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阿育王經卷第四 寫

ABC_IT_K1013_T_004
030_0365_a_01L아육왕경 제4권
030_0365_a_01L阿育王經卷第四 寫


양 부남 승가바라 한역
김영률 번역
030_0365_a_02L梁扶南三藏僧伽婆羅 譯


4. 구나라의 인연품[鳩那羅因緣品]
030_0365_a_03L鳩那羅因緣第四
030_0365_b_01L
이때 아육왕은 하루 사이에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다.
이 날에 발마파저(鉢摩婆底)유부용화(有扶容華)라고 번역한다라고 하는 왕의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안색과 용모가 단정했으며 눈도 아주 아름다웠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보고는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때 궁 안의 어떤 사람이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 공덕이 있으셔서 왕비께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오늘
큰 기쁨이 솟는구나.
나의 공작(孔雀)이라는 성씨는
온 세상에 알려져 유명해지리라.
궁인(宮人)이 법대로 퍼뜨려서
그로 말미암아 길이 불어나리라.

그리하여 이 아이의 이름을 달마(達磨)법(法)이라 번역한다 파타나(波陀那)1)증장(增長)이라 번역한다라 짓고, 즉시 아이를 감싸 안고서 아육왕에게 보였다. 왕이 아이를 보고 기뻐하며 게송을 읊었다.

내 아이의 눈이 단엄(端嚴)한 것은
내가 공덕을 지었기 때문이라네.
광명이 심히 휘황하게 빛나는 것이
우파라(優波羅)2) 꽃과 같구나.

이런 공덕의 눈으로
얼굴을 장엄했으니
얼굴 모양이 단정하여
가을 하늘 둥근 달과 같구나.

그리고 아육왕은 모든 대신들에게 명령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일찍이 이 아이와 같은 눈을 본 적이 있느냐?”
모든 신하들이 대답했다.
“신은 사람들 중에서는 진정 이런 눈을 보지 못했습니다. 설산(雪山)에 가면 이름을 구나라(鳩那羅)라고 하는 새가 있는데, 그 새의 눈이 아이의 눈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리고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설산 꼭대기에
보화(寶花)가 피어 있는 곳
구나라 새는
그 위에 머물고 있는데,
이 아이의 두 눈은
그 새의 눈과 꼭 같네.

왕이 문득 말했다.
“그 새를 데리고 오너라“
그랬더니 허공으로 반 유순(由旬) 올라간 곳에 있던 야차신(夜叉神)이 그 말을 들었고, 또 밑으로 1유순 내려간 곳에 사는 용이 그 말을 들었다. 그리하여 한 생각 사이에 야차신이 곧바로 새를 얻어서 왔다. 그러자 아육왕은 새의 눈과 이 아이의 눈을 비교하여 두 눈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즉시 그 새 이름을 따서 아이의 이름으로 하고서,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대지(大地)에 사람들의 왕으로서
아름다운 눈[眼]을 가졌기에
구나라라는 이름을
아이의 이름으로 삼았네.
그러므로 이 대지에서
그 이름이 멀리 알려지리라.

구나라는 장성한 후에 아내[妃]를 맞아 들였는데, 아내의 이름은 천차나(千遮那)금(金)이라 번역한다 마라(摩羅)만화(鬘花)라 번역한다라고 하였다. 이때에 아육왕이 구나라를 데리고 가서 계사(鷄寺)에 이르렀다. 절에는 상좌(上座)인 6통(通)의 신력을 가진 나한이 있었는데 이름은 야사(耶舍)였다. 야사는 구나라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눈을 잃게 될 것임을 보고, 즉시 왕에게 아뢰었다.
“어째서 구나라로 하여금 스스로의 업을 짓게 하지 않으십니까?”
이때 아육왕은 구나라에게 말했다.
“대덕께서 네가 할 일을 말씀하실 것이다. 너는 마땅히 그대로 따라야 한다.”
이때 구나라는 야사의 발에 예배드리고 말했다.
“대덕이시여, 제가 할 일을 가르쳐 주십시오.”
야사가 대답했다.
“눈이란 항상[常]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마땅히 그렇게 생각하여야 한다.”
그리고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너 구나라는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눈이란 것이 무상하며
병고(病苦)와 온갖 우환이 모이는 것이니
범부가 전도(顚倒)되는 것도
그것으로 말미암아서이다.

그래서 구나라 왕자는 궁중의 고요한 곳에 홀로 앉아서, 눈[眼] 등의 모든 감각 기관[入]은 괴롭고 무상한 것임을 늘 생각했다.
이때 아육왕의 첫째 부인은 이름을 미사락기다(微沙落起多)3)라 하였는데, 구나라의 처소에 갔다가 그가 홀로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음욕의 마음이 일어나 손으로 그를 포옹하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사랑의 불이 거세게 일어나
지금 나의 마음을 태우고 있네.
마치 불이 등나무를 태우는 것 같으니
너는 마땅히 나의 뜻을 따라주어야겠다.

구나라는 그 말을 듣고 손으로 귀를 가리며 게송으로 말했다.

당신은 지금 나의 처소에서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은 지금 나의 어머니이시고
저는 당신의 아들입니다.

지금 이 법에 어긋난 사랑은
마땅히 버리고 여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을 하게 되면
모든 악도(惡道)의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미사락기다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마음속에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또 게송으로 말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너의 처소를 찾았으나
너에게는 사랑하는 마음이 없구나.
너의 마음엔 이미 악이 있으니
머지않아 금방 소멸하고 말리라.

구나라가 대답했다.

저는 지금 차라리 죽어서
법대로 청정함을 지킬지언정
살아 있으면서
더러운 마음 일어나기를 원치 않습니다.

만약 나쁜 마음이 있다면
인천(人天)의 선법(善法)을 잃게 되는데
그러니 선법이 온전치 못하다면
어디에 의지하여 생(生)을 얻겠습니까?

그래서 미사락기다는 항상 그의 허물을 찾아내어 그를 죽이고자 하였다.
그때 북쪽에 덕차시라(德叉尸羅)라고 하는 나라가 있었는데, 아육왕의 명을 거역하고 따르지 않고 있었다. 왕이 그 말을 듣고서 몸소 가고자 하니 대신들이 아뢰었다.
“지금 구나라로 하여금 가게 하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부디 왕께서 직접 가지는 마십시오.”
이때 아육왕은 구나라에게 명하여 말했다.
“네가 그 나라에 가거라.”
구나라가 왕에게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때 아육왕은 게송으로 말했다.

내가 지금
이 말을 들으니
비록 아이라 하더라도
이는 나의 마음이라.
마음으로 생각한 까닭에
장엄을 배로 더하리라.

그리하여 아육왕은 사람들에게 길을 장엄하여 닦도록 시키고, 늙고 병들고 죽은 사람들을 모두 나타나지 못하게 했다. 아육왕은 구나라와 더불어 한 수레에 타고 나가서 그를 길 가까이에서 전송하였다. 헤어질 때에는 아들의 목을 껴안고 구나라의 눈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라도
구나라의 눈을 본다면
마음의 기쁨 때문에
병이 다 없어지리라.

이때 한 바라문 관상가가 구나라가 오래지 않아 눈을 잃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아육왕은 오직 아들의 눈만 바라볼 뿐 나머지 일을 연(緣)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것을 보고서 게송으로 말했다.

왕자의 눈은 청청하니
왕은 보고 즐거워하네.
눈은 광명으로 장엄하였으니
잃게 될 것을 어찌 생각이나 하겠는가.

이 나라의 모든 백성들은
구나라의 눈을 보면
모두가 다 기뻐하여서
마치 천상의 즐거움과 같은데,
만약 그 눈을 잃는 것을 본다면
모두가 괴로워하리라.

구나라는 점차 길을 나아가 덕차시라국에 이르렀다.
그 나라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반 유순(半由旬)이나 나와서 모든 도로를 장엄하고 닦아 놓고, 곳곳에 물을 준비해 놓고 대중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때 모든 백성들이 곧 게송으로 말했다.

덕차시라 사람들은
보배 항아리에 물을 담고
또 모든 공양을 갖추어서
구나라왕을 환영합니다.

이때 왕이 이르자 백성들이 합장하고 말했다.
“저희들은 왕을 환영하며, 투쟁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저 대왕에게도 무슨 나쁜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왕께서 파견하여 우리나라에 온 대신이 너무 무도(無道)하게 다스리기 때문이니, 부디 그를 폐하여 주십시오.”
이때 백성들은 여러 가지 공양 도구를 가지고 구나라 왕자를 공양하고, 맞아들여서 나라 안에 이르렀다.
이때 아육왕의 몸은 중병에 걸렸다. 똥이 입에서 나오고 온갖 더러운 액체가 털구멍에서 나왔는데, 어떤 훌륭한 의사가 와도 치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육왕은 즉시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다.
“구나라를 불러 돌아오게 하라. 나는 관정(灌頂)4)하여 구나라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이다. 나는 이제 몸과 목숨을 탐하지 않는다.”
이때 미사낙기다는 문득 생각하였다.
‘만약 구나라가 왕이 된다면 나를 반드시 죽일 것이다.’
그래서 미사낙기다는 아육왕에게 말했다.
“제가 왕의 병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의사들을 아무도 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아육왕은 그 말을 받아들여 모든 의사를 끊어버렸다.
그러자 미사낙기다는 여러 의사들에게 말했다.
“성문 밖 사람들 가운데 여자건 남자건 왕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자를 데리고 들어오시오.”
이때 아비라국(阿毘羅國)5)에 병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증세가 왕과 다르지 않았다. 병든 사람의 부인이 의사를 찾아와 병의 증세를 말하니 의사가 말했다.
“그 사람을 데리고 오시오. 내가 그를 보아야겠소. 그리고 당연히 처방을 해드리겠소.”
부인이 그 병자를 의사에게 보내자, 의사는 그를 다시 왕의 부인에게 보내 주었다. 왕의 부인은 이 병자를 사람이 없는 곳에 가두고, 그의 배를 가르고 생(生)과 숙(熟)의 두 장기(臟器)를 꺼냈다. 그랬더니 숙장(熟藏) 가운데에 큰 벌레 한 마리가 있었다. 그 벌레가 만약 위로 올라가면 똥이 입에서 나오고, 벌레가 만약 아래로 내려가면 밑에서 나왔으며, 만약 좌우로 돌아다니면 온갖 더러운 액체가 털구멍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의 부인은 마리차(摩梨遮)6)를 갈아서 벌레 곁에 두어 보았지만, 벌레는 죽지 않았다. 또 필발(畢鉢)7)을 벌레 옆에 두어 보았으나, 이때 역시 벌레는 죽지 않았다. 다시 마른 생강을 벌레 곁에 두어 보아도 벌레는 역시 죽지 않았다. 그러다가 큰 마늘을 벌레 곁에 두었더니, 벌레는 곧바로 죽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의 부인은 이러한 일들을 모두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는 지금 마땅히 마늘을 드셔야 합니다. 그러면 병은 즉시 쾌유될 것입니다.”
왕이 대답했다.
“나는 찰리(刹利)8)의 신분이라 마늘을 먹을 수는 없소.”
부인이 다시 말했다.
“몸과 목숨을 위한 것이니 약으로 생각하시고 그것을 잡수셔야 합니다.”
그래서 아육왕이 마침내 곧 그것을 먹었더니, 벌레는 죽고 병은 사라져서 본래와 같이 편안하게 되었다.
이때 아육왕은 청정하게 목욕하고 부인에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겠소.”
부인이 왕에게 말했다.
“원컨대 왕께서는 제가 7일 동안 왕이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부인에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왕이 된다면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오.”
부인이 또 말했다.
“7일이 지나면 저는 반드시 왕에게 돌려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육왕은 마침내 그것을 허락했다.
이때 부인은 생각했다.
‘내가 구나라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바로 지금이 기회이다.’
부인은 즉시 가짜로 아육왕의 편지를 만들어서 덕차시라 사람들에게 보내어, 구나라의 눈을 뽑으라고 하였다.
글 가운데에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지금 큰 힘을 가지고 있으니
나의 위세와 명성이 심히 두려우리라.
구나라 왕자는
그에게 죄과가 있으니

지금 그곳 백성에게 명령을 내리노니
그의 두 눈을 도려내도록 하라.
지금 이 일을
너희들은 어서 빨리 시행하여라.

왕의 부인은 이 편지를 작성하고 나서, 여기에 왕의 치아(齒牙)로 봉인(封印)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아육왕이 잠들자 부인은 왕의 치아로 편지를 봉인하려고 곧 왕의 곁으로 접근하였다. 그러자 왕은 즉시 놀라 깨어났다.
부인이 왕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놀라십니까?”
왕이 부인에게 대답했다.
“내 꿈이 상서롭지 못하오. 독수리가 구나라의 눈을 빼려고 하는 꿈을 꾸었소. 이 때문에 놀랐던 것이오.”
부인이 대답했다.
“왕께서는 너무 근심하지 마십시오. 구나라 왕자는 지금 매우 편안합니다.”
다시 또 두 번째 꿈을 꾸고 나서, 왕은 다시 놀라 일어나 부인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또 꿈을 꾸었는데,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주 불길하오.”
부인이 대답했다.
“꿈이 어떠했습니까?”
왕이 대답했다.
“나는 구나라가 머리털과 수염과 손톱이 모두 길며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소.”
부인이 대답했다.
“그는 지금 편안하게 있으니 근심하지 마십시오.”
그리고는 나중에 아육왕이 잠들었을 때, 부인은 즉시 대왕의 치아의 봉인[齒印]으로 몰래 도장을 찍어서 편지를 사신 편에 덕차시라 사람에게 보냈다.
이때 아육왕은 또 자신의 치아가 모두 빠져 버리는 꿈을 꾸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목욕을 마치고, 목숨에 관련된 일인 것 같아서 관상가를 불러 오게 하였다. 그리고 꿈에 본 것을 모두 그에게 말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나를 위해 꿈의 뜻을 해석하라.”
관상가가 대답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런 꿈을 꾸게 된다면, 그 아들은 마땅히 눈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들을 잃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꿈에 이빨이 빠지면
반드시 그 자식의 눈을 잃게 됩니다.
자식의 눈을 이미 잃어버렸다면
자식을 잃은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때 아육왕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일어나 합장하고 사방의 신을 향하여 주문을 외우며 빌었다.

지금 일심으로 부처님과
청정한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상의 모든 선인(仙人)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수승하시니,
일체의 모든 성현께서는
우리 구나라를 보호해 주소서.

사신이 편지를 가지고 덕차시라국에 도착했지만, 그러나 그 나라의 백성들은 편지를 보고 나서도 구나라를 생각하면서 다들 이 편지를 숨기고 그에게 주지 않았고, 또 나쁜 마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나라 모든 백성들은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육대왕은 참으로 두려운 사람이구나. 존경과 믿음의 마음이 다 없어지는구나. 자기의 아들인데도 이렇게 눈을 빼려고 하는데, 그러니 하물며 우리들에게 어찌 악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그런 다음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지금 이 구나라는
큰 선인(仙人)과 다름이 없어
일체 중생들에게
다 풍요한 이익을 주신다네.

그런데 저 아육대왕은
자애로운 마음이 없으니
하물며 다른 중생들이야
얼마든지 죽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사람은 편지를 구나라에게 주었다. 구나라는 편지를 보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만약 너희들이 능히 나의 눈을 뺄 수 있다면 나는 그 뜻을 따르겠다.”
이때 모든 사람들은 즉시 전타라를 불러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구나라의 눈을 빼도록 하라.”
전타라는 합장하고 말했다.
“저는 지금 할 수 없습니다. 그 까닭은 이렇습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둥근 달의
그 광명을 능히 제거할 수 있는 자라면
이런 사람이라야 마땅히 제거하리니
당신 얼굴의 밝은 달 같은 눈을.

이때 구나라는 곧 보관(寶冠)을 벗어 전타라에게 주며 말했다.
“너는 나의 눈을 도려내도록 하여라. 내가 너에게 주리라.”
마침 그 자리에 생김새가 험악하여 열여덟 가지의 추한 모습[十八種醜]을 가진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구나라에게 말했다.
“내가 당신 눈을 도려낼 수 있소.”
이때 구나라는 대덕 야사의 말을 기억해내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만나면 헤어지게 된다는 건
이건 진실한 말씀이어서
이 뜻을 생각하게 하고
눈의 무상함을 알게 되었네.

나의 선지식은
능히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하시는 분인데
그 분 말씀에 법이란 것은
다 괴로움의 인연이라 하였네.

나는 항상 생각하면서
일체가 다 무상하다는
이 스승의 가르침을
깊이 기억하고 있었네.

나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법이 머물지 않음을 보나니
마땅히 왕의 칙명에 따라
너는 나의 눈을 빼어라.
나는 이미 거두어 들였네
무상하다는 이 진실을.

이때 구나라는 추한 사람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나의 한쪽 눈을 빼어서 나의 손바닥에 놓아라. 내가 그것을 보아야겠다.”
이때 추한 사람이 그 눈을 빼려고 하자 무수한 모든 사람들이 서로 화를 내어 꾸짖으며 게송으로 말했다.
더러움 없는 청정한 눈은
허공에 뜬 달과 같은데
네가 지금 이 눈을 뺀다면
연못에서 연꽃을 뽑는 것과 같으리.

이에 무수한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부짖었다.
이때 추한 사람은 재빨리 구나라의 눈을 빼어 구나라의 손에 놓았다. 이때 구나라는 그것을 손에 받아 들고 눈을 향해 게송으로 말했다.

너는 본래에는
능히 모든 색(色)을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왜 보지 못하는가.

원래는 보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내게 했으나
지금 보니 참다운 것이 아니라
단지 헛되이 속았을 뿐이로다.

마치 물거품과도 같으니
텅 빈 것이 실체가 없구나.
너는 아무런 힘도 없고
자재함도 없구나.

만약 사람이 이런 이치를 본다면
괴로움을 받지 않으리라.

이때 구나라는 일체의 모든 법이 다 무상하다는 것을 사유하여 수다원과(須陀洹果)9)를 얻었다. 이미 과를 얻은 다음에 추한 사람에게 말했다.
“나머지 한 눈도 네 마음대로 빼어라.”
이때 추한 사람이 다시 눈을 빼어서 구나라의 손에 놓았다.
구나라는 이미 육안(肉眼)은 잃어버렸으나 혜안(慧眼)을 얻었기에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오늘
육안을 버렸으나
얻기 어려운 혜안을
나는 지금 얻었네.

왕이 지금 나를 버렸으니
나는 왕자가 아니지만
내가 지금 법을 얻었으니
법의 왕자가 되었네.

나는 자재함으로부터
괴로움의 궁전에 떨어졌으나
다시 자재하여
법왕의 궁전에 올랐네.

그리고 구나라는 그의 눈을 빼버리게 한 것은 곧 미사락기다임을 알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원컨대 왕비는
길이 부귀와 즐거움 받으소서.
수명이 길이 존속되어
다하고 멸함이 없으소서.

그 방편으로 말미암아
나는 법을 얻었네.

이때 구나라의 부인 천차나마라는 구나라가 실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을 염려하여 그의 남편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사람이 많은 곳으로 들어가 구나라가 눈을 잃고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는,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옆 사람이 물을 뿌려서 깨어나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게송으로 말했다.

눈의 광명은 참으로 사랑스러워
옛날엔 보기만 하여도 환희심을 내었는데
지금엔 그 몸에서 떨어져 나온 것을 보니
마음에 분노와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구나라는 그 부인의 말을 듣고는 말했다.
“당신은 울지 마시오. 나는 스스로 일으킨 업 때문에 스스로 이런 과보를 받는 것이오.”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일체의 세간에서는
업으로 몸을 받고
갖은 괴로움으로 몸을 이루나니
당신은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일체 화합한 것들도
흩어지지 않는 것이 없음을.

마땅히 이러한 일을 알아서
눈물을 흘리지 말라.
이때 구나라는 그의 부인과 함께 덕차시라국을 떠나 아육왕의 처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두 사람은 태어난 이래로 아직 먼 길을 걸어 본 적이 없어서 그의 몸은 허약해지고 일을 감당할 수 없었다.
구나라는 거문고를 잘 탔으며 또한 노래를 할 수 있었기에, 본래 왔던 길을 따라 오며 걸식을 하여 목숨을 부지했다.
그렇게 차차 걸어서 본국에 이르러 궁궐 문을 들어가려 하자, 문을 지키는 사람이 그가 들어가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궁궐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자 다시 돌아 나와 말과 수레를 두는 마굿간에 머물면서 새벽녘에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 노래하였다.
“나는 이미 눈을 잃었지만, 그러나 네 가지 거룩한 진리[四諦]를 보았네.”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사람이 지혜가 있다면
12입(入)10) 등을 볼 것이며
지혜로써 등불을 삼으면
생사를 해탈할 것이네.

삼계 가운데의 괴로움은
다 자기 마음의 괴로움이니
삼계 가운데의 허물을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만약 빼어난 즐거움을 구한다면
마땅히 12입처(入處)를 사유하여라.

이때 아육왕은 그 노랫소리를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며 게송으로 말했다.

지금 이 게송의 말과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들으니
이는 나의 아들
구나라의 음성 같구나.
만약 그가 여기에 왔다면
어째서 나를 보러오지 않는가.

이때 아육왕은 사람을 불러서 물었다.
“내가 들은 소리는 구나라의 소리와 똑 같다.
그런데 청묘(淸妙)한 소리에 또한 슬픔과 원망이 들어 있다. 이 소리를 들으니 짐짓 나의 마음이 어지러운 것이, 마치 코끼리가 새끼를 잃어버렸다가 새끼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마음이 두려워 어찌할 줄 모르고 불안해하는 것과 같다. 너는 어서 가서 구나라인가 알아보아라. 만약 구나라이면 모시고 오너라.”
왕의 명령을 받은 사람이 말과 수레를 두는 마굿간에 이르러 그를 보니, 두 눈이 없고 피부까지 다 벗겨져 있어서 더 이상 식별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궁으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 명령한 바와 같이 가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오갈 데 없는 고독한 맹인으로서, 그 아내와 함께 말과 수레를 보관하는 마굿간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구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이때 아육왕은 이 말을 듣고 괴롭게 번뇌하며 생각하다가 게송으로 말했다.

옛날 꿈에서 본 것처럼
구나라가 눈을 잃었구나.
지금 이 맹인은
구나라임이 틀림없다.

너는 다시 그에게 가서
일단 그 사람을 데리고 오너라.
아들을 생각하는 까닭에
이 마음 편안치가 않구나.

그러자 왕의 명령을 받은 이 사람은 다시 그 곳에 이르러 구나라에게 말했다.
“당신은 누구의 아들이며 이름과 성은 무엇입니까?”
구나라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했다.

아버지의 이름은 아수가(阿輸柯)이며
나의 이름은 증장(增長)이고 성은 공작(孔雀)이니,
일체의 모든 대지(大地)가
다 그 분의 영토이다.

내가 바로 그 왕의 아들로서
이름은 구나라
성은 법왕불(法王佛)이니
지금은 법왕자(法王子)11)라 한다.

그래서 심부름 간 사람은 구나라와 그 부인을 데리고 궁중에 이르렀다.
아육왕이 구나라를 보았으나, 바람과 햇볕에 피부가 드러나 탔으며 풀을 가지고 천을 엮어 옷을 만들어 입었기에, 모습이 너무 달라져 영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때 아육왕은 마음에 의혹이 생겨서 그에게 물었다.
“네가 구나라인가?”
대답했다.
“제가 맞습니다.”
아육왕이 그 말을 듣고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곁에 있던 사람이 왕을 보고 게송으로 말했다.

왕이 구나라의
얼굴에 눈이 없음을 보고
괴로움으로 마음을 태우다가
상(床)에서 땅으로 떨어졌네.

곁에 있던 사람이 왕에게 물을 뿌려서 깨어나게 되자, 좌처(坐處)로 돌아와서는 구나라를 안아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다시 그의 목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울면서 손으로 머리와 얼굴을 쓰다듬고 그 옛날의 모습을 생각하며 게송으로 말했다.

너의 단정한 눈은
지금 어디 있느냐?
눈을 잃게 된 인연을
너는 지금 마땅히 말하라.

너에게 지금 눈이 없음은
허공에 달이 없는 것 같으니
모습이 달라지게 한 건
누구의 짓이더냐?

너의 옛날 모습은
선인(仙人)과 같았는데
누가 무자비하게
너의 눈을 파괴했느냐?

너는 세간에서
누구와 원수졌더냐?
나의 고뇌의 뿌리가
그로 말미암아 일어나는구나.

너의 몸은 아름다웠는데
누가 부서버렸느냐?
괴로운 마음의 불꽃이
지금 나의 몸을 태우는구나.

마치 벼락이 쳐서
나무둥치를 꺾어 뜨리 듯
괴로움의 천둥소리가
나의 마음 부숴버리네.

이렇게 된 인연을
너는 지금 빨리 말하여라.

이때 구나라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왕께서는 부처님의 말씀 듣지 못했습니까?
과보는 벗어날 수 없어서
심지어 벽지불(辟支佛)조차도
과보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일체의 모든 범부들은
다 업을 지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선과 악의 업연(業緣)은
때가 이르면 반드시 받게 됩니다.

일체 모든 중생들은
스스로 업을 짓고 스스로 과보를 받으니
저는 이러한 인연을 알기 때문에
눈을 파괴한 사람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괴로움은 제 스스로가 지은 것이지
따로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은 아닙니다.
제 눈의 인연도 이와 같아서
남이 지은 것이 아닙니다.

일체 중생의 괴로움도
모두가 또한 이와 같아서
모두가 지은 바 업에서 비롯된 것이니
왕께서도 마땅히 이러한 일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때 아육왕은 오뇌의 불길이 그의 마음을 태웠기에,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네가 그 사람이 누군지만 말해준다면
나는 성내는 마음을 내지 않겠다.
네가 만약 말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은 어지럽고 불안하리라.

마침내 아육왕은 미사락기다의 짓임을 알아차리고, 미사락기다를 불러서 게송으로 말했다.

당신은 지금 크나큰 악을 저질렀으니
어찌 땅이 꺼지지 않겠는가.
지금 당신은 법이 아닌 것으로
나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

당신이 이미 악을 저질렀으니
지금부터는 당신을 버리리라.
마치 선(善)을 행하는 사람이
여법(如法)하지 않은 이익은 버리듯이.

이 말을 할 때에 아육왕은 화의 불길이 마음을 태웠기에, 미사락기다를 보며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나는 지금
너의 눈을 빼고 싶고
쇠톱으로
너의 몸을 자르고 싶다.

도끼로써 그 몸을 쪼개고
칼로써 혀를 자르며
칼로써 목을 끊고
불로써 몸을 태우고 싶다.

독약을 마시게 하여
네 목숨을 없애겠다.

아육왕은 이렇게 말했던 대로 미사락기다를 다스리려고 하였으나, 구나라가 듣고는 깊은 자비심을 내어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미사낙기다가
지은 모든 악업(惡業) 때문에
대왕은 지금
그를 죽여서는 안 됩니다.

일체의 모든 큰 힘 중에
인욕보다 나은 것은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로는
그것이 가장 첫째라고 했습니다.

아육왕은 아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사락기다를 낙가옥(落加屋)에 가두고 불로써 태워 죽였으며, 또 다시 덕차시라 사람들도 죽였다.
이때 비구가 의심이 생겨 대덕 우파급다에게 물었다.
“구나라는 먼저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지금 이러한 과보를 받은 것입니까?”
대덕이 대답했다.
“장로는 잘 들으시오.
한없이 먼 과거세에 바라나국(波羅奈國)12)에 한 사냥꾼이 있었는데, 그는 설산(雪山)에 가서 많은 사슴의 무리를 죽였소. 어느 날 또 설산에 갔는데, 때마침 천둥과 번개가 쳐서 5백 마리의 사슴이 공포에 떨며 석굴(石窟) 안으로 들어갔고, 이 많은 사슴 무리를 발견한 사냥꾼은 그 사슴들을 모조리 다 잡았소.
그러나 잡은 뒤에 곰곰이 생각하였소.
‘만약 이 사슴들을 한꺼번에 죽인다면 고기가 썩어 문드러져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다. 그러니 나는 두 눈만 도려내어 사슴이 죽지도 않고, 또 도망 갈 수도 없게 해 놓아야겠다. 그런 뒤에 차례대고 죽이면 되겠다.’
사냥꾼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사슴의 눈을 모조리 빼버렸소. 장로의 뜻에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옛날의 그 사냥꾼이 바로 구나라였소. 사슴의 눈을 빼어낸 까닭에 무수한 세월을 지옥에 있었고, 지옥에서 나와 사람으로 태어나서는 5백 세 동안 항상 눈을 뽑혔던 것이오. 이번이 최후로 남았던 과보였소.”
비구가 또 물었다.
“그렇다면 또 무슨 인연으로 큰 성씨의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아름다운 눈을 얻게 되었으며, 또 아라한을 얻게 되었습니까?”
대답했다.
“모든 장로는 들으시오.
한없는 과거의 세상에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일 때의 일이었소. 이름을 가라구촌대(迦羅鳩村大)13)
라고 하는 불(佛) 정각(正覺)이 세상에 출현하셨소. 이때 여래께서는 일체 세간에서 마땅히 지어야 할 일을 이미 다 지어 마치고는, 남김 없는 열반[無餘涅槃]에 드셨소.
그때 수파(輸頗)장엄(莊嚴)이라 번역한다라는 어떤 왕이 있었는데, 불세존을 위해 4보탑(寶塔)을 세웠소. 그런데 그 왕이 죽자 왕의 아우는 부처님을 믿지 않았으므로 세워놓은 탑의 보물을 모두 몰래 파내고 오직 흙과 나무만 남겨 두었소. 여러 백성들은 탑이 훼손되고 부서진 것을 보고는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했었소.
그때 어느 장자(長者)의 아들이 그 사람들에게 물었소.
‘당신들은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하며 소리를 지르십니까?’
그러자 사람들이 대답했소.
‘세존의 탑에는 본래 4보(寶)가 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훼손되어 흩어져 버렸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보니 괴로워서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자의 아들은 즉시 4보를 가져다 본래와 같이 장엄하고, 다시 높이와 넓이를 처음보다 더 훌륭하게 하였소. 그리고 또 금상(金像)을 만들어 탑 안에 안치하였소.
그렇게 일을 마친 뒤에는 다시 서원을 말하였소.
‘가라구촌대께서는 세간의 스승이십니다. 원컨대 저의 훗날의 스승도 지금과 같게 해 주십시오.’
비구는 마땅히 알아야 하오. 옛날 그 장자의 아들이 바로 구나라였소.
이렇게 그가 가라구촌대의 대여래탑(大如來塔)을 수리하였기 때문에 지금 생에 큰 성씨의 종족 중에 태어났고, 여래의 상(像)을 조성했기 때문에 지금 생에 단엄하고 가장 훌륭한 몸을 받게 되었으며, 또 그는 좋은 스승을 만날 것을 발원했기 때문에 지금 석가모니를 스승으로 삼게 되었고, 그리고 네 가지 거룩한 진리[四諦를] 깨닫게 된 것이오.”
030_0365_a_04L是時阿育王於一日中起八萬四千塔於是日中王夫人名鉢摩婆底翻有扶容華也生一男兒形色端正眼爲第一一切人見無不愛樂有內人卽白大王有功德夫人生兒王聞歡喜說偈言我於今日大生歡喜我孔雀姓名一切宮人以法由之增長故名此兒名達磨翻法婆陁那翻增長抱此兒示阿育王王見已歡喜說偈我兒目端嚴 爲功德所造 光明甚輝曜如優波羅花 以此功德眼 莊嚴於一面其面貌端正 譬如秋滿月乃至阿育王命諸大臣而語之言等嘗見此兒眼不諸臣答言臣於人實所未見於雪山有鳥名鳩那羅此鳥之眼與其相似卽說偈言於雪山頂 有寶花處 鳩那羅鳥而住其上 此兒二眼 類彼鳥眼王便發言將此鳥來虛空上半由旬夜叉神聞其語下一由旬龍聞其語一念之頃夜叉之神卽得鳥來育王以鳥眼比兒眼見此二眼無有異相卽以鳥名而以名兒復說偈言大地人王 以可愛眼 鳩那羅名說爲兒名 是故大地 其名遠聞乃至鳩那羅長大爲其納妃妃名千遮那翻金摩羅翻鬘花時阿育王將鳩那羅往至鷄寺寺有上座六通羅漢名耶是時耶舍見鳩那羅未經幾時當失眼卽白王言何故不令鳩那羅作其自業阿育王語鳩那羅大德令汝所作汝當隨之鳩那羅禮耶舍足說言大德教我所作耶舍答言眼非是常汝當思惟卽說偈言汝鳩那羅 常思惟眼 無常病苦衆患所集 凡夫顚倒 由之起過鳩那羅於宮中靜處獨坐思惟等諸入爲苦無常阿育王第一夫人名微沙落起多往鳩那羅處見其獨坐觀其眼故而起欲心以手抱之而說偈言以大力愛火 今來燒我心 譬如火燒膝汝當遂我意鳩那羅聞其言以手掩耳而說偈言汝今於我所 不應說此言 汝今爲我母我則爲汝子 今此非法愛 應當捨離之何故爲此事 開諸惡道門微沙落起多不遂意故心生瞋忿夫人又說偈言愛心住汝處 而汝無愛心 汝心旣有惡不久須臾滅鳩那羅答言我今寧當死 以法而淸淨 不願於生中而起不淨心 若有惡心者 失人天善法善法旣不全 依何而得生微沙落起多恒伺其過而欲殺之北有國名德叉尸羅拒逆不從阿育王令王聞之意欲自往大臣白王王今當令鳩那羅往不須自去育王命鳩那羅而語之言汝往彼國答王言爾時阿育王復說偈言我於今者 聞其此言 雖爲是兒而是我心 以心念故 倍加莊嚴是時阿育王卽便令人嚴治道路病死等悉令不現阿育王與鳩那羅同載一車送之近路將欲分別抱兒頸見鳩那羅眼啼泣而言若有人見 鳩那羅眼 心歡喜故有病皆除是時有一相師婆羅門見鳩那羅不久失眼見阿 育王唯觀兒眼不緣餘見已說偈王子眼淸淨 王觀之歡喜 眼光明莊嚴云何而當失 此國諸人民 見鳩那羅眼一切皆歡喜 猶如天上樂 若見其失眼一切當苦惱乃至鳩那羅次第行至德叉尸羅國彼國人聞出半由旬嚴治諸道處處置水以待來衆諸人民卽便說偈德叉尸羅人 執寶罌盛水 及諸供養具迎鳩那羅王王至已人民合掌而作是言我等迎王不爲鬪諍亦不與彼大王相嫌但王所遣大臣在我國者爲治無道願欲廢之是時人民以諸供具供養鳩那羅王迎至國中阿育王身遇重病糞從口出諸不淨汁從毛孔出一切良醫所不能治阿育王卽語諸臣召鳩那羅還我當灌頂授以王我於今者不貪身命微沙落起多卽便思惟若鳩那羅得作王者必當死思惟已白阿育王言我能令王病得除愈一切醫師不須令進時阿育王卽受其語斷諸醫師微沙落起多語諸醫師門外男女病如王可將其入阿毘羅國有一人如王不異病人婦爲覓醫師說其病狀醫師答言將此人來我欲見之當爲處藥乃至婦人將此病者送與醫師醫師復送與王夫人王夫人將此病者置無人處令破其腹出生熟二藏於熟藏中有一大虫虫若上糞從口出虫若下行便從下出左右行諸不淨汁從毛孔出王夫人磨摩梨遮以置虫邊而虫不死以畢鉢以置虫邊虫亦不死復以乾以置虫邊虫亦不死乃至以大蒜置於虫邊虫便卽死王夫人以如此具以白王王於今者應當食蒜卽除愈王答言我是剎利不得食蒜夫人復言爲身命故作藥意食之至阿育王遂便食之虫死病除便利如本阿育王淸淨洗浴語夫人言汝於今者當何所求隨意與之夫人白王願王七日聽我爲王王語夫人若汝爲王必當殺我夫人又言過七日已我當還王阿育王遂便許之夫人思惟我欲治鳩那羅今正是時是時夫人卽便假作阿育王書與德叉尸羅人令取鳩那羅眼書中說偈我今有大力 威名甚可畏 鳩那羅王子於彼爲罪過 今勅彼人民 挑取其二眼今爲此一事 汝等速爲之王夫人作書已竟須齒牙印之育王眠夫人欲印書故便近王邊卽驚覺夫人白王何故驚怖王答夫我夢不祥見有鷲鳥欲取鳩那羅是故驚懼夫人答言王不須憂鳩那羅子今甚安隱第二更夢王復驚語夫人言我今更夢如本不祥人問言夢復云何王答言我見鳩那羅頭鬚髮爪悉皆長利而不能言人答言其今安隱願勿憂之乃至後阿育王眠夫人卽便以大王齒竊取印之遣使送與德叉尸羅人育王又夢自齒悉皆墮落至明淸旦澡洗已畢爲身命故召相師來以夢所見具向其說語言汝當爲我解釋夢意相師答言若人有此夢者兒當失眼不異失兒而說偈言若人夢齒落 必當失兒眼 兒眼旣已失不異失於兒阿育王聞其此言卽便起立合掌向四方神而呪願言今一心歸佛 淸淨法及僧 世閒諸仙人於世爲最勝 一切諸聖衆 皆護鳩那羅使者執書至德叉尸羅國是時彼國人民見此書至念鳩那羅故共隱此書而不與之不欲令其起於惡心諸人民復更思惟阿育大王其甚可心不敬信於其自兒尚欲取眼況於我等而不起惡復說偈言今此鳩那羅 如大仙不異 於一切衆生皆能作饒益 彼阿育大王 而不起慈念況於餘衆生 而能不殘害乃至彼人以書與鳩那羅鳩那羅得書已語諸人言若能取我眼者今隨汝意諸人卽喚旃陁羅汝當挑取鳩那羅眼旃陁羅合掌說言我今不何以故若人於滿月 能除其光明 是人當能除汝面明月眼是時鳩那羅卽脫寶冠語旃陁羅言汝挑我眼我當與汝復有一人形貌可憎十八種醜語鳩那羅言我能挑鳩那羅尋憶大德耶舍所說便說偈言合會有離 是眞實說 思惟此義知眼無常 我善知識 能饒益者是人說法 皆苦因緣 我常思念一切無常 是師之教 深自憶持我不畏苦 見法不住 當依王教汝取我眼 我已攝受 無常眞實是時鳩那羅語醜人言汝當取我一置我手中我欲觀之此醜人欲取其眼無數諸人相與嗔罵而說偈言眼淸淨無垢 如月在空中 汝今挑此眼如拔池蓮華是無數人悲號啼哭是時醜人卽出其眼置鳩那羅手中鳩那羅以手受之向眼說偈汝於本時 能見諸色 而於今者何故不見 本令見者 生於愛心今觀不實 但爲虛誑 譬如水沫空無有實 汝無有力 無有自在若人見此 則不受苦是時鳩那羅思惟一切諸法悉皆無得須陁洹果旣得果已語醜人言所餘一眼隨汝取之彼醜人復更挑之置鳩那羅手中旣失肉眼而得慧眼復說偈言我於今者 捨此肉眼 慧眼難得我今已得 王今捨我 我非王子我今得法 爲法王子 今從自在苦宮殿墮 復登自在 法王宮殿乃至鳩那羅知取其眼是微沙落起而說偈言願王夫人 長受富樂 壽命常存無有盡滅 由其方便 我得所作是時鳩那羅婦千遮那摩羅聞鳩那羅失眼以念夫故至其夫所入多人見鳩那羅失眼流血悶絕躄地人以水灑之令得醒寤啼泣說偈眼光明可愛 昔見生歡喜 今見其離身心生大瞋惱鳩那羅語其婦言汝勿啼泣我自起自受此報復說偈言一切世閒 以業受身 衆苦爲身汝應當知 一切和合 無不別離當知此事 不應啼泣是時鳩那羅共其婦從德叉尸羅國還阿育王所二人生來未曾履地身軟弱不堪作業鳩那羅善於鼓復能歌吹隨其本路乞食濟命漸遊行至於本國欲入宮門守門人不聽其前旣不得前而復還出車馬廏於後夜中鼓琴而歌歌曰眼已失四諦已見復說偈言若人有智慧 見十二入等 以智慧爲燈得解脫生死 三有中之苦 悉爲自心苦三有中之過 今應當知之 若欲求勝樂當思十二入阿育王聞其歌聲心大歡喜而說偈言今此說偈 及聞鼓琴 似是我子鳩那羅聲 若是其至 何不見我阿育王命一人來我所聞聲似鳩那羅而聲淸妙復兼悲怨聞此聲故令我心亂如象失子而聞子聲其心迴遑不安其所汝可往看是鳩那羅若是鳩那羅汝可將來乃至此人受教至車馬廏至已見其無有二眼皮膚曝露不復可識還白大王王所令看是孤獨盲人共其婦俱住車馬非鳩那羅阿育王聞其此言惱思惟而說偈言如昔所夢見 鳩那羅失眼 今此盲人者鳩那羅不疑 汝可更至彼 但將此人來以思惟子故 其心不安隱乃至此人受教更至其所語鳩那羅汝是誰兒何所名姓鳩那羅復以偈答父名阿輸柯 增長姓孔雀 一切諸大地悉爲其所領 我是彼王子 名爲鳩那羅姓日法王佛 今爲法王子是時使人將鳩那羅及其婦至宮中阿育王見鳩那羅風日曝露以草弊帛雜爲衣裳形容改異不復可識阿育王生心疑惑而語之言汝是鳩那羅不答言我是阿育王聞悶絕墮傍人見王而說偈言王見鳩那羅 有面而無眼 以苦惱燒心從牀墮於地傍人以水灑王令其得醒還至坐處抱鳩那羅置其膝上復抱其頸啼哭落淚手拂頭面憶其昔容而說偈言汝端嚴眼 今何所在 失眼因緣汝今當說 汝今無眼 如空無月形容改異 誰之所作 汝昔容貌猶如仙人 誰無慈悲 壞汝眼目汝於世閒 誰爲怨讎 我苦惱根由之而起 汝身妙色 誰之所壞懊惱心火 今燒我身 譬如霹靂摧折樹木 懊惱之雷 以破我心如此因緣 汝今速說鳩那羅以偈答言王不聞佛言 果報不可脫 乃至辟支佛亦所不能免 一切諸凡夫 悉由業所造善惡之業緣 時至必應受 一切諸衆生自作自受報 我知此緣故 不說壞眼人此苦我自作 無有他作者 如此眼因緣不由於人作 一切衆生苦 皆亦復如是悉由業所作 王當知此事阿育王爲懊惱火以燒其心復說偈言汝但說其人 我不生瞋心 汝若不說者我心亂不安阿育王知是微沙落起多所作微沙落起多而說偈言汝今爲大惡 云何不陷地 今汝不爲法於我爲大過 汝今旣爲惡 從今捨於汝猶如行善人 捨不如法利阿育王嗔火燒心見微沙落起多復說偈言我於今者 欲出其眼 欲以鐵鋸以解其身 以斧破身 以刀割舌以刀截頸 以火燒身 令飮毒藥以除其命阿育王說如此事欲治微沙落起多鳩那羅聞深生慈心復說偈言微沙落起多 所爲諸惡業 大王於今者不應便殺之 一切諸大力 無過於忍辱世尊之所說 其最爲第一阿育王不受兒語以微沙落起多置落可屋以火焚之又復令殺德叉尸羅人是時比丘生疑問大德優波笈多鳩那羅先造何業今受此報德答言長老當聽過去久遠於波羅柰國有一獵師至雪山中多殺群鹿又於一時復往雪山雷電霹靂有五百鹿以怖畏故入石窟中此獵師見諸群鹿卽便捕之一切皆得已復作是念若皆殺者肉當臭爛如之何我當挑其兩眼使其不死而不知去後漸殺之作是念已一切挑眼長老於意云何先獵師者鳩那羅是以其挑鹿眼故於無數年常在地獄從地獄出生於人中五百世中常被挑眼今是最後餘殘果報比丘又問以何因緣生於大姓得端嚴眼復得羅漢答言諸長老聽過去久遠人壽四萬歲有佛正覺名迦羅鳩村大出現於世是時如來於一切世閒應作者皆已作訖入無餘涅槃一王名曰輸頗翻莊嚴爲佛世尊起四寶王命過弟不信佛起塔珍寶悉皆密取唯土木在一切人民見塔毀懊惱發聲有長者子問彼諸人汝等何事懊惱發聲諸人答言世尊之塔本有四寶不謂於今悉皆毀散是故我見懊惱發聲長者子卽以四寶如本莊嚴復令高廣有勝於初又起金像以置塔中所作已訖復發願言迦羅鳩村大爲世閒師願我後亦如今日比丘當知昔長者子卽鳩那羅是以其修治迦羅鳩村大如來塔故今得生於大姓之中以其造作如來像故今所得身端嚴第一其發願値善師故今得釋迦牟尼爲師及見四諦阿育王經卷第四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㓮造
  1. 1)달마 파타나(達磨婆陀那)라고도 쓰는데, 범어 다르마 바르다나의 음역이다. 아육왕의 태자의 별명인데, 태자의 눈이 마치 구나라(鳩那羅) 새의 눈과 같이 아름답고 맑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본명은 달마파다나(達磨婆陀那)였다. 계모였던 미사락기다(微沙落起多)는 구나라의 눈에 반하여 연정을 품었다가 거절당하자 나쁜 계략을 써서 그의 두 눈을 뽑아 버렸다고 한다.
  2. 2)우파라(優波羅)는 우발라(優鉢羅)와 같다. 범어 utpala의 음역으로, 수련(睡蓮)을 말하는 것이다. 오발라와(烏鉢羅花)ㆍ구발라화(漚鉢羅花)ㆍ우발라화(優鉢剌花)ㆍ올발라화(殟鉢羅花) 등으로도 불린다. 청련화(靑蓮花)라고 의역한다.
  3. 3)미사락기다(微沙落起多)는 미묘낙기다(微妙落起多)라고도 하는데, 범어 비바라크쉬타의 음역이다. 아육왕의 부인이자 구나라 태자의 계모였다.
  4. 4)머리 위에 물을 뿌려 줌으로써 어떤 자격을 구비하게 되는 의식을 관정(灌頂)이라고 한다. 옛날 인도의 국왕이 왕위에 오를 때, 4대해의 바닷물을 그 정수리에 뿌려 축하해 주는 의식에서 유래되었다. 후대에는 종교 교단에서 계를 받거나 일정한 지위에 오르는 수행자의 정수리에 향수(香水)를 끼얹는 의식으로 변형되었다. 불교에서도 석가모니의 탄생 장면에 관정 의식을 상징하는 부조 작품이 전해짐으로써 불교의 성립 초기부터 관정 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수많은 불교 예술 작품에서, 마야(māyā) 왕비가 석가모니를 낳는 장면에 반드시 등장하는 것은 두 천녀가 각각 찬물과 더운물을 아이의 머리 위에 붓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천녀가 등장하는 대신에 물을 뿜어내고 있는 용왕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후대에는 특히 밀교 교단에서 스승이 제자 또는 수계를 받는 이에게 관정을 행하는 것이 중요한 의식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5. 5)아비라국(阿毘羅國)은 의역하면 부정진(不精進)이라고 한다. 『백구비유경(百句譬喻經)』 제4권에 나오는 나라 이름이다.
  6. 6)마리차(摩梨遮)는 식물 이름이며, 또는 그 식물의 열매를 뜻하기도 한다.
  7. 7)필발(畢鉢)은 보리수의 범어 이름인 핍팔라의 음역이다.
  8. 8)찰리(刹利)는 인도의 4성(姓) 중 하나로서 다른 3성(姓)을 지배하는 왕종(王種)인 찰제리(刹帝利)를 줄인 말이다. 최상 계급인 바라문 다음의 지위를 갖는다.
  9. 9)수다원과(須陀洹果)는 소승증과(小乘證果)의 4계위(階位)인 4과(果) 가운데 하나이다. 과(果)는 무루지(無漏智)가 생기는 지위를 말하며, 4과는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이다.
  10. 10)12입(入) 또는 12처(處), 12입처(入處)라고도 한다. 일체의 마음의 작용이 일어나게 하는 근거가 되는 곳, 즉 인식 주관인 6근(根)과 인식 대상인 6경(境), 이 두 가지의 접촉에 따라 모든 생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11. 11)법왕자(法王子)란 그 다음 단계에는 불과(佛果)에 이르게 될 보살을 가리키는 말이다.
  12. 12)바라나국(波羅奈國)은 벌랄나국(伐剌拏國)이라고도 쓴다. 범어 varana, varna의 음역이다. 페샤와르 남서 약 160km의 반누(Bannu) 지방으로 추정되며, 반누는 『법현전』에 나오는 발나(跋那)일 것으로 추정한다.
  13. 13)가라구촌대(迦羅鳩村大), 혹은 가라구촌태불(迦羅鳩村駄佛)이라고 한다. 가라구촌태는 범어 크라쿳찬다의 음역이다. 과거 7불 중 제4불인 구류손불(拘留孫佛)을 말한다. 본디 바라문 종족으로 성은 가섭(迦葉)이고 아버지는 예득(禮得)이며 어머니는 선지(善枝)인데,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이던 때에 안화성(安和城)에서 태어나 시리수(尸利樹) 아래서 성불(成佛)하였다. 그리고 제1회 설법에서 4만 명의 비구를 교화하였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