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652_T_002
- 019_0164_c_01L대반열반경 중권
- 019_0164_c_01L大般涅槃經卷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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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 평양사문 석법현 한역
최민자 번역 - 019_0164_c_02L東晉平陽沙門釋法顯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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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불파육제 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부터 중간법과 가장 훌륭한 법으로 서로서로 어리석음을 일깨워 주고 불도(佛道)로 인도[開導]하겠습니다.”
이에 불파육제 등 5백 사람이 곧 부처님 앞으로 나와 3귀의(歸依)와 5계(戒)를 받았다. 불파육제 등이 부처님께 거듭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과 비구 스님들께서는 내일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때 여래께서 잠자코 침묵으로 허락하시니 불파육제 등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심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온 사람들과 더불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나 자기 집으로 돌아가 밤새도록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다.
다음날 아침 공양 시간이 되자, 심부름꾼을 보내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공양 시간이 된 것을 알아 주십시오.”
이에 여래께서는 비구 스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집으로 가서 차례대로 앉으셨다.
불파육제는 부처님과 스님들이 모두 편안히 앉으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깨끗한 물로 몸을 씻고[行水] 손수 모든 맛있는 음식을 담아 올렸다. 그 밖의 바라문ㆍ장자ㆍ거사 등 5백 사람도 각각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와서 함께 그 집에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 019_0164_c_03L爾時,弗波育帝等而白佛言:“世尊!我等從今以中上法,互相開導。”於是’弗波育帝等五百人,卽於佛前,受三歸依幷及五戒。弗波育帝等,重白佛言:“唯願世尊及比丘僧,明受我供。”于時,如來,默然許之。弗波育帝等,知佛許已,卽從座起,與其來衆,禮佛而退。還到其舍,通夕辦好香羙飮食,旣至明日,食時將到,遣信白言:“唯願世尊!自知其時。”於是,如來與比丘僧,前後圍繞,往詣其舍,次第而坐。弗波育帝,見佛及僧悉安坐已,便起行水,手自斟酌,諸羙飮食。餘婆羅門長者居士,有五百人,各齎羙饌,亦在其舍,共供養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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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5_a_01L때에 모든 비구들이 식사를 하고 있을 때에, 그 중에 몸의 위의(威儀)를 잘 갖추지 못한 이가 있었다.
모든 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이 그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시고 모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정법은 깊고 넓어 마치 바다와 같이 재거나 헤아릴 수 없소. 또 큰 바다에는 모든 중생이 살고 있어서 몸이 매우 커서 길이가 1만 6천 유사나(踰闍那:yojana, 由旬)인 것도 있으며, 혹은 또 몸의 길이가 8천 유사나인 것도 있고 혹은 또 몸의 길이가 4천 유사나인 것도 있고, 혹은 또 몸의 길이가 1천 유사나인 것도 있고, 혹은 또 몸의 길이가 1촌(寸), 반촌인 것도 있고, 내지 지극히 미세한 것도 있소. 여래의 바다와 같이 넓은 법[法海]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중에는 혹은 아라한을 증득하여 3명(明)1)과 6통(通)2)을 구족한 이도 있고, 큰 위덕이 있어 천상 세계와 인간 세상을 복되게 하는 이도 있으며, 그 중에 또한 아나함(阿那含)을 증득한 이도 있고 사다함(斯陁含)을 증득한 이도 있고, 수다원(須陁洹)을 증득한 이도 있고, 또 4과향(果向)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내지 또한 범부로서 불법의 이익을 얻지 못한 이도 있소. 이런 까닭에 그대들은 바다와 같이 넓은 법에 대하여 장애가 되는 마음을 내지 마시오.” - 019_0164_c_18L時,諸比丘當於食上,有不善攝身威儀者,諸婆羅門長者居士,旣見之已,心不歡喜。爾時,世尊知衆人心,而普告言:“汝等當知,如來正法,深曠如海,不可測量,又復大海,有諸衆生,身體極大,長萬六千踰闍那、或復身長八千踰闍那、或復身長四千踰闍那、或復身長千踰闍那、或復身長一寸半寸,乃至極微,如來法海,亦復如是。其中或有得阿羅漢,具足三明及以六通,有大威德福天人者;其中亦有得阿那含者、斯陁含者、須陁洹者,亦復有得四果向者,乃至亦有凡夫之人未得法利者;是故汝勿於法海中而生礙心。’
- 이에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 於是世尊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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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내가 흘러
모두 큰 바다로 돌아가듯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면
복이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 또한 그와 같네. -
019_0165_a_10L“一切衆川流,
皆悉歸大海,
若飯佛及僧,
福歸己亦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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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말씀하셨다. 이때 불파육제 등 5백 사람이 모든 법에 대하여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 스님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앞으로 나아가 파파성(波波城)으로 가시니 불파육제 등 5백 사람은 슬피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며 여래를 전송하고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배회하면서 그리워하며 바라보다가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되돌아갔다. - 019_0165_a_12L爾時,如來說此偈已,又爲衆人,說種種法。于時,弗波育帝等五百人,於諸法中,遠塵離垢,得法眼淨。爾時,世尊與比丘僧,從座而起,更復前行,趣波波城。弗波育帝等五百人,悲號啼泣,奉送如來,徘徊顧慕,絕望乃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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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5_b_01L그때 세존께서 그 파파성에 이르셨다. 그 성안에는 장인(匠人)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순타(純陁)였다.
그 사람에게 동산이 있었는데 매우 한적하고 고요하였다.
여래께서 곧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동산에 가서 머무셨다.
그때 순타는 부처님과 스님들께서 그 동산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르며 그의 동료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 발에 두면례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머물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별일 없으셨습니까[不審]? 세존께서 어떤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는지요? 다른 뜻이 있으십니까?” - 019_0165_a_18L爾時,世尊旣至彼城,彼城之中,有工巧子,名曰淳陁,其人有園,極爲閑靜;如來卽便與諸比丘,前後圍繞,往住彼園。是時淳陁,聞佛及僧來其園中,歡喜踊躍,不能自勝,與其同類,俱詣佛所。頭面禮足,卻住一面,而白佛言:“不審世尊!何緣來此?有他趣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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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곧 대답하셨다.
“내가 지금 이곳에 온 까닭은 머지 않아 곧 반열반에 들기 때문에 이곳으로 와서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이다.”
이때 순타와 그의 동료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마음이 매우 슬프고 괴로워 기절할 듯 답답하여 땅에 엎어졌다. 한참만에야 작은 소리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모든 중생을 버리시는 것은 자비롭지 못한 생각이 아니신지요? 어찌하여 곧 반열반에 드시려 하십니까?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수명이 1겁 또는 1겁은 못 되더라도 더 머물러 주십시오.”
곧 머리를 치고 가슴을 두드리며 크게 외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아, 괴롭다. 세간의 눈이 사라지는구나. 모든 중생은 이제부터 나고 죽음의 바다에 빠져 벗어날 기약이 없겠구나. 왜냐 하면 무상도사(無上導師)께서 반열반에 드시기 때문이다.” - 019_0165_b_02L爾時,世尊卽答之言:“我今所以來至此者,不久應當入般涅槃,是以故來,最後相見。”是時,淳陁及其同類,聞佛此語,心大悲憹悶絕於地,良久微聲而白佛言:“世尊今者捨諸衆生,不慈念耶!云何便欲入般涅槃?唯願世尊!住壽一劫!若減一劫!”卽又拍頭搥胸大叫,作如是言:“嗚呼!苦哉!世閒眼滅!一切衆生,從今以後,沒生死海,未有出期。所以者何?無上導師般涅槃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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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괴로워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일체의 행(行)과 법은 모두 이와 같아 다 무상한 변천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모두 이별하게 마련이니, 그러므로 그대는 이제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말아라.” - 019_0165_b_12L爾時,世尊告淳陁言:“汝今不應生苦憹也。一切諸行法皆如是,悉爲無常之所遷變,合會恩愛,必有別離。是故汝今勿生憂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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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순타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이제 모든 행(行)이 무상하여 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모두 이별하게 마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상존(無上尊)께서 곧 반열반에 드시는데 제가 지금 어떻게 슬프고 괴롭지 않겠습니까?” - 019_0165_b_16L爾時,淳陁卽白佛言:“我今亦知諸行無常,合會恩愛,皆悉別離。然無上尊,當般涅槃,我今云何而不悲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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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5_c_01L그때 세존께서 곧 순타를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말씀해 주셨다.
순타는 듣고 나서 근심과 슬픔이 조금 해소되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몸과 위의를 정돈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를 올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내일 저의 약소한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 곧 잠자코 침묵으로 허락하셨다.
그때 순타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순타는 집에 돌아가 밤새도록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였다. 다음날 공양 시간이 되자, 사람을 보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공양 시간이 된 것을 알아 주십시오.”
이때 여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그 집으로 가서 차례대로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이때 순타는 부처님께서 앉으시는 것을 보고 곧 깨끗한 물로 몸을 씻고 손수 모든 맛있는 음식을 담아 올리었다.
세존과 스님들이 공양을 마치시고, 발우를 씻고 도로 본래의 자리에 앉으시자 순타도 앉았다. - 019_0165_b_19L爾時,世尊卽爲淳陁,說種種法。淳陁聞已,憂悲小歇,便從座起,整身威儀,偏袒右肩,頂禮佛足白言:“世尊唯願,明日受我薄供。”世尊卽便默然許之。爾時,淳陁知佛許已,禮足而退淳陁還舍,通夕辦於多羙飮食。至明食時,遣信白佛:“唯願世尊!自知其時。”於是,如來與諸比丘,前後圍繞,往詣其舍,次第就坐。是時,淳陁見佛坐已,卽便行水,手自斟酌,下諸精饌。世尊及僧,食竟洗鉢,還歸本座,淳陁亦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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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미 매우 드문 복(福)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공양하였으니, 이러한 과보(果報)는 다함이 없어, 모든 중생들이 심은 모든 복 중에 그대가 심은 복과 견줄 만한 것이 없으니, 마땅히 스스로 기뻐하고 다행으로 여기는 마음을 내는 것이 마땅하다. 내가 지금 마지막으로 그대가 청하는 공양을 받았으니 다시는 다른 이의 공양을 받지 않을 것이다.” - 019_0165_c_06L爾時,世尊告淳陁言:“汝今已作希有之福,最後供飯佛比丘僧,如此果報,無有窮盡。一切衆生,所種諸福,無有能得等於汝者。宜應自生欣慶之心,我今最後受汝請訖,更不復受他餘供飯。”
-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 爾時,世尊卽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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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지금 매우 드문 공덕을
이미 지었으니
부처와 비구 스님들에게
마지막으로 공양 올렸기 때문이네. -
019_0165_c_12L“汝今已建立,
希有之功德,
最後得供飯,
佛及比丘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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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덕 날로 점점 자라나
영원히 다하여 없어질 때가 없으리니
그대는 이제 마땅히 스스로
기뻐하고 다행으로 여기는 마음을 내어야 하네.
다른 이들이 지은 온갖 복도
그대의 복과 견줄 것이 없네 -
019_0165_c_14L功德日增長,
永無窮竭時,
汝今宜自應,
深生欣慶心,
一切所造福,
無有等汝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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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6_a_01L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곧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몸이 아프니 저 구시나성(鳩尸那城)으로 빨리 가고 싶다.”
그때 아난은 모든 비구들과 순타와 함께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매우 괴로워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도 견딜 수 없었다.
이에 세존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저 구시나성을 향하여 가셨다.
그때 순타도 역시 권속들과 함께 여래를 따랐다.
세존께서 도중에 어느 나무 아래 멈추셔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배가 몹시 아프구나.”
곧 아난을 데리고 그 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가시어 곧 하혈(下血)하시고 나무 아래로 되돌아와 아난에게 지시하셨다.
“너는 나의 승가리의(僧伽梨衣)를 가져다 네 번 접어 땅에 깔아라. 나는 앉아서 쉬고 싶다. 앞으로 더 갈 수 없겠구나.”
아난이 분부대로 행하자, 세존께서는 곧 나무 밑에 앉아 쉬셨다.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아프고 목이 마르구나. 너는 가굴차(迦屈嗟)강으로 가서 깨끗한 물을 떠 오너라.” - 019_0165_c_16L爾時,世尊說此偈已,卽語阿難:“我今身痛,欲疾往彼鳩尸那城。”爾時,阿難與諸比丘幷及淳陁,聞佛此語,生大苦痛,號泣流連,不能自勝。於是,世尊卽從座起,與諸比丘前後圍繞,趣向彼城。爾時,淳陁亦與眷屬隨從如來,世尊中路止一樹下,語阿難言:“我於今者,極患腹痛。”卽將阿難,去樹不遠,而便下血。旣還樹下,而勅阿難:“汝可取我僧伽梨衣,四疊敷地,我欲坐息,不堪復前。”阿難受勅,世尊卽便坐息樹下,又告阿難:“我今患渴,汝可往至迦屈嗟河,取淨水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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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대답하였다.
“아까 상인들이 5백 대의 수레를 타고 강을 따라서 건넜기 때문에, 강물이 반드시 흐릴 것이니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두번 세번 아난에게 지시하시니 아난은 그제서야 발우를 가지고 갔다.
강가에 이르러 물이 맑은 것을 보니 마음이 몹시 두려워 몸의 털이 모두 곤두서면서 혼자 생각하였다.
‘내가 아까 여러 상인들이 5백 대의 수레를 끌고 이 강물을 건너는 것을 보고, 속으로 〈아직도 물이 흐릴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맑다고 말하지 않아 여래의 지시를 여러 번 거역했구나.’
곧 물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매우 신기합니다. 세존이시여, 아까 상인들이 5백 대의 수레를 끌고 이 강을 건너갔기 때문에 앞뒤가 흐려진 것을 보고, ‘열흘 동안 맑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는데, 세존의 신력으로 잠깐 동안에 맑고 깨끗해졌습니다.”
세존께서 곧 그 물을 받아서 드셨다. - 019_0166_a_06L阿難答言:“向有商人,五百乘車,從河而過,其水必濁,恐不堪飮。”如是再三,勅於阿難,阿難然後持鉢而去。旣到河上,見水澄淸,心大怖懼,身毛皆豎,而自念言“我於向者,見諸商人,五百乘車,經此水過,意謂猶濁,不言便淸,致令屢逆如來之勅。”卽持水歸而以供奉,作如是言:“甚奇世尊!向見商人,五百乘車,從河而度妨於前後,十日之中猶未應淸,世尊神力,俄爾之頃,而便澄潔。”世尊卽便受水飮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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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6_b_01L그때 한 만라(滿羅) 선인(仙人)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불가사(弗迦娑)였다.
그는 가란(迦蘭) 선인의 제자였는데, 구시나성에서 파파성으로 가다가 갑자기 도중에서 여래께서 나무 아래 앉아 쉬시는 것을 보고 합장하고 문안을 여쭌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저 출가법(出家法) 중에 좌선(坐禪)하는 수행이 제일이어서, 감정과 6근(根)을 조복(調伏)하여 마음이 산란하지 않게 하고, 오로지 적정(寂靜)에만 정진하여 놀라거나 두렵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지난 일을 생각해보니, 저의 스승이신 가란 선인을 따라 길을 가다가 아프고 피곤하고 지쳐서 가까이 있는 길가의 나무 아래서 쉬었습니다. 저의 스승은 곧 좌선하시며 사유하셨습니다. 이때 마침 여러 상인들이 50대의 수레를 타고 앞을 지나갔습니다. 저의 스승께서는 이때에도 전과 다름없이 고요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계시다가 비로소 선정에서 깨어나셨습니다. 제가 곧 가서 스승께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아까 이곳에서 좌선하실 때에, 여러 상인들이 50대의 수레를 끌고 이 앞을 지나갔는데, 그 소리가 우레와 같았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는 아까 그것을 보셨습니까?’ - 019_0166_a_17L爾時,有一滿羅仙人之子,名弗迦娑,是彼迦蘭仙人弟子。從鳩尸那,詣波波城,忽於中路,而見如來坐息樹下,合掌問訊卻坐一面,而白佛言:“夫出家法,坐禪之業最爲第一,調伏情根,使心不亂,專精寂靜,莫能驚恐。所以者何?憶念往昔隨從我師迦蘭仙人,行於道路,旣患疲乏,近於路側,止息樹下,我師卽便坐禪思惟。當爾之時,有諸商人,乘五十乘車,從前而過,我師爾時猶故寂默,身不動搖,如是良久,方從禪起。我卽便往而白師言:‘尊向在此坐禪之時,有諸商人,五十乘車,經前而過,聲如雷震,不審尊向爲見之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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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께서 제게 대답하셨습니다.
‘전혀 본 것이 없다.’
또 다시 여쭈었습니다.
‘그 소리는 들으셨습니까?’
또 대답하셨습니다.
‘듣지 못했다.’
또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선생님의 옷에 흙먼지가 묻어서 옷을 더럽힌 까닭은 그 수레들이 지나가면서 먼지가3) 묻은 것입니다.’
저는 그때 기특(奇特)하다는 생각이 깊이 일어 좌선법이야말로 매우 공경하고 귀중하게 여겨야 할 것으로 감정과 6근을 잘 다스려 산란하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019_0166_b_09L師答我言:‘都無所見。’又復問言:‘聞其聲不?’亦答:‘不聞。’卽復白言:‘尊今衣上所以有此塵土污者,是彼車過故致爾耳。’我於爾時,深生奇特,知坐禪法極可敬重。善攝情根無能亂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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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6_c_01L그때 세존께서 불가사에게 대답하셨다.
“그대가 아까 말한 것은 기특하다고 할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만약 어떤 사람이 깊이 잠든 것이 아니고, 또 멸진정(滅盡定)에 든 것이 아니면서도, 마음을 단정히 하고, 좌선하면서 5백 대의 수레가 그 앞을 지나갔는데도 이 사람이 그때 느끼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다면, 이러한 것은 기특하다고 할 만하다.
또 불가사여, 이것 또한 매우 기특하다고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을 바르게 하고 좌선하다가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는 것을 만나 땅이 흔들리고 빛이 번쩍거리고, 그때 밭을 갈던 형제 두 사람이 이 소리를 듣고 놀라 죽고, 또 네 마리의 소도 역시 모두 갑자기 죽었으나 좌선하던 이는 느끼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다면 이것이야말로 기특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불가사가 말하였다.
“5백 대의 수레가 앞을 지나갔는데도 느끼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했다면, 그것도 이미 기특한데, 하물며 또 천둥과 번개가 쳐서 빛이 번쩍이고 땅이 흔들리는 데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했다면 그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 019_0166_b_13L爾時,世尊答弗迦娑:“汝向所說,非爲奇特。所以者何?若復有人,非是熟眠,亦復不入於滅盡定,端心坐禪,五百乘車從其前過,此人于時不覺不聞,如是乃可名爲奇特。復次,弗迦娑,斯亦未足爲大奇特,若復有人,正念坐禪,遇天霹靂雷電震曜。時,有耕者兄弟二人,聞此驚怖,應聲而死,又有四牛,亦皆頓絕;而坐禪者,不覺不聞。斯可得名爲奇特不?”弗迦娑言:“五百乘車,從前而過,不覺不聞,已爲奇特,況復霹靂震曜動地,而不聞覺,極爲希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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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불가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 아차마촌(阿車摩村)에서 한 나무 아래 단정히 앉아 사유하고 있었다. 그때 상인들이 5백 대의 수레를 끌고 내 앞을 지나갔지만, 나는 선정에 들어 사유하느라고 느끼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였다.”
여러 상인들이 지나간 후 한참 있다가 비로소 내가 선정에서 깨어났을 때에 저 상인들이 내가 일어나는 것을 멀리서 보고 모두 다투듯 달려와 나의 몸에 먼지가 묻어 옷을 더럽힌 것을 곧 털어 주면서 나에게 물었다.
‘저희들이 아까 5백 대의 수레를 끌고 이곳을 따라서 지나갔는데, 세존께서는 보셨습니까?’
내가 곧 대답하였다.
‘나는 보지 못했소.’
그들이 또 나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스스로 눈을 감고 계셨으면 보지 못하셨겠지만 소리는 들으셨습니까?’ - 019_0166_c_03L爾時,世尊告弗迦娑:“我於往昔,在阿車摩村,於一樹下端坐思惟。時,有商人五百乘車,經我前過,而我禪思不覺不聞。諸商人等,經過良久,我方出定。時,彼商人遙見我起,皆悉競來,見我身上塵坌污衣,卽便拂之,而問我言:‘我等向者,五百乘車從此而過,世尊見不?’卽便答言:‘我不見也。’彼復問言:‘世尊自可閉目不視,爲聞聲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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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 대답하였다.
‘소리도 또한 듣지 못했소.’
상인들이 또 물었다.
‘세존께서는 주무셨습니까? 멸진정에 드셨습니까?’
내가 또 대답하였다.
‘나는 아까 잠들지도 않았고, 또 멸진정에 들지도 않았소. 다만 선정에 들어 사유하였기 때문에 들은 것도 본 것도 없소.’
저 여러 상인들이 나의 이 말을 듣고 매우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좌선의 힘이라야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다.’
내가 곧 그들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말해 주었다. 그때 저 상인들이 모두 모든 법에 대하여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하게 되었다. - 019_0166_c_11L我又答言:‘亦不聞聲。’商人又問:‘世尊爲眠?爲是入於滅盡定耶?’我又答言:‘我向不眠,亦非入定。但在禪思,故無聞見。’彼諸商人聞我此言,極生奇特歎未曾有,而作是言:‘坐禪之力,乃能如此。’我卽爲其說種種法。時,彼商衆悉於諸法,遠塵離垢得法眼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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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7_a_01L또 불가사여, 내가 지난날 그 마을 가까이 있는 밭고랑 사이에 홀로 앉아 고요히 선정에 들어 사유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며 천지가 진동하였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형제 두 사람이 갑자기 이 소리를 듣고 함께 놀라 죽고, 또 소 네 마리가 갑자기 죽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밭 갈던 두 사람이 놀라 죽었다는 말을 듣고 혹시 부모ㆍ처자 또는 아는 사람인가 하여 온 마을 사람들이 서로 울면서 따라와 보고 있었다.
나는 그때에야 비로소 좌선에서 깨어나 땅에 흙탕물이 있는 것과 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울부짖으며 통곡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한 사람이 오기에 내가 곧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사람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슬피 울고 있소?’
그 사람이 나에게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아까 번개치고 천둥치는 소리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우리 마을에 사는 형제 두 사람이 이곳에서 밭을 갈다가 동시에 벼락에 맞아 죽고, 또 소 네 마리도 함께 죽었습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알지 못하십니까? 여래께서 아까 주무셨습니까, 멸진정에 드셨습니까?’ - 019_0166_c_18L復次,弗迦娑!我於往日,在彼村側田閒獨坐,寂默禪思,不久忽然天大霹靂,雷電風雨震動天地。時,有耕者兄弟二人,忽聞此聲,同共怖死;又有四牛,亦復頓絕。時,彼村人聞有耕者二人怖死,或是父母、妻子、知識,合村相隨,涕泣來看。我於爾時,方從禪覺,見地泥水,又有衆人,集聚號哭。有一人來,我卽問言:‘何故人衆聚此悲泣。’彼人答言:‘世尊!向者不覺雷電霹靂聲耶?我村之中,兄弟二人在此而耕,同時爲於霹靂所殺,及以四牛亦皆俱死,云何世尊而不覺知?如來向者爲是得眠?爲是入於滅盡定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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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곧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아까 잠들지도 않았고 또한 멸진정에 들지도 않았소. 마음을 단정히 하고 고요히 좌선하고 있었기 때문에 듣지 못한 것뿐이오.’
이때 그 사람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기특하다고 생각하고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좌선이야말로 이러한 힘이 있구나.’
내가 곧 그 사람을 위하여 가지가지로 법을 말해 주었다. 그는 법을 듣고 나서 모든 법에 대하여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하게 되었다.” - 019_0167_a_09L卽答之言:‘我向不眠,亦不入定,端寂坐禪,故不聞耳。’是時,彼人聞佛此語,深生奇特歎未曾有,心自念言:‘坐禪乃有如此之力。’我卽爲其種種說法。旣聞法已,於諸法中,遠塵離垢得法眼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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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7_b_01L그때 불가사는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드문 일이라는 마음을 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본래 저의 스승이 좌선할 때 50대의 수레가 지나가는데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것을 보고 기특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지금 여래께서 이러한 두 가지 일을 말씀하시니, 그보다 백천만 배나 뛰어나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여래의 선정의 힘은 생각할 수도 말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곧 부처님께서 3귀의(歸依)를 받았다.
여래께서 가지가지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니, 그는 법을 듣고 나서 마음이 열려 그 뜻을 깨달아 티끝을 멀리하고 번뇌를 벗어나 법안이 청정하게 되었다.
곧 하인에게 말하였다.
“너는 나의 금빛 겁패(劫貝:겁패 나무의 솜으로 짠 흰 담요) 두 장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부처님께 올리고 싶다.”
하인은 분부를 받고 곧 가지고 왔다.
그때 불가사는 손으로 겁패를 들고, 부처님 앞에 무릎을 세우고 꿇어앉아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지금 이것을 세존께 받들어 올립니다. 바라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주십시오.” - 019_0167_a_14L時,弗迦娑聞佛此言,生希有心,而白佛言:“本見我師坐禪之時,五十車過,而不聞知,謂爲奇特。今者如來說此二事,百千萬倍不可爲比,如來禪力不可思議。”卽便從佛受三歸依。如來爲說種種妙法,其聞法已,心開意悟,遠塵離垢得法眼淨,卽語侍人:“汝可取我金色劫貝二張持來,我欲上佛。”侍人奉勅,卽取將來。時,弗迦娑手執劫貝,長跪佛前而作是言:“我今以此奉上世尊,唯願哀愍,卽賜納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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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불가사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지금 그대를 위하여 한 장을 받겠으니, 한 장은 아난에게 주도록 하시오. 왜냐 하면 아난은 밤낮으로 나의 곁에서 직접 시중을 들어왔고, 또 오늘도 나의 병을 간호했기 때문이오. 만일 어떤 시주가 병든 사람과 병자를 간호하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것을 원만구족한 큰 보시라고 말하오.”
그때 불가사는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곧 한 장은 부처님의 발 밑에 놓고, 또 한 장을 가지고 아난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장궤하고 말하였다.
“제가 지금 이것을 존자(尊者)에게 받들어 보시하겠습니다. 바라건대 받아 주십시오.”
아난이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그대가 지금 천인사(天人師)께서 ‘그대를 나고 죽음을 되풀이하는 무명의 긴 밤[長夜]에서 영원히 안락을 얻도록 하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믿으니, 나는 그대를 위하여 받겠습니다.” - 019_0167_b_02L爾時,世尊答弗迦娑:“我今爲汝受取一張,可以一張施於阿難。所以者何?阿難日夜,親侍我側,且又今日,看我疾病。若有施主,施於病人及看病者,斯則名爲滿足大施。”時,弗迦娑聞佛此語,歡喜踊躍,卽以一張置佛足下,又持一張,至阿難所,長跪白言:“我今以此奉施尊者,唯願納受。”阿難答言:“善哉!善哉!汝今能信天人師言,令汝長夜永得安樂,我爲汝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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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불가사가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오자 여래께서는 곧 모든 법을 말씀하였다. 그는 법을 듣고 나서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하였다.
그때 불가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불법에 출가하려 합니다.”
부처님께서 부르듯 말씀하셨다.
“잘 왔다. 비구여.”
이렇게 말씀하시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잘려 떨어지고, 가사(袈裟)가 몸에 입혀져, 곧 사문이 되어 아라한을 증득하였다. - 019_0167_b_12L於是,弗迦娑還至佛所,如來卽復爲說諸法,其聞法已,得阿那含果。時,弗迦娑復白佛言:“我今欲於佛法出家。”佛卽喚言:“善來比丘。”鬚髮自落,袈裟著身,卽成沙門,得阿羅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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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래께서 면문(面門)에서 파란색ㆍ노란색ㆍ붉은색ㆍ흰색ㆍ파리(頻梨) 홍색 등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셨다.
이에 아난이 부처님 발에 정례를 올리고, 무릎을 세우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이러한 서광(瑞光)을 보이셨습니까?” - 019_0167_b_16L爾時,如來從其面門,放種種光,靑黃赤白,頗梨紅色。於是阿難頂禮佛足,長跪叉手,而白佛言:“不審世尊!有何因緣,而現此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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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7_c_01L부처님께서 곧 대답하셨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두 번 큰 광명을 놓는데, 첫 번째는 보리수(菩提樹) 아래에서 성불(成佛)하려 할 때 큰 광명을 놓았고, 두 번째는 반열반에 들려고 할 때에 큰 광명을 놓는다. 아난아, 아느냐?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한 것도 밤이 다 지나갔을 때였고, 열반에 드는 때도 역시 그와 같다.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내가 오늘밤 후야분(後夜分)이 다 지나갈 때에 구시나성 역사(力士)가 태어난 땅인 희련(熙連)강 가 사라(娑羅)숲의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반열반에 들겠다.”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모든 비구들과 허공에 있는 모든 천신들이 슬피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 억제할 수 없었다. - 019_0167_b_20L佛卽答言:“阿難,當知我有二時,放大光明。一者在菩提樹欲成佛時放大光明,二者欲般涅槃放大光明。阿難!知不?我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盡於夜分般涅槃時,亦復如是。汝今當知,我於今者,後夜分盡,在鳩尸那城力士生地熙連河側娑羅雙樹閒,入般涅槃。”說此語已,諸比丘衆虛空諸天,悲號啼泣不能自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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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비구들과 함께 가굴차(迦屈蹉)강에 이르셨다. 세존께서 곧 강에 들어가 목욕하셨다. 목욕을 마치시고 나서 비구들과 함께 강가에 앉아 계셨다.
그때 순타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
‘세존께서 나의 공양을 받으신 것이 원인이 되어 복통(腹痛)을 앓으시고, 반열반에 드시려 하는구나.’
그때 세존께서 순타의 마음을 아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중생은 ‘여래께서 나의 공양을 받으신 것이 원인이 되어 몸이 편찮게 되시어 반열반에 드시는구나’라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하면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여 두 종류의 사람이 가장 훌륭한 복을 얻으니, 첫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려고 할 때에 와서 받들어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여래가 반열반에 들려고 할 때에 마지막으로 공양을 올리는 것이니, 이 두 사람의 복은 똑같아 다름이 없으며 얻는 과보도 헤아릴 수 없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보시는 만나기 어려우니, 우담발화(優曇鉢花)가 때가 되어야 피는 것과 같다.” - 019_0167_c_06L爾時,世尊與比丘衆,到迦屈蹉河,世尊卽便入河洗浴。洗浴訖已,共比丘僧,坐於河側。爾時,淳陁心自咎責:“世尊因受我之供飯,而患腹痛,欲般涅槃。”爾時,世尊知淳陁心,告阿難言:“汝今當知,一切衆生,勿自責言:‘如來因受我之供飯,致使身患而般涅槃。’所以者何?如來出世,有二種人,獲福最上。一者欲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時,而來奉施;二者如來臨欲般涅槃時,最後供飯。此二人福正等無異,所獲果報,不可稱計,如此二施,難可値遇,如優曇鉢花時時乃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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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8_a_01L그때 세존께서 곧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그대의 마음 속에 정말 이러한 생각이 있다면, 스스로 그러한 후회도 책망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더없이 훌륭하고 얻기 어려운 보배를 얻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경사스럽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백천만 겁이 지나도 부처의 이름을 듣기 어려우며 비록 이름을 듣는다 하여도 부처를 만나기는 더욱 어려우며, 비록 부처를 만나도 공양을 올리기는 더욱 어려우며, 비록 공양을 올린다 하여도 이 두 가지 보시는 또한 매우 어렵다. 그대는 이제 그러한 과보를 이미 얻었으니, 머지않아 반드시 변재와 지혜, 단정한 용모[色力]와 긴 수명을 얻을 것이다.”
그때 순타는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마음에 기쁨이 일어 스스로 자제할 수 없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이미 이와 같은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 019_0167_c_18L爾時,世尊卽告淳陁:“汝今心意正有此念,不應自生如此悔責,已獲無上難得之寶,宜應自生慶幸之情。百千萬劫,佛名難聞。雖得聞名,見佛又難。雖得見佛,供養又難。雖得供養,在此二施,亦又甚難。汝今已果,不久當獲辯才智慧色力壽命。”爾時,淳陁聞佛此語,心生歡喜不能自勝,而白佛言:“快哉!世尊!我今已得如此大利。”
-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 019_0168_a_04L爾時,世尊而說偈言:
-
보시한 이는 복을 얻고
자비로운 이는 원한이 없으며
마음이 선(善)을 행하는 이 악(惡)이 소멸되고,
욕망에서 벗어난 이는 번뇌가 없네.
만일 이러한 행을 수행하면
머지 않아 반열반 얻으리. -
019_0168_a_05L“布施者獲福,
慈心者無怨,
爲善者消惡,
離欲者無惱,
若行如此行,
不久般涅槃。”
-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마지막으로 보시한 복으로 사람들을 위하여 자세히 말하여 듣는 이들이 생사를 되풀이하는 무명의 기나긴 밤[長夜]에서 안락을 얻도록 하여야 한다.” - 019_0168_a_07L爾時,世尊說此偈已,告淳陁言:“汝今應以最後施福,廣爲人說,令得聞者長夜獲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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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구시나성의 역사(力士)가 태어난 땅인 희련강 가의 사라숲, 두 그루 나무 사이로 가고 싶다.”
아난이 아뢰었다.
“예,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곧 길을 떠나 희련강을 건너 이에 구시나성 역사가 태어난 땅인 사라숲 밖에 머무시며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라숲 속으로 가서 두 그루 나무만이 서 있는 곳을 찾아 그 아래에 물을 뿌리고 청소하여 청정하게 하고, 승상(繩狀:줄을 짜서 만든 의자)을 편안하게 놓되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게 하여라. 나는 지금 몸이 몹시 괴롭고 피곤하구나.”
그때 아난과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배나 더 슬퍼졌다. 아난은 눈물을 흘리면서 분부를 받고 가서 그 나무 아래 이르러 물을 뿌려 청소하고, 자리를 펴는 것을 모두 여법(如法)하게 하고 다시 돌아와 아뢰었다.
“물을 뿌려 청소하고, 자리를 펴는 것을 모두 다 마쳤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과 함께 사라숲으로 들어가시어 두 그루 나무 아래 이르러 오른쪽 옆구리를 평상에 대고 발을 포개고 누우시어 사자가 잠자는 것처럼 하시고 마음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바로하셨다. - 019_0168_a_10L爾時,世尊告阿難言:“我今欲進鳩尸那城力士生地熙連河側娑羅雙樹閒。”阿難白言:“唯然!世尊。”於是,如來與諸比丘,前後圍繞,而便進路,渡熙連河,住鳩尸那城力士生地娑羅林外,語阿難言:“汝可往至娑羅林中見有雙樹,孤在一處灑掃其下,使令淸淨,安處繩牀,令頭北首,我今身體極苦疲極。”爾時阿難及諸比丘,聞佛此語,倍增悲絕。阿難流淚奉勅而去,至彼樹下灑掃敷施,皆悉如法,還歸白言:“灑掃敷施,皆悉已畢。”爾時,世尊與諸比丘,入娑羅林,至雙樹下,右脅著牀,累足而臥,如師子眠,端心正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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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8_b_01L그때 두 그루 나무에서 갑자기 꽃이 피어나 여래의 위로 떨어졌다.
세존께서 곧 아난에게 물으셨다.
“너는 저 나무가 때 아닌 꽃을 피워 나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그때 모든 천신ㆍ용ㆍ귀신 등 8부중이 허공에서 비내리듯 온갖 미묘한 꽃 즉 만다라화(曼陁羅花)ㆍ마하만다라화(摩訶曼陁羅花)ㆍ만수사화(曼殊沙花)ㆍ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花) 들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또 우두전단(牛頭栴檀) 등의 향을 뿌리고, 하늘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찬패(讚唄) 등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허공에서 모든 천신 등의 8부중이 나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공양하여 은혜를 갚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이렇게 향ㆍ꽃ㆍ기악으로 공양할 필요가 없다. 금계를 청정하게 지키고, 경전을 독송(讀誦)하고, 모든 법의 깊고 미묘한 뜻을 사유하면 이것을 나에게 공양하는 것이라고 한다.” - 019_0168_b_01L爾時,雙樹忽然生花,墮如來上,世尊卽便問阿難言:“汝見彼樹非時生花供養我不?”阿難答言:“唯然,見之。”爾時,諸天龍神八部,於虛空中,雨衆妙花、曼陁羅花、摩訶曼陁羅花、曼殊沙花、摩訶曼殊沙花,而散佛上,又散牛頭栴檀等香,作天伎樂、歌唄讚歎。佛告阿難:“汝見虛空諸天八部供養我不?”阿難白言:“唯然,已見。”世尊又復告阿難言:“欲供養我報於恩者,不必以此香花伎樂。淨持禁戒、讀誦經典、思惟諸法深妙之義,斯則名爲供養我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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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8_c_01L그때 한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이 우파마나(優波摩那)였다.
그는 여래께서 옛날 아난을 시자로 삼으시기 전에 항상 일을 맡아 여래를 받들고 보살폈었다.
그때 우파마나는 여래께서 두 그루 나무 아래 누우신 것을 보고 마음이 크게 괴로워 부처님 앞에 서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내 앞에 서 있을 필요가 없다.”
우파마나는 곧 한쪽으로 물러났다.
그때 아난은 마음속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처님을 모셔온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오늘은 무슨 까닭으로 앞에 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실까. 여래께서 이제 머지않아 반열반에 드시기 때문에 앞에서 슬피 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는구나.’
이에 아난은 곧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장궤하고 차수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옛날부터 부처님을 모셔 오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주 세존의 앞에 서 있었지만 제가 물러서도록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늘은 무슨 까닭으로 우바마나가 앞에서 물러나도록 말씀하셨습니까?” - 019_0168_b_13L爾時,有一比丘,名優波摩那,如來昔日未取阿難爲侍者時,其恒執事看視如來。時,優波摩那旣見如來臥雙樹下,心大苦憹,在佛前立。爾時世尊而告之言:“汝今不須當我前倚。”優波摩那卽卻一面。爾時,阿難心生疑念:“我侍佛來,經歷年載,未曾見佛作如此語。今日何故不聽前立?如來今者不久便當入般涅槃,而復不聽在前悲泣。”於是阿難卽禮佛足,長跪叉手白言:“世尊!我從昔來侍佛至今,數數在於世尊前立,而未曾聞令我卻退,今者何故語優波摩那使避前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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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천신ㆍ용ㆍ귀신 등 8부중이 내가 사라숲의 두 그루 나무 사이에, 오른쪽 옆구리를 대고 누워 있다는 말을 듣고, 모두 다투듯 달려와 나를 보려고, 허공에서 땅까지 차곡차곡 겹쳐 있어서 사방으로 각각 32 유사나씩 가득 차 있는데, 이 우파마나 비구가 내 앞을 가리고 서 있기 때문에, 천신ㆍ용 등의 8부중이 언짢은 마음이 들어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여래께서 지금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머지않아 반열반에 드시기 때문에 우리들이 마지막으로 뵈려 하는 이때에, 이 비구가 부처님 앞을 가로막고 서 있구나.’
이러한 인연 때문에 그를 물러나도록 하였다.
아난아, 아느냐. 지금 이 8부중 중에는 혹은 슬피 울며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는 이도 있고, 혹은 괴롭고 답답하여 숨이 끊어지려는 이도 있고, 혹은 손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잡아 뜯는 이도 있으며, 혹은 몸의 장신구를 잡아당기는 이도 있는데, 모두 다 한 목소리로 이러한 말을 외치고 있다.
‘여래께서 지금 반열반에 드시는 것이 어찌 이리도 빠른가.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마치 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서야 나타나는 것과 같은데, 이제 머지않아 반열반에 드신다니, 아 괴롭다. 세간의 눈이 사라지는구나. 우리들은 이제부터 누구에게 귀의하여 인도를 받아야 하는가.’ - 019_0168_c_03L佛言:“阿難!諸天龍神八部之衆,聞我在於娑羅雙樹右脅而臥。皆悉競來瞻視於我。從虛空中,累至于地,四面充滿,各三十二踰闍那。此優波摩那比丘,當我前立,天龍八部生不喜心,作如是念:‘如來今者,在雙樹閒,不久便當入般涅槃,我等最後瞻視之時,而此比丘,當佛前立。’以是因緣故令之卻。阿難知不?今此八部,或有悲泣不能自勝、或有懊憹迷悶欲絕、或有以手自拔頭髮、或有牽絕嚴身具者,悉皆同聲唱如是言:‘如來今者入般涅槃,何其速哉!如來出世難可値遇,如優曇鉢花時時乃現,而今不久入般涅槃。嗚呼!苦哉!世閒眼滅,我等從今誰爲歸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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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9_a_01L욕망에서 벗어난 모든 천신들도 모두 다 탄식하며 말하는구나.
‘아, 세간은 지극히 무상하구나. 생명을 받아 태어난 것은 결국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없구나.’
또 모든 천신들이 서로에게 말하는구나.
‘세존께서 지난날에 비야리성이나 혹은 왕사성이나 혹은 사위국이나, 또는 다른 곳에 계시면 안거를 마친 모든 비구 스님들이 사방에서 찾아와 세존께 문안하였소. 우리들은 이것을 기회로 삼아 길가에서 여러 비구들을 뵙고, 예배ㆍ공양하고, 경(經)과 법(法)을 청하여 듣고, 오랫동안 복과 이익을 얻어 왔는데, 세존께서 이제 반열반에 드시면, 모든 비구 스님들이 안거를 마치고 나서, 문안을 여쭈려고 유행(遊行)할 곳이 없을 것이고, 우리들도 다시 길가에서 여러 비구 스님들을 뵙고, 예배ㆍ공양하고 경과 법을 청하여 들을 일이 없어질 것이니, 이제부터는 이러한 복과 이익을 영원히 잃은 것이오.’” - 019_0168_c_18L離欲諸天皆悉歎言:‘嗚呼世閒極爲無常!無有受生不歸滅者。’又彼諸天,共相謂言:‘世尊昔日或在毘耶離城、或在王舍城、或在舍衛國幷及餘處,安居訖已,諸比丘衆從四方來,問訊世尊。我等因此,得於路側見諸比丘,禮拜供養,聽受經法,長獲福利。世尊今者旣般涅槃,諸比丘僧,安居竟已,無復問訊。遊行處所,我等不復得於路側見諸比丘,禮拜供養,聽受經法,從今永失如此福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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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내가 멸도한 후에 발심(發心)하여 나와 (인연이 있는) 네 장소를 간다면 그 얻은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며, 태어나는 곳도 항상 인간 세상과 천상 세계며, 좋은 과보를 받아 다함이 없을 것이니, 무엇이 (인연 있는) 네 장소인가? 첫째는 여래가 보살이었을 때, 가비라패도국(迦比羅旆兜國) 람비니(籃毗尼) 동산의 태어난 곳이요, 둘째는 마갈제국(摩竭提國)의 내가 처음 보리수 아래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룬 곳이요, 셋째는 바라나국(波羅㮈國)의 녹야원(鹿野苑)에 머물던 선인(仙人)들에게 법륜(法輪)을 굴린 곳이요, 넷째는 구시나국 역사(力士)가 태어난 땅인 희련강 가의 사라숲 속의 두 그루 나무 사이이니, 반열반에 든 곳이다.
이것이 (나와 인연이 있는) 네 장소이다.
만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또 그 밖의 사람들과 외도들이 발심하여 그 곳으로 가서 예배하고자 한다면 그 얻은 공덕도 모두 앞에서 말한것과 같다.” - 019_0169_a_05L爾時如來告阿難言:“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於我滅後,能故發心,往我四處,所獲功德不可稱計,所生之處,常在人天,受樂果報,無有窮盡。何等爲四?一者如來爲菩薩時,在迦比羅旆兜國藍毘尼園所生之處;二者於摩竭提國,我初坐於菩提樹下,得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處;三者波羅㮈國鹿野苑中仙人所住轉法輪處;四者鳩尸那國力士生地熙連河側娑羅林中雙樹之閒般涅槃處,是爲四處。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幷及餘人外道徒衆,發心欲往到彼禮拜,所獲功德,悉如上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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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9_b_01L그때 아난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모든 사부대중에게 널리 알려 이 네 장소에 가서 예배하면 공덕이 그와 같음을 알게 하겠습니다.”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만약 선심(善心)을 지닌 모든 우바이가 계행(戒行)을 잘 지키고, 경과 법듣기를 좋아하는데, 비구를 만나려고 하면, 이제부터 저희들은 어떻게 해야 마땅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그들을 만나지 말아라.”
아난이 말하였다.
“만약 혹시 우연히 그들과 만나게 되면 또 어떻게 해야 마땅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과 함께 말하지 말아라.”
아난이 말하였다.
“설령 함께 말하지 않는다 하여도 그들이 혹시 경과 법을 듣고 싶다고 공손히 청하면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해 주되, 너의 몸ㆍ입ㆍ뜻을 잘 다스려야 한다.”
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이제부터 그와 같이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 019_0169_a_19L爾時,阿難聞佛此語,白言:“世尊!我從今者當普宣告諸四部衆知此四處,若往禮拜,功德如是。”爾時,阿難復白佛言:“若有善心諸優婆夷,善持戒行,樂聽經法,欲見比丘,我等從今當云何耶?”佛言:“汝等從今勿與相見。”阿難言:“若脫遇會與之相逢,當復云何?”佛言:“勿與共語。”阿難言:“若不共語,其脫諮請,欲聞經法,當復云何?”佛言:“應爲說法,但當善攝汝身、口、意。”爾時,阿難而白佛言:“我等從今,如是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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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신 후에 공양법은 어떻게 행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사유하여 내가 멸도한 후에도 정법을 보호하고 지켜, 옛날에 들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즐겨 말해 주어라. 왜냐 하면 모든 천신들이 스스로 나의 몸에 공양을 올리고, 또 바라문ㆍ모든 왕ㆍ장자ㆍ거사 등 이러한 이들이 스스로 나의 몸에 공양을 올릴 것이다.” - 019_0169_b_07L爾時,阿難而白佛言:“世尊入於般涅槃後,供養之法,當云何耶?”佛言:“汝今不應逆憂此事。但自思惟:‘於我滅後護持正法,以昔所聞,樂爲人說。所以者何?諸天自當供養我身。又婆羅門及以諸王、長者居士,此等自當供養我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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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여쭈었다.
“비록 천신과 사람들이 스스로 공양을 올린다 하여도 제가 모르면 어떤 법을 따라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나의 몸에 공양하는 법은 전륜성왕(轉輪聖王)에게 공양하는 법에 따른다.”
아난이 또 여쭈었다.
“전륜성왕에게 공양하는 법은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전륜성왕에게 공양하는 법은 깨끗하게 새로 짠 무명과 고운 모직물을 합하여 나의 몸을 감싼다. 이와 같이 천 겹을 싸서 금관(金棺)에 넣고, 또 은관(銀棺)을 만들어 금관을 넣고, 또 동관(銅棺)을 만들어 은관을 넣고, 또 철관(鐵棺)을 만들어 동관을 넣은 후에, 많은 미묘한 향유(香油)를 붓고, 또 관의 안쪽에는 향을 바르고 꽃을 뿌리고,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고 찬패를 읊어 덕(德)을 찬탄한다. 그런 후에 덮개를 덮고, - 019_0169_b_14L阿難言:“雖復天人自興供養,然我不知應依何法?”佛言:“阿難!供養我身,依轉輪聖王。”阿難又問:“供養轉輪聖王,其法云何?”佛言:“阿難!供養轉輪聖王之法,用新淨緜,及以細㲲,合纏其身,如是乃至積滿千重,內金棺中,又作銀棺,盛於金棺,又作銅棺,盛於銀棺,又作鐵棺,盛於銅棺,然後灌以衆妙香油;又復棺內,以諸香華而用塗散,作衆伎樂,歌唄讚頌,然後下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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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69_c_01L큰 보배 수레를 만들되 지극히 높고 넓게 하며, 수레의 덮개와 난간은 온갖 미묘한 것으로 장엄하고, 관을 그 위에 안치한다. 또 성(城) 안에 다비[闍維, jhpita] 할 장소를 마련하되, 4면에 물을 뿌려 청소하여 지극히 청정하게 하고, 좋은 전단향과 모든 좋은 향을 모아서 큰 향섶을 만들고, 또 향섶 위에 비단과 흰 모포를 깔고, 큰 보배 휘장을 쳐서 그 위를 덮는다. 그런 후에 수레를 마주 들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음악을 연주하여 공양하고, 향섶 주위를 일곱 번 돈다. 그런 후에 관을 향섶 위에 안치하고 향유를 뿌린다.
불을 사르는 법은 밑에서 불을 붙이고, 다비를 마치면 사리(舍利)를 수습하여 황금 병에 모시고 곧 그곳에다 투파(兜婆, stupa, 탑)를 세우되 표찰(表刹)4)로 장엄하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걸고,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매일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고, 가지가지로 공양하게 한다. - 019_0169_b_23L造大寶輿,極令高廣,軒蓋欄楯,衆妙莊嚴,以棺置上。又於城中,作闍維處,掃灑四面,極令淸淨。以好栴檀及諸名香,聚爲大 ((艹/積)) ,又於 ((艹/積)) 上,敷舒繒㲲,施大寶帳,以覆其上。然後舁擧,至闍維處,燒香散華,伎樂供養,繞彼香 ((艹/積)) ,周迴七帀,然後以棺置香 ((艹/積)) 上,而用香油,以澆灑之。然火之法,從下而起。闍維旣竟,收取舍利,內金甁中,卽於彼處,而起兜婆,表剎莊嚴,懸繒幡蓋。諸人民等,恒應日日燒香散華種種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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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전륜성왕에게 공양하는 법은 그 일이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한다. 나의 몸을 다비하는 것 또한 전륜성왕과 같이 하여라. 그러나 투파를 세우는 것은 성왕과 다름이 있으니 표찰로 장엄하고 아홉 개의 일산을 달아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또 등불과 촛불을 켜고, 나의 투파에 예배하고 찬탄하면 이 사람은 오랫동안 큰 복과 이익을 얻게 되며, 장래에 머지않아 다른 사람도 또한, 그를 위해 큰 투파를 세우고 그의 몸에 공양하게 될 것이다. - 019_0169_c_12L阿難當知,供養轉輪聖王之法,其事如是。闍維我身,亦與王等,然起兜婆,有異於王,表剎莊嚴,應懸九繖。若有衆生,懸繒幡蓋,燒香散華,及然燈燭,禮拜讚歎我兜婆者,此人長夜獲大福利,將來不久他人亦復起大兜婆,供養其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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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0_a_01L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중생에게 모두 투파를 세우는 것이 아니고 오직 네 사람에게만 탑을 세울 수 있으니, 첫째는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 중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 세간을 위하여 가장 훌륭한 복밭이 되기 때문에 마땅히 투파를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벽지불(辟支佛)이 모든 법을 사유하여 스스로 도를 깨달아 알고 또한 세간 사람들을 복되고 이롭게 하니 마땅히 투파를 세우는 것이요, 셋째는 아라한이 들은 법대로 사유하여 번뇌가 다하고 또한 세간 사람을 복되고 이롭게 하니 마땅히 투파를 세우는 것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 전생에 깊은 복의 종자를 심어 큰 위덕이 있고 4천하(天下)의 왕이 되어 7보(寶)를 두루 갖추고 스스로 10선(善)을 행하고, 또 4천하 사람들에게 권하여 또한 10선[善]을 행하게 하니 마땅히 투파를 세워야 한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모든 공양거리로써 이들 투파에 공양하더라도 그 얻는 복은 차례차례로 점점 작아진다.” - 019_0169_c_18L阿難當知,一切衆生皆無兜婆,唯有四人得立兜婆。一者謂如來、應、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夫、天人師、佛、世尊,慈愍衆生,堪爲世閒作上福田,應起兜婆;二者謂辟支佛,思惟諸法自覺悟道,亦能福利世閒人民,應起兜婆;三者謂阿羅漢,隨所聞法思惟漏盡,亦能福利世閒人民,應起兜婆;四者謂轉輪聖王,宿殖深福,有大威德,王四天下,七寶具足,自行十善,又復勸於四天下人,亦行十善,應起兜婆。阿難!當知若有衆生以諸供具,而以供養此兜婆者,其所得福,漸次差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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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마음이 괴롭고 슬퍼 크게 소리내어 우느라고 부처님 뒤에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작은 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아직도 배우는 과정에 있는 사람으로 모든 법의 깊은 맛을 얻지 못하였는데 천인사(天人師)께서 하루아침에 나를 버리고 반열반에 드시면 나는 앞으로 언제나 해탈의 길을 걷게 될까?”
곧 손을 들어 한 나뭇가지를 휘어잡고 가슴을 치고 머리를 두드리며 기절할 듯 답답하여 괴로워하였다. - 019_0170_a_08L爾時,阿難聞佛此語,心生懊憹,悲號啼泣。隱於佛後,相去不遠,而以微聲,作如是言:“我今猶是學地之人,於諸法中未得深味,而天人師一旦捨我入般涅槃,我當何時踐解脫路?”卽便擧手攀一樹枝,搥胸拍頭,悶絕懊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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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다른 비구에게 물으셨다.
“아난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비구는 대답하였다.
“아난은 지금 여래 뒤에 한 나무 아래에서 소리 내어 울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곳으로 가서 아난에게 ‘천인사께서 지금 그대를 보고 싶어 하신다’라고 말하여라.”
비구는 곧 그곳으로 가서 여래의 뜻을 말했다.
아난은 그 말씀을 듣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돌아와 부처님 발에 두면례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 019_0170_a_14L爾時,世尊問餘比丘:“阿難卽時爲在何處?”比丘答言:“阿難今者在如來後,於一樹下,啼泣懊憹。”又告比丘:“汝可往彼語阿難言:‘天人之師,今欲見汝。’”比丘便往,說如來旨。阿難旣聞,卽便來還,至於佛所,頭面禮足,倚立一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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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0_b_01L이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내가 며칠 전에 이미 너에게 ‘일체의 모든 행(行)은 모두 다 무상하여 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반드시 이별하게 마련이다’라고 말했는데,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슬퍼하고 괴로워하느냐?
또 아난아, 너는 옛날부터 나를 모시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의 곁[左右]에서 일을 맡아보며 나아가고 그치고 가고 오며,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 모두 다 예절에 합당하였다. 그리고 또 너의 몸과 입과 뜻을 보건대 모두 다 청정하여 조금도 흠이 없으니 네가 얻는 복과 이익은 헤아릴 수 없다.” - 019_0170_a_20L世尊於是問阿難言:“我於近日已爲汝說,一切諸行皆悉無常,合會恩愛必歸別離。汝今何故猶生悲憹?復次。阿難!汝從往昔,侍我至今,左右執事進止去來,及通賓客皆得宜節。又復見汝身口及意,皆悉淸淨無有瑕穢。汝獲福利不可稱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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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은 이렇게 슬퍼하고 괴로워하지 말아야 하니, 무엇 때문인가? (아난은) 머지않아 해탈처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 모든 부처님께도 모두 시자가 있었으니 지금의 아난과 같았으며, 미래의 모든 부처님께서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이 아난은 지혜가 깊고 미묘하며 총명하고 근기가 예리하여 내가 옛날부터 말한 법장(法藏)을 아난은 모두 다 기억하여 잊지 않고 있다.
또 비구들이여, 아난은 나아가고 그치는 때와 절차를 잘 알아 만일 손님이 와서 나를 만나려고 하면 아난이 곧 먼저 그 때를 잘 생각하여 ‘세존이시여, 혹 어느 때에 모든 비구들을 만나셔야 하고, 혹 어느 때에 비구니들을 만나셔야 하며, 혹 어느 때에 우바새를 만나셔야 하고, 혹 어느 때에 우바이를 만나셔야 하며, 혹 어느 때에 바라문을 만나셔야 하고, 혹 어느 때에는 찰리(刹利)를 만나셔야 하고, 혹 어느 때에 장자ㆍ거사를 만나셔야 하고, 혹 어느 때는 모든 외도(外道)들을 만나셔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사람들이 만일 와서 나를 만나고 또 설법을 들은 이들은 모두 다 많은 공덕과 복과 이익을 얻었으니, 왜냐 하면 모두 아난을 통하여 나를 만날 수 있어서 그 선근이 성숙할 때를 얻었기 때문이다. - 019_0170_b_04L爾時,世尊告諸比丘:“阿難不應作此悲憹。所以者何?不久當得到解脫處。比丘當知,過去諸佛皆有侍者,如今阿難,未來諸佛亦復如是。比丘當知,今此阿難,智慧深妙、聰明利根,我從昔來,所說法藏,阿難皆悉憶持不忘。復次,比丘,阿難善知進止時節,若有人客,欲來見我,阿難卽先思量其時:‘世尊或應某時見諸比丘、或應某時見比丘尼、或應某時見優婆塞、或應某時見優婆夷、或應某時見婆羅門、或應某時見於剎利、或應某時見長者居士、或應某時見諸外道。’如是等衆,若來見我及聞說法,皆悉多獲功德福利。所以者何?悉是阿難通進見我,得其善根成熟時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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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0_c_01L또 비구들이여, 전륜성왕에게 네 가지 특별하고 드문 법이 있으니 첫째는 어느 바라문이 전륜성왕이 있는 곳으로 와서 왕의 용모가 단정하고 위덕이 높이 드러나 있음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다음은 또 왕이 말하는 음성과 말씨가 청아하고 막힘이 없음을 듣고 또한 기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내지 왕이 잠자코 말없는 것을 보는 것까지도 또한 뛸 듯이 기쁜 마음을 품으며, 또 왕을 하직하고 자기가 있던 곳으로 되돌아 갈 때에도 되돌아보고 그리워하고 사모하여 걸음걸음마다 마음 아프고 서운한 것이 마치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배를 채울 수 없는 것과 같다. 둘째는 모든 소찰리(小刹利), 셋째는 비사(毗舍), 넷째는 수다라(首陁羅)인데, 그들도 또한 그와 같으니, 이것이 전륜성왕의 네 가지 특별한 일이다.
아난에게도 또한 이러한 네 가지 특별한 일이 있음을 알아야 하니, 첫째는 만일 모든 비구가 먼 곳에서 나에게 문안하려고 찾아오면, 다음에는 아난을 만나고 모두 기뻐하며, 그의 설법을 듣거나 그가 잠자코 말없는 것을 보더라도 또한 기뻐하며, 작별하고 물러가서도 덕을 그리워하는 정이 깊어서 끊어지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비구니, 셋째는 우바새, 넷째는 우바이이니, 그들도 또한 그와 같다. 그대들은 아난에게 이러한 네 가지 특별한 일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 019_0170_b_20L復次,比丘,轉輪聖王有四奇特希有之法。一者若婆羅門來至轉輪聖王之所,旣到見王,顏容端正,威德高顯,心生歡喜;次聞王語,音辭淸徹,亦生歡喜,;乃至見王,默然無言,又懷踊躍;及與王辭,還歸所止,迴戀顧慕,步步悵怏,如飢渴人不得飽滿。二者諸小剎利;三者毘舍;四者首陁羅,亦復如是,此爲轉輪聖王四奇特事。當知阿難,亦有此四奇特之事。一者若諸比丘,從遠方來,欲問訊我,次見阿難,皆生歡喜;聞其說法及見默然,亦復欣悅;辭別而退,戀德情深,不能有已。二者比丘尼;三者優婆塞;四者優婆夷,亦復如是。汝等當知,阿難有此四奇特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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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스스로 괴로워하면서 ‘천인사께서 장차 반열반에 드시면 나에게는 이제 다시 해탈할 기약이 없다’라는 말을 하지 말아라. 왜냐 하면 내가 말한 모든 법장을 내가 멸도한 후에도 사유하고 받들어 지키고 부지런히 정진하면 머지않아 스스로 해탈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 019_0170_c_12L爾時,世尊告阿難言:“汝今不應自生苦憹而作是言:‘天人之師將般涅槃,我今無復解脫之期。’所以者何?凡我所說,一切法藏,於我滅後,思惟奉持,勤行精進,不久自當得於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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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1_a_01L그때 아난은 여래께서 범음으로 위로해 주시는 것을 듣고 근심과 괴로움이 조금 사라져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마음과 뜻이 조금 열려 깨달아 알 듯합니다. 청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불쌍히 여겨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대답하셨다.
“청하고 싶은 것이 무슨 일이냐?”
아난이 말하였다.
“이 구시나성은 다른 큰 나라에 비해 지극히 변방이고 좁으며, 사람들도 또한 많이 모일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다른 큰 나라로 가십시오. 왕사성ㆍ비야리성ㆍ사위국성ㆍ바라나성ㆍ아유사성(阿踰闍城)ㆍ첨파성(瞻波城)ㆍ구섬미성(俱睒彌城)ㆍ덕차시라성(德叉尸羅城) 등 이러한 성들은 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백성들도 많고, 국토도 풍요롭고 안락하며, 모두 신심(信心)이 많고, 지혜롭고 총명합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 여러 성으로 가셔서 반열반에 드시어 그 곳에 있는 모든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해 주십시오.” - 019_0170_c_17L爾時,阿難旣得如來梵音安慰,憂憹小除,而白佛言:“我今心意,如小醒悟,欲有所請,唯願哀愍。”佛卽答言:“欲請何事?”阿難言:“此鳩尸那城,比餘大國,極爲邊狹,人民又復不能熾盛。唯願世尊!往餘大國:王舍城、毘耶離城、舍衛國城、婆羅㮈城、阿踰闍城、瞻波城、俱睒彌城、德叉尸羅城,如是諸城,所處正中。人民熾盛,國土豐樂,皆多信心,智慧聰明,唯願世尊!往彼諸城,而般涅槃,廣利其中諸衆生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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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지금 나에게, ‘이 구시나 성은 변방이고 좁다’라고 청하지 말아야 한다. 너는 잘 들어야 하니, 이제 너를 위해 말하겠다.”
아난아, 과거 먼 옛날 이 구시나에 전륜성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대선견(大善見)이고 칠보를 두루 갖추었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었고, 원수와 적을 조복시키고, 모두 정법으로 모든 백성들을 교화하였다.
그때 이 성의 이름은 구시바제성(鳩尸婆帝城)이었고, 동문과 서문, 두 문 사이의 거리가 15유사나였고, 남문과 북문, 두 문 사이의 거리는 8유사나였다. 그 성의 4면은 일곱 겹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안쪽의 첫째 겹은 순전히 황금으로 되어 있고, - 019_0171_a_05L爾時,世尊答阿難言:“汝今不應作是請我言:‘此鳩尸那城爲邊狹也。’汝當諦聽,今爲汝說。阿難!過去久遠,此鳩尸那城有轉輪聖王,名大善見,七寶具足,王有千子,能伏怨歒,皆以正法化諸人民。爾時,此城名鳩尸婆帝城,東西二門,其閒相去十二踰闍那,南北二門,其閒相去八踰闍那,其城四面,周帀七重。其內一重淳以黃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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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겹은 순전히 백은(白銀)으로 되어 있고, 셋째 겹은 순전히 유리(琉璃)로 되어 있고, 넷째 겹은 순전히 파리(頗梨)로 되어 있고, 다섯째 겹은 순전히 차거(車𤦲)로 되어 있고, 여섯째 겹은 순전히 마노(瑪瑙)로 되어 있으며, 그 일곱째 겹은 여러 가지 보배가 섞여 있었다.
그 성의 누로(樓櫓:지붕이 없는 망루)는 모두 7층으로 되어 있는데, 창문과 난간은 7보로 아로새겨 꾸몄으며 그 위에는 많은 보배 방울이 보배 망라(網羅)이 걸려 있는데, 그 사이사이의 거리가 전도(箭道)5)였다. 그 성의 네 문은 각 문마다 아홉 겹으로 장엄되고 꾸며져 광채가 화려하여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일곱 겹의 성 밖에는 각 겹마다 해자[塹]에 물이 있는데 그 물은 맑고 깨끗하여 8공덕6)을 갖추었으며, 모두 7보로 된 계단과 섬돌이 있으며, 모든 새들과 난새ㆍ봉황ㆍ공작ㆍ오리ㆍ기러기ㆍ원앙들이 이리저리 춤추듯 날아다니고 노래하며 모여 있었다. - 019_0171_a_14L其第二重淳以白銀、其第三重淳以琉璃、其第四重淳以頗梨、其第五重淳以車璖、其第六重淳以瑪瑙、其第七重雜以衆寶。其城樓櫓皆悉七層,窗牖欄楯七寶雕飾,懸衆寶鈴寶網羅上,其閒相去,盡一箭道。其城四門,門各九重,莊校嚴飾,光麗悅目。七重城外各有塹水,其水澄潔具八功德,皆以七寶而爲階陛。諸雜類鳥,鸞鳳、孔雀、鳧鴈、鴛鴦,翻翔飛儛,鳴集其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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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1_b_01L그 물에는 또 구모두(鳩牟頭)꽃ㆍ울바라(鬱波羅)꽃ㆍ분다리(分陁利)꽃들이 피어 있고, 파란색ㆍ노랑색ㆍ붉은색ㆍ흰색 등 여러 가지 색의 연꽃들이 있었다. 또 그 언덕 위에는 일곱 줄의 보배 나무가 늘어서 있는데, 줄마다 각각 다른 보배가 피어나 산들바람이 천천히 일어 그 나뭇가지에 불면 가지와 잎이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는데 마치 천상의 음악과 같았다.
성 안에는 백성들이 가득한데, 평안하고 풍요롭고 안락하며 즐거움이 넘쳐 모든 5욕락을 두루 갖추어 도리천과 같았고, 도로에는 모든 명주(明珠)가 걸려 있으며, 백성들이 다니고 머무는 데에는 처음부터 밤낮이 없었다. - 019_0171_b_01L其水復有鳩牟、頭華、鬱波羅華,分陁利華,靑、黃、赤、白、雜色蓮華。又其岸上,有七行寶樹行各異寶,微風徐起吹彼樹枝,條葉相觸,音如天樂。城中人民皆悉盈滿,安隱豐樂極爲熾盛,諸五欲具如忉利天。道路之中懸諸明珠,人民行止,初無晝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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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에는 항상 열 가지 소리가 있는데, 첫째는 코끼리 소리요, 둘째는 말[馬] 소리요, 셋째는 수레 소리요, 넷째는 법고(法鼓) 소리요, 다섯째는 법라(法螺) 소리요, 여섯째는 거문고 등의 소리요, 일곱째는 노래 소리요, 여덟째는 종을 치고 경쇠를 두드리고 큰 법회가 열리는 소리요, 아홉째는 계행 지키는 사람을 찬탄하는 소리요, 열째는 함께 법을 말하고 그 뜻을 논하는 소리였다.
대선견왕에게는 모든 위덕이 있고 단정하기가 제일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마다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이가 없고 수명이 길고 늘 즐거우며 몸에는 작은 병도 없었다. 왕의 성품은 자비롭고 인자하여 모든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것이 마치 자애로운 아버지가 그 아들을 사랑하는 것 같았으며 모든 백성들이 왕을 친애하고 공경하는 것도 마치 아버지를 대하는 것 같았다. - 019_0171_b_08L此城恒有十種音聲,一者象聲、二者馬聲、三者車聲、四者鼓聲、五者螺聲、六者琴瑟等聲、七者歌聲、八者扣鍾擊磬設大會聲、九者讚嘆持戒人聲、十者互共說法語論之聲。大善見王,有諸威德,端正第一,衆人見者無不愛敬,長壽歡樂身無小疾。王性慈仁,愍念一切,猶如慈父憐愛其子,一切人民親敬於王,亦復如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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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1_c_01L아난아, 대선견왕이 따로 어느 때에 동산에 나가서 노닐면서 구경하며 즐기려고 하여, 네 종류의 군사를 각각 8만 4천씩 장엄하였고, 또 후궁의 부인과 채녀(婇女)들도 역시 8만 4천의 수레를 장엄하고 왕을 따라 노닐며 구경하려고 하였다.
그때 왕은 또 그 나라의 모든 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에게 명령하여 따라 나와서 노닐게 하였다. 수레를 장엄하고 말을 메어 준비를 마쳤을 때, 군사를 맡은 신하가 들어와 왕에게 아뢰기를, ‘네 종류의 군사가 벌써 다 준비되었습니다. 바라건대 대왕께서는 때가 된 것을 알아 주십시오’라고 하니, 왕은 곧 흰 코끼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바라문ㆍ장자ㆍ거사ㆍ대신ㆍ권속과 네 종류의 군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동산으로 나아가는데, 코끼리의 주행이 빠르고 신속하여 마치 바람이 달리는 것과 같았다. - 019_0171_b_16L阿難!大善見王,別於一時欲出園林,遊觀嬉戲,嚴四種兵,各八萬四千。又復後宮夫人婇女,亦嚴八萬四千乘車,欲隨遊看。時,王又復勅於國中諸婆羅門長者居士,令隨出遊。嚴駕辦已,時主兵臣入白王言:‘四兵已辦,願王知時。’時,王卽便昇白象輿,與婆羅門長者居士大臣眷屬及以四兵,前後圍繞,出往園中,象行駿疾,猶如風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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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모든 신하와 바라문ㆍ장자ㆍ거사들이 함께 왕에게 간하여 말하였다.
‘대왕께서 오랫동안 깊은 궁중에 계셔서 궁 밖에 있는 모든 백성들은 대왕을 뵐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 동산으로 노닐면서 구경하려고 가시는데, 모든 백성들이 길이 가득 차도록 모여 대왕을 우러러뵈려 합니다. 이러한 일 때문에, 바라건대 수레를 모는 사람에게 분부하시어 너무 빨리 가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수레를 모는 사람에게 명령하여 천천히 가도록 하자 길 가에 있던 백성들이 마음껏 우러러보니,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보는 것 같았다. - 019_0171_c_02L爾時,諸臣及婆羅門、長者居士,共諫王言:‘大王久在深宮之中,外諸人民無緣見王。今者旣往園林遊觀,諸人民衆充塞路側,皆悉瞻仰欲見大王。以是事故,願勅御者,不須迅速。’王聞此語,卽勅御者:‘令徐徐行。’路邊人民,恣意瞻仰,如子見父。
- 그때 그 왕은 모든 길이 평탄하지 않은 곳이 없고, 일곱 줄의 보배 나무가 잇달어 늘어서 있어 그늘을 드리우지만 못물[池水]이 없는 것을 보고 곧 한 신하에게 명령하여 길 가에 칠보 연못을 만들되 그 사이의 거리는 모두 1백 궁(弓:5尺의 거리)이 되도록 하였다. 또 명령을 하여 가지가지 예쁜 꽃을 심게 하고, 또 다시 명령하여 하나하나의 연못마다 모두 시중하는 사람을 두어, 목욕하러 오는 이가 있으면 향과 꽃을 공급하고 또 음식을 주어 마음껏 충분히 먹도록 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와 같이 공급하도록 하였다.
- 019_0171_c_09L爾時,彼王見諸衢巷,無不平坦。又七寶樹,羅列蔭映,而無池水。卽勅一臣:‘夾諸路側,造七寶池,其閒相去皆一百弓。’又令栽植種種名華,又復勅令:‘一一池閒給諸侍人,有來浴者,供以香華。又與飮食,恣意取足。如是供給,不捨晝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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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2_a_01L또 신하에게 명령하여 지금부터 사방의 먼 곳에 있는 백성이 와서 구걸하는 이가 있으면 요구하는 대로 주도록 하였다.
동산에 이르러 바라문ㆍ장자ㆍ거사와 또 나머지 대신들과 함께 노닐면서 구경하며 즐기다가 해가 저물 녁이 되어도 구슬의 빛이 밝게 빛나 낮과 다름이 없어 (구슬에 비친) 햇살이 보이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밤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때 왕은 여러 바라문들과 장자ㆍ거사와 그 밖의 신하와 백성들과 함께 놀이를 마치고 궁성으로 되돌아왔다.
다른 날에 바라문ㆍ장자ㆍ거사ㆍ대신들이 여러 가지 훌륭한 보배를 가지고 함께 와서 왕에게 바치니, 왕이 말하였다.
‘내가 며칠 전에 동산에서 노닐 때에 아무개 신하에게 분부하기를 〈지금부터 와서 구걸하는 이가 있으면 그가 바라는 대로 주도록 하라〉고 하여, 이와 같이 보시하려 했는데, 경들은 어찌하여 도리어 많은 보배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바치는가?’ - 019_0171_c_15L又勅彼臣:‘自今已後,四遠人民,有來求乞,隨須給與。’旣到園林,與婆羅門長者居士幷餘大臣,遊觀嬉戲,乃至日暮,珠光明曜,如晝無異,不見日影乃知是夜。時,王與諸婆羅門衆長者居士幷餘臣民,嬉戲訖已,還歸宮城。別於他日,時婆羅門長者居士及與大臣,持衆名寶,共來獻王,王卽語言:‘我於近日,園林遊戲,勅於某臣,自今已去,有來求索,隨意給與,我之布施,乃至如是。卿等云何,反以衆寶而來獻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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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왕은 곧 마음속으로 사유하였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보배를 가지고 와서 나에게 바치는 것은 나라 사람들이 모두 함께 그것을 귀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니, 이러한 일로 인하여 백성들이 가난하게 될 것이다.’
곧 창고를 담당하는 신하에게 명령하여 모든 진귀한 보배와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꺼내어 네거리에 놓고, 종과 북을 치고 사방 멀리까지 들리도록 외치게 하였다.
‘대선견왕께서 지금 보배 창고를 열고, 보시하려고 하시니, 만약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마음대로 와서 왕은 항상 이와 같이 널리 보시를 행하여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 019_0172_a_03L時王卽便心自思惟:‘此諸人等,所以持寶來獻我者,皆緣國中共貴之故。如此之事,由民貧來。’卽勅藏臣,出諸珍寶及資生具,置四衢道,搥鍾擊鼓,唱令四遠:‘大善見王!今開寶藏,以用布施,若有所須,隨意來取。’王恒如是廣行布施,利益衆生不捨晝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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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라 안의 모든 바라문ㆍ장자ㆍ거사ㆍ대신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께서 항상 계시는 궁전이 매우 비좁아 저희들이 와서 왕께 문안드릴 때마다 모든 시종들이 모두 수용할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대왕께서는 확장하시어 넓게 하십시오.’
왕은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침묵으로 허락하면서 마음 속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머무는 곳을 더 넓혀야 하겠구나.’
그때 천제석은 왕의 마음을 알고 한 천자(天子:天人)를 불렀는데, 이름이 비수건마(毗首建摩)였다. - 019_0172_a_10L爾時,國中諸婆羅門長者居士及以大臣而白王言:‘大王!常可所居宮殿,極爲褊狹。我等每來問訊王時,諸侍從者不相容受,唯願大王,開拓令廣。’王聞此語,默然許之,心自念言:‘我今宜應開闊住處。’時,天帝釋知王心念,呼一天子,名毘首建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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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솜씨가 매우 훌륭하여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천제석이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염부제에 이름이 대선견인 전륜성왕이 지금 다시 궁성(宮城)을 확장하려고 하니 너는 곧 내려가 장인 감독[監匠]이 되어 왕의 거처를 화려하게 장엄하고 아로새겨 꾸미되 나의 처소나 다름이 없도록 하여라.’
그 천인은 분부를 받아 곧 내려오는데 마치 장사(壯士)가 팔을 구부렸다 펴는 것처럼 잠깐 사이에 염부제로 와서 왕 앞에 섰다.
그때 왕은 저 천인의 얼굴과 풍채가 단정함을 보고 반드시 그가 비범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물었다.
‘그대는 어떤 신이기에 갑자기 내려왔는가?’ - 019_0172_a_17L極爲妙巧,無事不能,而語之言:‘今閻浮提,轉輪聖王,名大善見。其今欲更開拓宮城,汝便可下爲作監匠,使其居處嚴麗雕飾如我無異。’彼天奉勅卽便來下,猶如壯士屈伸臂頃,到閻浮提,當王前立。時,王旣見彼天子形,風姿端正必知非凡,而問之言:‘汝是何神,而忽來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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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2_b_01L천인이 곧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는 천제석의 대신으로 이름은 비수건마이고, 목수일[工巧]에 매우 익숙합니다. 대왕께서 마음속으로 궁전을 확장하려고 하셨기 때문에 천제석께서 저를 보내시어 내려가서 장인 감독하는 일을 하여 대왕을 돕도록 하셨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속에 기쁨이 가득찼다.
그때 그 천인은 곧 궁성을 확장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네 문 사이의 거리는 24유사나이고, 왕을 위하여 전각을 세우니 높이ㆍ길이ㆍ너비가 각각 8유사나이고, 칠보로 화려하게 장엄하니 천제석의 궁전과 같았다.
그 전각에는 모두 8만 4천 칸의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모두 칠보로 만든 평상과 휘장과 침구가 마련되어 있었다. - 019_0172_b_02L天卽答言:‘大王!當知,我天帝釋之大臣也,名毘首建磨,極閑工巧。大王心欲開廣宮殿故,天帝釋遣我來下,爲作監匠以助於王。’王聞此言,心懷歡喜。時,彼天子卽便經始,開廓宮城,城之四門,其閒相去二十四踰闍那,爲王起殿。高下縱廣,各八踰闍那。七寶嚴麗如帝釋宮,其殿凡有八萬四千閒隔住處,皆有七寶牀帳臥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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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왕을 위하여 설법전(說法殿)을 지었는데, 높이ㆍ길이ㆍ너비가 또한 8 유사나이고 칠보로 장엄하여 앞에서 말한 전각과 다름이 없었다. 그 설법전의 4면에는 칠보수(七寶樹)와 아름다운 꽃을 줄지어 심어 그림자와 빛이 서로 하였으며, 또 보배 연못을 만들었는데 그 물은 맑고 깨끗하여 8공덕을 두루 갖추었다.
그 설법의 중앙에는 사자좌를 설치하였는데 칠보로 장엄하고 아주 높고 넓게 하고 보배 휘장을 덮고 칠보로 장식한 깃털을 드리웠다. 또 사방 먼 곳에서 와서 법을 듣는 이들을 위하여 모두 황금ㆍ백은ㆍ유리ㆍ파리의 네 가지 보배 자리를 만들었는데, 그 수효가 모두 8만 4천이었다.
비수건마는 왕을 위하여 궁성을 짓는 일을 모두 마친 후에 왕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갑자기 사라져 천상으로 되돌아갔다. - 019_0172_b_10L又復爲王起說法殿,高下縱廣,亦八踰闍那,七寶莊嚴無異於前。其殿四面,有七寶樹,及以名華,列植蔭映。又造寶池,其水淸潔,具八功德。其殿中央,施師子座,七寶莊嚴,極爲高廣,覆以寶帳,垂七寶毦。又爲四遠來聽法者,設四寶座,黃金、白銀、琉璃、頗梨,其數凡有八萬四千。毘首建磨旣爲彼王造作宮城,皆悉竟已,與王辭別,忽然不現,還歸天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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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_0172_c_01L그때 대선견왕은 궁성이 벌써 다 지어진 것을 보고 곧 칙령을 내려 북을 치면서 전국에 외치도록 하였다.
‘대선견왕께서 앞으로 7일 후에 모든 백성을 위하여 모든 법을 말씀하실 것이니 만일 즐겨 듣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두 설법전으로 와서 모이시오.’
그때 바라문ㆍ장자ㆍ거사ㆍ대신 백성들은 이 외침 소리를 듣고 그날이 되자 모두 와서 모였다.
왕은 곧 설법전의 사자좌에 오르고, 그곳에 온 모든 대중들도 또한 네 가지 보배로 장식한 자리에 앉았다.
그 왕은 먼저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10선법(十善法)을 말하고 그 다음에 또 다른 법문을 말하니, 1만 2천 년이 지나도록 그 나라의 중생 중에 저 왕에게서 법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은 목숨을 마친 후에 천상 세계에 태어나고 3악도에 떨어지지 않았다. - 019_0172_b_20L時,大善見王旣見宮城皆悉修立,卽勅擊鼓唱令國界:‘大善見王,卻後七日,當爲一切說種種法,若欲樂聞,皆可來集說法殿上。’時婆羅門、長者、居士、大臣、人民,聞此唱令,至於其日,皆悉來集。時,王卽便上說法殿,登師子座,一切來衆,亦皆坐於四寶之座。爾時,彼王先爲諸人說十善法,然後又爲開餘法門,乃至經於萬二千歲。其國衆生,若有曾聞彼王法者,命終生天,不墮三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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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저 왕은 항상 일체 중생에게 이와 같이 이익을 주었다.
아난아, 그때 대선견왕은 정실(靜室)에서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나는 과거 세상에 어떤 행업(行業)7)이 있었고 어떤 선근을 닦았기에 세상에 태어나 존귀8)하게 되고 큰 위덕과 색력(色力)과 긴 수명이 있어 다른 사람중에 나와 견줄 이가 없는가. 바로 과거 세상에 보시ㆍ인욕(忍辱)ㆍ자비를 널리 닦아 지금 이와 같은 과보를 얻었을 것이니 나는 이제 마땅히 더욱 수행하고 정진해야겠다’
그리고 곧 사유하여 잠깐 사이에 초선(初禪)을 얻고 나아가 제 4선(禪)까지 얻고, 또 다시 4무량심(無量心)을 닦아 익혔다.
아난아, 대선견왕은 또 부인과 채녀들에게도 4선을 닦게 하였다.” -
019_0172_c_07L阿難!彼王恒作如此利益一切衆生。阿難!時,大善見王於靜室中,心自念言:‘我過去世,有何行業、修何善根,生世尊貴,有大威德,色力壽命,人無等者?正當由於過去世中,廣修布施、忍辱、慈悲故,今獲得如此報耳;我今宜應更修進勝。’而便思惟。不久之閒卽得初禪,乃至得於第四禪,復更修習四無量心。阿難大!善見王又教夫人及以婇女,令修四禪。”
大般涅槃經卷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1)부처님이 지닌 것은 3달(達)이라 하고, 아라한이 지닌 것을 3명(明)이라고 한다. 즉 숙명명(宿命明), 천안명(天眼明), 누진명(漏盡明)을 말한다.
- 2)신족통(神足通),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누진통(漏盡通)을 말한다.
- 3)고려본에는 이(尒)로 되어 있으나 명본의 진(塵)을 따랐다.
- 4)탑 위에 높이 세운 당간을 표찰이라 한다.
- 5)화살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법화경의소(法華經義疏)』에 대략 2리(里)라고 하였다.
- 6)극락의 연못, 수미산과 칠금산(七金山)의 내해(內海)에는 8공덕을 갖춘 물이 있다. 8공덕은 ① 맑음[澄淸] ② 시원함[淸冷] ③ 단맛[甘美] ④ 부드러움[輕輭] ⑤ 윤택(潤澤) ⑥ 안화(安和) ⑦ 마시면 기갈 등이 해소되고, ⑧ 마시면 이미 정해진 근(根)을 장양하여 4대(大)가 증익된다고 한다.
- 7)고(苦)ㆍ낙(樂)의 과보를 받을 선악의 행위 즉 신ㆍ구ㆍ의로 나타나는 동작ㆍ언어ㆍ생각 등을 말한다.
- 8)고려본에는 책(責)으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의 귀(貴)가 합당하므로 그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