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雜寶藏經卷第六

ABC_IT_K1001_T_006
030_0210_c_01L잡보장경 제6권
030_0210_c_01L雜寶藏經卷第六

원위 서역삼장 길가야ㆍ담요 공역
030_0210_c_02L元魏西域三藏吉迦夜共曇曜 譯

73. 제석이 일을 물은 인연
030_0210_c_03L帝釋問事緣
度阿若憍陳如等說往日緣
差摩釋子患目歸依三寶得眼淨緣
七種施因緣
迦步王國天旱浴佛得雨緣
長者請舍利弗摩訶羅緣
帝釋問事緣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30_0210_c_10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제국(摩竭提國)의 왕사성 남쪽에 있는 암바라림(庵婆羅林) 바라문촌의 북쪽 비제혜산(毘提醯山) 석굴 안에 계셨다.그때 제석은 부처님께서 거기 계신다는 말을 듣고 반사식기(槃闍識企)라는 건달바(犍闥婆) 왕자에게 말하였다.“마갈제국의 암바라숲 바라문촌의 북쪽에 있는 비제혜산에 부처님께서 계신다. 나는 지금 너희들과 함께 거기 가고 싶다.”반사식기는 대답하였다.“예, 그것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즐거이 듣겠습니다.”그는 곧 유리 거문고를 끼고 제석을 따라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그때 여러 하늘들은 제석이 건달바 왕자와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려 한다는 말을 듣고 제각기 장엄하게 하고는, 제석을 따라 하늘에서 사라져 곧 비제혜산으로 갔다.
030_0210_c_11L一時佛在摩竭提國,王舍城南,有婆羅門聚落,名菴婆羅林,此聚落北,毘提醯山石窟之中爾時帝釋聞佛在彼,卽告槃闍識企犍闥婆王子言摩竭提國,婆羅門聚落,名菴婆羅林,此聚落北,有毘提醯山,世尊在中,今與汝等可共詣彼槃闍識企犍闥婆王子,答言唯然,此事最善喜樂聞,卽挾琉璃琴,從於帝釋,往於佛所爾時諸天,聞帝釋共犍闥婆王子等,欲往佛所,各自莊嚴,隨從帝釋,於天上沒,卽至毘提醯山
030_0211_a_02L그때 그 산에는 광명이 환히 비치어 거기 가까이 사는 선인들은 모두 불빛이라고 생각하였다.제석은 건달바 왕자에게 말하였다.“여기는 청정하여 모든 악을 멀리 떠난 아련야다. 편안히 좌선하라. 지금 부처님 곁에는 여러 높고 훌륭한 하늘들이 그 좌우를 꽉 막아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부처님을 뵈올 수 있겠는가?”제석은 다시 건달바 왕자에게 말하였다.“너는 나를 위해 부처님께 가서 내 뜻을 전하고 문안 드려라.”건달바 왕자는 분부를 받고 가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서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바라보며, 부처님께 들리도록 거문고를 타면서 게송을 읊었다.
030_0210_c_22L爾時山中,光明照曜,近彼仙人,皆謂火光帝釋卽告犍闥婆王子言此處淸淨,遠離諸惡,阿練若處,安隱坐禪,當今佛邊,多饒尊勝諸天測塞,滿其左右我等今者,云何而得奉見世尊帝釋卽告犍闥婆王子汝可爲我往向佛所通我等意,欲得覲問犍闥婆王子,受教卽往,不遠不近,瞻仰尊顏,援琴而彈,使佛得聞,作偈頌曰

욕심은 곧 집착을 내나니
코끼리가 진창에 빠져드는 것 같고
또 코끼리가 취하고 미쳐
갈고리로 막을 수 없는 것 같네.
030_0211_a_10L欲心生戀著
如象沒淤泥
亦如象醉狂
非鉤之所制

비유하면 저 아라한들이
묘한 법을 사모하는 것처럼
또 내가 그녀의 색을 탐하여
아버지를 공경하고 예배하는 것처럼

귀하고 훌륭한 것을 내기 때문에
내 마음 더욱더 사랑하고 즐기네.
030_0211_a_12L譬如阿羅漢
戀慕於妙法
亦如我貪色
恭敬禮其父
由生貴勝處
情倍生愛樂

못 견디게 내 애욕은 자라나
더운 땀이 시원한 바람을 만난 것 같고
극히 목마를 때 찬물을 얻은 듯
너의 모습 참으로 즐길 만하구나.

아라한이 묘한 법을 즐기는 것처럼
병자가 좋은 약을 얻은 것처럼
주린 이가 좋은 음식 얻은 것처럼
빨리 그 시원함으로 내 더위를 없애자.
아직도 내 탐욕은 달리고 달리나니
내 마음 붙들어 떠나지 못하게 하네.
030_0211_a_14L極能生長我之愛
如似熱汗遇涼風
亦如極渴得冷飮
汝之容體甚可嬉
猶如羅漢愛樂法
亦如病者得好藥
如彼飢者得美食
疾以淸涼滅我熱
今我貪尚欲馳奔
如捉我心不得去
030_0211_b_02L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다. 반사식기여, 지금 너의 그 노랫소리는 거문고 곡조와 어울리는구나. 너는 멀리서 그 노래를 지어 부르는구나.” 그는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옛날 건달바왕(犍闥婆王) 진부루(珍浮樓)의 딸 수리바절사(修利婆折斯)라는 여자를 만났는데, 식건치(識騫稚)라는 마다라(摩多羅) 천자(天子)가 먼저 그 여자를 사랑하였지마는 저도 그때 그 여자를 몹시 사랑하여 거기서 위의 게송을 읊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부처님 앞에서 다시 이 게송을 읊은 것입니다.” 그때 제석은 지금 부처님께서는 선정에서 깨어나 반사식기와 말씀하신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다시 반사식기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내 이름을 말한 뒤에 땅에 엎드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병이나 괴로움이 없으시어 기거가 가뿐하시고 음식은 입에 맞으시며, 기력은 편안하시고 아무 나쁜 일이 없이 즐겁게 지내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제석이 시키는 대로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제석의 이름으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제석의 말로 문안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제석과 여러 하늘들은 모두 편안한가?” 그는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석과 33천이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데 허락하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030_0211_a_19L佛言善哉般闍識企今作此聲,弦管相諧,汝於近遠而造歌頌卽白佛言我於往時,遇一賢女,名修利婆折斯,是犍闥婆王珍浮樓女摩多羅天子,名識騫稚,先求彼女,我時悅愛,卽於其所而說斯偈,我今佛前,重說本偈帝釋念言佛以從定覺,今與般闍識企言說帝釋復語企言汝今稱我名,頂禮佛足,問訊世尊少病少惱,起居輕利,飮食調適,氣力安樂,無諸惡不安樂住不卽報言語受帝釋教,重詣佛所,稱帝釋名,卽禮佛足,以帝釋語,問訊世尊佛言帝釋及諸天,皆安樂重白佛言世尊帝釋及三十三天,欲得見佛,聽來見不佛言今正是時
제석과 33천들은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디 앉으리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자리에 앉아라.” “대중이 이렇게 많은데 이 굴이 너무 비좁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석굴을 보니, 놀랍게도 석굴은 아주 넓어졌다. 그것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많이 수용하게 된 것이다. 제석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그 앞에 앉아 아뢰었다. “저는 항상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자 하였습니다.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에서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어 계실 때, 사위의 시녀(侍女) 보사발제(步闍拔提)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였습니다. 저는 그때 그 여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부처님께서는 선정에 들어 계시기 때문에 나는 감히 어지럽힐 수가 없다. 너는 나를 위해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나를 일컫고 문안해 다오.’ 그 여자는 저의 말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문안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너희들의 말하는 소리를 듣고 곧 선정에서 일어났다.”
030_0211_b_11L帝釋及三十三天,聞佛教已,卽至佛所,頂禮佛足,在一面立,白佛言世尊當何處坐佛言坐此座上白佛言窟極小,天衆極多作是語已,見石窟廣博,佛威神力,多所容受帝釋卽禮佛足,在前而坐,白佛言我於長夜,常欲見佛,欲得聞法我於往時佛在舍衛國,入火光三昧,當於爾時,有毘沙門侍女,名步闍拔提,步闍拔提,合掌向佛,我時語彼毘沙門侍女言佛今在定,我不敢亂,爲我頂禮世尊之足,稱我問訊彼女以帝釋語,禮拜問訊語帝釋言我於爾時,聞汝輩聲,不久從定而起
030_0211_c_02L제석은 아뢰었다. “저는 옛날 노인에게 들으니, 여래ㆍ아라한ㆍ삼약삼불타께서 세상에 나타나시면 하늘 무리는 늘어나고 아수라 무리는 줄어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지금 하늘에 나자 하늘 무리는 늘어나고 아수라 무리는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보니, 부처님 제자로서 하늘에 나는 이는 수명과 광명과 이름, 이 세 가지가 다 하늘보다 훌륭합니다.” 그때 구비야보(具毘耶寶)의 딸이 도리천에 났다. 그는 본래 부처님 제자로 제석의 아들이었고 이름은 거혹(渠或) 천자였다. 또 세 사람의 비구는 부처님 앞에서 범행(梵行)을 닦았지마는 마음이 욕심을 떠나지 못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건달바(乾闥婆) 집에 태어나 날마다 세 때로 여러 하늘들을 위하여 심부름하였다.
030_0211_c_02L帝釋白佛言我昔從宿舊所聞,如來阿羅訶三藐三佛陁出現世閒,諸天衆增長,阿須倫衆減少日我親自生天,諸天衆增長,阿須倫減少我今見佛弟子得生天上者,三事勝於諸天,壽命勝,光色勝,名勝具毘耶寶女,生忉利天,先是佛弟子,爲帝釋作子,名渠或天子復有三比丘,於佛前修行梵行,心未離欲,身壞命終,生乾闥婆家,日日三時,爲諸天作使
030_0212_a_02L거혹 천자는, 세 사람이 심부름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내 마음은 기쁘지 않고 차마 볼 수 없다. 내가 전생에 인간에 있을 때 저 세 사람은 항상 우리 집에 와서 내 공양을 받았는데, 지금은 여러 하늘들의 심부름꾼이 되었으니 나는 차마 볼 수 없다. 저 세 하늘은 본래 부처님의 성문 제자들이다. 내가 본래 인간에 있을 때 저들은 내게서 공경과 공양과 의복과 음식을 받았는데, 지금은 하천하게 되었구나.’ 그리하여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부처님의 입에서 법을 듣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어찌하여 이런 비루한 곳에 나게 되었는가? 전에는 내가 너희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였지마는 다른 부처님에게서 법을 듣고는 보시를 행하고 믿었기 때문에 지금은 제석의 아들이 되어 큰 위덕이 있고 세력이 자재(自在)롭다. 여러 하늘들은 나를 거혹이라 부른다. 너희들은 부처님의 훌륭한 법을 얻고도 왜 부지런히 수행하지 않고 이런 천한 곳에 났는가? 나는 이런 나쁜 일은 차마 볼 수가 없다. 어찌하여 꼭 같은 법 안에서 이런 하천한 사람이 생겼는가? 여기는 부처님의 제자로서는 나지 않아야 할 곳이다.” 거혹 천자는 이렇게 조롱하였다. 그 세 사람은 매우 부끄러워하고 자신이 싫어져 합장하고 거혹에게 말하였다. “천자의 말과 같다면 그것은 실로 우리들의 허물입니다. 이제 그런 나쁜 욕심은 끊어 버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곧 부지런히 노력하여 선정과 지혜를 닦았다. 그들은 곧 구담(瞿曇)의 법을 생각하면서 욕심의 근심됨을 보고 곧 번뇌를 끊었다. 마치 큰 코끼리가 굴레를 끊는 것처럼 그들의 탐욕을 끊는 것도 그와 같았다. 제석과 상나천(商那天)과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四天王)과 또 다른 여러 하늘들이 모두 와서 그 자리에 앉았는데, 탐욕을 끊은 그들은 여러 하늘 앞에서 허공으로 날아 올라갔다.
030_0211_c_12L渠或天子見是三人而作給使卽言我心不喜不忍,我昔先在於人中時,而彼三人,恒至我家,受我供養,今日爲諸天給使我不忍見此三天者,本是佛之聲聞弟子,我本爲人時,受我恭敬供養飮食衣服,今日下賤,汝等從佛口聞法,爲佛所開解,云何生此鄙陋之處我先奉事供養於汝,而我從佛,聞法修施,我信因緣,故今爲帝釋子,有大威德,勢力自在,諸天皆名我爲渠或汝得佛勝法,云何不能懃心修行,生此賤處我今不忍見此惡事,如是之事,我不喜見云何同一法中,生此下賤是佛弟子,所不應生處渠或天子,作是譏論,此三人等,深自慚愧,生厭惡心,合掌語渠或言如天子所說,實是我過,今當除斷如此欲惡卽懃精進,修於定慧三人念瞿曇之法,見欲過患,卽斷慾結,譬如大象絕於羈靽,斷其貪慾,亦復如是帝釋幷一商那天,及餘諸天衆,護世四天王,皆來就此座,此三斷慾者,卽於諸天前,飛騰虛空中
제석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세 사람은 어떤 법을 얻었기에 능히 저런 여러 가지 신변을 부리며 부처님을 와서 뵙습니까? 저들이 얻은 바를 듣고 싶습니다.”
030_0212_a_11L帝釋白佛言三人爲得何法,能作此種種神變見世尊,欲問彼所得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저 사람은 이미 그곳을 버리고 범천 세계에 났느니라.”
030_0212_a_13L佛言此三人,旣捨彼處,得生於梵世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범천에 나는 법을 말씀하여 주소서.”
030_0212_a_14L唯願世尊爲我說彼生梵天法
“착하다. 어진 제석이여, 의심되는 것을 분별하여 묻는구나.” 그때 부처님께서는 생각하셨다. ‘제석은 아첨이나 거짓이 없다. 진실로 의심되는 바를 묻고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리하여 말씀하셨다. “만일 네가 물으면 나는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030_0212_a_15L善哉賢帝釋分別問所疑時佛作是念帝釋無謟僞,眞實問所疑,不爲惱亂我,若汝之所問,我當分別說
제석은 여쭈었다. “어떤 결사(結使)가 사람과 하늘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마후라가들을 결박합니까?”
030_0212_a_18L帝釋問佛是何結使,能繫縛人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摩睺羅伽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탐욕과 질투의 두 결사가 사람과 하늘ㆍ아수라ㆍ건달바의 일체 무리들을 결박한다. 그들은 모두 탐욕과 질투 때문에 스스로 결박하는 것이다.”
030_0212_a_20L佛時答曰貪嫉二結使,繫縛人阿修羅乾闥婆等,幷與一切類,皆爲貪嫉自縛
030_0212_b_02L“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탐욕과 질투의 인연은 능히 일체를 결박합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곧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큰 기쁨이 생겼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탐욕과 질투는 무엇으로 인해 생깁니까? 어떤 인연으로 탐욕과 질투가 생기게 되며, 어떤 인연으로 그것은 사라지게 됩니까?”
030_0212_a_22L此事實爾天中貪嫉因緣,能縛一切,我今從佛聞解此義,疑網卽除深生歡喜,更問餘貪嫉因何而生何因何緣,得生貪嫉何因緣生何因緣滅
“교시가(憍尸迦)여, 탐욕과 질투는 미움과 사랑으로 인해 생기고 미움과 사랑이 인연이 된다. 미움과 사랑이 있으면 반드시 탐욕과 질투가 있고, 미움과 사랑이 없으면 탐욕과 질투는 곧 사라지느니라.”
030_0212_b_03L憍尸迦貪嫉因憎愛生,憎愛爲緣,有憎愛必有貪嫉,無憎愛貪嫉則滅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큰 기쁨이 생겼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사랑과 미움은 무슨 인연으로 생기며, 무슨 인연으로 사라집니까?”
030_0212_b_05L實爾,天中天我今從佛聞解此義,疑網卽除深生歡喜,更問餘義愛憎何因緣生何因緣滅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사랑과 미움은 욕심에서 생기고, 욕심이 없으면 그것은 사라지느니라.”
030_0212_b_07L答言愛憎從慾而生,無慾則滅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큰 기쁨이 생겼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욕심은 무슨 인(因)으로 생기고 무슨 연(緣)으로 자라며,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습니까?”
030_0212_b_08L實爾,天中天我從佛聞信解此義,疑網卽深生歡喜,更問餘義欲從何因生何緣增長云何得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심은 각(覺)으로 인해 생기고, 각관(覺觀)으로 반연해 자란다. 각(覺)이 있으면 욕심이 있고, 각관(覺觀)이 없으면 욕심은 곧 사라지느니라.”
030_0212_b_11L佛言欲因覺生,緣覺觀增長,有覺觀則有慾,無覺觀欲則滅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큰 기쁨이 생겼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각관은 무엇을 인해 생기고 무슨 연으로 자라며,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습니까?”
030_0212_b_13L實爾,天中天我今從佛聞解此義,疑網卽除深生歡喜,更問餘義覺觀因何而生何緣增長云何而滅
“각관은 들뜸에서 생기고 들뜸을 연하여 자란다. 들뜸이 없으면 각관이 사라지느니라.”
030_0212_b_15L覺觀從調戲生,緣調戲增長,無調戲覺觀則滅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큰 기쁨이 생겼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들뜸은 무엇을 인연하여 나서 자라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없앨 수 있습니까?”
030_0212_b_17L實爾,天中天我今從佛聞解此義,疑網卽除深生歡喜,更問餘調戲因何生長云何而滅調戲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들뜸을 없애려면 8정도(正道)를 닦아야 한다. 즉,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업[正業]ㆍ바른 말[正語]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뜻[正思惟]ㆍ바른 생각[正念]ㆍ바른 선정[正定]이니라.”
030_0212_b_19L告憍尸迦欲滅調戲,當修八正道,正正業正語正命正方便正思惟正定
030_0212_c_02L 제석은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진실로 들뜸은 8정도로 말미암아 사라집니다. 저는 지금 부처님께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제석은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들뜸을 없애려고 하면 8정도를 닦아야 하겠습니다. 비구는 어떤 법으로 인하여 그 8정도를 더욱 자라게 할 수 있겠습니까?”
030_0212_b_22L帝釋聞已,白佛言實爾,天中調戲實由八正道而滅,我今從佛得聞此義,疑網卽除帝釋歡喜,復問餘義欲滅調戲,能修八正道,此八正道,比丘復因何法而得增長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거기에는 세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하고자 하는 마음[欲]이요, 둘째는 바른 노력[正懃]이며, 셋째는 마음 껴잡기[攝心]를 많이 익히는 것이다.”
030_0212_c_03L佛言有三法一者欲,二者正懃,三者多習攝心
제석은 말하였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비구가 수행할 그 정도(正道)는 이 세 가지 법으로 인하여 더욱 자라게 할 수 있다는 이 말을 듣고 다시 여쭈었다. “비구가 들뜸을 없애려면 몇 가지 법을 배워야 합니까?”
030_0212_c_05L帝釋言實爾,天中天我等聞此義,疑網卽除比丘能修行正道分,實自因此三事增長聞已歡喜,帝釋復比丘欲滅調戲,當學幾法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법을 배워야 하나니, 즉 보다 왕성한 계율의 마음과 보다 왕성한 선정의 마음과 보다 왕성한 지혜의 마음을 배워야 하느니라.”
030_0212_c_08L佛言學三法當學增盛戒心,當學增盛定心,當學增盛智慧心
제석은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 “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뛰고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뜻을 여쭈었다. “들뜸을 없애려면 몇 가지 이치를 알아야 합니까? 저는 듣고 싶습니다.”
030_0212_c_10L帝釋聞已實爾,天中天我聞此義,疑網得除踊躍歡喜,復問餘義欲滅調戲,當解幾義我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이치를 알아야 한다. 즉, 첫째로는 눈으로 빛깔을 보는 것과 둘째는 귀로 소리를 듣는 것과 셋째는 코로 냄새를 맡는 것과 넷째는 혀로 맛을 보는 것과 다섯째는 몸으로 닿임을 아는 것과 여섯째는 뜻으로 여러 가지 법을 분별하는 것이니라.”
030_0212_c_13L佛言當解六義,一眼識色,二耳識聲,三鼻識香,四舌識味,五身識細滑,六意識諸法
제석은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는 기뻐 뛰었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일체 중생들이 탐하는 것과 하고 싶어하는 것과 향하는 곳과 나아가는 곳은 다 꼭 같습니까?”
030_0212_c_15L帝釋聞已實爾,天中天我聞此義,疑網得除歡喜踊躍,復問餘義一切衆生,皆同一貪一欲一向一趣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이 탐하는 것과 하고 싶어하는 것과 향하는 곳과 나아가는 곳은 꼭 같지 않다. 중생은 한량이 없고 세계 또한 한량이 없어 그 하고 싶어하는 것과 향해 나아가는 곳은 각기 달라 같지 않고, 제각기 제 소견을 가지고 있느니라.”
030_0212_c_18L佛言帝釋一切衆生,亦不一貪一欲一向一趣,衆生無量,世界無量,意欲趣向,殊別不同,各執所見
제석은 이 말씀을 듣고 말하였다.“진실로 그러합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저는 그 이치를 듣고 의심 그물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는 기뻐 뛰었다. 그리하여 다시 다른 이치를 여쭈었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두 꼭 같은 마지막과 번뇌 없음과 마지막 범행(梵行)을 얻습니까?”
030_0212_c_20L帝釋聞已實爾,天中天我聞此義,疑網得歡喜踊躍,更問餘義一切沙門婆羅門,盡得一究竟不得一無垢不一究竟梵行不
030_0213_a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두 꼭 같은 마지막과 번뇌 없음과 마지막 범행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위없이 끊고 애욕의 결박에서 벗어나게 되어 바르게 해탈하면, 그들은 모두 꼭 같은 마지막과 번뇌 없음과 마지막 범행을 얻을 수 있느니라.”
030_0212_c_24L佛言一切沙門婆羅門,不能盡得一究竟一無垢,亦不得一究竟梵行若有沙門婆羅門,得無上斷滅愛結解脫,得政解脫者,此乃盡得一究竟一無垢一究竟梵行
“부처님 말씀과 같이 위없이 끊고 사랑의 결박에서 벗어나 바르게 해탈하게 되면, 그들은 모두 꼭 같은 마지막과 번뇌 없음과 마지막 범행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이치를 이해하고 그 법을 알게 되어 의심의 저쪽 언덕을 건너고 온갖 소견의 독한 화살을 뽑아 나[我]라는 소견을 버리고 마음이 물러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030_0213_a_05L佛所說,無上斷滅愛結解脫,得正解脫者,此乃盡得一究竟一無垢一究竟梵行今從佛聞便解此義,得了此法,得度疑彼岸,得拔諸見毒箭,已除我見,心不退轉
이 법을 말씀하실 때 제석과 8만 4천의 여러 하늘들은 티끌과 때를 멀리 떠나 법안이 깨끗하게 되었다.
030_0213_a_10L說是經時,帝釋及八萬四千諸天,遠塵離垢,得法眼淨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너는 혹 과거에 저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이런 이치를 물은 적이 있는가?”
030_0213_a_11L憍尸迦汝頗曾以此問,問沙門婆羅門不
“세존이시여, 저는 기억합니다. 저는 옛날 여러 하늘들과 함께 선법당에 모였을 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실 것인지’ 하늘들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하늘들은 제각기 ‘아직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지 않으실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여러 하늘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흩어졌습니다. 그 뒤에 큰 위엄과 덕이 있는 하늘들이 복이 다해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때 저는 그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어떤 사문과 바라문이 한적한 곳에 있는 것을 보고 곧 거기 갔더니, 그들은 저에게 ‘너는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나는 제석이다’ 하고, 그들에게 예배하지 않았더니, 그들이 도로 저에게 예배하였고, 저는 그들에게 묻지 않았는데, 그들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의 무지함을 알았으므로 그들에게 귀의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부처님께 귀의하여 부처님 제자가 되겠습니다.” 그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030_0213_a_13L世尊我憶昔時,曾共諸天,集善法堂,問於諸天有佛出世未諸天各言未有佛出諸天聞佛未出於世,各自罷散,諸大威德天,福盡命終時恐怖,見有沙門婆羅門在閑靜處,便到其所,彼沙門婆羅門,問我是誰我言是帝釋我不禮彼,彼逆禮我亦未問彼,彼問於我知其無智,是故我不歸依於彼我今從此歸依於佛,爲佛弟子卽說偈言

나는 전에 언제나 의심을 가져
마음이 항상 만족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혜로운 사람을 구해
내가 가진 의심을 풀려 하였다.
030_0213_a_22L我先常懷疑
意想不滿足
長夜求智者
分別如是疑

그래서 부처님을 두루 찾다가
저 한적한 여러 곳에서
사문과 바라문들을 보고
저이가 부처님이라 생각하였다.
030_0213_a_24L 推覓於如來
見諸閑靜處
沙門婆羅門
意謂是世尊
030_0213_b_02L
나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예배하고 공경하고 문안하고는
어떤 것이 바른 도를 닦는 것인가?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030_0213_b_02L 卽往到其所
禮敬而問訊
我作是問言
云何修正道

그러나 그 여러 사문들은
도와 도 아님을 알지 못했네.
그러다가 나는 이제 부처님을 뵙고
의심 그물이 모두 다 끊어졌네.
030_0213_b_03L彼諸沙門等
不解道非道
我今睹世尊
疑網悉皆斷

지금 이 세상에 부처님 나셨나니
그는 이 세상의 큰 논사(論師)로
원수의 악마를 부수어 항복받고
번뇌를 모두 없앤 훌륭한 이네.
030_0213_b_05L 今日便有佛
世閒大論師
破壞降魔怨
盡煩惱最勝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나오심은
가장 드문 일로서 짝할 이 없어
어떤 하늘도 범(梵)의 무리도
그 부처님과 같은 이 없네.
030_0213_b_06L 世尊出於世
希有無與等
於諸天梵衆
無有如佛者

“세존이시여, 저는 수다원을 얻었습니다. 바가바(婆伽婆)여, 저는 수다원을 얻었습니다.”
030_0213_b_07L世尊我得須陁洹婆伽婆我得須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다, 교시가여. 네가 만일 방일하지 않으면 반드시 수다원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너는 어디서 그런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었는가?” 제석은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 곁에서 그 믿음을 얻었습니다. 또 저는 여기서 하늘의 수명을 얻을 것입니다. 원컨대 이 일을 기억하시고 이해하여 주소서.” 제석은 이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나는 인간의 고귀한 집에 태어나 온갖 일을 두루 갖추게 되고, 거기서 다시 속세를 버리고 집을 떠나 거룩한 길로 향해 나아가서, 만일 열반을 얻으면 매우 좋고, 열반을 얻지 못하면 정거천(淨居天)에 나리라.’” 그때 제석은 여러 하늘을 모아 말하였다. “나는 하루 세 때로 범천을 공양하였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그것을 그만두고 하루 세 때로 부처님을 공양하리라.”
030_0213_b_09L世尊告言善哉,善哉憍尸迦若汝不放逸,當得斯陁含佛語帝釋汝於何處得是不壞信帝釋白言我於是處世尊邊得,我卽於此更得天壽命,唯願覺了憶持此事帝釋言世尊今作是念得生人中豪貴之處,衆事備足卽於其中,捨俗出家趣向聖道,若得涅槃,甚爲大好若不得者,生淨居天爾時帝釋,集諸天衆,尋卽告言我於三時,供養梵天,自今已後,止不爲此,當於三時,供養世尊
그때 제석은 반사식기(般闍識企) 건달바(乾闥婆) 왕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내게 은혜가 매우 중하다. 네가 능히 부처님을 깨웠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그 깊은 법을 보고 듣게 하였다. 내가 천상에 돌아가면 진부루의 딸 수리바절사를 너의 아내로 주고, 또 그 아버지를 대신하여 너를 건달바의 왕이 되게 하리라.”
030_0213_b_19L爾時帝釋告般闍識企乾闥婆子言汝今於我,其恩甚重,汝能覺悟佛世尊故,使我得見聞於深法我還天上,當以珍浮樓女賢修利婆折斯,爲汝作妻,復當使卿代其父處,作乾闥婆王
030_0213_c_02L그리하여 제석은 하늘 무리들을 거느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물러나 고요한 곳에 이르러 모두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하고, 세 번 일컫고 천상으로 돌아갔다.
030_0213_b_24L爾時帝釋,將諸天衆,遶佛三帀,卻行而去,至於靜處,皆三稱言南無佛陁,便還天
제석이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범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제석이 이미 떠났다. 이제 내가 부처님께 가리라.’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사이에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범천의 광명이 비제혜산(毘提醯山)을 두루 비췄다. 그때 범천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030_0213_c_04L帝釋去不久,梵天王作是念言釋已去,我今當往至佛所如似壯士屈申臂頃,卽至佛所,禮佛足已,在一面坐,梵天光明遍照毘提醯山爾時梵天,卽說偈言

그런 이치를 나타내시어
많은 이익을 주셨구나.
사지(舍脂)의 그 땅인
마가바(磨伽婆)를
둘러싼 이는 모두 어진 이

능히 어려운 것을 잘 물었나니
사사바(娑䓾婆)여.
030_0213_c_08L多所利益
顯現此義
舍脂彼地
磨伽婆
周帀皆賢
能作問難
娑䓾婆

그는 제석의 물음을 거듭 말하고 곧 천상으로 돌아갔다.
030_0213_c_11L重說帝釋所問,卽還天上
부처님께서는 이른 아침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제 범천왕이 내게 와서 위의 게송을 읊고 곧 천상으로 돌아갔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기뻐하면서 부처님 발에 경례하고 떠났다.
030_0213_c_12L佛於晨朝,告諸比丘言梵天王,昨日來至我所,說上偈已,卽還天上佛說是語已,諸比丘歡喜,敬禮佛足而去

74.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을 제도한 인연
030_0213_c_15L度阿若憍陳如等說往日緣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시면서 설법하시어 아야교진여를 제도하실 때, 석제환인과 빈바사라왕(頻婆莎羅王)은 각기 8만 4천 무리를 데리고 와서 모두 도를 얻었다. 비구들은 이상히 여겨 여쭈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모두 세 가지 나쁜 길에서 구제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만이 아니다. 옛날에도 나는 그들을 구제하였느니라.”
030_0213_c_16L佛在王舍城,說法度阿若憍陳如,釋提桓因,頻婆莎羅王,各將八萬四千衆,而悉得道諸比丘疑怪,各有爾許人,拔三惡道佛言非但今日,於往昔時,亦曾濟拔
비구들은 아뢰었다. “옛날에 구제하신 그 일은 어떠하셨습니까?”
030_0213_c_21L諸比丘言過去濟拔,其事云何
030_0214_a_02L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여러 상인들이 바다에 들어가 보배를 캐어 돌아오는 도중에 큰 광야에서 뱀 한 마리를 만났는데, 그 몸의 높이는 6구루사(拘樓舍)로 상인들의 주위를 빙 두르고 있어서 드나들 곳이 없었다. 그때 상인들은 너무 놀라고 두려워 외쳤다. ‘천신과 지신이시여, 자비가 있으면 우리들을 구제하여 주십시오.’ 어떤 흰 코끼리가 사자와 짝이 되었는데, 그 사자가 뛰어가서 뱀의 대가리를 부수어 상인들을 그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그때 뱀은 입으로 독기를 뿜어 사자와 흰 코끼리를 해쳤으나 아직 목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상인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우리를 구제하여 주었다. 소원이 무엇인가?’ 그들은 대답하였다. ‘오직 부처가 되어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려 한다.’ 상인들은 말하였다. ‘만일 너희들이 부처가 되면 우리가 제일 먼저 그 법을 듣고 도를 얻기를 원한다.’ 사자와 흰 코끼리는 목숨을 마치고, 상인들은 그들을 화장하여 그 뼈로 탑을 세웠느니라.”
030_0213_c_22L佛言過去世時,有諸商賈人,入海採寶,還來中路,於大曠野,値一蟒蛇,其身擧高六拘樓舍,遶諸商賈,四邊周帀,無出入處時諸商人,極懷驚怖,各皆唱言天神地神,有慈悲者,拔濟我等時有白象共師子爲伴,師子跳往壞蟒蛇腦,令諸商人得脫大爾時蟒蛇,便以口中毒氣,害於師子及以白象,命猶未斷賈客語言濟拔我,欲求何願答言唯求作佛,度一切人諸商人言汝若得佛,願我等輩,最在初會,聞法得道師子白象卽便命終,商人燒之,以骨起塔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알고 싶은가? 그 때의 사자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흰 코끼리는 저 사리불이며, 장사 주인들은 교진여와 제석과 빈바사라왕이요, 그 때의 여러 상인들은 지금의 저 도를 얻은 하늘들이니라.”
030_0214_a_11L佛言知爾時師子者,我身是也爾時白象者,舍利弗是也爾時商主,憍陳如頻婆莎羅王是爾時諸商衆者,今得道諸天人是也

75.차마(差摩)가 눈을 앓다가 삼보에 귀의하여 눈이 깨끗하게 된 인연
030_0214_a_15L差摩釋子患目歸依三寶得眼淨緣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030_0214_a_16L如是我聞
030_0214_b_02L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씨(釋氏) 동산에 계셨다. 그때 차두성(車頭城) 안에 차마(差摩)라는 석씨 종족이 있었다. 그는 부처님을 깨끗이 믿고 법과 스님들을 깨끗이 믿어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스님들께 귀의하였다. 또 한결같이 부처님을 향하였고, 한결같이 법과 스님들을 향하였다. 부처님에 대하여 의심이 없고 법과 스님들에 대하여 의심이 없었다. 그리고 괴로움의 진리에 대하여 의심이 없고, 괴로움의 원인과 사라짐과 사라지는 길에 대하여 의심이 없었다. 그리하여 도를 보는 자리에 이르러 도의 결과를 얻어 마치 수다원이 일을 알고 보는 것처럼, 그도 모두 알고 보아 삼보리(三菩提)에 있어서 기한을 지내지 않고 결정코 그것을 얻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차마는 눈병을 앓았기 때문에 갖가지 빛깔이 있지마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는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였다. ‘눈을 주는 자에게 귀의합니다. 밝음을 주는 이, 어둠을 없애는 이, 횃불을 잡는 이에게 귀의하며, 바가바(婆伽婆)께 귀의하고, 선서(善逝)께 귀의합니다.’
030_0214_a_17L一時佛在釋氏園爾時車頭城中有釋種,名曰差摩,淨信於佛,淨信於法,淨信於僧歸依於佛,歸依於法,歸依於僧一向於佛,一向於法,一向於僧於佛無疑,於法無疑,於僧無疑於苦諦無疑,於集諦無疑,於滅諦無疑,於道諦無疑以得見諦,獲得道果,如須陁洹,所知見事,悉得知見,於三菩提,不過期限,必定得之差摩釋子以患眼故,有種種色,不得見之差摩釋子,卽念世尊南無與眼者,南無與明者,南無除闇者,南無執炬者,南無婆伽婆,南無善逝
부처님께서는 사람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하늘 귀[天耳]로 그 음성을 듣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가서 글귀로써 차마를 옹호하여 그를 구제하고 지키고 돌보아 재앙을 없애 주고, 또 네 무리를 위해 이익을 주어 편하고 즐겁게 살도록 하라.”
030_0214_b_06L佛以淨天耳過於人耳,聞其音聲,語阿難言汝去,今以章句,擁護差摩釋,爲作救作守作牧,滅除災患,爲四衆,作利作益作安樂住
그때 부처님께서는 차마를 위하여 눈을 깨끗이 하는 수다라(修多羅)인 ‘다절타(多折他) 시리(施利) 미리(彌利) 기리(棄利) 혜혜다(醯醯多)’를 말씀하시고, 이 눈을 깨끗이 하는 주문으로 차마의 눈을 깨끗이 하여 그 눈의 막(膜)을 없애게 하셨다. “바람 눈병이나 더위 눈병, 추위 눈병이나 혹은 등분(等分) 눈병이라도,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이 흐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계율의 알맹이요 고행의 알맹이며, 시선의 알맹이요 하늘의 알맹이며, 약의 알맹이요 주문의 알맹이며, 인연의 알맹이요 괴로움의 알맹이며, 그 원인의 알맹이요 사라지는 알맹이며, 길의 알맹이요 아라한의 알맹이며, 벽지불의 알맹이요 보살의 알맹이다. 이와 같이 차마의 이름을 일컫고 다른 사람도 그와 같이 그 이름을 일컬으면 눈이 깨끗하게 될 것이요, 눈이 깨끗하게 된 뒤에는 어둠이 없어지고 그 막이 없어질 것이다. 바람 눈병이나 더위 눈병, 추위 눈병이나 혹은 등분 눈병이라도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다. 아난이여, 이런 글귀는 과거 여섯 부처님도 말씀하셨고, 지금 일곱째인 나도 말하며, 사천왕과 제석도 말하고, 범천왕과 범천의 무리들도 모두 따라 기뻐하는 것이다.
030_0214_b_10L爾時世尊,爲差摩釋說淨眼修多羅多折他施利彌利棄利醯醯以此淨眼呪,使差摩釋眼得淸淨,眼瞙得除若是風翳,若是熱翳,若是冷翳,若是等分翳,莫燒,莫煮,莫腫,莫痛,莫痒,莫流淚,戒實,苦行實,仙實,天實,藥實,呪句實,因緣實,苦實,習實,滅實,道實,阿羅漢實,辟支佛實,菩薩實如是稱差摩釋名,餘人亦如是稱名,便得眼淨,得眼淨已,使闇除,使瞙除若是風翳,若熱翳,若是冷翳,若等分翳,莫燒,莫煮,莫腫,莫痛,莫痒,莫流淚阿難如是章句,如是六佛世尊,我今第七,亦作是說,四天王亦說是呪,帝釋亦說,梵王幷諸梵衆,亦隨歡喜
030_0214_c_02L 아난이여, 하늘이나 사람ㆍ악마ㆍ범ㆍ사문이나 바라문이 이 글귀를 세 번 말하면, 그 눈의 가림이나 어둠ㆍ막ㆍ곪음ㆍ눈푸름이나 혹은 눈물이 흐르는 따위의 병으로서, 그 병을 하늘이 내었거나, 용ㆍ약사ㆍ아수라ㆍ구반다(究槃茶)ㆍ아귀ㆍ비사(毘舍)가 내었거나, 혹은 독기ㆍ나쁜 주문ㆍ벌레ㆍ비타라(毘陀羅) 주문ㆍ나쁜 별이나 혹은 여러 별들이 내었더라도 그것은 모두 나을 것이다.”
030_0214_b_24L我不見若天,若人,若魔,若梵,若沙門衆,若婆羅門衆,若人,若天,三說是章句,若翳,若闇,若瞙,若腫,若眼靑,若眼中瑕出,若是天作,若是龍作,若夜叉作,若阿修羅作,若究槃茶作,或餓鬼作,或毘舍作,或毒所作,或惡呪作,或蠱道作,或毘陁羅呪作,或是惡星作,或諸宿作
아난은 곧 그 집으로 가서 차마를 위하여 그 주문을 세 번 외웠다. 그 눈은 본래와 같이 깨끗하게 되어 모든 빛깔을 보게 되었다. 또 그 주문으로 사람의 성명을 일컫자, 차마에게서와 같이 어둠이 없어지고, 막과 바람ㆍ더위ㆍ추위 및 등분이 없어져 타지 않고 지지지 않으며, 곪지 않고 아프지 않으며, 가렵지 않고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바가바께 귀의하며 타아가타(陀阿伽陀)ㆍ아라가(阿羅呵)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 귀의합니다.” 보살은 이 신비로운 주문의 글귀로써 모든 중생들을 잘 성취하게 하였다. 여러 범천들은 모두 따라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사바하[娑呵].”
030_0214_c_09L阿難卽到,爲差摩釋,三說是呪,眼淨如本,得見諸色以此呪隨稱人名字,如差摩釋,皆得除闇除瞙風熱冷及等分,莫燒莫煮莫腫莫痛莫痒莫流淚南無婆伽婆,南無多陁阿伽陁阿羅呵三藐三佛陁,菩薩以此神呪章句,一切皆得吉成,諸梵隨喜,娑呵

76. 일곱 가지 보시의 인연
030_0214_c_16L七種施因緣
030_0215_a_02L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보시가 있으니, 그것은 재물의 손해가 없이 큰 과보를 얻는다. 첫째는 눈의 보시니, 언제나 좋은 눈으로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을 대하고, 나쁜 눈으로 대하지 않는 것을 눈의 보시라 한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몸을 받아 청정한 문을 얻고,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는 하늘눈[天眼]이나 부처눈[佛眼]을 얻을 것이니, 이것을 첫째 과보라 하느니라. 둘째는 화한 얼굴과 즐거운 낯빛의 보시이니,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에게 찌푸린 얼굴로 대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몸을 받아 단정한 얼굴을 얻고,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는 순금색의 몸이 된다. 이것을 둘째 과보라 하느니라. 셋째는 말씨의 보시이니,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에 대하여 부드러운 말을 쓰고 추악한 말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몸을 받아 변재를 얻고, 그가 하는 말은 남이 믿고 받아 주며,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는 네 가지 변재를 얻는다. 이것을 셋째 과보라 하느니라. 넷째는 몸의 보시이니,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을 보면 일어나 맞이하여 예배하는 것이다. 이것을 몸의 보시라 한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단정하고 장대하며 남의 공경을 받는 몸을 얻고,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는 몸이 니구타(尼拘陀) 나무와 같아서 그 정수리를 보는 이가 없을 것이니, 이것을 넷째 과보라 하느니라.
030_0214_c_17L佛說有七種施,不損財物,獲大果報一名眼施,常以好眼,視父母師長沙門婆羅門,不以惡眼,名爲眼施捨身受身,得淸淨眼未來成佛,得天眼佛眼,是名第一果報二和顏悅色施,於父母師長沙門婆羅門,不顰蹙惡色,捨身受身,得端正色未來成佛,得眞金色,是名第二果報三名言辭施,於父母師長沙門婆羅門,出柔軟語,非麤惡捨身受身,得言語辯了,所可言說,爲人信受未來成佛,得四辯才,是名第三果報四名身施,於父母師長沙門婆羅門,起迎禮拜,是名身施捨身受身,得端政身,長大之身,人所敬身未來成佛,身如尼拘陁樹,無見頂者,是名第四果報
다섯째는 마음의 보시이니, 위에 말한 바와 같은 일로써 공양하더라도 마음이 화하고 착하지 못하면 보시라고 할 수 없다. 착하고 화한 마음으로 정성껏 공양하는 것이 마음의 보시이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몸을 받아 밝고 분명한 마음을 얻어 어리석지 않고,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 일체를 낱낱이 아는 지혜를 얻을 것이니, 이것을 다섯째 과보라 하느니라. 여섯째는 자리의 보시이니, 만일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을 보면 자리를 펴 앉게 하고, 나아가서는 자기가 앉은 자리에 앉게 하는 것이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몸을 받아 항상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존귀한 자리를 얻을 것이요,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는 사자법좌(師子法座)를 얻을 것이다. 이것을 여섯째 과보라 하느니라. 일곱째는 방이나 집의 보시이니, 부모ㆍ스승ㆍ사문ㆍ바라문으로 하여금 집안에서 다니고 서며 앉고 눕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방이나 집의 보시라 한다. 그는 몸을 버리더라도 다시 몸을 받아 저절로 궁전이나 집을 얻고 미래에 부처가 되어서도 온갖 선실(禪室)을 얻을 것이니, 이것을 일곱째 과보라 하느니라. 이 일곱 가지 보시는 재물의 손해가 없이 큰 과보를 얻느니라.”
030_0215_a_10L五名心施,雖以上事供養,心不和善,不名爲施善心和善,深生供養,是名心施捨身受身,得明了心,不癡狂心未來成佛,得一切種智心,是名心施第五果報六名牀座施,若見父母師長沙門婆羅門,爲敷牀座令坐,乃至自以已所自坐,請使令坐捨身受身,常得尊貴七寶牀座未來成佛,得師子法座,是名第六果七名房舍施,前父母師長沙門婆羅門,使屋舍之中得行來坐臥,卽名房舍施捨身受身,得自然宮殿舍宅未來成佛,得諸禪屋宅,是名第七果報,是名七施雖不損財物,獲大果報

77.가보왕국(迦步王國)에 가뭄이 들었을 때 부처님을 목욕시켜 비를 얻은 인연
030_0215_a_23L迦步王國天旱浴佛得雨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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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조그마한 선(善)이라도 좋은 복밭에 심으면 뒤에는 반드시 갚음을 얻을 것이다. 먼 옛날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 겁 전에 가보(迦步)라는 왕이 있어 염부제 안의 8만 4천 나라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왕에게는 2만 부인이 있었지마는 자식이 없어 여러 해 동안 신에게 기도하였다. 큰 부인이 태자를 낳아 이름을 전단(栴檀)이라 하였다. 그는 전륜왕이 되어 4천하를 거느리고 있었지마는 악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바른 깨달음을 이루게 되었다. 그때 그 나라의 상쟁이들은 모두 말하였다. “12년 동안 큰 가뭄이 들 것인데, 어떤 방법으로 이 재앙을 물리치겠는가?” 그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가 지금 금항아리를 만들어 저자에 두고, 거기에 향수를 가득 채워 부처님을 목욕시키고, 뒤에 그 향수를 사방에 널리 펴 탑을 세우면, 저 재앙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곧 부처님을 청하여 향수에 목욕시키고, 그 향수를 8만 4천 보배 병에 갈라 넣어 8만 4천 나라에 나누어 주고, 모두 탑을 세워 공양하여 복을 짓게 하였다. 그리하여 탑을 만들어 복을 지은 인연으로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오곡(五穀)이 풍성하고 인민이 안락하였다. 그때 어떤 사람이 그 탑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한 줌 꽃을 그 탑 위에 흩고 매우 좋은 과보를 얻었다.
030_0215_a_24L若種少善於良福田,後必獲報如往古昔無量無邊阿僧祇劫,爾時有王,名曰迦步,統領閻浮提內八萬四千國土王有二萬夫人,然無子息,禱祀神祇,經歷多年,最大夫人,而生太子,字曰栴檀,爲轉輪王,領四天下,厭惡出家,得成正覺時彼國中,諸相師等咸言大旱應十二年,作何方計,攘卻此災尋共議言我等今者,應造金㼜,置于市上,盛滿香水,以用浴佛,分布香水,而起塔廟,可得除災卽請如來,香水澡浴,分取世尊洗浴之餘,作八萬四千寶甁,分與八萬四千諸國,仰造塔廟,供養作福以造塔廟作福因緣,天卽大雨,五穀豐熟,人民安樂時有一人,見是塔廟,心生歡喜,卽以一把華,散于塔上,獲大善報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천안(天眼)으로 먼 옛날을 관찰하여 보니, 전단부처님의 향수 탑에서 교화를 받은 이는 모두 오랜 뒤에 부처가 되어 열반에 들었었다. 그리고 한 줌 꽃을 보시한 사람은 바로 이 몸으로, 나는 옛날 그런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그 뒤에 스스로 부처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정성된 마음으로 온갖 공덕을 짓되, 조그만 선이라도 업신여기는 생각을 내지 않아야 하느니라.”
030_0215_b_18L佛言我以佛眼,觀彼久遠,旃檀如來,香水塔廟,受彼化者,皆久成佛,入於涅槃一把華施者,我身是也以我往日有是因緣,今於末後,自致成佛是故行者,應當懃心作諸功德,莫於小善生下劣想
78. 장자가 사리불과 마하라(摩訶羅)를 청한 인연
030_0215_b_23L長者請舍利弗摩訶羅緣
030_0215_c_02L 옛날 사위성 안에 큰 장자가 있었다.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재보가 한량없었다. 그래서 차례로 사문을 집으로 청하여 공양하였다. 그때 차례는 사리불과 마하라(摩訶羅)였다. 그들이 장자의 집에 가자, 장자는 그들을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마침 그날 바다에 들어갔던 장자의 상인들은 많은 보배를 얻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또 국왕은 촌락을 떼어 장자에게 봉해 주었으며, 그 부인은 아기를 배어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경사가 한꺼번에 모여들었다. 사리불 등은 그 집에 들어가 장자의 공양을 받았다. 공양이 끝나자 장자는 물을 돌리고, 존자 앞에다 조그만 자리를 펴고 앉았다. 사리불은 축원하였다. “오늘은 좋은 때에 좋은 갚음을 받아 재물의 이익과 즐거운 일이 모두 모여 마음이 기쁘고 즐거울 것이니, 신심(信心)을 내어 부처님을 늘 생각하면, 오늘처럼 뒤에도 그럴 것이다.” 그때 장자는 이 축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훌륭하고 묘한 천 두 필을 사리불에게 보시하고 마하라에게는 주지 않았다.
030_0215_b_24L昔舍衛城中,有大長者,其家巨富,財寶無量,常於僧次,而請沙門,就家供爾時僧次,次舍利弗及摩訶羅,至長者家,長者見已,甚大歡喜當于時日,入海估客,大獲珍寶,安隱歸家彼國王,分賜聚落,封與長者,其妻懷妊,復生男兒,諸歡慶事,同時集會,舍利弗等,旣入其家,受長者供飯食已訖,長者行水,在尊者前,敷小牀座,舍利弗呪願而言今日良時得好報,財利樂事一切集,踊躍歡喜心悅樂,信心踊發念十力,如似今日後常然者爾時,聞呪願已,心大歡喜,卽以上妙好㲲二張,施舍利弗,然摩訶羅獨不施與
030_0216_a_02L그래서 마하라는 절로 돌아왔으나, 섭섭하고 슬픈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사리불이 그 보시를 얻은 것은 그 축원이 장자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축원을 구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아까 그 축원을 내게 주십시오.” 사리불은 대답하였다. “그 축원은 항상 쓸 것이 아닙니다. 쓸 때가 있고 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마하라는 간절히 청하였다. “그것을 꼭 내게 주십시오.” 사리불은 그 뜻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그 축원을 주었다. 그는 축원을 받아 읽고 외워 아주 익히 통하였다. 그리하여 생각하였다. ‘언제 또 내 차례가 되어 상좌로서 이 축원을 외우게 될 것인가?’ 마침 차례가 되어 그는 장자 집에 가서 상좌가 되었다. 그때 그 장자 집 상인들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보배를 잃어버렸다. 게다가 장자의 부인도 관가의 일에 걸렸고, 또 아이도 죽었다. 그런데 마하라는 그 축원 그대로 말하였다. “뒤에도 항상 그러하리라.” 그때 장자는 그 말을 듣고 매우 화를 내어 그를 때리면서 문 밖으로 쫓아버렸다. 그는 매를 맞고 괴로워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왕의 깨밭에 들어갔다가 깨를 밟아 모종이 모두 부러졌다. 깨밭지기는 화를 내어 채찍으로 그를 때려 그는 심한 괴로움과 욕을 보았다. 그는 거듭 매를 맞고 깨밭지기에게 물었다. “내게 무슨 허물이 있기에 그처럼 때리는가?” 깨밭지기는 그가 깨를 밟은 상황을 자세히 말하고, 그 이유를 보여 주었다. 그는 다시 걸어 몇 리를 가기 전에 어떤 사람이 보리를 베어 쌓아 둔 보리 무더기를 만났다. 그때 그 고장 풍속에는 그 무더기를 오른쪽으로 돌면 음식을 차려 놓고 풍년을 빌지마는, 만일 왼쪽으로 돌면 불길하다고 되어 있었다. 마하라는 그 무더기를 왼쪽으로 돌았다. 주인은 화를 내어 또 몽둥이로 그를 때렸다. 그는 물었다. “내게 무슨 죄가 있기에 함부로 몽둥이로 때리는가?” 주인은 대답하였다. “너는 왜 보리 무더기를 오른쪽으로 돌면서 ‘많이 들어오라’고 축원하지 않는가? 우리 법을 어겼기 때문에 너를 때려 그 이유를 보인 것이다.”
030_0215_c_16L時摩訶羅,還寺惆悵,作是念今舍利弗,所以得者,正由呪願適長者意,故獲是施我今應當求是呪卽語舍利弗言向者呪願,願授與卽答之言此呪願者,不可常用,有可用時,有不可用時摩訶羅,慇懃求願必授我舍利弗不免其意,卽授呪願旣蒙教授,尋卽讀誦,極令通利,作是思惟我當何時,次第及我,得爲上座,用此呪願時因僧次,到長者家,得作上座時彼長者估客入海,亡失珍寶,長者之婦,遭羅官事,兒復死喪,而摩訶羅說本呪願,言後常然爾時長者,旣聞是語,心懷忿恚,尋卽驅打,推令出門被瞋打已,情甚懊惱,卽入王田胡麻地中,踏踐胡麻,苗稼摧折守胡麻者,瞋其如是,復加鞭打,極令勞辱時摩訶羅,重被打已,過問打者我有何愆,見打乃爾時守麻者,具說踐踏胡麻之狀,示其道處涉路前進,未經幾里,値他刈麥,積而爲%(卄/積)彼俗法,遶%(卄/積)右旋,施設飮食,以求豐壤,若左旋者,以爲不吉時摩訶羅,遶%(卄/積)左旋,麥主忿之,復加打棒時摩訶羅,復問之言我有何罪,撗加打棒主答言汝遶麥%(卄/積),何不右旋呪言多違我法故,是以打汝卽示其道
030_0216_b_02L그는 또 얼마를 가다가 어떤 장사 지내는 것을 만나 무덤 구덩이를 오른쪽으로 돌면서 아까 보리 무더기에서와 같이 축원하였다. “많이 들어오라, 많이 들어오라.” 상주는 화를 내어 그를 때리면서 말하였다. “너는 죽은 사람을 보았으면 가엾이 여겨 지금부터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말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도리어 ‘많이 들어오라, 많이 들어오라’라고 말하는가?” 마하라는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당신 말대로 하겠습니다.” 또 얼마를 가다가 그는 어떤 결혼하는 것을 보고 저 상주가 가르친 말 그대로 하였다. “지금부터는 다시 이러지 말라.” 결혼하는 사람은 화를 내어 또 매를 때려 머리가 부서지게까지 되었다. 그는 매를 맞고 미친 듯 달려 얼마를 가다가 어떤 기러기잡이를 만났다. 그는 놀라고 두려웠기 때문에 그의 그물에 부딪쳤다. 그래서 기러기들이 모두 놀라 흩어졌다. 사냥꾼은 화를 내어 막대기로 때렸다. 그때 마하라는 매를 맞고 몹시 피로해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나는 곧은 길로 걸어가다가 여러 번 미끄러져 정신이 어지럽고 걸음이 경솔하여 당신 그물에 부딪쳤습니다. 너그러이 생각하고 놓아 주어 이 길을 가도록 하십시오.” 사냥꾼은 대답하였다. “너는 차분하지 못하고 허둥거렸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왜 천천히 기어가지 않는가?” 그는 다시 출발해 사냥꾼의 말대로 기어가다가 도중에 빨래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그가 엎드려 기어오는 것을 보자 옷을 훔칠 것이라 생각하고, 또 그를 잡아 막대기로 때렸다. 마하라는 곤란을 만나 다급해지자 위의 사실을 자세히 말하고 놓여나게 되었다. 그는 기원(祇洹)으로 가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전날의 사리불의 축원을 외웠다가 큰 봉변을 당했다. 매를 맞아 몸이 부서지고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하였다.” 비구들은 그를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그가 매를 맞은 유래를 자세히 아뢰었다.
030_0216_a_19L復前行,逢有葬埋,遶他塚壙,如向麥%(卄/積)呪願之言多入多入喪主忿之,復捉撾打,而語之言汝見死者,應當愍之,言自今已後,更莫如是,云何返言多入多入摩訶羅言自今已後,當如汝又復前行,見他嫁娶,如送葬者之所教言自今已後,莫復如是時嫁娶者,瞋其如是,復加笞打,乃至頭破復前進,被打狂走,値他捕鴈,驚怖慞惶,觸他羅網,由是之故,驚散他鴈,獵師瞋恚,復捉榜打時摩訶羅,被打困熟,語獵師言我從直道行,數被躓頓,精神失錯,行步躁疾,觸君羅網,願見寬放,令我前進獵師答言汝極麤疏,侜%(仁-二+張)乃爾,何不安徐匍匐而行卽前著道,如獵師語,匍匐而行復於道中,遇浣衣者,見其肘行,謂欲偸衣,卽時徵捉,復加打棒時摩訶羅,旣遭困急,具陳上事,得蒙放捨至於祇桓,語諸比丘我於先日,誦舍利弗呪願,得大苦惱自說被打膚體毀破,幾失身命諸比丘將摩訶羅,詣於佛邊,具說其人被打因由
030_0216_c_02L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마하라는 지금만 그런 일이 있은 것이 아니다. 옛날 어떤 국왕의 딸이 병에 걸리자 태사(太史)가 점을 치고는, ‘무덤 사이로 가서 병을 제거하라’고 하였다. 그때 그 왕녀는 시종을 데리고 무덤 사이로 갔는데, 길을 가던 어떤 두 상인이 왕녀의 시종이 엄한 것을 보고 겁을 내어 무덤 사이로 달아났다. 그 한 사람은 왕녀의 시종들에게 귀와 코를 베이었고, 또 한 사람은 놀라고 두려워 급히 시체들 속에 엎드려 거짓으로 죽은 체하였다. 그때 왕녀는 금시 죽어 아직 살이 문드러지지 않은 시체를 골라서 그 위에 앉아 목욕을 함으로써 앓고 있는 병을 고치고자 하였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살펴보다가 마침 그 상인을 만나 손을 대어 보니, 그 몸이 아직 따뜻하였다. 그래서 금시 죽은 것이라 생각하고 겨자가루를 몸에 바르고는 그 위에서 목욕하였다. 겨자가루의 매운 기운이 상인의 코에 들어갔다. 상인은 아무리 참으려 하였으나 견딜 수가 없어 그만 크게 재채기를 하고 벌떡 일어났다. 그때 시종들은 그를 송장 귀신이라 생각하고, 어떤 재앙이나 주지 않을까 하여 문을 닫고 버티었다. 왕녀도 급히 붙들고 놓지 않았다. 그때 상인은 사실대로 말하였다. ‘나는 실은 귀신이 아닙니다.’ 그러자 왕녀는 그를 데리고 성으로 가서 성문을 열라 하고, 그 사실을 자세히 아뢰었다. 그러나 부왕은 그 말을 듣고도 믿지 않고, 무장을 한 채 성문을 열고 나가 보고는 비로소 귀신이 아님을 알았다. 그때 그 부왕은 ‘여자의 몸은 두 번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하고, 딸을 아내로 주었다. 상인은 매우 기뻐하였고, 그 경사는 한량이 없었다.”
030_0216_b_19L佛言此摩訶羅,不但今日有是因緣乃至昔時,有國王女,遭遇疾患,太史占之,須詣塚閒爲其解時國王女,卽將導從,往詣塚閒時道行,有二估客,見國王女,侍從嚴飾,心懷懼畏,走至塚間其一人者,卽爲王女侍從之人,割截耳鼻其一人者,得急驚怖死尸中伏,詐現死相時王女,將欲解除,選新死人膚未爛者,坐上澡浴,以療所患時遣人看,正値估客,以手觸之,其體尚暖,謂爲新死,卽以芥末塗身,在上洗浴,芥末辛氣,入估客鼻,雖欲自持,不能禁制,卽便大啑欻然而起時侍從者,謂起屍鬼,或能爲我作諸災疫,閉門拒逆,王女得急急捉不放于時估客,以實告我實非鬼王女卽時,與彼估客,俱往詣城,喚開城門,具陳情實時女父國王,雖聞其言,猶懷不信,莊嚴兵仗,啓門就看,方知非鬼時父王言女人之體形不再現卽以其女,而用妻之估客歡喜,慶遇無量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그때 왕녀를 얻은 그 상인은 바로 저 사리불이요, 귀와 코를 베인 이는 바로 저 마하라이다. 그는 오늘만이 아니라 전생의 인연도 그와 같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설법하고, 축원하려 하거든 부디 그 적당한 때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보시와 계율과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를 닦아 익히고, 근심하고 슬퍼하며 기뻐하고 즐기는 것도, 그 때의 적당하고 적당하지 않음을 알아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030_0216_c_17L佛言爾時估客得王女者,舍利弗是割截耳鼻者,摩訶羅是宿緣如此,非但今日自今已後,諸比丘等若欲說法呪願,當解時宜,應修習布施,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憂悲喜樂,宜知是時及以非時,不得妄說
雜寶藏經卷第六
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