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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527_b_07L간기刊記이상의 시문은 내가 병을 앓는 틈틈이, 좌선하는 여가에 게송으로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시라고는 하였지만 정음正音인 당시唐詩의 메아리들을 온전히 듣고 익히질 못한 까닭에 음률도 제대로 모르고 어지럽게 지껄인 것이 봄날 새들이 쫑알쫑알한 것 같고 가을날 벌레가 찌르륵찌르륵한 것 같다. 그 운어韻語의 체재體裁가 자못 본받을 만한 것이 없을뿐더러, 더군다나 대방가大方家220)의 이목에는 감히 보이거나 들려줄 만한 것이 못된다. 문인 명현明顯과 보우普愚 등이 나의 유계시遺誡詩를 얼핏 보고는 뒷날에 있을 슬픔이 크리라고 깊이 느껴 생전에 아쉬움을 면하고자 책을 간행하여 깨우침을 널리 펴려고 하였다. 지금 나의 시문은 후인들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것이 아니기에 많은 책망과 비방이 염려스러워 두 번 세 번 제지하였지만 결국 제지할 수가 없었다. 결국 노년에 쓴 초고를 판각하도록 허락하고, 우리 문중 밖으로는 유출하지 말고 집안의 소장품으로 삼게 하였다.옹정雍正 10년 임자년(1732) 5일 일에 향산 보현사 개간.
간공刊工 통정대부 전 승장通政大夫前僧將 별훈別訓. -
009_0527_b_07L[開刊]
009_0527_b_08L右此詩文。予病隙禪餘。以偈言志耳。
009_0527_b_09L詩云乎哉。唐之正音遺響。悉未獲聽習。
009_0527_b_10L故昧音律而亂噪。若春禽之喃喃。似秋
009_0527_b_11L蟲之喞喞。其韻語之體裁。頗無倣傚。
009_0527_b_12L殊未堪聽眡於大方之耳目也。門人明
009_0527_b_13L顯普愚等。瞷予之遺誡詩。深感後有
009_0527_b_14L之愴大。欲爲生前生光。開刊開諭矣。
009_0527_b_15L今予詩文。非可爲後人模楷。恐多詬
009_0527_b_16L讟。再三止止而終不得止。遂許老筆
009_0527_b_17L草稿而鋟梓。使不出吾門以爲家藏焉。
009_0527_b_18L雍正十年。歲舍壬子五月日。香山
009_0527_b_19L普賢寺開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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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527_b_21L刊工通政大夫前僧將。別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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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대방가大方家 : 문장文章이나 학술學術에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대가大家라고도 한다.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성재헌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