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無所有菩薩經卷第二

ABC_IT_K0409_T_002
013_0439_c_01L 무소유보살경 제2권
013_0439_c_01L無所有菩薩經卷第二


수 천축 사나굴다 한역
김달진 번역
013_0439_c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等譯


“세존이시여, 제가 그때 또 저 법을 듣는 대중을 보니 천인(天人)의 꽃과 온갖 보물로서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에게 뿌리고, 법을 다 듣고 나서는 다시 온갖 음악과 빛깔의 옷을 생겨나게 하여 세존을 공양하며 온갖 옷으로 세존의 위를 덮고 다시 제자리에 앉아 함께 법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또 ‘오호,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막힘이 없구나. 사유(思惟)하며 믿고 들어가 수순(隨順))하여 실행하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막힘없는 법의 소리를 말씀하는 것을 다 듣고 곧 각지(覺知)에 들어 게송을 읊었습니다.
013_0439_c_03L世尊我於彼時復見彼諸聽法大衆以天人花及衆寶物而散佛上及諸菩薩而聽法已復更出生種種音樂雜色衣服供飬世尊以諸衣服覆世尊上還坐本處而共聽法世尊我於彼時復作是念嗚呼諸佛神通無㝵思惟信入隨順而行世尊我聞此說無㝵法聲卽入覺知而說偈言

나 지극히 고요한 경지를 깨달았을 때
막히거나 거리끼는 곳은 전혀 없었네.
곧바로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흔들림이 없는 즐거움을 얻었노라.
013_0439_c_11L我覺寂靜時
無有障㝵處
卽脫一切苦
而得不動樂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다시 공중에 있는 여래의 몸을 보았으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그대는 뜻을 버리지 말거라. 그대는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부지런히 구하고 믿어야 한다. 그대 선남자여, 그대는 기나긴 밤중에 무지(無智)하고 어리석어 항상 거짓과 속임수 때문에 고뇌를 받았던 것이니라.’
013_0439_c_13L世尊我於彼時復於空中見如來身聞說是言汝善男子汝莫捨意汝應更信諸佛神通勤求信入汝善男子汝於長夜無智愚癡恒爲欺誑受苦惱故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말을 듣고 다시 두려움이 생겨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섰으며, 한 마음으로 생각하며 부처님의 신통을 구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곧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1)를 보았으며 모든 풀과 나무와 숲과 꽃과 과일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그 빛깔은 아름답고 향기는 깨끗하여 너무나 사랑스럽고 즐거웠습니다. 세간(世間)과 하늘 사람과 아수라 등 모두가 꽃을 부처님께 뿌려 공양하기를 마치고는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013_0439_c_18L世尊我於彼時聞是語已復生恐怖身毛皆豎一心思惟求佛神通我思惟時卽見三千大千世界所有樹林果皆悉開敷好色香潔甚可愛樂世閒天阿修羅等以花散佛而供養已還沒不現
013_0440_a_01L 또 온갖 과일의 향기는 깨끗하여 비할 데가 없었습니다. 또 세존을 보니 왼손에 발우(鉢盂)를 들었고 온갖 과일을 따서 발우를 가득 채웠으며, 또 세존을 보니 배꼽 가운데서 온갖 화현(化現) 보살을 내었습니다.
013_0440_a_01L復有諸果香潔無比復見世尊左手執鉢以取諸果滿於鉢中又見世尊於臍中出諸化菩薩
발우에서 과일을 꺼내 시방의 아승기(阿僧祇)2) 등 모든 세계에 남김없이 이르러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에게 주었습니다. 그 부처님들의 발우는 모두가 남김없이 가득 차 넘쳤습니다. 제가 그 부처님들을 보니 잡숫는 가운데서 또 배꼽에서 화현의 보살을 내었습니다. 몸은 모두가 금빛으로서 그들의 형상은 장엄하였습니다. 몸에서 나와 제가 다시 온갖 세계를 보니 온갖 보살과 온갖 중생이 있었고, 그들은 온갖 과일을 가져 봉헌하는 것을 마치고 그들이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013_0440_a_04L從於鉢中而取果已遍至十方阿僧祇等諸世界中授與無量諸佛世尊彼世尊鉢皆悉盈滿我見彼佛世尊食時臍中復出諸化菩薩皆金色衆相莊嚴從身出已我復見彼諸世界中有諸菩薩及諸衆生彼諸果奉獻供飬旣奉獻已見彼食
그들은 먹기를 마치고 모두가 남김없이 여래의 형상을 이루었으며 다른 세계인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곳에 이르러 그곳에서 반야바라밀의 법요(法要)를 연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여 보리에 머물게 하였고 모든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부지런히 닦아 끊이지 않고 설법하는 까닭에 그들은 그곳에서 사라져 다시 여래의 발우 속에 과일을 가득 채웠습니다. 또 이 과일을 보니 발우에서 나와 모든 세간의 중생을 공양하고 자신을 충만케 하고 윤택하게 하여 모두 부처님 계시는 곳에 이르렀습니다.
013_0440_a_11L彼等食已皆悉得成如來形相餘世界無佛之處於彼演說般若波羅蜜法要教化成熟無量衆生住於菩提諸佛法中勤修不斷爲說法故彼等還沒如來鉢中果還盈滿復見此果從鉢出已供飬一切世閒衆生充潤自身皆至佛所
그는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돌고 합장하여 공경하고서 돌아와 한쪽에 멈추었다. 세존에게서 들은 바에 따라 무소유는 법상(法相)을 해석하고 일심으로 듣고 받아서 다시는 보는 바가 없으며 다시는 아는 바도 없었다.
013_0440_a_17L頂禮佛足右繞三帀合掌恭敬卻住一面從世尊所聞無所有解釋法相一心聽受更無所見更無有智
세존이시여, 저는 또 이와 같이 듣고 수순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실천합니다. 저는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내 몸은 부처님과 이 대중과 같이 공하여 말할 것이 없다.’고 이렇게 생각할 때 불상(佛像) 하나가 일어나서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의 대덕(大德)의 신통이니라.’
013_0440_a_20L世尊我亦如是聽入隨順如所說行我如是知我身與佛及此大衆空無可說如是念時有一佛像起語我言汝善男子此是諸佛大德神通
013_0440_b_01L저는 그때 가졌던 온갖 생각과 나 자신의 존재가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환희도 없었고 겁약(怯弱)함도 없이 오직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원컨대 여러 중생들에게 아직 귀의하지 않은 자는 들게 하고, 아직 제도 받지 않은 자는 건지리라.’
저는 이 마음을 내었습니다.
‘원컨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신통으로 원만하고 빠짐이 없게 하리라.’
013_0440_b_01L我於彼時所得諸想我想不行亦無歡喜亦不怯弱我唯信入諸佛神通如是思惟願諸衆生未入者入未度者度我發是心願諸衆生於佛神通圓滿無缺
저는 그때 역시 중생의 상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처님과 대덕(大德)3)의 신통은 깨뜨릴 수 없으며, 모든 중생과 이 대중이 성숙(成熟)하게 되기 위한 까닭으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오호라, 모든 부처님과 대덕의 신통은 이와 같이 희유(稀有)한 것을 나는 지금 보았구나. 그러나 부처님의 신통은 역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다.’
013_0440_b_05L我時亦復無衆生想然我於佛大神通不可破壞諸衆生及此大衆令成熟故作如是嗚呼諸佛大德神通如是希有我今乃見然佛神通亦無增減
그때 또 공중에 부처님이 계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다시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기를 구하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한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믿고 귀의하였으며 한마음으로 생각할 때, 곧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일체 중생은 곧 하나의 중생이고, 한 중생은 곧 일체 중생입니다. 그러나 그 일체를 저는 또한 보지 못했습니다.
013_0440_b_09L彼時見空中有佛作如是言汝善男子求信入諸佛神通世尊我於彼時一心信入諸佛神通一心念時卽見諸佛神通力故一切衆生卽一衆生一衆生卽一切衆生然彼一切我亦不見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같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불가사의하구나.’
만약 제가 부처님의 큰 신통들을 보고, 제가 그때 다시 모든 부처님과 대덕의 신통을 구하여 물리거나 만족함이 없고, 그를 구할 때 저는 더 나아가 귀의하여 또다시 오로지 생각합니다. 사유하고 접촉하여 증명하는 것들로 하여금 더하고 넓게 하기 위한 까닭입니다.
013_0440_b_14L世尊我於彼時作如是念諸佛神通不可思議如我見佛大神通等我於彼時更求諸佛大德神通亦無厭足我求彼時更轉信入更復專念思惟觸證令增廣故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이 삼천대천세계 사방에 비부라산(毘富羅山)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과 사부대중과 천인(天人)과 아수라와 온갖 세계들이 모두 큰 바다를 이루고 맑고 깨끗하여 흐림이 없어 다시 남은 상(相)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또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오호, 모든 부처님의 신통은 이와 같구나.’
013_0440_b_19L世尊我於彼時見此三千大千世界四方所有毘富羅山及四衆修羅諸世界等皆成大海淸淨無濁更無餘相
013_0440_c_01L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의 신통을 생각하면 곧 세존을 봅니다. 그는 물속에 앉아 계시지만 물에 젖지 않습니다. 저는 또 암마라(菴摩羅)4)의 과일과 보리(菩提)의 과일5)이 있어 모자라거나 부서짐이 없는 것을 봅니다.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부처님 앞에 머물러 있는 것을 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며, 또 모든 부처님께서 큰 신통을 설하심에 설법할 때 보살의 형상을 이루고 부처님께 정례한 다음에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013_0440_b_22L世尊我於彼時復作是念嗚呼諸佛神通如是
또 세존을 보니 비부라산에서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는데, 이렇게 간략하게 말씀하시는데도 불을 이루고 또는 반딧불을 이루며 또다시 바람을 이루고 큰 비라과(毘羅果)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곧 땅을 이룸이 큰 엄지손가락과 같습니다.
013_0440_b_23L世尊我念佛神通時卽見世尊坐彼水中而水不著我復見有菴摩羅果及菩提果無所缺壞繞佛三帀住在佛前佛爲說法復說諸佛大神通等爲說法時成菩薩形頂禮佛已卽沒不現
일체의 세간은 곧 하나의 세간이며, 하나의 세간은 곧 일체의 세간입니다. 그 모든 세간은 또한 무지(無智)를 이루나 그것은 곧 진체(眞體)입니다. 저는 그때 부처님의 신통에 대해 이렇게 체험적으로 실증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곰곰이 생각해도 의혹을 낳지 않고, 또 두려워하지 않으며 심려(心慮)하지도 않는구나.’
013_0440_c_06L復見世尊在毘富羅山爲衆說如是略說乃至成火又成螢火復成風大毘羅果是則成地如大母
이때 한 여래의 형상이 있어 제 앞에 머무르며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어느 때든 6바라밀을 행하여 능히 이 부처님의 큰 신통을 믿고 널리 증득할 것을 생각하여라.’
세존이시여, 저는 그때 그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말씀하신 6바라밀이란 무엇을 일컫는 것입니까?’
013_0440_c_09L一切世閒卽一世閒一世閒卽一切世閒彼諸世閒復成無智彼則眞我於彼時於佛神通如是觸證惟是已不生疑惑亦不恐怖心慮不
그는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시(布施)바라밀과 지계(持戒)바라밀과 인욕(忍辱)바라밀과 정진(精進)바라밀과 선정(禪定)바라밀과 반야지혜(般若智慧)바라밀을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을 이름하여 6바라밀이라 하노라. 실천하기를 다하여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큰 신통 안에서 증입(證入)함을 얻어라. 그대는 이미 부처님의 큰 신통을 이루어 마치었노라.’
013_0440_c_13L爾時有一如來形像在我前住謂我言汝善男子於幾時行六波羅而能信此佛大神通廣思惟證我於彼時白彼佛言如所言六波羅蜜者爲是何謂
013_0441_a_01L저는 그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세간과 모든 하늘[天]과 사람과 아수라들은 내가 지금 말하는 것을 들으리라. 지금 세존께서는 나를 위하여 모든 법 가운데서 무애지(無碍智)를 얻었다고 증명하여 주셨다. 세존께서는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을 알고 계신다. 나는 아직 6바라밀을 실천하지 못했지만 부처님의 큰 신통을 증득(證得)하였다. 나는 지금 처음으로 6바라밀을 들었다. 나는 본래 전생에 어두움 속에 떨어져 있어서 알 수 없었다. 이제 세존을 뵈었고, 무소유보살의 물음과 세존께서 해석하시는 것을 나는 이미 다 들었기에 모든 법에 있어서 다시는 어두움이 없고 온갖 몸[陰聚]과 분별에 있어서 집착하는 바가 없음을 얻었다.’
그리고 게송으로 읊었다.
013_0440_c_17L彼告我言所謂檀波羅蜜尸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善男子如是名爲六波羅蜜行已當得證入諸佛大神通中汝已成佛大神通已

나는 고요하고 고요한 지혜를 얻어
다시는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 이미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이제 흔들리지 않는 즐거움을 얻었다.
고요하고 고요한 비할 데 없는 지혜는
고요하여 고요할 곳이 없다.
013_0440_c_22L我時白言是故世閒諸天及阿修羅等聽我今說現今世尊爲我證明於諸法中得無㝵智世尊現如我今說我未曾行六波羅蜜得證於佛大神通我今始聞六波羅我本前際墮黑闇中不可得知見世尊及無所有菩薩所問世尊解我旣聞已於諸法中無復黑闇諸陰聚分別法中得無所著而說偈言

어떠한 일을 하여서 보시를 행함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에게 보시의 행은 없다.
이미 비할 데 없는 고요함을 깨달았기에
013_0441_a_07L我得寂靜智
無復有所著
今已脫諸苦
現得不動樂
寂靜無比智
寂無有所寂

보시 가운데서 무슨 일이든 행동하면
그 보시는 고요함을 이루지 못한다.
고요함의 비할 데 없는 지혜는
고요하여 고요한 곳이 없다.
013_0441_a_09L爲何事布施
多百爾所劫
我無布施行
已證無比寂

어떠한 일을 하여 계율을 지켜서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에게는 이제 계율을 지키는 것이 아니며
이미 비할 데 없는 고요함을 깨달았기에
013_0441_a_11L布施中何作
彼施不爲寂
寂靜無比智
寂無有寂處

고요함 가운데는 계율을 지키는 일도 없으며
계율도 또한 고요하지 않다.
이미 비할 데 없는 고요함을 알아
고요하지만 고요한 곳이 없다.
013_0441_a_12L爲何事持戒
多百爾所劫
我今不持戒
已證無比寂

어떠한 일을 하여서 인내를 닦아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나는 이제 인내를 닦지 않는다.
이미 비할 데 없는 고요함을 깨달았기에
고요함 가운데 무슨 인내할 바가 있겠는가.
인내 또한 고요하지 않는 것이다.
013_0441_a_13L寂中無持戒
戒亦不爲寂
已知無比寂
所寂無寂處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알아
고요하지만 고요한 곳이 없다.
어떠한 일로서 정진(精進)을 삼아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나는 정진을 행하지 않는다.
013_0441_a_15L爲何事修忍
多百爾所劫
我今不修忍
已證無比寂
寂中何所忍
忍亦不爲寂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깨달았기에
고요함 가운데 나아가지만
적멸(寂滅)에는 정진이 없다.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알아
고요하지만 고요한 곳이 없다.
013_0441_a_17L已知無比寂
所寂無寂處
爲何而精進
多百爾所劫
我不行精進
已證無比寂
寂中用進爲
寂滅無精進
已知無比寂
所寂無寂處

어떠한 일로든 선(禪)을 닦아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이제 나는 선을 닦지 않는다.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깨달았기에
013_0441_a_20L爲何而修禪
多百爾所劫
我今不修禪
已證無比寂

그 가운데서 선을 작용한다 하여도
고요함 가운데는 선정(禪定)이 없다.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알아
고요하지만 고요한 곳이 없다.
013_0441_a_21L於中用禪爲
寂中無禪定
已知無比寂
所寂無寂處
013_0441_b_01L
어떠한 일로 지혜를 닦아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나는 지혜를 닦지 않는다.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깨달았기에
그 가운데서 지혜를 작용하여도
고요함 가운데는 지혜가 없다
013_0441_a_23L爲何修智慧
多百爾所劫
我未修智慧
已知無比寂
於中用智爲
寂中無智慧

어떠한 것으로 보시와 지계와 인욕(忍辱)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 등의 모든 6도(度)6)
어찌 그 많은 소행(所行)이 작용하겠는가.
013_0441_b_02L何用施戒忍
精進及禪定
智慧等諸度
何用多所行

나는 지혜가 없기 때문에
이미 비할 데 없는 적정을 알았다.
그 가운데서 지혜가 무엇을 하겠는가.
고요함 가운데서는 지혜가 작용할 것이 없다.
013_0441_b_03L我以無智故
已知寂無比
於中智何作
寂中無用智

원하건대 저를 위하여 해석하여 주십시오.
모든 온갖 법 가운데
부처님의 지혜는 자재(自在)하며
세존께서는 모르시는 것이 없습니다.
013_0441_b_04L願爲我解釋
所有諸法中
一切智自在
尊無不知者

그는 이 뜻을 묻기를 마치고
양족존(兩足尊)께서는 해석하셨다.
여실(如實)한 진여(眞如) 등은
흩어지지 않고 또한 합하지도 않으며
취(取)하지도 않고 또 버리지도 않는다.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013_0441_b_06L彼問此義已
兩足尊爲釋
如實眞如等
不散亦不合
不取亦不捨
汝今應當知

중간과 자신 및 타인에게 있어서
마땅히 다시는 의혹이 없어
부처님의 신통을 알아 마치면
곧 아상(我想)을 떠나고
또한 다시는 언설(言說)이 없으리라.
013_0441_b_08L於中及自他
當更無有疑
知佛神通已
則離於我想
亦復無言說

스스로 무상(無上)을 버려
부처님의 신통을 깨달아 마치면
일체의 죄가 모두 없어진다.
없어져 마치면 열뇌(熱惱)가 없으리니
때문에 계를 지닌 자라 이름 한다.
013_0441_b_09L自身捨無上
覺佛神通已
一切罪皆滅
滅已無熱惱
故名持戒者

부처님의 신통을 듣기를 마치면
그는 큰 신통을 말하고
여실하게 사려(思慮)가 없으면
그를 인욕자(忍辱者)라 이름 하고
013_0441_b_11L聞佛神通已
彼言大神通
如實無思慮
彼名忍辱者

부처님의 신통을 깨달아 마치면
그의 마음에 겁약(怯弱)함은 없으며,
또다시 정진이 일어나니
때문에 정진하는 자라고 이름 한다.
013_0441_b_12L覺佛神通已
彼心無怯弱
更復生精進
故名精進者

부처님의 깨달음을 깨달아 마치면
그의 마음은 산란하지 않아
일체의 모든 상(相)을 버리니
때문에 선정에 든 자라고 이름 한다.
013_0441_b_14L覺佛神通已
彼心不散亂
捨一切諸相
故名禪定者

부처님의 신통을 깨달아 마치면
그는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아
모든 장애를 초월하니
때문에 6도(度)를 아는 자라고 이름 한다.
013_0441_b_15L覺佛神通已
彼不著三界
超越諸障㝵
故名智度者

이를 모든 곳에서 행하여
모든 6도를 조복하는 자는
모든 부처님을 깨달아 안다.
이를 부처님의 신통이라 이름 한다.
013_0441_b_16L是行一切處
諸度調伏者
覺知一切佛
是名佛神通

이때 악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 사람을 해치고자 한 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낱낱의 모든 부처님의 법과 가르침은 깨닫기 어렵고 지혜가 아주 적은 자는 다시 깊이 사유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3_0441_b_18L爾時惡心難調害人者白佛言世尊一一諸佛法教難覺微少智者更深思惟而說偈言

만약 들은 자가 바로 증득하게 된다면
어떻게 신통력을 깨달아
그가 마땅히 능히
이들 모든 6도(度)와
보리를 돕는 법을 만족하겠습니까?
013_0441_b_21L若有聞觸證
云何覺神通
彼當能滿足
是等諸六度
及助菩提法

무엇을 부처님의 신통이라 말합니까?
어떠한 실체(實體)의 상(相)이 있고
그는 어떤 색에 머물러 있으며
어떤 것을 깨달음을 얻었다 합니까?
013_0441_b_23L何謂佛神通
有何實體相
彼有何色住
云何而得證
013_0441_c_01L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나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 사람을 해친 자에게 답하여 말씀하셨다.
013_0441_c_01L爾時世尊以偈報彼惡心難調害人者言

만약 스스로 깨달아 앎이 있으면
이미 스스로 중생은 없다.
일체법(一切法) 가운데의 지혜는
바로 부처님의 신통이니라.
013_0441_c_03L若有自覺知
自已無衆生
一切法中智
彼是佛神通

중생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공법(空法) 안에서 가르치라.
이와 같이 중생을 가르치면
마땅히 부처님의 신통을 얻으리라.
013_0441_c_05L衆生有著心
教於空法中
如是教衆生
當得佛神通

중생에게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면
마땅히 한 마음으로 널리 깨닫게 하라.
또한 마땅히 마음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신통이니라.
013_0441_c_06L衆生有著心
當一心普覺
亦不當發心
此是佛神通

소유한 모든 불찰(佛刹)은
곧 하나의 불찰임을 알거라.
양쪽이 모두 들어가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신통이니라.
013_0441_c_07L所有諸佛剎
卽知一佛剎
彼此不相入
此是佛神通

모든 법이 생겨나지 않음을 알고
능히 보리심(菩提心)을 내면
모든 중생은 한 번 나기 때문에
부처님의 신통이라 말하느니라.
013_0441_c_09L知諸法不生
能發菩提心
諸衆生一生
故言佛神通

참는 마음7)을 신통이라 하느니라.
참음의 법체(法體) 또한 다하면
일체법(一切法)에 들어
역시 머무를 곳이 없느니라.
013_0441_c_10L忍言爲神通
忍法體亦盡
入於一切法
亦無有所住

그는 부처님의 신통에 머물며
일체의 법에 의심이 없느니라.
의혹이 없는 것이 무생(無生)의 법이다.
때문에 그는 수기(授記)8)를 얻느니라.
013_0441_c_11L彼住佛神通
一切法無疑
無疑無生法
故彼得授記

중생을 성숙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마땅히 불찰(佛刹)을 맑고 깨끗하게 하고
수많은 세월 동안 수행하며
마땅히 부처님의 지혜를 얻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의 공(空)을 깨달아 아느니라.
013_0441_c_13L成熟衆生故
當淸淨佛剎
於多劫修行
當得佛智故
覺知諸佛空

일체를 가장 높이 하여
불법(佛法)의 피안(彼岸)으로 건너간다.
중생을 성숙하게 하고자 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소리와 신통과
글의 뜻까지를 능히 모두 밝혀
비밀스러운 가르침 속에서도
바로 피안으로 건널 수가 있느니라.
013_0441_c_14L一切最爲上
度佛法彼岸
成熟衆生故
佛聲及神通
文義皆能證
於秘密教中
卽得度彼岸

끝이 없어 가질 수도 없고
또한 남김없이 아는 자도 없느니라.
이와 같이 부처님의 신통은
변제(邊際)가 없느니라.
013_0441_c_17L無邊不可取
亦無遍知者
如是佛神通
無復有邊際

만약 스스로 이를 깨달아 마치면
곧 이것이 뛰어난 보시이니라.
일체의 보시 가운데 으뜸이어서
다시는 나쁜 곳에 나지 않느니라.
013_0441_c_18L若自此證已
卽是勝布施
一切施中上
更不生惡處

능히 일체의 보시를 행하며
그가 항상 보시를 행할 때
분별하는 알음알이가 없으며
또한 머무는 곳도 없느니라.
013_0441_c_19L能行一切施
彼常行施時
無有分別知
亦無有所住

이와 같은 가르침을 깨달아 알기를 마치면
그는 모든 물건을 버리게 되느니라.
일체의 생(生) 가운데에서도
이런 까닭으로 일체를 버리느니라.
013_0441_c_21L覺知是教已
彼無物不捨
於一切生中
是故捨一切

만약 이 법을 듣기를 마치고
능히 아상(我想)을 버리며
집착하는 바가 없음을 얻어 마치면
이를 최상의 보시라 하느니라.
013_0441_c_22L若聞此法已
能捨於我想
取已無所著
是爲最上檀
013_0442_a_01L
듣기를 마치어 열뇌(熱惱)가 없고
몸과 마음이 고요함을 얻으면
이를 최상의 계라고 하느니라.
다시 이보다 뛰어난 자는 없느니라.
013_0441_c_23L聞已無熱惱
身心得寂靜
是爲最上戒
更無有勝者

하나의 공법(空法) 가운데는
참음도 없고 다툼도 없으니
이를 가장 뛰어난 인욕이라고 하느니라.
013_0442_a_02L於一空法中
無忍無諍競
是爲最勝忍

그 가운데 더할 나위 없는 자는
모든 법이 공한 것을 알아
겁내거나 나약한 마음이 없느니라.
이를 뛰어난 정진이라 하느니라.
013_0442_a_03L於中無上者
知諸法空已
無有怯弱心
是爲勝精進

그 가운데서 그르침이 없는 자는
공(空)에 있어서 항상 문란하지 않고
일체의 마음이 깨달음을 내느니라.
이는 곧 마음을 편안케 하는 선정(禪定)이니라.
013_0442_a_04L於中無過者
於空常不亂
一切心發覺
此是快禪定

오직 소리 가운데 시현(示現)하고
혹은 공(空)에 있어서 두려워하지 않고
일체지(一切智)는 생각함이 없어
수면(睡眠)과 무지(無知)를 떠나느니라.
이와 같은 지혜를 최상이라 하느니라.
013_0442_a_05L唯聲中示現
若於空不怖
一切智無想
離睡眠無知
是智爲最上

이들 6도를 실천에 옮겨
이 가르침 안으로 들어가
만약 말 없는 가운데 행하는 말씀을 알면
그는 모든 제도할 것을 제도하여
모든 법을 파괴하지 않으며
역시 핍박한 번뇌가 없느니라.
013_0442_a_07L是等諸度行
入於是教中
若知無言說
彼卽度諸度
不壞於諸法
亦無有逼惱

그는 곧 비른 법을 알며
공용(功用)9)이 없는 지혜는 정(定)이며
모든 법을 파괴하지 않으며
역시 핍박함이 없느니라.
앎[知]이 없는 것이 적정(寂靜)이기 때문이니라.
보시로써 피안(彼岸)으로 건너느니라.
013_0442_a_09L彼卽知正法
無功用智定
不壞於諸法
亦無有逼迫
無知寂靜故
度於施彼岸

만약 모든 법을 파괴하지 않으면
역시 핍박을 당하는 일도 없느니라.
이것이 바로 가장 뛰어난 계(戒)이며
일체의 계율 가운데 으뜸이니라.
013_0442_a_11L若不壞諸法
亦不逼諸法
此是最勝戒
一切戒中上

만약 사물을 파괴하지 않으면
옳지 못한 법에 있어서도 그러하니라.
이와 같이 의심이 없으면
다시는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이니라.
013_0442_a_12L若不破壞物
於非法亦然
如是無疑已
更不墮惡道

인욕은 다함이 없기 때문에
일체의 유위(有爲)를 깨닫느니라.
이것이 바로 가장 뛰어난 인욕이니라.
013_0442_a_14L若忍無盡故
覺一切有爲
此是最勝忍

일체의 투쟁을 끊고
항상 이 인욕을 닦고 가까이하며
낮과 밤으로 쉬지 아니하여
이와 같이 몸으로 깨달으면
마땅히 기뻐할 색[色:身]을 얻느니라.
013_0442_a_15L斷一切鬪諍
常習近是忍
晝夜不休息
如是身觸證
當得可喜色

항상10) 공(空)을 닦을 때
피로하고 지겹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이것이 바로 으뜸가는 정진이니라.
013_0442_a_16L若修習空時
不生勞倦意
是卽上精進

일체의 게으름을 버린
이와 같은 그의 정진을
만약 능히 몸에 지니어 마치면
바로 으뜸가는 정진이라고 이름 하느니라.
013_0442_a_17L捨一切懈怠
如是彼精進
若能身觸已
卽名上精進

일체에 허물이 없는 사람은
공법(空法)과 선정(禪定)과
적멸(寂滅)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비로 최승(最勝)의 공이니라.
013_0442_a_19L一切無過者
不著於空法
及與禪寂滅
此是最勝空

모든 각관(覺觀)11)을 멀리 떠나
그 가운데서 선정을 기뻐하는 사람
그는 온갖 번뇌를 버리고
이와 같이 몸에 지니기를 마치어
곧 경솔함과 수선스러움이 없느니라.
013_0442_a_20L遠離諸覺觀
是中禪喜者
彼捨諸煩惱
如是身觸已
卽無有輕躁

만약 내외(內外)의 법에 있어서
의지하고 집착함이 전혀 없으면
이것이 바로 가장 뛰어난 지혜이니라.
013_0442_a_22L若於內外法
無所有依著
此是最勝智

지혜는 능히 흩어짐이 없으며
마땅히 일체 법을 관찰하느니라.
만약 지처(智處)가 없으면
이와 같이 지니고 알기를 마치어
모든 세간에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아니하느니라.
013_0442_a_23L無有智能散
當觀一切法
若無有智處
如是觸知已
不染著諸世
013_0442_b_01L
이와 같이 여실히 알고
항상 능히 일체에게 베풀되
또한 일체에게 베푸는 것도 없어
그에게는 취하는 바가 없느니라.
013_0442_b_01L如是如實知
常能一切施
亦無一切施
彼無有所取

모든 법은 소유(所有)가 없느니라.
이것이 비로 모든 법체(法體)니라.
그가 접촉하고 마치는 것이 없으면
이름 하여 재물이 풍부한 자라 하느니라.
013_0442_b_03L諸法無所有
卽是諸法體
彼無所觸已
名爲財富者

만약 능히 맑고 시원한 것을 생각하면
평등을 잘 닦아
모든 비겁하고 나약한 것이 없느니라.
의심을 끊고 넓고 남김없이 비추느니라.
맑고 깨끗하게 계(戒) 가운데 머물면
그에게는 뜨거운 번뇌가 없느니라.
013_0442_b_04L若思能淸涼
善修於平等
無有諸怯弱
斷疑遍普照
淸淨住戒中
彼無有熱惱

만약 깨닫는 바가 없으면
그의 계는 유전(流轉)함이 없을 것이니라.
해탈은 허공과 같아
다시는 소견(所見)이 없느니라.
허공과 같이 맑고 깨끗하리니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는 나쁜 행동이 없으며
모든 법에 소견이 없느니라.
013_0442_b_06L若無有所證
彼戒無所轉
解脫如虛空
更無有所見
如虛空淸淨
故彼無惡作
無所見諸法

더할 나위 없는 도(道)를 구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위하는 까닭이니라.
번뇌처(煩惱處)에서 일어날 때에
그는 그의 몸을 보지 아니하고
그의 몸을 보지 않을 때
번뇌에 묶이는 곳도 없으며
해탈은 모두가 꿈과 같으니라.
013_0442_b_08L而求無上道
爲諸衆生故
所起煩惱處
不見彼彼身
不見彼身時
煩惱無縛處
解脫皆如夢

다시 또 보는 바가 없고
그가 없어 역시 보지 않으면
이런 까닭으로 꿈과 같다고 이름 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든 언설(言說)과
유(有)와 무(無) 등의 차별과
소리와 각관(覺觀)12)의 분별은
공(空)과 같아 가질 수가 없느니라.
013_0442_b_11L更無所復見
彼無亦不見
是故名如夢
如是諸言說
有無等差別
聲覺觀分別
如空不可取

계율을 지키고 계율을 깨는 것과
선취(善趣)13)와 악취(惡趣)14)
어리석음과 허망(虛妄)의 분별은
이곳에 진실은 없으니
더욱 거울 속의 상(像)과 같으니라.
분별 때문에 그를 보지만
그에게는 소유가 없느니라.
013_0442_b_13L持戒與破戒
善趣及惡趣
癡虛妄分別
是處無眞實
猶如鏡中像
分別故見彼
於彼無所有

색(色)과 체(體)는 실로 이와 같으니
이와 같이 안으로 나를 헤아리면
대장부는 얼을 수 없느니라.
안은 이미 소유가 없고
바깥 또한 얻을 수 없으니
이것이 바로 여여(如如)의 가르침이니라.
013_0442_b_15L色體實如是
如是內計我
士夫不可得
內旣無所有
外亦不可得
此是如如教

이런 까닭으로 공(空)이라고 말하느니라.
만약 능히 공을 알면
그는 마땅히 적멸(寂滅)을 깨닫느니라.
색은 인연을 쫓아 나오고
그 색은 실체(實體)가 없느니라.
013_0442_b_17L是故言爲空
若能知空者
彼當證寂滅
色從因緣生
彼色無實體

만약 인연이 그에게 없으면
그도 없고 인연도 없느니라.
인연이 없는 까닭에 나지 않는 것이니라.
본성(本性)은 공하여 고요하며
가짐도 없고 또한 버림[捨]도 없느니라.
버림[棄]도 없으며 역시 같음[似]도 없느니라.
013_0442_b_19L若緣彼無有
彼無無有因
無因故不生
本性空寂靜
無取亦無捨
無棄亦無似

만약 이 두 가지가 없는 것을 깨달으면
일체의 근기(根機)를 능히 참을 수 있느니라.
만약 이와 같이 참을 수 있으면
그는 마땅히 속히 부처를 이룰 것이니라.
013_0442_b_21L若證是無二
一切根能忍
若得如是忍
彼當速成佛

나는 이와 같이 알아
연등불(燃燈佛)을 뵐 수 있었고,
뒤에 나는 ‘그대는 뒤에 마땅히 성불(成佛)하리라’는
수기[記]를 받았느니라.
013_0442_b_22L我如是知已
得見然燈佛
於後授我記
汝往當成佛
013_0442_c_01L
만약 어떤 선남자(善男子)가
또는 선여자(善女子)로서
이와 같은 것을 깨닫는다면
또한 마땅히 어렵지 않을 것이니라.
013_0442_c_01L若有善男子
及以善女人
彼覺如是等
則亦當不難

만약 어떤 선여인이
여자 몸에서 바뀌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이와 같이 몸을 알아야 하느니라.
곧 구족하게 원하는 바를 얻고
얼굴도 좋고 매우 단정하여
보는 사람에게 기쁨을 일으킬 것이니라.
013_0442_c_02L若有善女人
欲轉於女身
應如是知身
卽得具足願
好色甚端正
見者生歡喜

장부(丈夫) 부가라(富伽羅)15)
이와 같은 가르침을 깨달아 알아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듣고 지니는 데다 능히 생각하여
지혜로운 장부라 불릴 것이니라.
013_0442_c_04L丈夫富伽羅
覺知如是教
正行正念者
聞持已能思
名智慧丈夫

중생을 위하여 의심의 그물을 끊어버리기에
만약 많은 중생들이 있어서
의심하고 현혹되어 뜻을 정하지 못하고
지혜만 구하려고 한하면
그는 능히 의혹을 끊어야 할 것이니라.
013_0442_c_06L爲衆決疑網
若有多衆生
疑惑無定意
欲求於智慧
彼能爲斷疑

만약 바르지 못한 도(道)에 머물러 있으면
그로 하여금 올바른 길에 머물게 해야 하느니라.
유명(幽冥)16)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그를 위해 밝게 빛[照明]을 뿌리고
소유하여 생(生)을 받는 곳마다
일체 모든 곳에서 광명을 얻을 것이고
중생을 위해 사랑하고 즐거워하리라.
013_0442_c_07L若住不正道
令彼住正路
幽冥諸衆生
能爲彼照明
所有受生處
一切處得明
爲衆生愛樂

이 가르침을 깨달아 알기 때문에
수명(壽命)도 능히 길고 멀게 되어
모든 근기를 모두 갖추어서
항상 훌륭한 집안에 태어나
권속들이 늘 수순(隨順)할 것이니라.
013_0442_c_10L覺知此教故
壽命得長遠
諸根悉具足
常生勝族姓
眷屬皆隨順

어떠한 곳에 태어나더라도
모든 이익을 이룰 것이고,
남아 있는 중생들까지도 모두 함께
보리의 세상에 머물게 할 것이니라.
013_0442_c_11L隨何等生處
爲一切利益
幷餘衆生等
悉令住菩提

만약 이러한 법을 들으면
능히 속히 스스로 깨달음을 보게 되고.
모든 중생들이 마땅히
항상 공경하고 봉사(奉事)할 것이니라.
마땅히 항상17) 복전(福田)을 짓고
일체의 보시를 받을 만해서
항상 착한 장부가 될 것이니라.
013_0442_c_13L若聞是等法
能速自證見
諸衆生應當
常恭敬奉事
應當作福田
堪受一切施
常爲善丈夫

세간(世間)의 지제(支提)18)가 되어
모든 부처님의 앞에 머물고
모든 훌륭한 보시에 있어서
무상(無上)하신 세존의 주변에서
그들은 시주(施主)가 될 것이고
모든 세간을 항복시켜
마땅히 복전을 지을 것이니라.
013_0442_c_15L爲世閒支提
住於諸佛前
於一切勝施
無上世尊邊
彼等堪施主
降伏諸世閒
當爲作福田

만약 이와 같이 법을 들으면
능히 부지런히 수행하여 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니라.
일체의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수다라(修多羅)19)의 말씀이니라.
이와 같이 보리를 깨달아
여여(如如)하여 분별이 없으리니
이것이 교법(敎法)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니라.
013_0442_c_17L若聞如是法
能勤修速證
一切諸佛教
此修多羅說
如是覺菩提
如如無分別
爲此益法教

마땅히 보리의 행을 실천하여
아승기겁(阿僧祇劫)20)의 많은 때에
이 교법(敎法)을 듣기 때문에
만약 인천(人天) 가운데에서
온갖 과보를 받고자 하면
능히 이 법을 듣고
마땅히 부지런히 수행하여 속히 깨달아야 하느니라.
013_0442_c_20L當行菩提行
阿僧祇劫數
聞是教法故
若於人天中
欲受諸果報
而能聞是法
應勤修速證

그는 능히 항복함이 없으며
모든 중생들을 조절하고 다스려서
나머지 모든 중생들에게도
그는 항상 위엄과 덕망이 있을 것이며,
그의 지혜는 이익을 잘 얻어
수명도 잘 얻고
부처님의 출세(出世)하시는 때에 놓일 것이니라.
013_0442_c_22L彼無能降伏
調御諸衆生
能於諸餘衆
彼恒有威德
彼智善得利
善得於壽命
得値佛出世
013_0443_a_01L
능히 이 가르침을 듣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모든 부처님의 법이
그는 부사의(不思議)함을 알 것이며
이 때문에 그는 성문(聲聞)21)이 될 것이니라.
013_0443_a_01L能聞此教故
所有諸佛法
彼知不思議
彼爲作聲聞

또 승가(僧伽)의 공덕을 얻어
일체의 법에서 벗어날 것이며
또한 안으로 자신까지 버려
마땅히 수다라를 들을 것이니라.
듣기를 마치면 마땅히 깨달아야 하느니라.
013_0443_a_03L復得僧功德
捨於一切法
復捨內自身
應聽修多羅
聞已應覺知

이 법은 말해지지 않은 적이 없으니
이곳에서 말해지는 바가 없다고 해도
이와 같은 모든 법은
이 가운데서 이와 같이 말해지느니라.
013_0443_a_04L此法無不說
是處無所說
如是等諸法
此中如是說

‘취하지도 않고 또 버리지도 않으며
또한 얻거나 잃는 것도 없으며
지니고 올 곳도 없어
이 법에는 머무는 곳이 없다.’
013_0443_a_06L不取亦不捨
亦無有得失
無處可持來
是法無住處

계셨던 과거의 부처님께서는
그 분은 이와 같이 설법하시느니라.
‘만약 장차 올 부처님이 있으면
그는 마땅히 이와 같이 말씀하실 것이다.
013_0443_a_07L所有過去佛
彼如是說法
若有當來佛
彼當如是說

온 누리 시방 세계에 있어서
현재의 양족존(兩足尊)22)이신
그 분이 말씀하시는 교법은
또한 이와 같이 둘이 없으며,
013_0443_a_08L於十方世界
現在兩足尊
彼所說法教
亦如是無二

만약 중생이 있기 때문에23)
능히 이 법을 말하는 사람은
마땅히 내가 말한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마땅히 깨달아 알아야 하느니라.
013_0443_a_10L若有衆生欲
能說是法者
當如我所說
如是當覺知

이 법을 깨닫지 않고서는
장차 열반을 얻더라도
끝내 증득(證得)하지 못하고
마땅히 보리에 머물지 못할 것이니라.
013_0443_a_11L若不覺此法
而當得涅槃
終不能觸證
及當住菩提

이는 그가 모두 구족해야 할 것이며
이는 바로 모든 부처님의 지견(知見)이니라.
지니고 있는 이와 같은 법은
지니고 있는 견처(見處)와는 반대이니라.24)
013_0443_a_12L此彼皆具足
此是諸佛見
所有如是法
及如是見處

중생계(衆生界)는 [원하는] 때를 구해서
출현하기가 어려우니
만약 이 모든 법을 깨달으면
진실한 체(體)는 비고 고요하며[空寂]
모든 법은 실(實)이 없으며
모든 법 또한 있음이 없을 것이니라.
013_0443_a_14L衆生界求時
難得於出現
若覺此諸法
眞實體空寂
諸法無有實
諸法亦無有

만약 법상(法想)이 없으면
일체가 고요하고 고요하여
피차(彼此)를 여실이 알면
모든 법에 얻을 곳이 없으며
지니고 있거나 물을 곳이 없고
지니고 있거나 말할 곳도 없느니라.
013_0443_a_16L若無有法想
一切有寂靜
此彼如實知
諸法無得處
無所有所問
無所有所說

그때 저 마하살(摩訶薩)을
무소유(無所有)라 이름 붙이니라.
그리하여 그는 여래(如來)를 생각하며
또 사람 가운데 으뜸인 이에게 묻느니라.
말씀하기는 이와 같은 법은
불 수 없지만 말씀을 하시니
누가 능히 이와 같이 깨닫는가.’
013_0443_a_18L時彼摩訶薩
名曰無所有
以念於如來
復問人中上
所說如是法
不可見而說
誰能覺如是

깨달아 알지 못하는 사람과
이처럼 수없이 많은 하늘과
모든 사부대중은
열 손가락을 모아 합장하고서
뜻을 고요히 하여 경건하게 듣고 들으며
그는 듣고 나서 기뻐하며 경하하지만,
그러나 얻는 바는 없느니라.
013_0443_a_20L不可覺知者
是等多億天
及諸四部衆
合十指爪掌
寂意而聽聞
彼聞已欣慶
而無有所得

무지(無智)와 득처(得處)에서
많은 중생은 이 뜻에 머물고,
만약 아직도 알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들은 욕망과 쾌락을 일으킬 것이니
부지런히 정진할 뜻을 내어
마땅히 듣고 깨달아야 하느니라.
013_0443_a_22L無智及得處
多衆住是意
若有未知者
彼等起欲樂
發勤精進意
當得聞已知
013_0443_b_01L
이와 같이 참 뜻을 들으면
참다운 지혜는 분별이 없어
내 몸과 같아져 그만 못한 일은 없을 것이니라.
진여(眞如)는 또 이와 같이 말하느니라.
013_0443_b_01L如是聞眞義
眞智無分別
如己無不如
眞復如是說

‘모든 부처님의 묘법(妙法)을 듣고
큰 신통력을 보게 되면
모두가 기쁜 뜻을 내어
마땅히 으뜸가는 보리를 얻느니라.
수많은 천만(千萬) 가지 하늘과
백 나유타(那由他)25)
이미 깨달아 스스로 깨달아 알았느니라.’
013_0443_b_03L聞諸佛妙法
所見大神通
皆發歡喜意
當得上菩提
多有俱致天
及百那由他
已覺自證知

내가 말하는 것과 같이
지금 이 무리 가운데서26) 나에게
지니고 있는 법에 대해 묻는 사람은
백천(百千)의 곱절이 될 것이고,
이미 진실한 법을 만나 깨달아
모두가 이미 다함께 회합할 것이니라.
013_0443_b_05L如我之所說
今我此衆中
所有聞法者
倍有百千數
已觸證眞法
皆已共和合

옛날 항하(恒河)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미 듣고 이 법을 깨달았느니라.
그는 듣고서 이제 만나 깨달았으며
그는 이에 마땅히 부처를 이룰 것이니라.
지금 내가 있는 것과 같이
마땅히 이와 같이 법을 말하며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도 없을 것이니라.
013_0443_b_07L昔恒沙佛所
已聞覺是法
彼聞今觸證
彼此當作佛
如我今所在
當如是說法
無有於增減

이렇게 사람을 살해하고자 하는 자는
지난 날 태어난 곳에서
이미 이와 같이 법을 듣고
옛날의 그곳에서 있지 않았던 것을
그는 지금 들을 수 있게 되었느니라.
무소유(無所有)의 해석은
이미 부처님의 신통력 안에 들었느니라.
013_0443_b_09L是殺害人者
於往昔生處
曾聞如是法
昔所未曾有
彼於今得聞
無所有解釋
已入佛神通

지금 들은 뜻을 알아
이들 대중을 보고
바로 자신을 싫어하여
스스로 최하류(最下類)임을 보고
부처님의 신통력을 아는 까닭에
013_0443_b_12L今知於聞義
見是等大衆
卽厭於自身
自見最下類
知佛神通故

또다시 믿음에 깊이 들어가
불가사의(不可思議) 등은
그가 들어가자마자 곧 얻으리니,
비법(非法)과 비비법(非非法)은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신통력이니라.
013_0443_b_13L復更信深入
不可思議等
彼入已卽得
非法非非法
此是佛神通

모든 세간의 더할 나위 없는 것은
무분별(無分別)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아 마쳐
얻지 못할 곳이 없는 곳이 없어
이 날카로운 근기를 가진 사람을 해치느니라.
듣는 바와 같이 듣기를 마치고 나면
날카로운 근기가 나를 향하여 말하느니라.
013_0443_b_15L諸世閒無上
覺無分別已
無所無不得
此害人利根
如所聞聞已
利根向我說

‘모든 부처님의 법체(法體)는
중생의 마음이 완고하고 우둔하며
어리석음의 그물로 덮여 있어
아무리 많은 때에 듣는다고 해도
부처님의 신통력을 알지 못하느니라.
013_0443_b_17L諸佛之法體
衆生心頑鈍
爲癡網所覆
雖復多時聞
不知佛神通

나는 그 옛날 이미 부처님을 보았고
사람 가운데 으뜸이 되어
이 큰 신통력을 깨달았으며
뒤에 수기(授記)를 얻어
과거의 84아승기겁(阿僧祇劫) 가운데
나는 환하게 부처님께 등불을 밝혔느니라.
013_0443_b_19L我昔曾見佛
證作人中上
覺是大神通
於後得授記
過去八十四
阿僧祇劫中
我値然燈佛

그리하여 유위법(有爲法)을 알았고
그럼으로써 소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덮인 속에서 얻은 바가 되어
아상(我想)에 집착하였고
온갖 번뇌에 현혹되었고
부처님의 신통력을 깨닫지 못하였느니라.
013_0443_b_21L以知有爲法
以有所得故
爲得之所覆
而著於我想
爲諸煩惱惑
不覺佛神通

집착함으로 해서
생사(生死) 가운데 흐르고 돌아서
거듭 변제(邊際)를 얻지 못하였노라.’
013_0443_b_23L以有於執著
流轉生死中
數不得邊際
013_0443_c_01L
스스로 나머지를 깨닫지 아니하고
이와 같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깨닫지 아니하면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
그도 또한 많은 때에 집착하느니라.
013_0443_c_01L自餘若不覺
如是佛神通
菩薩摩訶薩
彼著亦多時

이러한 모든 보살들은
빨리 보리를 깨닫고자 하고
고요한 부처님의 신통력을 속히 깨닫고자 하여
마땅히 원각(圓覺)27)에 들어야 하느니라.
013_0443_c_02L是諸菩薩等
欲速證菩提
寂靜佛神通
應速願覺入

이와 같이 다스리기 어려워서
이름 하여 사람을 해치는 자라 하니
도리어 지혜와 근기가 날카로워질 것이니
이 때문에 그는 얻기가 어렵지 아니하느니라.
013_0443_c_04L如是難調伏
名爲害人者
還得利智根
故彼得不難

이때 무리 가운데 있던 무번천자(無煩天子)는 곧 제천(諸天)의 만다라화(曼陀羅華)를 부처님 위에 뿌리고 합장하고 공경하고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인연으로서 이 나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운 살인자(殺人者)가 이와 같이 지혜의 근기가 날카롭고 지혜가 미묘하여 능히 이와 같이 속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까?”
013_0443_c_05L爾時衆中無煩天子卽以諸天曼陁羅花而散佛上合掌恭敬而白佛言世尊以何因緣是惡心難調殺害人如是利根智慧微妙乃能如是速疾決了說是語已
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는 무번천자에게 말씀하셨다.
“천자여, 분명하게 들어라. 이 나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 사람을 살해하는 사람은 과거세(過去世)에 이미 5백 생(生)이 있었다. 독사의 몸을 받아서 생물을 보면 곧 해쳤는데, 그는 몸을 받고서도 밤낮으로 많은 중생들이 그로부터 해를 입었다. 굶주림과 괴로움으로 인해 모두가 그를 먹었지만 더욱 만족하지 않았다. 먹기를 마치면 소멸(消滅)하여 모두 재가 되어 사라졌다.
013_0443_c_10L爾時佛告無煩天子言天子諦聽是惡心難調殺害人於過去世曾五百生受毒蛇身見卽害物受彼身已於日夜中多有衆生爲彼所害以飢惱故皆食彼盡猶不能足食已消滅皆成灰燼
그는 먹이를 구하느라고 잠도 잘 수 없었다. 몸은 편안하지 아니하여 나쁜 마음은 더욱 더해졌다. 혹은 하루 낮과 밤, 반 달과 한 달을 지나고, 혹은 해를 지나서 나쁜 마음으로 인하여 목숨이 다하고 곧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지고 그곳에 태어나 커다란 고뇌를 받은 것은 백천(百千) 구지(俱胝) 나유타(那由他)의 세월이었다. 혹 그 몸을 버리면 다시 보기만 하면 해를 입는 독사 가운데 태어났었다. 이와 같이 차례로 5백 세(歲)를 지나서는 보기만 해도 해를 입는 독사의 몸을 받지 않게 되었다.
013_0443_c_15L彼以求食不得眠睡身不安隱惡心更增或經日夜半月一月或經年歲因惡心故而取命終卽便墮於阿鼻地獄生彼處已受大苦惱百千俱致那由他歲若捨彼身還復生於見毒蛇中如是次第經五百世常當受於見毒蛇身
013_0444_a_01L그러나 만약 그가 그 몸을 버리면 다시 아비지옥에 떨어졌으니, 그 악이 모여서 이와 같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생에 있어서 그는 독사인 어머니의 사랑에 묶였기 때문에 약간의 벌레를 죽여서 그에게 주워 먹게 하였다. 먹기를 마치자 배가 불러 몸이 편안해졌고, 곧 잠들어 밤낮 깨지 않았다.
013_0443_c_21L若捨彼身還復生於阿鼻地獄以彼惡集如是起故於最後生彼毒蛇母愛所縛故殺若干虫與彼令食食已飽滿身得安樂便得睡眠晝夜不覺彼睡眠時其母卽爲多殺諸虫或至千數斷其命已置其左右周帀圍繞復置口邊皆成大聚彼睡覺已食彼諸虫潤身飽滿還得安隱尋復睡眠經七日夜彼母復於七日夜中殺百千虫置其口邊而爲大聚
그가 잠들었을 때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위하여 많은 여러 가지 벌레를 죽였는데, 그 수가 수천에 이르렀다. 그 끊은 목숨을 좌우에 늘어놓아 주위를 둘러싸놓고, 또 그의 입가에 두어 모두가 커다란 더미를 이루었다. 그는 잠에서 깨어 그 벌레더미를 먹고 몸이 윤택하고 포만하여 다시 편안함을 얻었으며 이어서 다시 잠들어 이레를 지났다. 그의 어머니는 다시 이레 밤낮으로 수많은 벌레를 죽여 그의 입가에 두었는데 커다란 더미를 이루었다.
013_0444_a_08L彼睡覺已食彼虫聚而猶未盡卽見其母更殺諸虫持來聚集更爲一聚彼卽生念奇哉我母能爲難事爲愛我故求爾許虫與我令食然我於今不知厭足然不食盡不知邊際我今不應如是求食而令我母爲愛我故爲我求食我今於母能作何報
그는 잠에서 깨어나 그 벌레더미를 먹었다. 그러나 아직도 다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의 어머니가 온갖 벌레를 죽여가지고 와 모아 하나의 더미를 이룬 탓이었다. 그것을 보고 그는 곧 생각하였다.
‘기이하구나, 내 어머니는 능히 여러 가지 일을 잘 하는구나.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벌레를 구해 내가 먹도록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만족할 줄 모른다. 그리고 먹기를 그치지 않고 끝을 모른다. 나는 지금 마땅히 내 어머니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내 먹이를 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지금 어머니에게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겠는가?’
013_0444_a_15L彼於母所起慈愛心知有益處知有恩義卽生愛心生饒益心彼資潤身復以於母生慈念心稍有柔潤於卽睡眠身心安樂彼時遇有取薪草人皆共見之卽以利斧斷其命根彼命終已
그는 어머니에 대해 자애심(慈愛心)을 일으키고 이로운 곳이 있는 것을 알았으며, 은혜가 있음을 알아 곧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만족한 생각을 내었다. 그는 먹고 몸이 윤택해지자 또 어머니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이 일어나서 더욱 부드럽게 되었다. 그리하여 곧 잠들어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때 나무와 풀을 베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이를 보고 곧 날카로운 도끼로 그의 목숨을 끊으니 그의 목숨이 다하였다.
013_0444_a_20L有旃陁羅名曰氣噓生彼子家還有惡心彼時祖父氣噓死後氣噓之子復當刑殺復於後時彼氣噓子身復命終旣命終已遂絕此業有合死者無人刑殺
전다라(旃陀羅:망나니)가 있었는데 이름을 기허(氣噓)라 하였다. 그의 아들의 집에 태어났지만 도리어 원한[惡心]이 있었다. 그때 조부 기허는 죽은 뒤였고, 기허의 아들이 망나니 일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허의 아들도 뒤이어 죽었다. 그가 죽은 뒤 드디어 이 업(業)이 끊어졌다. 사형을 당해야 할 사람이 있어도 사형을 집행할 사람이 없었다.
013_0444_b_01L爾時大臣啓白王言大王當知其主刑者名曰氣噓其命已終其彼有子身亦命終大王當知今無有人殺合死者
013_0444_b_01L이때 대신(大臣)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그 형벌을 주관한 자의 이름은 기허라 합니다. 그의 목숨은 이미 다하였고, 그에게 아들이 있었지만 그의 목숨 역시 다하였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 죽음을 당해야 할 사람은 있어도 죽일 사람은 없습니다.’
013_0444_b_05L爾時彼王告大臣言彼氣噓門頗有種族受彼世業資生已不臣白王言彼氣噓門現有孤子受其世業
이때 왕이 대신에게 말하였다.
‘그 기허의 문중에 혹 일족이 있어서 그의 세업(世業)을 이어받아 살아갈 만한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대신이 왕에게 아뢰었다.
‘기허의 가문에 지금 고아(孤兒)가 있어서 세업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013_0444_b_08L王勅臣言汝等可往將彼孤子而來見我大臣受勅將來見王王勅之言童子汝今旣受氣噓世業資生云何而不習於刑殺合死之人
왕이 신하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는 가서 그 고아로 하여금 와서 나를 보게 하라.’
대신은 왕의 명령을 받아 그를 이끌고 와서 왕에게 보였다. 왕이 말하였다.
‘동자(童子)야, 너는 이미 기허의 세업(世業)을 받아 살고 있다. 어찌하여 죽여야 할 자를 형살(刑殺)하는 일을 익히지 않는 것이냐?’
013_0444_b_12L彼答王言敬如王我有親屬不聽我殺王今若遣伏從來命我蹔還家須臾復來王言汝可知時宜應速來
그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존경하옵건대 왕의 가르침과 같이 하고자 하지만 저에게는 친족이 있어 제가 죽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만약 폐하께서 종래의 명령에 따르게 하고자 하신다면 잠깐 저를 집에 들어가도록 해 주십시오. 곧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동자야, 너는 때를 잘 알아서 마땅히 빨리 돌아와야 한다.’
013_0444_b_15L彼至家已有妻子及諸眷屬皆斷命已還至王而白王言大王當知我之親屬皆已殺盡更無有人遮我殺者唯願大王勅我所作於是卽付刀杖殺具仍不受王復勅言汝今何故不受刀
그는 집에 이르러 거느린 처자와 모든 권속의 목숨을 모두 끊어버리고 왕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저의 친족 모두를 남김없이 죽였습니다. 제가 죽이는 것을 막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저에게 할 바를 명령 해주십시오.’
이에 곧 칼과 곤장, 죽이는데 쓰이는 도구를 주었다. 그러나 그는 비로 받지 않았다. 왕이 다시 말하였다.
‘너는 지금 어찌하여 칼과 곤장을 받지 않느냐?’
013_0444_b_21L彼報王言大王我今旣名知刑殺害之人自有牙齒不假刀杖大王當若無齒力彼須刀杖我有牙齒有合死者我用齒齧而斷彼命飮彼血已資潤我身增益氣力
013_0444_c_01L그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대왕이시여, 지금 저는 이미 형살(刑殺)을 집행하는 사람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저에게 이[牙齒]가 있으니 칼이나 곤장을 빌리지 않겠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십시오. 만약 이가 없다면 그 칼과 곤장을 쓰겠습니다. 저에게 이가 있고 죽음에 합당한 자가 있다면 저는 제 이를 가지고 그의 목숨을 끊겠습니다. 그의 피를 마셔 나의 몸을 윤택하게 하고 기력을 더하겠습니다.’
013_0444_c_02L於是卽取合死之人以齒齧項而斷其命卽飮其飮其血已倍增氣力嚴熾威勢倍更增惡
이에 곧 죽음에 합당한 사람의 목 줄기를 이로 물어뜯어 목숨을 끊고 이어 그 피를 마시었다. 그 피를 다 마시더니 기력이 갑절이나 더해져 위세가 삼엄하고 치성하여 악행을 갑절이나 더하였다.
013_0444_c_05L善男子彼難調伏殺害人者於彼時閒多殺衆生皆飮其血惡心嚴熾心智猛利
선남자여, 사람을 죽이는 것을 다스리기 어려운 자는 그때 많은 중생들을 죽여 그들의 피를 마시고 나쁜 마음이 더욱 치성했고, 마음의 지혜는 더욱 맹렬하고 날카로워졌다.
013_0444_c_07L如是利智得聞菩薩名無所有請問世尊空義斷漏不起煩惱顚倒分別斷瞋恚意慳貪妒嫉無恩義處悉能破除得無言說從佛所聞解說之時聞已更復增益利智復入諸佛大神通事故得如是勝利功德
이처럼 지혜가 날카로운 득문(得聞:불법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의 보살은 이름이 무소유(無所有)였다. 세존께 공(空)의 뜻을 여쭈어 번뇌[漏]를 끊고, 번뇌와 전도(顚倒)된 분별을 일으키지 않았다. 진에(瞋恚:눈을 부릅뜨고 화를 냄)된 마음[意]과 질투와 간탐(慳貪)을 끊어버렸다. 은의(恩義)가 없는 곳을 남김없이 능히 깨뜨리고 없애 무언설(無言說)을 얻었으며 부처님이 있는 곳을 따라 해설을 들을 때, 듣고 나서는 다시 날카로운 지혜가 더하였다. 또 모든 부처님의 대신통사(大神通事)에 들었다. 때문에 이처럼 승리(勝利)의 공덕을 얻었다.”
013_0444_c_13L爾時復有教示菩薩摩訶薩從坐而整理衣服偏袒右邊右膝著地掌向佛欲有所問彼合掌時佛神力水陸所生種種妙花有開敷者香微妙滿其手中卽生歡喜踊躍無以歡喜意用彼諸花而散佛上三散已而白佛言世尊今此難調殺害人者已曾發於菩提心耶
이때 또 교시(敎示) 보살마하살이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리하여 오른쪽 어깨에 걷어 올리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서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려고 하였다. 그가 합장하였을 때,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에 물과 땅에서 생겨난 온갖 오묘한 꽃이 피고, 빛과 향기가 미묘하여 손안에 가득하여 뛸 듯이 기뻐함이 한량없었다. 환희의 뜻으로 그 모든 꽃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거듭 뿌리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사람 죽이는 일을 다스리기 어려운 자는 이미 보리심을 내었습니까?”
013_0444_c_21L佛告汝善男子宜應還問此難調伏殺害人者是善男子當爲汝說爾時教示菩薩還復合掌而問之言汝善男子已曾發於菩提心耶
013_0445_a_01L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마땅히 사람 죽이는 일을 다스리기 어려운 자에게 돌아가 묻는 것이 좋겠구나. 그 선남자가 그대를 위해 말할 것이다.”
이때 교시보살은 도리어 다시 합장하고 물었다.
“그대, 선남자여, 이미 보리심을 일으켰는가?”
013_0445_a_02L彼卽答言善男子知我今卽是發菩提心淸淨無濁如我聞佛大神通已卽斷諸惡而復得聞此無所有菩薩所問世尊解釋聞已信受念持觀察無有疑網於世尊說一切諸法空無有我無生無滅無有境界無境界處無虛空處汝善男子於如此處欲起何心而有所聞
그가 곧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지금 보리심을 일으켜 청정하고 흐리지 않는 것을 압니다. 나는 부처님의 큰 신통을 듣고서 바로 모든 악을 끊었습니다. 이리하여 또 이 무소유보살의 물음과 세존의 해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듣고서 믿고 받아 생각하여 지니며 관찰하여 의심함이 없게 되었습니다. 세존의 말씀에 일체 모든 법이 공하여 내가 있지 않으며, 태어남도 없고 사라짐도 없으며, 경계(境界)도 없습니다. 경계가 없는 곳에 허공의 장소도 없습니다. 그대 선남자여, 이러한 곳에서 무슨 마음을 일으키어 듣고자 하겠습니까.”
013_0445_a_10L教示菩薩復問彼言汝善男子汝於衆生幾所成熟於菩提耶
교시보살이 다시 물었다.
“선남자여, 그대는 중생의 몇 군데에서 보리(菩提)를 성숙시켰는가?”
013_0445_a_11L彼卽答言善男子我於無量不思議等不可瞋恚諸衆生者成熟安置菩提種子於無邊劫當更成熟所有衆善男子譬如虛空多所容受佛法亦爾容受無量若有信受彼能成熟亦可成熟一切衆生不著邪徑當作惡業
그가 곧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무량하고 불사의(不思議)한 진에심(瞋恚心)을 일으키지 않는 온갖 중생에게 보리의 종자를 성숙시키고 안치(安置)했으며, 또 무변한 곳에서도 마땅히 가지고 있는 중생을 성숙시켰습니다. 선남자여, 비유하건대 허공에 수용하는 공간이 많은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법도 그와 같아 수용(受容)이 한량없습니다. 만약 믿고 받음이 있으면 그는 능히 성숙하며, 또 일체 중생도 성숙합니다. 마땅히 사특한 지름길에 들지 않아 악업(惡業)을 짓지 않습니다.
013_0445_a_18L善男子我已爲一切衆生利益安樂而爲攀緣今向汝說無有虛妄佛自證知若佛世尊不授記者我於菩提我卽自記所以者何我已信入菩薩種子已住信忍無疑無惑於此諸佛大神通中此是一切諸菩薩等無有所著發菩提心而爲根本
선남자여, 나는 이미 일체 중생을 위하여 이롭고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반연(攀緣)을 삼습니다.
지금 당신에게 말하겠습니다. 허망(虛妄)이란 없습니다. 부처님 스스로 깨달으신 것입니다. 만약 불세존(佛世尊)께서 예언을 주시지 않았더라도 나는 보리에서 스스로 예언을 이룰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보살의 종자를 믿어 그 안에 들었으며 이미 믿음[信忍]에 머물러 의혹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 가운데 이 모든 보살들은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보리심을 일으켜 근본을 삼습니다.
013_0445_b_01L若增長已次第能證菩提之果及一切智一切佛法當覺當知次第成熟無量衆生於菩提道亦當成就住於菩薩不動法中
013_0445_b_01L 만약 이를 늘리고 키우고자 하면 차츰 보리의 열매와 일체의 지혜와 일체의 불법을 마땅히 깨닫고 마땅히 알아 밝히며, 차례로 한량없는 중생을 성숙시키며, 보리도(菩提道)에서도 또한 성취케 하여 보살의 부동법(不動法) 가운데 머뭅니다.
013_0445_b_05L善男子如是如是無異無能如是者願生諸相然諸衆生有厭離想得無疑惑願當入佛大神通處自見於我少分所以者何其佛神通有無量故善男子諸佛世尊於大神通能決了見諸菩薩等若未得忍唯以信行若諸菩薩有得忍者於佛神通少分已入
선남자여, 이와 같이 여여(如如)하여 차이나 다름[別異]이 없습니다. 능히 이렇게 되면 바라는 온갖 상(相)을 냅니다. 그리하여 여러 중생은 더러워진 사바세계를 떠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고, 의혹이 없게 되며, 바라는 부처님의 큰 신통처(神通處)에 마땅히 들어 스스로 나의 소분(少分)을 봅니다. 왜냐하면 그 부처님의 신통은 한량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과 세존께서는 큰 신통력으로 반드시 똑바로 깨우쳐서 여러 보살들이 만약 아직도 선근(善根:忍)을 얻지 못하고 있으면 오직 신행으로써 하도록 하고, 만약 여러 보살들이 선근[忍]을 얻었으면 부처님 신통력의 소분(少分)으로 이미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013_0445_b_12L爾時以佛神通力故於此大地六種震動安樂潤澤無一衆生有驚怖者一切音樂不鼓自鳴上虛空雨優波羅花鉢頭摩花拘勿頭花分陁利花於虛空中自然而有種種天衣懸垂而現燒衆天人所有諸香
이때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이 대지(大地)를 여섯 가지로 흔들리게 하여 안락하고 윤택하게 만드셨다. 일체 중생 가운데 놀라고 두려워하는 자는 없었다. 일체의 음악은 두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소리를 냈으며, 허공 위에서는 우파라(優波羅:靑蓮華)와 발두마화(鉢頭摩花:赤蓮華)ㆍ구물두화(拘勿頭花:黃蓮華)ㆍ개타리화(芥陁利花:白蓮華)를 비 오듯 내리고, 허공 가운데서는 온갖 천의(天衣)가 내려져 나타나고 모든 천인(天人)은 가진 온갖 향을 사루었다.
013_0445_b_18L彼一切衆所有三千大千世界彼菩薩等不知邊際彼等皆悉掬於此花以散佛上如是再三及散此衆於時復有十六俱致百千那由他等蓮花猶如車輪從地踊出彼花臺中有菩薩坐皆悉具足三十二相
그 일체의 모든 삼천대천세계의 보살들은 끝을 알 수 없게 많았다. 그들은 모두가 이 꽃을 들어 부처님 위에 뿌렸다. 이렇게 두 번 내지 세 번 거듭 뿌리고 또 모인 대중에게도 뿌렸다. 그때 또 16구치(俱致) 백천 나유타(那由他) 등의 연꽃이 수레바퀴와 같이 되어 땅으로부터 솟아올랐다. 그 꽃의 대(臺) 가운데는 보살이 앉아 있는데, 32상(相)을 모두가 갖추고 있었다.
013_0445_b_23L彼諸菩薩各從花下還以此花而散佛上花供飬已合掌禮敬向佛而住
013_0445_c_01L그 모든 보살들은 저마다 꽃에서 내려와 그 꽃을 부처님 위에 뿌려 꽃을 공양하고 합장하여 예배하고 공경한 다음 부처님을 향하여 앉았다.
이때 교시보살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그들 여러 보살들에게 물었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는 시방의 아승기(阿僧祇)와 같이 많은 세계에서 아승기와 같이 수없이 많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여 받들어 모시고 법을 듣고서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013_0445_c_02L爾時教示菩薩承佛威神而問彼等諸菩薩言善男子等汝從何來彼菩薩言我從十方阿僧祇等諸世界中奉侍禮敬阿僧祇佛聽聞法已而來至此
교시보살이 다시 물었다.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어떠한 법을 들었습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이름이 무소유라고 하는 보살이 있는데 부처님께 여쭙고 그것에 따라 해석하는 것을 우리도 들었습니다. 또한 그것은 석가여래께서 해석하신 설법과 같았습니다. 더하고 덜함도 없었습니다. 그 보살의 이름도 무소유(無所有)라 했습니다. 그가 부처님께 여쭙자 불세존께서는 역시 이와 같이 말씀하셔서 번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으며, 의혹이 끊어지게 하고 광명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의 은혜와 무등등(無等等)28)의 법을 접하게 하셨습니다.
013_0445_c_07L教示菩薩復問之言善男子等汝聞何法彼答之言我等亦聞有菩薩名無所有問佛爲解釋亦如此閒釋迦如來所解說法亦復如是無有增減彼菩薩亦名無所有於問彼佛彼佛世尊亦如是說不起煩惱令斷疑惑令作光明令近諸佛及一切智無等等法
이때 대중에게는 희유한 마음이 생겼고 모두가 이 생각[念:無等等法을 생각함]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람들은 좋은 사람의 몸을 얻고 좋은 수명(壽命)을 얻고 부처님께서 출세(出世)하신 때를 만나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고, 무소유보살이 여쭌 바와 같은 법을 들어 믿고[信入] 봉행하여 상(相)도 없고 얻음도 없어 번뇌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013_0445_c_14L爾時大衆生希有心皆作是念彼諸人等善得人身善得壽命値佛出世隨順諸佛聞無所有菩薩所問如是等法信入奉行無相無得不起煩
세존이시여, 지금 저희들은 좋고 큰 이익을 얻었으며, 좋은 사람의 몸을 얻었으며, 좋은 수명을 얻었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무소유보살이 물은 것과 부처님의 해석을 들을 때 이근(耳根)으로 듣고 들은 바와 같이 믿고 이해하여 의혹이 없으며 깨달은 바가 있어 저희들은 지금 일체지(一切智)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마땅히 이와 같이 여러 중생을 위하여 이익을 짓고 능히 모든 것을 덮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013_0445_c_19L世尊我今善得大利善得人身善得壽命我等今者聞無所有菩薩所佛解釋時聞於耳根如聞信解有疑惑有所觸證我今得知一切智亦當如是爲諸衆生而作利益得善普覆
013_0446_a_01L 저희들은 지금 가령 모든 값진 보배로 이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워 보시할 수 있다 하여도 그것을 가지고서는 이 같은 무소유보살의 덕을 더욱 갚을 수 없습니다. 더욱 몸을 드러내지 않고 능히 여래에게 적정(寂靜)의 법을 묻고 능히 한량없는 중생의 의혹과 전도(顚倒)의 뜻을 끊게 하였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어떠한 일로써 이 몸을 나타내지 않는 자를 마땅히 공양할 수 있겠습니까?”
013_0446_a_01L我等今者假使能以一切珍寶滿此三千大千世界持用布施以如是等猶不能報是無所有菩薩之德不現身能問如來寂靜之法能斷無量衆生疑惑顚倒之意我等於今當以何事而供飬此不現身者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여러 선남자여, 그대들이 만약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능히 믿고 이해하였다면 곧 그것은 뛰어나고 오묘한 공양을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에게 이미 지은 것입니다. 내가 지금 묻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해석하셨습니다. 그대들에게 만약 의혹하는 바가 없고 번뇌하는 바가 없음을 얻어 보리를 이룰 때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익을 짓기 때문에, 중생의 집착을 해탈시키기 때문에, 또 그 나쁜 마음을 먹어 원수가 되어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사람을 교화하기 때문에, 그저 약간의 일을 이런 이유로 해서 여래에게 물어 부탁한 것입니다. 나는 지금 이미 모든 부처님의 법의 가르침을 나타내어 이미 모든 무명(無明)의 어두움을 비추었습니다.”
013_0446_a_06L爾時所有菩薩作如是言諸善男子汝等若聞如是等法能信解者卽爲已作上妙供飬一切諸佛及諸菩薩我今所問佛爲解釋汝等若得無疑惑處無熱惱處成菩提時爲諸衆生作利益故衆生執著令解脫故亦爲化彼惡心怨讎害人者故唯若干事以是故問勸請如來我今已顯諸佛法教已照一切無明黑闇
이때 다스리기 어려운 나쁜 마음을 가진 원수가 있어 사람을 해치고자 하는 자는 이와 같은 큰 신통력을 보고서 그가 알고 있는 것처럼 상하(上下)에서 취하지 않고, 마음은 고르고 순함을 얻어 기뻐하거나 성내는 것이 없었다. 이 말을 이야기할 때 원한을 다스리기 어려운 자는 몸을 허공에 솟구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013_0446_a_15L爾時惡心難調怨讎殺害人者見於如是大神通已如彼所知不取上下心得調順無有喜怒說此語時難調怨讎卽於彼處踊身虛空而作是言
013_0446_b_01L“여러 선남자여, 일체의 모든 법은 더욱 환화(幻化)29)와 같고, 진실로 분별이 짓는 바가 없으며, 모든 법의 실체는 여여(如如)하고 부동(不動)하여 뒤집혀지는 경우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대들이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해 갖는 모든 생각을 지킨 채 거기 머물고 세우는 것과 같은 일[想]에는 실상(實想)이 없는 것입니다. 이 뒤집혀진 생각에는 실상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대들은 지금 이미 의혹이 없는 곳에 이를 수가 있었고, 마땅히 막힘이 없는 변재(辯才)를 얻었습니다. 그대들은 이미 모든 의혹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보리(菩提)를 구할 때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마땅히 능히 스스로 일체를 개오(開悟)합니다.”
013_0446_a_19L諸善男子一切諸法猶如幻化無有眞實分別所作諸法實體如如不動無有顚倒是故汝等所有諸想住持建立如是等想無有實想是顚倒想非有實想是故汝今已得至於無疑惑處亦當得於無㝵辯才汝等已脫諸疑惑故求菩提時不由於他常當自體一切開悟
이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대 선남자여, 참으로 훌륭하구나. 참으로 훌륭하구나. 그대가 말하는 바와 같으니라.”
013_0446_b_04L世尊言汝善男子善哉善哉如汝所說
이때 다스리기 어려운 나쁜 마음을 가진 원수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곧 수기(授記)로써 세존의 ‘선재’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저에 대한 예언과 함께 이 대중으로 하여금 마음과 뜻이 뛸 듯이 기뻐하게 하고 다시 뛰어난 마음을 말하게 하십시오. 비겁하거나 나약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그 법을 보고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모든 법은 사념(思念)이 없으며, 진실도 없습니다. 분별이 일어나니, 분별이 있기 때문에 장엄도 있습니다. 마치 환화(幻化)와 같고 꿈속의 소견(所見)과 같으며, 돌아가는 화륜(火輪)과도 같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여실히 깨달아 알게 하였습니다. 불세존께서 무소유보살을 위해 해석하신 것처럼 저 또한 귀의합니다. 귀의함이 없는 까닭입니다.”
013_0446_b_05L爾時難調惡心怨讎而白佛言世尊我今卽是授記蒙世尊稱歎善哉雖然世尊但與我爲此大衆令得踊躍心意歡喜更發勝心不怯弱故世尊我今不見彼法歡喜踊躍世尊一切諸法無有思無有眞實分別所起以分別故而有莊嚴猶如幻化如夢所見如旋火我於彼等如實覺知如佛世尊爲無所有菩薩解釋我亦隨順無隨順故
無所有菩薩經卷第二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소세계(小世界)의 천 배인 소천세계(小千世界), 소천세계의 천 배인 중천세계, 중천세계의 천 배인 대천세계를 통틀어 일컫는 말.
  2. 2)무한(無限)히 긴 시간. 또는 한량없이 큰 수를 가리키는 말. 무수(無數)ㆍ무앙수(無央數)로 의역하기도 한다.
  3. 3)고려대장경에는 ‘대(大)’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대덕(大德)’으로 풀이했다.
  4. 4)복숭아나 배와 비슷한 과일.
  5. 5)보리수의 열매.
  6. 6)원전은 ‘도(度)’라고 되어 있다. 6도는 6바라밀을 말한다.
  7. 7)고려대장경에는 ‘언(言)’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심(心)’으로 풀이했다.
  8. 8)부처님이 미래의 일을 미리 예언한 기록.
  9. 9)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것, 즉 동작과 말과 생각으로 짓는 것.
  10. 10)고려대장경에는 ‘약(若)’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상(常)’으로 풀이했다.
  11. 11)크게 총체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각(覺)이라 하고, 상세하고 분석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관(觀)이라 한다.
  12. 12)총체적으로 사고하는 추사(麤思)를 각(覺)이라 하고, 분석적으로 상세히 관찰하는 세사(細思)를 관(觀)이라 한다.
  13. 13)좋은 업인(業因)에 대한 과보로 중생이 태어나는 곳. 6취 중의 인간ㆍ천상의 2취(趣), 혹은 아수라ㆍ인간ㆍ천상의 3취를 들기도 한다.
  14. 14)악한 짓이 원인이 되어 태어나는 곳. 3악취ㆍ4악취ㆍ5악취ㆍ6악취로 분별한다.
  15. 15)사람 또는 중생(衆生).
  16. 16)진리의 빛이 없는 곳, 즉 3악도(惡道)를 말한다.
  17. 17)고려대장경에는 ‘당(當)’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상(常)’로 풀이했다.
  18. 18)묘(廟)의 뜻. 혹은 예배소(禮拜所), 신성한 장소 등을 뜻한다.
  19. 19)경(經). 세 가지 뜻이 있다. ①12부경의 하나. 경문에서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부터 “환희봉행(歡喜奉行)”까지의 산문체로 된 『아함경』과 대승의 모든 경전. ②3장(藏)의 하나. 12부경의 총칭. 또는 논의경 『우바제사』를 제한 11부경. ③3장 밖의 대승 여러 경전. 3장 가운데 수다라는 아난이 송출(誦出)한 것이고, 이것은 따로 결집한 것을 가리킨다.
  20. 20)겁(劫)의 수가 아승기란 말. ‘아승기’는 산수로 표현할 수 없는 가장 많은 수를 말한다.
  21. 21)가장 원시적 해석으로는 석존의 음성을 들은 불제자를 말함. 대승의 발달에 따라서 연각과 보살에 대할 때는 석존의 직접 제자에 국한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의 교법에 의하여 3생(生) 60겁(劫) 동안 4제(諦)의 이치를 관하고, 스스로 아라한 되기를 이상(理想)으로 하는 저열한 불도 수행자를 말한다.
  22. 22)부처님을 말한다. 부처님은 두 발을 가진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이란 말. 또 대원(大願)과 수행(修行), 혹은 복덕과 지혜의 둘을 구족하였다는 뜻이다.
  23. 23)고려대장경에는 ‘욕(欲)’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고(故)’로 풀이했다.
  24. 24)고려대장경에는 ‘급(及)’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반(反)’로 풀이했다.
  25. 25)인도에서 아주 많은 수, 즉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를 가리킬 때 쓰는 말로서 수천만 혹은 천억(千億) 만억(萬億) 등으로 번역한다.
  26. 26)고려대장경에는 ‘생(生)’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중(中)’으로 풀이했다.
  27. 27)원(願)은 바라는 것을 반드시 얻으려는 희망이고, 각(覺)은 부처님의 원만한 깨달음, 즉 부처님의 원만한 깨달음을 반드시 얻으려는 바람을 말한다.
  28. 28)불도(佛道)되는 부처님에 대한 존칭. 불도는 모든 것을 뛰어넘어 다른 것과 같은 것이 없으므로 무등(無等)이며,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같으므로 무등등(無等等)이다.
  29. 29)실체가 없는 것을 현재에 있는 것 같이 환술로 만들어 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