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206_T_003
- 011_0299_b_01L육도집경 제3권
- 011_0299_b_01L六度集經卷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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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강거국 사문 강승회한역 - 011_0299_b_02L吳康居國沙門康僧會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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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시도무극장 ③ [여기에 11장이 있음] - 011_0299_b_03L布施度無極經 此有十一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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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 011_0299_b_04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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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국왕이 있었는데 화묵(和黙)이라 하였다. 왕이 행동이 어질고 평등하여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였으며,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니, 백성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다.
그 나라는 넓고 커서 군(郡)과 현(縣)이 매우 많고 경계가 치성하였으며, 오곡이 풍성하게 익고 나라에 재난이 없었으며, 수명은 8만 세였다.
화묵성왕이 밝게 궁중의 황후ㆍ귀인ㆍ백관ㆍ시자로 하여금 법도를 지키는 신하가 되게 하고, 바른 법으로써 가르쳐서 각기 맡은 바 부서를 다스리게 하였다.
왕이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여 그 어리석고 어둡고 미치고 어긋나서 스스로 타락하는 이를 슬퍼하여 도가 있는 근원을 찾아 기쁘게 보태지 않음이 없었으며, 중생을 불쌍히 여겨 보호하기를 제석(帝釋)과 같이 하였다.
살생ㆍ도둑질ㆍ음탕함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질투ㆍ성냄ㆍ어리석음, 이와 같은 사나운 것을 마음에 남겨 두지 않고, 부모에게 효순하고, 구친(九親)을 경애하며, 현자를 찾아 따르고, 성인을 높이며, 부처를 믿고, 법을 믿고, 사문의 말을 믿고, 선에는 복이 있고, 악에는 재앙이 있음을 믿는, 이 충성되고 바른 10선(善)의 밝은 법을 자신이 행하고, 후비(後妃)와 천첩(賤妾)에 미치도록 엄중히 신칙하여 다 높이 받들게 하고, 서로 거느려 선을 하게 하였으며, 4진(鎭)에 포고하여 신하와 백성이 모두 지니어 외우고 마음으로 잡아 행하게 하였다. - 011_0299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佛告諸比丘:“昔者有國王號和默,王行仁平,愛民若子,正法治國,民無怨心。其國廣大郡縣甚多,境界熾盛,五穀豐熟,國無災毒,壽八萬歲。和默聖王明令宮中,皇后貴人百官侍者,執綱維臣,教以正法,各理所部。王常慈心愍念衆生,悲其愚惑狂悖自墜,尋存道原喜無不加,哀護衆生如天帝釋,殺、盜、淫泆、兩舌、惡口、妄言、綺語、嫉妒、恚、癡,如此之凶無餘在心。孝順父母敬愛九親,尋追賢者尊戴聖人,信佛、信法、信沙門言,信善有福爲惡有殃,以斯忠政十善明法自身執行。重勅后妃下逮賤妾,皆令尊奉相率爲善,布告四鎭臣民巨細,皆令帶誦心執修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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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299_c_01L나라에 가난한 자가 있어서 곤궁함을 참을 수 없었다. 잘못된 계획으로 도둑질을 하였더니, 주인이 붙들어서 위에 보고하였다.
왕이 물었다.
‘네가 도둑질을 했느냐?’
도둑이 말하였다.
‘도둑질을 했습니다.’
‘네가 무엇 때문에 도둑질을 했느냐?’
‘실은 빈곤해서 스스로 살 수가 없어서 성현의 밝은 법을 어기고 불로 뛰어드는 도둑질을 했습니다.’
왕이 연민히 여기면서 그 솔직함을 가상히 여기고, 속으로는 부끄러워 하며 길게 탄식하였다.
‘백성이 굶주린 것은 곧 내가 그를 굶주리게 한 것이요, 백성이 추운 것은 곧 내가 그를 벌거벗게 한 것이다. 내 힘으로 능히 나라에 가난한 자가 없게 하리니, 백성의 고락이 내게 달렸도다.’
곧 나라에 큰 사면[大赦]을 베풀고 창고의 재물을 내어 곤핍한 자에 보시하니, 주리고 목마른 자에게는 먹고 마시게 하였으며 추운 자에게는 옷을 입게 하였고, 병든 자에게는 약을 주었으며, 전원ㆍ사택ㆍ금은ㆍ구슬ㆍ수레ㆍ말ㆍ소ㆍ돈을 구하는 대로 주었다. 나는 새, 달리는 짐승, 뭇 벌레, 오곡, 꼴풀 따위도 또한 좋은 대로만 되어 주었다. - 011_0299_b_21L國有貧者,不任窮困,失計行盜,財主得之,將以啓聞。王曰:‘爾盜乎?’盜者曰:‘實盜。’王曰:‘爾何緣盜乎?’盜者曰:‘實貧困無以自活,違聖明法蹈火行盜。’王悵愍之,嘉其至誠,恧然內愧,長歎而云:‘民之飢者卽吾餓之,民之寒者卽吾裸之。’重曰:‘吾勢能令國無貧者,民之苦樂在我而已。’卽大赦其國,出藏珍寶布施困乏,飢渴之人卽飮食之,寒者衣之,病者給藥,田園舍宅、金銀珠璣、車馬牛錢恣意所索,飛鳥走獸都及衆虫,五穀芻草亦從所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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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보시를 한 뒤로부터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이 부하였으며, 서로 도로써 거느리니, 백성으로서 죽이는 자와, 남의 재물을 훔치거나, 남의 부녀를 간음하거나,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을 하거나, 질투하고, 성내고, 어리석거나 한 자가 없어서 흉악하고 미련한 마음이 조용히 사라졌으며, 다 부처를 믿고 법을 믿고 사문을 믿고, 선을 하면 복이 있고 악을 지으면 앙화가 있다는 것을 믿어서 온 나라가 화락하니, 채찍과 몽둥이가 없어지고, 원수와 적이 신하가 되니, 무기가 창고에서 썩었으며, 감옥에는 매어 있는 죄수가 없으매 사람들이 모두 선을 칭송하며 우리가 때를 만나 태어났다고 하였다.
하늘ㆍ용ㆍ귀신이 돕고 기뻐하여 그 나라를 보호하지 않음이 없어 독해(毒害)가 말라 없어지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집집이 남는 재물[餘財]이 있어서 왕은 속으로 혼자 기뻐하여 오복을 얻었으니, 첫째는 장수(長壽)요, 둘째는 얼굴이 빛나서 날마다 좋아짐이요, 셋째는 덕의 기운이 펄방 상하에 가득함이요, 넷째는 무병하고 기력이 날로 느는 것이요, 다섯째는 국경이 안온하여 마음이 항상 즐거운 것이었다. - 011_0299_c_10L自王布施之後,國豐民富相率以道,民無殺者,盜人財物、婬人婦女、兩舌、惡口、妄言、綺語、嫉妒、恚、癡、兇愚之心,寂而消滅。皆信佛、信法、信沙門,信爲善有福、作惡有殃。擧國和樂,鞭杖不行,仇敵稱臣,戰器朽于藏,牢獄無繫囚,人民稱善,我生遇哉。天龍鬼神無不助喜,祐護其國,毒害消竭,五穀豐熟,家有餘財,王內獨喜,卽得五福:一者長壽,二者顏華日更好色,三者德勳八方上下,四者無病氣力日增,五者四境安隱心常歡喜。
- 왕은 뒤에 목숨을 마쳤는데도 건강한 사람처럼 잘 먹고 편안히 누웠다가 홀연히 도리천상에 태어났다. 그 나라 인민들은 왕의 10계를 받들어 지옥ㆍ아귀ㆍ축생도에 들어가는 자가 없어서 목숨이 다하면 혼령이 모두 하늘에 올랐다.”
- 011_0299_c_21L王後壽終,如强健人,飽食快臥,忽然上生忉利天上。其國人民奉王十戒,無入地獄、餓鬼、畜生道中者,壽終魂靈皆得上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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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0_a_01L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화묵왕이란 바로 나였느니라.” - 011_0300_a_01L佛告諸沙門:“時和默王者,吾身是也。”
- 모든 사문들이 경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을 하고 물러갔다.
- 011_0300_a_02L諸沙門聞經皆大歡喜,爲佛作禮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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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사성경(佛說四姓經) - 011_0300_a_03L佛說四姓經
- 이와 같이 들었다.
- 011_0300_a_04L聞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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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 4성의 집이 숙명의 재앙을 만나서 가난이 더욱 심하여 풀 옷과 풀 자리에 나물 죽을 먹었으며, 지극히 곤궁하였으나 무도한 집에 발을 옮기지 않았고, 손으로는 무도한 은혜를 잡지 않았으며, 지조와 행실이 청정하여 여러 사특한 것이 그 마음을 물들이지 못하였으며, 아침에 배우고 저녁에 익혀 경과 계율을 입에서 놓지 않았으니, 세존께서 칭찬하시는 바요, 여러 지혜 있는 이가 공경하는 바였다. 비록 옷과 밥을 자기의 몸과 입에는 공급하지 못하여도 성중(聖衆)께는 봉양하였으니, 나물 죽이거나 풀 자리거나 집에 있는 것에 따라서 하되 하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모든 사문들이 말하였다.
“4성이 빈곤하여 항상 주린 빛이 있는데 우리들이 저 사람의 공양[常食]을 받을 수가 없다.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문이 일심으로 참[眞]을 지키고 계를 갖추고 수행이 높아서 뜻이 천금(天金)과 같으며, 재색(財色)을 보배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경을 보배로 여겨 6기(飢)를 없앤다고 하셨으니, 그러므로 맹세하여 제근(除饉)이 되니, 어찌 걸식[分衛]을 부끄러워하여 행하지 않으랴’ 하셨다.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서 본말(本末)을 진술하니, 세존께서 잠자코 계셨다. - 011_0300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是時四姓家遭宿命殃,貧寠尤困,草衣草席,菜糜自供;雖爲極困,足不蹈無道之宅,手不執無道之惠,志行淸淨,衆邪不能染其心。朝稟暮講,經戒不釋於口,世尊所歎,衆智所敬,雖衣食不供於身口,奉養聖衆,隨家所有菜糜草席,不忽一日。諸沙門曰:“四姓貧困,常有飢色,吾等不可受彼常食。經說沙門一心守眞,戒具行高,志如天金,不珍財色唯經是寶,絕滅六飢故誓除饉,何恥分衛而不行乎?”共詣佛所,本末陳之。世尊默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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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날 4성이 정사(精舍)에 나아가 절하고 나서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이 전에 말씀 드리던 일을 생각하시고 4성에게 물으셨다.
“어떻게 날마다 인자하게 보시하여 비구들을 공양하는가?” - 011_0300_a_17L後日四姓身詣精舍,稽首畢一面坐。佛念諸沙門前所啓事,問四姓曰:“寧日慈施供養比丘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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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온 집이 날마다 공양을 하지만 다만 한스러운 것은 사는 것이 가난하여 나물 죽과 풀 자리에 성현들을 왕림하시게 하는 것이니, 아뢸 말씀이 없나이다.” - 011_0300_a_20L對曰:“唯然。擧門日供,但恨居貧,菜糜草席,枉屈聖賢以爲默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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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0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의 행에 오직 네 가지 뜻이 있으니, 인자한 마음으로 상대방에 향하고, 가엾어하는 마음으로 뒤따라 불쌍해 하며, 상대방이 성도(成度)함을 기뻐하고, 중생을 보호하여 구제하는 것이니, 비록 보시하는 것이 작고 박할지라도 그 뒤에 태어나는 곳은 의레 천상이나 인간 두 길이일 것이며, 원하는 바가 자연스러워서 눈에는 빛이요, 귀에는 소리이며, 코에는 향기요, 입에는 맛이며, 몸에는 옷이요, 마음에는 다 기쁨이니, 궁핍함을 두려워 말라.
만약 보시를 하되 야박하고 또 마음이 기쁘지 않으면 뒤에는 그 복을 얻더라도 아주 엷은 복이어서 관의 지위나 7보가 족히 영화롭지 못하며, 박한 가운데 처하여서 마음이 또 인색하게 검박하여 감히 입지도 먹지도 못하고 걱정스럽고 조마조마하여 언제나 기쁨을 누리지 못하며, 배는 고프고 몸은 추워서 혹 걸인(乞人)과 같이 헛되이 살다가 헛되이 죽나니, 선으로써 스스로 도와 줌이 없느니라.
만약 보시를 좋아하기는 하나, 마음이 정성되지 않아서 교만하여 스스로 뽐내며, 몸으로 공경하지 아니하고 비단같이 빛나는 이름이나 구하여 멀리 자기를 드날리고자 한다면 뒤에 조그마한 재산이 있어도 세상 사람들은 공연히 큰 억대의 부자라고 떠들며, 안으로는 강제로 빼앗길까 두려워하여 입는 것도 항상 형편이 없고, 먹는 것도 단 것을 맛보지 못하다가 또한 헛되이 나서 헛되이 죽게 된다. 비구는 일찍이 그 문을 밟은 적이 없으며, 멀리 3존(尊)을 떠나 항상 악도(惡道)에 가까워지느니라.
좋은 것으로써 보시하며, 4등(等)으로 공경하여 받들되 손수 스스로 짐작하여 하고, 뜻을 3존에 두며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만나고 하늘에 오르게 할 것을 서원하면 고통과 독이 없어져서 후세에 태어나는 것이 원하는 대로 되며, 부처님을 만나고 하늘에 나는 것이 반드시 원하는 대로 되느니라.”[이 장의 별본(別本)이 「살화단왕경(薩和檀王經)」 뒤에 있음.] - 011_0300_a_22L衆祐曰:“布施之行,惟在四意,慈心向彼,悲心追愍,喜彼成度,護濟衆生。雖施微薄,其後所生天上人中二道爲常,所願自然,眼色、耳聽、鼻香、口味、身服上衣,心皆欣懌,不懼乏無也。若施葌薄,心又不悅,後得其福,福中之薄。官位七寶,得不足榮;處在薄中,心又慳儉不敢衣食,惴惴恰恰未嘗歡喜,腹飢身寒有似乞人,徒生徒死,無善以自祐也。若施以好,心不懇誠,憍傲自恃,身不供恪,綺求華名,欲遠揚己。後有少財,世人空稱,以爲巨億;內懼劫奪,衣常葌薄,食未嘗甘,亦爲空生空死。比丘未嘗履其門,遠離三尊,恒近惡道。惠以好物,四等敬奉,手自斟酌,存意三尊,誓令衆生逢佛昇天,苦毒消滅,後世所生願無不得,値佛生天必如志願也。”此章,別本在『薩和檀王經』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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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은 유람(維藍)이었다. 영화가 높고 지위가 높아서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었다. 재물이 헤아릴 수 없고 본래 보시를 좋아하여 얼굴빛이 좋은 유명한 여인과 세상에 빛나는 옷을 남에게 베풀어 주었다. 금 발우에는 은 싸라기를 담았고, 은 발우에는 금 싸라기를 담았으며, 깨끗이 씻은 항아리와 소반에는 4보(寶)가 서로 섞여 있었고, 금 솥ㆍ은 솥 안에는 온갖 맛있는 것이 있었다.
진수(秦水)라는 이름난 소를 모두 황금으로써 옷을 입혔고, 뿔이 하나인 소는 날마다 4되의 젖이 나왔고, 모두 송아지가 딸려 있었다.
보배 옷을 짜서 만드는데 밝은 구슬을 솔기에 달아 엮었고, 평상과 걸상과 휘장에 보배로 장식한 것이 눈이 부셨다.
훌륭한 코끼리와 말에는 금과 은으로 안장과 굴레를 하였고, 여러 가지 보배로 얽은 모든 수레에 꽃 일산과 호피(虎皮)로 된 자리와 글과 무늬를 조각한 것이 좋지 않은 것이 없었다.
유명한 여인으로부터 보배 수레에 이르기까지 한가지 한가지에 각각 1,084개씩 있는 것을 사람에게 베풀어 주니, 유람의 인자한 은혜를 팔방과 상하의 하늘ㆍ용ㆍ선한 신들이 도와 주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 011_0300_b_16L昔有梵志,名曰維藍,榮尊位高,爲飛行皇帝,財難籌筭,體好布施:名女上色,服飾光世,以施與人;金鉢盛銀粟,銀鉢盛金粟,澡甕盥槃四寶交錯;金銀食鼎,中有百味;秦水名牛皆以黃金韜衣,其角一牛者日出四升湩;皆從犢子,織成寶服,明珠綻綴;牀榻幃帳,寶絡光目;名象良馬,金銀鞍勒,絡以衆寶;諸車華蓋,虎皮爲座,彫文刻鏤無好不有。自名女以下至于寶車,事事各有千八十四枚,以施與人。維藍慈惠,八方上下天龍善神無不助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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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유람과 같이 보시하여 서민들을 구제하되 그 목숨이 다하도록 날마다 피로도 게으름도 없이 하더라도 그것이 하루 동안 계를 갖춘 한 청신녀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전자보다 배나 되어서 헤아릴 수 없다.
또 청신녀 백 명에게 보시하는 것이 계를 갖춘 청신남(淸信男) 한 사람에게 한 때의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계를 갖춘 남자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를 갖춘 비구니에게 밥 한 끼니를 보시함만 못하며, 비구니 백 명에게 보시함은 수행이 높은 사미 한 사람에게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사미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행을 갖추어 마음에 더러움과 흐림이 없고 안팎이 청결한 사문 한 사람에게 보시함만 못하다. 범인(凡人)이 기왓장과 돌 같다면, 높은 계행을 갖춘 자는 명월주(明月珠)와 같으니, 기왓장과 돌이 천하에 가득하여도 진주 하나만 못한 것과 같다. - 011_0300_c_05L“如維藍惠,以濟凡庶,畢其壽命無日疲懈,不如一日飯一淸信具戒之女,其福倍彼不可籌筭。又爲前施幷淸信女百,不如淸信具戒男一飯。具戒男百,不如具戒女除饉一飯。女除饉百,不如高行沙彌一人飯。沙彌百,不如沙門一人,具戒行者,心無穢濁內外淸潔。凡人猶瓦石,具戒高行者,若明月珠也;瓦石滿四天下,猶不如眞珠一矣。
- 또 유람과 같이 많은 보시로 계행을 갖춘 많은 사람에 미치게 하더라도 그것이 구항(溝港)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수다원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빈래(頻來)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사다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불환(不還)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아나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응진(應眞)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 011_0300_c_15L又如維藍布施之多,逮于具戒衆多之施,不如飯溝港一。溝港百,不如頻來一。頻來百,不如不還一。不還百,不如飯應眞一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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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1_a_01L또 유람이 앞에서 한 보시와 모든 성현에 밥을 공양한 것과 같은 것은 그 어버이를 효성(孝誠)으로 섬기는 것만 못하니, 효성이란 그 마음을 다하여 밖으로 나[私]를 없이 하는 것이다.
백 세(世)를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것이 한 벽지불에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벽지불 백 명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며, 부처님 백 분께 공양하는 것이 한 절을 세우고 3보를 지켜 스스로 귀의하는 것만 못하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에 귀의하며, 인(仁)을 다하여 살생을 아니하고, 청백을 지켜 훔치지 아니하며, 정조를 지켜 다른 이의 아내를 범하지 아니하고, 신의를 받들어 속이지 아니하며, 효순(孝順)하여 술에 취하지 않는다. 5계를 지키며, 달마다 6재를 받들면 그 복이 높고 높아서 저 유람이 만 가지 명물을 보시하고 성현에게 공양한 것보다 나아서 헤아리기 어렵다. - 011_0300_c_18L又如維藍前施及飯諸賢聖,不如孝事其親。孝者盡其心無外私。百世孝親,不如飯一辟支佛。辟支佛百。不如飯一佛。佛百,不如立一剎、守三自歸,歸佛歸法歸比丘僧。盡仁不殺,守淸不盜,執貞不犯他妻,奉信不欺,孝順不醉,持五戒,月六齋,其福巍巍,勝維藍布施萬種名物,及飯賢聖,甚爲難筭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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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戒)만을 지키는 것도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자육(慈育)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다함이 없다.
비록 나물 죽과 풀 자리라 하더라도 3보를 받들어 스스로 귀의하고, 4등심(等心)을 품고, 5계를 갖추어 가지면 산과 바다는 저울질하고 헤아릴 수 있을지라도 이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 011_0301_a_03L持戒不如等心慈育衆生,其福無盡也。雖爲菜糜草席,執三自歸,懷四等心,具持五戒,山海可秤量,斯福難籌筭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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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4성에게 말씀하셨다.
“유람을 알고자 하느냐? 곧 내 몸이었느니라.” - 011_0301_a_06L佛告四姓:“欲知維藍者,我身是。”
- 4성이 경을 듣고 마음이 크게 기뻐서 절하고 갔다.
- 011_0301_a_07L四姓聞經,心大歡喜,作禮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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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의 몸이 사슴의 왕이 되었는데, 그 몸이 키가 크고 컸으며, 몸에 털이 오색이었으며, 굽과 뿔이 기묘하고 아름다워 뭇 사슴이 복종하니 수천의 무리가 되었다.
국왕이 사냥을 나가니 뭇 사슴이 분산하여 바위에서 떨어지고 구렁에 빠지며, 나무에 부딪치고 가시에 찔리며, 부러지고 깨어지고 죽고 상하고 하며 죽은 것이 적지 않았다.
사슴의 왕이 보고 목메어 말하였다.
“내가 무리의 장(長)이 되어 가지고, 의당 밝게 생각하여 땅을 택하여서 놀아야 했거늘 다만 좋은 풀만을 위하여서 여기에 머뭇거려 여러 어린 것들을 죽게 하였으니 죄는 내게 있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스로 나라에 들어가니 나라 사람들이 모두 보고 말하였다.
“우리 임금님이 지극히 어지신 신 덕이 있으셔서 신록(神鹿)이 조회하러 온 것이다.”
곧 나라의 상서로 여겨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다.
드디어 정전 앞에 이르러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보잘것없는 축생이 삶을 탐하여서 나라의 지경에 목숨을 의탁하였다가 졸지에 사냥꾼을 만나 벌레 같은 것들이 달아나다가 혹 살아도 서로 잃어버리고, 혹은 주검이 낭자(狼藉)합니다.
하늘 같은 어지심으로 만물을 사랑하시는데 실로 가련한 일이옵니다. 원컨대 스스로 서로 골라서 날마다 태관(太官)에게 바치겠사오니 그 수를 알려 주옵소서. 감히 임금님을 속이지 않겠습니다.”
왕이 매우 기특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태관이 쓰는 것은 하루 하나에 불과한 것인데, 너희들의 사상(死傷)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만약 실지로 그렇다면 내가 맹세코 사냥을 아니하리라.” - 011_0301_a_08L“昔者菩薩身爲鹿王,厥體高大,身毛五色,蹄角奇雅,衆鹿伏從數千爲群。國王出獵,群鹿分散,投巖墮坑,盪樹貫棘,摧破死傷所殺不少。鹿王睹之,哽噎曰:‘吾爲衆長,宜當明慮擇地而遊,茍爲美草而翔於斯,凋殘群小,罪在我也。’徑自入國,國人睹之,僉曰:‘吾王有至仁之德,神鹿來翔。’以爲國瑞,莫敢干之。乃到殿前,跪而云曰:‘小畜貪生,寄命國界。卒逢獵者,虫類奔逬,或生相失,或死狼藉。天仁愛物,實爲可哀,願自相選,日供太官,乞知其數,不敢欺王。’王甚奇曰:‘太官所用日不過一,不知汝等傷死甚多。若實如云,吾誓不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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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1_b_01L사슴의 왕이 돌아와서 여러 사슴에게 이 뜻을 말하고 그 화와 복을 설명하니, 뭇 사슴들이 엎드려서 듣고 스스로 서로 차례를 매겨 먼저 갈 자를 정하였다.
매양 죽음에 나아감을 당하여 그 왕에게 하직하러 가면, 왕이 울면서 회유(誨諭)하였다.
“무릇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다 죽으니, 누가 그것을 면할 수 있으랴. 길을 갈 때에 부처님을 생각하며 어지신 가르침을 지켜서 인자한 마음으로 저 사람의 왕을 향하여서 삼가 원망함이 없이 하라.”
날마다 이와 같이 하였는데, 그 가운데 마땅히 가야 할 사슴이 잉태하여 몸이 무거운 것이 있어서 애원하였다.
“죽음을 감히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산하도록만 기다려 주십시오”
다시 그 다음을 취하여 대신하려 하였다.
그 다음 차례가 머리를 조아리고 울면서 말하였다.
“마땅히 죽음에 나아가야 할 일이오나, 아직 하루 낮 하루 밤의 목숨이 있사오니 때가 이르러서 죽는 것이라면 한스럽지 않겠습니다.” - 011_0301_a_23L鹿王退還,悉命群鹿,具以斯意示其禍福。群鹿伏聽,自相差次。應先行者每當就死,過辭其王,王爲泣涕,誨喩之曰:‘睹世皆死,孰有免之?尋路念佛,仁教慈心,向彼人王愼無怨矣!’日日若茲。中有應行者而身重胎,曰:‘死不敢避,乞須㝃娠。’更取其次,欲以代之。其次頓首泣涕而曰:‘必當就死。尚有一日一夜之生、斯須之命,時至不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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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왕이 차마 그 생명을 죽게 할 수 없어서 다음날 무리 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이 태관에게로 갔다.
요리사가 사슴 왕을 알아보고 곧 위에 알리니, 왕이 그 까닭을 물으매 위와 같은 사실을 대답하였다.
왕이 창연(愴然)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어찌 짐승으로서 천지의 어짊을 품어 몸을 죽여서 무리를 건지는 옛 사람의 넓은 자비의 행을 밟는단 말이냐. 내가 사람의 임금이 되어 가지고 날마다 중생의 목숨을 죽여서 내 몸을 살찌게 하였으니, 나는 흉학(兇虐)함을 좋아하였고 승냥이와 이리의 짓을 숭상하였구나. 짐승인데도 저러한 어진 일을 하여 하늘을 받드는 높은 덕이 있구나.”
왕이 사슴을 제 처소로 돌려보내고 온 나라에 칙명을 내렸다.
“만약 사슴을 침해하는 자가 있으면 사람을 침해한 것과 같이 벌하리라.” - 011_0301_b_09L鹿王不忍枉其生命,明日遁衆,身詣太官。廚人識之,卽以上聞。王問其故,辭答如上。王愴然爲之流淚曰:‘豈有畜獸懷天地之仁殺身濟衆,履古人弘慈之行哉!吾爲人君,日殺衆生之命,肥澤己體。吾好兇虐,尚豺狼之行乎?獸爲斯仁,有奉天之德矣。’王遣鹿去還其本居,勅一國界:‘若有犯鹿者與人同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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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있은 뒤로부터 왕 및 여러 관료들이 교화를 따르고 백성들이 인(仁)을 지켜 죽이지 않으니 윤택이 초목에까지 미치고 나라가 드디어 태평하였다.
보살이 세세(世世)에 목숨을 위태롭게 하여 중생을 건지니 공은 이루어지고 덕이 높아져서 드디어 높은 어른[尊雄]이 되었다. - 011_0301_b_17L自斯之後,王及群寮率化,黎民遵仁不殺,潤逮草木,國遂太平。菩薩世世危命濟物,功成德隆,遂爲尊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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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사슴의 왕은 나였고, 국왕은 사리불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1_b_20L佛告諸比丘:“時鹿王者,是吾身也。國王者,舍利弗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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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1_c_01L
19
예전에 보살의 몸이 따오기가 되어서 자식을 셋을 두었다.
그때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서 먹일 것이 없었다. 겨드랑 밑의 살을 찢어서 그들의 목숨을 건지니, 세 자식이 의심하였다.
“이 고기의 냄새와 맛이 어머니 몸의 냄새와 같으니, 우리 어머니가 몸의 살로써 우리를 먹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세 자식이 슬프고 괴로운 심정으로 또 말하였다.
“차라리 우리가 죽을지언정 어머니의 몸을 손상하지 않으리라.”
곧 입을 다물고 먹지 않으니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어미는 다시 먹이를 구하였다.
천신이 탄복하여 “어미의 인자한 은혜는 넘기 어렵고, 새끼의 효도도 드물게 있는 일이로다” 하고 모든 천신이 도와서 원하는 대로 좇아 주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따오기의 어미가 바로 내 몸이었고, 세 자식은 사리불ㆍ목련ㆍ아난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이 장의 별본이 「유람장(維藍章)」 뒤에 있음.] - 011_0301_b_22L“昔者菩薩身爲鵠鳥,生子有三。時,國大旱,無以食之,裂腋下肉以濟其命。三子疑曰:‘斯肉氣味與母身氣相似無異,得無吾母以身肉飡吾等乎?’三子愴然有悲傷之情。又曰:‘寧殞吾命,不損母體也。’於是閉口不食。母睹不食而更索焉。天神歎曰:‘母慈惠難喩,子孝希有也。’諸天祐之,願卽從心。”佛告諸比丘:“鵠母者,吾身是也。三子者,舍利弗、目連、阿難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此章別本在「維藍章」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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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예전에 보살이 공작의 왕이 되었는데 따르는 아내가 5백이나 되었으나 그 옛 짝들에게 돌려보내고 푸른 공작만을 아내로 하고자 하였다. 푸른 공작은 오직 감로(甘露)와 좋은 과실만을 먹었으므로 공작은 아내를 위하여 날마다 다니면서 그것을 구하여 왔다.
그 나라 왕의 부인이 병이 있었는데 꿈을 꾸니 공작의 고기가 약이 된다는 것이었다. 깨어서 왕에게 말하니 왕이 사냥꾼에게 명령하여 빨리 가서 찾으라 하였다. 부인이 말하였다.
“누구든 그것을 잡는다면 막내딸의 사위로 삼고 금 백 근을 주리라.” - 011_0301_c_10L“昔者菩薩爲孔雀王,從妻五百,委其舊匹,欲靑雀妻。靑雀唯食甘露好菓,孔雀爲妻日行取之。其國王夫人有疾,夢睹孔雀,云其肉可爲藥。寤以啓聞,王命獵士疾行索之。夫人曰:‘誰能得之,娉以季女,賜金百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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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사냥꾼들이 퍼져서 다니며 찾다가 공작의 왕이 한 푸른 공작을 따라 항상 먹는 데가 있음을 보고 곧 꿀에 반죽한 보릿가루를 그곳 나무에다 발라 놓았더니 공작이 그것을 취하여서 그 처에게 주었다.
사냥꾼이 꿀에 반죽한 보릿가루를 자기 몸에 바르고 죽은 듯이 앉아 있었다. 공작이 와서 보릿가루를 취하니 사람이 그때 공작을 잡았다.
공작이 말하였다.
“그대는 몸을 삼가는 것이 반드시 이로울 것이다. 내가 그대에게 금산(金山)을 보여 주겠는데, 무진장의 보배라 이를 만하다. 내 목숨을 놓아 달라.”
그 사람이 말하였다.
“대왕은 내게 금 백 근을 주기로 하였고, 막내딸의 사위로 삼기로 하였는데, 어찌 네 말을 믿겠느냐?”
곧 왕에게 바쳤다. - 011_0301_c_16L國之獵士分布行索,睹孔雀王從一靑雀在常食處,卽以蜜麨每處塗樹,孔雀輒取以供其妻。射師以麨塗身尸踞,孔雀取麨,人應獲焉。孔雀曰:‘子之勤身,必爲利也。吾示子金山,可爲無盡之寶,子原吾命矣。’人曰:‘大王賜吾金百斤,妻以季女;豈信汝言乎?’卽以獻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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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2_a_01L 공작이 말하였다.
“대왕님께서 인자하셔서 윤택이 두루하지 않음이 없으시니, 제 작은 원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물을 조금만 주시면 제가 자비로써 축원할터이니 그것을 복용하면 병이 곧 나으리다. 만약 효력이 없다면 그때 죄를 주셔도 늦지 않을까 합니다.”
왕이 그 뜻을 받아들였고, 부인이 그 물을 먹으니 모든 병이 다 나아서 화색이 좋아졌다. 궁 안의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해서 병들이 나았다.
온 나라가 왕이 넓은 자비로 공작의 목숨을 보전하여 한 나라 전체의 목숨을 늘리게 하였음을 칭찬하였다. 공작이 말하였다.
“원컨대 제가 몸을 저 큰 호수에 던져서 그 물에 축원을 할 수 있다면 온 나라 백성들의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습니다. 만약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몽둥이로 제 발을 치소서.”
왕이 좋다고 하니 공작이 곧 축원을 하였고, 나라 사람들이 물을 마시매 귀먹은 자가 듣고 장님이 보며 벙어리가 말을 하고 꼽추가 펴져서 모든 병이 다 나았다. - 011_0301_c_23L孔雀曰:‘大王懷仁,潤無不周,願納微言,乞得少水,吾以慈呪,服之疾卽愈矣;若其無效,受罪不晩。’王順其意,夫人服之,衆疾皆愈,華色煒曄,宮人皆然。擧國歎王弘慈,全孔雀之命,獲延一國之壽。雀曰:‘願得投身于彼大湖,幷呪其水,率土黎民,衆疾可愈。若有疑望,願以杖捶吾足。’王曰:‘可。’雀卽呪之。國人飮水,聾聽盲視,瘖語傴申,衆疾皆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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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의 병이 없어지고 나라 사람이 아울러 무병함을 얻으니 공작을 해하는 마음이 없었다. 공작이 모두 알고 왕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의 살려 주신 은혜를 받고 제가 보답으로 일국의 수명을 건졌습니다. 보답이 끝났사오니 물러가게 하여 주소서.”
왕이 좋다고 하니 공작이 곧 날아서 나무 위에 올라가서 다시 말하였다.
“천하에 세 가지 어리석은 것이 있도다.”
왕이 물었다.
“무엇이 세 가지냐?”
“첫째는 내가 어리석은 것이고 둘째는 사냥꾼이 어리석은 것이고 셋째는 대왕께서 어리석은 것입니다.” - 011_0302_a_09L夫人疾除,國人竝得無病,無有害孔雀之心。雀具知之,向王陳曰:‘受王生潤之恩,吾報濟一國之命。’報畢乞退,王曰:‘可。’雀卽翔飛昇樹重曰:‘天下有三癡。’王曰:‘何謂三?’‘一者吾癡,二者獵士癡,三者大王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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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2_b_01L왕이 설명해 보라고 하니 공작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중한 계율은 색(色)을 불로 여긴 것이니, 몸을 불태워서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5백의 받들어 주는 아내를 버리고 푸른 공작을 탐하여서 그 먹이를 찾아 주기를 종과 같이 하다가 사냥꾼의 그물에 걸리게 되어 목숨이 위태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사냥꾼의 어리석음이란 내가 지성스럽게 말했지마는 한 산의 금덩어리를 버리고, 무궁한 보배를 버리고, 부인의 사악하고 거짓된 속임수를 믿고 막내딸로 아내 삼을 것을 바랐으니, 세상에 미치고 어리석은 것들을 보면 다 이런 무리들입니다. 부처님의 지성의 계율을 버리고 귀신과 도깨비의 속임을 믿어서 술마시기를 좋아하고 음란하다가 혹 파문(破門)의 화를 가져오고, 혹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가면 그 고통이 무수한데, 다시 사람이 되기를 생각하나 마치 날개 없는 새가 날아서 하늘에 오르고자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음란한 여자의 요망함은 저 도깨비보다 지나치니, 나라를 망치고 몸을 위태롭게 함이 이에 말미암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남자는 이를 존중합니다. 만에 한 가지도 성실한 말이 없거늘 사냥꾼이 믿었으니 이것이 사냥꾼의 어리석음입니다.
임금님께서는 천의(天醫)를 얻으셔서 한 나라의 병을 제거하고 모든 독이 다 없어져 얼굴들이 한창 핀 꽃과 같으니 모두들 기뻐서 의뢰하거늘, 임금님께서 놓아 주셨으니 이것은 임금님의 어리석음입니다.” - 011_0302_a_15L王曰:‘願釋之。’雀曰:‘諸佛重戒以色爲火,燒身危命之由也。吾捨五百供養之妻,而貪靑雀,索食供之有如僕使,爲獵網所得,殆危身命。斯吾癡也。獵士癡者,吾至誠之言,捨一山之金,棄無窮之寶,信夫人邪僞之欺,望季女之妻,睹世狂愚皆斯類矣。捐佛至誠之戒,信鬼魅之欺,酒樂婬亂,或致破門之禍,或死入太山其苦無數,思還爲人,猶無羽之鳥欲飛昇天,豈不難哉?婬婦之妖喩彼䰡魅,亡國危身靡不由之,而愚夫尊之;萬言無一誠也,而射師信之。斯謂獵者愚矣。王得天醫除一國疾,諸毒都滅,顏如盛華,巨細欣賴而王放之。斯謂王愚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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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공작의 왕이 이런 뒤로 팔방에 두루 돌면서 번번이 신약으로써 인자한 마음으로 보시하여 중생의 병을 고쳤나니, 공작의 왕은 내 몸이었고, 국왕은 사리불이었으며, 사냥꾼은 조달이었고, 부인은 조달의 처였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2_b_07L佛告舍利弗:“孔雀王自是之後,周旋八方輒以神藥,慈心布施,愈衆生病。孔雀王者。吾身是。國王者。舍利弗是。獵士者,調達是。夫人者。調達妻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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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예전에 한 바라문의 나이가 120살이었는데, 정조를 지켜 아내를 얻지 않았으며, 음란하고 방종한 일들이 전혀 없었다. 고요히 산택(山澤)에 처하여서 세속의 영화를 즐기지 않았다. 띠풀로 집을 짓고 쑥으로 방석을 삼았으며, 샘물과 산 과일로 생명을 지탱하면서 뜻이 넓고 수행이 높으니, 천하가 그 덕을 칭찬하였다. 왕이 사위로 삼아서 재상으로 하려 하였으나, 도에 뜻을 두어 벼슬을 하지 않고 산택에 처하기 수십여 년이었다. 어짊이 중생에 미치니 새와 짐승이 믿고 따랐다. - 011_0302_b_11L“昔者梵志,年百二十,執貞不娶婬泆窈盡,靖處山澤不樂世榮,以茅草爲廬、蓬蒿爲席,泉水山果趣以支命,志弘行高,天下歎德。王娉爲相,志道不仕,處于山澤數十餘載,仁逮衆生禽獸附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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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2_c_01L그때 네 짐승이 있었으니, 여우ㆍ수달ㆍ원숭이ㆍ토끼였다. 이 네 짐승이 말하였다.
“도사에게 공양하고 마음을 맑히어서 경을 듣자.”
여러 해가 지났다. 산에 과일이 다 없어지니 도사가 과일 많은 곳을 찾아서 옮기고자 하였다.
네 짐승이 걱정하여 말하였다.
“비록 한 나라에 영화를 누리는 사람이 있으나 마치 흐린 물이 바다에 찬 것과 같아서 한 말이나 한 되의 감로수만 못하다. 도사가 간다면 성전을 듣지 못하니 우리들이 쇠잔하겠구나. 각기 마땅한 대로 음식을 구하여서 도사님께 바치고 이 산에 머물도록 청하여서 큰 법을 듣기로 하자.”
모두 옳다고 하여 원숭이는 과일을 찾아오고, 여우는 사람으로 화하여서 한 자루의 찐 보릿가루를 얻어 오고 수달은 큰 물고기를 잡아 와서 각기 말하기를 가히 한 달 동안은 바칠 만한 양식이 된다고 하였다.
토끼가 ‘나는 무엇을 도사께 올려야 할까?’ 하고 깊이 생각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대체로 생(生)이 있으면 사(死)가 있는 것을, 몸뚱이는 썩는 그릇이라 오히려 버리는 것이 마땅한데, 범부 만 명을 먹이는 것이 도사 한 분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그리고는 곧 나무를 가져다가 태워서 숯불을 만들고 도사를 향하여 말하였다.
“제 몸이 비록 작으나 하루 양식으로 바칩니다.”
말을 마치고 곧 스스로 불로 뛰어드니 불에 타지 않았다. 도사가 보고 그의 이와 같음에 감격하였고, 모든 부처님께서 그 덕을 찬탄하셨으며, 천신이 사랑하여 길렀다.
도사가 드디어 머물러서 날마다 묘한 경을 설하였고, 네 짐승이 가르침을 받았다. - 011_0302_b_17L時,有四獸,狐、獺、猴、兔,斯四獸曰:‘供養道士,靖心聽經。’積年之久,山菓都盡,道士欲徙尋果所盛。四獸憂曰:‘雖有一國榮華之士,猶濁水滿海,不如甘露之斗升也。道士去者,不聞聖,典,吾爲衰乎!各隨所宜求索飮食,以供道士,請留此山,庶聞大法。’僉然曰:‘可。’獼猴索果,狐化爲人,得一囊麨,獺得大魚,各曰:‘可供一月之糧。’兔深自惟:‘吾當以何供道士乎?’曰:‘夫生有死,身爲朽器,猶當棄捐;食凡夫萬,不如道士一。’卽行取樵然之爲炭,向道士曰:‘吾身雖小,可供一日之糧。’言畢卽自投火,火爲不然。道士睹之,感其若斯,諸佛歎德,天神慈育。道士遂留,日說妙經,四獸稟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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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은 정광(定光)부처님이셨고, 토끼는 내 몸이었으며, 원숭이는 추로자(秋鷺子)였고, 여우는 아난이었으며, 수달은 목련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2_c_09L佛告諸沙門:“梵志者,錠光佛是也。兔者,吾身是也。獼猴者,秋鷺子是也。狐者,阿難是也。獺者,目連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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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예전에 보살이 큰 부호가 되어서 보배를 쌓은 것이 나라와 같았다. 항상 가난을 구제하기를 좋아하여 은혜가 중생에 미쳐 모두 다 귀의함을 받으니, 마치 바다가 여러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았다.
그때 친구의 자식이 있었는데 방탕한 행동으로써 집안의 재물을 다 없애니, 부호가 딱하게 여겨서 타일렀다.
“생계를 세우되 도(道)로써 하면 복과 이익이 다함이 없느니라. 금 천 냥을 줄 터이니 자본을 삼으라.”
대답하였다.
“잘 알겠습니다. 밝으신 가르침을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장사를 하였으나 성품이 삿되고 행실을 함부로 하며, 귀신과 요사한 것 섬기기를 좋아하고, 음탕한 짓과 술을 좋아하여 재물을 다 없애고 또 궁하여졌다.
이렇게 하기를 다섯 번에 다섯 번 다 그 재물을 없애고 다시 가난하게 되었다. 그때 부호의 집 문 밖에 똥 위에 죽은 쥐가 있었는데 부호가 보이면서 말하였다.
“대체로 총명하고 착한 사람은 저 죽은 쥐를 가지고도 생계를 세워서 살아 갈 수 있는데, 금 천 냥을 가지고도 곤궁하다는 말이냐? 이제 다시 금 천냥을 네게 주리라.” - 011_0302_c_12L“昔者菩薩爲大理家,積寶齊國,常好濟貧惠逮衆生,受一切歸猶海含流。時,有友子,以泆蕩之行,家賄消盡。理家愍焉,教之曰:‘治生以道,福利無盡。’以金千兩給子爲本。對曰:‘敬諾。不敢違明誨。’卽以行賈。性邪行嬖,好事鬼妖,婬蕩酒樂,財盡復窮。如斯五行 ((歹*斯)) 盡其財,窮還守之。時,理家門外糞上有死鼠,理家示之曰:‘夫聰明之善士者,可以彼死鼠治生成居也。有金千兩而窮困乎?今復以金千兩給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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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3_a_01L그때 어떤 거지 아이가 이 가르침을 멀리서 듣고 깊이 느낀 것이 있었다. 나아가서 밥을 빌고 돌아갈 때 쥐를 가지고 갔다. 부호의 묘한 가르침을 따라서 양념을 구걸하여 잘 섞어 쥐를 구워서 파니 돈 양전(兩錢)이 되었다. 그것을 굴려서 채소를 팔아서 백여 전이 되었고, 작은 것이 차츰 불어나게 되어 드디어 부자가 되었다.
한가롭게 있으면서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거지로서 어떻게 이 재산을 치부하였는가?’
곧 깨닫고는 말하였다.
“그때 현명한 부호가 저 어리석은 아이에게 하던 그 훈계로 말미암아서 내가 이만큼 치부한 것이니, 은혜를 받고 갚지 않으면 이를 일러 밝음을 등지는 것이라 하리라.”
곧 은으로 된 책상 하나를 만들고 또 금 쥐를 만들어서 여러 유명한 보배로 그 배를 채워 책상 위에 놓고 또 여러 가지 보배로 그 둘레를 꾸몄다. 그리고 여러 가지 맛 좋은 음식을 갖추어 가지고 저 부호에게 가서 절하고 그 까닭을 말하면서 이제 높으신 덕택에 보답하려는 것이라고 하니, 부호가 말하였다.
“어질도다, 장부여. 교훈이 될 만하도다.”
곧 딸을 주어 아내로 삼게 하고 거처와 여러 가지를 온통 다 주면서 말하였다.
“너는 나의 후계자가 되어서 마땅히 3보(寶)를 받들고 4등심(等心)으로써 중생을 구제하여라.”
“예, 반드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닦겠습니다.”
이렇게 부호의 대를 이으니, 일국이 효도를 칭찬하였다. - 011_0302_c_23L時有乞兒,遙聞斯誨愴然而感,進猶乞食,還取鼠去,循彼妙教,具乞諸味,調和炙之,賣得兩錢;轉以販菜,致有百餘。以微致著,遂成富姓。閑居憶曰:‘吾本乞兒,緣致斯賄乎!’寤曰:‘由賢理家訓彼兒頑,吾致斯寶。受恩不報,謂之背明。’作一銀案,又爲金鼠,以衆名珍滿其腹內,羅著案上。又以衆寶瓔珞其邊,具以衆甘,禮彼理家,陳其所以:‘今答天潤。’理家曰:‘賢哉,丈夫!可爲教訓矣。’卽以女妻之,居處衆諸都以付焉,曰:‘汝爲吾後,當奉佛三寶,以四等心救濟衆生。’對曰:‘必修佛教矣。’後爲理家之嗣,一國稱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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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부호는 나였고, 저 탕자(蕩子)는 조달이었으며, 쥐로써 치부한 자는 반특(槃特) 비구였느니라. 조달은 나의 육억품(六億品) 경을 품고도 말은 따르되 행실은 어긋났으므로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갔고, 반특 비구는 나의 한 글귀를 품었으나 드디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대체로 말만 있고 실천이 없는 것은 기름이 빛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는 것과 같으니, 이는 소인(小人)의 지혜요, 말과 행동이 서로 맞는 것은 밝기가 해와 달 같아서 뭇 생명을 품고 만물을 이루니, 이는 대인(大人)의 밝음이니라. 실천은 곧 땅[地]이라 만물이 이를 말미암아 나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3_a_14L佛告諸沙門:“理家者,吾身是也。彼蕩子者,調達是。以鼠致富者,槃特比丘是。調達懷吾六億品經,言順行逆,死入太山地獄。槃特比丘,懷吾一句,乃致度世。夫有言無行,猶膏以明自賊,斯小人之智也。言行相扶,明猶日月,含懷衆生成濟萬物,斯大人之明也。行者是地,萬物所由生矣。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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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3_b_01L
23
예전에 늙은 과부가 부호의 집에 고용되어서 전원(田園)을 지켰다.
주인이 돌아다니다 보니 식사할 때가 지났다. 그때 과부가 와서 먹으려고 하는데 사문이 와서 밥을 비니, 마음으로 이 사람을 생각하였다.
‘욕심을 끊고 삿된 것을 버리며, 그 행동이 청정하고 진실하여 사해의 주린 사람을 건지니, 이러한 계행이 청정한 참된 현자에게 조금 보시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자신이 먹을 몫을 다 발우에 담고 연꽃 한 송이를 그 위에 얹어서 바치니, 도인이 신통을 나타내어 광명을 놓았다.
과부가 기뻐서 감탄하여 말하였다.
“참으로 신성한 분이로다. 원컨대 내가 뒤에 백 명의 아들을 낳아서 이와 같게 하리라.”
과부는 죽어 신이 옮겨 가서 “바라문의 후사(後嗣)가 될 것이다” 하였다. 그 영(靈)이 바라문의 소변 보는 곳에 모였는데, 사슴이 소변을 핥고는 곧 그것에 감응하여 태어나게 되었다.
때가 차서 딸을 낳으매 바라문이 기르니 나이 10여 살에 용모가 빛나고 걸음이 단정하였다. 집에서 불을 지키는데 이 딸이 사슴과 함께 놀다가 모르는 사이에 불이 꺼졌다. 아버지가 와 보고 성내면서 가서 불을 구하여 오게 하여 딸이 사람 모인 데로 갔는데, 한 걸음을 옮기면 그 자리에 연꽃 하나가 솟았다.
불 임자[火主]가 말하였다.
“네가 내 집을 세 바퀴만 돌면 불을 네게 주리라.”
딸이 곧 그렇게 하니 연꽃이 육지에 나서 집을 세 겹으로 둘렀는지라 행인들로서 발을 멈추고 아름답고 신기해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 011_0303_a_22L“昔有獨母爲理家賃,守視田園。主人有徨,餉過食時。時至欲食,沙門從乞。心存斯人,絕欲棄邪厥行淸眞。‘濟四海餓人不如少惠淨戒眞賢者。’以所食分盡著鉢中,蓮華一枚著上貢焉!道人現神足放光明,母喜歎曰:‘眞所謂神聖者乎!願我後生百子若茲。’母終神遷,應爲梵志嗣矣。其靈集梵志小便之處,鹿舐小便卽感之生。時滿生女,梵志育焉。年有十餘,光儀庠步,守居護火。女與鹿戲,不覺火滅。父還恚之,令行索火。女至人聚,一躇步處一蓮華生。火主曰:‘爾遶吾居三帀,以火與爾。’女卽順命,華生陸地圍屋三重;行者住足,靡不雅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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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문이 국왕에게 알려졌다. 왕이 관상사(觀相師)에 명하여 그 귀천을 상보게 하니, 관상사가 말하였다.
“반드시 성사(聖嗣)를 두어서 복을 전함이 무궁하오리다.”
왕이 어진 신하에게 명하여서 예를 갖추고 아내로 맞이하니, 용모가 매우 아름다워 궁 안의 사람으로 이만한 이가 없었다.
임신을 하여 때가 차서 알을 백 개를 낳게 되었는데 후비와 첩들로서 질투하지 않는 이가 없어서 미리 파초에 귀신의 형상을 새겨 두었다가 해산하게 되자 머리털로 그의 낯을 덮고 오로(惡露)를 또 파초에 발라서 왕에게 보이면서 여러 요망스러운 말로 총명을 가리니, 왕이 현혹하여 믿었다.
여러 사특한 것들이 병에 알을 넣고 입구를 밀봉하여 강물에 던졌다. - 011_0303_b_14L斯須宣聲聞其國王,王命工相相其貴賤。師曰:‘必有聖嗣,傳祚無窮。’王命賢臣娉迎禮備,容華弈弈,宮人莫如。懷妊時滿,生卵百枚。后妃逮妾靡不嫉焉,豫刻芭蕉爲鬼形像,臨產以髮被覆其面,惡露塗芭蕉,以之示王。衆妖弊明,王惑信矣。群邪以壺盛卵,密覆其口,投江流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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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3_c_01L 천제석이 내려와 봉인(封印)을 하였고, 천사들이 날개로 호위하여 흐름을 따라 내려가다 정지하니, 마치 기둥이 땅에 박힌 것 같았다.
하류에 있는 나라에서 그 왕이 누대에 올라서 멀리 보니 병이 떠내려오는데 찬란한 빛이 있어서 하늘의 영[乾夷]이 있는 듯하였다.
건져서 보니 제석의 인문(印文)이 찍혀 있었고 알 백 개가 들어 있었다.
백 명의 부인으로 하여금 따뜻하게 품도록 하였더니, 때가 차매 몸이 이루어져서 나오는데 백 명의 사내아이였다.
나면서부터 높은 성인의 지혜가 있어서 깨우쳐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알았고 얼굴이 빛남이 세상에서 뛰어났으며, 상호가 희유하였고, 힘과 재간이 백 사람을 당하였으며, 소리가 사자의 울음소리와 같았다.
왕이 곧 흰 코끼리 백 마리에 7보의 안장과 굴레를 갖추어서 그들에게 주고 이웃 나라를 치게 하니, 네 이웃이 항복하여 모두 신하라고 일컬었다. - 011_0303_b_22L天帝釋下,以印封口,諸天翼衛,順流停止,猶柱植地。下流之國,其王於臺遙睹水中有壺流下,韑輝光耀似有乾靈,取之觀焉。睹帝印文,發得百卵,令百婦人懷育溫煖。時滿體成,產爲百男。生有上聖之智,不啓而自明,顏景跨世,相好希有,力幹勢援,兼人百倍,言音之響有若師子之吼。王卽具白象百頭,七寶鞍勒,以供聖嗣,令征鄰國;四鄰降伏,咸稱臣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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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들이 태어난 나라를 치니, 나라 사람들이 모두 무서워서 떨었다. 왕이 말하였다.
“누가 능히 이 적을 물리치겠느냐?”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적이 성을 어디서 칠 것인지 보고서 거기에 망루대를 세운다면 대왕을 위하여 항복하게 하오리다.”
왕이 곧 적이 올 곳을 살펴보고 망루(望樓)를 세우니, 어머니가 망루에 올라가서 소리를 높여서 말하였다.
“대체로 반역에는 큰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여러 사특한 것들을 멀리하지 않고 두 세상의 죄를 불러오는 것이 그 하나요, 태어나서 어버이를 모르고 효행을 어기는 것이 그 둘이며, 세력을 믿고 어버이를 죽이고 독을 3존(尊)께 향하는 것이 그 셋이라. 이 세 가지 반역을 품으면 그 악을 덮을 수 없으리라. 너희들은 입을 벌리라. 징표가 이제 나타나리라.”
어머니가 그 젖을 짜니 하늘이 젖을 백 아들의 입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정성의 느낌으로 젖을 마시고 슬퍼져서 모두 말하였다.
“이분이 곧 우리 어버이로다.”
울면서 합장하고 걸어 나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허물을 뉘우치니, 어버이와 아들이 비로소 모였고, 애통해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두 나라가 화목하니, 정이 형제보다 나았으며, 다른 데서도 기뻐서 훌륭하다고 칭찬하지 않음이 없었다. - 011_0303_c_08L又伐所生之國,國人巨細靡不悚慄。王曰:‘孰有能卻斯敵者乎?’夫人曰:‘大王無懼,視敵所由,攻城何方?臨之興觀,爲王降之。’王卽視敵所由而立觀矣。母登觀,揚聲曰:‘夫逆之大,其有三矣。不遠群邪招二世咎,斯一也。生不識親而逆孝行,斯二也。恃勢殺親毒向三尊,斯三也。懷斯三逆,其惡無蓋。爾等張口,信現于今。’母捉其乳,天令湩射遍百子口。精誠之感,飮乳情哀,僉然俱曰:‘斯則吾親。’泣涕交頸,叉手步進,叩頭悔過。親嗣始會,靡不哀慟。二國和睦,情過伯叔。異方欣然靡不稱善。
- 011_0304_a_01L모든 아들들이 세상이 무상하여 허깨비와 같음을 보고 어버이께 하직하고 도를 배워 세속의 더러움을 멀리하여 99명의 아들이 연각[緣一覺]이 되었으며, 한 아들은 나라를 다스리던 부왕이 죽으매 왕이 되어서 크게 모든 죄를 사하고 감옥을 헐고 못 막은 것을 터 놓고 노예를 풀어 주고 효도하는 자를 위로하였고, 고독한 자를 부양하고 창고를 열어서 크게 보시하여 백성의 원을 따라서 주었으며, 10선으로써 국법을 삼아서 사람마다 외우게 하였더니, 집에는 효자가 있게 되었고,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사문에게 공양하며, 경을 외우고 도를 논하였더니, 입에는 4악이 없었으며, 모든 독이 없어지니 수명이 더하여 길어졌고, 천제가 기르고 지켜 주기를 어버이가 자식을 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 011_0303_c_21L諸子睹世無常如幻,辭親學道,遠世穢垢,九十九子皆得緣一覺,一子理國,父王崩,爲王。大赦衆罪,壞牢獄、裂池塞,免奴使,慰孝悌、養孤獨,開帑藏大布施,隨民之願給。以十善爲國法,人人帶誦,家有孝子。興立塔寺,供養沙門,誦經論道口無四惡,諸毒歇盡,壽命益長。天帝養護,猶親育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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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머물러서 왕이 된 자는 내 몸이었고, 부왕은 지금의 백정왕이었으며, 어머니는 사묘(舍妙)였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4_a_06L佛告諸沙門:“留爲王者,吾身是也。父王者,今白淨王是。母者,舍妙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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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예전에 보살이 한때 바라문이 되었는데, 경학(經學)에 밝게 통달하니, 나라 사람들이 스승으로 삼았다. 제자가 5백 명이었는데 다 선비의 덕이 있었고, 보시를 좋아하여 마치 스스로 몸을 보호하듯이 하였다.
그때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호는 첩(啑)여래ㆍ무소착(無所著)ㆍ정진존(正眞尊)ㆍ최정각(最正覺)이셨고, 삼계를 거느려서 인도하여 신성한 본래의 무(無)로 돌아가게 하셨다.
보살이 부처님을 뵙고 자연히 스스로 귀의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서 7일 동안 집에 머물게 하고 예로써 공양하였는데, 바라문의 제자들이 각기 맡을 바를 다투었다.
한 사람이 나이가 어린데 스승의 심부름을 다니다가 일할 것을 청하니, 스승이 말하였다.
“일은 있는데 할 사람이 없는 것을 네가 맡으라.”
동자가 대답하였다.
“오직 등불을 담당할 사람이 없습니다.”
스승이 좋다고 하자, 제자는 독에 삼씨 기름을 채워서 스스로 목욕하고, 흰 천을 머리에 감고 제 손으로 불을 붙였다. - 011_0304_a_09L“昔者菩薩,時爲梵志,經學明達,國人師焉。弟子五百,皆有儒德,體好布施,猶自護身。時世有佛,號啑如來、無所著、正眞尊、最正覺,將導三界還神本無。菩薩睹佛,欣然自歸,請佛及僧七日留家,以禮供養。梵志弟子各諍所主。一人年稚師使之行,還請事作。師曰:‘有事無作者,爾攝之焉。’童子對曰:‘唯燈無主者也。’師曰:‘善哉。’弟子以 ((土*瓦)) 盛麻油膏,淨自洗浴,白㲲纏頭,自手然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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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4_b_01L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이 그 용맹한 힘을 보고 모두 손뼉을 치면서 놀라지 않는 이가 없었고, 세상에 이럴 수도 있느냐고 탄복하면서 이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라고 하였으며, 부처님께서도 가상히 여기셨다.
밝혀 철야하였는데도 머리는 상하지 않았고, 마음이 한결같이 경에 있어서 확연(霍然)하여 다른 생각이 없었다. 7일을 이와 같이 하되 도무지 게으른 생각이 없이 하니, 부처님께서 수기하셨다.
“무수겁을 지나서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리니 호를 정광(錠光)이라 하고, 정수리와 어깨 위에 각각 광명이 있을 것이며, 가르치고 건져서 해탈을 얻는 중생이 한량이 없으리라.”
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들이 그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머리 조아려 절하면서 치하하였다. - 011_0304_a_20L天人龍鬼睹其猛力,靡不拊手驚愕,而歎:‘世未曾有,斯必爲佛矣。’佛嘉之焉,令明徹夜而頭不損,心定在經霍然無想,七日若茲都無懈惓念矣。佛則授決:‘卻無數劫汝當爲佛,號曰錠光。項中肩上各有光明,教授拯濟,衆生獲度其爲無量。’天人鬼龍,聞當爲佛,靡不嘉豫稽首拜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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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이 생각하기를 ‘저 동자가 부처가 된다면 나도 반드시 되리라. 마땅히 내게도 부처님께서 수기를 주시고 가실 것이다’ 하고,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이제 베푼 것은 작은 공양이오나 제 성심껏 한 것이오니, 원컨대 제게도 수기를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동자가 부처가 될 때에 마땅히 네게 수기를 주리라.”
바라문이 부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서 몸뚱이 있는 것도 잊어버렸다. 이런 뒤로 크게 보시하여 주린 자에게 밥을, 헐벗은 자에게 옷을, 병든 자에게 의사와 약을 주고, 날고 기고 꿈틀거리는 것들까지도 그 먹는 바를 따라서 때를 맞춰서 구제하니, 팔방의 모든 나라들이 인자한 아버지라고 일컬었다. - 011_0304_b_04L梵志念曰:‘彼其得佛,吾必得也,須當受決。’而佛去焉。前稽首曰:‘今設微供誠吾盡心,願授吾決。’佛告梵志:‘童子作佛之時,當授爾決。’梵志聞當得佛,喜忘有身,自斯之後,遂大布施,飢食寒衣,病給醫藥,蜎飛蚑行蠕動之類,隨其所食以時濟之。八方諸國,稱爲仁父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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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동자는 정광불이시고, 바라문은 내 몸이었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4_b_11L佛告舍利弗:“童子者,錠光佛是。梵志者,吾身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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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4_c_01L
25
예전에 보살이 큰 부호가 되니 축적된 재산이 수억이었다. 항상 3존을 받들고 자비로 중생(衆生)에게 향하였다.
저자에 나갔다가 자라를 보고 불쌍한 마음이 나서 값이 얼마인가를 물었다.
자라 임자는 보살이 너른 자비의 덕이 있어서 중생을 구제하기를 숭상하고, 재산이 헤아릴 수 없는 부자여서 값이 높거나 낮은 데 구애되지 않을 것을 알고 대답하였다.
“값이 백만입니다. 사가신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가 마땅히 삶을 것입니다.”
보살은 좋다고 하고, 곧 그 값대로 치르고 자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상한 데를 씻어서 보호하고 물에 가서 놓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놀면서 가는 것을 보고 한편 슬프고 한편 기뻐서 맹세하였다.
“태산지옥과 아귀중생의 무리와 세상의 감옥에 갇힌 이들이 어서 난을 면하고 몸이 편안하고 목숨이 완전하게 되기를 지금 너와 같이 되어라.”
그리고는 시방에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고 원하였다.
“중생이 소란하여 그 고통이 한량 없다. 내가 마땅히 하늘이 되고 땅이 되며, 가뭄에는 비가 되고, 표류하는 데는 뗏목이 되며, 주린 데에는 밥을 주고, 추위에 옷을 주고, 더위에 서늘하게 하여 주며, 병에는 좋은 의원이 되고, 어둠에 빛이 되리니, 만약 흐린 세계에 뒤바뀜이 있을 때에 내가 그 가운데서 부처가 된다면 저 중생들을 제도하오리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그 서원을 좋아하여 찬탄하셨다.
“훌륭하다. 반드시 네 뜻대로 되리라.” - 011_0304_b_14L“昔者菩薩,爲大理家,積財巨億,常奉三尊,慈向衆生。觀市睹鼈,心悼之焉,問價貴賤。鼈主知菩薩有普慈之德、尚濟衆生,財富難數,貴賤無違,答曰:‘百萬,能取者善,不者吾當烹之。’菩薩答曰:‘大善!’卽雇如直,持鼈歸家,澡護其傷,臨水放之。睹其遊去,悲喜誓曰:‘太山餓鬼衆生之類,世主牢獄早獲免難,身安命全如爾今也。’稽首十方,叉手願曰:‘衆生擾擾,其苦無量,吾當爲天爲地,爲旱作潤,爲漂作筏,飢食渴漿,寒衣熱涼,爲病作醫,爲冥作光;若有濁世顚倒之時,吾當於中作佛度彼衆生矣。’十方諸佛皆善其誓,讚曰:‘善哉!必獲爾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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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가 뒤에 밤에 와서 그 문을 깨무니 그 문 소리를 이상히 여겨서 부리는 사람이 나가서 자라를 보고 돌아와서 사실대로 말하였다.
보살이 보니, 자라가 말하였다.
“제가 무거운 은택을 입어서 몸의 온전함을 얻었는데 덕택에 보답함이 없었습니다. 저는 물에 사는 물건이라 물이 가득 참과 이지러짐을 압니다. 홍수가 와서 반드시 큰 해가 있을 것이오니 속히 배를 마련하여 때가 오거든 서로 만나도록 합시다.”
대답하였다.
“대단히 고맙다.”
다음날 새벽에 궁문에 나아가서 사실대로 왕에게 말하니, 왕이 전부터 보살의 훌륭한 이름을 들은지라, 그 말을 신용하고 낮은 데 있는 자들을 높은 곳에 옮겨 있도록 하였다. - 011_0304_c_06L鼈後夜來齕其門,怪門有聲,使出睹鼈,還如事云。菩薩視之,鼈人語曰:‘吾受重潤,身體獲全,無以答潤。虫水居物知水盈虛,洪水將至必爲巨害矣。願速嚴舟,臨時相迎。’答曰:‘大善!’明晨詣門,如事啓王。王以菩薩宿有善名,信用其言:‘遷下處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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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자 자라가 와서 말하였다.
“홍수가 오니 어서 내려와서 제가 가는 대로 따라오시면 해가 없을 것입니다.”
배가 그 뒤를 따르는데, 뱀이 배로 오는 것을 보살이 건지라고 하니, 자라가 대단히 좋다고 하였다. 또 여우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건지라고 하니, 자라가 또 좋다고 하였다.
또 보니 사람이 표류하는데 제 뺨을 치고 하늘을 부르면서 자기 목숨을 건져 달라고 하였다.
건져 주자고 하니, 자라가 말하였다.
“삼가 건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대체로 사람은 마음이 거짓되어 끝까지 믿을 수가 없으며, 은혜를 등지고 세력을 쫓아 흉악과 반역을 잘합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벌레의 무리인 너를 구제했는데, 사람의 무리를 내가 천하게 여긴다면 어찌 이것이 어진 도리이겠느냐? 내가 차마 그럴 수 없다.”
그리고는 건지니 자라가 말하였다.
“후회할 것입니다.”
드디어 풍요로운 땅에 이르자 자라가 물러나면서 말하였다.
“은혜에 보답이 끝났으니 물러갈까 합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내가 여래ㆍ무소착ㆍ지진정각(至眞正覺)을 얻으면 반드시 제도하리라.”
자라가 대단히 좋다고 하고 물러갔으며 뱀과 여우도 각각 갔다. - 011_0304_c_13L時至鼈來曰:‘洪水至,可速下載,尋吾所之,可獲無患。’舩尋其後,有蛇趣舩,菩薩曰:‘取之。’鼈云:‘大善!’又睹漂狐,曰:‘取之。’鼈亦云:‘善。’又睹漂人搏頰呼天,哀濟吾命,曰:‘取之。’鼈曰:‘愼無取也,凡人心僞,尟有終信,背恩追勢,好爲兇逆。’菩薩曰:‘虫類爾濟,人類吾賤,豈是仁哉?吾不忍也。’於是取之。鼈曰:‘悔哉!’遂之豐土。鼈辭曰:‘恩畢請退。’答曰:‘吾獲如來、無所著、至眞、正覺者,必當相度。’鼈曰:‘大善!’鼈退,蛇狐各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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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5_a_01L여우는 굴을 파고 살았는데, 옛 사람이 묻어 두었던 자마명금(紫磨名金) 백 근을 얻고 기뻐서 “저분의 은혜를 갚으리라” 하고, 달려가서 말하였다.
“제가 은덕을 받아서 작은 목숨이 구제되었습니다. 저는 굴에서 사는 동물이므로 굴을 파고 스스로 편안히 지내는데, 굴을 파다가 금 백 근을 얻었습니다. 이 굴은 무덤이 아니요, 집이 아니며, 빼앗거나 훔친 것도 아니라 나의 정성의 소치이므로 현자께 바치려고 합니다.”
보살이 깊이 생각하기를, ‘받지 않고 헛되이 버리면 가난한 백성에게 유익함이 없으니, 받아서 보시함으로써 중생이 구제되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고 받으니, 표류하던 사람이 보고 자기에게 반을 나눠 달라 하였다. 보살이 곧 10근을 주니,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무덤을 파고 금을 빼내었으니 그 죄를 어떻게 할 것이냐? 반으로 나누지 않으면 내가 반드시 유사(有司)에게 고발하리라.”
보살이 대답하였다.
“가난한 백성이 곤핍(困乏)하니 내가 고르게 주고자 하는데 네가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또한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
그 사람이 드디어 사직에 고발하여서 보살이 구속되었으나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오직 3존께 귀명하고 허물을 뉘우쳐 자책하면서 자비로 원하였다.
“중생들이 어서 8난을 여의고 지금 나와 같은 원한이 없게 되어지이다.” - 011_0304_c_23L狐以穴爲居,獲古人伏藏紫磨名金百斤,喜曰:‘當以報彼恩矣。’馳還曰:‘小虫受潤,獲濟微命。虫穴居之物,求穴以自安,獲金百斤,斯穴非塚非家非劫非盜。吾精誠之所致,願以貢賢。’菩薩深惟:‘不取徒捐,無益於貧民;取以布施,衆生獲濟,不亦善乎!’尋而取之。漂人睹焉,曰:‘分吾半矣。’菩薩卽以十斤惠之。漂人曰:‘爾掘塚劫金,罪福應奈何?不半分之,吾必告有司。’答曰:‘貧民困乏,吾欲等施;爾欲專之,不亦偏乎?’漂人遂告有司,菩薩見拘,無所告訴,唯歸命三尊,悔過自責,慈願:‘衆生早離八難,莫有怨結如吾今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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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여우가 만나서 말하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뱀이 “내가 장차 구제하리라” 하고, 드디어 좋은 약을 머금고 옥으로 들어가서 보살의 형상을 보니 얼굴빛이 손상되어 있었다. 마음이 슬퍼져서 보살에게 말하였다.
“이 약을 스스로 지니시오. 내가 장차 태자를 물 테니 그 독이 더욱 심하여져서 능히 건질 자가 없게 되거든 현자께서 약이 있다고 알리고 전하시오. 그렇게 하면 나을 것입니다.”
보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011_0305_a_14L蛇狐會曰:‘奈斯事何?’蛇曰:‘吾將濟之。’遂銜良藥開關入獄。見菩薩狀,顏色有損,愴而心悲,謂菩薩言:‘以藥自隨,吾將齰太子,其毒尤甚,莫能濟者。賢者以藥自聞,傅則愈矣。’菩薩默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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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5_b_01L뱀이 그대로 하였다.
태자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왕이 영을 내렸다.
“누가 이를 구제할 수 있다면 정승으로 봉하여서 내가 더불어 정치에 참여하게 하리라.”
보살이 위에 알리고 약을 전하여서 곧 나으니 왕이 기뻐서 까닭을 물으매, 갇힌 사람이 본말(本末)을 스스로 진술하였다.
왕이 슬픈 표정으로 스스로 뉘우쳐 말하기를 “내가 너무도 어두웠도다” 하고, 곧 표류하던 사람을 베고, 그 나라에 큰 사면을 베풀고, 정승으로 봉하여서 손을 잡고 궁으로 들어와서 함께 앉아서 말하였다.
“현자는 어떠한 글을 좋아하고 어떠한 도를 품었기에 하늘 땅과 같은 어짊을 행하여 혜택이 중생에 미치는가?”
“불경을 좋아하고 불도를 품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불교에 요결(要決)이 있는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네 가지 항상함이 없음을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있는 자는 여러 가지 앙화가 없어지고 밝은 복이 창성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좋다. 원컨대 그 실제를 얻고자 하노라.”
“하늘과 땅이 없어질 때에 일곱 해가 나란하고 큰 바다가 모두 마르며, 천지가 텅 비어서 수미산이 무너지며, 하늘ㆍ사람ㆍ귀신ㆍ용ㆍ중생의 신명(身命)이 갑자기 타 없어지니 전에 성하였던 것이 이제 쇠망함이라, 이것이 이른바 항상함이 없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함이 없다는 생각을 지켜 말하기를, ‘천지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관작(官爵)이나 국토가 어찌 오래 가겠느냐’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자는 넓은 자비의 뜻이 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천지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어찌 하물며 국토리요, 부처님께서 항상함이 없다고 설하신 것을 내가 마음으로 믿노라.” - 011_0305_a_19L蛇如所云,太子命將殞,王令曰:‘有能濟茲,封之相國,吾與參治。’菩薩上聞,傅之卽愈。王喜問所由,囚人本末自陳。王悵然自咎曰:‘吾闇甚哉!’卽誅漂人,大赦其國,封爲國相,執手入宮,竝坐而曰:‘賢者說何書?懷何道?而爲二儀之仁,惠逮衆生乎?’對曰:‘說佛經,懷佛道也。’王曰:‘佛有要決?’曰:‘有之。佛說四非常,在之者,衆禍殄,景祐昌。’王曰:‘善哉!願獲其實。’曰:‘乾坤終訖之時,七日竝列巨海都索,天地烔然,須彌崩壞,天人鬼龍、衆生身命,霍然燋盡。前盛今衰,所謂非常矣。明士守無常之念。曰天地尚然,官爵國土,焉得久存?得斯念者,乃有普慈之志矣。’王曰:‘天地尚然,豈況國土?佛說非常,我心信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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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5_c_01L부호가 또 말하였다.
“괴로운 것 중에서도 더욱 괴로운 것을 대왕은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원컨대 밝은 가르침을 듣고자 하노라.”
“중생의 식령(識靈)은 미묘하여 알기 어렵습니다. 보아도 모양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건만 넓기로는 천하이며, 높기로는 덮음이 없는지라 왕양(汪洋)하여 겉이 없으며, 윤회하여 조금도 쉼이 없습니다. 그러나 6욕(欲)에 주리고 목마름이 마치 바다가 많은 지류(支流)에 만족하지 않는 것과 같아서 이것을 자주 탐하다가 태산지옥에서 태어나고 지지는 여러 지독한 고통을 받고, 혹 아귀가 되어서 구리를 녹인 물로 입을 적시고, 역사[役]하여 태산을 만들며, 혹 축생이 되어서 도살되는데 베이고 벗겨지고 찢기고 하여 죽으면 다시 칼질을 하니 그 고통이 한량이 없으며, 만약 사람이 되어서 태중에 열 달 있다가 태어나게 되면 갑자기 자궁이 줄어들어 마치 새끼줄로 몸을 조르는 것과 같고, 땅에 떨어질 때 아픈 것이 높은 데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고, 바람이 불어오면 불로 몸을 사르는 것과 같고,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이 끓는 구리 쇳물로 목욕하는 것과 같고, 손으로 몸을 만지는 것이 칼로 벗기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고통은 말할 수 없으며, 나이가 많아진 뒤에는 모든 기관[根]이 아울러 늙어서 머리털은 희고 이는 빠지고 안팎이 쇠약하고 피로하게 되니 이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슬픕니다.
나아가 중병을 이루고 4대(大)가 흩어지려 하면 마디마다 다 아파서 앉고 눕는 데도 사람을 기다려야 하고, 의원이 와도 괴로움만 더합니다.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엔 몸 안의 모든 바람이 아울러 일어나서 힘줄은 끊어지고 뼈는 부숴지고 구멍은 모두 막히며, 숨이 끊어지면 혼신이 떠나서 갈 바를 찾아가는데, 만약 하늘에 오르더라도 하늘에 또한 빈부와 귀천이 있으며, 수명도 무한정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복이 다하면 죄가 오는지라 떨어져서 태산ㆍ아귀ㆍ축생으로 들어가니 이것이 괴로움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고(苦)의 요체(要諦)를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 011_0305_b_12L理家又曰:‘苦之尤苦者,王宜知之。’王曰:‘願聞明誡。’曰:‘衆生識靈微妙難知,視之無形,聽之無聲,弘也天下,高也無蓋,汪洋無表,輪轉無際。然飢渴于六欲,猶海不足于衆流,以斯數更太山燒煮諸毒衆苦;或爲餓鬼,洋銅沃口役作太山;或爲畜生,屠割剝裂,死輒更刃,苦痛無量。若獲爲人,處胎十月,臨生急笮,猶索絞身,墮地之痛猶高隕下,爲風所吹若火燒己,溫湯洗之甚沸銅自沃,手葌摩身猶刃自剝,如斯諸痛甚苦難陳。年長之後,諸根竝熟,首白齒隕,內外虛耗,存之心悲,轉成重病,四大欲離,節節皆痛,坐臥須人,醫來加惱。命將欲終,諸風竝興,截筋碎骨,孔竅都塞。息絕神逝,尋行所之。若其昇天,天亦有貧富貴賤,延筭之壽,福盡罪來,下入太山、餓鬼、畜生,斯謂之苦。’王曰:‘善哉!佛說苦要,我心信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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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가 또 말하였다.
“대체로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공(空)하게 되나니, 마치 두 나무를 서로 비벼서 불이 나면 불이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불도 나무도 다하여서 두 가지가 다 공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의 윗대 임금과 궁전과 신민이 지금은 없어져서 간 곳을 보지 못하니, 이 또한 공한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空)의 요체를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 011_0305_c_08L理家又曰:‘夫有必空,猶若兩木相鑽生火,火還燒木,火木俱盡,二事皆空。往古先王宮殿臣民,今者磨滅不睹所之,斯亦空也。’王曰:‘善哉!佛說空要,我心信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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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호가 또 말하였다.
“대체로 몸뚱이는 흙ㆍ물ㆍ불ㆍ바람입니다. 강한 것은 흙이 되고, 연한 것은 물이 되며, 더운 것은 불이 되고, 숨쉬는 건 바람인데 목숨이 다하여 혼신이 가고, 4대가 각각 흩어지면 능히 보전할 것이 없으니, 이러므로 무아(無我)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가 없다는 것을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몸뚱이도 보전하지 못하거든 어찌 하물며 국토리요. 슬프도다. 나의 선왕께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최정각의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셨도다.” - 011_0305_c_12L理家又曰:‘夫身地水火風矣,强爲地,軟爲水,熱爲火,息爲風。命盡神去,四大各離,無能保全,故云非身矣。’王曰:‘善哉!佛說非身,吾心信哉!身且不保,豈況國土乎?痛夫我先王,不聞無上正眞、最正覺非常苦空非身之教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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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6_a_01L부호가 말하였다.
“천지도 항상함이 없는데 누가 나라를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창고를 비워서 가난하여 주린 사람들에게 보시하지 않으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밝은 스승의 가르침이 상쾌하도다.”
곧 모든 창고를 비워서 가난한 자에게 보시하고, 홀아비ㆍ홀어미와 고아들로 하여금 어버이가 되고 자식이 되게 하니 백성들이 그 빛나는 일에 복종하여 빈부가 평등하여지니 온 나라가 기뻐서 웃음을 머금고 다녔으며, 하늘을 우러러 탄복하기를 “보살의 신성한 덕화가 이에 이른 것인가” 하여 사방에서 덕을 찬탄하니, 드디어 태평한 세대가 되었다. - 011_0305_c_18L理家曰:‘天地無常,誰能保國者乎?胡不空藏,布施貧飢之人乎?’王曰:‘善哉!明師之教快哉!’卽空諸藏而布施貧乏,鰥寡孤兒令之爲親爲子,民服炫煌,貧富齊同,擧國欣欣,含笑且行,仰天歎曰:‘菩薩神化乃至於茲乎?’四方歎德,遂致太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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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부호는 내 몸이었고, 국왕은 미륵이었으며, 자라는 아난이었고, 여우는 추로자였으며, 뱀은 목련이었고, 표류하던 사람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 011_0306_a_02L佛告諸沙門:“理家者,是吾身也。國王者,彌勒是。鼈者,阿難是。狐者,鶖鷺子是。蛇者,目連是。漂人者,調達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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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예전에 보살이 사문의 수행을 하였다. 항상 산림에 처하였고,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의 긴 고통을 불쌍히 여겨서 삼계에 윤회하는 것을 어떻게 건질까 하였다. 마음을 맑히고 사유하여 도를 찾고 근원을 넓혀서 마땅히 저 중생을 건지리라고 하는데, 옷에 이가 있어서 몸이 가렵고 마음이 흔들리니 도의 뜻이 서지 않았다. 손으로 더듬어 찾아서 곧 이를 잡았는데 마음에 측은하여 둘 데를 구하다가 마침 짐승의 뼈가 있어서 가만히 그 가운데에 두었다. 이가 7일 동안 먹다가 다하매 버리고 가서 생사에 전전하였다.
보살은 부처가 되어서 종으로 횡으로 교화하였다.
그때 큰 눈이 와서 길에 행인이 끊어졌었는데, 나라의 어떤 부호가 부처님과 수천의 비구들을 초청하여 7일 동안 공양하되 그 마음이 엄숙하고 경건하게 하되, 온 집안이 다 그러하였다.
눈은 아직 개이지 않았는데,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신칙하여 모든 사문에게 다 정사로 돌아가게 하라고 하시니, 아난이 아뢰었다.
“주인의 공손한 마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눈이 한창 내립니다. 걸식[分衛]할 곳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주인의 뜻이 끝났으니 다시 더 공양하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곧 이끌고 나아가시니 사문들도 호위하고 따라서 정사에 돌아갔다. - 011_0306_a_05L“昔者菩薩爲沙門行,恒處山林,慈心悲愍,衆生長苦輪轉三界,何以濟之?靖心思惟,索道弘原,當以拯衆。而衣有蝨,身痒心擾,道志不立,手探尋之卽獲蝨矣。中心愴然,求以安之。正有獸骨,徐以置中矣。蝨得七日之食,盡乃捨邁。展轉生死,菩薩得佛,經緯教化。”時,天大雪絕行路人,國有理家請佛幷數千比丘,供養七日。厥心肅穆,宗室僉然,而雪未晞。佛告阿難:“勅諸沙門皆還精舍。”阿難言:“主人恭肅,厥心未墮,雪盛未息,分衛無處。”世尊曰:“主人意訖,不復供惠也。”佛卽引邁,沙門翼從,還于精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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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_0306_b_01L다음날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주인에게 가서 걸식하여 보아라.”
아난이 가르침을 받고 가서 주인의 문에 이르니 문에서 사람이 보고도 온 까닭을 묻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돌아와서 머리 조아리고 꿇어앉아서 사실대로 아뢰고, 또 그 원인을 여쭈었다.
“저 사람의 뜻이 변하는 것이 어찌 그리 빠릅니까?”
부처님께서 곧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시고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내가 인자한 마음으로 이의 작은 목숨을 건져서 썩은 뼈를 주어서 7일을 먹게 하였으므로 이 세상에서 정성을 다한 공양을 얻은 것이다. 숙세(宿世)에 은혜를 베푼 것이 은혜가 7일에 해당하므로 그의 뜻이 그치고 다시 전과 같지 않은 것이니, 어찌 하물며 인자한 마음으로 부처님과 사문들에게 향하며, 계를 지킴이 청정하며, 욕심을 벗고 수행을 높게 하지 않겠는가. 안으로 자기의 마음을 단정히 하고 겉으로 자비로써 교화하여 수행 높은 비구 한 사람을 공경하여 공양하는 것이 범부 서민을 여러 겁 동안 정성껏 보시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그 까닭은 비구는 부처님의 경을 품었으며, 계가 있고, 정(定)이 있고, 혜(慧)와 해탈과 해탈지견의 씨가 있어서 이 5덕(德)으로써 중생을 인자하게 인도하여 삼계의 만 가지 고통의 화를 멀리하게 하는 때문이니라.” - 011_0306_a_19L明日世尊告阿難:“汝從主人分衛。”阿難奉教而行,造主人門。門人睹之,無問其所以也。有頃迴還,稽首長跪,如事啓焉。又質其原,“彼意無恒,何其疾乎?”佛卽爲具說如上。又曰:“阿難!吾以慈心濟蝨微命,惠之朽骨七日之食,今獲供養盡世上獻。宿命施恩,恩齊七日,故其意止,不復如前也,豈況慈心向佛逮沙門衆?持戒淸淨無欲高行,內端己心,表以慈化,恭惠高行比丘一人,踰施凡庶累劫盡情也。所以然者?比丘擁懷佛經,有戒、有定、有慧、解脫、度知見種,以斯五德慈導衆生,令遠三界萬苦之禍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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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아뢰었다.
“다행하옵니다. 이 부호가 직접 여래ㆍ무소착ㆍ정진도(正眞道)ㆍ최정각(最正覺)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와 아울러 모든 사문인 불환(不還)ㆍ빈래(頻來)ㆍ구항(溝港)ㆍ응진(應眞) 및 보살과 크고 넓은 자비를 세우고 중생을 거느려 인도하는 자를 뵙고 공양하였으니, 이 복이 계량하기 어려워서 바다와 같고 저울질하기 어려워서 땅과 같습니다.” - 011_0306_b_10L阿難曰:“遇哉斯理家!面獲慈養如來、無所著、正眞道、最正覺、道法御、天人師,幷諸沙門,或有溝港、頻來、不還、應眞,或有開士,建大弘慈將導衆生者乎!斯福難量,其若海矣;難稱,其猶地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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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아난아, 참으로 그러하다. 부처님 때는 만나기 어렵고, 경법(經法)은 듣기 어렵고, 비구승은 공양하기 어려우니 우담바라꽃이때에 한 번 있는 것과 같으니라.” - 011_0306_b_15L佛言:“善哉!阿難!眞如所云。佛時難遇,經法難聞,比丘僧難得供養,如漚曇華時一有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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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시면서 머리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도 이와 같다. -
011_0306_b_17L佛說如是,比丘歡喜,稽首承行。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六度集經卷第三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