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寶積經卷第三

ABC_IT_K0022_T_003
006_0016_c_01L대보적경 제3권
006_0016_c_01L大寶積經卷第三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006_0016_c_02L大唐三藏菩提流志奉 詔譯


1. 삼률의회 ③
006_0016_c_03L三律儀會第一之三

그때에 존자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런 사람들이 이 경을 듣고도 세속을 여읠 마음을 내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4법(法)을 성취하면 이 경을 듣고도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4법이라 함은 게으름이 많은 까닭이며, 지은 업이 다른 때에 과보 받을 것을 깊이 믿지 않는 까닭이며, 또한 큰 지옥을 깊이 믿지 않은 까닭이며, 내가 꼭 죽는다는 것을 살펴 믿지 않는 까닭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006_0016_c_04L爾時尊者摩訶迦葉白佛言甚奇世如是人等聞此等經不生厭離告大迦葉言若有衆生成就四法說此經不生厭離云何爲四多放逸故不能深信業異熟故亦不深信地獄故不能審信我當死故若人成就如是四法不生厭離
가섭아, 다시 중생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4법이라 함은 아이가 젊을 때에는 자기의 힘을 믿으며, 욕락에 탐착하며, 술 마시기를 즐겨하며, 밝은 사유관(思惟觀)을 깨달아 알지 못함이니라. 만일 사람이 이 4법을 성취하면 세속 떠날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006_0016_c_11L迦葉復有衆生成就四法不生厭離何等爲四盛壯時自恃强力耽著欲樂貪嗜諸不能了知明思惟觀若人成就如是四法不生厭離
가섭아, 만일 비구가 4법을 성취하면 불보리(佛菩提)를 비방하느니라. 4법이라 함은 본래 지어온 악업이 이미 성취된 까닭에 바른 법을 훼방하느니라. 이런 비구는 스스로 착하지 못한 이숙(異熟)의 모든 악업을 드러내지 않는 까닭이며, 비구에게 음욕을 행한 까닭에 그는 화상(和尙)이나 혹은 아사리(阿闍梨)와 많은 사람들이 공경하는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이런 제자는 스승을 따라 배울 적에도 비방하느니라. 들은 것이 적은 자는 질투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부처님을 훼방하느니라. 비구가 이러한 4법을 성취하므로 불보리를 비방하느니라.
006_0016_c_15L迦葉若有比丘成就四法謗佛菩提何等爲四本造惡業已成就故毀壞正法如是比丘不自發露不善異熟諸惡業故於比丘尼行穢欲故彼有和上或阿闍梨多人所敬謗佛菩提如是弟子隨學於師亦生誹謗是寡聞者由嫉妒故謗毀諸佛比丘成就如是四法謗佛菩
006_0017_a_02L가섭아, 만일 한 가지 법이 있으면 사문과 바라문을 얻어 이루리니, 하나라 함은 온갖 법에 마음이 머무름이 없는 것이니라. 이러한 한 가지의 법으로 사문 및 바라문을 이루느니라. 마치 사람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떨어질 적에 대지의 풀․나무․숲이 없다고 하여 오직 허공뿐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면 숨[出入息]이 곧 막히는 것과 같으니라.
006_0017_a_02L迦葉若有一法得成沙門及婆羅何者爲一於一切法心無所住是一法得成沙門及婆羅門譬如有人墮高山頂謂無大地樹木叢林起空想出入息斷
가섭아, 모든 법에 집착한 자도 또한 그러하니라. 만일 눈이란 생각과 또는 눈의 모양[相]에 집착하거나, 귀․코․혀․몸․뜻이란 생각과 뜻이란 모양에 집착하거나, 만일 물질[色]․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에 집착하거나, 정계(淨戒)․다문(多聞)․참괴(慙愧)․경행(經行)․왕래(往來)․보리(菩提)를 얻는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곧 해가 되니 무엇에게 해를 받는가? 탐냄․성냄․어리석음이 그것이니라.
006_0017_a_06L迦葉著諸法者亦復如是若執眼想及以眼相執耳鼻舌身意想乃至意相若執色受想行識想執淨持戒多聞慚愧經行往來得菩提想如此等法皆悉非作沙門婆羅門若起想者則爲所害爲誰所謂貪瞋癡
만일 눈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사랑하지 못할 것의 색상(色相)에 집착하는 까닭에 눈의 해침이 되느니라.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모양에 집착하면 사랑할 것, 못할 것의 모양에 집착하는 까닭에 내지 뜻의 해침이 되느니라. 만일 해를 입으면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 가운데 심한 해침이 되느니라.
006_0017_a_12L若執眼相由著可愛不可愛色相故爲眼所害如是執著耳鼻舌身意相乃至由著可愛不可愛法相故乃至爲意所害若被害者於地獄畜生餓鬼天界中極爲所
무엇을 인연하여 해를 입는가? 생각의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무엇을 생각의 집착이라 하는가? 나라는 생각과 나의 것이라는 생각과 계집이란 생각․사내란 생각․지(地)․수(水)․화(火)․풍(風)이란 생각․백골이라는 생각․무너진다는 생각․푸르뎅뎅하고 어혈진 모양의 생각․피가 번지르르한 생각․색깔이 변한 생각․사지가 여의어 흩어진다는 생각․뛰어난 해탈[勝解脫]이라는 생각․저는 조금 뛰어난 해탈을 얻었다는 생각․이는 조금 거룩한 해탈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한량없는 숙명통[宿住]이 있어 생각을 따라 증득[現證]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내가 생각을 따라 헤아림[想]은 과거와 다르고 현재와 다르지만 ‘나는 과거다, 나는 현재다’라고 하여 모든 법에 생각을 일으키며, 열반이란 생각․내가 열반을 얻었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니라.
006_0017_a_17L何緣被害由想執著何名想著執我想及我所想女想男想地水火風想骨想壞想靑瘀想血塗想色變想離散想勝解脫想彼有少分得勝解脫想此有少分不得勝解脫想無量種宿住隨念現證作想我隨念想異於過去異於現在我是過去我是現在於諸法中起想執著乃至涅槃想我得涅槃想
006_0017_b_02L가섭아, 요컨대 집착이란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생각을 일으키어, 공성(空性) 가운데 일체의 생각을 일으키는 것은 다 사문․바라문을 이룩하는 법이 아니며 사문의 행이 아니며 바라문의 행이 아니니라.
가섭아, 여래가 말하는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마치 허공과 대지와 같으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끝내 내가 허공이라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사문․바라문은 끝내 내가 사문․바라문이라고 이르지 않느니라. 사문법․바라문법이란 것은 만드는 것도 아니고 없애는 것도 아닌 것, 이것이 사문․바라문이 되느니라.
006_0017_b_02L迦葉以要言之執著者處處起想乃至於空性中起一切想皆悉非作沙門婆羅門法沙門行非婆羅門行迦葉如來說言沙門婆羅門法者譬如虛空及以大何以故虛空之法終不念言我是虛空如是迦葉沙門婆羅門者終不自謂我是沙門是婆羅門是故諸法亦不自謂是作沙門婆羅門法沙門法者不作不除是爲沙門及婆羅門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밤에 손과 팔을 휘두르고 얼굴과 눈을 흔들면서 말하기를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 내가 세상을 희롱한다’라고 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가 누구를 희롱함이 되느냐?”
“세존이시여, 이 사람이 스스로를 희롱함입니다. 왜냐하면 그 가운데 희롱할 만한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006_0017_b_11L迦葉譬如有人於夜闇中掉弄手臂搖動面目作如是言我弄世閒我弄世閒於意云何彼爲弄誰迦葉白言世尊是人自弄何以故於中無人爲可弄故
006_0017_c_02L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만일 비구가 아란야(阿蘭若), 혹은 나무 아래 빈집․한데[露地]에 앉아서 이렇게 생각한다. ‘눈이 무상(無常)하다. 귀․코․혀․몸․뜻이 무상하다’ 다시 생각하기를 ‘빛[色]이 무상하다. 소리․냄새․맛․부딪침․법이 또한 무상하다’ 이 생각을 하고는 ‘내가 열반에 나아간다’고 하나니 이런 종류는 스스로 수고로울 뿐, 사문의 행이 아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사집(邪執)이 있기 때문이다. 눈의 상[眼相]을 알고는 그 상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나니 이와 같이 귀․코․혀․몸․뜻의 상을 알고 내지 뜻을 없애기 위하여 부지런히 닦아 익히느니라. ‘만일 3처(處)에서 분별해 알고 믿고는 곧 3처에 분별을 내느니라. 만일 모든 견해에 분별을 일으키면 어떻게 능히 마음의 통일된 경지[心一境性]를 얻겠느냐?
006_0017_b_16L佛告大迦葉言如是如是有比丘至阿蘭若或至樹下空室露作如是想眼是無常耳鼻舌身意悉是無常復作思惟色是無常聲香味觸法亦悉無常作是思惟我趣涅如是等類爲自劬勞非沙門行以故以有若干諸邪執故知眼相已爲滅眼故勤勞修習如是能知耳鼻舌身意相已乃至爲滅意故勤修習若於三處了知信受則於三處而生分別若於諸見起分別者云何能得心一境性
가섭아, 매우 깊은 보리는 들어가기 어렵고 나아가기 어려우며 자량(資糧)을 갖추기 어려우니라. 마음의 통일된 경지란 어떤 것을 말함인가? 널리 찾아보아도 한 법도 얻지 못하나니, 말하자면 눈에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귀․코․혀․몸․뜻에 또한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며 온갖 법에 모두 실다운 것을 얻지 못하나니, 왜냐하면 본성이 이러하여 심성이 나지 않나니 온갖 법에 실다운 것을 얻을 것이 없으므로 저 마음을 얻지 못하느니라.
006_0017_c_04L迦葉甚深菩提難入難難具資糧心一境性者爲以幾何名心一境性周遍推求乃至一法亦不可得所謂於眼不可得實於耳鼻舌身意亦不得實於一切法皆不得何以故本性如是心性不生一切諸法無實可得是故彼心不可得也
과거․미래․현재에 얻을 것이 없는 까닭이며 조작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이것은 조작할 것이 없는 까닭이니 이것을 조작할 수 없는 것이라 이르느니라. 어찌하여 조작할 것이 없다고 하는가? 새 것이나 묵은 것이나 함께 조작할 것이 없는 것을 조작할 것 없다고 이르느니라. 이 가운데 과거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현재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며, 미래의 마음도 해탈하지 못하나니 그 마음에 따라 얻을 것이 없는 것, 이것을 마음의 통일된 경지라 하느니라. 이것을 마음의 수(數)에 든다고 하느니라.”
006_0017_c_10L若過去未來現在無所得故無所作是謂無所作何名無所作若新若故俱不可作名無所作是中過去心不解脫現在心不解脫未來心不解隨所有心無所得者是爲心一境此卽名入心之數也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미래세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있어서 눈 등의 모양에 집착하여 그것을 없애 버린다고 말하면서 모든 온(蘊) 가운데 물(物)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나니 여래께서는 ‘온이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나이다. 그러나 그들은 꿈이 실로 있다고 말하나니 그 까닭은 세간에서 꿈이 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꿈이 없었다면 우리들이 꿈이란 것이 있다고 드러내 보이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잠자고 꿈꿀 적에 꿈이란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006_0017_c_16L迦葉未來當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執著眼等說爲滅壞於諸薀中起於物想如來說薀猶如於夢然彼說言夢爲實有由世閒中說有是夢若無夢者我等不應有夢想事以有表示是故我等於其眠夢起於夢想
006_0018_a_02L“그렇다. 온에 인연함이 있으므로 꿈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온이 없다면 온을 말하여 꿈과 같다고 말하지 않으리라. 저 어리석은 사람은 꿈이 실로 있다고 하므로 이 경을 듣고는 비방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니들이 시주 집에서 망령되게 ‘내가 아라한의 과를 얻었다’하며, 혹은 옅은 지혜로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만일 우바새․우바이 등이 경(經)․율(律)을 들으면 ‘내가 도를 얻었다’고 말하느니라.
006_0017_c_22L如是如是薀有所因故說如夢若無薀者不應說薀猶如於夢彼諸愚夫謂夢爲實聞是等經便生誹謗於中當有比丘尼等於施主家妄稱我是阿羅漢果或依淺智說現證得若優婆塞優婆夷等聞經律頌說我現證
가섭아, 그때에 만일 어떤 비구가 20년․30년 동안 조용한 절에서 부지런히 공부하다가 불법을 위하여 처음 믿는 우바새 곁에 가서 오직 빈말로 서로 서로 주장하되 공(空)․공(空)을 말하므로 ‘내가 이미 알았다. 내가 이미 알았다’고 하느니라. 혹 어떤 비구가 이 경을 듣고 서로 향하여 이야기하거든 어떤 사람이 듣고 문득 겁내어 말하기를 ‘저 재가(在家)나 출가인들은 마땅히 가까이할 것이 아니요, 멀리 여윌 것이다. 그들은 교사(敎師)가 아니다.
006_0018_a_05L迦葉當於爾時若有比丘或二十年三十年中常樂居止阿蘭若處精勤修習爲佛法故來詣初信一日優婆塞邊唯以空言互相唱說言空空故我已遍知我已遍知或有比丘聞是經等相向談說有人聞之便生怖畏復作是言若諸在家出家人等不應親近應當遠離此非教師
왜냐하면 그들은 알 만한 사람은 서로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느니라. 다시 매우 깊은 법을 연설하는 이가 있으면 여러 재가․출가인들에게 버림받고 천히 여김이 되느니라. 왜냐하면 내가 오늘에 거룩한 범행(梵行)을 말하더라도 오히려 아는 자가 적으니 하물며 미래세는 조금 아는 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에 설법하는 비구 천명 가운데 능히 사실대로 알고 믿어 들어오는 자는 하나도 있기 어려우며, 내지 이천 명이라도 또한 그러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은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나니 하물며 잘 알겠는가?
006_0018_a_13L何以故彼等所知不相親附復有宣說甚深法者爲諸在家出家人等棄捨輕賤何以故我今宣說勝妙梵行尚少知者況未來世乃至最少知者亦皆滅沒當爾之世說法比丘千人之中能如實解信入法者一亦難有乃至二千亦復如是於中或有餘比丘等下至不能暫發言詞況能解了
006_0018_b_02L가섭아, 그때에는 재가와 출가인이 같이 교훈을 가볍게 여기느니라. 만일 비구가 부지런히 정진하여 불선법을 줄게 하고 선법을 늘게 하기 위하여 밤과 새벽으로 잠을 많이 줄이고 정진하여 닦으면 다른 사람에게 흉잡히고 버림받게 되며, 혹 목숨을 끊으며, 이런 경을 훼손하여 없애리니 법을 지니는 비구도 다 없어지리라. 그 가운데 슬기롭고 물듦 없이 법을 잘 아는 자는 마땅히 깊은 마음으로 공경하여 함께 모여 조용한 절에 머무르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18_a_21L迦葉當於爾時在家出家共輕此教若有比丘發勤精進爲滅不善生善法故初夜後夜減省睡眠精進修學則爲他人譏嫌棄捨或斷命根如是等經卽當毀滅住法比丘亦皆滅盡於中智者深勝無染解了之者應當尊重深心恭敬共集會已住阿蘭若爾時世尊而說頌曰

내가 말한 착한 법은
제일의와 서로 맞나니
온(蘊)은 견실(堅實)함 없어
마땅히 꿈과 같다 관찰하라.
006_0018_b_05L我所說善法
第一義相應
言薀無堅實
應觀察如夢

그때의 비구들은
투쟁심이 많아서
높고 낮음을 가림 없이
오직 빈 명목만 있느니라.
006_0018_b_07L爾時諸比丘
鬪諍心紛擾
無禮別尊卑
唯有空名相

비구가 말하는 것은
세속도 그렇게 말하리니
이와 같은 교법은
도(道)․속(俗)의 말도 같도다.
006_0018_b_08L比丘所發言
俗亦如是說
如斯之教法
道俗語皆同

비구가 속인에게 말하기를
‘네가 법 닦는 것이 희유하도다
이것을 불보리라 이르나니
이미 초지과(初地果)를 발하였다’고 한다.
006_0018_b_09L比丘謂俗言
汝解法希有
是謂佛菩提
已發初地果

그는 마음으로 법을 보았다 하고
재가(在家)를 가까이하며
비구를 받들어 보시하여
최상의 공양을 바치느니라.
006_0018_b_11L彼心謂見法
親近在家人
數奉施比丘
與其最上供

이런 비구의 말과 같이
틀림없이 다 참되다 하며
그와 더불어 서로 친하여
‘나도 능히 법을 보았다’하리라.
006_0018_b_12L如斯比丘說
無異語皆眞
與彼共相親
言我能見法

그때에 태어나는 이는
보시를 위해 집을 떠나서
바른 법에 머물지 않고
보리를 헐어 부수며 말하리라.
006_0018_b_13L生於彼時者
爲施故出家
不住正法中
毀壞菩提道

‘나는 너에게 도를 보인 자이니
나를 친하고 다른 이는 가까이 말라.
오래지 않아 너의 얻음도
또한 나의 얻음 같으리라.
006_0018_b_15L我示汝道者
近我勿親餘
不久汝得之
還如我所得

이 가장 적정(寂靜)한 지위는
너에게만 서로 말할지언정
여러 대중에게 말하면
나의 교법을 파괴하리라.’
006_0018_b_16L此最寂靜位
共汝相向言
和合大衆中
毀壞我教法

마치 촌락을 겁탈하는 도둑이
흉험한 마음을 품고
모든 국성(國城)과
큰 부락을 파괴하듯이.
006_0018_b_17L猶如劫村賊
性懷兇險心
破壞諸國城
及以大聚落

비구도 그러하여
지혜 없고 어리석음 많아
슬기가 적으므로 온갖 허물 일으켜
목숨에 집착해 자주 6취(趣)에 드나니.
006_0018_b_19L比丘亦如是
無智多愚癡
少慧起諸非
著命數取趣

내가 말한 교법을 여의고
모든 사견(邪見)에 의지하여
이것이 아라한(阿羅漢)이라 말하나니
다 증상만(增上慢)을 지님이니라.
006_0018_b_20L離我所說教
依止諸見心
說是羅漢人
盡懷增上慢

큰 화합중(和合衆)이 모인
모든 비구들 앞에서
자기의 지혜와 명예를 말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도 얻기 어려우니라.
006_0018_b_21L於大和合會
諸比丘衆前
說已慧名聞
於中一難得

혹 어떤 비구가
여실(如實)의 도에 머무르면
그를 악지식[惡名聞]이라 비방하며
불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006_0018_b_23L或時有比丘
安住如實者
被說惡名聞
言非佛弟子

법왕(法王)의 큰 보리도
그때에 비방을 받나니
하늘 무리가 걱정하고 슬퍼하여
서로 향하여 눈물을 뿌리며,
006_0018_b_24L法王大菩提
于時被誹謗
天衆懷憂慼
相向數悲啼
006_0018_c_02L
저 신심(信心)의 하늘에 대하여
몸을 스스로 땅에 던지며
이 석사자(釋師子)의
위없는 법의 수레 쓰러짐을 보고
006_0018_c_02L對彼信心天
身自投于地
觀斯釋師子
無上法輪摧

‘거룩하셔라 부처님이시여
장하여라 말씀하신 법문이여
기특하셔라 복전승(福田僧)이시여
부처님이 사랑하는 아들이로다.
006_0018_c_04L嗟歎佛如來
快哉所說法
奇特福田僧
佛之所愛子

우리들이 다시는 법왕께서
말씀하신 법을 듣지 못하고
모니(牟尼)께서 이에 열반에 드시매
지각없이 미혹할 뿐이라’ 하리라.
006_0018_c_05L我等不復聞
法王之所說
牟尼今滅度
無覺抱迷心

지거천(地居天)이 뒤를 이어
큰 목소리를 떨치어
모든 하늘에게 외치기를
‘법의 횃불이 장차 꺼지려 하나니,
006_0018_c_06L地居天次後
出于大音聲
唱令告諸天
法炬今將滅

너희들이 부처님 법 듣더라도
여래를 친근하지 않으면
뒤에 하늘[天]․용(龍)의 몸도 잃으리니
장차 회한(悔恨)만 품으리.
006_0018_c_08L汝等得聞佛
不親近如來
勿致後天龍
而當懷悔恨

무수한 겁을 지내시면서
나를 위하고 또는 남을 위하여
온갖 괴로움 받으시고
그제야 비로소 부처 되셨네.
006_0018_c_09L經於無數劫
爲自及爲他
遍受於衆苦
爾乃方成佛

모든 부처님께서
온갖 중생들 위하셔서
말씀하신 거룩한 법문이
이제는 장차 멸해 버리고
006_0018_c_10L此是諸世尊
爲諸衆生類
所說善法門
今皆當隱沒

외도[矯亂人]만 세상에 나타나서
함부로 온갖 죄악을 지어
마군의 무리와 악마가
제 마음대로 사나운 말 하나니
006_0018_c_12L矯亂人興世
可畏造諸非
魔使及惡魔
恣情惡言說

아첨하고 간사하며 우둔한 것이
어리석은 중생들을 광혹(誑惑)하게 하나니
화를 내거나 안 내거나
스승과 그 가르침을 훼방하도다’ 하리.
006_0018_c_13L諂詐多癡鈍
誑惑劣愚夫
若瞋與不瞋
毀師及勝教

지거천의 소리를 듣고
위 하늘이 다 슬퍼하며
사람과 사왕천이
다 근심 걱정을 품도다.
006_0018_c_14L聞地天聲已
上天皆慘然
人及四王天
悉亦懷憂惱

야차들이 모두 와서
아타벌저성(阿吒筏底城)에 모여
떨리는 음성을 내면서
슬픈 눈물을 흘리도다.
006_0018_c_16L夜叉衆來集
阿咤筏底城
皆發可畏聲
滿面流悲淚

‘온갖 보배로 꾸민 천궁(天宮)과
성곽의 미묘한 장엄도
다 광채를 잃고
마치 흙무더기 같으리.
006_0018_c_17L天居衆寶飾
城郭妙莊嚴
皆悉失光暉
猶如於聚土

국성(國城)이 옛적과 달라졌구나
사랑하고 즐거워할 만하더니
이제 보배의 성을 보니
잠깐도 즐거울 것 없도다’하리.
006_0018_c_18L國城非似本
堪生愛樂心
今見寶嚴城
須臾不可樂

모든 하늘이 함께
부처님[善逝]의 옛 나라에 나아가서
발 굴러 뛰고 부르짖으며
크게 슬픔과 괴로움에 복받쳐
006_0018_c_20L諸天同詣彼
善逝本生國
躄踊而號咷
轉增大悲苦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모든 국성에 나아가 보니
참된 법은 다 멸해 버려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네’하리.
006_0018_c_21L我從天降地
往詣諸國城
眞法盡沈淪
遍觀皆不見

염부제(閻浮提)에 이르러서
법이 죄다 무너짐 보고
모든 출가인을 핍박하면서
소리 내어 부르짖어 울며
006_0018_c_22L下至閻浮境
見法大崩摧
逼惱諸出家
發聲大號哭

훌륭한 성(城)이 7일 동안에
어디나 다 빛을 잃고
하늘도 또한 7일 동안에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면서
006_0018_c_24L勝城七日內
處處失光暉
天亦七日中
數悲數啼泣
006_0019_a_02L
‘슬프도다, 대웅존(大雄尊)이시여,
옛적에 친히 받들어 뵈었더니
어찌하여 이제 뵈올 수 없고
말씀도 사라지셨네.
006_0019_a_02L嗚呼大雄健
昔曾親面奉
何期今不見
言說亦成空

일찍이 사위성(舍衛城)에 계실 적에
가서 뵙고 공경했더니
이제 그 경계 안에서
자주 슬퍼하고 자주 울었네.
006_0019_a_03L曾住舍衛城
來已皆恭敬
於其地界內
數悲而數啼

부처님이 앉으시던 숲에는
부처님이 일찍이 이곳에서
4제(諦]의 법바퀴 굴리실 적에
우리들도 친히 들었도다.
006_0019_a_05L見佛所坐林
言佛曾於此
轉四諦法輪
我等親聞聽

세간이 도리어 어두워지며
다시 서로 존경치 않으며
이미 온갖 죄의 씨 뿌리어
3악취에 떨어지나니
006_0019_a_06L世閒還黑闇
更互不相尊
己造諸罪因
往生三惡趣

하늘 무리의 많은 궁전이
이제 다 텅 비었으며
염부주 모든 중생은
그 누가 구제할까?
006_0019_a_07L天衆多宮殿
今者悉空虛
贍部諸衆生
無主無救護

부처님이 거니시던 곳도
허물어져 잡초만 우거지고
법왕은 이미 가셨으니
세간에 즐거울 것 없네’ 하리라.
006_0019_a_09L言佛經行處
毀壞悉荒蕪
法王已涅槃
世閒不可樂

삼십삼천의 왕 모임에
제석이 그 가운데 서서
번민하고 걱정하면서
높은 소리로 슬퍼하도다.
006_0019_a_10L三十三天主
帝釋立其中
苦惱發憂愁
高聲大悲慟

모든 도리천의 무리들도
손들어 슬피 애도할 때에
듣자니 동산 가운데서
뒤따라 다 울었다네.
006_0019_a_11L諸忉利天等
擧手共哀號
適聞園苑中
其次便馳走

이들 하늘 무리는
항상 부처님을 찬탄하여
‘슬프도다, 부처님께서
언제 다시 법 설하시리’하고 말한다.
006_0019_a_13L是等諸天衆
恒歎佛如來
自嗟離世尊
曾爲說法者

감로(甘露)도 먹으려 않고
노래․풍악도 끊어 버리고
이러한 모든 하늘은
근심 속에서 여섯 달을 지냈네.
006_0019_a_14L不能食甘露
亦絕歌樂聲
如是等諸天
心憂經六月

아수라(阿修羅)는 들었다
설법하는 이 없다는 소식을.
곧 서로 외쳐 부르며
군사 일으켜 도리천을 치자고
006_0019_a_15L阿修羅聞說
教法空無主
於是卽相呼
興師伐忉利

염부주 모든 왕들도
불법을 허는 이 많아
아수라는 하늘과 더불어
그때를 타서 서로 싸우네.
006_0019_a_17L贍部諸王等
毀壞佛制多
當於爾時中
天與修羅戰

많은 비구와
비구니들은
악취 가운데 태어나서
온갖 고통 모두 받으리.
006_0019_a_18L多有諸比丘
及多比丘尼
生諸惡趣中
備受衆苦毒

재가(在家)도 온갖 죄 짓고
우바새․우바이도 금계를 헐고
서로서로 악명(惡名)을 날리나니
이 까닭에 괴로운 길에 나리.
006_0019_a_19L在家犯諸罪
近事壞尸羅
互相揚惡名
以之生苦趣

여인도 나쁜 짓 하고
다 같이 악도에 드나니
이런 일 일어날 때에
세상 안정되지 못하여
006_0019_a_21L女人行不善
皆亦入三塗
如是事興時
世閒不安靜

어떤 때엔 촌락으로 떠돌고
혹은 산과 숲에 숨나니.
사람 무리가 많은데
수명이 짧고 빨라
006_0019_a_22L或時行聚落
或投竄山林
人衆以波逃
壽命便殀促

도둑이 일어나고
흉년에 굶주림 많네.
5곡이 여물지 않고
황충(蝗蟲) 등 재앙이 일어나
006_0019_a_23L多有賊盜起
亦復有飢荒
苗稼不時登
蝗蟲起災暴
006_0019_b_02L
이러한 기근(飢饉)의 세상에
굶주려 목숨이 지면
곧 다시 아귀(餓鬼)에 태어나
온갖 맵고 씀 받으리.
006_0019_b_02L若於飢饉世
人有壽命終
便生餓鬼中
具受多辛苦

탑과 절에 시주한 것과
여러 스님에게 베풀어 준 것
그때의 모든 비구가
다 같이 나누어 가지나니
006_0019_b_03L所有施塔廟
及與四方僧
爾時諸比丘
悉共分張取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이러한 고통이 일어나리니
재빨리 정근(精勤)하여서
다시 뒤돌아보지 말라.
006_0019_b_04L於我滅度後
如是衆苦興
應速發精勤
勿復更迴顧

어리석은 중생들이여,
지혜 없는 사람들이여,
어리석은 짓[業] 이루어지면
바로 저 악취에 떨어지리니
006_0019_b_06L諸有愚夫類
而無智慧人
愚夫業已成
速生諸惡趣

읽고 외우고 말하기를 즐기라.
지혜가 이로부터 늘어나느니라.
사람이 슬기로운 마음 닦으면
재빨리 좋은 곳에 올라가리니
006_0019_b_07L應樂讀誦說
智慧從此生
人修智慧心
速能昇善趣

항상 지혜로써 관하여
내가 하듯이 배워 가면
영원히 얽매임 여의고
재빨리 열반에 이르리.
006_0019_b_08L常以智慧觀
如我如是學
永離衆繫縛
速至於涅槃

바른 법[正法]이 오래 머물지 않나니
마땅히 굳은 정진(精進)을 발하라.
내가 이미 이렇게 말했으니
재빨리 바른 생각 닦을지니라.
006_0019_b_10L正法不夂留
應發堅精進
我已如是說
宜速正思惟

이 현겁(賢劫)이 지나가면
60겁이 차도록
부처님 이름도 못 들으리니
어떻게 신락심(信樂心) 낼 수 있으리.
006_0019_b_11L此劫過去已
滿於六十劫
當不聞佛名
何能生信樂

사람이 서로 만나면
굶주림의 괴로움에 핍박되어
어미와 자식이라도 이 때가 되면
서로의 고기를 먹나니.
006_0019_b_12L若人相會遇
飢餓苦所侵
母子是時中
互相食其肉

이때에는 태어난 자식이
집을 나가도 편안치 않고
자신의 집에 있어도
매우 두렵고 떨리나니.
006_0019_b_14L彼時所生子
慞惶行不安
住在己家中
猶生大怖畏

이런 일 보고 들으면
나고 죽음이 불구덩이 속
그 어떤 슬기로운 사람이
이 속에 애착심 내랴.
006_0019_b_15L見聞此事已
知其生死燒
誰有智慧人
於中生愛樂

무명(無明)이 생(生)의 근본
여인은 애욕의 근본
5온(蘊)은 번뇌의 근본
그러므로 마땅히 괴로움 버려라.
006_0019_b_16L無明是生根
女人是欲根
薀爲苦惱根
是故應捨苦

세상에 어리석은 중생은
욕심에 탐착하나니
능히 이 어리석음 여의는 자
재빨리 열반을 얻으리.
006_0019_b_18L世有愚衆生
耽著於女欲
人能離癡者
疾當得涅槃

이 법을 연설할 때에
나쁜 과보를 만나지 않나니
유루(有漏)의 과(果)의 법은
악취에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006_0019_b_19L宣暢此法時
不遭於惡果
不說果有漏
故墮惡趣中

온갖 무루(無漏)의 법은
비고 비어 있는 것이 없나니
적정하여 본래 굳건함 없나니
마땅히 재빨리 깨칠지니라.
006_0019_b_20L所有無漏法
空空無所有
寂靜本無堅
宜應速了悟
006_0019_c_02L
“다시 가섭아, 만일 어떤 비구나 혹 어떤 중생이 능히 이 제일법을 성취하여 무루법(無漏法)을 구하는 이는 마땅히 이런 말을 하느니라. ‘온갖 법에 마음의 머무름이 없다.’
다시 가섭아, 보살은 마땅히 굳게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을 ‘굳음’이라 하며 어떤 것을 ‘닦아 익힘’이라 하는가? 굳음이라 함은 말하자면 굳은 마음․굳은 정진이니라.
006_0019_b_22L復次迦葉若有比丘或餘衆生由能成就此第一法求無漏者應作是言於一切法心無所住復次迦葉菩薩應爲堅固修習云何堅固云何修習言堅固者謂堅固心堅固精進
어떤 것을 ‘굳은 마음’이라 하는가? 보살이 생각하되 내지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을 공양한 연후에 한생각 마음을 내어서 불도를 구하리라. 다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겁을 지나서 한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리라. 왜냐하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마음을 일으킨 때문이다. 한번 사람의 몸을 얻으며 이렇게 항하 모래 수처럼 많은 사람의 몸으로 비로소 한 구(句)의 법문을 얻어들은 지혜 광명(智慧光明)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큰 이익을 지으리라’고, 마땅히 이와 같은 굳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006_0019_c_05L何者名爲堅固之心菩薩念言乃至供養恒河沙佛然後乃發一念之心而求佛道次後復經恒河沙劫一佛現世以發恒河沙等心故一得人身以恒河沙等人身聞一句法智慧光明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作大利益應發如是堅固之心
또 ‘갖가지의 방편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거두어 잡아 갖가지의 고행으로 그 지혜 얻기를 희구(希求)하고 갖가지의 고행으로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나니 다시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006_0019_c_11L以種種方便攝佛智慧種種苦行以爲希求種種苦行攝受佛智復有如是堅固之心
다시 가섭아,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비유를 들겠노라. 이런 비유로 말미암아 슬기로운 사람은 능히 그 말뜻을 깨닫느니라. ‘이러한 갖가지의 행하기 어려운 고행으로 능히 보리를 얻는다면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마땅히 쉬지 않고 닦으리라. 만일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겁에 쉬지 않고 닦으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라’고. 마땅히 이러한 굳은 마음을 일으킴으로써 큰 세력이 되어 정책을 삼아서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놓아버리지 않느니라. 이러한 굳은 마음을 발하느니라.
006_0019_c_14L復次迦葉我今爲汝宣說譬喩由此喩故諸有智人而能解了爾所說義由是種種難行苦行能得菩提於恒河沙劫不應休廢若於恒河沙劫學不休廢則能現證無上菩提應發如是堅固之心以爲勢力以作策勤終不捨離阿耨多羅三藐三菩提復有如是堅固之心
006_0020_a_02L가섭아, 만일 보살이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자는 어떻게 거두어 주는가? 말하자면 옳은 이치[處]에 취하지 않으며 이치 아닌 데[非處]도 취하지 않느니라. 어찌하여 옳은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하지 않는가? 만일 이치와 이치 아닌 데 취함이 있으면 위없는 깨침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니 옳은 이치와이치 아닌 데에 취하지 않으므로 빨리 위없는 정등각(正等覺)을 얻느니라.
006_0019_c_21L迦葉有菩薩發是心者何以攝受謂不取處不取非處何故不取處非處耶有取於處非處者於無上覺則爲障以不取於處非處故速得無上正等菩提
가섭아, 마치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보배를 가지고 보시하는 것과 만일 이러한 경전에 여래가 말한 바를 보리에 수순하여 받아 지니고 믿음으로써 머무르면 그 복이 저것보다 갑절이나 되느니라.
가섭아, 보살이 이러한 굳은 마음이 있지만 내지 굳은 마음이란 생각도 얻을 수 없으니, 수행이 쉼이 없느니라.
006_0020_a_04L迦葉譬如有人以滿三千大千世界珍寶持用布施若有如是種種經典如來所說隨順菩提受持教法以信安住所生福聚倍多於彼菩薩復有堅固之心乃至堅固心亦不可得是故修行不可休廢
말한 바 ‘닦아 익힘’이라는 수행에는 몇 가지가 있느냐? 약간의 수행법이 있느니라. 만일 한 생각이라도 일으키면 능히 알아 깨치지 못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저 법은 표시할 수 없는 까닭이니라. 그러나 이 가장 거룩한 법은 말하자면 견고(堅固)한 심성(心性)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0_a_09L言修習者謂多修行有幾多耶隨有若干多修習法若起一心不能解了何以彼法不可爲表示故然是最勝修習之法謂堅固心性爾時世尊卽說頌曰

마음 없는 데서 마음을 일으키면
장차 큰 두려움이 있으리라.
내가 응당 이룰 것도 이루지 못하리니
이 일이 어찌하여 그런가?
006_0020_a_14L無心起心想
當有大怖畏
我當成不成
是事爲云何

항상 심사(尋伺)를 일으켜
한쪽 가에 머물러 있으면서
바른 법을 비방하나니
보리를 얻지 못하리로다.
006_0020_a_16L而常起尋伺
住在於一邊
誹謗於正道
不可得菩提

이것은 게으름뱅이의 마음씨요
보리의 참모습이 아니로다.
이 사람 모두를 의심하나니
부처님과 성문(聲聞)까지도
006_0020_a_17L此是懈怠心
非是菩提相
斯人疑一切
諸佛及聲聞

닦지는 않으면서
성현 되기를 바라나니
다만 말만으로는
안락(安樂)의 과보 이룩되지 않으리.
006_0020_a_18L不行而希望
賢聖諸佛法
非但由言說
能成安樂果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 지니면
능히 넓고 큰 법[廣大法]을 이루나니
오직 마음만으로는
거룩한 결과를 얻지 못하리.
006_0020_a_20L要有信樂心
能成廣大法
亦非唯心量
能獲勝堪任

오직 한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할 일을 다 하나니
그것이 기특한 줄을 알거든
부처 되고자 닦을지어다.
006_0020_a_21L由一法能成
諸有所作事
知其殊勝已
爲佛故應修
006_0020_b_02L
“가섭아, 보살이 이 법을 성취하면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 하고 공양하지 않았더라도 스스로 ‘내가 장차 여래․응공(應供)․정등각을 얻으리라’고 예언할 수 있으리라.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닦는 법이 있으면 능히 보리에 유익하리라. 세 가지라 함은 온갖 지혜를 위하므로 깊이 애락심(愛樂心)을 내며 본래의 하던 짓에 떨어지지 않으며 굳게 5계(戒)를 지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능히 여섯 가지의 법을 이루리라.
006_0020_a_22L復次迦葉菩薩以能成就此法亦不親近供養諸佛而自記言我當得作如來正等覺迦葉在家菩薩有三種修能於菩提而作利益何等爲三爲一切智故深生愛樂不墮本業持五戒具此三支能成六法
어떤 것이 여섯이냐? 말하자면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 나는 곳마다 벙어리나 어눌하거나 귀머거리가 되지 않고 총명한 것, 몸이 단정하고 속히 깊은 믿음을 얻는 것, 매우 깊은 법에 두려운 마음을 내지 않은 것, 법을 듣는 대로 힘들지 않게 잘 받아 지니는 것, 능히 알아 깨달아도 재빨리 물러남 없는 지위를 얻는 것이니라. 이 6법에서 마땅히 다섯 가지 장애에 굴려짐을 알아야 한다. 다섯 가지 장애라 함은 말하자면 이간질․거짓말․성냄․질투심․탐욕, 이러한 5법이 장애의 굴려짐이 되느니라.
006_0020_b_05L何等爲謂得聖處不瘂不吃不聾不失聰身變端嚴速得深信於甚深法不生怖畏隨所聞法不用功勞而能領速得不退於此六法應當善知五障轉何等爲五謂離閒語一切妄意樂不成心懷嫉妒耽著諸欲是五法爲障㝵轉
다시 세 가지의 법을 마땅히 닦아 행해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말하자면 항상 마음을 일으켜 집을 떠나고자 하는 것이며, 계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존중하고 공경하며, 외도로서 설법을 하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는 것이니라. 왜냐하면 보살이 마땅히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 만일 배운다면 썩은 풀[蒭草]을 짊어진 것 같으니라. 왜냐하면 불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것을 짊어진다면 곧 집착이 되나니 저 바보와 같은 것이니라. 그러므로 그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이니라.
006_0020_b_12L復有三法應當修何等爲三謂常興心欲出家故持戒沙門婆羅門所尊重恭敬若非同類說法之者應遠離之何以故薩不應修學彼法若修學者如負芻何以故非佛道故若擔負者卽爲執著同諸愚癡是故不應修學彼法
다시 가섭아, 보살이 또 세 가지의 법을 받아 배울지니라. 세 가지라 함은 항상 모든 부처님께 수순하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고 스스로 부지런히 수행하며, 저 중생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는 것이니라. 이 세 가지를 닦아 배울지니라.
다시 세 가지의 법을 친근할지니라.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남을 매질[捶打]하지 않으며, 남을 훼방하여 업신여기지 않으며, 공포심을 가진 이에게 두려움 없는 힘을 베푸는 것이니라.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친근할지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0_b_18L復次迦葉菩薩又應受學三法何等爲三謂常隨順諸佛如來爲他演說勤自修行於衆生所修習慈心於此三處受已應學復次應當親近三法何等爲三謂離捶打不毀他人說云卑賤於怖畏者施其無畏應當親近如是三法爾時世尊而說頌曰
006_0020_c_02L
하열(下劣)한 사람 친하지 말고
정직하지 못한 이 보거든
보는 즉시 멀리 여의라.
마치 독사를 피하듯.
006_0020_b_25L不親下劣人
見不正直者
見已當遠離
猶如避毒蛇

외도 따라 배우지 말고
예경도 말고 멀리 여의라.
마치 사나운 개가
개떼 속에 있는 것을 보듯이.
006_0020_c_04L不應隨學他
不禮應遠離
猶如見惡狗
以生惡趣中

사견에 집착한 사람에게
배우면 같이 악한 길에 나리니
거룩한 공(空)의 법 듣거든
마땅히 애락심(愛樂心) 내야 한다.
006_0020_c_05L有懷執著人
學之同惡趣
聞說勝空法
應生愛樂心

공의 법을 즐기는 비구에게
마땅히 존경심 일으키면
많이 듣는 길을 넓혀가며
날카로운 지혜의 마음 내게 되리.
006_0020_c_06L及樂空比丘
亦應起尊敬
增長多聞道
而生利智心

뛰어난 보리(普提)를 친근하는 이에게
중생은 마땅히 경례하여
부지런히 그 가르침 받으면
얼른 모든 착한 뿌리를 내게 되리.
006_0020_c_08L親近勝菩提
有情應敬禮
疾行受其教
速生諸善根

지혜의 마음 길러 내기를
연꽃이 물에 나 있듯이
들을 만한 법을 많이 들으면
불어날 선(善)은 얼른 불어나리.
006_0020_c_09L增長智慧心
如蓮生在水
宜多聽受法
所增善速增

지혜의 마음을 길러 내어
능히 온갖 번뇌 끊으며
큰 위덕 두려움 없이
큰 지혜로 정근(精勤)하라.
006_0020_c_10L以增智慧心
能斷於諸漏
大威德無畏
大智大精勤

남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이익을 더 충실하여
세속에 있더라도 마땅히
남 매질하는 일 버릴지니라.
006_0020_c_12L爲欲利益他
自身盛利益
在家應捨離
捶楚打衆生

원 세우고 보리 구하며
불법에 물러감 없으면
병 없고 단정한 모습
사람들이 사랑하고 공경하리.
006_0020_c_13L發趣求菩提
於法得不退
無病最端正
人皆愛敬之

만일 자비로운 마음 닦아 익히면
모든 악도 놓아 버리고
삼십삼천 위에 태어나
5욕(欲)으로 스스로 즐기리.
006_0020_c_14L若修習慈心
捨離諸惡道
三十三天上
五欲自歡娛

하늘에서 목숨이 다하여도
3악도(惡道)에 떨어짐 없고
이 인간에 태어나되
늘 호귀(豪貴)한 종족의 집
006_0020_c_16L從天若命終
不墮於三惡
生處於人世
種族豪貴家

몸과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허물 함이 없으며
하늘․용이 수호할 것이며
법을 따라 올바로 수행하리.
006_0020_c_17L形貌最端嚴
人無能毀者
天龍所守護
隨法正修行

훌륭한 곳에 태어나서
사람들이 애중히 여길세라.
잘 때에도 안온히 잠들고
깨어도 마음 또한 편안하리.
006_0020_c_18L受於勝妙處
爲人所愛重
善得安隱眠
寤亦心安隱

하늘이 항상 옹호할세라
끝내 공포심 없나니
이 넓고 큰 법이
이러한 거룩한 모습 있나니
006_0020_c_20L以爲天擁護
終無怖畏心
此之廣大法
有如是勝相

집에 있거나 혹 집을 나가거나
다시 큰 요익(饒益) 있으면
많은 사람의 착한 뿌리[善根]를
개발시키고 억념(憶念]하게 하나니
006_0020_c_21L在家或出家
更有大饒益
令發悟憶念
多人諸善根

겁먹는 자에게 안온을 주어
보리과에 달려 나아가게 하여
다른 신이나 하늘 섬기지 않나니
오직 온갖 지혜를 내어놓고는
006_0020_c_22L怖者以施安
趣向菩提果
更不事餘天
唯除一切智

이 사람은 정도를 얻어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리.
이러한 모든 착한 뿌리로
3악도를 놓아 버리리.
006_0020_c_24L是人得正道
諸智共相應
以此諸善根
捨離三惡趣

지혜를 얻고 3명(明)을 얻어
3학(學)을 잘 배우면
지은 공덕과 같이
그에게 으레 경례하리니
006_0020_c_25L得智獲三明
善學於三學
如所作功德
如其所禮敬
006_0021_a_02L
홀로 중생의 어른이 되어
사람들이 모두 경례하나니
여래를 예경하는 자는
무리 가운데 최상이 되리.
006_0021_a_02L獨爲衆生尊
人多恭敬禮
禮敬如來者
衆中爲最上

재가 불자의 위치에서
만일 보리심을 일으킨다면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리니
너와 함께 들을지니라.
006_0021_a_05L住於在家地
若發菩提心
爲彼說法言
及餘汝當聽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한다. 세 가지 법이라 함은 마땅히 세간의 유희와 방일과 서로 물건을 주고받는 것과 좋은 날과 길한 때를 선택하는 일을 여의며, 항상 청렴하여 많이 받아들이는 것을 여의며, 다시 정진하여 배움을 닦고 많이 들을 것이니 보살이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한다.
006_0021_a_06L復次迦葉在家菩薩應成三法何等爲三應離世閒嬉戲放逸互相贈遺及以選擇良日吉辰應常淸潔離多納受復當精進修學多聞菩薩應成如是三法
다시 세 가지 법이 있으니 마땅히 받아 수행해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설법자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 마땅히 설법하는 사람을 권청하는 것, 항상 등촉을 밝히는 것이니, 이 세 가지의 행을 닦아야 한다.
다시 가섭아, 세 가지 짓을 끝내 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세 가지라 함은 그 어머니가 바른 법을 듣거나 비구를 보는 것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아내가 비구를 보거나 바른 법 듣는 것을 가로막지 말 것이며, 그 아내에게 길 아닌[非路] 데를 범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법을 끝내 하지 않아야 하니 만일 하는 자가 있으면 곧 여인의 몸을 받으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1_a_11L復有三法應受修行何等爲三於說法者不爲障㝵應當勸請說法之人恒然燈燭常應作是三種之行復次迦葉有三種法終不應作若有作者則受女身何等爲三不應障母聽聞正法及見比丘不應障妻見諸比丘及聞正法乃至不應於己妻所犯其非路如是三法終不應作若有作者便受女身爾時世尊而說頌曰

항상 깨끗한 신심으로
등불을 밝혀 빛나게 하면
그 과보로 티끌이 없어
깨끗한 부처눈 얻으리로다.
006_0021_a_20L常應以信心
燃燈燭光曜
便獲無塵垢
淸淨之佛眼

이 눈으로 말미암아
알아야 할 모든 법 깨달아 알고
만일 알 것을 깨달아 알면
과거의 법도 알게 되리라.
006_0021_a_22L由依此眼故
了諸所知法
若能了所知
以知過去法

현재를 아는 것 또한 그러하나
미래는 분별치 않나니
세 가지의 모습이 없지만
이에 두 가지 모습이 있도다.
006_0021_a_23L知現在亦然
不分別未來
無有三種相
有斯二種相

이 제3의 모습 놓아 버리면
상(相) 있는 것 곧 무상(無相)이라 부르리.
부처님 말씀하신 모든 감관[根]이
다 같이 일의(一義)가 되나니
006_0021_a_24L捨離於第三
相卽名無相
皆同爲一義
佛所說諸根
006_0021_b_02L
그러나 법은 근본이 없건만
이곳에 분별을 일으키므로
미묘한 보리를 잃게 되나니
깨끗이 부처 눈 닦은 뒤에는
006_0021_b_02L然法無根本
於斯起分別
便失勝菩提
淨修佛眼已

눈앞에서 온갖 법 증득하리니
이 글[句]이 곧 보리의 경지
위에서 열어 보인 바와 같이
법은 능히 보일 것이 없으며
006_0021_b_04L現證一切法
此句卽菩提
如上所開示
法無有能示

또한 능히 헐 수도 없나니
모든 법이 허공과 같은 것
그러므로 열어 보여
길잡이[導師]가 이 뜻을 펴나니
006_0021_b_05L亦無能毀者
諸法如虛空
是故說開示
導師宣此義

재가(在家)를 위하여
‘항상 등촉을 밝히면
부처 눈 얻어 깨달아 알고
저 설법을 끊지 않는다’고 한다.
006_0021_b_07L以爲在家人
常燃燈燭光
得佛眼明了
不斷他說法

부처님의 가르침은
끝내 3악도에 가지 않고
장님의 과보 받지 않으며
능히 항상 남에게 권하여
최승(最勝)의 교법 드날리면
이 착한 뿌리의 힘으로
최상의 법바퀴 굴리게 되리.
006_0021_b_08L釋師子之教
終不往三塗
不受生盲果
能常勸請他
宣揚最勝教
以此善根力
轉無上法輪

만일 사람이 그 어머니가
법 배우는 일을 방해하면
못생긴 여인의 몸 받고
장님․꼽추로 죄보가 많으리.
006_0021_b_10L若人於母所
爲作法留難
受鄙陋女身
盲傴多衆罪

온갖 빛깔 보지 못하고
또한 소리도 듣지 못하며
캄캄한 곳에 머물게 되나니
마치 박쥐 족속과 같이
006_0021_b_12L不曾睹衆色
亦不少聞聲
住於幽闇閒
猶如蝙蝠類

아내에게 질투심 내어
법 듣는 일을 방해하면
이곳에서 빨리 목숨이 끊어져서
가장 못난 여인 몸 되어.
006_0021_b_13L於妻生妒忌
與作障法緣
從茲速命終
當爲極陋女

노랑 터럭에 퍼런 눈동자
그렇지 않으면 소경 되거나
절름발에 독한 마음 품고
귀머거리에 수다스런 입버릇
006_0021_b_14L髮黃眼睛綠
黧黯目盲冥
足跛懷毒心
耳聾多口舌

이런 종류의 처소에서
온갖 나쁜 몸 받고서
항상 욕정의 인연으로
남편에게 질투심 내나니.
006_0021_b_16L如斯種類處
速受衆惡身
常爲欲因緣
丈夫生嫉妒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만일 남에게 물건을 베풀 적에 설사 하찮은 차조기나 제호 등 내지 혹 베풀기 어려운 많은 물건이 있을지라도 주인이 청하지 않거든 베풀지 말아야 한다. 남이 집을 나가겠다 거든 그것을 만류하지 말고 출가하지 않은 자는 마땅히 권유하여 출가하게 해야 한다. 여래의 탑묘(塔廟)를 건립함을 보거든 마땅히 도와주되 그 때문에 재물을 취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법은 재가 보살이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1_b_17L復次迦葉在家菩薩有三種法所不應作何等爲三若他施物設有微少蘇醍醐等乃至或多難施之物主若不請不應行施他欲出家不應留難未出家者應當勸喩令使出家見有建立如來塔廟當助修營不應緣此取其財物如是三法在家菩薩所不應作爾時世尊而說頌曰
006_0021_c_02L
남에게 공덕재(功德財)를 베풀거든
이치 아닌 데는 주지 말지니라.
무겁게 하면 곧 죄를 얻나니
베푸는 것을 못 막는 때문,
006_0021_b_25L他施功德財
不應與非處
於重便獲罪
所施不能遮

신자가 나와서 베푸는 앞에
합장하고 엄연히 서라.
그 가운데 심부름꾼이 적어서
스님의 일 돕고자 하거든
마땅히 시주에게 말하라.
모자라는 힘 돕도록 하라고.
006_0021_c_04L信者詣施前
合掌儼然立
於中人力少
樂欲給侍僧
應隨施主言
助其少人力

음료[水獎]며 국거리거나
나머지 가벼운 물건이라도
시주의 마음 어기지 마라.
남의 원망을 사게 되리니.
006_0021_c_06L水漿湯飮等
及餘輕物類
無違施主心
不令他怨恨

만일 출가하려는 자 있거든
혹 자식이거나 친속이거나
보살은 마땅히 그를
붙들어 말리지 말지니라.
006_0021_c_07L若有欲出家
或子或親屬
菩薩於是中
不應作留難

원컨대 중생들 안락하기를
원컨대 열반을 증득하기를
나의 좋은 뜻 흔연하게
원컨대 위없는 법[無上法] 말하기를.
006_0021_c_08L願有情安樂
願得證涅槃
我勝意樂然
願說無上法

그 허물을 알고는
다시는 제 몸 더럽히지 말고
번뇌에 물들어
오래도록 근심하고 탄식하지 말라.
006_0021_c_10L知其過失已
不應穢自身
勿長夜憂嗟
爲煩惱所染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일을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한다. 세 가지라 함은 사내나 계집을 판매하지 말며, 또 남에게 약이 아닌 것을 주지 말며, 만일 그런 짓 하는 자가 있거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1_c_11L復次迦葉在家菩薩有三種法不應修行何等爲三不應販賣男子女人又亦不應與他非藥若有作者不應親近爾時世尊而說頌曰

사내를 팔거나
또한 계집을 팔지 말라.
약이 아닌 것을 남에게 주지 말며
그런 자를 보거든 멀리 여의라.
006_0021_c_15L應離販賣男
亦離販賣女
非藥勿與他
若與者應離

중생을 괴롭게 한 까닭에
모든 하늘이 꾸짖나니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근심의 화살 맞아 다치리.
006_0021_c_17L爲苦衆生故
天等所同訶
隨趣諸方維
憂箭所中害

오래도록 시름 쌓이고
온갖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며
또한 단명하리니
그런 짓 하지 말지니라.
006_0021_c_18L長夜增憂惱
衆苦逼其身
殀壽自銷亡
是故不應作

이 허물과 저 허물도
나는 다 그 원인 밝게 아나니
이제 모든 보살들 위하여
대강 그 일부를 말하였노라.
006_0021_c_19L此過及餘失
我悉了其因
爲諸菩薩等
略說其少分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마땅히 하지 않아야 할 짓이 있으니, 세 가지라 함은 음녀(淫女)의 집에 들어가지 말며, 중매꾼을 친하지 말며, 도살장 부근에 머물지 말지니, 이러한 세 가지 짓을 하지 말지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1_c_21L復次迦葉在家菩薩有三種法所不應作何等爲三不應往彼婬女之家不應親近諸媒媾者不住屠殺牛羊等處如是三法所不應作爾時世尊而說頌曰
006_0022_a_02L
음녀의 집에 이르지 말라.
부정한 음행을 업으로 하나니
세상 사람의 비난을 받으리라.
하천한 사람을 가까이한 까닭에.
006_0022_a_02L不至婬女家
專行穢欲者
速致世譏嫌
親近下欲故

존자가 만일 그것을 알면
당장에 흉보고 나무라리니
병 얻어 몸 해치니
그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리.
006_0022_a_05L尊者知其往
便卽起嫌訶
招疾害其身
以之令壽盡

사내와 계집 중매하는 자
그런 이는 마땅히 가까이 말라.
남의 딸 꼬여 결혼시키는 이
가까이하면 비난받으리.
006_0022_a_06L常不應親近
媒媾男女人
他娶女爲婚
近之被誹謗

소․돼지 잡는 백정의 집에
또한 마땅히 나아가지 말라.
보살․선지식 그 누구든지
다들 그에게 칭찬 않으리.
006_0022_a_07L亦不應往詣
諸爲屠宰家
菩薩勝依人
皆所不稱讚

이러한 깊은 허물과 걱정
여래가 다 잘 알고는
부정(不正)한 행자를 위하여
실답게 내 이제 말하노라.
006_0022_a_09L此諸深過患
如來悉了知
爲不正行人
我今如實說

세존의 가르침을
제자는 능히 알아
이 사람 부처님 앞에
제 갈곳 능히 찾아 나가리.
006_0022_a_10L世尊所有教
我弟子能知
斯人於佛前
能詣所行處

중생들이 성도(聖道)에 머무른다면
재빨리 열반에 이르게 되리.
부처는 이 사람 위할 것이요
악행자(惡行者) 위하여 말함이 아니니라.
006_0022_a_11L衆生住聖道
將速至涅槃
佛爲如是人
非爲惡行說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마땅히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집에 머물러 있어 자기 신명을 관찰하되 손님[過客]과 같이 생각하며, 이미 베푼 물건에 쌓아 놓은 생각을 일으키고 베풀지 않는 것은 멀리 나를 여의기 100유순이나 된 듯이 생각하며, 처자를 위하여 쌓아 두려는 생각을 하지 말지니, 재가 보살이 마땅히 이러한 세 가지 법을 성취해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2_a_13L復次迦葉在家菩薩應成三法何等爲三住在家中觀己身命如客使想於己施物起積聚想於未施者如遠離我百由旬想不爲妻子作積聚想在家菩薩應當成就如是三法爾時世尊而說頌曰

죽는다는 생각을 항상 닦아라.
내 목숨 머지않아 사라지리.
쌓아 놓은 재물을
유익하게 써서 실다움을 취하라.
006_0022_a_19L常修於死想
我命速當終
於其所積財
應修取堅實

재물은 처자를 위함도 아니요
또한 제 몸을 위함도 아니니
재빨리 무너짐 없는 금강신(金剛身)과
공덕의 재산 얻도록 하라.
006_0022_a_21L財不爲妻子
亦不爲己身
速疾得堅牢
身命及財物

은근히 불도를 구하여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요익의 문 버리면
항상 온갖 손해 만나리니.
006_0022_a_22L慇重求佛道
不起貢高心
若捨饒益門
常遭諸損害

마치 아이들이 희롱하느라고
적게 맛보면 배부르지 않듯이
법의 맛[法味]이 아직 짙지 못하면
믿더라도 도를 감당 못하리.
006_0022_a_23L猶如於戲童
少嘗非飽足
法味尚輕微
雖信非堪保

행을 닦되 용맹스럽지 못하면
도에 가기가 까마득히 멀어라
끊임없이 포교[弘揚]함을
구경법(究竟法)이라 이름하리.
006_0022_a_25L修行非猛勵
相去實全遙
弘揚若不休
名爲究竟法
006_0022_b_02L
가섭아, 내가 이제
이러한 법문을 말하나니
사람이 능히 알아 깨치면
온갖 지혜라 이름하리.
006_0022_b_02L迦葉我今說
如斯諸法門
人能解了之
名爲一切智

지혜로 잘 관찰하여
그 몸에 싫증을 내며
항상 바로 생각하여
생각마다 나를 대하듯 해라.
006_0022_b_04L以智善觀察
於身生厭離
常自正思惟
想之如對我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부모가 믿지 않거든 잘 권하여 믿게 하며, 부모가 계를 헐거든 잘 권고하여 계를 지니게 하며, 부모가 간탐하거든 잘 권고하여 버리게 하고,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찬탄하며 남을 위하여 설법하라.
이것이 첫째가는 무상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는 것이니라.
006_0022_b_06L復次迦葉在家菩薩成就三法得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等爲三父母不信令其住信父母毀戒勸令住戒父母慳貪勸令住捨讚歎無上正等菩提爲他說法是爲第一得不退轉無上菩提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공양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알아서 공양할 것을 공양하고 하지 않을 것은 공양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혀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무상보리에서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부지런히 재물을 쌓아 허비하지 아니하고 잃어버리지 않으며 함부로 남에게 주지 않고 값있게 쓰되 정계(淨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과 여러 중생에게 평등하게 보시하며, 같은 도반(道伴)에게 주느니라. 이렇게 제3법을 성취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기 때문에 무상보리에 물러남이 없게 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2_b_12L復次迦葉在家菩薩知可供養不可供養可供養者而供養之若不可者卽不供養然於彼所修習慈心由成如是第二法故得不退轉無上菩提復次迦葉在家菩薩勤苦積財不令虛費無令散失不浪與他宜堅擧置而於淨戒沙門婆羅門諸衆生所平等施之與同法者無所障㝵由成如是第三法故不退轉無上菩提爾時世尊而說頌曰

만일 재가한 보살로서
무상보리를 구하려면
세 가지의 근본 지혜를 기르라.
이것이 최상각(最上覺)이 되리라.
006_0022_b_21L若在家菩薩
求無上菩提
生三根本慧
此爲最上覺

만일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쁜 지혜로 믿음이 없거든
권고해 믿는 마음 나게 하여
그로 하여금 거룩한 법에 머물게 하라.
006_0022_b_23L若父及與母
惡慧無信心
勸令生信樂
令其住勝法

간탐심 버리고 계에 머물게 하며
슬기롭지 못하면 슬기롭게 가르치라.
항상 이렇게 권고하면
보리의 거룩한 법이 되리라.
006_0022_b_24L慳犯住戒捨
無慧教令慧
亦常勸於是
爲菩提勝法
006_0022_c_02L
동․서․남․북 돌아다니며
설법자를 널리 구하라.
법의 보시로 사람을 가르치면
이로 말미암아 지혜를 더하리.
006_0022_b_25L應往於四方
遍求說法者
法施以教人
由斯增智慧

계를 범한 이를 계에 머물게 하고
믿음 없는 이를 믿게 하고
슬기롭지 못한 이를 슬기롭게 하면
보리에 물러남 없음 얻게 되리라.
006_0022_c_04L犯戒令住戒
無信令信心
無慧教令慧
得成不退轉

만일 슬기로우며 계를 지니고
들은 것 많은 비구를 만나거든
공경하고 친근히 하여
자주 가서 법을 물어라.
재가자는 이 법으로 말미암아
보리에 물러남 없음을 얻으리.
006_0022_c_05L若逢慧比丘
持戒多聞者
恭敬親近之
數往而諮問
在家由此法
得不退菩提

저 거룩한 덕을 지닌 분
들음 많고 지혜를 갖추어
존중할 만한 선지식에겐
살을 베어서 베풀 만하리.
006_0022_c_07L知彼勝德人
多聞具諸智
慧解堪尊重
可持身肉施

이것은 신심(信心)의 모습
내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믿음이 없이 어떻게
커다란 보리심 낼 수 있으리.
006_0022_c_08L此爲信心相
如我前所言
無信則不能
發大菩提意

총명하여 뛰어난 일을 보고
재빨리 이익을 얻으면
저 미묘한 법에서
증득하기가 어렵지 않으리.
006_0022_c_10L聰明見勝事
速成深利益
於諸殊妙法
取證不爲難

나와 또한 남에게
이러한 이익됨 알고
세속을 여의려 하면
지혜 더욱 불어나리라.
006_0022_c_11L知自及與他
如斯勝饒益
與出離相應
是故增智慧

평소에 부지런히 쌓아 모은
온갖 생활 도구와 재산
계 지니는 이에게 베풀기 위하여
두고두고 저축한 물건
006_0022_c_12L本來恒積集
所有諸資財
爲與持戒俱
共貯當來物

주는 자 다른 말 없고
받는 이 또한 헛된 말 않고
정진으로 이룩된 보시의 공덕
머지않아 여래과(如來果) 얻게 되리.
006_0022_c_14L是無有異語
彼亦不虛言
勇進堅施成
當證如來果

계 지니는 사람끼리 화합해 살며
용맹스럽게 자비심 닦아
보시로 중생 거두어들이되
이렇게 선후가 다름이 없이
006_0022_c_15L持戒易共住
勇健獲深慈
布施攝衆生
如先後無異

깨끗한 최상의 보시는
아무 것도 바라는 일 없이
금이나 혹은 은이나
있는 대로 보시하지 않음이 없네.
006_0022_c_16L淸淨最上施
無所有希求
若金若與銀
無有不施者

용맹스럽게 일체에 베풀되
숙세부터 닦아 온 단바라밀(檀波羅蜜)
최상승(最上乘)의 깊고도 묘한
거룩한 부처의 도 구해 보자고
006_0022_c_18L勇猛施一切
宿世所行檀
希求無上乘
甚深最勝位

법답지 않게
일체 천상․인간 공양치 말고
법답게
한 중생을 공양하여라.
006_0022_c_19L非法而供養
一切諸天人
不如能順法
供養一衆生

용맹스럽게 법을 구하기 위하여
법으로써 능히 법을 깨달아
슬기롭게 거룩한 도[勝道] 밟으면
무상보리를 얻으리.
006_0022_c_20L勇健爲法求
以法能了法
聰明由勝道
獲無上菩提
006_0023_a_02L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고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성문승(聲聞乘)에서 반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어떤 한 무리[一類]가 3악도를 겁내면서 큰 보리에서 무거운 짐이라는 압박감을 일으키며, 이미 모아 온 착한 뿌리를 오롯이 생각하지 않고 선을 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마음에 장애됨이 있으면 곧 괴롭다는 생각을 내느니라. 이것이 첫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006_0022_c_22L復次迦葉在家菩薩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已成就三法於聲聞乘而般涅槃何等爲三此有一類怖三惡道於大菩提起重擔想已集善根不專思念不好善求爲心所害便生苦想以成如是第一法故退失菩提於聲聞乘而般涅槃
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보시를 행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하지 않고, 설사 보시를 행하더라도 문득 후회하며 다시 불지혜에 회향(回向)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둘째로 보리를 잃고 저 성문승의 열반에 들게 되는 것이니라.
다시 가섭아, 어떤 한 무리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많이 듣기를 구하지 않고 변변치 않은 착한 뿌리로 빨리 열반에 들게 되나니, 이것이 셋째로 보리를 잃고 빨리 성문승에 나아가서 열반에 드는 것이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3_a_06L復次迦葉此有一類於所行施不生喜心行布施已便生追悔復不迴向佛之智慧由成如是第二法故退失菩提速於聲聞乘而般涅槃復次迦葉此有一類勤精進專求多聞以下劣善根速般涅槃由成如是第三法故退失菩提速趣聲聞乘而般涅槃爾時世尊而說頌曰

보리심을 일으킨 뒤에는
바른 보살의 도 따르지 않으면
불승(佛乘)을 잃어버리고
성문도에 들게 되리라.
006_0023_a_14L發菩提心已
不正隨順行
退失於佛乘
入於聲聞道

보리를 믿지 않은 마음이거나
게으른 마음으로 얻을 수 없나니
지혜 없고 간탐심 지니면
곧 장애됨 있으리로다.
006_0023_a_16L菩提非不信
及以懈怠心
無智守慳貪
則爲有障㝵

은혜를 알고 정계(淨戒)에 머무르며
항상 보시하기를 즐겨하면
보리를 얻어 어렵지 않으리.
006_0023_a_17L知恩住淨戒
常樂廣行檀
菩提不難得

악업을 짓는 것도 이 마음
보시하는 것도 이 마음
중생의 마음이 진실하면
세간의 공덕탑 되지 않으랴.
006_0023_a_18L由心造諸惡
心亦善行檀
衆生心若堅
當爲世閒塔

만일 세 가지 성문법 여의고
마음으로 큰 보리에 나아간다면
세간에 높은 이 되어서
최상의 공양 받을 이 되리니.
006_0023_a_19L若能離三法
心趣大菩提
當爲世閒尊
成無上應供
006_0023_b_02L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보리를 잃어버리고 독각승(獨覺乘)에서 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어떤 한 무리가 비록 큰 보리심을 냈더라도 법에 인색하거나, 다시 어떤 한 무리가 고용한 각(覺)․관(觀)에 탐착하거나, 또한 세간의 길상(吉相)․흉상(凶相)을 취하며 또 어떤 한 무리가 보리심을 냈더라도 게으름으로 능히 보리 부분법[菩提分法]을 두루 구하지 못하나니, 이 세 가지 법으로 말미암아 낱낱이 다 보리를 잃어버리고 저 독각승에서 열반에 드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3_a_21L復次迦葉在家菩薩由成三法退失菩提於獨覺乘而般涅槃何等爲三此有一類雖已發趣大菩提心於法慳悋復有一類耽著觀望及取世閒吉凶之相復有一類發菩提心以懈怠故不能遍求菩提分法由成如是三種法故一一皆能退失菩提於獨覺乘而般涅槃爾時世尊而說頌曰

바른 법에 인색하여
남 가르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독각(獨覺)의 보리를 얻을지언정
최상의 도는 잃어버리리.
006_0023_b_06L悋於正法
不教誨他人
得獨覺菩提
退失無上道

이 세 가지 뜻으로 말미암아
이로움 잃고 온갖 고통 생기나니
이 법을 따라 수행하면
보리의 도를 의혹하리라.
006_0023_b_08L由斯二種義
失利衆苦生
親近而修行
疑惑菩提道

대승법을 생각한다면서
길한 데 나가고 흉한 것 피하면
이것은 바른 믿음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버리게 되리라.
006_0023_b_09L思惟大乘法
就吉以避凶
此非正信心
爲佛所棄捨

능히 한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진실히 보리에 향하거든
다른 신이나 하늘에 절하지 말라.
오직 부처님 탑묘를 제하고는.
006_0023_b_10L有能專意樂
堅固向菩提
終不禮餘尊
唯除世間塔

만일 깨끗한 신심이 있다면
다른 하늘을 섬기지 않아도
이것이 최상이 되나니
그 이름 하늘 가운데 하늘.
006_0023_b_12L若有淨信心
不事餘天等
是爲成最上
號曰天中天

만일 보리를 즐기거든
다른 하늘을 섬기지 말라.
태어나는 곳마다
육신과 기력[色力]을 다 갖추리.
006_0023_b_13L若有樂菩提
不事餘天等
在在所生中
色力恒具足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으로 말미암아 흑인(黑人)의 몸을 받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여래의 탑에서 그 등불을 가져가거나, 남과 송사하여 화내고 원한 품거나, 다른 검은 사람에게 자기와 관계없는 일로 부질없이 흉보고 나무람이니라. 이 세 가지로 말미암아 검은 몸을 받아 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3_b_14L復次迦葉在家菩薩由成三法受身黑闇何等爲三如來塔所取其燈明於他諍訟而現瞋恚於他黑人不預己事撗加毀呰由此三法其身黑闇爾時世尊而說頌曰

탑에다 등불을 밝히는데
그 등불을 가져다 쓰면
그 몸이 검고 어둡거나
마치 까마귀의 터럭과 같으리.
006_0023_b_19L塔所燃燈明
斷取是光焰
身便爲黑闇
猶如烏毯毛

검은 사람을 흉보고 나무라기를
‘나는 희고 네 몸은 검다’고
이렇게 남을 업신여기면
그 몸 검게 받아 나리라.
006_0023_b_21L毀呰於黑人
我白汝身黑
由其輕毀他
受身便黑闇

항상 말을 잘 조심하면
하는 짓 끝내 잘못됨 없으리.
자기의 지은 바 업에 따라
그 업의 그릇대로 받으리.
006_0023_b_22L宜善護其語
業終不敗亡
隨其所造業
當爲彼業器
006_0023_c_02L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업(業)으로 말미암아 공장 집[工匠家]에 나게 되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보살이 자신은 능히 5계를 지니는데 만일 친척이 먼 곳에서 와서 더불어 술을 마시거나, 혹 남을 권하여 술을 마시게 하면 장차 저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1법이라 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스스로 범행(梵行)을 닦으면서 남을 중매하여 음욕을 행하면 이런 것을 많이 쌓음으로 말미암아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2법이라 하느니라.
006_0023_b_23L復次迦葉在家菩薩由成三業生工匠家何等爲三菩薩自身能持五戒若有親屬從遠而來與酒令飮或勸他人而令飮酒卽當生彼工匠之家名第一法復次迦葉在家菩薩自修梵行和合他人令行穢欲緣造此業積集成故而當生彼工匠之家名第二法
다시 가섭아, 다른 사람이 부지런히 경전을 읽고 외우는 것을 보고서는 집안에서 무슨 큰일을 한다며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또한 읽고 외우는 일을 그만두고 내가 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나니, 이런 업연(業緣)을 쌓아 오므로 장차 공장 집에 나게 되나니 이것을 제3법이라 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3_c_08L復次迦葉菩薩見他精勤讀誦然己家內起作興功尋語彼言汝且休廢讀誦之業宜時爲我營辦所成以是業緣積集成故而當生彼工匠之家名第三法爾時世尊而說頌曰

술을 남에게 권하거나
또한 친속에게 주어서
취하고 미치게 하므로
그는 곧 요어장(饒語匠)이 되리라.
006_0023_c_12L持酒勸他人
及與諸親屬
以成狂飮故
便爲饒語匠

칼과 바늘 만들 줄 모르고
다른 기술도 없으면서
오직 앉아 손을 흔들며
화로 앞에서 풀무만 돌리나니.
006_0023_c_14L不解作刀鍼
及餘工巧處
唯能坐搖手
爐前鼓橐囊

저는 능히 범행을 닦더라도
남을 위하여 음행을 칭찬하면
이 업이 과보 받을 때
마땅히 요어장이 되리.
006_0023_c_15L自能修梵行
爲他稱讚婬
此業異熟時
當爲饒語匠

칼과 바늘은 만들 줄 모르고
풀무도 또한 돌리지 못하고
오직 긴 쇠망치만 휘둘러
다듬잇돌 앞에서 쇠를 치나니
006_0023_c_16L不解作刀鍼
不能鼓風橐
唯解奮長搥
碪前而鍛鐵

남으로 하여금 파계하게 하면
이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재빨리 공장 집에 태어나
성품이 미련하고 우둔하리.
006_0023_c_18L令他棄捨法
從茲而命終
速生工巧家
稟識常愚闇

처음엔 풀무도 보지 못하고
쇠망치도 보지 못했네.
그 업보가 그렇게 됨이라
온갖 기물만 들부수나니
006_0023_c_19L初不見囊橐
亦不見鉗槌
其業報應然
悉破壞衆器

가섭아, 그 뜻을 잘 방어하고
그 말도 잘 보호하여
언제나 남에게
모든 불선법 가르치지 말라
006_0023_c_20L迦葉應防意
及善護其言
永勿教他人
一切不善法

생사에 윤회하는 괴로움
애욕으로 인하여 더 생기나니
선법은 부지런히 닦고
불선법은 버리라.
006_0023_c_22L輪迴生死苦
由愛故增生
善法可勤修
應訶諸不善
006_0024_a_02L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취하므로 찰리[刹帝利] 호족(豪族)의 집에 태어나서 얼굴이 단정하여 사람들이 존경하며, 총명하고 재주 있어 게으름이 없나니, 세 가지라 함은 처음 보는 사문․바라문을 만나더라도 곧 신심을 내며, 공양․예경하여 복밭[福田]이라 말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맞이하여 의복․음식․와구(臥具)․의약의 일체 수용품을 공급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제1법을 성취하면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006_0023_c_23L復次迦葉在家菩薩成就三法當生剎利豪族之家衆同分中顏貌端嚴人所愛敬聰慧巧便不爲懶惰何等爲三謂睹未曾見沙門婆羅門卽生信心供養禮敬言是福田以淸淨心延請供養衣服飮食臥具醫藥一切所須在家菩薩成此初法當生剎利豪族之家衆同分中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굳게 서원을 세우고 말과 같이 수행하며 마침내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구족계(具足戒)를 지니는 사문․바라문에게 공양을 드릴 적에 능히 굳은 신심을 가지나니, 이러한 제3법을 성취하므로 장차 찰리 호족의 집에 태어나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4_a_08L復次迦葉在家菩薩堅住本誓如說修行終不妄語成就如是第二法故當生剎利豪族之家衆同分中復次迦葉在家菩薩於具戒薀沙門婆羅門所修供養時而能攝受堅固之法由成如是第三法故當生剎利豪族之家衆同分中爾時世尊而說頌曰

모든 슬기로운 사람은
계 지니고 널리 아는 이 보거든
마땅히 기쁜 마음으로
그를 청하여 맞이할지니라.
006_0024_a_15L諸有智慧等
見持戒多聞
應生歡喜心
往彼而請命

그를 청하여 맞이하고는
법대로 공양하되
싫증내거나 뉘우침 없이
베푸는 것이 아낌없네.
006_0024_a_17L旣爲請命已
如法供養之
無有厭悔心
所施無罣閡

이것이 신심의 견고한 법
이것이 가까이 모시는 이[親近侍者]니
온갖 지혜와 서로 응하여
얻기 어려운 도 빨리 얻으리.
006_0024_a_18L是取堅牢法
所爲親近者
種種智相應
於難而速得

이러한 깊은 신심으로
큰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면
이것이 슬기로운 이의 소행
불도를 얻기 어렵지 않으리.
006_0024_a_19L如斯深信意
趣向大菩提
是智之所行
佛道非難證

항상 도를 위하여 산다면
가장 깨끗한 재물을 받아
수승하고 묘한 법을 희구하여
위없는 열반을 증득하리.
006_0024_a_21L恒爲上活命
應受最勝財
希求殊妙法
證無上涅槃

장차 호족 가운데 태어나서
얼굴이 매우 단정하고
가장 좋은 의복을 입으며
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006_0024_a_22L當生豪族家
顏貌甚端嚴
得上妙衣服
證最上涅槃

부처님의 칭찬하심과 같이
최상승을 닦아 행하여
불승(佛乘)의 맑고 시원한
최상의 열반을 증득하리라.
006_0024_a_23L如佛所稱譽
行於最上乘
以佛乘能證
淸涼妙涅槃

이것이 가장 거룩한 과보
그 지은 업과 같이
과보도 또한 그에 맞추어
설사 백․억 겁을 지날지라도
이 업은 끝내 무너지지 않으리.
006_0024_a_25L是爲最勝果
如其所造業
獲果亦等流
設經百億劫
是業終無壞
006_0024_b_02L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세 가지의 법을 성취하여 착한 뿌리를 심으면 무상보리를 증득하기까지 끝내 세속의 5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세 가지라 함은 재가 보살이 5계를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을 향하여 5욕락을 찬양하지 않으며,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하되 여인을 부리지 않으며, 마음먹기를 ‘내가 이제부터 일체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고 무상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5욕락을 받지 않으리라’고 하느니라. 이러한 제1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증득할 때까지 세속의 오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006_0024_b_02L復次迦葉在家菩薩成就三法種諸善根乃至證得無上菩提終不受於五欲世樂何等爲三在家菩薩受持五戒不向他人讚五欲樂勤修自業不使女人及發是心我止親近一切女人乃至證得無上菩提願我不逢五欲世樂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이 이런 경을 듣고는 깊은 믿음을 내어 열반의 도에 나아가기를 구하느니라. 비록 이런 가르침을 받아 지니더라도 숨겨 버리는 일을 하지 않고 능히 연설하거나 칭찬하면 사람이 듣고는 곧 온갖 나쁜 짓 하는 것을 여의게 되리니, 이 착한 뿌리로 걸림 없는 변재를 얻으며 집착 없는 변재를 얻으리라. 혹 현세에서나 또 목숨을 다할 적에 부처님을 뵙게 되며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에 태어나면 오래지 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러한 제2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5욕락을 받지 않느니라.
006_0024_b_10L由成如是最初法故乃至菩提不受五欲復次迦葉在家菩薩聞是等經而生深信求趣涅槃雖復受持如是等教隱蔽不行有能演說及發起者若人聞已卽當捨離諸惡作處以此善根得無㝵辯得無著辯若於現在及命終時速得見佛命終之後往生天上不夂證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由成如是第二法故至菩提不受五欲
다시 가섭아, 재가 보살의 온갖 착한 뿌리를 다 무상보리에 돌리고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부딪침[觸]․법(法)과 재보와 높은 지위 등을 즐기지 않으며, 권속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하염없는 마음[無爲心]․하염없는 과보[無爲業]로 재빨리 무상정등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러한 제3법을 성취하므로 보리를 얻을 때까지 5욕을 받지 않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6_0024_b_19L復次迦葉在家菩薩所有善根悉皆迴向無上菩提樂色聲香味觸法財封尊貴不愛眷以無爲心無爲果報速證無上正等菩提由成如是第三法故乃至菩提不受五欲爾時世尊而說頌曰

재가 보살로서 5계를 닦되
굳게 지키고 잘 보호하여
여인을 가까이 말고
그리고 싫증을 낼지니라.
006_0024_b_24L在家修五戒
堅守善護持
不親近女人
於中生厭惡
006_0024_c_02L
이러한 법문을
부지런히 구하여 싫증냄 없이
나쁜 짓 하는 곳일랑
재빨리 놓아 버리라.
006_0024_c_02L如是等法門
勤求無厭足
所有惡作處
應速捨離之

온갖 착한 법을
다 보리에 돌리어
이 착한 뿌리로써
재빨리 5욕락 여의라.
006_0024_c_03L一切諸善法
悉迴向菩提
以此諸善根
速離於五欲

항상 훌륭한 지식을 쌓아
중생 위하여 법을 설하여
대자심(大慈心)을 일으키고
무상보리를 구하게 하라.
006_0024_c_04L常獲勝多聞
爲衆生說法
發生大慈意
求無上菩提

그러므로 이 법문 듣고
마땅히 착한 마음 내어
오욕락을 가까이 말고
재빨리 법바퀴를 굴리기를.
006_0024_c_06L是故聞此利
應生賢善心
不近於諸欲
速疾轉法輪

그때에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이 경전을 무엇이라 부르며 우리들이 이제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이 경은 ‘삼률의를 말함[說三律儀]’이라고 부를 것이며, 또한 ‘보리금계를 선설함[宣說菩提禁戒]’이라 부를 것이며, 또한 ‘같이 온갖 법에 들어감[同入一切諸法]’이라고 부를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니 존자 마하 가섭과 모든 대중이며 일체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건달바 등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006_0024_c_07L爾時大迦葉白佛言世尊今此經法以何爲名我等今者云何奉持佛告迦葉是經名曰說三律儀亦名宣說菩薩禁戒亦名同入一切諸法佛說此經已尊者大迦葉及諸大衆一切世閒天阿修羅乾闥婆等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寶積經卷第三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