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文殊師利佛土嚴淨經卷下

ABC_IT_K0031_T_002
006_1119_a_01L문수사리불토엄정경 하권
006_1119_a_01L文殊師利佛土嚴淨經卷下

서진 월지국 삼장
축법호 한역
006_1119_a_02L 西晉月氏國三藏竺法護譯


그때 사자보뇌음(師子步雷音)보살이 다시 문수사리(文殊師利)에게 물었다.
“뜻을 낸 지 얼마나 오래 되어야 도심(道心)을 내게 됩니까?”
006_1119_a_03L於時師子步雷音菩薩復問文殊師發意久如應發道心
문수가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족성자여, 망상(妄想)을 품지 마십시오. 모든 법은 다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령 ‘나는 도심을 내고 나는 도를 행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큰 사견(邪見)에 떨어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마음을 관찰하지만 도의 뜻을 내는 마음을 전혀 볼 수 없으며, 그 도심을 내는 자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또한 도심이 존재하는 곳을 볼 수 없나니, 나는 이로 말미암아 도심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006_1119_a_05L文殊答曰族姓子勿懷妄想一切諸法皆無所假使有說我發道心吾當行道大邪見所以者何今觀察心都永不心發道意亦復不觀彼發道心者吾亦不見道心所存吾由是故發道心
또 물었다.
“당신은 보는 바가 없다 했는데 어떻게 이 장구(章句)를 말합니까?”
006_1119_a_11L又問仁者以無所見今何以宣此章句
문수가 대답하였다.
“보는 바가 없어야 평등한 가르침이 되고, 보는 바가 없는 뜻이 이 장구요, 평등한 언사라고 합니다.”
006_1119_a_12L文殊答曰無所見者爲等教無所見趣名是章句平等言
또 물었다.
“무엇 때문에 뜻의 평등함을 말하는 것입니까?”
又問何故言曰趣平等乎
006_1119_b_02L문수가 대답하였다.
“족성자의 말한 바와 같다면 여러 가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평등이란 거기에는 행하는 법이 없으며 그 평등에는 비유가 없습니다. 모든 법을 보지 않으면 그것이 곧 평등이니, 만일 이 가르침을 설명하면 곧 하나의 업을 설명하는 것이요, 만일 업이 고요하면 번뇌가 없으리니, 분노와 원한 때문에 경법(經法)을 설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단멸(斷滅)이 없고 유상(有常)이라 헤아리지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나[吾我]도 없으리니, 받음도 없고, 들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으며,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아무리 말을 하더라도 망상이 없고 또한 구하려는 생각도 없을 것입니다.
만일 족성자가 이 법을 알고 받들어 행하면 그것을 평등이라 하며, 또 어떤 보살이 광대하게 법에 들어가더라도 여러 가지를 보지 않되, 또한 한 가지도 아니면 그것이 평등입니다. 그 평등이란 치우침이 없는 것이며 치우침이 없으면 그것은 매우 청정한 것입니다.”
006_1119_a_14L文殊答如族姓子所言等者無若干故平等者彼無行法於其平等無有譬不見諸法是乃平等若宣斯訓宣一業若寂然業無有塵勞不爲瞋而說經法不有斷滅不計有常起不滅不有吾我亦無所受不擧不不高不卑雖有所說無有妄想無思求若族姓子有曉此法而奉行乃曰平等又有菩薩廣入於法見若干亦復非一乃曰平等其平等則無偏黨其無偏黨是甚淸淨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은 앞에 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가 설한 바가 매우 크고 우뚝함이 이와 같았습니다. 도심(道心)을 낸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이 모임의 대중들은 그것을 간절히 듣고 싶어 하나이다.”
006_1119_b_04L於時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世尊文殊師利所說巍巍乃如是發道心以來爲幾何耶衆會思渴願樂欲聞
006_1119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문수사리는 깊고 미묘한 법인에 있으되, 그 들어간 깊은 법인에서 도를 얻지는 못했으며 부처를 얻지도 못했고 마음도 얻지 못했느니라. 얻음이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전에 마음을 내었고 그 때문에 도의 뜻을 내었느니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해 그 본초(本初)의 발심을 설명하리라.
과거 7천 아승기 강가의 모래알 같은 겁 전에 그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를 뇌음향(雷音響)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하였느니라. 곧 동방으로 여기서 72해(姟)의 불국토세계를 지나면 쾌성(快成)이라는 불국토에 그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도를 펴셨는데, 제자 성문은 84억 백천 해인데 보살들은 그보다 갑절이나 되는 수였다.
그때 전륜성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안발(安拔)이며 호는 법왕(法王)으로서 문법(文法)으로 다스리면서 4천하의 왕으로 있었으며, 왕에게는 7보가 있었다. 그 성왕은 그때 뇌음향(雷音響)여래께 나아가 마음을 다해 8만 4천 년 동안 공양하면서 편안하게 해드렸다.
그리고 왕은 가만히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미 헤아리기 어려운 공덕행을 쌓았다. 이 마음을 쓰지 않고 어찌 덕의 근본으로 권조(勸助)를 아울러 닦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덕의 권조로 마땅히 누구를 권해야 할까? 제석천왕ㆍ범천왕ㆍ전륜성왕ㆍ성문ㆍ연각일까?’
이렇게 생각할 때 허공 위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대왕은 그런 하천한 생각을 내지 말고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어라.”
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고, 왕은 넓은 인자한 마음으로 도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하늘 사람을 시켜 그 뜻을 열어 보였기 때문에 그 마음의 생각을 알았던 것이다.
그때 안발왕은 96억 해의 대중과 함께 뇌음향여래께 나아가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는 물러나 한 쪽에 서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006_1119_b_08L佛言族姓子文殊師利深妙忍所入深忍不逮得道亦不得復不得心以無所得故不說之如發心爲發道意唯佛今當爲汝說本初發心乃往過去七千阿僧祇江河沙劫乃爾世時有佛號雷音響如來至眞等正覺乃在東方去此七十二姟佛土世界名曰快成其佛土在彼頒宣道教弟子聲聞八十四億百千姟衆諸菩薩等復倍是數轉輪聖王名曰安拔號爲法王治以文法王四天下王有七寶聖王爾時往詣雷音響如來所供養盡意八萬四千歲隨其所安王心念言我已積功德行難量不用斯心寧以德本修勸助復更思惟以德勸助當求何勸天帝梵王號轉輪聖王聲聞緣覺適發是意上虛空中演大音聲王如是莫興賤意當發無上正眞道王聞是言卽時大悅王弘慈心轉道意所以者何用其天人開示意之故知我心念安拔王與大衆俱九十六億姟人往詣雷音響如來首足下右遶七帀退住一面以偈歎曰

수승한 법을 묻고자 하나니
특별하고 바른 것을 제게 답해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될 수 있겠나이까?
006_1119_c_08L欲問殊勝法
以奇雅答我
云何人在世
而致最超異

공양거리를 두루 갖추어
세간을 구호하는 분께 스스로 귀의하고
집착함이 없는 마음으로써
권조(勸助)할 곳 영원히 없네.
006_1119_c_10L以普俱供養
自歸於世護
用無所著心
永無所勸助

세존께서는 굽어 살피소서.
나는 혼자 고요히 발심하여
공양을 널리 일으키려 하나니
어떻게 권해 도와야 하나이까?
006_1119_c_11L世尊察知之
吾獨寂發心
以興廣供養
云何勸助之

제석천이나 범왕에 뜻을 두고
4대주(大洲)의 왕이 되거나
혹 성문되기 구하고
연각승을 사모하려 했으나
006_1119_c_12L志天帝梵王
爲四方之王
若求於聲聞
當慕緣覺乘

제가 마침 이렇게 생각하자
공중에서 큰 소리 들렸으니
‘그대는 부디
하열한 마음으로 권하지 말라.
006_1119_c_14L我適發是念
空中宣洪音
仁者愼莫得
勸助下劣心

저 일체 중생 위하여
미묘한 마음을 내고
큰 도의 뜻을 나타내어
온 세간을 요익케 하라’ 하였나이다.
006_1119_c_15L當爲一切故
興發微妙心
開顯大道意
饒益於世間

모든 법에 자유자재하신
부처님께 이제 여쭈나니
어떻게 마음을 내어야
그 도의 뜻을 잃지 않으리까.
006_1119_c_16L今欲問於佛
在諸法自由
云何起發心
不失于道意

이 이치 말씀하여 주소서.
무슨 인(因)으로 여기 이르며
나와 같은 모양의 사람
보리의 마음을 낼 수 있나이까.
006_1119_c_18L唯說斯義趣
何因逮是處
如我所像人
而發菩提心

하늘 가운데 높으신 이여,
최상의 묘한 장구 말씀하여 주소서.
‘대왕께서는 들으시라.
우선 조금씩 가르쳐 주리니.
006_1119_c_19L天中尊願說
宣上妙章句
大王且聽之
當宣以漸訓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법의 근본에 즐거이 머물고
맹세하고 서원한 그것 그대로
나아갈 그곳에 이르게 됐네.
006_1119_c_20L愍哀於衆生
樂住于法本
如所誓志願
轉得成所趣

나도 또한 지난 세상에
도의 마음을 냄으로 인해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이 서원을 일으켰었네.
006_1119_c_22L吾亦往宿世
因發起道心
愍哀於衆生
而興斯誓願

본래 뜻한 바의 서원과 같이
또한 마음에 생각한 그대로
흔들림 없는 불도에 이르러
세상에 있어서 최상의 성인이라네.
006_1119_c_23L如本所志願
亦若心所念
逮無動佛道
在世寂上聖
006_1120_a_02L
대왕이여, 부디 굳센 뜻으로
최상의 마음을 세워 가지시오.
만일 갖가지 바른 행 닦는다면
당신도 장차 부처 이루리.’
006_1119_c_24L大王當强志
造立極上心
若修諸正行
仁亦當成佛

부처님의 이 가르침 듣고
왕의 마음은 못내 기뻐
일체의 온 세상을 향해
사자처럼 크게 외쳤네.
006_1120_a_03L以聞是言教
王意便欣然
在一切普世
頒宣師子吼

‘가령 본제(本際)에 있더라도
생사의 근원을 알지 못하면
낱낱 사람을 위하는 행이
여러 중생과 마찬가지라네.
006_1120_a_04L假使於本際
不知生死元
爲一一人行
如若干衆生

이제 도의 마음을 일으켰나니
이 일체의 세간에 있어서
저 중생을 두루 청하여
가난에 빠지지 않게 하리라.
006_1120_a_05L今發于道心
在一切世間
普請於衆生
令不墮貧匱

지금부터 이 뒤로
가령 욕심을 내기만 해도
그것은 부처님을 속이는 것이요
현재 시방의 여러 성인도
006_1120_a_07L從今日以往
假使生欲心
輒當欺諸佛
現在十方聖

만일 분노와 원한과 질투와
탐욕과 인색한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니
인간 가운데 높은 이 되지 못하리.
006_1120_a_08L若生瞋恨厭
嫉妒及貪苦
未曾犯不可
至成人中尊

언제고 깨끗한 행을 닦아
욕심 버리고 더러움을 버리고
저 모든 부처님들의
계율과 조화로운 성품을 배워야 하리.
006_1120_a_09L常當修梵行
棄欲捨穢惡
當學於諸佛
戒禁調和性

이 네 가지 색(色)으로는
부처님의 정각을 빨리 이루지 못하리니
마음을 간절히 씀으로써
저 본제(本際)를 행해야 하리.
006_1120_a_11L不以斯四色
疾成佛正覺
用心切之故
當行於本際

항상 불국토를 청정히 장엄하되
한량없고 불가사의하며
좋은 이름을 널리 전해
시방에 두루 퍼지게 하리.
006_1120_a_12L常嚴淨佛土
無限不可議
當宣傳名稱
通徹于十方

오직 거룩한 분이시여, 제게 슬기 주시어
사람 가운데 최상인 부처 되어
그 마음이 맑고 깨끗해
영원히 온갖 망설임 없게 하소서.
006_1120_a_13L唯聖見授慧
成佛人中上
令其心淸淨
永無衆猶豫

항상 몸의 행을 닦고
입의 말도 그렇게 하며
그 마음도 깨끗이 하여
어떤 허물도 범하지 않으리.
006_1120_a_15L常修治身行
口言亦如是
亦當淨心念
不犯衆瑕疵

가령 내가 부처가 되어
세상 사람들 가운데 높은 이로서
이 정진(正眞)의 말을 쓰면
이 대지는 여섯 번 진동하리라.
006_1120_a_16L假使我成佛
在世人中尊
以是正眞言
地當六反動

가령 내 말이 지성스럽고
진정하여 거짓이 아니면
그 때문에 증명을 나타내어
저 허공에서 음악 울리리.
006_1120_a_17L設我言至誠
眞正不虛詐
由是見證明
虛空宣伎樂

만일 진실해 아첨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 없으면
그 성신(誠信)으로써
청정한 뜻의 꽃이 내리리.’
006_1120_a_19L若實不諛諂
無貪嫉不厭
以是誠信故
雨淸淨意花

이 말을 마치자
지성스런 말 거짓이 없어
시방의 억만 나라가
곧 여섯 가지로 진동했네.
006_1120_a_20L適宣斯言已
至誠言無異
十方億萬國
則六反震動

저 위 허공에서는
갖가지 음악이 들리고
하늘에선 온갖 향기로운 꽃이 내려
네 길 아홉 자나 땅에 쌓였네.
006_1120_a_21L於上虛空中
有巨億音樂
天雨雜意華
積地四丈九

그 왕이 이것을 배움으로써
20억의 그 대중이
부드러운 소리로 말하기를
‘반드시 부처의 으뜸가는 도를 이루리라’ 했네.
006_1120_a_23L其王以學是
二十億衆人
口宣柔和音
必成佛上道

20억 대중들은
모두 불도에 이르고
왕이 큰 도심 내는 것 보고
그를 본받아 큰 업을 배웠네.
006_1120_a_24L二十億衆等
一切建佛道
見王發大道
亦效學洪業
006_1120_b_02L
부처님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그 안발왕이 누구인지 아는가?”
006_1120_b_02L佛語師子步雷音菩薩欲知爾時安拔王乎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答曰不及也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의 저 문수사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도심을 낸 뒤로 7천 아승기 강의 모래알 같이 많은 겁 동안 불국토에 가득 찬 티끌 수 같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뒤에 64강의 모래알 같은 겁을 지나 그 세계에서 10주(住)를 갖추고 10력(力)을 성취하고 일체의 불도를 두루 갖추고 모든 불법을 분별하였으되, 그때까지 한 번도 마음을 내거나 뜻을 발한 적이 없었으니, 그것은 다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기 위한 것으로서, 그래서 최상의 정각이 된 것이다. 나도 또한 ‘어떻게 하면 최상의 정각을 이룰까’ 하고 생각한 일이 없었다.
006_1120_b_04L佛言則今文殊師利身是也發道心已來如七千阿僧祇江河沙劫佛土滿中塵逮無所從生法忍已過六十四江河沙劫於彼世等則具十住成就十力普備一切諸佛道地辨諸佛法從初以來未曾一反生心而有發意也皆以逮致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我亦不念言當云何成最正覺
그 20억 사람은 다 과거 뇌음향(雷音響)여래의 처소에서 도심을 낸 자들로서 모두 이미 위없는 정진도에 이르러 최상의 정각을 이루고는 법륜을 굴리고, 중생들을 위해 불사를 일으켜 세우고 멸도하였느니라. 그것은 다 문수사리의 권발(勸發)에 의한 것으로서 모두 공양하고 부지런히 6도무극(度無極:波羅蜜) 등 온갖 행을 닦아 두루 지님으로써 정법을 널리 전하였으나, 지금 계시는 한 부처님의 설법으로 아직 제도 받지 못했을 뿐이다.
하방(下方)세계에서 44강의 모래알 같은 불국토의 거리에 지저(地底)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지지(持地)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지금 설법하고 계시는데 무앙수(無央數)의 여러 성문들과 함께 하시며 그 수명은 한정이 없느니라.”
006_1120_b_12L其二十億人在往古雷音響如來所發道心者悉已逮致無上正眞之道成最正覺已轉法爲諸衆生興立佛事滅度去已是文殊師利之所勸發皆悉供養勤修衆行六度無極普以執持傳宣正於今現在適有一佛說法未滅度下方界分去是四十四江河沙等佛土有世界名地底其佛號持地如至眞等正覺今現在說法與無央數諸聲聞俱其壽無限
부처님께서 이 과거의 비유를 말씀하실 때 7천 인이 다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었다.
006_1120_b_22L佛說是往古喩時七千人皆發無上正眞道意
006_1120_c_02L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과거에 이미 일체의 법과 여래의 10력(力)과 10지(地)를 다 갖추었는데 무엇 때문에 정각을 이루지 않습니까?”
006_1120_b_23L於是師子步雷音菩薩問文殊師利仁者在往古佛具一切法如來十力已備十地用何等故不成正覺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과거 모든 부처님의 법으로써 최상의 정각을 이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도를 얻었다 하면 그것은 곧 얻지 않은 것이요, 또한 이르지도 못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006_1120_c_03L文殊師利答曰不以往古過去諸佛一切諸法成最正覺所以然者此言得道則爲不得亦無所逮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을 구족했다고 하는 것입니까?”
006_1120_c_06L又問云何具足佛法
대답하였다.
“본래 없음을 갖추기 때문입니다.”
答曰具本無故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본래 없는 것을 갖추었다는 것입니까?”
006_1120_c_07L又問云何具足本無
대답하였다.
“허공을 다 갖춘 것이 곧 본래 없는 것을 갖춘 것이니 허공과 모든 불법의 본래 없다는 뜻이 평등하여 둘이 아니어서 분별할 수 없음을 모두 환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006_1120_c_08L答曰備悉虛空乃具本無曉了虛空及諸佛法本無之義等無有二不可分別
또 물었다.
“모든 법을 다 갖추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又問云何以具一切諸法
대답하였다.
“5음(陰)을 다 갖추면 삼계(三界)의 일체를 다 갖추고 시방 모든 부처님들의 법을 능히 다 갖추는 것입니다.”
006_1120_c_10L答曰具足五陰乃能具三界一切備十方諸佛之法
또 대답하였다.
“어떤 것이 모든 색(色)을 갖추었다는 것입니까?”
006_1120_c_12L又問云何具足諸
대답하였다.
“당신은 색을 볼 때 그 색이 상(常)입니까? 혹은 무상입니까?”
006_1120_c_13L答曰仁等見色色有常乎若無常耶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答曰不也
대답하였다.
“모든 법은 상입니까? 혹은 무상입니까? 또 저 5음은 증감(增減)이 있는 것입니까?”
006_1120_c_14L諸法有常若無常又彼五陰有增有減耶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答曰不也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만일 모든 법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면 그 때문에 구족이라 하는 것입니다.”
006_1120_c_15L文殊師利曰是故族姓子若於諸法不增不減故曰具足
물었다.
“어째서 구족입니까?”
何以具足
대답하였다.
“모든 법의 슬기를 갖추어도 알 수 없고, 또한 여여(如如)한 슬기도 구를 수 없는 것[不轉]이니, 그것은 곧 망상을 알지 못함이며, 망상이 없기 때문에 갖추거나 잃음을 짓지 않으며, 갖추거나 잃음이 아닌 것이 곧 평등입니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모든 색을 평등으로 보면 그것은 곧 일체의 법을 평등으로 보는 것이니, 수[痛痒: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그와 같아서 평등하여 다름이 없습니다.”
006_1120_c_17L備諸法慧不所解亦如如慧不轉爾乃不知諸妄想處以無妄想不造具損其不具損乃曰平等是故族姓等見諸色爾乃等見一切諸法行識亦復如是等無有異
006_1121_a_03L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또 당신은 법인(法忍)을 얻은 지가 오래되어 아득하고 외외(巍巍)합니다. 저도 그와 같이 한 번도 발심하지 않으면 도를 얻겠군요. 당신은 어떻게 중생을 교화하여 도심을 내게 하셨습니까?”
006_1120_c_22L於是師子步雷音菩薩問文殊師利又察仁者逮得法忍以來久遠懸絕迥邈巍巍如是不一發心吾當得道仁者云何勸化衆生使發道心
대답하였다.
“나는 중생을 권하지 않고서 도심을 내게 하였습니다.”
006_1121_a_04L答曰吾不勸衆生令發道心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又問何故
대답하였다.
“중생은 실답지 않고 중생은 적막하며 전도(顚倒)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권화(勸化)하여 도심을 내게 하겠지만, 가령 중생이 전도에 처하지 않는다면 도가 없는데 어디서 도심을 내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중생을 권하지 않고 도심을 내게 하고, 또한 교화하지 않고 다 도를 구하게 하였습니다. 그 까닭은 생각이 없는 것이 곧 평등이며 그 평등의 뜻은 구함이 없고, 또한 퇴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돌아갈 곳이 없고 좇아 온 곳도 없다고 생사를 관찰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을 평등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 평등이란 장구(章句)는 공(空)이요 공에는 구함이 없는 것입니다.
또 족성자여, 아까 묻기를, ‘법인을 얻은 뒤로 아주 오래 되어 아득하고 외외합니다. 저도 그와 같이 한 번도 발심하지 않으면 성불하겠군요’라고 하였는데, 그러면 당신은 과연 마음을 어떻게 보고 어떤 마음으로 불도를 이룬다는 것입니까?”
006_1121_a_05L衆生不實衆生寂寞所在顚倒勸化之令發道心假使衆生不處顚則無有道何所發乎吾以是故勸衆生使發道心亦不化之令悉求所以然者無所想者乃曰平等平等義無所志求亦不退轉是故曰無所歸趣無所從來當觀生死所謂平等斯章句空空無志求族姓向者所問逮得法忍以來久遠懸絕迥邈巍巍如是不一發心吾當得卿寧見心以何等心得成佛道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마음이란 형상이 없어 볼 수 없는 것이며, 도(道) 또한 그러하여 형상이 없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도란 거짓으로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006_1121_a_16L不也所以者何心者無形不可睹道亦復然亦無形色復不可見以道者假有號耳所曰言心及與佛是悉假託
“이른바 마음과 불도를 다 가탁(假託)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나는 한 번도 부처가 되리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내는 마음이 없으면 나는 것도 없고 또한 무너질 것도 없으며, 나는 것도 없고 무너지는 것도 없음을 얻음[逮]이라 하는 것입니다.”
006_1121_a_20L是故族姓子吾宣斯辭不一發心吾當得佛其無發心無所生亦無所毀以無所生無所毀者名曰逮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때[時]이기에 때를 잡는 것을 때라 하는 것입니까?”
006_1121_a_23L又問何所是時曰約時乃曰爲時耶
006_1121_b_02L대답하였다.
“족성자여, 이른바 때[時]란 평등을 통한 깨달음이니 깨달아진다는 것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영원히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고 또한 멸함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하며, 그 망상을 일으키지 않음도 본래 없는 것이요 본래 없는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만일 정견(正見)을 얻으면 평등과 같아서 모든 법을 통달하여 얻는 바가 전혀 없나니, 즉 헤아리지 않아 온갖 종류의 어떠한 한 생각도 없으면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만일 몸으로 모든 법을 증명하면 모든 상(相)의 대상이 다 법상(法相)이니 이렇게 알기 때문에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나 만일 상이 없으면 곧 의지함이 없나니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006_1121_a_24L答曰族姓子所云時者暢平等覺所可覺者不增不損永不起想亦無所滅爾乃名曰隨其等時其不妄想本無本是則名曰隨等時也逮正見等於平等達於諸法都無所獲則不造計若干種品一無所念乃名曰隨等時也若身證明一切諸諸所相者皆爲法相曉了如是故有心著若無有相則無所倚爾乃名曰等隨時矣
또 물었다.
“무엇을 얻음이라 합니까?”
又問何謂爲逮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행함이 없는 것이니, 이른바 자취라 하기 때문에 얻음이라 합니다. 이 삼계에 있어 모두 행함이 없는데도 거짓으로 이런 말이 있을 뿐이나, 번뇌가 생기면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뜻은 존재하지 않고 이 법은 말이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족성자여, 얻을 바 없음을 얻음이라 합니다. 말이 없으면 법을 얻지 못하여 곧 머무름이 없나니, 만일 법을 얻지 않으면 이것을 얻음이라 합니다.”
006_1121_b_09L文殊師利答曰無所行也謂名所迹故曰爲而於三界悉無所行假有斯辭其得塵勞則不能逮所以然者意無所存斯法無言以是之故不可逮得族姓子無所得者乃曰爲逮其無所則不逮法便無所住若不得法曰爲逮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은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문수사리가 불도를 이루었을 때의 그 국토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006_1121_b_16L於時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善哉世尊唯如來說文殊師利成佛道時國土何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 말을 저 문수사리에게 직접 물어 보라.”
그는 부처님 분부대로 곧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이 성불할 때 그 국토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006_1121_b_19L佛告之曰汝以是問於文殊師利卽受佛教問文殊師利曰仁成佛時國土何類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족성자여, 만일 당신이 불도를 좋아한다면 성불할 때 국토가 어떤 것인가 물으십시오.”
006_1121_b_21L文殊師利答曰族姓子若仁好樂佛道者問成佛國土何類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부처 국토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006_1121_b_23L又問文殊師利不樂佛國土乎
답하였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答曰不也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006_1121_b_24L又問
006_1121_c_03L대답하였다.
“좋아하는 것이면 그것은 욕락(欲樂)이요, 욕락이면 곧 은애(恩愛)가 있는 것이며, 은애가 있으면, 받음[受]이 있고 받음이 있으면 괴로움[苦患]이 있으며, 괴로움이 있으면 보호[護]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정각을 이루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얻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도를 얻지 않으면 그 때문에 즐거움이 없습니다. 또 이제 당신이 말한 것과 같이 ‘국토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본말(本末)을 말한 것이니, 나는 스스로 그 몸을 손상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어떤 보살이 찬탄하면 그 때문에 부처님과 국토의 공훈과 엄정(嚴淨)함을 상실할 것이요 여래의 다함없는 법장(法藏)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006_1121_c_02L答曰其有所樂則爲樂欲其樂欲者則有恩愛其恩愛者則有所受有所受則有苦患其苦患者則無有是故吾身不成正覺所以者何所得故若不得道是故無樂又如向者仁之所言國土何類說其本末不堪任自虧其身所以者何若有菩薩用歎己故便自虧滅佛及國土功勳嚴淨面見如來無極法藏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그대는 지금 곧, 이미 이룬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을 설명하여라. 어떤 소원을 여래가 들어 줌으로써, 혹 어떤 이가 그대에게서 소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다른 보살도 그것을 반연하여 발심하고 이 업을 두루 갖출 것이다.”
006_1121_c_11L時佛告文殊師利宜用時說成己佛土功勳嚴淨以何志願如來聽之或有從仁聞說所願諸餘菩薩緣是發意具足斯業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006_1121_c_15L文殊師利答曰唯然不敢違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거룩하신 뜻을 받들어 지금 곧 설명하겠습니다. 만일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불도를 구하는 사람은 이 말을 들을 것이고, 듣고는 모두 이 소원을 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곧 시방의 강의 모래알 같은 불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006_1121_c_16L卽從坐起偏袒右臂右膝著地手白佛唯承聖旨今當宣之若族姓子及族姓女求佛道者且共聽之已具得行是所願應時十方各如江河沙諸佛國土六反震動
006_1122_a_03L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본래 서원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즉 7천 아승기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보살행을 행했습니다. 그러나 도량도 만들지 않고 정각도 이루지 않았으며, 도의 눈은 트여 시방을 사무쳐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일체 중생을 두루 교화하여 모두 불도를 이루게 하심을 보았습니다. 저의 마음은 굳게 머물러 그들을 모두 깨우쳐 교화하되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ㆍ지혜로 권조(勸助)하였사온데 그들은 다 제가 권화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성(大聖)이시여, 지금 시방을 관찰하건대 걸림이 없는 청정한 밝은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부처님께서 다 권하고 도움으로써 위없는 정진도를 건립하신 것입니다. 이런 것은 다 ‘나는 곧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어 최상의 정각이 된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있었지만 이것은 일부러 한 말로서 여전히 정각을 이룬 것이 아닙니다. 가령 소원을 다 구족한다함은 곧 성불하는 것뿐입니다.”
006_1121_c_20L時文殊師利復白佛言唯然世尊我之本願如佛所言從如七千阿僧祇江河沙劫行菩薩業不成道場不致正覺道眼徹視光睹十方悉見諸佛普勸化一切衆生悉成佛道吾心堅住咸開化布施持戒忍辱精進一心智慧而勸助之皆是吾身之所勸化唯然大今觀十方以無罣㝵淸淨明眼所諸佛皆以勸助建立無上正眞之斯等皆辦乃吾成無上正眞之道最正覺也雖有是言故爾續立不成正覺假使所願若具足者乃成佛
그때 거기 모인 보살들은 모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문수사리가 전후로 뵌 부처님 세존은 몇 분이나 될까?’
006_1122_a_10L時彼衆會諸菩薩等各心念言文殊師利前後所見諸佛世尊爲幾何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이와 같으니라. 즉 족성자야, 어떤 장부가 세상에 나와 삼천대천 불국토에 가득한 티끌을 부수고, 그 낱낱 티끌을 각각 다시 부수어 한 불국토에 가득한 티끌만큼 만든다면, 족성자야,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연 어떤 사람이 그 티끌의 다소를 알 수 있겠는가?”
006_1122_a_11L于時佛卽知諸菩薩衆心之所念師子步雷音菩薩曰猶如族姓子一丈夫出現於世取是三千大千佛滿其中塵取破碎之一一諸塵各各碎之各如一佛國滿中諸塵族姓所趣云何豈寧有人知是塵數多少者不
대답하였다.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答曰無能知者天中之天
006_1122_b_03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족성자야, 이 티끌 수 같은 불국토의 다소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리라. 문수사리의 밝은 눈으로 본 시방 불국토의 수는 이 티끌 수의 나라보다 백 배ㆍ천 배ㆍ만 배ㆍ억 배ㆍ거억만(巨億萬) 배나 많아 조재(兆載)의 겁의 수로도 한정할 수 없는 것처럼 한량없고 끝없는 소원도 이와 같아 정각을 이루지 않은 것이다.
또 불국토가 강의 모래알 같은데 그 주위 시방에 불수(佛樹:菩提樹)를 가득 채우고 그 낱낱 나무 밑에 보살이 앉아 잠깐 사이에 다 위없는 정각의 도를 이루고 최상의 정각이 되었다가 열반에 다다랐을 때에는 불수의 도량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일체를 두루 위하며, 다시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를 지나 중생들에게 설법하여 다 제도하고, 서원하는 바가 크고 우뚝하여 이 불국토에 이르러 불도를 이루는데 그 나라에는 성문이나 연각의 이름은 없고 모두 순수한 보살로서 온갖 피로와 싫증과 분노와 원한을 제거하고 범행(梵行)을 닦아 불국토에 두루하게 하며, 또 여인이라는 이름조차 듣지 않고, 그 보살들로 하여금 다 화생(化生)하여 몸에 법복을 입고 가부좌를 하고 앉아 불국토를 엄정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순수한 그 보살들은 치성하고 외외하여 소승의 법을 모두 제거할 것이다.”
006_1122_a_18L假使族姓子悉能曉了知是塵數佛國多少不足言也文殊師利明眼所睹十方佛土所見過是塵數之國百倍千倍萬倍億倍巨億萬倍兆載劫數不可限無量無邊所願如是不成正覺正使佛國如江河沙周帀十方滿中佛樹一一樹下有坐菩薩臾一時皆成無上正覺之道逮最正臨滅度時不須佛樹道場起焉普爲一切復過十方不可計量諸佛國土化於衆生說法使度所願巍巍致此佛國乃成佛道使其國中無有聲聞緣覺之名純諸菩薩滅除疲厭瞋恨之難淨修梵行周遍佛土悉復不聞女人之名使諸菩薩皆得化生身被法服加趺而坐佛國嚴淨純諸菩薩盛巍巍除小乘法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성불할 그때 이름은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006_1122_b_12L於是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佛之時所號云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이름은 보현(普現)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하리라. 무엇 때문에 보현이라 하는가? 그 부처님의 공덕이 시방의 무한한 국토에 두루 나타나기 때문이니, 누구나 보현여래를 뵙고 그 광명을 보는 이는 다 기별(記別)을 얻고 위없는 정진도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만일 부처님께서 멸도한 뒤에는 미래의 보현불이라는 이름을 듣는 이도 기별을 얻고는 위없는 정진도를 이룰 것이니라. 다만 멸지(滅志)에 들어가 도적(道迹)을 얻는 자는 제외 되느니라.”
006_1122_b_14L佛言名曰普現如至眞等正覺所以號曰普現者何其佛功德普現十方無限國土其有得見普現如來若睹光明皆當得前逮成無上正眞之道於今若佛滅度之後得聞將來普現佛名亦當得決然後成無上正眞之道除入滅志得道迹者
006_1122_c_02L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서원하는 바는 성불했을 때 제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음식에 굶주리거나 목말라하는 생각 없이 갖가지 맛좋은 음식이 발우에 저절로 가득하되, 오른 손에 있거나, 손바닥 안에 있을 때 생각하기를 ‘시방의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가난하고 고생하는 거지와 비천한 중생들에게 먼저 공양하지 아니하고 내가 먼저 먹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하여 일체를 배부르게 한 뒤에라야 먹는 것입니다.
006_1122_b_21L文殊師利復白佛言唯然我所誓願得成佛時生我國者無飢渴飮食之想衆味饌具自然滿鉢在右掌適在掌中心則發念不先供養十方諸佛聲聞緣覺及諸貧匱危厄乞丐下劣衆生先自食者則爲不宜先飽一切然後乃食
그리고 생각대로 되는 신통을 갖추어, 머물거나 다니거나 걸림이 없으며, 걸음이 빠르기가 바람과 같아 생각대로 시방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며, 밑으로 중생에게 두루하고, 보배 옷과 법복에 있어서도 그와 같아서 먼저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다음에 존귀한 이에게 미치며 빈궁하고 하천한 이들을 다 먼저 편안케 하며 8난(難) 등 온갖 고뇌와 우환이 없게 하고, 말을 하면 마음에 맞고 나쁜 말을 듣지 않으며, 계율에 대한 시비가 없는 음성을 배워 높고 낮음이 없고, 가난함이 없고 부유함이 없으며 빈천함이 없을 것이니, 저의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다 동일한 무리일 것입니다.”
006_1122_c_03L尋如所念神通備足在所至湊無有罣㝵行疾如所念卽到十方供養諸佛下遍衆寶衣法服俱亦復然先供養諸佛次及所尊窮賤下劣皆先使安無有八難衆苦惱患語則可意不聞惡言學無禁戒是非之音無尊無卑無富無貧其生我國皆同一倫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때의 그 국토는 이름이 없습니까?”
006_1122_c_10L於時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彼土無名號字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본래의 서원과 같이 뜻할 바를 원만히 갖추면 그 세계의 이름은 이진구심(離塵垢心)이니라.”
006_1122_c_12L佛言如本誓願所志具足世界名曰離塵垢心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어느 방위에 있습니까?”
006_1122_c_13L復白佛在於何方
006_1123_a_03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방에 있는데 이 인계(忍界)의 맨 끝에 있다. 온갖 묘한 보배와 마니(摩尼)와 명주(明珠)가 합해서 불국토를 이루며, 시방의 모든 것이 다 일찍이 보거나 들은 것이 아니며, 온갖 보배가 두루 퍼지고 두루 나타나 썩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다. 보살이 생각하기를 그 땅이 온갖 보배로 되기를 바라면 생각대로 곧 이루어지고, 어떤 보배가 있어라 하면 온갖 묘한 꽃과 향이 생각대로 다 갖추어진다. 또 해와 달과 밝음과 어두움과 밤과 낮이 없다. 보살의 생각대로 그 몸의 광명이 빛나고 꽃이 피고 지는 것으로 낮과 밤이 구별되며 춥고 덥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도 없다.
오직 보살도를 행하여 곧 정각을 이루고 혹 타방에 가더라도 다른 업이 없으며, 천상이나 인간에서 모두 보살도를 행하여 목숨을 마치면 곧 정각을 이루어 사라지는 일도 없고 중간에 죽는 일도 없다. 허공에서는 음악이 자비롭고 온화한 소리를 나타내지 않아도 저절로 그 소리를 내고, 애욕의 말을 내지 않고, 항상 불법의 6도무극과 보살장의 경법의 소리를 내므로 좋아하는 대로 그 경법의 소리를 듣고는 뜻대로 곧 알아 다 정각을 발하며, 부처님을 뵈면 의심이 멸하고 경법을 들으면 곧 환히 통달한다.
006_1122_c_14L佛言在於南方去是忍極在其邊衆妙寶摩尼明珠合成佛土十方一切未曾見聞奇珍衆寶流布遍現未曾朽敗而有減損菩薩所作欲令其地化成衆寶如念卽成在作何寶衆妙香華所欲備有亦無日月明冥晝夜若菩薩身光所照隨唯華開合別晝異夜無有寒暑死事唯行菩薩便成正覺若至他方亦無異業天上世間悉行菩薩命終沒皆成正覺無有終沒無中滅虛空之中不見伎樂悲和之音然而作其音不宣愛欲之辭恒出佛法六度無極菩薩篋藏經法之音意所好聞經法音如念卽解皆發正見佛疑滅聞經解達
그때 거기 모인 무앙수의 보살이 동시에 소리를 지르고 경쇠가 큰 소리를 낸다. 부처님께서는 그 소리를 들으면 바로 그 뜻을 아나니 그 이름을 보현무위도교(普現無違道敎)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보현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이익과 끝없는 경사를 얻겠거늘 하물며 그 나라에 나서 보현을 뵙고 그 신령스런 교화와 그 법행을 들음이겠는가? 또 만일 누구나 부처님을 뵙고 이 설법을 들으면 들은 경법을 마음에 새겨 잊지 않으며, 문수사리가 이룬 부처의 이름과 덕을 듣고도 외외함이 그러하거든 하물며 눈으로 봄이겠는가?”
006_1123_a_07L於時會中有無央數諸菩薩衆同時擧聲謦揚大佛聞是號適得其宜名曰普現無違道教若有衆生聞普現名乃獲快利無極之慶況生其國得見普現遇神化法則其行若有聞是所說決則爲見佛聞經入心藏之不忘逮得聞文殊師利成佛名德巍巍乃爾何況目見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이가 백천억 부처님의 명호와 공덕을 듣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교화해 제도하더라도 그것은 문수사리가 낱낱 겁 동안에 중생을 교화하여 영원히 편안케 해서 우환이 없게 하는 것보다 못하거늘 하물며 보현여래를 만남이겠는가? 그 경사스러움이 비유할 곳 없다는 것은 진실로 그 말과 같으니라.”
006_1123_a_15L時佛告是諸菩薩曰有得聞百千億佛名號功稱利益衆生開化度人不如文殊師利一一劫中化導衆生永安無患何況得遇普現如來其慶無喩誠如所云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이 보살들을 찬탄하시는 말씀을 들었으며, 때마침 그 자리에 있던 만억해(萬億姟)의 천신(天神)의 왕과 세간의 사람들은 한꺼번에 문수사리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동시에 말하였다.
“지금 보현여래께 스스로 귀명하나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스스로 귀명하였다. 그러자 곧 8만 4천 해의 대중은 다 위없는 정진도의 뜻을 내었고, 다른 무량한 사람들은 온갖 덕의 근본을 쌓아 퇴전하지 않는 자리에 섰다.
006_1123_a_19L於是衆會聞佛讚是諸菩薩言應時座中諸天神王及世間人各萬億姟俱時稽首禮文殊師利同發聲言今自歸命普現如來自歸適訖便有八萬四千姟衆皆發無上正眞道意餘無量人積衆德本立不退轉
006_1123_b_03L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저의 소원인 이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을 제 눈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이 소원의 상서로운 것을 모아 한 불국토로 만들면 성문ㆍ연각으로서는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5탁(濁)의 나쁜 세상을 엄정하게 하려고 발심할 때, 저로 하여금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찬탄하여도 모든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은 한량이 없어 그 끝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저의 서원은 그보다 더해 그것을 다 알 수 없사온데 저를 증명할 이는 오직 부처님만이 가능하시고 밝게 아실뿐입니다.”
006_1123_a_25L時文殊師利復白佛言今我願是諸不可計無量佛土功勳嚴淨目之所睹由從所願瑞應處所皆使合幷成一佛土不計聲緣覺嚴淨五濁惡世發意之頃使我身江河沙劫稱嘆諸國功勳嚴無有限量不得其底我所誓願復過越彼無能究竟證明我者獨佛縷練明知我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실로 그대 말과 같으니라. 여래의 신통 지혜는 세 가지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나니 진실로 그대 말이 옳다.”
006_1123_b_10L佛言善哉誠如仁言來通慧三達無㝵眞爾眞爾等無有
그때 그 모임의 보살들은 또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것과 같이 문수사리가 성불할 때, 그 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이 어찌 저 서방 안양(安養)세계의 무량수 부처님의 엄정함과 같겠는가?’
006_1123_b_12L爾時會中諸菩薩衆又心念言佛咨嗟文殊師利成佛國時功勳嚴何如西方安養世界無量壽佛嚴淨等不
그러자 부처님께서 곧 그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곧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서방 안양세계의 무량수 부처님의 공훈과 엄정함도 문수사리의 그것에 비하면 비유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자 하는가? 가령 비유로 말한다면, 한 털을 취해 백 조각을 내고, 조각을 낸 그 한 털로 바닷물 한 방울을 찍는다면 무량수 부처님께서 그 한 조각 털에 찍힌 한 물방울과 같을 뿐이며, 문수사리의 성불은 드넓기가 바다와 같고 크고 우뚝하고 탕탕(蕩蕩)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006_1123_b_15L佛卽知諸菩薩心便告師子步雷音菩薩欲知西方安養世界無量壽佛功勳嚴淨比於文殊師利難以喩哉假譬言之如取一毛破爲百以一分毛取海水一渧無量壽佛如一分毛水一渧耳文殊師利成佛汪洋如海巍巍蕩蕩不可思議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다른 방위의 여래 국토의 엄정함도 그런 것이 있습니까?”
006_1123_b_21L於時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頗有餘方如來國土嚴淨如是者不
006_1123_c_03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느니라. 여기서 동방으로 백억 강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지나 초립원(超立願)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보조상명덕해왕(普照常明德海王)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신데 보살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신다.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경전을 연설하시고 그 부처님 수명도 무한하며 그 국토의 엄정함도 보현국과 같고 4보살이 입는 대홍서원[弘誓]의 갑옷도 불가사의하느니라.”
006_1123_b_23L佛言東方去是百億江河沙界曰超立願其佛號名普照常明德海王如來至眞等正覺與諸菩薩眷屬圍遶而說法經興演以來江河沙劫其佛壽命亦無有限比普現國嚴淨正等有四菩薩被弘誓鎧得不可議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가엾이 여겨 아직 듣지 못했던 일을 말씀해 주십시오. 즉 보조상명덕해왕여래의 그 국토의 엄정함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또 4보살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디 있고, 어떤 불국토에서 노닐며, 어떻게 그와 같은 깨끗한 덕을 두루 갖추게 되었습니까?”
006_1123_c_06L又白佛言唯願加哀宣布未聞具說普照常明德海王如來其土嚴淨四菩薩名號何等在於何方遊何佛淨德普備能具斯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첫째 보살은 이름이 광영(光英)인데 동방 무우수(無憂首)여래 불국토에 있고, 둘째 보살은 이름이 혜상(慧上)인데 남방 혜왕(慧王)여래 불국토에 있으며, 셋째 보살은 이름이 적근(寂根)인데 서방 지적(智積)여래 불국토에 있고, 넷째 보살은 이름이 의원(意願)인데 북방 구쇄(鉤鎖)여래의 불국토에 있느니라.”
006_1123_c_10L佛言第一菩薩名曰光英遊於東方無憂首如來佛土第二菩薩名曰慧上在於南方慧王如來佛土第三菩薩名曰寂根在於西方智積如來佛土第四菩薩名曰意願在於北方鉤鎖如來佛土
그때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삼매(如其像三昧)에 드셨는데 그 삼매 이름은 실현엄정(悉現嚴淨)으로서 곧 동방의 보조상명덕해왕여래 불국토와 모든 보살의 공훈과 엄정함을 나타내시니 이전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일로서 마치 손바닥의 보배 구슬을 보는 것과 같으며, 그것은 보현의 불국토와 다름이 없었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는데 실로 세존의 말씀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006_1123_c_15L於時世尊卽如其像三昧正受其三昧名悉現嚴淨應時見東方普照常明德海王如來佛土及諸菩薩功勳嚴淨自昔以來所希見聞譬如掌中視寶珠耳如普現佛國土無異衆會睹之莫不欣喜誠如世尊所言無有異也
세존께서는 곧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의 행을 본받아야 하느니라.”
006_1123_c_22L世尊卽便告諸菩薩當如文殊師利所行爲法
보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예. 분부하신 대로 문수사리의 본래 발심한 행을 배워 엄정함을 성취하되 감히 게으르지 않겠나이다.”
006_1123_c_23L諸菩薩衆同發聲曰唯然受教當學文殊師利本發心行成就嚴淨不敢懈廢
006_1124_a_03L그때 세존께서 빙그레 미소 지으시니 입에서 5색 광명이 나와 시방을 두루 비추어 해와 달을 가리고 몸을 세 번 돌고는 다시 정수리로 들어갔다. 미륵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미소 짓지 않으시니, 미소 지으심에는 반드시 어떤 뜻이 있을 것입니다.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해 주시길 바라나이다.”
006_1123_c_25L於時世尊尋便欣笑光從口出五色晃昱普照十方掩覆日月遶身三帀還從頂入彌勒菩薩卽從坐起長跪叉手前問佛言佛不妄笑笑必有意是何因緣願佛說之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아까 부처님께서 법현(法現)삼매의 힘을 말씀하셨는데, 모두 동방의 보조(普照) 불국토가 엄정한 공덕을 완전히 갖춘 것을 보고 대중들이 기뻐하여 배우기를 서원하였다. 그리고 지금 8만 4천 보살이 다 발심하여 엄정한 국토를 이루었고, 다시 8만 4천 보살과 16정사(正士)는 인자한 마음을 내어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하며 소원을 구족하였으니 이리하여 이들은 문수사리와 같을 것이요, 그 이외의 보살들은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공덕을 반연하여 빨리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고 최상의 정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국토의 성취는 문수사리의 엄정의 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006_1124_a_07L佛言彌勒向佛說法現三昧力皆見東方普照佛國具足備悉嚴淨功德衆會欣悅誓願志學今現八萬四千菩薩咸共發心成嚴淨國復有菩薩八萬四千十六正士發仁慈心性弱和雅所願具足斯等如是當逮文殊師利其餘菩薩不能若斯雖爾緣是功德福疾成無上正眞之道爲最正覺國土成就不及文殊師利嚴淨之德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심성이 지극히 진실하고 입으로는 서원을 선언하여 본심을 범하지 않으면 그도 문수사리와 같은 몸을 구족하고, 그 마음은 겁약(怯弱)하나 믿고 즐거워함이 있으며, 입으로 말한 선서를 반연하여 곧 60만억해 겁 동안의 종시(終始)의 어려움을 초월하여 6도무극(度無極)을 구족할 것이다.”
006_1124_a_16L佛言彌勒有菩薩心性至眞口宣誓願不犯本亦當具足如文殊師利身其心怯弱而有信樂緣是口勇宣辭誓願得超越六十萬億姟劫終始之難六度無極則以具足
그때 네 보살이 각각 그 방위로부터 온갖 보배로 장식한 중각(重閣)을 변화로 지어 가지고 왔는데 각각 하늘로부터 무수 백천의 온갖 하늘꽃을 내리고 온갖 음악을 울리며 신족과 위변(威變)으로 땅을 진동시키며 사방에서 세존을 향해 달려오면서 광명을 비추니,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다.
006_1124_a_21L時四菩薩各從其方化作重閣衆寶挍絡各從諸天無數百千雨衆天華鼓衆音樂神足威變地爲動震四面俱進來趣世尊光照衆會見莫不欣
006_1124_b_03L미륵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대지가 진동하고 하늘 꽃이 휘날리며 중각이 번쩍거리면서 사방에서 몰려오며 갖가지 음악소리에 하늘 향기가 향기로운데 이것은 무슨 상서로운 감응이며 누구의 위신이옵니까?”
006_1124_a_25L彌勒長跪而白佛言今地大動天華紛紛重閣晃曜四方來臻鼓樂絃歌天香苾芬此何瑞應誰之威神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네 보살이 부처님을 뵈러 오면서 그 신력으로 대중을 감동시키려는 것이니, 그 때문에 이런 상서로운 감응을 나타내어 법을 권화(勸化)하는 것이다.”
006_1124_b_05L佛言彌勒是四菩薩卽來見佛用自神力感動衆會故現此瑞勸化於法
그때 네 보살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았다. 부처님께서 명령하여 앉게 하자 그들은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네 보살은 권발(勸發)하는 바가 많고 세운 서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만일 족성자가 이 보살들을 공경하고 우러러 법의 뜻을 물으면 의심의 그물이 아주 끊기고 보살의 업을 행하여 번뇌를 없애고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 20억 겁의 윤회의 고뇌를 뛰어넘어 모든 법의 6도무극을 두루 갖출 것이다. 그리고 만일 어떤 여인이 이 정사의 이름을 들으면 곧 여자의 몸을 바꾸고 정각을 빨리 얻느니라.”
006_1124_b_07L時四菩薩卽進詣佛稽首禮足繞佛三帀佛命使坐退而就搨時佛宣告諸會菩薩此四正士多所勸發興建誓願不可稱計設族姓子謙敬渴仰於此正士因問法義疑網永止行菩薩業滅除終始必逮無上正眞之道超二十億劫周旋之惱具諸法六度無極若有女人聞是正士名號之稱速轉女身疾解正覺
그때 세존께서 그 위신력을 거두자 모든 대중은 다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 불국토는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하여 문수사리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다 요술과 같아서 요술쟁이가 지은 것은 일어나자 곧 사라지는 것처럼 모든 법이 변하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그 기멸(起滅)하지 않는 것이 곧 평등이요, 평등을 깨닫는 이는 반드시 정각을 얻으며, 정각을 얻으면 일체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006_1124_b_15L時世尊斂復威神一切衆會還自如彼佛國土忽然不現於是文殊師利前白佛言唯然世尊一切諸法猶若如幻幻師所作適起尋滅諸法展轉亦復如是其不起滅乃曰平等等學者必逮正覺逮正覺已度脫一
혜상(慧上)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은 무슨 행으로 정각을 이루는 것입니까?”
006_1124_b_22L慧上菩薩問文殊師利曰菩薩何行而成正覺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으면 이것을 정각이라 합니다.”
006_1124_b_23L文殊師利答曰無逮無失是曰正覺
혜상이 물었다.
“과연 얻을 수도 있고 얻을 수도 없습니까? 그러면 또한 없는 것입니까? 만일 얻음이 없으면 중생이 있을 수 없나니, 그 중생은 얻을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006_1124_b_24L慧上又問寧可復得不可逮乎亦復無乎若不逮有則無有衆不可逮衆
006_1124_c_03L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얻을 수 없으나 그런 것도 아니니, 얻을 수 없는 까닭은 모든 법은 다 남[生]이 없고 전혀 있음이 없기 때문이며, 장차 있을 것도 아니지만, 얻음이 없다고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006_1124_c_02L文殊師利答曰亦不可逮亦復不無所以不逮是諸法過悉無所生初無所有非方當有不懷無
문수사리가 또 혜상에게 물었다.
“무슨 업으로 경법(經法)을 연설하는 것입니까?”
006_1124_c_06L文殊師利又復問慧上曰何所一業敷演經法
이에 혜상이 대답하였다.
“생기는 것도 없고 무너지는 것도 없으며 다른 머무름도 짓지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 합니다.”
006_1124_c_07L於是慧上答曰其無所生亦無所壞不造異住是曰一業敷演經法
광영(光英)보살이 말하였다.
“가고 오는 것이 없는 것,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09L光英菩薩曰其無來無往是曰一業敷演經法
적근(寂根)보살이 말하였다.
“얻음도 없고 같음도 없으며 증득함도 없고 고요하지도 않으며 담박함도 없고 과거ㆍ미래ㆍ현재도 없는 것,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11L寂根菩薩曰其無所得亦無所等不造證亦不寂然亦無淡怕無去來是曰一業敷演經法
의원(意願)보살이 말하였다.
“불법과 거룩한 대중을 망령되이 생각하지 않고, 보살을 생각하지 않으며, 국토라는 생각이 없고 지옥이라는 생각이 없으며, 장구(章句)를 끊지 않고 유상(有常)을 의지하지 않음,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14L意願菩薩曰其不妄想佛法聖衆念菩薩無國土想無地獄念不斷章不倚有常是曰一業敷演經法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5음(陰)과 5쇠상(衰相)과 입(入)의 여러 가지를 보지 않고 안 보지도 않으며, 망상의 법이 없고 입법(入法)에 통하지 않으며, 쌓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17L彌勒菩薩曰不見五陰衰入諸種視不盲無妄想法不暢入法不積不是曰一業敷演經法
사자보뇌음보살이 말하였다.
“어지러운 법에서 어지러움이 없고 여러 가지를 짓지 않으면 이것이 범부의 법이요, 이것이 공부하는 법이며, 이것이 부처의 법입니다. 망상을 깨뜨리지 않고 한 법도 받지 않아 그 업이 고요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20L師子步雷音菩薩曰其於亂法而無所亂不造若干是凡夫法斯習學法此諸佛法不懷妄想不受一法其業寂寞是曰一業敷演經法
애견(愛見)보살이 말하였다.
“본래 없음을 깨닫고 지금 없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 깊고 미묘한 법은 다 망상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4_c_24L愛見菩薩曰其逮本無不想今無深妙法悉無妄想是曰一業敷演經法
006_1125_a_03L무애변(無碍辯)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이 모두 다해 끝까지 다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는 것이라 하며, 일체의 법이 다할 수 없음을 말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02L無㝵辯菩薩曰諸法皆盡究竟盡者乃曰無盡演一切法不可盡者是曰一業敷演經法
선심념(善心念)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생각[念]에서 생각[思]하는 바가 없고 만일 입(入)이 있으면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면 얻지도 않고 잃지도 않을 것이니,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06L善心念菩薩曰其於諸念而無所思若有所入亦不無心不得不失是曰一業敷演經法
각리진(覺離塵)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번뇌법에 물들여짐도 없거니와 물들여지지 않음도 없어 집착하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잊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짓지도 않고 짓지 않음도 없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09L覺離塵菩薩曰於諸塵法而無所染亦無不染不著不憂不忘不念不作無不作不取不捨是曰一業敷演經法
해저(海底)보살이 말하였다.
“그 뜻이 바다와 같아 영원히 그 밑을 얻기 어려운데 법요(法要)에 깊이 들어가 망상을 보지 않으며, 행해야 할 법을 펴면서도 나도 아니요 남도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12L海底菩薩曰其志如海永難得底入法要不見妄想如所應行而頒宣不我無彼是曰一業敷演經法
십상월동진(十上月童眞)보살이 말하였다.
“중생이 두루 평등하기가 보름달과 같으면서도 마음에 평등을 보지 않고 평등해도 평등함이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15L十上月童眞菩薩曰普等衆生若如月滿心不見等無所等是曰一業敷演經法
소제우명(消諸憂冥)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근심을 잘 쉬어 근심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으며 온갖 산란한 마음의 근본을 잘 제거하고 ‘어떤 것이 이 근본이며, 나[吾我]의 근본인가?’ 하여 나의 행에 평등하게 머무르면서 경을 설법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18L消諸憂冥菩薩曰其能休息一切憂瘡不憂不慼以能割除衆憒諸本所是本吾我之本其有等經共吾我行而說法者是曰一業敷演經法
구쇄(鉤鎖)보살이 말하였다.
“만일 설법하면서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집착하지 않고 성문ㆍ연각의 법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불도(佛道)를 사모하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a_22L鉤鎖菩薩曰若說於法其不倚著欲色界及無色界不著聲聞緣覺之不慕佛道是曰一業敷演經法
006_1125_b_03L보현(普現)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이 공무(空無)와 같다고 평등하게 말하면서도 공을 생각하지 않고 평등을 얻지 아니하고서 이렇게 말하면 이를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 합니다.”
006_1125_a_25L普現菩薩曰等宣諸法等于空無念於空不得平等所說如是是曰一業敷演經法
삼품정(三品淨)보살이 말하였다.
“그 강설하는 법이 삼품장(三品場)을 깨끗하게 합니다. 3장(場)이란 무엇인가? 나[吾我]를 얻지 못하고, 법회를 생각하지 않으며, 모든 법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3장으로서 청정한 업이 법훈(法訓)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를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b_05L三品淨菩薩曰其講說法淨三品場何謂三場不得吾我不想法會不倚諸法是曰三場淸淨之業宣布法訓如斯說者是曰一業敷演經法
재소길(在所吉)보살이 말하였다.
“일체의 법이 평등으로 돌아감을 알되, 만일 이렇게 알아 분별은 하면서도 문자로 펴지 않아 그로써 일체의 법을 폄이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b_09L在所吉菩薩曰知一切法歸於平等若曉了斯而爲分別不宣文字以無所宣一切諸法是曰一業敷演經法
심행(深行)보살이 말하였다.
“만일 어떤 이가 일체의 법을 보고도 또한 봄이 없고, 만일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006_1125_b_12L深行菩薩曰若有睹見一切諸法無所見若講如是言辭是曰一業敷演經法
이런 말로 일체 보살이 각기 그 뜻을 말하였다. 이 한 업으로 경전법을 말할 때 7천억 보살은 무생법인을 얻었고 80만 4천 해의 사람은 다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었으며, 7천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렸고, 96재(載)의 천상세계의 사람은 번뇌를 멀리 떠나 모든 법안이 생겼다.
006_1125_b_15L如是要言一切菩薩各言其志說是一業經典法時七千億菩薩逮得無所從生法忍八十萬四千姟人皆發無上正眞道意七千比丘漏盡意解九十六載諸天世人遠塵離垢諸法眼生
이에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문수사리가 보현 부처님을 이룰 때, 저 모든 보살들은 몇 곳을 차지하고 그 수명은 어떠하며, 언제나 성불하겠습니까?”
006_1125_b_21L於是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殊師利成普現佛時諸菩薩能有幾其壽久如何時成佛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문수사리에게 직접 물어 보아라.”
006_1125_b_24L佛言卿自以是問於文殊師利卽如佛教
006_1125_c_03L그는 부처님의 분부대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언제쯤 최상의 정각을 이루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허공이 형상이 있으면 정각을 이룰 것이요, 가령 허깨비 사람이 불도를 이루면 나는 그때 집착이 없고 번뇌가 다해 최상의 정각을 이룰 것입니다. 만일 소리에 형체가 있고 메아리에 그림자가 있고 달이 낮에 밝고 해가 밤에 비추면 그때 저는 최상의 정각을 이룰 것이니, 도를 결정코 구하는 이라야 성불할 시기를 묻습니다.”
006_1125_b_25L問文殊師利曰仁當久如成最正覺文殊師利答曰虛空有形乃成正覺假使幻人成佛道者我身爾乃無著漏盡成最正覺若呼有形而響有影月能晝明日而夜照爾乃我身成最正覺求道者乃當問之成佛之期
또 물었다.
“당신은 도를 구하지 않습니까?”
006_1125_c_08L又問者爲不志求道
대답하였다.
“구하지 않습니다.”
答曰不也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何以故
대답하였다.
“도가 곧 문수요, 문수가 곧 도입니다. 왜냐하면 임시로 이름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문수와 도는 그 이름이 적막하여 마침내 공을 알 수 없나니 공인 것이 곧 도입니다.”
006_1125_c_09L道是文殊文殊是道所以者何有號耳文殊及道其名寂寞了無解空空則曰道
부처님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과연 일찍이 무량수부처님의 나라에서 보살과 성문들에 대해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가?”
006_1125_c_12L佛告師子步雷音菩薩言寧曾見聞無量壽佛國中菩薩聲聞衆不
대답하였다.
“예, 보고 들었습니다.”
006_1125_c_14L答曰唯然亦見亦聞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얼마나 되던가?”
佛言爲多少乎
대답하였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하여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006_1125_c_15L答曰不可思議不能稱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현부처님 국토의 보살의 수는 시방세계에 두루하게 쌓인 티끌과 같은데 무량수부처님의 국토의 보살과 성문의 수는 그 한 티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라. 또 보현부처님의 수명은 한정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시방의 삼천세계를 다 부수어 티끌을 만들고 그 티끌을 뿌리는데 천 불국토를 지나서 하나의 티끌을 뿌리되 시방을 두루 돌아 그 티끌을 다한다면, 족성자야, 과연 그 티끌 수를 다 알 수 있겠는가?”
006_1125_c_16L佛言普現佛國菩薩之數喩如積塵滿十方界無量壽佛菩薩聲聞比數多少如一塵耳又普現佛壽命無限取譬言之破碎十方三千世界皆使作塵布散此塵過千佛國乃著一塵周帀十方而盡其塵於族姓子寧能計知此塵數不
대답하였다.
“다 알 수 없습니다.”
006_1125_c_22L答曰無能限焉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현여래에게는 겁의 수명도 한 티끌일 뿐이며 티끌을 세는 비유로도 오히려 말할 수 없거늘 그 요지를 알고 싶어 함이겠는가? 그것은 허공이 끝없는 것과 같아서 연수(年壽)와 겁수(劫數)로 비유할 수 없느니라.”
006_1125_c_23L佛言普現如來以劫之壽當一塵耳計塵之喩尚不足言欲知其要如虛無邊年壽劫數無以比焉
006_1126_a_03L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대승을 배우려면 이 큰 지혜인 무극(無極)의 슬기를 위해 무앙수의 겁을 참고 고생하면서 보현이 행하는 보살법에 귀의하여 이런 큰 도에 게으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006_1126_a_02L於時彌勒菩薩前白佛言假使有人學於大乘爲是大智無極之慧當忍勤苦無央數劫自歸普現行菩薩法如斯大道不當懈廢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미륵아, 실로 그 말과 같다. 누가 이 무극의 큰 슬기를 듣고 도심을 내지 않으며 그것을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오직 게으르고 졸렬한 무리들만이 정진도를 모르고 그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10천 대중들은 큰 도심을 내었다.
006_1126_a_06L佛言如是彌勒誠如所云誰有聞是無極大慧不發道意愛樂之乎唯有懈廢小節之類不解正眞不樂之耳佛說是時十千衆人發大道心
그때 세존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찬탄하였지만 문수사리가 과거에 행한 본심의 서원과 부처를 거친 것이 한이 없고 보살이 무수하고 도의 슬기와 높은 덕은 불가사의하며 시방을 돌면서 도를 얻게 한 자는 이루 다 셀 수 없느니라.”
006_1126_a_10L爾時世尊告師子步雷音菩薩言歎文殊師利自昔所行本心志願佛無量菩薩無數道慧高德不可思周帀十方諸得道者不能究盡爲作譬喩
이렇게 비유로 말할 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무극의 행에 대해 큰 서원을 세웠다면, 저 문수사리의 서원과 같아서 고행을 참고 무수한 겁 동안 게으르지 않으면서 괴롭다는 생각을 내지 않아야 하옵니까?”
006_1126_a_15L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假使有人立弘誓願無極之行如文殊師利志願等不忍勤苦行無數劫而無懈厭不發勞想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허공이 과연 ‘나는 밤과 낮, 해와 달, 시절과 연한과 겁수를 행한다’라고 생각하는가?”
006_1126_a_18L佛言姓子意趣云何虛空寧念我行晝夜日月時節年限劫數不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答曰不也
006_1126_b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으니라. 족성자야, 모든 법도 허공과 같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허공은 적정하여 밤과 낮, 해와 달, 시절과 연한과 겁수를 생각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생각이 없는데 어찌 괴롭다는 생각이 있겠는가? 그것은 강의 모래알 같은 겁을 지내더라도 더하거나 덜함이 없으며, 쇠하거나 성하지 않으며, 무너지거나 허물어지지 않고, 나거나 늙지 않고, 병들거나 죽지 않으며, 가거나 오지도 않느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임시 이름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의 이름도 그와 같아서 저 허공과 같은 줄을 알면 모든 법은 다 말이 없고 소유가 없음을 알아서 두려움이 없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문수사리가 성불한 지 오래되었다는 것도 공과 같은 뜻이니, 문수사리 등도 그러하니라.”
006_1126_a_20L如是族姓子曉了諸法亦如虛空空寂定不念晝夜日月時節年限劫數也所以者何空無念思豈有勞想過江河沙劫亦無增損不衰不盛不壞不毀不生不老不病不死不去不所以然者虛空與有假有號耳殊師利名號如是其能曉了如虛空悉知諸法一切無辭皆無所有便無恐怖不以爲勞文殊師利成佛久乃爾志同文殊師利等亦如是
그때 해저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이른바 큰 서원은 비유할 수 없습니다. 만일 배우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권해야 하겠습니까?”
006_1126_b_06L於時海底菩薩謂文殊師利所被弘誓不可比喩若有學者當云何進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만일 누가 내 큰 서원의 갑옷을 배우려는 자가 있으면 서원에 뜻을 두되, 그것이 환화(幻化)와 같은 줄을 알면 가질 것도 없을 것이요, 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006_1126_b_08L殊師利答曰若有學我弘誓鎧者存誓願若如幻化則無所有亦無所爲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 사천왕과 제석천왕과 범천왕 및 다른 대신(大神)과 묘한 모든 하늘들이 모두 같은 음성으로 찬탄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누구라도 이 경을 들으면 좋은 이익과 끝없는 경사를 얻겠거늘, 하물며 그것을 수지하고 독송하는 자가 ‘나는 마땅히 수지하고 독송하며 닦고 배워 남에게 널리 말해 두루 펴며, 수행자를 보호하여 그 법을 오래 보존하게 하리라’라고 함이겠습니까?”
006_1126_b_10L佛說是經時四大天王天帝釋梵天王及餘尊大神妙諸天僉然同音共歎曰唯然世尊其聞是經爲得善無極之慶何況受持諷誦學者當受持諷誦修學廣爲人說普令流將護行者使法久存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이가 이 경을 수지하고 독송하면 어떤 복(福)과 경사를 얻겠습니까? 또 만일 어떤 이가 이 경을 듣고 곧 발심하여 문수사리를 추모하고 배우면 마침내 어떻게 되겠습니까?”
006_1126_b_16L於時師子步雷音菩薩前白佛言世尊若有受持諷誦斯經得何福若有聞者卽便發心追慕志學殊師利景則復云何乎
006_1126_c_03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법을 배우면 그것은 마치 여래가 이미 장애가 없어진 것과 같을 것이며, 또 장차 최후 말세에는 7보를 시방 불국토에 가득 채워 부처님께 바치고 일체에 공양하고 중생에 대해 마음이 평등하기를 영원히 그만두지 않으며, 또 법시(法施)를 겸하고 6덕(德)을 갖추면 이 공덕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정한 이 경법을 듣고 발심하여 배우는 것만 못하며, 7보(步) 동안만이라도 문수사리를 본받아 독송하면 그 덕은 저것보다 거억만 배나 많아 비유로도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006_1126_b_20L佛言若有菩學是法者猶如如來已無罣㝵於將來最後末世則以七寶積滿十方諸佛之國則貢上佛供養一切心衆生歷劫不廢又兼法施備具六此之功德又不足計不如聞是嚴經法發心慕學文殊師利謨式諷經行七步之內德過於彼巨億萬無以爲喩不可稱計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경 이름을 무엇이라고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006_1126_c_06L時彌勒菩薩前白佛言是經所名何奉持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이름은 오락소원수특(娛樂所願殊特)이니 그렇게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또 이름을 ‘문수사리불토공훈엄정(文殊師利佛土功勳嚴淨)’이라고도 하고, 또 이름을 ‘기발도심지회열예(其發道心志懷悅豫)’라고도 하나니 굳게 지녀야 하느니라.”
006_1126_c_08L佛語彌勒斯經典者號曰樂所願殊特當奉持之又名文殊師利佛土功勳嚴淨亦復名曰其發道心志懷悅豫當堅持之
그때 시방에서 모여 온 보살들은 다 하늘 꽃을 흩어 이 법에 공양하고, 또 문수사리의 무량한 덕, 즉 그 법의 은택이 두루 번져 삼계를 모두 덮고 마음을 열어 받는 자는 다 정각을 얻고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갑자기 사라져, 각기 본국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변화한, 강의 모래알 같은 보살은 퇴전하지 않는 자리에 서서 그 보살들을 믿고 덕의 근본을 고루 이루었다.
006_1126_c_11L爾時十方諸來菩薩皆散天華供養是法咨嗟文殊師利無量之德法澤普潤弘覆三開心受者皆逮正覺前禮佛足遶佛三帀忽然不現各還本國佛說是化江河沙諸菩薩等立不退轉是菩薩具成德本
이에 문수사리는 삼매에 있었으니 이름을 광보조사훈여환(光普照辭訓如幻)이라 하며, 이 정(定)의 마음으로 정수(正受)를 행하였다. 삼매에 들자, 일체 모임의 대중들은 모두 문수사리가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에 두루 있었고, 각각의 부처님 앞에 문수사리가 서 있으면서 제 나라의 엄정한 덕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문수사리의 소원이 무진하고 도덕이 크고 우뚝하여 견줄 데 없음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였고, 곧 그 몸은 시방에 두루 나타나 단정히 앉아 거기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 위신과 공덕은 당당하여 나무랄 데가 없었다.
006_1126_c_17L於是文殊師利有三昧名光普照辭訓如幻以斯定意而行正受適三昧一切衆會皆見文殊師利普在十方不可稱計諸佛之國各各佛前文殊師利住立咨嗟己國嚴淨之德會見已歎未曾有文殊師利所願無道德巍巍超絕無比乃使其身遍顯十方端坐在此而不轉移威神功德堂堂不呰
006_1127_a_03L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보살 대중과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와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세간 사람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돌아갔다.
006_1127_a_02L佛說如是諸菩薩衆比丘尼淸信士淸信女諸天龍神阿須倫世間人皆大歡喜稽首佛足作禮而去
文殊師利佛土嚴淨經卷下
己亥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