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초엄유고(草广遺稿) / 草广遺稿 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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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엄유고 제2권(草广遺稿 卷之二)
칠언율시七言律詩
용화사를 지나다가 신 향농1) 선생과 함께 시를 짓다(過龍華寺共申香農有韵)
渺渺滄波葉葉舟  그지없는 바다 위에 고깃배는 드문드문
年光應怕落人頭  세월은 무섭도록 머리 위로 떨어지네
新詩題葉山中坐  나뭇잎에 시를 쓰며 산중에 앉았더니
夕照穿林海上流  저녁 빛이 숲을 뚫고 바다 위에 흐르누나
大讀黃庭消永日  황정경2)을 크게 읽어 긴긴 날을 보내고
閑看靑艸犯深秋  녹색 풀을 구경하며 깊은 가을 거스르네
遊人去後庭如水  유랑객이 간 뒤로는 물처럼 적막한 뜰에
一縷香煙欲滿樓  한 가닥의 향 연기만 누대를 채우려 하네
촉석루3) 아래 배를 띄우고【2수】(泛舟矗石樓下【二首】)
[1]
飛鳳山前澹月橫  비봉산 앞으로는 맑은 달이 비끼는데
遊人來醉晋陽城  나그네는 진양성4)에 와서 취해 버렸네
坡公亂石穿空立  소동파5)의 험한 바위 하늘 뚫고6) 솟아 있고
謝眺澄江展練明  사조7)의 맑은 강엔 비단 물결 펼쳐졌네8)
欲拚去歲知無藥  세월을 거스르려 해 보지만 약도 없음 알았고
要破閑愁信有兵  시름을 깨뜨리려 하였더니 번뇌만 일어나네
此夜料應歸思切  오늘 밤엔 돌아가고 싶은 생각 간절하여
指頭千里彩雲平  손가락 끝 천 리 먼 곳엔 채색 구름 깔리었네

[2]
城下烟波一帶流  성 아래엔 안개 물결이 일대에 자욱하고
城前雲雨似湘州  성 앞쪽엔 비 내리니 상주와 닮았구나
客路夕陽懷故事  나그네는 해 질 무렵 옛일을 회상하며
靑山暮色過名樓  푸른 산이 어둑할 때 이름난 누대를 지나가네
元戎摠廢神仙技  원융9)께서 신선의 기예 모두 폐하였으니
行旅那知嶺海愁  나그네가 어떻게 산과 바다의 근심을 알까
藤杖慚余尋五岳  등나무 지팡이가 부끄럽지만 오악10)을 찾아가서
軟塵隨處作淸遊  먼지11) 이는 곳을 따라 맑은 흥취 즐기노라
용추암12) 판상의 시에 차운하다【안의13)】(次龍湫庵板上韵【安義】)
極眼苔花印碧墉  뚫어져라 이끼 꽃 보니 푸른 벽에 찍은 도장이고
客懷無賴看寒松  나그네는 무료하여 차가운 소나무를 바라보네
林雲歷落迷巢鶴  숲의 구름 지나가다 떨어지니 학이 길 잃게 하고
風雨蕭踈老洞龍  비바람이 쓸쓸하니 굴속 용을 늙게 하네
吾歸未及春歸際  나도 아직 가고 있고 봄도 가는 중이며
山味爭如世味濃  산미14)가 다투듯이 세미15)도 농익었네
恐是名區來去路  두렵구나! 이런 명승지의 오고 가는 노정을
一生靑眼未重逢  일생에 청안16)으로 다시 보지 못할까 봐
심진동에서 쓰다(尋眞洞率題)

012_0312_a_02L草广遺稿 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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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312_a_04L七律

012_0312_a_05L過龍華寺共申香農有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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渺渺滄波葉葉舟年光應怕落人頭

012_0312_a_07L新詩題葉山中坐夕照穿林海上流

012_0312_a_08L大讀黃庭消永日閑看靑艸犯深秋

012_0312_a_09L遊人去後庭如水一縷香煙欲滿樓

012_0312_a_10L泛舟矗石樓下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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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鳳山前澹月橫遊人來醉晋陽城

012_0312_a_12L坡公亂石穿空立謝眺澄江展練明

012_0312_a_13L欲拚去歲知無藥要破閑愁信有兵

012_0312_a_14L此夜料應歸思切指頭千里彩雲平(一)

012_0312_a_15L城下烟波一帶流城前雲雨似湘州

012_0312_a_16L客路夕陽懷故事靑山暮色過名樓

012_0312_a_17L元戎摠廢神仙技行旅那知嶺海愁

012_0312_a_18L藤杖慚余尋五岳軟塵隨處作淸遊(二)

012_0312_a_19L次龍湫庵板上韵安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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極眼苔花印碧墉客懷無賴看寒松

012_0312_a_21L林雲歷落迷巢鶴風雨蕭踈老洞龍

012_0312_a_22L吾歸未及春歸際山味爭如世味濃

012_0312_a_23L恐是名區來去路一生靑眼未重逢

012_0312_a_24L尋眞洞率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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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溪烟樹碧陰肥  좁은 개울 안개 낀 나무에 녹음이 짙어
瀉破孤懷緩緩歸  외론 마음 게워 내고 느릿느릿 돌아가네
水流印得雲霓法  물이 흘러 인을 얻자 구름과 무지개가 본받고
花影翻同蛺蝶飛  꽃 그림자 휘날리자 나비들도 날아오르네
幽興欲圓斜日沒  깊은 흥을 이루려고 하였지만 해는 지고
長歌乍訖遠天低  긴 노래를 멈춰 보니 먼 하늘이 낮아졌네
前秋約束龍湫夢  작년 가을의 약속은 용추의 꿈이었나
獨對詩筵舊燭輝  독대한 시 짓는 자리엔 옛 촛불만 빛나누나
신 향농 선생께서 지난 가을에 이곳을 지나셨지(申香農前秋過此)
不妨吟眸到底忙  시를 읊다 바빠져도 거리낄 것 없었지만
可憐臨石解詩囊  돌에 기대 시 보따리 벗으니 가련하네
飛雲逝鳥何心性  가는 새와 나는 구름 어떠한 심성일까
流水桃花辦道場  강물 위의 복숭아꽃 도량으로 이끄는구나
自笑人生無處起  내가 봐도 우스워라! 인생을 일으킬 곳 없음이
且將名字世間藏  또 장차엔 이름자를 세상에서 감추어야 하겠네
今行欲覓金剛路  이번 여행에선 금강의 길 찾으려 했으나
只有環笻一尺强  둥그런 대지팡이 한 척쯤만 얻었다네
두 번째(二)
雙眼只應覓物眞  두 눈으로 사물의 참모습만 응시하는
水粼粼地坐詩人  물이 맑은 곳에 앉은 시인이네
橋西白日蕭蕭雨  다리 서쪽엔 해 떠 있으나 쓸쓸히 비 내리고
峽外靑空冉冉塵  골짜기 밖 푸른 하늘엔 먼지가 날리우네
聯榻有眠千嶂月  마주 앉아 졸다 보니 천 봉우리에 달 떴었고
臨歧欲折一枝春  헤어짐에 임해서는 한 가지의 봄을 꺾어 드렸었지
天知有我還多愧  하늘이 나 있는 줄 알 터이니 더욱더 부끄러운데
隨處開雲屬此身  가는 곳마다 구름 거둬 이내 몸을 이어 주네
은신암17)을 다시 방문하여(再訪隱身庵)
兩度提携此夢身  이 꿈같은 곳을 두 번이나 왔는데도
金銀地氣雨中新  금빛 은빛 땅의 기운 비 내리니 새롭구나
重回峰嶽如深屋  거듭 큰 산 돌아드니 깊은 곳의 집과 같아
多少衣巾不惹塵  얼마간의 옷과 수건에 티끌조차 묻지 않네
寒鍾豈有穿雲日  찬 종소리 해와 구름 뚫을 수 없을 텐데
一線猶通下界人  소리 한 올이 하계의 사람에게 들려오네
心憐學祖西歸後  존경했던 학조18) 스님 서쪽으로 가신 후로도
持戒藤花尙見春  계율 지키는 등나무 꽃19) 아직 봄에 보이더군
기다리는 옷이 오지 않아서(待衣不至)
褊橐單瓢此遠遊  얇은 전대와 표주박만 들고서 멀리 떠나와
無緣一住碧山頭  연고 없는 푸른 산의 정상에서 머물렀네
微雲浩渺知何處  옅은 구름 아득한데 어딜 향해 가는가
飛夢低回此并州  꿈속에서 빙빙 나니 여기가 병주20)구나
深院紅燈頻轉枕  담 깊은 곳 홍등 아래서 자주 잠을 뒤척일 때
小林初月獨登樓  작은 숲의 초승달만 홀로 누대에 올랐구나
辛勤補綻終焉用  힘을 들여 옷 꿰매어 어디에다 쓸 것인가
荷葉田田替破愁  연잎들이 둥둥 떠서21) 시름을 깨뜨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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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溪烟樹碧陰肥瀉破孤懷緩緩歸

012_0312_b_02L水流印得雲霓法花影翻同蛺蝶飛

012_0312_b_03L幽興欲圓斜日沒長歌乍訖遠天低

012_0312_b_04L前秋約束龍湫夢獨對詩筵舊燭輝

012_0312_b_05L申香農前秋過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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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妨吟眸到底忙可憐臨石解詩囊

012_0312_b_07L飛雲逝鳥何心性流水桃花辦道場

012_0312_b_08L自笑人生無處起且將名字世間藏

012_0312_b_09L今行欲覓金剛路只有環笻一尺强

012_0312_b_10L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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雙眼只應覓物眞水粼粼地坐詩人

012_0312_b_12L橋西白日蕭蕭雨峽外靑空冉冉塵

012_0312_b_13L聯榻有眠千嶂月臨歧欲折一枝春

012_0312_b_14L天知有我還多愧隨處開雲屬此身

012_0312_b_15L再訪隱身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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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度提携此夢身金銀地氣雨中新

012_0312_b_17L重回峰嶽如深屋多少衣巾不惹塵

012_0312_b_18L寒鍾豈有穿雲日一線猶通下界人

012_0312_b_19L心憐學祖西歸後持戒藤花尙見春

012_0312_b_20L待衣不至

012_0312_b_21L
褊橐單瓢此遠遊無緣一住碧山頭

012_0312_b_22L微雲浩渺知何處飛夢低回此并州

012_0312_b_23L深院紅燈頻轉枕小林初月獨登樓

012_0312_b_24L辛勤補綻終焉用荷葉田田替破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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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품다(志懷)
滴滴山光翠似苔  방울방울 산 빛은 비취 빛깔 이끼 같아
引淸風地小窓開  맑은 바람 당겨 오니 작은 창문 열리네
春歸何處年華久  봄은 어디로 돌아갔나 오래도 되었구나
日長紅蕉葉影來  해는 길어 붉은 파초22)의 잎 그림자 도래했네
缺界那能奇事足  이지러진 이 세계에 신기한 일 어찌 많을까
海山忽憶朗吟回  산과 바다 떠올리면 좋은 시구 돌아올 것이네
各天風雨同聲在  하늘마다 비와 바람 한 목소리로 있으면서
一夢中宵幾度催  한밤중의 꿈속에서 몇 번을 재촉했던가
≺박오헌이 찾아와서≻ 시에 차운하다(次朴梧軒見訪)
知罷風懷許未能  풍류의 회포 그만둘 줄 알아서 차마 하지 못하다가
時來一上碧雲層  때가 와서 층층의 푸른 구름에 올랐다네
野花隨客如紅拂  야생화가 나그네를 따르는 것이 홍불23)을 닮았으며
山雨圍人似白登  산의 비는 사람을 포위하니 백등24)을 닮았구나
痴愛年光驚逝水  애지중지 세월을 아꼈지만 물처럼 흘러가니 놀랍고
狂追日影試長繩  미칠 듯이 해 그림자 쫓으며 긴 밧줄로 잡으려 했네
猶嫌高士詩多少  고사25)가 시의 많고 적음 따지지 않는 것은
爛漫行囊重莫勝  좋은 행낭도 무거운 건 감당하지 못해서라
나그네에게 답하다【2수】(答遊子【二首】)
[1]
寺樹蟬聲七月天  절간의 나무에서 매미 우는 칠월 하늘
深深獨坐意無邊  깊은 곳에 홀로 앉았으니 생각이 끝이 없네
一生靑眄如仙遠  한평생을 청안시26)하였지만 신선은 먼 듯하고
上界吟緣似露圓  천상계와의 인연은 이슬이 맺히는 것과 같네
白雲掁觸離鄕日  흰 구름이 닿을 듯했던 고향 떠나던 날
閑夢消磨送客年  한가한 꿈 잊혀지듯 작년을 보내었네
野鶴飄然何處面  들판의 학 훨훨 날아 어디를 향하는가
西風萬里捲秋煙  만리서풍 불어오니 가을 안개 몰려드네

[2]
平生只好問長程  평소에는 오랜 여행 묻기만을 좋아한 것은
著處溪山有月明  이곳에도 산과 강과 밝은 달이 있어서라
破牖天光凉漸遠  찢긴 창으로 하늘빛이 새어드니 찬 기운은 멀어지고
荒庭蘭氣碧初萌  거친 정원엔 난초 기운과 푸르름이 돋아나네
琴心此夜誰同調  금심27)은 이 밤에 뉘와 곡조 함께하여
詩意如今各自聲  시의 뜻은 지금처럼 각자의 소리를 내는구나
看取微風桃下在  미풍을 알아채고 복숭아나무 아래 앉아서
時翻玉笈亦經營  이따금 옥급28)을 뒤적임도 수행이라 할 것이네
안의로 가는 길에 회포를 적어 신 향농 선생께 드리다(安義道中述懷書呈申香農)
燈心脉脉雨絲絲  등불은 말이 없고 부슬부슬 비 내리니
忽憶邊門夜坐時  문득 변경의 문 떠올라서 밤에 일어나 앉았네
秋夢初廻千里遠  가을밤의 꿈에서 막 깨어나 천 리를 돌아오니
黃花纔發一年移  누런 꽃이 막 피어나 일 년 만에 돌아왔네
尋眞洞裡端追約  심진동 안에서 약속을 따르려고
樂水溪亭朗讀詩  요수29) 냇가 정자에서 시를 낭독했네
此地風光今更好  이곳의 풍광이 이제 더욱 좋아지니
高人尙有買山期  고인30)조차도 시골 생활31) 기약하네

012_0312_c_01L志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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滴滴山光翠似苔引淸風地小窓開

012_0312_c_03L春歸何處年華久日長紅蕉葉影來

012_0312_c_04L缺界那能奇事足海山忽憶朗吟回

012_0312_c_05L各天風雨同聲在一夢中宵幾度催

012_0312_c_06L次朴梧軒見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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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罷風懷許未能時來一上碧雲層

012_0312_c_08L野花隨客如紅拂山雨圍人似白登

012_0312_c_09L痴愛年光驚逝水狂追日影試長繩

012_0312_c_10L猶嫌高士詩多少爛漫行囊重莫勝

012_0312_c_11L答遊子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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寺樹蟬聲七月天深深獨坐意無邊

012_0312_c_13L一生靑眄如仙遠上界吟緣似露圓

012_0312_c_14L白雲掁觸離鄕日閑夢消磨送客年

012_0312_c_15L野鶴飄然何處面西風萬里捲秋煙(一)

012_0312_c_16L平生只好問長程著處溪山有月明

012_0312_c_17L破牖天光凉漸遠荒庭蘭氣碧初萌

012_0312_c_18L琴心此夜誰同調詩意如今各自聲

012_0312_c_19L看取微風桃下在時翻玉笈亦經營(二)

012_0312_c_20L安義道中述懷書呈申香農

012_0312_c_21L
燈心脉脉雨絲絲忽憶邊門夜坐時

012_0312_c_22L秋夢初廻千里遠黃花纔發一年移

012_0312_c_23L尋眞洞裡端追約樂水溪亭朗讀詩

012_0312_c_24L此地風光今更好高人尙有買山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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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32)를 지나는데 감회가 있어(過白蓮社有感)
煙雨茆廬夕照殘  안개비 내리는 띠집에 저녁 빛도 다해 가니
孤懷無聊向雲看  외롭고 무료하여 구름만을 바라보네
對門老樹千條綠  문을 향한 늙은 나무의 천 가지가 푸르르고
倒水秋峰數笏寒  물에 비친 가을 산은 뾰족하고 차갑다네
白社消磨三宿戀  백련사 사라져 감에 이별함이 아쉽지만
紅欄展得幾時歡  붉은 난간 보일 때면 그때마다 기뻤다네
吾家一第猶知否  우리 불가 최고의 절, 아는지 모르는지
初地風光到底寛  초지33)의 풍광이 산 아래까지 이르렀네
옥천34)의 동암에 제하다(題玉泉東庵)
無數靑螺整又斜  무수한 푸른 소라 가지런히 기울었고
微雲缺處眼初賖  옅은 구름 흩뿌려져 눈이 처음 호강하네
孤寺流光人外水  외론 절에 흐르는 빛은 속세 밖의 물이요
多生脩福佛前花  여러 생에 닦은 복은 부처님 앞의 꽃이라
石磵雲孫騰似市  계곡에는 운손들이 시장통처럼 몰려오고
風烟浪子認爲家  안개 속의 인파가 인가인 듯하구나
蓮敷不是無情思  연꽃이 흩어진 건 무정해서가 아니라
夢入廬山萬翠涯  여산35)의 푸른 물가를 꿈꾸기 때문이라
저문 뒤에 골짜기를 나와서(晩出洞門)
溪頭茆屋不禁風  시내 위의 띠집은 바람을 못 가리며
秋柳毿毿日在東  가을 버들 늘어지고 해는 동쪽에 있네
洗蕩群山村樹外  씻긴 여러 산은 마을 나무의 바깥이며
委蛇一路水田中  여유로운 한 길은 물 댄 밭의 가운데라
多情野鳥飛還下  정이 많은 들새는 날았다가 내려오고
無數崕花碧又紅  수도 없는 절벽의 꽃은 푸르고 또 붉다네
此去東林三百里  이번에 동림36) 가는 3백 리의 노정
祗應步步不離空  걸음걸음마다 공에서 떠나지 않으리
진양37)의 연못을 지나며(過晋陽蓮塘)
殘荷無數冒淸池  시든 연꽃 수도 없이 맑은 연못 덮었고
落日鵝飜下柳枝  해가 지니 거위 날아 버들가지로 내려왔네
綠波襟袖風難定  초록의 물결 치는 옷깃은 바람에 단정하기 힘들고
黃葉樓臺老不支  누런 잎과 누대들은 오래되어 지탱할 수 없구나
名區物色端宜畵  명승지의 풍경은 단아하여 그리기에 알맞지만
古地秋懷豈盡詩  옛 땅의 가을 회포를 어찌 다 시로 쓰랴
一自隨雲長往後  한번 구름 따라 멀리 떠나 버린 후로
回期只在柏花時  동백꽃 필 때나 돌아올 수 있겠지
산음의 환아정38)에 올라서(登山陰換鵞亭)
流水浮雲日共忙  흐르는 물, 뜬구름은 해를 따라 바쁘고
人烟點點鏡中鄕  인가의 연기 드문드문 있으니 거울 속의 고향이네
千秋南國雲屏翠  천 년 세월 남국에는 비취 빛깔 구름이 병풍 치고
一夜西風木葉黃  하룻밤의 서풍은 나뭇잎을 누렇게 만들었네
袖裡藏經如道士  소매 속에 장경 두니 도사 같기도 하고
欄頭落筆亦詩狂  난간머리에 휘갈기니 시에 미친 이인 듯

012_0313_a_01L過白蓮社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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煙雨茆廬夕照殘孤懷無聊向雲看

012_0313_a_03L對門老樹千條綠倒水秋峰數笏寒

012_0313_a_04L白社消磨三宿戀紅欄展得幾時歡

012_0313_a_05L吾家一第猶知否初地風光到底寛

012_0313_a_06L題玉泉東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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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數靑螺整又斜微雲缺處眼初賖

012_0313_a_08L孤寺流光人外水多生脩福佛前花

012_0313_a_09L石磵雲孫騰似市風烟浪子認爲家

012_0313_a_10L蓮敷不是無情思夢入廬山萬翠涯

012_0313_a_11L晩出洞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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溪頭茆屋不禁風秋柳毿毿日在東

012_0313_a_13L洗蕩群山村樹外委蛇一路水田中

012_0313_a_14L多情野鳥飛還下無數崕花碧又紅

012_0313_a_15L此去東林三百里祗應步步不離空

012_0313_a_16L過晋陽蓮塘

012_0313_a_17L
殘荷無數冒淸池落日鵝飜下柳枝

012_0313_a_18L綠波襟袖風難定黃葉樓臺老不支

012_0313_a_19L名區物色端宜畵古地秋懷豈盡詩

012_0313_a_20L一自隨雲長往後回期只在柏花時

012_0313_a_21L登山陰換鵞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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流水浮雲日共忙人烟點點鏡中鄕

012_0313_a_23L千秋南國雲屏翠一夜西風木葉黃

012_0313_a_24L袖裡藏經如道士欄頭落筆亦詩狂

012_0313_b_01L回憐池上芙蓉色  못 위에 연꽃 빛깔 돌아오길 바라노니
散作遊人夢寐香  흩어져 놀던 사람들 꿈에서나 향을 맡겠네
전씨의 계정에 제하다【서상동39)】(題全氏溪亭【西上洞】)
數頃波光展玉平  수많은 물이랑의 반짝임은 옥을 펼쳐 둔 듯하고
半山樹色與雲生  산 중턱에 나무 빛은 구름에 생기 돌게 하네
終日空亭唯瀑響  종일토록 빈 정자엔 폭포 소리만 울리다가
相聞人境又鷄鳴  사람 소리 들려오고 닭 울음소리도 들리네
郊外芳草無尋處  교외의 향기로운 풀들은 찾을 길이 없는데
溪壑斜陽幾度明  계곡에 저무는 해는 얼마나 더 밝으려나
剛喜痴根留不斷  좋구나! 치근40) 남아 끊어지지 않았어도
丹崖放筆寫秋聲  붉은 절벽에 붓 휘갈겨 가을 소리 그려 보니
서고사41)에 제하여(題西高寺)
郊原浩蕩轉圓機  들판이 탁 트여서 조화롭게 변화하니
深瀉幽人一念非  깊은 계곡 유인42)이 한 생각을 잘못했네
晩際山光靑欲雨  저물녘에 산 빛은 푸른 것이 비가 내릴 듯하고
夕西雲影白如衣  석양 지는 서쪽 구름 흰 것이 옷과 같구나
千里雪風吹不斷  천 리 되는 눈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니
數州烟火望全微  여러 고을의 연기와 불빛은 전혀 보이질 않네
蓬萊一髮天中翠  봉래산의 한 나무만 하늘 가운데서 푸른데
仙老邀人欲與歸  신선 같은 늙은이가 사람을 맞아 함께 돌아가려네
제봉43) 장로와 함께 백언양44)의 산거에 머무르며【2수】(同霽峰長老宿白彥陽山居【二首】)
[1]
兩三茆屋雨聲初  두어 칸의 초가집에 빗소리가 들려오고
明滅燈光夜話餘  명멸하는 등불에도 야화45)는 남았어라
一枝漂梗隨成會  나무 한 가지46)는 떠돌면서47) 성회를 쫓아다니는데
萬鬛寒松只在居  일만 말갈기의 찬 소나무48)만 자리를 지키네
殘霞漸散群山小  남은 노을 점점 흩어져 뭇 산들도 작아지고
新月微昇衆影踈  초승달이 겨우 뜨니 그림자도 성기구나
半畝方塘荷葉日  반 이랑쯤의 모난 연못에 연꽃잎은 새하야니
主人風味想何如  주인의 풍미는 상상만 해 보아도 좋겠구나

[2]
五日周旋此有初  5일 동안 두루 유람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十年懷抱更無餘  10년 묵힌 회포를 남김없이 다 풀었네
詩味正愁遲暮境  시의 맛이 시름진 건 더디 저무는 풍경 때문
眞緣隨喜寂寥居  참된 인연 기쁜 것은 적적하게 지내서라네
半窓山色寒應盡  반창49)의 산 빛깔엔 겨울이 다해 가고
一頃池痕雨更踈  한 뙈기의 마른 못엔 부슬부슬 비 내리네
重續玆遊那可定  이런 유람 언제 다시 할 수 있다 정할 수 있을까
離筵還悵散星如  송별연이 슬퍼지니 흩어진 별50)과 같네
호은51) 상사를 방문하여 함께 짓다(訪湖隱上士共賦)
襟袖僊僊似出泥  옷자락이 춤을 추니 진흙에서 나온 듯하고
綠窓鬢影向人低  초록 창에 비친 귀밑머리 님을 향해 숙이었네
自是軟塵埋佛性  이 가벼운 먼지52)가 불성을 덮어 버리며
誰知黃葉止兒啼  누런 잎이 아기 울음 그치게 할 줄53) 누가 알았겠나
雪餘一樹春心早  눈이 남은 한 나무는 춘심54)에 조급하고
燈外千家夜色迷  등불 밖에 천 채의 집들은 야경에 미혹되네

012_0313_b_01L回憐池上芙蓉色散作遊人夢寐香

012_0313_b_02L題全氏溪亭西上同

012_0313_b_03L
數頃波光展玉平半山樹色與雲生

012_0313_b_04L終日空亭唯瀑響相聞人境又鷄鳴

012_0313_b_05L郊外芳草無尋處溪壑斜陽幾度明

012_0313_b_06L剛喜痴根留不斷丹崖放筆寫秋聲

012_0313_b_07L題西高寺

012_0313_b_08L
郊原浩蕩轉圓機深瀉幽人一念非

012_0313_b_09L晩際山光靑欲雨夕西雲影白如衣

012_0313_b_10L千里雪風吹不斷數州烟火望全微

012_0313_b_11L蓬萊一髮天中翠仙老邀人欲與歸

012_0313_b_12L同霽峰長老宿白彥陽山居二首

012_0313_b_13L
兩三茆屋雨聲初明滅燈光夜話餘

012_0313_b_14L一枝漂梗隨成會萬鬛寒松只在居

012_0313_b_15L殘霞漸散群山小新月微昇衆影踈

012_0313_b_16L半畝方塘荷葉日主人風味想何如(一)

012_0313_b_17L五日周旋此有初十年懷抱更無餘

012_0313_b_18L詩味正愁遲暮境眞緣隨喜寂寥居

012_0313_b_19L半窓山色寒應盡一頃池痕雨更踈

012_0313_b_20L重續玆遊那可定離筵還悵散星如(二)

012_0313_b_21L訪湖隱上士共賦

012_0313_b_22L
襟袖僊僊似出泥綠窓鬢影向人低

012_0313_b_23L自是軟塵埋佛性誰知黃葉止兒啼

012_0313_b_24L雪餘一樹春心早燈外千家夜色迷

012_0313_c_01L此去鶴臺知不遠  이번에 학대55)로 가 보니 그리 멀지 않아
十年澄契說何如  십년지기 좋은 친구는 무슨 말을 할까
한식날에 여러 공들이 방문하여【2수】(寒食日諸公見過【二首】)
[1]
門外春光碧水深  문 밖으로 봄빛 일고 푸른 물은 깊어 가는데
遠天遊子苦相尋  멀리 가는 여행객들 애써 찾으려 하는구나
石泉槐火知何處  돌샘과 괴화56)가 어디 있는 줄 알지만
野鶴孤雲是我心  야생의 학과 외론 구름이 바로 나의 마음이라
金氣上騰餘白社  금빛 기운 상승하여 백련사57)를 남기었고
雪峯消盡送靑林  눈 덮인 산 다 녹으니 푸른 숲을 보내 주네
煩君他日蓬萊路  번민하는 그대여 다른 날 봉래 가는 길에서
千首新詩共朗吟  천 편의 새 시를 둘이서 낭랑하게 읊어 봅시다

[2]
烟雨深山一院孤  비 내리는 깊은 산에 한 채 절이 외로운데
竹床春日坐眠吾  봄날 대나무 평상에서 앉아 조는 나로구나
未知黃葉人懷句  누런 잎을 사람이 품었다58)는 시구는 모르지만
欲寫東林送客圖  동림에서 나그네를 보내는 그림59)을 베껴 보려
하노라郊原水氣千絲雨  언덕의 물 기운은 천 가닥의 비가 되고
海岱雲痕數點烏  해대60)의 구름 흔적 점오61) 떼와 닮았구나
此去仙區知有地  이번에 신선 세계 방문하여 있다는 것 알았지만
明時豈入費公壼  좋은 시절에 어찌 비공의 항아리62)로 들어갈까
송호63)가 봄꿈에 찾아와서(松湖訪春夢)
君是梅精我客星  그대는 매화의 정령, 나는야 객성64)일세
風懷渾似酒微醒  경치가 흐린 것이 술이 덜 깬 듯하네
朅來芳艸相尋處  푸른 봄날 오고 가며 함께 찾았던 곳인데
指點孤松舊日亭  손가락으로 가리킨 외론 소나무는 옛적의 정자이네
今夜詩燈憐客夢  시를 쓰려 등잔 밝히니 가련한 나그네의 꿈이었고
故山霽月證分形  고향 산에 뜬 갠 달이 헤어져 있음을 보여 주네
杜門覓句非吾事  문을 닫고 시구를 찾는 것은 나의 일이 아니니
閑寫匡廬數疊靑  한가로이 광려65)에서 첩첩의 푸른 산을 그려 보네
계포 도인과 함께(與桂圃道人)
年來多病好低頭  지난 몇 해 병이 많아 머리를 숙이길66) 좋아했는데
萬事於懷不蹔留  후회되는 많은 일들 잠시도 멈추질 않네
焚筆緣消蕉葉社  붓을 사르고 인연 끊으니 초엽의 모임67)이고
廢吟夢斷鷓鴣樓  시 짓기를 그만두고 꿈에서 깨니 자고68)의 누대로다
隨雲偶入千峯靜  구름 따라 함께 들어가니 1천 봉우리가 고요한데
打果飜疑百鳥愁  과일을 털어서 의혹을 일으키니 온갖 새가 시름하네
竹密溪深明月滿  대나무 빽빽하고 시내는 깊으며 만월이 밝으니
遲君聯膝俛淸流  그대를 붙들고서 무릎 대고 청류69)에 힘써 볼까
수홍정에 제하다(題垂虹亭)
小亭江北翫春晴  작은 정자 강 북쪽에 있어서 맑은 봄을 완상하니
水鳥還兼驛馬鳴  물새도 돌아오고 역마도 울어 대네
綠樹聯村斜日沒  초록 나무 마을에 이어지고 비낀 해는 저물며
靑山入海暮雲平  푸른 산은 바다에 들고 저녁 구름70) 펼쳐졌네
幾年風雨巖崕碧  여러 해의 비바람에 바위 절벽은 푸른데
永世恩功刻字明  오랜 세월 은공을 새긴 글자 분명하네

012_0313_c_01L此去鶴臺知不遠十年澄契說何如

012_0313_c_02L寒食日諸公見過二首

012_0313_c_03L
門外春光碧水深遠天遊子苦相尋

012_0313_c_04L石泉槐火知何處野鶴孤雲是我心

012_0313_c_05L金氣上騰餘白社雪峯消盡送靑林

012_0313_c_06L煩君他日蓬萊路千首新詩共朗吟(一)

012_0313_c_07L烟雨深山一院孤竹床春日坐眠吾

012_0313_c_08L未知黃葉人懷句欲寫東林送客圖

012_0313_c_09L郊原水氣千絲雨海岱雲痕數點烏

012_0313_c_10L此去仙區知有地明時豈入費公壼(二)

012_0313_c_11L松湖訪春夢

012_0313_c_12L
君是梅精我客星風懷渾似酒微醒

012_0313_c_13L朅萊芳艸相尋處指點孤松舊日亭

012_0313_c_14L今夜詩燈憐客夢故山霽月證分形

012_0313_c_15L杜門覓句非吾事閑寫匡廬數疊靑

012_0313_c_16L與桂圃道人

012_0313_c_17L
年來多病好低頭萬事於懷不蹔留

012_0313_c_18L焚筆緣消蕉葉社廢吟夢斷鷓鴣樓

012_0313_c_19L隨雲偶入千峯靜打果飜疑百鳥愁

012_0313_c_20L竹密溪深明月滿遲君聯膝俛淸流

012_0313_c_21L題垂虹亭

012_0313_c_22L
小亭江北翫春晴水鳥還兼驛馬鳴

012_0313_c_23L綠樹聯村斜日沒靑山入海暮雲平

012_0313_c_24L幾年風雨嚴崕碧永世恩功刻字明

012_0314_a_01L攬物係情非我事  경치 구경하며 정 잇는 것 나의 일이 아니지만
煙波不肯放人行  안개 물결도 나를 놓아주려 하지 않네
세병관71) 아래에서 벗을 보내며 시를 짓다(題詩洗兵舘下送友人)
挑燈話別月華沈  심지 돋우고 이별의 말 하다 보니 달빛도 침잠하고
怊悵明朝送道林  슬픔에 날 밝아 오니 도림으로 보내노라
朱島墟邊滄海濶  붉은 섬의 언덕 가로 푸른 바다 탁 트였고
黃梅山裡洞天深  황매산 속의 동천72)은 깊고 깊구나
秋風飛錫雲同去  가을바람에 나는 석장은 구름과 함께 떠나가니
他日新詩鶴共吟  다른 날에 지은 시는 학과 함께 읊어야겠네
缺界不堪離合苦  인간사에 만남과 헤어짐의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운데枯禪到此并無心  고목처럼 참선하여 예 이르니 무심과 함께이네
독어 상인이 산으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2수】(送獨上人歸山【二首】)
[1]
黃梅迢遞碧雲沈  황매산 아득 멀고 파란 구름 내려앉아
振錫西風葉滿林  석장 쥐고 서쪽 가니 나뭇잎 가득한 숲이라
朅來海上夤緣重  바닷가를 왕래하는 인연이 소중하여
游戲人間歲月深  인간 세상 유희하니 세월만 깊어 가네
一生幾屐名山遍  일생에 몇 번이나 명산을 둘러볼 수 있을까
千首新詩獨夜唫  새로 지은 천 편의 시를 밤에 혼자 읊어 보네
誰識相思無量界  누구라야 무량세계 생각할 수 있을까
空江明月印心心  텅 빈 강의 밝은 달이 마음마다 자국 남기네

[2]
海山佳處逗機緣  산과 바다 아름다운 곳에서 머무르던 기연이나
一念何能抵萬年  한마음이 무슨 수로 만 년 세월에 다다를까
衆生苦海方迷際  중생들의 고해는 미혹되는 공간인데
大士初心卻證前  대사의 초심은 도리어 전생을 증명하네
慈雲願覆三千界  자비 구름으로 삼천세계73)를 다 덮고
甘露要沾萬里天  감로로 만 리 하늘을 다 적시고 싶네
不道吾生身是夢  나의 삶이 꿈이 아니라고 말 못하나
蒲團穩睡一燈圓  부들방석에서 편히 자니 등불 하나 둥그네
오언율시(五律)
수승대74)에서 쓰다(書搜勝臺)
夏天如火宅    여름 하늘은 불난 집75)과 같은데
水榭亦褊佳    물가 정자는 좁지만 아름답네
匝山松一碧    산 둘레의 소나무들 온통 푸르고
夾路草全埋    샛길은 전부 풀에 묻혀 버렸네
澹平誰口氣    담담하고 평이한 것은 누구의 입버릇인가
踈傲我胸懷    거칠고 오만한 건 내가 품은 생각이네
勝境無人到    절경으로 아무도 오지 않으니
行歌白石崕    하얀 벼랑 지나가며 노래 부르네
손님에게 보여 주다(示客)
前山風雨急    앞산에 비바람이 급하더니
花樹半離披    꽃나무가 반쯤이나 떨어졌네

012_0314_a_01L攬物係情非我事煙波不肯放人行

012_0314_a_02L題詩洗兵舘下送友人

012_0314_a_03L
挑燈話別月華沈怊悵明朝送道林

012_0314_a_04L朱島墟邊滄海濶黃梅山裡洞天深

012_0314_a_05L秋風飛錫雲同去他日新詩鶴共吟

012_0314_a_06L缺界不堪離合苦枯禪到此并無心

012_0314_a_07L送獨𢈪上人歸山二首

012_0314_a_08L
黃梅迢遞碧雲沈振錫西風葉滿林

012_0314_a_09L朅來海上夤緣重游戲人間歲月深

012_0314_a_10L一生幾屐名山遍千首新詩獨夜唫

012_0314_a_11L誰識相思無量界空江明月印心心(一)

012_0314_a_12L海山佳處逗機緣一念何能抵萬年

012_0314_a_13L衆生苦海方迷際大士初心郤證前

012_0314_a_14L慈雲願覆三千界甘露要沾萬里天

012_0314_a_15L不道吾生身是夢蒲團穩睡一燈圓(二)

012_0314_a_16L

012_0314_a_17L五律

012_0314_a_18L書搜勝臺

012_0314_a_19L
夏天如火宅水榭亦褊佳

012_0314_a_20L匝山松一碧夾路草全埋

012_0314_a_21L澹平誰口氣踈傲我胸懷

012_0314_a_22L勝境無人到行歌白石崕

012_0314_a_23L示客

012_0314_a_24L
前山風雨急花樹半離披

012_0314_b_01L書味頻嘗否    글맛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며
泉聲孰聽之    샘물 소린 누가 듣고 가는가
蓮燈除噩夢    연등으로 악몽을 없애고
蕉露寫新詩    파초의 이슬로 새 시를 베껴 쓰네
遊人雙眼碧    유람객의 두 눈엔 푸름이 어리더니
祗自許深知    몸소 깊은 지혜를 받아들이네
비가 내릴 때 감회가 생겨서(雨中有感)
絲絲映窓隙    실낱같은 빛은 창문 틈을 비집고
春雨兩三行    봄비는 두세 줄로 떨어지네
深樹烟光靚    깊은 곳의 나무와 안개의 풍광이 고요하니
虛櫳水氣生    텅 빈 우리에서 물의 기운 솟아나네
苦慚中路止    중도에서 멈춤이 부끄러운 것은
時有故園情    때때로 고향 생각 나기 때문이네
課日非無計    매일매일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金文仗眼明    경문76)은 눈 밝은 사람에게 의지해야지
세이암에 제하다(題洗耳庵)
何人來洗耳    누가 와서 귀를 씻었나
水綠不知年    강물 푸르니 언제 온 지 알 수 없네
刻字眞佳矣    새긴 글자는 참으로 아름다워
追懷却悵然    회상해 보면 도리어 서글프네
翠螺會合處    푸른 소용돌이 합쳐지는 곳을
赤脚去深源    맨 다리로 깊은 곳까지 가 보았네
白鶴峰隣近    백학봉이 가까이 있어
記吾小隱天    나의 작은 별천지를 기록해 두네
칠언절구(七絕)
신 위당77) 상서를 모시고(陪申威堂尙書)
正正屏風裊裊香  가지런한 병풍과 하늘하늘 향 연기
沸天簫皷動春光  하늘 위의 퉁소 소리에 봄빛은 춤을 추네
山僧故破平生戒  산승이 평소의 계를 깬 까닭은
來問義經第一章  의경의 제일장을 와서 묻기 위해서이네
위당 상서의 편면78)과 시를 받고 감회를 써 보내다【2수】(威堂尙書贈便面及詩述感郤寄【二首】)
[1]
幾日風闌萬葉新  며칠 만에 바람 잦아들자 나뭇잎이 새롭고
火雲隱暎覆僧居  여름 구름은 은은히 비치더니 절을 다 뒤덮었네
手中一物憐微質  수중의 한 물건은 어여쁜 미물인데
猶帶先生拂面餘  선생의 얼굴 스쳤던 여운을 여전히 간직했네

[2]
艸勢詩情望太奢  초서의 기세와 시의 뜻이 유독 화려하고
到徐開處動人多  다 열린 곳에 이르러선 감동하는 사람 많네
深篋慇懃留鎭後  깊은 상자에서 그윽하게 진을 친 뒤에
夜來光怪在山阿  밤이 오자 기괴하게 빛나며 산언덕에 있구나

012_0314_b_01L書味頻嘗否泉聲孰聽之

012_0314_b_02L蓮燈除噩夢蕉露寫新詩

012_0314_b_03L遊人雙眼碧祗自許深知

012_0314_b_04L雨中有感

012_0314_b_05L
絲絲映窓隙春雨兩三行

012_0314_b_06L深樹烟光靚虛櫳水氣生

012_0314_b_07L苦慚中路止時有故園情

012_0314_b_08L課日非無計金文仗眼明

012_0314_b_09L題洗耳庵

012_0314_b_10L
何人來洗耳水綠不知年

012_0314_b_11L刻字眞佳矣追懷却悵然

012_0314_b_12L翠螺會合處赤脚去深源

012_0314_b_13L白鶴峰隣近記吾小隱天

012_0314_b_14L

012_0314_b_15L七絕

012_0314_b_16L陪申威堂尙書

012_0314_b_17L
正正屏風裊裊香沸天簫皷動春光

012_0314_b_18L山僧故破平生戒來問義經第一章

012_0314_b_19L威堂尙書贈便面及詩述感郤寄
012_0314_b_20L

012_0314_b_21L
幾日風闌萬葉1) [2] 火雲隱暎覆僧居

012_0314_b_22L手中一物憐微質猶帶先生拂面餘(一)

012_0314_b_23L艸勢詩情望太奢到徐開處動人多

012_0314_b_24L深篋慇懃留鎭後夜來光怪在山阿(二)

012_0314_c_01L
길 가던 중에 감회를 적으며(道中述懷)
行唫下界千家月  하계에서 걸으며 읊다 보니 천 가옥에 달이 떴고
孤渡滄溟萬里津  혼자서 바다 건너 만 리 유람 가려 하네
細念如絲猶未斷  미세한 생각은 실 같아서 끊이질 아니한데
百花生日轉頭頻  온갖 꽃이 피어난79)지라 자주 돌아보게 되네
여산의 여름에 흥이 나서(廬山夏興)
紅梅深院綠蕉房  담장 깊은 곳에 붉은 매화, 방에 있는 초록 파초
委地輕陰取次長  땅에 널린 엷은 안개가 그 다음이라네
細雨欲飛人柳短  가는 비는 날리고 수양버들80)은 짤막하며
廬山一碧佛軀凉  여산이 온통 푸르니 부처님 몸 서늘하네
청운 장로가 호남에서 보내온 시에 차운하다(次聽雲長老湖南見寄)
[1]
吾家詩佛見今稀  불가의 시불81)께서 지금엔 보기 드문 시를 보이시니
眼聽初飜誦更宜  보고 듣는 처음 번에 외우고 고치는 것이 마땅하네
多感平生珍重事  느낄 것 많은 평소가 보배처럼 소중한데
瓜端微露唈依依  오이 끝에 작은 이슬도 섭섭하다 읊조리네

[2]
秋水盈盈一往遲  가을 물은 넘실대며 느릿느릿 흘러가고
生懷夜雨漲池時  회포 일으키는 밤비가 연못 불어나게 하는 때
知有寥公香一瓣  요공의 일판 향82)이 있음을 알아서
寫幽端印藕花詩  단아한 인 베껴 쓰니 수련 꽃의 시로구나

[3]
敦愛後生志氣豪  후생을 사랑하시고 품으신 뜻이 호방하시며
靈光迢遞眼前高  신령한 빛 아득하고 눈앞에서 높다랗네
情願荷西三匝日  꿈꿔 왔던 하서83) 지방 세 번이나 돌았던 날
奚囊剩得鳳凰毛  해낭84)에 남은 것은 봉황의 깃털85)뿐이네
공민왕릉86)을 지나며【아래 세 편의 시는 『대동시선』에 보인다】(過恭愍王陵【已下三首見大東詩選】)
蜀莫山川喚奈何  촉막87)의 산천 불러 본들 무엇하리
二陵秋樹夕陽多  두 무덤의 가을 나무엔 석양이 가득하네
絶憐翁仲無肝肺  가여워라! 석상은 속도 없는가
不向西風泣逝波  서풍을 보지 않고 울면서 지낸다오
만월대滿月臺88)
御溝黃葉動蕭蕭  궁궐 도랑엔 누런 잎 쓸쓸히 구르고
洴澼衣明第二橋  두 번째 다리에선 빨래 소리 들려오네
怊悵君王行處艸  서글프네! 임금께서 왔던 길엔 풀만 가득하여
秋來盡入野人樵  가을이 한창이라 시골 사람이 나무를 하네
대흥사89)의 완월루(大興寺玩月樓)

012_0314_c_01L道中述懷

012_0314_c_02L
行唫下界千家月孤渡滄溟萬里津

012_0314_c_03L細念如絲猶未斷百花生日轉頭頻

012_0314_c_04L廬山夏興

012_0314_c_05L
紅梅深院綠蕉房委地輕陰取次長

012_0314_c_06L細雨欲飛人柳短廬山一碧佛軀凉

012_0314_c_07L2)聽雲長老 [3] 湖南見寄

012_0314_c_08L
吾家詩佛見今稀眼聽初飜誦更宜

012_0314_c_09L多感平生珍重事瓜端微露唈依依(一)

012_0314_c_10L秋水盈盈一往遲生懷夜雨漲池時

012_0314_c_11L知有寥公香一瓣寫幽端印藕花詩(二)

012_0314_c_12L敦愛後生志氣豪靈光迢遞眼前高

012_0314_c_13L情願荷西三匝日奚囊剩得鳳凰毛(三)

012_0314_c_14L過恭愍王陵已下三首見3)大東詩選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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蜀莫山川喚奈何二陵秋樹夕陽多

012_0314_c_16L絕憐翁仲無肝肺不向西風泣逝波

012_0314_c_17L滿月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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御溝黃葉動蕭蕭洴澼衣明第二橋

012_0314_c_19L怊悵君王行處艸秋來盡入野人樵

012_0314_c_20L大興寺玩月樓

012_0314_c_21L「新」上底本頭註曰「新恐舒」{編}「聽」上底
012_0314_c_22L本頭註曰「聽雲長老者疑是霽峰上人」{編}

012_0314_c_23L「大」上底本頭註曰「大東詩選云僧普淵
012_0314_c_24L小蛻云然俱是復初之異稱與或有異論
012_0314_c_25L當考之」{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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洞府秋晴佛地開  동부90)의 가을에 날이 개자 불국토 열려
打包西去卻徘徊  행낭 매고 서쪽 가서 구경하고 다녔다네
登樓不見峰頭月  누각으로 올라가도 산머리의 달은 안 보이고
祗有凉雲渡水來  다만 찬 구름이 물을 건너 밀려오고 있구나
오언절구(五絕)
무주암91)에 제하다(題無住庵)
禪宮絶壁下    선궁은 절벽 아래에 위치해서
危坐天風寒    정좌하니 높은 바람 시리구나
方丈塞南紀    주지께서 남쪽 기행을 막으시니
人生何處安    나의 삶은 어디서나 편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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洞府秋晴佛地開打包西去郤徘徊

012_0315_a_02L登樓不見峰頭月祗有凉雲渡水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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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315_a_04L五絕

012_0315_a_05L題無住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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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宮絕壁下危坐天風寒

012_0315_a_07L方丈塞南紀人生何處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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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신 향농申香農 : 조선 후기 무신武臣인 신정희申正熙(1833~1895)를 말한다.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중원中元, 호는 향농香農, 시호는 정익靖翼이다. 1877년 무과에 급제한 이후 어영대장, 포도대장 등을 거쳐 한성부 판윤漢城府判尹을 역임하였다. 「三花傳」에 현학관玄鶴館 선생으로 등장하는 신헌申櫶(1811~1884)의 장남이다.[하강진(2011), p.22]
  2. 2)황정경黃庭經 : 도교道敎의 경전.
  3. 3)촉석루矗石樓 : 경상남도 진주 비봉산飛鳳山에 있는 누각이다.
  4. 4)진양성晋陽城 : 경상남도 진주 진주성의 다른 이름이다.
  5. 5)소동파蘇東坡(1036~1101) : 송宋나라의 소식蘇軾을 말한다. 북송의 문인으로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東坡이다.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이다.
  6. 6)험한 바위 하늘 뚫고(亂石穿空) : 소동파蘇東坡의 ≺赤壁懷古≻에 “삼국시대 주유周瑜의 적벽대전 터라고 험난한 바위 절벽 하늘을 뚫을 듯 솟아 있고, 기슭을 부숴 버릴 듯한 파도는 천 겹의 물보라로 휘감아 올린다.(三國周郞赤壁。 亂石穿空。 驚濤拍岸。 捲起千堆雪。)”라는 구절이 있다.
  7. 7)사조謝眺(464~499) : 중국 남조南朝 제齊나라의 문학가로 자는 현휘玄暉이다. 산수시인山水詩人 사영운謝靈運과 함께 ‘대소사大小謝’로 불린다.
  8. 8)맑은 강엔~물결 펼쳐졌네(澄江展練) : 사조의 ≺晩登三山還望京色≻에 “남은 노을 흩어져 비단을 엮고, 맑은 강물 고요히 명주인 듯하여라.(餘霞散成綺。 澄江靜如練。)”라는 구절이 있다.
  9. 9)원융元戎 : 군사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10. 10)오악五嶽 : 오악에는 우리나라의 오악(금강산, 묘향산, 지리산, 백두산, 삼각산)과 중국의 오악(태산泰山, 화산華山, 형산衡山, 항산恒山, 숭산嵩山)이 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의 오악을 뜻한다.
  11. 11)먼지(軟塵) : 연진軟塵은 연홍진軟紅塵의 약칭으로, 거마의 왕래가 어지럽고 시끄러운 도회지의 실태를 뜻한다.
  12. 12)용추암龍湫庵 : 용추龍湫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깊은 웅덩이를 뜻하는 용소龍沼와 같은 말이다. 여기서는 경상남도 함양군의 심진동 용추폭포를 말한다. 이 폭포는 영남 제일의 동천洞天(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으로 알려진 ‘안의삼동安義三洞’ 중 하나인 심진동을 대표하는 경관이다. 안의삼동은 옛날 안의현에 있는 세 곳(화림동花林洞, 원학동猿鶴洞, 심진동尋眞洞)을 말한다. 용추암은 심진동 용추폭포 근처에 있었던 암자인 듯하나 지금은 알 수 없다.
  13. 13)안의安義 : 안의는 지금은 면面 소재지지만, 예전에는 거창과 함양을 거느린 안의현安義縣이었다. 영남 사림파의 거목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과 실학파의 태두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도 한때 이 고을의 현감을 지냈다.
  14. 14)산미山味 : 산에서 나는 맛깔스러운 것이라는 뜻으로, 산나물이나 산에서 나는 과일을 이르는 말이다.
  15. 15)세미世味 : 세상살이에서 겪고 느끼게 되는, 괴로움이나 즐거움 따위의 세상 사는 재미를 말한다.
  16. 16)청안靑眼 : 좋은 마음으로 남을 보는 눈을 말한다.
  17. 17)은신암隱身庵 : 경상남도 함양군 덕유산 장수사長水寺 위에 있던 절이다. 무학 대사가 고려 말에 화를 피하여 이곳에 은신한 데서 이름한 것이다.
  18. 18)학조學祖 : 조선 전기의 스님. 호는 등곡燈谷·황악산인黃岳山人이다. 그는 신미信眉·학열學悅 스님 등과 함께 선승禪僧으로서 세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여러 고승들과 함께 많은 불교 경전을 국어로 번역, 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 19)계율 지키는 등나무 꽃(持戒藤花) : 『法句經』 「愛身品」에 “사람이 계율을 가지지 않으면, 등나무 덩굴처럼 욕심이 부푼다.(人不持戒。 滋蔓如藤。)”라는 구절이 나온다.
  20. 20)병주幷州 : 중국 산서성山西省 태원太原의 다른 이름이다. 당나라 적인걸狄仁傑이 병주幷州의 법조참군法曹參軍으로 부임할 적에 태항산太行山에 올라가서 멀리 남쪽으로 흰 구름 하나가 떠가는 것을 보고는, 저 구름 아래에 부모님이 계실 것이라면서 한참 동안 바라보며 사념에 젖다가 구름이 보이지 않게 된 뒤에야 떠나갔다는 고사가 전한다.
  21. 21)둥둥 떠서(田田) : 연잎 따위가 수면을 뒤덮고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22. 22)붉은 파초(紅蕉) : 민월閩粵(지금의 중국 복건성福建省)에서 건너온 것으로 일명 난초蘭蕉이고 미인초美人蕉라고도 부른다. 꽃은 난초꽃 같고 빛깔은 석류꽃 빛깔이다. 큰 타원형의 잎이 달리고 꽃은 6월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핀다.
  23. 23)홍불紅拂 : 수隋·당唐 때의 여협女俠으로, 성은 장張, 이름은 출진出塵. 수隋나라 말에 권상權相 양소楊素의 시기侍妓로 홍불紅拂을 들고 서 있다가, 포의布衣의 신분으로 양소를 찾아와 계책을 설하는 이정李靖에게 반하여 함께 태원太原으로 달아났다 한다.
  24. 24)백등白登 : 한 고조漢高祖가 흉노匈奴를 토벌하러 평성平城에 갔다가 백등白登에서 7일 동안이나 포위되는 수모를 겪은 뒤 진평陳平의 계책으로 간신히 빠져 나왔다는 고사가 있다.
  25. 25)고사高士 : 인품이 고상하여 속세에 나오지 않고 은거하여 벼슬하지 않는 군자君子를 말한다. 이 시에서는 박오헌을 말한다.
  26. 26)청안시(靑眄) : 청면靑眄은 청안시靑眼視의 의미로 쓴 듯하다. 다른 사람이나 일 따위를 달갑게 여겨 좋은 마음으로 보는 것 또는 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27. 27)금심琴心 : 금심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뜻이 있다. 첫 번째는 거문고로 남의 마음을 울린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거문고로 자기의 마음을 울린다는 뜻이다. 세 번째는 거문고 소리에 부치는 탄주자彈奏者의 마음을 뜻한다. 이 시에서는 세 번째 의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8. 28)옥급玉笈 : 도교道敎의 비서秘書를 감춘 상자이다.
  29. 29)요수樂水 : 『論語』 「雍也」 편에 나오는 말(知者樂水。 仁者樂山。)로, 수승대 건너편에 위치한 정자를 말한다. 조선 중기 신권愼權(1501~1573)의 호인 ‘요수樂水’를 따서 정자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30. 30)고인高人 : 뜻이 높고 지조가 굳은 사람, 품행이 고상한 사람, 혹은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민간에 숨어 지내는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31. 31)시골 생활(買山) : 은퇴를 뜻하는 해학적인 표현이다. 진晉나라 승려 지도림支道林이 심공深公의 소유인 인산印山을 사서 은거하려고 하자, 심공이 “소부巢父와 허유許由가 산을 사서 숨어 살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라고 기롱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32. 32)백련사白蓮社 :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덕유산에 있는 전통사찰을 말한다.
  33. 33)초지初地 : 초지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산에서 비탈이 끝나는 아랫부분이라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불교에서 십지十地의 처음 단계로 번뇌를 끊고 마음속에 환희를 일으키는 경지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중의적인 의미로 쓴 듯하다.
  34. 34)옥천玉泉 : 옥천사玉泉寺를 말하는 듯하다. 옥천사는 경상남도 고성군固城郡 개천면介川面 북평리北坪里에 있는 절이다. 쌍계사雙磎寺의 말사末寺로, 676년(신라 문무왕 16)에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
  35. 35)여산廬山 : 진晉나라의 고승 혜원慧遠이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서 백련사白蓮社를 결성한 뒤 산문山門을 나서지 않고 도중徒衆과 정토 수행에 전념하였다는 언급이 『梁高僧傳』에 실려 있다. 다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여산은 「三花傳」에도 주인공의 생애에 주요한 공간으로 등장하는데 무주 덕유산의 별명으로 파악된다.[하강진(2011), p.32]
  36. 36)동림東林 : 실제 지명인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惠遠이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에서 유유민劉遺民·뇌차종雷次宗 등 명유名儒를 비롯하여 승속僧俗의 18현賢과 함께 염불 결사念佛結社를 맺었는데, 그 사찰의 연못에 백련白蓮이 있기 때문에 백련사白蓮社라고 일컬었다는 고사가 있다. 앞의 시에 ‘여산廬山’이라는 시어도 등장하니 이 고사에 등장하는 관념상의 동림일 가능성도 있다.
  37. 37)진양晋陽 : 경상남도 진주.
  38. 38)산음山陰의 환아정換鵞亭 : 산음현은 지금의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금서면·생초면·오부면·차황면에 해당된다. 조선 초에 현감 심인沈潾이 만들었다는 환아정換鵞亭이 있다. 왕희지王羲之가 중국의 산음山陰 땅에 사는 어느 도사의 청으로 『道德經』을 써 주고 거위를 받았다는 ‘환아換鵝’의 고사로부터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39. 39)서상동西上洞 : 경상남도 김해시에 소재해 있다.
  40. 40)치근痴根 : 어리석음에 뿌리를 둔 근기根機라는 뜻이다. 근기는 중생이 교법敎法을 듣고 제각기 이를 깨달을 만한 능력을 말한다.
  41. 41)서고사西高寺 : 전주 서고산에 있던 사찰.
  42. 42)유인幽人 : 어지러운 속세를 피하여 깊숙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을 말한다.
  43. 43)제봉霽峰 : 조선 스님. 법명은 운고雲皐이고 법호는 제봉이다. 본래 영남지방 사람인데 중간에 전주 위봉사로 옮겨 주석하면서부터 뛰어난 문장력으로 초의·해붕·초엄 스님과 함께 이름을 떨쳤다. ‘호남칠고붕湖南七高朋’에 속하는 스님이다. 제봉 스님은 초의 스님과 함께 『震黙祖師語錄』을 교정하여 간행 유포했다. 전주 종남산 송광사 대웅전 동쪽 벽에 스님의 영정이 있다.
  44. 44)백언양白彥陽 : 미상.
  45. 45)야화夜話 : 선종禪宗에서, 주지가 밤에 수행자에게 하는 좌선 수행에 관한 훈화訓話를 말한다.
  46. 46)한 가지(一枝) : 시인 자신을 비유하는 것인 듯하다.
  47. 47)떠돌면서(漂梗) : 표경漂梗은 『戰國策』 「齊」 3권의 우언寓言에 복숭아나무를 조각하여 인형을 만들어 두었는데 빗물에 휩쓸려 치수淄水로 떠내려가 그 행방을 알 수 없었다고 한 데서 나온 말로, 정처 없이 떠도는 인생에 비유한 것이다.
  48. 48)찬 소나무(寒松) : 한송寒松은 간저한송澗底寒松, 즉 냇가의 찬 소나무라는 뜻으로 덕과 재주가 높은데도 지위는 낮은 사람을 비유한다.
  49. 49)반창半窓 : 반쪽짜리 창문을 뜻한다.
  50. 50)흩어진 별(散星) : 만났다가 금방 헤어지게 되어 아쉽다는 말이다. 이백李白의 시에 “잔치 자리 우리 의기 하늘을 찔렀는데, 빗발 같은 유성처럼 아침도 못 가서 헤어졌네.(當筵意氣凌九霄。 星離雨散不終朝。)”라는 구절이 나온다.
  51. 51)호은湖隱 :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작가와 비슷한 시기의 스님인 호은 강백湖隱講伯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을 따름이다. 호은 강백은 조선 말기의 인물로 법명은 축함竺函이고 호은은 법호이다. 금강산 장안사 지장암의 스님이다. 호은 스님은 본래 서울 사람인데 금강산으로 들어가 거주했으며 현옹 선사의 제자이다.
  52. 52)가벼운 먼지(軟塵) : 연진軟塵은 연홍진軟紅塵의 약칭으로, 부귀富貴한 거리의 티끌을 홍진紅塵 또는 연홍진軟紅塵이라 한다.
  53. 53)아기 울음~할 줄(止兒啼) : 어떤 승려가 마조 선사馬祖禪師에게 “화상은 어찌하여 즉심즉불卽心卽佛이라고 설하십니까?”라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어린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爲止小兒啼)”라고 하였고, 울음을 그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다시 묻자, 대답하기를 “비심비불非心非佛”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五燈全書』 권5 ≺馬祖道一禪師≻.
  54. 54)춘심春心 : 봄철에 느껴지는 감정을 말한다.
  55. 55)학대鶴臺 :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으나 금강산에 거주하셨던 호은 스님에 대한 앞의 추측이 옳다면 이 학대는 금강산 만폭동 근처에 있었다는 학대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이경석李景奭(1595~1671)의 『楓嶽錄』 중에 “서쪽으로 층암 절벽의 마른 소나무가 서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은 학대鶴臺입니다. 옛날 푸른 학과 흰 학 두 마리가 그 위에 깃들어 살고 있었습니다.’”라고 한 구절로 미루어 금강산에도 학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56. 56)돌샘과 괴화(石泉槐火) : 청명淸明에 백관百官에게 신불(新火)을 나누어 주는데 괴목槐木 등의 나무를 뚫어서(鑽) 불을 취하였다. 이를 괴화라 한다. 청명은 1년 중 날이 가장 맑다는 때로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있으며 양력 4월 5일경이다. 돌샘은 한식 후에 녹고 괴화는 청명에 하는 관습이므로 봄이 오는 신호를 의미한다.
  57. 57)백련사(白社) : 초엄의 수행 거처인 덕유산 백련사를 말한다.
  58. 58)누런 잎을 사람이 품었다(黃葉人懷) : 초엄의 스승이었던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1845)의 시에 ≺우선의 황엽회인도에 제하다(題蕅船黃葉懷人圖)≻라는 시가 있다. 또 신위의 ≺우선이 연경에 가게 되어 이별하며 주는 시(贈別藕船入燕)≻에 ‘우선이 황엽회인도를 소유하고 있다.(藕船有黃葉懷人圖)’는 주석이 달려 있다. 우선(蕅船·藕船)은 은송당恩誦堂 이상적李尙迪(1804~1865)의 호이다. 이로 미루어 이상적이 ≺황엽회인도≻라는 그림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초엄이 ‘黃葉人懷’라고 한 것은 ‘黃葉懷人’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59. 59)동림에서 나그네를 보내는 그림(東林送客圖) :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의 ≺別東林寺僧≻에 “동림사에서 그대와 헤어질 때에, 달이 솟고 흰 원숭이도 울었네. 웃으며 전송하던 여산의 혜원 법사, 호계를 지나온 것을 어찌 괴롭게 여기리오.(東林送客處。 月出白猿啼。 笑別廬山遠。 何煩過虎溪。)”라는 구절이 있다. 이 이백의 시는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와 관련이 있다. ≺호계삼소도≻는 유생儒生(유교의 도연명陶淵明)과 화상和尙(불교의 혜원慧遠), 도사道士(도교의 육수정陸修靜)가 함께 한바탕 크게 웃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송宋나라 진성유陣聖兪의 「廬山記」에 이런 얘기가 전한다. 동진東晉 때 여산廬山의 고승 혜원은 유교로 시작하여, 노장老莊의 도를 닦았다. 20세가 넘어서는 출가해 여산에 동림정사東林精舍를 열고, 불교 역경佛敎譯經에 전념했다. 또한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모아, ‘백련사白蓮社’라는 결사를 조직했다. 그는 평소 “그림자는 산을 나서지 않고, 발자취는 속세에 물들지 않는다.(影不出山。 跡不入俗。)”라는 글을 걸어 두고 있었다. 동림정사 아래로 ‘호계虎溪’라는 냇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찾아온 손님이 돌아갈 때면, 늘 호계까지 따라 나와 인사하고 전송했지 결코 내를 건너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유학자요 시인인 도연명과 도사인 육수정을 전송하다가, 이야기에 몰두해서 호계를 넘고 말았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깨달은 세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한바탕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고 한다. 동림사東林寺는 여산廬山 제일 명찰名刹로 뒤로 동림산에 의지하고, 남쪽으로 여산을 바라보고 있다.
  60. 60)해대海岱 : 동해에서 태산까지의 지역으로서 산동山東을 말한다.
  61. 61)점오點烏 : 몸이 희고 꼬리가 검으며 머리에 흑점이 있는 비둘기이다.
  62. 62)비공의 항아리(費公壼) : 『後漢書』 「方術傳」에 전하는 이야기로, 비장방費長房의 항아리라는 뜻이다. 여남현汝南縣의 시장 관리인 비장방은 거리에서 약을 파는 노인이 해가 지면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이를 이상히 여긴 비장방이 노인을 따라 그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보니, 하나의 별천지였다. 비장방은 항아리 속 금각옥루金閣玉樓에서 산해진미를 대접받고 다시 항아리 밖으로 나왔는데, 이때의 노인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선인仙人 호공壺公이었다 한다.
  63. 63)송호松湖 : 서기보徐箕輔(1812~?)의 호이다. 자는 치교稚敎이고 본관은 대구大邱이다.
  64. 64)객성客星 : 혜성 따위와 같이 하늘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별을 말한다.
  65. 65)광려匡廬 : 은殷·주周의 교체기에 광유匡裕 형제 7인이 초막을 짓고 살았던 여산이라는 뜻으로, 여산의 별칭으로 쓰인다. 이 책에서는 덕유산의 별칭으로도 쓰인 경우가 있다.(앞의 주 35 ‘여산廬山’ 참조)
  66. 66)머리를 숙이길(低頭) : 저두低頭는 머리를 숙인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시에서의 의미는 분명치 않다. 저두평신低頭平身은 용서를 빌기 위해 머리를 숙이고 몸을 낮춘다는 뜻이니 이 시에 적용시켜 생각해 보면 병에 걸려 겸허하게 지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백李白의 ≺靜夜思≻ 시에 “고개를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바라보고, 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擧頭望山月。 低頭思故鄕。)”라고 하였으니 병에 걸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을 듯하다.
  67. 67)초엽의 모임(蕉葉社) : 초엽蕉葉은 파초의 잎으로, 백거이白居易의 ≺春至≻ 시에 “한가할 땐 파초 잎 뜯어다가 시 써서 읊고, 울적할 땐 등나무 잔으로 술 갖다 마시노라.(閑拈蕉葉題詩詠。 悶取藤枝引酒嘗。)”라고 하였다. 이로 미루어 초엽사蕉葉社는 시 짓는 모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68. 68)자고鷓鴣 : 중국 남방南方에 서식하는 새 이름으로, 이 새는 ‘길이 험난해서 갈 수 없다’는 뜻으로 항상 ‘행부득야가가行不得也哥哥’라고 운다 하였다. 옛사람들의 시문에 흔히 자고의 울음소리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69. 69)청류淸流 : 맑게 흐르는 물 혹은 고결한 선비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인 듯하다.
  70. 70)저녁 구름(暮雲) : 모운暮雲은 저물녘의 구름을 말한다.
  71. 71)세병관洗兵館 : 선조宣祖 36년(1603) 통제사 이경준李慶濬이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전공을 기념하기 위해 통영에 창건한 건물이다. 현재 경상남도 통영시에 있다.
  72. 72)동천洞天 : 동천 혹은 동천복지洞天福地는 명승지나 도교에서 말하는 신선들이 사는 명산을 말한다.
  73. 73)삼천세계(三千界) :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의 준말로, 불교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 우주를 뜻하는 말이다.
  74. 74)수승대搜勝臺 :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에 있다.
  75. 75)불난 집(火宅) : 화택火宅은 불이 일어난 집이라는 뜻으로, 번뇌와 고통이 가득한 속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法華經』 「譬喩品」에 “편안치 못한 이 삼계, 불타는 집과 같도다.(三界無安。 猶如火宅。)”라고 하였다.
  76. 76)경문(金文) : 금문金文은 본래 쇠로 만든 종이나 돌로 만든 비석 따위에 새겨진 글자로, 금석문金石文을 의미하기도 하며, 금박을 올리거나 이금으로 쓴 금빛이 나는 글자를 뜻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적은 경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77. 77)신 위당申威堂 : 조선 후기의 무신이며 외교관인 신헌申櫶(1810~1884)을 말한다. 본관은 평산平山이고 자는 국빈國賓이며 호는 위당威堂이다. 그리고 초명은 관호觀浩이다. 김정희金正喜의 문하에서 실사구시實事求是적 학문을 배웠다. 초의 선사草衣禪師, 강위姜瑋, 정약용의 장남인 정학연丁學淵, 박규수朴珪壽 등과 사귀면서 무신임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지식을 겸비했다. 1866년 병인양요 때에는 총융사가 되어 강화도를 수비했다. 1876년 전권대관全權大官에 임명되어 구로다(黑田淸隆)와 강화도조약을 체결했으며, 1882년에도 전권대관의 자격으로 미국의 슈펠트와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
  78. 78)편면便面 : 옛사람들이 얼굴을 가리던, 부채 모양처럼 생긴 물건을 말한다.
  79. 79)온갖 꽃이 피어난(百花生日) : 백화생일百花生日은 모든 꽃이 피어나는 날이라는 뜻으로, 음력 2월 12일 혹은 2월 15일을 말한다. 화조花朝라고도 한다.
  80. 80)수양버들(人柳) : 인류人柳는 사람의 모습을 닮은 수양버들을 말한다. 『三輔故事』에 “한나라 동산에는 모양이 마치 인형처럼 생긴 수양버들이 있어 ‘인류’라 호칭하는데, 하루에 세 번 자고 세 번 일어난다.(漢苑中有柳。 狀如人形。 號曰人柳。 一日三眠三起。)”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81. 81)시불詩佛 : 시를 잘 짓는 스님이라는 뜻이다. 당나라의 대시인인 왕유王維(699~759)의 별칭이기도 하다.
  82. 82)일판 향(香一瓣) : 일주향一炷香과 같은 말이다. 스승의 연원을 계승하는 의미로 파생되었다. 선종禪宗에서 장로長老가 법당을 열고 도를 강할 때에 향을 피워 제삼주향第三炷香에 이르면 장로가 “이 일판 향을 나에게 도법道法을 전수해 주신 아무 법사法師에게 삼가 바칩니다.”라고 말하는 데서 인용한 것이다.
  83. 83)하서荷西 :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으나 경남 진주 지역에 있었던 지명인 듯하다.
  84. 84)해낭奚囊 :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쓴 시나 문장 따위의 초고礎稿를 넣는 주머니를 뜻한다.
  85. 85)봉황의 깃털(鳳凰毛) : 봉황의 털은 문재文才가 뛰어난 것의 비유이다.
  86. 86)공민왕릉恭愍王陵 : 황해북도 개풍군 해선리에 위치해 있다. 공민왕恭愍王(1330~1374)은 고려 제 31대 왕으로 원나라의 지시로 충정왕이 폐위되면서 왕위에 올랐다. 원나라가 쇠퇴해지자 원나라 배척운동을 일으키고, 1352년 변발辮髮·호복胡服 등의 몽골풍을 폐지하고 100년간 존속한 쌍성총관부를 쳐서 폐지하는 등 빼앗긴 영토를 회복하였다.
  87. 87)촉막蜀莫 : 개성을 말한다. 한치윤이 지은 『海東繹史』 속집 9권의 「地理考」 ‘발해’ 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조선의 개주성開州城은 함흥부 서북쪽에 있다. 『요사』 지리지를 보면, ‘본디 예, 맥 지역으로 고구려가 경주를 설치하였고, 발해 때에는 동경 용원부였다.’라 하였다. 요나라 때에는 개봉부開封府 개원군開遠軍을 설치하였으며, 요나라 말기에는 고려에 편입되었는데, 혹 촉막군蜀莫郡이라고도 한다. 삼가 살펴보건대, 촉막군은 지금의 개성부開城府이다.”
  88. 88)만월대滿月臺 : 개성시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있는 고려의 궁궐터이다.
  89. 89)대흥사大興寺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두륜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 대둔사大芚寺라고도 한다. 창건 연대는 분명하지 않으나 신라 말로 추정된다.
  90. 90)동부洞府 : 깊은 골짜기, 혹은 은자가 머무는 곳을 뜻한다.
  91. 91)무주암無住庵 : 경상남도 함양군 지리산에 있던 절이다.
  1. 1)「新」上。底本頭註曰「新恐舒」{編}。
  2. 2)「聽」上底本頭註曰「聽雲長老者。疑是霽峰上人」{編}。
  3. 3)「大」上。底本頭註曰「大東詩選云。僧普淵。號小蛻云。然俱是復初之異稱。與或有異論。後當考之」{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