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979_T_002
- 029_0589_a_01L불본행경 제2권
- 029_0589_a_01L佛本行經卷第二一名佛本行讚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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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양주 석보운 한역
홍영의 번역 - 029_0589_a_02L宋涼州沙門釋寶雲 譯
- 8. 채녀유거품(婇女遊居品)
- 029_0589_a_03L與衆婇女遊居品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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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로 장엄하니 천궁과 같은데
춘하추동 네 때가 각각 다르며
계절에 따라 수리하고 동산에 유관(遊觀)하니
또한 제석천왕의 시안수림(施安樹林) 같네. -
029_0589_a_04L種種嚴飾,
猶如天宮;
春秋冬夏,
四時各異,
應節修治,
遊觀園池;
亦如天帝,
施安樹林。
-
태자가 동산 못에 유관할 때
채녀들이 에워싸 별 가운데 달 같은데
그 모든 채녀들은 밤낮으로 음악을 연주하며
시시덕거리고 희롱하기 몇 해가 지났네. -
029_0589_a_07L太子因遊,
至園池觀;
婇女圍繞,
如月處星,
於是衆女,
晝夜作樂;
嘲調戲笑,
過數年已。
-
오락하되 다시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혹은 자기 몸을 드러내고 때로 글을 외우며
사당의 그림을 그리고 또 조각도 하며
진흙으로 모양을 만들며 -
029_0589_a_10L或娛樂之,
更造新術;
或現己身,
或時書頌,
或圖廟畫,
或有刻鏤;
或有以泥,
爲若干像。
-
꽃을 꿰어 장엄도 하고
얼굴을 단장하여 향도 바르며
거울로 비춰보고 또 머리에 빗질도 하며
눈썹을 그리고, 또 입술을 붉게 하고 -
029_0589_a_12L或有結花,
以爲敷飾;
或莊面目,
或有塗香,
或以鏡照,
或櫛梳頭;
或黛黑眉,
或丹口脣。
-
어떤 채녀는 꽃을 서로 던지며
장난하며 웃기도 하고 슬피 탄식해 울기도 하며
혹은 입으로 노래 불러 듣게 하고 즐겁게 하니
마치 꽃 속에서 벌들이 잉잉거림 같았네. -
029_0589_a_15L或復有女,
華相打擲;
或戲笑者,
或悲歎泣,
或口詠歌,
可聽可樂;
猶如華中,
衆蜜蜂鳴。
-
모든 채녀들이 목욕하자고 이끌면 태자는 허락하고
무우수(無憂樹) 사이 붉은 꽃 연못은
둥근 빛 문채가 금빛으로 나무를 비추어
금이 불에 있듯 나무숲에 밝게 빛났네. -
029_0589_a_18L衆女求浴,
太子聽從;
無憂樹閒,
丹華之池,
圓光文飾,
照樹金色;
猶金在火,
耀耀林樹。
-
나무들은 굽어져 갖가지 꽃을 뿌려 공양하고
뭇 새도 서로 어울려 슬픈 듯 노래하니
채녀들 웃음과 새들 노래가 우레처럼 멀리 들렸네.
5음(音)을 다 갖추어 인정을 감동시키고 -
029_0589_a_20L諸樹傾屈,
散供衆花;
衆鳥相和,
悲哀而鳴,
女笑鳥鳴,
震聲遠聞;
五音俱作,
感動人情。
-
029_0589_b_01L태자가 연못에 들자 물이 허리에 차며
채녀들이 에워싸 목욕하는 연못은 밝게 빛나서
밝은 구슬을 보배 산에 두른 듯
묘한 상호 뚜렷이 빛나니 그 훌륭함 높고 높아라. -
029_0589_b_01L太子入池,
水至其腰;
諸女圍繞,
明耀浴池,
猶如明珠,
繞寶山王;
妙相顯赫,
其好巍巍。
-
채녀들은 물속에서 갖가지 장난하며 웃으니
서로 숨고 서로 물을 뿌리기도 하고
꽃 보고 즐기다 꽃을 서로 던지거나
물속에 들어가 한참 만에 나오기도 하며 -
029_0589_b_04L衆女水中,
種種戲笑;
或相湮沒,
或水相灑,
或有弄華,
以華相擲;
或入水底,
良久乃出。
-
물속에서 꽃들을 내어 보이거나
물속에서 손만 내어 보였네.
연못안의 채녀들 온갖 꽃처럼 빛나자
모든 연꽃은 아름다운 빛을 잃었네. -
029_0589_b_06L或於水中,
現其衆華;
或復於水,
但現其手,
衆女池中,
光耀衆華;
令衆藕花,
失其精光。
-
어떤 채녀들이 태자의 손과 팔에 매달리니
여러 꽃들이 금 기둥에 붙은 듯하고
채녀들 화장하고 바른 향이 물에 씻겨서
전단향과 침수향이 향 연못을 이루었네. -
029_0589_b_09L或有攀緣,
太子手臂;
猶如雜花,
纏著金柱,
女粧塗香,
水洗皆墮;
栴檀木櫁,
水成香池。
-
이렇게 장난하고 웃음을 이루다 셀 수 없고
6만의 채녀들이 그 옆에 둘러싸니
태자가 그 가운데 있음은 마치 제석천왕이
천상의 목욕연못에서 옥녀(玉女)들과 함께 있음 같았네. -
029_0589_b_12L如是戲笑,
難可計數;
六萬婇女,
圍繞其側,
太子於中,
如天帝釋;
於天浴池,
與天女俱。
-
그러고 나서 모두 금ㆍ은ㆍ보배로 장식한 배를 타고
연못에서 유희하니 하늘에서 구름 탄 듯
태자도 또 7보로 장식한 배를 타자
비(妃)도 그 옆에 있다 함께 타고 연못에 드니 -
029_0589_b_14L於是皆乘,
金銀寶舩;
遊戲池中,
如天乘雲,
太子復乘,
七寶之舩;
妃在其側,
俱共入池。
-
몸이 금처럼 빛나서 그 빛이 각각 한 길이라
햇덩이가 배를 탄 듯 놀랍고
마치 해가 솟자 온갖 꽃도 활짝 핀 듯
밝은 빛 거듭 빛남이 일천자(日天子)에 비유하리. -
029_0589_b_17L色身金照,
光各一丈;
如日乘舩,
莫不驚愕,
謂是日出,
衆華開張;
明重光照,
喩日天子。
-
태자가 연못에서 나오자 채녀들 다시 단장하고
여러 음악 연주하며 사탕수수물 돌려
모든 채녀들 마시고는 뛰놀며 춤추니
날은 벌써 저물고 달을 향해 촛불 밝혀졌네. -
029_0589_b_20L太子出池,
諸女更嚴;
作衆伎樂,
行甘蔗漿,
諸女飮已,
跳踉儛戲;
時日便冥,
向月燭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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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_0589_c_01L태자를 유혹하려 해도 뜻 끝내 기울지 않고
그를 탐내게 하려 해도 뜻에 물들지 않으며
지혜의 등불이 매우 밝아 끌 수도 없으니
밝은 구슬을 불나비가 해롭게 못함 같았네. -
029_0589_b_22L欲惑太子,
意終不傾;
欲使其貪,
意終不著,
慧燈甚明,
終無能滅;
猶明珠燈,
不損飛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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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밤 깊어 모든 채녀들이 잠들고
태자비도 자다가 걱정스러운 꿈을 꾸었는데
태자가 궁과 채녀들을 버리고 출가하여
산 숲으로 도망치니 태자비 홀로 뒤좇아 가네. -
029_0589_c_02L斯須至冥,
衆女睡眠;
太子妃寐,
夢睹憂變,
太子出家,
捨宮婇女;
逃入山澤,
妃獨逐走。
-
뒤 쫓으며 애걸하길
“버리지 마소서.
손을 씻고 잡으며
이제 저를 버리면 누구를 믿으리오. -
029_0589_c_05L從後求哀:
“莫相捐棄,
澡手見授,
今棄付誰?
-
다만 자신을 살펴보니 허물이 한량없지만
거듭 영화를 누리며 살아서 저를 버리지 마소서. -
029_0589_c_06L唯今自察,
無量過失;
願微重榮,
莫生相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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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산속에 들어가 많은 덕행을 닦으며
어찌 저를 저버리고 지독한 고생하려 하신지요.
옛 성현은 출가해 도를 배워도 그 비(妃)를 또한 좋아했다오.
불쌍히 여겨 모시도록 허락하소서.” -
029_0589_c_07L獨入山澤,
勤修衆德;
何悋於妾,
致大酷惡,
古賢出學,
亦復好妃;
唯垂愍傷,
願聽侍從。”
-
쫓으며 한없이 불러도 태자는 숲으로 들어가 버렸네.
마음이 미친 듯이 숲속을 찾아 헤매며
나무를 보고 말하되
“너는 근심도 없는데 나만 홀로 괴롭다.
우리 태자를 보여 주렴.” -
029_0589_c_10L追呼不息,
太子入林;
心意發狂,
樹樹行求,
㘁向樹曰:
“汝獨無憂,
我獨懷惱;
示我太子。”
-
고개 들어 보니 나무 위에 붉은 입부리의 새가 있어
새를 보고 탄식하며 괴로워하되
“나는 의지할 곳을 잃었구나.
네 소리가 같다면 내 소리를 주마.
원컨대 울음으로 내 마음의 고민 덜어다오.” -
029_0589_c_13L仰見樹上,
有赤嘴鳥;
向鳥歎苦:
“我失所怙,
汝聲似之,
留聲與汝;
願以鳴聲,
除我心惱。”
-
또 다른 나무를 보고 이르길
“너는 어찌 자비롭지 않느냐.
내 의지할 곳 잃고 울면서 헤매고 부딪치는데
어진 남편에게 버림을 받았거니 마땅히 어여삐 여길지언정
어찌하여 웃으며 꽃만 피느냐.” -
029_0589_c_15L又見樹曰:
“汝何不慈?
吾厄夫怙,
迷行犯觸,
賢夫所棄,
宜見愍傷;
如何見笑,
華盡開敷。”
-
머리 둘 달린 구욕새가 나란히 날아다님을 보니
근심과 괴로움이 더욱 심해져 눈물 흘리며 말하네. -
029_0589_c_18L見雙頭鵒,
相將俱飛;
益增憂苦,
流泣且言:
-
“원컨대 나에게 거듭 싫어함을 보여라.
내가 보고 나를 잃고 없어지게 하라.
나무의 꽃들이 내게 흩어지니 더욱 내 마음 아프구나.
너 어진 새야, 미워 말고 나를 유쾌하게 하라. -
029_0589_c_19L“唯願示我,
懷重慊者;
令我睹之,
失之我亡,
樹華散我,
更耗我心;
唯汝仁鳥,
莫嫉快我。
-
029_0590_a_01L내 마음은 산란한데 너는 좋은 음악만 즐기느냐.
일찍이 서로 거슬림 없었거니 어찌하여 그러느냐.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가 휘는 것은
마치 손바닥으로 나를 치는 것 같아라. -
029_0589_c_22L當散我心,
好喜伎樂;
未曾相犯,
何爲必爾,
爲風所動,
樹枝傾曲;
猶如以掌,
擊打於我。
-
새와 짐승들도 모나게 보며 너는 남편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물소리도 꾸짖는 듯 난 어쩔 수 없다고
태자도 돌아오지 않으니
문득 슬피 탄식하며 말하네. -
029_0590_a_02L鳥獸角視,
爾不遣夫;
水聲如罵,
我不任治。”
太子不還,
便悲歎曰:
-
“푸른 연꽃인 듯 또렷하게 따를 뿐
남은 웃음은 꽃이 피듯 그 얼굴도 금빛 꽃[金華]일레
남은 머리털은 천왕과 같은데
나는 문득 잃어버렸네.” -
029_0590_a_04L“留目紺蓮,
留超與應,
留笑華敷,
留顏金華;
留髮辟兵,
我見遺忽?”
-
말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홀연히 태자가
숲 사이에 있음 보고 앞에 나아가 두드리며 말하네.
“어찌하여 저를 버리려 하오.”
놀라 깨어 태자를 껴안은 채 부끄럽고 두려워 떨었네. -
029_0590_a_06L口言未止,
忽見太子,
於林樹閒,
便前搏曰:
“何爲相棄?”
語頃驚覺;
抱持太子,
慚懼戰%(病-丙+又)。
-
태자가 묻기를 “왜 그러시오?”
꿈 이야기 하니 태자는 대답하되 -
029_0590_a_08L太子問曰:
“何爲如是?”
便說夢事,
太子報曰:
-
“이건 그대도 아니고 나도 간 바가 없으니
누가 가고 누가 왔으리요.
가는 것도 없고 또한 이르는 곳도 없다오. -
029_0590_a_10L“此非爲汝?
吾無所去,
誰往誰返?
無有往者,
亦無所至。
-
그대는 이를 자세히 깨달을지니
색(色)이란 거품의 모임이요 각의(覺意) 또한 거품이오. -
029_0590_a_11L汝諦覺是,
色如聚沫,
覺意如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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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相)은 불꽃 같고 행(行)은 파초 같으며
식법(識法)은 허깨비 같고 모든 감관[諸根]은 힘이 없는 것
형체(形體)는 인연으로 모임이니 마치 꽃이 합해서 이룸 같다오. -
029_0590_a_12L相如光炎,
行如芭蕉,
識法如幻,
諸根無力;
形體相因,
猶如華合。
-
세상이 무상하여 마치 아지랑이 같음을 깨달으시오.
나도 없으며 또한 견고함이 없어서
모이면 흩어짐을 그대는 자세히 깨달으시오.” -
029_0590_a_14L覺世無常,
譬如野馬;
吾我無有,
亦無堅要,
合會有離,
汝當諦覺。”
-
그러면서 태자는 스스로 생각했네.
“이 일은 나의 출가할 조짐이구나.” -
029_0590_a_16L太子自思。
“是吾出應。”
- 9. 현우구품(現憂懼品)
- 029_0590_a_17L佛本行經現憂懼品第九
-
왕은 태자의 근심을 걱정하여
밖에 나가 구경하기를 권하였네.
처음 궁성 문에서 나가자
구름에서 눈부시게 해가 솟듯 -
029_0590_a_18L王愍太子愁,
勸令行遊觀;
始出宮城門,
霍然日出雲。
-
일곱 가지로 꾸민 보배 수레를 탔으되
온갖 덕상(德相)을 스스로 장엄했고
시종하는 이들은 모든 귀중한 분들
뭇 별 가운데 달빛과 같았네. -
029_0590_a_20L駕乘七寶車,
衆德相自嚴;
所將從貴重,
如月與衆星。
-
온갖 공덕 원만히 갖추어
몸의 상호도 매우 기묘한데
성읍과 마을 모두에 명령하여
늙고 병들고 죽은 자 보이지 않고 -
029_0590_a_21L功德充滿備,
形容甚殊妙;
都勅國邑里,
幷除老病死。
-
주리고 떨고 곤궁한 자까지도
길옆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였네.
저마다 힘을 다해 장엄하므로
온갖 깃대와 일산이 나부꼈네. -
029_0590_a_22L窮凍困厄者,
莫令現道側;
各各盡力嚴,
若干幢幡蓋。
-
029_0590_b_01L누각 위에 모든 부녀자들도
마치 천상의 궁성과 같이
장엄하게 꾸밈이 매우 화려해
기쁜 경사 아님이 없었네. -
029_0590_b_01L樓閣諸婦女,
猶如天宮城;
嚴飾甚靡麗,
莫不懷歡慶。
-
모든 백성들이 다 노래하니
그 메아리 온 나라를 진동하고
마치 가을 물이 바다로 들어가듯
서로 앞 다투어 보고자 하였네. -
029_0590_b_02L萬民皆歌詠,
聲嚮震一國;
猶秋水歸海,
諍競欲觀見。
-
몸단장하고 옷 바꿔 입기도
다 마치지 못한 채 내달려 오며
혹은 미처 옷치장을 못한 이도
소리 듣고 문득 달려왔다네. -
029_0590_b_03L莊嚴易服飾,
未竟便起走;
或未及莊嚴,
聞聲便馳往。
-
모든 누각의 난간까지도
빈틈없이 가득 차서
혹은 몸을 매단 채들 구경하니
마치 온갖 꽃을 드리운 듯하였네. -
029_0590_b_05L於衆閣欄楯,
側塞不相容;
或頭身自懸,
猶如衆花垂。
-
어떤 이는 몸 굽혀 절하며
각각 공경스레 찬탄하여 말하길
“세간의 도사(導師)가 되소서” 하고는
온갖 꽃과 향과 영락을 흩었다네. -
029_0590_b_06L或有傾屈禮,
各懷敬歎曰:
“當爲世導師。”
散衆花香瓔。
-
보는 사람마다 다 놀래어
서로 전하고 또 전해 이르되
“이 분은 어떤 신(神)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천상에서 하강하셨나요?” -
029_0590_b_07L見以皆愕觀,
展轉相謂言:
“此當爲何神?”
或云從天降。
-
혹은 이 분은 제석천왕이라 하고
혹은 마왕(魔王)이나 범천왕이라 하며
의혹에 잠겨 크게 뛸 듯이 기뻐하며
여러 노래로 찬탄하였네. -
029_0590_b_09L或云是天帝,
魔王或梵王,
懷疑歡踊躍,
歌歎若干種。
-
모든 천상에서 태자를 보고
장엄한 무리들을 이끌고 나오니
마치 천상의 제석천왕이
궁에서 나와 구경할 적 같았네. -
029_0590_b_10L諸天見太子,
容飾導從出;
猶如天帝釋,
出遊觀之時。
-
그러자 마침 정거천왕(淨居天王)은
상서로운 조짐을 일으키고자
과거 부처님께서 상서를 나타내
출가할 뜻을 내게 했듯이 하였네. -
029_0590_b_11L於是淨居天,
欲興降瑞應;
如前佛見瑞,
勸意出家學。
-
정거천왕은 갑자기 병든 사람으로 변해
쿨룩거리고 길옆에 누웠는데
피부색도 나쁘고 눈동자도 누르며
몸이며 입술도 바싹 타 말랐네. -
029_0590_b_13L天卒化病人,
喘臥在道側;
色惡眼睛黃,
體氣口燋乾。
-
배의 종기는 불록하게 부풀어
온갖 더러움을 마구 드러내고
이리저리 뒹굴며 헤어날 수 없었네. -
029_0590_b_14L身腫腹胮脹,
惡露諸不淨;
宛轉而自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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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눈을 들어 이를 보고 묻기를
“이것은 무슨 물건인가?
추악스러워서 볼 수가 없구나.” -
029_0590_b_15L菩薩擧目見,
問:“是爲何物?
醜惡難可視。”
-
어자(御者)는 물음에 대답하기를
“식욕이 때때로 적절하지 못하고
4대(大)가 어긋나 고루지 못하니
이것을 병든 사람이라 합니다.” -
029_0590_b_16L御者尋對曰:
“食飮不時節,
四大錯不順,
是名爲病人。”
-
태자[菩薩]가 대답하기를
“보고서도 어찌 나누어 덜어주지 않는가?” -
029_0590_b_17L菩薩報之曰:
“視何不分減?”
-
어자는 다시 대답하기를
“이것은 나누어 대신할 수 없습니다.
질병의 위태로운 우환은
온 세상이 다 면치 못합니다. -
029_0590_b_18L御者復對曰:
“是不可分代,
都世無能免,
疾病之危厄。
-
404가지 병들이
세간의 큰 우환이 되어
태자님도 또한 면할 수 없고
이 큰 변란의 근심에 처해 있습니다.” -
029_0590_b_19L四百四種病,
大患如世閒;
尊亦未免離,
處大變難患。”
-
태자는 곧 수레를 멈추고
슬프게 근심스레 탄식하였으니
병이란 말을 듣고 마음이 놀라고 아파
코끼리가 독(毒)의 화살 맞음과 같고 -
029_0590_b_21L太子卽停駕,
慘然懷憂歎;
聞病心驚痛,
如象被毒箭。
-
병듦을 보자 마음이 상하여서
수레를 돌리라고 명령하였네.
마음이 두렵고 또 겁냄이
마치 소가 벼락과 우박을 겁내듯
천둥소리를 듣고 놀라서
몸을 떨고 불안해하듯 하였네. -
029_0590_b_22L見病觸其情,
尋勅御迴車;
心懼懷悚然,
如牛畏雷雹,
聞雷聲怖愕,
驚懅體不安。
-
029_0590_c_01L그 뒤에 또 구경하러 나오자
정거천왕은 다시 늙은이로 변해
머리카락은 흰 눈과 안개인 듯하고
살갗은 늘어나 주름살투성인데
몸을 떨기는 물속의 나뭇가지 같고
몸은 굽어져 당겨진 활 같았네. -
029_0590_c_01L後時復更出,
天化作老人;
頭如絲雪霧,
皮緩肌體皺,
戰如水中枝,
身僂如張弓。
-
태자는 그것을 보고 묻기를
“이것을 어떤 사람이라 하는가?
나면서부터 이러한 것인가,
변해서 이렇게 된 것인가?” -
029_0590_c_03L太子見卽問:
“是名爲何人?
生便如是耶?
爲有變者乎?”
-
어자는 대답하기를
“몸이 태를 받을 때부터
거품같이 적은 것이 일어나
인연으로 5체(體)가 나타나고 -
029_0590_c_04L御者因對曰:
“始從身受胎,
微起如泡沫;
緣起五體見。
-
합하고 나뉘어 6근[六情]을 이루고
그런 뒤에 마침내 출생합니다.
어려서는 어미의 젖을 먹다가
점점 자라면 음식을 먹으며 -
029_0590_c_06L分合成六情,
然後乃出生,
小飮母乳活,
次長乃食穀。
-
크면서 땅을 의지해 걸으며
처음엔 앵무새처럼 말하다가
이내 곧 서고 걷고 뛰며
몸과 얼굴 모습이 완전히 이뤄져 -
029_0590_c_07L轉緣地而行,
初語如鸚鵡,
爾乃立行走,
體貌形容成。
-
모든 감관[根]이 점차 성숙하나니
이것을 늙음이라 합니다.
또 이것을 천사(天使)가 부름이라는데
가르침을 드러내 중생을 깨닫게 합니다. -
029_0590_c_08L諸根轉成熟,
以故名曰老,
是名天使召,
顯敎悟衆生。
-
형상이 쇠잔하고 기쁨도 잃으니
꽃이 무서리를 만난 것 같고
얼굴은 월식(月蝕)같으며
마음은 구름에 가린 해 같고 -
029_0590_c_10L形衰失歡慘,
如花被毒霜,
面如月遭蝕,
心猶日雲霧。
-
건장하던 힘도 마르고 다하여
여름 모래에 물을 뿌린 듯합니다.
사람의 뜻과 생각도 재주도 앗아가니
그림자 없이 오는 도적과 같습니다. -
029_0590_c_11L壯進力枯竭,
如夏沙淋水,
竊人志思才,
無形如來賊。
-
마음은 고뇌하며 듣고 아는 것도 잃으며
마치 들불이 늪지를 태우듯
점점 다그침이 마치 기름을 짜듯하여
그 몸의 정기(精氣)를 마심으로
몸을 무너뜨리고 다른 모습되게 하니
이것을 늙음이라고 합니다.” -
029_0590_c_12L心惱失聽識,
猶野火燒澤,
迫迮如壓油,
飮其體精氣;
懷變令形異,
是者名爲老。”
-
태자는 한동안 이것을 보고
슬프게 길이 탄식하였네. -
029_0590_c_14L太子視良久,
悵然而長歎:
-
“늙고 병듦의 큰 돌산이
억세게 중생을 갈고 부수어
세상은 모두 괴로움의 근심을 만나거니
어떻게 뜻대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을까.
도망갈 방편을 찾되
억센 원수를 피하듯 하리로다.” -
029_0590_c_15L“老病大石山,
强磨碎衆生,
世普遭苦患,
何可暢意安?
當設方便逃,
如避强害寇。”
-
뒤에 다시 구경하러 나오자
정거천왕은 죽은 사람으로 변해
일가친척이 상여 뒤에 따르며
머리를 풀어 헤치고 통곡을 하네. -
029_0590_c_17L後復出遊見,
天化命過人,
宗親隨喪車,
被髮而啼哭。
-
“이것은 또 어떤 것이냐?”고 물으며
“정성스레 나에게 가르치라” 하네.
그러자 모든 어자들은
곧 하나하나 그것을 설명하였네. -
029_0590_c_18L問曰:“是何等?
以至誠示吾。”
爾時諸侍御,
便爲具足說:
-
“날로 급박하게 마르고 늙음에 이르자
병으로 정기의 물이 흐르고 말라
여덟 마디 날카로운 톱날로
목숨의 나무를 끊고 자르며 -
029_0590_c_20L“日迫致枯老,
病流精汁竭;
八節之利鋸,
攦刻壽命樹。
-
해ㆍ달의 날카로운 도끼로
낮과 밤으로 항상 베고 끊어
무상(無常)한 바람을 만나서
기울고 무너져 거꾸러집니다. -
029_0590_c_21L日月之斧利,
晝夜恒斫斷;
會遇無常風,
隨靡崩顚墮。
-
부모와 이별하고
가면서는 홀로 미하여 달아나니
아내나 자식이나 형이나 동생 등
믿고 의지할 친척도 없고 -
029_0590_c_22L與父母離別,
隨行獨迷走;
妻子及兄弟,
無親可恃怙。
-
029_0591_a_01L어떻게 할 길이 없는지라
에워싸고 슬프게 통곡하면서
슬피 추모하고 마음 아파하며
그 생시의 덕을 찬탄합니다.” -
029_0591_a_01L莫能設方便,
圍繞而哭泣;
追慕哀摧傷,
歎其生時德。”
-
“나 또한 그렇게 당하는가?”
“태자님도 모두 의심치 마소서.”
“나 또한 어버이와 이별하느냐?” -
029_0591_a_02L“吾亦當爾乎?”
“都上尊莫疑。”
“我亦離親耶?”
-
“태자님도 반드시 죽어 이별합니다.
온 세상은 죽음에 쌓이었거늘
어떻게 마음껏 웃으며 말하리오.
두려움을 모르는 까닭에
다시 무수하게 죽음만 거칩니다. -
029_0591_a_03L“爾尊必當別,
普世死所執,
如何暢笑語?
不知慚愧故,
更歷無數死。
-
낮과 밤의 기나긴 길에
해와 달은 쉬지 않고 운행하는데
늙고 병들고 죽음의 독에 쏘이면서
근심과 번뇌의 이빨에 물리고
사계절의 혀에 핥아지면서
숙업[宿行]은 빠르고 위험합니다. -
029_0591_a_05L晝夜之長塗,
日月運不停;
老枯病所毒,
憂惱之牙齒,
四時舌所舐,
宿行速危嶮。
-
일체를 면할 수 없으니
죽음의 용(龍)에 집어삼켜지듯
모두 들어가 다 상하고 꺾어지고
모두 무너지고 끊어지고 부서지며 -
029_0591_a_07L一切莫能免,
死猶龍所吞,
普入盡傷折,
都崩盡斷壞。
-
그 원하는 것을 빼앗아
모조리 삼키고 다 태워 버리며
모조리 몰아서 다 꺾어도
그러지 못하게 막을 수 없거니
태자님도 이 죽음에 대해 깨달으소서.” -
029_0591_a_08L悉奪其所願,
盡吞盡燒沒,
盡驅盡挫摧,
莫有能禁遮;
尊當覺是死。”
-
태자는 이 말 듣고 두려워
“세상에 살면서 웃는 자로는
쇠나 돌이나 웃겠구나.” -
029_0591_a_10L聞已懷懼曰:
“處世之笑者,
金石爲笑耶?”
-
태자는 근심을 품고 가면서
죽음을 생각하니 끓는 탕 같고
마치 사나운 사자가
숲에서 들불을 만난 듯 -
029_0591_a_11L太子懷憂行,
憶死如湯灼;
猶如猛師子,
處林遭野火。
-
늙음ㆍ병듦ㆍ죽음의 사나운 불꽃을
면하고 벗어나고자 생각하며
길을 가는 동안 내내 잊지 못하고
벗어날 방편을 구하고자 하였네. -
029_0591_a_12L思欲得免離,
老病死熾炎,
順道念不忘,
方便欲求出。
-
그때 정거천왕은 바라문으로 변해
초췌한 몸을 드러낸 채
쪽진 머리에 수염과 눈썹이 길며
거친 사슴의 가죽옷을 입었네. -
029_0591_a_13L天化作梵志,
見形暴露憔,
簇髮鬚眉長,
被麤鹿皮衣。
-
손에는 물병을 들고
또 삼지(三枝) 지팡이를 쥐었거늘
태자[菩薩]가 그를 보고 물었네.
“그대는 무엇을 원하여 도술을 닦는가?” -
029_0591_a_15L手持澡甁水,
又執三枝杖,
菩薩因問曰:
“仁修術願何?”
-
그는 태자의 말에 대답하되
“예, 제가 원하는 것을 들으소서.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이 없는
그곳을 천상세계라 합니다. -
029_0591_a_16L尋聲應太子:
“唯聽我所願,
無病老死患,
是處名天上。
-
지금 여기에서 씨앗을 심으면
천상세계에 광대한 꽃이 나니
원컨대 큰 안락을 구하여
싹이 천상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
029_0591_a_17L今於此下種,
生天廣大花,
願求快安樂,
萌芽天上生。”
-
태자는 찬탄하여 말하되
“이 수도자[士]는 견해와 계책이 밝구나.
천상은 근심을 떠난다 하니
이는 나도 또 즐길 만하다. -
029_0591_a_19L太子歎咤曰:
“斯士見計明,
告御天離患,
是亦吾所樂。”
-
그러나 한 가지 의심되는 점은
영원히 항상한가, 그렇지 않은가?
만약 반드시 항상 안락하다면
천상세계에 태어나는 것이 소원이로다.” -
029_0591_a_20L心惟懷一疑,
爲永恒不常,
若必常安樂,
可願生天耳!
-
정거천왕은 가장 좋다고 일컬으며
태자의 마음이 청정함을 찬탄했네.
“천상세계가 비록 즐겁긴 하지만
마침내 반드시 타락하고 만다오.
복과 온갖 쾌락을 누리지만 -
029_0591_a_21L天於上稱善,
歎太子心淨,
天上雖快樂,
卒必當墮落,
食福衆善快。
-
마침내 영원히 있음은 없다오.
복이 다하면 곧 떨어져
3도(途)의 괴로움을 받게 되오.
해가 천 가지 빛으로 빛나도 -
029_0591_a_23L終無永長存,
福盡卽退墮,
三塗受苦分,
日有千光炎。
-
029_0591_b_01L복이 다하면 어둠에 떨어지듯
달이 둥글어 두루 빛나지만
달도 떨어지면 밝음을 잃는 법
범천ㆍ제석천 무수한 천상세계도 -
029_0591_b_01L福盡墮闇冥;
月滿盛照耀,
月天墮失明,
梵釋無數天。
-
비록 천상세계의 영화로운 지위가 참되나
도로 불쌍한 물건이 되어
비럭질하는 아귀의 형상이 되오.
옛날에 보정불(寶頂佛)을 위하여 -
029_0591_b_03L雖實天榮位;
還爲可傷物,
乞丐餓鬼形,
昔爲寶頂佛。
-
7일 동안 등을 밝히고
발심하여 불도를 구하며
서원이 매우 견고하여
즉시 마군의 마음을 떨게 하였으니 -
029_0591_b_04L燃燈立七日;
始發意求佛,
誓願甚堅固,
卽時魔心戰。
-
마치 파초 나무와 같았고
또한 마왕의 궁전을
진동시켜 편안치 못하게 하니
삼계가 다 공경하였음을
지금도 잊어서는 안 되오. -
029_0591_b_05L猶如芭蕉樹;
亦令魔宮殿,
震動不得安,
爲三界所敬,
今者不宜忘。
-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얼마만큼 부지런히 수행했으니
옛날 시안불(施安佛)을 위하여
7보의 큰 탑을 일으켜 세우되 -
029_0591_b_07L於無央數佛,
修若干勞勤,
昔爲施安佛,
起七寶大塔。
-
마치 큰 수미산같이
땅 위에 우뚝 솟아났으며
정광불에게 일곱 가지 꽃을 올리고
미래에 성불하리란 기별(記別)을 받았소. -
029_0591_b_08L猶如須彌山,
峙立於地上,
上錠光七華,
受莂當爲佛。
-
보광불(普光佛)에게 금꽃을 뿌리고
해가 기울도록 대승법(大乘法)을 구했고
또 탑과 절을 이룩하였으며
연화상불(蓮花上佛)을 받들어 섬기고
그 밖의 무수한 부처님들에게
온갖 보배ㆍ향과 꽃을 공양했었소. -
029_0591_b_10L金華散普佛,
終日願大乘,
又爲起廟寺,
事蓮華上佛;
及餘無數佛,
衆寶香花施。
-
능인불(能仁佛) 앞에서
하늘꽃을 공양하였으며
또 현의불(現意佛)을 공양하되
꽃과 향으로 목숨이 다하도록 하였고
노래로 방면불(方面佛)을 찬탄하되
7일 동안에 이르렀으며 -
029_0591_b_12L以天華供養,
無數能仁佛;
又供現義佛,
華香畢已壽,
歌歎方面佛,
乃至于七日。
-
이렇게 무견불(無見佛)을 공양하여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하였으며
또 정왕불(頂王佛) 앞에서
일곱 가지 보배와 옷을 공양하였소. -
029_0591_b_14L供養無見佛,
盡己之形壽,
復施頂王佛,
七寶名衣服。
-
무루불(無漏佛)에게 보시하고
사문(沙門)이 되기를 원했으며
또 이광불(理光佛) 처소에서
불도에 들어 청정한 법을 가졌으며 -
029_0591_b_15L布施無漏佛,
求欲作沙門,
又於理光佛,
入道持淨法。
-
또 한량없는 부처님 처소에서
머리를 깎고 사문이 되었으며
이렇게 수천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부지런히 힘써 공경해 받들었소. -
029_0591_b_16L復於無限佛,
剃頭作沙門,
於數千諸佛,
執勤勞謙敬。
-
몸을 주린 범에게 보시하고
또 아내와 자식을 내주었으며
눈과 몸 살갗이며 손발까지
희사하더라도 마음이 어지럽지 않고 -
029_0591_b_18L有身餧餓虎,
以妻息施與,
捨眼身肌肉,
手足心不亂。
-
이렇게 헤아릴 수조차 없이
머리만 베푼 것도 몇 천 개라
이와 같이 보시해 줄 때에는
삼천세계가 진동하였소.” -
029_0591_b_19L如是不可計,
頭施有千數,
當施與之時,
震動三千界。
-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천상세계에서 수명 다하면 타락함을 나타내니
뒤의 사람이 슬피 탄식하고 사모하고
서로 서로가 가련히 여기고 슬퍼하네. -
029_0591_b_20L如是言說頃,
現天壽終墮,
後者悲嘆慕,
展轉相憐傷。
-
아래로 8지옥이 나타나니
각각 16관속(官屬)들이
문득 큰 소리를 내면서
“온 세상은 다 죽고 만다.”고 하네. -
029_0591_b_22L下現八地獄,
各十六官屬,
忽有大聲出,
普世皆當死。
-
여기서 점점 나아가니
사슴이란 석가족의 처녀가
태자가 천왕 같음을 보고
큰 소리를 내어 말하였네. -
029_0591_b_23L從此轉進行,
釋種女名鹿,
見太子如天,
發大聲言曰:
-
029_0591_c_01L“그 아버지는 근심함이 없고
어머니는 매우 안락하리라.
그 남편이 이러하거늘
아내도 무위(無爲)를 얻으리.” -
029_0591_c_01L“是父不懷憂,
爲母大安樂,
其夫如此者,
婦如逮無爲。”
-
하늘의 우레 소리와 같이
그 소리는 태자의 귀를 울려
비로소 무위라는 말을 듣자
피곤할 때 휴식을 얻은 듯했네. -
029_0591_c_03L如從天雲雷,
聲入太子耳,
始聞無爲音,
猶疲勞得息。
-
모든 생각이 이미 충족하므로
마음 가운데 안정함을 이룬지라
자기의 많은 보배 영락을
멀리 던져 처녀의 목에 걸어주었네. -
029_0591_c_04L諸情已充足,
意中如逮得;
以己盛寶瓔,
遙擲挂女頸。
-
무위법을 듣고 즐거워
삿된 생각을 내지 않고서
기쁜 마음으로 무위를 향하자
문득 사문으로 변한 정거천왕을 보았네. -
029_0591_c_05L以聞無爲喜,
不以邪欲與;
勸心向無爲,
忽見化沙門。
-
위의와 계행이 차분하고 조용해
법복을 입고 손에 발우를 들었네.
태자는 어자에게 일러
수레를 돌려 따라가게 하였네. -
029_0591_c_07L威儀戒寂靜,
法服手持鉢;
太子告御者,
迴車往行就。
-
태자가 그 사문에게 묻자
그는 소리를 따라 대답하였네. -
029_0591_c_08L太子問沙門,
尋聲而應之:
-
“6근에 모든 번뇌가 없으며
집을 버리고 근심을 여의었네.
산 바위 한가한 나무 그늘에
홀로 머무는 고요한 곳이요
밥은 빌어 스스로 살거니
태자님도 이것을 배우시라. -
029_0591_c_09L“六情無諸漏,
捨家轉離患,
山巖空閑樹,
止宿獨靜處;
乞丐自存活,
太子願學此?
-
내 이름을 사문이라 부르나니
해탈을 구하기 때문이네.
사랑과 미움을 함께 버리고
모든 뜻이 고르고 마음이 편안하오. -
029_0591_c_11L我名曰沙門,
欲求解脫故;
愛憎意俱除,
諸情調心定。
-
집착함 없이 나를 버리고
온갖 일을 모두 다 버리므로
스스로를 지키는 수레를 타고
손에 지혜의 활을 잡았소. -
029_0591_c_12L無著捨吾我,
衆事一切棄;
乘自守車輿,
手執智慧弓。
-
널리 모든 방편을 베풀어
마군의 군사를 쳐부수어
불도 없고 땅도 없고
물도 없고 바람도 없기를 바라오. -
029_0591_c_13L廣設諸方便,
欲壞滅魔兵,
願無火無地,
無水無風雲。
-
해와 달이며 별도 없고
구름이며 허공도 없이 근심도 끊어져
늙고 죽음의 근심과 괴로움도 없고
또한 이별하는 번뇌도 없다오.
감로를 길이 드리워 괴로움을 멸하니
이런 곳을 찾음이 나의 소원이오.” -
029_0591_c_15L無日月星辰,
無雲空息患,
無老死憂苦,
亦無別離惱,
甘露永乖滅,
吾願求是處。”
-
이런 말을 다 마치자마자
문득 태자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네. -
說是言適竟,
忽滅太子前。
-
태자가 조용히 걸어가자
빛의 그림자는 땅을 비추며
다시 동산에 가서 구경하자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하였네.
몇몇 가지를 생각하고 생각함이
오직 모든 착함의 방편뿐이어라. -
029_0591_c_17L太子安庠行,
光影照耀地,
還至遊觀園;
心寂滅定安,
意思若干種,
衆善之方便。
- 10. 염부제수음품(閻浮提樹蔭品)
- 029_0591_c_19L佛本行經閻浮提樹蔭品第十
-
태자[菩薩]는 바로 이때에
울적한 마음으로 돌아왔네.
동산에 이르러 구경하자
덕의 빛남이 제석천왕 같았네. -
029_0591_c_20L菩薩於是時,
心懷慘然還;
過到遊觀園,
德曜猶天帝。
-
모든 선성(仙聖)의 왕들이
여색과 미혹하지 않듯 하였네.
어느 때 농부들이 밭에서
밭갈이 하는 것을 보았네. -
029_0591_c_22L諸仙聖之王,
不以女色惑;
時見農田夫,
興功耕犂作。
-
꿈틀거린 벌레를 밟아 터지자
곧 비통한 마음을 일으키어
어버이가 어린 자식을 불쌍히 여기듯
슬퍼하고 길게 탄식하였네. -
029_0591_c_23L踐截蠕動虫,
卽起悲痛心;
如親傷赤子,
愷然而長歎。
-
029_0592_a_01L그 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감추어진 창고가 문득 나타나
사방 1유순이 환하도록
7보(寶)가 가득하였네. -
029_0592_a_01L去其樹不遠,
伏藏忽出現;
辟方一由旬,
七寶光盈滿。
-
이내 뛸 듯이 기뻐하며
금을 가져다 보배그릇에 쓰되
옛날 왕들은 이름을 새겨
어느 그릇은 어느 왕이 만들었다 하고 -
029_0592_a_03L將從喜踊躍,
取金畫寶器;
銘題古王號,
某器某王造。
-
과거 전륜성왕들을 이렇게
8만 4천 대(代) 동안이나
펴고 전하여 서로 이어왔지만
태자는 이름을 새기지 않았네. -
029_0592_a_04L太子省銘題,
過去轉輪王;
八萬四千代,
展轉相承習。
-
그 7보가 쌓임을 보고
독사와 살무사같이 여기며
꽃같이 빛나는 얼굴을 돌려
몸을 굽혀 선대(先代)를 공경할 뿐 -
029_0592_a_05L視其七寶積,
如見毒蛇虺;
四顧花光顏,
傾屈敬先代。
-
검푸른 빛의 눈에 눈물을 흘려
꽃 같은 얼굴에 비 오듯 하며
곧 자비로운 눈을 들어서
널리 허공을 우러러보았네. -
029_0592_a_07L泣出紺色睫,
雨於花容顏;
卽擧普慈目,
仰廣視空中。
-
슬픈 마음에 범천 같은 소리를 내어
그 좌우의 시종들에게 이르는 말이
“지난 옛적 모든 석가족 어른들은
세상에 용맹하고 교만했지만
나라며 왕위를 버리고 난 뒤엔
홀로 쓸쓸하게 어느 곳에 갔는가. -
029_0592_a_08L發情哀梵音,
勅其左右曰:
“往古諸釋尊,
雄猛世憍慢;
捨國名天位,
空獨至何方?
-
부역(賦役)으로 천하를 괴롭히고
한량없는 토지며 나라의 보배
창고에 쌓아 모았건만
그 주인은 죽고 없도다.” -
029_0592_a_10L賦役勞四域,
積聚無央數;
土地國寶藏,
故字其主無。”
-
마음으로 무상함을 생각하고
염부제나무 아래 나아가
금빛의 팔을 들어
금빛 허벅다리 위에 놓고 -
029_0592_a_11L心思計無常,
趣閻浮樹下;
卽擧金剛膊,
置金色䏶上。
-
앉아 생각하며 굳게 움직이지 않으며
뜻을 모아 오로지 하나로 정하되
생기고, 없어지고, 합치고, 흩어짐을 보며
일정(一定)에 들었었네. -
029_0592_a_13L坐思堅不動,
聚意專一定;
觀起滅合散,
逮得一定住。
-
저 강가의 모래 수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뜻은 다름이 없어
아홉 가지 번뇌로 흐린 강물을
지혜의 구슬로 맑히듯 -
029_0592_a_14L如江河沙數,
諸佛不共意;
九惱江流濁,
以珠能使淸。
-
일체 세간 중생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찰나 사이에
끝없이 한량없는 복락을
중생들에게 더하기 때문이라네. -
029_0592_a_15L於一切衆生,
慈心彈指頃;
福無限無量,
慈加衆生故,。
-
또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켜
온갖 괴로움과 근심을 편히 하려고
자세히 일체를 두루 살피자
평등하게 제1선(禪)을 이루어 -
029_0592_a_17L復起慈愍心,
欲安衆苦患;
諦察見一切,
平等逮一禪。
-
모든 욕의 악법을 버리고
크게 기쁜 해탈을 얻고
내지 제4선에 이르러
한량없이 청정함을 얻었네. -
029_0592_a_18L棄諸欲惡法,
尋得歡喜解;
乃至第四禪,
及無量淸淨。
-
해가 기울어 점점 석양이 되자
모든 나무 그림자는 옮아갔으나
오직 염부제나무의 그늘은
일산처럼 태자를 덮어서 -
029_0592_a_19L日時轉向夕,
諸樹蔭移徙;
唯閻浮樹影,
如蓋覆太子。
-
마치 사람이 길러준 은혜를 알고
숙업보[宿行報]를 버리지 못하듯이
그늘이 태자를 떠나지 않고
보답을 위해 버리지 못하듯 했네. -
029_0592_a_21L猶人識恩養,
宿行報不捨;
蔭不離太子,
如報不捨對。
-
석가족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사자가 달리듯 빨리 이르러
태자가 나무 아래 있음을 보자
마치 구름 속의 해와 같았다네. -
029_0592_a_22L釋種王聞之,
騰至如師子;
見子處樹下,
猶如雲中日。
-
029_0592_b_01L뛸 듯이 기뻐하면서
놀라움을 스스로 참지 못하여
자애로운 눈에 눈물을 흘리며
태자의 발에 절하고 슬피 탄식했네. -
029_0592_a_23L情喜懷踊躍,
愕然不自勝;
慈目垂泣視,
禮足悲聲歎:
-
“한량없이 공경하는 마음으로써
이렇게 지금 두 번 절하노라.
원컨대 나라에 복덕이 있도록
버리고 떠나지 말라. -
029_0592_b_02L“以無量敬意,
如是今再禮;
願國土有德,
莫生捨棄去。
-
모두 다 뛸 듯이 기뻐하면서
마치 천상의 복록을 누림 같노라.
바라노니 어리석고 미한 것들을 버려
어두운 죄 구렁에 빠지게 말라. -
029_0592_b_03L普懷喜踊躍,
猶如僥天福;
幸莫棄愚迷,
失僥墜罪冥。
-
태자는 이 세간의 덕망이 높으니
옛 선인(先人)의 이름을 나투어라.
일체가 믿고 의지하는 바이니
모든 석가족 가운데 영웅이로다. -
029_0592_b_04L子是世閒德,
顯古先人號;
一切所恃賴,
諸釋中之雄。
-
이는 내 몸과 목숨이요
모든 채녀들의 제석천이며
중생들의 범천왕이니
널리 이들을 자재롭게 하라.
우리들의 목숨을 빼앗아
마치 강한 원수와 같이 말라.” -
029_0592_b_06L是吾之身命,
諸女之欲天;
衆生之梵天,
普命之自在;
莫奪吾等命,
猶如强歒王。”
-
왕은 태자를 사랑하므로 허둥지둥
비참하게 다시 궁으로 돌아갔네.
왕이 떠난 뒤 오래지 않아서
태자는 선정(禪定)에서 깨어났네. -
029_0592_b_08L王愛子不覺,
悲慘且還宮,
王去後不久,
太子從禪覺。
-
허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니
세 천왕이 태자에게 한 물음이었네.
“천상과 인간의 대도사(大導師)시여,
바라건대 저희들의 말을 들으소서. -
029_0592_b_09L聞空中有聲,
三天於上問:
“天人之導師,
願聽我等言。
-
원컨대 존자는 꼭 출가할 때요
과거 한량없는 겁수(劫數)로부터
명(名)과 색(色) 두 가지 인연으로
두루 5도(道)에 노닐었다오. -
029_0592_b_10L願尊可時出,
從無央數劫;
名色二支分,
周遍於五道。
-
뿌리에서 싹이 나서 유(有)에 이름
매우 크고 견고하거니
이제 지혜의 보습으로써
생(生)ㆍ사(死) 나무의 근원을 돌이키소서. -
029_0592_b_12L根萌至於有,
甚大而堅固;
今以智慧犂,
反生死樹原。
-
애착의 깊고 넓은 연못에는
어지러운 생각이 물고기들 놀 듯하오.
미혹의 우리에 덮이고 얽히어
질투와 진에의 빠르게 흐르는 물결 같다오.” -
029_0592_b_13L愛深廣淵池,
亂想如魚遊;
迴覆迷牢著,
嫉恚駃流波。”
-
둘째 천왕도 청정하고 공경하는
뜻으로 아뢰기를
“지혜의 배를 타시고
번뇌 바다 저 언덕에 건너소서.” -
029_0592_b_14L第二天所啓:
“以淸淨敬意;
可乘進浮舟,
度塵勞海岸。”
-
셋째 천왕도 아뢰었네.
“교만의 바위 험한 산과
삿된 견해의 깊은 함정과
질투와 성냄의 낭떠러지며 -
029_0592_b_16L第三天啓言:
“種山憍慢巖;
邪見之深坑,
嫉恚之絕崖。
-
병과 죽음의 골짜기들은
비탈지고 구불구불하니
지혜의 금강저(金剛杵)로써
모든 괴로운 산을 쳐부수소서.” -
029_0592_b_17L病死之川谷,
傾邪而屈曲;
以慧金剛杵,
壞破衆苦山。”
-
태자는 이 말을 듣고 일어나자
광명이 빛나 금산과 같고
웅장한 걸음걸이 팔다리도 가뿐하고
목소리는 마치 우레와 같으며 -
029_0592_b_18L聞已從坐起,
晃耀如金山;
雄步臂傭平,
聲如雲雷音。
-
눈은 검푸른 연잎과 같고
얼굴은 둥근 달과 같은데
집을 싫어하고 무위를 즐겨
마음은 출가할 생각뿐이네. -
029_0592_b_20L目如紺蓮葉,
面容如月盛;
厭家樂無爲,
意但思欲出。
-
마치 화살 맞은 사자와 같이
아픈 마음으로 다시 궁에 돌아가
부왕의 궁전에 나아가서
정반왕에게 아뢰되 -
029_0592_b_21L如師子被箭,
傷心還入宮;
行詣父王宮,
白淨之殿前。
-
무릎을 꿇고 합장한 뒤 하는 말
“원하옵건대 저의 청을 들으소서.
집을 버리고 떠나가서
옛 성인의 업을 닦고자 하나이다.
만나고 모임은 반드시 이별이 있으니
뉘라서 능히 오래 보전하리까.” -
029_0592_b_22L跪叉手自啓:
“唯願聽所陳,
欲得捨家出,
述修古聖業;
合會必有離,
誰能依久存。”
-
029_0592_c_01L왕은 그렇게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는 물속의 달처럼
목이 메어 말을 하지 못하다가
한참 만에 겨우 소리를 내었네. -
029_0592_c_01L王聞其所啓,
心如動水月;
感噎不能言,
良久乃發聲:
-
“그런 생각만은 내지 말라.
지금은 그대가 출가할 때가 아니로다.
나이도 젊고 한참 아름다운데
산 숲에 살기엔 합당치 않도다. -
029_0592_c_03L“唯莫懷此意,
非是卿出時;
年始初美盛,
不宜居山澤。
-
지금은 바로 내가 그때로서
왕위를 버리고 법 가운데 들 것이거늘
그대는 덕망이 있는 태자이니
왕위를 잇기 바라노라. -
029_0592_c_04L今正是吾時,
捨位入法律;
以卿有德子,
幸應踐榮位。
-
땅의 귀신들도 가슴으로 바라고
전륜성왕을 찾고 있거늘
석가족은 그대로 인해 드러나리니
그대는 마땅히 왕위를 물려받으라.” -
029_0592_c_05L地祇懷悕望,
求轉輪聖王;
釋種因卿顯,
汝不宜禪位。”
-
태자는 다시 깊고 무거운 소리로
부왕에게 아뢰어 말하였네.
“원컨대 부왕께선 네 가지 일로써
자신을 잘 보호하소서. -
029_0592_c_07L因以深重聲,
而報父王曰:
“願尊以四事,
爲己之保任。
-
모든 병이 침노치 못하게 강하게 하고
늙음이 젊음을 빼앗지 못하게 하며
죽음이란 온 세상의 우환이니
목숨을 빼앗지 못하게 하며 -
029_0592_c_08L使病不侵强,
老不奪盛壯,
死是普世患,
令莫竊壽命;
-
이룬 일은 무너지지 않게 하소서.
이와 같음이 네 가지 일이오니
만약 반드시 잘 보호할 수 있다면
근심이 없이 살 수 있어서
여러 산과 늪에 가려 하지 마시고
태연히 백성들을 다스리소서.” -
029_0592_c_09L盛事不壞敗,
如是爲四事,
若必能保任,
便可無憂住;
不行諸山澤,
泰然治國民。”
-
왕은 말하되 “이 네 가지 일은
능히 잘 보호할 수 없노라.
그대가 응당 왕위에 오르면
도리에 맞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
029_0592_c_11L王曰:“此四事,
無能保任者;
卿應食國位,
無有不順理。
-
왕위에 있으면서 법을 닦아
무위의 도에 이르라.
7보의 왕관을 머리에 쓰고
보배 옷으로 몸도 빛나리니
온갖 영화를 마음대로 누려
욕계(欲界)의 천자같이 하라. -
029_0592_c_13L居位可修法,
致得無爲道;
七寶爲首冠,
寶服光耀體,
衆好自榮恣,
如欲界天子。
-
모두 왕위에 있으면서도
스스로 해탈을 이루었으니
역승(力勝)이란 왕도 그러하였고
불미(不迷)란 왕도 그러하였으며 -
029_0592_c_15L皆居臨王位,
自致得解脫,
有王名力勝,
有王名不迷。
-
식지(識知)란 왕도 또한 그렇고
무력(武力)이란 왕도 그러했다.
이들은 다 왕위에 있으면서
해탈의 길을 이루었다. -
029_0592_c_16L有王名識知,
有王名武力,
此等居王位,
逮得解脫滅。
-
이렇게 다만 왕위에 있으면
두 가지를 잃음이 없으며
뜻에 자재함을 얻어
나라와 토지에까지도
방해하거나 폐를 끼칠 이 없으니
반드시 속히 성사되리라. -
029_0592_c_17L如是但居國,
兩得無所失,
於意得自在,
及乃國土地;
無能妨廢者,
必當速成辦。
-
내가 바라는 것은 다섯 가지 옷을
그대에게 주어 장엄하게 함이로다.
그대는 보배 일산 밑에 있게 하고
나는 마침내 산과 늪으로 돌아가리라.” -
029_0592_c_19L吾願以五服,
容飾駕授卿;
沐卿寶蓋下,
吾乃居山澤。”
-
태자는 겸손하고 공경스럽게
부왕에게 대답해 아뢰었네.
“만약 그 네 가지를 잘 보호하지 못하더라도
원컨대 보고 굳게 막으려 마소서. -
029_0592_c_21L太子執謙敬,
而報父王曰:
“若不可保任,
願莫見固遮。
-
비록 이것이 진짜 금으로 된 집이라도
불이 나면 마땅히 도망가야 하리니
지혜 있는 이는 마땅히 불을 피해
도망가는 사람을 막지 않는다 합니다. -
029_0592_c_22L雖是眞金舍,
失火當避走;
智者不宜遮,
逃災避火者。
-
029_0593_a_01L응당 깨달아야 합니다. 진짜 금으로 된 집과
또한 자재함이 구족하다고
비록 빨리 세 가지 불이 탄다 해도
버리고 도망치지 않으리까. -
029_0592_c_23L當覺眞金舍,
及與自在俱;
雖快三火熾,
不當捨逃乎?
-
또 청정한 목욕 연못이 있어
연꽃이 하나 가득 찼고
그 속에 꿀벌들이 있다손
버리지 않겠나이까. -
029_0593_a_02L又有淸浴池,
芙蓉甚充滿;
中有裹蜾%(虫*宿),
不可捨棄耶?
-
손에 큰 활을 버티어 잡아
매우 굳세고 날카롭게 조련되면
병(病)의 괴로운 살을 쏘아
맞추어 어긋나지 않듯이 -
029_0593_a_03L手執持老弓,
甚强停調利;
射以病苦箭,
發著終不失。
-
둘러싸인 지옥에 떨어지면
염라대왕이 항상 사냥하리니
그가 와서 나를 빨리 쏘기를
어찌 미련스레 기다리고 서 있으리까. -
029_0593_a_04L墮宿對之圍,
閻王常所獵;
何愚當立待,
可來快射我。
-
만약 어떤 사람이 허공을 겁내어
방편으로 도망쳐 달아나도
가는 곳마다 허공이 보이므로
공포에 싸여 어쩔 줄 모르듯 -
029_0593_a_06L若有人畏空,
方方逃避走;
所到見虛空,
怖不知所趣。
-
이렇게 5취(趣)에는
무상함이 두루하기에
두려움 없는 곳으로 가려 하오니
이를 굳이 막아서는 아니 되나이다.” -
029_0593_a_07L如是於五趣,
無常普周遍;
欲至無畏方,
是不宜故遮。”
-
그러자 정반왕은
묵묵히 대답하지 않고
손으로 태자의 손을 이끌어
일어나라고 일깨웠다네. -
029_0593_a_08L於時釋尊王,
默然不加報;
手自牽子手,
曉喩欲令起。
-
곧 옆에 신하들에게 명령해
환락을 더하고 굳게 지키니
그때 성(聖) 태자는
궁에 들어가 스스로 소일했다네. -
029_0593_a_10L卽勅諸傍臣,
增伎樂牢守;
於時聖太子,
入宮自消息。
- 11. 출가품(出家品)
- 029_0593_a_11L佛本行經出家品第十一
-
태자는 바로 그때
마음이 울적하고 초조해서
다시 부왕의 처소에 나아가
뜻을 다해 부지런히 출가하기를 구했네. -
029_0593_a_12L太子於是時,
心懷甚憔悴;
又更詣父王,
盡意勤求出。
-
“부왕이여, 만약 어여삐 여기시면
원컨대 세상의 시끄러움을 보소서.
만나고 모임은 헤어지지 않음 없어
오래도록 보전하기 어렵습니다. -
029_0593_a_14L“尊若見憐愍,
願觀世擾動;
合會莫不離,
難得保久長。
-
원하건대 다만 허락하시어
선인(仙人)의 산 숲에 이르러
그 곳에서 청정한 행을 닦아
해탈의 길을 열게 하소서. -
029_0593_a_15L唯願見聽放,
至仙人山澤;
於彼修淨行,
開現解脫路。
-
다시 다른 소원이 없고
출가보다 나음이 없으니
만약 어여삐 여기신다면
원컨대 반드시 허락해 주소서.” -
029_0593_a_16L更無有餘願,
過踰出上者;
若審見愛愍,
願必見聽放。”
-
그러자 부왕인 정반왕은
연꽃같이 부드러운 손으로
태자의 손을 잡고서
슬픈 목소리로 그에게 일렀네. -
029_0593_a_18L於時白淨王,
以蓮花色手;
牽太子手已,
悲聲而告之。
-
눈물을 흘리면서 자세히 보더니
한참 만에 길게 탄식하였네.
그러고 나서 소리를 내어 말하니
근심하고 고통스러운 말이었네. -
029_0593_a_19L垂泣而熟視,
良久乃長嘆;
然後發聲言,
辛酸苦痛辭。
-
“태자는 출가를 허락하라지만
다시는 이런 생각을 품지 말라.
지금은 아직 그대가 산 숲에서
스스로를 지킬 때가 아니로다. -
029_0593_a_20L“唯子可放捨,
莫復懷此心;
今未應是汝,
山澤自守時。
-
마음으로 영화로운 복락을 즐기며
아직 젊어서 괴로운 짓 하지 말라.
온갖 욕망에게 겁탈되어
마치 어자(御者) 없는 수레 같으니라. -
029_0593_a_22L心習受榮樂,
未曾少苦勤;
爲衆欲所劫,
猶如無御車。
-
지금은 바로 내가 산 숲에
스스로를 지킬 그때이며
응당 대왕의 영화로운 왕위를
다음으로 그대에게 주려 하노라. -
029_0593_a_23L如今正是吾,
山澤自守時;
應以王榮位,
次欲委授卿。
-
029_0593_b_01L향탕에 그대를 목욕시키고
보배 왕관을 씌워 주리라.
난 기쁜 마음으로 근심치 않고
산 숲에 들어가도 걱정 없노라. -
029_0593_b_01L香湯灌沐汝,
以寶冠駕授;
我懷喜不憂,
入山澤無慮。
-
원컨대 그대가 목욕하고 나서
처음으로 왕위에 섬을 보고자 하노라.
왕관을 씌어주고 그대의 모습을 본다면
아비인 나의 바라는 뜻에 위로가 되리라.” -
029_0593_b_03L願見汝沐浴,
初踐於王位;
駕授觀視汝,
慰吾父僥意。”
-
은애로 나았음을 생각하며
오랫동안 쌓인 울음으로
눈에 가득 찬 눈물이 못에 들 듯하면서
먼저 사람의 교훈으로 막으려 하네. -
029_0593_b_04L寫恩愛所生,
久積之涕泣;
淚盈目入澤,
以塞先人責。
-
태자는 왕의 이런 명령 듣고
곧 맑고 깊은 말로 아뢰었네. -
029_0593_b_05L太子聞王令如是,
卽啓王以淸深辭。
-
“이미 부왕의 어여삐 여김을 깨닫고
저도 효순 공경하고 몹시 사랑하옵니다만
만약 불난 집에서 도망치려 해도
어버이가 사랑으로 막아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
어버이의 사랑 때문에 함께 불타오리니
무엇이 좋은지 생각하여 보소서. -
029_0593_b_06L“已審覺王垂愛愍,
余亦孝敬重愛尊,
若欲逃出夫火宅,
有親愛遮不令出;
以親愛故俱被燒,
有何善好願思之。
-
지금 무상의 불길을 피하려 하거늘
지혜로운 이는 막아서 타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벗어나서 함께 타지 않고자 하오니
원컨대 산과 늪에 들어가게 허락하소서. -
029_0593_b_09L今欲逃避無常火,
智者不宜遮令燒;
但欲求免不俱燒,
願見聽許入山澤。
-
누군들 일가친척과 함께 하지 않으리오만
모이면 이별하고 흩어지지 않겠습니까.
모든 친척들의 사랑에 물듦이 두터워도
죽음의 힘엔 어찌 이별치 않을 수 있겠습니까. -
029_0593_b_11L誰不欲與親屬俱,
若永已聚不離散;
與諸親厚所愛染,
死力不强離別者。
-
그러니 부왕이여, 용서하소서.
사모하지 않음이 아니나
자재롭지 않고 무상하기 때문에
열반을 구하기로 결심했나이다. -
029_0593_b_13L是故釋王願恕亮,
非爲無爲戀慕心;
以不自在屬無常,
是故決意求泥洹。
-
전생에 사랑했던 모든 친족들
나는 어디 있고 그는 어디 있는지요?
내 이제 무엇으로 그들을 이익케 하리오.
죽음의 바람이 불면 구름은 흩어집니다. -
029_0593_b_15L前世所有諸親愛,
我在何許彼何至?
我今以何益彼等,
宿對風吹如雲散。
-
부왕께선 제가 출가할 때가 아니라 하심은
죽음이 올 때 물리칠 수 있는 사람 같군요.
가벼운 불이 아직 활활 타지 않아도 태우는데
미리 소멸시켜야지 나중에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
029_0593_b_17L王勅云非卿去時,
若死來時可卻者;
曼火未盛有所燒,
當與逆滅莫出後。
-
부왕은 왕위를 다 내어 주려 하시나
그것은 믿을 것 없고 귀의할 것 없나이다.
큰 돌을 지고 깊은 물을 건넘 같으니
왕위를 받아서는 안 되옵니다.” -
029_0593_b_19L尊以王位盡委授,
彼無恃怙無歸救;
猶負大石渡深水,
是故不宜受王位。”
-
왕은 태자의 말을 듣고는
말과 이치가 매우 정직한지라
태자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억지로 막을 도리가 없었네. -
029_0593_b_21L王聞太子言,
辭理甚正直;
子言不可答,
無理可固遮。
-
곧 모든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가만히 태자궁을 지키게 하고
모든 환락을 더욱 더하여
태자가 근심하고 슬퍼하지 않도록 했네. -
029_0593_b_23L卽令勅諸臣,
竊守太子宮;
增益其伎樂,
莫令子愁慘。
-
029_0593_c_01L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해가 기울자
이때 태자궁에 들어가니, 달이 구름에 든 듯
앉아 음악을 감상해도 코끼리가 갇힌 듯
음악도 귀찮아 물리치고 잠시 편히 쉬네. -
029_0593_c_01L已後不久,
日向欲夕;
於是入宮,
如月入雲,
坐觀伎樂,
如象被閉;
患厭伎樂,
小卻偃息。
-
비록 조금 쉬었으나 잠을 깨어 일어나
채녀들의 잠든 모습 보니
영락도 흩어지고 악기도 버린 채
옷도 벗고 몸을 드러낸 채 갖가지로 -
029_0593_c_04L雖小偃息,
於事覺寤;
寤寐尋起,
見婇女眠,
瓔珞逬散,
失棄樂器;
衣裳發露,
種種若干。
-
침과 눈물 흘려 목과 가슴이 더럽기도 하고
퍼져 엎드려 입 벌린 채 볼썽사나웠네. -
029_0593_c_07L涎涕流出,
塗污咽胸;
偃伏張口,
難可觀視。
-
어떤 여인은 악기를 안고 자는가 하면
서로 베개하거나 혼자 엎어져 있고 -
029_0593_c_08L或有女人,
抱樂器眠;
或更相枕,
或獨夫伏。
-
어떤 여인은 곧추 서서 자면서
공작 털처럼 머리를 풀어 헤쳤는가 하면 -
029_0593_c_09L或有女人,
直立而眠;
髻解垂髮,
如孔雀毛。
-
어떤 여인은 우러러보고 자는데
마치 사력(司曆)이 별을 점치듯 했네. -
029_0593_c_11L或有女人,
仰視而眠;
猶如司曆,
仰占星宿。
-
이런 모습 보고 나자 기쁘지 않아
채녀들을 자세히 보며 스스로 골똘히 생각하고
슬피 탄식하자 가슴이 진동하여
궁 안에 있음이 무덤 사이에 있음 같았네. -
029_0593_c_12L見如是已,
甚懷不悅;
諦觀諸女,
熟自思惟,
慨然長歎,
震動胸中;
想處宮中,
如丘墓閒。
-
모든 채녀가 아름답고 용모도 예쁘나
태자의 근심은 코끼리가 불을 만난 듯
모든 채녀의 고운 자태도,
잠 도적에게 도둑맞아
생각 잃고 악기들만 어지러웠네. -
029_0593_c_15L諸女盛美,
姿容妙好;
太子憂懼,
如象遭火,
諸女姿好,
眠賊所盜;
忘失志思,
樂器交錯。
-
여인들은 유약한 성격에 항상 부끄러움을 품고
잠이라는 어둠의 코끼리에게 밟히고
묘한 꽃나무의 가지와 잎이 무성해도
졸지에 주린 코끼리를 만나면 뿌리 채 뽑혀지듯 -
029_0593_c_17L諸女性弱,
常懷慚愧;
爲眠昏象,
而見踏踐,
如妙花樹,
枝葉繁茂;
卒遇餓象,
拔破碎散。
-
생ㆍ사가 위태로워 심히 가벼이 흔들리며
험하고 박하게 속이므로 친구가 없고
현재 살아 있어 형체가 이러하나
혹 그 몸의 부끄러움을 모르도다. -
029_0593_c_20L生死危害,
甚輕躁擾;
嶮薄欺僞,
無親舊故,
此現生存,
形體如是;
或於是身,
不知慚愧。
-
029_0594_a_01L문득 바닥에 떨어져 고운 자태를 잃고
졸음의 곤함이 그 눈을 굳게 하여
수면이 덮치면 그 모양 보기 싫거늘
만약 죽으면 그 모양 어떠할까. -
029_0593_c_23L忽然墮地,
亡失姿好;
睡眠之困,
堅䩕其目,
睡眠加之,
形體難視;
若當死亡,
其形何似。
-
이는 본래 지체(支體)요 본래 5관(官)이라
수면의 덮개에 엎어져 이렇게 변하고
마치 기관을 잃으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듯
자태를 잃고 누우니 풀과 흙덩이같이 -
029_0594_a_02L是本支體,
是本諸根;
眠蓋所覆,
乃致斯變,
猶失機關,
不可復還;
失姿則臥,
若草土塊。
-
오랜 옛적부터 어리석음의 힘 매우 세어서
귀와 눈이 가려 귀머거리 장님이 되고
몸의 더러움을 드러내 보이네.
엷은 가죽에 덮여 깨닫지 못하고 -
029_0594_a_05L久遠已來,
癡力甚强;
覆蔽耳目,
令聾盲冥,
身之污穢,
顯露可見;
覆以薄皮,
莫能覺知。
-
모든 세상이 심한 곤액을 만나도
의지할 데 없이 바퀴처럼 빨리 돌아
번뇌를 인연하여 잠기고 빠져 있음이
마치 큰 코끼리가 깊은 연못에 잠김 같네. -
029_0594_a_08L一切普世,
甚遭困厄;
無所恃怙,
如輪迅轉,
緣塵勞垢,
所沈湮沒;
猶如大象,
沈深淵池。
-
이제 나는 이 번뇌의 그물에 끌려
스스로를 결박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이 5욕의 애착을 싫어하노니
궁전을 버리고 홀로 고요한 산으로 들어가
숙세의 선근을 위하고 깨닫기를 재촉하리라. -
029_0594_a_10L今吾不宜,
牽連於此;
塵勞之網,
以自結縛,
是故惡此,
五欲愛垢;
捨屋渾住,
獨入山靜,
爲宿善本,
催逼發寤。
-
태자는 생사에서 벗어날 결심하기를
‘지금 내가 출가할 때가 이르렀구나.
생사는 무서운 것 오래 있어서는 아니 되나니
그러므로 오늘은 산으로 들어가야 하리라. -
029_0594_a_14L太子決意,
欲出生死,
吾出家時,
今已會至;
不宜久處,
生死大畏,
是故今日,
當入山澤。
-
오직 생사란 더운 때 불꽃이거니
내 스스로 살피건대 감당할 수 있고
육신[四大]이 아직 성할 적에 일찍 도망가리라.’
모든 천인들은 태자의 마음이 청정함을 알았네. -
029_0594_a_16L唯覺生死,
熱時炎光,
吾自觀察,
有能堪任;
四大未分,
當早逃走。”
諸天人覺,
太子心淸。
-
이때 정거천왕이 찾아 내려와
모든 시위(侍衛)들을 잠에 취하게 하고
즉시 궁성의 모든 문을 열었네. -
029_0594_a_19L時淨居天,
尋時來下,
壓諸侍衛,
純昏眠寐;
卽時普開,
宮城諸門。
-
만약 보통 때 문을 열면
그 소리와 메아리가 1유순에 사무치나
천왕이 문을 열자 고요하여 소리가 없게 했네. -
029_0594_a_21L若當如常,
每開門時;
其聲嚮徹,
聞一由延,
天開諸門,
令寂無聲。
-
천왕은 태자의 갖가지 공덕을 찬탄하고
모든 천인들은 뛸 듯이 가슴속이 환희로 가득 찼네. -
029_0594_a_23L天歎太子,
種種功德,
諸天踊躍,
歡喜充懷。
-
029_0594_b_01L태자를 위해 갖가지 상서를 나타내며
천인들은 꽃과 향을 끊임없이 뿌리고
음악의 노래 소리 허공에 진동하니
길한 상서 보고서 모든 천인들이 권하고 도왔네. -
029_0594_b_01L爲太子顯,
種種祥瑞,
天散花香,
連續不斷;
伎樂歌詠,
震動虛空,
見吉祥瑞,
諸天勸助。
-
태자의 마음 매우 기뻐하며 곧 이런 생각하되
‘사람이 종친을 사랑하여 버리고 떠나지 못함은
털이 긴 소가 자기 꼬리를 사랑해 불에 탐과 같다.’ -
029_0594_b_04L心甚歡喜,
因作是想:
“人戀宗親,
不能捨離;
犛牛愛尾,
爲火所燒。”
-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결심하고
채녀들의 꽃밭과 보배 궁전 목욕 연못을
마치 기러기의 왕이 꽃 연못을 버리듯
태자도 그러하여 사랑하고 집착함이 없었네. -
029_0594_b_06L卽從坐起,
意計決定;
於婇女花,
寶宮浴池,
猶如鴈王,
棄花淵池;
太子亦爾,
無所戀著。
-
‘이는 내가 최후로 여인과 함께
집에 머물며 잠을 잔 것이로다.
허공을 쪼개어 백 쪽을 낼지라도
나는 마침내 애욕에 집착하여 돌아오지 않으리라.’ -
029_0594_b_09L“是吾最後,
與女人俱;
是吾末後,
止宿居家,
虛空尚可,
破爲百分,
吾終不著,
愛欲還此。”
-
곧 궁에서 나오니 사자가 견고한 그물을 찢고
홀로 걸어가듯 또한 그러하였네. -
029_0594_b_11L卽時出宮,
如師子王;
壞裂堅網,
獨行遊步。
-
곧 방편으로 차닉(車匿)을 깨워서
부드러운 말로 차닉에게 이르길
“속히 어진 말[馬] 건척(犍陟)을 끌어오라.” -
029_0594_b_13L裂家牢網,
亦復如是;
卽以方便,
覺起車匿,
以柔耎聲,
告語車匿;
速取良馬,
犍陟使來。
-
모든 천인들이 차닉의 마음을 미혹시켜
곧 흰 말을 이끄니 말 가운데 왕이라
안장과 재갈 등 다 장엄해 갖추게 하니
마치 백학이 구름과 함께한 듯하였네. -
029_0594_b_15L諸天迷惑,
車匿心意;
卽致白馬,
猶如馬王,
被駕鞍勒,
皆令嚴備;
喩如白鶴,
與雲電俱。
-
이에 태자는 손으로 말머리를 만지며
부드러운 말로 흰 말을 일깨우되 -
029_0594_b_18L於是太子,
手摩馬頭;
以柔耎辭,
曉喩白馬:
-
“내 큰 서원이 있어 너에게 부탁하노라.
나서 자라기를 함께 함이 어질고 착한 벗 같았으니
꼭 빨리 잘 달려 내게 장애가 없게 하여라. -
029_0594_b_19L“吾有大願,
委累於汝;
生長共俱,
如賢善友,
必爲快善,
令吾無礙。
-
굳은 진중을 뚫고 저 언덕에 이르려니
네가 최후로 응당 받들어 섬길 바이니라. -
029_0594_b_21L欲突牢陣,
度至彼岸,
是汝最後,
所應奉事。
-
029_0594_c_01L오늘 밤 너는 최후로 나를 태움이 되리니
나는 이후 다시는 건척을 수고시키지 않으리라.
이에 내가 최후로 타고서 이 결단함을 건너리라.” -
029_0594_b_23L今夜是汝,
最後負重,
吾後不復,
勞動犍陟;
是我最後,
乘齊此斷。”
-
태자는 말을 마치자 말 위에 오르니
해가 처음 솟아 산언덕에 비추듯
흰 말 위에 있으니 위덕이 드높아라. -
029_0594_c_02L太子說已,
便前上馬,
如日初出,
現于山岡,
在白馬上,
威德巍巍。
-
마치 가을달이 흰 구름을 탄 듯
네 가지 귀신이 빠르게 하고자
말의 발을 들어 매우 뛰어나게 하고
사천왕이 몸소 앞에서 인도하였으며
천인들 쫓아 나와 그 밝기가 한낮의 해와 같았네. -
029_0594_c_04L猶秋時月,
乘白雲中,
四種鬼神,
欲令速疾;
接擧馬足,
甚使精良,
四王躬自,
在前而導;
諸天從出,
明如晝日。
-
천룡과 귀신과 선성(仙聖)들이 한 소리로 찬탄하되
“원컨대 가는 길에 장애 없으소서.
사천하와 친척 그리고 보배 궁전을 버린 까닭은
빨리 그 서원을 이루고자 하심이네.” -
029_0594_c_07L天龍鬼神,
及諸仙聖,
同聲歎曰:
“願行無礙,
所以捨棄,
四方天下,
及親寶宮,
疾得其願。”
-
태자가 곧 떠나가자 궁성 밖이
진동하고 빛나 화창하게 말하되 -
029_0594_c_10L太子卽出,
宮城之外;
震動顯赫,
展暢言說:
-
“수미산을 헐되 오히려
입 기운으로 불어 떨어뜨리듯 하더라도
내가 만약 부처의 성스러운 도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붉은 못의 성에 돌아오지 않으리라.” -
029_0594_c_11L“須彌山王,
令尚可散;
口氣吹之,
或可崩墮,
吾若不能,
成佛聖道;
終不還入,
赤澤之城。”
-
마치 질풍이 불어 뜬구름을 몰아가듯
순식간에 국경을 벗어나
발심한 대로 잠깐사이에 이르니 -
029_0594_c_14L猶如疾風,
吹遣浮雲;
斯須之頃,
出釋國界,
如發意頃,
尋時卽至。
-
마치 해가 서산에 이름 같았고
곧 말에서 내려 산 숲 가운데 드니
마음은 환희를 품고 큰일은 해결 되었네. -
029_0594_c_16L猶日到丁,
西山之嶽,
卽便下馬,
入山澤中;
心懷歡喜,
辦已大事。
- 12. 차닉품(車匿品)
- 029_0594_c_18L佛本行經車匿品第十二
-
보살은 넓고 자애로운
검푸른 눈으로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말하여
마음 다해 차닉을 깨우쳐 주고
금 칼집에 밝은 구슬 자루의 칼
마치 뱀을 뽑아내듯 뽑아
스스로 그 머리털을 베니
천왕들은 공경히 받들어 가지고 갔네. -
029_0594_c_19L菩薩以普慈,
目睷紺靑色;
眼雨淚且言,
盡心曉車匿,
金鞘明珠靶,
拔劍如抽虺;
自以剃其頭,
天敬接髮去。
-
보배 영락을 풀어 차닉에게 주고
멀리 꿇어앉아 공경스레 부촉하되
“이 보배 구슬을 부왕에게 올리오니
사랑하는 마음에 근심하지 마소서. -
029_0594_c_22L解寶瓔珞付車匿,
遙跪敬意囑及曰:
“以此寶珠拜上王,
執慈意啓唯莫憂。
-
029_0595_a_01L죽음이 두렵고 두려움을 품어 매우 괴로우므로
부왕에게 분외의 행복을 잃게 했고
슬하에서 길러주신 은혜 아직 보답 못하고
자애로운 어머니를 천상에 잠들게 했나이다. -
029_0595_a_01L畏死懷懼甚苦劇,
乃令父王失所僥;
未還膝下之報養,
乃令慈母宿天上。
-
부자지간의 자애와 효도 은혜를 다하지 못하고
죽음과 이별의 고통이 두려워 입산하였나이다.
생사의 악한 일이 심히 많음 깨닫고
나의 성품 본래 잘 어울리건만 일부러 변해 성글게 하나이다. -
029_0595_a_03L未致父子,
慈孝恩養;
畏死別痛,
入山滅意,
覺生死惡,
事甚衆多;
我性本調,
强變令疏。
-
부왕이 사랑으로 나에게 대하듯이
저 또한 부왕을 사랑하고 공경하나이다.
이제 그대 차닉은 이 뜻을 자세히 아뢰어라.
어떻게든 은근하게 널리 주달하라. -
029_0595_a_06L如父戀愛,
以加於我;
我亦慈敬,
尊重於父,
今卿車匿,
具達此義;
何煩慇懃,
廣及囑啓。
-
한가하고 풍요롭고 즐거울 때는
후한 친척 좋은 벗 얻기 아주 쉬우나
우환과 액난을 만나면 좋은 벗 만나기 어려우니라. -
029_0595_a_09L閑緩豐饒,
快樂之時;
親厚良友,
甚易可得,
遭患遇厄,
良友難値。
-
흔쾌히 남의 액난을 능히 건져주는 자
혹 부려짐이 있어도 은애(恩愛)를 입지 못하고
온갖 노역(勞役)을 다 감당하지는 못하리라. -
029_0595_a_11L能以快善,
濟人厄者,
或有僕使,
不蒙恩愛;
衆勞事役,
不悉堪能。
-
그대 차닉은 은애를 받아 감당할 수 있고
나쁨을 만나 그대가 있으니 이 또한 만나기 어려움이라. -
029_0595_a_13L如卿車匿,
受恩堪能;
遭惡有卿,
亦難可遇。
-
무릇 사람이란 쾌락을 누리고 지낼 때는
소원한 사람들도 돌아와 벗이 되지만
사람이 곤경과 위험에 처했을 때는
골육이나 친구도 돌아서 남이 되느니라. -
029_0595_a_14L凡人居於,
快樂中時;
疏遠外人,
來歸爲友,
人遭困儉,
苦厄中時;
骨肉親友,
叛爲他人。
-
우리 조상인 모든 석가족들은
명성이 사방에 떨치고 가풍(家風)이 되었고
우리 선인(先人)들이 산 숲에 노닐었느니라.
모든 석가족도 그렇거늘 나를 비웃으랴. -
029_0595_a_17L此吾曩先,
諸釋種族;
馳聲四遠,
家私風俗,
是我先人,
所由山澤;
諸釋亦復,
不宜蚩我。
-
재물을 보시하면 모이는 무리가 많지만
좋은 법을 널리 베푸는 것만 못하니라.
좋은 법을 널리 베푸는 사람은
한량없는 겁에도 만나기 매우 어려우니라. -
029_0595_a_19L以財施者,
甚移衆多;
莫有能以,
善法廣施,
能以善法,
廣施與者;
無央數劫,
甚難遭値。
-
029_0595_b_01L그대 차닉은 지금 집에 돌아가
마땅히 부왕에게 내 결단을 말하라.
세상 사람은 앎으로 말미암아 애착을 버리나니
애착을 이미 없애면 근심과 미련이 없느니라. -
029_0595_a_22L如卿車匿,
今還歸家;
宜向父王,
陳吾缺斷,
世人由知,
捐除愛著;
愛著已除,
則無憂戀。
-
내가 보건대 온 세상은
모두 우환의 큰 바다와 못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집을 버리고 늙고 병듦을 없애려 하나니
서로 고뇌하면서 근심만 더해서는 안 되느니라. -
029_0595_b_02L吾見普世,
皆沈沒在,
憂惱苦患,
大海深淵,
所以捨家,
欲除老病;
不宜相惱,
增益憂患。
-
사람이 태어나면 항상 사람을 쫓아다니는
늙음 병듦 죽음의 근심 그 해악이 심한데도
뉘라서 마음이 즐겁고 진실로 두렵지 않겠느냐. -
029_0595_b_04L人生墮地,
常追逐人;
老病死患,
甚弊惡害,
誰能開心,
信不畏是。
-
이 칼 빼든 도적이 사람을 쫓아다니고 있거니
만약 멀리 떠날 뜻 열기를 스스로 권하지 않고
가족과 친척의 은애에 물들면
이별하는 근심을 반드시 어쩔 수 없이 만나리라.
죽음은 현명하거나 어리석거나 귀하거나 천하거나 피하지 않느니라. -
029_0595_b_06L拔刀惡賊,
追人走者,
若不自勸,
開意遠離;
家屬親族,
恩愛染著,
必當强遭,
別離之患;
死對不避,
賢愚貴賤。
-
친족이란 은애로 만났지만
반드시 끝내는 이별하기 마련이니
어찌하여 일찍이 건너기를 구하지 않고
끝내 죽어 헤어지도록 할 것인가. -
029_0595_b_10L親族恩愛會,
必當强別離;
奚不別求度,
不令强死別。
-
부왕이 만약 이런 생각을 하되
‘태자는 산 숲에 들어갈 때가 아니다’라고 하면
착함을 행함에는 때를 기다릴 수 없다고 하여라. -
029_0595_b_12L王若懷此想,
子非時入山;
行善莫待時。
-
목숨은 바람 앞에 촛불이거늘
부왕에 대한 정을 억누르며
멀리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아뢰되 -
029_0595_b_13L命如燭遇風,
勝情於父王,
遙跪叉手啓。
-
‘세간은 극심한 괴로움을 만나도
괴로움을 벗어나려 생각지 않으나
저는 이미 늙음의 병을 벗어나
가장 영화로운 낙을 얻겠나이다.
제석천왕이 5욕락을 받는다 해도
제가 낙을 받는 것만은 못합니다. -
029_0595_b_14L世閒遭劇苦,
莫念脫苦者,
吾已脫老病,
逮得最榮樂;
天帝受五欲,
不及我受樂。
-
친족을 떠나 온 까닭은
뒤에 큰 이익을 얻고자 함이요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길이 애증과 이별을 소멸케 하기 위함입니다.’ -
029_0595_b_16L所以離親族,
後圖獲大利;
欲令一切生,
永滅憎愛離。
-
차닉아, 네가 알듯이 나는 본래 자비롭고
부왕은 나를 사랑하고 중히 여기시니라.
차닉아, 너는 방편으로 여쭈어
부왕에게 간하여 근심을 덜게 하라.” -
029_0595_b_17L卿知吾素慈,
父王愛重我;
車匿方便啓,
諌王令釋憂。”
-
차닉은 가르쳐 일러주는 말을 듣자
놀라며 슬픔과 괴로움 품고
두려워 숨을 죽인 채 전율 번민했나니
마음이 독화살을 맞은 듯
눈물을 구슬처럼 줄줄 흘리며
무릎을 길게 꿇고 울며 말했네. -
029_0595_b_18L車匿聞敎勅,
愕然懷悲感;
悚息戰慄悶,
心如被毒箭,
雨淚下連珠,
長跪啼且言:
-
“어쩌다 전륜성왕의 거족(巨族)이
이제 태자님 대에 끊기고 마는가.
태자님은 항상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이것도 주고 또 이것도 준다 하셨는데
이제 도리어 구걸을 하신다니
어찌하여 세상이 부끄럽지 않소. -
029_0595_b_20L“如何轉輪族,
令殄滅於尊,
尊口恒習言,
與是復與是;
今反行乞求,
如何不恥世。
-
나면서 성품과 몸이 부드러운데
이제 도리어 갑자기 험악함을 당하시며,
몸이 본래부터 연꽃과 같은데
이제 불을 내어 태운단 말입니까. -
029_0595_b_22L生性柔體婉,
今反卒被惡;
本猶芙蓉花,
今出火相燒。
-
029_0595_c_01L태자님은 지금 이렇게 빨리
마음으로 싫어하고 생각하셔서
독사가 집에 들어오니
찾아내 버림과 같이 하십시오. -
029_0595_c_01L尊今唯宜速,
出心之惡奇;
毒蛇卒入舍,
當尋擲棄去。
-
대왕의 뜻 살피지 않으십니까.
태자님 생각에 마음이 꺾이고 상했습니다.
생각지 않으십니까. 태자님 때문에 번뇌함
마치 낮에 다시 어둠 만난 듯하오리다. -
029_0595_c_02L今不審王意,
念尊心摧傷;
不憶緣尊惱,
猶晝更遭冥。
-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마땅히 이 묘한 복덕의 부드러운 태자가
시절 맞춰 비 내려 윤택하기를 바랐건만
도리어 석가족에게 불비를 내린다고요. -
029_0595_c_03L不謂當有是,
妙德柔耎子;
望應節雨澤,
反雨火釋族。
-
이렇게 크게 자비로운 부왕께선
잘 태자님을 양육하셨거니
갑자기 양육하신 부왕을 버리다니
속임을 행하며 착함을 잃음과 같나이다. -
029_0595_c_05L如是大慈父,
以善養育尊;
忽捨養父王,
如行欺失善。
-
이모님이 길러주심 친어머님 같았고
매달려 양육함이 친히 낳으심 같았거니
원컨대 태자님은 갑자기 잊지 마시고
되돌아 갚을 줄 아는 선비같이 하소서. -
029_0595_c_06L姨養猶如母,
繫育如親生;
願尊莫忽忘,
如識反復士。
-
이렇듯 모든 친족과
또 형제들과 고향 사람들을
원컨대 만난 인연 버리지 말고
간탐하는 사람이 재물 아끼듯 하소서. -
029_0595_c_07L如是諸親族,
及昆弟鄕邑;
願莫捨是會,
如慳人悋財。
-
태자님이 왕성을 떠나신 뒤에
나라 사람들은 미친 듯 근심을 품고
용이 금시조를 만난 것같이
온 나라가 이렇게 움직이리다. -
029_0595_c_09L尊與城別後,
國人狂懷憂;
如龍遇金鳥,
擧國動如是。
-
태자님이 탄생할 때 온 나라가
길한 상서로 천상과 같았거니
이제 버리고 산 숲에 듦으로
괴로움에 빠져 지옥에 떨어짐 같으리다. -
029_0595_c_10L尊生時普國,
吉祥如天上;
今捨入山澤,
墜苦如墮獄。
-
처음에 복덕을 나라에 베풂은
마치 겨울날에 따뜻한 햇살 같더니
뒤에 근심과 열뇌를 주심은
여름날 목이 타는 듯하옵니다. -
029_0595_c_11L初施德於國,
猶冬日陽和;
後施憂惱熱,
如夏亢燋燃。
-
아아, 괴롭고 덕이 없음이여,
살피건대 천인들께 미혹하였나이다.
태자님을 말에 모시고 왔으나
한 나라에 근심과 번민을 끼쳤나이다. -
029_0595_c_13L咄哉苦無德,
審爲天所迷;
致馬來與尊,
致憂惱一國。
-
눈물을 백성에게 주시니
마음으로 근심하며 입으로 비나이다.
대왕님이하 모든 남녀들이
근심의 안개와 구름에 덮였습니다. -
029_0595_c_14L施目淚於民,
心憂口祝禱;
王以下男女,
覆以憂霧雲。
-
먼저 스승이 예의를 가르쳐
널리 중생들을 사랑하라 했거늘
두 어버이와 종족들을 울리시니
스스로 지키는데 무슨 길이 있으신지요. -
029_0595_c_15L先師訓禮儀,
當普慈衆生;
惱二親種族,
自守有何道。
-
코끼리와 말을 천 개 사당에 제사함은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김이라
저울로 두 가지 덕을 헤아린다면
자비로운 복이 만억 배나 무거우리. -
029_0595_c_17L象馬千祠祀,
若慈愍衆生;
假稱量二德,
慈福萬億重。
-
이제 대왕께서 보배로운 태자를 찾아
늙음에 이르러 근심하는 몸이 무겁고
미친 듯이 걸으며 정신을 잃음
마치 들 코끼리가 자식을 잃음과 같으리다. -
029_0595_c_18L今王求寶子,
垂老憂體重;
狂行失志思,
如野象失子。
-
눈물 흘려 눈은 어둡고 빨개지시며
잠 못 이루어 얼굴빛이 변할 것입니다.
대왕님이 지금 탄식하고 신음하심
마치 산새가 새끼를 잃은 듯하며 -
029_0595_c_19L涕泣目眩赤,
失寐顏色變;
今王歎呼吟,
猶山鳥失子。
-
덕성스럽고 신통한 태자를 잃었으니
나는 어떻게 산단 말인가 하시며
아들에게서 온 오뇌의 소식 만나면
대왕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시리다. -
029_0595_c_21L吾當用活爲,
失豐德神子;
從子遭惱報,
王當云如是。
-
029_0596_a_01L‘태자는 일산 그늘에 살았거니
어떻게 햇볕에 쪼여 탈 수 있단 말인가.
궁중에서 잠잘 때는
보배 장막에 발을 드리운 잠자리에
보배 베개와 무늬 놓은 이불이며
음악 소리로 잠들게 하였거니
이제 풀을 깔고 팔베개하여
새소리 들으며 어찌 잘 수 있으랴. -
029_0595_c_22L尊面習蓋蔭,
何忍日暴露;
在宮寢寐時,
寶帳綩綖褥,
寶枕文繡被,
五音以寢寐;
今布草枕臂,
鳥鳴如何眠?
-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말을 들으면
비록 금강 같이 굳센 마음이더라도
그의 마음 당장 쪼개질 터인데
하물며 친족과 친지들이리오.’ ” -
029_0596_a_02L若人聞此問,
縱令金剛心;
他聞心當裂,
況親族知識。
-
“차닉아, 너는 내 생각을 저버리지 말라.
나를 받드느라 수고가 많았도다.
이제 건척을 데리고 돌아가라.
나는 홀로 산 숲에 지내리라.” -
029_0596_a_03L“卿莫放吾志,
奉我有大勞;
今還馬犍陟,
吾已居山澤。”
-
건척도 태자의 말 듣고
눈에서 곧 뜨거운 눈물 흘리며
땅에 무릎 꿇고 슬피 울면서
문득 태자의 발을 핥았네. -
029_0596_a_04L馬聞太子語,
目卽雨熱淚;
跪地暢悲鳴,
便跪舌舐足。
-
태자는 백복(百福)상의 무늬 손으로
건척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마치 어진 벗을 달래듯 하였네.
“내 너의 충성을 알고 있노라.” -
029_0596_a_06L以百福相手,
太子摩馬頭;
猶如曉良友,
吾當識汝勤。
-
차닉은 공손히 태자께 아뢰되
“이미 뜻을 결단하여 나라를 버리시니
다시 돌아가시길 바랄 수 없으나
태자님을 떠나 저는 어이 살리오. -
029_0596_a_07L車匿啓太子:
“已割意捨國,
願莫見遣還,
離尊用活爲?
-
태자님 그리는 마음이 불 같으니
어찌 차마 돌아가라 하시는가요.
태자님을 쓸쓸한 들판에 버리고
어떻게 저 홀로 돌아갈 수 있으리오.” -
029_0596_a_08L戀尊心燋惱,
何忍能還命;
捨尊曠野路,
云何獨堪諧?”
-
“너는 다만 말을 데리고 돌아가라.
갔다가 다시 와 나를 찾아라.
일이 성취되면 고향에 돌아가지만
성취하지 못하면 죽기를 원하노라.” -
029_0596_a_10L“卿但將馬去,
可來還見吾;
事成當還國,
不成願形枯。”
-
차닉은 울면서 다시 돌아가는데
길을 따라 말을 이끌면서도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억지로 땅을 밟고 돌아갔다네. -
029_0596_a_11L車匿啼且還,
順道而牽馬;
顧視而無厭,
踏地强還歸。
-
태자는 집 버리고 출가하여
원컨대 부동의 경지[不動處] 얻어서
일체 중생 모두 다
이 경지 얻게 하리라 하더라. -
029_0596_a_12L太子捨家出,
願逮不動處;
欲令一切生,
皆逮得是處。
- 13. 병사왕문사품(甁沙王問事品)
- 029_0596_a_14L佛本行經甁沙王問事品第十三
-
차닉이
말 데리고 돌아간 뒤
고요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고 용맹스레 걸음을 옮기니
사자의 왕이
온갖 그물을 찢어버린 듯했네. -
029_0596_a_15L於是車匿,
將馬去後;
寂然滅意,
詳雄猛步,
如師子王,
裂壞衆網。
-
마음을 오롯이 하고
산 숲에서 지내기를 즐기시니
그 형체는 우뚝하고
밝은 눈은 두루 보며
숲 사이에 들어가니
해가 구름 속에 드는 듯했네. -
029_0596_a_17L專心一向,
樂居山澤,
形體巍巍,
目明普視;
入林樹閒,
如日入雲。
-
비록 홀로 걸어가나
덕은 대중과 같고
안으로 모든 착함 나타나며
겉으로 복덕이 흘러 넘쳐라. -
029_0596_a_19L雖獨遊行,
德如大衆;
衆善內著,
外福始友。
-
가다가 또 스스로 생각하기를
‘비단옷을 입음이 맞지 않다’고 하였네.
문득 제석천왕이 사냥꾼으로 변하여
몸에 가사를 입고 나타났네. -
029_0596_a_21L行且自思惟,
不宜著綵服;
忽見釋化作,
獵師被袈裟。
-
보살은 그를 보고 이르기를
“그 옷은 그대에게 맞지 않으니
나의 비단옷을 받아 가지고
그대의 가사를 나에게 주오.” -
029_0596_a_23L太子因語曰:“此服非汝宜,
取吾金綵衣,
卿袈裟與我。”
-
029_0596_b_01L사냥꾼은 보살이 요구하는 대로
목란(木蘭)의 참 가사를 주고
비단옷을 받은 뒤 제석천왕으로 돌아가
홀연히 허공으로 날아올라 갔다네. -
029_0596_b_01L獵師尋便與,
木蘭眞袈裟;
受衣還釋形,
忽然昇虛逝。
-
보살은 몸에 가사를 입자
몸은 더욱 곱고 밝아서
마치 가을의 둥근 달이
붉은 구름에 싸인 듯했네. -
029_0596_b_02L太子被袈裟,
體宜則鮮明;
猶如盛秋月,
紫雲所纏繞。
-
숲 속에 바라문들이 있어
숨어 살며 신선을 배우다가
보살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마음에 놀라움을 품었네. -
029_0596_b_04L林藪有梵志,
隱居學神仙;
見太子往至,
皆懷愕然心。
-
자세히 보살을 보니
그 높음 돌아볼 수 없는지라
한동안 의심에 쌓였다가
곧 다시 서로 일러 말하였네. -
029_0596_b_05L熟視觀太子,
不能還其竲;
懷疑良久頃,
乃還相謂曰:
-
“이는 북두칠성(北斗七星)의
여덟째가 아니겠는가.
혹은 승마숙(乘馬宿)이
하강해 세상을 봄이 아닌가.” -
029_0596_b_06L“得無是北斗,
七星第八者;
或云乘馬宿,
下行視世閒。
-
혹은 그 형상을 보고 말하되
“이는 복덕의 신(神)인 듯하오.”
혹은 일천자(日天子)라 하고
혹은 월천자(月天子)가 하강했다고 말했네. -
029_0596_b_08L或云觀其形,
將是德神願;
或名日天子,
或言月天降。”
-
그 중에서 지혜가 열린
한 바라문이 말하되
“이는 범천왕(梵天王)이
이 숲에 스스로 하강하심이라 -
029_0596_b_09L於其中有一,
智達梵志曰:
“將無是梵天,
自下至此林。
-
그대 모든 바라문들이
수행함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기뻐 우리들을 이익케 하려고
그래서 이 숲에 오신 거라네.” -
029_0596_b_10L以卿梵志等,
守行純熟故;
喜欲充吾僥,
故行至此林。”
-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서로 말하니
바라문의 몸이 무거운 사람도
문득 곧 몸이 가뿐해졌다네. -
029_0596_b_12L以如是言論,
同聲相謂已;
梵志體重者,
忽然卽輕便。
-
보살은 바라문들에게 물었네.
“그대들은 각기 어떤 도술을 닦는가?
취할 만한 것이 없는가?” -
029_0596_b_13L菩薩問梵志:
“各修何道術?”
無有可採者。
-
한 바라문이 일어나 대답하기를
“훌륭하시어라. 그대 복덕이 묘한 분이여,
의지의 결단은 심오하고
나이도 한창 젊고 아름답군요. -
029_0596_b_14L有一梵志曰:
“善哉汝德妙,
意決甚深奧,
年盛德幼美。
-
나고 죽는 욕망의 더러움을 깨닫고
오직 자세히 살펴 알므로
천상의 열반도에 태어난다오.
열반을 취하기를 즐기는 이를
사람이 되었다 말할 것이오. -
029_0596_b_15L覺生死欲穢,
唯當審諦察,
生天泥洹道;
樂取滅度者,
是可謂爲人。
-
만약 마음에 결정코
무위(無爲)에 나아감을 즐기겠다면
어서 빨리
저 청정한 산 숲에 나아가 찾아보시오.
거기 신선 한 분이 있으니
이름을 무부달(無不達)이라 부른다오. -
029_0596_b_17L若心必決定,
樂趣無爲者;
速疾可往詣,
中淸淨山林,
於彼有仙士,
名曰無不達。
-
그는 자세히 살피는 눈을 얻어
열반의 근원을 보았다 하오.
내 지금 당신의 뜻을 자세히 살피고 관찰하건대
그의 닦고 배우는 것이
어찌 당신의 뜻에 맞으랴. -
029_0596_b_19L彼得審諦眼,
觀見泥洹無,
如我今觀察,
仁意之審諦;
彼之所修學,
豈能合仁意。
-
그 얼굴은 둥근 달 같고
혀는 꽃잎과 같아서
반드시 지혜의 못과 바다를
널리 다 마실 듯하오.” -
029_0596_b_21L其面如滿月,
舌如花葉者;
必當普飮盡,
智慧之淵海。
-
보살이 걸어감을 보자
월천자(月天子)가 하강한 듯하였네.
그러자 모든 바라문들
다 같이 일찍이 이런 일 없었다고 찬탄하였네. -
029_0596_b_22L視菩薩行步,
如月天子降;
於是諸梵志,
皆嘆未曾有。
-
029_0596_c_01L마음이 뛸 듯이 기뻐함은
깊은 바다에 파도가 밀려오는 듯
감정은 기쁘고 또 기쁘니
마치 어두움에 달빛을 받는 듯했네. -
029_0596_c_01L心皆懷踊躍,
如淵海潮波;
情中欣欣喜,
猶冥蒙月光。
-
보살이 그 바라문들의 배움을 얼마간 보니
갖가지 모습 드러낸지라
마음 아파 실망하고 탄식하네. -
029_0596_c_02L太子見是等,
所學各若干;
種種暴露形,
心傷悵然歎:
-
“어찌하여 한결같이 심히 나쁠까.
어리석음에 미혹됨이라
세간은 참으로 불쌍하여라.
어리석은 행위로 억지로 고통 속에 드는구나.” -
029_0596_c_03L“何一惡之甚,
愚癡所迷惑;
世閒可憐傷,
迷行强入苦。”
-
마음에 내가 없음을 생각하니
마치 큰 코끼리가 갑자기
두렵고 겁을 내어 한참 불타는
숲에서 뛰어남과 같았네. -
029_0596_c_05L心思無吾我,
猶如大象王;
悚然懷恐懼,
出離盛火林。
-
황금빛의 광명을 놓아
숲의 나무들을 빛나게 비추니
마치 가을날 태양이
푸른 구름을 지나가듯 하였네. -
029_0596_c_06L金色之光明,
晃照林樹邊;
猶如秋節日,
歷靑雲而去。
-
항하수의 온갖 흐름들 보니
저 큰 바닷물에 이르러
뭇 기러기와 흰 고니로
흰 구슬 영락을 삼고
세차고 거대한 흐름의 파도로써
보배의 가락지와 팔찌로 삼는구나. -
029_0596_c_07L見恒運衆流,
至於海水王;
以群鴈白鵠,
爲白珠瓔珞,
用勢洪流波,
以當寶環釧。
-
항하수 가에 이르니
마치 해신왕(海神王) 같아
백복의 덕상(德相)으로 두루 장엄한 그 몸
항하수 가운데 들어가니
온갖 흐름들 모두 맑아졌네. -
029_0596_c_09L來至恒水側,
猶如海神王,
以百福德相,
普莊嚴其身;
入於恒水中,
衆流皆澄淸。
-
모든 수중의 귀신들
아래로 쫓아와 발을 영접하네.
이렇게 잠깐 사이에 지나가니
마치 기러기의 왕인 듯. -
029_0596_c_11L一切水中神,
從下迎接足;
斯須尋歷過,
猶如群鴈王。
-
그때 항하를 건너서는
시절 맞추어 갈 줄 알며
거만한 마음을 없애고
왕사성(王舍城) 촌락에 들어갔네. -
029_0596_c_13L時度恒水已,
知宜行應節;
除去貢高意,
入王舍分衛。
-
몸에 사문의 옷을 입었으니
목란(木蘭)의 검은색 가사라
고요히 선정으로 모든 감관 단속하며
걸음걸이도 위의에 맞았네. -
029_0596_c_14L被服沙門衣,
木蘭色袈裟;
寂定攝諸根,
行步應威儀。
-
보살의 형상 보니
공덕은 우뚝 빛나구나.
적멸(寂滅)의 옷을 입고
그 색깔은 청정한 행에 맞는구나. -
029_0596_c_15L見太子體相,
功德耀巍巍;
所服寂滅衣,
色應淸淨行。
-
백성들은 모두 놀라
왁자지껄 떠들고 환희에 차
보살의 형상을 자세히 보니
그 눈동자들 마치 묶어 놓은 듯. -
029_0596_c_17L人民皆愕然,
擾動懷歡喜;
熟觀菩薩形,
眼睛如繫著。
-
모두 모여 보살을 보자
볼수록 그 마음 싫은 줄 몰라라.
과거세에 공덕 갖춰
모든 상호 구족하였네. -
029_0596_c_18L聚觀是菩薩,
其心無厭極;
宿世功德備,
衆相悉具足。
-
마치 묘한 연꽃인양
그 색깔 천 가지로 울긋불긋
모든 사람 앞 다투어 와서 보니
꿀벌들이 연꽃에 모임 같았네. -
029_0596_c_19L猶如妙芙蓉,
雜色千種藕;
衆人往自觀,
如蜂集蓮花。
-
보살이 걸음을 옮겨 나아가니
뭇 사람들 다 그 뒤를 따름이
마치 어떤 사람의 손발이
마음 따라 달리고 도는 듯하고 -
029_0596_c_21L厥所由至趣,
衆人悉隨從;
譬如人諸根,
隨心走周旋。
-
서로 전하고 전해 말하면서
그 공덕 찬탄하고 부러워하기를
“이를 보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사람 가운데 묘한 보배이어라. -
029_0596_c_22L因展轉相謂,
歎羡其功德;
觀此言是人,
人中之妙寶。
-
029_0597_a_01L자세히 그 눈과
얼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마치 금싸라기 모아 놓은 곳에
제석천왕의 푸른 보배가
광명에 둘러싸인 듯
덕상(德相)이 모이고 쌓여 이루었네.
용모와 자태도 정말 어울리며
온갖 상호가 다 구족하구나.” -
029_0596_c_23L諦視其眼目,
面之妙姿容;
譬如聚粟金,
中有帝紺寶,
光明所纏繞,
德相積聚成;
姿貌甚和合,
衆好悉具足。
-
모든 사람들의 뜻에 가득 차서
눈동자들 한데 모아 보살을 따라가며
자꾸 보고 또 보고 보아도
볼수록 만족스럽고 싫지 않으니 -
029_0597_a_03L彌一切人意,
眼睛俱相隨;
數數諦熟視,
而無有厭足。
-
마치 폭설(暴雪)을 만나서
추워 얼고 떨며 매우 급한
뭇 사람들 앞 다투어 달려가
뜨거운 불무더기를 얻은 듯하였네. -
029_0597_a_04L猶如遇暴雪,
寒凍甚猛切;
衆人爭競前,
猶如得火湯。
-
모든 귀성(貴姓)의 여자들도
저마다 집에서 뛰쳐나와
마치 두터운 구름 속에
환히 번갯불이 비치듯 하며 -
029_0597_a_06L諸貴姓女人,
各馳出其舍;
猶如盛雲中,
晃晃出電光。
-
또 무우수(無憂樹) 가지와
잎과 꽃이 무성하게 엉키어
바람 불면 굽어지듯이
몸을 굽혀 보살에게 절했네. -
029_0597_a_07L譬如無憂樹,
枝葉花繁茂;
風之所吹屈,
傾曲禮菩薩。
-
껴안긴 젖먹이 갓난애도
다 어머니 젖에서 입을 떼고
보살을 뚫어지게 보느라
다시 젖을 찾는 것도 잊었네. -
029_0597_a_08L抱上嬰孩兒,
口皆放母乳;
熟視觀菩薩,
忘不還求乳。
-
온 성안의 인민들은
모두 함께 다투어 칭송하면서
각각 말하기를 “좋구나.
묘하구나. 참으로 좋은 상호로다”라고 하였네. -
029_0597_a_10L擧城中人民,
皆共競嘆譽;
各各言是好,
是妙是好相。
-
그때 어떤 사람이 말끝나면
곧바로 또 다른 사람이 말하였네.
“석밀(石蜜) 떡을 맛보는 것 같아
아름다우면서 아름다움이 아니로다.
이 분의 생김새 같아서는
한 가지만을 찬탄하려 해도
그 하나만을 찬탄할 수 없구나. -
029_0597_a_11L時有一人言:
“若卒有人言,
如嘗石蜜餠,
是美是不美?
如彼之形貌,
若偏歎一事;
不可偏說一。
-
온갖 덕(德)과 선(善)이 모이고 쌓여서
자세히 살피면 드러나 알도록
온갖 선이 다 드러나고
그 몸을 장엄하여 꾸며서
사람의 눈과 마음을 가득 채우네. -
029_0597_a_13L衆德善積聚,
審諦之表識,
衆善盡顯露;
以嚴飾其身,
充滿人心目。
-
그 용모는 온갖 꽃으로 장식한 듯
부드러운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니
마치 따뜻한 봄날이
눈부시게 빛나듯 하였네. -
029_0597_a_15L衆花飾其容,
耎香感人情;
猶如陽春節,
顯然而晃昱。
-
그 과거세에 행한 과보로
어찌 자비심이 없으랴.
이 천상인의 형상을 구족하였으니
온 대지의 주인이 안 되랴. -
029_0597_a_16L夫宿行之報,
如何無慈心;
以是天形乞,
不爲普地王。
-
능히 알고 이렇게 아는 이가
남에게 걸식을 행한다면
뉘라서 능히 이 분에게 베풀면서
이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리오.” -
029_0597_a_18L識能識知是,
行從他人乞;
誰能施是人,
計無有稱者。
-
이때 그 나라의 왕은
이름을 병사(甁沙:빈비사라)라 하였네.
높은 누각 위에서 멀리
보살이 걸어감을 보고서
곧 좌우 신하들에게 물었다네. -
029_0597_a_19L爾時其國王,
厥號爲甁沙;
時處高觀上,
遙見太子行,
卽問左右曰:
-
“저기 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용모도 아주 단정하고 고운데
몸에 무늬 없는 비단의 색옷을 입었구나.” -
029_0597_a_21L“彼行者是誰?
容貌甚鮮明,
而服縵色衣。”
-
곁에 있던 신하가 왕에게 아뢰어
그 종성의 청정함을 두루 말씀드리니
왕은 곁의 신하에게 명령하길
“그가 가는 곳을 살펴라” 했네. -
029_0597_a_22L傍臣卽啓王,
廣陳其種姓;
王勅傍臣曰:
“察其行所趣?”
-
왕사성 밖에서 밥을 먹고 나서
반탑(槃塔)이란 산 위에 올라가니
광명의 그림자가 밝게 비쳐
해가 산언덕에 솟은 듯하였네. -
029_0597_a_23L於城外食訖,
上槃塔名山;
光影照然明,
如日臨山岡。
-
029_0597_b_01L그러자 병사왕은
시종들을 함께 거느리고
반탑산에 가고자 하였는데
의복과 형용이 특이하였네. -
029_0597_b_01L於時王甁沙,
單與將從俱;
王至槃塔山,
服飾形容殊。
-
시종들은 일산을 받쳐 들고
조용히 사자가 걸어가듯
왕은 산 밑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한 걸음 한 걸음 산에 오르네. -
029_0597_b_03L侍從執寶蓋,
祥雅師子步;
王至下寶車,
步步而登山。
-
보살이 홀로 앉음을 보니
모든 감관[根]이 고요히 가라앉아
마치 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구름 위에 있는 듯 -
029_0597_b_04L見太子獨坐,
諸根寂然滅;
譬如盛滿月,
霍然處雲上。
-
모든 법의 색상(色像)이
문득 화현(化現)한 듯하므로
마음에 몹시 놀라
옆에 신하를 돌아보고 말하였네. -
029_0597_b_05L如諸法色像,
忽然而化現;
意甚懷愕然,
顧謂傍臣曰:
-
“그에게 이런 용모가 있으니
그 모습 사랑스럽고 기쁘구나.
지금 이 분은 반드시 보호해드려야 하리니
큰 선덕(善德)을 이루리라. -
029_0597_b_07L“其有是形貌,
姿容可愛喜;
今是必可保,
能成大善德。
-
지금 그의 온갖 훌륭함을 보니
부드럽고 늠름하고 원만하도다.
대략 그 훌륭한 상으로 보아
오직 부처님만이 이것이 있도다.” -
029_0597_b_08L今觀其衆善,
宛耎而柔弱;
略視其要相,
唯佛應有是。”
-
교만한 생각 없애고
겸손한 태도로 절한 뒤
왕은 그때에 알맞게
보살에게 문안을 드렸네. -
029_0597_b_09L除去憍慢意,
執謙而爲禮;
王因其時宜,
而問訊菩薩。
-
왕은 마음을 청정케 하고
푸른 돌 위로 가서 앉아
곧 보살에게 아뢰되
게송으로 말하였네. -
029_0597_b_11L王以淸淨意,
前坐靑石上;
卽便啓菩薩,
因是說偈言:
-
“태자님의 먼 조상은
일천자(日天子)에서 났고
나이는 한창 젊어
형용도 정말 아리땁고 빛나는데
그 까닭 알지 못하겠네. -
029_0597_b_12L“太子之先族,
出於日天子;
年時在壯幼,
形容甚照曜,
不審其緣故。
-
이런 뜻을 일으켜서
걸식하여 자기를 건지고
세상의 왕위도 달가워하지 않으시다니. -
029_0597_b_14L乃興發此意;
乞丐以自濟,
不甘世王位。
-
몸매가 의젓하고 빛나며
이미 선(善)을 쌓아 시원스러움은
마치 염부수(閻浮樹)나무의
모든 꽃이 무성하고 좋음 같아라. -
029_0597_b_15L姿媚甚怡照,
已積善快然;
猶如閻浮樹,
衆花茂盛好。
-
이 빛깔의 가사를 입고 계시다니
비유하면 풀로 싼 것 같고
꽃나무가 눈[雪]이 두려워
감히 그 빛을 드러내지 못한 것 같네. -
029_0597_b_16L服著此袈裟,
喩如以草裹;
猶樹花畏雪,
不敢顯其輝。
-
태자님은 마땅히
천상의 보배 옷을 입으셔야 하거늘
지금 이 무늬 없는 빛깔의 옷은
전혀 그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구나. -
029_0597_b_17L太子宜服著,
天上之名寶;
今此縵色衣,
殊不與相宜。
-
마치 정결한 물건이 있다면
약간 더러움이 흠이라 해도
드러나고 다 나타나
없앨 길 없음 같구나. -
029_0597_b_19L若有潔淨物,
有微穢可訶;
顯露而悉現,
無方可以除。
-
팔은 매우 길고 좋으니
마치 붉은 황금 기둥 같아라.
마땅히 일곱 가지 보배로 장식하고
묘한 활을 잡으셔야 하거늘 -
029_0597_b_20L臂傭甚長好,
猶如紫金柱;
宜飾以七寶,
應執持妙弓。
-
이러한 손과 팔을 가지고
다만 스스로 은혜를 베풀지언정
이런 손으로써 남에게서
음식을 비는 건 마땅치 않네. -
029_0597_b_21L如是之手臂,
但宜以惠施;
不宜以是手,
從人而乞取。
-
만약에 겸손하고 공경하기에
부왕의 지위를 받고 싶지 않다면
내 이제 사랑하고 공경함을 다하여
청하옵나니 저의 나라에 오소서. -
029_0597_b_23L若其執謙敬,
不肯習父位;
今我盡愛敬,
相請臨鄙國。
-
029_0597_c_01L모든 영화와 복록을 다하며
이 마갈타국[摩竭國]을 누리소서.
만약 넓은 땅을 바라시면
저는 몸을 굽혀 신하가 되오리다. -
029_0597_c_01L盡所有榮祿,
享此摩竭國;
若欲普土地,
鄙當躬相佐。
-
당신 같은 덕상(德相)이라면
응당 천상세계도 다스리리니
다만 그 손으로 잡게 되면
천상세계인들 어찌 힘에 겨우리오. -
029_0597_c_02L如仁之德相,
幷應攝天世;
但以手執持,
天世豈足勞。
-
지금 저 제석천왕이라도
중앙에 모시고 신하가 될 것인데
하물며 이 세간 땅 위의
우리 같은 왕들이야 말할 나위 없으리다. -
029_0597_c_04L如今天帝釋,
起中爲人臣;
何況此地上,
如吾等諸王。
-
내 선법(善法)을 싫어하지 않고
또한 의(義)를 지킴도 근심치 않거니
그때 아닌 때에 버리고 출가함은
오직 내 마음을 의심케 할 뿐이오. -
029_0597_c_05L我不厭善法,
亦不患守義;
非時捨出家,
唯此疑我情。
-
젊고 한창인 나이에
벌써 지나치게 뜻이 쇠약합니다.
모든 감관 고르고 좋으니
돌려 잡기란 말고삐 당김과 같으리다. -
029_0597_c_06L初如少壯年,
已過志衰弱;
諸根以調良,
易迴如馬勒。
-
지혜와 계행을 베풀고
온갖 행의 면목을 스스로 지켜서
과거세의 행을 드러내 나타내고
전생의 선근(善根)을 만나게 되거든
나이 차츰 늙어갈 무렵
그때에 곧 법을 받드십시오. -
029_0597_c_08L施慧戒自守,
衆行之面目;
發現先世行,
逮遇前善本,
頃年轉長大,
爾乃可奉法。
-
나이 많고 뜻이 고르면
모든 욕심을 쫓고 따르지 않으리다.
그러므로 그 형체를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 됩니다. -
029_0597_c_10L年高意便調,
不隨逐諸欲,
以是故不可,
困極其形體。
-
지금은 얻은 경사로운 복덕을
순리대로 누리고
육근[六情]이 하고 싶은 바를
응하는 대로 꼭 채우십시오.
그런 뒤에 버리고 출가하여
감로의 해탈법을 구함이 좋을 것입니다. -
029_0597_c_11L今所逮福慶,
順理可享食,
六情之可欲,
如應決充益;
然後乃出求,
甘露解脫法。
-
용모의 광명은
태양의 정기를 뛰어넘고
당신의 덕이 이 세간의 사람이나
모든 천상의 사람보다 났거늘 -
029_0597_c_13L姿容之光明,
超逾日之精;
仁德已過出,
世人諸天人。
-
예부터 아직껏 듣지 못했고
또한 일찍이 보지도 못했거니
이렇게 원만한 상호는
보는 사람마다 모두 놀랍니다. -
029_0597_c_14L自古未曾聞,
亦所不曾見;
如是之形貌,
睹者皆愕然。
-
지금 태자가
거동하시는 풍모를 보고
또 살피건대 그 뜻이
본래 매우 굳고 용맹스럽나이다. -
029_0597_c_16L如今見太子,
擧動之風姿;
又察其志本,
甚猛銳堅强。
-
마치 깊은 못 속의 바닥에
온갖 물고기가 가운데서 떼 지어 놀더라도
위에는 비록 나타나지 않았으나
밖의 움직임을 보아 알 수 있음과 같다오. -
029_0597_c_17L猶如深淵底,
群魚於中遊;
於上雖不現,
察外動可知。
-
지금 여러 가지 법식(法式)을 보건대
사람의 몸에 숨은 점이 있어서
결정코 밝게 비추어 빛남은
전륜성왕의 왕위를 가리킴이오. -
029_0597_c_18L今見諸揩式,
在體而隱胗;
決定照然明,
指示聖王位。
-
이렇게 묘하고 또 훌륭함은
덕이 박한 사람에게 더하지 못하며
길상스럽고 훌륭한 이름은
어리석은 자식에게 돌아가지 않는다오. -
029_0597_c_20L如是之妙善,
不加薄德人;
吉祥善名號,
不歸不肖子。
-
만일 마음에 의심을 품고서
다시 자기 씨족을 욕되게 한다면
사문의 형상을 꾸몄다 해서
어찌 도로 버리지 않겠습니까. -
029_0597_c_21L假令心懷疑,
還恥於門族;
以服沙門形,
如何當還捨。
-
과거세의 모든 제왕이며
대왕들도 대를 이어 계속하여
장년에는 나라의 왕위에 있고
늙어서야 모두 집을 버리고 출가했나이다.” -
029_0597_c_22L古世諸帝代,
天王未以來;
壯年欲國位,
垂老皆捨家。”
-
029_0598_a_01L병사왕은 이런 일 말하면서
널리 비유와 고사를 끌어오고
또 그 밖에 수고롭게 몸을 굽혀
겸손한 태도로 공경히 말하고는 -
029_0598_a_01L甁沙說是事,
廣牽引比故;
又有餘辛酸,
寫體謙敬辭。
-
살펴보니 보살의 뜻은
태산과 같이 움직이지 않으신지라
자비롭게 묵묵히 바라보면서
고요한 마음으로 대답하시는 가르침을 기다렸네. -
029_0598_a_02L視覺菩薩意,
不動如太山;
執慈而默視,
淸心聽報誨。
佛本行經卷第二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