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般涅槃經卷第四十

ABC_IT_K0105_T_040
009_0350_c_01L대반열반경 제40권
009_0350_c_01L大般涅槃經卷第四十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 한역
009_0350_c_02L北涼天竺三藏曇無讖譯

13. 교진여품 ②
009_0350_c_03L憍陳如品第十三之二

독자(犢子) 범지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물으려는데 허락하겠습니까?”
009_0350_c_04L犢子梵志復作是言瞿曇我今欲問能見聽不
여래는 잠자코 계셨고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렇게 하셨다.
009_0350_c_06L如來默然第二第三亦復如是
독자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구담이여, 저는 오래 전부터 당신의 친구가 되었으며 당신은 나와는 둘이 아닌데 내가 묻는 것에 무엇 때문에 잠자코 계십니까?”
009_0350_c_07L犢子復言瞿曇我久與汝共爲親友汝之與我義無有二我欲諮問何故默然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범지는 성품이 선비답고 아담하며 착하고 질직(質直)하여서 매양 알기 위하여 묻는 것이며 남을 시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가 물으면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009_0350_c_09L爾時世尊作是思惟如是梵志其性儒雅純善質直常爲知故而來諮啓不爲惱亂彼若問者當隨意答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독자여, 훌륭한 일이다. 의심나는 대로 물으면 내가 대답하리라.”
009_0350_c_12L佛言犢子善哉善哉隨所疑問吾當答之
“구담이여, 세상에 선(善)이 있습니까?”
犢子言瞿曇世有善耶
“그렇다, 범지여.”
009_0350_c_13L梵志
“불선이 있는가?”
有不善耶
“그렇다, 범지여.”
如是梵志
“구담이여,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말해서 저로 하여금 선과 불선의 법을 알게 해주십시오.”
009_0350_c_14L瞿曇爲我說令我得知善不善法
“선남자야, 나는 그 뜻을 자세히 분별하여 말할 수 있지만 이제 그대를 위하여 간략히 말하겠다. 선남자야, 탐욕을 불선이라 하고 탐욕에서 해탈함을 선이라고 하며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도 그와 같다. 살생을 불선이라 하고 살생하지 않음을 선이라고 하며 나아가 삿된 소견도 그와 같다.
009_0350_c_15L佛言善男我能分別廣說其義今當爲汝簡略說之善男子欲名不善解脫欲者名之爲善瞋恚愚癡亦復如是殺名不善不殺名善乃至邪見亦復如是
009_0351_a_02L선남자야,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으며, 또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말하였다. 만일 나의 제자가 이러한 세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 나아가 열 가지 선한 법과 불선한 법을 능히 분별하면 이 사람은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은 온갖 번뇌를 다하였고 온갖 유를 끊은 것이다.”
009_0350_c_19L善男子我今爲汝已說三種善不善及說十種善不善法若我弟子能作如是分別三種善不善法乃至十種善不善法當知是人能盡貪欲愚癡一切諸漏斷一切有
“구담이여, 불법 가운데 한 비구라도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다한 이가 있습니까?”
009_0351_a_03L梵志言 瞿曇是佛法中頗有一比丘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有不
“선남자야,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00에 이르기 까지 한량없는 비구들이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하였다.”
009_0351_a_05L善男子是佛法中非一乃至五百乃有無量諸比丘等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諸有
“구담이여, 한 비구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는 한 비구니라도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다한 이가 있습니까?”
009_0351_a_08L瞿曇置一比丘是佛法中頗有一比丘尼能盡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有不
“선남자야, 이 불법 가운데는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나 나아가 500에 이르기 까지 한량없는 비구니들이 이러한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과 온갖 번뇌와 온갖 유를 능히 끊었다.”
009_0351_a_11L佛言善男子是佛法中非一乃至五百乃有無量諸比丘尼能斷如是貪欲癡一切諸漏一切諸
“구담이여, 한 비구와 한 비구니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 한 우바새(優婆塞)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고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습니까?”
009_0351_a_14L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是佛法中頗有一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度疑彼岸斷於疑網不
“선남자야,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00에 이르기 까지 한량없는 우바새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5하분결(下分結)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다.”
009_0351_a_16L善男子我佛法中非一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塞持戒精勤梵行淸淨斷五下結得阿那含度疑彼岸斷於疑網
“구담이여, 한 비구, 한 비구니, 한 우바새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서 한 우바이(優婆夷)라도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은 이가 있습니까?”
009_0351_a_20L犢子言瞿曇置一比一比丘尼一優婆塞是佛法中頗有一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疑彼岸斷疑網不
009_0351_b_02L“선남자야, 나의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00에 이르기 까지 한량없는 우바이들이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5하분결을 끊고 아나함을 얻었으며 의심의 저 언덕에 건너가서 의심을 끊었다.”
009_0351_a_23L佛言善男子我佛法中非一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夷持戒精勤梵行淸淨斷五下結得阿那含度疑彼岸斷於疑網
“구담이여, 한 비구, 한 비구니가 온갖 번뇌를 다하거나, 한 우바새, 한 우바이가 계행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고 범행이 청정하며 의심을 끊은 이는 그만두고, 불법 가운데 우바새로 5욕락을 받으면서 마음에 의심이 없는 이가 있습니까?”
009_0351_b_03L 犢子言瞿曇置一比丘一比丘尼盡一切漏一優婆塞一優婆夷持戒精梵行淸淨斷於疑網是佛法中頗有優婆塞受五欲樂心無疑網不
“선남자야, 이 불법 가운데는 하나, 둘, 셋, 나아가 500에 이르기 까지 한량없는 우바새가 세 가지 결박을 끊고 수다원을 얻었으며,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엷어져서 사다함을 얻었으며, 우바새와 같이 우바이도 그러하다.”
009_0351_b_07L善男子是佛法中非一乃至五百乃有無量諸優婆塞斷於三結得須陁洹薄貪得斯陁含如優婆塞優婆夷亦如是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비유를 말하려고 합니다.”
009_0351_b_11L世尊我於今者樂說譬喩
“좋은 말이다. 말하려거든 말하여 보아라.”
佛言善哉樂說便說
“세존이시여, 마치 난타(難陀)와 바난타(婆難陀) 용왕들이 큰비를 내리듯이 여래의 법비[法雨]도 그와 같아서 우바새ㆍ우바이에게 평등하게 내립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외도들이 와서 출가 하고자 한다면 여래께서는 몇 달 동안이나 시험하십니까?”
009_0351_b_12L世尊譬如難陁婆難陁龍王等降大雨來法雨亦復如是平等雨於優婆塞優婆夷世尊若諸外道欲來出家審如來幾月試之
“선남자야, 모두 넉 달씩 시험하지만 한결같지는 않다.
009_0351_b_16L佛言善男子皆四月試不必一種
“세존이시여, 만일 한결같지 않다면 바라건대 대자대비로 제가 출가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009_0351_b_17L世尊若不一種唯願大慈聽我出家
그때 세존께서 교진여에게 분부하셨다.
“독자가 출가하여 계를 받는 것을 허락하라.”
009_0351_b_18L爾時世尊告憍陳如聽是犢子出家受戒
교진여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대중 가운데서 갈마를 하였더니, 독자는 출가 후 보름이 찬 뒤에 수다원과를 얻었다. 수다원과를 얻고 나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혜를 배워서 얻을 것은 내가 이미 얻었으니 이제는 부처님을 뵈올 만하다.’
009_0351_b_19L時憍陳如受佛勅已立衆僧中爲作羯磨於出家後滿十五日得須陁洹果旣得果已作是念若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堪任見佛
009_0351_c_02L곧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예경을 마치고 나서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배워서 얻을 모든 지혜를 제가 이미 얻었습니다.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다시 분별하여 말씀하셔서 저로 하여금 무학의 지혜를 얻게 해주십시오.”
009_0351_b_23L卽往佛所頭面作禮敬已畢卻住一面白佛言世尊諸有智慧從學得者我今已得唯願爲我重分別說令我獲得無學智慧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부지런히 정진하여 두 가지 법을 닦아야 한다. 첫째는 사마타(奢摩他)이며, 둘째는 비바사나(毘婆舍那)이다. 선남자야, 만일 비구가 수다원과를 얻으려면 이 두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사다함과나 아나함과나 아라한과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한다.
009_0351_c_03L佛言 善男子汝勤精進修習二法奢摩毘婆舍那善男子若有比丘欲得須陁洹果亦當勤修如是二法復欲得斯陁含果阿那含果阿羅漢亦當修習如是二法
선남자야, 만일 비구가 4선정ㆍ4무량심ㆍ6신통ㆍ8배사(背捨)ㆍ8승처(勝處)ㆍ무쟁지(無諍智)ㆍ정지(頂智)ㆍ필경지(畢竟智)ㆍ4무애지(無礙智)ㆍ금강삼매ㆍ진지(盡智)ㆍ무생지(無生智)를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한다.
009_0351_c_08L善男子若有比丘欲得四禪四無量心六神通背捨八勝處無諍智頂智畢竟智無㝵智金剛三昧盡智無生智亦當修習如是二法
선남자야, 만일 10주지(住地)ㆍ무생법인(無生法忍)ㆍ무상법인(無相法忍)ㆍ불가사의법인(不可思議法忍)ㆍ성행(聖行)ㆍ범행(梵行)ㆍ천행(天行)ㆍ보살행ㆍ허공삼매ㆍ지인삼매(智印三昧)ㆍ공(空)삼매ㆍ무상(無相)삼매ㆍ무작(無作)삼매ㆍ지(地)삼매ㆍ불퇴(不退)삼매ㆍ수릉(首楞)삼매ㆍ금강삼매ㆍ아뇩다라삼먁삼보리ㆍ불행(佛行)을 얻으려 하여도 이 두 법을 닦아야 한다.”
009_0351_c_12L善男子若欲得十住無生法忍無相法忍不可思議法聖行梵行天行菩薩行虛空三昧智印三昧空無相無作三昧地三昧不退三昧首楞嚴三昧金剛三昧耨多羅三藐三菩提佛行亦當修習如是二法
독자는 듣고 나서 예배하고 나와서 사라숲 속에서 이 두 법을 닦더니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과를 얻었다.
009_0351_c_18L犢子聞已禮拜而出在娑羅林中修是二法不久卽得阿羅漢
그때 또 한량없는 비구들이 부처님 계신 데 가려고 하는 것을 독자가 보고 물었다.
“큰스님들 어디로 가십니까?”
009_0351_c_20L是時復有無量比丘欲往佛所子見已問言大德欲何所至
“부처님 계신 데 가려고 합니다.”
009_0351_c_21L諸比丘欲往佛所
“큰스님들, 부처님께 가시거든 원컨대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 하여 반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어 주십시오.”
009_0351_c_22L犢子復言諸大德若至佛所願爲宣啓犢子梵志修二法已得無學智今報佛恩入般涅槃
009_0352_a_02L비구들은 부처님 계신 데 이르러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독자 비구가 저희들에게 부탁하기를 ‘세존이시여, 독자 범지가 두 가지 법을 닦아서 무학의 지혜를 얻었고, 이제 부처님 은혜를 갚고자 하여 열반에 듭니다’라고 여쭈어달라고 하였습니다.”
009_0351_c_24L時諸比丘至佛所已白佛言世尊犢子比丘寄我等語世尊犢子梵志修習二 得無學智今報佛恩入於涅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독자 범지는 아라한과를 얻었으니, 너희들은 함께 가서 그 몸에 공양하여라.”
009_0352_a_04L善男子犢子梵志得阿羅漢果等可往供養其身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 시신이 있는 데로 가서 크게 공양을 베풀었다.
009_0352_a_06L時諸比丘受佛勅還其尸所大設供養
납의(納衣) 범지가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의 말과 같이 ‘한량없는 세상에서 선과 불선을 지었으므로 오는 세상에서 선한 몸과 불선한 몸을 얻는다’라고 하였으나, 이치가 그렇지 않습니다.
009_0352_a_07L納衣梵志復作是言瞿曇如瞿曇所無量世中作善不善未來還得善不善身是義不然
왜냐하면 구담이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이 몸을 얻는다’라고 하였으니, 번뇌로 인하여 몸을 얻는다면 몸이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는가? 번뇌가 먼저 있었다면 누가 지었으며, 어디 머물러 있었던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면 어떻게 번뇌로 인하여 얻는다고 말하겠는가?
009_0352_a_10L何以故如瞿曇說因煩惱故獲得是身若因煩惱獲得身者身爲在先煩惱在先若煩惱在誰之所作住在何處若身在先何說言因煩惱得
그러므로 번뇌가 먼저 있었다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고, 몸이 먼저 있었다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고, 한꺼번에 있었다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먼저 있었다, 나중에 있었다, 한꺼번에 있었다고 하는 것이 모두 옳지 못하므로 나는 말하기를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있는 것이고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009_0352_a_14L是故若言煩惱在是亦不可若身在先是亦不可言一時是亦不可先後一時義俱不是故我說一切諸法皆有自性從因緣
또 구담이여, 굳은 것은 땅의 성품이며, 젖는 것은 물의 성품이며, 더운 것은 불의 성품이며, 동함은 바람의 성품이며, 걸림이 없는 것은 허공의 성품이다. 이 5대의 성품은 인연으로 인하여 있는 것이 아니며 만일 세간에서 한 가지 법의 성품이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법의 성품도 그와 같아서 인연으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만일 한 가지 법이라도 인연으로 있는 것이라면 무슨 까닭에 5대의 성품은 인연을 따르지 않는가?
009_0352_a_18L復次瞿曇堅是地性濕是水性熱是火性動是風性無所罣㝵是虛空性是五大性非因緣有若使世閒有一法性非因緣有一切法性亦應如是非因緣有若有一法從於因緣何因緣故五大之性不從因緣
009_0352_b_02L구담이여, 중생들이 선한 몸으로나 불선한 몸으로나 해탈을 얻는 것은 모두 자기의 성품이며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법들이 제 성품으로 있는 것이며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009_0352_a_24L瞿曇衆生善身及不善身獲得解脫皆是自性不從因緣是故我說一切諸法自性 故有非因緣生
구담이여, 세간의 법들은 일정하게 쓰는 곳이 있으니, 마치 목수가 말하기를 ‘이 나무로는 수레를 만들고, 이 나무로는 창호나 책상을 만들 것이다’라고 하며, 금사(金師)가 만드는 것도 이마에 두르는 것은 화만[鬘]이라 하고 목에 늘어뜨리는 것은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은 팔찌라 하고, 손가락에 끼는 것은 가락지라 하듯이, 쓰는 곳이 일정하기 때문에 결정된 성품이라고 합니다.
009_0352_b_04L復次瞿曇世閒之法有定用處譬如工匠云如是木任作車輿如是任作門戶牀机亦如金師所可造作在額上者名之爲鬘在頸下者名之爲瓔在臂上者名之爲釧在指上者名之爲環用處定故名爲定性
구담이여, 모든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5도의 성품이 있으므로 지옥ㆍ아귀ㆍ축생ㆍ인간ㆍ천상이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어찌하여 인연을 따른다고 하겠습니까?”
009_0352_b_10L瞿曇一切衆生亦復如是有五道性故有地獄餓鬼畜生若如是者云何說言從於因緣
또 구담이여, 모든 중생의 성품이 제각기 다르므로 온갖 가지 제 성품이라고 합니다. 구담이여, 거북은 육지에 나서도 스스로 물에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젖을 먹을 수 있고, 물고기가 낚시의 미끼를 보고 스스로 삼키며, 독사는 태어나서 자연히 흙을 먹는데 이런 것은 아무도 가르치는 이가 없는 것이며, 가시는 나면서 끝이 뾰족하고, 나는 새는 털빛이 제각기 다르니,
009_0352_b_13L復次瞿曇一切衆生其性各異是故名爲一切自性瞿曇如龜陸生自能入水犢子生已能自飮乳魚見鉤餌自然吞食毒蛇生已自然食土如是等事誰有教者如刺生已自然頭尖飛鳥毛羽自然色別
세간의 중생들도 그러하여 영리한 이도 있고 둔한 이도 있고, 부자도 있고 가난한 이도 있고, 잘난 이도 있고 못난 이도 있으며,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해탈을 얻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온갖 법 중에는 제각기 제 성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009_0352_b_19L世閒衆生亦復如是有利有鈍有富有貧有好有醜有得解脫有不得解脫是故當知一切法中各有自性
009_0352_c_02L또 구담이여 구담이 말씀하기를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인연으로 생기고 이 3독(毒)은 5진(塵)을 인연한다’라고 하였는데 이치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중생들이 잘 때에는 5진을 멀리 여의었지만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고 태속에 있을 때도 그러하며, 태에서 처음 나와서는 5진이 좋고 나쁨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 신선이나 성현들이 한적한 곳에 있을 때에는 5진이 없지만 그래도 탐욕과 성내는 일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이며, 어떤 이는 5진으로 인하여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음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인연으로부터 온갖 법이 생기는 것이 아니니, 제 성품이 있는 까닭입니다.
009_0352_b_22L復次瞿曇如瞿曇說貪欲癡從因緣生如是三毒因緣五塵是義不然何以故衆生睡時遠離五塵亦復生於貪欲在胎亦爾初出胎時能分別五塵好醜亦復生於貪欲諸仙賢聖處在寂處無有五塵能生於貪欲亦復有人因於五生於不貪不瞋不癡是故不必從於因緣生一切法以自性故
또 구담이여, 제가 보건대 세상 사람들이 5근을 구족하지 못하고도 재물이 많고 자재한 이가 있으며, 5근을 구족하고도 빈궁하고 하천하여 자재하지 못하고 남의 하인이 되는 이가 있으니, 만일 인연이 있다면 무슨 까닭으로 이러합니까?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며, 인연을 말미암은 것이 아닙니다.
009_0352_c_08L復次瞿曇我見世人五根不具多饒財寶得大自在有根具足貧窮下賤不得自在爲人僕使若有因緣何故如是是故諸法各有自性不由因緣
또 구담이여,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5진을 분별할 줄 모르면서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웃을 때에는 기쁜 줄 알고, 울 때에는 걱정하는 줄 압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모두 제 성품이 있는 줄을 알겠습니다.
009_0352_c_12L瞿曇世閒小兒亦復未能分別五塵或笑或啼笑時知喜啼時知愁是故當知一切諸法各有自性
또 구담이여, 세상 법이 두 가지이니, 첫째는 있는 것이고, 둘째는 없는 것입니다. 있는 것은 허공이며, 없는 것은 토끼의 뿔이니 이 두 가지 법에서 첫째는 있는 것이므로 인연을 따르지 않고, 둘째는 없는 것이므로 인연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있는 것이므로 인연을 따르지 않습니다.”
009_0352_c_15L復次瞿曇世法有二一者二者有卽虛空無卽兔角如是二法一是有故不從因緣二是無故亦非因緣是故諸法有自性故不從因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5대의 성품과 같아서 모든 법도 그러하다’라고 하였는데,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그대의 법에서 5대가 항상한 것이라면 무슨 인연으로 온갖 법이 모두 항상하지 않으며 만일 세상 물건이 무상하다면 5대의 성품은 무슨 인연으로 무상하지 않은가?
009_0352_c_19L佛言善男子如汝所言如五大性一切諸法亦應如是是義不然何以故男子汝法中以五大是常何因緣故一切諸法悉不是常若世閒物是無常者是五大性何因緣故不是無常
009_0353_a_02L만일 5대가 항상하다면 세상 물건도 항상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5대의 성품은 제 성품이 있으므로 인연을 따르지 않고 온갖 법으로 하여금 5대와 같게 하리라’라고 한 것은 옳지 않다.
009_0352_c_24L若五大常世閒之物亦應是常是故汝說五大之性有自性故不從因緣令一切法同五大者無有是處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쓰는 곳이 일정하므로 제 성품이 있다’라고 한 것도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기 때문이다. 만일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면 역시 인연으로부터 뜻을 얻어야 할 것이다.
009_0353_a_04L善男子汝言用處定故有自性者義不然何以故皆從因緣得名字故若從因得名亦從因得義
어떤 것을 인연으로부터 이름을 얻는다고 하는가? 마치 이마 위에 있는 것을 화만이라 하고 목에 있는 것을 영락이라 하고 팔에 끼는 것을 팔찌라 하고 수레에 있는 것을 바퀴라 하고 초목에 불이 있는 것을 초목의 불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009_0353_a_07L云何名爲從因得名如在額上名之爲鬘在頸名瓔在臂名釧在車名輪火在草木名草木火
선남자야, 나무가 처음 날 때에는 화살이나 창대[槊]의 성품이 없었지만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살을 만들고 인연을 따라서 공장이 창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009_0353_a_10L善男子樹初生時無箭槊從因緣故工造爲箭從因緣故造爲槊是故不應說一切法有自性也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거북은 육지에서 났으나 성품이 물로 들어가고, 송아지는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먹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 그 의미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만일 물에 들어가는 것이 인연이 아니라면 함께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불에는 들어가지 않는가? 송아지가 나면서부터 성품이 젖을 빨 수 있는 것이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면 다함께 인연이 아닌데 어찌하여 뿔은 빨지 않는가?
009_0353_a_12L善男子汝言如龜陸生性自入水子生已性能飮乳是義不然何以故若言入水非因緣者俱非因緣何不入火犢子生已性能乳不從因緣俱非因緣何不角
선남자야, 만일 말하기를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있으므로 가르칠 필요도 없고 증장할 것도 없다’라고 하는 것은 뜻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보건대 가르침이 있으며 가르침으로 인하여 증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남자야,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바라문들이 마땅히 청정한 몸을 위하여 양을 잡아서 제사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일 몸을 위하여 제사한다면 그 때문에 제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53_a_17L善男子若言諸法悉有自性不須教習無有增長義不然何以故今見有教緣教增長是故當知無有自性善男子若一切法有自性者諸婆羅門一切不應爲淸淨身殺羊祠祀若爲身祠是故當知無有自性
009_0353_b_02L선남자야, 세간의 말하는 법[語法]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하고자 하는 것이며, 둘째는 하는 때이며, 셋째는 끝마친 때이다. 만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무슨 까닭에 세상에 세 가지 말이 있겠는가? 세 가지 말이 있으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53_a_23L善男子世閒語法凡有三種一者欲作二者作時三者作已若一切法有自性者何故世中有是三語有三語故故知一切無有自性
선남자야, 만일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법이 각각 일정한 성품이 있을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사탕수수라는 한 물건이 무슨 까닭으로 즙이 되고 꿀이 되고 얼음사탕[石蜜]이 되고 술이 되고 초[苦酒]가 되는가? 만일 한 가지 성품이라면 어떻게 이러한 여러 가지 맛이 되는가? 만일 한 물건 가운데서 이런 것들이 난다면 모든 법은 일정하게 각각 한 성품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009_0353_b_03L 善男子若言諸法有自性者當知諸法各有定性若有定性甘蔗一物何緣作漿作蜜石蜜苦酒等若有一何緣乃出如是等味若一物中出如是等當知諸法不得一定各有一
선남자야, 만일 온갖 법이 일정한 성품이 있다면 성인이 무슨 까닭에 사탕수수 즙이나 얼음사탕이나 흑설탕은 먹고 술이었을 때에는 먹지 않다가 초가 된 뒤에는 다시 먹는가? 그러므로 일정한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 것이며 만일 일정한 성품이 없다면 어찌하여 인연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009_0353_b_09L善男子若一切法有定性者聖人何故飮甘蔗漿石蜜黑蜜酒時不飮後爲苦酒復還得飮是故當知無有定性若無定性云何不因因緣而有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비유를 말하겠는가? 만일 비유할 것이 있다면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 것이며,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비유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간에 지혜 있는 이는 모두 비유를 말하는 터인즉, 모든 법은 제 성품이 없으며 일정한 성품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009_0353_b_12L善男子汝說一切法有自性者云何說喩若有喩者當知諸法無有自性若有自性當知無喩世閒智者皆說譬喩當知諸法無有自性無有一性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몸이 먼저 있는가, 번뇌가 먼저 있는가?’라고 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만일 몸이 먼저 있었다고 말하였다면 그대가 그렇게 문난(問難)할 수 있지만, 그대도 나와 같아서 몸이 먼저 있었던 것이 아닌데 무슨 인연으로 그런 문난을 짓는가?
009_0353_b_16L善男子汝言身爲在先煩惱在先義不然何以故若我當說身在先者汝可難言汝亦同我身不在先何因緣故而作是難
009_0353_c_02L선남자야, 모든 중생의 몸과 번뇌가 다 먼저 있던 것도 뒤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시에 있는 것이며 일시에 있더라도 반드시 번뇌로 인하여 몸이 있는 것이며, 마침내 몸으로 인하여 번뇌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생각하기를 ‘마치 사람의 두 눈이 일시에 있던 것이며 서로 인한 것이 아니니, 왼쪽 눈이 오른쪽 눈을 기다리지 않았고, 오른쪽 눈이 왼쪽 눈을 기다리지 않는 것처럼 번뇌와 몸도 그와 같다’라고 한다면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세상 사람이 볼 때에는 심지와 광명이 비록 일시이지만 광명이 심지로 인하여 있고 광명으로 인하여 심지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009_0353_b_20L善男子一切衆生身及煩惱俱無先後一時而有雖一時要因煩惱而得有身終不因身有煩惱也汝意若謂如人二眼一時而不相因待左不因右右不因左惱及身亦如是者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世閒眼見炷之與明雖復一 明要因炷終不因明而有炷也
선남자야, 그대가 생각하기를 ‘몸이 먼저 있지 않았으므로 인이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면 뜻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만일 몸보다 먼저로서 인연이 없으므로 없다고 한다면 그대도 온갖 법이 다 인연이 있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만일 보지 못하였으므로 말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지금 병(甁) 등이 인연으로 생긴 것을 보는데, 어찌하여 병과 같이 몸보다 먼저의 인연도 그와 같다고 말하지 않는가? 선남자야, 보거나 보지 않거나 온갖 법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며 제 성품이 없는 것이다.
009_0353_c_04L男子汝意若謂身不在先故知無因是義不然何以故若以身先無因緣名爲無者汝不應說一切諸法皆有因緣若言不見故不說者今見甁等從因緣出何故不說如甁身先因緣亦復如是
선남자야, 만일 온갖 법이 다 제 성품이 있고 인연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왜 인연으로 5대를 말하는가? 이 5대의 성품이 곧 인연이다.
009_0353_c_10L善男子若見不見一切諸法皆從因緣無有自性善男子言一切法悉有自性無因緣者汝何因緣說於五大是五大性卽是因緣
선남자야, 5대의 인연이 비록 이러하지만 역시 모든 법이 다 5대의 인연과 같다고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마치 세상 사람이 말하기를 ‘모든 출가한 이들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지는데 전다라들도 그와 같이 부지런히 정진하며 계행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같다.
009_0353_c_13L善男子五大因緣雖復如是亦不應說諸法皆同五大因緣如世人說一切出家精勤持戒旃陁羅等亦應如是精勤持戒
선남자야, 그대는 5대가 결정코 굳은 성품이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성품이 변하는 것이어서 일정하지 않다고 본다. 선남자야, 소랍(酥蠟)과 호교(胡膠)를 그대의 법에서는 지대라고 하지만 이 지대[地]란 것이 일정치 않아서 혹은 물과도 같고 혹은 땅과도 같으므로 제 성품이 굳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009_0353_c_17L善男子汝言五大有定堅性我觀是性轉故不定善男子胡膠於汝法中名之爲地是地不或同於水或同於地故不得說自性故堅
선남자야, 백랍(白鑞)ㆍ납ㆍ주석ㆍ동ㆍ철ㆍ금ㆍ은을 그대의 법에서는 화대[火]라고 말하지만 이 화대가 네 가지 성품이 있으니, 흐를 때에는 물의 성품이며 동할 때에는 바람의 성품이며 더울 때에는 불의 성품이며 굳을 때에는 땅의 성품인데 어떻게 결정코 화대의 성품이라고 말하겠는가?
009_0353_c_21L善男子白鑞於汝法中名之爲火是火四性流時水性動時風性熱時火性堅時地性云何說言定名火性
009_0354_a_02L선남자야, 물의 성품은 흐르는 것이라고 하는데 물이 얼었을 때에도 땅이라고 하지 않고 물이라고 한다면, 무슨 인연으로 파도가 동할 때를 바람이라고 하지 않는가? 만일 동하는 것을 바람이라 하지 않는다면, 얼었을 때도 물이라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 두 가지 뜻이 인연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면 무슨 까닭에 온갖 법이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009_0353_c_24L善男子水性名若水凍時不名爲地故名水者因緣故波動之時不名爲風若動不 名風凍時亦應不名爲水若是二義從因緣者何故說言一切諸法不從因緣
선남자야, 만일 5근의 성품이 능히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감촉하는 것이므로 모두 제 성품이며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뜻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제 성품이라는 성품은 변동할 수 없는 것이니, 만일 눈의 성품이 보는 것이라면 항상 보아야 할 것이며, 보는 때도 있고 보지 못할 때도 있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인연을 따라서 보는 것이며,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54_a_06L善男子若言五根性能見觸故皆是自性不從因緣是義不何以故善男子自性之性性不可若言眼性見者常應能見不應有有不見時是故當知從因緣見無因緣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그 뜻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5진의 인연으로 인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쁜 각관(覺觀)이기 때문에 탐욕을 내고 선한 각관이기 때문에 해탈을 낸다. 선남자야, 안의 인연으로 탐욕과 해탈을 내고 바깥 인연으로 증장하게 한다. 그러므로 그대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각각 제 성품이 있는 것이며, 5진으로 인하여 탐욕과 해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009_0354_a_11L善男子汝言非因五塵生貪解脫是義不然何以故善男子生貪解脫雖復不同五塵因緣惡覺觀故則生貪欲善覺觀故則得解脫善男內因緣故生貪解脫外因緣故能增長是故汝言一切諸法各有自不因五塵生貪解脫無有是處
선남자야, 그대가 말하기를 ‘모든 근을 구족하고도 재물이 없어 자재하지 못하기도 하고, 모든 근을 구족하지 못하였는데도 재물이 많고 자재하기도 한다’고 하며, 이런 것으로써 제 성품이 있는 것이며, 인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는 것은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중생들은 업을 따라서 과보를 받는데 이 과보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현재에 받는 과보이며, 둘째는 다음 생에 받는 과보이며, 셋째는 후생에 받는 과보이다.
009_0354_a_17L男子汝言具足諸根乏於財物不得自在諸根殘缺多饒財寶得大自在因此以明有自性故不從因緣者義不然何以故善男子衆生從業而有果報如是果報則有三種一者二者生報三者後報
009_0354_b_02L빈궁하거나 부자거나 근을 구족하였거나 구족하지 못한 것은 업이 각각 다른 까닭이다. 만일 제 성품이 있다면 모든 근을 구족한 이가 마땅히 재물이 부유하고 재물이 부유한 이는 마땅히 근을 구족할 것이나, 지금은 그렇지 않으므로 결정코 제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며, 모두 인연을 따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009_0354_a_23L貧窮巨富不具是業各異若有自性具諸根應饒財寶饒財寶者應具諸根則不爾是故定知無有自性皆從因
선남자야, 그대는 말하기를 ‘세상의 어린아이들은 아직 5진의 인연을 분별하지 못하면서도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므로, 온갖 것이 제 성품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의미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만일 제 성품이라면 웃는 이는 항상 웃고 우는 이는 항상 울어야 할 것이며, 한 번 웃고 한 번 울지 않을 것이다. 만일 한 번 웃다가 한 번 운다면 이것은 모두 인연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온갖 법이 제 성품이 있어서 인연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009_0354_b_04L如汝所言世閒小兒未能分別五塵因緣亦啼亦笑是故一切有自性是義不然何以故若自性者笑應常笑啼應常啼不應一笑一啼若一笑一啼當知一切悉從因緣是故不應說一切法有自性故不從因緣
범지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온갖 법이 인연으로 있다면 이 몸은 무슨 인연입니까?”
009_0354_b_09L志言世尊若一切法從因緣有如是身者從何因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몸의 인연은 번뇌와 업이다.”
009_0354_b_11L佛言善男子是身因緣煩惱與業
“세존이시여, 이 몸이 번뇌와 업을 따른 것이라면 이 번뇌와 업을 끊을 수 있습니까?”
009_0354_b_12L梵志言世尊如其是身從煩惱業是煩惱業可斷不耶
“그렇다.”
009_0354_b_13L佛言如是如是
범지는 다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씀하셔서 제가 듣고 이 자리에서 모두 끊게 해주십시오.”
009_0354_b_14L梵志復言世尊唯願爲我分別解說令我聞已不移是處悉得斷之
“선남자야, 만일 두 끝과 중간이 장애되지 않는 것을 알면 이 사람은 번뇌와 업을 끊을 수 있다.”
009_0354_b_16L佛言善男子若知二邊中閒無是人則能斷煩惱業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고 바른 법의 눈을 얻었습니다.”
009_0354_b_17L世尊我已知得正法眼
“너는 어떻게 알았느냐?”
佛言汝云何知
“세존이시여, 두 끝은 색과 색의 해탈이고 중간은 8정도(正道)이며 수와 상과 행과 식도 그러합니다.”
009_0354_b_18L世尊邊卽色及色解脫中閒卽是八正道也識亦復如是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야, 두 끝을 잘 알아서 번뇌와 업을 끊었구나.”
009_0354_b_20L佛言善哉善哉善男子善知二邊斷煩惱業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제가 출가하여 계를 받을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009_0354_b_21L世尊願聽我出家受戒
부처님께서 “잘 왔구나, 비구여” 하시니, 즉시에 3계의 번뇌를 끊어 버리고 아라한과를 얻었다.
009_0354_b_22L佛言善來比丘時斷除三界煩惱得阿羅漢果
그때 다시 홍광(弘廣) 바라문이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생각하는 것을 아십니까?”
009_0354_b_23L爾時復有一婆羅門名曰弘廣復作是言瞿曇知我今所念不
009_0354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열반은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은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며 곧은 것은 성인의 도이다.”
009_0354_c_02L佛言善男涅槃是常有爲無常曲卽邪見卽聖道
“구담이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009_0354_c_04L婆羅門言瞿曇何因緣故如是說
“선남자야, 그대가 항상 생각하기를 ‘걸식은 항상하고 별청(別請)1)은 무상하며, 굽은 것은 자물쇠[戶鑰]이며, 곧은 것은 제석의 깃발이다’라 하므로, 내가 말하기를, ‘열반이 항상하고, 함이 있는 법이 무상하며, 굽은 것은 삿된 소견이요, 곧은 것은 8정도니라’ 하였나니, 그대가 먼저 생각하던 것은 법에 맞지 않는다.”
009_0354_c_05L善男子汝意每謂乞食是常別請無常曲是戶鑰直是帝幢是故我說涅槃是常有爲無常曲謂邪見直謂八正非如汝先所思惟也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이여, 진실로 제 마음을 아십니다. 이 8정도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멸하게 할 수 있습니까?”
009_0354_c_08L婆羅門言瞿曇實知我心是八正道悉令衆生得盡滅不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께서는 이미 저의 마음을 아셨습니다. 제가 지금 묻는 것은 무슨 까닭으로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십니까?”
009_0354_c_10L爾時世尊默然不答婆羅門言瞿曇已知我心我今所問何故默然而不見答
그때 교진여가 말하였다.
“대바라문이여, 만일 세상의 가가 있고 가가 없음을 물으면, 여래께서는 항상 잠자코 계시고 대답하지 않으십니다. 8정도는 곧은 것이며, 열반은 항상한 것이니 8정도를 닦으면 곧 멸진(滅盡)함을 얻지만, 닦지 않으면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바라문이여, 비유하자면 큰 성이 있는데, 4면 성벽에는 모두 구멍이 없고 오직 하나의 문이 있으며, 그 문지기가 총명하고 지혜 있게 잘 분별하여서 출입할 이는 출입하게 하고 거절할 이는 거절하였습니다.
009_0354_c_13L時憍陳如卽作是言大婆羅門若有問世有邊無邊如來常爾默然不答八聖是直涅槃是常若修八聖卽得滅盡若不修習則不能得大婆羅門譬如大城其城四壁都無孔竅唯有一門其守門者聰明有智能善分別可放則放可遮則遮
출입하는 이가 얼마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모든 출입하는 이는 반드시 이 문으로만 드나드는 것처럼 선남자여, 여래도 그와 같습니다. 성은 열반에 비유한 것이고 문은 8정도에 비유한 것이며, 문지기는 여래에게 비유한 것입니다. 선남자여, 여래께서 지금 그대에게 멸진하고 멸진하지 않음을 대답하지 않으셨으나 멸진하는 이는 모름지기 8정도를 닦아야 합니다.”
009_0354_c_19L雖不能知出入多少定知一切有入出者皆由此門善男子如來亦爾城喩涅槃喩八正守門之人喩於如來善男子來今者雖不答汝盡與不盡其有盡要當修習是八正道
009_0355_a_02L바라문이 말하였다.
“좋은 말입니다. 대덕 교진여시여, 여래께서는 미묘한 법을 잘 말씀하셨으며, 저는 지금 성(城)을 알고 도(道)를 알며 스스로 문지기가 되려고 합니다.”
009_0354_c_24L婆羅門言善哉大德憍陳如如來善能說微妙法我今實欲知城知道自作守門
교진여가 말하였다.
“훌륭한 일입니다. 그대 바라문은 능히 위없고 넓고 큰마음을 내었습니다.”
009_0355_a_03L 憍陳如言善哉善哉汝婆羅門能發無上廣大之心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교진여야. 이 바라문은 오늘에만 이런 마음을 낸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겁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보광명(普光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시다. 이 사람이 그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009_0355_a_05L佛言憍陳如婆羅門非適今日發是心也憍陳如乃往過去過無量劫有佛世尊名普光明如來應供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世尊是人先已於彼佛所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이 현겁에서 마땅히 부처를 지을 것이며 오래전부터 법의 행상을 통달하여 분명하게 알았지만 중생을 위해서 현재 외도에 있으면서 알지 못하는 척 한 것이다. 그러므로 교진여야, 그대는 ‘훌륭한 일이오. 그대가 능히 이러한 큰마음을 내었습니다’라고 칭찬하지 말아야 한다.”
009_0355_a_11L此賢劫中當得作久已通達了知法相爲衆生故處外道示無所知以是因緣汝憍陳如不應讚言善哉善哉汝今能發如是大心
그때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아난 비구는 지금 어디 있느냐?”
009_0355_a_15L爾時世尊知已卽告憍陳如言阿難比丘今爲所在
교진여가 여쭈었다.
“아난 비구는 사라숲 밖에 있는데, 이 대회에서 12유순이 되며 6만 4천억 마군에게 어지럽게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마군들은 모두 여래의 형상처럼 몸을 변화하여, 혹은 온갖 법이 인연으로 생긴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온갖 법이 인연으로부터 생기지 않는다고 하기도 하며,
009_0355_a_17L憍陳如言世尊阿難比丘在娑羅林外去此大會十二由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嬈亂諸魔衆悉自變身爲如來像或有宣說一切諸法從因緣生或有說言切諸法不從因生
009_0355_b_02L혹은 온갖 인연이 다 항상한 법이며 인연으로 생기는 것은 모두 무상하다 하고, 혹은 5음이 진실한 것이라 하고 혹은 허망한 것이라 하며, 6입과 18계도 그러하다 하고, 혹은 12인연이 있다 하고, 혹은 네 가지 인연이라 하고, 혹은 모든 법이 환술 같고 변화한 것 같고 아지랑이 같다 하고, 혹은 들음[聞]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009_0355_a_22L或有說言一切因緣皆是常法從緣生者悉是無常有說言五陰是實或說虛假界亦或有說言有十二因緣或有說言正有四緣或說諸法如幻如化如熱 時焰或有說言因聞得法
혹은 생각함[思]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닦음[修]으로 인하여 법을 얻는다 하고, 혹은 부정관(不淨觀)하는 법을 말하고, 혹은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법을 말하고, 혹은 4념처관(念處觀)을 말하고, 혹은 세 가지 관하는 뜻과 일곱 가지 방편을 말하고, 혹은 난법(煖法)ㆍ정법(頂法)ㆍ인법(忍法)ㆍ세제일법(世第一法)ㆍ학지(學地)ㆍ무학지(無學地)와 보살의 초주(初住)로부터 10주까지를 말하고,
009_0355_b_04L或有說言因思得法或有說言因修得法或復有說不淨觀法或復有說出息入息或復有說四念處觀或復有說三種觀義七種方便或復有說煖法頂法忍法世閒第一法無學地菩薩初住乃至十住
혹은 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을 말하고, 혹은 수다라(修多羅)ㆍ기야(祇夜)ㆍ비가라나(毗伽羅那)ㆍ가타(伽陀)ㆍ우타나(憂陀那)ㆍ니타나(尼陀那)ㆍ아파타나(阿波陀那)ㆍ이제목다가(伊帝目多伽)ㆍ사타나(闍陀伽)ㆍ비불략(毗佛略)ㆍ아부타달마(阿浮陀達摩)ㆍ우바제사(優波提舍)를 말하고, 혹은 4념처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ㆍ5력ㆍ7각분(覺分)ㆍ8성도를 말하고,
009_0355_b_10L或有說空無相無作復有說修多羅祇夜毘伽羅那伽陁憂陁那尼陁那阿波陁那伊帝目多闍陁伽毘佛略阿浮陁達摩優波提舍或說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
혹은 내공(內空)ㆍ외공(外空)ㆍ내외공(內外空)ㆍ유위공(有爲空)ㆍ무위공(無爲空)ㆍ무시공(無始空)ㆍ성공(性空)ㆍ원리공(遠離空)ㆍ산공(散空)ㆍ자상공(自相空)ㆍ무상공(無相空)ㆍ음공(陰空)ㆍ입공(入空)ㆍ계공(界空)ㆍ선공(善空)ㆍ불선공(不善空)ㆍ무기공(無記空)ㆍ보리공(菩提空)ㆍ도공(道空)ㆍ열반공(涅槃空)ㆍ행공(行空)ㆍ득공(得空)ㆍ제일의공(第一義空)ㆍ대공(大空)을 말하고,
009_0355_b_15L或說內空外空內外空有爲空無爲空無始空性空遠離空散空自相空無相空入空界空善空不善空無記空提空道空涅槃空行空得空第一義空空大空
혹은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몸에서 물과 불을 내되, 몸 위로는 물을 내고 몸 아래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몸 아래로는 물을 내고 몸 위로는 불을 내기도 하며, 왼쪽 옆구리가 아래 있고 오른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며, 오른쪽 옆구리가 아래 있고 왼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옆구리로는 천둥을 내고 한 옆구리로는 비를 내리며,
009_0355_b_20L或有示現神通變化出水火或身上出水身下出火身下出水身上出火左脅在下右脅出水右脅在下左脅出水一脅震雷一脅降雨
009_0355_c_02L혹은 여러 부처님의 세계를 나타내고, 혹은 보살이 처음 탄생하여 일곱 걸음을 걷는 때와, 깊은 궁궐에서 5욕락을 받는 때와, 처음 출가하여 고행을 닦는 때와, 보리수 아래 나아가 삼매에 들던 때와 마(魔)의 군중을 항복받고 법수레를 굴릴 때와, 대신통을 보여 열반에 들 때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009_0355_b_24L或有示現諸佛世界或復示現菩薩初生行至七步處在深宮受五欲時初始出家修苦行時往菩提樹 坐三昧時壞魔軍衆轉法輪時示大神通入涅槃時
세존이시여, 아난 비구는 이런 일들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러한 신통 변화는 예전에 보지 못하던 것인데 누가 짓는 것인가? 석가세존께서 지으시는 것이 아닌가?’라고 하며, 일어나려 하여도 말을 하려 하여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아난 비구는 마군의 그물에 들었기 때문에 ‘여러 부처님의 말씀이 각각 같지 않으시니 나는 이제 누구의 말씀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009_0355_c_05L世尊阿難比丘見是事已作是念言如是神變昔來未見誰之所作將非世尊釋迦作耶欲起欲語都不從意阿難比丘入魔羂故復作是念諸佛所說各各不同我於今者當受誰語
세존이시여, 아난은 지금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아무리 여래를 생각해도 구원할 이가 없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이 대중 가운데 오지 못하였습니다.”
009_0355_c_10L世尊阿難今者極受大苦雖念如來無能救者以是因緣不來至此大衆之中
그때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중 속에 있는 모든 보살들은 이미 한 생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나아가 한량없는 생에서 보리의 마음을 내어 이미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마음이 견고하여 단바라밀(檀波羅蜜)로부터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까지를 구족하게 수행하여 공덕을 성취하였으며, 오래전부터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고 범행을 깨끗이 닦았으며, 물러나지 않는 보리의 마음을 얻었으며, 불퇴인(不退忍)과 불퇴전지(不退轉持)를 얻었으며, 여법인(如法忍)과 수릉엄(首楞嚴) 등의 한량없는 삼매를 얻었습니다.
009_0355_c_12L爾時文殊師利菩薩摩訶薩白佛言世尊此大衆中有諸菩薩已於一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至無量生發菩提心已能供養無量諸佛其心堅固具足修行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成就功德久已親近無量諸佛淨修梵行得不退轉菩提之心得不退忍不退轉持得如法忍首楞嚴等無量三昧
009_0356_a_02L이런 무리들은 대승 경전을 듣고도 의심을 내지 않을 것이며, 3보가 한 가지 성품과 모양이어서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않음을 잘 분별하여 해설할 것이며, 부사의한 것을 듣고도 놀라지 않을 것이며, 가지가지 공(空)함을 듣고도 마음으로 무서워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성품을 분명하게 통달하고 모든 12부경을 능히 지니고 뜻을 자세히 해설하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12부경이라도 능히 받아 지닐 것인데 이 대반열반경을 받아 지니는 것이야 무엇이 근심되겠습니까? 무슨 인연으로 교진여에게 아난이 있는 데를 물으십니까?”
009_0355_c_20L如是等輩聞大乘經終不生疑善能分別宣說三寶同一性相常住不變聞不思議不生驚怪聞種種空心不怖懅了了通達一切法性能持一切十二部經廣解其義亦能受持無量諸佛十二部經何憂不能受持如是 大涅槃典何因緣故問憍陳如阿難所在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선남자야, 나는 성불한 지 20년쯤 지나서 왕사성에 있었다.
009_0356_a_05L爾時世尊告文殊師利諦聽善男子我成佛已過二十年住王舍城
그때 내가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이 대중 가운데서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여래의 12부경을 받아 지니고 좌우에서 필요한 일을 공급하여 주며, 그러고도 자기의 좋은 이익을 잃지 않겠느냐?
009_0356_a_07L爾時我告諸比丘言諸比丘此衆中誰能爲我受持如來十二部供給左右所須之事亦使不失自身善利
그때 교진여가 대중 속에 있다가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제가 능히 12부경을 받아 지니며 좌우에서 시봉하면서 저에게 이익될 일을 잃지 않겠습니다.’
009_0356_a_10L時憍陳如在彼衆中來白我我能受持十二部經供給左右失所作自利益事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교진여야, 너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할 터인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겠느냐?’
009_0356_a_12L我言憍陳如汝已朽邁當須使人云何方欲爲我給使
그때 사리불이 또 말하였다.
‘제가 능히 부처님의 온갖 말씀을 받아 지니며, 필요하신 대로 시중들고 저에게 이익된 일을 하는 것도 잃지 않겠습니다.’
009_0356_a_13L時舍利弗復作是言我能受持佛一切語供給所須不失所作自利益事
나는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너는 이미 늙어서 심부름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나의 시중을 들고자 하느냐?’
009_0356_a_15L我言舍利弗汝已朽邁當須使人何方欲爲我給使
이리하여 나아가 500아라한들까지도 모두 이렇게 말하였으나 나는 모두 받지 않았다.
009_0356_a_17L乃至五百諸阿羅漢皆亦如是佛悉不受
그때 목련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이제 500비구들이 시중하려는 것을 받지 않으시니, 부처님 뜻에 누구를 시중을 들게 하시려는 것인가?’
009_0356_a_18L爾時目連在大衆中作是思惟如來今者不受五百比丘給使佛意爲欲令誰作耶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문득 선정에 들어서 여래를 관하니, 마음이 아난에게 있는 것이 마치 해가 처음으로 뜰 때에 빛이 서쪽 벽에 비치는 것과 같았다. 이런 것을 보고 선정에서 일어나 교진여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여, 제가 여래를 뵈니 아난으로 하여금 좌우에서 시중들게 하려고 하셨습니다.’
009_0356_a_20L惟是已卽便入定見如來心在阿難如日初出光照西壁見是事已從定起語憍陳如大德我觀如來欲令阿難給事左右
009_0356_b_02L그때 교진여는 500아라한과 함께 아난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이 이제 여래의 시중을 들어야 하겠으니, 이 일을 승낙하라.’
009_0356_a_24L爾時憍陳如與五百阿羅漢往阿難所作如是言阿難汝今當爲如來給使請受是事
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큰스님들이시여, 저는 참으로 여래의 시중을 들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존귀하고 소중하시기가 사자왕과 같고 용과 불과 같은데, 저는 더럽고 미약하니 어떻게 책임을 감당하겠습니까?’
009_0356_b_03L阿難 諸大德我實不堪給事如來何以如來尊重如師子王如龍如火今穢弱云何能辦
비구들은 말하였다.
‘아난이여, 당신은 우리의 말을 듣고 여래를 모시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오.’
009_0356_b_06L諸比丘言阿難受我語給事如來得大利益
두 번 세 번 이렇게 말하였으나 아난은 말하였다.
‘여러 큰스님들이여, 저는 큰 이익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진실로 좌우에서 시중드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009_0356_b_07L第二三亦復如是阿難言諸大德我亦不求大利益事實不堪任奉給左右
그때 목련은 또 아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난이여, 그대는 아직 모르는구나.’
009_0356_b_09L目犍連復作是言阿難汝今未知
‘큰스님, 바라건대 말씀하십시오.’
009_0356_b_10L難言大德唯願說之
‘여래께서 저번에 대중 가운데서 시중 들 사람을 구하시기에 500아라한이 모두 시중을 들려고 하였으나 여래께서 허락하지 않았소. 내가 정에 들어서 여래의 뜻을 살펴보니 그대로 하여금 시자를 삼으려 하시는 것인데, 그대는 어찌하여 받들지 않는가?’
009_0356_b_11L目犍連言如來先日僧中求使五百羅漢皆求爲之如來不聽我卽入定見如來意欲令汝爲汝今云何反更不受
아난은 이 말을 듣고 나서 합장하고 꿇어앉아 말했다.
‘여러 대덕들이시여, 일이 그러하여 여래 세존께서 저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승가의 명령을 받들어 좌우에서 모시겠습니다.’
009_0356_b_14L阿難聞已合掌長跪作如是言諸大德若有是如來世尊與我三願當順僧命事左右
목련이 말하였다.
‘세 가지 소원이 무엇인가?’
目犍連言何等三願
아난은 이렇게 말하였다.
‘첫째는 여래께서 설사 낡은 옷을 저에게 주셔도 제가 받지 않는 것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둘째는 여래께서 단월(檀越)의 별청(別請)을 받게 될 때에 제가 따라가지 않을 것을 허락하시는 것이고, 셋째는 저의 출입이 일정한 시간이 없음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면 승가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009_0356_b_17L阿難言一者如來設以故衣賜我聽我不受二者如來設受檀越別請聽我不往三者聽我出入無有時節如是三事佛若聽者當順僧命奉給如來
교진여 등 500비구는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아난 비구에게 권하였더니, 세 가지 소원을 말하면서 부처님께서 들어주시면 대중의 명을 따르겠다’고 하였습니다.’
009_0356_b_21L時憍陳如五百比丘還來我所作如是言我等已勸阿難比丘唯求三願若佛聽者當順僧命
009_0356_c_02L문수사리여, 나는 그때 아난을 이렇게 칭찬했다.
‘훌륭하구나.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여, 원망하고 싫어할 것을 예견하였구나.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너는 의식을 위하여 여래의 시중을 드는 것이냐?’라고 하겠으므로 먼저 낡은 옷이라도 받지 않고 별청에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교진여야, 아난 비구는 지혜를 구족하였으니 들고 나는 시간이 한정되면 4부 대중을 이익 되게 하는 일을 널리 지을 수 없으므로, 출입하는 시간이 제한되지 않기를 구하는 것이다.
009_0356_b_24L文殊師利我於爾時讚阿難言善哉善哉阿難比丘具足智慧預見譏嫌何以故當有人言爲衣食奉給如來是故先求不受故不隨別請憍陳如阿難比丘具足智慧入出有時卽不能得廣作利益四部之衆是故求欲出入無時
교진여야, 내가 아난을 위하여 그 세 가지 일을 허락하여 그 소원을 따르리라.’
009_0356_c_07L憍陳我爲阿難開是三事隨其意願
그때 목련은 아난에게 가서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말대로 세 가지 일을 여쭈었더니, 여래께서 대자비로 모두 들어 주셨다.’
009_0356_c_08L目犍連還阿難所語阿難言吾已爲汝啓請三事如來大慈皆已聽許
아난이 대답하였다.
‘큰스님이여, 만일 부처님께서 허락하셨으면 가서 모시겠습니다.’
009_0356_c_10L難言大德若佛聽者請往給侍
문수사리여, 아난이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 만에 여덟 가지 불가사의한 것을 구족하였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나를 시봉한 지 20여 년 동안에 한 번도 나를 따라서 별청식(別請食)을 받지 않은 것이고, 둘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한 번도 나의 옷을 받지 않은 것이고, 셋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마침내 때 아닌 때에 나에게 온 적이 없는 것이고,
009_0356_c_11L文殊師利阿難事我二十餘年具足八種不可思議何等爲八一者事我已來二十餘年初不隨我受別請食二者事我已來初不受我陳故衣服三者自事我來至我所時終不非時
넷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번뇌를 구족하였으면서도 나를 따라서 임금과 찰리와 훌륭한 대갓집에 드나들면서 여러 여인과 천녀ㆍ용녀들을 보았지만 탐욕을 내지 않은 것이고, 다섯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내가 말한 12부경을 받아 지니되, 한번 들은 것은 다시 묻지 않고도 병에 든 물을 다른 병에 붓듯이 한 것이다. 다만 한 번 물은 적이 있었으니,
009_0356_c_16L四者自事我來具足煩惱隨我入出諸王剎利豪貴大姓見諸女人及天龍女不生欲心五者自事我來持我所說十二部經一經於耳曾不再問如寫甁水置之一甁唯除一問
009_0357_a_02L선남자야, 유리(琉璃) 태자가 석씨들을 모두 죽이고 가비라성을 파괴할 때에 아난이 걱정하여 울면서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여래와 제가 함께 이 성에서 태어났고 같은 석가 종족인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화평한 얼굴이 평상시와 같은데 저는 초조한 것입니까?’
009_0356_c_21L善男琉璃太子殺諸釋氏壞迦毘羅城阿難爾時心懷愁惱發聲大哭來至我所作如是言我與如來俱生此城同一釋種云何如來光顏如常我則憔悴
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난아, 나는 공정(空定)을 닦았으므로 너와는 같지 않은 것이다.’
009_0357_a_03L我時答言阿難我修空定故不 同汝
3년이 지난 뒤에 다시 와서 나에게 물었다.
‘제가 지난번 가비라성에 있을 때에, 여래께서 공삼매를 닦으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 일이 진실입니까?’
009_0357_a_04L過三年已還來問我世尊我往於彼迦毘羅城曾聞如來修空三昧是事虛實
나는 대답하였다.
‘아난아, 그렇다. 네가 말한 바와 같다.’
009_0357_a_06L我言阿難如是如是如汝所說
여섯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하였으나 여래가 드는 선정을 항상 안 것이다. 일곱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소원대로 아는 지혜[願智]는 얻지 못하였으나 여러 중생들이 여래에게 와서는 현재에 네 가지 사문의 과를 얻기도 하고, 나중에 얻는 이도 있고, 사람의 몸을 얻을 이와 천인의 몸을 얻을 이들을 분명하게 안 것이다. 여덟째는 나를 시봉한 이후로 여래의 비밀한 말을 다 안 것이다.
009_0357_a_07L六者自事我來雖未獲得知他心智常知如來所入諸定七者自事我來未得願智而能了知如是衆生到如來所現在能得四沙門果有後得者有得人身有得天身八者自事我來如來所有秘密之言悉能了知
선남자야, 아난 비구가 이렇게 여덟 가지 부사의한 일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들어 저장한 이[多聞藏]라고 칭찬하는 것이다.
009_0357_a_12L善男子阿難比丘具足如是八不思是故我稱阿難比丘爲多聞藏
선남자야, 아난 비구는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여 12부경을 갖추어 지녔으니, 무엇이 여덟인가? 첫째는 신심이 견고한 것이고, 둘째는 마음이 질직(質直)한 것이고, 셋째는 몸에 병고가 없는 것이고, 넷째는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기억하는 마음을 구족한 것이고, 여섯째는 교만한 마음이 없는 것이고, 일곱째는 선정과 지혜를 성취한 것이고, 여덟째는 들음을 따라 생기는 지혜를 구족한 것이다.
009_0357_a_14L男子阿難比丘具足八法能具足持十二部經何等爲八一者信根堅固二者其心質直三者身無病苦四者常勤精進五者具足念心六者心無憍慢七者成就定慧八者具足從聞生智
009_0357_b_02L문수사리여,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아숙가(阿叔迦)인데, 역시 이런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고, 시기(尸棄)여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차마가라(差摩迦羅)이며, 비사부(毗舍浮)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우파선타(優波扇陀)이며, 가라구촌타(迦羅鳩村馱)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발제(跋提)이며,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소지(蘇坁)이며, 가섭(迦葉)부처님의 시자인 제자는 이름이 섭파밀다(葉婆蜜多)인데, 모두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다. 지금 나의 아난도 이와 같이 여덟 가지 법을 구족하였으므로 내가 아난 비구를 많이 들어 저장한 이라고 칭찬한다.
009_0357_a_20L文殊師利毘婆尸佛侍者弟子名阿叔迦亦復具足如是八法尸棄如來侍者弟子名差摩迦羅毘舍浮佛侍者弟子名優波扇陁迦羅鳩村馱佛侍者弟子名曰跋提迦那含牟尼佛侍者弟子名曰蘇坻迦葉佛侍者弟子名葉婆蜜多皆亦具足如是八 我今阿難亦復如是具足八法故我稱阿難比丘爲多聞藏
선남자야, 그대의 말과 같이 이 대중 가운데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있으나 이 보살들은 다 중대한 책임이 있으니 이른바 대자대비이다. 이 대자대비한 인연으로 각각 일이 바쁘고 권속을 조복하고 몸을 장엄하여야 한다. 이런 인연으로 내가 열반한 뒤에 12부경을 선전하고 유통할 수 없으며, 어떤 보살이 혹시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009_0357_b_05L善男子如汝所說此大衆中雖有無量無邊菩薩是諸菩薩皆有重任謂大慈大悲如是慈悲之因緣故各悤務調伏眷屬莊嚴自身以是因我涅槃後不能宣通十二部經有菩薩或時能說人不信受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는 나의 동생이고, 나를 시중한 지 20여 년에 들을 만한 법은 모두 구족하게 지닌 것이 마치 물을 부어 한 그릇에 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내가 지금 아난이 어디 있는가를 물은 것은 이 『열반경』을 받아 지니게 하려는 것이다.
009_0357_b_11L文殊師阿難比丘是吾之弟給事我來二十餘年所可聞法具足受持喩如寫水置之一器是故我今顧問阿難爲何所在欲令受持是『涅槃經』
선남자야, 내가 열반한 후에 아난 비구가 듣지 못한 것은 홍광(弘廣)보살이 유포할 것이며, 아난이 들은 것은 스스로 유통하리라.
009_0357_b_15L善男子我涅槃後阿難比丘所未聞者弘廣菩薩當能流布阿難所聞自能宣通
문수사리여, 아난 비구가 지금 다른 곳에 있는데, 이 회상에서 12유순이 된다고 하며 6만 4천억 마군에게 시달린다고 하니 그대는 그곳에 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
009_0357_b_17L文殊師利阿難比丘今在他處去此會外十二由延而爲六萬四千億魔之所惱亂汝可往彼發大聲言
009_0357_c_02L‘모든 마군들은 자세히 들으라. 여래께서 지금 대다라니(大陀羅尼)를 말씀하실 것이다. 모든 천인ㆍ용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사람ㆍ사람 아닌 이[非人]와 산신ㆍ목신ㆍ수신ㆍ해신ㆍ가택신들이 이 지명(持名)을 듣고 나서 공경하여 받아 지니지 않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이 다라니는 10항하사 부처님 세존들이 함께 말씀하시는 것이어서 여인의 몸을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한다.
009_0357_b_20L一切諸魔諦聽諦聽如來今說大陁羅尼一切天乾闥婆阿修羅迦樓羅那羅摩睺羅伽人與非人山神樹神河神海神舍宅等神聞是持名無不恭敬受持之者是陁羅尼十恒河沙諸佛世尊所共宣說能轉女身自識 宿命
만일 다섯 가지 일을 받되, 첫째 범행, 둘째 어육을 끊는 것, 셋째 술을 끊는 것, 넷째 5신채(辛菜)를 끊는 것, 다섯째 고요한 데 있기를 좋아하는 것인데, 이 다섯 가지를 받고 지성으로 이 다라니를 믿으며 읽고 외우고 쓰면 이 사람은 즉시에 77억 더러운 몸을 초월하게 된다.’”
009_0357_c_04L若受五事一者梵行二者斷肉三者斷酒四者斷辛五者樂在寂靜受五事已至心信受讀誦書寫是陁羅尼當知是人卽得超越七十七億弊惡之身
그때 세존께서 다라니를 말씀하셨다.
爾時世尊卽便說之

아마례 비마례 녜마례 몽가례혜 마라야갈비 사만나발디 사바라타사단니
阿摩隷 毗摩隷 涅磨隷 瞢伽隷醯 摩羅若竭鞞 三慢那跋提 娑婆羅他娑檀尼
009_0357_c_08L阿摩隸 毘摩隸 涅磨隸 瞢伽隸醯摩羅若竭鞞 三曼多跋提隸 娑婆羅他娑檀尼
바라마타사단니 마나사아보뎨 비라기 암라래디바람미 바람마사례 부라
婆羅磨他娑檀尼 磨那斯阿步提 毗羅祇 菴羅賴低婆嵐彌 婆嵐摩莎隷 富囉
009_0357_c_11L 婆羅磨他娑檀尼 磨那斯阿步提 毘羅氏 菴摩賴低 婆嵐彌 婆嵐摩莎隸 富囉
니부라나마노래뎨
泥富囉那摩奴賴綈
009_0357_c_13L泥富囉那摩奴賴綈

문수사리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다라니를 받고 아난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마군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마군의 권속들아, 내가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다라니주를 말하는 것을 자세히 들으라.”
009_0357_c_14L爾時文殊師利從佛受是陁羅尼已至阿難所在魔衆中作如是言諸魔眷屬諦聽我說所從佛受陁羅尼呪
마왕들이 이 다라니를 듣고 나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마의 업을 버리고 아난을 놓았다.
009_0357_c_17L魔王聞是陁羅尼已悉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捨於魔業卽放阿難
문수사리가 아난을 데리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니, 아난은 부처님을 뵙고 지성으로 예경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009_0357_c_19L文殊師利與阿難俱來至佛所阿難見佛至心禮敬卻住一面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분부하셨다.
“이 사라숲 밖에 수발타라는 범지가 있는데, 그의 나이는 아주 오래 되어 120세이다. 비록 5통(通)을 얻었으나 교만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비상비비상정(非想非非想定)을 얻고 나서 일체지(一切智)라는 마음을 내어 열반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다.
009_0357_c_21L佛告阿難是娑羅林外有一梵志名須跋陁年極老已百二十雖得五通未捨憍獲得非想非非想定生一切智涅槃想
009_0358_a_02L네가 거기 가서 수발타에게 말하였다.
‘여래가 세상에 나심이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실 것이다. 만일 하려는 일이 있다면 이때에 해서 후일에 후회하지 말라.’
009_0358_a_02L汝可往彼語須跋言如來出如優曇花於今中夜當般涅槃有所作可及時作莫於後日而生悔
아난아, 너의 말이면 그가 믿을 것이다. 왜냐하면 네가 지나간 옛적 500세 동안에 수발타의 아들이 되었는데, 그 사랑하는 애정이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런 인연으로 너의 말을 믿을 것이다.”
009_0358_a_05L阿難汝之所說彼定信受何以故汝曾往昔五百世中作須跋陁子人愛心習猶未盡以是因緣信受汝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수발타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이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여래께서 세상에 나시는 것이 우담바라꽃과 같은데,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드실 것이니 하려는 일이 있거든 이때 하고 후일에 후회하지 마십시오.”
009_0358_a_08L爾時阿難受佛勅已往須跋所如是言仁者當知如來出世如優曇於今中夜當般涅槃欲有所作及時作莫於後日生悔心也
수발타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아난이여. 제가 지금 여래께서 계신 곳에 가겠습니다.”
009_0358_a_11L須跋言善哉阿難我今當往至如來所
아난은 수발타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이때 수발타는 문안을 여쭙고 이렇게 말하였다.
“구담이여, 제가 지금 묻고자 하니, 제 뜻을 따라 대답해 주십시오.”
009_0358_a_12L爾時阿難與須跋陁還至佛所時須跋陁到已問訊作如是言瞿曇我今欲問隨我意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발타여,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나는 방편으로 그대의 뜻을 따라 대답하리라.”
009_0358_a_15L佛言須跋今正是時隨汝所問我當方便隨汝意答
“구담이여, 여러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말하기를 ‘온갖 중생들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은 모두 지난날에 지은 업의 인연이니, 만일 계행을 지니고 정진하여 몸과 마음의 괴로움을 받으면 본래의 업이 없어지고, 본래의 업이 다하면 모든 고통이 멸하고, 고통이 멸하면 곧 열반을 얻는다’라고 하니, 이 이치가 어떻습니까?”
009_0358_a_16L瞿曇有諸沙門婆羅門等作如是言一切衆生受苦樂報皆隨往日本業因緣是故若有持戒精進受身心苦能壞本業本業旣盡衆苦盡滅衆苦盡滅卽得涅槃是義云何
“선남자야,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가 있으면 나는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그런 사람에게 갈 것이며, 가서 물을 것이다.
‘당신이 참으로 이런 말을 하였는가?’
009_0358_a_21L佛言善男若有沙門婆羅門等作是說者爲憐愍常當往來如是人所旣至彼已我當問之仁者實作如是說不
009_0358_b_02L그 사람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구담이여, 내가 보니 중생들이 나쁜 짓을 행하면서도 재물이 넉넉하고 몸이 자재한 이가 있으며, 또는 선한 일을 닦으면서도 빈궁하고 자재하지 못한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사람은 갖은 애를 써서 재물을 구하면서도 얻지 못하는 이가 있고, 어떤 이는 구하지 않아도 자연히 얻는 이도 있으며, 또 어떤 이는 자비한 마음으로 살생을 하지 않아도 도리어 단명한 이가 있고, 어떤 이는 살생을 좋아하여도 장수하는 이가 있다. 또 어떤 이는 범행을 깨끗이 닦고 정진하며 계행을 지니면서 해탈을 얻는 이도 있고 얻지 못하는 이도 있는 것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모든 중생이 괴롭고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은 다 지난날의 본래 업으로 말미암는다고 합니다.’
009_0358_a_24L彼若見答我如是說何以故瞿曇我見衆生習行諸惡多饒財寶身得自在見修善貧窮多乏不得自在又見有人多役力用求不能得又見不求然得之又見有人慈心不殺反更中又見憙殺終保年壽又見有人淨修梵行精勤持戒有得解脫有不得是故我說一切衆生受苦樂報由往日本業因緣
수발타여, 나는 다시 묻을 것이다.
‘당신은 참으로 과거의 업을 보았는가? 만일 과거의 업이 있다면 얼마나 되는가? 현재의 고행으로 얼마나 깨뜨릴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하고 다하지 못함을 알 수 있는가? 그 업이 다한다면 온갖 것이 다하느냐?’
009_0358_b_10L須跋我復當問實見過去業不若有是業爲多少現在苦行能破多少耶能知是業已盡不盡耶是業旣盡一切盡耶
저 사람이 ‘나는 진실로 알지 못한다’라고 대답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위하여 비유를 말하겠다.
‘어떤 사람이 몸에 독한 화살을 맞았을 때에 집안 권속들이 의사를 청하여 살을 뽑게 하였고, 살을 뽑은 후에 몸이 편안해졌다면 10년 후에도 이 사람은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오. 이 의사가 나의 독한 살을 뽑고 약을 붙여 주었으므로 나의 살 맞은 자리가 나아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그런데 당신은 과거의 본래 업을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고행으로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아는가?’
009_0358_b_13L若見答我實不知我便當爲彼人引譬如有人身被毒箭其家眷屬爲請醫師令拔是箭旣拔箭已身得安其後十年是人猶憶了了分明醫爲我拔出毒箭以藥塗拊令我得安隱受樂仁旣不知過去本業何能知現在苦行定能破壞過去業
그가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당신도 지금 과거의 본래 업이 있다고 하면서 무슨 까닭으로 나의 과거 업을 책망하는가? 구담의 경전에서도 말하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호화롭게 자재함을 보거든, 이 사람은 지난 세상에서 보시하기를 좋아하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하였으니, 이런 것이 과거의 업이 아닌가?’라고 한다면,
009_0358_b_21L彼若復言瞿曇汝今亦有過去本何故獨責我過去業瞿曇經中作是說若見有人豪貴自在當知是人先世好施如是不名過去業耶
009_0358_c_02L나는 또 이렇게 대답하리라.
‘그대여, 그렇게 아는 것은 비겨서 아는 것[比知]이며, 참으로 아는 것[眞知]이라고 하지 않는다. 나의 불법에는 혹은 인으로 말미암아 과를 알기도 하고 혹은 과를 따라서 인을 알기도 하는 것이다. 나의 불법 중에는 과거의 업도 있고 현재의 업도 있지만 그대는 그렇지 않아서 오직 과거의 업뿐이며 현재의 업은 없다. 그대들의 법에는 방편을 따라서 업을 끊지 않지만 나의 법은 그렇지 않으며 방편으로 끊는다. 그대는 업이 다하면 곧 괴로움이 다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서 번뇌가 다하여야 업과 고가 다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그대의 과거의 업을 책망하는 것이다.’
009_0358_b_24L復答言仁者如是知者名爲比知名眞知我佛法中或有從因知果有從果知因我佛法中有過去業現在業汝則不爾唯有過去業無現在業汝法不從方便斷業我法不爾從方便斷汝業盡已則得苦盡我卽不爾煩惱盡已業苦則盡是故我今責汝過去業
저 사람이 만일 말하기를 ‘구담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지만 스승에게서 배운 것이며, 스승이 이런 말을 한 것이므로 나는 허물이 없다’라고 한다면,
009_0358_c_09L彼人若言瞿曇我實不從師受之師作是說我實無咎
나는 ‘그대의 스승이 누구냐?’ 하겠고,
009_0358_c_10L仁者汝師是誰
그가 대답하기를 ‘부란나입니다’라고 하면
009_0358_c_11L彼若見答是富蘭
나는 또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은 과거의 업을 아느냐고 낱낱이 묻지 않았느냐? 그대의 스승이 만일 나는 알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대는 어찌하여 스승의 말을 믿으며, 만일 내가 안다고 하거든, 다시 묻기를 〈하품 고[下苦]의 인연으로 중품과 상품의 고도 받습니까? 중품 고의 인연으로 하품과 상품의 고도 받습니까? 상품 고의 인연으로 중품과 하품의 고도 받습니까?〉라고 하지 않았느냐? 만일 아니라고 하거든,
009_0358_c_12L我復言曰汝昔何不一一諮啓實知過去業不汝師若言我不知汝復云何受是師語若言我知應問言下苦因緣受中上苦不中苦因緣受下上苦不上苦因緣受中苦不若言不者
다시 묻기를 〈스승께서는 어찌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의 과보는 오직 과거의 업뿐이며, 현재가 아니라고 합니까?〉라고 할 것이며, 또 묻기를 〈이 현재의 괴로움이 과거에 있었습니까? 만일 과거에 있었다면 과거의 업은 다 없어졌을 것이며,
009_0358_c_17L復應問言師云何說苦樂之報唯過去業非現在耶復應問言是現在苦過去有不若過去有過去之業悉已都盡
만일 다 없어졌다면 어찌하여 또 오늘의 몸을 받습니까? 만일 과거에는 없었고 현재에만 있다면 어찌하여 중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다 과거의 업이라고 하는 것입니까?〉라고 할 것이다.
009_0358_c_20L若都盡者云何復受今日之身若過去無唯現在有云何復言衆生苦樂皆過去業
009_0359_a_02L그대여, 만일 현재의 고행이 과거의 업을 깨뜨릴 줄을 안다면 현재의 고행은 또 무엇으로 깨뜨리겠는가? 만일 깨뜨리지 못한다면 괴로움이 항상할 것이며, 괴로움이 만일 항상하다면 어떻게 괴로움에서 해탈함을 얻는다고 하겠는가? 만일 다른 행이 고행을 깨뜨릴 수 있다면 과거에 이미 다하였을 것인데 어찌하여 괴로움이 있는가?
009_0358_c_22L仁者若知現在苦行能壞過去業現在苦行復以何破如其不破苦卽是常若是常云何說言得苦解脫若更有行壞苦行者過去已盡云何有苦
그대여, 이런 고행은 즐거운 업으로 하여금 괴로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또 괴로운 업으로 하여금 즐거운 과를 받게 할 수 있는가?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업으로 하여금 받지 않는 과를 짓게 할 수 있는가? 현재의 업보로 하여금 다음 생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다음 생의 업보로 하여금 현재의 업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업보로 하여금 없는 보[無報]를 짓게 할 수 있는가? 결정된 보로 없는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 없는 보로 결정된 보를 짓게 할 수 있는가?라고 할 것이다.’
009_0359_a_03L如是苦行能令樂業受苦果不令苦業受樂果不能令無苦無樂業作不受果不能令現報作生報不令生報作現報不令是二報作無報能令定報作無報不能令無報作定報不
그가 만일 ‘구담이여, 그럴 수가 없다’라고 하면,
彼若復言瞿曇不能
나는 이렇게 말하리라.
‘그대여, 만일 그러할 수 없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 고행을 받는가? 그대는 결정코 과거의 업과 현재의 인연이 있는 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번뇌로 인하여 업을 내고, 업으로 인하여 보를 받는다〉고 했다. 그대여, 모든 중생이 과거의 업이 있고 현재의 인이 있음을 알아야 하는데, 중생이 비록 과거에 장수할 업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현재에 음식의 인연을 힘입어야 한다.
009_0359_a_09L我復當仁者如其不能何因緣故受是苦仁者當知定有過去業現在因緣是故我言因煩惱生業因業受報者當知一切衆生有過去業有現在衆生雖有過去壽業要賴現在飮食因緣
그대가 만일 말하기를, 〈중생이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음이 결정코 과거의 본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는다〉라고 하면, 그 이치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그대여, 마치 어떤 사람이 왕을 위하여 원수를 없애고, 그 인연으로 재물을 많이 받았다면 이 재물로 인하여 현재의 즐거움을 받는 것과 같다. 이런 사람은 현재에 즐거운 인을 짓고 현재에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이다.
009_0359_a_15L仁者若說衆生受苦受樂定由過去本業因緣是事不然何以故仁者譬如有人爲王除怨以是因緣多得財寶因是財寶受現在樂如是之人現作樂因現受樂報
또 어떤 사람이 왕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이고 그 인연으로 목숨을 잃어버린다면, 이 사람은 현재에 괴로운 인을 짓고 현재에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대여, 모든 중생들이 현재에 4대(大)와 시절과 토지와 인민들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받는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온갖 중생이 모두 과거의 본업만으로 인하여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009_0359_a_19L譬如有人殺王愛子以是因緣喪失身命如是之人現作苦因現受苦報仁者一切衆生現在因於四大時節土地人民受苦受樂是故我說一切衆生不必盡因過去本業受苦樂也
009_0359_b_02L만일 업을 끊는 인연의 힘으로 해탈을 얻는다면, 모든 성인이 해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중생의 과거의 본래 업은 처음과 나중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성인이 도를 닦을 때에 이 도가 능히 처음과 나중이 없는 업을 막는다고 말했다. 만일 고행을 받는 것으로 도를 얻는다고 하면 온갖 축생들이 모두 도를 얻을 것이다.
009_0359_a_24L仁者若以斷業因緣力故得解脫者一切聖人不得解脫何以故一切衆生過去本 業無始終故是故我說修聖道時道能遮無始終業仁者若受苦行便得道者一切畜生悉應得道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할 것이며 몸을 조복할 것이 아니다. 이런 인연으로 나는 경전에서 숲을 찍을 것이언정 나무를 찍지 말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숲으로부터 공포가 생길지언정 나무로부터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몸을 조복하려면 먼저 마음을 조복하여야 하니, 마음은 숲에 비유한 것이고 몸은 나무에 비유한 것이다.”
009_0359_b_06L是故先當調伏其心不調伏身以是因緣經中說斫伐此林莫斫伐樹何以故從林生怖不從樹生欲調伏身先當調心心喩於林身喩於樹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마음을 조복하였습니다.”
009_0359_b_10L須跋陁言世尊我已先調伏心
“선남자야, 그대는 어떻게 마음을 먼저 조복하였는가?”
009_0359_b_11L佛言善男子今云何能先調心
수발타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먼저 생각하기를, 욕계는 무상하고 즐거움이 없고 깨끗하지 않고 색계는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하다고 관찰하였습니다. 이렇게 관찰을 하여 마치니 욕계의 결박이 끊어졌고 색처(色處)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에 또 색계를 관찰하니, 색계는 무상하여 등창과 같고 창질과 같고 독약과 같고 화살과 같으며, 색이 항상하지 않음을 보고 청정하고 적정하다.
009_0359_b_12L須跋陁言世尊先思惟欲是無常無樂無淨觀色卽是常淸淨作是觀已欲界結斷得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次復觀色是無常如癰如瘡如毒如箭無色常淸淨寂靜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색계의 결박을 단절하고 무색처(無色處)를 얻었으므로 먼저 마음을 조복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에 또 생각[想]을 관찰하니, 곧 무상하고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았으며,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비상비비상처를 획득하였습니다. 이 비상비비상처는 곧 일체지이며 고요하며 청정하여 타락함이 없고 항상하여 변역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습니다.”
009_0359_b_17L如是觀已色界結得無色處是故名爲先調伏心復觀想卽是無常癰瘡毒箭如是觀獲得非想非非想處是非想非非想處卽一切智寂靜淸淨無有墮墜恒不變是故我能調伏其心
009_0359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가 어찌 능히 마음을 조복하였다고 하겠느냐? 그대가 얻은 비상비비상정도 오히려 생각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며, 열반이라야 생각이 없는 것인데, 그대가 어떻게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겠느냐? 선남자야, 그대가 먼저는 능히 거친 생각을 꾸짖더니 이제는 어찌하여 미세한 생각에 애착하느냐? 이 비상비비상처를 꾸짖을 줄을 알지 못하므로 생각을 이름하여 등창 같고 창질 같고 독약 같고 화살 같다고 한다. 선남자야, 그대의 스승인 울두람불은 영리하고 총명하지만 그래도 이 비상비비상처를 끊지 못하고 나쁜 몸을 받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느냐?”
009_0359_b_22L佛言男子汝云何能調伏心耶汝今所得非想非非想定猶名爲想涅槃無想汝云何言獲得涅槃善男子汝已先能呵責麤想今者云何愛著細想知呵責如是非想非非想處故名爲想如癰如瘡如毒如箭善男子汝師鬱頭藍弗利根聰明尚不能斷如是非想非非想處受於惡身況其餘者
“세존이시여, 어찌하면 모든 유를 능히 끊겠습니까?”
009_0359_c_07L世尊云何能斷一切諸有
“선남자야, 만일 실상(實相)을 관찰하면 이 사람이 능히 모든 유를 끊게 된다.”
009_0359_c_08L佛言善男若觀實相是人能斷一切諸有
수발타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실상이라고 하는 것입니까?”
009_0359_c_09L跋陁言世尊云何名爲實相
“선남자야, 모양이 없는 모양[無相之相]을 실상이라고 한다.”
009_0359_c_10L善男子無相之相名爲實相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이름하여 모양이 없는 모양이라고 합니까?”
009_0359_c_11L世尊云何名爲無相之相
“선남자야, 온갖 법이 제 모양도 없고 남의 모양도 없고, 저와 남의 모양도 없고 인이 없는 모양도 없으며, 짓는 모양도 없고 받는 모양도 없고, 짓는 이의 모양도 없고 받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법의 모양도 없고 법 아닌 모양도 없으며, 남녀 모양도 없고 장정 모양도 없으며, 티끌 모양도 없고 시절 모양도 없으며, 자기를 위하는 모양도 없고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고, 자기와 남을 위하는 모양도 없으며, 있는 모양도 없고 없는 모양도 없으며, 나는 모양도 없고 내는 이 모양도 없으며,
009_0359_c_12L善男子一切法無自相相及自他相無無因相無作相無受無作者相無受者相無法非法相無男女相無士夫相無微塵相無時節相無爲自相無爲他相無爲自他無有相無無相無生相無生者相
인(因) 모양도 없고 인의 원인 모양도 없고, 과(果) 모양도 없고 과의 결과 모양도 없고, 낮과 밤의 모양도 없고 어둡고 밝은 모양도 없으며, 보는 모양도 없고 보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듣는 모양도 없고 듣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깨닫는 모양도 없고 깨닫는 이의 모양도 없으며, 보리의 모양도 없고 보리를 얻은 이의 모양도 없으며, 업의 모양도 없고 업의 주인 모양도 없으며, 번뇌의 모양도 없고 번뇌 주인의 모양도 없으니, 선남자야, 이런 모양들이 멸한 곳을 진실한 모양이라고 한다.
009_0359_c_17L無因相無因因相無果相無果果相無晝夜相無明闇相無見相無見者無聞相無聞者相無覺知相無覺知者相無菩提相無得菩提者相業相無業主相無煩惱相無煩惱主
009_0360_a_02L선남자야, 온갖 법이 모두 헛된 가짜이니, 그것이 없어진 데를 참이라고 한다. 이것을 실상(實相)이라 하고, 법계(法界)라 하고, 필경지(畢竟智)라 하고, 제일의제(第一義諦)라 하고, 제일의공(第一義空)이라고 한다. 선남자야, 이 실상ㆍ법계ㆍ필경지ㆍ제일의제ㆍ제일의공을 하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성문보리(聲聞菩提)를 얻고, 중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연각보리(緣覺菩提)를 얻고, 상품 지혜로 관찰하므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는다.”
009_0359_c_23L善男子如是等相隨所滅處名眞實相善男子一切諸法皆是虛假其滅處是名爲實是名實相是名法名畢竟智名第一義諦名第一義 善男子是相法界畢竟智第一義第一義空下智觀故得聲聞菩提中智觀故得緣覺菩提上智觀故無上菩提
이 법을 연설할 때, 10천 보살이 1생에 실상을 얻었고, 1만 5천 보살이 2생에 법계를 얻었고, 2만 5천 보살이 필경지를 얻었고, 3만 5천 보살이 제일의제를 깨달았으니, 이 제일의제를 제일의공이라고도 하고 수릉엄삼매라고도 한다.
009_0360_a_07L說是法時十千菩薩得一生實相萬五千菩薩得二生法界萬五千菩薩得畢竟智三萬五千菩薩悟第一義諦是第一義諦亦名第一義空亦名首楞嚴三昧
4만 5천 보살이 허공삼매를 얻었으니, 이 허공삼매를 광대(廣大)삼매라고도 하고 지인(智印)삼매라고도 한다. 5만 5천 보살이 불퇴인(不退忍)을 얻었으니 이 불퇴인을 여법인(如法忍)이라고도 하고 여법계(如法界)라고도 한다.
009_0360_a_11L四萬五千菩薩得虛空三昧是虛空三昧亦名廣大三昧亦名智印三昧五萬五千菩薩得不退忍是不退忍亦名如法亦名如法界
6만 5천 보살이 다라니를 얻었으니, 이 다라니를 대염심(大念心)이라고도 하고 걸림 없는 지혜라고도 한다. 7만 5천 보살이 사자후(師子吼)삼매를 얻었으니, 이 사자후삼매를 금강삼매라고도 하고 오지인(五智印)삼매라고도 한다. 8만 5천 보살이 평등삼매를 얻었으니, 이 평등삼매를 대자대비라고도 한다.
009_0360_a_15L六萬五千菩薩得陁羅尼是陁羅尼亦名大念心亦名無㝵智七萬五千菩薩得師子吼三昧是師子吼三昧亦名金剛三昧亦名五智印三昧八萬五千菩薩得平等三昧是平等三昧亦名大慈大悲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연각의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는 항하사 중생들이 성문의 마음을 내었고 세간의 여자와 천상의 여자 2만억 사람들이 현재에서 여인의 몸을 변하여 남자의 몸을 얻었고 수발타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009_0360_a_20L量恒河沙等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無量恒河沙等衆生發緣覺心無量恒河沙等衆生發聲聞心人女天女二萬億人現轉女身得男子身須跋陁羅得阿羅漢果
大般涅槃經卷第四十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재가인이 특정한 스님을 초청하여 공양하는 것. 곧 특별한 초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