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方等大集經卷第二

ABC_IT_K0056_T_002
007_0011_c_01L대방등대집경 제2권
007_0011_c_01L大方等大集經卷第二


북량 천축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007_0011_c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於姑臧譯


2. 다라니자재왕보살품 ②
007_0011_c_03L陁羅尼自在王菩薩品第二之二

부처님께서 다시 다라니자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에게는 여덟 가지 광명이 있다. 이 여덟 가지 광명으로써 능히 모든 어둠을 무너뜨리고 보살의 행을 깨끗이 한다. 어떤 것을 여덟 가지라 하는가. 첫째는 기억[念] 광명, 둘째는 뜻 [意]광명, 셋째는 행실[行] 광명, 넷째는 법(法) 광명, 다섯째는 지혜[智] 광명, 여섯째는 진실[實] 광명, 일곱째는 신통(神通) 광명, 여덟째는 걸림 없는 지혜[無碍智] 광명이다.
007_0011_c_04L佛復告陁羅尼自在王菩薩善男子菩薩摩訶薩有八光明以是八明能壞諸闇淨菩薩行何等爲八一者二者意光三者行光四者法光智光六者實光七者神通光八者無㝵智光
기억 광명에 또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과거의 선업(善業)을 잃지 않는 것, 둘째는 미래의 선(善)을 짓는 것, 셋째는 법을 듣고 잊지 않는 것, 넷째는 진실한 이치를 사유하는 것, 다섯째는 6진(塵)에 무너지지 않는 것, 여섯째는 기억[憶]하기를 마치 문 지키는 사람이 악법(惡法)을 막고 참된 선법을 위하여 선법의 성문(城門)을 지키는 것처럼 하는 것, 일곱째는 사특한 법에 속거나 유혹되지 않는 것, 여덟째는 순수한 선법을 늘리는 것이니, 이것을 기억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1_c_10L念光有八種一者不失過去善法二者作未來善三者聞法不四者思惟實義五者不爲六塵所六者憶持如守門人遮止惡法眞善法守善法城門七者不爲邪法之所誑惑八者能大增長純善之法是名念光八種
뜻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이치의 뜻으로서 글자의 뜻이 아닌 것, 둘째는 지혜의 뜻으로서 식별[識]의 뜻이 아닌 것, 셋째는 법의 뜻으로서 사람의 뜻이 아닌 것, 넷째는 진실한 뜻으로서 헛된 뜻이 아닌 것, 다섯째는 보살의 뜻으로서 성문의 뜻이 아닌 것, 여섯째는 고귀한[上] 뜻으로서 하천한[下] 뜻이 아닌 것, 일곱째는 부처님의 뜻으로서 퇴전[退]의 뜻이 아닌 것, 여덟째는 불쌍하고 가엾이 여기는 뜻으로서 해치는 뜻이 아닌 것, 이것을 뜻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1_c_16L意光亦有八種一者義意非字意二者智慧意非識意法意非人意四者實意非虛意菩薩意非聲聞意六者上意非下七者佛意非退意八者憐愍意非害意是名意光八種
007_0012_a_02L행실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법행(法行), 둘째는 일체행(一切行), 셋째는 중생행(衆生行), 넷째는 중생심행(衆生心行), 다섯째는 12인연 행(因緣行), 여섯째는 자세히 말하는 행[廣說行], 일곱째는 행의 행[行行], 여덟째는 일체불법행(一切佛法行)이니, 이것을 행실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1_c_21L行光亦有八種一者法行二者一切行三者衆生行四者衆生心行五者十二因緣行廣說行七者行行八者一切佛法是名行光八種
법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세상 법 광명, 둘째는 세상 법에 뛰어난 광명, 셋째는 누(漏)가 없는 광명, 넷째는 함이 없는[無爲] 법 광명, 다섯째는 해탈 법 광명, 여섯째는 마음해탈 법 광명, 일곱째는 필경해탈 법 광명, 여덟째는 무명(無明)을 깨뜨리는 지혜 법 광명이니, 이것을 법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2_a_05L法光亦有八種世法光二者出世法光三者無漏法光四者無爲法光五者解脫法光六者心解脫法光七者畢竟解脫法八者破無明慧法光是名法光八
지혜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8정도(正道) 지혜 광명, 둘째는 수다원(須陀洹) 지혜 광명, 셋째는 사다함(斯陀含) 지혜 광명, 넷째는 아나함(阿那含) 지혜 광명, 다섯째는 아라한(阿羅漢) 지혜 광명, 여섯째는 벽지불(辟支佛) 지혜 광명, 일곱째는 보살 지혜 광명, 여덟째는 정각(正覺) 지혜 광명이니, 이것을 지혜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2_a_10L智光亦有八種一者八正智光須陁洹智光三者斯陁含智光阿那含智光五者阿羅漢智光辟支佛智光七者菩薩智光八者正覺智光是名智光八種
진실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정정행(正定行), 둘째는 수다원과를 얻는 것, 셋째는 사다함과, 넷째는 아나함과, 다섯째는 아라한과, 여섯째는 벽지불과, 일곱째는 보살, 여덟째는 부처님 보리니, 이것을 진실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2_a_14L實光亦有八種一者正定行二者得須陁洹果三者斯陁含果四者阿那含果五者阿羅漢果六者辟支佛果七者菩薩八者佛菩提是名實光八種
007_0012_b_02L신통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눈[眼]의 광명으로서 능히 바른 색을 보는 것, 둘째는 귀[耳]의 광명으로서 능히 바른 소리를 듣는 것, 셋째는 생각 광명이니 능히 과거 아승기겁에 머무르고 있는 중생을 기억하는 것이며, 넷째는 성품의 광명이니 성품을 관찰하여 중생의 마음을 깨끗이 하기 위함이며, 다섯째는 허공광명이니 곧 신통 광명으로서 시방 한량없는 세계에 두루 이르는 것이며, 여섯째는 방편 광명이니 번뇌 없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며, 일곱째는 공덕장엄 광명이니 일체 중생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함이며, 여덟째는 지혜 광명이니 일체 중생의 의심을 무너뜨리기 위함이다. 이것을 신통 광명의 여덟 가지라 한다.
007_0012_a_18L神通光亦有八種一者眼光能見正色二者耳光能聞正聲三者念光能念過去阿僧祇劫所有衆生四者性光爲觀性淨衆生之心五者虛空光以大神通光遍到十方無量世界六者方便具無漏智故七者功德莊嚴光利益一切衆生故八者智慧莊嚴光爲壞一切衆生疑心故是名神通光八種
걸림 없는 지혜 광명도 여덟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지혜 광명, 둘째는 뜻 광명, 셋째는 슬기[慧] 광명, 넷째는 부처님 광명, 다섯째는 바로 보는[正見] 광명, 여섯째는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광명, 일곱째는 해탈 광명, 여덟째는 필경(畢竟) 광명이니, 이것을 여덟 가지의 걸림 없는 지혜 광명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07_0012_b_04L無㝵智光亦有八種一者智光二者意光三者慧光四者佛光五者正見光六者淨衆生心光七者解脫八者畢竟光是名八無㝵智光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생각하는 마음을 닦아서
선업과 악업을 잊지 않고
경을 즐겁게 듣고 찬탄하여서
방일하지 않음을 닦아라.
007_0012_b_08L修集於念心
不忘善惡業
樂聞讚誦經
修集不放逸

능히 모든 근(根)을 조복 받아
고요함에 편안히 머무르고
선법을 늘리고 키워서
생각 광명을 닦아라.
007_0012_b_10L能調伏諸根
安住於寂靜
增長於善法
修集於念光

능히 악한 법 막기를
마치 좋은 문지기처럼
법성(法城)을 지키고 보호하여서
네 가지의 악마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007_0012_b_11L能遮止惡法
猶善守門者
能守護法城
不令四魔入

소리[音聲]를 쫓지 말고
마음 깊이 진실한 뜻을 생각하며
선지식(善知識)을 친근히 하여서
법답게 머물기를 즐겨하여라.
007_0012_b_12L不隨逐音聲
思惟眞實義
親近善知識
喜樂如法住

그 뜻 그지없이 높고
영원히 모든 번뇌를 끊으면
삿된 법으로도 움직일 수 없고
악한 세상도 비방하지 못하리라.
007_0012_b_14L其意無邊上
永斷諸煩惱
邪法不能動
惡世不生謗

지극한 마음으로 보리(菩提)를 생각하고
소승심(小乘心)을 말하지 말고
항상 고귀한 뜻[上意] 즐겁게 생각하고
중생을 위하여 하천한 뜻[下意] 깨뜨릴지니라.
007_0012_b_15L誠心念菩提
不說小乘心
常樂念上意
爲衆破下意

악마와 번뇌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자대비를 닦아
중생을 해치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큰 지혜광명을 얻으리라.
007_0012_b_16L不畏魔煩惱
修集大慈悲
不念害衆生
其得大智光

능히 모든 의심을 무너뜨리고
깊고 깊은 뜻을 다 알고
진실한 방편을 잘 알아서
4무애지를 닦아라.
007_0012_b_18L能壞諸疑心
解了甚深義
知眞實方便
修四無㝵智

12연[緣)이
중생의 인(因)이 됨을 즐겨 관찰하여
짓는 이도 없고 받는 이도 없음을 알아
능히 크게 빛나는 법을 닦아라.
007_0012_b_19L樂觀十二緣
衆生之所因
知無作受者
能修大光法

모든 부처님의 법을 잘 알고
세행(世行)과 출세행(出世行)을 행하고
능히 시방세계에 이르러
사람과 하늘의 업을 다 알아라.
007_0012_b_20L能知諸佛法
行世出世行
能到十方土
了知人天業

위없는 지혜를 닦아
삼귀(三歸) 1승(乘)을 설하고
8정도(正道)를 닦아
3세(世)의 법을 무너뜨리리라.
007_0012_b_22L修集無上智
說三歸一乘
修集八正道
爲壞三世法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에서
그것을 참답게 알아서
능히 사람과 하늘을 이익하게 하고
유루법(有漏法)을 끊어라.
007_0012_b_23L於有漏無漏
如實而知之
能利益人天
令斷有漏法

함[爲]과 함이 없음[無爲]에 속지 말고
그것을 참답게 알아서
고요한 광명 어둠이 없으면
함이 있는 상[有爲相]에 집착하지 않으리라.
007_0012_b_24L不謬爲無爲
眞實而知之
寂靜光無暗
不著有爲相
007_0012_c_02L
맺힘[結]의 드나드는 연(緣)을 알고
중생들 마음 성품 깨끗함을 알고
대승(大乘)의 선정[定]을 지닌다면
곧 이러한 법을 알리라.
007_0012_c_02L知結入出緣
知衆心性淨
若有大乘定
卽知如是法

무루(無漏)의 흐름에 즐거이 머물면
4사문과(沙門果)를 다 알고
보리도(菩提道)의 행을 아나니
그러므로 걸림 없는 지혜를 닦아라.
007_0012_c_04L樂住無漏流
了四沙門果
知菩提道行
故修無㝵智

삿된 것을 깨뜨리고 진실한 광명을 닦아서
중생의 두려움 없는 곳에 들고
진실로 이치를 즐겁게 말하면
생사의 법을 깨뜨리게 되리라.
007_0012_c_05L破邪修實光
入衆無所畏
樂說眞實義
爲破生死法

눈과 귀 깨끗하여 막힘이 없어
능히 색과 소리를 보고 듣고
과거의 생각 그릇되지 않으면
또한 남의 마음까지도 다 알 것이니라.
007_0012_c_07L眼耳淨無障
能見聞色聲
過去念不謬
亦了知他心

시방에 이르는 곳마다 걸림이 없어서
법이 허공 같음을 알고
무루(無漏)의 지혜를 얻으면
모든 중생을 고르게 하리라.
007_0012_c_08L到十方無㝵
知法如虛空
得無漏智慧
爲調諸衆生

공덕과 지혜를 갖추면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하리니
한량없는 세상에 있어서
이 두 가지 장엄을 구하여라.
007_0012_c_09L具功德智慧
爲利諸衆生
於無量世中
求是二莊嚴

즐거이 맑은 계[淨戒]를 받아 가지고
즐거이 부처님 법을 보호하고
진실한 광명 닦는 것을
법과 같이 머무른다 하네.
007_0012_c_11L樂受持淨戒
樂護於佛法
修集眞實光
爲於如法住

내가 한량없는 광명을 연설함은
중생으로 하여금 얻게 하기 위함이니
만일 이 경을 믿는 이가 있으면
곧 이 모든 광명을 얻으리라.
007_0012_c_12L我說無量光
爲令衆生得
有信此經者
卽得此諸光

그때 세존께서 다시 다라니자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큰 슬픔[大悲]을 닦는 데 열여섯 가지 일이 있다. 어떤 것을 열여섯 가지라 하는가.
007_0012_c_13L爾時世尊復告陁羅尼自在王菩薩善男子ㆍ菩薩摩訶薩修集大悲有十六事何等十六
첫째, 보살마하살은 모든 중생들이 아견(我見)에 탐착하고 아견 때문에 모든 견해[見]를 늘리고 키워서 항상 생사에 얽매임을 본다. 이런 까닭에 보살은 이 중생을 위하여 크게 슬픈 마음[大悲心]을 닦고,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법화(法化)를 펴 말씀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망령된 소견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2_c_16L一者菩薩摩訶薩見諸衆生貪著我見以我見故增長諸常爲生死之所繫縛是故菩薩爲此衆生修大悲心悲因緣故宣說法爲壞衆生如是妄見
둘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그 마음이 전도(顚倒)되어 항상함[常]을 덧없음[無常])으로 보고 덧없음을 항상함으로 보고 괴로움[苦]을 즐거움[樂]으로 보고 즐거움을 괴로움으로 보고 깨끗한 것[淨]을 깨끗하지 않은 것[不淨]으로 보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한 것으로 보고 나[我]를 나 없음[無我]으로 보고 나 없음을 나로 본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을 위하여 슬픈 마음[悲心]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법요(法要)를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네 가지 전도(顚倒)된 것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2_c_20L二者見諸衆生心懷顚倒常見無常無常見常見於樂樂見於苦淨見不淨不淨見我見無我無我見我是故菩薩爲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法爲壞衆生如是四倒
007_0013_a_02L셋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그 마음이 교만하여 실제 물건[物]이 없는데 물건이라는 생각을 내고 실제 일[事]이 없는데 일이라는 생각을 낸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일곱 가지의 교만[慢]을 일으키고 이런 교만을 가지기 때문에 악한 법을 늘리고 키운다. 이러한 까닭에 보살은 이 중생들에 대해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법요를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교만을 깨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2_c_25L三者見諸生心懷憍慢實無有物而生物想無有事而生事想以是因緣起七種以是慢故增長惡法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法破壞衆生如是憍慢
넷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5개(蓋)에 덮였으므로 마음에 많은 의심을 내어 깊은 뜻을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법요를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5개를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a_07L四者見諸衆生五蓋所覆以覆蓋故心多生疑不解深義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悲因緣故宣說法要爲壞衆生如是五蓋
다섯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6입(入)의 바다에 빠져서 눈은 색 모양[色相]을 취하고, 귀는 소리 모양[聲相]을 취하고, 코는 냄새 모양[香相]을 취하고, 혀는 맛 모양[味相]을 취하고, 몸은 닿는 모양[觸相]을 취하고, 뜻은 법 모양[法相]을 취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빠짐[沈]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빠짐을 건져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a_11L五者見諸衆生沈六入海取色相耳取聲相鼻取香相舌取味身取觸相意取法相是名爲沈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拔衆生如是沈沒
여섯째, 모든 중생을 보건대 일곱 가지의 교만이 있으니 첫째는 만(慢), 둘째는 대만(大慢), 셋째는 만만(慢慢), 넷째는 아만(我慢), 다섯째는 증상만(增上慢), 여섯째는 하만(下慢), 일곱째는 사만(邪慢)이다. 보살마하살이 하만(下慢)한 이에게는 스스로 말하기를 ‘너보다 훌륭하다’라고 하고, 만만한 이에게는 스스로 말하기를 ‘나의 색(色)이 가장 훌륭하고 식(識)도 훌륭하다’라고 하고, 증상만인 이에게는 보살이 말하기를 ‘너는 진실로 성인이 아니니 마땅히 성인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라고 하고, 사만한 이에게는 바른 소견으로 펴 말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말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교만을 끊어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a_15L見諸衆生有七種慢一者二者大慢三者慢慢四者我慢五者增上六者下慢七者邪慢菩薩摩訶薩於下慢者自言勝汝於慢慢者自言最勝我色勝乃至識勝於增上慢者菩薩語言汝實非聖不應便起聖人之想爲邪慢者宣說正見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憍慢
007_0013_b_02L일곱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성스러운 행을 여의고 세상 길[世道]과 악한 갈래[惡道]를 행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세상 길과 악한 갈래를 끊어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a_24L七者見諸衆生離於聖道樂行世道惡道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世道惡道
여덟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악한 갈래의 행을 짓고 무명과 애욕과 아내와 자식에 얽매여 자재롭지 못하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말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얽매임을 끊고 악한 갈래를 여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04L八者見諸衆生造惡道行屬無明愛妻息所繫不得自在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繫縛出離惡道
아홉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악한 벗을 친근히 하고, 착한 벗을 멀리 여의며, 그 마음이 악한 업 짓기를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악한 법을 끊고 악한 벗을 멀리 여의고 착한 벗을 친근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08L九者見諸衆生親近惡友遠離善友其心甘樂造作惡業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惡業遠離惡友親近善友
열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인색과 탐욕을 조작하고 무명과 애욕에 마음이 만족하여 지혜를 베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에게 이러한 인색․탐욕과 무명․애욕을 끊고 지혜를 베풀어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12L十者見諸衆生造作慳貪於無明愛心無厭足爲施智慧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慳貪無明及愛施與智慧
열한째, 모든 중생들의 아견(我見)과 단견(斷見)을 보고 중생들에게 12인연의 참된 지혜를 베풀어주기 위하여 보살은 여기에 슬픈 마음을 내고, 그 슬퍼하는 인연으로써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아견과 단견을 끊고 12인연을 베풀어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16L十一者見諸衆生我見斷見爲施衆生十二因緣眞智慧故菩薩於此而生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我見斷見施與十二因緣智故
열두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무명의 어둠을 행하고 아견(我見)․명견(命見)․사부견(士夫見)․별이견(別異見)․사견(邪見)․착견(着見)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지혜의 광명을 베풀기 위하여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내고, 그 슬퍼하는 인연으로써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소견을 끊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20L二者1見諸衆生行無明闇我見衆生命見士夫見別異見邪見著見薩爲施智光明故於此衆生而生悲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所見
007_0013_c_02L열셋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나고 죽음을 즐겨하고 5온(蘊)을 친하려는 생각(親相)을 낸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3유(有)를 끊어버리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b_25L十三者見諸衆生樂於生死於五聚陰而生親想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斷衆生如是三有
열넷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악마에 얽매임이 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악마의 그물을 무너뜨리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c_05L十四者見諸衆生爲魔所縛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壞衆生如是魔網
열다섯째, 모든 중생들을 보건대 쾌락(快樂)을 즐겨하면서도 진실한 쾌락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모든 중생에게 진실한 낙의 원인을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c_08L十五者見諸衆生甘樂快而不能知眞實樂因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示諸衆生眞實樂因
열여섯째, 모든 중생을 보건대 열반의 문(門)을 구하는 그곳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이 중생들에게 슬픈 마음을 닦고, 그 슬픔을 인연으로 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펴 연설하나니, 중생들에게 열반문을 열어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c_11L十六者見諸衆生求涅槃門不能知處是故菩薩於此衆生修集悲心悲因緣故宣說正法爲此衆生開涅槃門
선남자야, 보살이 슬픈 마음을 닦는 것은 모두 이러한 열여섯 가지의 인연을 말미암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일체 중생에게는 서른두 가지 착하지 못한 업이 있으니, 보살이 이미 착한 업을 닦는다[修集] 함은 중생들의 이러한 악한 업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다. 어떤 것을 서른두 가지라 하는가.
007_0013_c_14L善男子薩修悲悉因如是十六因緣善男子一切衆生有三十二不善之菩薩見已修集善業爲壞衆生如是惡業何等三十二
첫째, 모든 중생들은 무명으로 말미암아 수면(睡眠)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지혜를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수면을 깨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중생들은 아래 견해[下解]와 아래 욕심[下欲]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들을 보고 곧 위 견해[上解]와 위 욕심[上欲]을 닦나니, 대승(大乘)으로써 교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c_18L一者有諸衆生無明睡眠菩薩見已修集智慧爲悟衆生如是睡眠二者見諸衆生下解下欲菩薩見已修集上解上欲爲以大乘而教化之
셋째, 모든 중생들은 법 아닌 것을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바른 법을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법 가운데 대자재(大自在)함을 얻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넷째, 모든 중생들은 사명(邪命)을 닦음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정명(正命)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사명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3_c_22L三者有諸衆生樂爲非法菩薩見已修集正法爲令衆生於諸法中得大自在四者有諸衆生修集邪命菩薩見已修於正命爲壞衆生如是邪命
007_0014_a_02L다섯째, 모든 중생들은 삿된 수풀[邪林]에 들어감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정명을 닦나니, 중생으로 하여금 삿된 수풀에서 나오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모든 중생들은 방일하기를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방일하지 않음을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방일하지 아니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곱째, 모든 중생들은 거칠고 사나운 것을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법답게 머물러 중생들의 이런 거칠고 사나운 것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a_02L五者有諸衆生入於邪林菩薩見已修集正見爲令衆生出邪林故六者有諸衆生樂爲放逸菩薩見已修不放逸爲令衆生離放逸故七者有諸衆生樂爲麤穬菩薩見已修如法住爲壞衆生如是麤穬
여덟째, 모든 중생들은 탐욕과 인색함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일체 보시를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탐내고 인색한 마음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홉째, 모든 중생들은 계율(戒律)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계를 헐뜯는 마음을 깨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째, 모든 중생들은 마음에 항상 성냄과 원한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자비롭고 참는 마음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성냄과 원한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a_07L八者有諸衆生慳貪悋惜菩薩見已修一切施爲壞衆生慳貪心故九者諸衆生毀犯禁戒菩薩見已修持淨爲破衆生毀禁心故十者有諸衆生心常瞋恨菩薩見已修慈悲忍壞衆生如是瞋恨
열한째, 모든 중생들은 게으름[懶惰]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부지런히 정진(精進)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게으름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두째, 모든 중생들은 그 마음이 미치어 어지러움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정(定)한 마음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미치어 어지러운 것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셋째, 모든 중생들은 간사한 지혜가 마음을 덮으므로 보살이 그것을 보고는 곧 바른 지혜를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간사한 지혜를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a_13L十一者有諸衆生懶惰懈怠菩薩見已修勤精進爲壞衆生如是懈怠十二者有諸衆生其心狂亂菩薩見已修集定心爲壞衆生如是狂亂十三者有諸衆生邪智覆心菩薩見已修集正智爲壞衆生如是邪智
열넷째, 모든 중생들은 이치를 말하는데 뒤바뀜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바른 이치를 생각함은 중생들의 이러한 뒤바뀜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다섯째, 모든 중생이 세행(世行) 짓기를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착한 방편을 닦나니, 중생들의 세행 즐겨함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여섯째, 모든 중생들은 번뇌에 얽매임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먼저 스스로 번뇌를 끊는 것은 중생들의 번뇌의 얽매임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a_19L十四者有諸衆生說義顚菩薩見已思惟正義爲壞衆生如是顚倒十五者有諸衆生樂造世行菩薩見已修善方便爲壞衆生樂世行故十六者有諸衆生繫屬煩惱薩見已先自除斷爲壞衆生煩惱繫
007_0014_b_02L열일곱째, 모든 중생이 아견(我見)에 얽매임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스스로 아견을 없앰은 중생들의 이러한 아견을 끊어버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열여덟째, 중생들은 모든 근(根)이 조복되지 못한 것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스스로 모든 근을 조복함은 중생들의 이러한 조복되지 못함을 조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02L十七者有諸衆生我見所縛菩薩見已自除我見爲斷衆生如是我見十八者有諸衆生諸根不調菩薩見已自調諸根爲調衆生如是不調
열아홉째, 모든 중생들은 말하기를 ‘지음[作]도 없고 받음[受]도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지음도 있고 받음도 있다’고 말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삿된 말[邪說]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무째, 모든 중생들은 은혜와 의리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은혜와 의리의 법을 말하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은혜와 의리를 알지 못함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05L九者有諸衆生說言無作無有受者菩薩見已宣說有作及有受者爲壞衆生如是邪說二十者有諸衆生不知恩義菩薩見已說知恩法爲壞衆生如是不知恩義
스물한째, 모든 중생들은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바른 법을 닦나니, 이러한 증상만(增上慢)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물두째, 모든 중생들은 악한 말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착한 말의 업[口業]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악한 말하는 버릇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10L二十一者有諸衆生未得謂得菩薩見已修集正法壞如是增上慢故二十二者有諸衆生惡口麤穬菩薩見已修善口語壞衆生如是惡口
스물셋째, 모든 중생들은 탐욕이 있어 만족함을 모른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만족함을 알게 하나니, 중생들의 만족함을 알지 못함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물넷째, 모든 중생들은 부모와 스승과 어른에게 공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방일하지 않음을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부모와 스승과 어른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14L二十三者有諸衆生貪無厭足菩薩見已修集知足壞衆生不知足故二十四者有諸衆生不能恭敬父母師長菩薩見已不放逸爲令衆生供養恭敬父母師
스물다섯째, 모든 중생들은 빈궁하고 곤하고 괴로움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일곱 가지 재물을 닦나니, 중생들의 이러한 빈궁을 무너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물여섯째, 모든 중생들은 4대(大)인 독사(毒蛇)에 병듦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신념처(身念處)를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4대인 병독을 멀리 여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19L二十五者有諸衆生貧窮困苦薩見已修集七財爲壞衆生如是貧二十六者有諸衆生常爲四大毒蛇所病菩薩見已修身念處爲令衆生遠離如是四大毒病
007_0014_c_02L 스물일곱째, 모든 중생들은 무명의 어둠을 행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지혜를 닦나니, 중생으로 하여금 지혜 등불[慧燈]을 밝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스물여덟째, 모든 중생들은 3유(有)의 옥(獄)을 즐겨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출리(出離)하는 도를 닦나니, 중생들에게 출리를 아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b_23L二十七者諸衆生行無明闇菩薩見已修集智爲令衆生然慧燈故二十八者諸衆生樂三有獄菩薩見已修出離爲示衆生知出離故
스물아홉째, 모든 중생들은 항상 좌도(左道)를 행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우도(右道)를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좌도를 버리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서른째, 모든 중생들은 신명(身命)에 탐착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자신의 신명에 탐착하지 않음을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탐착을 버리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c_05L二十九者諸衆生常行左道菩薩見已修集右爲令衆生捨左道故三十者有諸衆生貪著身命菩薩見已於自身命修不貪著爲令衆生捨貪著故
서른한째, 모든 중생들은 삼보(三寶)를 공경 공양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신심(信心)을 닦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삼보를 믿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서른두째, 모든 중생들은 실제 세존이 아니면서 스스로 세존이라 한다. 그러므로 보살은 그것을 보고는 곧 6념(念)을 닦나니, 그들로 하여금 진실한 법을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4_c_09L三十一者有諸衆生不能恭敬供養三寶菩薩見已修集信心爲令衆生信三寶故三十二者有諸衆生實非世尊自謂世尊菩薩見已修集六念爲令彼等知眞實法故
선남자야, 이것을 중생들의 서른두 가지 업(業)이라 한다. 보살이 그것을 보고는 곧 자기의 업을 닦고 일체 착한 법을 성취․구족하여서 모든 악한 법을 무너뜨리고 중생들을 권하여 착한 업을 행하게 하느니라.
007_0014_c_14L善男子是名衆生三十二業菩薩見已修治自業成就具足一切善法壞諸惡業勸諸衆生令行善業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착한 업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의 번뇌에 한량없는 문(門)이 있는데 중생들 번뇌의 문을 닫게 하려고 보살은 한량없는 착한 업을 닦느니라. 선남자야, 항하의 모래알[恒河沙]과 같은 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성문(聲聞)․벽지불승(辟支佛乘)에 머물러서 보살이 처음 발심(發心)하는 일에 견주고자 하지만, 백분 천분에도 비유가 되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2승(乘)의 사람들은 스스로 해탈하기 위하여 번뇌를 관찰하지만, 보살은 항상 중생들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기 위하여 모든 번뇌를 관찰하기 때문이다.
007_0014_c_17L善男子菩薩摩訶薩有無量業何以故衆生煩惱有無量門閉衆生煩惱門故菩薩修集無量善善男子如恒河沙等世界衆生住聲聞辟支佛乘欲比菩薩初發心百分千分不可爲喩何以故二乘之人自爲解脫觀於煩惱菩薩不爾爲衆生得解脫故觀諸煩惱
007_0015_a_02L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짓는 모든 업은 저 범부(凡夫)들과 2승(乘)의 업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무슨 까닭인가. 중생들의 업의 성품은 올바르지 못하고 2승의 업은 끝이 있으나, 보살의 업은 끝이 없고 한량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보살이 일체 성문․연각보다 뛰어나느니라.”
007_0014_c_24L善男子菩薩摩訶薩所作諸業於諸凡夫乘業中最爲殊勝何以故衆生之業性是顚倒二乘之業有邊際故菩薩之業無邊無量是故菩薩勝於一切聲聞緣覺
그때 다라니자재왕보살이 이 법을 듣고 곧 마음으로 즐겨하고 기뻐하여 한량없이 뛰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기특합니다. 이와 같이 불가사의한 것을 쾌히 말씀하여 주셨나이다. 여래께옵서 이에 이미 보살영락의 장엄과 보살의 광명과 보살의 큰 자비와 보살의 착한 업을 말씀하셨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널리 연설하옵소서. 어떤 것을 여래께서 모든 중생을 관찰하여 큰 슬픔을 일으킨다 하며, 어떤 것을 슬픔이라 하며, 슬픔에 어떤 행이 있고 어떤 모습[相貌]이 있으며, 어떤 인연으로 일어나나이까? 또 어떤 것을 불업(佛業)이라 이름하며, 불업에는 어떤 행이 있고 어떤 모습이 있으며, 어떤 인연이 있어 일어나나이까? 거룩하신 세존께서는 일체를 잘 알아보십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의 업을 널리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007_0015_a_05L爾時陁羅尼自在王菩薩聞是法已心生歡喜踊躍無量白佛言世尊甚特快說如是不可思議如來於此已說菩薩瓔珞莊嚴菩薩光明薩大悲菩薩善業唯願宣說云何如來觀諸衆生起於大悲云何名悲有何行有何相貌何因緣起云何名佛業佛業有何行有何相貌有何因緣起善哉世尊一切知見唯願廣說如來之業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너는 지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내 너를 위해 분별하여 말하리라.
선남자야, 여래가 지닌 큰 슬픔[大悲]은 내지도 않고[不出] 행하지도 않는다[不行]. 무슨 까닭인가. 항상 변하지 않기 때문이며, 한량없는 겁 가운데 닦아서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큰 슬픔은 행하지 않고 굴리지 않고[不轉] 닦지 않고[不修] 버리지 않는 것[不捨]도 또한 일체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일체 부처님이 지니신 슬픔은 한량없고 그지없어서 그 마음의 평등함은 오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한량없는 혀의 힘[舌力]으로써도 능히 펴 설할 수 없느니라.
007_0015_a_15L佛言善哉善哉善男子今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善男子一切如來所有大悲不出不行何以故常不變故無量劫中修集得故是故大悲不行不轉不修不捨亦能爲於一切衆生善男子一切諸佛所有大悲無量無邊其心平等從久遠來無量舌力不能宣說
007_0015_b_02L선남자야, 여래이신 세존은 아직 이러한 슬픔을 멀리 떠난 적이 없었다. 위없는 보리와 슬픔, 이 두 가지의 법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여래가 얻은 위없는 보리는 뿌리도 없고 머무름도 없다. 뿌리는 아견(我見)을 말함이요, 머무름은 네 가지 뒤바뀜을 말함이다. 여래 세존은 뿌리를 알고 머무름을 안다. 그러므로 보리는 뿌리 없고 머무름이 없으며, 일체 중생은 모두 다 뿌리 없고 머무름이 없기 때문에 중생들에게 뿌리 없고 머무름 없음을 베풀려고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킨다. 여래가 이런 것을 알리려고 하기 때문에 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07_0015_a_22L善男如來世尊未嘗遠離如是大悲上菩提及與大悲如是二法等無差如來所得無上菩提無根無住名我見住名四顚倒如來世尊知根知住是故菩提無根無住一切衆生皆悉無有無根無住欲施衆生無根無住起大悲心如來於此欲令知故演說正法
선남자야, 무릇 보리란 것은 청정하고 고요하다. 어떤 것을 청정하고 어떤 것을 고요하다 하는가. 청정이란 안을 말함이요, 고요함이란 바깥을 말함이며, 안은 눈이 공한 것[眼空]을 말함이요, 눈이 공한 것이란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는 것을 말함이다. 왜냐하면 성품은 이 하나[一]이며, 뜻도 그러하다. 왜냐하면 성품은 이 하나인 때문이다. 눈이 공한 것을 알면 색(色)에 탐착하지 않고 색심(色心)에도 탐착하지 않나니, 이것을 고요하다 하느니라. 나아가 뜻과 법에 이르기까지도 그러하다. 일체 중생은 보리가 청정하고 고요함을 알지 못하므로 여래가 이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중생들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5_b_08L善男子夫菩提者淸淨寂云何爲淨云何寂靜淨名爲內靜名外內名眼空空名無我無有我何以故性是一故乃至意亦如是何以故性是一故知眼空已不著於色不著色心是名寂靜乃至意法亦復如是一切衆生不知菩提淸淨寂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일체 중생의 마음 성품은 본디 깨끗하다. 성품이 본디 깨끗하다는 것은 번뇌의 모든 맺힘[結]이 물들어 집착[染着]할 수 없는 것이 마치 허공을 더럽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으니, 심성(心性)과 공성(空性)은 평등하여서 둘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생들은 심성의 깨끗함을 알지 못하는 까닭에 욕심과 번뇌에 얽매이게 되나니, 여래가 여기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중생들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5_b_16L善男子一切衆生心性本淨性本淨者煩惱諸結不能染著猶若虛空不可沾污心性空性等無有二衆生不知心性淨故爲欲煩惱之所繫縛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欲令知故
007_0015_c_02L선남자야, 대저 보리(菩提)란 것은 취(取)하지도 않고 버리지[捨]도 않는다. 어떤 것을 취하지 않는다고 하는가. 여래는 일체 법의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을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체 법은 차안과 피안을 떠났기 때문이다. 여래 세존은 여실히 알기 때문에 이것을 취하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버리지 않는다 하는가. 일체 중생은 법계(法界)를 알지 못한다. 여래가 가르쳐서 다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을 버리지 않는다 하느니라. 여래가 여기에서 슬픔을 일으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중생들로 하여금 이 두 가지 법을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5_b_21L善男子夫菩提者不取不云何不取如來不見一切諸法此彼岸何以故一切諸法離此彼故如來世尊如實知之是名不取云何不捨一切衆生不知法界如來教令了了知故是名不捨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衆生知是二法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상(想)도 없고 연(緣)도 없다. 어떤 것을 상이 없다 하는가. 눈의 식별[眼識] 내지 뜻의 식별[意識]을 보지 않고, 빛의 모양[色相] 내지 법의 모양[法相]을 보지 않는다. 이런 법 가운데서 알지 않고 보지 않는 까닭에 취착(取着)함이 없으니, 이것을 연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상도 없고 연도 없는 것을 성행(聖行)이라 한다. 어떤 것을 성행이라 하는가. 이른바 삼계(三界)의 행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렇게 행하지 않는 것을 성행이라 한다. 모든 성인(聖人)은 행을 행하지 않고, 중생들은 이러한 성행을 하지 않는다. 여래는 이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역설함은 중생들로 하여금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5_c_04L善男子夫菩提者無想無緣云何無不見眼識乃至意識不見色相乃至法相於是法中不知不見故無取是名無緣無想無緣是名聖行何聖行所謂不行三界之行善男子如是不行名爲聖行一切聖人不行於行衆生不行如是聖行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欲令知故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이 3세(世)가 아니며 3세가 아닌 것을 3등(等)이라 한다. 과거의 뜻․미래의 분별․현재의 탐욕, 이것을 3분(分)이라 하나니, 능히 3분을 모두 다 알기 때문이다. 뜻․식별․탐욕이란 것은 머무는 곳이 없다. 이런 까닭으로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미래를 구하지 않고 현재를 사랑하지 않는다. 만일 3세를 다 평등한 것이라고 본다면 이것을 바른 소견이라고 하느니라. 여래는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평등한 바른 소견을 얻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큰 슬픔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07_0015_c_12L善男夫菩提者非是三世非三世者名爲三等過去意未來識現在貪是名三分以能了了知三分故識及貪無有住處以是義故不念過去不求未來不愛現在若見三世悉平等者是名正見如來爲令一切衆生得如是等平等正見而起大悲演說正法
선남자야, 대저 보리(菩提)란 것은 몸도 없고[無身] 함도 없으며[無爲], 눈의 식별의 경계[眼識界]도 아니고 내지 뜻의 식별의 경계[意識界]도 아니다. 이것을 몸이 없음[無身]이라 한다.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다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아서 3상(相)이 없는 것, 이것을 함이 없음[無爲]이라 한다.
007_0015_c_19L善男子夫菩提者無身無爲非眼識界乃至非意識界是名無身不生不不盡不住無有三相是爲無爲
선남자야, 모든 법의 성품은 성품이 없는 것이라 한다. 만일 성품이 없다 하면 곧 두 가지가 없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보리는 몸이 없고 함이 없느니라. 일체 중생은 보리가 몸 없고 함 없는 것을 알지 못한다. 여래는 이것을 다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에 슬픔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07_0015_c_22L男子一切法性是名無性若無性者則無有二是故菩提無身無爲一切衆生不知菩提無身無爲如來爲令了了知故而起大悲演說正法
007_0016_a_02L선남자야, 보리란 것은 분별이 없고 글귀의 뜻[句義]이 없다. 어떤 것을 분별이라 하고 어떤 것을 글귀의 뜻이라 하는가.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을 분별이 없다 하고, 글자를 거두지 않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둘이 없는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하고, 법계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움직이고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분별이 없다 하고, 변하고 바뀌지 않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설할 수 없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하고 공(空)한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한다. 각(覺)과 관(觀)이 없기 때문에 분별이 없다 하고, 모양이 없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일으키지[發] 않는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하고, 원(願)이 없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007_0016_a_02L善男子夫菩提者無有分別無有句云何分別云何句義無所住者名無分別字不攝故名無句義非有二故名無分別不入法界名無句義動搖故名無分別不變易故名無句不可說故名無句義空故名無分無覺觀故名無分別無相故名無句義不發故名無分別無願故名無句義
중생계(衆生界)가 허공과 같음을 아는 것을 분별이 없다 하고, 중생계가 없는 까닭에 글귀․뜻이 없는 것이라 한다. 나지 않는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하고 집(宅)이 없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없어지지 않는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하고, 함이 없는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평등함을 아는 까닭에 분별이 없다 하고 고요한 까닭에 글귀의 뜻이 없다 한다. 중생들은 이러한 여러 가지 뜻을 알지 못한다. 여래는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다 알게 하려는 까닭에 슬픔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07_0016_a_12L知衆生界同於虛空名無分別無衆生界名無句義不生故名無分無宅故名無句義不滅故名無分無爲故名無句義不行故名無分平等故名無句義知平等故名無分別寂靜故名無句義衆生不知如是等義如來爲令了了知故而起大悲演說正法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몸으로써 얻는 것도 아니고 마음으로써 얻는 것도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몸과 마음은 허깨비[幻]와 같기 때문이다. 만일 능히 몸과 마음의 진실을 다 안다면 이것을 보리라 하고, 유포(流布)하려고 하기 때문에 보리라 한다. 그러나 그의 성(性)․상(相)은 참으로 설할 수 없느니라.
007_0016_a_19L善男子夫菩提者不可以身得不可以心得何以故身心如幻故若能了知身心眞實是名菩提流布故名爲菩提而其性相實不可
007_0016_b_02L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몸이라고 말할 수 없고, 마음이라고 말할 수 없고, 법이라고 말할 수 없고, 법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고, 있다고 말할 수 없고, 없다고도 말할 수 없고, 진실하다고 말할 수 없고, 공(空)하다고도 말할 수 없다. 무슨 까닭인가. 성(性)은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리는 머무는 곳이 있지 않아 펼쳐 말할 수 없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다. 진실로 일체 법을 알기 위해서는 펴 말할 수 없으니, 글자 가운데 법이 없고 법 가운데 글자가 없다. 유포(流布)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펴 말할 수 있지만, 일체 범부들은 진실을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여래가 이 중생들에게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 연설함은 그들로 하여금 바른 법을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7_0016_a_23L善男子夫菩提者不可說身不可說心不可說法不可說非法不可說有不可說無不可說實不可說空以故性不可說故菩提者無有住處不可宣說猶如虛空爲眞實知一切諸法不可宣說字中無法法中無字爲流布故故可宣說一切凡夫不知眞實是故如來於此衆生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취(取)함이 없고 연(緣)함이 없다. 어떤 것을 취함이 없다 하고 어떤 것을 연함이 없다 하는가. 눈이 진실함을 아는 것을 취함이 없다고 하고 눈이 경계[境] 없음을 아는 것을 연함이 없다 한다. 내지 뜻이 진실함을 아는 것을 취함이 없다 하고 뜻이 경계 없음을 아는 것을 연함이 없다 한다.
007_0016_b_08L善男子夫菩提者無取無緣云何無取云何無緣眼眞實名爲無取知眼無境名爲無乃至知意眞實名爲無取知意無境名爲無緣
여래 세존은 이와 같은 이치로서 보리는 취착(取着)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취함이 없다 하고 집[屋宅]이 없기 때문에 연함이 없다 한다. 눈의 식별은 저 색 가운데 머물지 않는 것은 집이 없다 함이니, 내지 뜻의 식별에 이르기까지도 이와 같다. 일체 중생들의 마음은 머무는 곳이 없나니, 여래 세존은 사실 그대로 마음의 머무는 곳 없는 것을 안다. 머무는 곳 없는 것이 네 가지 있으니, 색(色)․수(受)․상(想)․행(行)이다. 이 네 가지 법에서 마음이 머무는 곳이 없으니 이것을 마음의 머무는 곳 없는 것이라 한다. 이러므로 일체 법은 모두 다 머무는 곳이 없다 한다. 여래 세존은 이것을 여실히 알지마는 일체 범부들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여래는 이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하느니라.
007_0016_b_12L如來世尊以如是義於菩提無取著故名爲無取無屋宅故名爲無緣眼識不住於彼色中名無屋宅乃至意識亦復如是一切衆生心無住處如來世尊如實而知心無住處無住處者有四種於是四法心無所住是名心無住處是故名爲一切諸法悉無住處如來世尊如實知之一切凡夫不能知故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
007_0016_c_02L선남자야, 대저 보리는 공(空)하다 한다. 그러나 보리 가운데 공한 모양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공이라 하느니라. 일체 법은 공하고 보리도 그러하다. 여래 세존은 진실로 이와 같은 공을 안다. 그런 까닭에 여래를 일컬어 공을 안다 하고, 모든 부처님은 일체 법을 깨달았다 한다. 공 가운데 공한 것을 깨달아 알지 못하면서도 능히 위없는 보리의 공과 보리가 일여(一如)하다는 것을 다 안다.
007_0016_b_21L善男夫菩提者名之爲空而菩提中無有空相是故名空一切法空菩提亦如來世尊眞實能知如是之空故如來名爲知空諸佛名覺一切諸而不覺知空中之空亦能了知無上菩提空及菩提卽是一如
공과 보리는 하나이고 둘이 아니다. 공을 떠나서 따로 보리의 법이 있다면 둘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둘이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고, 명자(名字)가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고, 모양이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고, 위의(威儀)가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고, 닦아 행할 것이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고, 말이 없기 때문에 공이라 하느니라.
007_0016_c_04L空與菩提是一非二離空菩提別有法者得說二以無二故名之爲空無名字故名之爲空無相貌故名之爲空威儀故名之爲空無修行故名之爲無言說故名之爲空
선남자야, 제일의 진리란 것은 모든 법 없는 것을 말한다. 어떤 것을 공이라고 말하는가.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허공이 말없는 것과 같다. 말이 없기 때문에 허공이라 하고 말없는 가운데 말 있음이 없으므로 이것을 공이라 한다. 일체 법도 다 이와 같아 명자(名字) 없는 법을 명자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명자는 머무는 곳이 없나니, 만일 명자로서 머무는 곳이 없다면 명하(名下)의 법도 다 이와 같으니라.
007_0016_c_09L善男子第一義者謂無諸法云何說空善男子如虛空無言無說無言無說故故名虛空無言說中無有言說是名爲空一切諸法亦復如是無名字法說爲名字如是名字亦無住處若名無住名下之法亦復如是
여래는 진실로 이러한 법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음을 안다. 진실로 알기 때문에 해탈하여 본디 얽매임이 없음을 얻는다. 어떤 것을 해탈을 얻었다 하는가.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법을 일체 범부들은 알고 볼 수 없으므로, 여래가 여기에서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 바른 법을 성함을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6_c_15L如來眞實知如是法不生不滅以眞知故名得解本無繫縛云何說言名得解脫故如來無縛無解如是等法一切凡夫不能知見如來於此而起大悲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허공과 같으니, 허공의 본 성품은 평평하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데 보리도 역시 그러하다. 만일 법으로서 성품이 없다면 평평하고 낮음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여래 세존은 일체 법이 평평함도 없고 낮음도 없고 내지 작은 티끌도 평평하거나 낮음을 짓지 않는 것을 안다. 만일 법으로서 성품이 있다면 이는 곧 여실(如實)한 지혜다.
007_0016_c_20L善男子夫菩提者同於虛空虛空之性不平不下菩提亦爾若法無性不可說言有平有下如來世尊知一切法無平無下乃至微塵不作平下若法有性卽如實智
007_0017_a_02L여실한 지혜란 것은 일체 법이 본디 없지만 지금 있고 이미 있지만 도로 없고 날 때나 없어질 때나 얽매임이 없어 인연을 따라 나고 인연을 따라 없어지는 것을 아느니라. 이 이치가 있기 때문에 도(道)라고 하고 이 도를 끊기 때문에 보리라 한다. 범부 중생들은 이와 같은 진실한 도를 알지 못하므로 여래가 여기서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함을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007_0016_c_24L如實智者知一切法本無今有已有還無出時滅時無所繫屬從緣而出從緣而滅以是義故名之爲道斷是道故名爲菩提凡夫衆生不知如是眞實道故如來於此而起大悲宣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대저 보리는 진실한 글귀(句)라 하나니, 진실한 글귀란 것은 곧 이 보리다. 색(色)도 역시 이와 같아서 이 두 글귀는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수(受)․상(想)․행(行)․식(識)․땅[地]․물[水]․불[火]․바람[風]․눈의 경계[眼界]․색의 경계[色界]․눈의 식별의 경계[眼識界] 내지 뜻의 경계[意界]․법의 경계[法界]․뜻의 식별의 경계[意識界]에 이르기까지 다 그러하나니, 이것을 법의 유포(流布)라 한다.
007_0017_a_07L善男子夫菩提者名眞實句眞實句者卽是菩提色亦如如是二句等無差別眼界色界眼識界乃至意界法界意識界亦復如是名法流布
여래는 진실로 이 같은 음(陰)․입(入)․계(界)의 법을 깨달아 알아서 전도(顚倒)하지 않는다. 전도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의 법, 불생불명(不生不滅)하는 것과 미래의 법, 불생불멸하는 것과 현재의 법, 또한 불생불멸하는 것을 안다. 이 같은 것을 다 앎으로써 전도하지 않는다고 하고 진실한 글귀라 한다. 진실한 글귀란 것은 한 법처럼 일체 법도 이와 같고 일체 법처럼 한 법도 이와 같은 것이다. 이 진실한 글귀를 범부들은 알지 못한다. 여래가 여기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7_0017_a_11L實覺知如是陰入界法無有顚倒顚倒者知過去法不生不滅未來之法不生不滅現在之法亦不生不滅如是知已名不顚倒名眞實句眞實句者如一法一切法亦如是如一切一法亦如是是眞實句凡夫不知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知故
007_0017_b_02L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안[內]도 아니요, 바깥[外]도 아니다. 어떤 것을 안이라 하고 어떤 것을 바깥이라 하는가. 안은 짓는 것을 말하고 바깥은 모양을 말하는 것이니, 보리의 체(體)는 짓는 것도 아니고 모양도 아니다. 안이 아니란 것은 조작하는 바가 없고 바깥이 아니란 것은 깨달아 아는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런 때문에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라 하느니라. 또 안이 아니라 함은 몸․입․뜻의 업이 아니고, 바깥이 아니라 함은 이 세 가지 업의 인연이 아닌 것이며, 안이 아닌 것은 무상(無相)해탈문이고 바깥이 아닌 것은 공(空)해탈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치를 범부들은 알지 못한다. 여래가 여기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7_0017_a_19L善男子夫菩提者非內非外云何爲云何爲外非內者無所造作非外者無所覺知內者謂作外者謂相提之體非作非相是故名爲非內非又非內者非身口意業非外者三業緣非內者無相解脫門非外者空解脫門如是等義凡夫不知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대저 보리란 것은 누(漏:번뇌)도 없고 취함[取]도 없다. 어떤 것을 누도 없다 하고 어떤 것을 취도 없다 하는가. 누가 없다는 것은 네 가지 흐름[四流]을 멀리 여의는 것이니, 네 가지 흐름이란 욕류(欲流)․유류(有流)․무명류(無明流)․견류(見流)요, 취가 없다는 것은 멀리 네 가지 취함을 여의는 것이니, 네 가지 취란 것은 욕취(欲取)․유취(有取)․견취(見取)․계취(戒取)를 말함이다.
007_0017_b_04L善男子夫菩提者無漏無取云何無云何無取無漏者遠離四流四流欲流有流無明流見流無取者遠離四取四取者欲取有取見取戒取
모든 중생들은 무명(無明)에 덮이어 네 가지 취(取)를 행하고 5욕(欲)에 탐착하는 까닭에 나[我]와 내 것[我所]을 만든다. 여래는 아취(我取)의 근본을 다 안다. 그러므로 내가 깨끗하고 내가 깨끗하므로 중생을 깨끗하게 한다. 내가 깨끗하다는 것은 곧 일체 법을 깨달아 알지 않고 또 모든 법 아닌 것을 생각하지 않고 무명을 일으키지 않는다. 무명의 인연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12인연의 유(有)를 일으키지 않고 12인연의 유를 일으키지 않으므로 나지 않고[不生] 나지 않는 까닭에 결정취(決定聚)에 들어간다.
007_0017_b_08L而諸衆生無明所覆行於四取以渴愛故作我我所如來了知我取根本是故我淨我淨故能淨衆生我淨者則不覺知一切諸法亦不思惟一切非法不起無明不起無明因緣故起十二因緣有十二因緣有不起故則不生不生故入決定聚
결정취에 드는 것을 다하는 요의(了義:명료한 이치)라 하고 요의를 제일의(第一義:최고의 이치)라 하고 제일의를 중생이 없는 것[無衆生]이라 하고, 중생이 없는 것을 설할 수 없다[不可說] 하나니, 설할 수 없는 이치는 곧 12인연의 이치, 12인연의 이치는 곧 법의 이치, 법의 이치는 곧 여래다.
007_0017_b_15L入決定聚者名爲了義了義者名第一義第一義者名無衆生無衆生義者名不可不可說義者卽十二因緣義十二因緣義者卽是法義法義者卽是如
이러한 이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 경(經) 가운데 말하기를 ‘만일 12인연을 보면 곧 법을 보는 것이고, 법을 보는 이는 여래를 보는 것이다. 여래를 보는 이는 곧 보는 바가 없나니, 보는 바가 있다면 이는 삿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삿된 소견이란 상수의 법(想數法)을 말함이니, 여래는 상(想)이 없고 상수(想數)도 없느니라. 이런 이치를 지니는 까닭에 여래를 보는 이는 보는 바가 없다고 한다.
007_0017_b_20L以是義故我經中說若有得見十二因緣則爲見法見法者爲見如來見如來者卽無所見所見是邪夫邪見者謂想數法如來無想亦無想數以是義故見如來者爲無所見
007_0017_c_02L만일 여래에게 상(想)이 없고 지음[作]이 없고 앎[知]이 없고 깨달음[覺]이 없음을 본다면 이는 진실로 여래를 본다고 하나니, 여래도 또한 그러하여 일체 법의 평등함을 깨달아 아느니라. 이와 같은 법계는 취(取)가 없음을 일체 범부들은 깨달아 알지 못하나니, 여래가 여기에 크게 슬픈 마음을 일으켜서 바른 법을 연설함은 알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007_0017_b_24L若見如來無想無作無知無覺是名眞實見於如來如來亦爾覺知一切諸法平等如法界無取一切凡夫不能覺如來於此而起大悲演說正法爲令知故
선남자야, 보리는 청정(淸淨)하고 고요[寂靜]하고 광명(光明)8)이며 다툼이 없느니라[無諍]. 어떤 것을 청정하다 하고 어떤 것을 고요하다 하고 어떤 것을 광명이라 하고 어떤 것을 다툼이 없다 하는가. 번뇌에 섞이지 않는 것을 청정하다 하고, 공(空)해탈문을 고요하다 하고,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을 광명이라 하고, 나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不生不滅]을 다툼이 없다 한다. 또 남이 없는 것을 청정이라 하고, 없어짐이 없는 것을 고요하다 하고, 취함이 없는 것[不取]을 광명이라 하고, 나가지 않는 것[不出]을 다툼이 없다고 하느니라.
007_0017_c_06L善男子夫菩提者淸淨寂靜光明無諍云何爲淨云何寂靜云何光明云何無諍不雜煩惱名之爲淨空解脫門名之寂靜無相無願名爲光明無生無滅名爲無諍又無生者名之爲淨無滅者名爲寂靜無取者名光明不出者名無諍
성(性)을 정(淨)이라 하며, 모든 번뇌가 없는 것을 고요․광명․다툼 없음이라 하며, 법계를 정이라 하며, 진실한 성(性)을 고요․광명․다툼 없음이라 한다. 허공의 성을 정이라 하며, 법계를 분별함이 없음을 고요․광명․다툼 없음이라 한다. 안팎이 청정한 것을 정이라 하며, 안팎 법을 취(取)하지 않고 탐착하지 않는 것을 고요․광명․다툼 없음이라 한다.
007_0017_c_12L性名爲淨諸煩惱名爲寂靜光明無諍法界名眞實之性名曰寂靜光明無諍空之性名之曰淨無分別法界名曰寂靜光明無諍內外淸淨名之爲淨於內外法不取不著名爲寂靜光明無諍
참으로 5음(陰)을 아는 것을 정이라 하며, 진실히 계를 아는 것을 고요․광명이라 하며, 멀리 모든 입(入)을 여의는 것을 다툼 없음이라 한다.
과거의 다함[盡]을 아는 것을 정이라 하며, 미래의 나지 않음을 아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며, 현재의 법이 법계에 머물러서 움직이고 흔들림이 없음을 보는 것을 광명 또는 다툼 없음이라 하나니, 청정․고요․광명․다툼 없는 이러한 네 가지 법은 다 같이 한 경계[一界]․한 법[一法]․한 글귀[一句]에 들어간다. 이와 같은 세 가지 법이 바로 열반이다.
007_0017_c_18L眞知五陰名之爲淨眞實知界名爲寂靜光明遠離諸入名爲無諍見過去盡名之爲淨見未來不生名爲寂靜見現在法住於法界無有動名光明無諍淸淨寂靜光明無諍如是四法等入一界一法一句如是三法卽是涅槃
007_0018_a_02L번뇌를 멀리하는 까닭에 정(淨)이라 하고, 필경 정하기 때문에 고요하다 하고, 어둠[闇冥]이 없기 때문에 광명이라 하고, 설할 수 없기 때문에 다툼이 없다 하나니, 이런 까닭에 석가여래는 묵묵히 설한 바 없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대저 보리는 곧 이 허공이니 허공을 이름하여 법이라 한다. 법처럼 중생도 그러하고 중생처럼 복밭[福田]도 또 그러하고 복밭처럼 열반도 또 그러하느니라. 이러한 이치가 있기 때문에 일체 법은 열반과 같다. 여래는 능히 이러한 법계를 깨달았으므로 부처라 하며, 청정․고요․광명․다툼 없음을 닦아 구족하였으므로 이러한 네 글귀를 부처라 하느니라. 여래는 능히 선방편(善方便)을 알기 때문에 처음 보리를 얻어서도 묵묵하게 머물러 펴 말하는 바 없어 범왕(梵王)의 청할 때를 기다렸느니라.”
007_0017_c_24L遠煩惱故名之爲淨畢竟淨故名曰寂靜無闇冥故名曰光明不可說故名爲無諍以是故言釋迦如來默無所說善男子夫菩提者卽是虛空虛空者名之爲法如法衆生亦爾如衆生福田亦爾如福田涅槃亦爾以是義故一切諸法同於涅槃如來能覺如是法界是故名佛修集具足淸淨寂靜光明無諍如是四句名之爲佛如來能知善方便故初得菩提默然而住無所宣說待梵王請
그때 시기(尸棄) 범왕과 6만 8천의 모든 범천 사람이 나 있는 곳에 와서 머리 숙여 예배하고 합장하여 말하였다.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 모든 중생을 위하여 바른 법바퀴를 굴려 주옵소서.”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007_0018_a_11L爾時尸棄梵王與六萬八千諸梵天人來至我所頭面作禮合掌而唯願如來爲諸衆生轉正法輪說偈曰

여래의 법 번뇌 여의어 청정․고요하고
큰 광명 걸림 없고 다툼 없으며
글자 없고 소리 없고 또 말도 없이
진실로 법계답게 깨달아 아시네.
007_0018_a_14L如來法離淨寂靜
大光無㝵無有諍
無字無聲亦無說
眞實覺知如法界

부처님 중생을 위하여 한량없는 겁 동안
고행하여 세간의 계(戒)를 받아 지니심은
저 무명(無明)에 잠든 중생들이
오래 방일하여 진실의 어둠을 깨우치기 위하여,
007_0018_a_16L佛爲衆生無量劫
苦行受持世閒戒
爲悟無明睡衆生
久行放逸迷實義

또 이 모임 가운데 한량없는 대중들
한량없는 부처님께 선근을 쌓았으므로
능히 깊고 깊은 진실한 뜻을 알 것이니
오직 원하건대 위없는 바퀴를 굴리옵소서.
007_0018_a_18L又此會中無量衆
於無量佛積善根
能解甚深眞實義
唯願轉於無上輪

이 대중들 이미 일체 악마를 조복하였으니
단 이슬의 문을 개방하려 하시네.
참된 길잡이(導師)라 이름하는 여래께서
어두운 중생에게 위없는 도를 보여주옵소서.
007_0018_a_20L此衆已調一切魔
欲令開闡甘露門
如來號爲眞導師
示闇衆生無上道

여래의 마음 비록 자비하시어
중생을 외아들처럼 가엾이 여기지만
나는 지금 법 청함을 받아들이어
위없는 바른 법바퀴 굴려 주소서.
007_0018_a_22L如來雖有大慈悲
憐愍衆生如一子
我今勸請法應爾
願轉無上正法輪
007_0018_b_02L
옛적 3불(佛)들이 법바퀴 굴리던 것같이
원컨대 여래께서도 또한 그러하옵소서.
필경 길잡이는 물러나고 흔들림이 없으시리니
어두운 중생에게 하나의 참된 도를 보여주소서.
007_0018_a_24L如往三佛轉法輪
唯願如來亦復爾
畢竟導師無退轉
示暗衆生一眞道

내리는 비가 초목을 적시어 키우는 것처럼
모든 중생에게 목마름을 풀어 주소서.
부처님의 법비[法雨] 중생에 베푸시어
위없고 한량없는 과(果)를 얻게 하소서.
007_0018_b_03L如雨潤長諸草木
令諸衆生除熱渴
佛施法雨於衆生
爲得無上無異果

여래께서 이 세상에 처음 맹세하신 그 말씀
‘나 마땅히 저 괴로운 중생을 건지리라.’
중생은 단 이슬[甘露]의 맛을 목마르듯 바라오니
원컨대 대시주(大施主)께서 법비를 베푸시옵소서.
007_0018_b_05L如來初生發誓言
我當救彼苦衆生
衆生渴仰甘露味
願大施主施法雨

“그때 세존께서 이미 그들의 청을 받고 곧 바라내(波羅奈)의 녹야(鹿野)숲속 선인(仙人)이 머물던 곳에 가시어 바른 법바퀴를 굴리셨다. 이와 같은 법바퀴는 모든 하늘․악마․범천․사문․바라문들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때 세존께서 4제(諦)를 말씀하시는 동안 교진여(憍陳如) 비구는 법의 눈이 깨끗해져서 그 소리가 널리 삼천대천세계에 들렸다. ”
그때 세존께서 우다나(優陀那)를 말씀하셨다.
007_0018_b_07L爾時世尊旣受請已往波羅奈鹿野林中仙人住處轉正法輪如是法輪諸天魔梵及餘沙門婆羅門等所不能轉爾時世尊說四諦時憍陳如比丘得法眼淨其聲遍聞三千大千世爾時世尊說優陁那

깊고 깊은 이치를 다 설할 수 없고
제일의 진실한 이치는 언어․문자 없음이라.
교진여 비구는 이 모든 법에 있어서
진실한 지견(知見)을 얻었으니
이는 곧 옛적 내가 한량없는 세계에서
얻었던 보리를 이제 네가 얻었도다.
007_0018_b_13L甚深之義不可說
第一實義無聲字
憍陳比丘於諸法
獲得眞實之知見
卽是我往無量世
所得菩提今已得

“여래께서 바른 법바퀴를 굴리실 때 한량없는 중생들이 모두 다 조복하게 되고 이와 같은 큰 슬픔의 신통을 나타내 보이니 중생들이 보고서 곧 아승기(阿僧祗)의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었느니라.
선남자야, 여래의 이러한 열여섯 가지 슬픔은 다 중생들을 위하여 닦아 일으킨 것이다. 여래가 이런 슬퍼하는 인연을 지닌 까닭에 낱낱 중생을 위하여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겁의 큰 지옥 가운데서 모든 괴로움과 번뇌를 받아도 마음에 후회하거나 물러나지 않고 또 그 슬픔도 줄거나 덜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치로써 여래의 큰 슬픔은 불가사의하니라.
007_0018_b_16L如來轉是正法輪時無量衆生悉得調伏示現如是大悲神通衆生見已阿僧祇人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善男子如來如是十六大悲悉爲衆生而修起之如來以是悲因緣故爲一一衆生於恒河沙劫大地獄中受諸苦惱心不悔退而其悲心亦無損減以是義故如來大悲不可思議
007_0018_c_02L선남자야, 성문인(聲聞人)들의 슬픈 마음[悲心]은 마치 가죽에 줄을 긋는 것 같고, 보살의 큰 슬픔[大悲]은 살[肉]을 부수는 것 같고, 여래의 큰 슬픔은 뼈를 깨뜨리고 속뼈를 뚫는 것 같으니라. 성문의 슬픔은 부처님이 아는 것을 찬양하고, 보살의 큰 슬픔은 다른 사람에게 권하여 행하게 하고, 여래의 큰 슬픔은 사람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주느니라. 성문의 슬픈 마음은 자애[慈]로 인연하기 때문이며, 보살의 큰 슬픔은 중생을 조복하기 때문이며, 여래의 큰 슬픔은 필경 제도하기 때문이니라. 성문의 슬픈 마음은 추고(麤苦)로 인하여 나며, 보살의 큰 슬픔은 괴로움을 여읨[離苦]으로 인하여 나며, 여래의 큰 슬픔은 일체의 인연 끊음을 인하여 나느니라.
007_0018_b_24L善男子聲聞人悲猶如畫皮菩薩大悲猶如破肉如來大悲破骨徹髓聞之悲讚佛所知菩薩大悲勸他令如來大悲授人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聲聞悲心爲慈因緣菩薩大悲爲調衆生如來大悲爲畢竟度聞悲心因麤苦生菩薩大悲因離苦如來大悲因斷一切因緣而生
선남자야, 여래는 이와 같은 큰 슬픔을 닦나니, 어떤 한 사람을 위하여 1겁․백 겁․천 겁․만 겁을 머물러 지내되 한량없는 겁에 이를지라도 마침내 열반에 들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여래는 한량없는 큰 슬픔으로 이와 같은 무량공덕을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야, 과거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겁 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를 전단굴(栴檀窟)이라 하였고, 또 그 세계를 대향(大香)이라 하고 겁을 상향(上香)이라 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332만 겁 동안 항상 바른 법으로써 모든 성문을 가르치셨는데,
007_0018_c_10L男子如來修集如是大悲若爲一人住經一劫百劫千劫萬劫至無量劫終不畢竟入於涅槃善男子如來大悲成就如是無量功德善男子乃往過去無量無邊阿僧祇劫時世有佛號栴檀窟界名大香劫名上香爾時世尊於三百三十二萬劫中常以正法教諸聲聞
때에 부처님 몸의 낱낱 털구멍으로부터 나오는 향기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였다. 그때 이 세계에는 냄새와 더러운 이름이 있지 않고 모든 풀과 나무 산과 물에도 모두 다 전단향이 있고, 중생들 몸에도 또한 그러하여 일체 몸․입․뜻의 악이 없었으니, 모든 불제자(佛弟子)가 이 향기를 맡고서 곧 4선(禪)을 얻었다. 그때에 1만 부처님이 차례로 세상에 나왔는데 똑같은 이름으로 전단굴이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그 겁을 상향(上香)이라 하였느니라.
007_0018_c_18L時佛身上一一毛孔所出香氣遍滿三千大千世界爾時此界無有臭穢名所有草木山河之屬悉栴檀香衆生身香亦復如是一切無有身口意惡諸佛弟子聞此香已卽得四禪爾時乃有一萬諸佛次第興世皆同一號號栴檀窟是故彼劫名曰上香
007_0019_a_02L그때 여래께서 불사(佛事)를 마치고는 열반에 드시고자 모든 중생을 관찰하여 누구든지 조복되지 못한 이가 있으면 내가 마땅히 조복하리라고 하셨다. 그때 여래께서 깨끗한 하늘 눈[天眼]으로써 보니, 어떤 사람이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에 있으면서, 이미 옛적 부처님 아래서 훌륭한 선근(善根)을 심어서 반드시 부처님을 인연하여 해탈[度脫]을 얻을 것이요 성문을 인연하여 해탈을 얻지 않으며, 수명이 8만 4천 겁을 지난 뒤에는 인간 세상에 태어나서 5욕(欲)을 받고 대승 경전을 듣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잘 머물러 물러남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느니라.
007_0018_c_25L爾時如來作佛事已欲入涅槃觀諸衆生誰未調者我當調之爾時如來以淨天眼見有一人在非有想非無想處已於先佛種下上善定當因佛而得度脫非因聲聞得解脫也壽過八萬四千劫已乃當下生來受五欲當得聞於大乘經典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安住不退
그때 세존께서 대비하신 까닭에 큰 방편을 일으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할 때가 왔다.’
이 말씀을 마치시고 곧 뉘우침이 없는[不悔] 삼매에 드시니, 모든 중생에게 보이시어 열반을 알게 하시고, 이미 여래가 열반에 든 것을 안 뒤에는 모든 대중이 널리 공양을 베풀게끔 하였다. 바른 법이 세상에 머문 지 68만 4천 세가 되었는지라 그때를 당하여 부처님 모든 제자 가운데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바른 법에 있어 삿된 법의 생각을 일으키는 이가 있지 아니하였느니라.
007_0019_a_08L爾時世尊以大悲故起大方便告諸比丘我涅槃時到作是言已卽便入於不悔三昧示諸衆生令知涅槃知如來入涅槃已令諸大衆廣設供正法住世滿足六十八萬四千歲當爾之時佛諸弟子乃至無有一人於正法所作邪法想
그때 세존께서 선정의 힘[定力]을 지니신 까닭에 8만 4천 겁 동안 몸을 숨겨 대중이 볼 수 없게 하였다. 그러다가 이 겁을 지난 뒤에 그 사람이 인간의 큰 장자(長者) 집에 하생(下生)하였다. 80년을 지나 그 부처님이 곧 삼매에서 일어나서 장자의 집에 이름에 그 집의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보는 이가 없는데 오직 이 동자(童子)만이 볼 수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5욕(欲)을 싫어해서 버릴 마음이 나게 하려고 설법하셨다.
007_0019_a_15L爾時世尊以定力故八萬四千劫隱密此身不令衆過是劫已彼人卽下生於人中大長者家經八十年彼佛卽從三昧而起詣長者家其家大小悉無見者是童子獨得見之爾時世尊爲令彼人於五欲中心生厭離而爲說法
007_0019_b_02L그 사람이 설법을 듣고는 곧 물러나지 않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얻었으므로 여래께서 아시고는 곧 수기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오는 세상에서 7만 2천 아승기 백천 겁을 지나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룩할 것이니, 이름을 보상(寶上)이라 할 것이다.’
007_0019_a_21L人聞已卽得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如來知已卽爲授記善男子汝於來世過七萬二千阿僧祇百千當得成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號曰寶上
이와 같은 음성은 아무도 듣는 이가 없고 오직 1만 2천의 모든 하늘이 이 음성을 들을 수 있어 듣고는 모두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서 함께 이런 말을 하였다.
‘원컨대 저 보상(寶上)이 성불할 때, 우리들도 이 부처님 법 가운데서 바른 법을 묻고 받아서 제자가 되리라.’
그때 여래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는 다시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보상 여래가 성불할 때 너희도 마땅히 법을 받는 제자가 될 것이며 저 부처님도 너희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리라.’
그때 전단굴 부처님은 그들에게 수기를 끝내고 마침내 곧 열반에 드셨고, 일체 모든 하늘은 크게 공양을 베풀었느니라.
007_0019_b_03L如是音聲餘無聞者唯有一萬二千諸天同得聞之聞已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俱作是言願彼寶上成佛之時我等當於是佛法中諮受正法而爲弟子爾時如來知是事已復與授記寶上如來成作佛時汝等當作受法弟子彼佛亦當授汝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時栴檀窟佛授彼記已爾乃畢竟入於涅一切諸天大設供養
선남자야, 여래는 이러한 큰 슬픔[大悲]을 구족하고 있어 성문이나 연각들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남자야, 그때 저 부처님은 불종(佛種)을 끊지 않으셨으니, 만일 중생으로서 삼보(三寶)를 공양하는 이가 있으면 역시 그러하리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대비 공덕을 말씀하실 때, 모임 가운데 3항하(恒河)의 모래같이 많은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니, 대중의 반(半)은 인(忍)을 이루게 되고, 그 반의 반은 이러한 열여섯 가지 큰 슬픔을 갖추게 되고, 그 나머지 반의 반은 부처님의 법인(法忍)을 얻었다.
그때 일체 하늘과 세간 사람들이 법을 듣고서 즐겨하고 기뻐하며 똑같은 소리로 찬탄하였다.
“거룩하고 매우 기특합니다. 쾌히 이와 같은 큰 슬픔의 법문을 말씀하여 주셨나이다.”
007_0019_b_12L善男子如來具足如是大悲非諸聲聞緣覺所知善男子爾時彼佛不斷佛種若有衆生供養三寶亦復如是佛說如是大悲功德時此會衆中有三恒沙等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半會大衆得成於忍半中之半得具如是十六大悲其餘半半得佛法忍爾時一切諸天世人聞法歡喜同聲讚歎善哉善哉甚奇甚特快說如是大悲法門
大方等大集經卷第二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8)원문에는 광명이 선명(先明)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광명(光明)의 오기(誤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