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妙法蓮華經卷第二

ABC_IT_K0116_T_002
009_0734_c_01L
묘법연화경 제2권
009_0734_c_01L妙法蓮華經卷第二

구마라집 한역
009_0734_c_02L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3. 비유품(譬喩品)
009_0734_c_03L譬喩品第三

그때 사리불이 뛸 듯이 기뻐하며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여쭈었다.
009_0734_c_04L爾時舍利弗踊躍歡喜卽起合掌仰尊顏而白佛言
“이제 세존의 이러한 법문을 들으니, 마음이 매우 기뻐 미증유[未曾有]를 얻었습니다. 왜냐 하면 제가 옛적에 부처님을 따라서 이런 법문을 들을 때, 모든 보살들이 성불하리라고 수기 받는 것을 보았으나, 저희들은 그와 같은 일에 참여하지 못하여 스스로 슬퍼하며 한탄하기를, ‘여래의 한량없는 지견을 잃었다’고 하였습니다.
009_0734_c_06L今從世尊聞此法心懷勇躍得未曾有所以者何昔從佛聞如是法見諸菩薩授記作而我等不豫斯事甚自感傷失於如來無量知見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숲 속이나 나무 밑에서 홀로 앉기도 하고 또는 거닐기도 하면서 매양 생각하기를, ‘우리들도 법의 성품에 함께 들었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소승법으로 제도하려고 하시는가?’ 하였더니, 이것은 저희들의 허물일 뿐 세존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우리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수 있는 방법[所因]을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렸다면 반드시 대승으로 해탈할 수 있었을 텐데, 저희들은 방편과 마땅함을 따라 말씀하시는 줄을 알지 못하고 처음에 부처님의 법을 듣고는 곧 믿어서 증득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009_0734_c_10L世尊我常獨處山林樹下若坐若行每作是念我等同入法性云何如來以小乘法而見濟度是我等咎非世尊也所以者何若我等待說所因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者必以大乘而得度脫然我等不解方便隨宜所說初聞佛法遇便信受思惟取證
세존이시여, 제가 옛적부터 날이 저물고 밤이 새도록 항상 스스로를 책망하였더니, 이제 부처님께 듣지 못했던 미증유한 법을 듣고는 모든 의심과 뉘우침을 끊어 몸과 마음이 매우 태평하게 되었사오니, 저희들은 오늘에야 부처님의 참된 아들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문을 듣고 귀의하였으며, 법을 따라서 화생(化生)1)하였으며, 부처님 법의 분한[法分]2)을 얻은 줄을 알았습니다.”
009_0734_c_17L世尊我從昔來終日竟夜每自剋責而今從佛聞所未聞未曾有法斷諸疑悔身意泰然快得安隱今日乃知眞是佛子從佛口生從法化生得佛法分
그때 사리불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0734_c_21L爾時舍利弗欲重宣此義而說偈言
009_0735_a_01L
이런 법문 내가 듣고
미증유법 얻었으며
마음 크게 즐거웁고
의심 또한 없습니다.
009_0734_c_22L我聞是法音
得所未曾有
心懷大歡喜
疑網皆已除

옛날부터 교화받아
대승법을 잃지 않고
부처님 말씀 희유하사
번뇌 다시 없게 하시니
009_0735_a_02L昔來蒙佛教
不失於大乘
佛音甚希有
能除衆生惱

나는 이미 번뇌 다하였지만
듣고는 역시 걱정 없나니
산골짜기 숨어서나
수풀 속을 찾아가서
009_0735_a_03L我已得漏盡
聞亦除憂惱
我處於山谷
或在林樹下

앉거나 거닐 적에
항상 이 일 생각하며
내 스스로 책망하길
어찌 자신을 속였던가.
009_0735_a_04L若坐若經行
常思惟是事
嗚呼深自責
云何而自欺

나 또한 불자로서
무루법에 들었거늘
위없는 도 미래세에
연설하지 못할런가.
009_0735_a_06L我等亦佛子
同入無漏法
不能於未來
演說無上道

금색 몸에 32상(相)
10력(力)과 여러 해탈
그 모두 한가지 법
이런 일을 못 얻었고
009_0735_a_07L金色三十二
十力諸解脫
同共一法中
而不得此事

여든 가지 묘한 상호3)
18불공법(不共法)4)
이와 같은 공덕들을
나는 모두 잃었구나.
009_0735_a_09L八十種妙好
十八不共法
如是等功德
而我皆已失

나 혼자 거닐면서 보니
부처님은 대중 가운데 계시나
시방세계에 이름 퍼져
많은 중생 이롭게 하거늘
009_0735_a_10L我獨經行時
見佛在大衆
名聞滿十方
廣饒益衆生

나는 이런 이익 못 얻으니
스스로 속음이라.
밤낮없이 나는 항상
이런 일만 생각하고
009_0735_a_11L自惟失此利
我爲自欺誑
我常於日夜
每思惟是事

잃었나, 안 잃었나
여쭈려고 하였으나
세존께서 여러 보살들
칭찬하심 내가 보고
009_0735_a_13L欲以問世尊
爲失爲不失
我常見世尊
稱讚諸菩薩

낮이거나 밤이거나
이런 일만 사량터니
부처님 말씀 들을 때
뜻을 따라 하신 말씀
009_0735_a_14L以是於日夜
籌量如此事
今聞佛音聲
隨宜而說法

번뇌 없고 부사의라,
도량으로 이끌건만
삿된 소견 잘못 들어
범지(梵志)5)의 스승이 되었더니
009_0735_a_16L無漏難思議
令衆至道場
我本著邪見
爲諸梵志師

세존께서 내 맘 알고
열반법을 설하시거늘
나쁜 견해 다 버리고
공법(空法)을 증득하여
009_0735_a_17L世尊知我心
拔邪說涅槃
我悉除邪見
於空法得證

그때 내가 생각하기를
이제 열반 얻었노라.
그러나 알고 보니
참 열반이 아니로다.
009_0735_a_18L爾時心自謂
得至於滅度
而今乃自覺
非是實滅度

만일 부처가 되었다면
32상 구족하고
천인ㆍ야차들과
용신들이 공경하리니
009_0735_a_20L若得作佛時
具三十二相
天人夜叉衆
龍神等恭敬

그때에야 비로소 다 없어진
남음 없는 열반이라 할 것을.
是時乃可謂
永盡滅無餘

부처님 대중 가운데서
나의 성불 수기하니
그 법문을 듣고서야
모든 의심 풀렸노라.
009_0735_a_22L佛於大衆中
說我當作佛
聞如是法音
疑悔悉已除
009_0735_b_01L
부처님 말씀 처음 듣고
마음 크게 놀라서
부처 탈 쓴 마군의
농락인가 하였더니
009_0735_b_01L初聞佛所說
心中大驚疑
將非魔作佛
惱亂我心耶

부처님께서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방편으로 말씀하시매,
마음이 편안하고
그 의혹 없어지네.
009_0735_b_02L佛以種種緣
譬喩巧言說
其心安如海
我聞疑網斷

지난 세상 부처님들
방편 속에 계시면서
이러한 법 말한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시며
009_0735_b_03L佛說過去世
無量滅度佛
安住方便中
亦皆說是法

이 세상과 오는 세상
한량없는 부처님들
여러 가지 방편으로
이러한 법 말씀하시며
009_0735_b_05L現在未來佛
其數無有量
亦以諸方便
演說如是法

지금 세존께서도
탄생하여 출가하사
법륜 굴려 설법할새
방편으로 설하시니
009_0735_b_06L如今者世尊
從生及出家
得道轉法輪
亦以方便說

세존의 참된 설법
파순(波旬)6)이야 할 수 있나.
그 마군이 부처 아닌 줄을
내가 바로 알았노라.
009_0735_b_07L世尊說實道
波旬無此事
以是我定知
非是魔作佛

의심 그물에 걸리어서
마군인가 하였더니
세존 말씀 듣자오니
깊고 멀고 미묘하사
009_0735_b_09L我墮疑網故
謂是魔所爲
聞佛柔軟音
深遠甚微妙

청정한 법 설하시니
내 마음이 환희하여
의심 모두 없어지고
참된 지혜 들었나니
009_0735_b_10L演暢淸淨法
我心大歡喜
疑悔永已盡
安住實智中

나도 필경 성불하여
천상 인간 공경받고
무상 법륜 굴리어서
보살 교화하리이다.
009_0735_b_11L我定當作佛
爲天人所敬
轉無上法輪
教化諸菩薩

그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009_0735_b_13L爾時佛告舍利弗
“내가 이제 천인ㆍ사문ㆍ바라문 대중들 가운데서 말하노라. 내가 옛날 2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위없는 도를 위하여 너를 교화하였고, 너도 또한 오랜 세월을 두고 나를 따라 배웠으니, 내가 방편으로써 너를 인도하였으므로 내 법 가운데 나게 되었느니라.
009_0735_b_14L吾今於天沙門婆羅門等大衆中說我昔曾於二萬億佛所爲無上道故常教化汝汝亦長夜隨我受學我以方便引導汝故生我法中
009_0735_c_01L사리불아, 예전에 내가 너를 가르쳐 부처님의 도에 뜻을 두게 하였는데, 네가 지금 잊어버리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미 멸도를 얻었노라 하기에, 내가 이제 너로 하여금 본래 원하고 행하던 도를 기억하게 하기 위하여 성문들에게 이 대승경을 말하노니, 이름이 『묘법연화경』이요, 보살을 교화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시는 바이다.
사리불아, 너는 오는 세상에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겁을 지내면서 여러 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며, 보살이 행할 도를 구족하여 마땅히 부처가 되리니, 명호는 화광(華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할 것이며, 그 세계의 이름은 이구(離垢)이니, 땅이 편편하고 반듯하며 깨끗하고 장엄하며 태평하고 풍성하며, 천인과 사람들이 치성하여 유리로 땅이 되고, 8방으로 뻗어나간 길은 황금으로 줄을 꼬아 드리웠으며, 그 길 옆에는 7보로 된 가로수가 있어 항상 꽃과 열매가 무성하며, 화광여래께서도 또한 3승으로써 중생을 교화하시리라.
009_0735_b_18L舍利弗我昔教汝志願佛汝今悉忘而便自謂已得滅度今還欲令汝憶念本願所行道故諸聲聞說是大乘經名妙法蓮華菩薩法佛所護念舍利弗汝於未來過無量無邊不可思議劫供養若干千萬億佛奉持正法具足菩薩所行之道當得作佛號曰華光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調御丈夫天人師世尊國名離其土平正淸淨嚴飾安隱豐樂人熾盛琉璃爲地有八交道黃金爲繩以界其側其傍各有七寶行樹有華菓華光如來亦以三乘教化衆
사리불아, 그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때가 비록 나쁜 세상은 아니지만, 본래부터 원하던 인연으로 3승법을 말씀하시느니라. 그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大寶莊嚴)이니, 왜 대보장엄이라 이름하는가 하면, 그 나라는 보살로써 큰 보배를 삼기 때문이니라. 그 많은 보살들은 한량없고 가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숫자로나 비유로도 미칠 수가 없나니, 부처님의 지혜가 아니고는 알 사람이 없느니라. 보행할 적에는 보배로운 꽃이 발을 받드나니, 이 보살들은 처음으로 발심한 사람들이 아니고, 오랜 옛적부터 덕의 근본을 심었으며, 한량없는 백천만억 부처님 계신 데서 범행을 깨끗하게 닦았으므로, 여러 부처님들께서 칭찬하시던 바이며,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았고, 큰 신통을 구족하여 모든 법에 들어가는 문을 잘 알았으며, 참되고 거짓이 없었으며, 의지력이 견고하였으니, 이런 보살들이 그 나라에 가득하니라.
009_0735_c_09L舍利弗彼佛出時雖非惡世以本願故說三乘法其劫名大寶莊嚴故名曰大寶莊嚴其國中以菩薩爲大寶故彼諸菩薩無量無邊不可思筭數譬喩所不能及非佛智力無能知者若欲行時寶華承足此諸菩非初發意皆久殖德本於無量百千萬億佛所淨修梵行恒爲諸佛之所稱歎常修佛慧具大神通善知一切諸法之門質直無僞志念堅固是菩薩充滿其國
사리불아, 화광부처님의 수명은 12소겁이니, 왕자로서 성불하기 전은 제외하느니라. 또 그 나라 백성의 수명은 8소겁이니라. 화광여래께서 12소겁을 지내고는 견만(堅滿)보살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면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느니라.
009_0735_c_19L舍利弗華光佛壽十二小劫除爲王子未作佛時其國人民壽八小劫華光如來過十二小授堅滿菩薩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告諸比丘
009_0736_a_01L‘이 견만보살이 다음에 부처를 이룰지니, 그 명호는 화족안행(華足安行)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라 하며, 그 부처님의 국토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사리불아, 이 화광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도 정법(正法)이 세상에 머물기는 32소겁이며,7) 상법(像法)8)도 또한 32소겁을 머무르리라.”
009_0735_c_23L是堅滿菩薩次當作號曰華足安行多陁阿伽度阿羅三藐三佛陁其佛國土亦復如是舍利弗是華光佛滅度之後正法住世三十二小劫像法住世亦三十二小劫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사리불아, 오는 세상
성불하실 높은 세존
그 명호 화광여래
무량 중생 제도하리.
009_0736_a_05L舍利弗來世
成佛普智尊
號名曰華光
當度無量衆

많은 부처님 공양하며
보살행9)과 10력
모든 공덕 구족하여
위없는 도 증득하리라.
009_0736_a_07L供養無數佛
具足菩薩行
十力等功德
證於無上道

무량한 겁 지낸 뒤에
대보장엄겁이 되면
세계 이름 이구(離垢)리니
청정하고 때 없으며
009_0736_a_08L過無量劫已
劫名大寶嚴
世界名離垢
淸淨無瑕穢

유리로 땅이 되고
황금줄을 길게 늘여
7보로 된 가로수엔
꽃과 열매 만발하고
009_0736_a_10L以琉璃爲地
金繩界其道
七寶雜色樹
常有華菓實

그 세계 보살들은
뜻과 바람 견고하며
큰 신통 바라밀다
모두 다 구족하며
009_0736_a_11L彼國諸菩薩
志念常堅固
神通波羅蜜
皆已悉具足

무수한 부처님께
보살도10)를 잘 배우니
이러한 대사들을
화광여래 교화하셨네.
009_0736_a_12L於無數佛所
善學菩薩道
如是等大士
華光佛所化

왕자로 태어나서
그 영화를 다 버리고
최후의 몸 받은 뒤에
출가하여 성불하네.
009_0736_a_14L佛爲王子時
棄國捨世榮
於最末後身
出家成佛道

화광불의 세간 수명
길고 긴 12소겁
그 나라의 인민들은
8소겁 수명이라.
009_0736_a_15L華光佛住世
壽十二小劫
其國人民衆
壽命八小劫

그 부처님 멸도 후에
정법이 머물기는
32소겁이니
중생들을 제도하고
009_0736_a_16L佛滅度之後
正法住於世
三十二小劫
廣度諸衆生

그 정법 끝난 뒤엔
상법 또한 32겁
사리가 유포되어
천상ㆍ인간의 공양받으리.
009_0736_a_18L正法滅盡已
像法三十二
舍利廣流布
天人普供養

화광불이 하시는
그 일은 모두 이와 같으니
복과 지혜를 구족하신 거룩하신 세존은
가장 훌륭하여 비길 바 없으니
그가 곧 네 몸이라,
마음에 기뻐하라.
009_0736_a_19L華光佛所爲
其事皆如是
其兩足聖尊
最勝無倫匹
彼卽是汝身
宜應自欣慶
009_0736_b_01L
그때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의 모든 대중들은, 사리불이 부처님 앞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는 것을 보고 그 마음이 환희로워 헤아릴 수 없이 뛰면서 제각기 몸에 입었던 훌륭한 옷을 벗어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석제환인과 범천왕들도 무수한 천자들과 함께 하늘의 기묘한 옷과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들을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니, 그 하늘 옷이 허공에 머물러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백천만 가지의 풍악이 일시에 울려 퍼지고, 하늘 꽃이 비오듯 내리더니, 이런 소리가 허공에서 들렸다.
009_0736_a_21L爾時四部衆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緊那羅摩睺羅伽等大衆見舍利弗於佛前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大歡喜踊躍無量各各脫身所著上衣以供養佛釋提桓因梵天王與無數天子亦以天妙衣天曼陁羅華摩訶曼陁羅華等供養於佛——所散天衣住虛空中而自迴轉諸天伎樂百千萬種於虛空中一時俱作衆天華——而作是言
“부처님께서 옛날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법바퀴를 굴리시더니, 지금 또 위 없는 큰 법륜을 굴리시도다.”
009_0736_b_09L佛昔於波羅柰轉法輪今乃復轉無上最大法輪
그때 여러 천자들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0736_b_10L時諸天子欲重宣此義而說偈言

옛날 옛적 바라나에서
4제(諦)11) 법륜 굴리어
5중(衆)12) 생멸하는
모든 법을 말하더니
009_0736_b_12L昔於波羅柰
轉四諦法輪
分別說諸法
五衆之生滅

위없이 큰 법륜을
이제 다시 굴리시니
깊고 깊은 미묘한 법
믿을 이가 없습니다.
009_0736_b_13L今復轉最妙
無上大法輪
是法甚深奧
少有能信者

저희들이 옛날부터
그 법 많이 들었지만
미묘한 이런 법은
내 아직 못 들었는데
009_0736_b_14L我等從昔來
數聞世尊說
未曾聞如是
深妙之上法

오늘 이 법 설하시니
우리들도 따라 기뻐
지혜 큰 사리불이
세존의 수기 받으니
009_0736_b_16L世尊說是法
我等皆隨喜
大智舍利弗
今得受尊記

저희들도 그와 같이
오는 세상 성불하여
세간에서 높고 높은
세존이 되오리다.
009_0736_b_17L我等亦如是
必當得作佛
於一切世閒
最尊無有上

부사의한 부처님 도
근기 따라 설하시니,
내가 지은 복덕과
금세나 지난 세상
009_0736_b_18L佛道叵思議
方便隨宜說
我所有福業
今世若過世

부처님 찾아뵙고
갖추어 쌓은 공덕
미묘하고 큰 불도에
마음 다해 회향하리.
009_0736_b_19L及見佛功德
盡迴向佛道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009_0736_b_20L爾時舍利弗白佛言
009_0736_c_01L“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의심이 없어 부처님 앞에서 친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았거니와, 여기 마음이 자재한 1천 2백사람들이 옛날 배우는 자리에 있을 적에 부처님께서 항상 교화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의 법은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능히 여의고 필경에는 열반에 드느니라’ 하시매, 배우는 이와 다 배운 이들도 각각 나[我]라는 소견과 있다. 없다 하는 소견 따위를 없애고 스스로 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더니, 지금 세존 앞에서 전에 듣지 못하던 법을 듣고는 모두 의혹에 빠져 있습니다.
009_0736_b_21L世尊我今無復疑悔親於佛前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是諸千二百心自在者住學地佛常教化言我法能離生老病死究竟涅槃是學無學人亦各自以離我見及有無見等謂得涅槃今於世尊前聞所未聞皆墮疑惑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부대중을 위하여 그 인연을 말씀하여 의심을 풀도록 하옵소서.”
009_0736_c_04L世尊願爲四衆說其因緣令離疑
그때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爾時佛告舍利弗
“내가 먼저 여러 부처님 세존께서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와 방편으로 설하시는 것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는 것이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모두 보살을 위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아, 내 이제 다시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분명하게 말하리니, 지혜 있는 사람들은 이 비유로써 이해할 수 있느니라.
009_0736_c_06L我先不言諸佛世尊以種種因緣譬喩言辭方便說皆爲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諸所說皆爲化菩薩故舍利弗當復以譬喩更明此義諸有智者以譬喩得解
사리불아, 옛날 옛적에 어느 나라의 한 마을에 큰 장자(長者)13)가 살았느니라. 나이는 매우 늙었으나 재산이 한량없었으며, 전답과 가옥 그리고 하인들도 대단히 많았느니라. 그런데 그의 집은 매우 크고 넓었으나 대문은 꼭 하나뿐이었고, 그 안에 1백 명, 2백 명 내지 5백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느니라.
그 집은 모두 낡아서 벽과 담은 무너졌고, 기둥뿌리는 썩었으며, 대들보는 기울어져 위태롭게 생겼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불이 나 한창 타고 있었느니라. 그때 그 집 안에는 10명, 12명, 혹은 30명이나 되는 장자의 여러 아들들이 있었고, 장자는 사면에서 큰불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크게 놀라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
009_0736_c_11L舍利弗若國邑聚落有大長者其年衰邁財富無量多有田宅及諸僮僕其家廣大唯有一門多諸人衆一百二百乃至五百人止住其堂閣朽故牆壁隤落柱根腐敗棟傾危周帀俱時欻然火起焚燒舍長者諸子若十二十或至三十此宅中長者見是大火從四面起大驚怖而作是念
‘나는 비록 이 불난 집에서 무사히 나왔지만, 여러 아이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장난하고 노느라고,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불이 곧 몸에 닿아서 그 고통을 한없이 받으련만, 걱정하는 마음도 없고 나오려는 생각도 못하는구나.’
009_0736_c_19L我雖能於此所燒之門安隱得出而諸子等於火宅內樂著嬉戲不覺不知不驚不怖火來逼身苦痛切己心不厭患無求出意
사리불아, 장자는 또 생각하였느니라.
舍利弗是長者作是思惟
‘나는 기운이 세니 옷 담는 상자나 책궤 따위에 담아 들고 나오리라.’
009_0736_c_23L我身手有當以衣裓若以机案從舍出之
009_0737_a_01L그리고는 다시 생각하였느니라.
009_0737_a_01L更思惟
‘이 집의 문은 단 하나뿐으로 매우 좁아서 소견 없고 장난을 좋아하는 어린 것들이 혹 땅에 넘어져 불에 타지나 않을까? 그러므로 내가 그 어린것들한테 이 집이 한창 불에 타고 있어 무섭다는 말을 일러 주고, 지금 빨리 뛰어나오지 아니하면 불에 타서 죽는다고 하리라.’
009_0737_a_02L是舍唯有一門而復狹小子幼稚未有所識戀著戲處或當墮爲火所燒我當爲說怖畏之事舍已燒宜時疾出無令爲火之所燒
이와 같이 생각한 장자는 그 여러 자식들한테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애가 타서 좋은 말로 타이르고 달랬지만, 그 어린 자식들은 장난에만 정신이 팔려서 믿지도 않고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여 나오려는 마음이 전연 없었으며, 또 불이 어떤 것이며 집은 어떤 것이며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가는지도 모르고 다만 동서로 내달리고 놀면서 아버지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느니라.
009_0737_a_06L作是念已如所思惟具告諸子等速出父雖憐愍善言誘喩而諸子等樂著嬉戲不肯信受不驚不畏無出心亦復不知何者是火何者爲云何爲失但東西走戲視父而已
그때 장자는 또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爾時長者卽作是念
‘이 집은 벌써 맹렬한 불길에 싸여 타고 있으니, 저 자식들이 지금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되리라. 내 이제 방편과 수단으로 자식들로 하여금 이 화재를 면하게 하리라.’
009_0737_a_11L此舍已爲大火所燒我及諸子若不時出必爲所焚我今當設方便令諸子等得免斯害
그 아버지는 여러 자식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줄을 미리 잘 알았기 때문에 가지가지 기이한 장난감을 보면 반드시 좋아하리라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말하였느니라.
009_0737_a_14L父知諸子先心各有所好種種珍玩奇異之物情必樂著而告之言
‘너희들이 좋아하고 갖고 싶은, 희유하고 얻기 어려운 장난감이 있는데, 지금 너희들이 가지지 아니하면 이 뒤에 반드시 후회하리라. 여러 가지 양 수레[羊車], 사슴 수레[鹿車], 소 수레[牛車]들이 지금 대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이 이 불타는 집에서 빨리 나와 가져라. 너희들이 달라는 대로 나누어주겠노라.’
009_0737_a_15L汝等所可玩好希有難得汝若不取後必憂悔如此種種羊車鹿車牛車今在門外可以遊戲汝等於此火宅宜速出來隨汝所欲皆當與汝
그때 여러 자식들은 아버지가 말하는 장난감이 마음에 들었으므로 좋아하며 서로 밀치면서 그 불붙은 집에서 뛰쳐나왔느니라. 그때 장자는 여러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탈 없이 나와 한데 사거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시 꺼리는 마음이 없이 흐뭇하여 기쁨을 억제할 수 없었느니라.
그때 여러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느니라.
009_0737_a_19L爾時諸子聞父所說珍玩之物適其願故心各勇銳互相推排競共馳走爭出火宅是時長者見諸子等安隱得出皆於四衢道中露地而坐無復障㝵其心泰然歡喜踊躍時諸子等各白父言
009_0737_b_01L‘아버지께서 주신다던 양 수레, 사슴 수레, 소 수레의 장난감을 지금 주십시오.’
009_0737_b_02L父先所許玩好之具羊車鹿車牛車願時賜與
사리불아, 그때 장자는 여러 아들들에게 평등하게 큰 수레를 나누어주었으니, 그 수레는 크고 높아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되었으며, 주위에는 난간을 두르고 사면으로 풍경을 달았고, 그 위에는 휘장을 쳤는데, 모두 보배로 꾸몄고, 보배로 된 줄을 얽어 드리웠고, 화려한 영락을 드리웠으며, 부드러운 자리를 겹겹으로 깔고, 붉고 아름다운 베개를 안치했으며, 흰 소가 메게 했으니, 빛깔이 깨끗하고 몸이 충실하며 큰 힘이 있어 걸음이 평탄하고 바람같이 빨랐으며, 여러 시종들이 호위하였느니라. 왜냐 하면 이 장자의 재물은 한량이 없어 창고마다 가득 찼으므로 이런 생각을 하였느니라.
009_0737_b_04L舍利弗爾時長者各賜諸子等一大其車高廣衆寶莊挍周帀欄楯面懸鈴又於其上張設幰蓋亦以珍奇雜寶而嚴飾之寶繩絞絡垂諸華重敷綩綖安置丹枕駕以白牛色充潔形體姝好有大筋力行步平其疾如風又多僕從而侍衛之以者何是大長者財富無量種種諸藏悉皆充溢而作是念
‘나의 재산이 한량없으니, 변변치 못한 조그만 수레를 아들에게 줄 것이 아니라, 이 어린것들이 다 나의 자식인지라 사랑에 치우침 없이, 이와 같이 7보로 꾸민 많은 수레를 평등한 마음으로 골고루 나누어 주리니, 여기에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리라. 왜냐 하면 나는 이런 것으로 온 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모자라지 아니할 것이거늘, 하물며 나의 아들들이겠는가!’
009_0737_b_12L我財物無極不應以下劣小車與諸子等今此幼皆是吾子愛無偏黨我有如是七寶大車其數無量應當等心各各與不宜差別所以者何以我此物給一國猶尚不匱何況諸子
이때 아들들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처음 보는 좋은 일을 얻었으니, 본래 바라던 것만이 아니었느니라.
009_0737_b_17L是時諸子各乘大車得未曾有非本所望
사리불아, 네 생각에는 어떠하냐? 이 장자가 아들들에게 보배로 된 큰 수레를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이 허망하다고 하겠느냐?”
009_0737_b_18L利弗於汝意云何是長者等與諸子珍寶大車寧有虛妄不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舍利弗言
009_0737_c_01L“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자기의 자식들로 하여금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 그 생명을 보전시킨 것만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 하면 만일 목숨만 보전하면 이미 장난감을 얻은 것이 되거늘, 하물며 방편으로 불타는 집에서 벗어나게 하여 구제함이오리까! 세존이시여, 이 장자가 비록 조그만 수레 하나를 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허망한 것이 아니오니, 왜냐 하면 이 장자가 앞에서 생각하기를, ‘내가 방편을 써서 자식들로 하여금 나오게 하리라’ 하였으니, 이런 인연으로 허망함이 없습니다. 하물며 장자가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음을 알고, 자식들을 이롭게 하려고 큰 수레를 나누어줌이겠습니까!”
009_0737_b_20L世尊是長者但令諸子得免火難全其軀命非爲虛妄何以故若全身便爲已得玩好之具況復方便於彼火宅而拔濟之世尊若是長者至不與最小一車猶不虛妄何以故是長者先作是意我以方便令子得以是因緣無虛妄也何況長者自知財富無量欲饒益諸子等與大車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바로 네 말과 같으니라. 사리불아,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여러 가지 두려움과 쇠함과 고뇌와 근심과 무명과 어둠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으며, 한량없는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을 성취하였고, 큰 신통력과 큰 지혜력이 있으며, 방편과 지혜의 바라밀다를 갖추어 대자대비에 항상 게으름이 없으며, 항상 선한 일로 일체를 이롭게 하려 하느니라. 그러므로 삼계(三界)라는 썩고 낡은 집의 불타는 속에서 태어나서 중생들을,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하고 슬퍼하며 고통하고 고뇌하며 어리석고 아둔한 3독(毒)14)의 불에서 제도하려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교화로 얻게 하느니라.
009_0737_c_06L佛告舍利弗善哉善哉如汝所言利弗如來亦復如是則爲一切世閒之父於諸怖畏衰惱憂患無明闇蔽永盡無餘而悉成就無量知見所畏有大神力及智慧力具足方便智慧波羅蜜大慈大悲常無懈惓求善事利益一切而生三界朽故火爲度衆生生老病死憂悲苦惱闇蔽三毒之火教化令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여러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으며, 근심과 슬픔과 고통과 고뇌 속에서 시달리는 것을 보며, 또한 5욕(欲)과 재물을 위하여 가지가지 고통을 받으며, 또 탐하고 구하느라 현세에서 많은 고통을 받다가, 후세에는 다시 지옥ㆍ축생ㆍ아귀의 고통을 받으며, 만일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빈궁하고 곤란하여 많은 고생을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를 만나는 괴로움, 이러한 가지가지 고통 속에 중생이 빠져 있으면서도, 즐거워하고 유희하느라고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며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싫증을 내지도 않고 해탈을 구하려 하지도 아니하며, 삼계의 불타는 집[火宅]에서 동서로 뛰어다니느라 큰 고통을 당하면서도 걱정할 줄 모르는구나.
009_0737_c_15L見諸衆生爲生老病憂悲苦惱之所燒煮亦以五欲財利故受種種苦又以貪著追求故受衆苦後受地獄畜生餓鬼之苦生天上及在人閒貧窮困苦愛別離怨憎會苦如是等種種諸苦衆生沒在其中歡喜遊戲不覺不知不驚不怖亦不生厭不求解脫於此三界火宅東西馳走雖遭大苦不以爲患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이런 것을 보고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셨느니라.
舍利弗佛見此已便作是念
009_0738_a_01L‘내가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마땅히 이러한 고통에서 건져내어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 지혜의 낙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즐겁게 하리라.’
009_0738_a_01L我爲衆生之父應拔其苦難與無量無邊佛智慧樂令其遊戲
사리불아, 여래께서는 또 이런 생각을 하셨느니라.
舍利弗如來復作是念
‘만일 내가 신통한 힘과 지혜의 힘만으로써 방편을 버리고, 중생들에게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는 것만 찬탄하면 중생들이 이것만으로는 제도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 하면 이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통받고 고뇌하는 시달림을 면하지 못하고, 삼계라는 불타는 집에서 타고 있으니, 어떻게 능히 부처님의 지혜를 이해하리오.’
사리불아, 마치 저 장자가 몸과 팔에 기운은 있으나 쓰지 않고, 은근하게 방편으로 여러 자식들에게, 불타는 집에서 화재의 난을 면케 하는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주듯이,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힘과 두려움 없음이 있지만, 쓰지 아니하시고, 다만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타는 집에서 중생들을 제도하시려고, 3승인 성문ㆍ벽지불ㆍ불승을 설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009_0738_a_04L若我但以神力及智慧力捨於方便爲諸衆生讚如來知見力無所畏者衆生不能以是得度所以者何是諸衆生未免生老病死憂悲苦惱而爲三界火宅所何由能解佛之智慧舍利弗如彼長者雖復身手有力而不用之但以慇懃方便勉濟諸子火宅之難然後各與珍寶大車如來亦復如是雖有無所畏而不用之但以智慧方便於三界火宅拔濟衆生爲說三乘——聲辟支佛佛乘而作是言
‘너희들은 삼계의 불타는 집에 있기를 좋아하지 말며, 누추한 빛[色]ㆍ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촉감[觸]을 탐내지 말라. 만일 탐내고 애착하면 곧 불에 타게 되느니라. 너희들이 삼계에서 빨리 나오면 마땅히 성문이나 벽지불 또는 불승을 얻으리라.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이 일을 보증하노니, 허망하지 아니하리라. 너희들은 다만 부지런히 정진하라. 여래는 이러한 방편으로써 중생들을 권유하여 인도하리라.’
009_0738_a_15L汝等莫得樂住三界火宅勿貪麤弊色聲香味觸也若貪著生愛則爲所燒汝速出三界當得三乘——聲聞辟支佛佛乘今爲汝保任此事終不虛也汝等但當勤修精進如來以是方便誘進衆
그리고는 다시 이런 말씀을 하셨느니라.
復作是言
‘너희들은 반드시 알라. 이 3승법은 다 이 성인이 칭찬하는 바이며, 자재하여 얽매임이 없고 의지하거나 구할 것이 없으니, 이 3승을 타기만 하면 번뇌가 없는 5근ㆍ5력ㆍ7각지ㆍ8정도ㆍ선정ㆍ해탈ㆍ삼매 등으로 스스로 즐길 것이며, 한량없는 안온과 쾌락을 얻게 되리라.’,
009_0738_a_21L汝等當知此三乘法是聖所稱歎自在無繫無所依求是三乘以無漏根禪定解脫三昧等而自娛樂便得無量安隱快樂
009_0738_b_01L사리불아, 만일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가 있으며,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계에서 빨리 뛰어나오려고 열반을 구하면, 이런 이는 성문승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양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009_0738_b_02L舍利弗若有衆生內有智性從佛世尊聞法信受慇懃精進欲速出三界自求涅槃是名聲聞乘如彼諸子爲求羊車出於火宅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자연의 지혜를 구하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고요한 데를 즐기며, 모든 법의 인연을 깊이 알면 이런 이는 벽지불이라 이름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사슴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009_0738_b_05L若有衆生從佛世尊聞法信受慇懃精進求自然慧獨善寂深知諸法因緣是名辟支佛如彼諸子爲求鹿車出於火宅
만일 또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을 따라 법을 듣고 믿으며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一切智)15)와 불지(佛智)16)와 자연지(自然智)17)와 무사지(無師智)18)와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엾게 생각하여 안락하게 하며, 천상ㆍ인간을 이익 되게 하려고 모든 이를 제도하여 해탈시키려고 하면, 이런 이는 대승이라 이름하며, 보살이 이런 승(乘)을 구하므로 마하살이라 하나니, 저 아들 가운데서 소의 수레를 구하려고 불타는 집에서 나온 이와 같으니라.
009_0738_b_08L有衆生從佛世尊聞法信受勤修精求一切智佛智自然智無師智來知見無所畏愍念安樂無量衆利益天人度脫一切是名大乘薩求此乘故名爲摩訶薩如彼諸子爲求牛車出於火宅
사리불아, 저 장자가 자기 자식들이 불타는 집에서 무사히 나와 두려움 없는 곳에 이른 줄을 알고는, 자기의 재물이 한량없는 것을 생각하고 큰 수레를 여러 자식들에게 평등하게 나누어 준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온갖 중생의 아버지가 되었으므로, 한량없는 억천의 중생이 부처님 법문으로써 삼계의 괴롭고 두려우며 험한 곳에서 나와 열반의 즐거움을 얻은 것을 보고는, 여래가 그때 생각하기를,
009_0738_b_14L舍利弗如彼長見諸子等安隱得出火宅到無畏自惟財富無量等以大車而賜諸如來亦復如是爲一切衆生之父若見無量億千衆生以佛教門出三界苦怖畏險道得涅槃樂如來爾時便作是念
009_0738_c_01L‘내게는 한량없고 가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 없는 것 등의 여러 부처님의 법장(法藏)19)이 있으며, 이 중생들은 모두 나의 자식들이니 평등하게 대승을 줄 것이요, 한 사람만 홀로 멸도를 얻게 할 것이 아니며 모두 여래의 멸도로써 열반하게 하리라’ 하고, 삼계를 벗어난 모든 중생들에게 다 부처의 선정과 해탈의 오락 기구를 주었으니, 모두 한 모양과 한 종류로서 성인들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능히 깨끗하고 묘하고 제일가는 즐거움을 내느니라.
009_0738_b_20L我有無量無邊智慧無畏等諸佛法藏是諸衆生皆是我子等與大乘不令有人獨得滅度皆以如來滅度而滅度之是諸衆生脫三界者悉與諸佛禪定解脫等娛樂之具皆是一相一種聖所稱能生淨妙第一之樂
사리불아, 저 장자가 처음에는 세 가지 수레로 여러 자식들을 끌어낸 뒤에 보배로 장엄한 제일 편안한 큰 수레를 주었지만, 장자에게는 허망한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그러하여 허망함이 없나니, 처음에는 3승을 말하여 중생들을 인도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 제도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왜냐 하면 여래는 한량없는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법장이 있어서 온갖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만 능히 그것을 받지 못하느니라.
009_0738_c_03L舍利弗如彼長者初以三車誘引諸子然後但與大車寶物莊嚴安隱第一然彼長者無虛妄之咎如來亦復如是無有虛初說三乘引導衆生然後但以大乘而度脫之何以故如來有無量智無所畏諸法之藏能與一切衆生大乘之法但不盡能受
사리불아, 이런 인연으로 부처님들은 방편으로써 1불승에서 분별하여 3승을 말하는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009_0738_c_10L舍利弗是因緣當知諸佛方便力故於一佛乘分別說三
부처님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佛欲重宣此義而說偈言

비유하면 어떤 장자
크나큰 집 지녔으나
그 집 오래되어
퇴락하고 낡았으며
009_0738_c_12L譬如長者
有一大宅
其宅久故
而復頓弊

당사(堂舍) 아주 위태롭고
기둥 뿌리 썩어 들고
대들보는 기울어져
축대마저 무너지니
009_0738_c_14L堂舍高危
柱根摧朽
梁棟傾斜
基陛隤毀

담과 벽이 헐리고
발랐던 흙 떨어지고
지붕도 썩어 내리며
서까래도 부서지고
009_0738_c_15L牆壁圮坼
泥塗褫落
覆苫亂墜
椽梠差脫

막혀 버린 골목에는
오물만이 가득하고
그 가운데 5백 식구
우글우글 살더라.
009_0738_c_16L周障屈曲
雜穢充遍
有五百人
止住其中

소리개ㆍ올빼미ㆍ부엉이ㆍ독수리
까마귀ㆍ까치ㆍ비둘기와 뻐꾸기며
독사ㆍ뱀ㆍ살무사ㆍ전갈
지네들과 그리마들
009_0738_c_18L鴟梟雕鷲
烏鵲鳩鴿
蚖蛇蝮蝎
蜈蚣蚰蜒

도마뱀과 노래기들
족제비ㆍ살쾡이ㆍ온갖 쥐와
이런 따위 나쁜 벌레
서로서로 기고 뛰며
009_0738_c_19L守宮百足
狖狸鼷鼠
諸惡蟲輩
交撗馳走

똥오줌 냄새 나는 곳
더러운 것 가득한데
말똥구리 벌레들
날아들어 위를 덮고
009_0738_c_21L屎尿臭處
不淨流溢
蜣蜋諸蟲
而集其上

여우ㆍ이리ㆍ야간(野干)20)들이
죽은 것을 서로 물고
뜯으며 찢어 널어
살과 뼈가 낭자하며
009_0738_c_22L狐狼野干
咀嚼踐蹹
䶩齧死屍
骨肉狼藉

배 주린 뭇 개들이
몰려와서 끌고 당겨
굶주리고 두려워하며
이리저리 먹을 것 찾아다니며,
009_0738_c_23L由是群狗
競來搏撮
飢羸慞惶
處處求食
009_0739_a_01L
서로 다퉈 끄달리고
으르렁 짖어대며
그 집안의 무서움이
이와 같이 험하구나.
009_0739_a_02L鬪諍䶥掣
嘊喍㘁吠
其舍恐怖
變狀如是

여기저기 간 데마다
도깨비나 망량 귀신
야차와 아귀들이
사람 고기 씹어 먹고
009_0739_a_03L處處皆有
魑魅魍魎
夜叉惡鬼
食噉人肉

악독한 뭇 벌레들
사나운 짐승들이
새끼쳐 젖먹이고
제각기 기르거든
009_0739_a_04L毒蟲之屬
諸惡禽獸
孚乳產生
各自藏護

야차들이 달려와서
잡아먹고 배부르면
악한 마음 치성하여
무서웁게 악을 쓰며
009_0739_a_06L夜叉競來
爭取食之
食之旣飽
惡心轉熾
鬪諍之聲
甚可怖畏

구반다(鳩槃茶)21)의 귀신들이
흙더미에 걸터앉아
어떤 때는 땅 위로
한자 두자 솟아 뛰고
009_0739_a_08L鳩槃荼鬼
蹲踞土埵
或時離地
一尺二尺

이리저리 뒹굴면서
제멋대로 장난하고
개다리 붙들어서
소리를 못 지르고
009_0739_a_09L往返遊行
縱逸嬉戲
捉狗兩足
撲令失聲

다리로 목을 눌러
개를 놀려 좋아하고
또다시 여러 귀신
그 키가 장대하여
009_0739_a_10L以腳加頸
怖狗自樂
復有諸鬼
其身長大

검고 야위어 벗은 몸이
그 가운데 항상 있어
사납게 악을 쓰며
먹을 것을 서로 찾네.
009_0739_a_11L裸形黑瘦
常住其中
發大惡聲
叫呼求食

또다시 어떤 귀신
목구멍이 바늘구멍
어떤 귀신들은
머리가 소대가리
009_0739_a_13L復有諸鬼
其咽如鍼
復有諸鬼
首如牛頭

사람ㆍ개 잡아먹고
머리 몰골 흉악하며
기갈에 시달려서
울부짖고 내달리네.
009_0739_a_14L或食人肉
或復噉狗
頭髮蓬亂
殘害凶險
飢渴所逼
叫喚馳走

야차와 아귀들과
사나운 새 짐승들
배고프고 굶주려서
창 틈으로 살펴보니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무서움이 한이 없네.
009_0739_a_16L夜叉餓鬼
諸惡鳥獸
飢急四向
窺看窗牖
如是諸難
恐畏無量

이렇게 낡은 집이
한 사람에 속했더니
그 사람 집 나온 지
오래지 않았을 적
009_0739_a_19L是朽故宅
屬于一人
其人近出
未久之閒

그 뒤에 그 집에서
홀연히 불 일어나
사면으로 한꺼번에
불길이 충천하여
009_0739_a_20L於後舍宅
欻然火起
四面一時
其炎俱熾

대들보 서까래 기둥이
튀는 소리 진동하며
꺾이고 부서지고
담과 벽이 무너지니
009_0739_a_21L棟梁椽柱
爆聲震裂
摧折墮落
牆壁崩倒
009_0739_b_01L
온갖 귀신들은
소리소리 울부짖고
부엉이 독수리나
구반다 귀신들은
얼떨떨 황급하여
나올 줄을 모르더라.
009_0739_a_23L諸鬼神等
揚聲大叫
雕鷲諸鳥
鳩槃荼等
周章惶怖
不能自出

악한 짐승 독한 벌레
구멍 찾아 숨어들고
비사사(毘舍闍)22) 귀신들도
그 가운데 머물더니
009_0739_b_02L惡獸毒蟲
藏竄孔穴
毘舍闍鬼
亦住其中

복덕 없는 연고로
불길에 쫓기면서
서로 다퉈 해치어
피 마시고 살을 먹고
009_0739_b_03L薄福德故
爲火所逼
共相殘害
飮血噉肉

여우의 무리들은
벌써 모두 죽었거든
크고 악한 짐승들이
몰려와서 씹어 먹고
구린 연기 자욱하여
사면에 가득하네.
009_0739_b_05L野干之屬
竝已前死
諸大惡獸
競來食噉
臭煙熢㶿
四面充塞

지네와 그리마
독사의 뭇 것들이
불에 데고 뜨거워서
구멍에서 나올 적에
009_0739_b_07L蜈蚣蚰蜒
毒蛇之類
爲火所燒
爭走出穴

구반다 귀신들이
날름날름 주워 먹고
또 모든 귀신들은
머리마다 불이 붙고
009_0739_b_08L鳩槃荼鬼
隨取而食
又諸餓鬼
頭上火燃

배고프고 뜨거워서
황급하게 달아나니
그 집이 이와 같이
지독하게 무서우며
독한 피해 화재까지
그 재난 적지 않네.
009_0739_b_09L飢渴熱惱
周章悶走
其宅如是
甚可怖畏
毒害火災
衆難非一

이때에 집 주인은
대문 밖에 서 있더니
당신의 여러 자식
장난을 아주 즐겨
이 집 안에 들어갔고
어린것들 소견 없어
노는 데만 팔려 있소.
009_0739_b_12L是時宅主
在門外立
聞有人言
汝諸子等
先因遊戲
來入此宅
稚小無知
歡娛樂著

어떤 이가 전해 주니
장자는 이 말 듣고
불타는 집 뛰어들어
방편으로 구제하여
불타 죽게 안 하려고
여러 자식 타이르며
많은 환난 설명하되
009_0739_b_14L長者聞已
驚入火宅
方宜救濟
令無燒害
告喩諸子
說衆患難

악한 귀신, 독한 벌레
화재까지 일었으니
뭇 고통 점차로
끊임없이 상속하고
009_0739_b_16L惡鬼毒蟲
災火蔓莚
衆苦次第
相續不絕

살무사와 독사ㆍ전갈
여러 가지 야차들과
구반다 귀신이며
여우와 개의 무리
009_0739_b_18L毒蛇蚖蝮
及諸夜叉
鳩槃茶鬼
野干狐狗

부엉이ㆍ독수리ㆍ소리개ㆍ올빼미
노래기 따위들이
배고프고 목이 말라
이런 고통 난리 속에
큰 불까지 일어났네.
009_0739_b_19L雕鷲鴟梟
百足之屬
飢渴惱急
甚可怖畏
此苦難處
況復大火

여러 자식 무지하여
아버지 말 건성 듣고
노는 데만 정신 팔려
희롱을 일삼으니
009_0739_b_21L諸子無知
雖聞父誨
猶故樂著
嬉戲不已

이때에 그 장자는
이런 생각 다시 하되
자식들 이 같으니
내 더욱 걱정이라.
009_0739_b_22L是時長者
而作是念
諸子如此
益我愁惱
009_0739_c_01L
지금 이 집에는
기쁨 하나 없건마는
여러 자식들
노는 데만 빠져 있어
내 말을 안 들으니
장차 불에 타리로다.
009_0739_c_01L今此舍宅
無一可樂
而諸子等
耽湎嬉戲
不受我教
將爲火害

그때 문득 생각하고
방편을 베풀어서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卽便思惟
設諸方便
告諸子等

내게는 가지가지
놀기 좋은 장난감에
보배 수레 있나니,
009_0739_c_03L我有種種
珍玩之具
妙寶好車

양 수레ㆍ사슴 수레
큰 소가 끄는 수레들이
문 밖에 놓여 있다.
너희들은 나오너라.
009_0739_c_05L羊車鹿車
大牛之車
今在門外
汝等出來

내가 너희 위하여
이런 수레 만들었으니
너희들 마음대로
타고 끌고 놀아 보라.
009_0739_c_06L吾爲汝等
造作此車
隨意所樂
可以遊戲

이런 수레 있단 말을
그 자식들 듣고서는
앞뒤를 다투면서
밀치고 뛰쳐나와
그 무서운 화재를
무사하게 면하였네.
009_0739_c_07L諸子聞說
如此諸車
卽時奔競
馳走而出
到於空地
離諸苦難

장자는 자식들이
불타던 집 빠져나와
사거리에 앉은 것을
사자좌(師子座)23)에서 굽어보고
스스로 흐뭇하여
009_0739_c_09L長者見子
得出火宅
住於四衢
坐師子座
而自慶言

내 이제 즐겁도다.
이 여러 자식들은
기르기도 어려우니
어린 것들 무지하여
위험한 집에 들어 있어
009_0739_c_11L我今快樂
此諸子等
生育甚難
愚小無知
而入險宅

독한 짐승 득실득실
도깨비도 무서운데
맹렬하게 쫓는 불길
사방에서 타건마는
009_0739_c_13L多諸毒蟲
魑魅可畏
大火猛炎
四面俱起

철 모르는 자식들이
놀기에만 팔린 것을
내가 이미 구하여서
재난에서 벗어나니
그러므로 사람들아,
내 마음이 즐거워라.
009_0739_c_14L而此諸子
貪樂嬉戲
我已救之
令得脫難
是故諸人
我今快樂

그 때에 여러 자식
편안하게 앉아 있는
아버지께 나아가서
바라보고 하는 말이
009_0739_c_16L爾時諸子
知父安坐
皆詣父所
而白父言

세 가지 보배 수레
우리에게 주옵소서.
조금 전에 하신 말씀
너희들이 나온다면
세 가지의 수레를
주신다고 하셨으니
지금 바로 그 때이라.
나누어 주옵소서.
009_0739_c_17L願賜我等
三種寶車
如前所許
諸子出來
當以三車
隨汝所欲
今正是時
唯垂給與

큰 부자인 장자는
그 많은 창고마다
금ㆍ은ㆍ유리이며
차거와 마노들과
여러 가지 보배로써
큰 수레를 만드는데
009_0739_c_20L長者大富
庫藏衆多
金銀琉璃
車璖馬腦
以衆寶物
造諸大車

훌륭하게 장식하고
난간을 둘렀으며
사면에 풍경 달고
황금줄을 늘였으며
009_0739_c_22L莊挍嚴飾
周帀欄楯
四面懸鈴
金繩交絡
009_0740_a_01L
진주로 만든 그물
장막처럼 위를 덮고
금빛 꽃과 여러 영락
곳곳마다 드리우고
갖가지 채색으로
그림 그려 둘렀네.
009_0739_c_23L眞珠羅網
張施其上
金華諸瓔
處處垂下
衆綵雜飾
周帀圍繞

부드러운 비단으로
앉을 자리 만들고
천냥 억냥 값나가는
훌륭하고 묘한 천,
희고 깨끗한 것으로
그 위를 덮었으며
009_0740_a_02L柔軟繒纊
以爲茵蓐
上妙細㲲
價直千億
鮮白淨潔
以覆其上

몸매가 아름답고
살이 찌고 기운이 센
크고 흰 소에다
멍에 수레 메었으며
009_0740_a_04L有大白牛
肥壯多力
形體姝好
以駕寶車

많고 많은 신하들이
모시고 호위하는
이러한 좋은 수레
자식한테 주었더니,
009_0740_a_06L多諸儐從
而侍衛之
以是妙車
等賜諸子

여러 자식 이 때에
즐거워 뛰놀면서
보배의 수레 타고
사방으로 다니면서
쾌락하게 노는 모양
자재하여 걸림 없네.
009_0740_a_07L諸子是時
歡喜踊躍
乘是寶車
遊於四方
嬉戲快樂
自在無㝵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나도 또한 그와 같아
성인 중에 가장 높은
세간의 아버지라.
009_0740_a_09L告舍利弗
我亦如是
衆聖中尊
世閒之父

일체 중생들이
모두 나의 자식인데,
세상 욕락 깊이 들어
지혜로운 맘 하나 없고
삼계의 불안함이
불타는 집 같으며
009_0740_a_10L一切衆生
皆是吾子
深著世樂
無有慧心
三界無安
猶如火宅

여러 고통 가득하여
무서움이 한이 없고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근심 항상 있어
이러한 불길들이
치성하여 쉬잖는데
009_0740_a_12L衆苦充滿
甚可怖畏
常有生老
病死憂患
如是等火
熾然不息

삼계의 불타는 집
여래는 일찍 떠나
고요한 데 있으면서
숲과 들에 편안하니
이 삼계 모두가
지금은 내 것이오.
009_0740_a_14L如來已離
三界火宅
寂然閑居
安處林野
今此三界
皆是我有

그 가운데 있는 중생
다 나의 아들인데
여러 가지 환난들만
가득한 그 세상을
오직 나 아니면
구호할 이 없으리라.
009_0740_a_16L其中衆生
悉是吾子
而今此處
多諸患難
唯我一人
能爲救護

타이르고 가르쳐도
믿지 않는 그 마음은
여러 가지 욕락에
탐착하기 때문이니
009_0740_a_18L雖復教詔
而不信受
於諸欲染
貪著深故

이러한 방편으로
3승법을 설한 것은
중생들로 하여금
삼계 고통 알게 하고
세간에서 벗어난 길을
연설하여 보임이라.
009_0740_a_20L以是方便
爲說三乘
令諸衆生
知三界苦
開示演說
出世閒道

이 여러 자식들이
그 마음을 결정하면
3명[明]24)이나
6신통(神通)25) 구족하여
연각이나 불퇴하는
보살법을 얻으리라.
009_0740_a_22L是諸子等
若心決定
具足三明
及六神通
有得緣覺
不退菩薩
009_0740_b_01L
사리불아,
나는 중생 위하여서
이러한 비유들로
1불승을 말하노니,
009_0740_b_01L汝舍利弗
我爲衆生
以此譬喩
說一佛乘

이제 너희들이 이 말을
믿고 수행하면
오는 세상 누구든지
불도 이루리라.
009_0740_b_02L汝等若能
信受是語
一切皆當
得成佛道

이 승(乘)은 미묘하고
청정하기 제일이라,
모든 세간에서
위가 없이 높을새
부처님도 기뻐하며
009_0740_b_03L是乘微妙
淸淨第一
於諸世閒
爲無有上
佛所悅可

중생들도 찬탄하고
공양하고 예배하며
한량없는 억천의
여러 힘과 해탈과
선정과 지혜들과
여러 가지 불법으로
009_0740_b_05L一切衆生
所應稱讚
供養禮拜
無量億千
諸力解脫
禪定智慧
及佛餘法

이런 법을 얻으면
자식들로 하여금
밤과 낮의 오랜 세월
유희토록 하여 주며
009_0740_b_07L得如是乘
令諸子等
日夜劫數
常得遊戲

그리고 여러 보살들
성문의 대중들이
이 수레를 타기만 하면
도량에 곧 이르리라.
009_0740_b_08L與諸菩薩
及聲聞衆
乘此寶乘
直至道場

이와 같은 인연으로
시방에 구하여도
다른 승은 없나니
부처의 방편일세.
009_0740_b_10L以是因緣
十方諦求
更無餘乘
除佛方便

사리불에게 말하노니
너희들은 모두 다
나의 아들이요,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라.
009_0740_b_11L告舍利弗
汝諸人等
皆是吾子
我則是父

너희들 오랜 겁을 두고
많은 고통에 타거늘
내가 모두 제도하여
삼계를 벗어나게 하리라.
009_0740_b_12L汝等累劫
衆苦所燒
我皆濟拔
令出三界

내가 앞서 말하기를
네가 멸도했다고 하였으나
다만 생사 끝났을 뿐
참 멸도가 아니니라.
009_0740_b_14L我雖先說
汝等滅度
但盡生死
而實不滅

마땅히 네 할 일은
부처의 지혜리니
만일 어떤 보살들이
이 대중 가운데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 법 듣는다면
009_0740_b_15L今所應作
唯佛智慧
若有菩薩
於是衆中
能一心聽
諸佛實法

불세존이
비록 방편 썼지마는
교화되는 중생들은
모두 다 보살이라.
009_0740_b_18L諸佛世尊
雖以方便
所化衆生
皆是菩薩

어떤 사람 지혜 작아
애욕에 집착하면
이런 사람 위하여서
고제(苦諦)26)를 말하거늘
009_0740_b_19L若人小智
深著愛欲
爲此等故
說於苦諦

중생들은 모두 기뻐
미증유를 얻나니
부처 말한 괴로움이란
진실하여 틀림없다.
009_0740_b_21L衆生心喜
得未曾有
佛說苦諦眞實無異

만일 또 어떤 중생
괴로움의 근본 모르고서
고의 원인 집착하여
잠시도 못 버릴새.
이런 사람 위하여서
방편의 도 말하며,
009_0740_b_22L若有衆生
不知苦本
深著苦因
不能暫捨
爲是等故
方便說道
009_0740_c_01L
모든 고통 원인은
탐욕이 근본이라
만일 탐욕 멸하면
의지할 바 없으니
온갖 고통 멸하는 것
그 이름이 셋째 진리[第三諦]27)
009_0740_c_01L諸苦所因
貪欲爲本
若滅貪欲
無所依止
滅盡諸苦
名第三諦

멸제(滅諦)를 위하여서
도제(道諦)28) 수행하여
고의 속박 벗어나면
해탈 얻었다 하느니라.
009_0740_c_03L爲滅諦故
修行於道
離諸苦縛
名得解脫

이 사람 어찌하여
해탈을 얻었는가.
허망함 여읜 것이
해탈이라 하거니와
009_0740_c_04L是人於何
而得解脫
但離虛妄
名爲解脫

실지로는 일체 해탈
얻은 것이 아니므로
부처 하는 말
참 멸도가 못 된다고 하니
009_0740_c_05L其實未得
一切解脫
佛說是人
未實滅度

이 사람은 위없는 도
아직 얻지 못한 고로
멸도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않노라.
009_0740_c_07L斯人未得
無上道故
我意不欲
令至滅度

나는 법의 왕이라,
모든 법에 자재하여
중생 안온시키려고
이 세상에 온 것이니
009_0740_c_08L我爲法王
於法自在
安隱衆生
故現於世

사리불아,
나의 이 법인(法印)29)
세간 이롭게 하려고
설하는 것이니라.
009_0740_c_10L汝舍利弗
我此法印
爲欲利益
世閒故說

가는 곳 어디든지
함부로 선전 말고
만일 듣는 사람
기뻐 받아 지니면
이런 사람 바로 알라.
아비발치(阿鞞跋致)30)니라.
009_0740_c_11L在所遊方
勿妄宣傳
若有聞者
隨喜頂受
當知是人
阿鞞跋致

이 경전 받아 지녀
믿는 이가 있으면
이 사람은 지난 세상
부처님을 찾아뵙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이 법문 들었노라.
009_0740_c_13L若有信受
此經法者
是人已曾
見過去佛
恭敬供養
亦聞是法

만일 어떤 사람
너의 말을 믿는다면
이가 곧 나를 보며
또한 너를 보고
비구승과 보살까지
본다고 말하나니
009_0740_c_15L若人有能
信汝所說
則爲見我
亦見於汝
及比丘僧
幷諸菩薩

이러한 『법화경』은
깊은 지혜 위함이니
얕은 사람 들으면
미혹하여 모르나니
009_0740_c_17L斯法華經
爲深智說
淺識聞之
迷惑不解

일체 성문이나
그리고 벽지불도
그 힘이 이 경전에
미칠 수가 없느니라.
009_0740_c_18L一切聲聞
及辟支佛
於此經中
力所不及

사리불도
오히려 이 경에는
신심으로 들어가거늘
하물며 다른 성문이랴.
009_0740_c_19L汝舍利弗
尚於此經
以信得入
況餘聲聞

그 다른 성문들은
부처님 말 믿으므로
자신의 지혜가 아니니라.
009_0740_c_21L其餘聲聞
信佛語故
隨順此經
非己智分

또 사리불아,
교만하고 게으르거나
나[我]란 소견 가진 이에겐
이 경전 설하지 말고
009_0740_c_22L又舍利弗
憍慢懈怠
計我見者
莫說此經
009_0741_a_01L
앎이 얕은 범부들도
5욕에 깊이 묻혀
들어도 모르리니
그에게도 말을 말라.
009_0741_a_01L凡夫淺識
深著五欲
聞不能解
亦勿爲說

믿지 않는 어떤 사람
이 경전을 훼방하면
일체 세간에서
부처 종자 끊음이니
혹은 얼굴 찌푸리며
의혹을 품으리니
009_0741_a_02L若人不信
毀謗此經
則斷一切
世間佛種
或復顰蹙
而懷疑惑

너는 잘 들어라.
이런 사람 죄보를.
부처가 있거나
멸도한 후에라도
이런 경전 비방하고
009_0741_a_04L汝當聽說
此人罪報
若佛在世
若滅度後
其有誹謗
如斯經典

경전 읽고 쓰는 이를
경멸하고 미워하며
원한까지 품으면
이 사람의 죄보도
네가 이제 들으리라.
009_0741_a_06L見有讀誦
書持經者
輕賤憎嫉
而懷結恨
此人罪報
汝今復聽

그 사람은 죽은 뒤에
아비지옥 들어가서
1겁을 다 채우고
그리고 다시 나서
이렇게 나고 죽고
수없는 겁 지내리라.
009_0741_a_08L其人命終
入阿鼻獄
具足一劫
劫盡更生
如是展轉
至無數劫

지옥에서 다시 나와
여우나 개의 무리
축생으로 태어나서
그 형상이 수척하고
못 생기고 더러워
살 닿는 것 싫어하며
미움받고 천대받아
009_0741_a_10L從地獄出
當墮畜生
若狗野干
其形 ((乞*頁))
黧黮疥癩
人所觸嬈
又復爲人
之所惡賤

언제든지 배가 고파
앙상하게 말라붙고
살아서는 죽을 고생
죽어서는 자갈 무덤
부처 종자 끊은 고로
이런 죄보 받느니라.
009_0741_a_12L常困飢渴
骨肉枯竭
生受楚毒
死被瓦石
斷佛種故
受斯罪報

만일 또 낙타로나
당나귀로 태어나면
무거운 짐 항상 싣고
채찍을 맞으면서
여물만 생각할 뿐
다른 것은 모르나니
이 경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009_0741_a_15L若作馲駝
或生驢中
身常負重
加諸杖捶
但念水草
餘無所知
謗斯經故
獲罪如是

만일 여우로 생겨나면
온몸엔 옴과 버짐
한 눈까지 멀어서
마을에 들어가면
어린애들 매를 맞고
모든 고통 다 받다가
잘못하면 죽게 되고
009_0741_a_17L有作野干
來入聚落
身體疥癩
又無一目
爲諸童子
之所打擲
受諸苦痛
或時致死

만일 죽게 되면
구렁이 몸 다시 받아
징그럽게 큰 길이가
5백 유순이나 뻗어나고
귀 먹고 발이 없어
구물구물 기어가면
009_0741_a_20L於此死已
更受蟒身
其形長大
五百由旬
聾騃無足
宛轉腹行

온갖 작은 벌레
비늘 밑을 빨아먹어
밤낮으로 받는 고통
쉴 사이가 없나니
이 경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009_0741_a_22L爲諸小蟲
之所唼食
晝夜受苦
無有休息
謗斯經故
獲罪如是
009_0741_b_01L
어쩌다가 사람 되면
모든 감관이 암둔하며
난쟁이ㆍ곰배팔이ㆍ절름발이
장님ㆍ귀머거리ㆍ곱사등이 되어
009_0741_b_01L若得爲人
諸根闇鈍
矬陋攣躄
盲聾背傴

그 사람 말하는 것
듣는 사람 믿지 않고
입에서는 추한 냄새
귀신들이 따라붙고
009_0741_b_02L有所言說
人不信受
口氣常臭
鬼魅所著

빈궁하고 천박하여
사람들의 부림 받고
병이 많고 수척하여
의지할 데 전연 없고
009_0741_b_04L貧窮下賤
爲人所使
多病痟瘦
無所依怙

다른 사람 친하려도
붙여 주는 사람 없고
어떤 소득 있더라도
금방 다시 잃어지며
009_0741_b_05L雖親附人
人不在意
若有所得
尋復忘失

만일 의사 되어
병 치료를 한다 해도
오히려 병만 더해
혹은 도리어 죽게 되며
009_0741_b_06L若修醫道
順方治病
更增他疾
或復致死

자신이 병날 때는
구원해 줄 사람 없고
좋은 약을 먹더라도
병세 더욱 악화되며
009_0741_b_08L若自有病
無人救療
設服良藥
而復增劇

다른 사람 반역죄나
강도질과 절도죄에
이유 없이 말려들어
애매하게 벌 받으니
009_0741_b_09L若他反逆
抄劫竊盜
如是等罪
橫羅其殃

이러한 죄인들은
영영 부처 못 보며
성인 중의 왕이신
부처님 교화해도
009_0741_b_10L如斯罪人
永不見佛
衆聖之王
說法教化

이러한 죄인들은
항상 난처(難處)31)에 나서
귀먹고 산란하여
법을 듣지 못하며
009_0741_b_12L如斯罪人
常生難處
狂聾心亂
永不聞法

항상 강변 모래처럼
무수한 오랜 세월
태어나도 불구되어
귀먹고 말 못하리.
009_0741_b_13L於無數劫
如恒河沙
生輒聾瘂
諸根不具

지옥 중에 항상 있어
공원처럼 생각하고
악도를 드나들기
자기의 안방처럼
009_0741_b_14L常處地獄
如遊園觀
在餘惡道
如己舍宅

낙타ㆍ나귀ㆍ개ㆍ돼지
그런 것으로 태어남도
이 경전 비방한 탓
죄값이 이렇노라.
009_0741_b_15L駝驢猪狗
是其行處
謗斯經故
獲罪如是

인간으로 태어나도
눈ㆍ귀 먹고 말 못하고
빈궁하고 못난 꼴로
수종다리 조갈증세
여러 가지 이런 병을
옷 삼아 입었으며
009_0741_b_17L若得爲人
聾盲瘖瘂
貧窮諸衰
以自莊嚴
水腫乾痟
疥癩癰疽
如是等病
以爲衣服

몸은 항상 추한 냄새
때가 많고 더러우며
나란 소견 집착하여
성내는 일 더욱 많고
009_0741_b_20L身常臭處
垢穢不淨
深著我見
增益瞋恚

음탕한 맘 치성하여
금수도 안 가리니
이 경을 비방하면
이런 죄보 받느니라.
009_0741_b_21L婬欲熾盛
不擇禽獸
謗斯經故
獲罪如是

사리불에게 고하노니
이 경 비방하는 이
그 죄보 말하려면
겁 다해도 말 못하리.
009_0741_b_22L告舍利弗
謗斯經者
若說其罪
窮劫不盡
009_0741_c_01L
그러한 인연으로
너에게 말하노니
무식한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하지 말라.
009_0741_c_01L以是因緣
我故語汝
無智人中
莫說此經

만일 영리한 이
지혜가 아주 밝고
많이 듣고 잘 알며
부처님 도 구하거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009_0741_c_02L若有利根
智慧明了
多聞强識
求佛道者
如是之人
乃可爲說

어떤 사람 일찍이
백천억 부처님 뵙고
선한 근본 심었으며
신심이 견고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009_0741_c_04L若人曾見
億百千佛
殖諸善本
深心堅固
如是之人
乃可爲說

어떤 사람 정진하여
자비로운 맘 닦으며
신명 아니 아끼거든
이 경 가히 설해 주며
009_0741_c_06L若人精進
常修慈心
不惜身命
乃可爲說

만일 어떤 이가
한결같이 공경하며
어리석은 범부 여의고
산수간에 홀로 있거든
그런 이에게는 설해 주라.
009_0741_c_07L若人恭敬
無有異心
離諸凡愚
獨處山澤
如是之人
乃可爲說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사람이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선지식을 친근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009_0741_c_09L又舍利弗
若見有人
捨惡知識
親近善友
如是之人
乃可爲說

만일 어떤 불자
깨끗한 계율 가지되
밝은 구슬 같아
대승경을 구하는 이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009_0741_c_11L若見佛子
持戒淸潔
如淨明珠
求大乘經
如是之人
乃可爲說

어떤 사람 성냄 없이
마음 곧고 부드러워
일체를 가엾게 여기고
여러 부처님 공양커든
그런 이에게 설해 주며
009_0741_c_13L若人無瞋
質直柔軟
常愍一切
恭敬諸佛
如是之人
乃可爲說

또 어떤 불자들이
여러 대중 가운데서
청정한 마음으로
가지가지 인연들과
비유와 언사들로
걸림없이 설법하면
그런 이에게 말해 주며
009_0741_c_15L復有佛子
於大衆中
以淸淨心
種種因緣
譬喩言辭
說法無㝵
如是之人
乃可爲說

만일 어떤 비구
일체 지혜 위하여서
사방으로 법 구하여
합장하고 받들며
대승경을 즐겨 믿고
009_0741_c_18L若有比丘
爲一切智
四方求法
合掌頂受
但樂受持
大乘經典

그 밖의 다른 경전
한 게송도 안 받으면
그와 같은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해 주며
009_0741_c_20L乃至不受
餘經一偈
如是之人
乃可爲說

뜻과 마음 견고하여
부처님 사리 구하며
이 경전을 구하여
정수리에 받들며
009_0741_c_21L如人至心
求佛舍利
如是求經
得已頂受

그 사람 다시는
다른 경전 구함 없고
외도(外道)32) 경전 안 보거든
이러한 사람에겐
이 경을 설해 주라.
009_0741_c_22L其人不復
志求餘經
亦未曾念
外道典籍
如是之人
乃可爲說
009_0742_a_01L
사리불아, 말하노니
이러한 모양으로
불도를 구하는 이도
겁 다해도 끝이 없어
009_0742_a_02L告舍利弗
我說是相
求佛道者
窮劫不盡

이와 같은 사람들은
능히 믿고 이해하리니
너는 반드시 그런 이에게
『묘법연화경』을 설해 주라.
009_0742_a_03L如是等人
則能信解
汝當爲說
妙法華經

4. 신해품(信解品)
009_0742_a_04L妙法蓮華經信解品第四

이때 혜명(慧命)33)인 수보리와 마하가전연(摩訶迦栴延)과 마하가섭(摩訶迦葉)과 마하목건련(摩訶目犍連)이 부처님으로부터 일찍이 듣지 못하였던 법과,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심을 듣고, 희유한 마음을 내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단정히 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34)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일심으로 합장한 채, 허리를 굽혀 공경하며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면서 여쭈었다.
009_0742_a_05L爾時慧命須菩提摩訶迦旃延摩訶迦葉摩訶目犍連從佛所聞未曾有世尊授舍利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發希有心歡喜踊躍卽從座整衣服偏袒右肩右膝著地一心合掌曲躬恭敬瞻仰尊顏而白佛言
“저희들은 대중의 우두머리로서 나이가 이미 늙었으며, 저희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미 열반을 얻었노라’ 하면서 더 할 일이 없다 하여, 다시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지도 아니하였습니다. 세존께서 옛날부터 법을 설하신 지 오래이거늘, 저희가 그때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몸이 게을러서 공하고 모양이 없고[無相] 지을[無作] 것이 없는 것만 생각했을 뿐, 보살의 법과 신통에 즐거워함과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함과, 중생을 성취하는 일에는 마음에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삼계에서 벗어나 열반을 얻도록 하셨으며, 또 저희들이 나이가 늙었사오매, 부처님께서 보살을 교화하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는 조금도 좋아하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습니다.
009_0742_a_12L我等居僧之首年竝朽邁自謂已得涅槃無所堪任不復進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世尊往昔說法旣久時在座身體疲懈但念空無相無作於菩薩法——遊戲神通淨佛國土成就衆生——心不喜樂所以者何世尊令我等出於三界得涅槃證又今我等年已朽邁於佛教化菩薩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生一念好樂之心
저희들이 지금 부처님 앞에서 성문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심을 듣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미증유함을 얻었습니다. 지금 뜻밖에 희유한 법을 들었으니 매우 기쁘고 다행스러우며, 큰 이익을 얻사오매 구하지 않은 무량한 보물을 저절로 얻은 것과 같습니다.
009_0742_a_20L我等今於佛前聞授聲聞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心甚歡喜得未曾有不謂於今忽然得聞希有之法深自慶幸獲大善利無量珍寶不求自得
009_0742_b_01L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비유를 들어 이 뜻을 밝히겠습니다.
009_0742_b_02L世尊 我等今者樂說譬喩以明斯義
어떤 사람이 나이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가 다른 지방에 살기를 10년, 20년, 50년을 지냈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매우 빈궁하여 사방으로 의식(衣食)을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본국을 향하게 되었나이다. 또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오랫동안 다녔으나 만나지 못하고, 중도에 어떤 성에 머물러 살게 되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부자가 되어 재물이 한량없었으니, 금ㆍ은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파리ㆍ진주 같은 보물이 창고마다 가득하였고, 남종ㆍ여종ㆍ상노ㆍ시종ㆍ청지기ㆍ서기들을 많이 거느렸으며, 코끼리ㆍ말ㆍ수레와 소와 양이 무수히 많았으며, 재물이나 곡식을 거래하는 이익이 다른 나라에까지 미쳐서 장사꾼과 거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009_0742_b_03L譬若有人年旣幼稚捨父逃逝久住他國或十二十至五十歲年旣長大加復窮困馳騁四方以求衣食漸漸遊行遇向本國其父先來求子不得中止一城其家大富財寶無量——金琉璃珊瑚虎珀頗梨珠等其諸倉庫悉皆盈溢多有僮臣佐吏民車乘羊無數——出入息利乃遍他國商估賈客亦甚衆多
그때 빈궁한 아들[窮子]은 여러 지방과 여러 마을을 전전하다 마침내 아버지가 살고 있는 도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과 이별한 지가 50여 년이 지난 줄을 항상 기억하고 있었지만,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을 말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마음속에 한탄하기를, ‘이미 늙고 자식은 없으니 이제 죽게 되면, 창고마다 가득한 금ㆍ은 등의 재물은 누구에게 전해 줄 것인가?’ 하면서 은근히 아들을 기다렸으며, 다시 생각하되, ‘내가 만일 아들을 만나서 재산을 전해 주게 되면, 한없이 쾌락하여 다시 근심이 없으리라’ 하였습니다.
009_0742_b_11L時貧窮子遊諸聚落經歷國邑遂到其父所止之城父母念子與子離別五十餘年而未曾向人說如此事但自思惟心懷悔自念老朽多有財物金銀珍寶庫盈溢無有子息一旦終沒財物散無所委付是以慇懃每憶其子作是念我若得子委付財物坦然快無復憂慮
009_0742_c_01L세존이시여, 한편 빈궁한 아들은 품팔이를 하며 이리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사는 집의 대문 앞에 이르러 멀리서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사자좌에 걸터앉았는데 보배궤로 발을 받쳤고, 여러 바라문과 찰리(刹利)35)와 거사들이 모두 공경하여 둘러 모셨으며, 천 냥, 만 냥이나 되는 진주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였고, 시종과 하인들이 흰 불자(拂子)36)를 들고 좌우에서 모셨으며, 보배 안장을 위에 덮고 여러 가지 꽃 번개를 드리우고, 향수를 땅에 뿌리고 훌륭한 꽃들을 흩었으며, 보물들을 벌려 놓고 내고 들이며 주고받는, 이러한 장엄스런 일들이 특별히 위덕이 있게 보였습니다. 빈궁한 아들은 그 아버지가 큰 세력을 가진 줄을 알고는 곧 두려운 생각을 품어 그곳에 온 것을 후회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009_0742_b_19L世尊爾時窮子傭賃展轉遇到父舍住立門側遙見其父師子牀寶机承足諸婆羅門剎利士皆恭敬圍繞以眞珠瓔珞價直千莊嚴其身吏民僮僕手執白拂立左右覆以寶悵垂諸華幡香水灑散衆名華羅列寶物出內取與如是等種種嚴飾威德特尊窮子見父有大力勢卽懷恐怖悔來至此作是念
‘저 사람은 아마 왕이거나 혹은 왕족이리니, 내가 품팔이 할 곳이 아니로다. 다른 가난한 마을에 찾아가서 마음대로 품을 팔고 의식을 구함만 같지 못하리라. 만일 여기 오래 머물렀다가는 혹 붙들어 강제로 일을 시킬지도 모르리라.’
이렇게 생각한 그는 거기서 빨리 달아났습니다.
009_0742_c_05L此或是王或是王等非我傭力得物之處不如往至貧里肆力有衣食易得若久住此或見逼迫使我作作是念已疾走而去
이때 대부호 장자는 사자좌에서 자기 아들을 문득 알아보고 마음에 크게 환희하여 생각하였습니다.
009_0742_c_08L時富長者於師子座見子便識心大歡喜作是念
‘내 창고마다 가득 찬 재물을 이제 전해 줄 데가 있구나. 내가 항상 이 아들만 생각하였으나 만날 수가 없었는데, 이제 스스로 왔으니 나의 소원을 성취함이로다. 내 비록 늙었으나 그래도 아까운 마음이 있었노라.’
009_0742_c_10L我財物庫藏今有所付我常思念此子無由見之而忽自來甚適我願我雖年朽猶故貪惜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도록 하였습니다. 그때 한 사자가 달려가 붙드니, 그 빈궁한 아들은 놀라 원망스럽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009_0742_c_12L卽遣傍人急追將還爾時使者疾走往捉窮子驚愕稱怨大喚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붙들어 갑니까?’
009_0742_c_14L我不相犯何爲見捉
사자는 더욱 단단히 붙들고 강제로 데려오려 하자, 그때 빈궁한 아들은 ‘나는 아무 죄도 없이 붙잡혔으니 반드시 죽는 것이로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층 더 놀랍고 무서워 땅에 넘어져 기절해 버렸습니다. 아버지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사자에게 말하였습니다.
009_0742_c_15L使者執之愈急强牽將還于時窮子自念無罪而被囚執此必定死轉更惶怖悶絕躄地父遙見之而語使言
‘그 사람을 억지로 붙들어 올 것은 없다. 그 얼굴에 냉수라도 끼얹고 다시 소생케 하고 더 말하지 말라.’
009_0742_c_18L不須此人勿强將來以冷水灑面得醒悟莫復與語
왜냐 하면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과 뜻이 하열한 줄을 알며, 한편 자기는 호화롭고 부귀하여 그 아들이 어려워하는 줄로 짐작하였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아들인 줄을 알지만, 방편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는 나의 아들이란 것을 알리지 않고 사자를 시켜 말하였습니다.
009_0742_c_19L所以者何父知其子志意下劣自知豪貴爲子所難知是子而以方便不語他人云是我使者語之
‘내가 너를 놓아줄 터이니 네 마음대로 가거라.’
我今放汝隨意所趣
009_0743_a_01L빈궁한 아들은 매우 기뻐하며, 땅에서 일어나 어느 가난한 마을을 찾아가 의식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장자는 그 아들을 타일러서 데려오려고 방편을 써서 모양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두 사람의 사자를 가만히 보내면서 이렇게 일렀습니다.
‘너희는 거기에 가서 그 빈궁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저기 일할 곳이 있는데, 품삯은 다른 데보다 배를 준다고 하고, 만약 그가 허락을 하거든 데리고 와서 일을 시키되, 혹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거든 거름을 치우는 일로 우리 두 사람도 그대와 함께 그 일을 한다고 하여라.’
009_0742_c_22L子歡喜得未曾有從地而起往至貧以求衣食爾時長者將欲誘引其子而設方便密遣二人形色憔悴威德者汝可詣彼徐語窮子此有作倍與汝直窮子若許將來使作欲何所作便可語之雇汝除糞等二人亦共汝作
두 사람은 즉시 빈궁한 사람을 찾아가서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빈궁한 아들은 그들을 따라가 선금을 받고 거름을 치우는데, 아버지는 그를 볼 때마다 가엾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방 안에서 일하는 아들을 바라보니, 그 몸은 야위어 초췌하였고, 흙과 먼지가 온몸에 가득하여 더럽기가 짝이 없는지라, 아버지는 곧 영락과 좋은 의복과 장식품을 벗어 버리고, 허름하고 때가 묻은 옷으로 바꾸어 입고, 또 먼지를 몸에 바르고 오른손에는 거름 치우는 기구를 들고 나가 여러 일꾼들에게 말하였습니다.
009_0743_a_06L時二使人卽求窮旣已得之具陳上事爾時窮子先取其價尋與除糞其父見子愍而怪又以他日於窗牖中遙見子身瘦憔悴糞土塵坌污穢不淨卽脫瓔細軟上服嚴飾之具更著麤弊垢膩之衣塵土坌身右手執持除糞之狀有所畏語諸作人
‘그대들은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라.’
009_0743_a_13L汝等勤作得懈息
그러면서 이러한 방편으로 그 아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以方便故得近其子
그리고는 다시 빈궁한 아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다른 데로 가지 말고 항상 여기에서 일을 하여라. 그러면 너의 품삯도 올려 줄 것이요, 또 필요한 물건이 있거든 항아리ㆍ쌀ㆍ밀가루ㆍ소금ㆍ장 할 것 없이 무엇이든지 말하여라. 늙은 하인이 있으니 달라는 대로 줄 것이다.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지 않느냐. 그러므로 다시 걱정하지 말고 편히 잘 있거라. 왜냐 하면 나는 이미 늙었고 너는 아직 젊기 때문이다. 너는 일할 적에 항상 속이거나 게으르거나 성내거나 원망하는 말이 없으니, 다른 일꾼들처럼 나쁘지가 않더라. 이제부터는 나의 친자식과 같이 생각하겠노라.’
그러면서 장자는 이름을 다시 지어 주고 아들이라고 불렀습니다.
009_0743_a_14L後復告男子汝常此作勿復餘去當加汝價諸有所須瓫器米麪鹽醋之屬莫自疑難亦有老弊使人須者相給好自安意我如汝父勿復憂慮所以者何我年老大而汝少壯汝常作時無有欺怠瞋恨怨言都不見汝有此諸惡如餘作人自今已後如所生子卽時長者更與作字名之爲兒
009_0743_b_01L그때 빈궁한 아들은 이런 귀여움을 받는 것이 기뻤으나, 전과 같이 머슴살이하는 천한 사람이라 스스로 생각하였으므로, 20년 동안을 항상 거름만 치우고 있었습니다. 그 뒤 얼마쯤 지나더니 마음을 서로 믿고 통하여 안팎을 무난하게 드나들면서도 거처하기는 그전과 같았습니다.
009_0743_a_22L爾時窮子雖欣此遇猶故自謂客作賤人由是之故於二十年中常令除糞是已後心相體信入出無難然其所止猶在本處
세존이시여, 그때 장자는 병이 생겨 죽을 때가 멀지 않은 것을 알고, 빈궁한 아들에게 말하였습니다.
009_0743_b_03L世尊爾時長者有疾知將死不久語窮子言
‘나에게는 지금 금ㆍ은 보배가 많아 창고마다 가득하므로, 그 속에 많고 적은 것이라든지 주고받을 것을 네가 다 알아서 처리하라. 내 뜻이 이러하니 너는 그대로 하여라. 왜냐 하면 지금은 너와 내가 다를 것이 없으니, 마땅히 마음을 잘 써서 허비하지 말고 잃지 않도록 하라.’
009_0743_b_04L我今多有金銀珍寶倉庫盈溢其中多少所應取汝悉知之我心如是當體此意以者何今我與汝便爲不異宜加用無令漏失
이때 빈궁한 아들이 명령을 받고 금ㆍ은 진보의 여러 재산과 창고를 맡았으면서도 한 가지도 욕심을 내지 않고, 거처하는 곳도 예전 그대로이며, 용렬한 마음 또한 조금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009_0743_b_08L爾時窮子卽受教勅知衆物金銀珍寶及諸庫藏而無悕取一飡之意然其所止故在本處劣之心亦未能捨
또 얼마를 지난 뒤에 아들의 마음이 점점 열리고 커져서 큰 뜻을 이루고, 예전의 비열했던 마음을 스스로 뉘우칠 줄도 알았습니다. 그 아버지가 임종할 때에 이르러, 아들에게 명하여 친족들과 국왕과 대신과 찰제리와 거사들을 모이게 하고, 그들이 다 모인 뒤에는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009_0743_b_11L復經少時父知子意漸已通泰成就大志自鄙先心欲終時而命其子幷會親族國王剎利居士皆悉已集卽自宣言
‘여러분은 마땅히 아시라. 그는 나의 아들이오. 내가 그를 낳았으나 어느 성중에서 나를 버리고 도망하여 50여 년 동안 외롭게 떠돌아다니며 고생을 했소. 그의 본래 이름은 아무개였고, 내 이름은 아무개였소. 오래전부터 무척 걱정하며 찾았더니, 홀연히 여기에서 만났소. 이는 내 진실한 아들이며, 나는 그의 아비요. 지금 내가 가진 모든 재산은 다 이 아들의 것이며, 이미 주고받던 것도 모두 이 아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오.’
009_0743_b_14L君當知此是我子我之所生於某城捨吾逃走伶俜辛苦五十餘年本字某我名某甲昔在本城懷憂推忽於此閒遇會得之此實我子實其父今我所有一切財物皆是子先所出內是子所知
세존이시여, 이때 빈궁한 아들은 아버지의 이 말을 듣고는 크게 기뻐, 미증유함을 얻어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본래부터 바라는 마음이 없었는데 지금 이 보배가 창고에 저절로 이르렀구나’ 하였습니다.
009_0743_b_20L世尊是時窮子聞父此言卽大歡喜得未曾有作是念我本無心有所希求今此寶藏自然而至
009_0743_c_01L세존이시여, 대부호 장자는 곧 여래이시고 저희들은 다 부처님의 아들 같사오니,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저희들을 아들이라고 하셨습니다.
009_0743_c_01L世尊大富長者則是如來我等皆似佛子如來常說我等爲子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세 가지의 괴로움[三苦]37)으로 인하여 나고 죽는 가운데 여러 가지 고통을 받으며, 미혹하고 무지하여 소승법에 집착하여 기뻐하였습니다. 오늘날 세존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법의 희롱거리인 거름[諸法戱論糞]38)을 생각하여 버리도록 말씀하셨으나, 저희들은 그 속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얻은 열반이란 것이 겨우 하루 품삯만 한데 마음이 크게 환희하고 만족스러워 스스로 생각하기를, ‘부처님 법에서 부지런히 정진한 연고로 얻은 것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저희들의 마음이 변변치 못하여 소승법에 탐착하여 기뻐하는 줄을 아시었으므로 내버려 두시고, ‘너희들도 마땅히 여래의 지견인 보배 광의 분[寶藏之分]이 있느니라’고 분별하여 주시지 않고, 세존께서 다만 방편으로써 여래의 지혜를 말씀하셨으나, 저희들이 부처님을 따라 열반의 하루 품삯을 겨우 받고는, 소득이 컸다고 만족하여 대승을 구하려는 뜻은 아예 가지지 않았습니다.
009_0743_c_02L世尊我等以三苦故於生死中受諸熱惱迷惑無知樂著小法今日世尊令我等思蠲除諸法戲論之糞我等於中勤加精進得至涅槃一日之價旣得此心大歡喜自以爲足而便自謂佛法中勤精進故所得弘多然世尊先知我等心著弊欲樂於小法便見縱捨不爲分別汝等當有如來知見寶藏之分世尊以方便力說如來智我等從佛得涅槃一日之價以爲大得於此大乘無有志求
저희들은 또 여래의 지혜로 인하여 모든 보살들에게 열어 보이며 연설을 하면서도, 스스로는 여기에 대하여 원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이 소승을 좋아함을 아시고 방편으로 우리들에게 설하셨건만, 저희가 부처님의 참 아들인 줄을 미처 몰랐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이제야 부처님께서 불지혜에 아낌이 없으신 줄을 알았습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이 예전부터 부처님의 아들이지만, 다만 소승법을 좋아한 탓이리니, 만일 저희들이 대승을 기뻐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부처님께서는 저희들에게 대승법을 설해 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009_0743_c_13L我等又因如來智慧爲諸菩薩開示演說而自於此無有志願所以者何佛知我等心樂小法以方便力隨我等說而我等不知眞是佛子今我等方知世尊於佛智慧無所悋惜所以者何我等昔來眞是佛子而但樂小法若我等有樂大之心佛則爲我說大乘法
이 경전 가운데서는 오직 1승만을 설하시고, 예전 보살들 앞에서는 성문들이 소승법을 좋아한다고 나무라셨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대승만으로 교화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이 본래에는 바라는 생각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 법왕(法王)의 큰 보배가 저절로 이르렀으니, 불자로서 얻을 것을 모두 얻었습니다.”
009_0743_c_20L此經中唯說一乘而昔於菩薩前呰聲聞樂小法者然佛實以大乘教是故我等說本無心有所悕求法王大寶自然而至如佛子所應得皆已得之
009_0744_a_01L그때 마하가섭이 이 뜻을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009_0744_a_02L爾時摩訶迦葉欲重宣此義而說偈言

오늘날 저희들이
부처님의 말씀 듣고
환희하고 용약하여
미증유를 얻습니다.
009_0744_a_03L我等今日
聞佛音教
歡喜踊躍
得未曾有

성문들도 성불한다
부처님께서 설하시니
위없는 보배더미
안 구해도 절로 얻네.
009_0744_a_05L佛說聲聞
當得作佛
無上寶聚
不求自得

비유컨대 어린아이
유치하고 소견 없어
아비 떠나 도망하여
타관 땅에 멀리 가서
009_0744_a_06L譬如童子
幼稚無識
捨父逃逝
遠到他土

이리저리 떠돌면서
50년을 살았거늘
그 아비 걱정되어
사방으로 찾았더라.
009_0744_a_07L周流諸國
五十餘年
其父憂念
四方推求

찾다가 지친 걸음
한 성중에 머물러서
큰 집을 지어 놓고
5욕락을 즐기나니
009_0744_a_09L求之旣疲
頓止一城
造立舍宅
五欲自娛

그 집이 큰 부자라
많은 금과 은이며
차거ㆍ마노ㆍ진주ㆍ유리
말과 소와 코끼리와
009_0744_a_10L其家巨富
多諸金銀
車璖馬腦
眞珠琉璃

양과 연[輦]과 수레들과
논과 밭과 종들이며
거느린 그 하인들
한이 없고 가이없어
009_0744_a_11L象馬牛羊
輦輿車乘
田業僮僕
人民衆多

주고받는 이익들이
타국까지 미쳤으며
사고 파는 장사꾼들이
그 문전에 줄을 섰네.
009_0744_a_13L出入息利
乃遍他國
商估賈人
無處不有

천만억 사람들이
둘러서서 공경하며
임금이나 왕족들이
항상 공경하는 바요,
009_0744_a_14L千萬億衆
圍繞恭敬
常爲王者
之所愛念

여러 신하 명문 호족
한결같이 공경하며
이러한 인연으로
오고 가는 사람 많고
009_0744_a_15L群臣豪族
皆共宗重
以諸緣故
往來者衆

부유하기 이와 같고
큰 세력도 가졌지만
나이가 늙어가니
아들 생각 더욱 간절
009_0744_a_17L豪富如是
有大力勢
而年朽邁
益憂念子

자나 깨나 생각타가
죽을 때가 되었는데,
어리석은 그 자식
떠나간 지 50여 년
009_0744_a_18L夙夜惟念
死時將至
癡子捨我
五十餘年

창고마다 가득 찬
금은보화 많은 재산
많은 전답들을
어떻게 한단 말가.
009_0744_a_19L庫藏諸物
當如之何

그 때에 궁한 아들
먹고 살 의식 찾아
이 성에서 저 성으로
저 나라와 이 나라를
009_0744_a_20L爾時窮子
求索衣食
從邑至邑
從國至國

어떤 때는 얻게 되고
어떤 때는 소득 없어
굶주리고 못 먹어서
옴과 버짐 생겼으며
009_0744_a_22L或有所得
或無所得
飢餓羸瘦
體生瘡癬

그토록 헤매던 길
아비 사는 성에 닿아
품팔이로 전전타가
아비 집에 이르렀네.
009_0744_a_23L漸次經歷
到父住城
傭賃展轉
遂至父舍
009_0744_b_01L
그때 대부 장자
자기 집 문 안에서
보배 휘장 둘러치고
사자좌에 앉았으니
009_0744_b_01L爾時長者
於其門內
施大寶帳
處師子座

권속들이 둘러앉고
여러 사람 호위하며
그 중 어떤 사람
보물을 계산하고
009_0744_b_02L眷屬圍遶
諸人侍衛
或有計筭
金銀寶物

주고받는 많은 재물
출납부에 기록하니
아버지의 준엄한 일
궁한 아들 바라보고
009_0744_b_04L出內財產
注記劵疏
窮子見父
豪貴尊嚴

저 이는 국왕이나
혹은 왕족이려니,
여기를 왜 왔던가
스스로 놀라면서
009_0744_b_05L謂是國王
若是王等
驚怖自怪
何故至此

또다시 생각하되
내 오래 있다가는
강제로 붙들리어
모진 노동 당하리라.
009_0744_b_07L覆自念言
我若久住
或見逼迫
强驅使作

이렇게 생각하고
정신없이 도망하여
빈촌으로 찾아 들어
품을 팔아 일하더니
009_0744_b_08L思惟是已
馳走而去
借問貧里
欲往傭作

이때에 아비 장자
사자좌에 높이 앉아
멀리서 바라보고
제 아들을 알아보니
009_0744_b_09L長者是時
在師子座
遙見其子
默而識之

사자를 빨리 보내
붙들어 오게 할새,
궁한 아들 크게 놀라
기절하여 엎어지며
009_0744_b_11L卽勅使者
追捉將來
窮子驚喚
迷悶躄地

이 사람이 날 붙드니
나는 정녕 죽었노라.
어찌하여 의식 땜에
이렇게 된단 말인가.
009_0744_b_12L是人執我
必當見殺
何用衣食
使我至此

그 아들 용렬하여
아비 말 믿지 않고
아비인 줄 모르는 것
장자가 짐작하고
009_0744_b_13L長者知子
愚癡狹劣
不信我言
不信是父

방편을 다시 써서
사자들을 보내는데
애꾸눈과 난쟁이인
못난이를 시키면서
009_0744_b_15L卽以方便
更遣餘人
眇目矬陋
無威德者

네가 가서 말하기를,
내게 와서 일을 하면
거름이나 치게 하고
품삯은 곱을 준다 하라.
009_0744_b_16L汝可語之
云當相雇
除諸糞穢
倍與汝價

궁한 아들 그 말 듣고
기뻐하며 따라와서
거름치는 일도 하고
집 안팎을 청소하네.
009_0744_b_17L窮子聞之
歡喜隨來
爲除糞穢
淨諸房舍

장자가 문틈으로
아들을 내다보니
어리석은 저 자식
비천한 일만 하니
가엾게 생각하여
009_0744_b_19L長者於牗
常見其子
念子愚劣
樂爲鄙事

아비인 그 장자
허름한 옷 바꿔 입고
거름치는 삼태 들고
아들한테 접근할새,
009_0744_b_20L於是長者
著弊垢衣
執除糞器
往到子所

방편으로 하는 말이
부지런히 일 잘하면
품삯을 올려 주고
손발에 바를 기름
009_0744_b_21L方便附近
語令勤作
旣益汝價
幷塗足油

먹을 것도 넉넉하고
덮을 것도 따뜻하게
대우 잘 해주리니
부지런히 일을 하라.
009_0744_b_23L飮食充足
薦席厚煖
如是苦言
汝當勤作
009_0744_c_01L
너는 나의 아들 같다.
부드러운 말도 하고
장자가 지혜 있어
안팎을 출입토록
009_0744_c_02L又以軟語
若如我子
長者有智
漸令入出

20년을 지내면서
집안 일을 보게 하고
금과 은과 진주ㆍ파려
있는 창고 보여 주고
009_0744_c_03L經二十年
執作家事
示其金銀
眞珠頗梨

주고받는 모든 살림
맡아서 보게 하나
대문 밖에 붙어 있는
초막에서 잠을 자며
009_0744_c_04L諸物出入
皆使令知
猶處門外
止宿草庵

나는 본래 가난뱅이
가진 물건 하나 없어라.
아버지가 아들 마음
점점 넓어짐을 보고
009_0744_c_05L自念貧事
我無此物
父知子心
漸已廣大

그 재산 물려주려
친척들과 국왕들과
대신들과 찰제리와
거사들을 모아 놓고
009_0744_c_07L欲與財物
卽聚親族
國王大臣
剎利居士

대중에게 하는 말
이 사람은 나의 아들인데,
나를 떠나 멀리 가서
50년을 지내더니
009_0744_c_08L於此大衆
說是我子
捨我他行
經五十歲

우연히 날 찾아와
20년이 또 지났소.
옛날에 한 성에서
이 자식을 내가 잃고
009_0744_c_10L自見子來
已二十年
昔於某城
而失是子

이리저리 헤매면서
이 자식을 찾느라고
무진 애를 쓰던 끝에
여기까지 온 것이오.
009_0744_c_11L周行求索
遂來至此

이제 내가 소유한
집이나 하인이나
아들한테 전해 주어
제 뜻대로 하게 하리.
009_0744_c_12L凡我所有
舍宅人民
悉以付之
恣其所用

가난하고 궁한 아들
뜻과 마음 용렬타가
이제야 아버지의
큰 재산 받게 되니
009_0744_c_13L子念昔貧
志意下劣
今於父所
大獲珍寶

많은 집과 많은 재산
한량없는 금은보화
마음 크게 환희하여
미증유를 얻었더라.
009_0744_c_14L幷及舍宅
一切財物
甚大歡喜
得未曾有

부처님도 우리들이
소승에 집착함을 아시고
너도 성불하리라고
말씀하지 않으시며
009_0744_c_16L佛亦如是
知我樂小
未曾說言
汝等作佛

여러 가지 무루법(無漏法)39)
저희들이 얻었다고
소승 이룬 성문이라
항상 말씀하더이다.
009_0744_c_17L而說我等
得諸無漏
成就小乘
聲聞弟子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위없는 도 말씀하시며
이 법을 닦는 이는
성불한다 하옵기에
009_0744_c_18L佛勅我等
說最上道
修習此者
當得成佛

저희들은 말씀대로
모든 인연 비유들과
이야기로 보살들에게
위없는 도 말했더니
009_0744_c_20L我承佛教
爲大菩薩
以諸因緣
種種譬喩
若干言辭
說無上道

그때 모든 불자들이
저희들의 법문 듣고
밤낮으로 생각하며
부지런히 닦았으며
009_0744_c_22L諸佛子等
從我聞法
日夜思惟
精勤修習

이때에 여러 부처님들께서
수기하여 하시는 말
너희들은 오는 세상
부처가 되리라.
009_0744_c_23L是時諸佛
卽授其記
汝於來世
當得作佛
009_0745_a_01L
시방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큰 법장을
보살들만 위하여서
참된 이치 연설하고
009_0745_a_01L一切諸佛
秘藏之法
但爲菩薩
演其實事

저희들을 위하여선
아무 말씀 안 하시니
마치 저 궁한 아들
아버지에게 가까이 가
009_0745_a_02L而不爲我
說斯眞要
如彼窮子
得近其父

모든 보물 맡았으나
가질 생각 전연 없듯
저희들도 부처님의
법보장을 연설하나
009_0745_a_04L雖知諸物
心不希取
我等雖說
佛法寶藏

구하는 뜻 없는 것은
역시 그러합니다.
저희들도 속으로는
번뇌 없어지는 것을
009_0745_a_05L自無志願
亦復如是
我等內滅

스스로 생각하여
만족하다 여기옵고
이런 일은 알지마는
다른 일은 없으니
009_0745_a_06L自謂爲足
唯了此事
更無餘事

불국토를 청정히 함과
중생들 교화함을
저희들이 듣더라도
즐거운 맘 없었습니다.
009_0745_a_07L我等若聞
淨佛國土
教化衆生
都無欣樂

그 까닭을 말하오면
이 세간의 온갖 법은
모두가 고요하여
남도 없고 멸도 없고
009_0745_a_09L所以者何
一切諸法
皆悉空寂
無生無滅

작거나 큰 것 없고
무루며 무위라고
이렇게 생각하니
즐거운 맘 없습니다.
009_0745_a_10L無大無小
無漏無爲
如是思惟
不生喜樂

저희들이 오랜 세월
부처님의 큰 지혜엔
탐착하는 일도 없고
원하지도 아니하며
009_0745_a_11L我等長夜
於佛智慧
無貪無著
無復志願

저희들 얻은 법이
구경(究竟)이라 여기오며
저희들이 오랫동안
공한 법을 닦아 익혀
009_0745_a_12L而自於法
謂是究竟
我等長夜
修習空法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고통에서 해탈하고
최후 몸의 유여열반(有餘涅槃)40)
얻었노라 생각하며
009_0745_a_14L得脫三界
苦惱之患
住最後身
有餘涅槃

부처님의 교화받아
참된 도를 얻었으니
부처님의 깊은 은혜
갚았다고 했습니다.
009_0745_a_15L佛所教化
得道不虛
則爲已得
報佛之恩

저희들이 불자들에게
보살법을 말하여서
불도 얻게 하면서도
원하는 맘 없사올새,
009_0745_a_17L我等雖爲
諸佛子等
說菩薩法
以求佛道
而於是法
永無願樂

도사(導師)41)께서 버리시고
저희 마음 아시므로
참된 이익 있느니라
권하시지 아니하여
009_0745_a_19L導師見捨
觀我心故
初不勸進
說有實利

아들 마음 용렬함을
장자가 이미 알듯
방편의 힘으로써
그 마음 조복한 후
009_0745_a_20L如富長者
知子志劣
以方便力
柔伏其心

많은 재산 물려주듯
부처님도 희유하사
소승에 집착함을 아시고
방편력을 쓰시어서
009_0745_a_21L然後乃付
一切財物
佛亦如是
現希有事
知樂小者
以方便力
009_0745_b_01L
마음을 조복받고
큰 지혜 가르치니
저희들이 오늘에야
미증유를 얻습니다.
009_0745_b_01L調伏其心
乃教大智
我等今日
得未曾有

바라던 일 아니지만
저절로 얻사오니
한량없는 보배 얻은
궁한 아들 같습니다.
009_0745_b_02L非先所望
而今自得
如彼窮子
得無量寶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도와 과보 모두 얻어
무루법 가운데서
청정한 눈 얻은 것은
009_0745_b_04L世尊我今
得道得果
於無漏法
得淸淨眼

저희들이 오랜 세월
청정 계율 지니다가
오늘에야 처음으로
그 과보를 얻었으며
009_0745_b_05L我等長夜
持佛淨戒
始於今日
得其果報

법왕의 법 가운데
범행을 오래 닦아
무루(無漏)의
큰 과보 얻사오니
009_0745_b_06L法王法中
久修梵行
今得無漏
無上大果

저희들이 오늘에야
참된 성문이라,
불도의 소리로써
온갖 것을 듣게 하며
009_0745_b_08L我等今者
眞是聲聞
以佛道聲
令一切聞

저희들이 오늘에야
참 아라한 되온지라,
모든 세간 하늘이나
사람과 마(魔)와 범천
009_0745_b_09L我等今者
眞阿羅漢
於諸世閒
天人魔梵

많은 대중 가운데서
공양을 받게 되니
세존의 크신 은혜
희유합니다.
009_0745_b_10L普於其中
應受供飬
世尊大恩
以希有事

중생을 제도하사
이익 얻게 하시오니
억천 겁에 그 은혜를
누가 능히 갚으리까.
009_0745_b_11L憐愍教化
利益我等
無量億劫
誰能報者

수족 되어 받들고
머리 조아려 예경하며
온갖 일로 공양해도
그 은혜 못 갚으며
009_0745_b_13L手足供給
頭頂禮敬
一切供養
皆不能報

머리 위에 받들거나
등에라도 업고 다녀
항하사 오랜 세월
마음 다해 공양하고
009_0745_b_14L若以頂戴
兩肩荷負
於恒沙劫
盡心恭敬

아름다운 음식과
한량없는 의복들과
훌륭한 이부자리
가지가지 탕약이며
009_0745_b_15L又以美膳
無量寶衣
及諸臥具
種種湯藥

우두전단(牛頭栴檀)42) 좋은 향과
여러 가지 보배로써
넓고 높은 탑 세우고
옷을 벗어 땅에 깔고
009_0745_b_17L牛頭栴檀
及諸珍寶
以起塔廟
寶衣布地

이러한 여러 일로
항하사 오랜 겁에
정성 다해 공양해도
그 은혜는 못 갚으리.
009_0745_b_18L如斯等事
以用供養
於恒沙劫
亦不能報

희유하신 부처님의
한량없고 가없는
불가사의한 큰 신통과
무루ㆍ무위 법왕께서
009_0745_b_20L諸佛希有
無量無邊
不可思議
大神通力
無漏無爲
諸法之王

용렬한 중생 위해
이런 일 참으시고
상(相)도 많은 범부에게
마땅하게 말씀하시네.
009_0745_b_22L能爲下劣
忍于斯事
取相凡夫
隨宜爲說

여러 부처님들
자재한 법 얻으시고
중생들의 모든 욕락
골고루 아시며,
009_0745_b_23L諸佛於法
得最自在
知諸衆生
種種欲樂
009_0745_c_01L
또한 그 뜻과 힘에
감당할 바 아시고
무량한 비유로써
미묘한 법 말씀하실새,
009_0745_c_01L及其志力
隨所堪任
以無量喩
而爲說法

지난 세상 중생들의
선근을 따르셔서
그 근기 성숙함도
못함도 다 아시어
009_0745_c_03L隨諸衆生
宿世善根
又知成熟
未成熟者

갖가지로 요량하사
분별하여 아시고는,
1불승을 설하시려
3승법을 말씀하시네.
009_0745_c_04L種種籌量
分別知已
於一乘道
隨宜說三
妙法蓮華經卷第二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1)어머니의 태(胎)를 거치지 않고 홀연히 태어나는 것이다. 여기서는 법에서 태어난다는 뜻이다.
  2. 2)2)부처님의 유산인 가르침(법)을 말한다.
  3. 3)3)부처님의 몸에 갖추어진 여든 가지의 묘한 신체적 특징을 말한다.
  4. 4)4)부처님 특유의 열여덟 가지의 특징으로, ①~③신(身)ㆍ구(口)ㆍ의(意) 3업(業)에 허물이 없는 것, ④중생에 대한 평등한 마음, ⑤선정(禪定)에 의한 마음의 안정, ⑥모두를 포용해서 버리지 않는 마음, ⑦~⑪중생을 구하려는 욕심과 정진과 염력과 선정의 지혜, ⑫해탈에서 물러나지 않는 것, ⑬~⑮중생 제도를 위해 신ㆍ구ㆍ의 3업을 나투는 것, ⑯~⑱과거ㆍ미래ㆍ현재의 온갖 것을 다 알아 막힘이 없는 것이다.
  5. 5)5)범사(梵士)라고도 쓰며, 정예(淨裔) 또는 정행(淨行)이라고 번역한다. 바라문의 생활 가운데 4기(期)가 있는데, 이것은 제1기로 스승에게 가서 수학하는 동안이다.
  6. 6)6)범어 pāpiyān의 음사. 마왕(魔王), 악마의 호칭이다.
  7. 7)7)부처님의 가르침[敎]과 그 실천[行]과 그 결과로서의 깨달음[證]이 바르게 갖추어져 부처님의 가르침이 바르게 존속되는 시기이다.
  8. 8)8)깨달음을 얻는 자는 없어도 가르침과 실천이 지속되어 정법과 비슷한 시기이다.
  9. 9)9)범어로는 boddhisattva-caryā. 보살이 닦아야 할 수행이라는 뜻이다.
  10. 10)10)보살행과 같은 말이다.
  11. 11)11)인생 문제에 대한 네 가지 진리로, ①고제(苦諦):인생은 괴로움이라는 진리, ②집제(集諦):괴로움의 원인이 집착이라는 진리, ③멸제(滅諦):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 ④도제(道諦):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실천의 길을 말한다.
  12. 12)12)5음(陰)ㆍ5온(蘊)이라고도 한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존재는 다섯 가지 요소로 성립되었다고 보는 견해로서, ①색(色):물질. 사람에게서의 신체, ②수(受):감수작용, ③상(想):표상 작용(表相作用), ④행(行):의지 혹은 충동적 욕구, ⑤식(識):인식작용을 말한다.
  13. 13)13)부자, 부호라는 뜻이다.
  14. 14)14)탐욕(貪欲)ㆍ진에(瞋恚)ㆍ우치(愚痴)의 세 가지 번뇌를 말한다.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 세 가지가 사람을 해침이 마치 독사나 독충과 같으므로 이와 같이 말한다.
  15. 15)15)온갖 것을 다 아는 지혜이다.
  16. 16)16)부처님의 지혜, 우주의 진리를 깨달은 성스러운 지혜이다.
  17. 17)17)인위적인 노력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존재하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지혜이다.
  18. 18)18)스승 없이 혼자서 얻은 지혜, 곧 부처님의 지혜이다.
  19. 19)19)제1권 주 77) 참조.
  20. 20)20)승냥이. 여우와 비슷하나 여우보다 작다.
  21. 21)21)범어 kumbhānḍa의 음사. 증장천왕(增長天王) 밑에 있는 귀신으로 사람의 정기(精氣)를 먹는다고 한다.
  22. 22)22)범어 piśācaka의 음사. 시체 고기를 먹는 악귀이다.
  23. 23)23)부처님께서 앉으시는 자리를 말한다.
  24. 24)24)세 가지 초인적인 능력으로, ①숙명명(宿命明):과거세의 인연을 아는 것, ② 천안명(天眼明):미래세의 과보를 아는 것, ③누진명(漏盡明):번뇌를 끊어서 얻는 지혜를 말한다.
  25. 25)25)불ㆍ보살의 여섯 가지 초인적 능력으로, ①천안통(天眼通):내일을 환히 볼 수 있는 능력, ②천이통(天耳通):모든 것을 다 들을 수 있는 능력, ③타심통(他心通):다른 사람의 마음을 환히 알 수 있는 능력, ④숙명통(宿命通):과거세의 일을 다 아는 능력, ⑤누진통(漏盡通):번뇌를 끊음이 자유자재한 능력, ⑥ 신족통(神足通):어디든지 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26. 26)26)인생은 괴로움이라는 진리이다.
  27. 27)27)4제(諦) 중 세 번째인 멸제(滅諦)를 가리킨다. 괴로움의 원인을 없애는 진리이다.
  28. 28)28)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닦는 진리이다.
  29. 29)29)진리의 도장, 부처님의 가르침의 징표를 말한다.
  30. 30)30)범어 avinivartanīya의 음사. 불퇴전(不退轉)ㆍ불퇴위(不退位)라 한역한다. 보살이 성불할 것이 결정되어 물러남이 없는 단계이다.
  31. 31)31)불도를 수행하기 어려운 곳을 말한다.
  32. 32)32)범어로는 tīrthaka. 인도에서 불교 외의 종교와 사상. 또는 그 무리들을 말한다.
  33. 33)33)범어로는 āyuṣmat. 수행승에 대한 존칭이며 법신(法身)의 지혜를 수명에 비유한 말, 구수(具壽)라고도 한다.
  34. 34)34)경전에 자주 나오는 말로 부처님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예법이다.
  35. 35)35)범어 kṣatriya의 음사. 4성(姓) 계급의 둘째. 왕족ㆍ무사 계급이 이에 해당한다. 찰제리(刹帝利)의 준말이다.
  36. 36)36)흰 털을 묶어서 자루 끝에 매단 총채 같은 것. 모기나 파리 같은 것을 쫓는 데 쓰기도 하나, 선가(禪家)에서는 흔히 삿된 소견을 물리치는 비유로 쓰기도 하고, 그냥 말없이 들어 보여 화두(話頭)로 삼기도 한다.
  37. 37)37)①고고(苦苦):달갑지 않은 대상에서 느끼는 괴로움, ②행고(行苦):세상의 변천을 보고 느끼는 괴로움, ③괴고(壞苦):좋아하는 것이 멸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괴로움.
  38. 38)38)모든 사물에 대해 아무 쓸모없는 말을 하는 것을 낮추어 부른 말이다.
  39. 39)39)루(漏)는 번뇌라는 뜻이며, 번뇌가 없이 온전하게 진리를 깨닫는 지혜이다.
  40. 40)40)불완전한 열반으로 소승의 열반을 말한다.
  41. 41)41)불(佛)ㆍ보살(菩薩)에 대한 경칭이다.
  42. 42)42)범어로는 gośirṣacandana. 인도 우두산에 나는 향 나무 이름인데, 향기가 진하고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아서 불상 제작 등 불구(佛具)로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