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취미대사시집(翠微大師詩集) / 翠微大師集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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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대사시집翠微大師詩集
취미 수초翠微守初
이상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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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대사집 서문(翠微大師集序)
취미 스님의 제자인 성우性宇 상인上人이 스님의 시문을 가지고 나를 찾아와서 한마디 말을 청하기에, 내가 승낙을 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대의 스승이 지은 것은 모두 법도가 있어, 서축西竺 패엽貝葉(불경)의 이치에 통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유가儒家의 서적도 모두 섭렵하였다. 그래서 문사文辭로 발현된 것이 청완淸婉하여 맛이 있으니, 당나라에서 찾아본다면 아마도 교연皎然1)이나 무본無本2)과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또 일찍이 듣건대, 스님이 벽암碧巖을 스승으로 삼아 임제臨濟의 정종正宗을 얻었다고 하였다. 이처럼 선의 등불을 이미 전한 위에 문사에도 능하였으니, 아, 우리 스님이야말로 진정 불교(空門)의 덕 높은 스님(龍象)이라고 하겠다.
기해년(1659, 현종 즉위년) 늦가을에 동명東溟3) 정군평鄭君平은 써서 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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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89_c_02L1)翠微大師集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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翠微師之弟子性宇上人持師詩文
008_0289_c_05L余一言余曰諾汝師之所著皆有法
008_0289_c_06L非但西竺見葉是通吾儒諸書
008_0289_c_07L皆涉獵故發於辭者淸婉有味求諸
008_0289_c_08L有唐其皎然無本之流哉又嘗聞師師
008_0289_c_09L碧巖得臨濟正宗云旣傳禪灯又能
008_0289_c_10L文辭師乎師乎眞空門龍象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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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己亥季秋日東溟鄭君平書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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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교연皎然 : 당나라 때 저명한 시승詩僧이다. 장성長城 사謝씨의 아들로 사영운謝靈運의 10세손이라고 한다. 이름은 주晝이며 호주湖州의 저산杼山에 거하였다. 저서에 『內典類聚』ㆍ『杼山集』ㆍ『儒釋交遊傳』 등이 전한다.
  2. 2)무본無本 :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가 환속하기 전 승려일 때의 법호이다. 그가 승려의 신분으로 동도東都에서 노닐 적에 낙양령洛陽令이 불법佛法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시를 지어 마음 아파하니, 한유韓愈가 가련하게 여겨 환속하게 하고 진사進士에 천거했다는 내용이 『唐書』 「韓愈列傳」에 나온다. 『古文眞寶』에 〈訪道者不遇〉라는 오언고풍五言古風의 짧은 시가 수록되어 있다.
  3. 3)동명東溟 : 정두경鄭斗卿의 호이다. 군평君平은 그의 자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