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般泥洹經卷下

ABC_IT_K0654_T_002
019_0216_a_01L반니원경 하권
019_0216_a_01L般泥洹經卷下


한역자가 실려 있지 않음[譯人不載]
019_0216_a_02L不載譯人附東晉錄



그때에 부처님께서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시어 함께 구이읍(拘夷邑)으로 가고자 하셨다. 가기 전에 파순(波旬)을 좋아하시어 성 가운데를 지나가셨다. 길을 가는 도중에 부처님께서는 갑자기 몸과 등이 아프기 시작하셔서 나무 밑에 앉으셨다.
그리고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발우를 가지고 구유하(拘遺河)에 가서 물을 좀 떠오너라.”
아난은 분부를 받고 곧 물을 뜨러 물가로 나갔다.
019_0216_a_03L彼時佛請賢者阿難俱之拘夷邑樂波旬歷城中度行半道所佛疾生身背痛止樹下坐勅賢者阿難持鉢到拘遺河取水則受敎行
그때에 5백 수레가 상류에서 물을 건너고 있었기 때문에 물이 맑지 못하고 탁했다. 아난은 그대로 물을 떠가지고 돌아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조금 전에 여러 대의 수레가 지나갔으므로 물이 맑지 못하고 탁합니다. 이 물은 씻는 데나 쓰십시오. 그리고 희련하(凞連河)가 여기서 멀지 않으니 그 물을 길어오게 하여 드시옵소서.”
019_0216_a_07L是時五百乘車厲渡上流水濁未淸阿難行取水還往白佛言向群車過水濁未淸適可澡洗有熙連河去此不遠請取可飮
부처님께서는 발우의 물로 얼굴과 발을 씻으셨다. 병의 아픔을 참으신 지 꽤 시간이 지났을 때에 화(華)의 대신(大臣) 복계(福罽)라는 이가 길을 가다가 멀리서 부처님의 모습이 조용하고 마음을 잘 조종하여 선정의 적멸한 경계를 얻으시어 안색이 환하고 좋은 것을 보았다. 복계는 기뻐하여 부처님 앞에 와서 예를 올리고 공손히 인사를 여쭈고 한쪽에 물러서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복계에게 물으셨다.
“너는 무엇에 의하여 법의 기쁨을 얻었느냐?”
019_0216_a_11L佛取鉢水澡面洗足於是以忍疾又得閒諸華大臣字福罽行遙見佛諸根寂嘿得上調意之滅淨顏色明好心歡喜前禮佛揖讓畢一面住佛問福罽汝於何得法喜
019_0216_b_01L복계는 대답하였다.
“역람(力藍)이라는 비구를 통해서 얻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길을 가다가 나무 밑에 앉은 역람이라는 비구를 보았습니다. 그때에 길에는 5백 대의 수레가 지나갔는데, 어떤 사람이 뒤에 도착하여 수레에서 내려 비구에게 묻기를 ‘앞에 지나간 여러 대의 수레를 보았습니까?’라고 하니, 그는 ‘보지 못하였습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또 묻기를 ‘정녕 수레 소리를 듣지 못하였습니까?’라고 하자, ‘듣지 못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말하기를 ‘그때에 누워 자고 있었습니까?’라고 묻자, ‘나는 누워 잠자지 않았고 스스로 도를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찬탄하여 말하기를 ‘수레 소리가 시끄러웠을 텐데 깨어 있으면서도 듣지 못하였으니, 마음을 어떻게 써서 통일하였습니까? 이런 일은 참으로 있기 어렵습니다. 5백 대의 수레 소리도 듣지 못하였는데 어찌 다른 것을 들었겠습니까?’라고 하고는 곧 물들인 베옷 한 벌을 주었습니다. 제가 그때에 이러한 말들을 듣고 마음이 매우 기뻐 드디어 법의 기쁨을 얻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019_0216_a_15L對曰由於比丘力藍昔我行道見力藍坐樹下是時道上五百乘車過有人後下車問比丘見前群車不答言不見又曰寧聞車聲不答言不聞時臥耶我不臥自思道耳其人歎言車聲哅哅覺而不聞用心何專難有乃爾五百車聲尚且不聞豈他聞哉卽施之以一染布衣我時聞此甚加其志遂得法喜至于今日
부처님께서는 복계에게 물으셨다.
“너는 천둥소리나 벼락 소리와 5백 대의 수레 소리 중에 어떤 것이 더하다고 생각하느냐?”
복계가 대답하였다.
“1천 대 수레의 빨리 달리는 소리가 동시에 난다 하더라도 오히려 벼락 소리만 못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어느 때에 내가 아침(阿沈)이란 마을을 지나갈 때 그 날 저녁에 별안간 먹구름이 돌더니 천둥이 치고 폭우가 쏟아지며 벼락이 떨어져 황소 네 마리와 밭 갈던 형제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나는 홀로 듣지 못하였다. 나는 말하기를 ‘나는 선정에서 깨어났다’라고 하고는 거닐었다.
019_0216_b_02L佛問福罽汝知雷電霹靂孰與五百車聲對曰使千車疾馳同響猶不能曁佛言昔一時吾遊阿沈其日晡時天暴雷震電霹靂殺四特牛耕者兄弟二世尊獨不聞乎吾言我定意覺仿佯經行
그런데 어떤 사람이 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나서 나를 따라 걸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묻기를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쁘고 급한가?’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아까 친 벼락으로 인하여 황소 네 마리와 밭 갈던 형제 두 사람이 죽었는데 세존께서는 듣지 못하셨습니까?’라고 하였다. 내가 ‘듣지 못하였다’라고 말하니, 그 사람은 ‘그때 누워서 주무셨습니까?’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답하기를 ‘누워 잠자지 않고 삼매에 들어 있었을 뿐이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사람이 또한 찬탄하여 말하기를 ‘부처님같이 선정에 들었다는 분은 참으로 드뭅니다. 벼락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켰는데도 고요한 정에 드시어 듣지 못하신 분이로다’라고 하였다. 그 사람이 마음으로 기뻐하여 또한 법의 기쁨을 얻었느니라.”
복계는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019_0216_b_08L一人來稽首作禮隨我而步吾問是何悤悤其人言向者霹靂四特牛耕者兄弟二人世尊獨不聞吾言不聞時臥耶答言不臥三昧耳其人亦歎言希聞得定如佛者也夫名霹靂聲聒天地而得寂定不聞者哉其人心悅亦得法喜福罽讚曰

부처님을 만나 뵙는 사람이라면
그 누가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복덕과 소원이 때에 맞게 모여
나에게 법의 이익 얻게 하시네.
019_0216_b_15L遇哉睹佛者
何人不得喜
福願與時會
令我獲法利

부처님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019_0216_b_17L佛答頌言

법을 좋아하는 이는 안온하여
기쁨을 내어 마음 깨끗하여라.
참다운 사람이 말한 법을
어진 이는 항상 즐거이 행하나니
법 행하는 이를 법이 보호함은
비가 생물을 적심과 같다.
019_0216_b_18L愛法者臥安
得喜志念淸
眞人所說法
賢者常樂行
法護行法者
如雨之潤生
019_0216_c_01L
그때에 대신은 시종을 시켜 자기 집에 가서 새로 짠 황금 담요를 가져다가 손수 받들어 올리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용하지 않으실 줄 아오나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담요를 받으시고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셔서 바르게 교화하시고, 약간의 핵심적인 말[要語]을 말씀하셨다. 복계는 자리에서 물러나서 아뢰었다.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도법(道法)에 귀의하며 성중(聖衆)에게 귀의하고 청신사의 계를 받아서 몸소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남의 것을 갖지 않으며 음란하지 않고 속이거나 거짓말하지 않으며 술 마시지 않고 고기 먹지 않아서 감히 범하지 않겠습니다. 나라 일이 많으므로 돌아가야 되겠기에 이만 물러가나이다.”
019_0216_b_20L於是大臣勅其僕歸取新織成黃金手奉獻曰知佛不用願哀納之佛受其㲲爲說法之正化若干要語福罽避坐言從今日始身自歸佛歸道法自歸聖衆受淸信戒身不殺不妄取不婬妷不欺僞不飮酒不噉肉不敢有犯國事多故當還請辭卽稽首佛足遶三帀而去
곧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 세 번 돌고는 떠나갔다.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복계가 가져온 황금으로 짜서 만든 담요를 가져오너라.”
아난이 분부대로 곧 갖다 드리니 부처님께서는 받아서 몸에 두르셨다.
아난은 부처님의 빛나는 얼굴이 자연스럽고 태연하고 밝고 좋으며 자금색(紫金色)같이 뛰어난 것을 보고 길게 꿇어앉아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시고 있은 지 20여 년이 되었으나 오늘처럼 부처님의 얼굴이 빛나고 윤택하며 안색이 찬란한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그 뜻을 듣고자 합니다.”
019_0216_c_05L佛勅賢者阿難福罽黃金織成㲲來受敎奉進佛取被身阿難見佛光顏從容舒懌明好殊紫金色長跪白言自我得侍二十餘年不識有如今日佛面光潤顏色發明願聞其意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아난아, 두 가지 인연이 있어 내 얼굴빛이 찬란한 것이니라. 무엇이 두 가지 인연이냐 하면, 처음 밤에 내가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묘한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 마지막 밤에 받은 나머지의 무위의 정[無爲之情]을 버리고 멸도(滅度)에 들 때이니라. 내가 오늘 밤중에 열반[般泥洹]에 들려고 하므로 얼굴빛이 찬란한 것이니라.”
019_0216_c_10L佛言阿難有二因緣佛色發明何等二謂初夜得佛無上正眞之道妙正覺時及至終夜棄所受餘無爲之情取滅度時吾今夜半當般泥洹故色發明
아난은 울면서 말하였다.
“어찌 그리 빠르십니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가심이 어찌 그리 빠르십니까?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희련하에 가자고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강가에 이르시어 옷을 입으신 채 물에 들어가셔서 두 손으로 옷을 걷어 치켜 올리시고, 몸소 목욕을 깨끗이 하시고는 물을 건너 저쪽 언덕에 가시어 옷을 정돈하시고 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침에 제자 순(淳)에게 가서 공양하고, 밤에는 열반에 들리라. 너는 순의 뜻을 풀어 주어라. 부처님께서 너의 공양을 받으시고는 곧 밤에 열반하신다고 하여라. 천하에 두 가지 만나기 어려운 것이 있으니, 만나서 직접 공양하는 이는 이미 의심하던 것과 두려운 것을 풀어 없애고, 또 정보(正報)가 있으리라. 무엇이 두 가지냐 하면, 첫째는 공양을 대접하여 그로 하여금 음식의 기력(氣力)으로써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게 하는 것이요,
019_0216_c_14L阿難啼言何其駛哉佛取泥洹何其疾哉世閒眼滅於是佛請賢者阿難至熙連河佛到河邊著衣入水兩手擧衣自澡浴身乃渡河於彼岸住整衣服告阿難朝從弟子淳飯夜當滅度汝解淳意佛從汝飯卽夜滅度天下有二難得若得遭値面供養者旣解疑畏有正報何等二一爲若施飯食令彼得以食之氣力成無上正眞爲至聖
019_0217_a_01L둘째는 공양을 대접하여 그로 하여금 음식의 기력으로써 그가 받은 나머지 무위(無爲)의 정을 버리고 열반에 들게 하는 것이니라. 이제 순(淳)이 부처님께 공양하면 오래 살 수 있고 욕심이 없는 마음을 얻으며, 또 큰 부귀를 얻고 매우 귀함을 얻으며, 관속(官屬)을 얻고 마침내 천상에 태어날 것이니, 이러한 다섯 가지 복을 얻으리라고 순에게 말하여 근심하지 말고 기뻐하게 하여라.
또 ‘네가 한 번 부처님께 공양한 인연으로 많은 과보를 받을 것이다’고 하여라. 마땅히 알라. 반드시 부처를 공경해야 되며, 반드시 경법을 배워야 되며, 반드시 성중을 섬겨야 되느니라.”
019_0217_a_01L二爲若施飯食令彼得以食之氣棄所受餘無爲之情而滅度者淳飯佛當得長壽得無欲得大富極貴得官屬終生天上獲此五福淳勿憂宜用歡喜汝一飯佛而獲多當知佛者不可不敬經法不可不聖衆不可不事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선%(怡-台+延) 비구는 성품이 패악하고 다급하며 욕하기를 좋아하고 말이 많으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어찌하옵니까?”
019_0217_a_07L阿難白佛如%(怡-台+延)比性弊悷急好罵數說佛泥曰後當如之何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하고 난 뒤에 선 비구를 위하여 범단벌(梵檀罰)을 하리니, 여러 대중들로 하여금 침묵을 지키게 하여 그와 말하지 말게 하라. 그러면 그는 부끄러움을 느껴 저절로 뉘우치게 될 것이니라.”
019_0217_a_09L佛語阿難我泥曰後爲%(怡-台+延)比丘作梵檀罰令衆默屛莫復與語當爲慚而自改悔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명하여 침상을 펴게 하시면서 “나는 빨리 떠나야겠다”고 하셨다. 곧 침상이 펴지자 부처님께서는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굽혀 다리를 포개고 누우셔서 부처님[至眞]의 바른 지혜의 도를 생각하셨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7각의(覺意)를 말하라고 하셨다. 아난이 말하였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습니다. 첫째는 지념(至念)의 각(覺)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둘째는 법해(法解)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셋째는 정진(精進)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한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019_0217_a_11L彼時佛勅賢者阿難施牀枕我背疾卽施牀枕佛倚右脅屈膝累腳臥至眞正智之道於是佛請賢者阿難令說七覺意阿難言昔從佛聞志念之覺佛用自覺成無比聖猗不婬捨分散意二法解之覺用自覺成無比聖猗無爲不婬散意三精進之覺佛用自覺成無比聖猗無爲不婬捨分散意
019_0217_b_01L넷째는 애희(愛喜)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다섯째는 일향(一向)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스러운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여섯째는 유정(惟定)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한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일곱째는 행호(行護)의 각이니, 부처님께서 이것으로써 스스로 깨달아 위없는 성인이 되시어 무위(無爲)에 의지하시며 음욕하지 않음에 머무르시고 산란한 마음을 버리셨습니다.”
019_0217_a_20L四愛喜之覺佛用自覺成無比聖猗無爲不婬捨分散意五一向之覺佛用自覺成無比聖猗無爲不婬捨分散意六惟定之覺佛用自覺成無比猗無爲止不婬捨分散意七行護之覺佛用自覺成無比聖猗無爲不婬捨分散意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미 7각의를 다 말하였으니 마땅히 정진할지니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능히 말한 것과 같이 마땅히 정진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난아, 힘써 행하는 이만이 도를 빨리 이룰 수 있느니라.”
019_0217_b_04L佛言阿難已能言之宜必精進對曰能言者當精進阿難仂行者得道疾
부처님께서는 일어나 앉으시어 법의 뜻을 생각하셨다.
이때에 어떤 비구가 게송을 읊었다.
019_0217_b_06L佛起基坐惟法意有比丘說頌曰

감로의 법문이 부처님으로부터 나왔네.
저 제자의 연설을 들을지어다.
이것으로 후학들을 권하니
7각의를 현자에게 물을지어다.
019_0217_b_07L甘露化從佛出
疾如聽弟子陳
敎以此勸後學
七覺妙宜諮賢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나로 하여금
깨끗한 행동 하게 하고 결함 없앴네.
배울 적엔 마땅히 생각 바로 해
법을 좋아하여 정진에 들라.
019_0217_b_09L由佛興使我得
淸白行無玷缺
學當知正志念
愛喜法精進入

한결같이 깨끗하게 정의(定意) 보호해
여법하게 앎으로 지혜 솟아나
병든 이들은 이것 들어서
망상을 깨닫고 삿됨 없애라.
019_0217_b_11L一向專護定意
如法解爲淨智
有疾者宜聞斯
覺微想除邪思

병든 이가 법왕이 되기도 하며
도의 보배 여기서 솟아나리라.
저들도 오히려 법을 들으려 하는데
하물며 범부로서 안 들을쏘냐.
019_0217_b_13L是疾者爲法王
道寶出ㄷ自此源
彼猶尚請聆法
況凡夫而替聞

뛰어난 우두머리 제자들도
병문안 하고서 듣기 원하니
성인이나 철인(哲人)도 싫어하지 않거늘
보통 사람이 어찌 듣지 않으랴?
019_0217_b_15L勝上首明弟子
來問疾務聽眞
在聖哲猶不厭
何況餘欲廢聞

만일에 때를 놓쳐 법 못 들으면
다른 생각 일어나서 마음 어긋나
저런 이는 법을 좋아하지 않음이니
부처님께선 잡된 생각 없게 가르치셨네.
019_0217_b_17L若過時聞道備
起他想心乖異
如彼爲非愛喜
佛之敎無雜思

기뻐하는 사람은 언제나 법에
무위법을 위하여 심행(心行) 고요해
바른 데 머물러 듣는 생각 없으면
이것을 법 아는 각지(覺支)라 이름하네.
019_0217_b_19L愛喜者一向法
爲無爲心行寂
已正止無聞想
是名爲法解覺

온갖 행이 없어지고 지혜 맑아서
3세의 높은 이께 귀의하리니
바라건대 인간․천상 모든 신들은
모두 다 큰 도의 참됨 배우네.
019_0217_b_21L衆行滅智已淳
自歸此三世尊
願一切人天神
共學慈大道眞
019_0217_c_01L
오늘 이제 성인께서 열반하신 뒤에
여러 제자, 그 가르침 서로 이어서
때때로 법의 말씀 강설하리니
바라건대 신골(神骨)까지 교화 도우소서.
019_0217_b_23L今聖師滅度後
衆賢必紹敎明
尊時講誦法言
願神骨助化行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현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라쌍수[蘇連雙樹] 사이에 승상(繩床)을 차려 놓고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하여라. 내가 밤중에 마땅히 열반에 들겠노라.”
아난은 곧 분부대로 하고 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다 준비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쌍수 아래로 가시어 승상에 나아가 오른쪽 옆으로 누우셨다. 아난은 승상 뒤에서 머리를 숙이고 울면서 목 메인 소리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렇게 빠른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여. 어찌하여 그렇게 빠른가,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나의 모든 동지들이 사방에서 부처님을 뵈려 하는데 그들은 절망하고 말 것이며, 또 다시는 뵙기도 어렵고 다시는 모시기도 어렵고 와서 뵙지 못하니, 모두 슬피 사모할 뿐이니 나의 마음을 어찌할까?”
019_0217_c_02L彼時佛勅賢者阿難汝於蘇連雙樹閒施繩牀令北首我夜半當滅度受敎卽施還白已具佛到雙樹就繩牀側右脅而臥阿難在牀後垂頭啼忼愾言一何駛哉佛取泥洹一何疾世閒眼滅我諸同志從四方來見佛者望絕已矣佛難復睹難復得來而不見皆當悲慕子何心哉
부처님께서는 비구에게 물으셨다.
“아난은 무엇하고 있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뒤에서 울고 있습니다.”
019_0217_c_10L問比丘阿難胡爲對曰在後悲泣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울지 마라. 너는 내 시중을 들어 온 이래로 몸으로는 항상 자비를 행했고, 입으로도 또한 자비를 행하였으며, 마음으로도 항상 자비를 행했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안온함을 베풀었으며, 생각하는 것이 자세하고 침착하여 마음에 부처가 있었으니, 비록 지나간 과거 세상의 부처님 시자들이 제아무리 공양을 잘하였다 하더라도 너보다 나은 이가 없었으며, 또한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 시자가 정성을 다하여 공양하더라도 너에게 미치지 못하리라. 왜냐 하면 너는 나의 뜻을 잘 알아서 꼭 해야 될 것은 알아서 하였으니, 만일 비구들이 나를 만나 보려 할 적에는 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으며, 혹은 비구니와 청신사(淸信士)․청신녀(淸信女)들이 나를 보려고 할 적에도 언제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고, 외도와 여러 범지와 거사들이 와서 만나기를 청할 때에도 언제나 때를 맞추어 하도록 하였느니라.”
019_0217_c_11L謂阿難汝莫啼也何則自汝侍佛已身行常慈口行亦慈心行亦慈以施安念慮詳審有心於佛雖彼往昔過佛侍者爲最供養不得踰汝彼當來及現在佛之有侍者盡心供養不得踰汝何者汝達於佛而知宜若衆比丘每詣佛時可通見者常得時宜若比丘尼及淸信士淸信女每詣佛時可通見者常得時宜衆異學及諸梵志居士之輩來詣請可通見者常得時宜
019_0218_a_01L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가장 귀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네 가지의 미치기 어려운 자연의 덕이 있으니, 그 네 가지가 무엇인가? 만일 그 속국(屬國)의 모든 찰제리왕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성왕(聖王)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첫째의 덕이니라. 만일 도를 받드는 모든 바라문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둘째의 덕이니라. 만일 집에 있는 모든 거사들이 친히 와서 알현하면 기뻐하여 맞이하고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셋째의 덕이니라. 만일 저 세속[儒林]의 외도 무리가 직접 와서 알현하면 성왕이 문득 나타나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매 다 즐겨 듣고 받들어 행하니, 이것이 넷째의 덕이니라.
019_0217_c_22L佛告諸比丘天下極貴轉輪聖王有四難及自然之德何等四若其屬國諸剎利王親詣朝覲者聖王歡喜現爲說法樂聽受遵承奉行是一德也若諸奉道梵志之輩來親詣朝覲者歡喜引爲之說法皆樂聽受遵承奉行二德也若諸理家居士之輩來親詣朝覲者歡喜引現爲之說法皆樂聽遵承奉行是三德也若彼儒林異學之徒來親詣朝覲者聖王輒現爲之說法皆樂聽受遵承奉行是四德也
또 비구들아, 현자 아난도 네 가지의 아름답고 미치기 어려운 덕이 있으니, 네 가지가 무엇인가? 만일 모든 비구가 아난의 처소에 이르면 곧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경법을 말하니, 다들 마음이 열리어 알고 즐겨 받들어 행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모든 비구니와 모든 청신사․청신녀가 아난의 처소에 이르면 곧 기쁜 마음으로 맞아서 경법을 말하니, 다들 마음이 열리어 알고 즐겨 받들어 행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이것이 첫 번째의 네 가지의 덕이니라.
019_0218_a_11L又此比丘賢者阿難亦有四羙難及之德何等四若諸比丘詣阿難所歡喜與相見爲說經法無不開解樂受奉行諸比丘尼諸淸信士諸淸信詣阿難所卽歡喜與相見爲說經無不開解樂受奉行是其第一四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현자 아난이 모든 비구․비구니와 모든 청신사․청신녀를 위하여 경법을 말할 때에 마음이 단정하고 말이 올바르며 두 가지 뜻이 없어서 듣는 이들이 저절로 공손하고 엄숙하여 조용히 듣나니 그것은 고요하기 때문이며, 아난이 널리 알고 잃어버리는 것이 없으니 이것이 두 번째의 네 가지 덕이니라.
019_0218_a_18L復有四賢者阿難爲諸比丘比丘諸淸信士諸淸信女說經法時端言正無有二意聞者恭肅寂然聽以寂靜故阿難博識無所忘忽其第二四德
019_0218_b_01L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만일 모든 비구․비구니․청신사․청신녀가 경과 법과 계율의 뜻을 잘 알지 못하여 아난에게 물으면 아난이 곧 분별하여 말하니, 모두 그 해석을 얻게 되고 나간 뒤에도 아난을 두고두고 칭찬하지 않는 이가 없느니라. 이것이 세 번째의 네 가지 덕이니라.
019_0218_a_22L復有四若諸比丘諸比丘尼諸淸信士諸淸信女有不解經及法律義以問阿難阿難卽分別說皆得解釋出後無不譽阿難者是其第三四德
다시 네 가지가 있으니, 부처가 말한 12부경(部經)을 현자 아난이 다 외우고 기억하며, 4무리[輩] 제자들을 위하여 말할 적에 꼭 들은 대로 하여 더하거나 줄이는 일이 없고, 또 게으름이 없으니 이것이 아난의 네 번째의 네 가지 덕으로서 미치기 어려운 것이니 세간에는 이런 것이 없느니라.”
이때에 화(化) 비구가 부처님 앞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나의 앞을 막아서지 마라.”
019_0218_b_03L復有四佛所說十二部經賢者阿難皆諷誦念識傳爲四輩弟子說如所聞無所增減亦未曾倦是爲阿難第四四德爲難可及世閒無比是時有化比丘當佛前住佛言比丘莫當吾前
현자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25년이나 되었지만 이러한 비구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이 부처님 앞에 나타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지금 나타난 비구는 약간의 겁(劫)에 대존천(大尊天)이 되어서 신비하고 묘한 도를 닦아 위덕(威德)이 있고 근심과 두려움이 이미 없어졌느니라. 나의 열반이 밤중에 있을 줄 알고 온 것이니, 지금부터 길이 부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019_0218_b_08L賢者阿難白佛言我得奉侍二十五載不自識有如此比丘無所關啓而直前者佛言阿難是化比丘又若干劫爲大遵天致神妙有威德憂畏已除知佛期在夜半所以來者自今已後永不見佛故
아난이 여쭈었다.
“이 하늘만이 홀로 부처님께서 장차 열반하실 줄을 알았습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구이성(拘夷城)으로부터 동․서․남․북의 길이와 너비 480리에 모든 하늘이 꽉 차서 빈틈이 없이 다 근심하고 탄식하여 소란스럽고 불안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열반이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느니라.”
019_0218_b_13L難言獨是天知佛當滅度耶佛言拘夷城東西南北縱廣四百八十里諸天側塞無空缺處皆憂歎騷擾不其心念言佛滅度疾
현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여기서 가까운 거리에 문물대국(聞物大國)․왕사대국(王舍大國)․만라대국(滿羅大國)․유야대국(維耶大國)이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나라에서 열반하지 않으시고, 어찌하여 이 좁고 누추하고 조그만 성에서 열반에 드시려 하십니까?”
019_0218_b_17L賢者阿難問佛言近此左右有聞物大國王舍大國滿羅大國維耶大國佛不於彼般泥洹何正於此褊陋小
019_0218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성이 좁고 누추하다고 말하지 말아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옛적에는 이 나라를 구나월(拘那越)이라 하였으니, 대왕의 도성이 길이가 480리였으며, 너비가 280리나 되어 장엄하고 아름답게 꾸민 것이 마치 그림 같았느니라. 성의 담이 일곱 겹이었고, 기반이 4층이나 되었으며, 높이가 8길, 꼭대기 너비가 3길이나 되었는데 모두 황금(黃金)․백은(白銀)․수정(水精)․유리(琉璃)의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고, 기와와 성벽과 성가퀴는 아롱진 무늬로 조각하고 땅은 벽돌을 깔고, 백성의 가옥도 다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느니라. 길옆으로는 저절로 난 다린수(多鄰樹) 숲이 우거졌으니 나무도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는데, 금 나무는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은으로 되었으며, 은 나무는 잎과 꽃과 열매가 금으로 되었고, 수정과 유리 나무도 그와 같았느니라. 미풍이 불어 나무가 흔들리면 늘 다섯 가지의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가 부드럽고도 슬픈 듯하여 5현금(絃琴)과 같았느니라.
019_0218_b_21L佛言阿難無謂此城爲褊陋也以者何古者是國名拘那越大王之城長四百八十里廣二百八十里嚴好如畫城垣七重下基四層起高八尋上廣三尋皆作黃金白銀水精琉璃四寶瓦墼其壁牒尉彫文剋鏤地集㽃瓳及民室屋皆四寶成俠道自生長多鄰樹樹亦四寶其金樹者葉華實其銀樹者金葉華實水精琉璃樹亦如是微風動樹常出五音聲濡悲如五絃琴
나무 사이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었고, 못가에는 벽돌을 모아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었느니라. 못 한복판에는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대(臺)가 있었으니, 대의 계단과 난간과 지붕․벽․평상․궤 등도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되었느니라. 못 가운데에 항상 여러 가지 종류의 연꽃이 있었으니, 푸른 연꽃 구발(漚鉢)과 자색 연꽃 구념(拘恬)과 노란 연꽃 문나(文那)와 붉은 연꽃 부용(芙蓉) 등이 사방으로 줄지어 피었고, 못가의 길에는 일곱 가지 기묘한 꽃들이 있었으니, 향기가 매우 좋았고 겨울과 여름에도 언제나 다섯 가지 빛이 있었느니라.
019_0218_c_08L樹閒浴池池邊集步渚相承中四寶臺臺陛欄楯壁牀杋一切四寶池中常有雜種蓮靑蓮漚鉢紫蓮拘恬黃蓮文那蓮芙蓉四顧成行其邊道上又有七種奇華香氣馥芬冬夏常生五色光
그리고 그 나라에는 항상 열두 가지의 소리가 들렸으니, 코끼리 소리․말 소리․소 소리․수레 소리․고둥 소리․종 소리․방울 소리․북 소리․춤 추는 소리․노래 소리와 모든 현악 소리, 인의(仁義)를 노래하는 소리와 부처님의 높은 행을 찬탄하는 소리였느니라.
019_0218_c_14L其國常聞十二種聲象聲馬聲車聲蠡聲鍾聲鈴聲鼓聲儛聲諸絃樂聲誦仁義聲歎諸佛尊行
그때에 대쾌견(大快見)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느니라. 4천하를 맡아서 정법으로써 다스리며, 저절로 7보가 갖추어져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보(金輪寶)이고, 둘째는 백상보(白象寶)이며, 셋째는 감마보(紺馬寶)이고, 넷째는 신주보(神珠寶)이며,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이고, 여섯째는 이가보(理家寶)이며, 일곱째는 성도보(聖導寶)였느니라.
019_0218_c_17L有轉輪聖王名大快見主四天下以正法治自然七寶一金輪寶二白象三紺馬寶四神珠寶五玉女寶六理家寶七聖導寶
019_0219_a_01L왕에게는 네 가지의 신비한 덕이 있었으니, 동자가 되었을 때가 8만 4천 세요, 태자가 되었을 때가 8만 4천 세요, 전륜왕이 되어서가 8만 4천 세요, 왕위에서 물러나서 법의(法衣)를 입었을 때가 8만 4천 세이니, 수명이 33만 6천 세였느니라. 이것이 첫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그리고 왕이 날아다니며 4천하를 다닐 적에 7보가 앞을 인도하고 뒤를 좇으며, 가는 곳마다 신하가 되니, 이것이 둘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모습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건강하고 병이 없으며 몸에 기운이 알맞아 몸이 차지도 뜨겁지도 않으니 이것이 셋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위신이 뛰어나고 마음이 언제나 온화하고 기쁘며 밝게 정도(正道)를 보고 법으로 백성을 교화하니 이것이 넷째의 신비한 덕이니라.
019_0218_c_20L王有四神德爲童儒八萬四千歲爲太子時八萬四千歲爲轉輪王八萬四千歲退服法衣八萬四千歲凡壽三十三萬六千歲是其一神德也王能飛行遊四天下七寶導所至臣屬是其二神德也端正羙强健少疾身中和適不寒不熱其三神德也威神殊勝心常和悅見正道以法化民是其四神德也
왕은 돌아다닐 때마다 늘 보시(布施)하며 복을 지었으니,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해 주었느니라. 마실 것을 구하면 마실 것을 주고, 먹을 것을 구하면 먹을 것을 주었으며, 옷․수레․말․꽃․향․돈․보배 등을 주어 사람들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였으니,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 마치 아버지가 자식 사랑하듯이 하였으며, 백성이 왕을 사모하는 것이 마치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러보듯 하였느니라.
019_0219_a_05L每出遊布施興福恣人所欲求漿與漿求食與食衣被車馬華香錢寶逆人意慈於民物如父愛子士民慕王如子仰父
또 왕이 다닐 때에는 어자(御者)에게 명하여 천천히 가게 하여서 백성들이 오래 바라볼 수 있게 하였으며, 성품이 후덕하고 어질어서 사방이 태평하니 이것도 지극한 덕이니라. 다스리는 여러 나라가 8만 4천이나 되었으니, 작은 나라 왕이 조회하여 뵐 때에는 대쾌견왕이 모두 청하여 전상에 불러올리고 기쁘게 위안하고는 정법을 말하느니라. 나라의 부족한 것을 물으면 여러 왕은 대답하기를 ‘대왕의 중한 덕을 받아서 모든 것이 만족하고 즐겁습니다’고 하였다. 왕은 또 조서를 내리기를 ‘각기 다스리는 곳을 장엄하되 나의 궁전과 같이 하고 정법으로 교화하여 백성을 그릇되게 하지 말라’고 하고, 여러 왕들에게 의관․신․버선․수레․보물 등을 나누어 주고 조서를 받고 하직하고 물러가게 하니, 모두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느니라.
019_0219_a_09L王每出遊勅御徐行使國士民久得視見體性淳仁四方太又是其至德也所部諸國凡八萬四千小王每朝覲時王大快見皆請上殿歡喜安慰爲說正法問國所乏諸王答讓受天重賜自足爲樂王又勅使各嚴所治令如我殿以正法化勿枉天民輒賜諸王衣冠履靺車輿寶物受詔辭出莫不歡喜
019_0219_b_01L이때에 대왕이 다스리는 법전(法殿)은 길이가 40리요, 층계가 네 겹이니 모두 황금․백은․수정․유리로 되었으며, 집․벽 난간․기둥․들보․문지도리․주두(柱頭)․용마루․서까래도 그와 같이 위아래로 덮었으며, 평상․좌대․궤(机)․깔개[筵] 등이 모두 네 가지 보배로 되었다. 또 법전 위에는 8만 4천 휘장[交露]이 있었고, 누각에는 모두 작은 휘장[斗帳]이 처져 있었으니, 금 휘장의 누각 앞에는 은으로 된 사다리를 놓고, 은 누각에는 금으로 된 사다리를 놓았으며, 수정․유리의 누각 사다리도 그와 같았느니라. 그 휘장 사이에는 꽃이 드리워지고 과일이 달렸는데 네 가지 보배가 섞여 있었다. 덮인 휘장 위는 금과 은으로 짜고 붉은 모직물과 자수로 수놓은 비단이 여러 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네 모서리가 산호로 되었으며, 휘장 가운데는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전(殿)에 혼자 앉는 자리가 있었으며, 사방에는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각각 길이와 너비가 1유연(由延)이며, 못가에는 다린수(多鄰樹) 8만 4천 그루가 있었는데 그 키가 1유연이었다. 모든 휘장으로 처진 누각을 뒤덮었다.
대왕이 나갈 적엔 꼭 코끼리를 탔다. 그때에 쾌견왕이 자기가 소유한 것으로 복된 일을 한 것이 매우 많았으며, 아침에 늘 사문과 바라문을 청하여 궁전에서 공양을 대접하였다.
019_0219_a_17L是時大王所治法殿長四十里層陛四重悉黃金白銀水精琉璃屋壁欄楯柱梁楣枌橑棟宇其上覆及下地牀座杋皆是四寶又法殿上有八萬四千交露輿枰悉施斗帳金交露枰前施銀隥銀枰金隥水精琉璃枰隥亦然其交露閒垂華懸果四寶雜廁所覆帳上金銀織成赤罽文繡綾綺雜色四角珊瑚交露中施四寶獨座其殿四面浴池各縱廣一由延俠池生多鄰樹八萬四千株長一由延諸交露大王出者卽以駕象彼時快見以其所有施福甚衆日旦常請沙門梵志上殿飯食
왕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해와 달이 뜨고 져서 내가 장차 늙을 것이니, 마땅히 이 5욕(欲)의 보관(寶舘) 짓는 것 등을 스스로 절제하고 깨끗한 행을 닦으리라’ 하였다. 곧 시자 하나만을 데리고 함께 법전에 올라가서 금 휘장 누각에 들어가 은으로 만든 어상(御床)에 앉아 생각하기를 ‘천하에 음욕을 탐내는 것은 그리 기특한 것이 아니로다. 태어난 이는 다 죽게 마련이며, 몸뚱이는 흙으로 돌아가고 만물 일체도 항상한 것이 없구나’라고 하였다.
019_0219_b_08L王自思念日月流逝吾將老當用是五所欲寶館作等自約損修淸淨行卽但與一侍士升法殿入金交露坐銀御牀思惟天貪婬無奇生者要死形骸歸土有萬物一切無常
왕은 일어나서 은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금으로 만든 어상에 앉아 또 생각하기를 ‘만나는 것은 모두 헤어지고 마니 아무리 사랑해 보아도 별 수 없구나. 마땅히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범행을 깨끗이 닦으리라’ 하였다.
왕은 또 일어나서 수정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유리 평상에 앉아 생각하기를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과 싸우는구나. 마음을 고치고 행실을 바꾸어서 음욕․성냄․어리석음을 없애고 무위(無爲)의 도를 생각하리라’ 하였다.
또 일어나서 유리 휘장 누각에 들어가서 수정 평상에 앉아 정신을 통일하여 생각하기를 ‘마땅히 세간의 탐욕과 나쁜 법을 버리고 무위의 도를 생각하며 오직 깨끗이 하여 초선행(初禪行)을 이루리라’하였다. 이와 같이 오랫동안 여러 누각을 돌아다녔다.
019_0219_b_13L王起入銀交露金御牀念合會者皆當別離戀慕無當棄恩愛淨修梵行已又起之水精交露坐琉璃牀自念當與老病死改心易行除婬怒癡思無爲道又起入琉璃交露坐水精牀專精自當棄世閒貪欲惡法思無爲道惟淸淨成一禪行如是至久周遍諸
019_0219_c_01L이때에 8만 4천 옥녀(玉女)들이 함께 아뢰었다. 그 중에서 제일 옥녀보(玉女寶)가 말하기를 ‘천후께서는 아시오리다. 저희들이 들으니 다시 모시지 못하게 된다 하오니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 나아가 뵙고자 하나이다’ 하니, 왕은 대답하기를 ‘여러 누이들은 돌아가서 몸을 단정히 하라. 마땅히 함께 나아가 뵈리라’ 하였다. 곧 성도신(聖導臣)에게 말하기를 ‘저희들 부녀(婦女)는 오랫동안 모시지 못하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다 조회해 뵙고자 하옵니다’ 하였다. 시종이 곧 8만 4천 마리 코끼리에다 멍에를 메우고 물소 가죽 갑옷에 금으로 꾸미고 보배 구슬을 드리웠으니, 백상왕(白象王)에는 붉은 갈기와 꼬리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말에 물소 가죽 갑옷을 입히고 금으로 꾸미고 보배 구슬을 드리웠으니, 역마왕(易馬王)에는 감청색 몸에 붉은 갈기와 꼬리가 제일이었다. 8만 4천 수레에는 물소 가죽 갑옷에 네 가지 보배로 꾸미었으니, 성도신(聖導臣)이 제일이었다. 8만 4천 궁녀를 수레에 태우니 옥녀보(玉女寶)가 제일이었다.
019_0219_b_21L於是八萬四千玉女共白第一王女寶言天后所知我等聞者未復親守情執敬願欲朝見答言諸弟還自嚴飾當俱朝見卽告聖導我等婦久未親侍敬仰之心皆欲朝見臣卽駕八萬四千象犀甲金飾絡用寶珠白象王朱鬣尾爲第一八萬四千馬犀甲金飾絡用寶珠力馬王靑身朱鬣尾爲第一八萬四千車革之甲飾用四寶聖導臣爲第一萬四千女女載一車玉女寶爲第一
모든 왕들이 이끌며 법전(法殿) 아래로 나아갔다. 모시는 신하가 아뢰기를 ‘모든 코끼리․말․수레와 부인․소왕(小王)이 다 와서 뵙고자 하나이다’고 했다. 왕은 신하에게 명하여 좌상을 법전 아래에 차리게 하였다. 그리고 왕이 내려가서 8만 4천의 궁녀를 보니 복장이 매우 화려하였다.
이때에 백성들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이것은 형언하기 어렵구나. 왕이 궁녀를 치장함이여’라고 하였다. 이에 옥녀들은 대답하기를 ‘우리들이 오랫동안 대왕을 모실 수 없으므로 복장을 잘 꾸미고 와서 조회해 뵙기를 원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019_0219_c_08L諸王導從詣法殿下侍士白言諸象馬車夫人小王皆來欲見王勅侍士施牀殿下王下法殿見八萬四千女服飾靡麗民歎曰是難言也王者嚴女乃至於此玉女對曰我等久違不得親侍故嚴服來願得朝見
이때에 왕이 자리에 앉으니 여러 궁녀들이 다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리고 나서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옥녀보가 먼저 일어나 아뢰었다.
‘이제 이 모든 코끼리․말․수레와 옥녀․소왕이 다 천왕의 소유이오니 바라옵건대 소왕을 돌아보시기를 유념하시어 즐거워하시옵소서. 또 8만 4천 나라에 천왕의 도성(都城)이 제일이며, 8만 4천 누각은 대정평(大正枰)이 제일이오니 바라옵건대 천왕께서는 유념하시어 성명(性命)을 기르소서.’
019_0219_c_14L於是王坐諸女皆前稽首畢一面坐玉女寶前白言今是一切諸象馬車玉女小王自天所有願小顧意留心娛志又八萬四千國天王都爲第一八萬四千枰大正枰爲第一願天留以養性命
019_0220_a_01L왕은 대답하였다.
‘누이들이여, 내가 언제나 몸을 단속하여 절제하고 마음을 바로하고 자비스러운 일을 행하는 것은 다만 탐욕을 여의고자 함이니라. 왜냐 하면 여인의 질투하는 태도는 그 재앙이 내 몸에 미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욕심을 버리는 것은 이런 허물을 멀리하려고 함이로다.’
옥녀보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천왕은 어찌하여 혼자만이 애욕을 끊고 우리를 누이라고 하시며 은혜의 정을 버리고 여러 궁녀들의 소망을 끊으려 하시나이까? 천왕께서 마음을 바로하시고 자비스러운 일을 하심은 무엇하시려는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들도 또한 따라가 닦기를 원하나이다.’
019_0219_c_20L王答曰吾所以宿夜約己自損正心行慈者但欲遠離此貪欲耳何則女人嫉妒之態殃及吾是以捨欲願離斯咎玉女寶垂泣天王何爲獨割愛欲謂我爲弟棄恩情絕群女望願聞天王所以戒正心行慈爲之奈何我等亦願率修之
왕은 대답하였다.
‘자비한 마음으로 올바로 행하여 모든 번뇌[漏]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탐욕을 버리어 덕을 닦고 깨끗이 하려는 것은, 사는 날은 적고 목숨은 빨리 끊어지니 사람이나 만물은 항상 하는 것이 아니요, 오직 도만이 참다운 것이기 때문이니라. 내가 이러한 까닭에 모든 코끼리․말․수레․누각․고을․국토․소왕․부녀의 애욕까지도 모두 버리어 다시 뜻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몸을 걱정하고자 하노라. 하늘과 땅 사이를 관찰해 보건대 태어난 것은 죽지 않는 것이 없으니, 그대들 누이도 각기 바른 마음으로 자비를 행하고, 함부로 놀아나 온갖 번뇌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여라.’
019_0220_a_04L王曰慈心正行不墮諸漏損貪欲修德守淨念生日少而命逝人物輩非常唯道爲眞吾是以於諸象馬輿枰郡國小王婦女愛欲切遠離不復繫意欲自憂身觀天地無生不終諸弟各宜正心行慈以放恣墮諸漏也
옥녀보는 눈물을 닦으며 말하였다.
‘이제 천왕께서 몸을 단속하고 절제하시어 번뇌에 떨어지지 않으시려고 생각하시기를, 사는 날은 적고 목숨은 빨리 끊어지니 그윽이 거처하여 몸을 걱정하고 청정한 행을 닦고자 하셨습니다. 헤아려 보건대 모든 사람과 만물은 태어나면 죽지 않는 것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버리시고 뜻을 더럽히지 않으시고, 깨끗한 계를 받들어 감히 잊지 않으려 하심인가 하옵나이다.’
019_0220_a_10L玉女寶乃抆淚言今天王約己自損不欲墮漏念生日少而命逝疾潛居憂身守修淸淨諸人物無生不終違遠所有不以污願奉明戒不敢有忘
왕은 자비한 마음으로 여러 궁녀들에게 대답하여 치하하고 다 돌려보냈다. 그리고 다시 법전에 올라가서 금 휘장 누각에 들어가 앉아서 자비한 마음을 생각하여 원한을 모두 잊어버리고서 시기하고 미워함이 없으며, 나아가서 큰 도의 한없는 덕행을 생각하고 널리 세간을 사랑하여 스스로 단속하여 몸을 살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은 누각에 들어가 앉아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을 생각하여 원한을 모두 잊고 시기하고 미워함이 없으며, 큰 도의 한없는 덕행을 생각하고 널리 세간을 슬퍼하여 스스로 단속하여 몸을 살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수정 누각에 들어가 앉아서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생각하여 원한을 모두 잊고 시기하고 미워함이 없으며, 큰 도의 한없는 덕행을 생각하여 널리 세간을 화합하여 스스로 단속하고 몸을 살폈다.
019_0220_a_14L王以慈心謝諸女皆遣去還升法殿入金交露枰坐念慈心都忘怨恨無所嫉惡進思大道無量德行普慈世閒而自約省復起入銀交露枰坐念悲心都忘怨恨無所嫉惡進思大道無量德行普悲世閒而自約省己
019_0220_b_01L그리고 다시 일어나서 유리 누각에 들어가 앉아서 보호하는 마음을 생각하여 원한을 다 잊고 시기하고 미워함이 없으며, 큰 도의 한없는 덕행을 생각하고 온갖 것을 보호하고자 하여 스스로 단속하여 살폈느니라.
오직 이 네 가지 큰 범행을 하므로 애욕의 뜻을 물리치고 청정함을 많이 닦았으니, 왕이 이와 같이 행하므로 자재함을 얻어서 죽을 때에 안온하여 몸이 아프거나 가려움이 없었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역사(力士)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이와 같은 짧은 시간에 혼신(魂神)이 제7 범천에 가서 났느니라.
019_0220_a_20L復起入水精交露枰坐念喜心都忘怨恨無所嫉惡進思大道無量德行普和世閒而自約省己復起入琉璃交露枰坐念護心都忘怨恨無所嫉惡進思大道無量德行一切欲護而自約省以惟行此四大梵行卻愛欲意多修淸淨王行如是便得自在死時安隱身無痛痒譬如力士羙飯一飡之頃魂神逝生第七梵天
그때에 전륜왕인 대쾌견이란 이는 바로 지난 세상의 내 몸이었느니라. 이와 같이 아난아, 누가 이러한 옛적의 숙명(宿命)을 알겠느냐? 전륜왕이 되어서 7보가 저절로 따르고 정법을 행하여 네 가지의 덕이 있으며 항상 탐내지 않았느니라. 그때에는 구이성 주위 480리가 다 천왕의 성중(城中)이었느니라.
나는 이보다 전에 또 찰제리의 왕이 되어서 이미 여섯 번이나 이 땅에 뼈를 묻었고, 쾌견왕 때까지 합하여 일곱 번이 되느니라. 이제는 부처가 되어서 이미 나고 죽음을 끊었으니, 이 뒤부터는 다시 몸을 받지 않으리라. 내가 또 일체 모두를 두루 다 마친 지 오래되었느니라. 현재에 동․서․남․북의 방향을 따라 교화하다 보니 어느덧 석 달이 지났느니라. 이제는 내 뼈를 여기다 두게 되었구나.”
019_0220_b_06L轉輪王大快見者則故世我身也如是阿難誰能知此昔我宿命作轉輪王自然七寶行正法有四德常能不貪彼時拘夷城傍行四百八十里皆在天王城中吾前是時又爲剎利王已六投骨於此地中彼爲七今得作佛已斷生死從是已不復造身我亦一切皆已周竟於東方南方西方北方隨方敎化月輒移終措骨此
현자 아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는 어떻게 장사지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잠자코 있거라. 바라문․거사들이 알아서 잘 하리라.”
019_0220_b_15L賢者阿難白佛言佛滅度後當作何佛言汝嘿梵志居士自樂爲之
아난은 또 여쭈었다.
“바라문이나 거사들이 장사 지내는 법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전륜성왕의 법과 같이 하여 새 겁파(劫波) 솜으로 유체를 싼 다음 5백 장의 모직물[氈]로 차례로 싼 뒤에 금관(金棺)에 넣고 삼씨 기름[麻油]을 부어 몸을 적시느니라. 금관을 들어 다시 큰 철관 속에 넣어서 두고, 많은 향나무를 그 위에 쌓아 놓고 화장[闍維]하여 마친 다음에 사리를 거두어 네거리에 탑을 세우고 사당을 짓고 찰간을 세워 표시하고 깃발을 달며 꽃과 향을 올리고 예배하여 섬기는 것이 전륜성왕의 장사 지내는 법이니라.”
019_0220_b_17L梵志居士爲葬法當云何佛言如轉輪王法用新劫波錦纏身體已以五百張㲲次如纏之內身金棺以麻油澤膏畢擧金棺置於第二大鐵椁中衆香%(卄/積)上而闍維之訖收舍於四衢道立塔起廟表剎懸繒施華香拜謁禮事是爲轉輪王之葬法也
019_0220_c_01L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성에 들어가서 모든 화씨들에게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오늘 밤에 열반하실 것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나와서 하여 후회함이 없게 하고, 또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어 깨닫고자 하는 이도 마땅히 이때를 놓치지 말라’고 하여라.”
아난은 곧 분부대로 행하여 구이성에 들어가서 5백의 모든 화씨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모든 존자에게 알렸다.
“부처님께서 밤중에 열반하실 것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마땅히 지금 하여 뒤에 후회되지 않도록 하고, 또 부처님을 직접 뵙고 법을 들어 깨닫고자 하는 이도 마땅히 이때를 놓치지 말고 뵙도록 하여라.”
여러 사람들은 모두 놀래어 슬퍼하며 탄식하였다.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이다지도 빨리 열반에 드시는가, 어찌하여 이다지도 빠른가?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애통하여 슬피 우는 소리가 궁중을 뒤흔들었다.
019_0220_c_02L佛勅阿難汝行入城告諸華氏佛中夜當滅度所欲施作當曼時爲無從後悔欲面從佛得開解者宜及是時卽受敎行入拘夷城見五百諸華氏慕會議語阿難報諸尊者佛夜半當滅度所欲施作當曼時爲無從後悔欲面從佛得開解者宜及時行衆人皆驚而悲歎言何其大駛佛取泥何其大疾世閒眼滅哀慟之聲聞于宮中
왕은 태자와 여러 화씨를 보내어 각기 집안의 권속을 데리고 쌍수(雙樹)에 나아가 아난에게 이르러 말하였다.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를 올리고 묻고자 합니다.”
아난은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태자 아신(阿晨)이 여러 귀족들과 권속들과 함께 와서 3귀의(歸依)를 받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잠시 계시다 밤에 그들을 청해 들였다. 곧 여러 사람들이 앞에 나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태자가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심이 어찌 그리 이르십니까?”
019_0220_c_11L王遣太子幷諸華氏各將家俱詣雙樹到白阿難欲前禮問難入啓太子阿晨與諸豪姓家屬來受三自歸不遠是夜佛請入卽皆前稽首畢一面坐太子言佛身滅度何其太疾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벌써 말하였노라. 세간은 참된 것이 아니므로 가히 좋아할 것이 없느니라. 범부가 오래 살기를 탐하는 것은 5욕(欲)을 애착해서이니라. 미혹되고 이익이 없느니라. 다만 나고 죽음을 더할 뿐 다시 괴로움이 한량없느니라. 이제 나는 부처가 되어 세상의 온갖 욕심이 저절로 없어졌느니라. 또 마땅히 스스로 힘써라. 세상의 지혜 있는 이가 언제나 부처 보기를 원하고 경법 듣기를 좋아하나니, 이미 이러한 뜻이 있으면 마땅히 믿고 계를 지켜 보시하며 많이 듣고 널리 지혜를 배워라.
이 다섯 가지 뜻을 세워서 세속의 허물과 간탐심을 버려라. 그러면 태어나는 세상마다 부귀를 누리고 명예가 널리 드날려지며 하늘에 태어나서 안락하게 되며 마침내 열반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고 나자 태자와 여러 화씨들이 모두 예배하고 물러갔다.
019_0220_c_16L佛報言吾本已說世閒非無可樂者凡人貪壽思戀五欲而無利但增生死更苦無量今我爲以得自然無欲於此又宜自勉下智者常願見佛樂聞經法已有是當務立信立戒布施多聞廣學建此五志以離垢慳然則世世當受富貴名譽遠聞生天安樂可得泥洹佛說已太子及諸華氏皆作禮去
019_0221_a_01L이때에 왕이 국토 안의 남녀대소 14만 대중을 데리고 인경 칠 때[人定時]에 쌍수에 나아가 아난에게 이르러 부처님을 뵙고 가르침을 받기를 청하였다. 아난은 앞에서 인도하여 부처님께 청하였다. 왕은 나라에서 어질고 착한 이를 데리고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그 앞에는 등불이 없어 부처님께서는 정수리로 광명을 놓아 2천 리를 비추셨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고하였도다. 대왕과 여러 군신이 오느라 수고가 많았소.”
왕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려 하시니 무슨 유훈이라도 계시옵니까?”
019_0221_a_01L王與國中男女大小十四萬衆人定時出詣雙樹到白阿難請見受前啓佛請入王將國中賢善者稽首畢一面坐前無燈火佛放頂光照二千里佛言勞苦大王與群臣來王曰佛當滅度有何勅誡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가 된 뒤 49년 동안 말한 경과 율 그리고 일체가 다 갖추어져 있으며, 왕의 나라 현재(賢才)들이 이미 모두 알고 있느니라.”
019_0221_a_07L佛報王我得佛四十九歲所說經戒一切具王國賢才皆已採取
왕과 여러 신하들은 참연히 슬퍼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셨다.
“예로부터 하늘이나 신이나 사람이나 만물은 태어나면 죽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은 오직 열반의 즐거움뿐이니라. 왕은 어찌하여 우는가? 다만 마땅히 착한 것을 생각하여 지난 것을 고치고 오는 일을 닦아서 정사로써 나라를 다스리되 횡포함을 더하지 말고, 현량한 이를 후대하며 작은 허물을 용서하여 놓아주어라. 그리고 네 가지의 은혜를 힘써 행하여 백성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보시하여 부족한 것을 구호하는 것이고, 둘째는 어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 보기를 자식과 같이 하는 것이며, 셋째는 백성을 이롭게 하되 올바른 정사[善政]로써 교화하는 것이고, 넷째는 이익을 같이하여 아랫사람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니, 왕이 이와 같이 하면 항상 복을 얻으리라. 내가 지난 세상[宿命]에 이 네 가지 은혜를 행하여 수없는 세상을 쌓아 왔으므로 부처가 되었느니라. 처음에 부처가 이미 열반의 기쁨을 보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또 게송을 읊으셨다.
019_0221_a_09L王與群臣然皆悲佛告王自古已來天神人物無生不死死而不滅唯泥洹快王胡爲啼但當念善改往修來以政治國無加卒暴厚待賢良赦宥小過務行四恩以綏衆心何等四一當布施給護不足二當仁愛視民如子三當利人化以善正四當同利與下共歡如是者常得其福我宿命時行此四積無數世故得作佛初得佛已泥洹喜自說頌曰

지금 깨달은 부처 가장 높아
음탕한 맘 버리고 번뇌 없어져
지혜 높아 천상․인간 도사 되었네.
누구든지 따르는 이 기쁨 얻네.
019_0221_a_19L今覺佛極尊
捨婬淨無漏
智爲天人導
從者得喜豫

복의 과보 지극히 유쾌한 것이네.
미묘한 소원과 뜻 다 이루어지네.
재빨리 최상 해탈 다 얻었으니
내 이제 저 열반에 들어가리라.
019_0221_a_21L夫福報至快
妙願志皆成
勇疾得上脫
吾將逝泥洹

왕과 같이 온 신하들이 모두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019_0221_a_22L王與來者皆起禮佛遶三帀而去
019_0221_b_01L이때에 성안에는 늙은 외도[異學]가 있었는데, 나이는 120살이고 이름은 수발(須跋)이었다. 부처님께서 밤중에 열반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법에 대한 의심이 있어서 언제나 구담(瞿曇)에게 가서 한번 풀어 보려고 하였는데 이때에 가 보리라’ 하고 곧 일어나 쌍수(雙樹)에 가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구담께서 오늘 밤중에 열반하신다 하니, 만나서 의심을 해결하기를 청합니다.”
아난은 대답하였다.
“가만히 계시오, 수발이여. 부처님을 어지럽게 하지 마시오.”
수발은 꼭 만날 생각으로 두세 번 청하였다.
“내가 들으니, 부처님께서는 여래(如來)․지진(至眞)․정제각(正諦覺)․명행성(明行成)․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중우(佛衆祐)이시고, 매우 만나기 어려운 것이 구담화(漚曇華)가 백천만 년에 한 번 피는 것과 같다 하니, 원하옵건대 한 번 만나서 의심을 끊으려 합니다.”
019_0221_a_23L是時城中有老異學年百二十名曰須跋聞佛夜半當取滅度自念吾有法望之疑常願瞿曇一解我意當及是時卽起自力行到雙樹白阿難言吾聞瞿曇期在夜半請見決疑阿難須跋無擾佛也須跋固請至再三曰吾聞佛爲如來至眞正諦覺明行成已善逝世閒解無上士導法天人師號佛衆祐甚難遭値如漚曇華百千萬世時時一有願一見折所疑
아난은 부처님을 수고롭게 하고 어지럽힌다 하여 일부러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마음으로 사무쳐 들으실 줄 아시므로 안에서 이런 일을 다 아시고 아난에게 명하셨다.
“말리지 말고 들여보내라. 내 마지막으로 외도 수발을 제도하겠느니라.”
수발은 들어가자 기쁜 생각으로 즐거워하여 착한 마음이 나서 부처님을 뵙고 좋아하면서 예를 지켜 부처님께 문안을 올리고 공손히 절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 어찌 한가함이 있겠습니까? 한번에 의심을 해결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어라. 네 마음대로 물어라. 들으면 알리라.”
019_0221_b_11L阿難以爲勞擾如來故不欲通佛神心徹聽淸淨過人從裏知之勅阿難勿禁止聽使入是爲最後當度異學須跋者也須跋得入忻然悅善心生焉見佛歡喜禮問恭辭重揖讓畢一面住白佛言欲有所問豈有閑暇一決其疑佛言便問恣汝所欲聞可得解
수발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상 학자들이 저마다 스승이라고들 하니, 고구씨(古龜氏)․무실씨(無失氏)․지행씨(志行氏)․백로자씨(白鷺子氏)․연수씨(延壽氏)․계금번씨(計金樊氏)․다적원씨(多積願氏)․니건자(尼犍子) 등 여덟 사람은 받아 배운 데가 있습니까, 제 홀로 아는 것입니까?”
019_0221_b_18L須跋問曰今世學者各自稱師有古龜氏有無失氏有志行氏有白鷺子氏有延壽氏有計金樊氏有多積願氏有尼犍子彼八子有所述乎自知之也
019_0221_c_01L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저들은 부처와 다르니라. 저들은 스스로 삶을 탐하고 의지하는 생각으로 삿된 길을 걷느니라. 첫째는 삿된 견해[邪見]이니 이 세상과 뒷세상에서 지은 것을 스스로 받는 줄을 알지 못하고 점치고 제사 지내는 것으로 복을 구하느니라. 둘째는 삿된 생각[邪想]이니 생각이 애욕에 있고 다투고 성내는 마음이 있느니라. 셋째는 삿된 말[邪言]이니 허위로 아첨하고 간사하게 속이고 꾸미는 말을 하느니라. 넷째는 삿된 행동[邪行]이니 산 목숨을 죽이고 도둑질하며 음란하고 방탕함이니라. 다섯째는 삿된 생활[邪命]이니 이익과 옷이나 먹을 것 따위를 구할 적에 바른 도로써 하지 않느니라.
019_0221_b_22L佛告須跋與佛異子曹自作貪生猗想以邪之一曰邪見不知今世後世所作自好以卜占享祀求福二曰邪思在愛欲有諍怒心三曰邪言虛僞諂佞讒綺語四曰邪行殺生貪取婬妷意五曰邪命求利衣食不以正
여섯째는 삿된 노력[邪治]이니 나쁜 짓을 끊지 않고 좋은 짓을 하지 않느니라. 일곱째는 삿된 뜻[邪志]이니 뜻으로 늘 즐거움을 탐하고 이 몸을 깨끗하다고 하느니라. 여덟째는 삿된 정신 통일[邪定]이니 뜻을 오로지하여 세속의 욕망을 채우려 하고 벗어나는 길을 보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이 수발이여, 내가 옛적에 집을 나온 지 12년 만에 도를 이루어 부처가 되었고 법을 말한 지 50년이 되었느니라. 집을 버림으로부터 계(戒)․정(定)․혜(慧)와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갖추었느니라. 바른 도를 말하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사문뿐이요, 그밖의 범부와 외도는 아니니라. 내가 본래 밟아 온 길은 여덟 가지의 참된 도[八眞道]가 있으니, 제일 사문도 이것을 좇아 얻고, 둘째․셋째․넷째도 모두 이것을 좇아 이루느니라. 만일 이 여덟 가지의 참된 도를 보지 못하는 자는 사문의 네 가지 도를 얻지 못하리라.
019_0221_c_06L六曰邪治惡不能止善不能行曰邪志志貪常樂痛身謂淨八曰邪專意所望不見出要如是須跋我出家十有二年道成得佛開說經但五十載自從捨家有戒有定有解得度知見說正道者唯佛沙非凡異也吾本所履有八眞道一沙門亦從是得二三至四皆從是若不見此八眞道者彼爲不得沙門四道
여덟 가지의 참된 도라는 것은 첫째는 바른 견해[正見]이니, 이 세상과 뒷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면 복이 있고 나쁜 일을 하면 재앙을 얻는 것을 알며, 고(苦)를 알고 고의 원인[集]을 알며, 온갖 행(行)을 멸하고 도를 얻는 것이니라. 둘째는 바른 생각[正思]이니, 출가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고 다투고 성내는 마음을 버리느니라. 셋째는 바른 말[正言]이니, 말이 진실하고 정성스러우며 부드럽고 충성하고 믿을 만하니라. 넷째는 바른 행동[正行]이니, 살생하지 않으며 도둑질하지 않고 음란한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019_0221_c_15L所謂八眞道者一爲正見今世後世作善有福爲惡得殃知苦知習滅行得道二爲正思思樂出家去諍怒心三爲正言言諦至誠柔軟忠信四爲正行不殺不邪無有婬心
019_0222_a_01L다섯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니, 이익과 옷과 음식 따위를 구할 적에 도로써 하고 삿되게 하지 않는 것이니라. 여섯째는 바른 노력[正治]이니, 나쁜 행위를 억제하고 착한 뜻을 일으키는 것이니라. 일곱째는 바른 뜻[正志]이니, 뜻을 몸[身]과 느낌[痛]과 마음[意]과 법(法) 네 가지로 관하여 항상 하지 않고 괴로우며 자신도 아니고 깨끗함도 아니라고 아는 것이니라. 여덟째는 바른 정신 통일[正定]이니, 항상 무위(無爲)하여 4선행(禪行)을 이루는 것이니라.
사문과 바라문이 이 여덟 가지의 바른 도를 행하면 네 가지 도를 이루어 사자후(獅子吼)를 하리라. 나의 어진 제자들은 행위에 방일함이 없으며 세속의 마음을 멸했기 때문에 아라한이 되느니라.”
019_0221_c_19L五爲正命求利衣食以道不邪六爲正治抑制惡行發起善意七爲正志志惟四觀身痛意法解非常苦非身非淨八爲正定一向無爲成四禪行沙門梵志履此八正乃成四道能師子吼我賢弟子行無放逸世閒意滅故得羅漢
이에 수발은 아난에게 말했다.
“기쁩니다, 현자여. 이것은 이익이 많고 아름다우니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상수 제자로서 이 법을 들은 이는 또한 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성은을 입어 이 법을 들었으니 바라건대 집을 버리고 계를 받겠습니다.”
019_0222_a_03L於是須跋謂阿難言快哉賢者是利弘羙寔未曾有蓋上弟子得値此者不亦妙乎今受聖恩乃聞是法願得捨家受成就戒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외도 수발이 부처님 법을 받기를 원하여 집을 버리고 계를 받아 사문이 되려고 합니다.”
019_0222_a_06L阿難白佛異學須跋願受衆祐自然法律捨家就戒沙門之行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나아가 계를 주면서 생각하셨다.
‘이 사람이 나의 마지막 깨달음을 얻고 청정함을 보는 외도 수발이로구나.’
그리고는 곧 계를 주어 비구가 되게 하시고, “일심으로 정진하여 방일하지 말고, 생각할 것은 마땅히 생각하고 끊을 것은 끊어 버려라” 하니, 그가 바라던 것과 같이 머리카락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입혀져 집을 떠나 도를 위하고 법을 얻으며 뜻으로 깨끗한 행을 닦고 스스로 뚜렷하게 알며 깨달음을 이루어 완전히 통달하였다. 아라한[應]같이 행하였고, 이미 뜻을 통달하여 알았다. 현자 수발은 이미 세속을 뛰어나서 아라한[應眞]이 되었다.
그는 앉아서 조용히 생각하기를 ‘나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 하고 갑자기 먼저 열반에 들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이보다 뒤에 열반하시게 되었다.
019_0222_a_08L佛以可其就戒之志曰是吾未後得證見淨者異學須跋也卽授戒爲比丘一心受不放逸以健制以志惟以斷卻如所欲下鬚髮被袈裟以家之信離家爲道得法意具淨行自知作證成解究暢爲行如應已意通知賢者須跋已度世得應眞坐自念吾不能待佛般泥洹便先滅而佛後焉
019_0222_b_01L그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뒤에 혹 이와 같은 외학(外學)․타술(他術)과 범부[異生]의 무리가 머리를 깎고 법을 배워 맑은 교화에 목욕하고자 하여 집을 버리고 계를 받으려 하거든 마땅히 사문되기를 허락하여라.
왜냐하면 저들은 큰 뜻이 있기 때문이니라. 마땅히 먼저 석 달 동안 시험하여 스스로 욕심을 버리고 마음 쓰는 것을 알아서 만일 말과 행동이 상응하는 자는 능히 죄를 버릴 수 있으니, 먼저 10계(戒)를 주어서 3년 동안 허물없이 지키게 하고 그 다음에 250계를 주어라. 그 10계가 근본이 되고 240계는 예의범절과 위의(威儀)가 되느니라. 이것을 행하는 이는 모든 하늘이 번갈아 기뻐하느니라.”
019_0222_a_16L彼時佛告諸比丘我滅度後儻有如此外學他術在異生輩欲棄束髮來踐法渚沐浴淸化捨家就戒當聽可彼以爲沙門何則用彼有大意故先誡之三月知能自損用心與不言行相應者爲能捨罪先授十戒年無失乃與二百五十戒其十戒爲二百四十戒爲禮節威儀能行此諸天代喜
율을 받고 계를 지녀 사문이 되는 이는 네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모두 도를 사모하고 즐거워하며 가까이하는 뜻이 있느니라. 내가 열반한 뒤에 어떤 이는 관법을 피하여 와서 사문이 되려고 하고, 어떤 이는 나이가 많아 사문이 되려고 하며, 어떤 이는 가난하여 사문이 되려고 하고, 어떤 이는 바른 행을 익히려고 사문이 되려고 하느니라.
만일 현명하고 재주 있는 이가 바른 행을 익히려 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빈곤하거나 관법을 피하여 와서 도를 닦으려 하는 이는 다만 옷과 먹을 것을 얻을 따름이니라. 법의 말씀을 받아 외우고 범행(梵行)이 있는 이라야 오래 머무를 수 있으리니, 오히려 이런 것을 좇아야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을 제도할 수 있으며, 세간이 의지하게 되고 모든 천상과 인간을 이익되게 하리라.
019_0222_b_02L又凡悕望受律就戒作沙門者有四因緣皆有慕樂近道之我滅度後或離縣官求作沙門年老耆求作沙門或貧困劣求作沙或習正行求作沙門若夫賢才習耆老貧困及離縣官來爲道者於衣食趣得而已受誦法言如有梵可得久住猶爲從是令多人安多人得度世閒得依利諸天人
그러므로 말하기를 ‘법을 좇는 이는 현세에 편안함을 얻고 현세에 해탈을 얻게 된다’ 하느니라. 마땅히 잘 들어라. 무슨 법으로 현세에 편안함을 얻고 해탈을 얻게 되느냐 하면 부처가 말한 12부경(部經)이니, 첫 번째는 문(文)이고, 두 번째는 가(歌)며, 세 번째는 기(記)이고, 네 번째는 송(頌)이며, 다섯 번째는 비유(譬喩)이고, 여섯 번째는 본기(本紀)이며, 일곱 번째는 사해(事解)이고, 여덟 번째는 생전(生傳)이며, 아홉 번째는 광박(廣博)이고, 열 번째는 자연(自然)이며, 열한 번째는 도행(道行)이고, 열두 번째는 양현(兩現)이니, 이러한 것들을 법을 위함[爲法]이라 하느니라. 만일 이것을 받들어 지니고 법답게 보호하면 곧 현세에 편안함과 해탈을 얻게 되느니라. 다만 마땅히 자세히 받아 보호하여 지니고 읽고 외우며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면 깨끗한 도가 오래 머무르게 되리라.
019_0222_b_10L是故曰從法者現世得安現世得解當善諦彼爲何法令現世安得解度者佛所說十二部經一文二歌三記五譬喩六本記七事解八生傳廣博十自然十一道行十二兩現名爲法若以奉持護如法者卽現世可得解度但當諦受護持諷誦心思惟令淸淨道得以久住
019_0222_c_01L너희들 모든 제자는 마땅히 힘쓸 것이요, 게으르고 소홀히 하여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이미 가셨으니 가히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하지 말라. 반드시 법의 가르침을 이어서 항상 반 달마다 보름과 그믐으로 계법을 강설하고 6재일(齋日)에 높은 자리에서 경을 외우고 마음을 경에 돌리어 부처가 생존했을 때와 같이 하여라.
또 모든 종족의 남녀들이 마땅히 추념(追念)할 네 가지 일이 있었으니, 첫째는 부처가 보살로서 처음 강생(降生)할 때요, 둘째는 부처가 처음으로 도를 얻어 묘한 정각(正覺)을 이룰 때요, 셋째는 처음 경을 말하여 법의 수레[法輪]를 굴릴 때요, 넷째는 받은 나머지 무위(無爲)의 정(情)을 버리고 열반에 드는 때이니라.
마땅히 이렇게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나실 때에 복덕이 이와 같고, 부처님께서 도를 얻을 때에 신력이 이와 같으며, 법의 수레를 굴릴 때에 사람을 제도하는 것이 이와 같고, 장차 열반하실 때에 남기신 법이 이와 같다’라고 하여라. 다음 중세와 말세에 이것을 생각하고 뜻을 일으켜 행하는 이는 모두 천상에 나게 되리라. 만일 이것을 받고도 의심함이 있으면 뜻이 부처와 법과 성중(聖衆)과 고(苦)․습(習)․진(盡)․도(道)에 있는 것이 아니니라.
너희 여러 비구들은 마땅히 남이 묻는 것을 해설하여 주되 내가 있을 때와 똑같이 하여라. ‘이 말로써 직접 부처님께 물은 것이로다’라고 해야 또한 참 제자니라. 스스로 내가 물은 것과 내가 해설한 것을 말하여 주어라.
019_0222_b_18L汝諸弟當自勖勉無以懈慢謂佛已去可歸也必承法敎常用半月望晦講六齋之日高座誦經歸心於經如佛在又族姓子族姓女所當追念爲有四事一曰佛爲菩薩初下生時二曰佛始得道妙正覺時三曰上頭說經轉法輪時四曰棄所受餘無爲之情般泥洹時當論思此念佛生時福德如是佛得道時神力如是轉法輪時度人如是將滅度時遺法如是次中末時有思念此起意行者皆生天上若以受此而有疑望非意在佛及法聖衆苦習盡道汝諸比丘當解所問令如我在爲以是語面所問佛亦眞弟子自所問告及從我解說之
현자 아난이 부처님 뒤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다가 말하였다.
“예, 모두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비구도 불․법․승과 4제에 대하여 의심하거나 비난하는 이가 없습니다.”
019_0222_c_10L賢者阿難在後扇佛應曰唯諾皆已願樂無一比丘有疑非意於佛法衆四諦者也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미 여래의 바른 교화를 즐겁게 받고 불․법․승과 고․집․멸․도에 의심하지 않는 이는 마땅히 탐욕심과 잘난 체하는 마음과 잘못된 마음을 버리고 부처의 가르침을 좇아 이으며 정진하여 묵연히 도행(道行)을 생각하라. 이것이 마지막 부처의 유언이 되나니 반드시 그대로 할지니라. 너희 비구들은 부처의 모습과 얼굴을 보아라. 다시는 보기 어려우니라. 지금으로부터 1억 4천여 년 뒤에야 다시 미륵불이 나올 것이니 늘 만나기 어려우니라. 세상에 구담발화(漚曇鉢華)가 있으니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느니라. 만일 그것이 꽃이 피면 세상에 부처가 나타나게 되느니라. 부처는 세간의 태양과 같아서 항상 중생의 어둠 없애기를 걱정하느니라. 내가 성사(聖師)가 된 지 일흔아홉 해이어서 해야 할 것은 벌써 완전히 마쳤노라. 너희들은 부지런히 하여라. 벌써 밤중이로구나.”
019_0222_c_13L佛語阿難其已願樂如來正於佛法衆苦習盡道無所疑者棄貪欲慢悷之心遵承佛敎以精進嘿惟道行是爲最後佛之遺令共順之汝諸比丘觀佛儀容難復得卻後一億四千餘歲乃當復有彌勒佛耳難常遇也天下有漚曇鉢華而實若其生華則世有佛佛爲世間日恒憂除衆冥自我爲聖師年至七十九所應作者亦已究暢汝其勉夜已半矣
019_0223_a_01L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제1 선정(禪定)을 사유하시어 곧 제1 선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2선정을 사유하시어 2선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3선정을 사유하시어 3선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4선정을 사유하시어 4선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공무제정(空無際定)을 사유하시어 공무제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식무량정(識無量定)을 사유하시어 식무량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무소용정(無所用定)을 사유하시어 무소용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불상입정(不想入定)을 사유하시어 불상입정에 드시고, 다시 깨어나셔서 상지멸정(想知滅定)을 사유하시어 상지멸정에 드셨다.
이때에 아난이 아나율(阿那律)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셨습니까?”
019_0222_c_23L於是佛作一禪之思惟通第一禪起二禪之思惟通第二禪又起三禪之思惟通第三禪又起四禪之思惟通第四禪又起空無際之思惟通空無際又起識無量之思惟通識無量又起無所用之思惟通無所用又起不想入之思惟通不想入又起想知滅之思惟通想知滅是時阿難問阿那律佛已滅度耶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막 생각과 아는 것이 없어진 정[念想知滅定]에 드셨습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내가 예전에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니 ‘4선의 사유에서 무지(無知)에 이르러 받은 나머지 무위의 정을 버리고 열반[般泥洹]에 드는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019_0223_a_09L答言末也佛方思念想知滅之思惟阿難言昔聞佛說從四禪思惟至於無知棄所受餘無爲之情乃般泥曰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상지멸정(想知滅定)을 버리시고 불상입정(不想入定)에 드셨다가 불상입정을 버리시고, 무소용정(無所用定)에 드셨다가 무소용정을 버리시고, 식무량정(識無量定)에 드셨다가 식무량정을 버리시고, 공무제정(空無際定)에 드셨다가 공무제정을 버리시고, 4선정에 드셨다가 4선정을 버리시고, 3선정에 드셨다가 3선정을 버리시고, 2선정에 드셨다가 2선정을 버리시고 제1 선정에 드셨다.
다시 제1 선정으로부터 3선정에 이르시고, 제4 선정에서 무지(無知)에 돌아와서 받은 나머지 니원(泥洹)의 정을 버리시고 곧 열반[般泥洹]에 드셨다.
019_0223_a_12L佛捨想知滅還思不想入捨不想入思無所用捨無所用思識無量捨識無量思空無際捨空無際思第四禪捨於四禪思第三禪捨於三禪思第二禪捨於二禪思第一禪從一禪思復至三禪便從四禪反於無知棄所受餘泥洹之情便般泥洹
이때에 땅이 크게 진동하며, 여러 하늘․용․귀신들이 허공에 가득 차서 꽃을 비 오듯 흩뿌리고, 탄식하고 사모하면서 와서 공양하였다.
이때에 제2 제석천도 내려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223_a_19L當此之時地大震動諸天龍神側塞空中散華如雨莫不歎慕而來供養第二天帝釋下說頌曰

5음(陰)은 변화해서 항상하지 못하니
다만 생겼다 없어지는 법이로다.
나는 것은 죽지 않는 것이 없으니
부처님의 열반만이 즐거움이 되도다.
019_0223_a_21L陰行無有常
但爲興衰法
生者無不死
佛滅之爲樂

제7 범천도 내려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223_a_23L第七梵天下說頌曰
019_0223_b_01L
묘하도다, 부처님께서 벌써
세간의 온갖 것 다 버리시고
깨끗한 가르침을 남겨 두시니
3계(界)에 비할 이 없고
신묘하고 참된 힘 두려움 없는 이여
광명이 지금 막 없어졌도다.
019_0223_b_01L妙哉佛已棄
一切世閒猗
廣遺淸淨敎
三界中無比
神眞力無畏
光明滅於茲

현자 아나율이 게송으로 말했다.
019_0223_b_03L賢者阿那律說頌曰

부처님께서 벌써 무위법에 들어
날숨 들숨 모두 다 쉬지 않으시네.
본래 무위에서 오셨으니
신령한 빛 여기서 다 꺼졌도다.
019_0223_b_04L佛已無爲住
不用出入息
本由自然來
靈耀於是沒

모든 뜻이 깨끗하여 걸림이 없건만
사람들 위하여 이 몸 받으셨나니
은혜의 가르침 널리 펴시고
이제는 물러가서 적멸에 드셨네.
019_0223_b_06L意淨無所著
爲人受斯疾
施惠敎已遍
乃退歸寂滅

부처님 만나 본 이 어느 누구도
은혜를 안 입은 이 하나도 없네.
지금 막 고요한 데 드셨지만
뵈려면 또다시 나타나시리.
019_0223_b_07L惟茲遇佛者
莫不蒙恩澤
今已淪淸虛
求了時復出

이때에 여러 비구들은 모두 슬픈 표정으로 웅성거리고 왔다 갔다 하며 부르짖었다.
“이르기도 하여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그 가운데는 세간의 괴로움을 생각하였으나 이 도를 얻지 못한 것을 슬퍼하여 근심하고 탄식하는 이도 있었으며, 어떤 이는 유체를 보고 마음으로 탄식하며 생각하기를 ‘인연에 의해 일어나니, 지음으로써 다시 짓는구나. 항상 하지 않는 괴로움을 받아 태어나면 죽음이 있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서 생사를 왕래하여 정신(精神)이 멸하지 않으니 이곳에 이름이 없다’고 하셨다.
019_0223_b_08L是時諸比丘皆騷擾徘徊呼言駃哉佛般泥曰一何疾哉世閒眼滅中有憂歎自悲念世閒苦不得是道中有尸視惟心猗有從因緣起以作復作受非常苦生輒有死死則復生生死往來精神不滅莫致是處
019_0223_c_01L이때에 현자 아나율이 말하였다.
“모두들 그만두시오. 아난이여, 비구들을 깨우쳐 주십시오. 천인(天人)들이 이것을 보면 미혹할 것입니다. 어찌 집을 버리고 무위법[自然律]에 들어온 이들이 법으로써 스스로 위안하지 못합니까?”
아난은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
“위로 하늘이 얼마나 있습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위야월(威耶越)로부터 구다묘(漚茶廟)와 희련하(熙連河)에 이르기까지 480리에 여러 하늘이 가득 차서 빈틈이 없습니다.”
한편 여러 비구들은 웅성거리고 왔다 갔다 하며 제각기 말하였다.
“이르기도 하여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심이 너무 이르구나. 세상의 눈이 없어지는구나.”
그 가운데는 스스로 ‘세간의 괴로움을 생각하였으나 탐욕에 가려져 이 도를 보지 못하였도다’ 하고 근심하고 탄식하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서로 깨우쳐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태어나고 죽는 것은 본래 인연으로 좇아 생기었으니 마음으로 지으면 다시 짓게 되어 항상 하지 않는 괴로움을 받게 된다. 태어나면 죽음이 있고 죽으면 다시 태어나서 식(識)이 행업(行業)을 따라 굴러다니기 때문에 열반을 알지 못한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셨으니 마땅히 각기 정진하자’고 하였다.
밤이 이미 한밤중이 지나자 아나율은 아난에게 성안에 들어가서 “부처님께서 열반하셨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모두 와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알리라고 하였다.
019_0223_b_14L賢者阿那律言阿難曉衆比丘上天見此以爲荒迷安有捨家入自然律而不能用法利自解阿難拭淚而問上有幾天答曰從威耶越至漚荼廟及熙連河四百八十里諸天充滿無有空徘徊騷擾皆言駃哉佛般泥曰大疾哉世閒眼滅中有憂歎自悲念世閒苦貪欲所蔽不見斯道或相曉佛說生死本從緣起意作復作非常苦生輒有死死則復生識隨行莫知泥洹佛已度世宜各精進至過半阿那律令阿難入告城中已滅度所欲施作宜及時爲
아난은 성안에 들어가서 전하자 모든 화씨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어쩔 줄을 모르며 슬퍼하고 부르짖었다.
“어찌 그리 이르신가, 부처님의 열반이 어찌 그리 이르신가? 세간의 눈이 없어졌구나.”
온 성안에 모여 꽃과 향을 마련해 가지고 부처님 사리(舍利)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공양드린 후 아난에게 여쭈었다.
“장례의 법을 어떻게 합니까?”
019_0223_c_04L阿難入告城中諸華聞之莫不驚愕踊躄悲何其駛乎佛般泥曰何其疾乎閒眼滅擧城中相會聚奉持華香佛舍利稽首作禮承事供養共問阿葬法云何
아난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분부대로 전륜성왕의 법으로 하되 더 성대하게 할 것이다.”
모든 귀족․대성(大姓)들이 말하였다.
“이레 동안 음악․꽃․향․등촉(燈燭) 등을 공양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펴고자 합니다.”
아난이 대답하였다.
“너희들 뜻대로 하여라.”
모든 화씨들은 곧 함께 황금 항아리와 황금 상여의 시상(尸床)과 황금 관(棺)을 만들고 또 철곽(鐵槨)도 만들었다. 그리고 새 겁파(劫波) 비단과 5백 장(張)의 모직물[氈]을 갖추었다.
이때에 사방에서 모인 사람들이 480리에 꽉 메웠다. 모두 음악․꽃․향 등을 가지고 쌍수(雙樹) 있는 데 나아가 부처님의 유체를 받들어 황금의 상 위에 안치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예를 올리고 공양하였다.
019_0223_c_09L答如敎說轉輪王法當復勝諸豪姓言寧可假期七日奉伎樂華香燈燭展我曹心阿難答恣聽所欲諸華卽共作黃金甖金輿牀黃金棺爲鐵椁具新劫波錦五百張㲲是時四面人衆周滿四百八十里中皆齎伎樂華香來詣雙樹共擧佛身置黃金牀上而以伎樂事供養
019_0224_a_01L이때에 모든 화씨들이 여러 동자를 뽑아 황금 상여를 붙들어 가지고 구다신지(漚茶神地)에 가서 화장[闍維]하려 했으나 여러 동자들은 부처님 유체에 가까이하여 상을 들지 못하였다. 그래서 다시 나아가 두세 번 거듭 들게 하여도 끝내 들리지 않았다.
현자 아나율은 아난에게 말하였다.
“부처님의 시상(尸床)이 들리지 않는 것은 필시 여러 하늘들의 뜻일 것입니다. 화씨의 동자들로 하여금 상(床)의 왼쪽을 메게 하고, 여러 하늘들은 오른쪽을 메게 하며, 백성들은 그 뒤를 따르게 하고, 다 같이 상을 들어 동쪽 성문으로 들어가 두루 성안을 돌면서 하늘 음악으로 공양해 마치고 서쪽 성문으로 나와 구다신지에 모셔 두고 향나무를 많이 쌓아 화장하도록 하십시오.”
019_0223_c_17L於是諸華選衆童男使扶持輿牀至漚荼神地如闍維之而諸童子不能得前近佛舁牀又復更進至于再了不得持賢者阿那律語阿難言所以不得舁佛牀者是諸天意欲使諸華童子倚牀左面諸天右面國人隨後共擧牀入東城門遍住城中天樂供養訖出西城門置漚荼地積衆香乃闍維之
아난은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늘의 원(願)과 같이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화씨들에게 말하자, 화씨들도 모두 말하였다.
“공손히 따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동자들은 왼쪽을 향하여 약간의 비단을 상의 왼쪽 모서리에 매고, 하늘들은 오른쪽을 향하여 여러 하늘들의 비단을 상의 오른쪽 모서리에 매게 하였다. 나머지 수없는 하늘들은 허공에서 여러 가지 꽃을 흩뿌리고 향수를 뿌리어 비 오듯 하였다.
019_0224_a_03L阿難言敬如天以告諸華皆曰敬從卽使諸僮左面屬若干種繒繫牀左角天於右面屬諸天繒繫牀右角而綍之餘無數於虛空中散天雜華而雨澤香
이때에 바현(婆賢) 대신이 구이(拘夷) 대신과 의논하기를, 인간의 음악으로 노래하고 하늘의 음악으로 뒤를 이어서 상여를 보내자고 하였다. 곧 의논한 것과 같이하여 천천히 동쪽 성문으로 들어와서 두루 성안을 돌고 네거리․길․마을․골목과 곳곳에 머무르면서 꽃과 향과 음악으로 공양하고, 서쪽 성문으로 나와서 구다신지에 이르러 겁파 비단으로 부처님의 신체를 싸고 5백 장의 모직물로 천 겹 이상을 싸고, 삼씨 기름[麻油]을 몸이 젖도록 금관에 가득 붓고 신체를 그 속에 모시고, 황금관을 들어서 철곽 속에 넣고 둘러 싸 가지고 빈소를 차려 향나무를 많이 쌓아 마쳤다.
구소(漚蘇) 대신이 불을 들어서 부처님의 유체를 태우려고 하였다. 불을 섶에 붙였으나 갑자기 꺼졌다. 세 번이나 연거푸 붙여도 타지 않았다.
현자 아나율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불이 타지 않는 까닭은 모든 하늘의 뜻입니다. 대가섭이 5백 대중을 거느리고 파순으로부터 오는데 거의 반쯤 와서 부처님을 뵙고자 하기 때문에 불이 타지 않는 것입니다.”
아난이 말했다.“ 예, 하늘의 바람대로 공경히 하십시오.”
019_0224_a_07L婆賢大臣與拘夷大臣議欲以人樂讚紹天樂俱送舍利卽如所議行入東城門周遍城中四衢道里巷處處住施華香伎樂出西城門到漚荼地持劫波錦纏佛身體五百張㲲次纏千過麻油澤膏灌滿金棺已內佛身擧黃金棺置鐵椁中庫藏旣殯積衆香畢漚蘇大臣執火而欲燃佛積火至輒滅三進不然賢者阿那律語阿難言火所以不然者是諸天意見大迦葉將五百衆從波旬來已在半道欲面禮佛故使火不燃耳阿難敬如天願
019_0224_b_01L이때에 아이유(阿夷維)라는 한 외도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것을 보고 하늘 만나라꽃[曼那羅華]을 얻어 가지고 가는 도중에 가섭이 이를 보고 수레에서 나아가 물었다.
“그대는 우리 성사(聖師) 부처님을 아는가?”
곧 대답하였다.
“저는 잘 압니다. 열반에 드신 지 벌써 이레가 되어서 천상․인간이 다 모여 그 유체에 공양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곳으로부터 왔으므로 이 하늘 꽃을 얻었습니다.”
이때에 가섭이 낙담하여 슬퍼하였으며, 5백 비구 중에 어떤 이는 허둥지둥하면서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다.
“부처님의 열반이 어찌 그리 빠르신가, 세상의 눈이 없어졌구나.”
또 어떤 이는 근심하고 탄식하고 슬퍼하면서 말하였다.
“세상의 괴로움을 생각하였으나, 은혜와 사랑에 얽혀 이 도를 보지 못하였다.”
019_0224_a_20L是時有異道士名阿夷維見佛滅度得天曼那羅華去至半道迦葉見之就車問子知我所事聖師佛乎卽答言我擧知之般泥曰已七日天人普會供養其身吾從彼得此天華於是迦葉悵然不樂百比丘中有徘徊騷擾仰天呼怨般泥曰一何巨疾世閒眼滅中有憂歎悲傷念世閒苦爲恩愛縛不見斯
가섭은 깨우쳐 말하였다.
“여러 현자들이여, 너무 슬퍼하지 말고 마땅히 알라. 몸이란 모두 인연에 의하여 생긴 것이니 마음으로 지으면 다시 짓게 되어 항상 하지 않는 괴로움에 이르느니라. 태어난 이는 문득 죽고 죽으면 다시 나게 되니, 다섯 갈래[五道]는 편안함이 없고 오직 열반만이 즐거운 것이니라. 도를 얻지 못한 이는 마땅히 법의 이익을 구하여 유위법을 버리고 모이는 것이 없으면 도를 얻으리라. 옷을 걷고 빨리 가면 부처님의 유체를 뵐 수 있으리라.”
그들 가운데는 단두(檀頭)라고 하는 이가 있었는데, 석가 종족의 자제로서 부처님과 같이 집을 나온 이였다.
그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근심만 하는가? 우리들은 이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저 늙은이는 항상 이렇게 행해야 된다, 이렇게 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는데, 이제 그가 아주 돌아가셨다니 매우 좋지 않은가?”
가섭은 이를 못마땅히 여기고 사라쌍수로 가서 이르러 부처님의 쌓아 놓은 무더기를 보고 아난에게 말하였다.
“아직 화장하지 않았으니 부처님의 유체를 뵙고자 합니다.”
019_0224_b_06L迦葉曉言諸賢者釋憂當知有身皆從緣起心作復作致非常苦生者輒死死則有生五道無安唯泥洹樂未得道者當求法利捨有爲無所會則得矣攝衣疾行可見佛身其衆中有名檀頭者亦釋家子與佛同出諸比丘言何爲復憂我曹從今已得自在彼老常言當應行是不應行是今彼長逝不甚往耶迦葉不悅行到雙樹至睹佛積謂阿難言及未闍維請見佛身
019_0224_c_01L아난은 대답하였다.
“부처님 몸은 이미 싸고 삼씨 기름에 적셔 금관 속에 모셔져 있고, 밖에는 향나무를 쌓고 기름을 부어 적셨으니, 비록 화장[闍維]은 안 했으나 뵙기에는 어렵습니다.”
가섭이 두세 번 청하였으나 아난은 처음과 같이 부처님 유체를 다시 보는 것은 어렵다고 대답하였다.
이때에 부처님의 유체가 겹겹의 관으로부터 두 발이 밖으로 나타났다. 이를 본 여러 사람들은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가섭이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렸는데 부처님 발 위에 이상한 색이 있음을 보고 아난에게 물었다.
“부처님 몸은 원래 금색인데 어찌하여 다른 색이 있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어떤 쇠약한 할머니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울 적에 눈물을 그 위에 떨어뜨렸으므로 다른 색이 있게 되었습니다.”
대가섭은 이를 마땅치 않게 여기어 한숨을 내쉬고 게송으로 말했다.
019_0224_b_16L阿難對曰佛身已纏淹用麻油藏在金棺外積衆香帀灌澤膏雖未闍維固已難見迦葉請至三難答如初以爲佛身難復得見於是佛尸從重棺裏雙出兩足一切見者莫不歡喜迦葉稽首作禮見佛足上而有異色仰問阿難佛身金色是何故異阿難答言有羸老母稽首佛足墮淚其上故異色耳大迦葉又不悅乃喟然讚頌曰

저것이 열반이라 생멸을 떠나
다시는 늙고 죽음 받지 않으리.
또 다시는 모이지 않으니
원수와 서로 만나지 않으리.
019_0224_c_02L彼爲滅不生
不復受老死
亦爲不復會
無有相逢憎

은혜와 사랑을 벌써 버렸네.
이별할 걱정도 하지 않으리.
마땅히 방편을 어서 구하여
이렇게 좋은 데 가야 하겠네.
019_0224_c_04L本已捨恩愛
不爲別離憂
當爲求方便
令致得是處

부처님은 5음에 깨끗하여서
모두 다 끊어서 다시없으니
유위도 또한 다시 하지 않으리.
받음이 있으면 이것이 5음이네.
019_0224_c_05L佛爲五陰淨
已斷不復有
亦又不爲爲
有受是五陰

괴로움 벌써 모두 다하였으니
유(有)의 뿌리까지 또한 없네.
마땅히 부지런히 방편 구하여
이러한 안락함을 얻으리라.
019_0224_c_06L苦爲已畢盡
有本亦已除
當仂求方便
令得如是安

부처님 이 세상을 끊으셨으니
애욕 일체를 벗어났네.
또 능히 모두 다 참기 때문에
근심과 어려움을 여의었도다.
019_0224_c_08L佛已斷世閒
愛欲一切解
亦爲悉能忍
得離諸患難

스스로 안온함이 되어 가지고
천하도 안온하게 하여 주시니
마땅히 이 분에게 머리 조아리면
영원히 삼계를 벗어나리라.
019_0224_c_09L爲已自安隱
亦致天下安
當爲稽首是
永得度三界

부처님 말씀하신 경전과 계율
세간에 제일 밝음이네.
바른 길 이미 널리 나타냈으니
참되고 자세하여 의심 없네.
019_0224_c_10L佛所說經戒
爲世閒最明
已廣現正道
審諦無所疑

천하를 모두 두루 살려 가지고
늙고 죽음 벗어남 얻게 하시니
모든 부처님 만나는 이
어느 누가 넓은 은혜 받지 못하랴.
019_0224_c_12L亦遍活天下
令得度老死
諸得値佛者
誰不受弘恩

비유하면 달이 밤에 비추어
흐리고 어두움을 제거하듯이
저 태양이 낮에 비추어
천하를 밝게 환히 비춰 주네.
019_0224_c_13L譬月照於夜
爲除陰冥闇
如日照於晝
能使天下明

번개 빛 번쩍이며 나타날 적에
갑자기 짙은 구름 비춰 주듯이
부처님 밝은 광명 한때 나와서
삼계를 이미 모두 밝히셨네.
019_0224_c_14L亦如電光現
爲暫照厚雲
佛明一時出
都已明三界

여러 곳 이름 높은 강은
곤륜강(崑崙江)보다 크지 못하고
이름난 온갖 큰물도
그 역시 바다보다 크지 않네.
019_0224_c_16L一切所名河
無過崑崙河
一切名大水
亦爲無過海

하늘에 반짝이는 온갖 별 중에
밝기로는 저 달이 제일 가듯이
세간의 도사[導]이신 부처님께서는
하늘 위 하늘 아래 가장 높네.
019_0224_c_17L一切星宿中
月爲第一明
佛爲世閒導
天上天下尊

부처님 일체 세간 제도하시어
베푸신 복만 해도 벌써 두루해
말씀한 교법․계행 그 모두가
있는 것 모든 것이 분명하네.
019_0224_c_18L佛所以度世
福施已周帀
所說敎戒行
在在悉分明

그 또한 법으로써 유포하시매
제자들 기뻐하며 받아 지니고
천상․인간․귀신․용까지도
공손히 이어받아 행하리라.
019_0224_c_20L亦以法流布
弟子樂受行
令天人鬼神
龍敬承行禮
019_0225_a_01L
가섭은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 발에 절하고 나서 쌓아 놓은 것을 세 번 돌고 물러가 한쪽에 서 있었다. 여러 비구․비구니․청신사․청신녀․하늘․용․귀신 왕․천악신(天樂神)․질량신(質諒神)․금시조신(金翅鳥神)․애욕신(愛欲神)․사구신(蛇軀神) 등이 각기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쌓아 놓은 것을 세 번 돌고 나서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때에 쌓아 놓은 것이 불을 붙이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타기 시작하였다.
현자 아난이 이때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224_c_21L迦葉說已稽首佛足遶積三帀卻住一面諸比丘比丘尼淸信士淸信女鬼神王天樂神質諒神金翅鳥愛欲神蛇軀神各前稽首佛足積三帀一面住畢於是佛積不燒自賢者阿難時說頌曰

안팎의 깨끗하신 부처님께서
범천의 몸이 되어 태어나실 때
본래는 정신(精神) 타고 내려오시어
지금 여기에 이르셨네.
019_0225_a_04L佛以中外淨
爲梵世之身
本乘精神下
而今措於是

비단으로 싸매고 전(氈)으로 천 번
옷으로 몸에 입은 것이 아니며
빨거나 씻은 것도 아니건만
언제나 깨끗하고 선명하네.
019_0225_a_06L錦纏㲲千過
不用衣著軀
亦不以浣濯
如一淨鮮明

그 밤이 새고 쌓아 놓은 것이 다 타고 난 뒤에 그 자리에서 저절로 나무 네 그루가 났으니, 소선니수(蘇禪尼樹)․가유도수(迦維屠樹)․아세제수(阿世鞮樹)․니구류수(尼拘類樹) 등이었다.
나라의 여러 호족(豪族)들이 함께 부처님의 사리를 모아 황금 항아리에 가득 담아 수레에 싣고 성안에 들어가 대전(大殿) 위에 모셔 놓았다. 그리고 다 같이 음악을 연주하며 꽃을 흩뿌리고 향을 사르며 예를 올리고 공양하였다.
019_0225_a_07L至終其夜佛積燒盡自然生四樹禪尼樹迦維屠樹阿世鞮樹尼拘類國諸豪姓共撿佛骨盛滿黃金罌置于輿牀舁入城中著大殿上共作伎樂散華燒香禮事供養
이때에 파순국의 여러 화씨들과 가락국(可樂國)의 모든 구린족(拘鄰族)과 유형국(有衡國)의 만리(滿離)들, 신주국(神州國)의 범지(梵志)들, 유야국(維耶國)의 이건(離揵)들이 부처님께서 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셨다는 말을 듣고 저마다 네 가지 군사, 곧 코끼리를 탄 병사[象兵]․말을 탄 병사[馬兵]․수레를 탄 병사[車兵]․보병(步兵)들을 거느리고 구이성(拘夷城) 밖에 이르러서 사자를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들으니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열반하셨다 하니, 그는 또한 우리의 스승이십니다.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함께 와서 그대에게 청하건대, 부처님의 사리를 나누어 가지고 본국에 가서 탑묘(塔廟)를 세워 봉안하고자 합니다.”
019_0225_a_12L波旬國諸華氏可樂國諸拘鄰有衡國諸滿神州國諸梵志維耶國諸離揵佛止雙樹般泥曰各嚴四種兵象兵馬兵車兵步兵到拘夷止城外遣使者言聞佛衆祐止此滅度彼亦我師敬慕之心竝來從君請佛骨分欲還本土立起塔廟
구이왕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이곳에 오셨으니 내가 마땅히 공양하겠습니다. 멀리서 여러분이 수고하셨으나 사리만은 나누어 줄 수가 없습니다.”
적택국(赤澤國)의 여러 석씨(釋氏)들도 또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말하였다.
“들으니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열반하셨다 하니 그 분은 석가 종족의 성웅(聖雄)이십니다. 우리의 친족에서 나셨으니 실로 우리의 모든 어버이입니다.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와서 청하건대, 사리를 나누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세워 봉안하고자 합니다.”
구이국 왕은 처음과 같이 대답하고 나누어 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019_0225_a_19L拘夷王言佛自來此我當供養遠苦諸君舍利分不可得赤澤國諸釋氏亦嚴四兵來到報言聞佛衆祐止此滅度是釋聖雄出自我親實我諸父敬慕之心來請骨分還立塔廟王答如初不肯與分
019_0225_b_01L마갈국(摩竭國) 아사세왕(阿闍世王)도 또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물을 건너 나루에 와서 범지 모궐(毛蹶)을 시켜 들어가게 하여 소식을 묻고 은근히 말하였다.
“우리는 본래 지난날 믿는 마음으로 당신들과 우호하여 빼앗거나 다툰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부처님께서 여기에서 열반하셨으니 그 분은 삼계에서 높으신 분이며, 실로 우리의 하늘이십니다. 공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와서 사리 나누어 주기를 청하니, 당신이 나에게 나누어 주면 나와 당신이 소유한 중보(重寶)를 끝까지 같이 보존할 것입니다.”
구이국 왕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여기에 오셨으니 내가 마땅히 공양할 것이로다. 너의 대왕에게 아뢰되 ‘사리를 나누어 줄 수 없다’고 하라.”
이에 모궐은 여러 사람들을 모아 놓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19_0225_b_01L摩竭王阿闍世又嚴四兵度河津來使梵志毛蹷入問消息致慇懃言吾本宿信心友汝無取無諍今佛衆祐止此滅度是三界尊實我所天敬慕之來請骨分汝其與我則我與汝所有重寶願終共之王答曰佛自來此我當供養謝汝大王舍利分不可得於是毛蹷聚衆人作頌告言

이제 저마다 사람을 뽑아서
멀리 찾아와 머리를 조아리고
겸손히 나눠 주기를 구하였으니
만일 나에게 주지 않으면
019_0225_b_09L今各撰躬
遠來拜首
謙遜求分
如我不與

손들어 신호하여 군사 움직이리니
네 가지 병사들이 여기 있도다.
의리의 이 말을 듣지 않으면
반드시 목숨 걸고 겨루리라.
019_0225_b_11L擧止動衆
四兵在此
義言不用
必命相底

구이국 사람들이 또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019_0225_b_12L拘夷國人亦答頌曰

멀리서 그대들이 수고롭게
욕되고 비굴하게 절하여도
부처님 남겨 두신 이 사리는
감히 허락하지 못하겠노라.
019_0225_b_13L遠勞諸君
辱屈拜手
佛來遺形
不敢相許

만일에 무리들을 움직인다면
내게도 이 또한 모두 있노라.
다 같이 명령하여 겨루어 보자.
그런 것 두렵지 않노라.
019_0225_b_15L如欲擧衆
吾斯亦有
俱命相底
則未爲恐

범지 모궐은 여러 사람들을 달랠 심산으로 말하였다.
“그대들이 일찍이 부처님의 엄하신 가르침을 받아서 날마다 법언(法言)을 외우고 마음으로 인화(仁化)에 감복하여 언제나 온갖 중생을 편안하게 하려고 생각하였고, 또 부처님께서 크게 사랑하시므로 몸을 불살라 사리를 남긴 것은 널리 천하를 도우려고 하신 것이니, 어찌 근본 은혜의 뜻을 저버리려고 합니까? 사리가 여기 있으니 서로 나누어 갖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여러 대중들은 감복하여 훌륭하다고 하고, 함께 사리 앞에 나아가 절하고 한쪽에 물러가 서 있었다. 그리고 모궐에게 사리를 나누도록 하였다. 이에 모궐은 한 섬들이 밀봉된 한 항아리를 가지고 나누어 8등분으로 갈라놓았다.
019_0225_b_16L梵志毛蹷曉衆人言諸君皆宿夜承佛嚴敎日誦法言心服仁化一切衆尚念欲安且佛大慈故燒形遺骨欲廣祐天下何宜當爲毀本惠意利現在但當分耳衆咸稱善皆詣舍稽首畢一面住乃共使毛蹶分之於是毛蹶持一罌受石許蜜塗其裏分爲八分已
019_0225_c_01L그리고 나서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미 부처님을 공경하고 또한 여러분의 뜻을 가상히 여기니, 사리 담았던 항아리를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쌓으려고 합니다.”
그때에 대중들이 모두 말하였다.
“매우 슬기로운 일이다. 이것은 때를 아는 처사다.”
곧 모두가 가져가기를 허락하였다.
또 온위(溫違)라는 범지가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간절히 좋은 뜻을 사모하나니, 땅에 있는 타고 남은 숯을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탑묘를 세우고자 합니다.”
모두가 그것을 주라고 말하였다.
뒤에 유형국(有衡國)의 외도 도사(道士)도 와서 땅에 남은 재를 구하여 얻었다.
019_0225_c_01L白衆言吾旣敬佛亦嘉衆意願得著罌舍利歸起塔廟皆言智哉是爲知時卽共聽與又有梵志名溫違白衆人言竊慕善意乞地燋歸起塔廟皆言與之
그때에 여덟 나라가 부처님의 사리를 여덟으로 나누어 얻어 가지고 각기 돌아가 탑을 세우고 모두 매우 아름답게 장엄하였다. 범지 모궐과 종읍도인(種邑道人) 대온위(大溫違)는 비분읍(俾賁邑)으로 돌아갔고, 유형국 도사는 땅에 남은 재를 얻어 가지고 돌아가서 모두 탑묘를 세웠다. 여덟으로 나눈 사리는 여덟 개의 탑이 되었고, 아홉 번째는 항아리 탑[甖塔]이요, 열 번째는 숯 탑[炭塔]이요, 열한 번째는 재 탑(灰塔)이었다.
019_0225_c_05L後有衡國異道士求得地灰於時八國得佛八分舍利各還起塔皆甚嚴好梵志毛蹶種邑道人大溫違還俾賁邑衡國道士得地灰歸皆起塔廟舍利八分有八塔第九罌塔第十炭塔第十一灰
부처님께서 4월 8일에 태어나셨고, 4월 8일에 집을 버리고 떠나셨으며, 또 4월 8일에 불도(佛道)를 얻으셨고, 4월 8일에 열반[般泥洹]에 드셨으니, 모두 불성(佛星)이 나올 때였다. 이때에 온갖 풀이 꽃 피고 수목도 무성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으니 천하에 광명이 없어졌으므로 시방의 모든 천신(天神)들이 모두 부처님께 귀의하지 않음이 없었다.
019_0225_c_11L佛從四月八日生四月八日捨家四月八日得佛道四月八日般泥皆以佛星出時此時百草華英木繁盛佛已般泥洹天下光明滅方諸天神莫不自歸佛
019_0226_a_01L이미 사리를 나누고, 또 먼 곳의 여러 네 무리[輩] 제자들이 아직 다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90일을 머물렀다가 탑묘를 세웠다. 다른 나라에서는 임금․귀족․백성․집안 권속․노비들이 모두 90일 동안 재계(齋戒)하였다. 먼 곳에 있던 네 무리 제자들이 다 구이성에 모여 함께 아난에게 물었다.
“어디다 탑을 세울 것입니까?”
아난은 대답하였다.
“마땅히 성에서 40리쯤 되는 위치향(衛致鄕) 네거리 가운데 탑묘를 세울 것이다.”
구이국의 호족들이 함께 벽돌을 만들었는데, 가로와 세로가 3척씩이었다. 이를 모아서 탑을 쌓았으니 높이와 가로와 세로가 모두 1장 5척이나 되었다.
황금 항아리에 사리를 담아 그 속에 안치하고 찰간대를 세워 법륜(法輪)을 표시하고 그 위에 비단 번을 달고 등․꽃․향과 음악 등으로 예배하고 공양하여 온 나라 백성이 모두 복을 지었다.
019_0225_c_15L旣分舍利又爲遠方諸四輩弟子悉聞故留九十日乃起塔廟諸來國豪姓人民家屬僕從皆齊戒九十在所遠方四輩第子衆普會拘夷共問阿難於何起塔阿難答言當出去城四十里於衛致鄕四衢道中作塔廟拘夷豪姓共作㽃瓳石墼縱廣三尺集用作塔高及縱廣皆丈五尺藏黃金罌舍利於其中置立長表法枰蓋懸繒燃燈華香伎樂禮事供擧國人民得共興福
대가섭․아나율 등 여러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오늘의 탑묘 조성과 공양에 참여한 30만 대중과 여러 나라의 호성(豪姓)․군신(群臣)들이 부처님 계신 때를 만나서 공순한 뜻으로 복을 지었으므로 마침내 모두 마땅히 제4천(도솔천)에 태어나서 미륵보살을 만나 해탈을 얻을 것입니다. 구이국 왕은 마땅히 제12 수음천(水音天)에 태어나서 미륵보살이 부처가 될 때에 내려와 부처를 위하여 정사(精舍)를 지을 것이니, 지금의 급고독원(給孤獨園)보다 훌륭할 것입니다.”
아난은 대가섭에게 물었다.
“구이국 왕은 어찌하여 미륵불에게 응진(應眞)의 도(道)를 구하지 않습니까?”
019_0226_a_03L大迦葉阿那衆比丘會共議一日三十萬衆諸國豪姓群臣得値佛時敬意行福終皆當生第四天上與彌勒會而得解脫拘夷國王當生第十二水音天至彌勒作佛時當下爲佛造立精勝今給孤獨園阿難問大迦葉夷王何以不於彌勒佛求應眞道
대가섭이 대답하였다.
“이 왕은 나고 죽는 괴로움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고 죽는 괴로움을 싫어하지 않는 이는 응진(應眞)을 얻지 못합니다.”
아난이 말하였다.
“나는 이미 몸이 괴롭고 세간을 떠나지 못함을 걱정하고 싫어하거늘 어찌하여 도를 얻지 못합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그대는 다만 계만 지니고 몸의 관법[身觀]을 행하지 않고, 앉아서 생사에 의지하여 먹고 살아갈 생각만 있으니, 나고 죽음의 행(行)이 쉬지 않기 때문입니다.”
019_0226_a_10L是王未厭生死苦故未厭苦者不得應眞阿難言我已患厭身苦不得離世閒奚不得道迦葉答言汝但持不行身觀坐猗生死飯食想而生死行未休故也
90일에 이르러서 대가섭과 아나율 등 여러 비구들이 모여 의논하였다.
“부처님의 12부경에 4아함이 있으니 아난이 부처님을 모신 지 오래되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모두 외우고 있으므로, 마땅히 그대로 써서 받도록 합시다. 그러나 아난이 아직 도를 얻지 못한 것은 아직도 탐착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 옛 일을 가져서 아난을 힐책하고 높은 자리를 마련하여 주고 세 번 오르고 세 번 내리게 합시다. 이와 같이 하면 성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리하여 모두 다 좋다고 말했다.
대중이 모여 좌정한 다음에 집사(執事) 비구가 아난을 쫓아내었다. 그리고 나서 조금 있다가 들어오라고 청하였다. 아난이 들어와서 대중 스님들에게 예를 올리되 도를 얻지 못한 이는 모두 일어나게 하였다. 집사 비구가 아난을 중앙의 높은 자리에 앉게 하니, 아난은 사양하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아난의 자리가 아닙니다.”
019_0226_a_15L至九十日大迦葉那律衆比丘會共議佛十二部經四阿含獨阿難侍佛久佛之所說難志諷當從書受恐其未得道尚有貪心欲持舊事詰責阿難與設高座三上三下如是者可得誠實皆言大衆會坐定直事比丘逐阿難出臾又請阿難入禮衆僧未得道者爲之起直事比丘處著中央高座是讓言此非阿難座
019_0226_b_01L 그러자 여러 비구들은 말하였다.
“부처님의 경을 위하여 그대를 높은 자리에 앉게 하는 것이니, 묻고자 하는 것이 있다.”
아난이 그 자리에 나갔다. 스님들은 물었다.
“너는 큰 잘못이 있는데 어찌 스스로 알지 못하는가? 옛적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염부제(閻浮提)가 즐겁도다’ 하셨는데, 너는 어찌하여 대답하지 않았느냐?”
집사 비구가 아난에게 명하여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다. 아난은 곧 자리에서 내려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자유 자재하지 못하시고 나의 말을 기다려야만 됩니까?”
그러자 여러 스님들은 잠잠하였다.
집사 비구가 또 아난으로 하여금 자리에 오르게 하고 대중이 다시 물었다.
“부처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기를 ‘4신족을 얻은 이도 1겁 이상을 살 수 있느니라’라고 하셨는데 그대는 왜 잠잠하였느냐?”
019_0226_b_01L衆比丘言用佛經故處汝高座欲有所問阿難就座衆僧問曰汝有大過寧自知不昔者佛言閻浮提樂汝奚不對直事比丘勅阿難下卽下對言佛爲不得自在當須我言耶衆僧默然直事比丘令阿難上衆復問曰佛爲汝說得四禪足者可止一劫有餘汝何以嘿
아난이 자리에서 내려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미륵보살이 장차 내려와서 부처가 된다’라고 하셨으니, 처음으로 법에 들어온 이도 마땅히 그를 따라서 이룰 것이고, 설사 스스로 머무른들 미륵보살이 어찌할 것입니까?”
대중은 또 아무 말이 없이 잠자코 있었다. 아난은 마음속으로 약간 두려워하였다.
비구들이 말하였다.
“현자는 마땅히 법의 뜻대로 갖추어서 부처님의 경을 말해 보아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 자리에 오르고 아난이 최후에 올랐을 때 말하였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그러자 자리에 있던 도를 아직 얻지 못한 이들이 모두 울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저와 같이 경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찌하여 그렇게 빨리 열반하셨단 말인가?”
019_0226_b_08L難下言佛說彌勒當下作佛始入法應從彼成設自留者如彌勒何又嘿然阿難心怖衆比丘言賢者當如法意具說佛經對曰唯然如是三阿難最後上言聞如是一時座中未得道者皆垂泣言佛適說經今何以疾
대가섭이 곧 대중 가운데서 40분의 응진(應眞)을 가리어 아난으로부터 4아함을 받게 하였으니, 첫째는 중아함(中阿含)이고, 둘째는 장아함(長阿含)이며, 셋째는 증일아함(增一阿含)이고, 넷째는 잡아함(雜阿含)이었다.
이 네 가지 글은 첫째는 탐욕과 음욕[貪婬]을 위하여 지은 것이요, 둘째는 기쁨과 성냄[喜怒]을 위하여 지은 것이며, 셋째는 어리석음[愚癡]을 위하여 지은 것이며, 넷째는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을 받들어 섬기지 않음을 위하여 지은 것이다.
4아함의 글은 각기 60필의 천에 써놓았다. 그때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이 네 가지 경문을 베껴 마땅히 천하에 행해지도록 해야겠다.”
부처님을 사유(闍維)한 곳에서 저절로 네 그루의 나무가 났으니, 그 나뭇잎을 살펴 모으고 분별하여 부처님의 12부경을 써서 계율법이 갖추어졌다. 천 년 가운데 있을 동안 부처님의 경과 계율을 지니는 이는 뒤에 모두 미륵불 처소에 나서 마땅히 그에 의해 생사를 뛰어넘어 해탈하리라.
019_0226_b_15L大迦葉卽選衆中四十應眞阿難受得四阿含一中阿含二長阿三增一阿含四雜阿含此四文者一爲貪婬作二爲喜怒作三爲愚癡四爲不孝不師作四阿含文各六十疋素衆比丘言用寫四文當興行於天下故佛闍維處自生四樹遂相撿斂分別書佛十二部經戒律法具其在千歲中持佛經戒者後皆會生彌勒佛所當從彼解度生死履
般泥洹經卷下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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