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文殊師利問經卷下

ABC_IT_K0412_T_002
013_0532_b_01L문수사리문경 하권
013_0532_b_01L文殊師利問經卷下


양 부남국 승가바라 한역
김달진 번역
013_0532_b_02L梁扶南國三藏僧伽婆羅譯


15. 분부품(分部品)
013_0532_b_03L分部品第十五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미래의 제자들이 모든 부(部)를 어떻게 분별하며, 어떤 것이 근본의 부입니까?”
013_0532_b_04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佛入涅槃後未來弟子云何諸部分別云何根本部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미래 나의 제자들은 20부가 있어서 능히 모든 법을 머물게 할 것이다. 20부는 아울러 4과(果)를 얻게 되므로 삼장(三藏)이 평등하여 상ㆍ중ㆍ하가 없을 것이니, 마치 바닷물 맛이 다름이 없는 것과 같고, 어떤 사람이 아들 스물을 둔 것과 같아서 진실로 여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일 것이다.
문수사리여, 근본되는 2부는 대승(大乘)으로부터 나오고 반야바라밀로부터 나오며, 성문ㆍ연각과 여러 부처님들도 모두 이 반야바라밀로부터 나온다. 문수사리여, 마치 땅ㆍ물ㆍ불ㆍ바람ㆍ허공이 일체 중생들의 머무는 곳이 되는 것처럼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과 대승도 일체 성문ㆍ연각과 부처님들이 나오는 곳이다.”
013_0532_b_07L佛告文殊師利未來我弟子有二十部能令諸法住二十部者竝得四果三藏平等無下中上譬如海味無有異如人有二十子眞實如來所說文殊師利根本二部從大乘從般若波羅蜜出聲聞緣覺諸佛悉從般若波羅蜜出文殊師利如地虛空是一切衆生所住處是般若波羅蜜及大乘是一切聲聞緣覺諸佛出處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의 명칭은 무엇입니까?”
013_0532_b_16L文殊師利白佛言云何名部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맨 처음의 2부는, 첫째는 마하승기(摩訶僧祇)이며이는 대중을 말함이니, 노소가 함께 모여 공동으로 편집한 율부이다., 둘째는 체비리(軆毘履 )이는 노숙(老宿)한 이를 말함이니 완전히 노숙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펴낸 율부이다.이다. 내가 열반에 들어간 뒤 백 년 만에 이 2부가 일어나 마하승기로부터 일곱 부가 나올 것이니, 이 백 년 안에 한 부가 나오는데 명칭은 집일어언(執一語言)고집한 바가 마하승기와 동일하기 때문에 일이라고 이름한 것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집일어언으로부터 한 부가 나오는데 명칭은 출세간어언(出世間語言)칭찬하는 말이다.일 것이다.
013_0532_b_17L佛告文殊師利初二部一摩訶僧祇此言大衆老少同會共集律部也 二體毘履此言老宿淳老宿人同會共出律部也我入涅槃後一百歲二部當起從摩訶僧祇出七部於此百歲內出一部名執一語言所 執 與 僧 祇 同故 云一也於百歲內從執一語言部復出一名出世閒語言稱讚辭也
013_0532_c_01L백 년 안에 출세간어언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고구리가(高拘梨柯)이는 율주(律主)의 성(姓)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고구리가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다문(多聞 )율주가 다문의 지혜가 있는 데서 나온 것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다문으로부터 한 부가 나오는데 명칭은 지저가(只底舸)이는 율주가 거주하는 산의 이름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지저가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동산(東山)역시 율주가 거주하는 곳이다.일 것이고, 백년 안에 동산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북산(北山)역시 율주가 거주하는 곳이다.일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마하승기로부터 나오는 일곱 부인데 본래의 마하승기를 합하여 여덟 부가 되는 것이며, 한편으론 백 년 안에 체비리(軆毘履) 부로부터 열한 부가 나오고, 백 년 안에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일체어언(一切語言)율주가 3세(世)가 존재한다고 고집하였기 때문에 일체라고 하였고, 거기에 어언(語言)을 붙인 것이다.일 것이다.
013_0532_c_01L於百歲內從出世閒語言出一部名高拘梨柯是出律主姓也於百歲內從高拘梨柯出一部多聞出 律 主 有 多 聞 智 也於百歲內從多聞出一名只底舸此山名出律主居之也於百歲內從只底舸出一部名東山亦律主居也於百歲內從東山出一部名北山亦律主居也此謂從摩訶僧祇部出於七部及本僧祇爲八部於百歲內從體毘履部出十一部於百歲內出一部名一切語言律主執三世有故一切可厝語言也
백 년 안에 일체어언으로 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설산(雪山)역시 율주가 거주하는 곳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설산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독자(犢子)율주의 성(姓)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독자로부터 한 부가 나오리니 명칭은 법승(法勝)율주의 이름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법승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현(賢)율주의 이름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현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일체소귀(一切所貴)율주는 통달한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았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일체소귀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잉산(芿山)율주가 거주하는 곳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잉산으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대불가기(大不可棄)율주가 처음 태어났을 때 어머니가 아이를 우물에 버린 것을 아버지가 뒤를 따라가 건져냄으로써 비록 우물가에 떨어져도 죽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기(不可棄)라고 한 것이다. 또 능사(能射)라고도 이름한다.일 것이다.
013_0532_c_11L於百歲內從一切語言出一部名雪山亦律主居也於百歲內從雪山出一部名犢子律主姓也於百歲內從犢子出一部名法勝律主名也於百歲內從法勝出一部名賢律主名也於百歲內從賢部出一部名一切所貴律主爲通人所重也於百歲內從一切所貴出一部名芿律主居也於百歲內從芿山出一部大不可棄律主初生母棄之於井父追尋之雖墜不死故云不可棄也 又名能射
백 년 안에 대불가기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법호(法護)율주의 이름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법호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가섭비(迦葉比)율주의 성(姓)이다.일 것이고, 백 년 안에 가섭비로부터 한 부가 나올 것이니 명칭은 수투로구(修妬路句)율주가 수투로의 뜻에 집착하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일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체비리(軆毘履) 부에서 나온 열한 부와 체비리를 합하여 20부가 될 것이다.”
013_0532_c_19L於百歲內從大不可棄出一部名法律主名也於百歲內從法護出一部名迦葉比律主姓也於百歲內從迦葉比出一名修妒路句律主執修妒路義也此謂體毘履部出十一部及體毘履成二十部
013_0533_a_01L부처님께서는 거듭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013_0533_a_01L說此祇夜

마하승기부에서
일곱 부가 분별되어 나오고
체비리 부에서
열한 부가 분별되어 나오니
이것이 이른바 스무 부이라.
013_0533_a_02L摩訶僧祇部
分別出有七
體毘履十一
是謂二十部

열여덟 부와 본래의 두 부가
모두 대승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옳은 것도 없고 그른 것도 없으리니
내가 미래에 일어날 것을 말해 두노라.
013_0533_a_04L 十八及本二
悉從大乘出
無是亦無非
我說未來起

16. 잡문품(雜問品)
013_0533_a_05L雜問品第十六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세에 외도들이 말하기를, ‘세존께서 옛날 화취경(火聚經)을 설하실 때에 ≺60비구는 죽고 60비구는 도를 그만두고 60비구는 해탈하리라≻’고 하거나 또 외도들이 말하기를, ‘세존께서는 일체지가 아니시니, 왜냐하면 이 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3_a_06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未來外道說如是語世尊往昔說『火聚經』十比丘死六十比丘休道六十比丘解脫外道當如是說世尊非一切智何以故不見此事故當云何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마치 어떤 사람이 등불을 켜는 것은 벌레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것과 같다.
013_0533_a_11L佛告文殊師利如人然燈不爲殺虫
문수사리여, 여래도 이와 같이 중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일에 따라 그들을 위해 설했을 뿐, 여래의 설법은 인연이 아님이 없다. 어떤 중생이건 살생한 업이 있으면 반드시 과보를 받는 것이고, 저 중생이 법을 받을 능력이 없으면 이 때문에 도를 못 닦는 것이고, 저 중생이 법을 받을 능력이 있으면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다. 다 그들의 인연에 따르기 마련이고, 여래가 그렇게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부처는 세간을 따라 출생했을 뿐 부처가 세간을 만든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살생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단명하게 되고 살행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스스로 장수하거나 또는 해탈의 과(果)를 얻기 마련이며, 이 모든 중생이 비록 도를 못 닦더라도 여래는 미래세에 반드시 그들을 교화하고 제도하니,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여래는 허물이 없다.
013_0533_a_12L文殊師利如來如是隨衆生所堪則爲彼如來說法無非因緣若有衆生有殺生業必受果報彼衆生不堪受法是故休道彼衆生堪受法則得解脫皆隨其因緣非如來所作何以故從世閒生佛不說佛造世閒若人殺生自得短命若人不殺自得長壽及解脫果此諸衆生雖復休道如來未來必當化度是故文殊師利如來無
013_0533_b_01L문수사리여,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비추매 구모두(拘牟頭)ㆍ분타리(分陀利)ㆍ울파라(鬱波羅) 등 이러한 꽃들이 혹은 오므라들고 혹은 피어나고 혹은 떨어짐이 있을지언정 이는 해와 달이 분별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왜냐하면 해와 달은 무심(無心)하기 때문이고 무심하기 때문에 스스로 피어나고 스스로 떨어지는 것일 뿐 해와 달의 허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013_0533_a_22L文殊師利如日月光照拘牟頭陁利鬱波羅花等或有合者或有開或墮落者非是日月有分別心以故日月無心故以無心故自開自落非日月過
문수사리여, 여래의 설법도 그러한지라, 중생으로서 수명이 길고 짧거나 병이 있고 없거나 병이 많고 적거나 밉살스럽고 사랑스럽거나 상중하의 우열이 있고 빈부귀천의 차이가 있거나, 혹은 남섬부주[閻浮提]에 태어나고 북구로주[鬱單越]에 태어나고 서우화주[拘耶尼]에 태어나고 동승신주[弗于逮]에 태어나거나 사천왕처(四天王處)와 나아가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태어나거나, 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 등에 태어나거나 자신의 업이 재물이 되고 자신의 업이 신분이 되어서 업이 태어나는 곳이 되는 것이다. 다만 업으로써 짓는 것이고 다른 물건으로써 짓는 것이 아니며, 상ㆍ중ㆍ하가 있는 것도 내가 조작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일체 중생들 자신의 업이 재물이 되기 때문이다.”
013_0533_b_03L文殊師利如來說法亦復如是有衆生長壽短壽無病有病少病可憎可愛有下貧富生閻浮提生鬱單越生拘耶尼弗于逮生四天王處乃至非想非非想處有生地獄餓鬼畜生阿修羅等自業爲財自業爲分業爲生處唯業所造非餘物造有上中下非我所造何以故一切諸衆生自業爲財故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보시를 일삼아 부인과 아이까지도 보시하는 등의 일이 있습니다마는, 수달나(須達那) 같은 이가 두 아들을 추악한 바라문에게 보시하였다가 이 바라문이 이 두 아이를 때렸으니,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이렇게도 평등한 마음과 자비한 마음이 없습니까? 만약 보살로서 자비한 마음이 없다면 보살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은 평등한 마음이 있습니까? 만약 평등한 마음이 있다면 어째서 아이를 남에게 주어 두드려 맞게 합니까? 어떤 사람이 이것을 질문한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3_b_11L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事施有婦兒施等如須達拏以二子施醜婆羅門此婆羅門打此二兒何故無平等慈心若菩薩無慈悲不名菩薩世尊諸菩薩有平等心若有等心云何以兒與人打拍人此問當云何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에게 두 아이가 있어서 그 작은 아이를 큰 아이에게 보시하였다면, 문수사리여, 이 부모는 평등한 마음이겠는가. 만약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때려 드디어 죽었다면, 문수사리여, 누가 죄를 저지른 것이라 하겠는가?”
013_0533_b_18L佛告文殊師利人有兩兒以其小兒施於大兒文殊師利此父母是平等心不大兒打拍小兒遂死文殊師利誰當得罪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모는 평등한 마음이라 죄과(罪過)가 없을 것이고, 큰 아이 스스로가 이 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013_0533_b_21L文殊師利白佛言世尊父母等心無有罪大兒自得此罪
013_0533_c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나 역시 중생들에게 항상 평등한 마음이라 라후라(羅睺羅)같이 사랑스럽게 여기고 생각해 주며,제바달다(提婆達多) 역시 사랑하고 생각해 주니 문수사리여, 이 때문에 보살은 아무런 죄과가 없다.
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이 날마다 음식을 보시함으로써 누구나 와서 구걸하면 이 사람이 곧 보시하는데, 음식을 얻음으로 인하여 그 때문에 남의 재물을 빼앗거나 훔친다면, 문수사리여, 이는 누가 죄를 저지르는 것이겠는가?”
013_0533_b_23L佛告文殊師利於衆生常平等心如羅睺羅可愛可提婆達多亦可愛可念文殊師利是故菩薩無有罪過復次文殊師利如有一人日日施食有人來乞此人卽施因得食故劫盜他財文殊師利是誰得罪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는 시주가 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니, 시주로선 보시의 뜻이 있었을 뿐 도적이 되게 한 것은 아닙니다.”
013_0533_c_06L文殊師利白佛言世尊施主得罪施主唯有施意不令作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모든 보살도 보시의 뜻이 있을 뿐 살해하는 마음이 없다. 이 때문에 보살은 살해할 생각 없음을 이루니, 어떤 사람이건 살해한다면 스스로 살해한 죄를 얻기 마련이다.”
013_0533_c_07L佛告文殊師利如是諸菩薩唯有施無有殺心是故菩薩成無害想人殺害自得殺罪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항상 평등한 마음을 행함으로써
보시할 때 살해할 생각이 없으니
저 스스로 살해한 죄가 있는 것이고
나의 평등함은 아무런 죄가 없네.
013_0533_c_10L常行平等心
施時無害想
彼自有殺罪
我平等無過

수명이 있거나 수명의 생각이 있고
다시 살해할 마음이 있어서
수명을 이때에 끊으니 만큼
살해하는 자는 살해한 죄를 얻으며
013_0533_c_12L 有壽有壽想
復有殺害心
命斷於此時
害者得殺罪

혹은 수명이 없을지라도
수명의 마음을 내어서
여기에 살해할 생각을 일으킨다면
역시 죄가 있다고 말하리라.
013_0533_c_13L 若無有壽命
而作壽命心
於此起害想
亦得言有罪

제바달다와 라후라에게도
사랑하고 생각함은 다름이 없으니
이와 같은 자비한 마음이
바로 보살의 평등한 마음이네.
013_0533_c_14L提婆及羅睺
愛念無有二
如是慈悲心
是菩薩平等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성인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013_0533_c_16L文殊師利白佛言世尊如是如是如聖言
013_0534_a_01L그때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사람들의 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래ㆍ세존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스물네 곳[二十四處]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곧 스물네 곳에서 태어날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스물네 곳이란 일주왕(一洲王)ㆍ이주왕(二洲王)ㆍ삼주왕(三洲王)ㆍ사주왕(四洲王)과 사천왕(四天王)으로부터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까지와 범신(梵身)ㆍ범부루(梵富樓)ㆍ대범(大梵)과 수다원(須陀洹)으로부터 아라한(阿羅漢)까지를 얻는 것과, 큰 지혜와 모든 선행이 있어서 동요하지 않고 방일하지 않는 이것이이른바 스물네 곳이다. 여래께서 이제 이미 말씀하셨고, 또 마땅히 이곳을 얻으셨을 것이니, 저 삿된 소견의 사람들이 여기에 대한 논란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3_c_18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未來有人當難如來世尊常言若人能說二十四處便生二十四處二十四處者一洲王二洲王三洲王四洲四天王乃至他化自在天王梵身梵富樓大梵得須陁洹乃至阿羅漢有大智慧有諸善行不動不放逸謂二十四處如來今旣能說亦應得此處彼邪見難當云何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여래의 설법은 이런 인연을 위해서가 아니다.
문수사리여, 마치 해와 달의 광명이 모든 꽃을 이익되게 하는, 비록 이런 힘이 있어도 은혜의 갚음을 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해와 달은 무심(無心)하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여래도 이와 같이 갚음을 구하지 않기에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가 바로 무심하기 때문이다.
013_0534_a_03L佛告文殊師利如來說法不爲此因緣文殊師如日月光利益諸花雖有此力不求恩報何以故日月無心故文殊師如來如是不求報故爲人說法以故如來無心故
문수사리여, 여래가 모든 법 가운데 염착(染着)함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내가 설법한 것은 나를 위하는 뜻이 없었으니, 왜냐하면 옛날에 3아승기겁(阿僧祇劫)에 걸쳐 머리ㆍ눈ㆍ골수ㆍ뇌ㆍ수족 마디마디와 국토ㆍ성읍ㆍ처자ㆍ노비ㆍ코끼리ㆍ말과 갖가지를 보시한 것은 여래가 거기에 대한 갚음을 구하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래는 세간의 과보를 구하지 않았으니, 왜냐하면 내가 모든 법을 설함은 나를 위하는 뜻이 아니고 자신을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과 남을 위해서도 아니다. 만약 자신을 위하고 남을 위하고 자신과 남을 위해서라면 이는 여래가 곧 집착함이 있기 때문이다.”
013_0534_a_08L文殊師利如來於諸法中無有染著是故文殊師利所說法無爲我義何以故昔於三阿僧祇劫施頭目髓腦手足支節國城妻子奴婢象馬種種布施如來於彼無求報心如來不求世閒果報何以我說諸法無爲我義不爲自身爲他身不爲自他身若爲自身他身及自他身如來便有所著
013_0534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마치 해와 달이 꽃에 대하여, ‘꽃이 나의 은혜를 갚으리라 거나, 나의 은혜를 갚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음과 같으니, 해와 달은 무심하기 때문이다. 여래도 역시 무심하니, 왜냐하면 여래는 취(取)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취할 것이 없는데 여기에 무슨 갚음을 얻겠느냐. 밤에 비록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도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한 글자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취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래가 취할 것이 없는 까닭은 바로 괴로움과 즐거움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나도 앞서 어느 때 ‘보리를 얻으면 일체 구하는 것을 다 얻으리라’고 생각했지만,역시 얻을 것이 없어 형체도 없고 모양도 없다.”
013_0534_a_16L佛告文殊師利猶如日月不作是思花當報我恩不報我恩日月無心如來亦無心何以故如來無可取旣無可取云何當得報於是夜雖言我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道我亦不說一字何以故無可取故如來不可取如來無得果何以故離苦樂故我先思惟是時得菩提一切所求悉亦無所得無形無相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是祇夜

해와 달이 모든 꽃을 비추되
은혜를 갚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여래도 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갚음을 구하지 않음이 역시 그러하네.
013_0534_b_02L日月照諸花
無有恩報想
如來無可取
不求報亦然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께서 앞서 말씀하시기를, ‘중생으로서 죽을 때가 아닌 죽음은 없다’고 하셨으니, 왜냐하면 반드시 죽어야 할 중생일지라도 때가 아니면 죽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들은 말하기를, ‘그 죽을 때가 된 자는 나도 곧 죽일 수 있으니 죽이는 자는 죄과가 없다. 왜냐하면 죽을 때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죽여도 죄과가 없는 것이다’라고 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4_b_04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先說無有衆生非時節死何以故雖必當死非時不死故諸邪見人當作是說其死時我乃得殺是故殺者無有罪何以故是其死時故是故我殺有罪過當云何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마치 어떤 사람이 궁전(宮殿)을 짓는데 이미 다 완성되어 즐거이 그 궁전에 입주하기 위해 점치는 자에게 묻기를, ‘어느 날이 좋고 어느 날이 좋지 않으냐?’ 하자, 저 사람이 대답하기를, ‘그대는 입주할 수 없으니, 왜냐하면 반드시 불에 타버리기 때문이오. 누가 일부러 불에 태우더라도 타버릴 것이고, 일부러 태우지 않더라도 타버릴 것이기 때문이오’라고 하였다. 주인이 다시 묻기를, ‘만약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면 어떤 방편과 계획을 세워야 하겠소?’라고 하자, 점치는 자는 대답하기를, ‘부지런히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이오’라고 해서 주인은 곧 부지런히 지키고 보호하기를 더하였는데 마침내 어떤 사람이 불을 가져와서 이 궁전을 태우고 말았다면, 문수사리여, 이 불을 가져온 사람이 죄과가 있겠는가, 없겠는가?”
013_0534_b_10L佛告文殊師利如有人造作宮殿旣已成就樂欲住問占相者何日好住何日不好人答言汝不宜入何以故必當爲火之所燒故若人故燒亦必被燒若不故燒亦被燒故主人又言若有此事作何方計相師答言當勤守護主人卽便勤加守護有人將火來燒此宮文殊師利此持火人有罪過不
문수사리는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죄가 있을 것입니다, 죄가 있을 것입니다.”
013_0534_b_18L文殊師利言世尊有罪有罪
“그렇다. 문수사리여, 죽을 때이건 죽을 때가 아니건 살해하는 자는 반드시 살해한 죄를 얻어 지옥에 들어가야 하니, 궁전을 태우는 것과 같다.”
013_0534_b_19L如是文殊師若死時若非死時有殺害者必得殺罪當入地獄如燒宮殿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때가 이르렀건 때가 이르지 않았건
누구나 사람이 다른 이를 살해한다면
마땅히 지옥에 들어가야 하니
마치 궁전을 태우는 것과 같네.
013_0534_b_21L至時不至時
若人殺害彼
必當入地獄
譬如燒宮殿
013_0534_c_01L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들은마땅히 이런 말을 할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해하더라도 살해한 죄를 얻지 않으니, 왜냐하면 몸을 살해했을 뿐, 수명을 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몸이 바로 수명이라면 죽은 부모의 몸을 그 아들이 불에 태우는 것도 마땅히 살해하는 죄를 얻어야 할 것이니, 왜냐하면 몸이 바로 수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은 수명이 아니고 수명은 몸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몸이 다르고 수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몸이 곧 수명이고 수명이 곧 몸이라면 몸을 태우는 것은 곧 수명을 태우는 것이어야 하며, 만약 수명이 뒷세상에까지 가는 것이라면 몸도 마땅히 같이 가야 할 것인데, 만약 몸은 불에 타버려도 수명은 타버리지 않는 것이라면 이 때문에 몸이 곧 수명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수명은 불에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몸은 수명이 아니고 수명은 몸이 아니며, 이 때문에 몸을 살해하는 것도 살해한 죄를 얻지 않으니, 왜냐하면 수명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가 바로 몸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태우는 것이 다르고 죄 얻는 것이 다르니,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수명은 뒷세상까지 가지만 몸은 오히려 몸 그대로 있기 때문이고, 이 때문에 몸은 수명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013_0534_b_23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未來邪見當說此言有人殺人不得殺罪以故殺身不殺命若身是命如父母其子燒身應得殺罪何以故身是命故故知身非壽命壽命非身何以身異命異故若身卽是命若命卽是身燒身卽燒命若壽命往後世亦應往若身被燒命不被燒是故知身非卽是命何以故命不可燒故故身非是命命非是身是故殺身不得殺罪何以故以異故如人問路直動身如是世尊別燒別得罪何以命往後世身猶在故以是故知身非壽命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건 수명을 살해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사람으로서 수명을 살해한다면 갱생(更生)할 수 없을 것이고, 수명이 이미 살해되면 열반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몸이 곧 수명이라면 몸이 살해될 적에 수명도 살해되어야 하고, 만약 몸이 곧 수명이라면 몸을 죽이면 열반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니, 왜냐하면 다름이 없기 때문에 살생의 과보가 없을 것입니다.
013_0534_c_14L世尊有人能殺命不若人能殺命者不應更生若命已被殺不須涅槃若身是壽命身被殺時命亦被若身是壽命殺身則得涅槃何以以無異故是故無殺生果
013_0535_a_01L세존이시여, 만약 몸은 살해되어도 수명이 다시 살아나 다른 성(姓)을 받기 때문에 이 사람이 살해한 죄를 받지 않는다면 이는 곧 수명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일 것이니, 다시 살아남이란 지옥ㆍ축생ㆍ아귀ㆍ아수라 등으로서 이것이 이른바 다시 살아남이다. 이 때문에 몸을 살해했을 뿐 수명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좌선(坐禪)하는 선사가 여러 제자들을 가르쳐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를 제거함에 있어 그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가 다시 살아나지 않게끔 제거한다면 다시 살아나지 않으므로 다시는 몸이 없고,다시 몸이 없으면 수명이 없고, 수명이 없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기에 이것을 일러 선사가 사람의 수명을 살해함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4_c_18L世尊若身被殺壽命更生受別異姓是故此人不得殺罪何以故壽命更生故更生者地獄畜生餓鬼阿修羅等是謂更生是故殺身不名殺命坐禪師教諸弟子除心意識若除心意識不更生若不更生則無復身無復身則亦無命若無有命則不更是爲禪師殺人壽命世尊云何當答彼邪見人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계율이 두 종류가 있으니 이른바 몸의 계율과 입의 계율이 그것이고,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는 계율이 아니다. 만약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가 계율이라면 계율을 지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왜냐하면 마음이란 반연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고 머무는 곳이 없기 때문이며, 마치 빠른 물처럼 또는 원숭이처럼 머물지 않아 수호할 수 없기 때문이다.
013_0535_a_04L佛告文殊師利戒有二所謂身口非心意識戒若心意識是戒則無持戒人何以故心攀緣難制故無住處故譬如駃水亦如猿猴動轉不停不可守護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는 계율이 없고 몸과 입만이 계율이 있으며,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는 살해하는 죄의 자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계율의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이 즐거우면 선정을 얻을 수 있고, 마음이 즐겁지 않으면 선정을 얻을 수 없으니, 학자는 선정으로써 마음을 죽이기는 하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선정이 살해한 죄를 얻는 것이고 마음이 죄를 얻는 것은 아니다.
013_0535_a_08L是故文殊師利無心意識戒雖身口有戒心意識非殺罪處何以故非戒處故若以心樂則能得定若心不樂則不得定是故學者以定殺心非人能殺是故文殊師利定得殺罪非心得罪
그리고 자신을 죽이는 것은 그 죄의 과보가 없으니, 왜냐하면 보살이 몸을 죽이는 그러한 일은 오직 공덕을 얻는 것이어서 나의 몸이 나로 말미암기 때문이다. 만약 몸이 나로 말미암아 죄의 과보를 얻는다면 손톱을 깎다가 손가락을 다치는 것마저 곧 죄의 과보를 얻어야 하리니, 왜냐하면 스스로가 몸을 손상시켰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또 몸이 저절로 죽어서 중생들이 이것을 얻어먹는 것은 본래 보시의 마음이 없었으니, 이미 복을 얻지도 못하고 역시 죄도 있는 것은 아니니, 왜냐하면 모든 보살이 몸을 버림은 무기(無記)가 아니고 오직 복덕을 얻기 때문이다.
013_0535_a_13L又若殺自無有罪報何以故如菩薩殺身得功德我身由我故若身由我得罪果者翦爪傷指便當得罪何以故傷身故若身自死衆生得食本無施旣不得福亦無有罪何以故諸菩薩捨身非是無記唯得福德
013_0535_b_01L이 때문에 번뇌가 사라지면 마음이 사라지고, 마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뜻이 사라지고, 뜻이 사라지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사라지고, 알음알이가 사라지기 때문에 몸이 사라지고, 몸이 사라지기 때문에 수(壽)가 사라지고, 수가 사라지기 때문에 명(命)이 사라지고, 명이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감관[根]이 사라지고, 모든 감관이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느낌이 사라지고, 모든 느낌이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경계가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쌓임[陰]이 사라지고, 모든 쌓임이 사라지기 때문에 상속(相續)되지 않고,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과뜻과 알음알이가 처소가 없고,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가 처소가 없기 때문에 청정하게 된다.
013_0535_a_19L是故煩惱滅故心則滅心滅故意滅意滅故識滅識滅故身滅身滅故壽滅壽滅故命滅命滅故諸根滅諸根滅故諸入滅諸入滅故諸界滅諸界滅故諸陰滅諸陰滅故不相續不相續故心意識無處心意識無處故得淸淨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마치 때 묻은 옷을 잿물[灰汁]로 씻으면 때는 사라지고 옷은 그대로 있는 것과 같으니, 왜냐하면 때가 이미 제거되었기 때문이고, 때가 제거됨으로 해서 옷이 청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모든 허물이 때가 되는 것이고 지혜의 물로써 마음의 때를 씻어버릴 것이니,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기 때문에 청정함을 이룩한다.”
013_0535_b_02L文殊師利譬如垢衣以灰汁澣濯垢滅衣在何以故垢已去故以垢去衣得淸淨如是文殊師利諸過爲以智慧水洗除心垢以除心垢成淸淨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마치 때에 더럽힌 옷을
잿물로써 깨끗이 씻으면
잿물로써 씻어버리기 때문에
이 옷이 청정해짐과 같다.
013_0535_b_07L譬如垢污衣
澣治以灰汁
以灰汁澣治
是衣得淸淨

이와 같이 모든 허물이
마음과 알음알이를 더럽히니
지혜의 잿물로써 씻어버린다면
마음은 청정하게 되리라.
013_0535_b_09L 如是以過患
染污於心識
澣以智慧灰
心卽得淸淨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외도들은 그 삿된 소견에 따라 다시 이런 말을 할 것입니다.”
‘만약 세존께서 일체지라면 어째서 외도 여인 손타리(孫陀利)와 전차마니(栴遮摩尼)가 여래를 비방하리라고 예언하지 않으셨을까? 이 때문에 여래는 일체지가 아닌 줄을 알겠으니, 미리 저 비방할 것을 막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로 하여금 무수한 겁(劫) 동안 나쁜 갈래에 떨어지게 하고, 나아가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들어가게 하였다.’
세존이시여, 이럴 경우 어떻게 대답해야 합니까?”
013_0535_b_10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外道隨其邪見復當說言若世尊是一切智何故不先記外道女人孫陁利及栴遮摩尼應謗如來故知如來非一切以不逆遮彼誹謗故令無數劫入惡道中乃至入於無閒地獄世尊云何答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여, 내가 이제 그대에게 묻겠다. 어떤 의사가 중생들의 풍증[風]ㆍ담증[痰]ㆍ열병(熱病) 등의 병을 분명히 알더라도 그 병이 아직 발생되지 않은 것을 미리 치료할 수 있겠는가?”
013_0535_b_17L佛告文殊我今問汝如有醫師明識衆生有風痰熱病其病未起爲逆治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不也世尊
“문수사리여, 이 의사가 병을 알겠는가?”
文殊師利是師知病不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013_0535_b_20L如是世尊
013_0535_c_01L“문수사리여, 나 역시 그와 같이 모든 중생들의 탐욕이 많고 진심(瞋心)이 많고 우치가 많은 것과 수명의 길고 짧은 것과 선업과 악업을 다 알기는 하지만, 나는 비록 먼저 알아도 때가 아니면 말하지 않는다.
문수사리여, 이 여인 손타리와 전차마니는과거세 때 항상 중생을 살해하여 불선한 업을 일으키고 항상 성인을 비방했기 때문에 아비지옥에 들어간 것이다.
문수사리여, 중생들의 악업은 나로 말미암아 짓는 것이 아니니, 어떤 중생이건 법을 들을 능력이 있으면 나는 그를 위해 설법하고, 만약 법을 들을 능력이 없으면 나는 말하지 않는다.
013_0535_b_21L文殊師利我亦如是知諸衆生多貪多瞋有多愚癡長壽短壽惡業善業佛雖先知非時不說文殊師利此女人孫陁利及栴遮摩尼去世時常殺衆生起不善業常誹謗 聖人入阿鼻獄文殊師利衆生惡業不由我造若衆生堪聞法我爲彼說若不堪聞我則不說
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의 중병을 치료할 수 없으면 의사가 버리고 가되 약을 조금도 주지 않는 것처럼 여래도 그러하니, 이 두 사람은 교화될 수 없는 자임을 알았기 때문에 미리 수기하여 말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던 것이다. 문수사리여, 만약 수기해야 할 자였다면 내가 곧 그들을 위해 수기했을 것이다. 나는 제자가 성문ㆍ연각을 얻는다거나 보살을 얻는다고 수기하기도 하고, 또 3승(乘)의 도를 얻는다고 수기하지 않기도 하니, 왜냐하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그대 생각은 어떠하냐. 만약 사람이 허공을 비방한다면 허공이 무슨 대답을 하겠는가?”
013_0535_c_05L文殊師利如人病重不可療治醫師捨去不與少藥如來亦爾知此二人不可教化是故默然不逆記說文殊師利若可記者我則爲記如我記弟子得聲聞獨覺及得菩薩或不記說當得三乘何以以不定故文殊師利於汝意云何若人誹謗虛空虛空當云何答
문수사리는 여쭈었다.
“허공은 말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허공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013_0535_c_12L文殊師利言虛空無語言何以故虛空無
013_0536_a_01L“그렇다. 문수사리여. 여래가 바로 허공과 같으니 허공은 말이 없고 여래도 말이 없다.
문수사리여, 5탁악세(濁惡世)가 있으니, 그 다섯 가지가 무엇이냐 하면, 겁(劫)의 혼탁함과 중생의 혼탁함과 수명의 혼탁함과 번뇌의 혼탁함과 소견의 혼탁함이다. 이른바 겁의 혼탁함이란 세 재앙[三災]이 일어날 때에 서로가 살해하여 중생들이 굶주리고 갖가지 질병에 허덕임이니 이것을 겁의 혼탁이라 하며, 중생의 혼탁함이란 악한 중생ㆍ선한 중생과 상ㆍ중ㆍ하의 중생과 뛰어난 중생ㆍ하열한 중생과 제일의 중생, 또는 제일이 아닌 중생들이니 이것을 중생의 혼탁이라 하며, 수명의 혼탁함이란 10세의 중생으로부터 20ㆍ30ㆍ40ㆍ50ㆍ60ㆍ70ㆍ80ㆍ90세ㆍ백 세ㆍ2백 세ㆍ4백 세ㆍ8백 세 내지 천 세의 중생들이니, 길고 짧음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수명의 혼탁이라 한다.번뇌의 혼탁함이란 탐욕이 많고 진심이 많고 우치가 많음이니 이것을 번뇌의 혼탁이라 하며, 소견의 혼탁함이란 삿된 소견과 계율에 치우치는 소견과 상견(常見)과 단견(斷見)과 있다는 소견과 없다는 소견과 나라는 소견과 중생이란 소견이니 이것을 소견의 혼탁이라 하니, 이러한 다섯 가지 혼탁함이 여래에겐 모두 없다.”
013_0535_c_14L如是文殊師利如來與虛空等空無語言如來亦無語言文殊師利有五濁惡世云何爲五劫濁衆生濁命濁煩惱濁見濁云何劫濁三災起更相殺害衆生飢饉種種疾病謂劫濁云何衆生濁惡衆生善衆生衆生劣衆生第一衆生第一衆生此謂衆生濁云何命濁歲衆生二十三十四十五十六十八十九十歲百歲二百歲四百歲八百歲乃至千歲有長短故此謂命云何煩惱濁多貪多瞋多癡此謂煩惱濁云何見濁邪見戒取見取常斷見有見無見我見衆生見此謂見濁如是五濁如來悉無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여래는 허공과 같거늘
무슨 말이 있겠느냐.
여래가 다섯 가지 혼탁이 없기에
이 때문에 미리 수기하지 않네.
013_0536_a_05L如來如虛空
云何有言語
如來無五濁
是故不逆記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들은 부처님을 비방하면서 이러한 말을 할 것입니다.
‘만약 여래께서 일체지라면 어째서 중생들의 죄 짓는 것을 기다린 연후에 계율을 제정하셨겠느냐?’”
013_0536_a_07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未來邪見人當誹謗佛說如是言若使如來是一切智何故待衆生作罪然後制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것이 바로 일체지의 상(相)이니, 만약에 내가 계율을 미리 제정했더라면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죄를 짓지 않았는데 어째서 굳이 말씀하실까? 이는 일체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비방하거나, 또 ‘나는 죄과가 없는데 일부러 여래께서 자비심이 없어 중생들을 요익케 하지 않고 중생들을 거둬들이지 않으면서 마치 아들 없는 사람이 어느 때쯤 아들을 낳으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공연히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이니, 어찌 믿을 수 있으랴. 그 까닭은 진실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정말로 아들을 낳은 것을 보게 되면 믿는 마음을 내리라’고 이렇게 비방하기 때문이다.
013_0536_a_11L佛告文殊師利如此卽是一切智若我逆制戒人當謗我何以故我不作罪云何强說此非一切智以故我無罪過故如來無慈悲心饒益不攝受衆生如人無子而說有某時當生空有此言云何可信以故不眞實故若眞見生子則生信
문수사리여, 아직 죄를 짓지 않은 사람ㆍ하늘들인데 그 죄 짓는 것을 보지도 않고서 어찌 계율부터 미리 제정하겠느냐. 요컨대 죄를 본 연후라야 제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마치 의사가 풍증ㆍ담증ㆍ열병 등 그 병이 발생한 유래를 알고 또 무슨 약으로 이 병을 치료할지를 아는 것과 같으니, 어떤 용건(勇犍)한 사람으로서 몸에 질병이 없음에도 이러한 사람이 의사의 치료를 기다리겠느냐?”
013_0536_a_18L如是文殊師利所未作罪人天不云何逆制戒要須見罪然後乃制文殊師利譬如醫師知風熱等發起所由亦知有藥對治此病有人勇健身無疾病如此之人須師治不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치료를 기다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가 병이 발생될 때에 의사가 곧 치료해야만 세간에서 제일의 의사라고 칭찬할 것입니다.”
013_0536_a_22L殊白佛彼不須治彼若病生師卽爲世閒讚說是第一師
013_0536_b_01L“그렇다. 문수사리여,일체 성문과 일체 중생들 중에는 계율의 제정이 필요한 자가 있고 필요하지 않은 자가 있는지라, 내가 일체 중생들 그 마음의 소행을 알기 때문에 아직 죄를 짓지 않은 자에겐 나도 계율을 제정하지 않고, 이미 죄를 지었으면 나도 곧 계율을 제정하니, 내가 이렇게 한다면 세간은 비방하지 않을 것이다. 문수사리여, 중생들 중에 상ㆍ중ㆍ하가 있으므로 여래가 계율을 제정하는 것도 그러하다.
문수사리여, 가령 보리와 깨와 콩 등을 심어 움이 처음 돋아날 때에 이미 사용될 수 있겠는가?”
013_0536_b_01L如是文殊師一切聲聞一切衆生有宜制戒不宜者我知一切衆生心之所行作罪者我則不制若已作過我則制我若如此則世閒不謗文殊師利衆生之中有下如來制戒亦復如是文殊師利如種大麥及麻豆等牙始生時已堪用不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아직 사용될 수 없으니 왜냐하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013_0536_b_08L文殊師利言堪用也何以故以未熟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일체 중생들의 선근(善根)이 성숙되지 않은 것도 이와 같으므로 계율의 제정이 필요하지 않다.
문수사리여, 가령 구물두꽃[拘物頭花]이나 우발라꽃[優鉢羅花]이 처음 자라날 그때 햇빛이 비추어 피어나게 할 수 있겠는가?”
013_0536_b_09L佛告文殊師利一切衆生善根未熟亦如是不堪制戒文殊師利如拘物頭花優鉢羅花始生之時日光所照能令開不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피어나게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로소 생겼기 때문입니다.”
013_0536_b_12L文殊師利言不能開也何以故以新生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선근이 성숙되지 못한 것도 그러하다. 여래가 왜 이와 같이 계율을 제정하지 않는가 하면 시절(時節)이 아니기 때문이니, 만약 시절이 아닌데 미리 계율을 제정한다면 중생들이 받아들이지 않고서 말하기를, ‘나는 죄가 없는데 무엇 때문에 계율을 제정하는가?’라고 할 것이다.
문수사리여, 가령 곡식을 심어 아직 성숙되지 않은 것을 수확할 수 있겠는가?”
013_0536_b_14L佛告文殊師利善根未熟亦如如來如是不得制戒何以故非時節故若非時制戒衆生不受我無何故制戒文殊師利如種穀未熟爲可取不
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수확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시절이 아니면 꽃도 없을 텐데 하물며 쌀이나 쭉정이인들 얻을 수 있겠습니까?
013_0536_b_18L文殊師利言不可取也非時尚未有花何況得米及以糠
문수사리여, 내가 계율을 제정하지 않음도 이와 같다. 모든 제자가 범하는 일이 없으면 역시 범하는 계율이 없기 마련이니,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나는 계율을 미리 제정하지 않는다.”
013_0536_b_20L文殊師利我未制戒亦復如是弟子無所犯無犯戒果是故文殊師我不逆制戒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죄가 없는데 계율을 미리 제정하면
중생들이 믿어 받지를 않을 것이니
이 때문에 죄 있는 것을 보고서야
그때 비로소 계율을 제정하네.
013_0536_b_22L無罪逆制戒
衆生不信受
是故見有罪
爾時乃制戒
013_0536_c_01L
마치 움과 줄기가 처음 돋을 때
아직 열매가 없는 것과 같다.
모든 비구가 죄가 없으면
계율을 제정하지 않음도 그러하네.
013_0536_c_01L 譬如芽莖時
未便有果實
諸比丘無罪
不制戒亦然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들은 또 이러한 말을 할 것입니다.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이 이 세간(世間)을 조작했을 것이다.’
이러한 삿된 말을 어떻게 깨뜨려야 하겠습니까?”
013_0536_c_02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邪見人說如是言摩醯首羅天造此世閒是邪說當云何破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야말로 진실이 아닌 허망한 말이다. 또 다른 외도들은 말하기를, ‘마혜수라가 조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니, 만약 마혜수라가 조작한 것이라면 그들 스스로가 비방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왜냐하면 그로부터 조작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로부터 조작되었다면 일체 세간은 마혜수라로써 스승을 삼을 뿐 다른 스승이 없어야 하며, 만약 일체 세간이 각각 스스로 스승이 있다면 모든 세간은 마혜수라가 지은 것이 아니다. 만약 일체 일이 마혜수라로 말미암는다면 마혜수라를 섬기는 것도 의심할 것이 없겠지만, 그러나 마혜수라의 경전에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이 말이 있다면 중생들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이 세간은 마혜수라가 조작이 아닌 줄을 알아야 하며, 진실이 아니고 모두 허망한 말인 줄을 알아야 한다.”
013_0536_c_05L佛告文殊師利是虛妄非眞實語又餘外道言非首羅造若由首羅不應自謗何以故由故若自由者則一切世閒以首羅爲師更無餘師若一切世閒各自有則諸世閒非首羅造若一切事由首羅者若事首羅則應無疑又『摩醯首羅經』不作是說若有此說衆生不應生疑是故文殊師利知此世閒非首羅所造當知不實是虛妄言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거듭 말씀하셨다.
013_0536_c_14L佛說此祇夜

만약에 모든 선업과 악업이
마혜수라가 조작한 것이라면
세간은 사실의 증거가 없으므로
결단하여 말할 이 없다 하겠지만
이러한 일은 진실이 아니니
비록 말은 하여도 성립되지 않으리.
013_0536_c_15L若諸善惡業
摩醯首羅造
世閒無事證
無人決斷說
如此不眞語
雖說不成就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의 법신(法身)이란 바로 법 가운데 몸이 있다는 것입니까? 법으로써 몸을 삼는다면 일체 법을 어떻게 허공과 같다고 하겠습니까?”
013_0536_c_17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如來正遍知法身世尊爲於法中有身爲以法爲身一切諸法云何與虛空等
013_0537_a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법 가운데 몸이 있는 것이 아니니, 왜냐하면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허공 가운데 허공이 있지 않은 것처럼 허공은 처소가 없고, 처소가 없기 때문에 허공이라 하며,허공은 마음으로 즐거워함이 없기 때문에 허공을 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허공은 형체가 없고 조작이 없기 때문에 허공이라고 한다.
013_0536_c_20L佛告文殊師利不於法中有身何以如虛空故如不於虛空有虛空以故虛空者無處無處故名虛空空無意樂當取虛空復次虛空無體無作故名虛空
문수사리여, 허공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 왜냐하면 어느 곳에 있는 것도 없고 어느 곳에 없는 것도 없기 때문이며, 왜냐하면 처음이 있기 때문에 뒤가 없게 되고, 처음이 없기 때문에 뒤가 있게 되거나, 처음이 있으면 뒤도 있어야 하고 뒤가 없으면 처음도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여덟 가지의 말이 일체 법을 통한다.”
013_0537_a_03L文殊師利虛空者非無何以故無處有無處無故以故若初有故後成無若初無故後成有若初有後當有若後無則初無如是文殊師利八種語言通一切諸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나는 어떤 물질이 몸이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체 부처는 허공과 같아서 널리 두루 하기 때문이며, 아무런 생각이 없기 때문이며, 처소가 없기 때문이며, 안팎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수사리여, 세존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른바 부처라 함은 입ㆍ몸ㆍ뜻으로써 깨닫지 않았기 때문에 부처라 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허공이 바로 몸ㆍ입ㆍ뜻으로써 깨닫지 않은 허공이기 때문이다.”
013_0537_a_08L佛告文殊師利我不說有色爲身何以故一切佛與虛空等普遍故思故無心意識故無處故無內外故是故文殊師利說名世尊文殊師利謂爲佛者不以身口意覺故謂爲佛何以故虛空不以身意覺虛空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에 마음과 뜻이 없다면 이 자리를 있는 것이라 하겠는가, 없는 것이라 하겠는가. 만약 있는 것이라면 정말 있고 없는 것이라면 정말 없겠는가?”
013_0537_a_13L佛告文殊師利若無心意是處爲有爲無若有便定有若無便定無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도 없고 선서(善逝)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취(取)할 수 없기 때문이며, 허공과 같기 때문입니다. 만약 허공과 같다면 빛깔과 모양이 있습니까? 만약에 빛깔과 모양이 있다면 이는 곧 무상(無常)한 것일 것이니, 무상한 것이라면 어떻게 허공과 같다고 하겠습니까?”
013_0537_a_15L文殊師利白佛言無有世尊亦無善逝以故不可取故與虛空等故若等虛云何有色相若有色相便是無常若是無常云何與虛空等
013_0537_b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마치 두 손을 합하면 소리를 낼 수 있는 것과 같다. 이 소리가 왼쪽 손으로부터 나온다 하겠는가, 오른쪽 손으로부터 나온다 하겠는가? 만약에 왼쪽 손에서 나온다면 왼쪽 손에 항상 소리가 있어야 하고 오른쪽 손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왜냐하면 두 손이 항상 있기 때문이며, 한쪽 손으로선 음성이 없지만 합하면 음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부처가세간을 따라 출현하여도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마치 연꽃이 물을 따라 출생하여도 물에 더럽혀지지 않음과 같으며, 손을 합하여야만 소리가 있는 것처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잡을 수 있기도 하고 잡을 수 없기도 함이 물속의 달과 같으니, 여래ㆍ정변지도 그러한 것이다.”
013_0537_a_19L佛告文殊師利譬如兩手和合能出音聲爲從左手生爲從右手生若從左手生應有聲右手亦然何以故二手常有一手無聲合故有聲如是佛從世閒出不著世閒如蓮華從水生不爲水所著如手合有聲亦有亦無亦現不現可取不可取如水中月如來遍知亦復如是

17. 촉루품(囑累品)
013_0537_b_05L囑累品第十七

“문수사리여, 만약에 어떤 사람이 이 법을 받아 지니고 이 법을 연설하거나 또는 외우고 쓰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면 얻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어서 능히 일체종지(一體種智)를 낼 것이며, 이러한 선남자와 선여인은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고 부처님의 경계에 머물러서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것이므로 이러한 원(願)을 원만히 성취해야 할 것이다.
013_0537_b_06L文殊師利若有人受持此法若說此若誦若書若教他所得功德不可限量能生一切種智如是善男子女人入佛境界住佛境界隨佛所學成滿此願
‘만약 내가 이 세계에 가득 차게 7보와 갖가지의 의복으로써 날마다 부처님께 보시한다면 이 얻어지는 공덕도 한량없고 그지없겠지만,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베껴 쓴다면, 얻어지는 공덕이야말로 백분의 1분을 백 등분하여 이와 같이 백 번에 걸쳐 차례로 나눠서 최후의 1분만을 가져도 나의 공덕 만 배보다 뛰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일체지를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경전이 머무른 곳을 마땅히 공양해야 함은 이 땅이 청정하여 모든 악을 제거할 수 있으니만큼, 이는 청정한 곳이고 적정한 곳이며, 모든 천신의 다니는 곳이고, 모든 부처님께서 염하시는 곳이고, 사람ㆍ하늘이 귀중히 여기는 곳이고, 여래 자리가 머무는 곳이다.”
013_0537_b_11L我若以七寶滿此世界種種衣服日日施彼所得功德無量無邊若有善男子善女人受持讀誦書寫此經所得功德取百分之一爲百分如是展轉百過分之取後一猶勝萬倍何以故生一切智故所住處應當供養是地淸淨能除諸是淸淨處是寂靜處是諸天行處是諸佛所念處是人天所貴是如來地住
그때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전이 명칭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어 간직해야 합니까?”
013_0537_b_20L爾時阿難白佛言世尊云何名此經云何奉持
013_0537_c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이 경전의 명칭은 문수사리소문(文殊師利所問)이라 하니 네가 마땅히 받아 간직할 것이며, 또 종종요설(種種樂說)이라 하니네가 마땅히 받아 간직할 것이며, 또 단일체의(斷一切疑)라 하니 네가 마땅히 받아 간직 할 것이며, 또 보살제행수투로(菩薩諸行修妬路)라 하니 네가 마땅히 받아 간직해야 한다.”
013_0537_b_22L佛告阿難此經名爲「文殊師利所問」汝當受持亦名「種種樂說」汝當受持亦名「斷一切疑」汝當受持亦名「菩薩諸行修妒路」汝當受持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선 할 일을 이미 끝내고 해야 할 일도 이미 끝내 무거운 짐을 버리셨으며, 이미 일체의 결(結])을 끊고 이미 일체의 번뇌를 제거하고 이미 번뇌의 더러움을 씻고 이미 모든 마군을 항복받고 이미 모든 불법을 얻으셨다. 그 일체를 아는 이와 일체를 보는 이로서 10력(力)과 4무외(無畏)와 18불공법(不共法)을 성취하시고, 5안(眼)을 구족하신 부처님의 눈이 장애가 없어 일체 세간을 보시고는 이러한 생각을 하셨습니다.
‘내가 처음 도를 얻었으니 먼저 누구를 위해 설법할까? 어떤 중생이 청정한 선행을 하고 어떤 사람이 가르치기가 쉬워서 탐욕과 진심과 우치가 적고 어떤 사람이 지혜를 현증(現證)할 수 있을까? 저 사람들이 만약 이 법을 듣지 않는다면 반드시 퇴전(退轉)하기 마련이니, 이 때문에 내가 먼저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겠다. 저 사람들이 능히 법을 받을 수 있다면 의심하거나 비방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아라한(阿羅漢)이라든가 정변지(正遍知)라 함은 어떠한 뜻이 있는 것입니까?”
013_0537_c_03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如來正遍知所作已辦可作已辦捨於重擔已斷一切諸結已除一切煩惱已洗煩惱垢已伏諸魔已得諸佛法一切智者一切見者成就十力四無十八不共法五眼具足佛眼無障見一切世閒如是思惟我初得道爲誰說法云何衆生淸淨善行何人易教少貪何人能現證智慧若不聞此法必當退轉是故我當先爲說法彼能堪受無有疑謗世尊羅漢正遍知等有何義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아라한다(阿羅漢多)라는 것이 정변지를 얻는 것을 이름하여 아라한다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아(阿)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범부의 지위를 초월하는 것이 아의 뜻이며, 라(羅)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더러움에 따르면서도 거기에 더럽힘이 없음이 라(羅)의 뜻이며, 하(呵)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번뇌를 말살함으로써 광명을 얻는다는 뜻이며, 나(那)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제호(醍醐)인 도에 이르러서 생사에 얽매임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다(多)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진실함을 찾아 구한다는 뜻이다.
013_0537_c_15L佛告文殊師阿羅漢多者得正遍知名阿羅漢復次阿者何義過凡夫地名爲阿羅者何義從染得無染名爲羅義呵者何義以殺煩惱得光明義那者何義到於醍醐道不爲生死所縛義多者何義求覓眞實義
013_0538_a_01L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가 무슨 뜻이냐 하면 스스로 깨달아 다른 사람까지를 깨닫게 하는 저 정변견(正遍見)이란 뜻이며, 파(婆)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모든 법의 평등함이 허공과 같다는 뜻이며, 마(摩)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능히 교만을 소멸한다는 뜻이며, 야(耶)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법대로 분별한다는 뜻이며,엄(奄)이란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후세의 몸을 안다는 뜻이며, 가(迦)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과실된 업이거나 그릇된 업이란 뜻이며, 사(娑)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생사의 윤회하는 곳을 안다는 뜻이며, 파(婆)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얽매임을 벗어난다는 뜻이며, 우(優)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능히 물음에 따라 대답한다는 뜻이며, 타(陀)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고요함을 얻는다는 뜻이며, 타(他)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법 성품의 형체와 모양이 없음을 받아 지닌다는 뜻이다.
013_0537_c_21L三藐三佛陁者何義自覺覺彼正遍見義婆者何諸法平等如虛空義摩者何義滅憍慢義耶者何義如法分別義者何義知後邊身義迦者何義失業非業義娑者何義知生死輪轉邊義婆者何義解脫解脫繫縛義優者何能隨問答義陁者何義得寂靜義他者何義受持法性無體相義
할 일을 이미 끝냄이란 몸뚱이ㆍ살ㆍ손ㆍ발을 버려가면서 일을 이미 끝낸 것을 일러 할 일을 이미 끝낸 것이라 하며, 가리(迦釐)란 것은 이미 버려서 다시 버리지 않는 것으로서, 가(迦)란 모든 법을 그 손바닥 보듯이 관찰하는 것이고, 리(釐)란 부드럽고도 곧은 마음이 상속되는 것이며, 가(迦)란 모든 업의 행을 끊는 것이고, 리(釐)란 세 가지 업의 성품을 제거하는 것이며, 다(多)란 것은 참된 이치를 깨닫는 것이고, 야(耶)란 것은 멸몰(滅沒)하는 음성이니 법대로를 성취한다는 뜻이며, 또 할 일을 이미 끝냄이란 모든 선근을 이미 끝내는 것이고, 무거운 짐을 버림이란 다시는 생사의 부담이 없게끔 하는 것이며, 이미 일체의 결[結]을 끊음이란 일체 탐욕과 진심과 우치의 결을 끊는 것이고, 일체의 번뇌를 끊음이란 삼계의 모든 번뇌를 뽑아버리는 것이고, 이미 번뇌의 더러움을 씻음이란 업에 대한 번뇌 기운을 없애기 때문이고, 이미 모든 마군을 항복 받음이란 모든 죽음의 마[死魔]를 다 제거하기 때문이며, 이미 모든 불법을 얻음이란 일체 반야바라밀을 법을 삼아 일체 반야바라밀에 도달하는 것이니 이를 일러 이미 모든 불법을 얻음이라 한다.
013_0538_a_06L所作已辦者捨身肉手足事已畢竟謂所作已辦迦釐者已捨不更捨迦者諸法如觀其掌釐者軟直心相續者斷諸業行釐者除三業性多者眞義耶者滅沒聲如法成就義所作已辦者諸善根已辦捨於重擔者復生死可擔已斷一切諸結者斷一切貪瞋癡結斷一切煩惱者拔三界諸煩惱已洗煩惱垢者無業煩惱氣已伏諸魔者除諸死魔故已得諸佛法者度一切般若波羅蜜到一切般若波羅蜜此謂已得諸佛法
013_0538_b_01L일체지란 모르는 것이 없다는 것이고, 일체를 봄이란 모든 법을 현증(現證)한다는 뜻이며, 10력을 성취함이란 법대로 성취한 신통력[神力] 등이니, 부처님의 힘이 일체 중생들의 힘보다 뛰어남을 헤아린다면 백 배ㆍ천 배ㆍ백천만억 배이어서 생각하거나 셈할 수도 없는 부처님의 그지없는 힘을 성취한 것이니, 부처님의 10력으로부터 한량없는 힘을 내어 일체의 힘을 성취한 것이 바로 10력을 성취함이다.10력이란 이른바 처비처력(處非處力)ㆍ업력(業力)ㆍ정력(定力)ㆍ근력(根力)ㆍ욕력(欲力)ㆍ성력(性力)ㆍ지처도력(至處道力)ㆍ숙명력(宿命力)ㆍ천안력(天眼力)ㆍ누진력(漏盡力)이며, 4무외란 일체 지혜의 두려움이 없음과 일체 번뇌를 다 끊음으로써 두려움이 없음과 모든 장애되는 길을 설함에 있어서의 두려움이 없음과 괴로움을 벗어나는 길을 설함에 있어서의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10력과 4무외와 크게 인자함과 크게 가엾이 여김과 크게 기뻐함과 크게 버림을 일러 18불공법이라 한다.
013_0538_a_18L一切智者無所不知一切見者現證一切諸法義成就十力者如法神力等量佛力勝一切衆生力百倍千倍千萬億倍不可思議不可數佛成就無邊力從佛十力出無量力成就一切諸力名成就十力十力者謂是處非處力業力定力根力欲力性力處道力宿命力天眼力漏盡力四無畏者一切智無畏一切漏盡無畏說障道無畏說盡苦道無畏十力無畏大慈大悲大喜大捨謂十八不共法
18불공법을 성취함이 원만하기 때문에 5안(眼)도 역시 원만하니, 이른바 천안(天眼)과 불안(佛眼)과 법안(法眼)과 혜안(慧眼)과 육안(肉眼)이다. 부처님께서는 한량없는 눈이 있으니, 왜냐하면 경계가 한량없기 때문이고, 이 때문에 부처가 5안의 장애 없음을 성취하며, 보는 것의 남김 없음이 허공과 같기 때문에 이 눈으로 일체 세간을 보고, 장애 없는 눈으로 세간을 보기도 하고 장애 있는 눈으로 일체 세간을 보기도 하며, 보고 나서는 생각하기를, ‘어떤 사람을 위해 내가 먼저 설법(說法)해야 할 것인가?’라고 하였다.
문수사리여,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무슨 뜻이 있어서 하는 것이겠는가?”
013_0538_b_07L十八不共成滿故五眼亦滿謂天眼佛眼法眼慧眼肉眼佛有無量眼何以故境界無量故是故佛成就五眼無障㝵所見無餘等虛空故以此眼見一切世閒以無障㝵眼見世閒以障㝵眼亦見一切世閒見已如是思惟爲何等人我當先爲說法文殊師利我說此言有何義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대답하였다.
“저는 아직 세존의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013_0538_b_14L文殊師利白佛我未解世尊意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 부처님 경계에 무궁한 중생들이 있지만 아라라(阿羅羅)와 울두람불(鬱頭藍弗)에게 먼저 설법해 주어야 했고, 이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시 다른 사람이 없었는데, 이 두 사람이 죽은 지 이미 7일이었다. 내가 먼저 부처의 지혜로써 십지(十地) 보살을 말하고, 또 세간의 지혜로써 중생들을 위해 설법할 때, 이 두 사람은 나의 법을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퇴전(退轉)하였으니, 수명이 7일이 모자랐는데, 여러 하늘들이 이 말을 듣고 곧 나에게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아라라와 울두람불이 죽은 지가 이미 7일입니다’라고 하였다.
013_0538_b_15L佛告文殊師於此佛境界有無窮衆生惟阿羅鬱頭藍弗可先爲說法除此二人更無餘人而此二人死已七日我先以佛智語十地菩薩我以世閒智衆生說法此二人不聞我法故成退壽命唯餘七日諸天聞此言卽白佛言如是世尊阿羅羅鬱頭藍弗死已七日
013_0538_c_01L문수사리여, 어떤 것이 중생으로서 청정한 선행이고 교화할 만하고 가르치기 쉬운 중생이냐 하면, 이른바 공덕이 많은 사람이다. 청정이란 청정한 마음이고, 선행이란 스스로 모든 선근을 행함이며, 교화할 만한 중생이란 간략한 말을 듣고서도 바라밀(波羅蜜)을 얻는 것이고, 가르치기 쉽다는 것은 능히 모든 법을 분별하여 일체 몸과 입과 뜻의 더러움을 잘 소멸함으로써 애견(愛見)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니, 만약 이러한 중생이 있다면 내가 그를 위해 먼저 설법하여 그로 하여금 깨달음을 얻어 나를 비방하지 않게 할 것이다.”
013_0538_b_23L文殊師利云何衆生淸淨善可化易教衆生者謂多功德人淨者淸淨心也善行者自行諸善根可化者聞略說得度易教者能分別諸法善滅一切身意垢不爲愛見之所繫縛若有如此衆生我當先爲說法我當令其得解不誹謗我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013_0538_c_06L佛說此祇夜

울두람불과 아라라 선인이
죽은 지 이미 7일에 내가 이미 알았건만
그 뒤 여러 천인들이 와서 나에게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합니다, 선서(善逝)시여.
두 사람이 모두 죽은 지가 이미 7일이 지났습니다.” 하네.
013_0538_c_07L鬱頭藍弗
阿羅羅仙
死已七日
我先已記
後有諸天
而來報我
如是世尊
如是善逝
二人竝死
已經七日

“문수사리여, 여래ㆍ선서ㆍ세존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 사람으로선 빠른 지혜 있는 이가 없다.”
013_0538_c_11L文殊師利無有餘人速疾智慧唯除如來善逝世尊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공덕이 출가한 마음과는 같지 않으니, 왜냐하면 집에 머물면 허물이 한량없고 집을 떠나면 공덕이 한량없기 때문입니다.”
013_0538_c_13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一切諸功德不與出家心等何以故住家無量過患故出家無量功德故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렇다, 그렇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 일체 공덕이 출가한 마음과는 같지 않으니, 왜냐하면 집에 머물면 허물이 한량없고 집을 떠나면 공덕이 한량없기 때문이며, 집에 머묾이란 장애가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장애가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모든 더러움을 거둬들이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모든 더러움을 여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모든 악을 행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모든 악을 여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번뇌의 처소이고 집을 떠남이란 번뇌를 제거하는 처소이다.
013_0538_c_16L佛告文殊師利如是如是如汝所說一切諸功德不與出家心等何以故住家無量過患故出家無量功德故住家者有障㝵出家者無障㝵住家者攝受諸垢出家者離諸垢住家者行諸惡出家者離諸惡住家者是塵垢處家者除塵垢處
013_0539_a_01L집에 머묾이란 욕심의 진흙탕에 빠지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욕심의 진흙탕을 여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어리석은 사람의 법에 따르는 것이고집을 떠남이란 어리석은 사람의 법을 멀리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른 생활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른 생활을 얻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원수가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원수가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고통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고통이 적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이 있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013_0538_c_23L住家者溺欲淤泥家者離欲淤泥住家者隨愚人法家者遠愚人法住家者不得正命家者得正命住家者多怨家出家者無怨家住家者多苦出家者少苦家者是憂悲惱處出家者歡喜處
집에 머묾이란 바로 나쁜 갈래의 사다리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해탈의 길이며, 집에 머묾이란 곧 결박되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해탈하는 곳이며, 집에 머묾이란 두려움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벌을 받는 일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벌을 받는 일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상해(傷害)하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상해하는 곳이 아니며, 집에 머묾이란 뜨거운 번뇌가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뜨거운 번뇌가 없는 것이다.
013_0539_a_05L家者是惡趣梯出家者是解脫道家者是結縛處出家者是解脫處家者有怖畏出家者無怖畏住家者有彈罰出家者無彈罰住家者是傷害處出家者非傷害處住家者有熱出家者無熱惱
집에 머묾이란 이익을 탐하는 괴로움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이익을 탐하는 괴로움이 없으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시끄러운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고요한 곳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아끼고 인색한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아끼고 인색한 곳이 아니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낮고도 천한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높고도 뛰어난 곳이며, 집에 머묾이란 번뇌의 불에 타게 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번뇌의 불을 끄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항상 남을 위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항상 자신을 위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작은 마음의 행이고 집을 떠남이란 큰마음의 행이며, 집에 머묾이란 괴로움으로써 즐거움을 삼고 집을 떠남이란 벗어남으로써 즐거움을 삼으며, 집에 머묾이란 고난의 길[蕀刺]을 증장시키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고난의 길[蕀刺]을 없애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큰 법을 성취하는 것이며 집을 떠남이란 작은 법을 성취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법의 쓰임이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법의 쓰임이 있는 것이다.
013_0539_a_11L住家者有貪利苦出家者無貪利苦住家者是憒鬧處出家者是寂靜處住家者是慳悋處出家者非慳悋處住家者是下賤處出家者是高勝處住家者爲煩惱所出家者滅煩惱火住家者常爲他出家者常爲自住家者小心行出家者大心行住家者以苦爲樂出家者出離爲樂住家者增長蕀刺出家者能滅蕀刺住家者成就小法出家者成就大法住家者無法用出家者有法用
013_0539_b_01L집에 머묾이란 후회가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후회가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피와 눈물과 젖을 증장시키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피와 눈물과 젖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3(乘)이 헐뜯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3승이 찬탄하는 것이며,집에 머묾이란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항상 만족할 줄 아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마왕(魔王)이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마왕으로 하여금 겁내게 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방일(放逸)함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방일함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멸시를 당하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멸시 당하는 곳이 아니며, 집에 머묾이란 남의 심부름꾼이 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심부름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013_0539_a_22L住家者多悔悋出家者無悔悋住家者增長血淚乳出家者無血淚住家者三乘毀訾出家者三乘稱住家者不知足出家者常知足家者魔王愛念出家者令魔恐怖家者多放逸出家者無放逸住家者是輕蔑處出家者非輕蔑處住家者爲人僕使出家者爲僕使主
집에 머묾이란 바로 생사의 언저리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열반의 언저리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타락되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타락이 없는 곳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암흑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광명이며, 집에 머묾이란 모든 감관[根]을 함부로 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모든 감관을 거둬 가지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교만을 늘리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교만을 없애버리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낮은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맑고 높은 곳이며, 집에 머묾이란 사무가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하는 일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과보(果報)가 적고 집을 떠남이란 과보가 많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아첨하거나 그릇됨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마음이 진실하고도 곧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항상 근심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항상 기쁨을 가지는 것이다.
013_0539_b_06L住家者是生死邊出家者是涅槃邊住家者是墜墮處出家者無墜墮處住家者是黑闇出家者是光明住家者縱諸出家者攝諸根住家者長憍慢家者滅憍慢住家者是低下處出家者是淸高處住家者多事務出家者無所作住家者少果報出家者多果住家者多諂曲出家者心質直家者常有憂出家者常懷喜
013_0539_c_01L집에 머묾이란 마치 가시[棘]가 몸을 찌르는 것과 같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그러한 가시가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질병(疾病)이 있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질병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노쇠해지는 법이고 집을 떠남이란 젊고 씩씩한 법이며, 집에 머묾이란 방일로써 죽게 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지혜가 생명이 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거짓으로 속이는 법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진실한 법이며, 집에 머묾이란 하는 일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하는 일이 적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독을 마시는 일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제호(醍醐)를 마시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산란함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산란함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유전(流轉)하는 곳이고 집을 떠남이란 유전하는 곳이 아니며, 집에 머묾이란 독한 약과 같고 집을 떠남이라 감로(甘露)와 같으며,집에 머묾이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이별이 없는 것이다.
013_0539_b_15L住家者如刺入身出家者無有刺住家者是疾病處出家者無疾病住家者是衰老法出家者是少壯法住家者爲放逸死出家者慧爲命住家者是欺誑出家者是眞實法住家者多所作出家者少所作住家者多飮毒出家者飮醍醐住家者多散亂出家者無散亂住家者是流轉處出家者非流轉處住家者如毒藥出家者如甘露住家者愛別離出家者無別離
집에 머묾이란 어리석음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지혜가 깊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더러운 법을 좋아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청정한 법을 좋아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안의 생각함을 잃어버리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안의 생각함을 얻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귀의할 데가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귀의할 데가 있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존귀함과 뛰어남도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존귀함과 뛰어남이 있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일정하게 머무는 곳이 있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귀의할 곳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능히 귀의할 곳을 마련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성내거나 미워함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이 많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무거운 짐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무거운 짐을 버리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구경(究竟)의 일이 없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구경의 일이 있는 것이다.
013_0539_c_02L住家者多重癡出家者深智慧住家者樂塵穢法出家者樂淸淨法住家者失內思惟出家者得內思惟住家者無歸依出家者有歸依住家者無尊勝出家者有尊勝住家者無定住處家者有定住處住家者不能作依家者能作依住家者多瞋恚出家者多慈悲住家者有重擔出家者捨重住家者無究竟事出家者有究竟
집에 머묾이란 죄과가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죄과가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과환(過患)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과환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고난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고난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생사에 유전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제한(齊限)이 있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더러움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교만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교만이 없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재물로써 보배를 삼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공덕으로써 보배를 삼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재역(災疫)이 많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재역을 여읜 것이고, 집에 머묾이란 항상 물러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항상 증장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어렵게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누구나 할 수 있고 집을 떠남이란 좀처럼 할 수 없는 것이다.
013_0539_c_12L住家者有罪過出家者無罪過家者有過患出家者無過患住家者有苦難出家者無苦難住家者流轉生死出家者有齊限住家者有穢污出家者無穢污住家者有慢出家者無慢住家者以財物爲寶出家者以功德爲寶住家者多災疫出家者離災疫住家者常有退出家者常增長住家者易可得出家者難可得住家者可作出家者不可作
013_0540_a_01L집에 머묾이란 흐름[流]을 따르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번뇌의 바다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번뇌의 바다를 건넘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이 언덕[此岸]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저 언덕[彼岸]이며, 집에 머묾이란 얽매임에 사로잡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사로잡힌 얽매임을 여의는 것이며,집에 머묾이란 원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원수를 없애버리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국왕의 교훈을 받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불법의 교훈을 받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죄를 범함이 있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죄를 범함이 없는 것이다.
013_0539_c_21L住家者隨流出家者逆流住家者是煩惱海出家者是舟航住家者是此岸出家者是彼岸住家者纏所縛出家者離纏縛住家者作怨家出家者滅怨家住家者國王所教誡出家者佛法所教誡住家者有犯罪出家者無犯罪
집에 머묾이란 바로 괴로움이 자라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즐거움이 자라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얕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깊은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짝[伴]을 쉽게 얻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짝을 얻기 어려운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부인이 짝이 되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선정이 짝이 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그물이고 집을 떠남이란 바로 그물을 찢어버리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상해(傷害)함을 훌륭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섭수(攝受)함을 훌륭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마왕(魔王)의 당기[幢]와 번기[幡]를 가지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부처님의 당기와 번기를 가지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바로 여기에 머무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저기에 머무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번뇌를 증장시키는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번뇌를 여의는 것이며, 집에 머묾이란 가시덤불과 같은 것이고 집을 떠남이란 가시덤불을 벗어나는 것이다.
013_0540_a_04L住家者是苦生出家者是樂生住家者是出家者是深住家者伴易得出家者伴難得住家者婦爲伴出家者定爲伴住家者是罾網出家者破罾網住家者傷害爲勝出家者攝受爲勝住家者持魔王幢幡出家者持佛幢住家者是此住出家者彼住住家者增長煩惱出家者出離煩惱住家者如刺林出家者出刺林
문수사리여, 만약에 내가 집에 머무는 것을 헐뜯고 집을 떠남을 칭찬한다면, 그 말이 허공에 가득 차더라도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니, 문수사리여, 이것이 이른바 집에 머무는 것의 과환이고 집을 떠나는 것의 공덕이다.”
013_0540_a_13L文殊師利若我毀訾住家讚嘆出家言滿虛空說猶無盡文殊師利此謂住家過患出家功德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항상 몇 가지 생각함이 있습니까?”
013_0540_a_16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諸菩薩摩訶薩常有幾種心念
013_0540_b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보살은 스스로가 생각하기를, ‘나는 언제 출가하여 승방(僧坊)에 머무를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자자(自恣)의 모임에 화합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계율ㆍ선정ㆍ지혜ㆍ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수행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대모니존(大牟尼尊)처럼 옷을 입을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선사(仙師)의 상호를 얻을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공한(空閒)한 곳을 얻어 그곳에 곧 머물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걸식할 적에 좋고 나쁘거나 많고 적음에 대해 생각을 내지 않고,혹 얻고 못 얻거나, 혹 차갑고 뜨겁거나 차례로 다니면서 걸식하되 굶주림과 쓰라림을 치료하기 위해 마치 기름을 수레에 바르듯 수명만을 유지하여 적은 것으로써 스스로가 살아갈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떠나 여덟 가지 법에 흔들리지 않고, 언제 도시를 떠나 숲을 사랑함으로써 12입(入)에 집착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을까?’라고 하니라.
013_0540_a_18L佛告文殊師菩薩自念我當何時出家住僧坊我當何時自恣和合我當何時修行戒解脫解脫知見我當何時著衣如大牟尼尊我當何時得仙師相好我當何時住空閑處得處便住我當何時乞食於好惡少多不生增或得或不得或寒或熱次第行乞爲治饑瘡如油膏車爲持壽命以少自活我當何時離世八法不爲八法之所動轉何時厭離國城愛樂林藪於十二入不著不樂
‘나는 언제 6근(根)을 수호하여 선정을 얻을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6근을 조복하기를 종[僕] 부리듯이 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좌선(坐禪)에 정진하고 경서를 읽어 외워서 항상 모든 번뇌를 끊고 모든 행을 갖춰 닦기를 좋아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만족할 줄을 알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과거에 희락(戱樂)하던 일을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자신 또는 남을 위해 부지런히 정진을 행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보살이 행하는 도를 행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세간제일의 귀중함이 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애욕의 노예를 벗어날까?’라고 하며, ‘나는 언제 속가의 삶을 벗어날까?’라고 하니, 문수사리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013_0540_b_06L我當何時能守護六根令得禪定我當何時調伏六如制僕使我當何時坐禪精進誦經書常樂斷諸結使具修諸行當何時知足我當何時不樂先戲樂我當何時爲自他勤行精進我當何時行諸菩薩所行之道我當何時爲世閒第一貴我當何時解脫愛奴我當何時解脫居家文殊師利此謂菩薩心之所念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佛說此祇夜

만약에 보살의 마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알겠노라. 그의 모든 공덕은
그 수가 한량없고 끝이 없어서
청정한 부처님의 법신을 얻을 것이며
나쁜 갈래에 들어가 모든 괴로움을 받지 않고
부처님의 지혜를 구족하게 성취하리라.
013_0540_b_15L若人思惟菩薩心
我知彼有諸功德
其數無量不可極
堪得淸淨佛法身
不入惡趣受諸苦
具足成就佛智慧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다른 부처님 세계에도 여러 부처님들이 현존해 계실 것이니, 어떤 사람이 여기에서 저 부처님을 뵈려면 어떻게 해야 뵐 수 있습니까?”
013_0540_b_18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餘佛世界諸佛現在有人於此欲見彼佛云何得見
013_0540_c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에 여래의 열 가지 명호를 오로지 생각한다면 그 사람에게 부처님께서 항상 있어 사라지지 않고, 또 여러 부처님의 설법을 들을 수 있으며, 아울러 저 부처님의 현재 사부대중을 볼 수도 있고 수명을 더하여 모든 질병이 없을 것이니, 열 가지 명호가 무엇이냐 하면,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다.
013_0540_b_21L佛告文殊師利若能專念如來十號佛於彼人常在不滅亦得當聞諸佛說法幷見彼佛現在四衆增長壽命無諸疾病云何十號謂如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
그리고 문수사리여, 열 가지 명호를 염(念)하는 자로서 먼저 부처님 육신[色身]의 구족한 상호를 염하고, 또 법신(法身)의 수명이 다함없음을 염하되, ‘부처님께서는 육신이 아니라 부처님이 바로 법신이다’라고 염할 것이며, 꼭 잡고 굳게 잡아서 부처님을 허공과 같다고 볼 것이니, 허공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체 법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013_0540_c_03L殊師利念十號者先念佛色身具足相好又念法身壽命無盡當作是念佛非色身佛是法身以執取以堅取佛如虛空樂虛空故知一切法義
문수사리여, 수미산(須彌山)과 같은 경우에도 건타산(乾陀山)ㆍ이사타산(伊沙陀山)ㆍ수타리산(須陀梨山)ㆍ가라저가산(珂羅底迦山)ㆍ아수가라산(阿輸迦羅山)ㆍ비나다산(毘那多山)ㆍ니민타라산(尼民陀羅山)ㆍ작가라산(斫迦羅山)으로 말미암아 이러한 산들이 다 장애가 되거니와, 만약 어떤 사람이 한마음으로 부처님의 열 가지 명호를 염한다면 이러한 산들이 장애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바른 생각이기 때문이고, 부처님의 위신(威神) 때문이다.
013_0540_c_07L殊師利如須彌山由乾陁山伊沙陁須陁梨山珂羅底迦山阿輸迦羅毘那多山尼民陁羅山斫迦羅山如是等山悉是障㝵若人一心念佛十號此等諸山不能爲障何以故正念故佛威神故
다시 문수사리여, 부처님의 열 가지 명호를 왜 허공과 같이 염하는가 하면, 허공과 같음을 알기 때문에 과실(過失)이 없고, 과실이 없기 때문에 무생법인[無生忍]을 얻으며, 이와 같이 명자(名字)에 의지해 바른 생각을 증장하여 부처님의 상호를 보는 동시에 바로 선정을 구족하고, 선정을 구족해서는 여러 부처님을 보되 마치 물과 거울에 비추어 스스로 그 얼굴을 보듯이 그가 모든 부처님을 보는 것도 그러할 것이니, 이것이 이른바 맨 처음의 선정이다.
013_0540_c_13L復次文殊念佛十號猶如虛空以知如虛空故無有過以不失故得無生忍如是依名字增長正念見佛相好正定具足具足定已見彼諸佛如照水鏡自見其形彼見諸佛亦復如是此謂初定
다시 한 부처님의 형상이 거울 가운데 분명히 나타나는 것처럼 시방 부처님의 형상도 다 그렇게 분명함을 볼 때에 이로부터 항상 바른 생각으로 사유한다면 반드시 상(相)이 일어나고, 상이 일어남으로써 항상 즐겁게 부처님을 보게 되며, 이러한 생각을 일으킬 때 여러 부처님께서 곧 나타나실 것이다. 그러나 신통을 얻을 수는 없고 저 세계에 갈 수도 없으면서 다만 이곳에 머물러 저 여러 부처님들을 보고 부처님들의 설법을 듣고서 실다운 이치를 얻을 것이다.”
013_0540_c_18L復次如一佛像現鏡中分明見十方諸佛亦如是分明從此以後常正念思惟必有相起以相起故常樂見佛作此念時諸佛卽現亦不得神通亦不往彼世界唯住此處見彼諸佛聞佛說得如實義
013_0541_a_01L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법으로써 이 선정의 보배를 일으킵니까?”
013_0541_a_01L文殊師利白佛言以何法故起此定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마땅히 선지식을 친근하여 선지식들을 공양하며, 항상 정진을 일으켜 정진을 버리지 않으며 지혜를 버리지 않아 그 지혜를 동요하지 않고 지혜를 굳게 하고 지혜를 날카롭게 하며, 항상 신심에 들어가 정진의 뿌리를 견고하게 하여 천마(天魔)ㆍ사문ㆍ바라문들에게 파괴되지 않으니, 이 네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능히 이 선정을 낸다.”
013_0541_a_03L佛告文殊師利當近善知識供養善知識常起精進不捨精進不捨智不動智慧堅智慧利智慧常入信令精進根堅固不爲天魔沙門羅門所壞由此四法能生此定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다시 어떤 법이 있어서 이 선정을 냅니까?”
013_0541_a_07L文殊師利白佛言復有何法能生此定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부끄러움을 참회하고, 설법하는 사람을 공경하여 공양하고 섬기되 부처님을 공양하듯 하니, 이 네 가지 법으로써 능히 선정을 내되, 다시 90일 동안에 걸쳐 무아(無我)의 생각을 닦아 식사ㆍ경행(經行)ㆍ대소변 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일어나지 않고 단정히 앉아 전념할 뿐 잡된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
013_0541_a_08L告文殊師利慚愧懺悔恭敬供養說法人如供養佛以此四法能生禪復於九十日修無我想端坐專念不雜思惟除食及經行大小便時悉不得起
그리고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능히 이 선정을 일으키니, 모든 부처님들을 보고 사람들에게 설법 듣기를 권하고, 보리심 내는 사람을 질투하지 않고, 모든 보살이 행할 바를 행함이 그것이니라.
013_0541_a_13L復有四法能起此定見諸佛人聽法不嫉發菩提心人行諸菩薩所行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첫째는 불상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신심 있는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고, 셋째는 중생들을 교화하되 기만(欺慢)을 떠나 보리를 얻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수호하고 섭수(攝受)함이 그것이니라.
013_0541_a_15L復有四法一者造像二施有信三教化衆生令離欺慢使得菩提四爲守護攝受諸佛正法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말을 적게 하고, 속가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고, 출가한 사람들과 화합하고, 모든 법에 잡착하지 않으면서 고요한 곳을 좋아함이 그것이니라.
013_0541_a_17L復有四法少語言不與在家出家人和合不著諸法相樂寂靜處
013_0541_b_01L다시 여러 가지 법이 있으니, 이른바 무생법인으로써 일체 지어감과 일체 태어나는 곳을 싫어하고, 일체 삿된 소견과 일체 5욕을 생각하지도 않고 한량없는 선정의 행을 닦아서 성내거나 미워함을 일으키지 않고, 4섭법(攝法)을 항상 기억하여 잊지 않고,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과 기뻐함과 버림을 성취하여 남의 허물을 비방하지 않고, 항상 설법을 들음으로써 순박하고도 정직하게 청정한 세 가지 업을 수행하고, 재물의 보시를 즐거이 찬탄하여 아끼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법의 보시를 즐거이 찬탄하여 법에 대한 아끼는 마음을 일으키지도 않고, 인욕을 닦아 동료끼리 안락함으로써 어떤 사람이 깔보거나 비방하거나 구타하더라도 이것이 나의 본업으로 이러한 과보를 받는 것이라 생각하여 그에게 진심을 내지 않고 듣는 대로 받아 간직하여 자세히 사람들을 위해 선설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까지 바른 행을 수행할 것을 생각하게 하고, 질투를 내지 않는 동시에 자신을 자랑하거나 남을 헐뜯지 않고, 졸음과 게으름을 떠나 불ㆍ법ㆍ승에 신심을 내고 상ㆍ중ㆍ하의 자리를 모두 공경함으로써 남의 조그마한 덕(德)을 보더라도 항상 기억하여 잊지 않고, 말함이 진실하여 다른 허망한 말이 없는 이러한 법들이다.
013_0541_a_19L復有諸法謂無生厭一切諸行一切生處一切邪見一切五欲亦不思惟修無量定行起瞋恚於四攝法常憶不忘成就慈悲喜捨不譏他過常聞說法質直修行淸淨三業樂歎財施不起慳心讚法施不起法慳修忍辱行同止安若人輕罵誹謗打縛等是我本業得此果報於他不瞋隨聞受持廣爲人說令他思惟修行正行不生嫉妒不自讚毀他離睡眠懈怠信佛法僧恭敬上中下座見他少德常憶不忘語言眞諦無餘虛說
다시 문수사리여, 집을 떠난 사람이 이 선정을 닦을 수 있는 것처럼 집에 있는 사람도 닦을 수 있고, 집에 있는 사람이 이 선정을 닦을 수 있는 것처럼 집을 떠난 사람도 닦아 익히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세히 선설하여 그들로 하여금 수행하게 할 수 있다. 집에 있는 사람이 이 선정을 닦을 수 있음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업과 과보를 믿고서 일체 재물을 희사해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아 간직하되 범하지도 않고 파괴하지도 않고 더럽히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하며, 10선도(善道)를 받아 모든 선한 일을 일으키며, 범행(梵行)을 수행하여 5욕을 헐뜯어도 질투를 내지 않고 처자를 사랑하지 않고 항상 집을 떠나기를 좋아하며, 8계를 받아 지녀 언제나 승방(僧坊)에 나아가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는 동시에 집을 떠난 사람에게 항상 공경하는 마음을 내며, 법을 감추거나 아끼지 않고 항상 교화하기를 즐기며, 화상ㆍ아사리(阿闍梨) 및 설법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경하며, 한편 부모와 선지식에게도 부처님같이 생각하는 마음으로써 부모와 선지식을 편히 모셔 안온한 처소에 머물게 함이니, 이것이 바로 집에 있는 사람이 이 선정을 닦는 것이다.
013_0541_b_08L復次文殊師利如出家人能修此定在家之人亦能修習如在家人能修此定出家之人亦能修習爲他廣說令彼修行云何在家人能修此定以信業果報捨一切財歸依三寶受持五戒不穿不破不污不缺受十善道令起諸善修行梵行毀訾五欲不生嫉妒不愛妻子常樂出家受持八戒常往僧坊有慚愧心於出家人常生敬心不秘悋法常樂化人愛念恭敬和上闍梨及說法人於父母善知識所心如佛想止父母及善知識令得住於安隱之此是在家之人修此定法
013_0541_c_01L그리고 집을 떠난 사람이 이 선정을 닦아야 함이란 어떤 것이냐 하면, 깨뜨리지 않는 계율과 더럽히지 않는 계율과 헐뜯음이 없는 계율과 청정한 계율과 더럽지 않는 계율과 삿되지 않은 계율과 의지할 데 없는 계율과 얻을 바 없는 계율과 타락하지 않은 계율과 성인들이 찬탄한 계율과 슬기로운 사람들이 찬탄한 계율과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잘 수호하여 일체 수행할 것을 다 성취하며, 항상 조그마한 죄를 두려워함으로써 깨끗한 업과 깨끗한 생명을 지니고, 깊은 무생법인을 좋아함으로써 공하고 형상 없고 조작 없음을 겁내지 않으며,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여 바른 생각이 앞에 나타나며, 믿음이 있어 마음을 따르되 부끄러움을 성취하며, 세간 법에 집착하지 않고 질투하지 않고 항상 두타(頭陀)의 공덕을 행하며, 세간의 말을 싫어하여 꾸민 말을 좋아하지 않고, 은혜를 아는 동시에 은혜 갚을 줄을 알며, 화상과 아사리에게 공경하고 두려워하여 교만한 마음을 없애고, 훌륭한 스승과 착한 벗에 친근하기를 좋아하여 착한 벗이 있으면 내가 마땅히 법을 물으리라 생각하고서 이미 법을 듣고는 그 말대로 수행하니라.
013_0541_b_21L云何出家人當修此定不破戒不污戒無毀點戒淸淨戒不穢戒不雜邪戒無所依戒無所得戒不墮戒聖所嘆人所嘆戒於波羅提木叉善能守護成就一切諸行處常畏小罪淨業樂深無生法忍於空無相無作不生怖畏常勤精進正念現前有信從心成就慚愧不著世法不懷嫉妒行頭陁功德厭世語言不樂綺語知報恩敬畏和上阿闍梨無憍慢常樂勝師及樂近善友若有善友我當問法旣聞法已如說修行
경서에 의지하거나 스승의 말씀에 의지하여 설법하는 사람과 부모 또는 착한 벗을 항상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할 뿐 세간을 좋아하지 않으며, 몸과 목숨과 재물에 대해 마음이 집착하지 않으며, 죽음을 생각하고 이익에 의지하지 않아 부딪쳐 범하는 일도 없고 안타까운 애착의 마음도 없고, 바른 법을 거두어 받기 위해 존장들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옷과 발우를 저축하지 않고 묵혀 둔 음식을 받지 않는가 하면, 항상 걸식하기를 좋아하여 차례로 다니면서 걸식하되 언제나 부끄러움을 느껴 스스로 자기의 죄를 살피고, 금ㆍ은 등 값진 보물을 잡지 않는 반면 진실한 법에 대해 놀라거나 의심을 내지 않으며, 항상 인자한 마음을 닦아 성내는 마음을 끊고 항상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닦아 살해하는 마음을 끊어서 일체 세간을 요익케 하고, 일체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항상 경행(經行)하기를 좋아하여 졸음과 게으름을 없앰이니, 만약 이러한 공덕에 머문다면 능히 이 선정을 닦을 것이다.
013_0541_c_10L若依經書若依師說於說法人父母善友常懷佛想樂阿蘭若處不樂人閒身命財心不繫著思念死想不依利無所觸犯無渴愛心攝受正法敬尊長不長畜衣鉢不受宿食恒樂乞食行次第乞常懷慚愧自省己罪不捉金銀珍寶於眞實法不生驚疑常修慈心能斷瞋怒常修悲心能斷殺害饒益一切世閒慈悲一切衆生常樂經行無睡眠懈怠若住如是功則能修此禪定
013_0542_a_01L다시 문수사리여, 항상 모든 선(善)함을 구족하여 여래를 염하되 전일한 마음으로 생각할 뿐 산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모든 감관[根]을 수호하여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초저녁이나 새벽이나 수면을 덜고 모든 번뇌를 떠나 선정을 내게 하되,선정의 맛에 집착하지 않으며, 빛깔과 모양을 분별하되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내어 5온과 18계와 12처에 집착하지 않으며, 스스로 칭찬하지 않고 교만이 없으므로 일체 법에 대해 고요한 생각을 일으키고, 일체 중생들에게 친한 벗이란 생각을 내며, 명문(名聞)을 위해 금계(禁戒)를 지니지 않고 항상 선정을 행하여 많이 들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많이 들음으로 해서 교만을 내지 않으며, 법에 의심이 없어서 부처님을 비방하지 않고 법을 헐뜯지 않고 승가를 파괴하지 않으며, 항상 선한 사람을 가까이하고 불선한 사람을 멀리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출세간의 말씀을 즐겨 하며, 여섯 가지 법을 받아 염하고 다섯 가지 해탈의 자리[五解脫處]를 닦고 아홉 가지 성냄과 미워함[九種瞋恚]을 없애고 여덟 가지 게으름[八懈怠]을 끊고 여덟 가지 정진[八精進]을 닦고 아홉 가지 생각의 선정[九想定]을 행하고 여덟 가지 대인의 깨달음[八大人覺]을 닦아 모든 선정과 해탈의 삼매와 삼마발제(三摩跋提)를 성취함으로써 일체 소견이 흔들리지 않느니라.
013_0541_c_21L復次文殊師利具足諸善常念如來專心思惟不起亂想守護諸根於食知足初夜後夜捐於睡眠離諸煩惱令生禪定不著禪味分別色相得不淨想不著陰界不自稱譽無有憍慢於一切法作阿蘭若想於一切衆生生親友想爲名聞而持禁戒常行禪定不厭多以多聞故不生憍慢於法無疑不謗佛不毀法不破僧常近善人離不善人樂佛所說出世言語受念六法修五解脫處能滅九種瞋恚斷八懈修八精進行九想定修八大人覺成就諸禪解脫三昧三摩跋提一切諸見所不能動
귀 기울여 법을 듣되 5온[陰]을 분별하여 상(相)에 머묾이 없음으로써 생사를 마치 칼 뽑는 도적처럼 겁내고, 12입(入)을 허공 덩어리처럼 생각하고, 18계를 독사처럼 생각하고, 열반의 자리에 고요한 생각을 내고, 5욕을 관하되 가시처럼 생각하며, 생사를 벗어나기를 좋아하여 아무런 쟁송(諍訟)이 없고 다만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든 공덕을 닦으니, 능히 이와 같이 하는 자면 깊은 선정을 얻을 것이다.
013_0542_a_12L攝耳聽法分別諸陰無有住相怖畏生死如拔刀賊於十二入如空聚想於十八界如毒蛇想於泥洹處生寂靜想觀於五欲如蕀刺想樂出生死無有諍訟教化衆生修諸功德能如是者得深禪定
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이건 이 선정을 수행한다면 그가 얻는 공덕은 길이 퇴전하지 않을 것이니, 문수사리여, 설령 삼천대천세계를 다 부수어 티끌을 만들되 그 얼마나 많은 세계 가는 티끌 수 같은 세계마다 모두 7보를 깔아서 그것을 가지고 보시한다면 네 생각엔 어떠하냐? 이 사람의 이러한 보시 공덕이 많다고 하겠느냐?”
013_0542_a_17L文殊師利若人修行此定所得功德永不退轉文殊師利如三千大千世界盡末爲塵世界多少如微塵數盡布七寶持用布施於汝意云何是人能如是施功德多不
문수사리는 여쭈었다.
“매우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013_0542_a_22L文殊師利言甚多
013_0542_b_01L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일러두겠다.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바로 이 선정을 듣고서 겁내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가 얻는 공덕이 저 보시의 공덕보다 많을 것인데,하물며 신심으로 생각하여 수행하고 받아 지니고 읽어 외우는 자이겠으며, 하물며 또 남을 위해 자세히 설하는 자이겠으며, 하물며 이 선정을 닦고 익혀 얻는 자이겠느냐? 이 공덕의 수야말로 나도 이루 말할 수 없으니, 이 때문에 문수사리여, 선남자ㆍ선여인은 마땅히 이 선정을 닦아 익히고 이 선정을 기억해 지녀야 하며, 나아가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이 선정을 자세히 선설해야 할 것이다.
013_0542_a_23L佛言我今告汝若善男子善女人聞此定無怖畏心所得功德於彼爲何況信心思惟修行受持讀誦復爲人廣說何況修習得此定者功德數我不能說是故文殊師利男子善女人應當修習此定憶持此兼爲他人廣說此定
문수사리여, 겁의 불[劫火]이 탈 때에 어떤 보살이 이 선정을 지니고서도 불에 탈 이치는 없으며, 국왕의 환란이나 나쁜 귀신이나 갖가지 악독한 경우를 만나더라도 곤란을 받지 않을 것이니, 다만 악업이 너무 깊고 무거워서 반드시 과보를 받아야 할 자는 제외될 것이다.
013_0542_b_06L文殊師利燒之時若有菩薩持此定者爲火所無有是處若値王難及惡鬼神種惡毒不能爲難除惡業深重決定受報
다시 문수사리여, 만약 보살마하살로서 이 선정을 지닌 자라면, 질병이 없어 6근(根)이 청정하며, 모든 잘못된 고뇌가 없을 것이다.
013_0542_b_10L復次文殊師利若菩薩摩訶薩持此定者無有疾病六根淸淨無諸撗惱
다시 문수사리여, 만약 이 선정을 지닌 자라면 모든 하늘ㆍ용ㆍ귀신들이 다 수호하고 모든 천신이 찬탄하고, 나아가 모든 부처님들도 항상 칭찬하실 것이며, 모든 천신들이 항상 보기를 좋아하고 나아가 모든 부처님들도 항상 보기를 좋아하실 것이다.
013_0542_b_12L復次文殊師利若持此定者天龍神悉皆守護諸天所嘆乃至諸佛亦常讚嘆諸天常樂見乃至諸佛亦常樂見
다시 문수사리여, 만약 이 선정을 받는 자라면 아직 듣지 못한 법을 다 듣게 되며, 나아가 잠잘 때 꿈에서라도 이 선정을 얻을 것이니, 문수사리여, 내가 이 선정의 공덕을 말하려면 1겁 또는 1겁을 지나더라도 남김없이 다 말할 수 없고 끝이 없는데, 하물며 보살로서 이 선정을 얻는 자이겠느냐.
013_0542_b_15L復次文殊師利若受此定所未聞法卽皆得聞乃至眠時夢得此定文殊師利我說此定功德一劫若過一劫亦不能盡無有邊際何況菩薩能得此定
문수사리여, 설령 어떤 사람이 몸이 굳세고 힘이 많아서 동쪽을 향해 가기를 백천 세 지나고, 남쪽ㆍ서쪽ㆍ북쪽과 위쪽ㆍ아래쪽에도 역시 그렇게 했다면, 네 생각엔 어떠하냐? 그 누가 이것을 헤아리는 사람이 있겠느냐? 이 사람이 다닌 곳이 1유순(由旬)이겠느냐, 2유순이겠느냐? 나아가 백천 유순이겠느냐?”
013_0542_b_19L文殊師利譬如有人身强多力若向東行經百千歲西北方上下亦爾於汝意云何人能稱數此人所行之處若一由旬二由旬乃至百千由旬不
013_0542_c_01L문수사리는 대답하였다.
“일체종지(一切種智)이신 부처님과 큰 지혜 사리불과 아울러퇴전하지 않는 보살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헤아릴 자가 없겠습니다.”
013_0542_b_23L文殊師利除佛一切種智及大智舍利弗幷不退菩薩餘無能數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설령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저 사람이 다니는 곳마다 그 가운데 가득 찬 값진 보물로써 모두 보시할지라도 다시 어떤 사람이 이 선정을 듣고 나서 수희(隨喜)하는 마음으로 원을 세워 삼보리(三菩提)를 얻고자 하거나 다문(多聞)을 얻고자 한다면, 이 수희하는 공덕이야말로 저 보시하는 공덕에 비교할 때 백분, 천분 내지 백천만억분도 비교가 될 수 없을 것이니, 이 사람은 과거 여러 부처님께서 따라 기뻐하셨고, 현재ㆍ미래의 부처님들도 따라 기뻐하실 것이고, 나 역시 따라 기뻐한다.”
013_0542_c_02L佛告文殊師利若有善男子善女人彼所行處滿中珍寶悉以布施若復有人聞此定已隨喜發願欲得三菩提欲得多聞以此隨喜功德比布施功德百分分乃至百千萬億分不可爲比此人爲過去諸佛所隨喜現在未來諸佛亦隨喜我亦隨喜
문수사리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선정의 공덕과 과보야말로 이루 생각하거나 헤아릴 수 없겠습니다.”
013_0542_c_09L文殊師利白佛言世尊如是如是此定功德果報實不可思量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 보살이 하루 동안만 이 선정을 수행하더라도 과거ㆍ미래ㆍ현재 중생들이 닦은 공덕으로는 이 선정의 백천만분의 일(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013_0542_c_11L佛告文殊師利若菩薩一日修行此定過去未來現在衆生所修功德不及此定百千萬分之一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013_0542_c_13L佛說此祇夜

여래의 열 가지 명호와
그지없는 덕을 염한다면
이러한 모든 공덕은
이루 칭량할 수 없을 것이니
013_0542_c_14L念如來十號
及以無邊德
如此諸功德
不可得稱量

값진 보물을 널리 보시할지라도
그것보다는 앞서 말한 그대로
선정을 듣고서 따라 기뻐하는 마음
이보다 뛰어나 헤아릴 수 없으리.
013_0542_c_16L 珍寶廣布施
如上之所說
聞定隨喜心
過此不可數
013_0543_a_01L
그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공양한 나머지의 꽃으로써 많은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면 혹 나쁜 독을 소멸하게 되니, 그 법이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 공양한 나머지의 꽃이라면 반야바라밀의 꽃과 부처님 발아래의 꽃과 보리수의 꽃과 법의 바퀴를 굴리는 곳의 꽃과 탑의 꽃과 보살의 꽃과 대중 스님들의 꽃과 불상의 꽃이니, 그 법이 어떤 것입니까?
그리고 세존이시여, 이 꽃을 사용함에는 몇 가지 주문의 법이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일체 꽃이 어째서 다 부처님 꽃 가운데 들어가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이 꽃들을 사용하는 법으로서 한 가지내지 몇 가지의 많은 법이 있으며, 이 주문 역시 한 가지 내지 몇 가지의 많은 주문이 있습니까?”
013_0542_c_17L爾時文殊師利白佛言世尊諸供養餘花用治衆病或消惡毒其法云何若供養佛餘花般若波羅蜜花佛足下花菩提樹花轉法輪處花塔花薩花衆僧花佛像花其法云何世尊用此花有幾種呪法世尊一切諸花云何入佛花中世尊用此花法爲有一種爲有多種此呪爲有一種爲有多種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 각각 꽃마다 각각의 주문이 있고, 낱낱 꽃에 대한 주문을 백여덟 번씩 외워야 한다.
013_0543_a_03L佛告文殊師利各各花各各呪一一花呪一百八遍
부처님께서 외우는 꽃의 주문[花呪]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04L誦佛花呪曰

나모몯달샤야사바하
南無佛闥寫冶莎呵
013_0543_a_05L南無佛闥寫冶莎呵

반야바라밀 꽃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06L般若波羅蜜花呪曰

나마가로리 바야바라밀다리사바하
那末柯盧履民旨反波若波羅蜜多裔莎 呵
013_0543_a_07L那末柯盧履民旨反波若波羅蜜多裔莎呵

부처님 발아래 꽃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09L佛足花呪曰

나모바타제점담염사바하
那莫波陀制點耽鹽莎 呵
013_0543_a_10L那莫波陁制點耽鹽莎呵

보리수 꽃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11L菩提樹花呪曰

나모몯디핍력감람사바하
南無菩提逼力龕嵐莎 呵
013_0543_a_12L南無菩提逼力龕嵐莎呵

법의 바퀴 굴리는 곳의 꽃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13L轉法輪處花呪曰

나모달마자가라야사바하
南無達摩斫柯羅夜莎 訶
013_0543_a_14L南無達摩斫柯羅夜莎呵

탑 꽃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15L塔花呪曰
나모유바야사바하
那莫踰跛耶莎 呵
013_0543_a_16L那莫踰跛耶莎呵

보살 꽃의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17L菩薩花呪曰

나모몯디사다야사바하
南無菩提蕯埵冶莎 呵
013_0543_a_18L南無菩提薩埵冶莎呵

대중 스님들의 꽃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19L衆僧花呪曰

나모싱가야사바하
那莫僧伽冶莎 呵
013_0543_a_20L那莫僧伽冶莎呵

불상의 꽃 주문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a_21L佛像花呪曰

나모바라디야사바하
那莫波羅底耶莎 呵
013_0543_a_22L那莫波羅底耶莎呵

문수사리여, 주문의 경이 이러하니 네가 마땅히 간직하고 지녀라.”
013_0543_a_23L文殊師利呪經如是汝當受持
013_0543_b_01L부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 꽃들을 사용하는 법에 있어서 어떤 비구ㆍ비구니나 우바새ㆍ우바이가 만약 믿고서 수행하려면 마땅히 일찍 일어나 깨끗이 목욕하고 양치질한 다음 부처님의 공덕을 염하면서 이 꽃을 공경하되, 발로 밟거나 꽃 위를 넘어 다니지 말고 법 그대로 고이 모셔 깨끗한 그릇에 안치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어떤 사람이 한증[寒熱]과 열증[寒熱]이 있을 때 이 꽃을 냉수에 갈아서 몸에 바르고, 혹은 두통이 있을 때에도 모두 이것을 바르며, 또는 토사ㆍ이질ㆍ출혈에나 혹 복통과 번열[煩痛]에도 장물[漿]에다 이 꽃을 갈아 마시며, 또는 구환창(口患瘡)을 앓을 때에도 따뜻한 물에 꽃을 갈아서 이 꽃 즙[汁]을 머금는다.
013_0543_b_01L復告文殊師利用此花法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若能信修行應當早起淸淨澡漱念佛功德恭敬此花以足蹈及跨花上如法執取安置淨若人寒冷水摩花以用塗身頭額痛亦皆以塗若吐利出血或腹內煩痛以漿飮摩花當服此花飮口患瘡以暖水摩花唅此花汁
뿐만 아니라 진심[瞋]이 많은 사람도 혹은 냉수에 혹은 사탕에 이 꽃을 갈아서 꽃 즙을 마시고, 탐염(貪染)이 많은 사람도 잿물 즙[灰汁]에다 꽃을 갈아서 그 음부[隱處]에 바르거나 다시 냉수로 꽃을 갈아 그 이마 위에 바르면 탐염이 점점 소멸되어 항상 일체 사람에게 사랑과 공경을 받으며, 또는 장맛비가 그치지 않을 때에도 한적한 곳을 택하여 불로써 꽃을 사르면 비를 곧 그치게 할 수 있고, 오래 가뭄이 계속될 때에도 역시 한적한 곳을 택하여 꽃을 물속에 안치하고서 다시 주문을 외움과 동시에 냉수를 꽃 위에 뿌리면 곧 하늘로부터 비를 퍼붓게 할 수 있다.
013_0543_b_09L若人多瞋或以冷水或以沙糖以摩此花飮服花汁若多貪染以灰汁摩花塗其隱處復以冷水摩花塗其頂上貪結漸消常爲一切人所愛敬若天雨不止於空閑處以火燒花令雨卽若天亢旱在空閑處以花置水中復呪冷水更灑花上天卽降雨
013_0543_c_01L또는 소ㆍ말ㆍ코끼리 등의 근본 성질이 사나운 것도 이 꽃을 먹이면 곧 성질이 조복되고, 과일 나무의 꽃, 열매가 무성하지 않은 것도 냉수와 쇠똥으로써 꽃 즙을 갈아내어 그 나무뿌리에 물을 주되 밟지 말고서 그대로 두면 꽃ㆍ열매가 곧 많아지고, 밭 가운데 물이 너무 많아 곡식의 싹이 녹아질 경우에도 이 꽃을 두드려 가루를 만들어서 밭 가운데 뿌리면 그 싹들이 곧 자라나며, 높은 언덕이나 육지의 물이 없는 곳이라도 네 비구를 청하여 그곳에 꽃을 깔아두고서 하루 동안 백여덟 번 주문을 외우고, 다음 또 하루 동안에 꽃을 먼저 꽃 위에 깔고서 역시 백여덟 번 주문을 외우되 이같이이레 동안을 계속한 끝에 땅을 파면 곧 물을 얻게 된다.
013_0543_b_16L若牛馬象等本性不調以花飼之卽便調若諸果樹花實不茂以冷水牛糞摩取花汁以灌其根不得踐蹹花實卽多若田中多水苗稼損減擣花爲末以散田中卽得滋長若高原陸地無有水處請四比丘於其處布花日之中百八遍誦呪次復一日更以新花布先花上又誦呪一百八遍是乃至七日掘便得水
나라 안에 질병이 많을 경우에는 냉수에다가 꽃을 갈아 그것을 피리와 북 등에 발라서 불거나 두드려 소리를 내면 듣는 이의 병이 곧 낫게 되며, 또는 적국이나 원수들이 국경에 와서 침범하려 할 경우에도 물로써 꽃을 갈아 그곳에 뿌려두면 곧 물러가게 되며, 높은 산 반석(盤石)이 있는 곳일지라도 많은 비구들이 돌 위에다가 꽃을 갈고, 이미 꽃을 다 갈고 나서 함께 예배하면 오랜 뒤에 돌 위에서 저절로 값진 보물이 솟아 날 것이다.
013_0543_c_02L若國多疾病以冷水摩花塗螺鼓等吹擊出聲者卽愈若敵國怨家欲來侵境以水摩花在於彼處用灑散之卽得退散若於高山有盤石處衆多比丘於石上摩花摩花旣竟相與禮拜久後石上自生珍寶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공양한 나머지의 꽃을 백 가지 내지 최하 일곱 가지를 갖고서 그것을 두드려 가루를 만들어 우유에 배합하면서 먼저 주문을 백여덟 번 외우고 그 가루를 배합한 것을 환(丸)을 만들어 탄알[彈丸] 크기와 같이 하여 날마다 한 알씩을 먹으면서, 먹을 때 역시 주문을 백여덟 번 외운다면 점점 총명해지고 근기가 영리해져서 하루 동안에 백 게송을 외울 수 있을 것이며, 또는 어떤 사람이 할 일이 있어서 우발라꽃[優鉢羅花]ㆍ구물두꽃[拘物頭花]ㆍ분다리꽃[分陀利花]ㆍ울파라꽃[鬱波羅花] 등 물에서나 육지에서 자라난 꽃 백 가지를 구하여 먼저 공양한 다음 물에다가 꽃을 갈아서 그 필요에 따라 바르기도 하고 뿌리기도 하면 모두 효과가 있을 것이다.
013_0543_c_08L若人愚癡取所供養花數有百種下至七種擣以爲末以%(牛*秦)牛酥先誦呪百八遍和以爲丸如彈丸大日服一丸服丸之時亦誦呪百八遍漸得聰明利根一日之中能誦百偈若人有所作取優鉢羅花拘物頭花分陁利花鬱波羅花等若水陸生花花有百種先以供養後以水摩隨其所須或塗或散悉皆有果
혹은 백 가지 꽃을 구해 그것을 부수어 가루를 물에 섞어 환(丸)을 만들어서 어떤 악독한 중병이 있을 경우 그 헌 데에 바르면 그 병이 곧 나을 수 있고, 종기와 관절염 같은 온갖 독기에도 이 환을 먹거나 바르면 병이 곧 제거될 수 있고, 만약 오랫동안 병에 지친 사람으로서 신체가 소멸되었을지라도 보리나 밀 등 즙(汁)에다가 이 꽃을 갈아서 그 몸 위에 바르면 곧 몸이 충실해지고, 다시 이 가루를 꽃 즙에 섞어 고약을 만들어서 그 이마 위에 붙이면 일체 원수들도 그것을 보는 대로 사랑하는 생각을 낼 것이다.
013_0543_c_16L若得百種花末以爲散水和爲丸若惡重摩其瘡上其病卽愈若癰若癤有諸毒或服此丸或以塗傅病卽得若人常患氣瘶身體消減以大小麥汁摩於此花塗其身上卽便充悅復以末利花汁和花散爲丸塗其額一切怨家見生愛念
문수사리여, 이 꽃 주문의 법은 다음과 같다.
013_0543_c_23L文殊師利此花呪法
013_0544_a_01L
나모몯달샤야사바하 나마가로리 반야바라밀다리사바하 나모바타제
南無佛闥寫冶莎 呵那末柯盧履民旨反般若波羅蜜多%(商/衣)莎 呵那莫波扡制
점담염사바하 나모모디핍력감람사바하 나모달마자가라야사바하 나모유
點耽鹽莎 呵南無菩提逼力龕嵐莎 呵南無達摩斫柯羅夜莎 呵那莫鍮
바야사바하 나모모디사다야사바하 나모싱가야사바하 나모바라디야사
跋耶莎 呵南無菩提蕯埵野莎 呵那莫僧伽野莎 呵那莫波羅底耶莎
바하
013_0544_a_01L南無佛闥寫冶莎呵那末柯蘆履民旨反般若波羅蜜多裔莎呵那莫波扡制點耽鹽莎呵南無菩提逼力龕嵐莎呵南無達摩斫柯羅夜莎呵那莫鍮跋耶莎呵南無菩提薩埵野莎呵那莫僧伽野莎呵那莫波羅底耶莎呵

낱낱 주문을 백여덟 번씩 외워야 하니, 이 주문의 장구(章句)를 그대가 곳곳마다 선설하여라. 부처님 꽃을 피우는 법과 같이 다른 꽃들도 역시 그러하다.”
013_0544_a_08L一一呪誦百八遍此呪章句汝於處處當說如佛花法餘花亦如是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을 읊어 말씀하셨다.
013_0544_a_10L佛說此祇夜

선한 사람은 발아래 티끌마저
뛰어나고 훌륭함이 제일이므로
모든 세계 가운데서
금산(金山)도 이를 넘을 수 없네.
013_0544_a_11L善人足下塵
勝上最第一
於諸世界中
金山不能踰

부처님의 발아래 가는 티끌이
근심ㆍ슬픔ㆍ괴로움을 끊으니
모든 겁과 두려움을 더하는
저 금산과는 같지 않네.
013_0544_a_13L 佛足下微塵
除斷憂悲苦
不如彼金山
增長諸怖畏

부처님의 반야바라밀다 발은
보리의 법 바퀴의 자리이며
곧 탑과 보살이고
뭇 스님들이고 또는 불상이라.
013_0544_a_14L 佛般若腳足
菩提法輪處
塔及諸菩薩
衆僧與佛像

이곳에 아홉 가지가 있으니
마땅히 공양을 닦아야 하고
온 세간 사람으로서도
다 예배하고 공경해야 하며
013_0544_a_15L此處有九種
應當修供養
是於世閒中
可禮可恭敬

능히 일체의 악업을 끊고
삼계의 번뇌를 제거함으로써
공덕이 저절로 늘어나며
수명의 늘어남도 역시 그러하며
013_0544_a_17L 能斷一切惡
滅除三界惱
功德自增長
壽命亦復然

얼굴이 언제나 즐거운 빛깔이고
단정하고 몸도 힘이 있고
하는 일마다 길상(吉祥)하고
부처님들이 다 칭찬해 좋아하시리.
013_0544_a_18L 顏色常悅豫
端正有身力
所作恒吉祥
諸佛咸讚護

그때 문수사리를 비롯한 여러 보살과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를 비롯한 여러 성문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등 인비인(人非人)의 일체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심을 내어서 받들어 행하였다.
013_0544_a_19L爾時文殊師利等諸菩薩阿若憍陳如等諸聲聞夜叉揵闥婆阿修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一切大衆聞佛所說歡喜奉行
文殊師利問經卷下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013_0544_b_01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