b_07L贈長安居士

012_0250_b_08L
散裔歌舞繁華地寄傲風流浩蕩天

012_0250_b_09L天隱隱於大城市長安大道橫九天

012_0250_b_10L贈草衣堂意2) [46]

012_0250_b_11L
草作衣時木作食天爲幕處地爲茵

012_0250_b_12L空花佛事入觀者水月道場澈證眞

012_0250_b_13L題菩提菴

012_0250_b_14L
疊疊秦鞭影外石層層禹斧聲中開

012_0250_b_15L不是天垂白玉盞分明地擎黃金㮎

012_0250_b_16L次中巖堂韻

012_0250_b_17L
文質斌斌大道心人人箇箇平常心

012_0250_b_18L平常心外無餘物佛祖相傳唯一心

012_0250_b_19L次衙客韻

012_0250_b_20L
天地間生億兆人人之事業事君親

012_0250_b_21L君則忠而親則孝百行之源自此新

012_0250_b_22L次金剛菴韻

012_0250_b_23L
始信壺中別有天登臨我亦是神仙

012_0250_b_24L長春不老長生者却笑人間老百年(一)

012_0250_c_01L[2]
築城動石秦鞭影   성 쌓느라 날라 온 돌 진나라 채찍의 그림자요
作寺巖開禹斧聲   절 짓느라 바위 다듬은 건 우임금 도끼 소리로다
佛道玄玄天萬里   부처님의 도 현묘하고 현묘함은 만 리의 하늘이요
禪心白白月三更   선의 마음 밝고 밝음은 삼경의 달이로다
도솔암에서(題兜率庵)
步步登高兜率庵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높이 도솔암에 오르니
壯觀不啻擅三南   장관의 경치 삼남三南을 연 것만이 아니로다
俯看南溟海萬里   남쪽 바다 굽어보니 바다는 수만 리에 뻗어 있고
大鵬飛處水如藍   큰 붕새 나는 곳엔 물빛이 쪽빛처럼 푸르구나
바다를 건너며 읊다(越海吟)
山上仙爲水上仙   산꼭대기 살던 신선 물 위의 신선이 되니
南溟萬里水蓮天   만 리 남쪽 바다에 물이 하늘에 잇닿았네
大鵬小擊三千里   큰 붕새 작은 날갯짓에 삼천 리 물이 요동치니
無限魚龍次第遷   한정 없이 많은 물고기와 용이 차례로 옮겨 가네
용문사(題龍門寺)
逍遙放浪天遊客   소요하고 방랑하며 천유天遊241)하는 나그네가
勝地於今辨壯遊   지금은 명승지에서 장대한 유람을 하네
鵬路雲開天萬里   붕새 가는 길에 구름 걷히니 하늘은 만 리요
龍門雨月千秋  용이 드나드는 문에 비 개니 천추에 달이 밝다
금산에서 2운(題錦山二韻)
[1]
誰將西蜀丹靑筆   어느 누가 서촉에서 단청하는 붓을 가져와
畫出東方錦繡山   동방의 금수산을 그려 냈는가?
天成佛國長安道   하늘이 이뤄 놓은 부처 나라 길이 편안한 길에
希有世尊亦徃還   세상에 보기 드문 세존께서도 돌아오셨네

[2]
千里江南貧道客   천 리 먼 강남에 빈도의 나그네가
快登錦繡山中看   통쾌하게 금수산에 올라와 산속을 구경하네
點白雲間知是鶴   흰 구름 사이에 찍힌 점은 바로 학인 줄 알겠는데
拳靑天外問何山   푸른 하늘 밖에 주먹 같은 건 무슨 산이냐고 묻노라
화방사(題花芳寺)
山勢分明蓮出水   산세는 분명히 연꽃이 물에서 솟아난 듯하니
寺名宜以揭花芳   절 이름은 당연히 ‘화방花芳’이라 걸어야 하리
高僧本是行高躅   고승은 본시 고상한 자취를 남기나
大士元來踞大方   대사는 원래 대방大方에 걸터앉는다네
화림사(題花林寺)
魚龍必宅滄溟海   물고기와 용은 반드시 창명의 바다를 집으로 삼고
鸞鳳應巢錦繡林   난새와 봉황은 당연히 금수의 숲에 둥지를 튼다
解虎錫邊看虎睡   호랑이 싸움 말린 석장242) 옆에서 잠든 범을 보고
降龍鉢下聽龍吟   용을 항복 받은 발우243) 밑에서 용의 울음 듣는다
대원사(題大源寺)

012_0250_c_01L築城動石秦鞭影作寺巖開禹斧聲

012_0250_c_02L佛道玄玄天萬里禪心白白月三更(二)

012_0250_c_03L題兜率庵

012_0250_c_04L
步步登高兜率庵壯觀不啻擅三南

012_0250_c_05L俯看南溟海萬里大鵬飛處水如藍

012_0250_c_06L越海吟

012_0250_c_07L
山上仙爲水上仙南溟萬里水蓮 [93]

012_0250_c_08L大鵬小擊三千里無限魚龍次第遷

012_0250_c_09L題龍門寺

012_0250_c_10L
逍遙放浪天遊客勝地於今辨壯遊

012_0250_c_11L鵬路雲開天萬里龍門雨霽月千秋

012_0250_c_12L題錦山二韻

012_0250_c_13L
誰將西蜀丹靑筆畫出東方錦繡山

012_0250_c_14L天成佛國長安道希有世尊亦徃還(一)

012_0250_c_15L千里江南貧道客快登錦繡山中看

012_0250_c_16L點白雲間知是鶴拳靑天外問何山(二)

012_0250_c_17L題花芳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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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勢分明蓮出水寺名宜以揭花芳

012_0250_c_19L高僧本是行高躅大士元來踞大方

012_0250_c_20L題花林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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魚龍必宅滄溟海鸞鳳應巢錦繡林

012_0250_c_22L解虎錫邊看虎睡降龍鉢下聽龍吟

012_0250_c_23L題大源寺

012_0250_c_24L「雖」疑「離」{編}「洵」疑「恂」{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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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壑爭流聲動地   다투어 흐르는 만 골짜기의 물소리는 땅을 뒤흔들고
千峯競秀色叅天   수려함을 다투는 천 봉우리의 색깔은 하늘에 참예하네
曾層玉塔層層佛   층층의 옥탑에는 층층의 불상이 있고
步步金沙步步仙   금모래 밭을 걷고 걸으니 걸음마다 신선이로다
다솔사(題多率寺)
衝天大將倚天處   충천대장衝天大將244)은 하늘 처소에 기대 있고
多率百千萬億兵   백천 만억 군사들 많이도 거느렸네
遙憶行軍勝戰日   군사를 거느리고 전쟁에서 이기던 날을 생각해 보니
受降萬國與千城   일만 나라와 일천 성을 항복 받았었네
촉석루(題矗石樓)
長城撗地威風動   땅을 가로지른 긴 성 그 위풍이 진동하고
大將倚天壯氣浮   하늘에 기댄 대장의 씩씩한 기운 떠오른다
功德千秋山共遠   공덕은 천추토록 산과 함께 오래 전하고
芳名萬古水同流   꽃다운 이름 만고에 물과 같이 흐르리
방장산(題方丈山)
世外三山次第驅   세속을 벗어난 삼신산이 차례로 몰아오고
於中方丈最仙區   그 가운데 방장산이 최고의 신선 경계일세
卓然獨立連天際   우뚝 높이 홀로 솟아 하늘 끝에 잇닿아 있고
氣像雄雄旁若無   기상은 웅대하여 곁에 아무것도 없는 듯하네
삼가 용암당의 시운을 따서(走次聳巖堂韻)
慈悲滿面千城月   얼굴에 가득한 자비는 일천 성의 달이요
仁義充腸萬國春   가슴을 채운 인의는 일만 나라의 봄이네
威儀恰似金仙佛   위의는 흡사 금선인 부처님 같나니
然後人中第一人   그런 연후에야 사람 중에 제일가는 사람이 되리라
삼각산 보토소245) (題三角山補土所)
白頭山脈偃然來   백두산 산맥이 은연히 내려와서
到此別區天地開   여기 이르러 특별한 구역에 천지를 열었구나
萬世君王得此地   만 대에 군왕이 이 자리를 얻어 도읍을 하고
與民同樂舞三臺   백성들과 함께 즐기며 삼대 춤246)을 추네
학송당 묘원 스님에게 드리다(贈鶴松堂竗圓)
廣大義天天廣大   넓고도 큰 의로운 하늘 그 하늘은 넓고도 크며
光明智日日光明   밝게 빛나는 지혜의 태양 그 태양 밝게 빛나네
千秋漢北僧無等   천추에 한수 북쪽에는 스님과 같은 이 없고
萬古海東國有名   만고의 바다 동쪽에는 이름 난 나라가 있네
금강반야(題金剛般若)
般若大將起大地   반야 대장은 대지를 일으키고
金岡長劒倚長天   금강 긴 칼은 높은 하늘에 의지했네
十方三世俱空處   시방 삼세가 모두 공한 곳에
赫赫當當一相圓   빛나고 당당한 하나의 둥그런 모양이네
최고의 화가 관허당 설훈247)(題寬虛堂雪洲畵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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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壑爭流聲動地千峯競秀色叅天

012_0251_a_02L [94] 層玉塔層層佛步步金沙步步仙

012_0251_a_03L題多率寺

012_0251_a_04L
衝天大將倚天處多率百千萬億兵

012_0251_a_05L遙憶行軍勝戰日受降萬國與千城

012_0251_a_06L題矗石樓

012_0251_a_07L
長城撗 [95] 地威風動大將倚天壯氣浮

012_0251_a_08L功德千秋山共遠芳名萬古水同流

012_0251_a_09L題方丈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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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外三山次第驅於中方丈最仙區

012_0251_a_11L卓然獨立連天際氣像雄雄旁若無

012_0251_a_12L走次聳巖堂韻

012_0251_a_13L
慈悲滿面千城月仁義充腸萬國春

012_0251_a_14L威儀恰似金仙佛然後人中第一人

012_0251_a_15L題三角山補土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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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頭山脈偃然來到此別區天地開

012_0251_a_17L萬世君王得此地與民同樂舞三臺

012_0251_a_18L贈鶴松堂竗圓

012_0251_a_19L
廣大義天天廣大光明智日日光明

012_0251_a_20L千秋漢北僧無等萬古海東國有名

012_0251_a_21L題金剛般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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般若大將起大地1) [47] 長劒倚長天

012_0251_a_23L十方三世俱空處赫赫當當一相圓

012_0251_a_24L題寬虛堂雪洲 [96] 畵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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要識寬虛之號旨   관허라는 당호의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心寬萬里太虛寬   마음 넓기가 만 리나 되고 태허처럼 넓단 뜻이네
名畵大鳴於世外   명성 있는 화가로 세상 밖에 이름을 크게 떨치고
無爲無事一生閒   인위적 작용도 없고 일도 없어 한평생 한가하게 지내네
남한산성에 올라(登南漢城)
天下無雙漢北京   천하에 짝이 없는, 한강 북쪽의 서울이요
海東第一漢南城   해동에 제일가는, 한수 이남의 성이로다
吾王開此金城寶   우리 왕이 이 황금성의 보배를 열었으니
億萬斯年致太平   억만 년 동안 태평을 이루리로다
흥림재 벽상의 시운을 따서(次興林齋壁上韻)
[1]
從此興林作士林   이 흥림 재실로부터 사림이 생겨나니
人心盡處保天心   사람 마음 극진한 곳에 천심이 보호하네
功山𥓯礴三山屹   공덕의 산 드높고 삼산은 우뚝하며
德海汪洋四海深   덕의 바다 드넓고 사해는 깊구나

[2]
桃源洞裡神仙林   도원 마을 속에 신선의 숲이 있는데
霽月光風灑落心   개인 달과 서늘한 바람에 마음이 상쾌하네
千峰疊疊仁山遠   첩첩한 천 봉우리 어진 이 좋아하는 산은 멀고
萬壑重重智水深   중중한 만 골짜기 지혜로운 이 좋아하는 물은 깊네
순천 이 사군이 부르는 운으로(順天李使君呼韻)
順天明府好意開   순천의 명철한 부사는 좋은 마음을 열고
爲飮山僧請一㮎   산속의 중을 위하여 한잔 마시기를 청하네
多謝仙風兼道骨   선풍에 도골 겸한 분께 감사할 일 많아
三神仙島一仙來   삼신산의 신선 섬에서 한 선객이 찾아왔네
삼가 계음헌의 시운을 따서(謹次桂陰軒韻)
辭君出紫陌     그대에게 하직 인사 하고 자맥을 나와
隨佛入靑山     부처님을 따라 청산으로 들어간다
鶴唳松雲濕     학의 눈물에 소나무는 촉촉하게 젖고
猨啼雪月寒     원숭이 울음에 하얀 달빛만 싸늘하구나
誠雖禮獅足     비록 부처님께 정성으로 기도하지만
忠未事龍顏     용안을 섬기는 충성은 하지 못하네
萬古陰桂室     만고의 계수나무 그늘진 방
光明滿世間     광명이 온 세간에 가득하네
삼가 ≺수석정≻ 시의 운을 따서(謹次水石亭韻)
旣有長生佛     이미 장생하는 부처님이 계시거늘
胡無不老仙     어찌 불로의 신선이 없겠는가?
秦鞭驅石築     진나라 채찍으로 몰아 돌 성을 쌓았고
禹斧鑿山穿     우임금 도끼로 산을 깎고 뚫었네
欲玩壺中月     신선 세계의 달을 완상하려고 하여
先登橘裡天     먼저 귤리橘裡248)의 하늘에 올라갔네
烟霧朝暮變     노을과 안개는 아침저녁으로 변화하건만
水石古今然     흐르는 물과 돌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일세
삼가 ≺보조암≻ 시의 운을 따서(謹次普照菴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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要識寬虛之號旨心寬萬里太虛寬

012_0251_b_02L名畵大鳴於世外無爲無事一生閒

012_0251_b_03L登南漢城

012_0251_b_04L
天下無雙漢北京海東第一漢南城

012_0251_b_05L吾王開此金城寶億萬斯年致太平

012_0251_b_06L次興林齋壁上韻

012_0251_b_07L
從此興林作士林人心盡處保天心

012_0251_b_08L功山磅礴三山屹德海汪洋四海深(一)

012_0251_b_09L桃源洞裡神仙林霽月光風灑落心

012_0251_b_10L千峰疊疊仁山遠萬壑重重智水深(二)

012_0251_b_11L順天李使君呼韻

012_0251_b_12L
順天明府好意開爲飮山僧請一㮎

012_0251_b_13L多謝仙風兼道骨三神仙島一仙來

012_0251_b_14L謹次桂陰軒韻

012_0251_b_15L
辭君出紫陌隨佛入靑山

012_0251_b_16L鶴唳松雲濕猨啼雪月寒

012_0251_b_17L誠雖禮獅足忠未事龍顏

012_0251_b_18L萬古陰桂室光明滿世間

012_0251_b_19L謹次水石亭韻

012_0251_b_20L
旣有長生佛胡無不老仙

012_0251_b_21L秦鞭驅石築禹斧鑿山穿

012_0251_b_22L欲玩壺中月先登橘裡天

012_0251_b_23L烟霧朝暮變水石古今然

012_0251_b_24L謹次普照菴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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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照登臨日     보조 국사가 등림하시던 날
詩情上彩毫     시를 쓰고픈 마음에 채호彩毫249)에 오르네
雲深知世遠     구름 깊으니 세속 마을 먼 줄 알겠고
斗近覺樓高     북두성 가까우니 누각 높은 줄 알겠네
仙降壺中界     병 속의 별세계에 신선이 내려오고
泉鳴月下槽     샘물은 졸졸졸 달빛 아래 구유 속을 흐른다
丹楹畫閣裡     단청하여 아름답게 꾸민 누각 속에서
次第坐方袍     방포方袍250) 입은 스님들이 차례로 둘러앉네
삼가 대둔사 현판 위의 시운을 따서(謹次大芚寺板上韻)
客主長春洞     나그네가 장춘동에 머무니
山光錦繡時     산의 광경이 수놓은 비단 같네
千峯來水國     일천 봉우리는 수국에서 왔고
萬壑向天地     일만 골짜기는 천지를 향하네
九萬鵾鵬路     구만리 곤붕鵾鵬이 가는 길을
一千龍像隨     일천 용상龍像들이 따르는구나
三神仙島近     삼신산의 신선 섬이 가깝고
花發雪花枝     꽃이 피니 가지마다 눈꽃이로구나
성천 강선루에 올라(登成川降仙樓)
今上昔聞樓     옛날 들었던 누각을 오늘에야 올라와 보니
欄干曲曲浮     난간이 굽이굽이 흐르는 강에 떠 있구나
仙從天際降     신선은 하늘에서 내려와서 놀고
人自畵中遊     사람은 저절로 그림 속에서 노네
水是襄江入     물은 양강襄江251)으로 흘러들고
山如楚峽驅     산은 초협楚峽252)에서 달려왔네
無窮壯觀景     그지없이 펼쳐진 장관의 이 경치를
一筆盡難收     붓 한 자루로는 다 거두기가 어렵겠구나
삼가 ≺정수암≻ 시의 운을 따서(謹次淨水庵韻)
淨水庵名爐自古傳  정수암 암자 이름 예부터 전해졌으니
仙區風月此中專   신선 구역 바람과 달 이 가운데 전해 오네
寺開六瑞紛騰地   절은 여섯 가지 상서253)가 분등하는 땅에 세워졌고
僧在四花亂落天   스님네는 네 가지 꽃254)이 어지러이 떨어지는 속에 있구나
玉燭光中呼萬歲   옥촉 광명 속에서 만세를 외치고
金▣香下祝千年   금▣향의 향불 아래 천년을 축수한다
熱惱世外淸凉界   열뇌의 세속을 벗어난 청량한 경계에서
換骨洗腸氣爽然   뼈를 바꾸고 창자 씻으니255) 기분 상쾌하구나
관해당에서(題觀海堂)
觀海堂中壯觀景   관해당 속에 펼쳐진 장관의 경치
南溟萬里海門開   남쪽 바다 만 리에 바다 문이 열렸구나
龍程四海茫茫濶   용이 다니는 길 사해는 아득하게 넓고
鵬路九天落落恢   붕새 가는 길 구천은 우뚝 높고도 넓구나
玉宇崢嶸星宛轉   높이 솟은 옥우玉宇엔 별들이 나뒹굴고
銀河粲爛月徘徊   찬란한 은하에는 달이 서성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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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照登臨日詩情上彩毫

012_0251_c_02L雲深知世遠斗近覺樓高

012_0251_c_03L仙降壺中界泉鳴月下槽

012_0251_c_04L丹楹畫閣裡次第坐方袍

012_0251_c_05L謹次大芚寺板上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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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主 [97] 長春洞山光錦繡時

012_0251_c_07L千峯來水國萬壑向天地

012_0251_c_08L九萬鵾鵬路一千龍像 [98]

012_0251_c_09L三神仙島近花發雪花枝

012_0251_c_10L登成川降仙樓

012_0251_c_11L
今上昔聞樓欄干曲曲浮

012_0251_c_12L仙從天際降人自畵中遊

012_0251_c_13L水是襄江入山如楚峽驅

012_0251_c_14L無窮壯觀景一筆盡難收

012_0251_c_15L謹次淨水庵韻

012_0251_c_16L
淨水庵名爐 [99] 自古傳仙區風月此中

012_0251_c_17L專寺開六瑞紛騰地僧在四花亂落

012_0251_c_18L天玉燭光中呼萬歲金香下祝千年

012_0251_c_19L熱惱世外淸凉界換骨洗腸氣爽然

012_0251_c_20L題觀海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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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海堂中壯觀景南溟萬里海門開

012_0251_c_22L龍程四海茫茫濶鵬路九天落落恢

012_0251_c_23L玉宇崢嶸星宛轉銀河粲爛月徘徊

012_0251_c_24L「岡」疑「剛」{編}

012_0252_a_01L蓬萊方丈瀛洲近   봉래산 방장산 영주산이 가까우니
世外三神次第來   세속을 벗어난 삼신산이 차례대로 오는구나
담연정에 올라(登澹然亭)
金山山下玉山東   금산 산 밑이요 옥산의 동쪽에
別有乾坤橘裡同   별유건곤은 귤 속256)과 같구나
登鶴精神三島月   학을 타고 오르는 정신은 삼도三島257)의 달이요
騎鯨標格十洲風   고래를 타고 목표에 이름은 십주十洲258)의 바람이라
海通天地蒼茫外   바다는 천지의 창망한 밖까지 통하고
烟起魚龍變化中   구름은 물고기가 용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일어나네
要識澹然亭主意   담연정에 담긴 주인의 뜻을 알려고 한다면
南溟萬里水蓮1)空  남쪽 바다 만 리에 물과 하늘이 잇닿음이네
삼가 ≺죽수와≻ 시운을 따서(走次升水窩韻)
明堂待主至今空   명당의 주인을 기다리나 지금까진 비어 있고
竹水窩成運大通   죽수에 와혈259)을 이뤘으니 운수가 대통하리라
江山永作聖賢窟   강산은 영원토록 성현의 굴이 될 것이요
天地長吹道德風   천지는 길이 도덕의 바람을 불게 하리라
閒趣鳴琴兼皷瑟   여유로운 정취는 거문고 타고 비파 뜯는 일이니
仙區桶裏亦壺中   신선 구역으로 귤 속이요 병 가운데라네
傳子傳孫繼繼日   아들에게 전하고 손자에게 전하여 밤낮으로 이어져서
千秋萬世樂無窮   천추 만세에 즐거움이 그침이 없으리라
주도에서 온 객의 시운을 따서(次主都客韻)
花花草草盡天直   갖가지 꽃과 풀들 전부 다 천진하니
到此始知刼外春   이곳에 이르러서 겁 외의 봄인 줄 비로소 알았네
山河變作畵圖境   산과 물은 변화하여 그림 속의 경치가 되고
天地化爲錦繡身   하늘과 땅은 변하여 수놓은 비단옷을 입은 몸이 됐네
白玉仙京無草    백옥의 선경엔 잡초라곤 하나도 없고
黃金佛國絶纖塵   황금의 불국에는 티끌 먼지 끊어졌네
玄都家至玄譚處   현도玄都의 집에 이르러 현묘한 이야기를 나누니
玄又玄談斯又新   현묘하고 현묘한 이야기 새롭고 또 새롭구나
윤 생원이 지은 ≺한양≻ 시의 운을 따서(次尹生員吟漢陽韻)
漢陽城外春陽幽   한양 성 밖에는 봄볕이 그윽한데
闡我壯觀拭我眸   장관의 경치 열려 나의 눈을 씻어 주네
花柳幾千年大道   몇천 년 큰길엔 꽃과 버들이 늘어서 있고
管絃億萬長安樓   억만 년 장안에선 관현악이 울려 퍼지네
地靈三角山中降   지세 신령한 삼각산 가운데로 내려오고
天氣五江水上浮   천기天氣의 다섯 강은 물 위로 떠오르네
更有別區名勝處   또다시, 특별한 구역인 명승의 자리가 있으니
金仙寺在石頭頭   돌 끝에 매달려 있는 금선사가 그것이라네
태극정에 올라(登太極亭)
長江巨浪接虛空   긴 강물 거센 물결 허공에 잇닿았고
水國魚龍水晶宮   물나라 어룡은 수정궁에서 노니네
五色雲浮百里外   다섯 색깔 뜬구름은 백 리 밖에 뻗쳐 있고
千秋月上萬波中   천추에 영원한 달 만파 속에 들어 있네

012_0252_a_01L蓬萊方丈瀛洲近世外三神次第來

012_0252_a_02L登澹然亭

012_0252_a_03L
金山山下玉山東別有乾坤橘裡同

012_0252_a_04L登鶴精神三島月騎鯨標格十洲風

012_0252_a_05L海通天地蒼茫外烟起魚龍變化中

012_0252_a_06L要識澹然亭主意南溟萬里水蓮 [100]

012_0252_a_07L走次升 [101] 水窩韻

012_0252_a_08L
明堂待主至今空竹水窩成運大通

012_0252_a_09L江山永作聖賢窟天地長吹道德風

012_0252_a_10L閒趣鳴琴兼皷瑟仙區桶 [102] 裏亦壺中

012_0252_a_11L傳子傳孫繼繼日千秋萬世樂無窮

012_0252_a_12L次主都客韻

012_0252_a_13L
花花草草盡天1) [48] 到此始知刼外春

012_0252_a_14L山河變作畵圖境天地化爲錦繡身

012_0252_a_15L2)白玉仙京無草 [49] [103] 黃金佛國絕纖塵

012_0252_a_16L玄都家至玄譚處玄又玄談斯 [104] 又新

012_0252_a_17L次尹生員吟漢陽韻

012_0252_a_18L
漢陽城外春陽幽闡我壯觀拭我眸

012_0252_a_19L花柳幾千年大道管絃億萬長安樓

012_0252_a_20L地靈三角山中降天氣五江水上浮

012_0252_a_21L更有別區名勝處金仙寺在石頭頭

012_0252_a_22L登太極亭

012_0252_a_23L
長江巨浪接虛空水國魚龍水晶宮

012_0252_a_24L五色雲浮百里外千秋月上萬波中

012_0252_b_01L村橫洛口高低岸   산어귀의 높고 낮은 언덕에는 마을이 가로질러 있고
舟泛漢陽浩蕩風   한양의 호탕한 바람에 배들만 떠다니는구나
太極亭前無限景   태극정 앞에 한없이 많은 경관이 펼쳐졌는데
東南天地古今同   동쪽 남쪽 천지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영파당이 지은 ≺영각≻ 시의 운을 따서(次影波堂影閣韻)
四美三佳美又佳   사미四美260)와 삼가三佳261)가 아름답고도 아름다우니
經營道德大師齋   도덕을 경영하시는 대사의 재실이로다
仁山智水神仙界   인자의 산과 지자의 물이 있는 신선의 경계
霽月光風最好懷   개인 달과 서늘한 바람이 가장 좋은 회포로세
一太極中無萬別   태극 가운데엔 만 가지 차별이 없는 법이나
二陰陽裏有千差   음양 속에서는 천 가지 차별이 있기 마련이네
令子令孫多抱送   아름다운 자손을 많이 안아 보내어
繼繼繩繩天地偕   노끈처럼 끊임없이 이어져 천지와 함께하소서
입춘음(立春吟)
此日一年佳節來   오늘은 일 년 중에 아름다운 계절로 들어서는 날
今時萬古方春回   지금 이 시기는 만고에 봄이 돌아오는 때일세
草初戴雪頭應動   이전엔 풀이 눈을 이고 있다가 새싹이 꿈틀거리고
花亦披霜口欲開   꽃봉오리도 서리에 덮였다가 입이 벌어지려고 하네
錦繡江山機竗竗   금수강산의 기미가 미묘하고 현묘하나니
畵圖天地筆恢恢   천지에다 그림 그리려고 붓을 널리 휘두르네
聲聲色色新新處   소리면 소리 색깔이면 색깔 새롭고 새로운 곳에
多謝東君造化才   동군東君262)의 조화 재주에 저마다 감사드리네
≺제야음≻ 시의 운을 따서(次除夜吟)
乙亥生送乙亥年   을해년에 태어나 을해년을 보내는
千里他鄕客子筵   천 리 타향의 나그네 자리로다
到此方知不入地   여기에 이르러 비로소 경지에 들지 못함을 알았고
至今始覺本來天   오늘날에서야 처음으로 본래의 하늘을 깨달았네
人人太極旣無說   사람마다 태극에 대해 이미 아무 말이 없었고
箇箇混沌亦不傳   낱낱이 혼돈에 대해서도 전하지 않았네
但祝吾王壽萬城   다만 우리 임금 만세 누리라 기도를 하고
㷊香三世如來前   삼세의 여래 앞에 향을 사르네
≺한묵장≻ 시의 운을 따서(次翰墨場韻)
詩賦日新又日新   시부는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로 새로워지니
黃金榜下壯元人   황금 방문 아래 장원의 이름 올린 사람일세
龍盤四海龍文席   용이 서린 사해는 용무늬의 자리요
虎踞三山虎豹茵   호랑이 웅크린 삼산은 호표의 자리로다
天玉樞兼地寶軸   하늘의 옥추玉樞263)에 땅의 보축寶軸을 겸하였고
山要路亦海通津   산중의 요로요 또한 바다를 통하는 나루로다
君臣千載一奇遇   임금과 신하가 천 년에 한 번 기이한 만남이라
北極風雲際會隣   북극성의 풍운제회風雲際會264)와 비슷하네
삼가 『표충록』의 운을 따서(謹次表忠綠韻)
[1]
倚天氣盖三千共   하늘에 의지하고 땅을 덮을 만한 기운 삼천세계 함께 하여
使我邦家萬歲榮   우리나라로 하여금 만세토록 번영하게 하셨도다

012_0252_b_01L村橫洛口高低岸舟泛漢陽浩蕩風

012_0252_b_02L太極亭前無限景東南天地古今同

012_0252_b_03L次影波堂影閣韻

012_0252_b_04L
四美三佳美又佳經營道德大師齋

012_0252_b_05L仁山智水神仙界霽月光風最好懷

012_0252_b_06L一太極中無萬別二陰陽裏有千差

012_0252_b_07L令子令孫多抱送繼繼繩繩天地偕

012_0252_b_08L立春吟

012_0252_b_09L
此日一年佳節來今時萬古方春回

012_0252_b_10L草初戴雪頭應動花亦披霜口欲開

012_0252_b_11L錦繡江山機竗竗畵圖天地筆恢恢

012_0252_b_12L聲聲色色新新處多謝東君造化才

012_0252_b_13L次除夜吟

012_0252_b_14L
乙亥生送乙亥年千里他鄕客子筵

012_0252_b_15L到此方知不入地至今始覺本來天

012_0252_b_16L人人太極旣無說箇箇混沌亦不傳

012_0252_b_17L但祝吾王壽萬3) [50] 㷊香三世如來前

012_0252_b_18L次翰墨場韻

012_0252_b_19L
詩賦日新又日新黃金榜下壯元人

012_0252_b_20L龍盤四海龍文席虎踞三山虎豹茵

012_0252_b_21L天玉樞兼地寶軸山要路亦海通津

012_0252_b_22L君臣千載一奇遇北極風雲際會隣

012_0252_b_23L謹次表忠綠 [105]

012_0252_b_24L
倚天氣盖三千共使我邦家萬歲榮

012_0252_c_01L皇帝首衣開大膽   황제 수의로 담대함을 보이셨고
將軍頭寶吐雄情   장군의 머리가 보배265)라고 웅대한 뜻을 토설하셨네
自爲天下無雙將   천하에 스스로의 짝이 될 만한 장수는 없다 하시고
獨擅人間第一名   인간 세계에서는 제일가는 명성이라 홀로 천단하셨네
萬里龍庭掃淸後   만 리의 용정龍庭266)에서 깨끗하게 쓸어버린 뒤라
太平日月至今明   태평스러운 세월이 오늘날까지 분명하구나

[2]
一自掃淸徐市兵   한 차례 스스로 서불徐市267)의 군졸 깨끗이 소탕하니
桃都仙李千秋榮   도도산桃都山268) 선리仙李269)가 천추에 영화 누리네
靑年仗劒報君意   청년 시절엔 칼을 잡고 임금의 은혜를 갚을 뜻이었더니
白首乘槎爲國情   머리가 희어서는 배를 타고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었네
宇宙百年當大事   우주 백 년에 큰일을 감당하였으며
古今千載有芳名   고금 천재에 꽃다운 이름 떨쳤네
海東天地太平後   해동 천지가 태평하게 된 뒤에
高臥千峰弄月明   천봉에 높이 누워 밝은 달을 희롱했네
삼가 충무각에 제하다(謹題忠武閣)
昔在龍蛇板蕩日   지난 임진 계사의 왜란이 있었던 날
南溟萬里賊舡浮   남쪽 바다 만 리에서 왜적의 배가 밀려왔네
風馳雷震天爲怒   폭풍이 일고 천둥 번개 치며 하늘도 노여워하고
海咽山鳴地欲愁   바다와 산도 오열하고 땅마저 근심에 쌓였었지
中鵠才高國有武   이 나라엔 무과 급제한 재주 뛰어난 무관이 있어
射鵬技巧世無儔   과녁을 맞히는 기교는 세상에 짝할 이 없었지
將軍號令一聲下   장군의 한 마디 호령 소리가 떨어지자
無限倭兵盡獻頭   한없이 많은 왜병들이 모두 머리를 바쳤네
삼가 ≺정종조 인산≻ 시의 운을 따서(謹次正宗朝因山韻)
嗚呼罔極奈何秋   아! 슬프다, 망극한 일이로다. 어찌하여 가을이 다가왔나?
日暮蒼梧不勝愁   창오蒼梧270)에 해가 저무니 시름을 견딜 길 없도다
腸摧漢北億千戶   한수 북쪽 억만 집에서는 창자가 끊어지고
聲慟海東三百洲   해동의 나라 삼백 고을에서는 통곡 소리 진동한다
啼月啼風何時止   달도 울고 바람도 우니 그 울음 언제나 그칠 것이며
呼天呼地幾時休   하늘에 울부짖고 땅에 울부짖는 일 어느 때나 멈추려나
願從仙駕昇遐後   선가仙駕가 승하한 뒤를 따라가길 원하여
三十三天次第遊   삼십삼천이 차례차례 유행한다네
새로 옛 강학을 열다(新開舊講)
舊講新開贍部州   남섬부주에서 옛 강원을 새로 여니
十方日聚釋苑秋   가을 석원釋苑에는 시방에서 날마다 모여드네
三千世界師開口   삼천세계에서 스승은 강론을 토해 내고
百億乾坤子點頭   백억 건곤의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네
震動地徵六瑞起   대지가 진동함은 여섯 상서271)가 일어날 조짐이요
紛騰天雨四花浮   천우의 분등은 네 가지 꽃272)을 내릴 조짐이라
依俙昔日靈山會   저 옛날 영산회상과 비슷도 하고
彷彿當年華巖樓   당년의 화엄루에서와 엇비슷하네

012_0252_c_01L皇帝首 [106] 衣開大膽將軍頭寶吐雄情

012_0252_c_02L自爲天下無雙將獨擅人間第一名

012_0252_c_03L萬里龍庭掃淸後太平日月至今明(一)

012_0252_c_04L一自掃淸徐市兵桃都仙李千秋榮

012_0252_c_05L靑年仗劒報君意白首乘槎爲國情

012_0252_c_06L宇宙百年當大事古今千載有芳名

012_0252_c_07L海東天地太平後高臥千峰弄月明(二)

012_0252_c_08L謹題忠武閣

012_0252_c_09L
昔在龍蛇板蕩日南溟萬里賊舡浮

012_0252_c_10L風馳雷震天爲怒海咽山鳴地欲愁

012_0252_c_11L中鵠才高國有武射鵬技巧世無儔

012_0252_c_12L將軍號令一聲下無限倭兵盡獻頭

012_0252_c_13L謹次正宗朝因山韻

012_0252_c_14L
嗚呼罔極奈何秋日暮蒼梧不勝愁

012_0252_c_15L腸摧漢北億千戶聲慟海東三百洲

012_0252_c_16L啼月啼風何時止呼天呼地幾時休

012_0252_c_17L願從仙駕昇遐後三十三天次第遊

012_0252_c_18L新開舊講

012_0252_c_19L
舊講新開贍部州 [107] 十方日聚釋苑秋

012_0252_c_20L三千世界師開口百億乾坤子點頭

012_0252_c_21L震動地徵六瑞起紛騰天雨四花浮

012_0252_c_22L依俙昔日靈山會彷彿當年華巖 [108]

012_0252_c_23L「直」疑「眞」{編}此句中疑有脫字{編}「城」
012_0252_c_24L疑「域」{編}

012_0253_a_01L
≺차를 달이다≻ 시의 운을 따서(次烹茶韻)
烹飮仙藥歇世枉   선약을 달여 마시니 세상의 막힘이 그치고
始知道術濟人舡   비로소 도술이 사람 건네 주는 배인 줄 알겠네
長生丹理頭邊雪   오래 사는 단약은 머리털이 희어짐을 다스리고
不死藥治鬢上霜   죽지 않는 약은 귀밑머리 희어짐을 치료하네
珍重功過千日酒   귀중하고 소중한 공은 천일주보다 뛰어나고
淸虛味勝百花香   청허한 맛은 백화향보다 더 낫구나
如今抖樓精神處   지금 툭툭 털어 버리고 정신을 차리는 곳에
快若扶桑踢太陽   부상扶桑273)에 태양이 떠오르듯 상쾌하네
순종 사미에게 주다(贈順宗沙彌)
氣受山河傑     산하의 정기를 받은 호걸이요
心叅天地雄     마음은 천지에 참예한 영웅이라
吐言言產玉     말을 뱉으면 말마다 주옥을 생산하고
落筆筆生風     붓을 들면 붓 끝마다 바람이 일어나네
成立當年業     당년에 대업을 성립하였으니
流傳萬世功     그 공은 만세토록 흘러 전하리라
吾家無限趣     우리 가문의 한정 없는 취미는
山疊水重重     산은 겹쳐 있고 물은 거듭거듭 흐르네
과객이 지은 시의 운을 따서(次過客韻)
道德眞君子     도덕을 지닌 참다운 군자요
文章亦大儒     문장 또한 큰 선비로다
天上黃金烏     하늘 위의 황금 까마귀요
月中白玉兔     달 가운데 백옥 토끼로다
詞鋒抱壯略     문장의 칼날은 웅장한 지략을 안았고
筆陳勢雄屠     붓을 들면 글씨의 형세가 웅대하다네
天地有名士     천지에 이름난 선비가 있건만
江山無用吾     강산은 나를 써먹지 않는구나
≺승가사 모임≻ 시의 운을 따서(次僧伽寺會韻)
僧伽之壯觀     승가사의 장관이여
長安之大路     장안의 큰길이로다
玉葉之珠林     옥엽의 구슬 같은 숲이요
金枝之寶樹     금지의 보배 같은 나무로다
天行健不息     천도天道는 강건하여 쉬지 않아
三百六十度     삼백육십 도수를 운행하네
夜夜五更鍾     밤마다 오경의 종이 울리고
幾傾漏水注     물시계는 몇 번이나 기울었던가?
巍巍含元殿     우뚝 솟은 함원전으로는
千門萬戶互     천 문과 만 호가 갈마드네
文武佩金魚     문관과 무관은 금어 띠를 찼고
將相著華屨     장수와 정승은 화려한 신 신었네
神女家家隱     신선 같은 여인들은 집집마다 숨었고
仙郞處處露     신선 같은 사내들은 곳곳마다 드러나네
物水湧山出     사물은 산에서 물이 솟아나듯 하고
人風趨雲赴     사람의 풍속은 구름을 몰아가듯 하네

012_0253_a_01L次烹茶韻

012_0253_a_02L
烹飮仙藥歇世枉始知道術濟人舡

012_0253_a_03L長生丹理頭邊雪不死藥治鬢上霜

012_0253_a_04L珍重功過千日酒淸虛味勝百花香

012_0253_a_05L如今抖1) [51] 精神處快若扶桑踢太陽

012_0253_a_06L贈順宗沙彌

012_0253_a_07L
氣受山河傑心叅天地雄

012_0253_a_08L吐言言產玉落筆筆生風

012_0253_a_09L成立當年業流傳萬世功

012_0253_a_10L吾家無限趣山疊水重重

012_0253_a_11L次過客韻

012_0253_a_12L
道德眞君子文章亦大儒

012_0253_a_13L天上黃金烏月中白玉兔

012_0253_a_14L詞鋒抱壯略筆陳勢雄屠 [109]

012_0253_a_15L天地有名士江山無用吾

012_0253_a_16L次僧伽寺會韻

012_0253_a_17L
僧伽之壯觀長安之大路

012_0253_a_18L玉葉之珠林金枝之寶樹

012_0253_a_19L天行健不息三百六十度

012_0253_a_20L夜夜五更鍾幾傾漏水注

012_0253_a_21L巍巍含元殿千門萬戶互

012_0253_a_22L文武佩金魚將相著華屨

012_0253_a_23L神女家家隱仙郞處處露

012_0253_a_24L物水湧山出人風趨雲赴

012_0253_b_01L箇箇人人誰     저 낱낱의 사람들은 다 누구인고?
長安大道悟     장안에서 큰 도를 깨달았다네
≺미타회≻ 시의 운을 따서(次彌陀會韻)
黑帝玄冥國     현명국玄冥國274)의 흑제黑帝275)
造化雪花新     조화로 새롭게 눈꽃을 피웠네
萬壑銀有索     온 골짜기가 은빛 새끼줄이 있고
千峰玉無塵     일천 봉우리는 티 없이 맑은 옥 같구나
易地一般士     자리를 바꾸면 일반적인 선비이니
禀天豈兩人     하늘에서 받은 성품 어찌 두 사람이랴
水含琉璃月     물은 유리 같은 달을 머금었고
山莊錦繡春     산은 수놓은 비단의 봄으로 장엄하네
宵壤共處日     천지간에 함께 살고 있는 날에
一貫道德隣     하나로 꿰뚫는 도덕을 이웃하네
[부록附錄]
해붕 대사 시축의 운을 따서 짓다(題海鵬大師詩韻)
工程首首大文章   공정이 수수한 큰 문장이요
花氣深深若向陽   화기가 심심하니 태양을 향한 듯하네
字字瓊音知志傑   글자마다 경음瓊音276)이라 호걸스런 의지를 알겠고
句句仙語點才良   구절마다 선어仙語277)라 재주가 뛰어남을 알겠구나
百年聲價鳴沙界   성가는 백 년 동안 모래사장을 울리고
一代功名滿道場   공명은 일대의 도량을 가득 채웠네
海釋風儀從此見   해붕 스님 풍채와 거동 이를 좇아 알 수 있나니
山與高處水與長   산이 우뚝하게 높은 곳에 물이 길게 흘러가네

푸른 양의 해(乙未) 윤 6월 하순(下澣)에 세속 나그네 장제張濟가 쓰다.


文章非特學文章   문장은 다만 문장만 배우기 위한 것이 아니요
聊得太陰與太陽   그냥 태음과 태양을 깨닫기 위함이었네
出世先知明日月   세속을 벗어나 먼저 깨달으니 밝은 일월이요
入山還欲晦賢良   산에 들어가 욕심을 버리니 감추어진 현량이로다
浴塵三刼無塵累   삼겁의 티끌을 씻어 내니 더러운 티끌이 없고
引道千秋闢道場   천추에 길을 인도하려고 도량을 여시었네
所以海鵬滄海刼   그러므로 해붕은 푸른 바다 겁파를 건너
逍遙九萬碧天長   구만 리 높고 높은 푸른 하늘을 소요하셨네

위와 같은 날, 세속 나그네 장타張沱가 쓰다.

012_0253_b_01L箇箇人人誰長安大道悟

012_0253_b_02L次彌陀會韻

012_0253_b_03L
黑帝玄冥國造化雪花新

012_0253_b_04L萬壑銀有索千峰玉無塵

012_0253_b_05L易地一般士禀天豈兩人

012_0253_b_06L水含琉璃月山莊錦繡春

012_0253_b_07L宵壤共處日一貫道德隣

012_0253_b_08L
012_0253_b_09L

012_0253_b_10L2)〔附錄〕 [52]

012_0253_b_11L

012_0253_b_12L題海鵬大師詩𨋀韻

012_0253_b_13L
工程首首大文章花氣深深若向陽

012_0253_b_14L字字瓊音知志傑句句仙語點才良

012_0253_b_15L百年聲價鳴沙界一代功名滿道場

012_0253_b_16L海釋風儀從此見山與高處水與長

012_0253_b_17L
歲在靑羊六閏下澣俗客張濟

012_0253_b_18L
文章非特學文章聊得太陰與太陽

012_0253_b_19L出世先知明日月入山還欲晦賢良

012_0253_b_20L浴塵三刼無塵累引道千秋闢道場

012_0253_b_21L所以海鵬滄海刼逍遙九萬碧天長

012_0253_b_22L
右日俗客張沱

012_0253_b_23L「樓」疑「摟」{編}「附錄」二字編者補入
  1. 1)이 글은 서문과 본문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혹 처음부터 일원상이 있는 게송偈頌 이전까지, 또는 일원상이 있는 게송까지가 서문의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보이나 명확하지는 않다.
  2. 2)하백河伯 : 본래 하백은 황하의 신인데, 고구려 건국신화에 시조 주몽의 외조부로 등장한다. 여기서는 ‘동국’, ‘해동’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3. 3)대방가大方家 : 학문과 견식이 높은 사람.
  4. 4)낙락落落 : 뜻이 커서 세상과 서로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정도를 걷는 것이 세상과 부합되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5. 5)배 상국裴相國 : 『唐書』 권182 「裵休傳」에 의하면 “성명은 배휴裴休이고 자는 공미公美이니, 당唐나라 때 명신名臣이다. 불교를 숭상하여 평일에 술과 고기를 먹지 않았고, 불교의 교리를 연구하여 수만 언言을 연역演繹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6. 6)삼공三公 : 원문에는 ‘三生’으로 되어 있는데 ‘三公’으로 비정하여 번역하였다. 배도가 삼공의 반열에 늦게야 오를 수 있었던 고사에 근거한 것이다.
  7. 7)장선莊仙 : 장주莊周를 말한다.
  8. 8)오유향烏有鄕 : ‘무하유향無何有鄕’과 같은 말이다. 생사生死가 없고 시비是非가 없으며 지식도 마음도 하는 것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참으로 행복한 곳을 가리킨다.
  9. 9)자라장紫羅帳 : 자주색 비단으로 만들어, 귀인이 있는 곳에 치는 휘장.
  10. 10)문질文質 : 겉으로 나타난 문체文體의 아름다움과 실상實相의 바탕. 겉으로 꾸민 모양과 속에 든 본바탕.
  11. 11)빈빈욱욱彬彬郁郁 : 공자가 “형식인 문文과 본바탕인 질質이 고르게 갖추어진 뒤에라야 군자君子이다.(文質彬彬然後君子。)”라고 하였으니, ‘빈빈’은 문과 질이 고르게 균형을 이루었다는 뜻이다. 또 “주나라는 성하게 문채롭다.(周郁郁乎文哉。)”라고 하였으니, ‘욱욱’은 문채가 성한 모양이다.
  12. 12)태재太宰 : 육경六卿 가운데 하나를 가리킨다.
  13. 13)공공空空 : 십팔공의 하나로서 내신과 외경이 다 공(실체가 없음)이며, 그 공이라 하는 것도 또한 공이라는 것이다. 일체제법의 공도 또한 공이라고 하는 것이다.
  14. 14)현현玄玄 : ‘현지우현玄之又玄’의 준말로, 현묘하고 현묘함 또는 신비하고 신비함이라는 뜻이다.
  15. 15)우리 도는~것을 꿴다 : ‘일이관지一以貫之’는 모든 이치가 하나의 이치로 관통된다는 뜻으로서, 『論語』 「里仁」편에서 공자가 증자曾子에게 “우리 도는 하나로써 모든 것을 꿴다.(吾道一以貫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16. 16)제1의第一義 : ① 제1차적인 절대통일絶對統一의 원리. 가장 수승殊勝한 도리. 궁극적인 진리. ② ‘제1의제第一義諦’의 준말. ③ 선종에서는 언어言語와 사려思慮를 초월한 절대적인 이상을 보이는 표어로 사용하고 있다.
  17. 17)오계五戒 : 재가자在家者나 출가자出家者 모두가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 규범. ① 살생하지 말 것(不殺生), ② 도둑질을 하지 말 것(不偸盜), ③ 음행을 하지 말 것(不邪淫), ④ 거짓말을 하지 말 것(不妄語), ⑤ 술을 마시지 말 것(不飮酒)이다.
  18. 18)십선十善 : ‘십선계十善戒’라고도 하며, 대승보살의 적극적인 자비행으로 십선도를 말하는데 산목숨을 죽이지 않는 불살생不殺生, 훔치지 않는 불투도不偸盜, 간음하지 않는 불사음不邪淫, 거짓말을 하지 않는 불망어不妄語, 상스러운 말을 하지 않는 불악구不惡口, 이간하는 말을 하지 않는 불양설不兩舌, 희롱하는 말을 하지 않는 불기어不綺語, 탐욕에 빠지지 않는 불탐욕不貪慾, 분노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 불진에不瞋恚, 간사한 소견을 품지 않는 불사견不邪見의 규범을 지키는 것이다.
  19. 19)사제四諦 : ‘사성제四聖諦’라고도 하는 고苦·집集·멸滅·도道를 말한다. ① 고제苦諦 ─ 현실의 상相을 나타낸 것이니, 현실의 인생은 고苦라고 관하는 것. ② 집제集諦 ─ 고苦의 이유근거 혹은 원인이라고도 하니, 고의 원인은 번뇌인데, 특히 애욕과 업業을 말한다. 위의 2제諦는 유전流轉하는 인과. ③ 멸제滅諦 ─ 깨달을 목표. 곧 이상理想의 열반. ④ 도제道諦 ─ 열반에 이르는 방법. 곧 실천하는 수단. 위의 2제는 오悟의 인과. 이 사제설四諦說 자체에는 아무런 적극적인 내용이 들어 있지 않지만, 후대에 이르면서 매우 중요시하게 된 데는 여러 체계를 포괄하여 조직적으로 취급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고제는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오온설五蘊說을, 집제·멸제는 연기설緣起說을, 도제는 팔성도설八聖道說을 표하는 것. 그리고 고제·집제는 십이인연의 순관順觀에, 멸제·도제는 역관逆觀에 각각 해당된다.
  20. 20)십이인연十二因緣 : 사람의 고뇌가 어떻게 성립하는가를 추구하여, 12항목으로 나눈 것. 존재의 12개의 기본적 구조. 연기緣起의 도리를 12로 나누어 설한 것. ① 무명無明 ─ 무지無知. ② 행行 ─ 잠재적 형성력. ③ 식識 ─ 식별識別 작용. ④ 명색名色 ─ 명칭과 형태. 정신과 물질. 몸과 마음. ⑤ 육처六處 ─ 마음의 작용이 성립하는 장소인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⑥ 촉觸 ─ 감각 기관과 대상의 접촉. ⑦ 수受 ─ 감수 작용. ⑧ 애愛 ─ 맹목적 충동. ⑨ 취取 ─ 집착. ⑩ 유有 ─ 생존. ⑪ 생生 ─ 태어나는 것. ⑫ 노사老死. 무상無常한 모습. 차례대로 앞의 것이 뒤의 것을 성립시키는 조건이 되어 있다.
  21. 21)아공我空 : 삼공三空의 하나. 중생의 신체는 오온이 화합한 것일 뿐이며, 거기에는 영원하고 불변하는 유일한 주체나 실체로서의 자아가 없다. 생공生空·인공人空·인무아人無我라고도 한다.
  22. 22)법공法空 : 삼공의 하나. 모든 법이 공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23. 23)구공俱空 : 삼공의 하나. 나라는 관념과 나의 소유물이라는 주관적 미집迷執과 아집我執이 일어난 근본 곧 물질과 마음의 여러 가지에 대한 객관적 법집法執을 여의고, 다시 아공我空·법공法空까지도 버려 비로소 제법諸法의 본성에 계합契合함을 이른다.
  24. 24)오유 선생烏有先生 : 한漢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가 「子虛賦」에서 자허子虛, 오유烏有 선생, 망시공亡是公이라는 가공의 세 인물을 설정하여 문답을 전개했는데, 자허는 ‘빈말’이라는 뜻이고, 오유 선생은 ‘무엇이 있느냐’는 뜻이며, 망시공은 ‘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후세에 허무한 일을 말할 때 흔히 ‘자허·오유’라 하였다.
  25. 25)의리선義理禪 : 말이나 글로 해석하고 설명을 하는 선을 이름이니, 마치 인장을 진흙에 찍으면 인발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과 같다.
  26. 26)일미선一味禪 : 참선參禪하여 부처님의 참뜻을 문득 깨닫게 되는 경지를 이르는 말로서, 참선으로부터 돈오頓悟에 이르는 경지를 말한다.
  27. 27)여래선如來禪 : 생각과 알음알이가 아주 끊어지지가 않아서, 말의 자취가 있고 이치의 길이 남아 있어서, 마치 인장을 물에 찍은 것과 같다.
  28. 28)조사선祖師禪 : 말의 자취와 생각의 길이 함께 끊어져, 이치나 일에 다 걸림이 없는 것이 마치 인장을 허공에 찍은 것과 같다.
  29. 29)요확寥廓 : ① 공허함. 휑하니 넓고 큰 모양. 널찍한 상공. ② 알 수 없는 모양. 천지의 기운을 아직 모르는 모양.
  30. 30)이법계理法界 : 사법계四法界의 하나. 모든 법의 차별을 일관一貫하여 존재한 체성體性으로서 본체평등계本體平等界의 방면에서 이름한 우주宇宙를 말한다.
  31. 31)이사무애법계理事無礙法界 : 사법계의 하나. 본체계本體界와 현상계現象界가 장애하지 않고, 서로 융합한 방면에서 이름한 우주를 말한다.
  32. 32)사법계事法界 : 사법계四法界의 하나. 현상 차별계를 말한다.
  33. 33)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 : 사법계의 하나. 화엄종 세계관의 하나로, 현상계 만유의 낱낱 사물이 서로 장애되지 않고, 중중무진重重無盡하게 상융相融하며, 낱낱 사물 가운데, 우주의 중중무진한 연기緣起를 표현하는 것을 보이는 법문.
  34. 34)공왕불空王佛 : 과거 공겁空劫에 세상에 나온 최초의 부처님을 말한다. 공왕은 부처님의 총칭이었으나 지금은 한 부처님만을 일컫는다.
  35. 35)충천대장衝天大將 : 기개氣槪가 하늘을 찌를 듯한 큰 장수. 황소黃巢의 난과 관련하여 황소의 직위를 충천대장군衝天大將軍이라 하였으나 본문과 큰 관련은 없는 듯하다. 참고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왕선지王仙之는 당唐의 복주인濮州人으로 희종僖宗 초에 무리를 모아 난을 일으켰다. 뒤에 황소가 호응해 주어 크게 세력을 떨쳤으나, 진압된 후 죽었다. 왕선지가 죽은 뒤 황소는 왕으로 추대되고 충천대장군이 되었다. 10년 동안 여러 지역을 점령하여 큰 세력을 떨쳤으나, 뒤에 패망하여 자결했다.
  36. 36)변계遍計 :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의 준말로 삼성三性의 하나. 변계는 이리저리 억측(周遍計度)한다는 뜻, 계탁計度은 자기의 감정과 욕망에서 시비선악是非善惡의 차별적 집착을 일으키는 것. 또 이 집착은 일체 사물에 대하여 주관적 색채를 띠고 보는 것이므로 ‘주변周遍’이라 한다. 소집은 변계에 의하여 잘못 보이는 대상이다. 곧 주관의 색안경을 쓰고서 대상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고, 언제든지 잘못 분별하는 것을 ‘변계소집’이라 한다. 이 능변계能遍計하는 마음이 소변계所遍計의 법을 망령되이 집착할 적에 그 망정妄情 앞에 나타나는 그림자를 ‘변계소집성’이라 한다. 곧 망정으로 아我가 아니며, 법法이 아닌 것을 아요 법이라고 집착할 적에 나타나는 실아實我·실법實法이라는 모양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주관인 망정으로만 실實이라 하는 것이고 객관인 이理로는 없는 것이므로 정유이무情有理無라 한다. 또 전혀 실재성이 없는 것이므로 체성도무體性都無라 한다. 또 실재가 아닐 뿐만 아니라 가유假有도 아니므로 망유妄有라 하고, 잠깐 있는 주관의 망정에만 있는 것이므로 당정현상當情現相이라 하고, 주관의 망정이 그 주관과 객관 사이에 잘못 그려 놓은 그림자이므로 ‘중간존경中間存境’이라 한다. 비유하면 길에 버려진 노끈을 뱀인 줄 잘못 볼 적에 노끈은 소변계, 뱀이라고 분별하는 마음은 능변계, 그때에 눈앞에 떠오르는 뱀의 그림자는 변계소집성이다.
  37. 37)의타依他 : ‘의타기성依他起性’의 준말로 유식唯識 삼성三性의 하나. 자기의 원인만으로는 나기 어렵고 반드시 다른 연緣을 기다려서 나는 물심物心의 모든 현상. 『唯識論』에 의하면 백법百法 중에 94법은 여기에 딸린다. 색법色法은 인연과 증상연에 의하여 생기고, 심법은 사연四緣에 의하여 생긴다고 하였다.
  38. 38)원성실성圓成實性 : 삼성三性의 하나. 원만히 성취한 진실한 자성. 진여眞如를 말한다. 진여의 자체는 우주에 가득하여 있지 아니한 데가 없고, 생멸 변화하지 않고, 인연으로 성립된 허망한 존재가 아니다. 이 세 뜻을 갖춘 것은 진여뿐이므로 이렇게 이름한다.
  39. 39)자지무柘枝舞 : 중국 자지 지방에서 나온 춤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춤의 내용은 봉래蓬萊에서 내려온 두 동녀童女가 연꽃 꽃술로 태어났다가 군왕의 덕화에 감격하여 가무로써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다.
  40. 40)제1의第一義 : 주 16 참조.
  41. 41)오성五性 : ‘오성각별五性各別’의 준말로서 유식종에서 중생의 성품에는 선천적으로 보살정성菩薩定性·연각정성緣覺定性·성문정성聲聞定性·삼승부정성三乘不定性·무성유정無性有情의 5종의 구별이 있다는 것. ① 본래부터 부처가 될 무루종자無漏種子를 갖춘 이는 보살정성. ② 벽지불辟支佛이 될 무루종자를 갖춘 이는 연각정성. ③ 아라한阿羅漢이 될 무루종자를 갖춘 이는 성문정성. ④ 두 가지 종자나 세 가지 종자를 갖춘 이는 삼승부정성.(여기에 4종이 있음. 부처가 될 수 있는 종자와 아라한이 될 수 있는 종자를 갖춘 이는 보살·성문 부정성, 부처가 될 종자와 벽지불이 될 종자를 갖춘 이는 보살·연각 부정성, 아라한이 될 종자와 벽지불이 될 종자를 갖춘 이는 성문·연각 부정성, 아라한이 될 종자와 벽지불이 될 종자와 부처가 될 종자를 갖춘 이는 성문·연각·보살 부정성.) ⑤ 성문·연각·보살의 무루종자는 없고, 다만 인승人乘이나 천승天乘이 될 유루 종자만을 갖춘 이는 무성유정.
  42. 42)삼공三空 : 또는 ‘삼삼매三三昧·삼해탈三解脫’이라고도 한다. 번뇌의 계박에서 벗어나, 증오證悟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 세 가지, 즉 공해탈空解脫·무상해탈無相解脫·무원해탈無願解脫 등을 가리킨다.
  43. 43)오탁五濁 : 말세末世에 발생하는, 피하기 어려운 사회적·정신적·생리적인 다섯 가지의 좋지 않은 일들. ① 전쟁·질병·기근 등이 많이 일어나며, 시대적인 환경과 사회가 혼탁해지는 겁탁劫濁(kalpa-kaya). ② 그릇된 사상이나 견해가 무성하여 세상이 혼란하고 흐려지는 견탁見濁(di-kaya). ③ 여러 번뇌가 극성스럽게 일어나 중생을 흐리게 하고, 악덕이 넘쳐흐르게 되는 번뇌탁煩惱濁(klea-kaya). ④ 인간의 마음이 둔해지고 몸이 약해지며 중생의 자질이 저하되는 중생탁衆生濁(sattva-kaya). ⑤ 인간의 수명이 짧아지는 명탁命濁(yu-kaya).
  44. 44)대치對治 : 번뇌를 끊는 것. 염환厭患대치·단斷대치·지持대치·원분遠分대치 등 네 가지가 있다.
  45. 45)천중천天中天 : ⓢ Devātideva. 부처님의 존호尊號. 천天은 사람이 존숭하는 바이며, 부처님은 다시 천들이 존숭하는 바이므로 ‘천중천’이라 하였다. 또 부처님은 제일의천第一義天으로 오천五天 중에 가장 높으므로 ‘천중천’이라 한다.
  46. 46)근본법륜根本法輪 : 삼전법륜三轉法輪의 하나. 『華嚴經』의 설법을 말한다. 『華嚴經』은 석존께서 성도한 뒤, 맨 처음 설법으로 순전히 보살을 위하여 자신의 깨달은 바를 그대로 말한 법문이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일대에 설법 교화하는 근본이며, 모든 경이 유출한 근본 법륜이므로 이같이 말한다.
  47. 47)지말법륜枝末法輪 : 삼전법륜의 하나. 『華嚴經』은 석존께서 성도 직후에 설한 것으로 어리석은 근기는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그 다음 40년 동안 근기에 맞추어 삼승三乘을 설한 교법을 말한다.
  48. 48)회말귀본법륜會末歸本法輪 : 삼전법륜의 하나. 『法華經』에 말한 교법. 지말법륜에서는 박복하고 둔근한 이를 위하여 삼승교를 말하였으나, 『法華經』을 말함에 이르러서 40여 년 동안의 설법인 삼승교는 근기를 성숙시키기 위하여 일불승을 셋으로 나누어 말한 것임을 표시하고, 삼승을 회통하여 일도一道에 돌아가게 한 법문을 말한다.
  49. 49)남가일몽南柯一夢 : 남쪽으로 뻗은 나뭇가지 아래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인생과 부귀영화를 비유한 것이다.(이공좌李公佐, 『南柯記』)
  50. 50)허령지각虛靈知覺 : 성리학에서 허령은 마음의 체體를 말하고, 지각은 마음의 용用을 말한다.
  51. 51)삼업三業 :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입 즉 말로써 짓는 구업口業, 뜻 즉 생각으로 짓는 의업意業 등의 세 가지 업을 말한다.
  52. 52)목무전우目無全牛 : 눈앞에 온전한 소가 남아 있지 않다는 뜻으로, 일의 솜씨가 신神의 경지에 이른 것을 형용하는 말이다. 『莊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53. 53)육합六合 : 천지天地와 동서남북 사방四方을 일컫는다. 또는 상하上下·사방을 말하기도 한다.
  54. 54)십지十地 :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인 52위位 중, 제41위로부터 제50위까지. 이 10위는 불지佛智를 생성生成하고, 능히 주지住持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며,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 이익케 하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가 만물을 싣고 이를 윤익潤益함과 같으므로 ‘지地’라 이른다. ① 환희지歡喜地 ― 처음으로 참다운 중도지中道智를 내어 불성佛性의 이치를 보고, 견혹見惑을 끊으며 능히 자리이타自利利他하여 진실한 희열喜悅에 가득 찬 지위. ② 이구지離垢地 ― 수혹修惑을 끊고 범계犯戒의 더러움을 제하여 몸을 깨끗하게 하는 지위. ③ 발광지發光地 ― 수혹을 끊어 지혜의 광명이 나타나는 지위. ④ 염혜지焰慧地 ― 수혹을 끊어 지혜가 더욱 치성하는 지위. ⑤ 난승지難勝地 ― 수혹을 끊고 진지眞智·속지俗智를 조화하는 지위. ⑥ 현전지現前智 ― 수혹을 끊고 최승지最勝智를 내어 무위진여無爲眞如의 모양이 나타나는 지위. ⑦ 원행지遠行智 ― 수혹을 끊고 대비심을 일으켜, 이승二乘의 오悟를 초월하여 광대무변한 진리 세계에 이르는 지위. ⑧ 부동지不動地 ― 수혹을 끊고 이미 전진여全眞如를 얻었으므로, 다시 동요되지 않는 지위. ⑨ 선혜지善慧地 ― 수혹을 끊어 부처님의 십력十力을 얻고, 기류機類에 대하여 교화의 가부可否를 알아 공교하게 설법하는 지위. ⑩ 법운지法雲地 ― 수혹을 끊고 끝없는 공덕을 구비하고서 사람에 대하여 이익이 되는 일을 행하여 대자운大慈雲이 되는 지위.
  55. 55)삼현三賢 : 소승·대승에 따라 구별이 있다. ① 대승은 보살 수행의 지위인 십주·십행·십회향 위位에 있는 보살을 말한다. ② 소승은 오정심위五停心位·별상념주위別相念住位·총상념주위總相念住位를 말한다. 이들은 성위聖位에 들어가기 위한 방편위方便位이다.
  56. 56)십신十信 :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 52위 중, 처음의 10위. 부처님의 교법을 믿어 의심이 없는 지위. 신심信心·염심念心·정진심精進心·혜심慧心·정심定心·불퇴심不退心·호법심護法心·회향심廻向心·계심戒心·원심願心을 이른다.
  57. 57)오계五戒 : 주 17 참조.
  58. 58)십선十善 : 주 18 참조.
  59. 59)사제四諦 : 주 19 참조.
  60. 60)십이인연因緣 : 주 20 참조.
  61. 61)3천 위의威儀 : 비구의 일상 행동에서 지킬 이백오십계를 행行·주住·좌坐·와臥 사위의四威儀에 곱하여 천이 되고, 이를 또 삼세에 곱한 것이다.
  62. 62)옥玉 : 여기에서의 옥은 부처님 말씀인 경전을 가리킨다.
  63. 63)연성지벽連城之璧 : 전국戰國 시대 때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진秦나라 소왕昭王이 조나라 혜문왕에게 15개의 성과 맞바꾸자고 청한 화씨벽和氏璧을 말한다. 『史記』 「藺相如傳」에, “조趙나라가 초楚의 화씨벽和氏璧을 얻으니, 진소왕秦昭王이 조왕趙王에게 글을 보내어 성城과 바꾸자고 청했다.”라고 하였다.
  64. 64)야광지주夜光之珠 : 밤에 빛을 발하는 진주眞珠를 말한다.
  65. 65)점점언點點焉 : 점을 찍은 듯이 여기저기 퍼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것으로, 부처님의 말씀이 온 세상에 퍼짐을 말한다.
  66. 66)희화羲和 : ① 역사 속에서의 희화란 장력지관掌曆之官 즉 일관日官이 된다. 하지만 신화 속에서의 희화는 태양을 수레에 태우고 달리는 태양의 어머니이다. ② 요堯의 시대에 천문天文을 맡은 일관日官으로, 희羲는 해를 맡은 벼슬이고 화和는 달을 맡은 벼슬이다. ③ 태양을 모는 마부 이름이다. 매일 여섯 마리의 용이 끄는 수레에 태양을 싣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운행하다가 해가 들어가는 우연虞淵이라는 곳에서 멈춰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67. 67)시각始覺 : 『大乘起信論』에서 본각本覺, 곧 일체 유정有情과 비정非情에 통하여 그 자성 본체로서 갖추어 있는 여래장 진여如來藏眞如에 대하여, 도로 그 본각이 수행의 공功을 가자假藉하여 각증覺證한 각覺을 ‘시각’이라 한다.
  68. 68)본각本覺 : 근본 각체覺體. 온갖 유정有情·무정無情에 통한 자성의 본체로서 갖추어 있는 여래장 진여. 곧 우주 법계의 근본 본체인 진여의 이체理體를 말한다.
  69. 69)무구백정식無垢白淨識 : 제9식인 아마라식阿摩羅識을 말하며, 아말라阿末羅 또는 암마라菴摩羅라고 음역하고, 무구無垢·백정白淨·청정淸淨이라 번역한다. 중국의 번역가 중에서 신역가新譯家는 우주 현상을 설명하는 데 8식을 들어 제8식 아뢰야阿賴耶로써 미계迷界·오계悟界를 전개하는 근본이라 하므로, 제8식의 밖에 따로 제9식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정계淨界의 제8식을 아마라식이라 함에 대하여, 구역가舊譯家에서는 이것을 따로 세워 제9식이라 하며 ‘아마라식’이라 한다.
  70. 70)삼관三觀 : 관법觀法의 내용을 3종으로 나누는 것이다. ① 천태종에서 세우는 공관公觀·가관假觀·중관中觀. ② 화엄종에서 세우는 진공관眞空觀·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 ③ 율종에서 세우는 성공관性空觀·상공관相空觀·유식관唯識觀.
  71. 71)지남指南 : 길을 인도하여 이끌어 가르쳐 주는 것을 말한다.
  72. 72)정명 거사淨名居士 : 인도 비사리국의 장자長者. 석가의 재가在家 제자로서 속가俗家에서 보살 행업行業을 닦았다. 대승 불교의 경전인 『維摩經』의 주인공이다. 수행이 대단하여 불제자로도 미칠 수 없었다고 한다. ⓢ Vimalakīrti의 음을 따서 ‘유마라힐維摩羅詰’·‘비마라힐毘摩羅詰’이라 하고, 줄여서 ‘유마힐維摩詰’ 또는 ‘유마維摩’라고도 한다. 뜻으로 번역하여 ‘정명淨名’ 또는 ‘무구칭無垢稱’이라고도 한다.
  73. 73)십 홀만 한 방장실(十笏方丈) : 사방 1장丈(10尺) 되는 작은 방을 의미하며, 『維摩經』에서 유래한다.
  74. 74)방 거사龐居士(?∼808) : 성은 방龐이고 이름은 온蘊이며, 자는 도현道玄이다. 중국의 형주 형양현 사람. 당唐나라 정원貞元 때 석두石頭에게 가서 선지禪旨를 짐작하였다. 뒤에 마조馬祖에게 가서 묻기를 “온갖 법으로 더불어 짝하지 않는 이가 무슨 사람입니까?” 하니, 마조가 “네가 서강의 물을 한 입에 마셔 버린 뒤에야 일러 주마.”라고 하였다. 거사는 이 말에 의심을 가지고 2년 동안 정진하여 깨달았다. 죽으려 할 즈음에 딸 영조를 시켜 오시午時가 되거든 말하라고 부탁하였다. 영조가 “지금 오시가 되었는데 일식日蝕을 합니다.”라고 하니, 거사가 평상에서 내려와 문밖에 나가 보는 동안에 영조가 거사의 평상에 올라 앉아 죽어 버렸다. 이를 보고 거사는 웃으면서 “내 딸이 솜씨가 빠르구나!” 하고는 7일 후에 숨을 거두었다. ‘호설편편好雪片片’이라는 그의 공안公案이 남아 있다.
  75. 75)패연沛然 : 비나 폭포 따위가 매우 세차게 쏟아지는 모양을 일컫는다.
  76. 76)선재동자善財童子 : 『華嚴經』 「入法界品」에 나오는 구도자의 이름이다. 그는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찾아 천하를 역방歷訪하다가, 마지막으로 보현보살普賢菩薩을 만나서 그의 십대원十大願을 듣는다. 그 공덕으로 아미타불의 국토에 왕생하여 입법계入法界의 큰 뜻을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구도의 이상을 불교 도입 시초부터 존중해 온 흔적이 짙으며, 자장慈藏은 선재동자의 구도행각을 본받기 위하여 선재가 만났다는 53명을 상징하는 선지수善知樹 53그루를 뜰에 심었다. 화랑이 산수를 찾아 각처를 돌아다니며 심신을 연마한 것도 선재동자의 구법행각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77. 77)가섭迦葉 : 불제자 중에서 마하가섭摩訶迦葉·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가야가섭伽耶迦葉·나제가섭那提迦葉·십력가섭十力迦葉의 다섯이 있는데, 이들을 모두 줄여서 ‘가섭’이라 부르나, 흔히는 마하가섭을 가리킨다.
  78. 78)마명馬鳴 : ⓢ Aśvaghoṣa. 중인도 마갈타국 사람. 불멸후 6백 년경에 출세한 대승의 논사論師. 본디 외도外道의 집에 나서 논의를 잘하며 불법을 헐뜯었다. 협존자脇尊者(일설에는 부나사富那奢)가 북쪽에서 와서 토론을 하여 설복하자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부터 마갈타국을 중심으로 중인도에서 전도하였다. 그때에 가니색가왕迦膩色迦王이 중인도를 정복, 배상금 대신에 마명을 데리고 북인도로 돌아갔다. 마명은 북쪽의 월지국에 들어가 임금의 보호를 받고 대승 불교를 선전하였으므로, 옛적부터 그를 대승 불교의 시조라 한다. 마명은 문학과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마갈타국에 있던 때에 〈賴吒和羅〉라는 가곡歌曲을 지었고, 몸소 악사들과 어울려 왕사성에서 이 가곡을 연주하여 무상無常한 이치를 가르쳐, 성중의 5백 왕자를 출가케 하였다. 저서는 『大乘起信論』 1권, 『大莊嚴論經』 15권, 『佛所行讚』 5권 등을 남겼다. ‘마명’이라는 같은 이름이 많은데, 『釋摩訶衍論』에서는 6인의 마명이 있었다고 한다.
  79. 79)용수龍樹 : ⓢ Nāgārjuna. 인도의 대승 불교를 크게 드날린 이. 불멸후 6∼7백 년경(B.C. 2∼3세기)의 남인도(혹은 서인도) 사람. ‘나가알랄수나那伽閼剌樹那’라 음역하고 ‘용맹龍猛’·‘용승龍勝’이라 번역한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일찍 4베다·천문·지리 등 모든 학문에 능통하였다. 처음에 인생의 향락은 정욕을 만족하는 데 있다 하고, 두 벗과 함께 주색에 몸을 맡겼다. 왕궁에 출입하면서 궁녀들과 통하다가 일이 탄로가 나 두 친구는 사형되고, 그는 위험을 간신히 면하였다. 욕락은 괴로움의 근본이 되는 것을 깨닫고 절에 가서 가비마라에게서 소승 삼장三藏을 배우다가 만족하지 못하고 설산 지방으로 갔다. 늙은 비구를 만나 대승 경전을 공부하고, 후에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대승 경전을 구하여 깊은 뜻을 잘 통달하였다. 그는 또 용궁에 들어가 『華嚴經』을 가져 왔고, 남천축의 철탑鐵塔을 열고, 『金剛頂經』을 얻었다 한다. 마명馬鳴의 위에 출세하여 대승 법문을 성대히 선양하니, 대승 불교가 이로부터 발흥하였으므로 후세에서 그를 제2의 석가, 8종의 조사라 일컬었다. 저서로는 『大智度論』 100권, 『十住毘婆沙論』 17권, 『中論』 4권, 『十二門論』 1권 등이 있다.
  80. 80)달마達摩 : 부처님 이후 법통法統으로 내려온 전례에 의한 조사祖師로서는 28대가 되는 달마 대사達磨大師로, 중국에 건너와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가 되었으며 중국에서 불교를 크게 혁신시켰다.
  81. 81)현궁玄宮 : 인군人君이 공경하여 마음속으로 그리는 도궁道宮을 말한다. 『莊子』 「大宗師」에 “전욱은 도를 터득하여 현궁에 살게 되었다.(顓頊得之。 以處玄宮。)”라고 하였다.
  82. 82)도추道樞 : 사물의 상대적인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의 대립을 넘어선 절대적인 도道의 경지. 『莊子』 「齊物論」에 “저것과 이것의 대립이 그치는 것을 ‘도추’라고 일컫는다.(彼是莫得其偶。 謂之道樞。)”라고 하였다.
  83. 83)혜가慧可(487∼593) : 중국 스님. 선종 제2조. 이름은 신광神光이고 속성은 희姬씨이며, 낙양洛陽 무뢰武牢 사람이다. 낙양 용문의 향산香山에서 출가하여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불교와 유교를 배우고, 32세에 향산에 돌아와 8년 동안 좌선하였다. 40세에 숭산嵩山 소림사少林寺로 보리달마菩提達磨를 찾아가서 눈 속에 앉아 가르침을 구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자 마침내 왼팔을 끊어 그 굳은 뜻을 보여 마침내 허락을 받고 크게 깨달았다. 552년 제자 승찬僧璨에게 법을 전하고, 업도鄴都에 34년 동안 머물렀다. 뒤에 관성현 광구사에서 『涅槃經』을 강하여 여러 사람들이 깊이 그를 추종하였으나, 변화辨和의 참소로 인해 수隋나라 개황開皇 13년 적중간翟仲侃의 혹형으로 107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당 태조가 ‘정종보각대사正宗普覺大師’라는 시호諡號를 내려 주었다.
  84. 84)육조六祖(638∼713) : 중국 당唐나라 승려. 광동성廣東省 출생이며, 법명은 혜능慧能이고 속성은 노廬씨이다. 선종禪宗의 제6조로 남종南宗을 열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집이 가난하여 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어느 날 장터에서 어떤 사람이 『金剛經』 읽는 소리를 듣고 출가할 뜻을 세워 어머니의 허락을 얻어 당 함형咸亨 때(670∼674) 소양韶陽으로 갔다가 무진장無盡藏 비구니가 『涅槃經』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그 뜻을 요해了解하였으며, 뒤에 제5조 홍인弘忍에게 찾아가서 8개월 동안 행자 노릇을 한 뒤 “보리가 본래 나무가 아니며, 맑은 거울 또한 거울이 아니다. 본래 아무것도 없는데, 어디서 티끌이 생긴단 말인가?(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라는 게송偈頌을 지어 불교의 이치를 터득했음을 보이자 홍인이 그에게 선법禪法을 전수하고 법의法衣를 주었다. 676년 남방으로 가서 교화를 펴다가 광동廣東 지방 조계산曹溪山에 들어가 정혜불이定慧不二를 설하고, 좌선보다 돈오법문頓悟法門(한꺼번에 깨닫는 가르침)을 크게 열어 견성성불見性成佛을 선양하였다. 무武 태후가 효화 황제의 글을 보내어 초청하였으나 병을 핑계 대고 가지 않았으며, 당나라 선천先天 2년 8월에 76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동문수학한 신수神秀가 편 북종선北宗禪에 맞서 남종선南宗禪을 열었는데, 후세의 오가칠종五家七宗은 모두 남종선에서 발전하였다. 그의 뒤를 이어서 신회神會·혜충慧忠·현각玄覺·행사行思·회양懷讓 등이 남종선을 더욱 발전시켰다. 제자 법해法海 등에 의해 편찬된 그의 어록 『六祖壇經』은 오늘날까지 선·교를 막론하고 귀중한 책으로 평가된다.
  85. 85)백장百丈(720∼814) : 복건성福建省 장락현長樂縣 사람으로, 성姓은 왕王씨이고 백장百丈은 호이며 이름은 회해懷海이다. 20세에 서산 혜조에게 나아가 머리를 깎고 남악南嶽의 법조法照 율사에게 구계具戒를 받았다. 뒤에 마조를 참알하여 인가를 받고 홍주 신오계의 대웅산大雄山에 가람을 세워 그곳에 거주하면서 크게 종풍宗風을 선양하니, 납자衲子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마침내 그 절을 백장산 대지성수선사大智聖壽禪寺라 하고 대사를 백장 선사百丈禪師라 하였다. 814년(당 원화元和 9) 1월 17일에 나이 95세로 입적하였다. 821년(장경長慶 원년)에 황제로부터 ‘대지선사大智禪師’라는 시호諡號를 내려 받았다. 저서로 『百丈淸規』 1권과 『語錄』 1권, 『廣錄』 1권이 전한다.
  86. 86)마조馬祖(709∼788) : 속성은 마馬씨이고 법명은 도일道一이다. 사천성泗川省 성도부成都部 십방什放에서 출생하였으며 어려서 출가하였다. 남악南嶽에게 가서 좌선하고 있는데 하루는 회양懷讓 선사가 묻기를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니, “좌선을 합니다.” 하였다. 또 “좌선은 해서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니, “부처가 되려고 좌선하지요.”라고 하였다. 그 다음 날 회양 선사가 도일의 앞에 가서 숫돌에 벽돌을 갈고 있었다. 도일이 이상하여 묻기를 “스님, 벽돌은 갈아서 무엇 하렵니까?”라고 하니, “거울을 만들려네.”라고 하였다. “벽돌을 갈아서 어떻게 거울을 만들 수 있습니까?”라고 하니, “그래 앉아만 있으면 부처가 될 줄 아는가?”라고 하였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습니까?”라고 하니, “우차牛車가 가지 않을 때에는 수레를 때려야 되겠는가, 소를 때려야 되겠는가? 선은 앉거나 눕거나 상관없는 것이며, 부처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집착이 없고 취사取捨가 없는 것이 선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크게 깨쳤다. 그의 법을 받아 가지고 강서성 남창부 종릉鍾陵 개원사開元寺에서 교화하니, 그의 법을 받은 제자가 139인이나 되었다. 그의 제자 남전 보원南泉普願에게서 신라의 도균道均 선사와 철감撤鑑 국사가 나왔다. 당唐나라 정원貞元 4년에 80세로 입적하였다.
  87. 87)황벽黃蘗(?∼850) : 법명은 희운希運으로, 복건성 복주부 민현성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 신동이라 불렸고, 강서성 서주부 황벽산에 가서 출가하였다. 백장百丈 스님으로부터 마조馬祖의 ‘할喝’에 깨친 사연을 듣고 그 자리에서 크게 깨치고 나서 백장의 법을 이었다. 그 뒤 재상 배휴裵休의 청을 받고 여러 곳에서 교화하였으나, 가는 곳마다 산 이름을 처음 출가한 산 이름 그대로 ‘황벽산’이라 하였다. 선종宣宗이 그에게 ‘단제선사斷際禪師’의 호를 내려 주었다 한다.
  88. 88)현장玄奘(602∼664) : 중국 당唐나라 때의 학승. 낙주洛州 지방 출신. 속성은 진陳씨, 이름은 위褘다. 인도와 서역을 순례한 뒤 『大唐西域記』를 저술하였으며, 그 밖에도 수많은 경론을 한역하여 대大역경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89. 89)육합六合 : 주 53 참조.
  90. 90)도안道安(314∼385) : 동진東晋 시대 때 생존. 상산常山 부류扶柳 출신. 12세 때 출가하여, 불도징佛圖澄에게서 사사하였다. 385년 2월, 72세 때 입적했다. 세간에서는 ‘미천彌天 도안道安’이라 불렀다. 인도 경전의 번역 및 주석 작업과 한역 경전의 목록 작성, 승단의 규율 제정 따위로 중국 초기 불교를 개척하였다.
  91. 91)삼대절三大節 : 설날(元旦)·동지冬至·성탄일聖誕日을 말한다.
  92. 92)고명한 판별은~학자들과 부합하니 : 사마천司馬遷의 『史記』에 “미천(도안 법사)의 안목 높은 판단이 서역(인도)의 학자들과 부합된다.(彌天高判。 暗符西域。)”라는 말로 미천 석도안을 소개하고 있다.
  93. 93)청량淸凉(?∼839) : 화엄종華嚴宗의 제4조. 속성은 하후夏候씨이고 이름은 징관澄觀이며, 자는 대휴大休이다. 오대산 청량사에 있었으므로 ‘청량 대사’라 한다. 불교의 교학과 내외 백반의 학예를 널리 연구하였고, 주로 화엄에 관한 저술과 종의宗義를 밝히는 데 힘썼다. 796년(당 정원貞元 12)에 반야 삼장이 40권 『華嚴經』을 번역하는 데 참여하고, 뒤에 그 소疏 10권을 지었다. 경을 내전에서 강하는데, 그 묘법이 임금의 마음을 청량케 했다 하여 덕종이 ‘청량 법사’라 하고 교수 화상敎授和上으로 삼았다. 헌종이 화엄법계의 뜻을 물어 활연히 깨닫고 ‘대통청량국사大統淸凉國師’의 호를 내려 주었다. 키가 9척 4촌이며, 손을 드리우면 무릎 아래까지 닿았다 한다. 당 9조 7제의 문사文師를 지내고 839년(당 개성 4) 3월 6일 나이 102세로 입적하였다. 또는 원화 때(806∼820)에는 나이 70여 세로 입적하였다고도 한다. 저서는 『華嚴經註疏』·『華嚴經隨疏演義鈔』·『華嚴略義』·『法界玄鏡』·『三聖圓融觀』 등 4백여 권이 전한다. 사법제자가 백여 인으로 그 가운데 종밀宗密·승예僧叡·보인寶印·적광寂光을 ‘4철哲’이라 하였다. 『宋高僧傳』 권5, 『佛祖統紀』 권29 참조.
  94. 94)오주사분五周四分 : 오주五周는 ‘오주인과五周因果’의 준말로 『華嚴經』을 뜻에 따라서 다섯 개의 원인과 결과로 나눈 것이다. 즉 소신인과주所信因果周(1∼6품)·차별인과주差別因果周(7∼35품)·평등인과주平等因果周(36∼37품)·성행인과주成行因果周(38품)·증입인과주證入因果周(39품)이다. 사분四分은 『華嚴經』을 신信·해解·행行·증證의 네 가지로 내용을 분류한 것으로서 7처 9회 중 제1회를 거과권락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信)이라 하고, 제2회부터 제7회까지를 수인계과생해분修因契果生解分(解)이라 하며, 제8회를 탁법진수성행분託法進修成行分(行)이라 하고, 제9회를 의인증입성덕분依人證入成德分(證)이라 하여 내용을 분류한 것이다.
  95. 95)육상십현六相十玄 : 화엄교학華嚴敎學의 중심 요지要旨는 법계연기法界緣起이며, 이 법계연기의 원리가 육상六相이다. ‘육상’이란 총상總相·별상別相·동상同相·이상異相·성상成相·괴상壞相을 말하는데 그 연원은 『華嚴經』 23권 「十地品(六十華嚴)」에 있으며, 이 원리에 의거하여 연기緣起되는 실태實態를 말한 것이 곧 ‘십현十玄’이다.
  96. 96)조백 대사棗栢大師(635∼730) : 하북河北 창주滄州(지금의 하북성河北省 창현滄縣) 출신으로 이통현李通玄 장자長者를 말한다. 송宋 휘종徽宗에게 ‘현교묘엄장자顯敎妙嚴長者’의 시호諡號를 받아, ‘이 장자李長者’라고도 불린다. 키가 7척 2촌에 이르렀으며 붉은 피부에 긴 수염 등 독특한 풍모를 지녔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교와 불교 서적에 두루 능통했으며, 특히 『易經』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40여 세 무렵부터 불교 경전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華嚴經』 연구에 몰두하였다. 당唐 측천무후則天武后 때인 695년부터 699년까지 실차난타實叉難陀가 『華嚴經』을 80권으로 새로 번역했는데, 이통현은 『華嚴經』의 한역漢譯을 바로잡았고, 719년에는 고산노高山奴의 집에 머무르며 『華嚴經』에 대한 논서論書를 저술하였다. 당시 3년 동안 집을 나서지 않고 매일 대추 열 개와 잣나무 잎으로 만든 떡만 먹으며 저술에만 몰두하여, 사람들이 그를 ‘조백 대사棗柏大士’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 뒤 태원太原 우양현盂陽縣의 방산方山에 흙으로 감실龕室을 짓고 거처하며 『華嚴經』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여 마침내 『新華嚴經論』 40권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略釋新華嚴經修行次第決疑論』 4권, 『華嚴經會釋論』 7권, 『解迷顯智成悲十明論』 1권 등을 저술하였다. 그 밖에 『十玄六相』·『百門義海』·『普賢行門』·『華嚴觀』·『十門玄義排科釋略』·『眼目論』 등의 저술과 시부詩賦 등도 있었다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730년 3월 28일에 96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전해지지만, 『稽古略』에는 740년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新華嚴經論』 등은 그가 죽은 뒤에 광초廣超와 도광道光의 필사筆寫로 전해졌고, 당 선종宣宗 때에 복주福州 개원사開元寺의 지녕志寧은 실차난타의 『華嚴經』과 이통현의 논서를 합하여 120권으로 개편하였다. 이것을 『華嚴經合論』이라고 한다. 이통현은 신역 『華嚴經』에 대한 주석서를 처음으로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법장法藏과 동시대의 인물이면서 그와는 구분되는 독특한 화엄학華嚴學을 제시하였다. 그의 해석은 화엄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고려의 의천·지눌 등의 사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97. 97)구마라집鳩摩羅什(343∼413) : ⓢ Kumārajīva. 인도 스님. 또는 ‘구마라집究摩羅什·구마라시바鳩摩羅時婆·구마라기바拘摩羅耆婆’라고도 하며, 줄여서 ‘라집羅什·집什’이라고도 한다. 의역하여 ‘동수童壽’라 한다. 구마라염鳩摩羅炎(Kumārāyana)을 아버지로, 구자국龜玆國 왕의 누이동생 기바耆婆(Jīvā)를 어머니로 구자국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름을 합하여 그 이름으로 하였다. 7세 때 출가, 어머니를 따라 여러 곳에 돌아다녔다. 인도 북쪽의 계빈罽賓에서 반두달다槃頭達多에게 소승교를 배우고, 소륵국疏勒國에서는 수리야소마須梨耶蘇摩에게 대승교를 배우고, 구자에 돌아와서는 비마라차卑摩羅叉에게 율을 배웠다. 이때부터 구자에 있으면서 주로 대승교를 선포하였다. 383년(건원 19) 진왕秦王 부견符堅이 여광呂光을 시켜 구자국을 치게 되자, 여광은 구마라집을 데리고 양주凉州로 왔으나 부견이 패하였다는 말을 듣고 자기가 임금이 되었다. 그 뒤 후진後秦의 요흥姚興은 양凉을 쳐서, 401년(융안 5) 구마라집을 데리고 장안長安에 돌아와서 국빈으로 대우, 서명각西明閣과 소요원逍遙園에서 여러 경전을 번역케 하였다. 구마라집은 그 후 『成實論』·『十誦律』·『大品般若經』·『妙法蓮華經』·『阿彌陀經』·『中論』·『十住毘婆沙論』 등 경률론 74부 380여 권을 번역하였다. 다방면에 힘썼으나 그중에도 힘을 기울인 것은 삼론三論 중관中觀의 불교를 선전하였으므로, 그를 ‘삼론종三論宗의 조사祖師’라 한다. 그 제자 3천 명 가운데 도생道生·승조僧肇·도융道融·승예僧叡를 ‘집문什門의 4철哲’이라 한다. 413년(후진 홍시 15) 8월 장안의 대사大寺에서 71세에 입적하였다. 『出三藏記集』 권12∼권14, 『高僧傳』 권2, 『開元釋敎錄』 권4, 『晉書』 권95 참조.
  98. 98)불도징佛圖澄(232∼348) : 인도 구자국龜玆國 스님, 속성은 백帛씨. 어려서 출가하여 경문經文 수백만 자를 외우고 문리文理에 통달하였다. 310년 중국 낙양洛陽에 와서 대법大法을 펴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신이神異한 일을 나타내어 교화하였다. 그때 후조後趙의 석륵石勒이 귀의하여 ‘대화상大和尙’이라 일컬으며 아들을 보내어 양육케 하였다. 석륵이 죽고 석호石虎가 왕이 되자 스승으로 섬기며 대전大殿에 올라 정사政事에 참여케 하였다. 348년(건무建武 14) 12월에 업궁사業宮寺에서 입적하였다. 나이 117세. 문하에 승랑僧郞과 도안道安이 특히 뛰어나다. 『晉書』 「列傳」, 『高僧傳』 권9 참조.
  99. 99)광명을 합하여 : ‘합벽合璧’의 원뜻은 해·달·별이 구슬 꿰듯이 나란히 늘어서는 시기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분명하기가 해와 달의 빛을 합해서 드날리는 것 같음을 의미한다.
  100. 100)마치 솜을 빨듯(洴澼纊) : 자세한 내용은 『莊子』 「逍遙遊」편에 있다. 혜자惠子와 장자의 대화 중 장자는 “송宋나라 사람 가운데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네. 이 약을 손에 바르고 빨래하는 일을 대대로 하고 있었지.(宋人有善爲不龜手之藥者。 世世以洴澼絖爲事。)”라고 하였다. 다만, 『莊子』 원문에는 ‘纊’이 ‘絖’으로 되어 있다.
  101. 101)규봉圭峰(780∼841) : 법명은 종밀宗密이고, 속성은 하何씨이다. 젊어서는 유교를 배웠고 28세에 과거 보러 가다가 수주 도원遂州道圓 선사를 만나 출가하여 참선하였다. 어느 날 신도의 재齋에 가서 『圓覺經』을 읽다가 깨쳤다. 그 뒤 징관澄觀에게 『華嚴經』의 깊은 이치를 전해 받아 화엄종의 5조가 되었으나, 항상 선禪과 교敎의 일치를 주장하였다. 저술로는 『圓覺經大疏』 3권과 『圓覺經釋義抄』 13권, 『華嚴經綸貫』 15권, 『禪源諸詮集都序』 2권, 『起信論疏』 4권, 『圓覺道場修證儀』 18권 등 모두 2백여 권이 있다. 당唐나라 회창會昌 1년에 62세로 입적하였다.
  102. 102)장수長水(965∼1038) : 중국 송宋나라 스님 자선子璿. 수주秀州 사람이다. 처음 수주 홍민秀州洪敏에게 『楞嚴經』을 배우고, 낭야 혜각瑯耶慧覺을 뵙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 뒤 장수長水에 있으면서 『華嚴經』의 뜻을 크게 떨쳤다. 당唐나라 규봉圭峯 이후의 고승高僧으로 추앙받는데, 저서로는 『楞嚴經』과 『起信論義記』에 대한 주석서가 있다.
  103. 103)지자智者(538∼597) : 중국 수隋나라 스님 지의智顗. 천태종天台宗의 개조開祖로서 자는 덕안德安이다. 속성은 진陳씨이고 형주荊州 화용현華容縣 사람이다. 18세 때 과원사果願寺에서 법서法緖에게 출가하였다. 혜광惠曠에게 율학律學과 대승교大乘敎를 배우고, 560년(진陳나라 천가天嘉 1)에 광주廣州 대소산大蘇山의 혜사慧思를 찾아가서 심관心觀을 받았다. 30세에 혜사의 명으로 금릉金陵에서 전도傳道하다가 32세에 와관사瓦官寺에서 『法華經』을 강하였다. 38세에 천태산에 들어가 수선사修禪社를 창건하고, 『法華經』을 중심으로 불교를 통일하여 천태종을 만들었다. 585년(수隋나라 개황開皇 5)에 다시 금릉에 가서 진소주陳少主의 청으로 태극전太極殿에서 『智度論』·『法華經』을 강설하였다. 591년 여산廬山에 있으면서 진왕 양광楊廣에게 보살계를 주고, ‘지자대사智者大師’의 호를 받았다. 당양현에 옥천사玉泉寺를 창건하고 『法華玄義』·『摩訶止觀』 등을 강하였다. 개황 17년 천태산 석성사石城寺에서 나이 60세로 입적하였다. 후주後周 세종世宗이 ‘법공보각존자法空寶覺尊者’라는 시호諡號를, 송宋나라 영종寧宗이 ‘영혜대사靈慧大師’라는 시호를 내렸다. 살아 있을 때에 절과 탑을 세운 것이 36곳이요, 불상을 조성하기를 80만, 대장경 쓰기를 15장藏에 달하며, 법을 전한 제자가 32인이다. 장안 관정章安灌頂이 그 상수 제자이다. 저서로는 『法華玄義』·『法華文句』·『摩訶止觀』·『觀音玄義』·『觀音義疏』·『金光明玄義』·『金光明文句』·『觀無量壽經䟽』 등 30여 부가 있다. 대부분의 저술은 관정이 필수筆授한 것이다.
  104. 104)천연天然(739∼824) : 당唐대 스님으로 석두 희천石頭希遷의 법사法嗣이다. 그는 장안長安에 관리가 되려고 갔다가 한 선승禪僧을 만나 담화를 나눈 뒤, 마조馬祖에게 찾아가서 승려가 된 뒤에 석두의 법을 이었다. 그가 낙양洛陽의 혜림사慧林寺에 머물 때 추운 겨울날 법당의 목불木佛을 꺼내 불을 지피자 원주院主가 말하기를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 하니, 선사가 답하기를 “나는 부처님을 태워서 사리舍利를 얻으려고 하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원주는 “목불인데 어찌 사리가 있겠는가?”라고 하니, 선사가 말하기를 “사리가 안 나올 바에야 나무토막이지 무슨 부처이겠는가?”라고 하였다. 말년에 그는 등주鄧州 단하산丹霞山에 살다가 86세에 문인들에게 목욕하게 하고 갓 쓰고 지팡이를 들고 나앉으며, “자, 나는 간다. 신을 신겨 다오.” 하고는 신 한 짝을 발에 걸친 채 땅에 내려서는 순간 입적하였다. 『宋高僧傳』 권11, 『祖堂集』 권4, 『傳燈錄』 권14, 『五燈會要』 권19, 『五燈會元』 권5 참조.
  105. 105)대혜大慧(1089∼1163) : 법명은 종고宗杲이고 자는 대혜大慧이며, 법호는 호선好善이다. 열일곱에 출가하여 선주宣州의 명교明敎 선사에게서 깨쳤다. 조동종曹洞宗의 장로들을 많이 찾아다니다가 변경汴京(북송北宋의 서울. 현재의 河南省 開封)의 천녕사天寧寺에서 원오圜悟 선사의 법을 받아 가지고 경산徑山 능인사能仁寺에서 크게 교화하였다. 1141년에 나라의 정사를 비판했다는 혐의로 승적僧籍에서 제명되고 유배되었다가, 10여 년 만에 석방되었다. 이후 75세로 입적하였다. 저술로는 『五法眼歲』 6권, 『大慧語錄』 30권, 『法語』 3권, 『大慧普覺禪師普說』 5권, 『宗門武庫』 1권, 『書狀』 2권 등이 있고, 법을 이은 제자가 90여 명이나 되었다. 교화한 가운데 특히 애쓴 것은 천동정각天童正覺이 주장한 묵조선默照禪을 격파하고 활구선活句禪을 강조한 것이다.
  106. 106)고봉高峰(1238∼1295) : 원元나라 때 스님으로 남악南嶽 문하 제21세 설암 조흠雪巖祖欽의 제자이다. 속성은 서徐씨이고 휘諱는 원묘原妙이며, 소주蘇州 오강吳江 사람이다. 15세에 출가하였고 18세에 천태교天台敎를 공부하다가, 20세에 정자사淨慈寺에 들어가 3년을 기한으로 삼아 단교斷橋 화상에게 묻고 북간사北磵寺로 가서 설암을 처음으로 참방하였다. 1261년 삼탑사三塔寺에서 깨달아 설암의 법을 이었다. 1279년에 천목산天目山 서봉西峰에 거주하면서 선풍禪風을 드날려 수백 명의 제자를 길렀다.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 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 무쇠 뱀이 바다를 뚫고 들어가 수미산을 쳐 무너뜨리네.(來不入死關。 去不出死關。 鐵蛇鑽入海。 撞倒須彌山。)”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좌망坐亡하였다. 저서는 『高峰語錄』 1권이 있다.
  107. 107)태전太顚(732∼824) : 선사는 석두石頭 화상의 법을 이었고, 조주潮州에서 살았다. 그 외는 자세한 기록이 없어 상고할 수가 없다.
  108. 108)선각善覺 : 생몰 연대나 자세한 기록을 알 수 없으나, 당唐나라 때 배휴裴休(791∼870) 정승과 교분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활동 시기를 대충이나마 짐작하여 알 수 있다. 선각 스님은 늘 대공大空과 소공小空이라는 호랑이 두 마리를 시자侍者로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109. 109)황벽黃蘗 : 주 87 참조.
  110. 110)조주趙州(778∼897) : 남전 보원南泉普願의 제자. 당唐대의 산동성山東省 조주부曹州府 출신으로, 속성은 학郝씨이고 법명은 종심從諗이다. 어려서 조주의 호통원扈通院으로 출가하여 남전 보원에게 가니 남전이 마침 누워 있다가, “어느 곳에서 왔는가?” 하고 묻자 “서상원瑞像院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남전이 다시 “상서로운 형상(瑞像)을 보았는가?” 하자 대답하기를 “상서로운 형상은 보지 못했고 누워 있는 부처를 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남전이 다시 “너는 주인이 있는 사미냐, 주인이 없는 사미냐?” 하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주인이 있는 사미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다시 “주인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묻자 조주가 대답하기를 “동짓달이 매우 춥사온데 체후體候 만복萬福하시나이까?” 하니 입실을 허락하였다. 또 황벽黃蘗·보수寶壽·염관鹽官·협산夾山 등을 80세가 되도록 두루 참방參訪하였다. 대중들의 청에 의해 조주의 관음원觀音院에 거주하면서 40여 년을 독자적인 선풍을 드날렸다. 그는 학인을 제접하는 방편이 뛰어나 많은 공안이 있다. 897년(당唐나라 소종昭宗 건녕乾寧 4)에 120세로 입적하였다. 시호諡號는 ‘진제대사眞際大師’이고, 『眞際大師語錄』(趙州錄) 3권이 남아 있으며, 그의 교화가 크게 떨쳐 ‘조주고불趙州古佛’이라 일컬어졌다. 『宋高僧傳』 권11, 『祖堂集』 권18, 『傳燈錄』 권10, 『會要』 권6, 『五燈會元』 권4 참조.
  111. 111)고추古錐 : ‘묵은 송곳’이란 뜻이니, 덕이 높은 이는 아무리 숨어 있어도 그 덕화德化가 밖으로 나타나게 마련인 것이 마치 송곳을 아무리 주머니 속에 깊이 두어도 언젠가는 그 끝이 밖으로 나오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따라서 덕이 높은 스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112. 112)혜원惠遠(慧遠, 334∼416) : 염불의 결사結社인 백련사白蓮社의 개조開祖. 속성은 가賈씨이고, 시호諡號는 변각辨覺 또는 원오圓悟라 한다. 산서성山西省 영무寧武 출생. 여산廬山에 살았기 때문에 ‘여산 혜원廬山慧遠’이라고 불러 수隋대 지론종地論宗의 학장學匠인 정영사淨影寺의 혜원慧遠과 구별하고 있다. 장안長安에 온 구마라집鳩摩羅什과 불교 교의에 대하여 문답하고, 불자는 제왕을 예배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여 『沙門不敬王者論』을 저술, 국가 권력에도 저항하였다. 또 승가바제僧伽婆提에게 청하여 『阿毘曇心論』·『三法度論』을 재번역케 하고, 담마류지曇摩流支로 하여금 『十誦律』을 완역하게 하는 등 중국 불교를 학문적으로 확립한 사람이다.
  113. 113)일행一行(683∼727) : 본명은 장수張遂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에 위치한 위주魏州의 창락昌樂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경사經史와 역상歷象, 음양오행의 학문에 정통하였다. 출가하여 숭산嵩山의 보적 선사普寂禪師에게 선요禪要를 배웠고, 지금의 호북성湖北省인 형주荊州 상양산常陽山의 오진悟眞에게서 율장律藏을 배웠다. 그 뒤 천태산天台山에 올라가 천태종天台宗의 진리를 터득하였다. 716년과 720년에 선무외善無畏와 금강지金剛智가 인도에서 당唐나라로 와서 밀교경전 번역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일행은 선무외로부터 밀교를 전수받고 그를 도와 『大日經』을 번역하였다. 또, 선무외의 지도를 받으면서 『大日經疏』 20권을 완성하였다. 717년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고 장안長安에 갔는데, 현종은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밀교에 귀의하였다. 721년 이순풍李淳風이 만든 인덕력麟德曆에 의한 일식의 예보가 자주 틀리게 나오자 현종은 일행에게 신력新曆을 편찬하도록 명하였다. 일행은 먼저 양영찬梁令瓚과 협력하여 황도유의黃道遊儀를 만들어 태양·달·5행성의 운행 및 항성의 위치를 측정하였다. 또, 수력으로 움직이는 천구의天球儀을 제작하였다. 723년부터는 남궁설南宮說과 더불어 대규모의 자오선 측정을 실시하여 1도가 당唐나라의 척도로 351리 80보(123.7km2)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724년에 역법曆法 개편 작업을 시작하여 역법에 역易의 형이상학을 결부한 『大衍曆』 52권을 완성하였다. 이 역법에 의하여 계산된 태음력은 그의 사후인 729년부터 전국에 배포되었다. 일행은 일대의 영재로서 존경을 받았으나 45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현종이 직접 탑록塔錄을 썼다고 한다. 일행은 밀교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지만, 현대 중국에서는 오히려 천문역법의 과학자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시호諡號는 ‘대혜선사大慧禪師’이다.
  114. 114)도선道詵(827∼898) : 통일신라 시대의 승려로 혜철惠徹에게서 무설설무법법無說說無法法을 배웠다. 그의 음양지리설, 풍수상지법風水相地法은 조선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저서에 『道詵秘記』 등이 있다.
  115. 115)지공指空(?∼1363) : 인도 스님. 제납박타提納薄陀(Dhyānabhadra)를 말하며 ‘선현禪賢’이라 번역한다. 호가 지공指空이다. 가섭존자迦葉尊者로부터 108대 선사이며, 인도 마갈타국 만왕滿王의 제3 왕자이다. 8세에 나란타사 율현律賢에게 출가하였다. 19세에 남인도 능가국 길상산 보명普明에게 참배하여 의발을 전해 받고, 서역을 떠나 중국에 이르렀다. 1328년(고려 충숙왕 15)에 우리나라에 와서 금강산 법기도량法起道場에 예배하였고, 7월에 연복정延福亭에서 계를 설하고, 곧바로 연도燕都에 돌아가 법원사法源寺를 짓고 머물다가, 지정至正 23년 귀화방장貴化方丈에서 입적하였다. 1368년에 다비茶毘한 후 대사도大司徒 달예達叡가 유골을 받들고 우리나라에 오자, 1372년(공민왕 21) 그 부도를 양주 회암사에 세웠다. 『于瑟抳沙毘左野陀羅尼』 외 2부를 번역하였다.
  116. 116)나옹懶翁(1320∼1376) : 고려 말의 고승高僧. 법명은 혜근彗勤이고, 속성은 아牙씨이다. 속명은 원혜元惠, 호는 나옹懶翁 또는 강월헌江月軒이다. 선관서령膳官署令 서구瑞具의 아들이다. 21세 때 친구의 죽음으로 인하여 무상을 느끼고, 공덕산 묘적암妙寂庵에 있는 요연 선사了然禪師를 찾아가 출가하였다. 그 뒤 전국의 이름 있는 사찰을 편력하면서 정진하다가, 1344년(충혜왕 5) 양주 천보산 회암사檜巖寺에서 대오大悟하였다. 1347년(충목왕 3) 원나라로 건너가서 연경燕京 법원사法源寺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인도승 지공指空의 지도를 받으며 4년 동안 지내다가, 1358년(공민왕 7)에 귀국하였다. 1371년(공민왕 20)에 왕으로부터 금란가사金襴袈裟 등을 하사받고 ‘왕사王師 대조계종사大曹溪宗師 선교도총섭禪敎都摠攝 근수본지勤修本智 중흥조풍重興祖風 복국우세福國祐世 보제존자普濟尊者’에 봉해졌다.
  117. 117)북면北面 : 북쪽을 향함, 즉 북면은 신하가 임금을 대하는 예이다. 임금은 반드시 남쪽을 향하여 앉으므로 신하는 북쪽을 향하여 예를 올리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118. 118)무학無學(1327∼1405) : 고려 말기 조선 초기의 큰스님. 법명은 자초自超이다. 속성은 박朴씨이고 삼기三岐 사람이다. 당호堂號는 계월헌溪月軒. 18세에 소지小止에게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용문산 혜명慧明 국사에게 법을 묻고, 진주鎭州 길상사와 묘향산 금강굴로 다니면서 공부하였다. 고려 공민왕 때 연도燕都에 가서 지공指空을 뵙고, 다음 해 법천사에 나옹懶翁을 찾으니 매우 소중히 대하였다. 그 뒤 무령산과 오대산 등으로 다니다가 서산 영암사에서 나옹을 만나 몇 해를 함께 지내고 1356년에 돌아왔다. 몇 년 뒤에 천성산 원효암에 돌아와 있던 나옹을 찾아가 뵈었더니, 불자拂子를 주었고 오래지 않아 의발을 전해 받았다. 1364년 나옹이 회암사에서 낙성회落成會를 베풀 때에 스님을 청하여 수좌首座를 삼았다. 나옹이 죽은 뒤에는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자취를 감추고, 고려 말년에 왕사王師로 봉해졌으나 사퇴하였다. 1392년(조선 태조 1), 태조는 그를 송경松京으로 청하여 왕사를 삼고, ‘대조계종사大曹溪宗師 선교도총섭禪敎都摠攝 전불심인傳佛心印 변지무애辯智無碍 부종수교扶宗樹敎 홍리보제弘利普濟 도대선사都大禪師 묘엄존자妙嚴尊者’라 호하고, 회암사에 머물게 하였다. 1393년부터 왕도王都 옮길 곳을 고를 적에 계룡산과 한양으로 같이 다녔다. 1398년 늙음을 핑계로 하직하고, 용문사·회암사·금강산·진불암 등으로 다니다가 태종 5년 4월 금장암에서 나이 79세, 법랍 61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서산西山이 지은 『釋王寺記』에는 태조가 왕이 되기 전에 설봉산 토굴에서 무학을 만나 꿈 해석을 하고, 이 자리에 절을 짓고 3년 기한으로 오백성재五百聖齋를 베풀라 하므로, 태조가 그곳에 석왕사를 짓고 그대로 하였다 한다.
  119. 119)중금重金 : 금대金帶에 패어佩魚까지 차는 고관의 복식服飾을 말한다.
  120. 120)아도阿度 : 고구려 스님. 아도阿道·아도我道·아두阿頭. 어머니는 고도령高道寧. 240∼248년(위魏나라 정시正始 연중)에 위魏나라 사람 아굴마我崛摩가 왕명으로 고구려에 왔다가 고도령과 통정하여 아도가 태어났다. 5세에 출가. 16세에 위나라에 가서, 아굴마를 만나고 현창玄彰에게 수학하였다. 19세에 귀국하여 다시 어머니 명으로 신라에 가서 왕성王城의 서리西里에 거주하였다. 263년(신라 미추왕 2)에 궁궐에 나아가 불교 선전하기를 청하다가 그때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속림續林(일선현一善縣) 모록毛祿(모례毛禮)의 집에서 3년 동안 은거하였다. 마침 공주가 병이 나서 사방으로 의사를 구할 때에, 스님이 왕성에 들어가 병을 치료하니 왕이 기뻐하며 절을 짓고 불교를 일으키게 하였다. 그때 신라 풍속이 검소하여 초가로 흥륜사興輪寺를 처음 짓고 스님이 설법하니 하늘 꽃이 떨어졌다 한다. 모례의 누이 사씨史氏도 비구니가 되어 삼천기三川岐에 영흥사永興寺를 지었다. 후에 미추왕이 죽으니, 백성들이 스님을 해치려 하므로 모례의 집에 돌아와서 무덤을 만들고 들어가 다시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三國遺事』·『三國史記』에는 아도가 신라 소지왕 때 시자 3인을 데리고 일선군 모례 집에 가서 있다가 수년 후에 병 없이 죽었고, 시자 3인은 경률을 강독하니, 가끔 믿는 이가 있었다고 하였다.
  121. 121)방포方袍 : 비구比丘가 입는 세 종류의 가사袈裟를 말하는데, 모두 네모진 옷이므로 이렇게 칭한다.
  122. 122)자장慈藏(590∼658) : 신라 스님. 속성은 김金씨, 속명은 선종善宗이다. 신라의 진골眞骨 소판무림蘇判茂林의 아들. 부모를 여의고 세상을 싫어하여 처자를 버리고 땅을 내놓아 원녕사元寧寺를 만들고 고골관枯骨觀을 닦았다. 선덕여왕이 정승을 삼으려 불렀으나, “하루 동안 계를 지니다 죽을지언정, 계를 파하고 백 년 살기를 원치 않노라.”라고 하며 응하지 않았다. 636년(선덕여왕 5)에 제자 승실僧實 등 10여 인을 데리고 당唐나라 청량산에 가서 문수보살상 앞에 기도하고 가사袈裟와 사리舍利를 받았다. 643년 장경藏經·당번幢幡·화개華蓋 등을 가지고 돌아와 분황사芬皇寺에 있으면서 왕궁에서 대승 경론을 강하며 황룡사皇龍寺에서 보살계본菩薩戒本을 설하니, 나라에서 대국통大國統을 삼아 승려들의 일체 규법을 맡게 하였다. 통도사通度寺를 창건, 계단戒壇을 세워 가사와 사리를 모시고 사부대중을 교화하였으며, 여러 곳에 절과 탑을 세웠다. 649년(진덕여왕 3)에는 임금께 말하여 당나라 복식을 따르게 하고, 650년부터는 신라의 연호年號를 폐하고 당나라 연호를 쓰도록 하였다. 그 뒤에는 강릉군에 수다사水多寺를 창건하면서 『諸經戒疏』 10여 권과 『出觀行法』 1권을 지었다. 당나라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원승圓勝이 스님을 도와서 율부律部를 넓혔고, 태백산에 석남원石南院(지금의 정암사淨巖寺)을 창건하였다. 남산 율종南山律宗의 우리나라 개조開祖이다. 『四分律羯磨私記』·『十誦律木叉記』·『阿彌陀經疏』·『阿彌陀經義記』 등의 저서가 있다.
  123. 123)원효元曉(617∼686) : 신라 스님. 이름은 서당誓幢, 속성은 설薛씨이다. 잉피공仍皮公의 손자이자, 담내내말談㮈乃末의 아들이다. 압량군(장산) 남불지촌南佛地村의 북쪽, 율곡栗谷 사라수娑羅樹 아래에서 태어났다. 출가(29세에 황룡사皇龍寺에서 출가하였다고도 함)할 때 집을 희사하여 절을 만들고, 여러 곳을 다니면서 교리를 연구하였는데, 글을 잘 하고 변론이 놀라웠다. 하루는 장안 거리로 다니면서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주면, 하늘 받칠 기둥을 찍으련다.(誰許沒柯斧。 我斫支天柱。)”라고 크게 외쳤다. 무열왕이 듣고 “이는 귀부인을 얻어 훌륭한 아들을 낳겠다는 것이니, 나라에 큰 성현이 있으면 그보다 이로움이 없으리라.” 하고, 사신을 보내어 원효를 맞아 과공주寡公主의 요석궁瑤石宮에 들게 하였다. 사신이 스님을 문천蚊川의 다리에서 만나 일부러 물에 떠밀어 옷을 젖게 하여 스님을 맞아 궁으로 모시고 왔다. 스님은 젖은 옷을 말리느라고 유숙케 되었다. 뒤에 공주는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곧 설총薛聰이다. 그 후부터 파계破戒하였다고 속복으로 바꾸어 입고 ‘소성 거사小性居士’라 자칭하였다. 우연히 광대들이 가지고 노는 큰 박을 보고 도구를 만들어 ‘무애無碍’라 이름 짓고, 촌락으로 다니면서 춤추고 노래하였다. 일찍 분황사芬皇寺에 있으면서 『華嚴經疏』를 지어 제40권 「十廻向品」에 이르러 그만두었고, 또 『金剛三昧經疏』 5권을 지었다가 도적에게 빼앗기고, 다시 『略疏』 3권을 지어 황룡사에서 강설하였다. 『略疏』는 중국에서 유행되어 『金剛三昧經論』이라 한다. 신문왕 6년 3월 30일 혈사穴寺에서 나이 70세로 입적하였다. 『指月錄』에는 “원효가 당唐나라에 가서 도를 구하려고 여러 곳으로 다니다가 어느 날 밤에 무덤이 많은 데서 잤다. 자다가 목이 말라 물을 찾다가 어떤 구멍에서 물을 얻어먹었더니 시원하기가 비길 데 없었다. 아침에 깨어 보니 해골바가지에 있는 물이었다. 이때 크게 깨닫고는 말하기를 ‘마음이 나면 여러 가지 법이 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여러 가지 법이 없어진다 하더니, 마음이 없으면 해골도 없는 것이로구나. 부처님 말씀에 삼계가 마음뿐이라 하셨으니 어찌 나를 속였으랴!’ 하고 본국으로 돌아왔다.”라고 하였다. 고려 숙종 6년에는 ‘대성화쟁국사大聖和諍國師’라 시호諡號가 내려졌다. 저서에 『華嚴經疏』 10권, 『華嚴經宗要』 1권, 『華嚴經綱目』 1권, 『涅槃經疏』 5권, 『大般涅槃經宗要』 1권, 『法華經宗要』 1권, 『法華經要略』 1권, 『法華經略述』 1권, 『法華經方便品料簡』 1권, 『無量義經宗要』 3권, 『入楞伽經疏』 7권, 『楞伽經宗要』 1권, 『維摩經疏』 3권, 『維摩經宗要』 1권, 『金光明經疏』 8권, 『般若三昧經疏』 1권, 『金剛般若經疏』 3권, 『般若心經疏』 1권, 『大慧度經宗要』 1권, 『金剛三昧經論』 3권, 『金剛三昧經記』, 『金剛三昧經私記』, 『勝鬘經疏』 2권, 『不增不減經疏』, 『般舟三昧經疏』, 『般舟三昧經略記』 1권, 『解深密經疏』 3권, 『大無量壽經疏』, 『大無量壽經宗要』 1권, 『大無量壽經私記』 1권, 『小阿彌陀經疏(일명 소무량수경소)』 1권, 『小阿彌陀經通讚疏』 2권, 『小阿彌陀經義記』, 『彌勒上生經疏』, 『彌勒上生經宗要』 1권, 『方廣經疏』 1권, 『梵網經疏』 2권, 『梵網經宗要』 1권, 『梵網經略疏』 1권, 『菩薩戒本私記』, 『菩薩戒本持犯要記』 1권, 『瓔珞本業經疏』 3권, 『瓔珞本業經別記』 2권, 『四分律羯磨疏』 4권 등이 있다.
  124. 124)일관一貫 : 『論語』 「里仁」에서 “나의 도는 하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느니라.(吾道一以貫之。)”라고 한 말에서 나온 것으로,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준말이다. 즉, 한 이치로써 모든 일을 꿰뚫음을 일컫는다.
  125. 125)구류九流 : 한漢나라 때의 아홉 종류의 학파. 유가류儒家流·도가류道家流·음양가류陰陽家流·법가류法家流·명가류名家流·묵가류墨家流·종횡가류縱橫家流·잡가류雜家流·농가류農家流 등이다.
  126. 126)하늘을 이야기할 만한 말(談天之辯) : ‘담천조룡지변談天彫龍之辯’의 준말로 천상天象을 말하는 것처럼 망막하고 용을 조각한 것과 같이 화려한 변설辯舌이라는 뜻으로, 언변言辯이 굉박宏博함을 이른다.
  127. 127)의상義湘(625∼702) : 신라 스님. 속성은 김金씨로, 644년(선덕여왕 13)에 황복사皇福寺에서 출가하였다. 당唐나라의 불교가 성함을 듣고, 650년 원효와 함께 중국에 가려고 요동까지 가서, 원효는 무덤 사이에서 자다가 해골에 고인 물을 먹고 유심唯心의 도리를 깨달아 돌아오고, 스님은 당나라에 갔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처음 양주에 있다가 662년 종남산 지상사至相寺 지엄智儼에게서 현수賢首와 함께 『華嚴經』을 연구하였다. 신라의 사신 김흠순金欽純을 당나라에서 가두고 신라를 치려 하자, 스님이 670년 본국에 돌아와 그 사실을 보고하였는데, 왕이 신인종神印宗의 명랑明朗 법사를 청하여 기원을 드리자 무사하였다. 676년(문무왕 16) 태백산에 부석사浮石寺를 창건, 현수가 『華嚴搜玄記』를 짓고 부본副本을 보내면서 편지한 것이 지금 유전된다. 화엄종의 10찰刹을 짓고, 『華嚴經』을 널리 전하였다. 태백산 부석사, 원주 비마라사毘摩羅寺, 가야산 해인사海印寺, 비슬산 옥천사玉泉寺, 금정산 범어사梵魚寺, 지리산 화엄사華嚴寺 등에 주석하였다. 저서로 『華嚴一乘法界圖』·『入法界品抄記』·『大華嚴十門看法觀』·『白華道場發願文』 등이 있다. 성덕왕 1년, 나이 78세로 입적하였다. 해동 화엄종의 초조初祖이며, 제자로는 오진悟眞·지통智通·표훈表訓·진정眞定·진장眞藏·도융道融·양원良圓·상원相源·능인能仁·의적義寂 등이 유명하다.
  128. 128)윤필尹弼 : 관악산 삼막사三幕寺 사적에 “신라의 원효·의상·윤필이 집을 짓고 도를 닦았으므로 산 이름을 삼성산三聖山이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129. 129)무착無著 : 4세기 때 북인도 바라문 출신의 유식불교의 대성자. ⓢ Asaṇga. 음역해서 ‘아승가阿僧伽’라고 부르고, ‘무착無着’ 혹은 ‘무장애無障礙’로 의역하기도 한다. 원래 3형제인데 첫째가 무착이고 둘째가 세친世親이다. 세친은 바로 유명한 불교학자로 ‘바수반두婆藪槃豆’라 부른다. 형제가 모두 불교교학의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무착도 처음에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 출가해서 소승 공관空觀을 공부했다. 그러나 만족하지 못하자 신통력을 발휘해 도솔천으로 올라갔다. 미륵보살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서 대승 공관을 배웠다. 생각하면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하면 혹세무민惑世誣民한다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원래 종교란 신비주의와 어느 정도 어우러지게 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사람들이 믿을 리 없었다. 그러자 미륵이 직접 내려와서 『十地經』을 설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람들이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역시 종교는 이적異蹟과 신비가 뒤따라야 한다. 이후 무착은 소승에 빠져 있던 동생 세친을 대승으로 인도했다. 이것만으로도 무착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75세까지 살다가 왕사성王舍城에서 입적했다고 한다. 저서로는 『瑜伽師地論』·『攝大乘論』·『顯揚聖敎論』·『金剛般若經論』·『順中論』·『大乘阿毘達磨集論』 등이 있다. 참고로 이 대목은 고려 시대 인물이 소개되는 자리로서 무착을 인도 스님으로만 보기에는 약간의 의문이 따른다. 편제가 뒤섞여 있거나 혹 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30. 130)대각大覺(1055∼1101) : 고려 스님. 이름은 후煦, 자는 의천義天. 문종의 넷째 아들. 교선일치敎禪一致를 역설하며 천태종天台宗을 개창하였다. 저서에 『新編諸宗敎藏總錄』과 『釋苑詞林』 등이 있다.
  131. 131)일선一禪(1488∼1568) : 조선 시대 스님. 호는 휴옹休翁이고 당호堂號는 경성慶聖(敬聖) 또는 선화자禪和子이다. 속성은 장張씨이고 울산 출신이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13세에 출가, 단석산의 해산海山을 3년 동안 섬기고 16세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24세에 묘향산에서 고행하고, 지리산의 벽송 지엄碧松智儼에게 밀지密旨를 얻었다. 금강산 표훈사·천마산·오대산·백운산·능가산 등지를 유행하였으며, 1564년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관음전에 머물 때에는 고사석덕高士碩德이 팔방에서 운집하였다. 1568년(선조 1)에 나이 81세, 법랍 65세로 입적하였다. 참고로 이 대목은 고려 시대 인물이 소개되는 자리로서 조선 스님이 여기에 소개되는 것에 약간의 의문이 따른다. 편제가 뒤섞여 있거나 혹 다른 인물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32. 132)보조普照(1158∼1210) : 고려의 승려로 호는 목우자牧牛子, 법명은 지눌知訥. 속성은 정鄭씨이고 경서京西의 동주洞州 사람이다. 불자의 수행법으로 돈오점수頓悟漸修와 정혜쌍수定慧雙修를 주장하였다. 선禪으로써 체體를 삼고 교禪로써 용用을 삼아 선·교의 합일점을 추구했다. 저서에 『眞心直說』과 『牧牛子修心訣』 등 다수가 있다.
  133. 133)혜철慧徹(785∼861) : 신라 스님. 자는 체공體空. 속성은 박朴씨이고 경주 사람이다. 15세에 출가하여 부석산에서 『華嚴經』을 듣고, 22세에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814년 당唐나라에 가서 서당 지장西堂智藏에게서 심인心印을 받고, 서당이 죽은 뒤에 사방으로 다니다가 서주西州의 부사사浮沙寺에서 3년 동안 대장경을 열람하였다. 839년에 귀국하여 무주의 쌍봉난야雙峰蘭若에서 여름 안거를 하고, 곡성 동리산의 대안사大安寺에서 법회를 여니 학자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었다. 문성왕이 사신을 보내어 나라를 다스리는 요도要道를 물었다. 신라 경문왕 1년에 나이 77세로 입적. 시호諡號는 적인寂忍, 탑호塔號는 조륜청정照輪淸淨. 동리산파桐裏山派의 개조開祖로 평가된다.
  134. 134)함허당涵虛堂(1376∼1433) : 조선 스님. 법명은 기화己和, 법호는 득통得通이고 당호堂號는 함허涵虛이며, 옛 법명은 수이守伊이고 옛 법호는 무준無準이다. 속성은 유劉씨이고 충주 사람이다. 21세에 관악산 의상암義湘庵에서 승려가 되었다. 이듬해 회암사檜巖寺에 가서 무학왕사無學王師를 뵙고 법요法要를 들은 뒤, 여러 곳으로 다니다가 다시 회암사에 가서 한 방에 혼자 있으면서 크게 깨달았다. 그 뒤부터 공덕산 대승사, 천마산 관음굴, 불회사에 있으면서 학인을 교도하였다. 자모산 연봉사烟峰寺에서 작은 방을 차지하여 ‘함허당涵虛堂’이라 이름하고 3년을 부지런히 수도에 정진하였다. 1420년(세종 2)에 오대산에 가서 여러 성인에게 공양하였다. 영감암靈鑑庵에서 이상한 꿈을 꾸고, 월정사月精寺에 있을 때 세종 임금이 청하여 대자어찰大慈御刹에 4년 동안 머물렀다. 1431년(세종 13)에는 희양산 봉암사鳳巖寺를 중수하였다. 세종 15년에 봉암사에서 입적하였다. 저서는 『圓覺經疏』 3권, 『般若經五家解說誼』 2권, 『顯正論』 1권, 『般若懺文』 2질, 『綸貫』 1권 등이 있다. 비는 봉암사에 있고, 부도는 가평군 현등사懸燈寺에 있다.
  135. 135)하어下語 : 선종에서 고측古則·공안公案·수시垂示·상당上堂 등의 법어에 대하여, 자기의 견해를 드러낼 때에 하는 말이다.
  136. 136)지남指南 : 주 71 참조.
  137. 137)태고太古(1301∼1382) : 속성은 홍洪씨이고 본관은 홍주洪州이다. 초명初名은 보허普虛, 법명은 보우普愚, 호는 태고太古, 시호諡號는 원증圓證, 탑호塔號는 보월승공寶月昇空이다. 13세에 출가, 양주군 회암사檜巖寺 광지廣智에게서 불경을 배우고 가지산에서 도를 닦았다. 1325년(충숙왕 12)에 승과僧科에 급제했으나 출사하지 않고, 용문산 상원암上院庵과 성서城西의 감로사甘露寺에서 고행한 끝에 삼각산 중흥사重興寺 동쪽에 절을 짓고 ‘태고사太古寺’라고 하였다. 1346년(충목왕 2)에 중국에 가서 호주湖州 하무산霞霧山 청공淸珙의 법을 계승하고, 임제종臨濟宗을 열어 그 시조가 되었다. 1348년에 귀국, 용문산의 소설사小雪寺에서 불도를 닦았다. 공민왕이 광명사廣明寺에 원융부圓融府를 짓자 왕사王師가 되어 그곳에 머물다가 신돈辛旽의 횡포가 심해지자 소설사로 돌아갔다. 신돈이 죽은 뒤 국사國師가 되고, 우왕이 즉위하자 영원사瑩源寺에 있다가 소설사에 가서 입적하였다. 북한산에 보월승공의 탑비가 있다. 선교일체론禪敎一體論을 주장, 선과 교를 다른 것으로 보던 당시의 불교관을 바로잡고, 일정설一正說을 정리하여 불교와 유교의 융합을 강조하였다. 저서로는 『太古和尙語錄』, 『太古遺音』 등이 있다.
  138. 138)단전單傳 : 말이나 글자에 의지하지 않고, 다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법을 말한다.
  139. 139)환암幻庵(1320∼1392) : 고려 스님. 법명은 혼수混修, 자는 무작無作이다. 속성은 조趙씨이고 풍양현豊壤縣 사람이다. 대선사大禪師 계송繼松에게 출가하여, 내외의 경전을 배우고 선시禪試에서 상상과上上科에 올랐다. 금강산에서 2년 동안 마음 밝히는 공부를 하다가,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경산京山에서 5, 6년을 지내고,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大字法華經』을 써서 어머니의 명복을 빌었다. 선원사禪源寺의 식영감息影鑑 화상에게서 『楞嚴經』을 배우고, 충주 청룡사靑龍寺의 서북쪽에 연회암宴晦庵을 짓고 지냈다. 공민왕이 회암사檜巖寺에 있게 하였으나 가지 않고, 오대산 신성암神聖庵에 있으면서 고운암孤雲庵의 나옹懶翁에게 도요道要를 물었다. 왕이 또 궐내로 불렀으나, 중도에 도피하여 산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1370년에 나라에서 공부선장功夫選場을 열고 나옹으로 하여금 선禪·교敎의 납자衲子들을 시취試取할 때에, 나옹의 한마디에 여러 납자들이 능히 대답하지 못하였고 오직 이 스님만이 답하여 합격되었으나 또 도피하여 위봉산에 숨었다가, 뒤에 왕명으로 불호사佛護寺에 있게 되었다. 임금이 내불당內佛堂으로 청하여 자주 법요法要를 물었다. 우왕 때 송광사松廣寺로 옮기고, 1383년에 국사國師가 되어 ‘대조계종사大曹溪宗師 선교도총섭禪敎都總攝 오불심종悟佛心宗 흥자운비興慈運悲 복국이생福國利生 묘화무궁妙化無窮 도대선사都大禪師 정변지웅존자正遍智雄尊者’라는 호를 받았다. 공양왕 말년에 나이 73세, 법랍 60세로 입적하였다. 글과 글씨에 능하였고, 비와 탑은 충주 청룡사 터에 있다.
  140. 140)구곡당龜谷堂 : 고려 고종 때의 승려인 각운覺雲으로, 진각 국사眞覺國師의 제자이다. 스승이 지은 『禪門拈頌集』 30권을 받아 정밀히 연구한 후 주해를 붙인 『禪門拈頌說話』 30권을 펴내어 처음 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전한다. 공민왕에게 존경을 받아 ‘구곡각운龜谷覺雲’이라는 네 자 친필을 하사받았다. 『傳燈錄』을 중간重刊하였으며, 대사의 인격에 대한 이색李穡의 칭송이 유명하다.
  141. 141)눈에는 온전한 소가 없으셨네(目無全牛) : 주 52 참조.
  142. 142)등계登階 : 생몰년 미상. 조선 초기의 스님. 호는 벽계碧溪이고 이름은 정심正心(淨心)이다. 속성은 최씨로 금산 사람이다. 구곡 각운龜谷覺雲의 법을 잇고, 또 명明나라에 가서 총통摠統 화상의 법인法印을 전해 왔다. 조선 태종 때 극심한 불교 탄압을 피해, 머리를 기르고 황간 황악산에 들어가 고자동 물한리에 숨었다. 뒤에 선을 벽송 지엄碧松智儼에게, 교를 정련 법준淨蓮法俊에게 전하였다.
  143. 143)벽송당碧松堂(1464∼1534) : 조선 스님. 호는 야로埜老(野老), 법명은 지엄智儼, 당호堂號는 벽송碧松이다. 속성俗姓은 송宋씨이며 부안 사람이다. 28세에 허종許琮의 군대에 들어가서 야인野人(여진)들과 싸워 공을 세우고 탄식하되 “심지心地를 닦지 못하고 싸움터에만 쫓아다니는 것은 헛된 이름뿐이다.” 하고, 계룡산 와초암臥草庵에 가서 조계祖溪에게 출가하였다. 연희衍熙에게 『楞嚴經』을 묻고, 정심正心에게 전등傳燈의 비밀한 뜻을 수학하였다. 지리산에 있으면서 지견知見이 더욱 밝아지고 계행戒行이 청정하여 총림叢林의 종사宗師가 되었다. 『禪源集』과 『別行錄』으로 초학자들을 지도하여 여실한 지견을 세우게 하고, 다음 『禪要』와 『語錄』으로 지해知解의 병을 제하고 활로를 열어 주었다. 중종 29년에 제자들을 수국암壽國庵에 모아 『法華經』을 강하다가 「方便品」에 이르러 “제법諸法의 적멸상寂滅相은 말로 선설宣說할 수 없다.” 하는 부분을 설명하다가 문을 닫고 고요히 입적하였다.
  144. 144)부용당芙蓉堂(1485∼1571) : 조선 전기의 승려. 법명은 영관靈觀이고 호는 부용芙蓉·은암隱庵·연선도인蓮船道人이며, 삼천포 사람이다. 8세 때 아버지가 데리고 고기를 잡으면서 고기 바구니를 맡겼더니, 산 것을 모두 물에 놓아 주었다. 아버지가 성내며 종아리를 치니 울면서 “사람이나 고기나 목숨을 아끼기는 마찬가지니 바라옵건대 용서하소서.”라고 하였다. 1498년 14세에 혼자 덕이산에 가서 고행苦行 선사에게 의지하여 3년 동안 공부하다가 출가하였고, 17세에 신총信聰에게서 교학을 배우고 위봉威鳳에게서 선리禪理를 얻었다. 그 뒤 구천동에 가서 손수 집을 짓고 9년을 지냈고, 1509년 용문산에 가서 조우祖愚를 방문하였다. 1514년 청평산에서 학매學梅에게 현미한 뜻을 묻고, 1519년 금강산 대존암大尊庵에서 조운祖雲과 함께 두 여름을 지내고, 미륵봉 내원암內院庵에서 9년 동안 참선한 후, 두류산에서 벽송 지엄碧松智儼을 찾아 20년 동안 가졌던 의심을 풀고 3년 동안 모셨다. 후에 40년 동안 여러 곳으로 다니다가 선조 4년 입적하였다.
  145. 145)사명당泗溟堂(四溟堂, 1544∼1610) : 속성은 임任씨이고 본관은 풍천豊川이다. 자는 이환離幻이고 호는 사명당泗溟堂·송운松雲·종봉鍾峯이며, 시호諡號는 자통홍제존자慈通弘濟尊者이다. 유정惟政은 법명이며, 경남 밀양 출생이다. 어려서 조부 밑에서 공부를 하고 1556년(명종 11) 13세 때 황여헌黃汝獻에게 『孟子』를 배우다가 황악산 직지사直指寺의 신묵信默을 찾아 승려가 되었다. 1561년 승과僧科에 급제하고, 1575년(선조 8)에 봉은사奉恩寺의 주지로 초빙되었으나 사양하고 묘향산 휴정休靜(서산 대사)의 법을 이어받았다. 금강산 등 명산을 찾아다니며 도를 닦다가, 상동암上東庵에서 소나기를 맞고 떨어지는 낙화를 보고는 무상을 느껴 문도門徒들을 해산하고, 홀로 참선에 들어갔다. 1589년(선조 22) 정여립鄭汝立의 역모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투옥되었으나 무죄 석방되었고, 1592년 임진왜란 때 승병을 모집, 휴정의 휘하로 들어갔다. 이듬해 승군도총섭僧軍都摠攝이 되어 명明나라 군사와 협력, 평양을 수복하고 도원수 권율權慄과 의령宜寧에서 왜군을 격파, 전공을 세우고 당상관堂上官의 위계를 받았다. 1594년(선조 27) 명나라 총병摠兵 유정劉綎과 의논,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진중을 세 차례 방문, 화의 담판을 하면서 적정을 살폈다. 정유재란丁酉再亂 때 명나라 장수 마귀麻貴와 함께 울산의 도산島山과 순천의 예교曳橋에서 전공을 세우고, 1602년 중추부동지사中樞府同知使가 되었다. 1604년 국왕의 친서를 휴대하고, 일본에 건너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만나 강화를 맺고 조선인 포로 3천5백 명을 인솔하여 귀국했다. 선조가 죽은 뒤 해인사海印寺에 머물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초서를 잘 썼으며 밀양의 표충사表忠祠, 묘향산의 수충사酬忠祠에 배향되었다. 저서에 『泗溟堂大師集』과 『奮忠紓難錄』 등이 있다.
  146. 146)허응당虛應堂(1509∼1565) : 조선 중기의 승려. 법명은 보우普雨이고 호는 허응虛應 또는 나암懶庵이며, 강원도 백담사 스님이다. 명종의 모후母后 문정왕후文定王后가 섭정할 때에 강원 감사의 천거로 광주 봉은사奉恩寺에 있으면서 봉은사를 선종禪宗, 봉선사奉先寺를 교종敎宗의 수사찰首寺刹로 정하여 선禪·교敎 양종을 부활시키고 나라의 공인公認 정찰淨刹을 지정하게 하며, 과거에 승과僧科를 회복하고 승려에게 도첩度牒을 주며 억불정책抑佛政策에 맞서 불교를 부흥시켜 전성기를 누리게 하였으나, 문정왕후가 죽은 뒤 유신儒臣의 참소로 1565년(명종 20) 제주에 유배되었다가 목사牧使 변협邊協에게 피살되었다. 저서로는 『虛應堂集』·『懶庵雜著』 등이 있다. 『雜著』에 송운松雲이 발跋을 지었는데, “대사가 동방의 작은 나라에 나서 백세百世에 전하지 못하던 법을 얻었는지라, 지금의 학자들이 대사로 말미암아 나아갈 곳을 얻었고, 불도가 마침내 끊어지지 아니하였으니 대사가 아니었다면 영산靈山의 풍류風流와 소림少林의 곡조曲調가 없어질 뻔하였다.”라고 했다. 이것으로써 스님의 사람됨을 짐작할 수 있다.
  147. 147)선불장選佛場 : 원래는 부처님을 만들어 내는 장소라는 뜻으로, 선원에 있어서 수행자가 좌선하는 곳, 계율을 일러 주는 곳, 교법敎法을 닦는 곳 등을 가리키지만, 여기에서는 승과僧科 시험을 보는 장소를 말하고 있다.
  148. 148)심공급제心空及第 : 마음이 허공처럼 광대하면서도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는 대자유의 경지에 올라간 것을 말한다. 즉 마음이 비어서 그 자리를 아는 것이다.
  149. 149)청매당靑梅堂(1548∼1623) : 조선 스님. 법명은 인오印悟이고 호는 청매靑梅이다. 지리산 연곡사鷰谷寺 스님. 1617년(광해군 9)에 왕명으로 벽계碧溪·벽송碧松·부용芙蓉·청허淸虛·부휴浮休 5대사의 초상을 그려 조사당祖師堂에 모시고 제문祭文을 지어 봉사奉祀하였다. 또 〈十無益頌〉을 지었는데, 그 내용은 첫째, 마음을 반조하지 않으면 경 보는 것이 무익함(心不返照看經無益), 둘째, 자성이 공한 줄을 알지 못하면 좌선이 무익함(不達性空坐禪無益), 셋째, 정법을 믿지 않으면 고행이 무익함(不信正法苦行無益), 넷째, 아만을 꺾지 못하면 법을 배워도 무익함(不折我慢學法無益), 다섯째, 스승 노릇할 덕이 없으면 중생 제도가 무익함(欠人師德濟衆無益), 여섯째, 참다운 덕이 없으면 겉치레가 무익함(內無實德外儀無益), 일곱째, 마음이 진실하지 못하면 말 잘하는 것도 무익함(心非信實巧言無益), 여덟째, 인을 짓지 않고 과보만 희망하면 구도가 무익함(輕因望果求道無益), 아홉째, 뱃속에 든 것이 없으면 아만이 무익함(心腹無識我慢無益), 열째, 일생토록 괴각만 부리면 대중에게 있어도 무익함(一生乖角處衆無益) 등이다. 저서로 『靑梅集』이 있다.
  150. 150)함흡含吸 : 입에 머금고 있다는 뜻으로, 도가道家에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침을 입에 머금고 있다가 삼키는 복기服氣 연진嚥津과 같은 수련법을 말한다. 즉 공기를 마시고 이슬을 머금는다(餐風吸露)와 노을을 마시고 이슬을 머금는다(餐霞吸露)는 등의 의미이다.
  151. 151)부휴浮休(1543∼1615) : 조선 스님. 법명은 선수善修이고 호는 부휴浮休이며, 속성은 김金씨이다. 지리산 신명信明에게 출가하여 부용 영관芙蓉靈觀의 법을 이었다. 글씨를 매우 잘 썼으며, 임진왜란 때 덕유산 바위굴에서 피란하다가 난리가 평정된 후 해인사에 있으면서 명장名將 이종성李宗城을 만나고, 구천동에서 『圓覺經』을 읽다가 큰 구렁이를 제도하였다고 한다. 1614년(광해군 6)에 송광사松廣寺를 거쳐 칠불암에 갔다가 이듬해 73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 『浮休堂集』 5권이 있으며, ‘홍각등계弘覺登階’라 추증追贈되었다.
  152. 152)벽암당碧巖堂(1575∼1660) : 법명은 각성覺性이고 호는 벽암碧巖이며, 속성은 김金씨이다. 충북 보은에서 출생하였으며, 9세에 아버지를 잃자 출가할 뜻을 품고 10세에 화산華山에 들어가 설묵雪默을 스승으로 삼아 공부했으며, 14세에 보정寶晶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후 경전 공부를 시작하였다. 이때 선수善修(1543∼1615)가 화산에 들어오자 그의 제자로 속리산·덕유산·가야산·금강산 등 명산에서 수도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해전海戰에 참가하였고, 1612년에 스승인 선수가 광승狂僧의 무고誣告로 화를 입자 그도 감옥에 갇혔으나, 광해군이 친국親鞫하다가 그의 위의威儀에 감복하여 오히려 하사품을 내려 방면하면서 판선교도총섭判禪敎都摠攝의 직함을 내렸다. 1615년에 스승이 죽자 지리산·태백산 등에 은거하였고, 1624년에 조정에서 남한산성을 쌓을 때 그에게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의 직위를 주어 승군僧軍을 거느리고 성을 쌓는 일을 맡게 하였는데, 3년 후에 완공하자 ‘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라는 호를 주었다. 1632년에 구례 화엄사華嚴寺를 중수하고, 1635년 병자호란 때 의승義僧 3천 명을 규합하여 ‘항마군降魔軍’이라 칭하고 북상하던 중 강화가 성립되자 지리산으로 되돌아갔다. 1640년 쌍계사雙磎寺로 옮겨 가 절을 수리하고, 규정도총섭糾正都摠攝이 되어 무주茂朱의 적상산성赤裳山城에 있으면서 사고史庫를 보호하였다. 1641년 6월 해인사에서 머물 때, 조정에서 일본에 사신으로 파견하고자 하였으나 서울로 가던 중 병으로 갈 수 없게 되어 다시 백운산 상선암上仙庵으로 들어가 은거하였다. 1642년 보개산으로 들어가서 법석法席을 베풀었으며 이때 왕자였던 효종은 그를 만나 화엄종지華嚴宗旨를 배웠다. 1646년에 속리산으로 다시 돌아와 동문同門인 고한 희언孤閑熙彦과 가까이 살면서 아침저녁으로 도담道談을 즐기다가, 고한이 화엄사로 돌아가 죽자 그도 화엄사로 들어가 여생을 보내다가 ‘도업道業에 힘써 국은에 보답할 것’과 ‘사후에 비를 세우지 말 것’을 유언하고 앉은 채로 입적하였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수초守初·처능處能이 있다. 저서에 『禪源集圖中決疑』 1권, 『看話決疑』 1권, 『釋門喪儀抄』 1권이 있다. 그는 수행에 통달하였고, 원융무이圓融無二한 이념의 한국불교 전통성을 깊이 익혀 정혜쌍수定慧雙修·교관겸수敎觀兼修를 실천하였으며, 무자간화선無字看話禪을 크게 중요시하고 화엄사상에도 해박하였다.
  153. 153)소요당逍遙堂(1562∼1649) : 조선 스님. 법명은 태능太能이고 호는 소요逍遙이며, 속성은 오吳씨이고 담양 사람이다. 15세에 백양산에서 출가하였으며, 부휴浮休에게 장경藏經을 배우고, 서산 대사에게 나아가 선지禪旨를 깨달았다. 인조 27년에 나이 88세, 법랍 73세로 입적하였다. 연대사에 비가 있고, 보개산 심원사深源寺·지리산 연곡사鷰谷寺·두륜산 대둔사大芚寺에 부도가 있다.
  154. 154)작가作家 : 일반적으로는 문학이나 예술의 창작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말하나, 불교에서는 숙달된 선사나 제일가는 선승禪僧을 일컫는다.
  155. 155)편양당鞭羊堂(1581∼1644) : 조선 중기의 스님. 법명은 언기彦機이고 호는 편양鞭羊이며, 속성은 장張씨이고 죽산 사람이다. 어려서 현빈玄賓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자라서 서산西山(휴정)에게서 심법心法을 받았다. 남방으로 다니면서 여러 선사에게 참학參學하였으며, 금강산 천덕사天德寺·구룡산 대승사大乘寺·묘향산 천수암天授庵 등에서 개당開堂하고 선禪과 교敎를 강론講論하여 명성을 얻었다. 인조 22년 묘향산 내원內院에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鞭羊堂集』이 있다. 서산 대사 문하 사대파의 하나인 편양파鞭羊派 개조開祖이다.
  156. 156)중관당中觀堂(1567∼?) : 조선 중기의 스님. 법명은 해안海眼이고 호는 중관中觀이며, 속성은 오吳씨이고 무안 사람이다. 어려서 총명하여 신동이라 일컬어졌다. 출가한 뒤에 서산西山의 법석法席에 참예하여 묘리妙理를 깨달아 임제종臨濟宗의 정맥正脈을 전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 때에는 영남 지방에서 승의병僧義兵을 일으켜 왜적을 막아 전공을 세움으로써 총섭에 임명되었다. 전란이 끝난 후에는 대화엄종주大華嚴宗主 등을 역임하고, 만년에는 지리산 대은암大隱庵에서 참선 수도하였다. 저서로는 『中觀集』 등이 있다.
  157. 157)뇌동雷同 : 천둥이 치면 모든 사물이 덩달아 같이 울리듯, 제 주견이 없이 남이 하는 대로 그대로 좇아 따르거나 같이 행동함을 이르는 말이다.
  158. 158)진묵당震默堂(1562∼1633) : 조선 스님. 법명은 일옥一玉이고 호는 진묵震默이며, 만경현萬頃縣 불거촌佛居村 사람이다. 7세에 전주 서방산 봉서사鳳棲寺에서 출가하였다. 내전內典을 배울 적에 한번 보기만 하면 외웠다고 한다. 봉곡鳳谷 김동준金東準과 친분이 두터웠는데 한번은 봉곡이 『通鑑』 한 질을 빌려주고 동자로 하여금 따라가게 하였더니, 스님이 길을 가다가 한 권씩 빼어 보고는 길에 던지는 것을 동자가 주워 모았다는데 절까지 가는 동안에 한 질을 다 보았다 한다. 후에 봉곡이 책을 던진 일을 물으니 “고기를 잡고는 통발을 버리는 것 아닌가?” 하였고, 봉곡이 한 권씩 내어 시험하니 한 자도 틀리지 않았다 한다. 변산의 월명암月明庵과 전주 대원사大院寺·원등암遠燈庵에 있었는데, 신중단神衆壇에 분수焚修하던 일, 창원 마산포의 아가씨가 죽어서 기춘奇春이 되어 시봉하던 일, 늙은 어머니가 있던 왜막촌倭幕村의 모기 쫓던 일, 술 거르던 중이 금강신의 철퇴를 맞던 일, 월명암에서 시자를 속가에 보내고 능엄삼매楞嚴三昧에 들었던 일, 청량산 목부암木鳧庵의 인등불이 월명암에 비치던 일, 공금을 흠포한 전주 아전으로 하여금 나한전羅漢殿에 재공齋供하고 빚 갚게 한 일, 나한이 사미로 화신하여 낙수천樂水川을 건너던 일, 소년들 천렵하는 데 갔다가 고기죽을 먹고 배변하던 일, 부곡婦谷의 사냥꾼에게 소금 보내 주던 일, 쌀뜨물을 뿜어서 해인사의 불을 끄던 일, 대둔사大芚寺 중의 발우에 밥을 담아 보내어 공양하던 일, 송광사松廣寺·무량사無量寺 불사에 주장자와 염주를 보내어 증명하던 일 등 신기한 일이 많았다 한다. 어머니가 죽은 뒤에 만경 북면 유앙산에 묻었는데 그 분묘를 소제하고 향화하면 그해 농사가 잘된다고 하여, 이웃 마을 사람들이 춘추로 와서 벌초하고 보토하므로, 지금까지도 향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인조 11년에 나이 72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語錄』이 있다. 1929년에 신도 이순덕화李順德華가 분묘 곁에 조사전祖師殿을 짓고, 비를 세웠다.
  159. 159)취미당翠微堂(1590∼1668) : 조선 스님. 법명은 수초守初이고 호는 취미翠微이며, 자는 태혼太昏이다. 속성은 성成씨이고 서울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 제월 경헌霽月敬軒에게 출가하였고, 두류산에 가서 부휴浮休를 뵈니, 부휴가 벽암碧巖에게 말하기를 “다음 날에 우리 도를 크게 할 사미니 잘 보호하라.”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각성覺性의 제자로 법을 이었다. 1629년 옥천 영취사靈鷲寺에서 개당開堂하고 강론講論을 펼치니, 영외嶺外의 선학禪學이 이 스님에게서 비롯되었다. 유학儒學에도 통달하여 당시 유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후학의 교도에도 힘을 썼다. 조선 현종 9년, 나이 79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翠微詩集』이 있다.
  160. 160)풍담당楓潭堂(1592∼1665) : 조선 중기의 선승禪僧. 속성은 유柳씨이고 본관은 문화文化이다. 법명은 의심義諶이고 호는 풍담楓潭이며, 경기도 통진 출신이다. 14세에 출가하여 묘향산 성순性淳의 문하에서 시봉하다가 득도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환속還俗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천관산에 있는 원철圓澈을 찾아가서 『書狀』·『都序』·『節要』·『禪要』 등 사집四集을 배워 대의大意를 파악하였고, 다시 묘향산으로 들어가 언기彦機의 문하에서 선禪을 닦아 묘지妙旨를 깨치고 법맥을 이었다. 그 뒤 남방으로 내려가서 기암奇巖·소요逍遙·호연浩然·벽암碧巖 등을 방문하여 선지禪旨를 검증받고 금강산에 머무르면서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1644년(인조 22)에 법사인 언기가 병환을 치르자 묘향산으로 가서 병시중을 들었다. 언기는 『華嚴經』·『圓覺經』 등의 제소諸疏가 방치되어 잔결殘缺된 부분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정리하다가 병이 든 것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이들을 완성하도록 하였다. 그는 백 수십 권에 이르는 『華嚴經』·『圓覺經』 등의 제소를 면밀하게 살펴 6년 만에 그 잘못을 바로잡아 음석音釋을 지어 여러 총림叢林에 보내었다. 1665년 3월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서 입적하였는데, 안색은 살아 있을 때와 다름이 없었다고 한다. 제자는 5백 명이 넘었고, 이름이 알려진 70명의 제자 중 정원淨源·설제雪齊·도안道安·명찰明察·자징自澄·도정道正·법징法澄·장륙莊六 등은 종지宗旨를 선양하여 각각 일파를 이루었다.
  161. 161)원융문圓融門 : ‘원융상섭문圓融相攝門’의 준말. 화엄교의華嚴敎義에서 보살이 수행하여 나아가 불과佛果를 얻는 지위에 대하여 항포문行布門에서 1위位를 얻으면 일체 위를 얻어 단박에 성불한다고 하는 것을 말한다.
  162. 162)항포문行布門 : ‘차제항포문次第行布門’의 준말. 이문二門의 하나. 화엄종에서 수행하는 계급에 십주·십행·십회향·십지 등을 세워서, 이 차례를 지내서 마지막 궁극의 경지인 불지佛地에 이른다고 보는 관찰 방법이다.
  163. 163)백암당栢巖堂(1631∼1700) : 조선 중기의 스님. 법명은 성총性聰이고 호는 백암栢庵이며, 속성은 이李씨이고 남원 사람이다. 13세에 순창淳昌의 취암사鷲岩寺로 출가하여 법계法戒를 받았다. 18세에 방장산 취미翠微에게 9년 동안 법을 전해 받고, 그의 법을 이었다. 30세부터 승주 송광사松廣寺, 낙안 징광사澄光寺, 하동 쌍계사雙磎寺 등에서 강석講席을 펼쳤으며 시詩를 잘했다. 1681년(숙종 7) 큰 배가 임자도荏子島에 표류하였는데, 배 안에서 명明나라 평림섭平林葉 거사가 교간校刊한 『華嚴經疏鈔』·『大明法數』·『會玄記』·『金剛經刊定記』·『起信論筆削記』 등 190권을 발견, 15년 동안에 5천 판板을 새겨서 징광사·쌍계사에 진장珍藏하였다. 숙종 26년 쌍계사 신흥암新興庵에서 나이 70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註解緇門警訓』 3권, 『大乘起信論疏筆削記』 4권, 『栢庵淨土讚』 1권, 『四經持驗記』 4권, 『栢庵集』 2권 등이 있다.
  164. 164)용사龍蛇 : 글씨의 획을 표현한 것이다.
  165. 165)백곡당白谷堂(1617∼1680) : 조선 스님. 법명은 처능處能이고 호는 백곡白谷이며, 자는 신수愼守이다. 속성은 김金씨이며, 12세에 의현義賢에게 글을 배우다가 출가하였다. 신익성申翊聖에게 외전外典을 배워 글과 시에도 능했다. 지리산 쌍계사雙磎寺의 벽암碧巖에게 나아가, 23년 동안 수선修禪과 내전內典을 익혀 그의 법을 전해 받았다. 김좌명金佐明의 주청으로 남한도총섭南漢都摠攝이 되었으나 곧 사퇴하고, 속리산·청룡산·성주산·계룡산 등에서 법석法席을 열고, 대둔사大芚寺의 안심암安心庵에 오래 머물렀다. 숙종 6년 봄 금산사金山寺에서 대법회를 열고, 7월에 나이 64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白谷集』 2권이 있다.
  166. 166)금낭錦囊 :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로, 주로 시고詩稿나 중요한 문서를 넣는 주머니를 말한다. 당唐나라 시인 이하李賀가 매일 아침 아이 종에게 오래된 비단 자루(古錦囊)를 등에 메고 따라오게 하면서 시상詩想이 떠오르는 대로 시를 지어 그 자루 안에 집어넣었던 고사에서 전해진 말이다. 『新唐書』 권203 「文藝傳」 하 「李賀」조 참조.
  167. 167)황명黃鳴 : 정확한 의미는 미상이다.
  168. 168)영월당詠月堂(1570∼1654) : 조선 스님. 법명은 청학淸學이고 호는 영월詠月이다. 속성은 홍洪씨이고 장흥 출신이다. 청허淸虛의 법을 이었으며, 효종 5년에 나이 85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詠月集』이 있다.
  169. 169)침굉당枕肱堂(1618∼1684) : 조선 스님. 법명은 현변懸辯이고 호는 침굉枕肱이며, 자는 이눌而訥이다. 속성은 윤尹씨이고 나주 사람으로, 오도자悟道者의 칭호를 받았다. 천풍산 탑암塔庵에서 보광葆光에게 출가하여 중이 되었고, 소요逍遙의 법을 이었다. 숙종 10년에 입적하였으며, 저서로는 『枕肱集』이 전해지는데 그의 가사 세 편이 실려 있다.
  170. 170)월저당月渚堂(1638∼1715) : 조선 스님. 법명은 도안道安이고 호는 월저月渚이다. 속성은 유劉씨이고 평양 사람이다. 처음에는 천신天信의 제자가 되어 계를 받고, 풍담楓潭에게 가서 서산西山의 밀전密傳을 받았다. 1664년 묘향산에 들어가 『華嚴經』의 대의大意를 강구하였다. 종풍宗風을 드날릴 적에 청중이 많아서 그 당시에 처음 보는 법회라 하였다. 대승 경전을 간행하여 도속道俗에 펼쳤다. 1697년(숙종 23), 무고誣告로 구금되었으나 왕명으로 특사되었다. 숙종 41년, 78세에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月渚集』 2권 등이 있다.
  171. 171)미천彌天 : 온 하늘에 가득하다는 뜻이나, 여기에서는 월저月渚 스님을 가리킨다. 『晉書』 권82 「習鑿齒傳」에 진晉나라 고승高僧 석도안釋道安이 습착치習鑿齒와 서로 만나 자랑을 할 때 습착치가 ‘사해四海의 습착치’라고 하자, 석도안이 ‘미천彌天 석도안’이라 한 데서 유래된 말인데 월저당의 법명도 도안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172. 172)월담당月潭堂(1632∼1704) : 조선 스님. 법명은 설제雪霽, 호는 월담月潭이다. 속성은 김金씨이며 창화 사람이다. 13세에 출가하여 설악산 숭읍崇揖에게 귀의하고, 16세에 승려가 되어 비구계를 받았다. 일여一如와 더불어 발심하고, 보개산의 설청說淸에게서 학업을 배웠다. 영평 백운사白雲寺의 풍담楓潭을 뵈오니 풍담이 한번 보고 기이하게 여겨 칭찬하여 가르쳐 주고, 함께 묘향산에 가면서 선禪·교敎의 종지宗旨를 가는 데마다 해석하였다. 문장에 능하고, 더욱 『華嚴經』·『拈頌』을 좋아하여 늘 외우며, 후학을 교도하여 묘한 뜻을 깨닫게 하였다.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 있다가 만년에 금화산 징광사澄光寺로 옮겨 가서 숙종 30년에 할喝을 하고, 나이 73세로 입적하였다. 탑비는 징광사에 있다.
  173. 173)무용당無用堂(1651∼1719) : 조선 스님. 법명은 수연秀演이고 호는 무용無用이며, 속성은 오吳씨이다. 13세에 어버이를 여의고, 조계에 갔다가 혜관惠寬에게 출가하였다. 22세에 침굉 현변枕肱懸辯을 뵙고 그의 부촉을 받아 조계의 은적암隱寂庵에 갔더니, 백암栢庵이 한번 보고 기이하게 여겨 경전을 가지고 문난問難함에 계합契合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숙종 45년에 입적하니, 나이 69세이고 법랍은 51년이다. 저서로는 『無用堂遺稿』 2권이 있다.
  174. 174)환성당喚惺堂(1664∼1729) : 조선 스님. 법명은 지안志安이고 호는 환성喚惺(喚醒)이다. 속성은 정鄭씨이고 춘천 사람이다. 15세에 미지산 용문사龍門寺에서 출가, 상봉 정원霜峯淨源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17세에 월담 설제月潭雪霽의 법을 이었다. 경전을 힘써 연구하였는데, 27세에 모운慕雲이 직지사直指寺에서 법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자, 모운은 수백 명의 학인을 스님께 맡기고 다른 곳으로 갔다. 스님이 대중을 거느리고 종풍을 떨치니 많은 학인들이 모여들었다. 스님의 강연하는 뜻이 깊고 묘하여 일찍이 듣지 못하던 것이므로 의심을 품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으나, 그 뒤에 경론을 많이 실은 빈 배가 우리나라에 와서 그 경전이 낙안 징광사澄光寺로 옮겨졌는데, 육조六祖 이후의 여러 가지 주해가 있어 그것이 스님이 말한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모두 탄복하였다. 스님이 명산을 다니다가 지리산에 머물렀는데 어느 날 어떤 도인이 와서 “스님은 빨리 다른 데로 가라. 얼마 뒤에 재난이 있으리라.” 하니, 수일 후에 그 절이 불에 탔다. 또 금강산 정양사正陽寺에 있다가 큰 비가 한창 쏟아지는데 행장을 꾸려 가지고 떠나가다가, 어떤 부잣집에서 자고 가라는 것도 듣지 않고 어느 오막살이집에서 잤는데, 그날 밤 정양사와 그 부잣집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 1725년에 금산사金山寺에서 화엄 대법회를 베푸니, 모인 학인이 1천4백 인에 달하였다. 1729년에 어떤 사람이 이번 법회에서 음모를 꾸몄다고 모함하여 지리산에서 체포되어 호남의 옥에 갇혀 있다가, 마침내 제주도로 귀양을 가서 7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禪門五宗綱要』와 『喚惺詩集』이 있다.
  175. 175)설암당雪巖堂(1651∼1706) : 조선 스님. 법명은 추붕秋鵬이고 호는 설암雪巖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강동 사람이다. 종안宗眼에게 출가하였고, 벽계 구이碧溪九二에게 경經과 논論을 배워 통달하였으며, 월저 도안月渚道安의 법을 이었다. 계행戒行이 엄정嚴淨하고, 언변言辯이 유창하여 많은 학인들이 모여와서 심복心腹하였다. 숙종 32년에 나이 56세로 입적하였으며, 저서로는 『雪巖集』과 『雪巖亂藁』 등이 있다.
  176. 176)오유향烏有鄕 : 주 8 참조.
  177. 177)영해당影海堂(1668∼1754) : 조선 스님. 법명은 약탄若坦이고 호는 영해影海이며, 자는 수눌守訥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고흥 출신이다. 18세에 출가하였으며, 저서로는 『影海大師詩集抄』가 있다.
  178. 178)회암당晦庵堂(1685∼1741) : 조선 스님. 법명은 정혜定慧이고 호는 회암晦庵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창원 사람이다. 9세에 범어사梵魚寺 자수自守를 찾아가니, 총명함을 기특하게 여겨 충허冲虛에게 보냈다. 가야산의 보광葆光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호남에 가서 설암雪巖에게 참배하고 돌아오자 이름이 여러 지방에 널리 퍼져 학인이 많이 찾아오므로 강석講席을 펴니, 그때 나이 27세였다. 어느 날 “날마다 남의 돈만을 세면 무슨 이익이 있으랴?”라며 한탄하고, 금강산에 들어가 좌선하였으며, 다시 석왕사·명봉사·청암사·벽송사 등 여러 곳에서 후학을 지도하였다. 영조 17년, 청암사에서 나이 57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華嚴經疏隱科』·『諸經論疏句絶』·『禪源集都序著柄』·『別行錄私記畫足』 등이 있다.
  179. 179)청량 국사淸凉國師(?∼839) : 주 93 참조.
  180. 180)호암당虎巖堂(1687∼1748) : 조선 스님. 법명은 체정體淨이고 호는 호암虎巖이며, 속성은 김金씨이고 본관은 흥양興陽이다. 16세에 출가하여, 환성喚惺의 법을 이었다. 해인사海印寺와 통도사通度寺에 오래 있으면서 학자들을 제접하였다. 사방에서 모여드는 학인들이 항상 수백 명이나 되었으며, 만년晩年에는 학인들을 보내고 주로 선정禪定을 익히다가, 영조 24년 금강산 표훈사表訓寺의 내원통에서 나이 62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대흥사 13대 종사 중 제10대 종사이다.
  181. 181)남악당南嶽堂(?∼1732) : 조선 후기의 고승高僧. 법명은 태우泰宇이고 호는 남악南岳이며, 전라도 용성(남원) 출신이다. 자세한 전기는 전하지 않으나 참판 오광운吳光運이 찬한 비문에 의하면, 이덕수李德壽와 매우 친하였고 이덕수는 그를 호남의 종승宗乘이라 평하였다. 청허淸虛의 6세 법손인 추붕秋鵬의 법을 이었으며, 앉아서 입적하자, 서기가 나타나며 사리舍利가 나왔으므로 부도를 금산金山에 세우고 비를 세웠다. 문인에는 재초在初·응상應祥·팔오八悟·획성獲成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南岳集』 1권이 있다.
  182. 182)보불黼黻 : 보불은 관복官服에 수놓은 무늬이다. 전하여 유창하고 화려한 문장文章의 비유로 쓰인다.
  183. 183)상월당霜月堂(1687∼1767) : 조선 스님. 법명은 새봉璽封이고 호는 상월霜月이다. 속성은 손孫씨이고 순천 사람이다. 11세에 조계산 선암사仙巖寺 극준極峻 스님에게 가서 15세에 승려가 되고, 다음 해에 세진 문신洗塵文信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18세에 설암雪巖에게 참학參學하여 도를 통하고 유명한 스님들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다가 1713년 본향本鄕에 돌아오니, 사방에서 모여 오는 학자가 많았다. 설암의 법을 이었고, 항상 “학자가 반관返觀하는 공부가 없으면 날마다 1천 말을 외운다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다.”라고 하며, 또, “하루라도 착실히 공부하지 않으면 밥이 부끄러우니라.”라고 말하였다 한다. 1748년에 ‘선교도총섭규정팔로치류사禪敎都摠攝糾正八路緇流事’, 2년 후에 ‘주표충원장겸국일도대선사主表忠院長兼國一都大禪師’에 임명되었다. 영조 43년에 나이 81세, 법랍 70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霜月大師詩集』이 있다.
  184. 184)원참元旵 : 생몰 연대는 나와 있지 않으며, 1298년(충렬왕 24)에 저술한 정토신앙에 관한 책으로 『現行西方經』이 전해 온다. 고려 말기의 스님이라고 추정된다. 참고로 이 대목은 조선 후기의 승려를 소개하는 자리인데, 편차가 뒤섞여 있는 듯하다.
  185. 185)상봉당霜峰堂(1627∼1709) : 조선 스님. 법명은 정원淨源이고 호는 상봉霜峰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평안도 영변에서 태어났다. 선천善天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으며, 완월玩月·추형秋馨에게서 경론을 배우고, 30세에 풍담楓潭에게서 법을 받았다. 그 뒤로 나라 안 명승지와 선지식을 찾아다니니, 따르는 학인들이 많았다. 해인사海印寺에서 『涅槃經』 등 3백여 부의 경전에 토를 달고, 봉암사鳳巖寺에서는 『都序』·『節要』의 과문科文을 지었다. 더욱이 『華嚴經』에 정통하여 경의 4과목科目 중 전하지 않는 3과목을 지었는데, 그 후에 당본唐本과 참교參校하니 틀리지 않았다. 숙종 35년에 지평 용문사龍門寺에서 나이 83세, 법랍 64세를 일기로 입적하였다.
  186. 186)설봉당雪峰堂(1678∼1738) : 조선 스님. 법명은 회정懷淨이고 호는 설봉雪峰이다. 속성은 조曹씨이고 낭주朗州(지금의 영암) 사람이다. 9세에 달마산의 조명照明에게 나아가 16세에 출가하고, 그 뒤 화악 문신華岳文信의 법을 전해 받았다. 겉을 꾸미지 않는 성품이어서 옷이 해져도 깁지 않으며, 머리와 수염도 자주 깎지 않고 지냈다. 영조 14년에 61세로 입적하였다.
  187. 187)관려자關棙子 : 올가미, 함정 혹은 장치의 뜻을 가진 중국 고어古語이다. 여기서는 조사祖師의 공안公案을 말하고 있다.
  188. 188)함월당涵月堂(1691∼1770) : 조선 스님. 법명은 해원海源이고 호는 함월涵月이다. 속성은 이李씨이고 함흥 출신이다. 14세에 도창사道昌寺에서 출가하여 선지식을 두루 찾아다니고, 뒤에 환성喚惺을 섬겨 종문宗門의 묘한 뜻을 얻었다. 영조 46년에 나이 80세, 법랍 65세로 입적하였다. 탑과 비가 석왕사釋王寺 동쪽에 있으며, 저서로는 『天鏡集』 2권이 있다.
  189. 189)용담당龍潭堂(1700∼1762) : 조선 후기의 고승高僧. 법명은 조관慥冠이고 호號는 용담龍潭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전북 남원 출신이다. 16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3년 상을 치르고 나서 출가를 결심하였다. 1718년(숙종 44)에 지리산 감로사甘露寺(현재의 천은사)의 상흡尙洽에게 출가하여 머리를 깎았고, 태허 취간太虛就侃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1721년(경종 1)에 화엄사華嚴寺 상월 새봉霜月璽封의 제자가 되었고, 1723년에는 영남과 호남 지방의 고승들(영해·낙암·설봉·남악·회암·호암 등)을 찾아다니며 선종과 교종의 묘리妙理를 배웠다. 그 뒤 지리산 견성암見性庵에서 좌선하다가 『起信論』을 읽고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명진 수일冥眞守一을 만나 신기神機가 서로 계합契合하였으며, 1732년(영조 8)에는 지리산 영원암靈源庵으로 가서 토굴을 지어 ‘가은암佳隱庵’이라 이름 붙이고 만년의 안식처로 삼으려 했으나, 승려들의 만류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후 회문산 심원사深源寺, 동락산 도림사道林寺와 지리산 여러 암자에서 20년 동안 『禪門拈頌』과 천태종의 교법인 원돈교圓頓敎를 전파하였다. 1749년에 상월의 의발衣鉢을 전해 받고, 1762년(영조 38)에 남원 실상사實相寺에서 나이 63세, 법랍 44세로 입적하였는데, 다비茶毘 후에 수습된 5과顆의 사리舍利는 감로사와 실상사 등에 나누어 보관되었다.
  190. 190)설파당雪坡堂(1707∼1791) : 조선 스님. 법명은 상언尙彦이고 호는 설파雪坡이다. 속성은 이李씨이고 무장 사람이다. 어려서 어버이를 잃고, 1725년 19세에 고창 선운사禪雲寺 희섬希暹에게 출가하여 승려가 되어 호암虎巖의 법을 잇고, 33세에 용추사龍湫寺 판전版殿에서 개강開講하였다. 오교五敎 삼승三乘에 다 능통했지만, 그중에서 화엄학을 더욱 잘하여 청량淸凉의 『華嚴鈔』에 소과疏科가 드러나지 않은 것을 찾아서 그림으로 표시하고, 또 해인사海印寺에 있으면서 『大經鈔』 가운데 인문引文을 교정하였다. 금강산·묘향산·두류산으로 다니면서 좌선에 정진하였는데, 1770년에는 징광사澄光寺에 불이 나서 『華嚴經』 판본板本이 불타매 시주의 연緣을 모아 다시 새겨 영각사靈覺寺에 장경각을 지어 봉안하고, 그 절에 있다가 하루는 사주寺主에게 말하기를 “절을 옮기지 않으면 수재水災에 무너지게 되리라.” 하니, 얼마 뒤에 홍수가 나서 절이 무너졌다. 만년에 영원사靈源寺에서 10여 년 동안 염불로 정업淨業을 닦다가 일생을 마쳤다. 나이 85세, 법랍 66세로 입적하였으며, 저서로는 『鉤玄記』가 있다.
  191. 191)해봉당海峰堂 : 법명은 성찬聲贊이고 호號는 해봉海峰이다. 전주 출생으로, 원암산 원등암遠燈庵에 살았다.
  192. 192)낭간琅玕 : 중국에서 나는 경옥의 한 가지. 어두운 녹색 또는 청백색이 나는 반투명의 아름다운 돌로, 예로부터 장식에 많이 쓰인 아름다운 돌인데 전하여 아름다운 문장文章에 비유한다.
  193. 193)해주海珠 : ‘진주眞珠’를 가리킨다.
  194. 194)용암당龍巖堂(1783∼?) : 조선 스님. 법명은 혜언慧彦이고 호는 용암龍巖이다. 속성은 조趙씨이고 나주 사람이다. 출가한 뒤 율봉栗峰을 따라 금강산 유점사楡岾寺에 가서 백일기도를 하고는 목소리가 좋아져 설법을 잘하였고, 그의 제자 포운 윤취布雲潤聚와 대운 성기大雲性起도 변재辯才가 유창하여 설법을 잘하였다. 지금 제방諸方에서 설법하는 이들이 법상에서 설법하다가 선禪·교敎의 중요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으레 게송偈頌을 한 구절 읊고, “나무아미타불”을 높은 소리로 부르는 것이, 이 스님과 그의 제자들에게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195. 195)환암당喚庵堂 : 경암 응윤鏡巖應允(1743~1804)의 스승. 생몰연대 미상. 1772년(영조 48)에 문곡 대사文谷大師와 함께 경상남도 함양의 지리산 기슭에 있는 영원암靈源庵에서 만일회萬日會를 개최한 바 있다. 「文谷大師碑銘」(『樊巖集』 권57) 참조.
  196. 196)천봉당天峯堂(1710∼1793) : 조선 후기의 승려. 속성은 김金씨, 법명은 태흘泰屹이고 자는 무등無等이며, 호는 천봉天峯이다. 황해도 서흥 출신으로, 아버지는 두필斗弼이며 어머니는 조趙씨이다. 16세에 유덕사有德寺로 출가하여 명탁明琢의 제자가 되었고, 도원道圓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20세에 우점雨霑에게 불경을 배운 뒤, 여러 선지식을 찾아 공부하였다. 뒤에 백천의 호국사護國寺에 돌아가 참선·정진하였으며, 해숙海淑의 법을 받았다. 입적하기 직전에 어떤 승려가 묻기를 “스님이 항상 고공무상苦空無常을 말씀하시는데 또한 생사에 끄달리면 좌탈坐脫을 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니, 태흘이 말하기를 “앉는 것이 반드시 앉는 것 아니며, 눕는 것 또한 반드시 눕는 것 아니로다.”라고 하였다. 다시 묻기를 “스님이 이제 입멸入滅을 보이는데, 어찌 멸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하십니까?”라고 하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적하였다. 안색은 평상시 입정入定할 때와 같았으며, 다비茶毘한 뒤 정골頂骨 2편과 사리舍利 64매가 출현하였다. 제자들이 백천 호국사와 문화 월정사月精寺, 양주 망월사望月寺에 탑을 세우고 사리를 봉안하였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환열幻悅·묘일妙一·낭규朗奎 등 10여 명이 있으며, 계율을 받은 승려는 수백 명에 이른다.
  197. 197)대원당大圓堂(1714∼1791) : 조선 후기의 선승禪僧. 법명은 무외無外이고 호는 대원大圓이다. 속성은 문文씨로, 아버지는 수원壽遠이며 어머니는 김金씨이다. 어려서부터 흙이나 돌로 탑을 만들어서 예배하고 노는 것을 즐겨 하였다. 15세 때 무신국란이 일어나자 남한산성을 방어하는 데 공을 세워 포상을 받았고, 벼슬하기를 권유받았으나 사양하고 출가할 뜻을 품었다. 그러나 부모가 출가를 만류하였으므로, 한밤중에 집을 나와 설악산 신흥사神興寺로 들어가서 정이精頤를 은사로 삼아 승려가 되었다. 그 뒤 선禪과 교敎를 함께 닦고 불경과 유서를 탐독하였으며, 은사의 뒤를 이어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중년에 이르러 다시 면벽面壁하면서 선을 닦아 깊은 경지에 이르렀다. 신흥사의 암자인 극락암極樂庵에서 입적하였다. 다비茶毘하는 날 밤에 서광이 하늘에 뻗쳤으며, 사리舍利 1과顆를 얻어 부도를 세워서 안치하였다. 이듬해 규장각奎章閣 제학提學 유언호兪彦鎬의 글을 받아 신흥사에 비를 세웠다. 저서로는 『大圓堂文集』 1권이 있다.
  198. 198)묵암당默庵堂(1722∼1795) : 조선 스님. 법명은 최눌最訥이고 호는 묵암默庵이다. 자는 이식耳食이며, 흥양 사람이다. 14세 때 징광사澄光寺에서 출가하여 만리萬里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19세에 조계산의 풍암楓巖에게서 경을 배우며, 호암虎巖·회암晦庵·용담龍潭·상월霜月을 찾아 학업을 익히고, 명진明眞에게서 선지禪旨를 얻었다. 7, 8년 동안 선禪과 교敎를 연구·통달하여 옛사람이 알지 못하던 것을 많이 발견하였다. 『華嚴經』의 대의大意를 총괄하여 『華嚴品目』 1편을 만들고, 또 4교의 행상行相을 모아 『諸經問答盤着會要』 1편을 만들었다. 『華嚴品目』과 합하여 새긴 판이 승주군 송광사松廣寺에 있다. 정조 19년에 나이 74세로 입적하였다. 저서는 『內外雜著』 10권, 『心性論』 3권, 『默庵集』 3권 등이 있다.
  199. 199)참착叅錯 : ① 뒤섞이어 가지런하지 못하다. ② 잘못되고 빠진 것이 있다. 여기에서는 ①의 뜻으로 보인다.
  200. 200)연담당蓮潭堂(1720∼1799) : 조선 스님. 법명은 유일有一이고 자는 무이無二이며, 호는 연담蓮潭이다. 속성은 천千씨이고 본관은 화순和順이다. 1737년(영조 13) 18세에 법천사法泉寺 성철性哲을 찾아가서 출가하였으며, 승려가 되어 이듬해 안빈심安貧諶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1741년 해인사海印寺의 호암 체정虎巖體淨에게 가서 수년 동안 모시면서 선지禪旨를 배우고, 또 설파 상언雪坡尙彦의 문하에서 교리를 통달하였다. 그 후 1750년 보림사寶林寺에 들어가 30여 년을 강설講說하는 동안 언제나 100여 명의 제자가 따랐다. 장흥 보림사寶林寺 삼성암三聖庵에서 나이 80세로 입적하였으며, 저서로는 『楞嚴私記』·『諸經會要』·『書狀私記』·『都序私記』·『禪要私記』·『節要私記』·『圓覺私記』·『起信蛇足』·『金剛蝦目』·『玄談私記』 2권, 『蓮潭林下錄』 5권, 『大敎遺忘記』 5권, 『拈頌着柄』 2권, 『都序科目幷入私記』 등이 있다.
  201. 201)응암당應巖堂 : 미상. 조선 말기 대흥사 승려인 응암 학성應菴學性(1829∼1886)이 있으나 같은 인물인지 확실치 않다.
  202. 202)제해提海 : 이 단어는 아무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서 무슨 의미인지를 자세히 알 길이 없으며, 혹 오자가 섞여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면강勉强’의 대對로 보아 한자 그대로 두었다.
  203. 203)면강勉强 : 하기 싫은데 억지로 애를 쓴다는 뜻이다.
  204. 204)완월당玩月堂 : 조선 후기의 고승인 완월 궤홍翫月軌泓(1714∼1770)으로 보인다. 속성은 한韓씨이다. 12세 때 평강 보월사寶月寺로 출가하였고, 해원海源에게 불법을 배운 뒤 법맥을 이었으며, 항상 스승을 따라 수도하였다. 만년에는 석왕사釋王寺에 머물면서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입적하였다. 제자 각웅覺雄 등이 다비茶毘한 뒤 사리舍利를 얻어서 부도를 세웠으며, 비문은 대제학 황경원黃景源이 지었다.
  205. 205)비 갠~날의 바람 : ‘광풍제월光風霽月’을 말하는 것으로, 훌륭한 인품을 비유하여 쓰인다. 이는 북송北宋의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周敦頤의 인품을 추앙하면서 쓴 글에 “용릉 주무숙은 그 인품이 고상하고 마음이 대범한 것이 마치 맑은 날의 바람과 비 갠 날의 달과 같다.(舂陵周茂叔。 其人品甚高。 胸懷灑落。 如光風霽月。)”라고 한 말에서 나온 것으로, 황정견의 『豫章集』 「濂溪詩序」에 나온다.
  206. 206)영파당影波堂(1728∼1812) : 조선 후기의 승려. 법명은 성규聖奎이고 호는 영파影波, 자는 회은晦隱이다. 속성은 전全씨로, 아버지는 만기萬紀이며 어머니는 박朴씨이다. 화엄학華嚴學과 선禪·염불 등에 모두 밝았던 대강사大講師이며, 대흥사大興寺 13대강사大講師 중 1인이다. 15세에 청량암淸凉庵에서 승려들이 불공드리는 모습을 보고 출가할 결심을 하였고, 1747년(영조 23)에 용천사湧泉寺 환응喚應 장로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 해봉海峯·연암燕巖·용파龍坡·영허影虛 등을 찾아 도를 물었다. 하루는 돈오頓悟를 결심하고 금강대金剛臺에 머물면서 이포성공척결도량伊蒲盛供滌潔道場을 설하여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법력을 구하였다. 9년 뒤 황산黃山의 퇴은退隱으로부터 『華嚴經』 전질全帙을 받아 30년 동안 연구하여 현리玄理와 묘오妙悟를 체득하였다. 그는 선을 공부할 때도 『華嚴經』을 탐독했고, 보현보살普賢菩薩과 관세음보살을 『華嚴經』에 입각하여 원불願佛로 삼았다. 또한, 상언尙彦과 해원海源을 찾아가 화엄의 종지宗旨와 선의 진수를 체득하여 해원으로부터 법맥法脈을 이어받았다. 그 뒤 등단登壇하여 대흥사·은해사銀海寺 등에서 많은 제자들을 지도하였다. 또한, 1777년(정조 1)부터 1781년 동안 대비주大悲呪 10만 번을 염송하였는데, 그것을 하루의 일과로 삼았다. 1812년 7월 27일 입적하였는데, 나이 85세, 승랍 66세였다. 연담蓮潭 이후 다문多聞으로도, 덕망德望으로도 가장 뛰어난 승려로 평가를 받았던 그는 결코 희로喜怒를 얼굴에 나타내는 일이 없었고, 뜻을 일찍부터 정토淨土에 두어 세속에 물드는 일이 없었다. 항상 자비로써 병든 자를 보면 지극히 간호하였고, 재력에 따라 가난한 자를 보살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게으름을 용서하지 않았고, 몸단속을 단정히 하여 가부좌를 흩뜨리는 일이 없었다. 평생토록 남의 시비를 말하지 않고 의가 아니면 티끌 하나도 남에게 취하지 않았으며, 불경 1천 상자를 배에 싣고 동해와 남해의 명찰을 편력하면서 대중을 교화하였다. 저술이나 제자들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207. 207)추파당秋波堂(1718∼1774) : 조선 중기의 승려. 법명은 홍유泓宥이고 호는 추파秋波이다. 속성은 이李씨이고 광주 출신이다. 효령대군孝寧大君의 후손이며, 화순현감和順縣監을 지낸 석관碩寬의 손자이다. 10세에 이미 수백 권의 글을 읽어 천재라고 일컬어졌으며, 19세에 남해의 방장산方丈山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처음에는 편양문파鞭羊門派의 조관慥冠에게 배웠으나 그 뒤 여러 사찰을 다니면서 선지식의 지도를 받았고, 나중에 벽암문파에 속하는 성안性眼의 법을 이었다.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에 두루 통하였으나, 만년에는 주로 염불에 귀의하여 후학을 가르쳤다. 또, 유교에도 밝아 불교의 ‘여如’를 『中庸』의 ‘비은費隱’에 대비하는 등 유석儒釋의 동이同異를 밝히는 데 관심을 보였다. 세속을 싫어하고 마음을 늘 서방정토에 두었으며, 인자함과 정열과 성의를 갖춘 선사로서 제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또한 빼어난 문장으로 이름을 얻었으며, 청암사淸巖寺 심적암深寂庵에서 입적하였다. 법맥은 선수善修 ― 각성覺性 ― 진언震言 ― 정혜定慧 ― 성안 ― 홍유로 이어진다. 제자로는 문연文演·천제天濟·관식慣拭 등이 있다. 제자들이 영정影幀을 심적암에 안치하였고, 탑을 옥류동玉流洞에 건립하였다. 저서로 『秋波集』 3권이 있다.
  208. 208)나암당懶菴堂 : 생몰년 미상. 조선 말기의 승려. 법명은 승제勝濟이고 법호는 나암懶庵이다. 능주 쌍봉사雙峯寺로 출가하여 설담 자우雪潭自優의 제자가 되었고, 자우의 밑에서 『大乘起信論』·『楞嚴經』·『金剛經』·『圓覺經』 등 사교과四敎科를 수료한 뒤, 설파 상언雪坡尙彦을 찾아가서 『華嚴經』을 수학하고 그의 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언의 법맥을 잇지 않고 은사인 자우에게 돌아와서 법맥을 이었다. 그 뒤 대둔사大芚寺에서 불경을 강하자, 학도가 크게 모여 물었다. 그때 춘담春潭·화담花潭·운담雲潭이 다 그 문하에서 수강하였는데, 이들을 ‘삼담三潭’이라고 한다. 이들 삼담은 모두 대강사로서 이름을 날렸는데, 당시에 삼남 지방의 학인이 모두 삼담에게로 돌아간다고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법을 전한 제자는 5인이 있으며, 적암翟庵이 그 수제자이다. 저서로는 『懶庵集』이 있다.
  209. 209)운손雲孫 : 먼 손자(孫子). 자신으로부터 제8대가 ‘잉손仍孫’이고, 잉손의 아들 곧 제9대 손자가 ‘운손’이다.
  210. 210)소진蘇秦 : 전국戰國 시대 말엽의 종횡가縱橫家. 주周나라의 도읍 낙양洛陽 사람. 근처의 귀곡鬼谷에 은거하던 수수께끼의 종횡가 귀곡鬼谷 선생에게 배웠다. 따라서 소진이 죽은 뒤 연횡책連橫策을 펴 합종책合縱策을 깨뜨린 장의張儀와는 동문이 되는 셈이다. 제齊나라에서 살해되었다.
  211. 211)장의張儀 : 전국戰國 시대 위魏나라 사람. 유명한 변사辯士로서 6국을 유세遊說하여 진秦나라를 섬기게 하였다. 합종책으로 6국의 재상을 겸임했던 소진과 함께 수수께끼의 종횡가인 귀곡 선생에게 종횡의 술책을 배웠다. 위나라의 재상으로 있다가 진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신임을 받아 진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소진이 제나라에서 살해되자, 6국을 순방·유세하여 소진의 합종책을 깨고 연횡책을 성사시켜 6국으로 하여금 개별적으로 진나라를 섬기게 하였다. 혜문왕이 죽은 후 참소讒訴를 당하여 위나라에서 객사客死하였다.
  212. 212)설송당雪松堂(1676∼1750) : 조선 중기의 고승高僧. 법명은 연초演初이고 호는 설송雪松이다. 속성은 백白씨이고 경상북도 자인 출신이다. 13세에 청도 운문사雲門寺로 출가하여 송운문파松雲門派의 제4세 국사인 석제釋霽 밑에서 배우고, 뒤에 편양문파鞭羊門派인 지안志安의 법을 이었다. 당시 휴정休靜 문하에는 송운松雲·편양鞭羊·소요逍遙·무염無染의 4대파가 있었는데, 송운은 교敎를 이었고 편양은 선禪을 이었다. 이들 문파는 사자상승師資相承의 독특한 전법방식에 의하여 승풍僧風의 차이를 보여 주고 있고, 이러한 차이에서 생겨난 폐단이 많았는데, 연초는 송운문파의 교와 편양문파의 선을 합일하여 그 법맥을 하나로 통일하였다. 그는 정定이 곧 혜慧이고 혜가 곧 정이므로, 선·교를 따로 나눌 수가 없고 도를 동動·정靜으로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외모는 거칠었으나 심성이 순하였고, 불경에 두루 밝아 따르는 문도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노년에는 문인들을 모두 보내고 참선 정진하였다. 하루는 시자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하여 차 한 잔을 마신 뒤 임종게臨終偈를 쓴 다음 염불을 하고 나이 75세, 법랍 62세로 입적하였다. 다비茶毘한 뒤 나온 사리舍利는 통도사通度寺와 운문사에 나누어 안치되었으며, 4년 뒤 이천보李天輔가 비문을 지어 운문사에 비를 세웠다.
  213. 213)한 삼태기에∼무너지지 않게 : 아홉 길의 산을 만드는 사람이 한 삼태기를 더 보태지 못해서 그 공이 모두 헛되어진다(爲山九仞。 功虧一簣。)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214. 214)취암당翠巖堂 : 생몰년 미상. 조선 말기 스님. 법명은 금환錦還이고 법호는 취암翠庵이며, 응화 유한應化有閑의 법제자이다.
  215. 215)제봉당霽峯堂 : 생몰년 미상. 법명은 운봉雲峯이고 호는 제봉霽峰이며, 또 다른 칭호로는 ‘제산운사霽山雲史’라고도 한다. 구담 전붕九潭展鵬 선사의 법을 이었으며, 전주 위봉사威鳳寺에 머무르면서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뛰어난 문장력으로 그 명성이 초의草衣·해붕海鵬·초엄草广 등과 이름을 나란히 하였다. 초의 스님과 함께 『西方山震默祖師語錄』을 교정하여 간행·유포하기도 했다.
  216. 216)호랑이 싸움을 말린 석장(解虎錫) : 『續高僧傳』 권16 「釋僧稠傳」에 “승조 대사가 회주懷州의 서쪽에 있는 왕옥산王屋山으로 가서 이전에 전해 받은 선정의 법문을 닦고 익혔는데, 전해 오는 소문에 의하면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싸우면서 으르렁대는 메아리 소리가 험한 산골을 뒤흔들었는데, 그가 곧 석장錫杖으로 그 호랑이들을 화해시키자 호랑이는 제각기 흩어져 갔다고 한다.”라고 한 데서 유래되는 말로, 진리를 크게 깨친 선승禪僧의 신통 묘용한 대기대용大機大用을 비유하는 말이다.
  217. 217)용을 항복 받은 발우(降龍鉢) : 육조 대사 당시 못에 물을 마구 휘젓고 다니며 바람을 일으키는 용이 있었다. 그런데 육조 대사께서 “너 이놈, 몸을 키우고 재주를 부릴 줄은 알지만 몸을 작게 나툴 줄은 모르는구나.”라고 법문을 하자 그 용이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몸을 작게 해 가지고 육조 대사 앞에 나타났다. 이때 육조 대사께서 발우대로 딱 덮어서 용을 항복 받은 일이 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218. 218)율봉당栗峯堂(1738∼1823) : 조선 후기의 승려. 법명은 청고靑杲이고 자는 염화拈花이며, 호는 율봉栗峯이고 순천 출신이다. 속성은 백白씨로서, 아버지는 호皓이고 어머니는 문文씨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사람들이 칭찬하였다. 19세에 출가하여 대준大俊의 제자가 되었고, 이듬해 숙민淑敏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 뒤 탁계卓戒로부터 선禪을 지도 받았으며, 거안巨岸에게 법을 물어 삼장三藏의 깊은 뜻을 정통하고 『華嚴經』의 묘한 뜻을 깨우쳤다. 그러나 교리에만 집착하지 않고 별전선지別傳禪旨를 깨달았으므로, 스승 거안이 “나는 사구死句를 강하는데, 그대는 활구活句를 터득하였구나.”라고 하며 심법心法을 전수하였다. 그 뒤 “금강산은 지상정토이니 그곳이 법을 천명할 곳”이라 하고, 금강산 마하연摩訶衍으로 들어가 많은 학도를 지도하였으며, 가르침을 받은 자가 수천 명에 이르렀다. 또한, 소승을 매우 지탄하였으므로, 아라한阿羅漢의 희롱으로 속임수에 떨어졌던 일화도 전한다. 도력이 뛰어나서, 사람들이 ‘활불活佛’이라고 불렀다. 문인에게 본원本源에 돌아감을 말하고, 나이 86세로 입적하였다.
  219. 219)화악당華岳堂(1629∼1707) : 법명은 문신文信이고 호는 화악華岳이며, 대흥사大興寺 13대종사大宗師의 한 사람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전라남도 해남 화산 출신이다. 어렸을 때 출가하여 대둔사大芚寺 고권顧權의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배운 것이 없어서 경전을 공부하지 못하고 농사일을 하면서 지냈다. 어느 날 대둔사 상원루上院樓 아래 지게를 내려놓고 쉬고 있다가, 누각 위에서 취여醉如가 강론講論하는 『華嚴經』의 종지宗旨를 듣고 홀연히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 뒤 취여의 가르침을 따라서 화엄을 배웠으며, 솔방울을 주워서 불을 밝히고 온종일을 독경하며 3년을 공부한 뒤 취여의 법을 전수받았다. 그때부터 전국 각지의 고명한 선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지도를 받다가 다시 대둔사로 돌아와서 취여의 뒤를 이어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그의 설법이 있을 때면 언제나 승속僧俗 수백 명이 참여하였다. 그때 묘향산에 머물렀던 월저月渚가 대둔사로 찾아왔는데, 그들은 함께 선지禪旨를 담론하고 『華嚴經』의 묘의妙義를 겨루어 서로의 도력을 인정하였다. 그때 월저가 능히 대중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간파한 문신은 제자와 학인들을 모두 월저에게 위탁하고 뒷방으로 물러나서, 두문불출하고 면벽面壁 참선하였다. 그 뒤 월저는 묘향산으로 돌아가서 문도들에게, “나는 남방에서 육신 보살肉身菩薩을 보았다.”라고 하면서 문신의 도력을 널리 알렸다. 6월 26일 나이 79세로 죽었으며, 다비茶毘한 뒤 사리舍利 2과顆를 얻어 대흥사에 부도와 비를 세웠다.
  220. 220)뇌묵당雷默堂 : 생몰년 미상. 조선 선조 때의 승려로서 의승장義僧將이기도 하다. 법명은 처영處英이고 호는 뇌묵雷默이며, 휴정休靜의 제자이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 선조가 의주로 피란했을 때, 휴정은 팔도의 승려에게 격문을 보내어 의승으로 궐기할 것을 호소하였다. 이때 처영은 천 명의 승병을 모집하여 권율權慄과 함께 금산 배고개전투(梨峙戰鬪)에 참여하여 크게 전공을 세웠다. 1593년 2월 권율과 함께 북진하여 수원 독왕산성禿旺山城에 진을 치고 왜적 우키타(守喜多秀家)의 공격을 물리쳤다. 그리고 권율이 3천8백 명의 병력을 이끌고 한강을 건너 행주산성에 주둔하였을 때, 7백 승병을 이끌고 한 방면을 담당하여 적병 3만과 대전하여 2만 4천 명의 사상자를 내게 함으로써 임진왜란 이후 최대의 승첩을 거두었다. 이에 조정에서는 절충장군折衝將軍이라는 직함을 내렸다. 그 뒤 1794년(정조 18) 왕명으로 휴정·유정惟政·처영의 진영眞影을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표충사表忠祠와 묘향산 수충사酬忠祠에 봉안하고, 관에서 춘추로 제관과 제수를 보내어 향사하게 하였다. 또한 그 공덕을 찬송하여 ‘방가주석邦家柱石 선문목탁禪門木鐸 동시임란同時臨亂 공존사직功存社稷 일체거의一體擧義 보제군생普濟群生 의병부장義兵副將 가선대부嘉善大夫 중추부사中樞府使 뇌묵당대선사雷默堂大禪師’라는 찬호贊號와 직품職品을 추증하였다. 『金山寺誌』에는 그가 어릴 때에 금산사로 출가하고, 뒤에 휴정을 참방하여 선지禪旨를 받았다는 기록과 함께, 임진왜란 때의 공으로 ‘국일도대선사國一都大禪師 부종수교扶宗樹敎 보광현랑葆光玄朗 뇌묵雷默’의 법호를 받았다고 하였다.
  221. 221)성곡당聖谷堂 : 생몰년 미상. 조선 말기의 승려. 법명은 유척惟倜이고 법호는 성곡聖谷이며, 용암 혜언龍巖慧彦의 법제자이다.
  222. 222)연파당蓮波堂(蓮坡堂, 1772∼1811) : 조선 후기의 승려. 법명은 혜장惠藏이고 자는 무진無盡이며, 호는 연파蓮坡 또는 아암兒庵이다. 속성은 김金씨이고 속명은 팔득八得이다. 색금현塞琴縣 화산방花山坊 출신. 어려서 출가하여 해남 대둔사大芚寺의 월송 화상月松和尙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그 뒤 춘계春溪와 천묵天默으로부터 내전과 외전을 배웠는데, 총명하여 불경은 물론 세속의 학문까지 통달하였으므로 그의 명성은 승도들 사이에 자자하였다. 그 뒤 당대의 대강사인 유일有一과 정일鼎馹로부터 불교공부를 계속하였다. 27세 때 정암晶巖의 밑에서 선리를 터득하여 문신文信의 적손嫡孫이 되었다. 30세 때 두륜대회頭輪大會(두륜산 내의 승려대회)를 주도하였음을 보면, 그 나이에 선禪·교敎 양종의 거목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1801년(순조 1) 전라도 강진에 유배된 정약용丁若鏞과 깊은 교우관계를 맺게 되었다. 정약용은 그의 비명碑銘에서, “『論語』 또는 율려律呂·성리性理의 깊은 뜻을 잘 알고 있어 유학의 대가나 다름없었다.”라고 칭찬하였다. 그는 특히 『首楞嚴經』과 『大乘起信論』을 가장 잘하였다. 35세 때부터 시주詩酒를 즐기다가 1811년 가을, 병을 얻어 두륜산 북암北庵에서 입적하였다. 제자에 색성賾性·자굉慈宏·응언應彦·법훈法訓 등이 있었으며, 모두 불교계의 거장이었다. 저서에는 『兒庵集』 3권이 있다.
  223. 223)바다에 들어갔을~것과 같도다 : 『莊子』 「秋水」편에 의하면, 가을 물이 황하黃河로 몰려들어 황하가 잔뜩 벌창해지자, 황하의 신인 백伯이 천하의 미관美觀을 다 지녔다고 자부했다가, 이윽고 북해 가에 이르러 바라보니 북해는 아예 끝도 가도 보이지 않으므로, 이에 황하의 신은 비로소 얼굴빛을 고치고 북해의 신을 바라보면서 탄식하며 말하기를 “속담에 이르기를 백 가지 도리를 알고는 자기만 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다고 하였는데, 저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聞道百以爲莫己若者。 我之謂也。)”라고 한 것에서 인용한 말인 듯하다. 그런데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듯하다.
  224. 224)해붕海鵬(?∼1826) : 본서의 저자. 조선 후기의 고승高僧. 법명은 전령展翎이고 자는 천유天遊이며, 호는 해붕海鵬이다. 순천 출신으로 선암사仙巖寺에서 출가하고, 최눌最訥의 법인法印을 받았다. 선·교에 정통하고 문장이 뛰어났으며, 덕德이 높아 그 명성이 자자하였다. 노질盧質·이학전李學傳·김각金珏·심두영沈斗永·이삼만李三萬·의순意恂 등과 더불어 호남칠고붕湖南七高朋의 한 사람이다. 1826년 10월 1일 선암사에서 입적하였다. 저서로는 『壯遊大方錄』 1권이 있다고 전하는데 이는 『海鵬集』의 다른 이름으로 보인다.
  225. 225)대수大樹 :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때의 장수 풍이馮異가 유수劉秀를 도와 전쟁을 치른 뒤 서로들 공을 자랑하는 제장諸將과는 달리 홀로 큰 나무 아래 물러가 있곤 하였으므로, 군중軍中에서 ‘대수 장군大樹將軍’이라고 불렀다는 고사가 전한다. 『後漢書』 권17 「馮異傳」.
  226. 226)장주莊周 : 춘추春秋 시대 송宋나라의 사상가이자 도학자道學者. 만물일원론萬物一元論을 주창, 인생은 사생死生을 초월하여 절대 무한의 경지에 소요逍遙함을 목적으로 하였고, 또 인생은 모두 천명天命이라는 숙명설宿命說을 주장하였다.
  227. 227)천유天遊 : 『莊子』 「外物」에 “사람의 몸에는 텅 빈 공간이 있고 마음은 그 속에서 천유한다. 마음에 천유가 없으면 육착이 서로 빼앗을 것이다.(胞有重閬。 心有天遊。 心無天遊。 則六鑿相攘。)”라고 한 데에서 나온 말로 정신이 세속을 초탈하여 자연 속에서 노니는 것을 뜻한다. 즉, 사물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마음에 막힌 데 없이 자연 그대로 자유로운 삶을 말한다.
  228. 228)자운子雲 : 한漢나라 양웅揚雄의 자字이다.
  229. 229)초현草玄 : 『太玄經』을 초함. 한漢나라 양웅揚雄이 『周易』을 본떠서 『太玄經』을 지었다. 『漢書』 「揚雄傳」에 “양웅이 바야흐로 『太玄經』을 초하면서 스스로 몸 갖기를 깨끗이 하였다.”라고 한 말이 있다.
  230. 230)인악당仁嶽堂(仁岳堂, 1746∼1796) : 조선 후기 편양문파鞭羊門派의 선승禪僧. 법명은 의침義砧이고 혹은 의첨義沾이라고도 하며, 자는 자의子宜이고 호는 인악仁岳이다. 속성은 이李씨이고, 경상북도 달성군 인흥촌仁興村 출신이다. 8세에 『小學』을 배워 그대로 실천하였으며, 15세에 이미 삼경三經을 독파하고 문장을 잘 짓기로 이름이 높았다. 18세에 비슬산 용연사龍淵寺로 출가하여 벽봉碧峯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金剛經』·『楞嚴經』 등을 배웠다. 23세에 상언尙彦이 화엄학의 대가임을 알고 그에게 찾아가 『華嚴經』과 『禪門拈頌』을 배웠다. 그 뒤 밤에는 참선에 몰두하고, 낮에는 설강設講하여 제자를 지도하였다. 또한 외전外典에도 박통하여 찾아오는 유생들에게 역易의 뜻을 설하기도 하였다. 만년에는 교에서 선으로 나아가, 강의를 폐하고 오로지 참선에만 열중하였다. 1790년(정조 14) 수원 용주사龍珠寺 창건 시 불상의 개안의식開眼儀式을 주재하고 「佛腹藏願文」을 지었는데, 정조가 그 문장을 보고 크게 칭찬하였다. 제자로는 성안聖岸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華嚴私記』·『仁岳集』 3권 등이 있다.
  231. 231)쇄쇄낙락灑灑落落 : 물을 뿌려 씻은 듯이 깨끗하여 욕기欲氣가 없는 모습을 말한다.
  232. 232)민운장閩雲將 : 이 말은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233. 233)기오寄傲 : 세속을 떠나 초연한 자유인의 경지를 마음껏 펼친다는 말이다. 도연명陶淵明의 「歸去來辭」에 “남쪽 창에 기대어 멋대로 즐긴다.(倚南窓以寄傲)”라는 구절이 있다.
  234. 234)천은天隱 : 명明나라 엄과嚴果를 지칭한 듯하다. 엄과의 호가 천은자天隱子이다. 양생술養生術에 뛰어났다고 한다.
  235. 235)공화불사空花佛事 : 참선하고 염불하고 법당 짓고 재를 지내는 등 일체의 불사. 이런 불사를 행하되 허공의 꽃같이 하여, 일체 마음을 상相에 두지 말고 불사를 하라는 뜻이다.
  236. 236)입관入觀 : 산란한 마음을 진정하여, 제법諸法의 이理를 관조觀照하는 경지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237. 237)수월도량水月道場 : 불교 의식을 거행하는 장소.
  238. 238)진나라 채찍(秦鞭) : 진시황이 돌다리를 놓고 바다를 건너가 해 돋는 곳을 보려고 하였다. 그때 신인神人이 나와 돌을 내몰아 바다에 내려가게 하였는데, 돌이 가는 것이 빠르지 않으면 그 신인이 번번이 채찍질을 하여 얻어맞은 돌에서는 다 피가 흘렀다는 고사가 있다.
  239. 239)우임금 도끼(禹斧) : 우임금이 가지고 있던 도끼를 말한다. 『淮南子』에 의하면 우임금이 천하 하천河川의 물길을 다스릴 적에 이 도끼로 용문산龍門山을 끊어 물길이 통하게 하였다고 하며, 중국 전체를 구주九州로 나누어 다스렸다고 한다.
  240. 240)병 속의 별유천지別有天地 : 호중천壺中天은 호로壺蘆(호리병) 속에 있는 별천지로 신선의 세계를 말한다.
  241. 241)천유天遊 : 사물事物에 구애되지 않고 마음에 막힌 데 없이 자연 그대로 자유로움을 말한다. 주 227 참조.
  242. 242)호랑이 싸움 말린 석장(解虎錫) : 주 216 참조.
  243. 243)용을 항복 받은 발우(降龍鉢) : 주 217 참조.
  244. 244)충천대장衝天大將 : 주 35 참조.
  245. 245)보토소補土所 : 조선 시대 비보裨補사상에 의하여 땅의 기운을 돋우기 위하여 흙을 메워 지대를 높이는 작업을 하였던 관청 혹은 그렇게 쌓아 올린 곳. 삼각산으로부터 백악에 이르는 지맥의 중요한 지점인 현 북악터널에 보토소를 두고 총융청이라는 담당 관청에서 국가적으로 관리하였으며, 도읍의 지기가 빠져 나가는 곳인 청계천 수구 부위에는 양쪽으로 가산假山을 조성함으로써 기氣를 모으고자 의도했다. 또한 관악산의 화기를 다스리기 위해서 해태뿐만 아니라 남대문 앞에 남지南池라는 못을 파기도 하였다.
  246. 246)삼대 춤(三臺舞) : 당唐나라의 궁정 무용이며 ‘파진씨무破陳氏舞’라고도 하는 칠덕무七德舞(태종의 공덕을 칭송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음)와 구공무九功舞와 상원무上元舞를 가리킨다.
  247. 247)관허당寬虛堂 설훈雪訓 : 18세기 말 경기 지역 최고의 화승으로 알려져 있다.
  248. 248)귤리橘裡 : 신선의 세계를 가리킨다. 촉蜀나라 사람이 귤원橘園이 있어 가을에 귤을 수확했는데, 크기가 항아리 같은 대귤大橘이 있어 그것을 쪼개 보니 그 속에서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幽怪錄』.
  249. 249)채호彩毫 : 오색의 붓이라는 뜻으로, 문장의 재능이 뛰어난 것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인데, 남조南朝 양梁나라의 시인 강엄江淹이 꿈속에서 이 붓을 받고는 문명文名을 떨치다가, 만년에 다시 꿈속에서 그 붓을 돌려주고 나서는 좋은 시를 짓지 못하였다는 고사가 전한다. 『南史』 권59 「江淹列傳」.
  250. 250)방포方袍 : 주 121 참조.
  251. 251)양강襄江 : 중국의 하천 이름. 한수漢水를 가리킨다. 한수가 양양襄陽을 지난 다음 남쪽으로 흘러 장강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양강이라 부른다.
  252. 252)초협楚峽 : 중국의 지명. 사천성四川省 무산현巫山顯 동쪽에 있는 무산巫山을 이른다.
  253. 253)여섯 가지 상서(六瑞) : 법화육서法華六瑞를 말하는데, ① 『無量義經』을 설한 설법의 상서, ② 무량의처 삼매에 들어가는 입정의 상서, ③ 하늘에서 네 가지 종류의 꽃비가 내리는 우화雨花의 상서, ④ 여섯 가지 대지가 진동한 지동의 상서, ⑤ 부처 미간의 백호가 빛을 내어 동방의 일만 팔천 불국토를 비추는 방광의 상서, ⑥ 대중이 보고 환희가 생기는 심희心喜의 상서 등이다.
  254. 254)네 가지 꽃(四花) : 법화의 육서六瑞 가운데 우화서雨花瑞의 네 가지 꽃인 만다라화曼陀羅花, 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 만수사화曼殊沙花, 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花를 가리킨다.
  255. 255)뼈를 바꾸고 창자 씻으니(換骨洗腸) : 환골탈태換骨奪胎와 같은 의미로, 용모가 환하게 뜨이고 아름다워져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됨을 말한다.
  256. 256)귤 속 : 주 248 참조.
  257. 257)삼도三島 : 전설 속의 신선이 산다는 바다 가운데 있는 세 섬. 즉 봉래산蓬萊山, 영주산瀛洲山, 방장산方丈山을 말한다.
  258. 258)십주十洲 : 신선이 산다는 바다 가운데의 열 군데 선경仙境.
  259. 259)죽수에 와혈(竹水窩) : ‘수와水窩’는 풍수지리학에서 명당혈明堂穴 중의 하나이다.
  260. 260)사미四美 : 시詩 모임에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아름다운 것으로, 좋은 때(良辰), 아름다운 경치(美景), 마음에 유쾌한 것(賞心), 즐거운 일(樂事)을 말한다.(왕발王勃의 「滕王閣序」)
  261. 261)삼가三佳 : 산과 물과 정자를 말한다.
  262. 262)동군東君 : 봄의 별칭. 봄의 신神. 봄이 오행五行상으로 동방東方과 목木과 청색靑色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제東帝·청제靑帝·청황靑皇·태호太皥 등으로 칭하기도 한다.
  263. 263)옥추玉樞 : 도가道家의 경전인 『玉樞經』을 말한다.
  264. 264)풍운제회風雲際會 : 『周易』 건괘乾卦의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雲從龍。 風從虎。)”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명군明君과 양신良臣이 서로 만난 것을 말한다.
  265. 265)장군의 머리가 보배 : 사명 대사가 가등청정과 담판할 적에 가등이 “그대의 나라에 보배가 무엇인가?”라고 하자, 사명이 대답하기를 “그대의 머리가 보배이다. 왜 그런가 하면 그대의 머리를 베는 이에게 황금의 상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을 일컫는다.
  266. 266)용정龍庭 : 원래는 흉노의 선우單于가 5월에 큰 회합을 갖고 천지 귀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일본의 궁중을 가리킨다.
  267. 267)서불徐市 : 진시황秦始皇 때의 방사方士인데, 시황의 명령으로 동남童男 동녀童女 수천 명을 거느리고 바다에 들어가서 삼신산三神山의 불사약不死藥을 구하였다고 한다.
  268. 268)도도산桃都山 : 『述異記』에, “동남쪽에 도도산이 있는데, 그 위에 큰 나무가 있어서 이름을 도도桃都라고 한다. 가지와 가지 사이가 8천 리나 되는데, 그 위에 천계天鷄가 있다. 해가 처음 뜨면 먼저 이 나무를 비추어 천계가 울면 천하의 닭이 따라 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269. 269)선리仙李 : 원래 노자老子를 칭하나, 여기서는 이씨 왕조李氏王朝의 조상을 말한다.
  270. 270)창오蒼梧 : 순舜임금을 장사 지낸 곳으로, 지하에 묻힌 성군聖君을 뜻한다. 『史記』 「五帝本紀」에 순임금이 39년 동안 제위帝位에 있다가 남쪽을 순수巡狩하던 중에 창오의 들판에서 죽은 고사가 전해진다.
  271. 271)여섯 상서(六瑞) : 주 253 참조.
  272. 272)네 가지 꽃(四花) : 주 254 참조.
  273. 273)부상扶桑 : 동해의 해가 뜨는 곳에 있다는 신령스러운 나무(神木), 또는 그것이 있다는 곳. 『山海經』 「海外東經」에 “양곡暘谷에 부상이 있으니 열 해(日)가 멱감는 곳이다.”라고 하였고, 『十洲記』에는 “부상은 푸른 바다 가운데 있으니 키가 몇천 길, 천여 아름인데 해 뜨는 곳이다.”라고 하였다.
  274. 274)현명국玄冥國 : 원래는 형살刑殺을 담당하는 북방의 신神으로 동장군冬將軍을 가리키는데, 여기에서는 북방 신이 기거하는 나라를 말한다.
  275. 275)흑제黑帝 : 원래는 북방을 담당한 신神을 가리키는데, 여기에서는 겨울을 맡은 신을 말한다.
  276. 276)경음瓊音 : 맑고 고운 소리. 여기에서는 아름다운 글자 또는 문장을 미화하는 말.
  277. 277)선어仙語 : 신선의 말이라는 뜻으로, 문장의 아름다움을 미화하는 말.
  1. 1){底}延世大學校所藏筆寫本。
  2. 2)目次。編者作成補入。
  3. 1)「法語」二字。編者補入。
  4. 1)「性」疑衍字{編}。
  5. 1)▣疑「外」{編}。
  6. 1)「寅」疑「因」{編}。
  7. 1)「虛」疑「簴」{編}。
  8. 2)「巨」疑「正」{編}。
  9. 1)「頭」疑衍字{編}。
  10. 2)「敬賛」二字。編者補入。
  11. 3)「世」下疑脫「尊」{編}。
  12. 4)「則」疑衍字{編}。
  13. 5)「無亦無」疑衍文{編}。
  14. 1)「味」疑「昧」{編}。
  15. 2)「城」疑「誠」{編}。
  16. 3)「知」疑「如」{編}。
  17. 4)「情」疑「悟」{編}。
  18. 5)「廣」疑「庶」{編}。
  19. 1)「諸」疑「渚」{編}。
  20. 1)「之」疑「主」{編}。
  21. 2)「中」上疑脫「禽」{編}。
  22. 3)「之」上疑脫「隨」{編}。
  23. 4)「非」疑「小」{編}。
  24. 5)▣疑「溪」{編}。
  25. 6)「章」疑衍字{編}。
  26. 7)「金」疑「全」{編}。
  27. 1)「之」疑「洋」{編}。
  28. 2)「忷」疑「胸」{編}。
  29. 3)「秩」疑「秋」{編}。
  30. 1)「碓」疑「雄」{編}。
  31. 2)「員」疑「圓」{編}次同。
  32. 3)「地」疑衍字{編}。
  33. 4)「二」疑「里」{編}。
  34. 5)「靑」疑「淸」{編}。
  35. 1)「玄」下疑脫一字。
  36. 2)「用」疑衍字{編}。
  37. 3)「外」下疑脫「物」{編}。
  38. 4)此上底本四行空白{編}。
  39. 5)「堂」下疑脫「堂」{編}。
  40. 6)▣疑「底」{編}。
  41. 7)「三」下疑脫「際」{編}。
  42. 8)「而」下疑有脫文{編}。
  43. 9)「詩」一字。編者補入。
  44. 1)「雖」疑「離」{編}。
  45. 2)「洵」疑「恂」{編}。
  46. 1)「岡」疑「剛」{編}。
  47. 1)「直」疑「眞」{編}。
  48. 2)此句中疑有脫字{編}。
  49. 3)「城」疑「域」{編}。
  50. 1)「樓」疑「摟」{編}。
  51. 2)「附錄」二字。編者補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