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無所有菩薩經卷第四

ABC_IT_K0409_T_004
013_0454_b_01L 무소유보살경 제4권
013_0454_b_01L無所有菩薩經卷第四


수 천축 사나굴다 한역
김달진 번역
013_0454_b_02L隋天竺三藏闍那崛多等譯


이때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에게 한 명의 딸이 있었는데 성 밖을 나가 놀려고 하였다.
그때 왕은 1천의 여러 시녀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이미 내 딸의 권속이다. 함께 공주의 주변을 서로 둘러싸면서 왕이 먹고 마시는 것을 너희들도 항상 먹고 마시어라.”
013_0454_b_03L爾時王舍城中頻婆娑羅王而有一欲出遊時頻婆娑羅王勅諸侍女其數一千汝等已爲我女眷屬共相圍遶於彼之處王所飮食汝等常食汝等常飮
그 왕사성(王舍城)에는 많은 부녀(婦女)들이 있었는데 그 수는 1천이었다. 그들은 이 말을 듣고서 여러 가지 영락(瓔珞)으로 자신의 몸을 아름답게 꾸몄다. 여러 부녀들은 이 희유하고 기뻐할 온갖 꽃을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 스스로 이기지 못하였다. 그 꽃을 가지려 하면 가질 수가 없고 멀리 떠날 수도 없으며, 손을 뻗어 가지려고 하면 꽃이 한 자나 멀어져 미치지 아니하였다. 그 온갖 꽃을 봄에 모두가 비부라산(毘富羅山)1)을 향하여 가고 그곳에 머물지 않았다.
013_0454_b_08L彼王舍城多有婦女其數一千聞此語已種種瓔珞莊嚴自身彼諸婦女見是希有可喜諸花身心喜悅不能自勝欲取彼華遂不能取不能遠離申手欲取去華一尺而不能及見彼諸華皆悉向於毘福羅山去而不住
이때 여러 사람들과 1천의 부녀들은 빈바사라왕의 딸과 함께 왕사성에서 차례로 나왔다. 그러자 온갖 꽃들은 뭇 사람의 앞을 서서히 나아갔다. 무리는 가거나 가지 않는 것을 몰랐다. 여러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꽃은 손으로 다가가 잡을 수 없구나.’
013_0454_b_14L爾時衆人及千婦女及與頻婆羅王從王舍城次第而出彼諸華等在衆人前微行而進衆亦不知行與不彼諸人衆作如是念此華近手而不能取
그때 모든 일체의 꽃은 비부라산으로 올랐으며, 여러 남녀들도 또한 그 산으로 올랐다. 이미 산에 올라서는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 한량없는 백천의 대중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는 것을 보았다.
013_0454_b_19L彼諸華一切皆上毘福羅彼諸男女亦上彼山旣上山已於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無量百千大衆圍遶而爲說法
013_0454_c_01L 이때 28명의 자매는 부처님 앞에 합장하고 세존의 말씀을 권청(勸請)하고 있었다. 그때 빈바사라왕의 딸은 그들 여러 여자들을 보고, 또 그들 여러 여자들이 세존의 말씀을 권청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여러 부녀들은 무슨 까닭으로 합장하고서 부처님 앞에 있으며, 무엇을 구하여 부탁하고 있는가. 욕구하는 것은 무슨 바람인가?”
013_0454_b_22L爾時二十八女姊妹合掌佛前勸請世尊頻婆娑羅王女及見彼等一切諸女亦見彼等諸女姊妹勸請世尊作如是言此諸婦女何故合掌在世尊前何所求請欲求何願
그러자 곧 하늘에 소리가 울려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들은 무소유보살의 몸을 보고자 하느니라. 오직 부처님의 몸을 제외하고는 삼계(三界) 가운데 능히 이보다 뛰어난 자가 없기 때문이니라.”
그들은 함께 소리를 질러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도 그 보살의 몸을 보고자 원합니다.”
013_0454_c_05L卽聞空聲而語之曰此等欲見無所有菩薩身唯除佛身於三界中無能勝者彼等同聲咸作是言我等願見彼菩薩身
이 말을 마치자마자 온갖 꽃들이 여러 사람의 손안에 있었다. 곧 이 꽃을 여래의 위에 뿌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오직 바라오니 세존이시여, 저희들에게 무소유보살의 몸을 보여주십시오.”
013_0454_c_08L說是語已彼諸華等卽便在彼衆人手中卽以此華散如來上作如是言唯願世尊示於我等無所有菩薩身
이때 세존께서는 무소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원만한 자신(自身)을 나타내라.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그대의 몸을 보고 보리의 인(因)을 심게 하라. 또 마땅히 그대와 같이 많은 백천의 모든 여래께서 계시는 곳에서 선근을 심게 하라.”
013_0454_c_11L爾時世尊告無所有菩薩言善男子汝可示現圓滿自身令多衆生見汝身已種菩提因亦當如汝於多百千諸如來所當種善根
이때 무소유보살이 곧 그 몸을 나타내었다. 이때 대지는 모두가 진동하였고, 그러면서도 안온하고 윤택하여 중생이 공포로 털이 서는 일이 없었다. 일체의 음악은 두들기지 않아도 스스로 울리고, 허공 가운데서는 온갖 하늘 꽃이 비 오듯 하였으며, 일체의 곳에서는 하늘의 향과 인간의 향 모두가 저절로 탔다.
013_0454_c_15L爾時無所有菩薩卽現其身爾時地皆悉震動安隱潤澤無有衆生恐怖毛豎一切音樂不鼓自鳴於虛空中雨衆天華於一切處天香人香皆自然燒
이때 무소유보살은 이와 같은 색(色)을 두루 갖춘 몸을 나타내었다. 그가 몸을 나타냈을 때, 모든 여인들에게는 사랑의 욕망이 생겼으며, 하나하나의 부인은 모두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무소유보살은 오직 나와 함께 서로 즐기리라.’
013_0454_c_20L爾時無所有菩薩示現如是具足色身彼現身時諸女人衆皆生愛樂一一婦人皆作是念是無所有菩薩唯與於我共相娛樂
013_0455_a_01L각자의 앞에 나타난 것이 그의 신통이 변화한 것을 알지 못하고 각자는 그러한 바람을 불렀다.
‘비부라산의 숲과 나무 아래, 나는 이곳에서 환희하고 즐거움을 받았다. 우리들은 아직 한 번도 겪지 못한, 이와 같은 온갖 미묘한 소리와 온갖 빛깔과 향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들은 지금 세존의 은혜를 입었다.’
013_0454_c_23L各現於前亦復不知彼神通化各稱其願於毘福羅山叢林樹下我於此處歡喜受我等未曾得聞如是諸妙音聲色香等我等今者荷世尊恩
그 여러 여인들은 7보(寶)의 가마가 있고, 일체의 과보가 두루 갖추어졌으며, 일체의 필요한 것은 모두가 갖추어진 나무 아래서 각각 환희하고 즐거움을 받았지만 아직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와 같은 환희의 즐거움을 일곱 날과 일곱 밤 동안 받았다.
013_0455_a_04L彼諸女等各一樹下七寶輦輿一切果報悉具足歡喜受樂一切所須悉皆備不復更念歸還之想彼等如是受歡喜樂七日七夜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다시 법요(法要)를 말씀하셨다.
“만약 그 보살의 몸을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는 모두 선근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까닭이다. 희망하여 보려고 해도 끝내는 얻지 못하며 아무 것도 알지 못할 것이니라.”
013_0455_a_08L爾時世尊爲諸衆生更說法要若有不見彼菩薩身皆由善根未得成熟雖望欲見終不可得莫知何事
이것을 본 사람들은 이레가 지나서 그 보살의 몸을 보는 것에 잠시 지쳐 정(精)의 빛도 없고, 수용(受用)의 과보도 모두 없어져 나타나지 않았다. 오직 한 나무를 볼뿐이었다. 그들에게 보살은 점차 나타나지도 않고 또 머무는 곳도 없었다.
013_0455_a_11L彼等見者過七日已見彼菩薩身漸毀壞無有精光受用果報皆沒不現唯見一樹彼等菩薩漸漸不現亦無住處
그는 곧 하늘에서 나는 소리를 들었다.
“모든 선남자여, 이는 바로 모든 행의 진실한 체성(體性)이다. 그대들은 마땅히 항상 있다고 하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그대들은 여인의 몸을 생각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마땅히 장부의 몸과 무등등(無等等)의 몸과 모든 부처님의 몸을 바라고 구해야 한다. 그대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켜 장부의 몸을 받아라.”
013_0455_a_14L彼卽聞於空中聲言諸善男子此是諸行眞實體性汝等不應起常有想汝等可捨女人身想應當願求丈夫之身無等等身諸佛之身汝等可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受丈夫身
그 꾀하던 여인은 이 소리를 들은 순간 마음이 적정(寂靜)에 머물러 여래의 상(像)을 갖춘 32대인상(大人相)을 보았다. 그들은 보고 나서 모두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마땅히 이와 같이 오묘한 몸을 얻기를 바란다. 물들고 집착함이 없으며, 물들고 집착하는 바가 없는 이와 같은 부처님의 몸은 적정하여 고뇌가 없구나.”
013_0455_a_19L彼諸女人聞是聲已於剎那時心住寂靜見如來像具三十二大人之相彼等見已皆作是言願我當得如是妙身無有染著無染著處如此佛身寂靜無惱
013_0455_b_01L여러 여인들이 이 말을 설했을 때, 여러 여인들은 모두가 여인의 몸이 변하여 장부의 몸을 얻었다. 오직 그 옛날 이 무소유보살을 공양하고, 곧 도량에 이른 뒤에 ‘나는 마땅히 여자의 몸을 바꾸리라’고 발원(發願)한 자는 제외되었다. 이러한 까닭으로 해서 여자의 몸이 변하였기 때문에 소유한 몸을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은 자는 단정하고 기뻐하였으며, 세간과 하늘과 사람 모두가 남김없이 사랑하고 공경하였다.
013_0455_b_01L彼諸女人說是語時彼諸女人悉轉女身得丈夫身唯除往昔發願供飬是無所有菩薩等者乃至道場然後我當轉於女身以如是故不轉女身所有轉身得男身者端正可憙世閒天人皆悉愛敬
이때 부처님의 상(像)이 홀연 나타나지 않고, 오직 세존 석가모니를 볼 뿐이었다. 이때 그 여자로서 남자의 몸을 얻은 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너무나 기특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환화(幻化)를 희롱하는 자를 아직까지 듣지 못하였습니다. 모든 범부(凡夫)들은 마음과 뜻이 미혹(迷惑)하여 아직 안정되지 못하여 기름 짜는 틀을 누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머물러 선지식에게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지식에게 친근하여 공양하고 받들어 모시는 자가 있으면 선지식의 위신력으로 인해서 제가 지금 변하여 여자의 몸을 떠나 5신통을 얻겠습니다.
013_0455_b_06L爾時佛像忽然不現唯見世尊釋迦牟尼爾時諸女得男身者而白佛言希有世尊甚奇甚特乃有如是幻化戲者昔未曾聞諸凡夫等心意迷惑未曾安定如壓油輪彼不能住近善知識世尊若有親近於善知識供飬承事以善知識威神力故我於今者轉離女身得五神通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지난 옛날을 생각해보니 많은 천(千)의 부처님 계신 곳에서 선지식과 더불어 선근을 심고, 스스로 신명(身命)을 버려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선근을 낳게 하기 위하며, 또 그들에게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는 재가(在家)의 모든 환난을 가리켜 말씀하시고, 방편으로 출가의 공덕과 모든 뛰어나고 오묘한 일을 찬탄하셨습니다. 저희들은 이미 이런 저런 많은 일을 거쳐 선지식에게 다가갔으며, 이로부터 미래에 아직 여러 악취(惡趣) 가운데 다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과거에 아직 스승의 가르침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항상 인천(人天)에 유전하고 쫓겨 온갖 고뇌를 받았습니다.
013_0455_b_14L世尊我今憶念往昔多千佛所與善知識同種善根自捨身命爲令我等生諸善根復示彼等諸佛世尊爲說在家諸過患事便讚歎出家功德諸勝妙事我等已經爾許多時近善知識從爾已來未曾復生諸惡趣中我於過去未逢教師教示我故恒常流轉人天馳逐受諸苦惱
013_0455_c_01L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가령 능히 항하(恒河)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여러 세계를 7보(寶)로 가득 채우고, 혹은 이미 그것이 자신에게 두루 갖추고 가득 차 있어 그것을 선지식에게 보시한다고 해도 이 일을 한다 해도 아직 선지식의 은혜에 보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위신력 때문에 저희들로 하여금 마땅히 세간에서 부처를 지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부처님 나라를 개현(開現)하여 성취하는 것은 모두가 이들 선지식에 인연하는 까닭입니다.
013_0455_b_22L世尊我今假使能以恒河沙等諸世界中用滿七寶或已自身具足滿已施善知識雖作是事猶不能報善知識恩所以者何由是神力而令我等當於世閒而得作佛開現成就我等佛剎皆因此等善知識故
저희들을 가르쳐 모든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찾아가게 하고, 여러 가지 선근을 심게 하며, 온갖 질병에 이로운 방편을 가르쳐 실행하게 하고, 저희들로 하여금 깊은 법의 행(行)에 들어가게 하며, 혹은 사랑의 말을 내고, 혹은 가책을 가리키고 혹은 청량(淸凉)을 말하고, 혹은 뜨거운 번뇌를 말하고 핍박함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가르칩니다. 일체의 악기와 일체의 공양을 모두 남김없이 버려도 그들 중생은 만나기 어렵습니다. 그들 중생은 아직 갚을 바가 없습니다. 만약 이 선지식을 얻지 못하면 오직 여래를 제외하고 우리들은 다른 선지식에게서 무소유 보살마하살과 같은 이를 얻지 못합니다.”
013_0455_c_04L示我等詣諸佛所種諸善根教行種種疾利方便教我等入深法行中出愛語或示訶責或言淸涼或說熱或有逼迫如是教示一切樂具一切利飬皆悉捨已彼等衆生難得値彼等衆生未有所辯若不得是善知識者唯除如來我等無有別善知如無所有菩薩摩訶薩者
이때 무소유보살마하살이 여인으로서 남자의 몸으로 변한 자들에게 말하였다.
“선남자들이여, 나는 지금 다만 너희들만을 위하여 선지식을 짓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일체 중생을 위하여 선지식을 짓는다. 선남자들이여, 만약 중생이 있어서 무소유보살이 중생을 위하여 이익을 성취하는 것을 능히 알면 그들 중생은 다시 다른 여러 스승과 벗을 받들지 않을 것이다. 그들 중생은 곧 마시고 먹는 것을 잊고, 의혹이 물러날 것이며, 애욕이 없어 나와 함께 밤낮으로 친근할 것이다.
013_0455_c_12L爾時無所有菩薩摩訶薩告諸女人轉男身者善男子等我今非但獨爲汝等作善知識我亦爲於一切衆生作善知識善男子等若有衆生能知無所有菩薩爲衆生作利益成就彼等衆生更不承事諸餘師友彼等衆生卽忘飮食不生疑退無有愛欲而於我所晝夜親近
013_0456_a_01L 왜냐하면, 나는 지금 일체 중생에게 선근이 화합하는 것을 가르치고, 일체의 세간에서 출세하여 두루 갖춘 가운데 머물게 하며, 한량없는 바라밀(波羅密) 안에 들게 하며, 일체의 모든 공덕 가운데 들게 하며, 흐림이 없고, 장애가 없는 깨끗한 곳과 전도(顚倒)가 없는 곳에 머물게 하여 일체의 모든 존재의 상(相) 가운데 나타나지 않고서 행이 없는 곳에 머물게 하며 일체의 몸과 마음의 훈습(熏習)이 두루 갖추어진 법 가운데서 즐겨 닦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이 법과 같이 훌륭한 지혜 가운데 머물게 하였다. 나는 지금 진실을 이야기하니 다른 말이 있을 수 없다. 부처님 스스로 밝혀서 아시고,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이 증명한다.”
013_0455_c_20L所以者何我今教於一切衆生和合善根令住一切世間出世具足事中令入無量波羅蜜中入一切諸功德中令住無濁無障淨處無顚倒處不現一切諸有相中住無行處樂修一切身心薰習具足法中我已曾令無量衆生住如是法善巧智中我今實語無有異言佛自證知諸天世人而作證明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와 같고 이와 같다. 그대가 말한 바와 같다.”
이때 대중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인해 동서남북의 천의 모든 부처님을 보았다.
이때 세존께서는 여러 대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 선남자여, 너희들은 지금 모든 부처님을 보았느냐, 보지 않았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모두 부처님을 보았습니다.”
013_0456_a_05L佛言善男子是如是如汝所言爾時大衆佛神力故卽見東方南西北方有千諸佛爾時世尊告諸大衆作如是言諸善男子汝今見此諸佛已不彼言世尊我等皆見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이로서 이미 모든 선남자로 하여금 이와 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도록 하였느니라.”
013_0456_a_10L佛復告言此等已令此善男子成熟如是阿耨多羅三藐三菩
그들은 또다시 뛸 듯이 기뻐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세상에 나와2) 여자의 몸이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까닭으로 저희는 지금 깊이 이 일을 믿고, 이 일을 이해하며 알고, 이 일을 기억하여 지니고, 의혹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지금 부처님의 큰 신통에 들었습니다. 점차 업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도 이 모두가 무소유보살의 신통력에 연유하는 까닭입니다. 바라오니, 저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신통을 남김없이 개현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바라오니, 마땅히 함께 이 여러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서 선근을 심어 마땅히 일체의 공덕을 두루 갖추기를 원합니다.”
013_0456_a_12L彼等更復歡喜踊躍作如是言我等今世現轉女身已得男身是故我今深信此事解知此事念持此事無有疑惑世尊我今已得入於佛大神通漸次少分皆由於是無所有菩薩神通力故願我當得諸佛神通皆悉開現願當共此於諸佛所種諸善根當得一切功德具足
이때 그 여러 보살마하살은 마음에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소유한 몸은 5음(陰)3)이 모인 것이며, 이름이나 글자를 가지고 말하거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어떻게 하여 그들과 함께 선근을 심을 수 있을까?’
013_0456_a_19L爾時彼諸菩薩摩訶薩心作是念有身者五陰聚合不可得以名字所說而有可聞我等云何而能共彼種於善根
013_0456_b_01L이때 세존께서는 그 보살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무소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5음(陰)이 모여 화합한 몸을 말하라. 이들은 듣고 나서 마땅히 아견(我見)을 무너뜨릴 것이고, 또다시 마땅히 부처님의 깨달음[菩提]에 다가갈 것이니라.”
013_0456_a_23L爾時世尊知彼菩薩心之所念告無所有菩薩摩訶薩言善男子汝今應爲此諸菩薩摩訶薩等說五陰聚和合身事汝今應爲此等菩薩顯示五陰和合之身此等聞已當壞我見復當近於佛菩提
이때 무리 가운데 한 명의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을 애어(愛語)라 하였다.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무슨 일을 보는 까닭에 여래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는 스스로 해석하시지 아니하고, 저 무소유보살로 하여금 해석하도록 권하는 것입니까?”
013_0456_b_06L爾時衆中有一菩薩名曰愛語而白佛言世尊今者見何事故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自不解釋而當勸彼無所有菩薩解釋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선남자여, 이 무리들은 이와 같이 무소유보살에게 밤새도록 수순(隨順)하고 따르며 귀의하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나는 지금 이 보살마하살에게 말하기를 전하는 것이니라.”
013_0456_b_10L佛言善男子此衆如是於無所有長夜隨順流注歸向是故我今勸此菩薩摩訶薩說
이때 무소유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제가 보는 바를 그대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부처님의 몸[色]은 공(空)과 같고 제 몸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부처님의 몸과 같이 일체 중생의 몸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중생의 몸[色]과 같이 일체의 숲과 약초(藥草)의 몸[色]도 그와 같습니다. 그 모든 세계의 화합된 모임의 색(色)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013_0456_b_12L爾時無所有菩薩白佛言世尊我今欲說如我所見如佛色空我色亦爾如佛色一切衆生色亦爾如衆生色一切樹林藥草色亦爾如一切樹林藥草色彼一切界和合聚色亦爾
013_0456_c_01L 모든 공(空)의 색(色:身)과 나의 색(色:身)과 여래의 몸과 일체 중생의 몸과 모든 숲과 약초 등의 색과 모든 화합된 모임의 색은 두 가지 상(相)이 없으며, 알음알이가 없고 움직임이 없으며, 생(生)이 없고, 같음[等]이 없으며 등등(等等)이 없고, 행이 없으며, 말함이 없으며, 법(法:存在)이 아니며, 비법(非法:非存在)도 아니며, 법계(法界:存在의 世界)가 아니며, 법계가 거두어들이는 것도 아니며, 공(空)이 아니며, 비공(非空)도 아닙니다. 중생이 어리석어 이것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합니다. 허망(虛妄)과 탐착(貪著)과 인색함과 질투가 있습니다. 허망의 독화살을 뽑아버리지 못합니다. 인색함 가운데 있어서 은혜와 의리를 잃고, 무명(無明)의 그물에 덮여 선지식을 멀리하며, 많은 의혹이 있어서 이와 같이 법을 듣지를 못하여 마땅히 장애를 짓습니다.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수행하여 깨닫지를 못합니다.
013_0456_b_17L所有空色及我色如來色一切衆生一切樹林藥草等色一切界和合聚色無有二相無知無動無生無等無有等等無行無說非法非非法法界非不法界所攝非空非非空生愚癡不知不覺虛妄貪著慳悋嫉妒不能拔出虛妄毒箭於慳妒中忘失恩義無明網覆遠善知識多有疑惑於如此法不能聽受當作障㝵不能受持讀誦修行而有觸證
모든 보살은 지혜와 훌륭한 방편이 있어서 더욱 허공과 같아 집착하는 바가 없으며, 모든 세간의 온갖 법 가운데 있어서 법이라고 하는 생각을 갖지 않으며, 하물며 또한 그 밖의 생각이겠습니까. 그들은 능히 이 법의 행에 듭니다. 지혜가 적은 여러 사람은 무색(無色)의 가운데서 이 생각을 하고, 희망하여 이 법의 행 가운데 들고자 하나 무색 가운데서 거짓으로 행(行)의 생각을 일으킵니다.
013_0456_c_04L有諸菩薩智慧善巧猶如虛空無所著者於諸世閒所有法中不得法想況復餘想彼等能入於此法行諸少智者於無色中或作是想悕望欲入此法行中於無色中妄起行想
간략하게 말하면, 곧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 가운데도 이와 같은 것을 짓고, 색(色:身)이 짓는 바도 이와 같습니다. 허공(虛空)의 알음알이와 같이 저의 알음알이도 역시 그와 같고, 그의 알음알이와 같이 여래의 알음알이도 역시 그와 같고, 일체 중생의 알음알이도 또한 그와 같으며, 일체 중생의 알음알이와 같이 그 알음알이는 모든 숲과 나무와 약초의 알음알이도 또한 그러합니다. 모든 숲과 나무와 약초의 알음알이[識]와 같이 모든 세계의 화합의 알음알이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013_0456_c_09L略說乃至受識中如是作如色所作如虛空識我識亦爾如彼識如來識亦爾如如來彼識一切衆生識亦爾如一切衆生識彼識一切樹林藥草識亦爾一切樹林藥草識一切界和合識亦
그 허공의 알음알이와 여래와 일체 중생의 알음알이와 모든 숲과 나무와 약초의 알음알이와 모든 세계의 화합의 알음알이는 두 가지 상(相)이 없으며, 알 수 없으며, 분별할 수 없으며, 생(生)이 없고, 등등(等等)이 없고, 행이 없고, 이름[名字]을 짓지 아니하며, 법이 아니고, 비법(非法)이 아니고, 법계가 아니며, 비법계(非法界)가 거두는 바도 아니며, 허공이 아니며, 허공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013_0456_c_15L其虛空識及以我識如來識一切衆生識一切樹林藥草識一切界和合識無二相不可知不可分別不生無等等無行不可作名字非法非非非法界非非法界所攝非虛空非非虛空
중생은 어리석어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지루하며 인색하고 탐착하며, 미혹(迷惑)하여 질투는 얽매이게 하고, 무명에 덮여 악지식(惡知識:나쁜 스승)의 거두는 바가 된 자는 각자가 스스로에게 미혹합니다. 이 법을 듣고자 하여도 장애를 만들어 받아 지니고, 독송(讀誦)하며 수행하여도 깨달을 수가 없습니다.
013_0456_c_20L衆生愚癡不覺不知無智少智少聞嫉妒慳貪或著妒嫉結縛無明網覆爲惡知識之所攝者各自迷欲聞是法而作障㝵不能受持讀誦修行而有解證
013_0457_a_01L 모든 보살에게는 좋은 방편과 지혜가 있어서 머물고 집착함이 없으며 일체의 법에 있어서 법이라고 하는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하물며 어찌 다른 생각이겠습니까. 그들은 능히 이 행 가운데서 실행하고, 모든 사소한 지혜 따위로는 이 법이 행하는 바를 알 수 없습니다. 이 다섯 가지 색(色:身) 등의 평등을 말하면 모든 행을 떠나서는 무너지고 흩어짐이 없고 다른 법도 없습니다.”
이때 대지가 진동하고 허공에는 꽃이 비 오듯 하였다.
013_0457_a_01L有諸菩薩善巧智慧無所住著於一切法不得法想況餘想彼等能於此行中行諸小智於此法行所不能知說此五種色等平等出離諸行無有壞散無別法大地震動虛空雨華
이때 난조(難調) 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인연으로 해서 허공에서 꽃이 비 오듯 합니까?”
013_0457_a_06L爾時難調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何因何緣大地震動虛空雨華
부처님께서 난조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는 곧 그 5음(陰)은 공하여 둘이 없고 다름이 없으며, 머무는 바가 없고, 언설(言說)할 것이 없으며, 감추고 싸울 것이 없으며, 흩어지고 무너질 것이 없으며, 헤아릴 수가 없으며, 전도(顚倒)를 즐기지 않음을 말하는 것에 따르기 때문이니라.
013_0457_a_08L佛告難調菩薩摩訶薩言善男子此是由彼說五陰空無二無別無有所住可言說無有藏積無有散壞無有邊不樂顚倒
이는 모든 부처님의 자재(自在)한 곳을 말할 때, 백천억 나유타 수의 온갖 하늘이 있는데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이 무리 가운데의 모든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 등 5천의 사람들도 모두가 무생법인을 얻었느니라. 미래의 세상에서 마땅히 부처를 지을 수 있어 명호를 불가설음취소생(不可說陰聚所生) 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 하며, 나온 세상의 겁을 이름 지어 무주(無住)라 하는데, 이 인연으로 해서 대지가 진동하고 온갖 꽃이 비 오듯 하느니라.”
이때 여인으로 남자의 몸을 얻은 자들이 모두 함께 같은 소리로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013_0457_a_12L說是諸佛自在處時百千億那由他數諸天皆得無生法於此衆中諸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五千人等皆亦得於無生法於未來世當得作佛號曰不可說陰聚所生如來應供正遍知當出於世劫名無住以此因緣大地震動而雨衆華爾時女人得男身者皆共同聲而說偈言

허망과 허망이 아닌 것과
허망과 허망의 애욕(愛慾)을
이들을 제대로 알지.
이런 까닭으로 모두 수기(授記)한 것이지.
013_0457_a_21L虛妄非虛妄
虛妄虛妄愛
如實知此等
是故皆授記

저희들은 이와 같이
일체가 모두 허망한 것을 알지.
이제 장부의 몸을 얻어
우리들은 모두가 두루 갖추었지.
013_0457_a_23L我等知如是
一切皆虛妄
今得丈夫身
我等皆具足
013_0457_b_01L
나는 허망함을 듣고서
알고 이해하여 의심이 나오지 않지.
이와 같이 허망으로 돌아가
제대로 알고 말함이 없지.
013_0457_b_01L我聞虛妄已
知解不生疑
如是還虛妄
實無有知說

참다움이 없고 참다움이 없는 가운데서
모든 중생을 속이지.
참다움이 없음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지.
013_0457_b_02L無實無實中
誘誑諸衆生
不知無實故

무소유(無所有)의 교설(敎說)은
그 가운데서 감(減)하는 바가 없지.
또한 더함도 없지.
그 가운데서 시현(示現)함이 없지만
다만 거짓 이름을 가려 말할 뿐
013_0457_b_03L無所有教說
於中無所減
亦無有增益
於中無示現
但以假名說

평등하여 위험이 없고
말하여 흩어지는 곳도 없으며
이미 등등(等等)함도 없지.
하물며 이긴 사람에게 있어서겠는가.
013_0457_b_05L平等無危嶮
說無有散處
旣無有等等
何況有勝者

그 색(色:身)은 색의 모양을 닮았지.
그 색은 갖가지이기 때문이지.
만약 색이 허망한 것을 알면
가히 참다운 자가 없지.
013_0457_b_06L其色似色形
其色色色故
若知色虛妄
無有可實者

수(受:感覺)는 접촉하는 모양이 비슷하여
감각하는 까닭에 느낌을 이루지.
느낌[受]이 허망함을 알고 나면
그에게 참다운 것은 없지.
013_0457_b_08L受似於觸形
以受故爲受
知受虛妄已
彼無有可實

상(想)이 탐욕의 생각이라면
그 알음알이[識]는 생각으로서 나타나지.
생각이 허망한 것을 알면
그에게 참다운 곳은 없지.
013_0457_b_09L想爲欲想者
其識以想現
知想虛妄已
彼無眞實處

모든 행에 자재(自在)함이 없고
거짓 이름으로 나타난 행이지.
모든 행이 허망한 것을 알면
그에게 참다운 것은 없지.
013_0457_b_10L諸行無自在
假名示現行
知諸行虛妄
彼無有眞實

알음알이[識]는 뜻을 아는 것이고br/>이런 까닭에 알음알이가 나타내 보이지. br/>만약 알음알이[識]가 허망한 것임을 알면br/>항상 허공과 같지.
013_0457_b_12L識以了知義
是故示現識
若知識虛妄
恒常如虛空

이와 같이 모두가 허망하고
소유(所有)함이 있는 세상은 근심이지.
그 어리석은 무리는 알지 못하고
아견(我見)에 머물기 때문이지.
013_0457_b_13L如是皆虛妄
所有世憂愁
彼愚輩不知
以住我見故

그들에게는 편안함이 없지.
그들에게는 물려 줄 것이 없고
그들에게는 머무를 곳이 없지.
그래도 어리석은 무리는 알지 못하고
이 법은 알기가 쉽지 아니하며
적멸(寂滅)의 글귀는 이해하기 어렵지.
013_0457_b_14L彼等無所安
彼等無所遣
彼無有住處
愚輩而不知
此法不易知
寂滅句難解

게으름과 아상(我想)에 머물러
악의 지음으로 인하여 덮이고
소유(所有)가 없음을 보지 못하여
그의 말하는 바를 듣지 않고
말하여야 할 곳도 없으며
중간에는 둘 곳도 없지.
013_0457_b_16L住懈怠我想
爲惡作所覆
不見無所有
不聞彼所說
無所可說處
於中無所置

이때 남자의 몸으로 변한 여러 여자들은 이 게송을 말하고서 부처님께 공양하고자 하는 까닭에 오체를 땅에 던지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이어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013_0457_b_18L爾時諸女轉男身者說此偈已供飬佛故五體投地頂禮佛足而說偈言

귀의하오니, 가장 크신 이이며
일체의 세계에 더할 나위 없는 이여.
세존께서는 크신 은혜 가지셨지만
그것들에 집착하는 바가 없나이다.
013_0457_b_20L南無最大力
一切世無上
世尊有大恩
其等無所著
013_0457_c_01L
이 게송을 다 말하고 세존을 예경(禮敬)하여 합장하고서 머물렀다.
이때 세존께서는 장로(長老)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무소유보살이 물은 바를 받아 지녀라. 나는 지금 이 법을 설법하여 널리 사람을 위하여 빛내고자 하느니라. 아난아, 그대는 어떠한 중생이든지 그로 하여금 마땅히 이 법의 근본을 듣게 하는 자가 되어라. 그들은 듣고서 능히 널리 뜻을 이해하고 글귀를 아름답게 꾸밀 것이니라. 그들 모두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결정할 것이니라. 만약 듣고서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여도 뒤에 점차로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뜻을 이해하고 수행하며 깨달아 많은 백천 나유타 수의 여러 선근(善根)을 심게 하여라. 왜냐하면 무소유보살에게 이와 같은 바람[願]이 있기 때문이다.”
013_0457_b_22L說是偈已禮敬世尊合掌而住爾時世尊告長老阿難汝受持此無所有所問我今說法廣爲人說光顯此法阿難汝爲何等衆生當令聞此法本之者彼等聞已能廣解義文句莊嚴彼等皆當決定阿耨多羅三藐三菩若雖得聞而不解義於後漸次亦當如是解其義趣修行觸證於多百千那由他數諸如來所種諸善根以者何其無所有菩薩有如是願
이때 무리 가운데 여러 여자들이 대승(大乘)에 머물러 있었는데,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필요가 있어서 아난에게 이 법을 수지(受持)하는 일을 부탁하십니까? 무슨 까닭이십니까? 저는 지금 이미 이와 같이 법의 근본을 받아 익히고 외워서 통달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 법의 근본을 듣고 미래의 세계에 있어서 마땅히 남을 위하여 말하고 아승기(阿僧祇) 백천 나유타 겁 가운데서 이 법을 빛내고자 합니다.”
013_0457_c_09L爾時衆中有諸女等住於大乘而白佛言世尊何用勸請阿難受持此所以者何我今已受如此法本誦通利世尊我今聞此法本於未來世當爲他說於阿僧祇百千那由他劫中光顯此法
이때 무리 가운데 백의 비구와 6백의 비구니와 2백의 우바새와 우바이가 있었고, 또 나유타 수의 여러 천자(天子)들이 있었는데, 온갖 꽃을 세존에게 뿌리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013_0457_c_15L爾時衆中有百比丘六百比丘尼百優婆塞優婆夷復有那由他數諸天子等以諸雜華散世尊已作如是
“세존이시여, 이 수다라(修多羅:經)는 능히 일체를 비추어 진실되게 나타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 법의 근본을 듣자마자 받아 지니고 독송하여 통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 밝은 거울로 얼굴을 보는 것과 같고, 이와 같고 같아서 저희들은 이 법의 근본을 받아 지니기를 마쳤습니다.
013_0457_c_19L世尊此修多羅而能照明一切諸法如實顯示世尊我今得聞此法本卽能受持讀誦通利猶如明鏡見其面像如是如是我等受持此法本
013_0458_a_01L 이런 까닭으로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과 미래세에 있어서 이와 같이 법의 근본으로 아승기 나유타 겁 동안 사람을 위하여 널리 말하고 이 행을 빛내어 마땅히 깨닫게 하겠습니다. 모든 중생을 위하여 저희들은 이와 같이 이로운 것을 알게 하겠으며 저희는 보리(菩提)에 머무르겠습니다. 어떤 것을 마땅히 모든 중생을 위하여 짓는다고 하겠습니까? 일체의 이익은 부처님 법에 갖추어 있는 까닭입니다.
013_0457_c_23L是故世尊我等於今及未來世此法本於阿僧祇那由他劫廣爲人說光顯是行當令證覺爲諸衆生知我等如是利益我住菩提云何當爲諸衆生一切利益具佛法故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로움과 명성(名聲) 등을 탐내지 않고, 이 법을 받아서 중생을 위해서 말하며, 또 이미 스스로의 신명(身命)을 위하지 않으며, 오직 일체의 모든 중생을 위하고, 일체 중생과 함께 온갖 즐거움을 갖추기를 바라는 까닭입니다. 모든 부처님의 법에 다가가기를 바라는 까닭입니다.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에게서 애착(愛着)의 모든 번뇌를 없애려고 하는 까닭입니다.”
013_0458_a_04L我等不貪利飬及名聞等而受此法爲衆生說亦復不爲己自身命爲一切諸衆生等欲與衆生諸樂具欲令近於諸佛法故爲於無量諸衆生等除滅愛著諸煩惱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모두가 능히 이 법을 말하라.”
013_0458_a_09L佛言善哉善男子等汝今一切善說此法
이때 해(海) 자매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무소유보살은 일어나지도 않았고 또 이와 같은 것을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이 법의 근본을 말하여 마땅히 빛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마땅히 정법(正法)을 받아 지니고, 또 일체의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법행(法行)을 합니다. 그는 또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통달하며, 역시 남으로 하여금 독송하고 통달케 하며, 가르침과 같이 알게 합니다.”
013_0458_a_10L爾時海姊妹白佛言世尊此無所有菩薩不起亦不說如此等善男子女人等說此法本當光顯故世尊當受持正法亦爲一切過去未來在諸佛所有法行彼亦受持讀誦通亦教他人讀誦通利若教令知
013_0458_b_01L이때 무소유보살이 해(海) 자매에게 말하였다.
“아승기를 백천 겁 지난, 그때에 한 겁이 있는데 이름은 법보개부(法寶開敷)라고 한다. 그 겁 가운데서 닷새가 다 차면 여러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신다. 그때 한 분의 부처님이 계시는데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셔서 난항당(難降幢)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이름 하신다. 그때 역시 또 많은 중생들이 있는데, 번뇌가 극심하여 몸과 마음을 흐리게 하는 속에 머물러 업장(業障)에 덮여버려 번뇌는 더해지고 탐욕과 진심과 어리석음의 온갖 괴로움이 더하고 독을 품어 괴로워하였다.
013_0458_a_16L爾時無所有菩薩摩訶薩告海姊妹過阿僧祇百千劫中彼時有劫曰法寶開敷於彼劫中滿足五百諸佛出世有一佛最初出世名難降幢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於彼時中亦復多有衆生住於煩惱濁中業障所覆煩惱增上貪欲恚癡諸惱增上含毒所惱
선여인이여, 그때 그 난항당 여래ㆍ응공ㆍ정변지에게 나는 이와 같이 물었고, 그 부처님께서도 역시 이렇게 풀이하셨다. 지금 세존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풀이하신 바와 같았다. 선여인이여, 이와 같이 차례로 5천의 여러 부처님에게도 또한 이와 같이 이 같은 법의 근본을 여쭈었다. 그 모든 부처님께서도 또 나를 위하여 이와 같이 풀이하셨다. 지금의 세존 석가모니와 같이 모든 석가씨족(釋迦氏族)의 왕은 나를 위하여 풀이하였다. 착한 누이여, 그대는 지금 뜻을 편안히 하라.
013_0458_b_02L善女人爾時彼難降幢佛如來應供正遍知我於爾時亦如是問彼佛如來亦如是解釋如今世尊釋迦牟尼如來正遍知之所解釋善女人如是次第五千諸佛亦如是問如此法本彼諸世尊亦復爲我如是解說如今世尊釋迦牟尼諸釋中王爲我解說汝今安意
착한 누이여, 나는 지금으로부터 미래세에 이르기까지 한량없는 아승기 수의 모든 불세존께 마땅히 이렇게 이 법의 근본을 여쭐 것이다. 소유하여 이와 같은 모든 부처님의 나라 안에도 역시 온갖 흐림과 번뇌하는 중생이 있으며, 혹은 적은 자가 있고, 혹은 또 곱으로 많은 번뇌를 가진 자가 있기 때문이다.”
013_0458_b_10L善姊我從今已於未來當於無量阿僧祇數諸佛世尊當如是問此法本所有如是諸佛剎亦有諸濁煩惱衆生或有少者復倍多有煩惱者
이때 무소유 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설할 때, 찰나의 순간에 저 마가타(摩伽陀)의 임금인 빈바사라(頻婆娑羅)4)왕은 수많은 네 가지5) 병사로 둘러싸여 차츰 가까이 왔다. 여러 여자들이 있는 곳을 물어서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찾아왔다.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정례(頂禮)하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렀다. 부처님을 위로한 뒤에 자리가 깔린 곳을 따라 그 자리에 앉았다. 대중도 역시 모두 앉았다.
013_0458_b_14L爾時無所有菩薩摩訶薩說此語時於剎那頃彼摩伽陁主頻婆娑羅王有大勢力四兵圍遶次第漸行尋彼諸女所行之處來詣佛所到佛所已頂禮佛足卻住一面佛慰勞已隨所敷具而就其坐彼諸大衆亦皆而坐
013_0458_c_01L 그때 빈바사라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에게는 어린 딸이 있습니다. 시녀들과 함께 동산의 숲으로 놀러갔는데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뒤에 동산에서 찾았지만 찾지 못하다가, 또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향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이 무리에서 저는 아직 딸아이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만나리니 마땅히 보시오.”
013_0458_b_20L頻婆娑羅王白佛言世尊我有少女與衆侍女出遊園林久乃不還於園中求覓不得又聞有說向世尊今於此衆我復不見佛告大王會當見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도 아직 보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대는 지금 무소유보살에게 물으시오. 왕에게 마땅히 있는 곳을 가리켜 줄 것이오.”
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무소유보살이란 사람은 어떠한 사람입니까?”
이때 세존께서 무소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무소유여, 그대는 지금 마땅히 반바사라왕이 묻는 여러 여자들이 가고 온 곳을 알려주어 이들이 알도록 하라.”
013_0458_c_02L王言世尊我今未見佛言汝今可問無所有菩薩當示王處王言世尊其無所有菩薩何者是也於時世尊告無所有菩薩言汝無所汝今應報頻婆娑羅王所問諸女行來之處令此衆知
이때 무소유보살은 몸을 나타내지 않고 빈바사라왕과 대중에게 알려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시오. 그 여러 여자들은 이 무리 가운데 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대사(大士:菩薩)여, 나는 다만 소리를 들을 뿐 그대의 모습은 보지 못합니다.”
013_0458_c_07L爾時無所有菩薩以不現身告頻婆娑羅王及大衆言大王當知彼諸女等在此衆中王言大士我但聞聲不見汝形
보살이 말하였다.
“대왕이여, 지금 소유(所有)의 모든 여자들은 내 이름을 듣고서, 각각의 부녀들은 나무 밑에 이르러 모두 내 몸을 취하여 뜻에 따라 즐기고, 내 몸을 다 취하고는 모두 여자의 몸을 버리고 장부의 몸을 받았습니다. 그들 여러 여자들은 이미 내 몸을 취하여 장부의 몸을 이루었기에 나는 곧 몸이 없습니다.”
013_0458_c_11L菩薩告言大王今者所有諸女聞我名已一一婦女至於樹下取我身隨意娛樂取我身已皆捨女身受丈夫身彼等諸女旣取我身丈夫身我則無身
그리고 무소유보살은 여러 여자로 장부의 몸을 가진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선남자여, 각각 자신의 덕(德)을 나타내어라.”
이때 한때 여자였다가 남자의 몸을 받은 모든 이들이 함께 한 곳에 모여 장부의 상(相) 갖추어 단정히 하고서 기뻐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지금은 여자의 몸을 버리고 이렇게 장부의 몸을 이루었습니다.”
이때 빈바사라왕과 모든 대중이 의혹이 생겨 믿지 않았다.
013_0458_c_15L無所有菩薩告彼諸女丈夫身者言汝善男子各各示現自身之德爾時諸女得男身者共集一處具丈夫相端正可憙作如是言我等今者捨於女身已成如是丈夫之身爾時頻婆娑羅王及諸大衆生疑不信
013_0459_a_01L이때 무소유보살이 또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과 여러 사람들은 무슨 까닭으로 아직 의혹을 품습니까? 지금 왕은 어찌 부처님을 믿지 않습니까? 만약 믿는다면 여래는 지금 앞에 있습니다. 왕은 지금 기꺼이 물으시오. 이 선남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에 다름이 있겠습니까. 아니겠습니까?”
이때 빈바사라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고 이와 같습니다. 허공의 소리가 설한 바와 같습니까, 아니합니까. 그래도 몸을 보지 못합니까?”
013_0458_c_21L爾時無所有菩薩復作是言大王故及諸人衆猶懷疑惑王今於佛豈不可信若可信者如來現前王今宜此善男子如是所說有異不耶爾時頻婆娑羅王白佛言世尊如是如是如虛空聲所說以不而不見身
이때 부처님께서 빈바사라왕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소. 대왕이여, 모두가 남김없이 이 보살이 설한 바와 같소. 대왕이여, 지금은 기꺼이 이 말을 믿고 의혹을 일으키지 마시오.”
왕은 이 말을 듣고서 곧 일어나 합장하고 ‘훌륭하구나’라고 세 번 칭송한 다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누구의 위신력(威神力)입니까? 이는 보살 무소유의 힘이라 할 것입니까? 이는 마땅히 부처님의 위신력이라 할 것입니까?”
013_0459_a_04L爾時佛告頻婆娑羅王言如是如是大王皆悉如此菩薩所說大王今者宜信此語莫生疑惑王聞是語卽起合掌三稱善哉白言世尊是誰神力爲是菩薩無所有力爲當是佛威神之力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시오. 이는 여러 여자들이 예로부터 가졌던 원력(願力)이오. 그는 그 옛날부터 많은 천(千)의 부처님에게서, 이 여러 여자들로 하여금 온갖 선근을 심어 보리심(菩提心)을 발하게 하여 모든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성취함을 얻게 하였소. 이런 까닭에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그 바람[願]을 채울 수 있게 된 것이오. 대왕이여, 여러 여인들은 미래의 세계에 있어서도 역시 한량없는 여러 여자들을 교화하여 여자의 몸을 변하게 할 것이오.”
013_0459_a_10L佛告王言大王當知此是諸女往昔願力彼於往昔於多千佛教此諸女種諸善根發菩提心諸佛法中而得成就故今我所得滿其願大王有諸女人於未來世亦更教化無量諸女得轉女身
이때 부처님께서 무소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이 무리를 위하여 이 여러 여자들로 하여금 각기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도록 하여라.”
이때 무소유보살이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실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저는 한량없고 끝이 없는 부녀(婦女)들로 하여금 여자의 몸을 변하여 장부의 몸을 얻게 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진실이기 때문에 이들 중생을 다시 여자의 몸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013_0459_a_15L爾時佛告無所有菩薩言善男子今可爲於此衆人令此諸女各復本身爾時無所有菩薩作如是言如我實我於無量無邊婦女令轉女身得丈夫身皆是實故此等衆生還復女
이 말을 하였을 때, 많은 부녀자들이 그 장부 앞에서 이와 같은 모습이 있고, 이와 같은 빛이 있고, 이와 같은 행에 머물러 도리어 전에 찾아오던 사람들과 같이 되었다. 그들은 각각 서로가 함께 말하듯이 전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013_0459_a_21L說是語時多有婦女於彼丈夫前有如是形有如是色如是行住還復如先所向來者彼等各各相共言說如前無異
013_0459_b_01L 그때 모든 여자들과 빈바사라왕 등에게는 희유한 생각[心]이 일었다.
‘어찌하여 여러 여자들이 이미 여자의 몸을 바꿨다가 지금은 다시 여자의 몸으로 돌아왔는가. 이 여러 여인들을 참으로 진정한 몸이라 할 것인가. 마땅히 변화[化]로서 일어난 것이라 할 것인가?’
013_0459_b_01L彼時諸女及頻婆娑羅王等生希有心云何諸女已轉女身已還復女人身耶此諸女人爲是實身爲當化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들 부녀자들은 실다운 것도 아니며 변화[化]도 아니요. 왜냐하면, 대왕이여, 이 선남자는 그 옛적에 이와 같은 바람이 있었소. ‘만약 여러 부인이 나를 보면 그가 내 몸을 보자마자 이 바람을 내어 여자의 몸을 변하기를 구하게 하리라. 그 여러 부인을 소유한 남편은 다시 다른 부인을 취하여 또다시 이와 같고, 더하지 않고 덜하지 아니하여 앞의 부인의 몸과 같이 사랑하고 단정하여 서로 헤어지지 않게 하리라.’”
013_0459_b_04L佛言大王此等婦女非實非化所以者何大王此善男子於往昔時有如是願若諸婦人見我身彼見我身卽發是願求轉女身諸婦人所有夫主更取餘婦還復如不增不減如前婦身可愛端正不相離別
이때 빈바사라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들에게는 능히 이와 같은 신통과 선근(善根)이 있습니다. 일체의 모든 법은 불가사의(不可思議)합니다. 중생의 과보도 불가사의합니다. 선정(禪定)을 얻는 자의 삼매(三昧)의 경계도 불가사의합니다.”
013_0459_b_10L爾時頻婆娑羅王而白佛言希有世諸菩薩摩訶薩等能有如是神通善根世尊一切諸法不可思議衆生果報不可思議得禪定者定之境界不可思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 대왕이여, 이와 같고 이와 같소. 대왕이여, 여기에 세 가지 불가사의가 있소. 무엇을 세 가지라 하는가 하면, 업(業)의 환(幻)과 양(量)의 환(幻)이오.범본(梵本)에는 1구(句)가 적다. 이 선남자는 이 모든 환을 깨닫고, 이미 밝혔고[證] 이미 접(接:觸)하였소. 이 선남자는 즉 바로 환사(幻師)이오. 이런 까닭으로 이들을 헤아릴 수가 없는 것이오.”
013_0459_b_15L佛言如是如是大王如是如是大王此有三種不可思議何者爲三業幻量幻梵本少一句此善男子已覺諸幻已證已觸此善男子卽是幻師是故此等不可取量
이때 세존께서는 그 대중에게 무소유(無所有)로서 법의 뜻을 화합하게 하고, 교화하고 말씀하시어 환희를 갖게 하였으며, 위신력을 얻게 하여 교화를 늘리고 자라게 하며, 환희하게 하는 것을 마치고 기쁘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자 때를 알아 그곳에 이르러 돌아가라.”
013_0459_b_19L爾時世尊令彼大衆以無所有和合法義教化言說令得歡喜令得威神增長教化令歡喜已勸言汝等各自知時還其所至
013_0459_c_01L그때 여러 사람들은 각기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한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을 생의(生疑)라 하였다.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무소유보살은 능히 이들 중생을 위하여 신통으로서 변화[化]하고 또 옛날처럼 되게 하여도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사랑하거나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들은 마땅히 어떠한 이익을 짓습니까?”
013_0459_b_23L諸人衆各還本處其去未久有一菩薩名曰生疑而白佛言世尊其無所有菩薩能爲此等衆生以神通化還令如舊而不令彼諸衆生等有愛別離世尊此等當作何等利益
부처님께서 생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여러 사람들은 그들이 있는 곳에서 이 여러 여자들로서 일찍이 뿌리[根]6)를 변한 자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먹고 마시며, 함께 서로 즐기고, 노닐고 장난하며, 온갖 여러 가지 일에 온갖 방편으로 그때 그곳에서 이 무리로 하여금 보리 가운데서 발심(發心)함을 얻게 하여 불법(佛法) 가운데 가까이 가게 하느니라. 어떤 까닭이겠는가.
013_0459_c_05L佛告生疑菩薩言善男子此諸人等所在之處共此諸女曾轉根者語言飮食共相娛樂遊行戲樂種種諸事種種方便於彼時處令此衆人於菩提中令得發心近佛法中何以故
선남자여, 무소유보살이 이미 옛날부터 여래가 있는 곳에서 일체의 악기를 갖추어 공양하고 존중하며 여러 선근을 심어 모두가 이미 두루 갖추고 이 같이 발원(發願)하였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바람[願]은 가득 차고 분별의 뜻을 채웠느니라. 이 선남자는 이와 같이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여 가르쳐서 뜻으로 문자(文字) 가운데 들게 하느니라. 소유(所有)의 법체(法體)와 무생(無生)의 곳과 성취함이 없는 곳에 들게 하고 깨닫게 하며, 이와 같이 가르침 가운데 잃는 것이 없게 하느니라. 불법을 성숙하는 것을 얻게 하는 까닭이니라.
013_0459_c_10L善男子此無所有菩薩已於往昔諸如來所以一切樂具供飬尊種諸善根皆已具足發如是願故滿願滿分別意此善男子如是教化成熟衆生教令入於義文字中有法體無生之處無成就處令入令如是教中不令有失令得成就於佛法故
선남자여, 이 무소유보살은 중생을 교화하고 그 중에서 하나의 중생이라도 악취(惡趣)7)에 나아가는 자가 마땅히 없도록 하느니라. 하나의 중생이라도 가르침을 주신 스승의 과거의 부처님 나라에 나지 않는 자가 없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 모든 중생이 다시 이처럼 보리를 마땅히 성취한 것은 역시 지금의 무소유보살이 성취한 것과 같으니라.”
013_0459_c_17L善男子此無所有菩薩教化衆生於彼中者無一衆生當向惡趣無一衆生於所教師過去佛土而不中生善男子彼諸衆生還當如是成就菩提亦如今者無所有菩薩所成就者
이때 생의보살은 불세존을 따라 선설(善說)을 듣기를 마치고 모든 의혹을 없앴다. 그리하여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013_0459_c_22L爾時生疑菩薩從佛世尊聞善說已除諸疑惑而說偈言
013_0460_a_01L
중생은 듣기를 마치고
그 가운데서 방편을 배워
이와 같이 굳게 닦고 익히네.
무소유(無所有)라고 이름 하는 이는
순수하고 곧아 마음은 부드럽고 조화로우며
뜻은 부드러워 질투함이 없고
또 겁이 많고 마음이 나약하지 않노라.
013_0460_a_01L衆生聞以得
於中方便學
如是健修習
名無所有者
純直心柔和
軟意無嫉妒
亦無有怯弱

무소유라고 이름 하는 이는
많은 문자(文字)를 화합하고
또 뜻과 같이 말하며
소유(所有)와 볼 것도 없어
또 마땅히 거둘 것도 없다.
013_0460_a_04L名無所有者
多文字和合
復說如是義
所有無可見
亦當無所觸

둘이 없어 가질 것이 없고
남이 없어 볼 것도 없으며
말하지 않으면서도 말하고
법의 가르침에 비유랄 바 없구나.
013_0460_a_05L無二不可取
無餘不可見
不可說而說
法教無有比

이때 사나나수다(闍那那修多)여인이 생의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누구의 힘을 받아서 능히 이 게송을 말합니까?”
그가 곧 대답하였다.
“나는 몸은 이처럼, 무소유보살의 몸 안에서 이 소리가 나오는 것을 압니다. 착한 누이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 게송의 소리는 내 몸에서 나는 것이 아닙니다.”
013_0460_a_07L爾時闍那那修多女告生疑菩薩言善男子汝承誰力能說此偈彼卽答我身如是知無所有菩薩身中從出是聲善姊當知今此偈聲非我身出
이때 사나나수다 여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이 무소유보살은 이에 능히 불가사의한 법을 얻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모두를 이미 두루 갖추었습니다. 능히 온갖 방편으로서 열어 보이고 그 무소유의 곳에서 설법합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구나. 선여인이여, 그대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013_0460_a_11L爾時闍那那修多女而白佛言希有世尊是無所有菩薩乃至能得不思議法皆已具足能以種種方便開示彼無所有之處說法佛告彼言如是如是善女人如汝所說
013_0460_b_01L이때 양시무유출생(兩時無有出生)보살이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능히 무소유보살의 수다라(修多羅)를 변설하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양시무유출생보살이여, 그대는 지금 모든 보살마하살의 경계에 대해 변설하라. 넓은 경계는 막힘이 없고 얻을 바가 없이 끝이 없어서 갓이 없고 많이 듣겠다는 결심을 일으켜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훌륭한 지혜로 모든 보살마하살과 같이 스스로 경계가 늘고 자라 집착이 없고, 가히 얻을 곳도 없으며, 갓이 없고, 끝나는 곳도 없이 모든 것을 많이 듣고, 이익이 되고, 훌륭한 방편의 법 가운데서 아주 교묘해져서 가르쳐 장소를 열어 나타나게 하고 세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마땅히 속히 보리의 길을 성취하는 까닭이다.”
이때 양시무유출생보살마하살은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013_0460_a_16L爾時兩時無有出生菩薩而白佛言世尊我能辯說無所有所問修多羅佛言兩時無有出生菩薩汝今爲辯說諸菩薩摩訶薩境界廣境界無㝵無可得無邊無畔際發起多聞與利益故以善巧智如諸菩薩摩訶薩自境界增長無著無可得處無邊無畔際處諸多聞利益欲於善巧方便法中教令建立開現處故當速成就菩提道故爾時兩時無有出生菩薩摩訶薩說偈言

이 경(經)을 잘 설하여 마치고
정념(正念)하여 선정(禪定)에 들어
마땅히 일체의 법을 깨닫는다.
이 경전을 드러내 보여주어
일체의 뜻과 문자(文字) 등을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
013_0460_b_05L善說此經已
正念入禪定
當覺一切法
顯示此經典
令覺一切義
及如文字等

소유한 수다라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는
일체의 뜻을 나타낸다.
피차(彼此)는 모두가 서로 보지만
헤아릴 수 없어 부사의(不思議)하구나.
013_0460_b_07L所有修多羅
諸佛之所說
顯現一切義
彼此皆相見
無量不思議

모든 경이 선설(善說)하는 곳은
이 경의 법을 안 다음에
뜻과 문자로 장엄하여
모든 법에 빠짐이 조금도 없구나.
013_0460_b_09L皆經善說處
此經法知已
莊嚴義文字
諸法無缺少

일체의 부사의함과
음계(陰界)의 모든 것을 깨달음[入]은
마땅히 방편의 지혜를 얻어
12인연(因緣)에 수순하면
일체의 보리는 한 소리이며
한 소리는 일체의 소리로
모든 소리는 한 가지로 화합한다.
013_0460_b_10L一切不思議
陰界諸入等
當得方便智
隨順十二緣
一切聲一聲
一聲一切聲
諸聲等和合

이 경에 있어서 깨닫게 되는[覺悟]
소유의 모든 마음은
중생이 생각하고 깨닫는 바로
나를 헤아리는 생각이며
일체의 마음이 인연하는 곳으로
일체의 모두가 능히 안다.
013_0460_b_13L於此經覺悟
所有諸心者
衆生所思覺
計我所思者
一切心所因
一切皆能知

이들 모든 생각과 깨달음,
그에게 생각하는 곳은 없다.
이 경에 있어서 깨닫고
또 생각함이 없으면
나와 남에게 있어서도
일체를 남김없이 능히 안다.
013_0460_b_15L是等諸思覺
彼無有思處
於此經覺悟
亦無有思者
於自及與他
一切悉能知

마음이 구르는 바, 행함과 같이
모든 법을 비춤이 거울과 같다.
이 수다라를 말하면
피차(彼此)가 평등하게 보이고
그들은 도리어 이를 깨닫는다.
013_0460_b_17L如心所轉行
照諸法如鏡
說此修多羅
於彼此等見
彼等還覺此

일체는 하나가 아니며
달리 많이 말하는 것을 보지 않고
일체의 거슬리는 글귀를 떠난다.
013_0460_b_18L一切非爲一
不見別多說
一切文句離

만약 이 경을 보고서
그가 중생을 위하여 말하면
중생은 피차(彼此)가 아니며
그 중생으로 하여금 부동(不動)한 곳에
머물러 집착함에서 벗어나게 하고
일체가 허망함을 알게 한다.
013_0460_b_19L若見於此經
彼爲衆生說
衆生非此彼
令彼衆生脫
住著不動處
知一切虛妄

허망으로서 말씀을 삼아
이미 허망함을 알면
허망 가운데 집착하지 아니하고
생(生)하는 길이 없다.
013_0460_b_21L以虛妄爲說
旣知虛妄已
不著虛妄中
無有所生道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를 보면
이에 깨닫지 않음이 없다.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일체의 공(功)이 소속하고 업(業)이 소속하는 곳과
주술(呪術)과 의방(醫方)의 지혜다.
013_0460_b_23L諸佛見一切
於此無不覺
能覺此經者
一切功業處
呪術醫方智
013_0460_c_01L
때를 아는 지혜가 생기는 곳은
모두가 이 경의 깨달음으로서
일체는 부처님의 지혜이며
소유는 헤아릴 수 없다.
013_0460_c_01L及時智所生
皆此經覺悟
一切一切智
所有不可數

그는 일체를 차례로
이 경에서 남김없이 안다.
일체를 보고 버려서
중생이 미혹하는 곳은
013_0460_c_03L彼一切次第
於此經悉知
一切見捨已
衆生所迷惑

만약 이 경을 알면
그 이름[名字]에 집착하지 않고
중생으로 하여금 집착하지 아니하여
그 상(相)이 가린 바를 벗어나게 한다.
이 경이 지닌 위신력으로 인하여
그 가운데서 참다운 깨달음을 얻는다.
013_0460_c_04L若知於此經
不著彼名字
衆生著令脫
彼相所覆者
此經威力故
於中得實證

만약 이 경을 배우면
그는 일체의 갚음을 얻고
하늘과 사람의
모든 공덕을 갖춘다.
013_0460_c_06L若學此經者
彼得一切報
天上及人中
一切功德具

이는 곧 스승의 법이며
이는 곧 부모(父母)이며
덕이 높은 스승이시다.
또한 이는 선지식(善知識)이다.
013_0460_c_07L此是教師法
此卽是父母
和上阿闍梨
亦是善知識

이는 만족할8) 줄을 알고 탐욕스러움이 적어
모든 두타(頭陀)9)를 갖춘다.
이 수행의 자재(資財)는
그를 위하여 마땅히 짓는다.
013_0460_c_09L此知足少欲
具足諸頭陁
此所修資財
皆爲彼當作

만약 큰 중생10)이 있어도
많은 여러 가지 법을 말하기를 바라면
그는 마땅히 이 경을 배워야 하고
일체의 법이 처한 곳을 배워야 한다.
013_0460_c_10L若有大衆生
欲說多種法
應當學此經
學一切法處

만약 큰 중생이 있어도
많은 여러 가지 법을 말하기를 바라면
그는 마땅히 이 경을 배워야 하고
일체의 법이 처한 곳을 지녀야 한다.
013_0460_c_11L若有大衆生
欲說多種法
彼應學此經
一切法持處

태어나는 곳이 다 마땅히 모두가
병은 적고 긴 수명을 얻으며
항상 모든 선정(禪定)을 얻는다.
이 경에 수순하여 마치면
몸은 항상 안락함을 받고
마음도 역시 항상 즐거움을 얻으리라.
013_0460_c_13L生處皆當得
少病長壽命
常得諸禪定
隨順此經已
身常受安樂
心亦得常樂

만약 이 경을 깨달으면[證]
구업(口業)은 남김없이 두루 갖추리라.
이와 같이 차별법(差別法)에
그는 마땅히 수순함을 얻는다.
만약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곧 모든 경을 모두 지닌다[摠持].
013_0460_c_15L若能證此經
口業悉具足
如是差別法
彼當得隨順
若能證此經
卽摠持諸經

만약 능히 이 경을 깨달으면
이 경 가운데서 말하는 것과 같이
그들은 모두가 경을 알고
모든 부처님께서 밀씀하신 바 있는
소유(所有)의 모든 문자(文字)와
말씀하신 바 모든 법을 안다.
013_0460_c_17L若能如是證
如此經中說
彼等皆知經
諸佛有所說
所有諸文字
所說諸法者

만약 이 경을 들으면
곧 문자를 떠나리라.
모든 법의 문자를 떠남에
문자로서 법을 말하리라.
013_0460_c_19L若聞於此經
則離於文字
諸法離文字
以文字說法

문자는 곧 법이 아니며
또한 법이 아닌 것도 아니다.
그들은 이 경에 있어서
보리(菩提) 가운데 머물고
그들은 이에서
세간(世間)의 뛰어난 명문(名聞)을 구할 것이다.
013_0460_c_20L文字非是法
文字非非法
彼等於此經
住於菩提中
彼等於此求
世閒最名聞
013_0461_a_01L
이때 양시무유출생보살은 이 게송을 설해 마치고서 세존께 정례(頂禮)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더니, 바로 부처님 앞에서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013_0460_c_22L爾時兩時無有出生菩薩說此偈已頂禮世尊右遶三帀卽於佛前沒而不現
이때 무리 가운데 한 보살이 있는데 이름을 무소속(無所續)이라 했다. 그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때의 이 무소유보살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如)11)의 곳에서 왔고, 다시 이와 같이 갔다.”
그 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는 어떻게 왔다가 어떻게 갔습니까?”
013_0461_a_02L爾時衆中有一菩薩名無所續而白佛言世尊此兩時無有出生菩薩何而來佛言從如所來還如是去菩薩言世尊彼云何來復云何去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자와 허깨비[幻]와 꿈과 아지랑이와 메아리와 허공과 같이 공(空)하고 상(相)이 없고 원12)이 없고 지음13)이 없다. 탐욕을 떠나고 적멸(寂滅)하며 실다움이 없고 모양[像]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모이고 분별하여 가고 온 것이다.
013_0461_a_06L如影幻夢虛空及與空無相無願無作離欲寂滅無實無像如是等聚分別遣來
그대는 지금 나에게 말하여 일체를 낳게 하였으며, 일체 중생과 일체 보살, 일체의 모든 부처님은 또한 그림자와 허깨비[幻]와 꿈과 아지랑이와 메아리와 허공과 같이 공(空)하고 상(相)이 없고 원(願)이 없고 지음이 없다. 떠나서 적멸과 열반에 들고자 해도 실체가 없고, 저들이 소유한 일체의 과보(果報)와 이름은, 그것들 모두 우리가 한 행동이며, 저들 및 우리들 일체는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며,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다. 또한 들을 수 없는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함께 두루 갖출 수 없다. 능히 볼 수 있는 자는 없고, 능히 아는 자도 없으며, 능히 들을 수 있는 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대들은 우리를 따라 들어 믿고 이해하고 사유하여 환희하며 훌륭하다고 찬탄한다.
013_0461_a_09L汝今語我生於一切一切衆生一切菩薩一切諸佛亦如陽焰虛空及空無相無願無作離欲寂滅涅槃無實彼等所有一切果報及彼名字彼等皆是我等所爲彼等及我一切非一非二非多非少亦非有物不可聞不共具足有能見者無能知者無能聞者是故汝等從我等聽信解思惟歡喜稱善
그들은 한량없는 아승기의 수에 무실(無實)을 행하여 마치고서 모두가 역시 불가득(不可得)이며 그대들 역시 불가득이다. 그대들은 허망으로서 우리를 비방하지 말라. 나를 욕되게 하지 말라. 우리는 이미 지닌 사물이 없으며, 상이 없어 속한 곳도 없는데 남을 위하여 어찌 거짓으로 말하겠느냐. 이런 까닭으로 그대 어찌 진실을 말하지 않겠느냐. 만약 말하는 것이 있으면, 그는 도리어 곧 그와 같고 이는 도리어 곧 이와 같다. 이와 같이 가고 이와 같이 말하여 마치고 이와 같이 온 것이다.”
013_0461_a_17L彼等無量阿僧祇數行無實已皆不可得汝等亦不可得汝等莫以虛妄誹謗我等莫毀呰我我等旣無有物無相無有處所爲他何假須說寧不說勝若有說者彼還是如彼此還是如此如是遣如遣如是說已如是來
013_0461_b_01L이때 대중은 이와 같은 글의 뜻을 듣고서 몸[色]과 마음이 없어졌으며, 들고 나는 숨이 없어졌으며, 사물(事物)에 물들고 집착함이 없어졌으며, 그들은 세존이 계신 곳에서 일체의 악구(樂具)가 모두 남김없이 두루 가득 찼다. 그들은 본원(本願)14)을 얻고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이는 곧 본성(本性)의 체(體)가 진실함이며, 소유함이 없고, 깨달을 것이 없고, 알 바가 없음이다. 이와 같이 알고서 알아야 할 것이 없는 까닭이다.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 그는 어느 곳을 따라 있기에 이름을 짓지도 않는가.”
013_0461_a_23L爾時大衆得聞如是句義已無色心無出入息無物染著彼等於世尊所一切樂具皆悉遍滿彼等得本念已作如是言此是本性體眞實無所有無可證無所識如是知已無知故如是彼從何處有不可作名字
이때 허공에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이 있어 그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보살이 있는데 이름을 멸급무출생(滅及無出生)보살이라 한다.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어떠한 상서로운 모습[相]입니까? 이 값진 보물이 허공에 가득 찼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이여, 몇몇의 보살들이 있어서 이 밝힐 바 없는 법문(法門)을 듣고 나오기 어려움을 얻어서 모두가 남김없이 이미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까닭에 이러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니라.”
013_0461_b_06L爾時於上虛空有無價寶遍滿其閒有菩薩名滅及無出生菩薩白佛言世尊是何瑞相此無價寶遍滿虛空佛言善男子等有若干菩薩等聞此無所可證法門得出離已皆悉已得無生法忍故現此相
이때 그 모든 일체의 대중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며 능히 부처님의 방편의 지혜를 배우는 것은 모든 중생을 해탈시키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에 능히 알겠습니다. 이 일체는 움직임이 없고 공(空)하며 소유가 없습니다. 중생이 있지 않으며 본성(本性)은 적정(寂靜)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래께서는 모든 중생을 위하여 모든 법의 일체는 그림자와 같다고 변설하시고, 능히 부지런히 힘써 중생을 교화하십니다.”
013_0461_b_12L爾時彼諸一切大衆皆白佛言希有世尊善巧能學巧方便智爲欲解脫諸衆生故世尊乃能知此一切無動空無所有無有衆生本性寂靜然今如來爲諸衆生辯說諸法一切如影而能勤勞教化衆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그대들이 설하는 바와 같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만약 변설함이 없으면 어떻게 능히 영상(影像)과 환몽(幻夢)과 아지랑이와 소리의 메아리와 허공과 상이 없음과 원이 없음과 지음이 없음과 탐욕을 떠나는 열반의 법을 알아서 허망과 영상(影像) 등의 법을 삼겠느냐.”
013_0461_b_18L佛言如是如是諸善男子如汝所說諸善男子若無辯說云何能知影陽焰響聲及與虛空無相無願無作離欲涅槃之法而爲虛妄影像等法
013_0461_c_01L이때 부처님이 지니신 위신력 때문에 허공에서 이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
“세존이시여, 누가 그 그림자의 모양으로 그림자를 삼습니까. 세존이시여, 누가 그 허공에 이르는 것을 그림자의 모양으로 삼습니까. 세존이시여, 이 일체는 장엄을 이미 두루 갖추었고 법의 근본은 장엄을 빌리지 아니합니다. 세존이시여, 비유컨대, 화가 또는 그 그림의 제자가 능히 기능을 배워 여래의 상(像)을 그리고, 모든 상(相)이 두루 갖추어져 모자람이 없으며, 다시 금을 세공하는 사람이 있어서 가장 좋은 금으로 금만(金鬘)을 만들어 이마 위에 붙이면, 그런 뒤에 형상은 곱이나 더 단정합니다. 이 때문에 일체의 무리는 이를 보고 싫어함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고 이와 같습니다. 이 법은 근본과 같으면 모든 상(相)을 두루 갖추어 이를 보아도 싫어함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은 더욱 곱절로 아름답게 꾸며졌습니다.”
013_0461_b_22L爾時以佛威神力故於上虛空聞如是聲世尊何者是彼影形爲影世尊何者是彼乃至虛妄而爲影形世尊此一切莊嚴已具足法本不假莊嚴世尊譬如畫師若畫弟子善學伎能畫如來像具足衆相無所缺少更有金巧師取最勝金作其金鬘而著頂然彼形像倍更端正爲一切衆瞻之無厭世尊如是如是如此法本足諸相瞻之無厭世尊今者更倍莊
이 말씀을 설해 마친 때에 부처님은 허공의 소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꼭두각시놀이를 제대로 배운 사람과 같다. 만약 꼭두각시놀이를 하는 스승을 제자가 꼭두각시놀음을 잘 하여, 남자가 단정하고 가히 기뻐할 만큼 꼭두각시를 만들고 온갖 뿌리[根:性根]가 두루 갖추어져 모두가 화합하고, 그리하여 자식을 낳고, 그를 위하여 이름을 짓는 것도 영상과 환몽과 아지랑이와 소리의 메아리와 큰 허공 등은 자재할 수 없다. 태어남이 없고 바람이 없고 지음이 없고 탐욕을 떠나고 적멸하고 열반하는 것과 그 허망함을 더하고 늘리는 것을 성취하여 모든 일을 지어서 깊은 산의 골짜기에 들어가, 많은 사람의 무리가 각기 큰 소리를 내어 모든 영상과 허공을 불러 그 소리는 다하여도 사라져 나타나지 않는다. 그 빈 골짜기에 물들고 집착할 바가 없다.
013_0461_c_10L說是語已佛告彼虛空聲言如巧學幻化之師若幻弟子善於幻幻作男女端正可喜諸根具足皆共和合而生子息爲作名字陽焰響聲太虛空等不自在也無願無作離欲寂滅涅槃彼虛妄增長成就所有作事入深山谷有人衆各發大聲呼諸影像乃至虛彼出聲已沒而不現於彼空谷無所染著
그때 사람들이 이 소리가 있는 곳을 찾아도 얻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일체의 번뇌들은 실로 이를 구하여도 역시 얻을 수 없다. 아지랑이가 흔들리는 물을 닮았다 해도 마실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소리의 메아리와 아지랑이는 형상이 없다.”
013_0461_c_19L彼時衆人求是聲處了不可如是一切諸煩惱等如實求之亦不可得如彼陽焰動搖似水而不可如是響聲陽焰無形像
013_0462_a_01L이때 무리 가운데 아직 법을 깨닫지 못한 자는 이 말씀을 듣고서 모두가 법을 깨닫게 되었다. 20억 나유타의 모든 하늘과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가 남김없이 일체의 법 가운데 염착(染著)하는 바가 없는 것을 얻었다.
013_0461_c_22L爾時衆中未證法者聞此說已皆得證法有二十億那由他等諸天及人皆悉得於一切法中無所染著
이때 허공에서 또다시 소리가 났다. 모든 하늘과 사람은 모두 남김없이 보고 들었다.
“이는 오직 이름[名字]일 뿐이다. 이른바 그림자 내지 허망한 영상들일 뿐이다. 영상과 꼭두각시는 그 듣는 바가 있을 뿐이다. 여래는 해석하고 먼저 깨달음을 지었다. 20억의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있어서 이 법을 듣고 모두가 결정(決定)함을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운데 머물러 마땅히 모든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한 까닭으로 이는 벗이 된다.”
013_0462_a_02L爾時虛空還復出聲諸天人衆皆悉見聞此唯名字所謂影等乃至虛妄影像等也幻化其有所問如來解釋於先作證有二十億諸天人等聞此法已皆得決定住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中當爲成熟諸衆生故而爲之友
이때 문지(聞持)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이라고 이 법본(法本)을 이름 지어야 마땅하겠습니까? 저희들은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합니까?”
013_0462_a_09L爾時聞持菩薩白佛言世尊當何名此法本我等云何受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법본은 모든 죄는 상이 없고 버릴 것도 없다[諸罪無相無捨]고 이름 한다. 이와 같이 받아 지니면 여래는 자재(自在)하느니라. 이와 같이 지니는 것을 ‘무소유보살의 물음[無所有菩薩所問]’이라 이름하고, 이와 같이 지니는 것을 ‘부처님의 큰 신통을 설한다[說佛大神通]’이라 이름하며, 이와 같이 지니는 것을 ‘마음이 악하여 다스리기 어려운 원수의 뉘우침[惡心難調怨讐悔過]’이라 이름하고, 이와 같이 지니는 것을 ‘소유가 없는 법을 가히 나타내는 것[無所有法可示現者]’라 이름하며, 이와 같이 지니는 것을 ‘일체의 모든 법을 보지 않는 것이 아니다[非不見一切諸法]’고 이름하며, 이와 같은 것을 지님[持]이라고 이름한다.”
013_0462_a_11L佛言此法本名『諸罪無相無捨』如是受持『如來自在』如是名持『無所有菩薩所問』如是名持『說佛大神通』如是名持『惡心難調怨讎悔過』如是名持『無所有法可示現者』如是名持『非不見一切諸法』如是名持
부처님께서 이 인연을 말씀하실 때, 그 무소유보살과 원한을 다스리기 어려운 이와 문지(聞持)보살, 그리고 그 대중인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와 건달바(乾達婆) 등은 부처님의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환희하여 받들어 실천하였다.
013_0462_a_17L佛說此經時其無所有菩及難調怨讎聞持菩薩及彼大衆阿修羅乾闥婆等聞佛所說喜奉行
無所有菩薩經卷第四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1)고려대장경에는 ‘복(福)’으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부(富)’로 풀이했다.
  2. 2)고려대장경에는 ‘세(世)’로 되어 있는데, 신수대장경을 참고하여 ‘출(出)’로 풀이했다.
  3. 3)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의 다섯 가지. 색(色)은 육체, 수(受) 이하의 네 가지는 정신 작용이다.
  4. 4)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마가타국(摩伽陀國)을 다스렸던 임금.
  5. 5)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의 넷을 일컫는 말.
  6. 6)생식기(生殖器). 또는 남녀의 성(性).
  7. 7)중생이 짓는 악업(惡業)으로 해서 나아가는 곳으로, 지옥ㆍ아귀ㆍ축생 등의 세계를 일컫는 말.
  8. 8)원문은 ‘지족소욕(知足少欲)’임. 만족할 줄 아는 것(知足)은 얻는 것이 적어도 마음에 한탄하지 않는 것으로, 오직 법을 위하여 일[事]과 마음[心]에 근심하지 않는 것. 탐욕함이 적음[少欲]은 구하지 않고 취(取)하지 않는 것.
  9. 9)번뇌의 티끌을 없애고 의식주(衣食住)에 탐닉해 집착하지 않으며 청정하게 불도를 수행하는 것.
  10. 10)원문은 ‘대중생(大衆生)’임. 불법을 이룰 그릇이 큰 중생.
  11. 11)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것으로서 모든 법의 본체(本體)이다. 이 본체는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여(如)의 곳’은 그대로 법의 본체를 말함. 그리고 ‘다시 이와 같이 갔다’ 함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고 평등하고 차별 없이 돌아갔다는 뜻. 따라서 이 일 구(句)는 이를 음유(陰喩)하고 있다.
  12. 12)모든 법을 관(觀)하고서 바랄 것이 없는 관의 지혜와 함께 일어나는 정심(定心), 즉 삼매(三昧).
  13. 13)원문은 ‘무작(無作)’임. 생멸(生滅)이 없는 무위(無爲), 즉 열반을 가리킨다. 따라서 여기에는 신구의(身口意)의 네 가지 업이 소멸되고 없다.
  14. 14)모든 부처님이 지난 세상에서 수행할 때에 반드시 부처가 되고자 한 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