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六度集經卷第三

ABC_IT_K0206_T_003
011_0299_b_01L육도집경 제3권
011_0299_b_01L六度集經卷第三

오 강거국 사문 강승회한역
011_0299_b_02L吳康居國沙門康僧會譯

1. 보시도무극장 ③ [여기에 11장이 있음]
011_0299_b_03L布施度無極經 此有十一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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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011_0299_b_04L聞如是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국왕이 있었는데 화묵(和黙)이라 하였다. 왕이 행동이 어질고 평등하여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였으며,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니, 백성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다.
그 나라는 넓고 커서 군(郡)과 현(縣)이 매우 많고 경계가 치성하였으며, 오곡이 풍성하게 익고 나라에 재난이 없었으며, 수명은 8만 세였다.
화묵성왕이 밝게 궁중의 황후ㆍ귀인ㆍ백관ㆍ시자로 하여금 법도를 지키는 신하가 되게 하고, 바른 법으로써 가르쳐서 각기 맡은 바 부서를 다스리게 하였다.
왕이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여 그 어리석고 어둡고 미치고 어긋나서 스스로 타락하는 이를 슬퍼하여 도가 있는 근원을 찾아 기쁘게 보태지 않음이 없었으며, 중생을 불쌍히 여겨 보호하기를 제석(帝釋)과 같이 하였다.
살생ㆍ도둑질ㆍ음탕함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질투ㆍ성냄ㆍ어리석음, 이와 같은 사나운 것을 마음에 남겨 두지 않고, 부모에게 효순하고, 구친(九親)을 경애하며, 현자를 찾아 따르고, 성인을 높이며, 부처를 믿고, 법을 믿고, 사문의 말을 믿고, 선에는 복이 있고, 악에는 재앙이 있음을 믿는, 이 충성되고 바른 10선(善)의 밝은 법을 자신이 행하고, 후비(後妃)와 천첩(賤妾)에 미치도록 엄중히 신칙하여 다 높이 받들게 하고, 서로 거느려 선을 하게 하였으며, 4진(鎭)에 포고하여 신하와 백성이 모두 지니어 외우고 마음으로 잡아 행하게 하였다.
011_0299_b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佛告諸比丘昔者有國王號和王行仁平愛民若子正法治國無怨心其國廣大郡縣甚多境界熾五穀豐熟國無災毒壽八萬歲默聖王明令宮中皇后貴人百官侍執綱維臣教以正法各理所部常慈心愍念衆生悲其愚惑狂悖自尋存道原喜無不加哀護衆生如天帝釋淫泆兩舌惡口妄言嫉妒如此之凶無餘在心順父母敬愛九親尋追賢者尊戴聖信佛信法信沙門言信善有福爲惡有殃以斯忠政十善明法自身執重勅后妃下逮賤妾皆令尊奉相率爲善布告四鎭臣民巨細皆令帶誦心執修行
011_0299_c_01L나라에 가난한 자가 있어서 곤궁함을 참을 수 없었다. 잘못된 계획으로 도둑질을 하였더니, 주인이 붙들어서 위에 보고하였다.
왕이 물었다.
‘네가 도둑질을 했느냐?’
도둑이 말하였다.
‘도둑질을 했습니다.’
‘네가 무엇 때문에 도둑질을 했느냐?’
‘실은 빈곤해서 스스로 살 수가 없어서 성현의 밝은 법을 어기고 불로 뛰어드는 도둑질을 했습니다.’
왕이 연민히 여기면서 그 솔직함을 가상히 여기고, 속으로는 부끄러워 하며 길게 탄식하였다.
‘백성이 굶주린 것은 곧 내가 그를 굶주리게 한 것이요, 백성이 추운 것은 곧 내가 그를 벌거벗게 한 것이다. 내 힘으로 능히 나라에 가난한 자가 없게 하리니, 백성의 고락이 내게 달렸도다.’
곧 나라에 큰 사면[大赦]을 베풀고 창고의 재물을 내어 곤핍한 자에 보시하니, 주리고 목마른 자에게는 먹고 마시게 하였으며 추운 자에게는 옷을 입게 하였고, 병든 자에게는 약을 주었으며, 전원ㆍ사택ㆍ금은ㆍ구슬ㆍ수레ㆍ말ㆍ소ㆍ돈을 구하는 대로 주었다. 나는 새, 달리는 짐승, 뭇 벌레, 오곡, 꼴풀 따위도 또한 좋은 대로만 되어 주었다.
011_0299_b_21L國有貧者不任窮困計行盜財主得之將以啓聞王曰盜乎盜者曰實盜王曰爾何緣盜乎盜者曰實貧困無以自活違聖明法蹈火行盜王悵愍之嘉其至誠恧然內愧長歎而云民之飢者卽吾餓之民之寒者卽吾裸之重曰吾勢能令國無貧者民之苦樂在我而已卽大赦其國出藏珍寶布施困乏飢渴之人卽飮食之寒者衣之病者給藥園舍宅金銀珠璣車馬牛錢恣意所飛鳥走獸都及衆虫五穀芻草亦從所好
왕이 보시를 한 뒤로부터 나라가 풍족하고 백성이 부하였으며, 서로 도로써 거느리니, 백성으로서 죽이는 자와, 남의 재물을 훔치거나, 남의 부녀를 간음하거나, 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을 하거나, 질투하고, 성내고, 어리석거나 한 자가 없어서 흉악하고 미련한 마음이 조용히 사라졌으며, 다 부처를 믿고 법을 믿고 사문을 믿고, 선을 하면 복이 있고 악을 지으면 앙화가 있다는 것을 믿어서 온 나라가 화락하니, 채찍과 몽둥이가 없어지고, 원수와 적이 신하가 되니, 무기가 창고에서 썩었으며, 감옥에는 매어 있는 죄수가 없으매 사람들이 모두 선을 칭송하며 우리가 때를 만나 태어났다고 하였다.
하늘ㆍ용ㆍ귀신이 돕고 기뻐하여 그 나라를 보호하지 않음이 없어 독해(毒害)가 말라 없어지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집집이 남는 재물[餘財]이 있어서 왕은 속으로 혼자 기뻐하여 오복을 얻었으니, 첫째는 장수(長壽)요, 둘째는 얼굴이 빛나서 날마다 좋아짐이요, 셋째는 덕의 기운이 펄방 상하에 가득함이요, 넷째는 무병하고 기력이 날로 느는 것이요, 다섯째는 국경이 안온하여 마음이 항상 즐거운 것이었다.
011_0299_c_10L自王布施之後國豐民富相率以道民無殺者盜人財物婬人婦兩舌惡口妄言綺語嫉妒愚之心寂而消滅皆信佛信法信沙信爲善有福作惡有殃擧國和樂鞭杖不行仇敵稱臣戰器朽于藏獄無繫囚人民稱善我生遇哉天龍鬼神無不助喜祐護其國毒害消竭穀豐熟家有餘財王內獨喜卽得五一者長壽二者顏華日更好色者德勳八方上下四者無病氣力日增五者四境安隱心常歡喜
왕은 뒤에 목숨을 마쳤는데도 건강한 사람처럼 잘 먹고 편안히 누웠다가 홀연히 도리천상에 태어났다. 그 나라 인민들은 왕의 10계를 받들어 지옥ㆍ아귀ㆍ축생도에 들어가는 자가 없어서 목숨이 다하면 혼령이 모두 하늘에 올랐다.”
011_0299_c_21L王後壽終强健人飽食快臥忽然上生忉利天其國人民奉王十戒無入地獄畜生道中者壽終魂靈皆得上天
011_0300_a_01L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화묵왕이란 바로 나였느니라.”
011_0300_a_01L佛告諸沙門時和默王者吾身是也
모든 사문들이 경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을 하고 물러갔다.
011_0300_a_02L沙門聞經皆大歡喜爲佛作禮而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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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사성경(佛說四姓經)
011_0300_a_03L佛說四姓經
이와 같이 들었다.
011_0300_a_04L聞如是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때 4성의 집이 숙명의 재앙을 만나서 가난이 더욱 심하여 풀 옷과 풀 자리에 나물 죽을 먹었으며, 지극히 곤궁하였으나 무도한 집에 발을 옮기지 않았고, 손으로는 무도한 은혜를 잡지 않았으며, 지조와 행실이 청정하여 여러 사특한 것이 그 마음을 물들이지 못하였으며, 아침에 배우고 저녁에 익혀 경과 계율을 입에서 놓지 않았으니, 세존께서 칭찬하시는 바요, 여러 지혜 있는 이가 공경하는 바였다. 비록 옷과 밥을 자기의 몸과 입에는 공급하지 못하여도 성중(聖衆)께는 봉양하였으니, 나물 죽이거나 풀 자리거나 집에 있는 것에 따라서 하되 하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모든 사문들이 말하였다.
“4성이 빈곤하여 항상 주린 빛이 있는데 우리들이 저 사람의 공양[常食]을 받을 수가 없다.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사문이 일심으로 참[眞]을 지키고 계를 갖추고 수행이 높아서 뜻이 천금(天金)과 같으며, 재색(財色)을 보배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경을 보배로 여겨 6기(飢)를 없앤다고 하셨으니, 그러므로 맹세하여 제근(除饉)이 되니, 어찌 걸식[分衛]을 부끄러워하여 행하지 않으랴’ 하셨다.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서 본말(本末)을 진술하니, 세존께서 잠자코 계셨다.
011_0300_a_05L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是時四姓家遭宿命殃貧寠尤草衣草席菜糜自供雖爲極困不蹈無道之宅手不執無道之惠行淸淨衆邪不能染其心朝稟暮講經戒不釋於口世尊所歎衆智所敬雖衣食不供於身口奉養聖衆隨家所有菜糜草席不忽一日諸沙門曰姓貧困常有飢色吾等不可受彼常經說沙門一心守眞戒具行高如天金不珍財色唯經是寶絕滅六飢故誓除饉何恥分衛而不行乎詣佛所本末陳之世尊默然
뒷날 4성이 정사(精舍)에 나아가 절하고 나서 한쪽에 앉으니,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이 전에 말씀 드리던 일을 생각하시고 4성에게 물으셨다.
“어떻게 날마다 인자하게 보시하여 비구들을 공양하는가?”
011_0300_a_17L後日四姓身詣精舍稽首畢一面坐佛念諸沙門前所啓事問四姓曰寧日慈施供養比丘不
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온 집이 날마다 공양을 하지만 다만 한스러운 것은 사는 것이 가난하여 나물 죽과 풀 자리에 성현들을 왕림하시게 하는 것이니, 아뢸 말씀이 없나이다.”
011_0300_a_20L對曰唯然擧門日供恨居貧菜糜草席枉屈聖賢以爲默
011_0300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의 행에 오직 네 가지 뜻이 있으니, 인자한 마음으로 상대방에 향하고, 가엾어하는 마음으로 뒤따라 불쌍해 하며, 상대방이 성도(成度)함을 기뻐하고, 중생을 보호하여 구제하는 것이니, 비록 보시하는 것이 작고 박할지라도 그 뒤에 태어나는 곳은 의레 천상이나 인간 두 길이일 것이며, 원하는 바가 자연스러워서 눈에는 빛이요, 귀에는 소리이며, 코에는 향기요, 입에는 맛이며, 몸에는 옷이요, 마음에는 다 기쁨이니, 궁핍함을 두려워 말라.
만약 보시를 하되 야박하고 또 마음이 기쁘지 않으면 뒤에는 그 복을 얻더라도 아주 엷은 복이어서 관의 지위나 7보가 족히 영화롭지 못하며, 박한 가운데 처하여서 마음이 또 인색하게 검박하여 감히 입지도 먹지도 못하고 걱정스럽고 조마조마하여 언제나 기쁨을 누리지 못하며, 배는 고프고 몸은 추워서 혹 걸인(乞人)과 같이 헛되이 살다가 헛되이 죽나니, 선으로써 스스로 도와 줌이 없느니라.
만약 보시를 좋아하기는 하나, 마음이 정성되지 않아서 교만하여 스스로 뽐내며, 몸으로 공경하지 아니하고 비단같이 빛나는 이름이나 구하여 멀리 자기를 드날리고자 한다면 뒤에 조그마한 재산이 있어도 세상 사람들은 공연히 큰 억대의 부자라고 떠들며, 안으로는 강제로 빼앗길까 두려워하여 입는 것도 항상 형편이 없고, 먹는 것도 단 것을 맛보지 못하다가 또한 헛되이 나서 헛되이 죽게 된다. 비구는 일찍이 그 문을 밟은 적이 없으며, 멀리 3존(尊)을 떠나 항상 악도(惡道)에 가까워지느니라.
좋은 것으로써 보시하며, 4등(等)으로 공경하여 받들되 손수 스스로 짐작하여 하고, 뜻을 3존에 두며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을 만나고 하늘에 오르게 할 것을 서원하면 고통과 독이 없어져서 후세에 태어나는 것이 원하는 대로 되며, 부처님을 만나고 하늘에 나는 것이 반드시 원하는 대로 되느니라.”[이 장의 별본(別本)이 「살화단왕경(薩和檀王經)」 뒤에 있음.]
011_0300_a_22L衆祐曰布施之行惟在四意慈心向彼悲心追愍喜彼成度護濟衆生雖施微薄其後所生天上人中二道爲常所願自然眼色耳聽鼻香口味身服上衣心皆欣懌不懼乏無也施葌薄心又不悅後得其福福中之官位七寶得不足榮處在薄中又慳儉不敢衣食惴惴恰恰未嘗歡腹飢身寒有似乞人徒生徒死善以自祐也若施以好心不懇誠傲自恃身不供恪綺求華名欲遠揚後有少財世人空稱以爲巨億懼劫奪衣常葌薄食未嘗甘亦爲空生空死比丘未嘗履其門遠離三尊恒近惡道惠以好物四等敬奉手自斟酌存意三尊誓令衆生逢佛昇天苦毒消滅後世所生願無不得値佛生天必如志願也此章別本在『薩和檀王經』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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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바라문이 있었으니 이름은 유람(維藍)이었다. 영화가 높고 지위가 높아서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었다. 재물이 헤아릴 수 없고 본래 보시를 좋아하여 얼굴빛이 좋은 유명한 여인과 세상에 빛나는 옷을 남에게 베풀어 주었다. 금 발우에는 은 싸라기를 담았고, 은 발우에는 금 싸라기를 담았으며, 깨끗이 씻은 항아리와 소반에는 4보(寶)가 서로 섞여 있었고, 금 솥ㆍ은 솥 안에는 온갖 맛있는 것이 있었다.
진수(秦水)라는 이름난 소를 모두 황금으로써 옷을 입혔고, 뿔이 하나인 소는 날마다 4되의 젖이 나왔고, 모두 송아지가 딸려 있었다.
보배 옷을 짜서 만드는데 밝은 구슬을 솔기에 달아 엮었고, 평상과 걸상과 휘장에 보배로 장식한 것이 눈이 부셨다.
훌륭한 코끼리와 말에는 금과 은으로 안장과 굴레를 하였고, 여러 가지 보배로 얽은 모든 수레에 꽃 일산과 호피(虎皮)로 된 자리와 글과 무늬를 조각한 것이 좋지 않은 것이 없었다.
유명한 여인으로부터 보배 수레에 이르기까지 한가지 한가지에 각각 1,084개씩 있는 것을 사람에게 베풀어 주니, 유람의 인자한 은혜를 팔방과 상하의 하늘ㆍ용ㆍ선한 신들이 도와 주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011_0300_b_16L昔有梵志名曰維藍榮尊位高爲飛行皇帝財難籌筭體好布施名女上色服飾光世以施與人金鉢盛銀粟銀鉢盛金粟澡甕盥槃四寶交錯金銀食中有百味秦水名牛皆以黃金韜其角一牛者日出四升湩皆從犢織成寶服明珠綻綴牀榻幃帳絡光目名象良馬金銀鞍勒絡以衆諸車華蓋虎皮爲座彫文刻鏤無好不有自名女以下至于寶車事事各有千八十四枚以施與人維藍慈八方上下天龍善神無不助喜
저 유람과 같이 보시하여 서민들을 구제하되 그 목숨이 다하도록 날마다 피로도 게으름도 없이 하더라도 그것이 하루 동안 계를 갖춘 한 청신녀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전자보다 배나 되어서 헤아릴 수 없다.
또 청신녀 백 명에게 보시하는 것이 계를 갖춘 청신남(淸信男) 한 사람에게 한 때의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계를 갖춘 남자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를 갖춘 비구니에게 밥 한 끼니를 보시함만 못하며, 비구니 백 명에게 보시함은 수행이 높은 사미 한 사람에게 밥을 대접하는 것만 못하고, 사미 백 명에게 보시함이 계행을 갖추어 마음에 더러움과 흐림이 없고 안팎이 청결한 사문 한 사람에게 보시함만 못하다. 범인(凡人)이 기왓장과 돌 같다면, 높은 계행을 갖춘 자는 명월주(明月珠)와 같으니, 기왓장과 돌이 천하에 가득하여도 진주 하나만 못한 것과 같다.
011_0300_c_05L維藍惠以濟凡庶畢其壽命無日疲不如一日飯一淸信具戒之女福倍彼不可籌筭又爲前施幷淸信女百不如淸信具戒男一飯具戒男不如具戒女除饉一飯女除饉百不如高行沙彌一人飯沙彌百不如沙門一人具戒行者心無穢濁內外淸潔凡人猶瓦石具戒高行者若明月珠也瓦石滿四天下猶不如眞珠一矣
또 유람과 같이 많은 보시로 계행을 갖춘 많은 사람에 미치게 하더라도 그것이 구항(溝港)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수다원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빈래(頻來)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사다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불환(不還)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아나함 백 사람에게 하는 것이 응진(應眞) 한 사람에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011_0300_c_15L又如維藍布施之多逮于具戒衆多之施不如飯溝港一溝港百如頻來一頻來百不如不還一不還不如飯應眞一人
011_0301_a_01L또 유람이 앞에서 한 보시와 모든 성현에 밥을 공양한 것과 같은 것은 그 어버이를 효성(孝誠)으로 섬기는 것만 못하니, 효성이란 그 마음을 다하여 밖으로 나[私]를 없이 하는 것이다.
백 세(世)를 어버이에게 효도하는 것이 한 벽지불에 공양하는 것만 못하고, 벽지불 백 명에게 공양하는 것이 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며, 부처님 백 분께 공양하는 것이 한 절을 세우고 3보를 지켜 스스로 귀의하는 것만 못하니,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비구승에 귀의하며, 인(仁)을 다하여 살생을 아니하고, 청백을 지켜 훔치지 아니하며, 정조를 지켜 다른 이의 아내를 범하지 아니하고, 신의를 받들어 속이지 아니하며, 효순(孝順)하여 술에 취하지 않는다. 5계를 지키며, 달마다 6재를 받들면 그 복이 높고 높아서 저 유람이 만 가지 명물을 보시하고 성현에게 공양한 것보다 나아서 헤아리기 어렵다.
011_0300_c_18L又如維藍前施及飯諸賢聖不如孝事其親孝者盡其心無外私百世孝親不如飯一辟支辟支佛百不如飯一佛佛百不如立一剎守三自歸歸佛歸法歸比丘盡仁不殺守淸不盜執貞不犯他奉信不欺孝順不醉持五戒月六其福巍巍勝維藍布施萬種名物及飯賢聖甚爲難筭矣
계(戒)만을 지키는 것도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을 자육(慈育)하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이 다함이 없다.
비록 나물 죽과 풀 자리라 하더라도 3보를 받들어 스스로 귀의하고, 4등심(等心)을 품고, 5계를 갖추어 가지면 산과 바다는 저울질하고 헤아릴 수 있을지라도 이 복은 헤아리기 어렵다.
011_0301_a_03L持戒不如等心慈育衆生其福無盡也雖爲菜糜草席執三自歸懷四等心具持五戒山海可秤量斯福難籌筭也
부처님께서 4성에게 말씀하셨다.
“유람을 알고자 하느냐? 곧 내 몸이었느니라.”
011_0301_a_06L佛告四欲知維藍者我身是
4성이 경을 듣고 마음이 크게 기뻐서 절하고 갔다.
011_0301_a_07L四姓聞經大歡喜作禮而去

18
예전에 보살의 몸이 사슴의 왕이 되었는데, 그 몸이 키가 크고 컸으며, 몸에 털이 오색이었으며, 굽과 뿔이 기묘하고 아름다워 뭇 사슴이 복종하니 수천의 무리가 되었다.
국왕이 사냥을 나가니 뭇 사슴이 분산하여 바위에서 떨어지고 구렁에 빠지며, 나무에 부딪치고 가시에 찔리며, 부러지고 깨어지고 죽고 상하고 하며 죽은 것이 적지 않았다.
사슴의 왕이 보고 목메어 말하였다.
“내가 무리의 장(長)이 되어 가지고, 의당 밝게 생각하여 땅을 택하여서 놀아야 했거늘 다만 좋은 풀만을 위하여서 여기에 머뭇거려 여러 어린 것들을 죽게 하였으니 죄는 내게 있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스로 나라에 들어가니 나라 사람들이 모두 보고 말하였다.
“우리 임금님이 지극히 어지신 신 덕이 있으셔서 신록(神鹿)이 조회하러 온 것이다.”
곧 나라의 상서로 여겨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다.
드디어 정전 앞에 이르러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보잘것없는 축생이 삶을 탐하여서 나라의 지경에 목숨을 의탁하였다가 졸지에 사냥꾼을 만나 벌레 같은 것들이 달아나다가 혹 살아도 서로 잃어버리고, 혹은 주검이 낭자(狼藉)합니다.
하늘 같은 어지심으로 만물을 사랑하시는데 실로 가련한 일이옵니다. 원컨대 스스로 서로 골라서 날마다 태관(太官)에게 바치겠사오니 그 수를 알려 주옵소서. 감히 임금님을 속이지 않겠습니다.”
왕이 매우 기특하게 여기면서 말하였다.
“태관이 쓰는 것은 하루 하나에 불과한 것인데, 너희들의 사상(死傷)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만약 실지로 그렇다면 내가 맹세코 사냥을 아니하리라.”
011_0301_a_08L昔者菩薩身爲鹿王厥體高大身毛五色蹄角奇雅衆鹿伏從數千爲群國王出獵群鹿分散投巖墮坑盪樹貫棘摧破死傷所殺不少鹿王睹之哽噎曰吾爲衆長宜當明慮擇地而茍爲美草而翔於斯凋殘群小在我也徑自入國國人睹之僉曰王有至仁之德神鹿來翔以爲國瑞敢干之乃到殿前跪而云曰小畜貪寄命國界卒逢獵者虫類奔逬生相失或死狼藉天仁愛物實爲可願自相選日供太官乞知其數敢欺王王甚奇曰太官所用日不過一不知汝等傷死甚多若實如云吾誓不
011_0301_b_01L사슴의 왕이 돌아와서 여러 사슴에게 이 뜻을 말하고 그 화와 복을 설명하니, 뭇 사슴들이 엎드려서 듣고 스스로 서로 차례를 매겨 먼저 갈 자를 정하였다.
매양 죽음에 나아감을 당하여 그 왕에게 하직하러 가면, 왕이 울면서 회유(誨諭)하였다.
“무릇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다 죽으니, 누가 그것을 면할 수 있으랴. 길을 갈 때에 부처님을 생각하며 어지신 가르침을 지켜서 인자한 마음으로 저 사람의 왕을 향하여서 삼가 원망함이 없이 하라.”
날마다 이와 같이 하였는데, 그 가운데 마땅히 가야 할 사슴이 잉태하여 몸이 무거운 것이 있어서 애원하였다.
“죽음을 감히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산하도록만 기다려 주십시오”
다시 그 다음을 취하여 대신하려 하였다.
그 다음 차례가 머리를 조아리고 울면서 말하였다.
“마땅히 죽음에 나아가야 할 일이오나, 아직 하루 낮 하루 밤의 목숨이 있사오니 때가 이르러서 죽는 것이라면 한스럽지 않겠습니다.”
011_0301_a_23L鹿王退還悉命群鹿具以斯意示其禍福群鹿伏聽自相差次應先行者每當就死過辭其王王爲泣涕喩之曰睹世皆死孰有免之尋路念仁教慈心向彼人王愼無怨矣日若茲中有應行者而身重胎不敢避乞須㝃娠更取其次欲以代其次頓首泣涕而曰必當就死有一日一夜之生斯須之命時至不
사슴 왕이 차마 그 생명을 죽게 할 수 없어서 다음날 무리 속에서 빠져나와 자신이 태관에게로 갔다.
요리사가 사슴 왕을 알아보고 곧 위에 알리니, 왕이 그 까닭을 물으매 위와 같은 사실을 대답하였다.
왕이 창연(愴然)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어찌 짐승으로서 천지의 어짊을 품어 몸을 죽여서 무리를 건지는 옛 사람의 넓은 자비의 행을 밟는단 말이냐. 내가 사람의 임금이 되어 가지고 날마다 중생의 목숨을 죽여서 내 몸을 살찌게 하였으니, 나는 흉학(兇虐)함을 좋아하였고 승냥이와 이리의 짓을 숭상하였구나. 짐승인데도 저러한 어진 일을 하여 하늘을 받드는 높은 덕이 있구나.”
왕이 사슴을 제 처소로 돌려보내고 온 나라에 칙명을 내렸다.
“만약 사슴을 침해하는 자가 있으면 사람을 침해한 것과 같이 벌하리라.”
011_0301_b_09L鹿王不忍枉其生命明日遁衆詣太官廚人識之卽以上聞王問其辭答如上王愴然爲之流淚曰豈有畜獸懷天地之仁殺身濟衆履古人弘慈之行哉吾爲人君日殺衆生之肥澤己體吾好兇虐尚豺狼之行乎獸爲斯仁有奉天之德矣王遣鹿去還其本居勅一國界若有犯鹿者與人同罰
이런 일이 있은 뒤로부터 왕 및 여러 관료들이 교화를 따르고 백성들이 인(仁)을 지켜 죽이지 않으니 윤택이 초목에까지 미치고 나라가 드디어 태평하였다.
보살이 세세(世世)에 목숨을 위태롭게 하여 중생을 건지니 공은 이루어지고 덕이 높아져서 드디어 높은 어른[尊雄]이 되었다.
011_0301_b_17L自斯之後王及群寮率化民遵仁不殺潤逮草木國遂太平薩世世危命濟物功成德隆遂爲尊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사슴의 왕은 나였고, 국왕은 사리불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1_b_20L佛告諸比丘時鹿王者是吾身也國王者舍利弗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011_0301_c_01L
19
예전에 보살의 몸이 따오기가 되어서 자식을 셋을 두었다.
그때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서 먹일 것이 없었다. 겨드랑 밑의 살을 찢어서 그들의 목숨을 건지니, 세 자식이 의심하였다.
“이 고기의 냄새와 맛이 어머니 몸의 냄새와 같으니, 우리 어머니가 몸의 살로써 우리를 먹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세 자식이 슬프고 괴로운 심정으로 또 말하였다.
“차라리 우리가 죽을지언정 어머니의 몸을 손상하지 않으리라.”
곧 입을 다물고 먹지 않으니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어미는 다시 먹이를 구하였다.
천신이 탄복하여 “어미의 인자한 은혜는 넘기 어렵고, 새끼의 효도도 드물게 있는 일이로다” 하고 모든 천신이 도와서 원하는 대로 좇아 주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따오기의 어미가 바로 내 몸이었고, 세 자식은 사리불ㆍ목련ㆍ아난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이 장의 별본이 「유람장(維藍章)」 뒤에 있음.]
011_0301_b_22L昔者菩薩身爲鵠鳥生子有三大旱無以食之裂腋下肉以濟其命三子疑曰斯肉氣味與母身氣相似無異得無吾母以身肉飡吾等乎子愴然有悲傷之情又曰寧殞吾命不損母體也於是閉口不食母睹不食而更索焉天神歎曰母慈惠難喩子孝希有也諸天祐之願卽從心告諸比丘鵠母者吾身是也三子者舍利弗目連阿難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此章別本在「維藍章」後

20
예전에 보살이 공작의 왕이 되었는데 따르는 아내가 5백이나 되었으나 그 옛 짝들에게 돌려보내고 푸른 공작만을 아내로 하고자 하였다. 푸른 공작은 오직 감로(甘露)와 좋은 과실만을 먹었으므로 공작은 아내를 위하여 날마다 다니면서 그것을 구하여 왔다.
그 나라 왕의 부인이 병이 있었는데 꿈을 꾸니 공작의 고기가 약이 된다는 것이었다. 깨어서 왕에게 말하니 왕이 사냥꾼에게 명령하여 빨리 가서 찾으라 하였다. 부인이 말하였다.
“누구든 그것을 잡는다면 막내딸의 사위로 삼고 금 백 근을 주리라.”
011_0301_c_10L昔者菩薩爲孔雀王從妻五百委其舊匹欲靑雀妻靑雀唯食甘露好菓雀爲妻日行取之其國王夫人有疾睹孔雀云其肉可爲藥寤以啓聞命獵士疾行索之夫人曰誰能得之娉以季女賜金百斤
나라의 사냥꾼들이 퍼져서 다니며 찾다가 공작의 왕이 한 푸른 공작을 따라 항상 먹는 데가 있음을 보고 곧 꿀에 반죽한 보릿가루를 그곳 나무에다 발라 놓았더니 공작이 그것을 취하여서 그 처에게 주었다.
사냥꾼이 꿀에 반죽한 보릿가루를 자기 몸에 바르고 죽은 듯이 앉아 있었다. 공작이 와서 보릿가루를 취하니 사람이 그때 공작을 잡았다.
공작이 말하였다.
“그대는 몸을 삼가는 것이 반드시 이로울 것이다. 내가 그대에게 금산(金山)을 보여 주겠는데, 무진장의 보배라 이를 만하다. 내 목숨을 놓아 달라.”
그 사람이 말하였다.
“대왕은 내게 금 백 근을 주기로 하였고, 막내딸의 사위로 삼기로 하였는데, 어찌 네 말을 믿겠느냐?”
곧 왕에게 바쳤다.
011_0301_c_16L國之獵士分布行索睹孔雀王從一靑雀在常食處卽以蜜麨每處塗樹孔雀輒取以供其射師以麨塗身尸踞孔雀取麨應獲焉孔雀曰子之勤身必爲利也吾示子金山可爲無盡之寶子原吾命矣人曰大王賜吾金百斤妻以季豈信汝言乎卽以獻王
011_0302_a_01L 공작이 말하였다.
“대왕님께서 인자하셔서 윤택이 두루하지 않음이 없으시니, 제 작은 원을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물을 조금만 주시면 제가 자비로써 축원할터이니 그것을 복용하면 병이 곧 나으리다. 만약 효력이 없다면 그때 죄를 주셔도 늦지 않을까 합니다.”
왕이 그 뜻을 받아들였고, 부인이 그 물을 먹으니 모든 병이 다 나아서 화색이 좋아졌다. 궁 안의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해서 병들이 나았다.
온 나라가 왕이 넓은 자비로 공작의 목숨을 보전하여 한 나라 전체의 목숨을 늘리게 하였음을 칭찬하였다. 공작이 말하였다.
“원컨대 제가 몸을 저 큰 호수에 던져서 그 물에 축원을 할 수 있다면 온 나라 백성들의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습니다. 만약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몽둥이로 제 발을 치소서.”
왕이 좋다고 하니 공작이 곧 축원을 하였고, 나라 사람들이 물을 마시매 귀먹은 자가 듣고 장님이 보며 벙어리가 말을 하고 꼽추가 펴져서 모든 병이 다 나았다.
011_0301_c_23L孔雀曰王懷仁潤無不周願納微言乞得少吾以慈呪服之疾卽愈矣若其無受罪不晩王順其意夫人服之疾皆愈華色煒曄宮人皆然擧國歎王弘慈全孔雀之命獲延一國之壽雀曰願得投身于彼大湖幷呪其水率土黎民衆疾可愈若有疑望願以杖捶吾足王曰雀卽呪之國人飮水聾聽盲視瘖語傴申衆疾皆然
부인의 병이 없어지고 나라 사람이 아울러 무병함을 얻으니 공작을 해하는 마음이 없었다. 공작이 모두 알고 왕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의 살려 주신 은혜를 받고 제가 보답으로 일국의 수명을 건졌습니다. 보답이 끝났사오니 물러가게 하여 주소서.”
왕이 좋다고 하니 공작이 곧 날아서 나무 위에 올라가서 다시 말하였다.
“천하에 세 가지 어리석은 것이 있도다.”
왕이 물었다.
“무엇이 세 가지냐?”
“첫째는 내가 어리석은 것이고 둘째는 사냥꾼이 어리석은 것이고 셋째는 대왕께서 어리석은 것입니다.”
011_0302_a_09L夫人疾除國人竝得無病無有害孔雀之雀具知之向王陳曰受王生潤之吾報濟一國之命報畢乞退王曰雀卽翔飛昇樹重曰天下有三癡王曰何謂三一者吾癡二者獵士癡三者大王癡
011_0302_b_01L왕이 설명해 보라고 하니 공작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중한 계율은 색(色)을 불로 여긴 것이니, 몸을 불태워서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5백의 받들어 주는 아내를 버리고 푸른 공작을 탐하여서 그 먹이를 찾아 주기를 종과 같이 하다가 사냥꾼의 그물에 걸리게 되어 목숨이 위태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사냥꾼의 어리석음이란 내가 지성스럽게 말했지마는 한 산의 금덩어리를 버리고, 무궁한 보배를 버리고, 부인의 사악하고 거짓된 속임수를 믿고 막내딸로 아내 삼을 것을 바랐으니, 세상에 미치고 어리석은 것들을 보면 다 이런 무리들입니다. 부처님의 지성의 계율을 버리고 귀신과 도깨비의 속임을 믿어서 술마시기를 좋아하고 음란하다가 혹 파문(破門)의 화를 가져오고, 혹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가면 그 고통이 무수한데, 다시 사람이 되기를 생각하나 마치 날개 없는 새가 날아서 하늘에 오르고자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음란한 여자의 요망함은 저 도깨비보다 지나치니, 나라를 망치고 몸을 위태롭게 함이 이에 말미암지 않음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남자는 이를 존중합니다. 만에 한 가지도 성실한 말이 없거늘 사냥꾼이 믿었으니 이것이 사냥꾼의 어리석음입니다.
임금님께서는 천의(天醫)를 얻으셔서 한 나라의 병을 제거하고 모든 독이 다 없어져 얼굴들이 한창 핀 꽃과 같으니 모두들 기뻐서 의뢰하거늘, 임금님께서 놓아 주셨으니 이것은 임금님의 어리석음입니다.”
011_0302_a_15L王曰願釋之雀曰諸佛重戒以色爲火燒身危命之由也捨五百供養之妻而貪靑雀索食供之有如僕使爲獵網所得殆危身命斯吾癡也獵士癡者吾至誠之言一山之金棄無窮之寶信夫人邪僞之欺望季女之妻睹世狂愚皆斯類捐佛至誠之戒信鬼魅之欺酒樂婬亂或致破門之禍或死入太山其苦無數思還爲人猶無羽之鳥欲飛昇天豈不難哉婬婦之妖喩彼䰡魅亡國危身靡不由之而愚夫尊之言無一誠也而射師信之斯謂獵者愚矣王得天醫除一國疾諸毒都滅顏如盛華巨細欣賴而王放之斯謂王愚矣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공작의 왕이 이런 뒤로 팔방에 두루 돌면서 번번이 신약으로써 인자한 마음으로 보시하여 중생의 병을 고쳤나니, 공작의 왕은 내 몸이었고, 국왕은 사리불이었으며, 사냥꾼은 조달이었고, 부인은 조달의 처였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2_b_07L佛告舍利弗孔雀王自是之後周旋八方輒以神藥慈心布施愈衆生病孔雀王者吾身是國王者舍利弗是獵士者調達是夫人者調達妻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21
예전에 한 바라문의 나이가 120살이었는데, 정조를 지켜 아내를 얻지 않았으며, 음란하고 방종한 일들이 전혀 없었다. 고요히 산택(山澤)에 처하여서 세속의 영화를 즐기지 않았다. 띠풀로 집을 짓고 쑥으로 방석을 삼았으며, 샘물과 산 과일로 생명을 지탱하면서 뜻이 넓고 수행이 높으니, 천하가 그 덕을 칭찬하였다. 왕이 사위로 삼아서 재상으로 하려 하였으나, 도에 뜻을 두어 벼슬을 하지 않고 산택에 처하기 수십여 년이었다. 어짊이 중생에 미치니 새와 짐승이 믿고 따랐다.
011_0302_b_11L昔者梵志年百二十執貞不娶婬泆窈盡靖處山澤不樂世榮以茅草爲蓬蒿爲席泉水山果趣以支命弘行高天下歎德王娉爲相志道不處于山澤數十餘載仁逮衆生禽獸附恃
011_0302_c_01L그때 네 짐승이 있었으니, 여우ㆍ수달ㆍ원숭이ㆍ토끼였다. 이 네 짐승이 말하였다.
“도사에게 공양하고 마음을 맑히어서 경을 듣자.”
여러 해가 지났다. 산에 과일이 다 없어지니 도사가 과일 많은 곳을 찾아서 옮기고자 하였다.
네 짐승이 걱정하여 말하였다.
“비록 한 나라에 영화를 누리는 사람이 있으나 마치 흐린 물이 바다에 찬 것과 같아서 한 말이나 한 되의 감로수만 못하다. 도사가 간다면 성전을 듣지 못하니 우리들이 쇠잔하겠구나. 각기 마땅한 대로 음식을 구하여서 도사님께 바치고 이 산에 머물도록 청하여서 큰 법을 듣기로 하자.”
모두 옳다고 하여 원숭이는 과일을 찾아오고, 여우는 사람으로 화하여서 한 자루의 찐 보릿가루를 얻어 오고 수달은 큰 물고기를 잡아 와서 각기 말하기를 가히 한 달 동안은 바칠 만한 양식이 된다고 하였다.
토끼가 ‘나는 무엇을 도사께 올려야 할까?’ 하고 깊이 생각하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대체로 생(生)이 있으면 사(死)가 있는 것을, 몸뚱이는 썩는 그릇이라 오히려 버리는 것이 마땅한데, 범부 만 명을 먹이는 것이 도사 한 분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
그리고는 곧 나무를 가져다가 태워서 숯불을 만들고 도사를 향하여 말하였다.
“제 몸이 비록 작으나 하루 양식으로 바칩니다.”
말을 마치고 곧 스스로 불로 뛰어드니 불에 타지 않았다. 도사가 보고 그의 이와 같음에 감격하였고, 모든 부처님께서 그 덕을 찬탄하셨으며, 천신이 사랑하여 길렀다.
도사가 드디어 머물러서 날마다 묘한 경을 설하였고, 네 짐승이 가르침을 받았다.
011_0302_b_17L有四獸斯四獸供養道士靖心聽經積年之久菓都盡道士欲徙尋果所盛四獸憂雖有一國榮華之士猶濁水滿海如甘露之斗升也道士去者不聞聖吾爲衰乎各隨所宜求索飮食供道士請留此山庶聞大法僉然曰獼猴索果狐化爲人得一囊麨得大魚各曰可供一月之糧兔深自吾當以何供道士乎夫生有死爲朽器猶當棄捐食凡夫萬不如道士一卽行取樵然之爲炭向道士曰吾身雖小可供一日之糧言畢卽自投火火爲不然道士睹之感其若斯諸佛歎德天神慈育道士遂留日說妙經四獸稟誨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은 정광(定光)부처님이셨고, 토끼는 내 몸이었으며, 원숭이는 추로자(秋鷺子)였고, 여우는 아난이었으며, 수달은 목련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2_c_09L佛告諸沙門梵志者錠光佛是也兔者吾身是也獼猴者秋鷺子是也狐者阿難是也獺者連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22
예전에 보살이 큰 부호가 되어서 보배를 쌓은 것이 나라와 같았다. 항상 가난을 구제하기를 좋아하여 은혜가 중생에 미쳐 모두 다 귀의함을 받으니, 마치 바다가 여러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았다.
그때 친구의 자식이 있었는데 방탕한 행동으로써 집안의 재물을 다 없애니, 부호가 딱하게 여겨서 타일렀다.
“생계를 세우되 도(道)로써 하면 복과 이익이 다함이 없느니라. 금 천 냥을 줄 터이니 자본을 삼으라.”
대답하였다.
“잘 알겠습니다. 밝으신 가르침을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장사를 하였으나 성품이 삿되고 행실을 함부로 하며, 귀신과 요사한 것 섬기기를 좋아하고, 음탕한 짓과 술을 좋아하여 재물을 다 없애고 또 궁하여졌다.
이렇게 하기를 다섯 번에 다섯 번 다 그 재물을 없애고 다시 가난하게 되었다. 그때 부호의 집 문 밖에 똥 위에 죽은 쥐가 있었는데 부호가 보이면서 말하였다.
“대체로 총명하고 착한 사람은 저 죽은 쥐를 가지고도 생계를 세워서 살아 갈 수 있는데, 금 천 냥을 가지고도 곤궁하다는 말이냐? 이제 다시 금 천냥을 네게 주리라.”
011_0302_c_12L昔者菩薩爲大理家積寶齊國常好濟貧惠逮衆生受一切歸猶海含流有友子以泆蕩之行家賄消盡家愍焉教之曰治生以道福利無盡以金千兩給子爲本對曰敬諾不敢違明誨卽以行賈性邪行嬖好事鬼婬蕩酒樂財盡復窮如斯五行 ((歹*斯)) 盡其財窮還守之理家門外糞上有死鼠理家示之曰夫聰明之善士者可以彼死鼠治生成居也有金千兩而窮困乎今復以金千兩給汝
011_0303_a_01L그때 어떤 거지 아이가 이 가르침을 멀리서 듣고 깊이 느낀 것이 있었다. 나아가서 밥을 빌고 돌아갈 때 쥐를 가지고 갔다. 부호의 묘한 가르침을 따라서 양념을 구걸하여 잘 섞어 쥐를 구워서 파니 돈 양전(兩錢)이 되었다. 그것을 굴려서 채소를 팔아서 백여 전이 되었고, 작은 것이 차츰 불어나게 되어 드디어 부자가 되었다.
한가롭게 있으면서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거지로서 어떻게 이 재산을 치부하였는가?’
곧 깨닫고는 말하였다.
“그때 현명한 부호가 저 어리석은 아이에게 하던 그 훈계로 말미암아서 내가 이만큼 치부한 것이니, 은혜를 받고 갚지 않으면 이를 일러 밝음을 등지는 것이라 하리라.”
곧 은으로 된 책상 하나를 만들고 또 금 쥐를 만들어서 여러 유명한 보배로 그 배를 채워 책상 위에 놓고 또 여러 가지 보배로 그 둘레를 꾸몄다. 그리고 여러 가지 맛 좋은 음식을 갖추어 가지고 저 부호에게 가서 절하고 그 까닭을 말하면서 이제 높으신 덕택에 보답하려는 것이라고 하니, 부호가 말하였다.
“어질도다, 장부여. 교훈이 될 만하도다.”
곧 딸을 주어 아내로 삼게 하고 거처와 여러 가지를 온통 다 주면서 말하였다.
“너는 나의 후계자가 되어서 마땅히 3보(寶)를 받들고 4등심(等心)으로써 중생을 구제하여라.”
“예, 반드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닦겠습니다.”
이렇게 부호의 대를 이으니, 일국이 효도를 칭찬하였다.
011_0302_c_23L時有乞遙聞斯誨愴然而感進猶乞食取鼠去循彼妙教具乞諸味調和炙賣得兩錢轉以販菜致有百餘微致著遂成富姓閑居憶曰吾本乞緣致斯賄乎寤曰由賢理家訓彼兒頑吾致斯寶受恩不報謂之背明作一銀案又爲金鼠以衆名珍滿其腹內羅著案上又以衆寶瓔珞其邊具以衆甘禮彼理家陳其所以今答天潤理家曰賢哉丈夫可爲教訓矣卽以女妻之居處衆諸都以付焉汝爲吾後當奉佛三寶以四等心救濟衆生對曰必修佛教矣後爲理家之嗣一國稱孝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부호는 나였고, 저 탕자(蕩子)는 조달이었으며, 쥐로써 치부한 자는 반특(槃特) 비구였느니라. 조달은 나의 육억품(六億品) 경을 품고도 말은 따르되 행실은 어긋났으므로 죽어서 태산지옥에 들어갔고, 반특 비구는 나의 한 글귀를 품었으나 드디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대체로 말만 있고 실천이 없는 것은 기름이 빛 때문에 스스로를 해치는 것과 같으니, 이는 소인(小人)의 지혜요, 말과 행동이 서로 맞는 것은 밝기가 해와 달 같아서 뭇 생명을 품고 만물을 이루니, 이는 대인(大人)의 밝음이니라. 실천은 곧 땅[地]이라 만물이 이를 말미암아 나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3_a_14L佛告諸沙門理家者吾身是也彼蕩子者調達是以鼠致富者槃特比丘是調達懷吾六億品言順行逆死入太山地獄槃特比懷吾一句乃致度世夫有言無行猶膏以明自賊斯小人之智也言行相扶明猶日月含懷衆生成濟萬物斯大人之明也行者是地萬物所由生矣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011_0303_b_01L
23
예전에 늙은 과부가 부호의 집에 고용되어서 전원(田園)을 지켰다.
주인이 돌아다니다 보니 식사할 때가 지났다. 그때 과부가 와서 먹으려고 하는데 사문이 와서 밥을 비니, 마음으로 이 사람을 생각하였다.
‘욕심을 끊고 삿된 것을 버리며, 그 행동이 청정하고 진실하여 사해의 주린 사람을 건지니, 이러한 계행이 청정한 참된 현자에게 조금 보시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는 자신이 먹을 몫을 다 발우에 담고 연꽃 한 송이를 그 위에 얹어서 바치니, 도인이 신통을 나타내어 광명을 놓았다.
과부가 기뻐서 감탄하여 말하였다.
“참으로 신성한 분이로다. 원컨대 내가 뒤에 백 명의 아들을 낳아서 이와 같게 하리라.”
과부는 죽어 신이 옮겨 가서 “바라문의 후사(後嗣)가 될 것이다” 하였다. 그 영(靈)이 바라문의 소변 보는 곳에 모였는데, 사슴이 소변을 핥고는 곧 그것에 감응하여 태어나게 되었다.
때가 차서 딸을 낳으매 바라문이 기르니 나이 10여 살에 용모가 빛나고 걸음이 단정하였다. 집에서 불을 지키는데 이 딸이 사슴과 함께 놀다가 모르는 사이에 불이 꺼졌다. 아버지가 와 보고 성내면서 가서 불을 구하여 오게 하여 딸이 사람 모인 데로 갔는데, 한 걸음을 옮기면 그 자리에 연꽃 하나가 솟았다.
불 임자[火主]가 말하였다.
“네가 내 집을 세 바퀴만 돌면 불을 네게 주리라.”
딸이 곧 그렇게 하니 연꽃이 육지에 나서 집을 세 겹으로 둘렀는지라 행인들로서 발을 멈추고 아름답고 신기해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011_0303_a_22L昔有獨母爲理家賃守視田園主人有徨餉過食時時至欲食沙門從乞心存斯人絕欲棄邪厥行淸眞濟四海餓人不如少惠淨戒眞賢者以所食分盡著鉢中蓮華一枚著上貢焉道人現神足放光明母喜歎曰眞所謂神聖者乎願我後生百子若茲終神遷應爲梵志嗣矣其靈集梵志小便之處鹿舐小便卽感之生時滿生女梵志育焉年有十餘光儀庠步守居護火女與鹿戲不覺火滅父還恚之令行索火女至人聚一躇步處一蓮華生火主曰爾遶吾居三帀火與爾女卽順命華生陸地圍屋三行者住足靡不雅奇
이 소문이 국왕에게 알려졌다. 왕이 관상사(觀相師)에 명하여 그 귀천을 상보게 하니, 관상사가 말하였다.
“반드시 성사(聖嗣)를 두어서 복을 전함이 무궁하오리다.”
왕이 어진 신하에게 명하여서 예를 갖추고 아내로 맞이하니, 용모가 매우 아름다워 궁 안의 사람으로 이만한 이가 없었다.
임신을 하여 때가 차서 알을 백 개를 낳게 되었는데 후비와 첩들로서 질투하지 않는 이가 없어서 미리 파초에 귀신의 형상을 새겨 두었다가 해산하게 되자 머리털로 그의 낯을 덮고 오로(惡露)를 또 파초에 발라서 왕에게 보이면서 여러 요망스러운 말로 총명을 가리니, 왕이 현혹하여 믿었다.
여러 사특한 것들이 병에 알을 넣고 입구를 밀봉하여 강물에 던졌다.
011_0303_b_14L斯須宣聲聞其國王王命工相相其貴賤師曰有聖嗣傳祚無窮王命賢臣娉迎禮容華弈弈宮人莫如懷妊時滿卵百枚后妃逮妾靡不嫉焉豫刻芭蕉爲鬼形像臨產以髮被覆其面露塗芭蕉以之示王衆妖弊明王惑信矣群邪以壺盛卵密覆其口投江流矣
011_0303_c_01L 천제석이 내려와 봉인(封印)을 하였고, 천사들이 날개로 호위하여 흐름을 따라 내려가다 정지하니, 마치 기둥이 땅에 박힌 것 같았다.
하류에 있는 나라에서 그 왕이 누대에 올라서 멀리 보니 병이 떠내려오는데 찬란한 빛이 있어서 하늘의 영[乾夷]이 있는 듯하였다.
건져서 보니 제석의 인문(印文)이 찍혀 있었고 알 백 개가 들어 있었다.
백 명의 부인으로 하여금 따뜻하게 품도록 하였더니, 때가 차매 몸이 이루어져서 나오는데 백 명의 사내아이였다.
나면서부터 높은 성인의 지혜가 있어서 깨우쳐 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알았고 얼굴이 빛남이 세상에서 뛰어났으며, 상호가 희유하였고, 힘과 재간이 백 사람을 당하였으며, 소리가 사자의 울음소리와 같았다.
왕이 곧 흰 코끼리 백 마리에 7보의 안장과 굴레를 갖추어서 그들에게 주고 이웃 나라를 치게 하니, 네 이웃이 항복하여 모두 신하라고 일컬었다.
011_0303_b_22L天帝釋下以印封口諸天翼衛順流停止猶柱植地下流之國其王於臺遙睹水中有壺流下韑輝光耀似有乾靈取之觀焉睹帝印文發得百卵令百婦人懷育溫煖時滿體成產爲百男生有上聖之智不啓而自明顏景跨世相好希有力幹勢援兼人百倍言音之響有若師子之吼王卽具白象百頭七寶鞍勒以供聖嗣征鄰國四鄰降伏咸稱臣妾
또 그들이 태어난 나라를 치니, 나라 사람들이 모두 무서워서 떨었다. 왕이 말하였다.
“누가 능히 이 적을 물리치겠느냐?”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적이 성을 어디서 칠 것인지 보고서 거기에 망루대를 세운다면 대왕을 위하여 항복하게 하오리다.”
왕이 곧 적이 올 곳을 살펴보고 망루(望樓)를 세우니, 어머니가 망루에 올라가서 소리를 높여서 말하였다.
“대체로 반역에는 큰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여러 사특한 것들을 멀리하지 않고 두 세상의 죄를 불러오는 것이 그 하나요, 태어나서 어버이를 모르고 효행을 어기는 것이 그 둘이며, 세력을 믿고 어버이를 죽이고 독을 3존(尊)께 향하는 것이 그 셋이라. 이 세 가지 반역을 품으면 그 악을 덮을 수 없으리라. 너희들은 입을 벌리라. 징표가 이제 나타나리라.”
어머니가 그 젖을 짜니 하늘이 젖을 백 아들의 입으로 들어가게 하였다.
정성의 느낌으로 젖을 마시고 슬퍼져서 모두 말하였다.
“이분이 곧 우리 어버이로다.”
울면서 합장하고 걸어 나가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허물을 뉘우치니, 어버이와 아들이 비로소 모였고, 애통해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두 나라가 화목하니, 정이 형제보다 나았으며, 다른 데서도 기뻐서 훌륭하다고 칭찬하지 않음이 없었다.
011_0303_c_08L又伐所生之國國人巨細靡不悚慄王曰有能卻斯敵者乎夫人曰大王無懼視敵所由攻城何方臨之興觀爲王降之王卽視敵所由而立觀矣母登揚聲曰夫逆之大其有三矣不遠群邪招二世咎斯一也生不識親而逆孝行斯二也恃勢殺親毒向三尊三也懷斯三逆其惡無蓋爾等張口信現于今母捉其乳天令湩射遍百子精誠之感飮乳情哀僉然俱曰斯則吾親泣涕交頸叉手步進叩頭悔過親嗣始會靡不哀慟二國和睦情過伯叔異方欣然靡不稱善
011_0304_a_01L모든 아들들이 세상이 무상하여 허깨비와 같음을 보고 어버이께 하직하고 도를 배워 세속의 더러움을 멀리하여 99명의 아들이 연각[緣一覺]이 되었으며, 한 아들은 나라를 다스리던 부왕이 죽으매 왕이 되어서 크게 모든 죄를 사하고 감옥을 헐고 못 막은 것을 터 놓고 노예를 풀어 주고 효도하는 자를 위로하였고, 고독한 자를 부양하고 창고를 열어서 크게 보시하여 백성의 원을 따라서 주었으며, 10선으로써 국법을 삼아서 사람마다 외우게 하였더니, 집에는 효자가 있게 되었고,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사문에게 공양하며, 경을 외우고 도를 논하였더니, 입에는 4악이 없었으며, 모든 독이 없어지니 수명이 더하여 길어졌고, 천제가 기르고 지켜 주기를 어버이가 자식을 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011_0303_c_21L諸子睹世無常如幻辭親學道遠世穢垢九十九子皆得緣一覺一子理國父王崩爲王大赦衆罪壞牢獄裂池塞免奴使慰孝悌養孤獨開帑藏大布施民之願給以十善爲國法人人帶誦家有孝子興立塔寺供養沙門誦經論道口無四惡諸毒歇盡壽命益長天帝養護猶親育子
부처님께서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머물러서 왕이 된 자는 내 몸이었고, 부왕은 지금의 백정왕이었으며, 어머니는 사묘(舍妙)였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4_a_06L佛告諸沙門爲王者吾身是也父王者今白淨王母者舍妙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24
예전에 보살이 한때 바라문이 되었는데, 경학(經學)에 밝게 통달하니, 나라 사람들이 스승으로 삼았다. 제자가 5백 명이었는데 다 선비의 덕이 있었고, 보시를 좋아하여 마치 스스로 몸을 보호하듯이 하였다.
그때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호는 첩(啑)여래ㆍ무소착(無所著)ㆍ정진존(正眞尊)ㆍ최정각(最正覺)이셨고, 삼계를 거느려서 인도하여 신성한 본래의 무(無)로 돌아가게 하셨다.
보살이 부처님을 뵙고 자연히 스스로 귀의하여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서 7일 동안 집에 머물게 하고 예로써 공양하였는데, 바라문의 제자들이 각기 맡을 바를 다투었다.
한 사람이 나이가 어린데 스승의 심부름을 다니다가 일할 것을 청하니, 스승이 말하였다.
“일은 있는데 할 사람이 없는 것을 네가 맡으라.”
동자가 대답하였다.
“오직 등불을 담당할 사람이 없습니다.”
스승이 좋다고 하자, 제자는 독에 삼씨 기름을 채워서 스스로 목욕하고, 흰 천을 머리에 감고 제 손으로 불을 붙였다.
011_0304_a_09L昔者菩薩時爲梵志經學明達國人師焉弟子五百皆有儒德體好布施猶自護身時世有佛號啑如來無所正眞尊最正覺將導三界還神本菩薩睹佛欣然自歸請佛及僧七日留家以禮供養梵志弟子各諍所一人年稚師使之行還請事作有事無作者爾攝之焉童子對曰唯燈無主者也師曰善哉弟子以 ((土*瓦)) 盛麻油膏淨自洗浴白㲲纏頭自手然之
011_0304_b_01L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이 그 용맹한 힘을 보고 모두 손뼉을 치면서 놀라지 않는 이가 없었고, 세상에 이럴 수도 있느냐고 탄복하면서 이는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라고 하였으며, 부처님께서도 가상히 여기셨다.
밝혀 철야하였는데도 머리는 상하지 않았고, 마음이 한결같이 경에 있어서 확연(霍然)하여 다른 생각이 없었다. 7일을 이와 같이 하되 도무지 게으른 생각이 없이 하니, 부처님께서 수기하셨다.
“무수겁을 지나서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리니 호를 정광(錠光)이라 하고, 정수리와 어깨 위에 각각 광명이 있을 것이며, 가르치고 건져서 해탈을 얻는 중생이 한량이 없으리라.”
하늘ㆍ사람ㆍ용ㆍ귀신들이 그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머리 조아려 절하면서 치하하였다.
011_0304_a_20L天人龍鬼睹其猛力靡不拊手驚愕而歎世未曾有斯必爲佛矣嘉之焉令明徹夜而頭不損心定在經霍然無想七日若茲都無懈惓念矣佛則授決卻無數劫汝當爲佛號曰錠光項中肩上各有光明教授拯濟衆生獲度其爲無量天人鬼龍聞當爲佛靡不嘉豫稽首拜賀
바라문이 생각하기를 ‘저 동자가 부처가 된다면 나도 반드시 되리라. 마땅히 내게도 부처님께서 수기를 주시고 가실 것이다’ 하고, 나아가서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이제 베푼 것은 작은 공양이오나 제 성심껏 한 것이오니, 원컨대 제게도 수기를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동자가 부처가 될 때에 마땅히 네게 수기를 주리라.”
바라문이 부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서 몸뚱이 있는 것도 잊어버렸다. 이런 뒤로 크게 보시하여 주린 자에게 밥을, 헐벗은 자에게 옷을, 병든 자에게 의사와 약을 주고, 날고 기고 꿈틀거리는 것들까지도 그 먹는 바를 따라서 때를 맞춰서 구제하니, 팔방의 모든 나라들이 인자한 아버지라고 일컬었다.
011_0304_b_04L梵志念曰彼其得佛吾必得也須當受決而佛去焉前稽首曰今設微供誠吾盡心願授吾決佛告梵志童子作佛之時當授爾決梵志聞當得佛喜忘有身自斯之後遂大布施飢食寒衣病給醫藥蜎飛蚑行蠕動之類隨其所食以時濟之八方諸國稱爲仁父也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동자는 정광불이시고, 바라문은 내 몸이었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4_b_11L告舍利弗童子者錠光佛是梵志者吾身是也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011_0304_c_01L
25
예전에 보살이 큰 부호가 되니 축적된 재산이 수억이었다. 항상 3존을 받들고 자비로 중생(衆生)에게 향하였다.
저자에 나갔다가 자라를 보고 불쌍한 마음이 나서 값이 얼마인가를 물었다.
자라 임자는 보살이 너른 자비의 덕이 있어서 중생을 구제하기를 숭상하고, 재산이 헤아릴 수 없는 부자여서 값이 높거나 낮은 데 구애되지 않을 것을 알고 대답하였다.
“값이 백만입니다. 사가신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가 마땅히 삶을 것입니다.”
보살은 좋다고 하고, 곧 그 값대로 치르고 자라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 상한 데를 씻어서 보호하고 물에 가서 놓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놀면서 가는 것을 보고 한편 슬프고 한편 기뻐서 맹세하였다.
“태산지옥과 아귀중생의 무리와 세상의 감옥에 갇힌 이들이 어서 난을 면하고 몸이 편안하고 목숨이 완전하게 되기를 지금 너와 같이 되어라.”
그리고는 시방에 머리를 조아리고 합장하고 원하였다.
“중생이 소란하여 그 고통이 한량 없다. 내가 마땅히 하늘이 되고 땅이 되며, 가뭄에는 비가 되고, 표류하는 데는 뗏목이 되며, 주린 데에는 밥을 주고, 추위에 옷을 주고, 더위에 서늘하게 하여 주며, 병에는 좋은 의원이 되고, 어둠에 빛이 되리니, 만약 흐린 세계에 뒤바뀜이 있을 때에 내가 그 가운데서 부처가 된다면 저 중생들을 제도하오리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그 서원을 좋아하여 찬탄하셨다.
“훌륭하다. 반드시 네 뜻대로 되리라.”
011_0304_b_14L昔者菩薩爲大理家積財巨億常奉三尊慈向衆生觀市睹鼈心悼之焉問價貴賤鼈主知菩薩有普慈之德尚濟衆生財富難數貴賤無違答曰百萬能取者善不者吾當烹之菩薩答曰大善卽雇如直持鼈歸家澡護其傷臨水放之睹其遊去悲喜誓曰太山餓鬼衆生之類世主牢獄早獲免難身安命全如爾今也稽首十方叉手願曰衆生擾擾其苦無量吾當爲天爲地爲旱作潤爲漂作筏飢食渴漿寒衣熱涼爲病作醫爲冥作光若有濁世顚倒之時吾當於中作佛度彼衆生矣十方諸佛皆善其誓善哉必獲爾志
자라가 뒤에 밤에 와서 그 문을 깨무니 그 문 소리를 이상히 여겨서 부리는 사람이 나가서 자라를 보고 돌아와서 사실대로 말하였다.
보살이 보니, 자라가 말하였다.
“제가 무거운 은택을 입어서 몸의 온전함을 얻었는데 덕택에 보답함이 없었습니다. 저는 물에 사는 물건이라 물이 가득 참과 이지러짐을 압니다. 홍수가 와서 반드시 큰 해가 있을 것이오니 속히 배를 마련하여 때가 오거든 서로 만나도록 합시다.”
대답하였다.
“대단히 고맙다.”
다음날 새벽에 궁문에 나아가서 사실대로 왕에게 말하니, 왕이 전부터 보살의 훌륭한 이름을 들은지라, 그 말을 신용하고 낮은 데 있는 자들을 높은 곳에 옮겨 있도록 하였다.
011_0304_c_06L鼈後夜來齕其門怪門有聲使出睹鼈還如事云菩薩視之鼈人語曰吾受重潤身體獲全無以答潤虫水居物知水盈虛洪水將至必爲巨害矣願速嚴舟臨時相答曰大善明晨詣門如事啓王以菩薩宿有善名信用其言遷下處
때가 되자 자라가 와서 말하였다.
“홍수가 오니 어서 내려와서 제가 가는 대로 따라오시면 해가 없을 것입니다.”
배가 그 뒤를 따르는데, 뱀이 배로 오는 것을 보살이 건지라고 하니, 자라가 대단히 좋다고 하였다. 또 여우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건지라고 하니, 자라가 또 좋다고 하였다.
또 보니 사람이 표류하는데 제 뺨을 치고 하늘을 부르면서 자기 목숨을 건져 달라고 하였다.
건져 주자고 하니, 자라가 말하였다.
“삼가 건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대체로 사람은 마음이 거짓되어 끝까지 믿을 수가 없으며, 은혜를 등지고 세력을 쫓아 흉악과 반역을 잘합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벌레의 무리인 너를 구제했는데, 사람의 무리를 내가 천하게 여긴다면 어찌 이것이 어진 도리이겠느냐? 내가 차마 그럴 수 없다.”
그리고는 건지니 자라가 말하였다.
“후회할 것입니다.”
드디어 풍요로운 땅에 이르자 자라가 물러나면서 말하였다.
“은혜에 보답이 끝났으니 물러갈까 합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내가 여래ㆍ무소착ㆍ지진정각(至眞正覺)을 얻으면 반드시 제도하리라.”
자라가 대단히 좋다고 하고 물러갔으며 뱀과 여우도 각각 갔다.
011_0304_c_13L時至鼈來曰洪水至可速下載吾所之可獲無患舩尋其後有蛇趣菩薩曰取之鼈云大善又睹漂狐取之鼈亦云又睹漂人搏頰呼哀濟吾命取之鼈曰愼無取也凡人心僞尟有終信背恩追勢好爲兇逆菩薩曰虫類爾濟人類吾賤是仁哉吾不忍也於是取之鼈曰遂之豐土鼈辭曰恩畢請退答曰吾獲如來無所著至眞正覺者必當相度鼈曰大善鼈退蛇狐各去
011_0305_a_01L여우는 굴을 파고 살았는데, 옛 사람이 묻어 두었던 자마명금(紫磨名金) 백 근을 얻고 기뻐서 “저분의 은혜를 갚으리라” 하고, 달려가서 말하였다.
“제가 은덕을 받아서 작은 목숨이 구제되었습니다. 저는 굴에서 사는 동물이므로 굴을 파고 스스로 편안히 지내는데, 굴을 파다가 금 백 근을 얻었습니다. 이 굴은 무덤이 아니요, 집이 아니며, 빼앗거나 훔친 것도 아니라 나의 정성의 소치이므로 현자께 바치려고 합니다.”
보살이 깊이 생각하기를, ‘받지 않고 헛되이 버리면 가난한 백성에게 유익함이 없으니, 받아서 보시함으로써 중생이 구제되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고 받으니, 표류하던 사람이 보고 자기에게 반을 나눠 달라 하였다. 보살이 곧 10근을 주니,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무덤을 파고 금을 빼내었으니 그 죄를 어떻게 할 것이냐? 반으로 나누지 않으면 내가 반드시 유사(有司)에게 고발하리라.”
보살이 대답하였다.
“가난한 백성이 곤핍(困乏)하니 내가 고르게 주고자 하는데 네가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또한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
그 사람이 드디어 사직에 고발하여서 보살이 구속되었으나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오직 3존께 귀명하고 허물을 뉘우쳐 자책하면서 자비로 원하였다.
“중생들이 어서 8난을 여의고 지금 나와 같은 원한이 없게 되어지이다.”
011_0304_c_23L狐以穴爲居獲古人伏藏紫磨名金百斤喜曰當以報彼恩矣馳還曰小虫受獲濟微命虫穴居之物求穴以自獲金百斤斯穴非塚非家非劫非吾精誠之所致願以貢賢菩薩深惟不取徒捐無益於貧民取以布施生獲濟不亦善乎尋而取之漂人睹分吾半矣菩薩卽以十斤惠之漂人曰爾掘塚劫金罪福應奈何半分之吾必告有司答曰貧民困乏吾欲等施爾欲專之不亦偏乎漂人遂告有司菩薩見拘無所告訴唯歸命三尊悔過自責慈願衆生早離八莫有怨結如吾今也
뱀과 여우가 만나서 말하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뱀이 “내가 장차 구제하리라” 하고, 드디어 좋은 약을 머금고 옥으로 들어가서 보살의 형상을 보니 얼굴빛이 손상되어 있었다. 마음이 슬퍼져서 보살에게 말하였다.
“이 약을 스스로 지니시오. 내가 장차 태자를 물 테니 그 독이 더욱 심하여져서 능히 건질 자가 없게 되거든 현자께서 약이 있다고 알리고 전하시오. 그렇게 하면 나을 것입니다.”
보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011_0305_a_14L蛇狐會曰斯事何蛇曰吾將濟之遂銜良藥開關入獄見菩薩狀顏色有損愴而心悲謂菩薩言以藥自隨吾將齰太子毒尤甚莫能濟者賢者以藥自聞傅則愈矣菩薩默然
011_0305_b_01L뱀이 그대로 하였다.
태자의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왕이 영을 내렸다.
“누가 이를 구제할 수 있다면 정승으로 봉하여서 내가 더불어 정치에 참여하게 하리라.”
보살이 위에 알리고 약을 전하여서 곧 나으니 왕이 기뻐서 까닭을 물으매, 갇힌 사람이 본말(本末)을 스스로 진술하였다.
왕이 슬픈 표정으로 스스로 뉘우쳐 말하기를 “내가 너무도 어두웠도다” 하고, 곧 표류하던 사람을 베고, 그 나라에 큰 사면을 베풀고, 정승으로 봉하여서 손을 잡고 궁으로 들어와서 함께 앉아서 말하였다.
“현자는 어떠한 글을 좋아하고 어떠한 도를 품었기에 하늘 땅과 같은 어짊을 행하여 혜택이 중생에 미치는가?”
“불경을 좋아하고 불도를 품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불교에 요결(要決)이 있는가?”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네 가지 항상함이 없음을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있는 자는 여러 가지 앙화가 없어지고 밝은 복이 창성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좋다. 원컨대 그 실제를 얻고자 하노라.”
“하늘과 땅이 없어질 때에 일곱 해가 나란하고 큰 바다가 모두 마르며, 천지가 텅 비어서 수미산이 무너지며, 하늘ㆍ사람ㆍ귀신ㆍ용ㆍ중생의 신명(身命)이 갑자기 타 없어지니 전에 성하였던 것이 이제 쇠망함이라, 이것이 이른바 항상함이 없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함이 없다는 생각을 지켜 말하기를, ‘천지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관작(官爵)이나 국토가 어찌 오래 가겠느냐’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자는 넓은 자비의 뜻이 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천지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어찌 하물며 국토리요, 부처님께서 항상함이 없다고 설하신 것을 내가 마음으로 믿노라.”
011_0305_a_19L蛇如所云太子命將殞王令曰有能濟茲封之相國吾與參菩薩上聞傅之卽愈王喜問所由囚人本末自陳王悵然自咎曰吾闇甚哉卽誅漂人大赦其國封爲國相執手入宮竝坐而曰賢者說何書何道而爲二儀之仁惠逮衆生乎說佛經懷佛道也王曰佛有要決有之佛說四非常在之者衆禍殄景祐昌王曰善哉願獲其實乾坤終訖之時七日竝列巨海都索天地烔然須彌崩壞天人鬼龍衆生身命霍然燋盡前盛今衰所謂非常矣士守無常之念曰天地尚然官爵國焉得久存得斯念者乃有普慈之志矣王曰天地尚然豈況國土佛說非常我心信哉
011_0305_c_01L부호가 또 말하였다.
“괴로운 것 중에서도 더욱 괴로운 것을 대왕은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원컨대 밝은 가르침을 듣고자 하노라.”
“중생의 식령(識靈)은 미묘하여 알기 어렵습니다. 보아도 모양이 없고 들어도 소리가 없건만 넓기로는 천하이며, 높기로는 덮음이 없는지라 왕양(汪洋)하여 겉이 없으며, 윤회하여 조금도 쉼이 없습니다. 그러나 6욕(欲)에 주리고 목마름이 마치 바다가 많은 지류(支流)에 만족하지 않는 것과 같아서 이것을 자주 탐하다가 태산지옥에서 태어나고 지지는 여러 지독한 고통을 받고, 혹 아귀가 되어서 구리를 녹인 물로 입을 적시고, 역사[役]하여 태산을 만들며, 혹 축생이 되어서 도살되는데 베이고 벗겨지고 찢기고 하여 죽으면 다시 칼질을 하니 그 고통이 한량이 없으며, 만약 사람이 되어서 태중에 열 달 있다가 태어나게 되면 갑자기 자궁이 줄어들어 마치 새끼줄로 몸을 조르는 것과 같고, 땅에 떨어질 때 아픈 것이 높은 데서 밑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고, 바람이 불어오면 불로 몸을 사르는 것과 같고,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이 끓는 구리 쇳물로 목욕하는 것과 같고, 손으로 몸을 만지는 것이 칼로 벗기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고통은 말할 수 없으며, 나이가 많아진 뒤에는 모든 기관[根]이 아울러 늙어서 머리털은 희고 이는 빠지고 안팎이 쇠약하고 피로하게 되니 이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슬픕니다.
나아가 중병을 이루고 4대(大)가 흩어지려 하면 마디마다 다 아파서 앉고 눕는 데도 사람을 기다려야 하고, 의원이 와도 괴로움만 더합니다.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엔 몸 안의 모든 바람이 아울러 일어나서 힘줄은 끊어지고 뼈는 부숴지고 구멍은 모두 막히며, 숨이 끊어지면 혼신이 떠나서 갈 바를 찾아가는데, 만약 하늘에 오르더라도 하늘에 또한 빈부와 귀천이 있으며, 수명도 무한정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복이 다하면 죄가 오는지라 떨어져서 태산ㆍ아귀ㆍ축생으로 들어가니 이것이 괴로움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고(苦)의 요체(要諦)를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011_0305_b_12L理家又曰苦之尤苦王宜知之王曰願聞明誡衆生識靈微妙難知視之無形聽之無聲弘也天下高也無蓋汪洋無表輪轉無際然飢渴于六欲猶海不足于衆以斯數更太山燒煮諸毒衆苦爲餓鬼洋銅沃口役作太山或爲畜屠割剝裂死輒更刃苦痛無量獲爲人處胎十月臨生急笮猶索絞墮地之痛猶高隕下爲風所吹若火燒己溫湯洗之甚沸銅自沃手葌摩身猶刃自剝如斯諸痛甚苦難陳年長之後諸根竝熟首白齒隕內外虛耗存之心悲轉成重病四大欲離節節皆痛坐臥須人醫來加惱命將欲終諸風竝興截筋碎骨孔竅都塞息絕神逝尋行所之若其昇天天亦有貧富貴賤延筭之壽福盡罪來入太山餓鬼畜生斯謂之苦王曰佛說苦要我心信哉
부호가 또 말하였다.
“대체로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공(空)하게 되나니, 마치 두 나무를 서로 비벼서 불이 나면 불이 도리어 나무를 태우고 불도 나무도 다하여서 두 가지가 다 공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의 윗대 임금과 궁전과 신민이 지금은 없어져서 간 곳을 보지 못하니, 이 또한 공한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空)의 요체를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011_0305_c_08L理家又曰有必空猶若兩木相鑽生火火還燒火木俱盡二事皆空往古先王宮殿臣民今者磨滅不睹所之斯亦空王曰善哉佛說空要我心信哉
부호가 또 말하였다.
“대체로 몸뚱이는 흙ㆍ물ㆍ불ㆍ바람입니다. 강한 것은 흙이 되고, 연한 것은 물이 되며, 더운 것은 불이 되고, 숨쉬는 건 바람인데 목숨이 다하여 혼신이 가고, 4대가 각각 흩어지면 능히 보전할 것이 없으니, 이러므로 무아(無我)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가 없다는 것을 내가 마음으로 믿으리라. 몸뚱이도 보전하지 못하거든 어찌 하물며 국토리요. 슬프도다. 나의 선왕께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최정각의 무상(無常)ㆍ고(苦)ㆍ공(空)ㆍ무아(無我)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셨도다.”
011_0305_c_12L家又曰夫身地水火風矣强爲地爲水熱爲火息爲風命盡神去四大各離無能保全故云非身矣王曰佛說非身吾心信哉身且不保況國土乎痛夫我先王不聞無上正最正覺非常苦空非身之教矣
011_0306_a_01L부호가 말하였다.
“천지도 항상함이 없는데 누가 나라를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창고를 비워서 가난하여 주린 사람들에게 보시하지 않으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밝은 스승의 가르침이 상쾌하도다.”
곧 모든 창고를 비워서 가난한 자에게 보시하고, 홀아비ㆍ홀어미와 고아들로 하여금 어버이가 되고 자식이 되게 하니 백성들이 그 빛나는 일에 복종하여 빈부가 평등하여지니 온 나라가 기뻐서 웃음을 머금고 다녔으며, 하늘을 우러러 탄복하기를 “보살의 신성한 덕화가 이에 이른 것인가” 하여 사방에서 덕을 찬탄하니, 드디어 태평한 세대가 되었다.
011_0305_c_18L家曰天地無常誰能保國者乎胡不空藏布施貧飢之人乎王曰善哉師之教快哉卽空諸藏而布施貧乏鰥寡孤兒令之爲親爲子民服炫煌貧富齊同擧國欣欣含笑且行仰天歎曰菩薩神化乃至於茲乎四方歎遂致太平
부처님께서 모든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부호는 내 몸이었고, 국왕은 미륵이었으며, 자라는 아난이었고, 여우는 추로자였으며, 뱀은 목련이었고, 표류하던 사람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
011_0306_a_02L佛告諸沙門理家者吾身也國王者彌勒是鼈者阿難是狐者鶖鷺子是蛇者目連是漂人者調達是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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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보살이 사문의 수행을 하였다. 항상 산림에 처하였고,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의 긴 고통을 불쌍히 여겨서 삼계에 윤회하는 것을 어떻게 건질까 하였다. 마음을 맑히고 사유하여 도를 찾고 근원을 넓혀서 마땅히 저 중생을 건지리라고 하는데, 옷에 이가 있어서 몸이 가렵고 마음이 흔들리니 도의 뜻이 서지 않았다. 손으로 더듬어 찾아서 곧 이를 잡았는데 마음에 측은하여 둘 데를 구하다가 마침 짐승의 뼈가 있어서 가만히 그 가운데에 두었다. 이가 7일 동안 먹다가 다하매 버리고 가서 생사에 전전하였다.
보살은 부처가 되어서 종으로 횡으로 교화하였다.
그때 큰 눈이 와서 길에 행인이 끊어졌었는데, 나라의 어떤 부호가 부처님과 수천의 비구들을 초청하여 7일 동안 공양하되 그 마음이 엄숙하고 경건하게 하되, 온 집안이 다 그러하였다.
눈은 아직 개이지 않았는데,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신칙하여 모든 사문에게 다 정사로 돌아가게 하라고 하시니, 아난이 아뢰었다.
“주인의 공손한 마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눈이 한창 내립니다. 걸식[分衛]할 곳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주인의 뜻이 끝났으니 다시 더 공양하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곧 이끌고 나아가시니 사문들도 호위하고 따라서 정사에 돌아갔다.
011_0306_a_05L昔者菩薩爲沙門行恒處山林慈心悲愍衆生長苦輪轉三界何以濟靖心思惟索道弘原當以拯衆而衣有蝨身痒心擾道志不立手探尋之卽獲蝨矣中心愴然求以安之正有獸骨徐以置中矣蝨得七日之盡乃捨邁展轉生死菩薩得佛緯教化天大雪絕行路人國有理家請佛幷數千比丘供養七日厥心肅穆宗室僉然而雪未晞佛告阿難勅諸沙門皆還精舍阿難言主人恭厥心未墮雪盛未息分衛無處尊曰主人意訖不復供惠也佛卽引沙門翼從還于精舍
011_0306_b_01L다음날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주인에게 가서 걸식하여 보아라.”
아난이 가르침을 받고 가서 주인의 문에 이르니 문에서 사람이 보고도 온 까닭을 묻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돌아와서 머리 조아리고 꿇어앉아서 사실대로 아뢰고, 또 그 원인을 여쭈었다.
“저 사람의 뜻이 변하는 것이 어찌 그리 빠릅니까?”
부처님께서 곧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시고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내가 인자한 마음으로 이의 작은 목숨을 건져서 썩은 뼈를 주어서 7일을 먹게 하였으므로 이 세상에서 정성을 다한 공양을 얻은 것이다. 숙세(宿世)에 은혜를 베푼 것이 은혜가 7일에 해당하므로 그의 뜻이 그치고 다시 전과 같지 않은 것이니, 어찌 하물며 인자한 마음으로 부처님과 사문들에게 향하며, 계를 지킴이 청정하며, 욕심을 벗고 수행을 높게 하지 않겠는가. 안으로 자기의 마음을 단정히 하고 겉으로 자비로써 교화하여 수행 높은 비구 한 사람을 공경하여 공양하는 것이 범부 서민을 여러 겁 동안 정성껏 보시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그 까닭은 비구는 부처님의 경을 품었으며, 계가 있고, 정(定)이 있고, 혜(慧)와 해탈과 해탈지견의 씨가 있어서 이 5덕(德)으로써 중생을 인자하게 인도하여 삼계의 만 가지 고통의 화를 멀리하게 하는 때문이니라.”
011_0306_a_19L明日世尊告阿難汝從主人分衛阿難奉教而行造主人門門人睹之無問其所以也有頃迴還稽首長跪如事啓焉又質其原彼意無恒何其疾乎佛卽爲具說如上又曰阿難吾以慈心濟蝨微惠之朽骨七日之食今獲供養盡世上獻宿命施恩恩齊七日故其意止不復如前也豈況慈心向佛逮沙門持戒淸淨無欲高行內端己心以慈化恭惠高行比丘一人踰施凡庶累劫盡情也所以然者比丘擁懷佛經有戒有定有慧解脫度知見種以斯五德慈導衆生令遠三界萬苦之禍矣
아난이 아뢰었다.
“다행하옵니다. 이 부호가 직접 여래ㆍ무소착ㆍ정진도(正眞道)ㆍ최정각(最正覺)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와 아울러 모든 사문인 불환(不還)ㆍ빈래(頻來)ㆍ구항(溝港)ㆍ응진(應眞) 및 보살과 크고 넓은 자비를 세우고 중생을 거느려 인도하는 자를 뵙고 공양하였으니, 이 복이 계량하기 어려워서 바다와 같고 저울질하기 어려워서 땅과 같습니다.”
011_0306_b_10L阿難曰遇哉斯理家面獲慈養如來無所著正眞道最正覺道法天人師幷諸沙門或有溝港頻來不還應眞或有開士建大弘慈將導衆生者乎斯福難量其若海矣難稱其猶地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아난아, 참으로 그러하다. 부처님 때는 만나기 어렵고, 경법(經法)은 듣기 어렵고, 비구승은 공양하기 어려우니 우담바라꽃이때에 한 번 있는 것과 같으니라.”
011_0306_b_15L佛言善哉阿難眞如所云時難遇經法難聞比丘僧難得供養漚曇華時一有耳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비구들이 기뻐하시면서 머리 조아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보살은 자비로운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보시를 행함도 이와 같다.
011_0306_b_17L佛說如是比丘歡稽首承行菩薩慈惠度無極行布施如是
六度集經卷第三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