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기암집(奇巖集) / 奇巖集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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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집奇巖集 권2
문文(1)

금강산 유점사 법당 상량문
삼가 아룁니다. 삼백육십 고을 중에서 형세를 논한다면 반드시 금강산을 꼽아야 할 것이요, 일만 이천 봉 중에서 영이靈異를 말한다면 유점사楡岾寺만한 곳은 없을 것입니다. 수려한 바위 봉우리에 높이 드리운 쇠사슬을 누가 부여잡고 오르겠습니까. 굽이진 숲 골짜기의 낭간琅玕(주옥같이 아름다운 돌, 바위)이 날로 자라는 것을 볼 뿐입니다. 명사明沙와 백석白石이 인간 세상과 저절로 나뉘는 경계가 되나니, 계월桂月(계수나무에 달이 비쳐 듦)과 나풍蘿風(등나무에 바람이 불어옴)의 복지福地에 속진俗塵이 어떻게 미치겠습니까.
돌아보건대 사찰이 세워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머나먼 옛날부터 영롱하게 빛나는 벽방璧房(벽옥 같은 방)과 금전錦殿(비단 채색한 건물)은 연화烟火로 먹고사는 자들이 올 수 있는 곳이 결코 아니었고, 일월이 비치는 붉은 누대와 자줏빛 전각은 참으로 우의羽衣의 선객仙客만이 거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향화香火를 올리며 귀의하는 것이 어찌 호구산虎丘山이나 영취산靈鷲山과 다를 것이 있었겠습니까. 신묘한 감응이 일찍부터 드러난 일에 대해서는 지지地誌와 산경山經에 이미 실려 있는 바입니다
상서祥瑞를 내리고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본래 이유가 있는 것으로서, 이에 의해서 화가 일어나고 복이 나오는 것은 실로 속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사찰이 뜻밖에도 구양具揚의 재앙138)을 면하지 못하고 회록回祿의 참화139)를 세 차례나 당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어쩌면 하늘의 뜻이 이처럼 참혹하단 말입니까. 달빛만이 잡초 우거진 곳을 비추는 폐허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팔부八部140)도 영산靈山을 하직하고 떠났으니, 잿더미로 변한 이 정거淨居(청정한 거주지. 절)를 어떻게 하면 좋단 말입니까. 도화동桃花洞 안의 이성二聖(佛菩薩)도 눈물을 뿌리며 슬픔에 잠기고, 계수산桂樹山 속의 부처님(兩足)에 대해서도 머리를 조아릴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토규연맥兔葵燕麥141)에 가슴이 아프기만 한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시든 풀과 차가운 안개뿐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우리나라는 주周나라처럼 천명이 다시 새로워졌고, 한漢나라처럼 위의威儀가 예전대로 회복되었습니다. 성인이 나옴에 만물이 모두 우러러보면서 구오九五의 용龍이 나는 것을 기뻐하고,142) 호토狐가 제거되어 팔방八方이 편안해지면서 마침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그래서 명산에 있는 거찰은 반드시 중수하려 하고 있는데, 더구나

008_0165_b_01L奇巖集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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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65_b_03L1)文(一)

008_0165_b_04L金剛山楡岾寺法堂上樑文

008_0165_b_05L
伏以三百六十邑論形勢者必曰金剛
008_0165_b_06L一萬二千峯語靈異則莫如楡岾巖巒
008_0165_b_07L秀麗孰攀鐵鎻之高垂林壑盤紆
008_0165_b_08L見琅玕之日長明沙白石境界自別於
008_0165_b_09L人寰桂月蘿風俗塵寧及於福地
008_0165_b_10L惟梵宇之建狄矣邃古之初 [8] 房錦殿
008_0165_b_11L之玲瓏殆非烟火食者可到丹樓紫閣
008_0165_b_12L之照曜信是羽衣客之攸居香火所歸
008_0165_b_13L何異虎丘鷲嶺神應夙著已載地誌山
008_0165_b_14L降之祥降之殃有自來矣興爲禍
008_0165_b_15L興爲福信不誣焉豈料具揚之魯灾未
008_0165_b_16L回祿之晉禍三火豈天意慘矣
008_0165_b_17L華之榛菅八部謝靈山奈此淨居之灰
008_0165_b_18L桃花洞裡二聖有揮涕之悲桂樹
008_0165_b_19L山中兩足無稽首之所傷心兔葵燕
008_0165_b_20L滿目衰草寒烟恭惟國家周命重
008_0165_b_21L漢儀復舊聖人作而萬物覩欣瞻
008_0165_b_22L九五之飛狐免除而八方安適丁千一
008_0165_b_23L之會凡在名山巨刹必欲修廢隳

008_0165_c_01L우리 왕비 전하야말로 복전에 마음을 두고 불도에 뜻을 기울이고 계신 데야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선조先朝에서 행한 팔관회八關會의 뜻을 염두에 두면서 숭봉崇奉하는 마음이 쇠하지 않았고, 성조聖祖가 친히 거둥한 뜻을 체득하여 존숭하는 마음이 끝이 없었으므로, 사찰이 불타고 난 뒤에 특별히 중건하라는 분부를 내리신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를 경지영지經之營之143)하며 만전萬錢의 비용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포의무의苞矣茂矣144)하듯 백도百堵145)의 건물이 세워짐을 우리가 보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건물이 구름과 높이를 같이한 것은 어찌 양후梁后의 천축사天竺寺와 같다고만 하겠습니까. 금빛 장식(金鋪 : 문호의 미칭, 금빛 포탑)이 태양처럼 빛난 것은 위비魏妃의 요광사瑤光寺와 같을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옛날에도 이와 같이 하면 모두 영험이 드러났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고 해서 어찌 그렇지 않겠습니까. 복록福祿이 이에 모여들 것을 점칠 수가 있습니다. 신명神明이 도와줄 것인데 혹시라도 재앙이 이를 것을 누가 걱정하겠습니까. 우리 임금님도 질병이 없이 수고壽考(연세, 장수함)가 끝이 없음을 장차 보게 될 것입니다. 계액桂掖(왕비의 궁)에 봄 기운이 화창하니 위궐魏闕(대궐, 조정)에 운문雲門146)이 길이 연주될 것이요, 황궁(星闈)에 햇볕이 따뜻하니 요준堯樽(요의 술동이)에 옥치玉巵(옥의 잔)가 거듭 채워질 것입니다.
치성熾盛하게 하고 번창하게 할 것이니 어찌 메뚜기의 깃이 어울려 모여 있는 것147)과 같을 뿐이겠습니까. 반드시 지위를 얻고 반드시 복록을 얻을 것이니 보록寶籙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을 장차 보게 될 것입니다. 십정十程에 백상百祥(각종 상서로운 물건)을 내리니 이를 통해 지성至誠에 감응하는 것을 알겠고, 다생多生에 오복五福을 심으니 그윽한 감응(冥應)이 어긋나지 않을 것을 믿겠습니다.
이에 짤막한 노래를 함께 지어서 들보를 올리는 일을 거들까 합니다.

東        여보게들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나,148)
千尺扶桑一望中  천 척의 부상149)이 한눈에 들어오네.
綉闥乍開欹枕看  대문을 열어 놓고 베개에 기대어 바라보니,
瑞雲高碾日輪紅  서운이 높이 떠 있고 해가 붉도다.

南        여보게들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나,
鍾出高樓第幾庵  고루에 울리는 종소리 몇 번째 암자던가.
濃綠滿庭晴晝永  짙은 녹음 뜰에 가득 맑은 대낮 길고 긴데,
臥聽簷角鳥喃喃  누워 듣자니 처마 끝에서 새들이 지저귀네.

西        여보게들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나,
琪樹壇邊日欲低  기수의 제단 가로 해가 넘어가려 하네.
淸磬一聲千指合  맑은 경쇠 한 소리에 합장하는 천 개의 손,
玉風吹盡綠鸞啼  옥풍이 불고 나니 초록 난새가 노래하네.

北        여보게들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나,
亂山無數連空碧  무수한 산봉우리들이 푸른 하늘에 맞닿았네.
海天遼向雪花飜  요원한 바다 하늘 위에 나부끼는 눈꽃들,
夜夜危樓瞻斗極  밤마다 높은 누대에서 북두성 바라본다네.

上        여보게들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나,
曖翠輕烟千萬狀  청명한 청산에 날리는 안개 가지각색 형상일세.
虎瑟初停石扇開  범의 비파 연주 막 그치고 동천洞天의 석선이 열리나니,150)
碧壇風露何蕭爽  푸른 제단의 바람과 이슬 어쩌면 이토록 상쾌한지.

下        여보게들 들보 아래에 떡을 던지세나,

008_0165_c_01L我王妃殿下留心福田銳意道敎
008_0165_c_02L先朝八關之會崇奉不衰體聖祖親幸
008_0165_c_03L之心尊尙無已故於旣火之後特下
008_0165_c_04L重建之音經之營之不惜萬錢之費
008_0165_c_05L苞矣茂矣我見百堵之興傑搆連雲
008_0165_c_06L何如梁后之天竺金鋪曜日不啻魏妃
008_0165_c_07L之瑤光古旣若玆咸曰靈驗之已彰
008_0165_c_08L今何不爾可占福祿之斯臻神明所扶
008_0165_c_09L孰憂灾眚之或至吾王無疾病
008_0165_c_10L見壽考之無疆桂掖春和雲門長奏於
008_0165_c_11L魏闕星闈日暖玉巵屢酌於堯樽
008_0165_c_12L爾熾俾爾昌豈特螽羽之詵揖必得位
008_0165_c_13L必得祿行看寶籙之靈長十程降百祥
008_0165_c_14L因知至誠所感多生種五福信乎
008_0165_c_15L應不差短藻俱成脩梁是擧

008_0165_c_16L
千尺扶桑一望中綉闥乍開欹枕
008_0165_c_17L瑞雲高碾日輪紅鐘出高樓弟
008_0165_c_18L幾庵濃綠滿庭晴晝永臥聽簷角鳥
008_0165_c_19L喃喃西琪樹壇邊日欲低淸磬一聲
008_0165_c_20L千指合玉風吹盡綠鸞啼亂山無
008_0165_c_21L數連空碧海天遼向雪花飜夜夜危
008_0165_c_22L樓瞻斗極暖翠輕烟千萬狀虎瑟
008_0165_c_23L初停石扇開碧壇風露何蕭爽
008_0165_c_24L「文一」編者補入

008_0166_a_01L洞壑寥寥石溜瀉  적요한 골짜기 바위 사이로 물이 콸콸 쏟아지네.
鸞車風馬列如麻  난거와 풍마가 삼대처럼 줄지어 서 있으니,
焂忽東西無不可  순식간에 동쪽 서쪽 어디든 못 갈 곳 있겠는가.

삼가 원하옵건대 들보를 올린 뒤에는 남산南山처럼 무너짐이 없고, 북두北斗처럼 항상 변함이 없게 해 주소서. 성수聖壽를 만의 만 년토록 내리시어 하늘보다도 더 오래 살게 해 주시고, 학산鶴算(학의 수명, 장수함)을 천의 천 년토록 내리시어 대지처럼 오래 있게 해 주소서. 인지麟趾151)처럼 번창하여 금지옥엽金枝玉葉이 서로 이어지게 해 주시고, 과질瓜瓞152)처럼 끝없이 벋어 나가 문모무열文謨武烈153)이 결함이 없게 해 주소서. 그리고 제복諸福이 모두 이르는 가운데 변방의 경보警報가 밤에 울리는 일이 없게 해 주시고, 삼광三光154)이 쇠해지지 않는 가운데 봉해蓬海(봉래산이 있는 바다)가 육지로 변하는 것을 앉아서 볼 수 있게 해 주소서.
東。千尺扶桑一望中。綉闥乍開欹枕看。瑞雲高碾日輪紅。 南。鍾出高樓第幾庵。濃綠滿庭晴晝永。臥聽簷角鳥喃喃。 西。琪樹壇邊日欲低。淸磬一聲千指合。玉風吹盡綠鸞啼。 北。亂山無數連空碧。海天遼向雪花飜。夜夜危樓瞻斗極。 上。曖翠輕烟千萬狀。虎瑟初停石扇開。碧壇風露何蕭爽。 下。洞壑寥寥石溜瀉。鸞車風馬列如麻。焂忽東西無不可。
서산 대화상의 기신재忌辰齋를 지내면서 올린 소
대화상大和尙이 원적圓寂한 기신忌辰이 해마다 한 번씩 돌아옴에 소제자小弟子의 처창悽愴한 마음이 날마다 침중해지기만 합니다. 이에 우치재愚癡齋155)를 한번 올리면서 청정한 삼보三寶에 우러러 의지하고자 합니다.
삼가 생각건대 선사先師께서는 육신의 문사門士요 부처님(覺皇)의 사인使人으로서 마음 없는 마음(無心之心)을 체득하고 상 없는 상(無相之相)을 요달了達하였으며, 삼교三敎의 세계에서 칼을 휘둘러 노닐고 일승一乘의 경지에서 진수를 맛보았습니다. 교의敎義를 고취하면 벽해碧海에 파란이 일고 종승宗乘을 드날리면 청천靑天에 벽력이 몰아쳤으며, 부처의 심인心印을 전하여 대중의 먼눈을 뜨게 해 주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제자 모등某等은 숙세宿世의 선인善因을 이어 이러한 가보佳報를 얻은 덕분에 다행히 절상折床의 기회156)를 만나 외람되게 거편擧鞭의 회상會上에 끼이게 되었습니다. 투침投針의 기지機智157)가 모자라서 입실入室의 제자가 되기에 합당하지는 않았지만, 저의 심목心目을 열어 주어 대방大方으로 나아가게 하였으며, 저의 미몽迷蒙을 씻어 사경邪徑에서 벗어나게 하였습니다. 그 은혜는 부모보다도 높고 그 의리는 천지보다도 크니, 이 몸을 백 번 천 번 바치더라도 만에 하나도 보답하기가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비록 이와 같다고는 하더라도 제가 선사先師에 대해서 만약 얻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자신의 뜻을 위배했다고 할 것이요, 만약 얻은 것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또 선사를 저버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두 길을 제외하고, 비록 전해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008_0166_a_01L壑寥寥石溜瀉鸞車風馬列如麻
008_0166_a_02L忽東西無不可

008_0166_a_03L
伏願上樑之後南山不摧北斗依舊
008_0166_a_04L祝聖壽於萬萬後天猶存延鶴筭於千
008_0166_a_05L如地之久麟趾振振金枝玉葉之
008_0166_a_06L相承爪瓞綿綿文謨武烈之罔缺
008_0166_a_07L福畢至永無邊鐸之鳴宵三光不凋
008_0166_a_08L坐看蓬海之成陸

008_0166_a_09L

008_0166_a_10L西山大和尙忌辰齋䟽

008_0166_a_11L
大和尙圓寂之辰年年一度小弟子悽
008_0166_a_12L愴之意日日千重肆建愚癡一齋
008_0166_a_13L憑淸淨三寶伏惟先師肉身門士
008_0166_a_14L皇使人得無心之心了無相之相
008_0166_a_15L遊刃於三敎旣染指於一乘掀翻敎義
008_0166_a_16L則碧海波瀾擧唱宗乘則靑天霹靈
008_0166_a_17L傳佛心印開衆盲眸竊惟弟子某等
008_0166_a_18L承宿善因獲此佳報幸際析床之會
008_0166_a_19L叨沐擧鞭之會雖乏投針之機謬當入
008_0166_a_20L室之子開我心目令趣大方掃我迷
008_0166_a_21L使免邪徑恩逾恃怙義勝乾坤
008_0166_a_22L軀百千難報萬一雖然如是我於先
008_0166_a_23L若有所得則孤負於自己若無所
008_0166_a_24L則又負於先師除此二途雖非傳

008_0166_b_01L다시 일구一句를 밝혀서 본다면 분명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천화遷化한 기신忌辰을 당하여 추원追遠하는 제사를 올리게 되었는데, 밑 없는 바구니 안에 밥을 담고 가운데가 뚫린 잔 속에 차를 담아서 주반主伴(主從)의 관계 속에 함께 돌아오려고 첨망瞻望하는 저의 심정이 애달프기만 합니다. 올리는 재화財貨는 비록 한계가 있어도 마음속 정성만은 한이 없으니, 삼가 제불諸佛은 증명해 주시고 중성衆聖은 양찰해 주소서. 이승이나 저승이나 간격이 없고, 죽으나 사나 한 마음일 뿐입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선사의 각령覺靈께서는 진정眞淨의 법계 안에만 머물러 계시지 말고, 다시 화성化城에서 방황하고 있는 중생들을 교도敎導해 주시고, 다시금 염부제閻浮提(인간 세상)에 하강하시어 매어 놓은 구슬158)을 얻게끔 해 주소서. 그리고 이 몸 등은 차생此生의 환해幻海의 인연을 끊어 버리고 장래의 법회의 영향을 받게 하시어, 세세생생世世生生에 서로 주반主伴이 되어 저 법계 안에 태어나게 해 주소서.
시험 삼아 지금 떠 있는 달159)의 한 조각 마음을 가지고 옛 사람의 삼전어三轉語160)를 흉내 내려 하니 감격스러운 심정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마음속의 뜻을 토로하면서 삼가 소를 지어 올립니다.
또 올린 소
지성智性은 당초에 출몰하는 것이 아니지만 원력願力을 받들어 거래去來가 있음을 보여 주고, 법계는 본래 별리別離가 없는 것이지만 존망을 생각하노라면 슬픔을 가누기가 어렵습니다. 이에 소제자小弟子의 감격스러운 심정을 다하여 대화상의 은혜를 감히 아뢰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선사는 벽송碧松(智嚴)의 적손이요 부용芙蓉(靈觀)의 적자로서 조정祖庭의 난지蘭芷요 불해佛海의 교량이었습니다. 남주南洲(남염부주, 곧 인간 세계가 있는 곳)에 사명을 받들고 와서 부처님의 명령을 거듭 선포하였고, 동하東夏(동방의 중하, 곧 조선)에 선법禪法을 전하여 소림少林의 가풍을 재차 천명하였습니다. 감로甘露가 두루 적심에 마른 나뭇가지에 모두 윤기가 흘렀고, 법고法鼓가 멀리 진동함에 어리석은 자들이 죄다 각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처럼 쉽게도 관솔불의 기름이 다하였단 말입니까.161) 한번 흘러간 냇물은 돌아올 수 없는 것162)이 비통하기만 합니다. 세상을 하직함에 바람은 푸른 하늘에 잠잠하고, 휘광輝光을 숨김에 달은 맑은 연못에 떨어졌습니다. 화장대에 거울이 없어졌으니 무엇을 통해서 아름다움과 추함을 분별하겠습니까. 맹인이 지팡이를 잃었으니 무엇에 의지하여 험하고 평탄한 길을 가려서 걷겠습니까.
또 더구나 제자로 말하면 영광스럽게 문객의 뒤에 거하면서 외람되게 거편擧鞭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008_0166_b_01L更明一句現有師資故當遷化之
008_0166_b_02L庸建追遠之祀無底籃中飣飯穿
008_0166_b_03L心盞裡盛茶得伴歸來哀我瞻望
008_0166_b_04L雖有限誠乃無窮伏乞諸佛證明
008_0166_b_05L聖昭鑒幽明無間死生一心伏願先
008_0166_b_06L師覺靈不留眞淨界中更噵滯城之輩
008_0166_b_07L還降閻浮提上使得所繫之珠抑願己
008_0166_b_08L身等捨此生幻海之因緣作將來法會
008_0166_b_09L之影響世世相爲主伴生生生彼法中
008_0166_b_10L試將今月一片心欲效古人三轉語
008_0166_b_11L勝感激表宣謹䟽

008_0166_b_12L

008_0166_b_13L

008_0166_b_14L
智性初非出沒承願力而示有去來
008_0166_b_15L界本無別離爲存亡而難堪慟悼肆竭
008_0166_b_16L小弟子之感敢陳大和尙之恩窃念先
008_0166_b_17L師碧松之孫芙蓉其考祖庭蘭芷
008_0166_b_18L海橋梁奉使南洲重宣覺皇之命
008_0166_b_19L傳東夏再闡少林之風甘露普沾
008_0166_b_20L槁悉潤法鼓遐振聾騃盡醒何指薪
008_0166_b_21L之易窮痛逝川之難復謝世兮風沉碧
008_0166_b_22L潜輝兮月落澄潭粧臺亡鏡辨妍媸
008_0166_b_23L者何憑盲路失笻經險夷者誰託又況
008_0166_b_24L弟子忝居門客之後叨沐擧鞭之慈

008_0166_c_01L하지만 투침投針163)의 자질이 되지 못하는데 원몽原夢164)의 재목을 어떻게 기대하겠습니까. 그 가르침은 저의 귓속에 아직도 남아 있고, 그 법문은 저의 정신에 이미 스며들었습니다.
그 의리는 천지에 견줄 만하고 그 은혜는 부모를 능가할 만하니, 명로冥路에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치재癡齋165)를 올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전수前修(선현)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전법轉法에 의지해야 할 터인데, 부끄럽게도 파릉巴陵의 삼전어三轉語는 없이 공연히 운문雲門의 일배다一杯茶만 바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주반主伴의 관계를 맺고서 함께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으니, 외로운 마음의 간절한 정성을 굽어 살펴 주셨으면 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선사의 각령께서는 자신의 본지本地를 발명發明하여 피안彼岸의 보리菩提를 성취하소서. 그리고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더라도 중생을 구하는 것이 급하기만 하니, 진정眞淨의 법계 안에만 머물러 계시지 말고 미진微塵 세간世間에 다시 내려오시어 혼구昏衢 (어두운 거리)를 거듭 환하게 하고 대사大事를 재차 밝혀 주소서.
또 바라건대 이 몸 등도 금생今生에 입실한 인연을 바탕으로 타일에 수기授記를 받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게 해 주소서.
겁석劫石166)은 옮길 수 있어도 촌심寸心은 변하지 않을 것임을 금석金石에 맹세하고 손가락을 깨물어 다짐하는 바입니다. 마음속의 뜻을 토로하면서 삼가 소를 지어 올립니다.
송운 대사의 백재百齋를 지내면서 올린 소
청정한 원각圓覺의 몸은 본디 거래去來의 형상이 없지만 큰 비원悲願의 체體는 항상 접인接引의 방도가 풍부한 법입니다. 계주繫珠167)의 인연을 알기 위해서는 소광銷鑛168)의 힘을 빌려야 하겠기에 어리석은 정성을 다하여 감히 치재癡齋를 올리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존령尊靈은 설월雪月의 금회襟懷와 광풍光風의 기우氣宇를 소유하고서 조정祖庭의 난지蘭芷가 되고 불해佛海의 동량棟樑이 되었습니다. 맹인들에게 금비金篦169)의 은혜를 베풀었으며 대각大覺으로부터 옥첩玉牒을 받들었습니다. 전등傳燈으로 말하면 청허淸虛(休靜)의 진자眞子가 되었고, 연원淵源으로 말하면 부용芙蓉(靈觀)의 적손이 되었습니다. 어두운 길에서 촛불을 들자 길 잃은 자가 모두 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을 면하게 되었고, 깊은 바다에서 키를 잡자 길을 헤매는 자가 모두 배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어찌 불교의 경전에만 통달하였겠습니까. 유교의 경서에도 능수능란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현묘한 그 변론은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게 하였고, 맑은 그 언사는 이 세상에서 듣기가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재능과 덕성이 조화되어 사해 대중의 추앙을 받았으며, 이름과 실제가 부합되어 구중궁궐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구적寇賊이 강토를 침범하여 승여乘輿가

008_0166_c_01L質非投針材何原夢誨猶在耳法旣
008_0166_c_02L染神義比乾坤恩踰恃怙欲資冥路
008_0166_c_03L宜建癡齋擬助前修須憑轉法愧無
008_0166_c_04L巴陵三轉語空獻雲門一杯茶惟冀得
008_0166_c_05L伴歸來俯鑒孤心誠懇伏願先師覺靈
008_0166_c_06L發明自己本地成就彼岸菩提自利雖
008_0166_c_07L度生爲急不留眞淨界內還降微
008_0166_c_08L塵世間重燭昏衢再明大事亦願己
008_0166_c_09L身等用今生入室之餘勣作他日蒙記
008_0166_c_10L之遺塵刦石可移寸心不轉盟金齧
008_0166_c_11L表宣謹䟽

008_0166_c_12L

008_0166_c_13L松雲大師百齋䟽

008_0166_c_14L
淨圓覺身本絕去來之相大悲願體
008_0166_c_15L常饒接引之方欲達繋珠之因須假銷
008_0166_c_16L鑛之力肆殫愚悃敢設癡齋竊念尊
008_0166_c_17L雪月襟懷光風氣宇祖庭蘭芷
008_0166_c_18L海棟樑作金篦於衆盲奉玉牒於大覺
008_0166_c_19L續熖則淸虗眞子淵源則芙蓉嫡孫
008_0166_c_20L燭昏衢失途者皆免落暫把梢巨壑
008_0166_c_21L迷律者盡獲乘桴豈獨編絕於笁墳
008_0166_c_22L亦乃遊刃於魯誥是以玄辯聳聽淸詞
008_0166_c_23L罕聞才與德齊見推於四海名與實
008_0166_c_24L蒙握於九重至於寇賊侵疆乘輿

008_0167_a_01L파월播越하면서 만부萬夫가 전란에 휩싸이자 몸에 융의戎衣를 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장沙場에서 전쟁을 치르며 군부君父에게 목숨을 바치려 하였고, 햇볕 아래 창을 휘두르며 신민臣民으로서 치욕을 씻으려고 맹세하였으니, 물외物外의 충신이요 인간의 양장良將이었습니다. 그리고 해상으로 왕래하기도 하고 적중에 출입하기도 하면서, 얼룩옷을 입은 왜인들에게 도성道聲을 끼치기도 하고 치아를 검게 물들인 오랑캐 지역에 묵적墨蹟을 남기기도 하였는데, 이는 그들이 마음속으로 기뻐해서 스스로 복종한 것이지 우리가 그들에게 알아 달라고 요구한 것이 뭐가 있었겠습니까.
다만 한스러운 것은 낙엽이 뿌리로 돌아가서 다시 돌아올 날이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향을 가슴에 품은 자가 어디에 가서 절을 할 것이며, 현묘한 이치를 참구하는 자가 누구에게 가서 의심을 해결하겠습니까. 답답하게 풀리지 않는 의혹이 이로부터 갈수록 심해질 것이요,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 지금부터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더군다나 소제자小弟子 등으로 말하면 일찍이 법석에 참여하여 많은 은혜를 직접 받은 데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에 얼마 안 되는 자금을 다 함께 모아서 만에 하나라도 보답할 목적으로 평등법회의 저녁에 이르러 수승殊勝한 재단齋壇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재를 지내는 규모는 비록 보잘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경건한 정성만은 어여삐 여겨 줄 만하니, 삼가 시방에 상주하는 삼보三寶와 삼계三界 사부四府의 군진群眞은 밝게 양찰하시어 각별히 주선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각령께서는 진정眞淨의 법계 안에 머물지 말고 환화幻化의 고해苦海 속으로 내려와서, 피안彼岸의 자태를 다시 보여 주시고 과거의 법문을 다시 들려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각각의 제자 등도 요교了敎170)에 의지하여 월개月蓋171)의 법공法供을 바치게 하고, 이 깊은 마음을 받들어 경희慶喜의 봉찰奉刹에 동참하여 사류邪謬를 만나는 일이 없이 끝내 정승正乘에 이르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남은 빛이 밝게 비추는 가운데 다른 흑암黑暗들도 모두 깨어지게 하소서.
간절히 기도하는 지극한 심정을 가누지 못한 채 감히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소를 지어 올립니다.
또 올린 소
상적常寂의 빛 가운데에는 본래 거래去來의 형상이 없지만 인연 따라 환화幻化하는 몸은 생멸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마침내 만 가지로 부침浮沈하면서 미오迷悟의 차이를 드러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슬픈 속마음을 토로하면서 치재癡齋를 올리고자 합니다.


008_0167_a_01L播越萬夫兵革一着戎衣酣戰沙場
008_0167_a_02L欲效死於君父揮戈日下誓雪恥於臣
008_0167_a_03L物外忠臣人間良將或徃來於海
008_0167_a_04L或出入於賊中貽道聲於斑衣
008_0167_a_05L墨蹟於涅齒彼心悅而自服我何求於
008_0167_a_06L彼知第恨落葉歸根來時無口懷香者
008_0167_a_07L何處投禮叅玄者從誰決疑疑曀從
008_0167_a_08L玆轉深盲瞙自今益厚而況小弟子
008_0167_a_09L曾叅法席親獲緖餘共聚斗升之
008_0167_a_10L欲效萬一之報爰及平等之夕
008_0167_a_11L建殊勝之壇齋體雖微虔誠可愍
008_0167_a_12L惟十方常住三寶三界四府群眞了了
008_0167_a_13L照祥區區營辨伏願覺靈不留眞淨
008_0167_a_14L界內却來幻化海中重覩隔陰之姿
008_0167_a_15L更聽曩時之法亦願各各弟子等惟依
008_0167_a_16L了敎效月盖之法供將此深心同慶
008_0167_a_17L喜之奉刹不遭邪謬終至正乘餘光
008_0167_a_18L照明衆暗皆破不勝恳禱之至敢瀆
008_0167_a_19L哀憫之䟽

008_0167_a_20L

008_0167_a_21L

008_0167_a_22L
常寂光中本無去來之相因緣幻質
008_0167_a_23L示有生滅之儀遂致昇沉之萬端爰有
008_0167_a_24L悟迷之不一輙控哀懇擬設癡齋

008_0167_b_01L
삼가 생각건대 선사는 일찌감치 산림에 몸을 의탁하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하직하였습니다. 등나무 덩굴을 갉아 먹는 두 마리의 쥐172)가 두렵고 학신蠚身의 육봉六蠭173)이 싫어서, 부록符籙을 허리에 차고 삿갓을 등에 진 채 일승一乘의 도리를 깨달았고, 인연을 닦고 덕행을 쌓으면서 육도六度의 수행에 의거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불해佛海의 교량이 되고 조정祖庭의 난지蘭芷가 되었으며, 진단震旦의 후사後嗣가 되고 서축西竺의 운손雲孫이 되었습니다. 청허淸虛의 보장寶藏을 전수받아 저희를 인도하여 목욕시키고, 부용芙蓉의 후예가 되어 조사祖師의 유풍을 진작시키는 가운데, 삼농三聾의 교敎를 천명하였고 일미一味의 선禪을 제창하였습니다.
슬프게도 저 소자小子는 그토록 큰 은혜를 입었으면서도 외람되게 반생半生을 모시는 동안 삼환三喚174)의 뜻을 저버렸습니다. 삼전어三轉語에 어두워 기신忌晨의 칭찬을 보답하기 어려웠으며,175) 한마디 할에 귀가 먹었으면서도 원몽原夢176)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백천만 년이 되도록 오래 사실 것이라고 믿었는데 어찌하여 일흔일곱 해의 봄을 맞이하고서 일찍 돌아가셨단 말입니까.
감실龕室에 바람이 일어남에 무봉탑無縫塔177)의 모양을 생각하고, 와상臥床에 달빛이 영롱함에 면불面佛178)의 병후病候를 슬퍼합니다. 그러나 부질없이 슬퍼한들 떠나간 혼령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명로冥路에는 오직 천도遷度하는 일이 급할 것입니다. 이에 삼칠三七의 재석齋席을 맞이하여 백억百億의 도량을 세우고서, 낮에 연경蓮經을 연설하니 원음圓音이 낙락落落하고 밤에 승회勝會를 개최하니 자비의 비춤이 환하고 환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선사의 각령께서는 이 승연勝緣에 의지하여 제불諸佛의 수기授記를 받고, 저 묘법을 듣고서 자성自性의 미타彌陀를 보도록 하소서. 그리고 다시 사바娑婆에 내려와서 인연 있는 중생을 구제하여 피안에 오르게 하고, 몸을 진찰塵刹179)에 나투어 길 잃은 중생을 대하여 의주衣珠180)를 보여 주면서 아직 끊어지지 않은 인연을 버리지 말고 다시 격음隔陰의 권속眷屬이 되도록 하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 등도 음양陰陽의 재앙181)이 사라지고 연월年月의 액운이 소멸되어 구하는 것이 마음대로 되게 하고 바라는 것이 뜻대로 되게 하소서. 그리고 여파가 미치는 곳에 사위어가는 중생들도 똑같이 그 은택에 젖게 하소서. 대비大悲의 마음을 접지 마시고 어리석은 정성을 굽어살펴 주소서.
삼가 소를 지어 올립니다.
생전예수소


008_0167_b_01L念先師早託山林幼辭恃怙怕咬藤
008_0167_b_02L之二鼠厭蠚身之六蠭佩籙擔簦
008_0167_b_03L一乘之理修因蘊德依六度之行
008_0167_b_04L海橋梁祖庭蘭芷震1)且耳嗣西竺雲
008_0167_b_05L領淸虗寶藏沐猶吾之推納作芙
008_0167_b_06L蓉苗裔挹厥祖之遺風敎闡三聾
008_0167_b_07L唱一味哀我小子蒙彼洪恩叨侍半
008_0167_b_08L辜負三喚昧三轉語難報忌晨之
008_0167_b_09L聾一喝聲未解原夢之旨然而所
008_0167_b_10L謂百千萬載而眉壽不夭何七十
008_0167_b_11L七春而幻夢遲醒龕室風生想無縫
008_0167_b_12L之㙮㨾丌床月玲悼面佛之病候
008_0167_b_13L悲何益於逝魂惟薦是急於冥路肆當
008_0167_b_14L三七之齋席庸建百億之道場晝演蓮
008_0167_b_15L圓音落落夜設勝會慈鑿昭昭
008_0167_b_16L願先師覺靈仗此勝緣蒙諸佛之授記
008_0167_b_17L聞彼妙法見自性之彌陁還降娑婆
008_0167_b_18L度有緣登彼岸分身塵刹接迷倫示衣
008_0167_b_19L不遺未斷之因緣更作隔陰之眷屬
008_0167_b_20L亦願己身等陰陽沴釋年月2)危消
008_0167_b_21L求如心希慕合意餘波所洎等沐群
008_0167_b_22L不捨大悲俯鑒愚悃謹䟽

008_0167_b_23L

008_0167_b_24L生前預修䟽

008_0167_c_01L
달빛이 일천 강에 찍히듯 비추는 것은 지장地藏 대성大聖의 응화應化라 할 것이요, 하늘의 별이 나열된 것과 같은 시왕전은 명부冥府 성군聖君의 헌사憲司입니다. 그 비원悲願이 넓고도 깊고 그 위령威靈이 측량할 수 없기에, 간절히 단심丹心을 기울여 현묘한 도움을 간청하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제자 모某는 당초 생을 받을 적에 판화判化의 은혜182)를 입어 즐거울 수 있었는데, 생을 마치고 죽을 적에도 보응을 받아서 승천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안전眼前의 진재塵財를 희사하여 신후身後의 편안한 길을 미리 닦아 보고자 금강金剛의 정사精舍에 나아가 지부地府의 승연勝筵을 열게 되었습니다. 재齋의 체모는 비록 볼품이 없다고 하더라도 경건한 정성만은 어여삐 여겨 줄 만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고해苦海 자항慈航의 교주敎主와 명천明天 백일白日의 대왕大王, 그리고 백만百萬의 재요宰僚와 무수한 권속眷屬들께서는 과거의 서원誓願을 어기지 말고 소자의 심정을 가련하게 여겨 주시어, 모두 향단香壇에 나아와서 사소한 공양이나마 받아 주소서. 제자는 일생의 안일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요 구천九泉의 원망과 허물을 면하고자 합니다. 장차 거울로 비치고 저울로 달면서 이 세상에서 행한 일을 훤히 밝혀 처분을 내릴 적에, 오늘 저녁에 이렇게 올린 재 덕분에 뒷날 천은天恩을 받게 되기를 감히 바라는 바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나락捺落(지옥)의 문에 들어가게 될 경우에도 크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시고, 극락極樂의 행업行業이 비록 없다고 하더라도 정인正因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해 주소서.
금강산의 선암과 만회 두 암자를 중수하여 낙성한 것을 축하하며 올린 소
오래된 선암禪庵을 중수하여 고승이 안선安禪하고 정려靜慮하는 장소로 만든 뒤에 이를 경찬慶讃하는 법회를 올려 대성大聖이 인생을 제도하는 방도로 삼으려 합니다. 그래서 단심丹心을 다 바쳐서 현묘한 감응을 앙망하게 되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제자 등은 다행히 지승불智勝佛의 유선遺善을 받아 외람되게 석가세존의 운손雲孫이 되었습니다만, 사은四恩183)을 외롭게 저버린 채 마음은 생사에 동요되고 일승一乘의 길을 오래도록 찾지 못했습니다. 선은 이미離微184)를 떠나지 않는 것인데 만약 마음을 밝히지 못한다면 오히려 복을 닦는 것만 못하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복을 지을 터전을 찾고 장소를 물색하여 만회萬廻와 선암舩岩을 얻었습니다. 창건한 뒤로 세월이 이미 많이 흘러 오래 전부터 퇴락한 결과,

008_0167_c_01L
月印千江地藏大聖之應化星羅十殿
008_0167_c_02L冥府聖君之憲司悲願弘深威靈難測
008_0167_c_03L故傾丹懇仰丐玄扶伏念弟子某
008_0167_c_04L生之初克荷判化而得樂寄歸之際
008_0167_c_05L亦祈報應之昇天遂捨眼前之塵財
008_0167_c_06L修身後之坦路就金剛之精舍建地府
008_0167_c_07L之勝筵齋體雖微虔誠可愍伏願苦
008_0167_c_08L海慈航之敎主明天白日之大王乃至
008_0167_c_09L百萬宰僚無邊眷屬不違曩誓哀憐
008_0167_c_10L小子之情咸赴香壇納受涓埃之供
008_0167_c_11L弟子非止求一生之安逸抑欲免九泉
008_0167_c_12L之寃愆懸鏡擧秤之時明因授報之處
008_0167_c_13L將此今夕之埃善敢冀後日之天恩
008_0167_c_14L有捺落之門蒙彼洪施雖無極樂之業
008_0167_c_15L受厥正因

008_0167_c_16L

008_0167_c_17L金剛山舩岩萬廻二庵重修落成䟽

008_0167_c_18L
修舊禪庵作高僧安禪靜慮之所建斯
008_0167_c_19L慶讃作大聖濟人度生之方故竭丹心
008_0167_c_20L仰丐玄應伏念弟子等幸承智勝之遺
008_0167_c_21L忝作釋氏之雲孫孤負四恩心回
008_0167_c_22L換於生死久迷一乘禪不離於離微
008_0167_c_23L如不明心孰若修福遂尋基而相宅
008_0167_c_24L得萬廻與舩岩創旣年深衰乃歲久
008_0167_c_25L「且」疑「旦」{編}「危」疑「厄」{編}

008_0168_a_01L서까래는 어긋나고 기와는 떨어져서 산우山雨가 내리면 선상禪床에 빗물이 흥건하고 별빛과 달빛이 새어 들어오면서 곡풍谷風이 금상金像에 몰아쳤으므로, 보는 이들이 탄식하고 듣는 이들이 한숨지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중수하는 일은 초창初創에 비해서 실로 갑절은 되는데, 무오년에 장석匠石을 구해 공사를 시작해서 기미년 봄에 승요僧繇에게 명하여 그림 솜씨를 발휘하게 하였습니다. 기와를 구워서 지붕을 올림에 물고기 비늘과 빛을 다투고 주사朱砂를 갈고 청색을 입힘에 오색 구름과 아름다움을 겨루게 되었으니, 건물을 거듭 새롭게 하는 한편으로, 오늘 공사하면서 다시 화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공사를 끝내고 나서 다시 낙성하는 날을 가려 특별히 만선萬善을 구비하고 경건히 삼단三壇을 설치하니, 보촉寶燭이 휘황하게 삼계三界를 환히 밝히고 묘향妙香이 향기롭게 시방十方에 두루 퍼지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대각大覺 자존慈尊께서는 유정有情의 간절한 심정을 어여삐 여기시어 심심甚深한 법보法寶로 무연無緣의 대자비大慈悲를 펼쳐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 신심信心을 가지고 진찰塵刹을 봉헌하는 바입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문경文經과 무위武緯가 날로 성하고 달로 새로워지는 가운데, 수명은 천지(兩儀)와 같게 하고 인덕仁德은 삼왕三王과 나란히 하며 총명은 일월日月을 능가하고 덕성은 오제五帝보다 낫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백신百神이 상서祥瑞를 아뢰고 사방에 화기가 감도는 가운데, 메뚜기의 깃이 어울려 모여 있는 것처럼185) 성자聖子를 계속해서 낳게 해 주시고, 이와 함께 더욱 많은 복을 받는 경사를 누리는 가운데 온 누리에 함께 군림하면서 곤의坤儀가 길이 한 사람을 받들게 하고 무궁한 수명을 함께 누리도록 해 주소서. 세자 저하는 준수함이 천수天粹를 나눠 받고 영명함이 신봉神鋒의 으뜸이 되는 바, 세자 저하의 거처(鶴禁)에 상서祥瑞가 쌓이는 가운데 경란瓊瀾이 사계沙界를 적시고, 동포銅鋪186)에 길함이 넘치는 가운데 금지金枝가 의란猗蘭187)에 무성하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각각 기부記付한 선망先亡 조고祖考와 열명列名한 영가靈駕들도 이 승연勝緣에 의지하여 진구塵垢를 끊고 길이 차안此岸을 떠나 항상 낙방樂邦에 노닐게 해 주소서. 운운云云.
유점사상량소
인천계人天界의 성현 가운데에서는 석가세존이 첫째요, 산수 간의 천지 중에서는

008_0168_a_01L椽差瓦落山雨雨於禪床星射月穿
008_0168_a_02L谷風風乎金像見者嘆息聞者嗟呼
008_0168_a_03L窃念重修實倍初創戊午之歲求匠
008_0168_a_04L石而運斤己未之春命僧繇而揮筆
008_0168_a_05L窰瓦升屋共魚鱗而爭光硏朱枺靑
008_0168_a_06L與彩霞而鬪美重新古製再麗今工
008_0168_a_07L逮玆畢手之辰又占落成之日特備萬
008_0168_a_08L敬設三壇寶燭輝煌洞明於三界
008_0168_a_09L妙香芬馥遍覆於十方恭惟大覺慈尊
008_0168_a_10L憫有情之微懇甚深法寶運無緣之大
008_0168_a_11L將此信心奉獻塵刹伏願主上殿
008_0168_a_12L文經武緯日盛月新壽等兩儀
008_0168_a_13L仁並三王明踰二曜而德勝五帝
008_0168_a_14L妃殿下百神奏瑞四方致和即誕聖
008_0168_a_15L子之繩繩正如螽羽之蟄蟄椒慶益擁
008_0168_a_16L於多福同臨有截之區坤儀永奉於一
008_0168_a_17L齊享無疆之壽世子邸下秀分天
008_0168_a_18L英寇神鋒鶴禁儲祥瓊瀾潤於沙
008_0168_a_19L銅鋪衍吉金枝茂於猗蘭亦願各
008_0168_a_20L各記付先亡祖考列名靈駕仗此勝緣
008_0168_a_21L斷諸塵垢永別此岸常遊樂邦云云

008_0168_a_22L

008_0168_a_23L楡岾寺上樑䟽

008_0168_a_24L
人天界聖賢之上釋迦在初山水間普

008_0168_b_01L금강산이 최고입니다. 우공禹貢(서경의 편명)에 실려 있지 않으니 인세人世에 성현이 가리워진 것을 개탄하고, 화엄華嚴에 성대하게 일컬었으니 보살이 선善을 드날리는 것을 찬탄하는 바입니다.188) 붉은 구슬처럼 고운 꽃(瓊花)과 옥처럼 아름다운 나무(琪樹)는 화장華藏의 도량임을 말해 주고, 석실石室과 바위 문(岩扄)은 귀비鬼秘의 영역靈域임을 알려 줍니다. 이 사람들이 주궁珠宮을 세우던 날을 회고하고 저 성현이 해로海路를 건너온 때를 삼가 생각해 보건대, 서건西乾의 오십삼 불상(金容)을 빚어 만들고 중국의 일만 이천 옥 같은 봉우리에 와서 예의를 표하였는데, 이는 사람이 터를 잡은 것이 아니요 저 신神이 인도하여 깨우쳐 준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기에 사원을 짓고 그 이름을 ‘유점楡岾’이라고 하였으니, 이로부터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면서 조선朝鮮의 삼백여 고을을 적셔 주고, 또한 복을 일으키고 상서를 내리면서 조정(漢室)을 억만년토록 부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산靈山의 승경勝境이 느닷없이 화마의 참혹한 재앙에 걸릴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이는 천지신명이 잘 보살펴 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직 불귀신이 무뢰하게 굴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노지露地에 앉게 되자 태양도 참담하게 여기고 하늘도 수심에 잠겼으며, 승려들이 가시덤불에 처하게 되자 산도 슬퍼하고 물도 흐느꼈습니다. 승려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축원할 곳이 없게 된 것을 근심하였고, 촌로들은 살을 쥐어뜯으며 머리를 조아릴 곳이 없게 된 것을 한탄하였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국가가 신령스러운 운세를 많이 누리고 하늘의 복을 크게 받은 결과, 구오九五의 용이 날아올라 억조창생이 추대하는 것을 비로소 보게 되었고 이삼二三의 성인이 일어나 만물이 생을 성취하는 때를 마침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길에서 선문禪門을 바라보는 사람들마다 모두 새로 중건하여 옛 모습을 되찾게 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왕비 전하로 말하면 여자 중의 요순堯舜이요 궁중 안의 이주伊周(伊尹과 周公)로서, 관저關雎(시경의 편명)의 아규雅䂓를 체득하여 인족姻族을 영화롭게 하고 초란椒蘭(后妃의 궁전)을 융성(英茂)하게 하며 불천佛天을 받들어 모시면서, 옥석玉石을 모두 태우는 불길이 잿더미로 만들기 이전에 중건하라는 분부를 이미 내리심에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리하여 재물은 내탕內帑189)에서 내고 승려는 외연外緣을 주간하는 가운데, 도끼를 힘 있게 휘두르고 함께 열심히 힘을 합쳐서 열 아름의 나무를 털을 뽑듯 벌목하고 일천 봉우리에서 깃털처럼 들어 올렸습니다. 사찰이 우뚝 솟으니 기타祇陀가 지은 집과 자못 유사하고 옥 계단(玉砌)이 빙 둘러 있는 것은 수달須達 장자가 황금을 땅에 깐 것보다 못하지 않았습니다.190) 노영광魯靈光191)처럼 참으로 인간 세계에 희유稀有하다고 할 것이요 하늘의 도솔兜率처럼 상제上帝가 거하는 곳이라고 여길 만하였습니다.
일이 이미

008_0168_b_01L率之中金剛爲最禹貢不載慨人代
008_0168_b_02L之蔽賢華嚴盛稱嘆菩薩之揚善
008_0168_b_03L花琪樹乃華藏之道場石室岩扄
008_0168_b_04L鬼秘之靈域緬思斯人建珠宮之日
008_0168_b_05L念彼聖截海路之秋鑄成西乾五十三
008_0168_b_06L之金容來儀震旦萬二千之玉嶂非人
008_0168_b_07L卜地彼神御楡於斯肇基于以名寺
008_0168_b_08L爲雲爲雨澤朝鮮三百餘州興福興祥
008_0168_b_09L扶漢室億萬斯世豈意靈山之勝境
008_0168_b_10L罹回祿之毒灾非神祗之不臧惟丙丁
008_0168_b_11L之無賴佛坐露地日慘天愁僧處斑
008_0168_b_12L山哀水咽緇髠血泣患無祝釐之
008_0168_b_13L黃冠剝皮恨乏稽首之所恭惟國
008_0168_b_14L多享神運丕膺天休九五龍飛
008_0168_b_15L見億兆之戴已二三聖作適丁萬物之
008_0168_b_16L遂生凡在道觀禪門咸使重新復舊
008_0168_b_17L況我王妃殿下女中堯舜閫內伊周
008_0168_b_18L軆關雎之雅䂓榮姻華族爲椒蘭之英
008_0168_b_19L奉佛事天俱焚之火未灰重建之
008_0168_b_20L旨已下財出內帑僧幹外緣運斧丁
008_0168_b_21L勸力滸滸伐毛十圍擧羽千嶂
008_0168_b_22L闕崢嶸頗類祗陁之築室玉砌周遭
008_0168_b_23L不下須達之鋪金若魯靈光寔人間之
008_0168_b_24L稀有如天兠率乃上帝之攸居事旣

008_0168_c_01L이와 같이 되었고 보면 어찌 용상龍象의 상서祥瑞가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정성이 감동시킬 정도가 되었고 보면 봉황이 와서 춤을 출 만도 합니다. 일만 경사慶事가 모여들었으니 음양의 재앙도 눈이 녹듯 할 것이요 일백 신명이 보살펴 주니 연월年月의 액운厄運도 얼음이 풀리듯 할 것입니다. 궁중에 봄이 깊으니 악부樂府에서는 함지咸池192)를 연주하고 선장仙仗에 날이 따뜻하니 불정佛庭에서는 소매를 떨치며 춤출 것입니다. 어찌 단지 주민과 함께 즐거워하겠습니까. 반드시 온 나라 사람들이 편안해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부족하나마 짧은 노래를 지어서 들보 올리는 일을 거들까 합니다.

樑之東      여보게들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나,193)
眼底三山撑碧空  눈 아래 삼산이 푸른 하늘을 떠받치네.
遙望伏羲都遠近  멀리 복희 도성의 원근을 바라보니,
扶桑一葉落鴻濛  부상의 잎사귀 하나가 홍몽에 떨어지네.

樑之南      여보게들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나,
虗碧水天萬像涵  텅 빈 푸른 물 속에 만상이 잠겼어라.
炎帝錫封寬幾許  염제가 얼마나 많이 봉해 주었는가,
蜃樓遙鎻半空嵐  신루가 반공중 남기嵐氣에 멀리 잠겼어라.

樑之西      여보게들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나,
萬刃崑崙一眼低  만 길 곤륜산崑崙山이 한눈 아래 보이네.
忽見瑤池春鳥使  홀연히 보이는 요지의 청조 사신,194)
相將少暭上天梯  소호 모시고 하늘 사다리 오르려나 봐.

樑之北      여보게들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나,
窮陰漠漠迷辰極  날씨가 잔뜩 찌푸려서 북두성도 보이지 않네.
玄冥國在渺茫間  현명195)의 나라는 까마득한 저 사이에,
擧同惟看山水綠  눈 들어 함께 보니 오직 푸른 산수뿐.

樑之上      여보게들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나,
仰觀星漢翻銀浪  은하수를 올려다보니 은물결이 번득이네.
丁寧寄語廣寒人  광한궁廣寒宮의 사람에게 정녕 말을 부치노니,
明月不許開玉帳  달 밝을 땐 옥 장막을 열지 말게 하시도록.

樑之下      여보게들 들보 아래쪽에 떡을 던지세나,
夜叉來駕新成厦  야차가 와서 새 집 낙성을 축하하누나.
豈惟壯麗輝山門  어찌 산문만 장려하게 빛나게 하리,
應使九原蒙聖化  구원이 성화를 입게 해야 하고말고.

삼가 원하옵건대 들보를 올린 뒤에는 천문天文의 운행이 잘못되는 일이 다시 없게 하고 지리地理가 길이 질서를 따르게 함은 물론이요, 상서로운 구름과 감로甘露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기수歧穗와 영지靈芝가 땅에서 나오게 해 주소서. 주상 전하는 팔천 세를 춘추로 하여 장자莊子의 동산의 춘수椿樹와 같게 하고,196) 억만년토록 천지와 짝하여 대업大業이 주周나라 산악의 방기庬基와 같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곤의坤儀가 길이 한 사람을 받들게 하여 무궁한 수명을 함께 향유하게 하고 더욱 많은 복을 받는 경사를 누리는 가운데 온 누리에 함께 군림하면서,

008_0168_c_01L若玆豈龍象之呈瑞誠能格彼可鳳
008_0168_c_02L凰之來儀萬慶集躬陰陽之沴雪釋
008_0168_c_03L百神啓祐年月之厄氷消禁闥春深
008_0168_c_04L奏咸池於樂府仙仗日暖揮舞袖於佛
008_0168_c_05L豈特與民共之必使擧國安也
008_0168_c_06L賦短唱爰擧修樑

008_0168_c_07L
樑之東眼底三山撑碧空遙望伏羲
008_0168_c_08L都遠近扶桑一葉落鴻濛樑之南
008_0168_c_09L碧水天萬像涵炎帝錫封寬幾許
008_0168_c_10L樓遙鎻半空嵐樑之西萬刃崑崙一
008_0168_c_11L眼低忽見瑤池春 [9] 鳥使相將少暭上
008_0168_c_12L天梯樑之北窮陰漠漠迷辰極玄冥
008_0168_c_13L國在渺茫間擧同惟看山水綠樑之
008_0168_c_14L仰觀星漢翻銀浪丁寧寄語廣寒
008_0168_c_15L明月不許開玉帪樑之下夜叉來
008_0168_c_16L [10] 新成厦豈惟壯麗輝山門應使九
008_0168_c_17L原蒙聖化

008_0168_c_18L
伏願上樑之後更無天文之錯行永有
008_0168_c_19L地理之順序景雲甘露自天降歧穗靈
008_0168_c_20L芝從地生主上殿下八千歲爲春秋
008_0168_c_21L睿筭等莊園之椿樹億萬年配天地
008_0168_c_22L業同周嶽之尨基王妃殿下坤儀永奉
008_0168_c_23L於一人齊享無疆之壽椒慶益擁於多
008_0168_c_24L同臨有截之區聖子繩繩奚啻於

008_0169_a_01L인지麟趾197) 이상으로 성자聖子를 계속 낳게 하고 종사螽斯198)에 부합되게 신손神孫이 번성하게 해 주소서. 왕세자 저하는 춘추가 영장靈長하여 천지와 함께 수명이 같게 하고, 큰 복을 누리며 일월과 더불어 빛을 다투게 하소서. 빈궁 저하는 순의順懿가 무르녹고 자화慈和가 드러나는 가운데 아름다운 국봉國封을 거듭 받게 하고 의젓한 부도婦道가 항상 드러나게 해 주소서.
그리고 조연助緣한 단나檀那들과 집무執務한 신사信士들도 똑같이 이 회상會上에 참여하여 모두 창신昌辰(태평성대)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소서. 이와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고 하늘에 제사를 드리면서 들보를 올려 큰 집의 낙성을 기원하노니, 항하사恒河沙와 같은 성현들께서는 그림자와 메아리처럼 모두 감통感通해 주소서.
선암을 중수하여 낙성한 소
부처님의 대덕大德을 자비慈悲라고 하니 권실權實199)의 교화를 똑같이 입히지만, 사람이 의지할 곳은 당사堂舍이니 경영하는 공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몇 칸의 선암禪庵을 엮어서 삼보三寶의 연장蓮庄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화주化主 모某는 요행히 숙세夙世의 미선微善을 이어받아 외람되게 상계像季200)의 내손來孫이 되었습니다. 사은四恩을 저버려서 감히 불과佛果를 바랄 수는 없지만 일승一乘에 항상 마음을 두어 승단僧團에 끼이게 되었습니다. 풍진風塵 속에 떠돌고 산수 간에 세월을 보내는 동안 학문은 도를 듣지 못했어도 이름만은 출가를 일컬었는데, 속절없이 명부(冥司)에 들어가기보다는 복을 닦는 것이 그래도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이 금강산(枳怛)으로 말하면 천하에서 보물로 여기는 곳인데, 그 안에 이름난 구역이 있으니 인간 세상을 떠난 별천지입니다. 그래서 노관老觀의 편지片地를 택하여 현우賢于의 죽간竹竿201)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가지고 있는 재물을 털어 평생의 장물長物을 모두 내놓고 몸을 고달프게 하여 자신의 안녕을 구함(求安)을 잊으면서, 도를 지닌 고승高僧을 편안하게 하고자 상相이 없는 진불眞佛에게 바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완공하는 날에 또 금족禁足202)하는 때를 당하여 청재淸齋를 열어서 가련한 미간微懇을 펼치는 한편, 백보白報203)를 간청하며 대자大慈를 드리워 주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향화香花를 갖추고

008_0169_a_01L麟趾神孫繼繼允副於螽斯王世子
008_0169_a_02L邸下鶴筭靈長共兩儀而齊壽鴻休
008_0169_a_03L左右 [11] 二曜而爭光嬪宮邸下順懿
008_0169_a_04L有融慈和克著重襲國封之華美
008_0169_a_05L彰婦道之令儀以至助緣檀那爰曁執
008_0169_a_06L務信士同叅際會咸樂昌辰仍設供
008_0169_a_07L佛醮天之齋庸建脩樑巨厦之落河沙
008_0169_a_08L聖賢影響咸通

008_0169_a_09L

008_0169_a_10L舩岩重修落成䟽

008_0169_a_11L
佛之大德曰慈悲共被權寶之化人之
008_0169_a_12L所賴者堂舍寧無經始之功肆權數間
008_0169_a_13L之禪庵擬作三寶之蓮庄窃念化主某
008_0169_a_14L幸承夙世之微善忝作像季之來孫
008_0169_a_15L恩孤負非敢希於佛果一乘恒寓
008_0169_a_16L濫厠於僧倫泛泛風塵悠悠山水
008_0169_a_17L未聞道名言出家空入冥司曷若修
008_0169_a_18L峀玆枳怛天下所珍中有名區
008_0169_a_19L人世界旣卜老觀之片地乃建賢于之
008_0169_a_20L竹竿瀉槖傾箱殫平生之長物勞身
008_0169_a_21L苦節忘自己之求安欲安有道之高僧
008_0169_a_22L須獻無相之眞佛屬玆告訖之日又當
008_0169_a_23L禁足之秋爰闡淸齋冀陳可憐之微懇
008_0169_a_24L庸丐白報願垂大慈之來儀旣備香花

008_0169_b_01L운납雲衲을 청하였으니, 구구하게 마련한 것은 조금도 보충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환히 살펴 주시는 것은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응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총명이 일월日月과 나란히 하고 수명이 건곤乾坤과 같게 해 주소서.
삼가 원하옵건대 영가靈駕가 길이 고해苦海를 벗어나서 극락極樂에 태어나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 등도 요의교에 의지하며 월개月蓋204)의 법공양을 바치게 하시고, 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경희慶喜의 진찰塵刹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삿된 가르침(邪謬)을 만나는 일이 없이 끝내는 정승正乘에 이르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나머지 광명이 널리 비쳐서 겹겹의 어둠이 모두 부서지게 해 주소서.
모친을 천도薦度하며 올린 소
북당北堂에 계신 자모慈母의 세상을 떠난 혼령이 아득히 멀기만 한 것을 길이 탄식하며, 서방西方에 계신 성인께서 저세상 길에 길이 구원의 손길을 드리워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에 무차無遮의 법회를 열어 망극한 은혜에 삼가 보답하려 합니다.
삼가 현비顯妣의 영가靈駕를 생각하건대 본성은 온유하였고 마음가짐은 정결하였습니다. 혼상婚喪을 치르느라 포복匍匐하고 감지甘旨를 올리느라 간난신고艱難辛苦하면서, 부친의 배필이 되어 53년의 세월을 보냈고 세상에서 81세의 수명을 누렸습니다. 여의女儀는 맹모孟母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었으며 부도婦道는 소처蘇妻205)와 같지 않았습니다. 우리 집안 살림을 꾸려 나가면서 적루積累의 공이 또한 깊었고 우리 형제를 기르면서 구로劬勞의 덕이 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촘촘히 바느질을 하면서 밤낮으로 겨를이 없었으며 열심히 길쌈을 하면서 어느 때도 편안할 틈이 없었습니다.
일월이 무궁하여 장차 백 년을 향유하고 또 백 년을 보내시리라 여겼는데, 수요壽夭의 운수가 있어서 홀연히 병에 한번 걸려 일생을 마쳤습니다. 새 새끼가 다 자라자 참새가 날아간 것처럼 구름 밖의 외로운 그림자를 따라가기 어렵고, 바람이 불자 촛불이 꺼진 것처럼 방 안에 여광餘光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날이 가고 달이 가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는데 한갓 슬퍼하기만 하면 명로冥路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오직 천도薦度하는 일만이 유도幽都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에 사십구재를 당하여 구구한 제향祭享을 삼가 올리게 되었습니다. 소타酥酡206)의 진미珍味를 바치면서 시방十方의 조어調御207)를 기대하고,

008_0169_b_01L且請雲衲區區營辦縱未補於分毫
008_0169_b_02L了了照祥庶相隨於影響伏願主上殿
008_0169_b_03L明並日月壽齊乾坤伏願靈駕
008_0169_b_04L脫苦流超生極樂抑願己身等惟依
008_0169_b_05L了敎效月盖之法供將此深心同慶
008_0169_b_06L喜之塵刹不遭邪謬終至正乘餘光
008_0169_b_07L普明重暗皆破

008_0169_b_08L

008_0169_b_09L薦母䟽

008_0169_b_10L
北堂慈母長嗟逝魂之杳冥西方聖人
008_0169_b_11L永垂幽途之洆捄肆啓無遮之會敬酬
008_0169_b_12L罔極之恩伏念顯妣靈駕鍾性溫柔
008_0169_b_13L心貞潔救婚喪而匍匐蓄甘旨而艱辛
008_0169_b_14L伉儷吾父而五十三年綿延世情者
008_0169_b_15L八十一歲女儀無媿於孟母婦道不似
008_0169_b_16L於蘇妻刑吾室家功亦深於積累
008_0169_b_17L我兄弟德已極於劬勞密密衣裳
008_0169_b_18L夜無暇孜孜紡績食息靡安謂日月
008_0169_b_19L無窮將享百歲而又百歲然壽夭有數
008_0169_b_20L忽染一疾而終一生 [12] 穿雀飛難追雲
008_0169_b_21L外之孤影風吹燭滅不留室中之餘光
008_0169_b_22L日月其徂音容莫覩徒傷何補於冥路
008_0169_b_23L惟慶是資於幽都 [13] 當七七之齋敬薦
008_0169_b_24L區區之享獻酥酡之味而冀十方調御

008_0169_c_01L이보伊蒲208)의 공양을 올리면서 오계五戒의 사문(桑門)을 영접하는 한편, 화불化佛의 자존慈尊을 예배하고 우화雨花의 비전秘典을 전독轉讀하였습니다.
향香은 삼계三界에 두루 퍼지고 등燈은 구유九幽를 널리 비치며, 뭇 악기가 늘어선 가운데 일천 당번幢幡이 나부낍니다. 전일에 누차 음부陰府에 간절히 아뢰었다 하더라도 지금도 고해苦海에 여전히 응체凝滯되어 있을까 걱정이 되니, 자식의 애타는 심정을 가련하게 여기시어 선비先妣가 악취惡趣에서 빠져나오게 해 주소서.
삼가 원하옵건대 영가靈駕가 이익을 모두 받아 평탄한 길에 함께 오르게 하고, 이 묘인妙因을 모아서 저 승과勝果를 얻도록 해 주소서. 그리하여 화필化筆에 편승하여 낙토樂土에 태어남으로써 마야摩耶부인과 함께 노닐게 하고, 오장五障209)을 제거하여 일승一乘을 깨달음으로써 용녀龍女와 짝이 되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도 음양의 재앙을 받지 않고 연월年月의 재액災厄이 소멸된 가운데 구하는 것이 마음과 같이 되게 하고 소망하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해 주소서. 오직 요의교에만 의지하고 다른 가르침은 구하지 않을 것인 바, 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진찰塵刹을 받들어 결코 놓지 않을 것이요, 저 큰 과보果報를 기대하며 무궁한 세월에 구명軀命을 잊겠습니다.
또 올린 소
모친이 없으니 어디에 의지하겠습니까. 언제나 언덕에 올라가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길 뿐입니다. 부처님은 의지할 만한 분이니 반드시 큰 내를 건너는 힘을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래서 효성을 다 바쳐서 자비를 내려 주시기를 간청하는 바입니다.
비통하게 생각건대 현비顯妣의 영가靈駕는 구십九十의 뜬구름 인생 속에서 백천百千의 세상 걱정을 겪어 오는 동안, 우리 형제를 기른 그 구로劬勞의 은혜가 극에 이르렀고 혼상婚喪을 도우며 포복匍匐한 그 의리가 절실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찌 과오가 없기야 하겠습니까. 그러니 윤회를 어떻게 면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사십구재를 당하여 많고 많은 죄를 참회하면서 판필判筆에 기대어 태산전太山殿의 동정심을 기원하고 일찍 명도冥途를 벗어나 대각존大覺尊의 방편에 길이 의지하고자 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보리菩提의 언덕에 올라 자연히 고해苦海의 파도가 없어지게 하고, 폐안狴犴210)의 관문을 열어 신속히 야대夜臺(무덤)에 새벽이 찾아오도록 해 주소서. 그리고 일찍 정역淨域에 나아가 그 즉시 연방蓮房에 잉태함으로써 아직 끊어지지 않은 인연을 다시 이어

008_0169_c_01L設伊蒲之供而迎五戒桑門禮化佛之
008_0169_c_02L慈尊轉雨花之秘典香普薰於三界
008_0169_c_03L燈廣照於九幽衆樂旁羅千幢交擁
008_0169_c_04L雖前日屢懇於陰府恐于今猶滯於苦
008_0169_c_05L憫哀子揭仰之懷脫先妣沉淪之趣
008_0169_c_06L伏願靈駕僉蒙利益共乘坦途叢此
008_0169_c_07L妙因獲彼勝果乘化筆生樂土共摩
008_0169_c_08L耶而同遊除五障悟一乘與龍女而爲
008_0169_c_09L亦願己身陰陽沴釋年月1) [6]
008_0169_c_10L求如心希慕合意惟依了敎不求餘
008_0169_c_11L將此深心奉塵刹而不捨期彼大
008_0169_c_12L命於無窮

008_0169_c_13L

008_0169_c_14L

008_0169_c_15L
無母何怙每懷陟怙 [14] 之悲有佛可依
008_0169_c_16L必賴濟川之力肆傾孝悃庸丐慈悲
008_0169_c_17L痛念顯妣靈駕九十浮生百千世慮
008_0169_c_18L育我兄弟恩已極於劬勞助他婚喪
008_0169_c_19L義當切於匍匐豈無過誤寧免輪廻
008_0169_c_20L [15] 當七七之辰追懺多多之罪欲乘判
008_0169_c_21L惟祈太山殿之哀矜早離冥途
008_0169_c_22L仗大覺尊之方便伏願登菩提岸自然
008_0169_c_23L苦海之無波開狴犴關倐爾夜臺之易
008_0169_c_24L早詣淨域即胎蓮房更未斷之因
008_0169_c_25L「危」疑「厄」{編}

008_0170_a_01L장래의 모자母子로 거듭될 수 있게 해 주소서. 자비롭게 들어주시기를 앙망하오니 미천한 정성을 굽어 살펴 주소서.
성수星宿의 천제天祭를 지내며 올린 소
공경히 상제上帝를 섬기며 청신淸信의 계戒를 받은 제자弟子는 아룁니다. 특별히 이 몸은 육극六極211)을 소멸하고 오복五福을 더욱 많이 받게 해 주시고, 가문은 더욱 번성하고 자손은 더욱 창성하여 대대로 등과登科하는 일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 주시기를 축원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모산某山 모사某寺에 나아가 향화香花 등촉燈燭과 다과茶果 진식珍食 등 공구供具의 의례儀禮를 정밀히 구비하여, 삼청三淸 상계上界의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와 일광변조보살日光遍照菩薩과 월광변조보살月光遍照菩薩과 북두칠성여래北斗七星如來 그리고 하늘 가득 줄지어 빛나는 여러 성군星君들에게 봉헌奉獻하되, 먼저 천주天厨의 묘공妙供을 바치고 다음으로 연명延命의 영문靈文을 전독轉讀하며 끝없는 공덕功德을 우러러 기원하는 바입니다.
삼가 살피건대 황천皇天의 신묘한 감응은 측량할 길이 없어서 재앙을 없애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요 옥첩玉牒의 신령스러운 공덕은 헤아릴 길이 없어서 복덕을 내려 주는 것도 쉬운 일이기 때문에, 한번 귀의歸依하기만 하면 어떤 경사도 모이지 않는 것이 없고 선송宣誦을 하는 즉시 어떤 재앙도 제거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삼가 생각건대 인명人命이 더욱 늘어나는 것은 실로 신화神化가 재조再造해 주는 은혜 덕분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길운吉運의 때를 당했을지라도 정성을 바쳐서 애원해야 하는 법인데, 하물며 운수가 기박한 이때를 당해서 어찌 귀명歸命하며 외경畏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운석韻釋(詩僧)으로 하여금 대신 가서 정성을 바치게 하되, 명산名山에 삼위三位의 성단星壇을 쌓고 품선品膳을 구천九天의 금전金殿에 바치게 하였으니, 간절한 이 한 마음을 제천諸天은 양찰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이 몸과 모등某等에 대해서는 구천九天이 말없이 보살펴 주고 삼광三光이 남몰래 도와주는 가운데, 천재千災가 눈처럼 흩어지며 더욱 천년天年이 가해져 장수하게 하고 만복萬福이 구름처럼 일어나며 거듭 쾌락이 많아지게 하여 안온하게 해 주소서. 그리고 천존天尊의 비호庇護를 받음은 물론이요 항상 제성諸聖의 은혜를 입으면서, 자손이 뜰에 가득하고 가문에 기쁨이 불어나게 해 주소서.


008_0170_a_01L重作將來之母子仰千慈聽俯鑒
008_0170_a_02L卑悰

008_0170_a_03L

008_0170_a_04L星宿天醮䟽

008_0170_a_05L
祗事上帝淸信戒弟子特爲己身消滅
008_0170_a_06L六極增崇五福門欄彌盛子孫益
008_0170_a_07L世世登科不絕之願詣於某山某寺
008_0170_a_08L精備香花燈燭茶果珍食供具之儀
008_0170_a_09L奉獻三淸上界熾盛光如來日光遍照
008_0170_a_10L菩薩月光遍照菩薩北斗七星如來
008_0170_a_11L洎及周天列曜諸星君衆先獻天厨妙
008_0170_a_12L次轉延命靈文仰祈無盡功德者
008_0170_a_13L右伏以皇天之妙應莫測殄灾非難
008_0170_a_14L牒之神功叵思錫岭 [16] 有易故一歸依
008_0170_a_15L而無慶不聚乃纔宣誦而無沴不除
008_0170_a_16L恭惟人命之更延實賴神化之再造
008_0170_a_17L在吉運之際尙披誠而求哀況當數奇
008_0170_a_18L之時盍歸命而致敬肆俾韻釋代徃
008_0170_a_19L投誠名山設三位之星壇品膳獻九
008_0170_a_20L天之金殿將一心之悃福 [17] 想諸天之照
008_0170_a_21L伏願己身某等九天冥加三光陰
008_0170_a_22L [18] 千灾雪散更加天年而壽高萬福
008_0170_a_23L雲興重增快樂而安穩旣荷天尊之庇
008_0170_a_24L恒蒙諸聖之恩子孫盈庭門欄益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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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기도하며 그지없이 격절한 심정을 가누지 못한 채 성군星君을 우러러 대하며 속마음을 토로하여 삼가 소를 올립니다.
금강산 장안사에서 달마상을 조성하고 제경諸經을 인출한 것을 경찬한 소
청정하여 오염되지 않는 몸은 성훼成毁의 과정이 없고, 심오하여 언어를 떠난 가르침은 문장과 관련이 없습니다. 성훼가 없기 때문에 그 체體가 시방에 편만遍滿하고, 언상言象을 떠났기 때문에 그 양이 천계千界와 비등합니다. 시방十方으로 체를 삼았으니 본디 영상影像의 모습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또 천계가 경經이 되게 하였으니 어찌 지묵紙墨의 글자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침륜沉淪하여 잃어버린 본성을 끝까지 구제하고 도망쳐 헤매는 마음을 인도하려는 뜻에서, 삼십이상三十二相의 장엄한 모습을 시현示現하게 된 것이요 삼승三乘 오교五敎212)의 차별을 베풀게 된 것입니다.
제자弟子 모등某等은 삼가 존상尊像을대 직손直孫을 조성雕成하였고, 과의科儀를천여 축軸의 경전을 인출印出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번 눈을 들면 면벽面壁하는 모습이 완연히 보이고 반 구절 안에서 법안法眼의 장경藏經을 친히 받들게 되었으니, 삼신三身이 갖추어지고 십호十號가 충족되었다고 할 것이요 천경千經을 겸하고 백론百論을 구비했다고 할 것입니다. 예배하노라면 복덕이 항하사恒河沙처럼 모여들고 펼쳐보노라면 죄업이 소멸되니, 여기에 나아가 공경하지 않는다면 또 어디에다 마음을 극진히 하겠습니까. 그래서 길한 일시日時를 택하여 점안點眼하는 승회勝會를 특별히 개최하였습니다. 이에 몇 점의 등불이 타오르며 시방에 광명을 전하고 한 가닥 향 연기가 삼계三界에 운대雲臺를 펼칩니다. 이처럼 성의가 결코 얕지 않으니 반드시 지체함이 없이 감응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희헌羲軒(伏羲와 軒轅)과 덕이 합치하고 요순堯舜과 인仁을 나란히 하는 가운데, 부처님의 권속을 받들어서 사방의 병진兵塵이 완전히 없어지게 해 주시고 하늘의 복을 더욱 받아서 억 년의 보력寶歷이 멀리 이어지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천후天后와 연수年數를 나란히 하고

008_0170_b_01L無任懇禱激切之至仰對星君表宣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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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170_b_03L

008_0170_b_04L金剛山長安寺造成達摩印出諸經
008_0170_b_05L慶讃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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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淨無染之身非假成毁甚深離言之
008_0170_b_07L不涉文章無成毁故體徧十方
008_0170_b_08L言象故量等千界旣以十方而作體
008_0170_b_09L本無影像之儀亦使千界而爲經焉有
008_0170_b_10L紙墨之字然欲極 [19] 沉淪之失性引逃逝
008_0170_b_11L之迷情乃示現三十二相之莊嚴亦開
008_0170_b_12L演三乘五敎之差別弟子某等祗承尊
008_0170_b_13L雕成法王廿八之直孫式遵科儀
008_0170_b_14L印出當代四千之餘軸於此一瞻之頃
008_0170_b_15L宛見面壁之容半句之中親承法眼之
008_0170_b_16L可謂三身具而十號足千經兼而百
008_0170_b_17L論俱禮拜間福聚河沙披閱時罪消塵
008_0170_b_18L不以即此而加敬更於何處而盡心
008_0170_b_19L故涓吉日良時特設點眼勝會數點燈
008_0170_b_20L施光網於十方一炷香烟布雲臺
008_0170_b_21L於三界誠其不淺應必無稽伏願主
008_0170_b_22L上殿下德合羲軒仁並堯舜克承佛
008_0170_b_23L兵塵頓息於四方益蒙天休寶歷
008_0170_b_24L遐延於億載王妃殿下年並天后

008_0170_c_01L마야摩耶부인과 덕성이 동등하여 선善의 싹이 구름처럼 일어나고 재앙의 싹이 눈처럼 녹는 가운데, 억조 창생에 대한 모의母儀를 칭송하여 여자 중의 요순이라고 모두 일컫게 하고 곤덕坤德으로 지존至尊에 순종하여 궁중의 총애를 홀로 차지하게 해 주소서. 왕세자 저하는 속히 원사元嗣를 낳아 주기珠基를 크게 계승하게 하고 금지옥엽이 끝없이 이어지게 하는 한편, 대지처럼 오랜 수명을 누리게 하고 하늘처럼 높은 덕을 기릴 수 있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각각 기부記付하여 열명列名한 영가靈駕들도 미타彌陀의 옥호玉毫의 빛을 보고서 즉시 정토淨土에 태어나게 하고, 영산靈山의 미묘한 설법을 듣고서 진구塵軀를 면하게 해 주소서. 그리고 저 자재自在하는 몸을 따라 이 염부閻浮의 땅에 내려오게 하고, 만약 끊어지지 않은 관계가 있거든 재세再世의 인연을 다시 짓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과 여러 단나檀那들도 똑같이 제성諸聖의 밀호密護를 받게 하고, 타인과 수희隨喜한 시주들도 일승一乘의 묘인妙因을 원만히 밝히게 해 주소서. 수복壽福은 많이 받고 재장災障은 사라지게 할 것이요, 희모希慕는 뜻대로 되게 하고 지원志願은 마음먹은 대로 되게 해 주소서. 또 한 방울이라도 남은 물결에 힘입어 마른 생령生靈들이 모두 은택에 젖게 해 주소서.
간절히 기도하며 그지없이 격절한 심정을 가누지 못한 채 금용金容을 우러러 대하며 속마음을 토로하여 삼가 소를 올립니다.
유점사의 천왕상을 조성하여 점안하고 낙성한 두 개의 소
[1]
삼세三世의 불은 자비하여 그야말로 중생을 제도하고 기틀에 감응하는 대원大願을 지녔고, 사천四天의 왕은 위맹하여 실로 백성을 안정시키고 세상을 보익輔翼하려는 마음을 지녔습니다. 생사의 깊은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면 그 누가 귀의하려는 큰 서원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삼가 생각건대 제자 모등某等은 삼보三寶의 존상尊相에 의지할 뿐만이 아니라 사성四聖의 진의眞儀를 널리 구한 결과, 현묘한 도움에 힘입어 비구의 가호嘉號를 잃지 않고 특별히 신명의 돌봄을 받들어 복전福田의 상의上衣를 입을 수 있었으니, 그 기쁨이 한 몸에 흘러넘치고 그 은혜가 구족九族을 적셨습니다. 비록 과세果世했다고 할지라도 이는 또한 바로 인친仁親입니다. 성덕이 하늘처럼 높으니 부육覆育해 준 지극한 은혜를 감당하기 어렵고, 신공神功이 대지처럼 두터우니 제장提獎해 준 깊은 은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간의 재물을 기울여 천왕天王의 상像을 빚었으니,

008_0170_c_01L等摩耶善芽雲興灾萌雪釋母儀億
008_0170_c_02L皆稱女中之堯坤順至尊獨擅壺
008_0170_c_03L內之御王世子邸下速誕元嗣丕承
008_0170_c_04L珠基玉葉繩繩金枝繼繼壽筭地久
008_0170_c_05L德譽天長亦願各各記付列名靈駕
008_0170_c_06L彌陁玉毫光即生淨土聞靈山微妙說
008_0170_c_07L却脫塵軀隨彼自在之身降此閻浮之
008_0170_c_08L如有未斷之結更作再世之緣
008_0170_c_09L願己身與諸檀那同荷諸聖之密護
008_0170_c_10L他人及於隨喜圓明一乘之妙因壽福
008_0170_c_11L高深灾障殄滅希慕合意志願如心
008_0170_c_12L一滴餘波群枯咸潤無任懇禱激切之
008_0170_c_13L仰對金容表宣謹䟽

008_0170_c_14L

008_0170_c_15L楡岾寺天王點眼落成䟽

008_0170_c_16L
三世佛慈悲乃度生應機之願四天王
008_0170_c_17L威猛實安民輔世之心凡欲脫生死之
008_0170_c_18L深坑誰盍盡歸依之弘誓伏念弟子某
008_0170_c_19L非獨依三寶之尊相抑旁求四聖之
008_0170_c_20L眞儀克荷玄扶不失比丘之嘉號
008_0170_c_21L承神眷得被福田之上衣喜盈一身
008_0170_c_22L恩沾九族雖曰果世亦乃仁親聖德天
008_0170_c_23L難勝覆育之極神功地厚豈忘提
008_0170_c_24L獎之深故傾世間之財爰塑天上 [20] 之像

008_0171_a_01L위의威儀가 목목穆穆하고 기우氣宇가 당당한 가운데 각각 일방一方을 진압하며 만국을 통치합니다. 귀역鬼域에 엄각嚴恪을 베푸니 십위十位의 나찰羅刹213)이 내려와서 불가佛家의 익위翊衛를 이루고 팔부八部의 신중神衆214)이 호위합니다. 숙세夙世의 그 대원大願이 위대하기만 한데 오늘날 그 뜻이 더욱 견고함을 찬탄하는 바입니다.
특별히 천상千祥의 길일을 가려 공경히 만선萬善의 승회勝會를 개최하니, 이에 새로 빚은 제상諸像 모두가 오통五通215)의 힘을 발휘하며 다 함께 일승一乘의 문으로 들어갑니다. 대지大地 산하는 변하여 비사문毘沙門(북방의 천왕)의 경계가 되고 삼라만상은 어느새 지국持國(동방의 천왕)의 천지를 이룹니다.
삼가 생각건대 시방十方 삼보三寶의 자존慈尊과 삼계三界 사부四府의 참다운 주재자(眞宰)가 각각 자비와 지혜를 베풀어 함께 증명해 주리라 믿습니다. 향화香花 등촉燈燭과 다과茶果 진식珍食의 의례를 비롯해서 봉불奉佛하고 영승迎僧하고 전경轉經하고 작악作樂하는 도구에 이르기까지 외면으로 꾸미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실로 내면의 정성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일월(二曜)과 함께 밝음을 나란히 하고 천지(兩儀)와 함께 수명을 가지런히 하는 가운데, 요풍堯風이 길이 불어와 위로 병혁兵革의 근심이 없게 하고 순일舜日이 길이 밝아져서 아래로 격양擊壤의 음악이 울려 퍼지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모의母儀의 자리를 바르게 하여 항상 자손은 메뚜기처럼 번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고, 곤재坤載의 덕에 부합하여 면면히 이어지는 국조國祚를 향유하게 해 주소서. 왕대비 전하는 선후先后의 애련哀憐을 받고 후왕後王의 봉양을 누리는 가운데 재앙이 모두 물러나고 지혜가 원만한 복을 받게 해 주소서.
그리고 각각 기부記付하여 열명列名한 영가靈駕들도 이 선인善因을 받아 묘력妙力을 입는 가운데 직접 제성諸聖을 마주하여 칠보七寶의 대중臺中에서 편안하게 노닐게 하고 고혼孤魂의 업을 벗어나 일성一性의 천하(宇內)에서 소요逍遙하게 해 주소서.
이와 함께 이 몸 등도 음양의 재앙이 해소되고 연월의 재액이 소멸되는 동시에 오복五福이 더욱 늘어나고 천재千災가 완전히 종식되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남은 은택의 물결에 힘입어 고류苦類들도 모두 소생하게 해 주소서.
우러러 금용金容을 대하며 속마음을 토로하여 삼가 소를 올립니다.
[2]
사방에 성덕을 소유한 자를 왕王이라고 이르니 이들은 각각 한 방면의 교화를 담당합니다. 만세토록

008_0171_a_01L威儀穆穆氣宇當當各鎭一方統令
008_0171_a_02L萬國施嚴恪於鬼域十羅刹來降
008_0171_a_03L翊衛於佛家八部神加護偉夙世之大
008_0171_a_04L嘆今日而彌堅特占千祥之吉晨
008_0171_a_05L敬設萬善之勝會於是新塑諸像皆放
008_0171_a_06L五通之力共入一乘之門大地山河
008_0171_a_07L變作毗沙之界森羅萬象俄成持國之
008_0171_a_08L恭惟十方三寶慈尊三界四府眞宰
008_0171_a_09L各運悲智同垂證明香花燈燭茶果
008_0171_a_10L珍食之儀奉佛迎僧轉經作樂之具
008_0171_a_11L非假外鑠是實中誠伏願主上殿下
008_0171_a_12L二曜並明兩儀齊壽堯風永扇上無
008_0171_a_13L兵革之憂舜日長明 下有擊壤之樂
008_0171_a_14L王妃殿下位正母義常見螽羽之蟄蟄
008_0171_a_15L德符坤載多享國祚之綿綿王大妃殿
008_0171_a_16L荷先后之哀憐享後王之奉養
008_0171_a_17L灾障盡福是慧圓各各記付列名靈駕
008_0171_a_18L承斯善因蒙被妙力躬對諸聖優遊
008_0171_a_19L乎七寶臺中業脫孤魂逍遙乎一性宇
008_0171_a_20L抑亦己身等陰陽沴釋年月厄消
008_0171_a_21L五福增崇千災頓息餘波所及苦類
008_0171_a_22L咸蘇仰對金容表宣謹䟽

008_0171_a_23L
008_0171_a_24L
四方聖德曰王焉各執方面之化萬歲

008_0171_b_01L의지할 대상은 부처님이니 어찌 일기一期의 정성을 다 바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진실된 마음을 다하여 선업善業의 보응을 간청하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백천百川이 흐름을 달리 해도 바다로 함께 돌아가고, 중성衆星이 각 분야를 비치면서도 모두 북두를 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천왕天王의 인仁은 정직하고 부처님의 의義는 평등하여, 건곤乾坤이 보살펴 주는 것과 같고 우로雨露가 적셔 주는 것과 같은데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만물이 크건 작건 각각 소원을 이루고 군생群生이 화기和氣 속에 모두 휩싸여 있습니다. 이처럼 망극하게 사람을 보우保佑하고 국가를 보우하는 만큼 형상을 빚어 무궁하게 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매魑魅를 사유四維에서 진압하고 한번 노함에 나찰羅刹이 항복하니, 춘하추동과 인의예지의 표상標相을 이 신神에게 돌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저 부처님을 보좌하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단나檀那의 시주를 모집하고 발에 못이 박히고 손이 부르트도록 주간主幹하는 자금을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상像을 빚고 나서 향화香花를 준비한 다음에 금강산의 가장 수승한 도량道場에 오래 참구參究한 늙은 운수납자(雲衲)들을 초청하여 예수豫修의 재회齋會에 이어 수륙水陸의 재회를 개최하고는, 명부(冥司)에 기도하여 앞길이 평탄해지기를 기원하고 승채勝采를 설치하여 원수거나 친하거나 널리 이익이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밝고 밝게 살펴 주시어 그림자나 메아리처럼 감응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만 구구하게 마련한 것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한스럽기만 합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불법의 보살핌을 받고 천왕의 돌봄을 받아 천지와 수명을 같이하고 일월과 밝음을 나란히 하게 해 주소서. 왕대비 전하는 보우保佑를 받아 더욱 강녕해지고 시운時運을 받아 더욱 길한 가운데 현생에서는 재앙이 소멸되고 당래當來에는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한 사람의 지존에게 길이 곤의坤儀를 받들어 무궁한 수명을 함께 향유하게 하고 궁중에서 더욱 많은 복을 받으며 천하에 함께 군림하게 해 주소서.
그리고 각각 기부記付하여 열명列名한 영가靈駕들도 진세塵世를 길이 벗어나 극락에 태어나게 하고 죄근罪根을 영원히 없애어 업보를 없어지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 등도 항상 순복純福을 받아 고년高年을 누리며 아름다움을 다하게 하는 한편, 날로 더욱 좋은 일이 많아져서 뛰어난 덕행을 드러내며 조화되게 해 주시고 일체 보고 듣는 자들도

008_0171_b_01L所賴者佛也盍盡一期之誠故殫丹衷
008_0171_b_02L庸丐白報窃以百川果派而同歸海
008_0171_b_03L星列曜而皆拱辰況天王正直之仁
008_0171_b_04L覺皇平等之儀 [21] 等乾坤之覆燾同雨露
008_0171_b_05L之沾濡萬物各遂於洪纖群生咸囿於
008_0171_b_06L熈皥旣祐人祐國於罔極宜塑形塑像
008_0171_b_07L於無窮鎭魑魅於四維降羅刹於一怒
008_0171_b_08L春夏秋冬之相仁儀 [22] 禮智之摽 [23] 苟不歸
008_0171_b_09L於斯神曷有補於彼佛是以心竭力殫
008_0171_b_10L募廣緣於諸檀足胝手腁合幾貲於主
008_0171_b_11L旣辨塑擔 [24] 且備香花就金剛最勝
008_0171_b_12L之場集雲衲久叅之老始以預修之會
008_0171_b_13L繼以水陸之齋頌禱冥司冀前途之平
008_0171_b_14L修設勝采普饒益於寃親了了照
008_0171_b_15L庶相隨於影響區區營締恨未補
008_0171_b_16L於涓埃奉爲主上殿下承佛法扶
008_0171_b_17L天王隲兩儀齊壽二曜並明王妃 [25] 殿
008_0171_b_18L保祐彌康膺時加吉現消灾孽
008_0171_b_19L生樂邦王妃殿下坤儀永奉於一人
008_0171_b_20L齊享無彊之壽椒慶益擁於多福同臨
008_0171_b_21L有截之區各各記付列名靈駕永脫塵
008_0171_b_22L超生極樂罪根永滅業報俱空
008_0171_b_23L願己身等時納純禧享高年而盡美
008_0171_b_24L日隆加吉彰懿德以惟和一切見聞

008_0171_c_01L함께 이익이 불어나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남은 은택의 물결에 함께 목욕하여 고류苦類들도 모두 소생하게 해 주소서.
우러러 금용金容을 대하며……(삼가 글을 올립니다).
금강산 표훈사에서 금련金輦을 만들어 낙성한 소
부처님은 인위因位의 수행이 다양하지만 끝내는 만덕萬德의 불과佛果를 이루고, 중생은 공경히 섬기는 일이 하나가 아니지만 처음에 육도六度의 법문法門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혹 금련金輦을 만들어서 어깨에 메기도 하고 혹 사자좌(猊座)를 만들어서 머리에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의 재물과 단나檀那의 시주施主를 모두 기울여 금련을 조성하고 주영珠纓으로 장식하였습니다. 홍벽紅碧이 영원靈源216)에 환히 비치니 성신星辰과 빛을 다투고, 나금羅錦이 옥동玉洞의 바람에 나부끼니 운하雲霞와 광채를 겨룹니다. 보결寶結이 장엄莊嚴하고 금승金繩이 교락校絡217)한 가운데, 금사金沙의 땅에서는 걸음마다 선혜善慧가 머리칼을 진흙탕 위에 깐 정성을 바치고,218)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의 뜰에서는 도솔천에서 내려올 모습을 상상합니다.
성가聖駕를 소청召請하는 때를 당하여 어찌 선장仙仗의 위의威儀에 기대지 않겠습니까. 팔부八部가 뒤따라오고 백령百靈이 모시고 따릅니다. 땅에서 금련金蓮이 솟아 나와 발을 덮는다 하더라도 니련선하(泥河)에 나아가서 몸을 씻어야 할 것입니다. 죽림竹林에 정사(精藍)를 세운 장자長者의 이름이 전해 오고 모래 위에 탑묘㙮廟를 세운 이야기가 『법화경』에 보입니다.219)
더구나 지금 보련寶輦이 완성되어 시방十方에 상주常住하는 삼보三寶의 존상尊像을 영접하고 채번彩幡을 또 세워 삼계三界를 주재하는 사부四府의 진군眞君을 모시면서, 진정眞淨의 저 묘거妙車를 놔두고 조성造成한 이 난순欄楯을 타게 되었는데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에 대한 정성스러운 한 마음을 제성諸聖께서는 양찰해 주시리라고 믿으며, 향화香花와 등촉燈燭을 교차하여 진설하고 다과茶果와 진수珍羞를 줄지어 바치는 바입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해망解網220)의 인덕仁德을 능가하고 결승結繩221)의 정치를 이루는 가운데, 억 년을 일 년으로 삼아 주기珠基가 대지처럼 영구하게 하고 천재千災를 만복萬福으로 바꿔 보력寶曆이 하늘처럼 영원하게 해 주소서. 왕비 전하는 수산壽筭이 영춘靈椿보다 많게 하고 휘음徽音이 성세盛世에 드러나게 하는 가운데,

008_0171_c_01L同增利益餘波等沐苦類咸蘇仰對
008_0171_c_02L金容云云

008_0171_c_03L

008_0171_c_04L金剛山表訓寺造輦落成䟽

008_0171_c_05L
覺皇之因行多方終成萬德佛果衆生
008_0171_c_06L之祗事不一始入六度法門或作金輦
008_0171_c_07L而肩舁或設猊座而頂戴故罄己財與
008_0171_c_08L檀施乃成金輦而珠纓紅碧照曜乎靈
008_0171_c_09L與星辰妬色羅錦風飄於玉洞
008_0171_c_10L雲霞爭光寶結莊嚴金繩校絡金沙
008_0171_c_11L地步步下效善惠 [26] 布髮之誠祗樹庭念
008_0171_c_12L念間想兠率來儀之相凡當聖駕之召
008_0171_c_13L盍憑仙仗之威儀八部追隨百靈
008_0171_c_14L扈從雖然湧金蓮而襯足尙且就泥河
008_0171_c_15L而浴身竹建精藍聞於長者沙成塔
008_0171_c_16L見于蓮經況今寶輦旣成迎衘十
008_0171_c_17L方常住三寶之尊像彩幡又竪邀駕三
008_0171_c_18L界主宰四府之眞君捨彼眞淨之妙車
008_0171_c_19L乘此造成之欄楯玆一心之悃愊想諸
008_0171_c_20L聖之照臨香花燈燭以交陳茶果珍羞
008_0171_c_21L而間列奉爲主上殿下仁踰解網
008_0171_c_22L踵結繩合億載爲一年使珠基而地久
008_0171_c_23L轉千灾成萬福令寶曆而天長王妃殿
008_0171_c_24L增壽筭於靈椿著徽音於盛世

008_0172_a_01L성자聖子와 신손神孫이 계속 이어지며 번성하게 해 주소서. 세자 저하는 학처럼 천추千秋의 수명을 누리고 거북이처럼 만복을 받는 가운데, 속히 원사元嗣를 낳아 백성을 보우하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각각 기부記付하여 열명列名한 영가靈駕들은 행여 삼악도(三途)의 허물이 있더라도 봄눈처럼 녹아 없어지게 하고 혹시 팔만八萬의 죄업을 지었더라도 태산처럼 편안하게 해 주시는 동시에, 목숨을 마칠 적에 업보가 모두 다하면서 함께 극락에 태어나 미타彌陀를 볼 수 있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각각의 단신檀信과 이 몸 등도 소원하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고 희망하는 일이 뜻한 대로 되게 해 주시고 음양의 재앙과 연월의 재액이 해소되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남은 은택의 물결에 군생群生들도 똑같이 목욕하게 해 주소서.
비원悲願을 우러러 청하오니 어리석은 충정을 굽어 살펴 주소서. 삼가 소를 지어 올립니다.
부친을 천도薦度하며 올린 소
운운云云. 효자 모某는 삼가 영가靈駕가 극락(淨界)에 왕생(超昇)하는 일로, 모某 칠일의 재회齋會를 당하여 이곳에 나아와 금월 일부터 시작하여 운수雲水의 운석韻釋을 초청해서 미묘한 『법화경』을 독송하게 되었습니다. 입은 달라도 소리를 같이 하니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며, 언어를 잊고 뜻을 얻으니 인귀人鬼가 우러러보고 천신天神이 흠모합니다. 우수牛首의 향불을 사르고 어음魚音의 음악을 울려 영산靈山 해회海會222)의 한량없는 삼보三寶에 공양을 하고, 간절히 법회를 열어서 신묘한 도움을 우러러 기원하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기도해 온 지가 오래되었다고 한 것223)처럼 사심 없는 불력佛力을 항상 기원하였고, 가는 것이 이 물과 같다고 한 것224)처럼 인생에 한계가 있음을 탄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슬픈 심정을 토로하며 감히 번거롭게 아뢰게 되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선고先考께서는 곤곤袞袞히 흐르는 허무한 인생 속에서 세상의 그물에 걸려 정신없이 일을 하였습니다. 아침엔 밭 갈고 저녁엔 나무하며 아이들이 굶주리지 않을까 염려하였고, 낮에는 띠풀을 베어 오고 밤에는 새끼를 꼬면서225) 한 집안이 넉넉하지 못할까 걱정하였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한평생 고생하면서도 구황救荒하며 빈자貧者를 구제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며 아랫사람을 아꼈으므로, 그 인덕이 향당鄕黨과 주려州閭에 널리 퍼졌습니다. 상喪을 당한 사람이 있으면 급히 달려가 도우면서

008_0172_a_01L繩聖子繼繼神孫世子邸下鶴筭千
008_0172_a_02L龜呈萬福速誕元嗣用祐黎元
008_0172_a_03L願各各記付列名靈駕幸有三途之愆
008_0172_a_04L消若春雪或造八萬之罪安如太山
008_0172_a_05L命終之朝報盡之日俱生極樂共覩
008_0172_a_06L彌陁抑願各各檀信與己身等願求如
008_0172_a_07L希慕合意陰陽沴釋年月厄消
008_0172_a_08L波所沾羣生等沐仰丐悲願俯察愚
008_0172_a_09L謹䟽

008_0172_a_10L

008_0172_a_11L薦父䟽

008_0172_a_12L
云云行孝子某伏爲靈駕超昇淨界
008_0172_a_13L之願第當某七日之齋就於處以今月
008_0172_a_14L日起始諸請雲水之韻釋諷演微妙之
008_0172_a_15L蓮經異口同音山崩地裂忘言得旨
008_0172_a_16L鬼仰神欽香焚牛首聲振魚音供養
008_0172_a_17L靈山海會無量三寶勳懃 [27] 作法仰祈妙
008_0172_a_18L援者右伏以禱之久矣常祈佛力之無
008_0172_a_19L逝者如斯可嘆人生之有數輒控
008_0172_a_20L哀悃敢瀆尊玆伏念先考袞袞浮生
008_0172_a_21L營營世網朝耕耘暮蘇採念諸兒之無
008_0172_a_22L晝于茅宵索綯恐一家之不瞻 [28]
008_0172_a_23L難萬狀勞苦一期1) [7] 荒濟貧敬上睦
008_0172_a_24L仁沾鄕黨德芳州閭救有喪匍匐

008_0172_b_01L“남의 초상은 보살펴 주어야 한다.”라고 하였으며, 의로운 방도로 훈계하면서 “너를 낳아 주신 분을 욕되게 하지 말라.”226)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출가할 적에도 붙잡지 않았으니 이는 상정常情과는 어긋나도 도道에는 합치되는 일이었으며, 저의 매씨妹氏를 출가시키면서 애를 썼던 그 은덕이 지극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런데 백 년 천 년이 되도록 무궁히 장수하시리라고 믿었는데 어찌하여 칠십 년의 봄을 맞이하여 그만 세상을 떠나셨단 말입니까. 이승과 저승이 한 순간에 나뉘어졌으니 백 년의 슬픔을 부르짖으며 사모할 따름이요, 임종 때의 말씀을 돌이켜 생각하니 실로 이승의 비통함이 절실해질 뿐입니다. 그 행동과 그 언행을 생각하면 어찌 잘못이 없겠습니까. 그 행동과 그 처신을 생각하면 죄업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삼가 현려玄侶(승려)를 맞이하여 삼칠三七의 묘인妙因227)을 닦고 경건히 낭함琅函228)을 펼쳐 일승一乘의 법지法旨를 펴게 되었으니, 신명은 부디 어여삐 여기시어 침륜沈淪에서 구제해 주소서.
이미 생전에 정성定省229)을 바치지 못했는데 사후에 또 어떻게 감히 천도薦度하는 일을 빠뜨리겠습니까. 전일에 재차 음부陰府에 호소하기는 하였습니다만 지금도 여전히 명도冥途에 응체되어 있을까 두렵습니다. 우러러 생각건대 백호白毫의 빛을 발하면서 간절한 단심丹心을 굽어살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비록 재회齋會의 규모는 보잘것이 없더라도 경건한 정성만은 가긍하게 여길 만하니, 고자孤子의 망극한 심정을 가련하게 여겨 선고先考에게 안양安養의 낙을 내려 주소서.
삼가 원하옵건대 영가靈駕가 불佛의 제접提接을 받고 법法의 승연勝緣을 듣고서, 저 백운白雲 위로 올라가 상제上帝의 섬돌 아래에 이르게 하고 이 유양幽壤을 벗어나 낙토樂土의 빛 속에 나아가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이 몸도 항상 법왕法王의 집에 태어나 보살의 도를 열심히 닦는 가운데 오직 요의교(了敎)에만 의지하고 다른 가르침은 구하지 말게 하시며, 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천겁千劫토록 진찰塵刹을 받들고 저 큰 과보果報를 기대하며 무궁히 신명身命을 바칠 수 있게 해 주소서. 그리고 법계法界의 함령含靈(중생)들이 보고 들으면 따라서 기뻐하며 모두 이익을 받아 특별한 가피(殊勳)에 똑같이 적셔지게 해 주소서.
격절한 심정을 가누지 못한 채 애달프고 간절한 소를 지어 올립니다.
생전예수소
육취六趣의 중생을 가련하게 여기면서 항상 자비의 마음을 품는 것은 바로 고류苦類를 구제하겠다는 대성大聖의 서원誓願이요,

008_0172_b_01L須顧人之大故以義方訓誡曰
008_0172_b_02L忝爾之所生捨予出家情反常而合道
008_0172_b_03L嫁我妹氏德已極於劬勞謂百千歲而
008_0172_b_04L眉壽無疆何七十春而幻夢不覺幽顯
008_0172_b_05L一息之隔號慕百年之哀追思垂沒之
008_0172_b_06L實切此生之痛思其行思其語
008_0172_b_07L無過尤念其身念其居恐有罪障
008_0172_b_08L以恭迎玄侶修三七之妙因敬演琅凾
008_0172_b_09L轉一乘之法旨庶伸薦投以濟沉淪
008_0172_b_10L旣不能效㝎省於生前亦何敢缺薦2) [8]
008_0172_b_11L於歿後雖前日再扣於陰府恐于今猶
008_0172_b_12L滯於冥途仰惟白毫俯鑑丹懇雖微
008_0172_b_13L齋體可憫虔誠憐孤子罔極之懷
008_0172_b_14L先考安養之樂伏願靈駕蒙佛提接
008_0172_b_15L聞法勝緣乘彼白雲至上帝之階下
008_0172_b_16L脫此幽壤就樂土之光中亦願己身
008_0172_b_17L常生法王之家勤修菩薩之道惟依了
008_0172_b_18L不求餘乘將此深心奉塵刹於千
008_0172_b_19L冀彼大果捨身命於無窮法界含
008_0172_b_20L見聞隱喜咸蒙利益等沐殊勳
008_0172_b_21L任激切之情伸聞哀懇之䟽

008_0172_b_22L

008_0172_b_23L生前預修䟽

008_0172_b_24L
悲憐六趣而恒抱慈悲是大聖拯苦之

008_0172_c_01L시왕(十殿)에 임어臨御하여 위맹을 가하기도 하는 것은 바로 죄업을 다스리는 열왕列王의 권형權衡입니다. 그래서 유감有感의 정성을 가지고 무사無私의 감응을 받고자 하는 바입니다.
삼가 생각건대 제자 등은 한 나라의 왕후로서 백성의 모의母儀가 되어 구중九重 안에 거하며 군은君恩을 입고 있습니다. 이는 대개 염라대왕의 은밀한 도움을 받아 일생을 편안히 보내며 이러한 천록天祿을 향유하는 것이요, 이와 함께 환희천歡喜天의 말없는 가호를 받아 제장提獎의 인仁에 목욕을 하며 영현榮顯의 보응을 받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미 자비를 드리운 힘을 받은 만큼 항상 은혜를 갚으려 정성을 다하려는 마음을 품어 왔습니다. 일찍이 진의眞儀를 그려서 엄숙하고 장대한 의관衣冠을 드러내기도 하고 보각寶閣에 봉안하여 높고 높은 소목昭穆에 배열하기도 하였습니다만, 십이시十二時 동안 내내 경영한다고 하면서도 머뭇거린 것이 벌써 칠팔 년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삼가 청정한 승려에게 부탁하여 금강산의 도량에 가서 대신 정성을 바치도록 하고 금전과 비단은 자신이 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예수預修의 승회勝會를 먼저 올리고 그 다음으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지내기로 하였는데, 이와 같은 깊은 마음을 밝게 살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제자 등은 이미 저승(幽都)의 만승萬乘(天子)의 비호를 받고 있는 위에 제사諸司 관료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만, 신수身壽는 더욱 높아져서 장원莊園의 춘수椿樹와 같게 하고 국조國祚는 더욱 길어져서 주악周嶽의 방기邦基처럼 되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금생으로부터 내생에 이르기까지 헌 몸을 버리고 새 몸을 받을 적에, 땅에 내려오거나 하늘에 오르거나 항상 이 가르침을 만나 부지런히 수행하게 하고, 매번 이 문에 들어와 물러나지 않도록 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 팔만사천의 죄악이 있거나 삼생구겁三生九劫의 원업寃業을 지었다고 하더라도 발은 나락捺落230)의 문을 밟지 않게 하고 몸은 니리泥犁231)의 길을 거치지 않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몸이 죽은 뒤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천도하게 하기보다는 눈앞에서 자신이 직접 닦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이에 이보새伊蒲塞232)의 공양을 갖추어 조감藻鑑의 안전案前에 경건히 바치는 바입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그지없이 격절한 심정을 가누지 못한 채 명부冥府를 우러러 대하며 삼가 하정下情을 진달드립니다.

008_0172_c_01L誓願臨御十殿而或上威猛乃列王治
008_0172_c_02L罪之權衡故將有感之誠現欲蒙無私
008_0172_c_03L之應伏念弟子等爲國王后作民母
008_0172_c_04L端居九重蒙彼 [29] 君恩盖是閻羅之
008_0172_c_05L陰隲安過一生享此天祿抑又歡喜
008_0172_c_06L之冥加叨沐提奬之仁謬當榮顯之報
008_0172_c_07L旣荷垂慈之力常懷報效之心嘗畫眞
008_0172_c_08L現衣冠之濟濟又安寶閣列昭穆
008_0172_c_09L之巍巍經營雖是十二時因循已過
008_0172_c_10L七八祀謹命淸淨僧侶敬詣金剛道場
008_0172_c_11L代致3) [9] 自出金帛先當修設預修
008_0172_c_12L勝會次當建置水陸大齋將此深心
008_0172_c_13L想他明鑑伏念弟子等旣荷幽都萬乘
008_0172_c_14L之庇廕後得諸司百僚之扶持身壽彌
008_0172_c_15L等莊園之椿樹國祚益久同周嶽
008_0172_c_16L之邦基自從今生以至來際捨身受
008_0172_c_17L降地乘天常遇斯敎而勤行每入
008_0172_c_18L此門而不退幸有八萬四千之罪或餘
008_0172_c_19L三生九刦之寃足不踐捺落之門身不
008_0172_c_20L經泥犁之路與其身後使人追薦
008_0172_c_21L若眼前躬自務修肆備浦 [30] 塞之羞
008_0172_c_22L獻藻鑑之案無任懇禱激切之至仰對
008_0172_c_23L冥府恭陳下情

008_0172_c_24L「䀼」疑「賑」{編}「楊」疑「掦」{編}「處」疑
008_0172_c_25L「虔」{編}

008_0173_a_01L
유점사를 중수하고 제불 및 나한 등의 상像을 조성하여 점안하는 법회를 열면서 경찬한 소
부처님을 받드는 제자인 사바세계 남섬부주南贍部洲 조선국 왕비 유씨柳氏는 아룁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주상 전하는 만세토록 성궁聖躬을 향유하는 가운데 길이 천력天歷에 응하여 왕유王猶233)를 크게 선포하게 해 주시고, 신경神景을 제대로 넓히고 조사祖社를 크게 빛내는 가운데 신손神孫과 성자聖子가 끝없이 번성하게 해 주소서. 왕세자 저하는 학처럼 천 년의 수명을 누리는 가운데 경사와 상서祥瑞만 있고 재앙과 장해障害는 없게 해 주시고, 속히 원손元孫을 낳아 국사國嗣가 이어지게 함으로써 마침내 신민들이 모두 추대할 수 있게 해 주소서. 빈嬪 모씨某氏 저하는 천 년의 수명을 누리며 긴밀히 진화震化를 보조하게 하고 천종天縱234)을 임신하여 생지生知235)를 낳게 해 주소서. 또 선종소경대왕宣宗昭敬大王(宣祖)의 선가仙駕와 선왕先王 선후先后 열위列位의 선가仙駕, 그리고 선망先亡 충신 의사와 효자 열녀, 그리고 나라를 위해 전망戰亡한 장수와 병졸의 영가靈駕는 불보不報의 은혜를 잊지 말고 유위有爲의 임금을 돕게 해 주소서.
또 여러 난신적자亂臣賊子와 은의를 저버려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서 흉악하게 죽은 무리들이 참회할 줄을 알지 못한 채 거꾸로 완악한 짓을 저지르는가 하면 원한을 품고 요망하게 굴면서 천궐天闕을 희롱하고 궁위宮闈를 놀라게 하며 재앙을 일으켜 국가의 안위(昇平)를 어지럽히고 있으니, 일체 원가寃家와 채주債主(빚쟁이)의 혼령들은 각각 예전의 잘못을 뉘우치고 오늘의 옳음을 깨닫고서 과거의 겁적怯積의 분통을 떨쳐 버리고 장래 해탈의 도량으로 나아와 충효의 인사로 변모하여 희흡熙洽의 교화를 받도록 해 주소서. 또 수희隨喜236)한 제인諸人이 기부記付한 선망先亡 부모 고증조고高曾祖考 및 일체의 원친寃親과 법계法界의 망혼亡魂들도 함께 극락세계에 태어나 고취苦趣를 길이 벗어나게 해 주소서.
그리고 특별히 이 몸은 부처님의 제장提獎을 받아 쾌락이 무궁하고 불법의 가지加持에 기대어 수명이 영원하게 해 주시고 희망하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구하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게 해 주소서.

008_0173_a_01L重修楡岾寺造成諸佛及羅漢等像
008_0173_a_02L點眼法會慶讃䟽

008_0173_a_03L
奉佛弟子娑婆世界南1) [10] 部洲朝鮮國
008_0173_a_04L王妃柳氏奉爲主上殿下聖躬萬世
008_0173_a_05L永膺天歷誕布王猶克恢神景丕光
008_0173_a_06L祖社神孫繼繼聖子繩繩王世子邸
008_0173_a_07L鶴筭千秋有慶有祥無災無障
008_0173_a_08L誕元孫綿歷國嗣終使臣民咸便願
008_0173_a_09L嬪某氏邸下壽命千秋密助震化
008_0173_a_10L頂娠天縱脇誕生知又爲宣宗昭敬大
008_0173_a_11L王仙駕先王先后列位仙駕次爲先亡
008_0173_a_12L忠臣義士孝子烈女爲國戰亡將帥兵
008_0173_a_13L卒之靈母忘不報之恩來助有爲之君
008_0173_a_14L又諸亂臣賊子背恩負義罪露不赦
008_0173_a_15L凶終惡死之類不自知悔返生頑逆
008_0173_a_16L含寃抱恨爲恠爲妖怯弄天闕驚動
008_0173_a_17L宮闈興灾致禍以亂昇平一切寃家
008_0173_a_18L債主之魂各悔前非俱覺今是捨已
008_0173_a_19L徃怯積之墳就將來解脫之場改作忠
008_0173_a_20L孝之士來護熈洽之化亦爲隨喜諸人
008_0173_a_21L記付先亡父母高曾祖考一切寃親
008_0173_a_22L兼及法界亡魂俱生樂邦永離苦趣
008_0173_a_23L [31] 爲己身蒙佛提獎而快樂無窮仗法
008_0173_a_24L加持而壽命長遠希慕合意所求如心

008_0173_b_01L그리고 만물이 모두 제자리를 얻게 하고 조야朝野가 모두 안녕하게 해 주소서.
이상과 같은 소망 사항을 가지고 금월 모일을 택하여 모처에 나아가서 협상篋箱에 넣은 옥백玉帛 금은金銀과 현훈증채玄纁繒彩237) 등 폐단幣端의 예물을 정밀히 준비하고 또 향화香花 등촉燈燭과 다과茶果 진식珍食 등 공구供俱의 의물儀物을 구비한 다음에 시방에 상주하는 삼보三寶와 제망帝網238)이 중중重重한 수륙회水陸會 중의 무량한 성현 등 여러 한없는 공덕자功德者에게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삼가 아래와 같이 아룁니다.
원각圓覺의 가람伽藍은 본래 동량棟樑이 없이 사람의 안택安宅이 되고 법신法身의 모습은 조화雕畫가 전혀 없이 부처의 자용慈容이 우러납니다. 그러나 범안凡眼으로 어떻게 형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속체俗體는 형상을 빌려야 하는데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그래서 재력財力을 모두 기울여 전각을 창건하고 또 양공良工에게 명하여 형상을 빚도록 하였으며, 먼저 시왕十王의 진의眞儀를 그린 다음에 삼보三寶의 묘상妙像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자리 위에 월면月面을 받드니 광명이 외외巍巍하고 전각 앞에 안탑鴈塔239)을 세우니 층영層影이 낙락落落합니다. 중생의 부모가 되고 고해苦海의 교량이 되어 귀의하는 자에게는 모두 길상吉祥이 내려올 것이요 간절히 기도하는 자는 모두 이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자 모某가 국군國君을 공경히 섬기며 게으름을 부리지 않는 일을 이 세상을 마칠 때까지 하겠노라고 기약을 하였고, 이 몸은 공경하게 닦으며 피곤함을 잊고 내생까지 하겠노라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절을 짓고 탑을 세우는 것이 달마達摩의 진공眞功이 아니라고는 하지만,240) 옛 건물을 중수하여 새로 만드는 것은 연수延壽241)의 유적遺迹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승공勝功이 완공을 고함에 미쳐 특별히 낙성落成의 화연華筵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어음魚音의 범패를 울리고 우수牛首의 향을 사르면서 광좌廣座에 화대花臺를 세우고 층소層霄에 보개寶蓋를 걸었습니다. 기악伎樂이 망라되고 당번幢幡이 교차된 가운데 선열禪悅의 음식을 진설하였고 천도天桃의 다과를 바쳤습니다. 일등一燈이 천등千燈을 밝힘에 천이 다시 천이 되어 끝이 없고, 수기數器가 만기萬器로 바뀜에 만이 또 만이 되어 한이 없습니다. 일一과 다多가 서로 호응하고 성聖과 범凡이 서로 접하면서 색色과 공空이 걸림 없고 사事와 이理가 조화됩니다.
옛것과 새것의 상형象形이 완전히 만덕萬德의 모습을 나타내고 그림과 조각의 제상諸像이

008_0173_b_01L物各得所朝野安寧是以擇取今月某
008_0173_b_02L詣於某處精備篋箱玉帛金銀
008_0173_b_03L纁繒彩幣端之物又備香花燈燭茶果
008_0173_b_04L珍食供俱之儀奉獻十方常住三寶
008_0173_b_05L綱重重水陸會中無量聖賢等衆無盡功
008_0173_b_06L德者右伏以圓覺伽藍本無棟樑而爲
008_0173_b_07L人安宅法身形貌殊絶雕畫而生佛
008_0173_b_08L慈容然凡眼詎見無形況俗體須假有
008_0173_b_09L故殫財力而創殿又命良工而塑形
008_0173_b_10L先畫十王之眞儀係造三寶之妙像
008_0173_b_11L月面於座上光明巍巍樹鴈塔於殿前
008_0173_b_12L層影落落爲衆生之恃怙作苦海之橋
008_0173_b_13L歸依者盡降吉祥懇禱者皆蒙利益
008_0173_b_14L是以弟子某爲國君祗事不惓沒世爲
008_0173_b_15L願己身修敬忘疲來際且限造寺造
008_0173_b_16L雖非達摩之眞功修舊就新且是延
008_0173_b_17L壽之遺迹遂及勝功之告畢特設落成
008_0173_b_18L之華筵於是梵震魚音香焚牛首
008_0173_b_19L花臺於廣座懸寶盖於層霄伎樂旁羅
008_0173_b_20L幢幡交擁食陳禪悅菓獻天桃一燈
008_0173_b_21L燃千燈千復千而不盡數器變萬器
008_0173_b_22L萬又萬而無窮一多互融聖凡相接
008_0173_b_23L色空無礙事理同如或舊或新之象形
008_0173_b_24L全現萬德之容若畫若塑之諸像皆放

008_0173_c_01L모두 백보百寶의 상서祥瑞를 드러내는 가운데, 사왕四王이 엄숙히 위엄을 보이고 팔부八部가 공손히 뒤를 따릅니다. 이 어찌 예토穢土의 도량이라고 하겠습니까. 실로 영산靈山의 법회法會라고 할 것이니 개연芥緣은 비록 보잘것이 없더라도 능감菱鑑은 두루 살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삼가 원하옵건대 선왕先王 선후先后 열위列位의 선가仙駕는 이 승인勝因을 계기로 하여 저 낙국樂國에 태어나서, 눈으로는 옥호玉毫의 상호相好를 보고 귀로는 금구金口의 음성을 듣게 해 주소서. 주상 전하는 일월과 밝음을 함께하고 천지와 수명을 나란히 하며, 인덕은 해망解網242)을 능가하고 정치는 결승結繩243)의 시대와 같게 하는 동시에, 휴광休光은 백왕百王을 뛰어넘고 덕업은 천고千古에 유일하여, 시절마다 백해百害가 없고 날마다 천상千祥이 이르는 가운데, 국조國祚는 끝없이 이어지고 자손은 메뚜기처럼 번성하게 해 주소서. 세자 저하는 덕예德譽가 갈수록 성대해지고 총명이 날마다 높아져서 명성이 화이華夷에 들리고 도덕이 고금에 으뜸이 되게 하는 동시에 속히 천종天縱의 후사後嗣를 낳아 백성의 기대에 부응하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제자의 이 몸은 연월年月의 재액이 소멸되고 음양의 재앙이 해소되는 가운데, 항상 제성諸聖의 은밀한 가호를 받아 만년토록 하늘을 돕고 언제나 보살의 미묘한 수행을 닦아 영겁토록 사람을 제도濟度할 수 있게 해 주소서.
또 원하옵건대 남해에 적왜賊倭의 주즙舟楫이 없어지고 북지北地에 흉적兇狄의 궁노弓弩가 끊어진 가운데 우양雨暘이 조화되어 백곡百穀이 풍년 들고 전쟁이 종식되어 사방이 안정되게 해 주시는 동시에 주기珠基가 대지처럼 영구히 유지되고 보력寶歷이 하늘처럼 길어지게 하며 불일佛日이 높이 걸리고 요풍堯風이 길이 불어오게 해 주소서. 그리고 남은 은택의 물결에 젖어 고류苦類들이 모두 소생하게 해 주소서.
우러러 금용金容을 대하여……(삼가 글을 올립니다).

008_0173_c_01L百寶之瑞四王嚴威八部恭趨此豈
008_0173_c_02L穢土之道場實是靈山之法會芥緣雖
008_0173_c_03L菱鑑即周伏願先王先后列立仙駕
008_0173_c_04L承斯勝因生彼樂國目覩玉毫之相
008_0173_c_05L耳聞金口之聲主上殿下二曜並明
008_0173_c_06L兩儀齊壽仁踰解網治踵結繩休光
008_0173_c_07L邁於百王德業隻於千古時無百害
008_0173_c_08L日有千祥國祚綿綿螽羽蟄蟄世子
008_0173_c_09L邸下德譽時盛聰明日崇名聞華夷
008_0173_c_10L道冠今古速誕天縱以從民望亦願
008_0173_c_11L弟子己身年月厄消陰陽沴釋常荷
008_0173_c_12L諸聖之密護補天萬年恒修菩薩之妙
008_0173_c_13L度人長劫抑願南海無賊倭之舟
008_0173_c_14L北地絶兇狄之弓弩 2)兩賜 [11] 和而百
008_0173_c_15L糓登場干戈息而四方奠枕珠基地久
008_0173_c_16L寶歷天長佛日高懸堯風永扇餘波
008_0173_c_17L所至苦類咸蘓仰對金容云云

008_0173_c_18L「瞻」疑「贍」{編}「兩賜」疑「雨暘」{編}
  1. 138)구양具揚의 재앙 : 화재를 가리킨다. 『시경』 「정풍鄭風」 ≺대숙우전大叔于田≻의 “숙이 수풀에 있으니, 불길이 열렬하게 모두 타오른다.(叔在藪 火烈具揚)”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2. 139)회록回祿의 참화 : 화재를 가리킨다. 회록은 화신火神의 이름이다.
  3. 140)팔부八部 :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여러 신들, 즉 천天(deva)·용龍(nāga)·야차夜叉(yakṣa)·건달바乾闥婆(gandharva:香神)·아수라阿修羅(asura)·가루라迦樓羅(garuḍa:金翅鳥)·긴나라緊那羅(kiṃnara:非人)·마후라가摩睺羅伽(mahoraga:大蟒神)를 말한다.
  4. 141)토규연맥兔葵燕麥 : 토사연맥兔絲燕麥과 같은 말로, 유명무실한 것을 비유할 때 혹은 경치가 황량하게 변한 것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토규는 사絲의 이름만 있지 실제로 베를 짤 수는 없으며, 연맥은 맥麥의 이름만 있지 실제로 먹을 수는 없다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5. 142)성인聖人이~기뻐하고 : 『주역』 「건괘乾卦」 ≺구오九五≻에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飛龍在天)”라는 말이 나오고, 그 문언文言에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르나니, 성인이 나오면 만물이 모두 우러러보게 마련이다.(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覩)”라는 말이 나온다.
  6. 143)경지영지經之營之 : 건물을 세우려고 경영했다는 말이다. 『시경』 「대아大雅」 ≺영대靈臺≻에 “문왕文王이 영대를 세우려고 경영하시니, 백성들이 달려들어 하루도 못 되어 완성했다네.(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라는 구절이 나온다.
  7. 144)포의무의苞矣茂矣 : 건물의 낙성을 축하할 때 쓰는 말이다.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새 궁실을 낙성한 것을 축하한 『시경』 「소아小雅」 ≺사간斯干≻에, 그 건물을 형용하여 “대나무가 총생叢生하듯, 소나무가 무성하듯.(如竹苞矣 如松茂矣)”이라는 말이 나온다.
  8. 145)백도百堵 : 광대함을 이르는판板이 되고, 5판板이 1도堵가 된다.
  9. 146)운문雲門 : 주대周代 육무六舞의 하나로 황제黃帝 때의 무악舞樂이라고 전해지는데, 보통 궁중 음악의 대명사로 쓰인다.
  10. 147)메뚜기의~것 : 자손의 번창함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시경』 「주남周南」 ≺종사螽斯≻에 “메뚜기의 깃이 어울려 모였으니, 당연히 너의 자손이 번성하리라.(螽斯羽 詵詵兮 宜爾子孫 振振兮)”라는 말이 나온다. 전하는 말에,개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11. 148)여보게들~던지세나 : 원문의 東은 ‘兒郞偉抛梁東’을 줄인 것이다. 이하 동일하다. 아랑위兒郞偉는 젊은 사람을 뜻하는 아랑兒郞의 복수형으로, 상량문에서 도목수都木手가 장인匠人들을 싸잡아 부를 때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떡을 던지세나’는 상량할 때 제사를 올리고 그 제물을 동·서·남·북·상·하의 신에게 던지는 것을 말한다.
  12. 149)부상扶桑 : 동해 속에 있다는 상상의 신목神木 이름으로, 해가 뜰 때에는 이 나무 가지를 흔들고서 올라온다고 한다.
  13. 150)범의~열리나니 : 참고로 이백의 시에 “동천의 석선이 굉연히 그 속에서 열린다.(洞天石扇 訇然中開)”라는 구절과 “범이 비파를 연주하자 난새가 수레를 돌린다.(虎鼓瑟兮鸞回車)”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태백집李太白集』 권4 ≺몽유천모음유별夢遊天姥吟留別≻.
  14. 151)인지麟趾 : 기린의 발꿈치라는 뜻으로, 훌륭한 자손들을 기원할 때 쓰는 말이다. 『시경』 「국풍國風」 ≺주남周南≻의 “기린의 발꿈치여, 인후한 공자들이로소니, 아 상서로운 기린이로다.(麟之趾 振振公子 于嗟麟兮)”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린은 성왕聖王 때에 나오는데, 살아 있는 초목이나 벌레를 밟지 않는다고 한다.
  15. 152)과질瓜瓞 : 오이 덩굴이라는 뜻으로, 자손의 번성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시경』 「대아大雅」 ≺면綿≻에서 주周나라 족속이 번창하는 것을 비유하여 “끝없이 벋어나가는 오이 덩굴이여.(綿綿瓜瓞)”라고 노래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16. 153)문모무열文謨武烈 :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계책과 무왕武王의 공렬功烈이라는 뜻인데, 『서경』 「군아君牙」의 “아, 크게 드러났도다 문왕의 계책이여, 크게 계승했도다 무왕의 공렬이여. 우리 뒷사람의 앞길을 열어 주고 도와주기를, 모두 바르게 하고 결함이 없게 하였다.(嗚呼 丕顯哉 文王謨 丕承哉 武王烈 啓佑我後人 咸以正罔缺)”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17. 154)삼광三光 : 해·달·별(특히 북두칠성)의 셋을 이르는 말이다. 삼진三辰·삼정三精이라고도 한다.
  18. 155)우치재愚癡齋 : 어리석은 중생의 슬퍼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올리는 재라는 말이다. 조동종曹洞宗의 개조인 당唐나라 동산 양개洞山良价 선사가 입적하려 할 적에 대중이 통곡하며 슬퍼하자 그들을 위해 우치재를 지내게 하였는데, 대중의 요청에 따라 7일 동안이나 계속된 재가 끝나자 그 이튿날 단정히 앉아서 시적示寂한 고사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5 「균주동산양개선사筠州洞山良价禪師」(T51, 323b)와 『오등회원五燈會元』 권13 「서주동산양개오본선사瑞州洞山良价悟本禪師」(X80, 263c)에 수록되어 있다.
  19. 156)절상折床의 기회: 대적大寂(馬祖)의 학도學徒가 많아서 승당僧堂의 상탑床榻이 부러질 정도였기 때문에 당시 ‘절상회折床會’라고 칭했다. 『경덕전등록』 권7 「호남여회선사湖南如會禪師」 등에 나온다.
  20. 157)투침投針의 기지機智 : 용수龍樹에게 가나제바迦那提婆가 찾아왔을 때 용수가 지혜를 시험해 볼 목적으로 제자에게 명하여 물을 가득 채운 발우를 그의 앞에 놓게 하였는데, 제바가 즉시 바늘 하나(一針)를 물 속에 집어넣자(投水) 용수가 크게 찬탄하며 제자로 삼은 뒤에 묘법을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제바는 뒤에 서천西天의 제15조가 되어 인도 각지를 유력하면서 외도를 조복調伏했다고 한다. 발우에 가득 물을 담은 것은 용수의 충만한 지혜를 상징하고, 바늘을 집어넣은 것은 밑바닥까지 철두철미하게 알고 싶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권10(T51, 929a)과 『경덕전등록』 권2(T51, 211b) 등에 나온다.
  21. 158)매어 놓은 구슬 : 법화 칠유法華七喩 중의 하나로, 계주繫珠 혹은 의주衣珠의 비유라고 하는데, 보통 불성 혹은 대승의 진리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어떤 사람이 친구의 집에 가서 술에 취해 잠들자 친구가 그 사람의 옷 속에 보주寶珠를 매어 놓고 외출하였는데, 그 사람은 타국으로 떠돌아다니면서 고생하다가 나중에 그 친구를 만나 그 사실을 알고는 필요한 물건을 원하는 대로 사서 쓰면서 무궁한 낙을 누렸다는 이야기가 『법화경』 권4 「오백제자수기품五百弟子授記品」 제8(T9, 29a)에 나온다.
  22. 159)지금 떠 있는 달 : 이백의 시에 “지금의 사람은 옛날에 떠 있던 달을 보지 못하지만, 지금 떠 있는 달은 일찍이 옛 사람을 비췄으리라.(今人不見古時月 今月曾經照古人)”라는 명구名句가 나온다. 『이태백집李太白集』 권19 ≺파주문월把酒問月≻
  23. 160)삼전어三轉語 : 당唐나라 파릉 호감巴陵顥鑑 선사에게 어떤 승려가 “무엇이 제바종이냐.(如何是提婆宗)”라고 묻자 “은사발 안에 눈이 담겼다.(銀椀裏盛雪)”라고 대답하였고, “무엇이 취모검이냐.(如何是吹毛劍)”라고 묻자 “산호수 가지마다 달빛이 환히 비친다.(珊瑚枝枝撐著月)”라고 대답하였고, “조사의 뜻과 불경의 뜻이 같고 다른 점이 무엇인가.(祖意敎意 是同是別)”라고 묻자 “닭은 추우면 횃대 위로 올라가고, 오리는 추우면 물로 내려간다.(鷄寒上機 鴨寒下水)”라고 대답한 것을 말하는데, 운문 문언雲門文偃이 이 말을 전해 듣고는 크게 감탄하면서 “뒷날 노승의 기신에 단지 이 삼전어를 가지고 노승을 공양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他日老僧忌辰 只擧此三轉語供養老僧足矣)”라고 했다는 기록이 『인천안목人天眼目』 권2 「파릉삼구巴陵三句」(제목48, 313a)에 수록되어 있다. 파릉은 운문의 법사法嗣이다.
  24. 161)그런데~말입니까 : 기름이 모두 연소되는 것처럼 사람의 기력이 소진되어 뜻밖에도 빨리 죽음을 맞이했다는 말이다. 『장자』 「양생주養生主」의 “관솔불의 기름은 다할 때가 있지만, 불씨는 새로 전해져 끝날 줄을 알지 못한다.(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25. 162)한번~것 : 공자가 시냇가에서 “흘러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이고 낮이고 멈추는 법이 없도다.(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탄식한 말이 『논어』 「자한子罕」에 보인다.
  26. 163)투침投針 : 주 157 참조.
  27. 164)원몽原夢 : 꿈을 해석한다는 뜻이다. 당唐나라 위산 영우潙山靈祐 선사가 낮잠을 자다가 깨어나 제자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물어보았는데, 앙산 혜적仰山慧寂은 한 동이 물과 수건을 가지고 오고, 향엄 지한香嚴智閑은 한 잔의 차를 받들고 오니, 위산이 “두 사람의 견해가 추자鶖子보다 낫다.”라고 평한 일화가 『경덕전등록』 권9 「담주위산영우선사潭州潙山靈祐禪師」(T51, 265c)에 나온다. 추자는 부처의 십대 제자 중 지혜 제일로 꼽히는 사리불舍利佛의 별칭이다.
  28. 165)치재癡齋 : 우치재愚癡齋의 준말이다. 주 155 참조.
  29. 166)겁석劫石 :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40리 되는 반석磐石을 천인天人이 백 년에 한 번씩 옷자락으로 스쳐서 다 닳아 없어지는 기간을 소겁小劫이라 하고, 80리 되는 반석이 닳는리 되는 반석이 닳는 기간을 대아승지겁大阿僧祇劫 즉 무량겁無量劫이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 권하에 나오는데, 그 반석을 ‘겁석’이라고 한다.
  30. 167)계주繫珠 : 옷 속에 매어 놓은 구슬이라는 뜻으로, 각자 내부에 구비하고 있는 불성을 비유한 말이다. 주 158 참조.
  31. 168)소광銷鑛 : 광석을 녹여서 금을 얻는 것을 말한다. 『원각경圓覺經』(T17, 915c)에 “선남자여, 금광을 녹이는 것을 예로 들자면 금은 녹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지만 금이 광석 속에 있어서 그 광석을 녹여야만 금이 드러나게 되는 것과 같다.(善男子 如銷金鑛 金非銷有 金在鑛中 銷鑛金現)”라는 말이 나온다.
  32. 169)금비金篦 : 안과 수술용 쇠칼이라는 말이다. 옛날 인도의 양의良醫가 금비를 가지고 맹인의 눈알에 덮인 희끄무레한 백태를 긁어내어 광명을 되찾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열반경涅槃經』 권8 「여래성품如來性品」 제4의 5(T12, 411c)에 나온다.
  33. 170)요교了敎 : 요의교了義敎. 방편으로 설한 가르침이 아니라 부처가 체득한 깨달음을 그대로 드러낸 완전한 가르침. 명료한 가르침.
  34. 171)월개月蓋 : 인도 비사리국毘舍離國의 장자長者 이름이다. 일찍이 유마維摩의 불이법문不二法文을 들었다고 하며, 아미타불阿彌陀佛과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등 서방西方 삼성三聖에게 국내의 6대 악역惡疫을 퇴치해 줄 것을 간청하자 관세음보살이 그에게 다라니주陀羅尼呪를 내려 주었다고 한다.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권하 「향적불품香積佛品」 제10(T14, 552c). 『청관세음보살소복독해다라니주경請觀世音菩薩消伏毒害陀羅尼呪經』(T20, 34b).
  35. 172)등나무~쥐 : 어떤 남자가 광야에서 코끼리에게 쫓긴 나머지 나무뿌리를 붙잡고 우물 속으로 피신하고 보니, 희고 검은 두 마리의 쥐가 나무뿌리를 갉아 먹고 있었으며 우물의 사방에는 독사가 있고 밑바닥에는 독룡毒龍이 있었는데, 마침 나무 위에서 꿀이 다섯 방울이 떨어져서 입속으로 들어오더라는 이야기가 『비유경比喩經』(제목4, 801b)에 나온다. 여기에서 남자는 범부凡夫를, 광야는 무명無明을, 코끼리는 무상無常을, 우물은 생사를, 나무뿌리는 생명을, 두 마리의 쥐는 주야晝夜를, 네 마리의 독사는 사대四大를, 독룡은 죽음을, 꿀은 오욕五欲을 비유한다고 한다. 생로병사가 두려운 만큼 오욕을 여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는 뜻으로 많이 인용되는 비유이다.
  36. 173)학신蠚身의 육봉六蠭 : 전거典據 미상이다. 봉蠭은 봉蜂과 통한다.
  37. 174)삼환三喚 : 당唐나라의 남양 혜충南陽慧忠 국사가 시자侍者를 세 차례 불렀는데 그때마다 시자가 대답을 하자, “내가 너를 저버릴까 걱정하였는데, 네가 나를 저버리는구나.(將謂吾孤負汝 卻是汝孤負吾)”라고 말한 국사삼환國師三喚의 공안이 『경덕전등록』 권5 「서경광댁사혜충국사西京光宅寺慧忠國師」(T51, 244b)에 나온다.
  38. 175)삼전어三轉語에~어려웠으며 : 주 160 참조.
  39. 176)원몽原夢 : 주 164 참조.
  40. 177)무봉탑無縫塔 : 당 숙종唐肅宗이 남양 혜충 국사에게 입적한 뒤에 필요한 물건이 있느냐고 물어보자 국사가 “노승에게 무봉탑을 만들어 주십시오.(與老僧作箇無縫塔)”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황제가 그 탑의 모양을 묻자 국사가 제자 탐원耽源에게 물어보라고 하였는데, 국사가 입적한 뒤에 황제가 탐원에게 물으니 탐원이 “상강 남쪽이요, 담강 북쪽입니다.(湘之南 潭之北)”라고 대답하였다. 『벽암록碧巖錄』 권2 「제18칙」(제목48, 157c)에 나온다.
  41. 178)면불面佛 : 선종의 공안인 ‘일면불 월면불日面佛月面佛’의 준말이다. 당나라 마조 도일馬祖道一 선사가 몸이 불편했는데, 원주院主가 요즘 몸이 어떠냐고 물으니, 선사가 “일면불 월면불.”이라고 대답한 내용이 『벽암록』 권1 「제3칙」(제목48, 142c)에 나온다. 한편 『불명경佛名經』 권7(T14, 154a)에 의하면, 일면불은 수명이 1천8백 세이고, 월면불은 수명이 겨우 하룻밤이라고 한다.
  42. 179)진찰塵刹 : 티끌 같은 세계, 곧 미진수와 같은 한량없는 세계를 말한다. 여기에서 찰刹(ⓢkṣetra)은 국토의 뜻이다.
  43. 180)의주衣珠 : 주 158 참조.
  44. 181)음양陰陽의 재앙 : 섭생攝生을 잘못하여 음양의 조화가 깨지면서 병에 걸리는 것을 말한다. 『장자』 「대종사大宗師」에, 음양의 기운이 재앙을 일으키는 바람에(陰陽之氣有沴) 자여子輿가 꼽추 병에 걸리게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45. 182)판화判化의 은혜 : 미상.
  46. 183)사은四恩 : 여러 해석이 있는데, 『석씨요람釋氏要覽』 권중에 따르면 사장師長·부모·국왕·시주의 은혜를 가리킨다.
  47. 184)이미離微 : 평등(離)과 차별(微)이 하나로 융합되어 있는 진리의 세계를 뜻한다.
  48. 185)메뚜기의~것처럼 :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말이다. 주 147 참조.
  49. 186)동포銅鋪 : 동포銅舖라고도 한다. 궁궐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唐나라 이하李賀의 ≺궁왜가宮娃歌≻에 “겹겹이 잠긴 굽은 난간 아래 땅강아지는 기우는 달빛 보며 애통히 울고, 궁문 안 아진阿甄처럼 처량히 보내는 저 궁녀.(啼咕弔月鈎闌下, 屈膝銅舖鎖阿甄)”라고 하였다. 아진은 위魏나라 문제文帝의 진황후甄皇后이며, 처음 입궁했을 때는 총애를 받았으나 나중에 곽후郭后 등이 총애를 받음으로 인해 뒷방으로 밀려나 쓸쓸한 일생을 보냈다. 여기서는 총애 받지 못하는 궁녀를 말한다.
  50. 187)의란猗蘭 : 한漢나라 무제武帝가 태어난 궁궐 이름. 한 무제의 부친인 경제景帝가 붉은 돼지가 내려와 숭란각崇蘭閣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 전각의 이름을 의란전猗蘭殿으로 고쳤는데 후에 무제가 여기에서 태어났다.
  51. 188)화엄華嚴에~바입니다 : 담무갈보살曇無竭菩薩이 금강산에 거주한다는 기록이 『신화엄경新華嚴經』 권29 「보살주처품菩薩住處品」 제27(T9, 590a)에 나온다. 담무갈보살은 보통 법기보살法起菩薩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밖에도 법희보살法喜菩薩·법기보살法基菩薩·보기보살寶基菩薩·법상보살法尙菩薩·법용보살法勇菩薩 등의 별칭이 쓰인다.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오대산을 주처住處로 삼는 것처럼, 법기는 영산인 금강산에 거한다고 하는데, 금강산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으나 보통은 우리나라의 금강산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52. 189)내탕內帑 : 조선 시대에 왕실의 재물을 넣어 두던 창고인 내탕고內帑庫를 말한다.
  53. 190)사찰이~않았습니다 : 사원의 규모가 크고 장식이 아름다웠다는 말이다. 인도 사위성舍衛城의 수달 장자須達長者가 석가의 설법을 듣고 매우 경모敬慕한 나머지 정사精舍를 세워 주려고 기타 태자祇陀太子의 원림園林을 구매하려고 하자, 태자가 장난삼아서 “황금을 이 땅에 가득 깔면 팔겠다.”고 하였다. 이에 수달 장자가 집에 있는 황금을 코끼리에 싣고 와서 그 땅에 가득 깔자, 태자가 감동하여 그 땅을 매도하는 한편 자기도 원중園中의 임목林木을 희사하여 마침내 기원정사祇園精舍를 건립하였다. 수달 장자는 급고독給孤獨 장자로 일컬어지기도 하였는데, 이 정사가 기타 태자와 그의 후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으로 부르기도 한다. 왕사성王舍城의 죽림정사竹林精舍와 함께 불교 최초의 양대 정사로 꼽힌다.
  54. 191)노영광魯靈光 : 한漢나라 노공왕魯恭王이 건립한 영광전靈光殿을 말하는데, 여러 차례나 전란을 겪었어도 이 궁전만은 완전하게 보존되었다는 내용이, 한나라 왕연수王延壽의 ≺노영광전부魯靈光殿賦≻ 서문에 나온다. 유점사가 화재를 당했어도 다시 완전하게 옛 모습을 되찾았다는 뜻으로 이렇게 비유한 것이다.
  55. 192)함지咸池 : 음악 이름. 그 뜻은 요堯임금의 덕이 지극히 커서 온전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음을 칭송한 것이다. 『주례周禮』에, “함지咸池의 춤으로써 지신地神을 제사한다.” 하였다.
  56. 193)여보게들~던지세나 : 원문의 ‘양지동樑之東’은 ‘아랑위 포양동兒郞偉抛梁東’을 바꿔서 표현한 것이다. 이하 동일하다. 주 148 참조.
  57. 194)요지瑤池의 청조靑鳥 사신 : 선녀仙女 서왕모西王母의 사자라고 하는 청색의 신조神鳥를 말한다. 요지는 곤륜산 위에 있다는 신화 속의 못 이름인데, 서왕모가 주목왕周穆王을 영접하여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목천자전穆天子傳』 권3.
  58. 195)현명玄冥 : 겨울 귀신의 이름이다. 『예기禮記』 「월령月令」에 “겨울철의 상제上帝는 전욱顓頊이요, 그 귀신은 현명玄冥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59. 196)팔천 세를~하고 :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상고 시대에 대춘 나무가 있었는데, 이 나무는 팔천 년을 봄으로 삼고 팔천 년을 가을로 삼았다.(上古有大椿者 以八千歲爲春 以八千歲爲秋)”라는 말이 나온다.
  60. 197)인지麟趾 : 주 151 참조.
  61. 198)종사螽斯 : 주 147 참조.
  62. 199)권실權實 : 권權은 방편方便의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삼승三乘을 가리키고, 실實은 진실의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일승一乘을 가리킨다.
  63. 200)상계像季 : 상법像法 시대의 말기. 상법은 정·상·말법正像末法의 두 번째 시기. 교법의 운행 상황이 정법 시대와 유사하므로 ‘상법’이라고 한다. 혹은 ‘상계’가 말법 시대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64. 201)현우賢于의 죽간竹竿 : 현우 장자가 과거 연등불 시절에 팻말을 꽂고 절을 세웠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선문염송념송설화회본禪門拈頌拈頌說話會本』 권1(H5, 38a)에 “「고칙 26」 세존께서 보살행을 닦으실 시절에 머리칼을 풀어 진흙땅을 덮고 연등燃燈부처님께 꽃을 바쳤는데, 연등부처님이 머리칼로 덮은 곳을 보시더니 물러가는 대중들을 불러 그 땅을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여기 한 조각 땅에 절을 지을 만하구나.’ 그러자 대중들 가운데 있던 현우라는 장자가 푯말을 하나 들고 와서 연등부처님이 가리키신 곳에 꽂아 세우며 ‘절을 다 세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바로 그때 여러 천신들이 꽃을 흩뿌리며 ‘이 사람은 큰 지혜를 지녔도다.’라고 찬탄하였다.(古則二六 世尊因地 布髮掩泥 獻花於燃燈 燃燈見布髮處 遂約退衆 乃指地云 此一方地 宜建一刹 時衆中 有一賢于長者 持標於指處 揷云立刹已竟 時諸天 散花讚云 遮子有大智矣)”라고 하였다. 『밀암화상어록密菴和尚語錄』(제목47, 963c) 참고.
  65. 202)금족禁足 : 결제結制할 때에 출입을 금함.
  66. 203)백보白報 : 백업白業, 즉 선업善業으로 인해 얻게 되는 청정한 과보果報를 말한다. 흑보黑報에 상대되는 말이다.
  67. 204)월개月蓋 : 주 171 참조.
  68. 205)소처蘇妻 : 소진蘇秦의 처를 말한다. 전국 시대 낙양인洛陽人 소진이 합종책合縱策을 주장하면서 제후를 설득하러 돌아다닐 적에, 조趙나라의 대신 이태李兌로부터 까만 담비가죽 옷과 황금 백 일鎰을 받고서 진秦나라에 들어갔는데, 오래도록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가죽옷도 모두 해지고 황금도 다 떨어져서 꾀죄죄한 몰골로 초라하게 고향으로 돌아오자, 그의 처가 냉담하게 대하면서 베틀에서 내려와 영접하지도 않고 본체만체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전국책戰國策』 「조책趙策」.
  69. 206)소타酥酡 : ⓢsudhā. 수타須陀(修陀)·소타蘇陀라고도 하며 감로甘露라고 번역한다. 나무의 즙으로 만든 감로미의 일종이며, 천상 사람이 먹는 술의 일종이다. 여기에서는 천상의 감로식을 말한다.
  70. 207)조어調御 : 조어장부調御丈夫(ⓢPuruṣa-damyasārathi, 설Purisadamma-sārathi)의 준말. 여래십호 가운데 하나이다. 조어는 조복제어調伏制御의 뜻으로 중생의 신구의 삼업을 잘 다스려서 여러 가지 악업을 굴복시키고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도록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다. 즉 부처님은 대자대비하며, 대지혜로써 부드러운 말, 간절한 말, 또는 여러 가지 말을 써서 중생을 조복하여 제어하고 바른 이치를 잃지 않게 하는 분이라는 뜻이다.
  71. 208)이보伊蒲 : 이보새伊蒲塞의 준말. ⓢupāsaka의 음역이다. 이보새는 오계五戒를 받은 재가 남자 불교 신도를 말한다. 우바새優婆塞라고도 하며 근사남近事男·근선남近善男·청신남淸信男·청신사淸信士 등으로 의역된다. 또한 여자 신도는 우바이優婆夷라고 한다. 여기에서는 이보새의 찬수饌需, 즉 이보찬伊蒲饌의 준말로, 재齋를 올릴 때 바치는 음식 등을 말한다.
  72. 209)오장五障 : 여자가 가진 다섯 가지 장애. (1) 범천왕梵天王이 되지 못함, (2) 제석帝釋이 되지 못함, (3) 마왕魔王이 되지 못함, (4)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지 못함, (5) 부처가 되지 못함.
  73. 210)폐안狴犴 : 중국의 전설 속의 동물로 용이 낳았다는 아홉 자식 가운데 하나. 명양신明楊愼의 「용생구자龍生九子」에 “속전俗傳에 용이 아홉 자식을 낳았는데, 용이 되지는 못하였고 각각 좋아하는 것이 있다.……넷째는 폐안狴犴이라고 하는데 호랑이의 모습과 흡사하여 위력이 있기 때문에 옥문獄門에 세운다.(龍生九子, 不成龍, 各有所好……四曰狴犴, 形似虎, 有威力, 故立於獄門)”라고 하였다. 또 명호시明胡侍의 『진주선眞珠船』 「용구자龍九子」에 “용이 아홉 자식을 낳았는데 용이 되지는 못하였고 각각 좋아하는 것이 있다.……폐안은 송사를 좋아하여 현재는 옥문 위에 짐승을 삼키는 모습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남겨진 상이다.(龍生九子, 不成龍, 各有所好……狴犴好訟, 今獄門上獸吞口, 是其遺像.)”라고 하였다.
  74. 211)육극六極 : 여섯 가지의 큰 불길不吉을 말한다. 첫째 흉사하거나 요절하는 것(凶短折)이고, 둘째 아픈 것(疾病)이고, 셋째 걱정 근심(憂)이고, 넷째 가난(貧)이고, 다섯째 누추함(惡)이고, 여섯째 나약함(弱) 등이다. 육극은 『서경』 「홍범洪範」에서 유래한다.
  75. 212)오교五敎 : 당나라 현수 법장의 설. 소승교小乘敎(아함경)·대승시교大乘始敎(해심밀경)·종교終敎(능가경·승만경)·돈교頓敎(유마경)·원교圓敎(화엄경).
  76. 213)십위十位의 나찰羅刹 : 『법화경』을 수호하는 열 명의 나찰녀. 『법화경』 권7 「다라니품陀羅尼品」 등에 나온다.
  77. 214)팔부八部의 신중神衆 : 불법을 수호하는 여러 신장神將. 천天·용龍·야차夜叉·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건달바乾闥婆·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睺羅伽.
  78. 215)오통五通 : 다섯 가지 신통. 신경지증통神境智證通(神足通), 천안지증통天眼智證通(天眼通), 천이지증통天耳智證通(天耳通), 타심지증통他心智證通(他心通), 숙주수념지증통宿住隨念智證通(宿命通).
  79. 216)영원靈源 : 일체의 근원. 불심·불성·진여 등을 가리킨다. 『참동계參同契』.
  80. 217)교락校絡 : 뒤섞여 이어짐.
  81. 218)금사金沙의~바치고 : 『금강경오가해』에 “降怨王이 請然燈佛하야 入城에 城中長幼가 盡迎할새 路泥어늘 善慧가 布髮한대 佛與授記하시다.”라는 구절이 있다.
  82. 219)『법화경』 권1 「방편품方便品」 제2(T9, 8c)에 “또 어떤 이들은 광야에 흙을 쌓아 불탑을 조성하거나 어린아이들이 장난으로 모래를 쌓아 놓고 불탑이라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람들도 모두 불도를 이루리라.(若於曠野中 積土成佛廟 乃至童子戱 聚沙爲佛塔 如是諸人等 皆已成佛道)”라고 하였다.
  83. 220)해망解網 : 그물을 걷는다는 말로, 제왕이 형정刑政을 관대하게 하는 등 인자한 정치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상商나라 탕왕湯王이 4면에 그물을 설치하고 사냥하는 광경을 보고는 3면의 그물은 걷고 1면의 그물만 남겨 두어 짐승을 잡게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 권10 「맹동기孟冬紀」 ≺이용異用≻.
  84. 221)결승結繩 : 문자가 없던 태고 시대에 노끈으로 매듭을 맺어 사용했던 부호로, 순박하게 무위無爲의 이상정치를 펼치던 때를 비유하는 말로 곧잘 쓰인다. 신농씨神農氏가 이 결승의 정사政事를 행하다가, 복희씨伏羲氏 때에 이르러 팔괘八卦를 긋고 나무에 새긴 최초의 문자를 만들어서 서계書契의 정사를 행했다는 기록이 『주역』 「계사전繫辭傳」 하와 『사기史記』 「오제본기五帝本紀」에 보인다.
  85. 222)해회海會 : 여러 성인의 모임. 바다는 덕이 높고 숫자가 많음을 비유한다.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86. 223)기도해~것 : 공자의 병이 위독해졌을 때 자로子路가 귀신에게 기도할 것을 청하니, 공자가 “나는 기도해 온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丘之禱久矣)”라고 대답한 내용이 『논어』 「술이述而」에 나온다.
  87. 224)가는~것 : 공자가 시냇가에 서서 “가는 것이 이 물과 같아 밤낮을 쉬지 않는도다.(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탄식한 말이 『논어』 「자한子罕」에 나온다.
  88. 225)낮에는~꼬면서 : 참고로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낮에는 띠풀을 베어 오고, 밤에는 새끼를 꼬아, 빨리 지붕을 이어야만, 내년에 곡식을 파종하리라.(晝爾于茅 宵爾索綯 亟其乘屋 其始播百穀)”라는 말이 나온다.
  89. 226)너를~말라 : 참고로 『시경』 「소아小雅」 ≺소완小宛≻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들어서, 너를 낳아 주신 분을 욕되게 하지 말라.(夙興夜寐 無忝爾所生)”라는 말이 나온다.
  90. 227)삼칠三七의 묘인妙因 : 석가세존이 성도한 지 삼칠일三七日 만에 처음으로 법륜法輪을 굴림.
  91. 228)낭함琅函 : 서갑의 미칭. 도가의 책, 남의 편지. 여기서는 ‘경전을 담은 함’으로 해석된다.
  92. 229)정성定省 : 혼정신성昏定晨省의 준말이다. 주 92 참조.
  93. 230)나락捺落 : ⓢnaraka. 날락가捺洛迦의 준말로 지옥을 말한다. 니리泥犁(泥梨), 니려泥黎와 같은 말이다.
  94. 231)니리泥犁 : ⓢniraya. 니라야尼囉耶(泥囉耶, 泥犁耶, 尼梨耶)의 준말로 지옥을 말한다.
  95. 232)이보새伊蒲塞 : 우바새優婆塞와 같다. 우바새는 출가하지 않고 재가在家에서 부처의 가르침에 따르는 남자 신도.
  96. 233)왕유王猶 : 왕유王猷와 같다. 왕의 계획.
  97. 234)천종天縱 : 성현이 될 수 있는 천부적인 자질의 소유자라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우리 선생님은 실로 하늘이 이 세상에 내려 성인이 되게끔 하신 분이다.(固天縱之將聖)”라고 말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논어』 「자한子罕」.
  98. 235)생지生知 :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준말로,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중용』에 “어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도를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고, 어떤 사람은 곤궁해져서야 알게 된다. 하지만 도를 알게 되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 마찬가지이다.(或生而知之 或學而知之 或困而知之 及其知之 一也)”라는 말이 나온다.
  99. 236)수희隨喜 : 남의 좋은 일을 보고 따라 좋아하기를 마치 자기의 좋은 일과 같이 기뻐함.
  100. 237)현훈증채玄纁繒彩 : 여러 가지 색깔의 고운 비단.
  101. 238)제망帝網 : ⓢindra-jāla. 인다라망因陀羅網, 제석천 궁전을 장엄하는 그물. 그물 하나하나의 매듭마다 보배구슬이 붙어 있는데 그 수가 무량하고 하나하나마다 일체 보배구슬을 비추어 내니 거듭거듭 모습이 보이고 서로 드러내고 숨고 하여 끝이 없다. 『화엄경』에서 인다라망으로써 제법의 일一과 다多가 상즉상입相卽相入하고 중중무진重重無盡하는 이치를 비유한다. 『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권1.
  102. 239)안탑鴈塔 : 불탑을 가리킨다. 어떤 스님들이 경행經行을 하다가 기러기들이 나는 것을 보고는 장난으로, “오늘 스님들 식사가 충분하지 않더니 마하살타摩訶薩埵께서 이 때를 아신 게지.”라고 하였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러기 하나가 거꾸로 날아와 그 스님 앞에서 투신하여 죽었다. 비구가 보고서 승려들에게 전하자 모두들 슬퍼하며, 기러기가 밝게 인도하였으니 정표함이 마땅하다고 하여 탑을 세우고 그 밑에 기러기를 묻었다는 이야기가 당唐 현장玄奘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마갈타국摩揭陀國」에 나온다.
  103. 240)절을~하지만 : 양 무제梁武帝가 보리달마菩提達磨에게 “내가 즉위한 이후로 조사造寺와 사경寫經과 도승度僧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하였는데, 앞으로 무슨 공덕을 받겠는가.(有何功德)”라고 물었을 때, 달마가 “하나도 공덕이 없다.(並無功德)”라고 대답했던 고사가 전한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3(T51, 219a).
  104. 241)연수延壽 : ≺노영광전부魯靈光殿賦≻를 지은 한漢나라 왕연수王延壽를 가리킨다. 노영광은 한나라 노공왕魯恭王이 건립한 영광전靈光殿을 말하는데, 여러 차례나 전란을 겪었어도 이 궁전만은 끝까지 보존되었다고 한다.
  105. 242)해망解網 : 제왕의 관대한 정치를 비유하는 말이다. 주 220 참조.
  106. 243)결승結繩 : 노끈으로 매듭을 맺어 사용했던 부호를 말한다. 주 221 참조.
  1. 1)「文一」編者補入。
  2. 1)「且」疑「旦」{編}。
  3. 2)「危」疑「厄」{編}。
  4. 1)「危」疑「厄」{編}。
  5. 1)「䀼」疑「賑」{編}。
  6. 2)「楊」疑「掦」{編}。
  7. 3)「處」疑「虔」{編}。
  8. 1)「瞻」疑「贍」{編}。
  9. 2)「兩賜」疑「雨暘」{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