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통록촬요(通錄撮要) / 通錄撮要第一卷

ABC_BJ_H0147_T_001

007_0767_a_01L
통록촬요通錄撮要
통록촬요 제1권通錄撮要 第一卷
총목차總目次
통록촬요 제1권 通錄撮要 第一卷
제1 종안품4칙 宗眼品 第一四則
제2 정전품33칙 正傳品 第二三十三則
초조 가섭 존자初祖迦葉尊者
제2조 아난 존자 二祖阿難尊者
제3조 상나화수 존자 三祖啇那和脩尊者
제4조 우바국다 존자 四祖優波毱多尊者
제5조 제다가 존자 五祖提多迦尊者
제6조 미차가 존자 六祖彌遮迦尊者
제7조 바수밀 존자 七祖婆須密尊者
제8조 불타난제 존자 八祖佛陁難提尊者
제9조 복타밀다 존자 九祖伏駄密多尊者
제10조 협 존자 十祖脅尊者
제11조 부나야사 존자 十一祖富那夜奢尊者
제12조 마명 대사 十二祖馬鳴大士
제13조 가비마라 존자 十三祖迦毗摩羅尊者
제14조 용수 존자 十四祖龍樹尊者
제15조 가나제바 존자 十五祖迦那提婆尊者
제16조 라후라다 존자 十六祖羅睺羅多尊者
제17조 승가난제 존자 十七祖僧伽難提尊者
제18조 가야사다 존다 十八祖伽耶舍多尊者
제19조 구마라다 존자 十九祖鳩摩羅多尊者
제20조 사야다 존자 二十祖闍夜多尊者
제21조 바수반두 존자 二十一祖婆修盤頭尊者
제22조 마나라 존자 二十二祖摩拏羅尊者
제23조 학륵나 존자 二十三祖鶴勒那尊者
제24조 사자 존자 二十四祖師子尊者
제25조 바사사다 존자 二十五祖婆舍斯多尊者
제26조 불여밀다 존자 二十六祖不如密多尊者
제27조 반야다라 존자 二十七祖般若多羅尊者
중화中華의 조사 中華祖師
서천 제28조 보리달마 西天二十八代祖菩提達磨
제2조 혜가 대사 二祖慧可大師
제3조 승찬 대사 三祖璨大師
제4조 도신 대사 四祖信大師
제5조 홍인 대사 五祖忍大師
제6조 혜능 대사 六祖能大師
통록촬요 제2권 通錄撮要 第二卷제3 호현품83칙 互顯品 第三八十三則
우두산 법융 선사牛頭山法融禪師
북종 신수 대사 北宗秀大師
숭악 혜안 국사嵩嶽慧安國師
몽산 도명 선사 蒙山明禪師
남악 회양 선사南嶽懷讓禪師
현각 대사玄覺大師
청원 행사 선사淸源行思禪師
하택 신회 선사荷澤神會禪師
서경 광택사 혜충 국사西京光宅寺慧忠國師
신주 지상 선사信州智常禪師
사공산 본정 선사司空山本淨禪師
강서 도일 대사江西道一大師
남악 석두 희천 선사 南嶽石頭遷禪師
등주 단하산 천연 선사鄧州丹霞山天然禪師
약산 유엄 선사藥山惟儼禪師
대전 화상大顚和尙
무주 선사無住禪師
대주 혜해 선사大珠慧海禪師
석공산 혜장 선사石鞏山慧藏禪師
반산 보적 선사盤山寶積禪師
오설산 영묵 선사五洩山靈默禪師
유관 선사惟寛禪師

007_0767_a_01L[通錄撮要]

007_0767_a_02L1)通錄撮要第一卷

007_0767_a_03L

007_0767_a_04L總目次

007_0767_a_05L
第一卷

007_0767_a_06L宗眼品第一四則

007_0767_a_07L正傳品第二三十三則

007_0767_a_08L迦葉阿難商那和脩優波毱多
007_0767_a_09L提多迦彌遮迦婆須密佛陁難提
007_0767_a_10L伏䭾密多脅 富那夜奢馬鳴
007_0767_a_11L毗摩羅龍樹迦那提婆羅睺羅多
007_0767_a_12L僧伽難提伽邪舍多鳩摩羅多
007_0767_a_13L夜多婆修盤頭摩拏羅鶴勒那
007_0767_a_14L師子婆舍斯多不如密多般若多
007_0767_a_15L

007_0767_a_16L中華祖師

007_0767_a_17L菩提達磨慧可僧璨道信
007_0767_a_18L慧能

007_0767_a_19L第二卷

007_0767_a_20L互顯品第三八十三則

007_0767_a_21L法融崇嶽慧安蒙山道明南嶽懷
007_0767_a_22L永嘉玄覺淸源行思荷澤神會
007_0767_a_23L光宅慧忠信州智常司空本淨
007_0767_a_24L西道一石頭希遷丹霞天然藥山
007_0767_a_25L惟儼潮州大願無住大珠慧海
007_0767_a_26L石鞏慧藏盤山寶積五洩靈默

007_0767_b_01L양주 방온襄州龐蘊
지주 남전 보원 선사池州南泉普願禪師
자옥산 도통 선사紫玉山道通禪師
자만 선사自滿禪師
홍은洪恩
총인總印
용산龍山
양 좌주亮座主
수로水老
홍주 백장 회해 선사洪州百丈懷海禪師
담주 대위산 영우 선사 潭州大潙山祐禪師
홍주 황벽산 희운 선사 洪州黃檗山運禪師
용담龍潭
보화 화상普化和尙
통록촬요 제3권 通錄撮要 卷第三규봉 종밀 선사 圭峯密禪師
장사 경잠 초현 대사 長沙景岑號招賢大師
조주 관음원 종심 선사趙州觀音院從諗禪師
화정 덕성 선사華亭德誠禪師
고정高亭
덕산 선감 선사德山宣鑑禪師
원주 앙산 혜적 선사袁州仰山慧寂禪師
향엄 지한 선사香嚴智閑禪師
우두산 혜충 선사牛頭山慧忠禪師
무주 금화산 구지 화상務州金華山俱胝和尙
통록촬요 제4권 通錄撮要 卷之第四
진주 임제 의현 선사鎭州臨濟義玄禪師
균주 동산 양개 선사筠州洞山良价禪師
무주 조산 본적 선사撫州曹山本寂禪師
항주 조과 도림 선사杭州鳥窠道林禪師
회통 선사會通禪師
복주 설봉산 의존 선사福州雪峯山義存禪師
고정 간 선사高亭簡禪師
현사 종일 대사玄沙宗一大師
소주 운문산 문언 선사韶州雲門山文偃禪師
풍혈 연소 선사風穴延沼禪師
여주 보응 성념 화상汝州寶應省念和尙
분주 태자원 선소 화상汾州太子院善昭和尙
항주 영명사 연수 선사 杭州永明寺延壽覺禪師
지봉 대사志逢大師
월주 천의 의회 선사越州天衣義懷禪師
신라국 본여 선사新羅國本如禪師
신라국 혜철·홍직 두 대사 新羅國慧徹洪直兩師
무염 선사無染禪師
각체·현욱 두 대사 覺體玄昱兩師
도균道均
품일品日
가지·충훼 두 대사 迦智忠卉兩師
대모 화상大茅和尙
언충彥忠
오관산 순지 화상五觀山順支和尙
지리산 화상智異山和尙
흠충·청허·행적·낭 등 네 분 欽忠淸虛行寂朗師等四公
금장 선사金藏禪師
청원淸院
정주 파초산 혜정郢洲芭蕉山慧情
와룡 화상臥龍和尙
서암·대령·박암 등 세 분 瑞巖大嶺泊巖等三公
대무위 선사大無爲禪師
경유·혜·주 세 분 慶猷慧住三公
혜운惠雲
설악 영광雪嶽令光
영감 선사와 도봉산 혜거 국사(靈鑑禪師又道峯山惠炬國師)
왕사 보제 존자王師普濟尊者
제4 산성품6칙 散聖品 第四六則
유마 회상의 32보살(維摩會上三十二菩薩)
명주 포대 화상明州布袋和尙
한산寒山
습득拾得
무착 화상無着和尙
무주 부대사㜈州傳大士
제5 유통품2칙 流通品 第五二則
후기後記
간기刊記
[부록 1]
여산 우담 화상 권수정업어록廬山優曇和尙勸修淨業語錄
무상가풍無相家風
염불수행 念佛修進
발심發心
정진 又精進
억상 又憶想
가행 又加行
견도 又見道
성불 又成佛
간기
용서보권수지문龍舒普勸修持文
발문

007_0767_b_01L善惟寛龐蘊南泉普願紫玉道通
007_0767_b_02L百丈懷海黃檗希運鎭州普化

007_0767_b_03L第三卷

007_0767_b_04L圭峯宗密長沙景岑趙州從諗
007_0767_b_05L亭德誠高亭德山宣鑑仰山慧寂
007_0767_b_06L香嚴智閑慧忠俱胝

007_0767_b_07L第四卷

007_0767_b_08L臨濟義玄同山良价曹山本寂
007_0767_b_09L窠道林會通雪峯義存高亭簡
007_0767_b_10L玄沙宗一雲門文偃風穴延沼
007_0767_b_11L應省念善昭延壽覺志逢天衣
007_0767_b_12L義懷新羅本如新羅慧徹洪直
007_0767_b_13L覺體玄昱道均品日
007_0767_b_14L忠卉大茅彥忠順支
007_0767_b_15L異山和尙欽忠淸虛行寂
007_0767_b_16L金藏淸院慧情臥龍瑞巖
007_0767_b_17L泊巖大無爲慶猷慧 住
007_0767_b_18L惠雲雪嶽靈鑑惠炬普濟尊者

007_0767_b_19L散聖品第四六則

007_0767_b_20L維摩會三十二菩薩布袋寒山
007_0767_b_21L無着傅大士

007_0767_b_22L流通品第五二則

007_0767_b_23L後記

007_0767_b_24L廬山優曇和尙勸修淨業語錄

007_0767_b_25L龍舒普勸修持文

007_0767_c_01L
『통록촬요』 4권은 5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주湖州 서여산西余山에 주석하는 석공신釋拱辰이 편찬하고 교정한 것이다. 제1권은 「종안품」4칙과 「정전품」33칙, 제2권은 「호현품」「호현품」은 모두 100여 칙으로 제4권 중반까지이다., 제3권12칙, 제4권70여 칙은 「산성품」6칙과 「유통품」2칙이다.
대자대비하신 석가모니께 머리 조아립니다.
문자를 세우지 않고 바로 가리켜 보이셨네.
『통요統要』에서 말하였다.
◯ 세존께서는 태어나시자마자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두루 일곱 걸음 걸으시고 사방을 둘러보면서 “하늘 위 하늘 아래에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고 하셨다.
이에 대해 운문雲門이 말하였다.
“내가 당시 보았더라면 한 방에 때려죽여 개에게 먹잇감으로 줘 버렸을 것이다. 중요한 건 천하태평이다.”
이에 대해 낭야 각琅瑘覺이 말하였다.
“ ‘이 깊은 마음으로 티끌처럼 많은 세계를 받드는 것, 이것을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 한다.’ 하였으니, 운문 스님이 그런 분이라 하겠다.”
◯ 또 외도가 “있다는 주장도 묻지 않고, 없다는 주장도 묻지 않습니다.” 하고 묻자 세존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러자 외도가 “세존께서 대자대비로 저의 미혹의 구름을 헤치고 저를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하고 찬탄하고는 예배하고 떠났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외도가 어떤 도리를 얻었기에 칭찬하고 떠난 것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의 좋은 말은 채찍 그림자만 보아도 달리는 것과 같다.”
◯ 또 어느 날 법좌에 오르시자 문수文殊가 추椎를 쳐 대중에게 알리면서 말하였다.
“법왕의 법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법왕의 법은 이와 같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007_0767_c_01L通錄撮要四卷分作五品住湖州西余山
007_0767_c_02L釋拱辰編正第一卷宗眼品
正傳品三十
三則

007_0767_c_03L第二卷互顯品旁直互顯一百餘
至四卷中
第三卷十二

007_0767_c_04L第四卷七十
餘則
散聖品
流通品

007_0767_c_05L

007_0767_c_06L2)宗眼品第一
[1]

007_0767_c_07L
稽首釋迦大慈悲不立文字直指示

007_0767_c_08L
統要云世尊纔下生乃一手指天一手
007_0767_c_09L指地周行七步目顧四方云天上天
007_0767_c_10L唯我爲獨尊雲門云我當時若見
007_0767_c_11L一棒打殺與狗子喫却貴要天下大平
007_0767_c_12L琅瑘覺云雲門可謂將此深心奉塵刹
007_0767_c_13L是則名爲報佛恩又因外道問不問有
007_0767_c_14L不問無言世尊據坐外道讃歎云
007_0767_c_15L世尊大慈大悲開我迷雲令我得入
007_0767_c_16L乃作禮而去阿難白佛言外道得何道
007_0767_c_17L稱讃而去世尊云如世良馬見鞭
007_0767_c_18L影而行又一日陞3) [2] 文殊白椎云
007_0767_c_19L觀法王法法王法如是世尊便下坐
007_0767_c_20L{底}嘉靖八年全羅道光陽縣白雲山萬壽庵開
007_0767_c_21L板藏置於成佛寺本(高麗大學校所藏「釋迦如來
007_0767_c_22L行蹟頌」合刊本同本在日本天理大學圖書舘
007_0767_c_23L但卷末附載「語錄ㆍ普勸修持文ㆍ碧松堂跋文」
007_0767_c_24L缺落)ㆍ題名及目次編者補入
此上有「卷第
007_0767_c_25L一」編者除之
「痤」與「座」通用耶{編}

007_0768_a_01L
◯ 또 하루는 색깔이 변하는 마니주摩尼珠를 보여 주면서 다섯 방위의 천왕들에게 물으셨다.
“이 구슬이 무슨 색이냐?”
이때 다섯 천왕이 서로 다른 색깔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세존께서 구슬을 소매에 넣어 버리고 빈손을 들고서 말씀하셨다.
“이 구슬은 무슨 색이냐?”
천왕들이 대답하였다.
“손에 구슬이 없는데 어디에 색깔이 있겠습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탄식하셨다.
“그대들은 어쩌자고 미혹과 전도가 이리도 심한가. 내가 이 구슬을 보여 주었을 때는 곧바로 파랗다 노랗다 빨갛다 하얗다고 대답하더니, 내가 진짜 구슬을 보여 주자 아무도 모르는구나.”
이때 다섯 천왕이 그 말씀에 도를 깨달았다.
제2 정전품33칙[28조부터 중화中華의 조사祖師]
저 서천의 28조를 비롯해 곧바로 지시하신 당나라의 6조
『전등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초조 가섭 존자
영산회상의 백만 대중 앞에서 세존께서 꽃을 드시자 가섭 홀로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바른 법안의 창고와 열반의 오묘한 마음을 그대에게 맡기노라. 그대는 널리 유포하여 단절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더불어 금실로 짠 승가리僧伽梨를 주니 계족산으로 들어가 미래에 올 부처님인 자씨慈氏를 기다렸다가 그가 하생하거든 전하라.”
◯ 제2조 아난 존자
사형師兄인 가섭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금란 옷 외에 따로 무엇을 전하셨습니까?”
가섭이 불렀다.
“아난아.”
아난이 대답했다.
“예.”
가섭이 말하였다.
“문 앞의 찰간刹竿을 쓰러뜨려 버려라.”
◯ 제3조 상나화수 존자
존자가 우바국다를 얻어 시자로 삼으면서 여러 가지를 물었다.
“그대는 나이가 몇인가?”
“제 나이는 열일곱입니다.”
스님이 말했다.
“그대의 몸이 열일곱 살인가, 성품이 열일곱 살인가?”
“스님께서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셨는데 머리카락이 하얀 것입니까, 마음이 하얀 것입니까?”
“나는 머리털이 하얄 뿐이지, 마음이 하얀 것은 아니다.”
“저도 몸이 열일곱 살일 뿐, 성품이 열일곱 살인 건 아닙니다.”

007_0768_a_01L又一日示隨色摩尼珠問五方天王
007_0768_a_02L此珠作何色時五天王互說異色
007_0768_a_03L尊藏珠入袖却擡手云此珠何色
007_0768_a_04L答手中無珠何處有色世尊嘆云
007_0768_a_05L何迷倒之甚吾將此珠示之便說靑黃
007_0768_a_06L赤白吾將眞珠示之便捴不知時五
007_0768_a_07L天王言下悟道

007_0768_a_08L

007_0768_a_09L正傳品第二三十
三則

007_0768_a_10L
爰自西天四七祖直指唐土二三師
007_0768_a_11L傳燈云
初祖迦葉尊者
於靈山會上
007_0768_a_12L百萬衆前因世尊拈花獨迦葉破顏微
007_0768_a_13L世尊云吾正法眼藏涅槃妙心
007_0768_a_14L付於汝汝可流布無令斷絶仍授金
007_0768_a_15L縷僧伽梨衣入雞足山俟當來佛慈氏
007_0768_a_16L下生傳付也

007_0768_a_17L二祖阿難尊者
問迦葉師兄世尊傳金
007_0768_a_18L襴袈裟外別傳箇什麽迦葉召云阿難
007_0768_a_19L阿難應喏迦葉云倒却門前刹竿著

007_0768_a_20L三祖啇那和脩尊者
得優波毱多爲給
007_0768_a_21L侍因多問汝年幾耶曰我年十七
007_0768_a_22L曰汝身十七性十七耶答師髮已白
007_0768_a_23L爲髮白耶心白耶師曰我但髮白非心
007_0768_a_24L曰我身十七非性十七

007_0768_b_01L
◯ 제4조 우바국다 존자
제도하는 사람이 매우 많자 파순이 두려워 정법을 해치려 하였다. 존자가 선정에 들었을 때, 파순이 몰래 영락을 가져와 목에 걸어 두었다. 존자가 선정에서 나와서는 사람ㆍ개ㆍ뱀 세 가지 시체를 가져다 꽃 족두리로 변화시키고는 부드러운 말로 파순을 위로하였다.
“내가 가진 꽃 족두리를 보답으로 올리겠습니다.”
파순이 목으로 끌어당겨 그것을 받자 곧 악취가 진동하는 세 가지 시체로 변하였다. 파순이 혐오하여 자기의 신력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벗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제석천과 범천으로 올라가 벗어나게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들도 각각 이렇게 말했다.
“십력을 가진 제자가 부린 신통변화를 우리 같은 범속한 무리가 어떻게 없앨 수 있겠는가?”
범천이 게송을 설하였다.

若因地倒      땅으로 인해 넘어졌으면
還因地起      다시 땅을 인해 일어서야 한다
離地求起      땅을 벗어나서 일어나길 바란다면
終無此理      그런 도리는 끝내 없느니라

가르침을 받은 파순은 존자께 몸을 던져 예배하고 슬피 자백하면서 참회하였다. 우바국다의 권유로 그가 삼보에 귀의하고 나자 시체 족두리가 단박에 벗겨졌다. 그러자 파순이 절을 올리며 감사를 표하고 떠났다.
◯ 제5조 제다가 존자
존자가 출가하기를 원하자 우바국다가 물었다.
“그대는 몸이 출가하려는가, 마음이 출가하려는가?”
“제가 하려는 출가는 몸이나 마음이 하는 게 아닙니다.”
우바국다가 말하였다.
“몸이나 마음이 하지 않는다면 또 누가 출가하겠다는 것인가?”
“출가란 나도 나의 연고도 없는 것입니다. 즉 마음이 일어나거나 소멸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이 일어나거나 소멸하지 않는다면 곧 이것이 영원한 길입니다. 모든 부처님 역시 영원하여 마음에 형상이 없고 그 본체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제6조 미차가 존자
그는 8천 명의 큰 선인들을 무리로 거느리고 있었다. 그는 제다가가 자기 나라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대중을 이끌고 환영해 받들면서 제다가에게 말하였다.
“옛날에 스님과 함께 범천에 태어났을 때, 저는 아사타阿私陀 선인을 만나 선법仙法을 배우고, 스님은 십력을 가진 제자를 만나 선나禪那를 닦아 익혔지요. 이때부터 과보가 나뉘어 길을 달리했던 게 벌써 여섯 겁이나 흘렀군요.”
존자가 말하였다.
“여러 겁 동안 헤어졌다는 말씀이 참으로 거짓이 아닙니다. 미차가여, 이제 삿된 길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와

007_0768_b_01L四祖優波毱多尊者
化度甚衆波旬恐
007_0768_b_02L將害正法尊者入定波旬密持纓
007_0768_b_03L縻之于頸及尊者出定及取人狗
007_0768_b_04L蛇三尸化爲花鬘輭言慰諭吾有花
007_0768_b_05L鬘奉酬波旬引頸受之即變三種臭尸
007_0768_b_06L波旬厭惡盡已神力不能得脫升釋
007_0768_b_07L梵天求其解免彼各告言十力1) [3]
007_0768_b_08L神變我軰凡陋何能去之梵天說偈
007_0768_b_09L若因地倒還因地起離地求起終無
007_0768_b_10L此理波旬受敎投禮尊者哀露懺悔
007_0768_b_11L毱多令其歸三寶竟尸鬘頓脫禮謝而
007_0768_b_12L

007_0768_b_13L五祖提多迦尊者
因求出家毱多問曰
007_0768_b_14L汝身出家心出家答我來出家非爲
007_0768_b_15L身心毱多曰不爲身心復誰出家
007_0768_b_16L夫出家者無我我故即心不生滅
007_0768_b_17L不生滅即是常道諸佛亦常心無形
007_0768_b_18L其體亦然

007_0768_b_19L六祖彌遮迦尊者
領八千大僊爲徒
007_0768_b_20L提多迦入國率衆迎奉謂提多迦曰
007_0768_b_21L昔與師同生梵天我遇阿私陁仙
007_0768_b_22L我仙法師逢十力弟子修習禪那
007_0768_b_23L此報分殊道已經六劫尊者曰支離
007_0768_b_24L累劫誠哉不虗彌遮迦乃捨邪歸正

007_0768_c_01L조사의 지위를 이으십시오.”
◯ 제7조 바수밀 존자
항상 깨끗한 옷을 입고 손에는 술병을 든 채 거닐면서 읊조리거나 휘파람을 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라 불렀다. 그러다 미차가를 만나 물었다.
“스님은 어디서 오셨고, 어디로 가시려고 합니까?”
미차가가 말하였다.
“자기 마음으로부터 와서 없는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제 손에 들린 물건이 뭔지 아시겠습니까?”
미차가가 말하였다.
“그것은 공격하는 무기이고 청정함을 등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럼, 저(我)도 아시겠습니까?”
미차가가 말하였다.
“‘나(我)’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알 수 있다면 ‘나’가 아닙니다.”
또 이름을 묻자 그가 바수밀婆須密이라 답했다.
미차가가 말하였다.
“저의 스승이신 제다가께서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멸도하고 300년 후에 바수밀이라는 한 성인이 있어 선맥의 일곱 번째 조사가 될 것이라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수밀이 이에 귀의하고는 출가하여 해탈하고 도를 완성하였다.
◯ 제8조 불타난제 존자
그는 바수밀 존자를 만나자마자 말로 논의論義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바수밀이 말하였다.
“논한다면(論) 바른 이치(義)가 아닙니다. 바른 이치라면 논하지 못합니다. 만일 이리저리 헤아려 이치를 논한다면 끝내 바른 이치를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타난제는 바수밀의 뜻이 더 수승함을 알고는 제도하여 주기를 청하고 법을 이었다.
◯ 제9조 복타밀다 존자
그는 옛날에 부처님을 만나 광대한 자비의 서원을 세웠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는 애정을 버리기 어려웠다. 따라서 나이 50이 되도록 입으로 말을 한 적이 없고 발로 걸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불타난제가 여러 곳을 다니며 교화하다가 그 집에 이르러 광명이 치솟는 것을 보고는 그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집에 분명 성인이 계신다. 입으로 말을 하지 않으니 참다운 대승의 그릇이요, 사방으로 쏘다니지 않으니 더러움과 접촉하는 것일 뿐임을 안다.”
그의 아버지가 나와 인사를 드리며 물었다.
“필요한 게 무엇입니까?”
불타난제가 대답하였다.
“저는 시자를 구합니다.”
아버지가 말하였다.
“저에게 복타伏馱라는 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이 이미 50에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그는 불타난제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예를 올리고 게송을 설하였다.

부모님도 나와 가까운 분이 아니니

007_0768_c_01L以嗣祖位

007_0768_c_02L七祖婆須密尊者
常服淨衣執酒器行
007_0768_c_03L或吟或嘯人謂之狂遇彌遮迦問
007_0768_c_04L何方來欲徃何所遮迦曰從自心來
007_0768_c_05L欲徃無處曰識我手中物否迦曰此是
007_0768_c_06L觸器而負淨者曰還識我否迦曰我即
007_0768_c_07L不識識即非我又問名氏答名婆須
007_0768_c_08L迦曰我師提多迦說佛告阿難
007_0768_c_09L滅後三百年有一聖人名婆須密
007_0768_c_10L於禪祖當獲2) [4] 密乃投出家度脫
007_0768_c_11L成道

007_0768_c_12L八祖佛陁難提尊者
遇婆須密即言
007_0768_c_13L與師論義密曰論即不義義即不論
007_0768_c_14L若擬論義終非義論師知義勝求度
007_0768_c_15L爲嗣

007_0768_c_16L九祖伏駄密多尊者
昔曾値佛悲願廣
007_0768_c_17L慮父母情愛難捨故年已五十
007_0768_c_18L未甞言足未甞履佛陁行化至家
007_0768_c_19L有光騰謂其徒曰此家當有聖人
007_0768_c_20L無言說眞大乘器不行四衢知觸穢
007_0768_c_21L父出致禮問何所須陁答我求侍
007_0768_c_22L父曰我子伏駄年已五十不言不
007_0768_c_23L才見佛陁遽禮說偈父母非我親
007_0768_c_24L「苐」疑「弟」{編}「苐」通用「第」{編}

007_0769_a_01L누가 가장 가까운 분일까
모든 부처님도 나의 길이 아니니
누가 최고의 길을 걷는 분일까
불타난제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대의 말이 마음과 가까우니
부모님과도 비교할 수 없네
그대의 행이 성스러운 도와 합한다면
그게 바로 모든 부처님의 마음
밖으로 형상이 있는 부처를 구한다면
그대와는 비슷하지도 않지
그대의 본래 마음을 알고 싶은가
합하는 것도 아니고 여의는 것도 아니라네

복타밀다는 이 게송을 듣고 곧바로 일곱 걸음을 걸었으며, 출가하여 성스러운 길로 들어섰다.
◯ 제10조 협 존자
태어날 무렵 그의 아버지가 꿈을 꾸었는데, 등에 보배 좌석이 있고 그 좌석 위에는 밝은 구슬 하나가 안치되어 있는 흰 코끼리 한 마리가 문으로 들어왔다. 아버지가 꿈에서 깨자 그가 태어났다. 나중에 복타밀다의 시자가 되었는데 잠을 자는 법이 없어 옆구리를 바닥에 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협 존자라 불리게 되었다.
◯ 제11조 부나야사 존자
그가 협 존자를 찾아뵙자 존자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제 마음은 가는 것이 아닙니다.”
협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어디에 사는가?”
“제 마음은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협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를 딱히 뭐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인가?”
“모든 부처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협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모든 부처님이 아니다.”
“모든 부처님 역시 아닙니다.”
협 존자가 인가하고 그를 출가시켰다.
◯ 제12조 마명 대사
그가 부나야사를 만나 물었다.
“저는 부처님을 알고 싶습니다. 어떤 분이 그분이십니까?”
부나야사가 말하였다.
“그대가 부처님을 알고 싶습니까? 알지 못하는 그것이 바로 그분입니다.”
“부처님을 이미 알지 못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분이란 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부나야사가 말하였다.
“이미 부처님을 알지 못하는데, 이것이 그분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압니까?”
“이것이 톱의 이치이군요.”
“그것은 나무의 이치랍니다.”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톱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스님과 함께 평등하게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나무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부나야사가 말하였다.
“그대가 나에 의해 해체된 것입니다.”
마명이 드디어 활연히 깨달았다.
◯ 제13조 가비마라 존자
그는 마명에게서 법을 얻었다. 대중을 거느리고 산으로 들어갔다가 큰 구렁이 한 마리를 만났는데, 그 뱀이 존자의 몸을 칭칭 감았다가 삼귀의계를 주자 떠나갔다. 이어서 한 노인이 존자께 문안을 올리기에 어디에 사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옛날에 비구였는데, 고요함을 즐기고 있을 때 막 배우기 시작한 어떤 비구가 자주 찾아와 가르침을 청하기에 대답하기가 귀찮아

007_0769_a_01L誰是最親者諸佛非我道誰爲最道者
007_0769_a_02L佛陁答偈汝言與心親父母非可比
007_0769_a_03L汝行與道合諸佛心即是外求有相佛
007_0769_a_04L與汝不相似欲識汝本心非合亦非離
007_0769_a_05L伏駄聞便行七步出家入道

007_0769_a_06L十祖脅尊者
將誕父夢一白象背有寶
007_0769_a_07L1) [5] *痤上安一明珠從門而入旣覺
007_0769_a_08L乃生後爲伏駄執侍未甞睡眼脇不
007_0769_a_09L至席遂號脇尊者

007_0769_a_10L十一祖富那夜奢尊者
謁脇尊者問汝
007_0769_a_11L從何來曰我心非徃脇曰汝何處住
007_0769_a_12L曰我心非止脇曰汝不㝎耶曰諸佛亦
007_0769_a_13L脇曰汝非諸佛曰諸佛亦非脇尊
007_0769_a_14L印可度之

007_0769_a_15L十二祖馬鳴大士
見富那問曰我欲識
007_0769_a_16L何者即是富曰汝欲識佛不識者
007_0769_a_17L曰佛旣不識焉知是乎富曰旣不識
007_0769_a_18L焉知不是曰此是鋸義富曰彼是
007_0769_a_19L木義又問鋸義者何曰與師平出
007_0769_a_20L問木義者何富曰汝被我解馬乃豁悟

007_0769_a_21L十三祖迦毗摩羅尊者
得法於馬鳴
007_0769_a_22L徒入山逢一大蠎盤繞師身與受三歸
007_0769_a_23L而去繼有一老問訊師問所止荅昔
007_0769_a_24L爲比丘樂靜時有初學數來請益

007_0769_b_01L성내는 생각을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생명이 끝나고는 구렁이가 되어 지금까지 벌써 천 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마침 존자를 만나 계법戒法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아와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가 바로 용수龍樹였다.
◯ 제14조 용수 존자
그는 가비마라를 만나 법을 얻고는 법좌에서 자재한 몸을 나타내었는데 그 모습이 보름달 같았으며, 대중들은 오직 법문하는 음성만 들을 뿐 존자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존자가 게송을 설하였다.

身現圓月相  몸으로 둥근 달과 같은 모습을 나타내
以表諸佛體  이로써 모든 부처님의 본체를 표현하고
說法無其形  법을 설해도 그 형상이 없으니
用辨非聲色  이로써 소리와 빛깔이 아님을 변론하노라

◯ 제15조 가나제바 존자
용수를 찾아뵈자 그가 지혜로운 사람임을 용수가 알고 시자를 시켜 발우에 물을 가득 담아 법좌 앞에 놓게 하였다. 이에 그는 바늘을 던짐으로써 용수의 뜻에 계합하여 곧 법을 이었다.
◯ 제16조 라후라다 존자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두 번째 오백 년에 위대한 교주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은 적이 있었으니, 제바를 만난 것도 전생의 인연에 부합되는 것이었다. 출가한 후에 법을 전할 자를 찾다가 선정에 든 승가난제를 보았는데, 21일을 지나서야 비로소 선정에서 깨어났다.
존자가 물었다.
“그대는 몸이 선정에 드는가, 마음이 선정에 드는가?”
“몸과 마음이 함께 선정에 듭니다.”
라후라다가 말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선정에 든다면 어찌 들어가고 나감이 있겠는가?”
“비록 들어가고 나감이 있기는 하지만 선정의 모습을 잃지는 않습니다.”
◯ 제17조 승가난제 존자
그는 장엄왕莊嚴王의 아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하였으며, 항상 불사를 찬양하고 세속의 즐거움을 싫어하였다. 일곱 살이 되자 게송으로 그의 부모님에게 아뢰었다.

너무도 자비로우신 아버지께 경례하옵고
뼈와 살을 낳아 주신 어머니께 예배합니다
제가 이제 출가하고자 하오니
부디 가엾게 여겨 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부모가 한결같이 말렸지만, 결국 종일토록 음식을 먹지 않았기에 출가를 허락하였고, 이름을 승가난제라 하였다. 그런 다음 라후라다를 찾아뵙고 성스러운 길로 들어섰다.
◯ 제18조 가야사다 존자
부는 바람에 전각 모서리의 풍경이 울리자

007_0769_b_01L於應荅起嗔恚想命終爲蠎今已千
007_0769_b_02L適遇尊者獲聞戒法故來謝耳
007_0769_b_03L是也

007_0769_b_04L十四祖龍樹尊者
遇迦毗得法乃於
007_0769_b_05L*痤上現自在身如滿月輪大衆唯
007_0769_b_06L聞法音不覩師相而說偈身現圓月相
007_0769_b_07L以表諸佛體說法無其形用辨非聲色

007_0769_b_08L十五祖迦那提婆尊者
因謁龍樹知是
007_0769_b_09L智人令侍者以滿鉢水置於*痤前
007_0769_b_10L婆覩之乃以針投契於龍樹即爲法嗣

007_0769_b_11L十六祖羅睺羅多尊者
曾蒙佛記第二
007_0769_b_12L五百年爲大敎主遇於提婆蓋符夙
007_0769_b_13L得度之後因求法嗣見僧迦難提
007_0769_b_14L入㝎經三七日方從定起問曰汝身
007_0769_b_15L㝎耶心㝎耶曰身心2) [6] 羅多曰
007_0769_b_16L身心俱定何有出入曰雖有出入
007_0769_b_17L失定相

007_0769_b_18L十七祖僧伽難提尊者
莊嚴王之子
007_0769_b_19L而能言常讃佛事願於世樂七歲能
007_0769_b_20L告其父母稽首大慈父和南骨肉
007_0769_b_21L我今欲出家幸願哀愍故父母固
007_0769_b_22L止之遂終日不食乃許出家號僧伽
007_0769_b_23L難提次謁羅多入道

007_0769_b_24L十八祖伽邪 [1] 舍多尊者
因風吹殿角鈴

007_0769_c_01L승가난제가 시험하려고 물었다.
“풍경이 우는 것인가, 바람이 우는 것인가?”
가야사다가 대답하였다.
“바람도 아니고 풍경도 아닙니다. 제 마음이 우는 것일 뿐입니다.”
승가난제가 말하였다.
“마음이라니, 그건 또 누구인가?”
가야사다가 말하였다.
“모든 것이 고요하기 때문입니다.”
승가난제가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나의 도를 이을 자가 그대가 아니라면 누구이겠는가?”

◯ 제19조 구마라다 존자
가야사다가 이리저리 다니며 교화하다가 그의 집에 이르러 문을 두드리자 이렇게 말하였다.
“이 집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가야사다가 말하였다.
“없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 말을 들은 구마라다는 그가 기이한 사람임을 알고 문을 열어 맞이하였고, 이를 계기로 조사의 등불을 이었다.
◯ 제20조 사야다 존자
자기 나라로 들어온 구마라다를 만나 물었다.
“우리 부모님은 평소 삼보를 믿고 섬겼지만 병에 걸린 적이 있었고,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이웃집은 오랫동안 전다라旃陀羅처럼 비천한 짓을 했는데도 몸이 항상 건강하고 하는 일마다 이루어집니다. 그들은 왜 행복하고, 우리는 왜 불행한 것입니까?”
구마라다가 말하였다.
“선과 악의 과보는 삼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은 어진 자가 요절하고 포악한 자가 장수하며 어긋난 자가 복을 누리고 의로운 자가 망하는 것만 보고는 곧바로 인과도 없고 죄와 복도 허망하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그림자와 메아리가 따르듯이 만겁의 세월이 흐른다 해도 마멸되지 않는 것은 전혀 모릅니다.”
이때 사야다의 의심이 단박에 풀렸다.
구마라다가 말하였다.
“그대가 비록 삼업을 믿게 되었지만, 업이 미혹에서 생기고, 미혹이 식으로 인해 존재하고, 식이 깨닫지 못함(不覺)을 의지하고, 깨닫지 못함이 마음을 의지함을 아직 밝히지 못했습니다. 마음은 본래 청정하여 생멸도 없고 조작도 없고 보응도 없고 승부도 없어서 너무도 고요하고 너무도 신령합니다. 그대가 만약 이 문으로 들어온다면 모든 부처님과 같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온갖 선악과 유위와 무위는 모두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은 것입니다.”
사야다가 이 말을 듣고 전생의 지혜가 단박에 드러났다.

007_0769_c_01L難提試問鈴鳴耶風鳴耶多荅非
007_0769_c_02L風非鈴我心鳴耳提曰心復誰乎
007_0769_c_03L曰俱寂靜故提曰善哉繼吾道者
007_0769_c_04L子而誰

007_0769_c_05L十九祖鳩摩羅多尊者
因伽邪行化
007_0769_c_06L扣其門曰此舍無人邪曰荅無者誰
007_0769_c_07L鳩摩聞知是異人開門延接以續祖
007_0769_c_08L

007_0769_c_09L二十祖闍夜多尊者
遇鳩摩入國問曰
007_0769_c_10L我家父母素信三寶而甞縈疾凡所營
007_0769_c_11L皆不如意而我鄰家久爲旃陁羅
007_0769_c_12L而身常勇健所作和合彼何幸而
007_0769_c_13L我何不幸鳩摩曰善惡之報有三世
007_0769_c_14L凡人3) [7] 見仁夭暴壽逆吉義凶便
007_0769_c_15L謂亡因果虗罪福殊不知影響相隨
007_0769_c_16L經萬劫亦不磨滅時夜多頓釋所疑
007_0769_c_17L鳩摩曰汝雖已信三業而未明業從惑
007_0769_c_18L惑因識有識依不覺不覺依心
007_0769_c_19L本淸淨無生滅無造作無報應無勝
007_0769_c_20L寂寂然靈靈然汝若入此門可與
007_0769_c_21L諸佛同矣一切善惡有爲無爲皆如
007_0769_c_22L夢幻夜多聞之夙慧頓發

007_0769_c_23L「痤」與「座」通用耶{編}次同「具」通「俱」{編}
007_0769_c_24L
「但」底本多用「伹」今改爲「但」以下倣此更不
007_0769_c_25L加註{編}

007_0770_a_01L
◯ 제21조 바수반두 존자
아버지 이름은 광개光蓋, 어머니 이름은 엄일嚴一이다. 존자가 어머니 태胎에 있을 때, 현중賢衆이라는 아라한이 그의 집에 찾아왔다. 광개가 절을 드리자 현중이 단정히 앉아 그 절을 받았는데, 엄일이 나와 절을 올리자 현중이 자리를 피하면서 말하였다.
“도리어 제가 법신法身 대사께 예배합니다.”
광개가 그 까닭을 알 길이 없어 물었다.
“장부인 제가 절을 올릴 때는 돌아보지도 않으셨습니다. 제 아내에게 어떤 덕이 있기에 스님께서는 도리어 그를 피하십니까?”
현중이 말하였다.
“당신 아내는 앞으로 세상의 등불이 될 성자를 잉태하였습니다. 내가 그래서 피하는 것이지 여인을 중히 여겨서가 아닙니다.”
이윽고 바수반두가 세상에 나오니, 지혜가 매우 깊었지만 오직 변론만을 숭상하면서 대중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하루에 한 끼니만 먹고 눕지 않으면서 하루 여섯 차례씩 예불하며 청정하고 욕심 없이 살았기에 대중들이 귀의하였다.
사야다가 그를 제도하려고 우선 그의 제자들에게 물었다.
“이 바수반두가 범행梵行이야 닦을 수 있지만 불도를 얻을 수야 있겠습니까?”
그의 제자가 말하였다.
“우리 스승님이 이와 같이 정진하시는데 그러지 못할 까닭이 뭐가 있겠습니까?”
사야다가 말하였다.
“그대들의 스승은 도와 거리가 멉니다. 설사 티끌 수만큼 오랜 겁 동안 고행한다 해도 그것은 모두 허망의 근본입니다.”
제자가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어떤 덕행을 쌓았기에 우리 스승을 비난하는 것입니까?”
사야다가 말하였다.
“저는 도를 구하지도 않고 전도되지도 않습니다. 저는 부처님께 예배하지도 않고 업신여기지도 않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앉아 있지도 않고 게으름 떨지도 않습니다. 저는 하루 한 끼니만 먹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먹지도 않습니다. 저는 만족할 줄도 모르고 탐욕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을 도道라 합니다.”
바수반두가 이 말을 듣고 그를 스승으로 삼았다.
◯ 제22조 마나라 존자
과거에 부처님께서 그에게 ‘두 번째 오백 년에 출가하여 성인의 뒤를 이으리라.’는 수기를 주셨다. 나제국那提國의 상자재왕常自在王 집안에서 태어났고, 과연 바수반두를 만나 제도되었다.
◯ 제23조 학륵나 존자
일곱 살에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굿(淫祀)을 하는 것을 보고는 곧 당집(廟)으로 들어가 꾸짖었다.
“너는 거짓으로 재앙과 복을 일으켜

007_0770_a_01L二十一祖婆修盤頭尊者
父名光盖母
007_0770_a_02L名嚴一尊者在母胎日有羅漢名賢
007_0770_a_03L至其家光盖設禮賢衆端坐受之
007_0770_a_04L嚴一出拜賢衆避席曰回禮法身大士
007_0770_a_05L光盖莫測其由問曰我是丈夫致禮不
007_0770_a_06L我妻何德師却避之衆曰汝婦懷
007_0770_a_07L於聖子當爲世燈吾故避之非重女
007_0770_a_08L人也及盤頭出世智慧淵冲唯尙辯
007_0770_a_09L爲衆之首一食不臥六時禮佛
007_0770_a_10L淨無欲爲衆所歸闍夜多將欲度之
007_0770_a_11L先問其徒曰此盤頭能脩梵行可得佛
007_0770_a_12L道乎徒曰我師精勤如此何故不可
007_0770_a_13L夜多曰汝師與道遠矣設苦行歷於塵
007_0770_a_14L皆虛妄之本也徒曰尊者蘊何德行
007_0770_a_15L而譏我師夜多曰我不求道亦不顚
007_0770_a_16L我不禮佛亦不輕慢我不長坐
007_0770_a_17L不懈怠我不一食亦不雜食我不知
007_0770_a_18L亦不貪欲心無所希名之曰道
007_0770_a_19L頭聞之爲師

007_0770_a_20L二十二祖摩拏羅尊者
曩授佛記1) [8]
007_0770_a_21L二五百年出家繼聖後於那提國常自
007_0770_a_22L在王家託生果遇盤頭得度

007_0770_a_23L二十三祖鶴勒那尊者
七歲遊行聚落
007_0770_a_24L覩民淫祀乃入廟叱之曰汝妄興禍福

007_0770_b_01L사람들을 현혹하고, 해마다 짐승을 희생시키며 이리도 심하게 살생을 저지르는구나.”
말이 끝나자마자 당집의 신상이 홀연히 파괴되었다. 이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그를 성자聖子라 불렀다. 출가하여 도를 이루었다.
◯ 제24조 사자 존자
학륵나를 보고 물었다.
“제가 도를 구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사용할 마음이 없습니다.”
“사용할 마음이 없다면 누가 불사佛事를 짓습니까?”
“당신이 만약 사용함(用)이 있다면 그건 공덕이 아닙니다. 당신이 만약 지음(作)이 없다면 그것이 불사입니다. 경에서 ‘내가 지은 공덕이지만 나의 것(我所)은 없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학륵나가 미리 예언하였다.
“내가 입멸하고 50년 후에 재난이 일어나 너에게도 미칠 것이다.”
그때가 되자 계빈국의 왕이 사자 존자에게 물었다.
“스님은 오온이 공함을 깨달았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오온이 공함을 이미 깨달았습니다.”
“생사를 벗어났습니까?”
“생사를 이미 벗어났습니다.”
“이미 생사를 벗어났다면 저에게 머리를 줄 수 있겠습니까?”
“몸도 내 것이 아닌데 어찌 머리를 아까워하겠습니까?”
왕이 즉시 칼을 휘둘러 존자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그러자 하얀 젖(白乳)이 몇 척이나 치솟았다. 왕은 팔이 저절로 떨어졌고 7일 만에 죽었다.
◯ 제25조 바사사다 존자
태어날 때부터 왼손을 꼭 쥐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도 펼 수가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사자 존자께 데려와 그의 숙세 인연을 묻자 사자 존자가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내 구슬을 돌려주겠니?”
그러자 동자가 곧바로 손을 펴고 구슬을 올렸다.
존자가 말하였다.
“내가 전생에 스님이었을 때, 서해의 재齋에 참석했다가 구슬을 보시 받아 동자에게 맡긴 적이 있었다. 바사사다가 이제 내 구슬을 돌려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바사사다는 즉시 출가하기를 원하였다. 은밀히 심인을 받은 후에 남천축에서 숨어 지냈다.
왕이 물었다.
“전하려는 것이 어떤 종입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저는 사자 존자로부터 얻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제가 듣기로 사자 비구는 형벌을 면치 못했는데, 어떻게 뒷사람에게 법을 전할 수 있습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저의 스승께서는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은밀히 신표로 옷을 주심으로써 스승과 제자의 전승을 드러내셨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그 옷이 어디에 있습니까?”
조사가 곧 바랑에서 옷을 꺼내 보여 주자, 왕이 그것을 태워 버리라 명하였다. 하지만 다섯 가지 색상이 선명한 그 옷은

007_0770_b_01L幻惑於人歲費牲牢傷害斯甚言訖廟
007_0770_b_02L貌忽壤 [2] 由是鄕黨謂之聖子出家成道

007_0770_b_03L二十四祖師子尊者
見鶴勒那而問曰
007_0770_b_04L我欲求道當何用心曰無所用心
007_0770_b_05L旣無用心誰作佛事曰汝若有用
007_0770_b_06L非功德汝若無作即是佛事經云我
007_0770_b_07L所作功德而無我所故勒那預有讖曰
007_0770_b_08L吾滅五十年後當有難起嬰在汝身
007_0770_b_09L至時罽賔國王問曰師得蘊空否尊者
007_0770_b_10L已得蘊空曰離生死否曰已離生
007_0770_b_11L曰旣離生死可施我頭否曰身非
007_0770_b_12L我有何恡於頭王即揮刃斷尊者頭
007_0770_b_13L白乳涌高數尺王臂自落七日而終

007_0770_b_14L二十五祖婆舍斯多尊者
生時便擧 [3]
007_0770_b_15L終未能叙父領投於師子尊者
007_0770_b_16L其宿因尊者以手接曰可還我珠
007_0770_b_17L子遽開拳奉珠尊者曰吾曩爲僧
007_0770_b_18L西海齋嚫珠以付童子婆舍今還吾珠
007_0770_b_19L理固然矣婆舍即求出家密受心印
007_0770_b_20L後隱南天王問所傳何宗祖曰我從師
007_0770_b_21L子尊者而得王曰予聞師子不能免於
007_0770_b_22L [4] 何能傳法後人祖曰我師難未起
007_0770_b_23L密授信衣以顯師承王曰其衣何
007_0770_b_24L祖即於囊中出衣示王命焚之

007_0770_c_01L땔감이 다 탄 뒤에도 예전 그대로였기에 왕이 참회하고 절을 올렸다.
◯ 제26조 불여밀다 존자
동인도에 이르렀을 때, 존자가 국경으로 들어섰다는 것을 그 나라의 범지가 알고는 무리를 모두 규합해 말하였다.
“누가 그를 꺾을 수 있겠는가?”
제자가 말하였다.
“저희들이 각자 주술을 가지고 있어 천지를 움직이고 물과 불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이십니까?”
존자는 곧바로 왕의 처소로 찾아갔다. 그러자 범지가 이를 노여워하여 곧 환술로 존자의 정수리에다 큰 산을 만들었다. 그러나 존자가 그 산을 손가락으로 한 번 가리키자 홀연히 그들의 머리 위로 옮겨 갔다. 범지가 귀의하며 투신하자 존자가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겨 그 화현한 산을 한 번 더 가리키자 화현한 산이 따라서 사라졌다. 이에 범지 대중이 모두 진승眞乘으로 나아갔다.
◯ 제27조 반야다라 존자
그는 대세지보살의 화신이다.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마을을 떠돌면서 걸식으로 나날을 보냈는데, 사람들이 “너는 걸음이 왜 이리 급하냐?”고 물으면 “당신은 걸음이 왜 이리 느리냐?”고 대답하고, 혹 “성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당신과 같은 성이다.”라고 대답해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이 아래는 대부분 『조원통록』에서 뽑은 것이다.『조원통록』은 호주 서여산 석 공신이 편찬하고 교정한 것이다. 24권으로 글자도 많고 권수도 많아서 짊어지고 다닐 수가 없다. 이를 요약 발췌하여 후학들이 가지고 다닐 수 있게 하려고 한다.
◯ 서천 제28조 보리달마
동쪽 이 땅으로 찾아와 초조가 되었다. 본래 남천축국南天竺國 향지왕香至王의 셋째 아들이었다. 반야다라 존자가 부왕의 공양을 받고는, 보시받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구슬을 보이면서 여러 왕자들에게 물었다.
“이 구슬이 둥글고 밝은데, 이것에 미칠 만한 것이 있는가?”
첫째 아들 월정다라月淨多羅와 둘째 아들 공덕다라功德多羅는 모두 이렇게 대답하였다.

007_0770_c_01L色相鮮薪盡如故王悔致禮

007_0770_c_02L二十六祖不如密多尊者
徃東印度時
007_0770_c_03L梵志旣知尊者入境即鳩諸徒曰誰能
007_0770_c_04L挫之2) [9] 子曰我等各有呪術可以動
007_0770_c_05L天地入水火何患哉尊者直詣王所
007_0770_c_06L梵志怒之即以幻法化大山於尊者頂
007_0770_c_07L尊者一指其山忽移彼衆頭上梵志歸
007_0770_c_08L尊者愍其愚再指化山化山遂滅
007_0770_c_09L梵衆咸趣眞乘

007_0770_c_10L二十七祖般若多羅尊者
乃大勢至菩
007_0770_c_11L薩之化身幼失父母遊行閭里
007_0770_c_12L求度日人問汝行何急荅曰汝行何
007_0770_c_13L或問何姓乃云與汝同姓莫知其
007_0770_c_14L

007_0770_c_15L
此下多出祖源通錄湖州西余山釋拱辰
編正二十四卷

007_0770_c_16L多卷重不堪負行撮出略
欲令後進堪負爲行

007_0770_c_17L
中華祖師

007_0770_c_18L西天二十八代祖菩提達磨
東來此土
007_0770_c_19L始爲初祖本乃南天竺國香至王*苐三
007_0770_c_20L因般若多羅尊者受父王供施無
007_0770_c_21L價珠乃問諸王子此珠圓明有能及此
007_0770_c_22L*苐一子月淨多羅二子功德多羅
007_0770_c_23L「苐」通用「第」{編}次同「苐」疑「弟」{編}

007_0771_a_01L“이 구슬은 칠보 중에서도 존귀한 것이니 이보다 더한 것은 절대로 없습니다.”
그러나 셋째 아들 보리다라菩提多羅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것은 세간의 보배라 최상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니, 모든 보배 가운데 법의 보배가 으뜸입니다. 이것은 세간의 빛이라 최상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니, 모든 빛 가운데 지혜의 빛이 으뜸입니다. 이것은 세간의 밝음이라 최상이라 하기에는 부족하니, 모든 밝음 가운데 마음의 밝음이 으뜸입니다. 이 구슬의 광명은 스스로 비출 수 없으니, 반드시 지혜의 광명을 빌려 그 광명이 이것을 분별해야만 합니다. 이것을 분별하고 나서야 이것이 구슬인 줄 알게 되고, 구슬인 줄 알고 나서야 그것이 보배임을 밝히게 됩니다. 만약 그것이 보배라고 밝힌 것이라면 보배는 스스로 보배가 되지 못하고, 만약 그것이 구슬이라고 분별한 것이라면 구슬은 스스로 구슬이 되지 못합니다. 구슬이 스스로 구슬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반드시 지혜의 구슬을 빌려야 세간의 구슬을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이고, 보배가 스스로 보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반드시 지혜의 보배를 빌려야 법의 보배를 밝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님께 그런 도道가 있으면 그 보배가 즉시 나타나고, 중생에게 그런 도가 있으면 마음의 보배가 역시 나타나게 됩니다.”
존자가 그의 논변하는 지혜에 탄복하고서 다시 물었다.
“모든 물건 가운데 어떤 물건이 모습이 없는가?”
“모든 물건 가운데서 모습이 없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또 물었다.
“모든 물건 가운데서 어떤 물건이 가장 높은가?”
“모든 물건 가운데서 남(人)과 나(我)라는 생각이 가장 높습니다.”
또 물었다.
“모든 물건 가운데서 어떤 물건이 가장 큰가?”
“법성法性이 가장 큽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모든 법을 이미 통달하였으니, 보리달마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달마가 이에 존자에게 아뢰었다.
“제가 이미 법을 얻었으니, 어느 나라로 가서 불사를 지어야 합니까?”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가 비록 법을 얻기는 했지만 아직 멀리 유행해서는 안 된다. 일단 남천축국에 머물다가 내가 입멸하고 67년 뒤에 진단震旦으로 가서 큰 법약法藥을 마련해 놓고 곧바로 상근기들을 맞이하라. 행여 서둘러 떠났다가 햇볕에 시드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 그대가 교화하는 지방에서 보리를 얻는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라.”
조사는 마음으로 ‘진단과의 인연이 성숙하고 교화를 떠날 때가 다가왔다.’ 생각하고는 먼저 조사의 탑에 하직 인사를 올리고, 그런 다음 왕의 처소로 찾아가 위로하고 격려하였다.
“선한 업을 부지런히 닦고

007_0771_a_01L皆曰此珠七寶中尊固無踰也1) [10]
007_0771_a_02L子菩提多羅曰此是世寶未足爲上
007_0771_a_03L諸寶中法寶爲上此是世光未足爲
007_0771_a_04L於諸光中智光爲上此是世明
007_0771_a_05L足爲上於諸明中心明爲上此珠光
007_0771_a_06L不能自照要假智光光辨於此
007_0771_a_07L辨此已即知是珠旣知是珠即明其
007_0771_a_08L若明其寶寶不自寶若辨其珠
007_0771_a_09L不自珠珠不自珠者要假智珠而辨
007_0771_a_10L世珠寶不自寶者要假智寶以明法
007_0771_a_11L然則師有其道其寶即現衆生有
007_0771_a_12L心寶亦然尊者歎其辨慧復問曰
007_0771_a_13L於諸物中何物無相曰於諸物中
007_0771_a_14L起無相又問於諸物中何物最高
007_0771_a_15L於諸物中人我最高又問於諸物中
007_0771_a_16L何物最大曰法性最大尊者曰汝於
007_0771_a_17L諸法已得通量宜名菩提達磨磨乃
007_0771_a_18L告曰我旣得法當徃何國而作佛事
007_0771_a_19L尊者曰汝雖得法未可遠遊且止南
007_0771_a_20L待吾滅後六十七年當徃震2) [11]
007_0771_a_21L大法樂直接上根愼勿速行 [5] 於日
007_0771_a_22L汝所化之方得菩提者不可勝數
007_0771_a_23L祖心念震旦緣熟行化時至乃先辭祖
007_0771_a_24L後至王所慰而勉之曰當勤白業

007_0771_b_01L삼보를 잘 보호하십시오. 제가 가더라도 오래 있지는 않을 것이니, 9년이면 돌아올 것입니다.”
왕이 스님의 말씀을 듣고는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말하였다.
“이 나라에 무슨 죄가 있고 저 나라에 무슨 복이 있답니까? 숙부께서 이미 인연이 있으시다니 제가 말릴 수 없지만 부디 부모의 나라를 잊지 마시고 일을 마치거든 곧바로 돌아와 주십시오.”
왕은 곧 큰 배를 마련해 많은 보배를 싣게 하고는 몸소 신하들을 인솔해 바닷가까지 전송하였다. 스님은 아득한 대양을 항해하며 세 차례의 한서를 겪고서야 남해南海에 도착했으니, 이때가 양梁나라 보통普通 8년(527) 정미년 9월 21일이었다.
광주 자사廣州刺史가 무제武帝에게 표表를 올려 보고하자, 이에 조칙을 내려 10월 1일에 궁으로 맞이해 자리를 마련하고 물었다.
“짐이 왕위에 오른 이후 절을 짓고, 경전을 쓰고, 스님들을 출가시킨 것이 다 적을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어떤 공덕이 있겠습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공덕이 조금도 없습니다.”
무제가 물었다.
“왜 공덕이 없습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단지 인간과 하늘의 작은 과보를 받는 유루有漏의 원인일 뿐입니다. 형상을 따르는 그림자처럼 비록 있기는 하지만 진실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이 진실한 공덕입니까?”
“청정한 지혜는 오묘하고 원만하여 본체가 스스로 공적합니다. 이러한 공덕은 세상 법으로는 구하지 못합니다.”
무제가 다시 물었다.
“무엇이 성제聖諦의 제일가는 뜻입니까?”
“확연廓然하여 거룩함(聖)마저 없습니다.”
“짐과 마주한 자는 누구입니까?”
“모르겠습니다.”
무제는 알아듣지 못하였다. 조사는 갈대 하나로 강을 건너 숭산嵩山의 소림사少林寺에 이르렀고, 벽을 마주해 좌선하면서 종일토록 침묵하였다.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해 그냥 벽을 보는 바라문(壁觀婆羅門)이라 불렀다.
당시 신광神光이라는 스님이 있었다. 그는 해박한 지식을 갖춘 선비로서 오랫동안 이락伊洛에 살면서 온갖 서적을 널리 읽고 현묘한 이치를 잘 이야기하던 자였다. 그는 늘 이렇게 탄식하였다.
“공자와 노자의 가르침은 예절(禮)ㆍ술수(術)ㆍ풍류(風)ㆍ법규(規)뿐이요, 『장자』와 『주역周易』의 글들은 오묘한 이치를 다하지 못했다. 근래 달마 대사라는 분이 소림사에 머문다는 소문을 들었다. 지인至人께서 멀리 계시지 않으니, 현묘한 세계로 찾아가야 마땅하다.”
그리하여 그곳으로 가 아침저녁으로 찾아가 받들었지만 조사는 항상 단정히 앉아 벽만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런 가르침도 듣지 못하자 신광은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옛날 사람들은 도를 구할 때 뼈를 깨뜨려 골수를 빼내고, 피를 뽑아 굶주린 자를 구제하고, 머리카락을 펼쳐 진흙땅을 덮고,

007_0771_b_01L護持三寶吾去非晩一九即廻王聞
007_0771_b_02L師言涕淚交集曰此國何罪彼土何
007_0771_b_03L叔旣有緣非吾所止唯願不忘
007_0771_b_04L母之國事畢早廻即具大舟實以衆
007_0771_b_05L躬率臣僚送至海壖師汎重溟
007_0771_b_06L三周寒暑達于南海實梁普通八年
007_0771_b_07L未九月二十一日也廣州刺使表聞武
007_0771_b_08L乃詔十月一日迎入宮陪坐乃問
007_0771_b_09L朕即位已來造寺寫經度僧不可勝記
007_0771_b_10L有何功德祖云片無功德帝問何以無
007_0771_b_11L祖曰此但人天小果有漏之因如影
007_0771_b_12L隨形雖有非實曰如何是眞功德
007_0771_b_13L曰淨智妙圓體自空寂如是功德
007_0771_b_14L以世求帝又問如何是聖諦*苐一義
007_0771_b_15L祖云廓然無聖帝曰對朕者誰祖曰不
007_0771_b_16L帝不領悟祖一3)𥯤 [12] 渡江至嵩山小
007_0771_b_17L林寺面壁而坐終日默然人莫知之
007_0771_b_18L謂之壁觀波羅門時有僧神光曠達之
007_0771_b_19L久居伊洛愽覽群書善談玄理
007_0771_b_20L嘆曰孔老之敎禮術風䂓莊易之書
007_0771_b_21L未盡妙理近聞達磨大士住止小林
007_0771_b_22L至人不遙當造玄境乃徃彼晨夕叅承
007_0771_b_23L祖常端坐面壁莫聞誨勵光自思惟曰
007_0771_b_24L昔人求道敲骨取髓刺血濟飢布髮

007_0771_c_01L벼랑에서 몸을 던져 굶주린 호랑이를 먹였다. 옛날에도 이렇게 했는데,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그해 12월 9일 밤에 하늘에서 큰 눈이 내렸다. 하지만 신광은 우뚝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고, 새벽녘에는 쌓인 눈이 무릎을 넘게 되었다. 조사가 가엾게 여겨 물었다.
“오랫동안 눈밭에 서서 무엇을 구하려고 하는가?”
신광이 슬피 울면서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화상께서는 자비로 감로의 문을 열어 중생들을 널리 제도해 주소서.”
조사가 대답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위없이 오묘한 도는 오랜 겁을 부지런히 닦으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을 실천할 수 있고 참기 어려운 일을 참아 낼 수 있어야 한다. 어찌 작은 공덕과 작은 지혜와 경솔한 마음과 교만한 마음으로 진승眞乘을 기대하려고 하는가? 공연한 헛수고일 뿐이다.”
조사의 훈계를 들은 신광은 몰래 예리한 칼을 가져와 스스로 왼쪽 팔을 끊어서 조사 앞에 놓았다. 조사는 그가 법기法器란 것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께서도 처음 도를 구할 때는 법을 위해 몸을 잊으셨다. 네가 이제 내 앞에서 팔을 끊었으니, 너 역시 구하는 마음이 있구나.”
곧 그의 이름을 혜가慧可로 바꿔 주었다.
혜가가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의 법인法印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들의 법인은 남에게 얻는 것이 아니다.”
“제 마음이 아직 편안치 못합니다. 부디 스님께서 편안케 해 주소서.”
조사가 말하였다.
“마음을 가지고 오라. 너를 편안케 해 주리라.”
“마음을 찾아보아도 끝내 찾을 수 없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조사가 하루는 혜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그저 밖으로 모든 반연을 쉬고 안으로 마음에 헐떡임이 없게 하라. 마음이 담벼락과 같으면 도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혜가가 갖가지로 마음에 대해 말하고 성품에 대해 말했지만 모두 계합하지 못하다가 하루는 홀연히 깨닫고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이미 모든 반연을 쉬었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단멸을 이루어서야 안 되지 않겠는가?”
“그런 일 없습니다.”
“그대는 어떤데?”
“밝고 밝아 어둡지 않고 분명하고 분명하게 항상 알지만 말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모든 부처님과 모든 조사께서 전하신 마음의 본체이니, 다시는 의심하지 말라.”

007_0771_c_01L掩泥投崖飼虎古尙如此我又何人
007_0771_c_02L其年十二月九日夜天大雨雪光堅立
007_0771_c_03L不動遲明積雪過膝祖閔而問曰
007_0771_c_04L立雪中當求何事光悲泣曰惟願和
007_0771_c_05L慈悲開甘露門廣度衆生祖曰諸
007_0771_c_06L佛無上妙道廣劫勤脩難行能行
007_0771_c_07L忍能忍豈以小德小智輕心慢心
007_0771_c_08L冀眞乘徒勞勤苦光聞師誨勵潜取
007_0771_c_09L利刀自斷左臂置於師前師知是法
007_0771_c_10L乃曰諸佛最初求道爲法忘形
007_0771_c_11L今斷臂吾前求亦可在即與易名曰慧
007_0771_c_12L曰諸佛法印可得聞乎祖曰諸佛
007_0771_c_13L法印匪從人得曰我心未寧乞師與
007_0771_c_14L祖曰將心來與汝安曰覓心了不
007_0771_c_15L可得祖曰與汝安心竟

007_0771_c_16L
祖一日爲可曰汝但外息諸緣內心
007_0771_c_17L無喘心如墻壁可以入道慧可種種
007_0771_c_18L說心說性皆不契一日忽悟乃曰我
007_0771_c_19L已息諸緣祖曰莫成斷滅不曰無
007_0771_c_20L曰子作麽生曰明明不昧了了常知
007_0771_c_21L言之不可及祖曰此是諸佛諸祖所傳
007_0771_c_22L心體更勿疑矣

007_0771_c_23L「苐」通用「第」{編}次同「且」疑「旦」{編}次同
007_0771_c_24L
「𥯤」疑「葦」{編}

007_0772_a_01L9년의 세월이 지나자 조사는 서쪽의 천축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이에 문인들에게 명하였다.
“때가 되었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각자 얻은 바를 말하지 않는가?”
도부道副가 말하였다.
“제가 본 바로는 문자에 집착하지도 않고 문자를 여의지도 않는 것이 도의 작용입니다.”
“너는 나의 가죽을 얻었다.”
비구니 총지摠持가 말하였다.
“제가 지금 이해하는 바로는 아난이 아촉불국阿閦佛國을 보았을 때처럼 한 번 보고는 다시 보지 않는 것입니다.”
“너는 나의 살을 얻었다.”
도육道育이 말하였다.
“사대는 본래 공하고 오온은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한 법도 얻을 것이 없습니다.”
“너는 나의 뼈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혜가가 나와 세 번 절을 올린 뒤에 제자리로 돌아가 서 있자 조사가 말하였다.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다.”
그러고는 혜가를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옛날에 여래께서는 정법안장을 가섭에게 전하셨고, 차례차례 계승하여 나에게까지 이르렀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맡기니, 그대는 잘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 아울러 너에게 옷을 전하여 법의 신표로 삼나니, 각기 표시하는 바가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혜가가 말하였다.
“스승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조사가 말하였다.
“안으로 법인法印을 전하여 본래 마음(本心)과 계합하고, 밖으로 옷을 부촉하여 종지宗旨를 드러낸다. 후세 사람들이 얄팍한 의심을 앞다퉈 일으켜서, 나는 서쪽 천축 사람이고 그대는 이곳 사람인데 법을 증득했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하겠냐고 할 것이다. 그럴 때 그저 이 옷과 내가 법을 전한 게송을 제시해 증명을 삼으면 교화하는 일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내가 입멸한 후 200년 뒤에는 옷이 더 이상 전해지지 않을 것이며, 법이 항하사 세계에 두루 퍼지지만, 도에 밝은 자(는 많으나 도를 행하는 자)는 적을 것이며, 이치를 설하는 자는 많지만 이치에 통달한 자는 적을 것이다. 하지만 남몰래 부합하고 비밀히 증득하는 자가 천만이 넘을 것이다. 그대는 도를 펼칠 때 깨닫지 못한 이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한 생각 심기를 돌이키면 곧바로 본래 증득한 바(本得)와 같으니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내가 지난날 이 땅에 찾아와
법을 전하여 미혹한 유정을 구제했으니
한 송이 꽃에서 다섯 꽃잎이 열리면
자연히 열매가 맺히게 되리라

『능가경楞伽經』 네 권 역시 그대에게 부촉하니, 이것은 여래께서 마음자리(心地)에 관한 핵심적인 법문을

007_0772_a_01L
祖迄九年已欲返西竺乃命門人曰
007_0772_a_02L時將至矣汝等盍各言所得乎道副對
007_0772_a_03L如我所見不執文字亦不離文字
007_0772_a_04L而爲道用祖曰汝得吾皮尼捴持曰
007_0772_a_05L我今所解如慶喜見阿閦佛國一見更
007_0772_a_06L不再見祖曰汝得吾肉道育曰四大
007_0772_a_07L本空五陰非有而我見處無一法可
007_0772_a_08L祖曰汝得吾骨最後慧可出禮三
007_0772_a_09L依位而立祖曰汝得吾髓乃顧慧
007_0772_a_10L可而告之曰昔如來以正法眼藏付迦
007_0772_a_11L展轉相承而至於我我今付汝
007_0772_a_12L當護持并授汝袈裟以爲法信各有所
007_0772_a_13L宜可知矣可曰請師指陳祖曰內
007_0772_a_14L傳心印以契本心外付袈裟將表宗
007_0772_a_15L後代澆薄疑慮競生云吾西天之人
007_0772_a_16L言汝此方之人憑何得法但出此衣并
007_0772_a_17L吾法偈以用表明其化無㝵至吾滅
007_0772_a_18L後二百年衣止不傳法周沙界明道
007_0772_a_19L [6] 說理者多通理者小潜符密證
007_0772_a_20L千萬有餘汝當闡揚勿輕未悟一念
007_0772_a_21L廻機便同本得聽吾偈曰

007_0772_a_22L吾本來此土傳法救迷情

007_0772_a_23L一花開五葉結果自然成

007_0772_a_24L
楞伽經四卷亦用付汝即是如來心地

007_0772_b_01L모든 중생들이 깨달아 들어가도록 열어 보이신 것이다…….”
태수 양현지楊衒之가 물었다.
“서천의 다섯 인도에서는 스승의 법을 계승하여 조사가 된다는데, 그 도가 어떤 것입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불심佛心의 종지宗旨를 밝혀 실천과 이해가 상응하는 자를 조사라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밝혀 그의 고금古今을 알고, 있음과 없음을 싫어하지 않아 법을 취함이 없으며, 현명하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고 미혹도 없고 깨달음도 없으니, 이렇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라고 칭합니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을 보아도 싫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선을 보아도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며
지혜를 버리고 어리석음에 다가가지도 않고
미혹을 버리고 깨달음에 나아가지도 않는다

대도를 통달함이여, 생각의 범위를 뛰어넘고
부처님 마음을 통달함이여, 헤아림을 벗어나
범부와도 성인과도 함께 길을 가지 않나니
초연한 그런 사람을 조사라 부른다

양현지가 말하였다.
“부디 스님께서는 오래 머무시며 중생들을 교화해 주소서.”
조사가 대답하였다.
“저는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근성은 천차만별입니다. 제가 이곳에 오고부터 다섯 차례나 중독되었는데, 제가 스스로 벗어나 그 독을 시험해 보려고 돌에다 부으면 돌이 깨지곤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해치려 합니까?”
“저는 부처님의 비밀한 가르침을 전해 길을 잃고 헤매는 자들을 이롭게 하는 자입니다. 남을 해침으로써 자신이 편안한 그런 이치는 절대로 없습니다.”
스님의 말씀은 비록 당시에는 헤아릴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모두 사실과 부합하였다. 당시 위씨魏氏가 불법을 받들어 고명한 스님들이 숲을 이루었는데, 광통光統 율사律師와 보리류지菩提流支 삼장은 그런 스님들 가운데서도 봉황이고 난새였다. 하지만 스님이 도를 연설하면서 모습을 배척하고 마음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는 매번 스님과 토론을 벌여 벌 떼처럼 시비를 일으켰다. 현묘한 교화의 바람을 멀리 떨치고 법의 비를 널리 베풀었지만, 치우치고 옹색한 도량으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자 앞다퉈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여러 차례 독약을 음식에 넣었다. 그 일이 여섯 번째에 이르렀을 때에는 교화의 인연이 이미 끝났고 법을 전할 사람도 만났으므로 더 이상 치료하지 않고 단정히 앉아 열반하였으니, 곧 후위後魏의 문제文帝 대통大統 2년(536) 병진년丙辰年 12월 15일이었다.
웅이산熊耳山에 장사 지내고 정림사定林寺에 탑을 세웠다. 훗날 대종代宗이 원각대사圓覺大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명을 공관空觀이라 하였다. 돌아가시고 3년 후에

007_0772_b_01L要門令諸衆生開示悟入云云太守楊
007_0772_b_02L衒之問曰西天五印師承爲祖其道
007_0772_b_03L如何師曰明佛心宗行解相應名曰
007_0772_b_04L又明他心知其今古不厭有無
007_0772_b_05L法無取不賢不愚無迷無悟若能是
007_0772_b_06L故稱爲祖偈曰亦不覩惡而生嫌
007_0772_b_07L亦不覩善而勤措亦不捨智而近愚
007_0772_b_08L不拋迷而就悟達大道兮過量通佛心
007_0772_b_09L兮出度不與凡聖同躔超然名之曰祖
007_0772_b_10L衒之曰願師久住化群師曰吾不可久
007_0772_b_11L根性萬差吾自到此五度中毒
007_0772_b_12L當自出而試之置石石裂問何人爲害
007_0772_b_13L師曰吾以傳佛秘密利益迷途害彼自
007_0772_b_14L必無此理師之所說雖當時不測
007_0772_b_15L而後皆符驗時魏氏奉釋禪雋如林
007_0772_b_16L光統律師流支三藏者乃僧中鸞鳳也
007_0772_b_17L覩師演道斥相指心每師論議是非
007_0772_b_18L蜂起遐振玄風普施法雨而偏局之
007_0772_b_19L自不堪任競起害心數加毒藥
007_0772_b_20L*苐六度化緣旣畢傳法得人遂不復
007_0772_b_21L端居而逝即後魏文帝大統二年丙
007_0772_b_22L辰十二月十五日也葬熊耳山起塔於
007_0772_b_23L㝎林寺

007_0772_b_24L
代宗謚圓覺大師塔曰空觀而後三歲

007_0772_c_01L송운宋雲이라는 이가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총령葱嶺에서 스님을 만났는데, 손에 신발 한 짝을 들고 옷깃을 나부끼며 홀로 가면서 “서천으로 간다.”고 하였다. 송운이 본국으로 돌아와 낱낱이 보고하자 황제가 무덤을 열게 하였는데, 텅 빈 관에 짚신 한 짝만 있어 온 조정이 깜짝 놀라며 탄복하였다. 황제가 이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아, 그를 보고도 보지를 못하고, 그를 만나고도 만나지를 못했으니, 지금도 그렇고 옛날에도 그렇고, 그것이 후회되고 그것이 한스럽네. 짐이 비록 일개 범부이지만 뒤에나마 감히 그를 스승으로 모신다.”
제왕이 그를 흠모한 것이 이 정도였다.
◯ 제2조 혜가 대사
그는 무뢰武牢 사람으로 희姬씨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적寂인데, 아들이 없었다. 항상 스스로 생각하기를 ‘우리 집안은 선善을 숭상하는데, 어째서 아들이 없는가.’라고 하면서 기도한 것이 오래되었다. 어느 저녁 기이한 광채가 방을 비추는 일로 인해 그의 어머니가 회임하였다. 그가 태어나자 방을 비춘 상서가 있었다 하여 이름을 광光이라 하였는데 어려서부터 뜻과 기상이 남달랐다. 널리 시서詩書를 섭렵하고 특히 의리義理에 정밀하였으며, 가업에는 종사하지 않고 산천에 노닐기를 좋아하였다. 훗날 불서佛書를 보다가 초연히 스스로 증득한 바가 있어 종일토록 조용히 좌선하면서 또 8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요한 침묵 속에서 별안간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였다.
“과果를 얻고자 하면서 어찌 이곳에 머물러 있는가?이 일로 인해 신광神光으로 개명하였다.
이튿날 머리가 쑤시는 듯이 아팠는데, 그의 스승이 고치려 하자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는 뼈를 바꾸는 것이지 예사 통증이 아니다.”
과연 그의 정수리를 살펴보았더니 다섯 봉우리가 솟아난 것 같았다.
“네 상호가 길상吉祥하니, 반드시 증득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신인이 너를 남쪽으로 가라고 한 것은 필경 소림사의 달마 대사가 네 스승이라는 뜻이다.”
신광은 곧 이 일로 말미암아 소실봉少室峰으로 찾아가게 되었는데, 그가 법을 얻은 사적은 달마장達磨章에서 자세히 기술하였다. 법을 얻은 후에 법을 이을 제자를 널리 찾았는데, 동위東魏 천평天平 3년(536)에 이르러 나이 마흔 살이 넘은 거사 하나가 성명도 밝히지 않은 채 불쑥 찾아와 절을 하고 말하였다.
“제자의 몸이 풍병(風恙)에 걸렸습니다. 화상께 저의 죄를 참회하고자 합니다.”
스님이 말하였다.
“죄를 가지고 오십시오. 그대를 참회시켜 주겠습니다.”
거사가 한참 침묵하다가 말하였다.
“죄의 성품을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대의 죄를 참회시켜 주었습니다. 마땅히 불ㆍ법ㆍ승에 의지하도록 하십시오.”
“지금 화상을 뵙고 승보僧寶가 무엇인지는 이미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불보佛寶ㆍ법보法寶라 합니까?”
“이 마음이 부처님이고, 이 마음이 법입니다.

007_0772_c_01L宋雲奉使西域廻遇師于葱嶺手携隻
007_0772_c_02L翩翩獨逝云西天去雲至具奏
007_0772_c_03L令啓壙惟空棺一隻屣存焉擧朝驚歎
007_0772_c_04L帝后聞之曰嗟乎見之不見逢之不逢
007_0772_c_05L今之古之悔之恨之朕雖一介凡夫
007_0772_c_06L敢師之於後其爲帝王仰慕之如此也

007_0772_c_07L二祖慧可大師
武牢姬氏父名寂
007_0772_c_08L常自念言我家崇善豈無令子
007_0772_c_09L之旣久一夕感異光照室其母因此懷
007_0772_c_10L及誕遂以照室名之曰光自幼志
007_0772_c_11L氣不群愽涉詩書尤精義理不事家
007_0772_c_12L好遊林泉後覽佛書超然自得
007_0772_c_13L日宴坐又經八載於寂默中倐見神
007_0772_c_14L曰將欲受果何滯於此因此改
名神光
翌日
007_0772_c_15L覺頭痛如刺其師欲治之空中有聲曰
007_0772_c_16L此乃換骨非常痛也果見其頂如五峯
007_0772_c_17L秀出光即因此造于少室其得法事跡
007_0772_c_18L達磨章具述自得法後愽求嗣法
007_0772_c_19L東魏天平三年有居士年踰四十不言
007_0772_c_20L名氏聿來設禮而言*苐子身纒風恙
007_0772_c_21L請和尙懺罪師曰將罪來與汝懺居士
007_0772_c_22L良久曰覔罪性不可得師曰與汝懺罪
007_0772_c_23L宜依佛法僧曰今見和尙已知是
007_0772_c_24L未審何名佛法師曰是心是佛

007_0773_a_01L부처님과 법은 다르지 않고, 승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거사가 말하였다.
“오늘 비로소 죄의 성품이 안에도 밖에도 중간에도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이 마음이 그러하듯이 부처님과 법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사가 깊이 법기法器라고 여겨 곧 머리를 깎아 주고는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나의 보배이니, 이름을 승찬僧璨이라 해야 마땅하리라.”
그리고 말하였다.
“달마 대사께서 천축에서 오셔서 정법안장과 더불어 신표의 옷을 비밀히 나에게 부촉하셨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주니, 그대도 잘 전하여 끊어지는 일이 없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本來緣有地     본래 땅이 있음을 인연한 것이니
因地種花生     땅을 인하여 종자에서 꽃이 핀다
本來無有種     본래 종자가 있는 것은 아니니
花亦不曾生     꽃도 역시 생겨난 적이 없다

그대는 나의 가르침을 받고 깊은 산에서 지내야 마땅하다. 아직은 교화에 나서서는 안 된다. 머지않아 국난國難이 있으리라. 나 역시 전생의 허물이 있어 금생에 그것을 갚아야 한다. 잘 가고 잘 행하다가 때를 기다렸다가 전해 주어라.”
그러고는 곧 업도鄴都로 가서 상황에 따라 법을 설하였다. 이렇게 30년을 지낸 후에 관성현筦城縣 광구사匡救寺에서 위없는 도를 이야기하자, 청중이 숲을 이루었다. 이때 변화 법사辯和法師라는 이가 그 절에서 『열반경』을 강의하였는데, 그의 학도들이 스님이 펼치는 법을 듣고는 차츰차츰 끌려 그를 떠났다. 그러자 변화는 분을 참지 못해 고을의 재상인 적중간翟仲侃에게 비방하였다. 적중간은 그의 삿된 말에 속아 스님에게 잘못된 법을 가하였다. 하지만 스님은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며 이 일로 인해 천화하였으니, 진실을 아는 자들은 옛 빚을 갚은 것이라 하였다. 당시 나이 107세로서 곧 수隋 문제文帝 개황開皇 13년(593) 계축년癸丑年 3월 16일이었다. 후당後唐의 덕종德宗이 대조선사大祖禪師라는 시호를 내렸다.
◯ 제3조 승찬 대사
그가 어디 사람인지는 모른다. 혜가 대사를 뵙고 비밀스러운 종지를 받은 뒤 서주舒州의 환공산皖公山에 숨었다. 그러다 후주後周 무제武帝가 불교를 폐하자 스님은 태호현太湖縣의 사공산司空山을 오가며 일정한 거처 없이 10여 년을 살았는데, 당시 사람 중에 아무도 그를 아는 이가 없었다.
나이 겨우 열두 살인 도신道信이라는 자가

007_0773_a_01L心是法佛法無二僧寶亦然居士曰
007_0773_a_02L今日始知罪性不在內外中間如其心
007_0773_a_03L佛法無二祖深器之即爲剃髮
007_0773_a_04L是吾寶宜名僧璨乃曰磨大師自天竺
007_0773_a_05L以正法眼藏并信衣密付於吾
007_0773_a_06L今授汝汝當傳付無令斷絕聽吾偈
007_0773_a_07L

007_0773_a_08L本來緣有地因地種花生

007_0773_a_09L本來無有種花亦不曾生

007_0773_a_10L
汝受吾敎冝處深山未可行化當有
007_0773_a_11L國難吾亦有宿累今要酬之善去善
007_0773_a_12L俟時傳付即徃鄴都隨宜說法
007_0773_a_13L三十年後至於筦城縣匡救寺談無上
007_0773_a_14L聽者如林時有辯和法師於寺中
007_0773_a_15L講涅槃經學徒聞師闡法稍稍引退
007_0773_a_16L和不勝其憤興謗于色 [7] 宰翟仲侃
007_0773_a_17L惑其邪說加以非法師怡然委順
007_0773_a_18L此而化識其眞者謂之償債時年一
007_0773_a_19L百七歲即隨 [8] 文帝開皇十三年癸丑三
007_0773_a_20L月十六日也後唐德宗謚大祖禪師

007_0773_a_21L三祖璨大師
不知何許人也謁可大師
007_0773_a_22L受密旨後隱於舒州皖公山屬周武廢
007_0773_a_23L師徃來太湖縣司空山居無常處
007_0773_a_24L積十餘載時人無能知者有道信

007_0773_b_01L홀연히 찾아와 절하면서 말하였다.
“바라건대 화상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해탈의 법문을 일러 주소서.”
스님이 대답하였다.
“누가 너를 속박했느냐?”
“아무도 속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다시 벗어나기를 바라는가?”
도신이 그 말끝에 깨달아 9년을 힘껏 모셨다. 스님은 현묘하고 미묘한 법으로 여러 차례 그를 시험해 보고는 그가 인연이 익었음을 알고 이렇게 말하였다.
“달마 대사께서 옷과 법을 전해 나에게 맡겨졌다. 내가 이제 그대에게 맡기니 그대도 잘 전하여 끊어지는 일이 없게 하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花種雖因地   꽃과 종자가 비록 땅을 인因하고
從地種花生   땅으로부터 종자와 꽃이 생기지만
若無人下種   만약 종자를 뿌리는 이가 없다면
花地盡無生   꽃도 땅도 모조리 무생無生이다

스님이 지은 『신심명』에서 말하였다.
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唯嫌揀擇    오직 간택을 꺼려할 뿐
但莫憎愛    사랑하거나 미워하지만 않으면
洞然明白    탁 트여 명백하리라
欲取一乘    일승을 가지고 싶다면
勿惡六塵    육진을 싫어하지 말라
六塵不惡    육진을 싫어하지 않으면
還同正覺    도리어 정각과 같으니라
云云      ……
◯ 제4조 도신 대사
그는 광제현廣濟縣의 마馬씨이다. 날 때부터 특이하였고, 어려서부터 불법(空宗)의 온갖 해탈문을 흠모하였는데 완연히 전생에 익힌 것 같았다. 조사의 가풍을 이어받고 나서는 마음을 거두고 잠을 자지 않았으니, 옆구리를 자리에 붙이지 않은 것이 거의 60년이었다. 소나무를 심는 도인이 찾아와 만나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서로 뜻이 계합하였다.
조사가 말하였다.
“당신은 이미 늙었습니다. 모습을 바꿔 찾아오면 허락하겠습니다.”
도인은 그 말씀을 소중히 간직하고 산을 내려가 탁항濁港에 이르러서 빨래하는 여인을 보고 말하였다.
“제가 당신 집을 빌려 하룻밤 자고 싶군요.”
여인이 말하였다.
“부모님이 계십니다.”
도인이 말하였다.
“당신은 허락합니까?”
여인이 말하였다.
“가서 부모님께 여쭤보겠습니다.”
도인은 가다가 멀지 않은 곳 나무 아래에 앉아 천화하였다. 그 여인은 이 일로 인해 임신을 하고 사내아이를 하나 낳았는데, 부모의 꾸지람을 당하자 곧바로 아기를 가져다 큰 강에 던져 버렸는데 흘러가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다음 날 강을 거슬러 오르는 아기를 보고는 차마 어쩔 수 없어 다시 거두어 그를 길렀다.
아이는 걸식으로 나날을 보내다가 일곱 살이 되어 황매현黃梅縣으로 갔다가 제4조를 만났다.
조사가 물었다.
“동자는 성姓이 무엇인가?”

007_0773_b_01L始十二忽來禮謁願和尙慈悲乞與
007_0773_b_02L解脫法門師曰誰縛汝曰無人縛
007_0773_b_03L曰何更求解脫乎信言下有省服勞九
007_0773_b_04L師屢試以玄微知其緣熟乃曰磨
007_0773_b_05L大師以衣法展轉付我我今付汝汝當
007_0773_b_06L傳付無令斷絕聽吾偈曰

007_0773_b_07L花種雖因地從地種花生

007_0773_b_08L若無人下種花地盡無生

007_0773_b_09L師作心銘曰

007_0773_b_10L至道無難唯嫌揀擇但莫憎愛

007_0773_b_11L洞然明白欲取一乘勿惡六塵

007_0773_b_12L六塵不惡還同正覺云云

007_0773_b_13L四祖信大師
廣濟縣馬氏生而超異
007_0773_b_14L幼慕空宗諸解脫門完如宿習旣嗣祖
007_0773_b_15L攝心無寐脇不至席僅六十年
007_0773_b_16L栽松道者來相見語言相契祖曰汝年
007_0773_b_17L已老改形而來可也道者珎重下山
007_0773_b_18L至濁港見女浣衣云我欲借汝家一宿
007_0773_b_19L女云有父母在道者曰你肯麽女云
007_0773_b_20L去問父母道者去不遠於樹下坐化
007_0773_b_21L其女因此有孕生一男子被父母訶嘖
007_0773_b_22L便將兒拋於汪中去復廻次日見兒
007_0773_b_23L逆流而去不忍復收養之乞食度日
007_0773_b_24L至七歲徃黃梅縣見四祖祖問童子

007_0773_c_01L대답하였다.
“성姓이 있기는 하나 영원한 성은 아닙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그게 무슨 성姓인가?”
“불성佛性입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비록 불성이 있기는 하지만 너도 모르는구나.”
“저만 모르는 게 아니라 삼세 모든 부처님도 역시 모르십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왜 모르시는가?”
“성품이 공하기 때문입니다.”
조사는 그가 법기임을 알고 곧 출가하게 하고 이름을 홍인弘忍이라 하였다. 그리고 옷을 전해 법을 부촉하였다고 한다.
태종太宗이 그의 도덕을 흠모하여 그 풍채를 보고 싶어 서울로 오라고 조서를 내렸지만 표를 올려 사양하였다. 이렇게 전후 세 차례나 반복하였지만 끝내 병을 핑계로 사양하였다. 그러자 네 번째에는 사자에게 이렇게 명령하였다.
“이번에도 오지 않겠다면 목을 베어 오라.”
사자가 찾아가 뜻을 전하자 스님은 목을 쭉 뽑아 칼날에 대었는데 얼굴빛이 태연하였다. 사자가 이를 이상히 여겨 그대로 돌아가 장계狀啓를 올리니, 황제는 더욱 감탄하고 흠모하여 진기한 비단을 하사함으로써 그의 뜻대로 하게 하였다.
스님이 어느 날 문인들에게 훈계를 내렸다.
“일체 모든 법이 모조리 다 해탈이다. 너희들은 각자 잘 보호하고 지켜 미래 중생들을 두루 교화하라.”
말씀을 마치고는 편안히 앉아 세상을 떠났으니, 수명은 72세였다. 탑을 세우고 이듬해에 탑의 문이 까닭도 없이 저절로 열렸는데, 위의와 상호가 살아 계실 때 그대로라 이후로는 감히 문을 닫지 못했다. 대종代宗이 대의선사大毉禪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자운의 탑(慈雲之塔)이라 하였다.
◯ 제5조 홍인 대사
그는 기주蘄州 황매현黃梅縣의 주周씨이다. 어머니가 처음 잉태했을 때 그 방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고, 항상 기이한 향기가 풍겼다. 달이 차서 태어나자 모습이 단정하였다. 일곱 살에 도신 대사를 만나 출가하였는데, 본래부터 총명하고 민첩해 두 번 묻는 일이 없었다. 법을 얻은 후에는 선禪을 배우려는 무리들이 몰려들었다. 함형咸亨 연간(670~673)에 성이 노盧이고 이름이 혜능慧能인 한 거사가 있었다. 대사가 그를 한번 보고는 기연이 부합하여 옷과 법을 모두 전하였다. 그리고 4년 후 홀연히 대중에게 “나는 가련다.”고 하고는 곧 편안히 앉아 세상을 떠났으니, 수명은 74세였다. …… 대종代宗이 대만선사大滿禪師라 시호하고, 법우의 탑(法雨之塔)이라고 하였다.
◯ 제6조 혜능 대사
범양范陽 노盧씨이다. 태어나던 날 날이 밝아올 무렵 신인神人이 나타나

007_0773_c_01L何姓荅姓即有不是常姓祖曰是什麽
007_0773_c_02L曰佛性祖曰雖有佛性汝且不會
007_0773_c_03L曰非但我不會三世諸佛亦不會
007_0773_c_04L曰爲甚麽不會曰性空故祖識法器
007_0773_c_05L即爲出家號曰弘忍乃傳衣付法云云
007_0773_c_06L太宗嚮其道德欲瞻風彩詔赴京師
007_0773_c_07L上表遜謝前後三返竟以疾辭苐四
007_0773_c_08L度命使曰如果不赴即取首來使至
007_0773_c_09L諭旨師乃引頸就刃神色儼然使異
007_0773_c_10L廻以狀聞帝彌加歎慕就賜珎繒
007_0773_c_11L以遂其志師一日垂誡門人曰一切諸
007_0773_c_12L悉皆解脫汝等各自護持流化未
007_0773_c_13L言訖安坐而逝壽七十二建塔後
007_0773_c_14L明年塔戶無故自開儀相如生後不
007_0773_c_15L敢閉代宗謚大毉禪師慈雲之塔

007_0773_c_16L五祖忍大師
蘄州黃梅周氏母初孕時
007_0773_c_17L其室發光常聞異香月滿乃生形貌
007_0773_c_18L端正七歲遇信大師出家自然聰敏
007_0773_c_19L事不再問得法之後禪侶臻集咸亨
007_0773_c_20L中有盧居士名慧能大師一見機緣
007_0773_c_21L符合衣法齊傳後經四載忽告衆曰
007_0773_c_22L吾行矣即安坐而逝壽七十有四云云
007_0773_c_23L代宗謚大滿禪師法雨之塔

007_0773_c_24L六祖能大師
范陽盧氏生時黎明

007_0774_a_01L스님의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간밤에 태어난 아이에게 꼭 이렇게 이름을 지어 줘야 하니, 위 글자는 혜慧라 하고 아래 글자는 능能이라 하라.”
아버지가 물었다.
“왜 이름을 혜능이라 한 것입니까?”
신인이 말하였다.
“혜慧란 중생들에게 법의 은혜를 베푼다는 뜻이고, 능能이란 능히 불사를 짓는다는 뜻이다.”
말을 마치자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남해南海로 좌천되어 신주新州의 백성이 되었다. 스님은 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그의 어머니가 수절하며 힘들게 그를 길렀다. 자라서는 가세가 더욱 궁핍해져 땔감을 주워 먹고 살았다. 하루는 나무를 지고 저자에 갔다가 어떤 나그네가 경을 암송하는 소리를 듣고 온몸이 전율하였다. 그래서 그 나그네에게 물었다.
“그건 무슨 법이며, 누구에게 얻으셨습니까?”
나그네가 대답하였다.
“이것은 『금강경金剛經』이라는 것인데, 황매현의 홍인 대사에게서 얻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혜능은 옷과 양식을 모아 늙으신 어머니를 편안한 곳에 모시고 곧바로 그곳으로 찾아가 예배하였다.
조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무엇을 바라기에 나에게 절을 하는가?”
혜능이 대답하였다.
“영남嶺南에서 왔습니다. 제자는 오직 부처님이 되기를 바라지 다른 물건은 바라지 않습니다.”
조사가 말하였다.
“너는 남해 사람에다가 또 오랑캐인데 감히 부처님이 되겠다고?”
혜능이 말하였다.
“사람이야 남북이 있겠지만 불법은 본래 남쪽 북쪽이 없습니다. 오랑캐인 이 몸이야 화상과 같지 않겠지만 불성이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조사가 말하였다.
“이 오랑캐가 근성이 대단히 예리하구나.”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대중들이 좌우에 모두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헛간에서 지내게 하라.”
혜능은 예배하고 물러났다. 그러고는 방앗간으로 들어가 밤낮으로 쉬지 않고 여덟 달 남짓 방아 찧는 일을 하였다.법을 얻고 옷을 전해 받은 일은 『법보단경』에 자세히 실려 있다. 그 회상에 700명의 고승이 있었지만 오직 절구질하던 거사만이 게송 한 수로 옷을 전해 받았다. 그리고 남쪽에서 15년을 은둔하다가 하루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스스로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해야 한다. 법을 설하지 않는다면 자비가 없는 하늘의 마귀이고 외도이다.’
법을 펼칠 시기가 당도했는데 끝까지 숨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곧 세상으로 나가 광주廣州 법성사法性寺에 이르렀다. 그때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씀으로 인종印宗을 건드려 청정한 안목을 열어 주었고,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의 예언에 응하였다.
이때부터 37년간 설법하면서 감로로 적셔 주고

007_0774_a_01L人謂師之父曰夜來生兒全爲安名
007_0774_a_02L上字慧下字能也父曰云何名爲慧能
007_0774_a_03L祖曰慧者以法惠施衆生能者
007_0774_a_04L作佛事言畢不知所止左降南海
007_0774_a_05L新州百姓師三歲喪父其母守志鞠養
007_0774_a_06L及長家尤貧寠樵採以給一日負薪
007_0774_a_07L至市中聞客誦經悚然問其客曰
007_0774_a_08L何法也得於何人客曰此名金剛經
007_0774_a_09L得於黃梅忍大師能聞此語偹積衣粮
007_0774_a_10L安置老母即徃彼禮祖問汝自何來
007_0774_a_11L欲求何事禮我能曰嶺南來弟子唯求
007_0774_a_12L作佛不求餘物 1) [13] 曰汝是南海人
007_0774_a_13L是獦獠若爲堪作佛能曰人誰有南北
007_0774_a_14L佛法本無南北獦獠色身與和尙不同
007_0774_a_15L佛性有何差別祖曰這獦獠根性大利
007_0774_a_16L更欲與語且見徒衆㹅在左右乃曰著
007_0774_a_17L槽廠去能禮謝退入碓坊服勞於杵臼
007_0774_a_18L之間晝夜不息八箇餘月得法傳衣之
事具載檀經

007_0774_a_19L中有高僧七百唯負春居士一偈傳衣
007_0774_a_20L南遁一十五載一日思之曰自利利他
007_0774_a_21L不說則無慈悲天魔外道時當洪法
007_0774_a_22L不可終遁即出至於廣州法性寺時以
007_0774_a_23L非風幡動之幾觸開印宗淨眼應跋陁
007_0774_a_24L羅懸記由是說法三十七年霑甘露味

007_0774_b_01L행동과 앎이 상응하는 대선지식이 되었으니, 그 등불을 전했다고 이름이 알려진 자만 33명이고 범부를 초월해 성인의 반열에 들어간 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후인이 숙명지宿命智로 이 대사의 과거 겁에 있었던 일들을 관찰하고는 머리 조아리며 이렇게 찬탄하였다.

稽首歸依苐六祖   머리 조아려 제6조께 귀의합니다
八十生爲善知識   팔십 평생을 선지식이 되셨네
雖言不知世文字   세속의 문자를 몰랐다고 말들 하지만
出言成章萬卷書   말만 하면 문장이 되어 만권의 책을 이루었네

스님이 어느 날 대중에게 말하였다.
“나는 신주로 돌아가련다. 그대들은 속히 배와 노를 손질하라.”
당시 대중들이 슬피 울면서 스님께 좀 더 머무시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신 것은 오히려 열반을 보이기 위함이셨다. 온 일이 있으면 반드시 가야 하니, 이는 당연한 이치이다. 나의 이 몸도 반드시 돌아갈 곳이 있다.”
물었다.
“지금 가시면 조만간 돌아오실 수 있습니까?”
“잎사귀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니, 다시 올 날을 말할 수 없다.”
곧 신주 국은사國恩寺로 가서 목욕한 뒤에 가부좌를 한 채 천화하였다. 그때 기이한 향기가 방에 가득하고 흰 무지개가 땅에서 뻗쳤다. 이날이 선천先天 2년(713) 8월 3일이었고, 수명은 76세였다. 헌종憲宗이 대감선사大鑑禪師라는 시호를 내리고, 탑을 원화영조元和靈照라 하였다.
『통록촬요』 제1권 끝

007_0774_b_01L行解相應爲大善知識名載傳燈三十
007_0774_b_02L三人超凡入聖者莫知其數後人以
007_0774_b_03L宿命智觀此大師曩劫之事乃稽首讃
007_0774_b_04L

007_0774_b_05L稽首歸依2) [14] 六祖八十生爲善知識

007_0774_b_06L雖言不知世文字出言成章萬卷書

007_0774_b_07L
師一日謂衆曰吾欲歸新州汝等速理
007_0774_b_08L舟檝時大衆哀慕乞師且住師曰
007_0774_b_09L佛出世猶示涅槃有來必去理亦當
007_0774_b_10L吾形骸歸必有所問從此去早晩
007_0774_b_11L可廻師曰落葉歸根來時無口即徃
007_0774_b_12L新州國恩寺沐浴跏趺而化時異香滿
007_0774_b_13L白虹屬地時先天二年八月三日也
007_0774_b_14L壽七十六憲宗謚大鑑禪師塔曰元和
007_0774_b_15L靈照

007_0774_b_16L
通錄撮要一卷終

007_0774_b_17L「租」疑「祖」{編}「苐」通用「第」{編}
    1. 1){底}嘉靖八年。全羅道光陽縣白雲山萬壽庵開板藏置於成佛寺本(高麗大學校所藏「釋迦如來行蹟頌」合刊本。同本在日本天理大學圖書舘但卷末附載「語錄ㆍ普勸修持文ㆍ碧松堂跋文」缺落)ㆍ題名及目次。編者補入。
    2. 2)此上有「卷第一」編者除之。
    3. 3)「痤」與「座」通用耶{編}。
    4. 1)「苐」疑「弟」{編}。
    5. 2)「苐」通用「第」{編}。
    6. 1)「痤」與「座」通用耶{編}次同。
    7. 2)「具」通「俱」{編}。
    8. 3)「但」底本多用「伹」今改爲「但」以下倣此更不加註{編}。
    9. 1)「苐」通用「第」{編}次同。
    10. 2)「苐」疑「弟」{編}。
    11. 1)「苐」通用「第」{編}次同。
    12. 2)「且」疑「旦」{編}次同。
    13. 3)「𥯤」疑「葦」{編}。
    14. 1)「租」疑「祖」{編}。
    15. 2)「苐」通用「第」{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