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金剛般若波羅蜜經

ABC_IT_K0015_T_001
005_0993_a_01L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005_0993_a_01L金剛般若波羅蜜經

진(陳) 천축(天竺)삼장 진제(眞諦) 한역
최봉수 번역
005_0993_a_02L陳天竺三藏眞諦 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05_0993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이신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성(舍衛城)의 기타숲[祇陀樹林] 급고독(給孤獨) 장자의 정원에서 대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이때 세존께서는 식사할 때가 되어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대국에 걸식하러 들어가셨다. 그 성안에서 차례로 밥을 걸식한 후 본래의 자리에 돌아와서 밥을 잡수셨다. 그 후에 법의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고 보통 때처럼 자리를 펴고 편안하게 가부좌를 하시고 몸을 바르게 하여 바른 생각에 머무셨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숙여 절하고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005_0993_a_04L一時佛婆伽婆住舍衛國祇陁樹林給孤獨園與大比丘衆千二百五十人俱爾時世尊於日前分著衣持鉢入舍衛大國而行乞食其國中次第行乞還至本處飯食事於中後時收衣鉢洗足已如常敷加趺安坐端身而住正念現前諸比丘俱往佛所至佛所已頂禮佛右遶三帀卻坐一面
이때 정명(淨命) 수보리도 대중 가운데에 함께 앉아 있었다. 정명 수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숙여 절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希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각지(正遍覺知)께서는 여러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들을 잘 돌보며 생각하십니다. 왜냐하면 끝없는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잘 부촉하시니, 끝없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마음을 일으켜 보살승을 행하려면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보리심을 일으켜야 합니까?”
정명 수보리가 그와 같이 여쭈었다.
005_0993_a_12L爾時淨命須菩提於大衆中共坐聚時淨命須菩提卽從座起偏袒右頂禮佛足右膝著地向佛合掌而白佛言希有世尊如來應供正遍覺善護念諸菩薩摩訶薩由無上利益故善付囑諸菩薩摩訶薩由無上教故世尊若善男子善女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行菩薩乘云何應住云何修行云何發起菩薩心命須菩提作是問已
005_0993_b_02L이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와 같이 여래는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잘 돌보며 생각한다. 왜냐하면 끝없는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잘 부촉하니, 끝없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와 같기 때문에 너는 지금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세히 듣고 공경하고 잘 생각하라. 나는 지금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하겠다.
보살에게 보리심을 내어 보살승을 행하는 것처럼,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하며, 이와 같이 수행해야 하며, 이와 같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005_0993_a_22L爾時世尊告須菩提須菩提善哉如是善男子如來善護念諸菩薩摩訶薩無上利益故善付囑諸菩薩摩訶薩無上教故須菩提是故汝今一心諦聽恭敬善思念之我今當爲汝說如菩薩發菩提心行菩薩乘是應住如是修行如是發心須菩提唯然世尊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승을 행할 때는 마땅히 이같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일체의 중생들을 포섭하여 분류한다면, 알로써 출생하는 것ㆍ태로써 출생하는 것ㆍ습기로써 출생하는 것ㆍ변화하여 출생하는 것ㆍ색이 있는 것ㆍ색이 없는 것ㆍ생각이 있는 것ㆍ생각이 없는 것ㆍ생각이 있지도 않고 생각이 없지도 않는 것들이 있다. 또는 중생계 및 짐짓 설한 것들이 있다.
이와 같은 중생들을 내가 모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편히 들어가게 하고,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들을 열반에 들게 했지만 한 중생도 열반을 얻은 자가 없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만약 보살에게 중생이라는 생각이 있으면 마땅히 보살이라고 할 수 없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여러 보살들은 자아라는 생각[我想]ㆍ중생이라는 생각[衆生想]ㆍ목숨이라는 생각[壽者想]ㆍ받는 자[受者想]라는 생각이 없어야만 하는 것이다.
005_0993_b_09L佛告須菩提須菩提善男子善女人發菩提心行菩薩乘應如是發心有一切衆生類攝若卵生若胎生濕生若化生若有色若無色若有想若無想若非有想若非無想乃至衆生界及假名說如是衆生我皆安置於無餘涅槃如是涅槃無量衆生已無一衆生被涅槃者何以故須菩提若菩薩有衆生想卽不應說名爲菩何以故須菩提一切菩薩無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想
005_0993_c_02L또한 수보리야, 보살은 설했던 부류들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하며,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마땅히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그와 같은 모습과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만약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보시를 한다면, 이 복덕의 양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005_0993_b_20L復次須菩提菩薩不著己類而行布不著所餘行於布施不著色法應行布施須菩提菩薩應如是行施不著相想何以故須菩提菩薩無執著心行於布施是福德聚不可數量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동쪽에 있는 허공의 양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005_0993_c_03L須菩提汝意云何東方虛空可數量不須菩提言不可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이와 같이 남쪽ㆍ서쪽ㆍ북쪽ㆍ그 간방[四維]ㆍ위ㆍ아래의 열 가지 방향에 있는 허공의 양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005_0993_c_04L如是須菩提南西北方四維上下十方虛空可數量不須菩提言不可世尊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이와 같이 만약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보시를 한다면 이 복덕의 모양 또한 이와 같이 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005_0993_c_07L佛言如是須菩提若菩薩無執著心行於布施是福德聚亦復如是不可數量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으로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005_0993_c_09L須菩提汝意云何可以身相勝德見如來不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이란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005_0993_c_10L不能世尊何以故如來所說身相勝德非相勝德
“그렇다, 수보리야. 왜냐하면 무릇 존재하는 모습이라는 것은 모두 허망하므로 모습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곧 진실이다. 모습에 모습이 없는 것을 인하여 마땅히 여래를 보게 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설하였던 것이다.”
005_0993_c_11L何以須菩提凡所有相皆是虛妄無所有相卽是眞實由相無相應見如來如是說已
정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현재 및 미래의 시기에 어떤 보살이 이 경전의 문장과 구절에 바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듣는다면 진실한 생각을 일으키겠습니까?”
005_0993_c_14L淨命須菩提白佛言世尊於今現時及未來世頗有菩薩聽聞正說如是等相此經章句生實想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렇게 말하지 말아야 하니, ‘현재 및 미래의 시기에 어떤 보살이 이 경전과 문장과 구별에 바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듣는다면 진실한 생각을 일으키겠습니까?’라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왜냐하면 미래세에도 진실한 중생이 있어 이 경전의 말씀을 듣고 진실한 생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005_0993_c_17L佛告須菩莫作是說於今現時及未來世有菩薩聽聞正說如是等相此經章生實想不何以故須菩提於未來實有衆生得聞此經能生實想
005_0994_a_02L또한 수보리야, 지금부터 5백 세가 지난 미래 시기에 바른 법이 멸하려 할 때에도 계율을 지키고 복을 닦고 지혜를 갖춘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있을 것이다. 수보리야, 이 여러 보살마하살들은 한 부처님을 모신 것도 아니고 한 부처님께만 선근(善根)을 심은 것도 아니다. 이미 한량없는 백천의 여러 부처님을 모셨고, 이미 한량없는 백천의 부처님 처소에 선근을 심었던 것이다.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와 같은 모습의 이 경전의 문장과 구절에 빠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들었다면 한 생각으로 진실한 믿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수보리야, 여래는 이 사람을 모두 다 알고 모두 다 본다.
005_0993_c_21L須菩提於未來世後五百歲正法滅時有諸菩薩摩訶薩持戒修福及有智慧須菩提是諸菩薩摩訶薩事一佛非於一佛種諸善根已事無量百千諸佛已於無量百千佛所而種善根若有善男子善女人聽聞正說如是等相此經章句乃至一念生實信者須菩提如來悉知是人悉見是人
또한 수보리야, 이 선남자 또는 선여인은 한량없는 복덕의 모임을 만들고 늘릴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이 여러 보살들에게는 다시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없으며, 이 여러 보살들에게는 법이라는 생각도 없고, 법이라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며, 생각도 없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만약 이 여러 보살들에게 법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이것은 자아에 집착하고, 중생ㆍ목숨ㆍ받는 자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이런 이유로 보살은 마땅히 법을 취하지 않고 법 아닌 것도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 입각하여 여래는 관찰해 행하는 사람에게 뗏목의 비유라는 경전의 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곧 법 또한 오히려 버리는데 하물며 법 아닌 것은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005_0994_a_07L須菩提是善男子善女人生長無量福德之聚何以故須菩提是諸菩薩無復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是諸菩薩無法想非無法想無想非無想何以故須菩提是諸菩薩若有法想卽是我執及衆生壽者受者須菩提是故菩薩不應取法不應取非法爲如是義故如來說若觀行解筏喩經法尚應捨何況非法
또한 부처님께서 정명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느냐? 또한 여래가 설한 법이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할 만하며, 또한 얻었던 어떤 법이란 없으며,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법은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선인들은 무위ㆍ진여가 드러난 것에 입각하기 때문입니다.”
005_0994_a_15L復次佛告淨命須菩提須菩提汝意云何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來有所說法耶須菩提言如我解佛說義無所有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無有法如來所說何以故是法如來所說不可取不可言非法非非法何以故一切聖人皆以無爲眞如所顯現故
005_0994_b_02L“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를 보시한다면,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보시로 인해 받을 복덕은 얼마나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수가타(修伽陀)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보시로 인해 얻을 복덕은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복덕의 쌓임은 곧 복덕의 쌓임이 아니므로 여래께서 복덕의 쌓임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005_0994_a_23L須菩提汝意云何以三千大千世界遍滿七若人持用布施是善男子善女人因此布施生福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甚多修伽陁是善男子善女人因此布施得福甚多何以故世尊福德聚卽非福德聚是故如來說福德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를 보시한다고 하고, 또한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 중에서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여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뜻을 드러내고 바르게 설해 준다면, 그 사람이 이런 인연으로 생긴 복덕은 한량없고 셀 수 없이 많은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여래의 위없는 보리는 이 복덕으로부터 성취되고, 여러 부처님들과 세존도 이 복덕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런 까닭에 이른바 부처님의 법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법이 아닌 것을 이름하여 부처님의 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005_0994_b_07L佛言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以三千大千世界遍滿七寶持用布若復有人從此經中受四句偈他正說顯示其義此人以是因緣生福德最多於彼無量無數何以故須菩提如來無上菩提從此福成佛世尊從此福生何以故須菩提言佛法者卽非佛法是名佛法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수다원(須陀洹)은 ‘내가 수다원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것도 흐름에 이른 것이 없으므로 수다원이라고 하기 때문이며,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서도 또한 이와 같으므로 이름하여 수다원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005_0994_b_14L須菩汝意云何須陁洹能作是念我得須陁洹果須菩提言不能世尊以故世尊實無所有能至於流故說須陁洹乃至色法亦復如故名須陁洹
사다함(斯陀含)은 이름하여 한 번 가고 옴이라고 하지만, 진실로 어떤 것도 가고 옴이 없으므로 이름하여 사다함이라고 하는 것이다.
005_0994_b_19L斯陁含名一往來無所有能至往來是名斯陁含
아나함(阿那含)은 이름하여 옴이 없음이라고 하지만, 진실로 어떤 것도 옴이 없는 것은 없으므로 이름하여 아나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005_0994_b_20L阿那含名爲不來實無所有能至不來名阿那含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아라한(阿羅漢)은 ‘내가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005_0994_b_22L佛言須菩提汝意云何羅漢能作是念我得阿羅漢果
005_0994_c_02L“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것도 이름하여 아라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생각은 곧 자아라는 집착[我執]ㆍ사람이라는 집착[衆生執]ㆍ목숨이라는 집착[壽者執]ㆍ받는 자라는 집착[受者執]인 것입니다.
세존ㆍ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阿羅訶三藐三佛陀)께서는 제가 ‘다툼이 없는 삼매[無諍三昧]에 머무는 자 중에서 최고이며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세 가지 유(有)를 떠난 아라한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저는 아라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미 아라한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여래께서는 마땅히 ‘다툼이 없는 삼매에 머무는 자 중에서 수보리가 최고이며,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진실로 머무는 것이 없으므로 다툼이 없는 것에 머물고, 다툼이 없는 것에 머문다고 하신 것입니다.”
005_0994_b_23L菩提言不能世尊何以故實無所有名阿羅漢世尊若阿羅漢作是念得阿羅漢果此念卽是我執衆生執壽者執受者執世尊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讚我住無諍三昧人中最爲第一世尊我今已得阿羅漢離三有欲世尊我亦不作是念我是阿羅世尊我若有是念我已得阿羅漢如來則應不授我記住無諍三昧人中須菩提善男子最爲第一實無所住住於無諍住於無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네 뜻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여래가 연등 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의 처소에서 어떤 한 법이라도 취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로 옛날에 여래께서는 연등 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의 처소에서는 어떤 법도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005_0994_c_11L佛告須菩提汝意云何昔從然燈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所頗有一法如來所取不須菩提言不取世尊無有法昔從然燈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所如來所取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들이 네가 불국토를 청정하게 장엄한다’고 말한다면, 그 보살들은 거짓을 말한 것이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을 여래가 장엄이 아니라고 설하므로, 불국토를 청정하게 장엄하는 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머물거나 집착하는 것이 없는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야 하고,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않고 마음을 일으켜야 하니, 곧 마땅히 머무름 없이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005_0994_c_16L佛告須菩提有菩薩作如是言我當莊嚴淸淨佛而此菩薩說虛妄言何以故須菩莊嚴佛土者如來說非莊嚴是故莊嚴淸淨佛土須菩提是故菩薩應生如是無住著心不住色法生心應無所住而生其心
005_0995_a_02L수보리야,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같이 크고 수승하다. 수보리야, 그러면 이 몸이 크다고 생각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대단히 큽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몸 아닌 것을 이름하여 몸이라 하셨으니,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몸이 있다고 설하셨던 것입니다.”
005_0994_c_22L須菩提譬如有人體相勝大如須彌山須菩汝意云何如是體相爲勝大不菩提言甚大世尊何以故如來說非名爲有身此非是有故說有身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항하에 있는 모래처럼 많은 수의 항가(恒伽)가 있다면, 그렇게 많은 항하의 모래는 정녕 많다고 생각하느냐?”
“세존이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그 여러 항가들만 하여도 셀 수 없이 많은데 하물며 그 항가의 모래는 어떻겠습니까?”
005_0995_a_03L佛告須菩提汝意云何於恒伽所有諸沙如其沙數所有恒伽諸恒伽沙寧爲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但諸恒伽尚多無數何況其沙
“수보리야, 내가 지금 진실로 너에게 알려 주고 너에게 보여 주겠다.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항가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를 7보로 두루 채워 서 여래ㆍ응공ㆍ정변각지께 보시한다고 하자.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은 이 인연으로 얻을 복덕이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수가타시여, 매우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인연으로 생길 복덕은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95_a_07L佛言須菩我今覺汝我今示汝諸恒伽中所有沙數爾許世界若有善男子善女以七寶遍滿持施如來應供正遍覺知須菩提汝意云何此人以是因得福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修伽陁此人以是因緣生福甚多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항가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 찬 7보를 수용하고 간직하여 보시하였다 해도,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경전 내지 네 구절로 된 게송 등을 공경하고 받들고 간직하여 다른 사람에게 바르게 말해 준다면, 이 사람에게 생길 복덕은 앞의 복덕보다도 더 수승하여 한량없고 끝이 없는 것이다.
005_0995_a_13L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以七寶遍滿爾所恒伽沙世界持用布施若善男子善女人從此經典乃至四句偈恭敬受持爲他正說是人所生福最勝於彼無量無數
또한 수보리야, 어떤 곳 어떤 사람이라도 이 경전이나 나아가 네 구절로 된 게송 등을 읽고 외우고 강설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곧 그곳은 세간 중에서 탑묘와 같이 공경된다는 곳이며, 일체의 사람과 천신과 아수라들이 공경하는 곳이다.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끝까지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운다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 사람은 위없는 드문 법과 함께 상응하는 자이며, 그 땅은 큰 스승께서 계시는 곳이니, 그 사람은 가장 존경받는 사람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설하셨다.
005_0995_a_18L復次須菩提隨所在處若有人能從是經典乃至四句偈等讀誦講說當知此處於世閒中卽成支提一切人阿修羅等應恭敬何況有人盡能受持讀誦如此經典當知是人則與無上希有之法而共相應是土地處大師在中隨有一可尊重人佛說是已
005_0995_b_02L정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의 이름은 무엇이며, 우리들이 어떻게 받들고 간직해야 합니까?”
005_0995_b_02L淨命須菩提白佛言世尊如是經典名號云我等云何奉持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 너희들은 마땅히 받들고 간직해야 한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여래는 이 반야바라밀을 반야바라밀이 아니라고 설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한 부처님이 설한 어떤 한 법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부처님께서 설하신 어떤 한 법도 없습니다.”
005_0995_b_04L佛告須菩提此經名般若波羅蜜以是名字汝當奉持何以故須菩提是般若波羅蜜如來說非般若波羅蜜須菩提汝意云何頗有一法一佛說不須菩提言無有世尊無有一法一如來說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미세한 티끌들은 많으냐?”
“세존이시여, 이 세계의 미세한 티끌은 대단히 많습니다. 수가타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여래께서 이 모든 미세한 티끌을 미세한 티끌이 아니라고 설하시므로, 이름하여 미세한 티끌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모든 세계는 여래께서 세계가 아니라고 설하시므로 이름하여 세계라고 하는 것입니다.”
005_0995_b_09L佛告須菩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是爲多須菩提言此世界微塵甚多世尊甚多修伽陁何以故世尊此諸微塵如來說非微塵故名微塵此諸世界如來說非世界故說世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네 뜻에는 어떠하냐? 서른두 가지 훌륭한 모습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서른두 가지 훌륭한 모습은 곧 모습이 아니라고 여래께서 설하셨으므로 서른두 가지 훌륭한 모습이라고 설하는 것입니다.”
005_0995_b_14L佛告須菩汝意云何可以三十二大人相見如來不須菩提言不可世尊何以故此三十二大人相如來說非相故說三十二大人相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여러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수의 목숨을 버려 보시한다고 해도,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경전 내지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공경하고 받아 간직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바르게 설해 준다면, 이 사람은 그 인연으로 한량없고 셀 수 없이 많은 복덕을 일으킬 것이니, 앞의 복덕보다 매우 큰 것이다.”
005_0995_b_18L佛告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諸恒河所有沙數如是沙等身命捨以布施若有善男子善女人從此經乃至四句偈等恭敬受持爲他正此人以是因緣生福多彼無量無
005_0995_c_02L이때 정명 수보리가 이 법문의 이익으로 말미암아 곧 문득 눈물 흘리며 슬피 울다가 그 눈물을 거두고 아뢰었다.
“희유(希有)합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수가타시여. 여래께서 그와 같은 경전을 설하셨는데 제가 과거로부터 성스러운 지혜를 얻은 이후로 아직까지 이 경전의 말씀과 같은 것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반야바라밀은 곧 반야바라밀이 아니라고 설하시므로 반야바라밀이라고 설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아실 것입니다. 곧 ‘이 사람은 위없는 드문 법과 함께 상응한다’라고 아실 것입니다.
또한 세존이시여, 이 경이 설해지는 것을 들었을 때 능히 진실한 생각이 일어난다면, 이 진실한 생각은 진실로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여래께서는 이름하여 진실한 생각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일은 저에게는 드문 일이 아니니, 경이 바르게 설해질 때 저는 믿고 이해함을 일으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미래 세상에 어떤 중생이 이 경을 공경하고 받아 가지고 간직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바르게 설해 준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위없는 드문 법과 상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은 곧 생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에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생각을 남김없이 다하여서 해탈하신 것뿐입니다.”
005_0995_b_24L爾時淨命須菩提由法利疾卽便悲泣收淚而言希有世尊希有修伽如此經典如來所說我從昔來至得聖慧未曾聞說如是經典何以故世尊說般若波羅蜜卽非般若波羅故說般若波羅蜜世尊當知是人則與無上希有之法而共相應聞說經時能生實想世尊是實想者實非有想是故如來說名實想說名實想世尊此事於我非爲希有正說經時我生信解世尊於未來世若有衆生恭敬受持爲他正說當知是人則與無上希有之法而共相應世尊此人無復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想以故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想是非想何以故諸佛世尊解脫諸想盡無餘故說是言已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수보리야. 그와 같이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 사람은 곧 위없는 드문 법에 상응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사람은 이 경이 설해진 것을 듣고도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야, 여래가 설한 이 법을 제일의 바라밀이라고 하고, 또한 여래가 설한 이 바라밀은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께서도 그와 같이 설하시므로 이름하여 제일의 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이다.
005_0995_c_17L佛告須菩提須菩提如是當知是人則與無上希有之法而共相應是人聞說此經不驚不怖不畏何以故須菩提此法如來所說是第一波羅蜜此波羅蜜如來所說無量諸佛亦如是說是故說名第一波羅蜜
005_0996_a_02L또한 수보리야, 여래는 인욕바라밀이란 곧 바라밀이 아니라고 한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내가 과거에 가릉가왕에게 몸을 베이고 뼈와 살이 부서지고도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없었으니, 이와 같이 생각이 없었고, 생각 없는 것도 아니었다.
수보리야, 왜냐하면 만약 내가 그때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당연히 화내고 원망하는 생각이 일어났을 것이다.
수보리야, 생각하면 과거 5백 생 동안에 선인[大仙人]이 되었으니, 그것을 이름하여 인욕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그때 내 마음에는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은 모든 생각을 떠나고서 위없는 바른 깨달음[無上正等覺]에 마땅히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색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하며,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하며, 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한다. 또한 법 아닌 것에 머물러서 마음을 일으키지도 말아야 하니, 어떤 곳에도 머무른 채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머무름이 있는 마음이라고 해도 머무름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여래가 보살은 그 마음이 머무름 없이 보시해야 한다고 설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시하여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해야 한다. 곧 이 중생이라는 생각은 곧 생각이 아니다. 그와 같이 일체 중생을 여래는 중생이 아니라고 설한다. 왜냐하면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는 모든 생각을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
005_0995_c_23L復次須菩提如來忍辱波羅蜜卽非波羅蜜何以故須菩提昔時我爲迦陵伽王斬斫身體骨肉雖碎我於爾無有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想無想非無想何以故須菩提我於爾若有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想是時則應生瞋恨想須菩提我憶過去五百生作大仙人名曰說忍於爾所生中心無我想衆生想壽者想受者是故須菩提菩薩摩訶薩捨離一切想於無上菩提應發起心不應生住色心不應生住聲觸心不應生住法心不應生住非法心不應生有所住心何以故若心有住則爲非故如來說菩薩無所住心應行布復次須菩提菩薩應如是行施利益一切衆生此衆生想卽是非想如是一切衆生如來說卽非衆生以故諸佛世尊遠離一切想故
수보리야, 여래가 설한 것은 진실한 말이고, 있는 그대로의 말이니, 허망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이 법은 여래가 깨달은 것이며, 이 법은 여래가 설한 것인데, 이 법은 진실도 아니며 거짓도 아닌 것이다.
005_0996_a_19L須菩如來說實說諦說如說非虛妄須菩提是法如來所覺是法如來所說是法非實非虛
005_0996_b_02L수보리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곳에서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이 보살이 상(相)에 떨어져 보시한다면 그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 수보리야, 마치 어떤 사람이 눈이 있어 밤이 지나가고 낮이 되어서 햇빛이 비치어 갖가지 색을 보는 것과 같이 보살이 상에 떨어지지 않고 상이 없는 보시를 행하면 또한 그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
005_0996_a_22L須菩提譬如有在於盲暗如是當知菩薩墮相墮相施須菩提如人有目夜已曉日光照見種種色如是當知菩薩不墮於相行無相施
또한 수보리야, 미래 시기에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들이 이 경전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바르게 설해 준다면 여래가 이 사람을 다 알고 다 볼 것이니,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의 쌓임을 일으켜 늘릴 것이다.
005_0996_b_03L復次須菩提於未來世若有善男子善女人受持讀誦修行爲他正說如是經典如來悉知是人悉見是人長無量福德之聚
또한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아침에 앞서 말한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수로 몸을 나누어 보시하고, 점심에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수로 몸을 나누어 보시하고, 저녁에 항하의 모래알만큼 많은 수로 몸을 나누어 보시한다. 이렇게 한량없는 백천억 겁 동안 몸을 보시한다고 하자. 만약 또한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 비방함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 인연으로 저 앞의 공덕보다 무수하고 한량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하물며 이 경을 쓰고 받아서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남에게 가르치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자세히 말해 주는 것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005_0996_b_07L復次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日前分布施身命如上所說諸河沙於日中分布施身命於日後分布施身命皆如上說諸河沙數如是無量百千萬億劫以身命布施若復有聞此經典不起誹謗以是因緣福多彼無數無量何況有人書寫受持讀誦教他修行爲人廣說
005_0996_c_02L또한 수보리야, 이 경전은 생각할 수 없고 능히 견줄 수 없는 것이다. 여래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의 이익됨을 위하기에 능히 무상승(無上乘)과 무등승(無等乘)을 행하는 사람에게 설하였다.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미래 시기에 이 경전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남에게 가르치고 수행하여 이 경을 바르게 설해 준다면 여래는 다 알고 다 볼 것이니, 무수하고 한량없으며 생각할 수 없는 복의 무더기와 함께 상응할 것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나누는 일이 있다 해도 위없는 보리[無上菩提]를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이 경전을 원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자아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목숨이라는 견해ㆍ받는 자라는 견해가 있다. 이런 사람은 능히 듣고 능히 수행하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바르게 설해 준다는 것이란 결코 불가능하다.
또한 수보리야, 어떤 곳이든 이 경을 드러내어 설하는 곳에서는 모든 세간의 천신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모두 공양하고 오른쪽으로 도는 예를 올릴 것이다. 마땅히 알아야 하니, 세간 중에서 이곳은 곧 부처님의 탑묘가 있는 곳이다.
005_0996_b_15L復次須菩提如是經典不可思量能與等如來但爲憐愍利益能行無上乘及行無等乘人說若復有人未來世受持讀誦教他修行正說是如來悉知是人悉見是人與無數無量不可思議無等福聚而共相應如是等人由我身分則能荷負無上菩提何以故須菩提如是經典若下願樂人及我見衆生見壽者見受者如此等人能聽能修讀誦教他正無有是處復次須菩提隨所在處顯說此經一切世閒天人阿修羅等皆應供養作禮右遶當知此處於世閒中卽成支提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그와 같은 경들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을 가르쳐 바르게 설하더라도, 이 사람이 현재 천대 받고 경멸 당한다면 그것은 과거 시기 중에 나쁜 업을 지은 것이므로 마땅히 후에 악도(惡道)에 태어나는 과보를 받게 된다. 그러나 현재의 몸이 고통 받고 천대를 당함으로써 과거 시기의 죄업과 고통스런 과거는 곧 소멸하게 되어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
005_0996_c_05L須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受持讀誦教他修行正說如是等經此人現身受輕賤等過去世中所造惡業應感生後惡道果報於現身受輕苦故先世罪業及苦果則爲消滅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내가 기억하건대 옛날에 무수하고 한량없는 시간이 지나고 셀 수 없는 대겁의 과거에 연등 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와 뒤의 8만 4천 백천억의 여러 불여래께서 부처를 이루신 뒤에 내가 모두 만나서 섬기고 공양하고 공경하며 헛되이 지낸 적이 없었다.
다시 만약 어떤 사람이 뒤에 말세 5백 년이 되었을 때에 이 경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가르치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에게 바르게 설한다고 하자. 수보리야, 이 사람에게 복덕의 쌓임이 생기는데, 내가 옛날에 여러 불여래를 만나서 섬기고 공양하여 얻은 공덕은 이 공덕에 비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세어서 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또는 위대한 힘의 종류에 상응하여 비유로도 능히 할 수 없는 것이다.
005_0996_c_11L須菩提我憶往昔無數無量過於算數大劫過去然燈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後八萬四千百千俱胝諸佛如來已成佛竟我皆承事供養恭敬無空過者若復有人於後末世五百歲時受持讀誦教他修行正說此經須菩提此人所生福德之聚以我往昔承事供養諸佛如來所得功德此功德百分不及一千萬億分不及窮於算數不及其一乃至威力品類相應譬喩所不能及
005_0997_a_02L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후 말세에 이 같은 경들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움으로써 얻을 공덕을 내가 설한다면,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그 복의 쌓임을 자세히 듣고 기억하고 간직하더라도, 마음이 미혹해지고 혼란해지고 당황하게 되고 미치게 될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그와 같은 경전은 그 뜻도 생각할 수 없으며, 어떤 사람이 수행하여 얻을 과보도 또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005_0996_c_21L須菩提若善男子善女人於後末世受持讀誦如此等經所得功德我若具說若有善男子善女人諦聽憶持爾所福聚心迷亂及以顚狂復次須菩提如是經典不可思議若人修行及得果報亦不可思議
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보살승을 향할 때에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보살의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까?”
005_0997_a_04L爾時須菩提白佛言世尊善男子女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菩薩乘云何應住云何修行云何發起菩薩心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 ‘내가 마땅히 일체의 중생을 편안하게 하여 곧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겠다’라고 하여 한량없는 중생이 구경열반에 들게 되었지만 한 중생도 열반에 든 자가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만약 보살에게 중생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곧 마땅히 보살이라고 설할 수 없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진실로 능히 보살승을 행할 어떤 법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005_0997_a_08L佛告須菩提善男子善女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者生如是心我應安置一切衆生令入無餘涅槃如是般涅槃無量衆生已無一衆生被涅槃者何以故須菩提若菩薩有衆生想則不應說名爲菩何以故須菩提實無有法名爲能行菩薩上乘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가 연등불의 처소에서 어떤 한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부르는 어떤 한 법이라도 얻겠느냐?”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얻지 않았습니다. 여래께서는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하는 어떤 한 법도 얻으실 것이 없습니다.”
005_0997_a_15L須菩提汝意云何於然燈佛所頗有一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須菩提言不得世尊於然燈佛所無有一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005_0997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러하다, 그러하다. 여래가 연등불의 처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부르는 어떤 한 법이라도 얻었다면, 연등불이 곧 나에게 ‘바라문이여,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釋迦牟尼多陀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陀)라 하리라’라는 수기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수보리야, 진실로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법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연등불이 나에게 ‘바라문이여,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이름을 석가모니다타아가도아라하삼먁삼불타라 하리라’라고 설하였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여래라는 것은 진여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005_0997_a_20L佛言如是須菩提於然燈佛所無有一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然燈佛所若有一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然燈佛則不授我記婆羅門汝於來世當得作佛釋迦牟尼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須菩提由實無有法如來所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然燈佛與我授記作如是言婆羅門於來世當得作佛號釋迦牟尼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何以故須菩提如來者眞如別名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진실한 말을 한 것이 아니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일까? 진실로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법도 얻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005_0997_b_09L須菩提有人說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是人不實語何以故須菩提實無有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이 법은 진실도 없고 거짓도 없으므로 여래가 일체의 법은 모두 법이 아니라고 설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일체의 법이란 일체의 법이 아니므로 이름하여 여래가 일체의 법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005_0997_b_13L須菩提此法如來所得無實無虛故如來說一切法皆是佛法須菩提一切法者非一切法故如來說名一切法
수보리야, 비유해서 어떤 사람의 몸이 넓고 크다고 하는 것과 같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사람의 몸이 넓고 몸이 크다고 설하신 것은 곧 몸이 아닌 것이므로 몸이 넓고 크다고 설하신 것입니다.”
005_0997_b_17L須菩提譬如有人遍身大身菩提言世尊是如來所說遍身大身則爲非身是故說名遍身大身
“수보리야, 그러하다. 수보리야, 그러하다. 만약 어떤 보살들이 ‘마땅히 내가 일체의 중생을 구경열반하게 한다’고 말하면, 곧 마땅히 보살이라고 설할 수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이름하여 보살이라고 할 어떤 한 법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존재하지 않습니다.”
005_0997_b_19L佛言如是須菩提如是須菩提若有菩薩說如是言我當般涅槃一切衆生不應說名爲菩薩須菩提汝意云何頗有一法名菩薩不須菩提言無有世尊
005_0997_c_02L“수보리야, 그러므로 여래는 일체의 법에는 자아라는 생각도 없고 중생이라는 생각도 없고 목숨이라는 생각도 없고 받는 자라는 생각도 없다고 설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보살이 ‘마땅히 내가 청정한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말하면, 이 보살은 거짓된 말을 한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불토를 장엄한다는 것은 여래가 곧 장엄이 아니라고 설하였기 때문에 청정한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제법무아를 제법무아라고 믿고 본다면, 여래ㆍ응공ㆍ정변각께서는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라고 하고,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005_0997_b_24L佛言須菩提是故如來說一切法無我無衆生無壽者無受者須菩若有菩薩說如是言我當莊嚴淸淨佛土如此菩薩說虛妄言何以故須菩提莊嚴佛土者如來說則非莊是故莊嚴淸淨佛土須菩提若菩薩信見諸法無我諸法無我如來應供正遍覺說是名菩薩是名菩薩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육안(肉眼)이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에게는 육안이 있습니다.”
005_0997_c_08L須菩提汝意云何如來有肉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肉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천안(天眼)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에게는 천안이 있습니다.”
005_0997_c_10L佛言須菩提汝意云何如來有天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天眼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혜안(慧眼)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에게는 혜안이 있습니다.”
005_0997_c_12L佛言須菩提汝意云何如來有慧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慧眼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법안(法眼)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에게는 법안이 있습니다.”
005_0997_c_14L佛言須菩提汝意云何如來有法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法眼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불안(佛眼)이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에게는 불안이 있습니다.”
005_0997_c_16L佛言須菩提汝意云何如來有佛眼不菩提言如是世尊如來有佛眼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항가에 있는 모래들과 항가의 모래의 수 같은 항가가 있다면, 이 여러 항가에 있는 모래 수와 같은 세계는 정녕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이러한 세계들은 그 수가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97_c_18L須菩提汝意云何於恒伽江所有諸如其沙數所有恒伽如諸恒伽所有沙數世界如是寧爲多不須菩提如是世尊此等世界其數甚多
005_0998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 세계 가운데 있는 중생들의 상속(相續)하고 머무는 여러 종류의 마음을 내가 다 보고 다 안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상속하고 머무는 마음에 대해 여래는 상속하지 않고 머물지 않는 것이라고 설하기 때문에 상속하고 머무는 것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005_0997_c_22L須菩提爾所世界中所有衆生悉見知心相續住有種種類何以故須菩提心相續住如來說非續住說續住何以故須菩提過去心不可未來心不可得現在心不可得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로써 보시한다면,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인연으로 얻을 복은 많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수가타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005_0998_a_04L菩提汝意云何若有人以滿三千大千世界七寶而用布施是善男子女人以是因緣得福多不須菩提言甚多世尊甚多修伽陁
“수보리야, 그러하다.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그 인연으로 얻을 복의 쌓임은 많을 것이다.”
005_0998_a_08L佛言如是菩提如是彼善男子善女人以是因得福聚多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복덕의 쌓임을 단지 이름하여 쌓임이라고 하여도 여래는 곧 마땅히 복덕의 쌓임을 복덕의 쌓임이라고 설하지 않을 것이다.
005_0998_a_10L佛言須菩提若福德聚但名爲聚如來則不應說是福德聚是福德聚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색신(色身)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색신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색신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것을 여래는 색신을 온전히 갖추고 있지 않다고 설하시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가 색신을 온전히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하는 것입니다.”
005_0998_a_12L須菩提汝意云何可以具足色身觀如來不須菩提言不可世尊不可以具足色身觀於如來何以故此具足色身如來說非具足色身是故如來說名具足色身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러 상호(相好)를 구족하고 있는 것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상호를 구족하고 있는 것으로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상호를 구족하고 있는 것을 여래께서는 상호를 구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하시기 때문에 여래께서 상호를 구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하시는 것입니다.”
005_0998_a_17L佛言須菩提汝意云可以具足諸相觀如來不須菩提不可世尊不可以具足諸相觀於如來何以故此具足相如來說非具足相是故如來說具足相
005_0998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에게 ‘내가 지금 실제로 법을 설한다’라고 하는 그 같은 생각이 있겠느냐?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설한 법이 있다고 말한다면, 너는 마땅히 이 사람은 진실로 있지 않고 삿된 것에 집착하고 여래를 비방하는 다짐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알아야 한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법을 설하는 것을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은 진실로 어떤 법이 없는 것이므로 이름하여 법을 설한다고 하는 것이다.”
005_0998_a_21L佛言須菩汝意云何如來有如是意我今實說法須菩提若有人言如來實能說法汝應當知是人由非實有及以邪執起誹謗我何以故須菩提說法說法實無有法名爲說法
이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미래 시기에 이 경의 문장과 구절들이 이와 같은 모습으로 바르게 설해진 것을 듣고서 진실한 믿음을 일으키겠습니까?”
005_0998_b_03L爾時須菩提白佛言世尊頗有衆生於未來世聽聞正說如是等相此經章句生實信不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저들은 중생도 아니며, 중생 아님도 아니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그 중생이라는 것은 여래가 설하길 중생도 아니고 중생 아님도 아니기에 중생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005_0998_b_06L佛告須菩提彼非衆生非非衆何以故須菩提彼衆生者如來說非衆生非非衆生故說衆生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한 법이라도 얻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어떤 한 법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005_0998_b_08L須菩提汝意云何頗有一法如來所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須菩提言不得世尊無有一法如來所得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야, 그러하다. 그와 같이 어떤 티끌 같은 법도 여래가 버리거나 여래가 얻은 것은 없으므로 이름하여 평등하고 평등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설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여러 부처님은 차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알므로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설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도 있지 않으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그러므로 법에는 자아도 없고 중생도 없고 목숨도 없고 받는 자도 없으며, 이 법은 평등하므로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진실로 착한 법을 원만하고 온전히 갖추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그런데 수보리야, 착한 법이라고 말하지만, 즉 착한 법이라는 것은 여래가 설한 착한 법이 아니므로 이름하여 착한 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005_0998_b_12L佛言如是須菩提如是乃至無有如微塵法來所捨如來所得是故說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平等平等復次須菩諸佛覺知無有差別是故說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復次須菩提法平等無有高下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復次須菩提由法無我衆生無壽者無受者等此法平等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復次須菩由實善法具足圓滿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所言善法善法如來說非法故名善法
005_0998_c_02L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에 여러 수미산 왕들이 있는데, 7보의 쌓임이 이 세계에 가득하여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써서 보시하더라도,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 내지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 바르게 설해 주면 앞의 공덕은 이 공덕에 비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를 다 세어도 그 하나에 미치지 못하며, 또는 위대한 힘의 종류에 상응하는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005_0998_b_24L須菩提千大千世界所有諸須彌山王如是等七寶聚滿此世界有人持用布施若人從此般若波羅蜜經乃至四句偈等受持讀誦爲他正說所得功德以前功德比此功德百分不及一萬億分不及一窮於算數不及其一乃至威力品類相應譬喩所不能及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가 ‘내가 중생을 제도한다’라는 이 같은 생각을 하겠느냐? 수보리야,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중생도 여래가 제도한 자는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중생을 여래가 제도했다고 한다면, 곧 이것은 자아라는 집착ㆍ중생이라는 집착ㆍ목숨이라는 집착ㆍ받는 자라는 집착인 것이다. 수보리야, 이 자아 등의 집착을 여래는 집착이 아니라고 설하였다.
어린아이 같은 범부 중생은 집착함이 있다. 수보리야, 어린아이 같은 범부 중생을 여래는 중생이 아니라고 설하므로 어린아이 같은 범부 중생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상호를 구족한 것으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005_0998_c_08L須菩提汝意云何如來作是念我度衆生須菩提汝今不應作如是念何以故實無衆生如來所度須菩提若有衆生如來所度卽是我執衆生壽者執受者執須菩提此我等執如來說非執嬰兒凡夫衆生之所執須菩提嬰兒凡夫衆生者如來說非衆生故說嬰兒凡夫衆生須菩提汝意云何可以具足相觀如來不
수보리가 아뢰었다.
“여래께서 설하신 뜻을 제가 이해하기로는, 상호를 구족한 것으로 마땅히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005_0998_c_17L菩提言如我解佛所說義不以具足相應觀如來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러하다. 그와 같이 상호를 구족한 것으로 마땅히 여래를 볼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상호를 구족한 것으로 여래를 본다고 하는 자는 전륜성왕도 마땅히 여래라고 할 것이므로 상호를 구족한 것으로 여래를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005_0998_c_19L佛言如是須菩提如是不以具足相應觀如來何以故若以具足相觀如來者轉輪聖王應是如是故不以具足相應觀如來是時世尊而說偈言

만약 색으로써 나를 보려 하거나
소리로써 나를 구하려고 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마땅히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005_0998_c_23L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應得見我
005_0999_a_02L
법에 입각해야 마땅히 부처를 보니
부처는 법이 그 몸인 것이다.
이 법은 식별의 대경(對境)이 아니니
이 법은 깊어서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005_0999_a_02L由法應見佛
調御法爲身
此法非識境
法如深難見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여래는 상호를 구족하는 것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느냐? 수보리야, 너는 마땅히 그렇게 보지 말아야 하니, 여래는 상호를 구족하는 것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보지 말아야 한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여래는 상호를 구족하는 것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만약 여래는 보살승을 행하는 사람에게 가히 어떤 법의 멸함을 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보리야, 이러한 견해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무엇 때문인가? 여래는 보살승을 행하는 사람에게 어떤 법의 멸함과 끊어짐을 설하지 않는 것이다.
005_0999_a_03L須菩提汝意云何如來可以具足相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須菩提汝今不應作如是見如來以具足相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菩提如來不由具足相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須菩提若汝作是念來有是說(行菩薩乘人有法可滅)菩提汝莫作此見何以故如來不說行菩薩乘人有法可滅及以永斷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항가의 모래 같은 많은 세계에 가득 찬 7보로써 보시하고, 만약 또 다른 어떤 보살이 일체의 법에 내가 없고 일어남이 없고 태어남이 없는 인(忍)을 얻었다면, 이 인연으로 얻을 복덕은 저 앞의 것에 비해 더 많다. 수보리야, 대중을 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복덕의 쌓임을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005_0999_a_12L菩提若有善男子善女人以滿恒伽沙等世界七寶持用布施若有菩薩於一切法無我無生得無生忍以是因緣所得福德最多於彼須菩提大乘人不應執取福德之聚
수보리가 아뢰었다.
“이 복덕의 쌓임을 섭수하고 가질 수 있겠습니까?”
005_0999_a_17L須菩提此福德聚可攝持不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이 복덕의 쌓임이란 그것을 섭수하고 지닐 수 있지만 집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이 복덕의 쌓임은 마땅히 섭수하고 지닐 수 있다고 설하는 것이다.
005_0999_a_18L佛言須菩提此福德聚可得攝持不可執取是故說此福德之聚應可攝持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고 말하면, 이 사람은 내가 설한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수보리야, 왜냐하면 여래라는 것은 가는 것도 없고 또한 오는 것도 없으므로 이름하여 여래ㆍ응공ㆍ정변각지라고 하기 때문이다.
005_0999_a_20L須菩提若有人言如來行住坐臥人不解我所說義何以故須菩提來者無所行去亦無所從來是故名如來應供正遍覺知
005_0999_b_02L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무릇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지대(地大)의 미세한 티끌들을 불태워서 재의 분말로 만들고, 합하여 검고 둥근 덩어리로 되게 하되 미세한 티끌이 쌓인 것과 같게 한다면,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이 인허(隣虛:極微)의 쌓임은 정녕 많겠느냐?”
005_0999_a_24L須菩提若善男善女人以三千大千世界地大微燒成灰末合爲墨丸如微塵聚菩提汝意云何是隣虛聚寧爲多不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인허의 쌓임은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 이 인허의 쌓임이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세존께서는 곧 마땅히 이름하여 인허의 쌓임이라고 설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이 인허의 쌓임을 여래께서는 인허의 쌓임이 아니라고 설하시기 때문에 이름하여 인허의 쌓임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니므로 삼천대천세계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만약 세계가 진실로 존재한다고 집착한다면 이 쌓임은 하나의 집착입니다. 이 쌓임을 하나의 집착이라고 한 것입니다.”
005_0999_b_04L須菩提言彼隣虛聚甚多世尊何以世尊若隣虛聚是實有者世尊則不應說名隣虛聚何以故世尊所說此隣虛聚如來說非隣虛聚是故說名爲隣虛聚如來所說三千大千世則非世界故說三千大千世界以故世尊若執世界爲實有者是聚一執此聚一執如來說非執故說聚一執
부처님 세존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쌓임을 하나의 집착이라고 한 것은 단지 세간의 말로 설한 것이다. 수보리야, 이 법은 말할 수 있는 법이 아니니, 어린아이 같은 범부가 취한 바를 편벽되게 말한 것이다.
005_0999_b_13L佛世尊言須菩提此聚一執但世言說須菩提是法非可言法兒凡夫偏言所取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여래가 자신이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목숨이라는 견해ㆍ받는 자라는 견해를 설하셨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이 사람은 바른 말을 한 것이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수가타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자아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목숨이라는 견해ㆍ받는 자라는 견해는 견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자아라는 견해ㆍ중생이라는 견해ㆍ목숨이라는 견해ㆍ받는 자라는 견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005_0999_b_15L須菩提若有人言如來說我見衆生壽者見受者見須菩提汝意云何是人言說爲正語不須菩提言不正世尊不正修伽陁何以故如來所說我見衆生見壽者見受者見卽是非是故說我見衆生見壽者見受者
“수보리야, 만약 사람이 보살승을 행할 때에 마땅히 그와 같이 알고, 마땅히 그와 같이 보고, 마땅히 일체의 여러 법을 믿고, 마땅히 그와 같이 수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곧 법이라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왜냐하면 법의 생각을 법의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여래가 설하길 곧 생각이 아니므로 이것을 법의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다.
005_0999_b_22L須菩提若人行菩薩乘如是應知應見應信一切諸法如是應修爲令法想不得生起何以故須菩提是法法想者如來說卽非想故說法想
005_0999_c_02L수보리야, 만약 어떤 보살마하살이 셀 수 없고 한량없는 세계에 가득 찬 7보를 가지고 나서 보시하고, 만약 다른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경과 내지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우고 수행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자세히 설해 준다면, 이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인연으로 일으킬 복덕은 저것에 비해 한량없고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 경을 어떻게 나타내고 설하겠느냐? 이와 같이 말로 나타낼 수 없는 것 같으므로 말로 나타내겠다.
005_0999_c_02L須菩提若有菩薩摩訶薩以滿無數無量世界七寶持用布施若有善男善女人從此般若波羅蜜經乃至四句偈等受持讀誦教他修行爲他廣說是善男子善女人以是因緣生福德最多於彼無量無數云何顯說此經如無所顯說故言顯說

여여하고 흔들림이 없으며
항상 바르게 설해지나니
곧 마땅히 모든 유위법을 관찰하여
어둠 같고 그늘 같고 등불 같고 환영과 같고
이슬ㆍ거품ㆍ꿈ㆍ번개ㆍ구름 같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005_0999_c_09L如如不動
恒有正說
應觀有爲法
如暗翳燈幻
露泡夢電雲

이때 세존께서 이 경을 다 설하시니, 대덕 수보리의 마음에 환희가 일어났으며, 여러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들, 사람과 천신과 아수라들, 일체의 세간들이 뛸 듯이 기뻐하고 환희하고 믿고 받들고 행하였다.
005_0999_c_11L爾時世尊說是經已大德須菩提進歡喜及諸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衆阿修羅等一切世閒踊躍歡喜信受奉行
金剛般若波羅蜜經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