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般涅槃經卷第二

ABC_IT_K1403_T_002
038_0734_c_01L
대반열반경 제2권
038_0734_c_01L大般涅槃經卷第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038_0734_c_02L宋代沙門惠嚴等依泥洹經

2. 순타 이야기[純陀品]
038_0734_c_03L純陁品第二

그때 모인 대중 가운데 한 우바새가 있었는데 구시나성에 사는 장인[工巧]의 아들로서 이름은 순타(純陀)였다. 그 동류 15인과 함께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선한 과보를 얻게 하려고, 몸의 위의를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슬프게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이렇게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비구 대중이시여, 저희들의 마지막 공양을 불쌍히 여겨 받아 주십시오. 한량없는 중생을 건지시기 위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부터 주인도 없고 어버이도 없고 구원해 줄 이도 없고 보호해 줄 이도 없고 돌아갈 데도 없고 나아갈 데도 없습니다. 가난하고 궁하고 굶주리고 곤고할 것이옵기에 여래에게서 장래의 먹이를 구하려 하나이다. 바라옵건대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 작은 공양을 받으신 뒤에 열반에 드시옵소서.
038_0734_c_04L爾時會中有優婆塞是拘尸那城工巧之子名曰純陁‚與其同類十五人爲令世閒得善果故捨身威儀‚從座而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悲感流淚頂禮佛足而白佛言願世尊及比丘僧哀受我等最後供爲度無量諸衆生故世尊我等從今無主無親無救無護無歸無趣‚貧窮飢困欲從如來求將來食‚唯願哀‚受我等微供然後涅槃
038_0735_a_01L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찰리ㆍ바라문ㆍ비사ㆍ수타가 가난하고 곤궁하여 다른 나라에 가서 농사를 지을 적에, 길 잘든 소를 얻고 반듯한 좋은 밭에 모래와 소금기가 없고 나쁜 풀이 자라지 않고 다만 하늘에서 비 오기만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길 잘든 소는 몸과 입으로 짓는 일곱 가지 업에 비유하고, 반듯한 좋은 밭은 지혜에 비유하고, 모래 소금기와 나쁜 풀을 덜어내는 것은 번뇌를 끊는 데 비유한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저의 몸에는 길 잘든 소와 좋은 밭이 있고 나쁜 풀을 매어 버렸고 다만 여래의 감로 같은 법의 비만을 바랄 따름이옵니다. 가난한 네 가지 종성[四姓]은 곧 저의 몸으로서 위없는 법의 재물에 가난함이오니 바라옵건대 가엾이 여기시어 저희들의 가난하고 곤궁함을 없애 주시고, 고통받는 한량없는 중생을 건져 주소서. 저희의 이 공양이 보잘것없사오나 부처님과 대중에게 만족함이 되시옵소서. 저는 지금 주인도 없고 어버이도 없고 돌아갈 데도 없사오니, 아드님 라후라처럼 어여삐 여기시옵소서.”
038_0734_c_14L世尊譬如剎利若婆羅門毘舍首陁貧窮故‚遠至他國役力農作得好調良田平正無諸沙鹵惡草荒穢悕天雨言調牛者喩身口七良田平喩於智慧除去沙鹵惡草荒穢除煩惱世尊我今身有調牛良田除衆穢唯悕如來甘露法雨貧四姓卽我身是‚貧於無上法之財寶‚唯願哀愍除斷我等貧窮困苦拯及無量苦惱衆生我今所供雖復微少得充足如來大衆我今無主無親歸‚願垂矜愍如羅睺羅
그때 온갖 지혜를 갖추시고 위없는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신 세존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내가 지금 너의 가난하고 곤궁함을 끊어 주고, 위없는 법비를 너의 몸밭에 내려 법의 싹이 트게 하리라. 네가 지금 나에게서 수명과 모습과 힘과 안락과 걸림없는 변재를 얻으려 하니, 내 이제 너에게 변치 않는 수명과 훌륭한 모습과 힘과 안락과 변재를 베풀어 주리라. 왜냐 하면 순타여, 음식을 보시하면 두 가지 과보가 차별이 없기 때문이니,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받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요, 두 번째는 받고서 열반에 드는 것이니라. 나는 지금 너의 마지막 공양을 받고 너로 하여금 보시(布施)바라밀을 구족하게 하리라.”
038_0735_a_03L爾時世尊一切種智無上調御告純陁曰善哉善哉我今爲汝除斷貧窮無上法雨雨汝身田令生法芽汝今於我欲求壽命安樂無㝵辯才當施汝常命無礙辯何以故純陁施食有二‚果報無差何等爲二一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二者入於涅槃我今受汝最後供養汝具足檀波羅蜜
그때 순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차별이 없다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앞에 보시를 받은 이는 번뇌가 다하지 못하였고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지 못하였으며, 중생으로 하여금 보시바라밀을 구족케 할 수 없었습니다. 나중 보시 받은 이는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일체종지를 또한 이룩하였으며 능히 중생들로 하여금 널리 보시바라밀을 구족케 할 수 있습니다. 앞에 보시 받은 이는 아직 중생이옵고 나중 보시 받은 이는 하늘 중의 하늘이겠으며, 또 앞에 보시 받은 이는 잡식하는 몸이고 번뇌 있는 몸이고 뒤의 가가 있는 몸[後邊身]이고 무상한 몸이온데, 나중 보시를 받은 이는 번뇌 없는 몸이고 금강 같은 몸이고 법신이고 늘 있는 몸이고 가이없는 몸이옵거늘, 어찌하여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하십니까.
038_0735_a_12L爾時純陁卽白佛如佛所說二施果報無差別者義不然何以故先受施者煩惱未盡未得成就一切種智亦未能令衆生具足檀波羅蜜後受施者煩惱已盡已得成就一切種智能令衆生普得具足檀波羅蜜先受施者猶是衆生後受施者是天中天先受施者是雜食身煩惱之身是後邊身是無常身後受施者無煩惱身金剛之身法身常身無邊之身云何而言二施果報等無差別
038_0735_b_01L앞에 보시 받은 이는 보시바라밀과 내지 지혜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였으며, 오직 육신의 눈만 얻고 부처님의 눈이나 내지 지혜의 눈을 얻지 못하지만 나중 보시 받은 이는 보시바라밀과 내지 지혜바라밀을 구족하였으며, 부처님의 눈과 내지 지혜의 눈을 구족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두 가지 보시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하십니까?
038_0735_a_23L先受施者未能具足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唯得肉眼得佛眼乃至慧眼後受施者已得具足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具足佛眼‚乃至慧眼云何而言二施果報等無差別
세존이시여, 앞에 보시 받은 이는 받아 먹어 배에 들어가 소화되어 수명을 얻고, 모습을 얻고 힘을 얻고, 안락을 얻고 걸림없는 변재를 얻을 것이지만 나중 보시 받은 이는 먹는 것도 아니고 소화되는 것도 아니라 다섯 가지 과보가 없을 것이거늘, 어찌하여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하십니까?”
038_0735_b_05L世尊先受施者受已‚食之入腹消化得命得色得力得安得無㝵辯後受施者不食不消無五事果云何而言二施果報等無差別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여래는 이미 한량없고 가이없는 아승기겁 전부터 잡식하는 몸, 번뇌 있는 몸이 아니고, 또 뒤의 가가 있는 몸이 아니고, 늘 있는 몸이며 법신이며 금강 같은 몸이니라. 선남자여, 불성(佛性)을 보지 못한 이는 번뇌의 몸이고 잡식하는 몸이니 이는 뒤의 가가 있는 몸이거니와, 보살이 그때 음식을 받고는 금강삼매에 들었고, 이 음식이 소화된 뒤에는 곧 불성을 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으므로, 내가 말하기를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고 한 것이니라.
038_0735_b_08L佛言善男子如來已於無量無邊阿僧祇劫無有食身煩惱之身無後邊常身法身金剛之身善男子未見佛性者名煩惱身雜食之身‚是後邊菩薩爾時受飮食已入金剛三昧此食消已卽見佛性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故我言二施果報等無差別
보살이 그때에도 네 가지 마군을 깨뜨리었고 지금 열반에 들어서도 네 가지 마군을 깨뜨리므로, 내가 말하기를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 한 것이니라. 보살이 그때 비록 12부 경전을 널리 말하지 아니하였으나 이미 통달하였고, 지금 열반에 들어서는 중생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연설하는 것이므로 두 가지 보시의 과보가 평등하여 차별이 없다고 내가 말하는 것이니라.
038_0735_b_16L菩薩爾時破壞四魔‚今入涅槃亦破四魔‚是故我言二施果報等無差別菩薩爾時雖不廣說十二部經先已通達‚今入涅槃廣爲衆生分別演說‚是故我言二施果報等無差別
038_0735_c_01L선남자여, 여래의 몸은 이미 한량없는 아승기겁부터 음식을 받지 않는다. 모든 성문(聲聞)들을 위하여 ‘전에 난타(難陀)와 난타바라(難陀波羅)라는 소 기르는 두 여자가 받드는 우유죽을 받고 그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실로 먹지 않은 것이며, 지금도 내가 여기 모인 대중을 위하여서 너의 마지막 공양을 받기는 하되 실상은 먹지 않은 것이니라.”
038_0735_b_20L善男子如來之身已於無量阿僧祇劫不受飮食‚爲諸聲聞說言先受難難陁波羅二牧牛女所奉乳糜後乃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我實不食我今普爲此會大衆是故受汝最後所奉實亦不食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널리 모인 이들을 위하여 순타의 마지막 공양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기뻐 뛰며 같은 소리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희유하다. 순타여, 그대의 이름이 헛되지 아니하도다. 순타란 말은 ‘묘하게 안다’는 뜻이니, 그대가 지금 이러한 뜻을 세웠으므로 실제를 따르고 뜻을 의지하여 순타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로다. 그대는 이제 이 세상에서 큰 이름을 얻고 공덕과 소원이 만족하였으니, 기특하도다. 순타여, 사람의 세상에 나서 얻기 어려운 다시없는 이익을 얻었으니,
038_0735_c_03L爾時大衆聞佛世尊普爲大會哀受純陁最後供養歡喜踊躍同聲讚言善哉善哉希有純陁汝今立字‚名不虛稱言純陁者名解妙義汝今建立如是大義是故依實‚從義立名故名純陁汝今現世得大名利德願滿足甚奇純陁生在人中復得難得無上之利
훌륭하도다. 순타여, 마치 우담바라꽃이 세간에 희유한 것처럼,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심이 어려운 일이고, 부처님 세상을 만나 신심을 내고 법문을 들음이 더욱 어렵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할 때에 마지막 공양을 마련하는 것은 이보다도 더욱 어려우니라.
나무 순타, 나무 순타! 그대 이제 보시바라밀을 구족하였으니, 마치 가을달이 보름밤에 깨끗하고 원만하며 한 점 구름도 없어 모든 중생들이 우러러보지 않는 이가 없는 것처럼, 그대도 그와 같아서 우리들의 우러름이 되었으며, 부처님께서 그대의 마지막 공양을 받으시어 그대의 보시바라밀을 구족케 하시었도다. 나무 순타, 그러므로 그대는 뚜렷한 가을달과 같아서 모든 중생이 쳐다보지 않는 이가 없다는 것이니라. 나무 순타, 비록 사람의 몸을 받았지만, 마음은 부처님 같으니, 지금 순타는 참으로 부처님의 아들이며 라후라와 같아서 조금도 다르지 아니하니라.”
038_0735_c_11L善哉純陁如優曇花‚世閒希有佛出於世亦復甚難値佛生信聞法復難佛臨涅槃最後供養能辦此事‚復難於是南無純陁南無純陁汝今已具檀波羅蜜猶如秋月十五日夜淸淨圓滿無諸雲翳一切衆生無不瞻仰汝亦如是而爲我等之所瞻仰佛已受汝最後供養令汝具足檀波羅蜜南無純陁是故說汝如月盛滿一切衆生無不瞻仰南無純陁雖受人身心如佛心‚汝今純陁眞是佛子如羅睺羅等無有異
그때 대중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038_0735_c_22L爾時大衆卽說偈言
038_0736_a_01L
그대 비록 인간에 태어났으나
욕계의 제6천을 뛰어났기로
나와 모든 중생들이 이제 여기서
머리를 숙여서 청하옵나니
038_0735_c_23L汝雖生人道‚
已超第六天‚
我及一切衆‚
今故稽首請

인간에서 가장 높은 부처님께서
오늘에 열반에 드시려는데
그대는 우리들을 가엾이 여겨
한시바삐 부처님께 권청하기를
038_0736_a_02L人中最勝尊‚
今當入涅槃‚
汝應愍我等‚
唯願速請佛

오래도록 이 세상에 머무르시며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하시고
그 위에 다시없는 감로 법문을
연설하여 주십사고 권청해 주오.
038_0736_a_03L久住於世閒‚
利益無量衆‚
演說智所讚‚
無上甘露法

그대 만일 부처님께 청하지 않으면
우리 목숨 보전할 길 가이없거니
그래서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간절히 청하는 것 보여 주게나.
038_0736_a_04L汝若不請佛‚
我命將不全‚
是故應見爲‚
稽請調御師

그때 순타는 기뻐 뛰는 것이, 마치 어떤 사람의 죽었던 부모가 다시 살아나듯이, 순타도 이와 같이 즐거워하며 다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게송을 읊었다.
038_0736_a_06L爾時純陁歡喜踊躍譬如有人父母卒喪忽然還活‚純陁歡喜亦復如是復起禮佛而說偈言

좋을시고, 이내 몸 이익을 얻어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났거니
탐욕과 성내는 것 모두 버리고
세 가지 나쁜 길을 아주 떠났네.
038_0736_a_09L快哉獲己利‚
善得於人身‚
蠲除貪恚等‚
永離三惡道

좋을시고, 이내 몸 이익을 얻어
금덩어리 보배를 이미 얻었고
조어장부 부처님 만났었거니
축생에 떨어질까 두렵지 않네.
038_0736_a_11L快哉獲己利‚
遇得金寶聚‚
値遇調御師‚
不懼墮畜生

부처님은 우담바라꽃과 같구나.
만나도 신심 내기 어렵다지만
만나자 선근조차 심었으므로
아귀의 쓰린 고통 길이 없으리.
038_0736_a_12L佛如優曇花‚
値遇生信難
遇已種善根‚
永滅餓鬼苦

아수라 종류까지 줄였다네.
부처님 나시는 일 겨자씨 던져
바늘 끝 마침보다 더 어려운데
나는 이미 보시로 생사 건넜네.
038_0736_a_13L亦復能損減‚
阿修羅種類
芥子投鍼鋒‚
佛出難於是
我以具足檀‚
度人天生死

부처님 세상 법에 물들지 않아
연꽃에는 물방울도 묻지 않듯이
삼계에 태어나는 종자를 끊어
나고 죽는 물결을 길이 건넜네.
038_0736_a_15L佛不染世法‚
如蓮花處水
善斷有頂種‚
永度生死流

사람으로 태어남도 어렵거니와
부처님 만나기는 더욱 어려워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눈먼 거북이
나무 구멍 만나기보다 어렵네.
038_0736_a_17L生世爲人難‚
値佛世亦難‚
猶如大海中‚
盲龜遇浮孔

내가 지금 받드옵는 이 공양으로
더 없는 좋은 과보 얻어지이다.
이 세상 온갖 번뇌 끊어 버릴 때
못 끊을 것 하나도 없어지이다.
038_0736_a_18L我今所奉食‚
願得無上報
一切煩惱結‚
摧破無堅固

내가 지금 이곳에서 이 공덕으로
천상 인간 태어나기 바라지 않고
어쩌다가 그런 몸 받는다 해도
마음 달게 여기지 아니하오리.
038_0736_a_19L我今於此處‚
不求天人身
設使得之者‚
心亦不甘樂

여래께서 나의 공양 받으시오니
기쁘고 황송하기 한량없어라.
마치 보기 흉한 이란(伊蘭)꽃에서
아름다운 전단 향기 풍김 같으니
038_0736_a_21L如來受我供‚
歡喜無有量‚
猶如伊蘭花‚
出於栴檀香

이내 몸 더럽기가 이란꽃 같지만
부처님께서 나의 공양 받아 주시니
전단 향기 풍기는 것 같아서
즐겁고 황송한 맘 비길 데 없어.
038_0736_a_22L我身如伊蘭‚
如來受我供‚
如出栴檀香‚
是故我歡喜
038_0736_b_01L
내가 지금 훌륭한 과보를 받아
가장 좋고 묘한 곳에 태어나면
제석천왕 범천왕 모든 하늘이
모두 다 내게 와서 공양하오리.
038_0736_a_23L我今得現報‚
最勝上妙處‚
釋梵諸天等‚
悉來供養我

오늘날 모든 세간 많은 중생이
모두들 큰 걱정을 느끼는 것은
삼계의 길잡이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함을 아는 까닭.
038_0736_b_02L一切諸世閒‚
悉生大苦惱‚
以知佛世尊‚
今欲入涅槃‚

한꺼번에 소리 높여 외치는 말씀
이 세간에 지도할 이 안 계시오니
원컨대 중생들을 버리지 말고
외아들 보듯이 하시옵소서.
038_0736_b_03L高聲唱是言
世閒無調御‚
不應捨衆生‚
應視如一子

부처님 대중 속에 항상 계시어
더없는 좋은 법문 연설하소서.
마치 저 보배덩이 높은 수미산
바다 위에 우뚝하심 같으옵소서.
038_0736_b_04L如來在僧中‚
演說無上法‚
如須彌寶山‚
安處于大海

부처님 좋은 방편 크신 지혜로
우리의 어둔 무명 끊어 주시니
떠오르는 아침 햇빛 구름을 뚫고
찬란하게 온 세계 비치시는 듯.
038_0736_b_06L佛智能善斷‚
我等無明闇‚
猶如虛空中‚
雲起得淸涼

부처님 좋은 방편 크신 힘으로
우리의 모든 번뇌 없애 주시니
허공에서 한 조각 구름 일어나
온 세상을 서늘케 하여 주는 듯.
038_0736_b_07L如來能善除‚
一切諸煩惱‚
猶如日出時‚
除雲光普照

이 세상 크고 작은 많은 중생들
우러러 사모하며 비통하옴은
끝없이 나고 죽는 고통의 바다
거친 물결에서 헤매는 까닭.
038_0736_b_08L是諸衆生等‚
戀慕增悲慟‚
悉皆爲生死‚
苦水之所漂

그러므로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중생의 믿는 마음 길러 주시며
나고 죽는 그 고통 끊기 위하시어
오래오래 세상에 머무옵소서.
038_0736_b_10L以是故世尊‚
應長衆生信‚
爲斷生死苦‚
久住於世閒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네가 말한 것처럼 부처님이 세상에 나는 것은 우담바라꽃과 같고, 부처님 세상에 함께 나서 신심을 내기는 더욱 어렵고, 열반에 들려 할 때에 마지막 공양을 받들어 보시바라밀을 구족하기는 그보다도 더 한층 어려운 일이니라. 그대 순타여, 이제 너무 근심하지 말고 스스로 기뻐하며 다행하게 생각할지어다. 마지막 공양을 여래에게 받들어 보시바라밀을 구족하게 성취하였으니, 부처님께 세상에 오래 머물도록 청하지 말지어다. 너도 보거니와 부처님들의 모든 경계는 모두 무상한 것이고, 여러 가지 변천하는 성품과 모양도 그러한 것이니라.”
순타에게 게송을 말씀하셨다.
038_0736_b_11L佛告純陁如是如是如汝所說‚佛出世難如優曇花値佛生信亦復甚難佛臨涅槃最後施食能具足檀倍復甚汝今純陁莫大愁苦應當歡喜自慶幸得値最後供養如來成就具足檀波羅蜜‚不應請佛久住於世今當觀諸佛境界悉皆無常諸行性相亦復如是卽爲純陁而說偈言

이 세상에 난 것이란 죽고야 말고
목숨이 길다 해도 끝이 있나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여지고
모인 것은 마침내 헤어진다네.
038_0736_b_19L一切諸世閒‚
生者皆歸死‚
壽命雖無量‚
要必有終盡
夫盛必有衰‚
合會有別離‚

젊었던 나이라도 오래 못가고
건강에는 병고가 침노하나니
이 목숨은 죽음이 빼앗아 가서
항상 있는 법이라곤 하나도 없네.
038_0736_b_21L壯年不久停‚
盛色病所侵
命爲死所吞‚
無有法常住

나라의 임금들은 멋대로 하고
서슬 푸른 세력이 짝이 없지만
온갖 것 무상하여 옮아가나니
알뜰한 이 목숨도 그러하니라.
038_0736_b_23L諸王得自在‚
勢力無等雙
一切皆遷滅‚
壽命亦如是‚
038_0736_c_01L
돌아가는 고통 바퀴 끝날 새 없고
나고 죽고 헤매는 일 쉬지 아니해
욕계ㆍ색계ㆍ무색계 덧없는 세상
모든 것이 하나도 즐겁지 않네.
038_0736_c_01L衆苦輪無際‚
流轉無休息
三界皆無常‚
諸有悉非樂‚

도(道)라는 것 애초에 성품과 모양
온갖 것이 모두 다 공한 것이니
견고하지 못한 법 바뀌고 흘러
근심과 걱정이 항상 있는 것.
038_0736_c_02L有道本性相‚
一切皆空無
可壞法流轉‚
常有憂患等‚

두려울새 모든 허물 늙고 병들고
시달리고 죽고 하는 여러 가지 일
이런 것이 뒤를 이어 가이없어서
부서지기 잘하고 원수가 침노.
038_0736_c_04L恐怖諸過惡‚
老病死衰惱
是諸無有邊‚
易壞怨所侵‚

시끄러운 번뇌에 얽혀지는 일
누에가 고치 속에 들어 있듯이
누구나 지혜 있는 사람으로야
이것이 즐겁다고 애착하리요.
038_0736_c_05L煩惱所纏裹‚
猶如蠶處繭
何有智慧者‚
而當樂是處

이 몸은 온갖 고통 모여서 된 것
하나하나 모든 것 더러울 따름
눌리고 얽매이고 헌데 투성이
근본부터 보잘것없는 일이니라.
038_0736_c_06L此身苦所集‚
一切皆不淨
扼縛癰瘡等‚
根本無義利‚

인간에나 천상에 태어나는 몸
누구나 한결같이 다 그리하여
온갖 탐욕 모두가 무상하거니
그러기에 이내 몸 애착 않노라.
038_0736_c_08L上至諸天身‚
皆亦復如是
諸欲皆無常‚
故我不貪著‚

모든 욕심 여의고 삼매를 닦아
진실한 바른 법을 증득하였고
마침내 모든 생사 끊어 버린 이
오늘날 큰 열반에 들려 하노라.
038_0736_c_09L離欲善思惟‚
而證眞實法
究竟斷有者‚
今日當涅槃‚

생사 없는 저 언덕 나는 건너가
이 세상 온갖 고통 뛰어났으니
그러므로 오늘날 항상 즐거운
위없이 묘한 낙을 받을 뿐이네.
038_0736_c_10L我度有彼岸‚
出過一切苦
是故於今者‚
唯受上妙樂

그때 순타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오이다. 그러하오이다. 참으로 부처님 말씀과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지혜는 보잘것없어 마치 모기나 등에와 같으니 어찌 부처님께서 열반하시는 깊고 묘한 이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여러 큰 코끼리[龍象]인 보살마하살과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린 문수사리법왕자와 같습니다. 비유하면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지 못하였더라도 스님들 중에 참여하는 것처럼, 저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과 보살들의 신통력으로써 이런 큰 보살 축에 들어 있나이다. 그래서 저는 지금 부처님께서 오래도록 세상에 계시고 열반에 들지 마옵소서 하는 것이오니, 마치 굶주린 사람이 변할 것도 토할 것도 없는 듯이,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도 그와 같이 항상 세상에 계시어서 열반에 들지 마옵소서.”
038_0736_c_12L爾時純陁白佛言世尊如是如是如聖教我今所有智慧微淺猶如蚊何能思議如來涅槃深奧之義我今已與諸大龍象菩薩摩訶薩斷諸結漏文殊師利法王子等世尊譬如幼年初得出家雖未具戒卽墮僧數我亦如是‚以佛菩薩神通力故得在如是大菩薩數是故我今欲令如來久住於世不入涅槃譬如飢人‚終無變吐唯願世尊亦復如是‚常住於世不入涅槃
038_0737_a_01L그때 문수사리법왕자가 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그런 일로써 부처님으로 하여금 세상에 항상 계시고 열반에 들지 말기를 마치 굶주린 사람이 변하지도 토하지도 않는 것같이 하시라고 말하지 말고, 마땅히 모든 행법의 성품과 모양을 관찰하며, 이렇게 관찰하고 수행하여 공한 삼매를 갖출 것이니, 바른 법을 구하려거든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038_0736_c_23L爾時文殊師利法王子告純陁言汝今不應發如是言‚欲使如來常住於世不般涅槃如彼飢人無有變汝今當觀諸行性相‚如是觀行‚具空三昧欲求正法應如是學
순타는 이렇게 물었다.
“문수사리여, 여래께서는 천상ㆍ인간에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시니 이러한 여래가 어찌 행법이겠습니까. 행법이란 것은 났다 없어졌다 하는 법이니, 마치 물거품이 금방 생겼다 금방 꺼지며, 굴러가고 굴러오기를 수레바퀴와 같이 하는 것이니 모든 행법은 이런 것이 아닙니까. 내가 듣기에는 하늘들의 수명이 매우 길다는데, 하늘 중에 하늘이신 세존의 수명이 이렇게 짧아서 백년도 차지 못하겠습니까. 한 고을의 주인이 되어도 그 세력이 자재하고, 그 자재한 세력으로 다른 사람을 다스리다가, 그의 복이 다하여 빈천하여지면, 다른 이의 경멸을 사고 남의 다스림을 받는다 하니, 그것은 세력을 잃은 탓입니다. 부처님도 그러하여 모든 행법과 같을진댄 행법과 같은 이를 어떻게 하늘 중의 하늘이라 하오리까. 행법은 나고 죽는 법인 탓이오니,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하지 마십시오.
038_0737_a_05L純陁問文殊師利夫如來者‚天上人中最尊最勝‚如是如來豈是行耶若是行者‚爲生滅法譬如水泡‚速起速滅來流轉猶如車輪一切諸行亦復如我聞諸天壽命極長云何世尊是天中天壽命更促不滿百年如聚落主‚勢得自在以自在力能制他人‚是人福盡其後貧賤‚人所輕蔑爲他策使所以者何失勢力故世尊亦爾於諸行‚同諸行者則不得稱爲天中何以故諸行卽是生死法故是故文殊勿觀如來同於諸行
038_0737_b_01L또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는 것은 알고 하는 말입니까, 모르고 하는 말입니까? 만일 여래가 행법과 같다면 이 삼계 가운데서 하늘 중의 하늘로 자재하신 법왕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마치 어떤 임금에게 큰 역사가 있어 힘이 천 사람을 대적할 수 있다면, 그를 당할 사람이 다시 없으므로 천 명을 대적하는 역사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역사는 임금이 사랑하고 벼슬을 높이어 녹과 상품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천 명을 대적하는 역사란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반드시 천 명을 대적할 힘이 없더라도 그의 여러 가지 기술이 천 사람을 이길 수 있으므로 천 명을 대적한다 하나이다. 세존도 그와 같아서 번뇌의 마군, 5음의 마군, 하늘 마군, 죽음의 마군을 항복받으므로 여래를 삼계의 가장 높은 이라 일컫나니, 저 역사가 천 명을 당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가지가지 한량없는 진실한 공덕을 구족히 성취하였으므로 여래ㆍ응공ㆍ정변지라 합니다.
038_0737_a_17L復次文殊爲知而說不知而說而言如來同於諸行設使如來同諸行者則不得言於三界中爲天中天自在法王譬如人王有大力士其力當千‚更無有能降伏之者故稱此士一人當千如是力士‚王所愛念偏賜爵祿‚封賞自然所以得稱當千人者‚是人未必力敵於千但以種種伎藝所能‚能勝千故故稱當千如來亦爾降煩惱魔陰魔天魔死魔是故如來名三界尊如彼力士‚一人當千以是因緣成就‚具足種種無量眞實功德故稱如來正遍知
문수사리여, 당신은 억지 생각으로써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분별하지 말지니, 마치 큰 부자 어른이 아들을 낳았을 적에 관상쟁이가 상을 보고 단명하리라 하면, 부모가 듣고는 가문을 계승하지 못할 줄 알고 더는 귀여워하지 않고 초개같이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단명한 사람은 사문ㆍ바라문 등 남녀 노소의 공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온데 만일 여래가 행법과 같다면 어떻게 천상 인간 모든 중생의 공경을 받겠습니까. 여래의 말씀하신 변치 않고 달라지지 않는 진실한 법문도 받을 이가 없을 것이오니, 문수사리여,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038_0737_b_07L文殊師利汝今不應憶想分別以如來法同於諸行譬如巨富長者生子相師占之有短壽相‚父母聞已知其不任紹繼家嗣不復愛視之如草夫短壽者不爲沙門羅門等男女大小之所敬念若使如來同諸行者亦復不爲一切世閒人衆生之所奉敬如來所說不變不異眞實之法亦無受者是故文殊應說言如來同於一切諸行
038_0737_c_01L또 문수사리여, 비유컨대 어떤 가난한 여인이 집도 없고 구원할 이도 없는데, 병까지 걸리고 기갈에 못 견디어 거지로 다니다가, 어느 객점에서 아기를 해산했으나 객점 주인에게 쫓겨나서, 아기를 안고 다른 데로 떠나가다가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옷이 젖고 떨리는 고통이 막심한 가운데, 모기ㆍ등에ㆍ벌 따위에게 뜯기웠습니다. 항하를 지나게 되자 아기를 안고 건너는데 그 물흐름이 세찼으나 아기를 놓지 않아 모자가 함께 물에 빠져 죽어 이 여인이 아기를 사랑한 공덕으로 죽어서 범천에 태어남과 같습니다.
038_0737_b_16L復次文殊譬如貧女‚無有居家救護之者加復病苦飢渴所逼遊行乞丐‚止他客舍寄生一子是客舍主驅逐令去‚攜抱是兒欲至他國於其中路遇惡風雨‚寒苦竝至多爲蚊蝱蜂螫毒虫之所唼食經由恒河‚抱兒而渡其水漂疾而不放捨於是母子遂共俱沒如是女人慈念功德命終之後生於梵天
문수사리여, 만일 어떤 선남자가 바른 법을 보호하려거든 여래가 행법과 같다고도 같지 않다고도 말하지 말고, 다만 스스로 책망하기를 ‘내가 어리석어 지혜의 눈이 없으니 여래의 바른 법을 헤아릴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를 가리켜 함이 있다 함이 없다고도 말하지 말지니, 만일 바른 소견을 가진 어떤 이면 여래는 결정코 함이 없는 법이라 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중생들에게 선한 법을 내게 하며,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오니 저 가난한 여인이 항하를 건너다가 아기를 사랑하여 생명을 버림과 같은 까닭입니다.
038_0737_c_02L文殊師利若有善男子欲護正法勿說如來同於諸不同諸行‚唯當自責我今愚癡‚未有慧眼如來正法不可思議‚是故不應宣說如來定是有爲定是無爲正見者應說如來定是無爲何以故能爲衆生生善法故‚生憐愍故‚如彼貧女在於恒河爲愛念子而捨身命
선남자여, 법을 보호하는 보살도 그와 같아서 생명을 버릴지언정, 여래가 함이 있는 법[有爲法]과 같다고 말하지 말고,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할 것이니, 여래가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 마치 저 여인이 범천에 태어남과 같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하건대 법을 두호한 까닭입니다. 어떻게 법을 두호하였는가. 여래가 함이 없는 법과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선남자여, 이런 사람은 해탈을 구하지 아니하여도 해탈을 저절로 이룰 것이니, 저 여인이 범천에 나기를 구하지 않았지만 범천에 나게 된 것과 같습니다.
038_0737_c_09L善男子護法菩薩亦應如是‚寧捨身不說如來同於有爲‚當言如來同於無爲以說如來同無爲故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如彼女人得生梵何以故以護法故云何護法所謂說言如來同於無爲善男子如是之人雖不求解脫解脫自至‚如彼貧女不求梵天梵天自應
038_0738_a_01L문수사리여, 어떤 사람이 먼길을 가다가 도중에 피곤하여 남의 집에 들어 잠이 들었을 적에, 그 집에 불이 일어나므로 깜짝 놀라 깨어보니 뛰어 나갈 기운도 없고 죽을 것이 틀림없으나 부끄러운 생각을 머금고 옷으로 알몸을 둘렀더니, 목숨을 마치고는 도리천에 태어나고, 그 뒤부터 여든 번이나 대범천왕이 되었으며, 백천 대가 되도록 인간에 태어나서 전륜왕이 되었고, 이 사람이 다시는 나쁜 갈래에 나지 아니하고 항상 안락한 곳에 난 것과 같습니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인연으로 부끄러움이 있는 선남자는 부처님이 행법과 같다고 보지 말아야 합니다.
038_0737_c_17L文殊師利如人遠行中路疲極寄止他舍臥寐之中‚其室忽然大火卒起‚卽時驚寤尋自思惟我於今者定死不疑具慚愧故‚以衣纏身卽便命終生忉利天從是已後‚滿八十返作大梵王‚滿百千世生於人中爲轉輪王是人不復生三惡趣展轉常生安樂之處以是緣故文殊師利若善男子有慚愧者不應觀佛同於諸行
문수사리여, 외도들의 나쁜 소견으로는 여래가 함이 있는 법과 같다고 하려니와, 계행을 가지는 비구로는 부처님께 대하여 함이 있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면 이것은 허망한 말이니, 이런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기를 제집에 들어가듯 할 것입니다.
문수사리여, 여래는 진실로 함이 없는 법이오니 다시는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나고 죽는 속에서 무지한 생각을 버리고 바른 지혜를 구하여 여래가 함이 없는 법인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니, 이렇게 여래를 관찰하면 32상을 구족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리이다.”
038_0738_a_03L文殊師利外道邪見可說如來同於有爲‚持戒比丘不應如是於如來所生有爲想若言如來是有爲者卽是妄語‚當知是人死入地獄如人自處於己舍宅文殊師利如來眞實是無爲法‚不應復言是有爲也汝從今日於生死中應捨無知求於正智‚當知如來卽是無爲若能如是觀如來者具足當得三十二相疾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그때 문수사리법왕자는 순타의 말에 감탄하여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장수할 인연을 짓고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하지 않는 법이며 함이 없는 법임을 자세하게 알았으며, 이제 또 이와 같이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웠으니, 마치 불에 타서 죽을 사람이 부끄러운 생각으로 옷으로 몸을 덮어 가리우고, 그 공덕으로 도리천에 나서 범천왕이 되고 또 전륜왕이 되며,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쾌락을 받듯이, 그대도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운 인연으로 오는 세상에서 32상과 80종호를 얻을 것이고, 보살ㆍ2승으로는 따를 수 없는 18불공법(不共法)을 구족할 것이며, 한량없는 수명으로 생사에 들어가지 않고, 항상 안락을 받다가 오래잖아 응공ㆍ정변지를 이루리라.
038_0738_a_12L爾時文殊師利法王子讚純陁言善哉善哉善男子汝今已作長壽因緣知如來是常住法不變異法無爲之汝今如是善覆如來有爲之相被火人爲慚愧故以衣覆身‚以是善心生忉利天復爲梵王轉輪聖王至惡趣常受安樂汝亦如是善覆如來有爲相故於未來世必定當得三十二八十種好具足十八不共之法無量壽命不在生死常受安樂不久得成正遍知
038_0738_b_01L부처님께서 이 다음에 널리 연설하거니와, 나와 그대는 함께 여래의 함이 있는 모양을 덮어 가리울 것이며, 함이 있고 함이 없는 이야기는 아직 그냥 두고, 그대는 이때에 빨리 공양을 올려라. 이렇게 보시함이 모든 보시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만일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가 먼길을 가다가 피곤하여서 요구하는 물건이 있거든, 때를 놓치지 말고 깨끗하게 베풀어 줄지니, 이렇게 빨리 보시하는 것은 보시바라밀의 근본 종자를 구족하는 것이니라. 순타여, 마지막 공양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올리려거든, 많거나 적거나 만족하거나 만족치 못하거나 간에 시기를 놓치지 말고 빨리 베풀 것이니, 부처님께서는 지금 곧 열반에 드실 것이다.”
038_0738_a_23L純陁如來次後自當廣說‚我之與汝俱亦當覆如來有爲‚有爲無爲且共置之‚汝可隨時速施飯食‚如是施者諸施中最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遠行疲極‚所須之物應當淸淨隨時給與‚如是速施卽是具足檀波羅蜜根本種子純陁若有最後施佛及僧若多若少若足不足宜速及時‚如來正爾當般涅槃
순타는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여, 당신은 어찌하여 이 음식을 탐내어서 많거나 적거나 만족하거나 만족치 못하거나 간에 빨리 보시하라 합니까? 옛날 부처님께서 6년 동안 고행하시면서도 스스로 견디었거늘, 하물며 오늘날 잠깐 동안이오리까. 문수사리여, 당신은 바로 깨달으신 여래께서 참으로 이 음식을 받으시리라 생각합니까? 나의 생각으로는 여래의 몸은 곧 법신인지라, 음식을 먹는 몸이 아닌 줄 압니다.”
038_0738_b_08L純陁答言文殊師利汝今何故貪爲此食而言多少足與不足令我時施文殊師利如來昔日苦行六年尚自支持況於今日須臾閒耶文殊師利汝今實謂如來正覺受斯食耶然我定知如來身者卽是法身非爲食身
그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순타의 말과 같으니라. 순타는 이미 미묘한 큰 지혜를 이루었으며 깊고 깊은 대승 경전에 잘 들어갔느니라.”
038_0738_b_14L爾時佛告文殊師利如是如是如純陁言善哉純陁汝已成就微妙大智善入甚深大乘經典
문수사리는 순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여래께서는 함이 없는 법이며 여래의 몸이 장수한다고 하니, 그러한 지견을 부처님께서 좋아하시느니라.”
038_0738_b_17L文殊師利語純陁言汝謂如來是無爲者如來之身卽是長壽‚若作是知‚佛所悅可
“여래께서는 나만 좋아하실 뿐 아니라 모든 중생들까지 좋아하십니다.”
038_0738_b_19L純陁答言如來非獨悅可於我亦復悅可一切衆生
“여래께서는 그대와 우리 모든 중생들을 두루 좋아하시느니라.”
038_0738_b_21L文殊師利言如來於汝及以我一切衆生皆悉悅可
038_0738_c_01L“당신은 여래께서 좋아하신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좋아하는 것은 뒤바뀐 생각이니, 뒤바뀐 생각이 있으면 그것은 나고 죽는 것이요, 나고 죽음이 있으면 곧 함이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문수사리여,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여래가 함이 있는 법이라 말하면 나와 당신이 모두 뒤바뀜을 행함이 됩니다.
038_0738_b_22L純陁答言不應言如來悅可夫悅可者‚則是倒若有倒想‚則是生死有生死者‚卽有爲法是故文殊勿謂如來是有爲若言如來是有爲者我與仁者俱行顚倒
문수사리여, 여래는 사랑하여 염려함은 없나니, 사랑하여 염려한다 함은 저 어미 소가 새끼를 사랑하여 염려하므로 비록 돌아다니면서 꼴과 물을 찾다가도 넉넉하건 못하건 간에 홀연히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들은 이런 생각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중생을 라후라와 같이 평등하게 생각하시나니, 이렇게 생각하심은 곧 부처님들의 지혜의 경계입니다.
038_0738_c_04L文殊師利如來無有愛念之夫愛念者如彼乳牛愛念其子復飢渴‚行求水草若足不足‚忽然還諸佛世尊無有是念等視一切如羅睺羅如是念者卽是諸佛智慧境
문수사리여, 마치 임금이 사마(駟馬) 메운 수레로 달릴 때에 나귀 수레로 따를 수 없는 것같이 나와 당신께서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비밀하고 깊은 이치를 다할 수 없습니다.
038_0738_c_09L文殊師利譬如國王調御駕駟馳驢乘令及之者無有是處我與仁者亦復如是‚欲盡如來微密深奧無是處
문수사리여, 마치 금시조(金翅鳥)가 한량없이 높은 허공으로 날아다니면서 바다를 내려다보아도 물 속에 있는 고기ㆍ자라ㆍ거북ㆍ용 따위를 분명히 보며, 자기의 그림자 비친 것은 거울을 들고 얼굴을 보듯 하지만, 지혜가 없는 범부들은 그 이치를 헤아릴 수 없는 것 같아 나와 당신께서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지혜를 헤아리지 못하나이다.”
038_0738_c_12L文殊師利如金翅鳥飛昇虛空無量由旬下觀大海‚悉見水性魚黿龍之屬及見己影如於明鏡見諸色像凡夫少智‚不能籌量如是所見我與仁者亦復如是不能籌量如來智慧
“그렇다.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나도 이 일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대에게 보살의 경계를 시험하려 한 것이니라.”
038_0738_c_17L文殊師利語純陁言如是如汝所說我於此事非爲不直欲試汝諸菩薩事
038_0739_a_01L그때 세존께서 입으로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이 찬란하게 문수의 몸을 비치었다. 문수사리는 이 광명을 받고는 그 이유를 알고서 이윽고 순타에게 말하였다.
“순타여, 부처님께서 지금 이 상서로운 일을 나타내심은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시려는 것이다. 그대가 마련한 마지막 공양을 이때에 부처님과 대중에게 베풀지어다. 순타여, 부처님께서 이런 광명을 놓으심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니라.”
순타는 이 말을 듣고 슬픔을 참으며 잠자코 있었다.
038_0738_c_19L爾時世尊從其面門出種種光其光明曜‚照文殊身文殊師利遇斯光已卽知是事尋告純陁如來今者現是瑞相不久必當入於涅槃‚汝先所設最後供養宜時奉獻佛及大衆純陁當知如來放是種種光明非無因緣純陁聞已悲塞默然
부처님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순타여, 네가 여래와 대중에게 보시하려는 공양은 지금이 바로 그때니라. 나는 이제 열반에 들겠노라.”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도 이와 같이 하였다.
038_0739_a_03L佛告純陁汝所奉施佛及大衆今正是時如來正爾當般涅槃‚第二第三亦復如是
그때 순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소리를 높여 통곡하면서 흐느껴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한꺼번에 몸을 던져 땅에 엎드려 같은 목소리로 부처님께 열반에 들지 마시기를 권청합시다.”
038_0739_a_05L爾時純陁聞佛語已擧聲啼哭悲咽而言苦哉苦哉世閒虛空復白大衆我等今者一切當共五體投地同聲勸佛莫般涅槃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순타에게 말씀하였다.
“너무 울어서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고, 이 몸이 파초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고 물거품ㆍ요술ㆍ건달바성ㆍ굽지 않은 기와ㆍ번갯불 같으며, 물에 그림 그리기, 사형에 임한 죄수, 익은 과일, 고깃덩이, 다 짜고 남은 베틀, 방앗공이의 오르내림과 같은 줄로 관찰하라. 모든 행법은 독약 섞인 음식과 같으며, 함이 있는 법은 걱정이 많은 것을 관찰하라.”
038_0739_a_09L爾時世尊復告純陁莫大啼哭‚自亂其心當觀是身猶如芭蕉時之炎水泡幻化乾闥婆城坏器亦如畫水臨死之囚熟果段肉織經盡如碓上下當觀諸行猶雜毒食‚有爲之法多諸過患
이에 순타는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여래께서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않으려 하시니, 제가 어떻게 울지 않겠나이까. 안타깝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세간이 텅 비려 하오니,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과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오래오래 세상에 머무르시고 열반에 들지 마십시오.”
038_0739_a_14L於是純陁復白佛言如來不欲久住於世我當云何而不啼泣苦哉苦哉世閒虛空願世尊憐愍我等及諸衆生久住於勿般涅槃
“순타여, 너는 그와 같이 ‘우리를 불쌍히 여겨서 이 세상에 오래 머물라’는 말을 하지 말지어다. 나는 너와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오늘 열반에 들려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들이 으레 그렇고, 함이 있는 법도 그러하니라. 그러므로 부처님들은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느니라.
038_0739_a_18L佛告純陁汝今不應發如是言哀愍我故‚久住於世我以哀愍汝及一切‚是故今日欲入涅槃以故諸佛法爾有爲亦然是故諸佛而說是偈

함이 있는 법이란
그 성품이 무상하여
나고서는 머물잖아
없어짐이 낙이니라.
038_0739_a_22L有爲之法‚
其性無常‚
生已不住‚
寂滅爲樂
038_0739_b_01L
순타여, 너는 지금 이렇게 관찰할지어다. 온갖 행법은 잡란하고, 모든 법은 나라고 할 것이 없고 무상하고 머물지 않으며, 이 몸에는 한량없는 걱정이 있어서 마치 물거품 같으니라. 그러니까 너는 울지 말지어다.”
038_0739_a_24L純陁汝今當觀一切行雜諸法無我無常不住‚此身多有無量過患猶如水泡‚是故汝今不應啼泣
그때 순타는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하오이다. 그러하오이다. 참으로 부처님 말씀과 같습니다. 여래께서 방편으로 열반에 드심을 보이는 줄 아나이다. 저는 근심을 품지 아니할 수 없사오나, 한편 스스로 생각하면 다시 기쁨을 내게 되나이다.”
038_0739_b_02L爾時純陁復白佛言如是如是誠如尊教雖知如來方便示現入於涅槃而我不能不懷憂惱‚覆自思惟復生慶悅
부처님께서는 순타를 칭찬하시었다.
“순타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가 중생들과 같음을 보이기 위하여 방편으로 열반하는 줄을 네가 아는구나. 순타여, 너는 지금 들을지어다. 사라사(娑羅娑)새가 봄철이 되면 저 아누달(阿耨達) 못에 모이듯이 부처님들도 그와 같이 모두 이곳에 이르느니라. 순타여, 너는 지금 부처님이 장수하거나 단명한다고 생각하지 말지어다. 모든 법이 모두 곡두[幻] 모양과 같은 것인데, 여래는 그 속에 있으면서도 방편의 힘으로 물들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들은 으레 그렇기 때문이니라. 순타여, 내가 이제 너의 받드는 공양을 받으려 함은 너로 하여금 나고 죽는 모든 무리들을 건지어 해탈하도록 하려 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인간이나 천상 사람이 마지막으로 나에게 공양하는 이는 모두 변동 없는 과보를 얻어 항상 안락을 받으리니, 그 까닭은 내가 중생들의 좋은 복전인 연고니라. 네가 만일 중생들의 복전이 되려거든 빨리 공양을 마련하고 오래 지체하지 말지어다.”
038_0739_b_05L佛讚純陁善哉善哉能知如來示同衆生方便涅槃純陁汝今當聽如娑羅娑春陽之月皆共集彼阿耨達池佛亦爾皆至是處純陁汝今不應思惟諸佛長壽短壽‚一切諸法皆如幻如來在中以方便力無所染著以故諸佛法爾純陁我今受汝所獻供養爲欲令汝度脫生死諸有漏故若諸人天於此最後供養我者悉皆當得不動果報常受安樂何以故是衆生良福田故‚汝若復欲爲諸衆生作福田者速辦所施不宜久停
그때 순타는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기 위하여 머리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일 복전이 되는 것을 감당하게 될 때라면 여래의 열반하심과 열반하지 않으심을 분명히 알 수 있겠사오나, 우리들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의 지혜는 마치 모기나 하루살이 같으니, 진실로 여래의 열반하심과 열반하지 않으심을 헤아릴 수 없나이다.”
038_0739_b_17L純陁爲諸衆生得度脫故低頭飮淚‚而白佛言善哉世尊我若堪任爲福田時則能了知如來涅槃及非涅我等今者及諸聲聞緣覺智慧如蚊蚋‚實不能量如來涅槃及非涅槃
038_0739_c_01L그때 순타와 그의 권속들은 수심에 잠겨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을 에워 돌면서, 향을 태우고 꽃을 흩어 마음껏 공경하여 받들다가 이윽고 문수사리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 공양거리를 마련하였다.
038_0739_b_22L爾時純陁及其眷屬愁憂啼泣圍遶如來燒香散花盡心敬奉尋與文殊從座而去供辦食具

3. 슬픈 탄식[哀歎品]
038_0739_c_02L大般涅槃經哀歎品第三

순타가 물러간 지 오래지 않아 이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범천에까지 그러하였다. 땅이 진동하는 데 두 가지가 있으니, 지동(地動)과 대지동(大地動)이다. 조금 동하는 것을 지동이라 하고, 크게 동하는 것을 대지동이라 하며, 조금 소리 나는 것을 지동, 크게 소리 나는 것을 대지동이라 하며, 땅만 동하는 것은 지동, 산과 바다와 숲들이 모두 동하는 것은 대지동이라 하며, 한쪽으로만 동하기만 하는 것은 지동, 두루 도는 것을 대지동이라 하며, 진동만 하는 것은 지동, 진동할 적에 중생의 마음까지 동하는 것을 대지동이라 한다. 보살이 처음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올 때는 대지동이라 하고, 처음 나서 출가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법수레를 운전하고 열반에 드는 것도 대지동이라 하나니, 오늘 여래께서 열반에 들려 하시기 때문에 이 땅이 그같이 크게 진동하는 것이었다.
038_0739_c_03L純陁去已未久之頃是時此地六種震動乃至梵世亦復如是地動有二‚或有地動或大地動小動者‚名爲地動大動者名大地動有小聲者‚名曰地動有大聲者名大地獨地動者‚名曰地動山林河海一切動者名大地動一向動者曰地動周迴旋轉名大地動動名地動‚動時能令衆生心動名大地動菩薩初從兜率天下閻浮提時名大地動從初生出家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轉於法輪及般涅槃名大地今日如來將入涅槃‚是故此地如是大動
이때에 하늘과 용과 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사람과 사람 아닌 이들이 이 소리를 듣고 털이 곤두서고 같은 소리로 슬피 울면서 게송을 읊었다.
038_0739_c_17L時諸天乾闥婆阿修羅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及非人聞是語已身毛皆豎同聲哀泣而說偈言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저희들이 오늘날 간청하오니
인간의 신선님을 멀리 여의면
영원히 구호할 이 없겠나이다.
038_0739_c_19L稽首調御師‚
我等今勸請‚
遠離於人仙‚
永無有救護

부처님의 열반하심 이제 뵈오면
저희들은 고통 바다 빠져 헤매며
슬프고 연모하며 수심에 잠겨
어미 잃은 송아지가 되오리이다.
038_0739_c_21L今見佛涅槃‚
我等沒苦海‚
悲戀懷憂惱‚
如犢失其母

가난하고 곤궁하고 돌볼 이 없어
오랫동안 시달리던 병난 사람이
지켜보는 의사 없어 제 마음대로
못 먹을 것 먹은 것과 같사오리다.
038_0739_c_22L貧窮無救護‚
猶如困病人‚
無醫隨自心‚
食所不應食
038_0740_a_01L
중생들의 번뇌 병도 그와 같아서
잘못된 소견들의 해를 받나니
바른 법의 의사를 멀리 여의면
나쁘고 독한 약을 먹게 되오리.
038_0739_c_23L衆生煩惱病‚
常爲諸見害‚
遠離法醫王‚
服食邪毒藥

그러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선
버리고 떠나시지 마시옵소서.
임금 없는 나라에 백성 굶듯이
저희들도 보호를 잃으리이다.
038_0740_a_02L是故佛世尊‚
不應見遺捨‚
如國無君主‚
人民皆飢饉
我等亦如是‚
失蔭及法味

부처님 열반한다는 말씀 듣고
저희들의 가슴이 답답하올 뿐
그 같은 큰 지동이 일어나오면
방향을 살필 정신 없으리이다.
038_0740_a_04L今聞佛涅槃‚
我等心迷亂‚
如彼大地動‚
迷失於諸方

세존께서 열반에 들게 되시면
지혜 해가 땅속에 꺼질 것이고
불법 물이 한꺼번에 말라 버리어
저희들은 결정코 죽게 되리라.
038_0740_a_05L大仙入涅槃‚
佛日墜於地‚
法水悉枯涸‚
我等定當死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중생들이 한없이 고통하옴은
비유컨대 장자네 어떤 아들이
부모를 잃어버림 같사오이다.
038_0740_a_06L如來般涅槃‚
衆生極苦惱‚
譬如長者子‚
新喪於父母

여래께서 열반에 한번 드시고
다시는 이 세상에 안 오신다면
우리와 천상 인간 모든 중생들
뉘라서 구원하고 보호하오리.
038_0740_a_08L如來入涅槃‚
如其不還者‚
我等及衆生‚
悉無有救護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사람은 말도 말고 축생들까지
너도 나도 수심에 가득 잠기어
괴로움이 모든 마음 태우옵나니
038_0740_a_09L如來入涅槃‚
乃至諸畜生‚
一切皆愁怖‚
苦惱燋其心

하물며 오늘날에 저희 중생들
어찌 애닯지 않사오리까.
여래께서 저희들 버리시기를
예사로 침 뱉듯이 하시옵니까.
038_0740_a_10L我等於今日‚
云何不愁惱
如來見放捨‚
猶如棄涕唾

동녘 하늘 떠오르는 아침 햇빛이
밝은 광명 한없이 찬란하여서
그 자체를 스스로 환히 비치고
온 세상의 어둠을 없애 버리듯
038_0740_a_12L譬如日初出‚
光明甚暉炎‚
旣能還自照‚
亦滅一切闇

부처님 신통 광명 그와 같아서
우리들의 괴로움을 없애 주시고
의젓하게 대중 속에 계시는 것은
수미산이 우뚝하게 솟아 있는 듯하네.
038_0740_a_13L如來神通光‚
能除我苦惱‚
處在大衆中‚
譬如須彌山

“세존이시여, 마치 임금이 여러 아들을 두었는데 용모가 단정하여 항상 사랑하면서, 먼저 기술을 가르쳐 잘 통달케 하고, 그 뒤에 내버려 천한 전다라(旃陀羅)가 되게 한 것처럼,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오늘 법왕의 아들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자와 바른 소견을 갖추었사오니, 바라옵건대 버리지 마시옵소서. 만일 버리신다면 저 버림받은 임금의 아들과 같습니다. 바라옵건대 오래 세상에 머무르시고 열반에 드시지 마옵소서.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여러 가지 논리를 배우고 도리어 그 논리에 공포를 내듯이, 부처님도 그와 같아 모든 법을 통달하고 도리어 모든 법에 공포를 내는 듯하오니, 만일 여래께서 세상에 오래 계시면서 감로 같은 법을 말씀하시어 모든 이 같은 중생들을 만족케 하시면 다시는 지옥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
038_0740_a_14L世尊譬如國王生育諸子形貌端正‚心常愛念先教伎藝悉令通利然後棄之付旃陁羅世尊我等今日爲法王子蒙佛教誨以具正見‚願莫放捨如其放捨則同王子唯願久住不入涅槃
038_0740_b_01L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할 일을 배우다가 법관에게 붙들려 옥에 갇혔을 적에 누가 묻기를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느냐 하면 ‘내가 지금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만일 이 일을 벗어나면 안락을 얻겠노라’ 하듯이, 세존도 그러하여 저희들을 위하여 괴로운 행을 닦으셨는데, 저희들이 아직도 나고 죽는 고통을 면하지 못하였거늘, 여래께서 어찌 안락하시리이까.
038_0740_a_20L世尊譬如有人善學諸論復於此論而生怖畏如來亦爾通達諸法而於諸法復生怖畏若使如來久住於世說甘露味充足一切‚如是衆生則不復畏墮於地獄世尊譬如有人初學作務爲官所收閉之囹圄有人問之汝受何事荅曰我今受大憂苦若其得脫則得安樂世尊亦爾爲我等故‚修諸苦行我等今者猶未得免生死苦惱云何如來得受安樂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의사가 약과 방문을 잘 알고서 비밀한 방문으로 그 아들에게만 가르쳐 주고, 다른 데서 온 제자들에게는 가르치지 아니하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깊고 깊은 비밀한 법장으로 문수사리만 가르치시고, 우리들은 버려 두시고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나이까. 여래께서는 법에 대하여 감추심이 없을 것이온데, 저 의사가 그 아들에게만 가르치고 밖에서 온 다른 제자에게는 가르치지 않는 것은, 낫고 못하다는 관념이 있어 널리 가르치지 못하므로 아끼는 것이오나, 여래의 마음으로서는 낫고 못하다는 것이 없으실 것이거늘, 어찌하여 이같이 가르치지 않으시나이까. 바라옵건대 오래도록 세상에 머무르시고 열반에 들지 마시옵소서.
038_0740_b_06L世尊譬如醫王善解方藥偏以秘方教授其子不教其餘外受學者如來亦爾獨以甚深秘密之藏偏教文殊遺棄我等不見顧愍如來於法應無秘悋如彼醫王偏教其子不教外來諸受學者彼醫所以不能普教情存勝負故有秘惜如來之心終無勝負何故如是不見教誨唯願久住莫般涅槃
세존이시여, 마치 늙은이ㆍ어린이ㆍ병든 이들이 평탄한 길은 버려 두고 험난한 길을 가면서 갖은 고초를 당할 적에, 어떤 다른 이가 보고 딱하게 여겨 곧 평탄한 길을 가리켜 줌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우리도 그와 같으니, 어린이란 것은 아직 법신이 자라지 못한 사람에 비유하고, 늙은이란 것은 번뇌가 많은 데 비유하고, 병든 이란 것은 생사를 해탈하지 못한 데 비유하고, 험난한 길은 생사의 과보가 있는 25유(有)에 비유한 것이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우리에게 감로의 바른 길을 지도하시며 오래도록 세상에 머무르고 열반에 들지 마시옵소서.”
038_0740_b_14L世尊譬如老少病苦之人捨遠夷塗行險道‚險道多難備受衆苦更有異人見而愍之卽便示以平坦好路我亦如是所言少者喩未增長法身之人所言老者喩重煩惱所言病譬未脫生死所言險道者喩二十五唯願如來示導我等甘露正道住於世勿入涅槃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다른 범부나 천상과 세간 사람들처럼 근심하며 울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음을 바른 생각에 매어 둘지어다.”
038_0740_b_22L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比丘莫如凡夫諸天人等愁憂啼哭‚當勤精進‚繫心正念
038_0740_c_01L그때 모든 하늘과 인간들과 아수라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울음을 그치는 것이, 마치 아들 죽은 사람이 장사를 치르고 나서는 억지로 울음을 참는 듯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대중을 위해 이런 게송을 말씀하였다.
038_0740_c_01L時諸天阿修羅等聞佛所說止不啼哭猶如有人喪其愛子殯送已訖抑止不哭爾時世尊爲諸大衆說是偈言

너희들은 마음을 활짝 풀고서
그렇게 수심하고 괴로워 말라.
부처님의 모든 법 그런 것이니
그러므로 마땅히 잠잠하여라.
038_0740_c_04L汝等當開意‚
不應大愁苦‚
諸佛法皆爾‚
是故當默然

방일하지 않는 행을 좋아하면서
마음을 잘 지키고 바로 생각해
잘못된 모든 법을 멀리 여의면
저절로 즐거움을 받게 되리라.
038_0740_c_06L樂不放逸行‚
守心正憶念‚
遠離諸非法‚
自慰受歡樂

“또 비구들이여, 만일 의혹이 있거든 이제 모두 물을지어다. 공(空)한가 공하지 않은가, 항상한가 무상한가, 고통인가 고통이 아닌가, 의지할 덴가 의지할 데 아닌가, 간 것인가 가지 않은 것인가, 늘 있는 것인가 늘 있는 것 아닌가, 아주 없는 것인가 항상 있는 것인가, 중생인가 중생 아닌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진실한가 진실하지 않은가, 참인가 참이 아닌가, 멸(滅)인가 멸이 아닌가, 비밀한가 비밀하지 않은가, 둘인가 둘이 아닌가, 이러한 가지가지 법에 대하여 의심이 있으면 지금 모두 물을지어다.
내 마땅히 묻는 대로 대답하여 줄 것이며, 또는 너희에게 먼저 감로 같은 법을 말하고 그런 뒤에 열반에 들리라.
038_0740_c_07L復次比丘若有疑惑今皆當問若空不空若常無常若苦不苦若依非依若去不去若歸非歸若恒非恒若斷若常若衆生非衆生若有若無若實不實若眞不眞若滅不滅若密不密若二不二如是等種種法中有所疑今應諮問‚我當隨順爲汝斷之‚亦當爲汝先說甘露然後乃當入於涅
모든 비구들이여, 부처님이 세상에 나기 어려운 것이고 사람 되기도 어려우며, 부처님을 만나 믿는 마음을 내기는 더욱 어렵고, 참기 어려운 일을 참기가 또 어려우며, 계행을 빠짐없이 성취하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기는 더구나 어려운 것이어서 금싸라기나 우담바라를 구하기와 같은 것이거늘 너희들 모든 비구들이 여덟 가지 어려운 것을 여의고 사람의 몸을 얻었으며, 또 너희들이 나를 만났으니 속절없이 지내가지 말아야 할지니라. 내가 지나간 옛적에 가지가지 고행을 하고서야 지금 이같이 더할 수 없는 방편을 얻은 것이다. 너희들을 위하여 한량없는 세월에 몸과 손발과 머리와 눈과 골수까지 버리었으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방일하지 말지니라.
038_0740_c_16L諸比丘佛出世難人身難得値佛生信是事亦難能忍難忍是亦復難成就禁戒具足無缺得阿羅漢果事亦難‚如求金沙優曇鉢花汝諸比丘離於八難得人身難‚汝等遇我‚不應空過我於往昔種種苦行今得如是無上方便‚爲汝等故無量劫中捨腦‚是故汝等不應放
038_0741_a_01L너희 비구들이여, 법보의 성곽을 어떻게 장엄할 것인가. 가지가지 공덕 보배를 갖추고 계행과 선정과 지혜로써 성벽과 해자를 삼을 것이니라. 너희가 지금 불법의 보배 성을 만났으니, 이 헛된 가짜 것을 가져서는 안 되리라. 마치 장사꾼이 진짜 보배의 성을 만나고도 기왓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듯이, 너희들도 그와 같이 불법 보배 성을 만나고서 헛된 가짜 것을 가지는도다.
038_0741_a_01L汝等比丘云何莊嚴正法寶城具足種種功德珍寶智慧以爲牆塹汝今遇是佛法寶城不應取此虛僞之物‚譬如商主遇眞寶城諸瓦礫而便還家汝亦如是値遇寶取虛僞物
너희 모든 비구들은 용렬한 마음으로 넉넉하다는 생각을 내지 말지어다. 너희가 지금 비록 출가는 하였지만 이 대승에는 사모하는 마음을 내지 못하였으며, 너희 모든 비구들이 몸에는 물든 가사를 입었으나 마음은 대승의 깨끗한 법에 물들지 못하였으며, 너희 모든 비구들이 비록 걸식하느라고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되 대승의 법식은 아직 구하지 못하였으며, 너희 모든 비구들이 비록 머리카락과 수염은 깎았으나 바른 법으로 번뇌의 맺힌 것을 끊지 못하였으니, 너희 모든 비구들아, 이제 참으로 너희를 가르치노라. 내가 지금 대중에 화합하여 있으매 여래의 법의 성품이 진실하고 뒤바뀌지 아니하였으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정진하여 용맹한 마음으로 모든 번뇌를 꺾어 버릴지어다. 10력을 가진 지혜의 해가 꺼져 버리면 너희들은 무명에 가리워지고 말 것이니라.
038_0741_a_06L汝諸比丘勿以下心而生知足汝等今者雖得出家此大乘不生貪慕汝諸比丘身雖得服袈裟染衣心猶未染大乘淨汝諸比丘雖行乞食‚經歷多處未曾求大乘法食汝諸比丘雖除鬚未爲正法除諸結使汝諸比丘當眞實教勅汝等‚我今現在大衆和如來法性眞實不倒‚是故汝等應當精進攝心勇猛摧諸結使十力慧日旣潛沒已汝等當爲無明所覆
모든 비구들이여, 마치 땅과 모든 산의 약초가 중생을 위하여 쓰이듯 나의 법도 그러하여 묘하고 좋은 감로의 법맛을 내어 중생들의 가지각색 번뇌병을 고치는 약이 되느니라. 내가 이제 모든 중생과 나의 제자인 사부대중으로 하여금 모두 비밀장(秘密藏) 속에 머물게 하며, 나도 역시 그 가운데 머물러서 열반에 들려 하노라.
038_0741_a_16L比丘譬如大地諸山藥草爲衆生用我法亦爾出生妙善甘露法味而爲衆生種種煩惱病之良藥我今當令一切衆生及我諸子四部之衆悉皆安住秘密藏中‚我亦復當安住是中入於涅槃
038_0741_b_01L어떤 것을 비밀장이라 하는가. 마치 이자(伊字:∴)의 세 점이 나란히 있어도 ‘이’자가 되지 못하고, 세로로 있어도 ‘이’자가 되지 못하거니와 마혜수라(摩醯首羅)의 얼굴에 있는 세 눈과 같아야 ‘이’자가 되는 것이고, 세 점이 따로 있어도 ‘이’자가 되지 못하느니라. 나도 그와 같아 해탈법도 열반이 아니고 여래의 몸도 열반이 아니고 마하반야도 열반이 아니며, 세 가지 법이 제각기 달라도 열반이 아니니, 나는 지금 이러한 세 가지 법에 있으면서 중생을 위하여 열반에 든다 하는 것도 세상의 ‘이’자와 같은 것이니라.”
038_0741_a_22L何等名爲秘密之藏猶如伊字‚三點若竝‚則不成伊縱亦不成如摩醯首羅面上三目乃得成伊‚三點若別‚亦不得成我亦如是解脫之法亦非涅槃如來之身亦非涅槃訶般若亦非涅槃‚三法各異亦非涅我今安住如是三法爲衆生故‚名入涅槃如世伊字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결정코 열반에 드실 줄을 알고는 모두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수없는 바퀴를 돌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음을 통쾌하게 말씀하시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온갖 중생의 발자취 중에 코끼리의 발자취가 가장 으뜸이듯이, 무상하다는 생각도 그러하여 여러 생각 중에 가장 제일이어서, 만일 부지런히 닦는 이가 있으면 온갖 욕계의 탐애(貪愛)와 색계ㆍ무색계의 탐애와 무명(無明)과 교만과 무상하다는 생각을 제할 수 있으리이다.
038_0741_b_06L爾時諸比丘聞佛世尊定當涅槃悉憂愁身毛爲豎涕淚交流稽首佛遶無量帀白佛言世尊快說無常無我世尊譬如一切衆生迹中象迹爲上是無常想亦復如是於諸想中最爲第一若有精勤修習之者能除一切欲界貪愛無色愛無明憍慢及無常想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만일 무상하다는 생각을 여의었사오면 지금 열반에 들지 않으실 것이옵고, 만일 여의지 못하였을진댄 어찌하여 무상하다는 생각을 닦으면 삼계의 탐애와 무명과 교만과 무상하다는 생각을 여의리라 말씀하시나이까.
038_0741_b_14L世尊如來若離無常想者今則不應入於涅槃若不離者云何說言修無常想離三界愛無明憍慢及無常想
세존이시여, 마치 농사꾼이 가을에 땅을 깊이 갈면 여러 가지 풀을 제할 수 있듯이, 무상하다는 생각도 그러하여 온갖 욕계의 탐애와 색계ㆍ무색계의 탐애와 무명과 교만과 무상하다는 생각을 제할 수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밭을 가는 데는 가을에 가는 것이 으뜸이요, 발자취 중에는 코끼리 발자취가 가장 승하고, 모든 생각 중에는 무상하다는 생각이 제일이 되나이다.
038_0741_b_17L世尊譬如農夫於秋月時深耕其地能除穢草是無常想亦復如是能除一切欲界貪愛色愛無明憍慢及無常想世尊譬如耕田‚秋耕爲上如諸迹中象迹爲勝於諸想中無常爲最
038_0741_c_01L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제왕이 목숨이 다한 줄 알고 천하에 은사(恩赦)를 내려 옥에 갇힌 죄수들을 모두 놓아 주고 그 뒤에 목숨을 마치듯이, 여래께서도 그와 같이 중생들을 제도하여 모든 무지(無知)와 무명의 속박에서 해탈케 한 뒤에 열반하실 것이온데, 저희들이 아직 제도를 얻지 못하였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 저희들을 버리옵고 열반에 들려 하시나이까.
038_0741_b_22L世尊譬如帝王知命將終恩赦天下‚獄囚繫閉悉令得脫然後捨命如來今者亦應如是度諸衆生‚一切無知無明繫閉皆令解脫然後涅槃我等今者皆未得度云何如來便欲放捨‚入於涅槃
세존이시여, 마치 귀신에게 들린 사람이 주문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주문의 신력으로 말미암아 귀신을 떼어 버릴 수 있듯이, 여래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성문들에게 무명의 귀신을 떼어 버리고 마하반야와 해탈과 법신의 법에 머무르게 하기를 ‘이’자의 세 점과 같게 하시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향상(香象)이 사람에게 잡혔을 적에 비록 길 잘 들이는 사람이 있더라도 억누를 수 없고 필경에 굴레나 사슬을 끊고 제 뜻대로 달아나듯이, 저희는 쉰일곱 가지 번뇌의 얽힘을 벗어나지 못하였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 저희를 버리시고 열반에 들려하시나이까.
038_0741_c_05L世尊 譬如有人爲鬼所持遇良呪師以呪力故便得除差如來亦爾爲諸聲聞除無明鬼令得安住摩訶般若解脫等法如世伊字世尊譬如香象爲人所縛雖有良師不能禁制頓絕羈鎖自恣而去我未如是脫五十七煩惱繫縛云何如來便欲放捨‚入於涅槃
038_0742_a_01L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사람이 학질에 걸렸을 적에 좋은 의사를 만나면 학질을 뗄 수 있듯이, 우리는 그와 같아서 모든 고통과 근심과 나쁜 열병에 걸렸는데, 비록 여래를 만났으나 병이 낫지 못하고 위없는 편안과 즐거움을 얻지 못하였거늘, 어찌하여 여래께서 저희를 버리시고 열반에 들려 하시나이까.
세존이시여, 마치 술취한 사람이 자기도 알지 못하고, 친척인지 남인지 어미인지 딸인지 누나인지 동생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면서, 혼미하고 황당하게 음탕한 말을 함부로 지껄이며 방자하게 부정한 속에 누웠을 적에, 어떤 의사가 좋은 약을 주어 먹고 토하고는 본 정신이 돌아와서 지난일을 생각하고 부끄럽게 여기고 후회하옵나니, 술이란 물건이 본래 좋지 못하여 여러 가지 나쁜 죄의 근본이므로, 만일 영원히 끊을 수 있다면 모든 죄악을 멀리 여읠 수 있으리이다.
세존이시여, 우리도 그와 같아서 오랜 옛적부터 생사에 헤매면서 색정에 취하고 5욕을 탐하여, 어미가 아닌 이에게 어미란 생각을 내고, 누나가 아닌 이에게 누나란 생각을 내며, 중생이 아닌 데에 중생이란 생각을 가지었으므로 여러 갈래로 돌아다니면서 나고 죽는 고통을 받는 것이, 저 술취한 사람이 부정한 속에 누운 듯하옵거늘, 여래께서 지금 법의 약을 주시어 번뇌의 나쁜 술을 토하게 하시오나 아직 깨닫는 마음을 얻지 못하였사온데, 여래께서 어찌하여 문득 저희를 버리고 열반에 들려 하시나이까.
038_0741_c_12L世尊如人病瘧‚値遇良醫所苦得除我亦如是多諸患苦‚邪命熱病雖遇如來‚病未除愈未得無上安隱常樂云何如來便欲放捨入於涅槃世尊譬如醉人不自覺知不識親疏母女姊妹迷荒婬亂言語放逸臥不淨中時有良師與藥令服服已卽吐還自憶識心懷慚愧深自剋責‚酒爲不善諸惡根本若能除斷則遠衆罪世尊我亦如是往昔已來‚輪轉生死情色所醉貪嗜五欲非母母想非姊姊想非女女想於非衆生生衆生想‚是故輪轉‚受生死苦如彼醉人臥不淨中如來今當施我法藥令我還吐煩惱惡酒而我未得醒寤之心‚云何如來便欲放捨入於涅槃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이가 파초를 속이 단단하다고 찬양한다면 옳지 못한 것처럼, 중생이 만일 칭찬하기를 나란 고집, 사람이란 고집, 중생이란 고집, 오래 산다는 고집, 양육하는 것, 알음알이 소견, 짓는 이 받는 이가 진실하다는 것도 옳지 못하거늘, 저희들은 이와 같이 내가 없다는 생각[無我想]을 닦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거른 찌꺼기는 다시 소용이 없는 것처럼, 이 몸도 그와 같아서 나도 없고 주재(主宰)도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칠엽수(七葉樹)의 꽃이 향기가 없듯이, 이 몸도 그러하여 나도 없고 주재도 없나이다. 저희들도 그와 같이 마음으로 내가 없다는 생각을 항상 닦사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온갖 법이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니, 너희 비구들은 그렇게 닦으라. 그렇게 닦으면 나라는 교만이 없어지고, 나라는 교만을 여의면 문득 열반에 들리라’고 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새의 발자취가 공중에 나타날 수 없듯이, 내가 없다는 생각을 닦는 이에게는 모든 소견이 있을 수 없나이다.”
038_0742_a_04L世尊譬如有人歎芭蕉樹以爲堅實無有是處世尊衆生亦爾若歎我衆生壽命養育知見作者受者是眞實者亦無是處我等如是修無我想世尊譬如漿滓‚無所復用是身亦爾無我無主世尊如七葉花‚無有香氣是身亦爾‚無我無主我等如是心常修習無我之想‚如佛所說一切諸法無我我所汝諸比丘應當修習如是修已則除我慢離我慢已便入涅槃世尊譬如鳥迹‚空中現者無有是處有能修習無我想者而有諸見亦無是處
그때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이 내가 없다는 생각을 잘 닦는도다.”
038_0742_a_16L爾時世尊讚諸比丘善哉善哉汝等善能修無我想
038_0742_b_01L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내가 없다는 생각을 닦을 뿐 아니라 그 밖에 다른 생각도 닦으니, 괴롭다는 생각, 무상하는 생각 등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사람이 술 취하면 마음이 현란하여 산이나 강물이나 성곽ㆍ궁전ㆍ해ㆍ달ㆍ별 따위를 볼 적에 그것들이 모두 빙빙 돌 듯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괴로운 생각ㆍ무상한 생각ㆍ내가 없다는 생각 등을 닦지 않는 이런 사람은 거룩한 이[聖者]라 할 수 없나니, 항상 방일하여 생사에 헤매는 탓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므로 저희들은 이런 생각들을 잘 닦나이다.”
038_0742_a_18L時諸比丘卽白佛言世尊我等不但修無我想亦更修習其餘諸想所謂苦想無常等想世尊譬如人醉‚其心眩亂見諸山川城廓宮殿日月星辰皆悉迴轉世尊若有不修苦無常想無我等想如是之人不名爲聖多諸放逸‚流轉生死世尊以是因緣我等善修如是諸想
그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을지어다. 너희가 말한 술 취한 사람의 비유는 글만 알고 이치를 모르는 것이다. 이치는 어떠한가. 그 취한 사람이 해와 달 따위를 볼 적에 돌지 않는 것을 도는 줄로 생각하는 것이니, 중생도 그러하여 모든 번뇌와 무명에 가리워져서 뒤바뀐 마음을 낼 적에, 나에게 대하여 내가 없다 생각하고, 항상한 것을 무상하다 생각하고, 깨끗한 것을 부정하다 생각하고, 즐거운 것을 괴롭다 생각하는 것이니, 번뇌에 가리웠으므로 그러한 생각을 내거니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돌지 않는 것을 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으니라.
038_0742_b_02L爾時佛告諸比丘言諦聽諦聽汝向所引醉人喩者但知文字未達其義等爲義如彼醉人見上日月實非迴生迴轉想衆生亦爾爲諸煩惱明所覆生顚倒心我計無我常計無淨計不淨樂計爲苦以爲煩惱之所覆故雖生此想不達其義‚如彼醉人於非轉處而生轉想
나란 것은 곧 부처란 뜻이고, 항상하다는 것은 법신이란 뜻이고, 즐겁다는 것은 열반이란 뜻이고, 깨끗하다는 것은 법이란 뜻이니라. 너희 비구들은 어찌하여 나란 생각이 있으면 교만하고 잘난 체하여 생사에 해맨다고 하느냐. 너희들이 말하기를 우리도 무상하고 괴롭고 내가 없다는 생각들을 닦는다 하지만, 그 세 가지 닦는 법을 말하리라. 괴로운 것에 즐겁다는 생각을 내고 즐거운 것에 괴롭다는 생각을 내는 것이 뒤바뀐 법이요, 무상한 것에 항상하다는 생각을 내고 항상한 것에 무상하다는 생각을 내는 것도 뒤바뀐 법이요, 내가 없는 것에 나라는 생각을 내고 나에게 내가 없다는 생각을 내는 것도 뒤바뀐 법이요, 부정한 것에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고 깨끗한 것에 부정하다는 생각을 내는 것도 뒤바뀐 법이니, 이렇게 네 가지 뒤바뀐 법이 있으므로 사람이 법을 옳게 닦을 줄 모르느니라.
038_0742_b_10L我者‚卽是佛常者‚是法身義樂者‚是涅槃義者‚是法義汝等比丘云何而言有我想者憍慢貢高‚流轉生死汝等若言我亦修習無常無我等想是三種修無有實義‚我今當說勝三修法者計樂樂者計苦是顚倒法無常計常計無常是顚倒法無我計我‚我計無我是顚倒法不淨計淨淨計不是顚倒法有如是等四顚倒法人不知正修諸法
038_0742_c_01L너희 모든 비구들이 괴로운 법 속에서 즐겁다는 생각을 내고 무상한 속에서 항상한 생각을 내고 내가 없는 속에서 나라는 생각을 내고 부정한 속에서 깨끗하다는 생각을 내는 것이니라.
세간에도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있고, 출세간에도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이 있거니와 세간법은 글자만 있고 뜻이 없는 것이요, 출세간법은 글자도 있고 뜻도 있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세간법에는 네 가지 뒤바뀜이 있으므로 뜻을 알지 못한다 함이니라. 무슨 까닭이냐. 생각이 뒤바뀌고 마음이 뒤바뀌고 소견이 뒤바뀜이 있는 탓이니, 세 가지가 뒤바뀐 연고로 세간 사람들은 즐거운 데서 괴로움을 보고 항상한 데서 무상을 보고, 나에 대하여 내가 없음을 보고, 깨끗한 데서 부정함을 보는 것이므로 뒤바뀌었다 이름하고, 뒤바뀐 연고로 세간 사람은 글자만 알고 이치를 알지 못한다 함이니라. 무엇을 이치라 하느냐. 내가 없는 것은 생사요 나라는 것은 여래며, 무상이라는 것은 성문ㆍ연각이요, 항상한 것은 여래의 법신(法身)이며, 괴로운 것은 모든 외도들이요 즐거운 것은 열반이며, 부정한 것은 함이 있는 법이요 깨끗한 것은 부처님과 보살이 가지는 바른 법이니라. 이것은 뒤바뀌지 아니한 것이니, 뒤바뀌지 아니하였으므로 글자도 알고 이치도 안다 함이니라. 만일 네 가지 뒤바뀜을 멀리 여의려거든 마땅히 여래의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알아야 하느니라.”
038_0742_b_20L汝諸比丘於苦法中而生樂想於無常中而生常想無我中而生我想於不淨中而生淨世閒亦有常樂我淨出世亦有常樂我淨世閒法者‚有字無義出世閒者‚有字有義何以故世閒之法有四顚倒故‚不知義所以者何有想顚倒心倒見倒以三倒故世閒之人樂中見苦常見無常我見無我淨見不淨是名顚倒以顚倒故世閒知字而不知義何等爲義無我者卽生死者卽如來無常者聲聞緣覺常者如來法身苦者一切外道樂者卽是涅槃不淨者卽有爲法淨者諸佛菩薩所有正法‚是名不顚倒‚以不倒故知字知義若欲遠離四顚倒者應知如是常樂我淨
이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과 같이 네 가지 뒤바뀜을 벗어난 이는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하오면, 여래는 지금 네 가지 뒤바뀜이 없사오니 이미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아셨을 것입니다. 이미 항상하고 즐겁고 나이고 깨끗함을 알았사오면 어찌하여 한 겁이나 반겁을 머무르시면서 저희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네 가지 뒤바뀜을 여의게 하지 아니하시고 저희를 버리고 열반에 들려 하시나이까? 여래께서 만일 불쌍히 여겨 가르쳐 주시면 우리도 지극한 마음으로 받들어 익힐 것이오나,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다면 저희들이 어떻게 이 3독의 몸과 함께 있으면서 범행(梵行)을 닦사오리까. 저희들도 역시 세존을 따라 열반에 들겠나이다.”
038_0742_c_13L時諸比丘白佛言世尊如佛所說離四倒者則得了知常樂我淨如來今者永無四倒則已了知常樂我淨已了知常樂我淨何故不住一劫半劫教導我等令離四倒而見放捨‚欲入涅槃如來若見顧念教勅我當至心頂受修習如來若當入涅槃者當云何與是毒身同共止住修於梵我等亦當隨佛世尊入於涅槃
038_0743_a_01L“너희들은 그런 말을 하지 말지어다. 내가 가진 위없는 바른 법을 이제 모두 마하가섭에게 부촉(付囑)하였으니, 이 가섭은 너희들의 큰 의지가 되리라. 마치 여래가 모든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듯이, 마하가섭도 너희들의 의지할 데가 되리라. 마치 저 임금이 통할하는 일이 많지만 여러 곳으로 순행할 때에는 국가의 온갖 일을 대신에게 부촉하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있던 법을 마하가섭에게 부촉하였느니라. 너희들은 먼저 익히던 무상하고 괴롭다는 생각은 진실하지 아니하니, 마치 봄철에 여러 사람이 큰 연못에서 목욕하기도 하고 배를 타고 놀기도 하다가 유리 보배를 깊은 물 속에 빠뜨려 잃어버리고 여러 사람이 물에 들어가서 그 보배를 찾을 적에 제각기 돌이나 기왓장이나 나무나 자갈을 집어들고 유리 보배를 찾은 줄 여기면서, 기쁜 마음으로 가지고 나와서 보고야 참 보배가 아닌 줄을 아나니, 보배는 아직도 물 속에 있어서 보배의 힘으로 물이 맑아지므로 여러 사람들이 물 속에 있는 유리 보배 보기를 공중에 밝은 달을 우러러보는 듯하는데 이때 대중 가운데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이 있다가 방편으로써 천천히 물에 들어가 보배를 찾아냄과 같으니라.
038_0742_c_22L佛告諸比丘汝等不應作如是語我今所有無上正法悉以付囑摩訶迦葉是迦葉者當爲汝等作大依止猶如如來爲諸衆生作依止處摩訶迦葉亦復如是‚當爲汝等作依止處譬如大王多所統領若遊巡時悉以國事付囑大臣如來亦爾所有正法亦以付囑摩訶迦葉汝等當知‚先所修習無常苦想非是眞實譬如春時‚有諸人等在大池浴乘舩遊戲失琉璃寶沒深水中是時‚諸人悉共入水求覓是寶競捉瓦石草木沙礫各各自謂得琉璃珠歡喜持出乃知非眞是時‚寶珠猶在水中以珠力故水皆澄淸‚於是大衆乃見寶珠‚故在水下猶如仰觀虛空月形是時‚衆中有一智人以方便力安徐入水卽便得珠
너희들 비구도 그렇게 무상하고 괴롭고 내가 없고 부정하다는 생각을 닦으면서 참된 이치라고 생각하기를 ‘저 여러 사람이 돌이나 기왓장이나 나무나 자갈을 가지고 진짜 보배라고 생각하듯이 하지 말고, 마땅히 좋은 방편을 배우되, 가는 곳마다 나란 생각ㆍ항상하다는 생각ㆍ즐겁다는 생각ㆍ깨끗하다는 생각을 항상 닦을 것이며, 또 먼저 익히던 네 가지 법은 모두 뒤바뀐 것임을 알아야 하며, 진실한 생각을 닦으려 하거든 저 지혜 있는 사람이 보배를 집어내듯이 나이고 항상하고 즐겁고 깨끗하다는 생각을 닦을 것이니라.”
038_0743_a_16L汝等比丘不應如是修習無常我想不淨想等以爲實義‚如彼諸人各以瓦石草木沙礫而爲寶珠汝等應當善學方便在在處處常修我想常樂淨想‚復應當知先所修習四法相貌悉是顚倒欲得眞實修諸想者如彼智人巧出寶珠所謂我想常樂淨想
038_0743_b_01L그때 모든 비구들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먼저 말씀하시되, 모든 법은 나랄 것이 없는 줄을 너희들이 닦을지니 이것을 닦으면 나란 생각을 여의게 되고 나란 생각을 여의면 교만을 여의고 교만을 여의면 열반에 든다고 하셨는데, 이 이치는 무엇입니까?”
038_0743_b_01L爾時諸比丘白佛言世尊如佛先說諸法無我汝當修學修學是已則離我想離我想者則離憍慢離憍慢者得入涅槃是義云何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가 지금 이런 이치를 물어서 의심을 끊으려 하는구나. 마치 어떤 임금이 어리석어 지혜가 없었고, 또 어떤 의사도 성품이 미련하였는데, 임금은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고 녹을 후하게 주면서 모든 병을 다스리게 하였더니, 그 의사는 한 가지 우유약만 쓰면서 병이 생긴 원인을 알지 못하며, 우유약을 쓰면서도 풍으로 생긴 병인지 냉기나 열기로 생긴 병인지도 알지 못하고 무슨 병이든지 우유약을 먹게 하건만 임금은 그 의사가 우유의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할 줄 모르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
038_0743_b_04L佛告諸比丘善哉善哉汝今善能諮問是義爲自斷疑譬如國王闇鈍少智‚有一醫師性復頑嚚而王不別‚厚賜俸祿療治衆病純以乳藥亦復不知病起根原雖知乳藥‚復不善解病‚一切諸病悉教服乳王不別是醫知乳好醜善惡
그런데 한 명의가 있어 여덟 가지 의술을 통달하여 가지각색 병을 분명하게 치료하면서 여러 가지 방문과 약을 잘 아는데 먼 나라로부터 오게 되었다. 이때 예전 의사는 이 손님에게 물으려고는 하지도 않고 제가 잘난 듯이 업신여기는 마음만 내었으나 그 명의는 일부러 예전 의사에게 청하여 스승이 되어 달라 하면서 의술과 방문의 비법을 묻고 말하였다.
‘나는 지금 당신을 선생으로 섬기려 하오니 나에게 잘 가르쳐 주소서.’
옛 의사가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위하여 48년 동안만 섬기면 그 뒤에 가르쳐 주리라’ 하므로 그 명의는 ‘그러하오리다. 나의 능력을 다하여 심부름하려 하옵니다’ 하였다. 그런 뒤에 예전 의사는 손님 의사를 데리고 임금께 가서 보이었다. 그때 손님 의사는 임금에게 여러 가지 의술과 방문을 말하고 다른 기술도 설명하면서 ‘대왕은 잘 살피십시오. 이 법은 이러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요, 저 법은 저러하게 병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하였다.
038_0743_b_11L復有明醫曉八種術善療衆病知諸方藥從遠方來是時舊醫不知諮受反生貢高輕慢之心彼時明醫卽便依附請以爲師諮受醫方秘奧之法‚語舊醫言我今請仁以爲師範唯願爲我宣暢解說舊醫答言卿今若能爲我給使四十八年‚然後乃當教汝醫法時彼明醫卽受其教我當如是我當如是隨我所能當給走使是時‚舊醫卽將客醫共入見王是時客醫卽爲王說種種醫方及餘伎藝大王當知應善分別此法如是可以治國此法如是可以療病
038_0743_c_01L그때 임금이 그 말을 듣고는 비로소 예전 의사가 미련하여 지혜가 없음을 알고 곧 국경 밖으로 쫓아내어 버렸다. 그런 뒤에 손님 의사를 갑절이나 더 공경하였더니, 손님 의사는 생각하기를 이때야말로 임금을 잘 지도할 시기라 생각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참으로 나를 사랑하신다면 한 가지 소원을 청하려 하나이다.’
038_0743_c_01L爾時國王聞是語已方知舊醫癡闇無智‚卽便驅逐‚令出國界然後倍復恭敬客醫是時‚客醫作是念言欲教王者今正是時卽語王言大王於我實愛念者當求一願
임금은 대답하였다.
‘내 오른팔로부터 몸의 어떤 부분이라도 경의 요구하는 대로 주려 하노라.’
손님 의사는 다시 여쭈었다.
‘대왕께서는 모든 몸의 어떤 부분이라도 주신다 허락하시오나, 저는 구하는 일이 많지 아니하옵고 원하는 바는 대왕께서 나라 안에 명령을 내리시어 이제부터는 예전 의사가 쓰던 우유약을 먹지 말도록 하십시오. 그 이유를 말하면 그 약이 독하여서 해가 많은 까닭이오니, 만일 다시 먹는 사람은 머리를 벤다고 하시어서 우유약을 아주 금하면 다시는 횡사하는 사람이 없고 항상 태평하겠기에 이런 원을 청하옵니다.’
038_0743_c_05L王卽答言從此右臂及餘身分隨意所求一切相與彼客醫言王雖許我一切身分然我不敢多有所求今所求者願王宣令一切國內從今已往不得復服舊醫乳藥所以者何是藥毒害多傷損故若故服者當斬其首斷乳藥已終無復有撗死之人常處安樂‚故求是願
임금은 ‘경의 소원은 대단한 것도 아니다’ 하면서, 곧 나라 안에 조칙을 내려서 ‘무릇 병자는 누구든지 우유약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라. 만일 다시 우유약을 쓰는 자는 머리를 베리라’고 하였다.
그때 손님 의사는 맵고 쓰고 짜고 달고 신 여러 가지 재료로 약을 지어서 모든 병을 다스리니 온갖 병이 낫지 않는 것이 없었다.
038_0743_c_13L時王答言汝之所求‚蓋不足言尋爲宣令一切國內凡諸病皆悉不聽以乳爲藥爲藥者當斬其首爾時客醫和合衆藥謂辛醋等味以療衆病無不得差
그 뒤에 오래지 않아 임금이 병이 나서 손님 의사를 불러서 진찰하게 하였더니, 의사는 임금의 병을 살피어 우유를 써야 할 것을 알고 이렇게 여쭈었다.
‘대왕의 병환에는 우유약을 써야 하겠습니다. 제가 앞서 우유약을 금하게 한 것은 참말이 아니었으며, 이제 대왕께서 우유약을 쓰시면 병환이 곧 쾌차할 것이오니, 대왕의 병환은 열기로 생긴 것이므로 우유를 잡수셔야 합니다.’
038_0743_c_18L其後不久‚王復得病命是醫我今病困當云何治醫占王病應用乳藥尋白王言如王所患‚應當服乳我於先時所斷乳藥是非實語‚今若服者‚最能除病王今患熱正應服乳
038_0744_a_01L임금은 손님 의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경은 지금 머리가 돌았는가, 염병이 들렸는가. 어찌하여 우유를 먹으면 이 병이 낫겠다 하는가. 앞서는 우유약이 독하다고 했다가, 이제는 먹으라 하니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닌가. 예전 의사가 시키던 우유약이 해롭다고 하여서 쫓아내게 하더니, 이제는 병에 가장 적당한 좋은 약이라 하니, 경의 말과 같을진댄 예전 의사가 경보다 나은 것 아닌가.’
이때에 손님 의사는 다시 여쭈었다.
‘대왕은 그렇게 말씀하실 것이 아닙니다. 마치 어떤 벌레가 나뭇잎을 먹어서 글자를 이루었다 할지라도 이 벌레는 글자인지 아닌지를 알지 못합니다. 지혜 있는 이는 이 벌레가 글자를 안다고 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예전 의사도 그와 같아서 병의 증세는 알지도 못하면서 일률적으로 우유약을 쓰라 한 것은 마치 저 벌레가 우연히 글자를 이룬 것같이 예전 의사는 우유약의 성질도 모르고 쓰게 한 것입니다.’
038_0743_c_23L時王語醫汝今狂耶爲熱病乎而言服乳能除此病汝先言毒今云何服欲欺我耶先醫所讚汝言是毒令我驅遣‚今復言好最能除病如汝所言我本舊醫定爲勝汝是時‚客醫復語王言王今不應作如是語如虫食木‚有成字者此虫不知是字非字智人見之終不唱言是虫解字亦不驚怪大王當知舊醫亦爾‚不別諸病悉與乳藥如彼虫道‚偶得成字是先舊醫不解乳藥好醜善惡
임금은 ‘어찌하여 우유의 성질을 모른다 하는가’라고 물었다.
손님 의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우유약은 독한 것도 있고 감로 같은 것도 있나이다. 우유약이 감로 같다는 것은 젖소가 술찌끼나 미끄러운 풀이나 깨어진 보리 따위를 먹지 않고 송아지가 유순하고 놓아먹이는 데가 높은 데도 아니고 낮은 데도 아니며 맑은 물만 먹이고 뛰어 달리지도 아니하고, 황소와 함께 있지도 아니하며, 먹는 것이 알맞고 다니고 머무는 데가 적당하면, 그런 소의 젖은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므로 감로 같은 좋은 약이라 하거니와, 그 외에는 모두 독하고 해로운 것입니다.’
038_0744_a_10L時王問言云何不解客醫答王是乳藥者亦是毒害亦是甘露云何是乳復名甘露若是乳牛不食酒糟滑草麥䴬其犢調善放牧之處不在高原亦不下濕飮以淸水不令馳走不與特牛同共一群飮食調適行住得所如是乳者能除諸病是則名爲甘露妙藥除是乳已其餘一切皆名毒害
038_0744_b_01L그때 임금은 이 말을 듣고 찬탄하였다.
‘큰 의사여, 참으로 좋은 말이로다. 나는 오늘에야 우유에도 좋은 것 나쁜 것이 있는 줄 알았노라.’
그리고는 우유를 먹고 병이 나았고, 다시 나라에 명령을 내려서 지금부터는 우유약을 먹으라고 하였다. 백성들은 이 명령을 듣고 모두 원망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임금은 지금 귀신에게 휘둘리는가, 머리가 돌았는가, 어찌하여 우리를 속이어 우유를 먹으라 하는가’ 하면서 모두들 원망을 품고 임금 있는 데로 모여왔다.
038_0744_a_18L爾時大王聞是語已讚言大醫善哉善哉我從今日始知乳藥善惡好醜卽便服之病得除愈尋時宣令一切國內從今已往當服乳藥國人聞之‚皆生瞋恨咸相謂言大王今者爲鬼所持爲是狂耶而誑我等復令服乳一切人民皆懷瞋恨悉集王所
임금은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나를 원망하지 말지어다. 이 우유를 먹지 말라고 하였다가 또 먹으라고 하는 것은 모두 의사가 시키는 것이고 나의 허물이 아니니라.’
그리하여 임금과 백성들이 모두 즐거워서 손님 의사를 공경하며 공양하면서 모든 병자들이 우유약을 먹고 병이 쾌차함과 같으니라.
038_0744_b_02L王言汝等不應於我而生瞋恨如此‚乳藥服與不服悉是醫教非是我咎爾時大王及諸人民踊躍歡喜倍共恭敬供養是醫‚一切病者皆服乳藥病悉除愈
너희 비구들이여,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도 그와 같아, 훌륭한 의사로서 세간에 나서 모든 외도인 나쁜 의사를 항복받는 것이며, 사부대중에게 말하기를 ‘나는 유명한 의사인지라, 외도들을 굴복시키기 위하여 나란 고집도 없고, 사람이란 고집ㆍ중생이란 고집ㆍ오래 산다는 고집도 없고, 양육과 지견과 짓는 이 받는 이가 모두 없다고 하였느니라.
038_0744_b_07L汝等比丘當知如來正遍知明行足善逝世閒解無上士調御丈天人師世尊亦復如是‚爲大醫王‚出現於世降伏一切外道邪醫四衆中唱如是言我爲醫王‚欲伏外故唱是言無我無人衆生壽命知見作者受者
038_0744_c_01L비구들이여, 외도들이 나라고 말하는 것은 벌레가 나뭇잎을 먹어 글자를 이룬 것 같으니라. 그래서 여래가 불법에는 내가 없다고 말하였으니 중생을 조복하기 위한 것이며, 시기를 아는 까닭이니라. 그래서 나랄 것이 없다고 하다가, 인연이 있어서 또 내가 있다고 하였으니, 저 명의가 우유의 약 되는 일과 약 되지 않는 일을 잘 아는 것과 같은 것이고, 범부들이 억측하는 나라는 것과는 같지 아니하니라. 범부나 어리석은 사람이 나라고 억측하는 이는 혹은 크기가 엄지손가락 같다 하고 혹은 겨자씨 같다 하고 혹은 티끌 같다고 하거니와, 여래가 말하는 나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모든 법이 내가 없다고 하지만 진실로 내가 없는 것도 아니니, 어떤 것이 나인가. 만일 어떤 법이 진실하고 참되고 항상하고 주재가 있고 의지가 있어서 성품이 변하지 아니하면 이것을 나라고 할 것이니, 저 명의가 우유약을 잘 아는 것 같으니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중생을 위하는 까닭으로 모든 법 가운데 진실로 내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니, 너희 사부대중은 이렇게 이 법을 닦아 익힐지니라.”
038_0744_b_13L比丘當知是諸外道所言我者如虫食木‚偶成字耳故如來於佛法中唱言無我爲調衆生故爲知時故如是無我有因緣故亦說有我如彼良醫‚善知於乳是藥非藥非如凡夫所計吾我凡夫愚人所計我者或有說言大如拇指或如芥或如微塵‚如來說我悉不如是‚是故說言諸法無我實非無我何者是我若法是實是眞是常是主是依‚性不變易是名爲我如彼大醫善解乳藥‚如來亦爾爲衆生故說諸法中眞實有我汝等四衆應當如是修習是法
大般涅槃經卷第二
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